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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메리칸-내셔널리그 홈런왕은 누가될까?

    아메리칸-내셔널리그 홈런왕은 누가될까?

    올해 아메리칸리그 홈런왕 판도가 시즌막판 안개속으로 들어갔다. 비록 낮은 타율(.227)이긴 하지만 호쾌한 스윙으로 리그 홈런 선두(39개)를 질주하던 카를로스 페냐(탬파베이 레이스)가 8일(이하 한국시간)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CC 사바티아의 투구에 손가락 골절상을 당하며 올시즌을 종료했기 때문이다. 9월에 접어들때만 해도 올시즌 페냐의 홈런왕 등극은 확실해 보였다. 언제나 시즌 후반기만 되면 폭풍질주를 하는 마크 텍세이라(양키스) 정도만 페냐를 위협할거라고 예상했을 뿐, 그와 홈런왕 경쟁을 해볼 타자는 없다는게 냉정한 평가였다. 텍세이라는 9일 현재 홈런 35개를 쏘아올리며 리그 2위를 기록 중인데 페냐의 부상으로 어부지리 홈런왕 등극도 바라볼수 있게 됐다. 지금과 같은 페이스라면 올시즌 41개의 홈런수가 예상된다. 앞서가던 페냐가 사라진 지금, 텍세이라는 이젠 자신을 추격하는 그룹들을 물리쳐야 한다. 현재 홈런 31개로 4명의 선수가 동률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제이슨 베이(보스턴), 넬슨 크루즈(텍사스), 아론 힐(토론토), 러셀 브랜얀(시애틀)이 바로 그들인데 제이슨 베이를 제외하곤 나머지 선수들은 아직까지 한시즌 30홈런을 쳐본 적이 없는 선수들이다. 이들에겐 올해가 ‘홈런 플루크’시즌인 것이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고 이미 6년연속 30홈런 기록을 작성한 텍세이라가 개인 커리어 사상 처음으로 홈런왕에 등극할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엔 미겔 카브레라(디트로이트)가 37개의 홈런으로 생애 첫 홈런왕 타이틀을 수상한바 있다. 내셔널리그는 아메리칸리그와 비교해 시즌 초반에 형성된 홈런 그룹들이 막판까지 그 형태를 유지해가고 있다. 한때 시즌 60홈런 포스를 뽑내던 알버트 푸홀스(세인트루이스)가 7월의 슬럼프(타율 .289)을 딛고 일어나 8월부터 다시 본연의 페이스를 되찾았다. 현재 45홈런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푸홀스는 2위 마크 레이놀즈(41개)와는 4개차이다. 레이놀즈가 8월 10일 36호 홈런을 쳐내며 푸홀스와 홈런 공동선두에 올랐지만 이후 격차가 벌어지며 근 한달동안 홈런 4-5개 차이가 지속되고 있다. 그 뒤를 추격하고 있는 선수들은 이미 홈런왕에 올랐던 경험이 있는 라이언 하워드(필라델피아)와 프린스 필더(밀워키)로 현재 38홈런을 기록 중이다. 이들의 몰아치기도 무시할순 없지만 앞으로 남은 경기일정으로 봤을때(25여경기) 푸홀스를 앞지른다는 것은 사실상 어려워 졌다. 하지만 홈런왕은 힘들더라도 필더가 지금의 타격페이스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가 생겼다. 헨리 라미레즈(플로리다)가 1위(.358)를 달리고 있는 타율을 제외하고 공격부문 전관왕을 노리고 있는 푸홀스(타율 2위 .328)를 견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125타점으로 타점 1위를 질주하고 있는 필더와 2위 푸홀스(121)의 타점 차이는 고작 4개다. 이정도 차이는 언제라도 푸홀스가 추월할수 있는 범위권에 있다. 다시 급증하고 있는 푸홀스의 고의사구를 감안할때 필더가 타점왕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은 편이지만 이러다간 자칫, 올시즌이 ‘푸홀스의 천하’가 될지도 모를일이다. 푸홀스의 지금과 같은 홈런페이스를 감안할때 올시즌 최종예상 홈런은 52개가 된다. 자신의 커리어 사상 첫 ‘홈런왕-50홈런’이 되는 뜻깊은 한해 임은 물론 데뷔해부터 지속되어온 9년연속 3할-30홈런-100타점의 신기원도 동시에 달성하는게 확실해졌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야구통신원 윤석구 rock7304@hanmail.net@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명사에게 국악명인 이야기를 듣다

    명사에게 국악명인 이야기를 듣다

    이 시대의 명인(名人)이 명사(名士)를 통해 다시 태어난다. 국립국악원은 이달 20일부터 11월까지 매달 셋째주 일요일 오후 3시에 서울 서초동 예악당에서 ‘명사, 명인을 만나다’를 올린다. 올해 초 궁중음악, 판소리, 창작국악관현악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해설공연시리즈를 처음 선보인 국립국악원은 올 하반기의 해설이 있는 국악공연을 사회 각계각층의 명사가 전문가와 함께 대담을 하며 전통무용, 민속음악, 정가의 명인을 조명하는 자리로 꾸민다. ●강지원 변호사가 그리는 舞王 한성준 첫 무대는 청소년보호위원회의 초대 위원장이자 ‘청소년 지킴이’로 잘 알려진 강지원 변호사와 최해리 한국춤문화자료원 운영위원이 전통무용의 무대화에 평생을 바친 무왕(舞王) 한성준(1874~1942년)의 일대기를 그린다. 일제강점기 속에서 전통무용을 지킨 최고의 명고수이자 명무로, 춤의 왕이라 불린 전설적인 인물이다. 격변의 세월을 보낸 그는 왕실의 번영과 나라의 태평성대를 기원하며 왕이나 왕비가 직접 추었다는 창작무용 ‘태평무’를 가장 아꼈다고 전해진다. 공연에서는 국악원 소속 예술단원들이 태평무와 함께 그가 무대 양식화한 대표적인 춤인 승무, 학춤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樂星 지영희·善歌 하규일 잇따라 조명 10월18일에 열리는 공연에는 악성(樂星) 지영희(1909~1979년)를 조망한다. 해금산조, 시나위의 명인으로 악기, 소리, 춤 등에 두루 능했고 고전음악연구소를 만들어 후학 양성에도 힘쓴 인물이다. 이날 공연에는 박물관 사업, 고서 수집 등에 매진하며 전천후 문화인으로 꼽히는 김종규 한국박물관협회 명예회장과 김일륜 중앙대 국악대 교수가 사회와 해설을 맡는다. 11월15일 공연은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 조순자(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예능보유자) 가곡전수관 관장이 가곡의 최고 명창인 선가(善歌)로 불렸던 하규일(1867~1937년)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국립국악원 측은 “이번 해설공연시리즈는 역사적, 문화적으로 혼란했던 시절에 우리 음악과 예술을 지키기 위해 평생을 바친 명인들의 삶과 열정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02)580-3300.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심리적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나름대로 심사숙고해서 결정했는데 결과가 생각과 다른 경우가 많았다면, 또는 왜 이렇게 쉽게 상술에 속아 넘어가는지 고민이 많다면 이 책을 펴보는 게 좋겠다. “인간은 알면서도 마음의 함정에 빠진다.”고 말하는 이탈리아의 인지심리학자 마테오 모테를리니는 ‘심리 상식 사전’(이현경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에서 그 함정이 어떤 방법으로 만들어지고,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지 소개한다. 모테를리니는 “인간은 즉흥적으로 본능에 따라 결정을 내리면서도 스스로 계산을 했고 진지하게 생각했다고 믿는다. 문제를 단순화하고, 적은 정보로 빨리 판단하고자 하는 마음이 인지적, 심리적 왜곡을 가져 온다.”고 설명한다.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는 사례를 보자. 스포츠센터를 한 달 동안 수시로 이용할 수 있는 정기 회원권이 10만원, 한달에 10번 이용할 수 있는 쿠폰형 회원권이 15만원이라면 당연히 10만원짜리를 산다. 일주일에 3~4번은 갈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만약 한달에 5번만 가게 됐다면 스포츠센터를 한번 이용하는데 2만원을 쓴 꼴이 된다. 쿠폰형 회원권이 1회 1만 5000원인 것을 생각하면 결국은 손해다. 이런 일은 실제로 발생한다. 미국에서 발표된 ‘스포츠센터에 가지 않기 위한 비용 지불하기’라는 논문에 따르면 사람들은 70달러짜리 정기 회원권을 사서 평균 4.5회 이용하며, 100달러짜리 한달 10회 쿠폰보다 훨씬 비싼 비용을 지불한다. 계획을 짤 때 목표를 방해하는 다른 요소를 외면하고 성실하게 목표를 향해 갈 것이라고 계산하는 ‘계획의 오류’이다. 물건을 사는 과정에서는 ‘닻 내리기 효과’가 적용된다. 처음 제시한 숫자가 정신적 닻으로 작용해 기준점 역할을 한다. 상인이 말한 터무니 없이 높은 가격이 기준점이 되어 점점 숫자를 낮추면서 구매자가 가격을 깎았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물론 이때 물건의 실제 가치는 배제된다. 이밖에 베를린장벽이 어떻게 그렇게 쉽게 무너질 수 있었는지(소망적 사고), 강렬한 기억을 남기기 위해 어떤 방법을 써야 하는지(절정과 종결 법칙), 두루뭉술한 별자리로 운세를 점치는 데도 “나한테 딱 맞다.”며 감탄하는 이유(포러효과) 등 우리를 속이는 37가지 심리 실험을 소개한다. 심리학, 뇌과학 등 과학적 연구 결과를 덧붙여 설명하지만 실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는 사례를 들어 어렵기보다는 흥미롭다. 1만 38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진실’ 잃어버린 한국史

    역사 기술이 객관성을 의심받을 때가 더러 있다. 당대의 권력자나 역사가의 자의적인 해석과 판단에 따라 쓰여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때론 역사를 바라볼 때 비판의식이 필요하다. 일제강점기를 거친 한국사를 볼 때는 더욱 그렇다. 이 시기에 우리 역사가 심각하게 왜곡된 데다 당시 역사학자-일제 식민사관에 근거한-의 줄기가 지금까지 질기게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학자인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소장은 “우리의 역사는 조선 후기 노론사관과 일제 식민사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철학으로 주류 역사학의 오류를 꼬집는다. ‘우리 역사의 수수께끼’, ‘조선왕 독살사건’, ‘세상을 바꾼 여인들’ 등 30여권의 저서를 내면서 역사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온 그는 신작 ‘한국사, 그들이 숨긴 진실’(역사의아침 펴냄)에서 고대사, 삼국사기, 조선후기사, 항일투쟁사 등 4대 한국사의 왜곡을 집중 분석한다. ●한국 고대사 복원이 왜곡 시정의 출발 한국사 왜곡에는 일제 식민사관과 노론사관이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두 사관의 뿌리는 하나다. 조선 후기 집권당이었던 노론의 상당수 인사는 일제의 대한제국 점령에 협력한 대가로 작위와 은사금을 받고, 지배층의 지위를 그대로 유지했다. 이런 가문 출신의 일부가 조선사편수회에 들어가 식민사관 전파에 일조했고, 해방 후에도 사학계 주류를 장악한 결과 노론사관과 식민사관이 한국사를 구성하는 주요 관점이 됐다는 설명이다. 영국의 역사학자 E H 카가 “역사를 연구하기에 앞서 우선 역사가를 연구하라.”고 했던 것은 한국 주류 사학계에 가장 잘 들어맞는 말이다. 저자는 한국사의 4대 왜곡을 바로잡는 출발점을 본래 고조선의 역사적 위치를 복원하는 지점에 둔다. 보통 우리는 고조선에 대해 ‘청동기문화를 바탕으로 성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라고 배운다. 그러나 일연의 ‘삼국유사’에는 ‘단군조선이 기원전 24세기에 건국됐다.’고 말한다. 청동기시대는 만주지역에서는 기원전 15~13세기에, 한반도에서 기원전 10세기에 전개됐다. 일연에 따르면 단군조선은 만주까지의 광대한 지역을 통치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러나 식민사관에서는 삼국유사에 나오는 단군조선을 신화의 영역으로 치부하고, 국가로 인정하지 않았다. ‘한사군(漢四郡)’도 논란거리다. 중국 고대 한나라 무제(BC 141~87)는 고조선 우거왕과 조한전쟁을 벌여 고조선을 멸망시키고 그 지역에 4개의 행정구역 ‘한사군’을 만들었다는 게 중국 동북공정의 핵심이다. 사마천은 ‘사기’의 조선열전에 조한전쟁을 적으면서도 ‘한사군’이 주둔했던 지역의 이름은 언급하지 않는다. 후세에 ‘사기’ 본문 뒤에 덧붙인 주석에 구체적으로 한사군이 등장한다. 그러나 이마저도 ‘사기’의 조선열전에는 ‘사군’으로, 흉노열전에서는 ‘이군’으로 나와 기록이 서로 맞지 않는다. 한사군의 명칭 자체가 수수께끼인 것이다. 그런데 동북공정에 맞서기 위해 정부가 세운 동북아역사재단(옛 고구려연구재단)의 ‘낙랑문화연구’에서 “제7차 교과 과정의 고등학교 국사 교과서에는 (한사군의) 존재 자체와 의미를 부정하는 방향으로 서술…삼한 등과 같은 주변 집단들의 역사적 변화 발전 양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왜곡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는 실정이다.”라고 적었다. 정부 연구기관이 존재여부가 불투명한 한사군의 존재를 옹호하고 있다는 비판했다. ●식민지배 정당화를 위한 역사가 한국사 주류? 저자는 고대사 왜곡의 원인을 일제 조선총독부 등이 1907년부터 한반도와 만주 전역을 점령하기 위해 진행한 연구에서 찾는다. 일제 식민사학자 쓰다 소우키치와 이케우치 히로시, 도리이 류조, 세키노, 이마니시 류 등이 이 연구에 뛰어들어 조선 역사를 만주 역사의 한 부분으로 만들고, 고구려 유적을 한사군의 중심인 낙랑군 유적으로 재창조했다. 한국사를 식민지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이도록 해 일제의 식민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해서다. ‘삼국사기’가 김부식이 조작한 가짜라는 ‘삼국사기 초기기록 불신론’도 그무렵 나왔다. 쓰다는 ‘조선역사지리’ 등의 저서에서 고대 한반도 북부에는 낙랑군을 비롯한 한사군이 있었고 한강 남쪽에 78개 소국들이 우글거렸다고 적었다. 그래야 소국들을 통합할 ‘임나일본부’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국사기’에는 이 시기 한반도 남부에 신라와 백제라는 강한 고대 국가를 언급하고 있으니 삼국사기가 조작됐다고 주장해야만 하는 이유다. 주류역사학계의 고대사 인식체계가 일본 식민사관에 깊게 자리하고 있다면, 조선 후기사에는 노론사관이 있다. 저자는 노론사관은 율곡 이이의 십만양병설을 조작해 내고, 효종의 북벌에 시종일관 발목을 잡은 송시열이 북벌의 화신이며 실학의 이용후생학파(중상학파)를 노론이 주도한 것처럼 서술했다고 말한다. 저자는 또 일제 식민사관에 경도된 역사학자들이 독립군의 항일무장투쟁사까지 소멸되도록 한 이유 등을 조목조목 짚어 내며 흔히 알려진 역사의 정설을 뒤집고,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국가 연구기관의 실태도 샅샅이 파헤친다. ●한국사 바로잡기는 동북아 평화의 시작 이런 주장은 주류 사학계를 비난하거나 분열을 유도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저자는 “한 세기 전 일제 식민사학에 의해 공격받았던 한국사는 지금 그 식민사학을 토대로 한 중화 패권주의 사학에 의해 다시 공격받고 있다.”면서 “동북아의 진정한 평화는 침략적 역사관을 상호 호혜적인 평화적 역사관으로 전환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제 식민사관을 극복하면 동북공정은 자연히 무력화되며, 이러기 위해서는 한국사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냉정한 잣대를 들이대면 그의 역사관 역시 편향된 것이 아니냐고 주장할 수 있다. 저자가 내놓은 광범위한 자료와 섬세한 분석은, 학창시절 무조건 외운 한국사보다 훨씬 더 설득력이 있는 것은 확실하다. 1만 5000원. 최여경기자 kids@seoul.co.kr
  • 예산절감·공동홍보… 공연계도 협력시대

    예산절감·공동홍보… 공연계도 협력시대

    대전문화예술의전당, 대구오페라하우스, 고양문화재단이 오페라 ‘사랑의 묘약’을 공동제작해 이달 17일부터 순회 공연에 들어간다. 중소 공연장이 뭉쳐 작품을 만들어 내는 공동제작 방식은 공연장의 레퍼토리를 늘리고 제작비 분담을 통한 예산절감, 공동 홍보·마케팅 등 여러 분야에서 상승효과를 일으켜 공연계의 새로운 경향으로 자리잡고 있다. 고양문화재단과 대전문화예술의전당은 지난해 오페라 ‘토스카’를 공동제작했고, 올해 대구오페라하우스가 합류해 ‘사랑의 묘약’을 만들었다. 김홍승 대구오페라하우스 관장은 1일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서울에 집중된 문화의 중심을 지역으로 분배해야 한다는 고민을 늘 하고 있었다. 예산이 부족한 지역 공연장들이 좋은 작품을 함께 제작하고 공유하는 것이 좋은 방법 중 하나라고 확신한다.”고 설명했다. 총제작비는 8억여원으로 세 공연장이 3분의1씩 부담하기로 했다. 조석준 고양문화재단 대표는 “공동제작은 예산뿐만 아니라 예술행정, 기획력 등의 부족한 부분을 해결하는 방법이기도 하다.”면서 “앞으로 지역을 넓히고 장르를 확대해 보다 폭넓은 협력관계를 형성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작곡가 도니제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은 1832년 이탈리아 밀라노 카노비아나 극장에서 초연됐다. 아디나와 네모리노의 사랑을 둘러싼 상황과 반전이 유쾌한, 대표적인 오페라 부파(희극적 내용의 이탈리아 오페라)이자 아리아가 서정적이고 우아한 벨칸토 오페라로 꼽힌다. 공연은 17~19일 대전문화예술의전당에서 막을 올린 뒤 대구국제오페라축제(9월18일~10월31일) 기간 중인 새달 8~10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한다. 이어 16~18일 고양아람누리까지 공연장마다 세 차례씩 모두 9회 공연을 갖는다. 연출은 지난 6월 국립오페라단이 공연한 오페라 ‘노르마’를 연출했던 파올로 바이오코가 맡았다. 무대·의상 디자인까지 책임지는 바이오코는 “이 오페라는 순간순간은 비극적이지만 진정한 사랑을 느끼고 행복한 결말을 맞게 되는 경이로운 작품”이라면서 “19세기 이탈리아가 배경이지만 오늘을 사는 사람들도 자연스러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연출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연주와 합창에는 정치용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지휘하는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강남코러스(지휘 고성진)가 참여한다. 안무는 ‘노르마’에서 바이오코와 함께 작업했던 안무가 박호빈이 담당한다. 서필·이재욱·김승택(테너·네모리노), 구은경·김정아·손지혜(소프라노·아디나) 등 출연진은 지역별로 오디션 등을 거쳐 선발했다. 대전 (042)610-2222, 대구 (053)666-6111, 고양 1577-7766.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프로야구 2009] KIA 정규리그 우승 10승 남았다

    [프로야구 2009] KIA 정규리그 우승 10승 남았다

    프로야구 잔여경기 일정 첫 날인 1일, KIA-롯데전이 열린 사직구장. 이날 현재 잔여경기가 11경기로 가장 적게 남은 4위 롯데는 5위 삼성(16경기)과 6위 히어로즈(20경기)와의 ‘4강전쟁’에서 다소 불리한 것도 사실이다. 정수근 사태 등으로 어수선한 롯데로서는 매 경기 총력을 기울여야 할 판. 하지만 롯데는 71승 고지에 선착하며 사실상 정규리그 1위를 굳힌 KIA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선두 KIA는 이날 선발 서재응의 호투와 ‘안방마님’ 김상훈의 3안타 2타점 활약에 힘입어 롯데를 4-3으로 꺾었다. 이로써 KIA는 파죽의 4연승을 질주하며 페넌트레이스 1위까지 ‘매직넘버 10’을 남겨뒀다. 반면 2연패에 빠진 롯데는 삼성과의 승차가 반 경기차로 좁혀져 ‘4강전쟁’에서 부담이 만만찮게 됐다. 롯데는 1회 1사만루에서 카림 가르시아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선취점을 올렸다. 그러나 2회 KIA가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KIA는 최희섭과 김상훈의 안타로 1사 1·2루 찬스를 만들었다. 이어 이재주의 중전안타와 상대 투수 폭투로 2점을 뽑아 2-1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3회 2사 후 김상훈의 중견수 키를 넘기는 ‘싹쓸이’ 2루타로 4-1로 달아났다. 롯데도 추격에 나섰다. 6회 가르시아가 시즌 25호 우월 솔로 아치를 쏘아 올렸다. 이어 정보명이 내야 안타로 출루한 뒤 박종윤이 1타점 2루타를 터트려 3-4까지 따라붙었다. 하지만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KIA 선발 서재응은 5와 3분의2이닝 동안 홈런 한 방을 포함해 8개의 안타를 맞았지만 3실점으로 호투, 시즌 5승(3패)을 거뒀다. 마무리 유동훈은 1이닝을 안정적으로 막아 17세이브를 따냈다. SK는 목동에서 갈길 바쁜 히어로즈를 잡고 6연승을 달리며 2위를 굳혔다. SK 선발 카도쿠라 겐은 5이닝 동안 5피안타(1홈런) 2실점(1자책)으로 시즌 7승(4패)을 따냈다. 히어로즈는 믿었던 ‘에이스’ 이현승이 3이닝 동안 5피안타(1홈런·4볼넷) 6실점하며 일찌감치 무너진 것이 뼈아팠다. 잠실에서는 3위 두산이 선발 니코스키의 호투에 힘입어 ‘꼴찌’ 한화에 4-3으로 승리했다. 두산은 최근 5연패의 사슬을 끊으며 한화전 4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음악을 섬기는 지휘로 편안한 음악 선사”

    “음악을 섬기는 지휘로 편안한 음악 선사”

    천재 첼리스트를 넘어 지휘자의 길을 찾고 있는 장한나가 오는 11~12일 성남아트센터에서 ‘앱솔루트 클래식’ 무대에 오른다. 2007년 5월 성남아트센터에서 열린 ‘제1회 성남 국제청소년관현악 페스티벌’에 이어 국내에서 두번째로 지휘봉을 잡는 자리이다. ●지휘 스승은 거장 로린 마젤 공연에 앞서 31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만난 장한나(27)는 지휘자의 의미에 대해 “음악을 아끼는 연주자, 청중들과 많은 음악을 나누면서 더욱 가까워지고, 함께 성장하며 풍요로운 삶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스승인 로린 마젤이 늘 강조하는 것처럼 ‘음악을 섬기는 지휘자’로서 조화롭고 편안한 음악을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앱솔루트 클래식’은 ‘음악이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모토로, 어린 연주자들이 수준 높은 음악 교육을 받고 무대에 오를 기회를 주기 위해 만든 성남아트센터의 야심작이다. 이번이 첫 무대로 매년 장한나와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클래식 음악에는 작곡가나 연주자, 그 사람만의 아픔, 고뇌, 순수, 완전한 행복이 모두 들어있죠. 그래서 더욱 살아 있는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게 아닐까요.” 그는 이런 감정들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작곡가로 차이콥스키를 꼽는다. 이번 연주회도 교향적 환상곡 ‘프란체스카 다 리미니’와 교향곡 4번(11일), ‘로미오와 줄리엣’ 서곡과 교향곡 6번 ‘비창’(12일) 등 차이콥스키의 작품들로 꾸몄다. 연주는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한다. 그의 지휘 스승은 바이올린 연주자 출신의 거장 지휘자 로린 마젤(79)이다. 첼리스트와 지휘자로서, 실내악 무대에 함께 서는 연주자로서 11년지기인 그와 마젤은 지난 6월부터 사제지간이 됐다. “베토벤 교향곡 3번을 지휘한 DVD를 보여주면서 배우고 싶다고 했더니 흔쾌히 수락해 주었다.”는 그는 “하루 6~9시간 음악, 지휘 등 많은 주제를 놓고 다양하게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음악 자체를 존중하는 음악가 될래요” 그는 첼리스트나 지휘자, 어떤 모습에 치중하지 않는 ‘음악가’가 되려고 한다. “음악은 하면 할수록 더 많이 알고 깊이 느낄 수 있는, 종착점이 없는 무한 예술이에요. 그런 점에서 첼리스트로서도 아직 걸음마에 지나지 않죠. ‘음악을 섬겨야 한다.’는 것은 음악 자체를 존중하고, 제대로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연주자로서, 지휘자로서 이런 자세를 잃지 않는 음악가가 될 겁니다.” ‘앱솔루트 클래식’의 일환으로 그는 5일에는 ‘대화의 시간’을 열고, 성남아트센터가 오디션을 거쳐 선발한 11~24세의 학생 12명을 대상으로 ‘앱솔루트 유스 오케스트라 마스터클래스’도 갖는다. 10~11일에는 3차례 공개 리허설을 할 예정이다. (031)783-8000.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첼로계의 바네사 메이가 꿈”

    “첼로계의 바네사 메이가 꿈”

    한때 전자 바이올린이 붐을 일으킨 적이 있었다. 1990년대 후반 바네사 메이, 유진 박 등이 울림통이 없는 바이올린을 들고 연주하며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출중한 실력과 격정적인 몸짓으로, 그야말로 사람들을 홀렸다. 뜨거웠던 열기는 어느새 식었다. 아직까지 그들만큼 독보적인 연주자는 찾아보기 힘들다. 175㎝의 큰 키에 화려한 외모의 연주자 오아미(26)는 황무지가 된 전자 클래식 음악의 부활을 꿈꾼다. 그것도 묵직한 첼로로. “많은 것을 혼자 짊어지고 가야 할 어려운 길을 선택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요. 예전만큼 인기도 없고, 솔로로 활동하는 전자 첼리스트도 없잖아요. 어렸을 때부터 바네사 메이를 동경해 왔고, 여전히 그만 한 연주자가 되고 싶다는 꿈은 버릴 수 없었죠.” ●미스코리아 출신… 지성·미모 겸비 전자 첼로의 음색은 그의 모습처럼 날렵하고 시원하다. 바이올린에 비해 음역대가 낮은 목관 첼로의 묵직하고 고급스러운 느낌도 담고 있다. 최근 발매한 새 음반 ‘첼리시(Cellishe)’에는 클래식의 우아함과 대중성의 편안함을 녹여냈다.‘쇼팽의 파티(Chopin’s Party of Dupin)’는 전체적으로 왈츠 느낌에 재즈 코드를 사용하고, 타이틀곡 ‘첼리시’는 기타 음과 전자 첼로를 조화시켰다. 쇼팽의 왈츠와 드보르자크의 ‘신세계 교향곡’을 첼로에 맞게 리메이크한 ‘베로나의 연인’과 ‘뉴 아미’로 색다른 시도도 했다. 그는 VIP 연주회, 음악축제, ‘뮤직뱅크’와 ‘스타골든벨’ 등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조금씩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있다. 무대에서 보여준 실력뿐만 아니라 그의 이력도 시선을 끄는 데 한몫한다. 5살때부터 피아노를 쳤고, 11살때 첼로를 배우기 시작한 그는 프랑스 파리 젠빌리에 국립음대에서 최고 연주자 과정을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수석 졸업했다. 2007년에는 미스코리아 경기 진에 선발됐다. 그야말로 지성과 미모를 두루 갖춘 재원이다. ●“외길 연주자의 길 걸을 것” 이 정도면 ‘첼로’를 장기 삼아 연예계에 진출할 만도 하다. “그런 질문도 많이 받는다.”는 그는 “내가 갈 길은 연주자”라고 잘라 말했다. “전자 첼로를 연주할 때 사람들은 흥겹게 몸을 들썩거리고 자유롭게 박수를 치기도 한다.”면서 “이렇게 대중과 호흡하는 행복감이 무대를 벗어날 수 없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더 멋진 퍼포먼스를 위해 그는 안무 연습도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바이올린은 무대 위를 옮겨다니며 연주할 수 있지만 첼로는 핀을 바닥에 고정시켜야 하기 때문에 움직임에 제약이 따른다. 그래서 화려한 의상과 큰 동작, 퍼포먼스를 조화시키는 자신만의 무대 매너를 준비하고 있다. 클래식 공부도 다시 시작했다. 올 가을학기부터 이화여대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밟는다. 정통 클래식을 바탕으로 하우스, 트랜스 음악 등 장르에 구분 없이 편하고 질리지 않는 음악을 선사하고 싶기 때문이다. “전자 첼로만큼은 세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입지를 다지고 세계를 누비는 월드투어를 하는 게 꿈”이라고 당차게 말하는 그의 행보가 기대된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왜?”라고 끊임없이 질문하고 생각하는 힘을 키워라

    21세기의 화두는 ‘경쟁력’이다. 정치·경제·사회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또 사이버 세상까지 모든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경쟁력 확보를 부르짖으며 방법을 찾아 나선다. 그렇다면 과연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은 무엇일까. 일본의 대표적인 경영 컨설턴트인 오마에 겐이치 박사는 ‘집단IQ’(집단지능 또는 집단지성)를 꼽는다. “국가라고 하는 존재에 집단IQ라는 것을 매길 수 있다면 21세기의 승자는 집단IQ가 높은 나라가 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지성이 높은 개인이 경쟁 사회에서 우위를 점하듯 국가 간의 경쟁에서도 집단지성이 높은 국가가 경쟁에서 살아 남으며, 현재의 세계 경제 위기에서 생존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승자의 지도도 크게 바뀔 것이라는 설명이다. 인간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라도 사용할 수 있는 무기를 가지고 있지만, 일본을 포함한 현대사회에서는 그 무기의 사용을 게을리한다. 바로 ‘두뇌’이다. 오마에 박사는 “일본은 과거 명석한 두뇌와 근면함으로 세계 제2의 경제대국까지 올랐지만 ‘일본인이 바보가 된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만드는 현상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예컨대 TV나 신문에서 “낫토가 다이어트에 좋다.”고 하면 전국의 가게에서 낫토가 사라진다. 읽기 쉽고 해답을 바로 알려 주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다. 정보화 사회가 진전되면서 높아지는 휴대전화나 인터넷에 대한 의존도만큼 사고력과 소통 능력은 뚝뚝 떨어진다. 정치도 문제다. 정치인은 찬반 의견이 명확한 쟁점들을 가지고 끝없는 논쟁을 벌이고, 국민들은 구체적인 것은 알려고 하지 않은 채 인기나 분위기에 휩쓸려 움직인다. 기업들도 다르지 않다. 대기업 경영자들조차 배우는 일을 게을리한다. 눈부신 발전을 이루는 중국, 인도 이야기에는 ‘그건 벌써 들었으니까 됐다.’며 입을 막아 버린다. 반도체 분야에서 급성장한 ‘삼성’을 거론하며 “일본 기술을 모방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그들에게 배울 것은 없다.”고 핑계를 댄다. 이런 ‘사고의 정지’가 집단IQ를 떨어뜨리고 경쟁력을 흐트러뜨린다. 오마에 박사는 그의 저서 ‘지식의 쇠퇴’(양영철 옮김, 말글빛냄 펴냄)에서 이같은 실태를 꼬집고 해결책을 찾는다. 개인의 각성과 끊임없이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노력이 집단IQ를 높일 수 있는 길이다. 많은 사람들이 국가가 자신을 보호할 것이라고 믿지만, 오마에 박사는 “국가에는 기댈 것이 없다.”고 냉정하게 말한다. 국가는 오히려 지식의 쇠퇴를 이용해 국민을 기만할 뿐이다. 내부 변화없이 이름만 바꾸는 ‘수법’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불리한 문제는 아예 알리지 않는 게 정부이다. 따라서 개인 스스로 자신의 생활을 지킬 수 있도록 ‘생각하는 힘’을 키워야 한다. 새로운 교양도 필요하다. 주어진 명제를 풀어 가는 능력과 그 능력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교양인이 돼야 한다. “나는 나만의 독특한 삶을 살겠다는 말을 가슴에 품고 주변과 세계를 둘러보면 틀림없이 지금과는 다른 경치가 보일 것이다. ‘왜?’라고 생각하는 것부터 당신의 미래도 일본의 미래도 달라진다.” 오마에 박사의 말이 비단 ‘일본의 미래’만을 위한 조언은 아니다. 1만 5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한국 입양아와 가족이 되기까지…

    스위스의 공예작가인 도리스 클링엔베르그는 1975년 한국에서 아이를 입양했다. 첫째 라아스를 낳고 기다리던 둘째가 생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아이 ‘웅’은 출생신고서상 1968년생이었지만, 발육이나 치아 상태는 세 살 정도였다. 웅은 피부병과 고열 등을 달고 살아 병원을 수시로 드나들었다. 달라진 환경 때문에 밤마다 울부짖었고, 여행 가기 위해 짐을 싸거나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에 가면 다시 버려진다는 두려움에 휩싸여 비탄에 빠지곤 했다. 웅을 적응시키려는 애정은 친아들 라아스의 질투를 불렀고, 라아스는 소외감과 스트레스로 편두통을 호소하거나 반항했다. 다른 인종의 아이를 키우면서 접하는 사회의 반응도 가족들을 당황하게 한다. 하나의 장애물을 극복할 때마다 또 다시 장벽에 부딪혔다. 클링엔베르그는 머리가 아홉 개인 ‘히드라’와 싸우는 기분이라고 표현한다. ‘엄마가 사랑해’(유혜자 옮김, 숲속여우비 펴냄)는 클링엔베르그가 웅을 입양하고 한 가족이 되기까지 겪은 2년 간의 기록이다. 과시 없이 덤덤하게 풀어낸 이야기가 생생하고 뭉클하다. 클링엔베르그는 “모든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살 권리를 갖고 있고, 가장 좋은 방법은 자기가 태어난 나라에서 그런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라고 말한다. 선진국이라고 자랑하면서 여전히 한해 1000여 명을 해외로 보내는 한국의 현실이 답답하다. 1만 3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애수의 춤 탱고… 우리 ‘恨’과 통하는게 있죠”

    “애수의 춤 탱고… 우리 ‘恨’과 통하는게 있죠”

    ‘탱고’라는 단어를 들으면 장미를 입에 문 무용수, 그리고 영화 ‘여인의 향기’에서 멋진 춤을 춘 알 파치노 등이 연상된다. 어쩌면 개그맨의 우스꽝스러운 몸짓을 떠올릴 수도 있다. 이제는 여기에 이름 석자를 하나 더 추가해 보자. 한국에서 가장 먼 나라이자 탱고의 본고장 아르헨티나에서 탱고의 ‘대가(마에스트로)’로 불리는 공명규(50)이다. 그는 새달 서울 한전아트센터, 고양 아람누리 등에서 공연하는 ‘피버 탱고2:필링스(Feelings)’에서 기획자이자 무용수로 무대에 선다. 공연에 앞서 지난 2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만난 그는 꼿꼿하게 허리를 세우고, 가슴을 활짝 펴서인지 ‘딱 무용수’라는 느낌을 주었다. “이게 다 ‘카라두라(caradura)’예요. 우리말로 ‘얼굴에 철판 깔았다.’고 하는 거 있죠. 혼자 아르헨티나로 가서 태권도 사범을 하면서 거기 사람들 상대하고 부딪히려면 그런 게 필요하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몸에 배인거죠.” ●태권도 사범하다가 ‘탱고’에 꽂혀 그는 1980년 혈혈단신 아르헨티나로 날아가 대통령 경호실, 육군사관학교 등에서 태권도를 가르쳤다. 이때 탱고와 인연도 시작됐다. 태권도를 가르치고 남은 시간에 사교모임에 참가하면서 탱고와 골프를 배웠다. 프로골퍼로 데뷔해 아르헨티나 PGA 상금랭킹 6위까지 올라갔지만, 그가 진짜로 ‘꽂힌 건’ 탱고였다. “가르친 제자들이 성장할 기회를 열어 주려면 다른 길을 선택할 때가 오잖아요. 남이 한 것을 따라가는 건 의미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제대로 할 수도 없고. 그래서 황무지를 개척해 보자 했죠. 탱고는 세계 각국에서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몰려온 이민자들이 만든 춤이라 우리의 ‘한’과 통하는 점도 많았거든요.” 아르헨티나에서는 어딜 가나 탱고 음악이 들리고, 아르헨티나인만이 제대로 표현할 수 있다고 여길 정도로 애착이 강하다. 그런데 이방인이 탱고를 좀 배워 보겠다니 고까울 수밖에. “학원에서 파트너 데리고 오지 않으면 안 받겠다고 해요. 학원비를 내 주는 조건으로 어렵사리 여성 파트너를 구했죠. 열심히 해서 무대에 설 기회까지 얻었는데 연락을 끊더라고요.” 그만 두고 싶을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인내와 끈기’를 가르치던 태권도 사범이었기에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공원에서 나무를 붙들고, 버스정류장에서 기둥 잡고 혼자 연습했다. 노력 끝에 1996년 동양인으로 유일하게 아르헨티나에서 프로 탱고 댄서 자격증을 따냈다. 이듬해 한국에 탱고를 소개하기 위해 귀국해 교습소를 냈고, 수천명의 제자를 키우며 탱고 붐을 일으켰다. 이 공로로 2003년 주한 아르헨티나 대사관이 그를 탱고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2004년 한국과 아르헨티나 수교 45주년을 기념해 부에노스아이레스 세르반테스 국립극장에서 ‘공명규의 아리랑 탱고’를 올리기도 했다. 2007년에 첫 내한공연을 열었다. 당시 좌석점유율 90%를 기록하는 성공을 거두었다. ●1996년 동양인 첫 프로 자격증 그의 목표는 이제 ‘탱고 전파’에서 조금 더 커져 ‘문화교류’로 옮겨갔다. “처음 아르헨티나에 갔을 때 일본의 가라테가 판을 치고 있더라고요. 일본의 자동차회사는 아르헨티나 최대 탱고대회의 주요 스폰서를 하고 있고요. 배타적인 아르헨티나도 자기네 문화를 아끼고 사랑해 주니까, 일본에 대해 친근하게 여겨요. 그게 일본 차 구매로 이어지죠. 이게 문화교류의 힘입니다.” 그는 “해외에서 일본, 일본인에 대한 이미지가 긍정적이고, 경외감에 가까울 정도인 것은 이렇게 일본이 적극적으로 문화에 투자했기 때문”이라면서 “우리도 남들이 생각하지 않는, 작지만 서로가 공유할 수 있는 문화를 찾아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남녀가 빠른 음악에 맞춰 얽히고 설키면서 결국은 조화로운 아름다움을 만들어 내고 있죠. 다른 사람과 격이 없이 어우러지면서 소통하고 동화되는 지혜가 있습니다. 이런 탱고의 매력을 느껴 보시길 바랍니다.”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올 가을 탱고에 젖어볼까

    정열과 관능의 춤 ‘탱고’를 맛볼 수 있는 공연들이 새달에 펼쳐진다. 2007년 초연 당시 뜨거운 호응을 얻은 ‘피버 탱고’가 2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았다. 첫 공연에서 한 단계 발전한 ‘피버 탱고2:필링스(Feelings)’는 6명의 연주자와 10여명의 무용수가 출연해 웅장하고 아름다운 정통 탱고를 선보인다. 특히 올해 아르헨티나 탱고 대회에서 챔피언 자리를 차지한 마리뇨 다미안과 파르니고니 사라가 참여해 현지에서 인정받은 최고의 실력을 보여 줄 예정이다. 새달 2일부터 13일까지 서울 한전아트센터에서 공연하고, 25~27일에 경기 고양 아람누리로 옮겨 화려한 감동의 무대를 선사한다. (02)564-0454. 15~18일 LIG아트홀에서 첼리스트 송영훈이 탱고의 거장 아스토르 피아졸라에게 바치는 헌정 무대인 ‘송영훈 탱고 프로젝트’가 열린다. 일본의 탱고 밴드 ‘쿠아트로 시엔토스’, 아르헨티나 출신의 탱고 무용수 나탈리아 가메즈와 가브리엘 앙히오 등 3개국 예술가가 한 자리에 모여 탱고의 리듬을 재해석하는 자리. 이번 공연은 LIG아트홀이 15일부터 2주 동안 진행하는 ‘어번파티 시리즈’의 첫 무대로, 무대와 객석이 가까운 170석의 소극장에서 탱고의 열정적인 감성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02)6900-3906.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기교보다 깊이 있는 음악 꾸준히 할래요”

    “기교보다 깊이 있는 음악 꾸준히 할래요”

    국내에서 젊은 바이올린 연주자 중 요즘 가장 자주 이름이 거론된다. 몇몇 지휘자는 협연하고 싶은 연주자로 주저하지 않고 꼽는다. 드라마틱한 표현을 잘 하는 차세대 선두주자로, 클래식 음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이가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22·뮌헨 음대 전문연주자 박사과정)이다. ●“모차르트와는 인연이 남달라요” 2003년 레오폴트 모차르트 콩쿠르 우승, 2006년 하노버 콩쿠르 우승, 지난 5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4위 등 자신의 이력을 화려하게 채워 가는 김수연이 최근 눈에 띄는 경력을 또 하나 추가했다. 유니버설뮤직과 3년 간 전속계약을 맺은 뒤 내놓은 첫 음반 ‘모차르티아나(Mozartiana·작은 사진)’에 세계적인 클래식 음반사인 ‘도이치 그라모폰(DG)’의 레이블을 달았다. 음악가 선정이 까다로운 DG의 ‘노란 딱지’가 붙었다는 것은 그의 연주가 세계 수준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한국 음악가로는 정명훈(지휘), 정경화·김영욱·강동석(바이올린), 리처드 용재 오닐(비올라), 조수미(성악), 성민제(더블베이스)에 이어 여덟번째다. “모차르트와는 인연이 남달라요. 처음 연주한 협주곡도, 처음 나간 콩쿠르도 모두 모차르트죠. 모차르트 작품은 듣기에는 편안하고 어렵지 않지만, 연주자에게는 기교적으로 쉬운 음악은 아니에요. 해석에 따라 다른 의미를 전달할 수 있고, 다른 표현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모차르트 작품의 매력이랄까요.” 서울 신사동 유니버설뮤직 본사에서 24일 만난 그는 첫 음반에 이런 의미를 부여했다. 음반에는 불가리아 피아니스트 에프게니 보자노프와 협연한 바이올린소나타 세 곡(K304, K378, K454)과 리처드 용재 오닐이 함께 한 ‘어머니께 말씀드리죠’ 변주곡,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듀오’ 등 다섯곡이 담겨 있다. “음반을 들으면서 음악의 순수함과 재미를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다.”는 그는 “378번과 454번은 굉장히 밝은 느낌이고, 304번(특히 2악장)은 가슴이 저리고, 심지어 무너져 내리는 듯하다. 변주곡은 재미있다.”면서 조곤조곤 설명했다. 첫 앨범인 만큼 자신의 기량과 기교를 한껏 발휘하고픈 욕심도 있지 않았을까. 그는 “기교를 과시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꾸준히 깊이 있고, 진지한 음악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을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 두번째 음반은 바흐 녹음할 계획 두 번째 음반 작업에서는 바흐를 파고들 계획이다. 내년 봄에 ‘무반주 소나타’, ‘파르티타’ 전곡을 녹음할 예정이다. 새달 6일에는 LG아트센터에서 DG 데뷔 앨범 발매를 기념한 독주회를 갖는다. 보자노프와 브람스, 라벨,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들려 준다. “아직 제 자신의 음악이 어떻게 변화했고, 어떤 것을 추구한다고 말하기는 이른 것 같아요. 지금은 좀 더 다양한 색깔과 모습을 보여 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독주회에서 보여 드리고 싶은 모습이기도 하고요.”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7개공연 반값에 보세요

    7개공연 반값에 보세요

    국립국악원은 올 하반기에 선보이는 7개의 기획·정기 공연을 묶은 ‘하반기 시즌 패키지’를 판매한다. 시즌 패키지는 원하는 공연을 자유롭게 고르고, 입장료를 본래 가격보다 최고 반값까지 할인 받을 수 있도록 만든 묶음 상품이다. 국립국악원 공연 입장료는 비교적 낮은 수준인 1만~3만원선인데, 시즌 패키지를 이용하면 공연 3개 이상 선택시 30%, 5개이상 선택시 50%의 할인을 받아 더욱 저렴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올 하반기에 국립국악원이 마련한 기획공연은 옛 그림에 나타난 다양한 춤과 음악을 디지털 아트와 함께 펼치는 ‘꿈꾸는 단원, 춤추는 혜원’, 조선시대 개성 출신의 뛰어난 문인이자 명기였던 황진이를 재해석한 소리극 ‘황진이’, 국립국악원이 개원 50주년 기념으로 무대에 올린 궁중연례악 ‘왕조의 꿈, 태평서곡’ 등이 있다. 또 희대의 예인(藝人)들을 소개하는 해설공연 시리즈 ‘명사, 명인을 만나다’에서는 당대 최고의 명고수이자 명무였던 한성준(9월), 경기 음악의 대가 지영희(10월), 가곡의 최고 명창이었던 하규일(11월)을 조명한다. 국립국악원은 새달 18일까지 시즌 패키지를 예매하는 관객에게는 격월간 국악정보지 ‘국악누리’ 6개월 구독권, ‘생활속에 우리국악’ 음반을 특별선물로 제공한다. (02)580-3300.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현대인의 일’ 그 의미 되짚어보기

    ‘현대인의 일’ 그 의미 되짚어보기

    “아, 일이 많아서 미치겠어.”라거나 “너무 일하기 싫어. 이 따위 회사 확 때려 치울까.” 많은 직장인들이 하루에도 열두번씩은 떠올리는 말이다. “요즘 같은 때에 할 일이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지.”라는 말로 이 모든 불만을 잠재우기는 하지만, 불평은 늘 반복된다. 또 “과연 일이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라는 질문을 던져 보지만, ‘생존’이라고 답하자니 비참하고 ‘보람’이라고 하자니 추상적일 뿐이다. ●독특한 상상력-생생한 현장 맞물려 스위스 태생의 소설가이자 수필가인 알랭 드 보통은 최신작 ‘일의 기쁨과 슬픔’(정영목 옮김, 이레 펴냄)에서 이런 질문의 답을 에둘러 말한다. 저자는 한국 독자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현대의 일하는 세계의 아름다움, 권태, 기쁨, 그리고 가끔씩 느껴지는 공포에 눈을 뜨게 해 주는 책을 쓰고 싶었다. 특히 일이 우리에게 삶의 의미를 줄 수 있다는, 그 엄청난 주장을 한번 파헤쳐 보려 했다.”고 전한다. ‘불안’, ‘여행의 기술’, ‘행복의 건축’ 등 일상과 인생을 새롭게 발견하는 글로 ‘일상성의 발명가’로 불리는 저자는 현대인들의 ‘일’에 시선을 꽂고 그 곳에 담긴 감정을 찾아 나선다. 상상력과 철학에 기대는 대신 직접 일터에서 느끼는 사람다운 감정과 소박한 현실을 보기 위해 물류단지, 비스킷 공장, 직업상담소, 화가의 집, 위성발사 현장, 에어쇼 등을 헤맨다. “200년 전 우리 선조들은 자신이 먹는 음식이나 소유하는 한정된 수의 물건 하나하나의 정확한 역사와 유래, 나아가서 그 생산에 관여한 사람이나 연장까지 알았을 것이다. …구매가능한 물품의 범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과 반비례로… 물건들의 제조와 유통 과정이 어떠한지는 전혀 상상할 수 없다. 이런 상상의 빈곤과 실제적인 풍요에서 핵심적인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물류라고 알려진 사업분야다.” 이런 전제로 저자는 영국 중부의 한 물류 창고부터 들렀다. 가장 큰 창고인 슈퍼마켓 체인 창고를 두고 저자는, “공중에 높이 떠 있는 컨베이어 벨트에서 국민의 식사를 구성하는 요소들이 건물을 둘러싸고 경주를 벌인다. 거대한 식량 창고는 인간이 수천년의 노력 끝에 마침내 다음 끼니를 어디서 찾아 먹을까 안달하는 일로부터 벗어난 유일한 동물이 되었음을 보여 준다.”고 묘사한다. 그 시간에 인간은 미적분을 익히거나, 더 빠른 속도로 작업하는 기계를 만들 연구를 하고, 인간 관계의 진정성을 걱정할 수 있는 시간 여유를 얻게 됐다. 어느 때보다도 편해지고 법을 잘 지키며 고분고분하게 사는 듯하지만 새로운 형태의 감금과 복종 밑에서는 소리 없이 분노가 쌓여 간다. ●비스킷 공장서도 ‘엄숙함’ 느껴 간식거리를 만드는 비스킷 공장에서 5000명이 6개 작업장에 나뉘어 일에 매달린다. 이 일이 존재의 짐을 덜어 주는 숭고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이는 거의 없다. 그러나 저자는 공장을 오랜 시간 지켜보며 ‘공항 관제탑에서나 느낄 수 있을 법한 엄숙한 분위기’와 ‘병원을 운영하는 데 필요하다고 해도 좋을 만큼의 헌신과 자기 규율’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사소한 것을 팔아 부(富)를 늘리면서 유지, 발전하는 현대 문명의 본질도 되새긴다. 최첨단 위성 발사의 현장인 프랑스령 기아나에서는 현대 과학문명의 아이러니와 마주한다. 위성과 발사대는 인간의 놀라운 재능과 오만이 결집된 현실적인 업적인 동시에 일차적으로는 믿음 체계의 혁명적 변화의 산물이다. 유럽의 정신이 그 전의 길고 어두웠던 마법의 시대로부터 점차 벗어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일은 특별한 감정·품위 안겨주는 존재 저자의 여정은 생존을 위해서든, 개인의 보람을 위해서든 ‘일’ 자체는 사람들에게 온 정신을 쏟도록 하며, 특별한 감정과 품위를 안겨 주는 존재라는 점으로 귀결된다. 우리는 일에서 행복해하고 고통받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기쁨을 자아 내거나 고통을 줄여 주는 것을 느끼며 일의 의미를 알게 된다. 저자는 10월 말 어느 흐린 일요일에 런던 가장자리의 한 부두에 서서 거대한 화물선을 지켜 보는 남자들을 보고 영감을 얻어 책을 쓰게 됐다고 한다. 배의 크기에 놀라 환호하고, 배의 프로펠러를 보려고 몸을 낮추기도 하는 모습은 작가의 호기심과 탐구심을 끄집어 냈다. “일터의 지성과 특수성, 아름다움과 두려움을 노래해 보고 싶었다.”는 저자는 “부두에서 신전에 이르기까지, 의회에서 회계사무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보여 주는 18세기의 도시 풍경화와 비슷한 기능을 하기 바란다.”고 말한다. ‘일의 의미’를 찾는다는 것은 대부분 거창하고 추상적이며 때로는 지루할 수 있지만, 책 속에 녹아든 이 여정은 소설가의 독특한 상상력과 생생한 현장이 맞물려 재미를 더한다. 1만 5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충격적 사건들의 근원은 고대에 있다

    오늘날 일어나는 굵직한 사건들이 갑자기 생긴 것은 아니다.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대립에서 뿌리를 찾는 9·11테러를 비롯해 각국의 민주화 운동의 원인을 찾아가면 수천년 전의 고대사까지 거슬러 올라가기도 한다. 이중 오늘날까지 회자되는, 심지어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15건의 사건을 추려낸 책이 ‘현대사를 바꾼 고대사 15장면’(플루타르코스 외 지음, 로시터 존슨 엮음, 정명진 옮김, 부글 펴냄)이다. 미국의 편집자 로시터 존슨은 헤로도토스·타키투스·함무라비·가스통 마스페로·바르톨트 게오르크 니부어 등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역사학자나 정치가, 고고학자 등의 글을 엮고 글마다 ‘엮은이 서문’으로 간략한 설명을 보탰다. 프랑스의 이집트 전문 고고학자 마스페로는 문명의 동이 튼 고대 이집트의 역사를 소개한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루타르코스는 아테네를 하나의 도시이자 왕국으로 만든 테세우스를 이야기한다. 그리스 아테네를 건설한 사람을 보통 이집트 출신의 사이스로 지목하지만, 아테네의 진정한 창설자는 테세우스였다. 프랑스 사회심리학자 귀스타브 르 봉은 인도의 카스트 제도를 조망한다. 계층제도는 다른 나라에도 존재하지만 힌두인들에게 카스트 제도는 단순히 계층 구분의 의미를 넘어선다. 유일한 사회적 끈이며 국적 구분보다도 더 뿌리가 깊다. 영국의 지배를 받던 당시 2억 5000만명에 이르는 인도인이 6000여명의 이방인(영국)에게 불평 한마디 없이 복종했던 현상도 카스트 제도로 이해된다. 이 밖에 영국 역사학자 헨리 하트 밀먼은 예루살렘 신전을 건설한 솔로몬을, 영국 신학자 프레드릭 윌리엄 파라는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힌 사건을 소개한다. 고대 그리스 역사가 헤로도토스에게서 문명의 중심이 서구로 옮겨가게 된 계기를 제공한 페르시아의 그리스 침공을, 소설가 에드워드 불워 리튼에게서는 화산재에 뒤덮인 폼페이 이야기를 듣는다. 지금까지 존재하는 유물 중 가장 중요한 랜드마크의 하나로 통하는 ‘함무라비 법전’은 조항을 통으로 옮겼다. 기원전부터 바빌로니아 제국의 몰락까지 인간의 삶을 세세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인류 역사상 가장 획기적이거나 충격적이었던 고대 사건을 알고 싶다면, 그 정수가 여기 망라돼 있다. 1만 3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7년만에 부활 7인의 연주성찬

    7년만에 부활 7인의 연주성찬

    “보통 오케스트라는 이 부분을 조금 빠르게 하는데….” “그럼 오케스트라처럼 할까요?” “오케이, 우선 좀 빠르게 해보자고. 이 부분은 좀 밝아도 좋아. 여기는 패달을 많이 밟아도 되고.” 19일 오후 서울 세종로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실. 방 안에 놓인 그랜드피아노에 앉은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과 피아니스트 김선욱은 브람스의 헝가리무곡 4·5번을 연탄곡으로 연습하며 진지한 표정을 짓다가도 때론 키득거렸다. 리즈 콩쿠르 선배인 정 감독이 음을 놓쳐 버리기도 했다.(정 감독은 영국 리즈 콩쿠르에서 1975년에 4위를 차지했고, 김선욱은 2006년에 1위를 했다.) “내가 이 연탄곡에서 저음부를 맡은 이유가 이거죠. 난 어려운 건 못하거든.” 정 감독이 엄살도 피운다. 이날 두 사람은 7년 만에 부활한 최고의 실내악 연주회 ‘7인의 음악인들’(26일 예술의전당)에서 보여줄 소품을 연습하기 위해 만났다. ‘7인의 음악인들’의 전신은 1997년 첫선을 보인 ‘7인의 남자들’. 당시 최고의 남성 솔로이스트였던 정명훈·한동일(피아노), 강동석·김영욱(바이올린), 조영창·양성원(첼로), 최은식(비올라)이 뭉쳐 공연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후 백혜선(피아노), 알리사 박(바이올린) 등 여성 음악인이 합류하면서 전 좌석 매진, 최다 관객동원 등 기록을 세우며 성장을 거듭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기념공연은 화려하기 그지없었다. 정 감독을 비롯해 예핌 브론프만(피아노), 슐로모 민츠·다이신 카지모토(바이올린), 미샤 마이스키·조영창(첼로), 유리 바슈메트(비올라) 등 세계 최정상 음악가들이 한국과 일본에서 연주회를 열었다. ‘7인의 음악인들’이 세계적인 실내악 연주회로 자리잡을 기회였다. 그러나 이후 높아진 기대치에 걸맞은 연주자들을 찾아 일정을 맞추는 것도 쉽지 않고, 고환율 탓에 공연은 잠정 중단됐다. 지금도 상황은 7년 전과 비슷하다. 다른 점이라면 이제는 해외에 눈을 돌리지 않아도 수준 높은 기량을 선보이는 한국의 연주자들이 많아졌다는 것. 이번 공연에는 원년멤버인 정 감독, 양성원, 최은식에 송영훈(첼로), 이유라·김수연(바이올린), 김선욱(피아노) 등 젊은 피가 수혈됐다. 송영훈과 김선욱은 이미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클래식계의 스타. 이유라는 2006년 레오폴트 모차르트 콩쿠르에서 우승, 2007년 미국 에이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상 수상 등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수연도 레오폴트 모차르트 콩쿠르(2003년)와 하노버 콩쿠르(2006년)에서 우승한 실력자다. 공연은 이유라, 김수연, 양성원, 최은식의 슈베르트 현악4중주 12번으로 시작한다. 정 감독과 김선욱의 소품 연주에 이어 김선욱·김수연·송영훈이 쇼스타코비치 피아노3중주 2번을 선사한다. 원년멤버의 연주는 마지막 프로그램인 슈만 피아노5중주로 들을 수 있다. “모든 곡은 참여하는 연주자들의 의견을 들어 선정했다.”는 김선욱은 “즐겁고 재미있는 연주를 들려 주자는 공연이라 관객들도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 감독과 김선욱은 이달 31일 벨기에 브뤼셀 보자르센터 앙리 르뵈프홀에서 다시 뭉친다. 서울시향이 제6회 클라라 페스티벌의 공식 초청 연주단체로서 서는 무대로, 이날 서울시향과 김선욱은 바르토크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을 협연할 예정이다. (02)518-7343.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작곡가 이흥렬 탄생 100돌 기념

    실내악단 조이 오브 스트링스가 21일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에서 작곡가 고(故) 이흥렬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청소년음악회 ‘썸머 클래식스’를 갖는다. 조이 오브 스트링스는 1997년 바이올리니스트 이성주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젊고 재능있는 연주자들을 모아 창단한 실내악단. 국내외 순회·초청 공연을 활발히 펼치는 가운데 지난 2006년에는 첫 앨범 ‘클래시컬 모더니티’를 발매하고, 같은 해 12월 벨기에 싱얼홀에서 연주하며 활동 무대를 세계로 넓혔다. 뛰어난 기량과 조화로운 음색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조이 오브 스트링스는 이번 공연을 고 이흥렬의 작품을 중심으로 꾸몄다. 한국인이 가장 즐겨 부른다는 동요 ‘섬집 아기’를 비롯해 귀에 익숙한 ‘어머니의 마음’, ‘바위고개’, ‘코스모스를 노래함’ 등을 연주한다. 아울러 모차르트의 현악 세레나데 G장조(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무지크), 크라이슬러의 ‘중국의 북’, 생상스의 ‘죽음의 무도’, 바르톡의 ‘루마니안 댄스’ 등도 선사한다. 이성주 교수가 무대에 올라 해설을 곁들여 이해를 돕고, 협연도 할 예정이다. (02)780-5054.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경찰직 면접 경쟁률 1.7대 1

    지난 7월 치러졌던 경찰공무원 채용 필기시험 채점 결과 일부 지역에서는 최종 선발 인원의 4.5배수가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채용이 적은 여경은 선발 인원 대비 필기시험 합격자 비율이 높아 면접에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19일 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치러졌던 ‘2009년도 하반기 경찰공무원 채용’ 필기시험에서 총 1780명이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은 1038명을 최종 선발할 예정이어서 면접은 평균 1.7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게 됐다.분야별로는 여자 정보통신이 6명 모집에 22명이 합격해 3.6배수의 합격자 비율을 보였으며, 여자 일반은 3배수로 나타났다. 남자 정보통신과 남자 일반은 각각 2.3배수와 1.8배수를 기록해 여성에 비해 낮았다. 전의경 특채와 남자 기동은 각각 1.6배수가 합격한 것으로 집계됐다.지역별로는 여자 대구가 4.5배수(2명 모집에 9명 합격)로 나타났으며, 여자 부산(4배수)과 여자 서울(3.3배수)도 평균보다 높은 비율을 보였다. 반면 기동경찰(남) 경기는 207명 모집에 316명만이 합격해 1.5배수를 기록, 대조를 이뤘다.여자의 선발인원 대비 필기시험 합격자 비율이 높은 이유는 채용 인원이 적어 동점자가 많이 나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김재규 경찰학원장은 “경찰 면접시험은 공무원과 달리 탈락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필기에 합격한 수험생은 지금부터 체력검사 대비를 하고 공부 모임을 만들어 모의 면접 등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필기시험 합격자를 대상으로 한 체력·적성 검사는 다음달 7~11일 실시되며, 최종면접은 10월5~9일 진행될 예정이다.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소프라노 제시 노먼 서울 온다

    소프라노 제시 노먼 서울 온다

    ‘오페라의 여왕’, ‘여자 파바로티’, ‘검은 여신’ 등 그를 찬양하는 수식어는 수없이 많다. 성악가나 관악기 연주자는 ‘악기’ 자체가 노화를 느끼는 탓에 전성기를 오래 누리지 못한다. 그러나 올해 64세가 된 제시 노먼의 기량은 여전하다. 성량은 풍부하고, 기교는 드라마틱하다는 평가다. 건재한 제시 노먼을 새달 1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만날 수 있다. 지난 2001년 첫 내한공연에 이어 2002년 두번째 공연을 가진 지 7년 만에 서는 한국 무대다. 노먼의 공연은 당초 지난해 말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고환율과 일정 문제로 무산됐다가 드디어 성사됐다. 1969년 런던 코벤트가든에서 바그너 ‘탄호이저’의 엘리자베스 역으로 데뷔한 노먼은 이후 라 스칼라, 빈 국립오페라극장,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등 전 세계적인 오페라와 콘서트를 누비며 프리마돈나로 추앙받고 있다. 그가 받은 세계 유수의 음악가상, 음반상도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미국 ‘올해의 음악가상’과 그라모폰상(1982년), 프랑스 정부가 주는 예술과 문화의 훈장(1984년), 레종 도뇌르(1989년), 그래미상 최우수 오페라 음반상(1988·1989년) 등을 받았다. 1997년에는 미국 공연 예술계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케네디 센터 공로상을, 2006년에는 클래식 아티스트로는 네번째로 그래미상 음악 부문 평생공로상을 수상했다. 노먼은 콘서트 무대뿐만 아니라 뉴욕 시립도서관, 뉴욕 식물원, 카네기홀 이사회, 국립음악재단, 루푸스재단 등의 위원으로 활동하고, 집 없는 사람들을 위한 후원회의 미국대표를 맡으며 문화예술계의 오피니언 리더 역할에도 충실하다. 이번 공연에서 노먼은 ‘모차르트 콘서트 아리아’ 중 ‘가라, 그러나 어디로?’, 퍼셀의 ‘디도와 에네아스’ 중 ‘벨린다, 그대의 손을 주오’,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중 ‘어머니도 아시다시피’, 번스타인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중 ‘어딘가’, 모턴 굴드의 ‘깊은 강’ 등 17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1부는 유럽 작곡가들의 오페라 아리아, 2부는 미국 작곡가들의 뮤지컬 음악과 흑인 영가들로 구성했다. 미국 여성지휘자 레이철 워비가 이끄는 유라시안 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함께한다. (02)541-6235.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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