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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플러스] 日 니가타현 만경봉호 입항규제 추진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니가타현이 북한 화물여객선 만경봉호의 입항을 독자적으로 거부할 수 있는 방향으로 관련조례의 개정을 추진중이라고 아사히신문이 1일 보도했다. 니가타현은 만경봉호가 입항하는 니가타 서항을 관리하고 있고 만경봉호는 지난해 16차례 이 항으로 들어왔다. 니가타현은 항만관리 조례에 “현은 현민의 안전과 신체, 재산에 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경우 항만이용을 거부할 수 있다.”는 항목을 넣은 개정안을 다음달 현 의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이는 만경봉호를 염두에 둔 것이라며 이렇게 조례가 개정되면 니가타현 지사의 권한만으로도 만경봉호의 입항을 거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강화 하리~서검도 페리호 취항

    강화군 석모도 하리∼서검도간을 운항하는 여객선 ‘강화페리호(69t급)’가 28일 취항을 시작했다.9억여원의 국고를 들여 건조된 강화페리호는 승객 55명, 차량 12대를 실을 수 있으며, 하루 2회(오전 8시40분, 오후 3시40분 하리선착장 출발) 왕복 운항한다.
  • 신안 가거도 주민들“차라리 뱃길을 없애주오”

    “차라리 뱃길을 없애주시오.” 국토 최서남단인 전남 신안군 가거도(192가구·409명)와 상·중·하태도(94가구·227명) 주민들이 26일 정부에 최후 통첩성 발언을 했다. 해양수산부장관에게 보낸 건의서에서 “여객선이 4일에 한 번꼴로 오는데다 뱃삯까지 터무니없이 올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목포항에서 가거도(216㎞)를 잇는 뱃길은 여객선으로 3시간40분이 걸린다. 짝수날 오전 8시 한 차례 출항하는데 기상이 나빠지면 5일이나 7일에 한 번 가기 일쑤다. 게다가 지난달 30일자로 요금이 4만 4150원에서 4만 7550원으로 8.1%나 기습 인상돼 주민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주민들은 가거도가 단지 외딴 섬이 아니라 국토의 보루임을 강조했다.“가거도 때문에 지난 2001년 한·중 어업협정 당시 한반도 면적의 수배에 달하는 바다를 우리 영해로 인정받았다.”면서 “이는 낙도 주민들이 가난과 고통 속에서도 우리 국토를 지켜왔기에 가능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가거도는 4개월 전부터 때아닌 조기 풍어로 조기 파시가 열리면서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그러나 접근성이 떨어지면서 관광객이나 낚시꾼마저 줄고 있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전국이 고속철도 개통으로 반나절 생활권으로 달라지고 있으나 일주일 생활권으로 퇴보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연중 여객선 운항일수는 130여일에 지나지 않아 이만저만 불편을 겪고 있는 게 아니다. 주민들은 “지난 96년 이전처럼 일반항로가 아닌 명령항로로 환원하고 200t급 대형선박을 건조해 취항시켜서 요금도 절반으로 내려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목포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경유값 1ℓ 현재 962원 2007년에는 1185원

    경유값 1ℓ 현재 962원 2007년에는 1185원

    경유 가격이 내년부터 2007년까지 3단계에 걸쳐 휘발유의 85% 수준으로 인상된다. 올해 가격을 기준으로 할 때 현재 ℓ당 962원인 경유 가격은 내년 7월에 1046원이 되고,2007년 7월에는 1185원이 된다. 재정경제부는 24일 경제장관간담회를 열어 휘발유, 경유,LPG의 가격비율을 현행 100대 70대 53에서 ▲내년 7월 100대 75대 50 ▲2006년 7월 100대 80대 50 ▲2007년 7월 100대 85대 50으로 단계적으로 조정하기로 확정했다. 가격비율 조정은 교통세(휘발유·경유)와 특별소비세(LPG) 등의 세율을 올리거나 내리는 형태로 이뤄진다. 재경부 관계자는 “내년 1월 경유 승용차 시판을 앞두고 경유가격을 휘발유 수준에 근접시키지 않으면 유해물질 배출이 더 많은 경유차의 판매량이 급격히 늘 것”이라고 개편 배경을 설명했다. 올 하반기 평균가격을 기준으로 경유는 내년 7월 1046원(올해대비 8.7% 상승),2006년 7월 1115원(15.9%),2007년 7월 1185원(23.2%)으로 빠르게 상승한다.LPG는 내년 7월 697원으로 올해보다 4.3% 인하되며 그 이후에는 가격변동이 없게 된다. 휘발유 가격에는 거의 변함이 없다. 정부는 경유 가격 인상에 따른 화물차, 버스, 연안여객선 등 경유소비 업종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향후 3년간 현재 지급하고 있는 유가보조금을 계속 유지키로 했다. 또 내년 이후 세율조정에 따른 경유가격 추가 상승분에 대해서도 유가보조금으로 전액 보전해 주기로 했다. 정부는 택시업계에도 3년간 현재 수준으로 유가보조금을 지급하되 내년 7월 LPG세율이 인하되는 만큼 보조금은 줄이기로 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크루즈 타고 한라산 올라볼까

    크루즈 타고 한라산 올라볼까

    “인천에서 제주까지 배를 타고 간다고?” “아니, 비행기로 한시간이면 가는데 왜 13시간씩 배를 타?” 인천~제주 크루즈 여행을 떠난다고 하자 주변 사람들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물었다. 이제 그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한시간만에 비행기를 타고 휙 제주도에 도착한다면 바다와 파도, 여유가 있는 크루즈의 낭만을 어찌 알겠느냐고. 제주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떠나자, 크루즈여행 금요일 오후 7시 인천 연안부두 여객터미널에서 제주행 오하마나호에 올랐다. 에스컬레이터까지 있는 오하마나호는 6322t으로 정원은 695명,50대의 승용차를 나를 수 있는 국내 최대의 여객선 규모다. 객실은 로열실과 1·2·3등실로 구분된다.1·2등실은 침대가 놓여 있다. 친구들과 함께하는 여행이라면 마룻바닥에 이불이 제공되는 3등실에서 간단한 게임을 해도 좋겠다.13시간이나 배를 탄다는 말에 멀미에 대한 걱정이 가장 컸다. 김동일(58) 선장은 “오하마나호는 필리핀의 전통 선박인 벙커처럼 수면 아래로 날개 같이 생긴 핀이 나와 4m 이하의 파도에는 꿈쩍도 않는다.” 걱정 말라고 큰소리쳤다. 금요일 저녁 출발인 만큼 저렴한 비용에 시간도 아껴서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산악동호인들은 물론 직장단위의 등산객과 젊은층의 얼굴도 보였다. 세계일주 크루즈와 비교하면 소박하지만, 레스토랑, 커피숍, 영화관 등 오밀조밀한 재미가 곳곳에 숨겨져 있다. 노래방 시설도 있다. 한식으로 저녁을 먹고난 후 승객들은 끼리끼리 모여앉아 생맥주를 걸치며 여유로운 저녁을 보낸다. 방실이와 이름과 목소리만 같은 여가수의 낭창낭창한 노래를 안주삼아 그렇게 밤이 깊어갔다. ●비오는 한라산의 멋 다음날 제주도에 도착할 즈음. 선상에서 일출을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 들떠 이른 아침 눈을 떴다. 하지만 비가 내리는 통에 일출구경은 다음으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떠오르는 태양을 배경으로 몰려든 갈매기떼에게 과자를 먹이는 것도 큰 재미”라던 선배 여행객의 말을 듣고 준비한 과자는 할 수 없이 내가 먹어야만 했다. 토요일 아침 8시에 제주에 도착하자 버스로 한라산 입구까지 이동했다. 한라산에는 영실, 어리목, 관음사, 성판악 등 4개의 등반 코스가 있다. 백록담 정상에 오르려면 총 8.7㎞로 5시간이 걸리는 관음사 코스나, 9.6㎞로 역시 5시간 정도 소요되는 성판악 코스를 택해야 한다. 두 등반코스 모두 겨울에도 이용할 수 있다. 관음사는 겨울 설경이 아름다우며, 성판악은 등산로가 길고 완만해 초보자에게 적합하다. 한라산은 비에 갇혀 있었다. 할 수 없이 백록담을 보리라던 계획을 접고 3.7㎞로 가장 짧은 영실 코스를 택했다.1시간30분 코스. 일행들의 섭섭함을 눈치챈 등반대장 박인철(57)씨는 “영실코스는 짧지만 오백나한상이라고도 불리는 기암절벽인 영실기암의 장관을 볼 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라고 달래줬다. 해발 1700m의 윗새오름이 가장 높이 오를 수 있는 곳. 윗새오름 대피소 못미쳐 노루샘에서 맛본 시원한 물맛이 한라산의 청정함을 느끼게 했다. 윗새오름에서는 어리목 코스로 한라산을 내려갈 수 있다.4.7㎞로 하산까지 2시간 정도 걸렸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한라산은 그만의 운치가 있었다. 자욱한 안개로 시야가 막히는 아쉬움은 있지만 오히려 등산로는 고즈넉했다. 등산로 양쪽에 수북한 대나무 일종인 조릿대 잎새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이 심신에 잠긴 도시의 때를 벗겨준다. 초가을에 성판악 코스를 타고 백록담까지 올랐다는 최성회씨는 “정상에 이르는 동안 발아래 끝없이 뭉실뭉실 펼쳐진 구름바다 위를 한라산 초입에서 만난 큰 까마귀가 되어 날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고 말하며, 한라산에 푹 빠지면 주말마다 근질근질하다고 너스레를 떤다. 겨울 비치곤 양이 많아 겉옷과 신발에 비가 스며들었다. 마침 영실 휴게소의 인심 넉넉한 주인장이 제공한 난로 앞에서 서로 김을 풍겨가며 양말과 바지를 말렸다. ●느껴봐, 제철 방어의 맛 올해 4회째인 최남단 모슬포항의 방어축제를 보기 위해선 서둘러야 했다. 축제의 압권은 맨손으로 방어잡기. 참가비 1만원만 내면 4평 남짓 대형수조에서 잡은 방어를 모두 가져갈 수 있다. 한마리 5000∼1만원 하는 방어가 잡히는 만큼 내것이라니. 마음만 앞선 탓인지 면장갑만을 껴서는 잡기가 쉽지 않다. 녀석들의 헤엄치는 속도는 또 어찌나 빠른지. 주부들은 남편의 응원을 받으며 4∼6마리씩 방어를 잡아 즉석에서 회를 떠가기도 했다. 제주도의 방어는 11월에서 이듬해 3월이 제철. 마라도의 거센 물살에서 자라난 방어회의 붉은살은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올해 최남단 모슬포 방어축제는 지난 5일 막을 내렸다. 청해진해운의 김형자 주임은 “내년 3월까지 오후 3∼6시에 모슬포항에 들르면 어선에서 갓잡은 제철만난 방어를 싼값에 살 수 있다.”고 귀띔했다. ●13시간 항해의 여운 토요일 저녁 7시 오하마나호는 인천을 향해 출발했다. 제주항에서도 제주공항과 마찬가지로 간단한 면세점 쇼핑을 즐길 수 있다. 매장규모는 작지만 담뱃값이 시중보다 보루당 5000원 가까이 저렴해 애연가들의 구미를 당겨 금연열풍에도 불구하고 담배를 사려는 줄이 길었다. 선실의 창밖으로 잊을 만하면 하나씩 나타나는 서해안의 섬들을 구경하니 마음이 고요해졌다. 일요일 아침 8시, 인천항에 도착했다.13시간의 항해는 그렇게 바다 위에서 미끄러지는 배처럼 흘러갔다. ■ 한라산 여행이 9만9000원 제주도 한라산 여행이 9만 9000원? 인천에서 오하마나호를 이용한다면 가능하다. 청해진해운(032-889-7800,www.cmcline.co.kr)에서 매주 월·수·금요일에 출발하는 2박3일 제주 크루즈 상품이 9만 9000원이다. ●주말에 즐기는 한라산 일정 첫째날 오후 7시 인천항에서 출발, 둘째날 오전 8시 제주에 도착한다. 한라산을 오른 뒤, 셋째날 오전 8시 다시 인천항에 도착하게 된다. 서해안의 낙조와 갈매기와의 데이트, 밤하늘의 은하수와 제주 일출을 선상에서 즐길 수 있다. 객실은 카펫이 깔린 마룻바닥에 담요와 베개가 제공되는 3등실이다.1인당 2만원을 추가하면 2등실을 이용할 수 있다. 2등 가족실은 2층 침대 2개가 구비돼 있어 4인 가족에 안성맞춤. 한편에는 작은 화장실과 소파, 탁자도 있다.1등실은 17만 3000원. 식사는 오하마나호 안 레스토랑(한식 한끼당 5000원)과 매점을 이용할 수 있다. 미리 음식을 준비해서 가족끼리 선실에서 식사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라산을 오를 때 도시락은 무료로 제공한다. 한라산에 오르지 않을 경우 2만원을 추가해 제주도 일일관광으로 일정을 변경할 수 있다. 버스를 타고 도깨비도로~성읍 민속마을~미천굴~섭지코지~해녀촌~박물관 등을 둘러보는 일정이다. 성탄절 전날인 24일과 새해 첫 일출을 선상에서 맞을 수 있는 31일에 출발하는 배편은 지난 3월부터 판매, 이미 매진됐다. 내년을 기약하려면 일찌감치 예약해야 한다.24,31일에는 특별히 선상에서 불꽃놀이 축제도 벌어진다. 음력 설연휴에는 윷놀이 등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한다. ●크루즈여행, 이것이 궁금해요 제주 크루즈 여행을 즐기기 위해 멀미약은 따로 준비할 필요 없다.4m이하의 파도에서는 특별한 요동이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바다의 상태는 예측불가능하므로 여행 일정은 하루 정도 여유를 두는 것이 좋다. 일요일에 돌아온다고 월요일 아침부터 중요한 일정을 잡는 것은 가능하면 피하도록 한다. 등산 후 땀에 젖은 몸은 오하마나호 내에 작은 욕실을 이용해 씻을 수 있다. 휴대전화 통화는 출항후 1∼2시간은 가능하나 이후에는 배가 먼바다로 빠지면서 불가능하다. 애완견을 데리고 탈 수는 있지만 여객실에 함께 있을 수는 없고, 별도의 장소에 둬야 한다. 자전거는 별도 요금없이 가져갈 수 있다. 오토바이는 크기별로 1만 6000∼9만 8000원선, 자동차는 크기별로 11만 5000∼65만 4000원선의 운임을 내야 한다. 자동차를 싣고 가서 당일여행을 할 수도 있다.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44)거문도의 역사와 삶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44)거문도의 역사와 삶

    ●英 침략행각 고스란히… ‘포트 해밀턴’ “1860년대부터 1930년대까지 해군 함정과 상선이 거문도에 드나들었고,1885년부터 1887년까지는 해군이 기지를 두었다. 그 동안과 그 후 몇 해 동안 해군 사병과 해병대원 10명이 이 섬과 근처 해역에서 사망하여 섬에 묻혔다.1886년에 사망한 2명과 1903년에 사망한 1명의 해군 병사의 기록은 비문에 새겨져 있으나 나머지의 묘지는 이제 알 길이 없다.” 거문도를 ‘포트 해밀턴(Port Hamilton)’으로 병기한 거문도 영국군 묘지에 가면 ‘주한 영국대사관, 한·영협회, 영국부인회는 한·영수교 100주년을 기념하여 1983년 이 패를 세웠다.’는 동판이 세워져 있다. 묘지의 주인공에만 관심을 갖는 위 기록으로 보면 워낙 표현이 온건하여 영국군이 잠시 나들이라도 나왔다 간 것 같은 인상마저 준다. 그러나 거문도 무단점령은 두 말할 것 없이 제국주의적 침략 행각이었다. 거문도는 남해안과 제주도의 중간에 있는 섬으로 대한해협과 대마해협의 문호에 해당한다. 영국은 일찍이 거문도를 주목,1845년에 사마랑을 보내 탐사를 한 뒤 해밀턴항으로 명명했다. 서구열강은 이곳이 동북아의 군함과 무역선 중간기착지로 적당하다고 판단했다.1866년 미국의 아시아함대 슈펠트 제독도 5일간의 정밀탐사 끝에 ‘해군기지로 손색이 없다.’고 결론내렸다.1878년에 이곳을 다시 찾은 영국 실비아호 선장 존은 아예 ‘영국이 이곳을 차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동항을 찾던 러시아의 남하정책에 대한 대응이란 관점에서 무단점령을 정당화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이는 해석상의 명분일 뿐이다.35세에 외무차관,39세에 인도 총독, 후일 옥스퍼드대학 총장이 된 커즌은 소용돌이에 휘말린 조선에 관해,“블라디보스토크나 나가사키 사이에서 함부로 차는 축구공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거문도 점령은 동아시아에서의 거점확보가 핵심 의도였다.1885년 영국군은 거문도를 해군기지화하면서 22개월간 장기 점령한다. 김윤식 등 조선정부의 요인들은 보고를 받고도 섬의 위치조차 몰라 강화도 앞의 주문도와 착각하기도 했다. 조선정부의 무능이 이 정도였다. ●섬 3개 사이 만 숨어있어 군항에 딱 이 엄청난 국제적 사건을 이해하려면 한번쯤은 이곳에 들러봐야 한다. 거문도엘 가다 보면 뱃길을 따라 초도, 손죽도 등이 펼쳐져 이곳이 다도해임을 누구나 알게 된다. 동·서도가 삼산교라는 교각으로 연결되며, 그 가운데에 고도(현재의 거문리)가 자리해 삼산도(三山島)라 불렸다. 등대로 가다 보면 3개의 섬이 한 눈에 들어온다. 아늑한 만이 요새처럼 숨어 있어 군항으로는 그만인 곳이다. 초대형 선박의 입·출항은 어렵지만 중간 연락항으로는 그만이다. 영국이 욕심 낸 이유를 알 만하다. 제국주의의 살아 있는 전시장과도 같은 섬 거문도. 영국군 묘역 바로 아래 바닷가에는 중국과 통신하던 해저 케이블이 남아 있다. 당시만 해도 전선(電線)은 ‘제국주의 침탈의 동맥’이었으니, 이는 본국과 교통하며 우리나라를 삼키려 한 야욕의 증거이기도 하다. 집단취락의 흔적인 일본식 여관, 소화13년(1938)에 건립한 거문항 확충비, 삼도(三島)신사터 등 식민의 흔적은 곳곳에서 감지된다. 야마구치(山口縣)현의 기무라 추다로(木村忠太郞)가 무인도를 개척하여 거문리를 조성한 까닭에 왜인들 사이에서는 더러 ‘목촌(木村)의 거문도’라거나 ‘왜도(倭島)’ 등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 왜인 후손들이 일본에서 ‘거문도회’를 조직, 이따금 이곳을 찾아 ‘두고 온 고향’을 그리워한다니 그것도 참 우스운 일이다. 삼치와 고등어, 갈치잡이가 주업이다. 일본인도 예전에 이곳에서 주로 어업에 종사했다. 그 고등어가 이곳에 ‘거문도 파시’를 열었다.5월말에 시작,10월까지 파시가 이어졌는데, 이 전통은 일제시대부터 76년 무렵까지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60∼70년대에는 겨울 동안에 삼치파시도 이어 열렸다. 고등어와 삼치가 한창 들던 60∼70년대는 거문도의 전성시대였다. ●60~70년대엔 고등어·삼치 많이 잡혀 이곳에서 어획된 삼치는 모두 일본으로 수출됐다. 한창 삼치가 들 때는 배 한 척이 출어해 보통 2∼3t, 많게는 6t까지 잡아 올리기도 했다. 경남 통영이나 삼천포 등지에서 200여척의 배들이 몰려 장관을 이뤘다.17세부터 어업에 종사해온 정복래(81)씨는 ‘파시평(波市坪)’이란 역사적 용어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이 말뜻을 ‘온갖 장사치들이 모여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객선 터미널이 있는 곳에서 동·서도를 잇는 삼선교까지 이런 배들이 빼곡하게 들어찼다. 술집은 말할 것도 없고 옷과 비단, 신발가게에 강진 칠량에서는 옹기배까지 찾아들어 고기와 물물교환을 했다. 거나한 술판에 싸움 잘 날이 없었던 때도 이 무렵이다. 일제시대에는 일본인 유곽이 들어차 포구에 창녀들이 진을 쳤다. 당시 거문리에는 우물이 12곳이나 있어 수백 척의 배들이 몰려들어도 식수 걱정이 없는 곳이었다. 영국군이나 일본인이 동·서도를 마다하고 굳이 거문리로 몰려든 것도 풍부한 식수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금 거문도 사람들은 고등어보다 삼치를 더 가깝게 기억한다. 고등어 잡이가 경상도 선망배에 의해 독점되었고, 그 선망배들은 밤에 작업한 뒤 낮에 잠깐 항구에 들러 물만 얻어 싣고 떠나 주민생활과 깊은 관련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고등어는 모두 부산에 모였다. 그렇지만 폭풍이라도 불라치면 이곳에는 인근의 고깃배들이 몰려들어 며칠씩 묵어가는 바람에 골목길이 흡사 장터 같았다. 한 척에 수십명이 타던 시절, 어선 수십 척만 들이밀어도 그들이 푸는 돈이 만만치 않았다. 1970년대 중반을 지나며 거문도는 몰락의 길을 걷는다. 어족자원이 고갈되면서 더 이상 어로선단이 몰려들지도 않았고, 많은 거문도 사람들이 원해나 원양어선을 타고 외지로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지금은 오로지 갈치잡이만 성해 대부분의 주민들이 말린 갈치나 생갈치 위판으로 생계를 잇고 있다. 여기서 솟구친 의문 하나. 왜 60∼70년대 초반까지 엄청난 어획고를 올리던 거문도가 한순간에 몰락하게 되었을까. 사실 답은 간단하다. 한·일어업협정이 발효되면서 대일 청구권자금에 의한 노후 선박과 그물이 대거 유입되었다. 이를 계기로 ‘기다리며 잡던 어업’에서 ‘쫓아가 잡는 어업’으로 변신, 단기간에 엄청난 어획량을 올렸으나 그만큼 어자원은 급감했다. 여수에 위치한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 김진영 박사의 말을 듣자.“삼치나 고등어는 떼를 지어 움직이는 외해종(外海種)이다. 서식 공간은 정해져 있고 먹이도 제한돼 있어 이들 어류는 자기 영역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런 고등어를 우리는 연간 20만∼40만t씩 잡아 올린다. 엄청난 양이다. 치어기의 생존 조건이 좋으면 일시적으로 급증하기도 하지만 어류 번성의 주기는 2∼3년이다. 확실히 우리의 ‘어획 강도’가 너무 높다. 샅샅이 뒤져 씨를 말리는 ‘완전어획’으로 연안을 찾아든 외해종 치어까지 모조리 잡아버려 결국 어자원 고갈에 이르게 된 것이다.” 결국은 ‘느림의 철학’이 여기서도 문제가 되고 있었다. 한 마리라도 더 잡아들이고 싶은 욕망은 끝이 없을 터이니 작은 놈들까지 싹쓸이할 것이 뻔한 이치 아닌가. 자원이 고갈되면서 우리는 고작해야 1년생 고등어를 사먹고 있으니, 이덕무가 ‘청장관전서’에서 말한 바 ‘소년어’를 잡아먹고 사는 격이다. ●또 하나의 명물, 100년된 등대 거문도에서 빠뜨릴 수 없는 곳이 또 있다. 바로 거문도 등대이다. 백도의 아름다운 절경도 소중하지만 이 섬의 역사를 알려면 이 등대를 찾는 게 훨씬 정확하다.1905년에 세워진 등대이니 내년이면 100년. 열강이 각축하던 100년 전에 등대가 세워졌다는 것은 거문도가 전략적 요충지라는 증거이기도 하다. 등대로 가는 바닷가 벼랑길은 지나치기 아까운 절경이다. 동백나무 터널을 수백m나 통과해야 한다. 등대가 없었더라면 지금까지 이만한 숲이 남아 있을 턱이 없다. 한준봉(56) 소장은 “등탑 자체가 문화유산 감인 데다가 숲조차 뛰어나서 연간 10만명에 가까운 관광객들이 몰려온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해양수산부에서 거액을 들여 새 단장을 하고 있다. 어디에서나 등대지기의 삶은 고달프다. 한 소장도 평생 오동도와 백야도, 소리도, 거문도 등 등대만을 돌아다녔다. 그는 아내의 출산 경험담도 털어놨다. 병원없는 절해고도에서 애를 낳는 바람에 자신이 직접 탯줄을 자르고 뒤처리까지 했다. 그렇게 아이를 키우다 앓기라도 할라치면 장장 6∼7시간이나 배를 타고 여수까지 나가야 했다. 이렇듯 등대지기의 애환은 끝이 없다. 이곳에는 한 소장 말고도 김계인(54)·한현성(29)씨 등 2명의 등대원 ‘홀아비’들이 더 있다. 이곳에 초임 발령을 받은 한씨는 총각이다. 결혼은 언제 할 거냐고 묻자 “등대에서 살겠다는 아가씨만 있다면….”이라며 말꼬리를 감춘다. 농촌 총각 문제는 익히 알려져 있지만 남들 모르는 ‘등대총각’은 어쩌랴. 혹시라도 동백꽃 피고 지는 등대섬에서 살 뜻이 있다면 누구든 나서 보시라. 마침 관사도 비어 있어 새 삶에 운이 트이기도 할 것이니. 단, 등대의 삶이 결코 낭만이 아니라는 점은 알아둘 것. 영국군 묘지, 등대 100년, 일본인 어촌은 언뜻 무관한 항목 같다. 그러나 여기에는 제국주의 열강의 각축이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거문도 위쪽 손죽도에는 왜구와 싸우다 장렬하게 전사한 이대원 장군의 사당이 있으니 이 역시 외세와 관련된 역사의 일부이다. 구한말 거문도의 지식인이었던 귤은(橘隱)은 거문항의 만(灣)을 삼호(三湖)라 명명했다. 호수처럼 잔잔하다는 뜻인데, 실제로 거문도는 역사 속에서 바람 잘 날이 없었다.
  • 최북단 백령도기상대 김태희씨

    북녘 땅인 장산곶이 12㎞ 남짓 떨어진 백령도는 분단의 비애가 섬 전체를 감싸고 있는 군사작전지역이다. 백령도 기상대는 여객선이 닿는 용기포에서 자동차를 타면 20분쯤 걸리는 ‘162고지’에 자리잡고 있다. 백령도 기상대의 막내인 부산 처녀 김태희(26) 기상서기보는 얼마전 M16소총을 쐈다. 총이라고는 영화에서나 구경했을 뿐이지만, 이 섬에서 ‘지역여자예비군’이 되어 난생 처음 실탄사격훈련을 받은 것이다. 부산에서 태어나 부경대 기상학과를 졸업한 김씨는 지난해 4월 꿈에 그리던 ‘기상청 사람’이 됐다. 뭍에 사는 이들에게 백령도는 한번쯤 가보고 싶은 섬. 하지만 이곳이 초임발령지인 김씨는 섬에서 어떻게 살아가나 하는 걱정에 한참을 울었다고 한다. 섬 생활 1년8개월째인 김씨는 그동안 여름휴가에만 2차례 고향을 찾았을 뿐이다. 배와 버스를 번갈아 타도 14시간 이상 걸리는 고향길. 아침일찍 출발해도 새벽 1∼2시에야 간신히 집에 닿는 고행길이기도 했다. 김씨는 이제 문화시설은커녕 대중목욕탕조차 없는 섬에서 쉬는 날이면 애완견 ‘예삐’를 데리고 고사리를 뜯으러 다니는 ‘섬 처녀’가 다됐다. 예삐는 얼마전 뭍이라면 경험하기 어려웠을 일도 겪었다. 농어 낚시바늘을 삼켜 사경을 헤매다 군병원 응급실에서 군의관의 수술을 받은 것이다. 2000년 7월 문을 연 백령도 기상대에는 김씨를 비롯한 14명의 대원이 3교대로 24시간 날씨를 지킨다. 대부분의 기압계는 지구의 자전 때문에 동쪽에서 서쪽으로 흐른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기압계를 관측할 수 있는 백령도는 그래서 중요한 존재다. 그러나 기상청 사람들에게는 인천 연안부두에서 쾌속선을 타도 4시간 이상 걸리는 백령도가 그리 달갑지 않은 근무지인 것도 사실. 김씨는 그래도 “외식할 곳도, 영화 볼 곳도 없고 풍랑이나 태풍이 계속되면 식품과 기름 등 생필품마저 부족하지만 아름다운 자연에 도둑 없고 후한 인심은 육지의 삶과는 다르다.”고 자랑했다. 백령도 기상대는 소청도와 대청도 어민과 군부대, 공무원 등 모두 270명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기상예보를 서비스한다. 김근배(57) 백령도 기상대장은 “100% 완전한 예보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없다.”면서 “아무리 첨단장비를 갖고 있어도 예보는 틀릴 수 있는 만큼 주민들이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백령도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데스크 시각] 이헌재 경제팀과 불확실성/조명환 경제부장

    외환위기의 충격으로 국민들이 실의에 젖은 지난 1998년 영화 ‘타이타닉’이 국내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1503명을 태운 호화유람선 타이타닉호는 지난 1912년 영국 사우샘프턴∼미국 뉴욕간 첫 항해도중 대서양 한가운데서 침몰했다. 타이타닉호의 침몰은 아직도 비극의 상징처럼 회자되지만 뜻밖의 ‘선물’을 안겨주기도 했다. 깜깜한 바다속의 장애물 위치와 거리, 방향 등을 마치 돌고래처럼 감지할 수 있는 ‘음파탐지기’의 발명이 바로 그것. 요즘에야 인공위성을 이용한 자동 항법장치가 일반화됐지만 당시의 뱃사람들에게는 안개속 등대불만큼이나 반가웠으리라. ‘개혁’의 노도 속에 ‘경제살리기’라는 격랑까지 헤쳐나가야 하는 ‘이헌재 경제팀’의 사정은 마치 빙산더미에 갇힌 호화여객선을 연상시킨다. 시장주의자로 잘 알려진 이헌재 부총리는 최근 한 토론회에서 “우리 경제에 ‘불확실성’이 너무 많다.”며 심경의 일단을 우회적으로 털어놨다. 이 부총리는 “1848년 미국 서부의 금광 발견 소식이 전해진 뒤 다음해 일확천금을 노리고 캘리포니아로 몰려든 ‘포티나이너’(49er)나 1999년 말의 ‘밀레니엄 버그’(컴퓨터의 2000년 인식 오류)처럼 불확실성이 경제에 긍정적 변화를 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몰려든 포티나이너들 덕에 서부 경제가 활성화됐고, 해를 넘기고도 밀레니엄 버그의 피해가 없었지만 대대적인 컴퓨터의 교체가 이뤄져 정보·기술(IT)특수를 떠받친 점을 꼽았다. 그러나 이 부총리 취임 이후 터진 일들은 온전히 ‘악재’뿐인 것 같다. 대통령 탄핵소추, 충청권 폭설, 광우병과 조류독감, 중국의 금리 인상, 고유가,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위헌판결 등 얼추 스무개가 넘는다.“뭣 좀 해보려고 하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불확실성 때문에 못해먹겠다.”는 경제팀 실무진의 하소연을 결코 엄살로 치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내수부진과 건설경기 침체속에 야심차게 내놓은 한국적 뉴딜정책이나 부동산세제 개편 등을 지켜보노라면 내부적인 불확실성의 해소 여부에 경제팀의 성패가 달렸다는 생각이다. 야당과 지방자치단체의 반발은 그렇다 쳐도 세수 감소를 걱정하는 정부와 표를 의식한 여당의 시각이 맞부딪치면서 부동산세제 개편의 입법 여부가 오락가락하는 모양새는 국민들에게 적지 않은 불안감을 안겨주었다.‘1가구 3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 1년 추가유예’방침도 여당 일각에서 먼저 낸 의견에 경제부총리가 화답한 형식인데도 의견 조율과정에서 열린우리당이 어정쩡한 모습을 보여준 것도 마찬가지였다. 양도세 중과 유예는 문제점을 탄력적으로 보완하자는 취지였지만 시민단체 등은 ‘10·29 투기대책’의 근간을 뒤흔드는 것이라고 몰아붙여 경제팀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그러고 보면 참여정부의 개혁정책을 지지해온 한 이코노미스트의 지적은 시사적이다.“정부가 그동안 취한 각종 개혁 정책의 목표는 좋다. 그러나 국민들은 마치 예방주사를 맞기 전의 어린이가 주사바늘을 보고 갖는 공포감 비슷한 것을 느낀다. 하지만 막상 주사바늘이 팔뚝에 꽂히고 나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따라서 정부 정책이 어떤 ‘시그널’로 받아들여지는지를 잘 살펴, 충분히 설득하는 것이 내부적인 불확실성을 해소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당정간의 호흡이 긴요한 것도 이런 차원에서다.” 대통령이 “올해 5% 성장에 그쳐 매맞아도 싸다.”고 언급한 가운데 경제팀은 ‘환율급락’이라는 또 하나의 불확실성을 만났다. 조명환 경제부장 river@seoul.co.kr
  • [문화마당]타이타닉호의 침몰/김욱동 서강대 교수· 문학비평가

    몇 해 전 할리우드 영화 ‘타이타닉’이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끈 적이 있다. 이 영화가 그렇게 큰 인기를 끈 데에는 여러 까닭이 있을 터이지만 90여년 전에 실제로 일어난 역사적 사건의 뼈대에 화려한 로맨스의 옷을 입힌 것도 한몫을 톡톡히 하였다.1912년 타이타닉 호를 완성한 영국은 그야말로 성취감에 도취되어 있었다. 그 이름도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거인 장사 타이탄의 이름을 따서 타이타닉 호라고 붙였다. 이 배는 단순히 호화 대형 여객선의 의미를 떠나 지금까지 인류가 이룩한 과학과 기술의 승리요 개가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환희도 잠깐 4월14일 대서양에서 처녀 항해를 하던 타이타닉 호는 뉴펀들랜드 근처에서 거대한 빙산과 부딪쳐 그만 침몰하고 말았다.1500명이 넘는 승객이 사망한 이 사고는 인류 역사상 가장 수치스러운 해양 참사로 기록되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역사적 사실을 재구성한 영화나 로맨스 영화가 아니라 환경 위기를 다룬 녹색 영화로 보아도 크게 틀리지 않다. 타이타닉 호는 다름아닌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이며, 이 호화 여객선을 마침내 대서양에 가라앉게 만든 거대한 빙산은 바로 환경 오염이다. 배는 바다 속으로 깊이 가라앉고 있는데 배에 타고 있는 승객들은 아무 것도 모르고 온갖 맛있는 음식을 먹고 술을 마시며 춤을 추고 사랑에 빠진다. 마찬가지로 지구는 지금 온갖 환경 오염으로 종말을 향하여 치닫고 있는데도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심각성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있다. 환경 위기를 부르짖는 환경론자나 환경운동가는 종교적 열정에 들떠 있는 광신도의 혐의를 받기 일쑤이다. 이 영화의 맨 마지막 장면은 시사하는 바 자못 크다. 타이타닉 호는 선실은 물론이고 이제는 갑판 위에까지 물이 차기 시작한다. 배의 악단은 ‘내 주를 가까이 하려함은’으로 시작하는 찬송가를 연주한다. 그런데 물이 차는 바람에 악단은 연주를 도중에 그만두지 않을 수 없다. 환경 위기를 극복하는 데 종교도 큰 힘이 될 수 없음을 상징적으로 말해 주는 대목이다. 몇몇 학자들은 지구는 아직 자정능력이 있기 때문에 현재의 오염을 그렇게 두려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한다. 환경 위기에 따른 재앙을 부추기는 것이야말로 오히려 환경 위기보다도 더 위험하다고 꾸짖기도 한다. 그러나 지금 인류가 맞부딪쳐 있는 환경 위기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지구가 앞으로 50년을 견뎌내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줄잡아 2050년을 재앙의 해로 잡는 학자들이 적지 않다. 2050년이란 아마존 유역을 비롯한 지구상에 아직 남아 있는 열대 우림이 모두 파괴되는 시점이며, 석유나 석탄 같은 화석 연료가 완전히 고갈되는 시점이다. 바닷가의 개펄이 지구의 온갖 노폐물을 정화시키는 콩팥이라면, 열대 우림은 지구의 허파와 같은 구실을 한다. 더구나 열대 우림에는 아직도 인간이 알지 못하는 수만 가지 식물과 동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물창고이기도 하다. 또한 화석 연료가 완전히 고갈되고 나면 인류가 그동안 공들여 쌓아올린 문명의 탑은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리고 만다. 이 두 가지가 서로 맞물려 있어 2050년경에 지구는 재앙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보는 것이다. 더 늦기 전에 바다 속으로 점점 가라앉고 있는 이 지구라는 배를 건져내야 한다. 건져낼 수 없다면 가라앉는 속도라도 좀더 늦추어야 한다. 배가 떠 있는 동안 인류는 지혜를 한데 모아 어떻게 지구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는지도 모른다. 스피노자는 일찍이 “비록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나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말하였지만 지구가 멸망하는데 사과나무를 심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사과나무를 심기 전에 사과나무가 자랄 수 있는 땅을 먼저 보살피는 것이 올바른 순서일 것이다. 김욱동 서강대 교수· 문학비평가
  • [문학이 머문 풍경] 상록수의 충남 당진

    [문학이 머문 풍경] 상록수의 충남 당진

    독자들 중에 이미 다녀온 이들이 많은지도 모르겠다. 인천∼목포간 서해안 고속도로의 최고 명물인 서해대교를 건너자마자 충남 당진 송악IC를 빠져 왜목마을쪽으로 조금만 가면 ‘한진리’라는 작은 갯마을이 먼저 나타난다. 이 마을은 부곡국가공단을 사이에 두고 ‘부곡리’란 마을과 잇닿아 있다. 무심코 지나쳤을지 모르지만 두 마을이 농촌소설의 백미 ‘상록수’의 무대다. ●농촌에서 산업화 중심지로 탈바꿈 소설의 주인공 박동혁이 농촌계몽운동을 편 ‘한곡리’는 한진리와 부곡리를 합쳐 만든 마을 이름이다. 농촌인 부곡리와 어촌인 한진리는 당초 신작로로 연결돼 있었고 길옆에 천일염을 생산하는 염전이 펼쳐져 있었다. 소설에서 ‘해변에서 새우를 잡아 말리고, 준치나 숭어 잡는 철이 되면‘이라고 표현된 한진리에선 준치나 새우가 안 나온지가 오래 됐고 숭어는 봄철에만 조금 잡히고 있다. 지금은 여름이면 바지락, 겨울이면 굴을 주로 채취한다. 겨울철을 빼면 우럭과 놀래미를 잡으려고 배를 빌린 낚시꾼들이 선창에서 북적대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띈다. 소설은 또 ‘큰덕미’라는 실제 지명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지금은 공단이 조성돼 없어졌지만 한진리 뒤 바다쪽으로 볼록 튀어나온 산이었다. 한 신문사의 학생계몽운동 상을 받는 자리에서 만나 사랑을 키우며 농촌운동을 함께 벌이는 채영신을 동혁이 맞은 곳이다. 영신이 조그만 발동선을 타고온 이곳은 ‘하루 한번 똑딱이(석유발동선)가 와닿는 조그만 포구로 주막 몇 집과 미류나무만 엉성하게 선 나루터’라고 묘사된다. 하지만 큰덕미는 이런 것이 없었고 한진이 그랬다. 한진은 1970년대 초반까지 인천을 왕래하는 여객선이 드나들었고,80년대 초까지 경기도 평택을 오가는 배가 운행됐다. 서해안고속도로가 난 지금은 서울이 가깝지만 그 때만 해도 당진이나 서산에서는 여객선 때문에 인천이 가까웠다. 지금까지 인천에 서산·당진 출신이 많이 살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큰덕미가 있던 곳에는 지난 98년 67만여평의 고대공단이 들어서 있고, 신작로와 염전이 있었던 공간은 2000년 94만평의 부곡공단이 입주, 소설의 무대는 상전벽해(桑田碧海)가 됐다. ●박동혁의 모델은 큰조카 여주인공 채영신은 경기도 안산에서 농촌운동을 하다 숨진 ‘최용신’이 모델이지만 남자 주인공인 박동혁은 심훈 선생(1901∼36)의 큰조카 심재영씨가 모델이다. 심씨는 작고하기 전 저술한 수필집에서 “나는 숙부보다 11살이 어렸지만 친구처럼 허물없이 지냈고 나를 사랑했다.”고 밝히고 있다. 서울 흑석동에서 태어난 심씨는 1930년 진외가가 있는 부곡리로 내려온다. 그는 이곳에서 ‘민중속으로’란 뜻을 지닌 러시아의 브나로드 운동을 본따 마을 청년들과 공동경작회를 조직, 농촌운동을 벌였다. 그는 “일제의 감시와 가난 속에 방황하던 숙부가 나의 권유로 2년 후에 부곡리로 내려왔다.”고 말한다.1년간 심씨의 자택 사랑방에 머물면서 소설 ‘영원의 미소’ 등을 쓴 심훈은 인근에 집을 짓고 ‘필경사(筆耕舍)’란 이름을 붙였다. 식솔과 함께 정착한 이 집에서 심훈은 큰조카 심씨와 최용신을 모델로 해 ‘상록수’를 집필했고, 이 소설은 동아일보 창간 15주년 현상모집에 당선된다. 진외가 조카인 안승환(60)씨는 “심훈 선생의 둘째·막내 아들이 이 집에서 태어났고, 이곳에서 중학교까지 다녔다.”면서 “두 아들은 현재 어머니와 함께 미국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장남은 한국전쟁 때 인민군으로 끌려갔다. 안씨는 “10년전 선생의 부인이 북한으로 들어가 큰아들을 만났었는데 지금까지 그 아들이 살아있는지는 잘 모른다.”고 가족사를 전했다. 심씨는 자기 집과 필경사 사이에 있는 곳에 야학당을 짓고 학생을 가르쳤다. 그는 심훈이 상록수 당선금 500원 가운데 100원을 들여 야학 문을 고치고 책상 등을 바꿔줬다고 했다. 이 야학이 발전해 지금의 상록초등학교가 됐다. 심씨는 지난 95년 작고하기 몇해 전까지 이 학교 육성회장으로 있으면서 교육 열정을 불태웠다. ●상록수의 고향 남편이 작고한 뒤에도 줄곧 부곡리 집에 살고 있는 심씨의 부인 김옥순(83)씨는 “남편이 살아있을 때 ‘숙부가 술을 좋아하고 생각이 자유분방했다.’고 얘기했다.”며 자신이 시집오기 전, 상록수를 간행하기 위해 서울로 올라가 원고를 교열하던 중 장티푸스로 세상을 떠난 심훈을 전언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심씨와 농촌계몽운동을 벌이던 공동경작회의 회원 가운데 김덕영(93)씨만이 생존해 있고 거대한 공단이 마을 일부를 삼켰지만 당진에선 심훈의 문학을 기리는 행사가 매년 열리고 있다. 1977년부터 시·백일장 등을 곁들인 상록문화제가 펼쳐지고, 이 기간중에는 필경사에서 심훈 선생 추모제도 열린다. 또 시와 장·단편 소설을 공모해 시상하는 심훈문학상도 개최된다. 필경사 옆에는 심훈의 육필원고와 유품 등이 전시된 ‘상록수문화관’이 지어져 있어 해마다 1만여명의 관광객과 문학청년, 학생들이 찾아오고 있다. 당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인천 섬주민 여객료 50% 할인

    서해 5개 섬 등의 주민에 국한됐던 인천지역 여객운임 지원이 전 도서로 확대될 전망이다. 인천시의회 김필우 의원 외 25명 의원은 의원 발의로 ‘인천광역시 서해5도서 주민 여객선운임 지원조례중 개정조례안’을 제131회 임시회에 상정했다. 지금까지 여객운임 지원은 옹진군 백령·대청·소청·연평·소연평도 등 서해5도서와 여객선을 2번 타야 하는 덕적면 부속도서, 강화군 삼산면 서검도의 도서민에게만 이뤄졌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에서는 여객선 운임지원 대상 도서를 전 도서로 확대하고 지원금을 현 30%에서 50%로 상향조정했다. 여객운임지원금은 전액 시비로 충당된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30%의 지원금을 받던 서해5도서 주민들은 50%의 지원금을 받게 되며, 그동안 지원받지 못하던 나머지 도서민들도 여객운임의 50%를 지원받을 수 있다. 옹진군의 경우 올해 2억 3000만원의 여객운임지원금이 배정됐으나 이번 개정조례안이 통과되면 내년도 여객운임지원금은 모두 25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남규철의 DVD 폐인]15일 지구가 망할지라도…

    [남규철의 DVD 폐인]15일 지구가 망할지라도…

    거대한 스펙터클과 압도적인 공포,그리고 그 속에서의 아름다운 휴머니즘.이런 요소들을 고루 가지고 있는 영화가 바로 재난 영화입니다.빌딩의 화재나 터널 붕괴 같은 비교적 작은 규모의 재난에서부터 혜성의 지구충돌이나 빙하기 시대의 도래 같은 지구적인 재난에 이르기까지 재난영화는 비록 그 규모와 내용은 각기 다르지만 재앙을 초래한 인간의 오만과 고난 앞에서의 나약함,그리고 이를 극복해 가는 인간의 투쟁을 보여주어 묘한 안도감과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줍니다.거기에 재난영화 특유의 강렬하고 멋들어진 화면과 사운드는 DVD 보는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줍니다.이번 주에는 이런 재난영화의 대표작 DVD들을 소개하겠습니다. ●투모로우 롤랜드 에머리히가 만든,새로운 빙하기가 인류를 덮치는 재앙을 다룬 영화입니다.지구온난화로 인해 빙하가 녹고 이로 인해 새로운 빙하시대가 도래한다는 설정을 통해,지구온난화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자식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과 희생을 함께 보여줍니다.무엇보다 지구적인 규모의 재난을 다루는 만큼 영상의 압도적인 크기와 스펙터클은 다른 영화들과의 비교가 어려울 정도입니다.DVD로 출시된 ‘투모로우’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DVD가 보여줄 수 있는 거의 모든 장점들을 고스란히 갖고 있습니다.깨끗하면서도 실감나는 영상,사방에서 조여오는 거대하고 무시무시한 사운드,즐거우면서도 풍부한 부가영상이 DVD 2장에 가득 담겨 있습니다. ●포세이돈 어드벤처 예전 주말의 명화시간에 많이 보셨을 법한 오래된 재난영화입니다.뉴욕에서 아테네로 향하던 여객선이 전복되고 그 아비규환속에서 살아남으려는 인간들의 모습을 그린 작품으로 1970년대 미국 재난영화의 효시가 된 작품입니다.이 영화의 제작자인 어윈 앨런은 이후로도 ‘타워링’‘스웜’ 등의 재난영화들과 재난 TV드라마를 많이 제작하여 ‘재난의 제왕’(The Master of Disaster)이라는 칭호를 얻기도 했습니다.DVD ‘포세이돈 어드벤처’는 오늘날의 재난영화들이 보여주는 화려한 컴퓨터그래픽 영상과 압도적인 사운드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결코 만만치 않은 수준의 스펙터클함과 무엇보다 오랫동안 여운이 남는 깊은 인상을 주는 작품입니다. ●타이타닉 재난영화 중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성공한 영화를 고르라면 역시 ‘타이타닉’이 아닐까 합니다.제임스 캐머런에게 무려 11개의 오스카를 안겨준 이 영화는 ‘20세기의 마지막 대작’으로 칭송받으며 전세계적인 대성공을 거두기도 했습니다.실제 사실에 입각하여 충실하게 재현한 참사의 모습과 신분이 다른 연인의 안타까운 사랑이야기를 잘 엮어놓은 작품입니다.그러나 DVD로 출시된 ‘타이타닉’은 대작의 명성에 많이 부족한 수준(만족스럽지 못한 화면과 눈에 거슬리는 자막,볼품없는 부가영상)으로 출시되어 많은 아쉬움을 남기는 타이틀입니다.그래도 영화의 즐거움이 워낙 크기 때문에 꼭 보셔야 할 작품임엔 틀림없을 것입니다.
  • [눈도귀도 즐거워]긴연휴 보름달 뜨면 DVD 생각에 아~ 우~~

    [눈도귀도 즐거워]긴연휴 보름달 뜨면 DVD 생각에 아~ 우~~

    며칠후면 민족의 명절,추석입니다.올해도 어김없이 전국의 도로는 고향으로 가는 차들로 꽉 막힐 테지만 그래도 즐겁고 편안한 마음으로 즐거운 고향길,행복한 명절이 되셨으면 합니다.오늘은 이번 추석에 보실 만한 타이틀을 소개해 드립니다.마침 이번 추석은 모처럼 맞이하는 긴 연휴여서 영화를 볼 시간도 넉넉한 편인데요.이번엔 평소에 좀처럼 보기 힘들었거나 손이 잘 가지 않았던 독특한 작품들이나 유럽영화,TV시리즈 등을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모두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나 우리 영화와는 사뭇 다른,독특한 즐거움과 애틋한 감동을 전달해 주는 작품들입니다. ● 썸 시리즈 ‘스타워즈’‘타이타닉’‘블레어 윗치’‘배트맨’‘대부’….모두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던 할리우드의 명작들입니다. 지금 소개해 드리는 영화는 이 모든 영화를 다 보신 분들에게 추천해 드리는 영화입니다. 바로 ‘썸’(Thumb)시리즈입니다.제목 그대로 ‘엄지 손가락’을 기본 등장인물로 해서 만들어진 작품으로 위에 열거된 유명영화들을 패러디한 작품입니다. 주인공이 손가락이니만치 어딘가 조악하고 유치한 느낌을 받습니다만 원작을 비트는 대단한 유머감각이 이 단점을 상쇄하고도 남습니다. 원작영화를 보신 분들이라면 그야말로 대경실색에 요절복통을 하실 유쾌함이 가득한,이미 패러디 영화의 컬트 반열에 오른 작품들입니다. 국내에 DVD로 출시된 ‘썸’시리즈는 ‘썸 워즈’(스타워즈),‘썸 타닉’(타이타닉),‘블레어 썸’(블레어 위치),‘배트 썸’(배트맨),‘프랑켄 썸’(프랑켄슈타인),‘가드 썸’(대부)등이 있습니다. DVD에는 감독들의 친절하고 유쾌한 음성해설도 수록되어 있으니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 피아니스트의 전설 ‘썸’시리즈를 보시고 많이 웃으셨다면 이젠 눈물을 흘리실 차례입니다.우리에겐 ‘시네마 천국’과 ‘말레나’로 잘 알려진 주세페 토르나토레의 1998년 작품인 ‘피아니스트의 전설’입니다. 1900년대 희망을 찾아 신대륙으로 떠나는 여객선에서 인생을 보낸 어느 피아니스트의 삶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영화음악의 거장 엔리오 모리코네가 음악을 맡았습니다.천재 피아니스트의 기구한 삶과 아름답고 소중한 우정,그리고 클래식과 재즈를 아우르는 훌륭한 음악 등이 함께 모여 감동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DVD에는 영화 본편 외에 특별한 부가영상은 수록되어 있지 않지만 엔리오 모리코네의 가슴을 울리는 아름다운 선율과 유명 피아노 및 재즈곡들 만으로도 충분한 감동을 전달해주는 타이틀입니다. ● 그녀에게 페드로 알모도바르라는 스페인 감독의 작품입니다.성에 대한 관심과 독특한 색채감각으로 스페인 영화를 새롭게 세계에 알린 감독답게,이 작품에서도 약간은 황당하다고 할 사랑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사랑의 모습들과 사람들 사이의 소통과 단절을 그만의 스타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영화의 첫 부분은 지루한 듯 느껴지지만 결국 끝까지 시선을 떼지 못하게 하는 묘한 마력이 가득한 작품으로,아름답고도 서정적인 음악 역시 대단히 인상적입니다.기묘하지만 애절한 사랑이야기에 또는 너무나 아름다운 음악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고이게 되는 특별한 감동이 있는 영화입니다. DVD에는 감독의 음성해설을 비롯하여 제작과정과 인터뷰,예고편과 뮤직 비디오 등 다양한 부가영상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 24 시즌 1 TV시리즈물의 단점은 너무 길다는 것입니다.아무리 짧아도 10시간 이상의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으니 웬만해선 볼 엄두가 잘 나질 않습니다. 그럼에도 일단 첫 번째 에피소드를 보고 나면 10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을 기어코 다 보게 만들 만큼 묘한 매력을 가진 TV시리즈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24’는 화려한 수상경력과 마니아들의 칭송이 증명하듯,대단한 즐거움과 스릴이 가득한 TV 시리즈입니다.대통령후보의 암살 계획과 딸의 유괴 등 복잡하게 얽혀 있는 음모를 파헤쳐가는 특수요원의 이야기를,실시간으로 진행해 가는 독특한 구조를 가진 이 드라마는 무엇보다 정말로 ‘숨이 멎을 것 같은’ 강도높은 스릴을 선사하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무려 16시간에 이르는 방대한 러닝타임을 자랑하지만 일단 첫 번째 디스크를 플레이하면 마지막 에피소드까지 눈을 뗄 수 없을 만큼의 강렬한 몰입을 경험하게 됩니다.추석같은 편안한 연휴 때에만 마음껏 즐길 수 있는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이외에도 연휴동안 집에 찾아온 친지,가족들과 함께 볼 만한 작품들로 ‘메리 포핀스’(1964년),‘베어’(1988년),‘아이언 자이언트’(1999년),‘아름다운 비행’(1996년)등을 추천합니다.아이들에겐 물론 어른들에게도 영화의 즐거움과 뭉클한 감동을 전해주는 훌륭한 가족 영화들입니다. 남규철 DVD 칼럼니스트
  • 부천 만화도서관 “반응 좋네”

    ‘찾아가는 만화도서관’이 호응을 얻고 있다. ‘만화도서관’은 사단법인 부천만화정보센터가 만화인구의 저변 확대를 위해 학교나 복지기관 등에 수천권의 만화책을 기증,만화도서관을 운영토록 지원해 주는 사업. 지난해 4월 부천시 오정구청이 센터측으로부터 만화책 1000권을 기증받아 민원실에 만화도서관을 개장한 것을 시작으로 부천장애인종합복지관,상동종합사회복지관,한·중 국제여객선 향설란호 등 현재까지 모두 9개 기관이 1000∼3500권의 만화책으로 도서관을 열었다. 도서관에 비치되는 만화책은 이용 대상자를 고려한 학습만화,국내외 단행본,시리즈물 등 다양한 장르의 만화로 구성된다. 만화센터는 앞으로 만화도서관 설립 대상 기관을 센터가 위치한 부천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부천만화센터 김선미 연구원은 “상상력과 창의력의 결집체인 만화를 보급하기 위해 ‘찾아가는 만화도서관’ 사업을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인천-中단둥 항로 ‘고구려 특수’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과 관련,고구려 유적지를 찾는 우리나라 관광객 및 연구진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인천∼중국 단둥(丹東) 항로 여객선 이용객이 크게 늘고 있다. 23일 인천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지난달 이 항로 여객선 이용객은 921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653명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올들어 지난달까지 승객 수도 4만 593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만 7925명에 비해 64%나 늘었다.인천∼중국 9개 항로 가운데 옌타이(煙臺),웨이하이(威海)항로에 이어 3위에 올랐다. 매주 월·수·금요일 인천항을 출항하는 이 항로 여객선 ‘동방명주호(1만 648t급)’는 연초만 해도 승객이 100∼200명에 불과했으나 최근에는 400여명의 승객을 싣고 운항하고 있다. 여객선사 ‘단둥국제항운’측은 최근 중국측의 고구려사 왜곡 여파로 중국 지안(集安)에 위치한 광개토대왕비,광개토대왕릉,장군총,국내성과 고구려 첫 수도였던 졸본성 등 고구려 유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중·고교 수학여행단,대학 연구진,단체 여행객이 크게 늘어난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대형 태풍 ‘메기’ 남부지역 강타

    대형 태풍 ‘메기’ 남부지역 강타

    제15호 태풍 ‘메기’가 19일 오전 부산 서쪽 해안으로 상륙한다.메기는 이에 앞서 남해안으로 접근하면서 집중호우를 동반, 영산강 유역에 홍수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19일 0시 현재 나주 436.5㎜,광주 풍암 401㎜,산청 307.5㎜,제주 어리목 237.5㎜ 등의 강수량을 보였다. 이에 따라 전남 지역에서는 경전선 철도가 불통되고 하천이 잇따라 범람하는 바람에 주민들이 대피해 초조하게 밤을 새웠는가 하면 여객선 운항도 전면 중단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기상청은 18일 “태풍 메기가 중심 부근 최대풍속이 초속 33m에 이르는 대형 태풍으로 발달했다.”고 설명하고 “지난해 태풍 ‘매미’보다는 약하지만 1987년 많은 피해를 준 태풍 ‘셀마’보다는 강한 수준”이라면서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다. 태풍 메기는 북동진해 19일 오후에는 동해상으로 빠져나가겠지만 영남 해안과 강원 영동 등 일부 지역은 누적강수량이 400㎜를 넘는 집중호우가 예상된다. 또 호남,영남 내륙,강원 영서,제주는 100∼300㎜,충청남북도는 50∼100㎜,서울과 경기 지역에도 30∼60㎜의 비가 더 내리겠다. 기상청은 “18일 밤 제주 동쪽 해상을 지난 메기는 19일 오전 부산·울산 등 영남 해안을 스쳐 동해상으로 빠져나갈 것”이라면서 “19일 정오에는 울릉도 남쪽 70㎞ 해상까지 진출한 뒤 20일 오후쯤 열대저압부로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상청은 또 “19일까지 전 해상에서 3∼6m,태풍이 지나는 부근에서는 6∼8m로 물결도 높이 일 것”이라면서 “남해안 저지대를 중심으로 해일에 의한 침수피해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기상청은 이날 밤 제주와 제주 해상,광주,전남북,경남북 일대와 남해 서부 전 해상에 태풍경보,대구·부산·대전·울산·경남북·충남북·서해 남부 전해상,남해 동부 전해상,동해 남부 전해상에 태풍주의보를 내렸다. 채수범기자 lokavid@seoul.co.kr
  • 하천범람 2명실종·357명 대피

    제15호 태풍 ‘메기’가 한반도에 접근하면서 18일 전남과 광주,경남 등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비 피해가 잇따랐다.일부 지역에는 최고 400㎜가 넘는 강수량과 시간당 60∼70㎜의 집중호우로 가옥과 농경지,도로가 침수됐으며 하천 범람을 우려한 주민들은 안전지대로 대피했다.전남 지역에서는 불어난 물로 2명이 실종됐다. ●주민 대피,철도·도로 차단 18일 오후부터 본격적으로 태풍 메기의 영향권에 들어간 호남과 영남 지역에는 시간당 최고 70㎜의 폭우가 쏟아졌다.이로 인해 철도가 끊기고 농경지와 주택이 물에 잠기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이날 자정까지 강수량은 나주 436.5㎜,광주 풍암 401㎜,제주 어리목 237.5㎜,경남 산청 307.5㎜,합천 대병 278.5㎜,영동 가곡 138.5㎜,논산 양촌 122.5㎜,고성 대진 121.5㎜,강릉 경포대 112.5㎜ 등을 기록했다. 기록적인 호우가 내린 장흥군 유치면에서는 유치천이 범람하면서 주민 21명이 대피했다.나주시 세지면 만봉천과 금천천이 범람하면서 71가구 200명이 세지초등학교 체육관으로 대피하는 등 전국에서 155가구 357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나주시 다도면 암정 2구 마을 앞 진입교량이 불어난 물로 붕괴되면서 판촌리·송항리 등 6개 마을 177가구 400여명이 고립됐다. 경전선 등 철도 운행이 한때 중단되고 일부 국도도 통행이 금지됐다.오후 7시20분쯤 전남 곡성군 신기리 전라선 금지∼곡성간 신기 1∼2터널 사이 옹벽 20m가 무너져 열차 운행이 지연됐다.또 오후 2시45분쯤 나주시 남평면 광천리에 시간당 51㎜의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경전선 남평∼효천간 교량 부근의 노반 15m가 유실돼 목포∼순천간 열차 운행이 전면 중단되고 용산발 순천행,목포발 여수행 열차는 서광주까지만 운행됐다.전북 남원∼남장수 고속도로도 오후 6시40분쯤 토사유출로 통제되는 등 전국 9개 도로가 통행이 일시 중단됐다. 경남 함양군 서상면 강남마을 앞 국도 26호선이 산사태로 불통됐고,대구 북구 태전동과 서대구 공단일대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하수구가 역류하는 바람에 가옥이 침수됐다.목포 해안 저지대의 주택가 등 전국에서 모두 117채의 주택이 물에 잠겼고,장흥 관산읍의 논 15㏊ 등 전국의 농경지 1290㏊도 침수됐다. ●실종,중상,구조 잇따라 이날 오후 2시쯤 전남 화순군 한천면 오음리 S건설 석산 공사현장에서 폭우로 침전둑이 무너지면서 현장사무실을 덮쳐 정모(41)씨가 물에 휩쓸려 실종됐다.이어 오후 6시30분쯤 전남 나주시 다시면 죽산리 영산강 둑에서 임모(74)씨가 논에 설치된 양수기의 호스를 거둬 들이다가 급류에 휩쓸렸다.오후 8시40분쯤 거창군 남아면 무릉리 정도사 절 숙소가 산사태로 무너지면서 숙소에 있던 이모(70)씨 등 2명이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또 전남 장흥군 유치면 반월리 하천범람 고립자 21명이 구조되는 등 전국에서 33명이 구조됐다.전남 완도와 목포,통영 등 연안여객선 52개 항로 운항이 전면 통제되는 등 전국적으로 5만 8000여척의 선박이 발이 묶였다.또 오전 6시45분 출발 예정이던 포항행 아시아나 항공기를 시작으로 서울과 남부 지역을 잇는 왕복 항공기 7개 공항 41편도 무더기로 결항했다. 채수범 유지혜기자 lokavid@seoul.co.kr
  • [아테네통신]

    ●42세에 올림픽에 첫 출전한 미국 여자 양궁 선수 재닛 다이크만이 50세에 두 번째 올림픽에 출전해 화제다.30세 때인 지난 1984년 LA올림픽때 경기를 보고 양궁에 입문한 다이크만은 96애틀랜타올림픽에 출전해 16강까지 올랐다.다이크만은 “편안한 마음가짐이 긴 선수생명의 원동력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스와의 축구 개막전에서 첫 골을 터뜨린 김동진이 “암으로 돌아가신 어머니께 드린 골 약속을 지켜 행복하다.”고 말했다. 김동진의 어머니는 지난 2001년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김동진은 경기후 “첫 골을 어머니의 영전에 바친다.”고 말해 주위를 숙연케 했다. ●개막을 앞두고 각국 정상을 비롯한 왕족,유명 연예인이 속속 아테네에 도착하고 있다. 이번 올림픽은 각국 대통령 29명과 총리 26명 등 세계 정상 66명,왕족 11명 등이 참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 내외는 카리브해 바베이도스에서 휴가를 마친 뒤 초호화 여객선 ‘퀸 메리 2세’에 몸을 싣고 아테네에 도착했다.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터키의 레젭 타입 에르도안 총리는 그리스의 부호 라트시스 가문의 호화 요트 ‘알렉산드라 호’의 손님으로 초대됐다. F1 챔피언 미하엘 슈마허와 조지 클루니,줄리아 로버츠,안젤리나 졸리 등 영화배우,마돈나와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도 모습을 드러낼 에정이다. ●개회식 남북한 공동입장 때 북측의 기수로 나서는 농구선수 출신 김성호(50·본부임원)는 2002부산아시안게임 당시 북한 남자농구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김성호 감독과 ‘동명이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공동입장에 참가할 인원은 2000년 시드니대회때보다 20∼70여명이 늘어난 250∼300여명으로,남북의 구분없이 자유롭게 입장하기로 했다. ●스웨덴의 IOC 위원 구닐라 린드버그(57)가 12일 총회 부위원장 투표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됐다. 이로써 린드버그는 지난 2001년 임기가 끝난 아니타 디프란츠(미국)에 이어 사상 두번째 여성 부위원장으로 4년의 임기를 수행하게 됐다.린드버그는 96년 IOC 위원에 선출됐다.한편 총회에서는 전설적인 장대높이뛰기 선수 출신인 세르게이 붑카(우크라이나)가 IOC 위원으로 재선임됐다. ■ 아테네올림픽 특별취재단 이창구기자(체육부) 김명국차장(사진부) 김태충차장 조병모 위원석기자(이상 스포츠서울 스포츠부) 강영조기자(스포츠서울 사진부)
  • [섬으로 떠나요] 백령도·대청도

    [섬으로 떠나요] 백령도·대청도

    백령도는 서해의 종착역이다.동틀 무렵이면 황해도 장산곶의 닭 울음소리가 바람에 묻혀 들려오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북한 땅과 가깝다.그래서 그동안 안보 관광지의 대명사처럼 여겨져 왔다.그러나 남북화해 무드가 성숙돼 가고 있는 시점인 만큼 섬 고유의 자태에 의미를 두는 것이 좋을 듯하다.굳이 ‘안보’라는 수식어로 치장하지 않아도 옹색하지 않을 만큼 뛰어난 관광상품이 많기 때문이다. 대표선수로는 ‘서해의 해금강’이라는 두무진을 꼽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장군들이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하는 형상이라 해서 두무진(頭武津)이라 한다. 시퍼런 바다 한가운데에 기세등등하게 하늘로 뻗어 있는 바위군(群)을 보면 왠지 무섭다는 생각마저 든다.먼 발치에서 봐도 비경이지만 배를 타고 나가면 진면목을 볼 수 있다.나간 김에 주변 해안에 있는 물범바위,선대암,창바위 등을 둘러보면 일석이조다. ●달궈진 콩돌 밟으며 발마사지도 사곶 해수욕장을 찾으면 기이한 광경을 볼 수 있다.마을 사람들이 멀쩡한 도로를 놔두고 백사장 위로 경운기나 자동차를 타고 다닌다.그만큼 모래가 곱고 단단하다.때문에 유사시에는 비행장으로 쓰이기도 했는데,세계에서 이탈리아 나폴리와 함께 단 두 곳밖에 없는 천연비행장이다.해변 뒤 마을에 있는 ‘사곶 냉면’은 섬에서는 드물게 냉면집으로 유명하다.백령도산 메밀로 만든 냉면인데, 육수가 진국이어서 육지에도 이 집을 사칭한(?) 냉면집이 있을 정도다.콩돌해안은 이름처럼 콩만한 돌들이 지천으로 널려 있다.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을 만큼 귀한 돌이다.여름철 한낮에 뜨겁게 달구어진 돌멩이 위를 걷는 것은 상당한 인내를 필요로 하지만 건강에 좋다는 소문이 돌아 오는 사람마다 걷느라 야단들이다.천연 발마사지장인 셈이다. 백령도는 고전 ‘심청전’의 배경무대이기도 하다.심청이 바다에 몸을 던진 인당수라 전해지는 곳이 두무진 앞바다다.그곳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있는 ‘심청각’에는 심청전과 관련된 다양한 자료가 전시돼 있다.또 심청 이야기와 관련된 마을들이 산재해 있는데 이곳을 둘러보는 것도 흥미있을 듯하다.심청이 자랐다는 곳으로 심청전 원전에 있는 ‘중화동’은 연화1리에 있고 뺑덕어멈이 살았다는 ‘장촌’은 이웃동네에 있다. ●깨끗한 물에 고운 백사장까지 대청도는 4시간 가까운 뱃길의 고단함을 순식간에 날려버릴 만큼 절경이다.이 섬은 전체가 해수욕장이라 불러도 무방할 만큼 빼어난 해변이 많다.조그만 섬에 해수욕장만 6개가 있다. 사탄동 해수욕장은 우리나라 10대 해수욕장의 하나로 꼽힐 만큼 풍치가 뛰어나다.해변이 산세(山勢)로 움푹 들어온 데다 주변에는 기암괴석들이 즐비해 마치 심산유곡에 와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물은 동해안 못지 않게 맑으며 모래 또한 곱다.농여해수욕장은 물이 빠지면 폭 700여m의 거대한 모래사장이 펼쳐진다.씩씩하게 걸어도 엄지발가락과 뒤꿈치 자국밖에 남지 않을 정도로 모래가 잘고 단단하다.모래사장의 높낮이가 달라 물이 빠질 때 낙오된 바닷물이 연못 같은 웅덩이를 서너개 만들어 놓는데 이곳 사람들은 이를 ‘골새’라고 부른다.고여 있는 물이라 차갑지 않고 깊이도 어른 무릎에 못 미쳐 ‘어린이 전용풀’로 ‘딱’이다. 옥죽동 해수욕장 바로 뒤에는 거대한 모래언덕이 펼쳐져 있다.수천년 동안 바다로 난 바람길을 타고 중국에서 날아온 모래가 쌓여 동산을 만들었다.맨발로 언덕에 올라갔다가 해변쪽으로 내려오면 마치 사막에라도 온 것 같은 기분에 빠져들 수 있다.대청도 사람들은 피서를 갈 때 주로 이곳을 찾는다.지두리해수욕장은 백사장이 일부러 자로 재어 놓은 것처럼 네모 반듯하게 생겼다.파도 역시 일렬로 줄을 맞춰 그곳을 찾아들어 정제된 느낌을 준다.뒤로는 아득히 높은 잔디 언덕이 펼쳐졌고 해안 양쪽으로는 절벽이 휘감고 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가는 길 인천 연안부두에서 출발하는 쾌속선을 타면 대청도(4시간 소요)를 거쳐 백령도(4시간20분 소요)로 간다.운임은 대청도 4만 5700원,백령도 4만 7900원이다.차량을 실을 수 있는 카페리는 오는 9월부터 운행된다.운항시간은 여객선사에 따라 다르며,일기에 따라 결항하는 경우가 잦기 때문에 사전에 문의하는 것이 좋다.(온바다해운:032-884-8700,진도해운:032-888-9600) 숙박업소(032) ◇백령도 문화모텔(836-7001) 옹진모텔(836-8001) 항구모텔(836-0354) 중앙여관(836-0042) 서울여관(836-0234) 이화장(836-5101) 귀빈장(836-3657) 민박(836-8562,836-0132,836-0755,836-1132) ◇대청도 엄지여관(836-2035) 희망여인숙(836-2102) 옹진여인숙(836-2021) 선진여인숙(836-2138) 문화여인숙(836-2015) 민박(836-2372,836-2411,836-2266,836-2410,836-2009,836-2260,836-3188)
  • [섬으로…] 소이작·소무의·소청도

    [섬으로…] 소이작·소무의·소청도

    앞에 소(小)자가 붙은 섬들은 경관이 떨어지겠거니 하고 사람들이 그냥 지나치는 경향이 있다.그러나 ‘정보부족’을 깨닫는 순간 후회는 밀려든다.인천 연안에는 ‘소’자가 붙었어도 본도에 비해 결코 경관이 떨어지지 않고 그들만의 멋을 지닌 섬들이 많다.오히려 남들이 덜 찾는 섬이기에 본도보다 호젓하고 깨끗하다는 이점도 있다. ●우리나라 최대의 수중 모래섬 경기 옹진군 자월면 이작도에서 서쪽으로 300여m 떨어진 소이작도.‘한두 시간이면 돌아볼 수 있겠지.’ 싶었던 마음은 섬에 발을 딛는 순간 고쳐먹는 것이 좋다.이것저것 제대로 보자면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야 한다.섬 끝부분에 위치한 벌안해수욕장은 길이 300m,폭 20m,완만한 경사의 백사장과 그 옆에 가득한 노송들이 조화를 이뤄 한적함을 더해준다.가족 단위 피서객들이 즐겨찾는 곳이다.큰말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약진해변은 옹달샘처럼 산속에 콕 박혀 있다.때문에 경치는 뛰어나나 산세가 가팔라 야영이 불가능하다.해변에 서면 앞으로는 바다가,뒤로는 숲이 보이는 것이 전부다. 너무 호젓해서일까,바다는 작은데 파도소리는 우렁차다. 소이작도에서 남쪽으로 3∼4㎞ 떨어진 바다에 있는 모래섬인 ‘풀등’은 섬관광의 백미다.사리 때 하루 4∼5시간씩 모습을 드러내는 풀등은 길이가 수십 ㎞,면적이 20만평이 넘는 우리나라 최대의 수중 모래섬이다.이곳에서 해수욕을 하거나 오토바이·경운기 등을 타고 모래섬 탐험에 나서 보면 특별한 재미가 있다.물론 이작도에서도 갈 수 있다.소이작도로 가는 쾌속선은 인천 연안부두에서 출발해서 50분 정도 걸린다.차량을 가져 가려면 안산 대부도 방아머리선착장을 이용해야 한다. 이곳에서는 1시간 40분 가량 걸린다.운항시간은 유동적이기 때문에 사전문의가 필요하다.(연안부두:032-887-2891,방아머리선착장:032-886-3090) ●해가 뜨고 지는 장관 모두 감상 소무의도는 드라마 ‘천국의 계단’ 세트장으로 유명해진 무의도에서 지척이다.무의도에서 동쪽으로 500여m 떨어진 이곳으로 가려면 무의도 광명마을 선착장에서 소무의도 통장인 김종익씨(032-752-4747,011-9718-9324)를 ‘콜’해 그가 모는 종선을 타야 한다. 종선은 섬과 섬을 잇는 유일한 루트인데 30명 정도 승선이 가능하며 운임은 2000원이다.무의도까지 가는 배는 인천국제공항 인근인 잠진선착장에서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수시로 운항한다. 30가구가 전부인 소무의도의 마을은 2개다.서쪽마을은 무의도와,동쪽마을은 인천 시내와 마주보고 있다.덕분에 이 섬에서는 해가 뜨고 지는 장관을 고개 하나를 넘나들며 모두 감상할 수 있다. 이곳 해변은 일부러 모아놓은 것처럼 조개껍질과 조그만 자갈이 무수히 널려 있다.따라서 아이들이 해변놀이 즐기기에 좋으며 갯바위에서 낚시를 하기에 적합한 포인트가 많다.좀더 먼 바다로 나가려면 낚싯배를 빌려야 하는데 4시간 기준으로 30만원이다. 물이 빠지면 ‘몽녀’라고 불리는 갯바위까지 걸어갈 수 있다.자연휴양지로 지정돼 있는 이곳에서 소라·고동·조개 등을 잡다가 지치면 한때 왜가리서식지로 유명했던 ‘해녀’라는 무인도를 바라보며 쉬어도 좋다.음식을 파는 곳은 ‘태현이 할머니네’(032-752-8833) 한 곳뿐인데 미리 주문을 해야 하는 비상설 식당이다. ●1908년 세운 소청도 등대 명물 대청도에서 남동쪽으로 5㎞ 가량 떨어진 소청도의 명물은 등대다.1908년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세워졌으니 무려 한 세기 가깝게 배의 눈이 되어주고 있다.아직도 등대지기가 지키고 있는 드문 곳이며,섬 왼쪽 끝에 있는 절벽 위에 위치해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등대 인근에 있는 노화동 해변도 절경이지만 군사작전상 여름 밤에 야영이 불가능,피서객들이 등대 관사 마당에 텐트를 치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예동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분바위는 소청도의 진주와 같은 존재.일체의 색채가 가미되지 않은 순수 흰빛만의 바위군(群)으로 이국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소청도는 섬 전체를 바다낚시터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우럭·농어·놀레미 등이 많이 잡힌다. 마을에 있는 27척의 낚싯배는 하루 빌리는데 30만∼40만원 선이다.낚싯배 대여는 민박집에 문의하면 연결시켜 준다.연안부두에서 쾌속선을 타면 3시간 40분 후에 소청도에 도착한다.운항시간은 여객선사에 따라 다르며,일기에 따라 결항하는 경우가 잦기 때문에 문의하는 것이 좋다.(온바다해운:032-884-8700,진도해운:032-888-9600) 글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소이작도 032-834-3767 032-834-4156 032-833-5221 032-833-7658 032-834-5351 ◇소무의도 032-752-4747 032-752-8833 032-752-4810 032-752-4040 ◇소청도 032-836-3009 032-836-3052 032-836-3097 032-836-3022 032-836-3025 032-836-3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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