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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좀비 뱀’이 나타났다…美 네티즌 사로잡은 ‘기묘한 뱀’

    ‘좀비 뱀’이 나타났다…美 네티즌 사로잡은 ‘기묘한 뱀’

    좀비라면 사족을 못 쓰는 미국의 네티즌들이 한 뱀에게 푹 빠지고 말았다. 뱀의 별명이 ‘좀비 뱀’이기 때문이다. CNN은 최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州) 공원·여가부가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등에 공유해 화제가 된 한 뱀 품종을 소개했다. ‘동부 돼지코뱀’이라는 이름의 이 뱀은 기묘한 습성 때문에 네티즌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뱀은 위협을 받으면 몇 분 동안이나 죽은 척을 한다. 특히 이 뱀이 죽을 척을 하고 있을 때의 모습은 그야말로 가관이다. 몸을 완전히 뒤집어 배를 보인 채 입을 벌리고 혀까지 내민다. 심지어 짧게 경련까지 일으키고 경우에 따라서는 배변을 하거나 먹이도 토해낸다.당국이 공유한 사진에서도 이 뱀은 그야말로 죽은 듯한 모습이다. 하지만 위협이 없다고 느끼면 다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일어나서 제 갈 길을 간다. 이 때문에 일부 네티즌은 비명까지 지르며 호들갑을 떨었다. 그것이 단지 뱀이 징그러워서인지 아니면 좀비처럼 되살아나는 것처럼 보여서인지 알 수 없지만, 사실 이 뱀은 우리 인간에게 전혀 위협이 되지 않는다. 물론 두꺼비 등 먹이를 잡을 때 쓰는 약간의 독이 있다고는 하지만, 사람에게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돼지코뱀은 미국 동부와 서부 그리고 남부에 분포한다. 그 중 동부 돼지코뱀이 가장 크지만 몸길이는 보통 50~84㎝ 수준이다. 이들 뱀은 이름처럼 코가 다소 위쪽을 향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며 색상은 노란색부터 황갈색, 올리브색, 갈색, 회색, 주황색, 검은색 그리고 반점이 들어간 적갈색까지 다양하다. 현지에서는 이 뱀이 숨결 속에 독을 섞는 능력이 있어 7m 떨어진 거리에서도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속설이 있지만, 이는 지어낸 이야기이며 이들 뱀은 인간에게 전혀 해롭지 않다고 플로리다 자연사박물관은 강조했다. 사진=노스캐롤라이나주 공원·여가부/페이스북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故 이희호 여사 비하’ 수능만점자 서울대생, 반성없이 또 고인 모독

    ‘故 이희호 여사 비하’ 수능만점자 서울대생, 반성없이 또 고인 모독

    고(故) 이희호 여사를 비하하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되고 있는 수능만점자 출신 서울대생이 이번엔 이희호 여사를 가리켜 사실상 ‘살인범’이라고 해 더 큰 파장이 예상된다. 서울대에 재학 중인 A씨는 지난 4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이 11일 논란이 되자 이날 재차 글을 올렸다. 그는 “우리나라가 언제부터 살인범을 욕하면 일베충으로 낙인 찍히는 나라가 되었는가”라면서 “여가부(여성가족부) 때문에, 여가부 예산을 받는 여성단체 때문에 무고하게 자살한 사람이 몇 명인데”라고 했다. 이어 “여가부 만드는 데에 1등 공신인 사람을 고인이라고 해서 함부로 욕하면 안 되는 건가? 자기도 똑같이 죽음을 느껴 봐야지”라고 했다. 지난 10일 별세한 이희호 여사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97년 대통령에 당선된 뒤 2001년 여성부가 출범하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 근로기준법, 남녀고용평등법, 고용보험법 등 ‘모성 보호 3법’이 개정돼 모성 보호 비용을 사회가 분담하게 만들었다.A씨는 지난 4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희호 여사가 위중하다는 기사를 공유하며 “페미대장 잘 ×××”라면서 이희호 여사를 강하게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당시 A씨의 게시물은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에 퍼지며 논란이 됐고, 이희호 여사가 별세하면서 다시 부각됐다. 현재 A씨의 페이스북에서 해당 글은 찾아볼 수 없다. 그는 다른 사람의 게시물에 “정신병자는 도태시키는 게 우생학적으로도 맞음”이라는 댓글을 쓰기도 했다. ‘말이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댓글에 A씨는 “우생학이 어떤 이념인지 공부해보시긴 했음?”이라며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A씨는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만점을 받고 서울대에 입학했다. 당시 수능만점자로 여러 언론과 매체를 통해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조현병 환자 관리하겠다는 국토부…한동네 닮은꼴 복지만 4개

    조현병 환자 관리하겠다는 국토부…한동네 닮은꼴 복지만 4개

    올해 2월 28일부터 국토교통부가 전국 영구임대주택단지 중 15곳을 골라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주거복지사를 1명씩 배치하는 ‘찾아가는 마이홈센터’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출범 당시 국토부는 영구임대주택 입주민 특성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복지관, 보건소, 한국토지주택공사(LH), 주택관리공단 등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취약계층을 지원한다고 밝혔다.특히 국토부는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조현병 등 정신질환자들의 발굴, 관리를 통한 안전문제까지 일부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재 지자체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등으로 복지서비스 전달 체계가 나뉘어 있는 상황에서 국토부가 또 다른 복지 전달체계를 만드는 것이 서비스 이용자인 시민들에게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15개 단지에 주거복지사 1명씩 배치 여러 수식어가 붙었지만 ‘찾아가는 마이홈센터’의 핵심은 주거복지사의 임대아파트 배치를 통해 입주자들의 복지 관련 업무를 국토부가 직접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15개 단지의 관리사무소에 배치된 주거복지사들은 입주자를 대상으로 실태조사와 심층상담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임대아파트 입주자들이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복지관, 보건소, 관리사무소 등과 연계해 제공한다. 한마디로 공공임대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복지 전달체계가 생겨나는 것이다. 국토부는 공공임대주택을 중심으로 복지 수요가 많기 때문에 별도 전달체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방의 한 영구임대아파트 입주자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984가구 중 기초생활수급자 가구가 833가구로 84.7%에 이른다. 이어 북한이탈주민이 46가구(4.7%), 장애인이 40가구(4.1%), 한부모 가정이 18가구(1.8%) 등으로 뒤를 잇고 있다. 현재 관리사무소는 시설물 보수와 입주자 관리 등 아파트 관리업무만을 수행하고 있다. ●주거복지 부문에서 남다른 효과 주거복지사가 실제 배치된 것은 지난 4월부터다. 아직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단지별 지원 프로그램은 마련되지 않았고, 단지별로 시행하면 좋을 사업을 찾고 있다. 현장에 배치된 주거복지사들이 고군분투하면서 성과도 적지 않다. 현재까지 제시된 프로그램은 ▲공동빨래방 ▲저장강박증(사용 여부에 관계없이 물건을 쌓아두는 증상) 가정 청소 ▲조현병 등 정신질환자 발굴 및 치료 연계 ▲노인편의시설 설치 ▲입주민 대상 특강 등 다양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작 단계지만 주거복지사들이 작지 않은 활약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여러 분야 중 주거복지사 서비스가 가장 큰 효과를 보이고 있는 곳은 역시 주거복지 부문이다. 앞서 정부는 2015년 12월 ‘마이홈센터’를 열고 정부가 제공하는 임대주택은 물론, 주거급여, 주택금융, 공공분양주택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선 직접 센터를 찾거나 인터넷에 접속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서울 노원구 중계3단지(영구임대)에 배치된 서영진 주거복지사는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노인 중 적지 않은 분들이 글을 잘 못 읽기 때문에 자신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면서 “정부의 주거지원 서비스를 제대로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4월까지 경기 화성의 국민임대주택(전용면적 36㎡)에 살던 B씨(77)는 주거복지사와 상담을 통해 주거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되면서, 월세 11만원을 절약하게 됐다. ●사회복지사와 비슷한 주거복지사 역할 하지만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먼저 서비스를 받는 입장에서 전달 방식이 너무 다양해지면 오히려 혼란스럽고 불편할 수 있다. 현재 지자체들은 기존의 동주민센터를 행정복지센터로 바꿔 ‘찾아가는 복지상담’과 복지 사각지대 발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도 보건소 등 지역의 다른 기관과 네트워크를 강조하고 있다. 또 복지부가 운영하는 ‘찾아가는 읍면동 보건복지서비스’도 2022년까지 전국 3509개 읍면동을 복지 허브화하는 방식으로 복지대상자를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여가부도 건강가정지원센터를 통해 취약가정과 위기가정 지원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이렇게 비슷한 복지 전달체계가 많다 보니 현장에선 업무 중복이 새로운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동주민센터와 사회복지관을 통해 수급자 신청을 수차례 넣었다가 자격이 되지 않는다는 응답을 들은 사람이 다시 주거복지사에게 와서 수급자가 될 수 있는지 상담을 받고, 신청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복지부와 여가부 등에서 비슷한 성격의 지원사업을 이미 진행하고 있다”면서 “각 부처 입장에선 자신들만의 복지 지원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의미 있고, 또 성과 평가에도 유리할지 모르지만 서비스를 받는 사람 입장에선 일 처리 창구는 단일화되고, 접근성은 확대되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서비스 특화 부분도 문제다. 주거복지사의 경우 주거 관련 안내에 대해선 경쟁력이 있지만, 다른 업무에선 기존 사회복지사보다 뛰어나다고 말하기 어렵다. 역할도 복지관, 보건소, 관리사무소 등 지역의 유관 기관들과 연계해 건강과 고용, 교육, 신용 등 입주민이 겪는 통합적 주거 관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주거 코디네이터’를 표방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마저 주거복지사와 사회복지사가 하는 업무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안전문제 해결할 수 있을까 또 다른 문제는 국토부가 당초 밝힌 임대주택의 안전 문제 해결이다. 지난 4월 경남 진주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조현병 환자 안모(42)씨가 주민들을 칼로 찌르고 불을 질러, 5명이 숨지고 16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공공임대주택의 안전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됐다. 당시 국토부는 조현병이나 알코올 중독 증상이 있다고 이들을 강제퇴거시키거나 강제로 치료받게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런데 국토부는 이번에 ‘찾아가는 마이홈센터’를 추진하면서 조현병 환자 발굴·치료연계, 저장강박세대 환경 개선, 임대료 장기연체 관리 등 기존 사회복지관, 관리사무소와는 차별화된 ‘주거’ 분야 과제발굴 및 프로그램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해결 방법으로 영구임대단지에 배치된 주거복지사들이 지속적인 상담과 관찰을 진행하는 것을 제시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토부가 조현병 환자 상담에 대한 기본 개념도 잡지 않은 상태에서, 주거복지사들에게 위험 업무를 맡겼다고 지적한다. 조현병 환자의 경우 때때로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기 때문에 사회복지사 등이 조현병 환자를 상담을 할 경우 2인 1조로 진행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런데 현재 시행되고 있는 ‘찾아가는 마이홈센터’ 사업에선 주거복지사 1명이 영구임대단지에 배치될 뿐이다. 한 사회복지사는 “조현병 환자나 알코올 중독자, 저장강박증이 있는 이들은 몇 개월에 걸쳐 신뢰 관계를 만들어야 겨우 대화를 나눌 수 있고, 그마저도 상당히 조심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현재 이들을 상담하는 사회복지사들도 2인 1조로 나가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말했다. 결국 현장 상황을 모르는 상태에서 조현병 환자나 알코올 중독자, 저장강박증세를 보이는 이들에 대한 발굴·관리를 하겠다고 큰소리를 친 것이다. 턱없이 부족한 인력과 공간도 문제다. 현재 시범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영구임대단지 15곳의 총 가구수는 2만 785곳인데, 산술적으로 주거복지사 1명이 1386가구를 맡는다는 뜻이다. 시범사업이 진행 중인 영구임대아파트인 대전 판암4단지는 2415가구를 주거복지사 1명이 맡고 있다. 입주자 1명을 상담하는데 평균 1시간에서 1시간 30분이 걸리고, 이들이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정리해 관련 기관에 전달하는 시간을 합치면 한나절이 걸린다. 현장에서는 아무리 시범사업이지만 단지별로 최소 3명은 배치해야 효과를 볼 수 있고, 제대로 된 상담을 위해선 상담자들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분리된 공간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중앙정부 ‘지원’ 지방정부 ‘실행’ 단순화 전문가들은 각 부처가 각기 다른 복지서비스 전달체계를 내놓을 것이 아니라, 지원은 중앙정부로 실행은 지방정부로 복지체계를 단순화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박정원 안동대 행정학과 교수는 “부처별로 성과를 내기 위해 비슷한 내용의 지원책을 내놓고 있는데, 이는 지원체계의 효율성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비용을 증가시켜 정작 필요한 복지서비스는 못하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부처별 서비스 전달 체계를 통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재훈 교수도 “예전에 복지부가 사회복지사 배치를 찔끔찔끔하면서 서비스 이용자들은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현장에서는 사회복지사들의 업무가 너무 많아져 문제가 생겼다”면서 “장기적으로는 복지시스템을 통합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인력을 좀 더 과감하게 배치해 현장에서 주거복지사 배치의 효과를 제대로 느끼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이희호 여사 별세] 민주화 투쟁·한반도 평화 개척… 여성 정치 확대에 ‘큰 획’

    [이희호 여사 별세] 민주화 투쟁·한반도 평화 개척… 여성 정치 확대에 ‘큰 획’

    美유학파 엘리트女, 반대 딛고 DJ와 결혼 “꾸준히 용감하게 싸워나가달라” 편지 등 DJ 민주화 투쟁 고비마다 버팀목 역할 석방투쟁·옥중 뒷바라지·가장 역할까지 ‘여가부 전신’ 여성특별위 등 출범에 앞장 퇴임 후엔 더 나은 한반도 평화위해 매진고 이희호 여사는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영부인 이전에 여성인권 운동과 민주화 투쟁의 큰 별이었다. 이 여사는 일제강점과 해방, 독재와 민주화, 한반도 전쟁과 평화 시대의 개척자였고, DJ의 영원한 동행자이자 동역자였다. 이 여사는 1922년 9월 의사 부친과 한의사 모친 사이에 6남 2녀 중 넷째로 태어났다. 부친 이용기씨는 세브란스의전을 나온 국내 의사면허 4호로 전북 남원과 경기 포천의 도립병원장을 지냈다. 모친 이순이씨도 한의사집 가정의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모태신앙으로 태어난 이 여사는 가톨릭 신자인 DJ와 종교적 화합을 이루는 데도 기여했다. 이 여사는 서울 동교동 자택 근처의 창천교회를, DJ는 동교동 성당을 다녔다. 이 여사는 이화여고를 거쳐 이화여자전문학교에 입학했으나 1944년 일제의 교육긴급조치로 학교가 문을 닫아 졸업하지 못했다. 해방 후 1946년 서울대에에서 학업을 이어갔다. 영문학 전공이지만 2학년 때 교육학과로 옮겼다. 졸업 후 미국으로 건너가 스칼렛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62년 5월 마흔이던 이 여사, 서른여덟이던 DJ가 종로구 체부동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두 아들이 딸린 빈털터리 실업자 김대중과 미국 유학까지 하고 돌아온 여성계 엘리트 이희호의 결혼에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당시 이 여사가 몸담았던 YWCA 선후배들이 반대 ‘공작’을 펼치기도 했다. 그렇게 시작된 두 사람의 여정은 2009년 DJ가 서거할 때까지 47년간 이어졌다. 이 여사는 남편 DJ의 민주주의 투쟁에 가장 든든한 동지였다. DJ가 목숨을 건 민주화 투쟁에서 주춤거리거나 물러서지 않도록 단단히 매어낸 것도 이 여사다. 1971년 대선 때는 직접 연단에 올라 “여러분, 제 남편이 대통령이 되어서 만약 독재를 하면 제가 앞장서서 타도하겠습니다”라는 연설을 하기도 했다. 1972년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10월 유신 쿠데타를 일으키자 일본에 갔던 DJ는 사실상의 망명 생활을 했다. 이 여사는 서슬 퍼런 감시망을 피해 DJ에게 편지를 썼는데 “현재로서는 당신만이 한국을 대표해서 말할 수 있으니 더 강한 투쟁을 하시라”고 적었다. 1973년 5월에는 “꾸준히, 용감하게 싸워나가 달라”는 편지를 썼고, 3개월 뒤 도쿄납치사건이 일어났다. DJ가 지칠 때마다 그를 일으켜 세운 것은 이 여사였다. DJ도 훗날 아내에 관한 글에서 “우스갯소리로 나는 늘 아내에게 버림받을까봐. 나 자신의 정치적 지조를 바꿀 수 없었다고 말하곤 한다”는 글을 썼다. 1977년 ‘3·1 구국선언문’ 사건으로 DJ가 구속되자 이 여사는 석방투쟁으로 1년을 보냈다. 또다시 구속된 남편을 대신해 가장으로서의 책무에 시달렸다. 당시 이 여사는 몸무게 43㎏까지 야위었다. 이 여사는 남편에 대한 그리움으로 밥을 먹다 말고 수저를 손에 쥔 채 울었다고 한다.이 여사는 DJ가 옥중에 있을 동안 매일 편지를 썼다. 아들의 안부 등 일상을 전하는 것뿐 아니라 철학적·신학적 논쟁거리, 남편에 대한 격려 등을 담았다. 면회를 갈 때마다 남편이 청한 책 외에 자신이 직접 고른 책도 한 두 권씩 꼭 전했다. 이 여사가 이때 쓴 편지는 1998년 ‘내일을 위한 기도’라는 책으로 출판됐다.1987년, 1992년 DJ가 대선에서 잇달아 패하자 이 여사도 상심했다. 하지만 1997년 4수를 결심했을 때 이 여사가 앞장섰다. 1997년 12월 18일 남편이 당선됐다. 이 여사는 훗날 “당선이 확정된 직후에 청와대 경호팀이 우리에게 왔다. 오랜 세월 정보기관의 미행과 감시만 받다가 갑자기 경호를 받게 되니 어색하고 낯설었다”고 했다. 시대를 이끈 여성인권·사회 운동가였던 이 여사가 퍼스트레이디가 되자 많은 것이 달라졌다. 현재 여성가족부의 씨앗이 된 대통령 직속 여성특별위원회가 출범했고 대통령이 장관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할 때 부부가 동반하는 문화가 처음으로 탄생했다. 1999년 발족한 한국여성재단을 탄생시킬 때도 퍼스트레이디가 재단을 만드는 것이 적절한지 정치적 후유증은 없는지 등을 세심히 살핀 후 명예추진위원장을 맡았다. 2002년 5월 셋째 아들 홍걸이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됐고 한 달 뒤 둘째 홍업이 기업체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이 여사는 감옥에 있는 아들들에게 “잘못을 회개하라”는 편지를 썼는데 항상 “내 잘못을 회개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2003년 2월 퇴임을 앞둔 내외는 청와대에서 민주당, 자민련 인사들고 고별 만찬을 했다. 당시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 여사는 “나라와 민족을 위해 최선을 다한 남편”이라며 “남편이지만 저도 찬사를 보내고 싶다”고 인사를 했다고 한다. 그 무렵 대북송금사건이 터졌고 2월 14일에는 DJ가 ‘국민에게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퇴임 후 동교동 자택으로 돌아온 이 여사는 DJ와 함께 더 나은 민주주의, 더 나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매진했다.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에 아이처럼 울음을 터뜨렸던 DJ가 석달 뒤 8월 서거했다. 이 여사는 DJ 장례식 후 2015년까지 매주 두 번씩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았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매주 화요일에는 가족, 동지들과 묘역을 찾았고 매주 금요일에는 혼자 남편의 무덤을 찾아 기도했다. 이 여사는 보수 정부 시절 두 차례 북한을 방문, 햇볕정책의 맥을 잇고자 했다. 2011년 12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사망했을 당시 이 여사는 6·15 공동선언의 주역이었던 김 위원장 조문을 위해 방북을 신청했다. 육로로 방북한 이 여사는 당시 장례위원장을 맡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조의를 표했고, 김 위원장은 “멀리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고 했다. 당시 정부는 당국 차원 조문단을 파견하지 않았고, 이 여사 일행과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 유족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일행에만 북측 조문에 대한 답례 차원에서 조문을 허용했다. 북측은 2000년 1차 남북 정상회담 때 이 여사가 머물렀던 백화원초대소 101호를 내어주며 극진하게 예우했다. 막 북한의 새 지도자가 된 김 위원장이 처음으로 만난 남측 인사들이라는 점에서 당시 방북의 의미와 상징성은 매우 컸다. 이 여사는 3년 7개월 뒤인 2015년 김 위원장의 초청으로 다시 북한을 방문했다.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직접 친서를 보내 이 여사를 평양으로 초청하 이뤄진 방북이어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북한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당시 93세의 노구를 이끌고 서해 직항로를 통해 평양을 찾았다. 하지만 3박 4일의 일정 동안 끝내 김 위원장을 만나지는 못했다. 이 여사도 방북 4개월 후인 2015년 12월 김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15주년 기념식에서 ”15년 전처럼 남과 북이 왕래하고 대화하는 시대로 돌아갈 것을 호소한다“며 꽉 막힌 남북관계에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앞서 이 여사는 남편의 정치 인생에서 어느 때보다도 극적인 순간이었을 평양 6·15 남북정상회담도 바로 곁에서 지켜봤다. 당시 이 여사가 평양에서 과거 이화여고 재학 당시 수학선생님이었던 김지한씨와 ‘60년만의 해후’를 한 것도 화제가 됐다.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으로 생을 마감한 이 여사는 생전 인터뷰에서 “여성운동가, 민주화 운동가로 기억되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포토] 문 대통령 수행장관은 여성시대?

    [포토] 문 대통령 수행장관은 여성시대?

    10일 오전(현지시간) 핀란드 대통령 궁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오른쪽부터), 성윤모 산자부 장관, 진선미 여가부 장관, 박영선 중기부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과 사울리 니니스퇴 대통령의 공동 기자회견을 보고 있다. 이번 문 대통령의 북유럽 순방 수행 장관은 강경화, 진선미, 박영선 장관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4명으로 구성됐다. 진 장관은 역대 여가부 장관 첫 대통령 순방 공식수행이다. 연합뉴스
  • 문 대통령 북유럽 순방 수행장관 4명 중 3명 여성인 까닭은?

    문 대통령 북유럽 순방 수행장관 4명 중 3명 여성인 까닭은?

    핀란드는 유럽 첫 여성참정권 부여여가부 수장으론 역대 첫 수행문재인 대통령이 6박 8일 일정으로 핀란드·노르웨이·스웨덴 3국을 순방 중인 가운데 수행 장관 4명 가운데 3명이 여성으로 채워져 눈길을 끈다. 핀란드가 지난 1906년 유럽 최초로 여성 참정권을 부여하는 등 북유럽 3국이 양성평등 선도국가인 점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의 북유럽 순방을 수행하는 장관은 강경화 외교부, 진선미 여성가족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4명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진 장관은 역대 여가부 장관 중 처음으로 대통령 순방 공식수행단에 포함됐다. 앞서 2014년 조윤선 여성부 장관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참석했지만, 국제회의가 아닌 대통령의 국빈방문 일정을 수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진 장관이 수행장관에 포함된 데에는 북유럽 국가들처럼 일·가정 양립 지원대책을 강화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핀란드는 여성들의 각료직 진출도 활발하다. 현재 6명의 여성 각료(35%)가 활동 중이며, 지난 4월 총선결과 여성의원 비율이 47%에 이른다. 중소벤처기업부를 이끄는 박 장관이 문 대통령의 3개국 순방 일정을 주도적으로 준비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번 순방에는 중소벤처기업와 스타트업 관련 일정이 다수 배치됐다. 문 대통령은 핀란드에서는 10일 북유럽 최대 첨단기술 허브인 오타니에미 산학연 단지를 방문하고, 11일에는 양국 기업인들이 집결한 가운데 ‘한·핀란드 스타트업 서밋’에 참석한다. 스웨덴에서도 ‘한·스웨덴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하며, 에릭슨사에서 개최되는 e스포츠 친선전 및 5G 기술시연도 관람할 예정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신산업 분야에서의 혁신성장 협력 강화가 순방의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라며 “그만큼 박 장관과 중소벤처기업부가 준비에 힘을 쏟았다”고 설명했다. 강경화 외교장관은 지난 8일(현지시간) 세르비아를 방문, 고위급 인사를 만나 헝가리 유람선 침몰사고 실종자 수색에 힘써 달라고 요청한 후 귀국하지 않고 곧바로 문 대통령의 첫 순방지인 핀란드로 합류했다. 헬싱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양육비 정부 대지급’ 논의 본격화되나

    ‘양육비 정부 대지급’ 논의 본격화되나

    여가부선 관련 연구용역 최근 결론 내 “연간 2600억원 소요… 당장 추진 무리 ‘양육비 미이행자 제재’ 통과되면 검토” 시민사회도 “대지급 시행” 적극 요구미혼모 등 아이를 홀로 키우는 한부모에게 국가가 양육비를 대신 지급하고 전 남편 등 양육 책임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특별법이 국회에 발의돼 ‘양육비 정부 대지급제’가 화두가 됐다. 다만, 정부는 해마다 수천억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현실을 감안해 양육비 미이행자를 제재하는 방안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6일 국회사무처 등에 따르면 최근 자유한국당 이완영 의원은 ‘양육비 대지급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자녀를 양육하지 않은 부모 한쪽이 양육비 지급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 국가가 대신해 양육비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양육비 대지급제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에서 운영하고 있다. 양육비 대지급제 시행은 그간 시민사회의 숙원이었다. 지난달 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양육비 미지급 문제 해결을 위한 토론회’에서도 양육비 채무자가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으면 운전면허를 취소하거나 출국을 금지하는 등 제재를 가하는 동시에 국가가 우선 양육비를 지급하고 이들 채무자에게 소송을 통해 비용을 돌려받아야 한다는 요구가 쏟아졌다. 이에 대해 양육비 정책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는 “‘양육비 미이행자 제재’부터 관철돼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국회에는 정춘숙·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이 각각 발의한 ‘양육비 이행 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등이 계류 중이다. 양육비 미지급자의 운전면허 제한과 출국 금지, 신상 공개, 형사 처벌 등 내용이 담겨 있다. 지난해 여가부는 대지급제 도입 내용이 포함된 ‘양육비 이행지원 강화방안’ 연구 용역을 추진해 최근 결론을 냈다. 연구용역에 따르면 OECD 주요국 방식대로 양육비 대지급제도를 이행하면 한국에서는 연간 2600억원 가까운 양육지원 비용이 들어간다. 여가부는 보편적 양육비 대지급제를 시행하면 엄청난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당장 추진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아동수당 등 보편적 복지가 확대되는 추세를 감안해 양육비 미이행자 제재 방안이 국회를 통과되면 관련부처를 중심으로 양육비 대지급 논의도 이어가겠다는 판단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양육비 미지급자에 대한 형사 처벌과 운전면허 제한 등 내용을 담은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돼 이를 통과시키는 게 목표”라며 “제재 관련 법안이 통과되고 이행되는 등 추이를 봐 가며 대지급 제도를 검토하자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폴리텍-여가부, 이주배경·경단녀 지원 위한 업무협약

    폴리텍-여가부, 이주배경·경단녀 지원 위한 업무협약

    중도입국, 다문화, 학교 밖 청소년 및 경력단절여성을 지원하기 위해 고용노동부 산하 직업 전문 교육기관인 한국폴리텍대학과 여성가족부가 공동 협력하기로 업무협약을 5일 맺었다. 폴리텍은 중도입국, 다문화 청소년 등 이주배경 청소년이 평등한 직업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대안 기술학교인 다솜고등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여가부는 전국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해 다솜고를 홍보하고 ‘한국어 말하기 대회’나 국제기술봉사단 등 특화 사업을 추진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폴리텍은 학교 밖 청소년이 다양한 직업 교육 과정을 체험할 수 있도록 진로직업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외에도 두 기관은 경력단절여성의 취업 지원과 직장 내 성 평등 문화를 확산하는 데에도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이석행 폴리텍 이사장은 “출신 배경과 환경에 구애 받지 않고 균등한 직업 능력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면서 “여가부와 협업으로 포용적 사회 통합에 기여할 수 있는 구심점이 되겠다”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작년 고위 공무원 중 女승진자 비율 5%

    작년 고위 공무원 중 女승진자 비율 5%

    부처별 여성공무원 교육부 70.8% 최고 여가부·복지부 順… 소방청 6.9%로 최저 성평등 수준 향상… 여성 승진 ‘홀대’ 여전지난해 행정부 국가공무원의 여성 비율이 50.6%를 기록해 2년 연속 남성보다 많았다. 그럼에도 고위 공무원(2급 이상) 승진자 중 여성 비율은 5% 수준에 그쳤다. 인사혁신처가 4일 내놓은 국가공무원 인사통계에 따르면 국가공무원 내 성평등 수준이 상당 부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전체 국가공무원 중 여성 비율이 2017년 50.2%에서 지난해 50.6%로 늘었다. 지난해 공채를 통해 신규 임용된 여성 임용자는 1만 2890명으로 전체 임용자(2만 3266명)의 55.4%였다. 2017년 8372명이었던 육아휴직 사용 인원도 지난해 9154명으로 782명 늘었다. 특히 육아휴직자 중 남성 비율은 29.0%를 기록해 2017년(22.5%)에 비해 크게 늘었다. 육아를 여성만의 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부부가 함께 책임져야 하는 것으로 인식이 바뀌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부처별로 여성 공무원 비율은 크게 차이가 났다. 여성 비율이 가장 높은 부처는 교육부로 70.8%나 됐다. 이어 여성가족부(68.8%), 보건복지부(58.6%), 식품의약품안전처(57.7%)가 뒤따랐다. 여성 공무원 비율이 가장 낮은 부처는 소방청이 6.9%, 해양경찰청 9.6%, 경찰청 13.4%, 법무부가 16.4%였다. 여성 고위공무원은 지난해 처음으로 100명을 넘었다. 2017년(98명)보다 4명 늘어난 102명이었다. 전반적으로 부처 내에서 성평등 수준이 높아졌지만, 여성 공무원은 여전히 승진에서 홀대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가공무원 전체 승진자 4만 2277명 가운데 여성은 1만 861명으로 26.7%에 그쳤다. 고위공무원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지난해 일반 승진한 고위공무원은 전체 182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여성은 10명(5.5%)뿐이었다. 3급 공무원 승진자도 전체 515명 중 여성은 46명으로 전체 10분의1이 되지 않았다. 4급 공무원 승진자 1074명 중 여성은 183명에 그쳤다. 세종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유은혜 “학교밖 청소년 등 위기청소년에 지원 강화”

    유은혜 “학교밖 청소년 등 위기청소년에 지원 강화”

    정부, 지역사회 위기 청소년 지원 강화 방안 발표 정부가 학교폭력·자살·자해·성매매 등 위기 상황에 놓인 청소년들을 보호할 수 있는 지원책을 강화한다. 시·군·구에 청소년정책 전담공무원을 배치하고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진로교육 지원을 넓힐 예정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17일 서울 용산구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등과 함께 제6차 ‘포용국가 실현을 위한 사회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은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발표한 정부의 ‘지역사회 위기청소년 지원 강화 방안(안)’에는 취약아동 지원사업 시행 시 지역별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여가부)와 협업하여 ‘취약아동’ 뿐만 아니라 ‘위기청소년’도 적극 발굴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도 의무교육 단계의 학업중단 청소년 정보가 즉시 학교에서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로 연계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지역 내 위기청소년을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군?구에 청소년 정책 전담공무원이 배치되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는 진로체험버스 운영을 통해 찾아가는 체험형 진로탐색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원격영상 진로 멘토링 수업도 진행한다. 유 부총리는 “각 부처의 정보망을 연계한 ‘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위험에 노출된 청소년을 선제적으로 발견하고 위기를 예방하겠다”면서 “단 한명의 아이도 사각지대에 두지 않겠다”고 말했다.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청소년의 다양한 상황을 반영한 공공서비스가 충분히 제공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지속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올케 대신 새언니로, 시댁도 시가로… “바꿔 부르면 어때요”

    올케 대신 새언니로, 시댁도 시가로… “바꿔 부르면 어때요”

    “‘그렇게 부른다고 그런 뜻이 아니야’, ‘그게 뭐라고 그렇게 예민하게 굴어’, 가족 호칭을 바꾼다고 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입니다.”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조달청에서 진행된 가족 호칭 토론회에서 신지영 고려대 국문학과 교수는 지난 1월 국민권익위원회의 온라인 참여 플랫폼인 ‘국민생각함’을 통해 진행된 가족 호칭 설문에 대한 사회·정치계의 반응을 이렇게 소개했다. 이번 토론회는 여성가족부가 주최하고 한국건강가정진흥원과 한글문화연대가 주관해 ‘가족 호칭, 나만 불편한가요’를 주제로 열렸다. 한국건강가정진흥원은 ‘한부모가족의날’ 제정 1주년을 기념해 지난달 15일부터 30일까지 진행한 ‘가족 호칭 사례 공모전’ 당선작을 공개했다. 증조할머니·증조할아버지를 최고할머니·최고할아버지로, 시댁을 시가로, 도련님보다는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 뽑혔다. 부부간에 OO아빠, OO엄마를 부르는 호칭도 ‘여보·당신’ 등으로 바꿔 부르고, 장인어른·장모님과 시아버님·시어머님 대신 모두 ‘어머님·아버님’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남편의 집만 시댁으로 부르고 부인의 집은 처가로 낮춰 부르는 것을 고쳐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큰아버지와 작은아버지를 큰삼촌, 작은삼촌으로 고쳐 불러야 한다는 응모자는 “마치 아버지가 여러 명 있는 것 같아 불편했다”고 제안 이유를 밝혔다. 가족 호칭 개선 논의 때마다 나왔던 올케, 아가씨와 같은 표현도 새언니나 이름을 부르는 것으로 바꿔야 한다는 응모작도 있었다. 토론회에는 신 교수와 함께 김하수 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위원, 김희영 한국여성민우회 팀장 등이 자리했다. 신 교수는 “언어학자로서 이런 문제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는 “언어는 사람 간 소통에 따라 정해지는 ‘습관’이기 때문에 힘을 가진 강자, 다수파에 의해 언어문화가 정해진다”며 “언어 습관을 불편하다고 하는 건 보통 약자, 소수자들이다. 그런 소수자, 약자라도 불편한 것을 불편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게 민주주의 아닐까”라고 되물었다. 여가부 관계자는 “강제성이 있는 가이드라인 등을 제정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국가가 언어문화 개선을 주도적으로 끌고 가는 것은 위험하다”며 “다만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창구를 활짝 열어서 거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함께 책임지려는데 혼인신고 퇴짜… 아이는 ‘법적 아빠’가 없어요

    함께 책임지려는데 혼인신고 퇴짜… 아이는 ‘법적 아빠’가 없어요

    어린 부모와 함께 한 일주일경제력이 없거나 육아 시간이 부족해 출산을 포기하는 성인 부부가 늘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있다. 정부가 키워줄 테니 아이를 낳으라는 재촉이 담겼다. 하지만 연간 1만 4000여명의 아이를 낳는 청소년 부모들에겐 헛구호로 들린다. 어린 나이에 준비 없이 가정을 이룬 이들은 낡은 복지 체계 탓에 사각지대에서 생활한다. 서울신문 취재진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함께 생활하며 관찰한 김지은(16·여·이하 가명)·이서준(18) 커플도 복지망 밖에 있는 어린 부모다. 지난해 딸 소연이를 낳은 뒤 함께 책임지고 싶어 정식 부부가 되길 원했지만 정부는 ‘너무 어리다’는 이유로 이들의 혼인신고조차 받아주지 않았다. 성인 부부나 싱글맘 등을 중심으로 짜인 지원체계 속에서 청소년 커플이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일주일간 동행하며 살펴봤다.●법적 아빠의 부재 “소연이 보호자 김민철씨 맞죠?” 지난달 30일 딸 소연이(생후 9개월)의 폐렴 치료를 위해 찾은 병원에서 지은양은 현실을 재차 절감했다. 서류를 보던 간호사가 남편 대신 아버지를 찾았기 때문이다. 소연이에게는 법적으로 아빠가 없다. 지은양과 서준씨는 소연이를 낳은 뒤 독립해 세 식구만 살고 있다. 하지만 혼인신고를 하지 못했다. 소연이를 가졌을 때 동 주민센터에 혼인신고를 하러 갔지만 “부모 동의를 받더라도 두 사람 모두 만 18세 이상이 돼야 신고할 수 있다”며 거절당했다. 지은양은 당시 만 15세였다. 이 때문에 지은양은 딸 소연이와 함께 아직 부모 호적에 들어 있다. 시청 관계자는 “현행법이 지은양 사례까지 살피지 못하는 건 사실”이라면서 “단서조항을 넣어 다양성을 보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법률혼 상태가 아니다 보니 지원에서 배제될 수밖에 없다. 예컨대 신혼부부가 누리는 신혼부부 특별공급, 저리 전세자금대출 등 주거 지원 혜택은 신청 기회조차 없다. 경제적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보다 더 큰 고민은 딸이 이 상황을 어떻게 느낄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지은양은 “호적등본에 소연이 아빠 자리가 비어 있어 마음이 쓰인다”고 말했다. 아직은 소연이가 아기여서 체감하지 못하지만 어린이집에라도 보내면 아빠의 법적 공백이 더 커질까 두렵다. 전현정 법무법인 KCL 변호사는 “혼인신고 나이 제한은 너무 일찍 혼인을 허용하는 것이 미성년자의 성장에 좋지 않다는 취지 등이 담긴 것”이라며 “법정 혼인 가능 연령을 단순히 낮추기보다는 법률혼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다른 형태의 행정적·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거 커플의 딜레마 지은양이 동거 커플로 아이를 키우면서 느낀 딜레마가 있다. 남편 없이 모녀만 산다고 하면 도와주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역설적 지원체계다. 정부가 한부모가정에 대해선 3년마다 실태를 조사할 만큼 신경 쓰지만 청소년보호법상 청소년 부모(24세 이하)는 ‘복지 타깃’에서 빠져 있다. 여성가족부에서 지원하는 아동 양육비, 자립지원촉진수당, 검정고시비 등은 모두 저소득 한부모 가정에만 해당된다. 가정을 꾸려 책임지려 하면 오히려 지원에서 배제되는 아이러니는 지은·서준 커플을 9개월간 시험에 들게 했다. 서준씨는 “양육 지원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그냥 아내 혼자 아이를 키우는 한부모 가정이라고 속이고 혜택을 받으라’는 권유를 많이 받았다”고 털어놨다. 민간 지원도 마찬가지다. 유미숙 한국미혼모네트워크 사례관리팀장은 “커플이 민간 복지단체 등에 지원 신청을 하면 ‘멀쩡한 젊은 아빠가 있는데 지원이 꼭 필요하겠느냐’로 결론 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여가부 관계자는 “기존 가족 정책은 한부모, 다문화, 조손 가정 등에 혜택을 집중했기 때문에 청소년 부부는 제도에서 벗어나 있다”면서 “앞으로는 가족 경로 구분 없이 모두 포용하는 방식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멀기만 한 복지정책 서준씨는 배달 대행업체에서 일하며 월 100만~200만원을 번다. 하지만 월세를 내고 분유와 기저귀, 간식 등을 사다 보면 금세 통장 잔고가 바닥난다. 지은양은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하루 한 끼만 먹는다. 서준씨는 “지원제도가 있는데도 몰라서 못 받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국내 복지 시스템은 국가가 지원 대상을 찾아나서는 게 아니라 당사자가 알아서 신청해야 하는 ‘신청주의’다. 육아 지원 정보를 일일이 찾아 신청하는 것은 성인도 버거운데, 중학교를 졸업한 뒤 아이를 낳고 학교 밖으로 나온 지은양에겐 더욱 힘든 일이다. 모든 부모가 받는 아동수당(10만원)과 양육수당(20만원)조차 아이를 낳고 3~4개월은 몰라서 못 받았다. 행정기관의 감수성 부족도 지은양을 머뭇거리게 한다. 그는 “출산 뒤 지원 정책을 알아보려고 관청을 찾아 형편을 어렵게 털어놨는데 주민센터와 시청이 서로 ‘다른 곳으로 가라’고 떠넘겨 결국 빈손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김지연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어린 부모 중에는 학력이 낮은 이들이 많아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기도 한다”면서 “정부 기관에서 이들을 찾아나서 양육자로서 권리를 누리고 적절한 양육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은양은 온종일 9개월 된 딸과 붙어 있지만, 경제적으로 독립한 엄마를 꿈꾼다. 하지만 앞으로 일자리를 구할 때 ‘중졸’ 학력이 장애물이 될까 봐 걱정이다. 청소년기에 학업을 중단한 학교 밖 청소년은 여가부의 ‘꿈드림’ 사업이나 고용노동부의 ‘취업성공패키지’ 등을 통해 학업 및 취업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의지가 있어도 학업·취업 활동을 양육과 병행하는 것이 힘든 어린 부모를 위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수진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 팀장은 “청소년기는 성인기로 가는 과정으로 달성할 과업이 많은 시기”라며 “일찍 가정을 책임져야 할 상황에 놓인 청소년 부모가 학업과 생계 부담을 동시에 짊어지기엔 버거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스마트폰에 빠진 청소년…과의존위험군 20만명

    스마트폰에 빠진 청소년…과의존위험군 20만명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스마트폰과 인터넷에 지나치게 빠진 청소년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가족부는 학령 전환기에 있는 초등 4년·중등 1년·고등 1년 청소년 128만 6567명을 대상으로 인터넷·스마트폰 이용습관을 조사한 결과, 이중 20만 6102명(16.1%)이 인터넷과 스마트폰 ‘과의존위험군’으로 파악됐다고 14일 밝혔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점점 늘어나 스스로 조절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른 ‘주의사용군’, 인터넷과 스마트폰 금단 현상을 보이는 ‘위험사용자군’을 통틀어 과의존위험군이라고 한다. 이런 과의존위험군 학생은 전 학년을 통틀어 증가했다. 학년별로는 중학생(7만6706명), 고등학생(7만3052명), 초등학생(5만6344명) 순으로 많았다. 특히 초등 4년 과의존위험군은 2017년 5만 335명, 2018년 5만 5467명, 2019년 5만 6344명으로 증가세다. 여가부는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저연령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별로 보면 남자 청소년보다 여자 청소년이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더 의존했다. 초등 4학년까진 과의존위험군이 남자 청소년에서 더 많았으나 중·고등 시기에는 인터넷과 스마트폰 모두 여자 청소년이 더 많았다.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청소년이 매년 증가하는 이유로 여가부는 최근 인터넷·스마트폰을 이용한 1인 미디어, 실시간 방송, 유튜브 등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 열풍을 꼽았다. 여가부는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위험군으로 분류된 청소년에게 부모의 동의를 얻어 맞춤형 상담과 치유서비스를 제공하고, 위험 단계별로 개인·집단 상담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올해 초등 저학년 대상 전문 상담·치유프로그램도 개발해 보급할 계획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해태→게을리한, 최고→촉구…어려운 민법 단어 쉽게 바꾼다

    해태(懈怠·게을리한)나 최고(催告·촉구) 등 어려운 민법의 한자나 법률용어가 우리말로 바뀐다. 정부는 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의 민법 일부 개정안을 포함한 법률안 2건, 대통령령안 13건, 일반안건 1건을 의결했다. 개정안에서는 일상에서 쓰이지 않는 ‘해태’는 ‘게을리한’으로, ‘최고’는 ‘촉구’로 순화시켰다. 일본식 한자인 ‘궁박’(窮迫)은 ‘곤궁하고 절박한 사정’으로, ‘산입’(算入)은 ‘계산에 넣다’로 바꿨다. ‘그러지 아니하다’는 ‘그렇지 않다’, ‘동의가 있는 때에 한하여’는 ‘동의가 있어야’ 등 일상적인 표현으로 변경했다. 이번 개정안은 1958년 제정된 민법이 한자어, 일본식 표현, 비문 등이 많아 국민들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에 따라 법무부가 61년 만에 개정작업을 벌인 것이다. 국가암검진에 폐암 검진을 추가하는 내용의 ‘암관리법 시행령 개정안’도 이날 의결됐다. 오는 7월부터 만 54~74세 국민 중 매일 1갑씩 30년간 담배를 피운 사람은 2년마다 폐암검진을 받는다. 폐암검진 대상자는 검진비(약 11만원)의 10%인 1만원만 부담하면 된다. 건강보험 하위 50%와 의료급여 수급권자는 무료다. 2001~2010년생 학교 밖 청소년 대상 정기건강검진도 실시된다. 여성가족부는 정기검진 3년 주기가 도래함에 따라 2016년 건강검진을 받은 학교 밖 청소년은 본인 비용 부담 없이 올해 다시 검진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여가부가 발표한 ‘2018 학교 밖 청소년 건강검진 결과’에 따르면 2018년에 학교 밖 청소년 5033명이 건강검진을 받았고 이 중 21.1%(1061명)가 건강질환 의심자로 나타났다. 정부는 또 독립유공자와 그 유족에 대한 대부지원 대상 중 독립유공자의 자녀와 관련한 기준을 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독립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안도 처리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화해치유재단 홈페이지는 왜 그대로?

    화해치유재단 홈페이지는 왜 그대로?

    정부가 지난해 11월 21일 화해치유재단 해산 결정을 공식 발표하고 올해 1월 21일 여성가족부가 장관 직원으로 재단 허가를 취소했다. 하지만 재단 홈페이지와 사무실, 고용인력 등은 그대로 유지 중이어서 해산 절차가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화해치유재단 홈페이지는 3일 정상적으로 운영 중이다. 올해 4월 21명의 위안부 피해자가 생존하고 있으며 평균 연령이 91세라고 첫 화면의 업데이트도 되고 있다. 재단 직원은 “청산인이 선임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청산절차가 시작되지 않았다”며 “청산인이 올 때까지는 정상 근무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화해치유재단 해산 결정을 발표할 때, 청산 절차를 1년 정도로 예상했고 좀 더 빨라질 수도 있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여가부는 청산인을 선임하기 위한 법원 절차를 2월말에 시작했다. 청산인 선임이 길게는 3~4개월까지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예상보다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청산인은 해산신고 후 현존사무를 종결하는 절차를 거친다. 이후 채권 추심 및 채무 변제를 한 뒤 잔여재산를 인도하고, 청산종결 등기 및 신고를 한다. 정부 관계자는 “홈페이지 및 고용관계 등은 청산인이 사무를 종결 과정에서 이뤄진다”고 말했다. 일본이 출연한 10억엔 중 생존 피해자 34명, 사망자 58명에게 치유금 명목으로 지급된 44억원을 제외하고 남은 약 57억 8000만원의 쓰임새도 결정해야 한다. 위안부 피해자 기념사업 등에 사용하는 방법들이 논의되고 있지만 청산 과정을 거쳐야 정확한 용도를 결정할 수 있다. 최대한 빠르게 재단을 청산할수록 좋은 이유다. 다만, 정부가 일본에게 돌려주기 위해 예비비로 편성해 둔 10억엔에 대한 결정은 청산과는 별도의 문제다. 청산 절차가 늦어질 우려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1년이란 청산 예상 시간은 올해 1월 재단 허가를 취소했을 때부터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심한 우울감에 빠진 중고생… 사이버 세상에 매몰된 20대

    심한 우울감에 빠진 중고생… 사이버 세상에 매몰된 20대

    청소년 넷 중 한명꼴… 고학년일수록 우울 고민상담은 친구 49%·스스로 해결 14% “도움받을 사람 없다”… 11년째 자살 1위 20대 인터넷 소비량, 인생의 7분의1 달해 일주일에 평균 24시간… 5년새 3.9시간↑중고생 4명 중 1명은 일상생활을 하지 못할 정도의 슬픔이나 절망 등 우울감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사망 원인 1위는 11년째 ‘자살’이었으며, 10명 중 1명은 ‘낙심하거나 우울해서 이야기 상대가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답했다. 소통은 주로 인터넷으로 한다. 10대 청소년은 일주일에 평균 17시간 48분을, 20대는 24시간 12분을 인터넷 이용하는 데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가 ‘사이버 세상’에서 소비하는 시간이 삶의 7분의1이나 된다. 여성가족부와 통계청이 1일 발표한 ‘2019년 청소년 통계’는 스트레스와 우울, 가족과의 갈등, 사회적 고립으로 고통받는 청소년들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이 통계는 9~24세 청소년 인구 876만 5000명을 대상으로 2017~2018년 작성된 각종 통계를 재집계한 자료로, 매년 발표하고 있다. 우울감은 남녀 모두 학년이 올라갈수록 높았다. 중학생의 우울감 경험률은 25.2%, 고등학생은 28.7%다. 성별로는 여학생의 우울감 경험률이 33.6%로, 남학생(21.1%)보다 12.5% 포인트 높았다. 이는 ‘2018년 지역사회 건강 조사’에서 나타난 19세 이상 성인의 우울감 경험률(5.0%)보다 5배 이상 높은 수치다. 하지만 적지 않은 청소년은 성인도 견디기 어려운 이런 우울감을 겪을 때 주변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특히 이런 경향은 남자 청소년일수록 강했다. 남자 청소년의 13.8%, 여자 청소년의 7.6%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답했다. 연령별로는 한창 예민한 시기인 13∼18세 청소년(11.2%)이 19∼24세 청소년(10.3%)보다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 없다’고 답한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꽃다운 나이에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하는 청소년이 11년째 줄지 않고 있다. 2017년 9~24세 청소년의 사망 원인 1위는 고의적 자해(자살)로, 인구 10만명당 7.7명이었다. 2006년까진 운수 사고가 청소년 사망 원인 1위였으나 2007년부터 자살이 부동의 1위가 됐다. 청소년이 고민을 상담하는 대상으로는 ‘친구·동료’가 49.1%로 가장 많았고, ‘부모’(28.0%), ‘스스로 해결’(13.8%) 순이었다. 청소년의 29.6%는 가족 관계에 대한 만족도가 낮았다. 특히 최근 1년간 가출을 경험한 학생은 2.6%로, 10명 중 7명이 부모를 비롯해 가족과의 갈등으로 가출했다. ‘우리 사회가 안전하다’고 느낀 청소년은 24.8%에 그쳤고, 불안 요인으로 30.1%가 범죄 발생을 꼽았다. 특이한 점은 남자 청소년은 ‘국가 안보’(21.8%)가 가장 높은 불안 요인이라고 인식한 반면, 여자 청소년은 ‘범죄 발생’(42.5%)를 주된 사회 불안 요인으로 생각했다는 것이다. 2017년 기준 18세 이하 소년 범죄자는 7만 2700여명으로 전체 범죄자의 3.9%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4.3% 감소했지만 흉악 범죄와 폭력 범죄는 오히려 각각 0.4% 포인트, 3.3% 포인트 증가했다. 한 주에 인터넷을 이용하는 시간은 해마다 증가세다. 10대의 인터넷 이용 시간은 2013년(14.1시간) 이후 5년 만에 3.7시간 늘었고, 20대는 3.9시간 증가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정부의 새 시도 ‘양성평등 전담 부서’… 전문인력이 성패 가른다

    정부의 새 시도 ‘양성평등 전담 부서’… 전문인력이 성패 가른다

    성차별 등 지속적 개선 체계 구축 기대 현장 실태 조사·제도 모니터링 등 역할 “내부 승진용 자리라고 생각하면 안 돼 성평등 정책 전문가가 부서 장 맡아야”이르면 이달부터 정부 주요 부처에 양성평등 전담 부서가 신설된다. 양성평등 관점에서 정부 정책과 제도가 특정 성(性)에 편향적이거나 시대착오적이지 않은지를 감독할 전담 실무기구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여성가족부는 각 영역의 성차별·성폭력 문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교육부와 법무부,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대검찰청, 경찰청, 국방부 등 8개 기관에 양성평등 전담 부서를 신설하는 직제안이 30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각 부처가 양성평등부서를 제대로 운영한다면 정책과 제도 전반에 깊게 뿌리내린 성차별 구조를 지속적으로 개선할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이 새로운 시도가 정책과 연관된 사회 각 분야 변화까지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양성평등부서가 하는 일은 크게 두 가지다. 예를 들어 교육부의 양성평등부서는 ‘스쿨 미투’(학내 성폭력 고발)로 불거진 학교 내 성희롱·성폭력 실태를 조사하고 현장 점검과 예방 교육을 한다. 소관 분야의 성희롱·성폭력 재발 방지 대책도 수립하고 법과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양성평등과 성희롱·성폭력 관련 대내외 협의와 총괄 조정 업무도 맡는다. 아울러 정책 분야에서는 부서 내 양성평등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부처가 생산하는 정책과 제도에 성차별적 요소가 없는지 모니터링하며 제도를 개선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부처의 모든 정책을 들여다봐야 하기 때문에 양성평등부서는 정책 총괄 기능을 하는 기획조정실 산하에 개설된다. 여가부는 8개 부처의 양성평등부서를 모아 상설협의체를 꾸릴 계획이다. ●여가부 “미투 때 임기응변… 전문가 필요해” 여가부 고위 관계자는 “성희롱·성폭력 문제에 대해 잘 아는 공무원이 없다 보니 각 부처 소관 분야에서 성희롱·성폭력 문제가 발생하고 여기저기에서 미투가 터졌을 때 그야말로 임기응변하는 모습만 보였다”며 “범부처 차원에서 전문 인력이 이 문제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성평등부서의 성패는 얼마나 전문성 있는 인력이 부서의 장을 맡느냐에 달렸다. 성평등 정책 전문가가 아닌 내부 공무원이 부서장을 맡는다면 부서가 제 역할을 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올해 초 먼저 ‘성평등정책담당관실’을 신설한 경찰청은 공개모집을 통해 외부 전문가를 담당관으로 임명했다. 이 담당관은 경찰 분야의 정책 전반에 성평등 관점을 적용할 수 있는 기본계획을 만들고 모든 지방청에도 성평등 추진 체계를 구축해 나가면서 좋은 평가를 얻었다. 여가부 관계자는 “경찰청의 경우 성평등정책담당과의 검토 대상이 아닌 보고서도 청장이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해당 과에 반드시 성평등정책담당과의 검토를 받아오라고 지시한다”며 “청장 의지가 확고하다 보니 중요 정책에 성평등 정책이 반영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단순히 부서 하나를 신설하는 데 그칠 게 아니라 장차관이 양성평등 부서장 임명부터 운영 과정까지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얘기다. ●복지부·문화부·법무부·고용부 등 공개 공모 서울신문이 조사한 결과 공개 공모로 양성평등 부서장을 뽑기로 한 부처는 복지부, 문화부, 법무부, 고용부 등이다. 교육부는 내부 공무원을 임명할지, 공개모집을 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직제안 국무회의 의결에 앞서 먼저 양성평등담당관을 신설한 대검찰청은 부서장에 검사를 임명했고, 국방부도 대령이 과장을 맡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 부서장 임기 종료 후 새 과장 모집 방식을 다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 부처가 처음부터 공개모집으로 방향을 정했던 것은 아니다. 복지부는 지난해에 이미 대외 공모 방식으로 부서장을 뽑겠다고 밝혔으나 다른 부처들은 마지막까지 부서장 임명 방식을 놓고 내부 승진과 외부 인사를 저울질했다. 정부 관계자는 “양성평등 전담 부서는 공무원들이 내부 승진하라고 만든 자리가 아닌데, 큰 부처는 과장을 달지 못한 서기관들이 수두룩하다 보니 이런 자리가 생기면 외부에 주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며 “직제 협의를 할 때 행정안전부가 이 자리를 인사 적체 해소용으로 생각해선 안 된다는 지적까지 했다”고 말했다. 업무 특성상 내부 인사는 조직 감시와 정책 관리자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어렵다. 1~2년 주기로 담당자가 바뀌기 때문에 전문성을 쌓기도 어렵다. 만약 양성평등 전담 부서가 유명무실하게 운영된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폐지론이 고개를 들 수도 있다. 김대중 정부 때도 6개 부처에 여성정책담당관을 설치했지만 무용론이 불거져 폐지됐다. ●복지부 “전문가 와야 부처 내 문제·개선 가능” 가장 먼저 부서장 공개모집 의사를 밝힌 복지부는 “양성평등 전문가가 와야 부처 내의 양성평등 문제와 개선할 점을 잘 볼 수 있고, 그것이 양성평등 전담 부서를 만든 취지에도 맞는다”면서 “공모를 하면 부서장을 선발할 때까지 두 달여의 시간이 걸리지만 이를 감수하더라도 외부 전문가를 모시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양성평등 전담 부서 신설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애초 ‘대통령 직속 성평등위원회’ 신설을 약속했지만, 대통령 직속 위원회보다 각 부처에 전담 부서를 둬 실정에 맞게 현장 맞춤형으로 운영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해 계획을 변경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아이돌보미 채용에 인·적성 검사 도입…부적격자 걸러낸다

    아이돌보미 채용에 인·적성 검사 도입…부적격자 걸러낸다

    앞으로 정부가 운영하는 아이돌봄서비스에 참여해 아이돌보미로 일하려는 사람은 인·적성 검사를 받아야 한다. 아동을 학대한 아이돌보미는 2년간 아이돌보미로 일할 수 없다. 여성가족부는 26일 아이돌보미 아동학대 사건의 후속 대책으로 이런 내용의 ‘안전한 아이돌봄서비스를 위한 개선대책’을 발표했다. 아이돌봄은 만 12세 이하 아동을 둔 맞벌이 가정에 아이돌보미가 방문해 아동을 돌보는 서비스다. 부모들은 정부를 믿고 아이돌보미에게 아이를 맡겼지만, 이달 초 한 아이돌보미가 14개월 영아의 뺨을 때리고 억지로 밥을 먹이는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돼 공분을 샀다. 여가부는 아이돌보미 채용 시험에 인·적성 검사를 도입해 일정 수준 이상의 인성과 자질을 지닌 양질의 아이돌보미를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부적격자를 걸러내겠다는 취지다. 면접시험 때는 아동학대 예방 전문가나 심리 전문가가 배석한다. 또 올해까지는 별도의 특별교육을 시행하고, 내년부터는 아이돌보미가 어떤 행동이 아동학대에 해당하는지를 인지할 수 있도록 학대 사례 교육을 추가할 계획이다. 이밖에 양성교육과 보수교육 시간도 각각 두 배로 늘린다. 아동을 학대한 아이돌보미에게는 더 엄격한 처분을 내린다. 아동학대 의심행위를 한 아이돌보미는 자격정지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업무에서 배제된다. 기존에는 아이돌봄 업무에서 배제되더라도 6개월이 지나면 복귀할 수 있도록 해 자격정지 처분이 늦게 내려질 경우 학대 의심자가 다시 아이를 돌보는 문제가 발생했었다. 자격정지 기간은 현행 6개월에서 2년으로 늘린다. 자격취소 처분 기준도 강화한다. 지금까지는 아이돌보미가 벌금형이나 실형을 받아야 자격취소 처분을 내렸지만, 앞으로는 기소유예나 보호처분을 받아도 5년간 아이돌보미로 활동하지 못하게 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여가부는 올해 아이돌봄지원법 개정에 착수하기로 했다. 여가부는 “자격정지 기간은 보육교사와 같은 수준으로 강화하는 것이며 자격취소·활동배제 기준은 보육교사보다 더욱 엄격히 적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와 함께 올해 안에 아이돌보미 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출·퇴근 현황과 주요 활동 내용, 활동 이력 등을 관리하기로 했다. 아이돌보미의 활동 이력과 자격 제재 사유 등의 정보도 서비스 이용 부모가 신청하면 공개한다. 부모가 직접 아이돌보미를 평가하도록 애플리케이션도 도입한다. 신청 부모에 한해 불시에 가정을 찾아 아이돌보미가 아이를 잘 돌보고 있는지 점검하는 방문 모니터링도 할 계획이다. 아이돌봄서비스 이용 가정에 CCTV를 설치하면 아동학대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지만 아이돌보미의 노동권을 과도하게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많아 제한적으로 운용하기로 했다. 아이돌보미를 채용할 때 CCTV 설치에 동의한 아이돌보미를 영아 대상 서비스에 우선 배치한다. 아울러 아이돌봄 서비스의 질을 강화하기 위해 아이돌보미나 기관 종사자가 피로누적, 심리적 고충을 호소하면 지역 상담기관과 연계해 ‘상담·심리치유 프로그램’ 참여를 지원하기로 했다. 아이돌보미와 기관 종사자의 안전과 인권 보호를 위해 안전 위해 요소, 안전관리 점검표 등을 포함한 안전관리 매뉴얼을 마련하고, 부모와 아이돌보미가 상호 준수해야 할 수칙도 마련해 배포하기로 했다. 진선미 여가부 장관은 “아동학대는 단순한 개인의 일탈 문제가 아니라, 정부와 현장 기관, 지자체 등 모두가 노력해야 예방 가능한 구조적 문제라는 점을 깊이 느꼈다”며 “개선대책을 철저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김균미 칼럼] 양성평등 전담 부서의 성공 조건

    [김균미 칼럼] 양성평등 전담 부서의 성공 조건

    “아빠, 꼭 남자가 돈 벌어야 돼? 난 그냥 ‘취가’(취업 대신 장가) 할래” “20대 남성, ‘남성은 강하고 성공해야 한다´ 동의 안 해” “20대 남성 72%, 남자만 군대 가는 징병제는 성차별” 지난 18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개원 36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발표된 ‘변화하는 남성성과 성차별’ 연구보고서를 다룬 언론들의 기사 제목이다. 50대 아버지와는 생판 다른 20대 아들의 생각을 주제목으로 달았다. 연구원이 우려했던 ‘젠더 갈등’을 ‘부각’시킨 제목은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연구원은 세미나 당일까지도 연구보고서 전문을 홈페이지에 공개하지 않았다. 행여 특정 항목만 뽑아 남녀, 특히 20대 남녀 갈등과 반페미니즘적 정서를 과도하게 다룰까 부담을 느낀 것 같았다. 지난해 12월부터 20대 남성의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급락하고 올 들어 여성가족부가 제작해 배포한 ‘성평등 방송 프로그램 제작 안내서’와 ‘초·중·고 성평등 교수학습 지도안 사례집’을 둘러싸고 잇따라 논란이 일면서 신중해진 여가부 분위기를 감안하면 이해가 되는 측면도 있지만,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여러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남녀를 불문하고 성평등을 지지한다는 의견이 높다. 하지만 성차별과 페미니즘에 대해 물으면 세대별로 확연하게 차이가 났다. 여성정책연구원의 남성성에 대한 이번 조사는 저간의 사회 인식을 확인시켜 준 셈이다. 특히 20대 남성의 50.5%가 적대적 성차별 및 반페미니즘 성향을 보였다. 동시에 모든 연령대 중에서 비전통적 남성성이 38.5%로 가장 높게 나타난 것도 20대였다. 상반된 성향을 동시에 갖고 있는 20대 남성에게 우려와 기대를 함께 갖게 되는 이유다. 미국의 퓨리서치센터도 일반적이지 않은 한국 20대의 성평등 인식에 주목했다. 퓨리서치센터가 최근 발표한 27개 국가 3만 133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실시한 다양성과 성평등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한국이 유일하게 20대의 성평등에 대한 지지도가 50대 이상보다 낮았다. 다른 국가들은 20대의 성평등 지지도가 50대 이상보다 10~22% 포인트 높은데, 특이하게 한국만 9% 포인트 낮다고 지적했다. 이유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한국 20대 남녀에서 젠더 담론이 양극화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 간극을 좁히고, 성평등 공감 수준을 전격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남녀가 관련된 사건·사고가 터지거나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정치권과 언론이 너무나도 쉽게 ‘젠더 갈등’ 프레임을 들고나와 극단으로 몰아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20대 남녀를 표로만 의식해 갈등 프레임으로 접근하는 것은 정도가 아니다. 경제학자 우석훈이 ‘88만원 세대: 절망의 세대를 쓰는 희망의 경제학’이라는 책을 낸 게 2007년. 10년 넘게 청년 문제의 심각성을 외쳤지만 시큰둥하다 20대 남성의 지지율이 급락하자 국회와 정부에서 대책 마련에 나선 걸 곱지 않게 보는 배경이다. 다행히 문재인 정부는 과거 10년 보수 정부와 다르다는 걸 말이 아닌 제도로 보여 줄 수 있다. 양성평등 전담 부서의 신설이다. 제대로만 한다면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여가부는 오는 30일 국무회의에 8개 부처에 양성평등정책담당관 신설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다. 국무회의에서 통과되면 다음달 7일 7~8명 규모의 전담 부서가 생긴다. 부서 명칭을 놓고 이견을 조정하느라 계획보다 한 달가량 늦어졌다. 여하튼 지난해 전담 부서를 신설한 경찰청과 대검찰청에 이어 교육부와 고용노동부,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법무부에 양성평등 전담 부서가 생긴다. 국방부는 여성가족과를 양성평등과로 확대, 개편한다. 양성평등 전담 부서가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부서의 독립성과 전문성이 담보돼야 한다. 여가부는 4급인 담당관에 외부 전문가를 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 현재까지 복지부만 개방형 직위로 명시했고 다른 부서들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참에 새로 생긴 과장 자리에 내부 인사를 보내 인사 적체를 해소하겠다는 생각이라면 일찌감치 그 안이한 생각을 접길 바란다. 경험과 사명감을 가진 전문가에게 맡기고 장관은 담당관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 각급 회의에서 여가부가 정부의 지지율을 떨어뜨린 부서로 눈총을 받고, ‘성평등’ ‘여성친화적’이라는 단어조차 꺼내기 불편한 분위기는 대통령이 나서 잡아 줘야 한다. 대기자 kmkim@seoul.co.kr
  • 아동·청소년 대상 촬영 범죄 두 배 급증

    성범죄자 수 1년 새 10.8% 늘어 3195명 강제 추행 52.4% 최고… 강간·성매수 順 아동·청소년 대상 범죄 중 카메라를 이용한 촬영 범죄가 1년 사이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여성가족부가 한국형사정책연구원에 의뢰해 분석한 ‘2017년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발생 추세와 동향분석 결과’에 따르면 2017년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 수는 3195명으로 전년(2884명) 대비 10.8% 늘었다. 같은 기간 카메라 이용 촬영 범죄는 61건에서 139건으로 두 배 이상 뛰었다. 성범죄자의 평균 연령은 36.2세, 피해 아동들의 평균 연령은 14.6세였다. ●카메라 이용한 촬영 범죄 61건→ 139건 성범죄 유형은 강제 추행이 52.4%로 가장 많았고, 이어 강간 20.6%, 성매수 10.8%, 성매매 알선 5.4% 순이었다. 강제 추행 범죄자 1674명 가운데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죄’를 저지른 범죄자는 209명으로, 전년(131명)에 비해 59.5% 늘었다. 아동·청소년 대상 성매매 알선은 89.1%가 메신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이뤄졌다. 강간은 집(44.9%)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고, 가족 등 ‘아는 사람’(77.4%)에 의해 자행됐다. 강제 추행은 주로 야외·거리·산야·대중교통시설(28.1%)에서 일어났으며, 대개 낯선 사람 등 ‘전혀 모르는 사람’(51.2%)에 의해 이뤄졌다. 연령별로는 강간 범죄자 중에 10대(34.7%)와 20대(27.0%)가 특히 많았고, 강제 추행은 50대(22.6%), 40대(22.0%), 20대(20.0%)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이 밖에 성매수는 30대(37.7%), 성매매 강요는 10대(59.5%), 성매매 알선과 음란물 제작 등은 20대(각각 48.7%, 41.5%)가 가장 많았다. ●징역형 33.7% 그쳐… 50.8%는 집행유예 그러나 성범죄자 가운데 징역형을 받은 사람은 33.7%에 그쳤다. 50.8%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 14.4%는 벌금형이 내려졌다. 특히 성매수 범죄자 가운데 집행유예(64.2%)가 많았다. 최종심 평균 형량은 강간 5년 2개월, 유사강간 4년 2개월, 강제추행 2년 6개월, 성매매 강요 2년 11개월, 성매매 알선 2년 10개월, 성매수 1년 7개월, 음란물 제작 등 2년, 아동 성학대 1년 4개월이었다. 성범죄자 3195명 중 신상이 공개된 사람은 9.7%인 310명이었다. 전년(401명) 대비 13.9% 감소했다. 김지영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스마트폰 채팅앱 등을 이용한 범죄 비중이 계속 높게 나타나고 있어 사이버 성매매 환경에 대한 적극적인 단속과 사이버 경로 차단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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