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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여·야·정 협의체 첫 회의, 생산적 민생 경쟁 기대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참여하는 여·야·정 상설협의체가 오늘 첫 회의를 연다. 지난 8월 중순 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가 청와대 회동에서 협치와 소통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분기별 협의체 회의에 합의한 이후 3개월여 만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일 시정연설에서도 “국민의 삶을 더 나아지게 하고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는 일에 정부와 국회, 여와 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11월부터 시작하기로 국민들께 약속한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가 협력 정치의 좋은 틀이 되길 바란다”고 거듭 밝혔다. 소통과 타협은 항상 필요하고 소중하지만, 서로 생각과 판단의 격차가 클수록 그 진가가 빛을 발한다. 현재 위기의 경제상황과 불안한 평화정책 등 각종 현안에 대한 정부·여당과 야당 간 인식의 차이는 심각하다. 진단이 다른 만큼 해법을 둘러싼 갈등도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당장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예산 국회가 파행으로 치달을 수도 있는 위급한 상황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내년도 예산안 470조 5000억원에 대한 ‘원안 사수’ 의지를 다지고 있는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이를 ‘세금중독예산’으로 규정해 20조원을 삭감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이런 시점에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가 한자리에 모여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는 기회를 갖는 건 시의적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모처럼 성사된 이번 대화가 별다른 성과 없이 보여 주기에 그치거나 소모적인 정쟁으로 갈등을 심화시키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어제 민주당과 한국당이 내놓은 입장을 보면 동상이몽에 가까워 보인다. 여당은 민생과 경제, 개혁 관련 입법들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이뤄지길 강조하면서도 “국회가 해야 할 숙제가 있다”며 야당이 반대하는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를 꺼내 들었다. 반면 한국당은 소득주도성장 등 경제정책 노선 변경,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경질, 고용세습 국정조사 등을 요구할 것이라고 한다. 여·야·정 각 주체가 공식적인 대화의 장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건 물론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일방통행이 돼서는 곤란하다. 상대의 주장에 귀를 열지 않고, 기존 입장만 고집한다면 협치는 요원하다. 민생과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서로의 견해 차이를 줄이려는 설득과 노력이 필요하다. 국정을 이끄는 청와대와 여당이 마땅히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 야당도 타협의 정신을 외면해선 안 된다. 이번에도 알맹이 없는 정치권의 말싸움에 시간을 낭비하기엔 서민의 삶이 너무나 고달프다.
  • “포용국가 위해 470조 예산 시한 내 통과” 머리 맞댄 당·정·청

    “포용국가 위해 470조 예산 시한 내 통과” 머리 맞댄 당·정·청

    470조원 규모의 내년도 ‘슈퍼 예산’ 심사를 앞두고 4일 당·정·청과 야당이 각각 전략회의를 열었다.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 정부는 이날 국회에서 고위 당·정·청 회의를 열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제시한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 방향에 맞춰 2019년도 예산을 법정 시한 내 차질 없이 통과시킨다는 데 뜻을 모았다. 정부는 부처별로 주요 쟁점 및 예산사업에 대해 국회의 설득을 전방위적으로 전개하고 당은 국정과제 이행 등 핵심 정책 사업 예산이 원활하게 확보될 수 있도록 야당과의 협상에 집중한다는 ‘역할분담별’ 구체적 목표도 세웠다. 이에 맞서 야당은 주말 사이 삭감 규모와 세부 항목을 확정했다. 특히 보수야당은 주로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예산과 남북경제협력 예산을 핵심 타깃으로 설정했다. 한국당은 일자리 예산 8조원과 남북경협 예산 5000억원 등 총 20조원을 깎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자리 예산에는 ‘일자리정책 실패 땜질·통계용 분식일자리’라는 타이틀도 마련했다. 반면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제안했던 ‘출산주도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15조원 규모의 출산장려 지원 예산은 증액하기로 했다. 바른미래당은 정부의 특수활동비, 저성과·단기 일자리, 공무원증원 예산 등 총 12조원을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불투명한 정부 특활비 251억원, ‘깜깜이’ 남북경제협력기금 7079억원, ‘주먹구구식’ 공무원 증원 4000억원을 최우선 삭감 예산으로 꼽았다. 민주평화당은 공공부문 인력 과다증원, 일자리 예산 증액에 현미경 심사를 예고했다. 정의당은 기득권 정당의 예산심사 막판 ‘쪽지예산’이 판치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자세히 살핀다는 계획이다. 본격적인 예산 심사 착수에 앞서 5일에는 문 대통령과 5당 원내대표가 마주앉는 첫 여·야·정 상설협의체가 열린다. 여·야·정 상설협의체는 지난 8월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의 청와대 회동 합의 사안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그동안 여야 대표들도 청와대에 많이 오고 여러 차례 논의가 진행됐지만 (이번이) 첫 번째 제도화의 단계이고 실질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틀이 만들어졌다고 평가한다”며 “내일 오전 11시 20분부터 간담회, 낮 12시 15분부터는 오찬으로 전환해서 편하게 말씀을 나눌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첫 여·야·정 상설협의체의 성과를 최대한 끌어올리고자 물밑작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이 지난 1일 김관영 바른미래당·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를 시작으로 각 당 원내대표를 직접 찾아 사전 논의를 진행했다. 회의에서는 예산·법안 관련 논의뿐 아니라 한반도 정세, 2차 북·미 정상회담 등과 관련한 문 대통령의 협조 요청도 예상된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연설 끝낸 뒤 한국당 의원들과 ‘탕평 악수’

    연설 끝낸 뒤 한국당 의원들과 ‘탕평 악수’

    與의원들 박수에 한국당 의원들은 야유 野의원들 피켓시위 등 직접적 반발 안 해 홍영표“미래 담았다”… 野 “실망스럽다”1일 국회 본회의장. 문재인 대통령이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본회의장에 입장하자 20분 전부터 입장해 있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손뼉을 치며 대통령을 맞았다. 일부 의원은 휴대전화로 문 대통령의 입장하는 모습을 촬영했고, 연설을 시작하자 약속이나 한 듯 그 모습을 담았다. 반면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문 대통령이 맨 앞줄에 앉아 있던 민주평화당 의원과 악수한 뒤 한국당 쪽으로 오지 않고 연설대에 오르자 “안 오네”라며 탄식했다. 시정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21차례 박수가 터져 나왔다. 한국당 의원들은 지난해 시정연설 때처럼 피켓 시위는 자제했지만 냉랭한 기운이 감돌았다. 문 대통령이 현 경제 상황에 대해 “우리 스스로도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라고 하자 민주당 쪽에서는 처음으로 박수가 나왔다. 그러나 한국당 의원들은 박수를 치는 민주당 의원을 향해 못마땅한 표정으로 야유를 보냈다. 한국당의 한 재선 의원은 대놓고 한자공부를 했고, 또 다른 의원들은 연설 도중 본회의장을 나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현역 의원이 아니라 본회의장에 입장할 수 없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4층 방청석에서 지켜봤다.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구상을 대체로 지지하는 민주평화당과 정의당도 연설 끝 부분 문 대통령의 발언 때 민주당과 함께 큰 박수를 보냈다. 38분간 이어진 연설이 끝난 후 문 대통령은 한국당 의원들이 앉은 쪽으로 향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오~”라며 환호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맨 앞줄부터 오른쪽을 거쳐 한국당 지도부가 앉아 있는 맨 뒷줄까지 ‘ㄷ’자로 돌며 인사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 함진규 정책위의장에게 웃으며 악수를 건넸고 최근 상처(喪妻)한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을 위로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롯한 국회의장단, 김명수 대법원장 등 5부 요인, 이해찬 민주당 대표 등 5당 대표와 원내대표 등과 15분간 환담을 나눴다. 문 대통령은 “지금 국민들의 협치 요구가 많다”며 “원내대표들은 11월부터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시작하기로 약속해서 조만간 청와대에서 한번 모시고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당 대표님들과도 대화해야 하는데…”라고 말했다. 선거제도도 화두에 올랐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선거제도 개혁에 힘을 실어 달라”고 말하자 문 대통령은 “19대 국회 때 중앙선관위에서 객관적, 중립적인 안을 이미 제시했다. 당시 한국당의 반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선관위 안을 기본으로 비현실적인 부분은 현실화하고 수정·보완해서 국민적 공감대를 높이면 선거구제 개혁 추진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여야 반응은 엇갈렸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대통령 시정연설을 들어보면 우리가 지향해야 할 대한민국의 오늘과 미래를 다 담은 예산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반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민심과 동떨어진 실망스러운 연설’이라고 비판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여전히 적폐 청산, 포용, 나라다운 나라를 말씀하시는데 고용세습 채용 부정·비리에 대해선 한마디 언급도 없었다”고 말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손학규 “임종석 자기정치 하려면 물러나라” 비판

    손학규 “임종석 자기정치 하려면 물러나라” 비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겨냥해 “자기정치를 하려거든 비서실장 자리에서 내려오라”로 비판했다. 손 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비서실장이 왜 대통령까지 제치고 청와대 홈페이지 첫 화면에 나서서 야단인가”라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 17일 임 실장이 남북 공동 유해발굴을 위한 지뢰 제거 작업이 진행 중인 강원 철원군 비무장지대(DMZ) 화살머리고지를 방문한 것을 두고 한 얘기다. 손 대표는 “임 실장은 지난번에도 국가정보원장, 국방부 장관, 통일부 장관을 대동하고 비무장지대를 시찰하더니, 엊그제는 청와대 홈페이지 첫 화면에 (임 실장이) 화살머리고지를 방문한 유튜브 영상이 방영되는 촌극이 빚어졌다”면서 “이게 제왕적 대통령제 아래 측근 실세들의 모습이고 패권 정치의 폐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은 또 다른 최순실을 보고 싶지 않다. 촛불을 똑똑히 기억하라”고 했다. 손 대표는 지난 19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임 실장의 지난 17일 DMZ 방문을 문제 삼으면서 “대통령이 해외순방 중인 상황에서 비서실장이 자기정치를 하고 있다니”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임 실장은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장 자격으로 DMZ를 방문했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는 손 대표의 지적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손 대표가 지적한) 동영상의 내레이션을 한 것은 임 실장이 주도적으로 한 것도 아니고 국민소통수석실에서 그 내용을 국민에게 널리 알리는 게 좋겠다고 판단해 아이디어를 내고 제작 과정에 임 실장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다음 달 5일 여·야·정 상설협의체 첫 회의 개최가 추진되는 것과 관련해 “여·야·정이 항시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며 “현재 당면한 현안들을 같이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여·야·정 협의체, 다음달 5일 첫 회의 추진

    정부, 여당과 야당 사이에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 동의를 비롯해 서울교통공사 고용세습·채용비리 의혹 국정조사, 사법농단 의혹 특별재판부 추진 등 사사건건 대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여·야·정 협의체의 첫 회의를 다음달 5일 여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26일 “여·야·정 협의체의 첫 회의를 5일 여는 방안을 여야 원내대표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야·정 협의체의 가동은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지난 8월 청와대 회동에서 합의했던 사안이다. 분기별로 1회 개최하기로 했고 첫 회의를 11월 중 열기로 했다. 예산 국회가 본격화되는 다음달 5일 여·야·정 협의체의 첫 회의가 열리게 되면 진통을 겪고 있는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 동의와 고용세습 의혹 국정조사, 사법농단 의혹 특별재판부 추진 등이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문 대통령이 평양공동선언과 남북군사합의서를 비준한 상태에서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 동의를 통해 국회 차원의 초당적 협력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전망이다. 또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이 추진하고 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의 사법행정권 남용과 재판 개입 등 사법농단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특별재판부 설치를 거듭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그에 비해 자유한국당은 다른 3개 야당과 추진하는 공공기관 고용세습·채용비리 의혹 국정조사를 재차 주장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단기 일자리 정책 등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비판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여야 대치 국면에서 사법농단 의혹 특별재판부 설치와 고용세습 의혹 국정조사 사안에 대해 연대 전략을 펼치고 있는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이 여·야·정 협의체를 통해 존재감 보이기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한국당이 문 대통령의 평양공동선언 비준을 위헌적 행위라고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이 국정감사 종료 후 수용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고용세습 의혹 국정조사에 대한 반대 의견을 밝힐 경우 여·야·정 협의체의 첫 회의부터 여야간 극한 대치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열린세상] 전복의 길목에서 협치를 생각하다/조성대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열린세상] 전복의 길목에서 협치를 생각하다/조성대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지난 7월 말 청와대는 적절한 자리에 적절한 인물이면 ‘협치 내각’을 구성할 의사가 있다며 야당에도 입각의 기회를 주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야 간의 공방이 가팔라지며 청와대는 결국 한 달 만에 협치 내각안을 철회하고 ‘나 홀로 개각’을 단행했다. 여야 간의 대치가 격하다. 이대로면 8월 청와대 회동에서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합의한 여·야·정 상설협의체의 11월 출범도 아슬아슬하다. 왜 상황이 협력에서 전복으로 반전된 것일까?거버넌스(governance)의 번역어인 협치는 시민들의 직접 참여를 포함한 정치권의 합의정치를 지칭한다. 직접민주주의가 대의민주주의로 대체된 이래 시민들은 루소가 날카롭게 지적했듯이 선거일에만 주인이 되고 나머지 날들은 노예의 삶을 산다. 협치는 이렇게 배제된 시민들을 정치의 장으로 다시 불러들이는 일이다. 대통령발 개헌안에 있던 국민발안이나 국민소환 제도는 시민이 대의제에 자극을 줄 수 있는 협치의 한 유형이다. 원전이나 대학 입시 분야에서 시도됐던 공론화위원회 실험은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에도 한발 더 나아간 협치 유형이다. 나아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추첨에 의한 선발, 숙의를 통한 결정을 추구하는 시민의회의 구상은 현실성 부족에도 협치의 이상적 모형이라 할 만하다. 한마디로 시민들로 하여금 참여하고 결정하게 하라는 것이 바로 협치다. 그런데 정치권으로 흘러들어간 협치는 모양이 다소 변형됐다. 시민의 참여는 사라지고 정당들만의 연합에 의한 정치로 의미가 좁혀졌다. 그들만의 리그라는 비판은 잠시 제쳐 두자. 이런 협치도 권장할 만하다. 130석의 다수당이 홀로 핏대 세우기보다 여러 정당이 모여 180석의 합의를 만든다면 타협이든 담합이든 더 바람직하다. 더 다양한 사회적 이해의 연대, 더 많은 국민 목소리의 반영, 더 큰 다수에 의한 더 많은 민주주의에 맞닿아 있다. 문제는 우리의 정치제도가 연합정치의 선순환을 힘들게 한다는 데 있다. 우선 대통령과 행정부는 승자 독식 기구다. 대통령에 당선되면 모든 행정 부처에 대한 통제권을 지닌다. 따라서 야당은 대통령에게 장관 몇 자리를 구하느니 다음 대선에서 정권을 탈환해 행정부를 독차지하자는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다. 정당 체계는 더 문제다. 양당제에서 협치는 불가능하다. 승리한 당이 권력을 독점하는 제로섬게임이 기본 원리로 작용한다. 한국 정치도 기본적으로 양당제적 구심력이 강하다. 정책 결정에 180석을 요구하는 국회선진화법은 현실적 장애물이다. 야당의 입장에서 확실한 전리품 없이 여당이 주도하는 180석에 동참하는 짓은 손해 보는 장사다. 한국 정치에서 협치는 대통령과 집권당의 진정성보다 야당이 얼마나 유인을 느끼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의 입장에서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 차기 대선에서 정권 교체가 줄 혜택이 더 크고, 따라서 협력과 전복의 갈림길에서 전복을 택한다. ‘한 놈만 팬다’며 소득주도성장론을 세금중독성장론이라고 죽어라고 패대는 이유다. 바른미래당에게도 집권당의 들러리를 서느니 보수 통합 이후의 권력 교체가 더 매력적이다. 그래서 내년 정계 개편을 바라보며 자유한국당과 보조를 맞춘다. 남은 것은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이 참여하는 이른바 개혁입법연대이지만, 다 합쳐 봐야 국회선진화법의 장벽을 넘지 못한다. 그 시도도 ‘편 가르기 정치한다’는 뭇매질을 견뎌야 한다. 정부와 여당으로서는 난감한 상황일 수밖에 없다. 결국 정치 개혁에서 희망을 찾아야 한다. 정치를 제로섬게임이 아닌 협력게임으로 만드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국회의원 연동형 비례제의 도입은 정당이 정계 개편에 숨죽일 필요 없이 자연스레 연합에 참여할 동인을 부여한다. 그 자체로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가 정치권 내에 반영된다. 여기에 대통령 결선투표제는 결선투표를 앞두고 정당 연합에 의한 공동정부를 유인하는 효과가 있다. 즉 온건한 다당제에서 대통령과 여러 정당이 공동정부를 구성해 더 큰 다수에 의한 정치를 실험해 보자는 것이다. 하나 더 덧붙이자면 시민공론화위원회를 일상화해 협치의 범위를 시민사회로까지 확대했으면 한다. 연대하는 정치, 시민 있는 정치를 바란다.
  • 송영길 “소득주도성장 핵심은 주거비 인하” 김진표 “벤처창업 활성화 10만 일자리 창출” 이해찬 “경제문제, 고용만 갖고 풀어선 안돼”

    송영길 “소득주도성장 핵심은 주거비 인하” 김진표 “벤처창업 활성화 10만 일자리 창출” 이해찬 “경제문제, 고용만 갖고 풀어선 안돼”

    宋·金 “총선 1년 전까지 공천룰 확정” 총선 불출마 밝힌 李 “상향식 정착”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지도부를 뽑는 8·25 전당대회가 3일 앞으로 다가온 22일 송영길·김진표·이해찬(기호 순) 당대표 후보 3인은 투표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의원(45%) 표심을 잡고자 지역 비공개 일정에 주력했다. 어떤 후보가 선출되느냐에 따라 향후 당·청 관계와 정부 정책의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 언론 인터뷰와 간담회, 토론회 발언 등을 종합해 보면 3인의 후보 모두 4·27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동의를 골자로 한 대북정책과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 은산 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 제한) 규제 완화 등 주요 경제 정책에 대해 찬성했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소득주도성장 폐기 주장엔 반대하면서도 이를 보완하는 방식엔 차별점을 보였다. 송 후보는 “임금 인상만으로 소득이 생기는 게 아니다”라며 “지출 비용을 줄이면 가처분소득이 늘어나고 핵심은 주거비”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의 부작용이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 보완책으로 중소벤처창업 활성화를 강조했다. 그는 “벤처창업 열풍이 불면 10만개 정도의 일자리가 만들어진다”며 “규제완화와 금융개혁을 위한 제도적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기조는 유지하되 여기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봤다. 이 후보는 “고용만 갖고 경제 문제를 풀려고 하면 안 된다”며 “근본적인 해결책은 인적 자원과 기술개발로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등 시간을 갖고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3인의 후보는 민생입법 처리 등을 위해 야당과의 협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협치 방식과 대상에 대해 미묘한 차이를 드러냈다. 연정에 대해 가장 부정적인 건 김 후보였다. 김 후보는 “사안별 전략적 협치”를 주장했다. 송 후보는 한국당과의 연정은 불가능하다면서 “(청와대가 아닌) 여당 주도의 협치”를 말했다. 이 후보는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중심으로 한 협치를 내세우면서도 “한국당이 판문점 선언을 비준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갖는데 협치를 할 수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차기 당대표가 2020년 총선 공천권을 갖기 때문에 공천방식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3인의 후보 모두 공천 시스템을 투명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김 후보는 총선 1년 전까지는 공천룰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차기 총선 불출마 뜻을 밝힌 이 후보는 상향식 공천 정착을 주장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여야 협치 본격 신호탄 ‘규제 개혁’ 법안 30일 본회의 처리

    여야 협치 본격 신호탄 ‘규제 개혁’ 법안 30일 본회의 처리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 3개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지역특구법(지역특화발전특구 규제특례법 개정안)과 규제프리존법 등 규제 개혁 관련 3개 법안을 오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오는 11월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헌정 사상 첫 가동하기로 합의한 데 이어 구체적인 법안 처리까지 의견을 함께한 것이다. 민주당 홍영표, 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조찬회동을 하고 합의문을 발표했다. 규제프리존법은 지역특구법과 규제프리존 특별법, 규제프리 3법을 병합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심사한 뒤 본회의에서 처리할 계획이다. 지역특구법은 김경수 경남지사가 의원 시절 발의한 법안이다. 규제프리존 특별법은 이학재 바른미래당 의원이, 규제프리 3법은 추경호 한국당 의원이 각각 발의했다. 여야는 상가임대차보호법 처리에는 공감했지만 계약갱신요구권 기한 문제를 놓고 이견이 있어 좀 더 논의하기로 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상가임대차보호법도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원칙적으로 통과시키기로 합의했다”며 “세부적 내용에선 교섭단체들이 좀 더 합의할 필요가 있으니 오늘 완전한 합의로 마무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홍 원내대표는 “민주당이나 바른미래당은 (계약갱신요구권 보장 기간을) 10년을, 한국당은 8년을 주장하고 있다”며 “저는 (법안 처리를) 되는 방향에서 결론을 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한편 홍 원내대표는 전날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의 청와대 오찬 회동과 관련, 야당의 참여에 감사 인사를 했다. 그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무엇보다 여·야·정 상설협의체 구성에 흔쾌하게 동의해준 야당 대표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중요한 건 협치정신의 실천”이라면서 “그 첫 시작이 8월 법안 처리로 여야가 합의한 대로 주요 민생경제 법안과 규제혁신 관련 법안을 8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사설] 여·야·정 상설협의체 본격 가동을 환영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어제 청와대에서 오찬 회동을 갖고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본격 가동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하니 환영할 일이다. 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들은 국회와 정부, 여와 야 사이의 생산적 협치와 원활한 소통을 위한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분기별 1회 개최하기로 했고, 필요시 여야 합의에 따라 추가로 열기로 했다. 첫 협의체는 2019년 예산안 시정연설 이후인 11월에 열기로 시기까지 합의했다. 이런 모습은 청와대와 국회 간 협치, 여야 간 대화와 타협을 통한 국정운영 동반자로서의 모습을 오랜만에 국민에게 보여 주는 것이다. 이번 회동을 계기로 협치의 제도화를 이뤘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여·야·정의 협치는 선택이 아니라 의무이기 때문이다. 이런 차원에서 한반도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과 항구적 평화정착 및 남북 교류 협력을 위해 여야가 초당적으로 협력하기로 뜻을 모은 것도 의미가 적지 않다. 다음달 열릴 3차 남북 정상회담이 북·미 회담, 북·중 회담과 연계되면서 한반도의 정세 변화가 요동치는 상황에서 여야가 힘을 합치기로 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국익이 좌우되고 국가의 장래가 좌우되는 외교·안보 의제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참에 4·27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도 여야가 합의 처리해야 한다.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은 선언문 내용에 협정의 성격을 부여함으로써 국민적 지지와 국가적 이행 의지를 더 분명하게 밝히게 돼 남북 협력을 진전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합의문에 명기한 대로 남북한 사이의 국회, 정당 간 교류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한반도의 평화체제가 정착되는 데 여·야·정이 힘을 모아야 한다. 또한 여야가 민생법안과 규제혁신 법안을 조속히 처리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 점도 눈에 띈다. 국민 안전을 위한 법안, 소상공인·자영업자·저소득층 지원을 위한 법안, 혁신성장을 위한 규제혁신 법안 등 민생경제 법안을 8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한 것이다. 국회가 지난 5월 21일 추가경정예산안과 특검법 등을 처리한 것을 제외하면 지난 3개월을 허비했다. 살인적 폭염과 경기 침체에 따른 일자리 대란으로 고통받는 국민을 생각한다면 민생법안 처리 합의는 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스런 일이다. 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들은 이번 회동을 계기로 앞으로 자주 만나 대화하고 타협하기 바란다. 국민은 제대로 된 소통과 협치에 목말라 있다. 이번 회동이 여야 간 소통과 협치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 협의체로 ‘협치’ 한 발 더… 文대통령, 탈원전·北석탄엔 조목 반박

    협의체로 ‘협치’ 한 발 더… 文대통령, 탈원전·北석탄엔 조목 반박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는 16일 청와대 오찬 회동에서 오는 11월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헌정 사상 처음으로 가동하기로 합의하면서 말로만 그쳤던 ‘협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과 원내대표들은 다음달 평양에서 열리는 3차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에 대해 뜻을 같이했지만 4·27 판문점 선언에 대한 국회 비준 처리와 정부 규제 완화 등 세부 내용에서는 이견을 보였다.●여야 협치 문 대통령이 지난해 5월 19일 5당 원내대표 회담에서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처음 제안한 지 1년이 넘어서야 협의체 구성이 급물살을 탄 데는 자유한국당의 태도 변화가 한몫을 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회동에서 “이 자리에 오기 전까지 여·야·정 상설협의체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지만 기꺼이 수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민심과 동떨어진 수구적인 생각, 색깔론적 공격으로 6·12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이후 묻지마 식 ‘발목잡기’로는 국민들의 지지를 더는 얻을 수 없다는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상설협의체가 원만하게 굴러갈지는 미지수다. 한국당은 회동에서 탈원전 정책을 상설협의체의 첫 공식 의제로 채택해 줄 것을 요구해 향후 상설협의체가 실제 열리기까지는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규제 완화 문 대통령이 최근 추진 중인 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여야 간 의견이 엇갈렸다. 김 원내대표는 “은산분리 완화는 문 대통령이 정말 잘한 판단이고 야당은 도울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직무대행은 “혁신 성장도 자칫 잘못하면 규제 완화라는 방향으로 (갈 수 있어) 그 부분을 잘 살펴야 한다”고 우려했다. 은산분리 완화 외에도 정부가 추진하는 주요 규제 완화인 원격의료에 대해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대통령은 도서 벽지에 있어 의료 혜택을 받기 어려운 환자들을 원격의료 하는 것은 선한 기능”이라며 “지나치게 의료민영화로 가지 않고 순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상황에서 원격진료도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탈원전, 북한산 석탄 수입 논란 이날 논쟁이 가장 크게 붙은 안건은 한국당이 중점적으로 제기하는 북한산 석탄 수입 의혹과 탈원전 정책 반대 의견이었다. 김 원내대표는 “오늘 상당 시간 제기된 문제가 원전 문제였고 문 대통령과 이견이 컸던 것도 원전 문제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김 원내대표의 문제 제기에 조목조목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원내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일단 탈원전이라는 표현부터 적절하지 않다며 탈원전은 70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이보다 더 스텝 바이 스텝일 순 없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한국당이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북한산 석탄 수입 의혹에 대해 문 대통령은 “석탄이나 외교 문제에 대해 다 말하지 못해 생긴 오해”라며 “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북한과 왕래하는 선박이 한국에 많이 들어왔다”고 해명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은 북한산 석탄 수입 의혹에 대해 야당이 제기하는 묵인 및 늑장 대응 지적에 그렇지 않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북한산 석탄 수입에 대해 정부가 그 사실을 알고도 묵인했다는 식의 주장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4·27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문 대통령이 요청한 4·27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처리에 대해서 여야 간 온도차가 있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한반도의 실질적 비핵화 진전이 이뤄지고 국제사회와의 교감과 공감이 이뤄졌을 때여야 하고 지금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비핵화 문제가 지금 상당히 교착 상태에 빠져 있고 북·미 간 대화도 원활하지 못해 국회 비준에 관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러나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는 회동에서 “국회가 비준 추진을 위해 적극 노력해야만 3차 회담에서 북한이 남한의 의지를 보고 실질적 협의에 나선다”고 반박했다. ●선거제도 개편 중점 언급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포함한 선거제도 개편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특히 문 대통령이 모두발언에서 선거제도 개혁을 강하게 지지하면서 야 4당과 문 대통령의 의견이 일치하고 민주당이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는 이례적인 모습도 나왔다. 장 원내대표는 “오늘 대통령이 강하게 피력하신 걸 계기로 야 4당과 대통령이 한목소리를 내니 이제 민주당만 합의하면 돼 정기국회에서 공직선거법을 개정하자고 제안했는데 민주당은 이 부분에 대해서 오늘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5당 5색’ 비빔밥 메뉴로 정치권 협치 강조

    ‘5당 5색’ 비빔밥 메뉴로 정치권 협치 강조

    김성태 “드루킹 특검 연장요구 답 없어” 정의당, 故노회찬 의원 책 선물로 전달 文도 中企서 만든 느티나무 만년필 선물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16일 청와대에서 가진 오찬 회동은 2시간 12분 동안 ‘여·야·정 상설협의체’ 개최에 전격 합의하는 등 비교적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문 대통령과 원내대표들은 상석이 따로 없는 원탁에서 식사하며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눴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항상 1(여당) 대 4(야당)로 하는데 오늘은 2(대통령+여당) 대 4가 돼 든든하다”고 말해 폭소가 터지는 등 시작은 화기애애했다. 잠시 긴장감이 흘렀던 순간도 있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문 대통령에게 드루킹 특검과 관련해 “성의 있는 답변을 내 달라”며 수사 기간 연장을 요구할 때였다. 김 원내대표는 회동 후 “문 대통령이 일언반구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고 전했다. 회동에 앞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경질을 요구하겠다고 예고했던 김 원내대표는 “오늘 언급을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국민연금과 사법 농단 등 현안 관련 대화도 오갔다.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는 “국민연금 개편과 관련해 정부가 마치 최종안을 추진하는 것처럼 오해하지 말아 달라는 대통령의 요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직무대행은 “전교조는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 농단 대상이었으니 문 대통령이 당장에라도 직권취소해 법외노조가 되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건의했고 문 대통령이 검토해 보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특수활동비 폐지와 관련,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국회뿐 아니라 검찰, 경찰, 국가정보원 특활비도 예산 때 이런(폐지) 부분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고 문 대통령의 동참을 요구했다. 윤 직무대행은 노회찬 전 원내대표의 장례와 관련해 “대통령께서 심심한 조의를 표해 주신 점을 감사드린다. 유족이신 김지선 여사께서 감사의 뜻으로 책을 보내 주셨다”며 노 전 원내대표가 생전에 집필한 ‘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를 선물했다. 노 전 원내대표는 지난해 회동에서 문 대통령에게 ‘82년생 김지영’을 직접 선물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느티나무로 만든 만년필을 5당 원내대표에게 선물했다. 청년 중소기업이 만든 만년필로 5당 원내대표의 이름을 각각 새겼다. 청와대는 민주당의 파란색을 상징하는 블루버터플라워, 한국당의 빨간 무생채, 바른미래당의 민트색 호박나물, 민주평화당의 녹색 엄나물, 정의당의 노란색 계란으로 만든 오색 비빔밥을 ‘협치’ 메뉴로 준비했다. 청와대가 바른미래당의 민트색 식재료를 찾는 데 애를 먹었다고 토로했다고 윤 대행이 전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헌정 사상 첫 대통령 주재 여·야·정 협의체 가동

    헌정 사상 첫 대통령 주재 여·야·정 협의체 가동

    文 “알려진 것보다 비핵화 접촉 원활”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들은 국정 전반을 논의하기 위한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가동하기로 16일 전격 합의했다.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로, 정쟁으로 점철된 우리 정치 문화가 혁신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관영,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와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 직무대행은 이날 청와대에서 오찬 회동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 5당 원내대변인들은 회동 직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합의문을 발표하며 “여·야·정 상설협의체는 대통령 주재로 여야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며, 분기별 1회 개최를 원칙으로 필요시 여야 합의에 따라 개최한다”고 밝혔다. 첫 여·야·정 상설협의체는 오는 11월에 열린다. 제1야당뿐만 아니라 원내교섭단체가 아닌 소수 정당까지 참여하는 전례 없는 소통의 장이 열리는 것이다. 앞서 지난해 5월 이 협의체를 문 대통령이 제안했으나 한국당이 거부해 흐지부지됐었다. 5당 원내대표들은 이와 함께 8월 임시국회에서 국민 안전, 소상공인·자영업자·저소득층 지원 법안, 혁신성장을 위한 규제 혁신 법안 등 민생 경제 법안을 처리키로 합의했다. 여야는 또 다음달 평양에서 열릴 3차 남북 정상회담을, 정부는 남북 국회 및 정당 간 교류를 적극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회동에서 “국회도 (3차 남북 정상회담 때) 함께 방북해 남북 간 국회 회담의 단초를 마련했으면 하는 욕심”이라며 “평양 남북 정상회담 이전에 4·27 판문점 선언 비준에 동의를 해 준다면 남북 국회 회담을 추진하는 데에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에 대해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물밑 접촉이나 여러 접촉이 원활하게 되고 있고, 한·미 간에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포함한 선거제도 개편과 관련해 “비례성과 대표성을 제대로 보장할 수 있는 선거제도 개편을 대통령 개인적으로는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文 “남북 정상회담 부정 말아야”…洪 “대화 자체 반대 안해”

    文 “남북 정상회담 부정 말아야”…洪 “대화 자체 반대 안해”

    洪, 북핵 일괄타결 ‘리비아식 해법’ 제기 洪 “한·미 동맹 이완” 우려에 文 “긴밀” 김기식 철회 요구에 대통령 묵묵부답 洪 “김 원장 집 보낼 것으로 느껴” 주장 靑 “화기애애 아니어도 삭막하지 않아”“남북 간 대화가 시작된 만큼 야당의 건전한 조언과 대화는 바람직하나 정상회담을 부정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문재인 대통령) “남북, 북·미 정상회담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북핵 폐기 회담이 돼야 한다. 그 폐기는 단계적 폐기가 아니라 일괄 폐기가 돼야 한다.”(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13일 문 대통령과 홍 대표의 첫 번째 단독 회동이 전격적으로 성사돼 1시간 20분 동안 진행됐다. 전체 대화의 70~80% 비중을 차지한 외교·안보 현안에서 양측은 팽팽하게 맞섰다. 국내 정치 현안에서는 문 대통령이 홍 대표의 주장을 경청하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홍 대표는 과거 (남북 대화) 실패 사례들이 반복될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북한의 위장전술을 의심했다”고 말했다. 홍 대표가 일괄타결 방식인 ‘리비아식 북핵 해법’을 제기하자 문 대통령은 구체적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홍 대표는 “차라리 긴장 상태를 (유지해) 대북 제재로 (북한이) 손을 들도록 하게 하고, 북핵 폐기 절차로 가는 게 맞다”면서 “완전 폐기까지 제재를 완화하는 것에 절대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미 동맹을 이완하는 조치도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또한 “정권이 미국까지 끌어들여 정말 위험한 도박을 하고 있다”며 각을 세우기도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한·미 관계는 이상 없고 공조가 긴밀히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대표는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홍 대표는 “김 원장을 집에 보내는 게 아닌가라고 느꼈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정치보복 중단도 요구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나이가 66세인데 24년형을 살면 90세이다. 그러면 죽어서 나오라는 말이냐”고 말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대통령을 잡아넣었으면 됐다. 아들 잡아넣고, 형, 부인 잡아넣고 그렇게 해야 하냐”고도 했다. 홍 대표는 개헌안 발의 철회를 주장하며 “대통령의 일방적 발의로 개헌 절차가 시작된 것은 대부분 독재정권 때이며, 철회해 주면 여야가 합의해 연내 개헌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 중립을 요구한 홍 대표의 요청에 문 대통령은 “당연하고 선거를 겨냥해 일부러 다닐 계획도, 생각도 없다”고 일축했다. 문 대통령이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활성화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는 틀을 만들자”고 제안하자 홍 대표는 “분위기와 여건이 맞는지 지켜보자”고 유보적 태도를 취했다. 홍 대표는 “경제 파탄과 청년실업에 책임 있는 좌파경제학자”라며 홍장표 경제수석의 경질도 요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이게 무슨 소리죠’라는 표정으로 깜짝 놀란 것 같았다”고 전했다. 회동 분위기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화기애애까지는 아니더라도 삭막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북 대화를 가장 반대한 홍 대표의 의견을 듣고, 우리 생각을 충분히 전달한 것으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긴박한 외교·안보 사안을 제1야당 대표와 논의한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홍 대표도 “할 말은 다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양측이 서로 하고 싶은 얘기를 주고받았고, 의제를 조율할 시간도 부족해 현안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기까지는 아직도 요원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문 대통령이 당부한 추가경정예산 처리 협조 문제에 대해서도 홍 대표는 원내지도부의 소관이라며 완곡하게 거부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안전이 미래다] 한국전력, 농어촌 태양광 발전 설비 50억 지원

    [안전이 미래다] 한국전력, 농어촌 태양광 발전 설비 50억 지원

    한국전력이 농어촌 지역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지원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7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최근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과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이하 상생기금) 출연 협약을 체결했다. 한전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상생기금 50억원을 출연하고, 이달부터 내년 9월까지 전국 농어촌 지역의 사회적경제 조직과 사회복지시설, 취약계층가구 등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지원한다. 상생기금은 자유무역협정(FTA)으로 피해를 입거나 피해가 우려되는 농어촌과 농어업인을 위해 조성됐다. 2015년 11월 국회 ‘한·중 FTA 여·야·정 협의체’에서 합의한 뒤 지난 1월 관련 법을 개정해 법적 근거도 마련했다. 무역이득공유제의 대안으로 민간기업, 공기업, 농·수협 등이 매년 1000억원씩 10년 동안 총 1조원의 기금을 조성해 농업 분야에 대한 협력·지원 사업을 수행한다. 이 중 한전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이 ‘태양광 발전설비 지원사업’이다. 농어촌 지역의 사회적경제 조직에 태양광발전소를 무상으로 건립해 주고 전력 판매수익의 일부를 지원해 일자리 창출과 소득 증대에 기여한다는 게 목표다. 김시호 한전 국내부사장은 “상생기금의 원활한 조성과 효과적인 집행으로 떠나가는 농어촌에서 청년이 돌아오는 농어촌으로 변모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데스크 시각] 한병도 수석의 ‘과제’/임일영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한병도 수석의 ‘과제’/임일영 정치부 차장

    “돌이켜 보면 (노무현 대통령이) 정무수석 자리를 없앤 것이 잘한 일 같지 않다. 당청 분리를 엄정하게 하고자 하는 대통령 의지가 발현됐지만, 과거와 다른 형태로라도 정치권, 특히 여당과 긴밀하게 소통하는 것이 필요했다. … ‘소통이 되지 않는다 청와대 일방통행이다’ 하는 불만이 많았다. 청와대 참모진의 정무기능이 약했던 것도 큰 원인이었을 것이다.”(‘문재인의 운명’ 중) 지난 16일 전병헌 전 정무수석의 예기치 않은 사퇴로 청와대는 고민에 빠졌다. 가까스로 조각(組閣)의 퍼즐을 맞추고 국정운영의 드라이브를 걸려던 즈음 예기치 않게 사달이 빚어진 것이다. 적임자로 꼽힌 강기정·박수현(현 대변인) 두 전직 의원이 고사하면서 매듭은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사실 전 전 수석이 사퇴한 직후부터 청와대 일각에선 한병도 정무비서관이 조심스럽게 거론됐다. 전 전 수석의 사퇴 다음날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한 비서관이 (하마평에서)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넌지시 말했다. 인선이 난항을 겪자 일각에선 직제 개편을 통한 ‘정무수석 폐지론’마저 거론됐다. 여소야대인 데다 각 정당 대표의 리더십이 불안정하고, 헤게모니가 복잡다단한 탓에 웬만해선 협치의 실타래를 풀기 어렵다는 게 논거였다. 차라리 참여정부의 전례(2004년)대로 정무수석을 폐지하는 편이 낫지 않냐는 것이다. 하지만 정무 기능을 겸한 비서실장의 고충을 체험한 문 대통령이 정무수석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는 점에서 애초 유의미한 주장은 아니었다. 문 대통령은 결국 2012년 대선과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의 2·8 전당대회, 5·9 대선까지 거치면서 신뢰를 이어온 전직 초선(17대) 의원 한병도 수석을 선택했다. 3선을 지낸 전 전 수석의 바통을 이어받은 한 수석이 짊어진 짐은 사뭇 무겁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비롯한 개혁입법 처리와 여·야·정 협의체 가동, 개헌 등 산적한 과제 때문만은 아니다. 지난 6개월 보수야당·언론들은 임종석 비서실장을 비롯한 전대협 출신 청와대 핵심들에 대해 밑도 끝도 없이 사상 검증을 하자고 달려들었다. 청와대가 궁극적으론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한반도 안보위기를 해소해야 한다는 소신을 굽히지 않을 때마다 86그룹(1980년대 학번·1960년대 출생 운동권)의 ‘과거’와 결부지어 해석하려는 보수세력들이 적지 않았다. 그들이 전대협 3기 의장을 지낸 임 실장과 당시 전북지역 조국통일위원장을 지낸 한 수석의 인연을 이유로 임 실장의 ‘그립’(장악력)이 강해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품는 것도 사실이다. 한 수석으로선 그들의 벼린 칼날을 버텨내면서 임명권자의 ‘옳은 선택’이었음을 결과로 입증해야 하는 짐을 ‘덤’으로 진 형국이다. 정무수석은 칭찬받기는 쉽지 않고 욕먹기는 좋은 자리다. 1968년 초대 조시형 수석 이후 이 자리를 거쳐간 48명 중 여야에서 두루 호평을 받은 이들은 손으로 꼽힐 정도.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은 박준우 수석을 제외하면 친박 인사들을 임명했지만 존재감이 없거나 ‘완장수석’이란 비아냥을 들었다. “정무가 전부”란 말이 있다. 대국회 관계를 풀어 가는 것은 기본이다. 대통령이 고도의 정치적 판단을 하는 데 정무 라인의 담백한 보고와 냉철한 판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가 상식과 동떨어진 인사나 정책 판단으로 폭주한 것은 정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촛불민심으로 세워진 이 정부에서 한 수석이 새로운 상을 그려 낼지 지켜볼 일이다. argus@seoul.co.kr
  • [文정부 6개월] 여·야·정 상설 협의체는 요원…첫 국감서 野 명분없는 보이콧

    7명 낙마… 내각 구성 완성 못해추경 등 고비마다 野와 마찰음 지방선거 앞두고 정계개편 전망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6개월 동안 국회에 협치는 없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강조한 ‘여·야·정 국정 상설 협의체’에는 진전이 없고 첫 국정감사에선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보이콧을 선언하기도 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양학부 교수는 9일 “대통령이 국회와의 관계가 전혀 원만하지 않았고 여소야대 상황 속에서 인사·정책에서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면서 “협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추가경정예산안 통과 과정과 내각 인사 구성 절차 과정에서 여야는 고비마다 강대강으로 대치했다. 추경은 국회로 넘어온 지 45일 만에 공무원 증원 등 주요 정책 예산이 줄어 원안인 11조 333억원보다 1500억원 축소된 규모로 통과됐다. 한국당 의원이 표결 직전 퇴장해 의결정족수가 모자라는 해프닝도 있었다. 내각 구성도 완성되지 않았다. 차관급 이상 고위공직 후보 중 7명이 중도 낙마했다. 10일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에서 여야가 곧장 합의해 경과보고서를 채택한다고 해도 역대 정권 중 최장 기간이 걸린 셈이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 동의안은 110일 만에 본회의에 상정됐지만 총투표수 293표 중 찬성이 145표로 2표가 부족해 부결됐다. 여·야·정 국정상설 협의체는 제자리걸음이다. 문 대통령은 세 차례나 여야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하는 등 성의를 보이고 있지만 야당은 냉담하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여·야·정 협의체는 정치적인 레토릭”이라며 “(청와대나 여권이) 양보를 하면서 큰 것을 얻어내는 고도의 정무적인 전략이 없으면 협치는 어려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의 높은 지지도에 반해 야당의 지지도가 회복되지 않는 점도 협치가 이뤄지기 어려운 요인으로 꼽힌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내년 지방선거가 곧 다가오는데 야당이 실제 국회 의석 분포보다 지지율이 굉장히 낮고 이게 회복될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며 “정당이 증발해 버릴 수도 있다는 두려움 속에서 야당은 쉽사리 협조를 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여당에서 야당이 된 한국당은 두 번의 보이콧으로 강경노선을 이어갔다. 한국당은 지난 9월 김장겸 MBC 사장 체포 영장 발부에 반발해 일주일간 국회 일정에 참여하지 않았다. 지난달엔 방송문화진흥회 보궐 이사 선임에 반발해 국정감사에 참여하지 않다가 4일 만에 복귀했다.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 9명의 탈당으로 야권을 중심으로 한 정계 개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연말까지 2017년도 예산안 처리, 국정과제 관련 주요 법안 심사를 앞둔 정부, 여당의 셈법에 변수가 추가된 셈이다. 김 교수는 “여소야대가 해소되려면 앞으로 3년 이상 남았는데 차라리 야당의 협조가 아니라 연정을 통해 안정적 과반수를 확보하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野 “국회와의 협치 빠져” 與 “정책 방향 잘 반영”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의 국회 시정연설에 대해 “국회와의 협치가 빠졌다”고 비판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새 정부의 정책 방향이 잘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1일 시정연설이 진행된 본회의장에서 나오면서 “대통령께서 조금 더 국회와 야당에 대한 협치의 말씀, 촛불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 통합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서두 발언이 있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도 “(정부는) 국회와 야당과 긴밀히 협의하고 (정책은) 국민적 공감대 속에서 추진해야 하는데 다 준비했으니 도와 달라 하는 건 진정한 협치가 아니고 대화와 소통이 아니다”라며 “문 대통령이 이야기한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가 현안 해결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문재인 정부의 정책이 모두 정답이고 촛불혁명을 이끈 국민의 뜻이라는 인식은 우려된다”며 “자신만이 국민을 대변하고 국회는 무조건 협조해야 한다는 인식이 전제된 것 같아 답답하다”고 지적했다. 시정연설에는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정부의 예산에 대해 설명은 많이 했지만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고 말했다. 한국당 강효상 대변인은 “연설에는 현재도, 미래도 없이 과거의 흔적 쫓기만 가득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 제윤경 원내대변인은 “(내년도 예산안에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국민에게 약속했던 공약 이행과 새 정부의 정책 방향, 국정과제를 실천하기 위한 정부의 다짐이 잘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 투표하자…경제·사회 불공정 구조 바꾸겠다”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 투표하자…경제·사회 불공정 구조 바꾸겠다”

    “사람 중심 경제로 담대한 변화 개혁은 사회 신뢰 회복 선결과제” 문재인 대통령은 1일 “내년 지방선거(6월 13일)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며, 그 시기를 놓친다면 국민이 개헌에 뜻을 모으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선거제도 개편도 여야 합의로 이뤄지기를 희망한다. 개헌과 선거제도 개편으로 새로운 국가의 틀이 완성되길 기대하며 정부도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회 개헌 논의가 권력구조 이견으로 지지부진한 가운데 문 대통령이 지난달 26일에 이어 6일 만에 또 개헌을 언급함으로써 개헌 논의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문 대통령은 국회에서 가진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개헌은 국민의 뜻을 받드는 일로, 변화한 시대에 맞게 국민의 기본권을 확대해야 한다. 수도권과 지방이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지방분권과 자치를 강화해야 한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이어 “국회에서 일정을 헤아려 개헌을 논의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이와 함께 “경제와 사회 모든 영역에서 불공정과 특권 구조를 바꾸겠다”면서 “국민 누구라도 낡은 질서나 관행에 좌절하지 않고 평등하고 공정한 기회를 갖도록 바꿔 나가겠다. 이것이 제가 말하는 적폐청산”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가권력기관의 개혁은 사회적 신뢰 회복을 위한 선결 과제”라며 국가정보원과 검찰 개혁을 강조하고, “법안이 통과되면 저와 제 주변부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 대상이 될 것”이라며 공수처법 통과를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또 “보다 민주적이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는 국민이 요구한 새 정부의 책무로, 저는 이 책무를 다하는 것을 사명으로 여긴다”면서 “이 책무를 절반이라도 해낼 수 있다면 시대적 소명을 다한 것으로 여길 수 있을 것이며 국회도, 우리 정치 모두 이 책무만큼은 공동 책무로 여겨 주실 것을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국가역할론’도 강조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저성장과 실업이 고착화되고 중산층은 무너진 채 개인의 삶은 과로와 무한경쟁에 내몰리는 등 뒤틀린 사회경제구조를 바로잡기 위해 국가가 나서겠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국가가 역할을 다할 때 국민은 희망을 놓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 어려울 때 국가가 든든하게 지켜 주고 있다는 믿음을 줘야 하며 그것이 국가의 존재 이유”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안보와 민생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면서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운영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은 지난 6월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연설에 이어 두 번째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불공정·특권 ‘경제 적폐청산’… 文대통령, PPT로 현안 설명

    일자리 창출 초당적 협치 당부 靑 TF 수차례 회의·문안 정리 문재인 대통령은 다음달 1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민생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국회의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28일 세계한상대회 주요 참석자와의 간담회에서 불공정한 경제와 특권경제를 ‘적폐’로 규정하고, 이를 청산해야 저성장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언급한 만큼 ‘경제 적폐청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도 역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30일 “정기국회 예산통과를 위한 시정연설이니 민생과 경제, 특히 일자리 창출을 위주로 연설할 것”이라면서 “주요 사회 현안과 국정 현안도 두루 언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 추가경정예산안 연설 때처럼 이번에도 파워포인트(PPT)를 사용한다. 청와대는 시정연설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어 수차례 회의를 갖고 연설 문안을 다듬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 분야에선 다음달부터 본격화될 혁신성장 정책 발표를 앞두고 낡은 규제를 혁파하기 위한 각종 입법 과제가 국회에서 원활히 처리되도록 대승적으로 협력해 달라는 당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근로시간 단축 문제에도 확고한 의지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16일 “만약 국회 통과가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행정해석을 바로잡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시정연설에서도 12월 9일 종료되는 정기국회 회기 내 이 문제를 서둘러 매듭지어 줄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한반도 위기를 극복하려는 정부의 노력에 힘을 보태 달라며 초당적 협치를 강조하고, 국정 전반으로 협치를 확대해 나갈 것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향한 별도의 메시지가 나올지도 관심이다. 여·야·정 국정협의체의 조속한 구성도 촉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유남석 헌법재판관 후보자,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대한 별도 당부의 말은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는 “국민을 상대로 한 시정연설인 만큼 인사청문회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분권 개헌 문제를 언급할지도 관심이다. 국회의 개헌 논의가 권력구조에 대한 이견으로 정체된 가운데, 문 대통령은 지난 26일 ‘제5회 지방자치의날 기념식’에서 “명실상부한 지방분권을 위해 지방분권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국회 예산·입법 심의, 당리당략에 묶여선 안 돼

    국회는 다음달 1일부터 곧바로 내년도 예산안 심사와 정기국회 법안 심사에 돌입한다. 31일로 끝나는 국정감사가 파행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여야의 대치 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 벌써 걱정스럽다. 여권은 민생·개혁 예산과 관련 법안 통과에 사활을 걸겠다는 입장이지만 야권 역시 현 정부의 예산안과 입법 방향을 ‘포퓰리즘’이라고 규정하고 강력한 제동을 예고하고 있다. 여야의 대치 전선은 이진성(헌법재판소장)·유남석(헌법재판관)·홍종학(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와 맞물려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적폐청산의 당위성을 앞세운 여권의 국정 운영 방식을 신적폐로 규정한 야권이 정면충돌하는 양상이 국회 곳곳에서 목격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정기국회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예산안 심사는 곳곳이 지뢰밭이다. 내년도 예산안(429조원)을 둘러싸고 야당은 ‘현금 살포형 포퓰리즘 예산’이라고 폄하하고 있다.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삭감에 대한 논란도 심하다. 여권은 ‘사람 중심 성장으로의 전환’과 야당의 ‘성장동력 상실’이라는 주장이 충돌하고 있다. 정부의 공무원 증원 예산도 마찬가지다. 여권은 내년에 증원되는 공무원(중앙직 1만 5000명)은 사회복지, 소방, 경찰 등 국민 생활과 안전 분야에 필요한 인력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야당은 공무원 증원이 미래 세대에 재정 부담을 주는 전형적인 졸속 정책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입법을 둘러싼 대치는 더욱 격렬하다. 자유한국당이 국감을 파행시킨 MBC 사태에서 보듯 방송법·세법·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 등을 둘러싸고 어느 하나 접점을 찾을 수 없다. 현 정부가 내건 100대 국정과제 실현을 위해서는 법률 465건과 하위법령 182건 등 총 600건이 넘는 법률 등의 개정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입법 저지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형국이다. 4당 체제 아래의 여소야대 정국에서 야당의 견제와 강도는 어느 때보다 강경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내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당은 정치적 존재감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칠 태세다. 이번 국회가 소모적인 논쟁으로 막을 내려선 안 된다. 지난달 27일 청와대에서 여야 대표 회동을 통해 여·야·정 국정협의체 구성을 위한 논의를 약속했지만 아직 지지부진이다. 여야 대표들이 생산적 국회와 상생의 정치를 다짐했지만 대치 국면과 함께 야당 내부의 통합 및 연대 논의에 밀려 실종되고 있는 분위기다. 새 정부 들어서도 북핵 문제를 둘러싼 안보 위기는 계속되고 있고 서민의 고통을 가중하는 민생 문제는 해결 난망의 상태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우리의 정치는 여야만 바뀌었을 뿐 국민의 눈높이와 한참이나 차이가 있다. 국민은 첨예한 대치 정국일수록 공존과 협치의 정치력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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