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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웬 고양이? 웬 전투기? 엘리트 미술에 한 방, 인간 욕망에 한 방

    웬 고양이? 웬 전투기? 엘리트 미술에 한 방, 인간 욕망에 한 방

    미술관에 난데없이 고양이 떼가 나타났다. 미술품이 놓여 있어야 할 좌대를 고양이 다섯 마리가 하나씩 차지한 채 느긋하게 누워 있다. 길이 10m, 높이 6m가 넘는 전투기도 갤러리 한복판에 자리잡았다. 고양이나 전투기나 통상 미술 전시장과는 거리가 먼 조합. 지금 서울 마곡동 코오롱 미술관 스페이스K 서울과 삼청동 갤러리 바라캇컨템포러리에 가면 이런 낯설면서도 흥미로운 광경을 만날 수 있다. 전시 주인공은 라이언 갠더와 피오나 배너. 세계 미술계가 주목하는 영국의 개념 미술가들이다. 스페이스K 서울에서 개인전 ‘변화율’을 선보이는 갠더는 일상적인 사물에서 발상과 인식의 전환을 이끌어 내는 작업을 펼쳐 왔다. 같은 사물이라도 어떤 환경과 맥락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는 스토리텔링에 능하다. 감쪽같은 외양은 물론 심장박동까지 재현한 기계 고양이들을 전시장에 데려온 저의(?)는 작품 제목에 담겨 있다. ‘고양이 스모키가 조각가 조너선 몽크의 <풀 죽은 조각2(2009)>를 만났을 때’처럼 고양이들이 점령한 좌대가 유명 조각가의 작품이 놓였던 좌대라는 점을 일러 줌으로써 일상과 동떨어진 ‘그들만의 세상’인 엘리트 미술에 유쾌한 한 방을 날린다. 갤러리 벽의 구멍에 20파운드짜리 지폐를 구겨 넣은 ‘난 뉴욕에 다시 가지 않을 거야’에서도 미술계의 속물주의에 대한 비판을 엿볼 수 있다.이번 전시를 관통하는 주제는 시간성이다. 변화는 시간을 전제로 한다. 보이지 않는 비물질적 요소인 변화와 시간의 개념을 눈 쌓인 의자, 쥐가 갉아먹어 구멍이 뚫린 벽, 과거의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 등 다채로운 형태의 작품으로 보여 준다. 작가는 전시장 곳곳에 숨은 그림 찾기처럼 여러 단서들을 감춰 뒀다. 만원권 지폐에 영어 문구를 적은 ‘기록하기엔 너무 모호한 아이디어’, 순은으로 제작한 담배꽁초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같은 작품은 의외의 장소에 놓여 있어 관람객에게 ‘발견의 재미’를 선사한다. 9월 17일까지. 피오나 배너는 바라캇컨템포러리에서 아시아 첫 개인전 ‘프라나야마 타이푼’을 열고 있다. 1990년 중반부터 할리우드 전쟁영화, 포르노 등 특정한 시각 이미지가 전달하는 인간의 원초적 욕망과 폭력 등 양가적 감정을 드로잉, 조각,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탐구해 왔다. 1층 전시장 절반을 차지한 거대한 전투기 설치물 ‘팔콘’은 실제로 전투에서 사용하는 눈속임용 전투기다. 고무 재질로 만든 풍선 모형에 공기를 불어 넣어서 적에게 공포감을 주기 위한 미끼 전투기로 활용한다. 공기를 주입하고 뺄 때마다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몸을 부풀렸다가 움츠러드는 전투기의 모습이 권력과 힘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다. 이 전투기는 영상 ‘프라나야마 오르간’에도 등장한다. 전투기 의상을 입은 두 사람이 황량한 바닷가에서 우스꽝스런 몸짓으로 펼치는 제의적인 퍼포먼스는 실제 전투기 모형과 조응하며 성찰을 이끌어 낸다.전시 제목은 고대 인도의 전통 호흡법인 ‘프라나야마’와 자연 재앙인 ‘타이푼’(태풍)을 합성한 것이다. 코로나19로 영국 전역이 봉쇄된 상태에서 개인전을 준비하면서 작가가 느꼈던 자연의 힘과 인간의 호흡 사이의 충돌을 암시한다. 배너가 작업의 핵심으로 삼고 있는 언어, 출판물과 관련한 작품들도 전시됐다. 여러 서체의 마침표를 고전 회화와 결합한 ‘마침표’ 시리즈, 자동차 백미러에 도서 등록 정보 ISBN을 새긴 거울 조각 출판물 등이 눈길을 끈다. 8월 15일까지.
  • 전시장에 웬 고양이와 전투기?…엘리트 미술·인간의 욕망을 향한 일침

    전시장에 웬 고양이와 전투기?…엘리트 미술·인간의 욕망을 향한 일침

    미술관에 난데없이 고양이 떼가 나타났다. 미술품이 놓여 있어야 할 좌대를 고양이 다섯 마리가 하나씩 차지한 채 느긋하게 누워 있다. 길이 10m, 높이 6m가 넘는 전투기도 갤러리 한복판에 자리잡았다. 고양이나 전투기나 통상 미술 전시장과는 거리가 먼 조합. 지금 서울 마곡동 코오롱 미술관 스페이스K 서울과 삼청동 갤러리 바라캇컨템포러리에 가면 이런 낯설면서도 흥미로운 광경을 만날 수 있다. 전시 주인공은 라이언 갠더와 피오나 배너. 세계 미술계가 주목하는 영국의 개념 미술가들이다. 스페이스K 서울에서 개인전 ‘변화율’을 선보이는 갠더는 일상적인 사물에서 발상과 인식의 전환을 이끌어 내는 작업을 펼쳐 왔다. 같은 사물이라도 어떤 환경과 맥락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는 스토리텔링에 능하다. 감쪽같은 외양은 물론 심장박동까지 재현한 기계 고양이들을 전시장에 데려온 저의(?)는 작품 제목에 담겨 있다. ‘고양이 스모키가 조각가 조너선 몽크의 <풀 죽은 조각2(2009)>를 만났을 때’처럼 고양이들이 점령한 좌대가 유명 조각가의 작품이 놓였던 좌대라는 점을 일러 줌으로써 일상과 동떨어진 ‘그들만의 세상’인 엘리트 미술에 유쾌한 한 방을 날린다. 갤러리 벽의 구멍에 20파운드짜리 지폐를 구겨 넣은 ‘난 뉴욕에 다시 가지 않을 거야’에서도 미술계의 속물주의에 대한 비판을 엿볼 수 있다.이번 전시를 관통하는 주제는 시간성이다. 변화는 시간을 전제로 한다. 보이지 않는 비물질적 요소인 변화와 시간의 개념을 눈 쌓인 의자, 쥐가 갉아먹어 구멍이 뚫린 벽, 과거의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 등 다채로운 형태의 작품으로 보여 준다. 작가는 전시장 곳곳에 숨은 그림 찾기처럼 여러 단서들을 감춰 뒀다. 만원권 지폐에 영어 문구를 적은 ‘기록하기엔 너무 모호한 아이디어’, 순은으로 제작한 담배꽁초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같은 작품은 의외의 장소에 놓여 있어 관람객에게 ‘발견의 재미’를 선사한다. 9월 17일까지. 피오나 배너는 바라캇컨템포러리에서 아시아 첫 개인전 ‘프라나야마 타이푼’을 열고 있다. 1990년대 중반부터 할리우드 전쟁영화, 포르노 등 특정한 시각 이미지가 전달하는 인간의 원초적 욕망과 폭력 등 양가적 감정을 드로잉, 조각,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탐구해 왔다. 1층 전시장 절반을 차지한 거대한 전투기 설치물 ‘팔콘’은 실제로 전투에서 사용하는 눈속임용 전투기다. 고무 재질로 만든 풍선 모형에 공기를 불어 넣어서 적에게 공포감을 주기 위한 미끼 전투기로 활용한다. 공기를 주입하고 뺄 때마다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몸을 부풀렸다가 움츠러드는 전투기의 모습이 권력과 힘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다. 이 전투기는 영상 ‘프라나야마 오르간’에도 등장한다. 전투기 의상을 입은 두 사람이 황량한 바닷가에서 우스꽝스런 몸짓으로 펼치는 제의적인 퍼포먼스는 실제 전투기 모형과 조응하며 성찰을 이끌어 낸다.전시 제목은 고대 인도의 전통 호흡법인 ‘프라나야마’와 자연 재앙인 ‘타이푼’(태풍)을 합성한 것이다. 코로나19로 영국 전역이 봉쇄된 상태에서 개인전을 준비하면서 작가가 느꼈던 자연의 힘과 인간의 호흡 사이의 충돌을 암시한다. 배너가 작업의 핵심으로 삼고 있는 언어, 출판물 관련한 작품들도 눈길을 끈다. 여러 서체의 마침표를 고전 회화와 결합한 ‘마침표’ 시리즈, 자동차 백미러에 도서 등록 정보 ISBN을 새긴 거울 조각 출판물 등도 전시됐다. 8월 15일까지.
  • 홍콩 스타 청룽 “中 공산당 위대… 당원 되고파”

    홍콩 스타 청룽 “中 공산당 위대… 당원 되고파”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나면서 ‘홍콩의 중국화’ 징후가 속속 포착되는 가운데 세계적 액션스타 청룽이 공개적으로 중국 공산당에 가입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홍콩의 엘리트들이 ‘중국식 지배’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순응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중국매체 관찰자망에 따르면 청룽은 지난 8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 좌담회에서 “나는 중국인이어서 자랑스럽다. 하지만 당신들이 공산당원이라서 부럽다”고 말했다. 그는 “공산당은 정말 위대하다. 당이 약속한 것은 수십년 안에 반드시 이뤄진다”며 “나도 공산당원이 되고 싶다”고 했다. 이날 행사는 청룽이 부주석으로 있는 중국영화가협회가 지난 1일 시진핑 국가주석의 공산당 100주년 기념 연설을 학습하고자 마련했다. 청룽은 홍콩에서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한창이던 2019년에도 ‘애국’을 강조하며 ‘오성홍기(중국 국기)의 수호자’를 자처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의도적으로 ‘친중 행보’에 나선다고 여긴다. 신징바오에 따르면 청룽의 아들인 배우 팡주밍(38)은 2014년 베이징에서 대마초 흡연 혐의로 체포돼 징역 6개월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자숙하며 연예계 복귀를 타진하고 있지만 중국 당국의 압박으로 길이 막힌 상태다. 여기에 청룽의 내연녀였던 배우 우치리(49)가 “딸 우줘린(21)의 양육비를 받지 못했다”고 폭로해 사생활 논란도 불거졌다. 청룽 입장에서는 자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공산당 앞에서 바짝 엎드릴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것이다. 그가 실제로 공산당에 입당할지는 미지수다. 이미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서는 “돈이 많고 유명하다고 해서 공산당원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미 드러난 도덕성 논란만으로도 입당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그럼에도 글로벌타임스는 “‘공산당원이 되고 싶다’는 청룽의 말은 홍콩의 리더들이 중국 공산당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분석했다. ‘중국화된 홍콩’에서 살아가려면 ‘공산당원’이라는 프리미엄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설명이다.
  • ‘중국화’ 가팔라지는 홍콩…청룽 “공산당원 되고 싶다“

    ‘중국화’ 가팔라지는 홍콩…청룽 “공산당원 되고 싶다“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나면서 ‘홍콩의 중국화’ 징후가 속속 포착되는 가운데 세계적 액션스타 청룽이 공개적으로 중국 공산당에 가입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홍콩의 엘리트들이 ‘중국식 지배’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순응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중국매체 관찰자망에 따르면 청룽은 지난 8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 좌담회에서 “나는 중국인이어서 자랑스럽다. 하지만 당신들이 공산당원이라서 부럽다”고 말했다. 그는 “공산당은 정말 위대하다. 당이 약속한 것은 수십년 안에 반드시 이뤄진다”며 “나도 공산당원이 되고 싶다”고 했다. 이날 행사는 청룽이 부주석으로 있는 중국영화가협회가 지난 1일 시진핑 국가주석의 공산당 100주년 기념 연설을 학습하고자 마련했다. 청룽은 홍콩에서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한창이던 2019년에도 ‘애국’을 강조하며 ‘오성홍기(중국 국기)의 수호자’를 자처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의도적으로 ‘친중 행보’에 나선다고 여긴다. 신징바오에 따르면 청룽의 아들인 배우 팡주밍(38)은 2014년 베이징에서 대마초 흡연 혐의로 체포돼 징역 6개월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자숙하며 연예계 복귀를 타진하고 있지만 중국 당국의 압박으로 길이 막힌 상태다. 여기에 청룽의 내연녀였던 배우 우치리(49)가 “딸 우줘린(21)의 양육비를 받지 못했다”고 폭로해 사생활 논란도 불거졌다. 청룽 입장에서는 자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공산당 앞에서 바짝 엎드릴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것이다. 그가 실제로 공산당에 입당할 지는 미지수다. 이미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서는 “돈이 많고 유명하다고 해서 공산당원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미 드러난 도덕성 논란 만으로도 입당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그럼에도 글로벌타임스는 “‘공산당원이 되고 싶다’는 청룽의 말은 홍콩의 리더들이 중국 공산당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중국화된 홍콩’에서 살아 가려면 ‘공산당원’이라는 프리미엄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설명이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공산당이 되고 싶어요”…홍콩 배우 성룡, 중국 찬양

    “공산당이 되고 싶어요”…홍콩 배우 성룡, 중국 찬양

    친중파로 유명한 홍콩의 액션영화 스타 성룡(재키 찬)이 중국공산당 당원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12일 중국매체 관찰자망에 따르면 성룡은 지난 8일 베이징에서 열린 좌담회에서 “나는 중국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 하지만 당신들이 당원이라 부럽다”고 말했다. 이어 “공산당은 정말 위대하다. 당이 약속한 것은 100년까지 갈 것도 없이 수십년만에 반드시 실현된다”면서 “나는 당원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개최된 심포지엄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 연설에 대해 중국 영화 관계자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는 자리였다. 친중 인사로 꼽히는 성룡의 발언을 두고 중국 매체는 “중국 공산당에 대한 홍콩 엘리트들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한편 홍콩 태생인 성룡은 1989년 천안문 민주화 시위 때 이들을 지지하는 콘서트를 열기도 했지만 97년 홍콩의 중국 반환 이후 친중 인사가 됐다. 그는 홍콩에서 범죄자 본토 송환법 반대 시위가 한창이던 2019년에는 ‘애국’을 강조하면서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의 수호자임을 자부하기도 했다. 중국의 소셜네트워스서비스(SNS) 웨이보 이용자는 “당원은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다”면서 성룡이 입당 ‘정치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대법관 퇴임 후 10년째 정원 가꾸던 이홍훈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대법관 퇴임 후 10년째 정원 가꾸던 이홍훈

    11일 75세를 일기로 세상을 등진 ‘법조의 재야’ 이홍훈 전 대법관이 고향인 전북 고창에 꾸미고 있던 정원을 우연히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통해 봤다. 대법관으로서 많은 진보 성향의 판결을 내렸던 그가 고향에 돌아와 부인, 딸과 함께 정원을 가꾸는 모습을 정원의 사계 변화와 함께 담아낸 그 프로그램을 본 것이 지난 5월 6일이었는데 두 달 만에 비보를 들었다. 고인은 이날 오전 6시 50분 눈을 감았으며 빈소는 분당서울대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13일 오전이며 장지는 그의 손때가 묻은 정원이 굽어 보이는 선영이다. 유족은 근조 화환은 정중히 사양하며 11일 오후 1시 이후 조문은 가능하지만 12일부터는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가 수도권에 시행됨에 따라 친족 문상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사망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는데 아마도 이 프로그램에서 털어놓은 대로 4년 전에 담도암 진단을 받고 두 차례 대수술을 받아 “하루가 인생의 전부인 것처럼” 살고 있다고 털어놓은 것에 비춰보면 될 것 같다. 그가 10년째 가꾼 정원은 미완성으로 이제 큰딸 유진 씨와 부인 박옥미 여사의 손에 맡겨지게 됐다. 언젠가 그 정원을 찾아가 인터뷰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가졌는데 세상을 이렇게도 빨리 등졌다니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 없다. 아래는 연합뉴스가 이날 보도한 부고 기사 일부다. 고인은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후 사법연수원 4기로 1977년 판사로 임관했다. 그 뒤 서울고법 부장판사·서울중앙지법원장을 거쳐 2006년부터 2011년까지 대법관을 지냈다. 정통 엘리트 법관이면서도 ‘법조 내 재야’로 불릴 만큼 진보·개혁 성향으로,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과 사법 정의에 중점을 두고 판단해 기본권 보호에 충실하면서도 사회적 약자를 옹호하는 판결을 많이 내렸다는 평가를 들었다.  판사 시절 이적표현물 제작·배포의 처벌과 관련한 국가보안법 조항은 국가의 존립과 안전을 위태롭게 하거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해를 줄 명백한 위험이 있을 때만 적용해야 한다며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무급 휴직원을 내고 출산을 했더라도 근로기준법상 출산휴가 2개월의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면서 근로자의 기본권을 옹호한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대법관 시절에는 다양한 진보·개혁 성향의 소수 의견을 내면서 전수안·김지형·김영란·박시환 전 대법관과 함께 ‘독수리 5형제’로 불렸다. 근로자들의 파업을 무조건 업무방해로 간주해 처벌해서는 안 된다는 판결을 내리며 단순 파업도 당연히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고 여겼던 기존 대법원 판례를 수정했다.  특히 2011년 4월 22일 ‘4대강 사업 집행정지 신청’ 전원합의체 사건에서 그가 내린 신청 기각 반대의견은 법조계에서 지금도 회자될 정도다. 이 사건 주심인 이 전 대법관은 “환경문제가 포함된 이 사건을 처리하면서 미래의 세대인 우리 자손의 중요한 삶의 터전이 될 환경이 오염되거나 훼손되지 아니하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4대강 사업 중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법관 퇴임 뒤에는 법조윤리협의회 위원장과 화우공익재단 이사장, 신문윤리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2017년부터 2년 동안 서울대학교 법인 이사장을 지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법개혁 방안 마련을 위해 설치한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발전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맡는 등 법조계 원로로 활동했다. 이렇게 큰 어른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면서도 조용히 고향의 정원을 가꾸며 역시 큰병을 이겨낸 큰딸 유진 씨, 둘째 딸 유봉 씨와 살뜰한 부녀의 정, 부인과 알뜰한 정을 나누는 모습은 적지 않은 시청자들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아래 KBS 다큐 인사이트의 ‘아버지의 정원’ 동영상을 한번 찬찬히 둘러 보시길 권한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족의 슬픔에 심심한 위로의 말 건넨다.
  • 금수산궁전 참배를 통해 본 북한 군부 엘리트 이동, 권영진에 주목

    금수산궁전 참배를 통해 본 북한 군부 엘리트 이동, 권영진에 주목

    북한이 김일성 전 주석 27주기인 지난 8일 공개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사진을 꼼꼼이 들여다보면 지난달 29일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와 그 뒤 북한 군부에 지각변동 수준의 변화가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종전 군부 서열 1위 리병철과 2위 박정천이 강등되고 권영진 총정치국장이 일인자 지위를 되찾았으며 국방상이 교체되는 등 상당폭의 군부 엘리트 변동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9일 참고자료를 내 김정은의 이 같은 대규모 군부 인사 개편이 코로나19 보건위기의 지속과 국경폐쇄의 장기화로 인한 식량난 해결과 민생 안정에 당분간 중점을 두겠다는 강한 의지를 다시 한번 안팎에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심각한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전쟁 비축미까지 풀어 주민들에게 공급하라고 지시했으나 군부 핵심 인사들이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문책했다는 것이다. 리병철은 참배자들 중 셋째 줄에 박태덕 당 규율조사부 부장 및 리철만 당 농업부장 사이에 인민복을 입고 서 있어 정치국 상무위원에서 후보위원으로 강등되고 비서직에서도 해임되어 군수공업부장직만 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 위원장의 지시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데 대해 군부 책임자로서 총체적인 책임을 지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 리병철의 위상이 이렇게 급락한 점에 비추어볼 때 가까운 미래에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복귀할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고 정 센터장은 지적했다. 리병철의 위상은 인민군 총정치국장, 국가보위상, 총참모장보다 낮아 조만간 당중앙군사위원회 회의가 개최되면 이 기구의 부위원장직에서 해임되고 위원직만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박정천 군 총참모장은 원수 계급에서 차수 계급으로 강등돼 두 번째 열의 끝에 서 있어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직은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는데 정경택 국가보위상, 리영길 국방상(추정), 권영진 총정치국장이 가운데 쪽에 서 있어 그의 위상은 한참 뒤로 밀려났다. 권영진이 군부 1인자 지위를 차지하게 됐으나 지난 1월 8차 당대회에서 총정치국의 위상이 지방당위원회 수준으로 하락한 인민군당위원회 집행부서로 낮아져 앞으로 그가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직에 임명되면서 2018년 이전의 총정치국장과 같은 영향력을 되찾을지 주목된다고 정 센터장은 짚었다. 사회안전상을 맡고 있었던 리영길이 이번에 인민군 대장 군복을 입고 두 번째 줄에 자리해 국방상에 임명된 것으로 보이며, 국방상을 맡고 있던 김정관은 차수 계급에서 대장 계급으로 강등된 상태에서 넷째 줄에 서 있어 국방상 직에서 물러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방상이 군대의 후방 사업을 담당하고 있으므로 군량미가 주민들에게 제대로 공급되지 않은 데 대한 책임을 물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정 센터장은 봤다. 국회 정보위의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은 “(김 위원장이 언급한) ‘방역 중대사건’은 평북 의주 방역장 소독시설 가동 준비 미흡과 전시 비축미 공급 지연 및 관리 실태 부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란 국정원의 분석을 전했다. 한편 정치국 회의 거수 의결을 할 때 아예 자리에서 사라진 최상건 당 비서는 참배단에서도 보이지 않아 신상에 변동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 [금요칼럼] 국가 정체성 문제/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금요칼럼] 국가 정체성 문제/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병자호란 직전 전운이 감돌 때 조선이 청나라의 침공을 물리칠 수 있다고 믿은 자는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도 온 조정은 척화(斥和) 논의로 들끓었다. 조선의 지배 엘리트들은 왜 질 줄 알면서도 전쟁을 불사했을까? 흔히 말하듯 현실(실리)에 눈감은 헛된 명분론자였기 때문일까? 하지만 실리 없는 명분만 강조한 정권은 역사상 없었다. 역사 현상을 명분과 현실(실리)로 도식화해 나누는 이분법은 몰역사적이요, 비상식적이다. 당시 조선이 전쟁을 감수한 이유는 왕조의 안녕보다 더 중요한 가치를 신봉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조국이니 민족이니 하는 개념이 아직 없었다. 유럽의 중세가 국가 단위의 가치보다 기독교라는 보편적 가치를 훨씬 상위에 두었듯이, 중국과 조선에서도 화이론(華夷論)적 중화 문명을 당위적 보편 가치로 믿고 국가 단위보다 더 중시하였다. 조선이라는 왕조의 존망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엄연했던 것이다. 특히 명나라와 조선은 군부(君父)-신자(臣子) 관계로 이념화한 상태였다. 조선 초기(15세기)만 해도 충(忠)에 기초한 군신관계였는데 16세기에는 효(孝)에 기초한 부자관계가 더해진 결과였다. 이런 변화는 중차대하다. 군신관계는 상황에 따라 가변적인 상대가치인 데 비해 부자관계는 어떤 상황에서도 타협할 수 없는 절대가치였기 때문이다. 유교에서 아무리 충을 강조할지라도, 만일 군주가 패륜을 자행한다면 신하로서 군신관계를 얼마든지 끊을 수 있었다. 반정이나 역성혁명도 가능했다. 부자관계는 근본적으로 달랐다. 부친이 아무리 패악할지라도 자식이 먼저 부자관계를 끊을 방법은 없었다. 16세기에 명과 조선이 이런 부자관계로 묶인 사실은 앞으로 국제무대에서 조선은 명나라와 운명을 함께해야 함을 의미했다. 남한산성 내 고민의 본질도 이와 같았다. 위기에 처한 아버지의 소식을 듣고 자식이 취할 올바른 행동은 무엇일까? 즉시 달려가 아버지를 위협하는 적과 싸우는 일 외에는 없다. 그런데도 청나라 칸에게 항복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아버지와 함께하기는커녕 되레 아버지를 죽이려는 도적 앞에 무릎 꿇고 “저 사람은 제 부친이 아닙니다. 저는 앞으로 칸을 섬기겠습니다”라고 맹세한 꼴이다. 그러니 그 충격과 후폭풍이 어떠했을까? 이게 바로 삼전도 항복의 본질이요, 조선왕조의 국가 정체성을 정면으로 거스른 행위였다. 군신관계라는 사대‘정책’을 부자관계라는 사대‘주의’로 한 번 조정해 그 국가 정체성을 불변의 절대가치로 고정해 놓고 시대의 흐름에 따른 재조정을 거부한 결과였다. 대한민국의 국가 정체성은 무엇일까? 정부 수립(1948) 후 냉전시대에는 반공과 한미혈맹이었다. 민주공화국은 헌법 속의 힘없는 텍스트일 뿐이었다. 모든 것은 반공으로 수렴했다. 주적은 북괴였고, 미국은 은인이자 큰형님이요, 일본은 작은형이었다. ‘빨갱이’라는 프레임을 씌우면 어떤 폭력도 면죄부를 받았다. 그런데 이제 세월이 흘러 다른 세상이 도래했다. 남북한 체제경쟁에서 압승을 거둔 지 오래다. 군사독재정권이 사라지고 민주화를 이루었으며, ‘공인’ 선진국의 반열에 올라섰다. 이런 새 환경에 걸맞게 대한민국의 국가 정체성도 조금씩 변하며 진화하는 중이다. 당연히 그럴 때다. 최근 한 대통령 후보가 생뚱맞게도 해방군ㆍ점령군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해방군은 보는 시각에 따라 가변적이나 점령군은 객관적 사실이다. 역사에서 해방과 점령은 교집합이 크다. 별개의 대립 개념이 아닐 수 있다는 얘기다. 한때는 미국이 대한민국의 ‘모든 것’이었으나, 지금은 가장 중요한 나라일 뿐이다. 한국의 국가 정체성도 그에 따라 조정 중이다. 이런 2020년대인데 언제까지 색깔론으로 연명하려는가? 이런 수준의 학부 보고서라면 F 외에는 달리 고려할 학점이 없다. 국가 정체성 재조정을 아예 거부했던 조선을 반면교사 삼을 필요가 있다.
  • 잦은 실수에 가족 리스크… 초반 스텝 꼬이는 윤석열

    잦은 실수에 가족 리스크… 초반 스텝 꼬이는 윤석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권가도 초반부터 스텝이 차츰 꼬이는 모양새다. 주목도가 높은 야권 1위 주자로서 대권 행보 도중 노출된 크고 작은 실수가 유달리 부각되면서 여권에서는 벌써 ‘제2의 반기문’이란 비난이 나오고 있다. 우려했던 가족·처가 리스크도 새로운 의혹들이 더해지면서 부담이 가중된 형국이다. 여권은 8일 작정한 듯 윤 전 총장의 ‘헛발질’에 조준점을 맞췄다. 여권 1위 주자 이재명 경기지사의 수행실장인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은 윤 전 총장의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관련 발언에 대해 “전국에서 원전수 방류에 항의하는 집회·시위가 계속됐는데도 저런 수준의 인식이라니 정말 충격적”이라면서 “아무 생각이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6일 대전에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과거에는 크게 문제를 삼지 않았다”고 말해 ‘일본 극우 논리’라는 비판을 받았다. 여기에 윤 전 총장 측은 전날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강경화 당시) 외교부 장관이 일본의 오염수 처리가 일본의 주권적 결정사항이라고 한 답변을 지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당시 회의록을 보면 강 전 장관은 “일본 주권적인 영토 내에서 이루어진 사항”이라면서도 “우리 국민의 안전에 영향이 미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저희가 매일 주시하면서 일본 측에 끊임없이 투명한 정보 공유를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전 장관 발언의 의도를 왜곡해 해명에 활용한 것이다. 윤 전 총장이 탄소중립 토론 모임에서 ‘탄소중심’이란 문구가 쓰인 마스크를 쓴 것도 논란이 됐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최고 엘리트 집단이라는 특수검사 수장을 지낸 분이 맞는지도 모르겠다”면서 “이제는 좀 그만 웃겨 주길 바란다”고 비꼬았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평생 공직에 몸담았던 반 전 총장은 높은 지지율에 힘입어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었지만 잦은 실수가 부각되며 정치 지도자로서 미숙하다는 평가를 받고 중도하차했다. 당장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이날 윤 전 총장을 반 전 총장에 빗대며 “공부 잘 안 하신 것 같다”고 평가했다. 가족 리스크도 계속 불거지고 있다. 윤 전 총장은 부인 김건희씨의 국민대 박사학위 논문 부정 의혹에 대해 “대학이 자율적으로 학술적인 판단을 해서 진행이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만 말했다. 앞서 국민대는 연구윤리위원회를 열어 관련 의혹 조사에 착수했다. 여권에서는 김씨 논문 한글 제목의 일부분인 ‘회원 유지’가 ‘member Yuji’로 번역된 것에 대해 조롱이 쏟아졌다. 대권 주자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입에 올리기가 민망할 정도”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민생투어 두 번째 일정으로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스타트업 육성단지에서 청년 창업가 및 벤처업계 관계자들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그는 “경제에 역동성을 주기 위해서는 자유를 줘야 한다”면서 스타트업에 대한 규제 완화를 강조했다. 주52시간제에 대해서는 “글로벌 경쟁을 위해 노동 방식은 조금 더 자유롭게 하는 것이 스타트업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야권 인사들과의 접촉도 이어 갔다. 이날은 이 지사의 ‘여배우 스캔들’을 제기했던 김영환 전 국민의당 의원과 만찬 회동을 했다.
  • 진중권 “조국 사태 기점으로 진보 몰락…민주당 대표는 김어준”

    진중권 “조국 사태 기점으로 진보 몰락…민주당 대표는 김어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8일 “더불어민주당은 못된 짓은 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름으로 한다. 노무현의 죽음을 얼마나 더럽혔냐”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정의당 20대 대선 준비단이 기획한 ‘직설청취, 2022 대선과 정의당’ 행사의 첫 번째 강연자로 나선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민주당에서는) 조국이 곧 노무현이고 노무현이 곧 조국”이라며 “진보의 상징을 팔아먹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지금 민주당 당 대표는 송영길이 아닌 김어준”이라며 “(김어준이) 김경률 회계사 섭외 잘못했다고 하면 잘못한 것이고, 강훈식 대선경선기획단장에게 ‘잘못했어요 사과하세요’ 하면 사과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민주당의 현 상황과 관련해서는 “조국 사태를 기점으로 진보는 몰락했다”고 단언했다. 그는 “조 전 장관은 아들은 로스쿨 실력 안 돼서 못 보냈고 딸은 의학전문대학원 보내려고 하고 강남에 건물을 사려 했다”며 “전형적인 강남의 욕망을 소위 진보주의자들이 공유하고 있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진 전 교수는 이어 “‘내가 조국이다’라고 단체로 구호를 외치는 게 어떻게 진보고 민주인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또 민주당에 대해 “자신들이 잘못했다거나 썩었다는 것 자체를 인정하지 못하는 독선이 문제”라며 “그런데도 선을 가장하는 위선에다 법치주의마저 파괴해버린다. 완전히 망가진 구제 불능의 상태”라고 맹비난했다. 진 전 교수는 특히 민주당이 강조해온 검찰개혁은 ‘엘리트들만의 문제’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결국 민주당의 검찰개혁이란 자신들이 못된 짓을 해도 수사하지 말라는 지시일 뿐”이라며 “(정경심 교수처럼) 표창장을 위조하면 검찰을 만난다. 검찰 두려워할 일 있게 정치하면 저 꼴이 나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 [기고] 한국 배구 국제 경쟁력 키우려면/엄한주 성균관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기고] 한국 배구 국제 경쟁력 키우려면/엄한주 성균관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한국 배구는 이번 도쿄올림픽에 여자팀만 출전한다. 남자팀은 2000년 시드니 이후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국가대표팀의 국제 경쟁력은 국내 배구, 특히 프로 배구에 대한 관심과 인기 그리고 선수 자원의 저변 확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한국 배구의 국제 경쟁력은 점점 약화되고 있다. 2004년 발족한 프로배구연맹(KOVO)은 세계배구연맹(FIVB)의 ‘1국가 1협회’ 규정에 의해 대한배구협회의 국내 리그로 등록돼 있으나 정부 방침에 따라 프로는 문화체육관광부, 아마추어는 대한체육회에서 관리하고 있다. 각각 나름의 운영 원칙이 있겠으나 따로따로 정책으로는 한국 배구가 국제 경쟁력을 회복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 장기적이고 체계적이며 일관성 있는 저변 확대 정책이 나와야 한다.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배구를 접할 기회를 늘리는 게 최우선 과제다. 아이들이 수영장에서 고무공으로 쉽게 물놀이하듯 ‘놀이’ 형식의 어린이 배구를 도입해 학교 체육 및 방과 후 신체활동 현장에 보급해야 한다. 둘째, 유소년 지원을 학교 운동부에만 국한하지 말고 생활체육, 어린이 스포츠클럽, 방과 후 특기활동으로 확대해야 한다. 최근 10년 사이 초등부 남녀팀 모두 약 25%가 감소했다. 명수로 따지면 남자가 29.2%로 여자(14.5%)보다 감소폭이 훨씬 크다. 셋째, 생활체육과 엘리트체육이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는 대회 등록 규정의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 유소년 대회 참가 규정을 1년 또는 2년 연령 간격으로 세분화하고, 각 연령군에서 기술 수준에 따라 1~3부로 나눠 ‘또래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넷째, 유소년 학생 선수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주말 지역 대회를 활성화하고, 전국 대회는 방학 중에만 개최하는 보완책이 필요하다. 일정 수준의 학력 기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학업과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다섯째, 유소년 대상 스포츠 인권 교육을 조기 실시해야 한다. 배구에 특화된 교육 콘텐츠를 개발해 찾아가는 교육을 실시하면 더욱 좋겠다. 끝으로 한구 배구의 미래를 위해 모든 배구인이 일익을 맡기로 자청해야 한다. 협회 산하 미래배구발전위원회와 기술위원회를 중심으로 ‘미래한국배구발전포럼’을 발족시켜 유소년의 연령별, 신체조건별, 재능별 기술 습득 방법 및 단계 등 전문적인 사항을 논의할 수 있게 적극 나서야 한다. 지금의 초등학생들이 성인이 되는 2028년ㆍ2032년 올림픽, 2030년 아시안게임을 위해 장기적인 정책 투자가 절실한 때다.
  • 가입에만 2년·봉사 99%… 우리는 ‘공동체 모범생’ 공산당원

    가입에만 2년·봉사 99%… 우리는 ‘공동체 모범생’ 공산당원

    1921년 7월 23일 중국 상하이의 프랑스 조계지에서 13명의 대표가 붉은 깃발을 내걸고 출범한 중국 공산당은 100년이 지난 지금 9515만명의 당원을 가진 세계 최대 사회주의 정당으로 거듭났다. 첫 당대회 때 전체 당원 수가 54명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말 그대로 ‘상전벽해’라고 할 수 있다. 35세 이하 당원 수는 2368만명으로 전체의 25%를 차지해 중국 공산당이 ‘젊은 정당’임을 보여 줬다. 여성 당원 수도 2745만명으로 전체의 29%에 달했다. 한 정당이 명칭 한 번 바꾸지 않고 100년간 성장하며 70년 넘게 국가를 통치하고 있다는 것은 세계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다. 그렇다면 중국 공산당은 어떻게 당원을 선발하고 유지할까. 또 당원에게는 어떤 혜택과 의무가 있을까. 100년의 전환점에 선 중국 공산당의 이모저모를 살펴봤다.●전 세계 정당 중 가장 까다롭게 선발 우리나라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힘 등 정당에 가입하는 데 특별한 자격과 절차가 필요 없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은 전 세계 정당 가운데 입당이 가장 까다롭다. 무능하거나 부도덕한 이들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였다가 일당독재 정당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중국인은 어린 시절부터 공산당과 맞닿아 있다. 5일 인민일보 등에 따르면 6∼13세는 ‘소년선봉대’(소선대)라는 산하 조직에, 14∼24세는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에 가입한다. 중국 공산당의 가장 큰 전위조직인 공청단의 수장(서기)은 대부분 최고 지도자에 올랐다. 1대 서기 출신인 후야오방(1915∼1989) 전 공산당 총서기, 4대 서기 후진타오(79) 전 국가주석, 6대 서기 리커창(66) 현 국무원 총리 등이다. 하지만 공청단에서 활동했다고 해서 공산당원으로 직행하는 특혜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중국 공산당 입당은 크게 4단계로 이뤄져 있다. 주위의 권유 등으로 입당을 신청하면 당 조직에 정기적으로 ‘사상회보’라는 보고서를 제출해 사상 검증을 받는데, 이 과정을 거치면 ‘입당 적극분자’가 된다. 이후 기존 당원인 2명의 후견인과 공산당 이론 등 교육을 받은 뒤 시험을 통과하면 ‘발전 대상자’가 된다. 그 뒤 당 지부가 신청자와 가족의 과거를 살펴보고 이상이 없으면 ‘예비 당원’ 자격이 주어진다. 여기서 다시 1년간 추가 교육을 거쳐 상급 당 전체회의에서 최종 승인이 내려지면 ‘정식 당원’으로 인정받는다. 입당 신청에서 최종 승인까지 보통 2년 이상 소요된다. 당원 심사의 구체적인 기준은 공개되지 않지만 애국심과 당성이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당헌에 명시된 “마르크스·레닌주의와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 이론, 장쩌민의 3개 대표 사상, 후진타오의 과학발전관, 시진핑의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진지하게 학습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추론할 수 있다. 우리나라 고위공직자 인사 시스템처럼 주변의 평판도 입당에 큰 영향을 미친다. 2019년 신규 당원이 된 사람은 132만명으로, 입당 경쟁률은 14대1 정도다. ●솔선수범 ‘모범의 의무’ 강조 그렇다면 많은 중국인들은 왜 어려운 과정을 마다하지 않고 공산당원이 되려는 것일까. 30년 가까이 베이징시 당위원회에서 활동 중인 한 당원은 “99%가 넘는 당원에게는 특별한 혜택이 없다. 당원으로 살며 이웃과 지역사회에 봉사한다는 자부심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가장 먼저 일어나 희생한 이들이 바로 공산당원”이라면서 “외국인들은 중국 내 공산당원에 대한 신뢰와 존경을 이해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실제로 덩샤오핑(1904~1997)이 중국 내 인구 폭증을 막고자 ‘한 자녀 정책’을 실시하자 당시 상당수 공산당원 부부들은 “우리가 앞장서야 한다”며 아이를 단 한 명도 낳지 않았다. 산둥성 칭다오에서 중국 전문 유튜브 채널 ‘차코페페’를 운영하는 교민 배덕형씨는 “중국에서 생각하는 공산당원의 이미지는 우리나라 드라마 ‘전원일기’에 나오는 김 회장(최불암 분)의 첫째 아들(김용건 분)처럼 묵묵히 공동체에 헌신하는 모범생”이라고 설명했다. 당원이 되면 의무가 상당하다. 무엇보다 중국 공산당은 ‘모범의 의무’를 강조한다. 자신이 일하는 단위(기업 혹은 기관)에서 부당 이득이나 특권을 누리지 않고 ‘손해 보는 삶’을 체득해야 한다. 당이 주관하는 행사에 반드시 참가해야 한다. 자신이 속한 당 조직에서 여는 학습과 교육에 정당한 사유 없이 불참하면 징계를 받는다. 부패와 비리혐의로 고발되거나 기소되면 사법 당국의 조사와 별도로 ‘공산당기율위원회’의 조사를 받는다. 당 기율위는 현행법이 금지하지 않은 축첩 등 ‘불륜 스캔들’도 처벌한다. 직업을 가진 당원은 당비도 내야 한다. 금액은 신분과 소득 수준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봉급 생활자를 예로 들면 월급이 3000~5000위안이면 급여의 1%를, 5000~1만 위안이면 1.5%를 납부한다. 1만 위안 이상이면 2%를 낸다. 베이징대를 졸업하고 사업가로 활동하는 30대 A씨는 “베이징대 출신들은 상징성이 크다 보니 공산당원 가입 권유를 수시로 받는다. 그러나 소득 수준에 비례해 당비를 내다 보니 금융권 등에서 일하는 고액 연봉자들은 꺼리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각자 위치서 능력 인정받으면 공직 등 발탁 그렇다고 특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요즘은 ‘2030’세대의 취업·승진에 유리하다는 면이 부각된다. 중국에서 공산당원이 됐다는 것은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엘리트’임을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사회적 신뢰가 약한 중국에서 이는 상당한 이점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바이두 등 많은 민간기업에서 ‘공산당원에게 특전을 준다’는 채용 광고를 내고, 취업자들도 ‘이력서에 공산당원이라고 써 내면 입사에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경향은 지방으로 갈수록 강해진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012년 중국 공산당 가입 이유를 묻는 조사에서 응답자의 54%가 ‘공산주의에 대한 신념’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2019년 관련 조사에서는 49%가 ‘경력에 도움이 된다’, 34%는 ‘개인적인 이득’ 때문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젊은이들이 공산당에 가입하려는 이유가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잘 보여 준다. 이렇게 공산당원이 돼 자신의 직장에서 성실히 일하다 보면 이 중 일부는 뜬금없이 아무 연고도 없는 격오지 마을로 내려가 말단 기관장을 맡으라는 지시를 받는다. 자신이 쌓은 인맥과 학맥, 전공지식을 총동원해 낙후된 지역사회를 바꿔 보라는 취지로, 공산당 차기 지도자군에 낙점됐다는 뜻도 담겨 있다. 중국 7세대 지도자(1970년대 이후 출생)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류지에(51)도 베이징 과학기술대에서 금속공학을 전공하고 후난성 샹탄의 제철소에서 20년 가까이 일하다가 공직에 발탁됐다. 그는 2016년 5월 장시성 당 상임위원회 서기에 올라 ‘1970년 이후 출신 가운데 지방당 상임위원회에 입성한 첫 인물’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공산당에 입당하는 것 자체가 일상생활에서의 성공과 출세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당원이 아니면 중국 정부의 핵심 보직에 접근할 수 없다. 국무원의 주요 부장(장관)과 고위관료는 모두 당원이다. 중국에서 ‘정치적 출세’를 원한다면 당원 가입은 필수다. 여기에 운과 실력이 더해지면 ‘공산당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정치국 상무위원(7명)이 돼 베이징 중난하이(고위층 특별거주구역)에서 국가주석 등 최고지도부와 이웃으로 살게 된다.
  • 새 평등 헌법 만드는 칠레…원주민 여성이 ‘진두지휘’

    새 평등 헌법 만드는 칠레…원주민 여성이 ‘진두지휘’

    칠레 원주민 마푸체족 출신인 엘리사 롱콘(58) 산티아고대 교수는 어린 시절 전통 오두막인 ‘루카’에서 자랐다. 나뭇가지와 짚단을 얼기설기 엮어 만든 일종의 움집이다. 부모님은 어려운 가정환경 때문에 학업을 끝마치지 못했고, 롱콘 역시 학급에서 유일한 원주민 학생으로 매일 차별을 견뎌야 했다. 하지만 2021년 현재, 그는 두 개의 박사학위를 가진 언어학자이자 새로운 칠레의 헌법을 쓸 의장이 됐다. 소수민족이자 여성으로서 불평등을 몸소 겪어낸 롱콘이 사회 혼란으로 들끓는 조국을 어떻게 바꿀지를 놓고 이목이 집중된다. 군부독재 시절 제정된 헌법을 버리고 새 헌법을 만들기로 한 칠레 제헌의회가 4일(현지시간) 공식적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155명으로 구성된 제헌의회는 수도 산티아고의 옛 국회의사당에서 출범식을 열었는데, 롱콘은 96명의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 새 헌법 제정은 2019년 10월 칠레 전역에서 벌어진 대규모 시위의 결과다. 당시 산티아고 지하철 요금이 인상되자 시민들 사이에서 정치권에 대한 불만과 함께 헌법을 폐기하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현행 헌법은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부 독재 시절(1973~1990)인 1980년 제정됐는데, 이게 신자유주의를 기반으로 한 사회 불평등과 부조리의 뿌리라는 것이다. 세계불평등연구소에 따르면 칠레는 중남미에서 가장 불평등한 국가로 상위 10%가 국민 평균소득의 6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센 시위가 이어지자 정치권은 국민투표 실시에 합의했고 지난해 국민투표에서 78%가 새 헌법 제정에 찬성했다. 지난 5월 구성된 제헌의회는 기득권층에 대한 반감과 변화를 향한 열망을 반영하듯 무소속 후보들이 약진했다. 특히 이번 의회는 전례 없는 다양성과 성비를 보였다. 의원은 남성 78명, 여성 77명으로 성비 균형을 맞춰 구성됐고, 17명은 원주민 몫으로 할당됐다. 현행 헌법이 소수의 엘리트 계층에 의해 만들어진 데 반해 이번 제헌의회는 변호사부터 교사, 주부, 과학자, 사회복지사, 수의사, 작가, 기자, 배우, 의사 등 다양한 직업군으로 구성됐다고 AFP 통신은 설명했다. 새 의장인 롱콘은 이 다양성을 보여 주는 좋은 예다. 이날 전통의상을 입고 마푸체 언어로 인사말을 꺼낸 롱콘은 “제헌의회가 칠레를 바꿀 것”이라며 최대한 많은 이들이 참여하는 투명한 제헌 과정을 약속했다. 다만 다양한 배경의 사람이 모인 만큼 실제 과정은 험난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의견 일치가 어려워 초안 완성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거란 것이다. 브라질의 민간 연구기관인 제툴리우바르가스재단(FGV)의 올리버 스텐켈 교수는 “직업 정치인이 아닌 이들은 어느 정도까지 타협할 수 있는지 알 수 없어 정치적 합의 과정을 예측하기가 어렵다”며 “법 제정 과정의 불확실성이 크다”고 했다. 의회는 앞으로 9개월에서 최대 1년까지 헌법 초안을 만들게 된다. 의원 3분의2 이상이 찬성한 초안이 완성되면 국민투표로 새 헌법으로 받아들일지 결정한다.
  • [열린세상] 데칼코마니, 윤석열과 조국/김종영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

    [열린세상] 데칼코마니, 윤석열과 조국/김종영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

    영화 ‘기생충’의 가제는 ‘데칼코마니,’ 즉 대칭 또는 거울상이었다. 영화에서 박 사장 일가/기택 일가는 고용인/피고용인, 가진 자/못 가진 자, 위층/아래층으로 대칭을 이룬다. 갑/을의 이 데칼코마니는 박 사장 집의 1층을 차지하기 위한 기택 일가/문광 일가의 대결이라는 을/을의 데칼코마니와 중첩된다. 이 데칼코마니 한 쌍은 갈등, 반목, 시기, 질투를 겪으며 파국으로 치닫는다. 결국 박 사장 일가, 기택 일가, 문광 일가 모두 비극적 결말을 맞는다. 윤석열/조국은 한국 정치 ‘무대’에 올라선 데칼코마니다. 윤석열/조국은 검찰 총장/법무부 장관, 목을 친 자/목이 잘린 자, 야당/여당, 보수/진보의 대칭을 이루며 대권이라는 거대한 욕망을 향해 마지막 결투를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는 어떤 고상한 이상과 비전도 없으며 사회적 독소들로 가득 찬 X파일, 음모, 소문, 절반의 거짓/진실이 판치는 ‘유튜브 누아르’가 펼쳐지고 있다. 조국 전 장관은 억울했나 보다. 그는 ‘조국의 시간’이란 책을 출간해 자신의 일가에게 씌워진 혐의를 부인했다. 조국은 서울대 법대 교수, 민정수석, 법무부 장관이라는 꽃길 중의 꽃길을 걸으며 모든 것을 가진 듯 보였으나 모든 것을 잃었다.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이 비극의 원형인 이유는 주인공이 왕이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가진 자가 추락해야 비극이 극대화된다. 자식의 입시비리만 아니었다면 조국은 대통령도 될 수 있었다. 이제 그가 꿈꾸었던 자리를 그의 목을 친 윤석열이 꿈꾸고 있다니 소포클레스도 그 결말이 무척 궁금해 무덤에서 벌떡 일어날 일이다. 과거 조국이 ‘정의의 화신’이었다면 현재 윤석열은 ‘공정의 화신’이다. 이명박, 박근혜에게 겨눈 칼을 자신을 검찰총장으로 임명한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에 똑같이 겨눴기 때문에 그는 공정의 화신이 됐다.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직업정신에 투철한 검사에게 국민은 열광했다. 하지만 그가 아직 처절하게 깨닫지 못한 것은 ‘직업으로서의 검사’와 ‘직업으로서의 정치인’이 매우 다르다는 점이다. 윤석열은 숙련된 검사 중의 검사일지 몰라도 정치에서는 초보 중의 초보다. 그는 국가는 무엇인지, 사회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경제는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등을 심각하게 고민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는 국가와 정치에 대한 비전도 철학도 없는 단순한 칼잡이다. 따라서 그가 기댈 곳은 여당의 반대편에 있는 보수 정치세력이며, 자신을 밀어 줄 보수 언론이며, 자신에게 ‘떴다방 정책’을 만들어 줄 보수 엘리트 지식인들이다. ‘공정의 화신’이 ‘공정과는 가장 거리가 먼 엘리트 세력들’과 연합하는 것이다. 국민은 윤석열의 이 구조적 모순을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 “집안은 어렵고 천하는 쉽다.” 근사록에 나오는 이 말은 윤석열과 조국이 왜 또 다른 의미에서 데칼코마니인지 알뜰하게 설명한다. 지난 몇 년간 ‘조국 일가’의 일이 전 국민의 입에 오르내렸다면 이제 ‘윤석열 일가’의 일이 전 국민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윤석열은 대단히 명석하게 아버지를 모시고 투표장에 나타났고, 아버지와 친분이 있는 존경받는 보수 지식인을 만났다. ‘처가의 정치’가 아니라 ‘본가의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의의 여신은 공평한지라 그의 ‘선택적 가족 정치’를 봐줄 리 없다. “내 장모가 사기를 당한 적은 있어도, 남에게 금전적으로 10원 한 장 피해 준 적은 없다.”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을 통해 윤 전 총장이 내뱉은 말이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정진석은 윤석열의 안티 중의 안티다. 검찰은 윤 전 총장의 장모가 22억 9400만원의 요양급여를 불법으로 편취했다며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윤 전 총장의 장모는 부동산 매입 과정에서 347억원의 통장잔고증명서를 위조(사문서 위조)한 혐의로 또 다른 재판을 받고 있다. 전현직 대통령들에게 겨누었던 칼을 장모에게는 겨눌 수 없었던 모양이다. 대통령은 쉽고 장모는 어렵다. ‘정의의 화신’이 가족의 입시 문제로 무너졌고, 이제 ‘공정의 화신’이 가족의 부동산 문제와 보수 불공정 세력과의 연합으로 막 시험대에 올랐다. 이 시험대 위에 정의의 여신이 칼을 들고 윤석열을 기다리고 있다. 아멘.
  • 괴물이 안 나와도 ‘으슬’ 심장 뛰는 심리물 ‘오싹’

    괴물이 안 나와도 ‘으슬’ 심장 뛰는 심리물 ‘오싹’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해외 인기 작가들의 베스트셀러 스릴러 소설들이 잇달아 번역 출간됐다. 정유정 작가의 신작 ‘완전한 행복’이 서점가에서 1·2위를 다투듯 인물 심리 묘사와 긴장감을 선사하는 스릴러 장르에 대한 독자의 수요가 높아졌음을 보여 준다.스티븐 킹과 함께 미국 서스펜스 소설계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딘 쿤츠의 신작 ‘구부러진 계단’(북로드)이 나왔다. 전작 ‘사일런트 코너’, ‘위스퍼링 룸’에 이어 ‘제인 호크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인 이 책은 엘리트 소시오패스 집단에 맞선 27세 미 연방수사국(FBI) 여성 요원 호크의 활약상을 그렸다. 다섯 살 아들을 둔 강인하고 당찬 주인공이 나노 기술과 사물인터넷 등으로 인류의 뇌를 통제하려는 권력 집단과 홀로 맞서 싸우는 모습을 통해 인류 보편의 윤리와 양심이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운다. USA투데이는 “진정한 삶의 공포는 괴물이 아닌 인간의 심리에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고 평가했다.변호사 출신 미국 작가 로즈 칼라일의 심리 스릴러 소설 ‘걸 인 더 미러’(해냄)는 샴쌍둥이 자매의 이야기다. 동생 아이리스가 남편과 행복하게 사는 언니 서머를 질투하고, 언니가 바다에서 실종되자 자신이 죽은 것으로 위장해 언니 행세를 한다. 긴장감과 반전이 가득한 이 작품은 세계 10개국과 판권 계약을 맺었고, 드라마로도 제작될 예정이다. 뉴욕타임스는 “상상 이상의 전개로 눈을 뗄 수 없다”고 극찬했다.‘돈키호테’ 이후 가장 많이 읽힌 스페인 소설 ‘바람의 그림자’로 명성을 떨친 고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1주기를 맞아 문학동네가 펴낸 ‘영혼의 미로’(1·2권)도 주목받고 있다. 사폰의 마지막 장편인 이 소설은 세계 50개 언어로 출간돼 5000만부가 팔린 ‘잊힌 책들의 묘지’ 4부작의 완결판이다. 스페인 비밀경찰 요원 알리시아 그리스가 1950~1960년대 프랑코 독재 시절 주요 정부 인사의 실종 사건을 둘러싼 음모와 역사의 어두운 흔적을 추적하는 내용이다. 미국 퍼블리셔스 위클리는 “전쟁이 드리운 긴 그림자, 정교하고 만족스러운 묘사가 어우러진다”고 호평했다.독일 작가 로미 하우스만의 출세작으로 2019년 ‘쾰른 크라임 어워드’를 받은 ‘사랑하는 아이’(밝은세상)도 기대를 모은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이 집계하는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이 책은 세계 23개국에서 출간됐다. 14년 전 대학생 딸 레나를 잃어버린 마티아스가 어느 날 레나와 닮은 교통사고 피해자를 발견하면서 증폭되는 의문이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충격적 고문 장면 없이도 심장을 뛰게 하는 서스펜스가 연속으로 몰아친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 챈들러 베이커의 ‘위스퍼 네트워크’(문학동네), B.A. 패리스의 ‘딜레마’(아르테) 등 작품들도 잇달아 나와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스릴러 장르가 영화와 마찬가지로 휴가철에 머리를 식힐 재미있는 책으로 자리잡는다”고 분석했다. 문학평론가 방민호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국내에선 스릴러 같은 장르 문학을 ‘주변부 문학’으로 폄하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한국 문학이 양적·질적으로 풍부해지려면 다양한 인간의 삶을 다룬 장르 문학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쿤츠·칼라일·사폰·하우스만…휴가철 앞두고 해외 인기 스릴러 소설 봇물

    쿤츠·칼라일·사폰·하우스만…휴가철 앞두고 해외 인기 스릴러 소설 봇물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해외 인기 작가들의 베스트셀러 스릴러 소설들이 잇달아 번역 출간됐다. 정유정 작가의 신작 ‘완전한 행복’이 서점가에서 1·2위를 다투듯 인물 심리 묘사와 긴장감을 선사하는 스릴러 장르에 대한 독자의 수요가 높아졌음을 보여 준다.스티븐 킹과 함께 미국 서스펜스 소설계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딘 쿤츠의 신작 ‘구부러진 계단’(북로드)이 나왔다. 전작 ‘사일런트 코너’, ‘위스퍼링 룸’에 이어 ‘제인 호크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인 이 책은 엘리트 소시오패스 집단에 맞선 27세 미 연방수사국(FBI) 여성 요원 호크의 활약상을 그렸다. 다섯 살 아들을 둔 강인하고 당찬 주인공이 나노 기술과 사물인터넷 등으로 인류의 뇌를 통제하려는 권력 집단과 홀로 맞서 싸우는 모습을 통해 인류 보편의 윤리와 양심이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운다. USA투데이는 “진정한 삶의 공포는 괴물이 아닌 인간의 심리에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고 평가했다.변호사 출신 미국 작가 로즈 칼라일의 심리 스릴러 소설 ‘걸 인 더 미러’(해냄)는 샴쌍둥이 자매의 이야기다. 동생 아이리스가 남편과 행복하게 사는 언니 서머를 질투하고, 언니가 바다에서 실종되자 자신이 죽은 것으로 위장해 언니 행세를 한다. 긴장감과 반전이 가득한 이 작품은 세계 10개국과 판권 계약을 맺었고, 드라마로도 제작될 예정이다. 뉴욕타임스는 “상상 이상의 전개로 눈을 뗄 수 없다”고 극찬했다.‘돈키호테’ 이후 가장 많이 읽힌 스페인 소설 ‘바람의 그림자’로 명성을 떨친 고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1주기를 맞아 문학동네가 펴낸 ‘영혼의 미로’(1·2권)도 주목받고 있다. 사폰의 마지막 장편인 이 소설은 세계 50개 언어로 출간돼 5000만부가 팔린 ‘잊힌 책들의 묘지’ 4부작의 완결판이다. 스페인 비밀경찰 요원 알리시아 그리스가 1950~1960년대 프랑코 독재 시절 주요 정부 인사의 실종 사건을 둘러싼 음모와 역사의 어두운 흔적을 추적하는 내용이다. 미국 퍼블리셔스 위클리는 “전쟁이 드리운 긴 그림자, 정교하고 만족스러운 묘사가 어우러진다”고 호평했다.독일 작가 로미 하우스만의 출세작으로 2019년 ‘쾰른 크라임 어워드’를 받은 ‘사랑하는 아이’(밝은세상)도 기대를 모은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이 집계하는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이 책은 세계 23개국에서 출간됐다. 14년 전 대학생 딸 레나를 잃어버린 마티아스가 어느 날 레나와 닮은 교통사고 피해자를 발견하면서 증폭되는 의문이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충격적 고문 장면 없이도 심장을 뛰게 하는 서스펜스가 연속으로 몰아친다”고 평가했다.이 밖에 챈들러 베이커의 ‘위스퍼 네트워크’(문학동네), B.A. 페리스의 ‘딜레마’(아르테) 등 작품들도 잇달아 나와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스릴러 장르가 영화와 마찬가지로 휴가철에 머리를 식힐 재미있는 책으로 자리잡는다”고 분석했다. 문학평론가 방민호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국내에선 스릴러 같은 장르 문학을 ‘주변부 문학’으로 폄하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한국 문학이 양적·질적으로 풍부해지려면 다양한 인간의 삶을 다룬 장르 문학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中 공산당 두 얼굴… 경제 기적·인권 탄압, 세계를 놀라게 하다

    中 공산당 두 얼굴… 경제 기적·인권 탄압, 세계를 놀라게 하다

    “나는 공산주의를 위해 평생을 분투하겠습니다. 당을 영원히 배신하지 않겠습니다.” 중국 상하이의 도심 한복판에 자리잡은 공산당 제1차 전국대표대회 기념관. 중국 공산당 100년의 역사가 시작된 발원지로 ‘혁명성지’다. 공산당 배지를 가슴에 단 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낫과 망치가 새겨진 공산당기 앞에서 상기된 표정으로 입당 선서를 외쳤다. 이들에게 공산당은 종교와도 같아 보였다. 자신을 당원으로 소개한 중년 여성은 “오늘날 신중국(사회주의 중국)의 기적이 여기서 태동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제국주의 국가들의 조계지였던 상하이가 100년 뒤 ‘아시아 최고 도시’로 번영을 구가한다는 사실에 감동한 ‘환희의 눈물’이다.그러나 같은 시간 홍콩에서는 ‘침묵’을 강요받고 있었다. 연일 베이징의 강압 통치를 비난하던 빈과일보가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 1년(7월 1일)을 일주일 앞둔 지난 24일 폐간됐다. 창간 26년 만이다. 마지막 신문을 사려고 줄을 선 일부 시민은 “지금까지 홍콩보안법으로 100명 넘게 체포됐다. 입을 틀어막는다고 마음속 생각까지 변할 것 같으냐”며 흐느꼈다. 중국 공산당이 기어이 홍콩의 민주주의를 끝장냈다는 ‘분노의 눈물’이었다. 홍콩 민주화 운동을 이끌다가 7개월여 징역형을 마친 뒤 지난 12일 풀려난 아그네스 차우(24)도 “지금부터는 푹 쉬겠다”고만 밝히고 침묵을 지키고 있다. 1921년 7월 23일 상하이의 프랑스 조계지에서 13명의 대표가 붉은 깃발을 내걸고 출범한 중국 공산당은 100년이 지난 지금 9200만명의 당원을 가진 세계 최대 집권 정당으로 거듭났다. 한 정당이 명칭도 바꾸지 않고 혁명당에서 집정당(여당)으로 변신해 100년간 성장한 것은 세계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다. ‘민주주의만이 경제 번영을 이끈다’, ‘경제 성장이 정치 민주화를 견인한다’는 오랜 통념도 깨뜨렸다. 세계 최장수 공산당인 중국 공산당의 일당체제는 서구 학자들의 생각보다 훨씬 공고했다.하지만 자유와 인권을 중시하는 세계의 흐름을 정면으로 거스르며 권위주의를 강화하고 주민 통제를 확대하는 모습을 보며 그간 중국을 친구로 여기던 주요국들이 하나둘 등을 돌리고 있기도 하다. 중국 공산당은 어떤 성과와 문제를 안고 있을까. 중국의 오늘을 만든 공산당 100년의 ‘빛과 그림자’를 살펴봤다. ●세계 최빈국서 최강국 코앞까지 “인류의 4분의1을 차지하는 중국인들이 일어섰다. 다시는 (외세에) 모욕받지 않을 것이다.” 중국 혁명에 성공한 마오쩌둥(1893~1976) 공산당 주석이 1949년 10월 1일 신중국 건국행사에서 던진 말이다. 중국 공산당은 100년의 부침을 견디며 14억명 인구를 사회주의로 무장시켜 중국을 세계 2위 경제대국이자 3위 군사대국으로 이끌었다. ‘외세에 모욕받지 않겠다’던 마오의 바람은 현실이 됐다. 27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건국 직후인 1952년만 해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300억 달러(당시 가격 기준)에 불과해 소련의 원조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지난해 GDP는 14조 7200억 달러(약 1경 6600조원)로 500배 가까이 불어났다. 이 추세면 2028년쯤 중국은 경제 규모에서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선다.주민들의 삶도 극적으로 개선됐다. 지난해 1인당 GDP는 1만 504달러로 ‘중진국’ 대열에 합류했다. 베이징과 상하이, 선전, 광저우 등 14개 도시는 2만 달러를 넘어섰다. 이들 지역의 인구는 약 1억 5000만명이다. 중국인 가운데 10% 넘는 이들이 이미 선진국 수준의 생활을 누린다고 볼 수 있다. 과학기술도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원자폭탄과 인공위성을 직접 만들고 독자적인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베이더우’를 안착시켰다. 인류 최초로 달 뒷면에 창어4호를 보내고 화성에 톈원1호도 착륙시켜 미국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신화통신은 “인류의 역사에서 100년은 한순간처럼 짧다. 그럼에도 중국 공산당은 역사적 전환을 실현했고 세계를 놀라게 한 기적을 창조했다”고 자평했다.1990년대부터 서구에서는 ‘주민들의 민주화 요구로 중국 공산당도 곧 무너질 것’, ‘중국 국영기업 부채 거품이 터져 외환 위기에 빠질 것’ 등 다양한 붕괴론이 쏟아졌다. 하지만 중국은 이런 예측을 비웃듯 3조 달러가 넘는 외환 보유고를 과시하며 한발씩 초강대국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전 세계 공산당 가운데 중국이 유일하게 성공한 이유로 ‘이데올로기의 유연성’을 꼽았다. 덩샤오핑(1904~1997)이 극좌 세력의 반발을 물리치고 사회주의 국가 중 처음으로 자본주의를 도입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문일현 중국정법대 교수는 “엘리트들의 치열한 학습과 경쟁, 정책 노선이 정해지면 끝까지 밀어붙이는 추진력이 최빈국이던 중국을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강국으로 끌어올렸다. 중국 공산당의 성과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인권 탄압에 전 세계 ‘반중 정서´ 확산 반면 중국 공산당은 부정부패와 인권 탄압, 감시 강화 등 상당한 문제도 노출하고 있다. 일당 독재가 고착화되면서 인허가를 성사시키려면 공산당원에게 상상을 초월하는 액수의 뇌물을 제공하는 것이 관행이 됐다. 공산당원이 되지 못하면 승진과 출세도 힘들어졌다. ‘모두가 평등해야 할’ 사회주의 국가에서 공산당원은 특권계급이 됐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전 세계가 인터넷으로 하나가 된 지금도 중국 공산당은 강력한 통제로 표현의 자유를 차단한다. 웨이보(중국판 트위터)나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등에 중국 공산당을 비판하는 글이 올라오면 해당 내용은 곧바로 삭제된다. 글쓴이도 경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는다.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의 사례를 봐도 알 수 있듯 누구든 중국 정부의 관행을 비난하려면 장기간 고초를 겪을 각오를 해야 한다.‘중국 공산당은 첨단 정보기술(IT)로 끊임없이 자국민과 이웃 국가를 염탐하고 사생활을 들여다보려고 한다’는 의구심이 퍼지면서 국제사회의 반감도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실제로 올해 3월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발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에게 ‘가장 큰 적이 누구냐’고 묻자 45%가 중국을 꼽았다. 1년 만에 두 배나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퓨리서치센터가 한국과 영국, 호주 등 14개 선진국 주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 조사에서도 모든 나라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중국을 싫어한다’고 답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일부 국가가 ‘중국 책임론’을 거론하자 ‘우리보다 힘이 없으면 도발하지 말라’는 식으로 상대국을 윽박지르는 ‘전랑(늑대전사)외교’가 반중 정서에 기름을 부었다는 평가가 많다. 과거보다 나아졌지만 ‘중국 특색 사회주의’가 여전히 개인의 자유와 인권 등 보편적 가치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도 상당하다. 블룸버그통신은 “시진핑 주석 집권 이후 얼굴인식 감시 기술까지 동원하는 등 정치적 통제가 심해졌다. 중국이 ‘디지털 전체주의 국가’로 퇴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을 국제사회로 끌어낸 일등공신인 헨리 키신저는 저서 ‘중국 이야기’에서 “예로부터 중국의 정치인은 힘의 대결보다는 (바둑에서처럼) 섬세한 전략으로 수싸움에서 이기는 방식을 선호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공산당에도 이런 섬세함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되새길 필요가 있어 보인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일본 20대 엘리트 공무원 2명, 코로나 지원금 빼돌려 호화생활

    일본 20대 엘리트 공무원 2명, 코로나 지원금 빼돌려 호화생활

    일본의 산업정책을 담당하는 경제산업성의 20대 공무원 2명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 지원되는 정부자금을 가로챈 사실이 드러났다. 27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도쿄도 경찰본부는 경산성 산업자금과 계장인 사쿠라이 마코토(28)과 산업조직과 직원인 아라이 유타로(28)를 사기 혐의로 체포했다. 수도권인 가나가와현의 유명 사립대 부속고 동창생인 두 사람은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줄어든 중소기업에 사무실 임대료 명목으로 정부가 지원하는 자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한 경영 컨설팅업체 명의로 가짜 매출 장부와 사무실 임대료 영수증 등을 만들어 지난해 12월 전용 사이트에 제출했고, 올해 1월 550만엔(약 5600만원)의 지원금을 타냈다. 이들이 지원금을 타내기 위해 내세운 업체는 아라이가 공무원이 되기 전인 2019년 설립한 업체였다. 사쿠라이 계장은 일본 명문 사립대인 게이오대를 졸업한 뒤 민간기업을 거쳐 2018년 경산성에 들어갔다. 아라이는 도쿄대를 졸업하고 지난해 경산성 공무원이 됐다. 이들은 고교 동급생이지만 직장에선 선후배 관계였다. 일본 경찰은 챙긴 돈의 대부분을 쓴 것으로 추정되는 사쿠라이 계장이 경산성 공무원 월급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도쿄 도심 고급 아파트에 살면서 외제차를 타고 고급 손목시계 등 명품을 사들인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사쿠라이 계장이 빼돌린 지원금을 이러한 호화 생활에 썼는지 조사 중이다. 특히 사쿠라이 계장이 평소에 암호화폐 투자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는 주변 사람들의 말에 따라 암호화폐 투자 여부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언론들은 두 사람이 각각 게이오대와 도쿄대를 나온 엘리트 공무원이라는 점에서 이번 비리가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교도통신은 이 사건으로 경산성이 경찰의 압수수색까지 받았다며 경산성 간부가 “이런 일이 벌어져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고 전했다.
  • 이종석 “김정은, 절대왕조 군주·현대기업 CEO 자질 겸비”

    이종석 “김정은, 절대왕조 군주·현대기업 CEO 자질 겸비”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리더십은 절대왕조 국가의 군주라는 특성과 현대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자질을 겸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김정은 정권의 안정과 지속 가능성의 원천은 김 위원장의 리더십”이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이 전 장관은 선대 김정일 정권은 1990년대 수백만 명의 주민이 굶어 죽었던 고난의 행군을 경험하면서도 살아남았는데, 김정은 정권은 김정일 정권보다 더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정권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김정일 정권이 군사력을 바탕으로 한 물리적 통제를 하는 선군 정치와 개인숭배, 자주성을 강조하는 사상을 통해 정통성을 창출했다며 “김정일 정권의 권력을 떠받드는 기초는 단순하고 전근대적 요소로 구성됐다”고 봤다. 이와 달리 김정은 정권은 김정일 정권의 물리적 통제와 개인숭배의 유산을 갖고 있지만, 실용주의와 개혁을 강조하고 있다며 “주민생활의 안정과 향상, 경제적 발전이 김정은 위원장의 최대 정치적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1월 노동당 8차 대회 계기 당 규약을 변경해 선군 정치를 폐기하고 인민대중제일주의를 표명한 데 대해 “대중이 잘 먹고 잘사는 것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정통성을 확보하고 강화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장관은 이와 같은 김정은 위원장의 실용주의적이고 목표지향적인 행보가 그의 리더십에서 비롯됐다며, 김 위원장이 절대왕조 국가의 군주 특성과 현대 기업의 CEO 자질을 겸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세션에 참가한 뤼디거 프랑크 오스트리아 비엔나대 교수는 김정은 정권이 경제 개혁을 추구하지 않으며, 8차 당 대회 계기로 오히려 정부의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크 교수는 “소련과 중국, 베트남의 (개혁·개방) 사례를 봤을 때 최고지도자가 명시적으로 개혁에 대해 공표했는데, 이것이 개혁에 필요하다”며 “최고지도자가 ‘경제체제를 개혁하겠다, 시장을 개방하겠다’고 얘기해야 하위 관료들이 이를 지지하고 이를 통해 전체적인 권력체제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정은 정권 들어 농장의 책임, 기업의 책임 등 여러 개념들이 도입됐다”면서도 “이는 기존 체제를 완벽하게 하려는 것이다. 지금까지 북한 최고지도자들이 개혁을 시도해지만 선포한 바는 없다”고 지적했다. 프랑크 교수는 북한이 경제 제재와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경제 위기를 겪고 있지만 개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의 8차 당 대회 연설은 수입을 제한하고 정부의 경제적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것이지 연설에 개혁이나 정책 변경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사상 검증이나 정치적 압박 가능성만 시사했다고 짚었다. 프랑크 교수는 “북한의 리더십은 현재 반사회주의적 문화와 이념에 대해 상당히 많은 제재를 가하고 있다”며 “그래서 정권이 개혁보다는 정권 안정을 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을 개혁으로 이끌게 하기 위해서는 북한 엘리트들을 중국과 베트남의 개혁 성공 사례를 통해 설득해야 하며, 경제 제재는 북한의 비핵화보다는 경제 개혁을 유도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장관은 김정은 위원장이 개혁 조치를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개혁·개방 조치들을 법제화하는 등 개혁 계획과 조치는 정해놨지만, 경제 제재로 인해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이 8차 당 대회에서 ‘경제 사업에 대한 국가의 통일적 지도’를 언급한 데 대해 “김 위원장이 중앙집권적인 스탈린주의적 경제로 돌아갔다고 이야기하지만 전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자신이 계획했던 개혁·개방정책을 안되는 부분도 있지만 계속 가져갈 것”이라며 “결국 키는 (제제를 가하는) 서방, 미국이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프랑크 교수의 제언처럼 “북한이 개혁·개방을 하도록 장려하기 위해서는 북한 비핵화 협상에서 일정한 출로를 뚫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이철희 정무수석 “최재형, 사회의 큰 어른으로 남아야”

    이철희 정무수석 “최재형, 사회의 큰 어른으로 남아야”

    청년비서관 논란에 “불공정 프레임 이해 못해”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오는 29일 대권 도전 선언을 예고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야권의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최재형 감사원장을 향해 “출마 같은 정치적 행위를 위해 임기를 채우지 않는 것은 조직에 마이너스”라고 말했다. 이 수석은 2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검찰총장과 감사원장 자리가 임기제인 이유는 중립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수석은 “최 원장의 경우 사회의 큰 어른으로 남으면 좋겠다는 개인적 바람이 있다”면서도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에 대해서도 “하고 싶은 얘기는 많지만 제가 평가할 입장이 못 된다”고 했다. 이 수석은 박성민 신임 청년비서관을 둘러싼 ‘특혜발탁’ 논란에 대해선 “왜 불공정 프레임이 씌워지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의도를 가지고 하는 공세는 단호하게 배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수석은 “야당도 과거에 집권했을 때 시험을 치러 정무직을 뽑지는 않았다”며 “지금 국민의힘이 토론배틀로 대변인을 뽑는데, 박 비서관도 2019년 공개오디션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청년대변인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논란에) 공직은 화려한 스펙을 가진 남성 엘리트가 맡아야 한다는 편견이 껴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 씨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지원금을 받은 것과 관련해서도 “특혜가 아니다. 공모에 참여해 채택되는 것이 왜 논란이 되나”라며 “대통령 아들이면 숨도 안 쉬고 가만히 있어야 하나. 그런 생각이 구태”라고 반박했다. 조선일보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녀의 삽화를 부적절하게 사용한 데 이어 문 대통령의 삽화도 사건 기사에 부적절하게 사용해 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해선 “한번은 실수지만 두 번 세 번 반복되면 의도이자 철학”이라며 “굉장히 악의적인 행태”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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