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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사력 높여 아마추어 논란 잠재우고 정치 편향 막을 제도적 방안 마련해야

    수사력 높여 아마추어 논란 잠재우고 정치 편향 막을 제도적 방안 마련해야

    실력 제고 위해 양질의 인력 늘려야임기제 직책 한계… 당근책 더 필요 여당·정부쪽 추천위원이 처장 임명‘권력 감시 목적’… 야당 추천도 고려 릴레이 영장 방지 등 인권 수사 정비‘킥스’ 설치 등 검경 간 정보 공유 절실출범 1년도 되기 전 최악의 위기에 처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논란을 잠재우고 고위공직자의 비위를 잡아내는 수사기관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수사력 제고와 함께 정치 편향 방지, 인권 수사 유도를 위한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에서 법 개정을 통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동시에 공수처 스스로도 ‘프로 수사 기관’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자구적 노력이 필요하다. 법조계에서는 공수처가 스스로 ‘아마추어’라고 평가한 수사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양질의 인력 구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검찰 출신이 5명뿐인 공수처 검사에 베테랑 수사 인력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검찰 개혁’이라는 목표에 발목이 잡혀 검찰 인력을 배제하다 보면 ‘수사 베테랑’인 검찰을 대상으로 한 수사에서 계속 고전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검사 출신의 김광삼 변호사는 7일 “수사 능력이 없는데 어떻게 검찰이나 권력을 견제할 수 있겠느냐”면서 “무엇보다도 전문 수사 인력 확보가 급선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수 인력의 공수처 유입을 위한 ‘당근’도 더 필요하다. 한 법조계 인사는 “정규직인 검찰을 그만두고 임기제인 공수처 검사로 옮기는 것이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다”면서 “처우를 개선하든 공수처가 엘리트 수사 인력이 모인 곳이라는 인식을 구축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여당 주도로 공수처법이 처리되며 태생적으로 정치 편향 논란이 있는 만큼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제안도 있다. 사실상 여당과 정부 쪽 공수처장 추천위원이 미는 후보자를 대통령이 임명하는 구조를 과감히 바꿔야 정치적 중립성이 보장된다는 것이다. 정웅석 한국형사소송법학회장은 “해외 사례를 봐도 공수처가 여당에 종속된 곳은 다 실패했다”면서 “한국도 정치적 편향성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권력 감시라는 본래 취지를 살리려면 아예 야당에서 추천하는 공수처장을 임명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했다. 공수처 스스로가 중립성 확보에 의식적으로 천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공수처가 입건한 사건 24건 중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피의자로 이름을 올린 것이 4건인 반면 여권 인사들이 연루된 사건의 수사는 별다른 진척이 없다는 비판이 야권에서 꾸준히 제기된다. 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수사 대상에 정치적 인물이 많이 포함돼 있어서 어떤 사건을 맡더라도 공수처를 향해 공격이 많이 들어올 수밖에 없다”면서 “아무리 잘하려 해도 정치적 입장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다. 그럴수록 공수처는 더 공정하게 처리하려고 계속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공수처의 숙명”이라고 말했다. 손준성(대구고검 인권보호관)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을 상대로 나왔던 ‘릴레이 영장 청구·소환’ 등은 공수처 내부 인권 수사 규칙 등을 정비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한 달 내 일정 횟수 이상 소환을 하려면 처장이나 차장검사의 사전승인을 받도록 하는 등의 자구책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국회에서는 법개정을 통한 공수처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여야 모두 변화의 필요성은 공감하면서도 방향은 달라 논의가 진척되지 않고 있다. 서울신문이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통해 파악한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공수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총 17건에 달했다. 검사 출신의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공수처 직원이 특정 정치 세력에 지지 또는 반대 의견을 유포하는 등의 정치참여를 제한하는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를 어기면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진다. 판사 출신의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수처 수사관의 정원을 현행 40명에서 50명으로, 행정직원은 20명에서 40명으로 증원하는 개정안을 대표 발의해 공수처의 수사력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공수처와 검경 간 정보 공유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다수다. 사건의 전산 처리를 위한 별도의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의 정보를 공유하는 ‘형사사법정보체계협의회 구성원’에 공수처는 현행법상 빠져 있다. 송기헌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형사사법절차 전자화 촉진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정보 공유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 ‘아마추어 수사력’ 극복하고 ‘정치 편향’ 지워야 하는 공수처

    ‘아마추어 수사력’ 극복하고 ‘정치 편향’ 지워야 하는 공수처

    출범 1년도 되기 전 최악의 위기에 처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논란을 잠재우고 고위공직자의 비위를 잡아내는 수사기관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수사력 제고와 함께 정치 편향 방지, 인권 수사 유도를 위한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에서 법 개정을 통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동시에 공수처 스스로도 ‘프로 수사 기관’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자구적 노력이 필요하다. 법조계에서는 공수처가 스스로 ‘아마추어’라고 평가한 수사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양질의 인력 구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검찰 출신이 5명뿐인 공수처 검사에 베테랑 수사 인력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검찰 개혁’이라는 목표에 발목이 잡혀 검찰 인력을 배제하다 보면 ‘수사 베테랑’인 검찰을 대상으로 한 수사에서 계속 고전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검사 출신의 김광삼 변호사는 7일 “수사 능력이 없는데 어떻게 검찰이나 권력을 견제할 수 있겠느냐”면서 “무엇보다도 전문 수사 인력 확보가 급선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우수 인력의 공수처 유입을 위한 ‘당근’도 더 필요하다. 한 법조계 인사는 “정규직인 검찰을 그만두고 임기제인 공수처 검사로 옮기는 것이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다”면서 “처우를 개선하든 공수처가 엘리트 수사 인력이 모인 곳이라는 인식을 구축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여당 주도로 공수처법이 처리되며 태생적으로 정치 편향 논란이 있는 만큼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제안도 있다. 사실상 여당과 정부 쪽 공수처장 추천위원이 미는 후보자를 대통령이 임명하는 구조를 과감히 바꿔야 정치적 중립성이 보장된다는 것이다. 정웅석 한국형사소송법학회장은 “해외 사례를 봐도 공수처가 여당에 종속된 곳은 다 실패했다”면서 “한국도 정치적 편향성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권력 감시라는 본래 취지를 살리려면 아예 야당에서 추천하는 공수처장을 임명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했다. 공수처 스스로가 중립성 확보에 의식적으로 천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공수처가 입건한 사건 24건 중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피의자로 이름을 올린 것이 4건인 반면 여권 인사들이 연루된 사건의 수사는 별다른 진척이 없다는 비판이 야권에서 꾸준히 제기된다.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수사 대상에 정치적 인물이 많이 포함돼 있어서 어떤 사건을 맡더라도 공수처를 향해 공격이 많이 들어올 수밖에 없다”면서 “아무리 잘하려 해도 정치적 입장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다. 그럴수록 공수처는 더 공정하게 처리하려고 계속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공수처의 숙명”이라고 말했다. 손준성(대구고검 인권보호관)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을 상대로 나왔던 ‘릴레이 영장 청구·소환’ 등은 공수처 내부 인권 수사 규칙 등을 정비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한 달 내 일정 횟수 이상 소환을 하려면 처장이나 차장검사의 사전승인을 받도록 하는 등의 자구책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국회에서는 법개정을 통한 공수처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여야 모두 변화의 필요성은 공감하면서도 방향은 달라 논의가 진척되지 않고 있다. 서울신문이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통해 파악한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공수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총 17건에 달했다.검사 출신의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공수처 직원이 특정 정치 세력에 지지 또는 반대 의견을 유포하는 등의 정치참여를 제한하는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를 어기면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진다. 판사 출신의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수처 수사관의 정원을 현행 40명에서 50명으로, 행정직원은 20명에서 40명으로 증원하는 개정안을 대표 발의해 공수처의 수사력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공수처와 검경 간 정보 공유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다수다. 사건의 전산 처리를 위한 별도의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의 정보를 공유하는 ‘형사사법정보체계협의회 구성원’에 공수처는 현행법상 빠져 있다. 송기헌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형사사법절차 전자화 촉진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정보 공유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 [대만은 지금] 슬로바키아 방문단 43명, 대만 도착...중·동유럽국가, 민주공급망 구축中?

    [대만은 지금] 슬로바키아 방문단 43명, 대만 도착...중·동유럽국가, 민주공급망 구축中?

    대만에 세계 각국의 대표단 파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미국, 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 대표단 등이 대만을 방문한 데에 이어 슬로바키아 대표단이 대만을 방문했다. 대표단 방문은 슬로바키아가 2003년 대만에 대표처를 설립한 이후 처음이다. 슬로바키아 경제부 차관이 이끄는 대표단이 슬로바키아 정부 전용기로 5일 오후 5시 40분경 대만에 도착했다. 슬로바키아의 상징과 국가명이 도색된 전용기는 대만 언론들의 지대한 관심을 받았다. 슬로바키아가 이번 방문을 상당히 중시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대표단에는 카롤 갈렉(Karol Galek) 슬로바키아 경제부 차관을 비롯해 외교, 교육, 스포츠, 과학기술 및 에너지, 투자 등 다양한 부처의 고위급 관리 18명, 반도체, 항공우주, 생명공학 관련 분야의 기업대표 25명으로 이루어졌다. 이들은 5일부터 10일까지 6일 간의 일정으로 대만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들 방문 기간 중 양측 경제부 차관급 경제무역회의와 ‘경제무역’, ‘교육, 과학 및 연구 관광’으로 나뉘어 진행될 실무그룹 회의가 가장 중요한 회의로 꼽히고 있다. 경제부 차관급 회의에서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디지털 시티, 신규 벤처 협력, 기술 연구개발 등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실무그룹 회의에서는 슬로바키아 경제인들이 대거 방문한 만큼 실질적 협력안이 도출되어 ‘민주공급망’이 형성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이번 방문은 대만의 공식 초청으로 성사됐다. 지난 10월 우자오셰 대만 외교부장이 슬로바키아를 방문한 데에 이어 대만 국가발전위원회 주임 등 66명으로 구성된 대표단이 슬로바키아를 방문, 공급망, 연구 개발, 무역, 투자, 관광 및 스마트 도시 등 경제무역 분야에서 7개 항에 걸쳐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앞서 슬로바키아는 지난 9월 코로나19 백신 16만 도즈를 대만에 기증했다. 또 지난 5월 슬로바키아 국회는 대만의 세계보건기구(WHO) 총회 참여를 지지한다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전문가들은 리투아니아에 ‘대만’이라는 이름을 사용한 대만대표처가 설립된 이후 중·동유럽국가는 중국의 위협을 두려워하지 않고 점차 대만과의 교류와 협력을 강화할 것이며 대만에 더욱 우호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대만 매체 PTS는 대만이 중·동유럽국가의 관계에 다시 중대한 진전을 이루었다고 했다. 왕즈셩 중화아시아태평양엘리트교류협회 비서장은 "대만과 슬로바키아의 관계는 경제, 무역, 기술, 비지니스 문제와는 별개로 순수 외교적 측면에서에서 실질적인 준 공식 수준의 외교관계로 격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 [이해영의 쿠이 보노] 세대 문제와 한국의 초불평등체제/한신대 교수

    [이해영의 쿠이 보노] 세대 문제와 한국의 초불평등체제/한신대 교수

    여기저기 세대 담론이 소환되고, 특히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로 일컬어지는 2030세대에 대한 구애가 한창이다. 대개 이 시즌만 끝나면 그냥 잊혀질 온갖 ‘공약’에다 심지어 그럴듯해 보이는 인물을 캐스팅해 앉혀 놓기도 한다. 내 기억에 이러지 않았던 적이 없었고, 이번에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거다. 세대 문제에 관한 한 정경(正經)처럼 읽히는 독일 사회학자 카를 만하임에 따르자면 세대는 우선 생물학적인 연령에 기초하는 사회 내 ‘위치’다. 둘째로 특정한 경험과 의식을 공유하는 ‘관계’다. 셋째로 이러한 ‘관계’ 속에서 세대들은 특별히 강한 결속력을 가진 그리고 특정한 방향성을 가진 통일체 혹은 ‘세대단위’를 구성한다. 그래서 예컨대 ‘386’에서 출발해 이제는 차수를 변경, ‘586’으로 자리잡은 세대를 보자. 이들은 1960년대생이라는 생물학적 연령이라는 위치를 공유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별 의미가 없다. 이들이 강한 결속력을 가지게 만든 실질적인 사회적, 역사적 동인을 고려해야 세대로서 의미가 있다. 즉 광주항쟁과 뒤를 이은 민주화운동에 대한 집단 경험과 기억 말이다. 이 긴 과정 속에서 이들은 자기 정체성을 형성했고, 이로부터 공통의 방향성을 획득했으며, 나아가 세대 구심을 만들어 냈다. 민주화란 방향성은 그러나 1989년 현존 사회주의권의 붕괴와 함께 동요하기 시작했고, 이 세대는 잡다한 방향으로 안개처럼 흩어지기 시작한다. 특히 입신과 생계가 문제였다. 각종 ‘고시’가 가장 쉬웠던 자들은 이후 정치 엘리트로, 대기업을 선택한 자들은 경제 엘리트로 신속히 순차적응해 나간다. 절차적 민주화는 일단 달성된 것으로 보였기에 이제 출세가 사회적 내용이 됐다. 외환위기, 2007년 금융위기, DJ 정부, 노무현 정부 등 두 번의 좌파정부와 지금의 문재인 정부를 거치면서 살아남은 이들은 이제 명실공히 정치계급 혹은 지배계급으로 변신해 있다. 물론 이 세대 역시 예컨대 성공한 586과 그렇지 못한 586 사이 양극화는 엄연하다. 하지만 민주화라는 공통 기억은 여전히 강고하다. 이들은 이렇게 달리는 동안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DJ 정부 때부터 본격화된 신자유주의를 한국 사회에 착근시켰다. 시장만능, 시장독재 시대를 연 것이다. 그 결과 가운데 하나가 초격차, 초불평등체제다. 2016년 기준 상위 10%가 차지하는 소득집중도를 보면 한국이 46.6%로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한 나라라는 미국의 45.4%를 추월했다. 지금은 50%를 가뿐히 넘어섰다. 단지 미국보다 우리가 아직(?) 부족한 것이 당시 기준으로 상위 1%가 차지하는 몫이 18.6%인 미국과 비교해 14.9%라는 정도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과 비교한 국내총생산(GDP) 대비 땅값 배율이 2020년 500%를 넘어서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고독한 세계 정상이다. 2019년 기준 이 수치는 영국의 1.8배, 독일의 3배, 멕시코의 15.3배인데, 아마 2021년을 기준으로 하면 더 벌어졌을 것이다.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는 ‘21세기 자본’이란 책에서 불평등 연구를 위한 계량적 척도로 베타값(β=자본/소득)을 제시했다. 한 나라의 국부 총액, 즉 국민총소득에서 자본이 차지하는 몫으로 측정된다. 자본주의 선진국의 경우 베타값은 5~6 정도다. 피케티에 따르면 18세기 프랑스 대혁명기와 19세기 영국, 프랑스의 베타값이 1900~1910년대 6~7보다 좀 낮은 수준이다. 이 값은 20세기 전반에 걸쳐 U자 곡선을 그리며 하강하다가 1970년대 이후 불평등 심화와 더불어 재상승, 지금 수준에 도달했다. 그렇다면 한국의 베타값은 어떨까? 경제학자 정태인의 추계에 의하면 2014년 7에서 지금은 9에 달한다고 한다. 피케티에 의하면 이 값이 21세기 말쯤 세계적으로 6.6 정도에 도달할 것으로 추정하니 한국의 그것은 세계적으로 그리고 세계사적으로 충격적인 수준이다. 586세대가 물려줄 레거시, 그들이 이룩한 정치적 민주화의 사회경제적 내용은 세계 최고 수준의 초불평등체제다. MZ세대의 저출산은 그래서 이 체제에 대한 선택 가능한 전략적 옵션이자 생물학적 사보타주다. 세계 최고 불평등과 세계 최저 출산율은 이렇게 동전의 양면이다. 이 체제를 근본적으로 혁신, 교정하지 못할 그 어떤 대선 공약도 미봉이자 허구다. 21세기 말 우리 인구의 반토막이 예정돼 있다. 지금 우리의 사회적 존재 방식을 바꾸지 않는다면 우리는 소멸할지도 모른다.
  • 불확실한 병든 시대…그래도 희망은 있다

    불확실한 병든 시대…그래도 희망은 있다

    “낡은 것은 죽어 가는데 새로운 것은 아직 태어나지 않았을 때 위기는 생겨난다. 이 공백기에 다양한 병적 징후가 나타난다.” 이탈리아의 사상가이자 정치가 안토니오 그람시(1891∼1937)가 남긴 이 유명한 고찰은 2021년 현재에도 유효할까. 영국 런던대 퀸메리칼리지의 도널드 서순 명예교수는 “그렇다”고 답한다. 그람시의 이 문장이 현재 전 세계의 상황을 가장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대사회에는 외국인 혐오와 불평등, 정치적 불확실성, 기후변화, 환경파괴, 극우 포퓰리즘, 전 지구적 팬데믹 등 병적 징후가 포착되고 있고 문제의 심각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서순 교수는 저서 ‘우리 시대의 병적 징후들’에서 21세기 전 세계의 위기를 진단한다. 역사학자이기도 한 그는 영국과 유럽 등 서구를 중심으로 시야를 세계 구석구석으로 넓힌다. 그렇다면 오늘날 ‘죽어 가는 낡은 것’은 과연 무엇일까. 서순 교수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생겨나 ‘영광의 30년’을 거치며 모습을 갖추고 냉전 종식 이후 세계를 지배하게 된 현대 자본주의라고 역설한다. 이 낡은 세계는 ‘성장과 안정, 교육 확대의 세계’이자 젊은이들이 자신의 부모보다 더 잘살고, 더 자유로우며, 도덕적 관습의 제약을 덜 받을 것이라고 자랑하는 세계였다. 완전 고용과 복지, 사회서비스는 영원히 계속될 것만 같았다. 승승장구하는 자본주의가 낳은 68세대는 여성과 인종적·성적 소수자 등의 인권 향상을 위해 싸웠고, 성장과 더불어 자유와 평등을 더 많은 이에게 가져다줬다. 하지만 이상적으로 보이던 이 세계는 2008년 경제위기에 이어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는 가운데 허약한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 20세기 후반부터 경제적 불평등은 계속 확대됐다. 저자는 “세금을 억누르면서 복지 지출을 높게 유지하는 것이 점차 어려워짐에 따라 국가는 시장이 활개치게 놔두고 거기에서 생겨나는 돈으로 저소득층을 돕는 것이 필요했다. 차베스의 베네수엘라, 푸틴의 러시아가 대표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이런 과정에서 개혁이나 새로운 경제 모델, 전략, 정책 등은 불필요해졌고 부유층은 더 부자가 된 반면 빈곤층은 더 가난해졌다. 이뿐만 아니라 19세기 후반 세계화의 시기와 맞물려 등장한 외국인 혐오, 인종주의 역시 나날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유럽인과 미국인들은 난민이 밀물처럼 밀려들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지만 난민의 17%만이 유럽에, 16%가 미국에 수용됐다. 여기에 자유주의와 민주주의, 사민주의가 정당성과 국민적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던 정치는 막말과 혐오로 무장한 극우 포퓰리즘이 판치는 장으로 변질됐다. 저자는 엘리트에 대한 불신이 이 같은 위기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과거 역사를 돌아봐도 변화를 가져온 것은 위대한 인물들이 아니라 상황이었다. 병든 시대일수록 ‘거인의 어깨 위에 오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동트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는 말처럼 우리에게 ‘새로운 미래’는 언제, 어떤 모습으로 오게 될 것인가. 저자는 낡은 것과 새로운 것 사이에 놓인 공백기의 가장 큰 특징은 불확실성이며 이것은 ‘넓은 강을 건너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오래된 강둑이 뒤에 있지만 반대편은 아직 또렷하게 보이지 않기 때문에 물살 때문에 뒤로 밀려 빠져 죽을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책의 표지 그림은 영국 화가 조지 프레더릭 와츠의 작품 ‘희망’이다. 그림 속 여자는 눈을 가린 채 지구 모양의 공 위에 앉아서 현이 하나뿐인 민속악기 리라의 희미한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저자는 세계적으로 병적 징후들이 넘쳐나지만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 덕분에 아직 희망이 있다고 말한다. 아무리 시대가 병들었어도 끈질지게 싸움을 이어 간 사람들 덕분에 조금씩 세상은 나아졌고 앞으로 전진했다. 좀처럼 앞이 보이지 않는 불확실한 시대지만 ‘의지적 낙관주의‘로 작은 희망의 끈이라도 놓지 말아야 할 이유다.  
  • 국대 감독 내려놓은 이 남자, 평창서 꿈나무 키운다

    국대 감독 내려놓은 이 남자, 평창서 꿈나무 키운다

    스키점프에 30년 바친 1세대평창올림픽 경기위원장 역임 1년 6개월 만에 국대 감독 사직“3년 후 내다보고 유소년 육성”한국 스키점프 1세대, 영화 ‘국가대표’의 하정우 스키점프 장면 대역. 김흥수(41) 스키점프2.0 스포츠클럽 단장(사무총장)에게 가장 많이 따라붙는 수식어다. 비록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거는 행운은 그를 비껴갔지만, 한국 스키점프 역사에서 가장 찬란했던 ‘금빛 순간’을 이끈 주역임은 부정할 수 없다. 지난 30년 세월을 스키점프에 바쳐 온 그는 한국 스키점프가 다시 바닥에서부터 일어날 수 있도록 내실 다지기에 몰두하고 있다. 후배들이 하늘 높이 날아오를 미래를 꿈꾸며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김 단장을 30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에서 만났다. ●6년간 대표팀 코치로… 한계 느끼고 사직 얼굴을 스치는 초겨울 바람이 서울과 달리 벌써부터 날카롭던 이른 아침, KTX진부역에 마중 나와 있던 그에게 “감독님” 하며 인사를 건네자 김 단장은 “10월 말일부로 국가대표팀에서 나왔다”고 근황을 전했다. 스키점프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다시 잡은 게 지난해 5월이었으니 약 1년 6개월 만에 감독직을 내려놓은 셈이지만, 그는 여전히 평창에서 선수들과 함께하고 있었다. 대표팀을 뒤로하고 떠난 게 아니라 한국 스키점프에 좀더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 스스로 새 임무를 짊어졌기 때문이다. 김 단장과 스키점프의 인연은 국민학생이던 1991년에 시작됐다. 1990년 말 전북 무주에는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스키장이 들어섰다. 부지를 닦을 때부터 아버지가 그곳에서 일했던 기회로 그는 자연스럽게 스키를 접했다. 훈련하는 만큼 기량이 날로 늘던 10대와 20대 초반을 그는 “계속 올라갔던 시기”라고 표현했다. 당시 한국은 스키점프 불모지였지만 올림픽 준비를 위한 스키점프대가 우뚝 솟았고 장비 등 지원도 넉넉하게 이뤄졌다. 지역 연고 기업 쌍방울의 적극적인 후원이 있던 시절이었다. 때가 되면 해외로 나가서 우수한 외국 선수들과 시합을 벌였다. 스키점프 국가대표팀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가 감동을 극대화하기 위해 ‘짠내 나는’ 모습만 연출한 것과는 사뭇 다른 환경이었다. 결과는 2001년부터 여러 국제대회에서 대표팀의 메달 행진으로 이어졌다. 2003년엔 아오모리동계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도 획득했다. 다만 이런 기쁨을 김 단장은 온전히 만끽할 수 없었다. 군 면제가 걸려 있던 아오모리 대회에서 국가대표 5명 중 출전한 4명에 들지 못해 예비선수로 남게 됐고, 이후 낙담한 그는 스키를 잠시 내려놓고 해병대 장교로 입대했다. 혼자만 낙오자가 된 것 같은 심정으로 입대했지만 새로운 환경은 그를 훌쩍 성장시켰다. 김 단장은 “좋은 대대장들을 만나고 100여명의 대원들과 소통하면서 리더십을 배웠고,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다”고 말했다. 반면 전역 후 코치로 돌아와서 본 대표팀은 발전 없는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같은 선수들, 같은 코치진이 똑같은 훈련만 반복하며 실력은 하향곡선을 그렸다. 훈련 루틴을 확 바꿔 팀에 활기를 불어넣은 것도 잠시, 나이가 들어가는 선수들의 기량 저하는 막을 길이 없었다. 그렇게 6년의 시간을 보내다 한계에 봉착했다고 느낀 그는 과감히 사직서를 썼다. ●평창올림픽 스키점프 스포츠매니저로 복귀 평창동계올림픽은 2014년 체육지도자 과정을 밟고 있던 김 단장을 다시 스키점프장으로 불러냈다. 스키점프 국가대표 선수와 대표팀 코치를 두루 경험한 사람은 그가 유일했기에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스키점프 스포츠매니저에 그만한 적임자가 없었다. 경기의 모든 사항을 통제·관리하는 경기위원장도 겸임했다. 단 한 번도 경기가 미뤄지지 않고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 최고의 평가를 받았던 것은 그가 스스로도 가장 뿌듯하게 여기는 일이다. 김 단장은 지난해 아주 뚜렷한 목표를 갖고 대표팀 감독을 다시 맡았다. 과거엔 선수들 개개인의 성적 향상이 목표였다면 40줄에 들어선 김 단장에겐 한국 스키점프 부활이라는 보다 큰 도전 과제가 생겼다. “지금 대표팀으로는 안 된다. 국제대회 메달은 기대할 수 없다”는 냉정한 판단 아래,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출전 포기라는 강수도 뒀다. 대신 가시적인 첫 목표는 2024년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메달로 정했다. 한국 스키점프가 찰나의 영광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결국 실력 있는 후배들의 발굴·육성이 핵심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성인 대표팀과 청소년반 선수들이 완전히 분리돼 훈련하던 시스템을 점프대도 코치진도 공유하는 걸로 바꾼 것이 일례다. 김 단장은 “처음에 거부감을 갖는 선수들을 설득해 통합훈련을 실시했더니 훈련의 질도 좋아지고 분위기도 좋아졌다”고 전했다. 현재 8명인 중고등학생 선수들의 “싹이 좋다”고 말한 그에게 3년 후 메달 확보는 불가능하지만은 않은 목표로 다가온다. ●스키점프 체험 프로그램으로 선수층 넓혀야 김 단장은 최근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대표팀 감독에서 자발적으로 물러났다. 스포츠클럽 단장 겸 스키점프2.0 프로젝트 디렉터로 활동하면서 한국 스키점프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서다. 그는 “제가 감독을 하는 중에 스포츠클럽 사업권을 따냈다. 그러니 클럽을 책임지고 키워 나가는 것도 제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인적인 욕심만 챙겼다면 대표팀에 계속 남는 게 낫겠지만 그것만으로는 우리 스키점프가 재도약할 기회를 마련하기 힘들다는 판단이었다”고 덧붙였다. 여전히 일주일의 절반은 평창에 머물지만 그의 활동 반경은 한층 넓어졌다. 스포츠클럽을 통해 스키점프를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것이 그의 목표에 추가된 탓이다. 최근에는 스포츠클럽 법안 시행과 관련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려 국회에도 다녀왔다. 지역 체육단체 지원 및 국민 생활체육 활성화 등을 목표로 한 ‘스포츠클럽법’은 지난 5월 국회를 통과했다. 학교 수업 대신 운동에만 전념하는 전문체육인 양성 시스템이 체육계 폭력 등 부작용을 낳았다면, 이제는 생활체육을 기반으로 취미에서 시작해 엘리트체육으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한국 체육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김 단장은 2019년부터 스포츠클럽에 관심을 갖고 스키점프 대중화의 필요성을 고민해 왔다. 그는 “스키점프대를 구경하러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알펜시아를 방문하는데 정작 직접 체험할 기회는 별로 없었다”며 “이제 클럽이라는 시스템이 갖춰졌으니 활성화를 고민할 단계”라고 말했다. 스키점프는 체력보다 밸런스와 바운딩이 더 중요한 운동이라고 한다. 짐볼 위에 한 발로 서서 균형 잡는 훈련, 허들을 넘어 점프하는 훈련을 하다 보면 청소년의 성장판 자극과 성장·발육에도 좋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이들은 실제로 스키점프를 접하면 그 매력에 금방 빠진다. 김 단장은 “스키로 점프대를 내려오는 게 처음에는 무서울 수 있어서 썰매를 먼저 태워 봤더니 반응이 너무 좋았다”며 “썰매 타는 재미가 무뎌질 즈음 스키를 신기면 또 다른 재미를 알게 된다”고 했다. 이렇게 스키점프에 많은 학생들이 친숙해지면 그중에서 한국 스키점프를 빛낼 미래의 주역이 탄생할 거라는 게 김 단장의 생각이다. 우연과 필연이 교차한 끝에 ‘스키점프 외길 인생’으로 그려진 삶에서 특히 의미 있는 지점들을 묻는 질문에 김 단장은 세 가지를 들었다. 첫째는 시골 무주에 스키장이 생기면서 인생이 바뀐 일, 둘째는 해병대에서 훗날 국가대표팀 지도자로 성장할 역량을 쌓은 일, 그리고 마지막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출신 장타자 이지영 선수와 2015년 결혼한 일이다. 김 단장은 “올림픽 조직위에 합류했을 때나 이번에 대표팀에서 나와 스포츠클럽을 시작할 때나 언제나 아내의 든든한 응원이 있었기에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었다”며 웃었다.
  • [열린세상] ‘개천용’ 학파 vs ‘대통영’ 학파/김종영 ‘서울대 10개 만들기’(예정) 저자

    [열린세상] ‘개천용’ 학파 vs ‘대통영’ 학파/김종영 ‘서울대 10개 만들기’(예정) 저자

    “교수님 덕분에 기자 됐어요. 언론사 논술시험에 교육사회학에서 배운 게 나왔어요.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를 논하라’라는 문제가 나왔어요. (교육사회학에서 배운) ‘전사 사회’에 대해서 썼어요. 그게 딱 생각나더라구요.” 국내 주요 언론사의 기자가 된 제자와의 전화를 끊고 매우 기뻤다. 정의의 철학자 버나드 윌리엄스의 유명한 ‘전사 사회’의 사고 실험은 기회균등과 공정의 한계가 무엇인지 보여 준다. ‘전사 사회’에는 소수의 전사와 다수의 평민, 이렇게 두 카스트밖에 없는데, 전사 계급이 모든 부와 권력을 가진다. 카스트제도라서 전사의 자식은 전사로, 평민의 자식은 평민이 된다. 사회개혁가들은 카스트제도가 불공정하다며 이를 없애고 시험을 통해 전사를 선발하는 제도를 확립했다. 그런데 이 시험 과정에서 전사 자녀가 보다 많은 발달 기회를 가지기 때문에 훨씬 유리하다는 것이 발견된다. 다시 사회개혁가들은 이것이 잘못됐다고 주장하고 전사 자녀와 평민 자녀 모두에게 학교를 다닐 기회를 주어서 학교에서의 시험을 통해 전사를 선발하게 했다. 모든 계급의 자녀가 똑같은 ‘기회’를 갖게 됐다. 결과적으로 전사 자녀든 평민 자녀든 전사가 될 수 있는 확률은 완벽하게 똑같이 됐다. 우리는 이제 이 사회가 기회는 평등했고 과정은 공정했으며 결과도 정의로웠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전사 사회’와 같이 다음과 같은 사고 실험을 해 보자. 모든 학생들이 완벽하게 똑같은 발달 기회를 가지고, 완벽한 공정성이 확보됐고, 계급ㆍ지역ㆍ젠더ㆍ인종에 관계없이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에 들어갈 확률이 완벽히 똑같게 됐다. 기회는 평등했고 과정은 공정했으나 결과는 정의롭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 사회는 결코 정의로운 사회가 아니다. 왜냐하면 ‘전사 사회’에서는 전사가 권력과 부를 독점하고, 한국 사회에서는 SKY라는 대학이 지위권력을 독점하기 때문이다. 정의의 철학자들이 말하듯이 이런 사회는 너무나 황량하고 사악하다. 왜냐햐면 단일 기회 구조에 의해 사회가 만들어지고, 이는 다원민주주의의 원칙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정의는 기회균등과 공정보다 더 큰 것이다. 한국 사회의 교육 불평등을 바라보는 대표적인 관점은 이른바 ‘개천용’ 학파와 ‘대통영’ 학파다. SKY 또는 인서울 대학의 독점을 유지한 채 그 좁은 자리에 계층이 낮은 학생들이 더 선발되거나 이들의 계층 이동을 돕는 정책을 제시하는 학파가 ‘개천용’(개천에서 용 나기) 학파다. ‘개천용지수’를 개발한 주병기 교수는 엘리트 대학에 농어촌·중소도시 학생들을 위한 ‘지역균형선발’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창환 교수는 엘리트 대학 입시에서 공정한 순서는 학생부종합전형, 정시전형, 논술전형이라고 밝혔다. ‘개천용’ 모델이 한국인들의 교육에 대한 지배적인 가치이기 때문에 대다수 학자들은 ‘개천용’ 학파다. 정의의 철학자들은 ‘개천용’ 학파가 개혁을 가장한 채 사악한 교육체제를 영속시키는 데 기여한다고 비판한다. ‘전사 사회’와 같이 엘리트 대학의 독점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대학 서열로 인한 지위권력의 독점을 깨자는 주장이 17년 전에 제기됐고, 그 생명력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들 소수 학파는 ‘대학통합네트워크를 위해 영혼을 끌어모은 사람’(대통영)들이다. 김누리, 유성상, 정진상, 반상진, 김영석,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 서울교육청 같은 학자들과 단체들은 지방대를 SKY 수준으로 키우고 통합해서 대학 독점 체제 자체를 해체하자고 주장한다. ‘대통영’ 학파는 SKY 지위권력의 독점과 서울의 공간권력 독점은 정의롭지 못하며 이들의 독점을 해체해야 평등하고 민주적인 사회가 된다고 주장한다. 이제 전선은 매우 명확해졌다. 대선을 앞두고 교육개혁에 대한 정책 싸움이 불붙었다. 지방대를 서울대 수준으로 키우자는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은 ‘개천용’ 학파의 ‘기회균등’에서 ‘대통영’ 학파의 ‘기회구조의 균등’으로 나아가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자 차기 정부가 실현해야 할 한국 교육의 미래라고 생각한다.
  • 쿠데타 주역, 민주화 탄압, 현대사 퇴행… “공과 언급할 가치 없어”

    쿠데타 주역, 민주화 탄압, 현대사 퇴행… “공과 언급할 가치 없어”

    유신 체제에 억눌렸던 민주화 열망을 12·12 군사반란에 이은 5·18 민주화운동 유혈 진압으로 짓밟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생을 마감하면서 한국 현대사를 퇴행시킨 ‘정치군인’들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전씨를 정점으로 한 신군부 세력은 ‘정의사회 구현’을 내걸고 집권했지만, 제5공화국 7년 동안 국민 다수에게 적용되는 정의는 없었다. 소수 군부 엘리트들의 사적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정의만 있었을 뿐이다. 정통성과 정당성을 상실한 채 총칼과 ‘체육관 거수기’로 집권한 터라 민주화운동에 대한 탄압은 재임 기간 내내 이어졌다. 고(故) 김근태 전 의원이나 박종철·이한열 열사 등 정치인과 재야 인사, 학생에 이르기까지 ‘반정부 활동’ 프레임에 걸리면 예외 없이 고문을 당하거나 희생됐다. “뚜 뚜 뚜 땡~ 전두환 대통령은 오늘~”로 시작되는 ‘땡전뉴스’에서 보듯 언론 자유도 말살됐다. 1980년 11월 언론통폐합으로 전국 64개 언론사는 신문사 14개, 방송사 3개, 통신사 1개로 통합됐다. 언론인 1000명 이상이 해직당했다. 새 질서 확립과 불량배 교화를 목적으로 삼청교육대를 창설했으나 그 과정에서 인권이 유린되는 경우도 많았다. 전직 대통령 중 유일하게 ‘공과’란 표현을 쓰기 어려울 만큼 그늘이 짙게 드리운 그를 그나마 평가하는 대목은 단임 실천이다. 전씨는 스스로 “대통령이 헌법과 국민이 정해 준 임기를 마치면 물러난다는 당연한 원칙을 지키는 선례를 우리 헌정사에 처음으로 기록했다”고 자화자찬했다. 하지만 애초에 4·13 호헌 조치로 5공 연장을 꾀했다는 점에서 앞뒤가 맞지 않으며, 민주화 시위에 밀려 직선제 개헌을 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는 평가다. 1987년 1월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 6월 이한열 열사의 죽음으로 타오른 6월 항쟁 당시 전두환 정권은 군대를 동원해 반정부 시위대 진압을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치적으로 삼고자 했던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를 앞둔 데다 국민들의 거스르기 힘든 민주화 열망, 그리고 미국의 압박 등에 마지못해 물러섰고, 6·29 선언을 타협책으로 내놓았다는 것이 학계 다수의 시각이다. 1981년 21.4%에 달했던 물가 상승률이 1982년 7.2%, 1983년 3.4%, 1984년 2.3%로 안정세를 찾았고 경제성장률은 1981년 7.2%, 1982년 8.3%, 1983년 13.4%로 상승세를 탄 점을 두고 전두환 시대의 성과로 꼽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세계경제의 ‘3저(저금리·저유가·저달러) 호황’ 기조에 힘입은 덕분이란 평가가 우세하다. 국제 금리가 내려가면서 외환 문제가 해결됐고 유가·달러화 동반 하락으로 국내 물가가 안정되며 수출이 늘었다는 의미다. 3저 호황이 이어지면서 과소비와 투기 현상이 심화했고, 이런 불안 요인들은 이어진 6공화국 경제를 휘청이게 했다. 설상가상 전씨 개인의 부정 축재로 더 빛이 바랬다. 1997년 특별수사본부 수사 결과 전씨는 재임 중 재벌로부터 700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했고, 추징금 2205억원 중 956억원은 지금까지 완납하지 않았다. 전두환 정권은 1980년 ‘7·30 교육개혁조치’로 과외를 금지시키는 한편 본고사를 폐지하고 학력고사를 도입했다. 공교육을 정상화시켰다는 평가와 과외를 음성화시켰다는 비판이 공존한다. 야간통행 금지 조치 해제와 학원 두발·복장 자율화 등 유화 정책도 펼쳤다. 스크린(Screen)·스포츠(Sports)·섹스(Sex)를 일컫는 ‘3S 정책’은 대표적 우민화(愚民化) 정책이다. 이처럼 철권통치와 인권탄압, 천문학적 비자금 축재 등이 드러났지만 그는 죽는 날까지 뉘우치지 않았다. 궤변으로 정당화하고 적반하장의 말을 내뱉어 공분을 자아냈다. 2003년 KBS 인터뷰에서 “광주는 총기를 들고 일어난 폭동”이라고 강변했고, 2017년 회고록에서도 “5·18 사태는 ‘폭동’이란 말 이외에는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고 했다. 최초 발포 명령 여부에 대해 끝까지 입을 닫았고, 12·12에 대해서는 “우발적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공과를 언급할 대상도 되지 못하는 존재인 것은 분명하고, 전두환을 끝내 단죄하지 못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전직 대통령이란 이유로 애도하고 조문한다는 것은 난센스”라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전두환 시대는 공과라는 표현 자체가 적용이 안 된다고 본다. 쿠데타로 정권을 탈취했고, 그 과정에서 광주 시민들을 학살한 반인륜적 성격을 가진 정권인 데다 집권 이후에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면서 “보수, 진보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여지가 없다”고 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단임은 처음부터 본인이 약속했던 일인 데다 등 떠밀리듯 한 걸 평가한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고도성장도 ‘3저 호황’이란 국제경제 조건이 조성됐고, 이전부터 이어진 자본 축적의 결과다. 전두환의 공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 공과 논하기조차 어려운 ‘전두환 7년’

    공과 논하기조차 어려운 ‘전두환 7년’

    유신 체제에 억눌렸던 민주화 열망을 12·12 군사반란에 이은 5·18 민주화운동 유혈 진압으로 짓밟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생을 마감하면서 한국 현대사를 퇴행시킨 ‘정치군인’들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전씨를 정점으로 한 신군부 세력은 ‘정의사회 구현’을 내걸고 집권했지만, 제5공화국 7년 동안 국민 다수에게 적용되는 정의는 없었다. 소수 군부 엘리트들의 사적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정의만 있었을 뿐이다. 정통성과 정당성을 상실한 채 총칼과 ‘체육관 거수기’로 집권한 터라 민주화운동에 대한 탄압은 재임 기간 내내 이어졌다. 고(故) 김근태 전 의원이나 박종철·이한열 열사 등 정치인과 재야 인사, 학생에 이르기까지 ‘반정부 활동’ 프레임에 걸리면 예외 없이 고문을 당하거나 희생됐다. “뚜 뚜 뚜 땡~ 전두환 대통령은 오늘~”로 시작되는 ‘땡전뉴스’에서 보듯 언론 자유도 말살됐다. 1980년 11월 언론통폐합으로 전국 64개 언론사는 신문사 14개, 방송사 3개, 통신사 1개로 통합됐다. 언론인 1000명 이상이 해직당했다. 새 질서 확립과 불량배 교화를 목적으로 삼청교육대를 창설했으나 그 과정에서 인권이 유린되는 경우도 많았다.전직 대통령 중 유일하게 ‘공과’란 표현을 쓰기 어려울 만큼 그늘이 짙게 드리운 그를 그나마 평가하는 대목은 단임 실천이다. 전씨는 스스로 “대통령이 헌법과 국민이 정해 준 임기를 마치면 물러난다는 당연한 원칙을 지키는 선례를 우리 헌정사에 처음으로 기록했다”고 자화자찬했다. 하지만 애초에 4·13 호헌 조치로 5공 연장을 꾀했다는 점에서 앞뒤가 맞지 않으며, 민주화 시위에 밀려 직선제 개헌을 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는 평가다. 1987년 1월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 6월 이한열 열사의 죽음으로 타오른 6월 항쟁 당시 전두환 정권은 군대를 동원해 반정부 시위대 진압을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치적으로 삼고자 했던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를 앞둔 데다 국민들의 거스르기 힘든 민주화 열망, 그리고 미국의 압박 등에 마지못해 물러섰고, 6·29 선언을 타협책으로 내놓았다는 것이 학계 다수의 시각이다. 1981년 21.4%에 달했던 물가 상승률이 1982년 7.2%, 1983년 3.4%, 1984년 2.3%로 안정세를 찾았고, 경제성장률은 1981년 7.2%, 1982년 8.3%, 1983년 13.4%로 상승세를 탄 점을 두고 전두환 시대의 성과로 꼽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이 또 한 세계경제의 ‘3저(저금리·저유가· 저달러) 호황’ 기조에 힘입은 덕분이란 평가가 우세하다. 국제 금리가 내려가면서 외환 문제가 해결됐고 유가와 달러 가치 동반 하락으로 국내 물가가 안정되며 수출이 늘었다는 의미다. 3저 호황이 이어지면서 과소비와 투기 현상이 심화했고, 이런 불안 요인들은 이어진 6공화국 경제를 휘청이게 했다. 설상가상 전씨 개인의 부정 축재로 더 빛이 바랬다. 1997년 특별수사본부 수사 결과 전씨는 재임 중 재벌로부터 700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했고, 추징금 2205억원 중 956억원은 지금까지 완납하지 않았다. 전두환 정권은 야간통행 금지 조치 해제와 학원 두발·복장 자율화 등 유화 정책도 펼쳤다. 스크린(Screen)·스포츠(Sports)·섹스(Sex)를 일컫는 ‘3S 정책’은 대표적 우민화(愚民化) 정책이다.이처럼 철권통치와 인권탄압, 천문학적 비자금 축재 등이 드러났지만 그는 죽는 날까지 뉘우치지 않았다. 궤변으로 정당화하고 적반하장의 말을 내뱉어 공분을 자아냈다. 2003년 KBS 인터뷰에서 “광주는 총기를 들고 일어난 폭동”이라고 강변했고, 2017년 회고록에서도 “5·18 사태는 ‘폭동’이란 말 이외에는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고 했다. 최초 발포 명령 여부에 대해 끝까지 입을 닫았고, 12·12에 대해서는 “우발적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공과를 언급할 대상도 되지 못하는 존재인 것은 분명하고, 전두환을 끝내 단죄하지 못했다는 점을 우리 사회가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수백여 명을 죽였고, 과오를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인데, 전직 대통령이란 이유로 애도하고 조문한다는 것은 난센스”라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전두환 시대는 공과라는 표현 자체가 적용이 안 된다고 본다. 쿠데타로 정권을 탈취했고, 그 과정에서 광주 시민들을 학살한 반인륜적 성격을 가진 정권인 데다 집권 이후에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면서 “보수냐 진보냐에 따라 정치적 평가가 달라질 여지가 없다”고 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단임은 처음부터 본인이 약속했던 일인 데다 등 떠밀리듯 한 걸 두고 정치적으로 평가한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고도성장이란 것도 ‘3저 호황’이란 국제경제적 조건이 조성됐고, 이전부터 이어진 자본 축적의 결과다. 전두환 시대에 발현됐을 뿐 전두환의 공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 전북도의회 의장들 왜 이러나…갑질에 뇌물수수까지

    전북도의회 의장들 왜 이러나…갑질에 뇌물수수까지

    오는 25일부터 더불어민주당이 ‘선출직 공직자 평가‘를 실시할 예정인 가운데 송지용 전북도의회 의장이 의회 사무처 간부에게 폭언과 갑질을 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23일 복수의 전북도의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송 의장은 지난 10일 오후 김인태 의회 사무처장을 의장실로 불러 입에 담지 못할 폭언과 갑질을 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송성환 직전 의장이 여행사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한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현 의장의 품격이 또 다시 도마에 오른 것은 민주당 일색의 지역 정치구조 폐혜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는 이날 김 처장에게 지난 8일 의회 직원 상가를 방문하는 과정에서 의전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송 의장은 의장실 문이 열려진 상태에서 고함을 지르면서 욕설과 폭언을 퍼부어 밖에 대기하고 있던 직원들이 이같은 사실을 모두 알 수 있었다. 송 의장의 갑질 난동은 쉬쉬하는 바람에 10여일 동안 감춰졌으나 이를 전해들은 전북도 공무원들이 울분을 터뜨리며 문제를 삼아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전라북도공무원노조는 “송지용 의장의 갑질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송 의장의 사과, 관련자 처벌, 민주당의 조사와 시정을 요구했다. 특히, 내년 1월 13일부터 지방의회 사무처 소속 공무원의 인사권이 도의장에게 넘어가는 상황에서 이를 그냥 지나칠 경우 도의장의 갑질이 도를 넘어설 것을 우려하고 있다. 송 의장은 폭언과 갑질 이후 열흘이 넘도록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가 22일에야 김 처장을 불러 “덮고 가자”며 회유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김 처장은 당시 충격으로 정신과 치료까지 받고 있으며 23일은 휴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다. 앞서 김 처장은 송 의장의 폭언,갑질 행위를 조사해 처벌해 달라고 전북도 인권담당관실에 진정했다. 김 처장은 “내가 부족하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무슨 이유인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불만이 쌓인 것 같다. 단순히 업무 때문이 아니고 감정 컨트롤의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고시 출신인 김 처장은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 정읍시 부시장 등을 역임한 엘리트 공무원이다. 이에대해 전북도 직원들은 “공무원들이 의원들을 보좌하는 역할을 하지만 인격을 모독하고 갑질을 하는 대상은 아니다”며 “이번 기회에 인격 모독성 갑질 언어폭력, 황제 의전 등을 뿌리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송 의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은 김 처장에게 폭언이나 갑질을 한 사실이 없다고 전북도공무원노조가 제기한 문제 등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폭언, 갑질 사실을 부인해 거짓으로 드러날 경우 정치생명에 문제가 되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변을 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한편, 민주당은 25일부터 다음 달 14일까지 20일간 선출직 공직자 심사 작업을 벌인다. 평가 기준은 단체장의 경우 도덕성과 윤리 역량 17%, 리더십 역량 19%, 공약 적합성 및 이행 평가 20%, 직무 활동 31%, 자치분권 활동 13% 등이다. 광역의원과 기초의원은 도덕성 18%, 공약 정합성 및 이행 평가 16%, 의정활동 41%, 지역 활동 25% 등이다.
  • 安 “국방 의무 마친 청년에 1000만원 지급” MZ 구애

    安 “국방 의무 마친 청년에 1000만원 지급” MZ 구애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17일 국방의 의무를 다한 청년들에게는 1000만원의 사회진출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군 복무를 청년 도약의 시간으로 바꾸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한 안 후보는 준 모병제를 도입해 징병되는 일반병 규모를 대폭 줄이고 전문부사관을 군 병력의 50%까지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안 후보는 “첨단 과학기술시대 그리고 ‘저출생 시대’에 모병제는 불가피한 군 개혁방안이 될 수밖에 없다”며 사병의 수를 절반으로 줄이고, 줄어든 50%의 병력 중 절반(25%)을 전문부사관으로 충당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전체 군인 수는 줄겠지만, 첨단 무기를 다루는 전문성과 전투력 측면에서의 획기적 질적 향상을 통해 군사력은 더 커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현역병이 줄어드는 만큼 전문연구요원, 산업기능요원, 사회복무요원 제도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안 후보는 이스라엘의 엘리트 과학기술 전문장교 프로그램인 ‘탈피오트’를 벤치마킹해 “(군대를) 스마트 인재 육성의 요람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 방법으로 인공지능과 로봇을 활용한 경계 시스템 구축을 통해 과중한 보초 임무의 비중을 낮추고, 불필요한 잡무를 없애 사병의 역할과 영역을 정비하겠다고 했다. 군에서 얻은 전문성을 토대로 국내 유관 대학이나 기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학업·취업 연계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 與 국조 압박에 기재부 “초과세수 19조” 번복

    與 국조 압박에 기재부 “초과세수 19조” 번복

    윤호중 “초과세수 19조 확인했다” 공세“직무유기” 거론, 대대적 홍남기 때리기기재부 “10조→19조” 반나절 만에 선회오락가락 세수 예측엔 “송구하다” 해명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가 16일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등 ‘돈풀기’에 저항하고 있는 기획재정부를 ‘국정조사’까지 거론하며 압박하고 나섰다. 기재부는 세수 예측을 정확하게 하지 못한 데 대해서는 사과하면서도 의도적 세수 축소는 아니라고 반박했다. 야당이 아닌 여당이 정부를 겨냥해 국정조사를 언급한 것은 극히 이례적으로, ‘이재명표 예산’을 둘러싼 당정 갈등이 임계치로 치닫는 양상이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 회의와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난 7월 2차 추경 당시 31조 5000억원의 추가 세수를 국민에게 돌려드렸는데 그 이후로도 19조원의 초과세수가 더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의도가 있다면 국정조사라도 해야 될 사안”이라고 했다. 이어 “이것을 세입 예산으로 잡지 못하는 것은 재정 당국의 직무유기를 넘어선 심각한 책무 유기”라며 “지금이라도 홍(남기) 부총리는 국민에게 사과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기재부는 이날 민주당이 ‘국정조사’까지 언급하며 거세게 몰아치자 초과세수 규모를 당초 10조원대에서 민주당이 주장하는 19조원으로 급수정했다. 그간 초과세수 규모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다가 이날 윤 원내대표의 발언이 나온 뒤에야 보도자료를 통해 7월 예측했던 것보다도 19조원이 더 걷힐 것으로 예상된다고 뒤늦게 밝힌 것이다. 기재부는 그러면서 “세수 예측을 정확하게 하지 못하고 큰 규모의 초과세수가 발생한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윤 원내대표의 압박에 초과세수 규모를 ‘실토’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인 셈이다. 기재부는 그러면서도 “이런 전망치를 지난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지난 15일 여당에도 설명했다”며 “일각에서 지적하는 의도적인 세수 과소 추계는 있을 수 없는 일이고, 그렇게 하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이 주장하는 재난지원금 지급 자체에 대한 부정적 입장엔 변화를 보이지 않은 셈이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국가재정의 주인은 기재부 내 엘리트 모피아(재무부와 마피아)들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이라며 공세를 이어 갔다. ‘모피아’는 기재부를 적폐로 지칭할 때 쓰는 속어라는 점에서 홍 경제부총리가 이끄는 기재부를 거의 적(敵)으로 규정한 셈이다. 전날 이 후보가 “만행에 가까운 예산 편성”이라는 원색적 비난과 함께 ‘기재부 해체’를 언급한 데 이어 여당 원내대표가 ‘홍남기 때리기’에 가세한 것이다. 재난지원금을 둘러싼 당정 갈등에 청와대는 적극적인 개입을 꺼리는 모습이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청와대가 조정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공은 국회로 넘어가 있으며 여야가 논의를 해야 한다. 홍 부총리 설득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회에서 여야 간 얘기를 나누는 것”이라고 말했다.
  • ‘기재부 국조’ 압박한 與… ‘이재명 예산’ 강행

    ‘기재부 국조’ 압박한 與… ‘이재명 예산’ 강행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가 16일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등 ‘돈풀기’에 저항하고 있는 기획재정부를 ‘국정조사´까지 거론하며 압박하고 나섰다. 야당이 아닌 여당이 정부를 겨냥해 국정조사를 언급한 것은 극히 이례적으로, ‘이재명표 예산’을 둘러싼 당정 갈등이 임계치로 치닫는 양상이다.윤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와 YTN 라디오에서 “올해 초과세수가 50조원이 넘는 것을 확인했다”며 “50조원이 넘는 초과세수를 세입 예산에 넣지 못한 것은 재정 당국의 심각한 직무유기를 넘어 책무유기”라고 했다. 이어 “의도가 있다면 국정조사라도 해야 될 사안”이라며 “국가재정을 운영해 오면서 통계가 이렇게 어긋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홍(남기) 부총리는 국민에게 사과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앞서 지난 7월 기재부는 초과세수 규모를 31조원가량으로 예측한 바 있다. 초과세수가 50조원일 경우 세수 오차율은 15%에 육박하며 이는 세수 오차 최대치를 기록했던 2018년(9.5%)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기재부는 이날 올해 초과세수를 윤 원내대표가 언급한 것과 같은 수치로 전망한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다만 “이런 전망치를 지난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지난 15일 여당에도 설명했다”며 “일각에서 지적하는 의도적인 세수 과소 추계는 있을 수 없는 일이고, 그렇게 하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윤 원내대표는 그러나 “국가재정의 주인은 기재부 내 엘리트 모피아(재무부와 마피아)들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밝혔다. ‘모피아’는 기재부를 적폐로 지칭할 때 쓰는 속어라는 점에서 홍 경제부총리가 이끄는 기재부를 거의 적(敵)으로 규정한 셈이다. 전날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만행에 가까운 예산 편성”이라는 원색적 비난과 함께 ‘기재부 해체’를 언급한 데 이어 여당 원내대표가 ‘홍남기 때리기’에 가세한 것이다. 재난지원금을 둘러싼 당정 갈등이 격화일로를 걷고 있지만 청와대는 적극적인 개입을 꺼리는 모습이다. 당정 갈등이 격화한다면 임기 말 문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당정 간 입장차는) 청와대가 조정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뒤 “공은 국회로 넘어가 있으며 여야가 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홍 부총리 설득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회에서 여야 간 얘기를 나누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대선전이 본격화되면서 당정청 관계나 청와대와 후보 관계에 대해 여러 추측이 나오는데, 청와대가 일일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돈풀기 저항하는 기재부에 ‘국정조사’ 언급한 민주당

    돈풀기 저항하는 기재부에 ‘국정조사’ 언급한 민주당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가 16일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등 ‘돈풀기’에 저항하고 있는 기획재정부를 ‘국정조사‘까지 거론하며 압박하고 나섰다. 야당이 아닌 여당이 정부를 겨냥해 국정조사를 언급한 것은 극히 이례적으로, ‘이재명표 예산’을 둘러싼 당정 갈등이 임계치로 치닫는 양상이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와 YTN 라디오에서 “올해 초과세수가 50조원이 넘는 것을 확인했다”며 “50조원이 넘는 초과세수를 세입 예산에 넣지 못한 것은 재정 당국의 심각한 직무유기를 넘어 책무유기”라고 했다. 이어 “의도가 있다면 국정조사라도 해야 될 사안”이라며 “국가재정을 운영해 오면서 통계가 이렇게 어긋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홍(남기) 부총리는 국민에게 사과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앞서 지난 7월 기재부는 초과세수 규모를 31조원가량으로 예측한 바 있다. 초과세수가 50조원일 경우 세수 오차율은 15%에 육박하며 이는 세수 오차 최대치를 기록했던 2018년(9.5%)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기재부는 이날 올해 초과세수를 윤 원내대표가 언급한 것과 같은 수치로 전망한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다만 “이런 전망치를 지난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지난 15일 여당에도 설명했다”며 “일각에서 지적하는 의도적인 세수 과소 추계는 있을 수 없는 일이고, 그렇게 하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윤 원내대표는 그러나 “국가재정의 주인은 기재부 내 엘리트 모피아(재무부와 마피아)들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밝혔다. ‘모피아’는 기재부를 적폐로 지칭할 때 쓰는 속어라는 점에서 홍 경제부총리가 이끄는 기재부를 거의 적(敵)으로 규정한 셈이다. 전날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만행에 가까운 예산 편성”이라는 원색적 비난과 함께 ‘기재부 해체’를 언급한 데 이어 여당 원내대표가 ‘홍남기 때리기’에 가세한 것이다.  재난지원금을 둘러싼 당정 갈등이 격화일로를 걷고 있지만 청와대는 적극적인 개입을 꺼리는 모습이다. 당정 갈등이 격화한다면 임기 말 문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당정 간 입장차는) 청와대가 조정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뒤 “공은 국회로 넘어가 있으며 여야가 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홍 부총리 설득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회에서 여야 간 얘기를 나누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대선전이 본격화되면서 당정청 관계나 청와대와 후보 관계에 대해 여러 추측이 나오는데, 청와대가 일일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서울 이민영·임일영·세종 임주형 기자 min@seoul.co.kr
  • 강동길 서울시의원, ‘오세훈 시장 사회적경제 이중잣대 비판’

    강동길 서울시의원, ‘오세훈 시장 사회적경제 이중잣대 비판’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강동길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 성북3)은 지난 4일 2021년 노동·공정·상생정책관 행정사무감사에서 사회적경제 분야에 대한 오세훈 시장의 이중잣대를 비판했다. 오 시장은 지난 9월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주택을 비롯한 민간보조·위탁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예고하고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를 대상으로 특정감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2022년 서울시 예산안에서 사회적경제분야 예산을 올해 대비 45.7%(185억 5천 4백만 원)나 감액하여 사실상 대부분의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워졌다. 강 부위원장은 “서울시 사회적경제정책은 성장위주의 경제정책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며 지난 10년간 양적·질적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이는 정책기획과 운영과정에서 사회적경제주체의 참여를 보장하여 당사자성이 결여되었던 그동안의 정책과정을 개선한 결과”라며, “10년 전에는 오 시장이 직접 착한 기업, 착한 사업이라고 극찬하던 사업이 이제는 나쁜 기업, 나쁜 사업이 됐다는 것인가? 서울시 사회적경제정책 수립과 운영과정에서 일부 이해충돌 가능성이 제기되었지만 제도적으로 보완 가능한 수준이다. 이를 문제삼아 사회적경제 분야 전체와 전임시장의 업적을 매도하는 오세훈 시장의 행태는 정치적”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강 부위원장은 “오 시장이 문제점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진단 없이 감사부터 추진하고 예산을 감액하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서울시 사회적경제정책은 전국 광역자치단체가 실시하고 있는 사회적경제정책의 롤모델이고, 운영형태도 대부분 서울시와 같은 민간위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며, “당사자의 정책참여를 배제하고, 정책현장에 대한 현실인식에 한계가 있는 엘리트관료를 중심으로 정책을 운영하려는 오 시장의 행정인식 수준은 퇴행적”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 ‘다변가’에서 ‘다청가’로…이재명, 매타버스서 국민에 ‘경청’

    ‘다변가’에서 ‘다청가’로…이재명, 매타버스서 국민에 ‘경청’

    3일간 6지역·20개 일정…지역 곳곳서 격의 없는 소통 행보“저는 사실 잘 모릅니다. 여러분들의 말을 듣겠습니다” ‘말 많은’ 정치인으로 꼽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사흘간 ‘입’보다 ‘귀’를 더 열었다. 지난 12~14일 부산·울산·경남 현장에서 진행된 첫 번째 ‘매주타는 민생버스(매타버스)’ 프로젝트에서다. 주말을 이용해 8주간 전국을 누비면서 바닥 민심을 듣는다는 프로젝트 취지에 맞게 이 후보는 경상남도 각지를 다니며 국민들과 소통했다. 특히 거창, 거제 등 대선후보들이 일반적으로 잘 찾지 않는 도서 산간 지역까지 구석구석 살폈다. 사흘간 총 6곳을 방문하며 20개의 일정을 수행하는 강행군에 이 후보의 식사는 주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으로 지역을 방문하면 있었던 시의회 방문이나 지역 당원과의 만남과 같은 당 위주의 행사는 과감히 생략했다. 그 자리를 지역 스타트업 창업가들, 2030 청년들, 예비부부를 만나는 시간으로 채웠다. 당 관계자들은 이 후보가 이런 행사는 계획하지 말고, 비슷한 일정이 잡혀 있으면 빼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 후보가 스스로 밝힌 만큼 이번 민생 대장정의 목적은 ‘경청’이었다. 주로 질문 하나하나에 이 후보가 대답하며 진행됐던 간담회 형식은 이번엔 이 후보가 모두발언과 마무리 발언만 하고 그 사이를 참여자들이 채우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간담회 참석자들의 말을 모두 순차적으로 듣겠다는 후보의 의지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후보는 12일 매타버스 출범식 당시 “낮은 곳을 조금씩이라도 올려야 국민 전체의 삶이 개선된다는 생각으로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또 듣겠다. 질책하시는 것들 모두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다가오는 시민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며 ‘보통 사람’의 이미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대선후보라는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국민의 ‘머슴’임을 강조하는 이 후보의 평소 태도처럼 시장, 거리에서 시민들과 친근한 스킨십을 이어갔다. 12일 부산 BIFF 광장에서는 시민들을 통제하는 경호원에 정색하며 “막지 마세요. 놔두세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시민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사진 찍는 시간이 길어진 탓에 13, 14일에는 일정이 30분씩 지연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같이 국민과 같은 눈높이에서 소통하는 소탈한 행보는 후보의 양날의 칼인 ‘탈엘리트적’ 모습을 강점으로 승화하기 위함이다. 욕설·실언 등으로 품격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 후보가 약자였던 자신의 정체성을 내세워 이를 서민적 이미지로 전환하려는 것이다. 한국갤럽의 10월 3주(19~21일 실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후보의 비호감도는 60%에 달했다.
  • [이종수의 헌법 너머] 판사 구성의 다양성이 필요한 이유/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종수의 헌법 너머] 판사 구성의 다양성이 필요한 이유/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판사 임용 때 요구되는 법조 경력을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하려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이 지난 8월 국회에서 부결됐다. 오래전부터 논의돼 온 ‘법조일원화’ 작업의 하나로 변호사 등 다른 법조직역에서 충분한 사회적 경험과 연륜을 갖춘 이를 판사로 임용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다시 얻게끔 하려는 취지인데, 법원 쪽에서 스리슬쩍 해당 기간을 줄이려다가 좌절된 셈이다. 이후 어느 토론회에서 지난 10년 동안 임용된 초임 판사들의 연령별 통계가 공개됐다. 가장 나이가 어린 30세 전후의 젊은 지원자 그룹에서 눈에 띄게 판사 임용률이 높았는데, 이와 관련해서는 별도 해명이 필요해 보인다. 그런데 법원 일각에서는 법규정대로라면 우수한 인재들을 놓치게 되고, 이에 따른 재판의 질적 수준 하락을 감수할 거냐며 오히려 겁박한다. 게다가 예의 박봉 타령도 흘러나온다. 판검사들의 봉급이 여느 공무원들보다 훨씬 많은데도 이들의 비교 대상은 대형 로펌에서 잘나가는 변호사들이다. 한마디로 엘리트적인 특권의식의 발로다. 연령뿐만이 아니다. 2007년에 당시의 신임 법관 임용 통계를 분석하고서 “강남·외고 출신 28%, 그들만의 법원 될라”라는 제목의 언론 보도가 있었다. 그러고서 시간이 꽤나 흘렀으니 지금의 법원은 이런 출신 배경을 지닌 판사들이 누적돼 심각한 계급편향성을 갖고 있다고도 짐작된다. 그 무렵에 법원행정처 소속의 어느 판사는 젊은 판사들이 혼인 이후에 신고 재산이 급증하는 현실을 마지못해 인정했었다. 법조 경력 10년을 요구하는 현행 법원조직법 대로라면 향후에는 남자 초임 판사들의 연령이 적어도 40대 초반이어서 결혼시장에서 판사 사위를 찾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지는 셈이다. 이것만으로도 나름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과거 독일에서 나치 불법정권에 저항한 판사들이 극히 드물었다. 오히려 이들은 그저 충실한 ‘법률의 시녀’로서 무수히 많은 억울한 죽음들에 직접 관여했다. 예컨대 히틀러가 권력을 잡기 전의 바이마르공화국에서 우파세력에 의해 자행된 314건의 살인 사건에서 평균 2개월의 실형이 선고된 반면에 좌파세력에 의해 자행된 15건의 살인 사건에서는 8건이 사형 그리고 나머지 7건에서 평균 14년의 실형이 선고됐다고 한다. 이로써 당시 판사들의 계급성과 이념편향성이 여실히 드러난다. 여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당시의 판사 임용 현실에서 부유한 집안의 자식들만이 사실상 판사가 될 수 있었던 까닭이다. 당시에는 대학 학업과 사법시험 합격 그리고 여러 시보 근무에 이르기까지 근 20년 동안 따로 수입이 없기 때문에 부유한 집안의 자식들만이 이 오랜 시간을 버틸 수 있었다고 한다. 심지어 1911년 프로이센에서는 7500마르크 이상의 자산을 갖고 있고, 봉급이 없이도 연간 1500마르크 이상을 지출하면서 ‘신분에 걸맞게끔’ 품위 있게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지원자에게만 판사시보 근무가 허용됐다. 게다가 당시에 법원장 등 고위 법관직의 대다수가 검사 출신들로 채워졌는데, 이들이 오랜 직업생활 중에 체득한 대로 상급청의 지시와 명령에 더욱 복종적이었던 까닭이다. 히틀러와 나치 당원들이 벌인 1923년의 ‘뮌헨 쿠데타’ 사건에서도 당시 재판부는 이들이 나라를 구하려는 애국충정에서 벌인 일이라며 히틀러에게는 5년형의 관대한 실형을 선고했는데, 히틀러는 불과 6개월을 복역하고 바로 풀려났다. 이렇듯 당시의 독일 사법은 나치운동의 폭력적 성격을 애써 내내 외면했었다. 전후의 뉘른베르크 전범재판에 나치체제하의 고위직 법관 16명이 기소됐는데, 사법이 나치불법국가의 범죄적 도구였다고 규정하면서 “살인자의 단검이 법관들의 법복 속에 감춰져 있었다”고 비판됐다. 그래서 전후에 처음으로 연방헌법재판소를 만들면서 일각에서는 헌법재판관으로 나치사법에 때 묻지 않은 비법률가를 일부 포함시키자고 강하게 주장했다. 옛 과거시험과도 다르지 않은 출세지향적인 일제 강점 때의 고등문관시험 그리고 해방 이후 사시체제하에서 설령 똑똑한 이들이 판검사로 임용돼 왔을지는 몰라도, 이들이 과연 공정한지는 줄곧 의문이었다. 사법에 대한 우리 국민 신뢰도가 OECD 국가들 가운데 가장 낮은 현실이 이를 방증한다. 똑똑하면서도 공정하면 더욱 좋겠지만, 똑똑한 판사보다는 당연히 공정한 판사가 더 낫다. 또한 똑똑하다는 이들이 지닌 강한 권력지향성이 공정한 재판에는 오히려 해악이기도 하다.
  • 화산 폭발로 사라진 폼페이서 2000년 전 ‘노예 가족방’ 발견

    화산 폭발로 사라진 폼페이서 2000년 전 ‘노예 가족방’ 발견

    지금으로부터 약 2000년 전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화려했던 한 고대 도시가 최후를 맞았다. 바로 문학작품으로 혹은 영화의 소재로 간혹 등장하는 이탈리아 나폴리만의 고대 로마 도시 폼페이다. 지난 7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은 폼페이에서 로마 제국의 한 노예 가족이 살았던 방이 발굴됐다고 보도했다. 당시 노예가 거주했던 생활 환경을 그대로 보여줄 만큼 보존 상태가 양호한 이 방은 약 16㎡의 작은 크기다. 방의 내부 구성도 단촐하다. 길이 1.7m 목제 침대가 2개, 1.4m 침대가 1개 놓여있었으며 항아리인 암포라, 물 주전자 등도 작은 방에 자리했다. 곧 노예 부부와 어린 자식 한 명이 한 방에 거주했을 가능성이 높은 셈.특히 올해 초 이 방 주위에서 로마 시대의 전차가 거의 완전한 형태로 발견된 점에 비추어 노예 가족이 전차의 유지 관리를 담당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발굴에 참여한 폼페이 고고학공원 소속 고고학자 가브리엘 주크트리겔은 "일반적으로 역사 자료에는 거의 엘리트층 남성에 의한 것만 기록되기 때문에 이번 발굴은 특별하다"면서 "고대 사회에서 가장 하층에 있는 사람들의 생활에 대한 탁월한 증언이자 당시 현실을 보여주는 창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폼페이는 기원전 29년, 폼페이 인근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하면서 다량의 화산재로 사라진 도시로, 당시 1만 6000명의 주민이 사망했다. 이후 1592년 폼페이 위를 가로지르는 운하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건물 및 미술 작품들의 흔적이 발견되기 시작했고, 현재까지도 발굴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 [세종로의 아침] 대장동, 그리고 토건족을 위한 변명/이기철 산업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대장동, 그리고 토건족을 위한 변명/이기철 산업부 선임기자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도시개발사업의 막대한 이익을 극소수가 챙긴 이른바 ‘대장동 게이트’에 온 국민이 공분하고 있다. 국민의 울화를 일부 정치인 등은 뜬금없이 토건족(土建族)에게 돌리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달 후보 연설에서 “부패 정치세력과 결탁한 토건세력이 온 나라를 불로소득 공화국으로 만들었다”고 질타했고, 자신은 “토건족과 수년간 싸웠다”고 주장했다. 이에 시사평론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한 라디오 프로에서 “(이 후보가) 대장동 사업에 토건족이 들어온 것을 몰랐다면 직무유기”라는 취지로 말하면서 토건족이 대장동 게이트의 비리 핵심인 양 지목하고 있다. 그런데 대장동 게이트에서 천문학적인 배당금과 고문료, 퇴직금을 챙긴 이들은 변호사·회계사·기자·공기업 출신에다 전직 대법관과 특검, 검사장 그리고 전·현직 국회의원이다. 이들 엘리트는 결코 토건족에 족보를 올릴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대장동 게이트에 토건족을 소환하는 것은 건설로 국가 발전에 이바지해 왔다는 이들의 자부심에 상처를 입히는 일이다. 대장동 게이트의 결정적 요인은 수도권 집값 급등이다. 아파트값은 실수요자들이 원하는 아파트를 공급하겠다는 건설업 종사자들이 올린 게 아니다. 선무당 같은 이념 지향적 정치인들과 이들과 야합한 관료들이 아파트가 충분하다며 공급하지 않아 빚어진 참사다. 이들에겐 거주할 집을 사겠다고 하면 투기꾼, 새 아파트를 지어 주겠다고 하면 토건족으로 비쳤다. 내 집을 마련하려는 수요자에겐 대출과 금리로 괴롭히고,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건설인들에겐 온갖 규제로 집을 짓지 못하게 막았다. 그 결과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서울 아파트값이 평균 6억 708만원에서 4년 5개월 만인 지난달 12억 1639만원으로 두 배로 뛰었다. 건설업과 종사자들은 지탄의 대상이 아니다. 지난 70여년간 국민과 함께 성장해 왔다. 1950년 한국전쟁의 잿더미 속에서 세계 역사상 유례가 없는 고속성장을 이룬 데에는 건설업이 큰 역할을 했다. 국가발전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주택을 공급하며 산업에 필요한 플랜트를 건설해 왔다. 1970년대 초반 건설업은 국내총생산(GDP)의 15%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았다. 전자도, 자동차도, 조선 산업도 변변찮았던 그 당시 우리의 선배들은 열사의 땅 중동에서 피와 땀으로 오일 달러를 바꿔 왔다. 그것이 한강의 기적을 일구었고, 5000년 내내 가난했던 대한민국을 세계 10대 경제 대국의 반열에 올리는 초석이 됐다. 건설업이 세계를 누비기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한때 세계에서 가장 높았던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페트로나스 트윈타워도 우리 건설인들이 만들었다. 높이 828m로 현재 세계 최고층인 아랍에미리트(UAE) 부르즈 칼리파 역시 우리 건설인이 지었다. 길이 3.6㎞로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인 터키 차나칼레대교도 우리의 건설 기술진이 한창 공사 중이다. 국가경제의 기초를 다지고 기술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건설인들은 애국자라는 자긍심을 가질 자격이 충분하다. 하지만 우리 건설업이 국민의 주거 복지를 위해선 힘을 크게 발휘하지 못한다. 서울에서 35층을 초과하는 아파트를 짓지 못하도록 규제한 것은 누구인가. 전기차 시대에 충전 주차장을 갖추기는커녕 녹물이 나오는 낡은 아파트를 재건축하지도 못하게 한 것은 누구인가. 실수요자들이 살고 싶어 하는 도심 재건축 대신 멀리 떨어져 살라는 3기 신도시는 백면서생 같은 관료와 정치인의 합작품 아닌가. 대장동 비리를 토건족에게 묻기보다는 국민의 주거 복지를 고민할 때다. 그리고 건설로 국가에 헌신한 이들을 경멸하는 토건족이라는 용어는 퇴출시킬 때가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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