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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경호의 묻고 답하다] “‘박원순 서울시’ 10년의 그늘 털어내는 게 시급

    [진경호의 묻고 답하다] “‘박원순 서울시’ 10년의 그늘 털어내는 게 시급

     6·1지방선거는 2018년 6·13지방선거를 뒤집은 데칼코마니다. 광역단체장 12곳을 차지하며 환호작약하는 국민의힘은 4년 전 그야말로 죽을 쒔다. 텃밭인 대구·경북 2곳만 건지며 ‘지역당’으로 전락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어땠나. 지금이야 선거 참패 책임을 놓고 집안 싸움에 여념이 없지만 4년 전 그들은 광역단체장 14곳을 휩쓸며 기세가 등등했다.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회 역시 말아먹었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독식했다.  정당지사 새옹지마를 얘기하자는 게 아니다. 시나브로 지방자치의 도드라진 특질이 돼 버린 1당 지배체제의 그늘을 한번은 짚어보자는 얘기다. 그나마 이번 선거에선 시장은 국민의힘, 구청장은 민주당을 찍는 교차투표 양상이 서울 등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긴 했으나 대체로 ‘묶음투표’의 경향은 여전했다. 이처럼 단체장과 의회를 한 정당이 독식하는 게 과연 지방자치에, 그리고 지역민들에게 바람직한가. 지방자치의 주인공은 정당인가, 주민인가.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10대 서울시의회 김소양 국민의힘 의원을 만나 물었다. 110개 의석 중 102석을 여당인 민주당이 차지한 1당 지배 의회에서 그는 같은 당 동료 5명과 함께 4년을 보냈다. 무력했지만 절실했기에 결코 무기력하진 않았던 시간이다.    - 국민의힘 압승으로 끝난 6·1지방선거에 대한 소회가 남다르겠다.  “10년 넘도록 지방권력을 독점한 채 오만하고 독선적인 모습으로 일관한 민주당을 정말 오랜만에 심판한 선거가 아닌가 생각한다. 당연한 결과라고 보는데, 다만 이전 선거와 달리 단체장은 여당, 의원은 야당을 찍는 교차투표가 제법 많이 이뤄진 점이 도드라져 보인다. 지방자치 차원에선 바람직한 일인데, 국민의힘으로선 긴장할 일이기도 하다. 서울만 해도 인물에서 앞선 오세훈 시장에게 표를 주면서도 구청장은 민주당 후보를 찍은 경우가 적지 않다. 당선됐어도 간신히 이긴 곳이 적지 않다. 시민들이 아직 국민의힘에게 마음을 줄 생각이 그다지 없다고 보인다. 민심은 여전히 지난 대선 때의 0.7% 포인트차에 머물러 있다는 생각이다. 민심이 민주당을 떠난 건 맞지만 국민의힘으로 간 건 아니다.”  - 지난 4년 서울시의회는 110개 의석 중 102석을 민주당이 차지했다. 야당의원으로서 많이 힘들었겠다.  “개원 때 국민의힘(당시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이 6명이었다. 원내교섭단체도 구성하지 못하고 11개 상임위도 다 채우지 못했다. 국민의힘 의원이 1명도 못 들어간 상임위가 5개나 됐다. 사실 상임위에 들어갔어도 여당 11명 대 야당 1명이니 그 어떤 견제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예산결산위만 해도 전체 31명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이 2명 들어가긴 했는데 정작 가장 중요한 계수조정소위엔 얼씬도 못했다. 쪽지예산을 어떻게 나눠먹는지 하나도 알 수 없었다. 당선된 첫해만 해도 초선으로서 최소한 속기록에라도 남겨보자며 호기롭게 반대 토론도 하고 추궁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몸짓조차 거대여당 앞에서 무력했다. 4년 내내 예산안 두드릴 때 책상 치고 나가는 게 일이었다. 솔직히 4년 동안 너무도 무력감을 느꼈다. 그나마 언론의 도움을 받았는데, 사실 서울시와 시의회가 몽땅 박원순 체제였으니 언론도 문제를 파헤치는데 어려움이 컸다. 비리가 있어도 이를 밝혀낼 구조가 아니었던 것이다.”  - 작년 4·7보궐선거로 국민의힘 오세훈 시장 체제가 들어선 뒤론 의정 환경이 달라졌나.  “아니다. 졸지에 소수여당이 되니까 더 힘들더라. 의회를 장악한 민주당이 오 시장 정책에 죄다 제동을 걸었다. 예산을 전액 삭감한 사업도 즐비하고. 특히 오 시장이 ‘서울 바로세우기’라는 이름으로 전임 박원순 시장 때의 문제사업들을 정상화하려 하자 굉장한 저항을 하기 시작했다. 자기들도 박 시장 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놓곤 오 시장이 손을 대려하자 결사저항하더라.”  - 시장과 시의원은 어떤 관계인가.  “공천 등으로 인해 의회가 단체장의 하위조직으로 변질됐다. 일례로 은평구의회 같은 경우 세월호와 관련한 조례들을 계속 만들었다. 은평구가 세월호와 무슨 상관인가. 오직 세월호에 관심 많은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그곳 국회의원이기 때문이다. 지방의회가 중앙정치의 다단계 하청업체가 된 꼴이다. 다음 11대 의회도 오 시장 사업에 무조건 찬성표만 던진다면 4년 뒤 박원순 체제의 실패를 되풀이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 오 시장이 서울 바로세우기를 주창하고 있다. 서울이 많이 기울어졌나.  “박원순 시장이 임기 10년 동안 중간지원조직이라는 걸 굉장히 많이 만들었다. 일례로 서울시에 마을종합지원센터라는 게 있고 또 각 자치구마다 소위 마을자치센터라는 것들이 있다. 각 구청과 주민센터를 통해 집행하면 될 사업들을 죄다 이런 센터 같은 데에다 위탁했다. 예산은 굉장히 많이 들어가는데 결과물은 공무원이 직접 했을 때와 별 차이가 없다. 민간공모사업이라는 이름 아래 이런 중간지원조직을 만들어 특정 시민단체 사람들을 여기에 참여시키고, 또 이들 센터의 하부조직들을 만들어 용역이나 일부 사업을 맡기고 하는 식이다. 각 구청마다 노동자종합지원센터, 사회적기업 종합지원센터, 청년무중력지대 등등 열거하기도 어렵다. 참여한 관변단체만 3000곳이 넘는다고 한다. 마을공동체사업이니, 무슨 동호회사업이니, 쓰레기줍기사업이니, 교육사업이니 하는 이름으로 2~3명이 사업계획서를 내면 200만원이고 300만원이고 나눠주는 식이었다. 그야말로 다단계 ATM(현금출납기)이 따로 없다. 일부 보도가 되기도 했지만 박 시장 체제에서 이런 지원조직에 들어간 예산이 1조원 가까이 된다. 그 돈의 80%가 인건비다. 시민세금이 줄줄 새나간 건데 민주당이 독점한 시의회에선 단 한번 감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 국민의힘이 다수당이 됐으니 오 시장으로선 시정을 펴기가 한층 수월해졌겠다.  “우선 박원순 시장 10년간 잘못돼 있던 것들을 바로잡는 게 급선무다. 사실 지난해 보선을 통해 오 시장이 다시 취임했지만 지난 1년 간은 민주당의 시의회와 시민단체 출신 중간간부들의 저항으로 인해 인사든 조직개편이든 무엇 하나 변변히 하지 못했다. ‘서울런’ 사업 등 공약도 마찬가지다. 이번 지방선거로 그나마 시의회가 국민의힘 76명, 민주당 36명으로 꾸려지게 됐는데 오세훈 서울시의 첫 발을 뗄 환경은 마련된 셈이다. 다만 민주당 36명 중 재선 이상이 19명인데, 대부분 진영 논리가 강한 강성이어서 저항이 만만치 않을 듯하다. 상대적으로 국민의힘 의원들은 9명을 뺀 67명이 의정 경험이 없는 초선이다.”  - 이번 지방선거에선 2030세대의 진입이 눈에 띈다. 선배로서 뭘 당부할텐가.  “2030세대는 경쟁에 너무도 익숙한 세대다. 내가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너무나 잘 안다. 정치에 입문한 친구들도 내가 다음 공천을 받으려면 당협위원장이나 국회의원을 위해 어떻게 일을 해야 할까 하는 생각부터 하는 것 같더라. 그런데 정치는 회사생활이 아니다. 윗사람에게 잘 보이고 고과 잘 받고 빨리 성과 내서 좋은 자리로 가고, 이런 식으로 정치를 생각한다면 한계가 빨리 올 거라 생각한다. 무슨 정치를 하고 싶은지부터 정립해야 한다. ”  인터뷰 말미 김 의원은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말을 이어갔다. 청년정치, 여성정치를 위한 당에 대한 당부였다.  “선거 때면 각 당이 구색 갖추기 식으로 청년들을 끌어다 쓰는데 정작 청년 정치인을 어떻게 양성해야 할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전혀 없다. 우리 청년당의 모델인 영국 보수당의 경우 청년들에게 권한을 많이 주는 당이 아니다. 정치를 시작할 땐 일단 지역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걸 원칙으로 갖고 있다. 우리로 치면 지방의회에서 정치를 시작해야 중앙정치로 갈 수 있는 구조다. 그런데 우리는 속된 말로 지방의원들이 지역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의 사노비나 다름없는 게 현실이다. 공천 기준이라는 것도 이들의 의정 역량을 보는 게 아니라 내 총선에 도움이 되느냐, 우리 조직에 도움이 되느냐부터 따진다. 당협위원장이 문제가 아니라 이들에게 공천 권한을 부여한 시스템이 문제다. 청년 정치인이 지역에서 정치역량을 익히고, 이들의 역량을 기준으로 중앙당이 발탁하는 공천 개혁이 절실하다.”  “50대 남성 엘리트들이 주도하는 정당이다보니 저처럼 아이 키우는 30~40대 엄마가 설 자리가 없다. 다른 분야도 그렇지만 정치 역시 여성은 능력으로만 올라갈 수 없는 구조다. 남성들은 필요없는 독기가 있어야 가능하다. 독하지 않으면 못한다. 아이 버리고, 남편 버려야 정치한다. 이번 지방선거만 봐도 586명의 기초단체장 가운데 여성은 7명 뿐이다. 다 독한 사람들이다. 왜 여자는 독하지 않으면 정치를 할 수 없나 하는 생각이 절로 솟구친다. 여성도 자기 희생 없이 정치할 수 있는 구조가 됐으면 싶다.”◈ 김소양 의원은 “왜 재선에 도전하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잠시 걸음을 멈출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초선 4년을 보냈으니 당연히 재선에 도전하는 식의 끌려가는 정치는 하지 않을 생각이라는 것이다. ‘중앙정치로 무대를 옮기려는 도움닫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굳이 부정하지 않았다. “5년 뒤 부끄럽지 않은 대통령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오 시장에 대한 촌평. “지난해 서울시장에 복귀했을 때 전보다 많이 단단해졌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런데 TBS 민영화를 강하게 밀어부치지 못하는 걸 보면 사람은 안 바뀌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싸울 땐 싸워야 하는데…하하.” 2001년 대학 졸업을 앞두고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사무처에 들어가 정치 실무를 익힌 워킹맘 정치인이다. 당 정책위 전문위원을 거쳐 이명박 정부 청와대 국정과제비서관실 행정관, 행자부장관 정책보좌관, 국회 정책연구위원으로 활동하다 2018년 지방선거 때 한나라당 후신인 자유한국당 비례대표 1번으로 서울시의원이 됐다. 지난 6·1지방선거에선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메시지특보를 맡았다. 78년. 서울
  • 100년 전 어쩌면 이미 예견된 ‘우크라 사태’

    100년 전 어쩌면 이미 예견된 ‘우크라 사태’

    “동유럽을 지배하는 자가 심장지대(Heartland)를 장악하고, 심장지대를 장악하는 자가 세계도(World-Island)를 지배하며, 세계도를 지배하는 자가 전 세계를 지배한다.” 무려 100여년 전에 제시됐던 국제 역학 이론이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다. 새 책 ‘심장지대’는 영국의 지리학자인 저자가 주창한 동명의 이론을 담고 있다. 1919년 심장지대 이론을 정리해 출간한 ‘데모크라시의 이상과 현실’이란 책을 1부로 삼고, 처음으로 심장지대란 용어를 언급한 1904년 ‘지리학으로 본 역사의 주축’ 논문과 1943년 ‘지정학의 세계와 평화의 길’ 논문을 묶어 2부로 삼았다. 심장지대는 유라시아 북부와 내륙 지역을 말한다. 북극해 연안에서 흑해까지, 아시아의 절반과 유럽의 4분의1이 포함됐다. 자연 방벽들에 둘러싸여 공격하기는 어렵고 방어는 쉬우며, 서쪽의 동유럽 방향으로는 열려 있다. 현 러시아의 영토 상당 부분이 여기에 속했다. 세계도는 유라시아와 아프리카를 합친 지역이다. 심장지대가 새삼 주목받는 건 세계의 화약고로 떠오른 동유럽 정세 때문이다. 저자의 이론을 적용하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심장지대를 사이에 두고 동쪽으로 확장하려는 유럽과 서쪽으로 진출하려는 러시아가 충돌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당시 저자는 “러시아가 발칸을 제압하고, 크림반도를 제압하면 유라시아를 제패하는 것”이라며 “러시아는 심장지대 전역을 지배하는 최초의 세력으로, 세계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춘 국가”라는 주장을 폈다. 전제주의 국가인 러시아(대륙세력)가 심장지대를 장악하지 못하도록 민주주의 국가인 영국(해양세력)이 막아야 한다는 논리도 내세웠다. 당시 ‘영국’을 ‘미국’으로 치환하면 현재 상황과 거의 맞아떨어진다. 러시아의 최고 엘리트들이 저자의 책을 필독서로 읽어 왔다는 게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저자는 또 심장지대를 에워싼 ‘심장지대 보호 지역’의 국가들이 심장지대의 세력 확대를 저지하고, 국제연맹을 공고히 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 밤새 엎치락뒤치락...젠틀맨 김한규 후보 당선

    밤새 엎치락뒤치락...젠틀맨 김한규 후보 당선

    선거운동 초반부터 개표완료까지 피말리는 초박빙 혈투를 펼친 제주 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한규(47) 후보가 결국 도민의 선택을 받았다. 김 당선인은 2일 오전 7시 현재 49.41%인 5만 2490표를 득표, 4만 7954표(45.14%)를 얻은 국민의힘 부상일(50) 후보에 4.27%포인트 차로 앞서 여의도에 입성하게 됐다. 4전5기에 나선 부 후보를 가까스로 누르고 신승했다. 무소속 김우남(67) 후표는 5775표(5.43%)를 얻었다. 전략공천을 받고 나온 김 당선인은 강남 엘리트 이미지와 달리 출생은 서울이지만 아버지가 제주도 출신의 의사로 어릴 때부터 제주살이를 해 제주북초와 제주중, 대기고를 거쳐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이어 서울대와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각각 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김앤장 법률사무소(2005~2021)에서 자문변호사로 근무했으며 보수정당으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았지만 고심 끝에 자신과 맞지 않는 것 같다고 판단해 고사했으며 더불어민주당에 자진(온라인) 입당한 것으로 유명하다. 입당 이후 박원순 서울시장 캠프, 이해찬 당대표 캠프에서 일했으며 2018년 11월부터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 활동했다.2020년 총선 때 진보세력의 불모지인 강남병에 출마해 선전했지만 낙선했다. 지난해 6월부터 이번 보궐선거 직전까지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지냈다. 오히려 지난 총선 때 출마한 강남보다는 제주가 적합한 출마지였던 셈. 아내인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장보은 교수(연수원 35기) 또한 김앤장 출신. 김 당선인은 환경보전기여금 제도 도입 추진, 문화유산 육성·계승 위한 지원 확대, 세계문화유산축전 정례화, 농수산물 해상운송비 지원, 제주4·3 유족 보상의 차질 없는 진행, 4·3트라우마센터 국비 지원 확충 등을 약속했다. 제주시 원도심 문제와 1차산업 문제 등을 시급한 현안으로 꼽은 그는 “이번에 박빙으로 이겼기 때문에 2년 후, 6년 후 선거에서는 훨씬 더 많은 도민의 압도적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도민에게 좀 더 다가가겠다”며 “과분한 사랑을 젊고 새로운 정치, 유능한 정치로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 “권력이 된 시험능력주의, 우리 사회에 과도하게 작동”

    “권력이 된 시험능력주의, 우리 사회에 과도하게 작동”

    “시험이 능력을 가르는 가장 공정한 방법이란 인식과 명문대 입시와 고시를 통과한 사람들을 선호하고 밀어주는 기제는 우리 사회의 노동 차별과 노동 배제로 이어졌습니다. 좁은 ‘병목’을 통과한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는 패배의 상처만 입게 되죠.” 사회학자인 김동춘(63) 성공회대 교수가 최근 몇 년간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된 ‘능력주의’를 구조적으로 해부한 신간 ‘시험능력주의’(창비)를 출간했다. 김 교수는 31일 서울 마포구 창비 서교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서울대 법대, 사법시험을 통과한 ‘시험 선수’ 엘리트가 대통령이 됨으로써 시험능력주의가 이제 권력이 됐으며, 우리 사회는 과도할 정도로 시험능력주의가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책에서 김 교수는 시험 합격의 이력에 따라 보상을 차등화하는 것이 공정하고 정의롭다는 생각은 단순히 교육 문제가 아닌 지위 배분과 권력 재생산, 노동시장이 복합적으로 작동한 구조적 현실이라고 분석했다. 시험 성적으로 서열화된 구조는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판명된 학생들을 고통으로 몰아넣고, ‘나는 노력해서 지금의 자리를 얻었다’는 고소득 전문직들의 폐쇄성과 이들에게 유리한 지위 세습의 길을 열어 주고 있다고 비판한다. 김 교수는 “우리 사회의 교육 문제는 기본적으로 (쉽게 해고될 수 있는) ‘노동자 안 되기’의 전쟁”이라며 “최상위권 학생들이 너도나도 안정적인 의사나 법조인이 되려는 쏠림 현상은 외환위기 이후 심화된 신자유주의와 관련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고졸 기술인력이 모자람에도 우리 사회가 노동자로서 자존감을 갖고 살아갈 길 마련에 소홀해 이제 산업과 경제가 위협받고 있다”며 “결국 명문대 위주, 수도권 쏠림 현상 등과 맞물려 산업구조를 어떻게 바꿔야 하느냐의 문제와 맞물려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시험에 매달리는 이유는 시험 외 다른 공정한 절차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했다.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에 대한 정규직 노동자들의 불만과 명문대 학생들의 분교 차별에 대해 김 교수는 “취업과 명문대 입학에 대해 반은 성공한 것으로 보고, 그 성공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라고 진단한 뒤 외환위기 이후 약화된 연대주의와 공동체주의의 복원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능력주의를 완화하면 연고주의로 회귀할 수 있다는 우려에 “자본주의 사회에서 능력주의의 완전한 극복은 어렵다”며 “시험능력주의가 아닌 실적에 따른 능력주의로 평가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한 “우리 사회가 대학 입시에 비해 고용 과정에서는 많은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려 하는데, 이제 사람을 뽑을 때도 비용을 많이 들여 능력을 가려내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 “권력이 된 시험능력주의…우리 교육 문제는 ‘노동자 안되기’ 전쟁”

    “권력이 된 시험능력주의…우리 교육 문제는 ‘노동자 안되기’ 전쟁”

    “시험이 능력을 가르는 가장 공정한 방법이란 인식과 명문대 입시와 고시를 통과한 사람들을 선호하고 밀어주는 기제는 우리 사회의 노동 차별과 노동 배제로 이어졌습니다. 좁은 ‘병목’을 통과한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는 패배의 상처만 입게 되죠.” 사회학자인 김동춘(63) 성공회대 교수가 최근 몇 년간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된 ‘능력주의’를 구조적으로 해부한 신간 ‘시험능력주의’(창비)를 출간했다. 김 교수는 31일 서울 마포구 창비 서교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서울대 법대, 사법시험을 통과한 ‘시험 선수’ 엘리트가 대통령이 됨으로써 시험능력주의가 이제 권력이 됐으며, 우리 사회는 과도할 정도로 시험능력주의가 작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책에서 김 교수는 시험 합격의 이력에 따라 보상을 차등화하는 것이 공정하고 정의롭다는 생각은 단순히 교육 문제가 아닌 지위 배분과 권력 재생산, 노동시장이 복합적으로 작동한 구조적 현실이라고 분석했다. 시험 성적으로 서열화된 구조 속에서는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판명된 학생들을 고통으로 몰아넣고, ‘나는 노력해서 지금의 자리를 얻었다’는 고소득 전문직들의 폐쇄성과 이들에게 유리한 지위 세습의 길을 열어 주고 있다고 비판한다. 김 교수는 “우리 사회의 교육 문제는 기본적으로 (쉽게 해고될 수 있는) ‘노동자 안 되기’의 전쟁”이라며 “최상위권 학생들이 너도나도 안정적인 의사나 법조인이 되려는 쏠림 현상은 외환위기 이후 심화된 신자유주의와 관련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고졸 기술인력이 모자람에도 우리 사회가 노동자로서 자존감을 갖고 살아갈 길 마련에 소홀해 이제 산업과 경제가 위협받고 있다”며 “결국 명문대 위주, 수도권 쏠림 현상 등과 맞물려 산업구조를 어떻게 바꿔야 하느냐의 문제와 맞물려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시험에 매달리는 이유는 시험 외 다른 공정한 절차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불신의 구조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에 대한 정규직 노동자들의 불만과 명문대 학생들의 분교 차별에 대해 김 교수는 “취업과 명문대 입학에 대해 반은 성공한 것으로 보고, 그 성공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라고 진단한 뒤 외환위기 이후 약화된 연대주의와 공동체주의 복원을 강조했다. 이어 “우리 사회의 보수적 공정 담론에는 연고 채용 등 비정규직 채용에 만연한 편법 실상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는 대의에만 의존한 문재인 정부의 정교하지 못한 정책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돌아봤다. 김 교수는 능력주의를 완화하면 연고주의로 회귀할 수 있다는 우려에 “자본주의 사회에서 능력주의의 완전한 극복은 어렵다”며 “시험능력주의가 아닌 실적에 따른 능력주의로 평가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한 “우리 사회가 대학 입시에 비해 고용 과정에서는 많은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려 하는데, 이제 사람을 뽑을 때도 비용을 많이 들여 능력을 가려내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 尹대통령 집무실 ‘작품 2점’…바이든에 자랑한 그림 뭐길래

    尹대통령 집무실 ‘작품 2점’…바이든에 자랑한 그림 뭐길래

    윤석열 대통령의 집무실에 발달장애와 지적장애를 가진 작가의 작품 2점이 각각 배치돼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소문난 미술 애호가로, 그간 미술과 문화예술에 대해 큰 관심을 보여왔기 때문에 미술계에선 윤 대통령의 집무실에 어떤 그림이 걸려있을지 상당한 기대감을 보여왔다. 지난 29일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대통령실 5층 집무실에서 촬영한 사진이 공개되며 궁금증이 풀렸다. 테이블엔 발달장애를 가진 강예진 작가의 ‘엄마 좋아’ 엽서액자가, 벽에는 지적장애를 가진 김현우(픽셀 킴) 작가의 ‘퍼시잭슨 수학드로잉’이 각각 걸려있었다. 강 작가의 ‘엄마 좋아’는 엄마 말과 아기 말이 입을 맞대는 듯한 형상 뒤로 화려한 타일 무늬가 배치된 작품이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이던 지난 1월 8일 예술의전당에서 진행된 ‘ACEP 2022, 붓으로 틀을 깨다’라는 이름의 한국 발달장애 아티스트 특별초대전을 관람했다. 윤 대통령은 관람을 마친 뒤 전시된 작품이 그려진 엽서 10여장과 도록 2권을 구매했는데 집무실에 놓인 그림은 바로 그날 구매한 엽서 중 하나로 보인다. 당시 윤 대통령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엽서·도록 사진과 함께 “집무실 책장 속 작은 전시회, 작품을 직접 마주할 때의 감동이 다시 밀려온다”고 감상을 남긴 바 있다. 이 사진 속에 강 작가의 ‘엄마 좋아’도 포함돼 있다.작가 김현우(픽셀 킴)의 ‘퍼시잭슨 수학드로잉’은 파란색, 주황색, 노란색 등 화려한 색감의 바탕 위에 수학공식이 빼곡하게 들어찬 그림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 한·미 정상회담 단독 환담을 마치고 5층 집무실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이 그림을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5일 취임식 당시 국민대표로 참여한 20인을 집무실에 초대했을 때도 “이건 정신지체 장애인이 그린 그림인데 수학을 소재로 한 그림”이라고 해당 그림을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김 작가의 그림을 서울대 반도체공학연구소에 기증한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반도체 원천 기술을 미국이 다 갖고 있다고 하더라. 원천 기술이 수학에서 나오는데 세계 어느 나라도 수학 실력을 미국이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이라며 “대통령이든 우리나라 최고 엘리트 공학도든 늘 관심을 가지자는 뜻(에 그림을 보냈다)”고 말했다.
  • 정계입문 차유람 현역 프로선수 공식 은퇴

    정계입문 차유람 현역 프로선수 공식 은퇴

    국민의힘에 입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문화체육특보를 맡은 프로 당구 선수 차유람(35)이 은퇴를 선언했다. 차유람은 2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다 ‘프로선수 은퇴에 관한 입장문’을 올렸다. 그는 “개인적인 소신으로 정당에 입당하게 되면서 프로선수를 그만두게 됐다. 프로당구협회와 구단 관계자, 동료 선수들에게 혼란을 드려 송구하다”고 밝혔다. 차유람은 프로당구 PBA의 웰컴저축은행 소속으로 활동해왔으나, 지난 13일 국민의힘에 입당하면서 팀을 떠난 상태다. 공식 은퇴 표명으로 선수 생활을 접게 됐다.차유람은 “PBA 프로선수 활동을 하면서 정말 많이 좋아진 당구 선수들의 대우와 큰 무대 경험을 했다. 웰뱅피닉스 구단에서 팀원으로 활동하면서 행복감을 알게 됐다. PBA 협회 관계자분들과 웰뱅 구단 관계자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했다는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그는 또 “이제 선수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당구인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차유람은 국민의힘에 입당하면서 “코로나19로 엘리트 선수 육성이 정체되며 고난받는 문화체육인의 목소리를 누군가 대변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면서 정계 진출 배경을 밝혔다.
  • 6월 1일, 일 잘하는 사람 뽑고 싶다면… 신념과 ‘거리두기’ [장동석의 뉴스 품은 책]

    6월 1일, 일 잘하는 사람 뽑고 싶다면… 신념과 ‘거리두기’ [장동석의 뉴스 품은 책]

    지난 3월 대선에 이어 6월 첫날에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기다리고 있다. 큰 선거 사이, 국민은 정확하게 반반으로 나뉜 모양새다. 누가 일을 잘해서, 누가 좋아서가 아닌, 누가 싫어서 투표하는 시절이 돼 버린 것이다. 국가와 지역의 일꾼이 누가 될지는 관심이 없고 내 편, 우리편이 이기면 된다는 묘한 세태 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 심리학자 키스 스타노비치의 ‘우리편 편향’은 사람들이 계속 편을 가르는 이유에 대한 심리학적 보고서다. ‘우리편 편향’은 “자신의 기존 신념·견해·태도에 편향된 방식으로 증거를 평가·생성하고 가설을 검증하는 현상”이다. 저자는 한국 사회를 꿰뚫어 보기라도 하듯 현대 사회가 정치적 위험에 빠진 것은 “사실과 진실을 소중하게 여기거나 존중하는 능력”이 모자라기 때문이 아니라 “용인된 사실과 진실을 향해 수렴하는 능력”이 결여된 탓이라고 강조한다. 사실과 진실을 외면하고 자기 관점에 따라 세상을 본다는 말이다. 문제는 우리편 입장에서만 정보를 처리하면 “과학적 연구로 얻은 증거를 평가하는 능력”까지도 훼손된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사람들은 우리편 편향적으로 논증을 평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편에 편향된 논증을 생성하기도 한다. 끼리끼리,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보여 주듯 인류는 오래전부터 우리편만 챙기는 습성이 강했다. 종합적·합리적으로 사고하는 사람들, 인지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도 우리편 편향에 빠진다. 일례로 과학자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가설과 일치하는 연구를 그렇지 않은 연구보다 선호할 뿐 아니라 심지어 연구의 질이 좋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지식과 교육이 우리편 편향이나 양극화 경향성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주는 힘이 없음을 보여” 주는 연구 사례는 차고 넘친다고 말한다. 오히려 저자는 엘리트들의 맹목적인 우리편 추종이 훨씬 더 많다고 지적한다. 높은 지능과 학력 때문에 모든 걸 스스로 선택했다고 생각하지만 그가 속한 사회 집단의 생각을 그대로 답습하는 경향을 보인다. 엘리트들은 그것이 자신의 기질과 선천적인 심리 성향과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보통 사람들보다 알아차리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그럼 우리편 편향을 조금이라도 완화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저자는 신념과 거리를 둘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 거리가 “우리의 확신 일부를 검증 가능한 신념으로 바꿔 줄지도 모른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흡수하는 ‘밈’이 많은 게 사실이다. 인간 뇌는 ‘인지적 구두쇠’, 즉 “계산 비용이 적게 드는 정보 처리 기제를 디폴트로 삼으려는 경향” 때문에 생각을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 거기에 맞서 거리를 두고, 관점을 바꿔 보고, 자신의 신념을 의심해 보려면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우리편 편향 없이 일 잘하는 사람을 뽑고 싶다면 ‘우리편 편향’을 먼저 읽어 볼 일이다. 출판도시문화재단 사무처장
  • 33년간 대학 다닌 만년 대학생 50대 남자 구속, 죄목은?

    33년간 대학 다닌 만년 대학생 50대 남자 구속, 죄목은?

    30년 넘게 대학에 다닌 50대 볼리비아 남자가 사전구속됐다. 대학은 남자를 영구 퇴학조치하기로 했다.  24일(이하 현지시가) 현지 언론에 따르면 볼리비아 대학연맹은 만년 대학생 막스 멘도사(52) 영구 퇴출을 결의했다. 멘도사는 이로써 이제 볼리비아에선 다시 대학을 다닐 수 없게 됐다.  앞서 볼리비아 사법부는 22일 멘도사의 사전 구속을 결정했다. 멘도사는 최장 6개월간 수감생활을 하면서 재판을 받는다.  대학생이 대학에서 영구 축출되고 구속까지 된 이유는 무엇일까.  멘도사는 1989년 볼리비아의 산시몬 대학에 입학했다. 이때부터 올해까지 줄곧 장장 33년간 대학에 다녔다. 입학 당시 19살 앳된 청년이던 멘도사는 50대 초반 장년이 됐다.  사실상 일평생을 대학생으로 보낸 셈이지만 기록을 보면 공부가 너무 좋아서는 아닌 것 같다. 그는 첫 8년은 경영학을, 이후 법학으로 전공으로 바꿔 25년간 대학에 다녔지만 제대로 학점을 쌓지 못했다.  수강신청을 했지만 낙제한 과목만 200개 이상, 이 가운데 100개 이상의 과목에선 10점 만점에 0점을 받았다. 낙제를 작정하지 않고는 도저히 거둘 수 없는 성적이다.  대학생활을 이렇게 엉터리로 하면서 멘도사는 학생운동에만 전념했다. 마침내 그는 2013년 볼리비아 대학생연맹 임원, 2018년엔 총회장 자리에까지 올랐다.  사법부 판단에 따르면 이게 그의 목표였다. 볼리비아의 대학생연맹 임원에겐 국가가 활동비를 지급한다.  멘도사가 총회장에 오르면서 매달 꼬박꼬박 받게 된 활동비는 2만 1860볼리비아노(현지 화폐 단위, 약 398만원), 볼리비아에선 최상위권 엘리트가 받는 월급보다 많은 돈이다. 볼리비아 대통령의 월급은 약 3500달러, 원화로 442만원 정도다.  사법부 관계자는 "힘들게 공부해서 졸업하는 것보다, 졸업 후 어렵게 취직을 하는 것보다 대학생으로 남는 게 그에겐 경제적으로 더 이득이었다"고 말했다.  멘도사의 이런 행각이 꼬리를 밟힌 건 대학생연맹 회의에서 폭력사태가 불거지면서였다. 사건을 조사한 한 의원이 "만년 대학생활을 하면서 엄청난 월급을 받는 사기꾼이 있다"고 폭로한 게 결정적이었다.  검찰은 "(활동비를 지급한) 국가를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인 것과 마찬가지"라며 "엄중한 법의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역사를 배우는 이유/우석대 명예교수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역사를 배우는 이유/우석대 명예교수

    수십 년 서양사를 공부하다 한국 근현대사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수구초심(首丘初心)이라고나 할까. 평생 먼 나라 역사를 공부했으니 내가 딛고 서 있는 이곳을 알아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 싶다. 한국 근현대사를 읽으면서 내심 충격을 받은 게 있다. 내가 태어나기 불과 10여년 전 일에 대해서조차도 지독하게 무지하다는 것.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자각이다. 1990년대생 젊은이들이 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알지 못하는 걸 나무랄 자격이 없다. 역사를 공부한 서른 살 청년과 역사를 전혀 못 배운 80살 노인이 있다고 하자. 서른 살 청년이 80살 노인보다 훨씬 어른스럽지 않을까. ‘현명한 사람은 역사에서 배우고 바보는 경험에서 배운다’는 말이 있다. 한 인간이 겪는 경험은 시간·공간적으로 극히 제한돼 있다. 반면 집단으로서의 인류의 경험은 광범하고 다양하다. 역사는 결국 인간의 집단적 경험의 복합체다. 한 개인이 섭렵할 수 없는 방대한 경험 세계다. 역사를 통해 경험 세계를 확대함으로써 인간은 정신적으로 성숙한다. 로마 철학자 키케로는 “역사는 인생의 교사”라고 말했다. “우리가 만일 태어나기 전에 일어난 일들을 알지 못하면 영원히 어린아이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역사를 알지 못한다면 어린아이가 아닌 동물적 상태로 남아 있을 것이다. 오직 인간만이 태어나기 이전에 있었던 일을 ‘후천적’으로 부모나 교사를 통해 배운다. 동물과 다른 점이다. 추사 김정희는 학문의 근본을 ‘경경위사’(經經緯史)라고 했다. 경서(經書)를 날줄(세로)로 삼고 역사를 씨줄(가로)로 삼는다는 의미다. 옷감을 짤 때 날줄과 씨줄을 엮어 짜듯이 학문도 경서와 사서(史書)를 핵심으로 삼고 있다는 뜻이다. 가축 떼가 무리 지어 다니는 걸 보면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저 가축들이 태어나기 전 주인(사람)이 부모 세대(가축)에게 어떤 일을 했는지 안다면 저렇게 순종적이기만 할까? 도살해서 고기를 먹고, 가죽을 벗기고, 피까지 빼 먹은 인간들의 행동을 ‘후천적 학습’을 통해서 안다면 세상이 어떻게 바뀔까? 권력 엘리트들은 늘 국민이 가축처럼 고분고분하기를 원한다. 역사를 제대로 배우지 못한 공동체의 장래는 암담하다.
  • “부끄러운 조국” 사표 던진 러 외교관

    “부끄러운 조국” 사표 던진 러 외교관

    러시아의 베테랑 외교관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성명을 내고 사표를 던졌다. CNN에 따르면 스위스 제네바 주재 유엔사무국에 소속된 러시아 외교관 보리스 본다레프는 23일(현지시간) 전쟁을 규탄하며 사임했다. 본다레프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링크드인에 올린 성명서를 통해 “20년간 외교관으로 일하면서 외교정책 전환을 여러 번 겪었지만 2월 24일(침공일)만큼 조국이 부끄러웠던 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번 침공을 ‘특별군사작전’이라고 명명한 러시아 관리들과 달리, 본다레프는 “푸틴이 일으킨 공격적인 전쟁, 사실상 서방 전체를 등 돌린 전쟁”이라고 직시했다. 그는 이번 전쟁이 극소수 권력계층의 욕망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본다레프는 “전쟁을 마음에 품은 이들이 원하는 것은 거만한 궁전에서 살고 크고 비싼 요트를 몰면서 무한한 권력을 즐기는 것”이라며 “이런 목적을 위해 수천명의 러시아, 우크라이나인이 희생됐다”고 비판했다. 본다레프는 직속상관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도 겨냥했다. 그는 “라브로프는 훈련된 엘리트 외교관으로 많은 존경을 받았지만 이제는 분쟁을 조장하고 핵위협을 일삼는 사람이 됐다”고 꼬집었다. 이어 “러시아 외무부는 외교를 위한 조직이 아닌, 전쟁을 부추기고 거짓과 증오를 추구하는 곳이 됐다”며 “외무부는 내 고향이자 가족이지만 더는 피비린내 나고 어리석은 이 조직에 있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본다레프의 성명은 크렘린의 허위 선전에도 푸틴에 반대하고 그가 지구촌 전체에 끼친 위험을 공유하는 러시아인들이 있음을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 유럽연합(EU)은 며칠 내에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는 추가 제재를 발표할 전망이다.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는 이날 인터뷰에서 “EU 회원국이 러시아산 원유 금수 방안에 수일 내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화상 연설에서 적극적인 추가 제재를 촉구했다. 푸틴은 서방의 경제 제재에도 러시아 경제가 잘 버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러시아 흑해 휴양도시 소치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회담을 한 후 이렇게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 [속보] 우크라 “푸틴 암살 시도 실패”…혈액암·파킨슨병 의혹도

    [속보] 우크라 “푸틴 암살 시도 실패”…혈액암·파킨슨병 의혹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 지시 이후 얼마 안 돼 해외에서 암살단의 공격을 당했다고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가 자국 정보 당국자 발언을 인용해 전했다.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 국장은 푸틴 대통령이 3월 초 캅카스 지역을 방문했을 때 암살 시도에 직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은 캅카스 지역 대표단 인파 사이에서 공격을 당했다”면서 “암살 시도는 완전히 실패했지만 약 두 달 전 실제로 일어났던 일이다”고 말해했다. 국방정보국은 지난 3월 러시아 기업가와 엘리트 정치가들이 돌발성 질병사 또는 사고사 등으로 위장해 푸틴 대통령을 제거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전에도 암살 위기에 놓인 바 있따. 2007년 이란 테헤란 방문 당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로 위장한 암살 시도에 희생될 뻔했고,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가 대통령에 당선됐던 2008년 대선 당일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연설 도중 타지키스탄 출신 저격수의 암살 시도에 노출됐다. 2012년 대선 며칠 전에는 무슬림 체첸 반군으로부터 푸틴 대통령을 살해하라는 지령을 받은 남성들로부터 살해될 뻔했다. 용의자들은 사전 모의 단계에서 발각돼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에서 체포됐다. 호주 인터넷매체는 러시아 정부 관계자 발언을 인용, 푸틴 대통령이 과거 최소 네 차례 암살 시도에 노출됐기에 점점 더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회담 도중 어색한 왼발…건강이상설 건강이상설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지는 동안 왼발을 어색하게 비트는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달 21일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 장관을 독려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에서도 경직된 표정으로 테이블 모서리를 붙들고 있었다. 일각에서는 푸틴 대통령의 이 같은 행동이 떨림 등을 유발하는 파킨슨병 증세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미국 잡지 뉴라인즈는 익명의 러시아 신흥재벌이 지난 3월 중순 쯤 미국 벤처 투자자와 통화하면서 “푸틴 대통령이 혈액암에 걸려 매우 아프고,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수술을 받았다”고 말했다면서 통화 녹음 파일을 입수해 보도했다.
  • “조국이 부끄럽다” 사표 던진 러 베테랑 외교관

    “조국이 부끄럽다” 사표 던진 러 베테랑 외교관

    러시아의 베테랑 외교관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성명을 내고 사표를 던져 화제가 되고 있다. CNN에 따르면 스위스 제네바 주재 유엔사무국에 소속된 러시아 외교관 보리스 본다레프는 23일(현지시간) 전쟁을 규탄하며 사임했다. 본다레프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링크드인에 올린 한 장짜리 성명서를 통해 “20년간 외교관으로 일하면서 외교정책 전환을 여러 번 겪었지만 2월 24일(침공일) 만큼 조국이 부끄러웠던 적은 없었다”고 밝혔다.이번 침공을 ‘특별군사작전’이라고 명명한 러시아 관리들과 달리, 본다레프는 “푸틴이 일으킨 공격적인 전쟁, 사실상 서방 전체를 등 돌린 전쟁”이라고 직시했다. 그는 이번 전쟁이 극소수 권력계층의 욕망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본다레프는 “전쟁을 마음에 품은 이들이 원하는 것은 거만한 궁전에서 살고 크고 비싼 요트를 몰면서 무한한 권력을 즐기는 것”이라며 “이런 목적을 위해 수천 명의 러시아, 우크라이나인이 희생됐다”고 비판했다. 본다레프는 직속상관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도 겨냥했다. 그는 “라브로프는 훈련된 엘리트 외교관으로 많은 존경을 받았지만 이제는 분쟁을 조장하고 핵위협을 일삼는 사람이 됐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러시아 외무부는 외교를 위한 조직이 아닌, 전쟁을 부추기고 거짓과 증오를 추구하는 곳이 됐다”며 “외무부는 내 고향이자 가족이지만 더는 피비린내 나고 어리석은 이 조직에 있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본다레프의 성명은 크렘린궁의 허위 선전에도 푸틴에 반대하고 그가 지구촌 전체에 끼친 위험을 공유하는 러시아인들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 독일 부총리 “EU, 수일 내 러시아원유 수입 금지” 유럽연합(EU)은 며칠 내에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는 추가 제재를 발표할 전망이다. 로베르트 하벡 독일 부총리는 이날 인터뷰에서 “EU 회원국이 러시아산 원유 금수 방안에 수일 내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U는 러시아 원유 의존도가 65%에 이르는 헝가리 등 금수 조치에 반대하는 회원국을 설득해왔다.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산 에너지 금수 등 적극적인 추가 제재를 촉구했다. 푸틴은 서방의 경제 제재에도 러시아 경제가 잘 버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러시아 흑해 휴양도시 소치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회담 후 이렇게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 [최광숙 칼럼] 능력주의 인사의 ‘함정’/대기자

    [최광숙 칼럼] 능력주의 인사의 ‘함정’/대기자

    최근 한미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 미국의 한 기자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내각에 여성이 적다. 여성의 대표성을 향상시킬 수 있느냐”고 물었다. 외국 정상에게 인사에 대해 질문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그만큼 윤석열 정부의 첫 내각 인선에 ‘다양성’이 부족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여성 장관이 적다는 질문은 단순히 여성을 많이 포함시키라는 의미는 아니다. 보다 균형 있고 포용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이른바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으로 불리는 이들 외에 다양한 이들의 생각이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정상회담 만찬 메뉴에 미국산 소갈비, 비빔밥이 올랐는데 식사 메뉴에 화합의 ‘뜻’이 담겼다. 그게 외교다. 정부를 이끌 고위직에 대한 인사 역시 국민을 향한 메시지인 만큼 국민 통합을 위한 성별, 지역 안배 등 다양성을 담아내야 한다. 비슷한 배경을 가진 엘리트들은 비슷한 사고에 비슷한 결정을 내리기 쉽다. 1961년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은 카스트로 정권이 사회주의국가를 선언하자 쿠바의 피그만을 침공한다. 하지만 1400명의 특공대가 사살 또는 포로가 되는 등 참패를 당한다. 당시 백악관 참모진 상당수는 케네디와 같은 아이비리그 출신이었는데 이들이 만장일치로 내린 결정은 미국 외교사의 수모로 기록된다. 케네디는 이를 반면교사 삼아 다음해 쿠바 미사일 사태 때 주요 부처의 보고만 받지 않고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회의에 자신과 생각이 다른 전문가들이 아예 배제된 것을 보고 다음 회의에는 꼭 그들을 참석시킬 정도로 귀를 활짝 열었다. 케네디의 동생이자 법무장관인 로버트 케네디도 형에게 “어떤 사안에 이견이 없는 경우 반대 의견을 말하는 ‘악마의 대변인’을 두라”고 제안했다. 집단사고의 오류에 빠지지 않기 위한 조치였다. 윤석열 정부의 인사 코드는 ‘능력’이다. 명문대 출신으로 행시와 사시를 패스한 엘리트들의 등용은 어느 정권에서나 있었지만, 이번 정부에서 유난히 두드러진다. 일각에서는 ‘검찰·기재부의 연합 정부’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하지만 인사는 ‘능력주의’의 함정에 빠져서는 안 된다. 국정 운영에서의 능력주의 만능은 정무적 판단 결여 등으로 또 다른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사는 국정의 가장 중요한 행정 행위이자 고도의 정치 행위다. 어떤 고려도 하지 않고 오로지 능력만 보고 최고 전문가를 발굴해 수석이나 장관 자리에 앉혔지만 금방 밑천을 드러내 결국 물러나는 사람들을 수없이 봤다. 무엇을 능력으로 볼 것인가에 대한 획일적인 관점의 차이가 빚은 일종의 인사 참사다. 이번에 발탁된 이들 대부분이 능력을 인정받은 실력파이지만 실제 국정 수행도 잘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전문성은 기본이다. 여기에 정무적 판단, 갈등 조정 능력 등까지 갖춰야 정책의 우선순위를 빠르게 판단하고, 다른 부처와 함께 얽힌 정책들을 잘 풀어 나갈 수 있다. 대국민·대국회 소통 능력, 조직 관리 노하우도 빠질 수 없는 덕목이다. 인사의 쏠림 현상을 피하고 인사의 품격을 높이려면 인사 추천은 대통령실이 맡지만 추천의 문호는 집권 여당을 비롯해 다양한 채널로 넓혀야 한다. 그래야 ‘왜 여성 장관이 안 보이냐’는 부끄러운 지적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 천하의 인재를 널리 구하기 위해 야당 인물도 영입해야 하는 판에 인사 추천권을 대통령실이나 특정 세력이 독점하는 것은 스스로 인재풀을 좁히는 것이다. 인사를 ‘종합 예술’이라고 하는 것도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려면 검찰과 관료 엘리트 중심의 ‘직진 행진’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 이들이 포진돼야 한다. 동서고금 역사를 보면 순혈주의에 매몰된 나라는 망하고 이국민과 문화를 잘 받아들인 나라는 흥했다.
  • [속보] 尹 대통령, 한덕수 국무총리 임명 재가

    [속보] 尹 대통령, 한덕수 국무총리 임명 재가

    윤석열 대통령이 한덕수 국무총리를 임명했다. 21일 대통령 대변인실은 기자단 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이 이날 오전 9시 50분 한덕수 국무총리 임명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소접견실에서 한 총리에게 국무총리 임명장을 수여한다. 한 총리는 고(故) 장면·백두진·김종필 전 총리, 고건 전 총리 등 4명에 이어 다섯 번째로 총리를 2번 역임하는 사례다. 한 총리는 행정고시를 합격한 이후 통상 분야에서 엘리트 코스를 밟아 국무총리까지 지낸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그는 김대중 정부에서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대통령 경제수석을 지냈으며 노무현 정부 때 국무조정실장,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국무총리를 역임했다. 국무총리 재임 당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의 기반을 조성했으며, 이명박 정부에서는 주미대사를 지낸 ‘미국통’으로도 꼽힌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한 후보자는 미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 ‘미국판 황우석’… 그 허상의 포장 벗겨내다[OTT 언박싱]

    ‘미국판 황우석’… 그 허상의 포장 벗겨내다[OTT 언박싱]

    ‘허울좋은 하눌타리’라는 말이 있다. 보기만 좋았지 아무 실속이 없는 사람이나 사물에 빗대는 표현이다. 완벽할 순 없지만 전문 분야에서 성공을 위해 노력하고 땀으로 명예를 얻는 게 모름지기 삶이 지녀야 할 모습이다. 그런데 여기 자신을 포장하는 걸 넘어서 흉악한 행위로 전 세계를 경악시킨 두 사람이 있다. 디즈니+ 오리지널 ‘드롭아웃’(8부작)과 웨이브가 국내에 소개한 피콕 오리지널 ‘닥터 데스’(8부작)는 실화를 바탕으로 촉망받던 두 인재가 어떻게 자신과 타인을 망가뜨렸는지 보여 주는 작품이다. ‘드롭아웃’은 현재도 재판이 진행 중인 바이오벤처 테라노스의 최고경영자(CEO) 엘리자베스 홈스의 실화를 담았다. 그녀는 피 한 방울로 240개 이상의 질병을 판별할 수 있다는 기발한 아이템으로 스타트업을 시작해 10억 달러의 투자금을 받았다. 페이스북 창시자 마크 저커버그처럼 미국을 이끌어 갈 젊은 인재로 추앙받았으나 실상은 거짓투성이였다. 조작한 결과를 바탕으로 엉터리 시제품을 투자자들에게 소개했고 거짓말을 반복하며 실체가 없는 기술을 시장에 내놓았다.‘닥터 데스’는 악명 높은 신경외과 의사 크리스토퍼 던치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그는 두 병원에서 33명의 환자를 숨지게 하거나 심각한 신체 훼손을 안겼다. 이 사실은 다른 의사 로버트 핸더슨이 수술 후 고통에 시달리는 환자의 재수술을 맡으며 드러난다.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미국 텍사스의학위원회는 던치의 의사면허 박탈을 불허했다. 살인을 저지르는 의사는 다시 개업을 준비하며 환자를 모으기 시작한다. 홈스와 던치 사이에는 무수한 공통점이 있다. 명석한 두뇌를 지니고 있고 재능에 있어 부모와 교수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이 점은 뚜렷한 목표를 지닌 두 사람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만든 요소다. 홈스는 부와 명예를 동시에 거머쥐고 싶어 했고 자신의 아이디어가 이를 실현시켜 줄 것이라 믿었다. 던치는 외과의로 성공하고자 하는 강한 열망과 스스로 개발한 수술법에 자부심을 지녔다. 이런 자아도취는 미래를 영화처럼 그리게 만든다. 남들과 다른 특별한 존재로 자신을 정의하며 인내를 거부한다. 배울 것이 없다며 스탠퍼드대학을 중퇴한 홈스는 주변의 도움으로 사업을 시작한다. 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 설립한 지 10년 이하의 스타트업을 뜻하는 유니콘 기업으로 회사를 키워 내지만 그 근저는 사기와 권모술수로 얼룩져 있다. 신화 속 동물 유니콘처럼 존재하지 않는 환상으로 사람들을 현혹시킨 것이다.던치 역시 자신에 대한 확신과 성공에 대한 조급함으로 인고의 시간을 지운다. 수술을 집도하기 위해서는 3~5년 동안 조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스스로를 과대 포장한다. 또 의료계에서 명성이 높은 교수의 추천장과 엘리트 코스를 밟아 온 경력이 있다면 어디서든 수술이 가능하다는 것도 알게 된다. 그래서 유튜브 홍보에 열을 올리고 돈으로 수상 실적을 만들며 대중을 현혹시킨다. 수려한 외모와 화려한 언변, 높은 학력을 바탕으로 그들이 자극한 건 기성세대의 노쇠함이다. 성공을 위한 단계를 낡은 것으로 치부하고 편협한 사고로 규정한다. 여기에는 미국 의료계의 고질적인 문제 역시 작용한다. 홈스의 아이디어는 높은 의료비로 고통을 받는 미국인들에게 희망처럼 다가온다. 외과의 부족 현상은 던치가 다수의 의료 사고에도 생존을 이어 가는 배경이 된다. ‘허울좋은 도둑놈’인 이들은 자신의 성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소시오패스의 전형을 보인다. 허상을 좇다 보니 자신을 지지해 주는 사람들만 바라보며 이들조차 도구처럼 이용한다. 잃어버린 내실을 타인의 고통으로 채우고 그 피로 모래성을 굳히는 데 집중한다. 우리는 상자의 크기와 포장지의 재질만 보고 그 선물이 어떤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 허울이란 포장 기술이 발전할수록 기대가 상처로 바뀌는 순간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모두 15세 이상 시청가. 김준모 키노라이츠매거진 편집장
  • 문화와 경제는 도시를 바꾸는가… 5월 광주에서 답을 찾다

    문화와 경제는 도시를 바꾸는가… 5월 광주에서 답을 찾다

    한국에서 ‘광주’란 이름이 가지는 의미는 남다르다. 우선 5·18 민주화운동의 기억이 여전히 가시지 않은, 살아 있는 역사의 현장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광주비엔날레와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 대변되는 문화의 공간이기도 하다. 신혜란 작가의 신간 ‘누가 도시를 통치하는가’는 이처럼 독특한 광주의 도시적 특성을 돌아보는 저작이다.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인 작가는 앞서 책 ‘우리는 모두 조선족이다’에서 이동의 시대를 살아가는 시대 경쟁의 지리학을 살폈는데, 이번엔 광주라는 도시에 살아 있는 다양한 욕망을 들여다봤다. 광주에 연고도 없는 작가가 이 작업에 매달린 이유는 뭘까. ‘문화 경제의 정치는 도시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라는 질문의 답을 찾기 가장 적절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1980년 5월 비극 이후 오랫동안 ‘5·18의 도시’였던 광주는 1990년대 이후 국가 주도 아래 ‘문화 도시’로 거듭났다. 김영삼 정부 시절 국제 흐름에 맞춰 세계화와 지방화가 국정 방향으로 정해졌고, 1994년 국제 미술 행사 비엔날레를 개최할 도시로 광주가 선정됐다. 당시 국제 행사가 거의 없던 한국에서, 그것도 서울이 아닌 지방 도시가 개최지로 꼽힌 건 ‘사건’이었다. 작가는 이를 “5·18의 상처를 문화 예술로 달래려는 중앙정부의 뜻과 바로 그 상처인 도시 이미지를 바꾸려는 지방 엘리트의 희망이 만난 결과”라고 설명한다. 광주는 정치적 이유로 경제 성장에서 소외됐다. 여기서 벗어나 도시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비엔날레라는 세계적 문화 행사를 통해 선전의 효과를 누리려 한다. 반면 5·18을 잊지 않으려는 사람들은 기억의 공간을 만들려는 데 집중한다. 작가는 이 같은 현상을 다채롭게 바라보기 위해 광주비엔날레와 학술 행사, 포럼을 찾아 관찰하는 것은 물론 광주 문화 도시 개발에 관여한 시 관계자와 공무원, 시민단체 등 67명을 심층 인터뷰했다. 또 신문 기사나 공식 간행물 같은 아카이브 자료를 분석해 인터뷰에서 얻은 자료를 교차 검증했고, 집단 면접을 통해 도시의 이야기를 재구성했다. 이를 통해 광주는 말한다. 결국 문화와 경제를 따로 보면 안 된다고. 국가와 도시의 관계, 수도와 지방 도시의 위계, 문화 전략, 협치, 도시 재생, 새로운 기업 전략, 시민 사회의 분화…. 광주가 보여 준 모습은 어쩌면 다른 도시가 겪거나 앞으로 겪어야 할 실험과 운명을 보여 준 셈이다.
  • 강남, 응답하라 1984 - 대치동 은마아파트 지하상가

    강남, 응답하라 1984 - 대치동 은마아파트 지하상가

    “제가 영동 쪽에 땅을 보고 있는데 같이 반지를 돌리죠!” “나머지는 데두리 치는 데로 줄께.”  문제) 이 대화에서 나오는 ‘반지를 돌리죠!’와 ‘데두리’의 의미가 무엇일까요? 위 대화들은 영화 '강남 1970'(유하 감독, 모베라픽처스 제작. 2015)에서 술집 마담이자 복부인인 ‘민성희(김지수 분)’의 대사들이다.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 속에서 ‘민성희’는 정치권에 밀착해 얻어낸 부동산 정보로 강남의 땅값을 수백 배에서 수천 배까지 튕겨, 아니 튀겨내고 만다.  여기서 ‘반지를 돌린다’는 뜻은 1970년대 당시 복부인들이 주로 사용했던 용어로, 자신에게 정치권의 부동산 개발 계획을 미리 알려준 사람에게 사례를 한다는 뜻이다. 또한 ‘데두리를 친다’라는 말은 ‘땅값을 프리미엄 부쳐서 가격을 올린다.’라는 말이다. 그렇게 해서 지금의 강남이 만들어졌다.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강남이라고 함은 원래 1980년대까지도 영화 속의 대사처럼 ‘영동’이라 불렸다. '영등포의 동쪽'이라는 의미로 불린 영동(永東)이 곧 지금의 강남이고, 굳이 따지자면 행정구역상으로 강남구와 서초구 일대를 일컫는다. 이때부터 ‘강남’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강준만의 <강남, 낯선 대한민국의 자화상>에 따르면 한국의 고급 아파트 65,9%가 몰려있으며 소위 잘 나가나는 서울의 엘리트 중 절반 이상이 사는 땅이 강남이다. 여기에 더해 서울 시내 개원의 28%가 이곳에 있으며 전국 성형외과의 절반 정도가 밀집한 땅 또한 강남이다. 바로 대한민국의 가장 은밀하면서 적나라한 욕망의 지리학적 중심이 곧 강남인 셈이다. 바로 이 강남의 원형을 이루는 공간의 뒤안길이자 생활의 속살 그대로를 간직한 ‘대치동 은마아파트 지하상가’로 가 보자.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1978년 한보주택이 무주택 서민을 위해서 주택자금을 융자받아 세운 대단지 공동주택이었다. 23만 9,224㎡대지에 14층 규모 건물 28개동, 총 4424가구로 건설되었고 평당(3.3㎡) 공급가는 68만원, 31평은 1800만원, 34평은 2100만원이었다. 그러면 지금 대치사거리 주변 평당(3.3㎡) 공급가가 한때 8000만원을 훌쩍 넘겼으니 정확히 45년만에 120배가 올랐다. 오른 게 아니라 튀겨진 것이다. 바로 이 공포스러운(?) 집값을 버티면서 살아가는 강남 시민들의 ‘근근한 생활’의 뒤안길이 곧 은마아파트 지하 상가다.실제 은마아파트 지하상가는 외국인 눈에는 정말 생경하면서도 이색적인 도심 시티 관광 코스가 분명하다. 거대한 강남 한복판 도심 지하에 펼쳐진 재래시장은 정말 ‘마루 밑 아리에띠’와 같은 비밀스러운 서울의 지하 공간이고 생활의 터전이자 서민들인 이용하는 시장이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지하상가는 두바이의 금시장인 ‘데이라 골드 수크’나 베이징 왕푸징 시장, 기차가 돌아다니는 태국의 매끌렁 시장, 혹은 베트남의 벤탄 시장처럼 확실히 무언가 자신의 독자적인 아이덴티티가 있는 분명히 있는 곳이다. 서울이라는 아파트 공화국의 도시 지하에 숨겨진 또 다른 재래시장은 외국인들의 눈에는 정말 굉장한 호기심 천국 대잔치가 열리는 공간이자 강남 시티투어 중 절대 실패하지 않을 비장의 관광 코스가 분명하다.은마아파트 상가는 식품을 주로 취급하는 지하 1층을 포함하여 각종 공부방, 세탁소, 한의원, 옷가게 들이 즐비한 지상1, 2, 3층으로 이루어져 있는 2000평(6600㎡) 규모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 지하 1층은 A동과 B동으로 나뉘어 있으며 들어가는 입구만 총 7개 군데가 넘는 곳이어서 외부인들이 이곳을 만만하게 봤다가 길 잃기 딱 좋을 정도의 미로 구조다. 그러니 더더욱 재미있고 특징적이다.  이 지하상가에 입점해 있는 가게들의 내공은 말 그대로 어마무시하다. TV에 소개된 대한민국 웬만한 맛집들이나 미슐랭 별이 몇 개니, 혹은 트렌디한 인스타그램 입소문용 식당들의 수준은 이 은마아파트 3번 출입구 문 앞 분식집 튀김 한 조각 내공도 안 된다. 입맛 까다롭고 돈 많은 깍쟁이 ‘강남 사모님’들의 저녁 식탁을 매일 책임지는 은마아파트 식품점들의 내공은 이렇듯 어마무시한 것이다.사실 은마아파트 지하상가에서 맛집을 찾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다. 초고수들의 전쟁터같은 이 공간에서 어느 집이 더 맛있고, 맛없고를 논할 수는 없다. 애당초 ‘sns추천 부탁해요’나 ‘인스타그램 올려주면 커피가 공짜’같은 마케팅은 통하지도 않는다. 그냥 제각각 가게만의 수십 년 생존 비결인 점포 고유 특성들이 있고 단골인 ‘애기 사모님’들의 기호에 맞춘 다양한 버전이 있을 뿐이다.  처음 이 건물이 들어설 때부터 은마아파트 상가에는 한보건설의 본사가 들어서 있었는데, 당시 회장님(?)께서 이 자리가 돈 들어오는 자리라 해서 굳이 본사 건물을 따로 짓지 않고 아파트 주민들과 같이 어울리면서 지하상가에서 직원들의 삼시 세끼를 해결하면서 회사를 운영하였다. 그때부터 이 은마아파트 지하상가는 40년 내공이 다락방에 먼지 쌓이듯이 뽀얗게 쌓인 셈이고 지금까지 주변 휘황찬란한 강남의 백화점, 쇼핑몰 음식 코너와 인파이트로 ‘맞짱’을 뜨면서(?) 맷집 좋게 버티어 온 것이다. 이제, 점점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 지하상가에서 1970년대 강남의 어린 시절 내음을 맡아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은마아파트 지하상가에 대한 방문 10문답>  1. 방문 추천 정도는?  - ★★★☆(★ 5개 만점)  2. 누구와 함께?  - 시장 나들이로 보면 된다.  3. 가는 방법은?  - 지하철 3호선 대치역 3번 출구  4. 은마아파트 지하상가의 특징은?  - 강남 도심 개발에서 1980년대 원형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5. 방문 전 유의 사항은?  - 이 곳은 아직도 관광의 공간이 아닌 생활의 공간이다. 은마아파트 상가는 지하 1층에서 지상 3층의 대규모 상가로 가게만 해도 약 400곳이 넘는다. 이 중에서 A블록과 B블록으로 구분된 지하 1층이 유명한 곳이다.  6. 은마아파트 지하상가에서 꼭 볼 곳은?  - 당연히 지하상가의 여러 먹거리 코너들. 7. 토박이들로부터 확인한 추천 먹거리는?  - 만나분식, 낙원떡집, 오미닭강정, 은마왕만두, 콩두야, 전라도죽집, 백의민족, 대장금, 퀸즈파이, 튀김아저씨  8. 주소는?  - 서울특별시 강남구 대치동 삼성로 212 9. 은마아파트 지하상가의 방문 안내는?  - 은마상가 휴일 : 첫째, 셋째 일요일 휴무 (매주 일요일 휴무인 곳도 많음)  10. 총평 및 당부사항 - 이 공간은 수많은 주민들과 상인들간의 끈끈한 관계가 형성된 곳이다. 한 마디로 가게마다 단골들이 있는 곳이어서 외부인들에게는 그리 친절하지는 않다. 그리고 이 점은 사실 너무 당연한 점이기도 하다.
  • [데스크 시각] 함께 가야 오래 간다/박상숙 산업부장 겸 부국장

    [데스크 시각] 함께 가야 오래 간다/박상숙 산업부장 겸 부국장

    사촌언니의 딸이 직장을 벌써 두 번이나 옮겼다. 공기업 입사에 실패하고 지루한 취준생 시간을 보낸 뒤 괜찮은 중소기업을 찾았다며 기뻐했던 게 1년 전이었다. “계속 옮겨 다녀야 그나마 월급이 오른다”는 게 조카의 잦은 이직 명분이다. 코로나19에도 장사를 잘한 유수 대기업들은 작년 말 후하게 성과급 잔치를 벌이더니 최근엔 앞다퉈 임금을 올리고 있다. 집값도 뛰고 물가도 뛰는 마당이니 당연하다 하겠지만 반도체, 정보기술(IT) 등 첨단산업 분야의 인력난까지 더해져 천장을 뚫을 정도다. 중소기업에 몸담고 있는 청년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깊어지고 있다. 환승 이직은 ‘내 월급만 빼고 다 오르는’ 씁쓸한 현실을 벗어나려는 고육책으로 조카 또한 네 번째 직장을 탐색 중이다. 통계를 보면 이해가 간다. 경총 자료를 보면 작년 대·중소기업 근로자 간 월소득 격차는 2배를 넘어섰다. 300인 이상 사업체의 월평균 임금은 590만원에 육박했으나, 10인 미만 사업체는 280만원에 불과했다. 2019년 평균연봉 1억원이 넘는 대기업 수가 8곳이었으나 2년 새 21개로 대폭 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총매출액은 대기업이 52%, 중소기업이 48%로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전체 사업체의 0.3%에 불과한 대기업이 전 영업이익의 57%를 가져간다. 99%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은 25%에 그쳤다. 여력이 없으니 임금 인상은커녕 젊은 세대가 원하는 근무환경과 복지제도를 제공하지 못한다. 가파르게 줄어드는 청년층은 ‘좋좋소’에 취직하느니 배달일이 낫다고 구직을 꺼려해 중소기업은 상시 구인난이다. 대기업 쏠림 현상을 타개하지 않으면 고용의 80%를 책임지는 중소기업이 흔들리고 나라 경제가 휘청거리게 된다. 갈수록 벌어지는 임금 격차의 귀결점은 사회불안이다. 좋은 기업에 들어가려면 명문대학을 나와야 하니 과도한 입시경쟁, 학벌주의가 심화된다. 값비싼 사교육 시장을 통해 만들어진 능력주의는 높은 연봉을 당연시하고 경쟁에서 패배한 자들의 소외와 박탈감은 관심 밖이다. 이런 양극화의 고착은 국가 경쟁력을 갉아먹고 국력 쇠퇴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중국이 지난해 학생들의 숙제량을 줄이고, 입시학원을 모두 비영리화하는 소위 ‘쌍감정책’을 꺼내 든 것도 이런 위기감 때문이었다. 그간 대륙에서는 여느 서구 국가 못지않게 능력주의가 추앙을 받았다. 스펙 짱짱한 개인이 글로벌 기업에서 고액 연봉과 각종 혜택을 누리는 것이 경제성장을 견인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년인구가 급감하고 저성장기에 접어드는 등 대내외적 여건이 바뀌면서 국가 전략 차원에서 엘리트 위주의 교육정책을 과감히 전환한 것이다. 일본의 한 사상가는 과거 풍족한 시기 개인 간 경쟁은 집단의 힘을 키우는 양분이 됐으나 지금은 오히려 사회를 좀먹는 병폐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팬데믹과 전쟁으로 인한 위기가 상존하며 나눠 가질 자원이 없고 성장이 정체된 지금 같은 시대에는 경쟁에서 공생으로 사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 모두가 경쟁해서 국력이 상승하는 시기는 흘러갔고 작금의 위기 상황에서는 공생이 생존전략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새 정부가 대·중소기업 간 격차 해소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마침 오는 25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인대회를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연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첫 경제단체 행사라는 상징성 때문에 5대 그룹 총수도 모두 참석할 것이라고 한다. 이번 기회를 계기로 우리 사회도 오래 더 멀리 가기 위해 함께하는 상생 방안을 찾는 지혜를 도출했으면 좋겠다.
  • “풍요·평화 누리는 사회, 이방인 환대할 의무 있어”

    “풍요·평화 누리는 사회, 이방인 환대할 의무 있어”

    “풍요와 평화를 누리고 있는 사회는 그렇지 못한 사람과 사회를 환대할 의무가 있습니다.” 지난해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압둘라자크 구르나(74)는 18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국내 언론과의 공동 인터뷰에서 우리 사회에 만연한 이방인 배척에 대해 이렇게 지적했다. 구르나는 지금은 탄자니아로 편입된 동아프리카 섬 잔지바르에서 태어났지만, 1964년 잔지바르 혁명으로 아랍계 엘리트 계층과 이슬람에 대한 박해가 심해지자 1969년 영국으로 이주했다. 그는 1987년 ‘떠남의 기억’을 시작으로 10편의 장편소설을 썼지만 국내는 물론 아시아권에서 한 권도 번역되지 않았던 작가였다. 이번에 문학동네가 그의 대표작 ‘낙원’, ‘바닷가에서’, ‘그후의 삶’ 세 권을 출간하면서 국내 독자들도 구르나의 문학적 성취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1994년 발표된 ‘낙원’은 탄자니아의 가상마을 카와를 배경으로 열두 살 소년 유수프의 성장기와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2020년 출간된 최신작 ‘그후의 삶’은 점령군에게 납치돼 팔려 갔던 두 젊은이가 세월이 흐른 뒤 고향 마을에 돌아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두 작품에 대해 그는 “‘낙원’의 경우 독일에 의해 식민화된 동아프리카에서 일어난 전쟁을 다루면서 주인공이 식민주의에 휩쓸리게 되는 여정을 그렸다면 26년 후에 쓴 ‘그후의 삶’에서 그 부분을 좀더 깊이 다루고 있다”며 “두 작품은 식민화된 아프리카의 역사를 살펴보며 작품을 썼다는 점에서 시간적 간극에도 불구하고 깊이 연결돼 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구르나는 전쟁, 난민, 전염병, 기후위기 등 혼돈의 시대에 문학이 가지고 있는 힘과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 “비단 지금뿐 아니라 인류는 늘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고 싸우고 해결하면서 지금까지 왔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문학은 읽는 즐거움을 주는 동시에 타인의 삶에 천착해 깊게 생각할 수 있도록 하고 우리를 보다 인간답게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구르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는 “인간은 괴물적인 면모를 갖고 있다. 작은 도발에도 참지 못하고 폭력을 행하는 일이 빈발하기도 한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은 믿기 어려운 일이며 이런 전쟁이나 폭력은 절대 합리화될 수 없다”고 비난했다. 그는 자신의 작품을 읽은 독자들이 불평등과 부당함에 대항해 목소리를 내기를 소망했다. “저는 절대로 다른 사람에게 무엇을 해라, 신념을 가져야 한다고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단지 부당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일 뿐이지요. 한국 역사(일본의 식민지배)에 대해 알고 있는데, ‘바닷가에서’가 한국 독자에게 울림을 준다면 작가로서 큰 기쁨일 것입니다. 다른 나라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스스로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게 문학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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