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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힘깨나 쓰는 공무원도 옴짝달싹 못 해… ‘코트 위 포청천’

    힘깨나 쓰는 공무원도 옴짝달싹 못 해… ‘코트 위 포청천’

    ‘불친절·보수적 공무원’ 고정관념 사라져 정부가 생활체육 예산·인력 지원 늘려야“정부세종청사에는 체육관이 4개나 있지만 다른 지방에는 이처럼 좋은 환경에서 운동할 곳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정부가 생활체육에 예산은 물론 인력 지원도 늘려야 한다.” 세종시에 위치한 9개 정부 부처와 청사 출입기자단 등 10개 농구팀이 자웅을 겨루는 ‘세종클럽리그’에서 4년째 심판으로 활약 중인 송호영(38)씨는 17일 “체육시설이 부족해 추운 날에는 운동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분들이 많다. 예산과 인력 지원도 부족해 대회를 치르려고 해도 전전긍긍할 때가 많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송 심판은 대한농구협회 정식 심판이다. 하지만 농구는 물론 생활체육과 관계없는 경영학 전공자다. 본업은 중소 건설사 직원이다. 농구를 사랑하고 선수들과 호흡하는 심판이 좋아서 6년 전부터 퇴근 후 심판복을 입고 코트를 누빈다. 그는 “우유부단한 성격이어서 경기를 진행·통제하는 심판의 모습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면서 “심판을 보고 난 뒤 결단력이 좋아졌다”며 웃었다. 특히 대전에서 열리는 농구대회 대부분은 송 심판의 호각으로 시작된다. 대전시장배 농구대회, 국민생활체육대축전, 한·중 엘리트 농구 교류전 등 굵직한 생활체육 대회의 심판을 도맡았다. 세종리그와는 2014년부터 인연을 맺었다. 그는 “집이 대전이어서 퇴근 후 이동이 힘들지만 공무원들의 농구에 대한 열정과 점점 발전하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불친절하다’, ‘보수적이다’ 등 공무원에 대한 편견은 그들과 같이 땀을 흘리고 부딪히면서 사라졌다고 한다. 그는 “코트에서 선수로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면 다들 농구를 좋아하는 똑같은 농구인”이라고 전했다. ‘세종리그 10개팀 중 가장 잘하는 팀을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난감하다”면서도 “짜임새가 좋고 주전과 벤치 멤버의 전력차가 적은 국토교통부가 전통의 강호”라고 귀띔했다. 가끔 판정에 불만을 제기하는 공무원도 있지만 그의 호각소리와 단호한 판정에 경기는 항상 물 흐르듯 원활하게 진행된다. 대기업도 벌벌 떠는 경제 검찰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해 모든 부처 선수들이 꼼짝 못하는 코트 위의 ‘포청천’이다. 송 심판은 “판정에 항의하면 솔직히 유쾌하지는 않다. 항의 아닌 항의가 들어오면 욱할 때도 있다”면서 “하지만 제 판정이 다 맞다고 생각하진 않아서 가능하면 왜 그런 판정을 했는지 설명해 선수들이 게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브랜드 순천, 1000만명 모시기… 2019년 벌써 뛰는 ‘현장 실천가’

    [자치단체장 25시] 브랜드 순천, 1000만명 모시기… 2019년 벌써 뛰는 ‘현장 실천가’

    허석(54) 전남 순천시장은 민주화 운동과 노동 문제에 청춘을 바친 노동운동가 출신이다. 순천고(31회)와 서울대 경제학과라는 엘리트 코스를 밟았지만 전두환 정권에서 고시 공부를 하고, 경제관료가 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 생각하고 대학 3학년 때 위장 취업을 했다. 동료들 중 가장 오래인 7년 동안 공장에서 일했다. 1990년대 고향 순천에 내려와 ‘새벽을 여는 노동문제연구소’를 차려 10년 넘게 임금착취에 힘들어하는 근로자들의 이익을 위해 무료 상담을 해 왔다. 당시 노동부에서는 허 시장을 ‘도깨비’로 표현할 만큼 적색분자로 분류해 왔다.이후 서민들의 아픔을 대변하기 위해 ‘순천시민의 신문’을 창간, 10년 동안 이끌었다.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전문위원, 광주고등법원 조정위원, 민주당 중앙당 부대변인, 문재인 대통령 후보 전남선대위 공동위원장을 역임했다. 6·1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본선 두 번째 도전 끝에 순천시장에 당선됐다. 허 시장은 시로 승격한 지 70주년이 되는 내년을 ‘2019 순천 방문의 해’로 공식 선포하고 1000만 관광객 유치를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산과 바다, 호수 등 천혜의 자연환경과 음식 맛까지 빼어난 순천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어 가기 위해 뛰어다니는 허 시장의 하루를 동행취재했다.지난 3일 오전 8시 20분. 시장실에서 김면균 체육시설관리소장에게 사무관 승진 임명장을 수여했다. 시는 허 시장 취임 후 사무관 이상 승진자에게 특별히 제작한 교지 형태의 임용장을 주고 있다. 교지는 조선시대 임금이 4품 이상 벼슬아치에게 내리던 사령장이다.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청렴결백한 선비정신을 되새기며 업무에 임해 주길 바란다는 당부의 표시다. 오전 9시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직원 정례조회에 참석했다. 대회의실에는 직원 200여명이 자리했다. 이날 서면에 있는 DSR제강이 이웃돕기 성금 1억원을 기탁했고 향동 직능단체가 300만원을 전달했다. 이들에게 감사를 표시한 허 시장은 직원들을 상대로 “여러분이 순천의 경쟁력이자 자부심”이라며 “전국 어디와 비교해도 종합 실력이 가장 낫다”고 자랑스러워했다.직원들에게 청렴결백 선비정신 강조 허 시장은 ‘소통’을 가장 중요시한다. 시의회의 행정사무감사와 예산 심의가 열린 것과 관련해 직원들에게 역지사지를 당부했다. 그는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신이 잘 모르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있다. 우리가 계획하고 진행하는 사업이 제대로 설명되지 않아 의회로부터 불필요한 오해를 받거나 예산이 삭감되는 사례가 없도록 최선을 다해 설명해 주시기 바란다”고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안 문제를 시민들과 함께 풀어나가는 직접 민주주의 확대를 시책으로 추진 중인 허 시장은 일주일에 한두 번 주민들과 현장 대화를 한다. 읍면동 현황을 직접 보고, 지역민들의 고충을 듣기 위해서다. 결재를 4건 한 후 오전 11시 월등면 주민들과의 현장 간담회를 위해 이동했다. 월등면 숙원사업인 지방도 857호선 지사골재 위험도로를 확인하는 자리다. 주민 30여명은 시장이 차에서 내리자 정겨운 식구 반기듯 열렬히 환호했다. 이곳은 경사가 심하고 볕이 들지 않아 겨울철 상습 결빙 구간으로 교통사고가 빈번한 장소다. 주민들은 또 신월마을 인근 태양광 허가 반대와 3개 마을 배수로 공사를 부탁했다.주민 의견 반영 우선… 결정된 사업도 뒤짚어 허 시장은 “시민들의 애로사항을 듣다 보면 내가 모르는 부분도 알게 돼 고마움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법으로 허용된 사업이더라도 지역 정서를 더 우선시한다. 얼굴을 맞대고 서로 해결책을 찾는 점도 중요시한다. 최근 결정된 동물보호센터 건립 부지 ‘원점’ 재검토도 허 시장이 주민 의견을 최우선 반영하는 한 단면이다. 시는 순천에서 연간 유기동물이 500마리나 발생해 승주읍의 옛 전경대 부지에 센터 건립을 추진했다. 동물보호단체가 시내 중심지와 멀어 자원봉사자들의 참여가 어렵고, 주민들도 소음과 오염 등을 이유로 반대의견을 보였다. 냉담한 기류가 계속되자 허 시장은 지난달 29일 해당 마을을 찾아 대화를 나눈 후 주민투표를 제의, 반대표가 많자 과감히 철회했다. 오전 11시 40분. 지역민 문화공간과 학생들을 위해 들어설 월등초 복합 커뮤니티센터 부지를 찾아 학교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17억원 중 시가 7억원을 투자해 농촌마을 학교의 롤모델로 기대되는 곳이다. 점심은 월등면사무소 직원들과 함께했다. 허 시장은 매주 월요일 점심은 청사 구내식당을 이용한다.13년째 뇌사 친동생… 가슴 아픈 가족사도 허 시장은 어머니가 만든 고들빼기김치를 아주 좋아한다. 노모가 힘이 들어 이제는 김치를 담그지 않아 더이상 맛볼 수 없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가족 생각만 하면 먼저 눈물부터 난다. 부모 모두 올해 팔순이다. 아버지는 5월, 어머니는 8월이었다. 가족들과 조용히 식사를 하면서 보냈다. 허 시장은 부모가 판검사를 원했는데 기대를 어기고 노동운동을 해 항상 죄스러워해 왔다. 팔순 때 부친 발을 씻겨 드리면서 미안한 마음과 끝까지 자신을 믿어 준 고마움에 울컥 눈물이 났단다. 부인 정연옥(52)씨와는 노동운동을 하면서 만나 결혼했다. 정씨가 유방암으로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 투병생활할 때 손수 부인 속옷을 빨기도 했다. 가족들에게 그동안 변변한 생활비 한번 주지 못하면서 고생만 시켜 눈물이 많이 나더란다. 그는 “집사람이 완쾌되지 않았으면 선거에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친누나는 전남도의원을 지낸 허강숙 전남도 여성가족정책관이다. 성공한 남매 정치인이란 말을 듣지만 잔정이 유난히 많았던 친동생이 13년째 뇌사 상태에 있는 아픔도 갖고 있다. 누워만 있는 동생 몸을 씻겨 주기 위해 남몰래 병실을 찾곤 한다. 공무원노조와 단체협약도 직접 챙겨 오후 2시 시청 소회의실에서 공무원노조와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그는 시장이 되기 전 노동조합 측에 “협상이 꼬이면 내게 상담하라고 했는데 이젠 협약을 맺는 주체가 됐다”고 웃었다. 순천시지부는 전남 9개 전국공무원노조 중 제일 먼저 단체협약에 서명했다. 오후 3시 시장실에서 순천음식 스토리 만화단행본 제작과 관련해 출판 작가와 인터뷰를 가졌다. 허 시장은 청년들을 위한 정책에 관한 질문에 “이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창업보육센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집안 조카가 신용카드로 500만원을 빼 서울 창업보육센터에서 주관한 서바이벌에서 1등 한 후 2년 만에 1000만 달러를 수출하는 회사 사장이 됐다”며 “서바이벌 형식의 청년창업보육센터를 만들어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성공 신화를 만들 기회의 땅 순천을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허 시장은 지난 10월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중관촌을 다녀왔다. 그곳 최고 책임자들이 자문위원을 맡아 주기로 했고 업무협약도 맺기로 했다. “자연과 생태 어우러진 도시 만들 것” 시는 2개월 전 세계 최초로 람사르 습지도시 인증을 받아 세계가 인정하는 생태도시로 성장했다. 허 시장은 두바이에서 습지도시 인증을 받고 뿌듯한 자부심을 느꼈다. 이런 기분을 28만 순천시민들과 함께 누리도록 하겠다는 각오도 되새겼다. 그는 “편안하고 안전한 도시, 자연과 생태가 어우러진 모두가 방문하고 싶은 도시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피플인 월드] 美 직장인이 뽑은 최고 리더는…IT명가 부활시킨 MS 나델라

    [피플인 월드] 美 직장인이 뽑은 최고 리더는…IT명가 부활시킨 MS 나델라

    인도 출신의 27년차 ‘마이크로소프트(MS)맨’인 사티아 나델라(51) 최고경영자(CEO)가 11일(현지시간) 미국 직장인들이 뽑은 최고의 CEO로 뽑혔다.이날 폭스비즈니스방송 등은 직업시장 분석 사이트인 ‘캄퍼러블리’를 인용해 미국 내 5만여개 기업 직장인 1000만명이 지난 1년간 자사 CEO에 대해 매긴 평점을 비교 분석한 결과 나델라가 최고점을 얻었다고 전했다. MS는 최근 애플을 제치고 16년 만에 시가총액 1위를 달성했는데, 입사한 지 22년 만인 2014년 3대 CEO에 오른 나델라의 공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MS 창업자이자 현 기술고문인 빌 게이츠는 당시 “나델라보다 MS를 잘 이끌 사람은 없다”면서 스티브 발머의 후임으로 그를 선임했다. 인도 남부 하이데라바드에서 태어난 나델라는 엘리트 공무원 아버지와 산스크리트어 학자인 어머니 슬하에서 자랐다. 현지 명문 마니팔 공대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한 뒤 미국 유학길에 올라 위스콘신 밀워키대에서 컴퓨터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프로그래밍언어인 자바를 개발한 선마이크로시스템즈 엔지니어로 일했으며, 시카고대에서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밟던 중이던 1992년 MS에 합류했다. 나델라가 주도해 온 클라우드(가상저장공간) 사업은 1990년대 PC시대 최강자였다가 모바일 중심의 애플·구글 등 테크 기업에 밀려 맥을 못 추던 MS를 되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나델라는 CEO로 취임한 이후 ‘클라우드 퍼스트’ 전략을 내세우며 MS를 모바일 클라우드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스마트폰 사업은 과감히 포기하는 동시에 테크 분야 선두주자들에 애플리케이션(앱)과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기업 간 거래(B2B) 사업에 집중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나델라는 성품이 겸손하고 협력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전임자인 발머는 직설적이고 갈등을 마다하지 않는 스타일이었다. 2014년 “여성은 남성보다 적은 임금을 받아야 한다”는 성차별적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던 나델라는 공개 사과하기도 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씨줄날줄] 프로야구 승부조작/박현갑 논설위원

    [씨줄날줄] 프로야구 승부조작/박현갑 논설위원

    스포츠는 각본 없는 드라마다. 피와 땀의 결정체인 실력이 선사하는 순수한 감동은 스포츠에서만 맛볼 수 있다. 이런 감동은 월드컵 축구 등 국가 간 경기에선 국민 통합의 수단이 된다. 같은 조건 아래 정정당당 승패를 가르는 공정함이라는 매력 또한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부작용도 적지 않다. 지나친 승부욕에 사로잡혀 선수는 약물에 의존하고, 국가는 엘리트 스포츠 육성에만 관심을 쏟는다. 가장 큰 문제점은 공정성과 정반대인 승부조작이다.승부조작은 선수나 코칭 스태프가 의도적으로 승패나 점수를 조작하는 행위다. 주로 팀 경기에서 일어난다. 전주와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운영자가 결탁해 브로커를 통해 선수나 감독을 매수해 승부조작을 주문한다. 브로커는 선수들을 승부조작판으로 끌어들이고자 선물 제공 등 오랫동안 공을 들인다. 승부조작은 엄연한 범법행위다. 정상적인 경기 진행을 의도적으로 방해해 업무방해죄나 배임 등 형사처벌 대상이다. 그런데 경기 특성상 조작 여부를 밝혀 내기란 쉽지 않다. 야구에서 투수가 상대편 타자를 사전에 출루시키기로 약속한 상태에서 출루시킨다 하더라도 의도적으로 폭투나 볼만을 던졌다고 밝혀 내기란 쉽지 않다. 또 가담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성공 가능성은 높아진다. 검찰에서는 승부조작 승률을 최고 70%까지 보기도 한다. 이 때문에 한번 적발되면 영구퇴출 등 강력하게 처벌한다. 승부조작은 종목에 관계없이 있었다. 2012년 국내 프로농구의 스타 선수였던 강동희 감독은 브로커에게 돈을 받고 후보 선수 기용으로 승부를 조작한 게 드러나 실형 선고와 함께 영구제명됐다. 같은 해 프로야구 LG트윈스의 박현준, 김성현 선수도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가 야구계에서 퇴출당했다. 2011년엔 전 국가대표 선수 등 프로축구 선수들이 승부조작 정보로 직접 베팅해 돈을 챙기기도 해 충격을 던졌다. 어제 전직 야구선수 두 명이 승부조작을 한 프로야구 선수들이 더 있다고 실명을 공개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태양, 문우람으로 2015년 브로커와 함께 고의 볼넷으로 승부를 조작한 혐의로 현재 모두 영구 실격된 상태다. 불법 스포츠 도박시장 규모가 12조원대를 넘어섰다고 한다. 정상급 선수가 아니면 생활인으로 살아가기 힘든 낮은 보수, 선수의 윤리의식 부재 등 승부조작의 유혹에 넘어가는 스포츠계의 고질병이 낳은 폐해다. 승부조작은 선량한 운동선수에게까지 피해를 주는 마약이나 다름없다. 조작 사실로 상심한 관중이나 후원자가 떠나버린 텅 빈 운동장에서의 경기는 제로섬게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agleduo@seoul.co.kr
  • ‘복수가 돌아왔다’ 박경혜, 조보아 동료 교사로 등장 “강렬 존재감”

    ‘복수가 돌아왔다’ 박경혜, 조보아 동료 교사로 등장 “강렬 존재감”

    ‘복수가 돌아왔다’에서 원칙주의자 윤리교사로 변신한 배우 박경혜가 등장만으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 10일 첫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복수가 돌아왔다’는 학교 폭력 가해자로 몰려 퇴학을 당한 후 인생이 꼬인 강복수(유승호 분)가 어른이 돼 복수를 하겠다면서 다시 학교로 돌아가지만, 복수는커녕 또다시 예기치 않게 사건에 휘말리는 감성 로맨스다. 박경혜는 극중 차가워 보이는 외모에 무채색 옷만 입고 다니는 윤리교사 장지현을 연기한다. 극중 장지현은 엘리트 코스를 밟아 교사가 됐지만, 정작 가르치는 데는 소질이 없어 스트레스를 받는 인물이다. 팩트폭력배 수정(조보아 분)과 반대되는 성격의 소유자 지현은 극이 진행될수록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극의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이날 방송에서 다른 교사들과 함께 교무실에서 수다를 떨며 첫 등장한 지현은 새침한 표정과 도도한 말투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짧은 등장이었지만 캐릭터 강한 모습으로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2011년 영화 ‘애드벌룬’으로 데뷔한 박경혜는 드라마 ‘도깨비’ ‘조작’ ‘저글러스’ ‘흉부외과’ 영화 ‘1987’ ‘꿈의 제인’ ‘마약왕’ 등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드는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매 작품마다 변신을 시도하며 자신만의 색으로 캐릭터를 소화해 왔던 박경혜는 ‘복수가 돌아왔다’ 뿐 아니라 tvN 드라마 ‘진심이 닿다’ 출연까지 확정하면서 2019년에도 이어질 열일행보를 예고했다. 한편 ‘복수가 돌아왔다’는 매주 월, 화요일 밤 10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인터뷰] 강태경 대학원생 노조 부지부장 “강사 교원화로 학문 생태계 바꿔야”

    [인터뷰] 강태경 대학원생 노조 부지부장 “강사 교원화로 학문 생태계 바꿔야”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의결된 강사법(고등교육법 개정안) 후폭풍이 거세다. 고려대, 중앙대, 한양대, 동아대 등 사립대는 시간강사 대량해고, 졸업이수 학점 축소, 강의 대형화와 같은 방법을 검토하는 방식으로 강사법 대응에 나섰다. 2019년 8월부터 강사법이 시행되면 강사는 임용 기간 1년, 재임용 절차를 3년까지 보장받고, 방학 중 4대 보험 가입과 임금 및 퇴직금을 받게 돼 대학의 재정부담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전국대학원생 노동조합은 직접적인 당사자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학문 생태계를 바꾸기 위해 강사법 논란에 전면으로 뛰어들었다. 강태경 대학원생노조지부 수석부지부장은 8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논란을 예상했지만 강사가 교원지위를 얻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교원이 되면 향후 대학의 행정에 의견개진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긴다”며 “이는 대학이 계속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부지부장은 “지방 대학에서 시간강사가 소리 소문 없이 잘려나가는 것이 제일 큰 우려 사항”이라며 “교육부의 재정지원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건비의 상승분을 보전할 수 있도록 예산 지원을 하고 감사를 진행하면서 대학들의 구조조정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은 강 부지부장과의 일문일답.   →대학원생 노조가 왜 강사법 논란에 뛰어들었나.  -우리나라의 강사제도는 교원의 위치를 양 극단으로 몰아가는 제도였다. 강사들은 교수가 되기 전까지 교원 임용을 위해 학계와 대학에서 눈치를 심하게 봐야 했다. 강사법에서 강사의 공개채용을 강화하고, 부당한 징계를 받았을 때 교원소청심사를 요청할 권한을 부여한 이유다. 또한 지금처럼 한 학기마다 강의를 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고, 건강보험도 제공되지 않는 불안정한 지위의 일자리로 진출해야 한다는 점은 대학원생의 생활을 더욱 암울하게 하는 요소였다.  →논란을 예상했으면서도 강사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이유는?  -강사들의 처우가 개선되고, 대학 내에서 교원으로서 일정한 주체로 인정받아야 학계의 위계관계도 평등해질 수 있다. 특히 국내 인문사회계 대학의 경우 다양한 세부전공 지식은 상당 부분 강사들에게 있다. 하지만 신분이 강사라는 이유로 이들의 지식은 ‘다른 것’이라기 보다는 ‘열등한 것’ 취급을 받기 일쑤였다. 이를 고치기 위해서도 강사제도는 반드시 바뀌어야 했다. 국회, 교육부, 학부생, 대학원생, 교수 등이 함께 힘을 모아 수업의 규모와 강사 자리를 지켜낼 경우, 강사들 전반의 처우를 개선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있었다.  →시간강사들에게서 가장 많이 들은 우려는 무엇이었나?  -당장 강의를 하지 못하게 될까 봐 불안해하는 박사 수료생, 졸업생, 강사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다들 대학은 어떻게든 강사들을 줄일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대학은 강사를 줄여왔는데, 이 법이 통과되면 더 줄이지 않겠느냐는 걱정이 크더라. 또한 현장에서는 대학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이 있다. 오랜 경험에서 체득한 것으로, 대학은 어떻게든 편법을 찾아낸다는 것이다.  →강사법 시행 후 대학 측은 실제로 강사를 줄이려고 했다.  -대학이 강사를 줄이려는 의도는 분명히 있다. 이들은 지금까지도 많이 줄여왔다. 대학이 보다 수익성 있는 방향으로 대학의 교원들을 재배치하고 있다는 관점에서 구조조정을 바라봐야 한다. 대학은 입학 정원에 따라 등록금이 고정이니, 강의를 제공하는 데 드는 비용을 최대한 절감하려 한다.  →대학은 수년째 등록금도 올리지 못하고 있는데.  -대학에서 강사들의 인건비는 전체 예산의 1~3% 수준이다. 이는 전체 교원(전임교수, 비전임교수, 강사)의 인건비 중 3~10% 수준이다. 여기서 더 줄일 수 있는 여지가 얼마 없다. 비용만 생각해서 무리하게 수업을 없애다가는 반교육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이번에는 대학이 교육을 위해 부분적인 추가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피해를 보는 시간강사들도 있지 않나.  -기존의 강사들 중 3~4개 강의를 하면서 그나마 생활이 안정된 분들이 다시 불안한 위치로 내몰릴 수 있다. 이분들이 한 학교에서 6학점 이하로 강의를 하게 되면서 2개의 대학에서 강의를 맡아야 할 수도 있다. 실제로 이 분들께는 죄송한 부분이 있다.  →서울대 학장단이 강사법에 대해 우려하는 성명을 냈는데.  -서울대 학장단은 수업 시수에 대해 팩트체크도 잘못된 상태에서 성명을 냈다. 성명에서 “소수의 강사가 일정한 수 이상의 강의를 의무적으로 맡게 돼 강의질이 떨어진다”고 했지만, 강사법에서는 6학점 미만으로 강의를 맡으라고 하고 있다. 법학전문대학원 원장도 명단에 들어 있던데, 서울대의 큰 실수로 기록될 일이다. 한편으론 너무 무심한 그 성명서는 한국의 엘리트가 얼마나 계급적 차별에 무심한지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반면 한양대 교수들의 성명은 아주 반가운 일이었다. 이번 강사법 논란에 있어서 진지하고 책임감 있는 자세를 보여준 사례다. 최소한 동료 교원과 연대하는 의식이 있는 조치라고 봤다.  →지방에 알려지지 않은 대학의 시간강사는 조용히 잘려나갈 수도 있을 것 같다.  -제일 큰 우려 사항이다. 이 때문에 교육부의 재정지원 확보가 중요하다. 인건비의 상승분을 보전할 수 있는 예산 지원이 가능해지고, 대학 교육의 질을 유지하고 있는지 감사를 진행해서 투쟁이 없는 대학들의 구조조정을 최소화해야 한다. 강사법의 효과가 어떤 식이 될지는 앞으로 정부가 시행령을 어떻게 만들어가느냐에 따라 달렸다. 그리고 이 시행령을 두고 협의하는 협의회의 결정이 중요해질 것이다.  →대학원생 노조의 향후 계획과 하고 싶은 말은?  -우리는 학부생과 강사들의 중간 연결고리가 돼 수업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대학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싸움을 키워갈 것이다. 전체 대학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지를 염두에 두고 대학교, 대학원 정책이 세워져야 한다. 대학이 10배 이상의 불평등한 임금격차와 최저 생계도 어려운 처지로 강사들을 몰아놓고 이걸 고치지 못하겠다고 하는 건 교육 기관으로서 자격 미달이라고 생각한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아파트, 학교가 되다…교육 특화 아파트 ‘광양 스위트엠 르네상스’ 주목

    아파트, 학교가 되다…교육 특화 아파트 ‘광양 스위트엠 르네상스’ 주목

    건설업계 스테디셀러 키워드는 ‘맘(Mom)심’ 사로잡기다. 주택 선택에서 고품격 인테리어와 섬세한 주방 디자인은 기본이고, 최근에는 단지 내 원스톱 교육을 내세워 엄마들의 마음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집을 구매할 때 결정권자는 남성보다 여성인 경우가 많다. 엄마들이 설계부터 주변 환경, 향후 시세 상승을 위한 주변의 개발 호재를 꼼꼼히 살피는 데다 단지 내 보육 시설을 주택 구매의 필수 조건으로 꼽고 있다. 이에 건설사들은 맘(Mom)심을 사로잡기 위해 ‘교육’을 키워드로 내세운 아파트 분양에 앞장서고 있다. 12월 견본주택 오픈을 앞두고 있는 ‘광양 스위트엠 르네상스’가 대표적이다. 대한토지신탁이 시행하고 삼부토건이 시공을 맡은 ‘광양 스위트엠 르네상스’는 광양시 마동 일원에 들어서는 전용면적 60㎡~84㎡, 총 339세대의 교육 특화 아파트이다. 지난 11월에는 광양시와 단지 내 국공립 어린이집 설치 업무협약을 마쳤으며, 그 외 빅캣 영어 프로그램 운영, 맘스 카페, 공부방 등 다양한 에듀 커뮤니티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단지는 아이 키우기 좋은 엘리트 타운으로, 광양시와 여수, 순천에 거주하는 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해 오픈 전부터 화제를 몰고 있다. 교육 특화뿐만 아니라 입지도 뛰어나다. 단지 앞 이순신대교와 금호대교를 통해 포스코 광양제철소, 여수국가산업단지로 출퇴근이 빠르고 편리하며, 홈플러스, 광양시청, 체육공원 등 생활 인프라도 우수하다. 탁 트인 광양만을 영구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오션뷰 프리미엄도 갖췄다. 단지 앞에 고층 건물을 세울 수 없어 채광과 조망권 침해가 없으며, 쾌적한 판상형 4bay 특화 설계가 체감 면적을 넓혀준다. 또한, 외부에서 앱을 통해 원격으로 집 안의 조명, 난방 등을 간편하게 컨트롤할 수 있는 홈 네트워크 시스템을 갖춰 편리하고 효율적이다. 광양시 부동산 관계자는 “교육열이 높은 광양시 학부모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저렴한 비용으로 양질의 자녀교육을 할 수 있는 단지 내 국공립 어린이집을 갖춘 광양 스위트엠 르네상스의 청약 열기가 뜨거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광양 스위트엠 르네상스는 군인공제회가 전액 출자한 대한토지신탁이 시행을 맡아 안정성과 공공성을 확보했다. 자세한 분양 정보는 광양시 중동에 위치한 견본주택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견본주택은 12월 중에 오픈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청년도 노인도 스포츠클럽 두드려라

    청년도 노인도 스포츠클럽 두드려라

    ●1시군구 1스포츠클럽 목표… 내년 21곳 추가 조성전국 대회에 나가고 싶은가? 지역 스포츠클럽에 가입하라. 지난 11월 대구에서 열린 ‘전국스포츠클럽 교류대회’가 성황리에 끝났다. 전국 대회는 매년 열린다. 생활체육인들로 하여금 목표 의식을 갖게 하는 대회이다. 스포츠클럽은 취미로 스포츠를 즐기는 가운데 실력이 뛰어난 이는 엘리트 선수로 커나가는 구조를 지향하고 있다. 올해는 2013년 사업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패러글라이딩(진주스포츠클럽 출신 김현희·홍필표)에서 2명의 국가대표 선수가 배출됐다. 복싱에서는 1명의 청소년 국가대표(남원거점 스포츠클럽 출신 최원태)가 탄생했다. 대한체육회에서 운영하는 스포츠클럽은 현재 전국 76곳이다. 2019년에는 21곳이 추가될 예정이다. 2022년까지 ‘1시군구 1스포츠클럽’(지역형 229개, 거점형 3개)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국 곳곳에 있기 때문에 비수도권 지역 주민들도 생활체육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스포츠클럽을 찾아보자! ●전국 근린공원 100곳 이상 체력 관리 교실 자신의 체력 정도가 궁금한 어르신은 집 근처 근린공원에 들러볼 일이다. 올해만 전국 100곳이 넘는 근린공원에서 ‘야외 체력 관리 교실’이 운영돼 노인들의 체력을 측정했다. 실버 스포츠는 최근 가장 활성화되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고령 인구의 급속한 증가에 따른 당연한 대응이기도 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조사한 2017 국민생활체육 참여 실태조사에 따르면 70세 이상 노년층의 41.8%가 스포츠 활동에 전혀 참여하지 않고 있다. 노년층은 현재 추세라면 2030년에는 전체 의료비의 50% 이상인 90조원을 사용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으로서도, 국가로서도 시급하다. 최근 실버스포츠리그와 실버스포츠클럽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노년층을 위한 맞춤 지도자도 늘어나는 중이다. 대한체육회는 2017년 15개 종목 560개이던 어르신 종목별 생활체육 교실을 꾸준히 늘려 가며 노인 인구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 울분 터졌다… 마크롱 항복에도 벗지 않는 ‘노란 조끼’

    연금제도 개혁·국회해산 등 요구 다변화 佛 최대 농민단체·화물트럭 노조도 가세 “정부 대책들 미흡” 주말 시위가 ‘분수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결국 ‘노란 조끼’의 대규모 폭력 시위에 굴복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5일(현지시간) 유류세 인상을 철회했다. 그러나 시위가 수그러들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마크롱 대통령의 결단이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노란 조끼 시위는 반(反)유류세 인상 시위에서 마크롱 정부 자체를 반대하는 시위로 번지는 모양새다.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은 이날 “마크롱 대통령과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가 2019년 예산안에서 유류세 인상을 제외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전날 프랑스 정부는 내년 1월로 예정됐던 유류세 인상을 6개월 유예하기로 했으나 비판이 거세자 하루 만에 백지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프랑스 정부는 노란 조끼들을 달래고자 부유세 부활 등의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뱅자맹 그리보 프랑스 정부 대변인을 통해 “질서와 냉정함을 되찾자”면서 “전례가 없는 현 상황은 정치적 반대가 아닌 공화국에 대한 지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말과 행동의 폭력이 심각한 상황에서 일부 세력은 오로지 공화국을 공격한다는 목표에 골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AP통신은 “시위대는 승리를 자축했지만 마크롱 대통령의 투항이 너무 늦었다고 말했다”면서 “시위대는 마크롱 대통령이 서민 문제에는 손도 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이번 조치가 마크롱 대통령을 향한 커지는 분노를 가라앉히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고 전했다. 시위대의 요구는 점점 더 다변화하고 있다. 각층의 억눌린 울분이 이번 시위를 계기로 폭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시위에서 프랑스 학생들은 새로운 교육제도에 항의하면서 학교에 불을 질렀고 중소기업 소유주들은 세금이 너무 높다며 도로를 봉쇄했다. 또 다른 시민들은 마크롱 대통령의 엘리트주의를 비판하는 행진을 했다. 노란 조끼들은 부유세 부활에서부터 연금제도 개혁, 국회 해산까지 촉구했다. 8일 집회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노란 조끼는 정부 대책들이 미흡하다면서 대규모 집회를 계속 이어 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최대 농민단체 FNSEA도 시위에 참여한다. 두 곳의 화물트럭 노조도 노란 조끼에 동조해 연대파업을 결의했다. 크리스토프 카스타네르 내무장관은 “경찰력을 증강 배치할 것”이라면서 “분별 있는 노란 조끼 시민들은 이번 토요일에는 자택에 머물러 달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안보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정부가 공공기관을 보호하려고 대테러 작전에 투입되는 군 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흑백TV 속 김일, 세상으로 나오다/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흑백TV 속 김일, 세상으로 나오다/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목멱산 꼭대기 팔각정을 오르내리던 ‘남산삭도(케이블카)’를 머리에 얹고 살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3호 터널이 뚫린 그 자리, 무성한 아카시아 숲을 헤치고 남산 허리까지 한달음에 올랐다. 쏟아지는 땀, 타들어 가던 목을 시원한 약수로 식히고 빨간 샐비어를 따 꿀물을 빨던 ‘국민학생’ 때다.저녁 8시, 산그늘이 6층짜리 시민아파트를 집어삼킬 즈음에도 아이들은 여전히 아파트 복도를 몰려다녔다. 목적지는 1층에서 유일하게 ‘텔레비전’을 갖고 있던 104호 김 아무개집. 현관 앞 복도에 옹기종기 앉아 시선을 멀찌감치 안방 구석에 맞춘다. 독수리인지 뭔지 모를 양각이 새겨진 커다란 틀 속에서 천규덕과 김일이 한 조가 돼 ‘괘씸하고도 나쁜’ 일본 선수들을 상대로 태그매치를 벌인다. TV 수상기는 당시 시민아파트 꼬맹이들의 로망이었다. 어머니, 할머니가 즐겨 보시던 ‘전설의 고향’만큼이나 인기있던 프로는 단연 레슬링이었다. 천규덕의 득달같은 가라테촙이 일본 선수의 목에 꽂히면 꼬맹이들은 따라서 공중제비를 돌았다. 일본 선수의 깨물기 반칙에 머리가 터져 붕대를 칭칭 동여맨 김일의 박치기가 한 번, 두 번, 세 번까지 터지면 채널 쟁탈전 끝에 뒤로 물러나 앉은 할머니까지 거들며 복도가 떠나갈 듯 만세를 불러댔다. 넉넉하지 않고 고단했지만 흥겨운 남산 자락 서울의 한 동네 서민들의 여름 저녁 풍경이었다. ‘말죽거리 잔혹사’를 만들었던 영화감독 유하의 시에 등장하는 자이언트 바바, 안토니오 이노키, 김일, 천규덕 등 프로레슬러의 이름은 적어도 60년생들에게는 ‘추억’의 다른 이름이다. 같은 2004년 개봉한 또 다른 영화 ‘역도산’은 한국 레슬링의 스승으로 알려진 한국명 김신락을 다뤘는데, 여기에서 ‘박치기왕’ 김일은 후반부에 잠깐 나왔을 뿐이었다. 그랬던 김일이 2018년 12월이 돼서야 우리에게 다시 찾아왔다. 대한체육회가 5일 제7차 스포츠영웅 선정위원회에서 6명의 후보 가운데 김일과 김진호(56·한체대 교수·양궁)를 최종 선정해 발표했다. 두 사람은 선정위원회와 심사기자단의 업적평가(70%)와 국민지지도 조사(30%)를 통해 2차에 걸친 심사 끝에 후보에 올랐고, 선정위원 3분의2의 찬성으로 스포츠 영웅이 됐다. 김일이 선정된 것은 파격적이다. 그는 손기정을 비롯해 양정모, 차범근, 김연아 등 한국 체육을 대표하는 이들과 달리 엘리트의 범주에 속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프로레슬링은 쇼’라는 폭로 이후 꾸준히 후보에 올랐지만 최종 심사에서 매번 탈락했다. 그러나 올해는 국민지지도 조사에서 최고 지지를 받았고, 선정위원회 및 심사기자단의 정량·정성 평가에서도 고득점을 얻었다는 후문이다.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둔 선수는 아니었지만 넉넉지 못하고 늘 어스름 저녁 같았던 1960~70년대를 살았던 서민들에게 삶의 비상구를 열어 주고 애환을 달래 준 진정한 영웅이었다는 점을 인정받은 것이다. 김일은 지난 2006년 10월, 13년 동안 누워 있던 서울 중계동 을지병원 한 병실에서 77세로 눈을 감았다. 그의 태그매치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남산 꼬맹이들이 아직도 그를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cbk91065@seoul.co.kr
  • 티켓파워 배우 130억으로 빚은 12월의 ‘빅매치’

    티켓파워 배우 130억으로 빚은 12월의 ‘빅매치’

    추석 연휴 이후 차분했던 극장가가 다시 한 번 뜨겁게 달아오를 예정이다. 순제작비 120억~130억원이 투입된 대작들의 빅매치가 펼쳐진다. 충무로 최고의 티켓 파워를 자랑하는 배우들과 감독들이 손잡은 작품이 연이어 개봉하면서 흥행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과연 올해 마지막에 웃는 사람은 누구일까.송강호 주연의 ‘마약왕’(19일 개봉)은 ‘내부자들’(707만명)과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208만명)로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의 흥행사를 다시 쓴 우민호 감독의 신작이다. 순제작비만 135억원이 투입됐다. 마약도 수출만 할 수 있다면 애국으로 여겨지던 1970년대, 부산에서 하급 밀수업자로 일하던 이두삼(송강호)이 우연히 마약 밀수에 가담했다가 마약 제조와 유통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된 이야기를 그린다. 우 감독은 “범죄 영화라기보다 이두삼이 마약왕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은 모험담에 가깝다”면서 “암울했지만 동시에 찬란했던 1970년대를 살았던 사람들에 집중한 영화”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조정석, 배두나, 김대명, 김소진 등 최고의 배우들이 작품에 힘을 싣는다. 1970년대 당시 유행한 스타일의 옷을 재현하기 위해 일본에서 비슷한 원단을 공수해 직접 의상을 제작하는 등 시대의 분위기를 작품에 고스란히 담았다.같은 날 개봉하는 ‘스윙키즈’는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와 tvN 드라마 ‘백일의 낭군님’ 등 스크린과 TV를 오가며 20대 대세 배우의 입지를 굳힌 도경수가 전면에 나선 작품이다. 순제작비는 123억원.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거제 포로수용소에서 각자 다른 사연을 가지고 춤을 추게 된 탭댄스 팀 ‘스윙키즈’의 탄생기를 그렸다. 한국전쟁 당시 종군기자였던 베르너 비숍이 거제 포로수용소에서 복면을 쓴 채 춤을 추는 포로들을 촬영한 사진 한 장에서 시작된 창작 뮤지컬 ‘로기수’가 모티브가 됐다. 베니 굿맨, 데이비드 보위, 비틀스 등 불후의 명곡을 바탕으로 배우들이 선보이는 수준급의 탭댄스가 백미다. 전작 ‘과속스캔들’(2008), ‘써니’(2011)에서 음악과 이야기, 재미와 감동을 아우르며 호평을 얻은 강형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26일 개봉하는 ‘PMC:더 벙커’(순제작비 120억원)는 ‘더 테러 라이브’(2013)의 김병우 감독이 ‘트리플 1000만 배우’ 하정우와 다시 호흡을 맞춘 전투 액션물이다. 두 사람이 지난 5년간 함께 머리를 맞대며 준비했다. ‘더 테러 라이브’에서 고층 빌딩의 스튜디오에 갇힌 극한 상황을 연출했던 김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는 지하에 광활하게 펼쳐진 벙커 공간을 조명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으로부터 거액의 프로젝트를 의뢰받아 지하 30m 비밀벙커에 투입된 글로벌 군사기업(PMC) 블랙리저드의 캡틴 에이헵(하정우)이 작전의 키를 쥔 북한 최고의 엘리트 의사 윤지의(이선균)와 함께 펼치는 사투를 담았다. ‘더 테러 라이브’, ‘터널’(2016)에서 돋보였던 하정우의 실감 나는 생존 연기를 또 한 번 만날 수 있다.세계적인 인기를 누리는 캐릭터들의 솔로 무비 두 편도 빅매치에 가담한다. ‘저스티스 리그’에 등장한 히어로 아쿠아맨의 탄생을 그린 ‘아쿠아맨’(19일 개봉)과 ‘트랜스포머’의 인기 캐릭터 범블비의 탄생 이야기를 그린 ‘범블비’(25일 개봉)다. ‘아쿠아맨’은 인간인 등대지기 아버지와 아틀란티스 왕국의 여왕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아쿠아맨의 탄생기다. ‘컨저링’으로 공포 영화의 흥행사를 다시 쓴 제임스 완 감독이 연출한 첫 번째 슈퍼히어로 영화로 기대를 모은다. ‘범블비’는 자신에게 특별한 이름을 지어준 소녀 찰리와 모든 기억이 사라진 범블비가 그의 정체를 파헤치려는 자들로부터 추격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둥지탈출3’ 이일재, 폐암 투병 심경 고백 “무조건 살아야겠다 다짐”

    ‘둥지탈출3’ 이일재, 폐암 투병 심경 고백 “무조건 살아야겠다 다짐”

    ‘둥지탈출3’ 이일재가 폐암 투병 심경을 고백한다. 4일 방송되는 tvN ‘둥지탈출3’에서는 영화 ‘장군의 아들’로 열연했던 배우 이일재가 그간 투병생활로 인해 활동이 뜸했던 이유를 최초 공개할 예정이다.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로 인해 아내는 남편 대신 집안의 경제 활동을 책임지기 시작했고 엘리트 두 딸은 스스로 공부에 집중했다. 급기야는 새벽 4시에 일어나 가족을 위한 밥상을 차리며 이일재 부부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고 있던 것. 이일재는 가족들을 위해 집안일은 물론 걱정의 잔소리를 쉴 새 없이 쏟아 MC 박미선과 스페셜 게스트로 출연한 함소원에게 큰 일침을 받기도 했다. 한편 이일재의 유별난 잔소리에는 사연이 숨겨져 있었다. 갑작스런 폐암 선고에 ‘이런 병이 나에게도 오는구나’ 하며 한참을 탄식했다는 이일재는 무조건 살아야겠다는 일념으로 가족들을 생각하며 치료에만 전념했다고. 현재는 본인의 의지와 가족들의 보살핌으로 드라마, 영화 복귀에 관한 이야기도 나눌 정도로 호전된 모습을 보였다. 한편, tvN ‘둥지탈출3’는 4일 오후 8시 10분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시론] 경애의 마음/정용철 서강대 교육대학원 교수

    [시론] 경애의 마음/정용철 서강대 교육대학원 교수

    ‘팀킴’이라 불리던 평창올림픽 겨울동화의 주인공들이 스스로를 잔혹 동화의 피해자였다고 세상에 밝혔던 그날,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국내 컬링 1세대의 한 명으로 현장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후배였다. 술을 좀 했는지 평소보다 말이 엉긴다. “결국 터질 게 터졌네요. 제자들 보기가 부끄럽습니다. 큰 용기를 낸 선수들이 다치지 않게 좀 도와주세요.”예전부터 기회가 될 때마다 김경두 교수의 컬링협회 전횡에 대해 내게 고해성사를 하듯 얘기해 온 후배라 그리 놀라지 않았지만, 서글프고 답답한 심경은 그와 마찬가지였다. 내가 뭘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이 글을 쓰는 이유다. 스포츠심리학 전문가로 오랫동안 스포츠 현장에서 선수들과 지도자들을 만나 온 나로선 이번 팀킴(이라고 쓰고 ‘팀킬’이라고 읽는다) 사태를 두고 화들짝 놀라는(또는 놀라는 척하는) 이들이 더 놀랍다. 정말 몰랐다면 눈앞에서 매일 벌어지는 일들을 못 봤다는 것이니 눈을 감았거나 눈이 멀었다는 뜻이고, 아는데도 몰랐던 것처럼 놀라는 척하는 것이라면 뻔뻔한 연기를 하고 있는 것일 테다. 정말 이런 협회 지도자들의 전횡을 몰랐단 말인가? 이번 사태가 김씨 성을 가진 사람이 유별나게 많은 컬링협회에서만 일어난 특별한 일일까? 단언컨대 이번 팀킴 사태는 경상북도 의성에 있는 컬링장에서 발생한 독점적 권력을 가진 한 개인의 일탈이 아니다. 우리나라 엘리트 스포츠에 만연된 지극히 낯익은 풍경이다. 똑같은 얘기를 우리는 이미 여러 번 반복해 들어왔다. ○○연맹에도 ‘김경두’가 있고, ○○원에도 ‘김경두’가 있다. 문제가 드러나 알려진 단체 이외에도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데 쉬쉬하면서 덮고 있는 전횡과 비리는 차고도 넘친다. 비슷한 문제가 축구나 야구, 농구, 배구와 같은 인기 스포츠뿐 아니라 잘 모르는 비인기 종목, 심지어 장애인 스포츠의 밑바닥에까지 깊게 스며들어 있다. 얼마 전 논란 끝에 관리단체로 지정된 한 연맹에도 김경두 교수의 ‘데칼코마니’가 있다. 연맹의 대부로 불렸고 무소불위의 힘을 오랫동안 행사했다. 유능했고 능숙하게 자신의 힘을 행사했다. 그 힘을 갖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했고, 그 힘을 유지하기 위해 치열하게(때론 처절할 정도로) 노력했다. 자신에게 충성하는 사람(혹은 가족)들은 요직으로 등용하고 저항하는 세력은 철저하게 배제했다. 의성 컬링장 같은 특정 시설을 기반으로 꿈나무부터 국가대표까지 모든 레벨의 선수들에게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 아무리 정상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선수들에게 신체적, 언어적 폭력을 가해도 그들에게는 메달이란 면죄부가 있다. 한 예로 문화체육관광부의 관리단체 지정에 저항하던 해당 분야 원로들은 대한체육회에 자발적(이었다고 믿고 싶다)으로 관리단체 지정을 반대하는 연명 서명서를 제출했다. 올림픽에서 메달도 따고 잘했는데 뭐가 문제냐는 식이다. 대학교 3학년 금메달리스트가 골방에 갇혀 무차별 폭행을 당해 가해자였던 대표팀 코치가 감옥을 가도 그냥 놔두라는 협회 원로들의 볼멘 목소리,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김금희의 장편소설 ‘경애의 마음’ 한 대목은 거대 권력에 눌려 숨죽이며 지내는 수많은 엘리트 선수들의 마음을 잘 설명해 준다. 주인공 경애를 ‘경애’하는 상수는 재수 시절 기숙학원 생활조교의 얼차려를 받으면서 마치 ‘팝콘 터지듯 온갖 감정들이 터지곤 했다’고 고백한다. 거기에는 모멸감, 분노, 혐오와 슬픔이 있었지만, 이상한 방식의 갈구가 생겨났고 가해자에게 분노를 느끼다가도 끝내는 완전한 약자가 돼 그의 선처와 용서, 동정과 연민을 바라며 투항한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스포츠 약자들에겐 두 가지 선택만 존재했다. 괴물의 하수인으로 투항해 그를 닮아 가거나 철저히 이용되고 버려지거나. 간혹 자기 목소리를 내고 저항하다가 결국 자기 발로 더러운 판을 떠나는 경우가 예외적으로 있었다. 공교롭게도 소설의 주인공은 팀킴의 서드 김경애와 이름이 같다. 기자회견장에서 고개를 떨구고 있는, 평소에는 스킵 김은정 언니에게도 거침없이 작전을 이야기한다는 경애의 마음이 또다시 부서지지 않기를. 그래서 숨죽여 팀킴을 바라보고 있는 수많은 경애들이 마음 놓고 운동할 수 있기를 경애의 마음으로 빌어 본다.
  • [단독] 전문대엔 우수 인재 없다?… 국가우수장학금 ‘0원’ 만든 기재부

    [단독] 전문대엔 우수 인재 없다?… 국가우수장학금 ‘0원’ 만든 기재부

    “소득연계 장학금만 지급은 차별” 논란에 교육부, 전문대 몫으로 160억원 신청 기재부, 내년 예산 심사서 전액 삭감 4년제 대학생은 올해 710억원 혜택 “엘리트 의식 깔려… 정부가 학력 차별”우수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국가에서 대학생들에게 지급하는 ‘국가우수장학금’을 전문대생들은 내년에도 받기 어렵게 됐다. 교육부가 내년 예산안으로 올린 ‘전문대학 우수장학금 지원’ 160억원이 기획재정부 심의 과정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전문대들은 “국가우수장학금을 전문대에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받지 못하는 것은 차별”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27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가 신설사업으로 신청한 ‘전문대학 우수장학금 지원’ 160억원이 기재부 심의 과정에서 탈락했다. 해당 사업은 현재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 검토 사안으로 포함돼 있으나 기재부 검토안대로 통과되면 전문대생들은 내년에도 4년제 일반대 재학생들이 받는 장학금을 받지 못한다. 현재 국가우수장학금은 일반대 학생들만 대상으로 한다. 대통령과학(이공계 최우수 학생)·국가우수(이공계 우수 학생)·인문100년(인문계)·예술체육비전(예체능계) 등 4개 분야로 나눠 등록금과 함께 학기당 최대 250만원의 추가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지원 대상은 대학의 추천을 받거나 학기당 성적기준(4.5 만점에 3.5 이상)을 충족한 학생들이다. 올해 1만 2682명이 총 710억원의 혜택을 받았다. 전문대생들도 2011년에는 국가우수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다. 정의당 정책위원회에 따르면 당시 전문대생 1850명이 96억원의 혜택을 받았다. 그러나 이듬해 저소득층에 장학금을 지원하는 소득연계형 국가장학금이 신설되면서 전문대생은 국가우수장학금에서 배제됐다. 전문대에 저소득층 학생이 많기 때문에 국가장학금까지 주면 혜택이 전문대생에게 너무 집중된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소득연계형 장학금과 우수인재 양성을 위한 장학금은 별개로 다뤄져야 한다는 지적과 전문대에 대한 차별이라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됐다. 교육부도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지난해 12월 ‘전문대학 제도개선 추진방안’을 통해 전문대 국가우수장학금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재부 예산심사에서 해당 사업 예산이 빠졌다. 일각에서는 예산 탈락 배경에 전문대 학생들은 일반대 학생들에 비해 성적이 떨어져 우수 인재 양성이라는 국가우수장학금의 목표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엘리트 의식’이 깔려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관계자는 “전문대 학생이라고 해서 소득을 기준으로 한 장학금만 받도록 하는 것은 정부가 나서서 학력차별을 하는 꼴”이라면서 “전문대 학생들을 대학 입학 성적으로만 평가하지 말고 학생들의 잠재된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올바른 교육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단독] 전문대엔 우수 인재 없다?… 국가우수장학금 ‘0원’ 만든 기재부

    [단독] 전문대엔 우수 인재 없다?… 국가우수장학금 ‘0원’ 만든 기재부

    기재부, 내년 예산 심사서 전액 삭감 4년제 대학생은 올해 710억원 혜택“엘리트 의식 깔려… 정부가 학력 차별”우수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국가에서 대학생들에게 지급하는 ‘국가우수장학금’을 전문대생들은 내년에도 받기 어렵게 됐다. 교육부가 내년 예산안으로 올린 ‘전문대학 우수장학금 지원’ 160억원이 기획재정부 심의 과정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전문대들은 “국가우수장학금을 전문대에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받지 못하는 것은 차별”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27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가 신설사업으로 신청한 ‘전문대학 우수장학금 지원’ 160억원이 기재부 심의 과정에서 탈락했다. 해당 사업은 현재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 검토 사안으로 포함돼 있으나 기재부 검토안대로 통과되면 전문대생들은 내년에도 4년제 일반대 재학생들이 받는 장학금을 받지 못한다. 현재 국가우수장학금은 일반대 학생들만 대상으로 한다. 대통령과학(이공계 최우수 학생)·국가우수(이공계 우수 학생)·인문100년(인문계)·예술체육비전(예체능계) 등 4개 분야로 나눠 1명씩에게 등록금과 함께 학기당 최대 250만원의 추가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지원 대상은 대학의 추천을 받거나 학기당 성적기준(4.5 만점에 3.5 이상)을 충족한 학생들이다. 올해 1만 2682명이 총 710억원의 혜택을 받았다. 전문대생들도 2011년에는 국가우수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다. 정의당 정책위원회에 따르면 당시 전문대생 1850명이 96억원의 혜택을 받았다. 그러나 이듬해 저소득층에 장학금을 지원하는 소득연계형 국가장학금이 신설되면서 전문대생은 국가우수장학금에서 배제됐다. 전문대에 저소득층 학생이 많기 때문에 국가장학금까지 주면 혜택이 전문대생에게 너무 집중된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소득연계형 장학금과 우수인재 양성을 위한 장학금은 별개로 다뤄져야 한다는 지적과 전문대에 대한 차별이라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됐다. 교육부도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지난해 12월 ‘전문대학 제도개선 추진방안’을 통해 전문대 국가우수장학금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재부 예산심사에서 해당 사업 예산이 빠졌다. 일각에서는 예산 탈락 배경에 전문대 학생들은 일반대 학생들에 비해 성적이 떨어져 우수 인재 양성이라는 국가우수장학금의 목표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엘리트 의식’이 깔려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관계자는 “전문대 학생이라고 해서 소득을 기준으로 한 장학금만 받도록 하는 것은 정부가 나서서 학력차별을 하는 꼴”이라면서 “전문대 학생들을 대학 입학 성적으로만 평가하지 말고 학생들의 잠재된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올바른 교육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유기견 출신 경찰견, 3억 넘는 마약 압수 활약

    유기견 출신 경찰견, 3억 넘는 마약 압수 활약

    경찰견이라고 하면 저먼 셰퍼드가 가장 먼저 떠오르겠지만, 최근 영국에서는 스태퍼드셔 불테리어라는 견종이 경찰견으로 활약하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일간 메트로 등 외신은 19일(현지시간) 영국 최초의 스태퍼드셔 불테리어 경찰견 ‘쿠퍼’를 소개했다. 쿠퍼가 소속돼 있는 스태퍼드셔 경찰에 따르면, 현재 두 살로 추정되는 쿠퍼는 다른 경찰견들과 달리 태어날 때부터 경찰견이 되도록 자란 것은 아니다. 원래 쿠퍼는 거리를 방황하던 유기견이었지만 영국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에 의해 구조된 뒤 약물이나 현금, 또는 총기를 찾아내는 훈련을 받고 나서 새롭게 경찰견의 삶을 살게 됐다는 것이다.또한 쿠퍼는 지난 3월 구조된 뒤 한 달 만에 정식 경찰견이 됐으며 지금까지 25만 파운드(약 3억6400만 원) 상당의 헤로인과 코카인 등 마약을 압수하는 데 공헌했다. 이는 쿠퍼가 엘리트 코스를 밟은 다른 경찰견들보다 훨씬 뛰어난 성과다. 하지만 스태퍼드셔에서도 아직 스태퍼드셔 불테리어가 흔한 경찰견은 아니라는 이유 때문에 그를 보고 놀라는 시민도 다수 있다. 이에 스태퍼드셔 경찰은 쿠퍼를 위한 트위터를 운영하며 사람들에게 스태퍼드셔 불테리어 경찰견 쿠퍼의 소식을 공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트위터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특파원 생생리포트] 곤 닛산 회장 체포의 일등공신은 日 ‘사법거래’…어떻게 이뤄졌나

    [특파원 생생리포트] 곤 닛산 회장 체포의 일등공신은 日 ‘사법거래’…어떻게 이뤄졌나

    지난 7월 일본 최고의 엘리트 조직으로 평가받는 도쿄지검 특수부는 미쓰비시히타치 파워시스템스(대형 발전기 제조업체)의 뇌물 사건을 수사하면서 처음으로 ‘일본판 플리바겐’으로 불리는 ‘사법거래’를 적용했다. 뇌물공여 혐의로 이 회사의 전직 임원 등 3명을 기소했지만, 회사 법인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지 않았다. 정보를 제공해 수사에 협력한 대가였다. 그러자 일본 사회에서 “공연히 회사에 면죄부만 주었다”는 비판이 일었다. 도마뱀 꼬리자르는 식으로 임직원에게만 죄를 묻게 하고 회사는 살짝 빠져나가는 데 사법거래 제도가 악용됐다는 지적이었다. 도쿄지검 특수부는 사건을 해결하고도 적잖이 머쓱해지고 말았다. 그러나 도쿄지검 특수부가 이번에는 제대로 한 건 물었다는 박수를 받고 있다. 카를로스 곤(64) 르노·닛산 회장의 체포와 관련해서다. 도쿄지검 특수부는 이번에 곤 회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면서 사법거래 제도를 두번째로 적용했다. 2016년 5월 법제화된 일본의 사법거래 제도는 2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올 6월부터 발효됐다. 사법거래는 다른 사람의 범죄정보를 수사기관에 제공하는 대신 자신의 처벌을 가볍게 하는, 통상 ‘플리바겐’으로 불리는 제도의 일본식 명칭이다. 말단에서 범죄를 실행한 사람 등의 협조를 통해 고위직의 범죄나 조직 차원의 범죄를 파헤치는 데 도움을 얻기 위해 도입됐다. 뇌물수수, 사기, 탈세, 담합 등으로 적용대상은 한정돼 있다. 이번에 곤 회장의 부하 직원들은 수사에 협조하는 대신 형사 처분의 감면을 검찰로부터 약속받았다. 이를 통해 곤 회장과 그렉 켈리(62) 대표가 공모해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치 유가증권보고서에 곤 회장의 실제 보수가 합계 99억 9800만엔인데도 절반인 49억 8700만엔으로 허위 기재한 사실이 속속들이 드러났다. 검찰은 곤 회장이 회사 자금으로 브라질, 레바논 등에 저택을 장만한 사실도 처벌의 감경을 약속받은 부하 직원의 증언으로 밝힐 수 있었다. 프랑스와 일본의 국가 대항전과 같은 형태로 이번 사건이 전개되면서 일본에서는 곤 회장에 대한 사법거래 적용을 ‘검찰의 쾌거’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외국과 갈등이 있을 경우 자국 입장 중심의 논조가 특히 강한 일본 언론은 한결 같이 칭찬 일색이다. 특히 생산규모 등 외형에서 앞서는 자국 닛산자동차가 그보다 못한 프랑스 회사에 의해 지배되는 듯한 양상에 불만이 많았던 터라 찬사는 배가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당초 사법거래의 입법취지에 걸맞은 첫번째 사례”라고 추켜세웠다. 세이조대학 법학부 이부스키 마코토 교수는 “범죄사실의 입증이 어려운 뇌물수수 등 경제사범을 추궁하는 새로운 접근법으로 사법거래를 평가할 수 있다”면서 “다만 수사에 협조하기로 한 말단의 실행자 등이 자기 형벌을 피하기 위해 거짓 증언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물증 등에 의한 보강수사의 중요성도 매우 커졌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박백범, 국정교과서 반대로 쫓겨났다 교육부 2인자로 복귀

    박백범, 국정교과서 반대로 쫓겨났다 교육부 2인자로 복귀

    23일 신임 교육부 차관에 임명된 박백범(59) 세종특별자치시 성남고 교장은 행정고시(28회) 출신의 정통 교육관료 출신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교과서에 반대해 2016년 반 강제로 교육부를 떠났던 박 차관은 2년만에 교육부 2인자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박 차관은 1984년 행시에 합격한 뒤 교육부 기획관리실, 교육인적자원부 고등교육정책과장, 교육과학기술부 대변인, 교육부 기획조정실장 등 교육부 내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또 충북대 교육학과 초빙교수, 서울·대전교육청 부교육감, 그리고 차관 임명 직전 재임하고 있던 세종시 성남고 교장까지 현장경험도 풍부하다. 2002년 김대중 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에 파견됐고, 2011년에는 한나라당 수석전문위원을 지내 특정 정치 성향에 쏠리지 않고 무난한 업무를 해 왔다는 평가도 받는다. 교육부 내에서 정통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던 박 차관의 시련은 국정교과서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내비치면서 찾아왔다. 2014년 교육부의 ‘3인자’ 자리인 기획조정실장으로 임명된 박 차관은 역사교과서 발행체제를 검토하기 위해 신설된 ‘역사교육지원팀’을 맡았지만 정부 정책 기조와 반대되는 ‘검정강화’를 대안으로 한 보고서를 청와대에 냈다. 결국 기조실장에서 물러나 서울교육청 부교육감으로 자리를 옮겼다. 공식적으로는 대학지원실장이던 2013년 터진 대학수학능력시험(2014학년도) 세계지리 문제 오류의 책임이 이유였지만 국정교과서에 반대한 데 따른 좌천성 인사라는 것이 교육계의 분석이었다. 약 1년간 서울교육청 부교육감으로 근무하던 박 차관은 사표를 내고 교육부를 떠났다. 이 같은 이력으로 인해 박 차관은 문재인 정부 초기부터 교육부 차관 후보로 하며평에 오르내리다 이번에 차관으로 정식 임명됐다. 교육부 내부에서는 이번 인사를 반기는 분위기다. 교육부 한 관계자는 “박 차관이 교육부 재직 시절 워낙 인품이 좋아 따르는 후배들이 적지 않았고 2016년 교육부를 떠날 때도 안타까워 하는 직원들이 많았다”면서 “교육부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업무 파악 등도 빠르게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컬링의 성’ 되는 컬링 의성

    ‘컬링의 성’ 되는 컬링 의성

    스포츠 거점도시 도약 준비하는 의성 르포 지난 8일 ‘컬링의성’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컬링과 씨름 등 스포츠와 관광을 결합한 사업들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펼칠 계획인 경북 의성군청을 찾았다. 공교롭게도 그날 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컬링 사상 첫 은메달을 따며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받았던 ‘팀 킴’ 선수들이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 일가 때문에 인권 침해 등을 당한 사실이 처음 폭로됐다. 2주 동안 컬링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가 쏟아졌다. 김 전 부회장 등의 전횡이나 비위가 있었는지는 다음달 7일까지 진행될 예정인 문화체육관광부 등의 특정감사에 의해 진위가 가려질 것이다. 마침 의성군은 지난 4월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공모한 지역특화 스포츠관광산업 육성 사업으로 뽑혀 30억원의 중앙정부 예산 지원을 받게 됐다. 김 전 부회장 일가가 걸림돌이 됐다. 그는 2006년 국내 최초로 의성읍에 들어선 전용경기장을 경북컬링협회가 위탁 운영하는 ‘경북컬링센터’로 둔갑시켜 ‘왕국’으로 삼았다는 것이 군민들의 솔직한 생각이다.의성군은 용지를 공짜로 제공하고 2006년 건립 공사와 12년 넘게 유지·관리하는 데 100억원 넘는 예산을 지원했지만 군민들은 정작 컬링센터에 마음 편하게 드나들지도 못했다. 사실 이 문제는 2010년에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전국 9개 시·도 선수 135명이 연서명해 경북컬링센터의 빗장을 열어제칠 것을 요구했고 12명의 선수와 국가대표 선수들이 A4 용지 2~3장 분량씩의 진술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경기장 공사에 동원됐던 의성 출신 선수들을 하루아침에 내쫓는 바람에 이런 사태가 빚어졌다. 선수들은 불투명한 훈련비 사용 내역이나 의성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컬링선수권대회 한국인 운영위원 8명 가운데 7명의 자리가 김 전 부회장 일가와 지인들로 채워진 대회 팸플릿을 증거로 제시했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1세대 컬링인은 “영어를 제대로 할 줄 아는 수사 인력도 안 되고 해서 해외에서 쓴 경비를 제대로 규명할 수 없다는 이유로 몇 개월 수사하다 흐지부지됐다”고 말했다. 그는 “김 전 부회장은 컬링 발전을 방해만 하는 사람이었다. 말 안 듣는 선수를 쫓아내고 자기 주머니만 챙기는 사람이었다. 그 일가만 빠져줬더라면 좋은 경기장이 지척에 있고, 직업이 따로 있어 밤이나 주말에만 훈련하던 다른 나라 선수들과 비교해 종일 컬링에만 매달리는 우리 선수들이 훨씬 더 빨리 올림픽 금메달을 땄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의성군 문화관광과 간부들은 하나같이 “차라리 잘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 기회에 곪은 상처를 도려내고 ‘컬링의성’을 내세워 더욱 내실있는 ‘컬링의 메카’로 자리잡는 기회로 삼자는 목소리였다. 한 간부는 “평창 전에는 사실 별다른 관심이 없었는데 동계올림픽을 취재하던 외신기자들이 한달음에 평창까지 달려와 취재하는 것을 보고 확 달라졌다. 평창 대회 후 공문을 네 차례나 보내고 지난달 말 경북도청을 찾아 엘리트 선수도 훈련에 집중하게 하면서 차세대 꿈나무들을 양성하는 공간으로 활용하자고 요청했으나 요지부동이었다”며 “우리도 할 도리는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놓았다. 김주수(66) 의성군수도 지난 9일 인터뷰와 22일 전화 통화를 통해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우리는 할 일을 다했다. 워낙 김 전 부회장 등이 막무가내라 어쩔 수 없었다. 법적 대응까지 모두 준비한 상태에서 타이밍을 보고 있었는데 선수들이 지적하고 나서줬다”며 “군으로선 이번 일을 계기로 컬링센터 등이 정상화돼 엘리트 선수들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훈련에 집중하고, 생활체육의 메카로 의성이 새롭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림수산부 차관까지 지낸 김 군수는 “약간의 진통은 있겠지만 이번 사태가 정상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경북컬링협회와 업무협약을 다시 체결하고 장애인 팀을 창단하는 등 많은 노력과 지원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군수는 아울러 “서울 면적의 두 배 땅에 인구 5만명 밖에 안되는 의성군이 컬링과 씨름 등의 스포츠 거점도시로 탈바꿈할 수 있는지 보여주겠다”고 자신했다. 의성군의 한 체육교사는 “이제는 모두 잘 알고 있지만 컬링은 본디 생활체육 성격이 강한 운동이다. 많은 의성군의 초·중학생들이 컬링을 배우고 싶어했지만 컬링센터의 문이 굳게 잠겨 안쓰러워 지켜볼 수가 없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김경두 한 명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갔으면 좋겠다. 세 가지 트랙을 생각할 수 있다. 엘리트 선수들은 더욱 훈련에만 열중할 수 있게 해야 하고, 관내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자질을 발견해 연계해 기량을 닦을 수 있도록 하고, 다른 지역 주민이나 관광객들도 컬링의 매력을 즐길 수 있게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부회장이란 환부를 도려내면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일이라고 자신했다. 의성군은 기왕에 4면이 갖춰진 컬링센터가 엘리트 선수들의 훈련 공간으로 기능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해 바로 옆에 2면을 갖춘 경기장을 내년 6월 완공을 목표로 짓고 있다. 컬링 경기장을 유지하고 링크의 빙질을 관리할 수 있는 국내에 거의 유일하다시피 한 능력을 갖춘 김 전 부회장 등은 도와달라는 호소를 외면하고,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한사코 착공을 계속 지연시켰다는 것이 군청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의성군은 새 경기장을 활용한 테마여행 상품을 개발하고 다양한 컬링 교육과 행사 개최 등을 통해 관광객을 유치해 지역 홍보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구상이다. “컬링의 성”도 되고 “컬링 의성”도 되는 중의적인 캐치프레이즈를 정했고 의성군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포츠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두기로 했다.의성군은 이미 여러 행사를 통해 평창 성공의 기운을 이어가려고 노력했다. 지난 5월에는 의성 세계연축제를 개최하면서 컬링 미니 체험장을 마련해 국내 관광객뿐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었다. 같은 달에는 김도균 경희대 체육대학원 교수를 초빙해 스포츠 마케팅 전략을 주제로 한 강연회를 열기도 했다.지난 8월에는 고운 최치원이 1200여년 전에 창건한 의성 고운사에서 ‘청소년 여름 불교학교’를 열어 70여명의 초·중생들이 ‘팀 킴’ 선수들과 함께 명상하고 컬링센터에서 컬링을 각별히 체험했다. 지난달 5일부터 8일까지 의성슈퍼푸드 마늘축제 기간에 의성 전통시장과 의성종합운동장에서 ‘의성 컬링 플레이그라운드’를 운영했다. 컬링 전문 지도자가 나서 기초교육, 플로어 컬링 체험, 포토 이벤트를 실시했다. 의성은 삼한시대 초기의 조문국(召文國) 도읍이 있었던 곳으로 경주 못지 않은 고분들이 여기저기에서 발굴되고 있다. 박찬(93) 변호사가 의성 출신으로 조문국에 관한 책을 집필했고, 평생 모은 유물 1300여점을 조문국박물관에 기증했다. 박물관 안에는 어린 자녀들과 합장된 고분 발굴 현장도 생생하게 보전돼 있어 흥미를 자아낼 만했다. 박물관 앞에는 미니 컬링 체험장이 상시 운영되고 있다. 또 국내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성냥공장을 비롯해 일제시대 적산가옥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고 서애 유성룡이 태어난 사촌마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안의 명륜당 등과 똑같은 구조를 갖춘 향교 등 남다른 관광 유산들을 갖고 있다. 이달 셋째 주에는 여행 블로거 10여명을 초빙해 팸투어를 실시해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의성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문중의 힘, 한국 정치마저 지배했다

    문중의 힘, 한국 정치마저 지배했다

    조상의 눈 아래에서/마르티나 도이힐러 지음/김우영·문옥표 옮김/너머북스/984쪽/4만 5000원‘한국은 전통적으로 특정 엘리트 집단이 사회를 통치하고 지배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한국사를 연구하는 대부분의 학자들이 갖는 공통의 인식이다. 그 인식의 바탕은 정치가 사회를 좌우한다는 정치 우위의 판단이다. 하지만 한국은 거꾸로 사회가 정치를 지배하고 움직이는 체제로 이어져 왔다면 어떨까.마르티나 도이힐러 런던대 명예교수는 이 책에서 정치에 대한 사회 우위의 한국을 파헤쳐 눈길을 끈다. 종전 ‘한국의 유교화 과정’(1992년)과 같은 지론이긴 하다. 하지만 ‘유럽 한국학의 선구자’라는 별명답게 한국 사회의 권력과 지배 양상을 색다른 시각으로 풀어내 눈길을 끈다. “고유의 친족 이데올로기는 신분의 위계와 배타성을 찬미하면서 ‘운명의 붉은 실’처럼 신라 초부터 19세기 말에 이르는 한국 역사를 관통했다.” 한국을 움직여 온 지배층을 출계집단, 즉 공동의 조상으로부터 본인들의 혈통을 추적하는 ‘친척 집합체’로 콕 짚는다. 그 친족 이데올로기는 4~5세기 신라시대에서 시작된다. 골품제, 세족(世族), 사족(士族) 등 이름을 바꿔 가며 변신과 적응을 거듭했으며 대를 이어 권력과 부를 유지해 갔다. 출계집단들이 주도권을 잡기 위해 권력투쟁을 벌였고 그 결과 귀족 가문이 출현했다는 주장이다.그 친족 이데올로기가 19세기 말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건 바로 철저한 신분 가르기 때문이다. 양민, 노비들이 자신들의 집단에 편입할 수 없도록 이중, 삼중의 경계막을 세웠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고집스러운 사회적 차별’의 고수다. 여기에 중국에서 들여온 과거제와 주자학마저도 입맛에 맞게 변형해 권력 재창출과 유지의 도구로 썼다. 과거제만 보더라도 중국은 실력에 근거해 과거 급제자를 뽑은 반면 한국은 사실상 양반에게만 응시 자격을 부여한 게 대표적 사례이다. 문중의 발달도 그런 맥락에서 찾아진다. 고려 말 유입된 신유학의 원리대로라면 맏아들인 장자가 상속에서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게 된다. 하지만 이 땅에선 형제·친척 간 갈등을 해소하는 방안으로 문중이 고안됐다. 저자는 이 대목에서 “가족보다 폭넓은 개념인 문중은 비공식적인 조직이지만 분명히 존재한다”고 쓰고 있다. 능력주의 원칙이 담긴 과거제와 주자학도 엘리트의 월권에 대한 제약이 아니라 오히려 지배 강화에 쓰인 셈이다. ‘고유의 친족 이데올로기’는 조선 건국으로까지 이어진다. 학계에선 ‘신흥사대부 조선 건국론’이 정설로 굳어져 있다. 하지만 도이힐러 교수는 “고려의 세족이 조선의 사족으로 바뀌었을 뿐, 신흥사대부는 원래 없었다”고 잘라 말한다. 이 파격적 주장을 놓고 학계의 논란이 예상된다. 저자는 조선시대 당쟁을 놓고도 정치적 주도권을 잡으려는 싸움이었을 뿐만 아니라 엘리트가 신분을 유지하기 위해 벌인 광범위한 사회 현상으로 본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이 엘리트 집단이 오랜 세월을 버틴 배경에 ‘종교적’이라 할 만큼 철저한 조상숭배와 제사를 놓고 있다는 점이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사회적 위치를 정확히 알았고, 신분에 따라 조상을 모시는 사당 앞에 도열하는 순서도 달랐다.” 책 제목도 이 부분에 주목해 딴 이름이다. 결국 이런 전략을 통해 친척 집합체들은 정권 교체는 물론 왕조 교체 같은 정치적 격변 속에서도 살아남는 엄청난 내구력을 발휘했다고 저자는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친족 이데올로기는 여전히 작용하고 있을까. 요즘도 자식의 결혼을 앞둔 부모가 결혼 상대의 가문을 들추는가 하면 지역구 의원의 국회 입성에도 그런 사회적 기반이 알게 모르게 작용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저자는 이렇게 결론 짓고 있다. “역사적 실체로서의 양반은 나라를 도탄에 빠뜨렸다는 비난에 자주 휩싸이지만, 양반의 신분을 내세우는 것은 심지어 오늘날에도 개인의, 나아가 지역과 국가의 정체성을 구성할 때 여전히 강력한 호소력을 발휘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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