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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4년간 ‘화려한 영부인’ 생활 누리다…간신히 도망치곤 “이혼 요구”

    24년간 ‘화려한 영부인’ 생활 누리다…간신히 도망치곤 “이혼 요구”

    아내 등 가족과 함께 러시아에 망명 중인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전 대통령이 돌연 이혼설에 휩싸였다. 22일(현지시간) 튀르키예와 아랍 지역 매체들은 아사드 전 대통령의 부인 아스마 알아사드가 러시아에서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아스마는 모스크바 생활에 불만을 드러내고 이혼을 요구했으며, 암 치료를 위해 영국 런던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매체는 아스마가 러시아 법원에 출국 허가를 신청해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도 전했다. 아스마는 영국 출신으로, 시리아 국적도 취득한 이중국적자이다. 그는 지난 2018년 유방암으로 치료받고 있다고 발표했고, 1년 뒤 완치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 5월 아스마가 백혈병을 진단받아 치료를 시작했다고 아사드 대통령궁이 밝혔다. 튀르키예 매체들은 “아사드 전 대통령이 러시아 망명 허가를 받았으나 이동과 행동에 엄격한 제한을 받고 있어 모스크바에 갇혀 있다”며 “금 270㎏, 20억 달러(약 2조 9000억원), 모스크바 내 부동산 등 재산도 러시아 당국에 의해 동결됐다”고 보도했다. 다만 러시아 당국은 아사드 부부의 이혼설을 부인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3일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英외교부 “아스마 영국 귀환 허가 안해”아스마가 영국에 돌아가더라도 그는 환영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영국 외교부는 아스마의 영국 귀환은 허가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 장관은 이달 초 의회에서 “아스마는 제재를 받는 개인이고 영국에서 환영받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아사드 전 대통령 가족의 어떤 구성원도 영국에서 자리를 찾지 못하도록 내 권한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리아를 24년간 통치한 아사드 전 대통령은 지난 9일 수도 다마스쿠스가 반군에 의해 함락되자, 가족들과 함께 시리아 내 러시아 공군기지에서 러시아 군용기를 타고 모스크바로 망명했다. 1975년 영국에서 시리아 출신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아스마는 2000년에 시리아로 이주해 25세에 아사드 전 대통령과 결혼했다. 아사드 전 대통령은 결혼 몇 달 전 아버지 하페즈 아사드에 이어 시리아 대통령에 취임했다. 아스마는 24년간의 영부인 생활 내내 서방 언론들의 관심 대상이었다. 그는 2002년 버킹엄궁 국빈 방문 중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만나고, 2009년엔 브래드 피트와 앤젤리나 졸리를 다마스쿠스로 초대하는 등 서방에 우호적인 이미지를 과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사드 정권의 독재 정치가 이어지면서 2020년 아스마와 그 가족 역시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올랐다. 당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아스마를 가리켜 “시리아에서 가장 악명 높은 전쟁 수익자 중 한 명”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 19禁 보디호러 ‘서브스턴스’, 개봉 열흘 만에 ‘10만명’

    19禁 보디호러 ‘서브스턴스’, 개봉 열흘 만에 ‘10만명’

    스릴러 영화 ‘서브스턴스’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보디호러 물로는 이례적으로 개봉 초기 10만 관객을 돌파하며 잔잔하게 흥행하고 있다. 22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서브스턴스’는 전날까지 누적 관객 10만 1902명을 기록했다. 지난 11일 개봉한 지 열흘 만이다. 스크린 점유율 5% 안팎에 불과한 작품으로는 좋은 성적이다. 보디호러는 인간 신체를 의도적으로 변형하거나 다른 생명체의 기괴함을 보여주며 공포를 자아내는 장르다. 인간이 파리로 변하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 ‘플라이’(1986)가 대표적이다. ‘서브스턴스’는 한물간 50대 여성 배우 엘리자베스(데미 무어)가 한 약물을 주사한 뒤 젊고 아름다운 수(마거릿 퀄리)의 몸으로 살게 되며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전작이자 장편 데뷔작인 ‘리벤지’(2017)에서 유혈 낭자한 신체 훼손 장면을 보여줬던 프랑스 여성 감독 코랄리 파르자는 이번 작품에서도 성인 여성의 등에서 또 다른 성인 여성이 태어나고, 몸을 굵은 바늘과 실로 꿰매고, 신체가 기이하게 변형되는 수위 높은 장면을 연출한다. 이 때문에 ‘서브스턴스’는 올해 칸국제영화제에서 최고의 화제작이자 문제작으로 손꼽혔다. 그럼에도 서브스턴스가 조용하게 흥행하고 있는 것은 작품 완성도가 높은데다 ‘외모 강박’이라는 주제가 20~30대 젊은 여성 관객의 공감을 끌어낸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작품을 수입한 영화사 찬란 관계자는 “전체적인 완성도와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 화면 디자인, 사운드, 주제 의식 등 여러 측면을 고려했을 때 관객들이 극장에서 꼭 봐야 하는 영화라고 생각한 것 같다”며 “지난 6월 흥행한 ‘존 오브 인터레스트’도 비슷한 사례”라고 말했다.
  • “절친이 中 간첩이라고?” 난리 났는데…가족 모임 불참한다는 英 왕자

    “절친이 中 간첩이라고?” 난리 났는데…가족 모임 불참한다는 英 왕자

    영국 앤드루 왕자가 스파이로 의심받는 중국인 사업가와 친분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 영국 사회가 술렁이고 있는 가운데, 앤드루 왕자는 전통적인 크리스마스 왕실 가족 모임에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 16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최근 왕실 소식통들은 찰스 3세 국왕의 동생인 앤드루 왕자와 그의 전처인 세라 퍼거슨 요크 공작부인이 오는 25일 크리스마스 당일 샌드링엄 영지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 왕실 가족들은 전통적으로 매년 크리스마스에 샌드링엄에 집결해 성탄을 축하하며 이 모습은 영국을 비롯한 전 세계 미디어를 장식한다. 그러나 앤드루 왕자는 다른 왕실 가족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 중국인 사업가가 영국 정부를 상대로 영국 입국 금지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그와 앤드루 왕자의 가까운 관계가 드러나 논란이 된 데 따른 것이다. 영국 국내정보국(MI5)은 그가 중국공산당 당원으로 당내 중앙통일전선공작부를 위해 일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으며 영국 내무부는 공공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의 입국을 금지했다. 영국 법원은 그동안 ‘H6’라는 가명으로만 알려진 이 중국인 사업가의 실명이 양텅보(50)라고 보도해도 된다고 허용했다. 양씨는 이날 낸 성명에서 “아무런 잘못되거나 불법적인 일을 하지 않았다”며 “나를 스파이라고 하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다만 중국 측 스파이로 의심되는 H6와 앤드루 왕자가 업무 관계로 가깝게 지내왔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영국 사회는 술렁이고 있다. 대중국 강경파로 꼽히는 이언 던컨 스미스 전 보수당 대표는 “이번 사건은 빙산의 일각으로 영국에는 (영국에 영향을 미치려고 하는) 그와 같은 사람이 많다”며 노동당 정부가 중국과 관계 개선을 시도하는 것에 대해 “중국에 대해 매우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르웨이를 방문 중인 키어 스타머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우리는 물론 중국이 제기하는 문제에 대해 우려한다”며 “우리의 접근 방식은 기후변화와 같이 협력해야 할 부분에서 협력하고 맞서야 할 부분에서는 맞서는 것”이라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인 앤드루 왕자는 영국에서는 철없는 사고뭉치 이미지가 강하다. 그는 미국의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가까이 지내면서 성 추문에 연루됐다가 모든 왕실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다.
  • 더, 더, 더 젊게… 더, 더, 더 아름답게… 예순둘 데미 무어의 광기 [영화 리뷰]

    더, 더, 더 젊게… 더, 더, 더 아름답게… 예순둘 데미 무어의 광기 [영화 리뷰]

    아카데미상을 수상하고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까지 입성한 대스타였지만 지금은 TV 에어로빅 쇼 진행자로 일하는 엘리자베스 스파클(데미 무어). 쉰 살 생일에 ‘더이상 어리지도 섹시하지도 않다’는 이유로 방송 프로그램에서 해고당한다. ●약을 주입하면 젊고 신선한 육체로 집으로 가던 길에 사고를 당해 병원에 실려 간 스파클은 매력적인 남성 간호사에게서 ‘서브스턴스’라는 약물을 권유받는다. 약을 주입하면 급격한 세포 분열이 일어나고 등이 갈라지면서 젊고 신선한 육체가 생겨난다. 그렇게 그의 몸에서 젊고 아름답고 완벽한 새로운 자신, 수(마거릿 퀄리)가 탄생한다. 지난 11일 개봉한 영화 ‘서브스턴스’의 주인공 스파클과 그를 연기한 데미 무어(62)는 묘하게 겹친다. 외모로 주목받고 7억여원을 들여 전신 성형 수술을 했다는 소문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기 때문일까. 할리우드 최고 여배우였지만 세 번의 결혼과 세 번의 이혼을 겪은 순탄치 않은 개인사 때문일 수도 있겠다. 1962년 미국 뉴멕시코주에서 태어난 무어는 ‘할리우드에서 가장 성공한 여배우’로 불린다. 불우한 가정, 성폭행 등 처참한 어린 시절을 보냈던 그는 16살 때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18살 때 록 가수 프레디 무어와 결혼했다. 이후 TV에 출연하면서 이름을 알렸지만 코카인에 손을 대면서 활동을 중단한다. 그러다 1987년 할리우드 스타 배우 브루스 윌리스와 결혼하면서 인생의 전환기를 맞는다. 1990년 ‘사랑과 영혼’(원제 고스트)에서 빛나는 미모로 단숨에 세계적인 스타로 떠오르고, 이어 1992년 ‘어 퓨 굿 맨’에서 강단 있는 조앤 갤러웨이 소령 역으로 연기 지평을 넓힌다. 1996년 전라를 감행한 영화 ‘스트립티즈’에 출연해 당시 가장 많은 출연료를 받는 여배우로 이름을 날린다. 1997년 ‘지·아이·제인’에서는 성차별에 맞서는 여성 해병으로서 분투했다. 연기력을 인정받고자 삭발 투혼까지 감행했지만 그해 아카데미상 바로 전날 투표로 미국 최악의 영화를 선정하는 골든 라즈베리상 ‘여우주연상’을 받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2005년에는 16세 연하 배우 애슈턴 커처와 결혼했지만 커처의 외도에 시달리다 8년 만에 이혼했다. ●전성기 미모 그리워하며 파국으로 영화는 약물의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 일주일마다 몸을 바꿔 살아야 한다는 조건 탓에 망설이는 스파클의 심리를 따라간다. 자신의 전성기 외모를 뛰어넘는 수가 점점 유명해지자 스파클은 일주일 시한의 약속을 점차 어기게 된다. 계속해서 수로 살아가는 방법은 스파클의 몸에서 남은 정기를 뽑아내 채우는 일이었다. 결국 스파클과 수는 파국을 향해 달려간다. 전성기를 그리워하며 나이 듦에 고민하고, 새로 얻은 미모에 집착할 수밖에 없는, 그러면서도 파국으로 치닫는 스파클을 맡은 무어의 연기는 그야말로 매 순간 빛을 발한다. 예나 지금이나 무어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는 ‘미모’였다. 수십년간 할리우드를 풍미한 스타로서, 특히 미모의 아이콘이었던 그가 아름다움과 젊음에 집착하는 할리우드와 우리 사회를 통렬하게 풍자하는 역할을 맡기란 쉽지 않았을 듯하다. 그럼에도 무어는 영화 속에서 과감하게 얼굴과 몸의 주름은 물론 성기를 포함한 전라 노출마저 감행한다. 점점 늙어 가는 모습을 넘어 급기야 괴물이 돼 가는 끔찍함을 표현하고자 9시간에 달하는 특수 분장도 기꺼이 받아들였다. 그는 자신의 배역에 대해 “복잡하고 까다로운 역할이었던 만큼 배우로서뿐만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 탐구하고 성장한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나 자신을 깨우는 과정의 일부였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역할이 날 찾아왔던 것 같다. 내 결점을 부각하는 장면이 있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런 장면들을 통해 스스로에 대한 수용과 감사함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영화는 아름다움에 대한 비틀린 욕망은 물론 이를 향한 광기 그리고 이를 부추기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속물주의를 꼬집는다. 특히 후반 30분은 맨정신으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기괴한 장면이 이어진다. 무어는 이번 영화로 일찌감치 올해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고 아카데미상 후보로도 거론된다. 예순이 넘은 그의 40년 연기 인생이 이번에 가장 빛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음악과 사랑에 둘러싸여”…‘세계 최장수 남성’ 영국인 112세로 별세

    “음악과 사랑에 둘러싸여”…‘세계 최장수 남성’ 영국인 112세로 별세

    생존하는 세계 최장수 남성으로 기네스에 기록됐던 영국의 존 알프레드 티니스우드가 향년 112세로 세상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26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티니스우드의 유족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티니스우드가 전날 사우스포트 요양원에서 숨을 거뒀다면서 그의 마지막 날은 “음악과 사랑에 둘러싸여 있었다”고 밝혔다. 유족들은 고인이 훌륭한 자질을 많이 갖고 있었다고 추모했다. 그러면서 지적이고 결단력 있고 용감하며 어떤 위기에도 침착했으며 수학에 재능이 있었고 이야기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고 전했다. 유족들은 티니스우드가 은퇴 후에도 교회 장로로 봉사하며 설교를 하는 등 ‘활동적인 은퇴 생활’을 보냈다면서 최근 그의 생일에 행운의 인사를 보내준 국내외 많은 이들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유족들은 또 티니스우드가 항상 감사 인사를 전하는 것을 좋아했다면서 수년간 고인을 돌봐준 간병인 등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티니스우드는 지난 4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장수 비결에 대해 “운이 좋았을 뿐”이라며 “장수하거나 단명하거나 둘 중 하나인데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답하기도 했다. 티니스우드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특별한 식단은 없다면서도 생선튀김과 감자튀김을 곁들이는 영국 요리인 ‘피시 앤드 칩스’를 가장 좋아해 금요일마다 먹는다고 말했다. 그는 2019년 미러와 한 인터뷰에서도 “다음에 언제 피시 앤드 칩스를 먹으러 갈까 기다리면서 젊음이 유지된 것 같다”면서 ‘절제’가 건강에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타이태닉호가 침몰한 해인 1912년 8월 26일에 태어난 티니스우드는 2020년 영국 최고령 남성이 됐다. 고인은 제2차 세계대전 후에 로열 메일에서 근무했으며 이후 셸과 BP에서 회계사로 일하다가 1972년 은퇴했다. 또한 1942년 결혼했으나 1986년 사별했으며 유족으로는 딸 한명과 손주 4명, 증손주 3명이 있다. 티니스우드는 올해 4월 기존 최고령 남성이었던 베네수엘라인이 114세로 별세하면서 기네스로부터 세계 최고령 남성으로 인정받았다. 고인은 100세가 된 2012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찰스 3세 국왕으로부터 생일 카드를 받기도 했다. 한편 역대 최고령 남성은 116년 54일을 산 일본인으로, 지난 2013년 사망했다. 세계 최고령 여성이자 최고령자 역시 일본인으로 현재 116세이다.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석류나무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석류나무

    식물을 그리기 위해서는 식물을 속속들이 관찰해야 한다. 꽃의 수술, 암술, 꽃잎 그리고 열매 속 씨앗의 개수처럼 식물이 생애 드러내는 기관의 개수를 세기도 한다. 딸기를 그릴 땐 딸기에 박힌 씨앗의 개수가 200여개가 된다는 사실을, 석류를 그릴 땐 석류알이라 부르는 씨앗의 개수가 600여개나 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렇게 나는 이맘때 마트와 시장 매대에 나오는 햇석류 열매를 보며 600이란 숫자를 떠올리게 됐다. 실제 유대교에선 석류에 든 613개의 씨앗이 토라에 나오는 613계명을 나타낸다고 믿으며, 석류를 신성한 과일로 여겼다고 한다. 석류나무는 인류에게도 특별한 식물이다. 5000여년간 재배돼 온 오랜 역사라든지 약용, 관상용, 식용 등 다용도로 쓰여 온 효용성 때문이 아니라 석류를 둘러싼 역사는 ‘인류 착각의 역사’와 같기 때문이다. 과거 사람들은 석류의 기원부터 틀리게 분석했다. 석류의 속명 ‘푸니카’는 북아프리카 고대 도시 카르타고의 라틴어명 ‘푸니쿠스’에서 유래했다. 고대 로마인은 석류가 아프리카 원산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후에 석류나무의 원산지는 이란, 파키스탄 남서부, 아프가니스탄 일부 지역인 것으로 밝혀졌다. 석류의 영명 또한 ‘파머그래넛’(Pomegranate)으로, ‘많은 씨앗을 가진 사과를 닮은 과일’이란 의미의 라틴어 합성어에서 유래했다. 오래전에는 석류를 사과의 근연종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열매 색과 이름이 비슷한 석류와 사과는 자주 혼동됐다. 흔히 성경 속 아담이 따 먹은 금기의 열매가 사과로 알려졌지만, 이것은 사실 석류라는 주장도 있다. 지난 2년간 나는 우리나라 남부지역을 오가며 석류나무를 그렸다. 열매 단면을 보기 위해 칼로 반을 자르니 수분을 가득 머금은 씨앗이 나왔다. 단면을 가만히 바라보다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석류의 열매는 사실 베리라는 점이다. 식물의 열매 형태 중 장과(베리)는 하나의 씨방에서 나는 다육질의, 수분이 많은 열매다. 베리는 보통 액상 과육이 있고 씨앗은 2개 이상이다. 우리는 블루베리, 스트로베리(딸기), 크랜베리 등을 베리라 칭하지만, 사실 이 중 블루베리만이 식물학적 베리이며 석류, 토마토, 포도 등도 베리에 속한다. 흔히 석류를 과일로 인식하지만 이들은 약용식물로서 5000년 이상 재배됐다. 특히 다산의 상징으로서 고대 로마에서는 결혼식에서 신부가 석류 잎으로 엮은 왕관을 썼고, 석류 주스가 불임 치료제로 활용된 기록도 있다. 석류는 여성에 의해, 여성을 위해 발전된 셈이다.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석류 세밀화 또한 여성에 의해 기록됐다. 작가는 200여년 전 영국에서 활동한 식물 세밀화가 엘리자베스 블랙웰이다. 나는 그가 그린 석류나무를 실제 본 적이 있다. 올여름 출장으로 런던 첼시피직가든에 갔다. 이곳은 1673년 약용식물을 연구하기 위해 조성한 정원이다. 직원은 내가 식물 세밀화를 그린다는 걸 알고는 정원의 약용식물을 그림으로 그린 블랙웰 이야기를 길게 해 주었다. 그는 평범한 기혼 여성이었다. 결혼했고, 아이도 있었다. 그런데 남편이 사기로 빚을 지고 감옥에 들어가는 바람에, 남편의 출소를 위해 돈을 벌어야 했다. 블랙웰은 당시 약사와 의사를 위한 약용식물 도감이 필요하다는 걸 깨닫고 6년간 첼시피직가든에 식재된 약용식물을 그림으로 그려 도감을 출간했다. 그런데 아내 덕분에 출소하게 된 남편이 가족을 버리고 스웨덴으로 떠났고, 스웨덴 왕을 음해하는 음모에 휘말려 처형을 당했다. 남편이 죽은 후 블랙웰은 말년을 조용히 지냈다. 말년에 대한 정보는 알려진 게 없다. 추측뿐이다. 그의 작업은 완전한 생계형이었다. 제멋대로인 남편으로 인해 부인은 고통을 받았고, 그로 인해 우리가 식물 세밀화계의 명저를 만날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이 나는 한탄스럽기도 하다. 블랙웰이 보고 그린 그 석류나무에는 꽃이 만개해 있었다. 첼시피직가든의 직원은 말했다. 석류나무에 열매가 열려도 따지 않고 그대로 둔다고. 열매가 자연스레 익고, 썩고, 떨어지고, 번식하거나 퇴화하는 과정을 두고 보는 것, 식물의 삶에 끼어들지 않고 그저 기록하는 일이 블랙웰의 몫이었다는 것이다. 식물 세밀화를 그리다 보면 과거의 기록을 통해 과거의 여성들을 만나곤 한다. 블랙웰처럼 가족을 책임지느라 생계를 위해 그림을 그린 이도, 메리앤 노스처럼 부유한 환경에서 결혼을 하지 않고 여행을 다니며 그림을 그린 이도 있다. 과거의 여성들은 교육받거나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남성보다 현저히 적었기 때문에, 자연사 일러스트를 그린 여성들은 특권적인 삶을 살았다고도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들은 당시의 전통적인 여성상에서 벗어났다는 것이고 이를 위해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결의가 필요했을 거란 것이다. 식물 세밀화를 포함한 과거의 자연사 삽화의 출처를 조사하는 기관들은 하나같이 어려움을 토로한다. 여성의 사회 활동이 금기시된 과거, 여성들은 그림을 다 그리거나 연구를 다 하고도 서명을 하지 않거나, 남자 가족의 이름을 대신 쓰거나, 가명을 만들어 썼다. 솔직할 수 있는 것도 어느 정도 권력을 가졌을 때 가능한 것이다. 연구자들은 애초에 가짜로 만들어진 기록 정보의 출처를 캐내고 정리하는 게 허무하기도, 어렵다고도 말한다. 이 또한 우리가 자초한 사회적 차별의 후유증인 것이다. 이소영 식물세밀화가
  • 피아노 거장이 들려주는 ‘낭만 쇼팽’

    피아노 거장이 들려주는 ‘낭만 쇼팽’

    세계적인 스타 피아니스트들이 잇달아 국내 리사이틀 무대에서 낭만주의 대가 쇼팽을 올린다. 올겨울 거장들의 피아노 건반에서 화려하지만 짙은 우수가 밴 쇼팽의 정수를 만끽할 수 있다. ●20일 예프게니 키신, 녹턴 등 연주 첫 쇼팽 무대는 올 하반기 클래식계 기대작으로 꼽히는 예프게니 키신(53)의 리사이틀이다. 그는 2006년 첫 내한 이후 전석 매진의 기록을 써 왔을 뿐 아니라 30회가 넘는 커튼콜과 기립박수, 1시간 동안 10곡에 달하는 앙코르 연주, 자정을 넘겨서도 기다린 팬 모두에게 사인을 해 주는 열정 등으로 한국 열성 팬의 영향력도 막강하다. 20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리사이틀로 3년 만에 한국 팬들과 만나는 키신은 쇼팽의 녹턴과 환상곡,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7번, 브람스의 ‘4개의 발라드’,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소나타 2번’ 등을 연주한다. 시적 감성과 완벽에 가까운 기교, 깊이 있는 해석으로 독보적 연주 세계를 구축한 키신은 강렬하게 휘몰아치면서도 서정성을 놓치지 않아 쇼팽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피아니스트로 꼽힌다. ●30일 랑랑, 낭만주의 시대 연주 30일에는 “지구상에서 가장 뜨거운 클래식 음악가”(뉴욕타임스)로 명명된 슈퍼스타 랑랑(42)이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오른다. 중국 출신 랑랑은 이번 공연에서 쇼팽과 서거 100주년을 맞은 프랑스 작곡가 포레, 슈만까지 낭만주의 시대 작곡가들의 작품을 그가 지닌 자유롭고 감각적인 피아니즘으로 연주한다. 1부는 프랑스 음악 특유의 감수성이 돋보이는 포레의 파반 올림 바단조와 슈만의 크라이슬레리아나를 선보인다. 2부에서는 폴란드 춤곡이 바탕인 쇼팽의 ‘열두 개의 마주르카’와 ‘폴로네즈’로 낭만 음악의 매력을 끌어낸다. ●28일 넬손 괴르너 국내 첫 독주회 아르헨티나 출신 넬손 괴르너(55)의 국내 첫 독주회도 28일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린다. 바르샤바 쇼팽 연구소 고문인 그는 쇼팽과 퀸 엘리자베스 등 최고 권위 콩쿠르의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는 피아니스트이다. 괴르너는 쇼팽의 폴로네즈 환상곡과 소나타 3번, 슈만의 사육제 등을 연주한다. ●새달 가메이 마사야 무대에 2022년 프랑스 롱티보 국제 콩쿠르 우승, 임윤찬과의 협연 등을 통해 일본의 천재 피아니스트로 평가받는 가메이 마사야(23)는 쇼팽의 난곡(難曲)들에 도전한다. 다음달 5일 마포아트센터에서 리사이틀을 여는 그는 마주르카부터 에튀드 작품번호 10과 25 일부, 스케르초 4번, 폴로네즈 환상곡까지 자신만의 색깔로 재해석한 쇼팽 피아니즘을 드러낸다.
  • ‘로커’ 중학생이 ‘세계 3대 콩쿠르’ 우승자 변신… 궁금하다, 그 이유[오경진 기자의 노이즈캔슬링]

    ‘로커’ 중학생이 ‘세계 3대 콩쿠르’ 우승자 변신… 궁금하다, 그 이유[오경진 기자의 노이즈캔슬링]

    퀸과 비틀스를 흠모하던 중학생이었다. 노래하는 게 좋았고 그들처럼 로커가 되고 싶었다. 용기를 내어 부모님께 가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깊이 고민하던 어머니는 기왕 노래할 거면 성악이 어떠냐고 권유했다. 장르는 달라도 어차피 노래하는 일 아닌가. 타협점을 찾아 예술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집안에 클래식 음악을 했던 사람은 없었다. 주변에서 누구도 가 보지 못한 낯선 길. 하지만 이내 오페라와 가곡의 매력에 푹 빠졌다. 그리고 지금까지 로커 대신 성악가가 된 것을 단 한 번도 후회하지 않았다. 아시아 남성 성악가 최초로 지난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리톤 김태한(24)이 오는 21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막을 올리는 오페라 ‘라보엠’으로 국내 무대에 데뷔한다. ‘세계 3대 콩쿠르’ 우승자라는 타이틀. 물론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막대한 기대감이 어린 성악가에게는 부담이 될 수도 있을 터다. 14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김태한을 만났다. 짙은 뿔테 안경에 중후한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나타난 그는 인터뷰 내내 차분하고 안정감 있는 말투로 예술가로서의 소신을 또박또박 말했다. “국내에서 오페라를 처음 해본다.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그게 심하진 않다. ‘기대를 저버려서는 안 된다’는 압박에 시달리진 않는다. 계속 발전해 나가는 중이다.” 학창 시절 공부는 곧잘 했지만, 선행학습 같은 걸로 시간을 보내는 게 무척 아깝게 느껴졌다.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은 계기다. 어머니가 성악을 권유한 것을 두고 김태한은 “내심 공부의 끈을 놓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공부와 노래를 둘 다 할 수 있는 일을 찾으신 것 같다”고 해석했다. 그는 선화예술고등학교와 서울대 음대를 졸업했다. 이번에 올리는 자코모 푸치니(1858~1924)의 오페라 ‘라보엠’은 그가 성악을 향한 열정을 불태우는 계기가 된 작품이다. “‘오페라의 왕’이라고 하면 보통 주세페 베르디(1813~1901)를 꼽는데 나는 푸치니를 더 좋아한다.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멜로디를 썼다. 오페라로서 경험하기 힘든 역동적인 감정을 선사한다. 그중에서도 ‘라보엠’은 제일 좋아하는 작품이다.” ‘라보엠’은 19세기 파리의 크리스마스이브를 배경으로 젊고 가난한 예술가들의 사랑과 낭만을 노래하는 오페라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사랑, 우정 등을 소재로 진입 장벽이 높은 오페라 가운데서 가장 대중적인 작품으로 평가된다. 국내에 많은 팬을 거느린 뮤지컬 ‘렌트’의 원작이기도 하다. 김태한은 ‘마르첼로’ 역을 맡았다. “연기하기 무척 어려운 캐릭터다. 해석의 여지가 많아서다. 배우가 원하면 웃기게도, 차분하고 묵직하게도 그릴 수 있다. 나는 하나의 해석으로 쭉 이어 가기보다는 장면마다 이 캐릭터의 다채로운 모습을 관객에게 보여 주고 싶다.” 김태한은 현재 독일 베를린 국립 오페라 극장에서 활동하고 있다. 오페라가 무대에 오르는 기회 자체가 귀한 한국과는 달리 독일은 일주일에 거의 매일 오페라가 공연된다. 김태한은 “운이 좋으면(?) 일주일 내내 무대에 오를 때도 있다”면서 “직장인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오페라의 저변이 넓은 독일에서 수많은 기회를 통해 쑥쑥 성장하고 있다는, 은연중에 자부심이 느껴지는 말이었다. 2025~26시즌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오페라하우스에서 솔리스트로 활동할 예정이다. 성악가가 되려는 후배가 와서 조언을 구한다면 뭐라고 대답할 것인지 물어봤다. “한국의 성악은 발성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발성이 좋아야 노래를 잘하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못지않게 발음도 중요하다. 성악은 다른 음악과 다르게 가사가 있는 장르이기 때문에 그걸 잘 전달하는 게 핵심이다. 가곡은 시에 곡을 붙이는 경우가 많다. 시를 어떤 감정으로 해석하는지에 따라 관객의 경험도 달라질 것이다. 후배에게 ‘소리만 내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해 주고 싶다.”
  • 마리 앙투아네트 단두대 보낸 ‘피의 목걸이’…“와, 이 돈에 팔렸다고?”

    마리 앙투아네트 단두대 보낸 ‘피의 목걸이’…“와, 이 돈에 팔렸다고?”

    18세기 프랑스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의 비극적 최후를 불러온 ‘다이아몬드 목걸이 스캔들’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목걸이가 제네바 소더비 경매에서 약 68억원에 팔렸다. 13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 목걸이는 치열한 경합을 거쳐 최종적으로 세금·수수료 포함 426만 스위스프랑(약 68억원)의 기록적인 금액에 낙찰됐다. 애초 예상가의 2배를 넘었다. 아시아의 한 개인 수집가가 출품한 이 목걸이는 약 500개에 달하는 다이아몬드로 장식됐으며 양 끝이 술 모양으로 마감됐다. 이 화려한 목걸이는 이번 경매를 통해 50년 만에 처음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소더비는 목걸이에 사용된 다이아몬드 중 일부가 1785년 프랑스를 뒤흔든 목걸이 스캔들의 ‘원조 다이아몬드’에서 유래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이아몬드 목걸이 스캔들은 프랑스 혁명의 도화선이 된 역사적 사건이다. 프랑스의 가난한 귀족 여인 잔 드 라 모트는 자신을 앙투아네트 왕비 측근이라고 사칭해 나중에 돈을 주겠다고 약속하고는 값을 치르지 않고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빼돌리다 덜미가 잡혔다. 비록 재판을 거쳐 앙투아네트 왕비의 무죄가 입증되긴 했지만 이 사건으로 사치스러운 이미지는 더욱 주목받았다. 이는 대중의 분노를 촉발해 프랑스 혁명과 왕정 몰락의 주요 원인이 됐다. 앙투아네트 왕비와 그의 남편 루이 16세는 1793년 프랑스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졌다. 원래 1770년대에 제작된 이 목걸이는 혁명 이후 암시장에서 조각조각 나뉘어 팔린 탓에 대부분 추적이 불가능했다. 다만 소더비 관계자는 “목걸이의 보석 일부가 가문에서 가문으로 전해져 내려왔으며, 20세기 초반 앵글시 후작 가문이 소장했다는 기록이 있다”고 전했다. 이 가문의 구성원은 1937년 조지 6세의 대관식과 1953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대관식에서 이 목걸이를 착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누가 이 목걸이를 디자인했고 누구를 위해 의뢰되었는지 등 목걸이의 상세한 내력은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 ‘건반 위에 구도자’ 백건우, DMZ 국제음악제 무대에 오른다

    ‘건반 위에 구도자’ 백건우, DMZ 국제음악제 무대에 오른다

    ‘건반 위에 구도자’라고 널리 알려진 대한민국 출신 세계적인 거장 피아니스트 백건우(78) 씨가 DMZ에서 무대에 오른다. 백건우는 ‘제2회 DMZ 오픈 국제음악제’ 9일 개막공연에서 레오시 스바로프스키가 지휘하는 KBS교향악단과 함께 ‘스크랴빈 피아노 협주곡’을 30분간 연주한다. 백건우는 1977년 7월 29일, 1960~70년대 충무로를 대표한 전설적인 영화배우인 아내 윤정희와 당시 갓난아기였던 딸 등 일가족이 옛 유고슬라비아의 자그레브에서 북한으로 납치될 뻔한 적이 있다. 임미정 DMZ OPEN 페스티벌 총감독은 백건우 선생님께 개막 공연 연주를 부탁드렸더니 “한반도는 물론 세계평화의 염원을 담아 연주하시겠다”라며, 흔쾌히 수락했다고 밝혔다. 경기도가 주최하고 경기관광공사가 주관하는 ‘DMZ 오픈 국제음악제’는 남북한 분단의 상징이자 자연의 보고인 비무장지대를 통해 온 인류가 평화와 생태의 소중한 의미를 깨닫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지난해 시작됐다. 올해는 백건우와 함께 박혜상, 윤홍천, 드미트리 우도비첸코, 세르게이 나카리아코프 등 세계적인 예술가가 대거 참여한 가운데, ‘오래된 시작’, ‘영화와 삶에 대하여’, ‘나무와 종이 그리고 리듬’, ‘현과 건반의 숙론’, ‘진지한!’, ‘다양한!’, ‘유빌라테! 운명에 대하여’라는 주제로 9일부터 16일까지 고양 아람누리음악당에서 펼쳐진다. 특히, 지난 7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 당시 심사위원인 러시아 거장 바이올리니스트 바딤 레핀과의 악수를 거부해 주목받았던 우크라이나 출신 우도비첸코는 “평화의 상징인 DMZ에서 조국 우크라이나의 평화와 안전을 기원하며 연주하겠다”라고 공연에 임하는 소감을 밝혔다. 우도비첸코는 레핀이 러시아 정부와 가까운 인물이라는 판단에서 악수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선보여 호응을 얻은 탄약고 음악회는 ‘탄약고 시리즈’로 확대해 11일까지 토요일마다 ‘캠프 그리브스’ 내 탄약고에서 별도 음악회를 진행한다. 캠프 그리브스는 미군이 50여 년 주둔하다 2007년 한국 정부에 반환한 후 경기도에서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임미정 총감독은 “경기도의 DMZ OPEN 국제음악제는 인류를 위한 평화와 생태의 뜻을 음악으로 풀어내며, 국내외 정상급 아티스트, 공공성을 고려한 합리적 가격, 취향별로 선택 가능한 다양성을 모두 갖추고 있다”며 “클래식 애호가는 물론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음악과 평화의 선율을 만나보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 한강이 읽고 한강이 추천… 독서 광풍 속 중소 서점엔 메마른 ‘한강’

    한강이 읽고 한강이 추천… 독서 광풍 속 중소 서점엔 메마른 ‘한강’

    한강(54)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성인 10명 중 6명이 1년에 책 한 권도 읽지 않던 ‘독서 후진국’ 한국 사회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한강의 책을 사기 위해 서점으로 오픈런을 하고, 소셜미디어(SNS)와 쇼츠(짧은 동영상)에 빠진 젊은층 사이에선 책 읽는 모습을 멋지게 느끼는 ‘텍스트 힙’ 붐이 일고 있다. 그의 수상 소식이 알려진 직후부터 22일 현재까지 교보문고, 알라딘, 예스24 등 대형서점의 베스트셀러는 1~10위까지 한 권 정도를 제외하고는 모두 한강의 책들이 차지했다.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 ‘작별하지 않는다’ 등 한강이 쓴 책 외에도 그가 추천한 책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①‘말괄량이 삐삐’를 쓴 스웨덴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1907~2002)의 장편 동화 ‘사자왕 형제의 모험’은 한강이 노벨위원회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언급한 후 판매량이 급증했다. 수상자 발표가 있던 10일부터 일주일간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 약 35배 늘었다. 연약한 소년 칼과 자유를 지키기 위해 악에 맞서는 사자왕 요나탄 두 형제가 사후 세계에서 벌이는 모험을 그린 판타지로, 한강은 “이 책을 통해 ‘세상은 왜 그토록 아름다우면서 폭력적인가’라는 질문에 직면했다”며 “나의 내면에서 이 책이 1980년 광주와 연결돼 있었다”고 고백했다. 한 언론 인터뷰에서 한강이 최근 읽은 것으로 소개된 동료 작가들의 책도 관심을 받고 있다. ②조해진 작가의 ‘빛과 멜로디’, 김애란 작가의 ‘이중 하나는 거짓말’, 독일 작가 유디트 샬란스키의 ‘잃어버린 것들의 목록’ 등이다. 한강이 꼽은 ‘내 인생의 책’ 5권도 독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③러시아 문호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닥터 지바고’ 작가이자 195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④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자전적 에세이 ‘어느 시인의 죽음’, ⑤독일 극작가 볼프강 보르헤르트의 ‘이별 없는 세대’, 독일 예술사학자 카테리네 크라머의 예술평전 ‘케테 콜비츠’, ⑥임철우 작가의 ‘아버지의 땅’이다. 특히 그가 중3 때 읽고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다는 ‘아버지의 땅’은 6·25전쟁과 1980년 5월 광주까지 굵직한 역사적 사건을 다뤘다. 한강이 아버지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알려지면서 부친 ⑦한승원 작가의 책들도 판매량이 늘었다. 소설 ‘사람의 길’, 글쓰기 안내서 ‘한승원의 글쓰기 비법 108가지’, 산문집 ‘꽃을 꺾어 집으로 돌아오다’ 등이 노벨문학상 발표 후 사흘 만에 지난 7~9일과 비교해 판매량이 약 110배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아버지에게 매년 생일, 어버이날, 명절에 손편지와 함께 보낸 책들도 독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⑧미국 시인 메리 올리버의 ‘긴 호흡’,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올리브 키터리지’, ‘향모를 땋으며’의 작가로 알려진 북미 원주민 출신 식물학자 로빈 월 키머러의 ‘이끼와 함께’가 대표적이다. 특히 ‘긴 호흡’과 ‘올리브 키터리지’는 지난해 대비 각각 6800%, 2467%나 판매량이 늘었다. 이렇듯 한강의 책뿐 아니라 그가 소개했거나 그의 아버지와 관련된 책들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하지만 지방이나 독립·중소서점에서는 책을 공급받지 못해 팔지 못하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 등에 따르면 대형서점에는 한강의 책이 넘쳐 나지만 지방 독립·중소서점에는 제대로 책이 공급되지 않아 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지적에 교보문고는 한강의 도서를 지역 서점에 우선 공급하기 위해 오는 31일까지 전국 34개 교보문고 매장 중 26개 매장에서는 한강의 도서 판매를 전면 중단하고 광화문 등 8개 지점에서는 한정 수량만 판매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이에 따라 교보문고 매장에 공급되는 일평균 1만 7000권 중 2000권을 제외한 전량은 지역 서점으로 배분된다.
  • 명태균, 김건희 여사와 나눈 대화 또 공개…이번엔 텔레그램

    명태균, 김건희 여사와 나눈 대화 또 공개…이번엔 텔레그램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받는 명태균씨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모바일 메신저로 나눈 대화 화면을 22일 추가로 공개했다. 명태균씨는 전날 국회에서 자신을 둘러싼 여러 가지 의혹과 관련해 강혜경씨의 증언을 반박하는 차원에서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명태균씨는 이날 오전 ‘김건희/여사님(윤석열대통령)’이라고 저장된 상대와 나눈 텔레그램 대화방 이미지를 페이스북에 올렸다. 김 여사, 자신과 명태균씨 둘러싼 소문 전달공개된 대화방 화면에 표시된 날짜는 ‘4월 6일’이다. 텔레그램 대화방에선 대화를 나눈 시점이 올해가 아닌 경우에는 연도가 함께 뜨기 때문에, 명태균씨가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미리 촬영하거나 캡처한 것이 아니라면 이 대화는 2024년 4월 6일에 오간 것으로 추정된다. 4월 10일 총선을 앞둔 시점이다. 김건희 여사는 명태균씨와 관련해 자신을 둘러싼 ‘소문’, 이른바 ‘지라시’ 내용을 명태균씨에게 보냈다. 제목은 ‘김건희 여사, 명태균과 국사를 논의한다는 소문’이며 “최근 김건희 여사가 천공스승과 거리를 두고 ‘명태균’(70년생)과 국사를 논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음. 명태균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준석 전 대표가 사주를 보러 창원을 찾아 갈 정도로 국민의힘 고위관계자 사이에 입소문이 난 인물로 확인되는데, 과거 창원 일대 ‘공중전화번호부책’을 만드는 사업을 하다가 공중전화 자체가 거의 없어지자 10여년 전부터 사주를 보는 ‘무속인’으로 전향함. *2013년 명태균 좋은날 대표이사는 창원대에 발전기금 1억원을 전달함. 윤석열 대통령이 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으려 했던 이유가 명태균의 조언 때문이라고 전해지며, 명태균은 김건희 여사에게 점사비를 받지 않으면서 김 여사로부터 더 신뢰를 받았고, 김 여사가 고민이 있을 때마다 명태균에게 전화를 걸어 국사까지 논의한다는 소문이 있음”이라는 내용이었다. 이에 명태균씨는 “ㅋㅋ 어이구 이런. 세상에 천벌 받을 사람들이 많네요. 여사님, 그냥저냥 여러 가지 얘기 끝에 소문이 있음으로 끝나네요, 책임 소재 불분명하게”라고 답했다. 명태균씨는 이 대화 화면을 공개하며 “국정감사에서의 위증은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벌됩니다”라고 적었다. 강혜경 “명씨 꿈자리 얘기에 김 여사 출국 일정 바꿔” 국감 증언 명태균씨가 김건희 여사와 나눈 메신저 대화 내용을 또 공개한 것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나온 강혜경씨의 증언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강혜경씨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명태균씨가 윤 대통령에게 ‘불법 여론조사’를 해준 대가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2022년 6월 재·보궐선거 공천을 받았고, 공천 과정에 김건희 여사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인물이다. 강혜경씨는 명태균씨가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여론조사 업체 ‘미래한국연구소’ 부소장으로 일하다가 김영선 전 의원의 회계 책임자 및 보좌관을 지냈다. 현재는 김영선 전 의원으로부터 사기·횡령 등의 혐의로 고발당한 상태다. 국민의힘 책임당원이라고 밝힌 강혜경씨는 국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김영선 전 의원이나 명태균 대표, 이분들은 절대 정치에 발을 디디면 안 될 것 같고, 하는 말마다 거짓말이어서 국정감사에 출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상현 공관위원장이 힘을 합쳐서 창원 의창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만들었고, 김건희 여사가 공천을 준 것”이라며 “명태균씨가 윤 대통령에게 제공한 여론조사의 비용은 총 3억 7500만원이었다”라고 주장했다. 김영선 전 의원이 이른바 ‘반띵 세비’, 국회의원으로서 받는 세비의 절반을 명태균씨에게 지급한 이유에 대해 “공천에 기여를 했기 때문이다. 총 9600만원이 지급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명태균이 김 여사와의 친분을 주변에 자랑하면서 종종 장님 무사, 앉은뱅이 주술사라는 얘기를 했다고 한다. 들은 적이 있느냐’는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 강혜경씨는 “윤 대통령은 장님이지만 칼을 잘 휘두르기 때문에 장님 무사라고 했다. 김건희 여사는 밖으로 나가면 안 되는 주술사라 장님의 어깨에 올라타서 주술을 부리라는 의미로 명태균 대표가 김건희 여사에게 얘기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또 “명태균 대표는 김건희 여사과 영적으로 대화를 많이 한다고 했다”고도 했다. 강혜경씨는 ‘명태균이 김건희 여사와 통화한 음성을 스피커폰으로 튼 적이 있느냐. 같이 들은 적이 있느냐’는 정청래 법사위원장 질문에는 “그렇다. 그중 하나가 ‘오빠 전화 왔죠? 잘될 거예요’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 오빠는 누구를 지칭하느냐’는 질문에 “윤 대통령을 지칭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명태균씨가 김건희 여사에게 하라는 대로 김건희 여사가 행동한 사례가 있느냐’는 질문에 강혜경씨는 “(명태균 대표가) 꿈자리가 안 좋다고 하니 (김건희 여사가) 해외순방 출국 일정을 바꾼 적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또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사망했을 때 조문을 생략하고 앙코르와트 사원에 가지 않은 것도 관련돼 있냐’는 질문에도 “관련돼 있다. 명태균 대표가 그렇게 얘기를 해서 일정이 변경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 대목이 명태균씨가 김건희 여사와 나눈 텔레그램 대화 화면을 공개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명태균씨는 이날 텔레그램 대화 화면을 공개한 이후 본인의 무릎으로 추정되는 엑스레이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엑스레이 사진에는 철심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함께 찍혀 있었고, 명태균씨는 “비가 오니 다리가 더 많이 아프다”라고 적었다. 이는 명태균씨가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을 거부한 이유와 관련 있다. 그는 처음에는 ‘검찰 수사’를 이유로 들었고, 이후에는 최근 무릎 수술을 받았다는 점을 들어 출석을 거부했다. 그는 불출석 이유서에 “양쪽 원발성 무릎관절증”과 “양측 슬관절의 내반변형”을 기재했다. 강혜경씨는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 이어 국회 행안위 국정감사 출석을 예고했다.
  • 한강이 만든 문학 읽기 열풍…노벨상 후 문학책 판매량 ↑

    한강이 만든 문학 읽기 열풍…노벨상 후 문학책 판매량 ↑

    “문사철(문학, 역사, 철학)이어서 자랑스럽습니다.” 한강 작가의 한국 첫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문학책 판매량이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온라인 서점 예스24는 한강 작가가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소설·시·희곡 분야 문학 서적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9.3% 늘었다고 18일 밝혔다. 이런 상승률은 한강 작가의 작품을 제외한 것이다. 이런 수치는 독자들은 한강의 책을 주문하면서 다른 문학책들도 구매한 것을 의미하며,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소식이 실제로 독서 열풍을 불러온 것으로 봐야 한다는 평가다. 실제로 2024 톨스토이 문학상을 받은 김주혜의 ‘작은 땅의 야수들’은 지난해 같은 대비 판매량이 117배 늘었고, 2022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1차 후보로 선정된 박상영의 ‘대도시의 사랑법’도 52배 증가했다. 이 밖에 양귀자의 ‘모순’, 정유정의 ‘영원한 제국’도 독자들의 선택을 많이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한강이 언급한 것으로 알려진 책들도 독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스웨덴 한림원과 한강의 전화 인터뷰에서 언급된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동화 ‘사자왕 형제의 모험’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가 35배 증가했다. 한강 작가의 아버지인 한승원 작가에게 추천한 메리 올리버 산문집 ‘긴 호흡’과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소설 ‘올리브 키터리지’도 큰 폭으로 판매가 늘었다. 한강이 최근 읽었다고 밝힌 조해진 소설 ‘빛과 멜로디’는 138.9%, 김애란 소설 ‘이중 하나는 거짓말’은 93.4% 판매가 증가했다. 2014년 한강 작가가 꼽은 ‘내 인생의 책 5권’도 독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임철우 단편 소설집 ‘아버지의 땅’, 파스테르나크 자전적 에세이 ‘어느 시인의 죽음’, 보르헤르트의 유작 ‘이별 없는 세대’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판화가 카테리네 크라머가 쓴 평전 ‘케테 콜비츠’의 총판매량은 작년 동기보다 약 20배 증가했다.
  • 서울시오페라단 창단 39년 만에 첫 ‘라보엠’ 공연

    서울시오페라단 창단 39년 만에 첫 ‘라보엠’ 공연

    서울시오페라단이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을 창단 39년 만에 처음으로 무대에 올린다. ‘토스카’, ‘나비부인’과 함께 푸치니의 3대 오페라로 꼽히는 ‘라보엠’은 국내에서도 자주 공연되는 인기 작품이지만 서울시오페라단과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내년 창단 40주년을 앞둔 서울시오페라단은 오는 11월 21일부터 2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첫 ‘라보엠’에 대해 화려한 캐스팅과 차별화된 연출 등으로 독창적인 무대를 선보일 것으로 자신한다. 서울시오페라단은 지난해 2월 박혜진 단장 취임 이후 매번 눈길을 끄는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는데 이번 ‘라보엠’에서도 세계적인 콩쿠르 우승자들이 대거 출연한다. 미미 역은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인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자 소프라노 서선영과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 소프라노 황수미가 맡는다. 로돌포 역의 테너 문세훈은 시츠오카 국제 콩쿠르 우승 등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이탈리아에서 전문 연주자로 활동 중이다. 테너 김정훈은 영국 런던 로열 오페라 하우스의 ‘라보엠’에서 로돌포 역을 맡아 관객을 매료시킨 데 이어 이번 공연으로 국내 주역 데뷔를 갖는다. 지휘는 수원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최희준이 맡고, 서울시오페라단과 처음으로 협업하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푸치니의 선율을 연주한다. 연출은 제2회 광화문광장 야외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로 호평받은 엄숙정이 맡아 차별화된 미장센과 독특한 공간 연출을 선보일 예정이다. 파리의 동화 같은 분위기를 담아낸 무대와 의상도 기대를 모은다. 서울시오페라단 박혜진 단장은 “서울시오페라단 39년 역사에서 처음 제작되는 ‘라보엠’인 만큼 클래식 음악 애호가와 오페라 입문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공연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라보엠’은 19세기 파리 라탱지구의 크리스마스이브를 배경으로 가난하지만 순수한 젊은 예술가들의 사랑과 삶을 그린 작품이다. 로돌포가 미미의 손을 녹이며 부르는 ‘그대의 찬 손’과 미미의 답가인 ‘내 이름은 미미’ 등의 아리아가 유명하다. 특히 두 사람의 이중창 ‘오! 사랑스러운 아가씨’는 오페라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이중창으로 꼽힌다.
  • [기고] 서울디딤돌 소득, 새로운 포용적 복지

    [기고] 서울디딤돌 소득, 새로운 포용적 복지

    지난 7일 서울시가 주최한 ‘2024 서울 국제 디딤돌소득(옛 안심소득) 포럼’이 종일 진행됐다. 사회보장제도의 나아갈 방향에 대한 세계적인 석학들의 주제 발표와 토론 내용도 흥미로웠지만, 이러한 논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훌륭히 잘 설계된 소득보장실험을 직접 이끌어 가고 있는 서울시의 역량 또한 놀라운 것이었다. 이번 포럼은 디딤돌소득을 서울시에 한정된 시범사업을 넘어 전국으로 확대해 나가고자 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분명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었다. 서울시가 2022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디딤돌소득 시범사업은 소득이 기준 중위소득 85% 이하이며 재산이 3억 2600만원 이하인 가구라면 수급 대상이 될 수 있고, 대상으로 선정되면 기준 중위소득 85%와 가구 소득 간의 차액 절반을 급여로 지급받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현행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와 비교할 때 기준 중위소득 32% 수준보다 대폭 넓어진 대상 범위와 향상된 급여 수준이 먼저 거론된다.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 부분은 소득 산정에 있어서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하지 않고 컷오프 방식을 도입했다는 점과 수급 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근로 능력을 판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디딤돌소득은 누구에게나 조건 없이 지급하는 보편적 기본소득과 비교해 선별적·차등적 제도라는 비판을 받지만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일정 수준 이하의 재산은 부(富)의 축적이라고 보지 않고, 수급자에게 근로나 탈수급을 강제하지도 않기 때문에, 다른 한편으로 급진적이라는 비판을 받을 여지도 크다. 이러한 내용들을 이해한다면 근래에 새롭게 제안되는 정책들은 하나의 잣대로 판단하기 어렵고, 완벽히 보수적이거나 완벽히 진보적인 것으로 쉽게 분류할 수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히려 새로운 정책 제안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는 제안된 내용이 변화하는 사회상과 사회적 요구 사항을 얼마나 담아내고 있으며,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문제들을 어떤 방식으로 개선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에 보다 집중해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 디딤돌소득은 3년의 기간을 두고 시범사업에 의한 성과평가를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제도 도입 시 여타 제도들과의 관계 정립 방안에 대한 정합성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제도에 대한 평가나 도입 여부는 정치적 진영 논리가 아니라, 이와 같은 정치한 연구 결과에 근거를 두고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번 국제 포럼에서 기조 강연한 뤼카 샹셀을 비롯해 데이비드 그러스키, 파시 모이시오, 엘리자베스 로즈가 공통적으로 강조한 내용은 정책실험만으로 거시경제적 효과 확인은 어렵지만, 소득 재분배를 통한 불평등 해소와 경제적 성장은 동시에 달성 가능한 것이며, 현금 부조가 모든 것을 다 해결할 수는 없기에 궁극적으로는 다양한 제도가 결합된 종합적인 서비스가 제공돼야만 한다는 점이다. 본인 또한 보건복지부 장관 재직 당시 복지정책이 경제 및 고용정책과 분리된 것이 아님을 강조해 왔는데, 디딤돌소득의 성과 중 근로를 강제하지 않아도 자립해 나가는 사례들이 발견됐다는 점에서 이러한 주장의 실증적 근거를 일부 확인할 수 있었다. 서울시에서 진행하고 있는 정합성 연구를 통해 머지않아 좀더 다듬어진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디딤돌소득 운영 방안이 구체화되리라 기대한다. 진수희 서울시복지재단 대표이사
  • “나만의 바흐·베토벤에 눈떠… 바이올린 교육 이성주파 세워야죠”[서동철의 노변정담]

    “나만의 바흐·베토벤에 눈떠… 바이올린 교육 이성주파 세워야죠”[서동철의 노변정담]

    갈라미언 교수에 연주 테이프 보내중2 때 도미, 김남윤·강동석과 배워1972년 뉴욕 콩쿠르 우승하며 두각시벨리우스·차이콥스키 대회 수상故 이강숙 한예종 총장 설득에 끌려국제 무대 접고 1994년 교수로 부임사재 털어 제자들과 실내악단 조직사운드 트레이닝 통해 음악적 소통딜레이·갈라미언 스승의 장점 통합두 분 교육 스타일 조화 이루고 싶어 지금 우리나라 클래식 음악계는 그야말로 전성기에 접어들었다. 하나하나 꼽기 어려울 만큼 많은 연주자가 세계 유수 콩쿠르에서 줄지어 우승하고 있다. 무엇보다 국내에서만 교육받은 토종 신예들이 급부상하며 ‘조기 유학과 콩쿠르 입상’이라는 등식도 이미 깨졌다. 이성주는 정경화와 김영욱에 이어 세계적 연주자 반열에 오른 ‘국가대표 바이올리니스트’ 중 한 사람이다. 그 자신은 조기 유학파지만 연주 활동과 함께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와 한국예술영재교육원 원장으로 후진 양성에 힘쓰며 오늘날 국내파가 세계 무대를 장악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그에게 “요즘 젊은 음악가들의 활약이 놀랍다”고 했더니 “콩쿠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한국인 교수가 없는 음악학교를 찾기가 어려운 시대가 됐다. 하지만 음악 분야만 그런 것이 아니라 한국인이 많은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 않으냐”며 웃었다. 이성주는 1970년대 헬싱키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콩쿠르와 모스크바 차이콥스키 콩쿠르, 브뤼셀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잇따라 좋은 성적을 거두며 이름을 알린 스타로 인상 지워져 있다. 이후 세계적 교향악단의 러브콜을 받으며 독주회와 실내악 활동으로 명성을 쌓아 나가고 있었다. 그렇게 국제 무대에서 바쁘게 활동하던 그가 1994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로 귀국한다는 소식은 다소 뜻밖이었다. ●학생들 전문 훈련 받으니 재능 피어나 서울 한남동 카페에서 마주 앉은 이성주는 “한창 바쁘게 연주 활동을 하고 있었으니 고민이 없었던 건 아니었다”고 했다. “재능 있는 학생들이 당시 한국에는 없었던 체계적 교육 과정을 밟아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이 당연히 컸어요. 돌아가신 이강숙 한국예술종합학교 초대 총장의 열성도 한몫을 했습니다. 이 총장님은 국내에서 저는 물론 남편의 미래도 보장하겠다며 끈질기게 귀국을 설득했습니다. 국내에 터전이 없었던 남편에게 좋은 일자리를 구해 주겠다던 장담은 공수표가 됐지만요.” 세계 무대에서 자신의 음악을 만드는 데 전념하던 이성주에겐 우리 음악계의 기초 체력을 키우는 새로운 과제가 주어졌다. 당시는 우리 음악 교육은 학생을 명문대에 보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어린 학생들이 전문적인 트레이닝을 받기 시작하자 전문 연주가로 발돋움할 수 있는 능력이 솟아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한때 귀국 후회… 개런티 10%로 줄기도 귀국을 후회한 적도 있었다고 했다. “미국을 본거지로 활동하며 국내 연주회를 가질 때와 달리 귀국하니 뭔가 견제하는 분위기가 없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제 ‘국내 연주자’가 됐으니 경쟁상대로 대한다는 느낌이랄까요. 연주는 늘어났지만 ‘해외 연주자’ 시절과 달리 개런티가 10분의1 이하로 줄어든 것도 그리 편치 않았지요.” 그럼에도 그는 제자들과 실내악 앙상블 ‘조이 오브 스트링스’를 조직해 운영하는 데 사재를 털어넣었다. 연주 능력이 일정 단계에 접어들어도 ‘사운드 트레이닝’은 필수적인데 우리나라에선 그런 훈련이 어려웠다는 것이다. “열다섯 살 때부터 카네기홀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세미나에 참여했어요. 오디션을 거쳐 알렉산더 슈나이더 지도로 일주일 동안 트레이닝을 하는 과정이었습니다. 학생들은 이 과정에서 비로소 음악적 소통을 체험할 수 있었지요. 저도 그렇게 ‘음악적 사회생활’을 시작한다는 느낌을 갖게 됐어요. 피아니스트 피터 제르킨이 협연자로 참여한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알렉산더 슈나이더는 전설적인 부다페스트 현악4중주단 멤버이자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 피아니스트 유진 이스토민과 함께 수많은 실내악 명반을 남긴 바이올리니스트다. 피터 제르킨은 세계적인 실내악축제 말버러페스티벌의 창설자 가운데 한 사람인 피아니스트 루돌프 제르킨의 아들이다. 슈나이더와 제르킨 부자(父子) 모두 일종의 사회봉사로 학생들에게 앙상블 능력을 키워 주는 데 전력투구했다는 것이다. 그러니 조이 오브 스트링스는 선배에게 받은 것을 그대로 후배에게 물려준다는 의미가 있다. “조이 오브 스트링스가 지휘자를 두지 않는 것은 서로 의지하고 소통해 음악을 만들어 가는 훈련을 하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지금은 대부분의 음악대학이 앙상블을 창단해 운영하고 있으니 이런 훈련의 필요성을 다들 절감하고 있었다는 뜻이겠지요.” 어린 시절로 돌아가 ‘바이올린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느냐’는 물음에 그는 “피아노를 치던 어머니가 우리 오 남매에게 모두 악기를 배우게 했다”고 말했다. 기독교의 영향도 있었다. “아버지 고향은 함경남도 고원입니다. 캐나다 선교사들이 가장 먼저 들어와 활동한 도시라고 들었어요. 할아버지 시절부터 우리 집은 선교사들의 목회 활동 공간으로 쓰였다고 합니다. 서당으로 쓰던 공간이 장로교회가 된 것이지요. 아버지도 일찍부터 풍금을 배웠다고 합니다.” 그는 해외에서 성장기를 보낸 음악가들의 일반적인 성향과는 달리 집안의 역사와 한국이 선진국으로 발전한 산업화 과정에도 관심이 많다. 그의 아버지 이진수 전 부흥부 장관서리는 대한민국 초기 대표적 경제관료의 한 사람이었다. 1948년 정부수립과 함께 기획처로 출범한 부흥부는 경제개발 5개년계획을 주도한 경제기획원의 전신이다. 아버지는 만년 조이 오브 스트링스 이사장으로 딸의 음악 활동을 돕기도 했다. “아버지는 집에서 발성 연습도 하던 아마추어 테너였어요. 미국에 머물던 시절에는 성악 레슨을 받기도 했는데 어느 날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매니저가 칭찬을 했다고 자랑하시더라고요. 한국에 돌아온 뒤 어느 모임에서 아버지가 ‘별은 빛나건만’을 부르는 모습을 딱 한 번 본 적이 있지요. 나이는 들었지만 소리가 좋았다고 기억합니다.” 올해는 바이올리니스트 이성주의 데뷔 60주년이다. 1964년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소년소녀 협주곡의 밤’에서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협주곡 4번을 연주한 것이다. 그는 “그렇게 큰 무대였는데도 겁이 나지 않고 두려움도 없었다. 아홉 살 어린 마음에 예쁜 옷을 입으니 마냥 좋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이듬해 이화 경향 콩쿠르에서 특상을 받고, 1967년에는 정식 협연자로 다시 초청받아 서울시립교향악단 무대에 선다. 그즈음 줄리아드음대 이반 갈라미언 교수에게 연주 테이프를 보냈더니 받아주겠다며 미국으로 오라는 답이 왔다. 그는 이화여중 2학년에 접어든 1969년 혼자 한국을 떠나게 된다. 이성주는 중학교 평준화가 이뤄지기 바로 직전 세대다. 당시 이화여중은 경기여중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2대 명문을 이루고 있었다. 그에게 ‘그때 이화여중에 들어갔으니 공부도 잘하셨나 보다’라고 했더니 “이화 경향 콩쿠르에서 특상을 받은 것이 역할을 좀 하지 않았나 싶다. 그래도 이화여중 입학시험은 치렀다”면서 미소 지었다. 미국으로 건너가 3개월 동안 인디애나 포트웨인에서 영어 공부를 하고 갈라미언 교수의 여름 캠프에 갔더니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과 강동석이 있었다. “이후 줄리아드예비학교에 들어갔는데 옆방 학생들의 솜씨가 너무나 좋더라고요. 처음에는 저런 친구들을 어떻게 이겨내나 싶어 걱정이 가득했어요. 그런데 일주일쯤 지나고 나니 내 실력도 나쁜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더라고요. 어릴 적부터 배짱은 좀 있었거든요.” 그는 1972년 뉴욕 비에니압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1975년에는 워싱턴 국제 콩쿠르와 시벨리우스 국제 콩쿠르에서도 우승한다. 냉전 시대 미국 국적으로 출전한 1978년 모스크바 차이콥스키 콩쿠르는 흥미로운 경험이었다고 했다. “동양인 바이올리니스트가 흑인 피아노 반주자 샌드라 리버스와 무대에 올랐으니 당시로선 이색적인 존재였을 겁니다. 엘마 올리베이라가 우승하고 김씨 성을 가진 북한 바이올리니스트가 4등에 입상했어요. 북한 연주자는 이자이 소나타를 연주했는데 대기실에서는 ‘우리가 아는 그 작곡가가 맞느냐’고 술렁거릴 만큼 연주가 독특했어요. 정치적 색채가 짙은 콩쿠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이성주는 이 대회에서 특별상을 받았다. 그에게 ‘음악 인생의 3대 연주’를 꼽아 달라고 했더니 주저하지 않고 1977년 뉴욕 코프먼홀에서 가진 미국 데뷔 무대를 먼저 들었다. ‘영 콘서트 아티스트 오디션’ 선발로 주어진 부상이 독주회 무대였다고 한다. “뉴욕 72번가 브로드웨이 신문 가판대에 가서 기사를 찾아봤어요. 공연할 때는 안 떨었는데 신문을 사들고는 떨려서 읽을 수가 없더라고요.” 당시 뉴욕타임스에 실린 연주회평 제목은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가 등장했다’는 것이었다. 두 번째는 2001년 피아니스트 출신 지휘자 블라디미르 아슈케나지의 체코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서울에서 가진 멘델스존 협연이었다. 아슈케나지는 음악에 대한 철학이 뚜렷한 데다 인간미도 갖춘 분이어서 평소 존경했다고 한다. 세 번째는 한참 생각을 하더니 미국의 와이오밍에서 가졌던 독주회를 떠올렸다. “덴버에서 타려던 비행기가 눈이 내려 결항하자 렌터카에 반주자를 태우고 대여섯 시간을 운전했어요.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눈이 내렸는데 다음날 아침에 보니 산맥을 넘었더라고요. 어머니에게 전화했더니 이렇게 연주여행을 위험하게 다닌다는 것을 알았으면 음악을 시키지 않는 건데 그랬다고 걱정하시는 거예요. 그때는 저도 생명을 걸면서 음악을 해야 하나 회의가 들었어요. 그런데 그날 저녁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바이올린소나타를 연주하며 어느 때보다 깊은 희열에 빠져들었어요. 그래서 다시 결심했지요. 이제부터 진정한 프로 연주가가 되기 위해 정신적 무장을 다시 하겠다고요.”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더니 “바흐와 베토벤으로 돌아가려고 한다”고 했다. 과거 음반을 내기도 했던 바흐와 베토벤이지만 21세기 바흐와 베토벤, 자기만의 바흐와 베토벤에 새롭게 눈떠 가는 것 같다는 설명이었다. 더불어 “갈라미언과 도로시 딜레이 두 분 바이올린 교육자의 계보를 통합해 이어 가고 싶다”고 말했다. 갈라미언이 냉정한 표정으로 완벽한 테크닉을 강조했다면 딜레이는 인성을 바탕으로 개성을 배려하는 온화한 스타일이었고 한다. 이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룰 때 효과도 극대화되는데 자신이 두 분의 교육철학을 누구보다 분명하게 전수받은 바이올리니스트라는 것이다. 그렇게 바이올린 교육에서 ‘한국파(派)’, 나아가 ‘이성주파(派)’를 정립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 바이올리니스트 이성주는 1955년 서울 출생으로 미국 줄리아드음악학교에서 이반 갈라미언과 도로시 딜레이 교수에게 배웠다. 뉴욕 비에니압스키 콩쿠르와 시벨리우스 콩쿠르, 워싱턴 콩쿠르, 차이콥스키 콩쿠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나움버그 콩쿠르 등에서 입상했다. 볼티모어 심포니, 시애틀 심포니, 세인트루이스 심포니, 체코 필하모닉, 프라하 필하모닉, 헝가리 국립교향악단 등과 협연했다. 1994~2024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와 부설 한국예술영재교육원 원장으로 재임했다. 1997년 조이 오브 스트링스를 창단해 현재도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바흐의 무반주 소나타와 파르티타, 비발디의 ‘사계’, 베토벤과 바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슈만과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등의 음반을 냈다. 글·사진 서동철 논설위원
  • 尹부부, 난초 명명식 참석…‘윤석열·김건희 蘭’

    尹부부, 난초 명명식 참석…‘윤석열·김건희 蘭’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8일 싱가포르에서 로런스 웡 총리 부부와 함께 보타닉 가든을 방문해 ‘난초 명명식’에 참석했다. 이날 만들어진 난초의 이름은 ‘윤석열·김건희 난’으로 정했다. 난초 명명식은 싱가포르 정부가 자국을 방문한 귀빈에 대한 환대·예우의 의미를 담아 새롭게 배양한 난초 종에 귀빈의 이름을 붙이는 행사다. 문재인 대통령 부부도 2018년 싱가포르를 방문해 ‘문재인·김정숙 난초’라는 이름을 붙였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현지 브리핑에서 “싱가포르의 난초 명명식은 자국 방문한 인사에 대한 각별한 예우로서 ‘난초 외교’라고 부를 정도로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외교 행사”라고 설명했다.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과 윌리엄 왕세손, 모디 인도 총리,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부 등 주요 정상들도 ‘난초 명명식’에 참석했다.
  • DMZ 옛 탄약고서 울려 퍼지는 ‘평화의 선율’

    DMZ 옛 탄약고서 울려 퍼지는 ‘평화의 선율’

    새달 11일까지 릴레이 연주회리수스 콰르텟·정규빈 등 공연 경기도 파주 민간인 통제구역(DMZ) 내 옛 미군기지인 캠프 그리브스의 탄약고가 국제음악 콩쿠르에서 수상한 국내외 신진 음악가들의 릴레이 연주회장으로 변신했다. 올해 프랑스 리옹 국제 실내악 콩쿠르 우승팀인 현악사중주단 ‘아레테 콰르텟’이 지난 5일 이곳에서 첫 공연을 펼친 데 이어 오는 11월 11일까지 매주 총 여섯 차례 연주회가 열린다. 2024년 호주 멜버른 콩쿠르 우승자인 ‘리수스 콰르텟’, 2023년 밴 클라이번 콩쿠르 2위와 3위 입상자인 피아니스트 안나 게뉴시네와 드미트리 초니, 2023년 윤이상 국제음악 콩쿠르 우승자 피아니스트 정규빈 등이 참여한다. ‘탄약고 시리즈’로 명명된 이 음악회는 올해 2회를 맞은 DMZ 오픈 국제음악제가 새롭게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다. 11월 9일부터 16일까지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열리는 본행사에 앞서 특별 음악회로 기획됐다. DMZ 오픈 국제음악제는 생태와 평화에 대한 염원을 음악을 통해 확산하자는 취지로 지난해 출범한 클래식 음악 축제다. 임미정 총감독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음악제 개막식을 탄약고에서 했는데 무척 인상적인 경험이었다”며 “폭탄을 보관했던 장소에서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보다 많은 관객이 가질 수 있도록 시리즈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참가자는 사전 신청을 해야 하며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곤돌라를 타고 연주회장으로 이동한다. 한편 이번 음악제에는 ‘건반 위의 구도자’ 피아니스트 백건우, 체코의 거장 지휘자 레오시 스바로브스키 등 세계적인 음악가를 비롯해 올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한 우크라이나 바이올리니스트 드미트로 우도비첸코가 초청돼 눈길을 끈다. 우도비첸코는 우승 당시 러시아 심사위원인 바이올리니스트 바딤 레핀과의 악수를 거부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평화를 기원하는 음악 축제에 참여하게 돼 의미 있고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 ‘이 꿈’ 때문이라는데…美 유명 배우, 영국 이주 결심한 이유는

    ‘이 꿈’ 때문이라는데…美 유명 배우, 영국 이주 결심한 이유는

    유명 할리우드 배우 엘리자베스 올슨(35)이 미국 총기 사고에 대한 공포 때문에 영국 이주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이 공개한 인터뷰에서 올슨은 “머리에 총을 맞고 죽는 꿈을 자주 꿨다”며 “(꿈에서) 머리에 차가운 피가 흘렀고 어둠이 깔려 있었다”고 했다. 올슨은 2022년 개봉한 마블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촬영을 위해 영국 런던에 방문했을 당시 템스강이 내려다보이는 집에 살았는데, 이때 이주를 결심했다고 한다. 올슨은 미국에서는 남편 로비 아네트와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외곽에 살았다. 올슨은 “어젯밤 런던 중심부에 도착했다”며 “오늘 아침 밖에서 커피를 마시는데 그냥 차분해졌다. 미국에서는 무작위로 발생하는 폭력 사건에 대해 항상 걱정했었다”고 했다. 이어 “물론 어디에나 폭력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 모든 곳이 완벽하지 않고, 언제든 화를 내거나 두려워할 일이 분명히 생기겠지만 여기서는 평온함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올슨은 2021년에도 영국으로 이주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 올슨은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영국 런던에서 ‘최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밝히며 “리치먼드 물가에 있는 집에서 꿈 같은 삶을 살고 있다. 떠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에 대한 애착이 커서 작년부터 합법적으로 여기서 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고 덧붙였다. 존스 홉킨스대학이 이달 초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총기 폭력은 3년 연속 미국 전역에서 발생한 어린이·청소년 주요 사망 원인으로 꼽혔다. 또 존스 홉킨스 총기 폭력 해결 센터에 따르면 2022년 1~17세 2526명이 총기에 의해 사망했다. 2013년에서 2022년 사이 청소년 총기 사용률은 두 배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 ‘웅장한 평화의 선율 선보인다’···경기관광공사, <DMZ OPEN 국제음악제> 개최

    ‘웅장한 평화의 선율 선보인다’···경기관광공사, 개최

    백건우, 박혜상, 드미트리 우도비첸코 등 출연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는 오는 11월 9일(토)부터 16일(토)까지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국내외 정상급 아티스트가 출연하는 ≪DMZ OPEN 국제음악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올해로 두 번째를 맞는 ≪DMZ OPEN 국제음악제≫는 생태와 평화에 대한 염원을 음악을 통해 확산하고자 기획된 행사로 세계 최정상급 클래식 아티스트들이 대거 출연한다. 특히 이번 시즌부터는 민간인 통제구역 캠프 그리브스 ‘탄약고 시리즈’를 새롭게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오래된 시작>, <영화와 삶에 대하여>, <나무와 종이 그리고 리듬>, <현과 건반의 숙론>, <진지한!>, <다양한!>, <유빌라테! 운명에 대하여> 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체코의 거장 지휘자 레오시 스바로브스키, 유렉 뒤발을 비롯해 폴란드 라돔 체임버 오케스트라, 트럼펫의 대가 세르게이 나카리아코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 드미트리 우도비첸코, 중국 리바오 퍼커션 그룹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이 참여한다. 국내에서는 건반 위의 구도자라 불리는 거장 피아니스트 백건우, 박혜상(소프라노), 윤홍천(피아노), 김서현(바이올린) 등이 무대에 오른다. 또한 DMZ OPEN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KBS교향악단, 인천시립합창단 등 국내 대표 교향악단도 함께한다. 10월부터 매 주말 열리는 ‘탄약고 시리즈’에서는 국제 음악 콩쿠르 수상자들의 무대가 펼쳐질 예정이다. 이번 <DMZ OPEN 국제음악제>는 DMZ의 생태와 평화, 역사적 가치를 알리는 종합축제인 ‘DMZ OPEN 페스티벌’(5~11월/dmzopen.kr)의 정점이자 폐막을 알리는 공연이다. 국제음악제 티켓은 고양아람누리 홈페이지, 티켓링크, 예스24에서 예매 가능하다. 가격은 개·폐막 공연 등급별 3-2-1(만 원), 그 외는 일괄 1만 원이다. DMZ OPEN 페스티벌과 국제음악제를 주관하는 경기관광공사 조원용 사장은 “이번 국제음악제가 DMZ를 분단의 상징에서 문화와 평화의 공간으로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걷기, 마라톤, 공연, 전시, 학술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DMZ OPEN 페스티벌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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