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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1925~2013’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8일(현지시간) 뇌졸중으로 서거했다. 87세. 대처 전 총리의 대변인 팀 벨경은 “대처 전 총리의 자녀인 마크와 캐럴은 이날 오전 어머니가 뇌졸중을 앓다 평화롭게 임종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보수당을 이끌었던 대처 전 총리는 1979년 유럽 최초의 여성 총리이자 영국 헌정 사상 3차례 연임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1990년까지 11년 반 동안 영국을 이끌어 ‘철의 여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경제적으로는 ‘대처리즘’으로 불리는 신자유주의를 도입해 노동자 파업을 진압하고, 국영 기업을 민영화했으며 사회 복지 혜택을 과감히 줄여 ‘영국병’으로부터 영국을 구하려고 노력했다. 외교적으로는 1982년 아르헨티나와 포클랜드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영웅이 됐다. 대처 전 총리는 퇴임 이후 건강이 나빠진 뒤로는 공식 석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지난해에는 담낭의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아 병원에서 성탄절을 보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대처 전 총리의 서거 소식을 듣고 큰 슬픔에 빠졌으며 즉시 조의를 보냈다고 버킹엄궁이 밝혔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우리는 위대한 지도자이자 위대한 총리, 위대한 영국인을 잃었다”고 애도했다. 영국 정부는 대처 전 총리의 장례식은 유언에 따라 국장 대신 다이애나비 장례 때와 같은 수준에서 치러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朴대통령 9일 애도 弔電 박근혜 대통령은 뇌졸중으로 투병 중 8일 숨진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를 애도하는 조전을 9일 오전 보내기로 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싱크로율 최고의 ‘마가렛 대처’역 女배우 누구?

    싱크로율 최고의 ‘마가렛 대처’역 女배우 누구?

    일명 ‘철의 여인’으로 불리던 마가렛 대처 전 영국 총리가 향년 87세에 뇌졸중으로 세상을 떠났다. 유럽 최초의 여성 총리로서 1979~1990년 보수당을 이끈 ‘철의 여인’의 인생사는 각국에서 영화와 드라마로 재탄생, 끊임없이 회자됐다. 미국 시사 잡지인 타임지에 따르면 최근까지 대처를 그린 영화는 총 5편, 다큐멘터리 등 TV쇼는 총 14편에 달한다. 이중 타임지는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 속 마가렛 대처’를 선정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2009년 영국 채널4에서 5부작으로 방영된 ‘더 퀸’(The Queen)은 엘리자베스2세 여왕의 일대기를 그린 다큐멘터리로, 3번째 에피소드에서 마가렛 대처와의 특별한 인연을 엿볼 수 있다. 당시 재연 장면에서 마가렛 대처를 연기한 사람은 영국의 국민 배우인 레슬리 맨빌(57)로, 총리 시절 맺은 여왕과의 각별한 인연을 현실감 있게 표현했다. 2009년 BBC프로덕션이 제작한 ‘마가렛’(Magaret)은 1990년 유럽통합 반대 입장을 고수하다가 당 지도부의 반발을 사며 결국 11월 보수당 당수 경선 1차 투표에서 당선에 실패한 마가렛의 ‘최후 10일’을 그렸다. 이때 대처 역할은 스코틀랜드 출신 배우 린제이 던칸(63)이 맡아 열연했다. 던칸은 영화와 드라마, 연극 무대를 오고가며 활발하게 활동했던 영국 대표 배우로 알려져 있다. 가장 최근에 대처를 그린 작품으로는 메릴 스트립 주연의 ‘철의 여인’(2011)이 있다. 영화 ‘철의 여인’은 각종 영화제 수상과 더불어 평단의 호평을 받았으며, 대처가 정치 입문 시절부터 국가 지도자 자리에 서기까지의 파란만장한 삶을 스트립만의 연기로 잘 표현해 냈다는 극찬을 받았다. 메릴 스트립은 이 영화로 생애 3번째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대처의 사망소식을 접한 그녀는 월스트리트저널 온라인판과의 인터뷰에서 “마가렛 대처는 자의든 타의든 여성 정치계의 개척자였다.”면서 “그녀의 가족에게 나의 진심어린 위로가 전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英 여왕 연봉 610억원

    엘리자베스 2세(87) 영국 여왕의 올해 연봉이 무려 61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3일(현지시간) 여왕이 국가로부터 받는 2013~2014 회계연도 연봉이 3610만 파운드(약 610억원)로 확정돼 전년보다 500만 파운드(16%) 인상됐다고 밝혔다. 이번 연봉 인상은 여왕 연봉을 왕실 재산 관리기구인 ‘크라운 이스테이트’ 연간 수익의 15%로 규정한 새 법령에 따른 것으로, 2011~2012년 실적을 기준으로 정해졌다. 정부가 수입을 관장하는 크라운 이스테이트는 런던 상업지구 임대 수입 상승 등에 힘입어 이 기간 사상 최고 수익인 2억 4000만 파운드를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최북단 단체장님들 발걸음이 떨어지십니까

    북한이 도발 위협을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최북단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잇따라 외유에 나서 여론의 호된 질책을 받고 있다. 14일 경기 파주시에 따르면 이인재 시장은 6·25박물관 건립을 추진 중인 영국 글로스터시를 방문하기 위해 지난 10일 7박 9일간의 일정으로 출국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이 모금한 1억 5600만원의 성금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강석재 경제복지국장을 비롯한 공무원 8명이 동행했다. 이 시장 일행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프랑스 파리를 거쳐 18일 귀국할 예정이다. 공식 여행경비는 7300만원이다. 송달용 전 시장 등 성금 모금 단체 관계자 4명이 따로 출발해 성금 전달 행사에 가기 때문에 이 시장이 가지 않아도 된다. 민주노총 고양파주지부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북한의 전쟁 위협으로 시민들은 공포의 나날을 보내는데 접경지역 시장이 한가롭게 외유를 떠난다는 게 말이 되느냐. 즉각 귀국해 시민들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글로스터시는 1951년 4월 한국전쟁 당시 글로스터셔 연대 소속 2개 대대 장병들이 파주 적성면 설마리에서 남하하는 중공군 4만여명을 저지하다 대부분 전사하거나 포로가 되자, 이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기념 박물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설마리에는 1956년 6월 주변에 흩어져 있던 돌로 영국군 전적비(등록문화재 407호)가 세워졌으며, 1992년 영국 찰스 왕세자 부부와 1999년 엘리자베스 여왕이 방문했었다. 관련 행사에 외유까지 하면서도 파주시의 전적비 관리는 엉망이다. 이 시장이 외유를 떠나기 전인 지난 2일 시 홈페이지에 “영국군 전적비의 화장실 모든 칸에 인분이 가득 차 넘쳐 구역질이 날 정도”라는 민원이 제기됐으나 이날 현재까지 방치되고 있다. 이에 앞서 조윤길 인천 옹진군수는 지난 7일 6박 7일간의 일정으로 안보강연을 하겠다며 미국을 방문했다가 “제정신이냐”는 안팎의 호된 질책을 받고 일정을 이틀 앞당겨 12일 서둘러 귀국했다. 경기도의회 3개 상임위원회도 18일 선진지 견학을 명목으로 해외연수에 나설 예정이다. 도의회에 따르면 기획·건설교통·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과 수행직원 60여명이 말레이시아·싱가포르로 일제히 해외연수를 떠난다. 일부 상임위 일정은 대부분 관광이다. 도의회 관계자는 “항만물류 선진정책 벤치마킹, 관광활성화 도모라는 취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일정이며 비회기 기간에 일정을 잡다 보니 논란이 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런 가운데 최성 고양시장은 15일부터 일주일간 자매결연 체결을 위해 미국 하와이를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북한의 위협이 계속되자 13일 저녁 방미계획을 전격 취소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문화마당] 스타를 권하는 사회/임형주 팝페라 가수

    [문화마당] 스타를 권하는 사회/임형주 팝페라 가수

    간만에 서재를 대청소했다. 언제 어디서 구입했는지도 모르는 음악 CD와 영화 DVD들 속에서 반가운 얼굴을 만났다. 필자와 같은 해(1998년)에 데뷔했고, 한 음반사에서 같은 장르로 활동했던 동갑내기 영국 팝페라 소프라노 샬럿 처치다. 샬럿은 재능 있는 아이들을 찾는 TV프로그램에 전화를 걸었고, 노래 하나로 스타가 됐다. 12살에 세계적인 음반사 소니뮤직에서 데뷔 음반 ‘천사의 음성’(Voice of an Angel)을 내면서 전 세계에서 수백만장에 달하는 판매고를 세웠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미국 빌 클린턴 전 대통령,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등 세계 각국 유명인사에게 초청돼 공연하는 등 화려한 이력을 쌓아갔다. 그러나 그는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스타가 된 값을 톡톡히 치렀다. 10대 후반부터 타블로이드지를 장식했다. 하루 담배 2갑, 길거리 흡연 등 골초로 비쳐졌고, 어린 나이에 임신과 유산을 반복했다. 2005년 음반을 내고 섹시 콘셉트의 팝가수로 변신했지만 판매량과 평단의 평가, 흥행 모두 참패했다. 운동선수 출신인 연인과의 불화, 재결합, 결혼 등 숱한 기사를 쏟아내며 그의 애칭은 ‘천사의 음성’에서 ‘최연소 스캔들메이커’가 됐다. 2년 전 샬럿은 ‘백 투 스크래치’를 발표하면서 반짝 관심을 끌었지만 예전의 인기를 되찾기엔 역부족이었다. 그에게서 우리 대중문화계의 현실이 겹쳐 보였다. 요즘 오디션 프로그램이 정말 많다. 참가자격을 대폭 낮추거나, 아예 어린아이들이 대상이 된 오디션 프로그램도 있다. 한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서는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제작진이 탈락하면 어떻게 할 거냐고 묻자 참가자는 “초등학교 들어가서 공부해야죠. 제 유년기의 마지막 오디션이에요”라고 대답했다. 아이는 참 귀엽고 똘똘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을 보며 씁쓸했다. 어린 나이에 재능을 발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이다. 특히 선천적 재능이 필요한 대중문화계에서는 더욱 그렇다. 일찍 재능을 꽃피울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행운이지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는 것은 생각하는 것보다 엄청난 고통을 수반한다. 무엇보다도 확고한 의지가 없다면 무척 힘든 일이다. 어린 나이에 데뷔한 필자도 어른들 틈바구니 속에서 실수하면 안 된다는 법부터 배웠던 것 같다. 어른의 눈치를 보고 어른들이 원하는 태도와 생각을 옮기면서 훈련받는 아바타가 된 느낌이었다.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무대 위에서는 나 자신과 끝없이 싸웠고, 무대에서 내려오면 상실감·외로움·고독과 마주했다. 이 모든 것들을 혼자 감당해 내야 했다. 자유를 찾아 반항과 일탈을 꿈꾸기도 했다. 하지만 제자리로 되돌아오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는 것을 알기에 앞만 보고 달렸다. 아이가 사람들 앞에서 천연덕스럽게 노래를 부르고 춤을 잘 춘다면, 그 재능을 키워주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할 것이다. 우리 아이가 방송이나 무대에서 재능을 펼치고 사랑을 받는 것이 어찌 행복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단순히 판을 벌여 맛을 보여주고, 아이들에게 스타가 될 수 있다고 부추기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아이들의 재능과 특성, 장점을 먼저 찾아주어야 한다. 그리고 아이가 그 험난한 길을 걸어가기 위한 열정을 갖추었는지 판단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를 스타로 만들기 전에 해야 할, 어른들의 몫이다.
  • 86세 英 여왕 입원… 위장염 증세

    86세 英 여왕 입원… 위장염 증세

    영국 엘리자베스 2세(86) 여왕이 3일(현지시간) 위장염 증세로 입원했다. 여왕이 입원한 것은 2003년 무릎 수술을 받은 이후 10년 만이다. 영국 버킹엄궁 대변인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위장염 증세를 보여 런던에 있는 킹 에드워드 7세 병원에 입원했다”면서 “조르조 나폴리타노 이탈리아 대통령의 초청에 따른 로마 방문 등 다음 주 공식 일정을 모두 연기하거나 취소했다”고 밝혔다. 버킹엄궁 대변인은 “여왕의 건강 상태는 좋다”며 “입원은 예방 조치”라고 전했다. 그는 여왕이 지난 1일 복통을 호소한 이후 예후를 지켜보다 입원했다면서 “단지 의사에게 제대로 검진받기 위해 입원한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언론들은 여왕이 입원 하루 만인 4일 퇴원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즉위 60주년을 맞이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비교적 건강이 좋은 편으로 알려졌다. 여왕은 1일 웨일스 스완지에서 열린 세인트 데이비드 데이 경축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건강 문제로 불참했다. 전문가들은 여왕의 이번 위장염 발병이 노로바이러스 감염이나 식중독이 원인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미녀, 돈만보고 남자 만나는 거 아냐…그렇다면?

    아름다운 여성은 돈이 많거나 사회적인 지위가 높은 남성만을 만나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라고 미국의 한 사회학자가 자신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밝혔다. 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이그재미너 등 외신에 따르면 노터테임(노트르담)대학 엘리자베스 매클린톡 교수가 이끈 연구진이 미녀에 관한 편견을 깨는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매클린톡 교수의 연구는 사랑이라는 ‘큐피트의 화살’이 언제, 왜 꽂히는 지에 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생물인구학과 사회생물학(Biodemography and Social Biology)’ 저널로 출판된 이 연구는 젊은 성인 남녀들이 이성을 만날 때 어떠한 요인의 영향을 받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신체적인 매력이 높은 사람일 경우 남성은 외모를 무기로 여러 여성과 만나려는 경향을 보이지만 여성은 오히려 반대의 성향을 보인다. 또한 여성의 관점에서 날씬할수록 매력적으로 여기기 때문에 이런 여성일수록 위와 같은 성향을 보인다고 한다. 아직 출판되지 않았지만 매클린톡 교수의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여성은 자신의 미모를 남성의 돈이나 사회적인 지위와 교환하는 일반적인 경향을 보이지 않았다. 기존 연구에서는 아름다운 여성일수록 파트너 남성의 교육수준과 수입이 높았지만 이는 중요한 요인 두 가지가 빠졌기 때문이라고 매클린톡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첫째, 대체로 지위가 높은 사람들은 육체적으로 좀 더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면서 “이들은 과체중일 가능성이 적으며 치아 교정을 하거나 피부과에 드나드는 등 자신을 꾸밀 형편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그는 “둘째로, 파트너 선택에 있어 교육이나 인종, 종교, 그리고 외모 등이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고르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즉, 미녀 역시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성향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남자들 역시 마찬가지라고 매클린톡 교수는 덧붙였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오직 활과 음으로… 여신이 될 여제는 누구인가

    오직 활과 음으로… 여신이 될 여제는 누구인가

    올해 클래식 내한 공연의 관전 포인트는 신·구 여제의 시간차 격돌이다. 강력한 타건에 관한 한 둘째가라면 서러울 마르타 아르헤리치(72·아르헨티나)와 엘렌 그리모(44·프랑스), 독일 여성 바이올리니스트의 계보를 잇는 안네 소피 무터(50)와 율리아 피셔(30)의 연주를 들어볼 기회다. 그리모를 먼저 만날 수 있다. 오는 29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3년 만에 리사이틀을 연다. 아름다운 얼굴, 가냘픈 체구와 어울리지 않는 폭발적인 타건과 중후 담대한 연주로 유명하다. ‘사나울 정도로 크고 냉정하며 대담하고 지성적인 연주를 선호하는, 집중할 줄 아는 피아니스트’(더 타임스), ‘불과 얼음, 열정과 이성을 한데 갖춘 피아니스트’(르몽드) 같은 평가가 뒤따른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동시에 동물보호운동가로 유명하다. 1999년 미국의 한적한 도로에서 다쳐 쓰러져 있는 늑대를 만난 게 인연이 돼 뉴욕에 늑대보호센터를 설립했다. 프랑스 출신으로서는 드물게 드뷔시 등 프랑스 출신보다 슈만·브람스 등 독일 작곡가의 곡을 즐겨 연주한다. 덕분에 게르만과 라틴 문화권에 두루 팬을 확보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2010년 발표한 ‘레조낭스’(Resonances·공명) 수록곡-모차르트의 소나타 8번, 리스트의 소나타 b단조, 베르크의 소나타 작품 1번, 버르토크의 루마니아 민속무곡-을 모두 들려준다. 피아노 줄을 종종 끊어 버릴 정도의 타건과 날카로운 터치로 유명한 ‘피아노 여제’ 아르헤리치는 5월 6일 ‘벳푸 아르헤리치 페스티벌 인 서울 2013’으로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다. 벳푸 페스티벌은 아르헤리치가 음악을 통한 화합과 아시아의 젊은 음악인 발굴을 위해 일본의 온천 도시 벳푸에서 15년째 이어온 음악 축제다. 2007년과 2009년에 이어 세 번째로 서울에서도 열린다. 이전 공연은 자신이 후원하는 젊은 연주자들과 했지만, 이번에는 오랜 벗 미샤 마이스키(첼리스트)와 함께할 계획이다. 그동안 해외 페스티벌에서나 볼 수 있었던 백발을 풀어 헤친 아르헤리치와 백발 곱슬머리를 휘날리는 마이스키의 앙상블을 한국 팬들이 직접 볼 기회다. 프로그램을 논의 중이다. 힐러리 한(34), 재닌 얀센(35)과 더불어 여성 바이올리니스트 트로이카로 꼽히는 피셔는 첫 방문이다. 옛 동독의 고풍스러운 사운드를 뽐내는 드레스덴필하모닉(지휘 미하엘 잔데를링)과 함께 10월 27일 예술의전당에서 브람스의 바이올린협주곡을 들려준다. 피셔는 네 살 때부터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배웠다. 오빠도 피아노를 배웠기 때문에 어머니의 권유로 일단 바이올린에 집중했다. 열두 살 때 예후디 메뉴인 콩쿠르(1995) 우승을 시작으로 승승장구했다. 2006년 불과 스물셋의 나이로 프랑크푸르트 음대 교수로 사상 최연소 임용됐다. 넘치는 끼를 주체하지 못한 피셔는 2008년 피아니스트로 데뷔했다. 같은 해 프랑크푸르트에선 하룻밤에 하나의 연주회에서 생상스의 바이올린협주곡 3번과 그리그의 피아노협주곡을 오가는 묘기를 선보였다. ‘바이올린 여제’ 무터는 바이올리니스트 겸 실내악단의 음악감독으로 돌아온다. 6월 14일 예술의전당에서 실내악단 ‘무터 비르투오지’ 14명과 함께 펜데레츠키의 바이올린과 더블베이스를 위한 2중주, 멘델스존의 현악 8중주, 비발디의 사계를 연주한다. 무터 비르투오지란 1997년 젊은 음악가 발굴을 위해 설립된 안네 소피 무터 재단의 과거(10명)와 현재(6명) 장학생으로 구성됐다. 정상급 첼리스트 다니엘 뮐러쇼트, 서른의 젊은 나이로 뮌헨음대 교수를 거쳐 스위스 바젤 음대 교수와 취리히 오페라 극장 수석으로 재직 중인 더블베이시스트 로만 파트콜로,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 세르게이 하차투리안 등이 ‘여제’가 오디션으로 뽑은 ‘무터의 아이들’이다. 아시아투어에는 바이올리니스트 최예은, 비올리스트 이화윤, 첼리스트 김두민 등 한국인 제자들도 참가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서울광장] 박 당선인, 국민과의 허니문이 가기 전에/구본영 논설실장

    [서울광장] 박 당선인, 국민과의 허니문이 가기 전에/구본영 논설실장

    독일의 역사학자 위테크는 “신은 누군가를 멸망시키기에 앞서 뜨거운 권력을 누리게 한다”는 ‘섬뜩한’ 명언을 남겼다. 부디 당선인이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는 초심만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허니문. 인생에서 가장 달콤한 시절이다. 하지만 그 꿈같은 밀월은 아쉽게도 금세 가 버린다. 신혼 여행지의 해변에 부서지는 물보라처럼 말이다. 평생 혼자 살았던 엘리자베스 1세가 “나는 영국과 결혼했다”고 했던가. 지난 대선에서 독신 박근혜 후보도 나이 육십에 대한민국에 청혼했다. 국민은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며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는 그의 프러포즈를 받아들였다. 박 당선인에게는 앞으로 짧으면 6개월, 길어야 취임 후 1년이 가장 행복하면서도 중요한 시간일 듯싶다. 미국에서도 6개월∼1년이란 허니문 기간엔 야당과 언론이 백악관에 대한 거친 비난을 자제한다지 않는가. 안타깝게도 박 당선인은 야당과의 긴 허니문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는 1987년 직선제 재도입 이후 처음 과반 득표, 최다 득표로 당선되긴 했지만, 상대 후보에 표를 던진 48% 역시 역대 최대 비율이기 때문이다. 물론 국민 다수는 문재인 후보의 ‘급격한 변화’보다 당선인의 ‘책임감 있는 변화’에 손을 들어 줬기에 ‘안티세력’의 발목 잡기를 지레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게다. 다만 금쪽같은 허니문을 스스로 허비하는 자충수는 없어야 한다. 인수위 출범 과정에서 ‘밀봉 인사’등 온갖 잡음이 나왔기에 하는 얘기다. 당선인이 허니문이 끝나기 전에 해야 할 최우선 과제는 뭔가. 무엇보다 집권 5년의 국정 기조를 명료하게 제시하는 일이 아닐까. 당선인은 선거 기간 내내 핵심 국정 모토로 ‘국민행복’을 내세우긴 했다. “무너진 중산층을 70%까지 복원해 다시 한번 ‘잘 살아보세’의 신화를 이루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한 바 있다. 한데 당선인이 선거 막판 내건 ‘잘 살아보세’란 낯익은 구호의 원조는 그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이 이 간명한 메시지를 18년 집권 중 일관되게 밀어붙여 절대 빈곤을 추방하고 산업화의 기반을 성공적으로 닦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는 그의 독백에서 보듯 장기 독재의 짙은 그늘이 드리워진 측면 또한 부인하기 어렵다. 당선인의 국정 철학이 아버지 때와 달라져야 할 이유다. 5년 단임 정부가 단숨에 물질적 풍요를 국민에게 선물하는 일은 가능하지 않음을 이명박 정부의 부도난 747공약(7% 성장, 4만 달러 소득, 세계 7위 경제)이 입증했다. 더 큰 문제는 소득이 일정 수준 이상 높아진 이후엔 더는 소득과 정비례해 국민의 행복지수가 상승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른바 ‘이스털린의 역설’이다. 하기야 인기 없는 이명박 정부도 올 들어 1인당 소득 2만 달러, 인구 5000만명을 일컫는 20-50클럽에 가입하고 국가신용등급이 일본을 추월했다. 하지만 미국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149개국을 대상으로 국민행복 체감도를 조사한 결과 한국인은 놀랍게도 96위였다. 박근혜 정부가 담대하게 국정 운영의 패러다임 전환을 해야 할 까닭이다. ‘국민을 행복하게 해 주겠다’는 약속은 총량적 소득 증대에서 국민 ‘삶의 질’의 고양이라는 목표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며칠 전 오랜만에 레게 리듬에 실려 오는 ‘굼베이 댄스 밴드’의 올드팝 ‘엘도라도’를 듣다가 무릎을 쳤다. “진정한 엘도라도는 다이아몬드와 황금이 아니라 평화와 모든 사람들을 이해하는 마음”이라는 대목에서였다. 당선인은 국민의 평균적 행복지수가 낮은 것은 상대적 박탈감 때문임을 인식하고 소외계층을 보듬는 데 진력해야 한다. 물론 지속가능한 복지는 성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박근혜식 ‘잘 살아보세’는 복지와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아야 하기에 아버지 시절보다 훨씬 지난한 과제일 게다. 하지만 어쩌랴. 시대의 소명이라면. 독일의 역사학자 위테크는 “신은 누군가를 멸망시키기에 앞서 뜨거운 권력을 누리게 한다”는 ‘섬뜩한’ 명언을 남겼다. 부디 당선인이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는 초심만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kby7@seoul.co.kr
  • 금발이 너무해 실사판…학위 2개 딴 글래머女

    금발이 너무해 실사판…학위 2개 딴 글래머女

    뮤지컬과 영화로 유명한 ‘금발이 너무해’(리걸리 블론드) 주인공의 실사판격인 여성이 해외언론에 소개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현지 외신에 따르면 영국 레스터셔에 사는 샬롯 풀(22)은 유독 눈에 띄는 밝은색 금발에 글래머러스한 몸매, 그리고 코르셋 등의 야한 옷을 즐겨 입어 주위 사람들로부터 ‘머리 나쁜 매춘부’ 등으로 오해받고 있지만 알고 보면 대학에서 2개의 학위를 취득한 고학력 여성이다. 어릴 때 바비인형을 유독 좋아했다는 샬론은 어느 날 TV에서 파멜라 앤더슨, 멜리다 메신저와 같은 육감적인 배우들을 본 뒤 바비인형 같은 외모를 갖길 원했다고 한다. 이에 샬롯은 학교에 다니면서 바비인형처럼 꾸미길 시작했다. 그렇다고 학업을 소홀히 하진 않았다. 그녀의 이력을 보면 GCSE(영국의 중등교육자격시험)에서 무려 12과목(대입시험을 치르기 위해서는 최소 5과목을 통과해야 함)을 수료했으며 A 레벨(대입시험)에서도 3과목을 우수한 성적으로 마쳤다. 이때부터 샬롯은 본격적으로 성형수술을 통해 자신의 외모를 바꿔갔다. 또한 그녀는 노팅엄대학에서 법과 심리학(law and psychology) 전공을 시작한 지 2주 만에 가슴확대수술을 받아 34F 컵으로 키웠다. 그녀는 탱크톱에 핫팬츠를 입은 늘씬한 여성들이 서빙을 하는 후터스에서도 아르바이트했다. 이땐 샬롯 엘리자베스라는 예명을 사용했다. 이렇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 공부를 함께하며 학사를 마친 그녀는 평소 관심이 있던 패션마케팅으로 전향해 석사마저 취득했다. 현재 샬롯은 한 패션회사에서 인기 직종인 소셜미디어 코디네이터로 근무하고 있다. 그녀는 트위터나 페이스북, 텀블러를 통해서 자신 만의 패션 경력을 널리 알리고 있다. 사진=페이스북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버스 성폭행’ 여성 끝내 숨져… 분노의 촛불 든 인도

    인도 뉴델리에서 심야 버스를 타고 가던 중 집단 성폭행을 당했던 여대생(23)이 싱가포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사건 발생 2주 만인 29일(현지시간) 결국 사망했다. 인도 경찰은 가해자 6명을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인도 전역에서는 정부가 여성에 대한 범죄에 강력히 대응할 것을 요구하는 추모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AP 등에 따르면 싱가포르 마운트 엘리자베스 병원의 켈빈 로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환자가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고이 잠들었다.”며 피해 여성의 사망 소식을 알렸다. 그는 “8명의 전문의로 구성된 의료진의 노력에도 환자의 상태는 점점 악화됐다.”면서 “환자가 사투를 벌였고 몸과 뇌의 심각한 부상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피해 여성은 지난 16일 밤 영화를 본 뒤 남자 친구와 함께 버스를 타고 가다가 남성 6명에게 성폭행을 당했으며, 쇠막대로 공격을 받아 폐와 뇌에 심각한 상처를 입었다. 이 여성은 뉴델리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지난 27일 마운트 엘리자베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싸늘한 시신이 돼 뉴델리로 돌아왔다. 가해자들을 체포해 조사해 온 인도 경찰은 이들을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뉴델리 경찰 대변인인 라잔 바가트는 “유죄가 선고되면 가해자들은 사형에 처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만모한 싱 인도 총리는 “잔인한 폭행의 안타까운 희생자가 끝내 사망한 데 대해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정계와 시민사회가 인도를 여성들이 살기에 안전한 나라로 만드는 일을 돕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싱 총리는 30일 새벽 공항에 나가 딸의 시신과 함께 돌아온 피해자 부모를 위로했다. 피해 여성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이를 추모하기 위해 거리로 나왔으며, 정부의 강력한 대책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지난 22~23일 경찰과 대치했던 과격 시위와 달리 거리 행진과 촛불 집회 등 평화롭게 진행됐다. 시위에 참가한 한 여성은 “이번 사건 피해자는 우리의 순교자”라고 말했다. 인도 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특별조사위원회를 설립, 여성 보호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그러나 정부의 늑장 대응과 정치권의 ‘립서비스’ 발언 등으로 미뤄볼 때 성범죄에 관대한 인도 사회가 쉽게 바뀌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2012년, 과학을 돌아보다

    2012년, 과학을 돌아보다

     밀레니엄을 맞았던 1999년말 이후 가장 시끄러웠던 종말론 논란을 무사히 지나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 ‘종말의 날’, ‘휴거’, ‘둠즈데이’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지만, 이들 종말론의 공통점은 정작 그 날이 지나면 거짓말처럼 사람들의 머리 속에서 지워진다는 점이다. 이제 마야달력 따위의 소모적인 얘기는 잊어버리고, 올 한 해를 돌아볼 때가 됐다. 전세계 과학계의 양대 축을 이루고 있는 과학저널 ‘사이언스’와 ‘네이처’는 2012년 366일(2012년은 윤년)간 과학이 이뤄낸 성과들을 결산하면서 서로 다른 접근법을 택했다. ‘사이언스’는 10개의 과학적 돌파구를, ‘네이처’는 과학을 만들어낸 10명의 사람을 주제로 삼았다. 물론 과학은 ‘사람’의 영역이기에 두 저널이 다루는 내용이 완전히 다를 수는 없다.  사이언스는 올해 최고의 과학성과로 ‘힉스 입자의 발견’을 올려놓았다. 굳이 사이언스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힉스 입자가 올 과학계 최고의 이슈라는데 어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기 힘들다. 1960년대 피터 힉스 에든버러대 교수를 비롯한 여러 과학자들이 그 존재를 예측한 이후 물리학계는 ‘세상 만물에 질량을 부여한 신(神)의 입자’를 찾기 위해 노력해왔다. 10조원 이상이 투입된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거대강입자가속기(LHC)가 올해 드디어 그 결과물을 내놓았다. 지난 7월 CERN은 “힉스로 추정되는 새로운 입자를 찾아냈다.”고 공식선언했다. CERN은 현재 이 입자가 힉스인지를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당초 연말쯤 판명날 예정이었지만 이상징후들이 발견되면서 내년 3월로 발표가 미뤄진 상태다. 이 입자가 힉스든 아니든 인류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존재를 찾아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힉스보다 더 오랜 기다림 끝에 올해 모습을 드러낸 물질도 있다. 1938년 이탈리아 물리학자 에토레 마요라나는 양자 이론을 토대로 ‘마요라나 페르미온’의 존재를 예측했다. 마요나라 페르미온은 세상을 구성하는 물질과 보이지 않는 영역을 차지하는 반물질의 경계에 서 있으며 우주 공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암흑물질의 주성분으로 추정된다. 올해 4월 네덜란드 델프트 대학 연구진이 특수 장치를 이용해 흔적을 찾아냈다. 과학자들은 마요나라 페르미온을 잡아둘 수 있으면 현재의 컴퓨터보다 수백~수만배 빠른 양자컴퓨터를 안정적으로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생각만으로 로봇 팔 조종하는 기술  ‘진화’에 대한 오해 중 가장 흔한 것이 ‘진화에는 일정한 방향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늦게 생겨난 생물종일수록 고등동물이라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하지만 진화는 무수히 많은 가지를 뻗는 ‘생명의 나무’ 형태로 진행된다. 자연환경에 더 유리하게 적응한 동물이라도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9월 사이언스 표지를 장식한 ‘데니소바인의 게놈 해독’은 이같은 진화의 무방향성을 보여준다. 2008년 시베리아 남부 데니소바 동굴에서 발견된 데니소바인은 3만~5만년전 현생인류나 네안데르탈인과 같은 시대를 살았다. 학계에서는 이 당시에 최소한 4종 이상의 인류가 살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진은 올해 데니소바인 소녀의 손가락 뼈와 어금니 화석을 통해 또다른 인류의 정체를 밝혀냈다. 분석결과 데니소바인은 약 80만년전 현생인류의 조상에서 갈라져 나왔고, 호주 인근 파푸아뉴기니에 사는 사람들이나 동남아시아인과 유전적으로 아주 비슷했다. 그렇다면 왜 데니소바인은 호모 사피엔스 대신 지구의 주인이 되지 못했을까. 연구진은 “현생인류는 전세계로 퍼져 나가면서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해, 각 지역에 맞게 살아남을 능력을 확보했다.”면서 “하지만 데니소바인은 짧은 시간에 시베리아에서 동남아시아까지 이르는 넓은 지역으로 퍼져나가면서 다양성을 확보하지 못해 적응에 실패하고 멸종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인류의 영원한 꿈인 ‘사람을 대신하는 로봇’은 올해도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지난 5월 미 브라운대 메디컬센터와 하버드 의대 연구진은 15년간 전신마비로 전혀 움직이지 못한 여성 환자가 생각만으로 로봇 팔을 조종하는 기술 시연에 성공했다. 이 여성은 로봇 팔이 테이블에 있는 커피잔을 들어서 입으로 가져오게 해 빨대로 커피를 마신 다음 다시 커피잔을 테이블에 가져다 놓게 했다. 그는 이 같은 작업을 6번 시도해 4번 성공했다. 어린이용 아스피린만한 센서 칩을 뇌에 이식한 덕분이다. 환자가 팔을 움직인다고 상상하면 칩은 뇌세포 수십 개의 전자 활동을 포착한 다음 컴퓨터에 신호를 보내고 컴퓨터는 이를 로봇 팔에 보내는 명령어로 전환한다. 아직까지 완벽하지는 않지만, 재활의학이나 로봇 분야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입증한 것은 분명하다.  유전자조작 기술도 주목받았다. 생물학자들은 유전자의 역할이나 변이를 밝히는 단계를 넘어 유전자를 직접 조작하거나 편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탈렌’(TALEN), ‘유전자 가위’ 등으로 불리는 이 기술들을 이용하면 단백질을 이용해 문제가 생긴 유전자의 일부분을 잘라내거나 이어붙이고, 위치를 바꿀 수 있다. 사람이나 동물의 질병 원인을 찾아 근본적으로 제거할 수 있고, 우수한 형질을 새롭게 심어넘을 수도 있는 ‘꿈의 기술’이라는 것이 사이언스의 평가다. 이 분야에서는 국내 연구진들도 세계 최고 수준을 인정받고 있다.  ●허리케인 샌디 예측한 고담의 수호자  다시 힉스로 돌아가보자.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실험’으로 불리는 힉스 추적이 순탄했을리 없다. 유럽은 물론 세계 각국의 예산이 동원됐고, “왜 이런 실험에 돈을 대야 하느냐.”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네이처가 올해 과학에서 주목받은 인물 중 첫 번째로 롤프 디터 호이어 CERN 소장을 꼽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네이처는 호이어에게 ‘힉스 외교관’이라는 별칭을 붙였다. 호이어는 이론물리학자가 아니라 평생 가속기 설계에 매달려온 건축전문가다. 무엇보다 ‘달변가’다. 그는 CERN의 기자회견마다 등장해, 수많은 미사여부와 완벽한 비유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CERN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박인규 서울시립대 교수는 “1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LHC실험에 참여했지만, 호이어가 없었다면 아예 실험진행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두 번째 인물은 올 10월 허리케인 ‘샌디’로 인한 미 동북부 지역의 피해를 12년 전에 미리 예측해 대비가 가능하도록 한 신시아 로젠츠베이그 박사가 꼽혔다. 네이처는 “로젠츠베이그는 허리케인으로 영화 베트맨 속 고담시가 될 뻔 했던 뉴욕의 수호자로 떠올랐다.”고 추어올렸다. ‘화성 습격’으로 불리는 미항공우주국(NASA)의 화성탐사선 ‘큐리오시티’ 프로젝트의 총괄책임자인 애덤 스텔츠너 박사는 정형적인 과학자의 틀을 깬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전세계에 보여줬다. 스텔츠너는 기존 방식으로는 큐리오시티가 화성 표면에 제대로 내릴 수 없다는 점을 해결하기 위해 낙하산을 이용한 획기적인 착륙법을 고안했다. 스텔츠너 덕분에 ‘25억달러짜리 위험한 도박’은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었다. 전세계로 중계된 큐리오시티의 화성착륙은 마치 영화 속 장면처럼 호응을 얻었다. 큐리오시티는 현재 화성 표면을 분주하게 움직이며 새로운 샘플 분석 결과를 지구로 보내오고 있다. 이 밖에 암 줄기세포를 발견한 세드릭 블랑팽 벨기에 브뤼셀자유대 교수, 세계 최대 게놈 분석 기관인 베이징게놈연구소(BGI)를 이끄는 왕준 소장도 올해의 과학자로 선정됐다.  과학계에 논란을 일으킨 사람들도 여럿 이름을 올렸다. 엘리자베스 아이런스 박사는 ‘과학계의 검은 이면’에 도전했다. 그는 2009년부터 실험을 통해 앞서 발표한 유명 연구들을 다시 실험해 실제로는 재연이 불가능한 조작된 결과들이라는 점을 만천하에 알렸다. 바이엘 등 거대 제약사의 연구는 물론 유전자 연구의 이정표로 꼽히는 연구들에서도 조작이 발견됐다. 네덜란드 에라스뮤스 의대의 론 푸시에 교수는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인간 사이에도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을 실험실에서 변종을 만들어 입증했다. 푸시에는 이후 “테러에 악용될 수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고, 미국 정부가 논문 일부를 삭제하도록 요청하면서 ‘검열’ 논란에도 휘말렸다. 조 핸델스만 교수는 과학 분야 교수들이 여학생보다 남학생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2009년 300여명의 희생자를 낸 대지진을 예측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법원에서 금고 6년의 중형을 선고받은 베르나르도 데 베르나르디니스 박사는 올해 가장 황당한 사건의 주인공이 됐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씨줄날줄] 여성 리더십/함혜리 논설위원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으로 우리나라에도 드디어 여성 지도자의 시대가 열렸다. 이제 사람들의 관심은 “여성 대통령이 되어서 무엇이 달라질까?”로 바뀌었다. 신라 진성여왕 이래 1100년 만에 탄생한 첫 여성 국가지도자가 어떤 리더십을 발휘할지에 관심의 초점이 옮겨진 것이다. 동서고금을 통틀어 특유의 리더십을 발휘하며 나라를 더욱 강건하게 다진 여성 통치자들이 많이 있다. 영국 절대주의의 전성기를 이룬 엘리자베스 1세 여왕(재위 1558~1603)은 강제와 양보의 양면 작전으로 의회를 제압하는 한편 국민들에게는 애정과 사랑을 베풀었다. 빅토리아 여왕(재위 1837~1901)은 빛나는 시대에 살면서도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한 것으로 유명하다. 여왕은 디즈레일리와 같은 명재상에게 국사 전반을 맡기되 적재적소에서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는 지혜를 발휘했다. 러시아에는 계몽군주로 불리는 예카테리나 2세 여제가 있다. 법치주의 원칙을 도입함과 동시에 귀족들과 협력체제를 강화했으며, 러시아 영토를 크게 확장하는 업적을 남겼다. 최근 들어 전 세계적으로 여성지도자들의 활약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지식사회의 대두가 큰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 산업사회가 지식사회로 전환되면서 강력한 힘과 권위로 통치하던 과거의 리더십이 아니라 창의적이고 자발적인 참여와 성장을 도모하는 민주적 리더십이 주목을 받는 시대가 됐다는 점은 설득력이 있다. 과연 어떤 것이 바람직한 여성 리더십일까? 프랑스의 방송인 크리스틴 오크렌트는 저서 ‘왜, 여성대통령인가?’에서 “권력을 쥔 여성은 대화에 능하고 약자에게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일 뿐 아니라 공적인 업무도 훨씬 애정을 기울여 수행한다.”고 여성 지도자들의 리더십을 요약했다. 박근혜 당선인의 리더십은 지금까지 ‘원칙과 신뢰’로 요약돼 왔다. 이번 선거기간 중에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정치를 펼치겠다.”고 했다. 첫 여성 대통령이라는 타이틀보다는 구체적 업적을 남긴 지도자로서 역사적 평가를 받겠다는 각오로 국정에 임하길 기대하는 마음 간절하다. 이스라엘 총리였던 골다 메이어(1898~1978)는 이런 말을 남겼다. “여성이 남성보다 우월한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남성보다 못하지 않은 것만은 확실하다. 같은 직업이라도 여자는 남자보다 훨씬 뛰어나야 성공할 수 있다.” 박 당선인이 곱씹어 볼 만한 말이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시드니-타박타박 룰루랄라 Walking around Sydney

    시드니-타박타박 룰루랄라 Walking around Sydney

    SYDNEY 타박타박 룰루랄라 Walking around Sydney 걷는 여행은 정직하다. 순간순간을 보고 듣고 느끼고 냄새 맡을 수 있다. 하나 더 볼 수 없을지는 몰라도 하나를 온전히 만날 수 있다. 시드니를 걸었다. 2, 3 겨울에도 서핑을 즐기는 젊은이들로 넘쳐나는 본다이 비치는 환상의 절경을 담고 있는 코스탈 워크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4 코스탈 워크에는 헤매지 않고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요소요소에 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Bondi Beach 남태평양을 따라 시드니의 바다를 걷다 시드니에 가면 누구나 오페라하우스를 보고 하버 브릿지를 찾는다. 이 두 명소에 가기 위해서는 기차나 버스, 페리를 타고 써큘라 키Circular Quay에서 내리면 된다. 써큘라 키는 세계 3대 미항에 꼽히는 시드니 여행의 시작이자 외곽으로 나가는 대중교통의 집결지이기도 하다. 시드니가 자랑하는 본다이 비치Bondi Beach로 가는 버스도 써큘라 키에서 출발한다. 시드니 도심에서 직선거리로 8km 가량 떨어져 있는 본다이 비치는 파란 바다를 가르는 역동적인 서퍼들과 일광욕을 즐기는 비키니 차림의 미녀들로 언제나 생기가 넘친다. 해변 주변으로는 아기자기한 카페와 레스토랑, 쇼핑몰 등이 있어 저녁에도 흥겨운 분위기가 이어진다. 본다이를 즐기는 방법이야 취향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지만 본다이 해변에서만 하루를 보낼 계획이 아니라면 해안선을 따라 도보여행 일정을 잡아 보자. 올망졸망한 제주올레와는 또 다른 바닷길을 만날 수 있다. 본다이 비치에서 시작해 남쪽 방향으로 해안 절벽을 따라 조성된 코스탈 워크Coastal Walk는 시드니의 바다를 만나는 최선의 방법이다. 클라이맥스에 다다를 때까지 오랜 시간을 기다릴 필요도 없다. 일단 걷기 시작하면 이내 평생 잊지 못할 압도적인 풍광의 태평양과 손에 닿을 듯 지척에서 마주할 수 있다. 파란 하늘 아래 그보다 더 파란 바다. 탄성이 멈추질 않는다. 코스탈 워크는 본다이 비치를 시작으로 타마라마 비치Tamarama Beach, 브론테 비치Bronte Beach 등 크고 작은 비치를 거쳐 쿠지 비치Coogee Beach까지 이어진다. 해안절벽이라고는 하지만 길이 잘 놓여 있고 코스가 어렵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산책하듯 걸을 수 있다. 평일에도 운동을 하거나 개와 산책하는 사람들의 왕래가 많아서 치안은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중간에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사진을 찍고 쉬엄쉬엄 걸어도 총 3시간이면 충분하고 코스 중간에서 나와도 된다. 시드니에서 소풍가기 좋은 맨리 버스가 아니고 페리를 타고 바다를 건너야 하는 맨리Manly에도 해안 워킹 코스가 만들어져 있다. 가장 손쉬운 코스는 페리가 도착하는 항구에서 두 블록 가량 맞은편에 있는 타운센터에서 셸리비치Shelly Beach까지 가는 코스로 왕복 30~40분이 소요된다. 관목 숲과 해변, 원주민 거주 지역 등을 통과해 스피릿 브릿지Spirit Bridges까지 가는 4시간 코스도 있다. 맨리는 페리까지 타고 바다를 건너가야 하니 오전에 일찍 가서 느긋하게 하루를 보내고 오는 것도 방법이다. 항구와 타운센터 주변으로 쇼핑몰이 형성돼 있으며 페리가 늦게까지 다닌다. 시간을 잘 맞추면 시드니로 돌아오는 페리에서 하버브릿지를 배경으로 근사한 석양을 감상할 수 있다. 맨리를 오고가는 페리는 서큘라 키 3번 부두에서 30분 간격으로 출발하고 30분 가량 소용된다. 왕복 14호주달러.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ie info 본다이 비치 도보여행 써큘라 키에서 333번 특급 버스를 타거나 380번 버스를 타면 된다. 380번 버스는 엘리자베스 스트리트에서도 탈 수 있다. 40분 정도 소요되며 요금은 편도 4.5호주달러(2012년 8월 기준)다. 기차를 타면 본다이 정션Bondi Junction에서 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쿠지 비치에서 돌아올 때는 378번 버스가 서큘라 키까지 온다. ●Blue Mountain 5억년의 푸른 하늘을 걷다 남태평양의 파란 바다와는 또 다른 느낌의 푸른 세계도 있다. 시드니 주변에서 가장 유명한 블루 마운틴Blue Mountain에 오르면 5억년의 시간이 만든 절경을 만날 수 있다. 세계자연유산으로도 지정돼 있는 블루 마운틴에는 유칼립투스 나무가 지천이다. 유칼립투스 나뭇잎에서 나오는 수액이 햇빛에 증발하며 푸른 안개 같은 빛을 띠기 때문에 블루 마운틴이라 이름 붙은 이곳 또한 걷기 여행에 제격이다. 블루 마운틴의 블루는 아침 시간에 더 진가를 발휘한다. 블루 마운틴을 여행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여행사에서 운영하는 데이투어 버스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이다. 데이투어는 블루 마운틴까지의 왕복 교통편과 현지에서의 주요 포인트간 이동이 기본으로 포함되며 식사나 추가 일정 등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1인당 100달러 정도면 이용할 수 있다. 시간에 맞춰 움직이거나 모르는 여럿과 어울리는 것이 싫다면 기차를 타고 개인적으로 여행하면 된다. 시드니 센트럴역에서 출발하는 기차를 타고 카툼바역Katoomba Railway Station에 내리면 역 앞에 셔틀 버스 개념의 익스플로러 버스나 트롤리 투어 정거장이 있다. 이도 싫다면 도보로도 충분히 여행할 수 있다. 블루 마운틴 여행은 대부분 에코 포인트Eco Point에서 시작한다. 버스를 타지 않고 걷기로 결정했다면 카툼바역 정면의 큰 길을 따라 곧장 걸어가면 되는데 도보로 30분이면 충분히 에코 포인트에 도착한다. 걷는 중간중간 시골 마을의 상점과 주택가를 기웃거리는 재미도 쏠쏠하다. 에코 포인트에 서면 마법으로 돌이 됐지만 기구한 사연으로 다시 사람으로 돌아오지 못했다는 ‘세 자매 봉Three Sisters’을 비롯해 블루 마운틴의 전체적인 윤곽을 포착할 수 있다. 1 블루 마운틴은 누가 뭐래도 걸어서 여행해야 그 멋을 만끽할 수 있다 2 수억년 세월을 견디며 밋밋해진 계곡이 평야처럼 펼쳐진다 3 블루 마운틴에 속한 제놀란 동굴 인근의 고풍스런 주택 4 절벽 트레킹을 하다 보면 만나게 되는 유칼립투스 나무 빼곡한 블루 마운틴 계곡 블루 마운틴을 제대로 만나는 절벽 트레킹 호주의 그랜드 캐년이라고도 불리는 블루 마운틴은 봉오리가 뚜렷한 우리네 산악지형과는 생김새부터 다르다. 긴긴 세월에 켜켜이 깎이고 다듬어져 밋밋해진 능선이 저 멀리까지 뭉게뭉게 펼쳐지며 가슴 탁 트이는 장관을 이룬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푸른 산이다. 사진보다 실물이 예쁜 사람처럼 블루 마운틴은 그 어떤 사진이나 글로도 실제의 감동을 전달하기가 어렵다. 에코 포인트에서는 길게는 3일에서 짧게는 2~3시간 정도까지 다양한 트레킹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에코 포인트 자체가 이미 고지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절벽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이상 가파른 등산을 하지 않고도 비교적 평탄한 절벽 길을 걸을 수 있다. 당일 일정이라면 에코 포인트에서 시닉월드까지의 트레킹을 권할 만하다. 대략 1시간 정도의 트레킹은 블루 마운틴의 가파른 절벽을 따라 이어지며 코너를 돌 때마다 달라지는 블루 마운틴의 풍광을 만날 수 있다. 시닉월드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경사를 운행하는 관광열차로 기네스북에도 올라 있는 시닉 ‘레일웨이’와 카툼바 폭포 옆 옛 폐광 지대 계곡에 조성해 놓은 ‘워크웨이’, 300m 높이의 블루 마운틴 협곡을 연결해 놓은 투명한 바닥의 케이블카 ‘스카이웨이’ 등을 이용할 수 있다. 특히, 마치 원시 정글 속에 산책로를 꾸며 놓은 듯한 워크웨이는 안전하고 편리하게 블루 마운틴의 속살을 만지는 이색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travie info 블루 마운틴 도보여행 기차를 이용한 개별여행이라면 시간을 넉넉히 잡아야 한다. 센트럴역에서는 평균 1시간에 한 대꼴로 출발하고 캄툼바역까지는 2시간 정도 소요된다. 탑승 게이트가 수시로 변경되니까 잘 확인할 것. 열차는 왕복 23달러. 블루 마운틴 익스플로러나 트롤리 티켓은 카툼바역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가격은 성인 1인당 25달러 전후.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Sydney City 느긋느긋 시드니의 심장을 걷다 호주는 큰 나라다. 시드니도 마찬가지. 호주의 행정 수도는 캔버라지만 관광객의 수도는 시드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페라하우스와 하버 브릿지, 로얄 보타닉 가든과 하이드 파크를 품고 있는 시드니는 그 자체로도 걷기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대도시인 만큼 시드니 도보 여행은 어느 정도 지역을 나눠 접근하는 편이 좋다. 마침 주말에 시드니에 머문다면 록스 마켓Rocks Market으로 향하면 된다. 오페라 하우스 맞은편 하버 브릿지 끄트머리의 록스 광장에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마다 장이 선다. 벼룩시장처럼 중고 물품이 나오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각종 수공예품이 주를 차지하고 한 편에는 먹거리 장터가 세워진다. 록스마켓을 둘러본 뒤에는 강철로 만든 하버 브릿지 횡단에 도전할 수 있다. 현지인들에게는 옷걸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하버 브릿지는 밀슨스 포인트Milsons Point까지 연결돼 있는데 인도가 마련돼 있어 안전하게 건널 수 있다. 오페라하우스에서 바라보는 하버 브릿지도 멋지지만 막상 다리에 올라 내려다보는 오페라하우스 또한 장관이다. 우리네 남산만큼은 아니지만 하버 브릿지에도 사랑의 징표로 걸어 놓은 자물쇠가 제법 있다. 하버 브릿지가 아니라 써큘라 키를 지나 오페라하우스로 갈 수도 있다. 언제나 관광객으로 넘치는 오페라하우스를 지나면 한결 한가로운 로얄 보타닉 가든이 기다리고 있다. 4,000여 종의 다양한 식물과 푸른 잔디가 펼쳐져 있는 보타닉 가든은 오아시스가 따로 없다. 로얄 보타닉 가든 안에는 진귀한 19세기 가구가 고스란히 보존돼 있는 총독 관저가 있고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가이드 투어가 진행된다. 평일에는 가든투어까지만 허용된다. 보타닉 가든까지 갔다면 조금만 힘을 내 맥쿼리 부인의 의자Mrs. Macquarie’s Chair까지 욕심을 내보자. 총독의 부인이었던 맥쿼리 여사가 영국으로 출장 간 남편을 기다리며 이곳에서 종종 책을 읽었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는데 가보면 왜 그녀가 이곳까지 나와서 독서를 했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곳까지 가는 해안 길도 환상적이고 오페라하우스와 하버 브릿지가 한데 어울려 있는 엽서 같은 사진을 찍기에도 그만이다. 대도시 이미지의 활기찬 시드니를 보고 싶다면 좀더 중심가로 나가면 된다. 맥쿼리 스트리트와 로얄 보타닉 가든이 만나는 자리에 있는 주립도서관은 공부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욕심이 날 정도로 근사한 도서관이다. 높은 천장까지 책이 한 가득 쌓인 서고와 독서 삼매경에 빠져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숨어 있던 학구열을 자극하기 충분하다. 길눈이 어둡거나 복잡한 다운타운을 헤매기 싫다면 중심 거리인 조지 스트리트를 따라 걸으면 된다. 록스 광장부터 시작되는 조지 스트리트를 걷다 보면 중간중간 마틴 플레이스처럼 유명한 쇼핑 구역이 나오고 타운홀 인근에는 시드니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퀸 빅토리아 빌딩QVB도 자리하고 있다. 19세기에 지어진 지하 2층, 지상 3층의 이 건물에는 골동품점과 부티크를 비롯해 고풍스런 카페 등이 빼곡하다. 빅토리아 여왕의 이름을 딴 QVB는 꼭 쇼핑이 아니더라도 스테인드 글라스와 유리돔 등의 화려한 구경거리로 방문 가치가 있다. 천장에 매달린 시계탑에서는 매시 정각 귀여운 인형극이 열린다. 1 오페라하우스와 하버 브릿지. ‘맥쿼리 부인의 의자’에 가면 한 프레임에 담을 수 있다 2 세계에서 가장 넓은 목조 선착장 핑거 선착장Finger Wharf. 울루물루 선착장Woolloomooloo Wharf이라고도 하며 호텔과 레스토랑 등이 들어서 있다 3 현대적인 힐튼 시드니의 입구 4 가격대비 만족도 높은 챗 타이 레스토랑 글 김기남 기자 사진제공 호주관광청 www.australia.com ▶travie info 시드니 도보 여행 시드니의 중심 거리라고 할 수 있는 조지 스트리트와 엘리자베스 스트리트를 타원형으로 순환하는 555번 무료 셔틀 버스를 잘 이용하면 보다 효율적으로 뚜벅이 도심 여행을 할 수 있다. 힐트 시드니 호텔 Hilton Sydney QVB를 마주하고 있는 힐튼 호텔은 시드니 이곳저곳을 여행하거나 쇼핑을 즐기기에 최적의 입지를 자랑한다. 힐튼 호텔만의 특급 서비스와 시설은 기본이고 공항 특급열차의 종점인 타운홀과 이어져 있고 스트랜드 아케이드Strand Arcade 등 유명 쇼핑몰이 지척이다. 555번 무료 셔틀 버스 정류장도 바로 호텔 앞에 위치한다. www1.hilton.com 챗 타이chat thai 시드니에서 최근 뜨고 있는 타이 레스토랑. 매콤한 음식이 생각날 때도 추천할만한 곳이다. 시드니에서는 나름 합리적인 가격에 수준급 태국 요리를 맛볼 수 있고 우리 입맛에도 잘 맞는다. 해산물 요리는 30호주달러 이하, 국수와 밥은 15호주달러 이하에서 고를 수 있다. 타이타운과 웨스트필드, 랜드위크, 맨리 항구 터미널 등에도 레스토랑이 있다. www.chatthai.com.au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원칙과 신뢰의 수첩공주… 鐵의 리더십, 위기에 더 빛나

    원칙과 신뢰의 수첩공주… 鐵의 리더십, 위기에 더 빛나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는 선이 굵다. 작은 것에 집착하지 않고 큰 방향을 보고 나아간다. 말과 행동에 군더더기도 거의 없다. 원칙을 강조하는 박 당선자 특유의 리더십이다. 이 때문에 위기에 처할 때마다 자기 희생과 신뢰 정치로 바닥을 딛고 일어나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다. 방향을 읽는 능력, 결단할 줄 아는 힘을 보여준 것이다. 이는 부친인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후광 효과를 뛰어 넘는 것이다. 이러한 박 당선자의 리더십은 향후 5년 동안 ‘대한민국호(號)’를 이끌어 나갈 통치 스타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멘토… 영국 여왕, 대처 총리, 아버지 박 당선자는 ‘롤 모델로 삼는 정치인’으로 16세기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을 꼽았다. 여성성보다는 위기를 극복하는 강한 리더십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박 당선자는 지난 8월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 5명이 출연한 MBC ‘100분 토론’에서 “엘리자베스 1세는 어려서 고초를 많이 겪었다. 그 시련을 다 이겨내고 지도자가 됐다.”면서 “자기가 불행을 겪었기 때문에 남을 배려할 줄 알았고 관용의 정신을 갖고 합리적 방식으로 국정을 운영했다. 파산 직전의 영국을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박 당선자는 2007년 지지자들에게 공개한 ‘90문 90답’에서 존경하는 정치인으로 ‘철의 여인’으로 불리는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라고 답했다. 박 당선자는 당시 “위기의 대한민국을 살릴 리더십은 영국병에 신음하던 영국을 되살린 대처리즘”이라면서 “대처 총리가 영국을 살려낼 수 있었던 힘은 ‘시대에 맞는 원칙’이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렇듯 박 후보의 멘토가 대처 전 총리에서 엘리자베스 1세로 바뀐 배경에는 ‘상황 논리’가 일정 부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고질적 병폐인 파업 등 노조 문제에 단호히 대응해 영국 경제를 부흥시킨 대처의 방식은, 5년 전 ‘줄·푸·세’(세금 줄이고, 규제 풀고, 법질서 세우자)를 앞세웠던 박 당선자의 공약과 맞닿아 있었다. 반면 박 당선자는 이번 대선에서 국민 대통합과 경제 민주화, 복지 확대 등을 내걸었다. 이는 동인도회사 설립, 빈민구제법 강화, 가톨릭·개신교 간 종교 갈등 해소 등 엘리자베스 1세의 정책 노선과 닮은 꼴이다. 박 당선자는 또 지난해 말 자신의 정치 철학에 가장 영향을 미친 인물에 대해 ‘아버지’라면서 “아버지는 고뇌하시고 정책을 발표하고 현장에서 실행되는지 계속 확인을 많이 했다. 아버지가 갖고 계신 역사관이나 안보관, 세계관을 들으면서 많이 배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박 당선자는 이어 지난 10월 26일 박 전 대통령의 33주년 추도식에서는 “이제 아버지를 놓아드렸으면 한다.”면서 “아버지 시대에 이룩한 성취는 국민들께 돌려드리고 그 시대의 아픔과 상처는 제가 안고 가겠다.”면서 ‘탈(脫)박정희’를 선언하기도 했다. ●키워드… 정치공학·전략은 금기어 박 당선자의 트레이드 마크는 ‘원칙과 신뢰’다. 국민들에게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키려는 모습을 보여왔다. 2010년 세종시 수정안 논란 과정에서 박 당선자는 정치 생명을 걸고 “약속은 지켜야 한다.”며 원안을 지켜낸 뒤 이러한 이미지는 훨씬 강해졌다. 이 때문에 박 당선자에게 ‘정치공학’이나 ‘전략’은 금기어에 가깝다. ‘속임수’와 비슷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가식적인 ‘쇼’는 안 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반대로 ‘국민’, ‘민생’ 등의 표현은 박 당선자의 결단을 이끌어내는 촉매제라고 한다. 한 측근은 “박 당선자를 설득하려면 ‘이렇게 하는 게 유리하다.’보다 ‘이렇게 하는 게 옳다.’고 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참모들 사이에서 “예측 가능하기 때문에 모시기는 쉽다. 하지만 선거에는 적합하지 않은 후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투수로 치면 화려한 변화구를 구사하는 기교파라기보다는 묵직한 돌직구를 뿌리는 정통파인 셈이다. 이를 통해 박 당선자는 위기에 강한 리더십을 갖고 있다는 점을 스스로 증명해 왔다. 2004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역풍으로 한나라당이 위기에 처했을 때 대표를 맡은 뒤 ‘천막당사’로 배수진을 쳤다. 곧이어 치러진 4·15 총선에서 121석을 확보하는 성과를 올렸다. 2006년 지방선거 때는 ‘커터칼 테러’를 당한 뒤에는 병원에서 한 “대전은요?”라는 한마디로 위기에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2년 3개월여 동안 당 대표로 각종 선거에서 잇따라 승리하며 ‘선거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지난해 말에는 여권 주요 인사들의 잇단 비리와 구속 등으로 위기에 처하자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컴백’ 했다. 당을 뜯어 고쳐 새누리당을 출범시킨 뒤 지난 4·11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하고, 대선 후보직까지 거머쥐었다. 15년여의 정치 인생 동안 선거에서 ‘아픈 경험’은 2007년 대선 후보 경선 패배가 유일하다. 박 당선자는 “우리나라는 큰 위기에 있다. 경험 많은 선장은 파도 속으로 들어가 (위기를) 이겨낸다.”면서 자신을 ‘경험 많은 선장’에 비유하곤 했다. 박 당선자는 이 시대에 필요한 대통령의 리더십으로 위기 극복과 신뢰, 국민 통합을 제시했다. 그는 지난 4일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국정의 80%가 위기 관리 문제”라면서 “무엇보다 다음 대통령에게는 위기 극복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치를 해오면서 신뢰를 생명같이 생각해 왔다.”면서 “실천과 경험을 바탕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정치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해 국민 대통합과 국민 행복 시대를 열겠다.”고 덧붙였다. ●스타일… “탱크 중무장한 여사령관” ‘수첩공주’로 대표되는 꼼꼼하고 세심한 리더십도 박 당선자의 장점이다. 퍼스트 레이디 시절 청와대 참모들의 보고를 기록하면서 생긴 메모 습관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는 메모 습관에 대해 “책임감 때문에 그렇다.”면서 “민생 현장에서 수많은 얘기를 듣는데 어떻게 메모를 안 하고 다니는가. 전부 메모해서 가능한 한 그것은 책임있게 해결하고 답을 한다.”고 말했다. 박 당선자에게 수첩은 국민과 소통하는 수단이자 민생을 챙기는 도구인 셈이다. 한 측근은 “(박 당선자가) 수첩에 뭔가 적으면 이는 나중에 반드시 챙기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은 박 당선자의 리더십 스타일에 대해 ‘탱크로 중무장한 나바론 요새의 여사령관’으로 요약했다. 최 소장은 “7년간 지지율이 40%를 넘는 부동의 인기로 난공불락의 위치(나발론 요새)를 구축했으며, 하드파워가 강력한 참모그룹(탱크)이 포진해 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용인술은 박 당선자의 리더십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우선 박 당선자는 사람을 쓸 때 신뢰를 가장 중시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단 한 번 맺은 인간 관계는 소중히 생각한다. 때문에 박 당선자는 참모를 자주 바꾸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2인자’를 두지 않는 것도 박근혜식 용인술의 대표적 특징이다. 주요 측근들에 대한 평가는 “성실하다.”는 게 가장 많다. 개인기보다는 조직력에 초점을 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박 당선자는 ‘공식 라인’을 중시한다. 박 당선자는 일을 맡기면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상당한 권한을 주는 스타일이다. 의사 결정 구조가 왜곡되는 일을 막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다만 ‘믿을 수 있는 사람’만 쓰다보니 인재풀이 좁다는 평가도 받는다. 박 당선자가 ‘불통’(不通) 이미지를 갖게 된 원인 중 하나다. 보안을 중시하는 폐쇄적인 의사 결정 구조도 불통 논란을 낳는 또 다른 원인이다. 역으로 얘기하면 의사 결정 과정에서 높은 효율성을 발휘할 수 있는 배경으로 작용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어린이 20명을 학살하듯… 세밑 ‘악마의 총질’

    어린이 20명을 학살하듯… 세밑 ‘악마의 총질’

    미국에서 크리스마스를 코앞에 두고 많은 어린이가 희생된 최악의 총기 참사가 벌어져 충격을 주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코네티컷주 뉴타운시의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20살 청년 애덤 랜자가 총기를 난사해 어린이 20명과 교직원 6명을 숨지게 한 뒤 자신에게도 총을 쏴 자살했다. 랜자가 범행 전 자신의 집에서 사살한 그의 어머니까지 포함해 사망자는 총 28명이다. 2007년 버지니아공대 총기 난사 사건(33명 사망)보다 사망자 수는 적지만 희생자의 대부분이 6~7세 어린이라는 점에서 미국인들은 5년 전보다 더 큰 충격을 받고 있다. 희생자 중 한인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전날 언쟁 벌인 교사 중 1명 생존 CNN 등 미 언론 보도에 따르면 랜자는 3자루의 총을 들고 어머니가 유치원 교사로 일하는 샌디훅 초등학교에 오전 9시 30분쯤 도착했다. 랜자는 9시 36분쯤 교무실에서 총기를 난사한 뒤 옆 교실에 들어가 어린이들을 ‘처형하듯’ 총격을 가했다. 그는 무표정한 얼굴에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희생자들은 각각 2발 이상의 총알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총소리가 멎은 건 9시 38분이었다. 불과 2분 만에 26명이나 희생된 것이다. 숨진 어린이들은 대부분 초등학교 1학년이었으며 남학생 8명, 여학생 12명으로 밝혀졌다. 숨진 교직원 6명은 모두 여성이었다. 이 학교 학생은 총 600명인데, 그나마 더 큰 참사를 막을 수 있었던 것은 몸을 던져 학생들을 보호한 교사들의 희생 때문이었다. 1학년을 맡은 비키 소토(27·여) 교사는 반 학생들을 교실 벽장으로 피신시킨 뒤 랜자를 막다가 총을 맞고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돈 혹스프렁(47·여) 교장도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랜자에게 달려들었다가 목숨을 잃었다. 도서관 사서인 메리 앤 제이컵은 총소리가 들리자 함께 있던 4학년생 18명에게 “얘들아, 대피 훈련이 시작됐으니 얼른 숨으렴.”이라며 도서관 창고로 학생들을 몰아넣었다. 아이들이 놀라 우왕좌왕할까 봐 내뱉은 ‘거짓말’이었다. ●숨진 교직원 6명 여성… 한인 없어 경찰은 범인이 이날 학교 창문을 깨고 강제로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그가 수년 전 이 초등학교에 다녔던 것으로 보이지만 범행을 저지른 동기에 대해선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범행 전날 랜자가 학교로 찾아가 교사 4명과 언쟁을 벌인 사실이 드러났다고 NBC 방송이 보도했다. 그와 언쟁을 벌인 교사 4명 가운데 3명은 랜자의 총격으로 숨졌으나 1명은 사고 당일 출근하지 않아 살아남았으며 이 생존자가 현재 경찰 조사를 받고 있어 사건의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애도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극악무도한 참사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면서 “어여쁜 어린이들…”이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눈물을 훔쳤다. 오바마 대통령은 16일 사건 현장을 방문한 뒤 희생자들을 위한 촛불집회에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 지도자들도 애도를 표명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대니얼 맬로이 코네티컷 주지사에게 서한을 보내 “아이들을 겨냥한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극악무도한 행위”라고 위로했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아이들이 많이 희생돼 매우 충격받았고 슬프다.”고 밝혔다. 여왕이 공개적인 반응을 내놓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한편 범인의 아버지 피터 랜자는 15일 성명을 내고 “우리 가족은 고통받는 모든 이들과 슬픔을 같이한다.”며 “우리가 내릴 수 있는 답을 찾으려 노력 중이다. 우리도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스스로 묻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금호아트홀 상주 음악가 1호 피아니스트 김다솔 새해 계획

    금호아트홀 상주 음악가 1호 피아니스트 김다솔 새해 계획

    또래보다 작은 키, 몸도 조금은 야위었다. 그런데 건반 앞에선 다른 사람이다. 한없이 부드럽다가 폭풍우처럼 몰아친다. 눈을 감고 들으면 저 사람이 연주한 게 맞나 싶을 정도. 사람들 앞에서 얘기할 때는 수줍어하다가도 마주 보고 말할 땐 자신만만한 모습과도 비슷하다. 금호아트홀이 내년에 시행하는 상주 음악가(아티스트 인 레지던스) 제도의 첫 대상자로 뽑힌 피아니스트 김다솔(23)의 얘기다. 국내에선 상주 예술가 제도가 미술에 치우쳐 있지만 외국 유명 공연장들은 레지던스 프로그램으로 젊은 연주자들을 키우고 있다. 영국 위그모어홀이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티안 테츨라프를, 사우스뱅크센터에서 마린 알솝을 지원하는 게 대표적이다. ●음악사 압축한 레퍼토리로 구성 손열음, 김태형 등 금호아시아나 문화재단이 키운 ‘금호 영재’ 출신들을 제치고 김다솔이 상주 음악가로 뽑힌 이유가 뭘까. 김다솔과 금호아트홀의 인연은 지난해 김다솔이 라이징스타 리사이틀 무대에 오른 정도다. “오래전부터 클래식계에서 김다솔을 될성부른 잎으로 주목했고, 상주 음악가 제도를 통해 한 단계 올라설 젊은 연주자를 물색했다.”는 게 김용연 재단 부사장의 설명이다. 김다솔은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신기하고 어리둥절했다. 다른 피아니스트들도 많은데 왜 나일까 생각했다. 내년 연주 일정을 협의하면서 비로소 실감이 났다.”며 웃었다. 김다솔은 새해 서울 종로구 금호아트홀에서 6회 공연한다. 바로크와 낭만주의 레퍼토리는 물론 리게티 등 현대음악과 거슈윈 등 재즈까지 음악사를 관통하는 야심 찬 기획. “전부 내 머리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고전 레퍼토리를 한다면 한번쯤 해보리라 마음먹은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해야겠다 싶었다. 6회 공연 중 4회는 리사이틀이기 때문에 특정 작곡가의 전곡 연주도 가능하지만 최대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들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골드베르크 변주곡이나 재즈곡들은 악보만 훑어봤을 뿐 연습해 본 적도 없다.”고 했다. “솔직히 바흐는 정말 걱정”이라면서도 “다른 피아니스트들이 베토벤 전곡 연주에 나서는 것과 비슷하다. 감히 시도하긴 어렵지만 도전할 가치가 충분한 레퍼토리”라고 설명했다. 김다솔의 남다름은 이력에서 비롯했을 터. 또래 클래식 영재 출신들은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초등학교 입학 전후 피아노를 배워 예원학교나 한국예술종합학교 예비학교 등 엘리트코스를 거친다. 반면 김다솔은 11살에 처음 건반을 두들겼다. 그때만 해도 어머니는 시큰둥했는데 피아노를 장난 삼아 두들기는 모습을 본 이모가 교습소에 데려갔다. 출발은 늦었지만 성큼성큼 진도를 따라잡았다. 입문 2년 만에 부산의 주요 콩쿠르를 휩쓸었다. “바이엘, 체르니를 배울 때는 재미가 없었는데 모차르트 소나타를 치면서부터 푹 빠졌다. 학원 문 닫을 때까지 피아노에 붙어살았다.”고 떠올렸다. 피아니스트의 삶을 결심한 것도 그즈음. 부산예고 1학년이던 2005년 겨울, 후원자의 도움을 얻어 독일, 이탈리아의 음악캠프에 참여했고 마스터클래스에서 만난 게랄트 파우트 교수에게 반해 독일 라이프치히 국립음대로 유학을 떠났다. 2007년에는 파우트 교수와 함께 연주를 하면서 만난 지휘자 미하엘 잰덜링의 도움으로 모차르트 협주곡을 레퍼토리로 독일 6개 도시 연주 투어를 다녔다. ●콩쿠르식 연주는 자유가 없다 2008년부터 국제 콩쿠르를 끊임없이 두드렸다. 2010년 퀸 엘리자베스, 2011년 뮌헨 ARD, 2012년 스위스 게자 안다 국제 콩쿠르에 입상했다. 병역 혜택을 받았지만 우승 문턱에선 번번이 멈춰 섰다. “메이저 콩쿠르 우승에 대한 미련은 요만큼도 없다. 기대만큼 잘 안 풀리니까 계속 도전했다. 조금만 더하면 될 것 같았으니까. 항상 1등만 기억에 남는 게 콩쿠르 아닌가. 그런데 1등을 하려고 나간 것부터가 잘못인 것 같다. 콩쿠르를 준비하면서 연습도 많이 했고 좋은 경험도 했고 인맥도 쌓았다. 하지만 상처받고 속을 끓이고 스트레스 받은 걸 생각하면….” ‘필요악’으로 여겨지는 콩쿠르 출전에 대한 김다솔의 생각은 분명했다. “콩쿠르 심사위원들이 개성 있는 연주를 선호하다 보니 때론 젊은 피아니스트들의 연주가 잘못된 방향으로 흐르기도 한다. 악보의 음만 연주할 뿐 작곡가의 메시지는 사라질 때도 있다. 콩쿠르가 없던 시절 호로비츠의 연주가 훨씬 더 자유로우면서도 작곡가 의도에 충실하진 않았을까. 훗날 누군가를 가르친다면 콩쿠르에 나가라고 강요하진 않을 거다. 하하하.” 막 도약을 시작하는 김다솔의 목표가 궁금했다. “개인적으로는 괜찮은 연애를 하고 싶다. 물론 피아니스트로 명성도 얻고 싶다. 성공하려고 음악을 잘하고 싶은 것인지 음악을 잘하면 성공은 저절로 오는지 혼란스럽기도 하다. 목표에 다가서지 못하는 것 같아 서두르게 될 때도 있다. 그래도 궁극적으론 음악을 잘하는 연주자가 되고 싶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부고] 英 괴짜 천문학자·방송인 무어

    [부고] 英 괴짜 천문학자·방송인 무어

    외알 안경을 낀 ‘괴짜 천문학자’로 잘 알려진 영국 천문학자 겸 방송인 패트릭 무어가 9일(현지시간) 타계했다. 89세. AP통신에 따르면 고인의 친구이자 동료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무어가 영국 남부 해안도시 셀시 자택에서 조용히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무어는 1957년 BBC 월간 과학 프로그램인 ‘스카이 앳 나이트’의 진행을 맡아 최근까지 최장수 진행을 맡았다. 무어는 ‘달:형태와 관찰’을 비롯해 100여권의 천문학 관련 저서를 남겼으며, 그의 연구 성과는 미국과 옛 소련의 우주개발 과정에서 활용되기도 했다. 그는 2001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았다.
  • [씨줄날줄] 장난전화의 비극/최광숙 논설위원

    2008년 세라 페일린 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는 대선 기간 중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캐나다 개그맨의 장난전화였다. 그는 통화 도중 노골적으로 성적 농담을 하는 등 장난전화임을 여러 차례 알렸으나 페일린은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사르코지와의 통화에 들뜬 페일린은 “당신의 아름다운 부인과 함께 일해보고 싶다.”는 등 묻지도 않은 말을 늘어놓기도 했다. 이 일로 페일린은 온 국민의 웃음거리가 됐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도 지난 9월 유엔총회 한 토론회 도중 캐나다 총리를 사칭하는 캐나다 개그맨의 전화를 받았다. 하지만 반 총장은 개그맨이 “유엔총회에 참석하려는데 ‘크레이지 글루’(초강력 접착제)로 머리를 빗느라 바쁘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장난전화임을 알아채고 전화를 끊었다고 한다. 미 공화당 일리애나 로스레티넌 연방 하원의원은 2008년 말 거꾸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의 전화를 장난인 줄 알고 두 차례나 끊어 화제가 됐다. 오바마의 전화에 “흉내를 잘 낸다.”며 끊었고, 이어 람 이매뉴얼 백악관 비서실장 내정자가 전화를 걸어 “대통령 당선자의 전화를 끊다니 믿을 수 없다.”고 하자 그때에도 “장난전화를 걸어줘 영광”이라며 끊었다. 지난해 말 남양주의 한 노인요양원을 방문했던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암 환자 이송체계 등을 문의하기 위해 119로 전화를 했다가 ‘수모’를 당했다. 남양주 소방서 근무자들은 김 지사의 전화를 장난전화로 오인해 전화를 두 차례나 끊은 것이다. 이 때문에 이들의 문책 여부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최근 장난전화에 속아 영국 왕세손비의 진료기록을 유출한 영국의 한 간호사가 숨졌다. 자살로 추정되는데, 장난전화를 건 호주 방송사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사안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목소리를 흉내 내 간호사를 속인 방송 진행자들은 “세상에서 가장 쉽게 성공한 장난전화”라며 떠벌렸다고 한다. 이번 일은 언론의 취재윤리에 대해 다시 고민하게 한다. 혹 장난전화를 건 이들은 ‘웃자고 한 일’이라고 할지 몰라도 소중한 목숨까지 앗아간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요즘 우리나라를 비롯해 외국에서 사이버상에서의 ‘거짓말’을 엄히 다스리는 추세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소년들은 장난으로 개구리에게 돌질을 한다 하더라도 개구리는 장난으로 죽는 것이 아니라 참말로 죽는 것이다.”는 플루타르크 영웅전에 나오는 말이 새삼 떠오른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주말 영화]

    ●말괄량이 길들이기(EBS 일요일 오후 2시 30분) 피사에 살던 청년 루첸티오가 하인 트라니오와 함께 파두아에 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루첸티오는 대학에서 공부하라는 아버지 빈첸티오의 뜻에 따라 파두아로 왔다.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마음먹었지만 루첸티오는 파두아에 도착한 첫날, 아름다운 아가씨 비앙카를 보게 된다. 비앙카는 파두아의 거상이자 부호인 밥티스타의 딸로 정숙하고 예쁘고 이상적인 신붓감이다. 이미 그레미오와 호텐시오라는 남자가 비앙카의 사랑을 얻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루첸티오는 비앙카에게 첫눈에 반해 그녀와 결혼하겠다고 다짐한다. 한편 밥티스타에겐 딸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비앙카의 언니인 카타리나(엘리자베스 테일러·왼쪽)다. 카타리나는 비앙카와 정반대로 지극히 거칠고 내키는 대로 행동하는 왈가닥이다. 그래서 밥티스타는 말 잘 듣는 비앙카를 예뻐하는 한편 큰딸 카타리나에 대해 걱정이 큰 나머지 카타리나를 시집 보내기 전에는 비앙카를 결혼시키지 않겠다고 공표한다. ●독립영화관-두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KBS1 토요일 밤 1시 15분) 눈 감고 귀 닫고 입 다물어야 하는 이들의 신혼과 검은 머리가 파뿌리 될 때까지 숨기고 싶은 결혼이 있다. 부모의 간섭에서 벗어나고 싶은 게이 민수(김동윤)와 아이를 입양하고 싶은 레즈비언 효진(류현경). 같은 병원의 동료 의사 민수와 효진은 서로의 간절한 소망을 위해 잠시 위장 결혼을 하기로 한다. 밖에서는 완벽한 신혼부부지만 안에서는 옆집에 꽁꽁 숨겨둔 각자의 애인과 이중 신혼 생활을 즐기는 두 사람이다. 하지만 예고도 없이 막무가내로 들이닥친 민수의 부모님과 두 집 살림 때문에 위장 결혼은 물론 사랑까지도 위태로워지는데…. 과연 결혼 적령기 동성애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는 어떻게 끝맺을까. ●백만장자의 첫사랑(OBS 토요일 오후 1시 55분) 재경은 학교 다니는 것도 지겹고 경찰서 다니는 것도 귀찮아 학교를 그만두려고 한다. 할아버지의 유산을 받는 날 가볍게 박차고 나올 생각이었으니 하루 덜 채운들 무슨 상관인가. 진정한 백만장자가 되는 주민등록증을 받아들 내일이 기다려진다. 재경은 내일이 생애 최고의 날, 수천억원이 자신의 것일 줄 알았다. 하지만 그 밉살맞은 변호사가 언젠가는 발등에 도끼를 찍을 줄 알았다. 산골 학교에서 졸업하라는 유언장 내용 때문에 하는 수 없이 산골 학교로 향한 재경. 그런데 이 녀석들은 순진한 건지, 단순한 건지 도대체 정체를 알 수가 없다. 교장에게 돈을 주고 퇴학만 시켜 달라고 해도 도무지 씨도 안 먹힌다. 게다가 전학 첫날부터 반장이라고 잘난 체하는 은환이라는 여자아이는 재경에게 사사건건 태클을 걸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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