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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크로네시아 바다에 여객기 불시착…승객·승무원 전원 구조

    미크로네시아 바다에 여객기 불시착…승객·승무원 전원 구조

    “허드슨강의 기적을 보는 듯했다.” (AP통신) 서태평양 미크로네시아에 착륙하려던 여객기가 공항 활주로 인근 바다에 불시착했으나 승객과 승무원 전원이 무사히 구조됐다. 미국 CNN 방송과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파푸아뉴기니 국적 ‘에어 뉴기니’의 보잉 737기가 28일(현지시간) 오전 10시쯤 미크로네시아 추크 국제공항에 착륙하려다가 활주로에서 150m가량 못 미쳐 석호 형태의 바다에 빠졌다. 민항기 사고정보 사이트인 JACDEC에 따르면 여객기가 착륙할 때 갑작스러운 기상 악화로 많은 양의 비가 내렸다. ‘에어 뉴기니’도 성명을 통해 착륙 당시 폭우가 내리고 시야가 흐려 기상 조건이 나빴다고 밝혔다. 사고 직후 주변에 있던 소형 어선들이 반쯤 잠겨있는 여객기 주변으로 몰려가 승객과 승무원을 구조했다. ‘에어 뉴기니’는 여객기에 타고 있던 승객 35명과 승무원 12명 모두 무사히 구조됐다고 밝혔다. 여객기에 타고 있던 승객 빌 제인스는 “정말 이상하다. 그저 거칠게 착륙한 줄만 알았는데 나중에 비행기 한쪽에 구멍이 났고 안으로 물이 들어왔다”면서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구조된 승객과 승무원들은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병원으로 이송됐고, 이 중 4명은 골절상을 입는 등 크게 다쳤다고 병원 측이 전했다.여객기는 파푸아뉴기니 수도 포트모르즈비에서 출발해 미크로네시아 웨노 섬에 있는 추크 공항에 착륙할 예정이었다. AP통신은 승객과 승무원들이 모두 구조되자 “허드슨강의 기적을 보는 듯했다”고 보도했다. ‘허드슨강의 기적’은 2009년 1월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엔진이 고장 난 여객기가 센트럴 파크 인근 허드슨 강 위에 불시착해 승객과 승무원 150여명 전원 생존한 사건을 가리키는 말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트럼프 ‘말잔치’에 美 구글 ‘실검 1위’ 된 마이클 필스버리

    트럼프 ‘말잔치’에 美 구글 ‘실검 1위’ 된 마이클 필스버리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 거침없고 공격적인 언사가 쏟아졌지만 정작 구글 검색창을 뜨겁게 달군 인물은 따로 있었다. 전직 국방부 관료이자 2015년 출간된 ‘중국 2049: 100년의 마라톤’의 저자 마이클 필스버리다. 현재 워싱턴DC에 기반을 둔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 중국전략연구센터 소장으로 트럼프 정권 인수위 자문을 지낸 인물이다. 27일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중국에 대한 권위자’라고 지칭하자 구글 검색창에서는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기자회견을 시청하던 대중들이 한꺼번에 검색 엔진에 몰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필스버리를 찾아나섰다는 것이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도 필스버리가 누구인지 묻는 트윗이 폭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에 대한 권위자인 필스버리가 말하길 중국은 나와 나의 명석한 두뇌에 경의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8월 보수매체인 폭스뉴스 시사프로에 출연한 필스버리가 진행자 터커 카슨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고위층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역대 대통령에 비해 똑똑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한 것을 언급한 것이다. 앞서 25일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자화자찬 일색인 연설이 청중들의 비웃음을 샀다. 전날에 이어 기자회견에서도 ‘셀프 홍보’를 뒷받침하기 위해 미국 내 중국 전문가로 손꼽히는 필스버리의 발언을 인용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이기도 한 그는 당시 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똑똑하다. 중국과 3차원 체스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2016년 대선 후 워싱턴포스트 등 유력매체에서 트럼프 조언자라고 부르기 시작한 필스버리는 1970년대 랜드연구소 시절 중국과 정보, 군사 협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를 채택한 레이건, 조지 H 부시(아버지) 행정부의 국방부에서 일했다. 그는 저서에서 2049년 건국 100년을 맞아 세계 최강대국으로 발돋움하려는 중국의 패권 전략을 다뤘다. 필스버리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목표가 “미국 주도의 경제, 지정학적 세계 질서를 재편하는 것”이라고 주장해왔는데, 이런 인식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전략에 반영돼 있다. 전면전으로 확산하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 역시 이런 기류와 맞닿아 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다 먹어버릴 거야’…엔진 물고 미소 짓는 상어

    ‘다 먹어버릴 거야’…엔진 물고 미소 짓는 상어

    모터보트의 엔진을 물고 버티는 상어의 표정이 누리꾼 사이에서 화제다. 상어의 표정이 마치 미소를 짓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27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최근 바하마의 한 섬 근처에서 낚시를 하던 어부의 사연을 소개했다. 제임스 먼로라는 어부는 배를 타고 바다낚시를 하는 중이었다. 낚시를 하던 중 먼로는 무언가 엔진에 걸렸다는 느낌을 받고 확인에 나섰다. 엔진에 걸린 것은 다름 아닌 상어였다. 먼로가 촬영한 영상에는 약 1m 크기의 레몬상어(lemon shark)가 모터를 물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엔진이 계속 돌아가며 배가 앞으로 나아가는 상황에서도 상어는 꼬리를 흔들며 결코 엔진을 놓치지 않는다. 심지어 먼로가 상어를 쫓아내기 위해 엔진을 물 밖으로 들어 올려봤지만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특히 엔진을 꽉 물고 있는 상어의 표정이 마치 이를 드러내면서 웃는 표정처럼 보여 웃음을 자아낸다.먼로는 “나는 이런 상황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너무 충격을 받았다”면서 “선을 끊고 엔진을 흔들어대자 마침내 상어가 떠났다”고 전했다. 해당 영상은 먼로의 개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됐고, 수천 개의 ‘좋아요’와 ‘공유’를 부르며 많은 화제를 모았다. 한편 레몬상어(Lemon shark)는 흉상어과에 속하는 상어의 일종으로, 약 3m까지 자라는 거대한 외형에도 불구하고 사람에게 그다지 적대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레몬’이라는 이름은 특정 깊이의 바닷속에서 레몬상어를 관찰하게 되면 빛 때문에 겉면이 노르스름하고 울퉁불퉁한 것이 마치 레몬껍질 같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사진·영상=케터스 클립스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내 차 엔진오일은 내 손으로’… 노원구, 자가정비교실 운영

    ‘내 차 엔진오일은 내 손으로’… 노원구, 자가정비교실 운영

    서울시 노원구는 자동차정비 기초와 자동차 관리요령을 배우는 ‘자동차 자가정비교실’ 참가자를 다음달 12일까지 선착순으로 모집한다고 28일 밝혔다. 노원자동차검사소와 함께 진행하는 이번 교실은 10월 16일부터 11월 6일까지 총 8회로 진행되며, 교육시간은 오후 2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다.구청 소강당(6층)에서 진행되는 이론과목은 ▲자동차 기본구조 및 일상점검 ▲비상시 응급조치 요령 ▲자동차 보험의 이해와 보험처리 방법 등으로 구성됐다. 운전자들이 평상시 알아두면 좋을 이론과 함께 운전 경험이 부족한 운전자들을 위한 안전운전 요령 등을 ‘다양한 사례’로 알기 쉽게 설명할 예정이다. 노원자동차검사소에서 진행되는 실기과목은 ▲엔진오일 및 브레이크 오일 체크 ▲부동액 등의 일상점검 ▲비상 시 응급조치 요령 등을 구민들이 직접 자동차를 만지고 눈으로 확인하는 교육이다. 10월1~12일 2주간 선착순 100명을 모집한다. 자가정비교실에 참여를 원하는 주민은 교통행정과에 전화접수(☎02-2116-4051~2)하거나 직접 방문해 교육 신청하면 된다. 1999년부터 시작된 자동차 정비교실은 지난해까지 2942명이 수료했으며, 운전자에게 도움이 되는 이론 강의와 생생한 현장실습으로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수목원은 현대인에 치유죠···시간이 갈수록 가치 빛나”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수목원은 현대인에 치유죠···시간이 갈수록 가치 빛나”

    ‘월급쟁이 출신’ 성만기 원장이 말하는 수목원 40년“오늘 우리 한국 사람은 너무 바쁘게 급하게 삽니다. 오늘 일을 하면 내일 결과가 바로 나오기를 바랍니다. 3년이나 5년 계획을 ‘장기 계획’이라고 우깁니다. 조급증 환자같이 살다 보니 자신이 누구인지, 왜 사는지도 모른 채 살다가 죽습니다. 하지만 나무를 키우니, 수목원을 하다 보니 시간의 의미를 체험합니다. 수목원은 최소 100년, 어쩌면 한 300년쯤 지나야 제대로 된 멋과 품격을 풍깁니다.” 수목원 가는 길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 재벌도 기업가도 아닌 평범한 월급쟁이 출신이 수목원을 멋있게 가꾸고 산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23일 경남 고성군 동해면에 있는 소담수목원으로 차를 몰았다. 국토교통부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을 따라 향했지만 길가에 촘촘하게 선 전봇대와 얼기설기 걸린 전선이 눈에 거슬렸다. 수목원에 들어서 엔진을 끄자마자 성만기(73) 수목원장이 나왔다. 조성한 지 올해로 40년째인 이 수목원 앞에는 호수처럼 잔잔한 옥빛 바다가 내려다보인다. 이름 그대로 작고 아담했다. 그가 안내하는 길을 따라 숲을 걸었다. 가을이라고는 하지만 나뭇잎은 여름 그대로였다. “저기 저 나무가 스트로보 잣나무입니다. 미국 코네티컷에서 이 나무를 보고 반했지. 나무 대신 씨앗을 가져와 심었는데 저렇게 자랐습니다. 한 40년 자랐을까, 대한민국에서 아마 유일할 겁니다. ‘이스턴 화이트’라고도 해” 설명을 듣고보니 경기도나 강원도에서 보던 잣나무보다는 흰색이 강했고, 가지들이 피라미드처럼 층을 이루며 자라고 있었다. “스트로보 잣나무가 있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만큼 우리 생물자원이 풍부하다는 겁니다. 저건, 로보참나무야. 독일에선 ‘할아버지가 로보참나무를 심으면 손자가 벤츠를 탄다’는 말이 있지. 그만큼 목재 가치가 높거든.”국내 유일한 잣나무, 국내 최대 참나무 보유 언뜻 보기엔 평범해 보이는 한 나무 앞에서 그가 걸음을 멈췄다. “이건 핀오크 참나무야. 국내에선 제일 클 겁니다. 손기정(1912~2002) 선생이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마라톤 우승을 하면서 받은 월계관이 사실은 이 핀오크 참나무 가지로 만든 거야. 손기정 선생을 기념해 서울 양정고등학교에도 저런 핀오크 참나무가 자라고 있지.” 이 나무 높이가 25m쯤 돼 보였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나뭇잎이 다른 참나무와는 달리 단풍나무처럼 들쭉날쭉 길게 갈라져 있었다. 그는 핀오크를 대왕참나무로 부른다며 그 유래를 설명했다. “1990년 중반 핀오크 참나무를 조달청에 우리말로 등재하기 위해 고민하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국립수목원 조무연 박사와 의논했지요. 참나무 중에서 가장 으뜸이라는 생각에 대왕 참나무로 명명했습니다. 목재로 가치가 높을 뿐만 아니라 가을 단풍도 정말 아름답지요.” “대왕 참나무 이름도 지어···생물자원 풍요”그는 미국 노스웨스턴대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1973년 대한항공에 공채로 입사했다. 승무직으로 4년가량 일하다 그만두고 나와 건축업과 자동차 딜러 등 개인 사업을 했다. 갑자기 불어닥친 불황으로 1년여 만에 모두 ‘까먹고’ 1979년 대한항공에 재입사했다. 대한항공 재입사 1호다. 수석 사무장 15년과 객실이사(현재의 상무)를 지낸 그의 비행시간은 약 3만 시간에 이른다. 지구를 300바퀴쯤 돌았다. 전 세계 곳곳의 좋다는 곳은 다 가봤다. 2000년 퇴직하고 수목원을 가꾸고 있다. 왜 수목원을 할까. “두 발을 땅에 딛지 않고 하늘에서 승무원 생활을 한다는 것은 자신의 생명을 그만큼 깎아먹는 시간입니다. 제때 자고, 제때 일어나 일하는 나의 시간, 나의 ‘우주’를 갖자는 열망이 강했습니다. 그러면서 생각하는 시간, 사색의 시간이 많아지면서 외국의 유명 식물원과 정원을 찾았습니다. 캐나다의 부차드가든, 영국의 큐식물원, 호주의 닐슨파크 등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졌지요. 그러다 독일 하이델베르크 ‘철학자의 거리(소피스트 로드)’에서 영감을 얻고 수목원을 하자고 마음먹었습니다. 철학자의 거리를 자양분 삼은 문인과 철학자가 많이 나면서 독일의 지적 수준을 높였지만, 하이델베르크보다 더 풍광이 좋은 제 고향 이곳은 궁색한 시골이었습니다. 이를 바꿔보고 싶었거든요.” “하이델베르크 ‘철학자의 거리’서 영감···고향 바꾸고 싶어서“수목원을 하는 데는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부모님에게서 태어나 자란 그의 개인적 특성도 작용했다. “씨앗을 지배해야 세계를 지배한다”는 말에 마음이 흔들려 세계 곳곳에서 씨앗을 사 들였다. 소담수목원도 어린나무를 심는 게 아니라 씨앗을 발아시켜 성장시킨다. 수목원을 가꾸는데 시간도 훨씬 많이 걸린다. “요즘 길가 화단을 보면 꽃이 잘 핀 화초를 심는데 이건 1회용이예요. 1회용. 꽃이 시들면 파내 버리고 다른 화초로 갈아 끼우고···, 화초엔 인간의 이기심이랄까 풀 한 포기 자랄 수 없는 도시의 욕망이 빚어낸 참사입니다.” 그의 비판이 신랄하다. “한번은 뉴욕 외곽의 종묘상에 갔는데 파산으로 ‘땡처리’를 하는 거예요. 평소 400달러 하던 씨앗을 40달러에 팔기에 무작정 종류대로 사들였지요. 한 1330여종이 됩니다. 국내엔 없는 희귀 종자들이 많이 있었지요. 종자를 사기는 했는데, 어떻게 발아시키는지 몰랐고, 당시엔 발아시킬 곳도 없어서 1976년 경기도 광릉임업시험장(현재 광릉수목원)에 그대로 기증했습니다. 당시 내가 가진 재산의 전부였죠.” 지금도 국립수목원 종자표본실에는 ‘기증자 성만기’의 이름이 내걸려 있다. 외국 수종실을 만든 이로 기록돼 있다. 희귀종자 등 외국 씨앗 1330여종 국가기증 성 원장은 오솔길의 호젓함을 달래주는 새소리를 따라 걸으며 계속 설명해줬다. “이건,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에 평양 백화원초대소 앞에 심은 모감주나무”, “이건, 열매를 깨서 하천에 던지면 미꾸라지와 가재가 배를 뒤집고 뜬다는 때죽나무”, “이건, 밤에 잎이 오므라드는 자귀나무”, “이건, 6·25때 숲으로 피신한 사람들의 허기를 채워준 돌배나무” 등등 숲 해설사처럼 들려줬다. “저기 보이는 저 참나무, 줄기에 검은빛이 도는 나무가 루브라참나무고, 그 옆에 저 잣나무는 변종이야. 학계에서 아직 이름을 붙여주지 못하고 있어요.”그의 수목원 프로젝트는 아들이 태어나던 1978년 시작됐다. “처음엔 고향 아버지의 밭뙈기 한쪽에 나무 씨앗을 뿌렸지요. ‘쓰잘데 없는 일한다’고 핀잔도 많이 받았습니다.” 할아버지대부터 살던 이곳 3만 5000평을 샀다. 산도 있고 바다도 있어 아름다운 곳이었지만 외딴 오지여서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땅값이 말 그대로 ‘껌 값’이었다. “여기에 수목원 한다고 땅을 사니 가까운 사람들이 저보고 ‘돌았다’고 했습니다. 땅을 더 살 작정이었는데 그만 1995년쯤 마산 진전면에서 여기까지 다리를 놓는다는 계획이 덜컥 나오더라고요. 땅값이 너무 뛰어서 수목원을 더 확장할 수가 없어 안타깝습니다. 그때 다리(동진대교)만 놓지 않았더라도 이곳이 확 변했을 겁니다.” 고향 땅 사서 일궈···주말마다 나무 심어 주중에는 승무원으로 세계를 누비고 주말에는 스튜어디스였던 부인과 함께 내려와 종자를 뿌리고, 어린나무를 옮겨심고, 잡초도 맸다. 부부가 항공사 승무원이었으니 사천공항이나 김해공항을 통해 내려오기가 한결 수월했으리라 짐작된다. “가능하면 자연을 그대로 살리고자 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나무만 살리고 모두 베어낼 수는 없잖아요. 원래 이곳에 터를 잡았던 소나무, 밤나무, 물푸레나무, 칡덩굴 등등을 그대로 두었습니다. 4계절 다 아름다우면서도 주위 경관과도 조화를 이루는 그런 수목원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봄에 벚꽃 하나만 피면 좀 유치해 보이잖아요. 현재도 수목원을 한창 만들어가는 과정이니 한 50~60년쯤 뒤에는 수목원다운 풍모를 보일 겁니다.” 현재 이 수목원에서 자라는 나무만 300여종이란다. 식물은 1000종 이상 심었다. “여기 수목원의 고성의 기후와 토양에 따라 어떤 식물이 가장 계절을 잘 나타내주느냐 그렇게 만드는 것이 사명이고 정체성입니다.” 성 원장은 산책길을 따라 심은 어린 핀오크 참나무를 만지며 “아까 그 핀오크의 씨앗이 발아한 2세예요. 이네들은 고성이 ‘네이티브’인 핀오크입니다. 돈이 급할 때 내다 팔려고 길가에 심었습니다만···. 어릴 때는 볼품 없지만 크면 클수록 똑바로 서서 자랍니다. 나무에 기품이 있지요.” 이 수목원에 성 원장 부부의 전 재산이 다 들어갔다. 그러나 수목원이 미완성이니 아직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국내 유일이거나 국내 최고의 나무가 있는 수목원이 한편으론 경남의 얼굴이고 고성의 작품이지만 모두 고개를 돌렸다. 자연적 문화공간에 정부 돈은 1원도 들어가지 않았다. 부인 이상숙씨가 카페를 운영하며, 그는 앞치마를 두르고 거든다. 수목원을 산책하다 카폐에서 마시는 차 한 잔에도 여유가 묻어났다.고향의 얼굴인데도 지원 없어···카페도 운영 “캐나다 부차드가든은 한 개인이 만들었지만 정부의 지원으로 전세계에서 관람객들이 옵니다. 반면 우리나라 천리포수목원은 전세계 목련을 모았고 세계적인 작품이 돼 있습니다. 그런데 주인이 돈달라는 것도 아닌데 국가에서 이런 자원을 이용해 국익을 위해 활용하느냐는 것입니다. 여기도 내가 죽고 나서가 아니라 살아있을 때 관심을 두고, 관리에 참여하면 지역 전체가 발전할 수 있는 것 아니냐.” 그가 이 말을 하면서 목에 힘이 들어갔다. “형편상 사람을 데리고 쓸 수가 없어 제가 다 합니다. 요즘도 하루 평균 4~5시간 잡초를 속고, 씨앗을 거두고, 나무를 심고 합니다. 운동도 되고 좋습니다. 카페가 문 여는 오전 10시30분 이전에 다 마칩니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그는 열정 이외는 식물과는 인연이 없다. “식물 공부, 책으로 혼자 했지요. 조경회사 만수원의 고 김명원씨, 천리포수목원을 세운 ‘미스터 밀러’(고 민병갈 원장), 충북 진천에 있는 영주농장 이영주 대표 등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카페 한쪽 구석에 자리한 창고에는 식물과 관련된 책으로 가득했다. 초창기엔 씨앗만 보고 어떤 특징을 지닌 나무인지 모르니 움이 트더라도 숱하게 죽었으리라. “멘토로 마틴 루서 킹 목사를 삼았습니다. 그 눈빛만 봐도 힘이 났습니다.” 그는 묻지도 않은 자신의 멘토를 이야기할 때 수목원을 조성하면서 느꼈을 벽, 고독과 고난 등이 묻어났다. 킹 목사가 멘토···“그 눈빛만 봐도 힘 솟아”성 원장은 산책 도중 중간에 칡덩굴 숲 옆에 서며 “아침이면 굴뚝새 수백 마리가 날아오릅니다.”며 설명을 이어갔다. 정글을 이룬 칡덩굴이 나무를 휘휘 감고 넘실거리고 있다. “이 자체로 하나의 완벽한 생태계로 작은 우주입니다.” 몇 걸음 더 가다 “이게 백화등이라고, 담쟁이처럼 나무를 감고 올라가 5월이면 아주 향기로운 하얀 꽃을 피웁니다. 어떤 향수보다 더 달콤하고 향긋합니다. 하루는 어떤 사람이 땀을 뻘뻘 흘리며 ‘선생님, 이게 나무를 휘감아 죽이는 것 같아 베어냈습니다’고 말해요. 몇 년 동안 정성 들여 팔뚝 굵기로 키웠는데, 너무나 안타깝지만, 기왕 베어낸 것, 제가 말을 못합니다. 들어와서 보는 것은 좋은데 제발 손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수목원의 가치요? ‘종자 전쟁’이나 ‘노아의 방주’ 프로젝트(지구에 재앙이 닥쳤을 때 씨앗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로 노르웨이의 스발바르 씨앗저장소가 대표적이다.)는 아니지만 수목원은 훼손된 자연의 복원과 치유입니다. 오늘 일하고 내일 결과가 나오기를 바라는 조급한 세상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수목원에서 조금이나마 치유가 될 것입니다. 수목원은 시간이 갈수록 진가가 발휘되죠. 그게 느리게 산다는 것, 여유롭다는 의미가 아닐까 합니다. 그러면 만족합니다.” 산책하던 성 원장이 엎드려 작은 루브라참나무 옆에 우거진 잡초를 손으로 뽑아냈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현대이지만 한 자리에 우뚝 서서 수백년을 지키는 거목같은 수목원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고성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남·북·미 정상 파격 릴레이, 비핵화 협상 패턴 바꾼다

    文 “北이 속이면 제재 강화하면 그만” 金 “美 보복 감당 못 해” 직설적 화법 트럼프, 아베 앞서 金 친서 꺼내보여 강경파 견제 돌파… ‘평화’ 결실 주목 지난 18~20일 평양 남북 정상회담과 곧바로 이어진 유엔 외교 무대에서 남·북·미 정상들은 전례 없이 파격적인 언행으로 비핵화 협상의 패턴 자체를 바꾼 것으로 평가된다. 세 정상은 하나같이 추상적이고 모호한 용어나 우회적인 외교적 수사(修辭) 대신 화끈한 직설 화법을 구사하고 예상외의 적극적인 행동을 불사했는데, 이는 과거 정상들의 언행에서는 볼 수 없는 것들이었다. 이 같은 이례적 언행들이 남·북·미 각 내부 강경파의 견제를 돌파하고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이끌 엔진으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이번 비핵화 정상외교에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선보인 파격이 우선 돋보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5일 미국 뉴욕의 미국외교협회(CFR) 연설에서 “이 상황에서 속임수를 쓰거나 시간 끌기를 해서 도대체 얻을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나. 그렇게 되면 미국이 강력하게 보복할 텐데 그 보복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 이번에야말로 진정성을 믿어 달라”는 김 위원장의 발언을 소개했다. 늘 강한 카리스마를 과시하려 애쓰는 것으로 인식돼 온 북한 최고지도자의 발언이라고 하기엔 귀를 의심할 만큼 직설적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5일 방북한 문 대통령의 특사단에도 “(국제사회가) 내 비핵화 의지를 의심하니 답답하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을 공식석상에서 거침없이 공개한 문 대통령의 행보도 파격이라 할 만하다. 문 대통령의 발언 내용도 과거 한국 대통령한테서는 들을 수 없는 톤이었다. 문 대통령은 25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미국은 손해 보는 일이 전혀 없다”면서 “군사훈련 중단은 언제든지 재개할 수 있다.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이기 때문에 언제든 취소할 수 있다. 설령 제재를 완화하는 한이 있어도 북한이 속일 경우 제재를 다시 강화하면 그만”이라고 했다. 미국 내 강경 보수층을 설득하기 위해 최대한 그들의 입장에서 쉽고 직설적인 표현을 동원한 기색이 역력하다. 앞서 문 대통령이 지난 20일 저녁 평양에서 서울로 돌아오자마자 청와대로 직행하지 않고 정상회담 프레스센터에 들러 기자회견 형식으로 회담 내용을 국민에게 ‘보고’한 것도 과거엔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파격적 언행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때 기자들 앞에서 김 위원장의 친서를 꺼내 보이며 북·미 관계를 과시했다. 통상적인 정상외교에서는 상상하기 힘들 만큼 파격 중 파격인 장면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일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의 친서에 대해 “역사적인 편지, 한 편의 아름다운 예술작품”이란 찬사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주재하면서는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언론에서 멀리 떨어진(언론이 모르는) 막후에서 많은 일이 매우 긍정적인 방식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말도 했다. 공식 국제회의 석상에서는 좀처럼 듣기 어려운 표현이다. 여론을 향해 ‘북한과의 협상이 잘되고 있으니 좀 지켜봐 달라’는 말을 하려는 의도로 해석되는데,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언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스타일이 읽힌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대륙판 록히드마틴’ 키우는 中… 세계 무기시장 판을 흔든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대륙판 록히드마틴’ 키우는 中… 세계 무기시장 판을 흔든다

    지난 6일 중국선박중공업그룹(CSIC)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 조선소는 한껏 들떠 있었다. 선박중공업이 지난해 5월 태국 왕립 해군이 주문한 디젤엔진 추진 잠수함인 S26T 건조식을 갖고 본격 작업에 들어간 것이다. 이 잠수함은 2005~2006년에 취역한 중국 해군의 위안(元)급 039B형에 해당한다. 배수량 2600t인 S26T는 최대 속도가 18노트이며 물속에서 20일 연속 작전을 전개할 수 있다. 대당 가격은 4억 1100만 달러(약 4640억원)이며 인도 예정 시기는 2023년이다. 중국은 앞서 방글라데시에 두 척의 밍(明)급 잠수함을 수출했고, 파키스탄에 2028년까지 8척의 위안급 잠수함을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중국 군수산업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국방 현대화에 총력을 펼치고 있는 데 힘입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바탕으로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 무기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는 게 먹혀들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상위 30대 군수기업(매출액 기준)에 중국 군수기업 8곳이 포함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영국 싱크탱크 국제문제전략연구소(IISS)의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IISS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30대 군수기업에 진입한 중국 군수기업은 선박중공업그룹(세계 14위)을 비롯해 중국병기장비그룹(CSGC·5위), 중국항공공업그룹(AVIC·7위), 중국병기공업그룹(NORINCO·9위), 중국항천과공그룹(CASIC·11위), 중국전자과기그룹(CETC·15위), 중국항천그룹(CASC·18위), 중국선박공업그룹(CSSC·22위) 등 8곳이다. 중국 군수기업은 모두 국가가 소유하고 있고 수출은 산하 전문 자회사가 맡고 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13~2017년 중국의 무기 수출 규모는 이전 5년간보다 38% 증가했다. 세계 무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7%를 점유해 미국(34%)·러시아(22%)·프랑스(6.7%)·독일(5.8%)에 이어 5위에 올랐다. 중국 최대 군수업체인 병기장비그룹은 2016년 기준 221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소총과 탄약, 수류탄, 대테러 장비 등 경무기를 제조한다. 매출액은 미국 레이시온과 영국 BAE 시스템스와는 비슷한 수준이며 미 보잉사(295억 달러)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세계 최대 군수업체 미 록히드마틴(매출액 408억 달러)의 절반을 넘어섰다. 전투기와 폭격기, 헬리콥터, 여객기, 수송기 등을 제조하는 항공공업그룹(209억 달러)과 전차를 비롯해 탱크, 유도탄, 로켓, 미사일 등 중무기를 만드는 병기공업그룹(132억 달러)도 10위 안에 진입했다. 항공공업의 경우 2010~2017년 사이 매출이 무려 93%나 급성장했다. 특히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연구시설에서 F22, F35 등 미 스텔스 전투기를 무력화시키는 ‘테라헤르츠 방사선’ 생성기를 시험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T레이’로 불리는 테라헤르츠 방사선은 우편물에 숨겨진 폭발물이나 마약을 찾거나 수백m 떨어진 군중 속에 감춰진 무기를 찾는 데 이용된다. 스텔스 전투기는 특수 도료를 표면에 칠해 적의 레이더파를 흡수하는데 T레이는 이 특수 도료를 투과해 전투기 금속 표면에 반사되는 성질을 이용해 스텔스 전투기를 탐지해 낸다. 중국 우주탐사 계획을 추진하는 중국항천그룹(69억 달러)은 우주 로켓과 액체 및 고체연료 등 우주동력기술, 인공위성, 우주선, 우주정거장을 담당한다. 항천과공그룹(98억 달러)은 방공망과 대공미사일, 탄도미사일, 미사일 이동발사대, 미사일 엔진 등을 제조한다. 항천과공 산하 공기동력기술연구원(CAAA)이 개발한 극초음속 비행체(무기) ‘싱쿵(星空) 2호’가 지난달 3일 첫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중국 서북부의 한 시험장에서 발사된 싱쿵 2호는 고도 3만m 상공에서 400여초간 마하 5.5의 속도로 날다가 최고 마하 6의 속도에 도달했다. 발사된 지 10분 뒤 공중에서 분리돼 예정 낙하지에 안착했다. 싱쿵 2호는 날개가 아니라 비행 중 발생하는 충격파를 양력(揚力)으로 사용하는 ‘웨이브 라이더’라는 첨단 기술을 선보였다. 미국이 가장 먼저 선보인 이 기술을 중국이 따라잡기에 성공한 것이다. 마이클 그리핀 미 국방부 차관은 지난 3월 “중국은 10년간 미국보다 20배나 많은 극초음속 비행체를 시험했다”며 “중국이 극초음속 무기체계를 실전 배치하면 미국의 항공모함 전단은 큰 위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미국이 긴장하는 것은 미사일 방어시스템(MD)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까닭이다. 극초음속 비행체는 최대 속도 마하 5 이상, 곧 음속보다 최소 5배 이상 빠르다. 초당 1.7㎞ 이상 주파하는 엄청난 속도 때문에 적이 발사 사실을 알아도 대처할 시간이 없다. 특히 탄도미사일보다 낮거나 높은 고도로 날아가고 원격 조종으로 궤도를 수시로 바꿀 수도 있다. 미국 랜드연구소는 “예측 불허의 궤도로 날아오기 때문에 타격당하기 전까지는 진짜 타깃이 어디인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같은 기존 MD 체계로는 방어할 길이 없는 셈이다. 선박공업그룹(48억 달러)은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유조선, LNG선과 각종 군함을 제작하고 선박중공업(98억 달러)은 잠수함과 구축함, 호위함, 순양함, 쾌속정, 수륙양용함, 항공모함 등을 건조한다. 전자과기그룹(84억 달러)은 군용 데이터 시스템과 데이터 장비, 통신장비, 소프트웨어를 담당한다. 지난해 6월 119대의 무인기를 동원한 ‘드론 스웜’(인공지능 기술로 소형 드론들을 떼지어 비행시키는 기술)을 선보인 전자과기그룹은 세계 최대 규모의 스웜 비행으로 종전 미국 기록을 깼다. 군사적으로 ‘드론 스웜’ 기술은 무인기들을 대거 띄워 올려 항공모함이나 전투기를 벌처럼 ‘공격’한다. 중국은 상대가 반격하기 어려운 이 전술을 미국의 첨단무기에 대항하는 비대칭 작전수단으로 집중 연구 중이다.이에 미국은 무역전쟁 상대인 중국의 ‘중국제조 2025’(첨단산업 육성책)에 이어 군수산업 육성을 위한 국가전략인 군민융합(軍民融合·군산복합체)정책도 타깃으로 삼았다. 미 상무부가 지난달 1일 수출통제 대상에 중국 기업과 연구소 44곳을 추가한 것은 미국이 중국제조 2025 못지않게 군민융합정책에 대한 위기감을 반영한 것이다. 중국 군수기업들이 막대한 자본력과 규모에 더해 민간의 첨단기술로 무장하면 미국의 경쟁력 우위가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한몫했다. 이번에 수출통제 대상에 추가된 기관은 중국 최대의 미사일 시스템 개발 기업인 항천과공그룹 산하 연구소, 통신시스템 제조업체인 위안둥(元東)통신(HBFEC), 반도체와 레이더 기술을 개발하는 전자과기그룹 산하 연구소 등이 대표적이다. 수출통제 대상에 오르면 거래금지 제재를 당했던 통신설비업체 중싱(中興)통신(ZTE)처럼 핵물질과 통신장비, 레이저, 센서 등 민수·군수용으로 모두 쓰이는 핵심 부품을 미 기업에서 구매할 수 없다. 군사 무기·장비를 개발하는 중국 기업과 연구소들이 미국의 첨단기술, 부품을 확보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취해진 조치다. 중국은 그동안 민간 기술을 도입, 민간·군사기술의 접목함으로써 군수산업 역량을 높이는 군민산업융합정책을 통해 록히드마틴과 같은 군산복합체를 만드는 구상을 추진해 왔다. 지난해 1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주임을 맡는 당중앙군민융합발전위원회를 신설한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의 경제 및 기술 발전의 요체가 군산복합체에 있다고 파악하고 이를 벤치마킹하겠다는 얘기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전문]文대통령 “국제사회 북에 화답 차례”···北대표단도 박수

    [전문]文대통령 “국제사회 북에 화답 차례”···北대표단도 박수

    문재인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3차 유엔총회에 참석,국제사회를 향해 한반도 평화 정착 여정에 힘을 실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16번째로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통상 정상들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이 주어진 시간인 15분을 초과해 이루어지는 만큼 문 대통령의 연설도 미뤄질 것으로 보였으나 이날만큼은 앞선 정상들의 연설이 생각보다 짧아져 예상했던 시각보다 20분 정도 앞선 오후 1시 40분쯤 연단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시종일관 진지한 표정과 자신감 있는 말투로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당위성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국제사회가 북한의 새로운 선택과 노력에 화답할 차례”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결단이 올바른 판단임을 확인해줘야 하고, 북한이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의 길을 계속 갈 수 있도록 이끌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 총회장 내 한국 대표단 자리에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장하성 정책실장,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이 나란히 앉아 문 대통령의 연설에 귀를 기울였다. 문 대통령의 연설이 이어지는 동안 북한 대표단도 연설 내용을 경청했다. 북한 대표단 자리에는 2명의 인사가 앉아 있었으나 수석대표인 리용호 외무상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미국 대표단 역시 시종 문 대통령의 연설에 집중하는 태도였다. 15분간 이어진 연설이 끝나자 각국 대표단은 박수로 화답했다. 북한 대표단 역시 조용하게 손뼉을 쳐 지난해와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유엔총회 기조연설 당시 문 대통령은 북한의 6차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규탄했고 당시 이를 듣고 있던 북한 대표단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이날 연설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평화’로 총 34번 등장했다. 지난해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에서도 ‘평화’는 32번이나 언급돼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였다.‘북한’(19번),‘비핵화’(9번) 같은 단어도 비교적 자주 등장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름도 8번 언급됐다. 다음은 기조연설 전문. 의장, 사무총장, 각국 대표 여러분, 코피 아난 제7대 유엔 사무총장의 서거에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세계는 평화의 길에 새겨진 그의 이름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 마리아 에스피노자 총회 의장의 취임을 축하합니다. 제73차 총회를 통해 유엔의 손길이 지구촌 곳곳에 닿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또한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훌륭한 지도력으로 인류에 공헌하는 유엔으로 더욱 발전하기를 바랍니다. 나는 작년에 이어 다시 한 번 절실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지난 일 년 한반도에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역사상 처음으로 북한의 지도자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판문점에 내려왔습니다. 싱가포르 센토사 섬에서는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전쟁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다짐했습니다. 북미 회담에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적대관계 청산,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에 노력할 것을 합의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평화를 바라는 세계인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주었습니다. 북한은 국제사회가 지켜보는 가운데 풍계리 핵 실험장을 폐기했고 미국과 한국은 대규모 군사훈련을 중단하며 신뢰를 구축했습니다. 한반도와 북미관계에서 새로운 시대를 만들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용기와 결단에 경의와 감사를 표합니다. 지난주 나는 평양에서 세 번째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 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 것을 다시 한 번 합의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가능한 빠른 시기에 비핵화를 끝내고 경제발전에 집중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습니다. 또한 비핵화의 조속한 진전을 위해 우선 동창리 엔진 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국제적 참관하에 영구적으로 폐기할 것을 확약했습니다. 나아가서 북미정상회담의 합의 정신에 따라 미국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한다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 폐기를 포함한 추가적 비핵화 조치를 계속 취할 용의가 있다고 분명하게 밝혔습니다. 한반도는 65년 동안 정전 상황입니다. 전쟁 종식은 매우 절실합니다. 평화체제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입니다. 앞으로 비핵화를 위한 과감한 조치들이 관련국들 사이에서 실행되고 종전선언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합니다. 어려운 일이 따를지라도 남북미는 정상들의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걸음씩 평화에 다가갈 것입니다. 이러한 극적인 변화는 평화를 바라는 세계인들의 지지와 응원 덕분입니다. 특히 유엔은 북한에 평화로 나아갈 용기를 주었습니다. 유엔의 역할에 감사를 표합니다. 그러나 시작입니다.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한 여정에 유엔 회원국들의 지속적인 지지와 협력을 부탁합니다. 한국은 유엔이 채택한 결의들을 지키면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함께할 수 있도록 성심을 다할 것입니다. 의장, 지난 겨울, 강원도 평창에서 한반도 평화의 서막이 열렸습니다. 2017년 11월 유엔총회가 채택한 ‘올림픽 휴전 결의’가 소중한 결실을 보는 순간이었습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과 세계 각국의 정상들이 북한 선수단의 참가를 축하해 주었습니다. 한반도의 화합과 평화를 기원해 주었습니다. 세계는 평화의 새 역사를 예감할 수 있었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신 IOC 바흐 위원장의 지도력과 공헌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평창동계패럴림픽이 끝난 한 달여 후,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판문점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유엔은 ‘판문점 선언’을 환영하고 적극 지지해 주었습니다. 두 번째 남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이번 평양 회담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진 만남에 든든한 힘이 되었습니다. 나는 지난 제72차 유엔총회에서 온전하고 지속가능한 평화를 이루기 위해 북한이 스스로 평화를 선택하기 바란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유엔은 물론 지구촌 구성원 모두의 바람이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우리의 바람과 요구에 화답했습니다. 올해 첫날,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한반도 정세의 방향을 돌렸습니다.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대표단 파견은 평화의 물꼬를 트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 북한은 4월 20일, 핵 개발 노선을 공식적으로 종료하고 경제발전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정권 수립 70주년을 맞는 9월 9일에는 핵 능력을 과시하는 대신 평화와 번영의 의지를 밝혔습니다. 북한은 오랜 고립에서 스스로 벗어나 다시 세계 앞에 섰습니다. 이제 국제사회가 북한의 새로운 선택과 노력에 화답할 차례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결단이 올바른 판단임을 확인해 주어야 합니다. 북한이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의 길을 계속 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어야 합니다. 유엔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유엔사무국은 국제회의에 북한 관료를 초청하는 등 대화와 포용의 노력을 지속해왔습니다. 유엔은 ‘누구도 뒤에 남겨놓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나는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유엔의 꿈이 한반도에서 실현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나는 국제사회가 길을 열어준다면 북한이 평화와 번영을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으리라 확신합니다. 한국은 북한을 그 길로 이끌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유엔이 경험과 지혜를 아낌없이 나누어 주시기 바랍니다. 의장,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정착 과정은 동북아 평화와 협력 질서를 만들어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동북아는 세계 인구의 5분의 1이 살고 세계 경제의 4분의 1을 떠받치고 있는 지역입니다. 그러나 갈등으로 인해 더 큰 협력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에서부터 동북아의 갈등을 풀어나가겠습니다. 나는 지난 8월 15일, 동북아 6개국과 미국이 함께하는 ‘동아시아철도공동체’를 제안했습니다. 오늘의 유럽연합을 만든 ‘유럽석탄철강공동체’가 살아 있는 선례입니다. ‘동아시아철도공동체’는 향후 동아시아 에너지공동체와 경제공동체, 더 나아가 동북아 다자평화안보체제로 이어질 수 있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남과 북은 끊어진 철도와 도로 연결에 착수했습니다. 앞으로 ‘동아시아철도공동체’의 본격적 추진을 위해 역내 국가들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입니다. 동북아에서 유엔의 정신인 다자주의를 실현하고 공영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길에 국제사회가 지지와 협력을 보내 줄 것을 요청합니다. 의장, 대한민국은 유엔과 함께 격동의 현대사를 헤쳐 왔습니다. 유엔과 대한민국은 가치와 철학을 함께합니다. 지난 9월 대한민국 정부는 ‘사람 중심’의 국정철학을 토대로 ‘포용국가’를 선언했습니다. 우리 국민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 단 한 명의 국민도 차별받지 않고 더불어 사는 사회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포용성’은 국제개발협력의 철학이기도 합니다. 누구도 소외당하지 않는 국제환경을 만들기 위해 개발협력 규모를 꾸준히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인권침해와 차별로 고통받는 세계인들, 특히 아동, 청소년, 여성, 장애인과 같은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도 늘려나가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난민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5배 확대했습니다. 올해부터는 매년 5만t의 쌀을 극심한 식량 위기를 겪고 있는 개발도상국에 지원하고 있습니다. 나는 인도적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평화, 개발, 인권을 아우르는 총체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모두에게 의미 있는 유엔’을 만들기 위해 함께 고민하고 힘을 보탤 것입니다. 올해는 ‘세계인권선언’ 70주년입니다. 인권을 위해 부당한 권력에 맞서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모든 사람은 자유롭고 평등하다’는 세계인권선언의 첫 조항을 가슴에 새기고 있습니다. 나는 특히 ‘실질적 성 평등 실현’을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여성에 대한 모든 차별과 폭력에 더욱 단호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직접 경험했습니다. 국제사회의 ‘여성, 평화, 안보’ 논의에 적극 참여하고, 분쟁 지역의 성폭력을 철폐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함께할 것입니다. 기후변화 대응과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은 우리 세대에게 주어진 도전이자 과제입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20%까지 높일 것입니다. 파리협정에 따라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성실히 이행하고, 개발도상국들의 기후변화 대응을 지원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돕겠습니다. 의장, 사무총장, 각국 대표 여러분, 남북한에 유엔은 국제기구를 넘어선 의미가 있습니다. 1991년 9월 17일 제46차 유엔총회에서 남북한의 유엔 동시 가입안이 159개 전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채택되었습니다. 그날은 ‘세계 평화의 날’이기도 했습니다. 남북의 수석대표들은 각각 연설을 통해 “비록 남북한이 별개의 회원국으로 시작하였지만 언젠가는 화해와 협력, 평화를 통해 하나가 될 것”이라 다짐했습니다. 27년이 흐른 지금, 남과 북은 그날의 다짐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분단의 장벽을 넘었으며, 마음의 벽을 허물고 있습니다. 우리는 함께 하면 얼마든지 평화에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을 국제사회에 증명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우리 모두는 평화를 바랍니다. 사랑하는 가족, 이웃, 그리운 고향이 평화입니다. 가진 것을 함께 나누는 일이 평화입니다. 모두 함께 이룬 평화가 모든 이를 위한 평화입니다.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비핵화를 향한 길, 평화로운 세계를 향한 여정에 여러분 모두, 언제나 함께 해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사설] 빠를수록 좋은 2차 북·미 정상회담 빅딜 구체화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2차 정상회담을 가지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제안에 대한 화답이다.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지난 24일 정상회담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 시기와 장소가 논의되고 있으며 곧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지난 7월 초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3차 방북 이후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협상의 재개와 ‘톱다운’ 방식에 의한 신속한 비핵화 전망이 밝아졌다. 한·미 두 정상은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높게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 내용을 소상히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하면서 “핵 포기는 북한 내부에서도 되돌릴 수 없을 만큼 공식화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김 위원장의 협상 타결에 대한 큰 열정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미국의 중간선거가 11월 6일인 점을 감안해 10월 말 개최 예상도 나온다. 비핵화 시한을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2021년 1월까지로 한다는 공감대가 있는 만큼 북·미는 비핵화와 체제보장의 로드맵을 조속히 진행해야 한다. 문제는 북한이 요구하는 종전선언을 포함한 ‘상응하는 조치’다. 김 위원장은 9·19 평양선언에서 영변 핵시설의 영구폐기의 전제로 미국의 상응 조치를 요구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종전선언이 논의됐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미 국무부는 이에 대한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언급하지 않고, 비핵화까지 대북 제재를 유지한다고 밝힌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 하지만 미사일 엔진시험장 폐기와 조건부 영변 시설 폐쇄 의사가 말뿐인 현재 단계에서 북한의 초기 비핵화 조치로는 미흡하다는 미국 인식을 드러낸 만큼 2차 북·미 정상회담이야말로 서로가 원하는 조치를 주고받아야 할 것이다. 일방적인 핵 포기에 불안을 느끼는 북한을 비핵화로 이끌려면 미국이 체제보장의 조치도 병행하는 게 순리다. 비핵화를 이룬 뒤 체제보장을 하겠다는 자세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맞지 않으며 북·미 협상을 성공시킬 수도 없다. 문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말하는 상응 조치에 대해 진일보한 의견을 내놓았다. 제재완화, 종전선언뿐 아니라 인도적 지원, 예술단 교류, 연락사무소 설치도 상응 조치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무엇이 됐든 북한의 비핵화 실천을 촉진시키는 것은 미국이 대북 적대를 청산하겠다는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 주는 길밖에 없다. 북·미는 2차 정상회담에서 통 큰 빅딜을 보여 주길 바란다.
  • 文대통령의 북핵 해법 파격 구상 셋

    문재인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폭스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밝힌 북핵 문제 해법 중엔 새롭고 다소 파격적인 구상들이 꽤 많이 포함돼 있었다. ‘영변 핵시설 폐기 참관(사찰) 계기 미국의 평양 연락사무소 개설’, ‘북한이 약속을 어기면 미국의 종전선언 취소 가능’, ‘통일 이후에도 주한미군 주둔 필요’ 등이다. ① 대사관 전단계 연락사무소 문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북한의 초기 비핵화 조치에 따른 미국의 ‘상응조치’로 영변 핵사찰 계기 평양 연락사무소 설치를 제시했다. 그동안 언론은 상응조치로 종전선언 정도만 예상했는데, 문 대통령은 그뿐 아니라 제재 완화, 인도적 지원, 예술단 교류, 경제시찰단 상호 교환, 미국의 평양 연락사무소 설치 등도 제시한 것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평양 연락사무소 설치가 눈에 띈다. 평양과 워싱턴의 교차 연락사무소 설치는 향후 대사관 설치 등 국교 수립으로 이어지는 중대한 시발점이다. 기존의 비핵화 로드맵에서 연락 사무소 설치는 비핵화에 따른 후순위 보상으로 여겨졌다는 점에서 파격적 구상이다.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을 앞당겨 북·미 관계 개선을 급속히 견인하는 식으로, 연락사무소를 조기 개설하는 방식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의 묵은 비핵화 협상 틀을 깨고 후순위를 선순위로 앞당김으로써 불가역적인 관계 개선을 이끌려는 구상으로 볼 수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존의 ‘핵신고-폐기’ 구도가 아니라 ‘폐기-검증’으로 속도를 내려는 게 문 대통령의 비핵화 구상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② 北 변심하면 종전선언 취소 문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불신하는 미국 일각의 여론에 대해 “한 가지 분명한 건, 북한이 취하는 비핵화 조치는 불가역적인 반면 미국의 상응조치는 언제나 거둬들일 수 있어 미국이나 한국이 손해 볼 게 없다”고 단언했다. 즉,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시험장 및 발사대, 영변 핵시설, 이미 만들어진 핵무기 등을 폐기한 뒤 나중에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돼 다시 복구하는 것은 금전적·시간적으로 막대한 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반면 한·미 양국이 취한 군사훈련 중단은 언제든지 재개할 수 있고, 종전선언도 정치적 선언이기 때문에 언제든 취소할 수 있으며, 제재 완화 문제도 언제든 다시 제재를 강화하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북한은 현찰을 주고 미국은 어음을 준다’는 비핵화 협상의 차별적 본질을 직설적으로 밝힌 셈이다. 다시 말해 ‘손해’에 민감한, 즉 ‘북한에 너무 많은 양보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여론을 향해 ‘ 일이 잘못됐을 때 미국이 잃을 건 별로 없으니 걱정말라’는 메시지를 거침없이 표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③ 동북아 평화 위한 주한미군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은 물론 남북 통일 이후에도 주한미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일 평양 남북 정상회담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온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은 “주한미군 주둔은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는데, 그보다 더 나간 것이다. 종전선언이 유엔사 해체와 주한미군 철수 등으로 이어질 거라는 한·미 강경 보수층의 의구심을 일축하는 발언인 셈이다. 주한미군 문제는 무관하니 종전선언을 해도 걱정할 게 없다는 얘기다. 통일 이후에도 주한미군이 필요하다는 문 대통령의 입장은 미래의 일을 단정적으로 말했다는 점에서 부담이 될 수도 있는 발언이다. 뒤집어 보면 그만큼 이 문제에 관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얘기도 될 수 있다. 남북 정상 모두 중국 견제를 위해서라도 주한미군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공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문 대통령은 “동북아 전체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주한미군이 계속 주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앞서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통일 후 주한미군의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말한 바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49일 버텨 구조된 인도네시아 청년 “표류하다 살아돌아온 게 세 번째”

    49일 버텨 구조된 인도네시아 청년 “표류하다 살아돌아온 게 세 번째”

    정말 이런 경우를 운이 나쁘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천운을 타고 났다고 해야 할까? 지난 7월 14일 인도네시아 뭍에서 125㎞ 떨어진 곳에 묶여 있던 멍텅구리배 줄이 끊기는 바람에 바다를 떠돌다 49일 만에 몇천 ㎞ 떨어진 괌 근처에서 파나마 화물선에 극적으로 구조된 인도네시아 청년 알디 노벨 아딜랑(18)이 이렇게 바다를 표류하다 구조된 것만 벌써 세 번째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26일 북부 술라웨시섬의 마나도 근처 아버지의 집에서 영국 BBC 기자와 만나 “첫 번째 표류 때는 일주일을 떠돌다 뗏목 주인에게 발견돼 목숨을 구했고, 두 번째 때는 이틀을 헤매다 역시 뗏목 주인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졌다”고 말했다. 이번이 기간도 가장 길고 거리도 가장 멀었던 셈이었다. 그는 노도 없고 엔진도 없어 오로지 동력을 갖춘 배가 끌어다 일정한 지점에 놓아 두면 붙박이로 물고기들을 유인해 가두는 오두막처럼 생긴 배 롬퐁(lompong)에서 일했다. 국내에서 보통 ‘멍텅구리배’라고 부르는 곳에서 일한 셈이다. 안전 장비는 물론, 항법 장비나 그 흔한 콤파스조차 없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렇게 위험한 직장인데도 1년 계약을 맺어 한달에 134달러(약 14만 9000원)씩 받기로 한 것이 고작이었다. 강풍도 불어대고 친구네 롬퐁과 연결된 줄이 끊기는 바람에 표류했다. 친구도 잠들어 아무리 도와달라고 소리를 쳤지만 그의 배가 떨어져 나가는지조차 몰랐다. 배에 남아 있던 음식과 연료 등은 일주일도 가지 않았다. 고기를 잡아 롬퐁을 뜯어 나온 나무로 생선을 구워 먹으며 연명했고 날로도 먹었다.어쩌면 생존에 더욱 필요한 것은 깨끗한 물이었다. 그는 꾀를 냈다. 옷에 물을 적신 다음 바닷물을 떠서 걸러낸 뒤 마셨다. 그런 식으로 염도를 낮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달 31일 괌 근처에서 파나마 선적 MV 아르페지오 호의 눈에 띄어 구조됐다. 일본 오사카 주재 인도네시아 외교관 파야르 피르다우스는 일간 자카르타 포스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는 표류하는 동안 겁에 질렸으며 이따금 울음을 터뜨렸다더라”며 “그는 커다란 배를 볼 때마다 희망에 부풀었지만 10척 이상의 배가 그냥 그를 못 보고 지나쳤다더라”고 전했다. 외로움을 잊으려고 찬송가를 부르며 성경을 낭송했다. 부모를 다시 보게 해달라고 열심히 기도했다. 어느 순간 좌절해 바다에 몸을 던질까도 생각했지만 기도를 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석탄 운반선 아르페지오 호가 눈에 들어오자 도와달라고 외쳤다. 그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아딜랑은 배에 올라 건강을 회복하며 배의 원래 목적지인 일본까지 가 지난 6일 도착했다. 이틀 뒤 인도네시아 귀국 길에 올라 그리던 가족과 재회했다. 아딜랑은 다시는 바다에 나가지 않겠다고 스스로에게 되뇌이고 있다고 전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귀성길 안전 챙겨요”... 추석맞이 차량용품 판매 ‘불티’

    추석을 앞두고 귀성·귀경길에 오르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차량 안전·편의용품 판매가 두드러지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오픈마켓 옥션에 따르면 추석 직전 일주일(9월 10~16일)동안 자동차용품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품목별로 최대 5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자동차의 안전 및 성능 향상에 필요한 용품의 판매가 늘었다. 품목별로는 엔진부품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00%, 제동장치가 157%, 서스펜션이 150% 각각 증가했다. 타이어 관리용품도 스노체인이 256% 증가했고, 휠이 200%, 휠캡이 401% 각각 늘었다. 정전기 방지용품이 279%, 가스·화재감지기와 차량용 소화기가 각각 119%, 25% 증가하는 등 차량 관련 안전용품 판매도 증가했다. 이밖에도 첨가제·플러싱 오일이 72%, 부동액·냉각수가 47%, 브레이크 오일이 33% 늘었다. 차량용 무선 충전 거치대 판매량도 546%, 블루투스·핸즈프리도 64% 각각 늘었다. 옥션 관계자는 “특히 최근에는 자동차 화재 사고가 잇따르는 등 차량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추석 귀성길을 앞두고 다양한 안전용품 수요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비핵화 초침’ 재가동시킨 文… 한·미 “2차회담 날짜·장소 심도깊게 논의”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멈춰 섰던 ‘북·미 비핵화 시계’의 초침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롯데 뉴욕팰리스 호텔에서 한·미정상회담을 가진 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두 번째 정상회담을 몇 주 안에 가질 것”이라며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공식화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도 뉴욕에 설치된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두 정상은 종전선언과 2차 미·북 정상회담의 날짜와 장소에 대해서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두 정상은 대북제재를 계속하는 한편, 북한이 비핵화를 이룰 경우 얻을 수 있는 밝은 미래를 보여줌으로써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지속적으로 견인하는 방안도 모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3차 남북정상회담(18~20일)과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미 비핵화 대화를 본궤도에 다시 올려놓겠다는 문 대통령의 구상도 조만간 가시화될 전망이다. 굴곡은 적지 않겠지만,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로드맵이 구체화한다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체제의 ‘입구’에 해당하는 종전선언을 연내 매듭짓겠다는 문 대통령의 구상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이미 그들(북한)과 계속 연락하고 있었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회담 장소가 어디인지 발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둘 다 서로 만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전에 만났던 것과 비슷한 형식으로 만나겠지만 아마 장소는 (싱가포르가 아닌)다른 곳일 가능성이 높다. 다시 말하지만 조만간 발표될 것이며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당초 예정을 20여분 가까이 넘겨 85분간 지속한 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방북 기간 김 위원장이 비공개로 전달한 ‘구두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세하게 전달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이 큰 열정을 가지고 이 딜을 성사시키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주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것도 이에 따른 반응으로 해석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서두를 이유가 전혀 없다”며 “저번 회담에서 돌아온지 3개월이 됐고, 솔직히 그 어느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큰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에게 엄청난 경제적 잠재성이 있다고 생각하며 김정은 위원장과 북한의 국민들이 그 잠재성이 실제로 일어나기를 원한다고 믿고 있다. 우리는 그들이 그것을 이룰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북한을 향한 긍정적 ‘시그널’을 보냈다. 남북관계의 진전을 바탕으로 북·미관계의 선순환을 끌어내는 모멘텀을 마련한 것은 ‘수석협상가‘로써 문 대통령이 수일새 평양과 뉴욕을 오가며 두 나라 정상의 진의를 전달한 결과로 해석된다. 앞서 북·미는 선(先) 종전선언과 선 비핵화리스트 제출을 놓고 팽팽히 맞선 채 공식 협상테이블을 사실상 거둬들인 상태였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은 3차 남북정상회담의 산물인 ‘9월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 참관 하에 우선 영구적 폐기 ▲미국이 6·12 북·미공동성명 정신에 따라 상응 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 표명 등 전향적인 비핵화 메시지를 끌어냈다. 특히, ‘9월 평양공동선언’에 담기지 않은 김 위원장의 ‘비공개 메시지’가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에 결정적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가시적 성과가 담보되지 않은 2차 북·미회담의 공식화 자체가 부담이기 때문이다. 한·미 정상회담 전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정상회담의 조건으로 ‘올바른 여건’을 언급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기정사실화한 것은 문 대통령이 전달한 김 위원장의 메시지에 마음이 움직인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북한 역시 반대급부가 있어야 비핵화 협상의 진전에 동참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북제재 완화 등 북측이 미국에 요구 중인 ‘비핵화 상응조치’를 두고 문 대통령의 중재안이 통했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기존 북·미간 비핵화 대화가 벽에 부딪힌 것은 서로를 신뢰하지 못하는 양측이 단계적·횡적 접근을 했기 때문인데, 문 대통령의 중재안은 기존 패러다임을 바꿔 입체적·종적 접근을 거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북측이 ‘9월 평양선언’에서 미측의 상응조치에 따른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를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북·미 협상의 최대 난관인 핵 리스트 신고 여부와 관련, 북한의 구체적 약속을 받아내고 이를 토대로 종전선언에 소극적이었던 미국의 태도 변화를 끌어내 북한의 약속 이행을 보증하는 ‘빅딜’이 이루어졌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뉴욕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인도네시아 10대 소년 낚싯배에서 49일을 혼자 버텨 극적 구조

    인도네시아 10대 소년 낚싯배에서 49일을 혼자 버텨 극적 구조

    인도네시아의 10대 소년이 인도양을 홀로 49일이나 표류하다 극적으로 구조됐다. 노도 없고 엔진도 없어 오로지 다른 동력을 갖춘 배가 끌어다 일정한 지점에 놓아 놓으면 붙박이로 물고기들을 유인해 가두는 곳이었다. 인도네시아에선 롬퐁(lompong)이라고 한다. 알디 노블 아딜랑(19)은 지난 7월 14일 인도네시아 연안에서 125㎞ 떨어진 곳에 놓여진 롬퐁에서 일하다가 강풍이 불어 닻에 묶어 놓은 줄이 끊기게 됐다. 보통 매주 회사의 다른 사람이 배로 음식과 사료, 연료 등을 전달하고 가는데 마침 남아 있는 음식과 연료 등은 얼마 되지 않아 금방 바닥이 났고 그는 바닷물을 마시고 롬퐁을 뜯어 나온 나무로 생선을 구워 먹으며 연명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지난달 31일 이곳에서 몇천 ㎞ 떨어진 괌 근처에서 파나마 선적 MV 아르페지오 호의 눈에 띄어 구조됐다. 일본 오사카 주재 인도네시아 외교관 파야르 피르다우스는 일간 자카르타 포스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는 표류하는 동안 겁에 질렸으며 이따금 울음을 터뜨렸다더라”며 “그는 커다란 배를 볼 때마다 희망에 부풀었지만 10대 이상이 그냥 그를 못 보고 지나쳤다더라”고 전했다. 지난달 31일 아딜랑은 MV 아르페지오 호를 보고 비상 무선 신호를 보낸 다음 구조됐으며 지난 6일 원래 이 배의 목적지였던 일본에 도착해 이틀 뒤 인도네시아로 송환돼 가족들과 재회했다고 영국 BBC가 24일 전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이번엔 평창에서...BMW 520d 또 화재

    이번엔 평창에서...BMW 520d 또 화재

    잇따른 주행 중 화재사고로 리콜 결정이 내려진 BMW 520d 승용차에서 또 불이 났다.24일 평창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54분쯤 강원도 평창군 방림면 방림리 치안센터 앞에서 윤모(40)씨가 몰던 BMW 520d 승용차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윤씨는 경찰에서 “언덕길을 넘어가다가 엔진룸 쪽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해 차를 세우니 불이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직후 운전자를 비롯한 가족 4명은 신속히 대피해 인명피해는 없었다. 불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 등에 의해 10여분 만에 꺼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운전자 진술 등을 토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새로운 화성 유인기지 구상 발표, 가까운 미래에 현실화될까?

    새로운 화성 유인기지 구상 발표, 가까운 미래에 현실화될까?

    달 착륙 후 반세기가 흘렀지만, 아직 인류는 달보다 더 먼 장소에 직접 가지 못했다. 가까이 있는 행성인 화성조차 달 - 지구 거리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구와 화성 모두 태양 주위를 공전하기 때문에 화성까지 직선거리로 갈 수 없고 공전 주기에 맞춰 몇 년에 걸쳐 비행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화성에 도착한 우주 비행사는 장기간 화성 표면에 체류해야 한다. 나사를 비롯한 관련 기관의 과학자들은 가능한 한 적은 양의 자재로 건설 가능한 유인 화성 기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지구에서 화성 표면까지 약간의 화물을 실어 나르는 것도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화성 표면에서 우주 비행사가 안전하게 체류하기 위해서는 큰 기지를 건설하는 것이 좋지만, 비용 문제를 생각하면 가능한 무게와 부피를 줄여야 한다.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학(École Polytechnique Fédérale de Lausanne (EPFL))의 과학자들은 110t 정도의 화물로 6명의 우주 비행사가 수 개월 이상 거주할 수 있는 화성 유인기지의 구상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유인 기지 건설 후보지로 물과 이산화탄소를 구하기 쉬운 극지방을 선정했다. 물론 더 춥고 극한의 기후를 지니고 있지만, 얼음과 드라이아이스가 풍부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구의 극지방처럼 한동안 낮이 계속되는 특징이 있어 최장 288일 동안 쉬지 않고 태양 빛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유인기지는 세 개의 부분으로 구성되는데 12.5m 높이에 5m 지름을 지닌 원통형 구조물인 코어와 외부 공간과 차단되는 에어록 (airlock) 역할을 하는 캡슐, 그리고 거주 공간인 돔(Dome)으로 구성된다. 본체에 해당하는 코어에는 최소한의 거주 공간이 있으며 위에는 화물을 실어 나르는 스카이 크레인이 있는데, 로켓 엔진이 있어 화물을 싣고 나를 수 있다. (사진) 이 기지의 핵심은 바로 돔으로 사실 얇은 폴리에틸렌 섬유로 된 천막이다. 여기에 화성 현지에서 구한 물을 채워 얼리면 두꺼운 얼음벽을 지닌 유인 기지가 되는 것이다. 연구팀은 3m 두께의 얼음이면 단열 효과도 뛰어날 뿐 아니라 화성 표면의 해로운 방사선도 모두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물론 화성까지 운송해야 하는 화물의 양을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실현 가능성은 화성 현지에서 필요한 만큼 얼음을 조달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물론 화성의 극지방에는 상당량의 얼음과 드라이아이스가 존재하지만 이를 채취해서 원하는 만큼 가공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필요한 자재를 모두 지구에서 실어오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프로젝트 진행이 어려워진다. 현재 나사에서 진행하는 화성 유인기지 공모전인 3D 프린터 출력 거주지 디자인 공모 (3D Printed Habitat Challenge Design Competition) 역시 이런 이유로 화성 현재에서 자재를 조달해 유인기지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렇게 만든 기지는 SF 영화에서 보는 것만큼 근사하지는 않지만, 현재 기술 수준에서 조금만 개선하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나사는 2030년대 화성 유인 탐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지만, 현재 진행 속도로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이렇게 하나씩 관련 연구와 기술적 검토를 계속한다면 이번 세기 안으로 인류가 화성에 발자국을 남길 가능성이 높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침수된 어선에서 선원 4명 구조

    해경이 운항 중 침수된 어선에서 선원 4명을 모두 구조했다. 23일 부안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34분쯤 군산시 어청도 남동쪽 12㎞ 해상에서 “어선 기관실에 물이 차오르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해경은 7.93t급 어선 1척에서 선장 B(68)씨 등 승선원 4명을 모두 구조하고 해수 유입을 차단했다. 기관실에 반쯤 차 있던 바닷물도 배수펌프를 이용해 선박 밖으로 퍼냈다. 이후 해경은 사고 지점으로부터 18㎞가량 떨어진 선단선까지 A호를 인양했다. 조사 결과 엔진 열을 식히기 위해 선박 안으로 바닷물을 끌어오는 역할을 하던 냉각 호스가 파손돼 기관실에 물이 찬 것으로 밝혀졌다. 해경은 B씨 등을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추석 연휴 첫날 고속도로서 BMW 520d·쏘나타 화재

    추석 연휴 첫날 고속도로서 BMW 520d·쏘나타 화재

    추석 연휴 첫날인 23일 오후 경부고속도로와 남해고속도로를 달리던 차량에 잇단 화재가 발생했다. 23일 낮 12시 30분쯤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대구방면 49㎞ 지점에서 최모(68)씨가 운전하던 쏘나타 승용차 뒷부분에서 불이 나 앞부분 보닛으로 옮겨붙었다. 최씨와 동승자 2명은 즉각 차를 세운 뒤 대피해 인명피해는 없었다. 사고가 수습되는 50여 분간 5㎞ 구간에서 차량 정체가 빚어졌다. 경찰은 “차량 뒷부분에서 ‘끼리리릭’하는 소리가 난 뒤 불이 났다”는 운전자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55분쯤에는 전남 순천시 서면 남해고속도로 순천 방향 서순천 기점 5㎞ 부근에서 주행하던 BMW 520 차량에서 불이 났다. 운전자는 차에서 연기가 나자 갓길에 대고 대피했다. 곧이어 화재가 발생해 엔진룸이 있는 차량 앞 부분을 태웠다. 출동한 119 소방대원이 진화했고 인명 피해는 없었다. 불이 난 차량이 주행 중 엔진 화재 결함으로 리콜 수리를 받았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고종 빼돌려 을사늑약 체결 막아라” 11

    “고종 빼돌려 을사늑약 체결 막아라” 11

    서울신문은 일제 침략 당시 독립운동가의 활약을 소재로 한 해외소설 두 편을 발굴했습니다. 글쓴이는 미국의 저널리스트 겸 시나리오 작가 로버트 웰스 리치(1879~1942)이고, 두 소설의 주인공은 대한매일신보와 코리아데일리뉴스(KDN)를 창간해 우리 민족 항일의식을 고취한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한국명 배설)입니다. 100여년 전 발간된 이 소설에는 베델뿐 아니라 ‘고종의 밀사’로 잘 알려진 호머 허버트(1863~1949), 노골적 친일 행보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사살된 더럼 화이트 스티븐슨(1851-1908), 조선통감부 초대 통감 이토 히로부미(1841~1909), 을사늑약 직후 자결한 충신 민영환(1861~1905) 등 역사적 인물이 대거 등장합니다. 작가가 실제로 조선에 와서 베델 등을 취재해 쓴 이 소설에는 고종의 연해주 망명 시도 등 최근에야 알려진 극비 내용도 담겨 관심을 모읍니다. 서울신문은 이 소설 가운데 하나인 ‘황제 납치 프로젝트’(1912년 12월 출간, 원제 : The cat and the king, 부제 : Billy and Bethell)를 번역해 연재 형태로 독자들에게 소개합니다. <11회>   나는 어둠을 뚫고 상하이에 도착했을 전보 메시지를 떠올렸다. 소녀가 보낸 3개의 단어(“초상화 성공. 만세!”)가 저쪽에 전달됐을 것이고 이제 어떤 반응을 보일지 직접 보고 싶어졌다. 상하이에 있는 러시아 외교의 달인(러시아 극동총독 예브게니 이바노비치 알렉세예프로 추정)은 자신의 사무실에서 이 낡은 나라(청나라)에 몰래 묻어둔 보트를 출발시키라는 요청을 받았을 것이다. 그는 옌타이의 어느 항구로 또 한 번 전보를 보내 발해만에 정박해 있던 배에게 돛을 올려 빠르고 비밀스럽게 서울로 가 조선의 황제를 데려오라고 명령할 것이다. ‘국제정치’라는 이 민첩하고 정교한 기계를 제대로 움직이고자 ‘외교’라는 이름의 엔진 속의 톱니 바퀴와 피스톤이 정교하게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 나는 이 차가운 밤하늘 속 별빛을 보며 두 손을 꽉 쥐었다. 하지만 나의 머리는 저 멀리 30㎞쯤 떨어진 어둠의 도시(서울)로 달려갔다. 거기에는 빛나는 금발 머리와 보랏빛 눈을 가진 한 여성이 약탈자(일제)의 계략에 맞서 외롭게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다음날 나는 제물포에서 첫 기차를 타고 서울에 돌아왔다. 세관 문제에 대해 일본 탁지부 고문(메가다 다네타로)과 회의를 하려고 궁으로 갔다. 연로한 조선 황제(고종)의 고문관인 메가타 역시 국제정치라는 기계를 돌리고자 톱니의 나사를 조이는 일에 가담하고 있었다. 회의 시작을 기다리며 나는 내가 조선에서 가장 좋아하는 경복궁 뜰을 걸었다. 지금은 폐허가 되다시피 한 근정전과 법궁을 보며 이 궁의 모습이 지금의 조선 왕조를 상징한다고 여겼다. 이 왕궁이 어떤 이유로 이 찬란한 과거의 영광을 잃어버리게 됐을까를 곰곰 생각해봤다.그 때였다. 시베리아 전나무 그늘에 놓인 왕실 도서관(집옥재) 발코니에 앉아 있었는데,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녀였다. 그리고 명쾌하고 리듬과 운율이 잘 맞아들어가는 그녀의 말솜씨에 곁들여 무겁고 둔탁한 악센트를 구사하는 남성의 목소리도 들렸다. 하기와라(훗날 2대 조선총독이 되는 하기와라 슈이치)였다. 그들은 내 쪽으로 가까이 오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있던 도서관 발코니 바로 아래 멈춰섰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졸지에 남의 말을 엿듣는 사람이 돼 버렸다. “아니요. 하기와라님” 소녀가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께서 저에게 그렇게 세심한 관심을 써 주시는 것은 감사하지만 저는 하나도 기쁘지 않습니다. 당신이 서울에서 무슨 일을 하시는지 다 들었으니까요.” ”잠깐만요. 마담“ 하기와라가 성급히 소녀의 말에 끼어들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뭔가 이상하고 음흉한 음색이 느껴졌다. ”잠깐만요...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나는 통...모르겠습니다.“ ”아...네...그러시겠죠.“ 소녀가 일부러 상심한 척 그를 애태우려는 말투로 대화를 이어나갔다. ”어떤 여자라도 당신이 자신을 매력적으로 느낀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죠. 여자들은 그런 식으로 자기가 관심이 대상이 되는 것을 좋아합니다. 잘 아시겠지만 여자들은 그런 생각을 하며 즐거워하죠.” 소녀의 목소리에는 부드러우면서도 달콤한 기운이 있었다. 그녀에게 완전히 빠져있는 하기와라의 심장 박동수를 높이려는 계산이 담겨 있었다. “하기와라님, 당신도 늘 내 뒤를 따라 다녔고 단 한가지 이유로 저에게서 눈을 떼지 않으시잖아요...저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어요. 이 사실을 부정하실 수 없으실 거에요.”“그게...그 이유는...그 이유는 당신이 너무 아름답기 때문입니다...나는...나는 당신을...” 하기와라가 부끄러운 듯 얼굴이 새빨개져서 말했다. “그만하세요!” 짧은 말 속에 어떤 명령과 같은 분위기가 있었다. 소녀의 눈에서 불꽃이 번득였다. “하기와라씨, 당신은 내가 스파이라고 생각하시는 거죠? 바른대로 말씀하세요!” 이 일본인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너무 당황해서인지 목구멍에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울먹이고 있었다. “절대로...절대로...그런 생각은 한 적이 없어요...어떻게 그런 일이...말도 안됩니다. 절대 그런 일은 없습니다.” 12회로 이어집니다. 번역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중국 엘리트 이공대생들이 일본 전문학교에 유학온 이유

    중국 엘리트 이공대생들이 일본 전문학교에 유학온 이유

    중국 명문대학의 최고봉인 칭화(淸華)대학의 초엘리트 공대생들이 일본의 이름도 없는 전문학교에 대거 유학을 왔다. 왜일까. NHK는 최근 도쿄 신주쿠에 있는 한 전문학교에 단기 유학을 온 15명의 중국 칭화대 학생들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이들은 여름 방학 등을 이용해 몇 달씩 일본에 머물면서 게임 개발을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학교 등에서 일본의 게임 기술과 노우하우를 배우고 있었다. 중국 게임시장은 이미 세계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등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게임 개발 역사가 일천한 데다가, 체계적으로 게임 제작과 개발을 교육하고 훈련시키는 기관이 없어 중국의 공학 엘리트들이 단기 또는 장기로 일본에 와서 게임개발의 노우하우를 배워가고 있는 것이다.게다가 게임산업이 중국의 최고의 유망산업으로 부각되면서 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중국의 젊은 초엘리트 학생들의 관련 분야 진입이 늘고, 칭화대 학생 등 중국 공학 엘리트들의 일본행도 증가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기준 중국의 온라인 게임 등 게임 이용자 수는 5억 8000여만명에, 매출액만도 약 34조원을 넘었다. 단 하나의 게임 소프트웨어를 2억명이 이용하는 초대박 게임까지 탄생하는 등 세계 이용자의 약 3분의 1을 이상을 차지하는 초거대 시장으로 이미 성장했다. NHK는 이런 상황에서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 및 제작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수입과 지위도 급상승되면서 공학 엘리트의 유입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게임 산업 종사자의 평균 월 수입은 1만 위안(약 164만원)으로 정보통신 관련 업계에서 최고 수준이 됐다. 일본 게임 개발 전문학교에 학교 친구들과 함께 단기 유학을 온 칭화대생 뤼쑹저(呂松?·19)는 “처음부터 게임을 만드는 기술과 노우하우를 배워가는 것이 목표”라고 NHK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체류기간 동안 일본 게임회사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하던 강사부터 기존의 ‘게임 엔진’을 사용하지 않고 오리지널 게임을 개발하는 노하우를 배웠다.뤼쑹저는 “일본의 게임 기술과 전통은 참 훌륭하다”면서 “게임 개발의 전체 흐름을 배울 수 있었고, 구체적인 제작 과정도 알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체류기간 동안 그는 새로운 게임을 만들어 보여 주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뤼쑹저처럼 다른 중국 학생들도 처음부터 게임 개발 과정을 익히고, 기존의 게임 엔진에서 벗어나 스스로 처음부터 게임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활약이 주목된다. 인터넷게임 등 게임 산업의 역사가 길지 않은 중국에서는 지금까지는 대개 서구 업체들이 개발한 ‘게임 엔진’이라고 불리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게임을 제작해 왔다. 미리 개발된 게임 엔진을 토대로 게임을 제작하면 짧은 시간에 효율적으로 새로운 게임들을 양산해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 업체도 게임 개발에 참가하기 쉽다는 이점도 있다. 그러나 유사한 소프트웨어를 토대로 활용하다 보니 기존의 틀에 갇혀버리고, 만들어진 게임이 모두 붕어빵을 찍어내 듯 어딘가 비슷하고, 참신하고 새로운 맛, 독창성이 떨어진다는 단점도 컸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에 유학 온 중국의 젊은 엘리트 ‘게임 학습자’들은 일본의 게임 제작 노우하우와 게임 산업의 축척을 단기간 내에 쏙쏙 뽑아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본 게임업계는 지난 40년 동안 가정용 게임기를 시작으로 격렬한 개발 경쟁을 거치면서, 게임기와 게임 소프트 등에서 각각 독자적인 개발 기술을 축척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NHK는 어떤 한 전문학교에는 게임 관련 학과에 중국학생이 300여명이나 배우고 있다면서 중국 젊은이들의 뜨거운 관심을 전했다. 이미 이들 게임 전문학교들에는 일본 관련 기업들로부터 “우수한 중국 유학생들을 추천해 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중국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는 일본의 게임 업체들이 이들 중국 유학생들에게 뜨거운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유학중인 중국의 게임산업 인재를 차지하려는 일본 기업들의 스카웃 경쟁은 벌써 뜨겁게 달아올랐다. 일본 기업의 한 담당자는 “우수한 중국의 인재를 둘러싸고 획득 경쟁이 이미 거세다”면서 “거대한 중국 시장에 진출하려면 현지 상황과 게임 이용자의 특성을 이해하는, 그리고 언어와 문화의 차이를 극복해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인재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NHK는 인터넷을 사용한 온라인 게임이 세계 게임의 주류가 되고, 중국 게임기업들이 약진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관련 우수인력 확보는 일본의 게임 업체의 사활을 가르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에 와서 게임산업을 배운 칭화대 학생들의 반응이 “일본의 게임 문화가 짙게 반영되어 있고, 세계관에 독자성이 있다” “섬세함과 훌륭한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국제적인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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