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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핵 평화 프로세스에 새 동력… ‘톱다운’ 방식 합의 상상 이상”

    “비핵 평화 프로세스에 새 동력… ‘톱다운’ 방식 합의 상상 이상”

    본지 평양 정상회담 전문가 좌담 지난달 19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비핵화 관련 내용이 사상 처음으로 포함된 남북공동선언문을 타결함에 따라 교착상태에 빠졌던 북·미 비핵화 협상이 다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서울신문은 1일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김석향 이화여대 교수, 김정 북한대학원대 교수,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북한군사실장 등 관련 분야 전문가와의 좌담을 통해 9·19 평양 남북공동선언의 내용을 분석·평가하고 향후 비핵화 협상을 전망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김상연 정치부장의 사회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좌담에서 대다수 전문가는 9·19 평양공동선언을 전반적으로 긍정 평가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는 비핵화 로드맵의 불투명성과 남북 간 군사 분야 합의에 따른 안보 불안 우려를 제기했다. 정상들이 주도하는 톱다운 방식의 전례 없는 협상 구도가 학자들의 예측을 뛰어넘는다고 토로하는 전문가도 있었다.→9·19 평양공동선언의 내용을 어떻게 평가하나. -김현욱 우선 군사 분야에서 큰 성과가 있었다. 상호 간 적대행위 금지, 무력 사용 금지부터 북방한계선(NLL), 비무장지대(DMZ)까지 세세한 부분에서 무력 충돌 가능성을 상당히 낮췄다. 예를 들어 상호 간 경고 방송 등 다단계 절차를 만들어 우발적 무력 충돌 가능성까지도 낮췄다. 절차상에서 이미 남북 간 종전 상태를 만드는 데 상당히 기여한 군사적 합의가 나왔다. 이걸 앞으로 어떻게 실제 이행하느냐가 중요하다. 다만 남북이 서로 군축하는 데 미국 입장에선 우려가 있다. 남북 군축이 한·미 동맹의 약화로 가면 어떻게 하는가, 한국이 군축하면 전시작전통제권을 이양받는 데 준비가 되겠는가, 전작권 이양 조건은 한반도 위험 감소와 한국군 역량 준비인데 군축하면 역량 준비가 되겠는가. 이런 부분은 한·미 간 조율돼야 한다.경제 협력에서는 국제사회의 제재를 상당히 의식했다. 철도·도로 연결은 연내 착공식까지 금강산 관광·개성공단 사업 정상화도 ‘조건 마련’이라는 토를 붙였다. 국제사회와 같이 가기 위해 속도 조절을 하려는 모양새를 갖췄다. 비핵화 관련해서는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 완전 폐기, 미국의 상응 조치 후 영변 핵시설 폐기인데 영변 핵시설 폐기가 선언에 포함되면서 북·미 협상을 제 궤도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그럼에도 북·미 간 여전히 존재하는 입장 차이를 좁히기 위한 가시적인 성과는 안 보인다. 영변 핵시설 폐기가 북한으로선 큰 결심을 한 것이지만 여전히 상응 조치를 미국이 먼저 하라는 부분은 좁혀지지 않았다.-김석향 9·19 평양공동선언을 보면 김 위원장도 무엇이 문제인지 인식하고 있는 건 확실하다. 예를 들어,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 폐기도 유관국 전문가가 보는 앞에서 폐기하겠다고 했다. 앞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때는 기자에게만 보여 줬는데 이걸로는 부족하다는 걸 인정하는 것 같다. 학습 효과는 분명히 있었지만 ‘유관국 전문가를 불러 놓고 폐기하겠다’고 딱 한 걸음만 나갔다. 진일보한 건 반가운데 딱 일보만 전진해서 북·미의 의견 차이가 좁혀졌는지는 잘 모르겠다. 비핵화와 군사 분야 외에 보건의료, 이산가족 문제는 긍정적이다. 그럼에도 비핵화와 군사 분야의 합의가 정말 그대로 실행될지 의문이다. 그래도 올 가을 평양 남북 정상회담을 할지 의심스러웠지만 개최된 것을 보면 비핵화와 군사 분야 합의도 실행될 수 있지 않을까 희망을 품고는 있다. -이호령 전반적으로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 실질적인 것, 희망과 현실과의 괴리 등 세 가지 모두 선언에 담겨 있다. 일단 현실에서의 가능성을 반영했다. 경제 협력은 다 조건부를 달았고 실질적으로 올해 안에 할 수 있는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을 포함시켰다. 착공식은 제재와 상관없기에 날짜까지 명확히 박았고 금강산 관광·개성공단 사업 등 실질적 경협으로 나아갈 수 있는 건 조건을 달아서 영리하게 잘 빠져나가면서도 북한에게 비핵화하면 실질적 경협도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줬다. 이산가족과 관련해 북한에게 요구했던 화상상봉, 영상편지 교환 등을 담은 것도 좋은 포인트였다. 남과 북이 다시 하나 됨을 이룬다는 것은 문화 교류에 담아 냈다. 3·1 운동 100주년 기념행사를 공동 개최하면 분단되기 전 하나였던 모습을 다시 한번 축하할 수 있다. 2032년 올림픽을 공동 유치할 경우 향후 통일의 모습, 미래에 하나 되는 모습을 미리 그려 볼 수 있다.이런 소프트 이슈 중심으로는 우리의 희망과 현실을 잘 조화시켰는데 하드 이슈에서는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우선 비핵화 관련 조항 중 3항(남과 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해 나가는 과정에서 함께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하였다)이 의미가 있다. 4·27 판문점선언에서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각자 책임과 역할을 다한다고 돼 있는데 평양공동선언에서는 ‘함께 긴밀히 협력한다’고 돼 있어 의미가 있다. 그러나 비핵화 관련 1, 2항(동창리 엔진시험장 및 미사일 발사대 폐기, 미국의 상응 조치 후 영변 핵시설 폐기)의 경우 북·미 회담을 재개하는 유인책이 됐다고 하는데 유인책이 아니라 또 하나의 살라미 전술로 보인다. 영변 핵시설 폐기가 처음 언급된 건 의미를 둘 수 있지만 영변 이외의 핵시설이 궁금하다. 영변 핵시설 내 플루토늄 5메가와트 원자로는 이미 충분히 확인되고 있다. 영변 핵시설이 북한 비핵화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것처럼 됐는데 영변 핵시설 폐기를 위한 상응 조치를 취해도 다른 시설 폐기를 위해 또 다른 상응 조치를 취해야 한다. 북한이 구사했던 살라미 전술이다. 북·미 협상이 교착되면 남한을 통해서 또다시 대화 국면을 만들어 달라고 해서 비핵화 조치를 살라미처럼 일부만 잘라서 내놓는 형국이 계속될 수 있다. 군사적 합의의 경우 남북군사공동위는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에서 하기로 하고 하지 않았던 것인데 26년 만에 가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런데 남북기본합의서가 논의될 때는 북한 핵이 초보적 단계였고 의심만 가는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북한 핵·미사일 능력이 엄청난 상황에서 남북군사공동위를 운영한다는 게 문제다. 비핵화를 촉진하기 위해 재래식 전력 부분에서 신뢰를 구축하자는 건데 균형이 맞는지 짚어 볼 필요가 있다. 비핵화 부분에서 동결 등 아무것도 안 된 상태에서 그나마 갖고 있는 군사적 억제력을 줄인다는 것인데 평양 이남에 북한 전력의 70%가 집중된 상황은 전혀 다루지 않았다. 비무장지대의 비무장화를 중심으로 이를 확장시킨다는 건 이론적으로 그럴싸해 보여도 실제 전력 운영 면에서는 이론과 차이가 있다. 상호 적대 정책을 중단하고자 해상, 공중, 육상에서 여러 조치를 취한다고 하는데 중요한 건 실제로 지키고 있는지 검증하는 문제다. 검증 체계에 대해 먼저 합의하고 육·해·공에서 합의를 이행할 때 보다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 -김정 큰 그림을 보는 게 중요하다. 지금 프로세스는 기본적으로 정치적 프로세스다. 관료적 프로세스와 속성이 다르다. 지금까지 북한 핵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를 꼽으라면 관료적 프로세스로 운영됐기에 합의와 이행이 어려웠다는 것이다. 관료적 프로세스의 기본 속성은 위험 회피 전략으로 가는 것이다. 현상 유지에 유리한 구조지만 현상 타파는 어렵다. 지금은 정치적 프로세스, 그것도 선출직 최고위 정치인들이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프로세스다. 정치적 프로세스가 현상 타파에 유리하고 정치인이 하는 선택의 기본적 속성은 위험 회피가 아니라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다. 그게 없으면 현상 타파가 안 되는 것이다. 학자 입장에선 예측하기 어렵다.한반도, 나아가 동북아 안보 질서와 관련해서 예측 가능성은 굉장히 낮아졌지만 예측하지 못한 획기적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어떤 시점에 있다고 봐야 한다. 평양공동선언은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핵무장국을 상대로 우발적 형태로 생길 수 있는 국지적 충돌 요소를 줄였다는 점은 좋은 의미에서 투자라고 생각한다. 운영적 군비 통제에서 구조적 군비 통제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정치가가 위험 감수를 한 측면에서 비춰 보면 대담하게 잘한 거다. -고유환 판문점 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 비핵 평화 프로세스가 말 대 말 공약에서 행동 대 행동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교착 국면에 빠졌다. 남한이 나서서 가을로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을 빨리 당겨서 초가을에 성사시키면서 비핵 평화 프로세스에 새로운 동력 불어넣었다는 의미가 있다. 또 톱다운 방식이라는 새롭고 독특한 방식으로 프로세스가 가동되기에 우리의 상상 이상으로 진전된 합의가 이뤄지고 있다.4·27 판문점선언이 6·15나 10·4 공동선언에 비견되는 강령적 합의여서 이번 선언에는 판문점선언 이행에 대한 합의 정도가 나올 줄 알았다. 그런데 강령적 선언으로서의 9월 평양공동선언을 만들어 냈다. 남북 사이에서 군사적 적대행위 종식, 전쟁 없는 한반도 관련 합의를 끌어냈다. 목표 시점과 세부 일정까지 매우 구체적인 합의를 끌어내고 이대로 이행된다면 사실상 남북 사이에 종전선언에 해당된다 할 만큼 재래식 군비 통제가 이뤄졌다. 남북 사이에서 할 일은 하고 북·미 사이에서는 전략무기에 해당되는 핵·미사일 문제를 해결하는 구도로 가고 있다. 과거 핵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남북 관계도 연동돼서 풀리지 않았는데 이번엔 남북 사이에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비핵화를 추동했다. 남북 관계의 독자성을 확인했고 남북 간 신뢰가 높아졌다. 북한은 선언문의 비핵화 관련 두 번째 조항에서 자기들이 취할 비핵화 초기 조치를 밝혔다. 미국은 핵 신고·검증이 비핵화의 초기 조치라고 얘기했는데 북한이 상응 조치라는 단서를 붙이긴 했지만 스스로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얘기한 것이다. 북·미 회담에서 다룰 의제 중 하나인 비핵화 초기 조치의 내용을 공개했다. 북한이 남북 간 신뢰를 통해 비핵 평화 프로세스의 모멘텀을 살리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북한 비핵화 조치와 관련해 이호령 실장은 북한이 살라미 전술을 취하고 있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했고 고유환 교수는 행동 대 행동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비핵화를 바라보는 양극단의 시선이라고 생각한다. 이 지점이 교착의 가장 큰 부분 같다. -김석향 과거가 없는 현재는 없고 과거와 현재를 평가하지 않는 한 미래는 없다. 어떤 미래를 꿈꾸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의도를 했든 안 했든 간에 과거 행적부터 묻고 넘어간다. 그런 면에서 지금 김 위원장이 비핵화 진짜 할 거라고 말해도 자기 할아버지, 아버지의 짐을 다 가지고 있는 거다. -고유환 판문점선언과 싱가포르 북·미공동선언에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이 나열돼 있는데 북한은 둘을 의도적으로 연계해서 동시 행동 원칙에 따라서 단계적으로 이행한다는 복안을 갖고 포함시킨 것이다. 살라미로 간다는 건 한꺼번에 다 해결할 수 없으니까 단계적으로 간다는 뜻이다. 지금은 오히려 북한이 어차피 비핵화를 할 거면 시간을 끌 이유가 없다. 북한은 빨리하고 싶은데 미국은 시간 조절을 하고 있다. 기존 고정관념으로는 지금의 판을 읽어내기 어렵다. -이호령 살라미 전술이냐 아니면 행동 대 행동으로 봐야 하냐의 문제인데, 톱다운 방식으로 정치적 합의가 진행되면서 알게 모르게 만들어지는 컨센서스가 있다. 즉 북한 핵무기를 일정 부분 반출해 주면 북한 핵위협이 감소하고 평화가 올 것이라는 건데 실제 맞는지 짚어 봐야 한다. 북한은 비핵화 조치를 살라미로 여러 개 쪼갤 수 있다. 영변 핵시설 안에서도 플루토늄과 우라늄, 영변과 영변 이외의 지역, 이외의 지역에서도 A·B·C 지역. 대북 제재 해제라는 보상의 보따리는 그만큼 나누기 어렵다. 나눌 때 어떻게 해야 할지 실질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이며 나중에 취소할 수도 있다고 무게감을 낮춤으로써 협상을 중재하고 있는데. -김현욱 종전선언이 단순한 정치적 의미는 아니라고 본다. 이건 남·북·미 정상이 서명하는 것이다. 국제법보다 더 큰 구속력이 있다. 트럼프, 문재인, 김정은 세 수반이 서명한 종전선언문에 담긴 내용은 추후 더 큰 굴레가 될 수 있다. 2018년 종전선언문에 세 수반이 서명한다면 1953년 정전협정보다 더 큰 파괴력을 가질 것이다. 그걸 알기에 미국에서도 우려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이해한 것처럼 쉽게 깰 수 있는 정상 간 서명에 기반한 합의서는 아니다. -김정 종전선언과 관련한 문 대통령의 발언이 기술적으로는 맞다. 종전선언을 한 다음에 북한이 마음에 안 들면 취소하면 된다. 단 종전선언을 하고 취소하면 비용이 발생한다. 기대가 좌절된 남한 국민들의 회의, 한·미 동맹에 부담, 북한의 핵 집착 가속화 등의 비용이 생긴다. -이호령 종전선언을 하게 되면 절대 후퇴할 수 없다. 그 비용이 있기 때문이다. 종전선언이라는 용어 자체에만 초점을 맞추면 당연히 한·미 동맹이나 유엔사 해체와 상관없고 북한이 합의 사항을 어기면 후퇴할 수 있다. 하지만 종전선언을 하고 나면 영향력이 생긴다. 정치적 선언이라고 하지만 정치적 선언으로 끝나지 않는 것은 종전선언이 갖는 영향력 때문이다. 예컨대 인권선언은 법적 구속력이 없지만 인권선언이 발표된 후 인권법이 만들어지고 유엔에서 인권위가 활동하며 모든 걸 구속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다시 되돌릴 수 없다는 점에서 종전선언은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종전선언이 평화협정으로 가는 첫 번째 길이긴 하지만 종전선언이 평화협정 체결을 곧바로 가시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가벼운 게 아니다. -고유환 종전선언이 나오게 된 배경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종전선언 외에는 북한을 비핵화로 추동해내기 어렵겠다고 생각해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경우에 따라선 평화협정 없이도 북·미 수교로 갈 수 있는 구도에서 본다면 지금의 비핵화라든가 한반도 정세를 풀어나가는 ‘의무통과 지점’이 종전선언이다. 이걸 통과하지 않으면 풀리지 않는다. 또 북한은 내부 설득을 위해 종전선언이 필요하다. 북·미 적대 관계 때문에 핵을 개발했다고 했으니 적대 관계가 해소돼 핵을 버리자고 설득하려면 해소 징표로서 종전선언이 필요한 것이다. 김정은 체제에서 정책 전환을 할 수 있는 만능의 보검이 과거에는 핵이었다면 지금은 종전선언이다. 종전선언을 가져야 모든 걸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북한이 매달리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트럼프 대통령도 종전선언을 안 주고 비핵화를 추동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정리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사설] 빠를수록 좋은 2차 북·미 정상회담 빅딜 구체화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2차 정상회담을 가지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제안에 대한 화답이다.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지난 24일 정상회담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 시기와 장소가 논의되고 있으며 곧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지난 7월 초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3차 방북 이후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협상의 재개와 ‘톱다운’ 방식에 의한 신속한 비핵화 전망이 밝아졌다. 한·미 두 정상은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높게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 내용을 소상히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하면서 “핵 포기는 북한 내부에서도 되돌릴 수 없을 만큼 공식화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김 위원장의 협상 타결에 대한 큰 열정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미국의 중간선거가 11월 6일인 점을 감안해 10월 말 개최 예상도 나온다. 비핵화 시한을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2021년 1월까지로 한다는 공감대가 있는 만큼 북·미는 비핵화와 체제보장의 로드맵을 조속히 진행해야 한다. 문제는 북한이 요구하는 종전선언을 포함한 ‘상응하는 조치’다. 김 위원장은 9·19 평양선언에서 영변 핵시설의 영구폐기의 전제로 미국의 상응 조치를 요구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종전선언이 논의됐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미 국무부는 이에 대한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언급하지 않고, 비핵화까지 대북 제재를 유지한다고 밝힌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 하지만 미사일 엔진시험장 폐기와 조건부 영변 시설 폐쇄 의사가 말뿐인 현재 단계에서 북한의 초기 비핵화 조치로는 미흡하다는 미국 인식을 드러낸 만큼 2차 북·미 정상회담이야말로 서로가 원하는 조치를 주고받아야 할 것이다. 일방적인 핵 포기에 불안을 느끼는 북한을 비핵화로 이끌려면 미국이 체제보장의 조치도 병행하는 게 순리다. 비핵화를 이룬 뒤 체제보장을 하겠다는 자세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맞지 않으며 북·미 협상을 성공시킬 수도 없다. 문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말하는 상응 조치에 대해 진일보한 의견을 내놓았다. 제재완화, 종전선언뿐 아니라 인도적 지원, 예술단 교류, 연락사무소 설치도 상응 조치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무엇이 됐든 북한의 비핵화 실천을 촉진시키는 것은 미국이 대북 적대를 청산하겠다는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 주는 길밖에 없다. 북·미는 2차 정상회담에서 통 큰 빅딜을 보여 주길 바란다.
  • ‘비핵화 초침’ 재가동시킨 文… 한·미 “2차회담 날짜·장소 심도깊게 논의”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멈춰 섰던 ‘북·미 비핵화 시계’의 초침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롯데 뉴욕팰리스 호텔에서 한·미정상회담을 가진 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두 번째 정상회담을 몇 주 안에 가질 것”이라며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공식화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도 뉴욕에 설치된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두 정상은 종전선언과 2차 미·북 정상회담의 날짜와 장소에 대해서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두 정상은 대북제재를 계속하는 한편, 북한이 비핵화를 이룰 경우 얻을 수 있는 밝은 미래를 보여줌으로써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지속적으로 견인하는 방안도 모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3차 남북정상회담(18~20일)과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미 비핵화 대화를 본궤도에 다시 올려놓겠다는 문 대통령의 구상도 조만간 가시화될 전망이다. 굴곡은 적지 않겠지만,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로드맵이 구체화한다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체제의 ‘입구’에 해당하는 종전선언을 연내 매듭짓겠다는 문 대통령의 구상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이미 그들(북한)과 계속 연락하고 있었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회담 장소가 어디인지 발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둘 다 서로 만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전에 만났던 것과 비슷한 형식으로 만나겠지만 아마 장소는 (싱가포르가 아닌)다른 곳일 가능성이 높다. 다시 말하지만 조만간 발표될 것이며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당초 예정을 20여분 가까이 넘겨 85분간 지속한 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방북 기간 김 위원장이 비공개로 전달한 ‘구두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세하게 전달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이 큰 열정을 가지고 이 딜을 성사시키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주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것도 이에 따른 반응으로 해석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서두를 이유가 전혀 없다”며 “저번 회담에서 돌아온지 3개월이 됐고, 솔직히 그 어느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큰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에게 엄청난 경제적 잠재성이 있다고 생각하며 김정은 위원장과 북한의 국민들이 그 잠재성이 실제로 일어나기를 원한다고 믿고 있다. 우리는 그들이 그것을 이룰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북한을 향한 긍정적 ‘시그널’을 보냈다. 남북관계의 진전을 바탕으로 북·미관계의 선순환을 끌어내는 모멘텀을 마련한 것은 ‘수석협상가‘로써 문 대통령이 수일새 평양과 뉴욕을 오가며 두 나라 정상의 진의를 전달한 결과로 해석된다. 앞서 북·미는 선(先) 종전선언과 선 비핵화리스트 제출을 놓고 팽팽히 맞선 채 공식 협상테이블을 사실상 거둬들인 상태였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은 3차 남북정상회담의 산물인 ‘9월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 참관 하에 우선 영구적 폐기 ▲미국이 6·12 북·미공동성명 정신에 따라 상응 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 표명 등 전향적인 비핵화 메시지를 끌어냈다. 특히, ‘9월 평양공동선언’에 담기지 않은 김 위원장의 ‘비공개 메시지’가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에 결정적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가시적 성과가 담보되지 않은 2차 북·미회담의 공식화 자체가 부담이기 때문이다. 한·미 정상회담 전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정상회담의 조건으로 ‘올바른 여건’을 언급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기정사실화한 것은 문 대통령이 전달한 김 위원장의 메시지에 마음이 움직인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북한 역시 반대급부가 있어야 비핵화 협상의 진전에 동참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북제재 완화 등 북측이 미국에 요구 중인 ‘비핵화 상응조치’를 두고 문 대통령의 중재안이 통했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기존 북·미간 비핵화 대화가 벽에 부딪힌 것은 서로를 신뢰하지 못하는 양측이 단계적·횡적 접근을 했기 때문인데, 문 대통령의 중재안은 기존 패러다임을 바꿔 입체적·종적 접근을 거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북측이 ‘9월 평양선언’에서 미측의 상응조치에 따른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를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북·미 협상의 최대 난관인 핵 리스트 신고 여부와 관련, 북한의 구체적 약속을 받아내고 이를 토대로 종전선언에 소극적이었던 미국의 태도 변화를 끌어내 북한의 약속 이행을 보증하는 ‘빅딜’이 이루어졌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뉴욕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미 국무부 “비핵화가 먼저…북한 협조하면 빨리 마칠 수 있다”

    미 국무부 “비핵화가 먼저…북한 협조하면 빨리 마칠 수 있다”

    미국 국무부가 북한이 협조하면 비핵화를 조기에 달성할 수 있다면서도 “비핵화가 먼저”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20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북한이 협조하면 상당히 빨리 마칠 수 있다”면서 “목표는 대통령의 첫번째 임기(2021년 1월)까지 비핵화를 마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선 비핵화’ 입장도 다시 한번 강조해 북한과의 줄다리기를 쉽게 놓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나워트 대변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 공동선언’에서 미국이 상응 조치를 취할 경우 영변 핵시설의 영구 폐기 등 추가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데 대해 “비핵화가 없는 상태에서 어떠한 것도 이뤄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핵화가 가장 먼저”라면서 ‘선 비핵화’ 입장을 재확인했다. 아울러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전날 밝힌 오스트리아 빈에서의 북미 간 비핵화 협상 개최 시기와 관련해 “현재로선 빈 스케줄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가진 게 없다”면서도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빈으로) 떠날 준비가 된 채로 대기 중”이라고 말했다. 비건 특별대표는 다음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도 참석할 예정이라고 나워트 대변인은 전했다. 한편 폼페이오 장관은 전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비핵화에 대해 “우리는 꾸준한 진전을 이뤘지만, 항상 그렇듯이 시간이 좀 걸린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우리는 서로 필요로 하는 진전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북미 대화가 다시 추동력을 얻기 전에도 북한의 고위급 인사들과 활발한 물밑 접촉을 벌였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나는 북한에 있는 나의 카운터파트들과 자주 대화했다”면서 “언론에 보도되지는 않았는데 그것에 대해 기쁘다. 우리가 그렇게 조용히 할 수 있어서 기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영변 핵시설에 대한 검증과 폐기가 합의된 것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48시간에 걸쳐서, 한국은 성공적인 대화(engagement)를 했다”면서 “우리는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 요소의 현장을 검증하는 또 다른 발걸음을 내디뎠다. 그것은 잘 된 일(good thing)”이라고 평가했다. 북미 관계 역시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사이도 좋다”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평양선언 기대 이상이지만 북·미 협상 지켜봐야”

    “평양선언 기대 이상이지만 북·미 협상 지켜봐야”

    “한국 뉴스를 보면 다소 흥분한 상태인데 냉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반도 비핵화가 확실히 진전이긴 하지만 북한과 미국의 협상이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합니다.”중국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진창이(金强一) 옌볜대 교수는 2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9일 발표된 평양공동선언은 기대 이상이지만 미국의 기대에는 못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진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를 언급했지만 핵동결 수준이지 핵폐기는 아니라며 과대평가는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핵폐기 협상은 한국이 아닌 미국과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으므로 미국의 과제가 크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지켜보면서 김 위원장이 통 큰 결정을 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졌다고 느꼈다”며 “하지만 평양공동선언은 핵동결이라는 틀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과대평가는 맞지 않고 근본적 문제는 더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진 교수는 우선 북한과 미국이 이해하는 비핵화 조치의 첫 단계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비핵화의 첫 단계를 핵동결로 보고 평양공동선언에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영구 폐기한다고 했지만 미국은 그게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이 이해하는 비핵화 조치의 첫 단계는 핵 사찰 허용과 핵시설 일체에 대한 정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미국이 희망하는 북한 비핵화 첫 단계의 길은 멀다고 우려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2일 러시아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서 “지금 (한반도 문제) 당사국은 북한, 한국, 미국이다. 중국 속담에 방울을 건 사람이 풀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들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한반도 문제 당사자로 중국을 뺀 3국을 거론한 것을 두고 남·북·미 종전선언을 양해할 수도 있다는 확대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진 교수는 시 주석의 발언에 대해 “한반도 관련 정세가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것을 지켜보겠다는 뜻이지 중국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얘기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중국의 입장은 비핵화 진전을 지켜보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한반도 문제의 주된 흐름을 미국과 북한, 한국이 주도하고 있는데 중국과 일본, 러시아가 여기에 섣불리 개입하면 다른 변수가 나타날 수 있음을 우려할 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중국도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이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언제든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진 교수는 “조(북)·미 관계의 핵은 핵 문제인데 풀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했다. 미국을 설득하고 협의를 통해 완전한 비핵화의 길로 점진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과의 경제협력도 미국과의 담판을 통해 유엔 차원의 제재 완화를 끌어내야 하기 때문에 아직은 이르다고 단정했다. 그는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에 대해서는 “남북 화해 무드를 이어 나가자면 가야 한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진 교수는 또 한국에서 북한과의 관계에 방점을 어디에 두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비핵화인지 군사협정인지 아니면 경협인지 확실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경협이 좀 풀린다면 북한과의 화해 무드는 얼마든지 이어 나갈 수 있다”며 “북한도 경제발전으로 정책의 중심을 이동하기로 결심한 것 같지만 완전한 비핵화는 지켜봐야 한다”고 섣부른 낙관을 경계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뉴스 분석] 文대통령·김정은 ‘사상 초유 시리즈’…70년 냉전의 땅에 평화 새 미래 열다

    [뉴스 분석] 文대통령·김정은 ‘사상 초유 시리즈’…70년 냉전의 땅에 평화 새 미래 열다

    김정은 내외 영접…각하 칭호로 軍 사열 두 정상 동반 카퍼레이드 상상 못했던 일 文, 인파에 90도 인사 이례적 친주민 행보 15만 군중들 앞에서 한반도 비핵화 역설 金 올해안 답방 약속…종전선언 가능성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평양 남북 정상회담은 비핵화 합의를 담은 9월 평양공동선언, 북 최고지도자의 연내 답방, 남측 대통령의 평양시민 접촉, 백두산 동행 방문 등 행보 하나하나가 사상 초유의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남북의 주민도 어리둥절할 정도로 빠르게 전개된 새로운 ‘평화 패러다임’은 1948년 분단 이후 70년간 이어진 냉전구도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0일 “70년 만에 전쟁을 끝내고 평화와 번영을 위한 새로운 시간이 흐르고 있다”고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평가했다. 남북 정상이 처음으로 함께 오른 백두산 천지에서 김 위원장이 “천지 물을 다 담가서 앞으로 북남 간에 새로운 역사를 또 써 나가야겠다”고 말하자 문 대통령이 “제가 오면서 새로운 역사를 좀 썼지요. 평양 시민 앞에서 연설도 다하고”라 답한 것에서 보듯 두 정상은 역사에 남을 새로운 평화의 미래를 열었다. 지난 18일 평양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북한 최고지도자 내외의 영접과 함께 ‘각하’라는 칭호로 인민군의 사열·분열을 받았다. 두 정상은 무개차를 이용해 카퍼레이드를 했다. 모두 최초였다. 남측 대통령의 친주민 행보는 강한 지도자상에 익숙한 북한 주민에게는 그야말로 충격으로 다가왔음 직하다. 문 대통령은 평양 공항에서 자신을 환영하는 북한 주민들에게 거의 90도로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했고, 20일 백두산 인근 삼지연 공항에 나온 환영 인파와는 10명 넘게 일일이 악수를 나누었다. 또 문 대통령은 평양 현지 주민이 애용하는 식당인 대동강수산물식당에서 지난 19일 저녁 북한 시민과 격의 없이 담소를 나눴다. 같은 날 5·1 경기장에서는 남측 대통령 처음으로 북한 대중을 상대로 연설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15만명의 평양 시민 앞에서 “(김 위원장과 나는) 백두에서 한라까지 아름다운 우리 강산을 영구히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 후손에게 물려주자고 확약했다”며 북 주민에게 비핵화를 역설하는 대담한 파격을 보였다. 특히 평양공동선언문에는 동창리 엔진시험장 및 미사일 발사대 영구 폐기, 영변 핵시설 폐기 용의 등 북 비핵화 합의가 최초로 담겼다. 남북 정상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은 공개적으로 처음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확약했다. 또 남북은 군사적 적대관계의 종식을 위한 구체적 방안들을 담은 ‘판문점선언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에 서명했다. 이번 정상회담이 사실상의 불가침 합의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김 위원장이 주변 참모들의 반대에도 서울 답방을 선언문에 명시한 것은 하이라이트였다. 연내 방문과 함께 종전선언이 이뤄질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문 대통령이 ‘특별한 일이 없으면’ 연내 김 위원장이 방문한다고 설명했는데, 향후 북·미 간 중재자 역할을 확실히 하겠다는 의미”라며 “연내 종전선언이 성사되면 냉전체제가 완전히 끝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9·11 트라우마에… 美, 동창리 영구폐쇄 선언에 반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9일 평양 남북 정상회담 선언문이 발표된 직후 트위터에서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의 영구 폐기와 사찰 대목을 콕 짚어 강조했다. 미국의 직접적인 위협으로 여겨졌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설의 폐기가 미국 국내 여론에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12 북·미 정상회담에서부터 미사일 엔진시험장 폐기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합의문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요 미사일 엔진 시험장을 폐쇄할 것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런 태도는 ICBM에 대한 미국 국민의 각별한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미국의 일반 국민은 태평양 너머에 멀리 떨어져 있는 북핵 문제에 큰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북한이 핵무기를 실어 미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ICBM을 개발한 뒤에는 생각이 바뀌었다. 그것은 2001년 9·11테러로 사상 처음 본토를 공격당해 무려 3000여명이 숨진 트라우마 때문이다. 그런 점을 잘 알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기에 ICBM 영구 폐기 검증에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보인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동창리 시설 폐기는 싱가포르 회담에서 트럼프가 가장 자랑했던 공적이었지만 막상 검증이 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내부에서 제기됐다”며 “그런데 김 위원장이 이번에 검증 부분을 해결해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공적을 다시 세워준 것”이라고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도 “동창리는 미사일을 최종 테스트하는 곳으로 발사 능력과 테스트 능력을 제한하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文대통령 “연내 종전선언 목표… 트럼프와 정상회담서 논의”

    文대통령 “연내 종전선언 목표… 트럼프와 정상회담서 논의”

    종전선언, 적대관계 종식 정치적 선언 주한미군, 종전선언·평화협정과 무관 金, 비핵화 의지 확고…경제 집중 원해 2차 북·미정상회담 조속한 개최 희망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는 핵 중단 의미 이미 만든 핵무기 있다면 폐기수순 가야평양 남북 정상회담을 마치고 20일 서울로 귀환한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남북)는 연내에 종전선언을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때 이를 논의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공항 도착 직후 프레스센터가 마련된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찾아 “가급적 종전선언은 조기에 이뤄지는 것이 좋다”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은 전쟁을 끝내고 적대관계를 종식하겠다는 정치적 선언”이라며 “평화협정 체결은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지는 최종 단계에서 하게 된다. 그때까지는 기존의 정전 체제가 유지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한미군은 한·미 동맹에 의해 주둔하고 있기 때문에 종전선언과 평화협정과는 무관하게 전적으로 한·미 간의 결정에 달렸다”며 “이 점에 대해 김 위원장도 동의했다”고 밝혔다. 종전선언은 물론 평화협정 체결도 주한미군 철수와 연계되는 일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또 “김 위원장은 확고한 비핵화 의지를 거듭 확약했다. 가능한 한 빠른 시기에 완전한 비핵화를 끝내고 경제 발전에 집중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유관국 참관’하에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영구폐기하고, ‘상응조치’를 전제로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기로 한 남북 합의에 대해 “영구적 폐기, 참관이란 의미는 결국 검증 가능한 불가역적인 폐기와 같은 뜻”이라며 “상당히 중요한 큰 걸음을 내디딘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실상 미국이 요구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 비핵화’(CVID)를 의미한다는 얘기다. 문 대통령은 특히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고 또 이어서 미사일 엔진 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폐기한다면 앞으로 추가적으로 핵실험을 하거나 미사일 발사 활동은 완전히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라며 “미래 핵 능력을 폐기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울러 “영변 핵시설 영구폐기는 핵 활동 중단에 들어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물론 더 나아간다면 영변뿐만 아니라 여타의 핵시설도 추가적으로 영구히 폐기돼야 하고 이미 만든 핵무기나 장거리 미사일이 있다면 그것까지 폐기되는 수순으로 가야 완전한 핵 폐기가 이뤄질 것”이라며 “미국도 북한과의 적대 관계를 종식시키고 북한의 체제를 보장해 주는 식의 상응 조치를 단계적으로 취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비핵화 과정의 빠른 진행을 위해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과 북·미 2차 정상회담이 조속히 열리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면서 “미국이 이와 같은 북한의 입장을 역지사지해 가며 북한과의 대화를 조기에 재개할 것을 희망한다. 북·미 대화 재개의 여건이 조성됐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북핵 리스트 제출 등도 논의했는가’라는 물음에는 “논의한 내용 가운데 합의문에 담지 않은 내용도 있다. 제가 방미해 트럼프 대통령과 다시 정상회담을 갖게 되면 미국 측에 상세한 내용을 전해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 측은 우리를 통해서 북한에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 하고, 그에 대한 답을 듣길 원한다. 반대로 북한 측도 우리를 통해 미국에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며 “그런 역할을 충실히 해 북·미 간의 대화를 촉진시켜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미국이 ‘핵사찰’을 언급한 이유가 문 대통령을 통해 밝혀졌다

    미국이 ‘핵사찰’을 언급한 이유가 문 대통령을 통해 밝혀졌다

    문재인 대통령의 2박 3일간의 평양 남북정상회담 일정 중 전세계를 의아하게 만든 대목이 있었다. 19일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께 ‘9월 평양 공동선언’에 합의하고 기자회견까지 한 지 약 1시간 만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이 핵 사찰을 허용하는 데 합의했다”고 트윗을 올린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성명을 통해 “미국과 IAEA 사찰단의 참관”이라고 언급했다. 발표된 평양공동선언에는 ‘사찰’이라는 단어가 등장하지도 않았는데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 모두 사찰을 명시적으로 거론한 것이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이 뭔가를 잘못 이해하고 넘겨짚었거나, 공개된 선언문 이상의 내용을 알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러한 의문은 20일 방북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문 대통령이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대국민보고 자리에서 풀렸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평양 공동선언에서 사용한 ‘참관’이나 ‘영구적 폐기’라는 용어는 결국 검증가능한 불가역적 폐기라는 말과 같은 뜻”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오전 발표된 평양공동선언에 ▲북측은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하에 우선 영구적으로 폐기한다 ▲북측은 미국이 상응 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가 있음을 표명하였다는 내용을 언급한 것이다. 평양공동선언 발표 전후로 북한의 ‘참관’이나 ‘영구적 폐기’라는 사항이 ‘검증가능한 불가역적 폐기’와 같은 의미라는 설명이 한국을 통해 미국에게 전달됐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이를 전해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이 사찰을 허용했다는 평가를 하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간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가 북한에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나 ‘FFVD’(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 원칙을 요구해온 것에 대해 북한이 자기들만의 표현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은 ‘전문가 참관 하의 영구적 폐기’ 입장을 밝힌 동창리 시설은 물론 향후 미국의 적절한 ‘상응 조치’가 취해졌을 때 영변 핵시설 등 다른 시설에 대해서도 사찰에 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평양공동선언에 담긴 ‘참관’, ‘영구적 폐기’라는 단어를 쓰되 그 속뜻은 ‘VI’(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를 의미한다는 것을 알려 북한 또한 CVID를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였음을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에 알린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평양공동선언 이후 북한과 실무 논의를 재개하기로 하고, 그 장소로 IAEA가 있는 오스트리아 빈을 지목했으며, 폼페이오 장관이 다음주부터 시작되는 유엔총회에서 북한 리용호 외무상과 회담하기로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일문일답] 문대통령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평화협정 논란 차단

    [일문일답] 문대통령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평화협정 논란 차단

    2박 3일간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문재인 대통령은 대국민보고 자리에서 취재진들의 질문에 상세하게 답하며 방북 성과와 앞으로의 구상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20일 서울로 귀환,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프레스센터를 찾아 “종전선언은 이제 전쟁을 끝내고 적대관계를 종식하겠다는 정치적 선언”이라면서 “종전선언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며,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평화협상의 출발점”이라며 종전선언의 개념에 대해 설명하는 데 주력했다. 일각에서 종전선언을 둘러싸고 논란이 나오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은 문 대통령과 내외신 기자들의 일문일답 요지. Q.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핵리스트 신고 등과 관련한 추가 메시지를 받은 게 있나. A.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방안, 교착상태에 놓인 북미대화의 재개·촉진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다. 그러나 비핵화의 구체적인 방안 또는 그에 대한 상응 조치는 기본적으로 북미 간에 논의될 내용이다. 그래서 남북 간에 논의한 내용 가운데 합의문에 어느 정도, 어떤 표현으로 담을지에 대해 많은 논의를 했다. 그밖에 특별히 전체적인 합의 과정에서 어려움은 있지 않았다. 논의한 내용 가운데 합의문에 담지 않은 내용도 있다. 앞으로 제가 방미해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게 되면 그때 미국 측에 상세한 내용을 전해줄 계획이다. 미국 측은 우리를 통해 북한에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하고 그에 대한 답을 듣길 원한다. 반대로 북한 측에서도 우리를 통해서 미국 측에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 것도 있다. 그런 역할을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면 충실히 함으로써 북미 간에 대화를 촉진시켜 나가고자 한다. Q. 평양공동선언에 ‘미국이 상응 조치를 하면 북한은 영변 핵시설 영구폐기 조치를 할 수 있다’고 적혀 있다. 김 위원장이 ‘상응 조치’에 대해서는 뭐라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는가. A.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서 북한이 취해 나가야 할 조치들, 그에 대해서 미국 측에서 취해야 할 상응한 조치들, 이런 부분은 구체적으로 북미 간에 협의해야 할 내용이다. 그 부분들은 이번 평양공동선언에 담을 내용이 아니었다. 우리가 구두로 의견을 나눈 바는 있지만, 이를 여기서 공개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한 것 같다. Q. 트럼프 대통령이 상응 조치를 북한에 제공한다면 어떤 것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A. 싱가포르선언에서 북미 간 합의가 있었다.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 조치를 취하고 미군 유해를 송환하는 것이고, 그에 대해 미국 측은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북한에 대한 안전을 보장하면서 북미관계를 새롭게 수립해 나가는 것이다. 이를 통해 평화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그런 조치들이 북한과 미국 사이에 서로 균형 있게 취해져야 한다.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조치들을 취해 나가고, 그에 맞게 미국 측에서도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며 새로운 북미 관계를 만드는 조치들을 취한다면 북한도 추가 비핵화 조치를 빠르게 취해 나갈 용의가 있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Q. 연내 미국을 포함한 종전선언에 대해 낙관적 전망 갖고 돌아왔나. A. 종전선언에 대해 조금 개념이 다른 것 같다. 정전협정을 체결할 때 빠른 시일 내 전쟁을 종식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한다는 약속이 65년 동안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우선 전쟁을 종식한다는 정치적 선언을 먼저 하고 그것을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평화협상의 출발점으로 삼아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이룰 때 평화협정 체결과 동시에 북미 관계를 정상화한다는 것이 우리가 사용하는 종전선언의 개념이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종전선언이 마치 평화협정 비슷하게, 정전체제를 종식시키는 효력이 있어서 유엔사의 지위를 해체하게끔 만든다거나 주한미군 철수를 압박하는 효과가 생긴다거나 하는 견해가 있는 것 같다. 그런 식으로 개념을 달리하기 때문에 종전선언 시기에 대해 엇갈리게 된 것으로 저는 판단한다. 이번 방북을 통해 저는 김 위원장도 제가 아까 말한 것과 같은 개념의 종전선언을 생각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종전선언은 이제 전쟁을 끝내고 적대관계를 종식하겠다는 정치적 선언이다. 그리고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평화협상이 이제 시작되는 것이다. 평화협정은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지는 최종단계에서 이뤄지게 된다. 그때까지 기존의 정전체제는 유지되는 것이다. 따라서 유엔사 지위, 주한미군 주둔 필요성 등에는 전혀 영향이 없다. 그런 문제들은 완전한 평화협정 체결 후 평화가 구축된 다음에 다시 논의될 수 있다. 특히 주한미군은 한미동맹에 의해 주둔하는 것이므로 종전선언이라든지, 평화협정과는 무관하게 전적으로 한미 간 결정에 달렸다. 그런 점에 대해 김 위원장도 동의한 것이고, 종전선언에 대한 그런 개념이 정리된다면 종전협정이 유관국들 사이에 보다 빠르게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는 연내에 종전선언을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때 그 부분을 다시 논의하려고 한다. Q. 평양공동선언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 등의 합의가 있었는데, 종전선언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가.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 기간에 종전선언을 추진할 구상이 있나. A. 가급적 종전선언은 조기에 이뤄지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을 완전히 폐기했다. 김 위원장은 ‘북한의 유일한 핵실험장을 완전히 폐기했기 때문에 북한은 더이상 핵실험을 할 수 없는 상황이고, 그것은 언제든지 검증받을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뿐만 아니라 이번에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폐기한다면 북한은 추가적인 미사일 발사도 할 수 없게 되고, 미사일을 더 발전시키기 위한 일도 할 수 없게 된다. 나아가 미국의 상응하는 조치가 있을 경우 북한 핵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영변 핵시설도 영구히 폐기할 용의가 있다고 천명했다. 그렇다면 미국 측에서도 북한에 대한 적대관계를 종식시켜 나가는 조치들을 취할 필요가 있다. 종전선언은 말하자면 적대관계를 종식시키자는 하나의 정치적 선언이므로 그런 식의 신뢰를 북한에 줄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종전선언이 끝이 아닐 것이다. 종전선언을 시작으로 여러 가지 북한에 대한 상응 조치들이 취해진다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보다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Q. 이번 비핵화 합의 수준이 ‘현재 핵’ 폐기로 나아가는 데 부합한다고 생각하는가. 2018년 평양공동선언의 합의들을 실질적 이행하기 위해 어떤 준비와 노력을 할 것인가. A.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한 데 이어 미사일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폐기한다면 앞으로 추가로 핵실험을 하거나 미사일을 발사하는 식의 활동은 완전히 할 수 없게 된다. 말하자면 ‘미래 핵’ 능력을 폐기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나아가 영변 핵시설을 영구히 폐기한다면 영변에서 이뤄지고 있는 핵물질이나 핵무기 생산을 비롯한 핵 활동이 중단에 들어간다는 뜻이 될 것 같다. 물론 영변뿐 아니라 여타 핵시설도 영구히 폐기돼야 하고, 이미 만들어진 핵무기나 장거리 미사일이 있다면 그것도 폐기 수순으로 가야 완전한 핵폐기가 이뤄질 것이다. 그렇게 가야 한다는 당위성을 말씀드린 것이고, 그에 맞춰 미국 측에서 북한과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북한의 체제를 보장하는 식의 상응하는 조치들이 단계적으로 취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이번에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과 발사대 폐기와 함께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까지 언급한 것은 상당히 중요한 큰 걸음을 내디딘 거라 생각한다. 앞으로의 진척은 북미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할 과제라 생각한다. 과거 6·15 선언, 10·4 선언이 이행되지 않은 것은 하나의 이유뿐이다. 정권이 교체돼서다. 그다음 정부들이 들어선 뒤 10·4 선언을 이행할 의지가 없어서 제대로 안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9·19 성명, 2·13 합의와 같은 6자 회담을 통한 비핵화 합의와 이번 비핵화 합의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과거 비핵화 합의는 실무적 협상을 통한 합의였다. 그리고 핵폐기의 단계마다 검증하고, 다음 단계 동시 이행을 함께 논의하는 식으로 설계돼서 언제든지 검증이나 사찰에 대한 견해차로 삐끗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비핵화 합의는 그렇지 않고, 사상 처음으로 북미 양 정상 사이에 합의가 이뤄져 이른바 톱다운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북미 양 정상이 국제사회에 한 약속이기 때문에 반드시 실행되리라 믿는다. 물론 실무협상 단계에서 때로는 논의가 교착, 지연될 수 있다. 그래서 제2차 정상회담이 필요하다. 2차 정상회담을 통해 교착국면을 크게 타개한다면 이번 비핵화 합의는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되리라 생각한다. 지난번 싱가포르선언에서는 원론적 합의를 이뤘다. 비핵화로 가기 위한 프로세스에 대해 세부적인 내용은 실무협상을 통해서 해야겠지만, 조금 크게는 양 정상 간 합의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 합의에 맞춰 실무협상이 진행되도록 비핵화의 시한을 정한다든지, 쌍방 간 교환해야 할 조치를 크게 합의한다든지 하면 보다 효과적으로 비핵화가 진행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트럼프가 ‘동창리 영구폐쇄’를 반긴 이유…9.11테러와 연결고리 탓

    트럼프가 ‘동창리 영구폐쇄’를 반긴 이유…9.11테러와 연결고리 탓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9일 평양 남북정상회담 선언문이 발표된 직후 트위터에서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의 영구 폐기와 사찰 대목을 콕 짚어 강조했다. 미국의 직접적인 위협으로 여겨졌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설의 폐기가 미국 국내 여론에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12 북·미 정상회담에서부터 미사일 엔진시험장 폐기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합의문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요 미사일 엔진 시험장을 폐쇄할 것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런 태도는 ICBM에 대한 미국 국민의 각별한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미국의 일반 국민은 태평양 너머에 멀리 떨어져 있는 북핵 문제에 큰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북한이 핵무기를 실어 미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ICBM을 개발한 뒤에는 생각이 바뀌었다. 그것은 2001년 9·11테러로 사상 처음 본토를 공격당해 무려 3000여명이 숨진 트라우마 때문이다. 그런 점을 잘 알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기에 ICBM 영구 폐기 검증에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보인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동창리 시설 폐기는 싱가포르 회담에서 트럼프가 가장 자랑했던 공적이었지만 막상 검증이 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내부에서 제기됐다”며 “그런데 김 위원장이 이번에 검증 부분을 해결해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공적을 다시 세워준 것”이라고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도 “동창리는 미사일을 최종 테스트하는 곳으로 발사 능력과 테스트 능력을 제한하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공’ 받은 트럼프, 동창리 사찰 수용 땐 2차 북·미 정상회담 급물살

    트럼프 “北, 비핵화 약속” 언론 인용 트윗 워싱턴 정가 “동창리 폐기 비핵화 첫걸음” 美, 北 ‘공언’ 평가 따라 북·미 협상 좌우 트럼프 언급 ‘핵사찰’ 모호성 논란될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 0시 11분(현지시간) 트위터에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핵 사찰을 허용하는 데 합의했다”며 남북 정상회담의 ‘9월 평양공동선언’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트윗 이후 8시간이 지난 아침에 애청하는 방송인 폭스뉴스(@FoxNews)의 평가인 “북한이 비핵화를 하겠다고 다시 약속했다. 우리는 많은 진전을 이뤘다”를 인용하는 추가 트윗을 올렸다. 트럼프 본인의 평가가 아닌 직접 인용이지만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하고, 진전을 봤다는 시각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앞서 자정 넘어 올린 트윗에서는 ‘비핵화’ 표현도 사용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공동선언 발표 후 매우 신속하게 나온 데다 이례적으로 심야 시간에 서둘러 올렸다는 점에서 미국 측이 평양공동선언에 화답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동창리 엔진시험장 등 폐기의 유관국 전문가 참관으로 북한이 비핵화의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게 됐다”면서 “종전선언 등과 영변 핵시설 영구 폐쇄 등 교환도 북·미가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카드”라고 말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북한이 최근 비핵화 관련 북·미 협의에서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을 파괴할 용의가 있다고 타진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영변 플루토늄 생산용 원자로뿐 아니라 우라늄 시설까지 미국과의 테이블에 내놓고 협상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북·미 협상의 ‘공’은 트럼프 정부로 넘어간 모양새다. 미측이 줄기차게 요구했던 ‘핵·미사일 리스트 신고’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북한이 내민 동창리 발사장의 사찰과 ‘미국의 상응 조치’라는 조건을 단 영변 핵시설 폐쇄 공언을 트럼프 정부가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북·미 협상의 속도와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남북 공동선언이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간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새로운 희망을 줬다고 봤다. 이번 유엔총회를 계기로 한·미 정상 간 논의가 이뤄지고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재추진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핵 사찰의 모호성이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핵 사찰이라는 용어가 평양공동선언에 직접 들어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 표현이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의미의 핵무기·시설·물질 관련 신고 및 검증으로 이어지는 핵 사찰을 뜻하는 것인지, 아니면 이번 선언에서 제시한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하에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의) 영구적 폐기’를 뜻하는 것인지는 모호하다. 이 역시 북·미 간 협상을 통해 명확한 정리가 필요한 영역으로 보인다. 미 언론들은 이날 평양공동선언 발표를 긴급 타전했다. CNN은 “남북이 ‘전쟁 없는 시대’를 약속했다”고 전한 뒤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에서 남북이 역사적인 4차 회담을 할 가능성이 있다. 김 위원장은 가까운 시일 내에 서울을 방문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북한 지도자 중 최초”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북측의 비핵화 조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시각과 남북 간 합의를 계기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본격 추진할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평양선언으로 남·북·미 대화 불씨” “北, 핵리스트 신고 미언급”

    “평양선언으로 남·북·미 대화 불씨” “北, 핵리스트 신고 미언급”

    남북 관계 전문가들은 19일 발표된 평양공동선언에 대해서 한반도를 둘러싼 남·북·미 사이의 대화를 계속 이어 가는 긍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구체적 조치들과 남북군사공동위원회에 대한 기대도 높았다. 다만 미국이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핵 리스트 신고에 대해선 합의문에서 언급되지 않은 점이 아쉽다는 의견도 나왔다.●김준형 한동대 교수 걱정과 달리 기대 이상으로 성공적이다. 북한의 핵 리스트 신고는 북·미 간 협상 대상이고 남북 간 합의 사항이 될 수 없다. 북한이 선언문에서 미국의 상응하는 조치를 요구했다는 점은 북한이 가진 카드가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ICBM을 개발하는 동창리 엔진시험장의 영구 폐기에 합의했다. 동창리 폐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12 북·미 정상회담에서도 자랑하고 싶어 했던 내용이었다. 지금까지 이를 검증하지 못했다는 미국 내 비판 여론이 높았는데 이제 검증을 받는다는 건 트럼프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 줄 수 있다. 영변 핵시설도 북한 핵개발의 중심으로 상징성이 굉장하다. 미국의 상응 조치를 조건으로 내걸기는 했지만 핵폐기 로드맵의 가능성을 보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이 연내에 서울로 오겠다고 약속한 것도 놀랍다. 북·미 간 종전선언과 핵폐기 로드맵에 대한 협상이 타결된 뒤에야 김 위원장이 서울로 올 수 있다. 한국같이 개방된 사회에선 적어도 북·미 간 교착상태가 풀려야 김 위원장이 서울에 올 수 있다. 올해 안엔 남·북·미 삼자 간 대화가 계속 이어질 것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확실하게 약속한 것은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의 영구 폐기뿐이고 영변 핵시설의 폐기는 미국이 상응 조치를 취할 때 이루어질 수 있을 전망이다. 이 같은 합의는 북한 비핵화의 진전에 일정 부분 기여하기는 하겠지만 미국의 대북 강경파를 얼마나 만족시킬지 의문이다. 물론 남북 정상이 논의한 내용이 모두 평양공동선언에 담기지 않았을 수 있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할 메시지의 내용에 따라 올해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올해 안에 서울을 방문하기로 남북 정상이 합의했으므로 2018년 제4차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 비핵화는 더욱 진전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한반도 비핵화와 냉전구조 해체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에 대한 합의 없이 이렇게 지나치게 점진적인 접근은 김 위원장의 비핵화 협상 의도에 대한 회의감을 확산시킬 수 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ICBM과 핵무기 폐기, 주요 핵시설 폐쇄 및 해체 그리고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북·미 관계 정상화, 대북 제재 해제 등의 일정표를 조기에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 짧은 만남에 엄청난 성과를 냈다. 한반도에서 전쟁의 두려움을 없애는 작업을 제도화하려는 것에 대해 상당히 높게 평가한다. 주목할 것은 남북군사공동위원회 설치다. 한반도의 평화 안정과 적대 관계 해소를 비롯한 신뢰 구축에 대해 협의하겠다는 의지다. 큰 틀에서 남북 정상회담, 경제·사회·문화 분야의 공동연락사무소, 군사 분야의 군사공동위라는 세 개 축이 돌아가면서 한반도 공동번영의 토대가 닦인 것이다. 비핵화 협상에 대해선 남북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는 것부터 높게 평가해야 한다. 김 위원장이 핵 문제를 북·미 간 문제로만 이야기하다가 이번 회담에선 실질적으로 논의했다. 김 위원장이 자신의 목소리로 한반도에서 핵 위협이 없는 평화를 만들자고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비핵화 방식에 대해서 김 위원장과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 내용이 풍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평양공동선언의 문구만 갖고 협상 내용이 저조하다고 평가하기는 이르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평양공동선언의 가장 중요한 내용은 남북 적대관계를 근본적으로 해소하려고 노력한 점이다. 북한이 핵을 개발한 동기를 북·미 적대관계에서 찾아왔지만 남북 간 군사력 격차도 또 하나의 핵개발 동기이기 때문에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을 위한 합의는 북한의 비핵화를 촉진하게 될 것이다. 남북 간 합의에서 최초로 비핵화 의제가 다뤄지고 미사일 시험장 폐기 등 비핵화를 위한 선행동 조치를 취하기로 한 것도 진전이다. 북·미 핵협상과 관련해서 선언문은 상응 조치란 전제를 제시함으로써 종전선언과 함께 비핵화 초기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기본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본격적인 비핵화 협상에 앞서 남북 사이에 먼저 구체적인 전쟁 위험 제거를 위한 구체적인 합의를 도출하고 비핵화의 진정성을 보여 주려 한 결과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실장 남북관계에선 굉장히 진전된 선언문이지만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해선 아쉽다. 적어도 ‘비핵화를 위한 신고를 포함해 일련의 과정을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논의한다’라는 정도라도 나왔어야 했다. 동창리 엔진시험장 폐기는 그리 큰 의미가 있지 않다. 그것으로 북한 핵무기에 대해서 알아볼 수 있는 건 없다. 물론 김 위원장의 입에서 ‘핵 위협 없는 한반도’라고 하는 말이 나왔다는 것 자체는 의미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보면 비핵화와 관련된 것은 생각보다 큰 성과가 없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북한에 다시 갈 수 있을지는 결국 다음주에 있게 될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의 이야기를 들어 본 뒤에 결정될 것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실장 평양공동선언은 남북 군사문제 선행을 통해 남북관계가 되돌릴 수 없는 평화의 시대라는 역사적 이정표를 그렸다. 남북 군사문제 선행을 통해 군사적 위협과 전쟁의 위험을 종식시키고 남북한 주민의 삶에 평화를 일상화하겠다는 것이 첫 번째 성과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북핵 문제와 병행되면서 선순환 효과를 가져갈 수 있고 비핵화를 촉진·추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군사적 긴장 완화에 관련한 별도의 부속 합의서까지 나올 정도로 구체적인데 이번만큼은 충실히 이행하고자 하는 의지가 보였다. 동창리 엔진실험장과 미사일 발사대 폐기 전문가 참관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시 언론만 초대한 것을 두고 논란이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에는 전문가 참관을 통해 미국이 종전선언의 전제조건으로 요구하는 의미 있는 비핵화 행동의 시작임을 분명히 하겠다는 것이다. 경제 분야에서도 지난 4·27 남북 정상회담보다 나아간 부분이 있다. 철도·도로 연결 착공, 보건·의료, 이산가족 등도 포함됐다. 핵심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언급한 것이다. 대북 제재가 있는 상황에서 남북이 언급하기 쉽지 않다. 이제는 떳떳하게 조건만 되면 우리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정상화하겠다는 것을 명시해서 이후 남북 관계가 경제 분야도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金 “핵 없는 평화의 땅 노력” 文 “전쟁 없는 한반도 시작됐다”

    金 “핵 없는 평화의 땅 노력” 文 “전쟁 없는 한반도 시작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8~19일 두 차례에 걸친 정상회담에서 첫 비핵화 방안에 합의하면서 4·27 판문점선언보다 진전된 ‘9월 평양공동선언’을 만들어 냈다. 두 정상은 선언문을 작성하기 위해 18일 오후 3시 45분부터 5시 45분까지 120분간 배석자가 있는 회담을, 19일 오전 10시 5분부터 11시 10분까지 65분간 추가 회담을 하는 등 185분간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 다음은 두 정상의 기자회견문 주요 내용.-김 위원장 나는 뜻깊은 자리를 빌려 판문점에서의 약속을 실천하기 위해 진정 어린 노력을 기울여 온 문재인 대통령과 남측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의를 표한다. 올 들어 북과 남이 함께 손잡고 걸어 온 평창으로부터 평양으로의 220여일, 이 봄, 여름 계절은 혈연의 정으로 따뜻하고 화합과 통일의 열기로 뜨거웠다. 그 정과 열을 자양분으로 판문점의 봄날에 뿌린 화합과 평화의 씨앗이 싹트고 자라 가을과 더불어 알찬 열매가 됐다. ‘새로운 역사는 이제부터’라고 판문점에서 썼던 글이 현실로 펼쳐지고 있다. 수십년 세월 지속하여 온 처절하고 비극적인 대결과 적대의 역사를 끝장내기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를 채택했으며 조선반도를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해 나가기로 확약했다. 오늘 문 대통령과 내가 함께 서명한 9월 평양공동선언에는 이 모든 소중한 합의와 약속이 그대로 담겨 있다. 선언은 길지 않아도 여기에는 새로운 희망으로 높뛰는 민족의 숨결이 있고 강렬한 통일 의지로 불타는 겨레의 넋이 있으며 머지않아 현실로 펼쳐질 우리 모두의 꿈이 담겨져 있다. 친애하는 여러분, 우리의 앞길에는 탄탄대로만 있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가는 앞길에는 생각 못했던 도전과 난관, 시련도 막아 나설 수 있다. 그러나 시련을 이길수록 힘은 더욱 커지고 강해지며, 이렇게 다져지고 뭉쳐진 민족의 힘은 하나 된 강대한 조국의 기틀이 될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그 어떤 역풍도 두렵지 않다. 세계는 오랫동안 짓눌리고 갈라져 고통과 불행을 겪어 온 우리 민족이 어떻게 자기의 힘으로 자기의 앞날을 당겨오는가를 똑똑히 보게 될 것이다. 나는 문 대통령에게 가까운 시일 안에 서울을 방문할 것을 약속했다. 우리는 분단의 비극을 한시라도 빨리 끝장내고 겨레의 가슴속에 쌓인 분열의 한과 상처를 조금이나마 가실 수 있게 하기 위하여 평화와 번영으로 나가는 성스러운 여정에 언제나 지금처럼 두 손을 굳게 잡고 앞장에 서서 함께해 나갈 것이다.-문 대통령 전쟁 없는 한반도가 시작됐다. 남과 북은 오늘 한반도 전 지역에서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모든 위험을 없애기로 합의했다.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가동해 군사 분야 합의 사항의 이행을 위한 상시적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남과 북은 처음으로 비핵화 방안도 합의했다. 매우 의미 있는 성과다. 북측은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발사대를 유관국의 전문가 참여하에 영구적으로 폐쇄하기로 했다. 또한 미국의 상응 조치에 따라 영변 핵시설의 영구 폐기와 같은 추가적 조치도 취해 나가기로 했다. 겨레 모두에게 아주 기쁘고 고마운 일이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머지않았다. 남과 북은 앞으로도 미국 등 국제사회와 비핵화의 최종 달성을 위해 긴밀하게 협의하고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북측은 추가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을 일절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며 이를 지켰다. 한·미 양국도 대규모 연합훈련을 중단했다. 개성에는 남북 공동연락사무소가 설치됐다. 상시로 우리의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새로운 남북시대가 열렸다. 남과 북은 올해 안에 동·서해선 철도와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할 것이다. 환경이 조성되는 대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의 정상화도 이루어질 것이다. 한반도 환경 협력과 전염성 질병의 유입과 확산을 막기 위한 보건의료 분야의 협력은 즉시 추진될 수 있을 것이다. 금강산 이산가족 상설면회소 복구와 서신 왕래, 화상 상봉은 우선적으로 실현해 나갈 것이다. 2032년 하계올림픽의 남북 공동 개최 유치에도 함께 협력하기로 했다. 3·1운동 100주년 공동 행사를 위한 구체적 준비도 시작하기로 했다. 10월이 되면 평양예술단이 서울에 온다. ‘가을이 왔다’ 공연으로 남과 북 사이가 더욱 가까워질 것이다. 나는 김정은 위원장에게 서울 방문을 요청했고 김 위원장은 가까운 시일 안에 서울을 방문하기로 했다. 여기에서 ‘가까운 시일 안에’라는 말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올해 안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은 최초의 북측 최고지도자의 방문이 될 것이며 남북 관계의 획기적 전기가 마련될 것이다. 북녘 동포 여러분, 남녘의 국민 여러분, 해외 동포 여러분, 김정은 위원장은 오늘 한반도 비핵화의 길을 명확히 보여 줬고 핵무기도, 핵위협도, 전쟁도 없는 한반도의 뜻을 같이했다. 김 위원장의 결단과 실행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 이제 평양회담의 성과를 바탕으로 북·미 간 대화가 빠르게 재개되기를 기대한다. 평양공동취재단·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평양공동선언] “동창리 폐쇄 외부 전문가에 공개”… 김정은, 비핵화 진정성 과시

    [평양공동선언] “동창리 폐쇄 외부 전문가에 공개”… 김정은, 비핵화 진정성 과시

    美 질색하는 ICBM 시설 콕 집어 언급 사찰 수용해 ‘위장쇼’ 논란 피하려는 듯종전선언 등 美 상응조치 땐 영변 폐기 ‘현재 핵’까지 포기한다는 의미로 해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동창리 엔진시험장 및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 아래 영구적으로 폐기한다는 방침과 함께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 가능성까지 합의한 것은 비핵화의 진정성을 구체적으로 과시하려는 의도로 평가된다. 즉 북한이 앞서 단행한 풍계리 핵실험장 및 동창리 미사일시험장 폐기 등에 대해 한·미 강경보수층을 비롯한 국제사회 일각에서 “외국 전문가들의 참관 없이 진행된 폐기작업은 위장쇼”라는 의심을 제기하자 이를 불식시킴으로써 자신들의 진정성을 인정받고, 이를 토대로 종전선언 등을 미국으로부터 얻어내려는 승부수라고 볼 수 있다. 앞서 지난 5일 김 위원장은 한국의 대북특사단에 자신의 비핵화 의지를 국제사회 일부가 믿어 주지 않는 데 대해 답답함을 토로한 바 있다. 특히 동창리는 미국 국민이 두려워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관련시설이라는 점에서 영구 폐쇄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얻고 싶어 하는 ‘선물’이다. 미국이 풍계리 폐쇄 등에 만족하지 않고 더 많은 선제적 조치를 요구하며 종전선언에 미적거리자 미국 안보와 직결되는 결정적 카드를 던진 셈이다. 그뿐만 아니라 김 위원장은 이번 선언에서 “미국이 상응조치(종전선언 등)를 취하면 북측은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취해 나갈 용의가 있다”고 합의했다. 영변에는 원자로 외에도 핵물질을 만드는 데 필요한 플루토늄 재처리 시설, 우라늄 농축 시설 등이 있다. 390개 이상의 핵물질 생산 건물이 밀집한 북한 핵 개발의 심장부라 할 수 있다. 이를 폐기한다는 것은 미래 핵뿐만 아니라 ‘현재 핵’ 폐기를 실행에 옮기겠다는 말로도 볼 수 있다. 청와대도 “북핵 불능화의 실천적 단계에 돌입했다”고 평가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북핵 개발의 핵심인 영변 핵시설 폐기 의지를 북한 최고지도자가 처음 공개적으로 확인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했다. 결론적으로, 북한으로서는 동창리 시설의 영구 폐쇄로 비핵화의 진정성을 인정받아 종전선언을 유인한 뒤 영변 시설 폐쇄와 종전선언을 맞바꾸겠다는 입장을 보인 셈이다. 미국이 요구해 온 핵 리스트 제출 대신 이런 카드를 제시한 것은 ‘행동 대 행동’이라는 북한의 오랜 협상 원칙에 기반한 것으로 보인다. 즉 미국이 반대급부를 주지 않은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무장해제될 수는 없다는 의도가 반영된 셈이다. 다만 4·27 판문점선언에 명시됐던 종전선언 문구는 이번 선언에서는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압박하는 모습을 피함으로써 그의 재량권을 세워 주려는 남북 정상의 ‘배려’로 해석된다. 미국이 김 위원장의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북·미 간 후속협상에 달려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선언에 대해 부정적 반응을 보이지 않은 만큼 선순환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예견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적으로 오는 11월 중간선거 이전에 북핵 해결이란 성과를 쥐어야 하기 때문에 10월 중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와 종전선언이 일사천리로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김정은, 서울 온다… ‘영변 핵시설 폐기’ 카드 제시

    김정은, 서울 온다… ‘영변 핵시설 폐기’ 카드 제시

    金 “연내 답방”… 北최고지도자 첫 남한 방문 육성으로 비핵화 첫 언급… 美 상응 조치 요구 트럼프 “北 핵사찰 허용 합의” 북·미회담 청신호 靑 “실질적 종전선언”… 文·金 오늘 백두산 방문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이틀째 정상회담을 갖고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등을 담은 ‘9월 평양공동선언’에 서명했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남한 방문이 이뤄진다면 분단 이후 최초의 역사적 사건이어서 큰 파장이 예상된다. 이날 공동선언에는 처음으로 비핵화 방안도 담겼다. 선언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초청에 따라 가까운 시일 내에 서울을 방문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올해 안’을 의미한다”면서 “남북 관계의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답방을 기정사실화했다. 선언문에서 북한은 동창리 엔진시험장 및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의 참관(사찰) 아래 영구 폐쇄키로 했다. 또 미국이 향후 상응 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 조치를 계속 진행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남북은 처음으로 비핵화 방안도 합의했고 한반도 전 지역에서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모든 위협을 없애기로 합의했다”며 “전쟁 없는 한반도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수십 년 세월 지속돼 온 처절하고 비극적인 대결과 적대의 역사를 끝장내기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를 채택했다”며 “조선반도를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고자 적극 노력해 나가기로 확약했다”고 밝혔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김정은 위원장이 핵사찰을 허용하는 데 합의했다”며 “그러는 동안 로켓과 핵실험이 더는 없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한·미 정상은 24일(현지시간) 유엔총회를 계기로 뉴욕에서 만나 비핵화 문제를 협의할 계획이다. 양 정상이 평양공동선언문에 서명한 직후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로광철 북 인민무력상은 부속합의서인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를 체결했다. 육지는 군사분계선(MDL)을 중심으로 총 10㎞ 범위에서 야외기동훈련을 전면 중지하고 군용기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한다. 동·서해의 최대 135㎞ 구역에서는 해안포·함포 포문을 닫기로 했다. 윤영찬 청와대 홍보수석은 “1953년부터 65년간 이어져 온 한반도 정전 상태를 넘어 실질적 종전을 선언했다”고 평가했다. 또 남북은 2032년 공동으로 올림픽 개최를 신청키로 했으며, 이산가족 상봉의 정례화·상시화 방안을 마련했다. 조건이 마련되면(제재가 해제되면) 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을 우선 정상화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남북 정상회담 마지막 날인 20일 남북 정상 최초로 백두산을 함께 방문한다. 평양공동취재단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9월 평양공동선언 전문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8년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진행하였다.  양 정상은 역사적인 판문점선언 이후 남북 당국 간 긴밀한 대화와 소통, 다방면적 민간교류와 협력이 진행되고,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획기적인 조치들이 취해지는 등 훌륭한 성과들이 있었다고 평가하였다.  양 정상은 민족자주와 민족자결의 원칙을 재확인하고, 남북관계를 민족적 화해와 협력, 확고한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해 일관되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하였으며, 현재의 남북관계 발전을 통일로 이어 갈 것을 바라는 온 겨레의 지향과 여망을 정책적으로 실현하기 위하여 노력해 나가기로 하였다.  양 정상은 판문점선언을 철저히 이행하여 남북관계를 새로운 높은 단계로 진전시켜 나가기 위한 제반 문제들과 실천적 대책들을 허심탄회하고 심도 있게 논의하였으며, 이번 평양 정상회담이 중요한 역사적 전기가 될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다음과 같이 선언하였다.  1. 남과 북은 비무장지대를 비롯한 대치지역에서의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을 한반도 전 지역에서의 실질적인 전쟁위험 제거와 근본적인 적대관계 해소로 이어 나가기로 하였다.  ① 남과 북은 이번 평양 정상회담을 계기로 체결한 ‘판문점선언 군사분야 이행합의서’를 평양공동선언의 부속합의서로 채택하고 이를 철저히 준수하고 성실히 이행하며, 한반도를 항구적인 평화지대로 만들기 위한 실천적 조치들을 적극 취해 나가기로 하였다.  ② 남과 북은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조속히 가동하여 군사분야 합의서의 이행실태를 점검하고 우발적 무력충돌 방지를 위한 상시적 소통과 긴밀한 협의를 진행하기로 하였다.    2. 남과 북은 상호호혜와 공리공영의 바탕위에서 교류와 협력을 더욱 증대시키고, 민족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들을 강구해 나가기로 하였다.  ① 남과 북은 금년 내 동, 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갖기로 하였다.  ② 남과 북은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우선 정상화하고, 서해경제공동특구 및 동해관광공동특구를 조성하는 문제를 협의해 나가기로 하였다.  ③ 남과 북은 자연생태계의 보호 및 복원을 위한 남북 환경협력을 적극 추진하기로 하였으며, 우선적으로 현재 진행 중인 산림분야 협력의 실천적 성과를 위해 노력하기로 하였다.  ④ 남과 북은 전염성 질병의 유입 및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조치를 비롯한 방역 및 보건ㆍ의료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였다.    3. 남과 북은 이산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인도적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하였다.  ① 남과 북은 금강산 지역의 이산가족 상설면회소를 빠른 시일 내 개소하기로 하였으며, 이를 위해 면회소 시설을 조속히 복구하기로 하였다.  ② 남과 북은 적십자 회담을 통해 이산가족의 화상상봉과 영상편지 교환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    4. 남과 북은 화해와 단합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우리 민족의 기개를 내외에 과시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협력과 교류를 적극 추진하기로 하였다.  ① 남과 북은 문화 및 예술분야의 교류를 더욱 증진시켜 나가기로 하였으며, 우선적으로 10월 중에 평양예술단의 서울공연을 진행하기로 하였다.  ② 남과 북은 2020년 하계올림픽경기대회를 비롯한 국제경기들에 공동으로 적극 진출하며, 2032년 하계올림픽의 남북 공동개최를 유치하는 데 협력하기로 하였다.  ③ 남과 북은 10·4 선언 11주년을 뜻깊게 기념하기 위한 행사들을 의의 있게 개최하며, 3·1운동 100주년을 남북이 공동으로 기념하기로 하고, 그를 위한 실무적인 방안을 협의해 나가기로 하였다.    5. 남과 북은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 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진전을 조속히 이루어 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였다.   ① 북측은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하에 우선 영구적으로 폐기하기로 하였다.   ② 북측은 미국이 6·12 북·미 공동성명의 정신에 따라 상응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취해 나갈 용의가 있음을 표명하였다.  ③ 남과 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해 나가는 과정에서 함께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하였다.    6.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에 따라 가까운 시일 내로 서울을 방문하기로 하였다.    2018년 9월 19일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 김정은
  • 미사일 사찰 수용, 핵 사찰로 이어질까

    美, IAEA 특별사찰 요구 땐 마찰 가능성 북한이 19일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 ‘유관국 전문가’들이 참관한 가운데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영구적으로 폐기하겠다고 약속했다. ‘전문가의 참관’이란 ‘사찰’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이 그냥 구경하러 갈 리는 없기 때문이다. 다만 사찰이라는 단어가 북한 입장에서는 굴욕적으로 비칠 수 있어 선언문에는 단어를 순화한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합의문 발표 직후 트위터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사찰을 허용하는 데 합의했다”며 환영했다. 엄밀히 말하면 동창리 사찰은 미사일 시설 사찰이며, 핵사찰은 아니다. 하지만 이 사찰이 순조롭게 되느냐가 향후 영변 등 다른 핵시설 사찰에 대한 바로미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 북·미 간 종전선언과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의 ‘빅딜’에 합의해 사찰 논의가 본격화되면 북한과 미국은 일반사찰과 특별사찰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일 가능성이 있다. 특별사찰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임의로 북한 내 핵시설을 지목해 들여다볼 수 있는 최고 수위의 사찰이다. 북한이 신고한 일부 핵시설만 볼 수 있는 일반 사찰과 달리 북한 핵 활동을 광범위하게 감시할 수 있다. 미국은 이후 북한이 핵을 몰래 개발하지 못하도록 특별사찰을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북·미 간 신경전이 고조돼 비핵화 협상의 판이 다시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과거에도 특별사찰 문제가 걸림돌이 돼 비핵화를 끌어내는 데 실패한 사례가 적지 않다. 그러나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북한이 새로운 관계를 시작한다고 했는데, 이는 종전선언을 해서 불가침 의지를 분명히 하고 평화협정을 이행하는 것이니 이 대목에서 신고·사찰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한국당 김성태 “평양공동선언은 속 빈 강정…절대 수용 불가”

    한국당 김성태 “평양공동선언은 속 빈 강정…절대 수용 불가”

    북한의 영변 핵시설에 대한 영구적 폐기 의사를 확인하고 남북 간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 등의 내용을 담은 ‘9월 평양공동선언’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속 빈 강정”이라고 폄하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북한은 핵물질·핵탄두·핵시설 리스트 신고는 일언반구도 없이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 폐기로 비핵화 시늉만 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비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마치고 공동기자회견 자리에서 이번 공동선언의 의미를 직접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전 지역에서 전쟁의 모든 위협을 없애기로 했다”면서 “남북 정상이 처음으로 비핵화 방안에 대해 합의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동창리 엔진시험방과 미사일 발사대 폐기를 언급하며 “미국과의 논의 진전에 따라 영변 핵시설의 영구 폐기와 같은 추가적 조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원내대표는 “평양공동선언은 핵 신고 과정을 핵시설, 핵무기, 핵물질로 단계적으로 쪼개 각 과정에서 미국의 보상 체계를 명시하는 단계적 비핵화 방안, 다시 말해 북한이 고수해 온 ‘살라미 전술’을 받아들인 선언에 불과하다”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북핵 폐기 약속을 하고 미국과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제재 문제를 논의한 뒤 그 결과에 따라 교류가 강화돼야 하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순서를 망각한 것 같다”고 깎아내렸다. 그러면서 “평양에서 점심으로 무엇을 드셨는지 모르지만 심각한 오류에 빠졌다”는 말까지 했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의 내용을 문제삼았다. 그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핵에 대해서는 아무런 진전이 없는데, 비행금지구역을 정해서 정찰 행위를 못 하게 한 것은 상당히 위험한 것 같다”면서 “수천억원을 투자해 정찰기를 구매했는데, 그런 것을 못 하게 되면 북한의 도발 징후를 전혀 감지할 수 없는 상태에 놓이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도발이란 게 단순하지 않고, 북한 내부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우리는 잘 모른다”면서 “국민의 안위를 위협하고 국가의 예산을 한순간에 무력화하는 일을 했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속 빈 강정에 불과한 공동선언도 문제지만, 군사적 합의도 절대 수용할 수 없으며 그에 상응하는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전문] 9월 평양공동선언…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 폐쇄

    [전문] 9월 평양공동선언…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 폐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통해 ‘9월 평양공동선언’에 합의했다. 다음은 남북 정상이 서명하고 공동발표한 ‘9월 평양공동선언’ 전문이다. 『9월 평양공동선언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8년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진행하였다. 양 정상은 역사적인 판문점선언 이후 남북 당국간 긴밀한 대화와 소통, 다방면적 민간교류와 협력이 진행되고,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획기적인 조치들이 취해지는 등 훌륭한 성과들이 있었다고 평가하였다. 양 정상은 민족자주와 민족자결의 원칙을 재확인하고, 남북관계를 민족적 화해와 협력, 확고한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해 일관되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하였으며, 현재의 남북관계 발전을 통일로 이어갈 것을 바라는 온 겨레의 지향과 여망을 정책적으로 실현하기 위하여 노력해 나가기로 하였다. 양 정상은 판문점선언을 철저히 이행하여 남북관계를 새로운 높은 단계로 진전시켜 나가기 위한 제반 문제들과 실천적 대책들을 허심탄회하고 심도있게 논의하였으며, 이번 평양정상회담이 중요한 역사적 전기가 될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다음과 같이 선언하였다. 1. 남과 북은 비무장지대를 비롯한 대치지역에서의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을 한반도 전 지역에서의 실질적인 전쟁위험 제거와 근본적인 적대관계 해소로 이어나가기로 하였다. ① 남과 북은 이번 평양정상회담을 계기로 체결한 ‘판문점선언 군사분야 이행합의서’를 평양공동선언의 부속합의서로 채택하고 이를 철저히 준수하고 성실히 이행하며, 한반도를 항구적인 평화지대로 만들기 위한 실천적 조치들을 적극 취해나가기로 하였다. ② 남과 북은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조속히 가동하여 군사분야 합의서의 이행실태를 점검하고 우발적 무력충돌 방지를 위한 상시적 소통과 긴밀한 협의를 진행하기로 하였다. 2. 남과 북은 상호호혜와 공리공영의 바탕위에서 교류와 협력을 더욱 증대시키고, 민족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들을 강구해나가기로 하였다. ① 남과 북은 금년내 동, 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갖기로 하였다. ② 남과 북은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우선 정상화하고, 서해경제공동특구 및 동해관광공동특구를 조성하는 문제를 협의해나가기로 하였다. ③ 남과 북은 자연생태계의 보호 및 복원을 위한 남북 환경협력을 적극 추진하기로 하였으며, 우선적으로 현재 진행 중인 산림분야 협력의 실천적 성과를 위해 노력하기로 하였다. ④ 남과 북은 전염성 질병의 유입 및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조치를 비롯한 방역 및 보건·의료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였다. 3. 남과 북은 이산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인도적 협력을 더욱 강화해나가기로 하였다. ① 남과 북은 금강산 지역의 이산가족 상설면회소를 빠른 시일내 개소하기로 하였으며, 이를 위해 면회소 시설을 조속히 복구하기로 하였다. ② 남과 북은 적십자 회담을 통해 이산가족의 화상상봉과 영상편지 교환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나가기로 하였다. 4. 남과 북은 화해와 단합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우리 민족의 기개를 내외에 과시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협력과 교류를 적극 추진하기로 하였다. ① 남과 북은 문화 및 예술분야의 교류를 더욱 증진시켜 나가기로 하였으며, 우선적으로 10월 중에 평양예술단의 서울공연을 진행하기로 하였다. ② 남과 북은 2020년 하계올림픽경기대회를 비롯한 국제경기들에 공동으로 적극 진출하며, 2032년 하계올림픽의 남북공동개최를 유치하는 데 협력하기로 하였다. ③ 남과 북은 10·4 선언 11주년을 뜻깊게 기념하기 위한 행사들을 의의있게 개최하며, 3·1운동 100주년을 남북이 공동으로 기념하기로 하고, 그를 위한 실무적인 방안을 협의해나가기로 하였다. 5. 남과 북은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진전을 조속히 이루어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였다. ① 북측은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 하에 우선 영구적으로 폐기하기로 하였다. ② 북측은 미국이 6·12 북미공동성명의 정신에 따라 상응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가 있음을 표명하였다. ③ 남과 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해나가는 과정에서 함께 긴밀히 협력해나가기로 하였다. 6.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에 따라 가까운 시일 내로 서울을 방문하기로 하였다. 2018년 9월 19일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 김정은』 평양공동취재단·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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