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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30代 이민 열병/코엑스 이민박람회 이틀새 1만5000명 몰려

    서울의 한 중소기업체에 다니는 오모(27)씨는 7일 오후 해외 이주·이민박람회가 열린 서울 삼성동 코엑스를 찾았다.캐나다 이민상담 부스에서 등록카드를 작성하던 오씨는 2년 전 취업준비생 시절의 악몽을 떠올리곤 쓴웃음을 지었다.명문 K대 경영학과를 나온 그는 “졸업을 앞두고 대기업 10여곳에 입사원서를 냈지만 번번이 쓴잔만 마셨다.”고 말했다.동료들은 하나둘씩 대학원과 고시촌으로 떠났다.고민 끝에 친구들이 거들떠 보지도 않던 선박 관련 중소업체에 원서를 냈다.오씨는 “하루빨리 돈을 벌어 이 나라를 뜨고 싶은 생각뿐”이라고 털어놓았다. ●신청자 60%가 20·30대 20,30대 젊은층의 ‘엑소더스’ 물결이 거세다.6,7일 이틀간 한국전람 주최로 코엑스에서 열린 박람회에는 1만 5000여명의 이민 희망자들이 몰렸다.지난 3월 행사 때보다 4000여명이 늘었다.박람회장에 마련된 100여개의 부스는 이민자격과 수속방법,주택구입과 취업요령 등을 문의하는 예비 이민자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주최측 관계자는 “30대가 대부분이지만 20대 희망자도예년보다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 4일 한 홈쇼핑회사가 90분간 실시한 캐나다 이민상품 판매에는 2935명의 신청자가 몰렸다.회사측은 신청자의 49.6%가 30대,10.8%가 20대라고 밝혔다.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올들어 8월 말까지 이민을 떠난 사람은 6934명.지난 6월에는 1173명으로 2001년 4월 이후 한달 최고치를 기록했다.외교부 관계자는 “최근 이민대행업체들의 문의가 부쩍 늘어 높아진 이민열기를 체감한다.”면서 “1년쯤 걸리는 이민절차를 감안하면 내년 하반기쯤 지금의 열풍이 통계로 확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20대 취업,30대 자녀교육 이날 박람회를 찾은 20대와 30대의 이민 목적은 확연히 달랐다.30대는 자녀교육을,20대는 취업난과 미래에 대한 불안을 이민사유로 꼽았다. 컴퓨터엔지니어 윤정배(37)씨는 “어릴 때부터 막연히 이민을 꿈꿨지만 90년대 초반 기술이민 제도가 없어져 꿈을 접었다.”면서 “결혼한 뒤 자녀 교육문제 때문에 다시 이민을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20대인 김선영(23·여·K대 불문과)·현호(21·D대 중국어과)씨 남매는 “취업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가족과 함께 캐나다 이민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무슨 일을 하든 한국보다 나을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박람회 참가업체인 MBC아카데미의 홍금희씨는 “투자이민이 대세일 때는 50,60대 재산가의 이민이 많았지만 독립이민이 생긴 90년대 말부터 경제난과 맞물려 20,30대 희망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한국전람이 지난달 31일부터 1주일간 이민 희망자 47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넷 설문조사에서 2795명이 캐나다 이민을 희망했다.다음은 미국 2378명,호주 1721명,뉴질랜드 1192명,피지 364명 등의 순이었다. ●두뇌 유출 국가근간 흔들 수도 전문가들은 젊은층의 이민 바람을 세대의 특징과도 연관짓는다.문화평론가 정윤수씨는 “20대 후반,30대 초반 세대는 어학연수와 배낭여행 등 90년대 중반 세계화 물결의 혜택을 입고 자라난 세대”라면서 “모국에 대한 애착이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삶의 기반’이 송두리째 바뀌는 이민을 어렵지 않게 결정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하지만 일부에서는 젊은층의 ‘탈한국’ 열기를 크게 우려한다.이동연 문화사회연구소장은 “IT나 금융 등 첨단산업에 종사하는 고급두뇌의 유출은 국가경제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는 사회문제”라고 지적했다.고려대 사회학과 조대엽 교수도 “20평대 아파트가 수억원을 호가하고 직장생활도 40세 이후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염증을 느끼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미래의 예측가능성을 높이려는 정책적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세영 김기용 홍희경기자 sylee@
  • 편집자에게/ ‘이민 대박’ 위정자들 다시한번 생각을

    -‘떠나고 싶은 한국’기사(대한매일 8월30일자 9면)를 읽고 정말로 씁쓸한 대박이었다.한 TV홈쇼핑에서 방송 사상 최고의 대박 프로그램으로 보도된 캐나다 이민 상품을 두고 하는 말이다.이 기사를 보고 두번 놀랐다.한번은 이처럼 이민을 원하는 사람이 많은가였고,또 한번은 그중 20,30대의 젊은 세대가 62%나 됐다는 점이다.불과 80분만에 이민 신청자가 1000명 가까이 몰리며 17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할까.특히 젊은이들이 자신의 나라를 떠나고 싶어한다는 설문조사를 보니 매우 충격적이다.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는 나라,그래서 이들은 떠나려고 하는 것인가.’하는 의문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화물연대 파업,남남갈등,정치권의 이전투구,청년실업,가족 동반자살 등 온통 어둡고 답답하기만 한 기사를 접하면서도 이렇게 씁쓸하지는 않았다. 글로벌 시대에 이민을 가고 유학을 떠나는 것을 탓할 생각은 없다.하지만 ‘굿바이 코리아’라고 하며 떠나는 엑소더스형 이민이 아니기만 바랄 뿐이다.이번 이민 신청자의 대부분이 취업이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위해 이민을 고려했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 왜 이 나라에 희망이 없다고 느끼게 되었나 다시 한번 위정자들은 신중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홍성일 회사원·서울 광진구 광장동
  • [사설] 국제 망신 산 한국 조기유학생들

    인도네시아에 조기 유학간 한국인 고교생들이 학기말 시험지를 훔쳐 시험을 치렀다가 적발돼 충격을 주고 있다.관련 학생은 모두 26명으로 현지 상사 주재원과 교민 자녀들이거나 국내 대학 특례입학을 목적으로 일시 체류중인 학생들이라고 한다.이들 가운데 13명은 학교 측으로부터 자퇴를 종용받고 학교를 떠났으며,나머지 13명은 정학 처분을 받았다.정말 국제 망신이다. 우리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사회에 만연된 잘못된 세태를 돌아봐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그 대표적인 것이 ‘성적 우선주의’ 풍토다.우리 사회는 어떤 시험에서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일단 남들보다 좋은 성적을 받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그 결과 공무원 시험이나 각종 국가 공인 자격시험은 물론이고 심지어 대학입시에서도 부정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시험은 어차피 경쟁이다.그러나 경쟁의 결과에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경쟁의 과정,즉 경쟁이 공정하게 이뤄졌는지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관심이 박약한 것은 문제다.개인의 능력을 몇시간 동안 치르는 시험 성적만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사고도 고쳐나가야 할 것이다. 너도 나도 유학길에 오르는 ‘교육 엑소더스’ 현상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심각한 단계에 이르고 있다.법무부에 따르면 올 1∼5월에만 외국으로 나간 유학생과 어학연수생이 14만여명에 이른다.이 정도면 ‘교육 공동화’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국제 망신을 당한 부적격자의 조기 유학 러시를 방치해선 안 된다.이를 위해 공교육 정상화 방안 마련에 지혜를 모으자.
  • 北고위인사 집단탈북 추진/ 美 종교·인권단체 ‘세이프하버 계획’ 착수

    |로스앤젤레스 연합|미국내 종교ㆍ인권단체들이 북한내 고위 공직자와 과학자 수백명을 미국으로 탈출시키려는 계획이 더욱 구체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워싱턴의 허드슨연구소 마이클 호로위츠 수석연구원과 미국내 기독교ㆍ유대교 단체와 애국부인회(CWA) 등 인권단체들은 최근 김정일 정권 붕괴를 촉진하기 위해 북한의 고위 관리와 고급 두뇌들을 빼내오려는 ‘세이프 하버 계획(Safe Harbor Project)’을 구상,본격 작업에 착수했다고 6일 한반도평화포럼 ‘엑소더스 21’ 신동철(재미목사) 대표가 밝혔다. 이 계획에 따르면 수백명 혹은 수 천명에 이를 탈북 고위 관리나 과학자들의 미 입국 절차를 간소화하는 법안을 마련하고 추후 미 행정부의 대북정책으로 구체화할 예정이다.
  • 사스 엑소더스 베이징 ‘공황’

    |베이징 오일만특파원|25일 오후 1시,베이징(北京) 시이(西驛) 광장에는 수천명의 인파가 장사진을 이뤘다.21세기 페스트로 불리는 사스를 피해 베이징을 탈출하려는 사람들인 것이다.4개 출입구에는 베이징시에서 파견한 의사들과 보안요원들이 온도계를 갖고 일일이 사스 감염환자를 색출하기 위해 ‘체온검사’가 진행 중이었다. 기차 출발 시간이 다가오자 시민들은 “검사를 빨리 진행하라.”고 고함을 지르며,일부는 출입을 저지하는 보안요원들과 멱살을 잡는 소동까지 번졌다.행렬 사이에서는 암표상들이 극성을 부리고 있었고,사스 안전지역인 윈난(雲南)성행 열차표 값은 평상시의 두 배로 뛰었다. 고향이 헤이룽장(黑龍江)성인 차오야방(曹亞蒡·43)은 “일자리도 떨어지고 사스도 무서워 고향으로 돌아간다.”고 허탈해했다.베이징역의 경우 역 입구와 100m 떨어진 지하철역까지 행렬이 이어졌고,지하철 역 내부에도 수백명이 기차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베이징 주요건물 폐쇄 베이징 당국은 이날 사스 감염자가 추가로 89명이나 늘어나며 악화일로로 치닫자 시내 주요 건물들을 폐쇄하는 등 연일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또 대학 밀집지역인 하이뎬취(海淀區) 중관춘(中關村) 폐쇄 등 극단조치를 검토하기 시작했다.당국은 또 차오양취(朝陽區) 다퉁다샤(大通大夏) 부근 식당가를 폐쇄하고 바이러스가 침투한 건물을 완전 폐쇄할 방침을 세웠다. 중국 공안은 24일 환자와 의료진 3000여명이 있는 베이징대학 인민병원과 디탄병원 등 사스 치료병원 2곳을 봉쇄했다.국립도서관에 대해 휴관령을 내렸으며,건설 인부들 사이에 환자가 속출함에 따라 시내 4000여개의 건설 현장을 모두 폐쇄했다.한 소식통은 “수백만명에 달하는 민궁(民窮·농촌 노동자) 사이에서 사스가 급격히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사스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자 중국 정부는 사스 퇴치에 35억위안을 쓰겠다며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사스 감염 환자가 나와 폐쇄된 빌딩들 앞에는 정복 차림의 공안들이 일반인들의 출입을 통제하는 모습도 보였다. 시 정부는 특히 사스 의심환자들과 접촉한 4000명에 대해 집을 벗어나지 말 것을 지시,사실상 가택 격리조치를 취했다.궈지융(郭積勇) 베이징시 위생국 부(副)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베이징에서 사스 의심환자들과 친밀한 접촉을 한 4000명에 대해 집에만 있으라고 명령했다.”고 밝혔다. ●상하이로 번질 가능성 높아 베이징시 당국은 이와 함께 5일간 계속되는 노동절 휴가 기간에 사스가 확산되지 않도록 병원 확인증이 없는 대학생과 교사들에 대해서는 베이징을 빠져나가지 못하게 했다. WHO는 또 현재까지 2명의 사스 환자가 확인됐다고 밝힌 상하이(上海)가 환자 수를 축소 보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구심을 표명하는 한편 사스 경계령을 내렸으나 사스 진원지인 광둥(廣東)성에서는 기세가 한풀 꺾이고 있다고 밝혔다. oilman@
  • 부시의 전쟁/바그다드 방공망 무기력

    20일 다국적군의 공격이 시작됐으나,저항하는 이라크군의 전력이 예상보다 약한 것으로 잠정 분석되고 있다. 이라크의 방공망이 거의 제 구실을 못해 다국적군의 공습이 별다른 저항없이 진행되고 있는데다 이라크군에서 투항자도 속출하고 있다는 전문이다. ●융단폭격에 속수무책 집단 투항 외신에 따르면 이라크군 18명이 19일(현지 시간) 국경을 넘어 쿠웨이트 북부 사막지대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부대에 투항했다고 미군 관계자가 20일 밝혔다.특히 아부다비TV는 영국 군사소식통의 말을 인용 이라크군 2개 대대가 20일 남부 이라크에서 미군에 투항했다고 해 보도했다. 이에 앞서 미국 제3보병사단 산하 제1여단의 본부 중대장인 대린 테리올트 대위는 이날 이라크 군인 15명이 19일 오후 3시(한국시간 20일 자정) 국경을 넘어 귀순해 와 쿠웨이트 경찰에 인계했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는 19일 한술 더떠 이라크 내부의 ‘엑소더스(탈출)’가 이미 시작됐다고 보도했다.이라크 병사들이 대량으로 전선을 이탈해 도주하고 있으며,이라크 집권층의핵심 인사들도 후세인 대통령을 배반하고 해외로 망명하고 있다는 첩보였다. ●최정예 공화국수비대도 20% 이탈 이 신문은 미·영 양국의 비밀 정보보고서를 인용해 이라크 북부 지역에서는 이라크 병력의 4분의 3이 이미 전선을 이탈하는 등 전쟁이 제대로 시작되기도 전에 이라크군이 자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보고서는 이라크 최정예 공화국수비대에서조차 약 23%의 병력이 이탈했다면서 후세인 대통령의 30년 철권통치가 동맹군의 공격이 시작되기도 전에 안에서부터 무너져내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후세인 대통령 등 이라크 지도부의 거듭된 옥쇄 의지 천명을 무색케 하는 양상이다.이처럼 이라크군이 개전초부터 전의를 상실한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다국적군과 워낙 전력의 차이가 크다는 사실을 인식한 결과로 보인다. 특히 이라크측이 다국적군에 초반부터 제공권을 완전히 내준 사실은 이라크의 방공망이 거의 제구실을 못하고 잇음을 가리킨다는 지적이다.특히 군사전문가들은 지난 12년간 미국과 영국이 이라크에서 비행금지구역을 실시해 이라크 남부와 북부의 방공망이 거의 와해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구본영기자
  • 교민·주재원 속속 철수...쿠웨이트 시티 공항 북새통

    |쿠웨이트시티 김균미특파원|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게 제시한 망명 시한이 다가오면서 쿠웨이트 주재원과 교민들의 국외탈출(엑소더스)이 본격화됐다. 부시 대통령이 제시한 48시간 시한이 끝나는 20일 오전 4시(현지시간) 이전에 어떻게든 외국으로 빠져나가려는 사람들로 쿠웨이트시티 공항은 발디딜 틈이 없었다. 그동안 발주처와의 향후 관계에서 예상되는 각종 불이익 때문에 외국행을 선뜻 선택하지 못했던 한국 건설회사들이 18일부터 본격적으로 한국인 주재원과 제3국 근로자들을 본국으로 돌려보내기 시작했다.하지만 외국으로 나가려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비행기표를 확보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한국인 직원 68명 등 총 직원수가 980명으로 가장 많은 현대건설은 한국인 필수 인력 12명을 포함해 60명만 남고 920명을 탈출시킨다는 계획이다.18일 1차적으로 160명을 쿠웨이트시티 공항을 통해 출국시켰고,19∼20일 240명이 추가로 쿠웨이트를 빠져나간다.19일중 비행기표 260장이 추가 확보될 것으로보인다. 권오식 현대건설 지점장은 “비행기 표가 확보되지 않은 260명 중에서 현지에 남겠다는 사람을 제외한 모두에게 사우디 정부가 국경에서 발급하는 비상용 통과비자를 받아 사우디로 탈출시킨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SK건설은 총 직원수가 한국인 62명을 포함해 600명이다.이중 관리부장 등 3명만 빼고 19일중 항공편이 여의치 않을 경우 육로를 통해서라도 모두 출국시킨다는 계획이다. 김기석 소장 등 3명이 남아 있는 두산중공업은 당장 철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LG건설 노운환 차장은 일단 철수한 뒤 다시 진출할 방침이다.이밖에 현대중공업과 대림산업은 한 명도 남아 있지 않다.쿠웨이트 정부는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군이 이라크를 공격할 경우 즉시 계엄령을 선포할 것으로 알려졌다. kmkim@
  • 민주 제2엑소더스 오나

    이번 주말까지 민주당 노무현(盧武鉉)·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대통령후보간 후보단일화 협상이 결렬될 경우 오는 18일쯤 민주당 의원 20여명이 추가로 집단탈당할 것이란 ‘민주당 2차 빅뱅(대폭발)설’이 강력히 나돌고있어 실현 여부가 주목된다. 반면 범동교동계 중진인 한광옥(韓光玉) 최고위원이 14일 노 후보 지지입장을 공식화하며 탈당의원들의 복당추진을 선언하고 나섰다. 노 후보도 이날 탈당자들을 최대한 복당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혀 ‘탈당의원 복당추진’이 실현될지도 중요 변수로 부각됐다. 하지만 한화갑(韓和甲) 대표를 비롯한 정균환(鄭均桓) 박상천(朴相千) 이협(李協) 최고위원과 이인제(李仁濟) 의원 등 당내 중진들은 여전히 거취가 모호해 궁금증을 키우고 있다. 우선 민주당 2차 빅뱅설은 18일 전후로 결판날 것으로 보인다.현재 2차 집단탈당 가능성이 있는 인사로는 정균환 박상천 이협 최고와 이인제 의원,심지어 한화갑 대표까지 거론되고 있다.이런 맥락에서 민주당의 중추세력이었던 동교동계 의원 15명 정도가 15일 저녁 회동,향후 진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특히 정균환 최고가 지난 13일 이협 김기재(金杞載) 김성순(金聖順) 홍재형(洪在馨) 송훈석(宋勳錫) 강운태(姜雲太) 남궁석(南宮晳) 박병석(朴炳錫) 박상희(朴相熙) 박병윤(朴炳潤) 박주선(朴柱宣) 의원 등과 라운딩을 했는데,이들 중 적지 않은 인사가 다음주초 집단탈당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거론된다. 다만 이들 가운데 정 최고를 포함,상당수는 노 후보 등의 복당추진 노력이 알려지면서 당 잔류쪽으로 무게가 옮겨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한광옥 최고는 기자간담회에서 탈당의원들의 복당추진 필요성을 역설한 뒤 곧바로 민주당을 탈당한 설송웅(^^松雄) 의원을 만나 복당을 설득하는 등 노 후보 체제 안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이처럼 한광옥 최고가 노 후보 돕기에 앞장서자 정균환 최고는 물론 한화갑 대표나 비노(非盧) 중진들도 거취를 새롭게 고민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춘규기자 taein@
  • 한중 수교 10주년 특집 ‘신 중국대장정’

    KBS1은 한중 수교 10주년을 맞아 5부작 다큐멘터리 ‘신 중국대장정’을 17일부터 9월1일까지 방송한다. 다큐멘터리는 3개월동안 중국 16개의 성들을 돌아보는,총 1만 6000㎞의 장정끝에 마련한 대규모 중국관련 영상보고서다.인민법원의 재판모습,중국 공산당의 새로운 정책,과거 사회주의의 흔적과 변화를 받아들이는 도시와 농촌의 모습들이 담겨있다. 1편(17일 오후8시) ‘혁명의 길,개방의 길-상하이에서 루이진까지’,2편(18일 오후8시) ‘8억인의 농촌,부를 향한 엑소더스-징강산에서 카이리까지’,3편(24일 오후8시)‘장강에 굽이치는 개혁의 물결-준이에서 판즈화까지’,4편(25일 오후8시) ‘대초원의 꿈,서부대개발-루딩에서 샤포토까지’,5편(9월1일 오후8시) ‘중화의 세기는 열리는가-옌안에서 베이징까지’등으로 구성됐다.
  • 토요명화/ 엑소시스트 등

    ●엑소시스트(EBS 오후10시)= 악령을 다루는 오컬트 영화의 고전.12세 소녀인 리건에게 어느날 이상한 증세가 나타난다.배우인 엄마 크리스는 병원을 전전하지만,의사들은 치료법을 내놓지 못한다.리건의 행동이 점점 악화하자 크리스는 신부를 찾아 악령을 내쫓는 엑소시즘 의식을 행한다.그러나 악령은 오히려 신부의 몸에 깃들게 된다.요란한 ‘피의 향연’을 부추기지 않으면서도,한겹 두겹 긴장감과 공포를 쌓아가는연출이 압권이다.2000년에 재개봉해 미국에서만 3000만달러 이상의 수익을 거둬,29년이 지난 지금도 고색창연한 공포가 유효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압솔롬 탈출(KBS2 오후10시50분)= 상관의 명령으로 무고한 사람 수백명을 죽인 해병 특수수색대 대위 로빈스.죄책감을 이기지 못해 상관을 살해한 뒤 비밀 사설감옥 압솔롬으로 끌려가는데….‘터미네이터’‘에일리언’제작팀이 미래 특수감옥을 배경으로 94년에 찍은 SF액션.하지만 지리적 배경이 정글 속 형무소여서 원시적인 장면이많이 나온다.‘007 골든아이’‘마스크 오브 조로’의 마틴캠벨 감독. ●스터 오브 에코(MBC 오후11시10분)= 미국의 인기 판타지 소설가 리처드 매트슨의 소설을 ‘쥬라기공원’‘미션 임파서블’의 시나리오 작가 데이비드 코엡이 각색·연출했다.억울하게 죽은 소녀의 원혼을 보는 아이를 다뤄 개봉 당시 ‘식스 센스’와 자주 비교됐다.최면에 걸린 뒤 아들과 함께 초자연적인 환상에 시달리지만 결국은 진실을 밝혀내는 주인공 톰 역은 케빈 베이컨이 맡았다.평범하게 보이는 중산층의 위선과 욕망을 폭로한 1998년 작품. 김소연기자 purple@
  • [열린세상] 탈북난민 엑소더스와 남북관계

    탈북난민 엑소더스(Exodus)가 상례화 되고 있다.가난과 굶주림에서 탈출하고자 하는 인간 본능의 분출이 줄을 잇는 것이다.이들의 일차적 행선지는 조선족이 주로 살고 있는 중국의 동북 3개성 지역이다.주로 길림성(吉林省)과 흑룡강성(黑龍江省)이다.중국으로 탈출하여 전전하면서 한국에 관한 얘기를 듣고 한국에 가면 더 좋은 삶이 약속되어 있음을 듣고 한국으로 탈출하는 모험을 감행하는 것이다.한국으로 탈출하는 북한난민은 그 태반이 중국에서 1∼6년 간의 세월을 보낸 사람들이다. 탈북의 기본동기는 가난으로부터의 탈출이라는 점에서 이들을 경제 난민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그러나 가난과 기아는 잘못된 국가경영에서 오는 것이므로 구태어 정치난민과 구분하는 것은 그렇게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어떻든 크게는 인도주의의 범주에 속하는 난민들이기 때문이다. 난민들이 한국으로 줄을 이어 오기까지는 북한정부의 실정(失政)과 중국정부의 개방적인 자세가 그 근저에 있다.그러나 이러한 탈북 난민들의 숫자가 갑자기 봇물 터지듯 크게 늘지는않을 것으로 보이고 또 이러한 난민 ‘엑소더스’가 평양정권의 위기로 바로 연결될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한다.다만 난민 행렬이 상례화되고 있고 이것을 우리가 예상하고 대비하여야 한다는 과제가 우리에게 있다. 난민 엑소더스는 북한의 잘못된 국가경영에 대한 증언이요,경고이다.자연재해는 일시적 기근의 원인이 될 수는 있으나 이렇게 지속적이고 만연하는 가난의 원인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어디에 국가경영의 잘못이 있는가를 북한정부는 심각하게 생각하여야 한다.우리는 1960년대 박정희 대통령이 시작한 수출주도형 경제 개발전략을 생각할 수 있다.중국의 등소평(鄧小平)이 주창한 ‘전쟁가피론’(戰爭可避論)과 ‘선부론’(先富論)을 생각할 수 있다.그런데 북한은 아직도 순수정통사회주의,주체사상 그리고 선군정치를 주창하고있다. 그러는 동안 탈북난민의 행렬은 끊어지지 아니할 것이다.중국은 시장경제를 통한 경제대국이 되면서 경제에서 뿐 아니라 정치·안보·외교에 있어서도 점차로 국제사회의 일반규범과 질서에 다가가고 있고 국제사회를 향하여 더욱 개방되어 가고 있다.중국의 대 한반도 정책은 평화와 안정 유지에 그 기본이 있고 정통사회주의의 확산에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다.중국의 개방사회로의 변화는 평양의 변화보다 우리에게 더 큰 의미를 갖는다.평양의 선택 범위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이러한 탈북난민을 우리의 시민으로 받아들이고 형제로서 포용해야 한다.그러나 이들을 자유의 투사,민주화의 영웅으로보다는 더 좋은 삶의 기회를 찾아온 보통시민으로 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 난민을 수용하고 포용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과제는 이들을 어떻게 시장경제에 적응하도록 교육·훈련시키며 마침내 경쟁사회에서 어떻게 자기 책임하에,자기 노력하에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가를 깨달아 알게 하는 것이다.이것은 대개 1세대 30년을 소요하는 큰 과제이다.이러한 교육과 훈련은 훈련원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고 삶의 현장 즉 경험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이러한 교훈을 우리는 오늘의 러시아에서 그리고 구 동독과 모든 공산권 국가에서 보고 있다. 이러한 나라들에서 구 공산주의 체제에 대한 향수가 일부에서 다시 살아나고 있음을 우리는 보고 있다.탈북난민을 위한 교육과 훈련과정에서 우리는 통일 한국의 과제 하나를 예견할 수 있어야 한다. 탈북난민의 문제는 남북분단에서 오는 다양하고 복잡한 많은 문제 가운데 하나이다.난민도 광의의 교류의 일환이다.우리는 남북간에 평화공존을 지향하고 있지만 그 공존은 항상 경쟁과 경계를 수반하는 공존이다.공존하면서 공존의 가능성과 한계를 잘 이해하여야 한다.그리고 또한 통일한국을 내다보아야 한다.남북관계의 관리는 문자 그대로 따뜻한 가슴,차가운 머리를 요구하는 어려운 국가과제이다. 홍순영 前외교장관
  • 뉴욕發 금융위기 전문가 좌담/美 공황 올까/국제자본 어디로/한국증시 회생할까

    미국발 금융불안은 금융위기를 넘어 대공황으로 이어질 지 모른다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미국증시의 폭락은 세계증시를 뒤흔들고 있으며,달러의 ‘나홀로 약세’ 현상은 지속되고 있다.대한매일은 23일 금융 전문가 3명을 초청, 이상일(李商一) 경제팀장 사회로 긴급 금융불안 좌담회를 갖고 깊어지는 국 제금융위기의 현상황과 환율 전망을 진단해 봤다.정부와 기업의 대책 등도 들어봤다.좌담에는 권태신(權泰信)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과 본사 명예논설위원인 김창록(金昌錄) 국제금융센터소장,정기영(鄭琪榮) 삼성금융연구소장이 참석했다. ■美공황 올까 “美경제 기초체력 튼튼…대공황 없을것” ◆ 사회= 미국증시 폭락과 세계증시 동반하락으로 대공황 설도 나오고 있습니다.실제로 대공황을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고 보는지요. ◆ 김창록 소장 = 주가하락과 달러약세라는 미국 금융시장 불안이 악순환되면서 시장 참가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애널리스트들은 다수 쪽보다는 소수 쪽으로 전망해서 맞아 떨어지면 대박을 터뜨리는 경향이있습니다.그들은 최악의 가정을 내놓게 마련이지요. ◆ 권태신 국장 = 옛날에는 30년 불황기를 겪다가 3∼4년 반짝 호황을 누렸지만 요즘은 호황기는 길어지고 불황기는 짧아지고 있습니다.지금처럼 정책수단이 다양화된 시기에는 대공황을 얘기할 근거가 없습니다.지난 1995년에 4000선이었던 다우지수는 5년 뒤 1만 2000선까지 치솟았다가 최근 7000선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나스닥도 95년 800에서 2500까지 올라갔다가 최근 1300안팎에 있습니다.그래도 95년보다 두배가량 높기 때문에 조정기에 있다고 봐야 합니다. ◆ 정기영 소장 = 대공황으로 갈 것으로는 보지 않습니다.미국의 주가폭락과 달러약세는 버블(거품) 제거과정으로 봐야합니다.미국 경제가 더블딥(이중침체 )에 빠진다면 공황은 아닐지라도 미국시장과 동조화 현상을 빚지 않을 수 없습니다.하지만 더블딥으로 가지 않고 미국 경제회복의 속도만 더뎌진다면 차별화되는 양상을 보일 것입니다.미국의 경제보다 우리의 펀더멘털(기초체력) 은 훨씬 좋습니다. ◆ 김 소장 = 기본적으로 미국의 실물경제는 좋은 편이고 일본·유럽에 비해 훨씬 낫기 때문에 대공황을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닙니다.10여년동안 계속돼온 주식상승 장세에서 높은 투자수익률을 누려온 기관투자가들이 최근들어 포트폴리오 재분배에 나서고 있습니다. 주식에서 채권으로 바꾸고,미국시장 일변도 투자에서 다변화하는 조정기입니다.이런 포트폴리오 재편이 어느정도 강하게 이뤄지는지가 최대 관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제비관론이 확산돼 투매현상까지 이어진다면 문제가 심각하겠지만 이는 극단적인 경우에 불과합니다.실물경제가 받쳐주는데 금융시장 불안만 갖고 대공황을 얘기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 권 국장 = 최근의 주가는 지나치게 빠른 성장과 과잉생산에 대한 조정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여기에 기업 회계부정,9·11테러이후 경상·재정적자 등이 우연하게 겹친 것일 뿐입니다.최근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 B) 의장도 미국 기업의 생산성이 높아졌다는데 동의했습니다.정보기술(IT) 혁명에 회의적인 시각들도 있지만 생산성 증가효과가 엄청나다는 데많은 사람들이 의견을 같이하고 있지요.과거와 다른 추세와 현재의 상황을 감안하면 미국 증시는 조정장세를 거친 뒤 회복할 것입니다.대공황은 과장에 불과합니다. ◆ 정 소장 = 미국의 주식시장이 과거 10년동안 폭발한 것은 자본시장에 돈이 들어왔기 때문이지요.하지만 신뢰상실로 돈이 빠지기 시작했고 유럽·일본· 한국 등으로 갈 수 있으나 그래도 투자대상으로는 한국시장이 좋을 것입니다 . ◆ 권 국장 = 미국의 국내총생산(GDP)대비 경상수지 적자는 4%대에 이르고 있습니다.이게 5%대로 올라서면 버틸 수 없는 상황이 됩니다.그동안 해마다 4000억달러의 경상수지 적자폭을 자본수지 흑자가 메워왔습니다.하지만 하루평균 20억 달러씩 유입돼야 할 국제자본이 최근에는 하루 13억달러 정도에 그치고 있습니다.주식,채권시장 할것없이 최고의 안전투자처로 꼽히던 미국이 신뢰를 잃고 흔들리면서 초래된 결과입니다. ◆ 사회 = 아직 미국 금융불안이 대공황을 초래하지 않을 것이라는데 의견이 일치하는 것같습니다.하지만 가계부문의 부채가 경제회복의발목을 잡고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그리고 주가하락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는 사람도 많은데 요. ◆ 정 소장 = 미국이 더블딥에 빠지지 않고 경제회복의 속도만 늦어질 것으로 봅니다.그러나 미국 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에 대한 대응과 준비도 해야하겠지요.미국경제가 하반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한다면 더블딥에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 김 소장 = 주가하락은 기업의 회계부정과 불신에서 생겨났습니다.연속해서 회계부정 문제가 터지다보니 주가에 영향을 줬고 투자가들이 소심해서 조금이라도 악재가 나오면 주식을 팔려고 합니다.주가회복과 신뢰회복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봅니다. ■국제자본 어디로/갈곳 마땅찮아 ‘美 엑소더스' 없을듯 ◆ 권 국장 = 미국에서 빠져나오는 국제자본의 일부가 한국으로 오기는 하겠지만 경제의 사이즈(규모)로 봐서는 대량 유입될 가능성은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연간 미국에 유입되는 국제자본은 4000억달러나 됩니다.그런 거대자본의 일부가 한국으로 올 수 있지만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기축통화인 달러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미국 금융시스템을 마비시킬 정도의 국제자본 대탈출이 일어나도록 국제사회가 내버려두지는 않을 것으로 봅니다. 일본만 해도 막대한 미국 재무부 채권을 갖고 있는데 그게 휴지가 되도록 방치하겠습니까? 적당한 시점에 균형을 되찾을 것으로 봅니다. ◆ 사회 = 며칠전 에쓰-오일(S-Oil)의 분식회계 문제에 대한 검찰수사가 발표되면서 한국판 ‘엔론 스캔’들이 되지 않을까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 김 소장 = 에쓰-오일 문제는 회계부정이냐,시세차익이냐,대주주 비리냐 등이 불투명한 상황입니다.그런데도 우리 언론은 회계부정 쪽에만 초점을 맞춰 안그래도 취약한 투자심리를 더 냉각시켰습니다.기업과 관련된 문제는 실상을 정확하게 알려줘야 합니다. ◆ 정 소장 = 회계부정 문제에 시장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10년 신경제 호황동안 자금이 일제히 미국으로 몰렸기 때문입니다.아시아 경제위기 상황에서 달러의 안전성은 더욱 커졌고 미국기업 투명성에 대한 신뢰성은 국제자금을 미 증시로 유인했습니다.금리도 유럽,일본보다 높아 자금이 미국으로, 미국으로 몰렸죠.그러던 와중에 회계부정이 터졌고 한번 깨진 투자자 신뢰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신뢰를 회복해야 미국 주식시장이 반등합니다.생각보다 회복시간 길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혹자는 다우지수가 7500∼7800이면 고점대비 25∼30% 떨어졌기 때문에 반등할 시점이라고 합니다.하지만 펀더멘털보다 수급이 중요합니다. ◆ 권 국장 = 외국인들의 최근 매도공세는 9·11 테러 이후 세계적으로 최고의 주가상승률을 보인 한국시장에서의 이익실현 차원으로 봐야 합니다.이는 어느정도 매듭지어졌고 이제는 새로운 이익 계기가 작동하고 있습니다.7월 외국인 순매수는 이를 반증합니다.우리나라는 외환위기 이후 가장 강조해온 게 회계투명성 부문이기 때문에 미국시장보다 더 투명하다고 봅니다. 경영자의 능력이 주가 상승에 따라 평가받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법이 허용하는 한도내에서 이익을 크게 잡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특별손실을 키우고,스톡옵션을 비용이 아닌 수익에서 분배하는 것으로 보는 것도 다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실상 시장도 어느정도 수긍하는 부분입니다.때문에 회계부정은 정도의 문제일 뿐이라고 봅니다.더구나 시스템 강화 등으로 어느정도 극복이 가능합니다.우린 일찍 겪었으니 더 나올 것도 없지 않겠습니까? ◆ 정 소장 = 세계적 투자자들의 신뢰회복과 수요창출에 시간이 걸립니다.그렇다면 미국 반등으로 우리도 상승한다는 기대는 접어야 합니다.그보다는 미국에서 빠져 나온 돈이 우리나라에 들어온다든지,기업수익률·펀더멘털 호조 등으로 인한 디커플링(차별화)을 다뤄야 합니다. 1929년 PER 30이던 미국 증시는 대공황으로 8까지 갔고 이번엔 45에서 30까지 왔습니다.PER 20이면 5500∼6000선입니다.여기까진 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대공황 당시엔 통신수단 부족 등으로 국가간 경기조절 공조가 어려웠지만 현재의 글로벌마켓은 사정이 다릅니다.달러 폭락이 대공황 시발점이 될 정도로 진행되면 각국 통화당국이 협조해서 막을 수 있습니다.지금 시대에 공황은 그렇게 쉽게 오지 않습니다. ◆ 권국장 = 국제자본이 미국시장을 크게 이탈할 것으로는 보지 않습니다.갈 곳이 마땅치를 않습니다.일본으로 가자니 120조∼150조엔대의 부실채권에,재 정적자가 GDP대비 140%에 이르고 내년엔 150%까지 예상됩니다.10년간 장기불안에 허덕여 왔지만 구조조정 의지는 전혀 없고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거의 확실시됩니다.유럽은 경직적 노동시장이 문제입니다. 일본은 주당 40시간도 못시키는데 해고도 맘대로 못합니다.유로 회원국들이 ‘성장-안정화조약’하에 적자한도를 GDP대비 3%로 묶어두고 있기 때문에 경기대응능력도 현저히 떨어집니다.아무리 잘봐줘야 한해 2∼3% 성장을 넘지 못할 전망입니다.결국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어쨌든 미국의 회복력에 기대를 걸며 붙어있을 공산이 큽니다. ■한국증시 회생할까-모멘텀 살리면 연말 1000 전망 ◆ 사회 = 우리 주식시장이 미국시장과 동조화되지 않고 차별화된다는 주장도 많은데 최근에는 동조화 현상을 보였습니다. ◆ 권 국장 = 우리 증시 시가총액의 36%가 외국인 소유입니다.국가나 대주주 소유분 등을 빼면 움직이는 주식의 반이상입니다.그중 51%가 미국자본이니 미국주가에 영향을 안받을 수 없겠죠.하지만 펀더멘털만 봤을때 언젠가는 차별화 할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 김 소장 = 한참 차별화를 하다 동조화되고 말았는데 기본실력을 봐서는 차별 화가 당연합니다.지금 세계시장에서 한국만큼 좋은 곳이 없습니다.그런데도 동조화되는 것은 투자자들이 글로벌마켓 전체를 보기 때문입니다.한국이 아무리 좋아도 자본이득을 조금이라도 더 노릴수 있으면 그쪽으로 이동합니다. 하지만 분위기는 다시 반전할 겁니다.지난 6월까지 우리시장에서 외국인들이 4조원 가까이를 순매도,주가가 올해 고점대비 25% 하락했지만 이것은 단기 급등에 대한 반작용일 뿐입니다.경제가 좋지 않은 게 아니라 주식시장의 내재적 조정과정입니다.하지만 순매도는 서서히 마무리되고 있습니다.3∼4월 절정에 이르렀던 매도공세는 서서히 줄어들어 7월부터 매수로 돌아서는 타이밍입니다.분위기만 따라주면 차별화가 가능합니다.외국 증권회사들은 한 회사 빼고 모두 한국시장 비중을 확대한다는 의견입니다.올 연말 목표주가로 일제히 1000포인트대를 전망합니다.여건은 좋습니다.모멘텀만 잘 살리면 디커플링이 가능합니다.
  • ‘월드컵의 세상’ 속으로

    초등학교 2학년이 되던 1974년 봄,우리집은 아버지 직장때문에 난생 처음 부산에 둥지를 틀었다.수정초등학교로전학 간 나는 본디 속내가 박약한 데다 묘한 부산사투리에 주눅들어 한동안 친구를 사귀지 못했다.그러다 우연히 우리집 옆 제과점 동갑내기 친구를 사귀게 되었는데,내가 그 아이와 친하게 지냈던 건 순전히 그 집 앞에 서성거리면소보로빵을 먹을 수 있고,텔레비전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나는 그 때 한 손에 소보로빵을 먹으면서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74년 서독월드컵 경기를 보았다.지금 다시 생각하면 내가 텔레비전에서 숨죽이며 보았던 선수들이 아마 네덜란드의 요한 크루이프와 서독의 게르트 뮐러,그리고 브라질의 자일징요가 아니었나 싶다.서독과 네덜란드의 박빙의 결승전 장면은 지금도 내 머리에 생생하며,그 후로 나는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 카니발의 열혈 서포터스가 되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개막전을 기다리는 개인적인 심정은 28년 전 텔레비전으로 보았던 74년 서독월드컵 때와 마찬가지로 흥분과 조급스러움이 교차된다.다만 지금은 내가 월드컵과 맺는 관계가 조금 특별할 뿐이다.21세기에 처음 열리는 지구촌 최대 카니발이 바로 한국에서 열리는 데다,그동안 텔레비전을 통해 보던 경기를 직접 경기장에서 생생하게 볼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축구가 좋아 신혼여행을 스페인으로 갔고,매일 심야에 중계되는 유럽 프로리그를 끼고 살던 나에게 월드컵 개막전을 시작으로 3∼4경기를 현장에서 볼 수 있다는 건 적어도 지금 내 인생에서는‘봄날’이다.여기에 갈수록 기량이 향상되는 한국의 선전을 향한 ‘불타는’ 희망이 간절하다.절치부심 지존의 복귀를 노리는 브라질의 결의와 전 대회 16강에 탈락했던 스페인의 명예회복,잉글랜드의 대 아르헨티나 복수혈전,벨기에와 러시아의 선전(?) 시나리오도 앞당겨 상상하게 된다.그리고 평소 간간이 스포츠 평론 활동을 한 탓에 방송에서 월드컵 경기에 대한 해설을 맡아달라는 행운까지 얻고 말았다.월드컵 결승전이 열리는 당일이 되면 정작 이 축제가 며칠 더 연장되길 바라겠지만,이 특별한 관계로 인해 당장 ‘진검승부의진실’을 보고 싶은 게 내 솔직한 마음가짐이다. 대체로 싱거운 미역국처럼,소문난 잔치에 불과했던 역대월드컵 개막전과는 달리 프랑스-세네갈 전은 흥미로운 격전의 카드가 될 것 같다.이른바 탈 식민주의 시대라는 21세기,월드컵 개막전 경기가 ‘프랑스-세네갈’로 짜여진것도 유별나다.제국주의 시절 프랑스의 식민지 국가였고,출전국 중 피파(FIFA) 랭킹 최하위인 세네갈이 식민지 통치국이자 피파 랭킹 1위인 프랑스와 개막전에 맞붙게 된건,흔한 확률이 아니기 때문이다.여기에 늘 악령처럼 따라다니는 전 대회 우승국의 졸전 징크스를 깨기 위해 프랑스 역시 사력을 다할 것이다.다크호스 세네갈 역시 제국주의의 엑소시즘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한 11명 전사들의 기적을 꿈꾸고 있다.개막전 천재 미드필더 지단이 결장하는 아쉬움은 남지만,‘큰 프랑스’와 ‘작은 프랑스’의 격전을흥미롭게 지켜보면서,이제 한 달간 월드컵 광란의 무대는시작되었다. 월드컵 경기도 경기지만,나는 월드컵으로 인해 생겨나는문화적 파급효과에 많은 관심을갖고 싶다.94년 미국월드컵에서 이탈리아의 바조를 위해 태국 승려들이 불공을 드리고,방글라데시에선 월드컵 경기 관람을 요구하는 재소자들의 시위가 있었다면,이번 월드컵에 어떤 기이한 사건들이 생겨날까 궁금하다.축구 변방국에서 전해오는 천태만상 축구 관람 사건들,서포터스들의 즐거운 스타일의 반란과분노의 충돌,한국과 일본의 중계기술전쟁,영웅의 탄생과몰락 안에 얽혀 있을 이야기 보따리가 기다려진다.한국의한 목사는 최근 ‘붉은 악마’ 서포터스가 경기장에 출입하지 못하도록 경기장 출입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했다고 한다.그분에게 붉은 악마 서포터스는 ‘사탄의자식’쯤으로 생각되는 모양이다.불행하게도 이 종교적 악마주의 논쟁은 그리 오래 가지 않을 것 같다.한국 서포터스에겐 붉은 색이든,악마든,태극기든 모두 하나의 스타일의 기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이제 21세기 월드컵의 문화현상에서 예의 ‘레드콤플렉스’는 종식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동연 문화평론가
  • [오늘의 눈] 동남아국 눈에 비친 ‘탈북’

    필리핀 마닐라 현지에서 3박4일간 탈북자의 행적을 지켜본 기자는 중국내 탈북자의 ‘엑소더스(exodus)’가 이제관련 국가들 사이에 외면할 수 없는 문제로 떠올랐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탈북자를 지원하는 인사나 단체들도 자유를 향한 행렬이갈수록 집단화되고 과감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이는 탈북자 문제가 일회성 사건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관심과 중장기적인 대책을 갖고 접근해야 할 ‘뜨거운 감자’가 됐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한국 정부의 자세와 시각은 여전히 수동적이고 소극적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마닐라 현지 언론들은 지난 15일 밤 탈북자 25명이 마닐라에 도착하자 지난 97년 2월 황장엽(黃長燁) 노동당 비서 탈북 사건과 지난해 6월 장길수군 가족 탈북 사건에 이어 필리핀이 탈북자의 ‘통과 지점(transit point)’으로 자리잡았다고 비아냥 섞인 분석을 내놓았다. 이는 남의 일로 인해 ‘외교적 마찰’이라는 덤터기를 쓰고 싶지 않다는 필리핀 국민의 정서가 반영된 것이다.팔을 걷어붙여야 할 한국과 북한이 정작 손을 놓고있다는 불만도 엿보였다. 물론 한국 정부가 대북 포용정책과 통일을 지향하면서 북한 김정일 체제의 ‘누수 현상’을 부추기는 행동에 나서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중국을 비롯한 ‘완충지대’에 탈북자 수용시설을 만들자는 것을 비롯해 설익고 거친주장들이 설득력을 얻지 못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한국 정부가 탈북자 인권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국제여론에 귀를 기울이면서도 섣불리 주도적인 역할에 나서지 못하는 고민도 읽힌다. 하지만 마닐라 현지 언론의 지적처럼 한국 정부가 ‘다된 밥상에 수저만 올려놓는 듯한’ 행보를 보인 것은 아무래도 개운찮다.관련국들의 심기를 의식,지나치게 몸을 사리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 현실적으로 한국 정부는 중국내 탈북자들에 대해 선별적이나마 난민지위를 인정하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기울였는지,탈북자들의 집단 연쇄 탈출 가능성에 대한 대책은 연구하고 있는지,탈북자들이 우리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겉도는 현실을 개인적인 문제로만 치부해 버릴 것인지 등을자문해 봐야 한다.탈북자들의 서울행에 동승한 기자는 이런저런 상념으로마음이 영 편칠 않았다. 마닐라에서 이영표 사회교육팀 기자 tomcat@
  • [신경영 트렌드] (6)늘어나는 ‘기업이민’

    ‘무국적(無國籍)이라도 좋다.’ 기업들이 앞다퉈 한국을 떠나고 있다.중소기업에 국한된현상이 아니다.대기업들도 ‘엑소더스’를 마다하지 않는다.기업하기 좋은 곳이 바로 ‘내 나라’란 현실 인식 때문이다.이윤 창출이 지상목표인 기업들에 애국심을 요구하는 것은 더이상 설득력이 없다. 기업들의 표면적인 한국 탈출의 변(辯)은 “생산거점의글로벌화”나 “현지시장 공략화”다.그러나 속내가 그렇지 않다.한국에서 기업하는 데 대한 회의가 가득하다.밑바닥에는 정부의 기업규제와 강성 노조의 벽,반(反) 대기업정서에 대한 불만이 팽배하다.그래서 일각에서는 외국행현상을 두고 기업의 글로벌 전략이 아닌 기업 이민이란 표현을 쓰기도 한다. 벤처기업인 우리기술은 지난해 케이블TV 세톱박스 사업에진출하면서 중국 광저우(廣州)에 공장을 짓기로 했다. 수도권은 공장 총량제 때문에 원하는 공장을 선택할 수 없고,지방은 물류비가 엄청난 데다 핵심 기술인력들이 기피하니 별 도리가 없었다.지난해 삼성SDI 수원공장도 브라운관생산라인 2개를 광저우로이전하기로 결정했다. 생산직 직원 400여명은 천안·부산공장으로 흩어져야 했다. 지난해 이후 생산설비 이전을 포함해 해외에 공장을 짓겠다고 밝힌 대기업은 삼성전자·삼성전기·LG전자·제일모직·휴비스·오리엔트·이건창호시스템 등 20여곳에 이른다.신발·봉제·섬유 등 사양업체만이 아니다.전자·통신장비 등 첨단 기업들의 해외투자 건수는 1998년 42건에서2000년 162건으로 늘었다.삼성의 경우 지난 2000년 말 임원회의에서 “이처럼 이래저래 간섭을 받으며 기업을 할바에는 본사를 미국으로 옮기자.”는 주장까지 나왔다. 국내 간판 기업들이 연구·개발(R&D) 기능이나 기술·디자인센터·마케팅본부 등 핵심부문을 해외로 이전하는 현상은 날로 두드러진다.삼성은 중국에 전자제품연구소와 디자인센터,판매법인을 잇따라 설립하고 있다.2000년 말 베이징(北京)에 통신연구소를 세워 차세대 이동통신 연구에나선 데 이어 올해 톈진(天津)에 디자인센터를 설립한다. 지난해에는 상하이(上海)에 ‘상하이삼성반도체유한공사(SSS)’란 반도체 및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 판매법인을 출범시켰다. LG전자는 최근 중국 산둥(山東)성에 ‘랑차오 LG디지털모바일연구센터’를 설립했다.톈진 인근에는 CDMA 생산공장과 전자부문 연구개발센터를 세울 계획이다.올해안으로전자레인지 일부 생산공정과 모니터·제습기 등 가전제품생산라인도 중국으로 이전한다.내년에는 창문형 에어컨도중국 현지에서 생산할 계획이다.SK는 상하이 인근에 신약개발연구센터를 곧 설립한다.또 산둥성에 아스팔트 마케팅회사를 세우고 합성수지 판매를 위한 별도 법인 설립도 추진중이다. 삼성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앞다퉈 핵심역량을 해외로이전하는 것은 국내 산업 공동화와 고용문제를 야기한다는비판도 있지만 생존전략 차원에서 이뤄지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전국경제인연합회 양세영(梁世映) 기업경영팀장은 “지금처럼 정부의 규제가 많고 인건비가 높은상황에서 기업의 해외 이탈을 탓할 수만은 없을 것”이라며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한 실천적 대안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박건승기자 ksp@■LG전자 중국지주회사 노 부회장 “”몸도 마음도 현지화 시켜라””. “세계화는 ‘철저한 현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현지국가에 대한 정보와 체험,애정이 결합돼야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지요.” 노용악(盧庸岳·62) LG전자 중국지주회사 부회장은 국내기업의 잇따른 중국행에 대해 “현실적인 대안”이라면서도 “성공 여부는 전적으로 현지화 전략에 달려 있다.”고말했다. 1995년 중국지주회사 사장으로 취임한 뒤 LG전자의 성공적인 중국 진출을 일궈내면서 얻은 경험이다. “중국을 기술력이 뒤진 후진국이나 물건을 팔아 먹는 시장 정도로 인식해선 안됩니다.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정면 승부해야 합니다.특히 ‘한탕주의’는 금물이지요.”중국시장 공략에 앞서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중국기업 또는 중국인과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는얘기다. 그는 “중국인은 최소한 다섯 집(가게)을 방문한 뒤 구매를 결정한다.”면서 “성급하게 달려든 나머지 (중국에서)한번 입소문이 잘못나면 망하기 일쑤”라고 말했다. 그만큼 중국에진출하려는 기업들은 명확한 목표와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현지 브랜드가 유난히 강한 지역적 특성을 갖고있습니다. 제품별로 10위권에 드는 외국 기업이 드물 정도지요.그런데도 중국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몰려 드는 세계유수의 브랜드들이 많습니다.매일 올림픽 경기가 열리고있고,거기에서 메달 경쟁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노 부회장은 “국내기업들의 중국 진출은 한국의 여러 사정을 감안할 때 충분히 이해되지만,그렇다고 해서 ‘중국이 기업하기 좋은 나라’란 환상에 빠져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중국 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은 우선 현지를 이해하고 몸으로 느껴야 하며 사람관계를 중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건승기자
  • 아르헨 국민들 ‘엑소더스’

    초인플레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면서 일자리와 경제적 안정을 찾아 외국으로 탈출하려는 아르헨티나인들이 줄을 잇고있다.기저귀에서 수입커피,가전제품 등에 이르기까지 생필품 가격은 벌써 30%나 가량 급등했으며 좀처럼 진정 기미를보이지 않고 있다. [‘엑소더스’ 행렬] 외신들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유럽 국가 대사관과 영사관 주변에는여권과 비자를 발급받으려는 사람들이 수백명씩 몰려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이들은 주로 가족이나 친지 등의 연고가있는 스페인과 이탈리아 대사관 문을 두드리고 있다. 스페인 대사관 주변에는 스페인계 아르헨티나인 수백명이간이의자에서 밤을 지새우며 대기행렬이 수 블럭까지 길게늘어섰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몇달 전 해고된 가브리엘 클리멘드(24)는 아버지 조국인 스페인의 고용 사정이 이곳보다는 나을 것 같아 스페인행을 결심했다고 밝혔다.이탈리아영사관 밖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던 한 여자는 “이탈리아로 유학가려고 한다.이것만이 나라를 떠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생필품 등 30% 급등] 아르헨티나의 대형 슈퍼마켓이나 일반 상점에서는 페소화 평가절하 시행 이틀째인 8일 일부 상품가격이 폭등하고 품귀 현상까지 빚어졌다.점포마다 다른환율을 적용,상거래 질서가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일부 슈퍼마켓에서는 물가인상에 대비,상품가격을 표시해놓지 않거나 아예 물건을 진열대에 내놓지 않고 있다.밀가루 가격은 종전보다 60% 이상 치솟았고 설탕과 식용유 등생필품이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다.아르헨 국민들의 주식인빵값도 15%가량 올랐다. 당초 9일부터 거래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됐던 아르헨티나외환시장은 개장시기가 다시 연기돼 지난해 12월 21일이후3주째 폐쇄됐다.한편 8일 10년만에 모습을 드러낸 암달러시장에서는 1달러가 1.4∼1.6페소에 거래되고 있다.정부가 수출입 결제용으로 고정시킨 달러당 1.4페소와 비슷한 수준이다.JP모건은 페소화 가치는 연말까지 달러당 2.7페소까지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균미기자 kmkim@
  • 새 영화/ 무서운 영화2

    지난해 개봉 영화 가운데 미국 할리우드산 히트 작품들을닥치는대로 패러디해 대박을 터뜨린 엽기적인 작품, ‘무서운 영화’.그 후편인 ‘무서운 영화 2’(Scary movie 2)가 30일 국내 개봉된다. 전작의 인기가 사그라들기도 전에 부랴부랴 나온 영화답게 감독과 각본은 전작 그대로 키넌 아이보리 웨이언즈가맡았다.그때 주인공들도 다시 등장한다.달라진 게 있다면주인공의 성향이나 패러디 대상이 10대 취향에서 약간 ‘상향조정’됐다는 점. 패러디의 첫번째 ‘제물’은 ‘엑소시스트’.귀신들린 소녀,귀신을 쫓아내려는 두 신부의 예상을 뒤엎는 대사와 행동들이,뒤따를 패러디 유머의 강도를 짐작케 한다.귀신의정체를 밝히기 위해 올드먼 교수와 조교 드와이트가 일군의 대학생들을 불러들인다. 음침한 집안에는 온갖 해괴한 일들이 꼬리를 문다.그러나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화제작들의 대목대목을 패러디한 코미디다. 액체처럼 투명한 유령이 출몰하고(할로우맨)여주인공 셋이 뭉쳐 유령에 맞서는가 하면(미녀 삼총사),난데없이 흰 비둘기가 날고(미션임파서블 2) 암소가 바람에 휩쓸려 올라간다(트위스터). 전편에서의 신선한 충격을 기대하면 다소 실망할듯.‘웃겨야 한다’는 일념으로 명 장면을 능청맞게 베꼈을 뿐 특별히 새로운 시도는 없다.하지만 고민없이 웃고 즐길 ‘팝콘영화’를 찾는다면 그런대로 만족할 수 있는 코미디다. 황수정기자
  • 보건소 인력·장비난 심화

    법정 전염병의 빈발과 탄저균 소동 등에서 보듯 갈수록 공공의료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공중보건을 위한 일선 중추기관인 보건소들의 인력난과 장비부족이 심각한 상황이어서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유행성 출혈열,쯔쯔가무시병 등 가을철 전염병 집중발생시기를 맞아 보건소마다 검사업무가 폭증하고 있지만 이를 담당할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진료활동에 애를 먹고 있다. ■실태=의약분업이 시행된 이후 의료보험 수가가 크게 오르면서 일반 병·의원의 수익이 호조되자 의사들의 보건소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전북도의 경우 관내 11개 보건소 가운데 남원,정읍,고창,부안,진안 등 5곳은 의사가 없다. 경기도 38개 보건소에서도 의약분업 이후 9명의 의사가 빠져 나갔다.의사가 없는 이천·포천·안성·양주·여주 등 5곳은 공중보건의가 대신하고 있으며 나머지 보건소 역시 의료인력 부족으로 진료활동에 애를 먹기는 마찬가지다. 울산시의 경우 5개 구·군 가운데 인구가 가장 많은 남구보건소는 정원보다 8명이 부족한 22명이 주민 33만명의 진료를담당하고 있다.특히 이 보건소의 의사 정원은 3명이지만 실제로는 1명만이 하루 100명 이상의 환자를 진료하느라 진땀을빼고 있다. 올해는 특히 각 보건소마다 홍역 등 각종 질병예방접종 업무와 함께 간염,결핵 등 검사업무가 늘고 있지만 인력과 장비 부족으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원인 및 대책=이처럼 의사들이 보건소를 떠나는 가장 큰이유는 업무강도에 비해 개업의나 일반병원보다 처우가 낮기 때문이다. 현재 보건소 의사들의 연봉은 수당을 합쳐 평균 3,000만∼4,000만원 수준.계약직 가급에 해당한다.그러나 일반 병원에서 근무할 경우 이보다 30∼40% 이상 많은데다 개업을 해 잘만 운영하면 더 큰 수익을 올릴수 있다. 특히 의약분업이 시행된 이후 의료보험수가가 크게 오르면서 일반 병·의원의 수익이 나아진 점도 의사들의 보건소 이탈을 부추기는 큰 요인이다. 전북 남원,고창과 경기도 포천 보건소 등은 지난 봄부터 의사를 구하고 있지만 선뜻 나서는 이가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전북 진안보건소의 경우 전문의를 구하지 못해 2년째 공중보건의에 의존하고 있다. 보건소 관계자들은 의사들의 엑소더스(탈출)를 막기 위해선 일반 병원과 같은 동등한 대우를 해줘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경기도 모보건소에 있다 최근 개업을 한 백모씨(40)는 “도시에서 근무하나 농촌에서 근무하나 월급이 똑같은데 누가교통과 생활이 불편한 오지에서 근무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
  • [월세대란] (1)무주택자 ‘겹설움’

    ***‘셋방 서민들’ 등휜다. 올 들어 서울 등 수도권의 전용면적 18평 이하 소형 아파트의 85% 이상이 전세에서 월세로 바뀌면서 무주택 서민들이 월소득의 30%를 넘는 주거비 부담 때문에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올봄 이사철부터 불어닥친 ‘월세대란’은 집주인에게는 정기예금 금리(연 4%대)보다 2배 이상 높은 월세 수익(연 11∼14%)을 안겨준 대신 집없는 서민들은 예상치 못한 부담으로 등뼈가 휘어지고 있는 것이다. 김승오씨(37·중소 장난감업체 근무)는 세식구가 서울 노원구 상계동 주공아파트 17평형에서 전세보증금 3,600만원에 살다 지난 6월 경기도 의정부시 신곡2동으로 쫓겨나듯 이사했다.지난해 9월 집주인이 전세금을 올리는 대신 월세25만원을 추가로 요구,울며겨자먹기식으로 수용했다가 10개월 동안 월세를 내지 못해 보증금 250만원만 까먹은 뒤 이삿짐을 싼 것이다. 이사비용과 부동산중개수수료 등을 빼고 남은 3,300만원으로 지금의 14평짜리 새 보금자리에 둥지를 튼 김씨는 “봉급 150만원으로는 월세 25만원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다”고 탄식했다. 신곡2동에서 10년째 구멍가게를 해온 강부상씨(50)는 “주민 대부분이 창동 등 서울 외곽지역의 소형아파트나 연립주택에서 이사온 사람들”이라면서 “이곳에서도 월세 부담을 견디지 못해 다시 경기도 양주군 백석면,주내면, 덕계리 등으로 옮겨가는 사람들이 있다”고 전했다. 보증금 1,900만원에 월세 6만원을 내고 서울 중랑구 상봉2동 주상복합다가구주택에 세들어 사는 장영달씨(46·노동)는 한달전 주택임대업자인 집주인으로부터 ‘월세 40만원을 내든지 아니면 방을 비워 달라’는 통첩을 받고 요즘 밤잠을 설치고 있다.장씨는 “집사람이 파출부 일을 해서 벌어오는 50만원을 몽땅 월세로 빼앗아 가겠다는 심보”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본격적인 저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올봄 이사철부터 시작된 월세대란의 후유증은 서울 등 수도권의 ’엑소더스’를 촉발하면서 서민층의 생활양태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 올 상반기중 275만여명이 신용카드 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한 것도 돈을 빌려월세를 내야 하는 서민들의 생활고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지난 2·4분기중 서울 거주자 4만3,000명이 경기도 등으로 전출한 반면 경기도의 인구는 133만4,000명이나 늘어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서울, 부천, 의정부에 사는 월소득 180만원 이하인 전·월세 세입자 331가구의 4분의 1가량이 전·월세값의 상승과 소득감소 등으로 인해 내집 마련의 꿈을 접은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젊은층이 빈곤의 상징처럼 여겨져온 공공임대주택을 얻기 위해 앞다퉈 청약에 가입한다든지,월세 부담 때문에 주부들이 경쟁적으로 파출부 등 부업전선에 뛰어드는 것도 월세대란이 낳은 새로운 풍속도다. 주택산업연구원 장성수 연구실장은 “자가주택보유율이 54%,공공임대주택 보급 비율이 5.9%에 불과한 상황에서 소형아파트의 재고물량은 절대 부족해 앞으로 최소 3년 동안은 월세대란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노주석기자 joo@. ■무주택 서민 실태/ 15→9→7평 “쫓겨나는 삶”. “‘살인적인’ 집세 때문에계속 쫓겨 다녔습니다.” 지난 99년 대학원을 마치고 시민단체에서 상근간사로 활동하고 있는 박모씨(31·서울 관악구 신림동)는 3년4개월동안 15평에서 9평으로,다시 7평짜리 월세집으로 계속 주거 규모를 줄여 나가고 있다. 지난 98년 6월 관악구 봉천동에 전세금 2,000만원을 내고 15평짜리 집을 마련했을 때만 해도 그런대로 버틸 만했던 박씨는 다음해에는 전세금이 2,500만원인 9평짜리 집으로 쫓겨가듯 옮겨갔다. 계약기간이 끝난 지난 7월에는 인근 지역뿐 아니라 마포·도봉·노원구까지 샅샅이 훑었지만 허탕쳤다. 박씨는 결국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20만원인 지금의 7평짜리 집으로 옮겼지만 80만원에 불과한 자신의 월급봉투를 생각하면 허탈하기만 하다. 두달째 배우던 웹디자인 과정을 그만두고 저축액도 줄여야 했던 박씨는 “집없는 설움이 미혼이라고 해서 비켜가지는 않았다”며 쓴 웃음을 지은 뒤 “내년 봄 예정된 결혼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 강동구 길동의 25평짜리 연립주택에 사는 주부 윤성희씨(가명·44)는 매월 40만원씩 내야 하는 월세 부담을견디지 못하고 6개월만에 다시 전세집을 구하고 있다. 지난 4월 계약만료 한달을 앞두고 집주인이 5,500만원인 전세집을 보증금 4,000만원에 월세 40만원으로 바꾸겠다고 통보했을 때만 해도 어떻게든 전세를 구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선뜻 받아들였다. 전세집이 없어 쫓겨 나겠느냐는 희망섞인 기대를 하면서 집을 찾아 나섰던 윤씨는 2주만에 집주인에게 월세라도 살겠다고 사정하는 처지로 전락하고말았다. 전세금이 상대적으로 싼 송파구 마천동, 거여동 등 인근지역부터 상계동 일대에 이르기까지 샅샅히 뒤졌지만 전세로 나온 집은 아예 없었다. 어쩌다 나온 전세도 20∼30명씩 대기자가 밀려 있어 윤씨는 허탈감만 안은 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 집주인이 내민 월세 조건으로 1년 계약을 한 윤씨는 전기설비기사인 남편(46) 수입의 3분의 1을 월세로 날리면서 새롭게 맞닥뜨린 생계고에 한숨만 내쉴 수밖에 없었다. 월세 생활 두달만에 더이상 초등학생 자녀를 영어학원과 피아노학원에 보낼 수 없게됐다.그동안 이를 악물고 매월50만원씩 부었던 주택청약부금도 절반으로 줄였다. 석달째에는 아이들이 받아보던 학습지도 끊어야 했다. 대한공인중개사협회 송파구 지회장 오만섭씨는 “수십만원이나 되는 월세 부담을 못이겨 불과 몇달만에 쫓겨가는 세입자들이 흔하다”고 말했다. 경기도 일산에 사는 대학 교직원인 김모씨(35)는 지난 5월 재계약 때 전세 6,000만원인 24평 아파트에 대해 주인이 2,000만원을 더 올리겠다고 하자 오히려 안도의 숨을 내돌렸다.김씨는 “주인이 월세로 바꾸지 않는 대신 전세보증금을 올리겠다고 해 두말없이 원하는 대로 해줬다“면서 “집을 살 때까지는 어떻게든 전세로 버텨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2000년 및 2001년 전월세 주택시장 조사’에 따르면 월소득대비 월세 부담비율이 30%를 초과하는 가구는 중·상위 계층에서는 다소 줄어든 반면 저소득층에서는 35.9%로 전년보다 7.7%포인트나 높아졌다.또 소득이 낮을수록 주택 규모를 줄이거나 거주지를 직장에서 먼 곳으로 이동하는 등 삶의 질이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동환기자 sunstory@. ■세입자 하소연 할 곳이 없다. ‘집없는 설움은 어디에 하소연해야 하나.’ 집주인으로부터 터무니없이 높은 월세 전환 요구를 당해도,부동산중개업소에서 전세물량이 없다는 매몰찬 답변과 함께 수수료를 많이 내는 세입자에게 경매하듯 셋집을 배당하는 횡포를 당해도 세입자들은 누구를 붙잡고 한탄도 못한 채 속앓이만 할뿐이다. 초저금리시대를 맞아 보다 높은 수익을 찾으려는 집주인들의 ‘월세 재테크’와 주택경기 활성화대책에 따른 각종 세제혜택을 누리면서 월세대란을 주도하고 있는 주택임대사업자 사이에 끼인 세입자들을 구제해줄 수단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근 임대차 분쟁은 세입자들이 집주인을 상대로 임대차보호법 준수를 요구하던 양태에서 벗어나 집주인들이 세입자에게 집을 비워달라는 주택명도소송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정부는 뒤늦게 전용면적 18평 이하인 소형주택의 의무건설 비율을 폐지 3년9개월만에 부활하고 전·월세 보증금의 70%까지 대출해주는 보호대책을 내놓았지만 ‘사후약방문’이다.당장 갈 곳이 없는 서민들에게 소형주택이 언제 공급될지 기약할 수 없는데다,까다로운 보증조건 때문에 금융기관대출은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현행 임대차보호법은 확정일자와 임대차기간 등 전세 거주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보호망을 제공하고 있으나 월세 전환이라는 집주인들의 ‘합법적인 횡포’앞에는 속수무책이다.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장순옥 간사는 “올들어 서울 등 수도권지역에서 아파트 세입자의 85% 이상이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되는 등 월세대란이 일어났는데도 관련 상담문의는 이상하리만큼 드물다”면서 “구제수단이 없어 자포자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이정우 교수는 “서민들의 주거불안은 소형아파트 건설의무화 폐지,공공임대주택 공급물량 부족,택지개발 소홀 등에서 비롯됐다”며 정부의 정책 혼선과 수요예측 잘못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노주석기자 joo@
  • 美테러 대참사/ 충격에 휩싸인 초강대국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혼란’ 그 자체였고 ‘충격’의연속이었다. 미국이 공격받는다는 사실에 모두가 망연자실했고 영화속 장면이 현실로 나타난데 대해 믿을 수 없다는표정이었다.공화당의 척 하겔 상원의원은 “제 2의 진주만기습”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상공에는 F 16기가 초계비행을 하고 거리는 M 16자동소총으로 무장한 병력이 관광객을 대신했다.마치 계엄령이 내려진 미국의 수도를 보는 듯했다.연방청사와 의회에소개령이 내려지자 워싱턴은 ‘엑소더스’를 연출했다. 백악관으로 향하는 모든 도로가 폐쇄된 가운데 25만명에 달하는 연방기관 근로자는 외곽으로만 치달았다. 일시에 몰린 차량으로 대부분의 도로는 동맥경화 현상을빚었고 빨간 신호등에도 차량들은 멈추지 않았다.비상차량들은 사이렌을 울리며 질주했고 보행자들은 도로를 마구 건넜다.전투기와 군헬기의 소음이 들릴 때마다 이들은 ‘하느님’을 연발하며 치를 떨었다. 긴급대피령이 내려진 국방부 건물은 11일 오후가 되도록시꺼먼 화염속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비행기 공격을 받은서쪽 건물은 불길에 그을려 흉칙한 몰골을 그대로 드러냈다. 더이상 ‘오각형(펜타곤)’의 형상이 아니었다.주변상가는완전히 철시했고 관광객으로 들끓던 의회 주변도 곧 한산해졌다. 백악관에서 두 블록 떨어진 14번가 국립공원 앞 ‘자유광장’에는 성조기가 반만 게양돼 이날 참사를 대변했다.워싱턴 시민들은 “미국의 수도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수 있느냐”고 반문했다.1814년 영국군에 의해 백악관이 불탄 이후 워싱턴에 불길이 치솟은 것은 처음이다. 민간 항공기가 자살무기로 돌변해 세계 금융의 중심지 뉴욕 맨해튼의 무역센터를 강타하자 주변은 아수라장으로 돌변했다.출근길로 붐빌 무렵,1동 건물에서 ‘꽝’하는 소리가 울리며 땅이 일시 흔들렸다.비행기와 건물 파편,서류뭉치가 비오듯 쏟아지고 건물 상부에서는 연기가 치솟았다.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연기를 피해 건물 창문에 매달렸던사람들은 죽음을 각오하고 수십m 아래로 뛰어내렸다.거리에서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울부짖었고 구조대도 속수무책이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1동 건물이 거대한 연기와 먼지를내뿜으며 무너졌다. 건물로 진입했던 구조대원들을 돌볼 틈도 없이 경찰과 소방대원,시민들은 먼지들 뒤집어쓴 채 정신없이 뛰었다.영화에서나 가능한 장면 그대로다.도로 곳곳에서는 파편에 맞은부상자와 연기에 질식해 속을 게우는 사람들이 즐비했다. 구조대원을 부축해 나오는 시민들의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공포는 부분적인 ‘적개심’으로 변하기도 했다.메릴랜드주 록빌에 사는 줄리아 애덤스는 “정부가 테러에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연방정부의 무능을 질타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뉴욕의 한 시민은 “계획적인 테러가 진행되는 동안 연방정부는 무엇을 했느냐”고 분노를 표시했다. m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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