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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럴림픽] 지존의 품격

    [패럴림픽] 지존의 품격

    제14회 런던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이 9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10일 새벽 4시 30분)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시작된 폐회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한국 선수단은 이번 대회 금·은·동메달 9개씩을 거둬 당초 목표했던 금메달 11개에 못 미쳤지만 순위로는 종합 12위로 목표를 초과했다. 이날 오후 런던의 더몰에서 끝난 육상 남자 마라톤(42.195㎞)에서 김규대가 7위(1시간31분32초), 홍석만이 19위(1시간39분41)로 골인하면서 열하루 이어진 열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전날 보치아 대표팀의 최예진(21)은 런던 엑셀 노스 아레나 보치아 경기장에서 열린 혼성 개인 BC3 결승에서 여자 선수로는 대회 사상 첫 금메달을 차지하는 영예를 안았다. 그것도 한솥밥을 먹는 동료이자 4년 전 베이징 대회 금메달리스트인 정호원(26)을 4-3으로 꺾는 이변을 연출하면서였다. 최예진은 “중증 장애인으로서 여자도 남자를 이길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뇌성마비 등 중증 장애인들을 위한 보치아 경기 중에서도 BC3 종목은 공을 직접 굴리지 않고 코치의 도움으로 마우스 스틱이나 홈통을 이용해 공을 던지는데 흰색 표적구에 가장 가까이 던진 선수가 이긴다. 초등학교 때 보치아를 처음 접하는 여느 선수와 달리 최예진은 고교 1학년 때 처음 이 종목을 접했다. 트레이너를 맡고 있는 어머니 문우영(50)씨의 뒷바라지가 큰 힘이 됐다. 최예진은 보치아를 접한 지 6년 만에 세계 정상에 등극하는 쾌거를 이뤘다. 2010년 광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주인공 김한수(20)를 준결승에서 꺾고 결승에 오른 최예진은 합숙훈련을 함께 해 온 정호원을 만나는 부담을 안았다. 그것도 세계 랭킹 1위. 모두가 정호원의 승리를 점쳤지만 결과는 달랐다. 정호원은 경기 뒤 새로운 1인자의 탄생을 축하하며 “평소 예진이가 정말 열심히 훈련했다. 잘하는 후배였다.”고 덕담을 건넸다. 수영의 간판 민병언(27)은 남자 배영 S3 50m 결선에서 42초 51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따 베이징대회 같은 종목에서 중국 선수에게 0초47 뒤져 은메달에 그쳤던 설움을 훌훌 날려 버렸다. 한국 수영은 지난 5일 임우근에 이어 금메달을 2개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민병언은 손발의 근육이 위축되면서 걸음걸이가 불편해지고 손발의 모양이 바뀌는 유전운동감각신경병(CMT·샤르코 마리투스 병)이란 희귀 질환을 갖고 있다. 처음엔 물을 무서워했지만 수영을 배우면서 공포를 이겨낸 것으로도 유명하다. 육상 여자 200m에서 은메달을 땄던 전민재(35)는 100m T36(뇌성마비)에서 14초 70의 개인 최고 기록을 작성하며 두 번째 은메달을 따냈다. 한편 ‘블레이드 러너’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6·남아공)는 주 종목인 400m T44(절단 및 기타장애) 결선에서 46초 68의 대회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며 마지막 자존심을 세웠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런던패럴림픽] 아테네 2관왕 김영건, 8년만에 금빛 스매싱

    [런던패럴림픽] 아테네 2관왕 김영건, 8년만에 금빛 스매싱

    “그때 그만두지 않기를 잘했어요.” 아테네패럴림픽 2관왕이었던 김영건(28·광주시청)은 대회 직후 운동을 그만둘까 걱정했다. 메달을 따도 포상금도 없고 연금은 비장애인 선수의 절반에 불과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베이징 대회부터 포상금도 생기고 연금도 동등하게 적용돼 훈련에 몰두했다. 그러나 지나친 훈련량이 발목을 붙잡았다. 오랫동안 휠체어에 앉아 훈련하다 보니 피부가 휠체어에 쓸려 화상 진단을 받았다. 그 바람에 베이징 대회에선 무관에 그쳤다. 중학교 1학년 때 척수에 염증이 생겨 뇌와 팔다리를 잇는 신경이 손상되는 척수염 진단을 받았다. ●훈련 중 휠체어에 피부 쓸려 화상 하지만 평소 좋아하던 운동을 포기할 수 없었다. 17살 때 탁구 라켓을 처음 잡고 스무살이던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서 2관왕을 달성하며 장애인탁구의 간판으로 떠올랐다. 그런 김영건이었기에 4년 전의 좌절은 대단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홍콩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며 자신감을 회복한 김영건이 3일(현지시간) 런던 엑셀 노스 아레나 탁구경기장에서 열린 런던패럴림픽 남자 탁구 단식 클래스4 결승에서 장얀(중국)을 3-1(14-12 11-9 12-14 11-9)로 제압하고 8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생애 세 번째 금메달을 딴 그는 6일 단체전에서 2관왕에 도전한다. 그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패럴림픽에도 나가겠다.”고 다짐하듯 말했다. 2008 베이징대회에서 양궁 여자 70m 더블 세계신기록(614점)을 세우며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이화숙(46)은 4일 런던 왕립 포병대대 양궁 경기장에서 열린 개인 리커브 스탠딩 결승에서 얀휘리앤(중국)에게 세트 스코어 4-6(0-2 2-0 0-2 2-0 0-2)으로 져 아쉽게 은메달에 머물렀다. ●北 림주성 자유형 50m 예선 탈락 한편 사상 첫 패럴림픽 무대를 밟은 북한은 유일하게 출전한 수영 남자 자유형 50m S6 예선 2조 경기에서 림주성(17)이 47초 87의 기록으로 6위에 그쳐 예선 탈락하며 조기 마무리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런던패럴림픽] 금메달 놓친 피스토리우스 “다른 선수 의족 너무 길어”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6·남아공)가 200m 2연패 달성에 실패한 뒤 했던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런던패럴림픽 4관왕을 노리던 피스토리우스는 2일(현지시간)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육상 남자 T44(절단 및 기타 장애) 200m 결선에서 21초52를 기록하며 0.07초 앞서 결승선을 끊은 알란 올리베이라(브라질)에게 금메달을 내줬다. 피스토리우스는 경기 뒤 “올리베이라의 기량을 깎아내리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다른) 선수들의 의족이 믿기지 않을 만큼 길었다.”며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가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피스토리우스는 곡선 주로에서 압도적으로 앞섰지만 직선 주로에 들어서면서 따라잡혔고 막판 10m를 남기고 추월당했다. 그는 이어 “IPC는 규정을 통해 선수들이 얼마든지 키를 키울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며 “우리는 항의했지만 IPC는 귀를 닫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나중에 피스토리우스는 결선 직후 이 문제를 제기한 것은 시기적으로 옳지 않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고 영국 BBC가 3일 전했다. 한때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피스토리우스의 의족이 더 적은 힘으로도 더 많은 탄성을 이끌어내 비장애인 선수보다 유리할 수 있다며 그의 비장애인 대회 출전을 막은 바 있다. 피스토리우스는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이 사안을 끌고 가 IAAF 결정을 뒤집었고 결국 지난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런던올림픽에도 출전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자신이 불공정한 경쟁으로 손해를 봤다고 주장하기에 이른 것. 금메달리스트 올리베이라는 “의족 때문이 아니라 훈련 성과 덕”이라며 “이런 말을 듣는 것이 기분 나쁘다. 나는 규칙을 지켰다.”며 불편해했다. 한국은 2일 조원상이 수영 남자 200m 자유형 S14(지적장애) 결선에서 1분59초93으로 동메달을 차지한 데 이어 탁구에서도 문성혜와 정은창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어 3일 지적장애인 탁구선수 손병준이 런던 엑셀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탁구 남자 결승에서 페테르 팔로스(헝가리)에 1-3으로 져 은메달에 그쳤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커버스토리-한국車 생산 50년] 1962년 조립생산 → 1976년 ‘포니’ 독자생산 기적

    [커버스토리-한국車 생산 50년] 1962년 조립생산 → 1976년 ‘포니’ 독자생산 기적

    오는 27일은 우리나라 최초로 자동차 조립공장이 들어선 지 50주년이 되는 날이다. 1962년 8월 27일 연산 6000대의 생산라인을 갖춘 새나라자동차의 부평 공장(현 한국지엠 부평공장)이 문을 열었다. 한국이 자동차를 생산한다고 했을 때 미국이나 일본, 유럽의 어떤 나라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러다 말겠지….” 냉소적이었다. 사실 그들의 평가가 정상이었다. 소달구지가 화물의 주요 운송수단인 나라가 자동차를 만들겠다고 나섰으니…. 하지만 지난해 말 현재 자동차 수출은 629만 4427대, 금액으로는 675억 달러로 국내 수출의 12%를 차지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조립 완성차 생산 50주년이 되는 올해는 연산 800만대로 세계 5위의 자동차 강국으로 눈부신 성장을 했다. 몇 년 전 미국의 한 자동차 전문지는 우리 자동차산업의 비약적인 발전을 ‘사람이 개를 물다.’라는 말로 표현했다. 성공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동안 시행착오도 많았다. 수많은 자동차 회사가 고꾸라졌고, 자동차에 인생을 걸었다가 참담한 좌절을 맞보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한국 자동차 산업이 있다는 게 자동차 종사자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새나라자동차, 日 블루버드 부품 받아 조립생산 1962년 8월 27일 한국지엠의 전신인 새나라자동차의 공장이 인천 부평에 세워졌다. 우리나라 최초의 연산 6000대 자동차 조립공장이다. 새나라자동차는 일본 닛산의 블루버드 부품을 받아 세미넉다운(SKD·부분 조립생산) 방식으로 1963년까지 2773대를 생산했다. 이에 앞서 1950년, 한국전쟁으로 초창기의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성장기를 맞는다. 부서진 군용 차들이 고물로 버려지면서 수리와 조립에 나서게 된 것이다. 가장 유명한 것이 시발자동차였다. 천막을 치고 망치로 두들겨 반파된 차들을 조합해 새로운 차로 만든 것이다. 1950년대 후반 150여개 수공업 기반의 자동차 조립업체가 난립하면서 당시 정부는 자동차공업 일원화 정책을 추진한다. 이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 바로 새나라자동차다. 1961년 10월에 타이완을 방문해 자동차 업계를 둘러본 김종필 당시 중앙정보부장이 그해 12월 재일교포 박노정씨를 만나면서 새나라자동차 설립을 추진했던 것이다. 문제는 자동차산업과 아무 연관이 없던 박씨가 오로지 ‘돈벌이’로 공장을 운영했다는 점이다. 결국 3년 만에 새나라자동차는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졌다. 새나라자동차가 비록 시작과 결과는 안 좋았지만 우리 자동차 역사의 새로운 시작을 알린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새나라자동차의 뒤를 이어 1962년 10월 기아산업(기아차 모태), 1962년 12월 하동환자동차공업(쌍용차 모태), 1965년 7월 신진자동차(한국지엠 모태)와 아시아자동차 등 한국 자동차산업의 주역들이 속속 등장한다. 여기에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1967년 12월 자본금 1억원으로 현대자동차를 세운다. 설립 당시 이름은 현대모타였으나 곧 현대자동차로 이름을 바꿨다. 현대차는 아무런 기초 기술이나 준비 없이 ‘맨주먹’으로 시작해 승용차에서 트럭까지 모든 라인업을 갖추겠다는 무모한 도전을 했다. 포드 코티나와 20M 등 승용차와 버스, 트럭 등의 생산에 나섰다. 기술제휴업체였던 포드에 기술자들을 보내 연수를 시키는 한편 부품의 국산화에 돌입했다. 포드조차 3년이 걸려야 조립할 수 있다던 자동차를 현대차는 6개월도 채 되지 않아 1호차 코티나를 만들어 냈다. 무모하지만 원대한 꿈의 실현을 위해 모든 직원들이 하나로 뭉쳤기 때문이다. ●한국, 전세계 생산량의 10% 점유 현대차는 1972년 포드와의 추가 합작협상이 결렬되자 곧바로 독자모델 개발이라는 제2의 무모한 도전에 나선다. 엔진, 변속기, 섀시 등 주요 부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홀로 제작하는 사업에 착수했다. 마침내 1976년 1월 현대차는 ‘포니’를 양산하기 시작했고 이어 1985년 히트작 ‘엑셀’로 자동차회사의 입지를 굳힌다. 1998년 우여곡절 끝에 기아차를 인수하면서 현대차그룹은 명실상부한 세계적 자동차그룹으로 나아가는 발판을 만들었다. 올해 현대기아차가 700만대를 생산 목표로 삼는 등 국내 완성차업체는 올해 800만대 이상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 7000여만대(2011년 기준)의 10%를 국내 업체들이 생산하는 것이다. 김용태 한국자동차공업협회 부장은 “숨돌릴 겨를 없이 앞만 보고 달린 결과 우리 자동차산업이 세계 5위에 오른 것”이라면서 “이제 제2의 도약을 위해선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 등 친환경차와 정보기술(IT)의 접목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런던 her story] 禁女, ‘女’되다 116년만에

    [런던 her story] 禁女, ‘女’되다 116년만에

    근대올림픽 종목 중에 유일하게 금녀(禁女)의 벽으로 남겨졌던 복싱. 116년의 벽을 허물고 런던올림픽 세부종목 가운데 302번째로 올림픽 대열에 당당히 합류한 여자복싱의 첫 ‘금녀’(女)는 니콜라 애덤스(왼쪽 29·영국)로 기록됐다. 애덤스는 10일 런던 엑셀 사우스아레나에서 벌어진 런던올림픽 복싱 여자 플라이급(51㎏) 결승에서 런찬찬(중국)을 16-7 판정으로 꺾고 여자 선수로는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복싱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런던올림픽에서 여자 복싱은 1896년 아테네대회부터 버텨온 금녀의 장막을 찢고 플라이급, 라이트급(60㎏), 미들급(75㎏) 등 세 체급을 정식종목으로 채택했다. 애덤스는 세 체급 가운데 플라이급 결승이 가장 먼저 치러지면서 첫 금메달리스트에 올랐다. 애덤스는 지난 2010년과 2012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자신에게 패배를 안긴 런찬찬을 맞아 힘든 경기를 벌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애덤스는 날카로운 잽과 오른손 연타로 1라운드를 4-2로 앞서 승기를 잡은 뒤 2라운드 들어서는 한 차례 다운까지 빼앗는 등 경기를 압도한 끝에 런에게 당한 두 차례의 패배를 완벽하게 설욕하며 시상대 가장 높은 자리에 섰다. 애덤스는 경기 뒤 영국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꿈이 이루어졌다.”면서 “평생 이 순간을 기다려 왔다. 금메달을 걸고 내 고향 리즈로 돌아갈 수 있어서 정말로 기쁘다.”고 말했다. 경기 방식과 메달 수에서도 여자 복싱은 남자 복싱과 다른 점이 없다. 올림픽 복싱은 준결승에서 패배한 2명에게 3, 4위전 없이 나란히 동메달이 주어진다. 이날 플라이급에서는 런찬찬이 은메달을 차지했고, 동메달은 말렌 에스파르자(미국)와 충네이장 메리 콤 흐만그테(인도)에게 돌아갔다. 이어 열린 라이트급 결승에서는 케이티 테일러(오른쪽·26·아일랜드)가 소피아 오치가바(러시아)를 10-8 판정으로 누르고 여자 복싱 두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테일러는 세계선수권에서 4차례, 유럽챔피언십에서 5차례나 챔피언에 오른 이 체급의 최강자다. 개회식에서 조국 아일랜드의 국기를 들고 입장하는 기수로 뽑힐 만큼 금메달 후보 ‘0순위’로 꼽힌 테일러는 그를 보기 위해 1만석 규모의 경기장을 가득 메운 아일랜드팬들에게 금메달로 보답했다. 클라레사 실즈(17·미국)는 나데즈다 톨로포바(러시아)를 19-12 판정으로 꺾고 미들급 챔피언이 됐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이번 주말 ‘빅게임’ 잇달아 열립니다

    이번 주말 ‘빅게임’ 잇달아 열립니다

    16일 동안 지구촌을 달군 런던올림픽이 막바지에 들어섰다. 지난 9일까지 금메달 12개를 수확하며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치고 있는 우리 대표팀의 메달 레이스 역시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지만 아직도 우리의 눈과 귀를 집중시킬 ‘별들의 전쟁’은 남아 있다. 브라질 축구대표팀은 11일 오후 11시 ‘축구의 성지’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멕시코와 결승전을 치른다. 월드컵에서 다섯 차례나 우승하는 등 명실상부한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브라질은 1952년 헬싱키올림픽부터 꾸준히 축구팀을 출전시켰지만 한 번도 금메달을 따 본 적이 없다. ‘제2의 펠레’로 불리는 네이마르를 앞세워 홍명보호를 침몰시킨 브라질이 조별리그에서 한국과 0-0으로 비긴 멕시코를 물리치고 무관의 한을 풀 수 있을지 눈길을 끌고 있다. 여자배구 준결승에서 한국을 꺾은 미국은 12일 오전 2시 30분 런던 얼스코트에서 브라질을 상대로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세계 랭킹 1위 미국은 베테랑 세터 린지 벅과 톰 로건, 데스티니 후커의 좌우 쌍포를 앞세워 막강한 화력을 자랑한다. 랭킹 2위 브라질도 만만찮은 전력이긴 하지만 이미 조별 예선에서 미국에 1-3으로 완패한 적이 있다. 이날 오전 5시 올림픽 스타디움에서는 남자 육상 400m 계주 결선이 열린다. 100m와 200m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며 2관왕에 오른 ‘전설’ 우사인 볼트(자메이카)가 개인 통산 여섯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며 새로운 전설을 써 나갈지가 관전 포인트다. 예선은 11일 오전 3시 45분에 열리는데 이변이 없는 한 결선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오후 7시에는 ‘올림픽의 꽃’ 남자 마라톤이 시작된다. 버킹엄 궁전에서 출발한 뒤 템스강과 빅벤, 웨스트민스터 사원 등 런던을 대표하는 명소들을 끼고 42.195㎞를 달려 버킹엄 궁전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세계기록 보유자인 패트릭 마카우(케냐)는 출전하지 않지만 윌슨 킵상(케냐), 모하메드 파라(영국) 등 쟁쟁한 실력자들이 메달을 노리고 있다. 우리나라도 정진혁(건국대), 장신권(서울시청), 이두행(고양시청)이 출전한다. 마라톤이 끝난 뒤 오후 10시 30분부터 런던 엑셀 사우스아레나에서는 세계 최고의 ‘주먹’을 가리는 남자 복싱 슈퍼헤비급(91㎏ 이상) 경기가 열린다. 앞서 11일 오전 6시 30분·45분에는 마고메드라술 메지도프(아제르바이잔)과 로베르토 켐마렐레(이탈리아), 이반 디츠코(카자흐스탄)와 앤서니 조슈아(영국)가 4강전을 치른다. 누가 금메달을 따도 이상하지 않을 실력자들이다. 오후 11시 런던 노스그리니치 아레나에서는 남자농구 결승전이 벌어진다. 미프로농구(NBA) 스타들이 망라된 미국이 유력한 금메달 후보지만 대회 내내 골밑에서 약점을 드러내며 불안한 모습을 보여 대회 막판 이변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탁구 ‘올드보이’들 투혼의 銀… 그러나 세대교체 숙제 남겼다

    탁구 ‘올드보이’들 투혼의 銀… 그러나 세대교체 숙제 남겼다

    ‘젊은 피로 승부하라.’ 런던올림픽을 마감한 남녀 탁구대표팀에 떨어진 특명이다. 과감한 세대교체를 통해 세계적 추세인 ‘닥공 탁구’에 적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상은(35·KDB대우증권)·주세혁(34)·유승민(30·이상 삼성생명)이 팀을 이룬 남자팀은 9일 런던 엑셀 노스아레나에서 끝난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에 0-3으로 져 은메달을 땄다. 세계랭킹 1위 장지커(24), 2위 마룽(24), 4위 왕하오(29)의 ‘만리장성’을 넘지 못한 채 4년 전 베이징올림픽에서의 동메달을 은메달로 바꾼 데 만족했다. 한국은 1단식에 나선 유승민이 마룽에게 1-3(6-11 6-11 11-6 4-11)으로 지면서 초반부터 기세가 꺾였다. 주세혁도 교묘한 커트와 기습 공격으로 장지커를 공략했지만 1-3(9-11 11-5 6-11 8-11)으로 무릎을 꿇었고 이어진 복식에서 오상은-유승민 조가 왕하오-장지커 조에게 0-3(4-11 8-11 6-11)으로 완패했다. 유남규 남자팀 감독은 “고참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선배로서 200% 다해줬다. 이제 차세대 선수들에게 바통을 넘겨 중국을 넘어야 할 때”라고 세대교체 운을 뗐다. 유 감독은 “김민석(20·KGC인삼공사), 서현덕(21), 이상수(22·이상 삼성생명) 등 젊은 선수들이 좋은 기술을 갖고 있다. 강한 훈련을 이겨내면 아시안게임이나 다음 올림픽에 대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대교체는 여자팀에도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김경아(35·대한항공)의 뒤를 이을 에이스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여자팀은 훨씬 상황이 좋지 않다. 동메달결정전에서 싱가포르에 0-3으로 무릎을 꿇고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24년 만에 노메달 수모를 겪은 여자팀의 현정화 감독은 “선수 기르는 데 5년은 걸리는데 지난 10년간 선수 양성에 실패한 것이 아쉽다. 세계적인 추세로 굳어진 ‘남성화되고 공격적인 탁구’로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양하은(18·대한항공) 등 체격과 기술이 좋은 어린 선수들을 잘 다듬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선수들 역시 다음 올림픽을 위한 소망을 밝혔다. 유승민은 “중국과 독일 모두 탁구가 프로화돼 있는데 한국은 그렇지 못하고 선수층도 얇다. 그런 상황에서 은메달은 작지 않은 성과지만 세계정상에 가려면 프로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세혁은 “한국 탁구가 귀화선수에 너무 의존하는 측면이 있는데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엄청난 압박감을 이겨낼 정신력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런던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런던 her story] “나는 전자호구도 없는 가난한 중앙아프리카共 태권도 국대다” 강슬기 왈칵 울었다

    [런던 her story] “나는 전자호구도 없는 가난한 중앙아프리카共 태권도 국대다” 강슬기 왈칵 울었다

    “TV로 보고 있을 아프리카 친구들이 상처받을까 봐 미안해요. 저 때문에 태권도에 대한 사랑을 잃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태권도 대표로 나선 강슬기(25)는 ‘제2의 모국’ 친구들의 이야기를 꺼내다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첫 경기 0-14 완패… 4분 만에 ‘끝’ 강슬기는 지난 8일 엑셀 런던 사우스아레나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여자 49㎏급 첫 경기에서 루시야 자니노비치(크로아티아)에게 2라운드 만에 0-14로 완패했다. 자니노비치는 2010년과 올해 유럽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딴 이 체급의 절대 강자다. 경기를 시작하자마자 몰리기 시작한 강슬기는 3점짜리 얼굴 공격만 네 차례 허용하는 등 기량 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2라운드 이후 점수가 12점 이상 벌어지면 바로 패배가 선언되는 규정 때문에 3라운드는 뛰어 보지도 못했다. ●아프리카 친구들 태권도 사랑 잃을까 걱정 전주 우석대에서 선수 생활을 한 강슬기는 실력자들이 즐비한 국내에서 설 자리가 없었다. 결국 2009년 벨기에로 건너가 태권도 트레이너로 일하다가 나라 이름도 한번 들어본 적 없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태권도 대표팀으로부터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 강슬기는 “그런 큰 무대에서 뛸 만큼 훌륭한 선수가 아니다.”라며 거듭 뿌리쳤지만 그 나라는 강슬기를 내버려두지 않았다. 끈질긴 구애(?)에 마음을 돌린 강슬기는 이듬해 중앙아프리카공화국으로 건너가 선수 생활을 다시 시작했다. 올해 정식으로 복수 국적을 취득해 새로운 국기를 가슴에 달았다. 적도기니에서 1960년에 독립해 2010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447달러밖에 되지 않는 가난한 나라에서 다시 시작한 선수 생활은 순탄하지 않았다. 이번 올림픽에 처음 도입된 전자 호구는 입어 보지도 못했다. 올림픽에 나가기 위해 국적을 바꿨다는 주위의 눈총에 마음고생도 심하게 했다. 심지어 훈련 도중 말라리아에 걸려 죽다 살아나기까지 했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준비한 강슬기는 런던올림픽 아프리카 선발전에서 2위를 차지해 생애 첫 올림픽 출전의 꿈을 이뤘다. 6명을 출전시킨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은 강슬기를 개막식 기수로 낙점했다. 하지만 “부담스럽다.”고 고사해 다른 선수가 국기를 들었다. 그러나 그토록 바라던 올림픽 무대는 단 4분 만에 끝났다. 자니노비치가 결승에 올랐다면 패자부활전이라도 나갈 수 있었는데 그마저 4강에서 우징위(중국)에게 지는 바람에 물거품이 됐다. 강슬기는 경기 뒤 “연습했던 것보다 결과가 너무 안 좋아 창피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실망스러운 성적보다 더 가슴 아픈 건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함께 태권도를 수련하는 친구들에 대한 생각이었다. 말라리아에 걸렸을 때 곁을 지켜 주던 친구들이었다. 그는 “이번 올림픽이 선수로선 마지막”이라며 “구체적인 진로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태권도를 하고 싶어 하는 아프리카 친구들에게 꿈을 심어 주고 싶다.”고 새 포부를 밝혔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김현우 “오른 눈 안보여…정신력으로 했다”

    김현우 “오른 눈 안보여…정신력으로 했다”

    상대 선수의 머리에 얼굴을 얼마나 받혔는지 그의 오른쪽 눈은 터질 듯 부어 있었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웃음을 잃지 않았다. 왼쪽 눈으로만 싸우고도 승리했다. 8일 엑셀 런던 노스아레나에서 끝난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66㎏급 결승에서 터마시 로린츠(헝가리)를 세트 스코어 2-0로 물리치고 한국 레슬링에 8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을 안긴 김현우(24·삼성생명) 얘기다. 다음은 일문일답. →금메달을 목에 건 소감은. -너무 기쁘다. 부모님이 너무 보고 싶다. 감독·코치님들 열심히 가르쳐 주셔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같이 고생한 선후배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나 혼자 이뤄낸 게 아니기 때문에 응원해 주신 분들께도 감사드린다. →눈이 많이 부었는데 지장 없었나. -결승 때 한쪽 눈이 안 보였다. 정신력으로 했다. 많이 거슬렸는데 개의치 않고 정신을 집중하자고 했다. 예선부터 계속 부딪혀서 준결승 때는 거의 안 보이는 상태가 됐다. →런던에 오기 전에 금메달을 예상했나. -솔직히 과연 내가 딸 수 있을까 생각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다 좋아지고 자신감도 생긴다고 감독님이 말씀하셨다. 몇년 전부터 시상대에 올라서는 것과 세리머니를 어떻게 할까 상상했는데 막상 올라가니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지난 4년간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안 힘들었던 적이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훈련을 버텨낸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 뿌듯하다. →금메달을 확정짓고서 매트 위에서 절을 했는데. -감독·코치님께 감사의 절을 올렸다. 태극기 앞에서 절한 것은 모든 국민이 응원해 주신 만큼 감사해서였다. 관중석에 삼성생명 코치님(김인섭)이 계셨는데 태릉에는 안 계시지만 밖에서 정신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셨다. →김현우에게 레슬링이란. -삶의 전부다. 레슬링으로 내 인생이 바뀌리라 생각했다, 그만큼 열심히 했고 고생도 많이 했다. 체중 감량을 9~10㎏ 할 정도였다. 고생한 보람을 느낄 수 있다. 뒷바라지해 주신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다. 런던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8년만에 레슬링 금맥 캔 ‘사제의 힘’

    8년만에 레슬링 금맥 캔 ‘사제의 힘’

    8일 엑셀 런던 노스아레나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6㎏급 결승. 오른쪽 눈은 손을 대기만 해도 터질 듯 부어올랐다. 한쪽 눈으로 상대와 맞서야 하는 최악의 조건에서도 김현우(24·삼성생명)는 터마시 로린츠(헝가리)를 야금야금 요리했다. 그레코로만형에서는 각 세트 1분30초 이후 30초 동안 벌어지는 파테르에서 공격자가 점수를 내지 못하면 수비자가 1점을 얻는다. 1세트는 파테르 수비 상황을 버틴 김현우가 챙겼다. 2세트 역시 0-0. 이번 파테르는 김현우의 공격 차례. 13초 만에 주특기인 측면 들어던지기를 시도했으나 성공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심판진은 로린츠가 김현우의 다리에 팔을 걸어 버틴 걸 발견, 김현우에게 2점을 줬다. 세트스코어 2-0. 금메달을 확정지은 순간 김현우는 대표팀 코치진과 얼싸안고 포효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정지현(삼성생명)의 금메달 이후 8년 만에 한국 레슬링에 내린 단비였다. 베이징에선 동메달 1개에 그쳐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이후 32년 만에 ‘노골드’ 수모를 겪었다. 김현우는 이어 관중석에 있던 검정 셔츠 사내에게 달려갔고, 사내는 대견한 듯 꼬옥 안아줬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그레코로만형 58㎏급 은메달리스트인 김인섭 삼성생명 코치였다. 둘의 인연은 김현우의 고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해 태어난 ‘88둥이’ 김현우는 초등학교 때 유도로 운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원주 평원중을 다니면서 레슬링으로 전향했다. 강원고 시절 김현우의 재능을 알아본 김인섭 코치는 소속팀 삼성생명으로 일찌감치 이끌었다. 유도로 시작해 레슬링으로 전업(?)했던 김 코치는 같은 시행착오를 겪은 제자에게 기술은 물론 심리적인 안정과 마음가짐까지 속속들이 전수했다. 김현우가 역경을 딛고 일어선 힘도 김 코치에게서 나왔다. 그는 국가대표 데뷔 첫해인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2회전에서 탈락했다. 충격이 컸던 탓에 이듬해까지 마음을 잡지 못했다. 어느 날 김현우는 김 코치의 방을 찾아와 눈물을 흘리며 고민을 털어놓았다. 김 코치는 울먹이는 김현우가 보는 앞에서 훈련 스케줄이 깨알같이 적힌 수첩을 북북 찢으며 “지금까지의 훈련을 모두 잊고 새로 시작하라.”고 어깨를 토닥거렸다. 그가 입단하자마자 만든 수첩에는 세계 정상에 서려면 어떤 길을 거쳐야 하는지 세세한 계획이 짜여 있었다. 마음을 다잡은 김현우는 지난해 9월 세계선수권 동메달로 부활을 알렸다. 그 대회에서 한국이 따낸 유일한 메달. 석달 뒤 런던 프레올림픽 정상에 서더니 마침내 본무대에서 레슬링의 금맥을 다시 캐낸 것. 김현우는 “코치님이 태릉선수촌에 계시지는 않았지만, 정신적으로 큰 도움을 주셨다.”며 울먹였다. 이에 김 코치는 “현우는 정말 순수하고 진실한 친구”라면서 “기술적으로는 절반도 완성이 안 된 선수이기 때문에 올림픽을 계기로 더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격려했다. 런던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감독님이 끓여준 곰탕이 메달 보약”

    “감독님이 끓여준 곰탕이 메달 보약”

    “런던에서 내내 감독님이 직접 끓여준 곰탕 덕에 이겼어요.” 한순철(28·서울시청)은 땀이 비오듯 흘러내리는 얼굴을 닦으며 이렇게 말했다. “심지어 설거지까지 해주세요. 그런 분이 세상에 어딨어요. 그 보답으로 꼭 이기고 싶었어요.” 감독의 믿음, 집에서 애타게 승리를 기다리고 있을 부인 임연아(22)씨와 두살배기 딸 도이, 그리고 16강에서 좌절한 후배 신종훈(23·인천시청)의 이름으로 한순철이 해냈다. ●“이겨야 軍문제 해결… 목숨 걸고 링 올라” 그는 6일(현지시간) 런던 엑셀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복싱 남자 라이트급(60㎏) 8강전에서 파즐리딘 가이브나자로프(우즈베키스탄)를 16-13으로 꺾고 동메달을 확보했다. 복싱은 3, 4위 결정전이 없어 준결승에만 오르면 최소한 동메달이 주어진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체중 조절 실패로 16강 탈락의 아픔을 겪은 한순철은 두 번째 도전에서 꿈에 그리던 메달을 땄다. 노련미에서 상대를 앞섰다. 2010년 러시아 포펜첸코 국제복싱대회에서 가이브나자로프에게 이긴 적이 있는 한순철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여유 있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1라운드에서 상대 공격 때 왼손 가드가 내려가는 틈을 놓치지 않고 곧바로 얼굴에 오른손 스트레이트를 꽂아넣는 작전으로 포인트를 쌓아 7-5로 앞섰다. 2라운드에서는 상대적으로 큰 키와 리치(팔을 뻗쳐 닿는 거리)를 활용해 치고 빠지는 전략으로 13-9까지 달아났다. 마지막 3라운드에서는 공격하는 척하다 빠지는 전술로 리드를 유지하며 완승을 거뒀다. ●“지면 아내·딸 어떡할래” 감독이 투지 북돋워 환하게 웃으며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으로 들어온 한순철은 “말로 표현 못할 정도로 기쁘다. 마지막에 주심이 내 손을 들어주는 순간, 정말 짜릿했다.”고 말했다. “상대가 들어올 때 스트레이트로 맞선 전략이 주효했다. 3라운드 중반 승리를 예감했다.”는 한순철은 “목숨을 걸고 링 위에 올랐다. 오늘 이겨야 군 문제가 해결되기 때문”이라고 가장다운 면모를 보였다. 한순철은 이번에 메달을 따지 못하면 혼인신고만 하고 예식을 올리지 못한 부인과 어린 딸을 두고 군 입대를 해야 할 처지였다. 사실상 마지막 기회인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이승배 감독은 “네가 지면 아내는 어떡할래? 딸은 어떡할래?”라고 자극하며 투지를 북돋웠다. ●8강 좌절 신종훈도 “내 몫까지…” 응원 24년 만의 금맥을 뚫어줄 0순위로 꼽혔지만 16강에서 아쉽게 떨어진 신종훈도 한순철이 짊어진 짐이다. 이날 선배를 응원하러 경기장을 직접 찾은 신종훈이 “내 몫까지 꼭 이겨줘.”라 했다고 전하며 한순철은 “같이 나와서 같이 메달을 따면 좋았을 텐데…. 종훈이를 대신해 이겨야 한다는 생각도 컸다.”고 했다. 한순철은 11일 오전 5시 15분(한국시간) 에발다스 페트라우스카스(리투아니아)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런던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스포츠 돋보기] 오일머니香 풍긴 레슬링 편파판정

    ‘8년을 준비했는데….’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손꼽혀 온 정지현(29·삼성생명)이 끝내 울고 말았다. 2004년 아테네대회에 이어 두 번째 금메달을 노리던 정지현은 6일(현지시간) 엑셀 런던 노스아레나에서 열린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60㎏급 8강전에서 하산 알리예프(아제르바이잔)에 져 준결승에도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애매한 심판 판정에 희생양이 됐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상황은 이렇다. 정지현은 0-0으로 맞선 1라운드 종료 30초를 남기고 주어진 파테르에서 알리예프의 공세를 23초 동안 버텨냈다. 7초만 버티면 되는 상황. 그러나 상대 코치진이 생뚱맞게 정지현이 알리예프의 다리를 건드렸다며 이의를 제기했고, 심판들은 비디오 판독 결과 이를 받아들여 0-2로 1라운드를 내주고 말았다. 레슬링 그레코로만형에서는 공격과 수비 시 상대의 허리 아래를 접촉할 수 없다는 룰에 따른 것. 이에 한국 코치진은 알리예프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팔을 길게 뻗어 바닥에 대려던 순간에 의도하지 않게 다리와 접촉한 것이지 고의성은 전혀 없었다고 재차 판독을 요청했으나 소용 없었다. 결국 2라운드마저 0-1로 내준 정지현은 한동안 패배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매트 위를 서성거려야 했다. 대표팀 일부에선 아제르바이잔의 석유 재벌이 국제레슬링연맹(FILA)에 연간 수백만 달러를 대주기 때문에 이런 편파 판정이 나온게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FILA 회장이 심판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데다 심판을 배정하는 것도 추첨이 아니라 심판위원회에서 결정하는 방식이어서 고위층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았겠느냐는 의심이다. 억측 같지만, 공교롭게도 전날 그레코로만형 55㎏급에 나선 최규진(27·한국조폐공사)역시 준결승에서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로브산 바이라모프(아제르바이잔)에게 졌다. 대표팀 관계자는 “최규진이 바이라모프에게 내준 포인트도 오늘 아침 심판회의에서 잘못된 판정이란 결론이 내려졌다.”면서 “그렇다고 한번 내려진 판정이 바뀌는 것도 아니다.”고 허탈해했다. 한국레슬링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노 골드로 마감한 뒤 초심으로 돌아갔다. 이전과 다르게 공모제를 통해 대표팀 코칭스태프를 꾸려 파벌보다 능력이 앞서게 했다. 선수들은 태릉선수촌에서 지옥훈련을 견뎌냈다. 그러나 편파판정이란 복병을 만나 이 모든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 두 선수에게 어떤 위로의 말을 건네야 할까.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탁구 올드보이 삼총사 “이젠 만리장성 넘어 金”

    탁구 올드보이 삼총사 “이젠 만리장성 넘어 金”

    평균 연령 33세, 3차례의 올림픽 출전 경험. 온몸에 성한 곳 하나 없고, 안팎으로 세대교체론에 시달렸지만 농익은 관록으로 결국 메달 색깔을 바꿨다. 남자탁구 단체전 결승 진출에 성공한 오상은(35·KDB대우증권), 주세혁(34), 유승민(30·이상 삼성생명) 얘기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동메달에 그쳤던 대표팀은 7일 런던 엑셀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단체전 준결승에서 홍콩을 3-0으로 꺾고 은메달을 확보했다. 결승은 8일 오후 11시 30분 중국과 치른다. 상대를 압도하는 파워는 없었지만 노련한 경기 운영이 빛을 발했다. 1단식에 나선 유승민(세계랭킹 17위)은 32위 탕펑을 풀세트 끝에 3-2(7-11 11-4 11-6 8-11 11-9)로 눌러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이어 에이스 주세혁(10위)이 교묘한 커트로 2단식마저 잡아낸 뒤 세번째 경기인 복식에서 유승민-오상은(11위) 조가 렁추옌(35위)-장톈이 조를 3-2(5-11 11-6 11-2 11-13 11-9)로 뿌리치며 경기를 마감했다. 당초 목표였던 결승 진출을 이루고 선수들과 감격의 눈물을 흘린 유남규 남자팀 감독은 “객관적인 전력은 중국이 앞서지만 우리 선수들도 열 번 붙으면 한두 번은 이길 수 있다.”며 “그 승리가 이번이 되도록 똘똘 뭉쳐서 싸우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그러나 여자탁구는 이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동메달 결정전에서 싱가포르에 0-3으로 무릎을 꿇었다. 탁구가 정식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여자탁구가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것은 처음이다. 김경아(35), 석하정(27), 당예서(31·이상 대한항공)가 팀을 이룬 한국은 중국에서 귀화한 선수들이 포진한 ‘리틀 차이나’ 싱가포르의 벽을 넘지 못했다. 1단식부터 에이스 김경아(5위)는 펑톈웨이(8위)의 강력한 포어핸드 드라이브 공격에 밀려 여자단식 8강전의 패배를 설욕하지 못했다. 2단식에 나선 석하정(19위) 역시 리자웨이(15위)에게 한 세트를 빼앗아 오는 데 그쳤고, 세 번째 경기인 복식에서도 귀화선수 듀오 당예서(23위)-석하정 조가 왕웨구(11위)-리자웨이 조에 무릎을 꿇었다. 현정화 여자팀 감독은 “열악한 상황에서도 잘 버텨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장기적으로 계획을 짜서 양하은(18·대한항공) 등 어린 선수들을 길러내 세대교체에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런던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레슬링 런던 첫 메달

    레슬링 런던 첫 메달

    김현우(아래·삼성생명)가 7일 런던 엑셀 런던 노스아레나에서 열린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66㎏급 준결승에서 스티브 게노(프랑스)를 뒤집기로 넘겨 득점하고 있다. 김현우는 세트스코어 2-1로 이겨 한국 선수로는 8년 만에 올림픽 결승에 올랐다.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 歷史가 된 역사 장미란

    歷史가 된 역사 장미란

    장미란(29·고양시청)은 170㎏을 어깨에 걸쳤다. 숨을 고른 뒤 힘껏 팔을 뻗어 바벨을 들어 올렸다. 성공하면 동메달이었다. 아슬아슬. 성공을 예감하던 찰나, 장미란은 머리 뒤로 바벨을 떨어뜨렸고 역도장은 긴 탄식으로 뒤덮였다. 언뜻 아쉬움을 비치던 ‘디펜딩챔피언’은 이내 손키스와 밝은 미소로 담담히 결과를 받아들였다. 지난 6일 런던의 엑셀 아레나에서 끝난 여자역도 최중량급(+75㎏급) 경기 모습이다. 앞선 인상에서 125㎏(5위)을 들었던 장미란은 용상 164㎏과 합친 289㎏으로 순위표 네 번째에 이름을 올렸다. 저우루루(중국·333㎏)와 타티아나 카시리나(러시아·323㎏)가 압도적인 기량으로 금·은메달을 나눠 가졌고, 흐리프시메 쿠르슈다(아르메니아·294㎏)가 뒤를 이었다. 저우루루는 합계에서, 카시리나는 인상(151㎏)에서 세계기록을 갈아치웠다. 4년 전 세계를 들어올렸던 ‘여자 헤라클레스’는 무대에서 내려와 펑펑 울었다. 장미란은 “응원해 주신 분들이 실망하셨을까 봐 걱정이 된다.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했다.”고 울먹였다. ‘장미란의 시대’가 저물었음을 확인한 대회였다. 허리 부상과 교통사고 후유증, 거기에 세월의 무게까지 얹혀졌다. 4년 전 장미란이 그랬듯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오는 젊은 선수들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장미란은 자신의 최고기록(합계 326㎏)에 한참 못 미치는 무게로 대회를 마쳤다. 결과는 노메달이었지만 장미란은 “저를 사랑해 주시는 분들 때문에 꿈을 꿀 수 있었고 큰 일도 했다. 연습 때 딱 하던 만큼 했다. 역시 역도는 정직한 운동인가 보다.”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최선을 다했기에 응원해 주신 분들께도 부끄럽지 않다.”고 했다. 당장 뭐가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한참 뜸을 들인 장미란은 “음~불규칙한 생활?”이라며 하하 웃었다. “자고 싶을 때까지 자면서 편하게 좀 쉬고 싶다.”고 했다. 그동안의 호된 훈련과 철저한 자기관리를 짐작케 한다. 우리의 ‘로즈란’은 그렇게 런던 마침표를 찍었다. 런던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신아람 “銀 좋지만 ‘1초 한’ 하나도 안 풀려”

    스코어보드에 25-39가 찍힌 뒤, 신아람(26·계룡시청)은 오른손에 잔뜩 준 힘을 풀었다. 동시에 온몸에서 긴장이 스르르 풀렸다. 정효정(28·부산시청)과 최인정(22·계룡시청), 최은숙(26·광주 서구청)이 피스트로 달려와 얼싸안았다. 잘했다고, 그동안 수고 많았다고 서로의 어깨를 두드렸다. 4일(현지시간) 런던 엑셀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펜싱 에페 단체전 결승. 한국 대표팀은 중국에 져 은메달을 땄다. ‘신아람 파문’을 극복하고 여자 에페 단체전에서 처음으로 일궈낸 천금 같은 메달이었다. 그토록 기다리던 메달을 딴 뒤 신아람은 이상하게도 눈물을 비치지 않았다. “기쁠 때는 눈물이 안 난다.”고 했다. 지난달 30일 타이머 오작동이란 어이없는 이유로 결승 진출이 좌절됐을 때, 주저앉아 펑펑 울던 것과 대조적이었다. 이날 시상대에 올라간 것으로 한이 좀 풀렸느냐고 물으니 “하나도 풀리지 않았다.”는 답이 돌아왔다. “(개인전) 메달과는 별개다. 혼자 따는 것보다 같이 따는 것이 좋으니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단체전 메달이겠지만….”이라며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여전히 그날의 악몽은 신아람을 떠나지 않고 있었다. 8시간은 너끈했던 수면 시간은 4시간을 밑돌고, 밥은 넘기려 해도 넘어가지 않는다. 단체전 경기는 마시는 건강보조식품으로 겨우 버티며 치렀다. “동료들과 같이 있을 땐 티를 안 내지만 밤에 혼자 있을 때는 항상 그날 생각을 한다. (4번째 찔리기 전) 그 1초 동안 내가 어떻게 대처했어야 할까. 머릿속에서는 항상 그 장면이 돌아간다.” 공동 은메달이니, 특별상이니 하는 제안들이 나오는 것도 그녀를 힘겹게 한다고 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공동 은메달을 거부했다는 기사를 보고 내 이름으로 은메달을 따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국제펜싱연맹이) 특별상도 준다는데, 내가 그 상을 받을 정도로 특별한 게 없는 것 같은데 왜 주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아람이 일로 더 뭉치게 됐다. 꼭 메달을 따서 뭔가 보여 주고 싶었다.”는 동료들과, “아람이에게 고맙다.”고 말하는 심재성 코치는 신아람의 가장 큰 우군. 심 코치는 “나도 잠을 못 잤는데 아람이는 오죽하겠느냐. 나도 아직 한이 안 풀린다.”면서 “그 일로 인해 아람이가 팀 분위기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잘 털어내고 열심히 해줬다.”고 칭찬했다. 런던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올림픽서 스모를?…무려 218kg 유도 선수 화제

    올림픽서 스모를?…무려 218kg 유도 선수 화제

    ”자네 혹시 스모할 생각은 없나?” 이번 런던올림픽에 출전한 전체 선수 중 가장 체중이 무거운 선수가 경기에 출전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유도 경기가 열린 런던 엑셀 노스 아레나 경기장에서 관객들의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는 선수가 등장했다. 그는 바로 괌 유도 대표 선수인 리카르도 블라스 주니어(26). 남자유도 헤비급(100kg 이상)에 출전한 그의 몸무게는 무려 218kg에 이른다. 헤비급에 출전한 다른 경쟁 선수들에 비해서도 거의 2배나 되는 몸집. 이날 블라스는 기니 대표인 몸무게 135kg의 페시네트 케이타를 첫상대로 맞아 화려한(?) 기술로 한판승을 거두는데 성공했다. 상승세를 탄 블라스는 그러나 2회전에서 자신 몸무게의 반 밖에 안나가는 쿠바의 오스카 브레이소에게 패배해 쓸쓸히 짐을 챙겼다. 괌에서 ‘작은 ‘산(little mountain)이라 불리는 블라스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유도복을 입었으며 181kg으로 참가한 지난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1회전에 탈락했다. 당시 블라스는 “유도에서 사이즈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인터넷뉴스팀 
  • 펜싱 女플뢰레 단체전 銅… 남현희 개인전 ‘한풀이’

    펜싱 女플뢰레 단체전 銅… 남현희 개인전 ‘한풀이’

    남현희(31·성남시청)가 울었다.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았던 검객은 2일(이하 현지시간) 여자 플뢰레 단체전에서 동메달이 확정되자 피스트 위에서 서럽게 흐느꼈다. 지난달 28일 개인전에서 4위에 그친 한을 이날 단체전에서 풀었다. 남현희와 정길옥(32·강원도청), 전희숙(28·서울시청), 오하나(27·성남시청)로 구성된 대표팀은 런던 엑셀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동메달결정전에서 프랑스를 45-32로 꺾었다. 한국 펜싱 사상 첫 단체전 메달이기도 했고, 남현희에게는 2회 연속 메달이라는 값진 기록을 안겼다. 남현희는 “개인전이 끝나고 칼 가방을 챙기며 펑펑 울었다.”고 뒤늦게 털어놓았다. “베잘리에게 또 진 것 때문이 아니었다. 내가 이곳에 3등, 4등 하러 온 것은 아니지 않은가. 결승에 올라가지 못한 게 속상해서 울었다.”고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내비쳤다. “단체전도 남았는데 계속 흔들리면 팀에 마이너스가 되니 크게 울고 잊어버리려고 했다. 그런데 인터넷에서 ‘넌 왜 수비밖에 못하냐’는 글을 보니 (개인전 패배가) 좀처럼 잊혀지지 않았다.” 남현희는 억울했다. 몸이 정상이 아니었다. 몸의 왼쪽만 많이 쓰다 보니 골반이 틀어져서 다리 통증이 심하다. “공격에 들어가서 다리를 찢을 때마다 아팠다. 진통제는 먹어 본 적이 없고 도핑 걱정에 참고 뛰었다. 점수가 나면 쾌감 때문에 아픈지도 몰랐을 텐데 번번이 실패하면서 통증에 신경이 쓰였다.”고 했다. 결승 진출에 실패하고 동메달결정전을 치를 때는 허무해서 온 몸에 힘이 빠졌다. 제대로 경기 운영이 될 리가 없었다. 1, 2세트까지 베잘리에게 무력하게 끌려갔다. “관중석에서도 베잘리의 이름만 나왔는데, 3세트를 시작하기 전에 왼쪽 관중석에서 어떤 남자분이 쉰 목소리로 ‘남현희 파이팅’을 외쳐 주셨다. 나를 보러 와 주셨는데 이렇게 물러설 순 없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그런데 결국 정신적으로 무너져서….”라며 남현희는 씁쓸해했다. 그래도 함께 뛴 동료들이 있어 마지막에 웃었다. 2009년부터 4년 연속 아시아선수권대회 단체전 우승을 휩쓸었던 대표팀은 올림픽 무대에서 그동안 단단히 다져온 팀워크를 자랑했다. 경기 도중 왼손 중지가 꺾였던 전희숙은 “동메달을 딴 순간 팀 생각을 했다. (함께 하니) 기쁨 두배 감동 두배!”라며 환하게 웃었다. 4년을 벼려온 검으로 금메달을 낚아 올리지는 못했지만, 남현희는 다시 도전하겠다고 했다. “일단 지금은 좀 쉬고 싶다. 1999년 국가대표가 되고 2001년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하면서 태릉선수촌에서 새벽 운동부터 꼬박꼬박 훈련해 왔다. 잠깐도 쉬지 못했다. 지금은 몸도 마음도 지쳐 있는 상태다. 휴식기를 갖고 몸을 만들어서 다시 도전하겠다.”고 말하는 남현희의 눈은 어느새 다시 빛나고 있었다. 런던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성적학대·자살유혹·실어증 메친 ‘유도 공주’

    코치로부터 성적 학대를 받아 한때 자살까지 생각했던 소녀가 미국 사상 첫 유도 금메달을 따며 악몽 같은 과거에서 벗어났다. 시상대 맨 위에 오른 그의 눈에선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지울 수 없는 과거에서 벗어나 새로운 인생의 페이지를 여는 순간이었다. ‘유도 공주’ 케일러 해리슨(22·미국)이 3일 엑셀 런던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유도 78㎏급 결승에서 젬마 깁슨스(영국)에게 유효 두 개를 얻어 유효승을 거두고 정상에 올랐다. 여섯 살 때 유도 도복을 입은 해리슨은 13살 때 자신을 지도하던 코치 대니얼 도일로부터 성적 학대를 받았다. “스스로 지킬 줄 알아야 한다.”는 어머니의 뜻을 따라 유도에 입문했으나 바로 그 유도를 하면서 그의 인생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게 된 것. 해리슨은 “오랫동안 유도와 관련된 모든 것을 증오했다.”며 “유도에 대한 열정이 나의 감옥이 됐다.”고 악몽과 같은 과거를 떠올렸다. 3년 동안 말을 하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렸고, 자살이란 극단적인 생각까지 생각했다. 이 같은 사실을 3년 뒤에야 알게 된 어머니는 유도 스타 지미 페드로에게 도움을 청했고 세상에 숨기고 싶은 과거가 드러나는 아픔을 감수하고 해리슨은 결국 도일의 범행을 법정에서 증언했다. 가해자였던 도일은 2007년 10년형을 선고받고 미국 유도계에서 영구 퇴출됐다. 그러나 그에게 유도는 인생의 전부였고, 살아가는 또 다른 이유였다. 악몽에서 차츰 벗어난 해리슨은 유도에 매진, 2010년부터 월드컵 대회와 팬암 대회 등을 휩쓸며 78㎏급 최강으로 우뚝 섰다. 2010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선 ‘유도 공주’라는 별칭까지 얻으며 미국 여자 선수로는 26년 만에 처음 우승했고, 이번엔 조국에 유도 첫 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선물했다. 마침내 결승에서 깁슨스와의 피 말리는 5분 내내 그는 과거의 아픈 페이지를 찢어 냈고,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도려냈다. 깁슨스와 싸워 이긴 것이 아니라 자신을 짓누르던 과거와 싸워 승리한 것이다. 그가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리자 미국 관중도, 영국 관중도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손뼉을 쳤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5일 새벽 다시 한 번 ‘태~환민국’

    5일 새벽 다시 한 번 ‘태~환민국’

    박태환(SK텔레콤)이 자유형 1500m 결승에 진출, 세 번째 메달에 도전한다. 박태환은 3일 영국 런던의 올림픽파크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남자 자유형 1500m 예선에서 14분 56초 89로 라이언 코크런(캐나다·14분 49초 31)에 이어 3조 2위, 전체 출전 선수 31명 중 6위로 결승에 올랐다. 세계기록(14분 34초 14) 보유자인 4조의 쑨양(중국)은 14분 43초 25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박태환의 이 종목 최고기록은 14분 47초 38(한국기록). 박태환은 이 종목에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때 금메달을 땄지만 올림픽 결승 출발대에 서는 것은 처음이다. 결승은 5일 오전 3시 36분(한국시간)에 열린다. 200m와 400m에서 은메달을 딴 박태환이 1500m에서도 메달을 보태면 역대 올림픽 자유형 200·400·1500m에서 모두 메달을 딴 두 번째 선수가 된다. 역대 올림픽 자유형 200·400·1500m에서 모두 메달을 수확한 선수는 1996년 애틀랜타 대회 때의 대니얼 코왈스키(호주)뿐이다. 박태환이 1500m에서 메달을 챙기면 한국 선수로는 여름올림픽 단일 대회에서 최다 메달리스트가 된다. 남자 유도의 김성민(25·수원시청)은 런던의 엑셀 런던 노스아레나에서 열린 100㎏ 이상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지도 2개를 받아 브라질의 라파엘 실바에게 유효패, 메달 사냥에 실패했다. 앞서 김성민은 준결승에서 테디 리네르(프랑스·랭킹 1위)의 벽을 넘지 못하고 절반패했다. 캐리비안해의 프랑스령 과들루프 태생으로 파리에서 자란 리네르는 세계선수권에서 4회나 우승한 이 체급 최강자다. 셔틀콕 남자단식의 간판 이현일(요넥스)은 런던 웸블리 아레나에서 열린 배드민턴 준결승에서 세계 1위 린단(중국)의 현란한 라켓에 눌려 0-2(12-21 10-21)로 완패,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로써 이현일은 리총웨이(말레이시아·세계 2위)에게 진 중국의 천룽(랭킹 3위)과 5일 오후 5시(한국시간) 동메달을 다툰다. 런던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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