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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류무형문화유산 ‘씨름’, 첫 남북 공동으로 등재됐다

    인류무형문화유산 ‘씨름’, 첫 남북 공동으로 등재됐다

    ‘씨름’이 사상 처음으로 남북 공동 인류무형문화유산이 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인류무형문화유산, 세계기록유산을 통틀어 남북이 함께 등재한 첫 사례다. 남북은 아리랑과 김장 문화를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보유 중이다. 그러나 각각 이름을 올린 것으로 이번처럼 공동 등재는 아니었다.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 위원회(무형유산위원회)는 26일 아프리카 모리셔스 수도 포트루이스에서 개막한 제13차 회의에서 남북의 ‘씨름’을 인류무형문화유산의 대표 목록에 등재했다. 정식 명칭은 ‘씨름, 한국의 전통 레슬링’(Traditional Korean Wrestling, Ssirum/Ssireum)이다. 무형유산위원회는 이례적으로 28∼29일로 예정된 대표 목록 심사에 앞서 개회일에 씨름 공동 등재 안건을 상정한 뒤 24개 위원국 만장일치로 등재를 결정했다. 위원회는 이번 결정이 “평화와 화해를 위한(for peace and reconciliation)” 의미가 있다고 발표했다. 앞서 우리나라는 ‘대한민국의 씨름’(Ssireum, traditional wrestling in the Republic of Korea)으로, 북한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씨름’(Ssirum(Korean wrestling) in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이라는 명칭으로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했다. 우리 정부는 2016년 3월 등재 신청서를 제출했고, 북한은 2016년 12월 에티오피아에서 개최된 제11차 무형유산위원회에서 등재하고자 했으나 정보를 보완하라는 요구를 받아 작년 3월 신청서를 수정했다. 무형유산위원회는 두 종목이 사실상 동일하다고 판단해 공동 등재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무형유산위원회는 등재 결정문에서 ‘대한민국의 씨름’에 대해 “씨름은 국내 모든 지역의 한국인들에게 한국 전통문화로 인식된다”며 “중요한 명절에는 항상 씨름 경기가 있어 한국인의 문화적 정체성과 긴밀히 연관돼 있음을 알 수 있다”고 평했다. 또 북한 씨름에 대해서도 “사회 모든 차원에서 깊게 뿌리 박힌 유산으로 사회적 조화와 응집력을 강화한다”고 설명했다. 씨름은 대한민국의 20번째 인류무형문화유산이다. 우리나라는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2001)을 시작으로 강릉단오제(2005), 강강술래·남사당놀이·영산재·제주칠머리당영등굿·처용무(2009), 가곡·대목장·매사냥(2010), 택견·줄타기·한산모시짜기(2011), 아리랑(2012), 김장 문화(2013), 농악(2014), 줄다리기(2015), 제주해녀문화(2016)를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했다. 한편 북한은 이번 씨름의 등재로 인류무형문화유산이 아리랑(2014), 김치 만들기(2015)를 포함해 총 3건으로 늘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일자리 위해 중국인 비자 프리 도입하는 아프리카 대륙

    일자리 위해 중국인 비자 프리 도입하는 아프리카 대륙

    지난해 9700만명이 해외 관광에 나선 중국은 조만간 미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이 관광객을 국외로 내보내는 관광 대국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중국이 자원 개발을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아프리카 대륙으로 관광을 가는 중국인 숫자는 그리 많지 않다. 남아프리카 관광장관은 최근 로이터통신에 2017년 10만명이 안 되는 중국인이 방문했다며 앞으로 더 많은 중국 관광객을 기대 중이라고 밝혔다. 아프리카 대륙의 지난해 관광 수익은 1780억달러(약 200조원)로,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약 8.1%를 차지했다. 북아프리카 국가들은 중국 관광객을 위해 비자를 아예 면제했다. 모로코가 2016년 중국인의 비자를 면제하자 중국 관광객 숫자가 440% 증가했다. 튀니지도 2017년 중국 비자를 면제했고 관광객은 214% 늘어났다. 인도양의 섬나라 모리셔스와 세이셸도 중국 관광객을 위해 비자를 없앴다.하지만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국가는 여전히 중국인에게 비자를 요구하고 있어 이들 나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 숫자는 미미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앙골라는 지난 1월 중국인을 위한 비자 절차를 간소화했으며 에티오피아는 5월 전자비자를 도입했다. 아프리카 대륙 최대의 관광국가인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는 이미 미국이나 유럽 솅겐 비자가 있는 중국인에게 비자를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남아공의 치이프와 치프헹화 관광산업협회장은 “만약 중국 관광객 100만명이 온다면 얼마나 많은 일자리가 생기겠느냐”며 “인구 대국인 인도 관광객도 마찬가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아공의 관광산업 종사 인구는 70만명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쓰는 비용은 지난해 92억 달러에 이르렀다. 중국의 아프리카에 대한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알제리와 중국은 25일 인산염을 추출하기 위한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알제리와 튀니지 사이 국경지대에서 이뤄질 이 프로젝트에 중국 회사는 49%의 지분을 갖고 참여한다. 인산염은 비료, 암모니아, 실리콘 등의 생산에 사용된다. 2022년부터 매년 600만 톤의 인산염을 생산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 프로젝트는 알제리 동북부 항구도시 안나바를 잇는 복선 철도 건설까지 포함하고 있다. 이번 중국과의 합작사업으로 알제리는 세계 최대 비료 생산 국가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국기 받으려다…결승선 앞두고 우승 놓친 中마라톤 주자

    국기 받으려다…결승선 앞두고 우승 놓친 中마라톤 주자

    지난 주말, 마라톤 결승선을 향해 달려가던 중국의 달리기 선수가 국기를 잡으라고 강요하는 자원봉사자 때문에 진로를 방해받아 우승에서 멀어졌다. 19일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2014년 아시안 게임에서 중국대표로도 출전했던 허인리(30) 선수가 지난 18일 쑤저우 마라톤에서 경쟁자인 에티오피아의 아얀뚜 아베라 데미세 선수에게 5초 늦게 결승선을 통과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당시 경기 진행을 돕는 자원봉사자들은 마라톤 경주 막바지에 두 번이나 뛰어 들어가 허 선수에게 국기를 건네주려 했다. 먼저 결승선에서 500미터 떨어진 지점에 다다른 선수에게 국기를 내밀었고, 이를 거절하자 한 자원봉사자는 그녀의 뒤를 쫓아갔다. 그리고 도로 한가운데로 나와 선수의 손에 국기를 들이밀었다. 당황한 허 선수는 결국 국기를 바닥에 떨어뜨리고 결승선을 향해 다시 전력질주를 시작했다. 그 사이 뒤에서 추격해오던 데미세 선수와의 거리가 좁혀지면서 우승을 놓쳤다.경기를 생중계 중이던 CCTV 방송사는 “이 순간에 선수는 이를 악물고 있는데, 경기장으로 들어와 방해를 하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경기에 개입한 행동을 비난하기도 했다. 이를 본 많은 대중들도 “경기 관계자들은 최소한 선수가 경기를 끝낼 때까지 기다렸어야 했다”고 일침을 가했다. 경기 후, 허 선수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국기를 던지지 않았다. 국기가 젖어있었고, 팔은 경직돼 있어 팔을 흔드는 과정에서 떨어진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 일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 여러분들이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해명했다. 이는 중국에서 국기를 던지는 행위가 3년 형의 징역형에 처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한편 익명의 경기 관계자는 언론에 “선두에 선 3명의 마라톤 주자들이 중국인일 경우 결승선 통과 전에 국기를 들고 뛰어야한다”면서 “그 일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었다”고 답했으다. 실제 지난 9월에 열린 베이징 마라톤 대회에서 중국 선수 중 최고 성적인 4위를 기록한 이자성 선수는 결승선을 앞두고 국기를 건네받았다. 사진=시나닷컴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세상을 이롭게 하는 현명한 기부 방법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세상을 이롭게 하는 현명한 기부 방법

    1980년대 중후반에 중·고등학교를 다닌, 특히 남학생들에게 이 형님은 우상 같은 존재였다. 입에 문 성냥개비마저 멋있었던, 하여 (입어 봐야 폼도 안 나는) 바바리를 동대문 평화시장에서 2만원에 사 입게 했던 그 형님. ‘영웅본색’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홍콩 배우 주윤발 이야기다. 형님이 또 한 번 화제다. 우리 돈으로 8100억원에 달하는 전 재산을 다양한 사회단체에 기부하겠다는 소식 때문이다. 보통은 지하철을 이용한다는, 17년 전 휴대전화를 아직도 쓴다는, 한 달 용돈이 11만원 정도 된다는 일상도 널리 알려졌다.덩달아 좋아진 기분이 사라지기 전에 지난해 이맘때 출간된 ‘기부 수업’을 펼친다. 절망의 골짜기에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 그래도 세상이 살 만한 곳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사람들의 삶을 조명한 책이다. 마약중독자와 노숙자들의 재기를 돕기 위해 빵 공장을 설립한 사람, 전염병 전문가에서 폭력 예방 활동가로 변신한 사람도 등장한다. 상처를 이겨내고 자신의 삶을 나누는 사람들도 여럿이다. 어려서 학습부진아였던 한 방송 진행자는 1700여명의 멘토들로 구성된 자원봉사단을 운영하는데, 이들은 오로지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마음을 쏟는다. ‘기부 수업’의 미덕은 선행을 베푸는 사람들의 삶을 칭송하는 데 있지 않다. 일상에서 작은 일로도 선의를 드러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다. 아홉 살 소녀 레이철 백위드는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식수 부족으로 고통받는 지구 반대편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기부했다. 마음이 있으면 우리가 가진 것이 하나둘이 아니라는 사실을 레이철이 잘 보여 준다. ‘기부 수업’은 흥미로운 사실 하나를 더 알려준다. 인간의 뇌를 관찰한 한 연구에 따르면, 자선단체에 후원을 하거나 봉사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사람들이 더 행복하고 건강하다. 행복이 이타심을 불러오는 게 아니라 이타심이 행복을 불러온다. 미국의 칼럼니스트이자 부부인 저자 니컬러스 D 크리스토프와 셰릴 우든은 막연한 기부보다는 “똑똑한 기부, 올바른 기부, 효과적인 기부”를 강조한다. 소외계층을 후원하기보다 조직 운영에 더 많은 돈을 쓰는 자선단체들이 많은 요즘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 대한 후원”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실질적인 조언을 들려준다.똑똑하고 올바르고 효과적인 기부를 위한 지침을 알려주는 책으로는 ‘냉정한 이타주의자’가 있다. 우리는 공정무역 커피 하면, 맛의 좋고 나쁨과 상관없이 때때로 믿고 소비한다. 하지만 공정무역 커피를 구매한다고 가난한 나라의 빈곤층에게 모든 수익이 돌아가지는 않는다. 우선 공정무역 인증 자체가 까다로워 가난한 나라 농부들은 기준을 맞추기 어렵다. 그래서 공정무역 커피는 에티오피아 같은 최빈국이 아닌 상대적으로 부유한 멕시코, 코스타리카 등에서 재배된다. 옥스퍼드대 철학과 교수인 저자 윌리엄 맥어스킬은 오히려 초빈국의 비(非)공정무역 상품을 사는 게 빈곤퇴치에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말한다. 기부하되, 세상을 이롭게 하는 방법이 뭔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주윤발 형님의 기부 소식을 들으며, 두 권의 책을 훑어 보며 부끄러움이 한가득이다. 마음의 여유를 잃고 사는 요즘,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그래도 어릴 적 우상 주윤발이 알려줘 고마울 따름이다. 장동석 출판평론가·뉴필로소퍼 편집장
  •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난민팀 본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난민팀 본다

    2020년 도쿄올림픽에도 난민팀이 출격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10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제133차 총회에서 도쿄올림픽 때도 난민팀을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처음 등장해 세계에 감동을 줬던 난민팀은 이로써 2개 대회 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됐다.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는 시리아 수영선수 2명, 콩고민주공화국 유도선수 2명, 남수단 육상선수 5명, 에티오피아 육상선수 1명 등 총 10명으로 난민팀이 구성된 바 있다. 내전 등의 사정 때문에 모국을 떠났지만 국기 대신 오륜기를 내걸고 올림픽에 출전했다. 시리아 출신으로 난민팀에 합류했던 수영 선수 라미 아니스는 당시 “우리는 불평등 속에서 억압받는 이들을 대신해 이 자리에 섰다. 2020년에 열리는 올림픽에는 전 세계 난민이 사라져 각자의 국기를 달고 출전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지만 결국 난민팀은 다시 등장하게 됐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이상적인 세계라면 우린 난민팀을 꾸릴 필요가 없지만 불행하게도 여전히 난민팀을 구성해야 하는 이유가 이어지고 있다”며 “난민 선수들을 뜨겁게 환영하고 이들에게 도쿄올림픽 선수촌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난민팀의 구성원은 올림픽이 임박한 2020년에 발표된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미래 식량난 대비 음식, ‘빵나무 열매, 테프, 포니오’…들어보셨나요?

    미래 식량난 대비 음식, ‘빵나무 열매, 테프, 포니오’…들어보셨나요?

    우리가 평소 들어보지 못했던 음식들이 미래 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다. 6일(현지시간) 미국 CBS는 국제연합(UN) 산하 세계작물다양성재단(GCDT : Global Crop Diversity Trust)의 말을 인용해 '인간은 구할 수 있는 작물들 중 약 1%만 음식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식량 체계의 미래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 주 미국 뉴욕시에서 요식 업계를 대표하는 사람들이 모여 더 다양하고 맛있는 미래, 미래의 식량 안보를 확보하기 위한 행사(Food Forever Experience)를 열었다. 행사 주제는 우리가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던 과일, 채소 그리고 곡물 등에 대한 것이었다. 행사에서 주목받은 음식은 빵나무 열매(Breadfruit) 크로켓, 테프(Teff) 타코, 포니오(Fonio) 샐러드였다. 미 샐러드 전문 레스토랑 '텐더 그린스'의 최고 경영자 에릭 오버홀처는 음식에 사용된 '빵나무 열매, 테프, 포니오'와 같은 재료들이 지금은 생소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다음 세대의 차선책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빵나무 열매는 열대 나무의 열매로서, 익히면 빵 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에티오피아에서 주로 재배되는 테프는 크기가 밀의 150분의 1에 해당할 정도로 작지만 글루텐이 없어 밀가루의 대체제로 언급된다. 포니오도 벼과에 속하는 아프리카 전통 곡물 중 하나로 건조하거나 척박한 토양 환경에서 잘 자라 기후변화 시대에 더 각광 받고 있다. 그는 "10년 혹은 15년 전에는 아무도 퀴노아(Quinoa)가 무엇인지 몰랐는데, 이제는 어디에나 존재한다. 아마존이 원산지인 아사이(Acai)도 소수만 즐기는 열매에서 현재 '아사이 볼'이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탄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퀴노아와 아사이 다음으로 향후 5년 내 테프, 포니오와 빵나무 열매를 쉽게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실제 지속 가능성에 집중했다. 세계작물다양성재단(GCDT)의 사무국장 마리에 하가는 "먹을 수 있는 식물 종류가 3만 종이며, 우리는 그 중 약 150종을 먹고 있다"면서 "영양상의 가치가 높고, 기후 변화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여러 농작물들을 우리는 간과하고 있어서 이 자리를 통해 먹거리 체계에 더 많은 다양성을 소개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GCDT는 노르웨이의 북극권 스발바르 제도 스피츠베르겐 섬에 ‘최후의 날 저장고’(doomsday vault)라고도 부르는 씨앗 저장고를 운영 중이다. 약 100만 가지의 씨앗 샘플이 영하 18℃의 일정한 기온으로 저장되어 있다. 저장고는 곡물의 생산 및 발전에 도움이 되고, 기후변화로 인한 종자의 멸종 및 생산 중단 사태에 대비할 수 있다. 사진=세계작물다양성재단, 123RF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오늘 발표 노벨평화상 “후보추천 1월 마감”…최근 상황 고려하면”

    오늘 발표 노벨평화상 “후보추천 1월 마감”…최근 상황 고려하면”

    베팅사이트 ‘南北정상 공동수상‘ 거론···트럼프 대통령도 회자청와대 “후보에 올리려고 시도한 건 없어····언론추정 보도 뿐”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5일 오전 11시(현지시간·한국시간 5일 오후 6시)에 발표 예정인 가운데 해외 일부 도박사이트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동수상자로 거론하고 있다. 또 6·12 북미정상회담의 주역 중 한 명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수상 후보로 회자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 일간 유에스에이투데이에 따르면, 베팅정보사이트 ‘오즈체커’(oddschecker)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을 노벨평화상 공동수상자로 거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판하는 야권 성향 일간지 ‘노바야 가제타(Novaya Gazeta)도 후보 리스트에 올랐다. 영국 일간 익스프레스는 영국 도박업체 래드브록스(Ladbrokes)를 인용,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노벨평화상 공동수상자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역시 후보 명단에 올라있다. 호주 온라인 도박업체 스포츠베트(SportsBet)도 이날 현재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트럼프 대통령을 주요 노벨상 후보로 올려놓고 있다. 그러나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은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기 전인 지난 1월 마감한 것으로 알려져 현실적으로 이들의 수상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한 편이다. 하지만 호주 ABC방송은 올해 후보 추천이 4·27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기 이전에 마감되기는 했으나 노벨위원회가 심사 과정에서 최근 상황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이와 관련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노벨평화상에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자로 올라있는지에 대해선 “후보에 들어갔다, 아니다 자체가 비밀이다. 언론에서 추정한 뉴스들만 나오고 있는 것”이라며 청와대가 자체적으로 대통령을 후보로 올리고자 시도한 건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노벨위원회에 평화상 후보로 추천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국 추천인이 위조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지난 5월 미 공화당 하원의원 18명이 트럼프 대통령을 2019년 평화상 후보로 공식 추천, 내년 수상자가 될 가능성은 열려있다. 이밖에도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 난민 권리를 대변하는 국제기구인 유엔난민기구(UNHCR), 사우디에 구금된 인권 운동가 라이프 바다위 등도 평화상 후보로 올랐다. 20년간 국경 지역의 점유권을 두고 충돌해온 에리트레아와의 평화협정 서명을 이끈 아비 아흐메드 에티오피아 총리도 후보로 거론됐다. 올해 평화상 후보는 331명으로, 1901년 첫 시상이 이뤄진 이래 두 번째로 많다.노벨평화상은 1901년부터 총 98차례 시상이 이뤄졌다. 지난해에는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O)이 상을 받았다. 한국인으로는 2000년 사상 첫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켰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수상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사설] 또 터진 외교관 성 비위,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

    재외 공관의 외교관 2명이 최근 성 비위 문제로 소환된 사실이 또 드러났다.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7월 주파키스탄 대사관의 고위 외교관은 부인이 한국에 간 사이에 여직원을 집으로 불러 술을 권하고 강제로 성추행을 했다. 주인도 대사관에 파견된 정부 부처 고위 공무원은 여직원에게 자신이 머무는 호텔방 열쇠를 주겠다는 등 부적절한 언행을 일삼았다고 한다. 외교부는 “첩보를 입수해 특별감사단을 현지에 파견한 결과 비위 사실이 확인돼 즉시 소환 조치한 뒤 징계 의결을 요구한 상태”라고 밝혔다.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 운동’이 한국은 물론 전 세계를 휩쓰는 와중에 나라를 대표해 해외에 파견된 고위 외교관들이 버젓이 성추행과 성희롱을 저질렀다는 사실에 충격을 넘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외교관의 성 비위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고질적인 문제다. 이석현 민주당 의원이 외교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외교부 공무원 징계 12건 중 절반이 성 문제였다. 올해도 8월까지 성 비위 관련 징계가 4건에 이른다니 기가 막힌다. 외교부는 지난해 7월 주에티오피아 대사관의 성폭행 사건을 계기로 성 비위로 인한 징계 시 공관장 재보임을 금지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등 무관용 엄벌이라는 특단의 대책을 내놨다. 공관장 부임 때 성 비위 관련 별도 교육을 실시하고, 외부 전문가를 재외 공관에 파견해 대면 교육을 하는 등 예방책도 마련했다. 그런데도 이런 문제가 반복된다는 건 외교부의 조직 문화가 그만큼 폐쇄적이고, 후진적이라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강력한 처벌과 더불어 지속적이고 철저한 교육이 병행돼야 하는 이유다. 특히 소수 인원이 근무하는 해외 공관에서 위력에 의한 성 비위가 빈발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공관의 특성에 따른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
  • [뉴스 분석] 해외공관 폐쇄성에 기강 해이… 성 비위로 번진 ‘엘리트 갑질’

    작년 외무공무원 징계건수 절반 성비위 ‘원스트라이크 아웃’ 도입에도 근절 안 돼 본부와 떨어진 환경에 문제제기 힘들어 외교관들의 성범죄가 줄지어 터져 나오면서 국민의 혈세로 해외에 파견된 외교관들이 국위 선양은커녕 국가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이석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외교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외무공무원 징계건수는 12건으로 이 가운데 6건이 성희롱과 성폭력 등 성 비위 문제였다. 이 중 5등급 외무공무원은 커피숍 등에서 16차례나 여성을 몰래 촬영하다 적발돼 강등 처분을 받았다. 또 다른 고위 공무원은 총영사로 재직하면서 상습적으로 성희롱 발언을 하거나 갑질을 일삼았다. 최근 외교관 2명이 성 비위 문제로 귀국 조치당한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7월 주파키스탄 대사관의 고위 외교관이 대사관 직원에게 자신의 집에 망고가 많으니 나눠 주겠다고 하고 부른 뒤 강제로 끌어안는 등 신체 접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인이 한국으로 귀국해 잠시 집을 비운 상황이었다. 외교부는 이 고위 외교관을 소환한 뒤 징계 의결을 요구한 상태다. 주인도 대사관에서도 같은 달 정부 부처에서 파견된 한 공무원이 동료직원이 거부 표시를 했음에도 자신이 머무는 호텔에서 술을 마시자고 강요해 징계 절차를 밟고 있다. 2015년 김문환 전 에티오피아 대사의 위력에 의한 직원 성폭력 및 성추행 사건, 2016년 칠레 주재 외교관의 현지 여학생 강제추행사건 등이 알려지면서 외교부는 지난해 7월 성 비위로 징계받은 재외공관장은 징계 수위를 불문하고 공관장 재·보임을 금지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했다. 그럼에도 외무 공무원의 성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다. 외교부 공무원이 성 비위로 징계받은 건수는 2014년 1건, 2015년 2건, 2016년 7건, 2017년 6건, 2018년 10월 현재 4건이다. 외교관들의 성 비위가 잦은 이유는 해외에서 근무해 기강이 해이해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데다 작은 공관에서 소수의 공무원끼리 어울리다 보니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조직 문화를 형성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우리나라보다 저개발국에서 더 성 비위가 자주 발생하는 것은 우월의식과 갑질의식이 작용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날 강경화 장관은 내신 기자회견에서 이와 관련한 질문에 “적은 인원의 공관에 본부의 관심을 확실하게 알릴 필요가 있다”며 “공관 직원 교육을 철저히 시키고 제도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계속 검토하며 보완하겠다”고 답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또 외교관 성추문…부하직원 성추행한 2명 귀국 조치

    주 파키스탄·인도 대사관 소속 고위급 자택 불러 신체 접촉·호텔서 음주 강요 대기발령… 외교부, 징계위 회부 예정 해외 주재 중인 외교관 2명이 최근 성 비위 문제를 저질러 귀국 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외교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고위 외교관 2명이 부하직원을 성추행·성희롱을 한 혐의로 적발됐다. 파키스탄 대사관 소속인 외교관 A씨는 지난 7월 초 부인이 한국으로 귀국해 집을 비운 사이 대사관 여직원을 집으로 불렀다. “망고가 많으니 나눠 주겠다”며 직원을 집으로 부른 그는 저녁식사 후 영화를 보며 계속 술을 권했고, 끌어안는 등 신체접촉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달 주인도대사관의 B씨는 행정직원에게 자신이 머무는 호텔 방에서 와인을 마시자거나 차를 마시자고 지속적으로 강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외교부는 사고 발생 이후 해당 대사관 등을 통해 보고를 받았으며 감찰 및 감사를 진행했다. 이들은 현재 소환 조치돼 대기발령 상태에서 징계위원회를 앞두고 있다. 박 의원은 “지난 2015년 김문환 전 주에티오피아 대사의 성폭력 사건 이후 외교부가 특단의 예방 대책을 내놨지만, 여전히 미흡한 측면이 있다”며 “상호 존중하는 조직 문화와 복무 기강을 확립하는 등 종합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친구, 찬란한 골목으로 데려다줄게

    친구, 찬란한 골목으로 데려다줄게

    세상의 모든 색을 품은 ‘에티오피아 하라르’ 통째로 오려내 오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골목을 몇 군데 알고 있다. 이탈리아 시칠리아에 자리한 모디카는 옛 중세 유럽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간직한 도시다. 새벽이면 이 골목에 성당의 종소리가 가득 울려퍼지고 비둘기가 떼 지어 난다. 페루 쿠스코의 새벽 골목은 신비로움 그 자체다. 안개 가득한 잉카시대의 좁은 골목 사이로 페루 전통 옷을 입은 여인들이 걸어다닌다. 붉은 승복을 입은 수도자들로 붐비는 루앙프라방의 골목과 노란색 트램이 댕댕거리며 달리는 포르투갈 리스본의 골목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지. 한때 세상의 모든 골목을 여행해 보겠다는 열망을 품고 쏘다닌 적이 있었다. 아마도 모든 여행자에게 골목은 호기심의 자극제이자 영감의 원천일 것이다.‘오려내 오고 싶은 골목’ 리스트에 최근에 다녀온 에티오피아 하라르가 더해졌다. 에티오피아 동부에 자리한 이 도시는 지금까지 다녀 본 골목 가운데 가장 찬란했고 눈부셨다. 세상의 모든 색을 그 골목에서 만났다. ●소말리아계 인구 비율이 높은 하라르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디레다와까지 비행기로 한 시간, 디레다와에서 자동차로 두 시간 정도를 가면 하라르에 닿는다. 도시에 들어서면서 지금까지 보아 왔던 에티오피아와는 약간 다른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상자 같은 직사각형의 건물들과 화려한 문양의 첨탑, 벽과 처마에 새겨진 섬세한 문양은 아디스아바바에서 시작해 곤다르, 랄리벨라, 진카, 아바르민치, 하와사, 짐마, 봉가 등 지금까지 여행했던 에티오피아의 다른 도시에서는 보지 못했던 풍경이었다. 사람들의 생김새도 약간 달랐다. 팔다리가 늘씬한 9등신의 모델 몸매는 여전했지만 이목구비가 더 또렷했다. 눈은 더 깊었고 코는 한층 오똑했다. “하라르는 이슬람 도시야. 주민들도 암하라족 이외에 소말리아계 사람들도 많아.” 에티오피아 여행 내내 함께했던 가이드 데스가 설명해 주었다.●주민 90% 무슬림… 이슬람 ‘제4의 성지’ 주민의 90%가 무슬림인 하라르는 기독교 국가인 에티오피아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다. 10세기에 지어진 3개의 성전을 비롯해 82개의 모스크가 있어 이슬람교의 ‘제4의 성지’로도 여겨진다. 길을 걷는 여성들 대부분은 히잡을 두르고 있고 남자들은 투피(무슬림 남성이 착용하는 모자)를 쓰고 있다. 하라르는 성곽도시로도 불린다. 13세기 하라르의 통치자 누르 이븐 무자히드(?~1567)는 오로모 부족과 기독교 세력으로부터 이 도시를 방어하기 위해 총길이 3334m의 성곽을 건설했다. 16세기에 이르러 완성된 이 성곽의 높이는 약 3.6m에 이른다. ‘주골’이라고 불리는 이 성곽 안에 오직 하라르에서만 볼 수 있는 집들과 골목이 있다. 성곽으로 들어가는 방법은 5개의 성문을 통과하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견고한 이 성곽 때문에 하라르는 독자적인 언어와 문화를 가진 도시국가로 발달했고 16세기부터 19세기까지 아프리카와 중동, 인도의 중계무역지로 번성했다. 그리고 1887년 메넬리크 2세 황제에 의해 에티오피아 영토로 통합되고 1902년 아디스아바바와 지부티를 연결하는 철도가 인근 도시인 디레다와를 지나가게 되면서 급격히 쇠퇴하게 된다.●300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주골’ 풍경 이런 표현은 좀 진부하지만 성곽 안으로 들어서면 정말 시간여행을 온 듯한 기분이 든다. 시계의 태엽을 300년 전쯤으로 되돌린 것 같다. 성문 하나를 지나왔을 뿐인데 나는 나귀를 타고 히잡을 쓴 이슬람 여인이 돌아다니는 푸른색 골목의 한가운데 서 있는 것이다. 카메라를 목에 걸고 나이키 에어맥스를 신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사방을 둘러보고 있는 시간여행자의 정신을 깨우는 것은 가이드 데스의 목소리다. “이봐, 초이. 정신 차려.” 그가 내 옆구리를 툭툭 친다. “일단 시장으로 가 보자구.” “와우.” 시장 입구부터 말문이 막혔다. 붉은색, 초록색, 푸른색, 주황색 등등 화려한 원색의 옷을 입은 여인들이 갖가지 향신료와 야채를 파는 좌판을 펼쳐 놓고 있다. 그 앞을 같은 화려한 색상의 옷을 입은 여인들이 지나간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여행지에 가면 그 도시를 반드시 달린다고 하는데, 나는 여행지에 가면 반드시 그곳의 시장에 간다. 그래야만 그 도시를 완결했다는 느낌이 든다. 어쨌든 그렇다. “데스, 사진 찍어도 될까? 이 사람들 사진 찍히는 거 싫어하지 않아?” 카메라를 만지작거리며 내가 묻자 데스가 대답했다. “괜찮아. 내가 알기론 전 세계 포토그래퍼들이 이곳에 사진 찍기 위해 온다더군. 뭐 한두 컷 찍는 거야 괜찮지 않을까?”●기꺼이 포즈 취해 준 하라르 사람들 예전엔 숨어서라도 어떻게든 사진을 찍곤 했지만, 이십 년 가까이 여행을 해 온 지금은 억지를 부려 가며 찍지 않는다. ‘못 찍으면 그뿐이지’ 하는 마음가짐으로 카메라를 들고 다닌다. 피사체의 마음과 자존심을 상하게 하면서까지 사진을 찍고 싶은 생각은 없다. 내 여행이 다른 이들의 삶을 방해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하라르 사람들은 우호적이었다. 카메라를 들고 조용히 그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미소를 지어 주었다. 찍어도 된다는 뜻이었다. 어떤 여인들은 일부러 포즈를 취해 주기도 했고 어떤 아이는 햇빛이 드는 곳으로 자리를 옮겨 주기도 했다. 자, 찍어 봐 하는 눈빛이었다. 나는 그들 앞에서 가만히 셔터를 눌렀다. 시장을 나와 골목을 걸었다. 세상의 여느 골목이 다 그렇듯, 하라르의 골목에서도 아이들이 동양의 여행자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봐 주었다. 초록색으로 칠해진 어느 골목에서는 아이들이 친구들을 데리고 나와 렌즈 앞에서 장난스런 포즈를 취해 주었다. 분홍색으로 칠해진 골목의 어느 구멍가게 앞에서는 졸업식을 마친 소년의 사진을 찍어주고는 초콜릿을 얻어먹기도 했고, 푸른색으로 칠해진 어느 길거리 옷 수선 가게 앞에서는 마을 주민들과 어울려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런 모습을 데스는 몇 발짝 떨어져 물끄러미 바라보곤 했다. 세상에는 하라르의 역사를 궁금해하는 인간이 있는가 하면, 골목에서 웃고 떠들며 사진이나 찍으며 여행하는 인간도 있는 법이지.●파란색 택시·흰색 지붕… 이슬람 영향 그래도 취재는 해야지 하는 생각에 몇 가지 질문을 하기도 했다. “데스, 왜 이곳의 택시들은 다 파란색으로 칠해져 있고 지붕만 흰색이지?” 이런 뜬금없는 질문을 받은 데스는 “좋은 질문”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곳의 이슬람 사원과 집들이 파란색과 흰색으로 칠해져 있기 때문이지. 그 색깔에 맞춘다고 택시도 그렇게 칠한 거야.” 하라르는 150년 전까지 이슬람교도가 아닌 외국인에게는 출입이 허용되지 않았다. 이교도가 성곽 안으로 들어오면 도시가 멸망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1855년 영국군 장교 리처드 버튼이 이 도시에서 살아나간 최초의 외부인이라고 알려져 있다. ●하라 커피와 그 외 커피로 구분하는 곳 “이봐 초이, 커피 한 잔 해야지.” 데스가 말했다. 맞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로 알고 있는 ‘에티오피아 하라’가 바로 이곳에서 생산된다. “한국의 커피 전문가들은 풍부한 과일맛과 달콤함, 그리고 거친 흙맛의 조화가 하라만이 갖고 있는 특징이라고 하는데…, 데스 맞아?” 하고 물으니 데스가 대답했다. “그건 모르겠고, 아무튼 맛있어.” 데스의 설명에 따르면 이곳 하라르 사람들은 세상의 커피를 하라와 그 외의 커피로 구분한다고 한다. 그만큼 커피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는 뜻일 것이다. 아 참, 데스에게 한국에서는 하라 원두 100g이 9000~1만원에 팔린다고 하니 “오 마이 갓”을 세 번이나 연발했다. 하지만 하라르 시장에선 상상도 못할 싼값에 살 수 있다는 것을 알려드린다. 프랑스의 천재 시인 랭보도 이곳 하라르에 왔다. “시인이 되기 위해 가능한 한 방탕하게 살겠다”고 선언했던 그는 동물가죽 무역상으로 이곳에 도착해 무기거래상으로 직업을 바꿔 가며 11년 동안 머물렀다. 그가 판 무기는 1896년 에티오피아가 아드와 전투에서 이탈리아군을 물리치는 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물론 그의 무역 목록에는 커피도 들어 있었고 자신의 커피 가든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말도 않고, 생각도 하지 않으리. 그러나 끝없는 사랑이 영혼 속에 솟아나리라. 나는 가리라, 멀리, 저 멀리, 보헤미안처럼, 여인을 데려가듯 행복하게, 자연 속으로…”(랭보의 ‘감각’ 중에서) 랭보의 시를 읊조리며 커피를 마시는 하라르의 저녁. 이런 풍경, 이런 경험들이 사실 아무 쓸모가 없을 수도 있다. 결국 희미한 기억이 되었다가 마침내는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행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인생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 지금 즐거운 것이 나중에 우리에게 어떤 도움이 되겠냐마는 그래도 지금 즐겁지 않으면 또 무슨 소용이 있을까. ‘거기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하고 누군가 물을 때마다 ‘일단 가 보세요. 거기엔 거기만의 즐거움이 있으니까요’ 하고 대답하는 이유다. 글 사진 최갑수 (여행작가)■여행수첩 →에티오피아 항공은 인천~아디스아바바 직항을 주 4회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10시간 30분. 아디스아바바에서 디레다와까지 국내선을 이용한다. →통화는 비르. 1비르는 약 40원. 달러로 바꿔 가서 호텔이나 ATM 기계에서 환전해야 한다. →커피를 좋아한다면 원두를 잔뜩 사오는 것도 좋다. 원두 250g이 3000원 정도. 하라르 시장에서는 더 싸게 살 수 있다. 볶지 않은 생두는 더 싸다. →에티오피아의 전통 음식은 인제라다. 커다란 부침개처럼 생겼는데, 수건처럼 돌돌 말린 인제라를 펼쳐 놓고 조금씩 뜯어 매콤한 고기인 ‘와트’와 소스를 곁들여 먹는다. 에티오피아 사람들의 주식인 ‘테프’라는 곡식으로 만드는데, 발효를 시키기 때문에 시큼한 맛을 낸다. 세인트 조지, 하베샤 등 로컬 맥주도 맛있다. 에티오피아 식당 어딜 가나 피자와 파스타를 먹을 수 있다. 에티오피아 사람들도 거의 주식처럼 먹는다. 이탈리아와 전쟁을 치르면서 자연스럽게 이탈리아 음식이 전해진 것이다. 하지만 맛은 이탈리아와는 약간 다르다. 한국에서 맛보던 피자와 파스타를 기대하지는 말 것. 에티오피안 스타일 이탈리안 푸드라고 보면 된다.
  • [뉴스 in]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골목

    [뉴스 in]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골목

    가난하고 뜀박질 잘하는 나라쯤으로 알려진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그곳의 오래된 성벽 주골(Jugol) 너머에 아름다운 골목이 남아 있다. 세상의 모든 색이 칠해진 듯한 벽들이 어깨를 맞대고 있는 곳, 하라르(Harar) 골목이다. 소박하지만 더없이 찬란하고 눈부신 하라르로 시간여행을 떠난다.
  • 송편 빚고 정도 나누고...가천대 외국인 학생, 추석맞이 송편 빚기

    송편 빚고 정도 나누고...가천대 외국인 학생, 추석맞이 송편 빚기

    가천대학교가 추석을 앞둔 21일 대학 글로벌센터에서 한국어교육센터 유학생을 위한 추석맞이 송편 만들기 행사를 가졌다. 학생들은 한국어 강사들의 시범에 맞춰 떡 반죽에 깨와 콩, 밤 등의 속을 넣어 송편을 빚고 먹으며 한국의 교유 명절인 추석의 의미와 한국예절 등을 배웠다. 우랄백(20·우즈베키스탄)씨는 “친구들과 함께 명절 음식을 만들고 나누니 한국인이 된 것만 같다”며 “앞으로도 한국문화를 즐기며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말했다. 가천대 한국어교육센터는 독일, 파키스탄, 에티오피아, 중국, 싱가포르 등 15개국 562명의 학생이 재학하고 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이탈리아인의 ‘커피 부심’에는 이유가 있다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이탈리아인의 ‘커피 부심’에는 이유가 있다

    이달 초 미국의 커피 체인점 스타벅스가 이탈리아에 상륙했다. 스타벅스가 전 세계에 지점을 두고 있는 걸 생각해 보면 무슨 호들갑인가도 싶지만 굳이 비교하자면 일본의 김치 브랜드가 한국에 진출한 상황과 같달까. 이탈리아 사람들 눈에 비친 스타벅스는 이탈리아 문화를 카피한 ‘짝퉁’이다. 미국식 자본주의의 상징이 된 스타벅스가 과연 커피 종주국 이탈리아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까. 이것이 밀라노에 문을 연 스타벅스 이탈리아 1호점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연유다.따지고 보면 커피의 원산지는 에티오피아다. 커피를 음료로 마시기 시작한 곳이 이탈리아도 아닌데 어째서 이탈리아 사람들이 ‘커피 부심’을 갖게 된 걸까. 이탈리아의 커피를 이야기하기 전에 커피가 어떻게 유럽으로 건너가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음료가 됐는지를 먼저 짚어볼 필요가 있다. 커피의 발견에 대해선 여러 설이 있다. 어떤 열매를 먹은 염소가 잠들지 않고 날뛰는 것을 본 성직자들이 잠을 쫓기 위해 커피를 음료로 만들었다는 것부터, 잠을 많이 자는 병에 걸린 선지자 무함마드를 위해 천사가 커피를 하사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진위 여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주목할 건 커피가 잠을 쫓고 정신을 명료하게 만드는 어떤 힘이 있는 음료로 인식됐다는 점이다. 각성 효과가 있는 커피의 가치를 맨 처음 발견한 건 아랍인들이었다. 그들은 에티오피아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커피를 인근 예멘에 옮겨 심으면서 본격적인 상업재배를 시작했다. 교역과 전쟁을 통해 아랍의 커피 문화를 접하게 된 유럽의 상류층은 이 이국적이고 매혹적인 음료에 금방 빠져들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는 커피가 유럽으로 들어오는 입구 역할을 한 만큼 커피를 빠르게 받아들였지만 정작 카페 문화를 선도한 곳은 프랑스 파리였다.1683년 베네치아에 처음 생긴 카페는 아랍풍으로 꾸며진 일종의 외국문화 체험 공간이었다. 1702년 파리에 문을 연 프로코프 카페는 유럽식으로 꾸며진 최초의 카페였다. 사람들은 카페에 모여 커피를 마시며 정신이 맑아진 상태, 때로는 고양된 상태에서 이야기를 즐겼다. 학자들은 카페는 단순히 음료를 마시는 곳을 넘어 서로 의견을 나누고 여론이 모이는 공론장 역할을 했고 이때부터 근대정신이 싹트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당시만 하더라도 커피는 커피가루를 물에 넣고 끓이는 아랍식으로 제공됐다. 모래알 같은 찌꺼기가 남는 아랍식 추출 방식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티백을 이용하는 등의 많은 시도가 이어졌다. 1884년 열린 토리노 박람회에 한 시간에 300잔, 단 몇 분이면 십수잔의 커피를 만들 수 있는 에스프레소 머신이 등장하면서 전 세계 커피 산업의 판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에스프레소 머신의 성공에 힘입어 20세기 초 이탈리아는 전 세계 커피 산업을 주도했다. 에스프레소 머신은 개량을 거듭해 불티나게 팔렸고, 가정에서도 쉽게 커피를 추출하는 커피포트가 대량 생산되면서 안팎에서 커피를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이탈리아는 전 세계에서 막대한 양의 원두를 수입해 가공·판매할 뿐 아니라 커피를 완성시키는 머신까지 모든 과정에 관여하면서 커피에 ‘메이드 인 이탈리아’를 각인시켰다. 빠르게 추출되는 에스프레소는 1950년대 이탈리아의 경제 성장과 궤를 같이했다. 일터에 나가는 이탈리아인들은 에스프레소를 한 잔 들이켜며 하루를 시작했다. 에스프레소를 기반으로 이탈리아에서 다양한 방식의 커피 음료가 탄생했다. 우유를 섞은 카페라테, 우유 거품을 이용한 카푸치노와 마키아토 등이 대표적이다.이탈리아인에게 커피에 우유가 아닌 다른 것을 섞는다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특히 에스프레소에 뜨거운 물을 가득 타 묽게 만든 아메리카노는 농축된 커피를 설탕과 함께 빠르게 마시는 이탈리아인의 시선으로는 말이 안 되는 일이다. 무더운 여름날 갓 뽑아낸 에스프레소를 얼음물에 타 마시는 나를 보고 경멸의 눈초리를 보내던 이탈리아 친구의 눈빛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대부분 이탈리아인들은 그들의 성질만큼이나 빠르게 마시고 빠르게 사라진다. 스타벅스의 이탈리아 상륙은 어쩌면 이탈리아인들에게 큰 영향을 주지 않을지도 모른다. 밀라노의 스타벅스 매장은 일반 카페가 아닌, 힘을 잔뜩 실은 플래그십 매장이기 때문이다. 커피 종주국에 발을 들인 스타벅스 밀라노점이 이탈리아인들에게 미국식 커피 문화를 선사하는 흥미로운 장소가 될지, 아니면 관광객의 순례지로 전락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 선두로 달리다 결승선 근처에서 자동차 치여 병원 실려간 마라토너

    선두로 달리다 결승선 근처에서 자동차 치여 병원 실려간 마라토너

    엘리우드 킵초게(케냐)가 마라톤 세계기록을 4년 만에 경신한 16일(현지시간) 같은 케냐 선수 조지프 키프로노 킵툼(30)은 콜롬비아 제2 도시에서 펼쳐진 메델린 하프마라톤에 출전, 내내 선두를 달리다 결승선 근처에서 자동차에 치여 완주하지 못하는 불운을 겪었다. 당시 주최측은 도로 통제를 했으나 키프로노는 이를 무시하고 달려든 자동차에 치여 쓰러졌고, 도로에서 응급 처치를 받은 뒤 병원에 실려갔다. 상처나 멍은 남았지만 다행히 몸은 괜찮아 곧바로 퇴원했다. 대회 주최측은 “키프로노는 안정됐다. 어떤 종류의 골절도 없으며 정형외과 의사가 다시 정밀 검진을 했으나 그는 건강하며 어떤 위험도 없다”고 밝혔다. 또 38세 마스터스 참가자인 후안 카미요 아르볼레다가 결승선에서 심장 이상을 느껴 쓰러진 뒤 숨졌다고 덧붙였다. 역시 케냐 출신 다니엘 무인디 무테티가 엘리트 코스를 1시간03분45초에 달려 우승했다. 풀코스 우승자는 남녀 모두 에티오피아 선수들이 차지했다. 합타무 아르가 웨기가 남자부에서 2시간18분19초, 티기스트 테숌 아야누가 여자부에서 맨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20년 앙숙’ 에티오피아·에리트레아 평화의 문 열다

    지난 20년간 국경선에 걸쳐진 소도시를 놓고 무력 충돌했던 아프리카 북동부의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레아가 평화협정에 서명했다. 1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아비 아흐메드 에티오피아 총리와 이사이아스 아페웨르키 에리트레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이 주선한 ‘제다 평화협정’ 협정문에 서명했다. 이로써 1998년 시작한 양국 분쟁은 공식적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레아의 관계는 지난 4월 아흐메드 총리 집권 후 해빙기를 맞았다. 아흐메드 총리는 “2000년 체결한 평화협정을 준수하겠다”고 밝혔고 아페웨르키 대통령은 6월 평화협상 대표단을 에티오피아로 파견해 화답했다. 아흐메드 총리는 7월 에리트레아를 방문해 아페웨르키 대통령과 회담했다. 양 정상은 만난 지 하루 만에 종전을 선언하고 외교 관계를 정상화했다. 에리트레아는 1952년 에티오피아에 합병된 후 30년 동안 저항한 끝에 1993년 독립했다. 그러나 독립 후에도 불분명한 국경 문제, 특히 국경선에 걸친 소도시 바드메를 둘러싼 분쟁으로 크고 작은 무력 충돌을 벌였다. 2000년 휴전에 돌입했지만 이날 평화협정을 맺기까지 양국은 오랜 냉전 속에 갈등을 이어 갔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오늘 평화협정은 역사적인 일이다. ‘아프리카의 뿔’(소말리아 반도)에 희망의 바람이 불고 있다”며 축하의 뜻을 전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마라톤 ‘2시간 벽 돌파’ 꿈이 아니다

    마라톤 ‘2시간 벽 돌파’ 꿈이 아니다

    베를린국제마라톤서 1분18초 단축‘인간 한계’ 1시간대 진입 100초 남아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남자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엘리우드 킵초게(34·케냐)가 불가능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2시간1분대 진입에 성공했다. 킵초게는 16일 베를린국제마라톤 풀코스(42.195㎞)를 2시간01분39초에 달렸다. 2014년 같은 대회에서 데니스 키메토(케냐)가 세운 2시간02분57초를 무려 1분18초나 앞당겼다. 1967년 데릭 클레이튼(호주)이 2시간09분37초로 모리오 시게마쓰(일본)의 종전 기록(2시간12분00초)을 2분23초나 줄인 데 이어 두 번째 큰 폭의 경신이다. 킵초게는 완주 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홈페이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무슨 말로 지금 기분을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세계신기록을 세워 정말 기쁘다”며 “레이스 내내 힘들었지만 내가 훈련해 온 시간을 믿었다. 그 시간을 떠올리며 마지막까지 날 다그쳤다. 도와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킵초게는 육상 장거리 강자였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자 5000m 동메달,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같은 종목 은메달을 땄다. 2012년에 마라톤으로 전업, 이듬해 베를린마라톤에서 2시간04분05초로 화려하게 등장한 뒤 2016년에는 2시간03분05초의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고 리우올림픽에선 2시간08분44초로 우승했다. 지난해 나이키의 마라톤 2시간대 허물기 프로젝트에 참여해 2시간00분25초의 기록을 인류 최초로 작성했지만, 당시 기록은 페이스메이커들의 도움을 많이 받아 공인되지 못했다. 미국 콜로라도 대학과 휴스턴 대학 연구진은 2016년 ‘스포츠 의학 저널’에 “여러 조건이 잘 맞물리면 마라톤의 1시간대 완주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키메토가 2014년 2시간02분57초를 작성할 때 신은 마라톤화는 한 짝에 8온스(226.79g)였다. 연구진은 “한 짝에 4.5온스(127.57g)짜리 마라톤화를 신으면 57초까지 기록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킵초게는 최근 6온스(170g)짜리 마라톤화를 신고 훈련했다. 연구진은 “직선 주로에서 주자들이 일정한 간격을 유지해 체력을 비축하는 전략을 잘 구사하면 기록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킵초게는 4년 동안 제자리걸음이었던 세계 기록을 단번에 1분18초나 줄이며 2시간대 벽 돌파에 100초만 남겼다. 종전 기록을 1분 이상 줄인 것도 무려 51년 만이다. 인간의 한계로 여겨졌던 1시간대 진입도 성큼 다가왔다. 한편 이번 대회에 처음 나선 아모스 키프루토(케냐)가 2시간06분23초로 2위에 올랐고, 한때 세계기록 보유자였던 윌슨 킵상(케냐)이 2시간06분48초로 3위를 차지했다. 나카무라 쇼고(일본)는 2시간08분16초로 국내 신기록 경신에 조금 모자랐다. 여자부 우승은 글래디스 체로노(35·케냐)가 2시간18분11초로 13년 전 노구치 미즈키(일본)이 작성했던 대회 여자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차지했다. 루티 아가와 티루네시 디바바(이상 에티오피아)를 제쳤다. 체로노는 “선두 그룹은 자신했지만 내가 좋아하는 디바바를 제치고 우승할 줄은 몰랐다”고 털어놓았다. 마누엘라 샤르(스위스)가 1시간36분53초로 여자 휠체어 마라톤 신기록을 경신했고, 브렌트 라카토스(캐나다)가 남자 휠체어 마라톤 첫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이번 대회에 133개국 4만 4389명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안희정 판결과 달리 ‘업무상 위력’ 인정… ‘성폭행’ 김문환 前대사 1심서 징역 1년

    안희정 판결과 달리 ‘업무상 위력’ 인정… ‘성폭행’ 김문환 前대사 1심서 징역 1년

    업무상 지휘·감독 관계에 있는 하급자를 간음하고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문환(54) 전 주에티오피아 대사가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비서 성폭력 혐의를 두고 업무상 위력을 인정하지 않았던 판결과 대비돼 안 전 지사 사건 항소심에 시사점을 주는 판결이라는 평가가 나온다.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박주영 판사는 12일 김 전 대사가 부하 직원을 업무상 위력에 의해 간음한 혐의를 유죄로 보고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김 전 대사는 성관계가 합의로 이뤄졌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인정하지 않았다. 안 전 지사가 비서를 간음한 혐의를 두고 “위력이라 볼 만한 지위와 권세는 있었으나, 이를 통해 자유의사를 억압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한 재판부와는 상반된 시각이다. 우선 재판부는 사건 당시 재외공관장이었던 김 전 대사가 매주 월요일 피해자에게 업무보고를 받는 등 두 사람 사이가 지휘·감독 관계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사건 당일에도 둘 사이에 이성적 호감이 발생했다고 볼 사정이 없다”며 “피고인이 피해자의 어떤 행동을 보고 이성적으로 자기를 받아준다고 생각했다는 건지 납득하기가 어렵다”고 꼬집었다. 두 사건에 대한 판결이 정반대로 나온 것은 재판부가 피해자의 행동을 달리 판단했기 때문이다. 안희정 사건 재판부는 피해자가 사건 직후에도 안 전 지사에 대해 우호적인 지지를 표명하거나 안 전 지사가 좋아하는 식당을 찾으려고 애쓴 점 등을 중시했다. 반면 김문환 사건 재판부는 “피고인이 업무 시간 외에 술자리를 자주 마련했는데, 이를 쉽게 거절하지 못한 피해자가 ‘숙제하듯 의무적으로’ 피고인과 테니스를 치고 저녁 식사 요청에 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간음 당시 피해자가 소극적으로 거절을 표시한 것에 대한 판단도 엇갈렸다. 안희정 사건 재판부는 “매우 당황해서 중얼거리는 식으로 거절 의사를 표현했다”는 피해자의 행동을 적극적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김문환 사건 재판부는 “간음 이전에 신체 접촉이 있을 때 피해자가 싫은 내색을 하지 않았지만, 피고인의 지위에 비춰 보면 단호하게 항의하기 어려웠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수긍이 간다”고 밝혔다. 안희정 사건 재판부는 “설령 피해자 진술처럼 상급자에게 명시적인 동의 의사를 표명한 적이 없다고 하더라도 이런 사정만으로 피고인의 행위가 성폭력이라고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그러나 김문환 사건 재판부는 “피해자는 공포로 인해 얼어붙은 상황인 것처럼 보인다”고 판단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3시간 6분 쉬지 않고 웃은 그에게 에이즈 아픔 있을 줄이야

    3시간 6분 쉬지 않고 웃은 그에게 에이즈 아픔 있을 줄이야

    세계 웃음 챔피언인 벨라추 거르마(에티오피아)다. 2008년 세계 천재 불가능 도전 대회에서 3시간 6분 동안 쉬지 않고 웃음을 터뜨려 챔피언에 올랐고, 월드 기네스북에도 세계기록으로 등재됐다. 영국 BBC가 11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올린 동영상의 그는 나이 탓인지 조금만 웃다가도 재채기를 터뜨려 웃음을 선사한다. 에티오피아 남부 켐바타 알라바와 템바로에서 태어난 그는 2002년부터 국내는 물론 세계를 돌며 웃음을 전파하고 있다. 원래 교사였고 나중에는 견공들을 훈련시키는 일도 했던 그는 고아와 길거리를 헤매는 아이들, 심지어 에이즈에 걸린 아이들에게도 웃음을 전하고 웃는 일이 얼마나 몸과 마음에 좋은지를 역설했다. 개인적 아픔이 적지 않았다. 두 명의 부인을 에이즈로 잃었고 그 역시 보균자였으나 첫 번째 웃음 대회에 나갈 때를 전후해 기적적으로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는 그 뒤 15명의 에이즈 감염 어린이를 치유하고 집으로 돌려 보낸 선행으로 하느님의 기적에 답했다. 그는 영국의 웃음 전도사인 로빈 그레이엄과 함께 전세계 인터넷 이용자들이 매주 토요일 오후 1시 일제히 웃음을 터뜨리는 운동을 제안하기도 했다. 또 아프리카 최초의 웃음 교실을 여는 한편 웃음 투어 상품도 만들었고 가장 최근에는 TED 강연에도 나섰다. 사진·영상= BBC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3000m 장애물 경주 첫 곡선 주로에서 신발 벗겨진 킵루토 역전 우승

    3000m 장애물 경주 첫 곡선 주로에서 신발 벗겨진 킵루토 역전 우승

    육상 3000m 장애물 경기에 나선 주자가 경기를 시작하자마자 왼쪽 신발이 벗겨졌는데도 기어이 우승했다. 콘셀루스 킵루토(케냐)는 31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다이아몬드 리그 육상대회 남자 3000m 장애물 경주 내내 수피아네 엘바칼리(모로코)에게 뒤지다 마지막 대역전 우승을 일궜다. 그는 결승선을 8분10초15에 통과, 엘바칼리를 100분의 4초 차로 제쳤다. 2년 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과 지난해 런던세계선수권 챔피언인 그는 첫 곡선 주로에서 왼쪽 신발을 잃어버린 뒤 오히려 그게 열심히 뛰게 만든 원동력이 됐다고 털어놓았다. 킵루토는 “난감했다. 하지만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열심히 해보자고 날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그래서 레이스가 잘 됐다”고 돌아봤다. 그는 엘바칼리를 마지막 허들에서 역전하며 감격의 우승을 차지했다. 왼발을 다치기도 했다. 그는 나중에 트위터에 “한쪽 신발이 없이 달리니 힘들었고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강인한 정신력이 있었다. 관중은 열렬히 응원했고 난 끝까지 달릴 수 있었다”고 적었다. 윌리엄 루토 케냐 부통령도 트위터에 믿기지 않는 투혼이라고 적으며 감동을 전했다. 신발이 벗겨지고도 투혼을 발휘해 끝내 우승한 육상 선수가 처음은 아니다. 2011년 데이엔 게브레메스켈(에티오피아)은 보스턴실내육상대회 남자 3000m 첫 바퀴를 돌며 신발을 잃어버린 뒤 모 파라(영국)을 따돌리고 우승했다. 2015년 베를린 마라톤 도중 엘리우드 킵초게(케냐)는 신발 깔창을 잃어버리고도 끝내 결승선을 맨먼저 통과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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