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에이즈
    2025-12-30
    검색기록 지우기
  • 처벌법상
    2025-12-30
    검색기록 지우기
  • 허백윤
    2025-12-30
    검색기록 지우기
  • 밀입국
    2025-12-30
    검색기록 지우기
  • 이혜훈
    2025-12-3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467
  • 지자체 외자유치 속빈 강정 / 양해각서 체결뒤 흐지부지 다반사

    수년 전부터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외자유치 경쟁을 벌여왔으나 성사된 것은 그리 많지 않다.마치 외자유치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만병통치약’이라도 되는 듯 요란을 떨고 있으나 한꺼풀 벗겨보면 알맹이가 없다.심지어 충분한 준비와 검증없이 외자유치에 나섰다가 브로커에게 속는 경우도 있다.그럼에도 외자유치에 열을 올리는 것은 민선 단체장들이 실적을 쌓으려면 이 보다 더 좋은 ‘메뉴’가 없기 때문이다.요란한 구호와는 달리 실제는‘속빈 강정’에 불과한 외자유치 실태를 해부해 본다. 인천시는 인천국제공항이 들어선 영종도 인근 용유·무의도 213만평을 호텔,골프장,마린월드 등을 갖춘 국제종합해양관광단지로 개발키로 하고,1998년부터 외자유치를 추진했다.미국의 투자회사인 CWKA사가 45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의향을 밝혀 2001년 7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했다.하지만 심의 결과 이 회사의 재원조달 방안이 불확실한 것으로 드러나자 지난 2월 우선협상대상자 지정을 취소,이 사업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인천시는 또 연수구 동춘동송도신도시에 수십 건의 외자유치를 추진했으나 실제 성사된 것은 지난 3월 4공구 3만평에 미국 벡스젠사가 1억 5000만달러를 들여 착공한 에이즈백신공장 한 건에 불과하다. 충남도는 지난 달 국제무기거래상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드난 카쇼기가 이끄는 알 나스르의 자본을 유치하려던 계획이 무산됐다고 발표했다.심대평 지사가 2000년 말 프랑스 방문시 카쇼기와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을 때 카쇼기에 대한 국제적 악평 때문에 외자유치가 성공하리라고 믿은 도민은 많지 않았다.결국 예상대로 카쇼기에게 시종일관 끌려다니다 손을 들어 89년부터 추진돼온 안면도 국제관광지 조성사업이 또 다시 표류하게 됐다. 관광도시인 제주도 역시 말만 요란할 뿐 아직 외자유치가 구체적으로 성사된 것은 없다.98년 미국의 풀토넥스사와 홍콩의 삼자기업협조총회가 각각 북제주군 묘산봉관광지구에 4억달러와 14억달러를 투자,복합위락단지와 차이나타운을 건설하겠다는 투자의향서를 제출했었다.그러나 내국인 카지노 설치가 어렵다는 이유로 취소됐다. 전북도는미국에서 활동했던 화려한 경력의 유종근 전임 지사 시절부터 외자유치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하지만 이렇다 할 실적을 거두지는 못했다.때문에 유 전 지사가 외자유치를 핑계로 30차례가 넘는 외유성 해외출장만 다녀왔다는 비아냥마저 일고 있다.특히 유 전 지사가 국제자동차경주대회를 세풍그룹과 함께 유치하는 과정에서 세풍으로부터 거액을 받은 혐의로 사법처리되자 ‘외자유치는 복마전’이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광주시는 지난해 12월 일본의 환경관련 기업인 ㈜대륭과 1000억원대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그러나 대륭측은 지난 4월까지 투자를 구체화하겠다는 당초 약속과 달리 세계 경제사정을 이유로 투자일정을 미루고 있어 무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대륭은 자기자본이 아닌 외부의 펀드를 조성,투자를 추진하려다가 여의치 않자 엉뚱한 트집을 잡아 투자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의 경우 수도권에 대한 각종 규제로 인해 외자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미국 페어차일드사는 99년 삼성반도체 부천공장을 인수한 뒤 동남아 거점지역 확보를 위해 2억달러 상당의 추가 투자계획을 세웠다.그러나 부천이 수도권제한정비법상 과밀억제권역이어서 공장을 더 이상 늘릴 수 없자 중국 쑤저우로 투자처를 옮겼다. 강원도 춘천시는 99년 의암호 내 상중도를 관광호텔,컨벤션센터,가상체험장 등을 갖춘 관광지로 개발하기 위해 미국 렘나(Lemna)사와 6억달러의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했으나 의회가 타당성이 부족하다며 반대하는 바람에 무산됐다. 외자유치 과정에서 눈에 띄는 것은 지자체가 외국회사와 양해각서만 체결해도 ‘외자유치 성공’으로 발표하고 있다는 점이다.그러나 양해각서는 투자의사를 밝힌 것에 불과한 외자유치 초기단계로,최종 계약까지는 험난하고 복잡한 과정이 기다리고 있다.따라서 양해각서만 체결한 채 다음 진행은 흐지부지되는 일이 다반사여서 양해각서는 지자체 전시행정의 ‘유용한(?) 도구’가 되고 있다.외자유치 성공 발표와는 달리 실제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것은 단체장이 ‘유령회사’나 ‘브로커’ 수준의 외국사 국내법인과 접촉한 뒤 치적을 앞세워 서둘러 홍보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해외 현지 KOTRA나 동포기업인 등로부터 소개받은 투자희망자에 대한 정확한 검증없이 무리하게 외자유치를 추진하다보면 공염불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관내 기업이 노력해 외국자본을 유치한 것을 마치 지자체가 힘써 결실을 맺은 것처럼 포장하는 ‘빈대형’ 외자유치도 많이 등장한다.전북도는 현대자동차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현대다임러 엔진공장,대상그룹이 끌어온 군산의 바스프공장 등을 외자유치로 잡고 있으나 이는 지자체와는 무관하게 외국사가 국내기업과 제휴한 것이다.한솔제지가 팬아시아 페이퍼에 팔리고,무주리조트가 외국계 자본에 헐값에 넘어간 것도 지자체의 외자유치 실적에 잡히는 등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지고 있다. 전국 정리 김학준 기자 kimhj@ ■전문가 기고/ “외국기업에 투자이점 설명해야” 1997년 외환위기가 한국사회에 가져온 수많은 변화 중의 하나는 외자유치에 대한 인식이 바뀐 것이다.외자유치에 부정적이던 인식이 외환위기를 겪은 이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외자유치를 선언하고,이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그러나 외자유치 자체의 어려움과 적절치 못한 접근방법으로 노력에 비해 실적은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외자유치를 위해서는 우선 외국기업들이 무엇을 원하는지,왜 한국으로 와야 하는지,한국으로 오면 어떤 이점이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제시해야 한다.우리나라는 지정학적으로 다국적 기업들의 아시아 거점으로서 유리한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도로·항만·철도·전기·수도 등 사업을 위한 우수한 인프라도 갖춰져 있다.그러나 이같은 장점은 부각되지 못하고 까다로운 인·허가 절차 등 제도적 투자환경 열악,투자 메리트와 수익성 보장이 뒤따르지 않는 등 단점만 부각돼 외자유치 성공률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또 외자유치에 성공하려면 미국 및 유럽기업의 경영관행과 의사결정 구조를 이해해야 한다.구미(歐美)기업은 최고경영자(CEO)가 일방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게 아니라,변호사와 전문가그룹의 검토를 거쳐 회사의 경영진과 이사회가 동의해야 하는의사결정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따라서 이같은 특수성을 이해하고 외자유치에 나선 중앙정부,지자체 또는 기업들이 체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즉 외자유치 주체기관이 구미 기업의 생리를 이해하고 있는 전문가를 활용,외국기업이 한국에 투자했을 때 얻는 이점을 분석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은 투자를 검토하는 구미 기업에 효율적·지속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가 미흡하다.상대는 전문가 집단인데 우리는 과거의 공직수행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따라서 성공적인 외자유치를 위해서는 중앙·지방정부에서 훈련된 인력과 전문성·기능성을 갖춘 조직이 일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바꿔 체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서정진 셀트리온 대표 ■사천 진사공단 경남 사천시 방지리 진사공단이 외국인 투자기업의 메카로 자리잡았다. 외국기업전용단지로 지정된 10만평에는 외국기업의 공장 신축공사가 한창이다.일본과 중국이 합작으로 설립한 ‘루이테크’가 다음 달 준공을 목표로 막바지 피치를 올리고 있고,일본계 ‘UDK㈜’도 9월쯤 완공된다. ●고도 신기술 수반 외국업체 5개 가동 중 일본 다이요 유덴(太陽誘電)이 3억 3000만달러를 투자해 설립한 ‘한국 경남 태양유전’을 비롯한 5개 업체는 이미 가동 중이다.그리고 독일과 일본계 첨단 부품소재 기업이 4200만달러를 투자,올해 안에 공장신축을 착공할 계획이어서 경남도가 1999년부터 유치한 외국기업 12개 가운데 9개가 입주하는 셈이다. 모두 ‘신규공장 설립형 투자’(Greenfield Investment)인데다, 신기술을 함께 들여온 고도기술 수반업체여서 다른 외자유치보다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경남도의 오춘식(吳春植) 투자유치과장은 “현재 투자의사를 밝힌 4∼5개 기업과 협상 중”이라면서 “외국기업전용공단 추가 지정을 산업자원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성공 열쇠는 원 스톱 서비스 이 공단은 당초 항공우주산업단지로 개발됐으나 97년 외환위기로 버려져 있었다.이를 침체된 서부경남의 성장엔진으로 활용키로 하고 외자유치에 드라이브를 걸었던 김혁규(金爀珪) 지사의 구상이 적중한 것. 도는 98년 8월 투자유치과를 신설하고,외국어에 능통한 대기업 출신 전문가 4명을 영입했다.이듬해 1월에는 투자유치 조례를 제정,투자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을 제도화했다.행정의 ‘원스톱’(One Stop)서비스 체제도 구축했다. ‘나노’ 수준의 분체가공기술을 가진 JS테크는 사업계획서 제출 후 19일만에 행정절차를 마치고 기공식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태양유전은 49일만에 공장신축공사를 착공했다. 한국 JS테크의 야마키 준(八卷潤) 공장장은 “규제가 복잡한 한국에서 행정절차가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초스피드 원스톱 서비스에 놀랐다.”며 혀를 내둘렀다. 도는 지난 3월부터 인근 2500평 부지에 외국인전용학교를 건설 중이다.사천시는 지난 봄 사업비 3000만원으로 공단 내 거리에 벚나무를 심었다.입주업체 이름을 따서 공단 내 거리명을 명명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외자유치를 위한 일종의 ‘러브 콜’이다.이런 노력이 외자유치를 성사시킨 밑거름이다. 사천 이정규 기자 jeong@
  • 국제 플러스 / 에이즈 백신 첫 임상실험 남아공서

    |요한네스버그 AFP DPA 연합|남아프리카공화국이 남부 아프리카에서 주로 나타나고 있는 특정 에이즈 바이러스(HIV) 변종 백신에 대한 최초의 임상시험을 국내와 미국에서 곧 실시한다.남아프리카공화국 에이즈 백신 개발·시험협회는 19일 남아공 의약통제위원회(MCC)가 HIV-1 M군(群)에 속하는 아류 변종 중 하나인 HIV-C 백신의 안전성과 부작용을 사람에게 직접 테스트하는 제1단계 임상시험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 美 언론마피아 오만과 편견 / 버나드 골드버그 著 ‘뉴스의 속임수’

    지난 5일 152년 전통의 뉴욕 타임스 하월 레인스 편집인과 제럴드 보이드 편집국장이 제이슨 블레어 기자의 표절사건 등 잇따라 발생한 기사 관련 스캔들로 물러났다.이 사건은 세계 최고의 권위지 뉴욕 타임스의 명예에 적잖은 손상을 입혔다.뉴욕 타임스는 어떤 권력암투가 진행되든 외부엔 일절 알려지지 않는 크렘린 혹은 마피아 조직인 돈 코를네오네 패밀리 같은 집단이란 비판도 따랐다. 미국의 거대 미디어와 그 종사자들의 오만함과 권력남용,그리고 무책임은 때론 도를 넘는다.미국의 한 언론인은 미디어 엘리트들의 병폐를 이렇게 꼬집었다.“미국의 저널리스트들은 변호사를 좋은 사람으로 만드는 지상에서 유일한 사람들이다.” ●성역 속 ‘댄 사람들’ 언론의 힘은 “항상 진실만을 말한다.”는 대중의 믿음에서 나온다.하지만 일반 대중이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는 뉴스가 과연 진실만을 말하고 있을까.알게 모르게 뉴스의 속임수에 넘어가 왜곡되고 편향된 실체를 사실로 믿게 되는 것은 아닐까. ‘뉴스의 속임수’(원제 BIAS·버나드 골드버그 지음,박정희 옮김,청년정신 펴냄)는 미국 언론의 어두운 면과 허상을 낱낱이 고발한다. 저자인 골드버그는 미국 3대 공중파 TV의 하나인 CBS의 베테랑 특파원 출신.그는 99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였던 스티브 포브스의 공약에 대한 CBS의 편파보도에 분노,뉴스의 왜곡을 고발하는 칼럼을 월스트리트저널에 썼다가 배신자로 낙인찍혀 회사를 떠났다. 골드버그는 이 책에서 미국 공중파 TV뉴스의 실체를 밝히고 저널리스트들의 잘못된 보도행태를 비판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특히 CBS 저녁뉴스의 앵커이자 편집전무인 댄 래더와 ‘댄 사람들(The Dan)’을 신랄히 비판한다.CBS 뉴스 사람들은 ‘댄 사람들’의 심기를 거스르는 것을 두려워한다.‘댄 사람들’은 시칠리아 마피아식으로 사람들을 친구가 아니면 적으로 구분한다.앤드루 헤이워드 사장을 비롯한 CBS 뉴스 종사자들은 댄의 관심사항을 시청자들의 그것보다 우선시한다.1980년대 CBS 뉴스엔 ‘댄 래더 담당 부사장’이란 비공식 직함이 있었을 정도다.TV뉴스의 스타 앵커는 ‘미국의 왕족’이라 할 만하다. ●신문 따라가는 방송 미국의 공중파 TV뉴스엔 진보적 편향의 보도가 만연돼 있다.하지만 공중파 방송의 엘리트들은 자신들의 믿음을 진보적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사물을 통찰하는 올바른 방식으로 간주한다.한마디로 모든 선(善)은 그들의 것이다.저자는 공중파 뉴스들은 신문에서 모든 논제를 도둑질하고 있다고 비판한다.예컨대 뉴욕 타임스나 워싱턴 포스트가 일률과세에 반대하면 TV뉴스는 이 신문들이 주장하는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저자는 노숙자,에이즈,인종문제 등 미국 공중파 TV의 편향보도 사례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뉴스 앵커를 비롯한 진보주의자들은 노숙자나 소수인종 등을 사회적 약자로 규정하고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은 무자비한 짓이라고 말한다.언론 엘리트들의 이런 사고방식은 정부로부터 보다 많은 자금을 따내야 하는 ‘노숙자운동단체’ 같은 이익집단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진실과는 다른 모습으로 현실을 왜곡한다. TV의 편향보도는 어떤 역기능들을 낳고 있을까.저자는 언론의 여권(女權)에 대한 지나친 편향이 남성에 대한학대로 발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완고한 페미니스트들을 공격할 사람은 주류 미디어에 아무도 없다고 단언한다. “대부분의 남성들은 푸츠(putz,얼간이)”란 모욕적인 말을 들어도 미디어 엘리트들은 이를 문제삼지 못한다. 이 책은 내부 고발자에 대한 거대 언론의 증오가 어느 정도인지를 생생히 보여준다.나아가 불의를 보고도 눈을 감을 수밖에 없는 미국 방송사의 현실을 고발한다. ●핏발 선 뉴스마피아 TV뉴스의 편향성을 지적한 골드버그의 칼럼이 신문에 실리자 댄 래더로 대표되는 ‘뉴스 마피아’들은 즉각 보복에 나섰다.댄 래더와 그의 사람들은 골드버그를 ‘우익 정치꾼’으로,그의 폭로를 ‘우익 인사의 언론음해’ 공작으로 몰아붙였다.골드버그는 미디어 엘리트들을 진정한 진보주의자가 아니라 선민의식으로 무장된 ‘달나라 사람들’이라고 비판한다. 미디어 내부에서 미디어 엘리트들을 공격하는 것은 골드버그의 예에서 보듯 섶을 안고 불을 끄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골드버그는 CBS ‘댄 사람들’의 신성한 침묵의 코드,즉 오메르타(omerta)를 위반했기에 가혹한 대가를 치렀다.마피아의 ‘똑똑한 놈들’과 방송사 뉴스쟁이들의 삶과 죽음은 바로 이 코드에 의해 결정된다. 이와 관련,저자는 세계 최고를 자임하는 뉴욕 타임스에도 비판의 화살을 날린다.아제르바이잔 공화국의 들개 잡는 여성 동성애자들의 선거기사를 1면에 실을 만큼 여유만만한 뉴욕 타임스가 편향보도 문제에 대해선 어떻게 그토록 침묵의 규율을 철저히 지킬 수 있는가 반문한다. 미국 공중파 TV의 편향성은 언제까지 계속될까.저자는 TV뉴스가 정치가나 고위공무원,종교인 등에겐 지나칠 정도로 공격을 퍼부으면서도 정작 자신은 조금만 비판받아도 사납게 반발하는 한 개선의 여지는 없다고 말한다. 미국의 TV뉴스들이 타이타닉처럼 침몰하고 있는 것은 뉴스 수요자들이 그런 편향적 태도에 염증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그럼에도 뉴스 마피아들은 실상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싫증난 엘리베이터 음악처럼 편향성을 벗어나지 못하는 공중파 뉴스의 시청률이 곤두박질치고 있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1만 3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사우나 에이즈 감염 충격 / 울산 30대 잠자다 성폭행 당해

    울산의 대중사우나 수면실에서 자던 30대 남자가 신원 미상의 남자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에이즈 감염 의심자로 밝혀져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4일 울산시 남구보건소에 따르면 최근 비뇨기과에서 치료를 받던 김모(31·울산시 남구)씨가 에이즈 양성반응을 보여 김씨의 혈액을 채취,국립보건원에 에이즈 감염검사를 의뢰했다. 보건소는 “김씨가 지난 4월 울산의 한 대중사우나 수면실에서 술에 취해 자던중 다른 남자에게 성폭행을 당했으며,이 과정에서 성병에 걸려 비뇨기과를 찾았고 비뇨기과에서 서울 가검물센터에 의뢰해 검사를 한 결과 에이즈 양성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보건소 관계자는 “김씨가 에이즈 감염자로 확인될 경우 대중사우나 수면실이 에이즈 감염 경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문제”라며 “특히 김씨를 성폭행한 남자의 신원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에서는 서울과 부산의 사우나 수면실에서 3차례 동성간 성관계를 가진 10대가 지난달 말 에이즈 감염자로 확인되는 등 모두 24명이 에이즈 감염자로 관리되고 있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
  • 정상회담 이틀째 / G8‘무용론’… 변화요구 봇물

    “아무런 실속 없이 값비싼 밥만 축내는 부자들의 잔치.” 프랑스 에비앙에서 1일부터 3일까지 열리는 G8(서방 선진 7개국과 러시아) 정상회담 무용론이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G8은 90년대 후반 들어 준비에 막대한 예산과 인원이 투입되지만 결과물은 별로 없는 ‘선진국의 사교클럽’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최근에는 G8을 불법적 회담이라 비난하는 세계화 반대론자에 이어 대학·연구소의 자본주의 지지자들도 비난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IMF·WTO 참여 충고 이번 회담에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G8회담 폐막 하루 전인 2일(현지시간) 중동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떠난다.순번제 의장국인 프랑스는 부시 대통령의 결정을 이해한다고 밝혔으나 결과적으로 G8회담의 비중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에비앙 정상회담이 개최되기에 앞서 프랑스의 국제관계연구소(IFRI)는 “G8은 전세계적으로 경제정책을 조정하는 정통성과 능력을 이미 상실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한 바 있다.IFRI는 교착상태에 빠진 무역자유화 회담,수자원,빈곤 등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조정된 전략’을 채택해 G8의 신뢰성을 회복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튼 원장은 현재 G8이 중남미 금융위기와 세계적 기아문제 등에 적극적인 대처를 못하는 ‘무기력한 모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이어 그는 G8이 유럽연합(EU)이 15개 회원국들을 대표할 것,조직을 효율적으로 축소시킬 것,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세계무역기구(WTO) 등도 회담에 참석할 것 등 구조적 변화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일부에선 확대론도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1일 G8확대 정상회담 정례화를 제안했다.이번 에비앙 회담에서 개발도상국과 아프리카 국가 등 11개국이 참여,에이즈와 기아 퇴치 등 개도국 지원 방안을 논의한데 따른 것이다.시라크 대통령은 G8확대정상회담이 끝난 뒤 “나 혼자서 결정할 일은 아니지만 아프리카는 앞으로 G8의 우선 의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번 회담에는 중국도 참여,앞으로 G9으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격렬 시위,수백명 체포 G8정상회담에 맞춰 1일 프랑스와 스위스 곳곳에서는 수만명이 참가한 대규모 반세계화 시위가 열렸다.모든 집회를 불법으로 간주한 경찰은 2만 5000명을 동원,시위진압에 나서 곳곳에서 시위대와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시위 참석 인원은 시위 주최측 추산으로는 9만명,스위스 경찰 추산으로는 5만명 규모다. 에비앙과 제네바 호수를 건너 마주하고 있는 스위스 로잔에서는 시위대가 바리케이드에 불을 지르고 주유소 파괴,자동차 훼손 등 폭력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400명을 연행했다. 이번 시위에도 극렬 무정부주의 단체인 ‘블랙 블록(Black Block)’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들은 복면을 한 채 호텔 창문을 부수고 주유소와 슈퍼마켓을 약탈하기까지 했다.블랙 블록은 시위대원 사망으로 얼룩졌던 지난 2001년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열린 G8정상회담에서도 폭력시위를 벌였었다. 전경하기자 lark3@
  • G8정상 공동성명 채택/“核 안전기준 준수” 북한·이란에 경고

    |에비앙 AFP 연합|G8(서방선진 7개국+러시아) 정상회담에 참석중인 8개국 정상들은 2일 공동성명을 채택,북한과 이란에 대해 국제 핵 안전기준을 준수해야만 한다고 경고했다. 각국 정상들은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북한에 대해 핵 위기를 완전하고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첫 단계로서 모든 핵 프로그램을 가시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방법으로 해체해야만 한다고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공동성명은 이란에 대해서는 이란의 핵 계획 진전이 갖는 확산의 의미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핵확산금지조약에 따른 의무를 완전히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G8 정상들은 회담 이틀째인 이날 실무회담을 잇달아 열고 세계 경제의 회복 방안과 대테러 공조,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에 대해 논의했다.정상들은 또 이라크 전후 처리,중동 평화를 비롯해 아프리카의 에이즈 퇴치 및 개도국 지원 문제도 주요 의제에 포함시켜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이라크전을 둘러싸고 첨예한 갈등을 빚었던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자크 시라크프랑스 대통령이 이라크전 후 첫 정상회담을 가져 주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당초 예정보다 하루 일찍 이집트로 떠난 부시 대통령은 회담을 마친 뒤 “시라크 대통령과 나 사이에 서로 이견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두 사람이 서로 의견의 일치를 볼 수 없는 것은 아니다.”고 말해 이라크전쟁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었던 프랑스와의 관계를 회복하려는 노력을 보였다. 부시 대통령은 또 중동평화와 관련, 중동평화 달성에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그는 “중동평화를 달성하는 것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는 어떤 진전을 이룰 것으로 생각한다.우리는 진보할 것이라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한편 G8 정상들은 이날 회의에서 침체에 빠진 세계 경제의 흐름을 되돌릴 수 있다고 자신하는 한편 이라크전쟁으로 빚어진 회원국들간 의견 차이를 해소하고 이라크를 재건하는데 서로 협력하기로 다짐했다. 정상들은 미국의 경제회복 지체와 유럽 및 일본 경제의 새로운 침체 위협으로 곤경에 처한 세계 경제가 곧 강력한 성장 추세로 돌아설 것이란 많은 희망적인 조짐들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세계 경제에 대한 회담이 매우 긍정적이었으며 참석한 지도자들 모두 각 나라가 높은 성장을 이룩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시라크 대통령은 G8 정상들이 환율 문제에 관해 “공감대”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 G8 정상회담 개막 / 美 ‘WMD수출 저지대책’ 추진

    서방 선진 7개국과 러시아(G8) 정상회담이 1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에서 개막됐다.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시 탄생 30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했던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 에비앙으로 장소를 옮겨 3일까지 정상회담을 열고 세계경제성장,이라크 재건,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테러 대책 등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G8 회원국은 미국,일본,프랑스,영국,독일,이탈리아,캐나다,러시아 등이다. G8정상회담이 이라크전으로 벌어진 미국과 유럽간 갈등의 골을 봉합하는 전기가 될 수 있을 지 관심을 모은다. G8 정상들은 공식의제는 아니지만 국제 현안으로 떠오른 북한 핵문제를 논의하고 북한에 핵무기 확산 금지 약속 준수와 핵무기 개발계획의 완전하고도 검증가능한 해체를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특히 미국은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불법 무기나 마약의 수출 저지 대책 논의를 제안했으며 빠르면 이달중 유럽에서 관련 국제회의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사회의 테러와의 전쟁은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는 아프리카 개발을 위한 새 동반자관계‘(NEPAD) 회원 5개국 정상 등 12개 개발도상국 정상들이 초청됐다. ●부시,미·유럽 갈등 봉합 강조 폴란드 방문을 시작으로 G8 정상회담 및 중동평화회담 참석을 위한 순방길에 오른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유럽과 미국간 갈등 해소에 주력했다. 1일 낮 에비앙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부시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재확인했다.앞서 지난달 31일 첫 순방국이었던 폴란드의 크라코프에서 행한 연설에서 “지금은 위대한 동맹들간에 갈등을 조장할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하고 테러와의 전쟁과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유럽과 미국이 힘을 모을 때임을 역설했다. 그러나 이같은 부시 대통령의 화해 제스처 및 단결 촉구 이면에는 반전의 선봉에 섰던 프랑스와 독일,러시아에 자국의 주장을 버리고 미국이 주도하는 새로운 국제질서 재편을 수용하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어 미국의 일방주의를 경계하는 프랑스와 독일 등의 대응이 주목된다. ●대량살상무기 수출 봉쇄대책 마련에 팔 걷어붙인 미국 이라크전으로 불거진 미국과 유럽간의 갈등을 봉합하는 첫 단추로 대량살상무기 확산 저지와 에이즈 치료를 위한 아프리카 지원,도하개발어젠다 등 국제무역 협상 가속화 등이 꼽힌다. 무엇보다도 미국은 대량살상무기 확산 저지를 위해 불법 무기 및 마약 수출이 의심되는 선박과 비행기를 저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이는 지난해 12월 미사일을 실고 예멘으로 향하던 북한 선박을 해상에서 나포하려다 실패한 사례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것이다. 미 정부 관계자는 “현재 영국과 스페인 폴란드 호주를 비롯해 여러 국가들이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면서 “이달중 유럽에서 관련 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방법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와 AF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이같은 미국의 제안은 미국과 영국이 이라크에서 대량살상무기 증거를 찾아내는데 실패,이라크의 대량상살무기 보유 자체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나와 미국의대량살상무기 저지 정책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주목된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1일 이라크내 대량상살무기 증거 확보에 실패했다는 언론 보도를 일축했다. 김균미기자 kmkim@
  • 편집자에게/ 에이즈감염자 정부서 체계적 관리를

    -‘죽음의 에이즈수혈’기사(대한매일 5월13일자 11면)를 읽고 수혈을 통한 에이즈감염이 8년만에 다시 발생했다는 대한매일의 기사는 충격적이다.에이즈(AIDS)하면 결국 죽음에 이르는 불치병으로 알려져 있어 더욱 그렇다.에이즈에 감염된 사람들은 주로 에이즈환자와의 성접촉 등을 통해 감염되는 것으로만 알고 있었는데,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수혈한 에이즈감염혈액으로 평생 ‘에이즈감염자’의 멍에를 지고 살아가야 한다니 끔찍한 일이다.더구나 이번에 감염된 2명 중 1명인 10대 소녀는 뇌수술을 받다가 에이즈에 감염됐다니 어떤 보상을 해줘도 모자랄 듯싶다. 두려운 것은 이같은 수혈을 통한 에이즈감염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게 확인됐다는 점이다.언제 어떤 사고를 당해서 급하게 수혈을 해야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현재 진단법으로는 에이즈감염 혈액인지를 미리 알 수 없다는 것도 불안감을 더하게 한다. 따라서 이런 행위를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강력한 처벌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또 무엇보다 동성애자를 비롯해 에이즈감염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은 정부가 체계적으로 관리하고,불편없이 에이즈감염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길을 더 많이 만들어야겠다. 김태경 한양대 한국교육문제연구소 연구원
  • [사설] 사람 잡는 ‘에이즈 수혈’

    수혈에 의한 에이즈 감염은 다분히 예견된 사고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또한 유사한 사고가 되풀이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는 점에서 관계 당국에 철저한 대책을 촉구한다.국립보건원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수술 중 혈액을 공급받은 A모양 등 2명이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됐다.청천벽력 같은 소리다.역학조사 결과 헌혈을 통해 A양 등에게 혈액을 제공한 20대 남자 B씨가 동성연애 경험이 있으며,에이즈에 감염됐다고 한다. 문제의 핵심은 B씨가 헌혈 당시 항원·항체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점이다.현 검사법으로는 항원·항체 형성 전까지는 감염여부를 판별할 수 없기 때문이다.이처럼 에이즈에 감염된 지 2∼3주밖에 안 된 환자가 헌혈을 할 경우 정상 판정이 내려지고 있는데도 1995년 이후 ‘에이즈 수혈’ 사고가 없었다니 오히려 천만다행이다.국내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자 수는 지난 3월말 현재 2122명이며,특히 올들어 3개월만에 115명이 느는 등 급증 추세다.하루 1.25명꼴로 생기는 새 환자들이 자신의 감염 사실을 모른 채 헌혈할 수 있음에도 대비해야 한다. 대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서 이미 1990년대 도입한 핵산증폭검사법을 시행하면 에이즈감염 판별 사각(死角)기간을 현재의 2∼3주에서 1주 정도로 줄일 수 있다고 한다.헌혈된 피의 혈장을 일정기간 보관했다가 안전성을 확인한 뒤 사용하는 방안도 있다.하지만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관련 예산 128억원을 확보하지 못한 것을 자책하기는커녕 예산타령만 하고 있으니 한심스럽다.에이즈 감염자들도 다른 사람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헌혈을 삼가야 한다.
  • 죽음의 ‘에이즈 수혈’/ 감염 동성애자 헌혈… 2명 ‘청천벽력’

    지난해 12월 뇌수술 후유증검사를 받으러 병원에 갔던 10대 여학생 B양은 청천벽력 같은 통보를 받았다.자신이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감염자라는 사실이었다.같은해 5월 수술을 받으면서 동성애자인 에이즈감염자 A씨(20대 후반)로부터 수혈을 받은 게 원인이었다. A씨로부터 수혈을 받아 감염된 사람은 70대의 C씨까지 2명이다.D씨(90대)도 수혈을 받았지만 이미 지병으로 사망해 감염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국내에서 수혈로 인한 에이즈 감염이 다시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95년 이후 8년만이다.89년 처음 발견된 이후 국내에서 수혈로 에이즈에 감염된 사람은 모두 12명이다. 동성애자가 에이즈 감염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헌혈을 한 피가 엉뚱한 사람을 에이즈 감염자로 만드는 등 불특정다수의 피해자가 생기고 있지만,현재 보건당국의 에이즈양성반응 검사는 한계가 있어 수혈을 통한 에이즈감염은 현실적으로 막기 어려운 상태다. ●헌혈 때 에이즈감염 확인 못해 20대 후반의 A씨는 지난 99년부터 동성애를 해왔다.그는 고교 때,군대있을 때,예비군훈련 때 등 모두 3번 헌혈을 했다.지난해 4월 29일 예비군 훈련장에서 헌혈을 했을 때는 이미 에이즈감염상태였다.그러나 현재의 혈액관리시스템으로는 이를 확인할 수 없다는 게 문제다.혈액관리법상 헌혈 때 ▲마약을 했는지 ▲동성애를 했는지 등의 문진표를 작성해야 헌혈을 할 수 있지만,헌혈을 하는 사람이 허위로 기록을 작성하면 분간해낼 방법이 없다. A씨도 이미 동성애를 해오고 있었지만,문진표에는 전혀 해당사항이 없다고 기록했다.가짜로 기록한 게 나중에 들통나도 처벌조항은 없다.더구나 B양처럼 억울하게 에이즈에 감염돼도 보통 5000만원선의 보상금을 받는 선에 그친다. ●감염여부 3∼4주 지나야 확인 국내에서 헌혈자에 대해 시행하는 에이즈관련 검사도 한계가 있다.이미 에이즈에 감염됐어도 초기에는 발견할 수 없기 때문이다.효소 면역검사법에 의한 항원·항체검사를 하는데 감염 후 3∼4주가 지나야만 감염여부가 확인된다.B씨도 이 검사에서는 음성으로 나타났다. 보건당국은 이에 따라 감염시기를 좀더 빨리 알 수 있는 핵산증폭검사(NAT)법을 도입할 방침이다.하지만 이 방법도 감염후 1∼2주 이내일 때는 양성인지를 가려내지 못한다. ●혈액관리시스템 선진화 시급 수혈에 의한 에이즈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혈액관리시스템을 선진화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헌혈된 피의 혈장을 1년 정도 보관했다가 나중에 에이즈 양성인 것으로 확인되면 폐기하는 방법 등이다.이런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국립보건원은 지난해 128억원의 예산을 요구했지만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했다. 당장은 감염자가 신분을 밝히지 않아도 보건소에서 무료로 해주는 ‘에이즈감염 익명검사’를 적극 확대할 필요가 있다. 대한적십자사 혈액사업본부 조남선 안전관리부장은 “동성애자 등 에이즈 고위험자가 에이즈감염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헌혈을 하지 않도록 교육을 강화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
  • “에이즈 치료법 사스치료 효과”

    |홍콩 AFP 연합|사스 바이러스가 사람의 세포를 공격하는 방식이 에이즈 바이러스와 아주 유사하기 때문에 이것이 사스 치료약 개발을 위한 실마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에이즈 치료 전문가가 11일 밝혔다. 에이즈 환자를 치료하는 ‘칵테일 요법’ 창시자의 한명인 데이비드 호 박사는 기자회견에서 사스 바이러스 샘플에 에이즈 바이러스 치료제로 펩타이드라고 불리는 합성단백질이 효과가 있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으며 다음 단계로 동물실험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펩타이드가 사람 세포의 사스 바이러스 감염을 실제로 막았다.”면서 “앞으로 연구팀이 해야 할 많은 일이 있지만 이번 연구결과는 이같은 노력을 위한 좋은 첫 진전”이라고 말했다.
  • [녹색공간] 사스가 무서운 진짜 이유

    사스 공포가 여전하다.한 때 ‘괴질’이라 했다가 세계보건기구(WHO)가 이름 붙인 ‘사스’,즉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은 중국어 발음으로 ‘죽인다’는 의미의 ‘살사(殺死)’가 된다는데,초대받지 않은 사스가 우리나라에 번져오고야 만 것이다.몇 차례 고비를 무사히 넘겨 김치와 마늘의 위력을 과시하려나 했는데,결국 추정 환자가 발생하는 바람에 세계 28번째의 사스 환자 보유국으로 등록되고 만 것이다. 일전에 시간의 절반을 사스 소식에 할애한 텔레비전 저녁 종합 뉴스를 마치면서 진행자는 “외출 후 손만 잘 닦아도 예방이 가능하니 안심해도 좋다.”며 시청자들을 안심시키려 들었지만,믿거니 했던 한국인 입국자에서 나타난 증상은 우리의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서슬이 퍼런 당국은 비행기 동승자를 찾아 서둘러 자택 격리하고 외국인의 행방을 추적했지만,항만으로 밀입국한 중국인들은 어이할꼬.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발생한 7296명의 환자 중 526명이 사망한 사스는 발생 빈도나 사망률로 볼 때 사실 치명적인 질병이 아닐지 모른다.젊고 건강한 사람들이 가볍게 생각하는 독감보다 발생률이 낮고 학질보다 사망률이 낮을지 모른다.그런데도 콘서트가 취소되고 국제 경기가 무기 연기되며 무역 거래가 대폭 축소되는 까닭이 무엇일까.유학생과 주재원들이 급거 귀국하고 외교관마저 철수할 정도로 긴장하는 이유는 불확실성이다.발생 원인과 경로를 알 수 없으니 불안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한결 조심했던 나라고 안심할 수 없지 않은가. 유전자 분석을 한 순간에 처리해 내는 최첨단 분자생물학 기술진은 사스 원인균이 가축에서 기원한 코로나 바이러스의 변형체라는 믿을 만한 자료를 내놓았고,내친 김에 게놈까지 분석했지만,예상과 달리 백신 생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한다.바이러스의 독성 부위를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라지만,정작 문제는 게놈을 분석한 보람도 없이 거금을 들여 개발한 백신이 소용없을 가능성이다.분자량이 작은 유전자는 그만큼 변형이 빠른 까닭이다. 에이즈 바이러스도 마찬가지다.제3세계 주민에게 죽음의 공포인 학질에 둔감했던 제1세계 의료진이 에이즈 백신 개발에 열을 올리는 현상을 인종주의로 규정했던 비판론자들은 이번 사스 사태에서도 인종주의를 감지하지만,힘겹게 개발한 에이즈 백신도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예상한다.분자량이 작은 에이즈 바이러스는 벌써 변형되었기 때문이다.백신을 개발하는 사이 변형된 에이즈 바이러스는 변화된 환경에 적응되었으나,미미한 환경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는 인간의 과학 기술은 뒷북치기에도 숨이 찬 것이다. 더워지면서 진정 기미를 보인다는 사스가 뒤늦게 나타났지만 우리도 곧 조용해질 것이라 믿는다.철저한 방역으로 당분간 재발하지 않을지 모른다.그렇다고 사라졌다고 단정하면 곤란할 것이다.하도 변화무쌍하여 방역 당국을 골치 아프게 하는 독감 바이러스처럼 미세한 환경 변화에도 자신의 유전자를 쉽사리 변형시킨다면 언제 어디에서 누구에게 어떤 모습으로 발현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스가 무서운 이유가 불확실이라면 불확실의 이유는 환경 변화이고,환경 변화는 생태계를 함부로 교란하고 오염시킨 우리에게 원인이 있다.에이즈도 독감도 더 무서워진 홍역도 마찬가지다.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리는 반성해야 한다.그리고 깨달아야 한다.탐욕스러운 삶보다 자연스러운 삶이 지속 가능한 건강을 약속한다는 사실을. 박 병 상 인천도시생태 연구소장
  • 국제 플러스 / “동남아어린이 30만~40만 인신매매”

    |자카르타 AFP 연합|동아시아ㆍ태평양 지역에서는 경제적 성장으로 가난에서 벗아나고 있지만 아직도 해마다 많은 어린이들이 사망하고 있다고 유엔아동기금(UNICEF)이 5일 밝혔다. 특히 이 지역에서는 급격한 도시화에 따른 가족해체 현상이 나타나면서 청소년 약물남용과 성문란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며,‘청소년 매춘’이 성행하면서 청소년의 에이즈 감염률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UNICEF 인도네시아지부는 이날 발리에서 열린 ‘어린이에 관한 회의’에 앞서 이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UNICEF는 또 이 지역의 에이즈 감염자가 200만∼350만명에 이르는 등 여전히 증가 추세에 있다고 밝혔다.또 섹스산업의 증가로 인해 이 지역의 어린이 30만∼40만명이 불법 인신매매의대상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시론] ‘사스 차단’ 방법은 있다

    사스(SARS)가 에이즈 이후 또 한번 호모사피엔스라는 인간을 공포로 몰아가고 있다. 중국 광둥성에서 시작된 사스 공포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지금까지 4400여명의 환자가 발생,이중 260명이 사망했다. 얼마나 효과적으로 확산을 막고 인명 피해를 최소화할 것인가가 절대 과제로 떠오른 시점이다.사스 때문에 중국 베이징에서는 시민들이 고향으로 내려가고 외국 회사가 철수하는가 하면 우리 유학생과 회사원들도 속속 귀국하고 있다. ‘사스는 도대체 어떤 병일까?’ 필자는 호흡기를 전공하는 내과 의사이자 병원 사스 대책팀의 일원이어서 일반인들과는 좀 다른 관심을 갖고 있다. 사스가 공포스러운 것은 전염력이 강하며 건강한 사람도 죽일 수 있다는 점에 있다.사스에 전염된 사람들이 대부분 환자 가족이나 의료진이었다는 사실은 사스의 전염력을 단적으로 말해 준다.더욱이 불특정인을 치사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뾰족한 치료약이 없다는 사실 때문에 공포감이 더하다. 현대 의학이라면 백신을 개발,충분히 사스를 막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그러려면 수년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따라서,지금의 사스를 차단하는 데 이 방법은 적절치 못하다. 사스 공포를 피해 중국 등 다른 아시아국에 있던 유학생과 회사원들이 속속 귀국하고 있다.문제는 이들 중 일부가 사스의 잠복기에 있어 귀국 후에 발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일 사스가 이들에게서 발병한다면 이들은 병원을 찾을 터이고,이 환자로부터 병원에 온 다른 환자와 의료진이 감염될 수도 있다.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다. 이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우리 나라도 중국처럼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전쟁을 방불케 하는 위기관리 체제로 들어가야 할지 모른다. 그러면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우리는 누구에게 의지하고 또 힘을 보태야 하는가? 의사나 병원인가? 필자는 의사여서 병원에서 진료를 하지만 이에 대한 답은 불행히도 ‘아니오.’다.치료약이 없는 상태에서 의사나 병원의 역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의사나 병원은 환자가 자연 치유되도록 도와주는 역할만을 할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이렇게 제한적인 역할도 제대로 할 수 없다.왜냐하면,만일 사스 환자가 병원에 입원할 경우 다른 병에 걸린 환자들이 두려워서 병원을 옮길 것이기 때문이다. 주장컨대,우리가 의지하고 힘을 보태야 하는 사람은 전염병을 관리하는 보건 당국이다.이런 주장에 대개는 원론적으로는 동의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의구심을 갖기도 할 것이다. 의구심의 근거는 충분하다.보건당국에서 사스 전담 지정병원을 계획하였으나 지역주민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보건당국의 사스 관리계획을 믿고 따를 수 있겠는가.” 하고 의구심을 제기하는 것이 당연하다. 맞는 말이다.하지만,이는 보건당국의 사스 관리계획이 그들의 노력만으로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관련된 사람들의 도움 없이는 사스 전파를 막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렇다면,우리가 힘을 합할 경우 사스를 막을 수는 있는가? 가능하다.베트남의 예를 보면 우리도 사스를 막을 수 있다.베트남에서도 사스 환자가 발생했으나 신속한 환자 발견과 격리를 통해 더 이상의 확산을 막았다.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보건 당국의 사스 관리계획에 힘을 합해야 할 때다.현재로서는 어떤 방법도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사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오늘날 한반도에 사는 사람들 모두가 힘과 지혜를 모아 가기를 기원한다. 오 연 목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 [밀레니엄]사회적 고통의 구조 / ‘빈부의 장벽’ 어느 세력이 조장하나

    얼마전 국내 한 경제연구소는 사회적 고통지수를 발표했다.물가상승률과 실업률,어음부도율 기준으로 각 시도별로 국민들이 겪는 사회적 고통을 조사한 것이다.인간이 느끼는 사회적 고통은 그러나 경제적 변수만은 아니다.건강,빈곤 뿐 아니라 정치,도덕,종교와 복지 등에서 비롯된다.가난한 사람의 불행이란 현상에는 사회의 구조적 문제가 복합 투영되어있는 것이다.국내에서도 편·번역된 ‘사회적 고통’이란 책에서 폴 파머(Paul Farmer)미국 하버드의대 조교수는 자신이 아이티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가난은 에이즈 등 질병 뿐아니라 다른 형태의 사회적 고통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한마디로 유아사망률과 질병 발생률의 과도한 편차는 바로 한 사회내의,또는 2개이상의 사회간의 빈부격차를 명확하게 드러내준다.보건정책과 사회 정책은 서로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이다. 1) 한 시골 소녀의 비극 댐이 건설되는 바람에 삶의 터전을 잃어 버린 가난한 집안에서 자란 한 소녀가 마을 부근에 주둔하던 군인 아저씨의 눈에 든다. 소녀는 가족과 떨어져 있던 군인에게 육체적인 쾌락을 제공하고,군인은 그 대가로 약간의 용돈을 지불한다.그러나 두 사람의 관계는 그리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 도회지로 나와 남의 집 가정부 생활을 시작한 소녀는 다시 한 남자를 만나 아기를 갖게 되고,임신부의 몸으로 가정부 생활을 계속할 수 없어 고향으로 돌아온다. 딸을 출산한 직후 그녀는 자신이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에 감염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녀는 세상을 떠나고,그 모습을 지켜보던 그녀의 아버지 역시 목을 매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2) 정치 폭력의 희생자 정치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모르던 시골 청년이 어느 날 버스를 탔다. 도로 상태가 워낙 나빠 버스가 심하게 흔들리자,그는 아무 생각없이 옆에 앉은 사람에게 몇 마디 불평을 늘어 놓았다. 잠시 후 버스가 검문소에 도착하자,갑자기 군인들이 청년을 끌어내리더니 다짜고짜 모진 매질을 가하기 시작했다.같은 버스에 타고 있던 사복 경찰이 그를 불순 분자로 지목한 탓이었다. 간신히 풀려나기는 했지만 청년은 그 일로 자신이 블랙 리스트에 올랐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었다. 결국 청년은 뚜렷한 이유도 없이 다시 체포되었고,그로부터 사흘 뒤 관자놀이가 으깨지고 갈비뼈가 부러진 채 석방되었다.얼마 후 그는 1ℓ가 넘는 피를 토한 뒤 숨을 거두었다. ●구조적 폭력과 개인의 삶 믿기 어려운 이야기인지도 모르겠지만,두 사건 모두 1990년대 초반 서인도 제도의 조그만 섬나라 아이티에서 일어난 실화이다. 문제는 위에 소개한 두 사람이 그런 불행을 당한 것은 개인적으로 부주의했거나 재수가 없었기 때문이 아니라는 점이다. 아이티에서는 남성의 평균 수명이 50세에도 미치지 못한다(여성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그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원인 가운데 AIDS와 정치적 폭력이 큰 비중을 차지하며,아기를 낳다가 죽는 임산부 사망률은 선진국에 비해 500배나 높다. 이는 아이티의 구조적 폭력이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 주는 사례이다.각 개인이 아무리 착하고 올바르게 살려고 노력한다 해도 그 나라의 정치,사회,경제적 구조는 그들 가운데 일정한 수의 사람들의 삶을 완전히 망쳐 버리고 만다.그 속에 포함되느냐 아니냐를 결정하는 요소는 개인의 의지나 능력과는 무관하다. 보다 가난한 사람일수록 그런 고통에 희생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일반적인 원칙만 적용될 뿐이다. 사실 이런 이야기는 먹고 사는 걱정 없이 안락한 삶을 살아가는 다른 세계의 사람들에게는 별다른 충격을 주지 못한다.마음 먹고 신문을 뒤지면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는 이보다 더 끔찍한 참상들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발견할 수 있다.그들에게는 지구 반대편에서 AIDS로,혹은 정치적 고문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의 고통보다는 눈앞의 금리와 주가가 훨씬 더 심각한 문제일 것이다. ●부자는 사회적 고통 불감증 들이 그렇게 느끼는 이유는 세 가지이다.첫째,‘남의 고통’은 낯설게 느껴지기 마련이다.그들의 고통받는 삶과 투쟁이 우리에게 감동을 주려면 우리의 경험과 비슷한 면이 있어야 한다.성별이 다르거나 지리적,인종적,문화적 거리가 먼 고통은 우리에게 별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그들의 고통을 제대로 파악할 수없는 두 번째 이유는 고통 그 자체의 속성 때문이기도 하다.제3자의 입장에서는 고통받는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보고서의 기록과 수치만으로 그들의 고통을 실감할 수 없다. 셋째,고통의 역학과 분배 구조가 아직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개인에 대한 사례 연구를 통해 한 사람,혹은 여러 사람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말해줄 수는 있다.하지만 고통을 설명하려면 광범위한 문화적,역사적,정치적,경제적 틀 안에 개인의 전기를 담아야 한다. 위에서 예로 든 두 남녀의 사례가 일정한 대표성을 띤다는 점을 인정한다면,그들의 삶은 ‘민족지학(ethnography)’에 포함되어야 한다.지역적인 이해가 이루어진 다음 보다 규모가 큰 역사적 체제 속에서 현장 조사가 진행되어야 한다.수많은 사람들을 아이티 중앙 고원에서 살도록 명령한 사회적,경제적 세력은 그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쳤으며,나아가 다시 그 세력에 영향을 미친 세계적인 역학 관계를 알아야 개인의 고통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구조적 폭력이 인간의 고통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알수 있을까? 고통을 전세계적인 맥락에서 이해하고 설명하며 나아가 예측까지 할 수 있는 분석적 모델을 만드는 일이 과연 가능할 것인가? 몇몇 사람들은 이것이 대단히 어려운 작업이긴 하지만,그만큼 절실하며 또한 불가능하지도 않다고 주장한다. 다시 한 번 위의 사례를 이러한 작업에 대입하자면,우선 지리적으로 광범위한 지역을 대상으로 분석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갈수록 끊임없이 상호 연관성이 커지고 있으며,특히 대량 학살과 같은 대규모의 사건이 발생할 경우 그로 인한 극심한 고통은 강력한 힘을 가진 세력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러한 분석은 역사적인 깊이를 필요로 한다.오늘날의 아이티 인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군부 독재와 쿠데타는 물론,그들이 과거에 중상주의 경제를 살찌우기 위해 아프리카에서 끌려와 설탕,커피,면화 등을 생산했던 흑인 노예의 후예들이라는 사실까지 떠올릴 수 있어야 한다. 물론 흑인 노예의 후손이라 해서 누구나 AIDS에 걸리거나 부당한 고문으로 억울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은 아니다.확률적으로 아주 드문 사례이긴 하지만 특별한 재능을 타고난 아이들은 수백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 축구 선수나 야구 선수로 성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행운아의 숫자가 무시해도 좋을 만큼 적다는 점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더 중요한 것은 사회적인 고통은 여러 가지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뒤얽혀 나타나는 구조적 폭력에서 비롯된다는 점이다.이러한 문제를 연구하는 인류학자들은 얼마나 다양한 사회적 폭력이 개인의 불행과 고난으로 변화하는지 알기 위해 개인의 경험과 개인이 속한 광범위한 사회 구조를 모두 연구한다. 예를 들면 가난에서 인종 차별에 이르는 일련의 사회적 폭력이,어떠한 메커니즘에 의해 개인의 삶에 구체적으로 드러나는가 등이 연구의 대상이 된다.한 사회의 정치적,경제적 힘은 AIDS와 결핵뿐 아니라 전염성이 있는 다른 기생성 질병에까지도 구조적으로 관여한다.그러다 보니 기아,고문,강간과 같은 대부분의 극심한 고통의 형태가 모두 사회적 힘에 의해 구조화되어 있다. ●가난과 사회적 고통의 관계 나 지금이나 세상의 가난한 사람들은 구조적 폭력의 주된 희생자이다.구조적 폭력은 극심한 고통의 본질과 그 분배에 대한 분석을 거부해 왔다.왜 그랬던 것일까? 이 질문의 대답 가운데 하나는 가난한 사람들이 고통에 쉽게 노출될 뿐만 아니라,말없이 그 고통을 받아들이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이다. 칠레의 신학자 파블로 리처드(Pablo Richard)는 베를린 장벽의 붕괴를 언급하며 이렇게 경고했다. “우리는 제3세계에 또 다른 거대한 장벽이 들어선다는 사실을 안다.그 속에는 가난한 다수의 삶이 감춰져 있다.부자와 빈자 사이의 장벽은 가난이 권력자들을 성가시게 하지 못하도록 하고,가난한 사람들은 하는 수 없이 역사의 침묵 속에서 죽음을 맞는다.” 이러한 침묵을 깨기 위해 해야 할 일은 고통을 조장하는 세력의 정체를 밝혀내는 일이다.그러기 위해서는 각각의 조건과 환경에 맞는 다양한 분석과 평가가 필요하다. 올바른 분석적 기법으로 고통의 본질을 해석할 수 있다면,그 악순환의 고리를제거하거나 적어도 약화시킬 수는 있을 것이다.어쩌면 우리의 희망은 결국 거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정리 번역가 안종설 폴 파머 ▲의사이며 인류학자▲세계은행 수석 컨설턴트▲미국 보스턴 소재 브리엄 여성병원과 아이티 외곽 본 소뵈르 클리닉 근무▲저서:에이즈와 비난,전염병과 불평등
  • 전세계 확산 상황·대책 / 아세안·中 29일 ‘사스 정상회담’

    베이징에 이어 중국 최대의 경제도시 상하이에서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확산 징후가 나타나 중국 전역이 사스 태풍권에 들었다. 열악한 병원시설로 사스가 일단 전파되면 대규모 피해가 우려되는 북한도 준전시체제에 돌입하는 등 사스 공포가 세계 각국을 휩쓸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회원국 및 중국·홍콩 관리들과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들은 사스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25일 콸라룸푸르에서 사스대책 회의를 갖는 등 사스 퇴치를 위한 공동 노력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각국 피해상황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5일 현재 전세계 사스 사망자는 하루 새 13명이 더 늘어 277명으로 늘어났고 감염자와 의심 환자도 4641명으로 불어났다.국가별로는 중국이 2602명 감염에 사망자가 115명으로 가장 많고 홍콩이 1510명 감염에 사망자는 115명으로 집계됐다.아시아권 이외 최대 피해국은 캐나다로 감염자는 140명이고 15명이 사망했다. 중국 본토와 홍콩 등 감염자가 많은 지역 사람들은 심리적인 공황상태에 빠져있으며 경제적으로도 큰 타격을 입고 있다.특히 가장 먼저 사스 태풍을 맞은 홍콩에서는 관광산업이 도산했고 주가가 5% 정도 하락했다.중국 등에 생산시설을 둔 일부 다국적기업들은 시설 이전을 검토하고 박람회 개최 일정을 취소 또는 연기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4일 전했다. ●사스 확산 저지 공동노력 아시아 국가들은 콸라룸푸르 사스 대책회의에서 예방과 통제대책들을 폭넓게 협의한 후 26일 열리는 보건장관 회의에 보고한다.이어 29일엔 방콕에서 10개 아세안 회원국과 중국이 사스 정상회담을 열어 대책을 협의할 예정이다. 저명한 과학자들도 사스 퇴치전선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월스리트저널 인터넷판은 에이즈 치료 선구자인 중국계 미국인 과학자 데이비드 호 박사가 사스 치료법과 백신 개발을 위한 연구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24일 보도했다.노스캐롤라이나대학의 동물 코로나바이러스 전문가 랄프 S 바리크 박사도 사스 연구에 발벗고 나섰다.그는 백신 개발을 위해 코로나바이러스 유전자를 연구실 세균에 이식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함혜리기자
  • 美 컬럼바인 총기사건은 볼링 탓? / 오늘 개봉 ‘볼링 포 컬럼바인’

    ‘미국 컬럼바인 총기난사 사건은 볼링 탓?’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부시,부끄러운 줄 아시오.”라며 미국 정부에 신랄한 일격을 날린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멘터리 ‘볼링 포 컬럼바인’(Bowling for Columbine·25일 개봉)은 이렇게 황당한 발상에서부터 시작한다. 얼토당토않게 들리지만,영화의 논리를 좇다 보면 고개가 자연스럽게 끄덕여진다.만약 총기사건이 폭력적인 록음악이나 게임 탓이라면,볼링 탓이라고 못할 것도 없다.범인들은 사건 당일 볼링수업을 듣기로 돼 있었으니까.물론 무어 감독에게 중요한 건 볼링이 아니다.정부·언론·기업이 나서서 폭력을 조장하는 현실을,말도 안되는 원인 탓으로 돌리는 미국 사회가 그의 주 타깃이다. 다큐멘터리니 재미없을 것이라고 지레 속단하지 말자.제목부터 튀는 이 영화는 지루한(?) 보통의 다큐멘터리와 완전 다르다.만화가 등장하고,무어의 상상이 극(劇)으로 재연되는 등 다양한 기법에 풍자와 독설을 가득 담았다. 이 영화가 설득력을 갖는 것은 독특한 접근법 덕이기도 하다.거대한 폭력구조를 까발리기 위해 감독은 순진한 아이처럼 시치미를 뚝 뗀 채 “그럼 뭘까?”라며,로드무비처럼 의문을 캐는 여행을 떠난다.우선 록 스타 마릴린 맨슨을 찾아간다.“대통령의 미사일 침공은 잊고 로큰롤을 부른 나만 비난한다.TV에도 홍수,에이즈,살인뉴스 등 온통 겁주는 것 뿐이다.” 그럼 폭력적인 영화·게임,빈곤이 원인일까.캐나다에서는 폭력영화에 열광하고,실업률도 높지만 총기사건이 제로에 가깝다.총이 적기 때문일까.무어는 캐나다의 월마트에서 총을 사보기로 한다.그는 외국인이지만 탄약을 얼마든지 살 수 있었다.이밖에도 영화는 총기협회 회장,TV프로듀서,무기회사 등을 찾아 종횡무진한다. 결국 폭력만 부각하는 언론,지구촌 학살에 앞장선 미국 정부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특히 9·11사태 이후 빈민 구제는 뒤로 한채 공포 조장에만 열을 올리는 부시와,공포가 이윤을 창출하는 자본주의 구조를 적나라하게 꼬집는다. 배경음악인 ‘What a wonderful world’처럼 기막힌 반어법으로 웃음 속에서 불쑥 분노를 끓어오르게 하는 작품.다큐멘터리로는 46년만에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올랐고 올해 아카데미 장편 다큐멘터리 부문을 수상했다. 김소연기자
  • 에이즈감염 급증 / 올 115명 늘어 총 2122명

    올해 1·4분기 에이즈 바이러스(HIV) 감염자수가 115명이나 늘어나는 등 에이즈 감염자가 급증세를 보였다. 국립보건원은 14일 3월말 현재 국내 에이즈 감염자수가 2122명을 기록,지난해말에 비해 115명이 증가했다고 밝혔다.이는 지난해 1·4분기에 75명이 새로 감염자로 확인된 것과 비교할 때 53.3% 증가한 수치다. 감염자 중 감염경로가 확인된 사람은 1656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20.4%는 국외 이성간 성접촉,47%는 국내 이성간 성접촉,30.1%는 동성간 성접촉에 의해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수혈 또는 혈액제제에 의한 감염이 39명,약물주사에 의한 감염이 2명,수직감염자는 2명이었다.국립보건원은 최근 5년간 에이즈 감염자의 평균 증가율이 33.3%에 달한다면서 에이즈 예방을 위해 특수업태부·유흥업종사자 등 고위험군에 대해 예방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성수기자
  • 사스 걸리면 죽는다고?/ 치사율 3~4%… 폐렴 5~8%보다 낮아

    “한번 걸리면 죽거나 후유증을 남긴다는데…” 이런 소문이 나도는 사스(SARS·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는 정말 치명적인 질병인가. 원인균이 감기나 가벼운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코로나바이러스일 가능성이 크다는 사스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막연한 공포심을 갖고 있다.그러나 이는 잘못 알려진 ‘괴담’일 뿐이다. 지난 80년대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에이즈(AIDS·후천성 면역결핍증)의 경우 아직까지 유효한 백신이 없다.이런 병리적 특성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치사율 100%라고 할 수 있으나,감염자가 모두 죽은 게 아니라 많은 보균자의 병증이 진행중이어서 에이즈 치사율을 이렇게 설명할 수는 없다.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2002년말 현재까지 2008명의 환자가 발생,이중 421명이 사망(전체의 20.9%)했다. 1967년 독일 미생물학자가 발견한 에볼라바이러스는 감염되면 유행성출혈열 증세를 보이며,일주일 이내에 90%의 치사율을 보인다.아직 자연계의 숙주조차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또 중남미와 아프리카 풍토병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발병 사례가 있는 황열은 발열과 황달,단백뇨 증세 등으로 탈진,죽음에 이르는데 치사율이 10∼50%에 이른다. 그런가 하면 우리에게 익숙한 폐렴의 경우도 사망률만 따진다면 5∼8%나 된다.폐렴보다 훨씬 높은 치사율을 가진 비브리오패혈증도 우리나라에서 매년 발병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3∼4% 정도의 치사율을 보이고 있는 사스는 그다지 치명적인 질병은 아니다.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송재훈 교수는 “물론 기저 질병이 있는 환자나 노약자들은 조심해야 하지만 일부 언론의 호들갑스러운 보도가 시민들의 공포감을 부추겼다.”면서 “외국 발생 지역으로의 여행을 자제하거나 외출후 손을 잘 씻는 등 개인 위생수칙만 잘 지키면 지금 단계에서는 심각하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 홍역 치료하다… 채혈하다… 벌목하다/ 업무상 질병 감염 급증

    K대학병원 임상병리사 김모(당시 32)씨는 2001년 1월 홍역 치료를 위해 입원한 유아를 검사하다 호흡기로 감염돼 자신이 홍역에 걸렸다.또 G병원 의사 김모(75년생)씨는 지난해 9월 C형간염 환자를 채혈하다 주사바늘에 찔려 본인이 C형간염에 감염됐다.숲가꾸기 공공근로자 최모(52)씨는 지난 99년 여름 산림 벌목작업을 하다 진드기에 물려 쓰쓰가무시병에 감염됐다. 이처럼 바이러스,세균,곤충 등 생물학적 인자에 의한 업무상 질병 발생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노동부에 따르면 생물학적 인자에 의한 업무상 질병은 지난 99년 82명이 발생했으나 2000년 102명에 이어 2001년에는 141명으로 매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특히 전체 질병의 35% 정도가 병원이나 보육시설 등 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부가 지난해 7월 전국의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492곳을 대상으로 산업안전보건법 준수 여부를 조사한 결과 전체의 96%인 473곳에서 총 3225건의 위반사례가 적발됐다. 노동부는 이같은 생물학적 인자에 의한 직업병 발생을 막기 위해 ‘산업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생물학적 인자에 의한 건강장해 예방’편을 신설,오는 7월부터 시행키로 했다.이에 따라 B형간염,에이즈 등 혈액을 매개로 한 감염의 위험이 있는 작업은 채취 혈액을 검사용기에 옮길 때 주사침 사용이 금지되고 사용한 주사침은 전용 수거용기에 모아 폐기해야 한다.또한 결핵,풍진,수두 등 공기를 매개로 한 감염 위험이 있는 작업은 근로자에게 보호마스크를 지급,착용토록 하고 면역상태를 파악해 필요하면 예방접종을 실시하도록 했다. 사업주는 쓰쓰가무시병,피부염 등 곤충 및 동물매개 감염병의 발생이 우려되는 장소에서는 음식물 섭취를 제한하고 근로자가 이상증상을 보이면 즉시 의사의 진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이를 위반한 사업주는 최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김용수기자 dragon@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