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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규제혁신 토론회] 감염병·만성질환에도 유전자 치료 연구 허용

    설치예술품에 등장하는 광고물 연내 새 옥외광고물 포함될 듯 정부가 암과 에이즈 등에만 허용했던 유전자 치료 연구를 모든 질병으로 확대한다. 장기이식 규제도 대폭 완화하고 새로운 유형의 옥외광고도 허용된다. 정부는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규제혁신 토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현재 유전자 치료 연구는 유전질환, 암, 에이즈, 다른 치료법이 없는 질환에만 허용돼 감염병, 만성질환에 대한 연구는 불가능하다. 정부는 법령에 규정된 유전자 치료 연구 대상 질환을 삭제하고 일정 조건을 준수하는 경우 유전자 치료에 대한 모든 연구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할 예정이다. 장기이식도 장기 종류에 구애받지 않고 의학적 필요에 따라 장기이식윤리위원회나 복지부 장관이 인정하면 이식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과거에는 허용되지 않은 장기나 조직의 이식이 가능해진다. 현행 장기이식법은 이식 가능한 장기와 조직을 신장, 간장, 췌장 등 13종으로 한정하고 있어 이식기술 발전 속도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살아 있는 사람의 장기는 신장, 간장, 골수만 이식이 가능하도록 해 범위가 더욱 좁다. 지난해 11월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은 환자를 살리기 위해 수차례 정부와 국회를 설득한 끝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생체 폐 이식에 성공한 바 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를 활용해 개발·제조한 첨단 의료기기 소프트웨어는 사용 목적 변경이 아니라면 식약처의 변경허가 없이 경미한 변경 사항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는 경미한 변경도 식약처장의 허가가 필요해 시장 진출이 지연되고 있다는 우려가 많았다.글로벌 임상시험에서 부수적으로 사용하는 채혈침이나 채혈튜브 등의 의료기기 수입 절차는 간소화한다. 기존에는 통관 때마다 매번 시험용 의료기기확인서를 발급받아 제출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최초 1회만 발급받으면 된다. 현행법에는 간판 등 옥외광고물 종류를 형태·부착방식에 따라 16종으로 분류했다. 그러나 최근 새로운 유형의 옥외광고물이 등장하면서 해당 법령 개정이 필요해졌다. 빛을 이용한 설치예술품에 등장하는 광고물은 현행법에 열거되지 않은 것이다. 행안부는 올 12월까지 이런 유형의 광고물이 포함되도록 할 계획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얻어맞더라도…사회적 약자 위해 링 위에 서다

    얻어맞더라도…사회적 약자 위해 링 위에 서다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를 보면서 ‘링 위에서 끝끝내 버텨서 쓴 글이구나’ 했어요. 링에 올라가 줄곧 두드려 맞으면서도 내려오지 않은 거죠. ‘어떻게 그 시간을 버텼지’, ‘어떻게 감히 링 위에 올라갈 용기를 냈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5·18 민주화운동 피해자들의 아픔을 분투하듯 끝까지 파고든 소설을 이야기하며 젊은 학자는 감탄했다. 약자들의 아픔과 고통을 공감하고 살핀다는 동질감 때문일 터다. 다른 게 있다면 그의 ‘링 위에서의 싸움’에서는 약자들이 어떤 사회적 원인 때문에 아픈지 증명하는 데이터가 가장 큰 무기라는 것이다. 사회적 폭력과 차별, 혐오, 고립 등이 해고 노동자, 참사 피해자, 성적 소수자, 고용 불안에 시달리는 노동자 등의 몸에 상처와 질병을 새겨넣었음을 드러내고 정책 변화를 이끌어내는 게 그의 업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펴낸 첫 저서 ‘아픔이 길이 되려면’(동아시아)으로 지난해 연말 여러 언론사, 출판계 안팎의 단체에서 ‘올해의 저자’로 뽑힌 사회역학자 김승섭(39) 고려대 보건과학대학 교수다. 개인의 질병에 사회의 책임을 묻는 그의 저술은 자연스레 인권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지며 한국사회가 약자를 어떻게 대하는 공동체인지 민낯을 보여 주며 자성을 불러일으켰다. 사회역학이라는 국내에선 생경한 분야를 다룬 과학서로는 이례적으로 ‘흥행’에도 성공했다. 현재까지 8쇄, 2만 3000부를 찍었다. 저자도 반응을 체감하고 있을까. “환호해 줄 사람을 만나야 하는데 제 일상은 똑같아요. 외부 강연, 방송 출연도 다 거절하고 있고요. 학교에서는 학생들 가르치고 연구하고 집에서는 아이들 돌보느라(그는 세 딸을 둔 아빠다) 바쁘니 달라질 게 없죠. 다만 제가 해 온 일이 의미있는 일이라고 말해 주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크게 격려받는 기분이에요.” ●산재 피해자들에 감명 ‘사회역학’ 입문 얼마 전 찾아간 고려대 과학관에 있는 김 교수의 연구실 책상 위 벽엔 ‘매일 두 시간 읽기’라는 결심이 써 붙여져 있었다. “하루라도 공부를 안 하면 티가 난다”는 그는 연구에 필요한 에너지를 아끼려 사람 많은 자리엔 거의 나가지 않고 밥도 혼자 먹는다. 아침에 샌드위치 두 개를 사 연구실에서 두 끼를 해결하기도 한다. 명문대 의대생이었던 그가 안락한 미래와 연결된 의사 대신, 박사학위 수여자가 나온 지 10여년밖에 안 된 신생 학문인 ‘사회역학’(질병의 사회적 원인을 찾고, 부조리한 사회구조를 바꿔 사람들이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길을 찾는 학문)을 공부하는 학자가 된 이유는 뭘까. ‘어린 시절 특별히 정의롭지도 용감하지도 않던 내가 어쩌다가 지금처럼 사람에 대한 꿈을 꾸고 이렇게 살아가려고 애쓰고 있을까’란 자문자답에서 그는 의대 본과 1학년 겨울방학을 떠올린다. 산업재해를 당한 이들이 모인 사무실에서 한 달간 상근 자원봉사자로 일했을 때다.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다 기타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려 했을 때 알아챘다. 손가락 열 개가 온전히 있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는 걸. 하지만 산업재해 피해자들의 유쾌함과 끈질긴 생명력으로 삶을 대하는 태도는 그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상처 가지고 살아 갈 수 있는 환경 필요 ‘함께 아파할 수 있는 감수성’을 평생 간직하려는 꿈은 약자에게 아픔과 고통을 가하는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학문에 몸담는 것으로 이어졌다. ‘아픔이 길이 되려면’의 목차에 열거된 그의 연구는 쌍용차 해고노동자, 삼성반도체 직업병 사망자,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성적 소수자 등 어김없이 한국사회의 가장 아픈 현장 한가운데에 있다. 상처, 질병을 낳은 ‘원인의 원인’을 캐내기 위해 피해자, 소수자들이 가장 힘겨워할 질문을 던져야 한다. 때문에 그 역시 울기도 하고 괴로울 때도 많다고. 하지만 김 교수는 “나도 가능하면 평안하고 싶지만 내게 다가오는 고통들은 내가 선택한 것이고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이라며 “얻어맞는다 해도 내가 선택한 링 위에서 싸우니 좋은 인생인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책에서 김 교수는 ‘피해자 개인에게, 자원과 자본이 없는 사회적 약자에게 인과관계 부담을 떠넘기는 한국사회의 취약함이 세월호 참사에서 극적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 해결과 치유는 이제 시작”이라고 했다. “세월호 얘기를 꺼내면 지겹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지금이야말로 세월호 참사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해야 하는 때가 아닌가 싶어요. ‘지겹다’고 말하는 심리의 기저에는 많은 정신과 의사들이 지적했듯 무력감이 자리해 있어요. 마음은 아픈데 지난 몇 년간 사회적 분위기나 대응은 그 상처를 점점 깊어지게 하는 방향으로 몰고 갔으니까요. 그러지 않았다면 ‘세월호’가 누구도 입에 올리기 불편해하는 이름은 안 됐을 거예요.” 세월호 이후에도 사회구조적 폭력으로 인한 아픔은 되풀이됐다. 그는 불행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피해자 목소리’를 담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피해 당사자의 목소리를 기록하고 (정책 입안에) 반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피해자가 아닌 사람은 아무리 짐작해도 상처의 본질을 잘 몰라요. 하지만 많은 국가기관의 관련 보고서들은 자신들의 지원에 대한 성과를 중심으로 보고서를 쓰죠. 처절한 실패나 아픔의 이야기가 안 나오니 그동안에는 참사를 해결할 수 있는 기반도 부재했고요. 때문에 앞으로 나아가기도 어려웠어요. 쌍용차 해고노동자 사태 사례만 해도 그토록 많이 죽고 아파했던 해고 노동자들과 가족들의 목소리에서 배우지 못하면 한국사회가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를 고민할 때 한 걸음도 떼지 못합니다.” ●고용불안 탓 인권 말도 못 꺼내 상처를 바라보는 프레임을 올바르게 형성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모든 공동체와 개인은 어려움과 상처를 겪어요. 트라우마는 없어지거나 완전히 치유되지도 않죠. 상처를 가지고 살 수 있게 되는 것, 숨 쉴 수 있게 되는 것뿐이에요. 때문에 그 상처를 바라보는 프레임을 어떻게 정하느냐가 중요해요. 2011년 노르웨이 우토야섬 테러 사건이 났을 때 노르웨이 총리가 이런 말을 하더라구요. ‘이 폭력에 대해 더 나은 민주주의로, 더 나은 인간성으로 복수하겠다’고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참사를 이렇게 바라볼 수 있겠구나, 각성이 들었죠. 우리도 이 문장을 곱씹어 봤으면 좋겠어요.” 우토야섬 테러는 2011년 극우주의자인 안데르스 브레이비크가 당시 이 섬에서 열린 노동당 청소년 정치캠프에 참여한 참가자들을 향해 총기를 난사해 70여명이 사망한 사건이다. ‘개인이 맞닥뜨린 위기에 함께 대응하는 공동체, 타인의 슬픔에 깊게 공감하고 행동하는 공동체’를 빚어내기 위한 그의 연구는 계속된다. 김 교수의 다음 연구 역시 한국사회의 병폐를 깊숙이 들여다본다. 마트, 백화점, 면세점 등 서비스 노동자의 건강 연구이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노동, 하청·파견 노동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것, 이런 추세가 한국사회 전체에 큰 충격을 가져올 것이란 문제의식에서 뿌리를 낸 주제다. “언제 잘릴지 모르는 사람들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없는 건 너무도 명백한 일이죠. 서비스 업종이 특히 심합니다. 마트, 백화점, 면세점 등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화장실에 제때 못 가 방광염에 걸리는 비율이 전체의 20.7%(지난해 9월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이 마트, 백화점 등에서 일하는 서비스 판매 노동자 2204명을 설문한 결과)예요. 인력이 한 명밖에 없는 시간이 2시간가량으로 꽤 길고, 고객이 이용하는 화장실은 이용하지 못해 화장실 개수가 턱없이 적으니까요. 의자가 없어 혹은 의자 사용이 금지돼 있어 하지정맥류에 걸리는 사람도 전체 응답자의 17.2%나 돼요. 서비스 노동자들이 소변을 제때 못 봐 방광염에 걸리고, 하지정맥류로 고생해도 앉지 못하는 현실은 ‘고객을 위해서’란 명분으로 아름답고 비싼 상품들 뒤에서 누가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는지 고민해 봐야 한다는 걸 알려 줍니다. 서비스 노동자들의 몸을 연구한 데이터를 통해 블랙컨슈머 문제, 인력 부족 문제 등을 함께 짚어 보고 싶어요.” ●‘성소수자 낙인 효과’ 연구도 진행 이와 함께 한국에서 특히 심한 ‘성소수자에 대한 낙인 효과’가 에이즈를 일으키는 HIV바이러스 환자의 신규 감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는 연구도 진행할 예정이다. 김 교수는 책에서 ‘아름다운 사회는 나와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는 타인의 고통에 대해 예민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사회, 그래서 열심히 정직하게 살아온 사람들이 자신의 자존을 지킬 수 없을 때 그 좌절에 함께 분노하고 행동할 수 있는 사회’라는 믿음을 전했다. 그의 연구가 그런 사회로 발을 내딛게 할 ‘징검돌’인 셈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커밍아웃 인도 왕자, 성적 소수자 위해 왕궁 개방

    커밍아웃 인도 왕자, 성적 소수자 위해 왕궁 개방

    왕족 유일의 동성애자 만벤드라 싱 고힐 .. “커밍아웃 촉진 위해” 동성애를 금하고 있는 인도의 왕족 가운데 유일하게 지난 2006년 ‘커밍아웃’을 선언한 만벤드라 싱 고힐(52) 왕자가 성적 소수자들을 위해 자신의 왕궁을 개방키로 했다.인도 구자라트주 라즈피플라의 왕위 계승 추정자인 고힐 왕자는 11일 영국 톰슨로이터 재단에 “커밍아웃한 사람들은 아직도 강제 결혼을 해야 하거나 집에서 쫓겨나는 등 가족들로부터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고 폭로했다. 미국 오프라 윈프리 쇼 등에도 출연했던 고힐 왕자는 숙소가 없거나 생계 수단이 없는 성적 소수자들을 위해 1927년 완공돼 물려받은 자신의 왕궁 안에 성적 소수자 전용 거처를 건설하고 있다. 그는 “나는 자식을 갖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공간을 좀 더 좋은 용도로 사용해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왕궁 안에 방과 의료시설, 영어교습소, 직업학교 등을 개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06년 동성애자임을 밝힌 이후 모친으로부터 의절을 당하고 후계자 자격을 박탈당한 고힐 왕자는 성적 소수자들을 위한 자선단체인 ‘라크샤재단’을 설립하고 에이즈 예방 운동과 동성애자 인권 운동 등을 벌여왔다. 고힐 왕자는 영국 식민지시대 제정한 동성애 불법화 법률의 개정 문제와 관련, “이번에 법률이 개정된다면 더 많은 성적 소수자들의 커밍아웃을 촉진하고 이들이 더 자유로운 삶을 살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부 ‘ILO 협약’ 검토… 전교조·전공노 합법화 되나

    법조계 “文대통령 공약 인준 전망” 탈북 여종업원 등 송환은 거부 정부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의 비준 의사를 국제사회에 처음으로 공식 표명한다. ILO 핵심협약의 비준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공무원 노조의 법적 지위를 인정하는 노동계의 핵심 현안과 관련된 사안이어서 주목된다. 7일 법무부 ‘제3차 유엔 국가별 정례인권검토(UPR)’ 실무그룹 보고서 초안에 따르면 정부는 각국 대표단이 제시한 의견 가운데 ILO 핵심협약 비준 권고에 대해 ‘검토 후 수용’ 의사를 밝히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3차 UPR 심의에서 스웨덴, 스페인, 우즈베키스탄, 니카라과, 우간다 등이 ILO의 4개 핵심협약 비준을 권고한 데 따른 조치다. 법조계 관계자는 “법안 수정 등을 위해 관계 부처와 협의를 거쳐야겠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사항인 만큼 인준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나라는 1991년 ILO에 가입했지만, 핵심협약 8개 중 결사의 자유·단결권·단체교섭권을 규정한 87호, 98호와 강제노동에 관한 협약(29호), 강제노동 폐지에 관한 협약(105호) 등 4개는 비준하지 않았다. 특히 제87호와 제98호는 전교조·전공노의 합법화와 직결된다. 교원노조법 제2조는 현직 교원만을 조합원으로 인정해 고용노동부는 2013년 해직자가 조합원에 포함된 것은 위법이라며 전교조에 법외노조 통보를 했다. 전공노도 노동조합법과 공무원 노조법에 근거해 합법적인 노조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문 대통령은 이들 협약의 비준을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됐고, 국정과제에도 이를 포함한 바 있다. 그러나 노동법 등의 제·개정 작업이 지지부진한 탓에 양대 노총은 정부의 의지가 의심스럽다며 신속한 비준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여 왔다. 아울러 정부는 에이즈 감염 의무검사를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서만 적용하는 차별적 조치를 중단하라는 권고와 부부간 성폭력을 범죄로 규정해야 한다는 권고 등을 수용할 항목으로 정했다. 하지만 북한이 요구한 탈북 여종업원 12명과 탈북 여성 김련희씨 등의 송환에는 거부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법무부는 이와 같은 초안을 바탕으로 오는 10일 간담회를 개최하고 다음달 수용 여부를 결정해 유엔 인권이사회에 보고할 계획이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열린세상] ‘선의’만으로 충분하지 않다/이은형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

    [열린세상] ‘선의’만으로 충분하지 않다/이은형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

    1990년대 중반, ‘아이들과 마을에 투자하자’(ICS)라는 네덜란드 단체가 아프리카 케냐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교육 확대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었다. 케냐 어린이의 학교 출석률 및 성적 향상을 위해 교재 및 교복 지급, 교사충원 등을 지원했다. MIT 교수인 마이클 크레머와 그의 아내 레이첼 글레너스터는 어떤 방법이 가장 효과적인지 조사해보고 싶었다. 먼저 교과서를 지급했다. 학생 30명이 교과서 1권을 함께 보며 수업하는 경우가 많아 교과서를 충분히 지원하면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최상위권 학생들을 제외하고는 거의 개선 효과가 없었다. 혹시 교과서를 이해하지 못했나 싶어 쉽게 그린 플립차트도 제공했지만 이 역시 효과가 없었다. 다음에는 교사를 충원했다. 교사 1명이 대규모 학급을 담당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교사를 충원했지만 역시 큰 변화가 없었다. 교복 지급은 약간의 개선이 있었지만 큰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 그러던 중 세계은행에 근무하는 한 친구의 권유로 기생충 약을 지급했다. 그랬더니 학생들의 결석이 25%나 줄었고, 성적도 향상되었다. 학생 1명당 하루 더 출석하게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은 5센트. 비용효용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효과성도 35배 높았다. 이후 10년 동안의 추적조사에서, 기생충 감염치료를 받은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주당 3.4시간 더 일했고 소득도 20% 높았다. 크레머와 글레너스터가 이런 조사를 하게 된 이유는 케냐 구호활동에 직접 참여하면서 대규모 지원사업이 ‘선한 목적’과는 달리 효과를 보지 못하거나, 심지어는 실패하는 사례를 자주 목격했기 때문이었다. 유목생활을 하는 투르카나족을 호숫가에 정착시키기 위해 호수에서 생선을 잡을 수 있도록 허가했고 대형 생선가공 공장을 세워주었다. 하지만 남획으로 인해 물고기 씨가 말라버렸고 사업은 실패로 돌아갔다. 그들이 깨달은 것은 ‘선의’만으로 ‘선행’이 효과적인 결과를 낳지 않는다는 현실이었다. 또 다른 사례를 들어보자.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하는 보건사업, 즉 카포시 육종 치료, 콘돔 배포,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 모기장 배포 중 가장 비용 대비 효과가 큰 것은 무엇일까. 카포시 육종은 에이즈 환자에게 나타나는 질병으로 암의 일종이다. 가장 사소하게 보이는 모기장 배포가 카포시 육종 치료사업에 기부했을 때보다 500배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철학과 교수인 윌리엄 매캐스킬은 저서 ‘냉정한 이타주의자’에서 자선단체 선택, 탄소배출 줄이기 실천, 윤리적 소비 등에서 우리의 직관과 반대되는 이슈를 제기한다. 자선단체에 기부할 때는 ‘기브웰’과 같은 자선단체 비교 사이트를 참고하여 가장 효과적인 단체를 선택하라고 조언한다. 환경을 위해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데는 ‘사용하지 않는 전자제품 플러그를 빼는 습관을 1년 동안 실천하는 것’보다 ‘온수 샤워 1회 안 하기’가 더 효과적이라고 설명한다. 개발도상국가에서의 노동 착취를 없애기 위해 불매운동을 전개하는 것은 그들에게 주어진 ‘그나마 좋은’ 일자리를 빼앗는 결과를 낳는다고 조언한다. 공정무역 커피를 구매하더라도 추가로 지불한 금액 중 생산자인 농부에게 돌아가는 비율은 거의 1%에 지나지 않으므로 차라리 다른 방법을 찾으라는 분석이다. 매캐스킬 교수는 자신이 기부한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궁금해서 연구를 하게 되었고, 그 결과 좋은 일 하기도 쉽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 좋은 일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오히려 피해를 끼칠 수 있음을 깨닫고 선행을 하되 가장 유익하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실현하자는 ‘효율적 이타주의’(Effective Altruism) 개념을 세계적으로 확산시키는 역할을 했다. 거리마다 구세군 냄비가 등장하고, 이웃을 돌아보게 하는 연말이다. 사회공헌활동으로 각종 봉사나 기부를 일상화하는 조직이 늘어나고 있지만 과연 ‘최선의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한 결과인지 생각해본다. 상품을 구매하거나 투자 결정을 할 때처럼 신중하게 기부활동을 계획하고 실천함으로써 효과를 최대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감정적 선의’가 아니라 ‘냉정한 이타주의’임을 되새겨본다.
  • 영국 해리 왕자, 메건 마클과 결혼 발표 이후 첫 공식 석상

    영국 해리 왕자, 메건 마클과 결혼 발표 이후 첫 공식 석상

    영국 해리 왕자(33)와 배우 메건 마클(36)이 1일(현지시간) 결혼 발표 이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함께 모습을 나타냈다. 영국 BBC 방송은 두 사람이 이날 세계 에이즈의 날 자선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방문한 노팅엄에서 군중들의 열렬한 환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왕실의 예비부부는 추운 날씨에도 자신들을 보려고 몰려온 사람들과 악수를 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사람들은 “결혼 축하해요” “행복하세요”라고 외치며 두 사람에게 카드와 꽃, 초콜릿 등을 건넸다. 어떤 이는 해리 왕자에게 “메건과 함께 하니 기분이 어때요?”라고 물었고, 해리 왕자는 웃으며 “정말 멋지지 않아요?”라고 답했다. 왕실 대변인은 두 사람이 약 30분 동안 거리를 걸으며 가능한 많은 사람을 만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해리 왕자와 마클은 이후 노팅엄 컨템퍼러리 전시 센터에서 열린 세계 에이즈의 날 기념 자선 행사에 참석했다. 두 사람은 해리 왕자가 청소년 범죄 예방을 위해 노팅엄에 설립한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학생들을 만나 이들이 출연한 힙합 오페라를 감상했다. 두 사람은 내년 5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여름 거처인 런던 교외의 윈저성에 있는 왕실 전용 예배당 세인트 조지 채플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개신교 신자인 마클은 결혼식 전까지 영국 성공회 세계를 받을 예정이며 앞으로 몇 년간 영국 시민이 되는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낙인 찍히고 건보 적용 안 돼요”… 에이즈 감염 여성의 눈물

    “낙인 찍히고 건보 적용 안 돼요”… 에이즈 감염 여성의 눈물

    제30회 세계 에이즈의 날을 하루 앞둔 30일 여성 에이즈 감염인이 겪는 사회적 차별과 고충을 공유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주최로 서울 마포구 서교동 인권재단 사람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서 좀처럼 듣기 힘들었던 여성 에이즈 감염인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이날 토론자로 나선 20대 후반 A씨는 9년 전 감기 기운에 병원을 찾았다가 자신이 에이즈의 원인인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알고 보니 남편이 HIV 보균자였다. A씨는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킬까 봐 감염 사실을 주변에 알렸다. 그랬더니 주변인 대부분 A씨의 곁을 떠났다. 어떤 사람들은 A씨를 향해 “더러운 아이”, “너랑 똑같은 아이 낳아서 키워라” 같은 모욕적인 말을 던지기도 했다. 남편과 헤어지고 부모님 집에서도 쫓겨난 A씨는 고시원을 전전했다. A씨는 어느 날 고시원에 사는 한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해 경찰에 신고했다가 수사 과정에서 또 한번 수치스러운 일을 당했다. 검찰 조사 과정에서 “당신이 좋아서 꼬드긴 것 아니냐”는 질문이 A씨에게 날아들었고, A씨는 “에이즈 감염자인데 미쳤다고 그랬겠느냐”고 항변했다. A씨의 ‘커밍아웃’에 주변 사람들은 “피의자가 감염되면 A씨가 처벌받을 수도 있으니 고소를 취하하는 편이 낫다”는 조언을 했다. A씨는 “지금도 그때 상황이 생생히 기억난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권미란 한국HIV·AIDS감염인연합회 KNP+ 자문위원은 “여성 에이즈 감염인 대부분 남편이나 남자친구 등으로부터 감염되지만 감염된 여성은 ‘윤락녀’라는 낙인이 찍혀 자신이 처한 상황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하게 된다”면서 “에이즈에 대한 공포와 편견은 지원 제도로의 접근을 막는 장벽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와 대한에이즈예방협회가 2015년 발간한 ‘에이즈에 대한 지식·태도·신념 및 행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에이즈는 일상생활의 접촉으로는 감염되지 않는데도 감염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지워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70%는 ‘감염인과 같은 물잔을 사용하기 두렵다’고 응답했고, 47%는 ‘감염인이 격리돼야 한다’고 답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0년 773명이던 국내 신규 HIV 감염자 수는 지난해 1062명으로 크게 늘었다. 반면 유엔에이즈합동계획(UNAIDS) 통계의 전 세계 신규 성인 감염자 수는 지난해 170만명으로 2010년 190만명에서 11% 감소했다. 특히 국내에서 20대 감염자 수가 크게 늘고 있어 예방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트루바다’를 세계 첫 에이즈 예방약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감염인들에게 비용 부담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트루바다는 1정에 1만 5000원으로 한 달에 135만원 선이다. 한편 HIV·AIDS 인권활동가 네트워크 등 시민단체들은 이날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 차원의 에이즈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감염인을 차별하는 모든 제도를 폐지하라”고 요구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뭘 어쨌길래” 에이즈 신규환자, 10~20대 40% 육박…남자가 92% ‘세계 에이즈의 날’ 공개

    “뭘 어쨌길래” 에이즈 신규환자, 10~20대 40% 육박…남자가 92% ‘세계 에이즈의 날’ 공개

    “12월 1일 에이즈의 날…성 관계시 반드시 콘돔껴야 예방” 지난해 신규 에이즈 감염 환자의 40%가량이 10대 또는 20대로 조사돼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남성 환자의 수가 무려 92.3%로 여성 환자보다 월등히 많았다. 에이지는 ‘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human immunodeficiency virus)란 뜻으로 걸리면 면역력이 떨어져 각종 감염성 질환과 종양이 발생해 결국 사망하게 된다.30일 한국에이즈퇴치연맹이 ‘세계 에이즈의 날’(12월 1일)을 맞아 공개한 국내 에이즈 신규환자 발생률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체 신규 에이즈 감염 환자는 1199명였다. 이 가운데 10대·20대 젊은 층의 감염률은 총 36.8%(441명)다. 10대가 37명, 20대 404명이다. 전체 환자 중 남성은 1105명, 여성 94명으로 약 12:1의 비율을 보였다. 이 수치를 환산하면 하루 평균 신규환자가 3명씩 발생하는 셈이다. 누적 감염인원은 지난해 12월 기준 1만 1439명(사망자 제외)이다. 에이즈를 예방하려면 에이즈 감염 여부를 알 수 없는 상대와 성관계를 할 때 항상 콘돔을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 혈액을 다루는 의료인의 경우 피를 뽑는 과정에서 주사기에 찔리지 않도록 관련 규정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이같은 사실을 알리기 위해 에이즈퇴치연맹은 오는 1일 서울시 서초구 흰물결아트센터 화이트홀에서 ‘제30회 세계 에이즈의 날 캠페인’ 행사를 열 계획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10대 청소년 3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청소년 에이즈 예방 뮤지컬 ‘R u Ready’ 공연과 더불어 에이즈를 상징하는 레드 리본 만들기 플래시몹을 펼쳐질 예정이다. 한국에이즈퇴치연맹은 이번 행사 참가자들과 함께 ‘나의 건강, 나의 권리’라는 구호를 외치며 에이즈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해소하고 국민적 관심과 동참을 호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이즈퇴치연맹 관계자는 “에이즈는 아직 완치되는 질병은 아니므로 교육과 홍보를 통한 예방이 절실하게 강조된다”고 행사 의미를 소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포토] ‘에이즈의 날’ 맞아 HIV/AIDS 인권주간 행동 선포

    [서울포토] ‘에이즈의 날’ 맞아 HIV/AIDS 인권주간 행동 선포

    3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에이즈의 날을 맞아 HIV/AIDS 인권주간 행동 선포 기자회견에 참석한 HIV/AIDS 인권활동가 네트워크 소속 회원들 비롯한 인권단체 회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기고] 호스피스 완화의료 확대를 바라며/장미승 국민건강보험공단 급여상임이사

    [기고] 호스피스 완화의료 확대를 바라며/장미승 국민건강보험공단 급여상임이사

    2015년 세계 80개국을 대상으로 ‘죽음의 질 지수’를 조사한 결과 삶을 편안하게 마감할 수 있는 환경을 가장 잘 갖춘 나라는 영국이며, 우리나라는 18위였다. 우리나라 임종의 질이 비교적 낮게 평가된 이면에는 호스피스가 활성화되지 못하는 데 기인한다. 호스피스 완화의료는 말기 환자나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와 그 가족에게 통증완화와 증상완화를 포함해 신체적, 심리사회적, 영적 영역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와 치료를 목적으로 제공하는 의료 서비스다.우리나라에 호스피스 완화의료가 소개된 지는 50년이 넘었지만 2016년 2월에 이르러서야 ‘호스피스 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이하 연명의료결정법)이 제정 공포됐다. 회생 가능성이 없는 환자가 연명치료(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착용,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 등)를 중단하고 마지막 삶을 존엄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확대하자는 것이 이 법의 핵심이다. 그동안 말기 암환자에 국한됐던 호스피스 완화의료 서비스가 ‘연명의료결정법’에 따라 올 8월부터는 말기 암환자 이외에도 에이즈, 만성폐쇄성호흡기질환, 만성간경화 등 비암성 말기 환자까지 서비스 대상이 확대됐고 내년 2월부터는 사망에 임박한 임종 과정에 있는 모든 환자에게도 제공 범위가 확대된다. 호스피스 서비스 제공 유형도 다양해졌다. 그간 입원형 서비스 위주였지만, 호스피스팀이 일반병동에 방문해 서비스를 제공하며 가정에서도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내년 2월부터는 만 19세 이상 작성 가능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와 말기 또는 임종기 환자가 작성 가능한 연명의료계획서를 통해 회복 가능성이 없는데도 치료비 부담만 큰 연명의료를 유보하거나 거부할 수 있게 된다. 정부에서는 현장의 이해도와 수용성을 높여 연명의료결정법의 원활한 시행을 지원하고, 삶의 마지막 단계에 대한 돌봄 문화가 형성되도록 10월 23일부터 내년 1월 15일까지 시범 사업을 실시 중이다. 국내에서 1997년 처음으로 연명의료에 대한 논란이 불거진 이후 20여년 만인 지난 10월 24일 처음으로 존엄사를 선택한 환자가 나왔다. 평소 회생 가능성 없는 연명치료보다는 편안하게 삶을 마감하겠다고 생각해 온 암환자 A씨는 연명의료 시범 사업 시행 직후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해 등록했다. 내년 연명의료결정법의 본격 시행에 앞서 호스피스 완화의료가 치료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좀더 질 높은 죽음을 준비하는 적극적인 과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사회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지난 8월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됐지만 우리나라 호스피스 서비스 이용률은 2016년 기준 전체 암환자의 17.5% 정도로 선험국인 미국(52%)과 영국(40%), 대만(39%) 등에 비해 이용률이 아직은 저조한 편이다. 연명의료결정법 시행을 계기로 편안하고 존엄하게 삶을 마감함으로써 환자뿐 아니라 가족까지도 만족할 수 있는 호스피스 완화의료 서비스가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해 본다.
  • 이국종 교수, 김종대 의원 겨냥 “의료진에 인권은 ‘환자 목숨 구하는 일’”

    이국종 교수, 김종대 의원 겨냥 “의료진에 인권은 ‘환자 목숨 구하는 일’”

    이국종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은 22일 “(의사인) 우리는 칼을 쓰는 사람이며, 가장 단순하면서도 굉장히 전문화된 일에 특화된 사람들이라서 말이 말을 낳는 복잡한 상황을 헤쳐나갈 힘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날 수원시 아주대병원에서 2차 브리핑을 열고 “우리 병원 중증외상센터에는 북한 군인 말고도 환자 150명이 더 있어 (의료진 모두) 다들 오락가락 하는 상황”이라며 “북한군 환자에 대한 저희 의사 입장에서 봤을 때 환자의 인권을 가장 지키는 중요한 방법은 ‘목숨을 구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이국종 교수 이날 다소 피곤한 표정으로 “어제도 야간 비행을 마치고 (병원에)돌아왔다”고도 했다. 이어 귀순 병사를 둘러싼 최근의 잡음을 의식한 듯 “자괴감이 든다”, “괴롭다”, “힘이 없다”는 등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귀순한 북한 군인을 치료 중인 이 센터장이 지난 15일 열린 브리핑에서 기생충 감염 등에 관해 언급한 것에 대해 일부 의료계와 정치계에서 인권침해라는 비판이 일자 이를 의식해 이런 발언한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귀순한 북한군 병사가 남쪽에서 치료받는 동안 몸 안 기생충과 내장의 분변, 위장의 옥수수까지 공개돼 인격 테러를 당했다”라면서 “귀순 병사는 인간의 정상성을 상실하고 말았다”라고 이 교수를 겨냥한 비판 글을 올렸다. 이 교수는 이에 대해 “그저께, 어제 병원장실에 불려갔다. 병원장께서 (오늘)브리핑을 취소하라고 했다”며 “그런데 외신 기자들까지 온 상황에 이러면 너무 창피한 일이 아니냐”고 했다. 이 교수는 “우리 몸 안에는 변도 있고 기생충도 있고, 보호자에게 통상 환자 소견을 이야기할 때 이런 이야기를 한다”라며 “만약 이런 문제를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가 문제가 터지면 어찌 되겠느냐”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 같은 사람들은 정책의 도구로서 위에서 만들어 주는 것까지 일할 수 있다”라며 “그저 온몸이 만신창이가 돼 들어온 대한민국 청년(귀순 병사를 지칭)이 한국 삶에 기대한 모습은 자신이 다쳤을 때 외상센터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나라였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이 환자를 데리고 이른바 ‘쇼’를 한다는 외부의 곱지 않은 시선에 대해서도 아덴만 영웅 ‘석해균 선장’의 수술 과정을 담은 프레젠테이션(PPT)을 준비해 반박했다. 이 교수는 당시 석 선장의 몸에 난 총상과 수술 이후 고름으로 붕대가 부풀어 오른 사진 등을 이번 북한 군인 수술을 계기로 처음으로 공개한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석 선장과 통화해 (상태가 얼마나 심각했는지 알리기 위해) 오늘 언론에 수술 과정을 공개하는 것을 허락받았다”라며 “의료진은 환자의 인권인 ‘생명 앞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매일 변과 피가 튀기는 수술 현장에서 살아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북한군 수술 당시 바닥에 흥건한 피를 화면에 띄운 뒤 “북한군 청년은 2차례에 걸친 수술 과정에서 대한민국 국민의 피 1만2천CC 이상을 수혈받아가며 온몸의 피를 순환했다”라며 심각했던 북한 군인의 몸 상태에 관해 설명했다. 이와함께 이 교수는 국내 모 의료기관 관계자가 한 국회 보좌관에게 보낸 메시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외상센터는 이국종 교수가 중증외상환자도 아닌 석 선장을 데리고 와 수술하는 멋진 쇼를 잘해서 국회 법안과 예산이 통과돼 설립될 수 있었다’는 내용이다. 메시지 내용에는 정치권 인사들과 친분을 내세우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교수는 “의료계가 대한민국 정치권이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보여주는 부분”이라면서 “그런 분이 (나를) 사기꾼이라고 말하면,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과연 누구 말을 믿겠느냐”라고 반문했다.그는 중증외상 의료계의 현실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내뱉었다. “에이즈 환자를 사전에 검사 없이 수술한 적도 있다”라며 “나도 출동하면서 어깨가 부러진 적이 있고 간호사가 수술 중 유산한 적도 있지만, 우리 의료진은 헬기 타고 출동하면서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환자의 인권침해를 말하기 전에 중증외상센터 직원들도 인권 사각지대에서 일하고 있다”라면서 “언론인들이 (의료진들의 그런) 진정성을 다뤄주었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이 교수는 북한 군인의 상태에 대해 “감염 등 후유증이 더는 발생하지 않을 정도의 상태가 확인될 때까지 적어도 수일 이상 중환자실 치료를 계속할 예정”이라며 “이후 환자의 이송과 치료에 대해선 관계 기관과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북한 군인은 지난 13일 오후 3시 30분쯤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하는 과정에서 북한군의 총격으로 팔꿈치와 어깨, 복부 등에 다섯 군데 총상을 입고 수원 아주대병원으로 옮겨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종대 의원 “귀순 북한군 과도한 정보공개, 의료법 위반 우려”…또 이국종 교수 비판

    김종대 의원 “귀순 북한군 과도한 정보공개, 의료법 위반 우려”…또 이국종 교수 비판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22일 수원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 이국종 교수가 치료하고 있는 귀순 북한군 병사의 회복 과정을 자세히 알린 것에 대해 거듭 비판했다.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의료법 제19조는 의료에 종사하는 자가 ‘업무를 하면서 알게 된 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누설하거나 부당한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며 “이 교수가 의료법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 아닌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 교수가 기자회견에서 총격으로 인한 외상과 전혀 무관한 이전의 질병 내용, 예컨대 내장에 가득 찬 기생충을 마치 눈으로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묘사했고, 소장의 분변, 위장에 든 옥수수까지 다 말씀해 언론에 보도되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심폐 소생이나 수술 상황, 그 이후 감염 여부 등 생명의 위독 상태에 대한 설명이면 충분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 “이 교수는 수술실에 군 정보기관 요원들이 들어와 멋대로 환자 상태를 평가하도록 방치했다”면서 “이 문제를 지적한 제게 격하게 반발하는 것으로 언론에 보도됐는데, 그 전에 의료와 윤리의 기본원칙이 침해당한 데 대해 깊은 책임과 유감을 표명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배리 맥기어리가 자신의 에이즈 감염 사실을 누설한 의사를 상대로 벌인 소송을 언급했다. 김 의원은 “배리 맥기어리를 치료하던 의사가 ‘공공의 안전을 위해’ 그가 에이즈 감염자라는 사실을 여러 의사에게 발설했고, 그는 낙인이 찍혀 사회적으로 완전히 매장당했다”며 “이 사건을 통해 공공의 이익을 위해 (환자 정보를) 공개해서는 안 된다는 것으로 정리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교수는) 공공의 관심 때문에 무엇을 공개했다고 말하지 마시기 바란다”며 “우리는 그것을 금지하고 있고, 이것이 법의 정신”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김 의원은 지난 17일 페이스북에서 이 교수의 환자 정보 공개와 일련의 언론보도를 북한과 다름없는 ‘인격 테러’라고 비판해 이 교수를 지지하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종대 의원, 이국종 교수에 “생명 위독 상태에 대한 설명이면 충분했다”

    김종대 의원, 이국종 교수에 “생명 위독 상태에 대한 설명이면 충분했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지난 15일 이국종 교수의 귀순 병사 1차 브리핑에 대해 ‘인격 테러’라고 비판한 데 이어 22일 “생명의 위독 상태에 대한 설명이면 충분했다”는 의견을 재차 밝혔다.전날 채널A는 이 교수가 ‘인격 테러’라는 비판과 관련해 “공개한 모든 정보는 합동참모본부와 상의해 결정했다.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비난은 견디기 어렵다”는 속마음을 토로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김 의원의 발언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그는 이날 자신의 SNS에 ‘이국종 교수님께’라는 글을 올리며 다시 한번 입장을 개진했다. 김 의원은 “이 교수님의 명성과 권위를 잘 알고 있다. 귀하는 국민적 존경을 받을 자격을 충분히 갖춘 의료인의 귀감일 것이다. 제가 만일 크게 외상을 당한다면 교수님 같은 의사로부터 치료받기를 원할 것”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번에도 환자를 살리는데 교수님의 헌신적 치료는 결정적이었다. 병사가 회복되는 데 대해서도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그러나 지난 13일에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귀순하다가 총격을 당한 병사를 치료하면서, 벌어진 일에 대해 침묵을 지킬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 의료법 제19조에서는 의료에 종사하는 자는 ‘업무를 하면서 알게 된 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누설하거나 부당한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판문점에서의 총격은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국민과 언론은 그 병사의 상태에 크게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고, 의사는 이에 대해 국민들에게 소상히 알릴 수 있을 것이다”라며 “그렇다면 심폐 소생이나 수술 상황이나 그 이후 감염 여부 등 생명의 위독 상태에 대한 설명이면 충분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교수님께서는 15일 기자회견 당시에 총격으로 인한 외상과 전혀 무관한 이전의 질병 내용, 예컨대 내장에 가득 찬 기생충을 마치 눈으로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묘사했다. 소장의 분변, 위장에 들어 있는 옥수수까지 다 말씀하셔서 언론에 보도되도록 했다”며 “한 인간의 몸이 똥과 벌레로 오염되었다는 극단적 이미지는 우리 사회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그 뒤에 이어진 공포와 혐오의 감정도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달았다. 약국에서 구충제 판매량이 급증한 것이 그 증거다. 이것은 환자에 대한 예의가 아닐뿐더러 의료법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 “게다가 교수님께서는 수술실에 군 정보기관 요원들이 들어와 멋대로 환자 상태를 평가하도록 방치했다”며 “이 문제를 지적한 저에게 격하게 반발하시는 것으로 언론에 보도되었는데, 그 이전에 의료의 윤리와 기본원칙이 침해당한 데 대해 깊은 책임과 유감을 표명하셨어야 한다. 비록 환자 살리느라고 경황이 없었다 하더라도 말이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저는 교수님뿐만 아니라 자극적인 보도로 병사의 몸을 표본실의 청개구리처럼 관음의 대상으로 전락시킨 언론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이건 북한군의 총격 못지않은 범죄라고 말이다”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1998년 남아공에서 벌어진 배리 맥기어리 거론하면서 “(배리 맥기어리) 사건을 통해 ‘공공의 이익’을 위해 무엇을 공개한다는 것에 대한 논란은 ‘공개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으로 정리됐다. 그렇기까지 수많은 희생이 있었다. 공공의 관심 때문에 무엇을 공개했다고 말하지 마시기 바란다. 우리는 그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것이 법의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의원의 글 전문. 이국종 교수님께 저는 아덴만 여명작전 당시에 사경을 헤매던 석해균 선장을 치료한 이 교수님의 명성과 권위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귀하는 국민적 존경을 받을 자격을 충분히 갖춘 의료인의 귀감일 것입니다. 제가 만일 크게 외상을 당한다면 교수님 같은 의사로부터 치료받기를 원할 것입니다. 그만큼 국민들이 의지하고 존경하는 분의 인도주의 정신은 보호받아야 한다고 믿습니다. 이번에도 환자를 살리는데 교수님의 헌신적 치료는 결정적이었습니다. 병사가 회복되는 데 대해서도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제가 17일에 게시한 페북 글에서도 이 교수님의 안타까운 처지를 충분히 고려했음을 밝혀드립니다. 필요하다면 아래 게시되어 있으니 참고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 13일에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귀순하다가 총격을 당한 병사를 치료하면서, 벌어진 일에 대해 침묵을 지킬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 의료법 제19조에서는 의료에 종사하는 자는 “업무를 하면서 알게 된 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누설하거나 부당한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판문점에서의 총격은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국민과 언론은 그 병사의 상태에 크게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고, 의사는 이에 대해 국민들에게 소상히 알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심폐 소생이나 수술 상황이나 그 이후 감염여부 등 생명의 위독 상태에 대한 설명이면 충분합니다. 그런데 교수님께서는 15일 기자회견 당시에 총격으로 인한 외상과 전혀 무관한 이전의 질병 내용, 예컨대 내장에 가득 찬 기생충을 마치 눈으로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묘사하셨으며, 소장의 분변, 위장에 들어 있는 옥수수까지 다 말씀하셔서 언론에 보도되도록 했습니다. 한 인간의 몸이 똥과 벌레로 오염되었다는 극단적 이미지는 우리 사회를 충격으로 몰아넣었으며, 그 뒤에 이어진 공포와 혐오의 감정도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달았습니다. 약국에서 구충제 판매량이 급증한 것이 그 증거입니다. 이것은 환자에 대한 예의가 아닐뿐더러 의료법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 아닌지 우려됩니다. 게다가 교수님께서는 수술실에 군 정보기관 요원들이 들어와 멋대로 환자 상태를 평가하도록 방치하셨습니다. 이 문제를 지적한 저에게 격하게 반발하시는 것으로 언론에 보도되었는데, 그 이전에 의료의 윤리와 기본원칙이 침해당한 데 대해 깊은 책임과 유감을 표명하셨어야 합니다. 비록 환자 살리느라고 경황이 없었다 하더라도 말입니다. 저는 교수님뿐만 아니라 자극적인 보도로 병사의 몸을 표본실의 청개구리처럼 관음의 대상으로 전락시킨 언론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하였습니다. 이건 북한군의 총격 못지않은 범죄라고 말입니다. 저는 이 교수님께 1998년 남아공에서 벌어진 배리 맥기어리 사건을 상기시켜 드리고자 합니다. 에이즈 감염자인 배리 맥기어리를 치료하던 의사는 “공공의 안전을 위해” 배리가 에이즈 감염자라는 사실을 여러 의사들에게 발설했고, 그 이유로 배리는 낙인이 찍혀 사회적으로 완전히 매장 당했습니다. 이에 배리는 발설한 의사를 고발했으나 재판에서는 무죄. 결국 대법원 상고까지 가는 동안 배리의 신상과 얼굴은 완전히 공개되었습니다. 대법원 판결을 받기도 전에 배리는 비참하게 죽었습니다. 이 사건을 통해 “공공의 이익”을 위해 무엇을 공개한다는 것에 대한 논란은 “공개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으로 정리되었습니다. 그렇기까지 수많은 희생이 있었습니다. 공공의 관심 때문에 무엇을 공개했다고 말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그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법의 정신입니다. 김서연 기자 wk@seoul.co.kr
  • 에이즈 원인 차단할 기술 나왔다

    에이즈 원인 차단할 기술 나왔다

    성적 접촉이나 수혈, 혈액을 원료로 해서 만든 각종 약물로 인해 감염되는 ‘후천성 면역결핍 증후군’, 일명 에이즈는 감염되면 인체 면역력이 저하돼 각종 감염증과 종양으로 인해 사망하는 질병이다.최근에는 에이즈의 원인인 HIV바이러스를 강하게 억제할 수 있는 치료제가 개발돼 만성질환이라는 개념으로 바뀌고 있지만 완치는 불가능하고 현재 나와있는 치료제들을 장기복용할 경우 부작용도 상당하다. 카이스트 생명화학공학과 박현규 교수팀이 RNA분해효소 활성을 찾아내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신개념의 에이즈치료제 개발의 단초를 마련하는 연구결과를 냈다. 연구팀의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왕립화학회가 발행하는 나노분야 국제학술지 ‘나노스케일’ 14일자 표지논문에 실렸다. HIV바이러스는 역전사 반응의 특성을 갖는 레트로 바이러스로 RNA가 DNA로 변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 과정에서 RNA 분해효소가 개입되는데 이를 막는 것이 관건이다. RNA 분해효소의 활성을 막는다면 HIV바이러스의 발현을 막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이에 RNA 분해효소의 활성정도를 빠르게 검출해 내야 하는데 현재 나와있는 기술들은 비용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시간도 오래걸리고 검출효율이 낮다는 단점이 있다.연구팀은 ‘헤어핀 자기조립 반응’이라는 신호증폭 반응을 이용해 RNA 분해효소의 활성을 효과적으로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헤어핀 자기조립 반응 기술은 검출신호를 증폭시켜 RNA 분해효소가 미량만 있더라도 쉽게 검출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실제로 연구팀은 이 기술을 활용해 최근 에이즈 치료제 후보물질로 주목받고 있는 ‘RNase H 활성저해제’를 손쉽게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또한, 본 기술을 통해 에이즈 치료제로서 잠재성을 갖는 RNase H 활성 저해제를 효과적으로 선별할 수 있었다. 본 연구에서 개발된 기술은 향후 다른 효소 활성 검출 기술 개발로 확장될 수 있으며, 효소 관련 질병 치료 연구에 크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유전자 가위질 시대… ‘교정’인가 ‘교란’인가

    유전자 가위질 시대… ‘교정’인가 ‘교란’인가

    김홍표의 크리스퍼 혁명/김홍표 지음/동아시아/336쪽/2만원DNA 혁명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전방욱 지음/이상북스/332쪽/1만 8000원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모기로 인한 전 세계 사망자 수는 70만명을 훌쩍 넘는다. 만약 이 세상에서 모기를 차츰 사라지게 할 수 있다면? 암컷 모기의 DNA를 살짝 건드려 불임을 유발하면 이 유전자가 후손들에게 유전되면서 알을 낳지 못하는 암컷 모기들이 점점 많아지게 된다. 이 같은 실험 계획은 영국에서 시작돼 중국에서 실제 진행되고 있다. 특정 유전자만 찾아내 자르고 붙일 수 있는 신기술 ‘크리스퍼 유전자가위’(CRISPR-Cas9)를 이용해서 말이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의 발견으로 인간은 신의 영역에 한 발짝 다가서게 됐다. 유전자 조작을 통해 암이나 에이즈 같은 난치병을 치료할 길이 열렸지만 동시에 예상할 수 없는 생태계 혼란과 윤리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유전자가위를 두고 ‘편집’이냐 ‘교정’이냐 용어 싸움도 뜨겁다. 과학 저술가로 활발한 김홍표 아주대 약학교수는 ‘김홍표의 크리스퍼 혁명’(동아시아)을 통해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의 기원과 최신 연구 동향, 전망 등을 일반인들도 이해하기 쉽도록 모기나 바나나, 복제양 돌리 등 다양한 사례를 들어 친절하게 설명한다. 김 교수는 유전자가위를 바퀴의 진화에 비유하며 “1·2세대 가위가 달구지나 자전거 바퀴라면 3세대 가위는 시속 100㎞로 달리는 승용차 바퀴에 비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더불어 윤리 문제에 초점을 맞춘 ‘DNA 혁명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이상북스)도 함께 보면 좋겠다. 아시아생명윤리학회장으로 활동 중인 전방욱 강릉원주대 생물학과 교수가 쓴 책으로 유전자가위 기술이 초래할 수 있는 생명윤리의 위기를 심도 있게 그렸다. 그는 인간의 유전자 편집 실험을 두고 ‘미끄러운 비탈길’에 서 있다고 비유한다. 한번 가위질을 시작하면 “비탈 꼭대기에서 원하지 않았던 바닥으로 떨어지게 된다”는 경고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영화로 만나는 국경없는의사회

    국경없는의사회는 1971년 설립된 국제 인도주의 의료 구호단체다. 인종, 종교, 성별, 정치적 성향에 따른 어떠한 차별도 거부하며 의료 지원이 부족한 곳, 무력 분쟁이나 전염병, 자연재해 등으로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가 구호 활동을 펼친다. 1996년 서울평화상을, 1999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국제 활동가만 3000여명, 현장 스태프까지 합하면 3만 30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에는 2012년 사무소가 생겼으며 40명 정도가 활동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한국에서 영화제를 연다. 다음달 1~3일 서울 서대문구의 예술영화관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진행되는 ‘국경없는 영화제 2017’이다. 전 세계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는 국경없는의사회의 활동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네 편이 상영된다. 개막작은 2010년 제8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다큐멘터리상 후보에 올랐던 ‘리빙 인 이머전시’다. 아프리카 라이베리아와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응급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활동가 4명의 이야기를 담았다. 서아프리카 에볼라 발생 당시의 활동을 다룬 ‘어플릭션’과 수년간 무력 분쟁을 겪어 온 아프가니스탄과 소말리아, 콩고 등에서의 활동을 담은 ‘위험한 곳으로 더 가까이’도 상영된다. 두 작품은 국경없는의사회가 직접 만들었다. 이 중 ‘위험한 곳으로…’는 배우 대니얼 데이루이스가 내레이션을 맡았다. 2000년 전후 서구의 제약회사들이 아프리카 에이즈 환자들에 대한 의약품 공급을 중단해 1000만명의 불필요한 죽음을 야기한 사건을 파헤친 ‘핏속의 혈투’는 국경없는의사회가 진행하는 ‘액세스 캠페인’(필수 의약품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캠페인)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딜런 모한 그레이 감독이 직접 한국을 찾아 작품을 소개하고 구호 활동가들과 대담을 나눌 예정이다. 국경없는의사회 한국사무소 관계자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어 시네필뿐만 아니라 구호 활동에 관심 있는 시민까지 함께할 수 있는 영화제”라고 설명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지금, 이 영화] ‘벤딩 디 아크’

    [지금, 이 영화] ‘벤딩 디 아크’

    “세상에서 우리의 책임이란 어떤 것인가?” 이런 거대한 물음에 당신은 어떻게 답할까. 누군가는 세상을 걱정하기 전에 본인 걱정부터 하라고 쌀쌀하게 비웃을지도 모른다. 내 코가 석 자인데 무슨 세상 운운하느냐고. 하지만 우리는 안다. 그렇게 자주 말하는 사람일수록 자기 문제가 해결된 후에도, 다른 이들의 문제를 돌아보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이다. 모든 삶의 기준을 ‘나’에게 맞추면 어찌 됐든 남의 사정은 자신과는 무관해진다. 그리고 ‘나’는 점점 유아론(唯我論)에 속박된 괴물로 변해 간다. 지옥은 저기 어딘가에 있지 않다. 세상에 오직 ‘나’만 존재하는 것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괴물들로 가득 찬 곳이 지옥이다.따라서 “세상에서 우리의 책임이란 어떤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응답하려는 노력은 결코 허망하지 않다. 그것은 ‘나’를 괴물로, 세상을 지옥으로 악화시키는 폭력에 대한 저항이다. 때로 퇴행하기도 했으나, 아주 느리게, 역사는 세상에서 자기 자신의 책임을 자각한 사람들을 동력 삼아 바뀌어 왔다. 1980년대에도 그런 세 사람이 있었다. ‘벤딩 디 아크’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세상을 좀더 나은 쪽으로 바꾸려고 시도한 폴 파머(현 하버드대 교수)·김용(세계은행 총재)·오필리아 달(사회운동가)의 활동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당시 20대 청년이었던 그들의 행보는 아이티 캉주에서 시작된다. 이곳은 결핵으로 죽어 가는 사람이 많은 마을이었다. 가난 탓에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서다.의대생인 폴 파머와 김용, 빈민가 자원봉사에 열심이었던 오필리아 달은 아이티인들을 살리기 위해 의기투합한다. 우선 병원이 필요했다. 이들은 사방으로 뛰어다니며 기부금을 모으려고 애썼다. 그러다 마침내 재력가의 도움을 얻어 작은 규모로나마 진료소를 짓는 데 성공한다. 차기 계획 수립의 거점이 마련된 것이다. 그 뒤 세 사람은 평범한 주민들을 보건도우미로 교육하는 ‘동반자 프로그램’을 고안해 결핵 완치율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다. 또한 그들은 값비싼 치료약 가격을 낮추기 위한 방법을 찾았고, 페루 등 다른 여러 나라에 캉주에서 실행한 모델을 보급했다. 이제 세 사람은 에이즈 치료에 분투하고 있다. 물론 여기까지 이르는 과정이 험난했음은 두말할 것도 없다. 이들은 차별 없는 보편적 의료 혜택을 주장했다. 그렇기 때문에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을 치료하는 데 많은 돈을 써서는 안 된다는 다수의 편견에 맞서 싸워야 했다. 이 영화의 표제를 의역한다면 ‘정의로 향하는 도덕’이 될 것이다. 제목에는 대략 다음과 같은 뜻이 내포돼 있다. ‘도덕의 궤적은 결국 정의에 닿는다. 그러나 너무 오래 걸린다. 이를 단축시키는 방안은 하나다. 바로 세상에 대해 책임을 느낀 사람들의 헌신이다.’ 젊은 시절 폴 파머·김용·오필리아 달이 밤새워 나눈 대화 주제가 “세상에서 우리의 책임이란 어떤 것인가?”였다. 세 사람은 그 책임을 찾았고 미루지 않았다. 9일 개봉. 전체 관람가.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포토] 다이안 레인, 감탄사 부르는 우아한 미모

    [포토] 다이안 레인, 감탄사 부르는 우아한 미모

    영화배우 다이안 레인이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세인트 존 더 디바인 대성당에서 열린 ‘엘튼 존 에이즈 재단’ 25주년 기념 갈라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AP·AFP 연합뉴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포토] 뉴욕에 나타난 ‘블랙 스완’

    [포토] 뉴욕에 나타난 ‘블랙 스완’

    모델 린제이 엘링슨이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Skylight Clarkson North에서 열린 네이키드 하트 재단과 미국에이즈연구재단이 주최한 ‘패뷸러스 자선 모금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AP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포토] 샤니나 샤이크 ‘섹시 카리스마’

    [포토] 샤니나 샤이크 ‘섹시 카리스마’

    모델 샤니나 샤이크가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Skylight Clarkson North에서 열린 네이키드 하트 재단과 미국에이즈연구재단이 주최한 ‘패뷸러스 자선 모금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AP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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