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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시간마다 20분 휴식?… 폭염 안전수칙, 여전히 딴세상 이야기 [불평등한 폭염]

    2시간마다 20분 휴식?… 폭염 안전수칙, 여전히 딴세상 이야기 [불평등한 폭염]

    정부는 지난해 7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을 개정해 체감온도 33도 이상일 때 작업하는 경우 ‘2시간마다 20분 이상 휴식’을 의무화하는 등 폭염 안전수칙을 강화했다. 하지만 제도 시행 이후에도 현장에서는 기본적인 안전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4일 서울신문이 정혜경 진보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보면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7월 17일부터 올해 6월 30일까지 폭염 취약사업장 7619곳을 점검해 총 1181건의 위반사항을 발견했다. 점검 대상 사업장 7곳 중 1곳꼴로 폭염 안전수칙을 위반한 셈이다. 위반 유형은 온·습도계 비치와 기록·보존, 교육 의무 위반이 904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충분한 물과 소금 미비치 75건 ▲체감온도 측정 의무 위반 63건 ▲옥외 휴게시설 미설치 54건 ▲2시간마다 20분 이상 휴식 미보장 43건 ▲냉방장치 미설치 41건 등의 순이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472건)과 건설업(469건)에서 위반이 집중됐고, 농림업(78건)과 운수창고업(60건) 등에서도 적발됐다. 안전수칙이 현장에 자리 잡지 못한 사이 폭염 속 노동자 사망사고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8월 비정규직 일용노동자 A씨는 폭염경보가 내려진 야외 골프장에서 측량보조 업무를 하던 첫날 열사병으로 숨졌다. 같은 달 산에서 제초작업을 하던 B씨도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는데, 당시 체온은 40.9도에 달했다. 지난해 7월에는 측량보조 노동자 C씨가 하천 측량 작업 중 쓰러진 뒤 이틀 만에 숨졌다. 대기업 하청업체에서 야외 설비 업무를 하는 이모(47)씨는 “작은 사업장일수록 냉방시설과 휴게시설, 안전관리 인력을 충분히 갖추기 어렵다”며 “대기업은 이동식 에어컨 등 냉방장비를 운영하지만 소규모 사업장은 그런 여력조차 없는 곳이 많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영세 사업장의 경우 폭염에 대비한 휴게시설과 안전관리 인력 확보가 어려운 만큼, 정부 차원의 관리·감독과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재욱 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정부가 기본적인 현장 감독에 더해 근로자에게 폭염 경보와 휴식 기준을 실시간 안내하는 등 보완 수단을 기업과 함께 마련해 영세사업장의 폭염 대응 역량과 안전수칙 이행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 바깥은 38도, 작업장은 43도… 생명줄이라곤 포도당 사탕뿐 [불평등한 폭염]

    바깥은 38도, 작업장은 43도… 생명줄이라곤 포도당 사탕뿐 [불평등한 폭염]

    10분 만에 흠뻑 젖은 작업복… ‘20대 남성’ 기자도 휘청거렸다 “너무 더워 기절할 것 같은 날에는 포도당 사탕을 네 개씩 씹으며 버팁니다.” 지난 3일 오후 2시 경기도의 한 자원재활용 선별장. 압축기사 이모(52)씨는 뙤약볕 아래에서 거대한 감용기(폐기물을 분쇄·압축하는 기계)에 스티로폼을 밀어 넣고 있었다. 폭염경보를 알리는 재난문자가 연신 울렸지만 야외 작업장에서 이씨를 폭염으로부터 지켜주는 건 얇은 차양막과 선풍기 한 대가 전부였다. 스티로폼을 녹이기 위해 내부 온도를 180도까지 올린 기계와 달아오른 아스팔트에서 동시에 뜨거운 열기가 뿜어져 나왔다. 이날 기상청 관측 기준 낮 최고기온은 37.9도였지만 작업장에 설치된 온도계는 43도를 가리켰다. 이씨는 “선풍기를 틀면 오히려 뜨거운 바람이 나온다”며 “이런 날씨에는 푹푹 삶기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차양모와 선글라스, 두꺼운 작업복과 안전화로 몸을 가린 작업자들의 얼굴에서는 땀방울이 부슬비처럼 떨어졌다. 날카로운 폐기물로부터 몸을 보호하려면 더워도 작업복을 벗을 수 없다. 트럭에서 10㎏이 넘는 폐기물을 끌어낼 때마다 가쁜 숨과 신음이 자연스레 터져 나왔다. 5년째 야외에서 일하는 김정환(63)씨는 “계속 쏟아지는 물량을 맞춰야 해서 가끔 머리가 핑 돌아도 쉬겠다고 말하기 눈치가 보인다”고 했다. 40도를 웃도는 극한 폭염이 반복되고 있지만 더위를 피할 수도, 충분히 쉴 수도 없는 노동자들이 있다. 현행법은 폭염 속 노동자들의 휴식과 작업 중지권을 보장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노동자들의 생존권이 휘청이고 있다. 건장한 20대 남성인 기자도 안전모와 마스크, 토시와 두 겹의 장갑을 착용한 채 실내 선별 작업에 직접 나섰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도 더위를 피할 수 없었다.  약 200평 규모의 실내 선별장에 들어서자 찌는 듯한 열기와 함께 악취가 훅 밀려왔다. 하루 평균 60t의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 컨베이어 벨트가 끊임없이 폐기물 더미를 토해냈고, 그 위로 기자와 작업자들의 손이 바삐 움직였다. 대형 에어컨 두 대와 벽마다 설치된 선풍기가 쉼 없이 돌아갔지만, 컨베이어 벨트 모터와 압축기가 굉음과 함께 열기를 내뿜으면서 실내 작업장 온도는 35.6도까지 올라갔다. 페트병 등을 골라내는 단순 작업이었지만, 일을 시작한 지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온몸이 땀 범벅이 됐다. 장갑은 땀과 오물로 축축해졌고, 안전모 안쪽으로도 뜨끈한 열기가 가득 찼다. 눈가에 스며든 땀으로 앞을 제대로 보는 것조차 어려웠다. 30분 남짓한 작업을 마치자 어지럼증이 밀려왔다. 1시간도 지나지 않아 물 먹은 스펀지처럼 온몸이 축 늘어졌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22년 생활폐기물 처리 노동자 626명을 조사해 보니 응답자 2명 중 1명(49.4%)이 작업장의 더위와 추위가 ‘매우 심각하다’고 답했다. 실제 체험한 자원재활용 선별장 환경은 4년 전 그대로였다. 6년 차 작업자 박미숙(60)씨는 “오후가 되면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작업복이 땀으로 흠뻑 젖는다”며 “땀 때문에 눈을 닦았다가 오염된 장갑 탓에 결막염에 걸린 적도 있다”고 했다. 지난해 7월 17일부터 시행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은 체감온도 31도 이상인 폭염 작업 때 적절한 휴식을 주기적으로 부여하도록 한다.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이면 2시간마다 20분 이상 쉬게 해야 한다. 고용노동부도 올해부터 체감온도가 38도를 넘기면 긴급조치 작업 이외에는 옥외작업을 중지하도록 권고했다. 여기에 산업안전보건법은 산업재해가 발생할 위험이 있으면 노동자가 스스로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도록 하고, 합리적인 이유로 대피한 노동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한다. 그러나 컨베이어 벨트를 멈추기 어려운 작업 특성상 노동자가 규정대로 쉬기는 쉽지 않았다. 3년째 선별 작업을 하는 이숙희(62)씨는 “더워서 진이 빠져도 내가 쉬면 다른 사람이 그만큼 더 처리해야 한다”며 “폐기물이 계속 밀려오니 작업 중에는 한눈을 팔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업종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전국건설노조가 지난해 7월 건설노동자 976명을 조사한 결과 폭염특보 때 2시간마다 20분씩 쉬는 규정이 지켜진다는 응답은 42.7%에 그쳤다. 2024년 서비스연맹이 배달·택배·방문점검 등 이동노동자 1198명에게 물어보니 폭염 속 작업을 멈추지 못한 이유로 이후 쌓일 물량과 실적(37.8%), 수입 감소(35.5%) 등이 꼽혔다. 이에 지난 2월 노동자의 작업중지 요구권과 노동부 장관의 작업중지 명령 범위를 확대하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사업주 책임이 과도하다는 이유로 5개월 넘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남다현 노무사는 “작업중지권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며 “노동자가 불이익을 걱정하지 않고 안전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선별시설 지하화 움직임도 현장의 또 다른 걱정거리다. 현행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은 주거지역 1㎞ 이내에 공공 생활폐기물 선별시설을 새로 설치할 경우 원칙적으로 시설을 지하에 두도록 한다. 악취와 소음 등 주민 피해를 줄이려는 취지지만 현장에서는 냉방·환기 설비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온열질환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충전용 보조배터리와 소형가전이 섞인 생활 폐기물은 압축 과정에서 충격을 받거나 고온에 노출되면 ‘열폭주’로 화재·폭발을 일으킬 수도 있다. 경북도가 파악한 최근 2년간 도내 폐기물 처리시설 화재 41건 가운데 33건은 폐리튬이온배터리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류상일 동의대 소방방재행정학과 교수는 “작업장 온도가 높을 경우 리튬이온 배터리나 가연물에 불이 붙을 위험성이 커진다”며 “특히 폐기물 등 가연성 물질이 많을 경우 순식간에 온도가 오를 수 있어 제연 설비와 작업자 대피로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 1억 7000만명 시장 열렸다…한·방글라데시, CEPA 원칙적 타결

    1억 7000만명 시장 열렸다…한·방글라데시, CEPA 원칙적 타결

    라면·경유·조미김·車부품 등 관세 철폐 시장 접근성↑…K푸드·소비재 시장 확대 도로·전력망 등 인프라 수요 참여 기회↑ 의류·신발 전 품목·가죽제품·황마 무관세 양국 교역액 3.4조원…우리 수출이 74% 1억 7000만명의 인구를 보유한 세계 8위 인구 대국 방글라데시와 한국 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협상이 원칙적으로 타결됐다. 라면·과자·딸기 등에 대한 관세가 철폐되면서 한류 열풍 속에 K푸드 등 소비재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통상부는 4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칸다케르 압둘 무크타디르 방글라데시 상무부 장관과 CEPA 협상의 원칙적 타결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CEPA는 상품 관세 철폐 중심의 자유무역협정(FTA)에서 관세뿐만 아니라 서비스·투자·인력교류·기술협력까지 경제 협력을 대폭 확대하는 넓은 개념의 FTA다. 법적으로 큰 차이는 없지만 국가들의 협정 성격을 강조하기 위해 최근에는 CEPA를 많이 쓴다. 원칙적 타결은 협정의 주요 내용에 합의해 사실상 협상을 종료하고, 남은 기술적 사항은 실무 협의를 통해 확정하기로 협의했다는 의미다. 양국은 2024년 11월 협상 개시 선언 후 5차례 공식 협상을 거쳐 합의에 도달했다. 정부는 이번 CEPA의 성과로 서남아 유망 시장 진출 기반 확보, K소비재 및 주력 수출품의 시장 접근 여건 개선, 인프라·산업 협력 기반 확대 등 세 가지를 꼽았다. 방글라데시는 한국이 서남아시아 국가 중 인도에 이어 두 번째로 CEPA를 타결한 국가로, 현 정부가 통상 다변화 전략에 따라 타결한 신규 FTA 상대국 중 가장 큰 시장이다. 지난해 양국 간 교역 규모는 23억 7100만 달러(약 3조 4000억원)로 우리 수출은 전년보다 35.1% 증가한 17억 5800만 달러(약 2조 5200억원)를 기록했다. 전체 교역에서 한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74%에 이른다. 양국은 상품 시장 개방에서 핵심 품목을 중심으로 관세를 철폐하기로 합의했다. 한국은 품목 수 기준 81.5%, 수입액 기준 97.5%, 방글라데시는 품목 수 기준 81.4%, 수입액 기준 87.5%를 개방했다. 이에 따라 라면, 커피 조제품, 조미김, 과자류 등 인기 많은 K푸드 관세가 철폐돼 한국 제품의 시장 접근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현재 관세율은 라면·커피 조제품·조미김 등 각 53.6%, 과자류 85.6%다. 대방글라데시 1위 수출 품목인 경유(디젤유)의 관세도 사라진다. 현재 경유 관세는 6%로 지난해 석유제품은 7억 9000만 달러(약 1조 1300억원)를 수출했다. 반조립(CKD) 자동차 주요 품목과 자동차 부품 전 품목 관세도 철폐된다. 중고차 위주인 방글라데시 자동차 시장에서 자동차 부품은 정비 수요 등으로 수출이 유망하다. 방글라데시가 FTA에서 개방하지 않은 윤활기유와 세탁기 등 품목에 대한 관세 철폐도 확보해 가전제품 등 우리 기업의 수출 경쟁력이 한층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반조립 자동차 관세는 53~220%, 자동차 부품·리튬 이온 배터리·에어컨·세탁기 등 각 28% 등이다. 철강 관세는 단계적으로, 건설 중장비와 농업용·섬유용 기계에 대한 관세는 즉시 철폐된다. 주요 수출 품목인 철강의 대방글라데시 수출액은 전체 11%를 차지한다. 철강 냉연·열연강판 관세율은 5~10%, 불도저·굴착기 등은 1%로 방글라데시의 활발한 인프라 개발 수요를 고려할 때 건설·조선 등의 분야에서 철강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음파 기기, 심전계 등 의료기기 관세도 즉시 없애 의료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방글라데시에 의료기기 수출 확대도 기대된다. 산업부는 또 석유·화학제품과 철강 등 주력 수출품과 K푸드, K뷰티 등 소비재와 관련해 우리 기업이 일부 역외산 재료를 사용해도 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유연한 원산지 기준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재료·부품 공급망의 다변화를 고려한 것으로, 우리 기업이 상품의 제조 과정에서 일부 역외산 재료·부품을 사용하더라도 CEPA 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수출 유망 품목인 조미김의 경우 핵심 원재료는 역내산을 사용하도록 해 국내 생산과 수출을 연계하는 선순환 기반을 마련해 우리 업계의 민감성을 반영했다. 상품 시장 개방과 함께 K콘텐츠, 이러닝(e-learning), 의료, 통신, 건설, 유통 등 90개 유망 서비스 분야 시장 진출 기반도 확보했다. 산업부는 이번 CEPA에 인프라, 산업, 섬유, 할랄, 디지털 전환, 에너지·자원, 공급망, 청정경제 등 폭넓은 분야의 협력 기반을 반영했다고 부연했다. 방글라데시는 10년간 연평균 약 6%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속적인 경제 성장과 도시화·산업화 추세를 고려할 때 중장기적으로 중산층의 증가에 따른 소비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서남아 거대 시장에 대한 진출로 자동차·철강·석유제품 등 우리 주력 수출 상품의 일본 대비 경쟁력 확보와 한류 상품·K소비재 진출 여건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특히 도로·전력망 등 높은 투자·인프라 수요에 우리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방글라데시 역시 첨단산업과 제조업에 강점을 지닌 한국과의 산업 협력을 고도화하고 투자 유치를 확대함으로써 산업 구조 전환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방글라데시의 주력 수출품목인 의류와 신발 전 품목에 대해 협정 발효 즉시 무관세를 적용해 소비자 후생에 기여하고, 의류·벨트 등 가죽제품과 친환경 섬유제품인 황마 제품 관세도 철폐한다. 카레·계피 등 향신료, 홍차, 빵류 등에 대해서도 수입 관세는 철폐하지만 쌀, 쇠고기, 천연꿀, 과일류 등 국내 전통 민감 농산물은 국내 생산기반 보호를 위해 양허를 제외했다. 산업부는 기술적 사항에 대한 협의를 신속히 마무리하고 협정문 정식 서명과 발효에 필요한 후속 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다. 여 본부장은 “한·방글라데시 CEPA는 1억 7000만명의 유망 시장과 우리 기업을 연결하고, 양국 관계를 상품 교역을 넘어 인프라·산업 등 포괄적 경제협력으로 확대하는 제도적 기반이 될 것”이라며 “CEPA가 양국이 함께 성장하는 경제 협력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후속 절차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43도 찜통 재활용 선별장… ‘중무장’ 노동자들, 포도당 씹으며 견딘다 [불평등한 폭염]

    43도 찜통 재활용 선별장… ‘중무장’ 노동자들, 포도당 씹으며 견딘다 [불평등한 폭염]

    “너무 더워 기절할 것 같은 날에는 포도당 사탕을 네 개씩 씹으며 버팁니다.” 지난 3일 오후 2시 경기도의 한 자원재활용 선별장. 압축기사 이모(52)씨는 뙤약볕 아래에서 거대한 감용기(폐기물을 분쇄·압축하는 기계)에 스티로폼을 밀어 넣고 있었다. 폭염경보를 알리는 재난문자가 연신 울렸지만 야외 작업장에서 이씨를 폭염으로부터 지켜주는 건 얇은 차양막과 선풍기 한 대가 전부였다. 스티로폼을 녹이기 위해 내부 온도를 180도까지 올린 기계와 달아오른 아스팔트에서 동시에 뜨거운 열기가 뿜어져 나왔다. 이날 기상청 관측 기준 낮 최고기온은 37.9도였지만 작업장에 설치된 온도계는 43도를 가리켰다. 이씨는 “선풍기를 틀면 오히려 뜨거운 바람이 나온다”며 “이런 날씨에는 푹푹 삶기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차양모와 선글라스, 두꺼운 작업복과 안전화로 몸을 가린 작업자들의 얼굴에서는 땀방울이 부슬비처럼 떨어졌다. 날카로운 폐기물로부터 몸을 보호하려면 더워도 작업복을 벗을 수 없다. 트럭에서 10㎏이 넘는 폐기물을 끌어낼 때마다 가쁜 숨과 신음이 자연스레 터져 나왔다. 5년째 야외에서 일하는 김정환(63)씨는 “계속 쏟아지는 물량을 맞춰야 해서 가끔 머리가 핑 돌아도 쉬겠다고 말하기 눈치가 보인다”고 했다. 40도를 웃도는 극한 폭염이 반복되고 있지만 더위를 피할 수도, 충분히 쉴 수도 없는 노동자들이 있다. 현행법은 폭염 속 노동자들의 휴식과 작업 중지권을 보장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노동자들의 생존권이 휘청이고 있다. 건장한 20대 남성인 기자도 안전모와 마스크, 토시와 두 겹의 장갑을 착용한 채 실내 선별 작업에 직접 나섰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도 더위를 피할 수 없었다. 약 200평 규모의 실내 선별장에 들어서자 찌는 듯한 열기와 함께 악취가 훅 밀려왔다. 하루 평균 60t의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 컨베이어 벨트가 끊임없이 폐기물 더미를 토해냈고, 그 위로 기자와 작업자들의 손이 바삐 움직였다. 대형 에어컨 두 대와 벽마다 설치된 선풍기가 쉼 없이 돌아갔지만, 컨베이어 벨트 모터와 압축기가 굉음과 함께 열기를 내뿜으면서 실내 작업장 온도는 35.6도까지 올라갔다. 패트병 등을 골라내는 단순 작업이었지만, 일을 시작한 지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온 몸이 땀 범벅이 됐다. 장갑은 땀과 오물로 축축해졌고, 안전모 안쪽으로도 뜨끈한 열기가 가득 찼다. 눈가에 스며든 땀으로 앞을 제대로 보는 것 조차 어려웠다. 30분 남짓한 작업을 마치자 어지럼증이 밀려왔다. 1시간도 지나지 않아 물 먹은 스펀지처럼 온 몸이 축 늘어졌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22년 생활폐기물 처리 노동자 626명을 조사해보니, 응답자 2명 중 1명(49.4%)이 작업장의 더위와 추위가 ‘매우 심각하다’고 답했다. 실제 체험한 자원재활용 선별장 환경은 4년 전 그대로였다. 6년차 작업자 박미숙(60)씨는 “오후가 되면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작업복이 땀으로 흠뻑 젖는다”며 “땀 때문에 눈을 닦았다가 오염된 장갑 탓에 결막염에 걸린 적도 있다”고 했다. 지난해 7월 17일부터 시행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은 체감온도 31도 이상인 폭염작업 때 적절한 휴식을 주기적으로 부여하도록 한다.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이면 2시간마다 20분 이상 쉬게 해야 한다. 고용노동부도 올해부터 체감온도가 38도를 넘기면 긴급조치 작업 이외에는 옥외작업을 중지하도록 권고했다. 여기에 산업안전보건법은 산업재해가 발생할 위험이 있으면 노동자가 스스로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도록 하고, 합리적인 이유로 대피한 노동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한다. 그러나 컨베이어 벨트를 멈추기 어려운 작업 특성상 노동자가 규정대로 쉬기는 쉽지 않았다. 3년째 선별 작업을 하는 이숙희(62)씨는 “더워서 진이 빠져도 내가 쉬면 다른 사람이 그만큼 더 처리해야 한다”며 “폐기물이 계속 밀려오니 작업 중에는 한눈을 팔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업종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전국건설노조가 지난해 7월 건설노동자 976명을 조사한 결과 폭염특보 때 2시간마다 20분씩 쉬는 규정이 지켜진다는 응답은 42.7%에 그쳤다. 2024년 서비스연맹이 배달·택배·방문점검 등 이동노동자 1198명에게 물어보니 폭염 속 작업을 멈추지 못한 이유로 이후 쌓일 물량과 실적(37.8%), 수입 감소(35.5%) 등이 꼽혔다. 최진수 노무사는 “현행법은 노동자가 작업 중지권을 행사하더라도 징계 위험이 있어 권리 행사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에 지난 2월 노동자의 작업중지 요구권과 노동부 장관의 작업중지 명령 범위를 확대하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사업주 책임이 과도하다는 이유로 5개월 넘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남다현 노무사는 “급박한 상황의 판단 기준을 구체화하고, 작업중지권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며 “노동자가 불이익을 걱정하지 않고 안전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선별시설 지하화 움직임도 현장의 또 다른 걱정거리다. 현행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은 주거지역 1㎞ 이내에 공공 생활폐기물 선별시설을 새로 설치할 경우 원칙적으로 시설을 지하에 두도록 한다. 악취와 소음 등 주민 피해를 줄이려는 취지지만, 현장에서는 냉방·환기 설비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온열질환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충전용 보조배터리와 소형가전이 섞인 생활 폐기물은 압축 과정에서 충격을 받거나 고온에 노출되면 ‘열폭주’로 화재·폭발을 일으킬 수도 있다. 경상북도가 파악한 최근 2년간 도내 폐기물 처리시설 화재 41건 가운데 33건은 폐리튬이온배터리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류상일 동의대 소방방재행정학과 교수는 “작업장 온도가 높을 경우 리튬이온 배터리나 가연물에 불이 붙을 위험성이 커진다”며 “특히 폐기물 등 가연성 물질이 많을 경우 순식간에 온도가 오를 수 있어 제연 설비와 작업자 대피로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 [단독] 폭염 산재사망 80%는 ‘50인 미만 사업장’…위험 알면서도 못 피했다 [불평등한 폭염]

    [단독] 폭염 산재사망 80%는 ‘50인 미만 사업장’…위험 알면서도 못 피했다 [불평등한 폭염]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산업재해가 해마다 늘어나는 가운데 피해가 50인 미만 사업장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산재가 인정되더라도 사업주 처벌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어 폭염에 가장 취약한 노동자들이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서울신문이 정혜경 진보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근로복지공단 자료에 따르면 2021~2025년 온열질환 산재 신청은 235건, 사망자는 23명으로 집계됐다. 신청 건수는 2021년 23건에서 지난해 90건으로 4년 새 4배 가까이 증가했다. 폭염 피해는 대부분 소규모 사업장에 집중됐다. 최근 5년간 전체 온열질환 산재 신청 235건 중 50인 미만 사업장 신청은 119건으로 전체의 50.6%를 차지했다. 사망자는 더 쏠렸다. 신청 기준 사망자 23명 중 18명(78.3%)이 50인 미만 사업장 소속이었다. 5인 이상 30인 미만 사업장에서는 49건의 산재 신청과 1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5인 미만 사업장에서도 48건의 산재가 신청됐는데 그중 6명이 숨졌다. 작업 장소별로는 실외 작업이 165건으로 실내(46건)의 3배를 웃돌았고, 사망자도 23명 중 20명이 실외 작업 중 발생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50인 미만 사업장은 규모가 영세해 온열질환 대응책이 부실하고, 종사자들 역시 60세 이상 고령층이 많아 온열질환에 취약한 구조”라고 말했다. 산재 승인율은 높은 편이다. 최근 5년간 온열질환 산재 신청 235건 중 201건이 승인돼 승인율은 85.5%를 기록했다. 하지만 산재 인정과 사업주 형사처벌은 별개 사안이다. 산재는 업무와 질병의 관련성이 인정되면 승인되지만, 형사처벌로 이어지려면 사업주가 폭염 위험을 알고도 예방조치를 하지 않았고, 위반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까지 입증돼야 한다. 온열질환 산재 사망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으로 이어진 사례도 손에 꼽는다. 2022년 7월 대전의 한 신축공사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하던 50대 노동자가 열사병으로 쓰러져 숨졌다. 사고 당일 최고기온은 33.5도로 기상청이 폭염경보를 발령한 날이었다. 지붕 없는 건물 옥상에서 작업이 이뤄졌음에도 휴식 시간과 공간은 물론 작업 중지 기준도 마련되지 않았다. 검찰은 원청업체 대표를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고, 지난해 6월 대전지법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온열질환 사망사고에 중대재해법이 처음 적용돼 유죄 판단이 나온 사례다. 반면 지난해 8월 광주에서 발생한 고 양준혁(당시 27세)씨 사망사고는 중대재해법 적용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에어컨 설치 작업을 하다 숨진 양씨 사건을 수사한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중대재해법·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검토한 끝에 원청과 하청업체 대표 등에게 모두 ‘혐의없음’ 처분을 내리고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노동청은 회사 측이 물과 그늘, 휴식을 제공했고 사후 구호조치도 이행했다고 판단했다. 광주청년유니온은 “이번 결정은 광주노동청이 사측에 준 면죄부”라며 “사실상 산재 사망사고의 공범임을 시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혜경 의원은 “폭염에 취약한 소규모 사업장일수록 노동자가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지만, 예방조치와 관리 체계는 여전히 부족하다”며 “산재 발생 이후 책임을 묻는 데 그치지 않고 사업주가 폭염 대응 의무를 다하도록 관리 및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 한화에어로, 4548억짜리 계약 결국 해지…‘에어택시’ 상용화 왜 이렇게 어려울까? [밀리터리+]

    한화에어로, 4548억짜리 계약 결국 해지…‘에어택시’ 상용화 왜 이렇게 어려울까? [밀리터리+]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 3일 영국 버티컬에어로스페이스그룹과 체결한 ‘VX4 기체용 전기식 작동기(EMA) 및 틸팅·블레이드 피치 시스템 개발·공급계약’을 합의 해지했다고 밝혔다. 해당 계약은 버티컬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하던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 기체에 들어가는 핵심 구동 부품을 공급하기 위한 것이었다. 한화에어로는 2022년 약 2200억원 규모로 전기식 작동기 장기 개발·공급계약을 맺었고, 이후 틸팅·블레이드 피치 시스템 계약을 추가했다. 전기식 작동기는 전기에너지를 기계적 움직임으로 바꿔 기체의 조종면과 각종 장치를 제어하는 부품이다. 틸팅·블레이드 피치 시스템은 프로펠러의 방향과 각도를 조절해 수직 이착륙과 수평 비행을 지원한다. 버티컬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하고 있는 전기수직이착륙기의 대표 기종은 VX4로, 헬리콥터처럼 수직으로 이착륙하면서도 일반 비행기처럼 날개를 이용해 고속 순항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VX4는 도심과 공항, 도심과 교외를 빠르고 친환경적으로 연결하는 ‘에어택시’(Air Taxi, 또는 하늘 택시) 시장을 목표로 개발 중이었다. 버티컬에어로스페이스는 2022년 한화에어로와 계약할 당시 2025년 전후로 기체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었다. 한화에어로는 관련 부품을 장기간 독점 공급할 예정이었으나 문제는 전기수직이착륙기 업계의 상용화 일정이 당초 전망보다 늦어지면서 발생했다. 항공기 안전성과 배터리 성능을 입증하고 항공 당국 형식 인증을 받는 데 예상보다 많은 시간과 비용이 투입되면서 상용화가 지연되거나 불투명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한화에어로는 양사가 부품 공급계약을 체결한 지 약 3년 만에 관련 합의를 해지하기로 결정했다. 해지 금액은 4548억 2841만원으로, 2021년 연결 기준 매출액의 7.09%에 해당한다. 다만 한화에어로는 계약 종료와 동시에 향후 협력 관계 유지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로써 향후 유사 개발 사업과 양산 공급 사업에서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 한화에어로 관계자는 “이번 계약 해지는 시장 환경과 사업성을 종합 고려해 투자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차원”이라면서 “핵심 기술 역량과 관련한 사업 기회는 지속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늘 택시의 미래, 얼마나 불투명한가한화에어로의 이번 계약 해지는 에어택시 시장을 노리던 전기수직이착륙기 시장이 예상보다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버티컬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여러 차례 기체 인증 목표를 조정했다. 최근에는 민간용 전기수직이착륙기 기체의 형식인증 목표를 2029년으로 제시했는데, 이는 기존에 거론됐던 2026년과 2028년보다 일정이 더 늦어진 것이다. 다른 전기수직이착륙기 업체들도 상황은 좋지 않다. 브라질 항공기 제조사 엠브라에르가 지원하는 이브에어모빌리티는 인증 목표를 당초 2026년에서 2027년으로 늦춘 데 이어 다시 2028년으로 조정했다. 독일 릴리움과 볼로콥터는 자금난으로 잇달아 파산했다. 릴리움은 회생에 실패해 사업이 사실상 중단됐으며 주요 특허는 아처에비에이션에 매각됐다. 볼로콥터는 2025년 다이아몬드에어크래프트에 인수돼 사업을 재편한 뒤 기체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의 사업 방향도 달라지고 있다. 일부 업체는 인증 기간이 길고 초기 수익을 내기 어려운 민간 에어택시 시장과 함께 군용 무인기와 병력·화물 수송 등 방산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실제로 버티컬에어로스페이스와 아처에비에이션 등은 민간용 기체와 별도로 하이브리드 추진 방식의 군용·무인 기체를 개발 중이다. 이는 민간 시장 상용화가 늦어지는 상황에서 정부 계약을 통한 개발 재원 확보와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화에어로 역시 방산 사업을 기반으로 도심항공교통(UAM)을 포함한 ‘뉴모빌리티’를 방산·우주 사업과 함께 3대 사업 방향으로 제시한 바 있다. 전기수직이착륙기, 언제쯤 일상에 들어올까현재 전기수직이착륙기 산업은 당초 기대했던 ‘도심 하늘을 나는 택시’의 시대를 단기간에 실현하기보다는 기술 성숙과 안전성 검증, 인증 절차를 거쳐 장기적으로 시장을 형성하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 더불어 각국 규제 기관이 기존 여객기 수준의 엄격한 인증 기준을 적용하는 만큼, 기체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상용 운항까지는 수년간의 비행시험과 안전성 입증 과정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전기수직이착륙기 시장 자체의 성장 가능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있다. 도심 교통 혼잡 해소와 친환경 항공교통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기술과 제도,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지는 시점에는 새로운 항공 모빌리티 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 “AI로 돈벌 때 됐다”…월가 큰손 골드만삭스, 브로드컴 대신 선택한 ‘노다지 종목’ [재테크+]

    “AI로 돈벌 때 됐다”…월가 큰손 골드만삭스, 브로드컴 대신 선택한 ‘노다지 종목’ [재테크+]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최우선 추천주 명단을 전격 교체했습니다. 그동안 이름을 올렸던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을 제외하고, 그 자리에 마이크로소프트(MS)를 새로 올린 것입니다. 이번 교체 뒤에는 인공지능(AI)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지난 2년간 시장의 주된 관심은 반도체 제조업체부터 네트워크 장비 공급업체까지, 이른바 ‘AI 혁명 도구’를 만드는 기업들로 쏠려 있었는데요. 하지만 이제는 그 도구로 실제 돈을 버는 단계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3일(현지시간) 인베스팅닷컴과 24/7 월스트리트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8월 업데이트를 통해 ‘미국 최우선 추천주 리스트’(US Conviction List)를 대대적으로 개편했습니다. 이번 개편에서 MS,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델타 에어라인스, 오레일리 오토모티브, 바이킹 홀딩스, UPS 등 6개 기업이 새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반면 반도체 기업인 브로드컴을 포함해 딕스 스포팅 굿즈, 존슨앤존슨, 서비스나우 등 4개 기업은 명단에서 빠졌습니다. MS, 목표주가 640달러로 상향…“AI 활용 단계 진입”골드만삭스는 특히 MS에 대해 ‘매수’ 등급을 유지하면서 목표 주가를 기존 610달러에서 640달러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이날 종가 기준 MS 주가는 487.65달러로 골드만삭스는 현재 주가보다 30% 넘게 오를 여력이 있다고 내다본 셈입니다. 이번 종목 교체는 AI 투자 흐름이 크게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가브리엘라 보르헤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이제 AI 혁명은 모델을 학습시키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단계를 지나 기업 업무에 실제로 AI를 적용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MS 주가는 지난달 29일 분기 실적 발표 이후 연일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부터 불과 3거래일 동안 11% 넘게 상승했는데요. 분기 매출이 900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8% 늘어 월가 예상치를 웃돌았기 때문이죠. 특히 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아주르’는 연간 매출이 1000억 달러를 넘어섰고 매출 성장률도 43%에 달했습니다. 보르헤스 애널리스트는 이번 분기 실적에 대해 “부진했던 흐름을 되돌리는 의미 있는 전환점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MS의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이 2027회계연도 12%에서 2029회계연도에는 20% 이상으로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도 추가…신규 편입 종목은골드만삭스는 반도체 핵심 제조 장비 기업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는데요. 핵심 공정 기술에 강점을 가진 만큼 주요 메모리 반도체 회사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들을 상대로 시장 점유율을 계속 늘려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미국 대표 항공사인 델타 에어라인스에 대해서는 “항공권 가격을 주도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힘을 가장 잘 활용하는 회사”라며 앞으로 2년 동안 영업이익률이 3%포인트 오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자동차 부품 유통업체인 오레일리 오토모티브는 전문 정비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물류 기업 UPS에 대해서는 3년간의 실적 부진을 끝내고 다시 매출과 이익이 올라가는 반등 기회를 맞이했다고 짚었습니다. 호화 크루즈 기업인 바이킹 홀딩스도 포함됐습니다. 차별화된 운항 지역과 고소득층 위주의 단단한 고객층을 무기로 꼽았습니다. 리지 도브는 애널리스트는 “크루즈 시장 업황이 다소 주춤하더라도 이를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서울데이터랩]코스피 시총 상위주 약세 우위…삼성전자 4%대 하락, 한화에어로·NAVER 강세

    [서울데이터랩]코스피 시총 상위주 약세 우위…삼성전자 4%대 하락, 한화에어로·NAVER 강세

    4일 오후 12시 20분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전반적으로 약세가 우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대형 반도체주와 자동차, 지주·보험주가 동반 하락하며 투자심리를 짓누르는 가운데 방산, 플랫폼, 바이오 일부 종목은 오름세를 나타내며 종목별 차별화가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005930)는 22만9500원으로 전일 대비 1만원(4.18%) 내렸고, 거래량은 1795만5733주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000660)도 151만2000원으로 5만5000원(3.51%) 하락했다. 삼성전자우(005935) 역시 17만2000원으로 3.37% 내리며 반도체 대형주의 전반적인 약세 흐름에 힘을 보탰다. 자동차와 전장 관련 대형주도 부진했다. 현대차(005380)는 38만1500원으로 2.93% 하락했고, 현대모비스(012330)는 47만500원으로 4.66% 밀렸다. 기아(000270)는 12만9000원으로 0.46% 내리며 상대적으로 낙폭은 제한됐지만 약세 흐름은 피하지 못했다. 삼성전기(009150)도 114만3000원으로 3.22% 하락했다. 금융·지주·보험주도 전반적으로 약했다. KB금융(105560)은 16만7600원으로 1.12%, 신한지주(055550)는 10만1000원으로 1.66% 각각 내렸다. SK(034730)는 50만원으로 4.40%, SK스퀘어(402340)는 100만5000원으로 1.95% 하락했다. 삼성생명(032830)은 27만2000원으로 5.39% 내려 시총 상위주 가운데 낙폭이 큰 편에 속했다. 삼성물산(028260)도 31만5000원으로 4.26% 하락했다. 반면 성장주와 방산, 일부 경기방어 성격 종목은 강세를 나타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100만4000원으로 8만5000원(9.25%) 급등해 가장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였다. NAVER(035420)는 22만3000원으로 7.47% 올랐고 거래량도 183만4800주로 활발했다. 두산에너빌리티(034020)는 7만800원으로 4.58%,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145만7000원으로 2.39%,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32만원으로 1.27% 상승했다. HD현대중공업(329180)과 셀트리온(068270)도 각각 0.43%, 0.60% 오르며 강보합권을 유지했다. 외국인 지분율 측면에서는 삼성전자 46.61%, SK하이닉스 51.04%, KB금융 79.27%, 신한지주 62.24%, 삼성전자우 76.99% 등 주요 대형주에서 높은 비중이 유지되고 있다. 다만 이날 장중 흐름만 놓고 보면 외국인 선호도가 높은 금융·반도체주까지 동반 약세를 보이면서 업종 전반의 매수세 확산은 제한되는 분위기다. 종합하면 이날 코스피 시총 상위주는 반도체와 자동차, 금융주 약세가 시장 상단을 누르는 반면 방산과 인터넷, 바이오가 이를 일부 상쇄하는 혼조 장세로 요약된다. 장중 수급 변화에 따라 낙폭과대 대형주의 반등 시도와 주도 강세주의 추가 상승 여부가 오후장 흐름을 가를 전망이다. [서울신문과 MetaVX의 생성형 AI가 함께 작성한 기사입니다]
  • [서울데이터랩] 미국 증시, 기술주 강세에 일제히 상승 마감

    [서울데이터랩] 미국 증시, 기술주 강세에 일제히 상승 마감

    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대형 기술주와 반도체주 강세에 힘입어 주요 지수가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2만 5913.90으로 전장보다 540.04포인트(2.13%) 올랐고, 나스닥100 지수도 2만 8776.80으로 502.61포인트(1.78%) 상승했다. 다우존스는 5만 3178.41로 693.38포인트(1.32%) 올랐으며, S&P500은 7600.50으로 110.78포인트(1.48%) 상승했다. 장 초반부터 주요 지수는 나란히 오름세를 나타냈다. 다우존스는 5만 2759.06, S&P500은 7504.78, 나스닥 종합은 2만 5452.66에서 출발한 뒤 장중 고점을 높였다. 나스닥 종합의 장중 고점은 2만 5967.44, S&P500은 7610.04, 다우존스는 5만 3230.08을 기록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1만 1430.35로 119.28포인트(1.06%) 올라 반도체 업종 전반의 투자 심리를 뒷받침했다. 대형주 흐름을 보면 나스닥 시장에서 기술주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엔비디아는 206.64달러로 2.93% 올랐고, 마이크로소프트는 487.65달러로 4.93% 상승했다. 아마존은 284.02달러로 4.58%, 알파벳 클래스A는 373.51달러로 4.88%, 메타는 590.24달러로 6.02% 뛰었다. 테슬라도 322.08달러로 3.49% 상승했다. 반면 애플은 303.42달러로 1.78% 하락해 일부 종목별 차별화도 나타났다. 반도체 관련 종목도 전반적으로 강했다. 브로드컴은 0.76%, AMD는 1.78%, ASML 홀딩 ADR은 0.83%,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2.08%, 램 리서치는 0.54% 상승했다. 인텔도 0.89% 올랐다. 다만 SK하이닉스 ADR은 0.70% 하락해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증권거래소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서는 오라클의 급등이 눈에 띄었다. 오라클은 141.85달러로 9.22% 상승했고, GE 에어로스페이스는 2.46%, 캐터필러는 1.87%, 홈디포는 2.43%, 뱅크오브아메리카는 0.86% 올랐다. 반면 일라이 릴리는 2.39% 하락했고, 애브비는 2.33%, 셰브론은 1.85%, 코카콜라는 0.83%, 존슨앤드존슨은 0.76% 내렸다. 시장 변동성을 보여주는 VIX 지수는 15.86으로 0.13포인트(0.81%) 하락했다. 위험 회피 심리가 다소 완화된 가운데 거래도 활발했다. 나스닥 종합 거래량은 16억 7234만 7000주, S&P500은 31억 4097만 7000주, 다우존스는 5억 9842만 9000주를 기록했다. 이날 미국 증시는 기술주와 반도체주 중심의 강세가 지수 전반을 끌어올리는 흐름을 보였으며, 대형 성장주의 상대적 강세가 투자 심리를 지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신문과 MetaVX의 생성형 AI가 함께 작성한 기사입니다]
  • 선풍기 싣고 온 ‘한여름 산타’…중구 쪽방에 든든한 찬바람 [현장 행정]

    선풍기 싣고 온 ‘한여름 산타’…중구 쪽방에 든든한 찬바람 [현장 행정]

    독거노인 집에 반찬·양산 등 전달일자리 알선·환경 정비 등 주문도“월초 집중보호 기간 냉방기 지원” “지내시는데 힘드신 것 있으시면 다 말씀해 주세요.” 불볕더위가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황학동의 60대 독거노인 자택을 방문한 김길성 구청장은 새 선풍기와 밑반찬을 건네며 이렇게 말했다. 어르신이 “생활비가 부족하다. 한 달에 60만~70만원 가지고 방세, 전기세, 전화세를 내고 물도 사 먹어야 한다”고 호소하자 김 구청장은 복지 담당자에게 “어르신 일자리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지 한번 살펴봐 달라”고 주문했다. 인근 골목에 나무판자 등 폐기물이 쌓여 있는 것을 보고는 “건물주와 협의해서 치워 달라. 화재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당부했다. 김 구청장은 이날 황학동의 폭염 취약 독거노인 자택 5곳에 들러 후원물품을 전달하고 일일이 안부를 물었다.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가구 중 거동불편 주민을 우선 선정했고, 갈비탕과 밑반찬, 선풍기, 여름나기 꾸러미 중 가구별 환경에 맞춰 2~3종으로 구성됐다. 여름나기 꾸러미에는 손선풍기, 양산, 탈수 예방을 위한 식염포도당, 간편식 등을 담았다. 현장 방문은 구에서 진행 중인 ‘2026 폭염에도 든든한 맞춤형 후원물품 지원 한여름의 산타’ 사업 중 하나다. 김 구청장은 이튿날에도 신당5동의 한부모 가정 등 5곳을 방문했다. 이와 함께 구는 폭염으로 외출이 힘든 주민을 위한 식생활 지원도 하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한 달간 저소득·장애인 가정에 8가지 반찬으로 구성된 ‘든든반찬’을 격주 제공한다. 배달원 노동조합 ‘라이더유니온’과 연계한 자원봉사도 추진한다. 거동이 불편한 푸드뱅크마켓 이용자 60가구에 보양 간편식과 생필품을 배달해 혹서기 취약계층 보호에 힘쓴다. 구는 무더위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특별 지원을 계속해서 추진 중이다. 한여름의 산타 사업 외에도 민관 협력을 통한 냉방용품 설치부터 식생활 지원까지 폭염 사각지대 가구를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다. 지난달 15일에는 김 구청장이 에어컨 설치를 완료한 중림동 취약가구 4곳을 방문해 기기 작동 상태와 안부를 확인했다. 김 구청장은 “현장에서 주민들이 체감하는 무더위가 얼마나 매서운지 다시금 깨닫게 됐다”며 “폭염이 절정에 달하는 이달 초까지 집중보호 기간으로 정하고 냉방기기와 식품꾸러미 지원을 신속하게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 동작 ‘어르신 무더위쉼터’ 밤에도 운영합니다

    동작 ‘어르신 무더위쉼터’ 밤에도 운영합니다

    서울 동작구는 연일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취약계층의 안전과 건강을 위한 ‘어르신 무더위쉼터’를 확대 운영한다고 3일 밝혔다. 구는 5월 15일부터 구청사, 사회·어르신복지관, 경로당, 구립도서관 등 총 173곳을 무더위 쉼터로 운영했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지난달 27일부터는 8곳만 운영하던 연장쉼터를 구립경로당 42곳을 추가해 확대 운영 중이다. 일반쉼터는 주말이나 휴일을 제외한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 문을 연다. 폭염특보 발령 때 운영하는 연장쉼터는 평일 오후 8시까지 연장하고, 주말이나 공휴일에도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무더위쉼터는 9월 말까지 운영한다. 구는 무더위쉼터의 원활한 운영과 쾌적한 환경 유지를 위해 6월부터 9월까지 월 냉방비 5만 5000원을 지원하며, 연장쉼터에는 20만원을 추가 지원한다. 아울러 에어컨 필터 청소와 냉매가스 충전 등 냉방시설 점검도 실시하고 있다. 구는 지난 5월부터 ‘2026년 여름철 폭염종합대책’을 통해 ▲야외 냉방 에어돔 ‘해피동’ ▲스마트 그늘막 ▲물안개로 주변 온도를 낮추는 쿨링포그 등 폭염저감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쿨링타월·넥쿨러·쿨토시 등 폭염지원키트를 폭염 취약계층에 배부한다. 류삼영 구청장은 “낮뿐 아니라 밤까지 이어지는 무더위에 대비해 어르신들이 언제든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확대했다”며 “폭염이 이어지는 동안 쉼터를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 40도 폭염을 팝니다, 월세 25만원에 [불평등한 폭염]

    40도 폭염을 팝니다, 월세 25만원에 [불평등한 폭염]

    외국인 노동자의 비닐하우스 숙소사각지대 속 20년째 방치된 불법 낮 최고 기온이 40도를 찍은 3일 오후 경기 포천시의 한 농장. 열무와 포도 농장 사이사이로 검은색 차양막을 덮은 비닐하우스들이 한 구획당 2~3개씩 눈에 띄었다. 여느 비닐하우스와 달리 액화석유가스(LPG)통과 에어컨 실외기들이 외벽에 줄지어 서 있었다. 작물 재배용이 아닌, 이곳 농장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의 ‘집’이었다. 애초에 비닐하우스는 채소나 화훼 농작에 유리하도록 태양열을 가두고 고온다습한 환경이 되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뙤약볕 아래에선 생명을 위협하는 공간으로 돌변한다. 지난 2일 경기 김포시 비닐하우스에서 80대 남성 A씨가 숨졌고, 지난달에도 충남 천안시 비닐하우스에서 80대 남성 B씨가 목숨을 잃었다. B씨는 발견 당시 체온이 42도에 달했다. 이런 곳을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다. 하지만 도심 외곽에선 비닐하우스가 버젓이 숙소로 활용된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전국 농업 분야 사업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주거환경 실태를 조사해 가설건축물에 대한 시정 지시를 했지만, 충남 논산, 경기 이천·여주·포천 등지엔 여전히 미시정 사업장이 몰려 있는 상태다. 비닐하우스 숙소 앞에서 만난 이주노동자들은 마치 사전에 교육이라도 받은 듯 외부인을 경계했다. 한 태국 출신 여성 이주노동자는 질문을 꺼내기도 전에 “여기 살기 좋아요. 에어컨도 있어요. 집 안도 넓어요”라고 급히 답했다. 그러나 비닐하우스 한 곳의 문을 열자 후끈한 열기가 훅 밀려들었다. 약 200㎡(60.5평)의 비닐하우스 안에 조립식 패널로 지은 침실 9개, 침실보다 조금 넓은 화장실과 샤워장이 하나씩 들어차 있었다. 침실 1개당 넓이는 4평이 채 되지 않았다. 복도 한쪽에는 커다란 파리가 덕지덕지 붙은 끈끈이와 빨랫감, 세제, 쓰레기통, 두유 상자가 흩어져 있었다. 전자 온도계로 측정해 보니 숙소 내부 온도는 38.9도로 바깥(40.1도)과 비슷했다. 이곳에서 사는 여성 노동자는 “밖에서 그냥 있기도 힘든데 일하고 숙소로 들어오면 사우나에 들어온 것 같아 쉬는 것 같지 않다”고 털어놨다. 골목길 건너편 비닐하우스 역시 복도의 온도가 39도에 달했다. 침실 옆 간이 욕실 문에는 크메르어와 태국어로 ‘신발을 벗어 주세요’라고 쓰인 안내문이 붙었다. 비닐하우스를 둘러싼 차양막 탓에 햇볕이 들지 않아 바닥은 젖은 상태였다. 환기할 수 있는 창문도 없어 곰팡내와 퇴비 냄새가 뒤섞인 악취가 끓어올랐다. 앞서 방문한 비닐하우스에서는 정해진 시간에 가동할 수 있었지만, 이곳엔 에어컨조차 없었다. 포천이주노동자센터 대표인 김달성 목사는 “이 지역 이주노동자들은 고된 노동을 마친 뒤에도 더위와 습한 환경에서 눈을 붙여야 해 겨울보다 여름이 더욱 힘들다”며 “고용허가제 때문에 농장주가 열악한 숙소를 제공해도 노동자는 그냥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캄보디아 출신 소카(32·가명)는 “이곳에서 열무 수확 일을 한 지 1년가량 됐는데 계속 이곳(비닐하우스)에서 살았다”고 말했다. 불법 가설건축물에서 살고 있지만 그마저도 ‘공짜’는 아니다. 약 100m 떨어진 곳에서 열무 상자를 트럭에 싣고 있던 캄보디아 출신 메아스(33·가명)에게 ‘월세가 얼마냐’고 물으니 머뭇거리다 “한 사람당 25만원씩 내고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불법 시설물에 사는 대가로 연 300만원 정도 지출하고 있는 셈이다. 경기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경기도 내 농축산·어업 이주노동자 고용 사업체 2710개 중 주거 지침을 위반한 곳은 702개로 25.9%에 달한다. 이보다 앞선 2021년 경기도가 도내 이주노동자 숙소 시설 1852곳을 전수조사한 결과 697곳(37.6%)이 비닐하우스 내 가설건축물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주노동자의 주거 문제를 꾸준히 상담해 온 김이찬 지구인의정류장 대표는 “당사자들은 고용주와의 관계를 의식해 자신이 처한 부당함을 말하기를 꺼린다”며 “계약상으론 제대로 된 거처를 제공하겠다고 하고 비닐하우스에 살라고 하는 고용주도 부지기수고, 월세로 노동자 1인당 30만원 이상 챙기는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당국이 감시망을 강화해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정부는 2020년 포천시 한 농장의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30대 여성 노동자가 한파로 숨진 이후 가설건축물 숙소 제공 시 고용허가를 제한하는 조치 등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제도 시행 5년이 지난 현재도 비닐하우스를 개조한 주거시설이 ‘집’이라는 명칭으로 활용된다. 일부 지역에서는 가설 성매매 업소 건물이나 조립식 패널·컨테이너 등도 숙소로 쓰이는 실정이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오피스텔을 제외한 ‘주택 이외의 거처’ 거주 가구는 50만 4647가구로 전체 가구의 2.3% 수준이다. ‘주택 이외의 거처’는 거주 목적으로 지어진 집 이외의 생활 장소로, 고시원·쪽방·비닐하우스·판잣집 등이 포함된다. 판잣집이나 비닐하우스에는 8955가구가 사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비닐하우스는 폭염과 한파 등 극단적 날씨에 취약하다. 구조물 자체가 가연성인 탓에 화재 등 재난 때는 불쏘시개나 다름없다. 지난달 15일에는 여주시의 한 비닐하우스에서 불이 나 안에 살던 여성(19)이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법정 ‘최저주거기준’이 시대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2024년 주거기본법에 ‘사회·경제적 여건 변화에 따라 그 적정성이 유지돼야 한다’는 내용이 명시됐지만 법정 최저주거기준은 바뀔 낌새가 없다. 2004년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 고시로 정해진 이 기준은 2011년 최소주거면적이 1인가구 기준 12㎡(약 3.6평)에서 14㎡(약 4.2평)로 늘어난 게 지난 20여년간 있었던 변화의 전부다. 기후위기의 심각성과 높아진 인권 의식에 비해 주거권 보호 체계가 뒤처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원호 빈곤사회연대 집행위원장은 “현행 기준은 단순히 물리적 면적과 설비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지하·옥상 거주 여부, 단열·환기 상태 등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는 폭염에 대한 구조적 취약성을 개선하는 식으로 기준이 다시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 보양식·양배추의 추억… 폭염 이겨야 정상 오른다 [박현진의 클리닝타임]

    보양식·양배추의 추억… 폭염 이겨야 정상 오른다 [박현진의 클리닝타임]

    최근 5시즌 여름 승률 1위 팀세 차례나 한국시리즈 ‘헹가래’더위에 강한 kt·삼성 2강 질주장어·산삼 먹고 ‘스태미나’ 보충 박명환, 양배추 뒤집어써 논란2024년 폭염 취소 규정 첫 적용 무자비한 폭염의 계절이다. 대구는 3일 최고 기온이 40.9도를 기록했다. 전날 경남 양산시는 42.5도까지 치솟았다. 불볕더위에 프로야구도 취소되는 경기가 속출하고 있다. 체력 저하 속도가 빠르고 집중력도 뚝 떨어지는 이맘때는 페넌트레이스에서 가장 큰 위기다. 뒤집어 말하면, 이 기간 성적에 따라 가을 야구의 성패가 갈린다. 마라톤에서 가장 힘든 구간을 버텨낸 다음에 ‘러너스 하이’가 오는 것처럼 말이다. 결국 여름에 강한 팀이 가을에 웃는다. 선두를 달리는 kt 위즈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5시즌 동안 7월 승률 1위였다. 53승 30패로 승률 0.639다. 8월에도 69승 2무 44패 승률 0.611로 LG 트윈스(0.631)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올 시즌도 예외는 아니다. kt는 7월 한 달 동안 14승 1무 4패를 기록했다. 승률이 0.778이다. kt를 뒤쫓는 삼성 라이온즈 역시 전통적인 여름 강자다. 7월에 14승 7패 승률 0.667로 뚜렷한 상승곡선을 그렸다. 4위까지 뛰어오른 추격자 두산 베어스의 7월 승률도 0.632(12승 2무 7패)나 된다. 8월엔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데다 올스타 브레이크를 낀 7월보다 더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한다. 힘겨운 7월을 지낸 LG와 KIA 타이거즈는 8월에 대반격에 나서야 풍성한 가을을 맞을 수 있다. 직전 5시즌을 살펴봐도 7~8월 두 달 승률 1위팀이 세 차례나 한국시리즈 정상까지 내달렸다. 지금은 날씨 영향을 받지 않는 고척돔을 제외한 모든 구장에 천연잔디가 깔려 있지만 인조잔디 구장에서 더위와 씨름했던 시절도 있었다. 특히나 대구 시민야구장은 살인적인 무더위로 악명 높았다.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김시진 한국야구위원회(KBO) 경기운영위원장은 “그 날씨에도 낮 경기에 선발 등판해 100개 넘게 공을 던지기도 했다”며 혀를 찼다. 이동식 에어컨도 없고 더그아웃에 설치된 선풍기에선 더운 바람이 나왔으니 선수들은 저마다 더위와 싸워 이기기 위해 자신만의 방법을 갖고 있었다. 장어, 홍삼, 산삼, 전복, 삼계탕 등 온갖 보양식으로 스태미나를 충전했다. 연봉의 절반을 스태미나 보충에 쓴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삼성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시리즈 4연패를 하던 기간 여름철 더그아웃에 한방 음료를 비치해 선수들의 빠른 회복을 돕기도 했다. 더위 하면 빼놓지 않고 회자되는 박명환(전 두산)의 양배추 사건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2005년 6월 19일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한 박명환이 있는 힘껏 공을 던지다 모자가 벗겨졌는데 그 안에 덧대놓은 양배추 잎이 함께 떨어졌다. 박명환은 갑상샘 질환을 앓고 있어 유난히 더위를 탔는데 아내가 한의사의 조언을 받고 양배추 잎을 모자 속에 넣으라고 권했던 것이었다. 해프닝으로 마무리됐지만 부정 투구 논란이 거세게 일어나 KBO 규칙위원회가 소집되는 등 파장이 컸다. 해외에서도 토픽으로 다뤘을 정도로 화제였다. 박명환은 NC 다이노스 코치 시절 마산 해안에 ‘블루 캐비지’라는 이름의 펍을 운영하기도 했다. 혹서기엔 훈련 시간과 방법도 조정한다. 땡볕 아래 경기 전 훈련은 오히려 선수들의 진을 빼놓기 때문에 야외 타격 훈련 시간을 대폭 줄이거나 실내 훈련으로 대체해 체력을 온전히 경기에만 쏟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보통이다. 2019년엔 선수들과 관중의 안전 등을 고려해 폭염취소 규정이 도입됐다. 최고 기온이 35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폭염경보가 발령될 경우 경기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규정이 마련된 것은 2019년이지만 첫 적용은 2024년 8월 2일 울산 LG-롯데 자이언츠전이었다. 8월 21일에는 포항구장에서 두산-삼성전이 벌어졌는데 인조 잔디가 뿜어내는 열기를 견딜 수 없었던 두 팀 감독이 폭발하자 이튿날 경기에 폭염취소가 적용됐다. 그날 이후 삼성의 보조경기장인 포항에서는 여름철엔 경기가 열리지 않는다. 미국이나 일본에는 별도로 불볕더위에 따른 경기 취소 규정이 없다. 메이저리그에서는 40도가 넘는 더위 속에서 더블헤더를 치르는 일도 비일비재한데 1988년 8월 27일 텍사스 레인저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경기가 열린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스타디움은 섭씨 42.7도를 찍은 적도 있다. 폭염취소로 당장의 더위를 피해 갈 수는 있지만 너무 남발하면 더 피곤해진다. 9월 이후 월요일 경기나 더블헤더로 편성될 경우 체력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결국 정면돌파가 유일한 해답인 셈이다.
  • 韓 달궤도선 다누리, 스페이스X 로켓 잔해와 달 충돌 전후 관측

    韓 달궤도선 다누리, 스페이스X 로켓 잔해와 달 충돌 전후 관측

    한국 달 궤도선 ‘다누리’가 오는 5일 달 표면에 충돌하는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 잔해 관측에 나선다. 우주항공청은 한국시간으로 5일 오후 3시 34분 스페이스X 팰컨9 로켓 상단부가 달 표면 아인슈타인 분화구 인근에 충돌할 계획이며 다누리호가 충돌 전후를 관측한다고 3일 밝혔다. 달과 충돌하는 팰컨9 상단부는 지난 1월 미국 우주기업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의 달 착륙선 블루고스트와 일본 우주기업 아이스페이스의 레질리언스를 달로 보낸 발사체 일부다. 임무를 마친 뒤 잔여 추진제 부족으로 궤도를 벗어나 지구와 달 중력장 사이를 떠돌다가 이번에 달 표면에 추락하는 것이다. 로켓 잔해가 달에 충돌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첫 번째는 2022년 중국 로켓 파편이 달 뒷면에 충돌해 충돌구(크레이터)를 2개 만들었다. 질량 약 4.9t의 로켓 상단부가 초속 2.43㎞로 달에 떨어지면 TNT 3t 상당의 위력으로 지름 20~30m 크기의 소규모 충돌구를 형성할 것으로 분석된다. 충돌로 인한 섬광은 1초 정도 발생하겠지만 먼지 구름은 수 ㎞ 높이까지 솟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충돌이 미국 대륙에서는 새벽 시간대에 이뤄지는데 수십 분간 망원경을 이용해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누리호는 고해상도 카메라를 활용해 충돌 전후 장면을 고해상도로 촬영해 외국 달 탐사선들과 함께 표면 변화를 확인한다. 이를 통해 달 표면 변화와 충돌 메커니즘 연구에 중요한 자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충돌 당일에는 다누리가 궤도 기동을 통해 충돌 지점 상공을 세 차례 지나면서 고해상도 영상을 확보하고 편광카메라도 병행해 촬영한다. 우주청 관계자는 “이번 충돌은 국지적 소규모 흔적에 그쳐 달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지만 인공 충돌을 사전 예측하고 관측할 수 있는 사실상 최초 사례로 과학적 가치가 크다”며 “다누리호가 찍은 영상 자료는 관계 연구기관 분석을 거친 뒤 대중에게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폭염 이겨야 가을 승자된다…보양식에 양배추 머리까지 체력 충전 비결은 [박현진의 클리닝타임]

    폭염 이겨야 가을 승자된다…보양식에 양배추 머리까지 체력 충전 비결은 [박현진의 클리닝타임]

    무자비한 폭염의 계절이다. 지난 2일 경남 양산시는 최고 기온이 42.5도까지 치솟았다. 근대적인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최고 기록을 사흘 연속 경신했다. 대낮에는 정상적인 활동을 하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야간에 진행되는 프로야구도 폭염 취소 경기가 속출하고 있다. 무더위 속에서는 체력 저하 속도가 빠르고 집중력도 뚝 떨어진다. 페넌트레이스에서 가장 큰 고비도 이때 찾아온다. 이 구간을 어떻게 통과하느냐에 따라 가을야구의 성적이 갈린다. 마치 마라톤에서 가장 힘든 구간을 버텨낸 다음에 이른바 ‘러너스 하이’를 경험하는 것처럼. 여름에 페이스가 떨어지면 가을야구로부터 멀어지게 마련이다. 결국 여름에 강한 팀이 정상에 도전하게 돼 있다. 지금 kt 위즈가 선두를 달리는 건 이유가 있다. kt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5시즌 동안 7월 승률 1위였다. 53승 30패로 승률 0.639다. 8월에도 69승 2무 44패 승률 0.611로 LG 트윈스(0.631)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여름에 강한 팀 컬러다. 올 시즌도 예외는 아니다. kt는 7월 한 달 동안 14승 1무 4패를 기록했다. 승률이 무려 0.778이다. kt와 선두를 다투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 역시 전통적인 여름 강자다. 7월에 14승 7패 승률 0.667로 뚜렷한 상승곡선을 그렸다. 4위까지 뛰어오른 추격자 두산 베어스의 7월 승률도 0.632(12승 2무 7패)나 된다. 나머지 팀들의 승률은 모두 5할 이하로 힘겨운 여름을 나고 있다고 봐도 좋다. 7월을 잘 넘긴 kt, 삼성, 두산도 안심할 수 없다. 8월엔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데다 올스타 브레이크를 낀 7월보다 더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한다. 힘겨운 7월을 지낸 LG와 KIA 타이거즈는 8월에 대반격에 나서야 풍성한 가을을 맞을 수 있다. 직전 5시즌을 살펴봐도 7~8월 두 달 승률 1위팀이 세 차례나 한국시리즈 정상까지 내달렸다. 2022년 SSG 랜더스는 7~8월 29승 12패 승률 0.707의 성적을 밑천 삼아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일궈냈다. 2024년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KIA도 29승 16패 승률 0.644의 뜨거운 여름을 보냈다. 지난해 우승팀인 LG는 32승 1무 13패 승률 0.711로 7~8월의 터널을 통과했다. 2021년 kt와 2023년 LG는 7~8월 승률 3위로 여름을 잘 버텨낸 덕분에 동력을 회복해 한국시리즈를 석권했다. 지금은 날씨 영향을 받지 않는 고척돔을 제외한 모든 구장에 천연잔디가 깔려 있지만 인조잔디 구장에서 더위와 씨름했던 시절도 있었다. 특히나 대구 시민야구장은 살인적인 무더위로 악명 높았다. 2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김시진 KBO 경기운영위원장은 “그 날씨에도 낮 경기에 선발 등판해 100개 넘게 공을 던지기도 했다”며 혀를 찼다. 이동식 에어컨도 없고 더그아웃에 설치된 선풍기에선 더운 바람이 나왔으니 선수들은 저마다 더위와 싸워 이기기 위해 자신만의 방법을 갖고 있었다. 장어, 홍삼, 산삼, 전복, 삼계탕 등 온갖 보양식으로 스태미나를 충전했다. 연봉의 절반을 스태미나 보충에 쓴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삼성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시리즈 4연패를 하던 기간 여름철 더그아웃에 한방 음료를 비치해 선수들의 빠른 회복을 돕기도 했다. 더위 하면 빼놓지 않고 회자되는 박명환(전 두산)의 양배추 사건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2005년 6월 19일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한 박명환이 있는 힘껏 공을 던지다 모자가 벗겨졌는데 그 안에 덧대놓은 양배추 잎이 함께 떨어졌다. 박명환은 갑상샘 질환을 앓고 있어 유난히 더위를 탔는데 아내가 한의사의 조언을 받고 양배추 잎을 모자 속에 넣으라고 권했던 것이었다. 해프닝으로 마무리됐지만 부정 투구 논란이 거세게 일어나 KBO 규칙위원회가 소집되는 등 파장이 컸다. 해외에서도 토픽으로 다뤘을 정도로 화제였다. 박명환은 NC 다이노스 코치 시절 마산 해안에 ‘블루 캐비지’라는 이름의 펍을 운영하기도 했다. 혹서기엔 훈련 시간과 방법도 조정한다. 땡볕 아래 경기 전 훈련은 오히려 선수들의 진을 빼놓기 때문에 야외 타격 훈련 시간을 대폭 줄이거나 실내 훈련으로 대체해 체력을 온전히 경기에만 쏟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보통이다. 2019년엔 선수들과 관중의 안전 등을 고려해 폭염취소 규정이 도입됐다. 최고 기온이 35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폭염경보가 발령될 경우 경기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규정이 마련된 것은 2019년이지만 첫 적용은 2024년 8월 2일 울산 LG-롯데 자이언츠전이었다. 8월 21일에는 포항구장에서 두산-삼성전이 벌어졌는데 인조 잔디가 뿜어내는 열기를 견딜 수 없었던 두 팀 감독이 폭발하자 이튿날 경기에 폭염취소가 적용됐다. 그날 이후 삼성의 보조경기장인 포항에서는 여름철엔 경기가 열리지 않는다. 미국이나 일본에는 별도로 불볕더위에 따른 경기 취소 규정이 없다. 메이저리그에서는 40도가 넘는 더위 속에서 더블헤더를 치르는 일도 비일비재한데 1988년 8월 27일 텍사스 레인저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경기가 열린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스타디움은 섭씨 42.7도를 찍은 적도 있다. 폭염취소로 당장의 더위를 피해 갈 수는 있지만 너무 남발하면 더 피곤해진다. 9월 이후 월요일 경기나 더블헤더로 편성될 경우 체력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결국 정면돌파가 유일한 해답인 셈이다.
  • [속보] 트럼프 “미국의 엔화 개입, 일본 향한 ‘우정의 신호’”

    [속보] 트럼프 “미국의 엔화 개입, 일본 향한 ‘우정의 신호’”

    이란과는 호르무즈 합의 도달 시사 “내일 대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엔화 개입과 관련해 “우정의 신호”(a signal of friendship)라고 말했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서 워싱턴DC로 복귀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미국이 일본의 엔저 방어를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한 이유를 묻는 기자들에게 이같이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은 엔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었고, 약간의 도움이 필요했다. 그리고 우리는 언제나 일본을 위해 존재한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이번 발언은 일본 정부가 3일 미국과 공동으로 엔화 매수 개입에 나섰다고 공식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나왔다. 일본 당국은 지난달 31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를 매수하고 달러를 매도하는 개입에 나섰다. 이로 인해 달러당 164엔에 육박했던 엔화 가치는 뉴욕장 마감 기준 157.40엔까지 급반등했다. 개입 규모는 6조~7조엔(약 55조~64조원)으로 알려졌다. 엔화 반등은 일본 당국의 직접 개입과 함께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가타야마 재무상의 잇단 구두 개입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평가된다. 로이터통신이 지난달 31일 촬영한 사진에는 베선트 장관의 메모에 ‘엔화 50억~100억 달러 매수’라는 문구가 적혀 있어 미국의 개입 의지를 뒷받침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와 관련해선 이란과 합의에 도달했음을 기자들에게 밝혔다. 그는 미국과 이란의 대화가 미국 동부시간 기준 3일 오후 진행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아울러 이란 핵 폐기 문제에 대해서도 향후 비핵화 합의가 있을 것이라면서 관련 논의가 진행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 양천 “도심 워터파크서 무더위 싹”

    양천 “도심 워터파크서 무더위 싹”

    서울 양천구는 연일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서울호수공원 어린이 물놀이장을 운영하며 어린이와 가족들에게 시원한 여름 쉼터를 제공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전날 어린이 물놀이장을 방문해 운영 상황을 점검하고 아이들과 함께 거품놀이를 즐겼다. 물놀이 시설 안전관리와 수질 상태 등을 점검하고 철저한 관리도 당부했다. 지난달 21일 개장한 어린이 물놀이장은 오는 23일까지 무료로 운영된다. 올해는 이용자들에게 다양한 즐길 거리를 선보이기 위해 대형수영장과 에어슬라이드, 회전그네 풀장을 마련했다. 구는 안전관리요원과 간호요원을 상시 배치하고 2시간 간격 수질검사를 실시하는 등 안전·위생 관리에도 힘쓰고 있다. 물놀이장은 23일까지 화요일부터 일요일, 오전 10시~오후 1시, 오후 2시~오후 5시 하루 2회 운영된다. 구는 방학과 휴가철을 맞아 무더위를 식히려는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이기재 구청장은 “서서울호수공원 어린이 물놀이장이 여름철 양천구를 대표하는 도심 피서지로 자리매김한 만큼 아이들과 가족들이 안심하고 즐길 수 있도록 운영 종료 시까지 시설 관리와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서대문, 전국 첫 ‘모래놀이터 에어돔’ 조성

    서대문, 전국 첫 ‘모래놀이터 에어돔’ 조성

    불볕더위에도 모래를 만지고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가 생겼다. 서울 서대문구는 전국 최초로 모래 놀이터 위에 냉난방이 가능한 에어돔을 설치해 계절과 날씨의 영향을 덜 받는 기후 대응형 놀이터를 운영한다고 2일 밝혔다. 구는 홍제동에 있는 ‘신기한 놀이터’에 공기막(에어돔) 구조물을 설치하고, 해를 피해 머무르는 즐거운 공간이란 의미를 담아 ‘해피소’를 조성했다. 기후변화 시대에 아이들의 놀 권리를 지키기 위한 새로운 공공공간 모델이다. 지난달 착공해 전기 등 안전 검사를 모두 마친 뒤 최근 운영을 시작했다. 서울시의 2026년 폭염저감시설 설치사업 지원을 받아 6000만원이 투입됐다. 구는 놀이터 환경도 개선했다. 미세 안개를 분사해 체감온도를 낮추고, 모래 날림을 줄여주는 쿨링포그와 환기시설을 설치해 쾌적한 놀이 환경을 만들었다. 아이들이 다양한 놀이를 즐길 수 있는 물놀이시설인 ‘물길놀이대’도 조성했다. 캐릭터 벤치와 휴게 벤치를 설치해 보호자는 물론 폭염에 취약한 어르신들도 쉬어갈 수 있는 생활 쉼터 기능도 더했다. 4~10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11~3월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 40분까지 운영한다. 냉난방 설비는 폭염과 한파 기간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박운기 구청장은 “기후위기로 아이들의 놀이마저 제약받아서는 안 된다”며 “전국 최초 모래놀이터 에어돔처럼 아이들이 계절과 관계없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환경을 늘려 ‘아이 키우기 좋은 서대문’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 “저소득층, 냉방비 부담에 식비 줄여… 생존 문제가 된 폭염”[불평등한 폭염]

    “저소득층, 냉방비 부담에 식비 줄여… 생존 문제가 된 폭염”[불평등한 폭염]

    국민 10명 중 4명 “난 폭염 취약층”야외 노동자 등 맞춤형 지원 절실 “40도가 넘는 폭염에도 누군가는 냉방비 부담과 생계 문제로 더위를 온몸으로 견뎌야 합니다. 고령층이나 야외 노동자에게 피해가 집중되는 건 우연이 아니에요. 취약 계층에 대한 맞춤형 지원 체계가 절실합니다.” 김호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제 폭염은 단순한 기상현상이 아니라 냉방과 휴식, 주거환경 등 개인이 가진 ‘폭염 보호막’에 따라 극단적인 건강 격차를 만드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경고했다. 김 교수가 단장을 맡고 있는 서울대 보건대학원 ‘BK21 건강재난 통합대응을 위한 교육연구단’이 최근 전국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폭염과 사회정신건강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를 진행한 결과 10명 중 4명 이상(41.2%)은 스스로를 폭염 취약층이라고 여겼다. 특히 일용직(54.8%)과 월소득 200만원 미만 저소득층(57.1%)에선 전체 평균보다 10% 포인트 이상 수치가 높았다. 김 교수는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은 냉방을 하거나 더운 시간을 피해 움직일 수 있지만 일용직이나 저소득층은 폭염을 피하고 싶어도 피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같은 더위라도 누구에게는 생존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는 개인의 인식을 넘어 실제 현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5월 중순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사망자 13명을 포함해 1701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31.6%가 65세 이상이었다. 직업별로는 단순노무 종사자가 21.3%로 가장 많고 무직자도 13.9%를 차지했다. 김 교수는 “폭염 속에서 사회적 취약성은 개인의 위험으로 직결된다”며 “심한 폭염에도 아무 대응을 하지 않으면 실제로 죽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폭염은 몸의 건강뿐 아니라 마음 건강에도 치명적이다. 연구단 조사에서 응답자의 96.4%는 폭염으로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95.7%는 무기력감이나 업무 능력 저하를 겪었다고 답했다. 김 교수는 “온열질환은 폭염 피해의 빙산의 일각”이라면서 “온열질환자 수 뒤에는 정신건강 악화와 의료비 증가, 노동손실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막대한 피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소득층은 먹는 걸 줄여서 에어컨을 틀어야 하나 고민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면서 “무료 생수 제공처럼 눈에 드러나는 대중적인 대책도 필요하지만 홀로 사는 고령층과 저소득층, 야외 노동자처럼 폭염에 특히 취약한 사람들을 면밀히 찾아 살피고 맞춤형 지원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앞으로 폭염 대응의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 바람 안 닿는 방, 전기료 무서운 집… “젖은 수건으로 버텨”[불평등한 폭염]

    바람 안 닿는 방, 전기료 무서운 집… “젖은 수건으로 버텨”[불평등한 폭염]

    낡은 처마·빽빽한 건물이 가둔 열기에어컨 등 냉방 지원 효과도 반감경로당·골목에 내몰리는 어르신들‘집수리 복지’는 지자체 8%에 그쳐 “집에서는 에어컨 없이는 못 살 정도이지만 전기료 걱정에 잘 못 틀죠. 그러니 다들 경로당에 모여 더위를 피하고 있습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2일 오후 4시 서울 창신2동 노인정. 노인들이 삼삼오오 둘러앉아 더위를 피하고 있었다. 집에 에어컨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 월 30만원 조금 넘는 기초연금에 기대 생활하는 처지라 함부로 에어컨을 켜지 못한다. 창신2동에서 60년간 살고 있는 주우찬(78)씨는 “여름에 노인들이 함께 더위를 피할 곳은 노인정밖에 없다”고 말했다. 창신2동은 가파르고 좁은 오르막길 사이로 낡은 빌라가 빽빽하게 붙어 있다. 집 안의 열기를 피해 골목으로 나온 노인들은 낡은 의자에 앉아 연신 부채질을 했다. 이곳은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대상지로 선정돼 재개발이 추진 중이다. 창신동 쪽방촌에 들어서자 낡은 처마에서 뿜어져 나오는 냉각 안개 아래로 플라스틱 의자가 줄지어 놓여 있었다. 서울시와 자치구가 설치한 에어컨은 찬 바람을 연신 내뿜는 중이었다. 하지만 한 층에 한 대씩 놓인 수준이라 구석 방의 열기까지 식히는 건 역부족이었다. 25년간 이곳에서 산 성주환(65)씨의 방문을 열자 뜨거운 공기가 얼굴에 와닿았다. 성씨는 “문을 열어 놓지 않으면 방 안이 바깥보다 더 답답하고 덥다”고 말했다. 같은 날 김복금(80)씨는 12평 남짓한 화곡동 빌라촌 집에서 민소매 차림에 젖은 수건을 목에 두른 채 더위를 견디고 있었다. 선풍기가 쉴 새 없이 돌아갔지만 실내 온도는 34도에 육박했다. 얇은 벽과 천장에선 열기가 느껴졌고, 양철 현관문은 맨손으로 잡기 어려울 만큼 달아오른 상태였다. 김씨는 “에어컨을 틀어도 시원해지는 데 한참 걸리니 아예 안 틀고 만다”고 말했다. 기록적인 폭염으로 노후 주택 주민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지만 이에 대응할 제도적 기반은 부족한 상태다. 서울신문이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 조례를 살펴보니 노후 주택 기준 기간을 명시하고 에너지 효율 개선 등 집수리를 지원하는 조례는 20곳(8.2%)만 갖추고 있었다. 광역지자체 중에서는 서울, 경기, 인천 등 6곳이고 기초지자체 중에선 경기 수원시, 포천시 등 14곳뿐이었다. 지자체 사업과 예산은 조례를 토대로 마련되는 만큼 관련 근거가 없으면 사업 추진과 예산 확보가 어렵다. 까다로운 기준 때문에 지원이 절실한 주민이 혜택에서 배제되기도 한다. 김은희 전 도시연대 정책연구센터장은 “노후 주택가의 상당수 시설들은 무허가 건축물이라 정부 지원 대신 시민단체 등 민간 후원으로 집수리가 진행된다”면서 “지원이 가장 절실한 가설건물 등 거주 주민들도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기준이 완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민 주거복지연대 센터장은 “집수리 이후 세입자가 밀려나는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수리 지원 전에 집주인에게 임대료를 올리지 않겠다는 확약서를 받는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안심집수리 보조사업을 지원받는 임대주택에 4년간 임대료 동결과 세입자의 거주 기간 보장을 조건으로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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