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에세이
    2025-07-20
    검색기록 지우기
  • 류승완
    2025-07-20
    검색기록 지우기
  • 충전
    2025-07-20
    검색기록 지우기
  • 이혜원
    2025-07-20
    검색기록 지우기
  • 은지원
    2025-07-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963
  • 월세가 대세…‘슬월생’을 위한 가이드[임창용의 부동산에세이]

    월세가 대세…‘슬월생’을 위한 가이드[임창용의 부동산에세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주택 임대차 형태인 전세가 월세에 밀리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5월 전국의 전월세 거래 40만 4036건 중 월세가 24만 321건(59.5%)이다. 지난 4월 월세 비중이 50.4%를 찍으며 통계를 작성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50%를 넘어서더니 한 달 만에 60%를 넘길 태세다. 월세 비중은 2018년 40.7%, 2019년 40.6%, 2020년 40.2% 등 40% 주변을 맴돌다가 2021년 41.9%로 소폭 증가하더니 올해 들어 5월까지 51.9%(누적)를 기록하는 등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2020년 8월부터 시행한 개정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5% 상한+전월세신고제)과 고공행진 중인 금리다. 갱신청구권을 사용해 4년(2+2년) 거주 임차인이 늘어나면서 전세 매물이 줄어 전셋값이 급등했고, 임대인들은 상승분만큼을 월세로 받는 경우가 많아졌다. 여기에 금리가 치솟으면서 대출로 전세금을 올려 주는 것보다 월세를 택하는 임차인이 급증한 점, 전월세신고제 도입 후 월세 거래가 통계에 제대로 잡힌 점도 월세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월세 우위 현상은 앞으로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오는 8월 개정 임대차법 시행 2년이 다가오면서 갱신청구권 만료 임차인들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고, 금리가 계속 치솟고 있어서다. 다만 전세를 끼고 집을 사려는 수요가 만만치 않은 만큼 전세 자체가 종말을 맞는 일은 없을 것이다. 전세냐 월세냐 그것이 문제?  임차인 입장에서 전세는 장점이 많다. 집값의 절반에서 3분의2 정도의 보증금을 집주인에게 맡기고 거주하다가 계약 만료 후 그대로 돌려받으니까. 하지만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계산법이 복잡해졌다. 보증금을 은행에서 빌릴 경우 이자가 월세보다 비싸지는 사례가 생기기 시작하면서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서 서울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전세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비율)은 지난 4월 기준 4.2%다. KB부동산 리브온 자료에 따르면 6월 수도권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은 3.80%다. 정부가 권고하는 법정 전월세 전환율(기준금리+2%)보다 약간 높다.  지난해 초만 해도 전세대출 금리는 2% 초반에서 3% 중후반 수준이어서 임차인은 대출을 받아 보증금을 올려 주는 게 훨씬 유리했다. 하지만 하반기 이후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3% 중반에서 5% 후반으로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미국과 한국에서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전세대출 준거금리인 코픽스와 금융채 금리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고신용 임차인은 대출을 이용한 전세가 아직까지는 월세보다 유리한 측면이 있지만 중·저신용 임차인들은 월세가 유리한 형국이 됐다. 올해 몇 차례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정된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고신용 임차인까지 월세로 돌아설 것이 확실시된다. 따라서 계약 만료를 앞둔 임차인들은 향후 대출금리 인상 일정과 전월세 전환율, 금리를 꼼꼼히 따져 전세나 월세를 선택해 손해를 줄여야 한다. 슬기로운 월세 생활을 위해  초고금리시대를 맞아 월세는 돌이킬 수 없는 대세가 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도 늘어나는 월세 임차인을 위한 각종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월세 세액공제 확대다. 지난달 21일 정부가 발표한 임대차시장 안정 방안에 따르면 연간 총급여액이 5500만원 이하인 무주택 가구주는 월세액(연간 750만원 한도)의 15%(기존 12%)를 연말정산 시 세금에서 공제받을 수 있다. 총급여액이 5500만~7000만원인 경우엔 12%(기존 10%)의 세액공제를 받는다. 월세 보증금을 대출받은 임차인은 연 400만원 한도로 40% 소득공제도 받을 수 있게 된다. 다만 세액공제와 소득공제 확대는 법 개정 사안이라 국회 동의를 거쳐야 한다.  40대 미만 임차인이라면 지방자치단체들의 청년 월세 임차인 지원도 챙겨 봐야 한다. 서울시는 무주택이면서 중위소득 150% 이하인 만 19~39세 청년근로자 2만명을 매년 선발해 소득기준에 따라 일정 금액을 지원한다. 보증금 5000만원, 월세 60만원 이하 월세 거주자여야 한다. 서울 주거 포털이나 서울청년 포털을 통해 온라인으로 신청이 가능하다. 인천시도 만 19~39세 이하 청년 임차인 6000명에게 1인당 월 20만원씩 최대 12개월간 지원한다. 제주도도 월 최대 20만원씩 12개월 동안 지원하는 청년 월세 지원사업을 올해부터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도 상당수 광역·기초 지자체들이 청년 임차인들을 위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자신이 거주하는 지자체 홈페이지 등을 통해 자세한 내용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임대차 분쟁 대처는 이렇게  임차인들은 거주 중 또는 임대차 계약 종료 시에 임대인과의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계약 종료 시 원상회복과 거주 중 수리 문제다. 대부분의 주택 임대차계약서엔 계약 종료 시 임차인이 임차 목적물을 원상회복해 임대인에게 반환할 의무가 명시돼 있다. 보증금이 월세 미지급이나 주택 훼손 등 임대차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임차인의 모든 채무 담보 성격을 갖기 때문에 임대인은 계약 종료 시 미지급 월세나 원상회복 비용을 보증금에서 공제할 수 있다. 이 중 원상회복 문제에선 주택의 원 상태에 대한 의견 불일치, 훼손이 임차인 과실에 의한 것인지 노후화에 따른 것인지의 문제, 수리비의 적절성 등에서 다툼이 많다.  다툼을 줄이려면 계약 단계에서 주택 구석구석에 대해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어 놔야 한다. 소모품이 아닌 모든 시설 작동 여부를 꼼꼼히 체크하고, 벽지 오염 같은 작은 훼손까지 미리 체크해서 촬영해 놔야 한다. 또한 거주 중 페인트칠이나 벽에 못 박기, 벽걸이 에어컨이나 선반 설치 등 목적물에 인위적인 변화를 주는 일은 삼가는 게 좋다. 부득이 필요할 경우엔 임대인의 양해를 구하고 양해 사실을 문자나 녹취로 남겨 놓아야 분쟁을 예방할 수 있다. 벽지 변색이나 문 삐걱거림, 도색 까짐 등 오랜 사용에 따른 시설의 상태 악화나 가치 감소는 임차인의 귀책 사유가 아니다. 임대인이 원상회복을 위한 공제를 주장한다면 적극 반박할 필요가 있다.  거주 중 누수나 각종 기기 고장 등은 임차인의 과실로 인한 것이 아닌 한 기본적으로 임대인이 수리비를 부담해야 한다. 다만 전구 등 소모품이나 문 손잡이 고장 등은 세입자가 알아서 수리해야 한다. 판례는 대체로 대수선이나 기본적인 설비 등에 대해선 임대인이 부담하고 10만원 이내의 적은 비용으로 간단히 수선할 수 있는 것은 세입자가 부담하도록 정하고 있다.  임대인과 도저히 의견 조정이 안 되고 손해가 클 때는 한국부동산원이 운영하는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를 이용할 수 있다. 보증금 반환 문제는 물론 거주 중 수리비 문제 등 임대차 관련 법적 분쟁을 비교적 신속하게 처리한다. 신청일로부터 60일 이내 종료가 원칙이나 일반적으로 한 달 내에 처리된다고 한다. 위원회의 조정안을 당사자들이 수락하면 조정이 성립된다. 서울·수원·대전·대구·부산·광주 등 6곳에 사무국이 설치돼 있다. 사무국을 직접 방문하거나 위원회 홈페이지(https://adrhome.reb.or.kr/)를 통해 분쟁조정 신청이 가능하다. 수수료는 조정금액에 따라 1만~10만원으로 저렴하다. 
  • “홍대거리 왜 가요? 이젠 청량리!… 청춘들 위한 큰 문 여는 동대문”[민선8기 단체장에게 듣는다]

    “홍대거리 왜 가요? 이젠 청량리!… 청춘들 위한 큰 문 여는 동대문”[민선8기 단체장에게 듣는다]

    “쾌적한 도시, 안전한 터전, 투명한 행정을 구정 운영 3대 방침으로 정했습니다. 서울 동대문구의 변화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모든 현안에 대해 주민들에게 묻고 주민들에게 답하겠습니다.” 이필형 신임 동대문구청장은 변화를 원한 주민들의 뜻에 따라 쾌적하고 안전하며 투명한 동대문구를 건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량리역 복합개발, 홍릉 바이오 의료 특구 활성화, 패션 봉제 산업 육성 등 공약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구청장은 28년간 국가정보원에서 근무한 뒤 정치권에 입문해 여의도연구원 어젠다위원장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자문위원 등을 지냈다. 구청장으로서는 조금 독특한 경력이지만 어렸을 때부터 동대문구에 살며 답십리초등학교와 전농중학교를 나온 토박이다. 이 구청장은 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선 인사를 다녀 보니 주민들이 ‘잘해라’라는 말씀을 정말 많이 해 주셨다”며 “주민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듣는 구청장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구청장은 청량리 일대를 서울 동북권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제기동·청량리 개발 로드맵을 통해 이 일대를 교통, 상업, 문화의 중심지로 키우고 젊은이들이 모이는 동대문구를 만들 계획이다. 이 구청장은 “경희대, 한국외대, 서울시립대 등 주변에 대학이 많다”며 “홍대거리처럼 젊은이들이 모일 수 있는 ‘청량리 거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먹거리, 볼거리, 이야깃거리가 있는 거리를 만들어 청량리를 새롭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젊은이들이 신촌이나 홍대에 가지 않고도 청량리에서 더욱 즐겁게 놀 수 있도록 청량리를 동북권 대학들의 놀이터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패션 봉제 산업 육성도 주요 공약이다. 이 구청장은 “동대문구의 세수 상황을 살펴보며 고민을 많이 했다”며 “현재 동대문구 세수 중 약 30%를 차지하는 게 봉제 산업인데, 부가가치를 높여서 40%까지 만드는 게 목표”라고 했다. 그러면서 “선거 운동을 하며 봉제 상가를 방문하니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분들이 많았다”며 “짧은 시간에 봉제 선진화와 고급화를 이루고 쾌적한 환경 속에서 일할 수 있도록 구청 조직 개편을 통해 패션 봉제 산업 담당 과를 신설하겠다”고 말했다. 구청 조직 개편은 앞으로 2~3개월 동안 지켜보며 상태를 진단한 뒤 오는 9월쯤 할 계획이다. 이 구청장은 “구청 안에 ‘어르신장애인복지과’라는 부서가 있는데, 연관성이 크지 않은 어르신·장애인 두 분야를 같은 과에서 담당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런 부분은 찾아서 개선하고 특정 국이나 과에 일이 몰리지 않게 조직을 바꾸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구청장은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제기동 일대 전통시장 내 주차장 확보 등 시설 현대화 사업이 시급하다”며 “현재 공석인 동대문문화재단 대표이사 선임이나 올 연말 계약이 끝나는 동대문구 금고의 지정 문제 등도 주민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주요 현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민의 뜻이 곧 현안에 대한 답일 것”이라며 “주민과 함께 현안을 풀어 나가겠다”고 했다. 이 구청장은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시너지 효과’도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오 시장도 동대문구에서 살았던 적이 있는 만큼 함께 동대문구의 변화를 만드는 모습을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서울시와 협의해 서울풍물시장, 약령시장, 경동시장 등을 관광벨트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그는 “서울 동북권 체험 관광벨트를 조성해 지역 상권 활성화가 가능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10월쯤에는 ‘동대문을 걷다’라는 제목으로 책을 낼 계획이다. 이 구청장은 백두대간 도보여행 에세이인 ‘숨결이 나를 이끌고 갔다’ 등 네 권의 책을 낸 작가이기도 하다. 그는 “구청장 출마 결심에 앞서 동대문구 전 지역의 대로변부터 골목골목까지 걸으며 느낀 점이 많았다”며 “임기 시작으로 바쁠 테지만 짬을 내 동대문구를 변화시키겠다는 다짐을 글로 남기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청장이 되기 전 기록과 임기를 시작하면서 느낀 점을 함께 담을 것이니 기대해 달라”고 덧붙였다.
  • 알렉스 확 바뀐 외모 근황… 이상엽 “형 팔뚝이 왜”

    알렉스 확 바뀐 외모 근황… 이상엽 “형 팔뚝이 왜”

    클래지콰이 출신 가수 겸 배우 알렉스가 확 달라진 비주얼로 근황을 전했다. 알렉스는 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커피를 앞에 두고 한 카페에 앉아 있는 사진을 올렸다. 공개된 사진 속 민소매 옷차림의 알렉스는 운동으로 단련된 부피감 있는 팔뚝을 훤히 드러내고 있었다. 배우 이상엽은 이 글에 “형 팔뚝이 왜…”라며 놀라는 반응을 보였다. 네티즌들은 “팔뚝 또 커졌네”, “어떻게 운동한 거예요” 등 댓글을 달며 알렉스의 근육질 몸매에 감탄했다. 알렉스는 사진과 함께 “묻지 마세요. 태그하지 마세요. 신경 쓰지 마세요. 오늘은 일하지 않습니다(Don’t ask. Don’t tag. Don’t bother. Not working today). 이제 글 쓰는 것도 귀찮아. 어떡하지? 미안합니다”라는 글을 함께 올렸다. 한편 알렉스는 2004년 그룹 클래지콰이로 데뷔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드라마 ‘파스타’, ‘웃어라 동해야’, ‘호텔킹’,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예능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 ‘푸드 에세이’ 등에 출연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 “절대 읽지 마라” 외친 책이 베스트셀러 1위…일본 만화 시리즈도 강세

    “절대 읽지 마라” 외친 책이 베스트셀러 1위…일본 만화 시리즈도 강세

    “절대 읽지 마라! 죽을 때까지 순리자로 살고 싶다면!”이라고 말하는 유튜버 자청의 자기 계발서 ‘역행자’가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일본 만화 시리즈 ‘주술회전’과 ‘원피스’ 후속편은 출간과 함께 잇달아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권에 오르는 등 강세를 이어갔다.1일 교보문고가 집계한 6월 넷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에 따르면 자청의 ‘역행자’가 유튜브 팬덤의 활약으로 베스트셀러 진입 후 5주 만에 종합 1위에 올랐다. 앞서 자청은 유튜브에서 인기 가도를 달리다가 활동을 접은 바 있다. 첫 책을 출간과 함께 유튜브 활동을 재개하면서 책에 대한 관심도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30대 독자층의 구매가 43.5%로 높았다.일본 만화가 아쿠타미 게게의 ‘주술회전 19’, 오다 에이치로의 ‘원피스 102’가 나란히 종합 6위와 7위에 진입했다. 엔도 타쓰야의 ‘스파이 패밀리 9’도 전주보다 6계단 상승한 11위를 차지했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일본 만화 시리즈는 꾸준히 연재되고, 애니메이션도 방영되면서 함께 화제를 모았다”고 분석했다. 소설가 김영하의 장편 ‘작별 인사’는 전주보다 한 계단 하락해 2위를 기록했다.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3년 만에 내놓은 여행 에세이 ‘유럽도시기행 2’는 출간과 함께 16위에 진입했다. 인문 분야 저자로 애독자층이 두터워서 신간 출간 후 바로 독자들의 관심을 얻었다. 예능 출연으로 화제가 된 재활의학과 전문의 정선근의 ‘백년허리 2’는 전주보다 14계단 상승해 22위에 올랐고,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쿠팡플레이 새 드라마 ‘안나’의 원작인 정한아의 ‘친밀한 이방인’은 종합 50위, 소설 분야 12위에 진입했다.
  • [열린세상] 귀촌, 이상과 현실의 거리/조이한 아트에세이스트

    [열린세상] 귀촌, 이상과 현실의 거리/조이한 아트에세이스트

    우연히 어디선가 서평을 보고 읽은 책이 ‘최소한의 밥벌이’다. 대표적인 문구가 ‘하루 한 시간 노동으로 최소한의 밥벌이를 한다’는 것이었다. 저자는 곤도 고타로라는 아사히신문 기자다. 32년차 직장인. 삶에 지친 그는 문득 시골로 발령을 내 달라고 상사에게 말하는데, 그 제안이 덜컥 받아들여지면서 얼떨결에 ‘얼터너티브 농부’를 실천하게 된다. 저임금과 불안정한 고용으로 노동자를 압박하는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대안적 삶의 방식을 찾아 ‘도주’한다는 의미에서 얼터너티브라는 말을 썼다고 한다. 그는 아무리 힘들어도 밥만 있으면 굶어 죽진 않는다고 했던 아버지 말씀을 기억해 내고 쌀농사에 도전한다. 그는 먼저 한 사람이 일 년 먹을 쌀을 생산할 수 있다는 논(60평)을 빌린다. 영리하게도 유기농법이나 전문 농부가 될 생각은 하지 않는다. 일본도 유기농법을 고집하다가는 죽도록 고생만 하고 망할 확률이 높은 모양이다. 그는 이웃 농부들이 하자는 대로 맞춰서 한다. 다만 죽을 때까지 글을 쓸 수 있도록 최소한의 농사만 지어 볼 생각이었다. 근처 농부를 스승으로 모시고 그에게 농사를 배우면서 ‘매일 오전 한 시간의 노동’이라는 게임의 규칙을 세운 후 일 년간 실행한다. 책은 그 기록이었다. 흥미가 안 생길 수가 없다. 점점 조여 오는 이 자본주의라는 틀 밖으로 나가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너무나 매력적인 책이 아닌가. 농사지으며 자기만의 패션 스타일을 고집하는 그를 향해 신세 좋다고 비웃는 사람에게는 “그래서 뭐? 다 망해서 정말로 아무것도 가진 거나 남은 게 없는 사람이 ‘얼터너티브’를 말하는 게 아니지 않겠는가?”라고 일갈한다. 어쩌면 그래서 진짜 농부들은 화가 날지도 모른다. ‘농사가 만만하냐?’ 그러면 그는 ‘내가 먹을 것만 지으니 노여움 푸시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저자는 농사를 재밌어하게 됐다고 쓴다. 책에 일일이 다 쓸 수 없는 여러 변수가 있었을 테고, 추수할 때나 태풍이 몰아치거나, 하여간 하루 한 시간 노동이라는 게임 규칙을 어겨야 할 때도 종종(아마도 많이) 있었지만, 끊임없이 사람들의 불안을 부추기고 굶주림이라는 공포를 조장하면서 가혹한 노동 조건도 감지덕지하며 감수하도록 만드는 이 끔찍한 자본주의 틀 밖으로 ‘벗어나기’를 말하는 저자의 의도는 충분히 전달됐다. 나도 그처럼 살 수 있을까? 몇 년 전 시골로 이사했지만, 내게는 안정적인 직업이 없어서 비정규직 시간강사를 계속해야 했으며, 그나마도 강사법과 코로나 여파로 3분의1이 줄어 하루종일 번역에 매달려야 했다. 저자는 “풍족하진 않더라도 시골에서 나름 먹고살 만한, 느긋하게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자유롭게 사는 ‘행복한 사람’이 많아지면 글로벌 대자본에 곤란한 상황이 올 것”이라고 썼다. 말은 얼마나 근사한가. 실제로 TV에는 귀촌해서 삶이 여유로워지고 부부 사이가 더 좋아졌다며 환하게 웃는 중년 커플이 수시로 나온다. 그러나 내 경험에 의하면 위기에 처한 건 글로벌 대자본이 아니라 우리 부부다. 쌀농사를 짓는 것도 아니고 엉덩이 반쪽만 한 텃밭에 딱 자기 먹을 만큼만 채소 몇 가지 기르면서 우리는 지난 20년간 싸웠던 것보다 더 많이 싸웠다. 생활비를 벌기 위한 노동은 그것대로 해야 하고 거기에 마당과 텃밭일까지. 게다가 삼시 세끼를 집에서 해결하는 건 생각보다 훨씬 힘든 일이었다. 귀촌하면서 거창한 삶의 목표를 세운 건 아니지만, 배달 음식이 되지 않는 지역이라는 것 빼면 택배 물량은 늘어났고 그만큼 환경 쓰레기에서 자유롭지도 않게 됐다. 완전한 자급자족을 하려면 그만큼 땅은 더 필요하고 노동은 한도 끝도 없어진다. 대자본을 위협하려면 그 안에서 ‘행복’하기까지 해야 한다. 하아, 갈 길이 멀다.
  • 고고고! 광진 초등생 여름방학 영어캠프

    서울 광진구가 ‘2022 초등학생 여름방학 영어캠프’에 참여할 학생을 모집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영어캠프는 해외에 나가지 않고도 영어를 알차게 배울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대상은 지역 초등학교 4~6학년생 150명이며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신청을 원하는 학생은 다음달 3일까지 건국대 언어교육원 홈페이지에서 수강 신청을 하면 된다. 이번 캠프는 8월 3일부터 17일까지 건국대 언어교육원에서 진행되며 2019년 이후 3년 만에 대면 캠프로 개최된다. 건국대 원어민 교사 10명이 전담으로 강의하며 이 외에도 보조강사를 배치해 수업을 관리한다. 교육 과정은 읽기, 쓰기, 말하기, 듣기 등 기본 영어학습과 그룹 발표, 에세이 작성, 만화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활동으로 진행된다. 영어캠프 참가비는 1인당 35만원이며 구에서 24만원을 지원해 11만원만 부담하면 된다. 모집인원의 10% 내에서 선발하는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는 참가비를 전액 구에서 지원한다.
  • ‘아폴로 11호’ 홀로 지킨 우주인의 사색[장동석의 뉴스 품은 책]

    ‘아폴로 11호’ 홀로 지킨 우주인의 사색[장동석의 뉴스 품은 책]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성공적으로 발사돼 궤도에 안착했다. 한국은 세계 일곱 번째로 1t 이상의 실용 위성을 자체 기술로 발사하면서 우주 강국의 대열에 서게 됐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2027년까지 누리호를 네 차례 더 발사할 예정이며, 2031년까지 달 착륙을 성공시킨다는 야심 찬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 누리호 발사 성공에 따라 우주 탐사는 이제 더이상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닌, 우리 앞에 펼쳐진 현실이 됐다. 마이클 콜린스의 ‘달로 가는 길’은 우주비행사로서 자신의 걸어온 극적인 길을, 특히 1969년 7월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과 관련한 경험과 우주여행을 소상하게 보여 주는 에세이다. 사실 아폴로 11호 하면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 즉 인류 최초로 달에 발을 디뎠던 이들의 이름이 먼저 떠오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콜린스 역시 위대한 우주비행사였다. 그는 암스트롱과 올드린이 달에서의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 달 궤도를 돌며 사령선을 지키고, 두 사람을 무사히 아폴로 11호로 회수한, 어쩌면 더 위대한 임무를 수행한 인물인지도 모른다.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저자는 공군 파일럿으로 일하던 중 1963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로 선발되면서 1969년까지 꼬박 6년 동안 훈련과 우주비행에 매진했다. 훈련은 단지 우주비행을 위한 조종 테스트가 전부는 아니었다. 사막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며 지질을 연구하고 불시착에 대비해 정글 생존 훈련도 거듭했다. 물론 우주에서 수행해야 하는 다양한 임무, 즉 우주선의 랑데부와 도킹 등을 훈련하는 과정도 비교적 상세하게 소개한다. 사실 이 책의 백미는 광대무변한 우주의 관점에서 보면 작디작은 지구라는 행성의 존재, 그리고 우주비행의 과정에서 깨달은 인간 존재에 대한 자각을 소상하게 밝힌 대목들이다. “혼자라는 느낌은 두려움이나 외로움보다는 자각, 기대감, 만족, 확신, 환희에 더 가깝다. 창밖으로 별들이 보인다.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달이 있어야 하는 공간은 오롯이 어둠뿐이다. 별의 부재가 달의 존재를 규정한다.” 이전투구(泥田鬪狗)만이 제 일인 양 하는 정치인들에 대한 쓴소리도 등장한다. “세상의 정치 지도자들이 20만㎞ 밖에서 이 행성을 볼 수 있다면, 그들의 관점도 근본적으로 바뀔 것이다. 국경은 보이지 않고 시끄럽던 논쟁도 순식간에 잦아들 것이다. 이 작은 공은 돌고 돌면서 경계를 지우고 하나의 모습이 될 것이다.” 언젠가 다른 행성으로 이주할 날이 올 수도 있지만, 그 전까지 우리가 살아가야 할 터전은 ‘지구’라는 사실을, 우주에 나가 보면 단박에 알 수 있음을 콜린스는 담담한 필체로 보여 준다. 달과 화성, 넓게는 우주를 탐사하는 일은 인간의 도전이 어디까지 다다를 수 있는지 보여 줄 수 있는 하나의 척도가 될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일련의 과정에서 인류가 스스로를 얼마나 되돌아볼 수 있는가일 것이다. 2031년, 한국인 우주비행사가 달에 두 발을 내딛기를 기원해 마지않는다. 출판도시문화재단 사무처장
  • [책꽂이]

    [책꽂이]

    제국주의와 전염병(짐 다운스 지음, 고현석 옮김, 황소자리 펴냄) 미국 역사학자인 저자가 의학 발전에 결정적으로 기여했지만 기록이나 기억에서 지워져 버린 이들의 목소리를 발굴해 냈다. 노예들의 열악한 건강 상태가 괴혈병 연구에 도움을 줬듯이 18~19세기 제국주의 시대 흑인과 혼혈인, 식민지인, 죄수와 군인들이 전염병 연구에 미친 영향을 이야기한다. 384쪽. 2만 3000원.코로나 3년의 진실(조지프 머콜라·로니 커민스 지음, 이원기 옮김, 에디터 펴냄) 의사와 유기농 전문가인 저자들이 록다운(봉쇄)에서 백신까지 코로나19의 ‘진실’을 새롭게 제시한다. 미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이 책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의 생물무기 실험실에서 유전자 조작으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크며, 백신의 효능도 크게 과장됐다고 주장한다. 416쪽. 1만 8000원.일본이 선진국에서 탈락하는 날(노구치 유키오 지음, 박세미 옮김, 랩콘스튜디오 펴냄) 일본 원로 경제학자의 시각에서 일본 경제의 문제점을 분석했다. 일본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순위가 한국에 밀릴 거라고 예상한 저자는 ‘아베노믹스’가 불러온 엔저 정책이 노동자를 가난하게 만들고 주가를 올려 일본을 급속하게 주저앉혔다고 지적한다. 284쪽. 1만 6000원.자원쟁탈의 세계사(히라누마 히카루 지음, 구수진 옮김, 시그마북스 펴냄) 일본 도쿄재단정책연구소 수석연구원인 저자는 향신료와 석유, 재생에너지 등 부의 원천을 둘러싸고 700년에 걸쳐 벌어진 각국의 쟁탈전을 짚는다. 미래의 자원을 예측하려면 ‘지금껏 누가 어떤 의도로 자원을 만들어 냈는지’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한다. 290쪽. 1만 6000원.패트릭과 함께 읽기(미셸 쿠오 지음, 이지원 옮김, 후마니타스 펴냄) 미국 하버드대를 졸업한 대만계 이민자 2세가 대안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면서 가난한 흑인 청년 패트릭과 쌓은 우정에 대한 기록. 살인 혐의로 재판을 기다리게 된 패트릭이 문학을 매개로 성장하는 모습을 통해 불평등과 차이의 문제를 넘어 어떻게 연대할 수 있을지를 모색한다. 432쪽. 2만 2000원.아주 작은 형용사(김재원 지음, 걷는사람 펴냄) 방송 아나운서로 일해 온 저자가 냉엄한 현실 속에서 시간에 쫓겨 살며 갖은 상처로 얼룩진 현대인들을 위로하는 에세이. 말하기를 밥벌이 수단으로, 글쓰기를 성찰의 수단으로 삼는다는 저자는 고교 시절 간염으로 학교를 제대로 못 다니는 등 어려움과 실패를 겪으면서 인생의 평화와 참된 의미를 깨닫는다. 284쪽. 1만 5000원.
  • 살려고, 하이힐 신고 20년 몸부림… 나는 남녀 아닌 ‘인간’

    살려고, 하이힐 신고 20년 몸부림… 나는 남녀 아닌 ‘인간’

    “이태원 클럽에선 공연하면서 단 한 번도 행복한 적이 없어요. 매일 즐거운 척 연기해야 하잖아요. 너무 힘들고 괴로워 ‘이번 주만, 이번 달만’ 했는데 20년이 흘렀네요.”   의외의 말이었다. 쏟아지는 조명 아래 온몸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모습에 무아지경이란 이런 걸까 했는데 정작 본인은 고통의 시간이었단다. “매일 코미디언처럼 억지로 웃으며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해야 하는 극한 직업이었다”는 그의 말에선 드래그 쇼의 화려함도, 연기의 아름다움도 아닌 직업인의 애환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트랜스젠더 아티스트 모지민의 얘기다.   23일 개봉을 앞둔 다큐멘터리 영화 ‘모어’(감독 이일하)는 자신에게 모어라는 이름을 붙인 인간 모지민을 다룬 작품이다. 모어는 ‘더’라는 뜻의 영단어(More)이자 ‘털 난 물고기’(毛魚)란 뜻이다.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이질적인 존재. 지난달 에세이를 펴내고 자신을 주인공으로 한 다큐 공개까지 앞둔 모지민은 최근 서울신문과 만나 “고난, 역경, 허허벌판, 망망대해 같았지만 아름다운 결과가 모든 걸 다 보상해 주는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전남 무안 시골 마을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 때부터 춤과 노래를 좋아한 ‘끼순이’였다. 발레리노가 아닌 발레리나가 되고 싶어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진학했지만 “서울 사람들이 시골 사람보다 세련됐을 것이란 기대”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날 산산이 부서졌다. 한 선배가 ‘여성성을 버리라’며 주먹을 후려갈겼다. 모지민은 “난 왜 이렇게까지 고통받아야 하는 걸까, 욕창의 구더기 같았죠.” 비관적인 생각에 스스로 목숨까지 끊으려 했다.  삶이 송두리째 바뀌게 된 건 어느날 드래그 쇼를 접하면서다. 그는 “종교는 없는데 신은 있는 것 같다”며 “요상한 어떤 이끌림에 의해 발레라는 메이저에서 드래그라는 마이너로 뛰어내렸다”고 말했다. 드래그 쇼는 지정 성별이나 성 정체성과 상관없이 자신을 꾸미고 표현하는 퍼포먼스인데, 국내에선 ‘게이들이 하는 짓’이라고 폄하된다. 그가 이태원 클럽에서 쇼를 시작한 2000년대엔 공연이 아닌 화류계에 가까웠고, 관객 매너는 엉망이었다.   그럼에도 드래그 쇼는 유일한 탈출구였다. 그는 “과장된 화장을 하고, 가발을 쓰고, 반짝이는 의상에 높은 하이힐을 신은 순간 작두 타는 것처럼 신명 났다”고 표현했다. 공연 때 많이 하는 말은 “싸그리 바그리 아그리 파탄내 주자”다. “힐을 신고 가서 날 괴롭혔던 모든 것들을 잘근잘근 밟아야지 생각하죠. 드래그 쇼는 내가 갖고 있던 분노, 억압에 대한 표출이자 극한의 아름다움에 대한 추구예요.”   모지민은 스스로를 ‘남자도 여자도 아닌 인간’이라고 규정한다. 그는 “나는 그냥 나일 뿐”이라며 “게이인지 트랜스젠더인지 끊임없이 대답해야 하는 게 이상하다. 여자든 남자든 중요한 게 아니고 인간으로서 아름답고 싶다”고 했다. ‘모어’라는 예명도 특정 성별이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주체성을 강조한 것이다.  독보적 퍼포머로 거듭난 그는 스톤월 항쟁(미국의 성소수자 인권 운동) 5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 ‘13 프루트케이크’로 뉴욕 무대에 서고, 뮤지컬 ‘헤드윅’의 원작자인 존 캐머런 미첼의 투어에도 함께했다. 모지민은 “매 순간이 차별, 억압의 순간이었지만 지금은 하루하루 감사하다”고 전했다. “성소수자 인권을 위해 독립운동가처럼 사명감을 갖고 살아온 건 아니었지만 제 덕분에 힘내서 살아간다, 존재해 줘서 고맙다는 이들의 메시지를 보면 눈물이 나요. 내 존재가 이 세상의 빛이 되려고 하는 건가 싶기도 하죠.”  거창하게 말하지 않아도 절망 속에 도사리고 있는 희망을 끊임없이 말하는 그는 이미 누군가에겐 또 다른 힘이자 자유다. 영화는 15세 관람가, 81분. 
  • “게이, 트랜스젠더, 그게 뭐가 중요해? 나는 나일뿐”

    “게이, 트랜스젠더, 그게 뭐가 중요해? 나는 나일뿐”

    “이태원 클럽에선 공연하면서 단 한 번도 행복한 적이 없어요. 매일 즐거운 척 연기해야 하잖아요. 너무 힘들고 괴로워 ‘이번 주만, 이번 달만’ 했는데 20년이 흘렀네요.” 의외의 말이었다. 쏟아지는 조명 아래 온몸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모습에 무아지경이란 이런 걸까 했는데 정작 본인은 고통의 시간이었단다. “매일 코미디언처럼 억지로 웃으며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해야 하는 극한 직업이었다”는 그의 말에선 드래그 쇼의 화려함도, 연기의 아름다움도 아닌 직업인의 애환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트랜스젠더 아티스트 모지민의 얘기다. 23일 개봉을 앞둔 다큐멘터리 영화 ‘모어’(감독 이일하)는 자신에게 모어라는 이름을 붙인 인간 모지민을 다룬 작품이다. 모어는 ‘더’라는 뜻의 영단어(More)이자 ‘털 난 물고기’(毛魚)란 뜻이다.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이질적인 존재. 지난달 에세이 ‘털 난 물고기 모어’를 펴내고 자신을 주인공으로 한 다큐 공개까지 앞둔 모지민은 최근 서울신문과 만나 “고난, 역경, 허허벌판, 망망대해 같았지만 아름다운 결과가 모든 걸 다 보상해 주는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전남 무안 시골 마을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 때부터 춤과 노래를 좋아한 ‘끼순이’였다. 이상은의 ‘담다디’에 맞춰 몸을 흔들었고, 바지보단 자유로운 치마를 좋아했다. 그런 그에게 누군가는 손가락질했고, 누군가는 ‘호모 새끼’라고 욕했다. 발레리노가 아닌 발레리나가 되고 싶어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진학했지만, “서울 사람들은 시골 사람보다 세련됐을 거란 기대”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날 산산이 부서졌다. 한 선배가 ‘여성성을 버리라’며 주먹을 후려갈겼다. 모지민은 “난 왜 이렇게까지 고통받아야 하는 걸까, 욕창의 구더기 같았죠.” 비관적인 생각에 스스로 목숨까지 끊으려 했다.삶을 송두리째 바꾼 건 어느날 드래그 쇼를 접하면서다. 그는 “종교는 없는데, 신은 있는 것 같다”며 “요상한 어떤 이끌림에 의해 발레라는 메이저에서 드래그라는 마이너로 뛰어내렸다”고 했다. 드래그 쇼는 지정성별이나 성정체성과 상관없이 자신을 꾸미고 표현하는 퍼포먼스인데, 국내에선 ‘게이들이 하는 짓’이라 폄하된다. 그가 처음 쇼를 시작한 2000년대는 트랜스젠더라는 말도 생소했던 때였다. 공연이 아닌 화류계에 가까웠고, 관객 매너는 엉망이었다. 그럼에도 모지민에게 드래그는 유일한 탈출구였다. 그는 “과장된 화장을 하고, 가발을 쓰고, 반짝이는 의상과 높은 하이힐을 신은 순간 작두 타는 것처럼 신명났다”고 표현했다. 공연 때 많이 하는 말은 “싸그리 바그리 아그리 파탄내주자”다. “힐을 신고 가서 날 괴롭혔던 모든 것들을 잘근잘근 밟아야지 생각하죠. 드래그 쇼는 내가 갖고 있던 분노, 억압에 대한 표출이자 극한의 아름다움에 대한 추구예요.”그래서 영화는 퀴어 작품이라기보단 변방에서 끊임없이 살아남기 위해 버틴 아티스트 모지민의 성장기에 가깝다. 카메라는 단순히 개인의 일상을 좇지 않는다. 중간중간 삽입된 뮤직비디오 형식의 영상은 화려한 의상, 메이크업, 퍼포먼스를 황홀하게 담아내 아티스트 모어의 진면목을 보여 주며 관객의 눈을 즐겁게 한다. 모지민은 스스로 ‘남자도 여자도 아닌 인간’이라고 규정한다. 그는 “한국 사회에서 타이틀은 굉장히 중요하다. 대학을 졸업하면 석사, 박사 식으로 길이 정해져 있고, 나라는 존재에 대해서도 게이인지 트랜스젠더인지 끊임없이 대답해야 한다”고 했다. “나는 그냥 나일뿐이잖아요. 여자든 남자든 중요한 게 아니고 인간으로서 아름답고 싶어요.”‘모어’라는 예명도 특정 성별이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주체성을 강조한 것이다. 독보적 퍼포머로 거듭난 그는 스톤월 항쟁(미국의 성소수자 인권 운동) 5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 ‘13 프루트케이크’로 뉴욕 무대에 서고, 뮤지컬 ‘헤드윅’ 원작자인 존 카메론 미첼의 투어에도 함께했다. 모지민은 “매순간 차별, 억압의 순간이었지만 지금은 하루하루 감사하다”고 전했다. “성소수자 인권을 위해 독립운동가처럼 사명감을 갖고 살아온 건 아니었지만, 나 덕분에 힘내서 살아간다, 존재해줘서 고맙다는 이들의 메시지를 보면 눈물이 나요. 내 존재가 이 세상에 빛이 되려고 하는 건가 싶기도 하죠.” 거창하게 말하지 않아도, 절망 속에 도사리고 있는 희망을 끊임없이 말하는 그는 이미 누군가에겐 또다른 힘이자 자유다. 영화는 15세 관람가, 81분.
  • 표지만 바꿨을 뿐인데 여름 느낌 물씬… 또 사고 싶은 이 책

    표지만 바꿨을 뿐인데 여름 느낌 물씬… 또 사고 싶은 이 책

    본격 휴가철을 앞두고 여름 리커버 버전으로 독자의 재선택을 기다리는 책들이 잇따라 눈길을 끈다. 이미 출간된 책의 표지를 바꿔서 다시 내는 리커버 버전은 종이책을 선호하는 독자의 소유욕을 자극한다.19일 출판계에 따르면 마음산책은 영화 ‘우리들’로 유명한 윤가은 감독의 에세이 ‘호호호’의 여름 에디션을 최근 선보였다. 올봄 첫 출간 당시 긴팔, 긴바지에 양말까지 신고 홀로 소파에 누워 만화책을 보는 사람을 표지에 올렸다면 여름 에디션은 반소매, 반바지를 입고 철봉에 매달려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을 담았다. 두 버전 모두 마음에 위로를 주는 그림으로 유명한 서평화 작가가 그렸다. 파스텔톤 그림은 명랑만화의 한 장면 같다. 특히 리커버 버전에는 윤 감독의 메시지와 사인이 인쇄됐다. “여름이 오는 냄새만 맡아도 정신이 번쩍 차려지곤 한다”고 책에서 밝히며 스스로 ‘여름병’이라 할 정도로 윤 감독이 여름 예찬론자라는 점도 팬들의 소장 욕구를 자극한다.올해 1월 출간됐던 황보름 작가의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클레이하우스) 역시 최근 여름 숲 에디션을 냈다. 앞선 표지가 어두운 동네 골목에 불이 켜져 있는 작은 서점의 따뜻함을 강조했다면 이번 숲 에디션은 마치 숲 한가운데 서점이 들어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새 표지를 작업한 반지수 작가는 “여름휴가에 들고 가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도록 그림을 그렸다”고 말했다.지난 3월 출간된 ‘그림들’(나무의 마음)도 여름 한정 에디션을 출간했다. 이 책은 미국 현지 그림 해설가가 뉴욕현대미술관의 대표작들을 엄선해 소개한 도슨트북으로, 출간 즉시 예술 분야 1위를 차지했다. 여름 에디션은 마치 뉴욕현대미술관 뒤뜰에 있을 법한 상상 속의 수영장에서 보내는 나른한 하루를 모티브로 한다. 푸른 하늘과 초록 잔디, 수영장이라는 여름 풍경을 통해 청량감을 선물한다. 문학동네는 다음달 최은영 작가의 소설 3종(‘쇼코의 미소’, ‘내게 무해한 사람’, ‘밝은 밤’)을 여름 한정 에디션으로 출간할 계획이다. 여름 분위기가 느껴지는 표지뿐 아니라 휴대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보다 작은 판형으로 변신한다. 정은숙 마음산책 대표는 “꾸준히 신간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앞서 나온 책을 다시 알리기는 무척 어렵다”며 “출판사 입장에서 리커버 버전은 서점이나 독자에게 이전 책을 환기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 유시민 “침뱉는 것으로는 세상 못 바꿔…과거 정당화 위한 것”

    유시민 “침뱉는 것으로는 세상 못 바꿔…과거 정당화 위한 것”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자신과 조국 전 법무부장관 관련 일부 언론 보도에 “침을 뱉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유 전 이사장은 유튜브 채널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에 17일 공개된 ‘알릴레오 북’s 59회, 언론을 언론답게 만드는 힘: 장면들-변상욱 편‘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다. 변상욱은 전 CBS 기자로 YTN 뉴스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유 전 이사장의 이날 발언은 손석희 전 JTBC 앵커가 쓴 책 ’장면들: 손석희의 저널리즘 에세이‘를 리뷰하며 나왔다. 그는 책 속 구절인 “누군가에게 침을 뱉는 것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말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는 손 전 앵커의 책에 인용된 한 기자의 2019년 칼럼에 등장한 것이다. 유 전 이사장은 “동의는 안 하지만 글로는 잘 쓴 칼럼이다”라며 “’누군가에게 침을 뱉는 것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것에 동의한다”고 했다. 이어 “너무나 많은 언론·기자들의 보도가 누군가에게 침 뱉는 보도다”라며 “비판을 하는 보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 전 이사장은 “비극적이다”라며 “기자들이 시민들의 미디어 소비행태에 대해 지적을 날카롭게 하는데 왜 자기들에 대해서는 그런 잣대를 못 대느냐”라고 했다. 그는 “시민들이 지나친 반응을 보이는 것은 기자들 먼저 누군가에게 침 뱉는 행위를 지속해왔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했다. 변 전 기자는 “(기자는) 게이트키퍼였기 때문이다”라며 “게이트키퍼로서의 전통적 가치가 저널리스트에게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유 전 이사장은 “개인적 소감인데 저에게 침뱉는 보도를 많이 본다”며 “저를 비판하는 게 아니고 저에게 침뱉는 보도다. 저는 아무 대꾸를 안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것과 싸우느라 에너지를 쓰는 것은 내 삶을 피폐하게 하는 것이다”라며 “얼굴에 침 맞으면 닦고 만다”고 했다. 또한 조 전 장관과 가족 관련 보도에 대해 “보도가 아니라 침 뱉는 것이다”라며 “자기들의 과거 보도를 정당화하기 위해 기회만 생기면 (그런다)”고 했다. 유 전 이사장은 또한 “조 전 장관에 침뱉는 언론 행위는 지속되고 있다”며 “그렇게 노력한 끝에 정권 교체에 성공했다. 지금 대부분 언론사는 윤석열 정부를 자기의 정부로 본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 안재현, 이혼 후 ‘깜짝’ 소식…“다시 만나게 됐다”

    안재현, 이혼 후 ‘깜짝’ 소식…“다시 만나게 됐다”

    모델 겸 배우 안재현이 근황을 전했다. 안재현은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광화문에 이어 연이 닿아 다시 만나뵐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번주 토요일 만나요. 시간 관계상 방문하신 100분만 만날 수 있어요”라고 공지글을 남겼다. 안재현은 최근 에세이를 발간한 기념으로 작가로서 팬들과 만났다. 이는 지난 2018년 팬미팅 이후 4년 가까이 만에 이뤄진 만남이자 배우 구혜선과 이혼 후 처음이기에 더욱 의미를 더했다. 당시 안재현은 짧은 만남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에 또 한 번 팬들과 직접 만나 소통에 나서게 된 안재현의 반가운 소식에 팬들 역시 반가운 마음을 드러내고 있다.
  • “나에게 딱 맞는 콘텐츠·혜택 다 있네”… 롯데카드, 디지로카 앱 ‘트렌드’ 메뉴 신설

    “나에게 딱 맞는 콘텐츠·혜택 다 있네”… 롯데카드, 디지로카 앱 ‘트렌드’ 메뉴 신설

    롯데카드가 최근 ‘디지로카(Digi-LOCA)’ 앱 내에 ‘트렌드(TREND)’ 탭을 신설했다. 트렌드 탭은 유용한 소비정보와 할인 혜택, 트렌디한 상품 정보를 소비자 맞춤형으로 추천해주는 콘텐츠 큐레이션 서비스 메뉴다. 이 탭은 ‘글을 보고’, ‘혜택을 벌고’, ‘돈을 쓰고’, ‘다함께 띵크어스’라는 4가지 카테고리의 콘텐츠를 제공한다. 특히 최신 트렌드, 할인 혜택, 상품 정보 등을 영상·웹툰·에세이 형태로 보여주고, 여기에 MZ세대의 감성을 자극하는 스토리를 녹여 읽는 재미를 더했다. ‘추천’ 기능을 통해서는 이용자 카드 결제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성향·취향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추천해준다. 이용자가 직접 관심사를 설정할 수 있는 ‘취향 선택 기능’도 제공해 추천 정확도를 높였다. 4가지 카테고리별로 살펴보면 먼저 ’글을 보고’ 카테고리는 ‘핫한 트렌드를 한 번에 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해당 메뉴를 통해 인기 크리에이터가 직접 말하는 소비에 관한 인터뷰 콘텐츠 ‘타인의 취향’, 작가가 쓰는 소비와 취향에 관한 공감 에세이 ‘쇼핑왕 에세이’, 고객이 쇼핑과 얽힌 재미난 사연을 응모하면 롯데카드가 이를 직접 웹툰으로 그려주는 ‘쇼피소드(쇼핑+에피소드)’, 요즘 사람들을 위한 취미 생활 제안 ‘신인류의 취미생활’ 등의 콘텐츠가 연재된다. ‘혜택을 벌고’ 카테고리는 ‘이제껏 볼 수 없었던 혜택을 번다’는 의미로 밸런스 게임, 심리테스트 등의 게임에 참여하면 경품을 받을 수 있는 ‘기막힌 선택’, ‘소비 유형 테스트’ 등의 이벤트 콘텐츠가 담겼다. ‘돈을 쓰고’ 카테고리는 ‘내 취향 따라 핏하게 쓴다’는 의미로 롯데그룹사 및 제휴사의 상품 정보,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디지로카 앱에서만 가능한 롯데그룹사 및 제휴사 혜택과 이벤트를 소개하는 ‘로카의 발견’, 소비 및 여가생활 관련 혜택을 모아 제공하는 ‘이달의 소비지도’, 시즌에 맞는 소비 트렌트를 추천하는 쇼핑 콘텐츠 매거진 ‘소개띵’, 개인 소비 데이터를 바탕으로 상품을 추천해 주는 회원 전용 온라인 쇼핑몰 ‘띵샵’ 콘텐츠 등으로 구성됐다. ‘다함께 띵크어스’ 카테고리에는 롯데카드의 ESG 캠페인 ‘띵크어스(THINK US & EARTH)’ 참여 크리에이터와 이들의 상품을 소개하는 콘텐츠가 연재된다. 롯데카드는 띵크어스 캠페인을 통해 지역과 문화 발전을 위해 활동하는 크리에이터 상품의 판매와 홍보를 지원하고 있다.
  • 文 추천한 ‘짱개주의의 탄생’ 역사 베스트셀러...친중·반중 논란 재점화하나

    文 추천한 ‘짱개주의의 탄생’ 역사 베스트셀러...친중·반중 논란 재점화하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추천하면서 화제가 된 김희교 광운대 교수의 ‘짱깨주의의 탄생’이 역사·문화 분야 베스트셀러 순위 10위에 진입했다. 최근 극대화된 혐중 정서와 윤석열 정부의 외교 기조를 둘러싼 진영간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친중(親中)·반중(反中) 논란이 다시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교보문고 6월 둘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를 보면 소설가 김영하의 장편소설 ‘작별인사’가 5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는 등 10위권 이내에서는 큰 변동은 없었다. ‘짱깨주의의 탄생’은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역사·문화 분야에서 순위권에 올랐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9일 트위터를 통해 “도발적인 제목에, (내용이) 매우 논쟁적이다. 중국을 어떻게 볼지, 우리 외교가 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 다양한 관점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김희교 광운대 교수가 쓴 ‘짱개주의의 탄생’은 중국을 혐오하는 것이 일상이 된 우리를 되돌아보고 다극화 시대 중국을 새롭게 보자는 주장을 담은 책이다. 도발적인 느낌의 ‘짱깨주의’는 미중 충돌 시기에 한국의 안보적 보수주의가 중국을 바라보는 인식 체계를 일컫는다. 저자는 일제하의 식민주의가 ‘짱깨주의’로 환생해 불평등한 국가체제를 지속시키는 이데올로기로 작동하고 있다고 본다. 저자는 “보수주의자들이 자신들의 체제를 지키고자 ‘짱깨주의’를 내세운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진보 진영 역시 중국 혐오와 무관하지 않다. 여기에 서방 중심의 사고와 유사인종주의적 혐오에 사로잡힌 주류 언론들이 중국에 대한 호도를 일삼으며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 결국 한국 사회 전체가 잘못된 프레임으로 중국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사회는 이미 미국 헤게모니의 쇠락, 중국과 아시아의 성장 등으로 재편되고 있어서 저자는 우리가 다자주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문 전 대통령이 해당 책을 추천한 것을 놓고 문 정부 외교정책을 ‘친중 성향’으로 규정한 보수 세력에 대한 불만이자, 미국의 대중국 포위망에 합류하려는 윤석열 정부의 외교 기조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잇따랐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달 21일 한미 정상회담 때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가입을 공식화한 바 있다. 이밖에 소설가 김훈의 두 번째 소설집 ‘저만치 혼자서’는 전주보다 10계단 오른 14위를, 소설가 한강의 작품 중 일부를 뽑아 한 권으로 엮은 ‘디 에센셜 한강’은 전주보다 5계단 오른 18위를 기록했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을 한 손흥민(토트넘)의 아버지인 손웅정 손축구아카데미 감독의 에세이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는 전주보다 38계단 상승해 41위에 올랐다. 이른바 ‘김영하 북클럽’ 선정 도서인 피에르 바야르의 ‘읽지 않는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은 인문 분야 11위를, 인기 유튜버 주언규가 추천한 게리 켈러의 ‘원씽’은 자기 계발 분야 10위를 차지했다.
  • [책꽂이]

    [책꽂이]

    퀀텀 라이프(하킴 올루세이·조슈아 호위츠 지음, 지웅배 옮김, 까치 펴냄) 범죄가 난무하던 미국 남부 빈민가 출신으로 저명한 흑인 천체물리학자가 된 하킴 올루세이의 자전적 에세이. 영재와 문제아, 스탠퍼드대 대학원생과 길거리 마약 중독자 등 여러 정체성을 넘나든 저자가 과학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과 애정으로 어려움을 극복한 이야기를 펼친다. 424쪽. 1만 8000원.식욕의 비밀(데이비드 로벤하이머·스티븐 J 심프슨 지음, 이한음 옮김, 사람의집 펴냄) 곤충을 연구하는 생물학자로서 ‘왜 동물의 세계에서는 비만이 드물까’를 화두로 진화생물학적 관점에서 식욕의 비밀을 파헤친다. 저자는 바퀴벌레도 균형 잡힌 식사를 한다는 점에서 현대 식품산업이 인류가 지닌 영양학적 욕구를 얼마나 교묘하게 이용하는지 밝혀낸다. 312쪽. 1만 8000원.패자의 생명사(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박유미 옮김, 더숲 펴냄) 일본의 대표적 식물학자인 저자가 38억년 생명의 역사를 약자의 시선에서 바라보고 그들의 강인한 생존 전략을 살폈다. 박테리아 같은 원핵생물이나 팀을 이뤄 사는 다세포생물, 공룡과의 패권 싸움에서 진 포유류 등이 패자에서 어떻게 ‘진정한 승자’로 변모할 수 있었는지를 보여 준다. 248쪽. 1만 6000원.히틀러에 저항한 사람들(쓰시마 다쓰오 지음, 이문수 옮김, 바오 펴냄) 나치 독일 시기 히틀러에게 목숨 걸고 저항했던 독일인들의 이야기를 서양사학자의 시선으로 풀어냈다. 주요 사건과 시민들 그리고 유족의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묶은 저자는 스스로의 책임으로 결단을 내리고 위험한 일을 기꺼이 떠맡은 ‘시민의 용기’를 집중 조명한다. 320쪽. 1만 6000원.세계사를 바꾼 커피 이야기(우스이 류이치로 지음, 김수경 옮김, 사람과나무사이 펴냄) 커피가 인류 역사에 미친 영향을 풀어낸 교양서. 커피는 원래 이슬람 수피교도가 욕망을 억제하고자 마시던 음료였으나 17세기 상업자본가와 정치권력자의 욕망을 자극해 유럽과 세계를 제패했다. 커피가 ‘니그로의 땀’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 이유 등을 살펴본다. 329쪽. 1만 8000원.내가 살인자의 마음을 읽는 이유(권일용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30여년간 1000여명의 범죄자를 대면한 저자가 펼치는 범죄 심리 강의. 가스라이팅·아동학대·데이트폭력·디지털범죄·스토킹 등이 일어나는 과정과 범죄 유형별 심리학 이론, 범죄자의 의도를 간파하는 법 등을 실제 프로파일링 사례와 함께 소개한다. 232쪽. 1만 8000원.
  • MZ, 출판 독립선언…“내 맘대로 쓰고 살래”

    MZ, 출판 독립선언…“내 맘대로 쓰고 살래”

    대학생 임정택(28)씨는 여행지에서 독립서점을 만나면 종종 들러 기념사진을 찍고 독립서적도 산다. 임씨는 “독립서점들은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면서 “서점에 입고된 책들이 기성 출판을 통해 나온 책보다 디자인도, 종이 재질도 투박한데도 그 나름의 향기가 있다”고 말했다. 독립서점을 찾는 임씨 역시 최근 지인들과 함께 트라우마, 흑역사 등 어두운 기억들을 20대 특유의 B급 감성으로 풀어낸 ‘나는 비둘기가 무섭다’란 책을 출간한 독립출판 작가다. 저자가 집필부터 서점에 입고시키기까지 창작과 제작, 유통의 모든 과정을 책임지는 독립출판이 MZ세대를 중심으로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등단을 거쳐 작가로서 이름을 알리고 대형출판사와 계약을 맺고 시장에 책을 내놓기까지 여러 단계가 필요한 출판계의 기성 문법과 달리 독립출판은 저자가 원하는 대로, 계획한 시기에 책을 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무명의 MZ세대가 작가의 꿈을 이루기에는 더할 나위 없다. 임씨는 “‘나는 비둘기가 무섭다’가 반응이 좋으면 학기가 끝나고 펀딩을 받아 책을 더 많이 찍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독립서점에 제 책을 입고시킬 때도 그냥 갈 수 없으니 뭐라도 사서 가야 하고 배송비도 들어 사실 남는 것은 없다”면서도 “독립출판은 자기만족인 같고, 자식을 여기저기 두는 것 같은 만족감이 있다”고 했다. ●SNS 감성 작가들 판매 수월 글을 완성한 작가들은 책 디자인도 스스로 하고, 인쇄소도 찾아다니며 얼마나 인쇄할지를 정한다. 책이 나오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홍보하고, 독립서점에 책 소개 자료를 보내 입고시키는 과정을 거친다. 서점에서 판매가 이뤄지게 되면 판매자와 저자가 수입을 나눠 갖는 구조다. 책을 판매하는 일은 만만치 않다. 하지만 글쓰기 모임이 늘어나고, 독립출판을 돕는 출판사들도 생기면서 예전보다는 편해졌다. SNS를 통해 이미 많은 독자를 확보한 SNS 감성 작가들은 팬이 많아 판매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글쓰기 모임인 ‘조금 적어도 좋아’ 대표이자 독립출판사 ‘조그만 북스’를 운영하는 이중용(37) 대표는 글을 쓰고 싶은 사람들이 출판하도록 돕는다. 이 대표는 “모임에 참여하는 작가 중에 독립출판을 원할 때 다들 잘 모르니까 안전하게 도전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책을 낸다고 독립서점에 바로 입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책이 워낙 많이 나오다 보니 여기저기 메일을 보내도 거절당하는 일이 많다. 상당수가 주변 작가의 품앗이나 지인 판매에 의존한다. 독립출판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메일을 보냈는데 답이 없다. 안 되면 ‘안 된다’고라도 답이 왔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하는 작가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독립 출판 많아져 진열 공간 부족” 전국 각지에서 소규모로 진행되는 만큼 독립출판물 출간 현황에 대한 정확한 통계 자료는 없다. 그러나 업계 종사자들은 과거보다 확실히 성장했다고 말한다. 서울 마포구에서 독립서점 ‘헬로인디북스’를 9년째 운영 중인 이보람(43) 대표는 “처음에는 개인 출판물을 다 받고 운영하는 게 목적이었는데, 책방의 공간이 한정돼 있고 워낙에 만드는 분들이 많아져 다 받기가 어렵다”면서 “이제는 독립출판을 모르는 분들이 잘 없고, 독립출판계에서 인기 있는 책들을 구하려고 다니는 분들도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간접적 지표를 보여 주는 통계는 있다. 독립서점 추천 검색 서비스인 ‘동네서점’에 따르면 독립출판물을 다루는 독립서점 수는 2015년 97개, 2016년 180개, 2017년 283개, 2018년 416개, 2019년 551개, 2020년 634개, 2021년 745개로 꾸준히 성장했다. 특히 업계 관계자들은 20·30대 여성들이 독립출판의 주축을 이룬다고 분석했다. 남창우(49) 동네서점 대표는 “요즘에는 저변이 넓어져서 소비하는 나이대가 예전보다는 올라간 것 같다”면서도 “‘동네서점’ SNS 이용자 현황을 보면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 여성이 50% 이상”이라고 말했다. 이보람 대표는 “20·30대가 독립출판물을 만드는 주된 제작자이다 보니 그 내용을 공감하는 같은 나이대에서 인기가 많은 것 같다”면서 “우리 서점에도 80%는 젊은 여자 고객”이라고 밝혔다.●성공 사례 늘며 기존 출판사도 관심 독립출판은 기성 출판사에서 내지 못하는 책을 과감히 낸다는 점에서 출판시장의 저변을 넓힌다. 북페어 등 관련 행사로 시장에서의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교보문고 연간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이미예 작가의 ‘달러구트 꿈 백화점’도 원래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독립출판물로 나온 책이다. 기성 출판사 ‘북스피어’를 운영하는 김홍민 대표는 “백세희 작가의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가 독립출판으로 시작해 20~30대의 베스트셀러가 된 뒤 독립출판 중에 기성 출판으로 끌어올 만한 콘텐츠가 있을까 눈여겨보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했다. 한편으로는 성장의 한계도 보인다. 상업적으로 성공한 독립출판물 장르가 주로 에세이다 보니 서적들이 가볍고 짧은 글에 편중되는 아쉬움도 있다. 콘텐츠를 놓고 기성 출판과 경쟁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평가다. 주일우 대한출판문화협회 부회장은 “앞으로 출판물이 책만 내는 것이 아니고, ‘넷플릭스’를 비롯한 다양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사용할 수 있는 콘텐츠 개발로 전환해 가는데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려면 큰 자본은 필수”라며 “일본에 비해 출판사 창업이 쉬운 우리나라에서는 지금도 작은 규모의 출판사들이 난립하는데 독립출판이 그냥 큰 출판사가 되고 싶은 작은 출판사들과 큰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홍민 대표도 “독립출판도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책들이 몇 권 나오면서 관심을 끌 수는 있겠지만, 이를 통해 생계를 해결하기는 아직 역부족”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독립출판은 좁은 시장을 겨냥할 수 있고, 영역이 좁지만 사회에 꼭 있어야 할 출판물을 내는 유익한 기능을 한다”고 평가했다. 장 대표는 “무엇보다 책을 내고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과거보다 쉬워졌다는 데서 가장 큰 의의를 찾을 수 있다”며 “상업적 성공과 관계없이 ‘자기 표현’으로서의 독립출판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항암 부작용에 응급실”…서정희, 결국 가발 썼다

    “항암 부작용에 응급실”…서정희, 결국 가발 썼다

    방송인 서정희씨가 유방암 수술 이후 근황을 공개했다. 서씨는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항암 3차 부작용 중에 고열이 있어 응급실에 갔다”며 “복통이 같이 와 미치겠다. 새벽에 (체온이) 39도에서 37.5도로 내렸다. 감사 기도가 저절로 나온다”고 밝혔다. 그는 자동차 안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고 “가발이다. 긴 가발과 짧은 가발을 구입했다”며 “제 두상에 맞게 만들어주니 참 편하다. 머리 기르지 말까 봐요? 집에 오면 훅 벗으니 아주 시원하다”고 했다. 사진 속 서씨는 긴 머리 가발을 쓴 채 다소 수척해진 모습이다. 서씨는 지난 4월 소속사를 통해 유방암 초기 진단을 받은 사실을 공개했다. 지난 3일 자신의 딸 서동주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유방암 선고를 받고 가볍게 생각했는데 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게 됐다”며 “지금은 항암 치료에 들어갔고 머리를 만질 때마다 머리카락이 한 움큼씩 빠졌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최근 항암치료 중 올린 글에서 “유난스레 제 몸은 마음의 고통을 말하는 것 같다”며 “결혼생활 마지막 때는 대상포진을 3번이나 앓았고, 자궁적출에 유방종양 수술에 (힘들었다) 이혼 후 7년 뒤 유방암까지 저의 삶이 몸으로 말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이제는 들떠서 잠이 안 올 때도 많고, 많은 일들에 호기심이 일어나는 걸 보면서 처음 50대를 맞았을 때 가졌던 극단적인 마음과 정말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가족의 소중함도 더 알게 됐다”며 “그런데 포기를 하든 그러지 않고 자신을 일으키든, 결국은 내가 선택하는 거다. 자신을 일으킬 수 있는 계기들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한편 1980년대 CF 스타 출신 서정희는 개그맨 서세원과 결혼했으며, 2015년 32년 만에 이혼했다. 이후 ‘혼자 사니 좋다’, ‘서정희의 집’ 등 에세이를 출간했다. ‘불타는 청춘’, ‘불후의 명곡’ 등 방송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 ‘남편 죽이는 방법’ 쓴 美 작가, 보험금 19억원에 눈 어두워

    ‘남편 죽이는 방법’ 쓴 美 작가, 보험금 19억원에 눈 어두워

    ‘남편 죽이는 방법’(How to murder your husband)이란 에세이를 쓴 미국의 71세 여성작가가 진짜로 보험금을 노려 여덟 살 연하의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종신형을 살게 됐다. AFP 통신과 영국 BBC 등은 오리건주 포틀랜드 법원이 13일(이하 현지시간) 로맨스 소설 등을 집필한 낸시 크램튼 브로피에게 25년을 복역해야 비로소 가석방 심사 를 신청할 수 있는 조건과 함께 중형을 선고했다고 전했다. 그녀는 이번 사건을 예고라도 하는 듯 ‘남편 죽이는 방법’을 비롯해 ’잘못된 남편‘(The wrong husband), ‘잘못된 연인’(The wrong lover) 등을 발표한 바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문제의 에세이는 지금은 삭제됐는데 “내가 살인에 대해 아는 한 가지는 우리 모두가 (벼랑 끝에서) 밀어버려도 시원찮을 그/그녀가 마음 속에 있기 마련”이라고 적은 뒤 배우자를 없애는 방법은 총기나 흉기부터 독약, 청부업자를 기용하는 등 수많은 방법이 있다고 적었다. 그녀는 이어 “실제로 사람을 죽이는 것보다 그 사람이 죽어줬으면 하고 바라는 것이 훨씬 쉽다”면서 “살인을 통해 내가 자유롭게 된다면 난 한 순간도 감옥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다”고까지 덧붙였다.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진 것은 지난 2018년 6월로, 26년 동안 자신과 결혼생활을 유지한 남편 다니엘(63)은 포틀랜드의 한 요리학원 주방에서 총상을 두 군데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다니엘은 유명 세프이면서 동시에 인기 요리강사였다. 경찰은 강력한 용의자로 부인 브로피를 지목했다. 당시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는 점과 남편 사후 본인이 지급받는 150만 달러(약 19억 3500만원)의 작지 않은 보험금 때문이었다. 검찰 측은 “당시 부부가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었다”면서 “브로피가 온라인으로 고스트건(총기 부품을 따로 산 뒤 조립해 만든 불법 총)을 검색하고 구입했다”며 2급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변호인 측은 “브로피는 남편을 사랑했으며 금전적 어려움은 오래 전에 해결됐다”면서 “총기 역시 작품 집필에 참고하기 위해 구입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지난달 25일 법원 심리 도중 배심원 12명은 이틀이 채 안 되는 숙의 기간 끝에 검찰의 손을 들어줘 브로피에게 유죄 평결을 내렸으며 재판부도 이날 종신형을 선고했다.다만 재판부는 그저 몇 년 전에 글쓰기 세미나의 일환으로 작성됐던 것이라며 문제의 에세이를 재판 증거로 채택하지 않았다. 검찰도 이 텍스트를 증거로 채택하려 하지 않았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브로피의 살해 동기와 수단을 입증하는 데 충분하다는 것이었다. 브로피가 범행 당시 요리학원에까지 차를 몰고 가 돌아온 과정이 보안 카메라에 생생히 담겨 있었다. 살해 수단을 찾아내진 못했지만 총기 구입 과정을 증명해냈다. 이 작가는 재판 과정에 뭐라고 변호했을까? 그녀는 남편이 살해된 날 아침 “기억력에 구멍”이 생겼다고 둘러댔는데 요리학원에 차를 몰고 간 사실은 제대로 반박하지 못했다. 숨진 셰프의 친구와 가족들은 성명을 발표했는데 나다니엘 스틸워터는 “당신은 열렬한 팬이었던 남자에게 거짓말과 사기를 일삼고 훔치고 끝내 살해했다”고 적었고, 브로피의 의붓아들은 “당신이 펴낸 책의 카탈로그를 빌리자면, 당신은 잘못된 아내였다“고 꼬집었다.
  • ‘남편을 죽이는 방법’ 쓴 美 소설가, 실제 남편 살해 혐의로 종신형

    ‘남편을 죽이는 방법’ 쓴 美 소설가, 실제 남편 살해 혐의로 종신형

    ‘남편을 죽이는 방법’(How to murder your husband)이라는 에세이를 쓴 여성 작가가 실제로 남편을 죽인 혐의로 결국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 14일(이하 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은 오리건주 포틀랜드 법원이 13일 남편 살인 혐의로 기소된 낸시 크램튼 브로피(71)에게 종신형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과거 로맨스 소설을 집필한 작가인 브로피는 마치 이번 사건을 예고라도 한듯 '남편을 죽이는 방법’을 비롯 '잘못된 남편‘(The wrong husband), '잘못된 연인'(The wrong lover) 등을 발표한 바 있다.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진 것은 4년 전인 지난 2018년 6월로, 당시 남편 다니엘(63)은 자신이 강사로 일하던 포틀랜드의 한 요리학원에서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유력한 용의자로 부인 브로피를 지목했다. 당시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는 점과 남편 사후 약 140만 달러에 달하는 거액의 보험금에 주목했다.검찰 측은 "당시 부부가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었다"면서 "브로피가 온라인으로 고스트건(총기 부품을 따로 산 뒤 조립해 만든 불법 총)을 검색하고 구입했다"며 2급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이에대해 변호인 측은 "브로피는 남편을 사랑했으며 금전적 어려움은 오래 전에 해결됐다"면서 "총기 역시 작품을 쓰기위한 연구의 일환으로 구입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지난달 25일 열린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검찰 측의 손을 들어주며 브로피에게 유죄를 평결했으며 13일 재판부도 25년 내 가석방 신청 가능하는 조건을 붙여 종신형을 선고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