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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료에세이 열린마음으로]-金成勳농림부장관

    앞으로 10년 후에는 농촌과 농업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이 전 국민의 70%이상이 된다.쌀이 나무에서 나오는지 풀에서 나오는지조차 가리지 못하게 될 지도 모른다.그렇게 되었을 때 누가 농업의 소중함과 다양한 공익적 가치에 대해 제대로 평가해 줄 것인가? 물밀듯이 밀려오는 외국농산물로부터 우리농업을 누가 지켜줄 것인가? 지금도 상당수의 여론주도층은 농업의 보이지 않는 다양한 공익적 역할에무관심하다.자연환경,생태계와 조화를 이루며 행하는 환경보전과 홍수방지기능,그리고 맑은 물과 공기의 생산효과를 모른다.전통문화보전과 지역사회의 균형 발전이라는 엄청난 효과도 간과하고 있다.더욱이 농업이 없는 국가,농업인이 없는 민족,농촌이 없는 도시는 이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문자 그대로 농업은 한 국가와 민족의 형성에 있어 최소기본요건(national minimum requirement)이다. 새천년을 앞둔 세계적인 사조의 큰 흐름은 지속가능한 사회를 건설하는 것이다.경제도 살리면서 환경도 살리고,문명도 발전시키면서 생태계를 보존하는 이른바 인간과 자연의 공생·공영의 사회를 지향한다. 그중 농업분야의 해답이 바로 친환경농업이다.농업인은 안전한 농산물로 소비자의 건강과 생명을 보장해 주고,소비자는 농업인의 소득을 보장해 주면서 전체적으로는 흙도 물도 하늘도 살리는 지속가능한 농업이 바로 상생(相生)과 공영(共榮)의 친환경농업이다. 지난 5일 전남 함평에서는 ‘나비축제’가 열렸다.도시인·관광객들에게 친환경농업의 큰 그림을 소개하겠다는 이석형(李錫炯)군수의 의지가 담긴 행사였다.무주에서는 ‘반딧불축제’,남해와 단양에서는 ‘마늘축제’ 등 지역특색을 살린 각종 친환경적 행사가 도시와 농촌을 잇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 20세기 산업사회에서 우리 농업은 비교열위 산업으로 낙인찍혀 왔다.농업인도 덩달아 소외받아 왔다.그러나 이제 21세기 지식기반사회는 누구든지 신지식과 정보,기술을 잘 활용하는 사람이 돈도 많이 벌고 성공할 수 있는 시대이다.새천년 지식기반 사회에서 우리 농업이 역전의 찬스를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최근 정부가 선정한신지식인 중에서 농업인이 상당수를 차지한다는 사실은 바로 농업의 새 지평을 보여주는 것이다. 21세기 상생의 시대를 열어가는 길은 바로 농업에 있으며 이를 신지식 농업인이 주도해 나갈 것이다.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姜基遠 여성특위 위원장

    40년전 나는 대한민국에서 여성으로 태어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하는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다. 1960년대 시대착오적인 위헌적 가부장 일변도의 가족법을 보고 좌절하면서그후 가족법 개정운동에 목소리를 보탰고 1975년,1990년의 법개정 실현에 기뻐했다. 그후 여성의 취업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달라지는 것을 경험했고 ‘남녀고용평등법’이 만들어지는 것을 보았다.드디어 여성정책의 체계적 필요성을깨달은 정부는 ‘여성발전기본법’을 만들고 그에 입각해 지난해부터 여성발전기본계획을 수립,시행하고 있다. 가정폭력이 방치되고 여성과 아동의 인권이 짓밟히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가정폭력 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과 ‘가정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만들어 지난해 7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나름대로 이렇게 법과 제도를 꾸준히 손질해 온 우리나라는 지난 3월 유엔여성지위위원회 제43차 회의에서 여성지위 향상 모범국가로 선정되기에 이르렀다.나에게는 세계올림픽 상위권 입상보다도 기쁘고 우리나라에 대해긍지를 갖게 하는 일이었다. 도대체 여성특위란 무엇하는 곳인가 묻는 분들이 많다.정부의 여성정책을종합적으로 기획 조정하는 기구라고 하는 것은 법 상의 정의고 실질적인 설명을 덧붙이자면 오직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여성을 차별하는 것은 여성의인권침해일 뿐만 아니라 국가와 사회로서는 국제경쟁력을 저해하는 어리석은 관행이기 때문에 하루빨리 이를 탈피하기 위한 정책을 수행하는 기구라고하겠다. 앞으로 다가오는 시대에 국제사회에서 생존 경쟁을 해 나가기 위해 여러가지 개혁과 새로운 마인드의 창출이 필요하겠으나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과거 여성에 대한 부당한 대우를 바로잡고 그와 관련되는 남녀간 관계의그릇된 관행과 타성을 똑바로 고치는 일일 것이다.양성평등을 발판으로 21세기를 사는 국민들이 지식과 과학·기술을 다방면으로 익히고 적극적인 사회참여를 할 때만이 우리나라는 남에게 뒤지지 않는 나라,이웃과 평등한 교제를 해가는 나라,어려운 세계적 문제를 같이 해결해 나가는 나라로서 자격이갖춰질 수 있다고 본다.여성특위는 양성평등의 사회를 앞당기고 나아가 세계 무대에서 우방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세계의 공존공영에 기여하는 원대한 비전을 가지고 오늘그 존재 이유를 갖는 것이다.
  • [화제의책]『시인과농부…』/돈연 지음-『남편인줄…』/도완녀 지음

    강원도 정선군 가목리에서 메주가 익어가는 향기와 첼로의 선율 속에 농사를 짓고 있는 스님 출신 농부와 첼리스트 아내가 동시에 책을 냈다.남편은‘시인과 농부,그리고 스님’을,부인은 ‘남편인줄 알았더니 남편이 아니더라’라는 제목의 에세이를 출간했다.해냄 각권 7,000원. 25년간의 승려생활을 끝낸뒤 농부라는 직업을 선택한 돈연씨(53)는 그동안 농사경험에서 터득한 기다림의 미학을 전해준다.첼리스트인 부인 도완녀씨(45)는 도시를 떠나강원도 산골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동화같은 삶의 이야기를 정감있게 들려주고 있다. 도완녀씨는 서울대음대와 독일 뤼벡국립음악대학에서 첼로를 공부했다.지난93년 돈연 스님과 결혼한 후 세 명의 아이들과 살아가고 있다. 이창순 기자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李廷武건설교통부장관

    새로운 밀레니엄시대를 눈 앞에 둔 요즘 우리 국토는 과거 어느 때보다 빠르고 폭넓은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세계경제의 통합이 가속화되고 정보통신기술이 고도로 발전하면서 재택근무,전자상거래 등 종전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생활방식이 전개되고 있다. 국토 활용면에서도 지방의 권한과 능력이 확대되어 지방이 주도하는 지역개발 움직임이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다.우리 국토가 이같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면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국토의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절실하다.자본과 기술,인적자원 등이 국경을 넘어 자유롭게 이동하는 세상이기때문이다. 국토의 경쟁력은 생산공간과 생활공간으로 나눠 생각할 수 있다.생산공간으로서 국토가 경쟁력을 갖는다는 것은 여러가지의 생산요소가 양과 질의 측면에서 균형적으로 투입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생활공간의 경우 교통 혼잡,과밀,환경오염 등으로 인해 발생되는 사회적 비용이 극소화되는 것을 뜻한다. 국토가 생산공간과 생활공간으로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우선 사람,물자 그리고 정보의 흐름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국토 전체에 대한 중·장기적인 수송체계를 세우고 다양한 교통수단들을 통합적으로 운영·관리해야 한다.이는 지역간 물류시설을 체계적으로 배치함으로써 가능한 일이다. 보다 개방적인 국토경영체계를 갖춰 동북아지역 경제와 연계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우리 국토는 삼면이 바다이고 동북아시아의 중심에 위치한 이점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 대륙과 해양으로 뻗어나가는 이른바 ‘U자형’ 연안개발축을 구축하고 국제적 개방거점을 육성,동북아 경제권의 교류기반으로 활용할 필요도 있다. 특히 수도권 집중과 과밀을 해소,지방의 특성을 살린 자족적인 성장기반을확립하는 일이 선결돼야 한다. 생산요소가 균형적으로 투입될 수 있는 생산공간과 사회적 비용이 최소화되는 생활공간이 조성될 때 진정한 국토의 경쟁력이 생겨날 것이다. 이와 같은 국토 구상을 바탕으로 21세기 국토청사진을 제시하는 ‘제4차 국토계획’ 수립을 추진중이다.전국 어디든지 접근이 용이하고 선택의폭과 다양성이 많은 국토로 바꾸고자 하는 계획이다.국민들이 어디에 살건,어디에서 어떤 생산활동을 하건 유사한 조건에서 자신의 목적을 쉽게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경쟁력 있는 국토를 가꾸려는 뜻인 것이다.
  • 화성탐사 어린이 참여

    워싱턴 AFP UPI 연합 차세대 젊은 과학자와 우주인 육성을 위해 세계에서 특별히 선발된 일단의 어린이들이 사상 최초로 미항공우주국(NASA)의 실제우주탐사 임무에 참여한다. 우주비행사 출신의 존 글렌 상원의원(민주·오하이오)은 6일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국립 항공우주 박물관에서 열린 ‘우주의 날’ 기념식에서 세계 에세이대회에서 입상한 10~17세의 학생들이 오는 2001년 발사예정인 화성 탐사선(Mars Surveyor)의 로봇차량(Rover)을 운전하고 로봇 팔(robotic arm) 조종등 우주과학자들과 함께 실제 임무에 참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우주비행사상 최고령인 77세의 나이에도 불구,두번째 우주비행에 나서 노익장을 과시한 글렌 의원은 “이 계획의 목적은 NASA가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田允喆 공정거래위원장

    2차대전 직후 일었던 ‘베이비 붐’이 반세기를 건너뛰어 재연되고 있는 듯하다.‘천년둥이’를 점지받기 위한 출산경쟁이 전세계적으로 확산중이고 “올해를 놓치면 천년을 기다려야 한다”며 결혼을 서두르는 젊은이도 많다.인구감소로 고심해온 경북 봉화군은 2000년생 모두에게 선물을 주겠다고 나섰다. 켜켜이 쌓인 역사의 무게로 새 천년이 다가오고 있다.여덟 달만 지나면 2000년이다.여느 해가 아니다. 새로 태어날 아기에게 멋진 숫자를 생년으로 만들어주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다.새 천년이 던지는 도전을 어떻게 받아넘기는냐에 지혜를 모으는 일이더 급하다. 뉴 밀레니엄을 눈앞에 둔 ‘지금 이곳의’ 상황은 어렵다.현명한 지도력과단합된 노력으로 다행히 고비는 넘겼다.한때 우리를 업신여기던 외국인들도우리 경제의 놀라운 복원력에 새삼 모자를 벗어 경의를 표하고 있다.하지만자만하기에는 지난날 우리 어리석음의 그림자가 너무 짙고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 변화와 적응을 강요하며 무시로 밀어닥칠 밀레니엄의 거센 파고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한 준비를 튼튼히 하는 일이 긴요하다.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과거의 반성에 바탕을 둔 발상의 전환(paradigm shift)이 요구된다. 경제에 국한시켜 말하자면 서울∼부산간 물류비가 부산∼로스앤젤레스간 운임보다 비싼 현실에서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하는 일도 시급하며,한국을 노크하는 외국인투자가를 실망시키는 각종 규제를 정비하는 일도 화급하다.종래의 팽창지향형 성장신화에서 벗어나 내실 위주의 발전전략을 추구하면서 민간·공공 부문이 합심해 우리 경제의 체질을 고비용저효율에서 저비용고효율의 선진형으로 바꿔나가는 일은 시간 여유가 많지 않은 국가적 과제다. 바깥의 도전도 만만찮다.탈냉전 이후 세계 곳곳에서는 갈등과 반목이 더 자주 불거지고 있다.지역 단위로 경제에 울타리를 치는 경향도 심화되고 있다. 무한경쟁시대의 지구촌에서 경쟁력이 낮은 국가가 시장 밖으로 영영 밀려날위험성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안팎의 도전을 극복하고 밝은 미래를 일구려면 각오만으로는 부족하다.아예 발상을 바꿔 달려들어야 한다.그렇게 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계절의 여왕 5월을 열며 뉴 밀레니엄의 파고를 넘어 뻗어갈 조국을 생각한다.등교길 개구쟁이들의 얼굴이 유난히 밝다.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지하자원과 神의 뜻

    산업이 발달하면서 자원의 사용량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석유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하루에 소비하는 양이 150만 드럼이나 된다.트럭으로 6,300대에 해당하는 엄청난 양이다.이밖에도 석탄,시멘트,철강,우라늄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종류의 지하자원을 채취하여 쓰고 있다. 석탄과 석유 등 지하자원은 사용하는 과정에서 아황산가스,이산화탄소,방사능 등 여러가지 오염물질을 배출하기 때문에 도시의 대기오염과 지구촌의 기후변화처럼 환경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또 석탄이나 석유를 원료로 만들어지는 나일론,비닐 등 화학제품과 합성수지제품도 자연에서 잘 분해가 되지 않을 뿐 아니라 태울 때는 다이옥신과 염소 같은 유독물질을 내뿜는다. 이처럼 사람과 자연에 해로운 환경오염물질은 대부분 ‘땅속 깊이 묻혀 있던’ 지하자원을 우리가 파내서 사용할 때 발생한다.왜 그럴까? 신은 인간이 쉽게 파내 쓰면 큰 부작용이 생기기 때문에 지하자원을 땅속깊숙이 묻어 놓았다고 나는 생각한다.그런데 문제는 인간이 이러한 신의 배려와 깊은 뜻을 헤아리지못하고 지하자원을 함부로 파서 마구 쓰고 있다는데 있다.어찌보면 환경오염은 재생불가능한 지하자원을 인간이 최소한으로쓰도록 하기 위해 그것을 사용할 때는 ‘독’,즉 오염물질이 나오도록 신이조치해 두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물론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 자연을 이용하고 개발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일것이다.다만 그 정도가 지나친 것에 문제의 본질이 있다. “순천자(順天者)는 존(存)하고 역천자(逆天者)는 망(亡)한다”는 공자의말처럼 하늘의 뜻에 순응하는 것이 인간이 당면한 환경문제를 예방하면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이 아닌가 한다.하늘의 뜻에 따르는 것은 바로 자원을 정도껏 아껴서 쓰는 것이다.다시 말하면 신에 대해,자연에 대해 좀더 겸손해지는 것이다. 아껴 쓰고,나눠 쓰고,바꿔 쓰고,다시 쓰는 ‘아나바다 운동’이라든지, 얼마 전부터 환경부가 시행한 비닐봉투 등 일회용품 사용 억제대책은 자원을절약하고 아껴서 하늘의 뜻에 순응하자는 데 그 근본 취지가 있다. 물질적 풍요는 편함과 넉넉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동전의 양면처럼 그이면에는 항상 환경문제라는 복병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 [崔在旭 환경부장관]
  • 고위공직자 삶·단상…행정뉴스면 게재

    4일부터 정부 각 부처 장관이나 장관급 고위공직자의 에세이를 주 3회 행정뉴스면에 연재합니다. ‘열린 마음으로’라는 타이틀로 연재되는 이 칼럼은고위공직자들이 공직수행에 얽힌 여러가지 단상과 삶의 이야기를 진솔하게펼쳐나갑니다.필진들은 6명씩 돌아가며 3개월간 집필하게 됩니다.독자 여러분의 많은 사랑을 바랍니다.필진은 다음과 같습니다. △강기원(姜基遠)여성특위위원장 △김성훈(金成勳)농림부장관 △이정무(李廷武)건설교통부장관 △전윤철(田允喆)공정거래위원장 △최재욱(崔在旭)환경부장관 △홍순영(洪淳瑛)외교통상부장관
  • 「考試플라자」영어 고시당락 최대변수로

    고시에서 영어 과목이 합격을 결정짓는 열쇠가 되고 있다.올해 사법시험과행정고시 1차시험이 그랬고,공인회계사(CPA)시험에서도 영어는 가장 어려웠다. 한 과목이라도 40점 미만이 되면 과락(科落)으로 다른 과목을 아무리 잘봐도 불합격되는 까닭에 수험생들 사이에는 ‘영어 공포증’이 생기고 있다. 지난달 28일의 공인회계사 1차 시험은 다른 과목이 대체적으로 쉬웠지만 영어는 ‘엄청나게’ 어려웠다고 수험생들은 말한다.영어에서 과락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회계사 시험을 본 강상욱씨(ID:엘케)는 PC통신 게시판에 “내가 지금 유학시험 보러 와 있는건가 생각될 정도로 어려웠다”라고 불만을 나타냈고 정우진씨(ID:bonnevil)는 “시험 본 사람치고 영어 과락 걱정 안하는 사람이 없다”라고 푸념했다. 외국에서 살다왔다는 최모씨(23·여)도 “어감(語感)을 요구하는 문제가 많아 한국에서만 공부한 사람에게는 까다로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평가했다.사법시험과 행정고시를 치른 노장파 수험생들은 “고시생 생활 10여년에 이렇게어려운 영어는 처음”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사법고시 1차시험은 영어가 선택과목이어서 다른 외국어 선택과목과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영어 기피 현상도 있다.수험생들의 불만에 대해 일부에서는 국제화시대의 엘리트를 선발하는 시험이라면 그 정도의 영어실력이 있어야 하고,변별력을 가지려면 어려울 수 밖에 없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영어가 어렵게 출제되자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공부 방식을 바꾸려는 움직임이 강하게 일고 있다.공인회계사 수험생인 박모씨(25·연세대 경영학 4년)는 “영어를 하루에 1시간 정도 짬짬이 공부해 왔는데,앞으로는 하루 3시간 이상 집중 투자해야 할 것같다”라고 말했다.옥승호씨(ID:Gregory )는 “영어어휘력 향상 서적인 2만2,000 수준의 어휘로는 좋은 성적을 거두기는 힘들고,타임 에세이나 3만3,000에 나오는 수준은 공부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학원 관계자들도 “내년에도 어렵게 나올지 여부는 자신할 수 없다.그러나올해 경향으로 볼 때 어렵게 공부해 두는 것이 유리할 것같다”고 권유하고있다.
  • [인터뷰] 장편소설 ‘엔트런스’ 출간 제원스님

    “출가승이 쓴 소설이라는 색다른 시선으로 바라보지 말고 작품으로만 봐주시기 바랍니다” 최근 장산(張山)이란 필명으로 장편소설 ‘엔트런스’(비해피 펴냄)를 펴낸 제원(濟願·53)스님.조계종 사회부장과 기획실장,청평사 주지 등을 지낸 스님은 소설의 메시지가 불교적 세계관과 맞닿아 있지만 포교활동 차원에서 쓴 것은 아니라며 단순히 작품으로만 보아달라고 말한다. ‘엔트런스’는 현직승려가 쓴 소설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기도 하지만 배경과 소재때문에 더욱 흥미를 끈다.무대는 환락의 상징인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도박장.‘블랙 잭’에서 돈을 잃지않는 비결과 40대의 주인공이 수행승이던 시절 해외로 만행(萬行)을 다니며 겪은 이야기를 곁들여 가며 라스베이거스의 진면목도 엿보여 준다. “도박이란 따는 방법보다 먼저 잃지않는 법을 알면 저절로 딸 기회가 오지요.그런데 돈을 따겠다는 마음에 집착하는 순간 평상심이 무너져 잃게 돼버립니다.세상만사가 모두 한가지 이치로 통하지요” ‘엔트런스’는 만 20세를 맞는 청년이 세계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40대도박의 고수를 라스베이거스에서 만나 생의 입구,즉 ‘엔트런스’를 배운다는 것이 줄거리.40대 주인공은 환속한 스님의 도반(道伴)으로 함께 만행을다녔던 인물이라고. 70년 관응(觀應)스님을 은사로 직지사에서 사미계를 받은 제원스님은 미국에서 18년간 지내면서 워싱턴 법주사 주지와 방송칼럼니스트 등으로 활동했다.현재 길음종합사회복지관장과 유니세프불교인클럽 회장을 맡고 있다.에세이집 ‘바람이 수면을 스칠 때’ ‘이제는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등이 있다. 朴燦
  • [화제의 책]천안문/살아있는동안은 날마다 축제/공간과 시간의역사

    ■인물 통해본 중국 현대사 미국의 대표적인 중국 전문가인 조너선 스펜스 예일대 역사학과 석좌교수가 쓴 ‘천안문’은 중국 근대 100년 역사의 대하 드라마다.(정영무 옮김) 지은이는 청일전쟁 직후인 1895년부터 세계질서에서 중요한 국가로 등장한1980년까지의 중국 현대사를 다양한 등장인물의 삶을 통해 조명하고 있다. 중요한 3명의 주인공은 19세기 말 청조가 쇠퇴할 무렵 급진적 개혁의 대변자 역할을 하다 정치적 좌절에 빠진 유학자 캉유웨이(康有爲),중국 근대문학의 아버지 루쉰(魯迅),새로운 중국을 대표하는 여성작가 딩링(丁玲)이다. 정치적으로 중요한 쑨원(孫文),마오쩌뚱(毛澤東),장제스(蔣介石),저우언라이(周恩來) 등도 등장하지만 그들은 조연에 머문다. ■문화게릴라 이윤택 수필집 이윤택은 스스로를 ‘문화 게릴라’라고 부른다.극작가·연출가로 잘 알려진 그에게 장르의 벽은 없다.시·연극·TV드라마·영화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든다.전방위 예술가 이윤택이 ‘살아 있는 동안은 날마다 축제’라는 책을냈다. ‘문화 게릴라 이윤택의세상 읽기’라는 부제의 이 책은 권태로운 일상을거부해 온 그의 바쁜 삶과 예술을 담고 있는 첫번째 에세이집이다. 그는 제2부 어머니 편에서 팔순 노모의 잔소리와 치열한 삶을 살았던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려준다.그의 어머니는 지난 27일부터 정동극장에서 자신의연출로 공연되고 있는 연극 ‘어머니’의 모델이다. ■인간의 時空인식 입체탐구 그레이엄 클라크 영국 케임브리지대 고고학 교수의 ‘공간과 시간의 역사’는 사회발전 과정에서 사람들이 시간과 공간을 어떻게 인식했나를 인류학적이고 역사적인 관점에서 입체적으로 탐구하고 있다.(정기문 옮김) 지은이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들이 자신들이 처한 환경 속에서 공간과 시간을 성공적으로 이용한 정도에 따라 번성했다”고 말한다. 그는 특히 인간이 영장류중에서 지금과 같은 절대적 지위를 확립한 여러가지 방법 중 하나는 더 넓은 영역으로 공간에 대한 인식을 확대하고 더 긴 시간을 인식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클라크 교수는 “이 책의 목표는 자연 세계가 인간의 이익을 위해서 창조되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 [화제의 책]시간/기다림·휴식·느림에 대한 변명

    밀란 쿤데라는 그의 소설 ‘느림’에서 가속도를 이기지 못하는 현대 기술 문명의 속도사회를 냉소했다.쿤데라의 느림의 미학을 독창적인 인본주의 시 간관을 통해 잇고 있는 칼하인츠 가이슬러의 ‘시간’이라는 책이 박계수 옮 김으로 나왔다. 이 책은 독일 뮌헨대학에서 철학을 강의하고 있는 지은이의 시간에 대한 철 학적 에세이 20편을 담고 있다. 그는 시간에 대한 오랜 탐구를 바탕으로 많은 문학작품과 철학서들을 인용 하며 일상적인 분주함에 반대되는 느림·기다림·휴식·멈춤·게으름에 대한 아름다운 변론을 하고 있다. “느림은 창조적 사고의 전제다.느림만이 결속 과 사랑,신뢰를 가능하게 한다.사랑은 일상의 분주함과 조급함에서는 절대 발전할 수 없다.평화는 느리다.느림과 완만함은 중요하고도 긍정적인 역사의 동력이다.그러나 속도는 파괴력을 갖고 있다.전쟁은 빠르고 파괴적이다”. 속도사회에 살고 있는 많은 현대인들은 빠른 것만이 최고의 가치라고 생각한 다.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여유가 없다.이 책은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시간으로부터의 자유를 가질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을 제공하고 있다. 李昌淳
  • 젊은이에 전하는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

    사막이 아름다운 이유는 어딘가에 샘이 숨어 있기 때문이며,겨울이 아름다운 이유는 봄이 움트고 있기 때문이다.시인은 불모의 모래벌판에서 영혼의오아시스를 찾기 위해,또한 얼어붙은 대지에 생명의 싹을 틔우기 위해 가슴조이는 그런 사람이다.그래서 시인 조태일은 “시인은 밤에도 눈을 감지 못한다“고 쓰지 않았던가. 김남조 시인 (72·숙명여대 명예교수)은 그같은 창작의 고통을 오히려 지상의 행복으로 여기는 근기(根氣)있는 작가다.그가 최근 열 네번째 시집 ‘희망학습’(시와 시학사)을 펴낸데 이어 에세이집 ‘사랑 후에 남은 사랑’(미래지성)을 내놓았다.수필집을 내기는 90년대 초 ‘끝나는 고통,끝이 없는 사랑’ 이후 8년만이다. “나이 70이 넘으니 진정한 연민의 정신이 생기는 것 같아요.그것은 오연함이나 과시와는 다르죠.다음 세대를 위한 ‘축복으로서의 글쓰기’를 염두에두고 있습니다.그런 만큼 함부로 절망의 마침표를 찍을 순 없지요.이 시대시인의 책무는 바로 사랑과 희망의 수사학을 확산시키는 일입니다” 이번에나온 ‘사랑 후에남은 사랑’은 시집 ‘희망연습’과 마찬가지로 시인의 문학적 화두인 사랑과 생명,희망의 철학에 뿌리를 두고 있다.반세기 가까운 시쓰기를 통해서도 못다한 삶과 사랑,그리고 문학 이야기를 그는 58편의 수필로 풀어낸다. “마라토너의 삶을 가끔 떠올려 봅니다.제 시구에도 있듯이 그들은 불과 두 시간에 100년의 세월을 살아내는 사람들입니다.아침에 입은 새 옷이 백년풍진에서처럼 낡아지는,그 치열한 완주의 정신을 배워야 해요” 시인 고유의 견인주의적(堅忍主義的) 세계관은 쉽게 포기하고 쉽게 절망하는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더없이 서늘한 울림으로 다가온다.“야망을 앓거든 야망에 투철하고,고독을 앓거든 고독 속을 끝까지 내달려 보라.사상을 일구려면 여념 없이 사색의 부피를 포개고,사랑하고 싶거든 심령을 기울여 오직 사랑하라.울려거든 천둥처럼 울고,외치고 싶거든 폭포 같은 고함을 풀어내라…” ‘불볕에 목이 타는’ 젊음을 향한 시인의 목소리에는 벌거벗은 진실이 담겼다. “문학은 괴로운 자아인식에서 출발한다”는 시인 김남조.그가생각하는 문학이란 무엇일까.그의 응답은 잔잔하지만 거침이 없다.“문학처럼 거짓말이즉시 들키는 예술은 없다.그렇기에 문학은 정직해야 하고,인간정신을 고양하는데 복무해야 한다” 허망한 성공주의 신화에 휘둘리지 말고 올곧은 문학의 길을 가라는 충고다. “지난 52년 한국전쟁의 와중에서 첫시집 ‘목숨’을 낸 이래 저의 문학이여기까지 왔습니다.그동안의 문학적 삶이 크게 기뻐할 만한 것이었기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프랑스 시인 보들레르는 그의 시 ‘알바트로스’에서 ‘지상으로 유배된 창천의 왕자’ 알바트로스를 저주받은 시인의 운명으로 상징화했다.그러나 김남조 시인에게서 그런 혐의를 찾기는 쉽지 않다.그에게는소외된 예술가의식이 깃들 자리가 없다.문학현장의 한 복판을 지켜온 그에게 세상은 “희망으로 가득찬 하나님의 소설”이다.
  • 금지문화 금지인생 이제야 말한다(15회)-문학평론가 金宇鍾씨

    “칸트도 ‘순수이성비판’에서 말하기를 ‘개념이 없는 직관은 맹목’이라고 했다.아무리 직관으로 아름다움에 통하는 시라 하더라도 거기서 시인이진정 무엇을 호소하려 했는지 그 개념이 빠져 있다면 그 시는 맹목의 시,동공이 빠져 있는 시,알맹이가 없는 시이다.그러므로 순수문학은 그 작법의 제1장 제1절부터가 진정한 예술정신의 타락을 의미하는 것이다” 문학평론가 金宇鍾씨(70)가 1965년 일본의 교포잡지 ‘한양(漢陽)’지에 발표한 ‘순수의 자기기만’이란 글의 한 대목이다.문학은 현실문제에 어떻게대응할 것인가.60년대 순수-참여논쟁의 중심에는 늘 金씨가 있어 풍요로웠고 든든했다.그에게 순수문학은 “겉볼상만 깨끗한 매춘부의 문학이요 도금(鍍金)문학이요 페인트칠 문학”이었다.그는 “순수의 성벽을 허물고 민중의 광장으로 뛰쳐나오라”고 외쳤다.그러나 그의 주장은 애당초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였다.60년대 순수문학에 대한 비판은 그를 문단의 미운 오리새끼로 만들었다. “순수비판과 참여운동은 60년대 초반에는 ‘현대문학’지를 중심으로 전개됐습니다.그뒤 60년대 중후반 ‘창작과 비평’ 등이 나오면서 이 운동은 한층 확산돼 갔지요.초기단계에는 어려움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습니다.당시 문단은 순수문학의 독천장이었어요.한번 이단자가 돼 고립되면 발표지면도 얻기 어려웠지요” 金씨는 지난 57년 ‘현대문학’에 ‘은유법논고’와 ‘이상론’이 趙演鉉선생에 의해 추천되면서 등단했다.‘현대문학’은 처음부터 순수문학을 표방했다.그가 비록 ‘현대문학’을 통해 평단에 나왔지만 그 지면을 통해 순수문학 타도를 외치기는 곤란한 일이었다.‘한양’지에 글을 발표하게 된 것은 그런 연유에서다. 유신체제를 탄생시킨 朴정권은 문인탄압의 구실을 찾고 있었다.그러던중 문인 몇몇을 ‘한양’지와 연결시켜 이른바 ‘문인간첩단사건’을 만들어내게된 것이다.74년 2월 5일 서울지검 공안부는 “서울을 거점으로 한 ‘문인 및 지식인 간첩단’을 적발,李浩哲(43·소설가) 任軒永(34·문학평론가) 金宇鍾(45·경희대교수) 鄭乙炳(40·소설가) 張秉禧씨(필명 張伯逸·41·문학평론가) 등 5명의 문인을 반공법 위반 및 간첩혐의로 구속했다”고 발표했다.구속된 5명의 문인은 북한 노동당 재일공작지도원 金基深에 포섭돼 문단·언론계 등의 동태를 보고하고 반정부 활동을 선동하는 작품활동을 해왔다는 게 혐의 내용이다.한편 金基深은 49년 북한에서 일본으로 건너와 62년 민단에위장입적한 뒤 ‘한양사’란 회사를 세워 일본에 오는 문인·학자들을 포섭해왔다는 것이다.‘한양’지는 바로 金基深씨를 발행인으로 한 국문(한글)월간 종합지였다. 金宇鍾씨에 따르면 ‘한양’지는 1973년까지도 주일 한국공보관에 전시돼있었으며 국내에도 정식으로 수입·배포되던 잡지였다.정부기관이나 민단측에서도 이 잡지를 ‘불온’으로 문제삼은 적은 없었다.‘한양’은 구속된 5명의 문인들뿐 아니라 한국의 각계 인사들이 전부터 기고해오던 잡지로 불온서적으로 낙인찍은 것은 구실에 불과하다는 게 金씨의 설명이다. “‘한양’지는 민족주의적인 색채가 강했습니다.남한의 사회상과 정부시책을 비판적으로 본 측면이 있긴 했지만 그것이 곧 반국가단체의 위장출판물이라고 단정할 근거는 될 수 없어요.그럼에도 당국이 무리하게 기소를 감행한것은 피고인들이 73년 11월 문인 60여명의 연명으로 된 개헌요구 성명에 참여했기 때문이며 지식인 사이에 그런 개헌운동의 확산을 막아야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봅니다” 당시 검찰당국은 ‘한양’지의 자금 출처가 조총련쪽이라고 주장했다.그러나 그렇게 볼만한 증거는 찾기 힘들다.이에 대해 金씨는 金基深씨가 경영하는 ‘한양원’이라는 음식점에서 나오는 수익과민단계의 협찬광고 등이 그 재원이었다고 증언한다. ‘문인간첩단사건’으로 내몰린 5명의 문인들은 결국 검찰 발표에 앞서 73년 12월 투옥됐다.金宇鍾씨의 회고.“감옥에 들어가면서 이브 몽탕이 주연한 프랑스영화 ‘생사의 고백’의 한 장면이 떠올랐습니다.주인공은 억울하게스파이 누명을 쓴채 법정에서 진술하는 연습까지 강요당하지요.그는 텔레비전에 생중계되는 공개재판에서 할 수 없이 스파이임을 자백한 뒤 사형장으로 끌려가게 됩니다.제 경우 영문도 모르고 체포된 뒤 숱한 반증자료들을 제시했지만 무죄언도를 받지는 못했습니다.결국 몇개월의 형을 산 뒤 74년 6월집행정지로 풀려났습니다” 출옥되자 金씨는 경희대 국문과 교수직에서 강제휴직됐다.이어 76년 해직됐다.80년 덕성여대 국문과 교수로 취임하기까지 6년동안의 세월은 소태보다쓴 것이었다.그 시절 그는 피폐한 심신을 추스리기 위해,아니 생계를 위해그림 그리는데 몰두했다.“해일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 나가 조개나 잡겠다는 패배주의적인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외려 깨어진 뱃조각을 주워 모아더 큰 고기를 잡겠다는 오기가 솟더군요.그때 그린 그림들은 모두 분노의 시절 제 마음의 무늬들입니다” 金씨의 삶의 자취는 75년에 나온 에세이집 ‘그래도 살고픈 인생’(학진출판사)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한낱 수상집에 불과하건만 유신당국은 이 책을긴급조치 4호 위반으로 금서목록에 올렸다.“판금조치가 된 이유를 알 수 없어요.살풍경한 감옥의 일상을 그린 글 ‘옥중인생’이 당국의 눈에 거슬렸는지…” 엄혹한 ‘겨울공화국’에서도 金씨는 희망을 잃지 않았다.생명에 대한 경외감이 그를 부축했다.그때의 심경을 그는 글로 남겼다.“비단실을타고 봄의 정액이 땅속으로 스며든다.얼어버린 대지는 어느새 봄을 잉태하고…” 그래서 그에게 인생은 ‘그래도 살고픈’ 것인지 모른다.서슬퍼런 감옥의 한평 쪽창 어둠 속에서도 그는 밝게 타오르는 촛불이었다.
  • 화제의 책-내인생 내가 살지

    삼미그룹 부회장에서 롯데호텔 식당 견습웨이터로 변신해 화제를 모았던 서상록(62)씨가 자전 에세이 ‘내 인생 내가 살지’를 펴냈다. 롯데호텔의 프랑스식당 ‘쉔브룬’에서 10개월째 일하고 있는 그는 자신의직업관과 그동안 살아온 인생관 등을 진솔하게 적고 있다.그는 5년 정도 지나면 최고의 웨이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그 꿈을 이루기 위해 다른 사람보다 일찍 출근하고 단골손님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바이올린을연습한다.책 속에는 미국에서 부동산회사를 세워 교민사회의 재력가로 성장했으나 미국 하원의원에 세번 도전,모두 실패한 도전과 실패의 이야기와 함께 웨이터로 즐겁게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오늘의 삶 등이 담겨 있다.그는 기업체나 여러단체의 교양강좌 인기강사로 삼미부회장 시절보다 더 유명한사람이 됐다. 그는 서문에서 이렇게 쓰고 있다.“남이야 뭐라 하든 내 인생은 내가 사는법,지구촌에서 가장 훌륭한 웨이터 중에 한 사람이 되고자 참 열심히 일하고 있다.그러나 실패의 연속인 62년 인생 이야기라 한편 부끄럽기도 하다.그때마다 나를 채찍질한 것은 저 추운 거리를 떠돌며 바로 오늘 하루가 막막한 실직자들에게 내 얘기가 힘이 되어 준다면,그래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준다면 하는 가느다란 희망이었다”.
  • 화제를 몰고 다니는 신임 南宮晳 장관/‘네티즌 장관님’의 일성

    ◎“빛의 속도로 일합시다”/인터넷 홈페이지엔 전국서 축하메일 쇄도/소설가 지망 독서과에 업계선 “情通대부”/“대변혁의 시대”… 강도높은 빅딜 예고 “장관님의 입각을 축하드립니다. 큰 뜻으로 우리 한국의 정보산업이 더 한층 발전되기를 소망하겠습니다. 대구에서…” 21일 취임한 南宮晳 신임 정보통신부 장관(61)의 홈페이지(http://arira.com.)에는 취임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로부터의 이같은 취임축하 메일이 가득 쌓였다. 南宮장관은 삼성SDS사장 재임시절인 지난 97년 인터넷에 홈페이지를 개설,네티즌들과 전자우편을 주고 받으며 인터넷 항해를 시작했다. 직접 컴퓨터프로그램을 짜는 실력의 대표적인 컴퓨터전문가 경영인이다. 업계에서는 그를 ‘정보화의 전도사’ ‘정보통신의 대부’라고 부른다. 그만틈 정보 마인드 확산과 정보통신업계의 발전에 기여해 왔기 때문이다. 정보화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그의 독특한 방법론은 지금까지 숱한 화제를 낳았다. 삼성데이타시스템 재직 초기인 지난 94년 그는 사내 통신망에 ‘사장에게 바란다’라는 코너를 마련했다. 사원들은 이 코너를 이용해 자신의 불만사항이나 회상 경영에 대한 의견을 여과없이 바로 최고 경영자에게 얘기할 수 있었다. 자신의 힘으로 해결해 줄 수 있는 애로사항은 직접 나서서 풀어줬다. 그는 이 전자우편을 묶어 경영철학서인 동시에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에세이집 ‘신바람은 땀에서 나온다­사원에게 보내는 편지’를 펴냈다. 이 에세이집은 내용이 보완돼 지난 9월 ‘질라래비 훨훨’이란 제목으로 출간됐다. 그의 이런 태도는 “경영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데서 시작된다”는 그의 지론에서 비롯됐다. 문학소년으로 신춘문예에도 수차례 도전했던 소설가 지망생인 그는 이름 난 독서광이다. 동서양 고전은 물론 외국 석학들이 쓴 철학 및 경영관련 서적을 섭렵했다. 지난 96년 여름 불의의 사고로 외아들 훈(당시 고려대 경영학과 3년)을 잃었을 때 숨진 아들을 그리워하는 내용을 담은 글을 컴퓨터 통신 ‘유니텔’에 띄워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같은 해 겨울 사재와 보험금 등을 모아 1억원을 고려대에 ‘남궁훈 봉사장학금’으로 희사하기도 했다. “앞으로 다가올 사회는 모든 구성원이 수평적으로 연결되면서 자유스럽게 정보를 공유하는 네트워킹 정보화사회”라고 말하는 그는 자신을 ‘네티즌’이라고 소개한다. 하루의 일과를 컴퓨터를 켜고 자신에게 온 전자메일을 검색하는 것으로 시작하고 저녁에는 PC통신의 ‘온라인 바둑게임’으로 하루동안 쌓인 피로를 풀 정도로 PC통신,인터넷과 가깝게 지낸다. 그래서 “앞으로도 국민 누구든지 빛의 속도로 일을 할 수 있도록 정보인프라를 확충하는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선린상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南宮장관은 68년 삼성그룹에 입사,삼성전자 기획조정실장,현대전자 부사장,한국PC통신 초대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93년 9월부터 시스템통합 전문업체인 삼성 데이터시스템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직했다. 취미는 바둑(아마 5단)이며,골프는 싱글의 실력. 부인 李貞子씨(57)와의 사이에 2녀.
  • 문정희씨 시집 ‘이세상 사랑은‘ 수필집 ‘사포의‘

    ◎기쁨·고통 아우르는 영원한 사랑 잉태 “시인에게 있어서 사랑은 단순히 정신사 속에 면도날로 그어진 상처가 아니라,하나의 상실이 비로소 우주의 언어로 화하는 신비의 모태가 되어야 한다.” 스산한 시대,문정희 시인(51·동국대 겸임교수)이 뜨거운 사랑의 말들을 토해냈다.최근 펴낸 사랑시집 ‘이 세상 사랑은 모두 무죄이다’(을파소)와 에세이집 ‘사포의 첫사랑’(세계사)에서 그는 다시 한번 그만의 사랑의 정조(情調)를 드러냈다. 시인은 때로 관능이 꿈틀대는 순간의 사랑을 꿈꾼다.금단의 사랑에도 내면의 진실이 깃들여 있다면,시인에게 그것은 또한 참이다.때문에 이 세상 모든 사랑은 무죄인 것이다. 그렇다면 그의 사랑어 사전에는 ‘영원’이란 도무지 발을 붙이지 못하는 것일까.그의 서시(序詩) ‘사랑하는 것은’의 한 토막. “사랑하는 것은/창을 여는 것입니다//그리고 그 안에 들어가/홀로 우는 것입니다//…사랑하는 것은/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강한 것입니다” 행간을 읽다보면 그가 진정 이루고자 하는 것은 사랑의 기쁨과 고통을아우르는 ‘영원의 사랑’임을 어렵잖게 알 수 있다. ‘사포의 첫사랑’은 시인의 ‘아이오와 추억’을 다룬 기행문 성격의 수상집이다.제임스 월러의 소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가 단지 4일 동안의 사랑이야기라면,‘사포의 첫사랑’은 시인이 95년 미국 아이오와대 국제창작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겪었던 3개월간의 자유와 고독의 일기다.그는 고대 그리스의 여류시인 사포의 이름을 딴‘사포의 밤’,특히 여성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촛불을 밝히고 금지된 사랑을 나누는 ‘우먼스 나이트’의 삽화를 통해 진정한 자유의 의미를 일깨워준다.시인은 “뒤라스에게 있어서의 인도차이나처럼 아니 헤밍웨이의 파리처럼 나의 아이오와는 영혼 깊숙이 들어와 각인된 하나의 움직이는 축제였다”고 고백한다.
  • 李 회장과 자동차/10년 준비끝 진출

    ◎경영환경 악화로 ‘車왕국’ 물거품 “21세기 국가장래를 위해 시작했던 자동차사업이 세간에서 정경유착이니, 개인적 취미에서 시작한 것이니 하는 오래를 불러일으켜 당혹스럽기 그지없었다. 그러나 나는 전세계 웬만한 자동차잡지는 다 읽었고 세계 유수의 자동차메이커 경영진과 기술진도 거의 다 만나봤다. 즉흥적으로 시작한 것이 아니고 10년전부터 철저히 준비하고 연구해 왔다” 李健熙 삼성회장이 자신의 에세이집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에서 밝힌 자동차사업 진출동기다. 그러나 치밀한 준비끝에 시작한 李회장의 숙원사업은 ‘예측치 못한 변수’에 부딪쳐 이제 시동을 꺼야할 상황이 됐다. 그 변수는 세계적으로 자동차산업이 공급과잉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이고,다른 하나는 IMF체제다. 李회장은 악화된 자동차 경영환경때문에 고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까지 승지원에서 두문불출하며 자동차사업의 진로를 숙고해 왔다. 삼성자동차 빅딜은 李회장 장고의 산물로 보인다. 李회장이 지난달 30일 에드윈 퓰러 미국 헤리티지재단 이사장,아서 페론 주한 캐나다대사에 이어 1일 우다웨이 주한 중국대사를 만나는 등 대외활동을 재개한 것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새롭게 경영일선에 나서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많은 기업이 장래성 없는 사업을 끌어안고 있다가 위기를 자초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강·약점을 냉정하게 파악해서 약점은 버리고 강점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잘 버리고 잘 집중하는 것,이것이 미래가 요구하는 지혜이고,경영의 요체다” 李회장이 에세이집을 통해 ‘경영자의 결단’에 대해 말한 대목이다.
  • 얼굴없는 노동자시인 박노해:하(금지문화금지인생이제야말한다:13)

    ◎암울한 ‘불의 시대’ 지나 이제는 감싸고 흐르는 ‘물의 시대’ 같은 느낌/약한자들 고통과 슬픔 외면못해 뛰어든 노동운동/이념에 갇혔던 ‘사노맹’ 합리적 진보운동 밑거름 기대/정직한 성찰과 반성만이 희망의 미래 열어갈것 남한사회주의노동자연맹(사노맹) 핵심간부로 활동하다 91년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중 지난 8·15특사로 석방된 박노해씨(40·본명 朴基平).시골출신의 노동자로 시작해 급진 이데올로기의 핵으로 활약하다 사형구형까지 받아 7년간 격리된 뒤 준법서약서를 쓰고 다시 햇빛을 보게 된 인물이다.출감직후부터 줄곧 서울과 지방을 오르내리며 강연 등으로 눈코 뜰 새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는 박노해씨를 만나 보았다. ­91년 구속될 때와 요즘 분위기의 차이는. ▲당시가 어두운 시절 불덩어리처럼 자기 몸을 던지는 ‘불의 시대’였다면 지금은 열정을 내면화시켜 물처럼 흘러가는 ‘물의 시대’같은 느낌이 든다. ­처녀시집 ‘노동의 새벽’에 실린 글들은 언제 쓴 것인가. ▲선린상고 야간 시절 체험한 공장의 불쌍한 삶과 군제대 후 함께 부대끼던 공장과 버스회사 동료들의 짓눌린 모습들을 가식없이 담은 것들이다.작업장과 기숙사 구석에서 작업장 일지 등에 적어놓은 것들이었다. ­시집 ‘노동의 새벽’을 자평한다면. ▲시대적 서정과 비전이 문학적 형태로 충분히 제시됐다고 본다.사회의 모순들을 그냥 넘길 수 없다는 생각에서 현장 분위기를 솔직하게 담았다. ­어린시절 작가가 꿈이었다는데 노동운동에 뛰어든 결정적 계기는. ▲어렸을 때 가난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글을 쓰고 싶었다.그러나 서울에 온 후 공장에 다니면서 계속되는 특근·철야잔업에서 동료들이 손을 잘리는 급박한 상황을 외면할 수 없었다.이때부터 고통받는 사람들의 편에 서기로 했다.노동운동 아닌 노동운동부터 시작한 셈이다. -얼굴없는 시인으로 집필활동에 어려움이 많았을텐데… ▲나만의 책상,나만의 펜을 가져보는 것이 소원이었다.단 한순간도 편안히 앉아서 글을 써본 적이 없다.원고 전달때도 항상 숨을 죽이며 조심스럽게 행동해야 했다. ­85년 서노련(서울노동운동연합)에 가입한뒤엔 급진 노동운동가로 바뀌고 노동해방문학에선 정치적인 색채까지 보이는데… ▲주는대로 받고 시키는대로 일하는 노예상태에서 벗어나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열망이 사회적 실천으로 나타날 때였다.모순은 갈수록 첨예해지면서 분신과 구속 시위 등 항쟁의 기운이 고조되고 사람이 불에타 죽는 상황에서 시만 쓴다는 것이 사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본명을 부인하다 신동아 90년 12월호에 자전수기를 보내 신원을 밝힌 이유는. ▲86년 5·3인천사태로 구속된 金모씨가 조사과정에서 내 본명을 실토했다.수사기관에서 전담반까지 구성해 추적하는 상황에서 동료 노동자들이 박노해로 몰려 희생되는 일이 적지 않았다.수사기관에서 이미 신원을 파악하고 있는데다 더이상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받아서는 안된다고 판단,이름을 밝혔다. ­사노맹의 핵심사상은 무엇이었나. ▲사노맹은 80년 당시 군사독재하에서 민주주의 민족통일 그리고 노동자의 인간적인 삶을 위한 노동해방을 온몸을 다바쳐서 밀고 나갔던 80년대 시대 정신의 절정이었고 시대의 최전선에서방패막이 역할을 했다. ­사노맹의 실패 원인은. ▲시대변화에 너무 늦었고 실천과정에서 너무 조급한 게 한계였다.급진 사회주의에 갖혀 당시 정권을 여전히 군사독재로 규정한 채 변화를 보지 못했다. ­지금 사노맹에 대한 생각은. ▲사노맹 사건은 500명이 구속되고 형량도 2,000년이 넘는 가혹한 희생을 치렀다.그동안 침묵 절필 삭발정진을 통해 책임을 지려했다.사노맹 관련자들 이 삶의 모범을 통해 극좌이념에 치우친 후배들을 진정하고 합리적인 진보운동으로 이끌어 가는 훌륭한 일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93년 옥중시집 ‘참된 시작’은 어떻게 나왔나. ▲91년도 대법원 상고 이유서를 쓸때 이미 창비(창작과비평사)에 원고가 넘어가 있었다.진보운동 쪽에서 받아들이지 못할 것 같아 조금 늦춘 것이다. 극우보수와 진보 양쪽으로부터 모두 돌멩이를 맞았다.합리적 진보쪽에선 올바른 변화라는 평을 얻었다. ­‘참된 시작’에서 사상 갈등과 자기반성이 두드러지는데 그 배경은. ▲분단과 군사독재라는 절대폭압의 조건 속에선 작은 권리 하나를 위해서도 목숨을 걸지 않으면 불가능했다.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붙든 게 사회주의였다.70∼80년대 짐승의 시간을 인간의 시간으로 살려내기 위해 야수처럼 싸웠다.그러나 사회주의 붕괴를 정직하게 받아들였고 그 결과를 국민 앞에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93년 6월호 ‘사회평론’지에 낸 유홍준 교수의 ‘나의문화유산답사기’ 서평에선 진보진영의 반성을 주장했는데… ▲철저하고 정직한 자기성찰과 책임 없이는 미래의 민주개혁과 진보적 운동이 불가능하다.새로운 진보이념과 비전,운동이 필요하다고 보고 목숨걸고 참구(參究)해 나가자고 한 것이다. ­계획된 작품은. ▲내년 여름쯤 이 시대의 역할과 비전에 대한 생각을 담은 산문집을 낼 계획이다.올 겨울엔 6년만에 세번째 시집을 발간할 예정이다.자본주의와 사회주의,동양사상과 서구사상,사회적 실천과 내적 영성(靈性) 등 양극대립을 모두 담을 생각이다. ◎격별의 글들/“그래 결국은 사람만이 희망이다”/처절한 노동현장 ‘시다의 꿈’/강렬한 저항·분노 ‘노동의 새벽’/격랑뒤의 깨달음 ‘사람만이…’ ‘시다의 꿈’(83년 시동인지 ‘시와경제’에 발표)에서 ‘사람만이 살길이다’(97년 해냄刊)까지­. ‘얼굴없는 노동자 시인’으로 활동하다 사노맹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던 박노해씨의 글들은 험난했던 역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증언들이다. 박노해란 이름을 처음 알린 ‘시다의 꿈’은 노동현장의 비극성을 그나마 우회적으로 들이민 처녀시였다.“…/떨려오는 온몸을 소름치며/가위질 망치질로 다짐질하는/아직은 시다/미싱을 타고 미싱을 타고/갈라진 세상 모오든 것들을/하나로 연결하고 싶은/시다의 꿈으로/…”. 박노해를 ‘한국문학을 관통하는 80년대 최고의 문제작가’로 자리매김한 시집 ‘노동의 새벽’은 훨씬 거칠어진다.“어쩔 수 없는 이 절망의 벽을/기어코 깨뜨려 솟구칠/거칠은 땀방울 피눈물속에/새근새근 숨쉬며 자라는/우리들의 사랑 우리들의 분노/우리들의 희망과 단결을 위해/새벽쓰린 가슴위로 차거운 소주잔을 돌리며 붓는다/노동자의 햇새벽이/솟아오를 때까지”(노동의 새벽)“올 어린이날만은/안사람과 아들놈 손목잡고/어린이대공원이라도 가야겠다며/은하수를 빨며 웃던 정형의/손목이 날아갔다”모두 열악한 작업조건과 억눌린 사람들의 직설적인 고발이다. 그러나 옥중시 ‘참된 시작’과 지난해 발표한 옥중 에세이집 ‘사람만이 살길이다’에선 사상의 갈등과 반성,그리고 새 생활에의 의지가 강하게 담겨있어 상전벽해(桑田碧海)의 감마저 갖게 된다.“뜻과 주장은 좋으나 나타나는건 앙상하고/노동해방 계급투쟁 당파성 혁명적 관점…/거 제껴두자니 아깝고 먹자니 뼈만 걸리는/꼭 닭갈비와 같은 존재/지금 우리 마치 닭갈비 같은 처지는 아닌가/…”(참된시작중 닭갈비)“희망찬 사람은 그자신이 희망이다/길찾는 사람은 그자신이 새길이다/참좋은 사람은 그자신이 이미 좋은 세상이다/사람속에 들어있다 사람에서 시작된다/다시 사람만이 희망이다”(사람만이 희망이다중 다시) 감옥에서 500여편의 작품을 구상했다는 박씨.얼굴없는 노동자 시인에서 이젠 만날수 있는 시인으로 바뀌어 새 작품을 구상중이다.80년대 노동계와 시단을 뒤흔들었던 박씨의 새 작품들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 카뮈 에세이집 작가수첩1 출간/카뮈의 삶과 문학 그리고 에피소드

    ◎창작계획·작품초안·단상…/35∼42년의 기록 모음/‘이방인’ 첫 문장도 고스란히 “실존주의가 끝나는 데서 나는 출발하고 있다” 프랑스 작가 알베르 카뮈(1913∼1960)는 자신의 문학이 어떤 한정된 범주로 규정되는 것을 거부했다. 실제로 카뮈의 문학역정을 살펴보면 그의 말을 실감할 수 있다. 그는 ‘안과 겉’‘결혼·여름’ 등의 시적 산문집을 냈는가 하면 ‘페스트’‘전락’같은 심각한 소설을 발표,20세기 문학의 정점에 올랐다. 또한 ‘시지프 신화’ ‘반항적 인간’같은 철학적 에세이로 실존주의 문학의 옥토를 일궜고,‘오해’‘칼리굴라’‘정의의 사람들’등 희곡을 발표해 앙가주망 예술가로도 주목받고 있다. 소설가이자 극작가,모럴리스트였던 카뮈. 그의 다양한 내면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에세이집 ‘작가수첩1’이 고려대 김화영 교수(불문과)의 번역으로 나왔다. 도서출판 책세상. 카뮈는 스물두살이던 1935년부터 죽는 날까지 모두 7권의 공책에 기록을 남겼다. ‘작가수첩1’은 1935년부터 1942년까지의 기록을 모은 것. 그는 이 공책에 시시 때때로 떠오르는 단편적인 생활감정과 창작계획,작품의 초안,독서단상 등을 적었다. 그런 만큼 이 책은 카뮈의 삶의 진실과 문학적 바탕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작가수첩1’에는 카뮈의 첫번째 소설로 1937년에 탈고됐지만 죽은 뒤에야 출판된 ‘행복한 죽음’에 대한 구상이 담겨 있다. 또 “오늘은 엄마가 죽었다. 어쩌면 어제. 모르겠다. 양로원으로부터 전보를 한통 받았다”라는 ‘이방인’의 첫 문장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는 것도 특기할 만하다. 한편 “‘시지프’ 탈고. 세가지 부조리가 완성되었다”라는 1941년 2월 21일자의 기록은 ‘부조리’라는 카뮈의 가장 중요한 철학적·문학적 주제가 바로 이때 완성됐음을 보여준다. 이 기록을 남길 무렵 카뮈는 ‘노동극단’과 에키프극단’을 창단했고 오스트리아와 프랑스 등지를 여행했으며,공산당과 결별했고 오랑으로 돌아가 교사로 부임하기도 했다. 이런 개인적인 여정 속에서도 카뮈는 창작을 위한 사색과 관찰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카뮈는 스스로 ‘두려움’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던 여행을 통해 다양한 삶의 에피소드들을 채집했다. 이 책에 묘사돼 있는 여행의 흔적들은 에세이 ‘결혼·여름’ 등에서 그대로 발견된다. 카뮈의 ‘작가수첩’은 모두 세권으로 되어 있다. 제3권(51∼54년)은 91년에 국내에 소개됐고,제2권(42∼51년)은 곧 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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