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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국토는 일회용품이 아니다

    미국이나 중국 대륙에 끝없이 펼쳐진 평원을 바라본 경험이 있다면 왜 우리나라처럼 산이 많고 좁은 나라에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한번쯤 갖게 될 것이다. 인류의 문명,특히 교통과 통신이 발달하기 전에는 어디 하나 숨을 곳 없고,몇달 며칠을 걸어도 물도 만날 수 없는 넓다란 평원지대보다는 뒤에는 아늑한 산이,앞에는 개울 물이 흐르고 그 사이에 먹고 살만한 조그만 텃밭정도를 갖춘 지역이 더 살기 좋은 지역이었을지도 모른다.그래서인지 우리나라는태고부터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몰려 살았던 지역에 속해 왔다.지금도 홍콩과 같은 도시국가를 제외하고 세계에서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지역이다. 이렇게 산자수명(山紫水明)한 금수강산에 살면서 우리 민족은 유별나게 자연을 해치는 것을 싫어했다.이미 4,000년전에 쌓아 올렸던 이집트의 피라미드나 2,000년전 로마의 포장도로,그리고 고대 중국의 6,000Km에 달하는 만리장성에 비추어 우리 조상들은 행여 길이 나면 외적이 침입할세라,산을 잘못허물면 가세가 기울세라,반만년의 긴 세월동안 자연이 물려준 삼천리 금수강산을 크게 훼손하지 않고 그대로 지켜왔다. 이렇듯 관조(觀照)의 대상으로만 삼아왔던 국토는 지난 40년간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자는 슬로건과 함께 도로가 뚫리고 공단과 빌딩,아파트 등이 들어섰다. 그러나 이러한 개발의 와중에서 우리는 다시 옛날을 그리는 아이러니를 연출하고 있다.빼곡히 서 있는 아파트 숲과 산허리를 자르며 꼬불꼬불 연결된도로,그리고 강변에 늘어선 음식점과 유흥시설들을 보며 우리는 탄식하고 있다. 국토는 민족을 상징하는 영원한 것이며 당대만 쓰다 버리고 가는 일회용품이 아니다.그렇다고 지금부터 모든 개발행위를 중단하고 지금 있는 상태 그대로 후손들에게 물려준다는 것은 문제가 있으며 후손들도 고마워 할 것 같지만은 않다. 지난 40년간 앞만 보고 달려온 개발만능 시대를 돌아보며 이제는 조금 천천히,그러나 확실히 우리 국토를 가꾸어 나가야 한다. 금수강산에 취해 나물 먹고 물 마시던 과거 5,000년으로 돌아가자는 얘기도 아니고 주변 환경과 관계없이 산허리 뭉뚝 잘라 길 내고 집 짓자는 것도 아니다.숲과 어우러진 집,새와 함께 하는 길,물고기와 함께 하는 강….이것이우리 국토의 미래여야 한다. 金允起 건교부장관.
  • [각료 에세이] 열린마음으로/ 프로 공무원이 많아져야 한다

    인사(人事)를 만사(萬事)라 하고 조직능률 생산의 원천이라고 말한다.그만큼 인사가 중요하다는 것인데,조직이나 기업은 물론이고 국가도 그 운영에있어 중요한 요소는 바로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다. 매킨지 한국보고서는 우리나라가 국제통화기금(IMF)시대를 자초하게 된 원인이 ‘저생산성’에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지금은 정부를 포함하여 사회모든 분야에서 생산성 향상은 주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경쟁력 있는 정부로가는 첩경은 무엇보다 공직사회에 경쟁과 실적의 원리가 도입되어야 한다.그리고 열심히 일한 만큼 여러 가지 인센티브가 주어져야 한다.최근 일부 부처의 젊고 유능한 공무원들이 공무원의 길을 포기하고 벤처기업을 창업하거나민간기업으로 옮기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은데 ‘능력주의 인사제도’를 정착시켜 유능한 인재들이 그들의 실력을 한껏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능력 있는 사람이 능력 없는 사람을 함께 데리고 갈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식의 온정과 공직생활의 연륜만으로 승진에서 우대받는 일이 공직사회에 남아 있다.하지만 이것은 무임승차하려는 사람들을 양산케 되어 결과적으로 조직의 생산성을 크게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 되는 것이다.그런 사고 방식으로는 더 이상 정부의 경쟁력 제고를 기대할 수가 없다.따라서 이제는 공직사회에서 연공서열과 온정주의는 과감히 타파되어야 한다. 60·70년대의 경제발전단계에서 견인차로 정부가 성공적인 역할을 수행할수 있었던 것은 유능한 자질을 갖춘,소위 엘리트 공무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그러나 세계화,개방화,정보화의 물결 속에서 오늘날 우리 사회는 더욱 복잡해지고 다원화된 지식정보화사회가 되면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정부가미래의 변화되고 있는 역할을 잘 감당하기 위해서는 프로공무원들이 많아져서 이들이 자기 분야를 투철한 책임의식과 전문성으로 이끌고 나가야 할 것이다. 지난 3월 우리 행정자치부에서는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을 우대하기 위하여창의적이고 능력 있는 우수 공무원은 연공서열에 관계없이 특별 승진할 수있도록 하였다.자기가 맡은 분야에서 창의력을 발휘하여 업무 혁신과 행정의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우수한 공무원이 남보다 앞서 승진할 수 있을 때 더욱 신명나게 일하고 긍지와 보람을 가지게 될 것이다.특별 승진제와 성과급제 등이 정부의 경쟁력을 높이고 궁극적으로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더욱 힘써 나가야 할 것이다. 崔仁基 행정자치부장관.
  • 시인들 정갈한 산문집 잇따라

    시인들의 정갈한 산문집 발간이 잇따르고 있다. ‘섬진강 시인’으로 이름난 김용택은 교편을 잡고 있는 섬진강변 마암분교 아이들의 성장과 희망을 기록한 ‘촌아 울지마’(열림원)를 냈다.언제 폐교될지 모르는 작은 학교에서 해마다 새로 피어나는 꽃처럼 환하게 자라나는아이들의 모습을 소박한 문체로 그려내고 있다. 시인 오세영의 ‘꽃잎 우표’(해냄)는 목질처럼 깐깐한 보기드문 산문 95편이 수록됐다.시인이 30년 동안 발표해온 시들이 산문 형식으로 새롭게 표현되었다 할 만큼 생각은 깊고 문장은 절제되어 있다.자연적인 이미지들을 통해 인간 내면의 풍경을 펼쳐 보인다. 도종환은 네번째 산문집인 ‘모과‘(샘터)를 펴냈다.이 책에 대해 시인 정호승은 “자연을 통해 인간이 어떻게 사랑하며 살아가야 하는가를 일깨워준다”며 “모과가 향기로운 것은 그 상처 때문이라는 것을 고요히 어머니처럼말하고 있다”고 말한다. ‘물의 정거장’(이레)은 김수영문학상(92년)과 현대문학상(99년) 수상자인젊은 시인 장석남의 첫 산문집.일상에서 느끼게 되는 막연한 그리움과 아프고 외로웠던 기억들이 시인의 서정적인 언어로 잘 가다듬어져 있다.특히 돌에 이미지를 새겨 구상화한 시인의 판화가 곁들여져 정취를 돋운다. 임동확신현림 원재훈 함민복 등 80년대 후반 등단의 시인 14명은 ‘시인들이 절에가면’(프레스21)을 냈다. 젊은 시인들의 시심 속에 깃든 실상사 전등사 감은사 등 산사를 에세이로 풀어내고 있다. 김재영기자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부활하는 장보고

    학창시절 ‘시대가 영웅을 만드는가,영웅이 시대를 만드는가’라는 주제를놓고 학우들과 토론을 벌인 일이 생각난다. 그런데 요즘 TV드라마 ‘허준’이나 ‘태조왕건’을 보고 있노라면 영웅은후세 사람들에 의하여 그 인물의 가치가 재조명·평가될 때 현세에서도 살아숨쉬는 영원한 영웅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든다. 장보고 대사는 신라인으로 전 세계 무대나 다름없는 당나라 일본 등 동북아시아 바다를 제패했을 뿐만 아니라 베트남·아라비아에 이르는 해상교역 항로를 개척하여 해상왕국을 건설하였다.그러나 신라조정과의 권력 다툼 와중에서 1170여년 전에 역사의 뒷길로 사라졌다. 최근 장보고에 대한 국내외적인 연구가 진행되면서 사회 각 영역에서 해상왕 장보고를 재조명·평가하는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장보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도처에서 장보고가 부활되고 있음을 목격하게 된다.군인의 상징으로서 장보고 함,경영의 상징으로서 장보고뮤추얼펀드,상업의 상징으로서 인터넷 장보고 쇼핑몰을 비롯하여 심지어 횟집이름까지 등장하고 있다.앞으로 장보고라는 이름이 점차 많이 회자될 것이다. 우리 학자도 많은 연구를 해왔으나 외국 학자로서 역사 속에서 묻혀져있던 장보고를 영웅의 반열에 끌어올린 이는 미국 하버드 대학 명예교수를역임한 라이샤워 박사다.그는 장보고 대사가 ‘동북아 상업제국의 무역왕’으로서 유럽과 중국 연안에 한정되어 오던 국제무역을 세계화한 역사적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 “억울하게 죽었으되 서러워 하지 않는다.지워진 역사를 서러워하지도 않는다.다만 천년을 닫힌 바다를 서러워 하노라.내 바다 열었던 뜻 모름을 서러워 하노라.누가 바다를 다시 열랴.우리의 생명줄을 누가 당기랴,바다를 열고,바다로 나가자,바다를 열자,오대양을 열자” 뮤지컬 장보고의 마지막 대사 장면이다. 우리가 해상왕 장보고를 역사 속에서 찾아내어 그의 업적을 재조명·평가하는 것은 그가 건설했던 해상왕국의 업적을 현재에 되풀이 하거나 되돌아 보자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시대 우리의 영웅 장보고를 통해 1,200여년 전 바다를 무대로 정치와 경제를 분리하여 자유무역과 세계주의의 이상을 실현한영웅의 이상과 기상을 우리가 살아가는 21세기 WTO 신자유무역주의 시대의우리 민족의 사표로 부활시켜 5대양 6대주로 뻗어나가는 우리 민족의 해외개척 정신을 드높이자는 데 있다. 새천년에는 허준,태조왕건,장보고 뿐만 아니라 과거 역사상 위대한 우리의영웅들이 우리 민족의 진정한 사표로 다시 태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李恒圭 해양수산부장관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유연한 근로문화의 확산

    만원 버스와 교통 체증에 시달리며 출근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한번쯤 집에서 편안하게 일하는 모습을 상상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그런데 자신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일하고 이메일 등 정보 네트워크를 통해 동료들과 업무협의를 하는 모습은 이제 상상에 그치지 않고 이미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모습이 되었다.인터넷을 중심으로 하는 정보화는 사회의 많은 것을 바꾸었고 일상의 근로 형태에도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일본의 한 세계적 필름업체는 ‘오후 늦게 나와도 되고,아예 며칠씩 쉬어도 좋다.일만 제대로 하면 된다’는 소위 ‘재량노동제’를 도입해 화제가 되고 있다.늘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서 일하는 직장의 모습은 이제 필수적인 것이 아니다.집중이 잘되는 밤에 나와서 일해도 되고,집에서 일을 해도 된다.네트워크를 통해 상사와 의사 소통을 하고 결과를 보고하면 회사는 업무성과만 체크한다. 과거 농경사회에서는 온 식구가 하루종일 일해야 하루 먹을 것을 벌 수 있었다.산업사회에서는 집안의 가장 한 명이 하루 8시간만 일하고도농경사회보다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산업사회의 기술 발전이 생산성을 훨씬 더높인 결과다.정보화사회에서는 정보기술과 고도화된 정보인프라를 통해 훨씬 더 높은 생산성을 얻을 수 있게 될 것이고 이것은 생활에 필요한 근로시간을 단축시킬 것이다. 정보기술과 초고속 네트워크를 이용해 근무시간·장소를 자유롭게 결정할수 있게 되면 회사가 어느 곳에 있든 자기가 편리한 곳에서 근무할 수 있다. 남편이 해외로 발령 나서 외국에 가야 할 경우에도 아내가 직장을 그만둘 필요가 없어진다.주중에는 직장 옆에서 살고 주말에야 가족 곁으로 돌아가는주말부부는 앞으로 찾아보기 어렵게 될 것이다. 유연한 근로 여건이 가져다 줄 이런 편리함 속에서 한편으론 지금처럼 한사무실에서 일하며 얻을 수 있는 많은 것들이 새로운 문화 속에서 사라질 우려가 있다.서로 부대끼면서 일할 때 느낄 수 있는 인간애,동료애 등이 점점사라져갈지 모른다.인터넷이 가져다주는 근로문화의 변화 속에서 긍정적 요소만을 취사 선택할 수 있는 현명함을 갖고 변화를 맞이해야 할 것이다. 安炳燁 정보통신부 장관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보행자의 인권

    자동차가 생활에 필수적인 도구가 된 오늘날,거리를 다니는 보행자의 안전과 편의가 어느 정도 지켜지는가를 보면 그 나라의 전반적인 인권존중과 민주주의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고 한다.이 점에서 스웨덴은 분명히 가장 앞서가는 나라들 가운데 하나다. 스웨덴 사람들은 산책을 즐긴다. 어른,아이 구분없이 틈만 나면 집을 나서몇 시간이고 산책을 한다.그래서 웬만한 곳에는 보행자들을 위한 보도 이외에도 잘 정돈된 산책로가 따로 있다.국민들의 삶의 질을 생각하는 행정의 본보기다.그러나 시민들을 위하는 스웨덴 정부의 배려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십수년전 필자가 스웨덴에서 대사로 근무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한 겨울 어느 날 이른 새벽에 창밖을 내다보니 밤새도록 눈이 쌓인 거리에서 제설작업이 시작되고 있었다.그런데 작업이 진행되는 순서가 흥미로웠다.제일 먼저산책로에 내린 눈이 치워졌다.산책로용 제설기가 따로 있었다.그 다음 보도에 쌓인 눈이 차도 쪽으로 치워졌다.마지막으로 차도 위의 눈이 제설차에 실려 다른 곳으로 옮겨지는 것이었다. 사람이 차량에 우선한다는 인식,나아가 시민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그리고 이를 충족시키려는 의지가 묵묵히 행동으로 옮겨지는 현장이었다.차도의 눈이 아무렇게나 보도쪽으로 치워지고 보행자의 편의는 뒷전으로 밀려나는 우리 나라의 경우와 너무나 대조적이었다.필자는 그 광경을 한동안 바라보면서,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그와 같은 작은 일들이 쌓여서 진정으로 인간과 인권이 존중받는 사회가 만들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했다. 이처럼 선진민주사회에서 인권은 추상적인 구호가 아니라 매일매일의 삶의현장에서 실천되는 사고와 행동양식이다.이를 위해 정부는 법과 제도를 정비하여 인권보호를 강화할 뿐 아니라,스스로 인간존중을 실천하는 행정을 펴야하는 것이다. 인간을 먼저 생각하는 행정,작은 곳에서부터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행정,이것이야 말로 성숙한 민주주의 국가의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즉,국민이 행복한 생활을 누리는 데 장애가 되는 요인들을 해소시켜 주고 시민들이 필요로 하면서도 개인의 힘으로서는 마련하기 어려운 인프라를 만들어주면서,개개인이 마음껏 창의력을 발휘하고 행복한 삶을 추구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해 주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과거 민주주의가 억압받던 시절에 구호로 외치던 인권,그리고 민주화가 완성되면서 법제도상 보장된 인권의 개념에는 익숙해져 있다.그러나 보행자들의 편의는 아랑곳하지 않고 보도를 점령한 차들,지나가는 사람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건설현장 등을 볼 때,보다 실천적 의미의 인간존중은 아직도우리의 생활반경으로부터 먼 거리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李廷彬 외교부장관
  • 청년문화잡지‘일탈기록’창간 주목

    “도대체 청년문화가 있기는 한거야?”70·80년대에 청년기를 관통했던 이들이라면 한번쯤 떠올렸을 법한 의문.이념적 정체성을 구심점으로 공동체 정신을 경험한 이들에게 비치는 오늘 청년세대의 모습은 너무 무책임한 것 같고 무정형이기까지 하다. 학생운동의 위기가 공공연히 거론되고 교육현장이 붕괴됐다는 목소리는 높지만 속시원하게 나서는 이 없다.주체적인 문화생산자 역할을 해야할 386세대들은 ‘정치신화’에 매달리고 있고 297의 벤처열풍 또한 무언가 잘못되고있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원조교제,10대 마니아,소수문화의 반란,청년실업,오렌지족에서 철가방까지위계화된 청년계급 등 청년문화라는 카테고리로 묶기에 오늘의 문화양상은너무 흩어져 있고 서로 부딪치기까지 한다. 흔히 80년대를 일컬어 문화가 부재한 학생운동이 지배한 시대였다는 말을 한다.그럼 90년대 이후는 운동이 부재한 신세대문화의 지배로 요약할 수도 있겠다. 지난달 창간호를 낸 청년문화잡지 ‘일탈기록’은 구심점없이 흐트러져 있는신세대문화의 운동 중심을 새로 세우겠다는 결의로 확연하다. 또한 청년문화내부의 차이를 아름답게 드러내겠다는 의지도 묻어있다. 창간작업을 주도한 문화평론가 이동연(35)씨는 “기성세대의 틈입적 진단과처방에 기대지 말고 20대 스스로 해결책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창간이유를 설명한다. 지난해 9월부터 필진들을 거둬 모았다.대학을 돌며 문화운동에 대한 관점을갖춘 이들을 골랐고 인터넷 웹진에서 글발을 날리는 이들을 만나 설득했다. 두가지 방향을 정했다.다소 난삽하더라도 20대 목소리를 그대로 담자는 것과현장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자세를 견지하자는 것. 고교때부터 빠져들어 부모와 ‘전쟁’을 치르며 오직 춤을 위해 살아가겠다는 한 여대생의 고백,산업화라는 허울에 이용될 대로 이용당한 뒤 버림받은가리봉동에서 만난 10대들의 위태한 현주소 ‘가리봉동의 십대문화’,테크노열풍의 뒤안길에서 잉태된 문화생산자들의 대중문화에 대한 소신 ‘전국의레이버들이여 단결하라’,겉모습은 ‘고딩’이지만 현재 탈학교모임에서 빈둥거리며 ‘배우고 있는’ 장준안군(18)의 ‘우리는 왜 학교를 나왔는가’같은 소중한 기록이 담겼다. 영화제목 ‘박하사탕’을 패러디해,코흘리개 시절 학교앞 문방구 앞에서 팔았던 정체불명의 눈깔사탕에 인디문화를 빗댄 민병직(홍익대 미학과 석사)의빼어난 글, 젊은이들이 게임의 세계에 빠져드는 이유를 설득력있게 풀어낸서승택 청운대 멀티미디어학과 교수의 글 등이 돋보인다. 8월에 나올 2호는 20대 청년 노동자들을 포토 에세이로 담고 스포츠 팬덤현상의 극단인 프로축구 서포터즈들을 기록하고 신촌 대학가에 성업중인 러브호텔 등을 훑을 계획이다. 이씨는 “싸움을 걸겠다”고 한다.그저 책만 내고 마는 것이 아니라 교육 개혁을 위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데까지 나아가겠다는 것이다.청년세대의문화정치적 과제들을 풀어갈 네트워크의 결성을 잡지동인들은 꿈꾸고 있다. 이를 위해 ‘유스 펀드’를 조성하고 국가소유의 놀고 있는 공간들을 청년문화의 인큐베이터로 탈바꿈시키는 프로그램들을 구상하고 있다.이 잡지가 편린화된 청년문화 양상들을 포착,새로운 문화권력(문화코뮨)의 창출을이루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임병선기자 bsnim@
  • [어떻게 지내십니까] 尹胄榮 前문공장관

    인생 드라마에서 무대를 바꿔가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객석의 갈채까지 기대하기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런 점에서 사진작가로 변신한 윤주영(尹胄榮·72) 전 문공장관은 퍽 행복한 인물인 것같다.그저 아마추어 애호가 중 한 사람이 아니라 아니라 프로작가로서 대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여의도 라이프오피스텔의 스튜디오에서 만난 그는 나이에 비해 훨씬정정해 보였다.공직을 떠난 지 20여년이 넘긴 탓인지 관료 특유의 딱딱한 인상도 별반 풍기지 않았다. 그러나 인터뷰를 진행할수록 공직생활의 체취가 조금씩 묻어나왔다.특히 “도락으로서 사진 작업을 하는 게 아니라 사명감으로 한다”는 지론을 토로하는 대목에서였다. 실제로 윤씨가 그동안 펴낸 사진집들은 하나같이 강한 주제가 담겨 있다.이를 테면 98년 펴낸 ‘일하는 부부’가 대표적이다. 전국을 돌며 땀흘려 일하는 77쌍의 동업 부부를 찾아내 앵글을 맞춘 작품집이다.IMF를 맞기 직전 흥청망청 먹고 노는 세태에 “언젠가 한번은 대가를치를 것같았다”는 예감과 함께…. 윤씨는 교수·언론인을 거쳐 3공시절 장관과 대사,의원 등 16년간 공직 경력을 쌓았다.하지만 79년 공직을 떠난 이래 사진작가로서의 외길을 걸어왔다.‘서울의 봄’ 때 집요한 정계 복귀 권유를 받고도 뿌리칠 수 있었던 것도사진에 대한 애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한다. 지난해엔 국외에서 찍은 사진들을 모아 두권의 사진집을 냈다.‘중국-개혁·개방의 바람’과 ‘안데스의 사람들’이 그것이다.후자에는 칠레대사와 에콰도르·콜롬비아 겸임대사를 할 때 그가 가까이서 보았던 안데스산록의 남미인들의 자연친화적인 삶이 담겨 있다. 요즘도 그는 분주하다.오는 7월19일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리는 ‘제1회 다규멘터리 포토 미야자키’에 초대를 받았기 때문이다.여기서 그는 일본 작가2명 및 다른 한국 작가 1명과 함께 합동전시회를 갖는다. 국내외에서 받은 각종 수상기록은 좋아했던 골프조차 완전히 끊고 ‘사진에 미친’ 결과일 것이다.그는 90년 일본에서 ‘이나노부오(伊奈信男)상’을받은 것을 비롯,한국현대사진문화상과 백오사진문화상을 받았다. 그의 마지막 소망은 이 땅을 북쪽 끝에서 남쪽 끝까지 샅샅이 밟아 포토에세이집으로 남기는 것이다. 그런 그에게 공직 ‘후배’들에게 충고를 부탁하자 “할 말이 없다”며 손을 내저었다.대신 최근 필름에 담아온 해외입양아 얘기를 꺼냈다.“국회 등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은 많지만 그들 중 누가 그들을 입양하고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그러면서 스쳐가는 말로 한마디 던졌다.“(공직자는)국민에게 어제보다는 오늘이,오늘보단 내일이 더 나을 것이라는 믿음을 줘야 해”구본영기자 kby7@
  • [여성 선언] 아버지안의 母性

    누구나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은 신선한 느낌을 주는 좋은 책이 최근에 선을 보였다.‘젖병을 든 아빠,아이와 함께 크는 이야기’.영남대 이강옥교수가 늦깎이 아빠로서 젖먹이를 키우며 쓴 육아 에세이이다. 늦은 결혼으로 40세에 낳은 아이를 미국 유학중인 아내를 대신해서 키운다니 우리 사회의 분위기로 볼 때는 그것만으로도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아이 기르는 일이 사람에게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인가를,그리고남성 안에도 모성본능이 있음을 체험자의 시각에서 진솔하게 표현함으로써충분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하지만 이 책이 주는 진정한 감동은,그러한 과정 속에서 저자 자신이 자기반성과 사색을 통해 보여주는 따뜻한 시각과 마음에 있다.자식에 대해서,그리고 아내와 남편의 대등하고 온전한 사랑의 가능성에 대해서 저자는 사유와 반성을 멈추지 않는다. 유학중인 아내의 학비조달 뿐만 아니라 육아를 전담하면서,“나는 지금까지아내에 대한 이해심과 시혜, 자식에 대한 사랑과 배려로써 아내에게 정신적폭력을 행사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고 반성한다.“그러고 보면 아내야말로 이 시절에 가장 고생하는 쪽임이 틀림없는 것 같다.자식에 대한 그리움으로 애가 끊어지고,남편의 일방적 시혜와 배려에 대한 반작용의 통로가 없어절망하는…” 아내의 마음을 헤아린다. 또한 아이 때문에 2주 동안을 불면에 시달리면서,작품 ‘임꺽정’에서 아이를 달래다가 급기야 패대기쳐 죽인 곽오주가 되지 않기를 기도한다.그의 기도하는 마음은 우리 주변에서 많은 여성들이 홧김에 아이에게 가하는 곽오주적 행태를 부끄럽게 만든다.어쩌면 이 책은 육아체험기라기 보다는 육아를통해 저자 자신이 성숙해 가는 체험기이다.저자는 그것을 ‘(자식)아이가 (어른)아이를 기른다’는 말로 표현한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어가면서 성의 역할분담론이 점차 위세를 잃어가고 있다.그러나 아직도 육아만은 그 본성상 여성의 역할이라는 의식은 견고하다. 그런 면에서 볼 때,이 책은 그러한 의식이 또 하나의 이데올로기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실제 아이를 기르는 아버지가 자신 안에서 강렬한 모성본능을느낀다고 고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도쿄공대의 이시노 교수는 포유류 암컷의 모성본능이 어머니 쪽이 아니라 아버지 쪽에서 유전된다는 연구결과를 밝혀냈다고 한다.물론 이러한 연구결과가 남성과 여성의 모성본능에 대한 갖가지 주장들을 판정하는 완벽한근거가 될 수는 없다.그러나 이러한 연구결과나 저자의 고백은,아이를 기르고 돌보며 사랑하는 모성본능이 여성의 본성이며 따라서 육아는 본성상 여성의 역할이라는 주장에 대한 반대 사례가 될 수 있다. 필자는 가끔 학생들에게 강의주제로 E 프롬의 ‘사랑의 본질’을 소개하면서 발표와 토론을 시켜본다.학생들 대부분은 모성애를 어머니의 전유물로 생각하고 엄부자친의 이미지를 가장 바람직한 모델로 제시한다.그러나 토론을하다보면 조금씩 생각이 바뀌기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그 때쯤 되면 토론은 모성애를 부모애로 바꾸어 부르는 것으로 마무리되곤 했다. 그러나 강의실의 이러한 일회적 토론은 학생들이 앞으로 될 부모상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물론 앞으로 갈수록 점점 지금보다 더많은 여성들의 사회참여가 이루어지겠지만 육아에 관한 사회적 제도나 통념은 쉽사리 변할 것같지 않으며,더욱이 우리 사회에는 그러한 변화를 주도해 줄 실천적 역할모델이 거의 전무하기 때문이다. 그 점에서 볼 때,이강옥 교수의 실천은 우리 사회의 젊은 세대들에게 하나의 훌륭한 역할 모델을 제공해준다.그러한 스승의 실천을 직접 옆에서 보고배운 학생들은 보다 평등한 성의 실현이 단순히 이론이 아니라 현실임을 체득하고 따라 살게 될 것이다.그들은 좋은 스승을 만난 행복한 학생들이다. 김성옥 장안대교수 철학.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군사혁신”

    성웅 이순신 제독은 세계 최초의 철갑선인 거북선을 개발하고‘학익진(鶴翼陳)’전법을 창안하여 적은 군사력으로도 일본의 대규모 함대를 격파함으로써 세계전사에 찬란히 빛나는 업적을 달성하였다. 제2차 세계대전 초기 독일은 수적으로 열세한 군사력에도 불구하고 난공불락의 요새로 알려진 프랑스의 마지노선을 돌파하여 파리를 점령하였다.1차세계대전시 수년간 1,000만명의 인명 손실로도 얻을 수 없었던 성과를 6주만에 불과 수만명의 희생으로 달성한 것이다.이 경이적인 성과는 독일의 구데리안 장군이‘전격전’(Blitzkrieg)이란 획기적인 전법을 발전시키고 이에입각한 군사력을 건설함으로써 가능하였다. 아랍국가에 둘러싸인 작은 나라 이스라엘은 고유의 군사비책을 창조적으로발전시킴으로써 불리한 여건에서도 4차례에 걸친 전쟁에서 승리하였다. 지난 역사를 살펴보면 이와 같이 상대적으로 자원도 적고 병력수도 적은 나라가 승리를 거둔 사례가 많이 있다.그것은 시대를 뛰어 넘는 혁신적 차원에서 새로운 전쟁 수행 개념을 개발하고 이에 따른 군사력을 건설했기 때문이다. 오늘날 정보혁명으로 불리는 새로운 변화의 물결이 지구촌 전체로 급속하게확산되어 가고 있다. 이제까지의 산업문명 패러다임이 새로운 정보문명 패러다임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이러한 변화는 군사 분야에도 파급되어 전쟁수행의 개념과 방식을 근원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최근의 걸프전과 코소보전에서 생생하게 보았듯이 앞으로의 전쟁은 첨단 정보전,장거리 정밀 교전,사이버전 등의 양상을 띨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이에 따라 군사 선진국들은가속적으로 발전되고 있는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여 새로운 차원의 전력시스템을 개발하고 그에 상응한 전투 수행 개념과 조직 편성을 발전시키려는 군사 혁신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군도 이러한 정보화시대의 변화 물결에 발맞추어 ‘정보와 지식을 기반으로 하는 작지만 강한 군’을 만들기 위해 비전을 정립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군사 혁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미래전 상황에 적응할 수 있도록인력의 정예화,무기의 과학화,국방체제의 정보화를 적극 구현해 나감으로써선진형 국방 태세를 구축할 예정이다. 최근 우리 군이 장병들에게 인터넷 교육을 시키고 교육개혁을 통해 미래 안보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인재 양성에 주력하면서,미래 지향적인 방위력 개선을 추진해나가는 것도 모두 선진 정보화된 군을 육성하려는 군사 혁신 노력의 하나인 것이다. 趙成台 국방장관.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 21세기는 해양의 시대

    오는 31일은 5번째 맞는 ‘바다의 날’이다. ‘바다의 날’은 신라시대 세계 해상무역을 제패한 장보고 대사가 청해진을 설치한 때인 828년 5월을 기념해 정한 것이다.31일이 속한 주간은 바다주간으로 바다환경보호와 관련된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특히 올해 바다의 날은 새 천년을 맞아 해양한국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출발점이라는 데 그의미가 더욱 각별하다.‘국민과 함께 새천년의 바다로’를 주제로 정한 바다의 날을 맞아 우리 모두는 바다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다질 필요가있다. 일본에서는 매년 바다의 날인 7월20일을 법정공휴일로 정해 전국 각지에서국민적 행사를 펼치고 있다.미국도 95년 해운의 날을 정해 바다사랑 운동을전개하고 국민들의 해양의식 함양에 노력하고 있다. 21세기는 해양의 시대라고 한다.인간의 삶에 있어 바다가 그만큼 큰 비중을 차지해 가고 있는 것이다.인류문명의 발전과 함께 자원고갈은 인간이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지구면적의 71%를 차지하고 있는 해양은 미래자원의 공급지로 그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고,과학과 기술의 발달은 해양자원의 개발 및 이용가능성을 증대시켜 왔다.이러한 관점에서 각국은 해양자원 관할권을 확대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이다.따라서 해양국가로 성장하기 위한 많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선박건조기술은 세계적 수준이고 대륙과 바다를 연결하는 좋은 항만입지를 갖고 있어 해상물류의 중심지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자원이 부족한 우리로서는 바다가 주는 혜택을 잘 활용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해양수산부는 2003년까지 10만 청소년 해양세력을 양성할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미래의 주인공인 청소년들에게 해양체험 활동 및 해양교육을 통하여진취적인 해양개척정신을 함양하고,21세기 해양한국 건설에 이바지할 수 있는 해양세력을 양성하자는 것이다.현재 7만명 수준의 해양소년단이 바다사랑을 키워가고 있다.매년 2만5,000명씩 늘려 연안순례 해양학교운영 해양축제등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미래의 바다전문가가 되겠다는 꿈을 가꾸어 줄 계획이다. 올해 바다의 날 행사는 21세기 해양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한 전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서울에서 열린다.바다가 아닌 육지에서 바다의 꿈을펼쳐보일 계획이며 이 날이 국민축제로 자리잡기를 기대해 본다. 李恒圭 해양부 장관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디지털 디바이드’를 넘어서

    15세기 중반,서양에서는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 발명을 계기로 서적의 대량보급이 가능해지면서 일반인들도 고급 지식에 접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렸다.금속활자 발명은 종교개혁과 같은 문화적 혁신을 낳고 궁극적으로 사회전반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을 것이다. 오늘날 인터넷은 전세계의 방대한 지식과 정보를 방안에 앉아서 이용할 수있게 해 준다는 점에서 금속활자 발명보다 더욱 큰 변화가 예상된다.지식과정보가 부가가치 창출의 원천이 되는 지식정보화 사회에서는 인터넷이 곧 부와 권력으로 통하는 길로 인식되고 있다.과거 소수만이 독점하던 많은 정보가 인터넷을 통해 공개되면서 집단과 계층간의 지식과 정보의 간격이 줄어들게 되는 것은 인터넷의 가장 큰 사회적 효용의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과거 산업혁명의 과정에서 나타났던 소수 자본가와 다수 노동자간의빈부격차 확대 문제가 정보화 시대에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는 남아 있다. 즉, 산업사회에서의 소외계층은 상대적으로 적은 정보접근 기회와 낮은이용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계층간 정보격차의 확대는 정보화 시대의 ‘디지털 디바이드’(Digital Devide)라는 새로운 사회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이러한 ‘디지털 디바이드’ 문제는 정보화의 혜택이 사회구성원 모두에게골고루 돌아가는 밝고 건강한 정보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해결하고가야 할 중요한 과제다.정부에서도 이 문제를 정보화 촉진 정책과 동일한 비중으로 다루어나갈 계획이다. 청소년 시절부터 정보이용 능력을 충분히 배양하기 위해 전국 초·중·고등학교의 학내 전산망을 구축하고 학교 정보화 교육을 내실화 하는 것은 물론저소득층·장애인·주부·노년층 및 40∼50대 장년층 대상 정보화 교육을 실시하는 등 1,000만명 정보화 교육을 추진할 계획이다.또한 정보접근기회의확대를 위해 읍 지역 이상의 농어촌 지역에서도 금년 중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정보화 사회로 가는 길은 연령·소득·학력·거주지역 등에 관계없이 사회구성원 모두가 함께 가야 한다.정부의 정책 의지와 각자의관심과 노력을 더해 역사적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고 풍요로운 정보화의 과실을 모두가 향유할수 있도록 해 나가야 할 것이다. 安炳燁 정통부장관
  • 고속철 로비 의혹/ “철저수사”촉구 ‘불똥튈라’촉각

    *정치권 반응. 여야는 10일 프랑스 알스톰사의 고속철도 차량 선정 로비의혹과 관련,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그러면서도 이번 수사의 ‘불똥’이 정치권으로튀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웠다. ◆민주당 무엇보다 여야 영수회담에 이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의 단독 회동으로 무르익고 있는 정치권의 대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걱정했다.때문인지 공식 논평은 내지 않았다.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검찰이 수사를 하는 데 대해 당이 뭐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이윤수(李允洙) 의원은 “TGV 차량선정과 관련해 2,000억원 정도의 정치자금이 오갔다는 소문이 많았다”면서 “필요하다면 국정조사를 발동해서라도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화갑(韓和甲)지도위원은 97년 국정감사 때 펴낸 ‘경부고속건설사업의 문제점과 대안’이라는 정책 자료집을 복사·배포했다.그는 “고속전철 차종 선정과정에서 수억달러의 정치자금이 오갔다”고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공식 제기했다. ◆한나라당 검찰수사에 대해 또다른 의혹의 ‘눈초리’를 보냈다.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린다 김’ 로비사건에 대해 덮기로 일관하던 검찰이 유독이 사건에 대해서는 초고속 수사 태도를 보이는 점이 의아스럽다”면서 “미묘한 시기에,미묘한 사건을 통한,미묘한 분위기 조성의혹이 짙다”고 주장했다. 사건 당시 교체위원장이었던 양정규(梁正圭)부총재는 “구속된 로비스트들의 이름을 들은 적도 없다”면서 “여야를 초월해 의원들이 때 개별적으로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으며 이로 미루어 국회차원까지 영향력을행사하려는 시도는 없었던 것으로 생각한다”고 ‘무관함’을 강조했다.같은교체위원이었던 김형오(金炯旿)의원도 “당시 교체위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노선선정, 터널·교량부실 등 기술 또는 구조상의 문제점을 주로 지적했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자민련 김학원(金學元)대변인은 “검찰은 그동안 의혹속에 감춰진 고속철선정 비리사건을 철저히 규명해 국민적 의혹을 말끔히 씻어야 할 것”이라고주장했다. 오풍연 강동형기자 poongynn@. *수사 왜 늦었나. 검찰이 지난 97년 고속철도 차량선정 로비의혹 사건에 대해 내사를 벌이다돌연 중단한 것으로 알려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은 당시 서울지검 외사부가 이 사건을 첩보형태로 인지해 내사를 시작한뒤 호기춘(扈基瑃)씨와 로비스트 최만석씨의 불법 외환거래의 자금흐름을쫓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검찰은 최씨가 재미교포였고 호씨도 프랑스 알스톰사 지사장 카리유씨와 결혼한 뒤 외국출장이 잦아 두 사람을 동시에 수사하는데 어려움을 겪어 수사가 지지부진했다고 설명한다.검찰은 또 두 사람의 홍콩 계좌에 자금이 오갔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프랑스와 홍콩 수사당국에 공조요청을 했지만협조가 미흡해 수사기간이 상당히 소요될 수 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검찰은당시 수사를 맡았던 박성득(朴成得) 검사가 수원지검으로 자리를 옮기자 서울지검에서 사건기록을 넘겨받았지만 TGV 차량 도입시기를 둘러싸고 알스톰사와 우리 정부간에 위약금 시비가 불거져 나와 국익차원에서 수사를 진행시킬 수 없었다며 그때의 불가피한 상황을 거듭 해명했다. 그러나 대검 중수부가 수사기록을 넘겨받은 뒤 2년이나 내사만을 벌였다는점에서는 외부의 압력이나 정치적 상황이 고려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권교체 이후인 이 당시 검찰이 알스톰사가 TGV 차량공급업체로 선정된데정관계 인사들의 로비의혹에 대해 광범위한 내사를 벌이고 있었다는 점에서외부 압력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특히 차량업체 선정당시 활발한 로비활동을 벌이던 로비스트 최씨가 당시 장관을 지내던 H모씨 등과 청주고 동기동창생으로 접촉을 자주 가졌고 선정과정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했다는 소문이 유포됐다는 점에서 정관계 인사들에 대한 수사시기를 저울질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종락기자 jrlee@. *알스톰 한국지사 표정. 경부고속철도 차량 선정 과정에서 로비스트로 하여금 정·관계에 거액의 로비자금을 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프랑스 알스톰사 한국 지사인 서울 강남구 대치동 ‘알스톰 코리아’는 10일 외부인의 사무실 출입을 통제하는 등외부접촉이 단절된 상태다. 평소에는 사람들의 출입이 잦았으나 검찰이 사건을 발표한 9일 오후부터는 발길이 뚝 끊겼다. ◆검찰에 구속된 호기춘씨의 남편인 지사장 카리유씨는 이미 지난 주말 프랑스로 출국한데다,부사장 등 임원들도 이날 거의 출근하지 않아 사무실은 썰렁했다.직원들 몇 명만 사무실을 지키고 있었다. ◆옆 사무실의 한 회사원은 “평소에는 사람들이 분주하게 드나드는데 9일오후부터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면서 “특히 프랑스인들은 오늘 전혀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알스톰 코리아 직원들은 외부 전화가 쇄도하자 오전 10시쯤부터는 전화를 아예 받지 않고 향후 검찰 수사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전영우기자 ywchun@. *국내 로비스트 실태. 백두사업의 린다 김에 이어 경부고속철도 차량선정 과정에도 최만석씨가 로비스트로 활동한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로비스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에는 과연 몇명의 로비스트가 어떤 방식으로 활동을 하고 있을까. 국내에서 ‘로비스트’라는 직함을 내걸고 활동하고 있는 로비스트는 없다. 단어에서풍기는 어두운 이미지가 거부감을 주기 때문이다.다만 알스톰사 로비스트로 활동한 강귀희(姜貴姬·65)씨가 지난 98년 자전에세이집 ‘로비스트의 신화가 된 여자’에서 “나는 로비스트였다”라고 자신있게 나섰을 뿐이다. 로비 의혹이 가장 많이 제기된 군수분야에서 무기중개상을 로비스트라고 규정한다면 현재 국내에는 1,000여명의 로비스트가 이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린다 김도 이들 가운데 한명이다. 율곡사업 비리가 터지기 전까지 국방부는 중개상들로부터 등록을 받아 등록업체만 참여할 수 있도록 했으나 최근에는 투명성을 높인다는 이유로 무기도입 사안별로 중개상으로부터 등록을 받아 코드번호를 부여했다.지금까지 부여된 코드번호는 450여개다. 무기거래의 경우 거래액이 억달러에 이르는 고액은 거래액의 2%를,수백만달러의 소액은 거래액의 5%를 로비스트가 커미션으로 수수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로비스트는 비단 군수분야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3월 국내 대기업 S사는 정부 부처 실세 국장 출신인 A씨를 사외이사로선임했다. A씨는 퇴직후 모 업체의 ‘고문’으로 영입돼 활동하고 있었다.이회사에는 A씨 말고도 고위공직자 출신 10여명이 ‘고문’으로 위촉돼 있다. 이들에게는 평상시에는 자신의 전문 영역에 속하는 분야의 인사들을 만나‘세상 돌아가는 얘기’나 하는 게 전부지만 업계에서는 이들을 로비스트로단정한다.‘전관예우’와 ‘인맥’에 의존하는 ‘한국적 로비’ 행태에서 로비스트로서의 이들의 역할은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원래 로비(Lobby)의 사전적 의미는 영국이나 미국 의사당에서 의원이 원외인사들과 접견하는 별실을 뜻한다.‘은밀한 거래’가 이뤄지는 공간인 셈이다. 그러나 로비를 부정적으로만 인식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팽팽하다.특히세계가 하나의 시장으로 변하고 있는 현실에서 로비와 로비스트를 ‘필요악’으로 인식,오히려 국익에 도움이 되는 로비스트를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도높다. 박홍환기자 stinger@. *'로비스트' 최만석 어디 숨었나. 고속철도 차량선정 로비의혹 사건으로 수배를 받고 있는 ‘로비스트’최만석씨(59)의 행방이 묘연해지면서 검찰이 초조해졌다. 지난 10일 검찰 고위관계자는 “솔직히 머리카락 하나 보이지 않는다”고독백처럼 말했다.또다른 검찰 고위관계자는 “사건이 표면화돼 최씨 검거가더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최씨는 이 사건 전모를 밝혀줄 ‘열쇠’를 쥐고 있는 인물.때문에 검찰로서는 반드시 최씨의 신병을 확보해야만 한다. 더욱이 최씨가 지난해 대검청사에서 한차례 조사받고 나간 뒤 잠적한 것으로 알려져 검찰의 입장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현재까지 최씨의 행방은 전혀 파악되지 않고 있다.검찰측은 지난해말 입국한 최씨가 이후 출국한 흔적이 없다는 사실을 내세우며 국내 모처에 잠적해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재미동포인 최씨가 이미 미국여권을 이용해 출국했다는얘기가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검찰도 일단 “정상적으로 출국할 수는없다”고 전제하면서도 “위조여권을 이용하거나 밀항했을 가능성을 완전히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국내에 있다면 최씨는 자신이고속철도 차량선정 과정에서 로비를 벌인 대상자들의 비호를 받으면서 ‘안가(安家)’에 은신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이과정에서 폭넓은 정계 인맥을 활용했을 수도 있다.벌써부터 검찰 주변에서는 최씨의 잠적이 장기화하면서 ‘제2의 박노항’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박홍환기자. *沈在淪씨, 扈씨 변호 눈길. 대검찰청 중수부장으로 재직하던 심재륜(沈在淪·56·사시7회) 변호사가 경부고속철도 차량선정과 관련, 사례금을 받아 대검 중수부에 구속된 호기춘씨의 변호를 맡아 눈길을 끌고 있다. 심 변호사는 “알스톰사에서 근무하는 고교 후배가 간곡히 부탁해 어쩔 수없이 이번 사건에 대해 변호를 맡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까지 이번 사건의 실체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고 전제하면서 “그러나 호씨가 로비사건에 연루됐지만 평범한 가정주부에 불과하다”며 의뢰인을 변호했다. 심 변호사는 이어 “호씨는 알스톰사의 에이전트로서 정당한 로비 활동의대가를 받기로 약속한 것일 뿐이고 로비부분은 호씨에게 먼저 접근해 온 최만석씨가 전담했다”면서 “외국에서는 죄가 되지 않는 이런 활동이 국내에서는 알선수재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른 것 같다”며 호씨에대한 변호에 자신감을 보였다. 심 변호사는 97년초 한보사건 재수사 착수로 대검 수사팀이 교체되자 이른바 ‘검찰드림팀’을 이끄는 중수부장을 맡은뒤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의차남 김현철(金賢哲)씨를 구속수사했다. 그는 지난해 대구고검장 재직시 항명파동과 관련,해임된 뒤 현재 고등법원에서 복직소송을 진행중에 있다. 이종락기자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남’을 위한 배려

    국제선 비행기를 타면 ‘다음 사용자의 편의를 위해’ 사용한 종이수건으로세면대를 닦아 줄 것을 승객에게 권유하는 안내문이 세면장에 붙어 있는 것을 볼수 있다.남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가득한 말이다. 필자는 직업상 비행기를 많이 타게 되는데,우리 국적 비행기를 타보면 이권유대로 세면대가 말끔하게 정리돼 있지 않은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그 흐트러진 모습이 외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흐리게 할까 염려돼 필자는비행기 세면장에 들어가 남의 뒤처리를 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아무래도 우리는 남을 위한 배려에 인색한 모양이다.서로 먼저 가려는 운전자들로 정체된 도로에서부터 쓰고난 물건들을 아무렇게나 늘어놓고 나가는공중목욕탕에 이르기까지 그 예는 우리 주변에서 얼마든지 볼수 있다. 남을 위한 배려에 인색함은 기본적으로 ‘우리’와 ‘남’을 철저하게 구분하는 심리에서 연유되지 않았는지 생각된다.오랜 세월 우리나라에서 살고 있는 외국인들도 같은 평가를 한다. 수십년간 한국의 대학교단에 서 온 한 미국인 노교수는 캠퍼스를 떠나 버스를 타면 승객들의 차가운 표정 때문에 아직도 자신이 이방인이라는 섭섭함을느낀다고 한다. 승객들 가운데 제자들이 있기라도 하면 그 반대로 지나치게친절하고 아는 티를 내기에,이 역시 공공장소인 버스에서는 쑥스럽다는 것이다.‘남’일 때는 한없이 냉담하고 ‘우리’일 때는 지나치게 끈끈하다는 관찰이다. 우리에게 ‘우리’란 혈연·지연·학연 등의 연고나 소속감을 공유하는 사람들을 포함한다.‘남’은 그런 공유점이 없는,상관없는 사람들이다.가족이든 직장이든 ‘우리’안에서는 서로를 감싸주며 잘못된 일도 너그럽게 덮어주는 배려가 있다.그러나 ‘우리’를 벗어나면 매몰차고 무관심하다. 이처럼 우리의 심리 가운데 ‘우리’와 ‘남’ 사이의 경계가 유난히도 높은 것은 수천년 한 곳에서 단일민족으로 살면서,이민족과 더불어 지내야 했던 역사적 경험이 부족했던 것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그러나 ‘남’과 어울리기를 마다하고 ‘남’을 위하지 않는 배타적 심리로는 모든 경계가 무너지고 국경이 무의미해지고 있는 오늘날의 세계화의 시대에서는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 ‘남’을 위한 배려는 가까운 곳에서부터 시작된다.나와 무관한 이름모를사람들일지라도 잠시 같은 공간에 머무는 타인들을 예의로 대하며 그들에게나로 인한 불편함이 없도록 배려하는 마음가짐과 습관을 길러야 한다.나아가 ‘우리’의 울타리 안에 안주하지 말고 그 너머에 있는 ‘남’들을 지구촌의 이웃으로 생각하며 그들과의 ‘섞임’에 능동적으로 나서야 한다. 민주사회를 지탱해 주는 두 개의 기둥은 권리와 의무다.권리행사에는 ‘남’을 위한 배려가 앞서고 의무에는 ‘우리’와 ‘나’가 그 실천주체가 되는회가 진정 질서와 조화, 평화와 안정을 희구하는 민주사회가 아니겠나 되새겨 본다. 李廷彬 외교부장관.
  • ‘참가족’일깨우는 책 ‘봇물’

    5월은 가정의 달.가족들이 단란한 시간을 함께하려고 여느 때보다 한층 더노력하는 달이다.손을 맞잡고 나들이를 하거나 선물을 주고받으며 도타운 정을 나누기도 한다. 가족 간의 사랑을 확인하고 키워가는데는 다른 사람의 경험도 큰 보탬이 된다.그래서인지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일깨워주고 방법론까지 제시하는 신간들이 이달 들어 풍성하게 나왔다. ‘가시고기 아빠 장종수씨 그리고 한결이와 새힘이 이야기’(예림당,값 5,000원)는 부인 없이도 5년째 두 아이를 밝게 키워가는 저자 가족의 애환을 그렸다.알을 낳자마자 떠나버리는 어미를 대신해 자신의 살까지 내어주는 아비가시고기를 닮았다. 그는 왼쪽 팔이 성치 않다.부인은 사이비종교에 빠져 큰 빚만 남긴 채 사라졌다.야간 간병일과 구연동화가로 근근이 생계를 꾸려간다.물질적으론 항상부족해도 아이들에게 늘 웃음을 선사하려고 애쓴다.‘일요일은 일단 웃는 날’을 위시해 일주일 내내 웃도록 웃음달력을 만드는 등 유머를 즐긴다.도시락을 쌀 때나 집을 비울 때 짧지만 사랑이 담긴 쪽지편지를전한다.매일밤아이들을 품고 동화를 읽어준다.방송국 주최 동화구연대회에서 대상을 받을정도로 수준급이다. 초등학교 6학년 딸이 ‘엄마 찾아 3만리’ 독후감 숙제를 받아와서는 “왜하필 그 책이냐”며 펑펑 울 때,위험한 놀이를 계속하는 딸에게 신문지 몽둥이로 매를 가할 때는 가슴이 미어지는 듯 했다.그러나 대화와 사랑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98년에는 ‘올해의 좋은 아버지상’을 탔다. 어린이들이 어려운 일을 당하더라도 절망하지 않고 맑게 자랄 수 있고,부모들도 의지와 노력만 있다면 어린이의 세계를 이해하고 함께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이 책은 던진다. ‘젖병을 든 아빠,아이와 함께 크는 이야기’(돌베개,값 8,000원)는 늦깎이아빠 이강옥 교수(영남대 국어교육과)가 첫 아이를 홀로 키운 육아에세이다. 부인의 유학으로 젖먹이 때부터 세살 무렵까지 한시적이기는 했다.그러나그간 겪은 고초는 이루 말할 수 없다.밤마다 울어대는 아이 때문에 14일동안불면증에 시달리면서도 진정 화를 내본 적이 없단다.아이 업고 젖병 들고제자의 결혼식에참석하기도 했다.그러는 사이에 “내 빈약한 젖꼭지에서도젖이 흘러내리는 듯”할 정도로 모성이 무르익어갔다. 저자는 육아가 여성의 몫이 아니라 아빠의 행복한 권리라고 단호하게 말한다.아이가 자신을 키우는 또다른 ‘아이’를 넉넉하고 참을성 있는 어른이되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나의 아버지 나의 어머니’(뜨란,박지민 옮김,값 7,000원)는 중국 인민일보 사진기자 지아오보(焦波)가 60여년 동안 해로한 80대 노부모의 최근 20년간 모습을 꾸밈없이 촬영한 사진과 100년에 걸친 가족사,산동지방 산촌의 정감어린 삶의 풍경에 대한 추억을 담은 사진산문집이다.험난한 세월을 이겨낸부모세대의 강인한 의지와 가족을 위한 희생이 우리에게도 낯설게 느껴지지만은 않는다. ‘엄마 아빠,사랑해요’(씨앗가게,값 6,000원)는 초등학생들이 부모와 대화를 통해 직접 글을 쓰고 초상화와 삽화도 그려넣은 부모님 전기다.저자 서성원 교사(상천초등학교)는 이 교육프로그램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나침반출판사는 아들과 딸의 인생을 잡아줄 지침서인 아버지 학교 시리즈 1,2권을 냈다.마이클 패리스 지음,값6,000원김주혁기자 jhkm@
  • ‘집은 사람’ 독특하게 꾸미자

    요즘 상당수 도시인들은 획일화된 콘크리트 아파트에 묻혀산다.하루 종일땅을 밟아보지 못하는 날도 허다하다.근사한 단독주택이나 전원주택을 한번쯤은 그려본다.하지만 바삐 돌아가는 세상사와 현실적 제약 때문이든,아파트의 편리함에 이끌려서든 그같은 꿈을 현실화하기는 쉽지 않다. 나만의 독특한 집을 꾸밀 수는 없을까.건축가 김진애씨의 집에 관한 에세이집 ‘이 집은 누구인가’(한길사)는 이같은 고민 여행을 떠나볼 수 있는 디딤돌을 제공한다. 서울포럼 대표이자 타임지가 선정한 ‘21세기 100인의 지도자’ 중 한명인저자는 집에도 인격이 있고 남녀가 있다고 강조한다.집에 대한 고정관념에의문을 던지면서 ‘집에 에로스를 표현하자’는 등 집에 대한 12가지 생각을풀어놓는다. 단순히 건축 전문지식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독자들이 각자의 느낌을 더듬어 자신의 집을 그려갈 수 있도록 평범하게 집 이야기를 해나간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자기가 생각하는 자기 모습으로 집을 바꾸어 보려 들지도모르겠다. 김주혁기자 jhkm@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국가안보와 ‘노블리스 오블리제’

    소련과 동구권이 붕괴되고 독일이 통일되었을 때 전 세계는 냉전종식과 함께 오직 평화만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그러나 그 예상은 철저하게 빗나갔다. 국지적 분쟁은 오히려 증가했고 지금 이 시각에도 체첸 등 무려 77개 지역이 불타고 있다.더욱이 한반도는 세계 유일의 냉전지대로서 남북대치상황이 언제 해소될지 예측하기 어려우며 냉전 종식으로 통일이 된다 해도 주변 4강의틈바구니 속에서 안보상황을 낙관하기 어렵다. 안보상황이 어떻게 변하든 우리에게 절대 중요한 것은 국가안보에 대한 확고한 보장이다.역사가들은 우리나라가 931회의 외침을 받았다고 말한다.따지고 보면 최근 100년 동안에만도 1894년 청일전쟁을 비롯해 러일,중일,태평양전쟁,6·25전쟁 등 다섯 차례의 참혹한 전쟁을 겪어야 했다.왜 우리 민족은이토록 엄청난 수난을 반복해서 겪어야만 했는가? 그것은 나라를 스스로의힘으로 지키겠다는 자위정신,상무정신(尙武精神)대신 주변 강대국에 의존하려는 사대정신(事大精神)에 젖어 스스로 지킬 힘을 키우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국제사회에는 영원한 강자도 없고 국가이익 앞에 영원한 적도,우방도 없다는 단순한 진리를 깨닫지 못한 결과이다.평화는 결코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오로지 스스로 지킬 ‘힘’이 있을 때만 가능한 것이다.여기서 간과해서 안될 것은 물리적 힘의 원천은 정신력,곧 ‘국민정신’이라는 것이다.영국의 기사도 정신,미국의 프론티어 정신,일본의 사무라이 정신,이스라엘의시오니즘 등 강한 국민정신을 가진 나라는 영토의 크고 작음을 떠나 외침을막고 강한 나라로 발전하여 왔다.그리고 이들 국민정신의 바탕에는 예외 없이 지도층의 솔선수범,즉 ‘노블리스 오블리제’정신이 깔려있다.지도층의솔선수범 없는 국민정신의 결집은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영국의 명망 있는 지도층 자제가 입학하는 이튼 칼리지 졸업생 중 무려 2,000여명이 1,2차 세계대전에서 전사했고 엘리자베스 여왕의 차남 앤드루왕자는 포클랜드전쟁시 위험한 전투헬기 조종사로 참전했다.6·25전쟁 중 미국은 지도층 자제 140여명이 참전하여 30여명이 죽거나 부상당하였으며 특히 당시 유엔군사령관이었던 밴플리트 장군은 두 아들을 그가 지휘하던 6·25전쟁터에서 잃었고,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아들도 낙동강전투에 참전하였다.또한중국의 모택동도 아들을 6·25전쟁터에서 잃었는데 ‘내 아들의 시신은 제일 마지막에 찾아 오라’고 지시,결국 포기케 했다고 한다.이렇듯 참전국 지도자들의 숙연한 일화는 있어도 정작 우리 나라 지도층의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 통계에 의하면 아직도 우리나라 지도층의 병역 이행률은 국민 평균율에 훨씬 못미친다고 한다.‘노블리스’(명예)만 있고 ‘오블리제’(의무)가 없는국가의 미래는 결코 밝다고 할 수 없다.격동의 21세기를 맞이하면서,우리 나라는 우리의 힘으로 지킨다는 국민정신과 지도층의 솔선수범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최근 병역을 면제받고도 재검을 신청하여 입대하는가 하면 병역을 필하고도 다시 입대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어 우리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국민적 본보기가 될 값지고 소중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趙成台 국방장관
  • [각료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미래의 식량공급 기지

    세계는 인구 증가와 농업 투자 감소로 식량난이 급격히 가중되고 있으며,여기에 주기적인 기상 이변으로 인해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미국의 월드워치연구소는 이대로 가면 2015년에는 전 세계 인구가 식량난에 봉착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세계식량기구(FAO)도 식량난으로 인한 곡물 파동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농업은 이미 그 한계를 보인 지 오래다. 이런 어두운 전망을 접할 때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인류의 희망찬 미래도식량의 안정적인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세계 각국이 인류의식량난을 타개하기 위해 해양에 눈을 돌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수산물은 수면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생산량을 배가시킬 뿐만 아니라남극의 크릴과 같은 미(未)이용 자원이 많아 필요에 따라 추가적인 생산이가능하다.육류에 비해 맛과 영양이 뛰어나고 수산물 섭취가 인간의 건강을유지시키는 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은 과학적·임상적으로 밝혀진사실이다. 수산물이 이처럼 대체식량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우리의 어족자원은 남획과바다 오염,매립·간척 등으로 최근 들어 급격하게 고갈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가장 큰 원인은 산업화에 따른 오염과 도시생활 오폐수의 유입 등이다.어업인들 스스로 바다를 가꾸려는 인식과 공중의식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미국에서는 낚시를 하려면 먼저 라이선스(면허)를 사야 하고 계절별로 어종과 크기를 정해 엄격하게 지키는 모습을 봤다.몇㎝ 이상 되는 고기만 낚시로잡으라고 고시를 하면 반드시 그 법을 지킨다. 게의 경우 1달러 지폐 크기를기준으로 삼아 지폐를 꺼내 자기가 잡은 게의 크기를 재 보는 것은 무척 인상적이었다.몸 길이가 짧은 고기는 다시 바다에 놓아줌으로써 자원을 조성하고 어업질서를 지키는 것이다. 우리가 좀더 많은 수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으려면 천혜의 자원 보고(寶庫)인 바다를 잘 가꾸어야 한다.미래의 건강 식량을 공급하는 기지로 만드는일에 우리 모두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수산물의 식량화야말로 날로 치열해가는 자원 국수주의 추세 속에서 우리가 생존할 수 있는 마지막 전략이며,국민 건강을 지키는 첩경이 될 것이다. 이항규 해양부장관.
  • 말못하는 식물도 마음이 있다

    식물에도 마음이 있을까.식물이 마음을 갖고 있다면 인간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과학자들에 따르면 식물들은 아름다운 음악을 좋아하고 소음은 싫어한다.또 멋을 내거나 수줍음을 타고 스트레스가 심하면 자살을 시도하기도 한다. 최근 식물에 관한 이런 신비한 이야기를 다룬 책들이 잇달아 나와 독자를손짓하고 있다.‘식물은 왜 바흐를 좋아할까’(중앙 M&B,값 8,000원)와 ‘식물의 마음을 모르고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마라(책만드는 식물추장,값 2만2,000원). 우선 ‘식물은 왜 바흐를 좋아할까’는 식물의 감성과 본능,사회성 등을 두루 설명해준다.저자는 ‘신갈나무 투쟁기’를 썼던 차윤정 박사.‘신갈나무…’는 딱딱한 과학을 소설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 큰 인기를 모았었다. ‘지난 60년대 말 미국에서 거짓말탐지기를 이용해 식물의 자극과 반응을연구한 결과 식물을 죽이는 직업을 가진 사람과 대면하면 식물들이 아무런반응을 보이지 않다가 그가 떠난 뒤에야 반응을 나타냈다.이는 식물들이 자기방어를 위해 사람들이 그러하듯 잠시 실신한 것이다’‘아프리카의 한 부족은 나무를 쓰러뜨릴 때 온 주민이 나무를 둘러싸고 사흘 낮밤을 소리친다.그러면 나무가 혼이 나가 그만 쓰러진다.나무가 소리에예민함을 알려주는 것이다.나무는 특히 바흐의 오르간 연주와 인도 전통음악을 좋아한다’ ‘식물은 왜…’는 수많은 과학적 실험 결과와 사례를 이처럼 인용하며 식물의 생태를 사람들에게 전해준다.여기에 저자의 일상적인 경험과 감성을 섞어 에세이식으로 책을 펼친다. 저자는 책에서 “식물은 우리들에게서 이미 퇴화된 순수 그 자체의 감성을품고 있는지 모른다”고 토로한다. ‘식물의 마음을…’ 역시 ‘인간이 식물과 더불어 존재하려고 할 때 식물은 인간에게 다가와 마음을 열고 인간을 위해 희생한다’고 주장한다.저자는‘독도의 야생화’‘한국의 야생화’ 등을 지은 김태정씨. 책은 가지 갈대 감 감자 고사리 구기자 등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식물을다룬다.이들 식물에 얽힌 이야기에 약을 쓰일 수 있는 방법,화보 등을 곁들이고 있다.이 책은 1부며 저자는 조만간 2부를 펴내고 봉선화 부추살구나무엉겅퀴 할미꽃 등 31가지 식물을 다룰 예정이다. 이들 책은 공통적으로 식물의 생태를 통해 사람의 마음을 ‘원형’쪽으로회귀시키고자 하는 노력을 담고 있다. 박재범기자 jaebum@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온‘오프라인의 ‘윈윈전략’

    인터넷 혁명으로 인한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의 등장과 변화의 물결은 기업환경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소비자는 클릭 한 번으로 세계 어느 곳의 상품이라도 구입할 수 있게 되어선택의 폭이 무한히 넓어지지만 기업에는 세계 1위 기업만이 살아남는 무한경쟁의 새로운 도전을 던져주고 있다. 소비자의 요구는 끊임없이 변화하고,제품 수명주기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효율적 조직운영과 비용절감은 기본적인 요구가 되고 있고 기업들은 가장 훌륭한 제품과 서비스,가장 저렴한 가격이라는 난제를 풀어가야만 하는 상황이되었다. 선진 기업들은 이미 인터넷 등 정보기술의 활용과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인터넷 시대의 새로운 주도권 확보를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해나가고 있다. 물류업체인 페더럴 익스프레스사는 전자우편과 운송추적시스템 등 체계적인 정보시스템을 통해 수백만 건의 화물운송에 정시배달률이 99.5% 이상이라고 한다.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사는 1,700여개의 협력업체와 디자인팀,생산공정을 인터넷을 통해 연결하여 항공기 제작 기간을 7년에서 4년으로 단축했다.또 최근에는 AOL과 타임워너의 예와 같이 이른바 온라인과 오프라인 기업간에 서로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여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하기 위한 제휴·결합 등도 숨가쁘게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선진 기업들의 쉴새없는 움직임 속에서 우리 기업들도 조직 내부의지식정보 창출·축적·활용 및 정보기술과 네트워크화를 통한 경쟁력 제고에 만전을 기해 나가야 한다.기업의 경쟁력은 곧 국가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만큼 정부도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이다. 그러나 최근 자동차 노조와 인터넷 자동차판매 사이트간의 문제와 같이 인터넷이 야기하는 단기적인 문제들도 간과할 수 없다.어느 세계적인 신발업체는 기존 유통망을 통해서는 중저가 상품,인터넷을 통해서는 고품질·고가의제품을 판매하여 이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했다고 한다. 기존 산업과의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적극적인 재교육과 기존유통채널 통합 및 사이버화 등을 통해 인터넷 환경에서의 기업 경쟁력을 극대화하여 공존공영할 수 있는 현명한 길을 지속적으로 찾아나가야 할 것이다. 安炳燁 정통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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