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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기획과 예산 그리고 나

    기획예산처 책임자로 임명되어 11년 만에 다시 예산 업무를 맡게 됐다.실무 책임자로 일했던 옛 경제기획원 시절과는 달리 이번에는 예산만 다루는 게 아니라 공공부문의 재정 및 행정개혁까지 총괄하게돼 한층 어깨가 무겁다. 세계화의 거센 파도가 국경을 비웃으며 사정 없이 밀려드는 21세기무한 경쟁시대에 우리나라의 한정된 자원을 가장 지혜롭게,그리고 최대한 효율적으로 집결·배분·집행할 수 있게끔 정부가 솔선수범하는일에 앞장서는 것이 국민과 임명권자에 대한 필자의 으뜸가는 책무라고 나름대로 여기고 있다. 기획과 예산이란 원래 동정의 앞뒷면과 같은 것이다.둘을 서로 떼어생각할 수 없다. 순서로 보면 기획이 먼저다.좋은 기획이 있어야 그것에 맞춘 예산이 나오게 돼 있다.기획이 제대로 되고 그것을 뒷바침하는 예산이 알맞게 주어진다면 기획의 본래 취지를 온전하게 살리면서 사업을 순조롭게 집행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기획이 훌륭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집행할예산이 없으면 애당초 기획이 없었던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예산 또한 기획 못지않게 중요하다. 미국 포드자동차 사장으로 있다가 고(故)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요청으로 입각해 61년부터 67년까지 국방장관을 지낸 로버트 맥나마라는 흔히 미국의 베트남전 참전을 지휘한 민간 지도자로 널리 알려져있다.그는 지난 95년 베트남전을 회고한 역저 ‘되돌아본다-베트남의비극과 교훈’을 펴내기도 하였다.국방장관에서 물러난 뒤에는 세계은행 총재를 지냈지만 사람들은 ‘맥나마라’라고 하면 곧바로 베트남전을 떠올린다. 맥나마라는 베트남전의 명 지휘관이기도 했지만 탁월한 예산제도 수립의 공로자이기도 하다.그가 국방부를 맡기 전 방대한 미국 국방예산은 방만하게 집행되고 있었다.그러나 포드에서 경영 수업을 쌓은그가 펜타곤(국방부) 책임자로 들어가면서 국방예산에는 선진적인 PPBS(프로그램 기획예산제도)가 본격적으로 도입되어 예산운용에 신기원이 수립됐다. 사업 하나하나를 꼼꼼히 기획하여 그에 합당한 예산을 책정하는 것이야말로 국가 안보를 맨 앞에서 책임진 미국 국방부에는 전투력 향상에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었을 것이다.맥나마라 장관이 40년 전 세워놓은 예산시스템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미국 국방예산 편성의 기본뼈대가 돼 있다. 경험을 쌓은 일이라며 쉬워하지도 않거니와 한동안 멀리했던 일이라며 어려워하지도 않는다.2차대전 영웅 몽고메리 원수의 이 말을 명심할 뿐이다.“계획(plan) 자체는 아무 것도 아닐지 몰라도 기획(planning)은 모든 것이다” 田允喆 기획예산처장관
  • [각료 에세이] 열린마음으로/ 미래지향적 금융감독

    필자가 금융감독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가장 많이 강조해온 용어가수요자 중심, 시장친화적인 금융감독이다.이에 대해 금융권 안팎에서받아들이는 느낌은 다양한 것같다. 일부에서는 이제 금융구조조정이나 개혁보다는 금융시장안정에 우선을 두는 보호적인 감독정책이 추진될 것이라는 성급한 판단을 하는 경우도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수요자 중심·시장친화적인 금융감독정책을 추진한다 하여 금융개혁이나 구조조정을 도외시하거나 등한시한다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오히려 금융개혁을 더욱 촉진하여 우리 금융의 선진화와 국제경쟁력 제고를 조기에 이룩하자는 것이다. 금융을 포함한 모든 분야의 개혁은 이를 필요로 하는 측의 요구(Needs)와 시장환경의 변화과정에서 야기되는 것이다.20세기 후반부터 세계금융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금융개혁 과정을 보자.미국 금융기관들은 1970년대 두차례에 걸친 석유파동 및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수익력이 급속히 악화됐다.그러나 기존의 금융규제를 완화해 금융기관의 변혁 노력을 수용하고 지원한 것이 금융혁신으로 이어지고 세계금융을 주도하는 수준의 국제경쟁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이 금융개혁과 구조조정의 핵심은 금융수요자의 편익제고와금융의 국제경쟁력 향상이다.이에 대한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역할이요구되고 있다.금융시장의 변화와 흐름을 보다 활성화하여 금융의 선진화를 앞당겨야 한다.이것이 수요자 중심·시장친화적인 감독이다. 우선 금융감독관련 법규와 규제가 디지털 경제,인터넷 거래,글로벌금융시대 등 변화된 금융시장 환경에 맞게 재정비되어야 한다.이를위해 시장원리에 의한 자유로운 경쟁이나 금융기관의 창의와 혁신을제약하는 규제들은 없애나갈 생각이다.그대신 겸업화,대형화,국제화그리고 사이버 금융거래의 활성화 등을 뒷받침할 수 있는 각종 제도적 장치들을 마련해갈 것이다.불공정거래나 도덕적 해이 등 반시장적인 금융활동에 대한 규제는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감독당국은 금융기관에 군림하는 기관이 돼서는 안된다.금융의 원활한 시장흐름을 지원하고 금융의 선진화를 유도하는서비스기관이 돼야한다.부드럽고 유연하면서도 시장의 룰과 규칙을엄격히 적용해나가야 한다.수요자 중심,시장친화적인 감독은 우리 금융의 경쟁력 제고에 이바지하는 미래지향적인 감독을 의미하는 것이다. 李瑾榮 금감위원장.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21세기 한반도의 국토비전

    인류의 역사는 자연과의 싸움이었다.추위를 이기기 위해 움막을 지었고,농사를 짓기 위해 수로를 만들었다.이 자연과의 싸움에서 이긴민족은 융성했고,그렇지 못한 민족은 쇠퇴의 길을 걸었다. 인류의 국토개발사에 비춰볼 때 우리의 국토개발사는 일천하기만 하다. 굶주림과 싸우면서 하나밖에 없는 국토를 맨주먹으로 일궈온 지난 40년.짧은 시간 안에 우리는 눈부신 발전을 거듭했다.전국으로 뻗은고속도로,해운,항공,다목적댐,산업단지가 이를 증명해준다.70년대까지만 해도 즐비했던 달동네는 이제 추억처럼 사라지고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송사리 잡고 미역감던 개울은 사라지고 산중턱을잘라내는 도로건설로 생태계가 파괴됐다.마을 어귀마다 빼곡했던 나무는 베어져 나가 훈훈한 정마저 떠났다.그래서 개발의 이면에 묻혀버린 자연과 과거에 대한 그리움이 강하게 살아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국토개발을 이뤘다고는 하지만 선진국 수준의 국토개발을 따라잡기엔 아직도 멀었다.도로시설만 보아도 미국의 10분의 1,일본의 5분의1에 불과하다.주택,공공시설도 선진국 수준에 턱없이 부족하고 삶의질도 낮은 수준이다. 환경파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환경’도 ‘개발’도 우리가 살아가는데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그렇다면 이제 ‘개발’이냐 ‘환경’이냐의 이분론적 논쟁은 의미 없는 것이 돼 버렸다. 환경과 개발은 자연과 인간이라는 커다란 틀 속에서 한 몸이 되어야한다. 모든 개발은 인간의 환경을 증진하는 쪽으로 추진돼야 하고,모든 환경은 인간의 삶을 보다 낫게 하는 방향으로 보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개발과 환경은 인간의 삶을 싣고 가는 수레의 두 바퀴나 다름없다. 한쪽이 앞서거나 뒤처지면 인간의 삶은 그만큼 가치를 잃어버리게 된다는 사실을 깊이 깨달을 필요가 있다. 지난 반세기 동안 두동강났던 한반도를 다시 잇는 사업이 본격 추진되고 있다.경의선이 복원되면 우리 민족은 중국과 시베리아를 거쳐유럽까지 뻗어나갈 수 있다.지금이야말로 21세기 한반도의 웅비를 그려야 할 때다.새 천년에 우리가 좇아야 할 국토의 비전을 세워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통일시대에 대비하고 후손에게 자랑스럽게 물려줄 국토개발계획을수립해야 한다.토지제도를 정비하고,주거·산업문제,환경문제도 해결해야 한다.이런 통합의 바탕 위에서 각종 도로,철도도 연결돼야 한다.가장 쉬우면서도 어려운 것은 지역간 통합이다.지역간의 서운한 감정은 털어버리고 남북한 국토의 균형개발,도시와 농촌의 생활격차를줄이는 국토개발-이것이 통일국토의 비전이다. 金允起 건교부장관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일과 직분의식

    인간은 살면서 누구나 일을 한다.그것은 자기의 가치를 만들어 내기 위한 정신적 또는 육체적인 활동이다. 일에는 호구지책으로 임하는 생업(生業),전문가 의식을 가지고 임하는 직업(職業)이 있는가 하면 일을 통하여 보람을 찾고 삶의 기쁨을누리는 천직(天職)이 있다. 베버는 직업이라는 말에는 ‘신으로부터 부여받은 임무’ 라는 의미를 담은 ‘천직’(calling) 개념이 함축돼 있다고 했고 직업이라는영어 ‘보케이션’(vocation)은 ‘종교적 생활에서 신의 부름’이라는 깊은 뜻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이 사회에 참여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중 하나가 자신의 직업을 통해서이다.우리는 직업을 통하여 사회의 기능 가운데 일부를 맡아 수행하게 되고 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직업은 각자가 맡은 직분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직분의 원래 의미는 ‘시종 드는 사람’‘종’ 등이다.직분(職分)에서 ‘職’자는 ‘벼슬 직’ 또는 ‘맡을 직’자이고 ‘分’은 자기에게 주어진 사회적 책임의 몫이라고 말할 수 있다.영어로는 ‘오커페이션’(occupation)이라고 하는데,그 의미는 점거,점령한다.또는 (어떤 일에)종사한다는 의미를 가지는 말이다. 직분은 어떤 위치를 차지하여 여러 관계 사이를 원활하게 한다는 개념이다.마땅히 거기 있어야 모든 것들이 원활하게 된다는 뜻이다. 최근 들어 이기적이고 물질적 만족을 우위에 두는 직업관이 두드러지고 있다.올바른 현상이 아니다. 지금 우리는 더불어 살아가는 일에 여전히 익숙지 못한 것 같다.우리가 함께 사는 데 서툰 것은 갑작스러운 경제성장으로 과거보다 훨씬 풍요로운 생활 속에서 존재의식보다는 소유의식이 더 강해져서인지도 모른다.검소와 절제의 미덕을 잃어버린 탓이다. 목전에 보이는것,계량 가능한 것만으로 기준을 삼다 보니 본질을 간과하고 있다. 자본주의에서 이기주의는 발전의 동인이 되겠지만 거기에는 반드시공존의 규칙과 윤리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일단 이익에서 멀다고생각한다면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마는 것이 요즈음의 세태로 우리삶을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집을 떠받치고 있는 주춧돌이나 기둥을 각자 자기 것이라고 뽑아 간다면 그 집이 온전할 리 있겠는가? 상궤를 벗어난 최근의 사회 현상을 보면서 자기 직업에서 철저한 소명 의식,천직 의식,직분 의식과전문 의식을 갖는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절감하게 된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더불어 사는 따뜻한 마음을 가질 때 우리 사회는 더욱 살기 좋은 사회가 될 것이다. 崔仁基 행정자치부장관
  • 최인호씨 월간샘터 연작소설 ‘가족’

    소설가 최인호가 지난 75년 9월호부터 월간 ‘샘터’에 연재해온 ‘가족’이란 연작소설이 이번 9월호로 300회에 달했다. 25년간 단 한번도 거르지 않아 한국 잡지 사상 최초인 이같은 대기록을 세운 ‘가족’은 회당 원고지 20장의 분량으로 가정에서 겪고깨달은 것들을 담은 에세이성 소설.이제까지 샘터사에서 5권까지 출간됐다. 작가는 300회가 실린 잡지 인터뷰 기사에서 처음에는 ‘견습부부’라는 제목처럼 유머와 해학의 눈으로 가족을 바라보았으나 시간이 가면서 종교에 귀의하듯 명상하듯 가족의 속내를 읽어내게 됐다고 말한다. 또 ‘별들의 고향’ 등 통속성 짙은 대중소설에서 어떤 근원을 묻는역사 및 종교소설을 심심찮게 써온 작가는 “가족은 이념이나 종교,그리고 영원보다 더 깊고 넓은 분명한 실체”라면서 “나는 거창한그 무엇이 아니라 내 일,곧 문학을 위해서라도 가족과 깊이 있게 생활하면서 죽을 때가지 ‘가족’을 쓰겠다”고 밝히고 있다. 김재영기자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교정행정의 새로운 패러다임

    정보화 혁명은 문명의 질적 변화와 함께 전통적 가치체계의 대전환을 가져오고 있다.이러한 변화에 따른 가치체제의 혼란은 범죄의 급속한 증가라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지난 30년간의 우리나라 범죄 현황만 살펴보더라도 1970년에 30만건에 불과했던 범죄발생이 1999년에는 6배인 180여만건에 달했다.교도소에 수용된 재소자도 급증하여 같은 기간 동안 2배나 늘어나 현재 6만5,000여명에 이르고 있다. 범죄는 우리의 이웃을 해하고 가정을 파괴하며 사회의 안전을 위협하는 무서운 사회악(社會惡)이다.그런데 이러한 범죄 중 상당수가 전과자들에 의해 저질러지고 있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법무부는 교정(矯正)행정의 개선과 발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특히 새천년을 맞아 ‘21세기 선진교정행정 구현’이라는 종합계획을 마련하고 실천을 위해 노력하고있다.21세기 선진 교정행정의 구현은 수용자 인권신장,수용환경 개선,교정교육의 확충 및 직업훈련의 현대화 그리고 사회복귀 촉진 등 네 가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수용자의 인권신장을위해 작년 12월에 행형법(行刑法)을 개정하여수용자에 대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평등원칙을 명시하고 수갑·포승등 계구(戒具)의 사용을 엄격하게 제한하였으며 징벌유예제도를 신설하고 전화사용을 허용하였다. 그리고 수용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후시설 개축 및 신축을 통하여과밀수용을 해소하는 한편 수용자 거실에도 TV를 설치하여 여가선용은 물론 이를 통한 정보제공도 가능하게 되었다. 또한 수용자의 재범을 방지하기 위해 사회에 유용한 직종을 중심으로 직업훈련을 획기적으로 개선해가고 있다.특히 컴퓨터 활용능력과외국어 교육까지 활발하게 실시함으로써 정보화시대에 부응하는 실질적인 직업훈련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나아가 수용자들의 사회적응을 위해 모범수형자에게 외출·외박을허용하고 ‘부부 만남의 집’을 개설하여 가족과의 숙식도 가능하게하였으며,교도관의 감시없이 외부공장에 자율적으로 출퇴근하여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그밖에도 직업훈련교도소 등 전문교도소의 신설,민영교도소 도입·운영 등 중장기과제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방침이다. 이러한 교정행정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수용자의 잃어버린 자신감을회복시켜 주고 손상된 가정에 행복을 안겨주며 재범을 방지하여 사회안정을 도모하고 또한 재범했을 경우의 수사·재판이나 수용으로 인한 국가비용을 절감하게 된다.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는 잘 교정되고기술훈련으로 생활능력을 갖춘 수용자들이 출소 후 사회일원으로서밝고 희망찬 사회건설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 金正吉 법무부장관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투기.환경.시장의 삼각관계

    ‘땅’ 하면 으레 떠오르던 것이 있었다.바로 ‘부동산 투기’였다. 지금은 다소 낯설기도 하지만 70년대 말부터 불어닥친 부동산 투기열풍은 90년대 초반까지 지속되면서 서민들의 가슴을 울리며 우리 사회·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온갖 수단이 동원됐다.양도세 부과,자금출처 조사,현장점검,복덕방 집중단속….급기야는 모든 토지를 차라리국유화해 버리자는 소리까지 있었다.그런데 사실 자기가 투기꾼이라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모두 자기는 건전한 투자자라고 했다. 요즘 들어서는 부동산 투기라는 말이 거의 들리지 않는다.왜 그럴까.그 많던 투기꾼들이 자성하고 건전한 투자자로 돌아선 탓일까.아니면 정부의 강력한 단속이 효과를 보았기 때문일까. 곰곰히 돌이켜보면 그것은 투기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본시 투기라는 것은 수요와 공급의 일시적 불균형을 이용,그 틈을 메워주는 대가로 비정상적인 이득을 보는 것인데,우리 부동산 시장의 수급 불균형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20년간이나 지속된 고질적 문제였기 때문이다.그같은 문제가 수도권 5대 신도시로 대표되는 200만호 주택건설과 준농림지제도 도입으로 어느 정도 메워졌다.수급 불균형이 사라지고나니 부동산 투기도 자연스레 시들기 시작했던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시장의 위대한 힘을 경험한다.온갖 행정력을 동원하고 모든 국민과 언론이 그렇게 질타했음에도 근절되지 않던 부동산투기가 시장기능을 통해 눈 녹듯 사라져버린 것이다. 부동산 투기가 사라진 우리 국토에 이제 다시 환경보전의 열풍이 불고 있다.아름다운 강산을 있는 그대로 유지하는 것,맑은 물과 푸른숲을 지키는 일….그 누가 반대하겠는가.그러나 시장은 반드시 그 대가를 요구한다.국민들은 현재의 주거상태에 만족해야 하고 소득이 올라 주거수요가 늘어나면 그 괴리는 상승된 가격으로 메워질 것이다. 길이 더이상 늘어나지 않으면 교통이 그만큼 지체될 것이고,공단이더이상 확장되지 않으면 그만큼 경제가 위축될 것이다. 과연 우리는 이러한 대가를 지불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 것일까.과거와는 달리 분명 환경의 대가를 지불할 의사와 능력이 커진 것만은 사실이다.그러나 거대한 시장의 힘,수요가 있으면 이를 충족시켜 줘야한다는,그렇지 못하면 가격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잊어버리면안된다. 내가 하면 투자였고 남이 하면 투기였다.내가 하면 개발이고 남이하면 파괴라는 시각으로는 환경도,개발도 지속될 수 없다. 金允起 건설교통부장관.
  • 건강서적

    ■눈 안녕하세요(이동기 지음·유나미디어)는 라식 라섹 등 레이저수술과 안과질환 환자를 위한 가이드북.안과전문의로 레이저 시력교정술 개척자인 저자가 그간의 임상경력을 녹여낸 백과사전식 책이다.눈과 관련한 일반적인 상식을 알기쉽게 풀어내면서 레이저시술을 비롯해 라식 라섹 등 수술을 앞둔 환자들이 알아야 할 것들을 모아놓았다. ■굿바이 대머리(이인준 지음·유나미디어)는 현대인들의 큰 고민거리의 하나인 탈모증 치유방법을 놓고 약물요법과 모발이식 수술중 어느 것을 택할 것인가에 대해 피부과 전문의인 저자가 해답을 내려준다.효과적인 약과 사용법,이식때 고려할 사항들을 설명하는데 전문용어를 피하고 잔잔한 에세이 형식으로 구성한게 읽는 재미를 더한다. ■당뇨 이것만 알면 병도 아니다(김양진 지음·유나미디어)는 당뇨치료에 있어 우리몸의 생체 자연면역기능을 강조한 책.주사나 약물대신 면역기능을 강화하고 그 작용을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게 한의사이자 대체의학 연구자인 저자의 주장.면역체계를 강화시켜 본래의 완벽한신체로 회귀하기 위한 방법을 소개하면서 완치를 위한 10계명도 제시하고 있다.
  • [각료 에세이 ] 열린 마음으로/ 변화의 시대와 발전형 지도자들

    ◈ 변화의 시대와 발전형 지도자들 21세기의 화두는 단연 변화와 경쟁이라 할 수 있다. 세계화와 무한경쟁이 급속도로 진행되는 새 밀레니엄에 변화를 맞이하는 우리의 자세와 전략은 발전과 정체 그리고 쇠락의 길을 갈라놓게 될 것이다. 변화에는 속도,선택 그리고 가치관의 변화를 들 수 있다. 빌 게이츠는 ‘빛의 속도가 아니라 생각의 속도’라고 말했지만 정보화의위력이 한껏 발휘되면서 그만큼 우리 생활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욕구와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선택의 기준이 달라지고 있고 나를 중심으로 좋고 나쁨이 구분되는 극심한 가치관의 변화도 겪고 있다. 인간은 고립되어 살 수 없다.따라서 어떤 형태로든지 집단을 형성하고 다양한 조직을 만들어 삶을 영위하게 된다. 따라서 조직의 규모가 크고 작음을 떠나 구성원들을 이끌어 가는 리더십이필요하고 훌륭한 리더십을 가진 발전형 지도자가 요구되고 있다. 발전형 지도자는 첫째 변화된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한다.무엇보다 지도자는 변화의 희생자가 아니라 주도자가 되어야 한다. 둘째 불합리와 비능률을 제거하고 폐습을 타파하는 개혁에 앞장서야 한다. 지도자는 개혁적 사고와 강한 실천력을 갖춘 행동하는 사람이어야 한다.언행일치와 솔선수범이 없으면 존경받는 지도자가 될 수 없으며 신뢰와 도덕성의 확보는 지도자의 가장 큰 덕목이다.지금은 비디오시대,보여주지 않으면 믿지 않는 세상이다. 셋째 끊임없는 노력으로 많은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도록 해야 한다.정보화시대의 본질을 이해하고 정보기기들을 잘 다루는 능력을 갖추는 것도 지도자의 훌륭한 자질중의 하나이다. 넷째 시대를 꿰뚫는 예견력과 통찰력을 가져야 한다.그리고 뚜렷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따르는 사람들에게 확고한 목표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지도자의 진정한 자질은 시대적 변화와 흐름을 정확히 읽을 수 있는 능력에 있는 것이다. 다섯째 효율과 능률을 추구해야 한다.지도자는 늘 부하들을 칭찬하고 격려하여 동기를 부여함으로써 조직의 효율과 능률을 높여야 한다.루스벨트는 ‘지도자란 열 사람의 몫을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열 사람으로하여금 일을 하게 만드는 사람이다’라고 말하였다. 여섯째 프로정신에 투철한 전문가로서 많은 전문가들을 길러내야 한다.지도자와 함께 일함으로써 부하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전문성과 능력이 높아지고 잘 단련되어짐으로써 서로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직장에서 높은 지위에 있다는 것만으로 지도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창의성과 도전정신을 가지고 변화의 거센 물결을 헤쳐 나가는 사람이 이 시대에 필요한 진정한 지도자가 될 것이다.
  • 대한매일을 읽고/ 교통사고 운전자·보행자 함께 조심을

    현재 우리나라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사람이 연간 1만명에 이르고 자동차 1만대당 8.3명이라는 고귀한 생명이 길에서 희생된다는 건설교통부장관의각료에세이를 읽었다(대한매일 2일자 32면). 교통사고는 절대로 저절로 일어나지 않으며 반드시 원인이 있다.운전자의안전의식도 중요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조급증이 큰 문제라고 생각하다. 특히 야간에 운전을 하다보면 길가에 보행자가 없다고 신호도 무시한채 마구달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보행자도 빨간 신호인데도 그냥 무단횡단하는 사례가 많다. 더이상의 사고방치는 금물이다.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전국민적 생명존중의식, 안전운전의 생활화가 필요하다.또 신호등 체계에서 점멸시간을 예측할수 있는 신호시간 예측기기 장착도 검토가 되었으면 한다. 이형철[경기도 용인시 기흥읍]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더불어 사는 세상

    “제주의 남쪽 앞 바다에서 배 한 척이 난파하여 좌초하였기로 대정현감과판관으로 하여금 현장에 나가 진상을 조사케 하였으나 어느 나라 사람인지알아낼 수 없었습니다.그들은 알아들을 수 없는 말과 처음 보는 문자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이 사람들은 눈이 파랗고 코가 높으며 머리는 붉고 수염은짧게 기르고 있는데 개중에는 아랫수염은 밀고 윗수염만 남긴 사람도 있습니다” 이는 효종 5년(1654년) 제주목사 이원진이 제주에 상륙하였던 하멜일행을 발견하고 조정에 올린 장계(狀啓) 내용의 일부분이다. 350년전 조상들이 우리와 전혀 다르게 생긴 이방인을 보고 이들에 대하여가지고 있던 호기심과 의구심을 읽을 수 있는 한 단면이다.지금과는 격세지감(隔世之感)이 있다. 20세기 들어 교통 통신의 발달로 국내는 물론이고 국가간의 교류가 급격히증가하고 있다.작년 한해동안 우리나라를 출입국한 사람은 1,820만명으로 매년 증가추세에 있다.금년에는 ‘ASEM회의’‘경주 세계문화엑스포’등이 열리고,‘2001년 한국방문의 해’를 거쳐 월드컵이 개최되는2002년에는 2,800여만명이 출입국할 것으로 예상된다.이미 우리 사회는 지구촌의 다양한 식구가 모여 사는 다원화시대에 들어서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국가간의 교류가 증가함에 따라 외국인에 대한 비자발급,공항과항만에서의 출입국심사,국내에 체류중인 외국인관리,불법체류자에 대한 단속과 강제퇴거,그리고 난민심사 등 일련의 외국인관련 업무가 폭증하고 있다. 법무부는 이러한 업무와 관련하여 단체여행객에 대한 출입국절차를 대폭 간소화하고,외국인이 국내에서 자유롭게 투자나 경영을 할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완화하였다.그리고 재외동포들의 국내에서의 활동과 법적 지위향상을위하여 소위 ‘재외동포법’을 마련,시행하고 있으며,외국인 근로자들의 인권보호를 위해 여러 가지 대책을 강구하는 등 원활한 국제교류와 환경변화에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제 세계는 상생(相生)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나 홀로'가 아닌 ‘더불어'라는 인식에 바탕을 둔 세계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더불어 산다는 것은다른 사람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이해와 포용,그리고 상황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함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사회는 더불어 사는 이들의 자유와 권리가 존중되고 자율성이 보장되는 가운데 개개인의 인격이 충분히 발현될 수 있어야 한다.상생(相生)의 정신은 개인과 개인뿐만 아니라 민족과 민족,그리고 인종과 인종 간에도 필요하다.그러기 위해서는 법이 존중되고 질서가 유지되어야 하고 경우를 지켜야한다.그래야만 한국을 방문하는 많은 외국인들이 편안하게 여행하고 한국에대한 좋은 인상을 갖게될 것이다. 金正吉 법무부장관.
  • ‘글쟁이’4명의 문학적 외출

    소설가, 시인들의 산문집 네 권이 잇따라 출간됐다. 소설가 양귀자는 지난 5년 동안 음식점을 경영하면서 거친 여러 체험을 ‘부엌신’(살림)에 소상히 담았다.버림받은 한 마리 고양이로 인해 문을 열게 되었다는 음식점 경영의 보고서인데 저자는 꼼꼼한 장사 기록과 함께 장사, 그리고 음식에 들어있는 삶의 의미를 캐낸다. 시인 강은교의 시화집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문학동네)는 보통 산문집이 아니라 ‘시인’의 진정한 시욋글이다.어줍잖은 인생 담화가 아니라정확히 시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시를 쓰듯 분명히 말하고 한다.이 시화집소개 평에서 시인 오세영은 “시론서이기도 하고,시창작 지침서이기도 하고,시감상 독본이기도 하고,시인 강은교 자신의 자전적 문학서”라고 말했다. 소설가 한수산은 경어체의 단문 에세이집 ‘단순하게 조금 느리게’(해냄)를 내놓았다.느림과 단순함의 지혜를 상찬하는 잠언성 문장이나 예쁜 글들이 진부해보이기도 하지만 저자 특유의 감성에 반할 독자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이에 앞서 소설가 공선옥도 첫산문집 ‘자운영 꽃밭에서 나는 울었네’(창작과비평사)를 낸 바 있다.외진 농촌에서의 생활,모성,유년기 추억,가슴아픈 기억들,작가 입신과 창작과정 등을 40여 편의 글에 실었다. 김재영기자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교통사고 왕국 오명 씻자

    60년대 월남전에 파병되는 국군장병들을 환송하는 장면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아들의 목에 화환을 걸어주면서 눈물을 글썽거리는 어머니들의 모습을우선 떠올릴 것이다.소중한 자식들이 제발 살아서만 돌아오기를 바라는 것이부모들의 한결같은 마음이었으리라. 월남전에 우리는 모두 32만명의 군인을 파견했고 8년간 모두 5,000여명이전사했다.군인 1만명당 1년간 20명이 전사한 셈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사람은 연간 1만명에 이른다.자동차 1만대당 무려 8.3명의 고귀한 생명이 길에서 희생되는 셈이다. 이렇게 보면 우리나라의 도로는 월남전에 버금가리만큼 생명에 위협을 주고 있으며,매일 아침 출근길로 남편을 내보내는 아내의 마음은 아마도 월남전에 아들을 보내는 어머니의 심정만큼이나 어두울 것이다.좀 과장된 비유이긴 하지만 희망찬 하루를 보내기 위해 직장에 나가는 사람이 목숨을 걸고 전쟁터에 나가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상상해 보라. 우리나라의 교통사고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중에서 최고일 뿐 아니라 2002년 월드컵을 함께 치를 일본보다 무려 4배나 높다.세계의 시선이모이는 월드컵 경기에서 교통사고 후진국이라는 불명예를 떨쳐버리려면 무엇보다 인간존중·생명존중의 교통질서를 확립하는 것이 시급하다. 교통사고는 저절로 일어나지 않는다.반드시 그 원인이 있기 마련이다.흔히들 교통시설이 잘못됐거나,신호체계가 불합리하다고 지적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운전자의 안전의식이 미흡하거나 조급한 운전습관이 결정적인 원인이다. 정부는 부족한 교통안전시설을 확충하고 안전교육에 역점을 두며 처벌과 계도를 강화해 나가야겠지만,무엇보다도 스스로의 생명을 책임지고 있는 운전자 각자의 안전의식과 생명존중의 운전습관이 생활화돼야 한다. 교통사고는 더 이상 방치돼서는 안된다.자신의 생명만이 아니라 가족의 생활은 물론,남의 생명까지도 앗아가는 무서운 범죄인 것이다. 金允起 건교부장관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治水는 국가의 대계

    중국 복희(伏羲),신농(神農),황제(黃帝)의 삼황(三皇)에 이어 소호(少昊)부터 제순(帝舜)까지 오제(五帝)가 천하를 통치하던 약 4,300여년 전 황하에대홍수가 일어났다고 한다. 당시 참담한 광경을 본 제요임금은 당대 치수전문가인 곤(鯤)에게 황하 치수사업을 명하였다. 명을 받은 곤은 혼신의 힘을 다해 홍수방어대책을 수립,실천하였으나 8년간에 걸친 홍수와의 싸움은 끝내 성공하지 못하고 홍수가 재발하자 임금은 곤을 사형에 처하였다. 이후 제요임금이 노환으로 제순(帝舜)에게 섭정을 맡겼는데,제순은 곤의 아들 우(禹)에게 황하 치수사업을 다시 맡기게 되었다. 우는 곤의 치수계획을 면밀히 검토하여 유역특성을 파악하는 작업에 우선적으로 착수하였다.우는 아버지 곤의 치수계획상 문제는 인(隣:흙으로 막음)과 장(障:가로막음)의 방법으로 고집스럽게 물을 차단하였다는 것을 깨닫고 제방을 쌓되 홍수가 머무는 곳은 머물 수 있게 하는 방법을 사용하여 13년간 4,670㎞의 황하 치수사업을 완성하였다. 이후 우가 개수한 하천은 천년동안 변하지 않았다고 한다. 우는 제순황제에 이어 왕이 되었고 “물을 다스리는 사람이 나라를 다스린다”는 고사가 나오게 되었다고 한다. 최근 국지성 집중호우는 과거 기록의 최대치를 해마다 경신하며,올해도 많은 피해를 내고 있다.최근들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극심한 홍수현상은우리 나라뿐 아니라 전 지구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지구 기후변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 보인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인간의 힘으로 조절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국민 모두의 노력 여하에 따라서는 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수방대책은 결코 여름 한철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연중 끊임없이 연구하고 준비되어야 한다.이제 복구 위주 정책에서 탈피하는 과감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또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마구잡이식 난개발은 개발 전에 비해 침투수량이 현저히 적어져 같은 강우량에도 물이 머무를 곳이 없어 기존 하천과 하수관에 과부하를 주고 침수피해를 일으키게 된다.도시화에 따른 각종 개발은도시형 홍수를 가져오게 되므로 유역 전체를 고려하는 종합 치수방재대책이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수해 등 각종 재해영향평가의 실시를 의무화하고 제도적·법적 장치의 마련을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며 홍수피해를 줄이는 일에 정부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하다. 崔仁基 행정자치부장관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금융파업이 남긴 것

    금융계는 물론 우리 국민 전체를 불안하게 했고 외국 언론까지 지대한 관심을 보였던 금융파업이 일어난 지 하루도 안되어 타결된 데 대해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먼저 큰 충돌이나 금융거래에 큰 불편없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조기 종결될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신 국민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그러나 금융파업은 발생동기 및 진행 과정 등에서 우리에게 적지 않은 교훈을 남겼다.우선 금융파업의 주된 사항은 노사(勞社)문제가 아닌 노정(勞政)문제라고 할 수 있다.이러한 문제는 NGO나 경영자 협의에 의한 정책건의 또는 청원 형태로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정책적인 요구사항을 놓고파업이라는 물리력을 동원하는 경우는 외국에서는 거의 찾아 볼 수 없는 사례로서 깊이 재고(再考)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지난 노조파업의 경우 정부가 직접 협상해야 할 대상은 물론 아니지만 파업에 따른 심각한 금융불안과 경제활동 위축의 문제가 야기될 수 있었기 때문에 정부가 전면에 나서서 노조와 직접 대화하게 된 것이다. 특히 노조와의 대화과정에서 노조도 우리 경제와 금융을 함께 우려하고 지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그간의 정책집행 과정을 이해하며 금융개혁의 당위성을 공감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하였다.이러한 인식 위에서 가슴을열고 대화하였기 때문에 파업문제가 조기 타결될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김대중 대통령의 4대 개혁과제에 대한 강력한 실천의지,특히 지난 노정 대립과정에서도 개혁은 어렵지만 머뭇거릴 수 없다는 일관되고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신 것도 금융파업의 조기수습에 큰 원동력이 되었던 것이다. 결국 이번 노정합의로 개혁에 대한 국민의 일체감이 형성되고 이를 통해 금융과 기업구조조정이 보다 가속화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은 큰 소득이라 할수 있다. 다만 앞으로는 보다 성숙한 노사문화가 형성되어 정부에 대한 정책적 건의는 파업이라는 물리력을 동원할 것이 아니라 노사정위원회와 정부부처에 공식적인 정책건의 형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정부도 이에 대하여 보다 열린 마음을 갖고 건전한 건의는 성실히 수용하여투명하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정책에 반영함으로써 정부정책에 대한 효율성과국민의 공감대를 높여 나가야 할 것이다. 물론 개혁은 고통이 따르지만 우리가 가야만 하는 길이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개혁의 원칙과 총론에는 찬성하나 자기에게 불리해지거나 고통을 분담하게 되는 경우 다양한 이유로 개혁을회피 또는 저항하는 사례도 종종 보아왔다.그러나 이러한 일들은 민주주의나 시장경제를 실현하는 성숙한 국민의 자세가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 개혁은 한마디로 인체의 수술과 같다.수술의 아픔을 참고 장기적으로 건강하고 보람있는 생활을 할 것인가,아니면 일시적인 아픔 때문에 수술(개혁)을피하여 건강과 목숨마저 잃을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금융과 기업구조조정이 단기적으로는 부담이고 고통이나 장기적으로는 선진금융 일류경제를 실현할 길임을 노조 등 국민 모두가 이해하고 동참하여 줄것을 기대한다. 李容根 금융감독위원장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청소년에게 사랑과 관심을

    고대 이집트 유적지에서 발굴한 금석문자에는 ‘요즘 젊은이들은 버릇이 없고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청소년 문제는 항시 그 시대의 주요 관심사였던 것같다.지금 우리 사회도 학력위주,입시위주의 교육풍토에서 오는 가치관 혼미,잘못된 교우관계,복잡한 생활환경으로 청소년의 탈선과 비행이 매년 늘어나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가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해가는 정보화사회에서 청소년들이 높은 도덕적 이상을가지고 현실에 적극적으로 대처해나가기 위해서는 도덕적 가치관의 배양과함께 전문지식의 습득이 필요하다.일찍이 맹자는 ‘백성이 생계수단이 없으면 도덕적인 양심을 가질 수 없다’(無恒産이면 無恒心)고 전제하고 ‘죄를범한 뒤에 형벌로 다스리는 것은 백성을 무시하는 것’(及陷乎罪然後에 從而刑之면 是는 罔民也)이라고 하였다. 새로운 정보를 공유하지 못하고 전문지식도 없이 자포자기 상태로 방황하는 동안 범죄의 늪으로 빠져드는 수많은 청소년들을 더 이상 방치하고 처벌만하면서 우리의 책무를 다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법무부는 지난해 9월부터 소년원생들을 상대로 외국어와 컴퓨터교육을 실시하고 있다.새롭게 펼쳐지는 세계화·정보화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전국 12개 소년원에 멀티미디어 어학실습실과 종합정보처리교육센터등 첨단 교육환경을 갖추고 3,000여명의 소년원생들에게 실용영어와 컴퓨터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여러가지 우려가 없지 않았다.하지만 이제는 실용영어와 컴퓨터 교육을 받은 소년원생들 중에는 전국 고등학교영어웅변대회에서 당당히 우수상을 타는가 하면,퇴원허가를 받고도 가정에돌아가기를 뒤로 미루고 정보검색사 등 정보기술자격을 취득하기도 한다. 법무부는 이들이 사회에 돌아가 안정된 직업을 가지고 생활할 수 있도록 취업알선과 사후지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그러나 이는 지역사회,유관단체와산업계 등 사회 전반의 참여와 협조 없이는 어려운 과제이다. 소년원에서 생활하는 청소년들은 대부분 불우한 환경에서 성장하여 가정과사회의 따뜻한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하고 일반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한 소년들이 많다.이제 우리 모두 이들의 환경을 이해하고 지금까지 가지고있던 편견과 불신의 벽을 허물면서 소년원에서 알찬 교육을 마치고 나간 소년들을 따뜻하게 맞이하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이러한 시민의 동참은 새로운 범죄를 예방하고 안정된 사회에서 더불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또 하나의 준법운동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金正吉 법무부장관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디지털이 국토를 바꾼다

    전쟁의 폐허에서 산업화의 기치를 내걸며 국토 개발에 착수한 지 어언 40년.산하를 잘라 도로를 내고 강을 막아 댐을 만들며 바다를 메워 산업단지를조성하면서 우리는 지금 세계에서 가장 빨리 변한 국토에서 살고 있다. 급속한 산업화,도시화로 상징되는 우리 국토가 이제 다시 한번 변화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바로 디지털 열풍이다.80년대 초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이 한 미래학자의 단순한 지적 유희라고 생각했건만 이미 우리는 그 거대한 물결의 심장부에 잠겨 있다.국토 역시 그렇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는 국토 개발로 인한 수도권 집중과 지역 불균형, 환경파괴와 인간 소외,짜증나는 교통난 등의 문제점을 우려한다.불과 얼마 전만해도 이들 문제를 해결하려면 도로,상·하수도 등 과감한 사회간접자본(SOC)시설 투자가 관건이라고 생각했다.전국 어느 곳이나 시원하게 뚫리는 고속도로망을 생각하며 그때가 되면 지역불균형문제도,환경문제도 자연히 해소되리라는 꿈을 갖고 있었다. 이제 길을 대신하여 초고속통신망과 컴퓨터가 지역의 발전과생활의 윤택을결정하는 좀더 효과적인 수단으로 등장했다.업무,교육,의료,문화,쇼핑, 정보,금융…등 개인과 기업이 삶의 기본이라고 믿는 조건들이 이제는 초고속통신망을 통해 벤처기업의 다양한 콘텐츠로 컴퓨터 앞에 앉은 우리에게 전달되고있다. 굳이 혼잡하고 삭막한 수도권에 모여 살지 않아도 좋은 교육,다양한 문화를맘껏 누리면서 재택근무를 통해 직장활동이 가능한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이제 자연환경이 수려한 산간 오지나 벽촌이 더 윤택한 삶의 공간이 될것이다. 그러나 막연히 기대만 한다고 이런 꿈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우선 지난날수도권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개발행정이 오늘날의 대도시 집중과 환경파괴를 가져왔듯 지금 진행되는 정보통신혁명도 자칫 정보의 집중화를 가져와5년 후 또는 10년 후 지역간에 디지털 디바이드로 나타나는 일이 결코 없어야 한다.이를 위해서는 광케이블 등 정보 인프라 설치에 낙후 지역이나 지방을 우선함으로써 지역 차별없는 정보화가 추진돼야 한다. 또 지역마다 특색 있고 다양한 콘텐츠산업을 육성해야 한다.지금까지 제조업의 육성이 지역 발전에 결정적 역할을 했듯이 이제는 정보통신 콘텐츠산업이 지방자치단체와 지역경제단체의 공공 서비스뿐 아니라 의료,교육,문화,영상,쇼핑 등 지역 주민의 삶을 윤택하게 해줄 수 있도록 콘텐츠산업 육성에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한때 길이 뚫려야 마을이 생긴다고 했지만 이제는 광케이블과 컴퓨터 단말기,그리고 다양한 콘텐츠가 마련돼야 풍요로운 국토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됐다. 金允起 건교부 장관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相生相和’의 사회로

    맹자는 전쟁에서 이기는 데는 천시(天時),지리(地理),그리고 인화(人和) 세가지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인화라고 하였다. 아무리 하늘로부터 때를 얻고 땅에서 막힘이 없어도 사람과 사람이 서로 통하는 믿음이 없으면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는 뜻으로 무엇보다 사람들간의 화합이 우선되어야함을 강조한 것이다. 사람들끼리 화목하게 잘 지내는 것을 일컬어 인화라고 한다.인화에서 인(人)자는 ‘다른 사람’,화(和)는 ‘음악(피리소리)의 조화’라는 뜻이다. 오늘날 민주사회의 특징은 다양성과 전문성에 있다.누구나 뚜렷한 개성이있어야 하고 근거가 분명한 소신도 있어야 한다. 그러나 각자의 능력과 창의력은 화합을 통하여 조직의 공동목표를 이루는데 더해져야 한다.고저장단(高低長短)이 조화를 이룰 때 좋은 음악이 되듯이자기 자신에 충실하면서 남을 배려할 줄 아는 미덕이 우리 사회에 가득해 질때 조화롭고 아름다운 사회가 될 것이다. 진정한 인화는 일사불란이나 맹종이 아니라 서로 다른 사람들끼리의 조화를말하는 것이다. ‘소인배들은 똑같으면서도 싸우고 참된 지성인은 누구와도 화합하되 똑같이 굴지 않는다(和而不同)’는 말을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인간은 조직생활이 불가피하다.흔히 조직사회라고 하면 기계화된 사회만으로 보려고 하지만 비록 조직의 성질이 기계화되고 있어도 그 조직의 구성원,즉 인간까지 기계화되는 것을 말하지 않는다. 톱니바퀴들이 맞물려 원활하게 움직이려면 윤활유가 필요하듯이 조직사회의인간관계를 원활케 하는 것은 곧 인화인 것이다. 인화의 중요성은 누구나 잘 알고 있지만 오늘날 우리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는 데 심각함이 있다.곳곳에서 계층간,직종간 갈등이 표출되고 집단이기주의가 극성을 부리면서 국가의 기저를 흔들고 있다.여기 저기에서 자기 주장만있을 뿐이다.직장과 사회가 진정한 삶터가 아니라 작은 자리와 이익을 놓고다투는 살벌한 경쟁의 공간으로 변해서는 우리의 미래가 결코 밝아질 수 없는 것이다. 인화는 양보로써 이루어질 수 있다.그리고 서로의 의사를 존중하면서 부단히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신뢰가 구축될 때 가능하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우리 앞에는 새롭게 통일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제 상생상화(相生相和)와 화합단결이 21세기를 맞이한 우리 민족의 화두가 되었으며 나라의 장래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달려 있다 해도지나침이 없다. ‘군자는 정의(正義)를 표준으로 이해하고 소인은 이익(利益)을 표준으로이해한다’는 경구를 새기며 지금은 냉정하게 우리들의 모습을 돌아보아야할 때이다. 崔 仁 基 행정자치부장관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디지털 경제와 금융 글로벌시대

    최근 우리 금융이나 경제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가 디지털,인터넷,사이버 금융이다.앞으로도 수십년간은 이러한 단어가 유행할 것 같다. 미국의 미래학자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 교수는 기관차의 등장으로 산업혁명이 시작되었듯이 PC와 인터넷 사용의 대중화로 제3의 혁명 즉,지식·정보혁명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기차(산업혁명)가 사람이나 우마차보다 수백배,수천배 빠르고 많은 물건과정보를 이동시킬 수 있었다면,인터넷(정보혁명)은 기차보다 수억배 이상 빠르고(빛의 속도) 무제한의 정보와 지식을 이동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보혁명은 종전의 시간적·공간적 개념을 완전히 극복하여 세계를그야말로 하나의 시장,동일시간 생활권으로 통합하고 무한한 공간인 사이버시장을 창출하게 된 것이다. 특히 금융은 물리적 교환의 절차가 필요없기 때문에 디지털 경제,인터넷 거래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산업이다. 이에 따라 종전 창구에서 이루어지던 금융업무는 컴퓨터 네트워크로 대체되고,금융기관의 건물과 점포도 인터넷 웹 사이트로 급속히 대체되고 있다. 이러한 금융의 디지털화 추세는 세계 각국의 위상을 재편하는 계기가 되고있다.미국은 발빠른 정보통신(IT) 투자확대와 인터넷 네트워크 구축,그리고금융의 대형화로 세계 금융과 경제의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고,영국 독일 스위스 네덜란드 등 유럽국가들도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등 과거의영광을 되찾고자 하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일본의 경우 막대한 자본과 우수한 인력의 보유에도 불구하고 디지털경제로의 진입과 금융개혁이 지연되어 국제적 지위 약화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도 디지털 경제와 인터넷 거래에 상당한 진척이 있었으며 특히 정보통신산업과 관련된 코스닥,벤처 열풍 등으로 외형적인 국내 거래면에서는선진국에 크게 뒤지지 않는 수준에 있다. 그러나 디지털 경제나 인터넷 거래는 궁극적으로 국가간 장벽이나 지역간거리를 없애는 것이므로 국내적인 거래(경쟁)보다 국제적인 거래(경쟁)에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특히 국제거래를 연결하고 주도하는 산업이 금융이기 때문에 디지털 경제에서 각국의 핵심전략은 금융의 국제경쟁력 강화이다. 2차 금융구조조정의 신속한 마무리를 서둘러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선도은행(Leading Bank)의 육성과 금융지주회사제도에 의한 겸업화·전문화 추진도 디지털 경제와 금융 글로벌화에 대응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다. 李容根 금융감독위원장.
  • 세계의 지성이 펼치는 시간에 관한 ‘知的 유희’

    에세이란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느낌이나 정서를 자유롭게 표현하는 산문을 말한다.그러나 그것은 신변잡기에 가까운 미셀러니와는 달리 사회평론의 성격을 띤다.에세이의 성격은 그 말의 근원을 따져보면 한층 자명해진다.에세이(essay)는 ‘시도’ 또는 ‘시험’을 뜻하는 프랑스어 에세(essai)에서 비롯됐다.에세의 어원은 ‘계량하다’‘음미하다’라는 뜻을 지닌 라틴어 엑시게레(exigere).이런 맥락에서 보면 에세이란 결코 ‘가벼운 문학’이아니다. 몽테뉴의 ‘수상록(1589)’을 효시로 하는 에세이는 18세기까지만 해도 서구 지식인들 사이에 널리 유행했다.하지만 지금은 명백만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최근 도서출판 자인에서 나온 ‘시간으로부터의 해방’(이베타 게라심추쿠 등 지음,류필하 등 옮김)은 중수필(重隨筆)의 진가를 보여주는 에세이집으로 관심을 끌 만하다. 이 책은 지난 97년 ‘괴테의 도시’ 독일 바이마르시가 ‘1999년 유럽의 문화수도’로 지정된 것을 기념해 마련한 국제 밀레니엄 에세이 콘테스트 수상작 10편을 모아 엮은것이다.이 공모전의 주제는 ‘미래로부터 과거의 해방,과거로부터 미래의 해방’.세계 123개국에서 2,480명이 응모,이베타 게라심추쿠라는 20세 러시아 여대생의 작품 ‘바람의 사전’이 최우수상을 받아 화제가 됐다.미국 워싱턴대 교수인 루이스 월처,미국 시인 크리스토프 월 로마나,유고 작가 벨리미르 쿠르구스 카지미르 등 당대의 지성들이 그와 경쟁했다. ‘바람의 사전’은 어떻게 1등상의 값을 하고 있는가.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누구도 에세이 장르에 끌어들이지 못했던 사전식 서술방법을 도입,시간에 관한 사고를 펼쳐가고 있다는 점이다.작가는 시간의 개념을 설명하기위해 ‘흐로니스트’와 ‘아네모필’이라는 대립적인 시간관을 가진 두 인간집단을 만들어냈다.흐로니스트는 하늘의 신 우라노스와 대지의 여신 가이아사이에서 태어난 거인 크로노스의 추종자.시간을 신이 준 선물이라고 믿는흐로니스트는 변화를 몰고올 미래로부터 과거를 해방시키려 한다.반면 바람의 신봉자인 아네모필은 호머의 로토파기(망각의 연꽃을 먹어치우는 종족)를무기 삼아 과거로부터 미래를 해방시키려고 한다.작가는 과거중심주의와 미래중심주의라는 두 입장을 그리스신화 등을 동원해 한권의 ‘사전’으로 풀어낸다. 2위 수상작인 루이스 월처의 ‘시간의 언어’는 시간의 이미지와 싸우는 인간의 딜레마를 다룬 에세이.인간은 시간에 관한한 언제나 현재의 시점에서과거와 미래를 말할 수밖에 없다.“우리는 같은 강물에 두번 발을 적실 수없다”는 헤라클레이토스의 은유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과거와 현재,미래로나누며 분리된 실체처럼 생각하곤 한다.그러나 그것은 시간 자체가 아니라시간의 이미지일 뿐이라는 것이 이 에세이의 전언이다. 공동 3위 수상작인 크리스토프 월 로마나의 ‘1999년-그 소멸되지 않는 초(超)부채’와 벨리미르 쿠르구스 카지미르의 ‘집’도 주목되는 작품.‘…초부채’는 인간의 존재 양태로서의 역사를 향해 지은 빚을 청산할 것을 촉구한다.18세기 프랑스가 서인도 제도의 섬 아이티에서 행한 착취와 강압의 역사,미국이 헌법제정의 역사에서 노예제도를 둘러싸고 보여준 행태,유럽이 다른 대륙에서 건너온 이민자들에게 보내는 기만적 시선 등을 빚으로 든다.작가는 이 ‘불구의 역사’에 대답하지 않는다면 유럽은 ‘알코올중독 식민주의자(alcoloniale)’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카지미르의 ‘집’은 유고슬라비아의 비극을 다룬다.91년까지 존속했던 유고슬라비아 연방은 6개의 공화국을 묶어 인위적으로 만든 나라다.그런만큼 처음부터 민족적·종교적 갈등의 소지를 안고 있었다.유고연방을 구성한 공화국들이 독립하고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가 합쳐져 새로운 유고슬라비아연방을 이뤘지만 갈등과 싹은 아직도 시들지 않았다.이 작품이 단순한 과거에 대한 회상으로 떨어지지 않고 현재적 의미를 갖는 것은 그런 연유에서다. 이 에세이집에는 이밖에 ‘시간의 살인’‘투명한 도시’‘하느님의 장기판’‘과거의 해방으로 미래를 해방하자’‘향수’‘승자는 모든 것을 소유한다’ 등의 글이 실렸다.세계의 지성들이 펼치는 시간에 관한 지적 유희가 진정한 에세이의 매력을 전해준다. 김종면기자 jm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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