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에세이
    2026-01-26
    검색기록 지우기
  • 총격
    2026-01-26
    검색기록 지우기
  • 관장
    2026-01-26
    검색기록 지우기
  • 광장
    2026-01-26
    검색기록 지우기
  • 범죄자
    2026-01-2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042
  • 신간 맛보기

    ■나는 무질서한 것이 좋다. (루치아노 데 크레센초 지음,정경옥 옮김,한길사 펴냄)=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한 뒤 IBM의 엔지니어로 일했고 저술가,연극연출가,영화감독, 그리스 철학을 대중적으로 퍼뜨린 철학자 등으로 일한 독특한 경력의 작가가 쓴 책.옮긴이는 “크레센초는 전문가들에게 일임했던 철학, 신화, 고전문학 등의 분야에서 글의 소재를 선택해 일반인에게 친숙하게 느껴지는형식으로 리메이크 한다”면서 “다양한 대중문화와 학문을 넘나드는 ‘퓨전 작가’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린다”고 작가의 특징을 설명했다. ‘독재는 질서, 혁명은 무질서’라는 구절에서 저자 특유의 재치를 느낄수 있다. 9,000원. ■아버지와 나. (존 휴즈 글·그림,연진희 옮김,바다출판사 펴냄)=미국의 애니메이터이자 영화감독인 존 휴즈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창작한 만화.서로 뒤바뀐 아버지와 아들의 역할이 섬세하게 그려져 있다. 만화 속 주인공인, 치매에 걸린 아버지와 아들을 통해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치매의 무서움이나 가족이 겪어야 할 어려움이아니라 오랜 세월에 걸쳐 변화하는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이다. “두 부자의 갈등과 화해의 긴 여정은 아버지와 아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남자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세상의 부모와 자식들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것이 옮긴이의 말이다. 8,500원. ■해독. (이명원 지음,새움 펴냄)=이 책에서 해독(解毒)이란 삶의 독기를 푼다는 뜻이다.“우리는 삶의 독기를 해독하면서 삶의 비밀에 동참하고,삶의 비밀에 동참하면서 그것을 해독하기를 갈망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새움 에크리티시즘 1권. 에크리티시즘이란 에세이(essay)와 크리티시즘(criticism)의 조합어로,글쓰기란 실존을 반영하면서 그에 대한 가치 평가까지를 포함하는 행위라고 책은 정의하고 있다. 맨 처음에 나오는 ‘이 따위 잡문이나 쓰는 나는?’이란 제목의 글에서 저자는 “잡문이 보여주는 인식의 깊이와 넓이, 개성적인 문체와 스타일은 한국문학의 풍요로움에 기여할 것” 이라고 말한다. 1만원. ■몽실언니. (권정생 지음,이철수 그림,창작과 비평사 펴냄)=1984년 4월 첫 출간이후 50만권이 넘게 팔린 어린이 책이 이번에 양장본으로 새로 선보였다.작가가 몸소 겪고 만난 이웃들과 자신의 체험을 담았다. 주인공 몽실이는 밥을 ??지 않기 위해 다른 남편을 찾아갈수 밖에 없었던 엄마를 용서하고 버려진 검둥이 아기를 보고 그 엄마를 욕하는 사람들을 향해 “누구라도 배고프면 화냥년도 되고 양공주도 되는 것”이라고 꾸짖는다.분단시대 한국문학에서 사실적이고 감동적이라는 평판을 받았다.7,500원. 유상덕기자 youni59@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사회 지도층과 병역의무

    얼마 전 캐나다 영주권을 취득한 한 젊은이가 영주권을 포기하고 자원 입대하여 신병교육을 받고 있는 장면이 신문에 보도된 일이 있다.30대의 나이에 어린 후배들과 함께 훈련을 받겠다는 결정을 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기특하고 흐뭇한 마음으로 젊은이의 사진을 한참 들여다 봤다. 우리 사회 일각엔 아직도 힘있고 돈있는 집안의 자제들이편법으로 병역을 기피하려는 경향이 있다.반면 이 청년처럼 먼 이국에서 어렵게 취득한 영주권을 포기하고 군에 자원입대한다거나 질병으로 면제 판정을 받은 병역 면제자가 병을 치유하면서까지 군에 가겠다고 나서는 사례를 종종 볼수 있다.이런 젊은이들에게서 우리는 내일의 희망을 본다. 그 청년은 장래의 희망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목회자의 길을 걷고 싶다고 했다.과연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기초부터 단단하게 다져가는 믿음직한 젊은이다.한편으론 젊은나이에 미래의 지위에 걸맞은 자신의 역할을 인식하는 지혜가 대견해보였다. 얼마 전 모 기관에서 일반시민들을 대상으로 “사회 지도층이란 말을 들으면뭐가 생각나느냐”는 질문을 했는데,대부분이 탈세·뇌물수수·병역비리·과소비·입시부정 등 갖가지 범죄와 파렴치 행위를 떠올리게 된다는 대답이 나왔다고 한다.실제로 병역비리사건에 연루돼 재신체검사 통지서를 받은 일부 사회 지도층 자제들이 승복할 수 없다며 줄줄이 소송을 제기,우리 사회 지도층의 현 주소를 짐작케 한다. 이는 ‘사회 지도층’이란 용어의 의미가 ‘지도(指導)=바르고 옳다고 믿는 어떤 목적이나 방향으로 이끌어줌’의 뜻보다 온갖 특혜와 특권을 누리는 특수한 계층이라는 의미로 잘못 인식돼 있는 탓이 아닌지 생각해본다.82년 포클랜드전쟁 당시 영국의 앤드류 왕자가 해군 헬기 조종사로 전투에 참여한 것이 우리에겐 이색적으로 비춰졌지만,정작 영국인들에겐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여졌음만 봐도 인식의 차이를 극명하게 읽을 수 있다. 육사 생도 시절 목숨을 걸고 지켜야할 두 가지의 생활신조를 교육받았다.바로 학교에 대한 명예와 나라에 대한 충성이다.그러나 이보다 먼저 강조하고 주지시켰어야 할 한 가지가 빠져 있음을 요즘에야 깨닫는다.국민에 대한 봉사와전체를 생각하는 희생정신이 그것이다.이는 비단 육사 생도에게만 해당하는 게 아니라 보통사람보다 더 많은 혜택과부를 누리는 사회 지도층이 당연히 가져야 할 덕목이 아닐까. 고귀한 신분을 사회로부터 보장받는 대신 이에 걸맞은 도덕적 의무를 국민과 국가 앞에 진다는 ‘노블레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 정신을 가져야 진정한 의미의 사회 지도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최돈걸 병무청장
  • 외국인 에세이/ ‘호주연방100년’ 이색 문화체험을

    2001년 1월1일로 호주는 ‘민주주의 국가로서의 출발’을의미하는 연방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았다.호주인들에게는조상들이 이룩해 놓은 훌륭한 헌법과 민주주의 제도에 감사하는 동시에 호주의 풍부한 문화유산을 느껴보는 한해다. ‘호주 연방 수립 100주년 페스티벌’은 호주인 뿐만 아니라 전세계인들이 함께 하는 축제다.세계 도처에서 다채로운행사가 열려 가장 긴 역사를 가진 호주 원주민 문화와 200여국에서 이주해온 이민자들의 문화가 공존하는 독특한 호주 문화를 만나볼 수 있다. 주한 호주대사관과 예술의 전당은 한국에서도 오랜 준비기간을 거쳐 이달말부터 예술의 전당에서 ‘호주 문화 페스티벌’을 연다.이번 행사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보여준세계적인 수준의 호주 문화를 한국에 소개하는 자리가 될것이라 확신한다. 현대적이고 실험정신이 가득한 호주의 현대무용,무성영화,음악,연극 등 다채로운 공연이 준비돼 있다.추억에 젖고 싶은 영화팬들에게는 ‘호주의 찰리 채플린’이라 불리는 버스트 키튼의 무성영화를,열정적인 무용팬들에게는 호주 최고의 현대무용단 호주댄스시어터가 공연하는 체조,아크로바트,브레이크댄스,현대무용 등을 클래식 발레 ‘백조의 호수’에 접목한 작품을 추천하고 싶다. 또 어린이 연극과 호주 유명작가의 동화전은 여름방학을맞은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사할 것이다. 호주는 한국과의 문화교류가 가장 활발한 국가중 하나다.1995년 이래 많은 호주 예술가들이 한국을 찾아 인사동 등지에서 한국 고유문화를 접하면서 활동해왔다. 특히 나는 이번 축제가 한국인들이 이국적이라고 생각하는호주 문화를 보다 친밀하게 느끼고 깊이 이해하는 자리가됐으면 한다.또 이를 통해 앞으로 한국과 호주의 문화교류가 더욱 활발해지고 우호관계를 증진시키는 계기가 되기를기대한다. 조리카 므카다 주한 호주 대사관 대리대사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창조적 상상력’ 키우기

    일요일 아침 팩스 한 장이 날아왔다. ‘삐∼이∼삐∼이익’ 직원들이 휴일에도 쉬지 않고 근무하고 있구나 생각하니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팩스에는 다름아닌 ‘우리나라 학생들이 세계의 생물·화학올림피아드에서 우승했다’는 소식이 담겨 있었다. 며칠 전 수학올림피아드에서 4위를 해서 아쉬웠는데…. 어린 학생들이 긴장된 모습으로 시험지를 받아들고 문제를푸는 모습이 눈에 선했다.떨리는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숨을 크게 들이쉬는 모습도 떠올랐다.그 아이들에게 힘찬 박수를 보내고 싶다.어찌 우리의 자랑이 아니겠는가. 지난 25년 동안 우리는 열두번이나 기능 올림피아드에 나가 우승했다.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평가한 수학·과학 습득능력 또한 513점으로 OECD 국가중 제일이다. 최근 유엔개발계획(UNDP)은 우리나라가 과학기술 발전 속도에서 세계 5위라는 평가를 내렸다.이 나라 안에 인터넷 인구가 크게 늘고 정보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된 것과 무관하지않을 것이다.공교육이 위기에 처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창의적인 지식교육이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말하지만곳곳에서는 이처럼 희망적인 소식이 들린다. 부존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열한번째 경제대국이 된 요인이 어디에 있을까 하고 생각해 보곤 한다.1999년한해만 해도 375억달러를 에너지 수입에 쓰고,약 20억달러를 식량 수입에,15조원 이상의 예산을 국방을 위해 쓰면서도말이다. 그것은 근면성과 세계 제일의 기능 때문이 아닐까? 평소 나는 ‘창조적 상상력’이라는 말을 즐겨 쓴다. 상상력이 풍부하며,창조적인 국민을 어떻게 많이 키워 내느냐에 나라의 미래가 결정된다고 확신한다. 지나칠 정도의 교육열,세계에서 제일 낮은 문맹률,길거리에 나앉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적인 민족성,근면하면서도 섬세한 세계 최고의 손과 우수한 머리,자주적인 문화 창조력,세계 최고의 정보화 적응능력….이런 국민으로 지식정보사회에 우리가 두려워할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우리는 과거에 생각하지 못했던 정보기술(IT)·생명공학(BT)·나노기술(NT)·문화기술(CT) 등 신기술의 시대를 맞고 있다. 경제가 어려운가운데서도 우리는 지난 3년동안 1만여개의벤처기업을 창업했고 지금도 한달에 500여개의 벤처기업이만들어지고 있다. 얼마나 엄청난 변화인가! 우리는 이제 자신감을 가질 때가 됐다. 국제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해내는 이 나라의 노동자와 청소년 앞에서 걸핏하면 ‘경제파탄이니 위기’를 말하는 내가부끄러웠다. 희망찬 미래를 약속해 주는 그들과 마주 앉아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고 싶다. 김영환 과기부장관
  • “물질 변형의 쾌감” 목수 예찬론

    ■목수일기/ 김진송. “해질녘 몸을 추스리고 나가보니 잘라낸 오리나무의 목심 부분이 벌겋게 되어 있었다.이 놈들도 벚나무처럼 공기 중에 닿으면 산화가 되는 모양이었다.그중 작은 토막을 골라깎아보니 역시 제기를 깎는 나무라 목질은 쓸만한 것 같았다.몇 달이 지나 쓸모를 찾게 되면 오리나무에 대해서 아는 것이 많아질 것이다.” ‘현대성의 형성’이란 주제를 독특한 시각으로 다룬 책‘서울에 딴스홀을 허(許)하라’(현실문화연구)로 화제를모았던 김진송(43)이 ‘목수일기’(웅진닷컴)란 색다른 에세이집을 냈다.미술평론가이자 현실문화연구가인 김씨가 나이 40에 돌연 목수 일을 시작한 지 3년만이다. 김씨는 “감히 목수를 참칭했다”고 말한다.하지만 그는더도 덜도 아닌 직업 목수로서 현장 한 복판에 서 있다.그는 끌과 망치로 나무 속에 숨겨진 물건의 형상을 불러내기전에 나무의 품성부터 살핀다.난대나무와 귀룽나무를 잘 몰라 당황한 기억은 지금도 새롭다.아무리 식물도감을 뒤져봐도 느릅나무과의 난티나무는 있었지만 난대나무는 찾을 수없었다.난대나무는 방추형 가시들이 쇠돌기처럼 붙어 있는도깨비방망이 같은 나무로 예전엔 열매를 따 기름을 내기도 했다는 사실을 결국 물어물어 알아냈다.흰꽃이 무더기로피는 활엽교목 귀룽나무로 벌통을 만들면 나무가 독해서 벌이 다 죽어버린다는 얘기도 목수가 되고 나서 처음 들었다. 김씨는 그동안 세 차례 ‘목수김씨전’을 열었다.기타줄모양의 등받이를 단 의자,돌고래 모양의 스탠드,층층나무로 만든 쇠다리 의자 등 그의 작품은 하나같이 분방한 상상력의 소산이다.“목수는 물질의 변화를 꿈꾸지 않습니다.다만 물질의 변형이 주는 이로움을 생각할 뿐이지요.” 스스로를 “나무에 기생하여 살아가는 존재”라고 규정하는 김씨는 예술가연하거나 목수를 자처하기를 한사코 거부한다. 김종면기자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교통 선진국’으로 가는길

    며칠 전에 이런 일이 있었다. 언제나처럼 아내가 운전하는 자동차를 타고 새벽기도를위해 교회로 향하고 있을 때였다.집앞 네거리에서 신호를기다리고 있다가 막 출발하려고 하는데 어느 틈에 나타났는지 모를 자동차 한 대가 우리 앞을 휙하고 가로질러 가는 것이 아닌가. 아내와 나는 너무도 놀라고 어이가 없어 한참 동안 멍하니 움직이지 못했다.비록 차가 많이 다니지 않는 새벽이지만 교통신호마저 무시하고 질주하는 문명의 이기를 보면서‘달리는 흉기’ 그 자체가 아닐까 생각했다. 올 상반기 현재 전국에 등록된 자동차 대수가 1,248만대를 넘어선 것을 보면 자동차는 편리함과 신속함으로 인해현대사회에서 생활의 일부분이 된 것이 틀림없다.이제는자동차 문화가 한 나라의 시민의식을 대변해 주는 시대가되었다. 우리의 경우는 어떠한가.음주운전,과속운전,난폭운전,신호위반,불법주정차 등 수치스러운 교통문화로 인하여 ‘교통사고 왕국’‘교통후진국’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것이 현실이다. 한 외국인의 “한국에는 이제 두 번 다시 오고 싶지 않습니다”하는 서울방문 소감에 우리 교통문화의 단면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것이 아닐까. 지난 한해 우리나라의 교통사고는 29만481건이 발생하여1만236명이 아까운 목숨을 잃었고 42만6,984명이 부상을입었다.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강력하고도지속적인 교통단속 및 사고예방 노력이 지속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각자의 질서의식과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한층성숙된 의식이 있어야 한다. 법을 통해 규제를 가하는 것은 꼭 위반한 사람을 찾아내어 범칙금을 물리고 벌점을 부과하려는 것만이 목적은 아닐 것이다.법에 단속과 처벌 규정을 정하는 궁극적 목적은해당 행위를 감소시키고 교통안전을 향상시켜 귀중한 생명을 보호하는 데 목적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정부에서 적극 시행하고 있는 ‘안전띠 착용 생활화운동’,그리고 이번달부터 추진하는 ‘운전중 휴대폰 사용금지’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교통문화를 한단계 끌어올리는 데 그 뜻이 있다고 생각한다.‘안전띠 착용 생활화 운동’ 추진 결과 안전띠 착용률이 크게 증가(23.4%에서97.7%)했고 교통사고 건수와 교통사고 사망자 수도 대폭 감소했다. 또한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는 교통사고가 잇따라 발생했지만 안전띠를 착용한 덕분에 참사를 면하는 경우가많아 ‘안전띠는 역시 생명띠’라는 사실이 거듭 확인되고있다.이달부터는 운전중 휴대폰 사용이 금지됐다. 이제 우리는 단속을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생명과우리 가족의 안녕을 지키기 위해서,더 나아가 2002년 월드컵과 부산아시안게임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 모두가 선진 교통문화 시민으로 거듭나야 하겠다. 귀중한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정부의 교통사고 예방정책을 추진하면서 광고문의 한 귀절이 떠오른다. “당신의 잔소리가 사랑임을 알고 있습니다.” 이근식 행자부 장관
  • 성전환을 보는 각계의 다양한 시각

    ‘신에 대한 거역인가,신의 실수를 바로 잡는 것인가’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가수 하리수(26)에 이어 제2의 성전환 연예인인 이고니(23)가 최근 한 패션쇼의 개막무대를 장식하면서 성전환이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수십년간 입고 있던 ‘바지’를 3년전 ‘치마’로 갈아 입어 화제를 모은 피아니스트 사라 브너(42·미국 맨해턴 음대교수)가 서울을 찾아 독주회를 가졌다. 이어 같은 달에 출간된 중국 최고의 조선족 무용가 진싱(한국명 김성)의 자전적 에세이 ‘신의 실수도 나의 꿈을 막지 못했다’ 역시 성전환에 대한 호기심을 한껏 높였다. 성전환은 남성으로 태어났지만 스스로 여성으로 느끼고 행동하거나 그 반대인 사람에게 구원일 수도 있다. 대한매일은 논란이 되고 있는 성전환에 대한 각계의 시각을 살펴보았다. ◆의료계=성전환에 대체로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탁관철 연세의대 교수(성형외과)는 “가수 하리수는 수술하기 전 정신은 여자,몸은 남자였다”면서 “이같은 상태로는 심신 양면에서 만족할 수 없고 행복감은 더더구나 느낄수 없다”고 말했다.그는 “정신병이 아니고 몸과 마음의부조화이므로 이를 바로 잡아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성전환수술 전문가인 장송선 프리마크리닉 원장은 “성적인 정체감을 갖지 못하는 사람들은 소수여서 의기소침하고외로움 등을 느껴 그들끼리 어울린다”면서 “이들이 사회에서 받는 불이익은 너무 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이며,대부분 사회적 약자의 위치에 놓여 있다”고 덧붙였다. ◆종교계=천주교 개신교 등 기독교는 기본적으로 하느님의영역을 침범하는 반윤리적 행위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있다.반면 불교는 자연인으로서의 고통을 해소해 정상적인생활을 누릴 수 있는 방편이라고 주장한다. 이동익 가톨릭대 교수(윤리신학)는 “성은 자연적으로 주어진 것이고 주어진 것을 그대로 순응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천주교에서 중시하는 인간 삶의 모습”이라며 “여러 여건 때문에 현재의 성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성 전환을 할 게아니라 전문가의 도움아래 내적인 치료를 통해 생리학적 본성을 키워나가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불교인권위원회 공동대표 진관스님은 “20년전해인사에 머물때 여성과 꼭같은 외모 때문에 고통받는 비구의 모습을 보고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왔다”면서 “의학적인 해결이 가능하다면 인권 차원에서 본인이 원하는 상태를 갖도록 도와주는 게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계= 문화계는 성전환 문제와 관련,특이한 것에 대해몰리는 관심이라는 반응을 보였다.문화평론가 김지룡씨는하리수가 화제가 되는 것은 “신기한 것에 대한 관심”이며 “성적인 터부에 대한 저항감이 누그러진 결과”라고 풀이했다. 방송진흥원의 이기현 박사는 하리수에 대해 “지금까지 전례가 없던 연예인이 등장,주목받는 것”이라며 “방송도 문화적으로 보수적인 분위기에서 탈피했음을 보여주는 것”고 말했다. 또한 성전환자를 포함,누구든 방송매체를 동등하게 탈 권리는 있지만 성전환이 천박스럽게 상품화되는 것은 문제라고 우려했다. ◆일반인=최근의 트랜스젠더 파동을 지켜보는 보통 사람들의 시각은 다양하다. 조윤장씨(34·회사원)는 “성과 관련해 무조건 억압하고보는 강박관념이 조금씩 풀리고 있다는 방증”이라면서 “우리 사회도 열린 성문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신호로 봐도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러나 주부 엄주영씨(32·경기도 구리시 인창동)는 “하리수의 경우 트랜스젠더 문제는 별로 중요한 게 아니라고본다”면서 “하리수가 여자가 봐도 샘날 정도로 예쁜 외모가 아니었으면 이렇게까지 화제가 되진 못했을 것”이라고말했다. 유상덕 김성호 황수정 윤창수 기자 youni@. ■ 트랜스젠더 연예인 하리수 인터뷰. “트랜스젠더라는 것이 내 상품성이라면 그것을 내세우는것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어요” 철저하게 세상의 이방인으로 고독속에 살아왔던 탓일까?영화 ‘노랑머리’ 시사회장에서 만난 하리수(26)는 ‘트랜스젠더’라는 상품성을 이용한 반짝스타에 불과하다는 주위의 부정적인 견해에 대해 이같은 반응을 보였다. “트랜스젠더로 살면서 지구에 혼자 버려진 외계인인 것처럼 외롭고 슬펐어요.진짜 여자가 아니라고 밝혔는데도 ‘끝까지 사랑하겠다’고 말한 남자친구가 결국은 ‘여자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떠나버렸을 땐 영화속의 J처럼 괴로웠어요” 사람은 아픈만큼 성숙해지는 걸까? 반짝스타의 천방지축 재기발랄과 거리가 먼 야무지고 솔직한 태도는 그의 과거가 호락호락하지는 않았다는 느낌이다. “도일(渡日)해서 트랜스젠더가 되기위한 비용을 모을 때가 가장 힘들었어요.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감당하기벅찼어요.지금은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연예활동을할 수 있어서 너무 기뻐요” 하리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지난 98년 성전환수술을 받았다.그 뒤 도도화장품에서 ‘남자도 화장하면 예뻐진다’는 것을 주제로 CF를 찍기위해 예쁜 남자모델을 구하던 중 ‘트랜스젠더’인 그가 발탁됐다. “TV에서 나이를 속인 것은 연예계관행이었기 때문이예요. 연예인 중에서 자기 나이로 활동하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 제가 TV에서 주민등록증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주민등록증 번호라도 유출되서 피해라도입으면 책임져 줄것인가요?” 그는 자신을좋아하는 시선만큼 곱지 않은 시선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겹치기 쇼 프로그램 출현,영화,TV,가요계를 넘나드는 모호한 연예계 활동에 대해 부정적인 말들이 많다. “아직 가수,모델,배우 중에서 어느것이 내 분야인지 감이 안와요.이것 저것 열심히 해볼 예정이예요.또 내가 트랜스젠더로서 처음으로 연예계에 입문한 만큼 다른 트랜스젠더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할 것입니다”면서 사회의 편견에 굴하지 않겠다는 힘찬 포부를 밝혔다. “내가 신의 섭리를 거슬렸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그렇다면 신의 뜻대로 옳바르게 살아온 사람만 내게 돌을 던질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요”이송하기자 songha@
  • 외국인 에세이/ 추석과 추수감사절은 닮은꼴

    한국과 캐나다는 매우 비슷한 명절을 가지고 있다.바로한 해의 수확에 대해 감사하고 가족과 함께 나누는 한국의추석과 북미의 추수감사절이 그것이다. 추석까지 3달이나 남아 있는 지금 내가 왜 추석을 이야기하는지 의아해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유는 간단하다.일찍부터 추석의 중요성을 되새길 때 더 기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추석을 맞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 때문이다. 첫번째로 추석과 추수감사절의 유사점은 두 명절이 모두가을에 있다는 것.한국의 추석은 음력 8월15일(올해10월1일)이고 북미의 추수감사절은 10월의 두번째 월요일이다. 한국인과 캐나다인들은 이 때를 한해의 가장 소중한 시기로 여긴다.떨어져 있던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가족애를돈독히 하고 하나님 또는 조상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정성껏 표시한다. 추석과 추수감사절의 또다른 유사점은 바로 음식이다.추석의 대표적인 음식이 ‘햇쌀밥’이라면 캐나다의 그것은‘칠면조 요리’.이 기간에 얼마나 많은 음식을 소비하느냐는 한해의 수확량과 우리의 감사하는 마음에 비례하는것 같다. 또 추석과 추수감사절을 맞아 두 나라 모두 ‘교통난’에직면해야 한다는 것도 비슷한 점이다.많은 한국인들은 추석연휴에 고향으로 내려가거나 여행을 떠나는데 그 때면여지없이 끔찍한 교통난을 경험하며 길에서 수시간을 보내야 한다.캐나다는 이 시기의 교통체증이 한국만큼 심각하지는 않지만 캐나다인들 역시 불평을 한다. 마지막으로 ‘상업성’이란 측면에서 추석이나 추수감사절이 다른 명절에 비해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12월25일 크리스마스 때는 사람들이 그 의미를되새기기 보다는 ‘받는 것’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듯하다.크리스마스 고유의 의미가 퇴색해 가고 있는 듯 해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한국인과 캐나다인 모두가 점점 전통과 가치,관습을 무용지물이라고 여기는 세태에 영향받지 말고 계속해서 고유의명절을 소중히 간직했으면 좋겠다. 다린 패트릭 롱스태프 세종어학원 영어강사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생활체육과 엘리트체육의 조화

    문명이 발달하고 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기 마련이다.흔히들 돈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지만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라고 한다.문화의 세기인 21세기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지식과 정보가사회를 이끌어 가는 원동력이며,개인과 사회의 건강이 국가발전의 원천이 되어 가고 있다. 현대사회는 과거 우리가 예기치 못했던 각종 사회적 병리현상이 돌출하여 우리의 생활을 위협하고 있으며,생활환경을 악화시키고 있다.생활 체육이 이와 같은 사회병리현상을 전적으로 예방하고 치유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이 될 수는없다.그러나 생활체육은 건전한 체육활동을 통한 모든 국민의 정신적·신체적 건강의 추구를 기본이념으로 한다는 점에서 경제발전 및 사회발전에 의하여 증대된 국민의 삶의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기본조건이 될 뿐만 아니라,더 풍요로운 삶을 향유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여 준다. 생활체육이란 말 그대로 생활 속에서 즐기는 체육이다.굳이 학문적으로 풀이하자면 건강을 지키고 체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자발적,일상적으로 행하는 체육활동이라 하겠다.곧 자신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하는 모든 체육활동이 생활체육이다.생활체육은 운동을 통한 건강증진과 더불어규칙과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을 배우게 됨은 물론 자신을 극복하는 인내심도 기르는 ‘산 교육’이다.건강한 가정,이웃과의 화합,사회의 공통성을 창출해 내는 민주시민의 사회교육의 장으로서 건전하고 밝은 사회를 이끌어갈 원동력이 바로 생활체육인 것이다. 미국은 1930년대의 경제 대공황으로 야기된 사회적 혼란을 각종 스포츠의 보급과 국민적 참여로 성공적으로 극복했다.독일도 1,2차 세계대전으로 황폐화된 국가와 국민정신의재건을 위해 장기 생활체육 정책인 황금계획을 수립,실천함으로써 인간성 회복을 통한 선진국가 건설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캐나다는 “생각만 하지 말고 실천하라”는 슬로건 아래 생활체육 참여운동을 적극 추진하여 생활체육을 활성화시켰으며,일본도 1946년 도쿄 올림픽 이후 생활체육을 적극적으로 장려하여 국민체육활동 참여율이 70%대에이르고 있다.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인구 1,400만에 불과한 네덜란드가 8위를 차지하여 국내외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었다.네덜란드는 전체 인구의 35%에 해당하는 500만명 이상이 생활체육 동호인클럽 활동을 하고 있으며,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엘리트 선수들을 발굴하여 세계 스포츠계의 강국으로 발돋움하였다. 과거 프랑스는 동독이 몇몇 엘리트 수영선수를 몇 개의 수영장에서 집중 훈련시켜 올림픽에서 메달 몇 개를 따는 것보다 전국민이 동네주변의 수영장에서 생활 수영을 즐기는것을 더욱 자랑스럽게 여겼다고 한다.선진국이 될수록 ‘보는 체육’과 ‘하는 체육’ 즉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이 조화를 이루어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는생각이 든다. 김한길 문화부장관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전쟁과 평화

    지난해 하와이의 진주만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진주만은 60년전 일본의 기습공격으로 엄청난 인명이 희생된,비운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구름 한점 없는 진주만은 그러나 과거의 상처를 잊은 듯 평화롭기만 했다. 그러나 미 해군이 운행하는 페리에 옮겨타서 당시 애리조나호에 탑승했던 전몰용사들의 명단과 사진,처참했던 기록물들을 보는 순간 전쟁의 잔혹함에 숙연해졌다.기록물과함께 전쟁의 참상을 간직하고 있는 현장에서 들려주는 메시지는 전쟁의 참혹성에 대해 깊이 성찰하게 하고,평화의시대로 함께 나아가자는 성숙한 호소여서 인상적이고 감동적이었다. 요즘 ‘진주만’이라는 영화가 화제다.사상 초유의 제작비,할리우드의 메가톤급 제작자와 감독이 힘을 합쳐 만든영화라는 점만으로도 충분한 화제를 낳고 있다.우리나라에서는 지난 6월1일 개봉한 이래 꽤 많은 관객들이 찾고 있다고 한다.필자는 좀더 많은 우리의 젊은이들이 이 영화를한번쯤 보았으면 한다.전쟁을 경험한 세대보다 경험하지못한 세대들이 더 많은 지금의 현실에 비춰 전쟁과 평화에대한 간접적인 메시지를 이 영화를 통해 읽을 수 있다고생각하기 때문이다. 영화는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에 직접 참여하는 결정적인계기가 된 일본의 진주만 공습과,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조국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친 젊은 영웅들의 무용담,한 여자와 두 남자가 나누었던 사랑과 우정에 대한 이야기를 대서사시처럼 펼쳐 보인다. 제2차 대전 당시 미국은 세계대전을 방관한 채 평화로운고립을 추구하며,한편으로는 전쟁으로 인해 거대한 부를축적하고 있었다.미국은 그러나 전쟁대비에 소홀했던 까닭에 크나큰 불행을 맞이하게 된다.1941년 4월7일 두 시간의공습에 전함 18척,항공기 177대 3,000여명에 이르는 젊은목숨들이 아비규환의 지옥 속으로 사라졌다.영화에서는숨막힐 듯한 일본의 포격장면이 장장 40여분간 쉴 틈 없이이어진다. 영화를 본 뒤의 느낌은 백인백색이겠으나 이 작품에는 오늘 우리 현실을 되돌아보게 하는 중요한 무언가가 내포돼있다.특히 요즘 남북한의 통일 분위기에 편승한 안보의식의 해이와 병역거부 운동,병역기피 사이트 횡행 등 병역의무에 대한 일부의 부정적 시각을 되돌아보게 하고,군대란무엇이며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를 되묻게 한다. 군대를 남북대치 상황에서만 유효한 한시적 대응수단으로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듯하다.그러나 안보에 대한 철저한 준비없이 경제적인 번영만을 추구하는 나라는 지구상어디에도 없다.평화란 전쟁에 대한 만반의 준비가 항구적으로 갖추어져 있을 때만 비로소 확보되는 것이지,스스로를 무장 해제하는 평화지상주의자들의 환상과 낭만 속에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하물며 휴전선이 엄연한 현실로 존재하고 있는 우리야 말해 무엇하겠는가. 최돈걸 병무청장
  • 외국인 에세이/ 코리안 ‘할수있다’ 정신에 감탄

    한국에서 일하면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일의 진행 속도다.일단 결정이 내려지면 일이 진행되는 속도는 도저히 믿기지 않을 정도다. 나는 처음에 주어진 일정에 강하게 반대했다. 내 경험상새로운 생각이나 새로운 개념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좀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전에 근무했던 은행(ING베어링은행)에서는 광고에 대한불문율이 있다.하나의 상품을 선전하는데는 6주 정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매번 이 규칙을 깰려고 노력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결국 ‘6주 규칙’은 탁상공론이 아니고유럽에서의 현장경험이 반영된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한국에서 광고기간으로 2주가 알맞다고 제시됐을 때 진짜 많이 놀랐다.2주로 충분했고 실수 없이 일도 잘 됐다.유럽에 비해 배나 빠른 이런 예들은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일하는데 있어서의 또다른 장점은 조직의 상층부가 갖는 힘과 변화의지다.이 점에서는 내가 근무하는 주택은행이 최근 판매한 월드컵 펀드가 좋은 예가 될 것 같다.혁신적 금융상품이다 보니 판매를 둘러싸고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다.그러나 일단 경영진이 판매를 결정하자 전은행원이 나서서 첫날부터 놀라운 기록을 올렸다.첫날 판매가 끝나자 은행장이 판매실적이 가장 우수한 지점으로전화를 걸어 성공을 축하했다. 일단 결정이 내려지면 “할 수 있다”가 한국 기업의 슬로건이다. 일을 진행하는 속도와 힘은 뛰어나지만 자꾸 과거와 비교하는 나쁜 습관이 있는 것 같다.‘예전에 어떻는데…’다. 그래서는 한국이 과거에 이룬 업적에 대해 세계가 좀 더깊은 존경을 표해야만 했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는 있다.그러나 과거를 자랑스러워하는 것이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또 세계화라는 미래의 도전을 해소해주지도 않는다. 미래의 성공은 정부에 의해 결정되는 기업이 아니라 주주의 가치와 소비자의 필요에 관심을 쏟는 기업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한국이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던 시절에는정부의 통제가 아주 유용한 도구였다.하지만 이제는 바뀔시점에 도착했다고 생각한다.주주들을 위한 이익 창출,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위한 창의력,경영의 투명성만이 기업의 성공을 가져올 것이다. 주택은행 뮤추얼펀드팀장 폴 반 얀데
  • [공직자 에세이]열린 마음으로/ 동심으로 돌아가기

    나는 지난 일요일부터 ‘과학동시’를 쓰기 시작했다. 과학을 주제로 한 동시가 문학사적으로 금시초문이거니와장관이 동시를 쓴다는 것이 어떨까 싶다. 일요일 오후,오랜만에 컴퓨터 앞에 앉아서 내리 십여편의동시를 썼다.‘복제호랑이’‘아르키메데스와 우리 아빠’‘뉴톤의 사과나무’‘아인슈타인이 들려준 이야기’‘인공강우와 우리 아빠’‘삼겹살에 얽힌 이야기’‘0과 무한소’‘방귀에 불을 붙이면 붙을까요’‘해가 동쪽에서 뜨는이유’‘눈 오는 날 발발이는 왜 날뛸까?’ 등이다. 이 나라의 과학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과학자들이 예비 과학자인 낙도,오지,농촌지역의 어린이들에게 한권의 책을 보내는 ‘사이언스 북 스타트운동’이 시작됐다.축구 강국이되기 위해서는 선수층이 두터운 나라가 되어야 하듯,우리나라에 과학자가 꿈인 어린이들이 수도 없이 나오고 과학자들의 사기가 드높아져야 하며,과학체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제안한 범국민 운동이다. 며칠 후면 이 운동의 첫번째 결실로 낙도,오지,농촌지역에 만여권의 책이 일차적으로 보내진다.틈틈이 적은 과학동시집이 출간되면 이 운동에 실어 보낼 계획이다. 동시를 쓰면서 가장 어려운 것은 내 가슴속에 동심(童心)이 얼마 남아있지 않은 점이다.그래서 나는 두 딸의 방에몰래 들어가 도둑처럼 일기장을 훔쳐 봤다. 아니! 그런데 이것이 웬일? 몇년전 ‘똥먹는 아빠’라는 동시집을 함께 낸 적이 있는아이들이지만 몇년만에 들여다 본 아이들의 일기장에는 둥지에서 어미새를 기다리는 새끼 새들처럼 귀엽고 소담스런‘아기 詩’들이 재잘거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동심이란바로 이런 것을 새삼 느끼게 해준 초등학교 6학년 딸아이의동시 한편을 적어 본다. 오빠의 약점 (김하늘,안산 성포초등학교 6년) 나는 오빠의 약점을 잡았다 오빠는 성당에 간다고 나갔는데 몇 분 뒤 인터넷 메신저 ‘버디버디’에 ‘접속 중’으로표시가 된 것이다. 내가 오빠에게 따지려고 하는 순간!오빠의 수신 거부… 나는 핸드폰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오빠 피씨방 갔다고 엄마한테 다 이를거야!” 그러자 즉각 답장이 왔다 “너! 죽어…! 맛있는 것 사줄게^^;” 오빠가 나한테 빌린 돈들을 합치면 1만원 가량인데 그 돈이 1만1,000원이 되어 돌아왔고 아이스크림도 얌얌… 나는 원래 약점 갖고 이러는 사람은 아니지만, 오빠에게 당한 것들을 생각하면… 김영환 과기부장관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한국형 지방자치의 정착

    지방자치제가 부활된 지 어느덧 10년이 지났다.이른바 ‘풀뿌리 민주주의’로 불리는 지방자치제는 그동안 우리사회 민주화의 진전,주민본위의 열린 행정,지역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살린 지역개발 등 다방면에서 많은 긍정적 성과를이룩해냈다.그러나 한편으로는 선심행정과 예산낭비,방만한 사업추진 등과 같은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이처럼 지방자치제는 많은 성과와 부작용을 함께 낳았으나,어렵게 싹틔운 풀뿌리 민주주의를 잘 가꾸고 발전시켜야한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동안의 지방자치의 성과와 시행착오를 놓고 처음의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 요즘 우리 주변에서는 지방자치에 대한 생각들이 어느 한쪽으로만 치우치는 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지방자치 때문에 나라가 망한다”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모든 것은 중앙이 문제다”라는 사람도있다.둘 다 위험한 자세가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와 비교되는 선진국의 지방자치제는 100∼200년의 장구한 세월동안 시행착오를 거쳐 그 사회와 문화에 맞게 발전된 것이다.이에 비하면 우리의 지방자치 역사는 너무나짧다.이러한 상황에서 일부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해서이제 막 뿌리를 내리고 있는 지방자치제의 싹을 섣불리 자른다거나,성급하게 외국의 상황에 맞게 형성된 제도를 아무런 여과 없이 그대로 좇아만 간다면 이것 역시 큰 잘못을저지르는 것이 될 것이다. 이제 우리 몸에 맞는 지방자치제를 정착시키고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차분히 문제점을개선하고 우리의 정치와 행정풍토에 맞는 자치제도와 자치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이러한 것은 어느 한사람의 노력이나 정부의 힘만으로는이룰 수 없는 것이다.주민,자치단체장,지방의회 의원,중앙정부 등 모두의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하고 서로의 이해와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의원은 주민의 뜻에 맞는 행정을 펼치기 위하여 노력하고,주민은 올바른 지방자치가 이루어지도록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또한 중앙정부에서는 제도적 보완과 지원을 통해 지방의 경쟁력을 제고시켜 나가야 한다.이러한 다방면의 노력들이 결집될 때 비로소 자율과 책임이 조화되는 바람직한 ‘풀뿌리 민주주의’의 모습을 일궈낼 수 있을 것이다. 지방자치제는 어느 누구만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주민을 위하고 지역과 국가의 공동발전을 이루기 위한 것이다. 우리의 마음속에 일방적인 비난이나 무조건적인 맹신의 자세가 아니라 지방자치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자리잡고 있어야 이러한 일들을 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어렵게 부활된 우리의 지방자치제가 아름답게 꽃피고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정성과 사랑을 쏟고 지혜를 모아 나가야 하겠다. 이근식 행정자치부장관
  • [편집자문위원 칼럼] 프로가 만드는 신문

    편집자문위원 입장에서 뉴스 차별화와 관련하여 두 차례에걸쳐 “어떻게 쓸 것인가” 하는 기사 공급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이번에는 “무엇을 쓸 것인가” 하는,수요자인독자가 읽고 싶어하는 기사거리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한다. 근래에 공직사회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에게도 관심과 충격을 불러온 몇가지 사건이 있었다.의약분업 정책관련자에대한 감사원 감사결과 발표와 책임자 문책요구,현행 법령상금지되고 있는 공무원 노조 결성과 관련한 직장협의회 공무원들의 창원집회 사건 그리고 도심시위를 저지하던 관할 경찰서장이 시위대와 접촉해 쓰러진 사건 등이 그것이다. 위 사건을 보도한 대한매일의 기사를 타 신문과 비교해 보면서 그 어떤 차별화나 특화를 발견할 수 없었다.적어도 한사건만이라도 다면적 접근과 심층분석을 통해 공무원과 우리 사회가 이를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문제제기와 함께 나름대로의 진단과 해석을 해주기를 기대했다. 정부의 잘못된 정책이나 결정 때문에 빚어진 것이었다면관련자를 처벌대상으로 삼을수 있는가 하는 본질적인 문제제기와 함께 대법원의 판례,정책결정에 관여한 정무관(장차관,청와대 담당수석 등),실무자(실·국·과장),그리고 이를정부 정책으로 결정 시행하기까지 관련된 정책 의결관련기구(여당 국회 국무회의 등)의 책임의 몫과 범위를 따져 볼수 있을 것이다.아울러 책임이 있다면 그 책임의 성격 즉,법적 책임(accountability)이냐 윤리적 책임(responsibility)이냐 아니면 정치적 책임(responsiveness)이냐를 짚어 주는 동시에 감사자 입장,정책관련자 입장,학계 전문가 입장을 정리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본다. 공직사회 초미의 관심이 되고 있는 공무원 노조 허용문제나 무분별한 시위로 도전받고 있는 공권력의 권위 문제도한번쯤 짚어보는 기획기사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그리고 매주 목요일 ‘열린 마음으로’난에 각급 행정기관장의 에세이가 실리고 있는데 대부분 부처 PR에 치중하다보니 선뜻 눈이 가지 않는다. 과거 국민적·국가적 관심사였던 금융실명제나 경부고속도로 건설 등 대형 프로젝트나주요정책 시행의 중심에서 일했던 분의 성공·실패의 교훈을 담은 후일담을 들어보거나 정리하여 반추해 보는 것도의미있는 일일 것이다.또한 대한매일만이 가지고 있는 특화된 행정뉴스면과 다수 독자가 공직자인 장점을 살려,우리행정이 개선하여야 할 “이것만은 바꾸자” 라는 캠페인성시리즈를 싣는 것도 어떨까 한다. 그밖에도 각 부처 공무원 인맥(사실 인맥이란 표현이 부적절하지만) 열전이 끝나면 각 부처의 표상이 되거나 전설적(?) 인물을 찾아보는 ‘그 부처 그 사람’ 코너나 아니면 각부처기획실장 또는 역대 예산실장 시리즈 등 각 부처에 공통된 직위나 특정 직위에 대하여 일 중심 내지 기능 중심으로 인물열전을 엮어내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대한매일의 행정뉴스야말로 뉴스의 프로화를 가능케 해준다.후진국은 관리자가 이끌고 선진국은 프로가 이끈다고 한다.프로기자가만드는 대한매일의 행정뉴스는 분명 우리 공직사회의 선진화를 앞당기는데 기여하게 될 것이다. 박명재 국민고충처리위 사무처장
  • 외국인 에세이/ 영국 부모와 한국 장인장모

    나는 가끔 내가 고향 영국에서보다 한국에서 더 오래 살았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곤 한다.내 부모님은 세계 곳곳을 많이 돌아다니셨다.덕분에 나도 5개국을 돌아다니며 공부했고 공부를 마친 뒤에는 더 많은 나라에서 영어 등을 가르쳤다.마침내 나는 아름답고 현명한 한국 여성과 결혼까지 하게됐다. 나의 가족을 보면 세상은 정말 좁다는 생각이 든다.아버지는 스페인계 스코틀랜드인이다.어머니는 영국계로 남미 북부의 작은 나라 가이아나 출신이다. 누이들은 셋 모두 외국인과 결혼했거나 약혼했다.누나는 호주계 유고인과 결혼했으며 바로 아래 여동생은 브라질인과약혼했다.막내는 파나마 남자와 열애중이다. 처음 한국에 온 1991년 피부색이 서로 다른 커플의 데이트 모습은 무척 낯설었다.더군다나 결혼은 말할 나위도 없었다.그러나 요즘은 어느정도 평범한 일이 된 듯하다.1994년아내를 만나 결혼을 결심했을 때 아내의 가족과 나의 가족이 보인 반응은 너무나 달랐다.나의 가족은 결혼 자체를 축하해주었을 뿐 외국인과의 결혼에 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내 신붓감이 한국인이라고 말했을 때 어머니는 “한국이 어디에 있는 나라지?”라고 묻긴 했으나 내가 사랑하는사람과 결혼한다는 사실만으로 즐거워했다. 아버지도 마찬가지다.내가 전화했을 때 그는 직장상사와회의중이었고 “그래 잘됐다.나중에 다시 전화하렴.안녕”이라고 말씀하시는 게 전부였다.다시 전화해 약혼녀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말씀드렸을 때 “알고 있다.근데 왜 결혼할사람의 국적을 일부러 알리려고 신경쓰느냐”며 반문할 정도였다. 반면,나를 사위로 받아들이기까지 장인·장모와 얽힌 사연들은 길고도 많다.그중 그래도 즐거운 에피소드 하나.아내가 “외국인으로부터 청혼을 받았다”고 말했을 때 장모의표정은 굳어졌고 이어 대뜸 나온 질문은 “미군이냐”였다. 아내가 영국인 영어선생이고 옥스포드대를 졸업했다고 소개하자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고 얼굴표정도 이내 풀렸다.“아,신사 나라”라는 말과 함께. 마크 고메즈 키세스어학원 강사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참 관광은 국토사랑에서 출발

    관광산업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할 때 우리는 흔히 외화가득률과 국가인지도 확산을 예로 든다.많은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고 외화를 벌어들여 경제적인 이득을 얻고,자랑스런 우리의 문화유산과 아름다운 자연을 해외에 널리 알려 국가의 위상을 높이는 데 관광산업이 기여하는 바가 매우 크다는 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그러나,관광산업이 궁극적으로추구하는 바는 우리 국민들의 윤택한 삶을 실현시키는 데 있다는 주장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과학기술의 발달로우리는 물질적 풍요와 함께 생활의 편리함을 얻었으나 그것이 삶의 질 향상과 행복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 날로 늘어나는 여가시간,이제 문화와 관광을 이야기할 때다. 정부의 관광정책이 외국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우리 국민들이 편리하고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내국인이 많이 가는 곳이면 외국인도 많이 올 것이고,내국인이 좋아하면 외국인도 만족스러워 할 것이라는 주장이다.맞는 말이다. 그래서 정부는 올해를 ‘한국방문의해’이자 국내적으로는 ‘다른 지역 방문의 해’로 정하고 우리 국민들이 즐겁고보람있는 여행을 할 수 있는 여건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관광의 분위기 조성을 위해 각종 캠페인을 실시하고,방송사의 협조를 얻어 국내관광지를 소개하는 TV 프로그램을방영하고 있으며,‘이달의 가 볼만한 곳’을 선정하여 잘 알려지지 않은 좋은 관광지를 소개하고 있다. 또한 지역의 관광을 소상히 그리고 재미있게 설명해줄 수 있는 문화유산 해설사도 올해부터 본격 양성하고 있다. 우리 모두가 휴가철에 교통체증으로 인해 차안에서 답답하고 지루한 시간을 보내고,간신히 도착한 피서지에서 바가지상혼에 시달려 본 경험이 있으리라.모처럼 떠난 휴가여행이재충전의 기회가 아닌 피로의 누적이 되었을 때 “다시는 휴가여행을 가지 않으리라”고 다짐할 것이다.이러한 짜증나는 여행 행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휴가 연중 분산제를 학교방학제도와 연계하여 확산시켜 나가고 있으며,지난 6월 1일부터는 국민관광상품권이 출시되어 호응을 얻고 있는 중이다. 우리는 그동안 중국의 만리장성,프랑스의 에펠탑,호주의 골드코스트를 부러워했지만,세계 최대의 고인돌 밀집지역이 우리나라에 있다는 것과 서해안 갯벌이 지니고 있는 가치와 소중함에 대해 잘 알고 있지 못하다. 이제 참여행은 먼저 우리 것에 대한 소중함과 의미를 깨닫는 데서 출발해야 하지 않을까? 특히 청소년기에 우리 강산구석구석 배어 있는 전통문화와 유적의 의미를 재발견하고수려한 우리 자연에 대한 사랑과 감동을 깨닫는 것이야말로참되고 알찬 여행이 아닐까? 당장 이번 주말,내 나라의 좋은 곳을 찾아 가족이나 연인과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필요한 정보는 www.visitkorea.or.kr을 클릭하여 도움을 받아보는 것도 괜찮겠다. 김한길 문화부장관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무늬만 성인인 병역의무자들

    요즈음엔 군입대 시기도 병무청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하지않고 본인들의 의사를 최대한 반영하여 결정하는 등 병무행정 절차가 옛날과 사뭇 달라졌다.그렇지만 병무청은 아직도민원 처리 건수가 많기로 유명한 곳이다. 그동안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자동안내전화를 설치하여 폭주하는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직접 병무청을 찾는 내방 민원인은 다소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사람들이 민원실을 찾는다.군입대라는 중대사를 앞두고 전화 한 통화나 인터넷 상담만으로 궁금증을 해결하는 데는 다소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이해못할 바는 아니다.한편으로 내방 민원이 많다는 것은 아직도 사람의 마음 속에는 기계보다는 인간에 대한 믿음이 남아있다는 의미로 해석한다면,다소 위안이 될 수 있으리라는 생각도 든다. 시·도의 지방병무청을 포함,병무청에 들어오는 민원처리건수는 연간 100만건에 달할 정도이고 병역자원이 가장 많은서울지방병무청을 찾는 내방 민원인만도 하루에 1,000여명을 헤아린다.예전에 이곳을 둘러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여기서 만나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병역의무대상자들인 젊은이들일색이라 이들보다 나이 많은 일부 공무원들의 위압적인 자세가 더러 문제가 될 정도로 아무튼 젊은 기운이 넘치고 생동감이 느껴지는 그런 분위기였다. 그런데 요즘 민원실 풍경은 예전과 많이 다르다.민원실을찾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의무자들의 부모나 친지들이다.간혹 젊은이들이 있기는 하나 혼자 오는 병역의무자는 찾아보기 힘들고 부모를 대동하고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그들에 대한 첫인상이 무늬만 성인일 뿐 성장기에있는 어린애 같은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대한민국의 건강한 남아로서 나라를 지키겠다는 사람들이 아직도 부모의 보호와 배려가 필요하구나 하는 인상을 갖게 하는 것은 썩 유쾌한 풍경이 아님은 나만의 느낌은 아닐 것이다. 군대갈 나이의 아들을 둔 부모라면 이젠 자식들을 믿고 보호의 품을 벗어나 보다 넓은 세상 속으로 내보내야 할 것이다. 또한 젊은이들은 군복무 기간을 자신이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받아들이고 이를 유용하게 활용하는한편,자신의앞날을 스스로 설계하고 대처하려는 마음의 자세를 가다듬어야 하지 않을까. 최돈걸 병무청장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6월에 생각한다

    연일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던 지난 10일 행자부 직원과 함께 메말라 가는 고추밭에 물을 준 적이 있다.당시에는 자치단체 공무원 1만여명도 휴일을 반납하고 가뭄 극복에 힘을보태기 위해 나섰다.어디 공무원뿐이겠는가.온 국민이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가뭄 극복을 위해 성금 모금과 양수기 보내기,일손 돕기 등 온갖 노력을 경주했다. 우리 모두가 이렇게 나선 것은 국가적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함께하는 우리 민족만의 아름답고 희망적인 공동체적 삶의 모습이 아닐까 한다. 모두가 힘을 합쳐 고난을 극복하는 모습에 감동했는지 며칠 전 비가 내렸다.아무리 큰 가뭄이었지만 우리의 의지만은꺾을 수 없었는가 보다. 그러면서 자칫 소홀하게 넘어갈 수 있을지도 모를 6월이 주는 두 의미 ‘보훈’과 ‘6·15 남북공동선언’을 되새겨 본다. 6월은 보훈의 달이다.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이 풍요로움과 편안함은 많은 호국 영령들이 흘린 피와 땀의 결실임을가슴 깊이 되새기는 시기이자 후손들에게 더욱 영광스런 조국을 물려주어야 하는 소명을 다짐하는 시기이다.한편으로는 남북 분단의 비극적 상황을 민족 공존의 화해와 협력의 관계로 이끌어야 한다는,남북 관계의 진정한 모색이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94년쯤일까.한창 남북 관계의 긴장이 고조되어 한반도에서또다시 전쟁이 발발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 걱정 때문에 방독면을 구입해서 머리맡에 두고 몇 개월 동안 생활했던 때가 있었다.사람들은 전쟁에 대한 공포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불안에 떨었다.다소간의 차이는 있지만 이 땅에 살고있는 국민이라면 이러한 불안은 한두 번쯤 겪어보았으리라.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은 이런 적대적 긴장감 속에서팽팽하게 대치하고 있던 남북관계를 화해와 협력의 관계로전환시킴으로써 통일로 가는 초석을 마련했음은 물론 전쟁의 공포로부터 국민들을 벗어나게 하였다. 6·15 남북공동선언 후 남북 관계와 주변 정세에는 많은 변화와 진전이 있었다.남북한은 각종 회담과 교류를 통하여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를 한반도에 정착시키고자 노력했고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다.특히 경제교류 협력,이산가족 분야에서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아쉬운 점은 한반도 냉전 해체의 관건인 군사적 긴장 완화와 남북간의 신뢰 구축이아직 본격적으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한 술 밥에 배부를 수 없듯이 점진적으로 차근차근접근해 가면 이 부분에서도 좋은 성과가 있으리라 믿는다. 6·15 남북공동선언은 미완의 합의서이다.우리 모두가 아끼고 가꾸고 살려나가야 할 어린 새싹이며 불씨이다.통일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난하다.우리는 그 날을 위해 인내와 희망을 가지고 새싹을 키우고 불씨를 지펴야 할 것이다. 이근식 행자부장관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땅에는 지금 비가 내리고 있습니까?

    튀는 장관과 뛰는 장관사이의 거리는 5mm 정도이다.최연소 장관으로 의욕을 가지고 열심히 하면 할수록 ‘튀는 장관’이 되기가 십상이라고 생각해왔다.튀는 장관으로 보여서는 안되겠다고 스스로 내게 타이르고 있다.일중독증인 내가 자칫하면 오버(?)로 보이지는 않을까 걱정하곤 한다. 며칠전 인공강우를 실험하기 위해 공군기에 오르기 전 나는 가슴이 조마조마했다.내 행동이 어떠한 반향을 일으키고 어떠한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비쳐질까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나는 광주에서 비행장이 있는 부산 김해로 가는 고속도로에서 과학기술부 직원들에게 ‘기우제를 지내는 심정으로’라는 제목의 글을 써 보냈다. “목타는 들녘,농민들의 한숨소리가 들려오는 듯 합니다. 저는 며칠동안 해당 실·국 직원과 기상청 직원들과 회의를 하며 인공강우를 실험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전용기가 없고 아직 기초연구도 되어있지 않은 형편에서 이런 실험을강행하는 것은 많은 부담이 있는 것이 사실이었습니다.그러나 너무도 많은 국민들이 비를 기다리고 있고 계속되는자연재해 앞에 그저 하늘만 쳐다보고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국민의 염원과 고통의 한복판에 우리 과학기술자들이 서있으며 지금 우리가 만드는 것은 비를 만드는 구름 씨만이아니라 이 나라 이 민족을 사랑하는 ‘희망의 씨’,이 겨레 이 강토를 촉촉이 적시는 ‘과학의 씨’를 뿌리고자 합니다. 저는 내일 구름 위에서 여러분께 말 할겁니다. 사랑합니다.과학기술부 직원 여러분! 땅에는 지금 비가 내리고 있습니까?” 1만4,000피트 위 하늘은 땅에서의 가뭄에는 아랑곳 없이구름이 눈부시게 빛났다. 기상청 연구원과 공군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요오드화은과 드라이 아이스가 구름 위에 흩뿌려졌다.나는 눈을감고 실제 이 나라에서 처음으로 비를 내리게 하는 실험을지켜봤다.비가 내려야 할텐데….그때 기상청 서애숙 박사가 내게로 왔다.“구름의 온도가 5∼10C 높아 요오드화은이효과를 거두기가 어려울 듯 합니다.”눈 앞이 캄캄해왔다. 남은 드라이 아이스는 150㎏이었다.나는 눈을 감았다.내 결정이 정치인 출신의 튀는 모습으로비쳐지지 않을까? 상념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그때 조종석에서 1호기로부터 전갈이 왔다.“성공입니다.1호기가 드라이 아이스가 살포된 구름을 고도를 낮춰 비행하며 관찰한 결과 비가 내리는 것을 관찰했습니다.” 그때 나는 비로소 한숨을 내쉬며 속삭였다. 사랑하는 국민여러분! 땅에는 지금 비가 내리고 있습니까?김영환 과학기술부 장관
  • NGO/ 이석연 경실련 사무총장 인터뷰

    “시민단체와 시민운동가들은 겸허한 자기 반성과 함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할 시점에 서 있습니다” 최근 시민운동가로서의 삶을 진솔하게 담은 자전적 에세이집 ‘헌법 등대지기’를 펴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이석연(李石淵·47) 사무총장은 “한국의 시민운동은 관료화와 권력기관화,초법화,센세이셔널리즘 등으로 많은 시민들의 비판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시민운동은 ‘시민없는 시민단체’라는 비난에 대한 반성과 더불어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권력에 대항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새로운 이정표를 모색해야 한다는게 그의 주장이다. 시민단체는 이를 위해 권력과 항상 건전한 긴장·갈등 관계를 유지해야 하고,이를 전제로 활동영역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사무총장은 “시민운동가는 오피니언 리더로서 법과 원칙에 따라 분명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면서 “양시,양비론적인 태도나 침묵,왜곡은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시민운동은 적법절차와 자유시장 경제질서라는헌법의 기본정신을 존중해야만 국민적 정당성과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만큼 경실련의 활동도 이런 틀안에서 이끌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조현석기자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