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에세이
    2026-01-26
    검색기록 지우기
  • 경매
    2026-01-26
    검색기록 지우기
  • 치료제
    2026-01-26
    검색기록 지우기
  • 문화재
    2026-01-26
    검색기록 지우기
  • 기상청
    2026-01-2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042
  • 책꽂이/정신병과 심리학 등

    ◇정신병과 심리학(미셸 푸코 지음·박혜영 옮김)= 프랑스의 구조주의 철학자 푸코가 광기(狂氣)를 야기하는 삶의 조건과 심층의 문화 속에서 정신병리학의 실체를 파헤친 ‘작지만 큰 책’.푸코는 이 책에서 광기를 자연적 질병이 아니라 문화적 현상으로 간주하고 심리학·철학적 해부를 시도한다.‘정신의학과 조직의학’‘정신질환의 역사적 형성’‘광기,총체적 구조’ 등 각 주제에서 그의 천재성과 통찰력이 유감없이 배어나온다.문학동네.7000원. ◇책으로 만나는 사상가들(최성일 지음)= 인문사회과학 서점의 새 전형을 구축하겠다며 의욕적으로 ‘운동’을 선언한 ‘책동무 논장’이 해외 사상가들의 궤적을 좇은 책이다.버트란드 러셀에서 미셸 트루니에에 이르기까지 70여 사상가들이 줄지어 독자를 기다린다.우리나라 번역출판의 궤적을 훑듯 사전 혹은 가이드북이나 에세이 성격으로 꾸며 연구는 물론 교양을 쌓는 데도 도움이 되도록 했다.논장.1만 5000원. ◇정보사회와 인간의 조건(애덤 샤프 지음·구승회 옮김) ‘=역사와 진실’로 우리에게 익숙한 마르크스주의 철학자인 애덤 샤프가 ‘노동의 소멸로 삶의 의미를 상실한 인류,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를 주제로 잡아 저술한 좌파적 미래 예견서.정보사회의 미래와 새로운 노동개념,노동자 운용의 필요성 등을 좌파 논리로 정연하게 전개한다.한길사.2만원. ◇노인들의 사회,그 불안한 미래(피터 피터슨 지음·강연희 옮김)= 21세기에 전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지는,그러면서도 지금까지 전혀 논의에 무게가 실리지 않은 노인문제를 다룬 의미있는 연구서.고령화의 원인 진단과 이로 인한 미래예측,처방 등을 상세하고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에코리브르.1만 5000원. ◇삼언(三言)(풍몽룡 지음·최병규 옮김)=중국 춘추전국 시대부터 명대에 이르기까지 서민의 삶과 사랑 이야기를 담은 중국 통속소설의 백미.‘삼언’은 유세명언(喩世明言) 경세통언(警世通言) 성세항언(醒世恒言) 등 3부의 소설을 통칭한 것으로 원래는 120편 150만자나 되는 단편소설집이나 이중 가장 읽을 만한 여덟 편을 가려내 엮었다.창해.1만 2000원. ◇미디어의 이해(마셜 맥루언 지음·김성기 이한우 옮김)= 지금부터 40년 전에 ‘지구촌’‘정보시대’‘미디어는 곧 메시지다’ 등 정확하게 미래를 예측한 캐나다의 사상가 마셜 맥루언의 명저.그동안 국내에서 수차례 번역본이 출간됐으나 이번에 민음사가 원저작권자와 정식계약을 맺어 새로 내놓았다. ‘미국 대학생들이 성경 다음으로 많이 지닌 책’이라는 말이 돌 정도의 문명 예언서.민음사.1만 5000원. ◇디자인 문화비평(디자인문화실험실 엮음) =다양한 분야의 필자가 ‘판타지’라는 장르의 본질과 계보를 다뤘다.아울러 게임·건축·패션 등 각 분야에 나타나는 판타지 성향까지 다각도로 분석했다.판타지라는 특정 주제에 대한 비판과 원형 추적 등 다양한 접근이 눈길을 끈다.안그라픽스.2만원. ◇사회운동가들과 함께 세상읽기(권영길 홍세화 외 지음) 6월항쟁 15주년을 맞아 그동안 상상할 수 없는 변화를 겪은 우리 사회를 되짚고 여기에서 새로운 운동의 화두를 추출할 수 있도록 엮은 책.그동안 필자로 참여한 저명한 운동가들의 강연을 직접 풀어서 정리해 이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은 물론 내용도 쉽고 재미있어 읽는 부담이 없다.도서출판 책벌레.9000원. ◇말러와 그의 가곡(이경숙 지음)=낭만파적 교향곡의 마지막 거장’으로 불리는 구스타프 말러의 음악세계를 소개하는 ‘말러 입문서’.그의 음악세계와 음악을 낳은 정서적 배경,음악가 이후의 삶 등을 상세하게 기술해 말러 이해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삶과 꿈.9000원.
  • [공직자에세이]열린마음으로/‘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말자

    인류의 역사는 물과 함께 이어져왔다.인류가 최초로 정착하고 농경생활을 시작한곳 역시 강을 끼고 있는 지역이었다.황하·유프라테스·갠지스강 등을 중심으로 인류의 고대문명이 싹트기 시작했고,물은 인류문명을 꽃피운 원동력이었다.그런 점에서 물은 생명의 근원이며,인류문명의 산실이다.예로부터 나라를 다스리는 데 치산치수(治山治水)를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삼은 것도 물 관리가 그만큼 중요하다는것을 잘 일깨워주는 대목이다. 우리나라는 연간 강수량의 70%가 6∼9월에 집중돼 있다.물은 매우 훌륭한 자원이지만 집중호우라는 특성 때문에 많은 비가 내려도 수량이 대부분 바다로 흘러가버려 여름에는 홍수,겨울과 봄에는 가뭄이 반복된다.그냥 버리고 마는 물을 이용하기 위해 여름철에 내리는 비를 댐에 담아두었다가 갈수기에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단 하루라도 없어서는 안되는 물,그러나 한꺼번에 너무 많아서도 안되는 것이 물이다.최근들어 이러한 물 문제 해결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지난해와올 봄만 하더라도 극심한 가뭄으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었고,임진강 유역에서는 지난 96년 이후 3년 연속 집중호우가 내려 116명이 사망하고 9096억원이라는 엄청난 재산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하늘이 내리는 천재는 피할 수는 없다고 하지만 인간의 노력으로 사전에 철저하게 대비한다면 피해는 최소화할 수 있을것이다. 올해는 장마가 24일부터 시작된다고 한다.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봄 가뭄으로 대지가 타들어간다고 걱정을 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이제는 또 홍수를 걱정해야 한다. 97∼98년 세계적인 재해를 불러왔던 ‘엘니뇨’가 올해 다시 찾아올 것이라는 외신을 접하니 우리 주변과 수방대책을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여름 장마가 끝날 때까지는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을 것 같다. 정부는 수해복구사업이나 수방사업을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마무리하는데 모든 힘을 기울이고 있다.공항·철도·도로 등 공공시설뿐 아니라 아파트 건설현장 등 민간사업장까지도 수해를 막기 위한 세부 대책을 마련했다. 기관별로 홍수대책반도구성,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중장기적으로는 제방을 쌓고 다목적댐을 건설해 홍수를 조절함과 동시에 지대가 낮은 지역에 사는 주민들의신속한 대피를 위해 홍수예보시설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의 대책이나 활동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홍수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사전준비라고 할 수 있다.하찮은 것 같지만 담장이나 옹벽·배수시설은 이상이 없는지,하천으로 흘러가는 물을 방해하는 장애물은 없는지 관심을 가지고 꼼꼼히 살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하겠다. 임인택 건설교통부장관
  • 골치 아픈 수학, 친하게 지내볼까?

    골치아픈 수학과 어떻게 친해질 수 있을까? 답은 ‘흥미있는 수학교양서를 자주 접한다.’이다. 최근 서점 신간코너에서는 수학교양서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출판사들이‘알기 쉬운’이란 흐름으로 쏟아내는 수학교양서와 미술 등 예술관련서,영어 실용서 등 3종류의 책더미 가운데 하나기 때문.수학교양서는 ‘수학공포감’에 사로잡힌 꼬마부터 어른까지 모두에게 기초적인 정보를 제공해 꾸준히 팔리고 있다. 수학교양서가 국내에서 각광받기 시작한 것은 2000년 유네스코가 지정한 ‘수학의 해’가 계기인 것으로 분석된다.수학·과학과 같은 기초학문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면서 관련 서적이 많이 출간됐기 때문이다.덕분에 수학교양서는 2000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교보문고 광화문점의 차진숙씨는 “2000년에는 교양과학 분야 베스트셀러 20위 안에 수학서적이 12종이 들었고,지난해에는 7종이 포함됐다.최근 주간베스트셀러 10위 안에도 수학책이 5권이 올랐다.”면서 “이같은 독자들의 수요에 맞춰 새로운 수학교양서들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수학교양서는 그러나 아무리 쉽게 서술했다고 해도 어려운 편이다.출판사에서 초등학생이 읽을 수 있다고 해도,주로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을 대상으로 책을 펴내는 경향이기 때문.따라서 출판사에서 추천하는 연령보다 두세살 낮은,예컨대 12∼13살 짜리에게는 10세용 책 정도를 읽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000년 이래 가장 지속적으로 팔리는 수학교양서는 김영사의 ‘앗’시리즈로 ‘수학이 수군수군 1·4권(앗 이렇게 재밌는 과학이)’이다.이책은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고교생들이 볼 만한 책으로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코믹한 요소가 많다.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이 읽을 만한 책으로 ‘아무도 풀지 못한 문제’(박영훈 지음·지호 펴냄)‘웃기는 수학이지 뭐야’(이광연·경문사)‘수학은 아름다워’(육인선 외·동녘)‘4.5정의 수학나라’(방승희·동녘)‘세상 밖으로 날아간 수학’(이시하라 키요타카·맑은소리) 등이 있다.최근 나온 책으로 ‘카이스트 천재들의 수학공식 7가지’(권승희 외·맑은소리)와 에세이로 쓴 ‘소설처럼 아름다운 수학이야기’(김정희·동아일보사)도 있다. 학부모가 자녀에게 수학을 지도하고자 책을 읽으려면 ‘마법의 수학나라’(크리스티 매간지니·맑은소리)‘생명을 살리는 수학’(배종수·김영사)‘웃기는 수학이지 뭐야’(이광연·경문사) 등이 적당하다. 문소영기자 symun@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균형 있는 성장경험

    어린이가 영양을 골고루 섭취해야 신체적으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잘 안다.그러나 어린이가 다양한 경험을 해야 정신적으로 균형있게 성장한다는 사실은 잊고 있는 사람이 많다.어린이가 지적·도덕적·정서적으로 제대로 성장하려면 어릴 때부터 여러 경험을 골고루 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 지난날 대학에 있을 때 초·중등 학생들이 어떠한 성장 경험을 하며 자라는지 조사한 적이 있다.그 연구에서 특히 도시에 사는 학생들이 심각한 ‘경험의 편식’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등학교에 다닐 때까지 망치나 톱을 한번도 사용해 보지 않은 학생,식물이나 동물을 키워보지 않은 학생,심지어 산을 한번도 올라보지 않은 학생이 상당히 많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크게 놀랐다.많은 젊은이들이 집에서 밤 늦도록 교과서와 참고서를 반복해 읽고 외우거나 여유시간의 대부분을 텔레비전을 보며 지내는 것으로 나타났다.요즘 그런 조사를 다시 한다면,아마도 컴퓨터 앞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날 것이다. 직장에 다니는 어느어머니가 주말에 모처럼 서너살짜리 아이를 데리고 서울 근교의 농촌에 갔다.돼지우리 앞에서 그 아이가 갑자기 “엄마,저기 아주 큰 저금통이있어!”라고 외쳤다고 한다.이것은 내가 그 어머니로부터 직접 들은 이야기이다. 이처럼 우리의 어린이들은 전인적 성장에 필요한 균형있는 경험을 하지 못하고 있다.어린이가 매일 서너 군데의 학원을 숨돌릴 틈 없이 돌아다닌다고 해서 균형있는 성장경험을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어린이들이 균형있는 경험을 갖지 못하게 하는 사회적·제도적 원인이 있다. 첫째는 치열한 학업경쟁을 강요하는 입시제도의 무거운 성취압력이고,둘째는 도시화·공업화·정보화가 가져온 가정환경의 변화이다.입시제도의 문제는 여기서 재론할 필요조차 없다.다만 가정환경의 변화가 야기한 문제에 대해 간략히 생각해 보고자 한다. 사회가 도시화되고 산업화됨으로써 어린이가 가정생활에서 가질 수 있는 경험에 질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요즈음 어린이들은 자연과 접촉하고 관찰하는 경험,성인들의 직업세계에 참여하고 직접 일을 해보는 경험,동식물을 키우거나 음식과 물건을 만들어 보는 경험,옥외에서 친구들과 운동을 하거나 놀이하는 경험 등을 할 수 있는 기회가 크게 줄어들었다.오늘의 어린이들은 지난날의 어린이들보다 현실 환경 속에서 직접 경험하는 것보다는 책이나 텔레비전이나 컴퓨터 등이 보여주는 문자,그림,상징,영상 등으로 구성된 의사(擬似) 환경에서의 간접 경험을 더 많이 하고 있다. 어린이들이 장시간 텔레비전을 시청하거나 컴퓨터를 이용하는 것은 다양하고 풍부한 정보를 제공받는다는 점에서 지적 발달에 도움이 된다.그러나 간접경험만으론 사회성이나 감성의 발달에 한계가 있다.그것만으로는 상상력이나 창의력 배양에도 문제가 있다. 우리 어린이들은 자신이 박찬호나 황선홍 선수처럼 운동장에서 실제로 뛰는 선수가 아니라 그들을 구경하는 관객으로 만족하고 있다.직접 운동을 하고,시를 쓰고,그림을 그리고,토론하는 살아 움직이는 생활인이 아니라 남이 그러한 일을 하는 것을 단지 읽고,보고,듣는 구경꾼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창조적 인간은 인생의 수동적 관람자로서가 아니라 자발적이고 능동적 참여자로서 생활하는 가운데 성장할 수 있다. 우리 어린이들은 가정생활에서 심각한 성장경험의 편식,영양실조에 빠져 있다.어린이들을 전인적 인간,창조적 인간,능동적 인간으로 육성시키려면 학교에서는 물론 가정에서도 균형있는 풍부한 경험을 가질 수 있도록 성장 환경을 만들어 주고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해야 한다.교육 정책 입안자든,교사든,학부모든 이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 이상주 교육 부총리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디지털시대 행정 리엔지니어링

    디지털시대다. 대량의 정보가 인터넷망을 타고 순식간에 전세계에 유통되고,정치·경제·사회·문화 모든 영역에 걸쳐 광속(光速)의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디지털 혁명을 이해하고 선점하는 국가와 기업만이 생존 가능한 시대다. 잭 웰치 전 GE 회장은 “한 조직의 정보·지식 습득능력과 이를 업무에 신속히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그 조직의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라고 했다.챔버스 CISCO 회장은 “인터넷의 활용가치를 모르는 경영자는 현직에서 물러나라.”고 말한다. 행정도 예외는 아니다.급변하는 행정여건의 변화 속에서 행동양식과 의식은 물론 일하는 방식에도 변화가 요구된다.디지털 혁명은 기존의 행정수단에 정보화라는 수단을 하나 더 보태는 ‘플러스 원’이 아니라 행정발전의 핵심요소가 되고 있다.선진행정은 디지털 혁명의 장점이 접목돼야 가능하게 됐다. 디지털시대 성공적인 행정을 위해서는 정보화 능력과 정보화 마인드가 필수조건이다.과거 극소수의 전유물이던 정보와 지식을 이제는 저렴하고 손쉽게 얻을 수 있다.우리 앞에 무한한 간접경험의 세계가 펼쳐져 있다.디지털 혁명은 정보획득과 관리비용을 크게 줄여준다. 정보화의 장점을 행정에 접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터넷,이메일을 포함한 개인용 컴퓨터를 능숙하게 다루는 정보화 테크닉과 함께 행정일상에서 디지털 정보를 검색·활용·축적·관리하는 정보화 마인드를 함양해야 한다.또한 모든 공무원은 각자의 지식과 경험을 조직의 지적 자산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식과 정보는 공유하면 할수록 생산성이 높아진다.인터넷을 활용해 정보를 수집·분석하고,이를 전자문서로 작성·축적한 후 네트워크를 통해 공유한다면 파일 캐비닛과 종이 문서를 대폭 줄이고 정보의 활용도도 높여나갈 수 있다.행정정보화는 반복적인 업무부담을 경감해 주고 신속·정확한 업무처리를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행정 서비스와 정책개발의 질적 향상도 가능하게 한다. 일선에서 일하는 사회복지 전문요원에게 노트북을 한 대씩 공급해 생활보호 대상가구 방문시 얻은 정보를 계속 축적·관리토록 한다면 매번 같은 자료를 수집할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가구별 특성에 맞는 복지서비스 제공과 효과적인 복지정책수립도 가능할 것이다. 정부도 디지털시대에 걸맞은 효율적인 행정을 위해 전자정부 구현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디지털 혁명은 우리 행정의 발전을 위한 도전인 동시에 기회가 되고 있다. “지축을 흔드는 시대변화를 감지하지 못하는 국가와 기업은 침몰할 수밖에 없다.”는 프랑스 역사학자 토크빌의 170년전 경고가 새삼스럽게 생각나는 아침이다. 장승우 기획예산처장관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같은 것은 같게”

    우리나라 축구 선수들이 국민적 염원인 ‘월드컵 16강’을 달성하면 보너스로 병역면제 혜택을 해주라는 요구가 있다. 이 문제에 대해 각계 각층의 입장이 찬성과 반대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하지만 형평성 있는 병역의무 부과의 차원에서 더 이상의 병역면제는 인정하기 어렵다는 게 병무행정을 책임 진 우리의 입장이다.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의 병역문제 또한 예외를 인정받고 싶다는 의미에선 이 문제와 별반 다르지 않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군에 대한 견해가 다른 사람들과 같지 않다는 이유로 그동안 일방적으로 피해를 받아 왔다.”면서 자신들의 문제를 양심과 인권존중의 차원에서 수용하고,관용을 베풀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어떤 측면에서 이들의 요구는 개인의 도덕적 의지와 양심에 의해 자율적으로 지킬 수 있는 규범을 만든 뒤 ‘다름’을 인정해 달라는 의미일 수 있다.‘다름’만 생각한다면 그들의 주장을 이해하지 못할 바도 아니다. 그러나 그들이 자신의 인권을 소중하게 여긴다면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내가 나를 아끼고 내 이상과 양심을 도모할 자유와 권리를 가졌듯 다른 사람들 또한 그들의 생명이 소중한 것이고,자유와 권리를 똑같이 가졌다는 사실이다.즉 병역은 누구에게나 같은 무게와 의미로 부여된 의무다.병역 거부자들 또한 국방의무의 대열에서 예외일 수 없는 ‘같은’ 국민이다.‘같은’ 국민으로서의 의무를 망각한 채 ‘다른’ 사람으로서의 권리만 강조하며,이를 인정해 달라는 요구를 선뜻 수용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병역문제를 둘러싼 갈등의 근원적인 요인은 같음과 다름에 대한 인식 부족,자신만은 열외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오만이 그 원인인 듯 싶다.이는 비단 병역문제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우리 사회 갈등의 원인이 대부분 이같은 같음과 다름의 분별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된다. 구성원 하나 하나가 ‘같은 것은 같게’ 인식하고 판단하며 받아들일 때 이 모든 갈등은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다. 그러나 주관적인 입장에서 치우침 없이 이를 정확하게 판별해 내는 것은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며,간단하게 터득될 수있는 것도 아니다.그것은 오랜 세상살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귀중한 지혜요,경험이다. 모든 국민들에게 골고루 치우침 없이 공평하게 병역의무를 부과하면서 국가와 개인의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은 없는지 병무행정의 책임자로서 고민이 많은 요즈음이다. / 최돈걸 병무청장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월드컵 12번째 선수의 역할

    세계인의 축제,월드컵 축구대회가 갈수록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한국은 반세기만에 본선 진출 첫승이라는 값진 선물을 안았다.국민 모두가 흥분의 도가니다. 이제 남은 것은 16강 진출이다.우리는 16강 진출이라는 국민적 염원을 달성하기 위해 그라운드에서 투혼을 불사르고 있는 선수들을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보았다.자랑스럽고 믿음직스러운 이들을 아낌없이 칭찬해주고,반드시 16강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 밀어주어야 한다. 아울러 운동장 밖의 12번째 선수,바로 우리 국민들이 해야 할 일을 챙기는 것도 중요하다.월드컵 성공의 열쇠는 바로 12번째 선수인 국민들의 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우리가 이뤄내야 할 일은 다름 아닌 ‘질서-친절-안전-교통’이 어우러지는 네박자 하모니다.투혼을 불사르는 선수들의 피와 땀에 비하면 수고로움이 덜한 일이지만,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이 뛰는 모습과 함께 12번째 선수들의 장외 월드컵 경기도 전파를 타고 세계로 중계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국민 모두는 질서와 친절을 몸소 실천하고,정부는 안전과 교통대책을 다시 한번 점검해 볼 때이다.장외 선수들이 엮어가는 네박자 하모니가 맞아 떨어질 때 세계인은 비로소 우리의 월드컵에 찬사를 보낼 것이다. 이미 지구촌 곳곳에서 온 각국 선수단과 응원단,체육계 인사,보도진,각국 정상들이 항공·철도·버스·지하철 등을 이용해 개막식장과 개최도시의 경기장,관광 명소 등을 찾고 있다.그러면서 우리나라의 좋은 면과 나쁜 모습을 모두 보고 있다.우리나라 12번째 선수들의 장외 경기 모습을 관전하고 있는 것이다.88년 서울올림픽을 치르면서 그랬던 것처럼 우리는 이번 월드컵 개최를 선진국으로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는 질서 수준과 친절을 지구촌 모든 사람에게 보여 주는 계기로 삼아야한다. 개막식 이후 지금까지 월드컵은 성공적으로 잘 진행되고 있다.그동안 해외 관광객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불편한 점의 하나로 흔히 교통문제를 지적했다.그러나 월드컵 경기가 있는 날의 개최도시에서는 교통 관계자와 시민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수치스러운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교통이 잘 발달된 유럽등 선진 외국에서도 대규모 국제행사 개최 때 대중 교통편을 늘리고 주변 교통을 통제하는 경우는 종종 있다.그러나 우리나라처럼 자동차 강제 2부제 등을 시행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우리는 도로,지하철,철도 등이 선진국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까닭에 부득이 시민의 불편을 초래하는 방안을 시행할 수밖에 없다.월드컵 교통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주무 장관으로서 국민들께 송구하면서도 진심으로 고마움을 느낄 뿐이다.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계속된다면 아시아에서 처음 열리는 이번 월드컵이 동서양의 문화를 한데 어우르는 소통의 장이자,세계인들에게 성공적인 대회로 기억될 것이다.이제 대표 선수들은 투혼과 페어플레이로,12번째 선수인 국민 모두는 밝은 미소와 친절로 저마다 코리아의 저력을 전 세계에 펼쳐보여주는 일만 남았다. 임인택 건설교통부 장관
  • 2003년 대입 재외국민·외국인 특별전형

    2003학년도 대입에서 전국 151개 대학이 해외근무 공무원 및 상사주재원 자녀,해외교포 등을 대상으로 특별전형을 실시,5795명을 모집한다.이들 대학 이외에 7개대학은 외국인만 뽑는다.한국대학교육협의회(회장 김우식 연세대 총장)는 5일 ‘2003학년도 재외국민과 외국인 특별전형 모집요강’을 분석,발표했다.올해 입시에서는 지난해에 비해 1개교와 116명이 증가했다.이에 따르면 151개교 가운데 104개교는 전체 모집인원의 80.8%인 4684명을 2학기 수시모집에서 선발한다.1학기 수시모집에서는 6개교 171명을 모집한다.또 정시모집 가군에서는 22개교 55명,나군에서는 14개교 223명,다군에서 17개교 173명을 뽑는다. ●모집 인원= 대학별로 입학 정원의 2%(학과별 입학정원의 10%) 범위안에서 정원외모집으로 정한다.이에 따라 ▲100명 이상 뽑는 대학은 연세대 111명(서울 78명·강원 33명)·고려대 108명(서울 79명·충남 29명)·한양대 109명(서울 66명·경기 43명)·경희대 110명(서울·경기 55명씩)·동국대 113명(서울 59명·경북 44명) 등 7개교 ▲80∼100명은 부산대 86명·중앙대 99명(서울 54명·경기 45명) 등 9개교 ▲60∼80명은 서울대 75명·성균관대 79명·한국외대 69명(서울 34명·경기 35명) 등 19개교 ▲40∼60명은 아주대 40명·숭실대 53명 등 31개교 ▲20∼40명은 서강대 33명·서울여대 34명·이화여대 35명 등 40개교 ▲20명 미만은 한밭대 16명 등 45개교이다. ●전형 일정= 다음달 10일 대불대가 처음으로 시작해 2003년 1월28일 칼빈대를 끝으로 전형을 마감한다.9월에는 경남대 등 5개교,10월에는 충남대 등 32개교,11월에는 서울대·포항공대·연세대·고려대·성균관대·이화여대·숙명여대 등 46개교가 필답고사나 면접 등을 치른다.수도권의 대학들이 11월에 대부분 몰려있다.12월에는 국민대·전북대 등 22개교,2003년 1월에는 홍익대 등 19개교가 전형을 실시한다.서류 전형만을 하는 대학은 안동대·조선대·동양대 등 23개교이다. ●응시자격= ‘외국에서 2년 이상 근무하고 귀국한 공무원·상사직원의 자녀로서 외국 학교에 고교과정을 포함,2년 이상 재학하고 귀국한 수험생’이라는 일반적 자격기준을 종전처럼 적용하는 대학이 23개교로 지난해에 비해 3개교 줄었다. 일반적 자격기준을 일부 변경,기준을 강화한 대학은 61개교로 9개교나 늘었다.대학별로는 ▲서울대가 외국의 고교 1년을 비롯해 5년 이상 ▲연세대가 외국소재 고교 1년을 포함해 중·고교 과정에 통산 3년 이상 ▲고려대·서강대.한양대가 외국의 고교 1년과 함께 2년 이상 공부한 수험생 등이다.대상 및 자격기준을 종전보다 확대한 대학도 제주대·경남대·명지대 등 126개교에 이른다.예컨대 해외에서 거주하는 현지법인 부모의 자녀,자영업자의 자녀,연수·유학·출장자의 자녀,선교사의 자녀,해외 취업자의 자녀,탈북 주민의 자녀 등이다. ●전형 방식= 부산대·한국항공대 등 8개교는 논술과 면접(구술)을,서울대·고려대등 4개교는 논술·필답·면접을,수원대 등 37개교는 면접·구술을,경북대 등 25개교는 필답 및 면접을 치른다.한동대 등 30개교는 면접 및 서류전형만 한다. 서울대 필답고사의 경우 인문계는 외국어 논술과 수학Ⅰ을,자연계는 외국어 논술에 수학Ⅱ를,예체능계는 외국어 논술만 치른다.고려대는 독해·어휘 등을 출제한 국어 및 논술고사를 본다.인문계는 해당 외국어로 에세이를,자연계는 주관식 수학문제를 낸다.외국인은 한국어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연세대는 국어·영어·수학시험에다 외국어로 1200자 정도의 에세이를 써야 한다.성균관대는 어법·어휘·독해 등을 측정하는 한국어 시험과 토플식의 영어 시험을객관식으로 치른다. 특히 건국대·경상대 등 14개교는 해외 연수 재학기간에 따라 많게는 10점 정도 가산점을 준다. ●분할 모집= 경남대·부산외대·명지대·제주대는 1·2학기 수시,성균관대와 국민대는 2학기 수시와 정시 가군,한국외대와 홍익대는 2학기 수시와 정시 나군,경희대와 숙명여대는 2학기 수시와 정시 다군,예원대는 정시 가·다군으로 나눠 선발한다.신라대 등 12개교는 1·2학기 수시 및 정시 다군으로 분할 모집한다. 기타 충남대·세종대·용인대 등 19개교는 이중국적자의 지원을 허용한다.또 재외국민 특별전형에서는 수시모집에 대한 미등록 충원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자세한 내용은 대교협 학사지원부(02-784-9808,780-5567,www.kcue.or.kr)로 문의하면 된다. 박홍기기자 hkpark@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21세기의 孟母를 위하여

    심신이 자유롭지 못한 아이를 업고 다니며 학교를 졸업시킨 어머니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신문에서 만나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비록 몸은 불편하지만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사회 구성원으로 당당히 살아갈 수 있게 하기 위해 무슨 일이 있더라도 공부만은 시켜야겠다는 장애학생 어머니의 심정은 자식을 가진 모든 어머니들의 심정과 마찬가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식을 공부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어려움도 마다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어머니들이다.때로는 그 열정이 지나쳐 ‘치맛바람’을 일으키기도 했지만,지난 수십년 동안 경제발전을 이룩해 빈곤의 악순환에서 벗어나고 오늘날 월드컵 대회를 개최할수 있게 한 국민적 저력의 밑바탕에는 우리 어머니들의 뜨거운 교육열이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자식교육과 관련된 어머니의 이야기로는 흔히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를든다.우리나라에서는 이율곡과 한석봉 그리고 김만중의 어머니가 자식을 훌륭하게키운 어머니의 표상으로 인용되곤 한다.특히 가난한 살림에 청상이 되었지만 두 아들을 엄하게 가르쳐 큰아들 김만기를 부원군,둘째아들 김만중을 대제학에 오르게한 정경부인 윤씨의 이야기는 자식교육에 대한 어머니들의 남다른 열정이 얼마나대단한가를 잘 보여준다. 그런데 지금 일부 어머니들이 보이는 과열된 교육열은 방향을 잘못 잡은 것 같아안타깝기 그지없다.자녀들의 학원 교습비를 벌기 위해 식당의 허드렛일을 하거나파출부를 하는 어머니의 모습은 눈물겨울 정도다.유명학원이 몰려 있는 지역의 집값이 천정부지로 올라가기도 한다.학원에 보내 자식을 공부시키겠다는 것을 탓할이유는 없다.그러나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하루에도 몇 군데씩 학원을 순회케 하는이유가 자녀의 소질과 적성,희망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조건 일류대학 인기학과에진학시키기 위해서라는 데 문제가 있다.학원에서의 선행학습이 단순한 교과지식 습득을 위한 학습으로 그렇게 효과적이지 않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하기 싫은공부를 억지로 시키니 일탈행동이 나타나고 가출학생,학업중단 학생이 속출한다.영어 발음을 잘 할 수 있도록 아이들의 혀를 수술해 준다는 데는 아연실색할 뿐이다.이런 비정상적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이 크게 보면 사회구조적 문제나 공교육의 제도적 문제에서 비롯되기도 하지만,부모들의 학벌주의 가치관에도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유명 대학을 졸업한 사람보다는 지식과 정보를 창의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는 사람이 인정받는 지식기반사회다.문명사적 전환기를 맞아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지식과 정보가 창출되고 있으며,직업의 세계도 날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어 평생학습이 필요한 시대다.이는 자기주도적인 학습능력을 신장시키지 않으면 기대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도 일방적으로 자녀들에게 오직 일류대학 진학만을 강요하고,적성에도 맞지 않는 인기학과에 지원할 것을 요구한다면 이는 시대착오적인 자녀사랑이다.오로지 출세만을 바라보며 경쟁적으로 공부한 아이들에게 공동체 의식을 기대하기란 힘든 일이다.우리가 진정 일류국가로 도약하려면 2세들에게 창의성을 신장시켜 주는 것과 함께 민주시민으로서 남과 더불어 사는 상생의 정신을 함양시켜 주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인간의 삶이 개별화돼 가는 정보화사회에서 사회통합은 매우 중요하다. 이제 어머니들의 자식교육에 대한 열정도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아이들이 스스로의 소질과 적성을 계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많은 대화를 통해 자녀들이무엇을 꿈꾸고 있는지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남과 더불어 조화롭게 살아가는것이 얼마나 아름답고 중요한 일이며,그것이 궁극적으로 나에게도 도움이 된다는사실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 자녀들의 미래는 자녀들이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그대가 자녀들처럼 되려고 노력하는 것은 좋지만,자녀들을 그대처럼 만들려고는 하지 마십시오.”라고 충고한 칼릴 지브란의 시구가 떠오른다.이것이 21세기를살아가는 우리 어머니들이 ‘맹모(孟母)’가 되기 위한 조건이다. 이상주 교육 부총리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월드컵과 기상위성

    스포츠서울에서 강주배 화백이 연재하는 만화 ‘용하다 용해’가 예리하게 찌른날씨 관련 이야기가 있다.꽤 전에 실린 내용으로 코믹 캐릭터인 ‘무대리’가 다니는 회사에서 등산을 가는 날,모처럼 화창한 날씨에 야외로 나온 무대리는 휘파람을 불며 기분 좋게 산을 오른다. 번득이는 위트와 유머가 오고가다 점심때가 되어 도시락을 먹으려는 순간,소나기가 쏟아지자 무대리는 “누가 날 잡았어,기상청에 묻고 정할 일이지.”라며 투덜대고 일행은 비를 피해 식당을 찾아 들어간다. 무대리는 특유의 어투로 날씨를 탓하는데 한쪽 구석에서 어두운 얼굴로 아무 말없이 식사만 하고 있는 무리가 있자 회사 직원들이 수군댄다.“저 사람들도 비 맞았나봐.”“근데 왜 저러고 있지?”“사이비 종교집단인가?”“조폭 아냐?” 그러다어두운 얼굴로 식탁에 모여 있는 사람들 앞에 ‘기상청 체육행사’라는 현수막이걸려 있는 마지막 장면에 많은 사람들이 폭소를 터뜨렸으리라. 그런데 몇년전 기상청 체육행사 때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하늘엔 조각구름 떠있고 강물엔 유람선이 떠있는 아,대한민국이 자랑하는 화창한 가을날씨.한강 둔치에서 족구도 하고,배구도 하면서 부서별 대항전을 벌이는 체육행사였다. 대부분 이러한 행사는 한달여 전에 정하기 때문에 아무리 기상청이라 해도 좋은날씨로 택일할 수 없는 노릇.그날 그렇게 맑고 파랗던 가을 하늘에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강한 바람과 함께 소나기가 한강 둔치 부근에만 쏟아졌다.그러니 걸어놓은 현수막을 황급히 걷을 수밖에 없었다.투수가 던진 강한 공이 야구 주심의 마스크를 때리면 위로하기보다는 박장대소하는 사람들 심리처럼,기상청 행사와 소나기는 사람들이 웃고 즐길 수 있는 소재로 왕왕 등장한다. 이렇듯 날씨는 만인의 관심사다.학교 소풍날 잡을 때를 비롯해 수년전부터 전 세계인의 축제인 월드컵 행사를 준비하면서도 제일 먼저 챙기는 일이 ‘그 날 날씨는 어떨까?’였다. 만약 기상예보가 없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기상인이기에 만약을 생각해본다.사람들은 기온이 뚝 떨어져 추워진다는 예보를 들었기에 코트를 꺼내거나 비닐하우스 농작물을 살펴보고,비가 온다기에 새로 산 옷을 입지 않고,콘크리트 타설을 미룬다.집중호우가 예상된다는데 배낭 메고 집 떠나는 사람은 없다.눈이 많이 온다는 예보에 산에서 빨리 내려온다. 공기와 물의 존재를 잊고 살듯 기상예보의 이로움을 잊고 산다면 과장된 표현일까? 일상생활에 많은 영향을 주기에 기상청은 정확한 기상예보를 위해 노력할 일이다.이를 위해 여러 방안을 강구하고 있고,그 중 하나가 독자적인 기상위성을 갖는 일이다. 우리나라가 기상위성을 직접 운영하게 되면 일본이나 미국처럼 한반도에 다가오는 집중호우,태풍,한파,황사 등을 10분 내외의 짧은 시간 간격으로 감시할 수 있고,우리나라 날씨에 영향을 주는 주변의 넓은 지역을 항상 감시할 수 있게 된다. 월드컵을 개최하며 스포츠 선진국을 입증하듯 우리의 독자기술로 제작한 기상위성을 쏘아 올려 우리도 명실상부한 기상선진국으로 도약하고 궁극적으로는 기상재해예방에 기여할 때다.월드컵 16강 진출 가능성이 높아졌듯이 말이다. 안명환 기상청장
  • 책꽂이

    ●일하는 아이들(이오덕 엮음) 1950년대부터 70년대까지시골 어린이들이 쓴 시를 엮은 아동시집 개정판.한때 농활에 나서는 대학생들의 필독서로 꼽힐 만큼 20여년 전부터잘 알려진 어린이 시집이다.엮은이가 “나는 이 아이들에게 시를 가르쳤지만,한편으로는 이 아이들한테서 참된 시를 배웠다.”고 술회할 정도로 진솔한 동심이 곳곳에 넘쳐난다.보리.1만 1000원. ●미생물의 힘(버나드 딕슨 지음,이재열·김사열 옮김) 인간의 적이자 동지인 미생물,즉 세균과 곰팡이의 특성에 근거해 역사적 사건들을 재해석해 냈다.유전공학을 전공한저자가 75가지 짧은 얘기를 역사·문화·사회·과학적 관점에서 재미있게 설명했다.연령,계층에 상관없이 읽을 수있는 미생물 교양서.사이언스북스.1만 5000원 ●도발·Art Attack(마크 애론슨 지음,장석봉 옮김) ‘아방가르드의 문화사-몽마르트에서 사이버 컬쳐까지’라는좀 장황한 부제를 단 예술문화사가 ‘도발’이라는 제목으로 출간했다.팝아트는 물론 초현실주의,다다이즘,입체주의같은 현대예술의 흐름을전통적인 예술과 비견하는 시각에서 서술함으로써 아방가르드의 실체를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이후.1만 7000원. ●소로스(마이클 T.카우프만 지음,김정주 옮김) ‘국제적인 환투기꾼’‘자본주의의 악마’또는 ‘세계적인 자선사업가’등 다양한 별칭을 가진 세계적인 헤지펀드 투자자소로소의 평전.뉴욕타임스 기자 출신인 저자는 논란에 싸인 소로스의 삶을 오랜 시간의 대담과 미발표 원고,그의친구 및 가족과의 인터뷰를 통해 객관적으로 서술했다는평가를 받는다.월간 베스트인코리아,1만 5500원. ●일부일처제의 신화(데이비드 P.버래쉬·주디스 이브 립턴 지음,이한음 옮김) 부제가 ‘자연의 짝짓기를 통해 본인간의 욕망과 불륜’.왜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이 자신의 배우자를 서로 속이는지,여성·남성은 왜 일부일처제의 속임수에 빠져드는지,인간의 도덕은 자연스러움을 거스를 수 있는지에 대한 사회·생물학적인 고찰.해냄출판사.1만 2000원. ●중국이 일본을 추월하는 날(니혼게이자이신문 엮음,이정환 옮김) 일본의 니혼게이자이 신문사가 ‘변화하는 세력도’란 부제로 엮어낸 중국 경제보고서.중국경제의 잠재력과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이비즈니스.1만 3000원. ●디스이화(This Ewha)(김희중 ) 국내 최초로 ‘내셔날 지오그래픽’편집장을 역임한 사진작가의 포토에세이.이화여대 교육공학과 초빙교수로 일한 것이 계기가 돼 지난 2년간 사진을 찍고 편집·디자인·인쇄까지 총괄했다.교정을 배경으로 담은 이화여대 학생들의 사진 160점도 소개한다.이화여대출판부.4만원. 심재억 문소영 기자jeshim@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고용안정을 위한 지혜

    98년 외환위기 이후 178만명까지 치솟던 실업자 수가 70만명으로 주는 등 실업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었다고는하나 피부로 느끼는 고용사정은 여전히 좋지 않다. IT(정보통신)업종과 중소기업에서는 인력이 부족해 외국인 근로자 수가 34만명에 이르는 반면 졸업 후 갈 곳이 없는 청년들도 32만명이나 된다.늘 구조조정을 걱정하며 살아가는 중장년층도 많다. 평생직장은 옛말이 되었고,노동시장이 유연화되면서 다양한 고용형태의 비정규 근로자가 전체 근로자의 27.3%나 된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고용불안정이 노사분규의 핵심 쟁점이 되고 있다. 산업사회의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실업자 50만명이 있으면 경제를 부양해 5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면 된다.그러나 앨빈 토플러가 말하는 것처럼 이미 사회는 산업사회에서 지식사회로 이행되어 굴뚝산업에서 통했던 고용에 관한 낡은 가설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더라도 그 직업이 요구하는 지식과 기술을 갖지 못하면 취업할 수 없는 것이다.굳이 미래학자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우리는 환경변화에 둔감해구조개편에 뒤처지는 조직은 살아남지 못하고,지식과 기술로 무장하지 못하는 개인은 도태된다는 것을 경험했다. 그래서 지금 국가 전체가 생존을 위해 변화에 변화를 거듭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변화의 물결은 이미 노동시장에도 일고 있다. 구조조정과 고용조정,변형 근로시간제,능률성과급제와 연봉제,연공서열의 파괴 등이 늘고 있다. 이러한 노동시장 유연화 추세는 고용에 관한 새로운 가설을 요구하고 있다.50만개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근로자에게 소용돌이 치는 노동시장에서 견딜 수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다. 향후 고용안정을 위한 전략은 이러한 관점에서 새롭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즉 노동의 기능적 유연성과 노동시장의효율성을 제고하고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것이다. 노동의 기능적 유연성은 교육과 훈련을 통해 확보된다.특히 기술혁신 중심의 국가경쟁력 제고가 현재 선택가능한최선의 전략이라고 볼 때,산업수요에 맞는 교육개혁과 근로자 개개인이 능력을 최대한발휘할 수 있는 평생직업훈련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실업없는 노동이동을 도모할 수 있다. 노동시장의 효율성 제고를 위한 고용안정 인프라는 이제성장시대의 SOC(사회간접자본)만큼 중요하다.근로자가 이직을 하더라도 다시 취업할 수 있다는 확신만 서면 구조조정을 두려워 할 이유가 없다. 직업안정기관은 고용정보를 제공하고 상담과 알선,그리고 각종 취업지원 등을 통해 재취업에 대한 확신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이와 함께 노동시장 구조의 변화로 고용불안을 더욱 느끼게 될 여성,고령자,장애인,장기실업자 등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법적·제도적 보호의 수준을 높여 노동시장 이중구조화의 부작용을 방지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이제 빵을 요구하던 시대는 지나고 더 나은 일자리를 요구하는 시대가 되었다.시대의 요구에 맞게 노사관계도 새롭게 정립될 필요가 있다. 기업의 경쟁력은 조직이 보유한 지식자산과 그 역량에 의해 결정되며,이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 노사간의 긴밀한 협력의 토대위에서 발현될 수 있다.고용안정을 위한 상생의지혜는 여기에 있다. 방용석 노동부장관
  • 평론가 김명인 ‘김수영, 근대를 향한 모험’ 출간

    ‘自由를 위하여/飛翔하여본 일이 있는/사람이면 알지/노고지리가/무엇을 보고/노래하는가를/어째서 自由에는/피의 냄새가 섞여 있는가를/革命은/왜 孤獨한 것인가를/革命은/왜 孤獨해야 하는 것인가를’(푸른 하늘을·1960년) 김수영,그는 난해한 모더니스트인가,과격한 참여주의자인가.아니면 그를 소시민적 자유주의자로 인식해야 하는가,민족시인이라고 불러야 하는가. 타계후 33년 동안 그를 주제로 한 연구논문이 260여편에달해 시쳇말로 한국 문학계의 ‘뜯어먹기 좋은 빵’으로까지 불리는 김수영의 작품을 논한 김명인의 ‘김수영,근대를 향한 모험’이 출간돼 문학계에 다시 뜨거운 논쟁을 예고하고 있다. 진보적 국문학자들이 주축인 ‘민족문학사연구소’를 중심으로 평론활동을 해 온 저자는 이 저서에서 ‘김수영이라는 시인 자체가 완연히 과거 속의 인물이라기 보다 아직도 현재적인 인물’이라고 전제,김수영을 새삼 다시 들추는,얼핏 식상해 보이는 논의의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논란은 저자가 설정한 ‘김수영의 한계’에서 구체화한다.김명인씨는 ‘김수영이 근대자본주의 운동논리에 대한 이해와 근대성 일반에 대한 과학적 인식 부족으로 한국의 현실을 극단적으로 후진적인 것으로 인식했다.’고 지적했다.이어 ‘여기에 한국의 현실에서 이뤄지는 구체적인 발전의 계기들을 인식하지 못한 점’을 한계로 들었다.이 때문에 그는 쉬 피로했고 그 결과 시적 초월의 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이다. 물론 저자는 ‘많은 사람들이 세상이 변했다며 세상에 대한 전면적인 대결이나 탐구의지마저 꺾어버린 1990년대라는 막막한 시대를 김수영이라는 한 치열한 정신을 통해 넘어설 수 있었다.’고 고백,그에 대한 문학적 외경심을 감추지 않았다.몇몇 두드러진 연구성과를 들어 ‘김수영이바뀐 게 아니라 그를 보는 눈이 바뀌었다.’거나 최하림의 김수영평전 ‘자유인의 초상’,김수영과 유학시절을 함께 보낸 김상환의 에세이집 ‘풍자와 해탈,혹은 사랑과 죽음’을 ‘노작(勞作)’으로 평가한 부분에서는 저자의 김수영을 향한 연모와 열정이 읽히기도 한다. 그는 저간의 김수영론에 대한비판적 시각도 솔직하게 드러내 보였다.그동안의 구체적 연구 사례를 거론하며 “김수영을 잘못 이해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너무나 안이하고상투적인 이해가 문제’라고 지적하고 이런 흐름을 ‘봉사가 코끼리를 만지는 이른바 군맹무상(群盲撫象)”이라고힐난한 것. 김명인은 자신에게 한 시대를 극복할 힘을 부여했다는 김수영의 문학세계를 이렇게 규정했다.“김수영에게서 실패와 성취를 동시에 읽었는데 실패는 세계인식의 실패이고,성공은 세계에 대한 전면적 대결의지와 그 실천에서의 성공”이라고.이같은 김명인의 도발적 문제제기에 대해 이제는 기성 학자 혹은 또다른 신진 기예가 답할 차례다. 심재억기자 jeshim@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복지사에 보내는 편지 (Ⅱ)

    충남 부여의 장애인 수용시설에서 일어난 화재로 시설을운영하던 표 목사와 장애인 여럿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일어났다는 소식을 들었을 줄 압니다.저는 그 소식을 듣고서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 없었습니다.고귀한 몇 분의 생명을 잃었다는 안타까움도 있었지만 복지행정의 현 주소를그대로 보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돈이 없어서 장작불을땔 수밖에 없었고,숙직자를 둘 수 없었던 것이지요.표 목사가 운영했던 시설은 30인 미만의 미신고시설이었으므로정부로부터 어떠한 지원도 받지 못했습니다. 물론 보건복지부나 일선의 복지사들에게 법적·행정적 책임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현행 법규와 규정으로는가능하지 않았으니까요.구태여 따진다면 그 장애인수용시설에 대한 고발조치가 없었으므로 직무유기라고 볼 수도있지만,이제까지 미신고시설을 사실상 방관해왔기 때문에이번에만 책임을 물을 수도 없습니다.그래서 저는 표 목사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받들기 위해서라도 근본적 대책을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부가 파악한 미신고시설은 635개인데 이 통계도 정확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IMF사태 이후 버려진 아이나 장애인,노인을 거두어 보살피는 소규모 시설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났기 때문입니다.일단 시설 규모나 종류를 불문하고전국적인 실태를 파악해 지원대책을 만들겠습니다. 또 말뿐인 지원대책이 아니냐고 할지 모르겠지만,이번에는 절대로 그렇게 되지 않을 겁니다.제가 복지부에 온 뒤로 간부회의 등에서 미신고시설에 대한 근본대책을 세워양성화하라는 지시를 한 바 있고,신부님이나 스님·목사님에게 몇 차례 약속도 했었지요.일부 작업은 진행중인데 표 목사 참사사건을 계기로 좀 더 박차를 가할 작정입니다. 그러면,어떤 방안이 현실적일까요? 이에 대한 대답은 그동안의 관련 법규나 규정이 ‘복지법인이 30인 이상을 수용할 때’로 제한돼 있어서 복지법인을 등기할 수 없거나,30인 미만의 소규모 인원 또는 시설책임자의 자격조건이사회복지사 2급 규정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았으므로 이문제를 우선 해결해야 될 것 같습니다. 일단 관련 법규정을 개정해 신고시설과 준신고시설,공동생활시설 등으로 구분해서 소규모 시설을 보호할 수 있는근거를 마련해야 합니다.이 작업은 몇 개월이 걸릴 것이므로 과도적인 방안으로 시설 개·보수비나 인건비 지원,보험료나 수도·가스료 등에 대한 지원을 위해 일부 예산을확보하거나 자활사업대상에 편입시켜 실제적인 지원을 할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입니다.비닐하우스나 무허가 시설에 대해선 폐교시설이나 농가주택을 임대할 수 있도록 임대료를 지원하는 방안도 필요하지요. 이런 작업을 추진하려면 일선에 있는 복지사들이 미신고시설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일이 중요합니다.일부 수용시설에 있는 사람 중에는 가정형편이 괜찮은 사람들도 있으므로 이들의 부양의무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국민세금을낭비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최근에 여러 조사작업이 진행되면서 여러분들이 지르는비명소리를 듣고 있습니다.신참들도 선발작업이 거의 끝나가고 있어 새 식구들과 공익근무요원이 여러분 곁으로 달려갈 것입니다.우리는 처음부터 어렵고 힘든 이들의고통과 불행을 껴안겠다는 각오를 한 사람들입니다.여러분들이 내미는 따뜻한 손길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다는 평범한진리를 거듭 환기하고 싶습니다.건강하시길 빕니다. 이태복 보건복지부장관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6월을 맞으며

    누가 봄이 너무 짧다고 했던가? 며칠 비가 내리더니,어느새 광화문 주위의 가로수 잎들이 한껏 푸르름을 더해가고우리 곁을 스치는 바람은 계절이 여름으로 다가서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하루가 다르게 월드컵 열기가 높아지는 것을 보면서 2년 전 남북정상회담으로 우리 국민들은 물론전세계가 환호했던 그 때를 떠올려본다. 분단 반세기만에남북의 두 정상이 평양 순안공항에서 서로 손을 맞잡는 모습은 지금도 우리들 마음에 큰 감동으로 남아 있다.실로역사적 대사건이던 그 날 이후,남과 북은 엄청난 변화를보여주었다.중단됐던 대화가 재개되고,흩어진 남북의 이산가족들이 다시 만났으며 끊어진 철길과 뱃길,하늘길을 이어가기 위한 노력이 시작되었다.북한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수가 금강산 관광객을 제외하고도 지난해의 경우 9000명가까이 이르고 있으며,남북간 교역도 4억달러선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남북관계가 다소 소강국면을 보이면서 실망과 비관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기대했던 만큼 남북관계가 빠르게 발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남북정상회담 2주년을 맞으면서,우리는 남북정상회담의 의미를 정확히 되새길 필요가 있다.지금 세계 모든 국가들은 체제와 이념의 대결을 넘어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다.만약 남과북이 지난날과 같이 적대와 반목을 거듭하면서 민족의 역량을 소모한다면 우리 민족의 밝은 장래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물론 단 한번 남북의 정상이 만났다고 해서 반세기 동안쌓여온 불신의 벽이 하루 아침에 허물어질 수는 없을 것이다.그렇지만 남북정상회담은 새로운 세기의 시작과 함께남북관계의 흐름을 바꾸어 놓았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대결과 반목을 거듭하면서 멀어져 가는 관계가 아니라,화해하고 협력하면서 서로 다가서는 관계가 되었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일시적 변화에 일희일비하는것이 아니라,높이 나는 새와 같이 민족의 장래를 멀리 내다보면서,6·15 남북공동선언을 바탕으로 한 걸음씩 평화와 화해협력의 길로 나아가는 것이다.모처럼 마련된 기회를 살려 평화공존의 남북관계를 실현해 나가는 것은 이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의 책무이며,남북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길이다.이를 위해서는 자신감과 인내심이 필요하다. 국민총생산 규모(27대 1),무역고(170대 1),석유소비량(220대 1),민주화를 이루어낸 정치·사회적 저력을 감안한다면 민족의 장래는 우리가 이끌어나갈 수밖에 없다.물론 때에 따라 우여곡절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마음가짐과 자세가 흔들려서는 안된다.남북관계가 평화와 공존공영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은 역사의 큰 흐름이라는 신념을 갖고 일관성있게 노력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기다리든,기다리지 않든 봄은 오고또 여름이 오듯이 남북관계가 빠른 시일 안에 원상회복되고 화해와 협력의 푸르름으로 빛나게 되기를 기대한다. 정세현 통일부장관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날씨 맞히기

    “난 기상학과야.”“그런 과도 있니? 그럼 내일 날씨 맞힐 수 있어?” 이정재가 기상캐스터로 출연한 영화 ‘오버 더 레인보우’에서 청춘 남녀가 나누는 대화다.이렇듯 사람들은 기상하면 날씨 예측을 떠올리고 그 예측은 ‘맞아야 한다.’는 전제를 깐다. 그러나 ‘맞히다.’의 사전적 의미와 같이 날씨를 맞힐수는 없다.날씨 변화는 인간이 다스릴 수 없는 오묘한 자연의 조화이고,벗길 수 없는 비밀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개봉에 앞서 기상청에서 가진 ‘오버 더 레인보우’ 시사회 덕분에 모처럼 멜로 영화 한 편을 본 김에 다소 감상적으로 날씨 얘기를 하고자 한다.볼 수도,잡을 수도 없는 공기의 변화는 다양한 형태의 날씨로 나타나 때론 평온하게때로는 사납게 그 성질을 표현한다.한 길 사람 속 모르듯,거대한 자연의 일부인 천 길 대기 속을 다 알 수는 없다.열 길 물 속은 알 수 있다는 말이 있지만. 날씨 예측은 과학이다.그것도 최첨단 기술과 기상,수학,물리,공학 등을 망라한 종합과학이다. 그러나 다루는 대상이 보이지도 않고 범위가너무나 넓다.수평으로 수천㎞,수직으로 수십㎞ 내에서 움직이는 공기가 어떻게 변할 것인가를 묻는 말이 고작 “내일 날씨 맞힐수 있어?”다. 인간 사회에서 일어나는 주가,부동산,물가 전망도 정확히 맞히기는 어려운 것 같다.그 예측이 정확하다면 모두 부자가 돼 있을 터인데.자연계에서 벌어지는 날씨 변화를 예측하는 일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사회현상보다 많은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이다.과학을 총동원하여 로봇 인간을 만들었다고 치자.이 로봇이 신이 만든 인간처럼 완벽할 수 없어 ‘로보캅’처럼 걷고 사고의 폭도 좁을 수밖에 없다.마찬가지로 슈퍼컴퓨터를 이용한 최첨단 수치예보도 자연현상을 완전히 복제하여 재현할 수없기 때문에 정확하게 날씨를 맞힐 수는 없는 일이다. 미국에서 있었던 일이다.태풍이 온다는 예보에 플로리다해안에 사는 수십만명이 우리나라 명절 귀성객 차량 행렬처럼 고생하며 대피했는데 태풍 진로 예측이 빗나갔다고한다.이때 시민들이 보인 반응이 참으로 놀랍다. 겪었던 고생이 문제가 아니라 그 태풍의 방향을 다른 곳으로 돌려준 자연,즉 신에게 감사함을 표하며 못 맞힌 인간을 탓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제 곧 비와 태풍의 계절이 온다.여름철 비는 분명히 일년 동안 먹을 물을 댐에 채워주는 생명수이지만,때로는 수마(水魔)로 변하기에 두려운 대상이다.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집중호우가 내릴 수 있는 여름철을 앞두고 우리는무엇을 할 것인가? 올 여름엔 날씨를 잘 맞히나 못 맞히나 내기 할 것인가? 예상강수량 ‘200㎜’란 숫자는 1등의행운을 가져다 주는 복권번호 맞히기가 아니라 그만큼 많이 내릴 가능성을 예측하는 것이다.예상강수량으로 발표한 200㎜를 넘어 300㎜가 내려 피해가 났으니 틀렸다고 비난한다면 본질을 흐리는 무용한 논쟁이다. ‘내일 날씨 맞힐 수 있어?’ 대신 ‘내일 비 올 가능성있어?’로 인식될 때 기상예보는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다.올 여름 집중호우도 비켜갈 수 없는 자연의 공포이자 없어서는 안될 혜택이다. 안명환 기상청장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비정규직 보호 합의문’ 에 부쳐

    우리 산업현장에는 전체 근로자의 27.3%에 해당하는 360만명의 비정규 근로자가 있다.이들은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상의 권리를 제대로 찾지 못하고 행정상의 편의 등을 이유로 각종 사회보험도 적용받지 못하고 있다.정규직 근로자보다 낮은 처우를 받고 계약기간 때문에 늘 실직걱정을 하며지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비정규 근로자 문제가 새로운 사안은 아니다.IMF 경제위기 이후 비정규 근로자가 늘어나자 노동계에서 이들에대한 보호대책을 요구하면서 사회적으로 관심을 끌게 됐다. 국제화와 무한경쟁의 세계적 추세 속에서 기업들이 생존전략의 하나로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추구하고 그 결과 다양한고용형태의 비정규 근로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불가피한현실이다. 그러나 문제는 최근 비정규 근로자가 경제위기 상황에서 인건비 절감과 해고 등 노동규제의 적용을 회피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비정규 근로자가 늘어나고 있는 점은 어찌할 수 없다 하더라도 노동시장의 유연성 추구로 인해 발생하는 비정규 근로자에 대한 법적보호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그래야만이건전한 노동시장을 유지하는 동시에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일 노사정위원회에서는 참으로 의미있는 합의를 일궈냈다.주5일 근무제에 관한 노사간 협상이 막바지 난항을 겪고 있는 시점에서 노사간에 입장 차이가 컸던 비정규 근로자 문제에 대해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고 합의문을 도출,함께 이 문제를 풀어나가기로 한 것이다. 이번 합의문의 주요내용은 첫째,비정규 근로자 보호를 위해 비정규 근로자의 정확한 규모와 실태 및 고용형태별 특성에 대한 통계자료를 계속 보완해 나간다는 것이다. 둘째는 비정규 근로자의 법적권리 보호를 위해 이들을 다수 고용하는 사업장에 대한 근로감독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간다는 것이며,마지막으로 비정규 근로자에 대한 국민건강보험·산재보험·국민연금 등 사회보험 적용과 직업능력개발·복지제도 확충을 추진해 나간다는 것이다. 이번에 만들어진 합의문은 비정규 근로자 보호를 위해 노사정이 함께 내디딘 첫걸음이다.그러나 아직도 법적 제도개선사항에 대해서는 노사간에 의견 차이가 여전히 큰 상태다. 정부는 이번 합의문에 담긴 내용이 구체적으로 실행되도록노력하는 동시에 조속한 시일내에 노사합의를 통해 법적 제도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이렇게 되면 정규직 근로자와의 차별문제는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비정규 근로자 문제의 올바른 해결은 건전한 노동시장의 유지와 사회통합 그리고 국민경제의 지속적 발전을 이루는 길이 될 것이므로 이를 위해 우리 모두 지혜를 모아야 하겠다. 방용석 노동부장관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복지사에게 보내는 편지(Ⅰ)

    어느새 5월의 중순에 접어들고 있습니다.과천청사에서 바로 보이는 청계산의 짙푸른 신록을 대할 때면 나도 모르게 피곤이 사라지고 푸르름이 상징하는 싱싱한 젊음과 희망찬 내일을 떠올리게 됩니다.그렇지만,일선에서 고생하고있는 복지사들을 생각하면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집니다. 몇차례 이메일로 여러분들께 소식도 전하고 당부의 말씀도 했습니다만,요즘 생활은 어떻습니까.지난달에 복지사분들과 짧은 만남의 시간이 있어서 여러 현안 문제에 대한의견을 들었는데,일부는 여전히 지난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지침을 변경해서 이미 내려보냈거나,다른 지역에서 개선된 사항이 아직도 문제가 되고 있었던 것이지요. 저는 그런 현상을 만나면 그동안 복지전달체계의 정비에심혈을 기울여왔지만 여전히 할 일이 많구나 하는 판단을하곤 합니다.16가지의 복지서비스를 단순화하는 작업을 추진해서 매월 20일에 8가지 서비스를 일괄해서 보내고,분기별로 지급되는 학자금 지원 등은 별도의 날짜를 지정해서지급하도록 함으로써 중복행정의 낭비를 제거하자는 것이었습니다.수급자 선정기준이 제각각 설정된 것은 일선 업무의 복잡성을 조장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단일화할 수 있는 것들은 최대한 단일화하고 서비스의 특성상 불가피한경우에만 별도의 기준을 두자는 원칙을 세웠는데,그동안장애인,경로 등 부가서비스 체계가 따로따로 추진돼 왔기때문에 간단치가 않았습니다. 하지만,복지전달체계의 정상화는 복지사 증원만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절대수가 부족하므로 꾸준한 증가가 필요하지만 복지행정 자체를 복잡하게 만들어놓고 인원 타령만 해봐야 실효성 있는 방안이 나올리 없지요. 그래서 내년 예산편성 과정부터 따로따로 돼 있는 복지서비스의 수준과 대상을 어느 수준에서 통일시켜서 복지행정의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지금 본부의 각 국과 과들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조만간에 만족할 만한 정도는 어렵겠지만,어느 정도는 정비된 체계를 가질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봅니다. 그래도,저는 여전히 문제는 남을 것으로 생각합니다.수급자 선정기준이나지급시기,창구 등을 일정한 조건으로 정비했다고 해서 일선에서 뛰고 있는 복지사들의 애로사항이 해결될 수 있는가? 행정 집행력을 갖고 있지 않은 보건복지부의 각종 지침은 시·도·군·구의 중간과정을 거쳐 일선으로 전달되고 있는데,일선에서 직접 부딪치는 상대는복지부가 아니라 상급자와 상급기관들일 것입니다.이 부분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확보하지 않는 한 전달체계의 정상화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시·도·군·구에 5·6급의 복지직 배치를 추진하고 있는데,적재적소에 훌륭한 복지사들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 정도 만들어봐야 지방행정의현실에서 어림없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그 대안으로 복지사무소를 만들어야 된다는 주장도 있지요. 어느 경우에든,어떤 상황이든 실천의 주체는 일선에서 뛰고 있는 복지사 여러분들입니다.저는 야전사령관으로서 전략적 방향과 실천의 지침을 여러분들에게 제시해서 보다성과있는 실천이 되도록 노력할 뿐입니다. 그 모든 것을 지고있는 일선 복지사들이 정말 실전에 나섰을 때 가장 경계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인격의 주체로 보면 반복지적 정서 즉,탐욕·독선·증오·나태와 같은 것들이고,조직적으로 보면 관료주의입니다.적당히 책임지지 않는 선에서 대충대충 하는 자세야말로 경계해야 될 복지사들의 장애물입니다. 그 내부의 적들을 극복하고 고통과 불행을 함께 나누어갖는 복지사로 굳건히 서주길 기원하겠습니다. 이태복 복지부장관
  • 책/ 축구전쟁의 역사

    월드컵 스탠드에서 열기를 뿜어낼 꿈에 부푼 축구팬들을매료시킬 만한 책 한 권이 나왔다.‘축구 전쟁의 역사’(사이먼 쿠퍼 지음,정병선 옮김,이지북)는 30대의 한 재기발랄한 축구 저널리스트가 발로 뛰며 건져낸 축구 에세이.남아공에서 영국까지 22개국을 넘나들며 축구에 열광해온그네들만의 내력들을 위트넘치는 입담으로 낚아올린다. 감상포인트는 그라운드나 스탠드가 아니라 둘,혹은 두 팀이 얽혀 뒹굴며 일군 상호작용사 그 역사를 훑어내리는 렌즈가 개성적이다.유럽 곳곳에 씨뿌려진 축구는 어디서든그 민족성과 혼연일체로 뿌리내린다.그래서 그라운드는 때론 피억압의 울분을 토로하는 카타르시스의 장으로,때론종교전쟁을 불사케 하는 민족 자긍심의 결전장으로 곧잘돌변하곤 했다. 네덜란드인들이 독일과의 한판승에 목숨거는 데는 나치치하에 들었던 치욕의 과거사를 설욕하고픈 무의식이 깔렸다.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는 구교도와 신교도가 셀틱과 레인저스 양팀으로 갈려 완전히 자기네들만의 심리적 커뮤니티를 이룬다.한때는 어느 팀을 응원하느냐가 체제저항의꼬리표가 되기도 했다.옛 동독의 한 사내는 서독 프로축구 팬이라는 이유로 줄창 슈타지(동독 비밀경찰)의 감시가따라붙어 결국 ‘축구망명’길에 오른다. 축구시합 한번 이기는 게 대통령의 열차례 세계순방보다더 큰 홍보효과를 안겨줬던 신생 소국 리투아니아,심판한테 뇌물 안 쓰는 팀이 없다보니 뇌물만으론 약발도 안 먹는 러시아 얘기에는 곱씹어볼 건더기도 솔찮다. 손정숙기자jssohn@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평화비용 필요성과 효용가치

    지난 4년 동안 국민의 정부는 역대 정부와 마찬가지로 ‘평화지키기’를 위해서 자주국방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한·미 동맹관계를 견고하게 다져왔다.북의 무력행사에 대해서는,1999년 6월 서해교전에서 그랬듯이 남북관계 사상 최초로 단호하게 대응함으로써 상대의 도발의지를 원천봉쇄하였다. 이처럼 힘에 의존하는 안보정책도 필요하다.그러나 힘에만 의존하는 안보정책은 군비경쟁이라는 딜레마에 봉착하게 되고,결과적으로 긴장완화보다 긴장을 고조시키는 모순에 빠지게 된다. 그러기에 국민의 정부는 이러한 모순에 빠지지 않으면서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하여 ‘평화지키기’와 ‘평화만들기’를 병행하는 양면전략을 추진해 왔다.연간 15조∼16조원의 국방비를 들여 자주국방력을 다져나가는 한편,남북경협과 대북지원을 통해 화해협력 무드를 만들어 나가면서 남북간 실질협력관계를 발전시켜 왔다. 지난 4년간 연평균 약 6500명이 남북을 오갔고,남북교역은 연간 4억달러 수준으로 발전했다.북한에서 사업하는 우리업체가 370∼380개,교역품목은 600여종에 이르고 있다. 남북관계가 이렇게까지 발전하는 동안 국민들의 안보관이나 대북정책과 관련한 인식의 혼란이 없지 않았다.대북정책을 놓고 결국 북한에 당하는 것 아닌가 불안해하는 사람들도 있었고,안보를 포기하고 북을 도와주는 정책이라고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아직 우리 안보전선에는 이상이 없고 남북관계는,우여곡절은 좀 있지만 최소한 나빠지지는 않고 있다.그러다 보니 결과적으로 대북정책이나 안보문제와 관련된 인식상의 혼란이나 불안감도 점차 해소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국민적 합의가 부족하여 여론이 갈리는 문제가 있다.대북지원에 대해서 ‘퍼주기’ 시비가 있는 것이다.막상 구체적인 통계를 놓고 보면,국민의 정부가 이전 정부에 비해 특별히 양적으로 더 많이 대북지원을 한 것도 아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포용성과 일관성을 가지고 북을 대함으로써,북이 남북협력에 대해서 나름대로의 전망을 세울수 있게 만들었고,우리는 그것을 다시 대북관계에 활용할수 있게 되었다.그랬기에 9·11테러와 국제 대(對)테러전쟁이 계속되는 동안에도 우리 국민들은 별다른 안보불안감 없이 생업에 종사할 수 있었던 것이다. ‘평화지키기’에 15조∼16조원이 들어간다는 데 대해서는 쉽게 이해를 하면서도,‘평화만들기’에 돈이 들어간다는 데 대해서는 아직 이해가 안 되는 것 같다.그러나 통일비용까지도 인정하면서 그 전 단계에 들어가는 평화비용을 지출하지 않으려는 것은 사실 자가당착이다.지금까지의예로 보면 평화비용은 안보비용의 1.4%,음식물낭비비용의3.4%에 불과하다.그러나 그 효과는 실로 매우 크다.이제부터라도 평화비용의 필요성과 그 효용가치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 정세현 통일부장관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