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에세이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연 1회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연습생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태국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불교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090
  • [서울광장] 검사는 무엇으로 사는가/황진선 논설위원

    [서울광장] 검사는 무엇으로 사는가/황진선 논설위원

    참여정부 출범과 함께 옷을 벗은 ‘대표적인 공안검사’인 김원치 변호사가 2003년에 펴낸 에세이집 ‘검사는 무엇으로 사는가’를 읽으며 많은 것을 느꼈다. 검찰청에 오랫동안 출입하며 기사를 썼지만 잘 몰랐거나 의문을 가졌던 점들을 새롭게 아는 계기가 됐다. 이를테면 이런 부분이다. ‘정치권이 탄탄한 체제를 구축하고 있을 때 의혹 수사는 불가능하다.…정권 중추에 있는 거물을 체포하는 사태는…기반이 취약해졌을 때에 한정된다.’ 초년 기자 시절엔 영화 ‘공공의 적 2’의 강철중 검사(설경구 분)처럼 검찰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불의와 불법을 처단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연륜이 조금씩 쌓이기 시작하면서 거대한 권력을 잘못 건드렸다가는 역공을 당해 검찰의 신뢰와 권위만 실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런 대목도 눈에 띄었다.‘검찰의 사명은 거악(巨惡)이 발을 뻗고 편안한 잠을 자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가장 마음에 와 닿은 말은 ‘검찰 정신은 형사사법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의지이다.’라는 대목이었다. 이는 수사 과정에서 법익 침해의 위험을 방지하고, 피의자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는 쪽에 무게를 두는 것이다. 거악 척결도 중요하지만 피의자의 권리보호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뜻이다. 얼마 전, 이용훈 대법원장이 ‘검찰의 수사기록은 던져 버려라.’는 말로 갈등을 촉발했다. 하지만 이 대법원장 쪽에 손을 들어주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다. 그것은 공판중심주의, 즉 검찰과 피고인의 법정 공방을 통해 사건의 실체를 확인하는 것이 피고인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과거처럼 피고인의 진술은 듣지 않고 검사의 수사기록에만 의존해 사건에 대한 심증을 형성하면 재판을 받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최근에는 서울중앙지검의 현직 K검사가 한 일간지에 ‘수사받는 법’을 10회 연재하기로 하고 첫 기고문을 실었다가 경고를 받고 연재를 중단했다.K검사는 그 글에서 “약자인 피의자가 반드시 지켜야 할 행동지침이 두가지 있다. 첫째 아무 말도 하지 말라. 둘째 변호인에게 모든 것을 맡기라.”고 했다. 동료들은 대부분 “수사를 방해하는 어처구니 없는 글”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피의자 인권보호 측면에서 나쁘게만 볼 것은 아니다.”라는 반응도 있었다. 물론 K검사의 방법론에 대해선 이의를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수사기관과 피의자가 공정한 게임을 통해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취지를 비난할 수는 없다. 검사들이 검찰권을 제대로 행사하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불과 몇년 사이에 신설된 국가인권위원회, 국가청렴위원회, 계속 논란이 되고 있는 경찰의 수사권 독립, 공직비리조사처 신설 검토 등은 검찰 정신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인권보장기관과 정치권 및 공직사회의 비리 척결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데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이다. ‘검사는 무엇으로 사는가’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삶의 기술이란 삶의 가치에 복종할 때만 유용하다.’ 이용훈 대법원장은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을 섬기는 자세로 소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국민재판론´을 강조한다. 사법권뿐 아니라 검찰권 역시 국민에게서 나온다. 검찰은 이제 특권의식을 버리고 공익의 대변자이자 인권보장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다해야 한다. 황진선 논설위원 jshwang@seoul.co.kr
  • [난 이렇게 공부했다] (7) 민족사관고 고문정양

    [난 이렇게 공부했다] (7) 민족사관고 고문정양

    “다양한 경험이 중요한 것 같아요.” 민족사관고 1학년 국제반 고문정(16)양은 민족사관고를 지원하려는 후배들에게 “성적도 중요하지만 풍부한 경험이 합격에 도움이 됐다.”며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성적 못지 않게 얼마나 다양한 경험을 했는지가 중요한 평가 요소라는 얘기였다. 문정이에게 민사고 준비 과정을 들어봤다. ●민사고 캠프 보고 진학 결심 중학교 때부터 해외 대학으로 진학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외국어고로 진학할까 생각도 했다. 그러나 중학교 2학년때 민사고에서 주최하는 여름방학 캠프에 참가하면서 민사고로 결심을 굳혔다. 민사고 여름방학 캠프는 2주 동안 민사고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학교 생활을 미리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선배들이었다. 모두 적극적이고, 열의를 갖고 서로 격려해 가면서 공부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특히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는데, 나도 이런 곳에서 한 번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풍부한 경험이 서류전형에 유리 전형 요강은 매년 조금씩 바뀌지만 내가 진학할 당시 민사고 전형 요소는 서류전형과 영재판별검사, 심층면접 등이었다. 서류전형은 중학교때 생활기록부와 수상실적, 학업계획서 등을 반영했다. 학교 내신성적은 전교 5% 이내여야 한다. 영재교육원 경험이나 수학·과학 올림피아드 수상 경력도 반영된다. 우리 때는 민사고가 주최한 수학경시대회 성적을 요구했다. 토플은 국제계열은 CBT 240점, 일반계열은 220점 이상 점수를 받아야 한다. 특별활동이나 전문성도 많이 반영했던 것 같다. 민사고에 지원하는 학생들이라면 기본 지원자격은 모두 갖추고 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다양한 경험을 했는지 여부라고 생각한다. 난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아버지를 따라 미국에서 생활하다 온 뒤 영어에 관심을 갖고 공부한 덕에 영어 성적은 좋은 편이었다. 교내외 영어경시대회에서 수상 경력이 있었다. 책과 글쓰기를 좋아해 글짓기 수상 실적도 도움이 된 것 같다. 체육도 좋아했는데 달리기를 잘해 교내외 육상대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전문적으로 훈련한 것은 아니었지만 100m와 400m 달리기에서 지역 대표로 나가 2위로 입상한 적도 있다. 그렇다고 공부할 시간을 빼앗긴 것은 아니다. 그냥 육상을 재미있게 즐겼다. ●뭐든 생각하는 습관 들여야 민사고에 대비해 공부한다면 깊이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 경우 영재판별검사나 심층면접은 물론 내신 성적에도 이 습관이 큰 도움이 됐다. 평소 책 읽고 토론하고 에세이를 써보면서 깊이 생각하는 연습이 주효했다. 책 읽기는 어려서부터 좋아했는데 중학교 때는 학교 공부 때문에 많이 읽지 못했다. 그러나 관심있는 책과 영화는 많이 접하려고 노력했다. 매달 책 한두 권, 영화 한두 편 이상씩은 봤다. 책은 읽은 뒤에 줄거리를 다시 생각해보거나 주인공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등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연습을 했다. 영화를 보고 난 뒤에는 영화 후기를 꼭 썼다. 영재판별검사는 수리·과학과 언어·사회 분야로 나눠 10문항 이상씩 출제됐다. 단답형이 아니라 서술형으로 풀이 과정까지 쓰는 유형이다. 언어·사회 분야에서는 에세이가 한 문항 나왔다. 과학 분야는 별 관심이 없었지만 평소 관련 교양서적을 많이 읽고 확실치 않더라도 아는 대로 다 썼다. 영재판별검사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아 학원을 다녀도 제대로 대비하기 어려웠다. 대신 외국어고의 창의력 시험 기출문제를 많이 풀어봤다. 심층면접은 물리, 생물, 화학, 지구과학, 국어, 영어, 리더십, 종합학업능력 분야 가운데 하나를 골라 면접관 4명 앞에서 답을 해야 한다. 난 종합학업능력을 골랐는데 ‘친구들이 커닝을 할 때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인성면접 수준이었다. 학업계획서는 어떤 공부를 전문적으로 하고 싶은지, 왜 민사고를 다니고 싶은지를 솔직히 썼다. 민사고 준비과정은 내신에도 도움이 됐다. 토플은 학원을 다니지 않고 혼자 공부했다. 토플은 많이 풀어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는 것 같다. 토플 준비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영어 실력이 늘었다. 수학은 외고 구술면접이나 올림피아드 기출문제 등을 풀고 오답노트를 만들어 틀린 문제를 확실히 이해하는 방식으로 했다. 국어는 단편소설을 많이 읽으면서 공부했다. ●문정이는… 올해 초 서울 구정중을 졸업하고 해외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민사고 국제반에 다니고 있다. 국제외교 분야에 관심이 많지만 요즘에는 미디어나 방송 등 문화사업이나 국제교류 분야로 관심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내년 6월 해외 수학여행을 다녀온 뒤 구체적인 진학·진로 계획을 세울 생각이다. 중학교 때 미처 하지 못했던 봉사활동에도 재미를 붙이고 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북핵보도와 ‘진실게임’/심재웅 한국리서치 상무이사

    지난주 월요일 아침 서울신문을 포함한 모든 일간신문이 강석주 북한 외무성 1부상이 ‘북한이 이미 핵보유국이며 현재 5∼6개 이상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미국 북한문제 전문가의 글을 큰 비중으로 보도했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북한 고위 관리가 북한의 핵무기 보유 여부와 규모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 보도가 인용한 북한문제 전문가인 로버트 칼린의 ‘추락하는 토끼’라는 제목의 에세이는 사실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북한 고위 관리의 발언을 가상적으로 구성한 ‘작문’으로 밝혀졌다. 미 중앙정보국과 국무부에서 오랫동안 북한을 담당한 칼린이 가상적으로 작성해 국제세미나에서 발표하고 동북아안보연구 전문기관인 노틸러스연구소의 홈페이지에 게재한 글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판단하고 비중있게 보도했던 국내 언론이 심각한 ‘오보’를 한 것이다. 다음날 서울신문을 비롯한 각 신문들은 일제히 오보에 대한 사과와 해명기사를 실었지만 언론보도의 정확성에 대한 독자의 신뢰에 악영향을 준 것만은 분명하다. 서울신문의 경우 칼린의 에세이를 인용한 9월25일자 2면 기사에서 다른 신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비중으로 다뤘지만 ‘오보’에 대한 사과와 해명기사 역시 소극적이었다.‘추락하는 토끼’의 오보를 신랄하게 꼬집은 9월26일자 2면 만평의 논조에 비하면 정작 ‘강석주 발언’이 오보였다는 사실은 데스크가 아닌 해당 기자의 기사로 작성됐다. 그 기사조차 ‘본지도 예외가 아니었다.’는 식으로 언급하면서, 사과보다는 오보의 전후 사정을 해명하는데 주력했다. 로버트 칼린의 가상적인 ‘작문’을 사실로 판단해 보도한 이번 사례는 피할 수도 있었던 오보라는 점에서 유감스럽다. 노틸러스연구소측에서 칼린의 에세이가 ‘북한 관리의 실제 연설문이 아니고 칼린이 강석주 부상을 흉내낸 가상의 연설문’이라는 글을 뒤늦게 추가하였지만, 칼린이 기고한 원문을 자세히 보면 이 글의 내용이 가상적으로 작성한 것임을 알 수 있는 문구가 여러 차례 나온다. 게다가 이런 사실은 원고를 작성한 당사자인 칼린 본인을 접촉하였더라면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다. 칼린이 인용한 ‘강석주 발언’의 사실여부를 국내외 북한 관련 전문가, 또는 한국이나 미국의 정부당국자에게 확인했더라면 칼린의 에세이가 이미 열흘전 한 국제세미나에서 가상적인 시나리오를 전제로 발표된 것이라는 단서를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비록 칼린의 에세이를 인용한 보도가 조간신문 편집에서 가장 촉박한 시점에 통신을 통해 전달되었다는 상황적 요인이 있었지만 문제가 된 원문텍스트의 면밀한 검토, 원고를 작성한 당사자와의 사실 확인, 그리고 복수의 취재원을 통한 추가 확인이라는 취재와 보도의 세 가지 원칙이 충분히 지켜지지 않은 것이 이번 오보를 초래한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본다. 개방적이고 경쟁적인 사회의 언론이 북한처럼 정보가 제한돼 있고 대외적으로 폐쇄적인 사회의 내막을 취재해 보도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어렵다. 게다가 그 주제가 핵문제처럼 중대한 사안이라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 여부나 규모의 정확한 사실을 보도하기 위해 북한과 미국의 당국자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것 또한 현실이기도 하다. 그러나 북핵문제에 관한 한 어느 일방의 ‘주장(claim)’이 반드시 ‘사실(fact)’이 아닌 경우도 많고 ‘사실’로 알려진 내용이 반드시 ‘진실(truth)’이 아닌 경우도 많다. 이번 경우는 그 주장마저 가상적인 허구의 상황이었다는 게 문제의 발단이었다. 북핵 문제를 둘러싼 당사국들의 ‘진실게임’이 복잡하면 복잡할수록 ‘허구’와 ‘실제’,‘주장’과 ‘사실’,‘사실’과 ‘진실’을 가려내는 언론의 역할과 책임이 더 중요한 것이다. 심재웅 한국리서치 상무이사
  • “이래도 고구려가 중국역사?”

    |베이징 이지운특파원|“한국 역사는 기원전 233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5000년 역사는 곳곳에 유구한 문화를 형성했다….” 중국청년보(中國靑年報) 28일자 5면에 비친 한국 역사의 일단이다. 한국 역사 교과서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내용은 계속 이어진다. “한국에는 단군신화가 있다. 단군은 천자의 아들로 곰을 토템신앙으로 하는 부락 여인과의 사이에서 탄생했다. 단군은 한국 역사상 첫 왕국을 건설했다. 역사학자들은 이 역사 시기를 ‘고조선’ 시대라고 부른다….” “기원전 100년 전 한반도에는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이 정립하는 시대를 이루었고….” 이 글은 ‘중·한(中·韓) 두 나라의 조화(和諧) 발전’ 에세이 콘테스트 특등(特等)작이다. 중국 전역에서 응모한 1만 2000여명 가운데 칭화대 철학과 박사 저우궈원(周國文)의 ‘내가 본 한국 민족문화의 찬란함’(我眼中紛的韓國民族文化)이 뽑혔다. 중국청년보 국제부와 한국 주중 대사관이 공동 주관한 행사다. 저우씨가 ‘한국 1주일 방문’이 부상으로 걸린 특등상을 타기 위해 한국 역사 교과서를 참조했는지의 여부는 별로 중요치 않다.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이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글이 중국청년보에 게재된 것 자체가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 중국청년보는 중국 공산당 청년조직인 공청단(共靑團) 중앙위원회 기관지이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핵심 정치세력인 공청단원, 인민해방군, 경찰, 대학생 등 청년층이 주된 독자층으로 이들에 대한 뉴스와 정보 제공 및 의식교육을 위해 발간된다. 전국에 배포되며 중국의 중앙 일간지 중 세번째의 구독률을 자랑한다. 심사과정에서의 한국측 영향도 미미했다.5명의 심사위원에도 한국인은 주중 대사관의 위계출 홍보공사 1명뿐이다. 나머지는 중국청년보 총편집 리어량(李而亮), 난타이대학 세계문제연구소장 팡중잉(龐中英), 중국사회과학원 철학연구위원 리수핑(李甦平), 중국청년보 국제부 주임 천웨이민(陳爲民) 등이다. 특히 35개 작품을 골라내는 1차 심사는 중국청년보가 독자적으로 마친 것이다. 물론 저우씨의 글이 전부 한국 역사교과서와 같은 내용으로 채워진 것은 아니다.“중국 고대 역경의 팔괘에서 나온 태극은 한국 국기의 기본 도안”이라거나 “한국의 유교이론은 중국의 전통 유교이론을 계승하고 발전시킨 것”이라며 원류(源流)로서의 중국 문화를 강조하고 있다.jj@seoul.co.kr
  • [책꽂이]

    ●카메라를 던져라!(신미식 엮음, 푸른솔 펴냄) 여행사진작가인 엮은이와 블로그를 통해 만남을 이어오던 아마추어 사진애호가들이 함께 펴낸 포토 에세이집. 보통 사람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천지만물의 다양한 표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감동이 오기 전에 셔터를 누르지 마라’에 이은 엮은이의 두번 째 사집집.1만 6500원.●채근담이 일러주는 삶의 가르침(동방문예 지음, 남종진 옮김, 다산미디어 펴냄) 옛 선현이 이르기를 “사람이 살면서 나무뿌리를 씹는다면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다.”“공명에 급급한 자가 이를 복용하면 청량산(淸凉散)이 될 것이고, 의기소침한 자가 복용하면 익지고(益智膏)가 될 것이다.”라고 했다. 그만큼 ‘채근담’의 글은 그윽하면서도 우아하고, 그 뜻이 순박하면서도 깊이가 있다. 일반 독자들이 알기 쉽게 친절한 해설을 곁들였다.1만 2000원.●영화와의 커뮤니케이션(전영범 지음, 비엘프레스 펴냄) 영화는 어떤 매체보다 정서적 파괴력이 큰 문화텍스트이자 문화상품이다. 프랑스의 기호학자 크리스티앙 메츠가 지적한대로 보는 사람의 눈높이에 따라 같은 내용이라도 해석이 다를뿐 아니라 불완전한 언어로 설명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미디어로서의 영화를 해독하는 데 초점을 맞춘 이 책은 고전의 반열에 오른 명화부터 제3세계 영화까지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1만 2000원.●훌륭한 어머니들(홍은희 지음, 예담 펴냄) 28년간 여성관련 기사를 써온 신문기자 출신의 저자가 어머니의 위대함을 밝혀내기 위해 썼다. 한국사회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인물들의 어머니와 자녀를 직접 인터뷰해 그들의 일상과 생각을 추적했다. 조수미, 이세돌, 정운찬, 박원순, 이명박, 정동영, 박근혜, 김정태, 오연호의 어머니가 그 대상. 이들의 공통점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가능성을 열어줬으며, 자식을 전폭적으로 신뢰했다는 것이다.1만 1000원. ●달라진 현실을 이용하는 여자가 돼라(최정아 지음, 올리브M&B 펴냄) 미국의 자기개발가 맥스웰 몰츠는 이렇게 말했다.“현명한 사람은 자기 마음의 주인이 되고 미련한 자는 그 노예가 된다. 내가 나를 주장하는 것이야말로 성공의 지름길이다. 그러므로 이렇게 외쳐보라, 내가 허락하지 않는 한 나는 상처받지 않는다.” 헤드헌터로 일해온 저자는 그의 말을 인용하며 만사에 중요한 것은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 하는 것임을 강조한다.1만원.●행복 디자이너 최윤희의 유쾌한 행복사전(최윤희 지음, 나무생각 펴냄) 앙드레 지드는 “결혼이란 날마다 새롭게 건축해야 하는 가건물이다.”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몽테뉴는 “결혼이란 3개월 사랑하고 3년 싸우고 30년 참는 것이다.”라고 했다.“할 수 없다는 것은 하기 싫다는 뜻이다.”라는 스피노자의 말도 있듯 죽기 살기로 해서 안되는 것은 거의 없다. 이 책엔 이런 촌철살인의 경구들이 가득하다. 행복을 만나기 위해 어느 쪽으로 가야할지 일러주는 행복 내비게이션이 담겼다.1만원.
  • [문화마당] 기계소음에 묻힌 영혼의 별빛/문흥술 서울여대 교수 문학평론가

    며칠 전, 미항으로 널리 알려진 지방의 한 도시에서 개최된 문학제에 참석하였다. 온갖 짜증나는 일상사로부터 벗어나,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에서 시심 가득한 향기와 일체가 될 수 있었던 것은 크나큰 행운이었다. 세속의 탁류에 전혀 물들지 않은 듯한, 맑고 순수한 눈빛으로 시와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시를 낭송하던 이들과 호흡을 함께 하면서, 속물화되고 획일화된 일상에 길들어져 각질처럼 굳어진 무딘 감성이 되살아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다음 날 고속열차를 타고 일상의 영역으로 되돌아오는 와중에,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5시간 이상이 걸리던 여로를 2시간으로 줄인 과학기술의 경이로움에 찬탄을 금하지 못하면서 불현듯 ‘과학기술과 문학’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그러면서 두 권의 책을 떠올렸다. 먼저,21세기가 열리던 해에 읽었던 한 과학자의 에세이이다. 그 책에 따르면 유전공학이 발달한 21세기에는 결혼도 자식의 출산도 필요치 않으며, 다만 유전자 조작에 의해 ‘나’와 똑같은, 혹은 ‘나’와 비슷한 ‘나’의 후손을 낳을 수 있고, 나아가 ‘나’의 영생불멸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은 문학의 의의를 규정한 책이다. 원래 인간은 밤하늘에 빛나는 별이 내 영혼의 별이 되어 나아갈 좌표를 제시해 주고, 어디를 가더라도 낯설지 않고 마치 집안에 있는 것처럼 아늑한 세계에서,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 영혼과 육체, 물질과 정신이 합일되어 양자가 평화롭고 조화롭게 공존하는 삶을 영위하고 있었다. 그런데 자본주의가 도래하면서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인간이 자연은 물론이고 ‘나’ 아닌 다른 인간마저 지배하고, 물질적 가치와 육체적 쾌락만을 중히 여기게 되면서, 아름다운 영혼의 별빛이 사라져 버리게 되었다. 그런 상황에서, 상실된 별빛을 회복하려는 고독한 장르가 문학이라는 것이 그 책이 내린 결론이다. 두 책을 떠올리면서, 우리네 일상이 어떠한지 생각해 보았다. 인터넷, 휴대전화, 텔레비전, 자동차, 전철 등과 같은 온갖 기계장치들이 토해내는 어찔한 빛과 소음이 난무하는 곳이 우리네 일상이 아닌가. 이전보다 물질적으로 풍요롭고 육체적으로 편안한 삶을 영위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실상은 영혼의 빛이 사라진 채 기계화된 육체만을 지닌 우리들이 컴퓨터와 같은 정보 메커니즘에 둘러싸여 황폐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면 과언일까. 그저 컴퓨터가 시키는 대로, 주어진 위치에서 주어진 일만 기계처럼 반복하다가 낡고 빛바래면 다른 새로운 기계로 대체되는 그런 삶을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영혼의 빛을 상실한 기계화된 인간이 우리네 실상이라면, 그런 사이보그 같은 인간이 영생불멸을 이룬다고 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것은 ‘기계들의 삭막한 축제’에 불과하다. 지금 과학기술을 폄하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우리네 삶은 이전보다 더욱 편리해지고 윤택해질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잊어서는 안 될 것이, 정신적 가치와 영혼의 순수함이 동반되지 않는 삶은 진정으로 인간다운 삶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러기에 ‘나’와 ‘너’의 경계를 허물고 ‘우리’라는 공동체의 의식으로 영혼의 교감을 공유할 수 없는 고속열차보다는, 차라리 열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람들의 따뜻한 온정과 훈훈한 입김이 가득 넘치는 완행열차가 훨씬 인간적이지 않은가? 과학기술 만능시대일수록, 우리들 내면에 잠재하는 순수한 불꽃을 회복하려는 문학이 더욱 절실하게 필요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문흥술 서울여대 교수 문학평론가
  • ‘北 핵무기 보유론’은 前 美관리의 작문

    25일자 대부분 조간신문들이 크고 작은 차이는 있지만, 일제히 오보를 냈다. 지난 7월 북한 대외정책 실세인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이 재외공관장들을 불러 북한이 핵무기 5∼6개를 갖고 있다는 사실, 대미 관계를 둘러싼 군부와의 갈등 등을 적나라하게 밝혔다는 ‘충격적인’ 보도였다. 본지(2면)도 예외가 아니었다. 동북아 안보 전문 연구기관인 노틸러스 연구소 홈페이지에 게재된 로버트 칼린 전 미 국무부 대북 정보관리관의 에세이 ‘추락하는 토끼’(지난 21일부터 게재됨)가 빌미가 됐다. 그러나 이 연설문은 상상력에 기초한 칼린의 ‘작문’으로 드러나면서, 독자들에게 큰 혼란을 안겨줬다. 이에 따라미국발 북한 정보에 지나치게 의존한 관행이 결과적으로 이같은 오보를 낳았다는 비판론이 언론 안팎에서 제기됐고, 본지도 이에 대해 자성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관료 생활의 대부분을 미중앙정보국(CIA) 정보 분석관과 국무부 정보조사국 동북아 담당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고위정책자문관 등을 지낸 칼린은 지난 14일 브루킹스 연구소와 스탠퍼드대 공동 주최 세미나에 주제발표자로 참석했다. 그는 발표 도입부에서 “주최측이 윌리엄 사파이어(뉴욕타임스 보수논객)를 흉내내 (참석자들에게) 김정일과의 소통을 해줄 것을 제안했다.”면서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중 체코 프라하 우편 소인이 찍힌 편지를 며칠 전 받았다.”고 했다. 강 부상의 공관장회의 발언문 메모라며,“누가 내게 그걸 보냈는지 묻지 말라.”고도 했다. 강연 내용이 실제가 아닌 지어낸 이야기임을 강조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세미나에서 그는 분명히 ‘가상’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세미나에 참석한 스탠퍼드대 신기욱 교수는 “그러나 칼린의 묘사가 너무나 생생해 참석자들 사이에서도 원본과 출처를 묻는 질문들이 있었다.”고 한국언론에 전했다. 이 독특한 발표 내용에 대해 노틸러스측이 웹사이트 게재를 요청했고, 지난 21일자로 게재했다. 한국의 언론들이 25일 밤늦은 시각 뒤늦게 이를 본 뒤 기사화한 것이다. 6자 회담이 교착된 상황에서 소집된 지난 7월의 북한 재외공관장회의는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대북 유엔결의안 채택 뒤 일본의 언론은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러시아도 신뢰할 수 없다.”고 발언한 것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대외비로 북한의 공관장회의가 흘러나오기가 쉽지 않으며, 사실 수집된 내용도 없다.”면서 “설사 있다 해도 신뢰도의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노틸러스 연구소측은 파문이 일자 25일 낮 12시30분쯤(한국시간) “이 글은 북한 관리의 실제 연설문이 아니라 칼린이 강석주 부상을 흉내낸 가상의 연설문”이라는 글을 뒤늦게 삽입했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北 핵무기 보유’ 언론 보도 오보로 밝혀져

    북한 외무성 강석주 제 1부상이 대여섯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가 완전 오보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북한의 강석주 외교부 제 1부상이 지난 7월 평양에서 열린 북한의 재외공관장회의에서 “북한은 핵무기를 5,6기 갖고 있고, 이제 외교는 끝났다, 워싱턴은 대답이 없다, 6자회담은 시작부터 희망이 없었다, 핵실험을 할 지 우리도 모른다”고 발언했다고 미국의 동북아안보 전문 씽크탱크인 노틸러스 연구소가 최근 홈페이지(www.nautilus.org)에 게재했다. 미국 정보조사국에서 북한 업무를 담당했던 로버트 칼린이 쓴 이 글이 한국의 언론에 보도되면서 일파만파의 파문을 일으켰다. 동아, 조선, 중앙 등 한국의 유력 조간 신문들은 로버트 칼린의 이 글을 실제 강석주 북한 외무성 부상이 행한 발언이라고 26일자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실었다. 그러나 이 보도는 완전히 오보인 것으로 판명났다. 가장 먼저 이 보도를 타전한 연합뉴스는 26일 새벽 5시를 넘겨 이 보도를 전면 취소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핵무기를 대여섯기 갖고 있다는 발언은 강석주 부상이 한 것이 아니라 로버트 칼린이라는 북한 전문가가 꾸며낸 이야기로 결론났기 때문이다. 이같은 희대의 오보 사태가 발생한 것은 칼린씨의 에세이를 가장 먼저 보도한 통신사의 잘못이 크지만 이 보도를 아무런 확인이나 의심없이 신문에 싣는 일부 신문도 책임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 때문에 포탈 사이트들도 이 보도를 크게 취급하는 실수를 범하게 됐다. 로버트 칼린의 원문을 보면 ‘에세이, 창작한 글’이라고 나와있지만 최초로 이 글을 번역한 기자는 이 허구를 강석주 부상의 실제 발언으로 착각한 것이다. 또 칼린의 글 첫머리에는 “이 보도의 견해는 작가(칼린)의 소견들이 표명된 것이라”(The views expressed in this article are those of the author)라고 분명히 나와 있으나 기자가 이를 간과한 것으로 보여진다. ”The views expressed in this article are those of the author and do not necessarily reflect the official policy or position of the Nautilus Institute” 칼린씨는 지난 14일 부루킹스 연구소와 스탠퍼드 대학교가 공동으로 주최한 북한 관련 세미나에서 이같은 가상의 글을 발표했지만 한국 언론들이 이를 확인하지않은 것이다. 이와 관련해 칼린씨를 잘 아는 스탠퍼드 대학교의 모 교수는 칼린씨에게 이처럼 엄청난 한국 언론의 오보 사태를 말해줬더니 “놀라면서 다시는 한국에 갈 수가 없게 됐다”며 “어이없어 했다”고 전했다.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 “강석주 北 핵무기 5개이상 보유 시사”

    북한의 `외교 실세´로 알려진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이 지난 7월 평양에서 열린 재외공관장회의에서 북한은 이미 `핵보유국´이며 현재 5∼6개 이상의 핵 무기를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언급, 상당한 파문이 예상된다.미국의 안보전문 연구소인 노틸러스에 따르면 그는 특히 외교력을 진지하게 사용하려는 미국의 노력이 한번도 없었고 (6자회담이)우리를 단지 가축우리에 가둬놓으려는 시도만 하고 있기 때문에 6자회담은 시작부터 희망이 없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강 부상의 연설 내용은 미 중앙정보국을 거쳐 국무부 정보조사국(INR)에서 오랫동안 북한을 담당했던 로버트 칼린씨가 최근 체코 프라하에서 입수한 북한어 자료를 직접 번역한 자료에 포함돼 있다.칼린씨는 번역문 내용을 노틸러스 연구소에 `끝없이 추락하는 토끼´라는 제목의 에세이로 지난 21일 게재했다. 노틸러스 연구소는 이번 자료에 대해 `연구소의 정책이나 입장´이 반영되어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핵보유 포기할 가능성 없다” 강 부상은 당시 회의에서 “이제는 예전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희망은 없는 듯하다.”면서 “이제 우리는 핵보유국이고 우리가 이것을 포기할 이유도 없고 또 포기할 가능성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돌아올 수 없는 시점의 경계가 어디서 시작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거기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다.”고 군부의 핵무기 개발에 대한 외무성의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계속해서 핵 억지력(무기)을 개발하라는 압력은 견디기 힘들 정도”라며 “핵 개발 프로그램에 더 많은 돈과 자원을 퍼부어야 한다는 논리에 대항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핵 실험을 할지 안할지는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면서 “평양의 현 상황이 우리가 `절대로 이르지 않아야 한다고 믿었던 그 상황´이며 이제 우리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칠 역량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2001년 이후 核 시간표대로 이행중” 강 부상은 “2001년 1월 핵무기비확산조약 탈퇴 이후 계획표를 갖고 있었던 기관(군부를 의미하는 듯)들은 그것을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고 그 시간표를 충실하게 따랐다.” 고 핵 무기 보유의 과정을 설명했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둘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둘

    글 김성동 | 사진 이승희 길이 끝나는 곳에는 공항이 있었다. 가없고 위 모를 하늘길 좇아 어디론가 떠나고 또 돌아오는 하늘 밑에 벌레들로 공항 기다림방(대합실)은 저자바닥이었는데, 견딜 수가 없었다. 오박육일 동안 필사적으로 곡차만 마셨으므로 화두가 자꾸 끊어졌다. 금방이라도 무엇이 넘어올 듯 구역질이 치밀어오르면서 라리라라리 삼삼은 구요 구구는 팔십일로 어지럽고 울렁거리고 빠개지듯 골치는 또 쑤셔오는 것이었다. 날카로운 쇠붙이로 애를 훑어내리는 것 같은 속쓰림을 달래기 위해서는 다시 또 곡차를 마셔야 할 것이었는데, 사바하. 주막은 보이지 않았고 향고양(담배) 또한 올릴 수 없었다. 눈이 내리고 있었다. 어머니가 시집올 때 풀솜할머니(외할머니)가 원앙금침에 넣어주셨다는 햇솜처럼 희고 탐스러운 함박눈이 만다라꽃잎처럼 쏟아져내리고 있었다. 네 둘레는 온통 깨끗하게 빨아 넌 옥양목 호청 빛깔이었는데 뿡빵뿡빵 자동차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동구권에는 눈이 드물다는데, 손뼉 소리인가. 알제리 바닷가에서 비롯될 토굴생활을 북돋워주는 축하의 박수 소리. 길게 내어뿜는 망상번뇌 너머로 보이는 것은 비행기였고, 나는 숨을 삼키었다. 길라잡이하는 번역원 사람은 내가 인천공항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알고 차례를 밟고 있지만, 미안하다. 나는 알제리 보살과 뫼르소 바닷가로 갈 것이었다. 우리는 남몰래 짬짜미(밀약)를 하였고 이제 그 처녀보살 마하살만 나타나면 된다. 길라잡이한테 인생 노선이 바뀐 것을 말하고 알제리 가는 비행기표를 끊으면 된다. 나는 바지 속에 손을 넣어 강연료가 담긴 봉투를 만져보았다. 청춘의 한 시절이 빗살처럼 스치고 지나간다. “눈을 감으셔요.” “눈을 감으라구요?” “얼르응.” 나는 눈을 감았고 여자사람이 말하였다. “꼭 감으셔야 돼요.” “꼬오옥.” “꼬옥.” 감고 있던 두 눈을 힘주어 더욱 감던 나는 “아” 하고 숨을 삼키었다. 숨이 멎는 것 같았다. 내 입술에 와 닿는 내 것이 아닌 입술의 느낌을 똑똑하게 알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뫼르소 바닷가로 갑니다.” 다식판으로 박아낸 것처럼 선이 뚜렷한 입술을 떠올리며 나는 몸을 돌리었지. 그리고 옆허구리(옆구리) 서늘한 산죽山竹 밭 틈서리로 희미한 치받이(오르막)를 도두밟아(발끝에 무게를 두어 힘들게 밟아) 올라가는데, 아흐. 귀여운 처녀였지. 어여쁜 여자였지. 사랑스러운 보살이었지. 오도독오도독 소리가 나게 이빨로 꼭꼭 깨물어주고 싶을 만큼 너무도 귀엽고 너무도 어여쁘며 너무도 사랑홉아서(사랑스러워서) 아흐 숨 한 번 쉬는 동안에도 팔만사천 번씩 입 주기를 하여주고 싶은 사람이었지. “우우-” 퍼부어내리는 눈발을 향하여 소리를 질렀는데, 대답이 없다. “우우-”는 그 여자사람과 짬짜미한 군호(암호)였다. 산속에서 길을 잃었을 때는 물론하고 보고 싶을 때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입 주기를 하고 싶을 때면 쓰기로 한 비밀주였다. “알제리이이-” 산속 아닌 바닷가라서 거시기하기는 하지만 그곳 또한 중생들 사는 사바세계리니. 무엇을 하든 두 사람 밥이야 굶겠는가. 유럽·아프리카 중생들하고 참선도 하고 명상도 하고 바둑도 두다가 안 되면 진서도 가르치고 붓글씨도 가르치고 정 안 되면 콩트라도 쓰고 에세이라도 써서 알제리보살이 번역해서 원고료 받으면 되지 않겠는가. 지아비는 씨 뿌리고 지어미는 밭 매면 되지 않겠는가. 땀 흘려 일하는 틈틈새새로 본디 성품자리 들여다보면 되지 않겠는가. 나날 삶이 이와 같을진대 서방정토로 가지 않고 또 어디로 가겠는가. 알제리여, 횃불을 밝히지 말라. 우리 함께 어둠 속을 걷자. 그렇다. 집시가 되자. 나는 염불을 때릴 테니 너는 알제리와 불가리아 민요를 불러라. 알제리는 오지 않는데, 나는 무엇을 기다리는가. 진실로 내가 기다리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아침부터 밤까지 그리고 또 아침부터 밤까지 내가 얼을 기울여 기다리고 있는 것은 짜장(정말) 무엇이란 말인가. 부처를 이루기 위한 위없는 깨달음의 세계인가. 한뉘(한평생)를 던져서라도 오직 한 장 그림으로 건지고 싶은 관음보살 미소인가. 영육을 던져 한 자루 뼈로 합쳐질 수 있는 오롯한 여인인가. 넋의 문학인가. 죽음인가. “전화 좀 받아보세요.” 길라잡이한테 잡혀 기다림방으로 들어가는데 손전화기를 건네준다. 알제리였다. “나는 알제리를 못갑니다.” “그런 법이….” “부모님한테 들켰어요.” 서쪽에서 왔다가 동쪽으로 갔고 동쪽에서 왔다가 서쪽으로 갔다니 우습구나 달마 찾는 중생이여 동쪽에서 오면 서쪽이 되고 서쪽에서 오면 동쪽이 되니 온 곳은 어디요 간 곳은 또 그 어드메더란 말이뇨. 내 마음 김성동_열여덟에 고등학교를 자퇴, 출가하였고 스물아홉에 운명처럼 환속했습니다. 하산 이태 후에 대표작 <만다라>(1978)를 세상에 냈고, 그때 평단은 “우리 문학계도 드디어 순도 높은 구도소설 한 점을 얻었다”며 그의 비범한 역량에 찬사를 보냈습니다. 그간 작가는 소설 <풍적風笛> <피안의 새> <꿈> <길>, 산문집 <미륵의 세상 꿈의 나라> <생명기행> 등을 통해 존재의 근원에 대한 치열한 고뇌를 보여주었습니다. 월간<샘터>2006.09
  • [책꽂이]

    ●백화점의 탄생(가시마 시게루 지음, 장석봉 옮김, 뿌리와이파리 펴냄) 1852년 근대 자본주의의 문화수도 파리에서 문을 연 세계 최초의 백화점 봉 마르셰의 창업자 부시코 부부 이야기. 이를 통해 백화점이 어떻게 ‘욕망의 쇼윈도’‘자본주의의 꽃’이 됐는지를 보여준다. 부시코 부부는 오늘날 우리가 접하는 백화점의 상술과 문화전략을 만들어낸,‘소비자본주의’를 발명한 천재상인이었다.1만 1000원.●남인희의 길 이야기(남인희 지음, 삶과꿈 펴냄) 예로부터 도로는 국가발전의 중요한 인프라로 인식돼 왔다. 도로의 중요성을 일찍이 간파한 대표적인 민족은 로마인이다. 중국의 진시황이 5000㎞의 만리장성을 쌓기 시작한 기원전 3세기에 로마는 도로건설의 시발점이라 할 아피아 가도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이에 비해 우리가 길다운 길을 갖게 된 것은 20세기에 들어서다. 길에 관한 다양한 지식과 정보가 담긴 에세이.1만 5000원.●역사를 뒤흔든 위인과 악인 100, 그들의 어머니(다이어그램 그룹 지음, 황종호 옮김, 하서 펴냄)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는 자신의 어머니를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어머니’라고 표현했다. 갱단 두목 알 카포네의 어머니는 아들을 항상 ‘착한 아이’로 생각했다. 스탈린의 어머니는 아들이 성직자가 되기를 원했던 신앙심 깊은 여성이었고, 조지 워싱턴의 어머니는 미국 독립전쟁 중에 아들이 집으로 돌아와 농장 일이나 돌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유명인의 어머니와 그 배경을 가벼운 에피소드를 통해 만나본다.9500원.●평양기생 왕수복 10대 가수 여왕되다(신현규 지음, 경덕출판사 펴냄) 기생 출신으로 최초의 유행가수가 된 왕수복 평전. 평양 기성권번 기생학교를 나온 그는 정오에 평양에서 공연하고 비행기를 타고 경성에 내려가 저녁엔 다시 청중 앞에 설 정도로 인기가 대단했다. 하지만 혼란스러운 광복 전후 고향 평양에 머물면서 납북 또는 월북 인사로 취급된 그는 1930년대 대중가요사에서 정당한 위치를 인정받지 못했다. 공훈배우의 칭호를 얻은 그는 북한에선 매우 드물게 개인적인 창작으로 독창회를 여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1만원. ●힘 빼는 기술(우에하라 하루오 지음, 이소영 옮김, 영림카디널 펴냄) 스모에 ‘히키와자’라는 기술이 있다. 먼저 있는 힘을 다해 상대를 밀어붙이면 상대 선수도 이에 질세라 온힘을 다해 밀어내려 하고, 그런 상대의 항력이 극에 달했을 때 순식간에 밀어붙이던 힘을 빼거나 상대선수의 몸을 잡아당기는 기술을 말한다. 히키자와가 성공하려면 강하게 밀어붙이는 힘과 물러나는 순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미래 에너지인 해양온도차발전의 세계적 권위자인 저자는 ‘물러서는 미덕’이 사라진 사회를 안타까워한다.1만원.
  • LA 중학교과서 실린다

    재미동포 여고생이 쓴 에세이가 LA 지역 중학교 교과서에 수록된다. 17일 미주 중앙일보에 따르면 주인공은 지난 8월 전국장학재단(ASSF)에서 실시한 글짓기 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박은지(16)양. 캘리포니아주 랜초쿠카몽가 지역 로스 오소스고교 11학년에 재학중인 그는 `미국의 흑인(African American)´이란 주제로 글을 써 대회에 출품했다. 작품은 오래전 미국에 노예로 끌려왔던 흑인들의 뿌리와 현재 미국 내 흑인사회의 모습을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담아냈다는 평이다.ASSF는 박 양의 글을 최우수작으로 선정하고, 장학금 4만 5000달러를 지급한다. 또 박 양의 동의를 얻어 이 에세이를 로스앤젤레스 지역 중학생 교과서에 수록할 계획이다. 박종규(51)·박희숙(46)씨 부부의 맏딸인 그는 최근 미국대학수학능력시험(SAT)주관사인 칼리지보드가 실시한 한국어·영어 번역대회에서 1등을 차지해 1만달러의 장학금을 받았다. 또 라틴어 테스트에서도 1등을 해 1만달러의 장학금을 추가했다. 10학년 전 과목에서 A+를 받아 전교 900여명 중 1등인 그는 졸업 때까지 현재 성적을 유지하면 칼리지보드로부터 장학금 1만달러를 더 받게 된다.연합뉴스
  • [책꽂이]

    ●한국 춤의 코드와 해석(김지원 지음, 한양대학교 출판부 펴냄) 한국춤 동작은 샤머니즘과 삼재(三才)사상에서 유불선에 이르기까지 여러 정신과 사상이 투영된 고도의 예술행위이다. 그 자체로 풍류이자 덕의 구현이며 무위에 이르는 소요유(逍遙遊)다. 그런 만큼 한국춤을 코드화하는 작업은 동작의 형상은 물론 그 이면에 숨어 있는 의미와 정신까지 파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무용학 박사인 저자는 퍼스의 기호학과 화쟁기호학을 이용, 한국춤에 대한 체계적이고 일관성 있는 무보와 코드체계를 만들었다.1만 3000원.●멸종의 역사(리처드 엘리스 지음, 안소연 옮김, 아고라 펴냄) 최근 과학전문지 ‘네이처’엔 현재 지구에 ‘제6의 대량멸종’이 일어나고 있다는 경고가 실렸다. 오르도비스기, 데본기, 페름기, 트라이아스기, 백악기에 이은 대량멸종으로 향후 50년 안에 전체 생물종의 15∼37%가 멸종되리라는 것이다. 미국 최고의 자연사 작가인 저자는 46억년 전에 지구가 탄생하고 30억년 전에 생물체가 살기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생물의 역사를 다룬다. 그동안 과학계가 종의 기원과 진화에만 집착, 도외시했던 종의 죽음에 관한 논의들을 집대성했다.2만 2000원.●수사학(키케로 지음, 안재원 엮어옮김, 길 펴냄) 그리스 정신과 문화를 복원해낸 뛰어난 인문학자인 키케로. 그가 살던 로마시대엔 귀족혈통이 아니면 결코 높은 지위에 오를 수 없었다, 하지만 키케로는 돈이나 군대의 힘에 기대지 않고 혈통귀족이 아니었으면서도 최고의 지위, 즉 콘술에 올랐다. 이는 당시의 로마 정치전통엔 없던 사건이다. 아무런 배경도 없던 키케로가 최고 지위에 오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 바로 수사학이다. 키케로는 수사학과 철학의 분리를 시도한 플라톤을 비판했으며 수사학의 기술적 측면만을 강조, 도덕·윤리적 측면을 과소평가한 아리스토텔레스에 대해 역시 비판적 입장을 취했다.3만원.●영화로 읽는 중국(한국 중국현대문학학회 지음, 동녘 펴냄) 중국 문화대혁명에 대한 평가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만큼 섣불리 단언하기 어렵다. 과거의 잘못된 역사에 대한 치열한 반성 없이 우회하거나 무마하고 넘어가는 모습은 장이머우의 ‘인생’이나 천카이거의 ‘패왕별희’ 모두 비슷하다. 이런 현상은 중국 5세대 작가들의 영화에서 종종 만난다. 그들은 문혁의 가해자인 홍위병 세대에 해당하며, 지금은 50대를 전후한 나이로 1992년부터 본격화된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드라이브의 첫 수혜 세대이기도 하다. 스크린을 통해 중국의 ‘사람 사는 무늬’, 즉 인문(人文) 읽기를 시도한 책.1만 5000원.●캐시 호숫가 숲속의 생활(존 J 롤랜즈 지음, 홍한별 옮김, 갈라파고스 펴냄) 스트로브잣나무와 솔송나무가 그늘을 드리우고 말코손바닥사슴이 한가로이 풀을 뜯는 미국 북쪽 캐시 호숫가 숲속에서의 삶을 그린 에세이. 캐시(cache)는 숲에 사는 사람들이 필요할 때를 대비해 식량이나 연장 같은 물건을 보관하는 은닉처를 가리키는 말이다. 전미아웃도어상 고전 부문 수상작으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다.1만 2000원.
  • [책꽂이]

    ●네 인생을 껴안고 춤을 춰라(쉬이밍 지음, 장연 옮김, 고려원북스 펴냄) 자신의 진실한 내면을 ‘각찰’(깨달아 살핌)해야 참다운 자신을 발견하고 타고난 잠재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전언이 담겼다.‘생명의 잠재능력 개발’ 분야의 선구자인 저자는 “자신의 결함에 감사하라.”는 역설적인 메시지를 던진다.‘해야 한다.’는 강박을 독자에게 주입하지 않는 것이 이 책의 특징.“억지로 봄을 잡지 말고 여름의 화려함을 만끽하라.”는 자연, 인생의 순리를 강조할 뿐이다.9500원.●지방정부간 갈등과 협력(강성철 등 지음, 한국행정DB센터 펴냄) 1995년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드러난 지방정부간 갈등과 협력의 양상을 분석. 제도·행태·환경의 세 측면에서 분석모형을 제시한다. 이론과 실제편, 연구사례집편 등 두 권으로 구성됐다. 각권 1만 8000원,2만 6000원.●마음을 다스리는 산행(이석암 지음, 에세이 펴냄) 전국의 명산을 답사한 뒤 쓴 산행후기. 닭머리 형상의 용이 누워 있는 계룡산,‘영남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청량산,‘경기 5악’ 중 으뜸인 운악산, 야생화 천국인 방태산,‘남한의 금강산’이라는 용봉산, 부처님 오신 날만 개방되는 희양산 등에 관한 이야기가 실렸다. 등산코스의 지형을 상세히 밝힌 것이 특징.1만원.●뇌를 잠깨우는 음식(이쿠타 사토시 지음, 정명숙 등 옮김, 그루 펴냄) 만일 뇌 속에 포도당이 충분하지 않으면 신경세포가 생존할 수도, 성장해 시냅스를 형성할 수도 없다. 그렇게 되면 기억력이 떨어지고 기분도 침울해진다. 지방분과 당분, 칼로리는 높지만 비타민과 미네랄은 극히 적은 정크 푸드를 계속 먹으면 어떻게 될까. 효소가 충분히 작용하지 못해 뇌 속의 전달물질이 부족하게 돼 머리가 잘 돌지 않고 무기력해지며 칼로리가 피하지방에 쌓여 살이 찌게 된다. 뇌에 필요한 영양소의 비밀을 밝혔다.9300원.●2% 부족한 나를 채워주는 인맥의 힘(순따웨이 지음, 이선아 옮김, 미래의 창 펴냄) 중국 속담에 “복숭아를 주고 살구를 받는다.”는 말이 있다. 당신이 상대방을 도와주면 상대방 또한 당신에게 기꺼이 도움을 준다는 뜻으로, 남에게 도움을 청할 때 지켜야 할 도리나 덕목을 가리키는 말이다.‘윈-윈’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먼저 남을 도울 줄 알아야 한다. 책은 지금 당신이 만나는 사람이 ‘저평가된 우량주’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9500원.
  • [책꽂이]

    ●한국현대문학 100년 대표소설 100선 연구(김종회·현대문학연구회 지음, 문학수첩 펴냄) 우리나라 최초의 신소설인 이인직의 ‘혈의 누’가 1906년 ‘만세보’에 발표된 지 100년. 이 책에는 한국현대문학 100년의 성과 가운데 작품의 미학적 완결성과 동시대적 의미를 고려해 뽑은 100편의 대표 소설이 실렸다. 우리 소설사의 넓이와 깊이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시대의 고민을 끌어안은 작가들의 내면풍경도 엿볼 수 있다. 조명희·이기영·한설야·김남천·이태준 등 납·월북 작가도 포함됐다. 전 3권 각권 1만 5000원.●이야기를 걷다(조갑상 지음, 산지니 펴냄) 부산이라는 도시가 소설공간 속에 어떻게 구현돼 있는가를 살핀 에세이. 부산이 낳은 민족문학의 거봉 요산 김정한이 양산 농민저항사건에 연루돼 학업을 중단하게 된 양산 메깃들과 물금·화제,1910년대 낙관적 계몽주의의 시선이 집약된 소설 ‘무정’의 무대 삼랑진역,‘만세전’의 주인공 이인화가 관부연락선에서 내려 부산에 잠시 머물던 행적 등을 좇는다. 지역학(부산학) 연구에 문학이 담당해야 할 몫이 무엇인지를 일러주는 책.1만 3500원.●빨간 머리 피오(마르탱 파주 지음, 한정주 옮김, 문이당 펴냄) ‘나는 어떻게 바보가 되었나’‘완벽한 하루’에 이른 저자의 세 번째 소설. 스물 두 살의 고아 소녀 피오가 유명 미술비평가의 눈에 띄어 갑자기 천재 화가가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한 편의 동화 같은 이야기를 통해 진실이 사라진 예술은 사기에 불과할 뿐임을 역설한다. 원제는 ‘여덟 살 때의 잠자리’.9800원.
  • [명문대 교육혁명] (끝) 시리즈결산 지상좌담

    [명문대 교육혁명] (끝) 시리즈결산 지상좌담

    |워싱턴 이도운 도쿄 이춘규 베이징 이지운특파원|대학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난 4월14일 시작한 세계대학 경쟁력 탐사 시리즈 ‘명문대 교육혁명’을 20회로 마치면서 해외 교육전문가들을 통해 한국 대학 개혁의 과제와 해법을 살펴본다. 워싱턴, 도쿄, 베이징의 세 지역 특파원들의 인터뷰를 지상좌담으로 재구성했다. #우마코시 도루 소장 한국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등 한국 산업계 지도자들을 많이 만나봤는데 대학 교육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 국제경쟁력을 갖춘 인재들이 일류 대학에서조차 육성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학생의 질이 나쁜 것이 아니고 대학교육 내용, 커리큘럼, 방법이 나쁘다는 얘기였다. 즉 교수나 교원에 대한 불만이다. #린 도란 소장 한국에선 교수를 뽑을 때 한국인, 특히 자기 학교 출신을 선호한다. 그렇게 해선 국제적으로 일류가 되기 힘들다. 세계 명문대들은 전 세계 학자를 대상으로 교수와 학생을 뽑는다. 다양성이야말로 대학 발전의 원동력이다. #우마코시 소장 서울대 교수의 80% 이상이 본교 출신이다. 폐쇄주의다. 서울대 교수의 절반은 국제적 엘리트이겠지만, 반은 국내 엘리트에 불과하다. 그들은 스스로 ‘특별대학’이라고 생각하던데 교수 의식이 안바뀌면 개혁은 불가능하다. 이 점에서 일본 대학은 20년간 많이 변했다. #장잉민(姜英民)교수 베이징대, 칭화대 등 중국 대학들은 세계대학 랭킹에서 서울대를 여유있게 앞선다. 이공계 분야에서 풍부한 연구인력과 연구시설, 다국적기업들과의 산학연구 및 해외명문대와의 협력연구 등도 앞서있다. 이는 국가뿐 아니라 다국적 기업 등으로부터 막대한 기부를 받기에 가능하다. 기금 확충면에서 중국 대학은 한국의 라이벌들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있다. #우마코시 소장 한국의 명문대학생들은 국내 시장을 향한 것일 뿐, 국제경쟁에선 뒤처지고 있다. 자동차나 전자제품 등 한국의 상품들은 세계 어디에서나 팔리고 있다. 그러나 한국 대학은 세계의 교육시장에서 안 팔린다. 교육프로그램도 팔려야 한다. 하버드대처럼 협력학위제도 등으로 비즈니스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프로그램에 대한 책임은 정부와 대학에 있다. 독일은 세미나 위주로, 영국은 에세이 중심으로 교육해 그런 교육프로그램이 세계에서 팔린다. 한국은 독창적인 학생 트레이닝을 위한 프로그램, 커리큘럼이 부족하다. #장 교수 세계적인 대학이 되기 위해 교육·연구의 질이 필수적이지만 이를 위한 해외 유학생 유치와 우수한 외국교수 스카우트 등도 빼놓을 수 없다. 세계화는 21세기 대학발전 전략의 핵심이다.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일본은 중국 교육시장 개방에 앞서 많은 준비를 해왔다. 한국은 교육시장에서 ‘한류(韓流)’ 바람을 못 살리고 있다. #우마코시 소장 한국의 교수는 힘이 지나치게 강해 마치 ‘왕’ 같다는 느낌이 든다. 학생이 교수에게 “아니오.”라고 하지 못하더라. 대학은 열린사회가 되어야 하는데…. 열려 있어야 한다. 각종 프로젝트에서 대학원생들은 노예처럼 일하더라. 한국에선 응용연구, 현실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곳에 돈이 집중되고 성과주의에 허덕이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천천히 하는 기초연구가 부족하다. 일본은 중·장기적인 평가를 한다. #장 교수 국제화에 대비해 일본 도쿄대 등은 인재양성 목표를 바꿨다. 국가를 넘어 인류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 것이다. 한국의 대학들도 국제무대로 시야를 옮겨야 한다. 한국 대학과 학생들은 폐쇄적이란 평을 듣는다. 국제화 시대에서는 다른 생각, 문화, 사상과 어떻게 어울리고 나를 어떻게 발전시킬까를 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란 소장 한국 학생들은 전공분야의 준비는 잘 돼 있다. 그러나 언어에서 떨어진다. 의사소통 능력도 문제가 된다. 학과 토론 중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많이 본다. 쓰는 영어뿐 아니라 말하는 영어도 열심히 해야 한다. #우마코시 소장 영어와 함께 세계수준의 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학부 4년간의 교육행태를 질적으로 바꿔야 한다. 대학원도 중요하지만 학부 4년의 교육프로그램이 좋아야 세계수준이 될 수 있는 시대다. 학부 4년 중 2년 가까이 이뤄지는 교양교육에 대한 생각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미국, 영국, 호주 등 4년간의 학부교육을 알차게 하는 곳에 세계수준의 대학이 많다. 대학은 전문교육이 아닌 일반시민 교육을 해야 한다는 시대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 직업교육을 중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일본이나 한국이나 학부 4년 교육프로그램을 질적으로 향상시키지 않으면 3류 대학들로 전락할 것이다. 한국의 4년간 학부교육은 방향성이 확실치 않다는 점이 문제다. #장 교수 세계 일류대학들은 기초 연구 단계에서도 치밀성이 두드러진다. 이들 대학원 학생들의 논문 주제들만 봐도 구체적이고 치밀하게 문제에 천착한다. 중국이 2001년 새 교육과정 교과서를 개발하기 시작해 2003년 7월에 마무리하자마자 일본에서는 번역판이 나왔다. 비교 교육 분야만 해도 일본 학계는 이렇듯 철저하게 준비를 하고 있다. 세계 일류대학들은 수십년전 회의 기록까지 보관하고 참고하고 있다는 데 혀를 내두른 적이 있다. #우마코시 소장 일본에는 실력이 우수한 지방대학들이 있지만 한국은 이 점에서 떨어진다. 한국 대학에서는 박사학위를 받을 때나 교수 임용을 할 때 촌지문화가 남아 통용되는 것도 봤다. 박사학위 최종 심사과정에 돈이 움직이더라. 다른 곳에선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도란 소장 21세기 대학은 과거와 비교할 때 수업이 첨단기술화됐다.10년 전만 해도 학생들이 강의를 받아 적었지만, 지금은 교수들이 나눠주는 파워포인트 파일로 대신한다. 필기 시간이 준 만큼 더 수업에 집중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시간이 절약돼 수업에서 다룰 수 있는 주제들도 훨씬 늘어났다. 또 미국 대학들은 국제화로 인해 학생들의 구성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이 점에서 한국 대학들은 더 나아가야 한다. #우마코시 소장 하버드나 옥스브리지는 기본적으로 기금이 많아 세계적 경쟁력의 원천이 되고 있다. 그런데 서울대 등은 기본기금이 적다. 서울대의 경우 매년 ‘플로’(쓸 돈)는 들어오지만 적립하는 기금이 적다. 기금을 강화해야 한다. 앞으로 대학의 경쟁력은 기금이 좌우한다. 중국 대학들은 이 점에서 강하다. 베이징대, 칭화대, 중국과학원 등은 중국 최고 수준의 기업을 갖고 기금을 조성하고 있다. 또 중국의 주요 거점대학 100곳 정도가 이같은 기금을 갖고 있다. 이는 중국 대학이 세계수준이 도약할 수 있는 자산이 될 것이다. #장 교수 중장기적인 연구에서 한국은 중국에도 못 따라온다. 학교와 과별로 차이가 있지만 최소한 베이징대, 칭화대, 푸단(復旦)대 등 중국의 간판대들은 서울대보다 교수 대비 학생수가 훨씬 적다. 교수들이 학생을 가르치는 강의 부담에서 벗어나 자신의 연구에 더 매진할 수 있는 것이다. 또 학제를 넘어선 연구에서도 한국은 ‘학과 이기주의’에 지나치게 매몰돼 있다는 평가도 받는다. #우마코시 소장 한국 대학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고려대가 2010년부터 모든 강의를 영어로 하기로 한 것은 인상적이다.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은 벤처정신이 강하다. 이것은 강점이다. 한국 대학들이 미국 월가, 일본 도쿄증권가 등 세계 어디에 가도 통할 수 있는 그런 인재를 기르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한국 대학들이 질적인 성장을 이루기 위해선 지방 거점대의 육성과 함께 사립대에 대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한 정부의 재정지원 확대, 산학협력 활성화, 기부금 입학 등도 고려해 봐야 한다. 한국의 사립대는 대학교육의 80%를 차지한다. 사립대 규제는 군사정권시대의 좋지 않은 유산이다. 사립대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자금 배분면에서 사립대 지원을 늘려야 한다. 일본은 1975년부터 사학에 대한 정부지원을 늘려 사학이 좋아졌다. 교육패키지면에서 호주 대학들처럼 성공적인 예를 벤치마킹해 프로그램을 발전시켜야 한다. dawn@seoul.co.kr
  • 서초구청장 수필가 등단

    현직 구청장이 수필가로 등단했다. 박성중 서초구청장이 최근 한국수필가협회가 주최한 2006년도 제142회 한국수필 신인상 공모에서 신인상을 수상하고 정식 수필가로 등단했다. 당선작은 ‘고향’과 ‘글루미선데이를 보고’ 2편으로 박 구청장이 지난 2월 펴낸 에세이집 ‘행복찾는 이야기’에 실렸던 작품이다. 공직생활의 경험과 생활속의 체험을 녹여 낸 자전적 이야기다.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문학인생 40년을 되돌아보다

    문학인생 40년을 되돌아보다

    “명색 서양문학을 한다는 사람이 성경 한번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 점은 나를 황당하게 하였다. 독일문학을 포함한 거의 모든 서양문학은 기독교와의 싸움, 그 토착화, 그로부터의 이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데 막상 기독교를 몰랐으니 모든 연구는 불구의 연구였던 것이다. 자연히 나는 기독교에 눈을 돌리게 되었고, 비로소 독일문학은 그 원죄라고 할 수 있는 낭만주의와 더불어 제 본래의 얼굴을 내게 보여 주었다.” 문학평론가 김주연(65) 숙명여대 독어독문학과 교수는 정년퇴임을 맞아 펴낸 에세이집 ‘인간을 향하여 인간을 넘어서’(문이당)에서 평생 독문학도로, 문학평론가로 보낸 자신의 학자적 삶을 이렇게 되돌아본다. 김 교수는 독문학자이기에 앞서 한국문학 평론가로 문명을 날려 왔다.“독일문학은 옛것, 한국문학은 새것에 관한 것으로 나의 호기심이나 지식은 이원화돼 있다.”는 게 그의 말. 문학평론가로서 그는 무엇보다 사회와 문화의 구심점으로서의 문학의 역할에 주목한다.“문학은 다른 예술장르와 통합·혼합되는 퓨전의 한 종(種) 이상의 것이다. 자본에 의해 지배되는 문화의 한 분야로서의 문학이 아닌, 사회와 문화의 구심으로 작용할 문학의 능력을 믿고 존중해 나가야 할 것이다.”(‘아날로그와 디지털의 통합’ 중에서) 마르쿠제가 말한 이른바 도구적 이성에 눈먼 지식인들의 행태에 대한 김 교수의 비판은 사뭇 신랄한 데가 있다.“문화의 본질은 섬세와 세련”이라고 힘주어 말하는 그는 “이를 가장 잘 알아야 할 정치인들이 자신의 비합리적인 파토스의 세계를 열정으로 위장하거나 샤머니즘적인 제스처로 말놀이를 일삼고 있다.”고 지적한다. 샤머니즘의 늪에 빠져들고 있는 한국문화에 대해서도 경계의 끈을 놓지 않는다. 김 교수는 스스로 밝히고 있듯, 샤머니즘 극복을 지난 40여년 문학평론의 중요 과제로 삼아 왔다. 샤머니즘을 우리 전통문화로 잘못 알고 옹호하는 세력이 있다고 안타까워하는 그는 괴테의 ‘파우스트’를 예로 들며 샤머니즘을 포함한 신비주의의 문화적 성격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것을 권한다.‘세 치 혀가 세상을 바꾼다’‘귀신을 넘어서’‘문학, 욕망의 심연에 빠지다’ 등 3장으로 이뤄진 이 책에는 모두 40여편의 글이 실렸다.98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美 SAT 어려워졌다…평균점수 31년만에 최대하락

    미국 대학수학능력평가시험(SAT)의 평균 점수가 1975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SAT 시행 방식이 바뀌면서 나타난 일시적 문제인지, 학생들의 응시 피로도 가중 탓인지, 학력 저하인지 여부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시험 유형이 바뀐 뒤 처음 치러진 SAT 시험은 글쓰기 능력을 판단하는 에세이 시험(800점 만점)이 추가됐으며 과학·역사·인문학 등 영어 독해가 강화됐다. 시험 시간도 종전 3시간에서 45분이 더 늘어났다. 뉴욕타임스와 USA투데이 등은 기존 SAT의 언어(verbal)시험을 바꾼 비판적 독해(critical reading·800점 만점)가 5점이 떨어진 평균 503점을 기록했다고 29일(현지시간) 전했다. 또 수학(800점 만점)은 2점이 떨어진 평균 518점으로 집계됐다. 두 과목을 합친 1021점은 31년 만의 최저 점수이다. SAT를 주관하는 ‘칼리지 보드’는 “학생들의 시험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나타난 결과”라는 일선 고교의 반응에 대해 즉각 반박하는 등 예민하게 반응했다. 개스턴 캐퍼튼 칼리지 보드 대표는 “일반적으로 시험 유형이 바뀌면 수험생은 점수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행동을 취한다.”고 설명했다. 새로 도입된 에세이 시험 전체 평균은 497점으로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11점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여학생 평균 점수가 남학생보다 낮았던 수학과 영어 독해도 격차가 대폭 줄었다. 이번 SAT는 지난해보다 9600명이 줄어든 147만명이 응시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파브르 곤충기1/장 앙리 파브르 지음

    ‘파브르 곤충기’는 흔히 ‘곤충학의 성경’,‘문학적 고전’이란 찬사가 붙는 책이다. 수많은 곤충들이 꿈틀거리는 듯한 생생한 관찰 기록에 더해 개인적 의견과 사색을 담은 추억의 에세이가 다채롭게 펼쳐지기 때문이다. 10권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곤충기 첫 권이 출판된 것은 장 앙리 파브르가 56세 때인 1879년. 이후 그는 30년 동안의 산고 끝에 필생의 역작을 완결 짓는다. 책의 명성이 워낙 대단하다 보니,‘곤충학자’ 하면 누구나 파브르를 연상할 정도다. 그럼에도 내용이 너무 방대해선지 대부분 특정 부분만 발췌한 번역본이나 요약본, 그림책, 만화책의 형태로 출판됐을 뿐, 제대로 된 완역본은 거의 나오지 못했다. 이런 실정에서 도서출판 현암사가 파브르 완역출판에 나선 것은 파브르의 진면목을 알고 싶은 이들에게 더없는 희소식이다. 파브르가 학위를 받은 프랑스 몽펠리에 2대학에서 곤충학 박사학위를 받은 김진일 성신여대 교수가 번역작업을 맡은 것도 믿음직하다. 이번에 나온 첫 권 ‘파브르 곤충기 1’은 소똥구리 경단 만들기에 관한 연구와 여러 종의 사냥벌에 대한 습성과 본능을 연구한 내용을 담고 있다. 땅 위의 똥쓰레기를 말끔히 청소하는 임무를 부여받은 청소부 딱정벌레, 소똥 밑에 굴을 파고 들어갈 뿐 경단을 굴리는 일은 없는 뿔소똥구리, 비단벌레 사냥꾼인 노래기벌, 뀌뚜라미 사냥꾼 노랑조롱박벌, 파리 사냥꾼 코벌 등등. 마치 곤충의 세계에 들어가 체험하는 듯한 생생함이 느껴진다. 여기에 단순한 관찰을 넘어 그 과정에서 겪은 수많은 애환을 풀어냄으로써 흥미로움을 불어넣고 있다. 소똥구리 실험때 옆집에서 똥을 얻으려다 오해받은 이야기, 코벌을 관찰하다 의심이 강한 경찰에게 추궁당하던 사연, 외진 산길에서 하루종일 홍배조롱박벌을 관찰하다 아낙네들에게 손가락질 당하던 모습 등은 연구자로서의 부단한 노력과 끈기에 대한 감동과 함께 즐거운 웃음을 자아낸다. 생태 사진작가 이원규의 생생한 동식물 사진과 만화가 정수일의 일러스트를 재미있는 글이 지나가는 길목마다 배치, 비주얼함에 익숙한 요즘 독자들에게 한결 편안하게 읽혀질 듯하다.1만 95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