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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임 앞둔 스티븐스 주한 美대사 ‘왕성한 행보’

    이임 앞둔 스티븐스 주한 美대사 ‘왕성한 행보’

    “한국은 더 이상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닙니다.”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가 24일 서울 신촌동 연세대 교정을 찾았다. ‘21세기 한·미 관계’를 주제로 열린 제63차 연세대 리더십 특강 강사로 초대받았기 때문이다. 스티븐스 대사는 “1970년대 중반 평화봉사단으로 한국을 방문했을 때 가장 많이 들은 속담이 ‘우물 안 개구리’였다.”고 30여년 전 자신이 한국에 처음 왔을 당시를 돌이키며 말문을 열었다. “(이 속담처럼) 당시 한국은 내부 위기 때문에 바깥 세상에 대해 신경 쓸 겨를이 없는 상황”이었다고 당시 정치상황을 설명했다. ●연세대 리더십 특강강사로 초청 그는 그러나 “일본 대지진, 아이티 지진 등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을 보면 한국인들이 점점 밖으로 향하는 것 같다.”며 “특히 한국과 일본은 비극적 역사를 공유하고 있는데도 대중이 나서 도우려는 것을 보면 한국이 리더로서, 발전된 국가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개최한 것은 세계를 이끄는 나라로 거듭나려는 노력을 보여 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많은 국가들이 한국이 이룬 것을 동경한다.”며 “한국은 바라는 바를 이루는 나라다. 예전에 학생들이 국가가 권위적이라고 비난했고 모두가 민주화를 바랐고 결국 선거권을 따냈다.”고 강조했다. 스티븐스 대사는 그러나 “한국은 글로벌한 측면에서는 괜찮은데 지역적인 관점에서는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면서 한국이 속한 동아시아 주변 국가들에 대한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미동맹 전도사 역할 톡톡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미국 의회 승인에 대해서는 “미국이 현재 경제 상황이 안 좋아서 FTA를 의회에서 승인받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단순히 엎어버리기에는 너무 중요하다고 만나는 의원들마다 말하고 있다.”며 “승인받고자 양국에서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2시간 동안 열린 특강은 학생과 교직원 등 130여명이 참석, 질의응답 형식으로 이뤄졌다. 그는 참석자들에게 30여년 전 한국에서 찍은 사진을 담은 ‘심은경이 담은 한국’이라는 제목의 사진집을 나눠줬다. ●에세이집 ‘내 이름은’ 사인회도 스티븐스 대사는 이달 들어 더욱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13~15일 울산과 부산, 창원 등을 방문해 기업 및 학교,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과 만나 환담하고 한·미 동맹 등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앞서 지난 3일에는 미국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 주최로 한·미관계 특강을 하는 등 한·미 동맹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26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그동안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던 내용을 바탕으로 지난해 11월 출간한 에세이집 ‘내 이름은 심은경입니다. 1975-1977’ 북 사인회를 갖는다. 5월 중순에는 관훈클럽 주최 특강도 예정돼 있다. 이와 관련, 한 외교 소식통은 “스티븐스 대사가 한국을 떠날 날이 얼마 남지 않아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더 분주히 움직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미경·김양진기자 chaplin7@seoul.co.kr
  • “청바지 입고 함께하는 문화 만들어가요”

    “청바지 입고 함께하는 문화 만들어가요”

    청바지를 입은 청년·장년들이 한데 모였다. 공통 문화코드인 청바지를 입고 ‘새로운 문화’에 머리를 맞댔다. 사회에 만연한 ‘자신만 생각하는 문화’를 넘어 ‘함께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신봉승 작가 강연… 인디밴드 공연 한국청년유권자연맹이 24일 오후 6시 30분부터 3시간동안 서울 홍익대 인근 롤링홀에서 ‘제4회 청연 비전콘서트’를 개최했다. 이날 콘서트에는 에세이스트 신봉승 작가가 공개강좌를 진행했다. 인디밴드 ‘좋아서 하는 밴드’의 공연이 이어졌다. 이연주 한국청년유권자연맹 운영위원장은 “‘제4회 비전콘서트’는 ‘나’만이 아니라 ‘우리’를 생각하고 나눔을 실천하는 청년 리더십을 주제로 한 총 3부작의 콘서트 중 1부에 해당한다.”면서 “추후 6월과 10월에 개최될 비전콘서트에서는 기존의 닫힌 공간을 넘어 현장을 찾아가고 청년문화를 창조하는 더욱 진화된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청연 비전콘서트는 ‘세상을 바꾸는 힘’, ‘우리가 대한민국의 주인입니다.’, ‘청년, 정치에 도전하다.’를 주제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등이 강사로 나선 바 있다. ●청년 회원 4000여명… 멘토 100여명 한편, 한국청년유권자연맹은 2004년 한국여성유권자연맹 산하 청년조직으로 출범해 활동해오다,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청년들이 책임지는 참여를 통해 사회변혁 및 미래를 창조하는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지난해 한국여성유권자연맹 창립 4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독립을 추진, 지난해 1월 27일 창립하게 된 청년 시민운동단체다. 현재 20∼30대 청년회원 4000여 명과 40∼50대 각 분야 전문가 100여명이 지도회원(멘토)으로 참여하고 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대한민국은 지금 ‘신정아 블랙홀’

    대한민국은 지금 ‘신정아 블랙홀’

    신정아(39)씨의 자전에세이로 대한민국이 요동치고 있다. 인터넷은 말할 것도 없고 사무실, 식당 어디를 가도 신씨 얘기뿐이다. 흡사 ‘신정아 블랙홀’을 연상케 한다. 도중만(49) 목원대 역사학과 교수는 23일 “(신씨의 주장이) 사실일 수도, 사실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에 ‘가십거리’에 불과한데도 이렇게 파장이 큰 것을 보면 사회가 정상적이라고 말하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신씨의 ‘폭로’에 대해 신광영 중앙대 교수는 “바람직하다, 않다를 평가할 순 없다.”면서도 “진실일 때는 필요악이 될 수 있지만, 거짓일 때는 무고한 사람을 피해자로 만들어 매장시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사회를 정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는 반면 절망하게 만드는 심리적인 악영향도 담고 있다고 해석했다. 정운찬(현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 전 총리를 포함한 정·관계 유력 인사, 언론인의 부적절한 행태를 담은 신씨의 자전에세이 ‘4001’은 그래서 파장이 컸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한 내용을 담은 책을 썼던 모니카 르윈스키와 비교하는 측도 있다. 신씨가 정 전 총리 등 유력인사를 겨낭한 이유는 무엇일까. 자서전 대박을 노린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해석부터 정치적 음모설까지 제기된다. 신씨의 자기고백을 ‘복수’라고 보는 견해가 우세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2007년 신씨가 학력위조 사건으로 집중포화를 받고 있을 때, 그녀와 친분이 있는 정·관계 인사 가운데 신씨를 도와주지 않은 인물에 대한 복수심리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당시 신씨와 변양균(62)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스캔들이 폭로됐을 때 정·관계에서는 “그것은 개인사에 불과하며 사건의 본질이 아니다.”라며 덮기에 급급했었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는 “신씨가 스캔들의 중심에서 마녀사냥당하듯 공격받으며, 비판의 대상이 되고 정신병자로까지 내몰렸을 때 아무도 나서는 이가 없었다.”면서 “신씨와 긍정적인 관계에 있는 사람들은 책에서 거론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표 교수는 또 “신씨가 자서전으로 벌어들인 수입은 그녀가 추구하는 사치스러운 삶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도 분석했다. 이 같은 ‘폭로 자서전’을 놓고 정치·사회학자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자서전은 신뢰성이 핵심인데, 신씨의 자전에세이는 한쪽의 주장만 있어 신뢰성에 의심이 간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자서전을 전문적으로 쓰는 사람이 있고, 검증단계를 거치지만 신씨의 경우 자기가 자서전을 쓴 것이기 때문에 사실이 검증되지 않았다.”면서 “자극적인 내용을 담아 책을 많이 팔아보겠다는 노이즈 마케팅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일축했다. 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분명 의도를 갖고 출간한 것”이라면서 “거론되고 있는 사람의 비중 때문에 이슈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씨줄날줄] 신정아發 ‘4001 파문’/황진선 특임논설위원

    ‘노스 컨츄리’는 미국의 직장 내 성폭력 사건 가운데 최초로 피해 여성이 승소한 1984년의 ‘젠슨 대 에벨레스 광산 사건’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주인공 조시(샤를리즈 테론 분)는 두 아이를 양육하기 위해 광산 일을 시작하지만 남성들은 자신들의 영역을 침범당한 것으로 간주한다. 그래서 수치심을 느껴 스스로 떠나도록 집단 성추행을 한다. 다른 여성 동료들도 있지만 그들은 광산에 계속 다니기 위해 성추행을 용인한다. 조시는 굴욕적인 삶이냐, 투쟁이냐의 기로에서 투쟁을 선택한다. 그녀의 아버지는 동료들의 빗발치는 조롱 속에서도 당당하게 변호한다. “여기서 부끄럽지 않은 사람은 내 딸뿐입니다.” ‘젠슨 대 에벨레스 광산 사건’은 미국 내 성희롱 방지법 확산과 여성근로자들의 권익을 높이는 데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받는다. 마초이즘 소유자들은 피해 여성의 유발 요인에 초점을 맞추며 자초한 게 아니냐고 주장하기도 한다. 영화 ‘피고인’은 그런 사고 방식에 정면으로 도전한다. 밑바닥 삶을 사는 사라(조디 포스터 분)는 동거하던 남자와 싸우고, 친구를 만나러 갔다가 술집의 으슥한 게임 룸에서 3명의 남자들에게 성폭행을 당한다. 사회와 법정은 냉담했다. 같은 여성인 검사조차 사라가 당시 야한 옷차림에 선정적인 춤을 추었으며, 음주 상태에 마리화나를 소지했다는 이유로 변호인의 흥정을 받아들여 피의자들에게 단순폭행 혐의만 적용한다. 사라는 분노하고 투쟁하기로 결심한다. 그녀는 성폭행을 당하는 순간 분명히 ‘노’라는 거부 의사를 밝혔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리하여 많은 어려움과 사회적 편견을 물리치고 피고인들의 성폭행 유죄판결을 이끌어낸다. 2007년 학력위조 파문 등으로 구속기소돼 유죄판결을 받았던 신정아(39)씨가 자전 에세이 ‘4001’을 통해 정운찬 전 국무총리와 C 전 기자 등이 ‘부도덕한 짓’을 했다고 주장했다. 정 전 총리는 서울대 총장 시절 자신에게 교수직과 미술관장직을 제의한 뒤 밤늦게 자주 불러냈다고 말했다. C 전 기자 역시 술자리와 택시 안에서 자신을 성추행했다고 밝혔다. 당사자들은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사실 여부와 관계 없이 당사자들에게는 치명적인 타격이 될 것 같다. 우리 사회에도 영화 ‘노스 컨츄리’와 ‘피고인’의 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신정아발(發) ‘4001 파문’은 공인과 공직자의 처신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한다. 황진선 특임논설위원 jshwang@seoul.co.kr
  • 공지영 “신정아 에세이, 대필 의혹”…신세계 정용진도 곤혹

    공지영 “신정아 에세이, 대필 의혹”…신세계 정용진도 곤혹

    신정아씨의 자전 에세이 ‘4001’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대필 의혹 및 대기업 임원과의 만남설 등 각종 의혹과 소문들이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24일 소설가 공지영씨는 신씨의 에세이를 누군가 대신 썼을지도 모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공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신정아씨 책을 읽는데 생각보다 지루하다.”며 “그냥 기자들이 호들갑 떨며 전해주는 이슈들만 찾아보는 것이 더 나을 듯”이라고 혹평했다. 이어 “서문과 본문의 문장이 너무 달라, 대필 의혹이 상당히…논문 리포트도 대필이라는데”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공씨는 한 네티즌이 자신의 책 ‘상처없는 영혼’과 신씨의 책 표지가 너무 비슷하다고 주장하자 “왜 하필 나랑. 근데 이거 너무 비슷하잖아. 철저하게 묻어가기인가?!”라며 표지 디자인 표절 의혹도 제기했다.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은 애매한 글을 썼다가 신씨와 ‘저녁식사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 23일 자신의 트위터에 “어제 베스트셀러 작가님과 저녁을 먹을 기회가 있었는데 이 책이 많이 팔릴까 봐 걱정을 하시더라는…그래서 속으로 설마 했는데…설마가 사람 잡았네...ㅠㅠ”라는 글과 함께 신씨의 책이 잘 팔린다는 기사를 링크했다.  단순히 ‘베스트 셀러 작가와 저녁’이라는 말과 링크된 신씨 관련 기사만 연관지어 보면 정 부회장과 신씨가 같이 저녁을 먹었다는 것으로 생각될 수 있는 내용이었다.  이 글이 곧바로 네티즌들을 통해 순식간에 퍼지면서 오해가 시작됐다. “정 부회장과 저녁을 먹은 사람은 신정아다.”, “결국 두 사람이 만났다는 이야기”라는 소문이 돌았다.  소문이 점점 확산되자 신세계는 24일 정 부회장이 트위터에서 언급한 사람은 베스트셀러 작가 이모씨 이며 신씨와는 전혀 알지 못하는 사이라고 밝혔다.  정 부회장도 이날 트위터에 “어떻게 생각하세요? 제 국어가 잘못된 건가요? 맞춤법과 띄어쓰기가 가끔 틀리기는 하지만”이란 글을 올리며 소문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오해는 ‘신정아님=베스트셀러작가’라는 기자님의 생각을 따라가지 못한 제 무식이 원인입니다”, “베스트셀러작가의 의미를 재정의 해야겠어요” 등의 글을 연이어 올리며 거듭 해명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성곡재단에 1억2975만원 배상” 법원, 신정아에 강제조정 결정

    자전 에세이 ‘4001’을 펴며 파문을 일으킨 신정아(39)씨는 한때 일했던 미술관 측에 거액을 돌려줘야 한다는 법원의 강제조정 결정이 내려졌다. 서울고법 민사24부(부장 이성호)는 23일 재단법인 성곡미술문화재단이 신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조정을 통해 신씨가 1억 2975만원을 미술관에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성곡미술관 큐레이터로 일하던 신씨는 2005년 3월∼2007년 4월 11차례에 걸쳐 3억 20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1년 6개월이 확정됐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올 입학사정관제 전형 특징·대비법

    올 입학사정관제 전형 특징·대비법

    입학사정관제가 도입된 지 올해로 4년째다. 부작용도 적지 않지만 당분간 입학사정관제로 뽑는 대학 정원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제주에서 열린 워크숍에는 전국 각 대학의 입학사정관들이 모였다. 이들은 올해 입학사정관제의 특징으로 ‘창의성 전형’을 꼽았다. 입학사정관들이 말한 올해 전형의 특징과 이에 대비한 준비법 등을 살펴봤다. [트렌드] 김현정 연세대 입학사정관은 올해 가장 눈에 띄는 흐름으로 성적을 배제한 채 창의성이나 잠재력 평가만으로 학생을 뽑는 대학들이 등장했다는 점을 꼽았다. 김 입학사정관은 “연세대도 올해 내신과 수능 성적을 전혀 활용하지 않고 면접 등을 바탕으로 한 창의성 평가로만 신입생을 뽑는 창의인재 전형을 도입한다.”고 말했다. 창의인재 전형은 1단계에서 학생의 연구업적, 교내활동 실적 자료, 자기소개서와 에세이 등을 통해 창의성과 인성을 평가한다. 수능과 고교 3년 내신은 평가 대상에서 제외된다. 2단계 우선 선발에서는 일반 면접 성적과 서류 및 창의 에세이를 종합 평가해 최종합격자가 결정된다. 창의인재 전형은 문과대·사회과학대·이과대 등 순수학문 단과대를 중심으로 우선 시행한다. 앞으로 경영대·공과대 등으로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김 입학사정관은 “2단계 일반 선발에서는 30분~1시간가량 해당 학과 교수와 입학사정관이 함께 주제를 토론하는 ‘자유형 면접’도 치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경희대도 성적을 보지 않는 ‘창의적 체험활동 전형’을 새로 만들었다. 임진택 경희대 입학사정관은 “교과 성적 대신 창의적 체험활동 보고서와 포트폴리오를 면밀하게 검토하고, 자기소개서와 학생을 가장 잘 아는 추천인의 추천서 등을 서류와 면접방식으로 종합 판단해 모집 정원의 일부를 선발한다.”고 밝혔다. 교과 성적과 관계없이 입학사정관제의 취지에 부합하는 창의적 인재를 선발하려는 것이다. 때문에 비록 공부를 못하더라도 정말 창의력이 뛰어나다고 판단되면 창의적 체험활동 보고서를 활용해서 학생들을 뽑겠다는 뜻이다. 서울대와 고려대도 입학사정관제를 강화하고 논술 비중을 줄였다. 서울대는 수시 지역균형 선발에서 내신 성적만을 기계적으로 적용해 2배수를 선발하던 1단계 전형을 폐지하고 1·2단계 전형을 통합해 완전한 입학사정관제를 실시한다. 학교장 추천을 받은 지역균형선발 응시자는 내신성적과 상관없이 모두 서류평가와 면접 전형을 볼 수 있게 된다. 수시 특기자전형의 경우 인문계열은 논술고사를 폐지하고 2단계 전형에서 서류평가(50%)와 면접·구술고사(50%)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고려대도 서울캠퍼스 수시입학 일반전형에서 우선선발 논술 비중을 지난해 100%에서 80%로, 일반선발은 60%에서 50%로 줄였다. 줄어든 부분은 학생부 평가를 반영한다. 이에 따라 논술고사 시간도 3시간에서 2시간으로 줄어든다. 또 수시에서 세계 선도 인재전형과 국제학부 전형, World KU전형, 과학영재 전형, 체육특기자 전형을 ‘특별전형’으로 묶고, 지역우수인재 전형, 사회공헌자 전형, 미래로 KU전형을 ‘추천전형’으로 통합해 입학전형을 간소화했다. [준비법] 이같이 창의성이 강조되고 있는 입학사정관제를 대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비교과 영역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비교과 영역은 교과 성적을 제외한 모든 것으로, 학생의 소질과 잠재적인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이다. 특별활동이나 동아리 활동내용이나 자기소개서, 추천서 등이 중요하다. 특히 서류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입학사정관제에서는 1차적으로 서류를 중심으로 평가를 하기 때문에 내 장점을 부각시키고 특기를 알릴 수 있는 각종 서류를 미리 챙겨 두어야 한다. 서류가 없으면 학생이 어떤 것을 잘한다고 알려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심층면접 준비도 철저히 해야 한다. 면접이 없는 입학사정관 전형은 없다. 모든 대학은 면접을 보고 있다. 면접 내용은 대학마다 다를 수 있지만 서류평가로 걸러진 학생들에게 서류에 적힌 내용을 확인하는 것은 기본이다. 자기소개서나 추천서 내용도 면접을 통해 확인한다. 독후감을 요구한 대학들은 수험생이 읽은 책 내용에 대해서 물어볼 수도 있다. 이에 대한 대비도 꼼꼼히 해야 한다. 하지만 비교과 영역을 준비한다고 교과 성적이 나빠서는 안 된다. 올해 내신을 반영하지 않는 학교들이 많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각 대학들은 학생부 교과 성적을 반영하고 있다. 또 수능 최저학력 기준도 대비해야 한다. 입학사정관제 수능 최저기준은 일반전형보다 낮지만 일부 대학의 경우 일반전형의 수능 최저학력 기준과 같은 곳도 있다. 입학사정관제로 합격하고도 최저학력 기준에 미달돼 입학이 안 되는 최악의 사태는 막아야 한다. 또 본인에게 유리한 전형을 찾아야 한다. 입학사정관제는 대학마다 유형이 다르고, 지원 자격도 다르다. 각 대학의 입학사정관제 유형을 미리 분석해 나에게 유리한 전형을 찾고 이에 대비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800여년 당당했던 제나라 왜 궤멸했을까

    800여년 당당했던 제나라 왜 궤멸했을까

    강태공 모르는 이는 드물 터다. 시절을 잘못 만나 낚시질로 세월만 낚다가 늘그막에 주나라 무왕(武王)을 도와 천하를 평정한 정치가이자 전략가. 주(周)의 시대를 연 일등공신인 그가 논공행상으로 받은 영지에 일으켜 세운 나라가 제(齊)나라다. 나이를 잊은 정력가였던지, 노년의 그에게서 우수한 유전자를 물려받은 후세들은 제나라를 800여년간 전국시대(戰國時代)의 당당한 한 축으로 이끌었다. ‘제나라는 어디로 사라졌을까’(이유진 옮김, 글항아리 펴냄)는 제나라의 영토였던 중국 산둥성 출신의 작가 장웨이가 쓴 역사인문에세이다. 해박한 인문 지식을 바탕으로 역사와 신화, 민담을 넘나들며 다양한 제나라 이야기를 펼쳐낸다. ●승자의 역사에 매몰된 제나라 재발견 책을 관통하는 정신은 승자의 역사에 매몰된 망국(亡國) 제나라의 재발견이다. 꼬집어 표현하지는 않지만, 저자는 춘추전국시대를 종식시키고 대륙을 통일한 나라가 제나라가 아닌 진시황의 진(秦)나라였다는 것에 대한 진한 아쉬움을 책 여기저기에 녹여 낸다. 아울러 그 반대의 경우였다면 중국의 이후 역사는 많이 달라졌을 것이란 암시도 곳곳에 숨겨둔다. 제나라는 춘추시대 오패(五覇)이자 전국시대 칠웅(七雄)의 하나로 약 825년간 번영했다가 진시황에 멸망된 중국의 고대국가다. 지금의 산둥성 광라오(廣饒)현 남쪽에 있던 도성 임치(臨淄)는 당나라 장안만 한 대도시였다. 수많은 거상들이 당시 가장 긴 상가를 오갔다. 절세 미녀들도 즐비했다. 그 안에서 관중과 포숙아가 ‘관포지교’(管鮑之交)를 앞세워 나라를 오패의 우두머리로 이끌었고, 동방삭이 골계(稽) 문화를 꽃피웠다. 이처럼 한 수 앞선 문명을 구가하던 그들이 진나라에 궤멸된 까닭은 뭘까. 원제목 ‘방심사화’(芳心似花)가 답을 찾는 키워드다. 저자는 방심이 주로 10대 여성을 형용하는데 쓰이지만, 본질적인 의미는 꽃이 막 피어나기 직전의 단계를 가리킨다고 본다. 방창(方暢)에 앞선 상태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마음이 방심이라는 것. 남김없이 욕망을 불태우면 남는 것은 재뿐이다. 문명도 마찬가지다. 제나라는 역사의 마지막에 환락을 불태웠다. 그리고 진나라에 망했다. 활짝 핀 꽃에는 제나라가 중화문명 태동의 한 축이 되었다는 자부심과 함께 그로 인해 멸망할 수밖에 없었던 제나라에 대한 탄식이 녹아 있다. 책 첫 장부터 느닷없이 펼쳐지는 꽃 그림들도 그런 아쉬움에 대한 복선일 터다. ●제나라 라이벌 진나라와 대비시켜 저자는 시종일관 제나라를 라이벌이었던 진나라와 대비시킨다. 바다와 접해 일찍이 상업이 발전했던 제나라 사람들은 개방적이고 활달한 기질인 데 반해 농경 국가이자 법이 엄격했던 진나라 사람들은 엄숙하고 단정했다. 저자는 이를 통해 중화문명이 진나라로 대변되는 내륙 기질과 제나라의 해안 기질이 영향을 주고받으며 형성된 것이라고 분석한다. 진나라가 대륙을 통일한 뒤 일으킨 ‘분서갱유’ 역시 바닷가 사람들과 내륙 사람들 간 기질의 충돌이라는 것. 아울러 시안(西安) 진시황릉 병마용의 병사들이 동쪽 제나라를 향하고 있는 까닭, 제나라의 온돌문화와 꽃으로 만들어 먹는 간식 천년고 이야기 등도 흥미를 끈다. 2만 2000원. 글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그래픽 이혜선기자 okong@seoul$co$kr
  • 할리우드가 열광했다…이 남자가 창조한 미래에

    할리우드가 열광했다…이 남자가 창조한 미래에

    그가 숨을 멈춘 것은 1982년 3월 2일. 29년이 흘렀는데도 그의 이름은 끊임없이 영화 자막에 오르내린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블레이드 러너’(1982), 폴 버호벤 감독의 ‘토탈 리콜’(1990),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마이너리티 리포트’ (2002), 우위썬 감독의 ‘페이첵’(2003) 등이 대표적이다. 미국 할리우드 감독들이 사랑하는 공상과학(SF) 소설가 필립 K 딕의 얘기다. ●죽을 무렵에야 인정받은 불운한 작가 SF 문학의 ‘빅3’는 아이작 아시모프(아이로봇), 아서 클라크(2001:스페이스 오디세이), 로버트 하인라인(스타십 트루퍼스). 하지만 영화로 만들어진 소설만 놓고 보면 딕에 못 미친다. 딕은 1928년 미국 시카고에서 이란성 쌍둥이로 태어났다. 예정보다 6주 먼저 태어났지만, 쌍둥이 누이는 5주 만에 죽었다. 그의 작품 속에 곧잘 등장하는 ‘상상의 쌍둥이’(Fhantom Twins)의 모티브가 됐다. 청소년기에 아시모프 등 SF 작가에 심취했던 딕은 UC버클리에서 독일어를 전공했지만 곧 그만뒀다. 결혼을 다섯번 했고, 광장공포증·피해망상·신경쇠약에 시달리는 등 순탄치 못한 생을 살았다. 30여년 동안 48편의 장편소설과 100편 이상의 단편·에세이를 발표했다. 생활고 탓에 펜을 놓지 못했던 것. 1963년 ‘높은 성의 사나이’(The Man in the High Castle)로 최고의 SF 소설에 주어지는 휴고상을 받기도 했지만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심장마비로 죽은 이듬해인 1983년, 가능성 있는 신인 SF 작가에게 수여하는 ‘필립 K 딕 상’이 제정되는 등 재조명을 받았다. ●섬뜩한 예지력과 기발한 상상력, 존재론적 의문 암울하고 그로테스크한 미래를 그린 그의 작품에서 반복되는 주제는 ‘당신은 누구인가’ ‘당신이 보고 있는 현실은 진실인가’ 같은 존재론적인 질문이다. 안타깝게도 생전에 완성을 보지 못한 ‘블레이드 러너’(원작 ‘안드로이드는 전기 양을 꿈꾸는가?’)를 시작으로 그의 작품은 속속 스크린에 옮겨졌다. 전 세계적으로 10억 달러의 수익을 올린 ‘블레이드 러너’를 비롯해 많은 영화들이 비평과 흥행에서 모두 성공했다. ‘블레이드’는 2019년 로스앤젤레스가 배경이다. 인간보다 탁월한 육체적 능력은 물론, 대등한 지능과 감정까지 느끼는 복제인간의 ‘삶’에 대한 의지를 통해 실존적인 질문을 던진다. ‘기분전환기계’를 이용해 기분을 조절하는 인간과 감정을 느끼는 복제인간 중 어느 쪽이 더 인간적인가.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2054년 워싱턴DC를 배경으로 범죄가 일어나기 전 범죄자를 단죄하는 첨단 치안시스템 ‘프리크라임’을 소재로 한다. 돌연변이로 예지 능력을 갖게 된 세 명의 예지자를 이용해 용의자를 미리 체포한다는 기발한 발상이다. 딕은 여기에서도 윤리적 판단을 요구한다. 범죄를 완벽하게 예측할 수 있다면, 범죄를 저지르지도 않은 ‘용의자’를 사전에 제거하는 게 옳은 것일까. 기발한 문제의식과 인간복제 등 미래사회에 대한 섬뜩한 예지력, 기술의 진보에 따라 제기되는 철학적 문제들을 엮어내는 능력이야말로 감독들이 딕의 작품에 홀리는 이유일 터. ●맷 데이먼 주연… SF의 껍질을 쓴 로맨스 ‘컨트롤러’ 개봉 3일 개봉한 조지 놀피 감독의 ‘컨트롤러’(원제:The Adjustment Bureau)도 딕의 단편 ‘조정팀’(The Adjustment Team)이 원작이다. ‘오션스 트웰브’ ‘본 얼티메이텀’의 시나리오를 맡았던 놀피는 ‘본 시리즈’에서 호흡을 맞춘 맷 데이먼과 일찌감치 손을 잡았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로 골든글로브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던 에밀리 블런트가 9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됐다. ‘컨트롤러’는 인간의 기억과 일상, 심지어 미래까지도 전능한 존재에 의해 철저하게 계획된 것이라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다. 우연 따윈 없다. 운명적인 사랑까지도 초현실적인 집단 ‘조정국’의 설계도에 따라 이뤄진다. 하지만 인간의 삶에 개입하는 데 지친 한 요원의 실수로 하원의원 데이비드 노리스(데이먼)는 조정국의 존재를 알게 된다. 나아가 조정국이 허락하지 않는 엘리스(블런트)와 사랑에 빠진다. SF 액션영화의 ‘반죽’에 로맨스 ‘토핑’을 듬뿍 얹었다. 딕의 소설로 만들어진 영화 중 가장 말랑말랑하고 뒷맛이 깔끔할 듯싶다. 물론 딕의 마니아라면 외려 만족도는 떨어질 수도 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그래픽 김선영기자 ksy@seoul$co$kr
  • [여의도 블로그] 출판기념회 봇물 책 한권의 의미는…

    국회의원들의 출판기념회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인 만큼 정치인들은 누구나 자신의 이름을 내건 책 한권쯤 내기 마련이다. 또 의원들에게 출판기념회는 후원금을 모을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다. 출판 수익금은 정치자금법의 제한을 받는 후원금과 달리 특별한 규제가 없다. 받는 데 한도가 없고 영수증 처리를 하지 않아도 되니 의원들에게는 짭짤한 쌈짓돈이 된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6·2 지방선거가 있어 후원금 한도가 3억원으로 평소보다 두배 높아진 반면 연말에 불거진 ‘청목회 사건’ 등으로 후원금 계좌는 꽁꽁 얼어붙었다. 출판기념회가 합법적으로 살림을 불릴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회인 셈이다. 오는 9월쯤 출판기념회를 계획하고 있다는 한나라당의 한 초선 의원은 “후원회 사무실 직원들에게 월급도 못 주고 있는 형편인데 이러한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려면 책을 내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치 경험이 길지 않은 초선 의원들은 주로 자전적 에세이나 칼럼들을 묶어 손쉽게 책을 낸다. 지난달 11일 한나라당 홍일표 의원은 언론에 기고한 글을 엮은 ‘여의도 프리즘’을 냈고, 미래희망연대 정하균 의원은 지난달 22일 장애를 딛고 일어선 경험을 담은 ‘희망은 내일을 꿈꾸게 한다’는 책을 발간했다. 다선 의원들의 책에는 좀 더 정치적인 의미가 더해진다. 지난달 28일 열린 한나라당 안경률 의원의 출판기념회는 마치 의원총회를 방불케 했다. 당 지도부를 비롯해 80여명의 친이계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안 의원은 오는 5월에 있을 차기 원내대표 선거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 이날 출판기념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펼치겠다는 나름의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오는 4일 박종철 고문치사사건 담당 검사로서 당시의 수사과정을 담은 책의 출판기념회를 연다. 이를 위해 1995년 출판했다가 절판된 책을 다시 펴냈다. 여당 대표로서 보다 강단 있는 리더십의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처럼 여의도에서는 책이 갖는 내용보다 수단적 의미가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 같다. 언젠가는 정치인 자신을 위한 책보다 독자들을 위한 책들도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히말라야로 다시 부른 10년 전 사진 한장…

    히말라야로 다시 부른 10년 전 사진 한장…

    그는 이해선이다. 아니 ‘군장돌마’다, 그곳에서만큼은. 우리네 순자, 명자, 영자처럼 흔한 이름인 군장돌마가 되어 떠돌며 사람들을 만나고, 사진을 찍고, 글을 쓰며 기억을 차곡차곡 쌓았다. 그리고 10년이 지나 그곳을 다시 찾아 먼지 더께를 털어내며 하나씩 기억을 끄집어냈다. 손때 묻고 빛바랜 기억들은 곧바로 오늘의 것이 되어 그리움과 외로움, 반가움의 이미지로 현현했다. ‘인연 언젠가 만날’(꿈의지도 펴냄)은 사진작가이자 에세이스트인 이해선이 인도 히말라야 산맥 한 골짜기에 있는 라다크를 찾아 만난 사람들, 풍경들, 기억들에 대한 이야기다. 2000년, 그리고 2010년의 방문, 아니면 그보다 훨씬 과거의 방문…. 여행기지만 그냥 여행서라고 부를 수도 없고, 상처투성이 영혼의 치유를 이뤄내고 왔지만 보통 영적 순례기처럼 알듯 모를 듯한 잠언들로 채우지도 않았다. 대신 구체적인 인연과 기억, 경험과 추억의 주체가 되는 사람이 한가득 담겨 있다. 라다크식 막걸리라고 할 수 있는 ‘창’에 보릿가루 ‘참바’ 한 줌을 타서 휘휘 저어 마시는 것으로 한 끼니 삼는 마부들, 친구의 구멍 난 모자 기워준 것을 보더니 자기 것도 기워 달라며 일부러 손가락 구멍 만들어 내미는 어린 라마승들, 황량하고 적막한 골짜기 돌투성이 길을 운전하다 과로로 쓰러진 뒤 배낭에서 꺼낸 우황청심환 한 알에 명의 보듯 바라보는 버스기사…. 모두 군장돌마의 낯설지만 오래된 인연들이다. 10년 만의 두 번째 히말라야 여행은 한 장의 사진에서 시작됐다. 라다크에서 만난 동갑내기 여인 ‘스칼장 아몽’의 사진을 뒤늦게 그 가족에게 보냈더니, 꼭 한 번 다시 찾아달라고 간곡히 요청해온 것. 그렇게 다시 찾은 라다크에서 그는 자신에게 군장돌마라는 이름을 지어준, 돌가루로 만다라를 만들던 노승(僧) 롭상 눌보와 재회했다. 10년 전 “야크를 타보라.”고 순진한 낯빛으로 권했던, 사진 한 장으로 남은 이름 모르는 소년 라마승을 찾았으나 테러로 희생됐다는 가슴 아픈 소식도 접한다. 그는 라다크에서 ‘원형질의 고독’을 봤노라고 얘기한다. 절벽 동굴에 부닥쳐 풀썩거리는 바람소리와 어우러진 만월의 빛은 외로움의 극단을 맛보도록 등을 자꾸 떠밀고 결국 한 마리 짐승처럼 그를 워우워우 울게 만들었다. 1만 4000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중구청장, 승진자에 책 선물

    “언제나 처음처럼 그 열정과 노력으로 더욱 더 큰 발전 이루시길 바랍니다.”박형상 중구청장이 23일 집무실에서 4~6급 승진자 15명에게 신용복 교수가 쓴 에세이 ‘처음처럼’을 건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책은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20여년간 옥살이를 하다가 47세의 중년이 돼서야 햇빛을 봤던 신 교수가 삶을 뒤돌아보게 하는 잠언 형식의 글을 서화와 함께 엮은 것이다.박 구청장은 책 표지 안쪽에 ‘승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언제나 처음처럼 그 열정과 노력으로 더욱더 큰 발전 이루시길 바랍니다.’라고 직접 적었다. 이 책을 선물하게 된 것은 지난달 말 당선된 김덕진 차기 중구공무원노조위원장으로부터 이 책을 선물받은 게 계기였다. 김 위원장은 구정 목표인 ‘원칙과 상식이 존중받는 사람 중심의 중구’처럼 항상 초심을 잃지 않고 중구를 이끌어 나가 달라는 뜻으로 선물한 것이다. 박 구청장은 “책 제목처럼 항상 초심을 간직하면서 원칙과 상식이 존중받는 사람 중심의 중구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공효진 하의실종 ’은밀한 각선미’ 종결자 등극

    공효진 하의실종 ’은밀한 각선미’ 종결자 등극

    공효진 하의실종 패션 화보가 화제다. 공효진 하의실종 패션이 선보인 화보는 2월 첫째 주에 발간되는 하이컷 46호. 패션의 워너비 스타 공효진은 화보에서 하의실종 패션의 종결자로 등장, ‘은밀한 효진씨’의 야누스적인 각선미를 드러내며 매력적인 여인으로 거듭났다. 필라테스로 다져진 군더더기 없는 허리로 섹시한 보디 슈트 룩을, 사진 보정조차 필요 없는 우월한 각선미로 우아한 쿠튀르 드레스를 소화하며 패셔너블한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 것. 또 컨셉트에 따라 차갑고 시크한 표정을 보이다가도, 붉은 입술과 함께 뜨거운 눈빛을 자유자재로 연출하며 한층 성숙된 모습을 선보였다. 섭외한 달마시안 개와도 환상적인 호흡을 보이며 인상적인 컷을 만들었다. 공효진은 최근 환경 에세이 ‘공책’ 출간과 함께 감각적인 슈즈 디자이너로 활동을 시작했고, 물오른 피부로 뷰티 브랜드 비오템의 모델까지 발탁되며 ‘잇(It)걸’을 넘어 ‘힛(Hit)걸’로 거듭나고 있다. 탐나는 럭셔리 보디라인을 뽐낸 공효진 화보는 2월 첫째 주에 발간되는 하이컷 46호를 통해 만날 수 있다. 미공개 화보는 하이컷 온라인(www.highcut.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 = 하이컷 서울신문NTN 뉴스팀 ntn@seoulntn.com
  • 1인 밴드 ‘달빛요정’의 못다한 이야기

    지난해 11월 뇌경색으로 세상을 뜬 1인 밴드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본명 이진원)의 죽음은 많은 이에게 슬픔과 충격을 안겨주었다. 사회적으로 그의 죽음은 인디 음악인들의 현실에 주목하는 계기가 되었다. “나야말로 모두 다에게 행복을 퍼다 주는 사람…나를 연애하게 하라.”고 외치던 그. 이렇듯 힘 있는 목소리로만 그를 기억하던 팬에게는 더욱 뜻깊을 이진원의 유작 에세이 ‘행운아’(북하우스 펴냄)가 출간됐다. ‘행운아’는 이진원이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출간을 위해 2년 동안 직접 준비한 원고를 모은 것이다. “저는 이 알량한 음악질 이외에 잘하는 게 없군요. 허접한 외모에 빠르고 더듬는 말투…”로 끝이 난 머리말은 ‘행운아’가 미완의 유고집임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하지만 책은 서울 홍대 앞 인디 음악인의 꿈과 현실, 발표한 노래들 뒤에 숨겨진 사연들, 사회에 대한 통쾌한 시선 등 재미와 웃음을 주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노래 못지않게 책도 자신의 독립적인 창작물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쓴 글들이다. 음악으로 못다 한 이야기를 푼 것이기도 하다. ‘1부 사전’은 이진원이 자신을 세상에 소개하는 내용이다. 자신과 관련된 키워드(야구, 박찬호, 라면, 술, 인디 뮤지션 등)를 고르고 사전 형식의 해설을 붙였다. 그는 자신을 ‘가내수공업 뮤지션’이라고 정의하고, ‘음악만으로 살기’를 공개적으로 선언한다. 제작 후기라 할 수 있는 ‘2부 노래’는 음반 수록곡 대부분에 얽힌 사연을 담고 있다. 그의 죽음 직후 인디 음악인들의 가난한 삶을 대변한 곡으로 화제가 된 ‘도토리’ 노랫말에 숨은 의미도 속시원히 밝혔다. ‘3부 일기’는 인디 음악인의 일상을 세밀하게 그렸다. 음악·예능 프로그램이 아닌 시사·교양 프로그램에서만 인터뷰하는 ‘루저’ 음악인의 비애부터 공연 포스터를 붙여 줄 사람을 수소문한 일화까지 고인의 살아 생전 속마음을 엿볼 수 있다. ‘4부 생각’은 끝내 완성되지 못한 부분이지만 사회 불의에 분노하면서도 유쾌하게 세상을 안으려는 그를 만날 수 있다. 책 제목 ‘행운아’는 뇌출혈로 쓰러진 지 30시간 만에 발견되어 결국 37살의 나이로 저 세상으로 간 이진원의 삶과 너무도 대비되어 더 가슴 먹먹함을 안겨준다. 고인은 생전에 ‘달빛요정’이란 허황하고도 긴 이름에 대해 “요정이 예쁘다는 편견도 버려야 돼요. 요정이 왜 남자는 없을 거 같아요?”라며 유쾌한 일갈을 남겼다. 1만 38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정신적 가치의 소중함 일깨워 주셨는데…”

    “정신적 가치의 소중함 일깨워 주셨는데…”

    고(故) 박완서 작가에 대한 추모 열기가 교육 현장과 서점가를 중심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고인의 타계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의 작품을 가르치고 배우는 학교에서는 안타까움이 터져 나왔다. 일선 교사들은 “고인의 작품을 더 깊이 연구해 학생들에게 잘 가르치는 것이 이 시대에 훌륭한 보물을 남기고 가신 고인에 대한 예의”라고 입을 모았다. 강원 강릉여고 국어교사 임경아(35·여)씨는 “평소 굉장히 좋아했던 분이고, 그분의 작품을 학생들에게도 가르쳤었는데, 그분의 새로운 작품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 것이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교과서에 실린 고인의 작품을 접하고 애틋한 감수성을 채우는 사춘기 학생들도 남다른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 동국대 사범대 부속여고 김아영(16·가명) 학생은 “박완서 작가의 ‘그 여자네 집’을 배웠는데, 만득이와 곱단이의 애틋한 사랑과 가슴 아픈 삶을 통해 우리 민족의 역사적인 슬픔을 알게 됐다.”면서 “가장 좋아했던 작가님이 돌아가셔서 너무 슬프다.”며 안타까워했다. 서울 중곡동 김수연(17·여) 학생은 “문학교과서에 실린 ‘자전거도둑’을 가장 인상적으로 읽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작품이 물질적인 가치만 추구하는 삭막한 현대인들에게 정신적인 가치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 스스로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볼 수 있게 해 줬다.”면서 “이 작품을 읽은 이후 박완서 작가의 작품을 모조리 탐독했다.”고 돌이켰다. 특히 대입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올 수능시험에 고인의 작품이 출제될 것 같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고인의 작품을 직접 읽어야겠다는 학생들도 많았다. 교과서에 실린 고 박완서 작가의 작품으로는 옥상의 민들레 꽃(중학교 국어, 고교 문학, 초6 읽기), 그 여자네 집(고교 국어, 작문), 자전거도둑(고교 문학), 엄마의 말뚝(중학교 한문, 고교 문학),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고교 국어생활) 등이 있다. 서점가에서는 고인의 작품 회고전을 여는 등 추모 열기를 달구고 있다. 그가 남긴 마지막 에세이집인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는 교보문고 기준 에세이 부문 2위까지 뛰어올랐다. 지난주(17~23일)에는 국내 도서주간 205위, 에세이 부문 25위였다. 서점 관계자들은 “고인의 책이 평소보다 3배 이상 많이 팔려 나가고 있다.”면서 “고인의 작품을 읽는 추모 열기가 계속돼 전 국민에게 따스함이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영준·최두희기자 apple@seoul.co.kr
  • 詩 담는 그릇 확 바뀌었네

    詩 담는 그릇 확 바뀌었네

    시(詩)를 담는 그릇을 깨뜨렸다. 그리고 아주 새로운 그릇을 빚어냈다. 겉에는 파랑, 빨강, 검정의 ‘은은한 원색’을 곱게 칠했다. 모양도 눈에 설다. 수십년 동안 모두가 그러려니 했던 시의 그릇을 완전히 바꿔냈다. 두배 가까이 커졌고, 세로를 가로로 비틀었다. 그 결과? 시는 해방됐고, 시의 새로운 도전은 시작됐다. 출판사 문학동네가 2년 남짓 준비 끝에 최근 선보인 시인선집은 한국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는 야심찬 기획 의도답게 시집의 형식과 내용에 있어서 파격을 도모했다. 첫 걸음을 뗀 1차분 시집은 3권이다. 최승호의 ‘아메바’, 허수경의 ‘빌어먹을, 차가운 심장’, 송재학의 ‘내간체를 얻다’이다. 세권 모두 여러 형식의 실험을 도입하고 있다. 판형의 혁신을 시도한 특별판은 물론, 보편적인 일반판도 함께 펴냈다. 예컨대 최승호는 바뀐 형식의 시집에서 한 페이지를 네개의 공간으로 나누고 한 편의 시를 네개의 새로운 이미지로 변주하는 자체 확장의 실험을 단행한다. 허수경은 ‘카라쿨양의 에세이’ 같은 시편에서 무려 9쪽에 이르는 분량으로 ‘에세이 같은 시’를 썼다. 일반판 시집으로는 13쪽이다. 희곡 형식의 시 ‘내가 쓰고 싶었던 시 제목, 의자’도 신선하게 다가온다. 최근 시의 흐름이 단형 서정시 형태가 아닌 서사화, 산문화를 띠는 형태로 나아가고 있지만 기존의 판형으로는 그저 답답한 틀 안에 가둬지는 인상을 준 것도 사실이었다. 그렇다고 새로운 시집의 판형이 그저 산문시에만 적합한 것은 아니다. 송재학의 ‘내간체를’을 보면 선명한 이미지를 새겨낸 길지 않은 시편이다. 오히려 절대적으로 넓은 여백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했다. 이는 새로운 ‘그릇’이 전통적 서정시와 산문시에 모두 어울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 새 판형의 시집을 받아본 시인들도 흡족해하며 후한 평가를 내렸다. 최승호는 “도전과 실험을 가능하게 한다는 새 판형의 잠재성을 직접 확인했다.”면서 “시의 배치를 통해 차별성을 선명히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메바’는 최승호의 열세 번째 시집이면서 그동안 내놓은 12권의 시집에서 골라낸 58편 시의 이미지들로 재구성됐다. 기존의 시편 속 이미지가 새롭게 분열하고 증식 확산하며 새로운 생명을 얻어가는 식이다. 허수경 역시 “산문성이 강조되는 시대에 시집(의 형식)이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면서 “전 지구적 보편성을 획득할 수 있는 시의 메시지와 산문화한 서정성이 조화를 이룰 수 있을 것 같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문학동네 시인선은 올해 20~30권 정도 출간될 예정이다. 중진과 신인들을 고르게 참여시킨다는 복안이다. 김민정 문학동네 편집자는 “100여명의 시인들을 직접 찾아갔고, 표지 시안만 100개 넘게 놓고 고민했다.”면서 “새로운 실험이 가능할 것 같다는 시인들의 반응을 보고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문학동네 시인선을 기획한 문학평론가 신형철은 “단순히 형식적 차별성을 선언하듯 과시하기보다는 실제로 차별할 수 있는 장(場)을 여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젊은 시인들과 노련한 시인들이 새로운 판형에서 어떤 실험을 할지 기획자 입장에서도 몹시 궁금하고 기대가 크다.”고 털어놓았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사랑한다면 게으른 부모 돼라

    사랑한다면 게으른 부모 돼라

    성공한 중국계 미국 여성의 전형으로 꼽히는 에이미 추아 미국 예일대 법대 교수가 최근 출간한 자전적 에세이 ‘호랑이 엄마의 군가’(Battle Hymn of the Tiger Mother)가 미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정반대 주장을 담은 책이 국내에서 출간됐다. 영국 잡지 ‘게으름뱅이’(The Idler)의 창간인이자 ‘게으른 부모들의 대변인’으로 유명한 톰 호지킨슨이 쓴 ‘즐거운 양육혁명’(문은실 옮김, 랜덤하우스 펴냄)이다. 추아 교수는 동·서양 교육법 논란으로 확산된 언론 기고문(전문 참조 www.seoul.co.kr)에서 아이 교육에 성공하고 싶으면 호랑이 엄마가 되라고 주장한다. 반면 호지킨슨은 게으른 엄마가 되라고 조언한다. 책의 원제도 ‘게으른 부모’(The Idle Parent)다. 무한 과잉보호의 덫에 걸린 부모들과 소비문화에 무방비로 노출된 채 자연성이 거세된 아이들을 위한 책이다. 이쯤 되면 벌써 곳곳에서 항변이 터져나올 법하다. “야야, 공주님 왕자님 같은 아이들이 투정 부리면 안 받아줄 방법이 있나? 원하는 것 못 사주고, 요구 못 들어주는 내가 문제지.” 아니면, “그렇게 아이들 방치해 키우다가 나중에 우리 아이만 뒤처지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건데?”라고 핀잔할 수 있다. 좀 더 신랄한 반박이 튀어나올 수도 있다. “초등학교 6학년이면 영어, 수학, 논술 등 특수목적고 입시를 준비할 때지. 뭐, 그것도 많이 늦은 거지만…. 특목고 아니면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가기 어려운 것 몰라?” 하지만 호지킨슨은 보모에게든, 방과 후 학원에든, 과외 선생에게든, 아이 교육을 남에게 맡기는 부모야말로 책임감이 없는 부모라고 일갈한다. 게으른 부모야말로 역설적으로 책임감 있는 부모, 이웃과 어울릴 줄 아는 사교적인 부모, 소비문화에 아이가 노출되는 것을 막는 알뜰한 부모이며 생활 주변의 모든 물건을 장난감화할 수 있는 창의적인 부모라고 정의한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행복한 아이로 키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회사 일에, 야근에, 술자리에, 잔뜩 녹초가 돼서도 의무감으로 아이와 놀아주거나 혹은 못 놀아준 보상으로 장난감과 게임기 등을 안겨주기 바쁜 한국의 모든 부모들에게 게으름을 부리라고 선동하는, 참으로 ‘불온한’ 책이다. 머리로는 동의도 된다. 하지만 선뜻 행동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다. 아이 교육에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할아버지의 경제력,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무관심’이라는 말은 우스갯소리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사회의 서글픈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돈의 가치가 최우선시되는 시대, 무한 경쟁의 시대, 불확실성의 시대에 자신의 아이들을 경쟁의 승리자로 만들어주기 위해 전전긍긍하며 거의 모든 것을 희생하고 있는 부모의 ‘숭고한 뜻’을 마냥 폄하할 수만은 없다. 그러나 좀 더 근본적인 질문 앞에서는 말문이 닫힐 수밖에 없다. 설령 뜻대로 아이를 명문 대학에 입학시켰다고 치자. 그리고 그럴싸한 직장에 들어가게 됐다고 치자. 진정 아이는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행복한 인간으로 성장하게 된 걸까. 과연 부모의 노고와 희생에 감사하는 마음을 품고 살까. 공치사 들으려 한 일이 아니었다 하더라도 말이다. 책은 부모와 아이 모두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삶이야말로 행복한 삶이라고 역설한다. 호지킨슨은 17세기 존 로크와 18세기 장 자크 루소의 교육관을 현재적 의미로 되살려놓았다. 로크의 ‘교육에 관한 몇 가지 생각’, 루소의 ‘에밀’은 호지킨슨을 통해 지면을 박차고 시대를 뛰어넘어 구체적인 아이 교육의 지침, 부모 삶의 지침으로 몸을 바꿨다. 아이 교육의 실천 지침을 밝히거나 철학적 계몽을 꾀하지도 않는다. 그저 게으른 부모가 있는 환경에서 행복한 아이가 나올 수 있음을 다양한 실례를 통해 ‘혁명적’이거나 ‘이상적’으로 보여준다.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이 뜨끔해지거나 무릎을 치게 된다. 그렇다고 주눅 들 이유는 없다. 호지킨슨 역시 아이들에게 밥 먹으라고, 장난감 정리하라고 호통쳤던 기억, 장난감 사달라고 떼쓰는 아이들 때문에 부글부글 끓어올랐던 자신의 시행착오, 실패담을 고백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행착오를 통해 가치를 배우고 체계화했다는 점을 빼면 보통 부모들과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책 앞머리에 나오는 ‘게으른 부모의 강령’ 스무 가지는 책의 내용을 요약해주며, 아이들을 기르는 데 명심해야 할 가치를 단순하지만 명쾌하게 상기시켜 준다. 게으른 양육을 통해 얻는 크나큰 장점 중 하나로는 ‘부모의 내면에서 분노가 폭발하는 것을 막아준다는 점’을 꼽았다. 그리고 또 하나. 부부 간 다툼의 뇌관 하나를 미리 제거할 수 있다는 장점도 빼놓을 수 없다. 루소는 “아이를 비참하게 만드는 가장 확실한 길은 아이가 원하는 모든 것을 갖게 해 주면 된다.”고 했고, 로크는 “값비싼 장난감보다 자갈 하나, 종이 한 장, 열쇠 꾸러미에 어린아이들이 즐거워할 수 있다.”고 했다. 당신은 실천할 수 있는가. 1만 3000원. 글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일러스트 길종만기자 kjman@seoul$co$kr
  • 미국 강타한 ‘중국식 호랑이 엄마 교육법’[전문]

    미국 강타한 ‘중국식 호랑이 엄마 교육법’[전문]

     “밤샘 파티, 아이들끼리의 외출, 학교행사에 대한 불만, TV시청과 컴퓨터게임, A 학점이 아닌 다른 성적, 체육과 학예회를 제외한 다른 과목에서 1등을 놓치는 일, 피아노와 바이올린 이외의 악기 연습… 이런 일들은 우리 집에서는 절대 허용되지 않았다. 이것이 바로 중국 엄마들이 성공적으로 아이를 키우는 방식이다.”  때아닌 ‘중국식 교육법’ 논란이 미 전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발단은 ‘제국의 미래’의 저자이자 성공한 중국계 미국 여성의 전형으로 꼽히는 에이미 추아(사진) 예일대 법대교수가 지난 11일(현지시간) 출간한 자전적 에세이 ‘호랑이 엄마의 군가(Battle Hymn of the Tiger Mother)’다. 이 책은 발매 당일 아마존 판매 순위 6위에 올랐고,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추아 교수는 이 책에서 18세인 소피아와 15세인 루이사 등 실제 두 딸의 교육을 본인이 어떤 식으로 관리했는지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특히 주입식 교육과 성적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중국 전통 방식’으로 묘사하면서 “중국 뿐 아니라 한국, 인도, 자메이카, 가나 등에서도 이같은 교육법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양 어머니들은 중국 어머니들의 자녀교육이 이뤄낸 결과에 대해서는 부러워하지만, 교육 방법을 따라하지는 않으려 한다.”면서 “30분~1시간의 피아노 연습에 만족하는 미국 어머니들과 2~3시간은 해야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중국 어머니간의 차이는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추아 교수의 책에 대해 뉴욕타임스(NYT), USA투데이 등 미국 언론과 교육학자, 작가들이 연일 강력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아이들에게 ‘게으름뱅이’‘쓰레기’ 같은 모욕적인 말을 하거나 피아노 연주가 충분히 않다고 생각하면 화장실에도 못 가게 한 추아 교수의 교육 방식은 사실상 ‘인권 유린’이자 ‘아동 학대’라는 것이다.  NYT는 18일 “학업이나 음악에 대한 기술은 늘겠지만, 강요된 교육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애정을 파괴한다.”면서 “이같은 교육법 때문에 15~24세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다른 인종에 비해 자살률이 월등히 높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추아 교수의 책을 요약해 지난 8일 처음 게재한 월스트리트저널의 홈페이지에는 추아 교수에 대한 옹호와 비판의 글이 수천개 이상 달렸고,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상에서도 네티즌들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유대인인 제드 루벤펠드 예일대 교수와 결혼한 추아 교수가 방향제시를 중시하는 이스라엘식과 주입 위주인 중국식 등 두 가지 교육법을 혼용해 딸들을 키우고도, 지나치게 중국식 교육법만 책에서 서술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USA투데이는 “자녀 교육에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으며, 옳은 방법을 지목할 수는 없다.”면서 “똑같은 방식으로 교육을 받았지만 추아 교수의 큰 딸은 카네기홀에서 연주했고, 둘째딸은 테니스에 더 관심을 보였다.”고 밝혔다.  논란이 확산되자 추아 교수 역시 해명에 나섰다. 자신의 육아 경험이 아시아나 중국을 대표하는 방식이 아닐뿐더러 책에서 교육법을 제시하려고 한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내 책은 두 딸을 키운 경험담일 뿐 결코 육아전문서적이나 교육책이 아니다.”면서 “중국식과 서양식에서 장점을 모은 교육법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나는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완성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다음은 2001년 1월 8일 월스트리트저널에 에이미 추아가 직접 게재한 기고문-왜 중국 엄마들은 우수한가?에이미 추아(예일대 법학 교수) “가벼운 데이트, TV 금지, 컴퓨터 게임 금지, 오랜 시간의 음악 교습이 아이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 아이들이 반항하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많은 사람들이 중국 부모들이 어떻게 아이를 성공적으로 키울 수 있는지 그 비결에 대해 궁금해한다. 수많은 중국계 수학 천재와 음악 신동의 가정 교육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 알고 싶어한다. 이제 실제로 성공적인 육아를 했다고 자부하는 내가 그들에게 그 답을 알려주고 싶다. 내 두 딸 소피아와 루이사(룰루)에게는 금지된 일들이 몇가지 있다. ‣ 밤샘 파티‣ 아이들끼리의 외출‣ 학예회 연극‣ 학예회 연극에 참가하지 못하는 데에 대한 불만‣ TV 시청과 컴퓨터 게임‣ 스스로 선택한 과외 활동‣ A 이외의 성적‣ 체육과 연기 이외의 과목에서 1등을 놓치는 일‣ 피아노와 바이올린 이외의 악기‣ 피아노와 바이올린 연습을 하지 않는 것 ‘중국 엄마’라는 말을 조심스럽게 사용해 보자. 한국이나 인도, 자메이카, 아일랜드, 가나 등에서도 육아법이 비슷한 이같은 ‘중국 엄마’들을 찾을 수 있다. 반대로 중국 엄마들 중에서도 아예 서양에서 태어난 사람들이 있고, 중국 전통 방식의 육아법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이 사람들을 실제 서양 엄마들을 포함해 ‘서양 엄마’라고 지칭해보자. 항상 느끼는 일이지만, 서양 엄마들은 아무리 본인이 엄격하다고 생각해도 중국 엄마와는 큰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내 미국 친구들은 고작 30분, 많아야 1시간의 피아노 연습을 매일 시키는 것만으로 “자녀에게 엄격하다.”고 말하곤 한다. 중국 엄마들은 ‘한시간은 기본이고, 2~3시간은 연습해야 실력이 향상된다.’고 생각하는데 말이다. 문화적 배경이나 전통을 언급하는 것은 언제나 신중해야 하지만, 중국과 서양의 각기 다른 육아법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에 대한 비교 연구는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50명의 미국(서양) 엄마와 48명의 중국계 이민자 엄마를 대상으로 진행한 한 연구를 살펴보자. 70%의 서양 엄마들은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아이들에게 좋지 않다.”거나 “부모는 아이들에게 공부하는 것이 즐겁다고 가르쳐야 한다.”는 신조를 갖고 있었다. 반면 중국 엄마들 중에서는 위와 같이 생각한 사람이 단 한명도 없었다. 대신 중국 엄마들은 자녀들이 항상 최고의 학생이 되는 것과 학업적 성취가 성공한 육아의 척도라는 명확한 의식이 있었다. 심지어 자녀가 다른 아이들보다 뛰어나지 않은 것은 ‘문제’로 받아들였고, 이는 부모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중국 엄마가 서양 엄마에 비해 최소 10배 이상의 시간을 자녀와 공부하는 데 쓴다는 또 다른 연구결과도 있다. 그 시간을 서양 아이들은 대부분 스포츠팀에서 즐기면서 보낸다. 중국 부모들은 일반적으로 “무엇을 하든 잘하게 되기까지는 결코 즐길 수 없다.”고 생각한다. 잘하기 위해서는 우선 노력을 해야 하는데, 아이들은 자신에게 무엇이 중요하고 좋은지를 판단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아이들 스스로는 이같은 노력을 하지 못한다고 느낀다. 이같은 중국 부모들은 육아 철학은 한편으로는 아이들이 반항을 하는 등 갈등의 요소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언제나 시작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법이다. 아이들의 저항을 초기에 제압하지 못하는 것은 서양 부모들이 이같은 교육법을 포기하게 되는 이유다. 하지만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다면 중국식 육아 전략은 선순환을 만들어낼 수 있다. 연습, 연습, 연습을 계속 강조하면 결국에는 성공을 거둘 수 있다. 미국에서 ‘주입식 교육’은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다. 수학, 피아노, 야구, 발레 등 어떤 과목에서건 아이들은 두각을 나타내면 부모의 칭찬과 감탄, 만족을 듣게 된다. 이같은 관계는 부모와 자녀 사이에 신뢰감을 쌓을 수 있도록 돕고 아이들은 재미없던 일에서도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또한 부모 입장에서는 좀 더 쉽게 자녀가 더욱 열심히 노력하도록 만들 수도 있다. 중국 부모들은 자녀들에게서 서양 부모들을 얻을 수 없는 것을 얻어낼 수 있다. 어린 시절, 난 최소한 한 번 이상 어머니에게 격하게 대들었던 적이 있다. 우리 아버지는 날 중국어로 ‘쓰레기’라고 불렀다. 이런 꾸짖음은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 난 비참함과 절망감을 느꼈고, 이는 내가 한 행동에 대한 반성으로 이어졌다. ‘쓰레기’라는 표현이 내 자존심에 타격을 주지는 않았다. 내 부모가 얼마나 나를 높게 평가하는지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단 한번도 실제로 내가 쓰레기라고 생각한 경우는 없었다. 어른이 된 후 난 내 부모가 나한테 했던 행동을 그대로 소피아(큰 딸)에게 한 적이 있다. 소피아가 나에 대해 심하게 반항하자, 영어로 ‘쓰레기’라고 욕을 했다. 저녁 파티 자리였고, 난 자리를 뜨려고 했다. 메시라는 파티 참석자는 눈물을 보이며 파티장을 나가버렸다. 파티를 열었던 내 친구 수잔은 나를 달래고, 손님들을 설득하는데 애를 먹었다. 이는 중국 부모들이 ‘상상할 수 없는 행동’까지도 실제로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법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행동이라도 말이다. 중국 엄마들은 딸에게 “이봐 돼지, 살 좀 빼”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서양 엄마들은 핵심에 접근하지 못하고 주변을 맴도면서 “건강을 생각하라.”고 하는데 그친다. 자녀에게 욕을 한다는 생각은 꿈도 꾸지 못한다. 그 결과 그들의 자녀는 여전히 폭식하고, 또다시 절망에 빠진다.(난 서양 아버지가 자신의 다 큰 딸에게 “아름답고 완벽하고 유능하다.”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나중에 그 딸은 나에게 “그 소리를 듣는 순간 내가 정말 쓰레기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중국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명확하게 지시한다. 서양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고작해야 “최선을 다해라.”고 말할 뿐이지만, 중국 부모들은 “너는 게을러 빠졌다. 너의 반 친구들이 전부 너를 짓밟고 있다.”고 말한다. 서양 부모들은 자녀들을 실망시키지 않고, 자녀들이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만 신경쓰느라 발버둥치고 있다. 난 아주 오랫동안 중국 부모들이 어떻게 자녀를 키우는지 지켜보고 고민해왔다. 그 결과 중국과 서양의 육아법에는 크게 세가지 다른 점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첫째, 서양 부모들은 자녀의 자존심에 대해 극단적으로 신경을 쓰고 있다. 서양 부모들은 자녀들이 실패를 경험했을 때 어떻게 느낄지를 걱정하고, 끊임없이 안심시키기 위해 애쓴다. 평범하거나 낙제했을 때도 자녀를 ‘잘했다’고 칭찬하는데 급급하다. 다시 말해 영혼의 안식을 찾아주려고만 한다. 중국 부모는 같은 경우에 전혀 다르게 반응한다. 예를 들어, 자녀가 ‘A-’의 성적을 받아들고 집에 오면, 서양 부모들은 대부분 칭찬을 한다. 반대로 중국 엄마는 무서운 표정으로 무엇을 잘못해 ‘A’가 되지 않았는지 묻는다. 자녀가 B를 받아와도 서양 부모들은 여전히 칭찬을 한다. 어떤 서양 부모들은 자녀를 앉히고 꾸짖지만, 그마저도 조심스럽고 자녀의 눈치를 살피는 와중에 이뤄진다. ‘멍청하다’‘보잘 것 없다’‘불명예스럽다’는 식의 표현은 상상도 하지 못한다. 이는 서양 부모들이 자녀들이 잘못본 시험으로 인해 그 과목을 외면하게 되거나, 나아가 전반적인 학교생활에 영향을 받지 않을까 우려하기 때문일 것이다. 자녀의 성적이 계속 오르지 않는다면 서양 부모들은 학교장이랑 약속을 잡아서 학교의 교육법 문제를 지적하거나, 교사의 자질을 걸고 넘어진다. 실제로는 드문 일이지만, 중국 학생이 B를 받는 경우 학생은 소리를 지르고 머리를 쥐어뜯으면 폭발하게 돼 있다. 엄마가 곧 수십~수백개의 시험지를 풀게 하도록 할 것이고, A를 받을 때까지 이같은 일이 계속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부모들이 자녀에게 ‘완벽한 성적’을 요구하는 것은 자녀들이 할 수 있다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자녀들이 ‘완벽한 성적’을 받지 못하는 것은 곧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성적부진이 자녀에 대한 비난이나 체벌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중국 부모들은 자녀들이 이같은 비난과 부끄러움을 이겨내고 성장할 만큼 충분히 강하다고 생각한다. 둘째, 중국 부모들은 자녀들이 자신들에게 모든 부분에서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분명치 않지만, 이같은 생각의 근저에는 아마 유교적인 전통과 자녀의 성공을 자신의 성공과 연결시키는 경향 때문으로 보인다.(중국 엄마들이 엄청난 시간을 자녀를 가르치고, 연습시키고, 살피고, 사생활을 알아내는데 보내는 것은 사실이다.) 어쨌든 중국 자녀들은 이같은 부모의 은혜를 갚아야 하고, 복종해야 하며, 그들을 자랑스럽게 만들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반면 서양 사람들은 부모가 자녀에게 은혜를 베풀었다는 인식이 없다. 내 남편 제드(제드 루벤펠드 예일대 법학교수)만 해도 나와는 생각이 전혀 다르다. 한번은 그가 “자녀는 부모를 고를 수 없다.”면서 “애들은 실제로 태어나는 것조차 선택할 수 없는데, 부모가 알아서 태어나게 한 것인 만큼 부모가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자녀가 부모에게 빚진 것은 아무것도 없고, 부모는 은혜를 베푼 것이 아니라 책임만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인식은 때론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인) 나에게 서양 학부모와 심각한 의견차이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셋째, 중국 부모들은 자녀를 위한 최선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으며, 이 때문에 자녀의 희망과 선택을 결정할 권한이 있다고 믿는다. 이 때문에 중국인 가정의 딸들은 고등학교에서도 남자친구를 사귈 수 없고, 중국 어린이들은 야영캠프에 갈 수 없다. 또 중국 아이들은 부모들에게 “학교 연극에 참여하고 싶어요. 난 주민6을 맡았단 말이에요. 매일 학교 방과후 4시간 동안 연습을 해야 하고, 주말에도 나가야 해요.”라고 요구하는 것 따위는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한다. 노파심에서 말하자면, 중국 부모들의 이런 행동이 자녀를 돌보지 않는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선 곤란하다. 반대의 경우에, 중국 부모들은 자녀를 위해 어떤 것이든 포기할 수 있다. 단지 서양과는 육아 방식이 다를 뿐이다. ‘강압적인 중국식 육아법’의 사례를 들어보자. 7살인 룰루(둘째딸)는 프랑스 작곡가 자크 이버트의 ‘작고 하얀 당나귀’를 연주하고 있었다. ‘작고 하얀 당나귀’는 듣는 것만으로 시골길을 뛰노는 당나귀를 저절로 연상케하는 사랑스런 곡이다. 그러나 이 곡은 양손이 따로 노는 불규칙적인 리듬으로 이뤄져 있어 어린이들이 연주하기에는 정말 어렵다. 결국 룰루는 연주해내지 못했고, 주말 내내 룰루와 나는 한 손씩 따로 연습하고, 또 연습하는 일을 반복해야 했다. 하지만 두 손으로 함께 연주하기 시작하면 어김없이 계속 연주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결국 강습 전날 룰루는 포기를 선언했다. 난 “피아노로 돌아가라.”고 명령한 뒤 “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피아노로 돌아가자 룰루는 갑자기 악보를 구긴 후 찢어버리고, 발로 차고, 주먹질을 하며 반항하기 시작했다. 난 테이프로 다시 악보를 붙였고 코팅을 해서 다시는 찢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는 룰루의 인형집을 차에다 실은 후 “니가 ‘작고 하얀 당나귀’를 내일까지 완벽하게 연주하지 못한다면 인형집을 구세군에다 기부해 버리겠다.”고 말했다. 룰루는 “엄마가 인형집을 기부하면 내가 피아노를 칠 필요가 없겠네요.”라고 말했다. 난 “점심, 저녁, 크리스마스와 하누카 선물, 생일선물과 파티가 없어질 것”이라고 협박했다. 그래도 룰루는 굽히지 않았다. 난 룰루에게 “넌 할 수 없을까봐 두려운 나머지 아예 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고 “비겁하고, 게으르며, 멋대로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남편이 나서 나를 한쪽으로 끌고 갔다. 그는 룰루를 비난하지 말라고 요구했고, 협박이 실제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내 생각에 난 실제로 룰루를 비난하지 않았으며 단지 동기를 부여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또 그는 내가 룰루가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 부분에 대해 “룰루는 단지 기술적인 문제로 연주를 하지 못하는 것이고, 그 수준까지 이르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난 남편에게 “당신은 단지 룰루를 믿지 못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남편은 반박했고, 난 “소피아는 룰루의 나이에 저 곡을 훌륭히 연주해 냈다.”고 말했다. 예상대로 남편은 “룰루와 소피아는 다른 사람”이라는 논리를 폈다. 나는 비꼬는 투로 강하게 부정했다. “모든 사람은 각자 뛰어날 수 있는 분야를 갖고 있다. 패배자조차도 자신의 분야에서는 특별할 수 있다. 걱정하지 마라. 난 기꺼이 룰루가 저 곡을 연주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할 것이다.”난 다시 룰루에게 돌아갔고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 저녁부터 밤까지 연습을 계속했고, 조는 아이를 계속 깨웠다. 물을 먹거나 화장실을 가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집은 마치 전쟁처 같았고, 결국 난 목이 쉬어버렸다. 어느 순간, 결국 룰루는 해냈다. 두 손을 조화롭게 연주하고 있었다. 룰루는 내가 한 말을 이해하게 됐다. 연습을 계속했고, 점점 빨리 완벽하게 칠 수 있게 됐다. 그 아이에게서는 광채가 났다. “엄마. 보세요. 정말 쉬웠요.” 이 말을 하고 난 후 룰루는 피아노를 계속 쳤다. 그날 밤, 룰루는 내 침대에서 함께 끌어안은 채 잠들었다. 몇주 후 열린 리사이틀에서 룰루가 ‘작고 하얀 당나귀’를 연주하자 다른 부모들이 나를 찾아와 “룰루는 정말 완벽한 연주를 해냈다.”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 일로 인해 남편은 내 육아법에 대한 신뢰를 갖게 됐다. 그러나 여전히 서양 부모들은 자녀들의 자존심을 걱정한다. 그러나 부모 입장에서 말하자면 자녀들의 자존심을 가장 크게 상처 입히는 것은 하던 일 자체를 포기하는 것이다. 자녀가 무언가를 해낼 수 있다고 믿게 도와주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서양에서 출간된 책들은 아시아계 엄마들을 ‘냉혹함’‘혹사’‘계획적’인 존재로 묘사하고, 자녀들의 실제 흥미를 무시한 채 강요한 일삼는 것으로 표현한다. 그러나 중국 엄마들의 입장에서 살펴보면 그들은 자식을 위해 서양 엄마들보다 더 많은 희생을 한다고 믿으며, 자녀들을 잘못된 길에서 보호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양측의 오해 모두에 근거는 있다. 모든 부모는 자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단지 중국 사람들이 그것을 실현하는 방법이 남들과 조금 다를 뿐이다. 서양 부모들은 자녀를 한 개인으로 존중하고 그들의 열정을 일깨우기 위해 용기를 심어준다. 또 자녀의 선택을 중시하고, 자연적인 환경에서 그들이 스스로 긍정적이 될 수 있도록 돌본다. 그러나 중국 부모들은 자녀를 보호하는 최고의 방법은 그들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하고, 충분한 능력을 갖추도록 만들며 구체적인 기술과 일하는 습관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차이가 있다.
  • 박유천 “‘성스’ 시즌2 만들면 꼭 출연할래요”

    박유천 “‘성스’ 시즌2 만들면 꼭 출연할래요”

    2011년의 문을 누구보다 활기차게 연 박유천(25). 지난 13일 만난 그의 얼굴은 한결 밝아 보였다. 연기 데뷔작인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로 ‘2010 KBS 연기대상’에서 신인상·베스트커플상·네티즌상 등 3관왕을 차지한 박유천은 최근 자신이 속한 그룹 JYJ의 에세이집이 서점가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3관왕 등극을 축하한다. 신인상은 특히 경쟁이 치열했는데 단독으로 상을 받아 화제가 됐다. -정말 깜짝 놀랐다. 내 이름 뒤에 누군가의 이름이 공동으로 불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상을 100% 내가 받아야 한다는 자신감이 없어서 부담스럽기도 했다. 가수로 상 받을 때와는 또 달리 앞에 수많은 선배님들이 앉아 계셔서 더 쑥스럽고 얼떨떨했다. →데뷔작을 사극으로 선택한 것도 그렇지만 ‘연기력 논란’이라는 통과의례를 가볍게 넘긴 것도 뜻밖이었다. -일부러 사극을 골랐다기보다는 작품이 좋아서 출연을 결심했다. 그냥 무난하게 한다는 소리만 듣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가수 출신 연기자가 사극으로 데뷔하는 것은 드문 예라고 들었다. 제작사 측에서도 불안했는지 주인공 이선준 말고 다른 역을 찾아보라고 제안했다. 하지만 다음날 그 역할을 꼭 해보고 싶다는 장문의 문자를 보냈다. →이선준의 어떤 점이 그렇게 마음에 들었나. -내면에 잔잔한 아픔을 가진 캐릭터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 촬영할 때 느낀 점인데 실제 나와 비슷한 점이 많았다. 방 안에 조용히 앉아 생각한다든지 마음의 아픔을 삭이는 점이 닮았다. 다만 선준이 단호하게 자기 목소리를 내는 편이라면 나는 꾹 참았다가 한꺼번에 터뜨리는 편이다. →SM엔터테인먼트와의 전속계약 분쟁으로 마음고생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 연말 JYJ로는 처음 TV 출연을 했는데, 다섯 명의 동방신기가 아닌 세 명의 JYJ로 무대에 선 느낌은. -갑자기 그런 일이 닥치고 무대에 섰다면 충격이 컸을 텐데, 이미 오랫동안 생각하고 각오했던 일이라 좀 덜했다. 세명이 노래를 했다는 것에 ‘슬프다, 기쁘다’는 감정으로 와닿는 그런 단계는 아니다. 단지 좀 더 커다란 아쉬움이 있다. →최근 듀오로 활동을 재개한 동방신기 멤버들이 JYJ가 소속사와의 갈등을 풀고 팀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재결합 가능성은. -제가 어렸을 때 그룹 HOT가 해체됐다. 이후 재결합을 묻는 질문에 멤버들이 자신들은 너무나 그렇게 하고 싶지만, 회사와의 관계 때문에 힘들다고 답한 적 있다. 그 말에 100% 공감이 간다. 저도 누구보다 재결합하고 싶지만 마음만으로는 힘들고 시간이 필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양쪽에서 (재결합을) 가능하게 하는 다리를 서로 만들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동방신기와 JYJ의 설전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데. -그래서 인터넷을 끊고 한동안 경기 청평에 있는 별장에서 지냈다. 주로 (JYJ 멤버인) 준수와 재중에게 이야기를 듣는 편인데, 얼마 전 스키장에서 ‘왜’(동방신기 신보 타이틀곡)를 들었다. 그런 얘기를 들을수록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전화 연결이 안 되는데 일단 멤버들끼리 개인적으로 술자리를 한번 가졌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분위기가 너무 무거워졌다. 화제를 바꿔 보자. 본래 연기 욕심이 있었나. -예전부터 해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나지 않았다. 공백기를 거치면서 연기 의향을 적극적으로 밝혔다. ‘성균관 스캔들’에 대사성으로 나온 김하균 선배님에게 본격적으로 연기 지도를 받았다. 김갑수 선배님은 처음에 “대본은 보느냐.”고 엄하게 물으시면서 호흡법, 시선, 리액션 등을 가르쳐 주셨다. 그런데 1~4회는 아직도 부끄러워서 잘 못 보겠다(웃음). →‘성균관 스캔들’ 시즌 2가 만들어지면 출연할 생각이 있나. -물론이다. 단, ‘잘금 4인방’(‘성균관 스캔들’의 인기 주역인 꽃미남 4명)이 모두 출연했으면 좋겠다. 만약 역할을 바꿔야 한다면 설고봉 역을 하고 싶다. 연기를 너무 맛있게 해 부러운 나머지 화장실에서 따라해 본 적도 있다. →한 여류 시인이 쓴 ‘고맙네 박유천’이라는 시가 화제다. -자식 생각하는 그런 마음인 것 같다. 참 감사하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조금이나마 그분들을 설레게 할 수 있다는 점에 뿌듯함을 느낀다. 사실 저 스스로는 단 한번도 잘생겼다고 생각해 본 적 없다. 샤워한 뒤 거울 앞에서 “아, 정말 아니다.”라는 생각도 해보고 성형수술을 심각하게 고민한 적도 있다. 다만 긴 속눈썹은 아버지께 감사드린다(웃음). →동방신기로 활동할 때보다 좀 더 밝고 활발해진 것 같다. -요즘엔 사는 것이 재밌다. 그 때는 시간적, 금전적인 여유가 없었다. 의무감으로 일을 했던 것 같다. 이제는 일에 대해서 욕심도 생기고 내 일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부모님이 일을 하지 않으시는데, 지금은 엄마가 생활비 걱정을 하지 않으시는 것이 좋다. →앞으로의 계획은. -상반기에 JYJ 미국 프로모션과 월드투어를 계획 중이다. 하반기에는 좋은 드라마로 다시 인사를 드리고 싶다. 상냥해 보이는 살인마나 사이코패스 등 강한 캐릭터에도 도전해 보고 싶다. ‘성균관 스캔들’ 때는 압박감에 긴장을 많이 했는데 이제는 로맨틱 코미디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만년 소년 같은 박유천이지만 다음 달 연기자로 데뷔하는 동생 유환에게 “공연장의 함성 소리나 연예인의 겉모습만 보고 결정한 것 아니냐. 더 생각해보라.”고 충고할 정도로 의젓한 형이기도 하다. 가식적이지 않은 활동을 하고 싶다는 그는 어느새 소년에서 남자로 성숙해져 있었다. 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세계로 눈돌린 여고생들의 ‘반란’

    세계로 눈돌린 여고생들의 ‘반란’

    별로 주목받지 못하는 인천의 한 일반 여고가 외국어고 이상의 외국 대학 합격률을 보이는 기염을 토했다. 인천 동구 송림동의 박문여고는 ‘국제반’ 3학년생 26명 가운데 17명이 올해 미국과 일본, 스위스 등의 유명 대학에 합격해 성가를 높였다. ●인문계 첫 국제반…유학맞춤 교육 학생이 나날이 줄고 있는 도심의 학교가 안고 있는 열악한 조건을 타개하기 위해 시선을 전 세계 대학으로 돌린 것이 결실을 거둔 셈이다. 국내 입시 환경의 대안을 제시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학교 국제반 정은지양은 일본 와세다대학 정경학부 입학이 결정됐다. 김서영양은 스위스 IMI 호텔경영대학에 합격해 스위스행을 앞두고 있다. 또 동급생 5명은 미국의 라로시대학에, 2명은 노트르담대학에 최종 합격해 주변에서 축하를 받았다. 국제교육수도회인 노트르담수녀회가 1940년에 설립한 박문여고는 2008년 3월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를 제외한 인문계 고교로는 처음으로 국제반(유학반)을 편성했다. 학교 운영을 맡고 있는 노트르담수녀회가 가진 국제적 인프라를 학교 위상 회복의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이었다. 박문여고는 1970∼80년대 인천 지역 여학교 가운데 대학 진학률이 가장 뛰어났으나 옛 도심의 공동화로 입학생이 날로 줄어들었고 학생들의 학력 수준도 위축됐다. ●방과후 수업서 토익·SAT 준비 학교 측은 이런 현상을 고민하던 중 몇 년 전부터 학생 일부가 미국 오하이오 주의 노트르담수녀회 산하 노트르담대학에 진학해 오던 것에 착안해 외국 유학 제도화 프로젝트를 세웠다. 유학 맞춤형 교육을 위해 1학년 10개 학급 가운데 1개 학급을 아예 국제반으로 편성했다. 지금 3학년이 ‘국제반 1기’에 해당된다. 국제반은 정원이 35명 안팎으로 교과 과목은 다른 일반 학급과 같지만 방과 후 수업을 통해 토익과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인 ‘SAT’를 공부하는 등 다양한 준비를 한다. 방학 중에는 국내 또는 해외 어학 연수를 통해 영어 구사 능력을 키운다. 또 해외 대학들이 중시하는 에세이, 과외 활동, 리더십, 특수 재능 등 종합적인 능력 향상에 초점을 맞춘 교육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수업수준 외고… 수업료 3분의 1 수업 수준은 외국어고나 국제고에 결코 뒤지지 않지만 수업료는 3분의1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국제반은 넉넉지 못한 가정형편에도 외국 유학을 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조현순 교장은 “입시 위주의 국내 교육 환경 속에서 시선을 세계 대학으로 돌린 것이 유학 교육 환경을 제공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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