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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꽂이]

    ●잡문집(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영미 옮김, 비채 펴냄) 소설 ‘1Q84’로 청년들을 사로잡았으며 해마다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대작가의 자유로운 인간적 면모가 잘 드러나는 산문집. 30년간 써온 수상소감, 미발표 수필 등의 잡문 가운데 69편을 저자가 직접 골랐다. 1만 4800원. ●그게 뭐 어쨌다고(김홍신 지음, 해냄 펴냄) ‘인간시장’으로 유명한 소설가가 요즘 청년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수필. “불안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었지만 ‘그게 뭐 어쨌다고’라는 생각 하나로 배짱을 부렸다.”고 경험을 들려준다. 1만 2800원. ●인간이 만든 질병 구제역(아비가일 우즈 지음, 강병철 옮김, 삶과지식 펴냄) 수의사학자인 저자가 국가의 정치적, 경제적 상황과 이해당사자들의 태도와 역학 관계에 따라 구제역에 대한 대처가 판이해져 온 역사를 세밀하게 그렸다. 1만 4000원. ●부드러운 양상추(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소담 펴냄) 소설 ‘냉정과 열정 사이’로 유명한 일본 여성 작가가 음식에 관해 쓴 에세이. 도넛, 장어구이, 우동, 버터밀크 등 좋아하는 음식과 이에 얽힌 추억을 따뜻한 문체로 풀어놓았다. 1만 2000원. ●아빠의 별(최문정 지음, 다차원 펴냄) 소설 ‘바보엄마’를 쓴 저자가 아버지의 희생을 주제로 쓴 장편 소설. 군인인 아버지의 사랑에 목마른 발레리나 수민은 재벌 3세와 결혼하지만 행복하지 않다. 1만 2000원. ●길 위의 황제(박영규 지음, 살림 펴냄) 대중 역사서 ‘한 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의 저자가 조선 순종을 소재로 쓴 장편소설. 조선의 마지막 왕으로서 최후의 자존심을 지키고자 노력한 순종의 삶을 섬세하게 그렸다. 1만 2000원. ●조선의 여류시인 미인도(박연옥 엮음, 오로라드림 펴냄) 미인도에 매진해 온 박연옥 작가가 자신의 그림 163점에다 신사임당, 이옥봉, 허난설헌, 매창, 송덕봉, 김부용, 홍랑 등 조선 여류시인 15인의 한시를 번역해 같이 붙여뒀다. 2만원.
  • [저자와 차 한 잔] 치유의 메시지… 에세이 ‘톨스토이와 흰 코끼리’ 남지심 작가

    [저자와 차 한 잔] 치유의 메시지… 에세이 ‘톨스토이와 흰 코끼리’ 남지심 작가

    세상은 늘 우리에게 무한경쟁이니, 도태니 하는 말을 내세워 나가 싸우라고 등을 떠민다. 그렇게 전장에 뛰어든 사람들은 전진 명령만 입력된 로봇처럼 달려가기 바쁘다. 왜 달리는지 어디를 향해 달리는지도 모르는 채…. 또 누가 떠밀지 않아도 스스로 지어낸 욕망에 치여 수렁 속으로 뛰어든다. 그러다 보니 사색이나 자기 성찰은 사치가 된 지 오래다. 그런 세상에 쉼표 하나를 가만히 내려놓으며 천천히 걸어도 된다고 토닥거려 주는 이가 있다. 에세이집 ‘톨스토이와 흰 코끼리’(모루와 정 펴냄)를 낸 소설가 남지심씨. 그는 책을 통해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고 일깨워 준다. 남지심이라는 이름에서 바로 ‘우담바라’라는 단어를 연상하는 독자도 많을 것이다. 19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까지 내놓은 4권이 150만부 이상 팔린 소설 우담바라. 바로 그 책을 쓴 작가다. 긴 세월 재가 수행자로 살아온 그를 만나 침묵 끝에 내놓은 휴식과 치유의 메시지를 들어 봤다. 책 제목이 왜 ‘톨스토이와 흰 코끼리’냐는 질문에 오랜 명상의 정수가 대답으로 돌아온다. “톨스토이는 82세에 가족과 작별하고 길을 나섰습니다. 전 그게 무척 궁금했어요. 가족과 다시 만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는 왜 그 나이에 집을 떠났을까. 결국 구원을 얻은 답을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세상에 자신을 던져 넣는 그 비장함이, 도솔천을 떠나 흰 코끼리의 모습으로 인간 세상에 온 석가모니와 일맥상통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작가는 책에서 이렇게 저렇게 살라고 가르치거나 이 길이 옳은 길이라고 손을 끌어당기지는 않는다. 세월 속에서 터득한 지혜와 먼저 걸어간 사람들의 발자취에 담긴 향기를 담백하게 전해줄 뿐이다. 독자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었느냐는 질문에 애당초 목적을 갖고 쓴 건 아니라고 손사래 친다. “위선이나 가식이 아닌 진실한 이야기들을 담아 두고 싶어서 조금씩 써놓았던 글들입니다. 굳이 말해야 한다면, 누구에게나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찾으려는 간절함이 있어야 된다는 말을 들려주고 싶어요. 그마저도 없다면 수고로움에 비해 너무 부질없는 인생이 되지 않을까요?” 글 한 편 한 편은 마치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날이야기처럼 포근하다. 산골 마을 바보 부부의 진정 행복했던 삶, 소록도에서조차 밀려났던 한센인 청년과 벽안의 수녀 사이에 피어난 사랑 이야기, 지하철에서 부끄러웠던 순간…. 밀리언셀러로 이름을 날린 뒤 작가로서의 삶은 어땠을까. “우담바라 4권을 쓸 때 얼마나 고통스러웠던지 아편이라도 먹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했어요. 탈고한 뒤 한동안 글을 쓸 수 없었지요. 게다가 쉰 살을 넘기면서 사랑은 실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소설의 근본이 사랑인데, 그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니 쓸 수가 있나요. 삶은 성숙됐지만 작가로서의 에너지는 상실한 셈이지요.” 그 후 고승의 일대기 등을 집필해 왔지만 본격적인 소설은 쓰지 못했다. “돌아보면 제 삶의 바탕은 소설이 아니라 종교였어요.” 운명으로 담담하게 받아들일 뿐 특별히 안타까워하는 기색은 없다. 좌절하고 방황하는 젊은이, 특히 청소년들에게 한마디 남겨 달라는 요청에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실패를 통해서 비로소 인생을 이해하게 됩니다. 절망과 분노와 고독의 징검다리를 건너 봐야 삶의 본질을 알고 더 넓은 세계로 나갈 수 있지요. 주위에서 자꾸 일깨워 줘야 합니다.” 글 이호준 편집위원 sagang@seoul.co.kr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與 혁신파 ‘MB정책’ 쇄신 박차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던 한나라당 혁신파 의원들이 이번 주초쯤 이명박 정부의 핵심 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수정 요구를 담은 ‘정책 혁신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다음 달 2일 정기국회가 막을 내리기 전에 내년도 정부 예산에 반영하고 관련 법을 바꾸는 등 후속 조치도 마무리할 계획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혁신파 김성식 의원은 13일 “실무 차원의 당정협의로는 정책을 바꾸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이번 주 안으로 민생 정책을 강화하는 내용의 혁신안을 만든 뒤 청와대와 담판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혁신파가 이달 초 이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747(7% 경제성장,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7대 경제강국) 공약’ 폐기 등을 요구했으나 청와대와 정부가 정책기조 전환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자 자체 혁신안을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정기국회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확 바뀐 정책을 선보일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감도 깔려 있다. 혁신파 의원들은 ▲보육 ▲교육 ▲비정규직 ▲대기업 개혁 등을 ‘4대 핵심과제’로 선정했다. 이 가운데 비정규직 대책과 대기업 개혁은 지난 9일 의원총회를 계기로 정책위부의장에서 물러난 김성식·정태근 의원이 각각 주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830만명에 이르는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과감한 해결책을 준비하고 있고, 정 의원은 대기업의 중소시장 침해를 차단하고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안을 손질 중이다. 또 교육 문제는 외국어고 개혁 문제 등을 주도해 온 정두언 의원이, 보육 정책은 현재 당의 정책위부의장인 임해규 의원이 각각 맡고 있다. 정 의원은 보육·교육 국가책임제, 학급당 학생 수 20명 감축, 입학사정관제 축소 등을 담은 ‘교육 정상화를 위한 10대 과제’를 제시할 예정이다. 임 의원은 무상보육 확대 등 당 차원의 보육 정책 혁신 작업을 이끌고 있다.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대대적인 ‘칼질’도 예상된다. 한 혁신파 의원은 “과도하게 책정된 예산을 민생 예산으로 전환하기 위한 실무적인 작업을 진행 중”이라면서 “16개 상임위별로 5000억~1조원가량의 예산을 줄여 민생 정책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혁신파의 정책 쇄신 추진과 별개로 당 일각에선 신진 인사 수혈론도 제기되고 있다. 2040세대와 소통할 경쟁력 있는 인사들을 적극 영입하자는 것이다. 에세이집 ‘아프니까 청춘이다’로 젊은 세대의 공감을 이끌어낸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의 주역으로 이름을 알린 나승연 평창올림픽유치위 대변인, 막노동꾼 출신으로 서울법대에 수석 입학한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신화의 주인공 장승수씨, 씨름 선수를 하다 예능인으로 우뚝 선 강호동씨 등이 거명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저자와 차 한 잔] 세번째 고양이 시리즈 ‘나쁜 고양이는 없다’ 이용한 작가

    [저자와 차 한 잔] 세번째 고양이 시리즈 ‘나쁜 고양이는 없다’ 이용한 작가

    오는 17일 고양이를 소재로 한 영화 ‘고양이 춤’이 개봉된다.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 ‘명랑하라 고양이’ ‘나쁜 고양이는 없다’를 원작으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이들 ‘고양이 시리즈’ 3권 중 ‘나쁜 고양이는 없다’(북폴리오 펴냄)가 이번에 영화개봉에 맞춰 출간됐다. “세상에 나쁜 고양이는 없습니다. 가끔씩 미운 짓을 하는 ‘미운 고양이’는 있을지언정 말입니다. 평균 수명이 2년 반밖에 안 되는 길고양이는 생존하기 위해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봄이 되면 꽃밭을 거닐며 사색에 빠지기도 하고 친구를 만나면 다정하게 인사를 나누는 따뜻한 심장을 가고 있습니다.” 저자 이용한(42)은 지난 15년간 ‘길의 미식가’이자 ‘바람의 여행자’로 국내외 숨겨진 곳을 떠돌아다녔고 최근 4년간은 길 위의 고양이들과 만나기 위해 또 다른 여행을 하고 있다. 고양이 시리즈 3권도 저자만이 갖고 있는 특별한 시선으로 쳐다본 기록이다. 지난 9일 만났을 때 그에게 ‘왜 고양이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우리나라는 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랬지요. 결혼하고 얼마 뒤 집앞에 새끼고양이 5마리와 어미 고양이를 보게 됐습니다. 먹을 것이 없어서 그런지 배가 홀쭉히 들어가 있더군요. 그래서 밥을 주었습니다. 그때부터 집주변에 나타나 반가운 눈길을 주더군요.” 이어 그는 “고양이는 우리 인간들과 가장 가까이 있지만 비난과 학대를 받으며 살아간다.”면서 ‘도둑고양이’라는 편견을 없애기 위해 고양이 여행을 떠났다고 말했다.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뒷골목 고양이’ ‘방랑고양이’ 등으로 불리는데 우리나라만 유독 ‘도둑 고양이’라는 말을 한다고 덧붙인다. 그런 발품으로 첫 번째로 낸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는 중국과 타이완에서 번역됐고 다음 달 일본에서도 번역 출간될 예정이다. ‘나쁜 고양이는 없다’는 1년 반에 걸쳐 직접 사진을 찍으며 봄, 여름, 가을, 겨울 고양이의 4계절을 담았다. 이를 통해 갈구와 절망과 슬픔, 때로는 그들의 맑음과 갸륵함까지 가슴 먹먹한 길고양이들의 이야기를 담백하게 녹여놨다. 이 책은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이자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감사의 메시지인 셈이다. “돌이켜보면 숱한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지난해 가을 2세를 얻었고 육아 중에 틈틈이 사료 배달을 하면서 사진을 찍었지요. 그러면서 길고양이 보고서를 블로그에 올리며 다듬고 솎아내 이번에 세 번째 고양이 책을 출간하게 됐습니다.” 충북 충주 출신인 그는 1995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수상했다. ‘안녕, 후두둑 씨’ ‘정신은 아프다’ 등의 시집을 냈으며 여행 에세이 ‘물고기 여인숙’ ‘하늘에서 가장 가까운 길, 티베트 차마고도를 가다’ ‘바람의 여행자, 길위에서 받아적은 몽골’ 등을 출간했다. 문학기행서도 여러 권 냈다. 글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사진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완전한 우연의 순간’ 좇던 휴머니스트

    ‘완전한 우연의 순간’ 좇던 휴머니스트

    ‘남자는 창가에 서서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거의 먹지 않았고 담배만 피워댔다. 많이 피웠다. 내내 피웠다.’ 프랑스 사진작가 윌리 로니스(1910~2009)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준 ‘규소폐증에 걸린 광부’(1951)가 탄생하는 순간이다. 로니스는 유작이 된 사진에세이 ‘그날들’(이봄 펴냄)에서 산업화 물결이 들이닥쳤던 1950년대 초입의 시대상 포착 순간을 이렇게 회고했다. 규소폐증에 걸려 은퇴한 이 광부는 사진에 찍힌 모습과 달리 겨우 마흔일곱 살이었다. 그리고 몇 달 뒤 세상을 떠났다. 훗날 한 외국 출판사가 사진 밑에 ‘노동자 세계의 교화는 가능한가?’라는 문구를 붙였다. 있는 ‘그대로의 광산촌 현장을 전달하고자 했던’ 로니스는 자신의 사진이 자신의 의도와 무관하게 ‘어떤 대의에 활용’되는 것을 보고 프리랜서로 전환한다. 그리고 거리를, 사회를, 현장을 누빈다. 이름 앞에 ‘휴머니스트’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다. 그가 “내 인생의 조각천”이라고 불렀던 사진들과 그 사진에 얽힌 기억을 담은 ‘그날들’은 2006년 프랑스에서 먼저 출간됐다. 로니스가 99세의 나이로 세상을 뜨기 3년 전이다. 피아노 교사였던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작곡가를 꿈꾸었던 그는 군 제대 뒤 병든 아버지의 사진관 일을 돕다가 본격적으로 카메라를 걸쳐 멨다. 1934년 노동자 시위를 시작으로 사회 현실에 눈을 떠 제2차 세계대전 전쟁포로 귀환 장면 등을 포착해냈다. 프랑스 사진작가로는 처음으로 미국 ‘라이프’지 사진기자를 지내기도 했다. 영화 ‘쥘과 짐’의 영감이 된 듯한 작은 나무다리 위의 두 소년과 한 소녀의 오후 한때(‘쥘과 짐’, 1947), 너무 갖고 싶지만 절대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지레 포기하는 표정의 딸과 남루한 차림의 아빠 표정이 묘하게 대비되는 어느 성탄절(‘자전거’, 1954), 웃음이 절로 나오는 소년과 할머니의 어떤 박물관 나들이(‘푸시킨 궁’, 1986) 등 책에는 우리 인생의 ‘그날들’이 펼쳐진다. 로니스는 “내 사진인생을 통틀어 가장 붙잡고 싶었던 것은 완전히 우연한 순간들”이라고 말한다. “나는 무엇도 지어낼 수 없다. 그냥 존재하는 것, 내 눈에 보이는 것, 내 관심을 끄는 것과 함께 있을 뿐이다. 가장 어려운 것은 그것을 포착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가 ‘연출’을 전혀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저 유명한, 바게트 빵을 들고 뛰어가는 소년(‘어린 파리지앵’, 1952)에 대한 그의 고백이다. “빵을 사서 나온 아이는 이토록 귀엽게, 이토록 신나게 달렸다. 난 최상의 사진을 얻기 위해 아이를 세 번 뛰게 했다.” 2만 2000원.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박세일·문재인, 정계개편 제3의 진앙 직격 인터뷰

    박세일·문재인, 정계개편 제3의 진앙 직격 인터뷰

    ■보수 ‘브레인’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신당, 연말 가시화할 수도 총선전 결정땐 후보낼 것”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한국 정치가 요동치고 있다. 10·26 재·보선 이후 여권에선 한나라당의 쇄신 논란과 맞물려 신보수 정당의 출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야권은 민주당과 친노(친노무현) 진영의 재결합을 핵심 고리로 한 통합 논의에 분주하다. 정치권 개편 논의의 중심에 서 있는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과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8일과 9일 잇따라 만나 정치 지형의 변화 가능성을 짚어 봤다.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은 보수 진영 브레인이자 여권의 잠재적 대권 주자로 꼽힌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한때 자신이 몸담았던 한나라당을 향해 그는 ‘발전적 해체’를 요구했다. 그리고 개혁적인 보수 세력과 합리적인 진보 세력이 대동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통폐합한 거대 국민 정당을 구축하는 것, 그게 21세기 선진 한국을 향한 그의 정치 디자인이었다. 지난 9월 안철수 바람이 막 피어오른 때부터 두 달 가까이 인터뷰를 고사하던 그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고민은 끝났고 행동만 남았다는 뜻이다. 8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공동체자유주의’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이라는데. -여러 사람을 만나고 있다. 연말까지 가시화할 수도 있다. 내년 총선 전까지 창당 여부가 결정되면 후보도 낼 것이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패했다. -한나라당뿐 아니라 정당 정치가 국민들에게 거부당한 것이다. 시대가 변화를 원한다. →한나라당의 쇄신이나 야권 통합이 본질적 변화를 가져올까. -야권 통합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 가치가 다른 정당들이 통합이라는 이름으로 모인다는 것은 야합이다. 선거를 위한 야합은 국가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이 지향하는 가치가 다른데도 모인다는 것은 뭘 의미하는 것인가. 나눠 먹기 식으로 하겠다는 것 아닌가. 국회가 나눠 먹기 하는 곳인가. 한나라당의 쇄신도 자기들 내부의 권력투쟁이 쇄신이라는 이름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안철수 원장이 최대 관심 인물이다. -여러 가지로 좋은 일을 많이 한 분이다. 정당이 국민과 소통하고 자기 정책을 설명하고 국민의 어려움도 수렴해야 하는데 한국 정당은 그게 없다. 안 원장이 그것을 했다. 답은 못 내더라도 국민들의 문제에 공감하고 대화를 해 줬다. 정당의 실패가 안철수 현상의 성공으로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어떤 국가 전략을 가진 분인지, 정치에 참여할 경우 어떻게 국가를 끌고 갈지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 →한나라당 내에서 ‘박근혜 역할론’이 부각되고 있다. -한나라당의 실질적인 오너는 박근혜 전 대표다. 실력자다. 그분이 나서서 당을 개혁해야 효과적이다. 박 전 대표가 나서서 당을 바꾸고 국민에게 ‘우리를 다시 지지해 달라.’고 말할 때가 왔다고 본다. 현 지도부가 당을 추스르지 못하고 있고, 개혁이나 쇄신도 잘할 것 같지 않다. →박 전 대표와 화해할 생각은. - 난 박 전 대표와 싸운 적이 없다. 사적인 감정도 없다. 정책에 대한 견해가 달랐을 뿐이다. 견해가 다른 것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한나라당 탈당) 당시에 나는 수도 이전이 국익에 해롭다고 봤다. 화해란 말은 적절치 않다. 기본적으로 훌륭한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 →박 전 대표가 대권을 쥘 것으로 보나. -대통령이 될 수 있는지는 본인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어떤 노력을 하는가에 달려 있다. 통일, 복지 등 정책 이슈는 준비하는 게 보인다. 이제 국가 비전과 목표, 그리고 국가 가치에 대해 본인이 정리된 시각과 철학을 제시해야 한다. 두 가지를 보완해야 한다. 먼저 ‘왜 박근혜이어야 하는가’, ‘왜 대한민국 미래를 박근혜가 맡아야 하는가’를 설명해야 한다. 둘째, 외연을 확대하는 게 좋겠다. →박 이사장은 새 보수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창하고 있지 않나. -(한나라당의 쇄신과 별개로) 새로운 보수 정당을 만드는 것은 발전이다. 신보수가 등장해 보수의 새 가치를 정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더 바람직한 것은 신보수와 신진보, 즉 개혁적인 보수와 합리적인 진보가 대동단결, 협력해서 한국을 선진화와 통일로 이끄는 거다. 이념·지역·세대·계층에 의한 분열을 이대로 두면 대한민국과 국민의 행복은 어렵다. 거대한 국민통합 정당이 나라를 운영하면 선진화와 통일이 가능하다. 당이 다르면 타협이 안 되지만, 당이 같으면 (이념적) 차이가 커도 타협이 된다. →너무 이상론 아닌가. -하루아침엔 안 되겠지만 그런 움직임이 있어야 대한민국에 희망이 생긴다. 지금부터 시작하면 가까운 장래에 성공할 수 있다. 한나라당, 민주당 둘 다 해체하고 국민 정당으로 통합하는 게 좋다고 본다. →일당 독재가 연상되는데. -대한민국엔 1.5당이 필요하다. 국민의 75% 지지를 받는 정당이 필요하다. 양당 체제는 국민을 분열시키는 경향이 있다. 양당제에서 동양은 서양과 달리 정당이 국민 통합에 기여하기보다 국민을 분열시킨다. 아시아에서 국가가 발전할 때는 주로 1.5당이 존재할 때였다. 우리는 공화당 때, 일본도 자민당 때 발전했다. 1.5당이 시대의 과제를 푸는 데 바람직하다고 본다. 진보와 보수가 빨리 합쳐지는 게 좋다고 본다. →내년 총선과 대선 전망은. -한나라당이 이대로는 총선도 어렵고, 대선 전망도 밝지 않다. 정권 교체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야당도 국정운영 능력과 비전이 부족하기 때문에 정치권 전체에 대해 걱정하는 바가 많다. →직접 한나라당에 들어가 개혁해 볼 생각은. -(웃으며) 그럴 생각은 없다. →내년 대선의 시대 정신은 뭔가. -통일과 선진화다. 선진화의 과제는 두 가지다. 우선 어떻게 하면 부민(富民)을 만들 것이냐, 둘째는 신복지 전략, 즉 안민(安民)이다. 그 다음은 통일이다. 통일이 내년에는 굉장히 중요한 화두로 등장할 것이다. →박 이사장을 여권의 잠재적 대권 주자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들어본 적도, 관심도 없다. 지금부터 5~10년은 한국 명운이 갈라지는 때다. 어떻게 하면 한 단계 더 발전할지를 정치가 고민해야 한다. →한반도선진화재단, 선진통일연합 등을 이끄는데 서울대 교수직이 제약이 되진 않나. -한반도선진화재단을 만들어 정책 운동을 하고 있고, 국민운동 형태로 선진통일연합을 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문제가 없으나 앞으로 일이 많아지면 가까운 장래에 학교 일을 정리해야 한다. 이춘규선임기자·주현진기자 taein@seoul.co.kr ■범야권 유력 대선후보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野통합, 마냥 기다릴수야… 무산땐 제자리 돌아갈 것”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이어 현재 범야권의 유력한 차기 대선 후보다. 지난 6월 자전 에세이 ‘운명’을 출판하면서 정치권으로 걸음을 옮긴 지 5개월. 그는 어느 새 정치 격랑의 한복판에 들어서 있다. 그동안 언론사 인터뷰 장소로 한사코 부산 변호사 사무실을 고집했던 그가 처음으로 9일 서울 서교동 노무현재단 이사장 사무실에서 서울신문 인터뷰에 응한 것도 작지만 정치인 문재인을 웅변하는 함의를 지닌다. 연일 야권 통합을 외치는 그에게 물었다. “문 이사장 머리엔 통합밖에 없나 봅니다. 통합 안 되면 어쩌려고 그럽니까.” “통합이 안 되면 제자리(인권 변호사)로 돌아가야죠.” 답변은 간결했고 강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과 비서실장을 지냈고, 노 전 대통령의 시신을 지켜본 3명 중 1명인 그다. “참여정부 때 과오가 있다면 노 대통령 다음은 내 책임”이라고 말했다. 참여정부의 부채를 자신이 짊어지겠다는 것이다. ‘노무현의 자산’까지 승계할 것인지는 공란으로 뒀다. →야권 대통합에 대한 기본 입장은. -야권 통합의 필요성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야권 정당과 시민사회 세력까지 모두 합쳐서 지지를 받을 수 있었다. 수권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게 (야권통합에 임하는) 기본 입장이다. →연합 정당이라는 개념으로 성공할 수 있나. -헤쳐 모여식 통합이나 화학적 결합까지 도모하는 통합보다 그게 오히려 현실적이고 쉬운 길이다. 진보대통합은 정체성까지 함께하자는 통합이니 쉽지 않다. 기존의 야권 정당들, 시민사회 세력이 독자성이나 정체성을 그대로 지켜 가면서 한 지붕 아래 여러 가족이 함께 사는 것 같은 통합을 하자는 것이 연합 정당이다. →야권 대통합에 대해 민주당 내 반발이 심하다. -대통합의 취지를 제대로 잘 몰라서 생긴 오해라고 생각한다. 과거에 민주당에서 열린우리당이 분당됐던 아픔을 겪은 경험도 갖고 있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데, 전혀 그런 통합이 아니다. →복당이나 입당, 영입하면 되는데 왜 복잡한 과정을 거치냐고도 하는데. -그런 정도로 정권교체, 새로운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이 충족된다면 얼마나 좋겠나. 민주당이 갖고 있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지역적으로 치우치고 젊은 세대를 포괄하지 못하는 한계도 있다. 통합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본다. →도로 열린당 아닌가. -통합의 폭, 통합에 참여하는 세력의 범위 문제다. 가급적 폭넓은 정당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거다. 그러나 지금 현재 통합에 대해 포용하고 있는 세력들만 해도 기존 민주당의 범위를 완전히 벗어난다고 할 정도라고 생각한다. →중통합을 하고 이른바 개문 발차하자는 얘기도 있는데. -모든 세력이 한꺼번에 통합하는 형태와 방식이 이상적인데,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 그래서 일정한 시기까지 다 함께 가려는 노력들을 해 보고 그게 끝내 되지 않으면 경우에 따라서는 그 시기까지 통합에 동의하는 세력들끼리 우선 통합 추진기구를 구성해 출발하고, 나머지 세력들을 설득해 다시 통합의 대열에 합류하게끔 하는, 그런 길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안철수 원장을 통합에 합류시킬 수 있는 방안은. -우선 합류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결국은 안철수 원장과 안 원장이 대표하는 제3세력들까지도 함께함으로써 우리가 승리할 수 있었던 것 아닌가. 안 원장의 지지가 높고, 제3세력의 범위가 크다고 하더라도 역시 현실적인 정치 세력이 함께 기반이 돼야 현실에서 뜻을 펼칠 수 있다. 통합 세력과 함께하는 것이 그분에게도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뜻을 전하기도 하고, 앞으로 기회가 있다면 그런 것에 대한 논의나 설득을 해볼 생각이다. →안 원장이 제3의 신당을 만들 가능성은. -현실적이지 않다. 지금 지지도를 보이는 것처럼 지지받는 정당을 만드는 것은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자칫하면 야권을 분열시켜 약화시키는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다. →문 이사장의 권력의지가 종종 회자된다. 권력의지가 있나, 없나. -제가 꼭 돼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제가 꼭 맡아서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 의지가 있다면 제가 뭘 이렇게 해서 권력을 손에 쥐겠다, 그런 의지가 아니고 ‘어쨌든 이번에 정권교체는 꼭 돼야 한다. 안 되면 나라 결딴이다.’라는 의지가 더 강하다. 그래서 거기에 제가 할 수 있는 힘을 보태겠다고 생각, 통합 운동도 하고 선거 지원도 했다. →내년 4월 11일 총선에 출마할 생각은 있나. -내년 대선·총선이 중요한데 거기에 통합 정당의 후보들이 나서서 당선될 수 있도록 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 어떤 식으로 하는 게 도움이 될지는 그때 가서 판단할 것이다. →대선 출마에 대해 나도 잘 모르겠다고 했는데. -지금 하고 있는 일들, 처해 있는 입장 이런 것이 언제까지 또 어디까지 가게 될지는 잘 모른다. 어쨌든 내년 총선·대선에서 정권 교체까지 되게끔 할 수 있는 힘을 보태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것이 어떤 방식이 될지도,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도 지금으로서는 판단하기 어렵다. 우선 통합 운동에 매진해야 하고 통합이 반드시 성사돼야 그 이후도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참여정부의 정치적 책임론이 있다. -참여정부 때 과오가 있다면 노 대통령 다음에는 내 책임이다. →박근혜 대세론을 어찌 보나. -대세론은 무너졌다. 대세는 요지부동 지속돼야 대세인데 한번이라도 아닌 것으로 드러나거나 흔들리면 더 이상 대세는 아니다. 우세일 뿐이다. 결국 우리가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거다. 넘어서는 방법은 우리끼리 힘을 모으는 것이다. 새로운 정치에 대한 희망을 주는 거다. 이춘규선임기자·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수목원 꽃과 나무들의 살림살이 이야기

    매주 월요일 아침, 출근하자마자 노트북의 ‘우체통’을 열면 예외 없이 익숙한 제목의 편지 한 통이 와 있다. ‘솔숲에서 보내는 나무 편지’다. 솔숲은 보내는 이의 이메일 이름이다. 풀자면 ‘솔숲이 보낸, 나무와 그 안에 담긴 사람살이 이야기를 적은 편지’쯤 되겠다. 2000년 5월 8일부터 시작했다니, 12년 가까이 편지를 보낸 셈이다. ‘솔숲’의 주인공은 고규홍 나무 칼럼니스트다. 서울신문에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를 1년 넘게 연재하고 있는 바로 그이다. 그가 편지에 썼던 식물들, 보다 정확히는 충남 태안 천리포수목원의 꽃과 나무들이 전하는 이야기를 추린 에세이집이 ‘천리포에서 보낸 나무편지’(아카이브 펴냄)다. 서정미 넘치는 글 위로 부부 화가 김근희·이담이 그린 70여장의 그림이 보태지면서, 꽃그림 그려진 편지 같은 책이 됐다. 천리포수목원은 국제수목협회에서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이란 상찬을 아끼지 않은 곳이다. 2009년 첫선을 보인 이후 여태 10분의1 정도만 일반에 공개되고 있는 비밀의 정원이다. 12년 전 세상과 부대낀 저자가 일간지 기자 생활을 접은 뒤 처음 찾아든 곳이기도 하다. 책엔 수목원의 꽃과 나무들이 숨겨놓은 이야기들이 빼곡하다. 저자가 식물에 빠진 건지, 식물들이 저자의 꾐에 넘어온 건지 분간이 안 될 만큼 속살 같은 이야기들이다. 삼책참죽나무는 수목원의 명물로 꼽힌다. 겨우내 볼품없던 나무에서 빨간 새잎이 돋고, 점차 보랏빛으로, 노란색으로, 그리고 초록색으로 변한다. 다른 곳에서도 이 나무를 키우지만, 유독 천리포수목원에서만 그런 선명한 변화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왜일까. 저자는 천리포만(灣)의 하늘과 바람, 별이 만들어내는 힘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 저자는 가만히 보고 있으면 꽃들이 말을 건다며 또 다른 세계를 열어 보인다. 꽃봉오리 하나에서 30~40개의 꽃송이가 피어나는 산수유, 치명적인 아름다움으로 네덜란드에 ‘튤립 공황’을 일으킨 튤립, 귀신을 부른다는 초령목, 똥나무라 불렸던 돈나무 등의 사연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꽃과 나무에 흠뻑 정이 들고 만다. 듬직하게 땅의 습기를 지켜주는 빈카, 수호초 등의 지피식물이나, 새·곤충들과 관계 맺으며 사는 식물들의 살림살이를 엿보다 보면 새삼 자연의 지혜와 신비로움에 감탄하게 된다. 책엔 90여종의 식물들이 등장한다. 저자는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자연을 아는 것보다 자연을 느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전해주고 싶었다.”고 했다. 식물에 다가서는 걸음이지만, 그 걸음의 끝자락은 더 평화롭고 아름답게 가꿔진 우리 삶에 닿아 있다는 얘기다. 1만 9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서울시장 보선 D-2] “박근혜, 폭탄주도 이공계식 제조”

    박근혜 폭탄주 제조법은 이렇다. “제가 이공계 출신인 거 다 아시죠. 폭탄주도 이공계식으로 제조해요. 우선 섞는 비율이 중요하고 따르는 각도도 중요하고요.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닙니다. 제 몸에서 나오는 적외선이 정말 중요하거든요(웃음).” ●“비율·각도, 몸에 적외선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어쩌다 술자리에서 폭탄주를 만들어 돌리며 한 이 말을 그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이 23일 출간한 에세이 ‘진심이면 통합니다’를 통해 밝혔다. 이 의원은 2004년 수석부대변인 시절부터 지금까지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대언론 창구 역할을 해 온 인물이다. 한나라당 최초로 내년 총선에서 호남 지역구를 탈환하겠다는 의지를 책에 담았다. 하지만 당내 어느 의원보다 박 전 대표를 많이 알고 언급도 자유롭게 해 온 터라 박 전 대표를 언급한 부분이 눈길을 끈다. ●육여사 추모시 낭독때 끝내 침착 두 사람의 인연은 탄핵 역풍 직후인 2004년 총선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남 곡성 출신으로 광주에 출마해 고군분투하던 이 의원에게 박 전 대표가 전화를 걸어 “어려운 곳에서 얼마나 고생이 많으세요.”라고 격려해 온 것. 이후 이 의원은 2007년 대선 경선 직후 당시 이명박 후보 선대위의 고위직 제의, 김문수 경기지사 측 정무부지사 제의를 모두 고사하고 박 전 대표를 보좌해 왔다. 이 의원은 좀처럼 내보이지 않는 ‘박근혜의 눈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 조찬자리에서 고 육영수 여사에 대한 시가 낭독돼 행사장이 눈물바다가 됐는데도 박 전 대표는 끝내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시한부’ 측근 문병땐 눈물 쏟아 이 의원이 후에 박 전 대표에게 “사진기자들이 눈물 사진 못 찍었다고 불만입니다.”라고 하자 그는 웃으면서 “저는 흘릴 눈물이 없나 봐요.”라고 답했다. 그런 그도 2007년 대선 경선 직후 큰 병에 걸려 시한부 판정을 받은 한 측근을 방문한 뒤 병실문을 나서자마자 벽에 기대 한참이나 어깨를 들썩이며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10·26 재·보선 이튿날인 오는 27일 광주에서 열리는 출판기념회에는 박 전 대표가 참석한다. 지난 대선 이후 3년 10개월 만의 광주행이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책꽂이]

    ●완전한 승리, 바다의 지배자: 최초의 해상 제국과 민주주의의 탄생(존 R 헤일 지음, 이순호 옮김, 다른세상 펴냄) 기원전 483년 함대 건설로부터 기원전 322년 마케도니아에 패하기까지 1세기 반에 걸쳐 진행된 아테네 해상 제국의 역사. 2만 6000원 ●소설가로 산다는 것(김경욱 외 지음, 문학사상 펴냄) 유명 소설가 17명의 서사 원리를 찾아본, 에세이로 읽는 작가들의 진솔한 소설 창작론. 1만 3500원. ●올 댓 드라마티스트(스토리텔링콘텐츠연구소 지음, 이야기공작소 펴냄) 김수현 등 대한민국을 열광시킨 드라마 작가 16명의 숨겨진 노력을 파헤쳤다. 1만 2000원. ●문학과 음악의 황홀한 만남(이창복 지음, 김영사 펴냄) 이창복 한국외대 교수가 미학, 철학, 인문사회학을 넘나드는 독보적인 연구와 통합적 해석으로 완성한 국내 최초 융합 미학 예술서. 3만 3000원.
  • “한국 엄마들, 자율성 강조하는 서구식 교육 배워야”

    “한국 엄마들, 자율성 강조하는 서구식 교육 배워야”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선도적인 인재를 키워내기 위해서는 단순히 ‘공부를 열심히 하라’는 과거의 아시아식 방식으로는 안 된다.” 13일 서울 쉐라톤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세계지식포럼에 특별 연사로 나선 에이미 추아 미 예일대 법대 교수는 “이제 한국 엄마들은 서양식 교육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반항하는 둘째 딸 보며 교육법 바꿔” 중국계 2세인 추아 교수는 베스트셀러 ‘제국의 미래’를 통해 이름을 날린 국제관계학자이자 미래학자다. 올 초 자신의 육아경험을 바탕으로 ‘엄격’한 아시아식 교육법과 ‘자율적’인 서구식 교육법을 비교한 ‘호랑이 엄마(타이거 맘)의 군가’를 출간해 논란의 중심에 섰던 주인공이기도 하다. 추아 교수는 “타이거맘은 결코 아시아식 교육법이 서구에 비해 우월하다는 주장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두 딸을 키우면서 아시아식 교육법의 장단점을 알아가게 되는 내 경험에 대한 에세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큰딸 소피아는 모든 것을 내가 시키는대로 해 좋은 대학에 들어갔지만, 둘째 딸 룰루는 어려서부터 강압적인 교육에 대해 끊임없이 반항했다.”면서 “결국 2년 전 난 딸이 나를 미워한다는 것을 깨닫고, 딸을 잃지 않기 위해 내 교육법을 바꿔야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둘째 딸이) 하기 싫어하는 바이올린 대신 원하는 테니스를 하도록 했고, 집에 친구들을 초대하거나 놀러가는 것도 허용했더니 관계가 나아지더라.”면서 “이는 같은 교육법이 모든 사람에게 균일하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깨닫게 했다.”고 덧붙였다. 추아 교수는 자신의 교육법이 한국 엄마들의 표본이 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국 엄마들은 이미 충분히 엄격한 교육을 하고 있는 만큼 창의성이나 자율성, 선택권을 강조하는 서구식 교육을 배울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나를 찾아온 한국 제자들 상당수는 디자이너, 화가, 예술가를 하고 싶었는데 부모들이 법대에 보냈다며 답답함을 호소하곤 했다.”면서 “이런 일 때문에 부모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자녀들의 창의성·행복을 중요시해야” 특히 그는 자녀들의 ‘창의성’과 ‘행복’을 중요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국 학생들은 머리는 좋지만 스스로 아이디어를 만들어 낼 줄 모른다.”는 그는 “‘왜’라는 질문을 많이 던질 수 있는 가정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이들을 위해서 모든 걸 희생하는 부모에게 아이들은 행복해지는 법을 결코 배울 수 없다.”고 조언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맨땅에 헤딩하기’ 출판기념회

    송기정 전 청와대 행정관은 오는 15일 오후 3시 서울시 천호동 강동구민회관 대강당에서 자전적 에세이 ‘송기정의 맨땅에 헤딩하기’ 출판 기념회를 갖는다.
  • [부고] 문단 ‘큰 어른’ 김규동 시인

    [부고] 문단 ‘큰 어른’ 김규동 시인

    한국 시단의 ‘큰 어른’인 김규동 시인이 28일 오후 2시 50분 폐렴과 노환으로 별세했다. 86세. 1925년 함경북도 종성에서 태어난 고인은 1948년 김일성종합대학을 중퇴하고 이남으로 내려왔다. ‘후반기’ 동인으로 활동하던 초기에는 모더니즘을 표방하며 야만적인 물질문명을 비판하는 작품들을 발표했다. 1970년대에는 민주화운동에 적극 참여하면서 현실비판적인 시를 주로 썼다. 고인은 ‘나비와 광장’ ‘죽음 속의 영웅’ ‘오늘밤 기러기떼는’ ‘길은 멀어도’ ‘느릅나무에게’ 등 시집 9권과 ‘새로운 시론’ 등 평론집, ‘지폐와 피아노’ 등 산문집을 펴냈다. 지난 2월에는 문학 활동을 집약한 ‘김규동 시선집’을 내기도 했다. 시선집에는 60여 년간 지은 시 432편을 담았다. 이어 3월에는 자전에세이 ‘나는 시인이다’를 출간했다. 당시 거동이 불편했던 시인은 구술을 기록하는 방식으로 자서전을 완성했다. 고인은 민족문학작가회의 고문 등을 지냈으며 은관문화훈장과 만해문학상 등을 받았다. 지난 6월에는 대한민국예술원 수상자로 선정됐다. 유족으로는 부인 강춘영 여사와 3남이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발인은 10월 1일 오전 8시다. 문인장으로 치러진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포토 에세이 | 중국 무이산

    포토 에세이 | 중국 무이산

    몇 년 전부터 차(茶)를 좋아하는 몇몇 차인(茶人)들이 중국의 남쪽 복건성(福建省)에 있는 무이산(武夷山)에 꼭 가보라고 했다. 무이산은 유네스코 세계자연문화유산에 등재된 중국 5대 명산(名山) 중의 하나이고, 중국에서 손꼽히는 무이암차(武夷岩茶)와 서양 홍차(紅茶)의 발원지라는 것이었다. 중국차의 근원을 알고 즐기려면 반드시 가봐야 할 차의 원산지라고 했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조선조 때의 통치철학으로, 퇴계나 율곡에 의해 크게 발전했던 성리학의 뿌리인 주자학(朱子學)의 본고장으로 유명한 곳이다. 주자 주희(朱熹) 선생이 태어나서 학문을 닦고 대성(大成)한 뒤 세상을 떠나 묻혀 있는 유적지로 그 발자취가 곳곳에 남아 있다고 했다. 차인들 권유에 마음속으로 가보고 싶다고 되뇌이고 있을 때, 마침 관심을 가진 가깝게 지내는 분들이 적지 않아 동호인의 단체여행으로 현장에 가게 됐다. 국내 여행사들은 아직 무이산을 관광상품화 시키지 못하고 있다. 중국에는 가볼 만한 관광지가 워낙 많은데다 무이산은 주로 차(茶)와 주자학 관계의 일부 전문답사팀으로 한정되어 있는 실정에서 그런 듯싶었다. 무이산은 중국이라는 규모로 볼 때 아주 작은 시골이다. 인구는 21만 명. 서울에서 직행으로 가는 비행기는 없고, 대만의 바로 건너편인 복건성의 항구도시 샤먼(厦門)으로 가서 국내선 비행기로 갈아타 내륙 쪽으로 40여 분 더 가야 한다. 비행기가 밤중에 도착해서 그런지 그저 그런 중국의 시골 비행장이었고, 시내로 들어가는 버스 차창 너머로 보이는 거리도 어둡고 조용해 보였다. 그러나 차 관계 일로 무이산에 자주 왔다는 어떤 차인은 유네스코 세계자연문화유산 등재 10주년과 이곳에서 해마다 열리는 세계차박람회가 전 세계 차인들의 주목을 끌면서 무이산은 구시가지·신시가지로 나뉘어 무섭게 발전하고 있다는 말을 했다. 밝은 날에 보는 무이산은 관광객들로 붐볐다. 한국 관광객은 별로 보이지 않았으나 중국·대만·홍콩 등에서 온 단체가 대부분이었다. 무이산 관광의 하이라이트는 산 정상(頂上)에 오르는 것과 내려와서 무이구곡(武夷九曲)을 대나무 뗏목으로 흘러 내려오는 정취이다. 그날따라 공교롭게도 비가 내렸다. 주저했으나 이곳에는 비오는 날이 많고, 비오는 날 산에 오르는 것이 더 운치가 있다는 말을 들으며 강행했다. 무이산은 해발 750m밖에 안 되지만 전체가 큰 바윗덩이 하나처럼 보였다. 정상인 천유봉까지는 바위를 깎아 848개의 계단을 만들어 놓았다. 안개 때문에 멀리 앞이 보이지 않는 가파른 돌 계단을 숨차게 오르며 잠시 잠시 둘러보는 풍광은 신비로운 선경(仙境)이었다. 아래는 산을 휘감고 흐르는 구곡(九曲)의 강이고, 강위에 점점이 흘러내리는 대나무 뗏목, 산능선을 오르는 돌계단 앞뒤로는 안개에 싸인 바윗덩이와 소나무들, 직벽을 타고 내리는 가느다란 폭포줄기가 멋졌다. 이래서 중국의 5대 명산에 들어간 것일까. 중국의 5대 명산은 안휘성의 황산, 산동성의 태산, 강서성의 노산, 사천성의 아미산 그리고 복건성의 무이산이다. 황산의 기이함, 태산의 웅장함, 화산의 험준함, 계림의 수려함을 찬탄하는데 무이산은 그 모든 것을 다 담고 있다고 이곳에서는 자랑한다. 걸어서 산에 오르기 힘든 사람들을 위해 가마꾼들이 산 밑에 대기하고 있었다. 정상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데 400위안(한국 돈 7만 원)을 내라고 한다. 앞뒤로 두 사람이 둘러메는 가마로 지붕이 있어 비를 피할 수 있게 됐다. 앉아서 사방을 둘러보며 정상까지 오를 수 있어 편한데, 가마 타는 값이 좀 비쌌다. 한참 전이지만 안휘성의 황상에서는 100위안(한국 돈 1만8천 원) 했었고, 보통 200위안이면 될 듯싶지만 중국에도 인건비가 계속 올라간 느낌이다. 정상에 올라 기념사진들을 찍고 나면 다음은 뗏목을 타는 순서다. 굵은 대나무를 통째로 엮어 만든 뗏목 위에는 두 줄로 셋씩 여섯 개의 대나무 의자가 마련됐다. 앞뒤로 사공이 둘, 긴 대나무 막대기로 방향을 잡아가며 흘러간다. 여자 사공들도 간간히 눈에 띈다. “장엄한 바위산 밑으로 푸르게 흐르는 무이구곡을 대나무 뗏목 위 의자에 앉아 유유히 내려오며 맑은 바람이 머무는 바위 사이사이마다 차나무가 자라는 풍취에 잠겨 보라”고 차인들은 말했다. 앞과 뒤의 중국인 사공은 알아듣지 못하는 중국말로 쉬지 않고 주변 풍물을 설명하고 있고, 그와 상관없이 관광객들은 저마다 즐겁게 웃고 떠들었다. 현재 300여 개의 대나무 뗏목이 운용된다고 하며, 하류쯤에 도착한 뗏목은 자동차에 실려 상류로 옮겨진다. 이 무이계곡을 중심으로 옛날부터 불교·유교·도교가 성행했다고 하며 송(宋)·원(元) 시대 때부터 이곳에서 나는 차가 널리 퍼졌다고 한다. 무이산은 기후와 풍토관계도 있겠지만 차나무의 천국이라 불릴 정도로 차나무의 품종이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여 종류가 넘는다고 한다. 그 가운데 4대 명차(名茶)로 대홍포·철라한·수금귀·백계관이 꼽히고 4대 명차에는 속하지 못하지만 흔하게 팔리는 차로 육계가 있다. 차 전문가가 아닌 보통 관광객으로서는 일일이 구별하기 어렵고, 그곳에서 제일로 치는 대홍포(大紅袍)도 여러 층이 있는 듯했다. 무이암차의 대표 브랜드가 대홍포이고, 누구나 대홍포를 찾기 때문에 저마다 대홍포라고 내놓는 것 같았다. 가는 데마다 시음을 시키는데 그게 그것 같을 뿐, 맛을 보고 구분할 한국 사람들이 얼마나 될 것인가. 차에 대해 너무 모른다는 것만 자탄하며 다녔다. 대홍포라는 이름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진다. 옛날 어느 문인이 과거를 보러 상경하다가 무이산 천심사에 이르렀다. 그런데 갑자기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배가 아파 더 이상 걸을 수 없게 됐다. 그때 천심사의 승려들이 이를 발견하고 구룡(九龍) 암벽에서 찻잎을 따와 차를 달여 한 잔 주었다. 그것을 마시자마자 온몸이 가뿐해지고 아픈 배가 씻은 듯이 나았다. 그렇게 해서 그 문인은 무사히 과거를 보아 장원급제할 수 있었다. 그는 은혜에 감사를 표하기 위해 천심사에 다시 갔고, 그때 마시던 차를 가지고 돌아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황제가 똑같이 배가 아프다고 하는데 궁중의 어의도 속수무책이었다. 그 문인은 마침 천심사에서 가지고 온 차를 황제에게 바쳤다. 그것을 달여 마시자 황제도 씻은 듯 건강을 회복했다. 그 후 다시 천심사를 찾은 문인은 자신이 걸쳤던 홍포를 차나무에 덮어 주었고, 그 홍포를 벗기는 순간 차나무가 빨간색으로 변했다. 무이산에는 대홍포의 모수(母樹)가 여섯 그루나 있어서 모두 소중하게 가꾸고 있고, 그 모수를 보려는 차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했다. 무이산에는 장예모 감독이 제작·연출한 <대홍포 산수실경 쇼>가 근래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다. 2,000여 명의 관객을 수용하는 야외극장으로 관객이 앉아 있는 자리가 360도 돌아가면서 200여 명 이상이 출연하는 대규모 쇼가 펼쳐진다. 레이저빔과 조명으로 무이산의 우람한 실경 봉우리가 어둠 속에서 나타나고, 강가 숲으로 말이 달리는가 하면 한쪽의 거대한 무대에서는 무이암차에 얽힌 전설과 남송(南宋)시대의 화려한 춤과 노래가 이어진다. 80분 동안 관객의 자리가 두 번 360도 돌아가며 자연경관과 화려한 무대를 앉아서 돌아가며 즐기게 하는 착상이 놀라웠다. 인구 21만 명밖에 안 되는 시골 소도시에서 비싼 입장료(한 사람 218위안(한국 돈 4만 원))에도 불구하고 연일 객석을 꽉 채운다는 사실이 불가사의하게 여겨졌다. 중국이니까 되는 중국적인 것일까. 차산업과 무이산 관광이 나날이 발전해가는 것에 비해 주자학의 주희(朱熹) 선생 유적지 관리에는 너무나 무관심하고 소홀했다. 솔직히 실망했다. 주희 선생의 묘소와 그 어머니 묘소는 작은 자갈돌을 모아 쌓은 봉분으로 그나마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풀이 나지 않는 묘역이니까 특별히 돌보지 않아도 외양은 그런대로 유지할 수 있는 것 같았다. 주희 선생이 살았다는 주자고거(朱子故居), 무이산 자연공원 초입에 세워진 무이정사(武夷精舍)는 건물이나마 유지되고 있었으나 찾아오는 사람도 드물었고, 관리도 썰렁했다. 말년에 강학을 했다는 고정서원은 거의 버려진 것과 다름 없었다. 어린 시절에 수학했다는 병산서원, 홍현서원을 비롯한 유적지는 겉모양만 보일 뿐 주희 선생을 기리며 관리하는 것 같지 않았다. 이번에 같이 간 일행 중에는 주자 주희 선생의 32대손인 주덕화(朱德和) 평화사 대표 내외분이 조상의 유적지를 찾은 남다른 감회와 감사의 뜻을 보였다. 그러나 소홀한 관리에는 못내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한국의 신안(新安) 주(朱)씨는 주희 선생의 후손으로, 칭기즈칸의 몽골군이 원(元)나라를 세우고 주자학을 배척하는 바람에 고려 때 한국으로 망명하여 정착했다는 것이다. 주희 선생 묘소 근처에는 한국의 신안 주씨 중앙종친회에서 참배하고, 적지 않은 돈을 기증했다는 기념비석이 세워져 있었다. 글·사진_ 김용원
  • [책꽂이]

    ●프로세일즈의 조건(최광돈 지음, 이담북스 펴냄) 22년간 영업 일선에서 고군분투한 저자는 무조건 열심히만 하면 되는 영업의 시대는 갔으며, 성공하려면 알고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1만 6000원. ●선택의 과학:뇌과학이 밝혀낸 의사 결정의 비밀(리드 몬터규 지음, 박중서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 의사 결정 연구의 권위자가 우리 뇌에서 일어나는 선택 과정을 뇌과학으로 설명한 책. 2만원. ●도시 개발, 길을 잃다(김경민 지음, 시공사 펴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인 저자가 화려하게 출범했으나 그에 걸맞은 성과를 내지 못한 국내 대형 건설 프로젝트의 폐해를 파헤쳤다. 1만 3800원. ●꾀꼬리와 국화(이숭원 엮음, 깊은샘 펴냄) 위대한 시인 정지용(1902~1950)의 산문 글솜씨를 엿볼 수 있는 책. 2만 3000원. ●소설 읽는 방법(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양윤옥 옮김, 문학동네 펴냄) 1999년 24살에 최연소로 아쿠타가와 상을 받은 일본 천재 소설가가 소설 감상법에 대해 썼다. 1만 2000원. ●시, 나의 가장 가난한 사치(김지수 지음, 페이지원 펴냄) 패션 잡지 ‘보그’의 편집자가 시와 관련해 쓴 에세이. 인생에 위로가 된 시 50편과 저자의 삶을 엮었다. 1만 1800원.
  • 강성연 내년 1월 웨딩마치

    배우 강성연(35)이 동갑내기 재즈 피아니스트 김가온과 내년 1월 7일 서울대학교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강성연의 소속사 측은 “두 달 전 요리 프로그램 ‘푸드 에세이’ 촬영차 들렀던 재즈 클럽에서의 만남이 본격적인 교제의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예비 신랑인 김가온은 서울대와 미국 버클리 음대 출신으로 백석예대 실용음악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 [여행가방]

    ●새달1~3일 경주서 한류드림페스티벌 한국 방문의해 위원회(위원장 신동빈)는 10월 1~3일 경주에서 경북도·경주시와 공동으로 ‘2011 한류드림 페스티벌’을 연다. 첫날인 10월 1일에는 청사초롱을 들고 안압지와 첨성대 등 주요 신라 유적지를 돌아보는 신라역사달빛기행이 진행된다. 이튿날엔 초기 한류 주역인 배우 류시원의 팬미팅이 개최된다. 축제 마지막 날인 3일에는 전 세계 한류팬들이 참가하는 ‘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의 최종 결선 무대가 열린다. 국내 최정상급 18개팀이 참여하는 한류드림콘서트도 함께 진행된다. 한국 방문의 해 홍보대사인 소녀시대와 동방신기, 2PM, 샤이니, missA, GD&TOP, 세븐, 시크릿, 제국의아이들, 다비치, 포미닛, 비스트, 지나, 티아라, 씨스타, 엠블랙, 인피니트 등 한류 스타들이 참여해 화려한 공연을 펼친다. 또 데뷔 20주년을 맞는 가수 김건모가 스페셜 게스트로 출연한다. 홈페이지 www.hallyudreamfestival.or.kr 참조. ●커피와 여행 에세이 공모전 유레일 그룹은 16일부터 10월 15일까지 커피와 여행 에세이 공모전을 진행한다. 커피와 여행에 얽힌 갖가지 추억과 경험을 A4 2장 분량으로 작성해 유레일 한국홍보사무소 (goEurail@naver.com)와 스타벅스 커피 코리아(coffeetogo@iStarbucks.co.kr)에 이메일로 제출하면 된다. 1등 1명은 유레일 글로벌 패스(기차 탑승 15일), 2등 2명은 유레일 글로벌 패스(기차 탑승 10일), 3등 3명에게는 유레일 셀렉트 패스 3개국(기차 탑승 5일) 1장씩을 제공한다. ●인천관광공사 초가을 여행지 3선 인천관광공사는 멋진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초가을 여행지 3곳을 선정했다. ‘꽃보다 남자’에서 구준표와 금잔디가 첫 키스를 한 을왕리해수욕장과 해질 녘 풍경이 빼어난 고려산 낙조봉, 너른 백사장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장봉도 가막머리 낙조대 등이다. ●홍성·청양서 알밤 줍고 새우 맛보고 우리테마투어는 충남 홍성 남당리 대하축제장을 찾아 대하 소금구이를 맛보고, 청양 칠갑산에서 토실토실한 알밤을 주워 보는 당일 일정 여행상품을 선보였다. 알밤 줍기는 1인당 1.5㎏까지 가능하다. 10월 30일까지 매주 토·일요일 서울시청에서 버스로 출발한다. 2만 9900원. (02)733-0882.
  • ‘아프니까 청춘이다’ 김난도 교수 ‘희망장학금’ 1억원 기탁

    서울대 김난도(48) 소비자아동학부 교수가 대학 측에 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위한 ‘희망장학금’ 1억원을 기탁했다. ‘희망장학금’은 가계소득 하위 50% 학생의 등록금과 차상위계층 이하 저소득층 학생의 생활비, 해외 수학 비용 등을 지원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김 교수는 “배움에 집중해야 할 학생들이 생계형 아르바이트로 내몰리는 상황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기부에 참여하게 됐다.”면서 “더 많은 학생을 도울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출간 8개월 만에 100만부의 판매고를 기록하고 30주간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 1위에 오른 에세이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저자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건축 방랑자 유럽 순례기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여행의 기본’쯤 되는 명제다. 모르면 보고도 못 본 것과 다름없다. 건축물이 특히 그렇다. 한 나라의 역사나 문화 등은 교과서나 귀동냥으로 들은 얕은 지식으로나마 얼추 얼개 정도는 꿰맞출 수 있지만 건축물은 여간 생경하지 않다. 그저 거대함에 대한 외경이거나, 화려함에 대한 감동 정도에 그친다. 그러니 눈뜬 장님이 될 수밖에. 나라 밖을 여행할 때 이국적이라고 느끼는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가 건축물인데 말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유럽 방랑 건축+畵’(최우용 지음, 서해문집 펴냄)는 꽤 유용한 여행서적의 범주에 넣을 수 있겠다. 서른 살 젊은 건축가의 인문학적 ‘건축 방랑’ 에세이다. 독일의 아헨 대성당부터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핀란드, 체코 등 유럽 10개국 40여개 도시와 80여곳의 건축물을 순례했다.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노트르담 대성당과 루브르 박물관은 물론 스페인의 세계적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의 건축물, 현대의 건축 철학에도 여전히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르 코르뷔제의 ‘빌라 사부아’, 전설적인 건축가 알바 알토의 공공건축물 등 젊은 건축가의 눈에 비친 다채로운 건축의 세계가 펼쳐진다. 책은 자유분방하다. 건축물이 담고 있는 건축 철학은 물론 근·현대를 아우르는 역사와 각국의 독특한 문화, 그리고 정치적 이념까지 넘나든다. 저자의 발걸음도 교회와 대성당, 박물관, 미술관 등은 물론 공원과 요양원, 심지어 공동묘지까지 찾아 간다. 이처럼 거리낌 없는 관조가 가능했던 것은 필경 저자가 ‘설계와 시공이 동시에 이뤄지는’, 숨막히는 ‘공사판’을 떠나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여행이었기 때문일 게다. 책은 건축이란 무엇인가, 사람들의 삶터는 어떠해야 하는가, 도시는 어떻게 설계되어야 하는가, 우리의 삶의 양식은 이대로 괜찮은가 등 건축을 둘러싼 인문·사회과학적 성찰을 녹여내고 있다. 지속가능한 건축을 꿈꾸는 것은 곧 지속가능한 도시와 삶의 양식을 디자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에 대해 “건축은 자의적 해석으로 가득 찬 소통 불가능한 언어의 ‘고립된 자폐적 작품’이 되기 이전에, 우리의 삶과 얼마만큼 조화롭게 밀착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기념사진 수준을 뛰어 넘는 사진과 저자가 직접 묘사한 건축물 스케치 등의 콜라주적 편집도 돋보인다. 아울러 책 말미엔 세계적인 건축가 ‘소개와 건축기행을 위한 쏠쏠한 여행 정보들을 정리해 뒀다. 1만 8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의정부 美기지 반환 지역개발 ‘호재’

    경기 의정부시가 주한미군 반환기지를 대학유치와 근린공원, 광역행정타운 등의 건설 등 지역개발의 호재로 삼았다. 8일 의정부시와 경기북부청에 따르면 의정부시 관내 6개 미군이전 부지에 대해 4년제 대학교 2개소와 광역행정타운, 대규모 근린공원, 의정부 동~서 지역 간 연결도로 등이 건설된다. 우선 금오동 일원에 위치한 캠프 에세이욘은 최근 을지재단과 양해각서(MOU)를 체결, 5310억원 규모의 을지대학 의정부 캠퍼스와 부속 대학병원이 조성될 계획이며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부지매입이 착수될 예정이다. 또 의정부역 앞에 위치한 캠프 홀링워터는 지난 7월 국비 674억원을 추가로 확보, 대규모 근린공원을 조성할 계획으로 올 하반기부터 부지매입과 설계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어 의정부시 동~서 교통의 장애물이었던 가능동 일원의 캠프 라과디아는 ‘2009년 도로개설사업’이 착수돼 올 10월 완료될 예정으로, 이는 주한미군 반환기지 개발사업 중 전국 최초로 주민들에게 되돌아가는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밖에도 금오동에 위치한 캠프 카일, 시어즈에는 경기도경찰청2청사, 국립농산물품질관리연구원 등이 들어서는 광역행정타운이 조성 중이며 고산동에 위치한 캠프 스탠리에는 건국대 의정부캠퍼스가 조성될 예정이다. 경기북부청 관계자는 “의정부시 주한미군 반환기지 개발사업이 완료될 경우 지난 60여년간 미군기지 때문에 여러가지 제약을 받았던 주민들에게 희망의 청사진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반환 미군기지 개발이 지역발전에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자유 찾아 사선을 넘다 동독 탈출 40년의 기록

    자유를 향한 질주, 인간성을 되찾기 위한 투쟁. 탈출을 이렇게 정의할 수 있겠다. 유사 이래 수많은 이들이 탈출을 통해 자유의 땅을 밟았다. 북한 주민의 ‘탈북’처럼 베를린 장벽이 존재했던 동독에서도 40년간 탈출이 잇따랐다. 인구 1700만명의 20%가 넘는 350만명이 총알이 빗발치는 사선(死線)을 넘었다. 서울신문 베를린 특파원과 사회부장, 출판국장을 거치며 30년간 일선을 누빈 언론인 이기백씨가 동독 탈출의 기록, ‘공화국 탈출’을 엮어냈다(에세이퍼블리싱 펴냄). 땅굴, 열기구, 장갑차, 수중스쿠터, 잠수정 등을 이용한 흥미로운 탈출 사례가 책에서 눈을 쉽게 떼지 못하게 한다. ‘도쿄 작전’은 1964년 10월 베를린장벽 10m 아래 지하에 길이 145m의 땅굴을 뚫어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처럼 사흘 동안 동독인 57명이 탈출한 작전의 암호명이다. 당시 24세의 법대 학생으로 이 작전을 기획하고 탈출한 슈렌부르크(70) 박사는 “장벽 설치는 반인간적인 중대한 범법행위였다.”고 말한다. 1979년 9월의 어느 날 새벽 1시 30분 슈트렐칙과 베첼 일가족 8명은 열기구를 타고 동독을 탈출했다. 한번의 실패 후 재시도한 ‘야간 비행’에서 그들은 무사히 서독 남부 바이에른주의 나이라에 안착할 수 있었다. 베트케 3형제가 차례로 동독을 탈출하는 데는 15년이나 걸렸다. 첫째 인고는 1975년 5월 한밤중에 공기 매트를 타고 엘베강을 건넜다. 둘째 홀거의 탈출은 홍콩 영화의 한 장면 같다. 1983년 4월 어느 날 홀거는 동베를린의 한 건물에서 서베를린의 건물로 밧줄을 연결한 화살을 쏘아 강철 로프를 연결했다. 이 로프를 타고 장벽을 넘는 데는 단 10초도 걸리지 않았다. 셋째 에그벨트의 탈출은 더 극적이다. 1989년 5월 먼저 탈출한 두 형이 경비행기를 몰고 동베를린으로 넘어가 동생을 태우고 온 것이다. 버스 사업을 하는 한스 바이드너가 탈출한 때는 1962년 크리스마스였다. 2차대전 때 탱크 운전병이었던 그의 아이디어는 버스를 장갑차로 개조하는 것이었다. 개조된 장갑차로 국경을 넘어 돌진할 때 경비병들은 총을 쏘아댔으나 철판을 뚫지는 못했다. 뵈트거는 소형 엔진에 스크루를 연결한 수중스쿠터를 직접 만들어 1968년 9월 바닷물을 가르고 서독으로 탈출했다. 그가 제작한 수중스쿠터는 발명품으로 인정돼 오늘날 다양한 수상스쿠터로 개발, 이용되고 있다. 같은 체제였지만 동독은 북한보다 덜 억압적이었다. 제한된 동서 왕래도 있었다. 북한 주민의 탈출 열망은 동독인들의 그것보다 훨씬 강할 것이다. 북한 탈출에 성공한 사람은 현재 2만명 정도다. 이 책은 탈북이라는 말에 무감각해져 가는 우리에게 탈출과 자유, 그리고 통일에 대한 생각을 다시 일깨워 준다. 1만 8000원. 손성진 사회 에디터 sons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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