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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런던올림픽 오심을 바라보는 자세/문소영 문화부 차장

    [데스크 시각] 런던올림픽 오심을 바라보는 자세/문소영 문화부 차장

    “힘없는 나라의 백성은 어디 가도 서러움을 받는다.” 충남 부여군의 한 음식점에서 머리카락이 하얀 노인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보던 신문을 옆으로 밀어놓았다. 그는 이제 주방에서 막 가져온 김이 무럭무럭 올라오는 콩나물 국밥을 먹을 참이다. 아마도 그는 런던올림픽에서 박태환 선수가 수영 자유형 400m 예선에서 1등을 하고도 심판의 오심으로 실격처리됐다는 기사와 유도 남자 66㎏급 조준호가 8강에 올랐지만, 심판의 판정 번복으로 판정패해 억울하다는 식의 기사를 신문에서 읽었을 것이다. 아침 시간이라 식당에는 식사 팀이 두 팀밖에 없었고 그 노인의 발언은 귀에 쏙~ 들어왔다. 귀에 쏙 들어온 이유는 맞장구를 치려는 마음이 생겨서가 아니었다. 뭔가 어색하다고 느껴진 탓이다. 88서울올림픽 때 미국의 로이 존스 주니어가 복싱 라이트미들급 결승에서 압도적인 경기를 펼치고도 한국의 박시헌에게 판정패당했던 것은 미국이 힘없는 나라였기 때문이었나? 뭐 이런 생각이 느닷없이 튀어올랐다. 여름 휴가지에서 TV 생방송을 더 열심히 챙기고, 박태환의 실격 동영상이 스마트폰으로 무제한 반복 제공되면서 왜 ‘실격’ 판정이 내려진 것이냐며 의아해했지만, 오심의 이유를 힘없는 나라의 백성 탓이라고는 떠올려보지 않았다. 또 10대인 청소년 여행 동반자는 박태환에게 실격을 선언한 심판이 중국계라는 루머가 카카오톡으로 물밀 듯이 쏟아지자, 중국을 비난하는 등 아시아 국가들 사이의 고질적인 불화를 재현했기 때문에 더욱 그런 생각을 못했다. 70세 안팎으로 보이는 그 노인과의 나이 차이를 가늠해 보고, 서로 살아온 세상이 다르고, 경험이 다른 만큼 생각도 다르겠구나 했다. 40대인 소설가 김연수는 최근 펴낸 에세이 ‘지지 않는다는 말’에서 일제강점기를 경험한 70대인 그의 아버지가 국가대항 축구경기를 결연한 표정으로 보다가 우리나라가 선제골을 먹으면, 보던 TV를 끄고 결과를 더 돌아보지도 않은 채 돌아누워 힘없는 목소리로 “졌다, 졌어.”라고 했다고 써놓지 않았던가. 다른 한편으로 언론들이 ‘힘없는 나라의 백성’이라는 트라우마를 불필요하게 자극한 것은 아닐까 하는 분석을 해봤다. 휴가지에서 돌아와 여러 신문을 펼쳐놓고 비교해 보니 ‘역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언론들은 한국이 세계 15위 수준의 교역국가이거나,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개최로 국격이 높아졌다는 식의 불편한 자랑을 늘어놓다가도, 스포츠에서 과도하게 피해의식을 조장하곤 한다. 일제강점기나 1950년 한국전쟁 직후부터 보릿고개를 힘겹게 넘어야 하던 1960대, 아니 최근까지도 국가대항 스포츠는 그저 스포츠가 아니라 전쟁에 가까운 것이고, 그렇다면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 한국인들은 달라졌다. 언론이 찌질하게 100년 전 사고로 뒷북을 때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박태환이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따고,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가 피겨스케이팅에서, 모태범·이승훈·이상화가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우리는 올림픽 금메달에 대해 제법 쿨해졌다. 권투니 레슬링이니 하는 격투기 종목만이 아니라, 이른바 선진국형 금메달들이 나왔기 때문이다. 먹고살 만해진 결과가 스포츠에도 반영됐다고 흐뭇해했다. 금메달에만 환호하지 않고, 은·동메달에도 환호했다. 2~3년 전처럼 스포츠를 스포츠로 즐기는 자세로 돌아가야 한다. 우리가 경기의 승패나 금메달에 집착할 때는 주로 정치적으로 핍박을 받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어, 스포츠를 통해 위로받고자 하는 강력한 욕구가 생길 때였다. 그러나 최근 세계경제 불황이니, 애그플레이션 우려니, 깡통 아파트 속출, 자녀 진학 등의 고통과 불안이 금메달이 추가될 때마다 해소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다행인 것은 올림픽 축구팀이 런던올림픽의 주최국인 영국의 텃세를 극복하고 최초로 4강에 올라갔고, 6일 현재 한국은 목표 금메달 10개를 획득했다. 이제 나머지는 덤이니 편히 즐기자. symun@seoul.co.kr
  • 유통업계 인기끄는 ‘힐링상품’

    유통업계에서 불황의 징후가 짙게 나타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대형마트에서 마음의 위안을 주는 서적, 아로마 용품 등 힐링과 관련한 상품이 고객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한 불황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남성용품 매출이 급감했다. 상반기 이마트에서 판매된 도서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책은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로, 12주 동안 베스트셀러 1위 또는 2위를 차지했다. ‘방황해도 괜찮아(법륜 스님)’, ‘달팽이가 느려도 느리지 않다(정목 스님)’ 등의 치유에 관한 에세이가 상반기 베스트셀러 10권 가운데 절반을 차지했다. 힐링 용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이마트는 올해부터 ‘테라피 용품’코너도 운영 중이다. 백화점의 경우 힐링 열풍에 대해 발 빠르게 대처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전국 12개 점포에 혜민 스님 순회강연을 마련했고 가을학기 문화센터에 힐링 관련 강좌를 확대했다. AK플라자는 지난 여름정기세일 경품 이벤트 주제를 ‘힐링’으로 잡았다. 10만원 이상 구매 고객을 추첨해 벌인 이 행사의 1등상은 안마의자, 2등상은 아로마전신마사지였다. 대형마트에서도 여성용품보다는 남성용품이 더욱 고전하고 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7월 남성 의류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여성 의류가 2.2% 감소한 것과 대조된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30일 TV 하이라이트]

    ●인간극장(KBS1 오전 7시 50분) 19년 전, 열여섯 나이 차를 극복하고 결혼에 성공한 부부가 산 좋고 물 좋은 운수골에 들어와 산 지도 어느덧 17년째에 접어들었다. 그리고 3년 전, 사랑스러운 쌍둥이 남매 준서와 미소를 입양하면서 엄마, 아빠라는 값진 타이틀도 얻었다. 프로그램에서는 강원도 화천의 오지마을 운수골 쌍둥이네의 즐거운 여름이야기를 들어 본다. ●TV소설 사랑아 사랑아(KBS2 오전 9시) 태범(김산호)은 노경(오창석)에게 더 이상 널 의심하게 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승희(황선희)는 노경과 서진(오우정)이 양가 상견례를 한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한편 양자(김예령)가 소망병원에서 나오는 모습을 본 윤식(선우재덕)은 양자가 승아(송민정)를 보내 줬다고 의심하기 시작한다. ●골든 타임(MBC 밤 9시 55분) 지영을 찾아 무사히 수술을 시킨 재인과 민우. 지영은 감사의 글을 홈페이지에 올리고, 덕분에 민우가 친절 직원으로 뽑힌다. 공식 행사의 옷차림을 고민하던 민우에게 재인은 선우의 선물로 준비했던 넥타이를 선심쓰듯 빌려 준다. 한편 병원에 사표를 제출하고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던 인혁의 눈앞에서 교통사고가 일어난다. ●한국기행(EBS 밤 9시 30분) 통영에서 여수에 이르는 한려수도 300리 뱃길 중심에 자리한 사천과 남해. 그 바닷길에는 우리나라의 유일한 해상국도(국도 3호)로 알려진 창선·삼천포 대교가 있다. 1995년에 공사를 시작해 2003년 완성된 창선 삼천·포대교는 당시 건설교통부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서 대상에 선정되기도 했는데…. ●시네마 천국(EBS 밤 12시 5분) ‘강유정 신기주의 남녀상영지사’에서는 화려한 10인 배우들의 연기와 볼거리 영화 ‘도둑들’의 모든 것을 분석해 본다. 또한 ‘김종관의 무비에세이’에서는 진실과 거짓의 가치를 일깨워 주는 팀 버튼의 영화 ‘빅 피시’를, 목소리의 마술사 개그맨 김학도가 들려 주는 ‘CINE 메이킹’에서는 영화 ‘브레이킹 던 part 1’의 촬영 현장으로 들어간다. ●경찰 25시(OBS 밤 11시 5분) 일산 경찰서 강력팀에 한 남성이 찾아왔다. 술에 취해 깜빡 길에서 잠이 든 사이, 누군가가 바지를 찢고 지갑을 훔쳐 갔다는 것이다. 그런데 훔친 카드를 사용한 범인들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각기 다른 세 지역을 돌며, 사용한 카드 내역은 무려 20건에 달했다. 또한 이들은 카드 사용을 피하는 보통 범행과는 다른 대범함을 보였는데….
  • 하루키 30대에 썼던 산문집 5권 출간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30대 시절이던 1980년대 쓴 산문집 다섯 권이 문학동네에서 ‘무라카미 하루키 에세이 걸작선‘으로 나왔다. 하루키와 막역한 사이였던 일러스트레이터 안자이 미즈마루와 함께 작업한 책을 엮은 것이다. 그간 국내에서는 일부를 발췌한 앤솔로지 형식 등으로만 소개됐던 것을 이번에 모든 내용과 삽화를 원서의 차례에 맞췄다. ‘코끼리 공장의 해피엔드’를 비롯해 ‘밸런타인데이의 무말랭이’ ‘세일러복을 입은 연필’ ‘해 뜨는 나라의 공장’ ‘쿨하고 와일드한 백일몽’ 등이다. 하루키의 남다른 감성과 무심한 듯한 유머가 안자이 미즈마루의 아기자기한 삽화 속에 녹아있다.
  • [여행가방]

    ●곤지암리조트 ‘라그로타 스파클링 나이트’ 곤지암리조트의 동굴 와인 레스토랑 라그로타는 8월 26일까지 매주 금·토요일에 스파클링 와인을 무한정 제공한다. 샴페인 종류에 따라 ‘모에샹동’ 6만 5000원, ‘피오 체자레’ 4만 5000원, ‘코든 네그로’ 3만 5000원(세금포함 1인 기준)이다. (031)8026-5566. ●63빌딩 ‘63썸머 나이트’ 론칭 63빌딩은 ‘63썸머 나이트’ 이벤트를 벌인다. 오후 6시 이후 63빌딩의 모든 종합관람권을 구매할 경우 30% 할인된다. 관람 후 관람권을 응모함에 넣으면 추첨을 통해 메리어트 호텔 숙박권도 제공한다. 홈페이지(www.63.co.kr)에서 쿠폰을 다운받아 응모해야 한다. 다운로드 기간은 8월 26일까지다. ●쁘띠프랑스 ‘어린왕자 별밤캠프’ 경기 가평의 쁘띠프랑스는 1박 2일 동안 온 가족이 함께하는 ‘제1회 어린왕자 별밤캠프’를 26일~8월 9일 세 차례에 걸쳐 진행한다. 청평호에서 수상레포츠와 라이브 공연, 바비큐 파티를 즐길 수 있다. 또 천체 망원경으로 밤하늘도 관측하고, 프랑스 문화도 공부할 수 있다. 참가비는 55만원(4인 가족 기준)이다. 1인 추가 시 15만원. 홈페이지(www.pfcamp.com) 참조. ●사진 잘 찍으면 유레일 패스가 공짜 유레일 그룹은 스타벅스와 함께 ‘아름다운 우리 길’ 포토 에세이 공모전을 27일~8월 23일 벌인다. 스타벅스 신제품 ‘VIA’가 들어간 사진과 에세이를 유레일과 스타벅스에 이메일로 보내면 된다. 1등(1명) 유럽항공권+유레일 글로벌 패스(1등석) 등 푸짐한 상품을 준다. 홈페이지(www.EurailTravel.com) 참조. ●오크밸리 ‘스파클링 패키지’ 출시 오크밸리는 8월 30일까지 주중에 이용할 수 있는 ‘스파클링 패키지’를 판매한다(29일~8월 2일 제외). 숙박(1박)과 조식(2인), 식음 이용권(2만원), 수영장·음료 이용권(2인) 등으로 구성됐다. 14만 9000원부터. (02)553-6081. ●새달 1일 日 후지타관광 한국사무소 오픈 일본 후지타관광이 내달 1일 서울 명동에 사무소를 열고 한국에 대한 홍보를 본격 시작한다. 중국 상하이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두 번째다. 후지타관광은 도쿄 중심가의 특급호텔 ‘진잔소 도쿄’ 등 일본 전역에 50여개의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대형 호텔법인이다.
  • ‘글발’로 승부… 연예인 작가들 납시오

    ‘글발’로 승부… 연예인 작가들 납시오

    책 내는 연예인들이 두드러진다. 그런데 그들 ‘연예인 작가’ 글발 장난이 아니다. 과거에도 서점가에서 연예인 이름을 내건 책은 종종 있었다. 하지만, 주로 연예인 이름으로 장사하려는 뷰티, 여행집, 화보집 등에 국한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연예인 일과 일상에 대한 고백을 진솔하게 담아낸 에세이집을 통해 대중과 교감하려는 스타들이 눈에 띈다. 올 상반기에 선보인 가수, 배우, 방송인 등 연예인들의 책은 20여 종에 이른다. 케이블 채널 엠넷의 오디션프로그램 ‘슈퍼스타 K’ 시즌 3의 우승자 울라라세션의 리더 임윤택은 지난 15일 에세이집 ‘안 된다고 하지 말고 아니라고 하지 말고’를 펴냈다. 6개의 장으로 섹션을 나눠 구성된 이 책에선 임윤택의 꿈과 노력, 생각, 패션 등 그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수록돼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써온 일기를 바탕으로 내용이 구성돼 있으며 그의 좌충우돌 청소년기, 우울증 극복 사연, 암투병 등 성공의 이면에 자리한 고통을 드러내면서 성공하고자 노력해 온 과정 등을 통해 청춘들에게 힘과 용기, 긍정적인 마인드를 전하고 있다. 젊은 여성들의 아이콘 이효리도 작가 대열에 동참했다. 유기견 돕기 활동에 적극적인 그녀가 유기견 순심이를 통해 변화된 삶을 담담하게 그려낸 에세이집 ‘가까이’를 지난 5월 발간한 것. 그녀의 책은 7월 첫째 주 인터넷 교보문고 에세이 부문 베스트셀러 16위에 오르는 등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혜민 스님, 김난도 교수 등 쟁쟁한 에세이스트들 틈에서 거둔 성적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가난 때문에 기르던 강아지를 보신탕집에 팔아야 했던 어린 시절에서부터 채식을 하게 된 과정, 순심이와의 생활 등을 맛깔나게 그렸다. KBS2 주말극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국민 남편’으로 인기몰이 중인 배우 유준상도 20년째 써온 배우일지를 지난 5월 책으로 펴냈다. ‘행복의 발명’이 바로 그것. 소셜테이너 행보를 걷고 있는 배우 김여진도 에세이집 ‘연애’를 출간했다. 300페이지에 달하는 책 속에는 사회운동을 했던 대학시절부터 2011년 홍익대 청소노동자 사태와 한진중공업 노동자 해고사태 등 사회적 이슈들에 대한 기록 외에도 배우로서 겪었던 일과 사랑을 그렸다. 대세남 하정우도 연기와 가족, 일상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집 ‘하정우, 느낌있다’를 펴냈다. 그가 그린 그림 60여점과 솔직담백한 자기고백에서 그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3번째 산문집 ‘지지 않는다는 말’ 펴낸 소설가 김연수

    3번째 산문집 ‘지지 않는다는 말’ 펴낸 소설가 김연수

     이겼다의 반대말, 졌다. 그런데 사람들이 살면서 꼭 1등을 하려는, 남과의 경쟁에서 반드시 이기려고 사는 것은 아니다. 이기지도 않았지만 지지도 않은 상태도 있다. 소설가 김연수(42)의 6번째 산문집 ‘지지 않는다는 말’(마음의숲 펴냄)은 달리기를 하면서 시시각각 변화하는 심상을 보살피면서 시간을 늘려서 쓰는 방법을 터득한 사람의 이야기 같다. 이야기의 태반은 달리기와 관련한 글이다.  서울 광화문 근처 한 커피전문점에서 지난 17일 만난 작가 김연수는 책표지 날개에 달린 사진만큼 잘생기지 않았다. 그의 도회적인 문장들이 사금파리처럼 반짝 윤이 나지 않아도 오래 마음에 머물다가 떠나가듯, 김천 사투리를 쓰는 그는 적당히 수줍어하고 적당히 뻔뻔하고 해서 덜 부담스러웠다.  산문집에서 그는 늘 바람을 가르고 일산 호수공원을 달리고 있었다. 김연수는 소설가의 글쓰는 일 말고 그 이외의 생활에 대해서 쓴 것이라고 했다. 달리기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그 다음으로 책 읽기, 맥주 마시기 등등이다. 2002년부터 ‘빅이슈’ 등 다앙햔 잡지에 쓴 글들을 모았다. 1998년부터 달리기를 시작한 그에게 달리기는 소설 쓰기와 맞닿아 있다. 그러니까 그가 “매일 달릴 수 없어요.”라고 말하는 것은 “매일 소설을 쓸 수 없어요.”라는 말이고, “달리는 것은 어려워요.”라고 말하는 것은 “소설을 쓰는 게 어려워요.”라는 이야기다. 그러니까 그가 “40대는 달리기의 황금기다.”라고 말했다면 “40대는 소설 쓰기의 황금기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스물네 살에 문단에 데뷔해서 7권의 장편소설을 내고, 4권의 소설집을 묶어냈고, 에세이를 6권 썼다. 내년에 데뷔 20년인데 “많이 꾸준히” 써 왔다고 했다.  “20대에는 어떻게 하면 소설을 쓸 수 있을까 고민했다. 쓰고 싶은데 쓸 방법이 없었다. 그때는 소설을 쓰고 못 쓰고가 재능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재능이 있을 때 쓰고, 재능이 사라지면 못 쓰는 것이다라고. 그런데 달리기를 하면서 바뀌었다.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 달리는 어떤 사람으로 바뀌어야 매일 달릴 수 있다. 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연습에 얼마나 시간을 쏟아부었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었다. 마라톤대회 2주 전에 32㎞를 달리면 42.195㎞를 완주할 수 있다. 소설을 쓰는 데도 절대적인 시간이 들어간다. 그 시간을 못 채우면 못 쓴 작품이 나오고, 절대적인 시간을 채우고 나면 잘 쓴 결과물이 나온다. 단숨에 도달하고 싶다고 해도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세상은 인과의 사슬 속에서 움직이며, 우리의 삶은 장기적으로 평준화돼 간다는 것을 느낄 것이라고 덧붙였다.  책에는 비평가의 험담에 쓰린 마음을 끌어안고 밤잠을 못 자고 고민하던 스물일곱 살의 젊은 김연수가 있는가 하면, “사랑했지만 어쩌다 보니 헤어진 애인”의 이야기나, “살아오면서 이 인생에서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에 여러 번 상처를 입은” 순진한 김연수, 빵집 아들로 달력의 빨간 날에는 새벽까지 빵을 팔아대던 붉은 빰의 소년 김연수가 있다.  40대의 나이에 30대처럼 살면서 20대의 독자들과 호흡하는 김연수에게 연령과 달리기를 비교해 달라고 했다.  “10대는 달리기를 안 한다. 아예 달리기가 뭔지 모를 것이다. 20대에 장거리 달리기를 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20대는 전력질주를 하기 때문에 장거리를 못 달린다. 30대는 달리려고 했는데 왜 나는 걷고 있는가에 대해 고민을 할 것이다. 40대는 달리기의 황금기다. 전력질주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나이이기 때문에 기록도 제일 좋고, 달릴 수밖에 없다. 50대는 불안에 시달릴 것이고, 60대에는 달리기를 못 할 것이다. 최대한 늦게 뛰어야 빨리, 멀리, 오랫동안 뛸 수 있다. ”  우리의 인생으로 고스란히 연결되는 발언이다. 김연수는 “소설은 엉덩이로 쓰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잘게 시간을 조각내서 쓸 것인가, 365개로 조각을 내면 굉장한 소설이 나올 것 같다.”고 한다. 삶이 재능의 크기로 결정될 것도 아니고, 얼마나 질기게, 원하는 것을 향해 시간을 투자할 것인가에 달렸다고, 그러면 최소한 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한반도에 100년의 전쟁상태와 식민지를 겪은 아버지 세대들은 패배자가 되면 집에서, 학교에서, 사회에서 어떤 대접을 받는지 생생하게 경험했지만, ‘우리’는 다른 식으로 살아갈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글·사진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무슬림은 용변 본 후 왜 물로 닦는지 아시나요

    그녀(동정녀 마리아)가 말했더라. “주여! 제가 어떻게 아이를 가질 수 있겠습니까? 어떤 남자도 저의 몸을 스치지 아니했습니다.” 그가 말했더라. “그렇게 되리라. 알라께서는 원하시는 대로 창조하시니 어떤 일을 정하시고 있어라 말씀하시면 그렇게 되니라 하셨느니라.” ‘나의 이슬람문화 체험기’(한길사 펴냄)에서 소개하고 있는 코란의 한 구절이다. 예수가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태어났다는 기독교 성경의 내용과 똑같다. 인류 최초의 남녀인 아담과 하와가 ‘창조’됐다는 인식도 같다. 창조주가 ‘하나님’이 아닌 ‘알라’인 것만 다를 뿐이다. 그러다 보니 이슬람 문화권에선 동성동본은 물론 근친 간 결혼도 허용된다. 지구촌에 살고 있는 인류 모두가 한 부모에게서 태어난 형제 자매들이기 때문이다. 유교적 가치관이 지배하고 있는 우리의 풍속과는 사뭇 다르다. 책은 최영길 명지대 아랍지역과 교수가 36년 동안 겪은 이슬람을 담아낸 에세이다. 저자가 유학 시절부터 틈틈이 써 온 일기와 기록을 바탕으로 이슬람 문화를 재구성했다. 책을 관통하는 정신은 하나다. ‘이슬람 문화를 제대로 알자’는 것. 저자는 “모르는 것보다 잘못 알고 있는 게 문제”라며 “우리가 알고 있는 이슬람에 대한 정보는 역사나 정치, 문화유산 등에 한정돼 있지만 정작 필요한 것은 그들의 사고방식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슬람에서는 왜 수염을 기르는 청년이 예의 바른 사람으로 대접받는지, 무슬림이 용변을 본 후 왜 물을 사용해 닦는지, 서구 문명권에서 걸핏하면 조롱당하기 일쑤인 일부사처제가 왜 여성과 고아를 위한 제도인지, 이슬람 금융에서는 왜 이자를 받지 않는지 등 그들의 문화와 생각을 정확히 알아야만 지구의 4분의1을 차지하는 이슬람 세계와 우리가 진정한 동반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은 옳고 그름을 말하고 있지 않다. 유교와 기독교, 그리고 불교의 정신세계가 지배하는 우리의 잣대로 이슬람을 볼 경우 편견과 왜곡이 개입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예컨대 예수의 신성성을 믿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의 입장에서 예수를 무함마드와 같은 ‘예언자적 인간’이라며 사람의 범주로 끌어내리는 이슬람을 올바로 바라볼 수 있을까. 책은 이처럼 경향성을 띤 판단이나 분석 대신 이슬람 문화에 대응하는 실천적 방법 제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꼭 석유 등 자원 때문이 아니라 국제사회 여러 방면에서 이슬람과 조우할 기회가 많아지고 중요성도 커지는 상황에서 잘못된 인식은 더 이상 사소한 일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1만 7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유준상 “날마다 글 쓰며 위로받고 정신 차리죠”

    유준상 “날마다 글 쓰며 위로받고 정신 차리죠”

    2012년, ‘국민 남편’이란 칭호를 얻으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는 배우가 있다. 시청률 40%를 넘어서 ‘국민드라마’로 등극한 KBS 주말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넝쿨당)의 방귀남 역을 열연하고 있는 배우 유준상(43). ‘넝쿨당’의 인기로 CF 출연 의뢰도 넝쿨째 들어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는 그가 무대 위에 오른다. 뮤지컬 ‘잭 더 리퍼’. 4년 연속으로 출연하는 이 뮤지컬에서의 역할도 4년 연속 수사관 앤더슨이다. 다정다감한 국민 남편 방귀남에서 염세주의자 앤더슨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연기로 대중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그를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20년 써온 배우일지 엮어 에세이집 펴내 요즘 공연계에서 주연급으로 활약한 스타들이 하나둘 방송행을 택한 것을 비교해보면, 유준상의 행보는 완전 반대다. 유준상뿐만 아니다. 뮤지컬 ‘잭 더 리퍼’ 팀의 주연배우들 상당수가 그렇다. 다니엘 역의 안재욱도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빛과 그림자’에서 주연으로 활약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고, SBS 드라마 ‘유령’에서 ‘팬텀’이란 가명으로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악랄함을 맘껏 드러내는 배우 엄기준 또한 ‘잭 더 리퍼’에서 다니엘 역으로 활약한다. 하나의 공연으로 뭉치기 어려웠을 법한 이들 배우가 모이게 된 힘은 무엇일까. 유준상은 “다들 작업한 드라마 성과가 좋아서 기쁘다. 얼마 전 시파티(작품을 올리기 전 연습 시작에 앞서 배우와 연출진, 스태프 등이 여는 파티) 때 모였는데 너무 좋더라. 다들 ‘잭 더 리퍼’가 재공연된다고 하니까 흔쾌히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면서 “‘잭 더 리퍼’의 배우들은 다들 자신들의 이름을 걸고 하는 레퍼토리의 공연이라는 자부심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그와 뮤지컬 ‘삼총사’, ‘잭 더 리퍼’ 등의 작품에 함께 출연한 배우 신성우를 인터뷰했을 때 ‘준상이는 부드러운 리더십이 있는 아이다. 후배들과 선배 사이에서 중심축을 이루며 질서를 잘 잡아준다. 준상이 덕에 팀 분위기가 좋다.’는 말을 들었다고 하자 유준상은 “팀 분위기는 정말 중요하다.”면서 “공연도 사람들이 하는 일이라 즐겁지 않고 규칙이 없으면 무너진다. 그래서 지킬 건 지키되 재미있게 하자고 후배들을 독려하고 선배들을 잘 모시는 편”이라고 말했다. 최근 KBS ‘승승장구’에 유준상이 출연했을 때 몰래 온 손님으로 방문한 뮤지컬 배우 민영기가 털어놓은 일화도 유준상의 동료애를 진하게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민영기가 결혼 자금을 마련하려고 무리하게 공연 스케줄을 잡다 신종플루에 걸렸는데 유준상이 흔쾌히 민영기 대신 무대에 오른 것. 게다가 유준상은 자신이 받아야 할 출연료를 결혼 선물로 민영기에게 선물했다고. ●“쳇바퀴 돌듯 살지 않으려면 극복해야” 유준상은 배우일지를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20년간 써온 배우일지를 책으로 엮어 에세이집 ‘행복의 발명’을 발간했을 정도다. 그는 배우로서 살아가며 느끼는 점, 책과 영화, 공연 등을 보며 느낀 점, 고민, 깨달음 등을 매일 글과 그림으로 기록한다. 그는 “일지가 엄청 도움이 된다. 일이 잘 안 풀릴 때 주로 예전에 쓴 배우일지를 넘겨 보는데 신기한 건 몇 년 전의 고민과 지금의 고민이 비슷한 내용이더라.”라면서 “결국, 쳇바퀴 돌듯 살지 않으려면 극복하는 방법밖에 없더라. 글을 쓰면서 위로를 받고 정신을 차리게 된다.”고 했다. 기록하고, 채찍질하고, 나날이 발전하려고 하는 그의 모습에서 롱런의 비결이 엿보였다. 제2의 전성기를 맞은 그는 요즘 정신없이 바쁘다. 하지만 절대 지쳐선 안 된다고 스스로 주문을 건다. ‘준상이 너 지쳤어? 지친 거야? 아니지? 그럼. 아직은 아니지.’라고 자문자답하며 힘을 낸다고. 긍정적인 생각, 원만한 사회생활, 프로정신의 실천이야말로 배우 유준상이 제2의, 제3의 전성기를 누릴 수 있는 비결이 아닐까. 글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2012 정치를 말하다] “인지도·지지율 높여라” 각 진영, 후보 흥행 부심

    여야 대선 후보들의 진영이 캠프 활동을 본격적으로 개시하면서 각 진영마다 인지도 및 지지율 제고 등 후보 흥행에 부심하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 캠프의 키워드는 ‘국민행복’이다. 박 전 위원장이 핵심과제로 밝힌 경제민주화·일자리·맞춤형 복지를 실현하기 위한 정책을 가다듬고 국민들에게 알리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의 일정과 행보도 정책 키워드를 담은 콘셉트로 이뤄지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이 4·11 총선 때부터 “새누리당의 이념은 민생”이라고 강조했듯 각 분야의 정책공약을 통해 민생문제를 해결할 구상을 내놓을 방침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서민 중심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택시기사 체험 등 자신의 정치적 특허가 된 현장 투어를 위주로 민생을 챙기는 후보라는 이미지 제고에 열중하고 있다. 김태호 전 경남지사는 젊은 이미지를 앞세워 낡은 리더십과의 결별하는 세대교체의 주자를 자처하고 있다. 이번 경선에 단기필마로 나선 만큼 특기인 현장 연설을 무기삼아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호소력있게 다가가겠다는 전략이다.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이명박 대통령을 계승하는 후보’를 제시하며 지지율 제고에 방점을 찍고 있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빚 걱정 없는 우리가족’을 주요 슬로건으로 내걸고 가계부채를 해결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출마선언을 한 뒤 일찌감치 40여곳의 민생탐방을 마쳤고 소외된 이웃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정책을 다듬겠다는 계획이다. 민주통합당 후보들은 저마다 ‘타도 박근혜의 적임자’임을 내세우고 있다. 당내 여론조사 선두주자인 문재인 상임고문은 박 전 위원장의 대항마 지위를 고착시키는 한편 당내 경선의 역동성을 끌어올리는 것으로 자신과 당 지지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손학규 상임고문은 삶의 질 향상의 메시지가 압축된 ‘저녁이 있는 삶’을 키워드로 정책을 강조하며 ‘준비된 대통령 후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킨다는 방침이다.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이장 출신이라는 자신의 인생역정을 강조하는 것으로 대반전을 꾀하고 있다. 이들 빅3 외에 정세균 상임고문은 당내 기반에 비해 취약한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는 데 부심하고 있고, 김영환·조경태 의원과 박준영 전남도지사 등은 5명으로 압축될 예비경선(컷오프) 통과를 1차 목표로 당 안팎 지지표 확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범야권 후보로 거론되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에세이 발간과 ‘안철수 재단’ 출범을 계기로 본격적인 대선행보의 시동을 걸었다. 안동환·허백윤기자 ipsofacto@seoul.co.kr
  • 강준만 교수 ‘안철수의 힘’ 출간 “증오시대 끝낼 적임자”

    강준만 교수 ‘안철수의 힘’ 출간 “증오시대 끝낼 적임자”

    야권의 잠재적 대선 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에세이 출판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안 원장 측의 유민영 대변인은 17일 “안 원장이 집필 작업을 마무리하고 원고를 출판사에 넘겼다. 이 달 중에 책이 출판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출판을 맡은 김영사 관계자는 “교정과 디자인 등의 작업만 남았다. 책 제목은 저자와 상의해서 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적어도 이달 안에는 안 원장의 에세이가 서점에 진열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안 원장이 에세이 출판 시기에 맞춰 정치 참여에 대한 의사를 밝힐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 원장이 워낙 언론 노출이 적은 탓에 공개적 행사의 일종인 ‘출판’에 이목이 집중되는 것도 있지만 안 원장이 이 기회를 통해 진전된 입장을 나타내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가 당 경선 참여 여부를 밝히라며 ‘시한’으로 제시한 25일도 다가오고 있는 상황이다. 유 대변인은 “대선 주자가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 정책들을 담지는 않았다. 정치 참여 여부와 에세이 출판은 별개의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 안 원장이 대선 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지 세력들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강인철 전 순천지청장, 금태섭 전 대검 연구관,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전 대표 등에 이어 좌파 논객인 강준만 교수가 이날 펴낸 신간 ‘안철수의 힘’에서 공개적으로 안 원장을 지지하고 나섰다. 강 교수는 저서에서 “안 원장이 ‘증오 시대’를 끝내고, 공정 국가를 실현하며, 패러다임 전환을 추진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역설했다.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안철수 측 “이달 내 에세이 출간”…출마선언 카운트다운?

    안철수 측 “이달 내 에세이 출간”…출마선언 카운트다운?

    야권의 잠재적 대선 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에세이 출간이 임박해지면 출판 시기에 맞춰 안 원장이 대선 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힐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안 원장 측의 유민영 대변인은 15일 “이번 주초에 원고를 출판사에 넘길 수 있을 것 같다. 이달 안에는 책이 출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책은 안 원장이 지난 5월 부산대 강연에서 밝힌 복지, 정의, 평화 등 세 키워드를 바탕으로 정치·사회 현안에 대한 생각을 정리한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안 원장이 에세이 출판 시기에 맞춰 정치 참여에 대한 의사를 밝힐지 주목하고 있다. 다음 달 초 출판 기념회를 열 경우 안 원장이 대선 출마에 준하는 언급을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안 원장 측은 “(출판 기념회는) 현재 계획에 없다.”면서도 “책을 탈고한 뒤 행사 개최 여부와 방식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유 대변인은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가 오는 25일까지 당 경선 참여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청한 데 대해서는 “근래에는 (안 원장이) 책 집필에 집중하고 있다. 정치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라 결심이 서야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안 원장에 대한 여야의 흠집 내기 발언에 대해 안 원장 측이 적극 대응하는 자세를 취하는 것도 안 원장이 대선 출마 쪽으로 결심이 기운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유 대변인은 지난 13일 새누리당 박근혜 경선캠프의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이 안 원장을 루이 나폴레옹에 빗대 비난한 데 대해 이례적으로 공식 논평을 내고 “홍 위원장의 발언은 두려움의 표현이다. 이런 낡은 정치 행태 때문에 국민은 새로운 변화를 갈망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순천지청장 출신 강인철 변호사와 대검 연구관 출신 금태섭 변호사,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 등 안 원장의 대선 행보를 돕겠다며 공개 지지 의사를 밝힌 인사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10일부터 대법관 인사청문회… 관전 포인트는

    고영한(57·사법연수원 11기) 법원행정처 차장, 김병화(57·15기) 인천지검장, 김창석(56·13기) 법원도서관장, 김신(55·12기) 울산지법원장 등 대법관 후보 4명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10일부터 4일간 진행된다. 고 후보가 청문회 첫날 ‘검증대’에 오른다. 이른바 ‘친재벌 판결’과 법원행정처의 관료화 문제 등에 질의의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 민주통합당 측 인사청문특별위 관계자는 “재판을 보조하는 역할을 총괄하는 행정처 차장이 대법관 후보 1순위가 되는 것은 법원행정처의 권한 집중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고 후보는 2009년 3월 서울중앙지법 파산수석부장 시절 태안 기름 유출 사고 재판에서 삼성중공업의 배상 책임을 56억원으로 묶은 ‘책임제한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 관계자는 “결론만 보면 친재벌처럼 보이지만 결정의 이유와 배경 등을 자세히 보면 단순히 기업에 유리한 판결이 아님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머지 후보들도 ‘친재벌·친기업 판결’ 논란을 비켜 가기는 쉽지 않다. 김창석 후보는 삼성특검이 기소한 이건희 회장의 삼성SDS 관련 배임 혐의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김신 후보는 한진중공업에서 크레인 농성을 한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에 대한 퇴거 및 사업장 출입 금지 가처분신청을 인용, 사회적 약자에게 불리하게 판결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후보들은 과거 다른 판결을 근거로 이러한 논란에 반박할 예정이다. 고 후보는 삼성테스코의 광진구 구의공원 내 민자사업 불허 판결과 BMW 등 수입 자동차 가격 담합 유죄 판결 등을, 김창석 후보는 삼성전자 소액 주주에 대한 손해배상책임 인정 판결 등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김신 후보는 불법 체류 외국인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 인정 판결을 사회적 약자를 보호한 대표적인 예라고 주장했다. 김신 후보는 종교 편향 논란에 휩싸였다. 에세이집에서 인도 지진에 대해 “지진은 하나님의 경고”라고 표현한 데다 “판결의 결재권자는 하나님”이라는 등의 발언을 한 것이 문제가 됐다. 김신 후보는 지진 발언과 관련해 “미숙한 표현을 사용했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위장 전입과 병역 논란 등도 빼놓을 수 없다. 검찰 출신의 김병화 후보는 ▲울산지청 근무 시절 부인 명의로 부산의 아파트를 구입하는 등 두 차례의 위장 전입 ▲공익근무요원이었던 아들의 서울중앙지법 근무에 대한 특혜 의혹을 사고 있다. 김 후보는 “공익요원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했다.”고 해명했으나 해당 공고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지자체 글로벌센터 ‘업그레이드’ 바람

    지난해 베트남에서 우리나라로 온 구엔(35)은 “얼마 전 갑자기 물이 안 나와서 한참 당황했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아파트 게시판에 단수 관련 공지가 붙었지만 한국어를 몰랐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은 140만명. ‘다문화’라는 단어가 빠르게 익숙해지고 있지만, 한국 정착이 쉽지 않다고 호소하는 외국인들이 많은 실정이다. 9일 서울·인천·경기 안산시 등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외국인 밀집 거주지역 지자체들이 ‘글로벌센터’를 설치해 외국주민 생활편의성 높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주거, 행정, 정보제공 등 기본적인 생활지원에서 그치지 않고 다양하고 톡톡튀는 프로그램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서울시는 2008년 ‘서울글로벌센터’(02-2075-4130)를 설립했다. 초기에는 한국어교실과 문화교육에 중점을 뒀지만 차츰 각국 요리대회, 카니발 등 외국인 활동공간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열린 벼룩시장에는 미국·러시아·코스타리카·필리핀 등 23개국 출신 180여명이 판매자로 참여해 시민들과 정감어린 교류를 이뤘다. 아울러 시내 7개(연남, 역삼, 서래, 이촌, 이태원, 영등포, 성북) 외국인 밀집지역에 ‘글로벌 빌리지센터’를 설치해 외국인 정착을 돕고 있다. 이곳에는 외국인에게 여전히 까다로운 신용카드·운전면허증 발급이나 계좌 개설, 위급상항 대처 등을 돕는 전문인력이 상주한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자리잡은 ‘IFEZ(인천경제자유구역청) 글로벌서비스센터(032-453-7661)’는 날로 늘어나는 외국기업과 근로자들에게 한국문화를 이해시키고 지역사회와의 교류를 넓히도록 2010년 개설됐다. 아파트와 지하철 등 찾아가는 외국어서비스와 기본적인 생활편의뿐 아니라 외국인 자치모임, 글로벌마인드 빌드업(build-up), 영어에세이 콘테스트 등 정주여건 개선을 위한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경기 안산시에 거주하는 외국인 4만 5000여명 가운데 70%가 코리안드림을 꿈꾸는 근로자다. 수도권에서 외국인 근로자가 가장 많다. 따라서 관련 민원이 끊이지 않는데, 안산시가 2008년 설치한 ‘외국인주민센터’(031-481-3301)가 해결사를 자처한다. 민원 대부분이 근로현장에서의 고충으로, 상담뿐만 아니라 노무사를 무료로 파견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외국인송금센터, 무료진료센터, 다문화 도서관, 글로벌아동센터 등을 통해 생활·문화기반도 제공한다. 아울러 다문화 소식지 ‘안산 하모니’와 생활&법률 가이드북을 발행하고, 8개 국어로 번역되는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등 외국인의 ‘눈과 귀’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한국미에 대한 열정… ‘혜곡 정신’을 복원하다

    서울 성북구 성북동에는 혜곡 최순우 박물관이 있다. 제4대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지낸 최순우(1916~1984) 선생이 세상을 떠난 뒤 그의 집은 도시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혜곡을 존경하던 이들은 소식을 접하고 십시일반으로 모금해 집을 구입했다. 그렇게 ‘시민문화유산 제1호’가 탄생했다. 사람들이 이 집에서 지키고자 했던 것은, 오래된 나무 기둥의 감촉을 가진 후원과 혜곡이 김홍도의 ‘단원도’를 재현한 마당의 괴석, 집안 곳곳에 놓인 옛 문갑과 탁자, 그가 개성집에서 보고 자란 아름다운 옹기들이 놓인 장독대 등 곳곳에 깃든 그의 정신과 메시지였다. 소설가이자 칼럼니스트 이충렬은 “아름다운 한옥이 아니라, 한국미를 궁구(窮究)했던 혜곡의 고뇌가 담긴 위대한 유산”이라고 말한다. 그가 ‘혜곡 최순우, 한국미의 순례자’(김영사 펴냄)를 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설적인 박물관인이자 미술사학자로서, 개성박물관 말단 서기에서 제4대 국립중앙박물관장에 올라 현장에서 순직하기까지, 혜곡이 보여준 한국미에 대한 애정이나 노력, 뚝심 등 삶의 자세는 시대를 초월해 본받을 만하다.”고 덧댔다. 저자는 혜곡 정신을 복원하기 위해 8년 전부터 자료를 모았다. 혜곡이 1947년 9월 서울신문에 발표한 ‘개성 출토 청자파편’부터 1984년 작고할 때까지 쓴 문화재해설 280편, 미술 에세이 205편, 논문 41편, 사료해제 86편을 읽고 또 읽었다. 혜곡의 유족은 물론 그의 집에서 하숙하던 학생들까지, 발자취를 따라갔다. 책은 1962년 1월 프랑스 파리 세르누치박물관에서 있었던 일화로 시작한다. 프랑스의 예술가이자 드골 정부의 문화부 장관이었던 앙드레 말로가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을 보고 매료된 현장이다. 저자는 “우리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린 혜곡의 삶을 가장 상징적으로 드러내기 때문에 이 이야기를 가장 먼저 꺼냈다.”고 했다. 세계 예술의 지성이라 불린 말로의 감탄에 대비해, 혜곡이 우리 문화가 정작 한국에서는 인정받지 못한 서글픔에 휩싸이는 모습이 실로 그래 보인다. 책은 이어 혜곡의 출생부터 순직까지 일대기를 차근차근 풀어낸다. 송도고등보통학교를 다닐 때 조선미술사학의 개척자이자 자신의 스승이 된 고유섭 개성부립박물관장을 만난 일, 6·25전쟁이 발발한 다음 날 포연이 자욱한 틈새에서 수위부장과 밤새 박물관의 중요서류를 포장한 긴박했던 사건, 1955년 국립박물관의 덕수궁시대가 열린 배경, 1957년 처음으로 우리 국보의 미국 순회전이 열린 이야기 등이 빼곡하다. 한국 근현대문화사의 주요 사건과 현장을 담은 진귀한 사진 70여장이 더해져 책은 박물관사로도 가치가 있다. 무엇보다도 책에서 살아난 혜곡에게서 한국 문화의 역사와 정체성, 고유성을 깨닫는 데 큰 의미가 있다. 1만 8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부고] ‘해리가 샐리를’ 작가 노라 에프런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고전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1989)의 시나리오 작가인 노라 에프런이 26일 밤(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서 급성 골수성 백혈병의 합병증인 폐렴으로 숨졌다. 71세. 에프런은 남성이 지배해 온 미국 영화산업계에서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1993), ‘유브 갓 메일’(1998) 등 히트작을 잇따라 각본·연출하며 성공한 여성 영화제작자로 자리매김했다. 절친한 벗인 메릴 스트리프와 함께 작업한 ‘줄리 앤드 줄리아’(2009)가 유작이 됐다. 1996년 모교인 웨슬리여대 졸업식 연설에서 에프런은 “무엇을 선택하든 요조숙녀로 남지 말고 여성을 대표해 규칙을 깨고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이 되라.”고 후배들을 북돋웠다. 자신의 말대로 에프런은 할리우드에 머물지 않고 기자, 소설가, 에세이 작가, 희곡작가 등 전방위로 활약하며 미국 문화계를 이끌었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시절 백악관 인턴으로 일한 그녀는 뉴욕포스트 기자로 사회생활의 첫발을 뗐다. 최근까지도 미국 온라인 매체인 허핑턴포스트에서 대기자로 일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신문사랑 전국 NIE 공모전

    한국신문협회(회장 김재호)와 한국언론진흥재단(이사장 이성준)이 ‘2012 신문사랑 전국 NIE 공모전’을 개최한다. 교육과학기술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전주페이퍼가 후원하는 공모전은 신문만들기, 올해의 학교신문, 신문스크랩(초·중·고등학생), 에세이 쓰기(대학·대학원생), NIE 지도교안 및 NIE 아이디어 제안(교사·일반) 부문으로 나누어 진행된다. 부문별 제출서류를 신문협회 홈페이지(www.presskorea.or.kr)에서 다운받아 작성한 후 작품과 함께 9월 4일까지 우편 또는 방문 접수하면 된다. 수상자는 9월 중순 발표되며, 시상 및 수상작 전시회는 10월 11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2012 대한민국 NIE 대회’ 행사와 함께 열린다.
  • 골목길 30곳 풍경과 거기에 사는 사람들

    우리에게 골목길은 무엇일까. 첫 번째로 떠오르는 말이 ‘만남’이겠다. 두 번째는 이것저것 다 합쳐 버무린 ‘추억’이라고 할 수 있겠다. 길은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않든 걷게 되는 곳이다. 골목길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아쉽게도 재개발 등에 의해 골목길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서울의 경우 더욱 그렇다. 자고 나면 하나둘 사라진다. 이제라도 서울의 숨은 골목을 들여다보면서 다시 한번 추억을 되새겨보면 어떨까. 바쁘다면 책으로라도…. 신간 ‘서울의 숨은 골목’(이동미 지음, 중앙books 펴냄)은 ‘일상이 곧 여행’이라는 화두를 던진다. 저자는 ‘골목’이라는 장소에 끌려 길을 나섰다. 그 길에서 만난 풍경과 사람들이 과연 무슨 말을 건네주었을까. 서울의 골목 속으로 떠나는 짧은 여정을 그렸다. 이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동안 서울의 골목 30곳을 걸으며 만난 풍경을 다채로운 언어로 표현하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인터뷰를 담은 골목 여행 에세이다. 봄에는 금호동, 성북동, 제기동 약령시장길, 면목동, 종로 순라길, 충무로, 사직단 뒷길, 대학로 골목길 등을 다녔다. 여름에는 피맛골, 신당동, 서래마을, 홍대 뒷골목, 이문동, 옥수동, 성내천, 한남동 등의 골목길과 함께했다. 가을에는 회현동, 정동길, 항동 철길, 동대문과 숭인동, 가회동, 후암동 등의 골목길을 다녔다. 그리고 겨울에는 중림동, 부암동, 아현동, 이화동, 공덕동, 답십리, 서대문 골목길 등의 정취를 더듬었다. 저마다의 계절별 특색으로 추억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1년 동안 조용히 서울의 골목을 뒤지며 골목 속의 따뜻함과 향기를 오롯하게 그리고 있어 정겹게 다가온다. 세련된 멋보다 푸근함, 깔끔함보다는 구수함이 느껴지는 골목을 찾게 되는 것은 어린 시절 담아두었던 풍경과 사람 냄새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골목이 더 사라지기 전에 이 책을 통해 골목의 흔적을 남겨놓았다는 점에서 눈길이 간다. 1만 4000원.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공교육 통해 누구나 나비처럼 날게 할 것”

    “공교육 통해 누구나 나비처럼 날게 할 것”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교육철학을 담아 직접 띄운 트위터 글과 구치소 생활을 하면서 쓴 옥중 편지를 모은 에세이집 ‘나비’가 11일 공식 출간됐다. 곽 교육감이 직접 붙인 제목 ‘나비’는 “한 마리 나비의 탄생은 인간의 성장과 교육과정을 그대로 상징한다.”는 뜻을 담았다. 유일하게 출판을 위해 새로 쓴 서문에는 “공교육 12년을 마치면 누구나 아름다운 나비가 돼 자유롭게 날게 할 것”이라는 소망을 실었다. 곽 교육감은 2010년 7월 교육감 취임 이래 온라인상에 올린 트위터 글과 교육감 후보 매수 혐의로 지난해 9월부터 5개월간 복역할 당시 부인에게 보낸 옥중서신 30여통을 각색 없이 그대로 옮겼다. 글에는 혁신학교와 학생인권, 교육청·학교 민주주의 등 교육감으로서 역점을 뒀던 서울 교육에 대한 개인의 소회도 담았다. 서문에서는 “교육계는 민주주의와 혁신을 낯설어했다. 교육행정은 관료주의와 권위주의에 길들여져 있었고 교육정책은 비교와 경쟁을 당연시했다.”며 취임 직후의 심경을 털어놓기도 했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에세이와 관련, 다음 달 열릴 대법원 판결에 앞서 취임 이후 2년간 자신이 추진해 온 서울교육정책을 되돌아보는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곽 교육감은 현재 항소심에서 징역 1년의 유죄를 선고받고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저자와 차 한 잔] 산행기 ‘괜찮다, 우리는 꽃필 수 있다’ 김별아 작가

    [저자와 차 한 잔] 산행기 ‘괜찮다, 우리는 꽃필 수 있다’ 김별아 작가

    나와 내가 다르지 않고 내 어리석음이 네 어리석음과 다르지 않으며, 내가 흔들리고 젖으면서도 희망의 불을 지피듯 너 역시 비바람 속에서도 줄기를 곧게 세우고 따뜻한 꽃잎을 피울 수 있으리라고 - 흔들리며 가는 삶 中 베스트셀러 ‘미실’의 작가 김별아와 산행(山行), 그것도 백두대간 완주라니. 안 어울릴 것 같지만 신선한 조합일 수 있겠다. ‘괜찮다, 우리는 꽃필 수 있다’(해냄 펴냄)는 부제-김별아, 공감과 치유의 산행에세이-에서 알 수 있듯 김별아의 산행 에세이다. 김별아(43)란 작가가 언제부터 산을 탔나. 책을 들추니 2010년 3월부터 2011년 11월까지 근 2년 백두대간을 다녔다. 그 전반부를 지난해 5월 에세이 ‘이 또한 지나가리라’로 묶었다. 이번에 나온 건 후반부를 엮은 2편 격이자 완결편. 백두대간 남쪽을 39개 구간으로 쪼개서 밟았던 산길의 자취를 미세하고 고운 언어로, 잘 다듬었다. 튀지 않으면서도 입맛을 돋우는, 깊은 향기를 오래 남기는 정갈한 음식을 대하는 느낌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이런저런 ‘백두대간 정복기’를 염두에 두고 산행의 힌트라도 얻으려 한다면 손에 들지 않는 편이 좋다. 김별아의 표현대로 ‘왕초보’ 산꾼의 산행기이기도 하지만, 감성 풍부한 20~30대를 거쳐 마흔한둘(산행을 했을 당시)의 인생 행로를 750㎞ 산행과 중첩시키면서 과거와 현재의 잔상과 현실을 솜씨 좋게 촘촘하게 짜넣은 웰메이드 인생 에세이여서다. “제 밑바닥을 드러내 보인 전편이 늘 스스로를 달달 볶거나 불안에 떨었던 산행을 담았다면 이번 것(‘괜찮다, 우리는 꽃필 수 있다’)은 종주가 절반을 지나 편안하게 써서 그런지 공감의 폭이 있는 것 같습니다.” 동네 뒷산도 오르지 않아 스스로를 ‘평지형 인간’이라던 김별아가 마흔이 넘어 백두대간 종주를 선언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지금껏 꺼리던 일과 정면으로 맞서보고 싶다는 것, 아들과 함께 산행하며 돈보다 값진 추억을 물려주고 싶다는 것, 내 운명의 삶터를 내 발로 밟아보고 싶다는 것 등이 있지만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고 한다. “강릉(김별아의 고향)이란 곳은 대관령에 가로막혀서 굉장히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곳이에요. 1987년 작은 도시들마저 들썩일 때도 우리 동네는 평화 그 자체였어요. 역사가 소문이었죠. 우리는 변방이구나 하는 느낌이었어요. 해서 (백두대간의 한 구간이기도 한) 저 ‘령’(嶺)을 넘자는 생각을 했어요.” 작가는 국립공원 소백산을 오르면서는 ‘행복’을 화두로 삼는다. “사람들은 대개 네 잎 클로버가 행운의 상징이라는 사실에 몰두해 그것을 찾으려 풀숲을 뒤지지만, 그보다 한 잎이 더 적은 평범한 세 잎 클로버가 행복을 의미한다는 사실은 알지 못한다.” 에세이 곳곳에 범상치 않은 이런 성찰을 만날 수 있어 덤을 얻는 기분이 든다. 어쨌건 김별아는 독하디독한 산꾼이 다 됐다. “백두대간 종주팀 50가족 111명, 그 중 우리끼리 ‘리얼 오리지널 개근 완주’라고 부르는 39차(에 걸친 산행) 완전 출석 완주자는 대장인 우린 아빠와 중 2 지혜와 아들 혜준이와 나, 4명뿐이다.”라고 했듯 한번도 빠지지 않고 20개월을 백두대간 완주에 꼬박 바쳤으니. “백두대간 종주를 두 번 하라면 안 할 겁니다. 세상에 좋은 산이 얼마나 많은지 알았으니까요.” 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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