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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구야, 눈대신 파란 잔디이불 덮어야지…”

    “친구야, 눈대신 파란 잔디이불 덮어야지…”

    “친구야, 너무 늦었구나.” 산(山)사나이들의 생사를 초월한 우정이 펼쳐진다. 한국을 대표하는 산악인 엄홍길(45·트렉스타)씨가 14일 생애 38번째로 히말라야를 찾아간다. 이번 등반은 정상에 오르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지난해 5월 계명대 개교 50주년을 기념해 에베레스트 원정을 떠나 등정에 성공한 뒤 산을 내려오다 숨진 박무택씨와 장민씨, 이들을 구조하기 위해 나섰다 유명을 달리한 백준호씨 등 3명의 시신을 찾기 위해서다. 특히 엄씨와 박씨는 지난 2000년 칸첸중가(8598m)에서 사선을 넘나드는 사투를 벌인 끝에 정상을 정복하는 등 히말라야 8000m급 봉우리를 4차례나 같이 올랐던 막역한 사이. 이들의 시신을 되찾기 위해 계명대 산악회를 중심으로 조직된 이번 등반대에 엄씨는 자신의 일정을 뒤로 돌린 채 흔쾌히 참가했다. 엄씨는 “올 봄에만 전 세계 25개 등반대가 에베레스트를 오르내릴 텐데 그 길목에 누워 있는 동료들의 시신을 차마 그대로 방치할 수가 없었다.”며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이번 등반은 정상 정복보다 오히려 더 힘들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산 지대의 험준한 지형과 악천후, 산소 부족으로 몸 하나 가누기 힘든 상황에서 기계의 힘이 아니라, 순수 사람의 힘으로만 시신을 운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박씨의 시신은 정상(8848m)으로 가는 8750m 암벽 구간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다른 2명은 정확한 위치가 알려지지 않아 수색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 앞서 엄씨는 지난 1월 말 한라산에서 시신을 운구하기 위한 훈련을 벌였고, 지난달에는 네팔로 건너가 사전 답사를 마치기도 했다.4억∼5억원에 달하는 경비는 포스코, 파라다이스 등 뜻있는 기업들의 지원으로 마련됐다. 엄씨는 “차디찬 눈 속에 잠들어 있는 동료들을 품에 안고 고향에 돌아올 수 있도록 대자연이 허락해줬으면 한다.”고 간절한 소망을 전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캠섹

    |오클랜드(뉴질랜드) 연합|뉴질랜드의 한 대학교수가 에베레스트 산을 찾는 외국의 모든 산악인들에게 베이스캠프에서 섹스를 자제해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뉴질랜드의 선데이 스타 타임스는 26일 랠프 페트만 빅토리아대학 교수가 에베레스트 산에서 애정행위가 문화적으로 얼마나 무감각한 것인지를 널리 알리기 위해 국제적인 항의 운동을 시작했다며 베이스캠프 섹스가 산을 신성시 하는 셰르파들을 분노케하는 행위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페트만 교수는 “셰르파들에게 산은 매우 신성한 것이나 산을 찾는 사람들은 속된 방법으로 대하고 있다.”며 지난 96년 에베레스트 산 눈사태로 8명이 목숨을 잃었을 때 셰르파들은 등반 직전 뉴욕에서 온 한 저명 인사의 무분별한 섹스 행위 때문에 불행이 일어난 것으로 주장했다고 전했다. 페트만 교수의 국제적인 항의운동은 세계에서 일어난 사건들에 대해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연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실시되는 것으로 페트만 교수는 모두 7개 사건에 대한 사례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 [삶과 경영 이야기] (31) 등산용품 31년 외길 강태선 동진레저 사장

    [삶과 경영 이야기] (31) 등산용품 31년 외길 강태선 동진레저 사장

    동진레저의 강태선(55)사장은 산을 오르면서 난관에 부딪힌 경영의 해법을 찾는다. 대기업과 수입 브랜드의 거센 공세에도 쉼없이 30년 외길을 걸어 국내 등산용품 전문기업의 최고봉에 올랐다. 경영자로서보다 히말라야 8000m 이상의 고봉(高峯)을 5곳 정복한 산악인이라는 점을 더 자랑스럽게 여긴다. ●좌절과 기사회생의 반복 강 사장은 제주도 서귀포 빈농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고향은 농사도 제대로 안되는 작은 마을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중문관광단지로 탈바꿈한 곳이다. 집에서 8㎞나 떨어진 초등학교를 가려면,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들이 목욕을 했다는 천지연 폭포를 지난다. 그는 “하루 2시간씩 등하굣길을 뛰고 달리며 친구들과 멱을 감는 게 하루 일과였다.”고 소개했다. 한라산도 수없이 오르내렸다.“나이가 들어서도 거뜬히 산을 오르는 것은 이때 다져진 체력 덕분”이라며 웃는다. 대학을 나와 은행에 취직했다.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격이어서 일에 취미를 붙이지 못했다. 대신 그를 잡아끈 것은 주말마다 빼놓지 않았던 산행이었다.20대 중반이던 1973년 서울 종로에 2평짜리 배낭 공장을 차렸다. 보증금 50만원에 월세 1만 5000원. 직원이래야 미싱사 한명과 자신뿐이었다. 당시에 등산은 사람들의 관심 밖이었고, 대학산악부의 활동이 전부였다. 코펠, 텐트, 배낭 등 등산장비라는 게 중고 군용품을 수리해서 쓰는 수준이었다. 이를 파는 곳도 전국 20곳뿐이었다. 그러나 그는 ‘사람들이 잘 살게 되면 건강을 위해 등산을 즐기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2년만에 보기 좋게 망했다. 좋은 제품을 만들 기술이 없고 장사에 경험도 없었기 때문이다. 미 군용 배낭을 본떠 면 배낭을 만들었다. 면이 최악의 배낭 소재라는 것은 나중에야 알았다. 재질이 약한데다 등에 흐르는 땀을 그대로 흡수해 버려 무겁고, 등산객의 체온을 빼앗기 때문이다. 또 ‘초짜’를 알아본 상인들이 그의 배낭을 납품받고도 물건값을 떼먹기 일쑤였다. 공장을 이웃으로 옮겨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그리고 본격적인 산행에 나섰다. 그는 “등산용품을 만들려면 등산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야 하고, 마음을 읽으려면 내 자신이 직접 산을 올라야 했다.”고 말했다. 낮에는 물건을 만들어 팔고 밤이나 주말에는 산에 올랐다.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산에 오르다 보니 과로로 병이 난 적도 한두번이 아니다. 하루에 두개의 산을 연이어 오른 적도 있다.‘등산객에게 가장 필요하고 편안한 물건이 무엇일까.’만 골똘히 생각했다. 시제품을 주변에 돌려 의견을 구했다. 우리나라는 70년대 후반부터 대한산악연맹을 중심으로 마나슬루(해발 8164m) 등 해외원정 붐이 일기 시작했다. 그도 78년 ‘거봉산악회’를 결성하고 엄홍길(산악인) 등을 회원으로 받아들였다. 강 사장이 질 좋은 장비를 만들자고 결심하는 계기가 된다.80년대에 들어서 야간통행금지도 해제됐다. 장거리 등산이 가능해진 것이다. 등산용품이 불티나게 팔렸다. 강 사장은 “전국의 산을 누비다시피 했기 때문에 이 산에 가면 이 장비가 필요하고, 저 산에 가면 이런 점에 주의해야 한다는 요령이 쌓였고 이는 단골 고객들에게 중요한 산악 정보가 되었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등반훈련을 시작했다.83년 몽블랑(4807m) 등정에 성공했다. 그러다 1991년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사형선고’와도 같은 조치를 발표했다. 산에서 취사 및 야영을 금지한 것. 그때까지 사람들이 산에 가는 이유는 맑은 공기를 쐬며 고기를 구워 먹고, 술도 좀 마시는 즐거움 때문이었다. 업계의 절반 정도가 문을 닫았다. ●산에도 패션이 있다 회사 규모를 줄인 뒤 괴로움 때문에 해외 원정에 더욱 몰두했다.93년 8월 엄홍길 등을 데리고 티베트의 초오유봉(8201m)과 네팔의 시샤팡마봉(8027m) 등정에 원정대장으로 나섰다. 강 사장은 “산을 오를 때 반드시 정복하겠다고 해서 정상에 서는 것이 아니라 한발한발에 힘을 주고 순간마다 최선을 다하다 보면 최고의 자리에 오른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그동안의 자신을 되돌아보고 발상을 전환했다고 한다.‘상품군을 바꾸자.’‘의류로 가자.’‘산에 패션이 있다.’ 등산복에 눈을 돌렸다.96년 국내 고유 브랜드인 ‘블랙야크’는 이렇게 탄생했다. 가볍고 공기가 잘 통하는 ‘고아텍스’ 소재를 등산복에 적용, 특허도 받았다. 그때까지 등산복은 청바지나 운동복이 고작이었다. 외국 유명기업의 브랜드도 쏟아져 들어왔다. 결국 우리나라 등산복의 역사는 10년도 채 안 된 셈이다. 시장 판도가 급격히 정리되면서 블랙야크는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98년 1월 중국 베이징에 직영 1호점을 개설했다. 브랜드는 ‘풍우설(風雨雪)’. 강 사장은 94년 산악연맹 부회장을 맡고 중국 등산협회와 자매결연을 맺으며 중국 사정에 익숙해졌다. 중국에는 히말라야 등정을 위한 외국인 원정대가 모여들어 전문 장비에 대한 요구가 어느 곳보다 큰 곳이다. 순식간에 직영·대리점이 19곳으로 늘었다.98년 10월에는 돈을 빌려 경기도 곤지암에 대규모의 등산의류·용품 물류센터도 지었다. 그런데 그만 외환위기가 터진 것이다. 회사 전체가 휘청거렸다. 그는 “두차례 위기를 겪으면서 이력이 붙었는지 곧 안정을 유지했다.”고 회고했다. 간신히 한숨을 돌려 2000년대를 맞자 사회적 분위기가 사람들이 산을 더 찾게 만들었다. 특수 소재에 대한 관심도 일기 시작했다. 특히 여성들의 사회참여가 늘면서 가정주부들의 건강과 미용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그는 “현재 등산복의 55%는 주부들을 겨냥한 제품”이라면서 “그만큼 주부들은 멋과 기능성만 갖추면 기꺼이 돈을 쓴다.”고 설명했다. ●산에서 배운다 “산이 왜 좋은가.”라고 묻자 강 사장은 “정상에 오르면 시야가 훤히 트여 매력적”이라고 대답했다. 산에 대한 말이 나오면 그는 얼굴까지 환하게 밝아졌다. 그는 “웅장하고 장점이 많은 산은 역시 설악산”이라고 말했다.‘악(嶽)’산이 다 그렇지만 작은 위험도 재미를 준다는 것이다. 그는 “산을 우습게 여기면 반드시 사고가 난다.”고 충고했다. 귀찮아도 항상 만반의 준비를 하고 산행에 나서라고 덧붙였다. 지난 84년 4월 북한산 등정에 나선 대학생들이 갑자기 불어닥친 비바람과 우박을 맞고 집단 동상을 입은 적이 있다.“초봄에 동상이 웬말이냐 하겠지만 날씨 변화에 대비하지 못한 것이 화를 불렀다.”는 것이다.71년엔 설악산에서 훈련중이던 등반팀은 눈사태를 당했다. 강 사장은 “서울 근교의 산에 가도 배낭에는 오리털 파커, 비옷, 보온병에 따뜻한 물 등을 꼭 갖고 다닌다.”면서 “격무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은 산에서 청하는 낮잠이 피로회복제”라고 권했다. 사람은 잠을 잘 때 눈 떠 있을 때보다 5배의 산소가 더 필요한데, 오전에 1∼2시간 산행을 한 뒤 가벼운 도시락을 먹고, 신문지에 싸서 들고온 차가운 캔 맥주를 마신 뒤 바위 등에서 1시간 정도 잠을 자면 일주일의 피로가 다 풀린다는 것이다. ●국산 브랜드로 대기업의 수입 브랜드에 맞선다 고유 브랜드 ‘블랙야크’의 야크는 티베트 등 고산지대에서만 사는 작은 덩치의 검은 소다. 겉모습은 어리숙해 보이나 60㎏ 이상의 짐을 지고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자유자재로 다니는 강인한 동물이다. 고산족들에게 살아서는 운송을 도맡고 죽어서는 고기, 우유를 제공한다. 긴털은 로프로 쓰인다. 히말라야 원정대에게도 믿음직스러운 짐꾼이다.93년 시샤팡마 원정때 눈병을 앓다가 발을 헛디뎌 절벽으로 추락한 작은 야크 한마리가 강 사장의 가슴 한 구석에 남아 브랜드로 삼았다. 온순하면서 주변 환경에는 강인한 야크를 본뜬 블랙야크를 강한 토종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런 점에서 강 사장은 대기업들의 태도에 불만이 크다.70년대 후반 해외원정 붐을 타고 국내에도 등산열기가 일자 선경, 삼성, 대우, 코오롱 등 대기업들이 자금력을 앞세워 등산용품 업계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다품종 소량생산이 특징인 등산용품에는 전문성을 키우지 못하고 2년만에 코오롱만 남고 나머지는 손을 들고 말았다. 그뒤 20년후인 90년대말에도 등산의류가 새로운 패션시장으로 등장하자 대기업들이 또 앞다퉈 수입브랜드를 도입해 돈을 벌고 있다는 것이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강태선 사장은 동진레저의 강태선(姜太善) 사장은 거의 맨몸으로 등산용품 생산에 뛰어든 지 31년만에 국내 최고의 토종기업을 키워냈다. 등산의류 브랜드 ‘블랙야크’를 비롯한 150여종의 등산용품을 생산, 연간 매출 800억원을 올리고 있다. 그의 경영철학에는 곳곳에 산이 묻어 있다. 좌절의 벽이 높을 때마다 산에 올라 기업경영의 전기를 마련했다. 그는 등반가 엄홍길 등과 함께 초오유, 시샤팡마, 안나푸르나, 캉첸중가, 에베레스트 등 히말라야의 8000m급 고봉(高峯) 5곳을 등정했다. 대한산악연맹 부회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중국에 19곳의 직영·대리점을 운영하고 있으나, 앞으로 지구촌 곳곳에 한국인의 발길과 함께 국산 토종 등산용품 브랜드가 퍼지길 바라고 있다.
  • [김보일의 영화속 수능잡기] 노인과 바다

    [김보일의 영화속 수능잡기] 노인과 바다

    지구의 최고봉이라는 에베레스트를 오르는 데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을 거야.1953년 에베레스트 등정에 처음으로 성공한 뉴질랜드인 에드먼드 힐러리는 그의 에베레스트 등정 5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6만 5000달러를 내고 경험 많은 가이드의 인도를 받아 산에 오르는 것은 등산이라고 할 수 없다.”라고.등산은 어디까지나 산과 인간의 싸움이라는 것이지. 산의 정상에 오른다는 그 결과 하나만이 중요하다면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도 되고 헬리콥터를 타고 오를 수도 있겠지.그러나 그것은 하인의 등을 타고 오르는 것이나 다름없지 않겠니?기술이나 자본의 지원을 받아 오르는 등산을 힐러리는 비난하고 있는 걸 거야.기술의 도움을 받아 오르는 등산은 놀이는 될 수 있어도 등산은 될 수 없다는 것이 힐러리와 같은 산악인들의 공통된 생각일 거야.그렇다면 등산은 과연 무엇이고 진정한 스포츠 정신이란 무엇일까? 등산은 자기와의 싸움이 아닐까?포기하고 싶고,주저앉고 싶지만,끝내 포기하지 않는 분투의 과정,바로 그 과정을 즐기는 것이 진정한 스포츠의 정신이 아닐까.목적지가 중요하다면 차를 타고 달려도 되지만 마라토너들은 고독하게 40㎞가 넘는 길을 고통스럽게 달려가지.과연 그 고통의 과정을 음미하고 즐길 수 없다면 마라톤이란 한낱 미친 짓에 불과할 거야.‘No Pains,No Gains’(고통이 없으면 얻는 것도 없다.)라는 말이 있듯이 그 고통의 과정을 음미하는 데에 어떤 인간적 깨달음이 있는 것이 아닐까. 고속철도는 서울과 목포와의 거리를 3시간 거리로 압축했지만 인터넷은 전세계를 눈 깜짝할 사이에 연결해주지.어떻든 기술은 손쉽게 어떤 결과에 인간을 도달하게 만들어주지.검색엔진은 백과사전을 뒤적이는 수고를 덜어주고,식기세척기는 가사노동을 줄여주었지.물론 이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야.하지만 반드시 결과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는 사람이 있어.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소설을 영화화한 (노인과 바다)에 나오는 산티아고라는 노인이 바로 그 사람이지.노인은 엄청나게 거대한 청새치와의 사투 끝에 이를 잡지만 상어에게 청새치를 빼앗기고 뼈만을 얻게 되지.그러나 산티아고는 패배한 것이 아니야.산티아고는 이렇게 말하지.“인간은 죽는 일은 있을 망정 패배하는 것은 아니다.”(A Man can be destroyed but not defeated.)그가 얻고자 했던 것은 결과가 아니라 분투의 과정이 아니었을까.진정한 스포츠맨십이란 그런 과정을 즐기고 음미하는 정신이 아닐까. 서울 배문고 교사 desert44@hitel.net
  • [김보일의 영화속 수능잡기] 노인과 바다

    지구의 최고봉이라는 에베레스트를 오르는 데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을 거야.1953년 에베레스트 등정에 처음으로 성공한 뉴질랜드인 에드먼드 힐러리는 그의 에베레스트 등정 5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6만 5000달러를 내고 경험 많은 가이드의 인도를 받아 산에 오르는 것은 등산이라고 할 수 없다.”라고.등산은 어디까지나 산과 인간의 싸움이라는 것이지. 산의 정상에 오른다는 그 결과 하나만이 중요하다면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도 되고 헬리콥터를 타고 오를 수도 있겠지.그러나 그것은 하인의 등을 타고 오르는 것이나 다름없지 않겠니?기술이나 자본의 지원을 받아 오르는 등산을 힐러리는 비난하고 있는 걸 거야.기술의 도움을 받아 오르는 등산은 놀이는 될 수 있어도 등산은 될 수 없다는 것이 힐러리와 같은 산악인들의 공통된 생각일 거야.그렇다면 등산은 과연 무엇이고 진정한 스포츠 정신이란 무엇일까? 등산은 자기와의 싸움이 아닐까?포기하고 싶고,주저앉고 싶지만,끝내 포기하지 않는 분투의 과정,바로 그 과정을 즐기는 것이 진정한 스포츠의 정신이 아닐까.목적지가 중요하다면 차를 타고 달려도 되지만 마라토너들은 고독하게 40㎞가 넘는 길을 고통스럽게 달려가지.과연 그 고통의 과정을 음미하고 즐길 수 없다면 마라톤이란 한낱 미친 짓에 불과할 거야.‘No Pains,No Gains’(고통이 없으면 얻는 것도 없다.)라는 말이 있듯이 그 고통의 과정을 음미하는 데에 어떤 인간적 깨달음이 있는 것이 아닐까. 고속철도는 서울과 목포와의 거리를 3시간 거리로 압축했지만 인터넷은 전세계를 눈 깜짝할 사이에 연결해주지.어떻든 기술은 손쉽게 어떤 결과에 인간을 도달하게 만들어주지.검색엔진은 백과사전을 뒤적이는 수고를 덜어주고,식기세척기는 가사노동을 줄여주었지.물론 이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야.하지만 반드시 결과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는 사람이 있어.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소설을 영화화한 (노인과 바다)에 나오는 산티아고라는 노인이 바로 그 사람이지.노인은 엄청나게 거대한 청새치와의 사투 끝에 이를 잡지만 상어에게 청새치를 빼앗기고 뼈만을 얻게 되지.그러나 산티아고는 패배한 것이 아니야.산티아고는 이렇게 말하지.“인간은 죽는 일은 있을 망정 패배하는 것은 아니다.”(A Man can be destroyed but not defeated.)그가 얻고자 했던 것은 결과가 아니라 분투의 과정이 아니었을까.진정한 스포츠맨십이란 그런 과정을 즐기고 음미하는 정신이 아닐까. 서울 배문고 교사 desert44@hitel.net˝
  • [기네스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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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망원인 50%는 말라리아 원충 학질모기를 통해 전파되는 말라리아원충 속(屬) 말라리아 기생충은 석기시대 이후로 모든 인류 사망 원인(전쟁과 사고 제외)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할 수 있다. 1993년 세계보건기구 통계에 따르면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지역에서만 매년 140만 명에서 280만 명이 말라리아로 사망한다고 한다. ●61개의 꽃이 핀 해바라기 1998년 9월 루마니아 수체아바주의 그리고레 클립은 61개의 꽃이 달린 해바라기를 재배했다. ●태양계서 가장높은 산 태양계에서 가장 높은 산은 화성에 있는 올림푸스몬스화산이다.정상은 주위 평원보다 27.35㎞나 솟아있는데 이는 에베레스트 산보다 3배나 더 높은 수치이다. ●지름 0.65㎜ 의료용 잠수함 1999년 독일의 마이크로텍 사는 길이가 4㎜,지름이 0.65㎜인 마이크로서브머린(체내용 잠수함)을 개발했다.이 서브머린은 컴퓨터 유도 레이저를 이용하여 혈관이 막힌 곳이나 손상이 간 부분을 찾아 그 안에서 치료를 하게 된다. ●국제축구경기 스코어가 31대0 2002년 월드컵 오세아니아 예선에서 호주가 미국령 사모아를 무려 31대 0으로 크게 이겨 국제경기 최다 골의 기록을 세웠다.국제경기에서 한 선수가 넣은 최다 골은 10골로 1908년 올림픽에서 덴마크의 소푸스 닐센이 대 프랑스전(17:1)에서,1912년 올림픽에서 독일의 고트프리트 푸크스가 대 러시아전(16:0)에서 기록해 2명이 기네스북에 올라있다. 참고로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은 아프리카의 마다가스카르라는 섬나라의 프로축구에서 나왔다.무려 149대 0.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은 원정팀이 일부러 자책골을 계속 넣었다고 한다. ●18홀 최저 스코어 5명의 선수가 5950m(6500야드)이상의 코스에서 58타를 기록했다.가장 최근에 이 기록을 세운 선수는 시세기 마루야마(일본)로 2000년 6월5일 메릴랜드주 록빌의 우드먼트 컨트리 클럽(파71,5979m)에서 열린 US오픈 예선경기에서 이 기록을 달성했다. US PGA 토너먼트 18홀 최저타는 59타.1977년 6월10일 6628m,파 72의 콜로니얼 GC코스에서 열린 대니 토머스 클래식에서 앨 가이버스(미국)와 1991년 10월11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에 있는 6381m,파 72의 선라이즈 GC코스에서 열린 라스베이거 인비테이셔널에서 칩 벡(미국)이, 1999년 1월2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 퀸타에서 열린 밥 호프 크라이슬러 클래식에서 데이비드 듀발(미국) 등 3명이 세웠다.
  • [기네스코너]

    ●사망원인 50%는 말라리아 원충 학질모기를 통해 전파되는 말라리아원충 속(屬) 말라리아 기생충은 석기시대 이후로 모든 인류 사망 원인(전쟁과 사고 제외)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할 수 있다. 1993년 세계보건기구 통계에 따르면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지역에서만 매년 140만 명에서 280만 명이 말라리아로 사망한다고 한다. ●61개의 꽃이 핀 해바라기 1998년 9월 루마니아 수체아바주의 그리고레 클립은 61개의 꽃이 달린 해바라기를 재배했다. ●태양계서 가장높은 산 태양계에서 가장 높은 산은 화성에 있는 올림푸스몬스화산이다.정상은 주위 평원보다 27.35㎞나 솟아있는데 이는 에베레스트 산보다 3배나 더 높은 수치이다. ●지름 0.65㎜ 의료용 잠수함 1999년 독일의 마이크로텍 사는 길이가 4㎜,지름이 0.65㎜인 마이크로서브머린(체내용 잠수함)을 개발했다.이 서브머린은 컴퓨터 유도 레이저를 이용하여 혈관이 막힌 곳이나 손상이 간 부분을 찾아 그 안에서 치료를 하게 된다. ●국제축구경기 스코어가 31대0 2002년 월드컵 오세아니아 예선에서 호주가 미국령 사모아를 무려 31대 0으로 크게 이겨 국제경기 최다 골의 기록을 세웠다.국제경기에서 한 선수가 넣은 최다 골은 10골로 1908년 올림픽에서 덴마크의 소푸스 닐센이 대 프랑스전(17:1)에서,1912년 올림픽에서 독일의 고트프리트 푸크스가 대 러시아전(16:0)에서 기록해 2명이 기네스북에 올라있다. 참고로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은 아프리카의 마다가스카르라는 섬나라의 프로축구에서 나왔다.무려 149대 0.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은 원정팀이 일부러 자책골을 계속 넣었다고 한다. ●18홀 최저 스코어 5명의 선수가 5950m(6500야드)이상의 코스에서 58타를 기록했다.가장 최근에 이 기록을 세운 선수는 시세기 마루야마(일본)로 2000년 6월5일 메릴랜드주 록빌의 우드먼트 컨트리 클럽(파71,5979m)에서 열린 US오픈 예선경기에서 이 기록을 달성했다. US PGA 토너먼트 18홀 최저타는 59타.1977년 6월10일 6628m,파 72의 콜로니얼 GC코스에서 열린 대니 토머스 클래식에서 앨 가이버스(미국)와 1991년 10월11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에 있는 6381m,파 72의 선라이즈 GC코스에서 열린 라스베이거 인비테이셔널에서 칩 벡(미국)이, 1999년 1월2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 퀸타에서 열린 밥 호프 크라이슬러 클래식에서 데이비드 듀발(미국) 등 3명이 세웠다.˝
  • [하프타임] 국내여성 첫 에베레스트 단독등정

    세계7대륙 최고봉에 도전중인 오은선(38·영원무역)씨가 국내 여성 산악인으로는 처음으로 에베레스트(8848m) 단독 등정에 성공했다.오씨는 지난 20일 오전 3시15분 에베레스트 북동릉 루트의 제5캠프(해발 8300m)를 출발한 지 11시간 만인 오후 2시15분 세계의 지붕에 올라섰다. 한국 여성이 에베레스트 정상에 선 것은 지난 1993년 대한산악연맹의 고 지현옥(99년 안나푸르나 실종) 최오순 김순주씨 이후 두 번째이며 단독 등반으로는 처음이다.오씨는 오는 7월 킬리만자로에 도전할 계획이다.
  • 에베레스트 실종2명 시신 발견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과 19일 이틀간 에베레스트에서 조난당해 실종됐던 계명대 원정대원 백준호(38)씨와 장민(28)씨가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이사고로 박무택(36)등반대장 등 3명이 모두 숨졌다. 계명대측은 21일 “중국 서장 자치구 등산협회가 실종됐던 백씨 등 2명이 박 등반대장이 숨진 곳에서 300여m 가량 아래 쪽인 8450m 지점에서 발견됐다고 주중 한국대사관이 전해왔다.”고 밝혔다.실종됐던 두 대원은 에베레스트 등정을 시도하던 외국 등반대에 의해 발견돼 여권과 신분증 등을 통해 신원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박 등반대장과 장씨는 18일 오후 1시30분쯤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한 뒤 하산하던 중 탈진,조난당했으며 백씨는 이들을 구조하기 위해 이날 오후 7시쯤 셰르파 두 명과 함께 산을 오르다 실종됐었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
  • [사회플러스] 에베레스트원정대 3명 사망·실종

    에베레스트(해발 8848m) 등정에 성공한 뒤 하산하다 조난 당한 계명대 원정대원 2명과 이들을 구조하러 갔던 1명 등 3명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2명은 실종됐다고 계명대가 20일 밝혔다. 계명대 등반대장 박무택(36)씨와 장민(28·수학통계3년)씨는 지난 18일(한국시간) 오후 1시30분쯤 에베레스트를 등정한 뒤 내려오다 탈진,교신이 끊기자 오후 7시쯤 동료대원 백준호(38)씨가 셰르파 2명과 함께 이들을 구하러 갔다가 이틀이 지난 20일 오후까지 교신이 끊겼다.박 대장은 20일 낮 12시쯤 정상에서 200m 아래인 해발 8700m 지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 엄홍길 세계 첫 정복

    산악인 엄홍길(43·한국외대 중국어과 3년)씨가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산맥 8000m급 15좌(봉우리) 등정에 성공했다. 한국외국어대는 5일 엄씨가 이끄는 ‘2004 한국 얄룽캉 원정대’가 이날 오후 6시 23분 세계 5위(8505m)의 고봉인 얄룽캉을 정복하는 쾌거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0년 7월 K2(8611m)를 오르며 국내 처음이자 세계 8번째로 14좌 등정에 성공했던 엄씨는 올 가을 로체샤르(8400m)에 재도전,8000m급 16개 봉을 모두 오를 예정이다.국내 산악계에 따르면 그동안 세계 산악계는 8000m 이상 고봉으로 에베레스트 등 14좌 만을 인정해왔으나 14좌의 주변 봉우리 9개 가운데 입산 허가를 별도로 받고 입산료 역시 따로 내야하는 얄룽캉과 로체샤르를 독립봉으로 인정,8000m급 고봉에 포함시키는 추세다. 엄씨는 외대 개교 50주년 및 산악부 창립 40주년을 기념해 11명의 산악회 회원을 이끌고 이번 등반에 나섰으며 이날 오전 6시 30분 쯤 얄룽캉 7800m 지점을 출발,12시간에 걸친 정상 정복 사투 끝에 정상을 밟았다고 외대측은 전했다. 홍지민기자 icarus@˝
  • [종하랑 선영이의 배낭메고 60개국](12) 네팔 카트만두

    “Horn Please(제발 경적을 울려주세요)” 카트만두 시내의 대형 차들 뒤에는 이 문구가 꼭 적혀 있다.이곳에서는 뒤차가 존재의 표시로 경적을 울려주는 게 예의다. 여기저기서 빵빵거리며 절대 속도를 늦추지 않는 차들과 이리저리 피해다니며 매연을 내뿜는 오토릭샤들,유유히 큰 길을 오가는 소들까지 카트만두 시내의 도로는 혼돈 그 자체이다.몇 안 되는 신호등마저 제구실을 못하는 도로에서 조화롭게 어울려 걸어다니는 네팔 사람들의 ‘내공’이 놀라울 뿐이다.우리는 카트만두에 도착한 다음날 거리에 나왔다가 거의 30분간 이쪽 길에서 저쪽 길로 건너지 못하고 우두커니 서 있기도 했다. 이곳에서는 무조건 큰 차가 우선이다.크고 좋은 차와 부딪히면 수리비를 어마어마하게 물어주어야 하기 때문에 일단 접촉사고가 나면 잘잘못을 따지기 앞서 무조건 도망가기 바쁘다. 아직까지 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는 신분제 카스트의 영향이라고 한다.어제는 힌두사원에 가기 위해 택시에 탔는데 운전기사가 우리에게 “당신의 카스트가 뭐요?” 하고 묻는다.우리는 그런 신분계급이 따로 없고 모두가 공평하다고 했더니 그럼 직업을 어떻게 정하느냐고 반문한다. 네팔은 인도문화권에 속해있고 모든 문화나 역사가 인도의 영향을 받아왔다.카스트 제도는 인도보다 더 엄격하게 남아있고 힌두교가 국교로 되어 있으며 음식은 수저를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먹는다.식육점이나 신발 꿰메는 직업을 가진 카스트의 최하층 계급인 ‘까미’는 교육의 기회가 거의 없고 직업도 계속해서 대물림하게 되어있다.일반인들은 까미가 손 댄 음식이나 물건은 절대 만지지 않는다. 이 슬픈 현실 속에서도 하층민들은 상층계급에 대해 시기하거나 그들이 누리는 부에 대해 저항하지 않는다.자신들도 이번 생에서 열심히 기도하고 선하게 살면 다음 생에서는 바훈(최고의 카스트)으로 태어날 수 있고 이생에서의 바훈도 지난 생에서 열심히 산 사람들이라 믿기 때문이다. 힌두교는 참 흥미로운 종교이다.모든 존재하는 사물과 행위에 신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일상의 모든 행위에 감사의 기도를 올린다.해질녘 가게에서 주인이 불을 켜고 손가락으로 머리와 가슴을 왔다갔다 찍어누르는 기도를 하기에 무슨 기도를 하는지 물었더니 ‘불을 켜게 해 준 신에 대한 감사기도’라고 한다.다신교라고 해서 샤머니즘적인 요소가 강할 거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렇게만 살면 평생 선하게 살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네팔에는 살아있는 신도 있다.‘꾸마리’라고 하는 여신인데 보통 6살 정도에 여신으로 뽑혀서 초경이 있을 때까지 꾸마리 사원 안에 살게 된다고 한다.네팔 사람들은 사원에 들어가서 꾸마리에게 축복을 받을 수 있지만 외국인들은 하루에 10분 정도 창으로 얼굴을 보여줄 때만 볼 수 있다.꾸마리는 일년에 한번 외출하는데,네팔의 가장 큰 축제인 ‘인드라 잣드라’(비를 내려주는 신에게 감사하는 축제)때이다. 네팔은 다양한 신의 나라이기도 하지만 또 축제의 나라이기도 하다.일년 열두달 다양한 신들을 축복하는 크고 작은 축제들이 끊이지 않고 사람들을 열광시킨다.마호이스트들의 번다(파업)도 축제 때는 피해서 날을 잡는다고 한다.수많은 축제 중에 가장 재미있어 보이는 축제는 10월의 보름 축제가 끝난 후 바로 열리는 띠알축제로,럭치미(부를 가져다 주는 여신)를 축복하기 위해 온 집안의 불을 밤새 켜놓는 축제이다.이날 카트만두의 야경은 정말 환상 그 자체라고 한다.부자일수록 경쟁적으로 불을 밝히기 때문에 불빛 구경 다니는 사람들과 노래를 불러주고 사탕을 받는 어린이들로 시내는 밤새 잠들지 않고 불야성을 이룬다고 하니 그 축제만큼은 꼭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 우아한 안나푸르나·야성의 에베레스트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히말라야를 본 사람과 히말라야를 보지 못한 사람’.히말라야 트레킹을 무사히 마치고 내려온 사람들이 즐겨쓰는 말이다.우리도 여행을 시작할 때부터 내내 마음을 설레게 했던 안나푸르나 등반을 위해 카트만두에서 7시간을 달려 히말라야 트레킹 지점인 포카라로 왔다. 네팔에 오는 여행자들의 대부분은 에베레스트나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위해 비싼 비자발급과 등반 허가증 발급 비용을 지불한다.시간이나 여건상 트레킹이 어려운 사람들은 한시간에 100달러를 주고 경비행기에 올라 구름 위에서 8,000m급 만년설로 화려하게 수놓인 고봉들의 파노라마를 감상하기도 한다. 에베레스트나 안나푸르나의 베이스캠프(일반인들이 오를 수 있는 가장 고지점)까지 오르려면 하산기간을 합해서 8∼9일짜리 트레킹부터 30일짜리 트레킹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지도 한장 들고 혼자 등반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보통은 네팔 현지 가이드나 포터를 고용하여 함께 올라간다.동양인들은 포터를 많이 고용하는데 하루 5달러를 지불하면 30kg짜리 짐을 대신 들고 올라간다. 각종 장비에 등산화까지 정식으로 갖춰 신고 야심차게 도전하는 사람들과는 대비되는 모습의 포터들은 발가락 두개 끼우는 슬리퍼 하나 신고 그 무거운 짐을 지고 산을 거의 날다시피 해서 올라간다.어떨 때는 2∼3시간 미리 롯지(산 중간에 있는 산장)에 도착해서 올라오지 않는 손님을 데리러 다시 산을 내려올 때도 있다. 우리나라 산처럼 등산로가 험한 것도 아니고 오히려 평탄한 길이 많은데도 사람들이 유난히 힘겨워 하는 건 고산증 때문이다.고산병이 와도 올라간 게 억울해서 베이스캠프까지 가는 것을 포기하지 못하다가 큰 변을 당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아기자기하게 꽃이며 나무들이 우거진 여성적 매력을 지닌 안나푸르나에 비해 거친 남성적 매력을 지닌 에베레스트는 등반 전문가들이 더 강한 매력을 느끼는 곳이지만 더 높고 험하기 때문에 그만큼 더 조심해야 한다. ●알림 신세대 커플 박종화·이선영 부부의 배낭여행기는 필자의 사정으로 이번 네팔편에서 끝을 맺습니다.그동안 애독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 ‘2004 햄릿’ 만나보세요

    간혹 너무 유명해서 읽지 않아도 마치 읽은 것처럼 착각하기 쉬운 명작 소설이 있다.연극도 마찬가지.고전중의 고전인 셰익스피어의 ‘햄릿’은 제대로 본 적 없는 이들조차 ‘또,그 연극이야.’라며 식상해하기 쉬운 작품이다.원전을 해체·재구성하고,다양한 실험적 요소로 치장한 온갖 종류의 ‘햄릿’이 수세기 동안 세계 곳곳에서 공연되는 이유도 이런 식상함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의 일환일 것이다. 그래서 연극인에게 ‘햄릿’은,마치 산악인에게 에베레스트산이 그렇듯 언제나 매혹적이면서 쉽게 정복하기 힘든 고지이다. 연중기획 ‘연극열전’의 여섯번째 작품으로 23일부터 동숭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연극 ‘햄릿’(극본 노동혁,연출 이성열)의 고민도 여기에서 출발한다.연극열전 사무국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관객들이 가장 보고 싶은 연극 1위로 꼽혔다지만 과연 어떤 무대를 기대하는지 가늠하기란 쉽지 않다.이성열 연출가는 “대다수 사람들이 ‘햄릿’을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연극인 중에서도 원작을 제대로 모르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때문에 이번 무대는 우선 원작의 틀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대신 등장인물간의 권력욕에 방점을 찍어 갈등 구조를 명확하게 드러내고,팽팽한 극적 긴장감을 위해 4시간 분량의 원작을 2시간으로 압축하는 속도감 있는 연출법을 택했다.고어체의 장황한 대사도 현대어로 간결하게 바꿨다. 연습실에서 미리 본 연극은 주인공 햄릿 못지않게 왕을 독살하고 왕비를 차지한 숙부 클로디어스의 비중이 두드러졌다.햄릿과 권력욕에 사로잡힌 클로디어스가 서로를 견제하고 탐색하는 과정이 갈등을 이루는 기둥 축.여기에 정치적 야욕으로 딸을 햄릿에게 팔아넘기려는 클로디어스,여동생 오필리어를 정욕의 대상으로 삼는 레어티즈 등 각각의 등장 인물들이 지닌 추악한 욕망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주인공 햄릿과 오필리어의 캐릭터도 조금 달리 해석됐다.햄릿은 영웅의 이미지보다는 세상의 격랑에 휩쓸린 나약하고 감수성 예민한 청년의 모습으로,오필리어는 아버지에게 순종하면서도 자유분방한 개성이 드러나는 현대적인 여성으로 그려진다. 비극적 사랑을 나누는 이들 남녀 주인공으로는 요즘 대학로에서 가장 촉망받는 젊은 배우인 김영민(33)과 장영남(31)이 캐스팅됐다.김영민은 올초 ‘19 그리고 80’에서 대선배 박정자와 호흡을 맞춰 주목 받았고,장영남은 얼마전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 ‘환’에서 여장남자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둘다 ‘햄릿’출연은 처음. 김동원,유인촌 등 선이 굵은 역대 햄릿에 비해 섬세한 외모의 김영민은 여리고 인간적인 햄릿을 보여줄 수 있는 적역으로 꼽힌다.그는 “우리와 동떨어진 다른 세계의 왕자가 아니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지극히 평범한 모습의 인간 햄릿을 표현하겠다.”고 의욕을 나타냈다.그동안 주로 극악스럽거나 푼수끼 있는 역할을 맡아왔다는 장영남은 “순결하고 여성적인 이미지의 오필리어를 표현하는 대목에선 저절로 닭살이 돋는다.”며 웃었다. 이들 외에 장두이(클로디어스) 손봉숙(거트루드) 김병옥(폴로니어스) 등 연기파 중견배우들이 출연한다.5월30일까지(02)764-8760.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영국인 10명 에베레스트서 최고봉 만찬 도전

    ‘영국 신사’ 10명이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8848m)에서 정장을 한 채 약 7000m 산정에서 4가지 코스의 정식 만찬을 계획,최고봉 만찬으로 세계 진기록에 도전했다. 에베레스트 산정 만찬에 나선 도전자는 대부분 영국 동부 서섹스 지방 포리스트로에서 함께 자란 친구들로 만찬 파티 일자는 5월1일.이들은 에베레스트 만찬을 위해 지난 9일 영국을 출발해 현지로 떠났다.이들은 에베레스트 정상에서 5분의4쯤되는 산정에 식탁과 의자를 차려놓고 상어알과 훈제오리,초콜릿과 푸딩,그리고 치즈 등으로 식단을 짠 멋진 저녁식사를 계획하고 있다. 이번 만찬행사의 주 목적은 영국 폐질환재단 지원을 위한 기금을 모금하는 것이다. 연합˝
  • [종하랑 선영이의 배낭메고 60개국](11) 티베트에서 네팔로

    여행 시작하고 험난한 국경넘기를 벌써 다섯번째 하고 있지만 네팔 국경으로 가는 길은 정말 만만치가 않다.일반 승용차도 버스도 갈 수 없는 길,그래서 황무지와 돌산들로 끝없이 이어지는 길에 먼지 폴폴 날리며 달리는 지프만이 가끔씩 보일 뿐이다.우리도 라싸에서 지프를 한대 렌트했다. 네팔 국경으로 가는 길에 에베레스트가 있기 때문에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를 거쳐 4∼5일 여정으로 국경까지 가는 여행자도 많지만 우리는 네팔에서 히말라야 등반을 할 계획이어서 직선 코스로 국경을 넘기로 했다. 지난밤 늦도록 달려온 수백,수천개의 흙산,돌산들을 뒤로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산을 넘어야 하는데 한쪽은 곧 무너져 내릴 듯한 토사와 돌더미들이 급격한 경사에 아슬아슬 쌓여있고 다른 한쪽은 천길 낭떠러지 절벽으로 이어지는,차 한대 간신히 지나갈 것 같은 구불구불한 길이 몇 시간씩 이어진다.우리가 빌린 차는 너무 오래된 차라 브레이크가 계속 밀렸다.커브를 돌 때면 식은땀이 등줄기에서 흘러내리고 이렇게 죽으면 아무도 모르겠구나 싶은 맘에 옆에 있는 남편이 갑자기 애틋하게 느껴졌다.남편과 손을 꼭 잡고 내가 여기서 죽으면 조장을 시켜달라는 둥,그동안 고마웠다는 둥 서로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가운데 남편이 서울에 따로 숨겨둔 12만원에 대해서도 비밀을 토로해서 알게 되었다. 그런 것들로 서로 실랑이를 하는데 갑자기 숨이 꽉 막힐 광경이 눈앞에 펼쳐진다.하얀 눈으로 덮인 칼산,주변의 수많은 설산들을 압도하고 우뚝 서 있는 산,바로 에베레스트였다.그때부터 이어지는 장관은 여기까지 오는 동안의 고생을 모두 잊게 해줄 만큼 장엄하고 아름다웠다.거의 아슬아슬한 시간에 장무를 지나 중국 국경을 통과하고 네팔 국경마을인 코다리로 향했다.양국의 국경이 산 중턱에 걸쳐 있다는 것도 특이했지만,국경 하나 차이로 두 나라의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황량하고 척박한 자연환경을 가진 티베트에 비해 네팔국경을 넘으면서부터는 갑자기 나무며 꽃이며 풀들이 무성하고 기후도 몬순기후로 바뀌기 때문인지 사람들도 훨씬 밝고 활기있어 보인다. 네팔 국경을 넘어서도 택시를 타고 또다시 세시간을 달려야 우리의 목적지인 카투만두가 나온다.그런데 택시를 얼마나 빨리 모는지 구불구불 이어진 길을 거의 90도 각도로 커브를 틀면서 정면에 덤프트럭이 와도 절대로 속도를 줄이지 않는다.너무 무서워서 속도를 좀 줄이면 안 되느냐고 조심스레 말을 건넸더니 운전기사가 하는 말이 더 무섭다.“이곳은 마호이스트(마오쩌둥 추종세력,네팔 정부 반군) 출몰 지역이기 때문에 총기사고가 많으니 빨리 빠져나가야 한다.” 아,말로만 듣던 마호이스트.네팔 국경을 넘기 전에 국경지역에서 전면전이 있을 예정이라는 얘기를 들어서 내심 걱정스러웠는데 지금 우리가 그 출몰지역에,그것도 깜깜한 밤에 산악지역을 달리고 있었던 거다. 네팔은 7∼8년 전부터 정부군과 반군 사이에 내전이 계속되고 있다.하지만 반군도 자국민들이나 외국인들에게는 전혀 피해를 주지 않고,정부군도 반군에 대한 경계 때문에 검문을 철저하게 하고 있어 도둑이나 강도사고가 거의 없는 등 오히려 도시내 치안에 관해서는 어느 나라보다 안전하다고 한다.반군은 테러보다는 번다(파업)를 주도해서 미리 언제 번다를 한다고 선포하면 가게나 대중교통수단은 모두 파업을 하게 된다.흔한 일은 아니지만 외국인들이 산악지역을 따로 여행하다가 마호이스트를 만나면 가끔 기부금을 요구하기도 한다고 한다.활동비를 마련하기 위한 일종의 약탈인데 재미있는 것은 돈을 빼앗고 영수증을 발급해 준다고 한다.다음 마호이스트를 만나면 영수증을 보여주고 그냥 통과할 수 있다. 어쨌든 절벽으로 떨어지지 않고 반군도 만나지 않고 우리는 무사히 카트만두에 도착할 수 있었다.이곳에서 국경을 넘으며 지친 몸도 다시 추스르고 새로운 세계,네팔에 대한 공부도 하며 며칠을 보낼 예정이다. ■ 티베트 처녀 메투궁가 조카 티베트 라싸에서 한국인 양어머니를 둔 20대 여성 메투궁가 조카(21세)를 만났다. 한국 어머니와의 첫만남은. -제가 18살 때였어요.학교 갈 형편이 되지 않아 식당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한국 엄마가 라싸에 혼자 여행 오셨다가 우리 식당에서 식사를 하셨어요.그때 제가 친절하다고 칭찬하시면서 팁을 주셨는데 다음날 또 오셔서 쇼핑을 함께 가줄 수 있느냐고 하시더라고요.그때 물건 사는 걸 도와드렸는데 저에게 예쁜 머리핀이랑 옷을 선물로 사주셨어요. 어떻게 모녀의 인연을 맺었는지. -엄마가 한국으로 돌아가실 때 공항에 배웅을 나갔어요.그런데 엄마가 “한국에 너만한 딸이 있는데 일본에 공부하러 가고 없단다.네가 꼭 내딸 같구나.” 하시면서 손을 꼭 잡아주셨어요.돌아가신 후에 “네 선한 눈빛이 자꾸만 어른거려서 계속 생각난다.”면서 저에게 수양딸 삼고 싶다는 편지를 보내오셨어요. 지금 생활은. -그때부터 제가 식당일을 그만두고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엄마가 생활비와 학비를 보내주시고 이곳에 계신 한국분에게 한국말을 배울 수 있도록 해주셨어요.저도 이제는 한글로 엄마에게 편지를 쓸 수 있게 되었고요.몇년 후에는 한국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초청도 해주셨어요.지금은 이곳에서 고아원을 짓고 계신 한국분 밑에서 한국말도 배우고 고아원 일도 함께 도와드리고 있어요. 한국엄마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제껏 만난 한국 분들은 모두 사랑이 넘치는 분들이셨어요.특히 제 한국엄마는 너무 좋은 분이시고 한국엄마 딸도 아직 만난 적은 없지만 이메일을 통해 연락하는데 너무 친절하고 좋아요.나중에 한국에 가면 공부 열심히 해서 한국과 티베트의 불쌍한 어린이들을 돕는 일을 하고 싶어요.저에게 이런 기회를 주신 한국엄마에게 너무 감사드려요.˝
  • [문화마당] 네팔에 두고온 마음/황주리 화가

    한 열흘 네팔 여행을 다녀왔다.몇 년 동안 하루 한 시간씩을 걸어온 나는 내심 자신이 있었다.하지만 대단한 히말라야 고지를 등반한 것도 아닌데,안나푸르나 3200m 등반도 쉽지는 않았다.하루에 여덟 시간을 한없이 올라가는 일은 그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노새의 모습을 닮는 일이다.물건을 한없이 지고 말없이 높은 곳을 향해 올라가는 노새,그 노새를 닮아 무거운 짐을 지고도 얼굴 하나 찡그리지 않고 올라가는 네팔인 짐꾼,그리고 가벼운 봇짐 하나 지고도 끙끙대며 겨우 올라가는 관광객 외국인들,네팔의 산은 그들로 인해 결코 심심할 때가 없다.끝없이 하늘을 향해 닿아있는 돌계단을 내디디며,이것이 웅장한 그리스 로마의 신전과 무엇이 다르랴 싶었다. 네팔인들이 숭배하는 마차푸차레 산은 찬란한 햇빛 아래 경건하게 빛난다.높디높은 곳을 향해 끝없이 이어지는 오르막 산행길이 다 사람 사는 곳이다.그 순박한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구경하며 한없이 올라가는 길은 마치 하느님을 만나러 가는 성지순례를 닮았다.비가 오고 눈이 오고 천둥 치고 벼락 치는 날,옛 네팔인들은 이 산 꼭대기에서 얼마나 공포에 떨었을까? 그래서인지 산에 사는 네팔 사람들의 얼굴은 죄라곤 지어본 적 없는 순박한 얼굴을 하고 있다.천사 같은 얼굴의 아이들이 아침 인사를 하면서 “사탕 하나 주세요.”하고 말을 붙인다.나는 그렇게 정겨운 부탁은 처음 들어보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티 없는 표정의 동심을 본 지 정말 오래된 것 같다.어른 뺨치는 요즘 한국의 아이들 표정을 떠올리면서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 중의 하나를 다시 만난 기분이 들었다. 네팔 사람들이 주로 먹는 음식은 밥과 야채 반찬과 카레가 곁들여진 ‘달밧’이다.우리는 하루종일 걸어 올라가다가 해가 지기 전에 동네 마을 민박집에 들어가 백숙을 끓여먹곤 했다.그저 마늘을 잔뜩 넣고 닭고기를 푹푹 끓여달라고 하면 훌륭한 백숙이 된다.하루의 피로를 네팔 소주인 락시 한 잔이나 네팔 맥주인 ‘에베레스트’ 한 잔에다 백숙을 곁들여먹는 기분은 최고였다.하루 숙박비가 우리 돈으로 3000원 남짓이었다.나는 난생 처음으로 어릴 적부터 신기하게 여겼던 히말라야 등반대의 기쁨을 알 것 같았다.이 세상에 아직도 순수로 남아있는 땅을 밟는 기쁨….하지만 머지않아 이곳 아이들의 순수한 표정도 달라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앞섰다.어쩌면 머지않아 젊은이들이 다 카트만두 같은 도시나 외국으로 떠나가 이 산골 마을들은 노인들만 지키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하루에 일당 5000원을 받고 우리의 그 무거운 짐을 다 지고 올라가는 네팔인 짐꾼의 신발은 낡아서 해져있었다.그 작은 봇짐을 지고도 끙끙대는 우리의 짐까지 마저 져주는 그들을 보면서 어쩌면 세상일의 이치 또한 이렇지 않은가 하여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히말라야 트레킹을 마치고 산을 내려오는 사람들에게 꼭 가보기를 권하고 싶은 곳이 있다.한국인이 네팔의 풍광 좋은 넓은 땅에다 지어놓은 ES리조트이다.그곳에서 히말라야의 모든 산봉우리가 한눈에 올려다 보인다.ES리조트에서 네팔인 종업원들의 진심어린 친절을 벗 삼아 편안히 쉬면서,다시 한번 히말라야 산들이 섬광처럼 떠오르는 일출을 바라보는 일은 행복했다.여행에서 돌아와 일주일이 지났을까? 나는 아직도 매일 산에 올라가는 꿈을 꾼다.걸어서 광화문도 강남도 다 갈 듯만 싶다.어느새 네팔에 두고 온 안나푸르나 푸른 봉우리들이 눈에 밟힌다. 황주리 화가˝
  • [기네스코너]

    ●허남진씨 7시간 24분 57초간 헤딩 ‘헤딩 오래하기’ 세계기록보유자인 허남진(36)씨는 2000년 6월19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2가 축구회관 1층 로비에서 자신의 종전 기록을 6분 연장한 7시간 24분 57초(바운딩수 4만 259회)동안 머리로 헤딩을 하며 공을 바닥에 떨어뜨리지 않았다. ●높이 2.3m 최대 오토바이 가장 높이가 큰 모터사이클은 최고 높이가 2.3m,최고 속도가 시속 100㎞인 ‘빅토우’다.스웨덴의 톰 위버그가 만든 이 모터사이클에는 재규어 V12엔진이 장착되어 있다. ●브루나이국왕 궁전 화장실 252개 중국 베이징 중앙에 자리하고 있는 자금성은 그 면적이 72㏊(21만 6000평)에 달한다.명왕조 제3대 황제인 영락제때부터 이 황궁은 대략적인 공사가 시작되었지만 계속되는 복구공사로 내부 건물의 대부분(5개홀과 17개 궁전)은 18세기에 지어졌다. 현재 사람이 살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궁전은 브루나이국의 수도 반다르 세리바가완에 있는 ‘아스티나 누룰 이만’으로 브루나이 국왕의 소유다. 1984년 1월,4억 2200만달러를 들여 완성한 이 궁전은 1788개의 방과 252개의 화장실,153대나 되는 왕의 차를 수용할 수 있는 넓은 주차장을 갖추고 있다. ●하와이 마우나케산 1만 205m 티베트와 네팔 국경의 히말라야 산맥 동부에 있는 에베레스트산의 높이는 무려 8848m나 된다.이 산은 1856년 인도 정부의 조사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공식 인정되었다.에베레스트란 산의 이름은 1830년에서 1843년까지 인도 측량국장이었던 조지 에버리스트 경을 기려 명명된 것이다. 미국 하와이 섬에 있는 마우나케(하얀 산)는 해저 기슭에서 산정까지의 높이를 기준으로 할 때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하와이 해구의 바닥부터 측정한 결과 이 산의 높이는 1만 205m이며,그 가운데 4250m가 해수면 밖으로 나와있다. ●5.71m 킹코브라 일명 ‘하마드라이어드’라고도 불리는 킹 코브라는 평균 길이가 3.6∼4.5m이다.그러나 1937년 4월 네그리 셈빌란(현 말레이시아)의 포트 딕슨 근처에서 잡힌 킹 코브라는 길이가 5.54m였으며 훗날 영국 런던 동물원으로 옮겨져 5.71m까지 자랐다. ●허리케인 ‘미치’ 9745명 목숨 앗아가 1998년 10월26일부터 11월4일까지 중앙아메리카를 강타한 허리케인 ‘미치’로 인해 9745명이 사망하고 9만 3690채의 집이 파손되었으며 약 250만명이 국제구호의 손길에 의존했다.최대 속도가 시속 290㎞에 달했던 이 허리케인은 카브리해 상공에서 힘을 모아 온두라스 해안을 파괴했으며 천천히 엘살바도르와 온두라스국경으로 이동해 과테말라로 향했다. 하지만 이 허리케인은 멕시코만 남부로 들어섰을 때는 열대성 태풍으로 변했다. ●경주마 ‘시가’ 통산 1000만달러 수익 경주마가 거둔 통산 최고 수익은 1000만달러다.미국 챔피언인 ‘시가’가 1996년까지 벌어들인 기록이다.그 중 1996년에는 490만달러를 벌어들여 한 해 최고 기록도 세웠다. 최고 수익을 거둔 암말은 ‘호쿠토 베가’로 1993년부터 97년까지 일본에서 83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 ‘산악 휴머니스트’ 히말라야 청소 등반

    국내 세번째이자 세계 11번째로 히말라야 8000m 이상 14개봉을 완등한 한왕용(38·한고상사)씨가 오는 6월부터 14좌 ‘청소 등반’에 나선다. 지난해 11월 초 에베레스트(8848m) 베이스캠프 주변을 청소하고 돌아온 한씨는 K2(8611m) 청소 등반을 위해 오는 6월2일 출국할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K2 클린 원정대’ 대장을 맡은 한씨는 3∼4명의 대원과 함께 K2 베이스캠프 주변에 있는 쓰레기들을 말끔하게 치운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7월 마지막 14좌인 브로드피크(8047m)를 오를 때까지 단 한 명의 대원을 잃은 적이 없어 ‘산악계의 휴머니스트’로 통하는 한씨는 또 올해가 K2 등정 50주년을 맞는 해여서 현지 환경단체들과 합동 캠페인도 펼친다는 구상이다. 한씨는 올해 10월에는 네팔 마나슬루(8163m)로 청소 등반을 떠나는 등 약 3개 봉우리에 대해서는 정상 도전도 시도하면서 오염된 히말라야 14개봉을 잇달아 정화해 나갈 생각이다. 곽영완기자 kwyoung@
  • 14일 슈퍼플라이급 신인왕 도전

    “세계챔피언이 돼 관장님과 함께 에베레스트 정상에 서고 싶습니다.” 네팔 근로자 ‘쥬피터(23·안양광체육관)’의 야무진 꿈이다.14일 무주에서 펼쳐지는 제31회 한국프로복싱 신인왕전 슈퍼플라이급 결승에 오른 쥬피터는 두 주먹을 불끈 쥐어보였다.샌드백을 바라보는 강렬한 눈빛에서 정상을 향한 의지와 파워가 느껴진다.샌드백을 치는 주먹에 힘이 실리면서 체육관은 서서히 열기로 달아오른다. 쥬피터에게 어쩌면 이번 대회가 인생역전의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그러나 상대인 김성대(PS풍산체육관)도 만만치 않다.기술과 힘,스피드를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그러나 쥬피터는 정면대결을 피하지 않을 생각이다. ●한국서 이룬 ‘복서의 꿈’ 쥬피터는 본명이 아닌 링네임이다.본명은 라미시 슈레스터.로마신화에 나오는 최고의 신 ‘주피터’에서 영감을 얻었다.이번 대회에도 쥬피터로 선수 등록을 했고,어디에 가더라도 “내 이름은 쥬피터”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지난해 2월 돈을 벌기 위해 낯선 한국에 왔다.네팔의 수도 카트만두 암리트대학 1학년까지 다녔다.한국에 와선 경기도 안양과 군포에서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일은 힘들었지만 그래도 어린 시절부터 꿔온 복서의 꿈을 버리지 않았다.대학시절에도 공부하면서 틈틈이 복싱을 익혔다. 한국에 온 뒤 직업을 잡자마자 복싱체육관부터 찾았다.회사 인근에 있는 안양광체육관에서 운동을 하고 싶다고 했다.이기준(40) 관장은 측은한 생각에 공짜로 운동을 하도록 해주었고,체계적인 운동을 시작하자 실력은 빠른 속도로 눈에 띄게 늘었다.이 관장은 마침내 선수로 출전시킬 생각을 굳혔다.뛰어난 반사신경이 이 관장의 눈을 한번에 사로잡은 것. 단점도 있다.기술은 눈에 띄게 늘고 있지만 체력은 좀처럼 좋아지지 않는것.성장기에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지 못한 탓이다.지난 1년 동안 그는 낮에는 돈을 벌고 밤에는 샌드백을 두드리는 생활을 반복했다.아침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하루 12시간의 고된 일에 늘 녹초가 되지만,지친 몸을 이끌고 꿈을 향해 거세게 샌드백을 두드렸다.정신없이 땀을 쏟다 밤 12시를 넘기기 일쑤다. ●“세계챔피언 벨트 갖고 고향 가겠다.” 1년을 함께 생활하면서 이 관장과 쥬피터는 아주 가까운 사이가 됐다.이 관장은 “쥬피터가 워낙 착한 성격이라 다른 관원들이 너무 좋아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14년전 세계타이틀에 도전했다 실패한 이 관장은 쥬피터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쥬피터를 통해 자신의 꿈을 이뤄보고 싶기 때문이다. 물론 잘못을 했을 때는 질책을 마다하지 않는다.얼마전에는 50만원이나 되는 휴대전화를 산 쥬피터를 호되게 야단쳤다.“아껴서 고향에 계신 부모님에게 한푼이라도 더 보태주라.”는 당부와 함께.쥬피터는 가족의 생계도 도맡고 있다.가족은 모두 7명.아버지,어머니,형과 누나,남동생과 여동생이 있다.선반공으로 일하는 쥬피터는 월급 85만원에 방세 지원금 8만원을 합쳐 93만원을 받고 있으며,이 가운데 50만원을 저축한다.월세 20만원을 내고 나면 23만원이 남는다.이 돈으로 빠듯하게 생활한다. 쥬피터는 “꼭 세계챔피언 벨트를 갖고 고향으로 돌아가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글 박준석기자 pjs@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
  • 청와대 참모진 퇴임의 변“싫지만 등 떠밀려 펄밭으로 간다”

    ‘청와대 1기’인 문희상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유인태 전 정무수석,정만호 전 의전비서관,권선택 전 인사비서관 등은 13일 춘추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시원섭섭한 소회를 털어놓았다. 청와대 안팎으로부터 ‘등떠밀려’ 출마하는 문 전 실장과 유 전 수석은 각각 “정말 나가기 싫다.” “내 시대는 갔는데 출마의 포부가 뭐 있겠느냐.” 등 불만섞인 말을 하면서도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문 전 실장은 평소 ‘시스템이 2인자’라고 주장해온 주인공답게 “권력을 행사할 수도 있는데 하지 않느라고 가슴에 멍이 들었다.”면서 “내가 빠지고 좋은 일만 생기면 ‘왕따’ 당하는 것 아닌지 서운하고 섭섭하다.”고 감정을 털어놓았다.그는 “청와대에 로드맵 250개를 만드는 등 길을 닦아 놨는데 그 길로 못가는 아쉬움이 있다.”고 미련을 보이면서도 “밥짓는 사람 따로 있고,밥먹는 사람 따로 있다.이걸 억울해 서러워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그는 “에베레스트산이 제일 높은 것은 히말라야 산맥에 있기 때문”이라며 “역사의 흐름,시대정신의 산맥의 정점은 리더십의 기본으로,그것을 봐야 대통령이 된다.”고 강조했다.문 전 실장은 거취에 대해 “전국구는 안 한다.분구될 예정인 의정부에서 출마한다.”며 “민주당과의 통합후보를 고집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엽기수석’ 유 전 수석은 “아슬아슬하게 여기까지 왔다.도중에 쫓겨날 위기도 많았는데 비서실장과 함께 청와대 1기를 마치고 가게 돼 다행”이라며 “다시 백수로 돌아가고 싶은데 펄밭으로 가라고 하니 내키지 않은 걸음을 간다.”고 농담조의 어투로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유 전 수석은 14대 국회의원을 지낸 서울 도봉을을 출마지역으로 결정했다. 언론출신인 정 전 의전비서관은 “기자 덕을 많이 봤다.”며 “이왕 도와주는 김에 두 달만 더 도와달라.”고 공개적으로 부탁했다. 문 전 실장은 간담회가 끝난 뒤 구속집행정지 상태로 입원 치료 중인 박지원·한광옥 전 비서실장을 찾아가 위로했다.14일에는 유 전 수석 등 출마자들과 함께 서울구치소에 수감중인 이상수·정대철의원, 이재정 전의원과 안희정·최도술씨와 권노갑 전 고문 등을 만나러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소영기자 sy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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