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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툭하면 국회 거부·장외 투쟁·막말… 정치, 그것밖에 할 게 없나요

    툭하면 국회 거부·장외 투쟁·막말… 정치, 그것밖에 할 게 없나요

    문재인 정부 집권 3년차로 접어들었고 경제와 남북관계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국운이 크게 걸린 문제이다. 그러나 경제는 현실적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아직 순조롭지 못한 형편이고 남북관계는 역사적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기대만큼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정부와 국민 모두가 힘을 합쳐 노력해야 할 상황인데 정치 상황이 협조해 주지 않으니 안타깝기 짝이 없다. 목사에서 신학자로 변신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 보자. 20세기 초반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노동자와 빈민을 대상으로 사목활동을 하던 라인홀드 니버는 도덕적 인간들이 모여서 비도덕적인 사회를 만들어 내는 기이한 현상에 주목했다. 인간은 도덕적인데 사회는 왜 비도덕적일까?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 니버가 출간한 책의 이름이기도 하다.이유는 이렇다. 인간은 도덕과 이익의 두 가치를 모두 가지고 있으므로 개인들 사이에서는 도덕이 작용할 여지가 있지만, 복수의 인간들이 이익을 목적으로 구성한 사회에서는 도덕이 개입될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가정에서는 도덕을 말하지만, 사회에서는 도덕을 잊고 이익만을 추구하는 이중생활을 모순 없이 수행하게 된다는 것이다. 니버에 의하면 개인들 사이의 행위는 정치공동체가 규범으로 규율하기 때문에 도덕적 강제가 가능하지만, 집단의 경우 그 행위를 규율하는 상위 공동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도덕이 작용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사회의 비도덕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도덕적 인간들이 비도덕적인 사회에 저항해야 하고, 그 저항이 정의가 되고 힘이 될 정도로 확대되어야 한다는 것이 니버의 처방이다. 니버의 진단과 처방은 1세기 전의 것인데 이제 와서 그를 다시 불러들이는 이유는 우리 정치의 심각한 비도덕성 때문이다. 니버의 표현대로라면 정당과 국회가 가장 비도덕적인 집단이 되었다. 밑도 끝도 없는 정치 싸움이 공동체의 안전을 위협할 정도이다. 주권자의 관점에서 판단하자면 이러한 상식 이하의 정치를 위해서 정당과 국회를 만들고 세금을 지원해야 하는 것인지 회의적이다. 그래서 묻고 싶다. 정치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정치학자의 수만큼이나 많겠지만, 통상 권력구조, 재화의 배분, 합의의 창출, 갈등조절, 민주와 자유와 평등과 정의의 신장 등과 같은 문제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이러한 문제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정치는 대화와 타협의 기술 혹은 가능성의 예술로 간주된다. 그렇다. 특정한 사회적 주제에 대한 대화와 타협, 그리고 무엇인가의 가능성, 이것이 정치다.그런데, 왜 정치가 문제인가? 대화와 타협이 실종되었고 무엇인가의 가능성이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가 공동체의 과제를 해결하는 일에서 멀어져 있다는 뜻이다. 정치는 사회경제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도록 설계된 높은 수준의 국가적 장치인데, 본령에서 벗어나 오로지 자기들 정치 문제에만 매몰되어 있으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 이유를 두 가지로 설명해 보자. 근본적인 이유는 정치적 무관심이다. 모두가 방관자를 자처하고 있다. 정치적 무관심의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라고 플라톤이 말했다. 한나 아렌트가 겪었던 악의 평범성(banality of evil)의 배경에도 정치적 무관심이 작동한다. 정치에 관심 없다는 사람에 대해 루소는 공동체에 불필요한 사람이라고 일갈했다. 정치적 무관심은 중용이나 중립과도 무관하다. 영국의 에드먼드 버크는 “악이 승리하기 위한 유일한 조건은 정치적 무관심”이라고 지목했다. 미국의 밀턴 마이어는 “전환기의 최대 비극은 악한 사람들의 거친 아우성이 아니라 선한 사람들의 소름 끼치는 침묵”이라고 갈파했다. 마이어의 책에는 게슈타포가 공산주의자를 비롯한 반체제 인사들을 차례로 잡아가고 마지막에 자기까지 잡아가도록 만든 침묵과 동조에 대한 독일인 마르틴 니묄러 목사의 통한의 참회도 실려 있다. 직접적인 이유는 과도한 정치적 행동주의 때문이다. 최근 자유한국당의 정치적 행동주의가 국회 거부, 장외 정치, 막말 정치의 세 가지 방식으로 표출되고 있다. 한국당의 행동주의를 전혀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과유불급에 자승자박의 선택이다. 정치적 행동주의는 정치적 무관심의 반대편에 존재하지만, 서로는 매우 가깝다. 양 극단은 서로 통하고 극단적 무관심은 극단적 행동주의의 자양분이다. 과거 히틀러를 독일정치로 불러낸 것이 파시스트 극우 행동주의였다면 최근 트럼프를 미국정치로 불러낸 것은 여론조사에도 잡히지 않는 정치적 무관심이다. 한국당이 장외 정치를 빌미로 국회 일정을 전면 거부한 것은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 행동이다. 또 장외 정치가 필요하더라도 그것과는 별개로 국회 일정에는 협조하는 것이 마땅하다. 야당이 국회를 거부하면 국회는 더이상 존속할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고, 그다음에는 심각한 문제가 야기되기 때문이다. 한국당이 반드시 알아야 할 세 가지 사실이 있다. 역사적으로 국회는 권력의 전유물이 아니라 야당의 활동 무대였다는 사실이다. 국회를 거부하는 것은 독재권력의 논리이지 야당이 취할 태도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한국당의 지지층을 포함해서 많은 국민이 지금 국회의 시급한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한국당이 절제되지 않은 정치적 비속어를 반복해서 남발하는 상황이다. 이것은 정치적 행동주의와 무관하고 장외 투쟁과도 무관한 것이다. 당 대표,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대변인이 계주하듯 비속어를 쏟아내는 것은 정당으로서는 커다란 실책이고 씻기 어려운 과오이다. 비속어의 정도가 심해서 정당에 대한 신뢰를 더욱 실추시키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배링턴 무어는 세계적 수준에서 혁명의 전개과정을 자본주의, 사회주의, 파시즘의 세 갈래로 구분한 후 민주주의 발전에 대한 부르주아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부르주아 없이 민주주의 없다”(no bourgeois, no democracy)는 유명한 테제를 선언했다. 우리 사회는 지금 촛불혁명 다음 국면을 준비하고 있는데, 한국당은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서 어떻게 기여할 생각인지 묻고 싶다. 집권을 준비하는 공당이라면 적어도 “한국당 없이 민주주의 없다”는 정도의 테제는 마련해야 하지 않나? 니버가 거론한 비도덕적 사회에는 기업, 교회, 단체, 정당도 포함된다. 그중에서 정당은 공공성의 수준이 매우 높은 집단이다. 국가가 세금으로 정당의 활동을 지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므로 정치 관계자들은 정당과 국회의 도덕성을 높이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춘추필법으로 표현하자면, 정당이 건전하게 발전하지 못할 경우에 대한 사회적 대책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정당과 국회가 도덕적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국민이 정당과 국회에 저항하고, 이것을 바탕으로 사회적 차원에서 정의와 힘을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할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에서는 입법자가 책무를 완수하지 못할 경우에 입법자를 창출한 주권자가 그 책무를 보충하거나 변경하는 것이 자연법적으로 권장된다. 관건은 국민의 무관심을 극복하는 문제인데, 정당과 국회의 도덕성을 회복하는 과제는 정치적 사안을 넘어 우리들 모두의 먹고사는 문제를 포함한 공동체의 본질적인 문제라는 점을 서로 자각하고 공유할 필요가 있다. 그리하여 광화문의 촛불이 일상의 촛불로 재탄생되어 비도덕적인 정치를 규율하는 사회적 장치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상지대 총장
  • 말처럼 장애물을 넘는 소녀

    말처럼 장애물을 넘는 소녀

    말(馬)처럼 장애물을 뛰어넘는 10대 소녀의 모습이 온라인상에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5일 유튜브 채널 ‘caters clips’는 캐나다 알버타주 에드먼튼 출신의 아바 보겔(Ava Vogel, 16)이 공개한 영상을 소개했다. 영상 속 아바는 손과 발을 이용해 뛴다. 장애물 앞에 다다른 아바는 두 팔을 최대한 오므린 후 두 다리로 도약한다. 가볍게 장애물을 뛰어넘은 그녀는 먼저 두 손으로 바닥을 짚으며 부드럽게 착지한다. 3분여 분량의 영상에는 아바가 다양한 형태의 장애물을 같은 방법으로 뛰어넘는 장면이 담겨 있다.자신의 점프 실력에 대해 아바는 “10살 때부터 시작했고, 6년간 말처럼 달리며 뛰어오르곤 했다”며 오랜 연습에 대해 전했다. 그는 “힘과 체력을 키울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며 “달리기와 같은 스포츠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사람들이 내 모습을 보고 이상하다고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영상부 seoultv@seoul.co.kr
  • 1주일 새 두 번이나 예베레스트에 오른 세계 최다 등정 기록 셰르파

    1주일 새 두 번이나 예베레스트에 오른 세계 최다 등정 기록 셰르파

    세게에서 가장 높은 에베레스트(해발 8848m) 최다 등정 기록을 보유한 네팔 셰르파가 1주일 만에 또다시 자신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21일(현지시간) BBC방송 등에 따르면 셰르파(등반 가이드) 카미 리타(49)는 지난 15일에 이어 이날 오전에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했다. 지난해 5월 22번째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르며 세계 신기록을 보유하게 된 그는 이로써 24번째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했다. 이 같이 ‘화려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지만 네팔 셰르파의 삶은 대부분 알려지지 않고 있다. 세계 최초 에베레스트 정상 등정은 영국 에드먼드 힐러리로 기록하고 있지만, 그와 함께 정상에 오른 셰르파 텐징 노르게이의 존재는 ‘미미’하다. 정상 등정 후 둘 중 누가 먼저 정상을 밟았는가에 대한 질문에 힐러리와 노르게이는 “함께 올랐다”고 답했다. 사실 히말라야의 8000m급 정상 등정은 셰르파의 도움이 없으면 거의 불가능하다. 수시로 바뀌는 기상과 인간이 적응하기에 너무 가혹한 환경에서 셰르파들의 헌신적인 역할은 정상 등반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노련하고 경험 많은 셰르파의 유무에 따라 정상 등정의 성패가 달려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네팔 쿰부 지역의 타메 마을에서 태어난 리타의 가족 대부분은 산에 관한 한 대기록 보유자들이다. 아버지는 1950년 네팔이 외국 원정대에 히말라야 등반의 문을 개방한 이후 최초의 전문 가이드 중 한 명이었다. 그의 형은 에베레스트를 17번 올랐으며, 2009년에는 네팔 최초로 한 시즌에 7번 정상에 오른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의 가족과 친척 중 남자는 적어도 한 번 이상은 8000m급 히말라야 정상을 밟았다고 한다. 에베레스트 정상을 24번이나 밟은 리타는 어린 시절 공부나 등반에 관심이 없고 수도사가 되려고 했다. 16살 때 수도원에 들어갔으나 4년 만에 집으로 되돌아온 그는 형의 권유로 1992년 베이스 캠프에서 요리사 보조 일을 시작했고 이때부터 매년 등반대를 따라 산에 올랐다. 24살 때인 1994년 처음으로 에베레스트 정상에 등정했고. K2와 마나슬루, 로체 등 8000m급 고봉 정상에 35번이나 올랐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식물 하는 사람 되고 싶어요” 자신있게 말하는 사회 되길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식물 하는 사람 되고 싶어요” 자신있게 말하는 사회 되길

    사람들은 종종 내게 언제부터 식물을 좋아했는지를 묻곤 한다. 언제부터 식물을 좋아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아마도 유치원에 들어가기 전까지 주말마다 아버지와 관악산을 오르고 집 앞 보라매공원을 산책하면서 식물에 관심을 갖게 된 게 아닐까 추측해 볼 뿐이다. 내가 이 말을 하면 아버지는 내 기억에도 없는 두어 살 즈음의 이야기를 꺼낸다. 걷지도 못하는 나를 안고 당시 살던 집 앞의 어린이대공원에 가 꽃을 보여 주면 내가 그렇게 좋아하며 웃었다는 이야기. 어쨌든 내가 식물을 좋아하게 된 건 어린 나를 식물이 있는 곳에 데려가 보여 주었던 부모님 덕분이었다. 그렇게 성장한 내가 대학 진학을 앞두고 원예학과에 간다고 했을 때, 학원 선생님과 친척 등 주변 어른들은 인기 학과도 아닌 농대에 왜 가냐며 의아해했다. 과학 기술이 급속도로 발달하는 이 시대에 젊은 사람이 왜 굳이 식물을 공부하냐는 이야기였다. 그때 어른들의 말을 따라 원예학과에 진학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정말 식물을 공부하거나 농사를 짓는 일이 시대에 뒤떨어지는 일이며 식물을 가꾸는 건 나이 든 사람만이 잘할 수 있는 일인 걸까.우리가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콜라를 먹을 수 있는 건 식물을 좋아했던 열두 살 어린이 때문이란 걸 이야기하고 싶다. 바닐라는 사프란 다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향신료다. 아이스크림, 빵, 과자, 심지어는 콜라와 향수, 화장품의 원료로 이용되며 마다가스카르의 경제를 뒤흔드는, 세계에서 가장 경제력 있는 허브식물 중 하나다. 흔히 바닐라와 바나나를 헷갈려 하기도 하는데, 바닐라는 난초과 바닐라속, 바나나는 파초과 무사속으로 전혀 다른 식물이다. 이들은 옅은 노란색의 꽃이 일 년에 딱 하루만 피는데 꽃이 진 다음에 그 자리에서 녹색 열매가 나고 그 열매 꼬투리가 여물기 전에 수확해 가공하면 우리가 이용하는 바닐라빈, 향료가 된다. 나는 실제로 익지 않은 바닐라빈을 본 적이 없지만 듣기로는 바닐라 열매를 수확하기 전 녹색일 때는 우리가 떠올리는 그 바닐라 향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녹색의 바닐라빈을 수확해 펴 말리고 수분을 발산하는 과정을 반복해야만 녹색의 열매가 짙은 갈색이 되면서 바닐린이라는 화합물질이 방출되고 비로소 바닐라 향이 나게 된다고. 바닐라빈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사람 손도 많이 가고 꽃피는 기간이 워낙에 짧기 때문에 생산이 힘들어 향료 중 유난히 비쌀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바닐라가 세계에서 사프란 다음으로 비싼 향료가 된 건 이 때문만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닐라는 열매를 맺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열매를 맺으려면 수분을 해야 하는데, 이들이 특정 곤충에 의해서만 수분하기 때문에 이 곤충이 살지 않는 지역에서는 재배가 불가능한 것이다. 스페인 사람들이 멕시코에서 처음 발견해 유럽에 가져온 바닐라는 열매를 맺거나 번식을 하지 못했다. 나중에 밝혀졌는데 바닐라의 수분 매개자인 곤충이 유럽에서는 서식하지 않는 게 원인이었다. 식물학자들은 300년 동안 바닐라의 수분 매개자인 벌을 대신할 방법이 무엇인지 연구했지만 그 답을 찾지 못했다. 이렇게 까다롭게 장소를 가리던 바닐라가 현재 세계적인 향료가 될 수 있었던 건 한 소년이 인공수정법을 개발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아프리카의 한 농장에서 노예로 일하던 에드먼드라는 이름의 소년은 바닐라를 자신의 농장에서 재배하고 싶었고, 어떤 방법으로 수분을 할 수 있을까 연구하다가 대나무 가지로 바닐라 꽃잎을 뒤로 젖혀 자가수정을 방해하는 부분을 들어 올려 수분하는 방법을 찾아낸다.현재까지 세계의 모든 바닐라 재배지에서는 이 방법을 이용한다.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멕시코, 인도네시아에서 바닐라 재배가 가능하게 된 건 모두 소년 에드먼드 때문이다. 식물을 연구하는 건 세상에 뒤처지는 일이라든지,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여기는 이들에게 식물을 좋아하던 열두 살 소년이 쏘아올린 작은 기술로, 우리가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부드러운 맛의 콜라를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라 이야기하고 싶다. 우리는 늘 식물종의 보전을 위해 식물을 좋아하고, 공부해야 하고, 연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모든 게 종 보전을 위한 거라면, 앞으로 식물을 보전할 주인공인 어린이들이 식물에 흥미를 느끼고 마음 놓고 좋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 것 또한 우리의 역할일 것이다. 며칠 전 어린이날 나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나는 식물을 좋아해요. 커서 농사 지을 농부가, 식물을 연구하는 식물학자가 될 거예요”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세상이 된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히말라야서 생생한 셰르파, 데니소바인 DNA 흐른다

    히말라야서 생생한 셰르파, 데니소바인 DNA 흐른다

    저산소 환경 적응 돕는 EPAS1 보유 호모사피엔스와 교배로 유전자 전수 히말라야 원주민 원활한 활동에 기반 20세기 초 북극점과 남극점이 미국과 노르웨이 탐험가들에게 차례로 정복됐다. 탐험가들이 다음으로 관심을 가진 곳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약 8848m)인 에베레스트였다. 특히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영국은 북극점과 남극점 첫 정복을 다른 나라들에 빼앗기자 가장 높은 산 최초 정복으로 눈을 돌렸다. 1920년대부터 도전했지만 쉽게 열리지 않았던 최정상 정복은 1953년 존 헌트가 이끄는 9차 원정대에 의해 이뤄졌다. 에베레스트 정상에 첫 발을 내디딘 사람은 에드먼드 힐러리경과 셰르파 텐징 노르가이였다. 그 이후 셰르파는 히말라야 등반에는 없어서는 안 될 등산 안내자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과학자들은 셰르파들이 고산 지역에서 쉽게 적응하게 된 이유를 찾아나섰지만 명쾌한 답을 내놓지는 못해 왔다. 그런데 다양한 국적의 인류학자와 생물학자들이 셰르파들의 고산 지역 생존 열쇠는 고(古)인류에게 물려받은 유전자 덕분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중국 과학원,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와 함께 덴마크, 대만, 미국, 영국, 오스트리아, 프랑스 8개국 14개 대학 및 연구기관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은 티베트 고원에 있는 한 동굴에서 최초로 데니소바인의 턱뼈를 발견하고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5월 2일자에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현존하는 인류는 호모사피엔스 1종뿐이지만 5만~6만년 전까지만 해도 유럽과 서아시아 지역에는 네안데르탈인, 시베리아와 동남아시아 지역에는 데니소바인 등 최소 3종의 인류(호미닌)가 함께 살았다. 그러다 네안데르탈인은 5만년 전부터, 데니소바인은 4만년 전부터 서서히 사라져 멸종했다. 인류 진화 연구에서 가장 앞선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연구팀은 약 10만년 전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의 교배가 있었음을 2016년에 밝혀냈고, 지난해에는 약 39만년 전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 사이에서도 교배가 있었다는 증거를 찾아냈다. 이번에는 중국 과학원 고산생태학연구소와 함께 티베트 고원에서 16만년 전 살았던 데니소바인 턱뼈를 발견한 것이다. 이번 분석에 사용된 턱뼈는 1980년 티베트 불교 승려가 중국 란저우대 인류학과에 기증한 것으로 박물관에 보관돼 있다가 2016년이 돼서야 방사선 동위원소 연대 측정과 단백질 분석 등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돼 이번에 데니소바인의 뼈로 확인된 것이다. 데니소바인은 2008년 러시아와 몽골 국경 근처 시베리아 남부 데니소바 동굴에서 처음 발견된 새끼손가락뼈를 DNA 분석으로 발견해 낸 인류다. 데니소바 동굴은 고도 700m에 위치했지만 이번에 새로 확인된 데니소바인은 중국 샤허현에 있는 고도 3280m의 바이시야 카르스트 동굴에서 발견됐다. 이번처럼 높은 고도에서 고인류 종의 흔적이 발견된 것은 처음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연구팀은 단백질 분석을 통해 티베트 데니소바인이 시베리아 데니소바인과 유전적으로 매우 밀접한 것으로도 확인했다. 셰르파, 티베트인 같은 히말라야 고산 지역에 거주하는 현대인들의 게놈에는 저산소 환경에서 적응을 돕는 EPAS1이 발견됐는데, 이는 데니소바인에게서 유전된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장 자크 후블랑 인류진화학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데니소바인이 시베리아 지역에서 남하해 티베트 고원 지역에 자리잡은 다음 뒤늦게 이 지역으로 진출한 현생 인류인 호모사피엔스와의 교배를 통해 고산 지역의 저산소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유전자를 남겼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에베레스트의 관문 루클라 공항에 참사 끊이지 않는 이유

    에베레스트의 관문 루클라 공항에 참사 끊이지 않는 이유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공항에서 또 참사가 빚어졌다.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를 오르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루클라 마을의 힐러리-텐징 공항에서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 경비행기가 착륙한 뒤 헬리콥터와 충돌해 셋이 목숨을 잃고 셋이 다쳤다. 위험하기로 악명 높은 공항이다.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EBC) 트레킹을 하려 해도 반드시 에베레스트 초등자인 에드먼드 힐러리와 세르파 텐징 노르가이의 이름을 딴 이 공항을 이용해야 한다. 거의 선택의 여지가 없다. 수도 카트만두 공항에서 에베레스트 등정이나 트레킹의 기점까지 가는 방법은 셋 정도가 된다. 일본인들은 일본인이 운영하는 에베레스트 뷰 호텔 위쪽까지 헬리콥터로 이동한다. 두 번째로 루클라까지 보통 14명 정도 타는 경비행기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고, 마지막으로 지리 공항까지 보통 70명쯤 타는 중형 비행기를 타고 지리까지 이동한 뒤 루클라까지 캐러밴을 운영하는 방법인데 일주일쯤 시간과 비용이 더 드는 부담이 따른다. 따라서 산악인들과 트레커들, 현지인들이 눈물을 머금고 루클라까지 가는 조그만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기자는 2008년 10월 EBC를 다녀오며 이곳 공항을 이용했다. 아찔한 경험이었다. 카트만두를 출발하면서부터 동체가 심하게 요동쳤다. 건너편 독일인 청년은 2리터 물병을 들고 탔다. 내릴 때 보니 거의 비워져 있었고 얼굴이 백짓장이었다. 키가 190㎝는 될 것 같은데도 그랬다. 뒷좌석에서도 기장과 부기장이말다툼을 하는 것이 보였다. 기기 정보를 담은 책자를 서로의 무릎팍에 던지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그런 판국에 루클라 공항이 가까워졌다. 해발 고도 2845m. 활주로가 훤히 내려다보이는데 짧아도 정말 너무 짧았다. 나중에 물으니 250m 밖에 안된다고 했다. 그런데 비행기는 활주로보다 훨씬 아래 고도의 계곡 밑으로 내려간 뒤 동체를 끌어올려 활주로 위에 올라 앉았다. 보통의 착륙 방법과 정반대다.짧은 활주로 위에서 격하게 브레이크를 걸어 보잘것 없는 담벼락이 눈앞에 닥치자 급히 기수를 오른쪽으로 꺾으니 계류장이 나왔다. 활주로는 30도 각도로 기울어지게 만들어져 오르막을 내달리며 속도를 줄이게 만들어졌다. 물론 떠날 때는 정반대다. 시동을 걸고 계곡 아래로 곤두박질치다 갑자기 양력을 이용해 동체를 솟구쳐야 한다. 이륙하거나 착륙하거나 모두들 낯빛이 파리해지게 마련이다. 거의 모두의 표정이 죽다가 살아난 표정이었다. 독일 청년은 욕지기가 올라오는 것을 꾹꾹 누르고 있었다. 기자가 트레킹을 거의 마무리할 즈음, 우연히 만난 한국 분이 “혹시 그 참사 순간을 목격하셨나요?”라고 묻는 것이었다. 영문을 몰라 했더니 우리 일행이 착륙한 다음날에 “독일인 등을 태운 비행기가 착륙을 위해 계곡 아래로 내려갔다가 양력을 얻지 못해 그대로 계곡에 추락, 몰살했다”고 전했다. 활주로 밑 벼랑 높이는 무려 700m나 된다고 영국 BBC는 14일 전했다. 가이드에게 알고 있었느냐고 물었더니 그렇다는 것이었다. 순간 화가 나 목소리가 커졌다. “그걸 왜 말하지 않았느냐. 집에서들 얼마나 걱정하겠느냐”고 따졌더니 “얘기하면 뭐가 달라지는데요?”라고 되물어 할 말을 잊었던 기억이 또렷하다. 이번 사고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날씨도 좋아 운항이 재개된 시점이었다. 두 경찰관은 헬리콥터 옆에 서 있다가 변을 당했다. 방송은 에베레스트를 찾는 이들이 늘어나 항공 수요가 폭증한 것을 지적했다. 앞의 2008년 참사 때 독일인 12명 등 18명이 목숨을 잃었다. 2년 전부터 지금까지 두 기장이 비슷한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베테랑 조종사들만이 루클라에 착륙하도록 허가를 받는다. 이렇게 짧은 활주로에 100회 이상 이착륙 경험이 있어야 하며 네팔에서 일년에 한 번 이상 비슷한 조건에서 이착륙을 해본 사람만 가능하다. 하지만 네팔은 항공 안전이 형편 없다. 지난 2월 헬리콥터 추락으로 라빈드라 아드히카리 문화관광민간항공부 장관 등 일곱 명이 숨졌다. 세계 최고봉을 찾기 위해선 너무 값비싼 것들을 감수해야 한다. 유럽연합(EU)은 모든 네팔 여객기들의 영공 진입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열린세상] 보수에 대한 쓸데없는 참견/조성대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열린세상] 보수에 대한 쓸데없는 참견/조성대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일찍이 보수주의 사상의 원조인 에드먼드 버크는 보수주의 정치의 신조로 역사와 전통의 교훈과 교양을 갖춘 엘리트에 의한 정부를 꼽았었다. 지켜야 하는 것은 역사와 전통이며 이를 위해 성숙한 판단과 양심에 따른 지혜를 갖춘 엘리트들이 정부를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의 보수 정치인들은 해방 직후 반민특위의 활동을 부정하거나 5·18민주화운동을 괴물 집단에 의한 폭동으로 정의하거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부정하는 막말성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다. 그들이 지킬 것이 일본 제국주의 지배의 유산이고, 시민들을 짓밟은 군홧발이며,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의 역사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1948년 단독 정부 수립일을 건국일로 정하자는 과거 주장까지 더하면 우리 보수가 지닌 역사 의식의 민낯에 부끄럽기까지 하다. 이에 멈추지 않는다. 대통령을 “저딴 게”, “민족반역자”로 지칭하거나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라 인용하기까지 한다. 지지자들을 결집시키기 위한 언술이라고 치부하기엔 품위 제로를 꼬집을 수밖에 없다. 역사와 전통에 걸맞은 교양을 최우선의 자질로 삼아 왔던 서구 보수주의의 신조를 들먹이기조차 아깝다. 위헌이란 말도 남용하고 있다.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위헌이며, 연동형 비례대표제도 불문의 헌법정신에 반한다고 한다. 그러나 현 정부 정책이나 여야 4당이 합의한 선거제도가 어떻게 헌법을 위반하고 있는지 필자로서는 이해하기 어렵다. 정치적 무책임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총 16회에 달하는 국회 보이콧, 유치원법과 공수처 설치안, 검경 수사권 조정안 등 개혁 법안들에 대한 반대, 심지어 선거제도에 관한 5당 합의문의 서명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시전한 뒤집기 한판. 이 모든 것들은 한국당의 정치 공식이 모든 변화에 대한 묻지마식 거부에 있음을 눈치채게 한다. 양극화된 국회에서 113석의 제1야당으로 보수적 변화를 모색할 수는 없지만 128석뿐인 여당도 단독으로 법안을 통과시키기 어렵다. 게다가 최소 180석의 동의가 필요한 국회선진화법이 있으니 여야 4당의 합의와 패스트트랙 등 의회 내 다수를 형성하려는 그 어떤 시도도 야합이라 공격하면 그만이다. 이러한 무위(無爲) 전략은 한편으로 과거 정부에서 생산된 보수적 현상이 유지돼 좋고 다른 한편으로 대통령과 집권당을 무능 프레임에 가둬 둘 수 있어 더 좋다. 꿩 먹고 알 먹기다. 반사이익으로 지지율까지 오른다. 그러나 20대 국회는 불임으로 치달아 간다. 2018 지방선거 참패 후 정치도 진보와 보수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한국당이 자평했을 때, 많은 시민들은 성숙하고 교양과 지혜를 갖춘 견제 세력을 기대했다. 그러나 자성과 재기 다짐이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그들이 말하는 균형은 역사 의식의 부재와 정치적 무책임으로 나타나고 있다. 내친김에 쓸데없는 참견 하나 하고자 한다. 서구의 보수주의가 근대 국민국가 시대에 계몽주의와 자유주의 혁명에 대한 반대에서 출발해 자유주의 수용으로, 또 자유방임적 사고에서 벗어나 복지에 대한 국가의 역할을 인정하는 등 시대정신에 맞게 진화해 왔듯이 한국의 보수도 변화를 모색했으면 한다. 한국의 보수주의는 단정 수립과 한국전쟁을 거치며 자유민주주의를 반공과 동일시하며 출발해 이후 ‘반공=자유주의=민주주의’로 퇴행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보수 세력은 권력, 돈, 강제력에 취해 도덕적으로 추락했고, 민주주의 사상과 이론의 발전은 진보 세력의 몫이 됐다. 그런데 한국 보수의 오늘은 오히려 태극기부대로 대표되는 극우행동주의에 더욱 기대는 모양새다. 경제 부문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보수주의는 박정희 시대 국가 주도의 경제발전론에서 김영삼 시대 신자유주의 수용으로 진화했지만, 국제 금융위기 이후 심화된 경제 양극화와 복지 사각지대 증대에 대해 실효적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신자유주의가 퇴조하는데도 여전히 시장의 자유와 낙수효과만 되뇌고 있다. 역사 의식과 품위를 갖춘 보수, 정치적 책임감을 지닌 보수, 민족적 관점에서 과감하게 38선을 넘었던 민족주의자 김구와 김규식의 뒤를 잇는 보수, 사회안전망 구축과 복지 정책을 먼저 과감하게 시도하는 보수를 기대하는 것은 비단 필자만일까.
  • 커지는 양극화·외국 이주민 혐오… 한국도 ‘외로운 늑대’ 주의보

    커지는 양극화·외국 이주민 혐오… 한국도 ‘외로운 늑대’ 주의보

    지난 15일(현지시간) 뉴질랜드 남섬 최대 도시인 크라이스트처치 중심부에 있는 모스크(이슬람사원)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50명이 목숨을 잃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이 사건은 계획적인 테러리스트의 공격이다. 용의자들은 테러리스트 워치리스트(테러 위험인물 명단)엔 없었다”고 밝혀 충격을 준다. 뉴질랜드는 한국과 함께 ‘테러 청정국’으로 꼽히는 곳이다. 국제 관계 비영리 싱크탱크 경제평화연구소(IEP)가 지난해 발표한 ‘글로벌 테러리즘 인덱스’(GTI)에 따르면 한국과 뉴질랜드의 테러 영향력은 0.286점(10점 만점)으로 ‘매우 낮음’ 수준이다. 전체 163개국 중 공동 114위다. 이번 뉴질랜드 총격 테러는 테러로부터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한국도 마냥 안심할 수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최근 한국 경제의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사회에 불만을 품은 이들의 ‘자생적 테러’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4차 산업혁명이 다가오면서 발달한 인공지능·로봇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테러리즘의 가능성도 떠오른다. 서울신문은 18일 한국 사회를 위협할 수 있는 테러리즘의 현주소를 짚어 봤다.재난 테러리즘 ●정치적 폭력에서 무차별적 학살로 테러리즘은 인간이 ‘계획한’ 재난이다. 일반적인 자연·사회 재난과는 결이 다르다. 특수한 목적을 실현하려는 의도가 담겼기 때문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08~2017년) 세계 각국에서 3만 427건의 테러가 발생했다. 11만 1103명이 목숨을 잃었다. 부상자까지 포함하면 인명 피해 규모는 훨씬 커진다. 2017년엔 1978건의 테러가 발생해 8299명이 사망했다. 테러 발생 건수와 사망자 수가 각각 가장 많았던 해는 2013년(4096건)과 2015년(1만 7329명)이다. 초창기 테러리즘은 정치적 성격이 강했다. 테러의 대상과 목표가 명확했다. 살상 자체가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규모도 크지 않았다. 정치적 요구 사항만 쟁취하면 테러는 성공한 것이었다. 정치학적인 의미로 테러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한 사람은 영국의 보수주의 정치가 에드먼드 버크(1729~1797)다. 프랑스혁명(1789~1794)을 분석한 버크는 로베스피에르의 공포정치 등 당시 나타났던 여러 유형의 폭력을 테러리즘이라고 표현했다. 이런 테러리즘은 관점에 따라 정치적 대의를 위한다는 나름의 정당성을 갖춘 것으로 보기도 한다. 최근엔 의미가 완전히 달라졌다. 오늘날 테러리스트들은 추상적인 목적을 내세우며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학살도 서슴지 않는다. 마치 살상 그 자체가 목적인 것처럼 보일 때도 있다. 테러의 개념이 정치적 폭력에서 무차별적 학살로 바뀐 결정적인 계기는 ‘9·11테러’다. 2011년 9월 11일 오사마 빈라덴이 이끄는 이슬람 테러조직 ‘알카에다’는 민간 항공기 4대를 납치해 미국 뉴욕의 110층짜리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과 워싱턴에 있는 미 국방부(펜타곤)에 자살 테러를 감행했다. 납치된 항공기에 탑승한 승객 266명을 비롯해 인명 피해만 3500명이 넘는다. 사상자 수도 엄청났지만 무엇보다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의 심장부가 테러 조직에 무방비로 노출됐다는 점이 충격을 줬다. 테러의 대상이 일부 정치 세력이 아니라 무고한 민간인을 향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세계인들은 경악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01년 1373호 결의에서 테러리즘을 ‘민간인을 상대로 사망·중상을 입히거나 인질로 잡는 등의 행위로 특정 집단에 공포를 야기해 대중이나 정부, 국제조직에 특정 행위를 강요하는 등의 의도를 가진 범죄 행위’로 규정했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국제 테러 조직 소탕에 직접 나서기도 했다. 9·11테러의 원흉으로 지목된 빈라덴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1년 사살됐다. 빈라덴은 죽었지만 아직도 세계 각국에선 테러리즘이 끊이지 않고 있다.첨단기술 활용 ●4차 산업혁명, 테러리즘 위협 커져 기술의 발달로 테러리즘도 진화하고 있다. 첨단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사이버테러는 첩보 영화의 단골 소재다. 그만큼 대중에게도 익숙하다. 물리적인 방법을 동원하지 않고도 항공·철도·통신 등 국가 기간산업을 장악할 수 있다. 의자에서 움직이지 않고 순식간에 국가 기능 전반을 마비시킬 수 있는 파괴력을 지닌 것이다. 전자기파(EMP)로 전력 공급을 차단하거나 용량이 큰 데이터를 마구잡이로 전송해 시스템을 ‘다운’시키는 온라인 폭탄 등은 이미 잘 알려진 수법이다. 대표적으로 국내 방송사와 농협 등 은행의 전산망이 마비됐던 ‘3·20 사이버테러’가 있다. 방송사 직원들은 회사 내부망 접속이 차단됐고, 은행들은 창구를 비롯한 모든 거래가 중단됐던 초유의 사태다. 정부 합동조사단은 내부에서 사용 중인 인터넷 주소(IP)가 백신 소프트웨어 배포 관리 서버에 접속해 악성 파일을 뿌린 것으로 확인했다. 당시 정부는 북한 해커들만 쓰는 악성 코드의 흔적을 미뤄 봤을 때 북한 정찰총국의 소행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초연결성을 핵심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이 다가오면서 전에 없던 테러리즘의 위협도 커지고 있다. 사물인터넷(IoT)과 클라우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로 개인과 개인, 개인과 사회의 연결은 더욱 촘촘해졌다. 새로운 방식의 결합으로 새로운 가치가 창출돼 인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거라고 낙관론자들은 내다본다. 하지만 이런 초연결사회의 허점을 노린 새로운 형태의 테러리즘이 파고들 여지도 크다.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됐기 때문에 간단한 공격만으로도 연쇄 작용이 일어나 사회 시스템 전체가 붕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테러 조직이 사이버공간을 조직 선전과 확대의 수단으로 삼는 것 역시 초연결사회의 어두운 단면이다. 2016년 3월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과 슈퍼컴퓨터 알파고의 대국은 인류에게 커다란 충격이었다. 인공지능이 빠른 속도로 발달해 언젠가는 인류를 지배할 거란 어두운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이 스스로 진화하면서 인류를 제압하는 시나리오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테러 조직이 인공지능 기술을 악용할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고 경고한다. 김대식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현재 인공지능 기술이 뇌파를 분석해 인간의 뇌를 해킹할 수 있는 수준에 올랐다고 지적했다. 숫자를 본 사람들의 뇌 반응을 분석해 은행 비밀번호를 알아내는 데 성공한 실험도 있다. 음파를 분석해 특정인의 목소리를 완벽하게 위조해 보이스피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김 교수는 경고했다. 영화 ‘아이언맨’ 시리즈는 미래 로봇산업의 명암을 뚜렷하게 보여 준다. 로봇 슈트를 장착한 주인공 토니 스타크(아이언맨)는 정의의 사도로 악당을 무찌른다. 하지만 아이언맨이 상대하는 악당들 역시 첨단 기술을 동원한 로봇 슈트를 장착해 시민들을 위협한다. 앞으로 로봇을 활용한 테러리즘도 활발하게 펼쳐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미 일부 정부와 군수업체들은 로봇병기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에 최첨단 무인 로봇 공격기인 ‘리퍼’와 ‘프레데터’ 등을 배치했다. 로봇 전문가인 노엘 샤키 영국 셰필드대 명예교수는 “로봇 제작 비용이 많이 감소했기 때문에 무인 로봇병기를 만드는 데 그렇게 많은 기술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생적 테러 ●한국 사회 고용 참사와 저성장의 늪 한국은 비교적 테러로부터 안전한 국가다. 하지만 그동안 한국인에 대한 테러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미얀마 아웅산 테러(1983), 칼(KAL)기 폭파 사건(1987), 이라크 김선일씨 피살 사건(2004), 샘물교회 탈레반 피랍 사건(2007) 등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는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국내에선 2008년 7월 탈레반 연계 세력의 불법 활동이 적발됐고, 지하드(성전)를 선동하는 이슬람인이 포착되기도 했다. 2009년 8월엔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거점 지역인 ‘칸다하르’로 마약 원료 물질을 밀수출하던 일당이 국내에서 검거되기도 했다.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2015년 11월 ‘이슬람국가(IS)에 대항하는 세계 동맹국’이라면서 자신들이 테러 위협을 가할 수 있다고 지정한 60개국 중엔 한국도 포함됐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1월 ‘IS·알카에다 관련 보고서’를 통해 시리아 내 알카에다 계열 무장조직의 우즈베키스탄인 다수가 터키를 거쳐 한국으로 가게 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엔 “한국에 있는 일부 우즈베크 이주 노동자들이 급진화됐으며 시리아 아랍공화국으로 향하는 극단주의자들의 자금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쓰였다. 이 외에도 북한과의 군사적 긴장 속에서 터졌던 연평도 포격 사건(2010) 등 무력 도발의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테러방지법은 2016년 제정됐다. 숱한 진통을 겪었다. 법에서 정의하는 테러의 개념이 모호해 시민들의 활동을 제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테러 위험 인물 관련 정보 수집 행위가 자칫 민간인 사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테러방지법의 주요 내용은 대테러 활동을 총괄·조정할 국무총리실 산하 대테러센터를 설치하는 것이다. 테러 예방·대응을 위해 관계 부처가 유기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근거도 만들었다. 테러로 발생한 사망·부상자에 대한 위로금, 재산 피해 복구비 등을 지원하는 내용도 담겼다. 한국은 최근 저성장과 높은 실업률에 허덕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용 악화로 한국 사회의 고질적 병폐인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는 추세다. 이들이 사회에 불만을 품고 우발적인 테러를 감행할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이 높아지고 있다. 특수한 목표를 가지고 조직된 테러단체가 아니라 자생적 테러리스트인 이른바 ‘외로운 늑대’다. 외로운 늑대는 테러의 방법 등과 관련된 정보를 사전에 수집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만큼 예방도 어렵다. 최근 증가하는 외국 이주민에 대한 차별과 피해 의식 역시 자생적 테러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박동균 대구한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최근 다양한 형태의 불만 세력과 사회 반체제 세력들이 활동 범위를 넓혀 가고 있다”면서 “자신들의 불만을 테러로 강력하게 표명하는 자생적 테러리스트에 의한 공격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경찰의 위기관리 역량을 강화하면서 민간 경비업체와의 협력도 늘려야 한다”면서 “평소 테러를 방지하기 위한 민방위훈련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원희 건양대 국방경찰행정학부 교수는 “공개된 정보를 활용해 테러 대응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SNS에서 사진이나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얼굴인식 기술로 용의자를 추적·검거하는 시스템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적극적인 공보 활동으로 유언비어가 퍼지는 것을 차단해 혼란과 공포를 최소화해야 한다”면서 “테러 피해자들이 무사히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피해자의 범위도 넓혀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핼리 혜성을 ‘밝힌’ 핼리의 특이한 삶

    [이광식의 천문학+] 핼리 혜성을 ‘밝힌’ 핼리의 특이한 삶

    -다음 돌아올 핼리 혜성을 볼 수 있는 사람은? 남쪽의 튀코 우주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핼리 혜성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핼리 혜성의 존재를 최초로 밝힌 것으로 유명한 에드먼드 핼리는 영국의 천문학자로, 지구 물리학, 수학, 기상학 및 물리학 분야에서도 중요한 발견들을 해낸 다용도 과학자다. 1656년 11월 8일 영국 런던에서 부유한 사업가 집안에서 태어난 핼리는 어려서는 집에서 가정교사에게 공부하다가 17세가 된 1673년 옥스퍼드 대학에 입학했다. 핼리는 입지(立志)가 빨랐던 인물이다. 일찍이 천문학에 꽂혀 20살 때 그리니치 천문대에서 개인적인 관측을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되자 다니던 옥스퍼드 대학을 그만두고 아프리카 서해안의 세인트헬레나 섬으로 가는 배에 올랐다. 1677년 11월 7일 수성이 지구와 태양 사이의 일직선상에 놓이는 태양면 통과(transit) 현상의 관측과, 아직까지 한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남반구 별들을 관측하기 위해서였다. 거기서 핼리는 수성의 태양면 통과를 관측하고 진자실험(振子實驗)을 했다. 22살 때 귀국한 그는 341개 남반구 별들의 정보를 실은 '남천 항성목록'을 출판한 데 이어, '행성의 궤도에 대하여'라는 논문으로 명성을 쌓았다. 영국와 찰스 2세는 옥스퍼드에 핼리에게 석사학위를 주라는 칙령을 내렸다. 중퇴자에게 석사학위를 준 전례가 없었기 때문에 대학 당국은 한동안 망설였지만 칙령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결국 핼리는 대학 중퇴자로서 석사학위를 받았을 뿐더러, 왕립협회 회원으로 천거되어 당당한 천문학자로 입신했다. 그때 핼리의 나이 22살로, 최연소 왕립협회 회원이었다. 왕실 천문학자이자 그리니치 천문대장인 존 플램스티드는 핼리를 ‘남쪽의 튀코’라고 불렀다. 덴마크의 천문학자로 역사상 최고의 육안 관측자로 꼽히는 튀코 브라헤에 비견한 것이다. 크리스마스 전날 밤에 돌아온 핼리 혜성 영국으로 돌아온 지 4년째가 되던 핼리는 그의 삶에서 전기가 된 천문학적 사건을 맞게 되었다. 장대한 꼬리를 가진 대혜성이 출현한 것이다! 오늘날 핼리 혜성이라 불리는 것이다. 고대로부터 혜성은 불길한 징조로 여겨져왔다. 핼리의 시대에도 혜성은 재앙을 알리기 위해 하늘로부터 파견된 사자라는 믿음이 널리 퍼져 있었다. 하지만 뉴턴의 친구인 핼리는 누구보다 만유인력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우주의 모든 천체는 만유인력의 영향을 받는다. 이는 곧 혜성이 태양을 향해 떨어져가다가 이윽고 태양을 유턴할 것이다. 말하자면 타원형 궤도를 도는 것이다. 핼리는 헤성에 관한 과거의 기록들을 샅샅이 조사했다. 그 결과, 꼭 76년 전인 1607년, 그리고 다시 76년 전인 1531년에 밝은 혜성이 나타났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또 그전의 기록들에도 밝은 혜성이 75년 내지 76년을 주기로 관측되었다. 1607년의 혜성에 대해 요하네스 케플러는 “무한에서 무한으로 직선으로 움직인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었다. 그러나 핼리는 위의 혜성들이 모두 같은 것이라고 확신하고, 이 혜성은 약 3/4세기의 공전주기로 거대한 타원을 그리며 태양 둘레를 도는 태양계의 일원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주기가 좀 차이나는 것은 목성의 인력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핼리는 1705년 뉴턴의 역학을 적용해 그 궤도를 산정하여 '혜성 천문학 총론'>이란 책을 펴냈다. 핼리의 추측이 맞다면, 1682년 밤 인류에게 엄청난 흥분을 불러일으킬 혜성은 다음에는 1758년 말이나 1759년 초에 돌아올 것으로 예상되었다. 핼리가 그때까지 산다면 102살이다. 핼리는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만약 우리가 예측한 바가 맞다면, 이 혜성은 1758년경에 다시 돌아와야 한다. 그때 우리의 정직한 후손들은 이 혜성이 영국인에 의해 최초로 발견되었음에 감사히 여길 것이다.” 핼리 혜성의 다음 회귀년은 2061년 핼리는 86살로 세상을 떠났다. 따라서 자신의 예언이 맞았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 예언은 정말로 성취되었다! 1758년 천문학계는 혜성에 대한 기대와 흥분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윽고 혜성은 크리스마스 전날 밤 그 아름다운 모습을 나타내며 접근해왔다. 하늘에 나타난 ‘혜성의 귀환’을 맨 먼저 본 사람은 천문학자가 아니라, 아마추어 별지기인 독일의 한 농부였다. 그는 성탄 전야에 망원경을 들여다보다가 물고기자리 근처에서 빛나는 한 점을 발견했다. 그후 이 대혜성은 핼리 혜성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핼리의 공적에 의해서 혜성 중에 주기적인 것이 있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고대의 기록을 알아보면, 지금까지 29회의 출현기록이 남아 있는데, 가장 오래 된 기록은 기원전 467년 중국 주대(周代)의 문서에서 찾아볼 수 있다. 1910년에 이어 1986년 지구에 출현한 핼리는 소련의 베가 1호, 유럽 우주기구의 지오트 탐사기, 일본의 플래닛 탐사기 등의 카메라에 의하여 얼음에 덮인 핵과 꼬리를 선명하게 드러냈다. 핼리 혜성의 다음 방문은 2061년으로 예약되어 있다. 현재 지구 행성에서 살고 있는 70억 인구 중 2분의 1은 그때 핼리 혜성이 태양을 향해 달려가는 장관을 볼 수 없을 것이다. 핼리 혜성은 앞으로 약 1천 번 더 회귀할 것이며, 7만 6000 년 후에 수명을 다하게 된다. ​ 핼리가 천문학에 끼친 다른 큰 영향은 항성의 고유운동 발견이다. 그는 시리우스와 아르크투루스, 알데바란의 위치가 1850년 전 고대 그리스 천문학자 히파르코스가 기록했던 위치에서 30분(1/2도) 이상 움직인 것을 발견했다. 핼리는 이것을 바탕으로 별들이 움직였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고유운동의 발견은 수정구에 별들이 박혀 있다고 주장한 천동설의 관에 마지막 대못을 박은 것이나 같았다. 핼리는 다재다능하여 그의 과학적 업적도 여러 방면에 걸쳐 이루어졌다. 그중 하나는 최초로 과학적인 인간의 사망률표를 만든 것으로, 이는 그후 생명보험회사들이 보험료를 산출하는 데 기초가 되었으며, 인구 통계학의 시초가 되었다. 그밖에도 뉴턴의 '프린키피아' 탄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도 바로 핼리였다. 성질 까칠한 뉴턴이 만유인력의 우선권을 놓고 로버트 훅과 마찰을 빚은 나머지 프린키피아 집필을 거부했다. 핼리는 뉴턴과 훅 사이를 원만히 조절하여 뉴턴으로 하여금 다시 집필하게 하고, 원고 교정을 기꺼이 떠맡았을 뿐만 아니라, 자금이 모자라는 왕립협회를 대신하여 사비로 책을 출판하기까지 했다. 핼리가 아니었다면 '프린키피아'는 자칫 햇빛을 보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인류 과학 발전에 끼친 핼리의 공적은 적지 않다 할 것이다. 핼리는 1703년 모교인 옥스퍼드 대학의 천문학 교수가 되었고, 64살인 1720년에는 플램스티드의 뒤를 이어 2대 그리니치 천문대 대장에 취임했다. 1742년 1월, 그가 평생을 보냈던 그리니치 천문대에서 삶을 마감했다. 향년 86세. 손에는 포도주 한 잔이 쥐어져 있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고속도로 무단 횡단한 무스의 운명은?

    고속도로 무단 횡단한 무스의 운명은?

    위험천만한 야생 무스의 무단(?)횡단의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지난 29일 캐나다 앨버타 주 에드먼턴 앤서니 헨데이 고속도로로 돌진한 무스의 영상을 소개했다. 차주 미구엘 보르헤스(Miguel Borges)의 블랙박스에 찍힌 영상에는 거대한 무스 한 마리가 3차선 고속도로로 뛰어드는 모습이 담겨 있다. 보르헤스는 무스를 위해 천천히 정차한다. 곧이어 도도로 뛰어든 무스가 질주해오는 차량들로 인해 다급한 나머지 중심을 잃고 미끄러지는 순간, 달려오던 픽업트럭과 화물트럭이 아슬아슬하게 무스를 피해 지나간다. 보르헤스는 “당시 차량에는 아내와 3명의 자녀가 타고 있었고 도로 옆에서 한 쌍의 무스가 차량들과 나란히 달리고 있었다”면서 “그중 큰 무스 한 마리가 미친 듯이 도로를 가로질러 뛰어들었고 아내는 아이들에게 ‘보지마!’라고 소리쳤다”고 전했다. 결국 도로로 뛰어든 무스는 안전하게 건너편 쪽으로 이동했지만 다른 한 마리는 동료의 모습을 본 뒤, 길 건널 엄두를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보르헤스는 무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지난달 30일 유튜브에 ‘Northern Canadian Problems #7 - Moose.’이란 제목으로 공유했으며 해당 영상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영상= Miguel Borges 유튜브 영상부 seoultv@seoul.co.kr
  • 캐나다 관제사, 미국에 ‘사랑의 피자’ 보내는 이유는

    ‘북쪽(캐나다)의 형제들이 보내준 사랑의 피자와 연대에 감사한다’ 미국 뉴햄프셔주의 항공관제사 마크 쉬하이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뜻하지 않은 피자 선물을 받았다. 당시 21일째 이어지고 있는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의 여파로 임금 한 푼 받지 못하고 일하고 있던 쉬하이는 간식 생각이 간절했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참아야만 했다. 그런데 갑자기 사무실로 피자가 배달왔다. 캐나다의 에드먼턴 항공관제소 직원들의 ‘힘들지만, 항상 응원합니다. 비록 크지는 않지만 맛있게 드세요’라는 응원의 메시지와 함께 말이다. 캐나다 관제사의 따뜻한 마음에 쉬하이는 자신의 트위터에 피자 사진과 함께 감사의 인사를 올렸다. 미국 관제사들을 위해 ‘사랑의 피자’ 보내기 운동에 캐나다 관제사들의 참여가 늘고 있다. 이는 셧다운 여파로 무급으로 일하고 있는 동료에게 대한 응원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캐나다 항공관제사들은 북미 대륙의 항공 교통을 관리하면서 매일 함께 일하다시피 하기 때문에 ‘유대감이 끈끈한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 항공관제사 협회 피터 더피 회장은 13일 기자회견에서 “지난 10일 시작된 사랑의 피자 보내기 운동은 캐나다의 36개 관제소가 참여하고 있다”면서 “아마 지금쯤은 미국에서 캐나다로부터 피자를 받고 있는 관제소가 36개를 넘었을 것이다. 그 숫자는 매시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의 일부 셧다운이 시작된 지난해 12월 말 이후로 미국에서는 약 1만명의 항공관제사들이 무급으로 일을 하고 있다. 더피 회장은 13일 오후까지 미국의 관제사들이 받은 피자는 약 300개에 달하며 받은 사람들 대부분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 감사를 표시했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록밴드 공연 중 ‘청각장애 아빠’ 위해 수화로 가사 전한 딸

    록밴드 공연 중 ‘청각장애 아빠’ 위해 수화로 가사 전한 딸

    최근 캐나다의 한 유명 록밴드가 공연하는 콘서트 현장에서 한 여성 팬이 함께있던 아버지에게 수화로 노래 가사 내용을 전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돼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CNN 등 외신은 18일(현지시간) 최근 페이스북에서 이 같은 모습이 화제를 모았다고 전하며 해당 부녀의 사연을 소개했다.부녀는 캐나다 앨버타주(州) 에드먼턴에 사는 데린 카베리(53)와 캐리(19)로, 지난 12일 지역 내 쇼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록밴드 쓰리 데이즈 그레이스의 콘서트를 함께 보러갔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부녀와 동행해 이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다음날 페이스북에 공유한 여성 줄리안 마리아에 따르면, 데린은 선천적으로 귀가 들리지 않아 보청기를 착용한 한쪽 귀로도 소리를 조금밖에 들을 수 없어 그의 딸 캐리가 수화를 사용해 가사 내용을 전했다.약 30초 분량의 영상에서 캐리는 데린을 바라보며 쓰리 데이즈 그레이스의 저스트 라이크 유(Just Like You)를 따라부르며 수화를 사용했으며 데린 역시 그런 딸을 보며 수화에 맞춰 몸을 흔들었다. 이 같은 모습을 직접 촬영한 마리아는 “정말 아름다운 광경을 봤다. 무대에서의 퍼포먼스도 잊을 수 없지만, 부녀의 모습에 완전히 넋을 잃고 말았다”고 말했다. 특히 해당 영상은 지금도 그 조회 수가 급격하게 늘고 있는데 1900만 회를 돌파한 것으로 확인된다.그리고 영상 속 주인공 캐리에게는 많은 사람으로부터 메시지가 전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그녀는 “전 세계에서 엄청난 수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사람들의 반응에 압도당하고 말았다”며 놀라움을 드러냈다. 또한 이날 공연을 펼친 록밴드의 멤버도 해당 영상을 보고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까지 내가 인터넷상에서 본 가장 멋진 영상”이라고 소개하고 캐리에게도 직접 메시지를 보냈다. 캐리는 앞으로도 아버지와 함께 여러 록밴드의 콘서트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첫사랑이 준 이별선물 열지도 않고 보관한 노인, 48년 후 개봉

    첫사랑이 준 이별선물 열지도 않고 보관한 노인, 48년 후 개봉

    지난해 여러 외신은 물론 국내에도 소개돼 화제가 됐던 한 캐나다인 할아버지의 첫사랑 이야기이다. 캐나다 앨버타주(州) 에드먼턴에서 사는 에이드리언 피어스(65)는 학창시절 온타리오주(州) 토론토에서 살 때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던 동갑내기 여학생 비키 앨런과 사귀었다.그런데 첫사랑은 이뤄지기 어렵다는 것을 입증하듯 그의 첫사랑은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1970년 크리스마스 직전 끝나고 만다. 여자친구가 그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건네며 이별을 통보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차인 것이었다. 화가 난 채 집에 돌아온 그는 선물을 거실에 있던 크리스마스트리 밑에 팽개쳤다. 그러고나서 그는 “앞으로 이 선물을 절대 열어보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처음에 그는 첫사랑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에 선물을 간직하며 크리스마스 때마다 트리 밑에 꺼내놨다. 하지만 그의 생각과 달리 세월이 흐르며 첫사랑은 추억으로 남았고 그 역시 새로운 사랑을 만나 결혼하고 아이도 낳았다. 그래도 그는 선물을 버리거나 열어보지 않고 크리스마스 때마다 트리 밑에 꺼내놨다.이에 대해 그는 “선물을 열어보지 않는 것이 습관이 됐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열지 않고 보는 것이 하나의 즐거움이 됐다”면서 “내 본심은 아마 열고 싶지 않고 내용물을 모르는 편이 좋다고 느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를 아내 역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아이들이 자라면서 선물을 열어보자고 하는 탓에 크리스마스 때 선물을 꺼내놓는 일은 그만두고 하나의 추억으로 보관해왔다는 것이다. 지난해 그는 이 같은 사연을 사진과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했고 이는 많은 사람에게 화제를 모아 현지언론에 소개됐다. 그후 그는 많은 사람이 그녀를 한 번 찾아보라는 조언에 창고에서 오래된 전화번호를 발견하고 이를 단서로 그녀를 찾기 시작했다. 인터넷으로도 검색해 브리티시컬럼비아주(州)에 사는 같은 이름의 여성을 찾아 전화했지만, 상대는 91세의 다른 사람이었다. 그러던 최근 어느 날 두 사람을 함께 아는 한 친구가 현재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 사는 그녀에게 소식을 전했다. 그녀 역시 그를 한번 만나보고 싶었기에 그에게 연락했고, 두 사람은 각자의 배우자를 비롯한 가족들과 지인들을 초대해 선물 내용물을 알아맞히는 자선행사를 열어 불우이웃을 돕기로 했다.이에 따라 두 사람은 지난 6일 에드먼턴에 있는 한 자선행사 장소를 빌려 행사를 진행했고 이날 선물 내용이 48년 만에 밝혀졌다. 선물은 ‘러브 이즈’(Love Is: New Ways to Spot That Certain Feeling)라는 제목으로 시작하는 한 권의 책이었다. 아마 젊은 날의 그녀는 자신이 이별을 고했던 그가 새로운 사랑을 찾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제 양측 가족은 서로 친구가 돼 가끔 안부를 주고받는 사이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文 “한 발씩 전진하면 한반도 평화 도달”

    文 “한 발씩 전진하면 한반도 평화 도달”

    교민들 “환영” “김정은 답방 반대” 갈려뉴질랜드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한반도 평화를 향한 여정도 한 발 두 발 전진하다 보면 불가능해 보였던 평화의 길에 반드시 도달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뉴질랜드 방문은 한국 대통령으로는 9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오클랜드 코디스호텔에서 동포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간담회에서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등정한 뉴질랜드의 에드먼드 힐러리경은 이렇게 말했다. ‘간단하다. 그냥 한 발 두 발 걸어서 올라갔다’”며 이렇게 밝혔다. 이어 “반드시 한반도의 완전화 비핵화, 그리고 항구적인 평화 꼭 해내겠다고 약속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지난달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이 북·미 비핵화 대화에 긍정적 역할을 하는 모멘텀이 될 것”이라며 공감대를 확인하고 뉴질랜드로 향하는 공군 1호기 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밝힌 데 이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동포간담회에는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의 형인 양정석 코리안리뷰 발행인도 참석했다. 양 전 비서관은 현 정부 출범 이후 한동안 형이 사는 뉴질랜드에서 머물렀다. 문 대통령은 제1야당인 국민당의 사이먼 브리지스 대표를 접견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잘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며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2차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에 큰 진전이 있도록 긴밀한 공조를 이어 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뉴질랜드에서는 제1야당 대표가 국빈 방문하는 외국 정상을 접견하는 것이 관례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총독 관저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 참석하고 패치 레디 총독과 오찬을 함께 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첫 일정으로 전쟁기념박물관을 방문했다. 현장에는 문 대통령을 환영하는 교민과 김 위원장 답방을 반대하는 교민이 나란히 등장했다. ‘더 좋은 세상 뉴질랜드 한인 모임’ 교민 150여명은 한반도기와 태극기, 뉴질랜드기를 들고 환영했다. ‘대한부흥세계연맹’ 소속이라고 밝힌 10명 내외의 교민은 답방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문 아웃”(MOON OUT)을 외쳤다. 문 대통령의 순방 때 반대 시위는 이례적이지만 처음은 아니다. 지난 9월 유엔총회 때에도 일부 교민은 “남북 정상회담은 사기협정”이라며 시위를 벌였다. 문 대통령은 4일 저신다 아던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6박 8일간의 순방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다. 오클랜드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장애인에 밀가루 테러한 청소년…18세 되자 가해자 얼굴 공개

    장애인에 밀가루 테러한 청소년…18세 되자 가해자 얼굴 공개

    최근 영국에서 한 여성 장애인에게 밀가루와 달걀을 투척한 뒤 인증 사진을 올려 공분을 샀던 청소년들 중 한 명의 얼굴과 신원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이는 해당 소년의 나이가 만 18세가 됐기 때문. 영국 일간 미러닷컴 등 현지매체는 1일(현지시간) 지난 7월 영국 베리세인트에드먼즈의 한 공원에서 정신장애가 있는 한 여성을 괴롭혔던 청소년 5명 중 1명이 성인이 됐다고 전하며 얼굴 사진과 신원 등을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정보가 공개된 가해자는 해당 지역에 사는 코핸 셈플. 그는 가해자 5명 중에 인증 사진을 처음 공개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당시 그는 SNS인 스냅챗에 문제의 사진을 올리며 지인들과 공유했으며, 한 지인이 해당 사진을 캡처해 페이스북에 게시하면서 몹쓸 짓이 세상에 알려진 것이다. 이후 네티즌들의 비난으로 이들 소년은 체포됐지만, 가해자들의 나이가 만 15세부터 17세까지 미성년자들이었기에 정보 공개가 이뤄지지 않았었다. 보도에 따르면, 셈플을 비롯한 가해자 5명은 피해 여성에게 밀가루와 달걀만 투척한 것이 아니었다. 이들은 맨 처음 이 여성에게 접근해 욕을 하며 침을 뱉었고 이후 근처 가게에 가서 밀가루와 달걀을 사와 이 같은 짓을 벌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셈플은 법정 심리에서 자기 행동을 깊이 뉘우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판사는 정신장애를 안고 있는 사람에게 이런 짓을 벌인 행위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그는 보석으로 풀려나 있으며 오는 12월 5일 법원 출석 명령을 받은 상태로 이날 판결이 내려질 예정이다. 그는 이번 정보 공개로 익명의 사람들로부터 “죽어라” 등의 협박 메시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그와 같은 죄로 체포됐던 15세 1명과 16세 2명, 그리고 17세 1명까지 나머지 가해자 4명은 12개월 위탁(referral) 명령을 받았다. 또한 이들에게는 각각 100파운드(약 14만6000원)의 보상 명령과 105파운드(약 15만4000원)의 비용 지불 명령이 내려졌다. 이밖에도 당시 현장에 있었다는 이유로 6번째 용의자로 지목된 17세 소년은 제니스에 대한 협박 행위를 부인하고 있다. 이 소년에 대해서는 내년 2월 13일 공판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아이들을 처벌할 수 없다면 대신 부모를 벌하라”, “그런 가벼운 벌금으로는 의미가 없다”, “이런 애들은 판결이 나도 시간이 지나면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해 또 같은 일을 반복할 것”, “이런 솜방망이 판결은 처벌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다”, “아이가 이러면 부모도 분명 문제가 있을 것”이라며 분을 삭히지 못하고 있다. 사진=미러닷컴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폭스바겐- 포드 연합 탄생하나

    폭스바겐- 포드 연합 탄생하나

    미국 자동차제조업체 포드와 독일 폭스바겐이 자율주행차 기술을 공동 개발한다. 블룸버그통신은 두 회사가 자율주행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서로의 자동차 모델을 대신 제작하는 등의 협력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두 회사의 협력관계는 자동차 신모델을 공동 개발하는 것을 넘어 머지않아 ‘폭스바겐-포드 연합’이 탄생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폭스바겐과 포드는 지난 6월 상용차 합작 사업을 벌인다는 내용이 담긴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후 8월 헤르베르트 디스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상용차 이외 부문에서도 포드와 협력할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밥 생크스 포드 최고재무관리자(CFO)가 25일 “(양사 간) 협력은 일부 기술과 제품 등으로 국한돼있지 않다”면서 두 회사간에 논의가 진행 중임을 밝히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두 업체가 손을 잡을 경우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각사의 단점이 상대를 통해 보완할 수 있는 까닭이다. 세계 1위 자동차업체인 폭스바겐은 아시아와 남미, 유럽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지만, 수익성이 높은 중대형 픽업트럭 부문에서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포드는 아시아 및 남미 시장에서 부진하지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강세를 보이고 F 시리즈를 내세워 미국 픽업트럭 시장의 40% 가까이를 점유하고 있는 강점이 있다. 자동차 정보사이트 에드먼즈의 아이번 드루리는 포드와 폭스바겐이 중복해서 생산하는 차종이 거의 없어 통계를 볼때마다 협력하는 것이 현명하게 느껴지고 있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모두 비용 절감이 절실한 문제다. 구조조정에 들어간 포드는 물론 폭스바겐 역시 최근 몇 년 간 배기가스 조작 사건으로 인해 수십억 달러를 지출해왔다.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차 등 대체제 개발이 필요한 것도 이들의 협력 이유이다. 블룸버그는 “경쟁사와 협업하는 것은 비용을 줄이고 신차와 신기술을 빠르게 얻는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AI가 그린 그림, 경매서 약 5억 원에 낙찰…예상가의 40배

    AI가 그린 그림, 경매서 약 5억 원에 낙찰…예상가의 40배

    인공지능(AI)이 그린 그림이 경매에서 우리 돈으로 4억9000만 원이 넘는 거액에 낙찰됐다. AFP통신 등 외신은 25일(현지시간) 이날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AI가 그려낸 초상화가 43만2500달러(약4억9100만 원)에 낙찰됐다고 보도했다. 크리스티에 따르면, AI 그림은 낙찰 예상가였던 7000~1만 달러(약 790~1100만원)보다 40배가 넘는 거액에 낙찰됐다. 크리스티는 “알고리즘으로 만든 초상화가 경매에 나온 사례는 처음”이라면서도 “전화와 인터넷, 그리고 현장에서 참가한 총 5명의 입찰자가 열띤 경쟁을 벌였고 전화를 통한 익명의 입찰자가 최종 낙찰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화제의 그림은 ‘에드먼드 데 벨라미’(Edmond de Belamy)라는 제목의 초상화다. 금빛 액자에 담긴 이 작품은 검은 옷을 입은 신사를 보여주는 데, 언뜻 보면 18세기나 19세기에 흔히 그려진 초상화 같다. 하지만 이를 가까이서 보면 신사의 얼굴은 흐릿해 아직 덜 완성된 것처럼 보인다. 그림의 오른쪽 아래에는 화가의 서명 대신 수식이 적혀 있다. 이번 그림은 AI로 예술을 민주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 프랑스 예술인 단체 ‘오비어스’가 AI에 14~20세기 그림 1만5000여 점을 가르쳐 만든 작품이다. 소속 예술가 피에르 푸트엘은 “초상화 화법의 규칙성을 이해한 소프트웨어가 사람의 손을 빌리지 않고 차례차례로 새로운 이미지를 생성했다”고 말했다. 이런 규칙성을 학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미국 구글의 연구원 이언 굿펠로가 개발한 새로운 알고리즘이 덕분이다. ‘오비어스’는 일련의 이미지 중 11점을 ‘벨라미 시리즈‘로 명명했으며, 이 중 1점을 전통 예술시장의 중심지인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AFP 연합뉴스(위), 크리스티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세마리가 연달아…혹등고래 무리의 놀라운 점프 연기 (영상)

    세마리가 연달아…혹등고래 무리의 놀라운 점프 연기 (영상)

    그야말로 대자연의 경이로움이라고밖에 할 말이 없겠다. 몸무게가 30~40t에 달하는 거대한 혹등고래 세 마리가 연달아 수면 위로 뛰어오르는 멋진 순간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캐나다 언론 글로벌뉴스는 16일(현지시간) 최근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은 혹등고래 영상을 소개했다. 영상은 지난달 17일 캐나다 동부 노바스코샤 해안 근처에서 고래 생태관광에 나선 한 유람선 안에 타고 있던 관광객 에드먼드 지루가 촬영한 것이다. 영상은 유람선 바로 근처에 혹등고래 세 마리가 머물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해당 유람선을 운영하는 업체 측은 페이스북에 이들 고래는 몇 분 동안 배 옆에 머물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들 고래는 관광객들에게 뭔가 더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로 한 것 같다. 혹등고래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듯 갑자기 유람선에서 좀더 먼곳으로 나아가며 물속으로 들어간다. 그러자 한 가이드가 관광객들에게 “준비하세요. 트리플 브리치를 할 것 같다”고 외친다. 여기서 브리치는 고래가 본능적으로 수면 위로 뛰어오르는 행동을 말한다. 즉 이들 고래가 이전에도 관광객들 앞에서 이런 행동을 선보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해당 가이드의 예상대로 잠잠하던 수면 위로 갑자기 첫 번째 혹등고래 한 마리가 뛰어오른다. 그리고 곧바로 오른쪽에서 또다른 혹등고래가 뛰어오르고 또 그 옆에서 나머지 혹등고래가 뛰어오른다. 그 모습에 유람선에 타고 있던 관광객들은 환호하고 소리를 지르며 박수를 친다. 한편 해당 영상은 지난달 31일 처음 페이스북에 공개된 뒤 지금까지 조회 수 53만 회, 좋아요 1900개, 댓글 500개, 공유 1만 회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Ocean Explorations Zodiac Whale Cruises/페이스북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월드 Zoom in] 그림 그리는 AI… ‘예술’도 넘본다

    [월드 Zoom in] 그림 그리는 AI… ‘예술’도 넘본다

    다른 화풍… 인간의 창작영역까지 침투 사상 첫 경매, 1000만원대 낙찰될 듯예술이 인간의 독창적인 전유물로 계속 존재할 수 있을까. 타임지 최신호 등에 따르면 세계적인 경매 회사 크리스티는 오는 10월 뉴욕경매소에서 인공지능(AI)이 그린 그림 ‘에드먼드 벨라미의 초상’을 경매에 부친다. AI가 그린 그림이 경매에 오르는 건 사상 처음이다. 이 초상화는 프랑스 파리의 예술가, 연구원 등 3인이 뭉친 프로젝트팀 오비어스(Obvious)의 AI가 존재하지 않는 프랑스 귀족 가문 ‘벨라미(Belamy) 가(家)’를 주제로 그린 11점의 연작이다. 벨라미는 친구를 뜻하는 프랑스어 ‘벨 아미’(Bel-ami)에서 착안했다. 오비어스는 ‘GAN’이라는 컴퓨터 알고리즘을 활용했다. GAN은 AI에 학습시킨 그림들의 정보를 추출해 새로운 작품을 창조할 수 있게 한 알고리즘이다. 오비어스는 14~20세기 초상화 1만 5000점을 AI에 학습시킨 결과 기존 화가들이 그린 초상화와는 전혀 다른 화풍의 추상화된 초상화를 그려 냈다. 오비어스는 AI의 화풍을 ‘가니즘’(GANism)이라고 명명했다. 알고리즘 GAN의 핵심은 ‘변주’다. 학습된 작품을 답습한 게 아니라 기존 화풍을 변주해 창조하는 방식이다. 오비어스는 이 과정이 인간의 창작 과정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오비어스는 “우리의 작업은 ‘AI가 창조성을 가지고 있느냐’라는 철학적 질문을 던질 것”이라면서 “인간의 정신세계는 일련의 진화와 삶의 과정에서 외부 요인에 가장 잘 적응하고 반응하도록 훈련된 일종의 알고리즘이라는 가설이 있고, 인류는 다른 존재와 구별되는 어떤 위대한 영혼을 갖고 있다고 믿어 왔다. 그러나 그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 인간과 컴퓨터의 알고리즘은 어떻게 다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우리의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새로운 유형의 예술이 출현할 것이다. 우리는 작품 자체보다 우리의 작업이 창조할 논쟁에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번 경매를 주선한 크리스티 관계자인 리처드 로이드는 “예술성과 창조성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를 일으킬 것”이라면서 “그림을 보면서 우리는 그림을 그린 ‘인간’과 교감한다고 느낀다. 그런데 우리가 교감한 게 인간이 아니라 로봇이라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앞으로 이런 충격을 반복적으로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크리스티는 AI가 그린 작품의 경매 낙찰가를 7000~1만 파운드(1000만~1400만원)로 예상했다. 오비어스는 수익금 전액을 AI 관련 연구 자금으로 쓸 계획이다. 지난 2월 프랑스의 유명 미술품 수집가인 니콜라 로제로 라세르가 오비어스 AI의 작품을 1만 파운드에 구입해 화제가 됐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엘리트 체육 어정쩡…종합 2위 쉽지 않아”

    “엘리트 체육 어정쩡…종합 2위 쉽지 않아”

    일본은 ‘도쿄’ 대비 7년 전부터 준비 韓, 생활·엘리트 체육 지원 불균형 “파리올림픽선 金 5개 따기 힘들 것” “현재로선 한국이 종합 2위 목표를 달성하기 쉽지 않아 보이네요.”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기간에 경기장을 오가며 선수들에게 시상을 해 온 문대성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위원은 후배들의 고전에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국 선수단은 당초 금메달 65개로 6개 대회 연속 종합 2위를 노렸지만 일본에 밀려 3위에 머물고 있다. 일본이 강세를 보이는 육상(금메달 48개) 종목 경기가 지난 25일 시작되면서 격차를 좁히기 쉽지 않은 형세다.  26일 인도네시아 자타르타의 겔로라붕카르노 하키 경기장에서 만난 문 위원은 “스포츠 성적은 돈과 결부될 수밖에 없다. 훌륭한 지도자에다 좋은 환경에서 운동하면 실력이 향상되게 마련”이라면서 “일본은 그런 부분이 잘된 반면 우리는 부족했던 것 같다. 일본은 2020도쿄올림픽에 대비해 7년 전부터 철저하게 준비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통합했는데 이를 통해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이 시너지 효과를 내려면 인프라가 잘 뒷받침돼야 한다”면서 “일본은 학교 안에 수영장이나 트랙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시설을 찾아보기 힘들다. 학생 인구가 줄어드는 등의 이유로 생활 체육도 엘리트 체육도 어정쩡하게 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생활 체육과 엘리트 체육이 함께 성장해야 하지만 지금 생활 체육에 대한 투자가 7이라면 엘리트 체육은 3 정도로 비율이 줄었다”며 “이대로라면 2024파리올림픽에서는 한국이 금메달 5개 이상 따기가 굉장히 어려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태권도 선수 출신으로 1999 에드먼턴세계선수권, 2000 홍콩아시아선수권, 2002 부산아시안게임, 2004 아테네올림픽에서 모두 금메달을 땄던 문 위원은 이번 대회 태권도 후배들의 부진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한국은 태권도 겨루기 종목에서 금메달 3개를 획득하는 데 그쳤다. 4년 전 인천대회 때는 6개의 금메달을 합작했었는데 이번에는 절반으로 줄었다. 문 위원은 “태권도의 저변 확대를 위해선 다른 나라와 금메달을 나누는 것도 괜찮긴 하지만 그래도 안타까운 부분이 많다”며 “훈련만 많이 하면 성적을 내는 그런 시절은 끝났다. 이제는 ‘양보다 질’이다. 스스로 훈련하는 시간을 많이 줘야 한다. 태권도는 그런 부분이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잘하는 한두 선수에게만 의존하거나 무조건 발차기만 열심히 훈련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에 처음 도입한 태권도 품새 종목에 대해서는 “반응이 좋다”며 “2022 항저우대회 때는 현재 4개인 금메달을 6개까지 늘리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수영국가대표 김혜진(24)이 중국 선수에게 폭행을 당한 것과 관련해서는 철저한 조사와 재발 방지를 강조했다. 현재 대한체육회는 내부 회의를 거친 뒤 OCA와 대회조직위원회에 진상조사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 문 위원은 “해당 사건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에 대해 심각하게 다뤄야 할 것 같다. 확인 절차를 거쳐 재발 방지를 위해 강력한 대책을 강구해야 하며 징계까지 논의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다만 대한체육회로부터 직접 연락을 받지 못했는데 이럴 때 긴밀히 소통할 수 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문 위원은 2015년 9월부터 OCA 활동을 시작했다.  자카르타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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