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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아졸라 생일날 ‘사계’ 연주…바이올리니스트 윤소영 “함께 자란 음악, 정말 특별하죠”

    피아졸라 생일날 ‘사계’ 연주…바이올리니스트 윤소영 “함께 자란 음악, 정말 특별하죠”

    오는 11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피아졸라의 100번째 생일잔치에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와 바이올리니스트 윤소영이 ‘사계’를 연주한다. 이미 세계 무대에서도 뜨거운 호응을 얻은 조합이고, 윤소영이 지나온 길에 ‘사계’는 몇 번이고 반복되는 분기점이기도 하다. 공연을 앞두고 귀국해 자가격리 중인 윤소영과 지난 4일 전화로 만나 그에 대한 애정을 물었더니 주저 없이 말했다. “저는 ‘사계’와 함께 자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2000년 당시 서울예고 1학년이던 윤소영의 이어폰에서는 아르헨티나 출신 탱고 거장이자 반도네온 명인 피아졸라의 ‘사계’가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한창 베토벤이나 시벨리우스, 차이콥스키 등 클래식 정수를 배우던 때 이 곡은 스트레스를 날려 주고 숨통을 틔워 주는 돌파구 같았다. “학교 끝나고 레슨 가는 길에 듣고, 잘 때도 듣고 쉴 새 없이 들었지만 그 땐 공부해야 하는데 이상한 거 듣는다고 할까 봐 얘기도 못 했다”는 건 이제는 말할 수 있는 비밀이다. 20대에 잠시 흐려졌던 ‘사계’의 기억은 2010년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 김민 음악감독에게 협연 제안을 받고서 다시 또렷해졌다. 한 번도 직접 연주는 안 해 봤지만 악보를 따로 외울 필요도 없이 몸과 마음에 녹아든 기억이 되살아났다. 다만 너무 좋아하는 곡이라 과연 욕심만큼 연주도 잘해낼 수 있을지 의구심도 들었다. “연주자들은 좋아하는 곡일수록 연주하기 더 어려울 때가 있어요. 잘하고 싶은 욕심 때문이죠. 이토록 리듬감 넘치는 곡을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싶었어요.”‘사계’는 연주하기 무척 까다로운 곡으로 꼽힌다. 피아졸라 특유의 탱고 선율과 엇박자가 반복되고, 비발디 ‘사계’의 서정적인 멜로디와 피아졸라 ‘아디오스 노니노’의 강한 색채가 서로 엉키듯 튀어나온다. 클래식과 탱고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변화무쌍한 곡이다. 다행히 이미 그를 몇 번이고 관통했던 터라 첫 연주부터 퍽 마음에 들었고 이후 협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사계’를 연주했다.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와 베를린, 뉴욕 등에서 호흡을 맞춘 무대가 특히 손꼽히는 명연주로 회자된다. 13일 광주와 14일 전남 여수에서 내셔널 솔리스텐 앙상블과도 이 곡을 연주한다. 이렇게 그와 오랜시간 함께 한 피아졸라의 100번째 생일 무대를 장식하게 됐으니 “정말 특별하다”며 들뜰 수밖에 없다. “처음 연주 일정을 들었을 땐 피아졸라 생일인 줄 몰랐는데, 뒤늦게 보니 마침 딱 100번째 생일이더라고요. 영광이에요.”스위스 바젤심포니오케스트라 악장을 지내고 유럽 무대에서 솔리스트로 활약하며 폭넓은 레퍼토리를 소화했지만 그는 피아졸라 전문 연주자로 사랑받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 “멘델스존, 시벨리우스도 많이 연주했지만 특히 국내 관객들은 피아졸라를 좋아해주셨다”면서 “클래식 연주자로 좀더 유연하고 자유분방한 연주를 할 수 있다는 것 같아 감사하다”고 설명했다. “다른 곡들은 무대에 나갈 때 약간의 긴장이 있지만 이 곡은 무대가 열리자마자 25분 신나게 한바탕 놀다 들어오면 끝난다”는 것도 그간 에너지 가득한 무대로 관객들과 호흡을 쌓은 결과다. 윤소영은 본격적으로 피아졸라에 대한 애정을 다져간다. 유럽에서 만난 클래식 기타, 피아노, 더블베이스, 반도네온 연주자들과 앙상블을 꾸려 피아졸라 작품 11곡을 직접 편곡해 ‘세상에 없던 피아졸라’를 앨범에 담기로 했다. “앨범이 나오면 올 가을에 한국 투어를 갖고 탄생 100주년을 더 특별하게 꾸미고 싶다”는 그의 목소리에 간절함이 담겼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건반 위 처음 만난 ‘네 손’…밀고 이끄는 형제 환상곡

    건반 위 처음 만난 ‘네 손’…밀고 이끄는 형제 환상곡

    와이셔츠 맨 윗단추를 푼 형과 넥타이를 꽉 조여 맨 동생은 무대로 나오는 걸음걸이부터 건반을 오르내리다 쉼표에 멈추는 손동작까지 모든 게 달랐다. 형제자매가 있는 관객이라면 더욱 고개가 끄덕여졌을 진짜 형제의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3일 피아니스트 임동민·임동혁 듀오 리사이틀이 열린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공기는 그래서인지 조금 더 다르게 느껴졌다. 소중하고 특별하지 않은 무대가 어디 있겠느냐마는 무려 25년 만에 형제가 한 피아노에 앉는 모습을, 그들이 한껏 성숙해진 지금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놓치고 싶지 않은 기회다. 1996년 모스크바 국제 청소년 쇼팽콩쿠르에서 나란히 1, 2위를 하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형과 동생은 2005년 쇼팽 국제콩쿠르 공동 3위로 더욱 존재감을 굳혔다. 그러나 이들이 같은 무대에 선 것은 1997년과 2006년, 2014년 세 차례뿐이었고, 함께 곡을 연주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어릴 때 ‘젓가락 행진곡’조차 함께 치지 않았다고 한다.‘쇼팽 콩쿠르 스페셜 갈라 콘서트’라는 제목을 덧댈 만큼 쇼팽과 인연이 깊은 형제는 각자 쇼팽 작품으로 개성을 소개했다. 먼저 임동혁이 녹턴 8번과 발라드 1번을 특유의 섬세하고 예리한 연주로 풀어내 객석의 설렘을 한껏 끌어올렸다. 스케르초 1번과 3번을 연주한 임동민은 자유롭고 에너지가 넘쳤다. 어딘가 투박한 느낌이 들 만큼 무심한 타건이 놀랍도록 세심하고 따뜻한 반전을 줬다. 마지막 음을 치는 동시에 피아노에서 일어서는 것도 자유로운 연주 스타일과 닮았다. 연주를 하기 전 손수건으로 건반을 닦아 내고 끝나면 옷매무새를 다듬는 임동혁과는 또 확연히 달랐다. 슈베르트 ‘네 손을 위한 환상곡’으로 드디어 한 피아노에 앉은 형제는 가족의 특성을 제대로 드러냈다. 서로의 단점을 무섭게 꼬집으면서도 다른 누구보다도 장점도 잘 아는 것처럼, 굳이 서로 칭찬하지 않지만 남들 앞에선 추켜세워 주는 것처럼 각자의 강점과 매력을 적절히 버무렸다. 임동혁이 퍼스트를 맡아 섬세하게 선율을 이끌었고 임동민은 묵직한 듯 따뜻하게 높은음들을 감쌌다. 이어 라흐마니노프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 2번 중 로망스와 타란텔라로 시너지가 더욱 화려해졌다. 다름이 조화를 이뤄 가는 과정이 참신한 긴장을 줬고, 변화를 거듭하는 리듬만큼 다채로웠다. 앙코르로 연주한 모차르트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3악장은 두 형제가 지난 시간들을 흐뭇하게 돌아보듯 발랄하게 호흡을 잘 맞췄다. ‘찐’형제이기 때문에 더 어려웠을 시간들을 무대로 풀어낸 두 사람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박수가 오래 이어졌다. 형제의 여정은 대구(5일), 부산(6일), 인천(7일), 서귀포(9일), 광주(14일)로도 이어진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달라도 너무 다른 ‘찐’형제가 보여준 네 손의 매력…임동민·임동혁 듀오 리사이틀

    달라도 너무 다른 ‘찐’형제가 보여준 네 손의 매력…임동민·임동혁 듀오 리사이틀

    와이셔츠 맨 윗단추를 푼 형과 넥타이를 꽉 조여 맨 동생은 무대로 나오는 걸음걸이부터 건반을 오르내리다 쉼표에 멈추는 손동작까지 모든 게 달랐다. 형제자매가 있는 관객이라면 더욱 고개가 끄덕여졌을 진짜 형제의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3일 피아니스트 임동민·임동혁 듀오 리사이틀이 열린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공기는 그래서인지 조금 더 다르게 느껴졌다. 소중하고 특별하지 않은 무대가 어디 있겠느냐마는 무려 25년 만에 형제가 한 피아노에 앉는 모습을, 그들이 한껏 성숙해진 지금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놓치고 싶지 않은 기회다. 1996년 모스크바 국제 청소년 쇼팽콩쿠르에서 나란히 1, 2위를 하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형과 동생은 2005년 쇼팽 국제콩쿠르 공동 3위로 더욱 존재감을 굳혔다. 그러나 이들이 같은 무대에 선 것은 1997년과 2006년, 2014년 세 차례뿐이었고, 함께 곡을 연주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어릴 때 ‘젓가락 행진곡’조차 함께 치지 않았다고 한다. ‘쇼팽 콩쿠르 스페셜 갈라 콘서트’라는 제목을 덧댈 만큼 쇼팽과 인연이 깊은 형제는 각자 쇼팽 작품으로 개성을 소개했다. 먼저 임동혁이 녹턴 8번과 발라드 1번을 특유의 섬세하고 예리한 연주로 풀어내 객석의 설렘을 한껏 끌어올렸다. 마스크 너머로 환호성으로 터져 나온 기대감들이 넘쳐 임동혁이 백스테이지로 들어간 뒤 곧바로 피아노 의자를 바꾸기 위해 나온 스태프를 향해서도 박수가 이어질 뻔 했다. 곧 객석에서 작은 민망한 웃음들이 번졌다.스케르초 1번과 3번을 연주한 임동민은 자유롭고 에너지가 넘쳤다. 어딘가 투박한 느낌이 들 만큼 무심한 타건이 놀랍도록 세심하고 따뜻한 반전을 줬다. 마지막 음을 치는 동시에 피아노에서 일어서는 것도 자유로운 연주 스타일과 닮았다. 연주를 하기 전 손수건으로 건반을 닦아 내고 끝나면 잠시 멈춰 옷매무새를 다듬는 임동혁과는 또 확연히 달랐다. 슈베르트 ‘네 손을 위한 환상곡’으로 드디어 한 피아노에 앉은 형제는 가족의 특성을 제대로 드러냈다. 서로의 단점을 무섭게 꼬집으면서도 다른 누구보다도 장점도 잘 아는 것처럼, 굳이 서로 칭찬하지 않지만 남들 앞에선 추켜세워 주는 것처럼 각자의 강점과 매력을 적절히 버무렸다. 임동혁이 퍼스트를 맡아 섬세하게 선율을 이끌었고 임동민은 묵직한 듯 따뜻하게 높은음들을 감쌌다. 이어 라흐마니노프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 2번 중 로망스와 타란텔라로 시너지가 더욱 화려해졌다. 다름이 조화를 이뤄 가는 과정이 참신한 긴장을 줬고, 변화를 거듭하는 리듬만큼 다채로웠다. 앙코르로 연주한 모차르트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3악장은 두 형제가 지난 시간들을 흐뭇하게 돌아보듯 발랄하게 호흡을 잘 맞췄다. ‘찐’형제이기 때문에 더 어려웠을 시간들을 무대로 풀어낸 두 사람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박수가 오래 이어졌다. 몇 차례 반복된 커튼콜에서도 꼭 동생이 먼저 성큼성큼 걸어나온 뒤 형을 뒤돌아보는 것도 한결 같았다. 형제의 여정은 대구(5일), 부산(6일), 인천(7일), 서귀포(9일), 광주(14일)로도 이어진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인사]

    ■고용노동부 ◇실장급 승진△중앙노동위원회 상임위원 김대환 ◇국장급 전보△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 김규석 ■금융위원회 ◇국장급 전보△금융소비자국장 박광 ◇과장급 전보△행정인사과장 선욱△금융소비자정책과장 홍성기△서민금융과장 이석란△금융시장분석과장 이수영△산업금융과장 김성조△기업구조개선과장 신상훈△보험과장 이동엽△금융혁신과장 박주영△위원장 비서관 고영호△코로나19 긴급대응반 녹색금융팀장 윤현철△은행과장 김연준△금융정보분석원(FIU) 제도운영과장 김효신△기업회계팀장 송병관△가계금융과장 권유이△공정시장과장 박재훈△금융데이터정책과장 신장수△금융공공데이터담당관 조충행△금융규제샌드박스팀장 조문희△정책홍보팀장 이동욱△의사운영정보팀장 정현직△금융안정지원단 금융지원과장 김정명△금융안정지원단 산업지원팀장 이진호△코로나19 긴급대응반 뉴딜금융과장 전수한 ■조달청 ◇과장급 승진△설계예산검토과장 한창훈△부산지방조달청 경영관리과장 방형준 ■한국투자공사(KIC) △사모주식투자실장 송성준△절대수익투자실장 김진태△전략조정실장 윤동환 ■국립공원공단 △경영기획이사 김종희△탐방복지처장 손영임 ■한국일보 △뉴스룸국 교열팀장 노경아 ■한국예술종합학교 ◇신규 임명△음악원 성악과장 최상호△음악원 기악과장 이석준△연극원 음악극창작협동과정 주임교수 배삼식△영상원 영화과장 최용배△영상원 방송영상과장 김진혁△무용원장 김삼진△무용원 창작과장 정재혁△미술원 조형예술과장 구지윤△미술원 예술전문사과정 주임교수 임민욱△인권센터장 이귀숙 ■세종대 △SW·AI중심대학추진단장 송진우△국제학부장 이동영△중국통상학과장 강필임△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장 오정호△경영학부장 류승희△수학과장 오장헌△물리천문학과장 이재우△화학과장 강종민△생명시스템학부장 이상협△전자정보통신공학과장 우형수△건축학과장 김동현△환경에너지공간융합학과장 허진△공간정보공학과장 김상완△기계공학과장 신영기△나노신소재공학과장 허광△패션디자인학과장 정재윤△음악과장 김나영△영화예술학과장 최두영△바이오융합공학전공 주임교수 강신정△광전자공학과 주임교수 김아정△나노신소재공학 주임교수 김동회△대학원 호텔관광조리외식경영학과 식품조리학전공 주임교수 유승석△대학원 경영학 주임교수 김지헌△일반대학원 이중언어 단기 석사과정 주임교수 남은영△경영전문대학원 주임교수(PBMBA) 이수준△공공정책대학원 시니어산업학과 주임교수 박흥진△교육대학원 인공지능융합교육 전공 주임교수 권순일△산업대학원 스포츠산업학 주임교수 김병민△산업대학원 유통산업 주임교수 박노현△교양영어 주임교수 신원재△교양코딩 주임교수 송오영△일반물리학주임교수 김용선△International BBA 주임교수 이재원△경영대학 고시반 주임교수 선우희연△LINC+ 사업단 부단장 박재우△LINC+ 주임교수 김미숙△공학교육인증 프로그램(학과) PD교수 권일한△공학교육인증 프로그램(학과) PD교수 이민형 김성규 신범재 박상일 전창재 ■한국외대 △융합인재대학장 최진영△교육혁신원장 이준△AI교육원운영팀장 김기일 ■순천향대 △대외협력 특임부총장 김춘순△법과학대학원장 김정식 ■가천대 뇌과학연구원 △원장 김우경△부원장 이영배△연구기획실장 정준영 ■우리금융저축은행 ◇직위 승진△준법감시인 상무(보) 주종석 ◇임원 신규△경영관리본부장 이사 김민석△개인금융본부장 이사 백재완
  • 광주시, 국가 고자기장연구소 유치 나서

    광주시, 국가 고자기장연구소 유치 나서

    광주시가 미래 첨단산업을주도하기 위해 ‘국가 고자기장 연구소’ 유치에 발벗고 나섰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2일 기자 간담회에서 “서울대 전력연구소와 함께 국가 고자기장 연구소를 광주에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고자기장 분야는 응집물질 물리·양자물성·초전도체 등 물성연구 뿐만아니라 생물학 생물학,화학,지구과학,에너지,생명과학 등에 폭넓게 활용된다. 이 분야는 방사광 가속기,중성자 산란 실험 장치와 함께 현대 응집 물질 물리 분야 3대 핵심 연구과제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2012년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의 국가 대형 연구 시설 구축 지도에 단기 중점 대형 연구시설로 선정됐지만, 아직 연구원이나 대학 등에 분산돼 관련 기술이 집적화되지 못한 실정이다. 서울대 전력연구소는 국내 고자기장 분야 독보적인 지위에 있으며 한승용 교수 연구팀은 2019년 미국 고자기장 연구소와 함께 직류 자기장 기술에서 세계 최고 수준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사용 중인 자기공명영상(MRI)은 3테슬라(자기장 단위) 수준이며, 최근 미국 식품의약청(FDA)으로부터 7테슬라 MRI가 승인받았지만 한 교수팀은 45.5테슬라의 자기장을 안전하게 발생시키는 기술을 구현했다고 광주시는 전했다. 이런 기술이 적용된 45테슬라의 MRI가 개발된다면 기존 보다 해상도가 100배 이상 높은 진단 영상을 얻을 수 있다. 이는 초기 암이나 혈관성 뇌질환 진단 등에 획기적인 효과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광주시는 2016년 고자기장 연구개발(R&D) 지원과 기반 구축 활성화 연구를 시작으로 지난해 6월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과 자기 응용과학 연구센터 건립 업무협약, 지난해 7월 자기 응용과학 기술 포럼 개최 등 유치를 준비해 왔다. 이 시장은 “고자기장 응용 기술은 암 진단용 MRI와 신약 개발용 분석 장비 등 의료 분야, 에너지 저장장치 등 에너지 분야, 전기 추진체 등 수송 분야, 고효율 산업용 기기 등 전반에 파급 효과가 있다”며 “관련 연구를 선점하면 광주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시는 이달 중 산·학·연이 참여하는 기획위원회를 출범시키는 등 국가공모사업 준비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이 시장은 “고자기장연구소를 유치하면 AI와 함께 광주의 미래 100년을 책임질 양 날개가 될 수 있다”며 “기초과학 대형 연구 인프라 부족 문제도 일시에 해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30돌 맞은 책의 도시… 시작은 이기웅이었다

    30돌 맞은 책의 도시… 시작은 이기웅이었다

    약 600개사가 한데 모인 파주출판도시는 전 세계 유례없는 출판문화공동체이자 문화산업단지로 꼽힌다. 이 거대한 책마을을 처음 씨 뿌리고 일구며 다져온 이기웅 열화당 대표의 지난 30년간 이야기를 안산문화재단 대표이사, 출판도시문화재단 기획위원 등을 지낸 이규동 문화기획가가 정리했다. 이 대표는 1970~1980년대 무질서하고 궁핍했던 출판계 현실을 온몸으로 체감했다. 특히 1980년대 후반은 경제성장과 높은 교육열, 민주화 열망으로 책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지만 출판환경은 노후하고 비생산적인 구조를 벗어나지 못했다. 파주출판도시의 밑그림은 1989년 ‘북한산 결의’로 이뤄졌다. 격무를 피해 매주 산을 오르던 윤형두 범우사 회장, 박맹호 민음사 회장, 김언호 한길사 대표 등 마포출판단지 40~50대 출판인들은 문화 근간인 책을 가치 있게 만들 환경을 개선하고 출판을 국가산업으로 키우자는 미래를 함께 그렸다. 그러나 뿌리내리고 줄기를 뻗는 것은 좌절과 고난이었다. 출판도시가 왜 필요한지, 책이 어떤 가치를 갖는지 무수히 설득해야 했다. 1994년 대통령 지시가 있었지만, 이후엔 부지를 두고 벽에 부딪혔다. 당초 예정했던 경기 일산은 땅값이 너무 올라 버렸다. 그렇게 만난 파주는 운명 같은 대안이었다. 문발(文發·문화를 널리 알린다), 지명부터 남다른 곳에 출판과 건축, 문화 등이 어우러진 유토피아 같은 도시가 꾸려졌다. 이 대표는 “책을 만들듯 출판도시를 만들었다. 도시의 콘셉트를 생각하고 내용을 담아냈다”면서 “책 속에 소우주가 담겨 있듯 출판도시라는 좀더 큰 책을 만들었을 뿐”이라고 회상했다. 81세 ‘책마을 편집자’ 이 대표는 여전히 꿈을 꾼다. 출판도시의 지향을 넓혀 농사짓고 에너지를 생산해 자족할 수 있는 건강한 ‘북팜시티’(Book Farm City), 개성공단 제2의 출판도시 조성 등 그는 아직도 피우고 싶은 꽃이 많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사라졌던 ‘피케팅’의 부활.… 초록 마녀가 마법 부렸나

    사라졌던 ‘피케팅’의 부활.… 초록 마녀가 마법 부렸나

    5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위키드’가 더욱 깊고 단단해진 무대로 그야말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티켓이 오픈될 때마다 당일 모든 회차가 매진되고 공연장인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은 객석 3층까지 가득 찬다. 국내 라이선스 공연으로는 불과 세 번째 시즌이지만 얼마나 사랑받는 작품인지 확인할 수 있다. ‘오즈의 마법사’를 유쾌하게 뒤집은 ‘위키드’는 기발한 상상이 담긴 스토리만큼 보고 들을 게 아주 많다. 화려한 놀이공원 퍼레이드처럼 아름다운 에메랄드시티는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암전도 없이 54차례 장면이 전환된다. 여기에 5000개 그린 LED 조명, 12.4m 높이에 달린 거대한 타임 드래건, 나는 원숭이, 비눗방울 등이 잠시나마 마법 세계로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관객들은 초록색 아이템을 장착하고 ‘오즈민’이 된다. ‘중력을 넘어서’(Defying Gravity), ‘파퓰러’(Popular) 등 아름다운 넘버들은 공연장을 떠난 뒤에도 오래도록 작품에 빠져 있을 수 있게 해 준다. ●모두 공감하는 ‘8 to 80’ 흥행 법칙 그러나 단지 풍부한 장식만으로는 다 설명할 수 없다. 엘파바의 초록색 피부가 아닌 그 마음을 들여다봐야 하듯 작품이 주는 메시지와 에너지가 아름답다. ‘사악한(Wicked) 서쪽마녀’로 불리는 엘파바와 ‘착한 마녀’ 글린다, 두 오즈 마녀를 둘러싸고 관객은 우정과 사랑, 진정한 선과 악, 우리 주변에 있을 ‘마법사’의 존재, 정의의 본질 등 수많은 물음을 마주한다. 관객들마다, 또 언제 어떤 마음으로 공연을 만났는지에 따라 답이 다를 수 있다는 게 묘미다. 8세부터 80세까지 모두 공감할 수 있다는 ‘8 to 80’ 흥행 법칙이 나온 이유다. 옥주현(엘파바 역)은 “그냥 재밌고 환상 속 동화 같은 설정 안에도 많은 철학적 메시지가 있다”면서 “초연보다 더 깊은 메시지를 드릴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묵직한 감동 전하는 배우들의 힘 화려한 볼거리와 뜨거운 메시지를 전하는 배우들의 힘도 중요한 요소다. 국내 최고 디바들조차 “쉴 새 없이 퀵 체인지를 하면서도 지치지 않아야 하는 이 작품이 가장 힘들다”(옥주현), “세 번째 시즌인 지금이 가장 떨린다”(정선아)고 할 만큼 땀방울로 빚어내는 무대다. 초연 이후 7년 만에 만나 이미 완벽했던 경지를 또다시 뛰어넘은 옥주현·정선아와 새로 합류한 손승연·나하나의 통통 튀는 매력, 끼와 매력이 넘치는 서경수·진태화 등이 만들어 내는 시너지가 무대를 더욱 단단하게 만든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캐스팅과 관계없이 전 회차 ‘피케팅’(피 튀기는 티케팅)을 뚫고 온 관객들과 어느 때보다 무대가 간절한 배우들이 주고받는 진심은 묵직한 감동을 준다.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에서 처음 열리는 ‘위키드’라는 자부심”(옥주현)에 더해 오리지널보다 더 찰떡 같은 배우들의 연기와 무대와 객석을 채운 애틋한 공기가 특별하다. ‘정선아 글린다 보유국’이라는 수식어마저 만든 정선아는 “한 자리씩 띈 관객들 사이 빈 자리까지 채워야 한다는 마음으로 에너지를 더 쓰고 있다”며 “객석에서도 마스크 위로 눈을 엄청 반짝이며 손바닥이 찢어져라 박수를 쳐 주시는 것이 느껴진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리뷰] 지휘봉도 부러뜨린 에너지…다채로운 활기 보여준 윌슨 응X임동혁

    [리뷰] 지휘봉도 부러뜨린 에너지…다채로운 활기 보여준 윌슨 응X임동혁

    파울 힌데미트 교향곡 ‘화가 마티스’가 마무리를 향해 절정을 이른 무렵 지휘자의 지휘봉이 부러져 객석으로 날아왔다. 마치 무대를 채우며 차오르던 에너지에 튕겨나가듯 타이밍도 절묘했다. 눈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한 음 한 음 쌓아졌던 힘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었음을 확인받는 것 같은 안도감마저 들었다. 18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윌슨 응 수석부지휘자의 지휘로 열린 서울시립교향악단 정기공연 ‘임동혁의 스크랴빈 피아노 협주곡’ 무대는 그야말로 다채로웠다. 지난달 하이든과 쇼스타코비치 작품으로 무겁고 엄숙하게 새해를 열어 깊고 진한 여운을 줬다면 이번에는 보다 밝고 가볍게 다양한 색깔을 만날 수 있게 했다. 파가니니의 카프리스(기상곡) 24번 주제 선율을 웨인 린 부악장이 연주하며 시작된 블라허의 파가니니 주제에 대한 관현악 변주곡은 흥미로웠다. 특히 현악 위주로 편성된 지난달 공연과 달리 관악기가 한껏 존재감을 드러냈다. 현악기의 피치카토(손으로 현을 튕기는 연주) 뒤 곧바로 무대를 뚫는 듯 시원한 관악기 음색이 터져나오기도 했고, 차분한 관악기 선율에 이어 현악기들이 빠른 활의 움직임을 과시하는 등 16개의 변주가 쉴새 없이 진행됐다.전체적인 어울림도 물론 좋았지만 무엇보다 악기마다 고유의 음색을 확실히 드러낼 수 있도록 한 연주가 계속되며 지난해 가진 아쉬움들을 달랠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무대 편성이 크게 줄고 특히 마스크를 쓰지 않고 연주하는 관악기 비중이 축소됐던 시간들을 보내고 다시 만난 다채로운 선율은 새삼 오케스트라가 주는 즐거움과 그 속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악기들의 존재감을 상기할 수 있었다. 서울시향과 2019년 러시아 순회공연을 갖고 차이콥스키와 스크랴빈을 선보였던 임동혁은 이날도 스크랴빈 피아노 협주곡으로 서울시향과 완벽한 호흡을 보여줬다. 피아노는 화려하고도 힘 있게 서정적인 오케스트라 선율을 넘나들었다. 특히 2악장에서 펼쳐지는 변주가 따뜻하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를 그려가 잠시라도 공연장 밖을 잊고 평온을 느낄 수 있었다. 3악장에선 강렬하면서도 건반 좌우를 매우 빠르게 오가는 연주가 활기를 줬다.임동혁은 협연을 마친 뒤 스크랴빈 에튀드 8-12번을 앙코르로 연주하며 몰아치듯 관객들을 집중시켰다. 마스크를 쓴 채 앙코르를 연주해 2분 남짓 연주에도 이미 마스크가 코 밑까지 내려올 정도로 격정적으로 들렸다. 윌슨 응은 이날 무대를 힌데미트 교향곡 ‘화가 마티스’로 매듭지었다. 제목 속 화가 마티스는 잘 알려진 프랑스 근대 화가 앙리 마티스가 아닌 독일 르네상스를 이끈 마티아스 그뤼네발트로, 이 곡은 동명의 오페라에서 유래했다.근현대 작곡가들의 작품으로 무대를 꾸민 윌슨 응은 이날 프로그램이 관객들에게 어렵지 않을까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작품들 속 익숙한 선율이나 서정적인 정서 덕분에 새롭지만 어딘가 낯이 익은 것 같은 느낌이 들도록 귀에 담기는 음악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렇게 연주에 푹 빠져들다 보니 순간 객석으로 부러져 튕겨져 나온 지휘봉이 오히려 당연하다고 생각될 만큼 모두가 무대를 향해 몰입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커튼콜을 모두 마치고 단원들이 무대를 떠날 무렵 몇몇 관객들이 객석 맨 앞줄로 뛰어나가 부러진 지휘봉 조각을 찾았다. 하우스매니저가 바로 가져가 부러진 지휘봉은 다시 윌슨 응에게 건네졌지만, 이날 무대를 오래 간직하고 싶은 마음은 많은 이들에게 같았던 것으로 보인다. 윌슨 응도 지휘를 하며 지휘봉을 부러뜨린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니 그에게도 오래 기억될 무대다. 지난달 서울시향 공연으로 차분하게 지난 한 해를 곱씹으며 묵직하게 새해를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 뒤 이어진 본연의 색깔을 띄며 활기를 전해준 이날 공연도 지난달 만큼 꽤 길게 마음을 울릴 것 같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시베리아의 수수께끼 대형 싱크홀, 발생 원인 찾았다

    시베리아의 수수께끼 대형 싱크홀, 발생 원인 찾았다

    지난해 시베리아 영구동토에서 갑자기 나타난 거대 싱크홀에 관한 현장 조사를 벌인 러시아 연구진이 결과를 발표했다. 아무것도 없는 평원에 생긴 이 구덩이는 지하에 쌓인 메탄가스가 분출하면서 암석과 얼음을 날려보내 만들어진 것이라고 미국 CNN 등 외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북극권 야말반도와 기단반도에서 이런 싱크홀이 출현하기 시작한 시기는 2013년으로, 이번 싱크홀은 벌써 17번째다.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기후 변화와의 관계가 제기돼 연구진은 드론 촬영과 3D 모형 제작 그리고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도입해 수수께끼를 밝혀내기 위해 애썼다. 연구를 주도한 러시아 스콜코보공과대 탄화수소회수센터의 예브게니 추빌린 박사는 “이번 싱크홀은 보존 상태가 매우 좋아 우리가 조사를 벌인 시점에는 그속에 물이 고여 있지 않았다”면서 “덕분에 화학적으로 분해되지 않은 신선한 구덩이를 조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시베리아 싱크홀 내부를 드론으로 촬영한 사례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드론은 지하 10~15m 깊이까지 도달함으로써 메탄가스가 쌓인 지하 공동의 형상을 파악했다.조사는 지난해 8월 시행됐고, 당시 연구진은 드론을 사용해 약 80장의 사진을 촬영했다. 이를 바탕으로 깊이 30m의 싱크홀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모형을 만들었다. 연구논문을 쓴 러시아과학원 산하 석유가스연구소의 이고르 보고야블렌스키 박사는 당시 드론 조종도 맡았다. 그는 싱크홀 앞에서 엎드려 구덩이의 가장자리에서 두 팔을 아래로 뻗어 드론을 조종했다.이렇게 해서 제작한 입체 모형은 싱크홀 하부에 비정상적으로 큰 구멍이 있는 것을 보여줬다. 연구진은 얼음 속 공동에 메탄가스가 차서 땅이 융기하고 이 융기가 커져 폭발을 일으키며 얼음 등의 파편을 흩뿌려 거대한 싱크홀을 형성한다는 가설을 세웠는데 이 가설이 거의 입증됐다는 것이다. 다만 메탄가스가 어디서 왔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땅속 깊은 층에서 발생했을 수도, 지표 근처에서 발생했을 수도, 두 가지 모두일 수도 있다. 영구동토는 천연의 거대한 메탄 저장소로 열을 가둬놓는다. 메탄가스가 지구를 온난화하는 위력은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크다. 북극권은 세계 평균의 2배 속도로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어 뚜껑 역할을 하는 영구동토층이 여름철 온난화의 영향으로 느슨해져 가스를 방출하기 쉬워진다. 영구동토의 토양은 대기 중의 2배나 되는 탄소를 가둬두고 있다는 추정도 있어 이 지역의 지구 온난화 대책은 지극히 중요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에 대해 추빌린 박사는 “기후 변화는 당연히 북극권의 영구동토에 가스 분출 구덩이가 출현할 가능성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연구진은 또 위성 영상의 분석으로 이 싱크홀이 발생한 시기도 알아냈다. 연구진은 융기한 지표가 지난해 5월 15일부터 6월 9일 사이에 폭발한 것으로 추정했다. 구덩이가 상공에서 처음 목격된 시기는 같은 해 7월 16일이었다. 추빌린 박사에 따르면, 이 시기는 1년 중에서도 태양광 에너지의 유입이 많아 그것이 원인이 돼 눈이 녹아 지면의 상층부가 온난화 해서 토양의 성질과 반응이 변하게 했다. 시베리아 싱크홀이 출현하는 곳은 매우 인구가 적은 지역이지만, 원주민이나 석유가스 인프라에는 위험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싱크홀은 대개 상공을 나는 헬리콥터나 순록을 사육하는 유목민에 의해 우연히 발견되고 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스위스 학술논문 발행기관인 MDPI (Multidisciplinary Digital Publishing Institute)가 출간하는 ‘지오사이언시스’(Geosciences) 최신호(2월 8일자)에 실렸다. 사진=지오사이언시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씨줄날줄] 텍사스의 폭설/문소영 논설실장

    [씨줄날줄] 텍사스의 폭설/문소영 논설실장

    한겨울 추위가 북반구에 몰아쳐도 겨울철 평균 기온이 영상 10도쯤 되는 미국 텍사스에 며칠째 폭설이 내리고, 지역에 따라서는 영하 18도까지 떨어졌다. 고온건조한 기후라 전력 시스템도 붕괴됐다고 한다. 화력발전소는 정지됐으며, 풍력 발전기의 터번은 얼어서 멈추었다. 지난 15일 정전으로 430만 가구와 사업장에 전력 공급이 차단됐다니 텍사스로서는 몹시 심각한 상황이다. 대규모 순환 정전으로 전기는 각 가정에 할당제로 들어왔다 나갔다 한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석유 수요가 줄어 원유 생산을 줄였는데, 이제 와서 난방연료 수요를 대려니 원유 가격도 폭등하고 있다. 30년 만에 눈이 내렸으니 대비는 당연히 하지 않았고, 그 결과 108중 추돌 사고도 발생했다. 섭씨 40도가 넘는 여름에 맞춰 나무로 지은 집들은 겨울에도 에어컨이 팡팡 돌아가지만 난방장치는 잘 작동하지도 않는다. 텍사스 포트워스시는 가전 플러그는 다 뽑아 놓고, 창문엔 커튼을 치며, 옷을 여러 겹 껴입고, 전기가 들어와도 실내 온도를 높이지 말라고 시민들에게 요청했다. 텍사스의 이번 한파는 북극에 머물러야 하는 차갑고 건조한 극소용돌이가 남하한 탓이라고 한다. 알래스카보다 기온이 더 낮았다. 기후의 역습이다. 유발 하라리는 인간이 종말을 맞는 세 가지 시나리오로 핵전쟁, 인공지능(AI)의 발전과 함께 지구온난화, 즉 기후변화를 꼽았다. 빙하기에 비해 현재 지구의 온도는 섭씨 6도 더 높다고 한다. 겨우 6도 높다고 문제가 되겠느냐고 안이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 지구상 생물들은 수백만년 동안 천천히 기온에 적응해 왔기 때문에 1도의 오르내림으로 생물의 생사가 결정될 수 있다. 빌 게이츠도 최근 ‘기후 재앙을 피하는 법’이란 책을 냈다. 연간 510억t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제로(0)로 만들어야 하는데, 전기 생산에 27%, 제조에 31%, 사육과 재배에 19%, 교통과 운동에 16%, 냉방과 난방에 7%가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어떻게 줄일지 질문한다. ‘기후변화’는 정치권이 지구온난화 문제 해결을 회피하려고 만들어 낸, 위기감을 덜 주는 말이지만, 인류가 각성하려면 빌 게이츠처럼 재앙이라는 단어를 써야 한다. 기후 문제를 현재처럼 다룬다면 ‘인류세’를 더는 유지할 수 없다. 미국 에너지 산업의 심장인 텍사스의 대규모 정전 사태는 우리와 무관한 일이 아니다. 한겨울에는 더 춥고, 한여름에는 더 덥고 더 긴 장마가 지속되는 한국 날씨를 고려해 에너지 관련 시설들을 전면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원전과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려고 추진하는 녹색에너지가 과연 기후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대안인지도 점검할 대상이다. symun@seoul.co.kr
  • 캔버스 위 레슬링… 색으로 피어난 생명력

    캔버스 위 레슬링… 색으로 피어난 생명력

    스퀴지로 물감 밀어낸 ‘불확정적 여백’화려한 색 사용… “모험하는 게 즐거워”“내게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캔버스에서 레슬링을 하는 것과 같다. 그림이 나를 리드하는 순간이 오면 어떤 결과든 수용할 태세가 된다. 예측하지 못했던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는 것에서 묘미를 느낀다.” 추상회화 작가 신민주가 서울 삼청동 PKM갤러리에서 3년 만에 개인전 ‘활기’(活氣)를 펼친다. 그는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을 붓질로 겹겹이 쌓아 올린 뒤 실크스크린 도구인 스퀴지로 물감을 밀어내는 과정을 반복해 작품을 완성한다. 밀어내는 힘의 강도와 방향에 따라 표면에 드러나는 색이 변하고, 질감과 형상이 달라지는데 거기에서 비롯된 강렬한 생명력이 그의 회화를 특별하게 만든다. 그림을 그리든 그리지 않든 매일 작업실로 출근하는 성실한 화가인 그는 정작 캔버스 앞에선 무계획적인 사람이다. 작품을 시작할 때 어떤 그림을 그려야겠다는 의도나 목표를 세우지 않고 열린 태도로 과감하게 돌진한다는 의미다. “결과물에 대한 조바심이나 두려움 없이 정면돌파한다”는 작가는 생각을 비우는 대신 모든 감각을 활짝 열어 두고 날마다 변하는 환경과 조건에 맞춰 작업을 진행한다. 그렇기에 누군가는 실수나 오류라고 여기는 결과도 흔쾌히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다.이번 전시에선 ‘불확정적 여백’(Uncertain Emptiness) 연작 20여점을 소개한다. ‘불확정적 여백’의 의미에 대해 작가는 “아직 오지 않은 미래 혹은 작품, 보고 싶은 어떤 풍경과 장면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흑백 계열의 어둡고 묵직했던 기존 작업과 달리 화려한 색감의 신작들이 인상적이다. 작가는 “갱년기를 겪으니 세상이 다르게 보이고, 나도 달라지더라”면서 “특히 색에 대한 욕구가 차오르는 걸 느꼈다. 이전에는 제한된 색채 속에서 그림 그리는 행위에만 열중했다면 갈수록 색이 주는 감흥을 느끼고, 모험을 하는 게 즐겁다”고 말했다. 아크릴 물감이 마르기 전에 속전속결로 과정을 끝내야 하기 때문에 그의 작업은 거침이 없다. 순발력 있게 집중적으로 몰입하는 순간의 쾌감을 즐긴다. 작가는 “한번 했던 작업 위에 다른 작업을 올릴 때 속살이 쓸려 넘어간 상처처럼 보이는 흔적을 덮지 않고 그대로 드러냈다”며 “그 과정에서 치유되는 기분을 느꼈다. 보는 이들도 그런 에너지를 잠시나마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시는 3월 20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세계 최초 연산 가능 삼성 메모리 반도체

    세계 최초 연산 가능 삼성 메모리 반도체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 프로세서를 장착한 ‘지능형 메모리 반도체’를 개발했다. 정보 저장만 가능했던 메모리 반도체가 시스템 반도체의 영역인 AI 연산 기능까지 겸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 낸 것이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융합기술이 적용된 ‘HBM-PIM’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2018년 슈퍼컴퓨터에도 사용할 수 있는 2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인 ‘HBM2아쿠아볼트’를 양산했는데, 이번에는 여기다 AI 엔진 기능을 장착한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낸 것이다. 슈퍼컴퓨터와 같은 AI 시스템에 이번에 개발한 HBM-PIM을 적용하면 기존 시스템과 견줘 성능은 약 2배 이상 높아지고, 시스템 에너지는 70% 이상 줄일 수 있다. 최근 AI 응용 영역이 넓어지면서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가파르게 성장 중인데 이번 신제품은 기존 D램이 지니던 한계를 뛰어넘었다. 여태까지의 설계에서는 중앙처리장치(CPU)와 기억장치(메모리) 사이에 직렬 방식으로 이동하는 데이터가 많아지면 지연 현상이 발생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메모리 내부에 AI 엔진을 장착한 뒤 병렬 처리를 극대화하니 일부 연산은 굳이 CPU까지 갈 필요가 없어 데이터 이동량이 줄었다. CPU의 기능을 완전히 대체한 것은 아니지만 HBM-PIM이 일부 ‘연산 업무’를 덜어 간 것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국제고체회로학회(ISSCC)에 HBM-PIM에 대한 논문을 공개했다. 상반기 내 고객사와 함께 테스트 검증을 완료해 PIM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며 반도체 ‘기술 초격차’ 전략을 이어 갈 계획이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삼성전자, 세계최초 ‘연산 가능’ 메모리 반도체 내놓는다

    삼성전자, 세계최초 ‘연산 가능’ 메모리 반도체 내놓는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 프로세서를 장착한 ‘지능형 메모리 반도체’를 개발했다. 정보 저장만 가능했던 메모리 반도체가 시스템 반도체의 영역인 AI 연산 기능까지 겸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 낸 것이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융합기술이 적용된 ‘HBM-PIM’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2018년 슈퍼컴퓨터에도 사용할 수 있는 2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인 ‘HBM2아쿠아볼트’를 양산했는데, 이번에는 여기다 AI 엔진 기능을 장착한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낸 것이다. 슈퍼컴퓨터와 같은 AI 시스템에 이번에 개발한 HBM-PIM을 적용하면 기존 시스템과 견줘 성능은 약 2배 이상 높아지고, 시스템 에너지는 70% 이상 줄일 수 있다.최근 AI 응용 영역이 넓어지면서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가파르게 성장 중인데 이번 신제품은 기존 D램이 지니던 한계를 뛰어넘었다. 여태까지의 설계에서는 중앙처리장치(CPU)와 기억장치(메모리) 사이에 직렬 방식으로 이동하는 데이터가 많아지면 지연 현상이 발생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메모리 내부에 AI 엔진을 장착한 뒤 병렬 처리를 극대화하니 일부 연산은 굳이 CPU까지 갈 필요가 없어 데이터 이동량이 줄었다. CPU의 기능을 완전히 대체한 것은 아니지만 HBM-PIM이 일부 ‘연산 업무’를 덜어 간 것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국제고체회로학회(ISSCC)에 HBM-PIM에 대한 논문을 공개했다. 상반기 내 고객사와 함께 테스트 검증을 완료해 PIM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며 반도체 ‘기술 초격차’ 전략을 이어 갈 계획이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스크린에서 만난 뮤지컬, 땀방울과 숨소리까지 생생…배우들은 “영광스런 경험”

    스크린에서 만난 뮤지컬, 땀방울과 숨소리까지 생생…배우들은 “영광스런 경험”

    “2013년 초연에 참여할 때만 해도 상상해 본 적도 없는 일이 이렇게 이뤄지고 영광스런 자리를 만나게 됐네요.”(차지연) “극장에서 제 얼굴을 가까이에서 클로즈업해서 보니 조금 쑥스러워요. 그래도 어려운 시기에 관객들을 만날 수 있으니 굉장히 영광이죠.”(김용한) 서울예술단이 창립 35주년을 맞아 2013년 초연 이후 네 번째 시즌 공연에서 뜨거운 호응을 얻은 창작뮤지컬 ‘잃어버린 얼굴 1895’ 공연실황 영상을 24일부터 전국 40개 CGV 영화관에서 개봉한다. 개봉에 앞서 16일 서울 용산구 CGV아이파크몰에서 가진 언론배급 시사회와 기자간담회에서 무대가 아닌 스크린을 통해 자신들의 연기를 마주한 소감을 묻자 우선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명성황후 역할로 초연부터 서울예술단과 함께하며 압도적인 카리스마와 애절한 감정을 동시에 내보이며 작품을 만들어 온 차지연은 “조금은 낯선 시도여서 감사함과 함께 걱정도 됐다”면서 “무대예술은 그 시간 동안 한 장소 안에서 이뤄지는 마법같은 세계라 생각하고 배우와 스태프, 사람들 간 에너지와 땀, 숨소리가 다 어우러져서 공간을 가득 채우고 다른 세상으로 우릴 데려가주는 마법이라고 생각하는데 스크린을 통해서도 우리 감정이 하나하나 의미있게 전달될 수 있을까 걱정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그것은 기우였다”면서 “너무 섬세하게 손끝, 손짓, 눈빛을 모두 살려주셨고 실제 공연과 거의 다를 바 없는 정도의 퀄리티를 끌어내주셔서 배우들은 무한 영광”이라고 덧붙였다.고종을 연기한 김용한은 “친척들이 멀리 계셔서 공연을 못 보셨는데 (공연영상이 만들어져) 네이버 중계부터 잘 보셨다고 해서 좋았다”면서 “영상 퀄리티도 공연장에서 보는 것 만큼 모든 부분이 좋았다고 얘기를 들어 뿌듯하다”며 웃었다. 명성황후의 삶과 내면을 다각도로 그려낸 ‘잃어버린 얼굴 1895’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 7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당초 예정된 공연기간보다 짧게 관객들과 만난 뒤 온라인 공연 시도를 여러 차례 해왔다. 네이버TV 후원 라이브를 통해 다양한 시각으로 담아낸 공연 영상을 선보여 호평을 받았고 멀티플렉스 영화관으로 온라인 무대를 더욱 넓혔다. 스크린에서 펼쳐진 무대는 무엇보다 그동안 보여준 공연영상들에 비해 소리가 독보적으로 좋았다. 5.1채널 사운드 믹싱으로 완성된 음향으로 대사와 노래 가사가 매우 또렷하고 정확하게 들렸고 배우들의 미세한 한숨 소리는 물론 고종이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내려놓는 커피잔 소리마저 극 중 캐릭터들의 감정을 더욱 깊이 전달했다. 대규모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뮤지컬 넘버 뿐 아니라 장면마다 작게 울리는 배경음악까지 모든 음악들이 더욱 세세히 귀에 닿아 울림이 곧 떨리는 감동을 만들어냈다. 민찬홍 작곡가는 “촬영에도 많은 공을 들였지만 특히 사운드에 굉장한 공을 들여 후반작업을 했다”면서 “현장에서 얻지 못할 수 있었던 정확한 전달력과 디테일, 현장에서 놓칠 수 있었던 부분적인 소리들이 잘 살아나 만족한다”고 말했다. 배우들의 농도 짙은 연기는 물론 서울예술단의 화려한 군무와 퍼포먼스도 4K 카메라 9대로 더욱 생생하게 현장감 있게 담겼다. 무대 전체를 봐야할 때와 클로즈업을 해야할 때가 적절하게 분류돼 스크린에 전달됐다. 객석에선 잘 보이지 않았던 배우들의 떨림과 눈물, 땀이 고스란히 화면에 비춰져 더욱 공감을 불렀다.공연장과 달리 인터미션이 없이 140여분을 꼬박 앉아서 1막과 2막을 전부 봐야하지만 화면과 음향이 꽉 찬 느낌을 주고 탄탄한 스토리와 폭발적인 연기, 다채로운 음악으로 시간가는 줄 모르게 실감나게 공연을 만날 수 있다. 서울 14곳 극장 뿐 아니라 경기 8곳, 인천 2곳을 비롯해 강원, 충청·대전, 전라·광주, 대구, 부산, 경상 등 CGV 40곳에서 동시 상영돼 수도권 위주 공연장을 찾기 어려웠던 관객들이 더욱 쉽고 가깝게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것도 공연영화의 큰 목표 중 하나다. 작품을 쓴 장성희 극작가는 “공연영상이 공연계에 도움이 될 것이냐가 아닌, 제3의 새로운 장르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초연 당시만 해도 뮤지컬 공연을 하면 작가 이름을 숨기거나 가리는 게 관례였는데 영화로 보니 내 이름이 처음에 나와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고 농담 섞인 말을 건네며 새로운 시도에 대한 긍정적인 소감을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文 “카이스트, K방역 창의성 보여줘…기초연구예산 2배로 확대”

    文 “카이스트, K방역 창의성 보여줘…기초연구예산 2배로 확대”

    “청년과학자들에게 더 많은 기회 제공”문재인 대통령이 16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이 학계와 산업 현장 곳곳에 창의적인 에너지를 불어넣으면서 일본의 수출 규제에 맞설 수 있는 자신감을 주고 K방역의 창의성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추켜세웠다. 문 대통령은 “기초연구 예산을 두 배로 확대하고, 청년 과학자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과학자들, 소신껏 연구 환경 조성할 것” 문 대통령은 이날 카이스트 개교 50주년을 맞아 기념식 영상 축사에서 “규제를 혁신하고 혁신 생태계를 강화해 과학자들이 소신껏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과학자들을 아끼고 응원하는 국민이 있고, 여러분의 열정과 미래가 대한민국의 열정과 미래인 만큼 더 많은 꿈을 꿔달라”고 카이스트 구성원 등 과학자들에게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또 “기후변화와 4차 산업혁명 대응, 지속가능한 번영의 길을 카이스트가 개척해 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카이스트, 코로나19 대응 기술 쾌거이동형 음압병동·재사용마스크 개발 국내 첫 이공계 중심 대학인 카이스트는 1971년 서울 홍릉 연구개발단지에서 한국과학원(KAIS)으로 출발했다. 1980년 당시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와 통합해 교명을 지금의 카이스트로 변경했다. 같은 해 7월 대전 대덕연구단지(현 대덕연구개발특구)로 이전해 학부와 대학원을 모두 갖춘 지금의 대덕 캠퍼스 시대를 열었다. 반세기 동안 배출한 과학기술 인력은 박사 1만 4418명을 포함해 6만 9388명에 달한다. 카이스트는 코로나19 대응 과학기술 뉴딜사업단의 한국형 방역패키지 기술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이동형 음압병동(MCM)’을 개발했다. 카이스트는 지난해 12월 28일부터 서울 노원구에 있는 한국원자력의학원에서 한국형 방역 패키지 기술 개발사업을 시범운영을 되고 있다. 카이스트는 또 초고속 진단 검사 시스템, 빅 데이터와 AI를 통한 확진자 동선 및 파급경로 조기 분석 시스템, 자가 격리용 개인방호 키트, 항바이러스 생분해성 재사용 마스크, 의료진 보호장구 등을 개발하고 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文 “카이스트, K방역 창의성 보여줘…기초연구예산 2배로 확대”

    文 “카이스트, K방역 창의성 보여줘…기초연구예산 2배로 확대”

    “청년과학자들에게 더 많은 기회 제공”문재인 대통령이 16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이 학계와 산업 현장 곳곳에 창의적인 에너지를 불어넣으면서 일본의 수출 규제에 맞설 수 있는 자신감을 주고 K방역의 창의성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추켜세웠다. 문 대통령은 “기초연구 예산을 두 배로 확대하고, 청년 과학자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과학자들, 소신껏 연구 환경 조성할 것” 문 대통령은 이날 카이스트 개교 50주년을 맞아 기념식 영상 축사에서 “규제를 혁신하고 혁신 생태계를 강화해 과학자들이 소신껏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과학자들을 아끼고 응원하는 국민이 있고, 여러분의 열정과 미래가 대한민국의 열정과 미래인 만큼 더 많은 꿈을 꿔달라”고 카이스트 구성원 등 과학자들에게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또 “기후변화와 4차 산업혁명 대응, 지속가능한 번영의 길을 카이스트가 개척해 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카이스트, 코로나19 대응 기술 쾌거이동형 음압병동·재사용마스크 개발 국내 첫 이공계 중심 대학인 카이스트는 1971년 서울 홍릉 연구개발단지에서 한국과학원(KAIS)으로 출발했다. 1980년 당시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와 통합해 교명을 지금의 카이스트로 변경했다. 같은 해 7월 대전 대덕연구단지(현 대덕연구개발특구)로 이전해 학부와 대학원을 모두 갖춘 지금의 대덕 캠퍼스 시대를 열었다. 반세기 동안 배출한 과학기술 인력은 박사 1만 4418명을 포함해 6만 9388명에 달한다. 카이스트는 코로나19 대응 과학기술 뉴딜사업단의 한국형 방역패키지 기술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이동형 음압병동(MCM)’을 개발했다. 카이스트는 지난해 12월 28일부터 서울 노원구에 있는 한국원자력의학원에서 한국형 방역 패키지 기술 개발사업을 시범운영을 되고 있다. 카이스트는 또 초고속 진단 검사 시스템, 빅 데이터와 AI를 통한 확진자 동선 및 파급경로 조기 분석 시스템, 자가 격리용 개인방호 키트, 항바이러스 생분해성 재사용 마스크, 의료진 보호장구 등을 개발하고 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조촐한 공연 한 편… ‘마음 에너지’ 충전

    조촐한 공연 한 편… ‘마음 에너지’ 충전

    길지 않은 연휴, 이달 초부터 다시 문을 연 공연장들이 관객들을 기다린다. 가족들과의 모임도 조심해야 하는 때이긴 하지만, 조용히 보는 공연 한 편으로 충전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새해를 맞는 방법일 수 있다.#다시 열린 무대 우선 오랜 멈춤을 딛고 지난 2일부터 재개된 뮤지컬 작품들을 놓치기 아쉽다. 지난해 12월부터 무려 8주 동안이나 무대에 서지 못한 배우들이 어느 때보다 에너지를 쏟아내 관객들과 호흡하고 있다. 17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남성이 자신의 인생을 되찾는 동명의 소설을 웅장하게 그려낸 ‘몬테크리스토’(LG아트센터), 영화 ‘사랑과 영혼’ 속 애절한 사랑을 다채롭고 감각적인 효과로 더욱 실감 나게 만날 수 있는 ‘고스트’(디큐브아트센터)는 무대만의 매력을 톡톡히 느낄 수 있다.#배우들의 치열한 열정을 느끼다 가난한 삶을 살다 갑자기 귀족 가문 후계자로 인생이 뒤바뀌는 인물의 유쾌한 여정을 담은 ‘젠틀맨스 가이드’(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는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면서 웃음을 터뜨릴 수 있는 즐거운 작품이다. 플라멩코와 함께 강렬한 에너지가 돋보이는 ‘베르나르다 알바’(정동극장), 인생에서 차마 놓을 수 없는 소중한 존재가 무엇인지 고민하며 따뜻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HOPE(호프)’(두산아트센터)도 볼만하다. 대부분 3월 전후로 막을 내리는 공연들이라 배우들도 더욱 뜨거운 열정을 무대 위에서 선사하고 있다. 백석 시인의 시를 모티브로 잔잔한 감동을 얻을 수 있는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충무아트센터 중극장블랙)도 지난 2일부터 2주간 연장 공연이 결정돼 설 연휴까지 공연이 진행된다.#고민하는 순간 티켓 매진 최근 새롭게 여정을 시작한 대작 뮤지컬들도 기대를 모은다. 이미 오픈되자마자 치열한 티켓 전쟁으로 표를 구하기 어려울 만큼 화려한 캐스팅으로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지난 2일 개막한 ‘맨오브라만차’(샤롯데씨어터)에서는 조승우, 류정한, 홍광호가 돈키호테로 변신해 꿈을 향한 용기와 도전을 노래한다. ‘초록마녀’ 옥주현·정선아와 함께하는 마법 같은 시간을 12.4m 거대한 타임 드래건과 나는 원숭이, 350여벌의 의상 등으로 꾸민 ‘위키드’는 당초 16일이 공식 개막일이었지만 설 연휴 5회 공연을 추가해 관객들과 먼저 만난다. #무대 선 브라운관 스타 최근 브라운관을 달군 스타들을 만날 수 있는 연극 무대도 다양하다. 모차르트의 천재성을 질투한 살리에리의 고뇌를 다룬 연극 ‘아마데우스’(광림아트센터)에선 카리스마 넘치는 차지연·김재범·지현준 살리에리와 함께 박은석·김성규·최재웅·백석광 모차르트가 함께 매력을 선보인다. 장진 감독의 연극 ‘얼음’(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선 정웅인·이철민·박호산과 김선호 등의 깊은 연기를 볼 수 있다. 신구·이순재와 박소담·권유리·채수빈의 호흡으로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연극 ‘앙리 할아버지와 나’(예스24스테이지)는 설 연휴 공연을 끝으로 14일 막을 내린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아하! 우주] ‘별의 잔해’ 백색왜성 대기에 고대 행성의 흔적 숨어있다

    [아하! 우주] ‘별의 잔해’ 백색왜성 대기에 고대 행성의 흔적 숨어있다

    생자필멸(生者必滅)의 법칙은 태양 같은 별도 피할 수 없다. 물론 인간의 관점에서 영겁의 세월인 100억 년의 수명을 지니고 있지만, 앞으로 50억 년 후에는 핵융합에 필요한 연료가 고갈되어 영원히 빛날 것 같던 태양도 꺼지게 된다. 최후를 맞이한 태양이 가스를 날려 보내고 남기는 것은 중심부의 산소와 탄소 등이 뭉쳐서 형성된 고밀도 천체인 백색왜성과 그때까지 살아남은 행성뿐이다. 물론 우리는 이렇게 먼 미래의 일을 직접 경험할 순 없지만, 과학자들은 다른 별과 백색왜성의 모습을 관측해 이와 같은 사실을 알아냈다. 그런데 일부 과학자들은 백색왜성의 대기를 연구하던 과정에서 별과 함께 사라진 행성의 흔적을 찾아냈다. 별은 백색왜성으로 최후를 맞이하기 전 본래 크기의 수백 배 이상으로 커지는 적색거성 단계를 거치는데, 이때 별 주변에서 가까이 공전하던 행성은 그대로 삼켜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흡수된 행성의 물질 중 일부가 백색왜성의 대기에 남게 되는 것이다. 영국 워릭대학의 마크 홀랜즈가 이끄는 연구팀은 오래된 백색왜성의 대기에 우주 역사 초기에 형성된 고대 행성의 잔해가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태양 질량의 5배 정도 되는 별이 우주 초기에 형성되었을 경우 이미 50~100억 년 전에 백색왜성 단계로 진입하게 된다. 연구팀은 이런 고대 백색왜성을 낮은 표면 온도를 통해 찾아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백색왜성 자체는 핵융합을 통해 에너지를 만들어내지 않지만, 매우 뜨거운 별의 중심부가 압축해서 생성되기 때문에 처음에는 표면 온도가 섭씨 수만 도에 이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식어서 50억 년 이상이 지나면 5000도 이하로 내려가게 된다. 유럽우주국의 가이아(Gaia) 관측 데이터에는 이렇게 차갑고 오래된 백색왜성으로 의심되는 천체가 수십 개 존재한다. 추가 관측을 통해 이 백색왜성의 대기에서 칼슘이나 리튬 같은 다른 원소의 스펙트럼을 확인한다면 우주 초기에 얼마나 많은 행성이 형성되었고 어떤 특징을 지녔는지 확인할 수 있다. 백색왜성 가운데 행성의 잔해를 간직한 경우는 일부에 불과하고 어두운 백색왜성의 대기는 관측이 쉽지 않기 때문에 실제 연구 과정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태양과 지구가 생성되기도 전에 사라진 초기 행성의 흔적을 찾을 유일한 기회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어쩌면 이 행성에도 지구처럼 생명체가 탄생했다가 짧은 생을 마치고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백색왜성 연구를 통해 그 단서를 찾아낼 수 있다면 우리에게 상당히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될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70년 무대, 참 괜찮은 애인… 날 골라줬으니 평생 보답해야죠”

    “70년 무대, 참 괜찮은 애인… 날 골라줬으니 평생 보답해야죠”

    1950년 네 살 때 아버지 따라 첫 무대사고 뒤 새 삶… ‘피터팬’ ‘캣츠’ 등 열연 “두 번 살라면 못할 만큼 멋지게 살았죠 캐스팅해 준 사람들 덕에 여기까지 와보답하다 보면 72주년까지 가는 거죠”“무대? 흠, 글쎄…. 나에게 무대는 어떤 걸까. 짝? 애인?” 함께한 지 무려 70년이 넘은 존재에 대해 물었는데 답이 나오기까지 한참이 걸렸다. 그리고 지난 시간들을 더듬듯 천천히 말이 이어졌다. “항상 저하고 같이하고 일생을 같이해 온 친구니까 세계 어느 곳이든, 작든 크든 저하고 늘 같이 맞춰서 가 주는 거니 참 괜찮은 애인이네요.” 뮤지컬 배우이자 가수로 평생 무대를 누볐던 윤복희가 오는 18일부터 서울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1관에서 뮤지컬 ‘하모니’로 70주년을 기념한다. 네 살 때인 1950년 처음 뮤지컬을 시작했으니 정확히는 올해 71년째다. “미군부대에서 쇼를 만든 아버지와 함께하다가 어른들이 연습하던 뮤지컬을 따라하는데 내 몸이 막 뜨끈뜨끈한 거예요.” 어린 시절 받은 스포트라이트의 희열이 여전히 생생하게 남아 있지만 정작 어린 윤복희는 무대를 하루빨리 떠나고 싶었다고 한다. “학교도 가고 싶었고 드레스숍하면서 의상하고 구두 만드는 일을 하고 싶었다”면서 “그땐 무대를 내려오는 게 꿈”이었다고 회상했다.그러다 1976년 큰 교통사고를 겪고 종교의 힘도 얻으며 다시 태어나듯 인생이 뒤바뀌었다. “윤복희라는 사람이 지구에 하나밖에 없는, 별 볼 일 없는 게 아니고 별 볼 일 있는 사람이구나 하며 내가 귀하다는 걸 그때 처음 느꼈다”고 했다. 이후 ‘빠담빠담빠담’, ‘피터팬’을 비롯해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캣츠’ 등 수많은 작품을 통해 관객들과 만나고 에너지를 뿜어냈다. 거의 한 해도 쉬지 않았을 만큼 무대가 너무 많기도 했지만, 늘 ‘지금’에 충실하느라 지난 무대들을 잊고 돌아보지도 않았다며 “정작 우리 집엔 공연 포스터도 사진도 거의 없다”고 했다. “그래도 한 번 사는 인생 정말 멋지게 살았다. 이렇게 두 번 살라고 하면 못 산다”며 특유의 짙은 눈웃음을 지은 그는 “정말 축복스럽게 살았고 에너지도 충분히 쏟았다”고 말했다. “항상 굉장한 사람들이 나를 픽업했어요. 그럼 그 사람이 실망하지 않게 잘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열심히 잘하면 또 다른 사람이 날 보고 픽업해요. 그게 계속 이어지면서 제가 여기까지 온 거예요.” 그럼에도 윤복희는 “아직도 삐걱거리고 부족한 게 많다”며 손사래도 쳤다. 특히 2017년 초연부터 지방 공연까지 모두 함께한 ‘하모니’는 “연습하려다 도망가고 싶을 만큼 힘들었다”면서 “하고 있다는 게 아직도 도전”이라고 했다. 청주여자교도소 합창단 이야기를 다룬 동명의 영화를 뮤지컬로 꾸민 ‘하모니’에서 윤복희는 사형수인 음대 교수 김문옥을 노래한다. 무대를 거의 떠나지 않고 노래와 연기, 춤, 합창까지 모든 것을 잘해야 하는 게 여전히 버겁다고 했다. 70년 무게에 어울리지 않는 말이었지만 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힘을 준 노래 ‘여러분’도 “정작 내 무대에선 많이 안 했는데 노래를 알려 준 후배 가수들에게 고마울 뿐”이라고 공을 돌렸다. “공연을 앞으로 많이 해 봐야 5년 더 할까?”라면서도 그의 얼굴에선 여전히 무대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나를 이렇게 캐스팅해 주니 얼마나 좋아요. 지금까지 저를 선택해 준 고마운 사람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여기까지 왔어요. 그렇게 71주년, 72주년 가는 거죠.”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아이톡톡’ AI로 1대1 맞춤 교육… 새달 경남 교실 혁명 시작된다

    ‘아이톡톡’ AI로 1대1 맞춤 교육… 새달 경남 교실 혁명 시작된다

    빅데이터 쌓아 자동으로 고급 정보 추출 학생 개개인 특성 감안한 수업 가능해져300억원 들여 모든 학교에 초고속 무선망 행정 인력 추가 배치… 교사들 수업 전념거점통합돌봄센터 늘리고 셔틀버스 운행외국어고 2개 폐지 논의… 과학고는 존치경남도교육청이 개발한 경남형 미래교육지원플랫폼인 ‘아이톡톡’이 도내 모든 초·중·고교에 보급돼 다음달부터 정식 운영된다. 아이톡톡은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이 의욕을 갖고 추진한 미래교육 핵심 사업이다. 도교육청은 ‘상상을 현실로’ 만든다는 목표 아래 2018년 9월부터 미래교육지원플랫폼 개발사업을 시작해 최근 개발과 구축을 완료했다. 박 교육감은 “도교육청이 자체 교육지원플랫폼을 개발해 운영하는 것은 국내 최초일 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공교육 기관으로서는 처음일 것”이라며 아이톡톡에 강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그는 “아이톡톡이 앞으로 학교교육 현장에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9일 박 교육감을 만나 아이톡톡 등 올해 경남교육 주요 정책 및 비전 등에 대해 들어봤다. -올해를 ‘경남교육 대전환의 해’로 선포했는데. “코로나19로 디지털 기반 삶이 빠르게 앞당겨지는 등 급격한 사회변화에 맞춰 교육도 대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따라 2021년을 경남교육을 대전환하는 해로 만드는 목표를 세웠다. 경남교육 대전환을 위해 구체적으로는 교실수업, 학교행정, 교육복지, 생태환경교육 등 4개 분야에 대해 대전환 정책을 추진한다.” -교실수업이 어떻게 바뀌나. “아이톡톡이라는 경남도교육청 자체 교육지원플랫폼을 도내 모든 초·중·고에 보급해 3월 신학기부터 정식으로 운영한다. 아이톡톡으로 빅데이터(디지털 환경에서 만들어지는 방대한 정보와 자료)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학생별 맞춤형 교육을 하게 된다. 교사 한 명이 다수의 학생을 지도하는 기존 학교 교육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어 학교 교실 수업이 지금과는 완전히 바뀌게 된다.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 알파고가 ‘바둑의 신’으로 불리는 이세돌 기사를 이기는 것을 보고 인공지능을 학교교육에 도입하면 수업을 비롯한 교육 현장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겠다고 생각해 시작했다. 기존에 활용 중인 포털사이트는 이용자 측에서는 자체 자료를 축적할 수 없다. 모든 자료가 해당 회사로 넘어가 버리기 때문에 빅데이터를 구축할 수가 없다. 네이버에서 개발한 브라우저를 받아 미래교육지원플랫폼으로 개발해 이름을 아이톡톡이라고 지어 지난해 9월부터 시범 운영했다. 경남 5만명 교직원과 40만명 학생들이 24시간, 365일 아이톡톡을 드나드는 과정에서 정보와 자료, 활동내용 등이 모두 쌓였다. 아이톡톡에 자체 빅데이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빅데이터를 만들면 교육용 인공지능을 투입해 다양한 고급 정보를 추출해서 수업 등 다방면에 활용할 수 있다. 아이톡톡에 쌓이는 데이터를 쓸모 있는 정보로 저장하기 위한 알고리즘(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절차·방법·명령어들의 집합)도 만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데이터 축적 기간이 3년이 넘으면 의미 있는 빅데이터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 이에 따라 앞으로 경남에서 학교 수업은 인격을 가진 교사와 인공지능 보조교사가 함께 학생 맞춤형 수업을 하게 되는 것이다.”-아이톡톡 운영을 위해서는 인터넷망 구축이 필수적인데. “국비와 지방비 297억 4500여만원을 투입해 오는 6월까지 초·중·고 모든 교실에 초고속 무선망을 설치한다. 교과·특별 교실에도 올해 말까지 무선망을 모두 갖춘다. 미래형 스마트교실로 만들어 감염병 확산 등 비상시에는 곧바로 전면 원격 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한다.” -학교행정 대전환 내용은. “교사가 행정업무에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수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한다. 올해는 모든 초등학교에 방과후학교 및 교무행정 전담인력을 추가로 배치한다. 성과를 분석한 뒤 교무행정 전담인력 배치를 연차적으로 2023년까지는 중학교, 2026년까지는 고등학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도내 18개 모든 교육지원청에 학교통합지원센터를 설치해 학교폭력이나 민원 등 학교에 부담이 되는 업무를 통합지원센터가 처리하도록 하겠다. 교사가 수업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되면 그만큼 수업의 수준이 높아진다.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학생들에 대해서도 더 관심을 갖고 챙겨 볼 수 있다.” -교육복지와 생태환경교육 분야에도 대전환을 추진한다는데. “교육격차를 해소하고 보편교육의 질을 높이는 게 필요하다. 이를 위해 거점통합돌봄센터를 올해 시범 운영한다. 먼저 창원시 명서초등학교의 빈 교실 6개를 활용해 명서초와 주변 10개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돌봄과 방과후 프로그램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통합돌봄센터를 운영한다. 거리가 먼 학생들을 위해 셔틀버스도 운행한다. 거점통합돌봄센터 성과를 분석해서 다른 지역으로 확대한다. 지은 지 40년이 넘은 오래된 학교는 친환경 건물로 새로 짓거나 개·보수하는 ‘그린 스마트 스쿨’ 사업을 진행해 에너지 자립형 학교로 조성한다. 학교에 텃밭과 연못, 정원 등 여러 가지 생태공간을 조성해 체험·교육공간으로 활용한다.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고 탄소를 줄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환경시설을 학교에 설치해 환경교육 교재로 활용하는 등 지역학교를 환경교육 거점으로 조성해 운영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올해도 등교 수업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지금까지 코로나19 감염 현황 분석 통계를 보면 학교 안이 감염으로부터 가장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질병관리청에서도 학교가 안전하다고 밝혔다. 경남지역에서도 지금까지 학교에서 감염이 전파된 사례는 3개 학교에 그쳤다. 교사들이 방역지도를 잘하고 학생들도 잘 지킨 덕분이다. 정부 지침을 따르면서 등교수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1·2년)과 고등학교 3학년, 특수학교 등은 가능하면 등교를 하도록 하고 방역조치를 철저히 하겠다.”-방과후 자원봉사자의 교육공무직 전환을 둘러싸고 불공정 논란이 있다. “교사들의 방과후학교 업무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한 방안으로 검토 끝에 방과후학교 자원봉사자를 방과후학교 전담인력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에 대해 공정성과 절차적 정당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의견이 나왔다. 방과후 전담인력을 공개경쟁으로 선발하면 수월하고 간단하지만 방과후 자원봉사자들이 법적 판단을 구하게 되면 업무특성상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교육감은 비정규직이 늘어나지 않도록 하고 인건비도 아끼는 방안까지 고민해야 한다. 기존 방과후 자원봉사자들을 방과후학교 전담교사로 전환하면 인건비 부담과 비정규직이 늘어나는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어 전환을 검토한 것이다. 이런 고민도 이해를 해 줬으면 한다.” -과학고와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등학교는 앞으로 어떻게 되나. “경남에 과학고는 창원과학고와 진주 경남과학고, 외국어고는 김해의 김해외고와 양산의 경남외고 등 각각 2개 학교가 있다. 정부 방침이 과학고는 존치해 본래 설립 취지대로 운영하고 외국어고는 2025년 폐지해 일반고로 전환하는 것으로 정해졌다. 정부 방침에 따라 학교와 협의해 전환 방향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교육감 연임인데, 평소 교육철학을 그동안 추진한 교육정책에 충분히 반영했나. “임기가 1년 4개월쯤 남아 있다. 남은 임기 동안 특히 아이톡톡이 완벽하게 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아이톡톡 시스템이 완벽하게 구축돼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해 교실 수업이 획기적으로 변하는 단계와 모습까지 교육현장에서 확인해 보고 싶은 바람이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박종훈 교육감은 1960년 경남 마산 출신▲마산고. 경남대 정치외교학과▲경남대 대학원 정치학 석·박사▲창원 문성고 교사▲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남지부 사립위원장▲경남도교육위원▲마창진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제16, 17대 경남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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