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행정부 제살깍기 “몸살”/“비대한 정부는 싫다” 국민여론 수용
◎총무처 등 5개부처 축소·통폐합 추진/연금삭감·사회보장 예산 축소도 검토
클린턴 미국행정부도 제살깎기 몸살을 앓고 있다.일부 부처의 통폐합이 검토되고 있는가 하면 5개 부처가 기구의 대폭축소를 검토하고 있다.
미행정부가 이같이 「작은 정부」 몸살을 다시 앓고 있는 것은 지난 11월 중간선거 결과 미국민의 대다수가 「큰 정부」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클린턴 대통령이 이에 적극 부응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뿐만아니라 40년만에 상·하 양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공약인 「미국과의 계약」을 통해 『세금을 줄이겠다』고 약속했고 내년 1월 1백4대 회기가 시작되면 본격적으로 클린턴행정부에 대한 감세 공격을 할 채비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클린턴 대통령은 자신의 지난 92년 대통령선거 공약인 중산층에 대한 감세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출을 줄여야하고 이를 위해서는 정부조직의 축소·조정을 통해 세수감수분 만큼 지출을 줄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클린턴 대통령은 15일 저녁(한국시간 16일 상오)중산층 감세와 정부기구축소 계획을 밝히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해당부처 장관들은 저마다 백악관에 찾아가 「통폐합에서 살아남기 읍소작전」을 펴고 있다.
현재 기구축소 및 통폐합이 검토되고 있는 부처는 총무처(행정지원청),인사관리청,에너지부,교통부,주택도시개발부 등 5개 부처로 전해지고 있다.
우선 예산감축을 위해 ▲연간 6백억달러에 이르는 연방공무원의 연금지원 삭감 ▲연 1백억달러 규모의 농업보조금 축소 ▲의료보호 및 지원 등 사회보장예산의 축소 등이 검토되고 있다.
해당부처 장관들은 지난 12일 차례로 클린턴 대통령을 면담,자신의 부처를 없애지 않는 조건으로 자체 축소안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특히 북한의 핵연료봉 처리 비용을 소관부처예산에서 부담할 것으로 알려진 에너지부는 향후 5년간 2백20억달러의 예산을 줄이는 안을 제시했다는 것이다.이 가운데는 오리건,콜로라도,알래스카주 등지의 국영전력회사를 민간에 매각하여 1백20억달러를 절약하고 지방사무소의 철폐,에너지저장 계획의 주정부에로의 이양 등을 통해 1백억달러를 감축하는 방안이 제시되었다.
에너지부는 또 지하핵실험기지의 재개 대기기간을 현재의 6개월에서 3년으로 늘리고 핵실험관련 실험실의 운영 취소 등을 통해서도 예산을 절감하겠다는 복안을 보고했다는 것이다.
교통부도 앞으로 5년간 소관업무종사자를 12% 가량 줄이겠다고 약속했고 항공관제업무를 민간에 넘기는 방안 등도 검토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백악관의 일부에서는 에너지부를 아예 해체,유류나 개스 업무는 상무부나 내무부에,핵관련 업무는 국방부에 이관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클린턴 대통령의 이같은 정부기구 축소작업은 향후 5년간 5백억달러의 지출을 줄여 연간 10만달러 미만의 소득층에 대한 일부 세금감면을 위한 조치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이러한 세금감면 조치 가운데는 자녀가 있는 가정에 대한 세금공제 혜택 등 공화당이 이번 중간선거에서 내건 공약과 비슷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공화당은 이와는 달리 「작은 정부」 계획을 통해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를 축소하고 나아가 균형예산을 헌법적 차원에서 구현하기 위해 5년 계획으로 1조달러의 정부지출을 줄이고 이를 위해 연방공무원 수를 40%까지 줄이는 「급진적 개혁」을 구상하고 있다.
그러나 조세정책전문가들은 『세금을 줄이는 것보다 장기적 안목에서 기술혁신 및 투자의 활성화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중간선거 이후 클린턴 민주당행정부가 공화당과 세금감면 선심공세를 펴는 것은 국가경제적 차원보다는 96년 대권경쟁을 위한 정치적 고려가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