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자 프리먼 다이슨/21세기를 진단한다
◎무한한 태양에너지 지구촌 부의 균형화 촉진/태양광을 유전공학기술로 변환… 연료함유 작물 재배/인터넷 통해 문화·정보 등 공유… 지역·계층차 극복/농촌도 경제활동 장애없어 산업·도시민 U턴 현상 가속화
21세기는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 것인가.‘생명의 기원’,‘상상의 세계’‘에로스와 가이아’ 등의 저자로서 미국의 이름있는 물리학자인 프리먼 다이슨 프린스턴대 교수(고등학문연구소)의 혜안을 통해 21세기를 과학적,사회적으로 미리 진단해 본다.
다가오는 새 세기는 새로운 시작에 알맞은 때다.기술은 지구 곳곳의 수십억명 빈곤층을 도와줄 힘을 갖고 있다.그러나 이 기술의 너무나 많은 부분이 돈많은 사람들의 장난감 만들기에 쓰여지는 중이다.부자들의 장난감에서 가난한 사람들의 필수품 쪽으로 기술이 방향을 새롭게 틀어야 한다.이런 일이 일어날 기운은 무르익어 있다.마침 새 세기의 도래에 알맞게 3가지 거대한 혁명적 힘이 우리 앞에 다가와 있다.태양,유전자정보(게놈) 해독력,그리고 인터넷이 그것이다.이 3대 힘은 현우리 시대의 가장 나쁜 몇몇 악을 일소할 만큼 강력하다.이 악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도시화 물결 되살려
지구 곳곳,특히 열대 지방의 가난한 나라에서 자포자기의 수백만명이 마을을 떠나 이미 만원상태인 도시로 몰려든다.인구 증가가 이런 이동의 한 원인이다.또다른 원인은 빈곤과 마을의 일자리 결핍이다.인구폭발과 빈곤은 우리가 품위있는 미래를 향유하기 위해선 반드시물리쳐져야 한다.빈곤의 정도를 경감시킬 수만 있다면 유럽이나 일본에서 처럼 인구는 자연스레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즉 빈곤에 제동을 걸 수만 있다면 인구폭발은 멈춰지는 것이다.세계 모든 곳에서 일자리와 사람이 도시로,도시로만 몰리는 현상을 어떻게 뒤바꿔 놓을 수 있을까.새 기술들을 창조적으로 활용하면 이런 일방적 물결을 되돌려 놓을 수 있다.물결을 되돌리기 위해선 마을 자체가 부의 원천이 되야 한다.개도국,후진국들의 퇴락한 시골 마을들이 어떻게 부의 샘터가 될 수 있을 것인가.다음 3가지 사실이 이를 가능케 할 것이다.
첫째 태양에너지는 전 지구에 균등하게 배분된다.둘째 유전자 공학은 모든 곳에서 이 태양에너지를 지역적 부의 창출에 쓰일 수 있도록 할 수 있다.셋째 인터넷은 전세계 마을의 주민들에게 자신의 재능을 꽃피울 정보와 기술을 제공할 수 있다.
태양과 게놈과 인터넷은 지난날 전기와 자동차가 유럽의 마을에 부를 가져다 주었듯이 지금 가난한 마을을 부자동네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태양에너지는 가장 필요한 곳에 가장 풍부하다.도시보다는 시골에,온난한 곳보단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열대지방에 더 흔하다.지구에 쏟아지는 태양에너지 다발은 그 어떤 에너지 원보다도 엄청나다.열대지방 1평방마일에만 낮밤을 평균해서 1천 메가와트가 쏟아진다.이 정도의 에너지는 온갖 생활편리품이 갖춰진 인구밀집 도시 하나를 충분히 지탱할 수 있다.태양에너지는 단 한가지 간단한 이유 때문에 지금까지 광범위하게 쓰여지지 못하고 있다.너무 비싼 것이다.
현재 태양에너지가 비싼 것은 아주 넓은 지역에 걸쳐서 이를 모아야 하는데 돈을 별로 안들이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기술을 아직까지 개발하지 못한 때문이다.태양광을 직접 전기로 변환시키는 광전판,브라질의 설탕거대농장처럼 태양광을 알콜 등 석유대체 연료로 변환하는 에너지 농작물 등이 태양에너지를 모으는 주요방식이다.대개 에너지농작물 재배식은 농토나 삼림지 용이고 광전판 채집식은 사막에서 쓰인다.각 방식마다 장단점이 있다.광전시스템은 변환 효율성이 높아 10 내지 15%에 이른다.반면 설치 및 유지비가 비싸다.에너지 농작물은 1%가량의 낮은 변환 효율도에 그치고 농작물을 거둬들이는 데 돈이 많이 들며 성가시다.대신 광전판 전기가 항상적이지 못하고 간헐적이며 에너지로 축적시키는 데 돈이 드는 데 비해 에너지농작물에서 나온 연료는 축적가능해 다용도로 쓰기에 편하다.태양에너지가 값싸지려면 이 광기전적,생물학적인 두가지 방식의 장점을 결합하는 기술이 필수적인 것이다.2가지 기술적 진보가 이뤄지면 이것이 가능하다.첫째 에너지 농작물이 광기전적 채집 때처럼 10% 가량의 효율로 태양광을 연료로 변환시킬 수 있게 된다.그러면 토지 및 농작물수거의 비용이 대폭 줄어든다.둘째 이 농작물은 연료를 채취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일일이 수확,수거할 필요가 없게 될 수도 있다.즉 농작물이 나무의 영원한 숲 형태가 돼 태양광에서 변환된 액체 연료가 이 나무의 뿌리로부터 지하 파이프 라인을 통해 수거되는 것이다.이 2가지 진보가 결합하게 되면 우리는 값싸고,풍부하고,환경적으로 선한 태양에너지 공급을 즐기게 된다.이처럼 미래의 에너지 공급체제는 광대한 숲 형태일 수 있다.이 숲의 상당부분은 주거지에 가까이에 있되 자연 생태계의 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해 야생 동식물들의 서식처가 된다.그러나 더 많은 부분은 주거지에 개방되어 나무아래 마을과 조그만 도시들이 번성한다.사유림 소유자들은 이 나무들의 태양에너지 연료변환율이 10%일 경우 경제적 이득을 위해 이런 나무를 심을 생각을 품게 된다.그렇다고 미래의 에너지 플란테이션이 동일 수종의 단조로운 대삼림지일 필요는 없다.숲 속에 개활지도 있고 마을이랑 호수도 있어 다양하고 자연스러운 풍치를 자랑할 수 있는 것이다.이같은 미래의자연풍경을 현실화하는 핵심 도구는 유전자 공학이다.
○생물학적 시설 건립
현재 대규모 자금이 인간 유전자의 DNA배열 해독에 투자되고 있다.이 인간 게놈프로젝트는 주로 의료적 응용을 목적으로 한다.인간질병의 이해와 치료에 크게 공헌할 것이지만 에너지와 관련된 나무 유전자공학에는 직접적으로 기여하지는 않는다.그러나 인간 게놈과 함께 박테리아,효모,벌레,과실파리 등의 유전자정보도 해독되고 있다.유전자공학 기술을 정교하게 가다듬는 데는 인간 게놈 보다는 한층 간단한 생명체의 게놈이 유익할 수 있다.20∼30년 안에 우리는 게놈을 한층 깊게 이해할 것이며,이 이해는 태양광을 효율적으로 연료로 변환하는 나무 개량종을 만들어낼 수 있게 할 것이다.
유전자공학으로 연료용 수목을 만들어 내게 될 때 쯤이면 우리는 태양광을 갖가지 유익한 화학물로 변환하는 나무 개량종 또한 만들 수 있게 된다.이런 화학물에는 컴퓨터를 위한 실리콘 칩과 차량용 가솔린도 포함된다.이 정도가 되면 경제적 고려가 산업을 도시에서 시골로 이동시킨다.광업,제조업 등이 지역적으로 얻을 수 있는 태양에너지에다 폐기물을 소모하고 재활용하기 위해 유전자 공학적으로 만들어낸 생물체 등을 기반으로 어디서나 가능하게 된다.더 나아가 바다에서 산호충같은 작은 군체들이 커다란 산호초나 섬을 이뤄내듯이 이를 육상에다 유전자공학적으로 응용해 생물학적인 도로와 건물을 지을 수 있다.
새로운 기술의 삼각 가운데 셋째이자 가장 중요한 다리는 인터넷이다.인터넷은 외떨어진 곳의 사업체와 농장들이 근대적 지구경제의 일부분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필수적이다.외떨어진 지역 주민들이 사업 계약을 맺고,상품을 사고 팔고,친지들과 연락을 유지하며,여타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가를 완전 숙지하는 가운데 자신의 교육을 계속하고,취미나 도락도 추구할 수 있게 한다.이것은 부자 나라에서 컴퓨터를 깨친 사람들과 가난한 나라에서 돈많은 엘리트에게만 열려있는 지금의 그런 인터넷이 아니다.
○‘열린 세계’ 모두 체험
광섬유가 들어갈 수 없는 지역과의 통신을 위해 우주공간의 통신위성망을 활용하고모든 마을마다 지역 네트웍이 연결된 그런 진정한 지구 인터넷이다.새 인터넷은 가난한 나라와 가난한 사람들의 문화적 고립을 종식시킬 것이다.
값싼 태양에너지,산업 작물·식물의 유전자공학,그리고 전 지구적 문호개방의 인터넷 등에 관한 기술적 문제가 해결된다고 한번 가정해 보자.이 3대 문제 해결은 전세계적인 사회혁명을 불러 일으킬 것이다.염가의 태양에너지와 유전자공학은 시골 지역에 현대화된 농업,광업,제조업 등 기간산업의 기지를 제공해 준다.그러면 상호조정에 인터넷을 사용하는 2,3차적 경제활동,예컨대 식품가공,출판,교육,흥행,의료 등이 기간산업의 뒤를 따라 과밀 도시에서 시골 읍이나 마을로 이동한다.마을이 부유해지면 사람들이 꾀고 부가 도시로부터 되돌아 온다.미래의 놀라운 신세계에서는 누구나 시골에서 살아야만 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우리들 중 상당수는 언제나 대도시나 중소 도시에서 사는 걸 선호한다.요는 사람들이 자유럽게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태양에너지와 유전자공학과 인터넷이 힘을 합쳐 아프리카나 아시아의 시골마을이 내가 살고 있는 미국의 프린세튼 만큼이나 잘 사는,그런 사회적으로 정의로운 세계를 일궈내리란 것은 어쩌면 꿈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불평등은 항상 고집스레 잔존하고 빈곤은 사라지지 않아 왔다.그러나 지금까지 말해온 방향으로 세계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나는 확신한다.
□다이슨 교수 약력
▲미 프린스턴대 고등학문연구소(아인쉬타인 박사의 미국 귀화후 평생재직으로 유명) 물리학 교수(53년∼94년,현재 명예교수)
▲트리가 원자로 및 오리온 우주선 설계참여.
▲미 과학자협회 회장(63년) 역임
▲미 과학원 회원(64년) 영국 학술원 회원(52년) 독일 바바리아주 학술원해외회원(75년)프랑스 과학한림원 해외회원(89년) 선임
▲미 물리학협회 하이네만상(65년) 네덜란드 한림원 로렌쯔메달(66년) 영국 학술원 휴즈메달(68년) 독일 물리학회 막스플랑크 메달(69년) 이스라엘 볼프상(81년) 미 물리학회 게만트상(88년) 미 과학 피베타카파상(88년) 브리타니카상(89년) 이탈리아 메구치 메달(90년) 미 물리학교사협회외르스테드상(91년) 미 에너지부 페르미상(95년) 이탈리아 펠리넬리상(96년) 등 수상
▲‘우주 교란‘(79년) ‘무기와 희망‘(81년) ‘생명의 기원’(86년) ‘전 방향으로의 무한’(88년) ‘에로스에서 가이아로’(92년) ‘상상의 세계’(97년) 등 저작
▲미 서평가협 넌픽션부문 상(84년)
▲이스라엘 에수바대,영국 옥스포드대,글라스고우대,런던시립대,스위스 연방기술공대,이탈리아 스쿠올라 노르말 수페르오레 대,미 프린스턴대,다쓰머쓰대 등 18개대 명예박사 학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