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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유씨 거짓말 배경있나

    평양 국가안전보위부 감옥에서 탈출해 중국을 거쳐 국내에 다시 들어왔다는 유태준씨의 2차 탈북 과정이 상당부분 거짓말로 밝혀진 것은 충격적이다.5m 높이의 전기철조망을 뛰어넘어 탈옥하기는커녕,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친필 지시에 따라 풀려난 뒤 북한 주민들조차 선망한다는 도정공장에서 일한 것으로 드러났다.또 북한 경비병의 꾐에 따라 북한 땅을 밟았다는 잠입 경위부터 시작해 탈북기(脫北記)곳곳이 거짓으로 뒤범벅돼 있다. 14일 유씨를 재소환해 조사한 국가정보원과 경찰은 그가거짓말한 원인을 개인적인 성향에서 찾고 있는 듯하다.유씨가 평소 과장된 언행을 자주 했으므로 이번에도 소영웅주의에 빠져 자신의 행적을 부풀렸을 것이라는 식이다.그러나 유씨의 엉터리 탈출기가 소영웅주의에서 비롯됐다고만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는 사실을 우리는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먼저 관계기관이 한마디만 하면 금세 탄로날 거짓말을 하고자 기자회견까지 가졌다는 점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아울러 그의 거짓말을 곧바로정정했어야 할 국정원이,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된 후에도 침묵을 지키다 거듭 의혹이 제기되고서야 거짓임을 공개한 점도 이해할 수 없다.만 하루 동안 국정원은 귀와 눈을 닫고 있었다는 말인가,아니면 유씨의 거짓말이 ‘불리’하지 않다고 보아 모른 척하기로 했던 것인가.이처럼 국정원의 대응이 불투명했기에 지금 항간에는 유씨 거짓말의배경이 무엇인가를 놓고 괴소문이 떠돌며 일부에서는 제2의 ‘수지 김’사건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는 실정이다. 유씨는 도정공장에서 일한 사실을 숨기고 국가안전보위부 감옥에서 탈출한 것처럼 꾸며낸 까닭을,“김정일 위원장의 교시에 의해 풀려났다고 말하면 그가 남한 사람들에게위대하게 보일 것 같아서”라고 해명했다고 한다.우리는이같은 발언이 행여 국정원의 이해 못할 대응을 설명해 주는 핵심어는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거짓말을 해서라도 북한과 김 위원장을 폄하하는 일이 결국은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는 식의 냉전의식이 아직도 일부 세력에 남아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다. 이번 유씨의 탈북과정날조 사건은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유씨의 탈북 과정을 엄밀히 재조사해 국민 앞에 진상을 공개해야 하며,국정원 등 일부 국가기관의 석연치 않은 행동도 그 원인을 밝혀야 한다.곁들여 국정원 등 관계기관 직원의 업무 태만에서 사건이 확대된 점이 있다면 상응한 책임 추궁이 뒤따라야 한다.
  • 집중취재/ 의원발의 법안 졸속 많다

    국회의원이 입법을 제안하는 의원발의 법률안 가운데 상당수가 졸속인 것으로 나타났다.유권자를 의식해 입법권을남용한다는 지적과 함께 실질적인 발의가 이뤄지도록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6일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16대 국회 들어 현재까지 의원발의법 797건 가운데 국회를 통과한 것은 19.4%인 155건에불과했다. 입법활동이 가장 활발했던 15대 당시 의원 발의법의 국회통과율 39%와 13,14대의 30%,37%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는 정부가 제출한 법률의 국회통과율 68%(15대 80%)와비교해 큰 격차를 보인다. 국회 관계자는 “의원 발의법은 국민전체의 이익을 고려하기보다 특정 이익집단의 의사를 반영하거나 전문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상당수”라면서 “반면 정부 제출법은 공청회 등 전문가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오랫동안 준비된 데다전문·객관성이 비교적 높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재선의원은 “표를 보장받고 특정집단의 의견을 반영해 법을 발의하는 일이 종종 있다.”고 털어놨다. 16대 들어 의원발의로 국회법 관련 부분개정법만 19건이나 제출됐을 정도다.자민련을 교섭단체로 만들기 위해 교섭단체 구성의원 수를 20인에서 10인이나 14인으로 낮추자는 정략적 차원의 발의도 여럿 나왔다. 한 국회의원 보좌관도 “의원이 법을 내려면 동료의원 20인의 서명이 필요한데 법이 엉터리라도 그냥 서명해 주는게 상례”라면서 “발의를 하더라도 상임위원회 심사에서대부분 통과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졸속입법이 제도적 장치의 미흡에서 비롯되는 측면도 있다.한 의원은 “국회에 입법정보를 제공하는 제도적 장치가 취약해 로비스트들에 의해 아이디어가 제공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16대 들어 정책보좌관이란 명목으로 보좌인력이 늘었지만 지역구 관리용으로 전락됐다는 설명이다. 고려대 임혁백(任爀伯·정치외교) 교수는 “정부 제출 법안을 심의하는 수준에 국회가 머물고 있어 의원발의가 졸속입법에 치우치는 경향이 크다.”면서 “미국처럼 정부입법을 금지하고 입법역할을 국회에만 한정시키면 국회의 책임감을 높여 의원 발의법의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제시했다. 주현진기자 jhj@
  • [씨줄날줄] 빈민의 벗 제정구

    고인이 된 제정구 전 국회의원을 처음 본 게 22년 전이었다.긴급조치 비판을 금지하는 긴급조치까지 만들어 독재 권력을 휘두르던 박정희 전 대통령이 부하가 쏜 흉탄에 쓰러지고,캠퍼스 벤치와 잔디밭을 점령하고 있던 사복경찰이 물러나고 난 다음에야 그는 대학으로 돌아왔다.두 번째 복학이었다. 그의 이름은 전설이었다.데모꾼에다가 빈민운동가라는 그를 만나는 것은 따라서 약간의 긴장감을 동반하는 것이었다.하지만 그의 소탈함을 느끼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1966년 대학에 들어와 제적과 복학을 거듭,14년 만에대학에 돌아온 소감을 묻자 “4수 끝에 대학에 들어 왔어. 어렵게 들어온 대학이라서 오래 다니는가 봐.”라면서 순진하게 웃는다.그러더니 4수생 생활과 빈민운동 생활을 살살풀어 놓았다. 1996년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도시 주거 문제에 관한 국제회의에서는 ‘주거는 기본적인 인권’이라는 중요한 원칙이 정해졌는데 고인은 이미 70년대 이를 깨달았고 온 몸으로 실천해 왔던 것이다.그는 국회의원이 된 뒤에 ‘신부와벽돌공’이라는 책을 냈다.자신의 인생 역정을 회고하는 내용이었다.그 책을 서명해 건네 주면서 몹시 쑥스러워했다. 엉터리 책을 써 놓고도 제 멋에 겨워 자랑이 질펀한 정치인들이 즐비한 터에 그의 눈은 여전히 맑은 빛을 간직하고 있었다.그는 국회의원이 되고 나서도 큰 돈을 쓸 줄 몰랐다. 타락으로 가는 모든 길을 의지로써 스스로 차단해 놓고 있었다.험한 세월 헤쳐 나간다는 핑계로 돈과 청탁에 손과 발을 적시거나 얼굴이 두꺼워진 부류와는 가는 길이 달랐다. 3년 전 폐암으로 유명을 달리한 뒤 그는 민주화 운동의 전과 때문에,친일파까지 융숭한 대접을 받고 있는 국립묘지에가지 못했다. 부인 신명자 여사는 빈민운동 현장의 한 공장에서 일하고 그 월급으로 살고 있다.공장에서는 ‘복음자리’라는 상표로 잼을 만들어 내고 있다.김부겸 국회의원은선물을 돌려야 할 때 고인의 숨결을 전하듯 그 잼을 보내고있다. 1일 한국언론재단 국제회의장에선 많은 인사들이 참석한가운데 제정구 의원 3주기 추모행사가 열렸다.나라가 어지럽고 삶이 고단할수록 ‘실천적 지식인으로,빈민의 벗으로,개혁을 전도하는 정치인으로’ 살다 간 고인의 염원과 열정,실천의지가 더욱 그리워지기 때문일 것이다. [강석진 논설위원 sckang@
  • DJ 처조카 보물선개입 수사/ 흔들리는 ‘정권 도덕성’

    대통령의 처조카이자 정치자금 관리인으로 알려진 전 예금보험공사 전무 이형택씨가 삼애인더스 보물 인양 사업에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드러나 그가 개입한 이유와 역할에대해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 근거없는 보물 인양사업과 이 전 전무의 개입. 소모씨라는 민간업자에 의해 97년 시작된 보물 인양사업은당초부터 실체가 명확하지 않았다.자금과 기술의 부족으로몇 차례 인양업자가 바뀌었다.오모씨도 그 중 한 명.이 전전무는 평소 알고 지내던 최모씨를 통해 오씨의 ‘사업’을 전해듣고 수천만원의 자금을 투자했다. 이어 자금 부족을 호소하던 인양업자들에게 G&G그룹 회장 이용호씨를 소개했다. 문제는 이 사업의 실체가 명확하지 않은 데도 이 전 전무와 이씨가 합류했다는 점이다.실제 보물 인양사업은 풍문만 있었을 뿐 3년여에 걸친 발굴에도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정상적인 기업이 50억원이라는 자금을 투자할 사업은아니었다.이 때문에 진짜 목적은 다른 곳에 있다는 의혹이줄곧 제기돼 왔다. ◆ 단순 금융사기사건?. 우선 제기되는 것은 주가조작의혹이다. 이씨는 50억원을투자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발굴도 엉터리로 했다. 처음 발굴 허가를 받았던 소씨는 “사업권을 넘긴 뒤 현장에 가보니 엉뚱한 곳을 발굴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그러나 보물인양사업을 금감원 등에 공시,삼애인더스의 주가는 2700원에서 2만원대까지 뛰었다.그 결과 이씨는 256억원의 시세차익을 남길 수 있었다. ◆ 진짜 목적은. 이씨가 얻은 시세차익 256억원은 행방이 묘연하다. 특히이 가운데 대양금고의 실소유주 김영준씨가 가져간 156억원의 일부는 사설펀드에 가입한 정·관계 인사들에게 건네졌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전 전무가 개입한 이유는 뭘까.그가 15%의 지분을 얻기 위해 보물선 사업에 처음 투자한 돈은 5000만원 안팎인것으로 알려졌다.‘동업자’였던 오씨는 다음해 2월8일 국가 몫과 세금 등 20%를 제외한 수익금을 오씨 50%, 이용호씨 40%, 허옥석씨 10%로 각각 나눠갖기로 확정한 계약서를작성했다. 이 때도 이 전 전무는 자신의 지분을 그대로 유지,모종의 역할을 하지 않았느냐는 의혹을피할 수 없게됐다. 더군다나 이 전 전무가 보물인양사업이 성공할 경우 조성될 자금을 어디다 쓰려했는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사법처리 가능성. 이 전 전무가 삼애인더스의 주식을 가·차명으로 보유한사실이 드러난다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 시세 차익을 얻은 이유로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금융기관이나 국정원 등 관계기관에 압력을 넣거나 청탁을했다면 알선수재 혐의도 적용이 가능하다. 조태성기자 cho1904@
  • 野 “신총장 사퇴” 촉구

    한나라당은 11일 이용호 게이트와 관련,신승남(愼承男)검찰총장의 검찰수사 개입 의혹을 제기하고 그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신 총장은 각종 게이트의 엉터리 수사와 축소 의혹,동생인 신승환씨에대한 축소수사를 위해 개입한 의혹 등에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 대변인은 “제보에 따르면 신 총장은 동생을 연행수사하지 말라고 당시 특별감찰본부에 전화를 했다”고 주장하면서 “신 총장은 자진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민련 정진석(鄭鎭碩)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신 총장과 당시 수사팀의 공적·도의적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신 총장에 대한 특검팀의 조사도 배제될 수 없다는것이 우리의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진경호기자 jade@
  • 영아 영재교육용 교재·교구 엉터리

    허위·과장 광고에 속아 고가의 영아용 교육 교재를 구입했다가 피해를 보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젊은 어머니들이 ‘첫돌 이전 젖먹이 때부터 영재로 키워야 한다’는 판매원의 말에 넘어가 100만원이 넘는 책과 교구들을 사들였다가 뒤늦게 교육 효과가 적은데다 조잡한 제품이라는 것을 알고 반품이나 환불을 요구해보지만 거절당하기 일쑤다. H·M·B·P사 등은 10∼15쪽짜리 영아용 동화책 50권과 책내용이 녹음된 CD 15장을 70만∼80만원,종이 그림과 목각으로 이뤄진 11∼15개 교구 세트는 100만∼200만원에 판다.책과 교구를 완비하려면 300만원 가까이 든다.그러나 방문 판매만 하다보니 판매원마다 같은 세트임에도 값이 제각각이다. 서울 강서구에 사는 주부 이모씨(33)는 지난 달 20일 M사방문판매원을 통해 230만원짜리 영아용 교구 세트를 구입했으나 며칠 뒤 광고지에 소개된 내용과 교재가 틀리고 조잡해 환불을 요구했다.하지만 다른 판매원이 와서 “포장을 벗겨 환불이 안된다”고 말했다.이씨는 “판매원의 말을 듣고 광고지에서 볼 때는 그럴듯했는데 사놓고 보니 아기도 금방 싫증을 내고 내용도 엉터리가 많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 구로동에 사는 주부 윤모씨(32)는 “판매 사원이 ‘아기를 위해 이 정도도 못해주냐’‘남편과 상의할 것도 없다’‘카드 할부를 하면 되지 않느냐’고 해 덜컥 샀는데 물건을 뜯어 보자마자 후회했다”고 말했다. 영아용 교재와 관련해 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피해 사례는 지난 11월말까지 5,843건이나 된다. 주요 불만과 피해 사례는 ▲전화 또는 방문 판매만을 고집해 회사마다 품질과 가격을 비교할 수 없고 ▲환불 또는 A/S가 거의 불가능하며 ▲종이 그림 등이 너무 쉽게 찢어지고목각이 조잡하고 ▲책의 그림이 아기들의 눈길을 끌지 못하고 잔인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 등이다. 최근에는 유사품마저 유통돼 소비자들의 피해가 더 늘어나고 있다.M사의 유사품은 2∼3종인 것으로 확인됐다.M사에는하루에 1건 이상 유사 상품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 소비자보호원 백승실 팀장은 “최근 영아용 교재 피해가 급증하는 이유는 젊은 주부들이 즉흥적으로 사버리기 때문”이라면서 “물건을 본 뒤 구입 여부를 결정하고 방문 판매 사원들의 말을 녹취하거나 계약서를 잘 보관해야 피해를 줄일수 있다”고 충고했다. 이화여대 유아교육학과 김희진 교수는 “1년 미만의 아기들이 사물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1∼2분에 불과하기 때문에 집안의 물건 등 눈에 익지 않은 모든 것이 훌륭한 교재”라면서 “값비싼 교재를 구입한 뒤 무리하게 가르치는 바람에소아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아기도 많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
  • [김삼웅 칼럼] 해학과 여유있는 정치를 위하여

    한국의 민족성과 문화와 관련하여 크게 잘못 인식돼온 것은 우리가 한(恨)의 민족이고 문화가 한의 문화란 주장이다. 거듭되는 환난과 지배층의 억압으로 한이 맺히고 한의 문화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어느 측면 한많은 민족이고 한맺힌 민중임에 틀림이 없다. 고구려 멸망 이래 늘 강폭한 외세침략과 지배를 받으며 약소국가의 설움을 겪고 짜먹힘을 당해왔다. 문학과 예술,노랫말에 한을 정조(情調)로 삼는 것이 많은 것도 이런 까닭이다. 그렇지만 우리 민족성이나 문화의 본질이 한이라는 주장은‘장님 코끼리 만지기’식이 아닐까. 오히려 민족성과 문화의 바탕은 해학과 여유랄 수 있다. 해학과 여유를 통해 고난과 고통을 극복하면서 정체성을 지켜왔다. 거듭되는 환난과 압제로 켜켜이 쌓이고 맺힌 한과 원(怨)마저 해학과 여유로 녹이고 이를 신명으로 바꾸었다. 얼음을 얼음으로 녹이지 못하고 불을 불로 끌 수 없듯이한은 한으로 풀리지 않는다. 오로지 해학과 여유로만 풀릴수 있다. 춘향전이나 심청전 등 대표적 고전문학이 이를 말해준다. 우리말의재치·골계·넉살·풍자 등 이른바 해학은 서양의 유머나 조크와는 품격과 질(質)이 다르다. 우리처럼 해학이 넘치는 민족도 드물다. 다만 왜정과 미군정,전쟁과 군사독재를 겪으면서 살벌한 군사용어와 족보 없는 외래어가 판치면서 여유와 해학을 잃게 되었다. 민족문화의 본질을 회복하지 못한 문화·예술인들의 책임도 적지않다. 요셉 보이스는 예술이 정치·사회·경제·학문 등의인류문화를 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주 미국을 방문 중이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팔레스타인 과격단체의 자살폭탄테러로 이스라엘 민간인 200여명의 사상자를 냈다는 보고를 받고 “인구비례로 따지면 미국인이 2,000여명이나 살해당한 것과 같다”고 촌평하여 미국인들의 동정을 샀다. 그무렵 부시 미국대통령은 9·11테러를 본 순간 무슨 생각을 했느냐는 초등학생의 질문을 받고“뭐 저런 엉터리 조종사가 있나 하고 말했다”고 답변했다.진솔한 답변이다. 신승남 검찰총장의 국회 탄핵안 처리와 관련 정당들의‘야바위집단’ ‘무덤속의 마른 뼈다귀’ ‘몰염치' 등 논평을보면 살벌하고 끔찍하기 그지없다. 우리 정치인들은 여유와해학이 없다. 정제된 용어사용과 촌철살인식 코멘트를 모른다. 조상들은 고초와 간난 속에서도 여유롭고 멋스럽고 신명나고 호쾌한 언어를 통해 감정과 이해를 조절할 줄 알았다. 민족문화와 예술은 이런 토양에서 자라났다. 양반과 서민의갈등을 풍자한 하회탈놀이,흥부전이나 배비장전 등 포복절도할 해학,서산 마애삼존불의 넉넉한 미소,김홍도와 신윤복의 풍속화 속에 나타난 여유,중모리·중중모리로 이어지면서 경쾌하고 다채로운 선율의 해학성을 보여주는 판소리 진양조…. 우리 전통문화는 한결같이 해학과 여유가 넘치고웃음이 담겼다. 조상들은 곤경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우리처럼 웃음과 관련한 풍부한 형용사를 가진 나라도 드물 것이다. 눈웃음·코웃음·비웃음·쓴웃음·헛웃음·너스레웃음·너털웃음·껄껄웃음·빙그레웃음,허허·히히·훗훗·헛헛·헤헤·하하·호호·흐흐·킥킥 등 색조와 음조가 다양하다. 조선 중기,최대 정적 사이인 노론의 영수 송시열이 중병에걸려 남인의거두 허목에게 화제(和劑)를 내어주길 청했다. 양쪽 측근들이 ‘비상을 넣을지도’,‘누명을 쓸지도’모른다며 만류했지만 허목은 약제를 내어주고 송시열은 그약제를 먹고 회복되었다. 싸우면서도 여유와 신뢰를 잃지않았다. 일제 말기,어느날 월남 이상재 선생이 종로 YMCA의 연설장에 들어섰다. 좌중을 둘러보더니 “엄동설한에 때아닌 개나리가 만발했구나!” 한마디로 눙쳤다. 총독부의 순사와 헌병·밀정들을 타매하는 촌철살인이었다. 유신초기, 유진산과 정일형이 신민당 당권투쟁에 나섰다. 온건론자인 진산(珍山)과 강경론자인 정박(鄭博:정일형)의대결이었다. 정박의 공격에 진산 왈 “당나귀(鄭)는 버드나무(柳)에 묶여야 안전한 법이야!”라고 좌중을 웃겼다. 오늘, 해학과 여유있는 정치는 불가능한가. 김삼웅 주필 kimsu@
  • “문화재 망치는 복원공사 많다”

    지방자치단체들이 문화재 복원사업을 하면서 철저한 고증을 거치지 않고 공사에 착수하거나 문화재청이 이를 제대로 점검하지 않아 ‘엉터리 보수공사’가 잇따르고 있는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 6월부터 한달여간 충남 부여군 등 8개 시·군의 지방문화재 보수공사에 대한 기동점검을 실시해 30건의 지적사항을 적발,행정자치부 등 관계기관에 통보,시정토록 했다고 9일 밝혔다. 전남 진도군은 용장산성과 남도석성 등의 유적 복원공사를 하면서 정부와 사전 협의도 없이 620억원을 지원받겠다는 터무니없는 계획을 세웠으며(문화재청 40억원 지원계획),문화재청은 이 복원공사에 대해 확인조차 하지 않아 기존 성곽의 돌과 다른 종류·색상·형태의 돌로 복원하는등 부실공사를 했다. 전남 강진군도 전라병영성(사적 397호,성곽길이 1.06㎞)복원공사(총사업비 490억원)를 하면서 정부와 예산지원 협의없이 공사에 착수하고,철저한 고증없이 무허가 사업자에게 복원공사를 맡긴 것으로 지적됐다. 충남 부여군은 부여라성 정비사업 토성정비공사(사업비 1억8,000여만원)를 하면서 원래 성벽 돌의 색상·재질·크기 등과 달리 색깔이 희고 크기가 작은 돌로 시공,원형과다르게 복원공사를 진행하다가 적발됐으며,전득우묘 보수·정비사업(사업비 8,400만원)에서도 지붕과 아궁이·굴뚝등에 엉뚱한 마감재료를 사용해 감사원으로부터 재시공을요구받았다. 정기홍기자 hong@
  • “저런 엉터리 조종사가 있나”

    [올랜도 AP 연합] “저런 엉터리 조종사가 있나!” 지난 9월 11일 미국 뉴욕 세계 무역센터 여객기 자살 테러를 지켜본 첫반응이었다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렇게 실토했다. 부시 대통령은 4일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9·11 테러를 본 순간 무슨 생각을 했냐는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부시 대통령은 사건발생 당일인 9월11일 오전 플로리다주사라소타의 한 초등학교를 방문중이었다. “교실밖에 앉아서 기다리다가 TV를 통해 비행기 한 대가빌딩에 충돌하는 것을 봤다.분명 TV는 켜져 있었다.내가 혼자 조종을 하곤 해서 잘 안다.나는 ‘뭐 저런 엉터리 조종사가 있나’고 말했다.그런 다음 ‘이거 끔직한 사건이 틀림없어’라고 말했다”고 회상했다.부시 대통령은 다른 생각을 할 겨를 없이 교실로 들어갔으며 곧 앤드루 카드 비서실장이 들어와 두번째 비행기가 건물에 충돌했고 미국이 공격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고 소개했다.
  • “아이들 믿고 맡길 학교 드물다”

    ‘서울에는 아이들을 믿고 맡길만한 학교가 드물다’‘인도를 마구 달리는 오토바이가 겁난다’…. 28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2차 서울타운미팅에참가한 서울 거주 외국인들이 밝힌 서울생활의 문제점 가운데 일부다. 이번 행사는 서울에 사는 외국인들이 느끼는 서울생활의 문제점과 삶의 질 개선 방안을 토론으로 찾아내자는 취지에서서울시가 지난해에 이어 마련한 자리.올 행사에서도 150여명의 외국인들은 서울생활의 각종 불만을 봇물처럼 쏟아냈다. 영국인 목사 홀즈워스씨는 “서울에는 외국인 아이들을 믿고 맡길만한 학교가 드물고 특히 장애아를 위한 시설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그는 세금감면과 부지제공 등 많은 인센티브가 주어지는데도 외국인들이 투자를 꺼리는 이유 중 큰것이 바로 자녀교육 문제라고 털어놓았다. 캐나다인 태리 투하스키씨는 대기오염 방지를 위해 건물 옥상에 나무를 심는 방안을 제시했다.또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서는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고 음식점과 회사,단체 등에 대한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특히 쓰레기 재활용과 관련해서는 시나 자치구가 외국인들에게는 재활용에 관한 홍보를 제대로 하지 않아 재활용 방법을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교통분야에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문제점이 노출됐다.우선 버스의 경우 전반적인 이용 방법과 노선 시간표승차장 등에 대한 영문 안내를 인터넷에 올려달라는 제안과지하철 티켓 구입시 영수증을 발급해 달라는 건의도 나왔다. 또 버스기사들의 과속운전과 황색등에서 교차로 진입,엉터리 영문 도로표지판 등 수준낮은 우리의 교통문화를 꼬집었다. 특히 피터 지글러 유럽상공회의소 회장은 “인도를 질주하는 오토바이는 행인들을 크게 위협하고 있는데도 경찰이 단속을 안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불평했다. 외국인들은 최근 서울시의 포장마차 정비 방침과 관련,지역과 특성에 따라 이를 관광상품으로 개발·보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내놔 눈길을 끌었다.고건(高建) 서울시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서울타운미팅에서 제기된 문제점이나 제안 등도 검토 과정을 거쳐 시정에 적극 반영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엉터리 미술대전 출품비 꿀꺽 1억5,000만원 챙긴 50대 구속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23일 신인작가들을 상대로 공인되지 않은 엉터리 미술대전을 열면서 출품비 명목으로 1억5,000여만원을 받아 챙긴 최모씨(57·경기 의정부시 용현동)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최씨는 99년부터 매년 두차례 ‘대한민국 종합미술대전’과 ‘대한민국 국제미술대전’이란 행사를 열면서 3년간도록비 및 출품비,표구대 명목으로 응모자 2,400여명으로부터 1억5,000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현석기자 hyun68@
  • 부실만 키운 문화재 관리

    ■감사원, 문화재청·지자체 감사. 정부가 올해 2,725억원의 문화재 관련 예산을 집행하면서기본계획조차 세우지 않아,국가지정 보물인 강릉 오죽헌 등중요 문화재들이 심각한 훼손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은 지난 6월부터 한달여간 문화재청과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한 ‘문화재 보존 및 정비사업 추진실태’ 감사 결과,문화재의 보존·정비사업이 ‘총체적인 부실 덩어리’로 평가됐다고 7일 밝혔다. [보존 및 관리체계 미비] 문화재청은 국가지정문화재 보존·관리·활용에 대한 기본계획은 물론 문화재 보존·관리업무집행기준이나 지침을 수립하지 않아 전국에 산재한 문화재가 훼손과 도난 등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었다. 또 문화재청이 국제공항과 국제여객터미널 10곳에 설치한문화재감정관실은 해외 반출이 금지된 동산문화재(9,952점),사찰유물전시관 보관 유물(4만6,660점),사찰 불화(佛畵) 유물(524점)의 현황을 파악하지 않아 해외 반출 등의 우려가있었다. 감사원의 점검 결과,95년부터 지난해까지 일반 동산문화재 5,665점이 도난된 것으로 밝혀졌다. [주먹구구식 문화재 발굴·조사·보수] 문화재청은 98년 보수가 시급한 것으로 판명된 문화재 129건 중 서울 삼전도비,인천 녹청자 도요지,김포 문수산성,강릉 오죽헌 등 39건은지금까지 보수가 이뤄지지 않았고,지난해 보수비를 지급한 321개 사업(사업비 828억원) 중 123개 사업(411억원)은 불필요하게 보수비를 지급했다. 또 3만㎡ 이상의 건설사업은 반드시 지표조사를 해야 하지만 제재규정이 미흡,매장문화재가 훼손되거나 공사 중에 문화재가 발견돼 공사가 중단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엉터리 유물관리] 국립박물관은 조선총독부로부터 인수받은 발굴유물과 63∼99년 11개 유적지에서 발굴한 유물을 인력부족 등을 이유로 정리하지 않고 있고,유물대장에도 등재하지 않아 분실 및 훼손 우려가 있었다. 서울 용산가족공원 내에 건설 중인 국립중앙박물관은 영역별 유물전시계획이 지난 9월에야 확정돼 전시대상 유물 선정 및 유물 전시시설 제작 등 후속공사가 장기간 중단되는 등당초 계획한 2003년 12월 개관이불투명한 것으로 밝혀졌다. 용산국립박물관은 부지 내에 있는 미군 헬기장의 헬기 이·착륙으로 인한 소음문제로 이전이 불가피한데도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정기홍기자 hong@. ■문화재청·중앙박물관 반응. 문화재 관리체계,발굴 등과 관련된 감사원의 평가결과에 대해 문화재청(청장 盧太燮)과 국립중앙박물관(관장 池建吉)은 “감사원 지적 사항의 대부분은 이미 파악하고 있던 것”이라며 “‘인원과 예산부족’ 때문에 실행이 지연되고 있지만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노태섭 문화재청장은 “1년에 850건이나 되는 문화재 관련사업을 기술직 30명이 맡기에는 무리여서 8건만 직접 담당하고 나머지는 지방자치단체에 보조금을 주고 위임한다”면서“사업집행 주체인 지자체가 책임감을 갖고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해외반출 금지 문화재 리스트를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작업의 필요성은 공감한다”고 말한 뒤 “3만㎡ 이상의 건설공사시 지표조사를 실시하지 않은 기업에대한 제재조항은 ‘문화재보호법개정안’에 이미 반영했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감사원이 2000년 보조금을 지원한 문화재 보수·정비 사업 중 123개 사업이 불필요하다고 지적한 데 대해 “문화재를 보는 시각차이”라며 “이들 사업 대부분은문화재 주변환경을 관리·정비하는 데 필요한 것”이라고 해명했다.문화재보호법 74조 2항의 ‘문화재 보호영향을 위해 주변 500m 이내 건설공사시 협의’ 규정에 따라 주변 미관과 환경보호도 문화재 보수·정비의 대상으로 볼 수 있다는것이다. 한편 국립중앙박물관 지건길 관장은 조선총독부에서 인수한 유물 및 63년부터 99년까지의 발굴유물 미등록 지적에 대해 “발굴유물 정리작업은 필요하다”며 “인원과 예산의 부족으로 시간이 걸리겠지만 용산으로 옮기기 전에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종수기자 vielee@.
  • 아프간 전장에서/ 외국기자 特需

    [호자바우딘(아프간 북부) 전영우 이영표특파원] ‘영어와자동차는 곧 돈이다’ 전황을 취재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수백명의 기자들이아프가니스탄으로 몰려들면서 ‘영어 통역원’들이 제철을만났다.통역원을 고용하는 데 드는 돈은 하루에 미화 100달러 가량.한끼 식사 값이 1달러 정도니 정말 큰 돈이 아닐수 없다. 한때 몸값이 하루에 200달러까지 치솟자 영어를 조금이라도 할 줄 아는 아프가니스탄인들은 너도나도 외신 기자들이모여 있는 호자바우딘과 파이자바드, 자부루사라지 등으로모여들었다.나이와 직업도 천차만별이다. 2주일 전부터 호자바우딘에서 통역으로 일하고 있는 모민(35)은 “직업은 의사지만 돈을 많이 준다는 소식을 듣고 왔다”면서 “3∼4일이면 한 달 벌이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수 있다”고 말했다. 방학을 이용,고향인 판지시르를 떠나 혼자 호자바우딘에서3주일 동안 통역으로 일한 고교생 아피스(17)는 “다음 주면 개학 때문에 집으로 돌아가야 해 무척 아쉽다”고 털어놨다. 통역으로 돈을 벌려는 이들의 영어 구사 능력도천차만별이다.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기자와 농담까지 주고 받을 수있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발음과 문법,이해 능력이 엉망이라 동문서답을 해 취재의 걸림돌이 되는 경우도 많다.실력자들은 BBC나 NBC,CBS 등 세계적 언론사들에 장기 고용돼큰 돈을 벌지만 엉터리 통역들은 비영어권 기자들에게 고용됐다가 하루만에 해고당하기도 한다. 자동차 운전사들도 기자들을 실어나르며 쏠쏠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일당이 100달러지만 3∼4일 걸리는 먼 곳으로 ‘출장 운전’을 하는 경우에는 1,000∼2,000달러의 목돈을한꺼번에 벌 수 있다.그러나 대부분의 운전사들은 자동차를여러대 소유한 지역 유지들에게 고용된 월급쟁이들이다. 급료는 150∼500달러 정도로 공무원들의 3∼4배가 넘는다. 지프를 운전하는 압둘라(35)는 “최근까지 군에 몸담았지만 쥐꼬리 만한 월급으로는 가족들을 부양하기 힘들어 운전사로 일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북부동맹 정부도 통역과 운전사들로부터 하루에 10∼20달러를 ‘소득세’로 징수,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이 돈은외무부가운영하는 기자 숙소 운영비와 요리사,잡부 등의월급으로 쓴다. 그러나 최근에는 대부분의 기자들이 고국으로 돌아가면서통역과 운전사들이 일거리를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통역들은 기자들이 머무는 숙소에 들어오기 위해문을 지키는 경비병들에게 돈을 쥐어주기도 한다.아침부터상냥한 얼굴로 말을 걸며 자신의 영어 실력을 과시한다.하루에 75달러까지 ‘할인’해 주는 사람들도 생겼다. 최근에는 며칠씩 일감을 얻지 못한 운전사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외무부 관리들이 기자들에게 “사나흘에 한번씩 운전사들을 바꿔달라”고 부탁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tomcat@
  • 집중취재/ 재외공관 업무태만 백태

    ■재외국민을 '卒'로 안다. 대사관·총영사관 등 재외(在外)공관의 일상적인 교민행정은 물론,문서관리 체계와 직원의 기강이 크게 흐트러져있다.특히 국가를 대표한 공관장과 공관원들은 교민의 안전을 돌봐야 함에도 불구,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고 ‘황제적 지위’만 영위하고 있다는 지적이 강하게 일고 있다.감사원이 지난해와 올해 감사에서 지적한 재외공관의잘못된 행정행태를 짚어본다. 미 샌프란시스코와 캐나다밴쿠버공관의 경우 영사민원으로 재외공관을 방문한 교민의 재외국민 등록이 14.3%에 불과했다.또 지난 5월 두 공관을 표본점검한 결과,여권발급신청 등 5종 민원의 미등록률이 71.5%인 것으로 밝혀져 무사안일한 업무처리를 보여주고 있다. 주 이탈리아대사관은 대사관이 있는 로마 이외 지역의 영사 업무를 소홀히 해 교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대사관은 99년∼지난 5월 말까지 처리한 영사업무 중 29.2%만 순회영사가 처리했다. 외교부 총무과의 한 서기관은 주 호치민총영사가 97∼99년 12차례에 걸쳐 열지도 않은 초청만찬경비로 미화 4,108달러(한화 500여만원)를 청구했으나이를 확인하지 않고 지급했다. 외교통상본부의 한 이사관은 97∼99년 주 독일대사관 공사로 재임할 당시 일상경비와 도급경비는 외교활동비 등으로 써야 하는데도 관계직원 2명과 짜고 11건의 허위지급증명서류를 만들어 총 1만6,977마르크(1,624만원)를 인출한뒤 일부를 개인접대비나 선물대금으로 사용해 적발됐다. 이 이사관은 특히 재외공관에 근무하는 공사의 주택은 공관예산으로 비품을 구입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데도 97년 12월 6차례에 걸쳐 서가,침대,냉동고,소형카펫 등 1만3,113마르크(1,285만원) 상당의 비품을 관저용으로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 일본대사관은지급근거가 없는 보수성격의 ‘정착지원금’을 외교통상본부의 승인을 받지 않고 ‘주일대사관 고용원 보수에 관한내규’를 2차례나 고친 뒤 95년∼지난해 7월 고용원 37명에게 미화 2만5,700달러(한화 2,866만여원) 상당의 정착지원금을 지급해 적발됐다. 올해 초 당시 주 리비아 대사는 대사관저 임차료를 임의로 지불한 뒤 서류를 허위로 꾸며 차액을 유용하고,골프 및 휴양명목으로 제3국을 무단여행한사실이 탄로나 옷을 벗었다. 또 지난해에는 당시 독일대사관 공사가 회계장부를 조작해 공금을 변칙처리한 사실이 적발됐고,이스라엘 대사는 도박사건으로,과테말라대사는 교민들로부터 금품을 받아 문제가 됐다. 주 필리핀대사관등 8개 재외공관은 공증처리 대상문서가 아닌 서류는 수수료를 징수할 수 없는데도 98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호적관련 출생증명서,국외거주사실증명서 등 8,928건의 문서를발급한 뒤,공증수수료 2만5,992달러와 국제교류기여금 4,860달러 등 모두 3만여달러(한화 3,439만원)를 부당 징수했다. 정기홍기자 hong@. ■'영사 업무개선' 전문가 제언. 재외공관 영사들의 잦은 인사이동과 이에 따른 전문가 양성 실패가 이번 중국 선양(瀋陽) 영사사무소 사건을 불렀다.외교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재외공관 제일의업무가 돼야 할 자국민 권익보호가 하순위로 밀린 것은 외교부의 관료주의적 무책임성과 무감각,불성실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필리핀 대사를 역임한 경희대 아태국제대학원 이장춘(李長春) 객원교수는 “담당 영사도 자격있는 사람이 한 재외공관에서 최소 2∼3년 정도씩은 근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언어와 업무의 전문성 등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은 사람이 담당할 경우 이번 사건처럼 자국민의 권익을 보호하지 못함은 물론,허둥지둥하다가 국제적 망신만을 자초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영사업무를 소홀히 취급하는 재외공관의 구조적 운영실태도 반드시 짚어야 할 대목이다. 고려대 서진영(徐鎭英)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국제적 망신에는 우리 정부의 관료주의적 무책임성과 무감각,불성실이 배경에 있다”고 전제,“재외공관의 업무 자세를 보면 우리 국민의 권익 보호보다는 국내 정치적 업무와정치인 방문,냉전시기의 남북문제 등의 동향에만 너무 신경을 쓰고 있다”고 꼬집었다. 서 교수는 “외교통상부는 다른 부처에 비해 엘리트의식과 폐쇄성이 너무 크다”며 “탈냉전시대의 외교는 국가나 특정집단의 이익에 앞서서 국민들의 이익을 최우선에 놓고 운영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태지(金太智) 전 일본대사도 “영사직 발령에 앞서 예비교육을 충분히 거쳐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일만 박록삼기자 oilman@. ■'中 사형사건' 문책 고민. 국제적 망신을 산 신모씨(42) 사건과 관련,정부는 최병효(崔秉孝)외교부 감사관의 현지조사 결과를 토대로 정확한사건 경위를 정밀하게 따지는 한편 관련자 문책의 폭 및수위에 대한 검토작업에 들어갔다. 정부는 4일 감사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외교부 신정승(辛正承)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내주 중 재외국민보호 강화 대책과 함께 문책범위를 밝히겠다”고만 밝혔다.정부 소식통은 “정부가 대외신뢰도를 땅에 떨어뜨린 사건의 심각성을 감안,감사결과공개 및 인책의 범위를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정부는 이번 감사에서 주중 한국대사관과 선양(瀋陽) 영사사무소 직원들의 문서관리 소홀 및 누락,그리고 상부에 대한 보고태만 등과 관련,신씨 사건을 담당하거나 담당했어야 할 보고선상에 있는 실무직원,영사,총영사들의직·간접 과실 여부를 집중 점검했으며 상당부분 책임 정도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정부는 이를 토대로 빠르면2∼3일내 문책 폭 및 수위 등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에 직접 관련이 있는 문서관리책임자 및 담당영사 등 실무인사들이 주 대상이다.그러나 97년 11월 ‘극형’이 예상되는 한국인이 체포됐는데도 늑장대응하고 사건추적을 게을리한 점,게다가 사건이 표면화한 지난 10월22일 이후에도 거짓 주장으로 국제적인 망신을초래한 만큼 사건발생 이후 현재까지의 전·현 주중대사및 장·차관급 등 고위직에 대한 문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중국이 1심재판 일정을 주중 대사관으로 보낸 99년 1월11일 당시 주중 대사는 권병현(權丙鉉) 현 재외동포재단이사장이었고,사건 관련 영사업무는 경찰에서 파견된 K모 외사협력관,영사담당 수석참사관은 S모씨(현 S총영사관 부총영사)였다. 중국측이 사형판결문을 선양 영사사무소에 보냈다는 올 9월25일 J모 소장이 책임자였으며,외사 협력관은 경찰에서파견된 L모 영사였다.당시 주중대사관은 홍순영(洪淳瑛)전 대사가 통일부장관에 기용돼 귀국했고,김하중(金夏中)현 대사는 부임하지 않은 상태였다. 김수정기자 crystal@. ■'3류외교' 문제점. ‘자국인의 생명이 달린 중요 문서가 입전된 사실조차 몰랐다.’ 한국인 신모씨(42)의 중국내 사형집행 사건은 ‘재외국민의 생명과 재산보호’를 책임진 영사업무가 얼마나 엉터리로 처리되고 있는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재외국민들로부터 각종 사건·사고 신고를 받으면 즉시주재국 치안 및 사법 당국과 협력해 자국민의 신변보호에만전을 기해야 할 영사업무가 이처럼 ‘3류’ 수준으로 전락한 원인은 크게 3가지로 분석된다.1차적으로는 외교부내의 낮은 위상 및 경시 풍조,이에 따른 외무관들의 사명감 부족,열악한 업무환경 등을 꼽을 수 있다. “영사업무를 맡게 되면 물먹었다고 생각한다.한마디로운이없어 ‘3D업종’으로 밀려났다고 여긴다.” 신참시절 해외공관에서 영사업무를 했었다는 한 외교관은 “영사업무가 외교부내 기피 1순위”라며 “그러나 (나는) 민원이적은 선진국에서 영사업무를 맡아 그나마 다행이었다”고털어놓았다. 영사업무 경시풍조는 인력 현황에서도 잘 알 수 있다.본부의 영사국 외무관은 불과 3명이다.담당과장 1명과 외교직 직원 2명이 190개국이 넘는 전세계에서 일어나는 재외국민 관련 각종 사건·사고를 현지공관으로부터 보고받고처리방침을 지시한다. 문제가 된 선양(瀋陽) 영사사무소는 최대 기피지역으로꼽힌다.헤이룽장(黑龍江)·랴오닝(遼寧)·지린(吉林)성 등 3성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 2만명은 물론 조선족 등의 입국비자업무까지 한해 10만여건의 민원을 처리해야 하지만소장을 포함,전체 인력은 8명에 불과하다.철저한 재외국민 보호활동을 기대하기란 애초부터 무리란 지적이다. 김수정기자.
  • “수돗물 바이러스 검출 못믿겠다”

    서울시는 22일 시내 수돗물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한나라당의 주장과 관련,‘신뢰성없는 실험 결과’라며 일축하고 민·관 합동으로 바이러스 공동 조사를 즉각 실시하자고 제의했다. 박수환(朴秀煥) 서울시 수도기술연구소장은 이날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는 미국 환경보호청(EPA)이인정한 검사 방법인 총세포배양법에 의해 정기적으로 수돗물을 분석·검사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정수 및 수도꼭지 수돗물에서는 바이러스가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박 소장은 특히 “김상종(金相鍾) 서울대교수팀이 한나라당의 의뢰로 수돗물 바이러스 조사를 했으나 샘플채취 및검사과정에서 시료가 오염됐을 가능성이 높아 엉터리 실험 결과”라며 “EPA 전문가가 실험과정을 지켜봐야 정확한결과인지를 입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는 따라서 보다 객관적이고 정확한 검사를 위해 우선서울대와 한림대,강원대,서울시가 공동조사를 벌이자고 제안했다. 최용규기자 ykchoi@
  • 김홍일의원 일문일답 “”광주 프라도호텔 회동 없었다””

    민주당 김홍일(金弘一) 의원은 19일 한나라당 의원들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이용호(李容湖) 게이트’와 관련,자신의 이름을 실명으로 거론하며 연루 의혹을 제기하자 기자간담회와 해명서를 통해,반박했다.김 의원은 “면책특권을 이용,우리나라 모든 사건의 배후를 K라고 치고 빠져온 부도덕성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면서 한나라당의 자중과 언론들의 신중 보도를 촉구했다. ■8월4일 제주도에 갔나. 간 것은 사실이나 조풍언씨는 안갔는데 갔다고 하고,엉터리다. ■정학모씨와 관계는. 대학 선후배 관계다.야당 주장처럼 깡패두목도 아니고,전과도 없고 참 좋은 사람이다.내가 건강이 안 좋으니까 직접 물리치료를 해주거나 다른 사람을 소개해 주는 등 많이 도와줬다. ■그동안 이니셜로 거론되다 오늘 실명이 나왔는데. 그래도되는 거냐.한번도 증명할 수 없으면서. ■국회의원은 면책특권이 있는데 고소하나. 당연하다.최소한 민사소송은 되는 것 아니냐.야당분들은 말만 하면 다인가. 실세라고 하는데,힘 한번 써봤으면 좋겠다.아버님(金大中 대통령)은 참으라고 말씀하시고. ■정학모,여운환씨와 광주 프라도호텔에서 자주 회동했다는데. 거짓말이다.프라도호텔이 있는지도 몰랐다.해태 야구단을 기아가 인수할 때 내가 도와준 것에 대해 기아타이거즈구단이 고맙다고 나를 초청,광주에서 열린 구단 출범식에 참석한 뒤 정학모 사장이 저녁을 산다고 해서 따라가니 그 호텔이었다.식사도중 누군지는 모르겠으나 목소리를 들어본 사람이 전화를 해 “왜 거기 계시냐,거기 계시면 안된다”고하더라.(주먹을 들어보이며) 여사장이 이거라는 거다.여운환씨가 왔으나 식사는 같이 안했다.그후엔 여운환을 만난 적없다.제주와 광주서 2번 만난 것이다. ■여운환씨가 제주도에도 갔다는데. 8월4일 제주에 내리니정학모씨가 “사업하는 후배”라고 인사시켰다.나는 소개받는 게 싫어 그냥 갔는데 호텔 숙소에서 나올 때 또 왔더라. 그때는 조폭인지 모를 때다. ■제주에 갔을 때 그외 다른 사람을 만나지는 않았나. 다른사람들 있으면 애들이 싫어한다.나는 가족들에게만 봉사하려고 한다.그래서 가라고 했다. ■이용호씨를 아나.모른다.내가 무슨 실세냐. ■대통령은 뭐라고 하나. 아버지는 나한테 미안해한다.나 때문에 너희들이 고생한다고.제 나름대로는 대통령 아들로서아버지에게 손상이 안가게 하려고 애쓴다. 홍원상기자 wshong@
  • 대청호 수질보전지역 3곳 11년만에 ‘개발제한’ 해제

    11년 동안 대청호 수질보전 특별대책지역으로 지정돼 각종 개발이 제한돼 왔던 대청호 주변 일부 지역이 권역 지정에서 제외됐다. 환경부는 15일 “특별대책지역으로 지정됐던 충북 청원군문의면 등동리 등 3개 지역을 정밀 실사한 결과 이들 지역에 대한 권역 지정이 잘못됐다는 사실이 확인돼 권역에서제외시켰고,Ⅰ권역으로 지정됐던 옥천군 군북면 증약리·자모리·이백리 지역은 Ⅱ권역으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90년 7월 당시 환경처 고시가 ‘엉터리 조사’에 기반한 것임을 인정한 것이어서 주민들의 손해배상 소송 등 반발이 예상된다.제외된 지역에는 347가구 967명,조정된 지역에는 592가구 1,725명이 거주하고 있다. 애초 Ⅰ권역이었던 등동리 일대 0.43㎢은 조사 결과 대청호 수계가 아니라 무심천 수계임이 밝혀졌고 Ⅰ·Ⅱ권역이었던 옥천군 안내면 오덕리,청성면 도장리·능월리 주변 14.82㎢도 특별대책지역에서 제외된 지역을 지나는 보청천 수계임이 확인됐다. 류길상기자 ukelvin@
  • [사설] 무책임한 콜레라균 발표

    국립보건원이 지난달 24일 콜레라균이 검출됐다고 발표한경남 통영의 바닷물이 지표수가 대거 흘러든 해수였던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육지에서 불과 1m밖에 떨어지지 않은 바다에서 채수한 것으로,시료로서 이미 가치가없는 것이었다고 한다.결국 통영 일대 바닷물이 온통 오염됐다는 식의 엉터리 조사 결과가 그대로 발표되는 어이없는 해프닝이 벌어진 것이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전국을 콜레라 공포로 몰아넣은 것은그렇다 치더라도 통영 일대 양식업계에 미친 악영향 또한만만치 않았다. 수확기를 맞은 굴의 경우 국내는 물론 수출길마저 꽉 막혔다는 것이다.누구라도 쉽게 예견할 수 있었던 결과이고 보면 참으로 신중했어야 할 발표였다.더구나 9월 내내 콜레라 악몽에 시달려왔던 터였다. 국립보건원은 뒷수습도 매끄럽지 못했다.양식업계의 항의를 받고서야 실제 어패류 양식이 이뤄지고 있는 욕지도 등9곳을 찾아 재검사를 실시했다.콜레라균이 검출되지 않은청정수역이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시료 채취에 검사까지꼬박 나흘을 보냈고 추석 연휴가 시작된 지난달 30일에야잘못된 발표를 바로 잡았다.결과적으로 때를 놓쳐 사회 일반의 오해를 씻어내는 데 실패했다. 처음부터 잘못된 조사 결과를 발표까지 하게 된 경위도선뜻 이해되지 않는다.콜레라균 검출을 조사한 통영검역소는 시료를 지표수가 흘러드는 동호항 부근에서 채수한 것이라고 보고했는데도 발표 과정에서 어찌된 영문인지 ‘통영 바닷물’이 됐다는 주장이다.보건 당국은 우선 잘못된발표가 있게 된 경위부터 소상히 밝혀 보건당국의 신뢰를먼저 회복해야 한다.재검사 결과도 분명히 밝혀 사회 일반의 수긍을 얻어야 한다.그것도 양식업계가 하루빨리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할 것이다.
  • [CLEAN 3D] 인천 부평공단 프레스업체 르포

    취재진이 찾은 인천시 남동구 간석동 부평공단내 소형 프레스 업체들의 작업장은 영세사업장의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3t,2t급 프레스기 2대로 압력밥솥 뚜껑 연결 부위를 찍어내는 B사의 작업장은 대낮인데도 조명시설이 열악해 어두컴컴한 ‘동굴’같은 느낌을 들게했다. 30여평의 공간에 조명시설이라고는 형광등 3개와 프레스기 옆에 붙어있는 백열등 2등이 전부였다. 쉴새없이 강판을 내리 찍는 프레스기의 굉음이 귀를 울려 바로 옆사람과도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였지만 2명의 여성근로자들은 귀마개도 없이 맨손으로 작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1m짜리 강판을 조금씩 프레스기로 밀어넣어 부품을 찍어내던 이경희씨(38·여)는 “손에 잘 맞지 않아 장갑을 끼지 않는다”고 말했다.처음에는 기계가 무서워 조심조심강판을 밀어 넣었지만 지금은 아무 느낌도 없다고 한다. 옆자리에서 반구형의 뚜껑 고리를 찍어내고 있는 김선희씨(40·여)는 “작업장이 어두워 눈이 침침하다”고 말했다.2t짜리 프레스기가 1초 간격으로 내려 찍고 올라가는순간을이용해 김씨가 손으로 부품을 넣고 뺄때마다 아찔한 생각이 들었다. D공업사의 작업장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20년도 더 된 2t급의 낡은 프레스기는 안전장치도 없이 덜커덩 거리며 작업자의 손을 노리고 있었다. 자동차 시트에 들어갈 철사를 끊고 구부리는 일을 맡은박인회씨(54)는 “작업자의 안전을 위해서는 안전장치가달린 마찰식 클러치형 프레스기를 사용해야 하지만 너무비싸 엄두를 못내고 있다”고 말했다. 부부가 한달 내내 일해도 매출이 200만∼300만원에 불과한 영세 프레스 사업주로서는 사고가 안나기를 ‘기도’하는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열악한 작업환경 이외에 ‘안전 무감증’도 심각한 문제였다.근로자들이 대충대충 일하는 습관과 엉터리 금형기기때문에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천시 남동구 고잔동 남동공단 제2단지에 위치한 프레스가공 밀집지역.B사의 K사장(50)은 “기업주의 안전의식과금형에 대한 투자만 있으면 ‘산업재해의 대명사’로 불리는 프레스 가공업을 안전한 사업장으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금형 하나에 1억원 이상을 투자해 작업의안정성을 높이려면 고정적인 물량이 확보돼야 하는데 대부분 프레스 사업장의 형편이 그렇지 못하다”고 현실을 인정했다. 이 회사도 소규모 물량에 대해서는 프레스가 내려올 때마다 안전봉이 작업자의 손을 강제로 쳐내는 ‘손 쳐내기식프레스기’를 사용하고 있었다. B사는 대기업 전자회사와 고정 납품 계약을 맺기 전인 지난 96년까지만 해도 강판을 프레스기에 직접 손으로 밀어넣는 작업 방식을 써야 했다.그때는 작업자의 손가락이 끼고 절단되는 사고가 빈발했지만 대당 2억원을 호가하는 400t급,200t급 전자동 대형 프레스기를 도입한 이후 지금까지 5년째 무사고를 기록하고 있다. 노동부에 따르면 프레스기를 주로 사용하는 금속제품제조업·금속가공업에서만 올들어 지난 7월까지 모두 3,005건의 재해가 발생했다. 이는 전체 사업장 사고 4만4,481건의 14.8%에 해당한다. 특히 5인미만 사업장의 재해건수가 950건에 이르는 등 50인 미만 사업장에서만 2,575건의 재해가 발생,영세 프레스사업장의열악한 작업환경을 그대로 드러냈다. 게다가 재해유형 중 절반 가까운 1,474건이 손가락 등이프레스기에 끼는 협착사고로 나타나 프레스 사업장이 재해가 잦을뿐 아니라 부상 정도도 심한 ‘이중고’를 안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 때문에 한국산업안전공단은 지난 98년부터 재래식 확동식 클러치형 프레스기를 폐기하고 마찰식 클러치형 프레스기를 설치하고 있다.지금까지 5,000여개 사업장이 지원을 받았지만 예산이 부족해 아직도 많은 사업장들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특별취재반·류길상기자ukelvin@. ■전문가 대책과 제안-납기급급 장비점검 소홀이 원인. 전국에 분포되어 있는 비교적 소규모인 50인 미만의 프레스업체는 4만5,475개소이며 이러한 업체에 종사하는 작업자는 30만4,068명이다. 2000년도 재해율은 2.96%로 일반 재해율보다 무려 4배나높다. 이러한 프레스 업체들은 대부분 영세하고 다품종·소량의 수주 물량을 취급하기 때문에 자주 금형을 바꿔야하며,납기를 맞추는데 급급하여 기계에 대한 점검 및 정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한 작업 공간이 협소하고 프레스작업 특성상 가공 중에 과다한 소음이 발생되는 등 작업환경이 열악한 대표적인3D 업종으로 안전사고가 빈발하는 사업장이다. 프레스(Press)는 문자 그대로 재료를 금형 사이에 송급(넣음)한 후 강력한 힘으로 눌러(pressing) 가공하고 제품을 취출(꺼냄)하는 작업을 하는 기계이므로 이러한 공정에관련된 사고는 작업자가 손으로 재료를 송급하고 취출하는 과정에서 손이 금형 속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발생된다. 프레스로 인한 사고는 작업자의 손이나 팔 등 신체 부위에 영구 장애를 남기는 치명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므로 프레스의 근원적인 안전대책으로는 첫째 인간공학적인 개선을 통해 불필요한 동작을 없애고 작업자의 동작이 쉽도록 한다. 불필요한 동작을 막을 수 있도록 작업절차에 의거해 일하고,재료를 인력으로 취급하기 알맞은 단위로 묶고,유사한것과 같은 것은 확실히 분리 공급하고,자주 사용하는 공구등의 배치 및 작업위치 높이 등을 인간 공학적인 측면을고려해 작업이 쉽게이루어질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 둘째,고도의 기술과 기능의 숙달이 필요한 작업은 치구(治具·Jig)화,자동화 등을 통하여 복잡한 작업을 단순화,표준화하며 전용의 타이머,게이지(Gauge)등을 제작·활용하여 경험에 의한 작업을 배제하여 초보자라도 실수 없이작업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셋째,위험이 없는 작업이 되도록 한다.협착(Squeezing),접촉(Contacting),물림(Nipping) 등이 발생하기 쉬운 위험장소에는 울이나 덮개 등 안전장치를 설치하여 격리시키고위험상황에서는 경고음,경고등 등을 이용하여 이상을 알리거나 기계가 급정지하게 하는 등 안전장치를 마련해야한다. 한정열/ 한국산업안전공단 교수. ●대한매일은 오는 12일자에서는 대구 인근 지역 섬유제품 제조 중소업체의 작업 현황과 작업장 개선대책을 집중 조명합니다.
  • 콜레라 엉터리조사 파문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보건원이 생활하수에서 검출된 콜레라균을 바닷물에서 검출된 것으로 발표하는 바람에 해당지역 양식 어민들에게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입혔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7일 통영시 해수어류양식수산업협동조합은 통영 동호항에서 채취한 바닷물에서 콜레라 균이 발견됐다는 보건원의지난달 24일 발표와 관련,“잘못된 검사 결과로 양식업계가 괴멸상태에 빠졌으며 어·패류 수출시기를 맞아 국제적인 망신을 당했다”며 해양수산부·보건복지부·국립보건원 등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해수수협은 “잘못된 발표로 인해 굴 양식어민들은 지난달 25일 첫 출하식을 갖고 경매에 들어갔으나 전혀 판매가 되지 않고 있으며 내수와 수출이 막혀 1,70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건원은 산하 국립 통영검역소가 지난달 20일 통영 동호항에서 채취한 바닷물 1ℓ를 검사한 결과 콜레라균이 발견됐다고 24일 발표했다. 그러나 이 지역 어민들은 “바닷물 채취장소가 유흥가와대규모 상권이 형성돼 유동 인구가 가장 빈번한 동호항의오폐물이 최초로 유입하는 침사지로서 육지에서 불과 1m떨어진 곳”이라며 “항구로 유입된 생활하수에서 발견된콜레라균을 바닷물에서 발견된 것처럼 발표하는 오류를 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료의 적정성이 문제가 되자 보건원은 뒤늦게 현지의 굴양식장과 어류 양식장에 시찰단을 보내고 동호항 등지에서 바닷물을 채취,검사 결과 바닷물에서 콜레라균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지난 4일 발표했다.이에 앞서 통영시 보건소도 지난달 28일 한산도 앞바다 등 9개 지점에서 바닷물을채취해 검사했으나 콜레라균은 나오지 않았다고 발표하는등 오락가락하는 보건당국의 발표로 혼란을 가중시켰다. 어민들은 시료 채취 장소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콜레라균 검출을 발표한 당국에 책임이 있는 만큼 보건복지부장관이 사과문을 담화문 형식으로 공식발표하고 각 일간신문에 게재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보건원 관계자는 “통영검역소가 시료를 채취한 장소는 육지에서 1m밖에 되지 않지만,그래도 어민들이주장하는 장소와는 상당히떨어져 있다”고 해명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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