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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美 쇠고기 안전성 믿을 수 있겠나

    미국 농무부가 가축학대 혐의를 받고 있는 남부 캘리포니아 도축장에서 나온 냉동 쇠고기 6만 4350t에 대해 리콜 명령을 내렸다.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인 이번 쇠고기 리콜은 제대로 일어서지도 못하는 ‘다우너’소들이 강제 도축되는 장면이 한 동물애호단체에 의해 공개된 데 따른 것이다. 미국 도축장의 검역이 얼마나 엉터리인지 생생하게 보여주는 이 동영상이 없었다면 살모넬라균이나 광우병에 감염됐을지도 모르는 병든 소들이 불법으로 도축되고, 그 고기가 버젓이 유통되는 것을 아무도 모르고 넘어갔을 일이다. 식품안전을 무엇보다 중요시하는 미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충격적이다. 문제는 이번 사태가 우리나라와 무관치 않다는 점이다. 리콜 대상 쇠고기가 수출용이 아니었다고 해서 안심할 상황은 절대 아니라고 본다. 미국은 내수용과 수출용을 혼동할 정도로 수출작업장 검역시스템에서 수차례 허점을 드러낸 바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의회비준과 연계해 쇠고기 시장을 전면 개방하라는 압력을 가하고 있다. 오는 25일 열리는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에 미 육우목축협회 앤디 그로세타 회장 당선인이 참석키로 했다는 것은 수입 개방의 압박 수위를 한층 높이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한·미 FTA도 중요하지만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쇠고기를 외교적 고려에서 수입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쇠고기 협상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국민의 건강임을 명심해야 한다.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우리 주부들의 85%가 안전하지 못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안전성은 의심받고 있다. 미국도 쇠고기 시장 개방을 요구하기에 앞서 우리 소비자들이 미국산 쇠고기를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식품안전 체계를 철저히 점검해 보완하기 바란다.
  • [단독]“김원장 비밀방북… 3차장 거센 항의”

    [단독]“김원장 비밀방북… 3차장 거센 항의”

    김만복 전 국정원장이 사퇴하기 직전 그를 퇴출하기 위한 연판장이 돌 뻔 했을 정도로 국정원 내부 불만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원장은 본인의 거듭된 부인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1월 국정원 간부들에게 오는 4월 총선에 출마할 뜻을 밝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연판장 움직임까지 익명을 요구한 국정원 핵심 관계자는 18일 “잇따른 김 전 원장의 돌출행동으로 국정원 내부의 불만이 극에 이르렀었다.”면서 “심지어 김 전 원장의 방북 논란이 불거진 뒤엔 그를 퇴출하기 위해 연판장을 돌리려는 움직임까지 국정원 내부에서 벌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김 전 원장은 북한 담당인 서훈 3차장에게도 방북계획을 알리지 않았고, 이를 뒤늦게 안 서 차장이 김 전 원장을 찾아가 거세게 항의했다는 말을들었다.”고 했다. 이어 “김 전 원장 방북 직후 1·2·3차장과 기획조정실장이 긴급 회동을 갖고 ‘더이상 김 전 원장은 우리의 리더가 될 수 없다.’는 데 뜻을 같이 했었다는 얘기도 있었다고 한다.”면서 “그의 사퇴가 조금만 늦춰졌어도 국정원 내부에서 연판장이 돌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건 때 김 전 원장이 사진 촬영과 기내 인터뷰 등을 통해 과잉 노출된 데 대해서도 “김 전 원장 때문에 앞으로 50년 동안은 내부인사가 원장에 앉기는 틀렸다.”는 자조의 목소리가 내부에서 터져 나왔다고 그는 소개했다. ●1·2·3차장 “더이상 리더 아니다” 이 관계자는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국정원을 방문해 ‘내가 김 원장에게 조금만 튀라고 했는데 이번엔 좀 너무 튄 것 같다.’며 별 일 아니라는 듯 농담조로 말해 참석자들이 아연실색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김 전 원장의 총선 출마설에 대해서는 “지난해 11월 김 전 원장이 간부들에게 부산 기장 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면서 “지역 주민들을 버스로 불러들이고, 휴대전화번호가 적힌 명함을 돌리는 등 그의 엉터리 처신에 많은 직원들이 골치 아파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 전 원장은 재임 기간 부산 출신 청와대 모 비서관과 호형호제하며 수시로 술자리를 갖고, 술값을 대납할 정도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면서 청와대 부산인맥이 그의 권력 배경이었음을 시사했다. 이 관계자는 “국정원의 개혁은 무엇보다 우수인재 확보가 핵심”이라면서 “7급 공무원으로 시작하는 공채제도를 개선, 다른 정부기관처럼 5급 사무관 공채를 통해 우수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희경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강원랜드 방만경영 ‘눈살’

    내국인 카지노를 운영 중인 강원랜드가 경력직 사원을 채용하면서 직급·호봉을 엉터리로 책정해 급여를 과다 지급하는 등 방만하게 경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해 9월 정부재출자기관인 강원랜드를 대상으로 기관운영 감사를 벌인 결과, 허위경력증명서를 제출해 입사한 33명과 경력환산을 잘못 적용한 37명 등 경력직원 70명에게 모두 12억여원의 급여가 부당하게 지급됐다고 14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1996년 7월부터 2001년 5월까지 57개월 동안 강원 동해시 모 한식당에서 근무했던 직원은 86개월간 근무한 것으로 사실과 다른 경력증명서를 제출, 정당한 직급·호봉보다 2호봉 높게 채용되는 등 33명의 허위경력증명서 또는 입사지원서가 그대로 인정됐다. 이들 가운데 무려 11호봉이나 높은 직급·호봉을 받기도 했다. 이들에게는 지난해 9월까지 7억 7000여만원의 급여가 과다하게 지급됐다. 또 1999년 8월부터 2002년 3월까지 강원 평창군의 모 업체에서 일한 한 직원은 1년 빠르게 입사한 것으로 경력 산정을 잘못해 2호봉 높게 채용되는 등 37명이 경력 산정 잘못 탓에 4억 3000여만원의 급여를 과다하게 받았다. 감사원은 이어 강원랜드측이 스키장 콘도 공사를 하면서 수익성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는데도 130억원의 예산을 증액해 인테리어 공사 설계변경을 추진하면서 이사회 의결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허위경력증명서를 제출한 33명에 대해서는 직급·호봉을 재조정하고 과다 지급된 급여 7억 7000여만원을 회수하며, 다른 이들도 직급·호봉을 재조정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사설] 기상청 상습 오보 개선책 없나

    기상청의 빗나간 예보로 시민들이 또 곤욕을 치렀다. 지난 11일 새벽부터 서울 등 수도권에 내린 폭설로 극심한 차량 정체가 빚어지면서 출근 대란에 지각사태, 항공기 결항과 교통 사고가 속출했다. 기상청은 전날 예보에서 서울에 5㎜ 내외의 강수량을 기록할 것이라고 했다가 당일 새벽엔 서울·경기의 적설량이 1㎝ 내외일 것이라고 수정예보를 내보냈다. 창밖에는 눈이 펑펑 내리는데도 예보만 믿고 평소처럼 길을 나섰던 대입 수험생과 회사원들은 꽉 막힌 도로 위에서 속만 태울 수밖에 없었다. 기상청의 엉터리 예보가 최근 더 잦아져 비난을 사고 있다. 기상 오보에 따른 피해정도가 갈수록 심해지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다. 지난해 여름 집중호우 때도 예보가 번번이 빗나가더니 지난 연말에는 호남지역에 내린 폭설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수십억원의 피해를 냈다. 기상청은 지구온난화와 라니냐 현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날씨 변동성이 크다고 설명하지만 군색한 변명으로 들린다. 수치예보를 위한 초기 관측자료가 부실하고 예보관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등의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리 비싼 슈퍼컴퓨터를 들여와 봐야 무용지물이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 75%가 하루 한 차례 이상 기상정보를 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을 만큼 기상 정보의 비중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인접 국가간 기초 기상정보 교류, 장기적인 안목의 기상전문가 육성 등 기상 오보를 줄일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 [깔깔깔]

    ●멍텅구리 남편 아내가 남편에게 수수께끼를 냈다. “당신이 기차의 기관사야. 기차가 처음 역을 출발할 때 손님이 78명이었거든. 그런데 다음 역에서 17명이 내리고 6명이 탔어. 또 다음 역에서 내린 사람은 없고 새로 11명이 탔지. 그럼 기관사의 이름은 뭐지?” “순 엉터리,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숫자를 더하고 빼는 데 온통 신경을 쏟던 남편은 버럭 신경질을 낼 수밖에 없었다. “맨 처음에 내가 당신이 기관사라고 했잖아. 이 바보 멍텅구리야, 자기 이름도 몰라?”●진짜 명언 어떤 사람이 “관심이 없으면 정의가 없고 정의가 없으면 평화가 없으며 평화가 없으면 미래가 없다.”라는 말이 인쇄된 봉투에 편지를 넣어 보냈는데 그 편지가 되돌아왔다. 봉투에 인쇄된 문구에 이런 말이 추가되어 있었다. “주소가 없으면 배달이 없다.”
  • [열린세상] 새 대통령 선택,각자 자신의 자리로/ 차동엽 신부·천주교 인천교구 미래사목연구소장

    [열린세상] 새 대통령 선택,각자 자신의 자리로/ 차동엽 신부·천주교 인천교구 미래사목연구소장

    그어느 때보다 말 많았던 대선에서 대한민국은 17대 대통령을 선택했다. 그동안의 흐름을 보건대 우리는 꼭 메시아를 기다리듯이 대선을 치러오지 않았나 싶다. 마치 대통령이 모든 것의 구원자인 것처럼 말이다. 올해 역시 그러했다. 투표를 선동하는 캐치프레이즈도 이에 걸맞게 절실했다.‘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날’,‘당신의 선택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든다’,‘새 대통령에 모든 희망을’ 등 하나같이 ‘새로 모실 그분’에 모든 것을 걸고, 모든 것을 걸어야만 하는 것처럼 우리에게 호소했다. 하나 냉정히 말해서 그것은 정치선진국의 모습은 아니었다. 필자는 결코 냉소주의자가 아니다. 필자는 늘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고, 그 에너지를 곳곳에 전하고 다니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선을 치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참으로 우려스러운 것은 대한민국 정치가 지나치게 대통령에게 의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비단 정치뿐이랴. 한 개인에 불과한 구국 영웅의 지휘 아래 국민 모두가 발맞춰 행진하는 사회는 이미 전 세계 어느 선진국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그래 가지고 우리가 만족을 누려본 적이 도대체 한 번이라도 있었는가. 막말로 엉터리 대통령이 뽑혀도 나라가 끄떡없이 최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정치는 불가능한 것일까. 아니 여러 면으로 확실히 검증된 대통령만이 선출될 수 있는 그런 정치 풍토는 정말 요원한 것일까. 얼마전 국가 청렴도 1위인 덴마크의 정치인들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가슴에 묻어두었던 소망들이다. 이 나라에서는 모든 영역의 역할이 철저하게 분담되어 각자의 충실한 직무이행이 유기적으로 이상국가(理想國家)를 연출해 내고 있었다. 아인슈타인은 그의 시절, 조국 이스라엘로부터 대통령직을 제의받았었다.“국회는 만장일치로 당신을 이스라엘 초대 대통령으로 추대했습니다. 조국을 위해 봉사해주십시오.” 아인슈타인은 이 제안을 정중하게 거절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대통령을 하겠다는 사람은 많습니다. 그러나 물리학을 가르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아요.” 얼마나 멋진 말인가. 그렇다. 중요한 것은 각자의 자리다. 일전에 필자는 전직(轉職)의 개념이 거의 없는 독일권 장인제도에 대하여 언급한 적이 있다. 그네들 문화에선 학자가 정치에 뛰어드는 일이 없다. 각자 고유분야 전문가로서의 명예를 더 중요시한다. 이는 경륜이며 안목이다. 국가 저력의 비밀이기도 하다. 한국에선 이번에도 틀림없이 새 대통령을 중심으로 아첨꾼들이 모여들 것이다. 반복되는 이 오류는 언제까지 지속되어야 하는 것일까. 불현듯 행복한 바보 성자라 일컬어지는 ‘물라 나스루딘’의 일화가 생각난다. 그는 항상 가난한 사람들이나 먹는 이집트 콩과 빵으로 식사를 했다고 한다. 반면 자칭 똑똑한 사람이라는 그의 이웃은 어마어마한 대저택에 살면서 황제가 내린 진수성찬을 먹고 살았다. 어느 날 그 이웃이 나스루딘에게 말했다.“나처럼 황제에게 아첨하고 황제의 비위를 맞추는 법을 터득하면, 그 이집트 콩과 빵으로 연명하지 않아도 될 텐데…, 안됐구먼.” 그러자 나스루딘이 이렇게 대답했다.“나처럼 이집트 콩과 빵을 먹고 사는 법을 터득하면, 황제에게 아첨하거나 비굴하게 그의 비위를 맞추려 애쓰지 않아도 될 텐데…, 안됐군요.” 진정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각자의 주체적 삶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누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주인공이 되어 꾸려나가는 각자의 행복이다. 이제 각자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자. 그리고 그 안에서 자신의 몫을 다하자. 대통령은 단지 그 중의 한 사람일 따름이다. 바라건대 대통령 하나에 전 국민의 운명이 좌지우지되지 않았으면 한다. 대통령에게 목을 매지도 무서워하지도 않되, 대통령직을 존중할 줄 아는 국민들이 되었으면 한다. 차동엽 신부·천주교 인천교구 미래사목연구소장
  • [선택 2007 D-2] 昌 “李 후보직 사퇴해야”

    [선택 2007 D-2] 昌 “李 후보직 사퇴해야”

    무소속 이회창 후보측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특검 전격 수용을 강력 비난하고 나섰다. 류근찬 대변인은 이 후보의 특검 수용 소식이 전해진 16일 밤 “파렴치한 거짓말로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들다가 이제 와서 특검법을 수용하겠다고 하는 것은 위기국면을 돌파하려는 꼼수”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 후보는 지금이라도 진정한 정권 교체를 열망하는 국민 여망을 좌절시킨 책임을 지고 즉각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무소속 이회창 후보도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명박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며 강도 높게 압박했다. 이명박 후보의 2000년 광운대 특강 동영상과 관련, 이 후보는 “본인 스스로의 입을 통해 BBK에 관련된 결정적 증거가 나왔으니 검찰 수사가 완전히 엉터리였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검찰은 잘못을 시인하고 이명박 후보를 출국 금지,BBK 사건에 대한 전면적 재수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강한 어조로 촉구했다. 이 후보는 “그동안 BBK와 관련없다는 발언으로 국민을 기만한 것에 대해 이명박 후보가 사과하고 사퇴하지 않으면, 특검이 진실을 밝혀 대통령이 되자마자 물러나는 사상 초유의 불행한 사태가 생겨 나라가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고 일갈했다. 그의 호소는 한나라당과 국민에게도 향했다. 이 후보는 “거짓말이 명명백백하게 드러났는 데도 끝까지 두둔하고 진실을 덮을 수 없음을 한나라당의 양심세력에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을 상대로 대담한 거짓말 행각을 벌인 사람에게 나라를 맡겨서 우리에게 무슨 미래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한나라당이 자신의 캠프와 통합신당의 공조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이 후보는 “사전에 신당측과 상의하거나 협의한 일이 없다.”면서 “가지로 진실을 덮으려는 것은 전형적인 정치공작 수법”이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측도 이명박 후보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강삼재 전략기획팀장은 “만에 하나, 이렇게 눈 하나 깜짝않고 거짓말을 밥 먹듯 해대는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국정혼란과 기강해이·탈법·불법이 난무하는 국정의 마비 상태를 가져올 것임을 안 보고도 알 수 있다.”고 비판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향한 구애도 이어졌다. 이혜연 대변인은 “이대로라면 ‘껍데기 정권교체 좌파세력’에 되치기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 “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양심세력이 이회창 후보 지지를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 지지모임인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과 ‘파랑새단’도 성명을 내고 “박 전 대표가 정의의 길을 선택해 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유력후보 직격인터뷰] 鄭 “디지털형 리더가 필요”

    [유력후보 직격인터뷰] 鄭 “디지털형 리더가 필요”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14일 선거운동 시작 이후 가장 바쁜 하루를 보냈다. 서울 구로에서 일정을 시작해 대전과 전북을 거쳐 제주도에서 유세를 한 뒤 서울로 돌아와 밤엔 생방송 연설을 마쳤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서울에서 대전으로 이동하는 50분 외에는 인터뷰할 짬도 없었다. 남은 시간은 닷새,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바빴다. 하지만 그는 “현재의 추세대로 가면 며칠 내로 역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선거의 가장 큰 변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그는 ‘거짓과 진실의 대결 구도’라고 전제했다. 이하는 일문일답. ▶선거가 5일밖에 남지 않았다. 남아 있는 변수는 어떤 게 있나. -이명박 후보는 기소돼야 할 후보, 법정에 서야 할 후보다. 냉정하게 따져서 힘 없고 ‘백’ 없는 서민 같으면 기소됐을 것 아니냐. 기소됐어야 할 후보가 1위로 달리는 비정상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언제라도 뒤집힐 수 있다고 본다.(이 후보는)거짓이라는 베일로 간신히 마지막 포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벌거벗은 임금님과 똑같다. 정상적인 상황에서 정상적인 후보라면 이미 (대세는) 굳어진 것이다. 하지만 이 후보 자체가 불안정한 후보이고 상식선 밖의 후보이기 때문에 거짓이 드러나는 순간 몰락할 것이다. ●“박영선UCC 전체유권자가 보면 판세 뒤집혀” ▶이 후보에게서 받았다는 BBK 명함을 공개하고 최근 방송에서 지지 연설까지 한 이장춘 전 외무부 본부대사는 어떻게 만났나. -같은 외교관 선후배인 정의용 의원이 먼저 만났다. 이 전 대사는 보수적인 인물이다. 대북관계에서는 저와 180도 다른 관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거짓과 진실 중 거짓이 승리하게 할 수 없다는 공분(公憤) 때문에 이 분이 움직인 것이다. 본인이 이명박씨와 조우하지 않았다면 그런 동기 부여가 안 됐을 것이다. 박영선 의원도 마찬가지다. 기자 때 취재해서 (이 후보 말이) 거짓인 줄 아는 것이다. 박 의원의 UCC 동영상을 80만명이 봤다. 이것을 3700만 유권자가 듣는다면 (판세는) 뒤집어진다. 이 후보는 마지막까지 시한폭탄 후보다. 끝까지 거짓을 은폐하면 대통령이 되고 마지막이라도 시한폭탄이 터지면 낙마한다. ▶제1정당의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1위와 차이가 많이 난다. 오히려 2위끼리 싸움을 하는 그런 모양새다. -우리 조사는 좀 다른 것 같다. 지방 선거 때 보면 자동응답전화(ARS)로 돌린 수만명 샘플을 보니까 추세가 정확하게 맞았다. 당 조사에서는 25%까지 지지율이 올랐고 체감으로도 지난 일주일간 변화가 있다고 본다. 안타까웠던 것은 ‘노무현 프레임’ ‘참여정부 프레임’에 갇혀 있는 것이고 거기에 대해 제대로 된 대응을 잘못했다고 볼 수 있다. 단임제 하에서 대통령이 바뀐다는 것은 정권교체 이상의 교체다. 대통령 당선자의 인성·철학 그것이 그 정권의 성격에 결정적인 역할을 미친다. ▶남은 5일 동안 선거 운동에 임하는 자세, 복안은 어떤 것인가. -40대는 87년 6월 항쟁 주역이다. 그 세대가 이제 마흔에서 쉰살이 됐다. 그들이 강력한 이명박 후보 지지층이다.5년 전 참여정부 만든 동력이 그쪽에 가 있다.30대가 움직이고 있고 (내가) 앞섰다는 통계도 있다.30대는 움직이는데 40대는 그렇지 않다. 하지만 30대가 좀더 움직이면 40대에 전이가 된다는 분석을 했다. 40대는 민주화 20년을 만들어냈는데 자신에 대한 보상은 없다. 보상이 아니라 불안과 고통만 안고 있다. 간절히 바라는 것은 희망의 출구다. 희망의 출구를 성장에서 보는 것은 이해하지만 ‘묻지마 성장’은 길이 아니다. 묻지마 성장이 아니라 미래 형성으로 가고 디지털로 가야 한다. 이명박과 정동영 중 누가 잘할 수 있겠나. 이 후보가 추진력을 가진 최고경영자(CEO)라는 것은 인정한다. 그런데 21세기 디지털 시대의 리더로서 맞는가. 대통령이 되기에는 너무 많은 상처가 있다. 대통령과 국가 신용도가 직결되는데 그분은 신용도 마이너스 아니냐. ▶문국현 후보가 이틀 전 담판에서 두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고 들었는데. -함세웅 신부 주선으로 만났다. 사제로서 안타까움에 기도하시고 성경에 손을 얹고 힘을 합치라고 했다. 문 후보와는 좋은 대화를 나눴고 좋은 인상을 받았다. 그렇게 하고 끝났다. ▶문 후보·이인제 후보와 단일화가 안 되고 있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각자의 이해관계가 복잡하다. 결국 (원인은) 이해관계 아니겠냐. 말은 대의를 얘기하고 반부패를 얘기하지만 결국 이해관계다. ▶신당 일각에서 ‘노명박’ 얘기가 나온다.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후보간의 커넥션을 의심하는 내용으로 보이는데, 실체가 있다고 보고 있나. 노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은 어떻게 할 것인지, 청와대에 주문하고 싶은 게 있나. -검찰 수사가 엉터리라는 것은 국민의 상식이 증명하고 있다. 직무 감찰권을 갖고 있는 청와대에 (검찰 수사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거듭거듭 요구했다. 그랬더니 그런(부정적인) 입장이더라. 국민은 청와대에 관심 있는 것이 아니다.2008년부터 국가를 누가, 어떻게 운영하는가가 궁금하지 사실상 닷새 후면 물러날 대통령에 관심 있는 것은 아니다.‘정동영이 되면 뭐가 다른데?’라는 게 국민의 관심사다. ●“정동영경제는 노무현경제와 달라” ▶정동영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뭐가 달라지나. -예를 들어 경제의 경우 정동영 경제는 노무현 경제와 다르다. 경제에서 중요한 것은 전문성과 인사다. 대통령이 다하는 것 아니다. 많은 경험과 능력이 검증되고 국민의 고통을 이해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분들이 있다고 보고 그런 분들과 함께 국민이 바라는 두 가지, 경제 성장과 4대불안·고통을 해소하겠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회사 사장은 아니지 않냐. 클린턴·루스벨트·김대중 대통령, 모두 위기 극복하고 경제 키웠지만 정치인이다. 김경준 말에 따르면 이명박씨는 경제를 잘 모른다. 자기(김씨)가 미국의 CEO들을 여러 명 만났는데 그들은 ‘디테일’에 정통했지만 이명박씨는 분석이 없다, 디테일이 없다고 하더라. 예를 들어 이 방에서 저 방을 갈 때 문 2개를 열고 가면 되는데 이 후보는 벽에 머리 박고 가는 스타일이라고 재미있게 표현했더라.40대가 원하는 경제 성장, 선진국 만들어달라는 요구, 벽에 머리 박고 하는 것 아니지 않느냐. ▶이 후보의 ‘경제 대통령’에 맞서는 논리가 있다면. -경제 운용 방식은 노 대통령과 다르고 이명박 후보와 다르다. 이 후보는 불도저다. 나는 포항제철 박태준 회장, 정운찬 서울대 전 총장, 김종인 박사 같은 분들의 지혜와 경륜을 합쳐서 하겠다. 통일부 장관할 때 전임 장관들에게 매달 브리핑해 드리고 지혜를 구했다. 이재정 통일장관도 매달 둘째 월요일 전임 장관들을 만난다. 그런 아름다운 전통을 제가 만들었다. 매년 50만개 일자리를 목표로 해서 ‘팀 코리아’를 조직, 아까 말씀드린 분들과 드림팀을 만들어 제가 팀장이 돼서 세계적인 기업들을 유치하겠다. 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가 100여개 유치했는데 대통령은 1000여개 할 수 있다. 미국이 43살 젊은 대통령과 함께 활력을 찾았듯이 지금은 과거로 갈 일이 아니다. 이명박을 택해서 위험한 미래 변화를 감수하느니 젊고 역동적인 대통령과 함께 새로운 대한민국을 디자인해 보자는 것이다. 국민들의 꿈과 고통은 제가 안다. 정리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선택 2007 D-4]대선 후보들 표밭갈이 분주

    [선택 2007 D-4]대선 후보들 표밭갈이 분주

    ■ ‘민생·경제 챙기기’ 주력하는 李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14일 거리유세를 잠시 멈추고 다시 민생행보에 나섰다. 일요일인 16일까지 거리 유세 대신 민생챙기기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대우증권을 방문한 자리에서 “정권교체가 되면 세계 경제가 어렵더라도 국민이 화합하고 지도자를 신뢰하면 내년 증시 3000포인트를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제대로 되면 임기 내 5000포인트까지도 올라가는 게 정상이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우리 주가가 기업의 실질적인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않다.”면서 “주가가 진정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요인은 정권교체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아시아에서 금융 중심지의 역할을 할 수 없겠나 하는 게 나의 목표”라며 “그런 점에서 제2금융권인 증권회사들이 세계시장에, 특히 우리 기업들이 많이 진출한 곳에 진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후에는 종로구 견지동 사무실에서 이날 밤 SBS 대담과 16일 대선후보 합동TV토론회에 몰두하는 것으로 막판 표심잡기 행보의 초점을 맞췄다. 주말에도 유세 일정을 잡지 않고 민생과 관련된 행사에만 참석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이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혀온 국민중심당 정진석 의원이 탈당했다. 정 의원은 탈당 이유에 대해 “할 얘기는 많지만 떠날 때는 말없이 가려고 한다.”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이어 그는 “당분간 무소속으로 있으면서 보수대통합에 의한 정권교체를 위해 헌신하겠다.”면서도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핫바지론’으로 충청 민심 호소한 昌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14일 대전·충청 지역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충남 천안시 아라리오 광장을 시작으로 조치원 시장, 대전역 앞을 돌며 유세를 한 뒤 국민중심당 심대평 대표 등과 함께 전략회의를 가졌다. 오후에는 충북 옥천의 육영수 여사 생가를 찾은 뒤 경북 안동·영천·포항으로 강행군을 이어가다 대구에서 잠자리에 들었다.15일에는 대구와 부산, 제주 등을 방문키로 했다. 이날 표를 갈구하는 이 후보의 목소리는 한층 강해졌고,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대한 공격은 더 매서워졌다. 이회창 후보는 유세에서 이명박 후보를 겨냥해 “어떻게나 재주가 좋은지, 아니면 정권과 타협이 잘 됐는지 미꾸라지처럼 잘 빠져서 면죄부를 받았다.”고 비판의 고삐를 죄었다. 이 후보는 “이명박 후보 때문에 한나라당 모습이 일그러졌다.”면서 “정체성 있는 후보를 제치고 후보가 된 이명박 후보는 새치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일간지에서 이명박 후보와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의 이념적 좌표가 10점 만점에 4점(중도보다 약간 진보)으로 같은 것으로 분석한 것을 빗대 “(이명박 후보가) 스스로 좌파라고 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같은 조사에서 이회창 후보는 더 보수색이 짙은 좌표 6의 평가를 받았다. 한편으로 그는 “충절의 충청이 YS와 DJ, 노무현에게 속았다. 또 이명박에게 속아서 곁불 쬐는 핫바지가 되고 싶으냐.”며 지역정서를 건드렸다. 이 후보는 정 후보와 역전돼 지지율 3위로 나온 여론조사들에 대한 경계도 늦추지 않았다. 그는 “그거 엉터리다. 믿지 말라.”며 한나라당 경선 때 여론조사가 실제 투표결과와 큰 차이를 보였음을 상기시켰다. 앞서 이 후보는 서울 선거사무소에서도 “처음에 지지율이 20% 넘게 나와 용기백배해 시작한 것도 사실이지만, 우리는 지지율이 아닌 국민을 보고 모인 것”이라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이어 “이순신 장군이 12척 남은 배를 갖고 시작했을 때는 더 처참했다.”면서 “진정한 상유십이는 지금부터”라고 다짐했다. 천안·대전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서울~제주 서부벨트 강행군 나선 鄭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14일 서울을 출발해 대전∼익산∼장성∼제주로 이어지는 ‘서부벨트 공략’에 돌입했다. 정 후보는 ‘첨단경제’ 대 ‘삽질경제’라는 주장을 내놓으며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의 대립구도를 집중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다. 이 후보의 경제정책을 대기업 중심의 ‘특권 경제’로 몰아세우기도 했다. 정 후보는 이날 구로디지털단지에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내용을 소개했다. 그는 “월스트리트 저널의 기사 제목을 봐라.‘한국은 과거로 돌아가려는가. 덩치 큰 삽질꾼이 과시적 프로젝트로 한국인을 모으고 있다.’라고 보도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다시 우리가 70년대 삽질경제로 후퇴하면 세계표준에서 멀어진다. 정동영의 첨단경제가 이명박의 삽질경제를 이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유세에서도 ‘정동영 경제’의 차별성을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정 후보는 대전 으능정이 거리에서 유세를 갖고 “선무당이 사람 잡는 방식으로는 안 하겠다.”고 했다. 또 “경험을 갖고, 함께 할 수 있는 전문가들과 좋은 일자리 만드는 데 매진하면 한국경제를 반드시 살릴 수 있다.”고도 했다. 정치적 고향인 전북지역을 찾아서는 역전에 대한 마지막 희망도 피력했다. 전북 익산과 장성을 방문해서는 “상대 후보는 기소됐어야 할 무자격 후보이자 시한폭탄 후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닷새면 대역전이 가능하다. 정상적 선거라면 역전하기 힘든 시간이지만, 확신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그는 주말에는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공략에 치중할 계획이다. 정 후보측 한 관계자는 “부동층의 대다수가 모인 수도권이 최대 격전지가 될 것이다. 수도권 30·40대 공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입 다문 총기탈취범… 심리적 압박 여부·1000만원 현금도 의문

    입 다문 총기탈취범… 심리적 압박 여부·1000만원 현금도 의문

    군·경 합동수사본부는 강화도 무기탈취 사건의 용의자 조모(35)씨가 ‘우울해서 저지른 충동범행’이라고 진술했다고 13일 밝혔다. 군·경 합동수사본부의 김철주 본부장(인천지방경찰청장)은 이날 인천경찰청에서 이같이 1차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조씨는 범행사실만 시인하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대부분 입을 다물고 있어 경찰 조사결과에도 불구하고 의문은 남아 있다. 합동수사본부는 이날 저녁 조씨의 신병을 해병대사령부로 이첩했으며, 군은 조씨를 상대로 범행동기, 공범여부 등에 대해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갔다. 조씨의 집에서 공기총과 전기충격기 각 1정이 발견됨으로써 추가 범죄여부를 캐는 것도 과제다. 첫번째 궁금증은 충동범죄냐는 것이다. 조씨는 사건 당일인 지난 6일 우연히 강화도에 가서 진눈깨비가 날려 범행을 했다고 진술했다. 비가 오면 감정의 기복이 심해지는 성향이어서 약 7개월 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 왔다는 게 경찰 발표다.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우울증에 대한 소견서도 받았다는 것이다. 김 본부장은 “여기다 조씨는 1년 전 사기를 당해 사업이 망하고 10년간 사귀던 애인과 헤어지면서 외부와의 접촉을 기피하는 등 사회폐쇄성 성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충동에 따른 우발적 범죄였다는 얘기다. 하지만 충동범죄라고 보기는 어렵다. 표창원 경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범행에 사용된 차량을 훔친 것으로 봐서는 우울증 환자가 저지른 충동적 범행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코란도 승용차를 훔친 뒤 이를 이용해 초병을 습격했다는 것은 계획된 범행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둘째는 공범 여부다. 경찰은 공범은 없으며 단독범행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상현 동국대 교수는 훈련된 해병을 살해하고 총기를 탈취한 게 단독으로 가능했겠느냐고 반문한다. 조씨는 W대학 금속공학과와 K대 대학원 금속공학과를 나왔으며, 보석세공사 일을 했다. 특수부대가 아닌 포병 출신인 조씨로서는 감행하기 어려운 일이다. 셋째는 조씨가 왜 총기를 버리고 경찰에 편지를 보냈느냐는 것이다. 조씨는 6일 총기를 탈취한 뒤 화성에 있는 자신의 작업실로 가져와 보관한 뒤 서울 용산구 한강로 집으로 돌아왔다. 조씨는 10일 오전 차를 몰고 총기류를 가지고 전남 장성으로 출발했다. 경찰은 “몽타주와 DNA 확보 등으로 수사망이 좁혀지자 심리적 압박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씨의 몽타주는 조씨의 친구 조차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엉터리였다. 게다가 경찰은 강화 해병 복무자를 대상으로 DNA 추적작업을 벌여왔다. 조씨가 심리적 압박을 느낄 수 있는 상황과는 거리가 멀다. 조씨는 총기류를 전남 장성에서 버리고 다시 승용차를 몰고 부산으로 향했다. 이곳에서 그는 경찰에 보내는 편지를 작성했다. 편지를 쓴 것은 경찰에 ‘나 잡아가라.’고 자수하는 것과 다름없다. 편지 작성시 장갑도 끼지 않아 지문이 묻어날 수 밖에 없었다. 넷째는 조씨가 1000여만원의 현금을 왜 마련했느냐는 것이다. 조씨는 자신의 귀금속을 팔아 1105만 5000원을 마련했으며, 경찰은 종로의 귀금속상에서 이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조씨는 8개월 동안 월세를 내지 못해 보증금 300만원이 100만원으로 줄어들 정도로 돈에 쪼들렸다. 왜 조씨가 귀금속을 팔아 급하게 현금을 마련했는지도 풀리지 않는 대목이다. 인천 이경주 이경원기자 kdlrudwn@seoul.co.kr
  • 세균 자판기

    터미널·백화점·대학교 등에 설치된 자동판매기 10대 가운데 1대는 세균이 득실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지난달 말 다중 이용시설에 설치된 자판기 180대를 골라 위생관리 실태를 조사한 결과 18대에서 일반 음료나 먹는 물 수질기준(100CFU/㎖)을 초과하는 세균이 나왔다. 경기도의 한 노인복지회관 자판기에서는 무려 4만 6000CFU/㎖나 검출됐다.대전의 한 대학병원 자판기도 1450CFU/㎖의 세균이 들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식중독균인 황색포도상구균과 대장균은 검출되지 않았다. 자판기 온도 표시도 엉터리인 것으로 드러났다. 자판기 외부 액정 온도계는 모두 89∼98도를 가리키고 있었으나 제품 기준 온도 70도를 지키지 않은 자판기가 65%나 됐다. 전국에 설치된 자판기는 8만 2000대에 이른다. 식약청은 기준 온도 관리 위반 영업자는 관할 행정기관에 시정명령을 내리도록 조치했다.또 자판기 특별위생관리 지침과 자판기 음료 세균수 기준을 새로 마련하고 소비자식품위생감시원을 지역별로 전담 배치할 방침이다.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씨줄날줄] 숨은 2인치/구본영 논설위원

    올 대선 레이스가 막바지 고비를 맞았다. 마라톤에 비유하면 42.195㎞ 풀코스 중 고통스러운 2.195㎞ 구간만 남았다. 특히 오늘부터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된다. 지지도 변화를 유권자들이 모르는 가운데 후보들이 5일간 레이스를 펼치게 된다. 이런 ‘블라인드(blind) 선거전’은 관중에겐 흥미로울지 모르나, 결승선을 눈앞에 둔 후보들에겐 피말리는 과정이다. 그러다 보니 12일 실시된 마지막 여론조사 기록표를 받아쥔 각 후보들의 막판 스퍼트 전략도 상이할 수밖에 없다. 이명박 후보 캠프가 ‘몸조심·말조심·술조심’ 모드에 들어간 반면, 정동영 후보 진영은 전통적 범여 지지층의 투표율 제고 전략을 짰다는 소식이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여론조사 공표 금지 직전 지지율서 2,3위를 오르내렸던 이회창 후보 측이 연일 ‘여론조사 불신론’을 확산시키려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후보는 그제 유세에서 “큰 신문들이 조사하는 여론조사는 다 엉터리라고 하더라.”라고 직접 그 군불을 땠다.5년 전 대선서도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측은 막판 여론조사서 여당 노무현 후보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지만,‘숨은 2인치론’를 내세우며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불이익을 걱정, 야당 지지의사를 드러내지 않는 숨은 2%가 있다는 말이었다. ‘숨은 2인치’ 표심이 실재하는지, 있다면 어디로 갈 것인지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이긴 하다. 그러나 부동층의 막판 표심이 어디로 쏠릴지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어차피 될 사람을 찍자는 ‘밴드왜건(bandwagon) 효과’가 작용할지, 아니면 약세 후보를 동정하는 ‘언더독(underdog) 효과’가 주효할지 누구도 예단할 순 없단 얘기다. 그렇다면 남은 ‘마(魔)의 구간’을 달릴 주자들의 선택은 분명해진다. 그저 고통을 넘어 달리는 쾌감을 느끼게 되는 러너스 하이(Runner’s high) 상태에서 최선을 다하는 일만 남았다는 뜻이다. 다른 주자의 발목을 잡을 필요도, 겨를도 없다는 말이다. 비록 대선이 승자독식의 게임이라 할지라도 구질구질하게 우승을 노리려다 미래까지 버리는 후보는 없었으면 좋겠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선택 2007 D-6] “여론조사 믿지 말라”

    [선택 2007 D-6] “여론조사 믿지 말라”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12일 영남권 방문을 통해 텃밭 다지기에 나섰다. 이 후보는 김천 유세에서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여론조사 결과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며 유권자들의 흔들리는 표심을 잡기 위해 애썼다. 이 후보는 “여론조사를 믿지 마라. 여론조사 전문기관에서 큰 신문사에서 하는 여론조사가 전부 엉터리라고 하더라.”라고 주장하며 “지금 커다란 변화를 전국에 일으키고 있다.”고 바닥민심이 자신에게 있음을 강조했다. 이어 자신이 진정한 보수의 대표임을 다시 한 번 역설했다. 그는 “이회창이 좋은데 저를 찍으면 정동영이 대통령 된다고 헛소문을 내고 다니는 사람이 많다.”며 “이번 선거는 이회창과 이명박의 싸움이다. 정동영 후보가 끼어들 자리는 없다.”고 말했다. 다시 한번 “이회창을 찍으면 이회창이 된다.”고 말하며 확산되고 있는 사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노력했다. 구미를 찾아서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대한 공세를 이어나갔다. 이 후보는 “IMF 국가 위기 당시 우리가 돌반지 내며 국난을 극복하겠다고 힘을 모을 때 이명박 후보는 돈벌이 하겠다고 주가조작하는 젊은이와 공모했다.”고 말했다. 이어 해인사를 방문해 법전 스님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헌법에도 종교와 정치는 분리돼 있다.”며 “대통령 개인의 종교를 가지고 치우쳐서는 결코 안 된다.”고 이명박 후보를 몰아세웠다. 그는 “한강에서 일어났던 기적이 낙동강에서도 일어날 것”이라며 “박정희 전 대통령이 고속도로를 놓고 멀리 중국과의 관계를 내다볼 때 그 발상은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틀을 벗어났던 것”이라면서 자신의 ‘강소국 연방론제’를 박 전 대통령과 연결 지으려 했다. 김천·구미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사설] 최악의 환경재앙, 한심한 정부 대응

    서해안 기름 유출사고로 태안반도 주변이 최악의 환경재앙을 겪고 있지만 정부의 방제대응을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방제인력이나 장비의 빈약함은 말할 것도 없고, 지휘체계마저 중구난방이어서 우왕좌왕하고 있다. 그런 사이에 시커먼 기름띠는 인근 천수만과 가로림만 등은 물론 멀리 경기도와 호남 해안까지 위협하는 상황이다. 방제 엿새째인 오늘도 기름띠를 미리 막기는커녕 따라다니기에 바쁘니, 생계 터전을 잃고 원시적 기름제거에 매달린 주민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이번 사고는 당국의 초기 대응부터 부실투성이였다. 사고 당일인 지난 7일 오전 6시20분 예인선과 연결줄이 끊어진 크레인이 표류했다. 그러나 유조선과 크레인이 충돌한 오전 7시15분까지 한 시간여 동안 충돌위험 경고는 무선으로 3차례 한 게 전부다. 시간상 헬기가 즉각 출동했다면 현장 조치를 얼마든지 효과적으로 취할 수 있었을 것이다.14만t짜리 유조선에서 기름이 콸콸 쏟아지는데,8t짜리 소형 어선으로 막으려 하는 등 안일한 대응은 이틀 동안 이어졌다. 결국 1만t이 넘는 기름이 주변 바다와 해안을 기름범벅으로 만들고 말았다. 기상악화를 고려해도 당국이 지침서에 따라 체계적으로 대응한 흔적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평소에 비상훈련을 엉터리로 했다는 방증 아닌가. 이미 재앙은 단기간에 손쓸 수 없는 상황으로 번졌다. 내탓 네탓은 차차 가리고 피해 확산을 막는 일이 급선무다. 마침 지역주민과 관계 공무원, 자원봉사자들이 현장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일사불란하고 효율적으로 인력과 장비를 활용해서 피해 최소화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어제 정부가 피해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한 만큼, 환경보호와 주민 생계대책도 만전을 기해 주길 바란다.
  • 엉터리 빌트인 김치냉장고

    “김치냉장고가 수상하다.”는 불만이 끊이질 않고 있다. 물김치가 얼음김치가 되는가 하면, 김치가 한 달 사이에 쉬어버리기 일쑤이다. 익힘 기능을 선택했지만 생김치 그대로 있고, 과일과 야채를 보관했는데 모조리 썩어버렸다는 제보자도 있다. MBC ‘불만제로’는 이처럼 제 기능을 못하는 김치냉장고의 실태를 담은 ‘제로맨이 간다-김치냉장고’편을 6일 오후 6시55분에 방송한다. 천안의 B아파트 주민들에게 빌트인 김치냉장고는 ‘빛 좋은 개살구’이다. 냉장고 벽면에 4㎝가 넘는 얼음덩어리가 생겨서 문이 열리지 않고, 김치통 안의 김치 위에 2㎝나 되는 얼음판이 생기기도 한다. 어떤 집 김치통에선 김치가 썩어 곰팡이가 생긴다. 사정이 이쯤되니 이 아파트 총 901가구의 30% 가까이가 아예 김치냉장고의 전원을 뽑아놓고 있다. 제작진은 똑같은 모델의 빌트인 김치냉장고를 사용하는 다른 아파트에서도 이같은 불만을 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제조사측은 “김치냉장고 기능에는 이상이 없다. 성에가 끼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며, 소비자가 정기적으로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소비자측은 “기능상 문제가 있으므로 전액 환불하라.”는 요구를 굽히지 않고 있다. 과연 소비자는 환불을 받을 수 있을까? 또 이 프로그램에서는 값비싼 유아용품의 가격실태에 대해서도 조명해본다.17만원짜리 은으로 된 딸랑이,59만원짜리 은식기 세트,200만원짜리 유모차 등 명품 유아용품은 말할 것도 없고, 같은 수입 유모차도 다른 나라에 비해 약 2배 이상 비싸게 팔리고 있다. 비싼 만큼 성능도 우수할까? 아니면 내 아이를 위해서라면 특별한 것만 찾는 한국 엄마들의 심리를 노린 것일까? ‘불만제로’의 카메라를 따라가본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영화 ‘열한번째 엄마’ 김혜수

    영화 ‘열한번째 엄마’ 김혜수

    늘 이름앞에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김혜수. 그녀가 제목부터 모성애가 물씬 풍기는 영화 ‘열한번째 엄마’로 돌아온 것은 다소 의외였다. 게다가 오로지 시나리오만 보고 순제작비 5억원의 저예산 영화 출연을 자청했다니 궁금증은 더욱 커졌다.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의 느낌은 훨씬 더 거칠고 강렬했어요. 결핍되고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속상함을 넘어서 매우 불친절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어떤 땐 눈물로도 해소할 수 없는 슬픔이 있잖아요. 전 그런 좁고 깊은 감정을 가진 인물을 연기하고 싶었어요.” 이처럼 ‘열한번째 엄마’는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가 되어 버린 한 여자와 그녀를 자신의 열한번째 엄마로 받아들여야 하는 11살 소년이 서로를 따뜻하게 보듬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극중 여자는 이름도 없을 정도로 아무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는 존재예요.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숨막히게 힘든 사람들이죠. 처음엔 어떤 모델이나 목표를 두고 파고 들어볼까 생각을 하다가 어떤 설정이나 흉내로 그들의 삶을 고스란히 표현하기가 버겁다고 느껴져 포기했어요.” ●“결핍 연기 위해 조카도 외면, 오해도 받았죠” 결국 김혜수가 이 여인의 ‘밑바닥 인생’을 표현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최대한 자신의 상태를 바닥까지 끌어내려 감정을 피폐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영화를 찍는 내내 좋은 생각은 할 필요가 없었어요. 조금이라도 기분이 나아질라치면 스스로를 억제했죠. 실제로 촬영할 때 조카가 태어났는데, 일부러 보러가지 않았어요. 언니에게 ‘아무리 일때문이라도 너무한 것 아니냐.’며 오해도 받았죠. 몇달을 비관적 생각속에 빠져 지내다보니 저절로 우울증에 빠질 것 같더군요.” 그녀가 ‘나, 이대 나온 여자야.’라는 대사를 유행시켰던 영화 ‘타짜´(2006). 연기이력 22년차의 김혜수는 색깔 강한 정마담 역을 맡아 여배우로서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본인도 서른을 넘어서야 비로소 연기에 임하는 태도가 바뀌었다고 순순히 인정(?)한다.”워낙 어려서 연기를 시작했기 때문에 특별한 목표를 갖고 연기자 생활을 한건 아니었어요. 하지만,2000년대 초 서른을 전후해 내적 변화를 겪으면서 배우로서 자의식을 갖고 움직이게 됐어요. 때문에 그 이후 찍은 작품들에는 그런 저의 성장통과 고민이 많이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죠.” ●화려함·노출 연기…대한민국 여배우로 산다는 것 하지만 이런 고민과는 달리 김혜수는 스타성과 영향력을 동시에 갖춘 몇 안되는 여배우 중 하나다. 대한민국에서 여배우로 산다는 것은 그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그동안 시간을 엉터리로 보낸 것 같지는 않아요. 하지만 배우라는 직업이 특별한 만큼 제 스스로는 평범함이나 보편성이 결여됐다고 느낄 때가 많죠. 원치 않게 화려하게 비쳐지는 것이 불만일 때도 있어요. 그런데 상황이 좀 곤란하거나 불편해지더라도 제 내면에서 나오는 건강하고 정직한 욕구들은 잃지 말자고 다짐했죠.” 국내 여배우들이 소극적이고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노출 연기도 그녀는 비교적 담담하게 소화하는 듯보인다. 자신만의 특별한 기준이라도 있는 것일까. “아직까진 우리 사회가 ‘노출’에 익숙하지 않잖아요. 때문에 많은 여배우들이 노출 연기에 부담을 갖고 있죠. 저도 20대 때는 공연한 오해를 사기도 싫고, 굳이 노출을 하지 않고도 할 것이 많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어떤 식으로든 저의 연기 운신의 폭을 좁히고 싶지 않아요. 무조건 벗는다고 박수를 받을 일은 아니죠. 다만 여배우들이 먼저 성숙되고 깨어 있어서 노출연기에 대한 ‘왜?’라는 질문에 진심으로 답을 할 수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진정성 가진 배우와 감독, 현재의 위기 풀어야” 이쯤되니 최근 영화계 안팎에 흘러나오는 한국 영화 위기론에 대한 그녀의 견해를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일단 저도 그런 위기론에 대해 공감은 합니다만 지금은 과도기라고 생각해요. 물론 최근 한국영화가 시스템 등 외적인 성장에 비해 내적인 면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죠. 하지만 그것이 단지 누구 하나 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배우들의 고액 개런티 문제만 해도 스타시스템을 조성한 일부 배우와 제작자와 관객 등 모두에게 책임이 있는 것이니까요. 앞으로 한국영화의 미래가 밝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제가 시작했던 80년대 중반에 비해 훨씬 다양해지고 발전한 것은 사실이죠. 다만 이런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자기 잇속을 차리기보다는 한국 영화를 진정으로 아끼는 배우와 제작자들이 얼마나 현실적으로 문제를 풀어가느냐가 관건이겠죠.” 올해 나이 서른 일곱, 당찬 싱글로 살아가고 있는 그녀에게 마지막으로 동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는지 물었다. “앞으론 평균수명도 늘어난다고 하잖아요. 본인이 누구나 살던 식으로 살겠다고 정하지 않았다면 진정으로 본인이 원하는 삶을 살 필요가 있다고 봐요. 어차피 주변은 주변일 뿐, 결국 자기 방식대로 사는 게 인생인 것 같아요. 오늘부터라도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용기를 내어보는 건 어떨까요?” 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홀로 안으로 익어 가면 그게 남자요, 아버지요

    홀로 안으로 익어 가면 그게 남자요, 아버지요

    ‘최불암 시리즈’ 아시죠? 변함없는 가치도, 인정할 만한 권위도 없는요즈음의 세태를 우스꽝스럽게 그렸다지요. 웃음과 여유를 줄 수 있다면, 근엄한 모습을 버리는 일 따위가 대순가요? 어쩌면 아버지의 역할이 원래 그러할 테지요.사진 _ 한영희 최불암(배우) · 인요한(의사) 홀로 안으로 익어 가면 그게 남자요, 아버지요 인요한 늘 ‘한국의 아버지 상(像)’으로 회자되시는데 정작 선생님의 아버님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최불암 선친*께서는 해방 이후 국내에서 활발하게 사업을 하셨고, 그렇게 번 돈으로 영화를 제작하셨답니다. 그런데 막상 영화 <수우(愁雨)>의 개봉을 앞두고 제작진들과 숙소에서 담소를 나누시다가 갑자기 돌아가셨어요. 아버지 영정을 안고 시사회를 했던 기억이 아련합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너무 어려서 당신을 여의었으니 나는 사실 아버지를 잘 몰라요. ‘아버지!’라고 불러 본 기억이 두 번쯤 될까. 아이러니컬하게도 그 큰 품과 정을 느껴 볼 기회가 내겐 없었던 거지요. 인요한 하면 그렇게 깊은 부정(父情)은 도대체 어떻게 표현해 내시는 건가요. 최불암 굳이 따지자면 외할아버지가 아버지의 역할을 대신했던 것 같기도 하고. 아, 그래서 내가 노역 전문 배우가 되었나, 흐흐. 그나저나 나이 들어 아들딸 낳으면 아버지 되는 거 아닌가요? 아버지 역할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전원일기를 오래 했을 뿐이지…. 아버지, 아무런 말씀도 않으셨던 인요한 선생님은 실제로 어떤 아버지이신지. 최불암 약한 아버지라는 표현이 맞을 겝니다. 무녀독남으로 자라서 그런지 난 좀 약해요. 전원일기의 아버지 김 회장도 4대를 거느리고 있었지만 그 이도 막상 강한 사람이 아니야. 생각해 보면 그게 당연한 게 아닐까 싶어요. 손자, 자식, 어머니 모시고 쓰다듬고, 안으려면 강해선 안 될 것 같아요. 강하다는 말을 해석하기 나름이겠지만. 인요한 아버지는 숙명적으로 약한 존재라는 뜻이군요. 최불암 요즘 들어 내가 주례를 많이 보는데, 아버지가 울면 딸이 울고, 딸이 울면 꼭 아버지가 울어요…. (거 참 희한한 일이지, 식장에서 두 사람이 마주볼 일이 없는데도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그런다니까.) 그런데, 아버지는 손으로 눈물을 닦지 않아요, 마치 흘린 적이 없다는 것처럼 그저 눈만 껌벅거릴 뿐. 그래서 결혼식장에서는 아무도 아버지의 눈물을 볼 수 없고 다만 딸이 그것을 느끼게 되는 것이지요. 내 사무실에 아주 어렵게 자란 여직원이 하나 있었는데 시집갈 때 내가 주례를 봤어요. 계속 아버지가 눈물을 떨구는데, 신부도 똑같이 울고 있더라고요. 화장 지워 가면서. (아들? 그 때는 대개 어머니가 울지.) 인요한 그 드러낼 수 없는 심정이, 감당해야 할 무게가 아버지이겠지요. 최불암 그런데, 아들은 몰라도 딸은 아버지의 속을 조금 들여다보는 것 같습디다. 내가 제 엄마하고 말다툼하는 것 같으면 괜히 밖에서 얼쩡거리지요. 아빠가 속상할까 봐 문 밖에서 왔다 갔다 서성거리는 걸 내가 느끼겠다니까. 깔깔대며 일부러 웃고, 분위기를 바꾸려고 애를 쓰는 게 참 예쁘지. 미국, 다시 돌아와야 할 친구 같은 인요한 요즘 미국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이 많이 변화해서 가끔 혼란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제가 속은 타고난 한국 사람이지만 겉은 어쩔 수 없는 미국인이기 때문에 예민하게 느끼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지요. 미국이라는 나라,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불암 뭐랄까, 지금 이 시점에서 이런 말을 하면 젊은 사람들은 의아하게 여길지 모르지만, 나는 미국인을 좋아해요. 가감 없이 표현해서, 우리 세대는 미국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이 사실이니까요. 학교에서도 시청각 교육도 대부분 미국 영화였고. 인요한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미국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묘사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최불암 존 웨인, 게리 쿠퍼, 제임스 스튜어트…. 정의가 무엇이냐, 남자다운 게 무엇이냐를 나는 그 때 그 미국 영화배우들에게서 배웠던 거요. 언젠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 미 의회의 몇몇 상·하의원들을 만날 기회가 있어서 이런 질문을 던져 봤어요. 한국이 당신네 나라에서 도움 받은 바 크다, 그처럼 약소국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냐, 미국의 어떤 힘이냐,라고. 그랬더니 종교다, 와스프(WASP)*다, 교육이다, 여러 얘기가 많았어요. 그러다가 마지막에 어떤 사람이 말을 하는데, 그게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왈, 그것은 영화의 힘이다…. 좋은 시나리오, 좋은 배우, 좋은 감독이 나와서 좋은 일을 하는 좋은 미국인의 전형을 개발한 거다, 이러는 겁니다. 그러면서 프랭클린 루즈벨트 얘기를 하는데, 그가 주창한 경제부흥정책 뉴딜이 별 게 아니었다는 거지요. 흔히 뉴딜 정책을 통해서 미국의 은행 구조가 바뀌었다고 하는데, 사실은 루즈벨트가 예리하게 포착한 야심찬 문화우선정책이 은행 구조를 바꿨다는 게 옳다는 것이었어요. 이전까지 은행에서 박대받던 엔터테인먼트 종사자들에게도 걱정 말고 돈을 빌려 주라고 했다는 거지요. 그 때만 해도 속되게 말해서 연예인들을 ‘딴따라’ 취급할 땐데, 루즈벨트에게는 혜안이 있었던 겁니다. 가수, 만화가, TV 연기자, 영화배우 등 문화의 전면에 위치한 그들이 바로 서야 나라도 바로 선다는 것을 일찌감치 깨달았다고 할까요. 다만 몇 가지 원칙은 있는데, 작품 속에 반드시 개척정신(Frontier spirit)과 사랑(Romanticism)과 정의(Justice)와 인도주의(Humanism)가 스며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루즈벨트에게 이런 확고한 신념이 있었기에 “경제공황의 시기에 기간산업이 아닌 연예산업에 투자하고 있다.”는 상원의 비판에도 눈 하나 깜짝 않고 뉴딜을 관철시킬 수 있었다는 겁니다. 그나저나 “부자 나라 미국을 만들기 전에 먼저 훌륭한 미국인을 만들어야 된다.”는 그의 말은 지금 생각해도 가슴 저릿한 감동적인 명구네요. 인요한 미국을, 제가 선생님께 배우고 있습니다. 하하. 최불암 다만 아쉬운 것은 요즘 들어 미국이 세계 각국들로부터 비난을 받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데, 그것은 아마 예전의 미국이 지니고 있었던, 약자에 대한 배려가 결여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인요한 우리 집안이 100년을 넘게 한국에서 살아서 이런 얘기를 할 수 있겠습니다. 미국 밖에서 미국을 볼 때의 문제는, 미국의 잣대가 두 개라는 점입니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미국 밖에서 하는 행동을 미국 내의 가치 기준으로 심판하면 큰 소동이 날 텐데, 그것이 미국 안에서 묵인이 되고 있다는 겁니다. 왜 그러냐고요? 그런 사실을 미국인들이 잘 모르는 겁니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게 있습니다. 미국의 많은 의원들은 여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합니다. 의외이겠지만, 사실입니다. 역설적일까요? 지금 한국인은 세상을 보며 살지만, 미국 사람은 자기 주(州)밖에 몰라요. 미국 밖의 세상을 잘 모르기 때문에 종종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겁니다. 한국인, 드러낼 수 없지만 내 안에 있는 최불암 오늘 우리 미국 얘기 참 많이 합니다. (웃음) 나는 다만 순수한 의미에서 가치와 도덕을 준수하는 올곧은 정신의 미국인을 존경하는 것일 터이고, 그것도 결국은 한국이 어떤 나라이고 한국인이 어떤 사람이냐를 말하기 위해서이겠지요. 인요한 그렇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말과 생각과 입맛까지 저는 누구보다 뿌리깊은 한국사람입니다만, 그런 저에게도 ‘한국인’ 하면 떠오르는 닮고 싶은 모습이 있습니다. 바로 최 선생님이시지요. 최불암 아이구, 무슨 그런 송구스러운 말씀을…. 그런데 말이에요, 저는 사실 ‘한국의 아버지 상’보다는 오히려 ‘한국인의 원형(原型)’에 관심이 많습니다. 해서 곰곰 따져 보는데, 인내와 끈기, 질박함과 투박함 그리고 선비정신에 이르기까지 우리를 표현하는 말은 많지만 딱히 이것이다, 하는 명쾌함은 없어요. 단일 민족, 순혈 문화를 이야기하지만, 냉정하게 현실을 돌이켜보면 일본에서, 구라파에서, 미국에서 건너온 것이 섞여 있는 형국이지요. 다시 한복을 입고 수염을 기르라는 얘기는 아니고 단지 오늘날 우리의 사고와 행동이 그렇게 되고 있다는 거지요. 나보고도 한국인이냐 물으면 고개를 흔들지 몰라요. 인요한 제가 생각하는 한국인의 특질이란, 어떤 조건에서도 살아 남는 강한 생명력과 그에서 비롯되는 인생에 대한 유쾌하고 낙천적인 태도입니다. 당장 쌀독이 비어서 앞날이 막막한 순간에도 옛사람들은 웃으면서 여유를 가지고 헤쳐 나갔단 말이에요. 의료 지원을 위해 북한을 방문하면서 제가 느꼈던 것은, 아직 그들에게 그러한 모습들이 남아 있었다는 겁니다. 결핵에 걸려 죽음을 눈앞에 둔 그이들이 해외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어떤 말을 하는지 아세요? “몹쓸 병에 걸렸지만 어쩌겠어요. 열심히 끝까지 싸워 봐야죠.” 비록 몸은 수척하지만 너무나 의연한 자세로 주어진 현실을 받아들이고 용기 있게 맞서는 모습에서 경외감마저 들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어떻습니까? 툭하면 강물에 뛰어들고, 그것도 혼자도 아니고 온 가족을 데리고…. 그런 나약한 태도는 원래 우리의 모습이 아니에요. 비겁한 도피입니다. 최불암 그래요. 특히 TV와 같은 대중 매체의 영향도 크지요. 대중의 입맛을 핑계삼아 말초적이고 표피적인 이미지들로만 가득 차 있으니, 우리의 본래 모습에 대한 오해가 증폭되는 거지요. 전통의 가치를 지켜 내는 긍정적인 캐릭터가 브라운관에서 실종된 지는 이미 오래되었고…. TV, 화려함 그 이상을 품어야 하는 인요한 그러고 보니 선생님 드라마 연기 인생이 어언 40년이 다 되어갑니다. TV 매체에 대한 이해도 남다르실 텐데…. 최불암 글쎄, TV라는 게 노크 없이 안방에 들어갈 수 있는 권력을 지니고 있으니 그만큼 책임감도 크고 조심스럽지요. 아이들을 십 년 넘게 교육시키면 뭐 하겠어요? 한 시간 텔레비전 보면 다 흩어지는데…. 기왕에 오락 매체이니 달콤한 것, 화려한 것을 쫓는 경박한 풍조를 탓할 수는 없겠지만, 문제는 그 콘텐츠를 걸러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연령대의 시청자들이지요. 허구인지, 진실인지 아직 판단할 수 없는 무방비 상태에서 자극적인 내용에 노출이 되었을 때, 그 폐해가 적지 않은 거지요. 인요한 TV가 낳은 최고의 스타가 심중에 담고 있는 TV에 대한 고민이군요…. 최불암 대중문화가 사소해지는 것을, 그래서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악영향을 미치고 대중 연예인들의 위상이 추락하는 것을 가슴 아프게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인요한 선생님의 말씀에 공감합니다. 다만 한 가지, 그래도 우리 젊은이들이 무비판적으로 저급한 문화를 흡수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에게는 기성세대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훨씬 뚜렷한, 자기 삶에 대한 이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최불암 맞아요. 그런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에요. 실제로 우리 젊은이들이 분명한 자기 소신을 가지고 현재의 정보 환경을 이용하고 있는 것을 느낍니다. 그런 맥락에서, 어느 방송국 회의 석상에선가 내가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어요. “요즘 TV는 젊은 친구들 위주의 내용으로 편성되는데, 과연 그들이 보긴 보는 거냐. 아니다. TV는 젊은이들이 보는 게 아니다. 착각하지 말아라. 그들이 얼마나 넓은 눈을 가지고 있는데 저녁 7시에서 10시 사이에 TV 앞에 앉아 있겠냐.” 라고. 인요한 날카로운 지적이시군요. 내친 김에 감초 같은 질문을 한 가지 더 드리겠습니다. 연기에 관한 고견(高見) 한 말씀…. 최불암 연기자는 백지 같아야 한다는 것이 저의 지론입니다. 좋은 연기 하려면 그림 그리는 캔버스처럼 맑아야 합니다. 그래야 형상을 그릴 수 있으니까요. 신문지 위에 그리면 잘 보이겠어요? 한 인물의 배역이 끝나면 빨리 잊어버리고 타성적 연기와 관습적 캐릭터를 깨뜨려야 해요. 꾸미고 바르는 일보다 지우고 닦는 일이 더 급하니까. 인요한 <수사반장> 19년, <전원일기> 23년. 그 시간, 그 작품들을 한 마디로 표현하신다면. 최불암 스스로의 옷 매무새를 단정케 했다는 점에서 <수사반장>은 ‘안방보안관’이고, 삶의 의욕과 용기를 주었다는 점에서 <전원일기>는 ‘삶의 텃밭’이라 할 수 있겠지요. 그리고 남은 이야기들 인요한 고(故) 정주영 회장에 대한 선생님의 남다른 기억을 궁금해 하는 독자도 많을 것 같습니다. 최불암 한참 대선을 준비할 때의 에피소드 하나를 들려 드릴까요. 신문에 ‘서너 시간 자고 일해서 대통령 나온다’라는 제목으로 기사가 나왔어요. 아침에 대책회의를 하는 자리에서 “기사 잘 봤습니다. 서너 시간씩밖에 안 주무신다고요….”라고 여쭈었더니, 대뜸 “아니, 누가 그렇게 자고 버텨요? 사람이 일곱 시간은 넘겨 자야지. (손을 보여주면서) 내가 손도 크고 장사예요. 쌀 가마도 지고 말이죠. 그렇지만 잠을 자야 힘도 쓰는 거예요. 엉터리 기사예요.” 그러면서 덧붙이시길, “이거 봐요. 앞으로 잠 서너 시간 잔다는 사람하고는 장사도 하지 말아요. 병자 아니면 사기꾼이에요….” 이러시더라고요. 인요한 정 회장님의 표정과 말투가 선하게 그려지는군요. 최불암 언젠가 당신께서 직접 <전원일기>에 출연을 원하신 일도 있었지요. 20분쯤 드라마에 등장해서 농사 철학을 얘기하시겠다고. 그게 80년대 후반 즈음의 일인데, 그쪽 회사 사정상 녹화 전날 취소가 됐기는 하지만, 어쨌든 그만큼 농사를 좋아하셨지요. 한마디로 그분의 철학은 땅이고 아버지였지요. “부모가 준 최고의 선물이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그분의 대답은 망설임 없이 명쾌했어요. “가난이야.” 인요한 대담을 마무리할 시간입니다. 연말에, 정초에 요즈음 사람들 많이 만나시지요? 약주도 많이 하시고…. 모쪼록 건강 주의하세요. 최불암 왜 술 얘길 안 하나 했네. 인 박사나 나나 넉넉한 인심을 그리워하는 사람이니 적당한 술자리를 피할 수는 없겠지요. 그래요, 이왕 마무리니까 인사 대신 술에 관한 얄팍한 철학을 토로해 봅시다. 술은 무언가를 깨닫자고 먹는 거니까, 인 박사나 나나 이제 그만 먹어도 되지 않을까 하는 게 내 생각입니다. 예전에는 말도 잘 안 통하고 세상도 답답해서 말 없이 술을 마셨지만, 이제 왜 안 통하는지, 왜 막막했는지를 깨닫는 나이가 되었을 테니까. 그렇지 않습니까, 인 박사. 파~! 글_홍승범 (본지 편집장) 인요한 John A. Linton 왜 냇가에서 미꾸라지 잡고 들판에서 쥐불놀이 하던 유년기의 추억을 잊었느냐고, 그 강직하고 따뜻한 심성은 어디 가고 나약하고 각박한 세태만 남았느냐고, 세기를 넘겨 한국 사랑을 실천해 온 린튼 가의 후예인 그가 꼬장꼬장한 전라도 사투리로 묻는다. 그 때, 당신은 무어라 대답할 것인가. 1959년 전주 생. 연세대 의대 졸 1987, 미국 가정의학과 전문의 1991, 한국 가정의학과 전문의 1992. 현 연세대 의대 가정의학과 교수, 세브란스병원 외국인진료소 소장. 최불암 수사반장(1971 ~1989)이 10년째에 접어들었을 때 전원일기(1980~2002)가 시작됐다. 박 반장이 김 회장과 오버랩(overlap)되고 이른 바 ‘믿음직한 맏형’ ‘속 깊은 아버지’의 이미지가 형성될 바로 그 때, 그는 영화를 잠정 중단하고 TV에만 전념하기로 결심한다. 그는 이미 79년에 <달려라 만석아>라는 영화로 제18회 대종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대형 연기자였는데, 문득 “연기는 하나지만, 영화와 TV 둘 중 하나는 놓아야 한다.”는 생각에 이른 것이다. (최근 그는 친구 오지명과의 의리 때문에 잠시 옛 기분을 내서 영화 <까불지 마>를 찍었다.) 그리고 모두가 아는 것처럼 시간은 흘렀고, 그는 거침없이 그러나 낯설지 않게 서민의 일상으로 들어와서는 쓸쓸하고 팍팍한 그들의 가슴에 머물렀다. 고(故)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권유로 정치에 입문(14대 국회의원)했으니, 평생 연기자인 그도 잠시 외도를 하긴 했다. 하지만 곧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와 그를 아끼는 사람들을 안심시켰고 근자에는 한국의 문화와 전통을 외국인들에게 홍보하는 시민협의회 ‘Welcome to Korea’의 회장 직을 맡아 기꺼운 활동을 펼치고 있다. 좌우명은 ‘즐거움에 지나침이 없고, 슬프되 비통해 하지 않는다(樂而不淫 哀而不悲)’라는 공자님 말씀. 잘 알려진 사실의 부연. 돌아가신 그의 어머니 이명숙(李明淑) 여사가 운영했던 은성(銀星) 은 문화예술의 명소였다. 그는 실제 어린 시절부터 그 곳을 드나들었던 이봉구, 김수영, 천상병, 변영로 등 많은 재인문사(才人文士)로부터 영감과 우수를 얻었다. 탤런트 김민자 씨와의 사이에 1남 1녀. 1940년 인천 생. 중앙고, 서라벌예대, 한양대 연극영화과 졸업. 국제백신연구소 홍보대사. 육군 홍보대사 등. * 그의 아버지 최철(崔鐵)은 해방 후 중국에서 귀국해 인천일보사와 건설영화사를 설립, <수우(愁雨)> (1948, 안종화 감독. 김소영, 전택이 주연)와 <여명(黎明)> (1948, 안종상 감독. 이민자, 이금봉 주연)을 제작했다. 큰아버지 최도선(崔道善)도 문교부 제정 제1회 우수국산영화상 작품상을 받은 <곰>(1959·조긍하 감독)과 <내일 없는 그날> (1959·민경식 감독) 등을 만든 영화제작자. * WASP_ 미국 사회를 이끄는 앵글로색슨 계의 백인 개신교도(White Anglo-Saxon Protestant).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민주적 법치주의를 철학으로 내걸고 교육의 민주성, 창의성, 경쟁성, 합리적 실용주의를 추구한다.
  • [본격 선거전 돌입] 문국현·권영길·이인제는…

    창조한국당 문국현·민주노동당 권영길·민주당 이인제·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는 27일 차별화와 틈새공략에 주력하며 유세전에 돌입했다. 한 후보 캠프 관계자는 “현재 지지도는 낮지만 국민의 마음을 파고들면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고 역전을 기대했다. 창조한국당 문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역을 첫 유세장으로 찾았다. 슬로건인 ‘진짜 경제, 따뜻한 경제’를 부각시키려는 전략이다. 문 후보측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이 몰려 있는 이곳이 문 후보 유세 출발지로 적격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문 후보는 연설에서 “비정규직법을 개정하고 최소 500만개의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대한민국을 재창조하겠다.”고 역설했다. 다음 유세장은 신촌 연세대 앞이었다. 그는 ‘예비 취업준비생’들에게 “청년 실업을 없애고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민노당 권 후보는 비정규직 문제로 여론의 관심을 모았던 홈에버 상암점 앞에서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기존 정치권을 싸잡아 비난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대해서는 “비정규직 문제에 관심 없는 엉터리 비정규직 후보”라고 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를 향해서도 “비정규직 문제를 만든 가짜 비정규직 후보”라고 공격했다.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선거유세단 ‘무한도전’ 출범식을 가진 뒤 서울 각지를 릴레이식으로 돌며 유권자들과 접촉했다. 앞서 새벽에는 전남 여수에서 ‘세계박람회’ 유치 밤샘 응원전을 펼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출범식에서 “선거혁명을 통해 반드시 중도개혁 정권을 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서울역, 남대문시장, 신촌, 용산역, 상도동 성대시장, 영등포역, 명동, 대학로, 동대문을 숨가쁘게 돌며 유세 일정을 소화했다. 국중당 심 후보는 텃밭인 대전에서 출정식을 가지고 유세전에 나섰다. 그는 대전역에서 가진 출정식에서 “충청인이 선택하면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선택한다. 기호 5번을 찍어 달라.”고 호소했다. 심 후보는 28일에는 충북을 방문해 충청민심 잡기에 주력할 계획이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사설] 목표 낮춰 성과급 챙기는 공기업들

    공공기관들이 성과목표를 애초에 낮게 설정해서 실적을 높인 뒤 많은 성과급을 챙긴다고 한다. 적자경영에도 공공기관 임직원들이 성과급을 두둑하게 타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한국행정학회가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등 공공기관 137곳의 직원 2700여명을 대상으로 성과평가 인식도를 조사했다고 한다. 그랬더니 ‘목표 달성이 쉽다.’고 응답한 직원은 100명 중 60∼70명에 이르렀다.‘어렵다.’는 직원은 겨우 서너명꼴이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상당수 공기업에서 ‘목표 달성이 매우 어렵다.’고 대답한 직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한다. 결국 땅 짚고 헤엄치기 식 목표를 정해 놓고 성과급 나눠먹기에 급급했다는 얘기다. 일반기업 같으면 어림도 없는 일이다. 짐작은 했지만 이 정도로 썩어 있을 줄은 몰랐다. 공공복리를 위해 국가적 사업이나 독점사업을 맡겼더니 경쟁력 향상 노력은 눈 씻고 봐도 찾기 어렵다. 기획예산처는 뭘 보고 경영평가를 해왔는지 한심하다. 지난달 정보사회진흥원이 평가에서 엉터리로 1등을 한 사실이 밝혀져 물의를 일으켰다. 성과목표의 질적 수준보다 겉으로 드러난 성과율이 평가를 좌우한 탓이다. 회사야 적자가 나든 말든 징계받은 직원까지 성과급을 챙겨주고, 평가가 낮으면 수당으로 채워주는 게 공기업들이다. 낙하산 최고경영자가 노조와 짜고 서로 이익을 주고받는 병폐 또한 뿌리 깊다. 실로 공기업은 임직원들의 인식부터 경영까지 부실덩어리다. 프랑스처럼 국가지도자와 국민이 합심해야만 이를 뜯어고칠 수 있다.
  • [사설] 선심성 복지행정에 거덜난 건보재정

    청와대는 최근 인터넷 홈페이지에 ‘선진국 도약의 10년’이라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한나라당의 ‘잃어버린 10년’을 반박하는 글이다. 청와대는 이중 복지분야에서 중증 환자 의료비 부담 경감, 아동 건강투자 확대, 차상위계층 의료급여 지원 등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로드맵’에 따라 전체 의료비 중 본인부담비율이 크게 낮아졌다고 자화자찬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보험료 대폭 인상과 시행 1년여만에 건강보험 보장성 축소로 귀결됐다. 주먹구구식 재정추계에 선심성 복지행정이 가세하면서 순식간에 건강보험 재정을 거덜낸 탓이다. 정부는 지난 2001년 의약분업 실시로 건보재정이 파탄나자 특별법을 만들어 매년 4조원을 재정에서 지원하고 건강보험료를 3∼8.5%씩 올렸다. 국민의 주머니를 쥐어짠 결과 건보재정이 흑자로 돌아서자 참여정부는 대통령 공약사항임을 내세워 마구잡이식으로 의료복지 확대에 나섰다. 전문가들조차 시기상조라며 반대한 입원환자 밥값 보험 지원이 대표적이다. 올 들어 5월까지 나간 환자 밥값 급여비가 4355억원으로 올해 전체 당기 적자예상액 3124억원을 웃돈다. 정부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건보 적자를 메우기 위해 내년도 보험료율을 8.6% 올리려다 반발에 부딪히자 6.4% 올리는 대신 보장혜택 축소라는 꼼수를 동원했다. 우리는 엉터리 재정추계로 선심성 복지정책을 남발해 국민부담만 가중시키고 정책 불신을 초래한 관계자들에게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보다 근본적으로 건강보험 가입자에게 적자 책임을 떠넘기는 현행 공급자 중심의 건강보험체계를 수요자 중심으로 전면 개편해야 한다. 급여비 지출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행위별수가제를 포괄수가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뜻이다. 운용방식이 동일한 타이완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건강보험공단의 관리운영비도 일대 수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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