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엉터리
    2026-04-07
    검색기록 지우기
  • 발전소
    2026-04-07
    검색기록 지우기
  • 고삐
    2026-04-07
    검색기록 지우기
  • 국화
    2026-04-07
    검색기록 지우기
  • 감점
    2026-04-0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161
  • 年 27조 ‘성인지 예산’ 엉터리로 쓴 정부…부적합 사업·평가 부실

    年 27조 ‘성인지 예산’ 엉터리로 쓴 정부…부적합 사업·평가 부실

    ‘도시재생 사업(4549억 2900만원), 중소기업 규제 영향평가(27억 2400만원), 초등학생 과학교실 운영(2억 8000만원)….’ 정부가 ‘성인지’ 명목으로 지난해 예산을 지출한 사업의 일부다. 성인지 예산 제도는 국가 예산이 성평등에 배분될 수 있도록 특정 성별에 효과가 쏠리는 정책을 보완하거나 성평등 관련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정부 부처들은 성평등과 무관한 사업 끼어 넣기, 부실 평가 등 방식으로 이 예산을 엉터리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회 예산정책처의 ‘2019회계연도 성인지 결산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성인지 예산은 33개 부처 261개 사업에 총 27조 1113억원이 투입됐다. 33개 부처 예산집행률은 평균 98.4%로 예산 대부분을 사용했으나 정작 성과목표 달성률은 평균 72.2%에 불과했다. 부처들은 성별 격차 해소가 무의미해 보이는 정책에조차 성인지 예산을 지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초등학생 대상 ‘과학교실 운영’에 성인지 예산을 사용했는데 이는 인터넷 선착순 마감 방식으로 참가자를 모집해 성차별이 존재하기 어려운 사업이었다. 국토교통부는 자격 요건을 갖춰야 지급하는 국토공간정보 인력 양성 장학금 사업과 도시재생 사업, 교통약자 이동 편의 증진 등에 이 예산을 지출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중소기업 규제 영향평가 및 옴부즈맨 운영 사업에 성인지 예산을 썼다. 외교부가 이 예산을 투입한 공적개발원조(ODA) 해외봉사단 사업은 공정 경쟁으로 선발되는데다 여성 선발 비율이 50%는 넘는 등 성평등 목표가 이미 달성된 사업이었다. 일부 사업은 성과 관리가 제대로 안 된 채 매년 반복되기도 했다. 특히 고용노동부의 조기 재취업수당 사업, 문화체육관광부의 영화정책지원 사업, 농림축산식품부의 전통발효식품 육성 사업, 통일부의 통일교육 지원체계 구축 및 운영 사업 등은 2017년과 2019년의 성과지표와 성과 목표치가 모두 동일했다. 현실에 맞는 적합한 지표와 목표 재설정 없이 사업을 진행한 것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성인지 예산 제도 대상 사업은 여성·남성의 지위 향상이나 성평등 실현을 위한 사업 또는 사업대상자 선정 등 집행 방식으로 성차별이 발생할 수 있는 사업에 쓰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대상 사업으로 분류하기 부적절한 사업을 재검토하고, 양성평등 효과를 보다 적절하게 측정하는 성과지표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여기는 남미] 베네수엘라 국민, 코로나 감염 숨기는 이유… “무서운 정권”

    [여기는 남미] 베네수엘라 국민, 코로나 감염 숨기는 이유… “무서운 정권”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발열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발현해도 이를 애써 숨기고 있다. 코로나보다 무서운 정권 때문이다. 현지 언론은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면 무조건 잡아가 격리시설에 가두고 인간 이하의 취급을 한다는 말이 주민들 사이에 퍼지고 있다"며 "발열 등의 증상이 발현해도 숨기는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스포털 파남포스트에는 최근 코로나19가 의심된다는 이유로 격리시설에 강제 수용됐던 한 남자의 인터뷰가 공개됐다. 간이검사에서 엉터리 양성 판정이 나오는 바람에 격리시설에 수용됐다가 풀려났다는 남자는 "간이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무조건 잡아가 격리시설에 가두고 여기에서 다시 검사를 받게 한다"며 검사결과 나오기까지 사실상의 교도소 생활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자가 격리됐던 곳은 카라카스의 한 호텔이었다. 그는 "격리시설로 전환된 한 호텔에 들어가니 방마다 3명이 갇혀 있더라"며 "밖에서 문을 잠가 나오지 못하는 방에서 낯선 사람들과 한 침대를 사용하며 지내야 했다"고 했다. 그는 정식 코로나19 검사결과에서 음성판정이 나오면서 7일 만에 풀려났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는 경찰과 군을 동원, 길에서 행인들을 대상으로 무작위로 코로나19 간이검사를 실시하기도 한다. 즉각 결과를 알 수 있다는 간이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오면 바로 버스에 실려 격리시설로 이동된다. 격리시설에 들어가기 전 집에 들려 옷을 챙기거나 가족에게 연락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격리시설에서 다시 정시 검사를 받는데 결과가 나오기까진 7일이 걸린다. 일단 격리시설에 들어가면 최소한 7일은 붙잡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현지 언론은 언제부턴가 "열이 난다" "코로나19에 걸렸다"는 말을 하는 게 두려운 나라로 변해버렸다며 마두로 정부가 팬데믹에도 비밀경찰과 특별행동대를 앞세워 폭력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베네수엘라 의료시스템은 사실상 붕괴 상태라는 고발도 잇따르고 있다. 의사 출신 상원의원인 윌리암 바리엔토스는 "수돗물과 전기 공급이 끊긴 병원이 수두룩하고, 1급 병원이라는 곳엔 엑스레이 장비조차 없는 경우가 확인됐다"며 "열악한 환경에 코로나19 확진자까지 늘어나자 의료시스템이 감당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술리아주에서만 의사 18명이 코로나19에 걸려 사망했다"며 "베네수엘라 의료시스템이 코로나19에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마두로 정부 보건부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까지 베네수엘라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는 1만7158명, 사망자는 156명이다. 하지만 현지 의학계에선 통계가 축소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배민아의 일상공감] 이 시대의 서시

    [배민아의 일상공감] 이 시대의 서시

    요즘 사람들의 중요한 화두 중 하나는 ‘성공’이다. SNS를 통해 이리저리 전달되고 있는 좋은 글의 상당수가 ‘성공’에 관한 것들이고, ‘성공’을 키워드로 한 도서들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 어쩌면 성공을 원하고,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사회적 존재로 살아가는 인간의 본능일지도 모른다. 성공에 대한 여러 가지 정의들이 있겠지만 쉽게 이야기하면 남들보다 더 높은 지위와 권력, 더 많은 경제적 풍요, 모든 사람이 우러러보는 인격까지 겸비한 사람이 성공이라는 잣대에 어울리는 모습일 게다. 어떤 측면에서 성공이란 지극히 세속적인 것이어서 때론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가치관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 80년대 대학을 다니며 사회와 나라를 걱정하던 시절 세상을 바꾸려는 이타적 삶과 세상의 잣대인 성공의 삶이 상충되는 것으로 고민하던 때 누군가 이런 말을 들려주었다.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사람들이 성공 지향적 삶을 터부시한다면 이 세상의 불합리한 구조는 전혀 바뀌지 않을 겁니다. 부와 지위와 권력을 올바로 사용할 줄 아는 성공한 지도자들이 많아져야 세상이 조금씩 바로잡히지 않을까요?” 그동안 우리가 성공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분명하다. 그것은 성공한 사람들이 그 목표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불의와 부정을 일삼으며 성공을 향해 치달아 왔는지 분명히 보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그런 뻔뻔스러운 철면피들이 지배하는 세상에서는 올곧게 정직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궁색함과 현실적 어려움만이 가득하지만, 적당히 반칙을 쓰면서 세상을 약게 사는 사람에게는 여러 가지 많은 혜택이 주어지는 매우 불합리한 세상이 되고 말았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 위해 괴로워했던 시인 윤동주의 고뇌가 무색하게 이 세상은 무수히 많고 큰 오점과 불의를 자행하며 성공의 반열에 오른 사람들이 한 점의 부끄러움으로 괴로워하는 이들을 향해 온갖 조롱과 비난의 돌을 들기를 서슴지 않는다. 성경에는 간음하다 바리새인들에게 붙잡혀 예수 앞에 끌려온 여인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 당시 지도층이었던 바리새인들은 여인의 죄를 따지기보다 예수를 모함하기 위한 시험이 목적이었다. “모세의 율법에 따르면 이런 여자들은 돌로 쳐 죽이는 것이 마땅한데 선생은 어떻게 하겠소?” 돌로 치지 말라고 하면 율법을 어기는 범죄자로 몰아갈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예수의 평소 가르침인 사랑의 계율을 어기는 함정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예수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한다.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음모를 벌인 이들의 작전에 휘말리지 않고, 그들의 돌을 쥔 손을 부끄럽게 한 대답이었다. 물론 이 이야기가 범죄자들이 자신의 죄를 덮기 위한 도구로 악용돼서는 안 된다. 간음한 여인의 죄는 분명히 지적하고 “가서 다시는 죄를 짓지 말라”며 스스로 잘못된 삶을 청산하도록 요청한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한 세상 속에서 부끄러운 성공을 당당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돌을 들 것을 부추긴다. 그리고 손에 든 돌로 상대를 치라 한다. 그것이 정의이고 정상이라 말한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의 부끄러움을 느끼는 이들에게 비아냥대고,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하는 이들을 향해 돌을 든다. 진실과 정의가 죽어 가는 엉터리 세상이다. 암울한 현실에서 하늘을 우러러보았던 시인 윤동주의 마음을 헤아려 본다. 함께 바꾸어야 할 가치관과 방향이 분명하기에 오늘도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바람이 거세게 스치는 밤에도 별은 빛나고 있다.
  • 격동하는 동북아… 한국의 선택은 ‘사대’ 아닌 자강·선린우호

    격동하는 동북아… 한국의 선택은 ‘사대’ 아닌 자강·선린우호

    한반도는 동북아의 세력교체기 때마다 선택을 요구받으며 격동에 휘말렸다. 17세기 초 명청 교체기 조선은 양대 호란으로 국토와 민생이 쑥대밭이 됐다. 19세기 후반엔 청과 일본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가 조선을 삼키려 각축하는 전쟁이 조선 땅에서 벌어지는 걸 지켜봐야 했다. 조선은 나름 타개책 마련을 위해 고민했다. 그러나 결론은 언제나 ‘사대’였다. ‘큰 나라를 더 열심히 섬기고 의지해야 한다.’ 자강을 위한 대책이나 교린(선린우호 관계)을 위한 노력은 없었다. 그런 조선에 열강은 군사기지, 병력, 전함, 군량, 무기는 물론 전쟁 가담까지 요구했다.요즘 한반도 안팎에선 그런 역사가 재현되고 있다. 중국 봉쇄를 추진해 온 미국은 7월 초 2개의 항공모함 전단을 동원해 남중국해에서 군사적 위력 시위를 벌였다. 마이클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은 13일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권리 주장을 ‘완전한 불법’이라고 규정했다. 22일 국교 수교 이래 처음으로 미국 정부는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의 폐쇄를 명령했고, 이에 맞서 중국도 청두 미국 영사관을 폐쇄했다. 두 나라의 거세지는 군사적 대치에 비례해 한국에 택일을 요구하는 ‘전통적 우방’ 미국의 압박도 커졌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은 7~9일 방한 때 한국의 적극적인 ‘반중’ 노력을 지금까지와는 달리 사실상 공개적으로 주문했다. 여기엔 주한미군 주둔비 ‘폭탄 증액’도 포함돼 있었다. 과거 명이 조선에 했던 것과 다름없지만, 명의 사신 황손무 감군(지금의 국방차관)의 품격은 달랐다. ●대책 없이 ‘반청’ 외치다 나라는 ‘쑥대밭’ 후금(후에 청)이 부상하던 17세기 초 조선 인조는 대책 없이 ‘무찌르자 오랑캐’만 외쳤다. 1627년 1월 중순 후금의 정예 3만여명이 압록강을 넘어왔다. 조선 조정은 불과 10여일 만인 1월 25일 강화도로 줄행랑을 쳤다. 그로부터 9년 뒤 조선 조정은 또 대책 없이 ‘반청’을 외쳤다. 1636년 2월 24일 한양에 온 용골대, 마부대 등 청의 사신을 서대문 밖 숙소에 사실상 감금했다. 청의 사신은 29일 말을 훔쳐 도망쳤다. 인조는 이튿날 유시문을 발표했다. “오랑캐와 모든 관계를 끊는다.” “8도 관찰사들은 죽기를 맹서하고 싸워 원수를 갚자.” 4월 11일 청의 홍타이지는 전쟁이냐 화친이냐 택일을 통첩하는 국서를 보냈다. 6월 17일 인조는 이런 내용의 답서를 보냈다. “조선을 침략했던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말로를 볼 것이며 조선과 우호를 유지하는 도쿠가와의 태평성대를 보라.” 조선을 침략하면 도요토미처럼 망할 것이라는 대꾸였다. 9월 1일 명의 황손무가 황제의 칙서를 들고 한양에 왔다. 조선은 청을 배후 공격해 요동 진출을 막으라는 내용이었다. “(조선) 국왕은 더욱 충직하고 양순한 마음을 돈독히 하고 무략을 드날리어 함께 협력하여 큰 공을 세워 요해의 파도를 맑게 하여 훌륭한 포상이 내려지기를 기다리라.” 그러나 황손무가 살펴본 조선의 대비태세는 참담했다. 자칫 조선이 먼저 망해, 배후에서 청을 견제할 장치가 사라질까 걱정이 됐다. 그는 10월 24일 귀로에 이런 편지를 인조에게 전했다. “경학을 연구하는 것은 장차 이용(利用)을 제공하기 위한 것인데 나는 귀국의 학사와 대부들이 읽는 것이 무슨 책이며, 경제하는 것이 무슨 일인지 이해할 수 없다. 뜻도 모른 채 웅얼거리고 의관이나 갖추고 영화를 누리고 있으니….” “귀국의 인심과 군비를 볼 때 저 강한 도적들을 감당하기란 결단코 어렵다. 일시적인 감정에 이끌려 그들과의 화친을 끊지 마라.” 인조는 겁이 났다. 역관을 보내 청의 의중을 탐색했다. 용골대는 ‘왕자와 대신 그리고 척화론자를 압송하라’고 요구했다. 조선 조정은 다시 들끓었다. 항전의 결의를 보여 주자며 주화파 숙청을 주장했다. 인조는 11월 6일 이조판서 최명길을 파직했다. 12월 2일 청 태종 홍타이지의 12만 대군은 심양을 출발했다. 본대는 10일 압록강을 건넜다. 선발대는 그즈음 안주를 지나 개성으로 내달려 13일 오후 홍제원에 이르렀다. 강화도로 내빼려던 인조는 발길을 돌려 14일 새벽 남한산성으로 도피했다. ●19세기엔 日 무력에 굴복 ‘불평등 조약’ 맺어 19세기 동북아시아는 서구 제국주의자들의 함포 소리와 함께 잠에서 깨었다. 1839년 영국이 막무가내 도발한 아편전쟁에 중국은 허무하게 무너졌다. 홍콩까지 내줘야 했다. 1850년대 일본은 미국의 무력에 굴복, 개항했다. 1860년대 조선은 미국과 프랑스 함대의 공격을 막아냈으나 1876년엔 일본의 무력에 굴복, 불평등 조약을 맺었다. 1879년 일본은 중국의 속국이던 류큐 왕국을 병합했다. 조선은 비로소 국제정세에 눈을 돌렸다. 1880년 김홍집을 대표로 2차 수신사를 일본에 보냈다. 김홍집은 주로 하여장 등 일본 주재 청국 외교관들로부터 정보와 판단을 구했다. 이들과 나눈 6차례의 필담을 정리하고 청국의 의견을 담은 것이 황준헌의 ‘조선책략’이었다. 조선의 최대위협은 러시아이며 ‘방러’를 위해선 ‘친중’, ‘결일’, ‘연미’를 해야 한다는 것이 그 뼈대다. 당시 중국은 러시아와 충돌하고 있었다. 중국은 중앙아시아에서 밀리고, 흑룡강 동쪽과 두만강 입구까지 러시아에 내준 상태였다. 일본은 러시아에 사할린을 넘긴 터였다. 중국에 러시아는 최대위협이었다. 황준헌이 내놓은 대책, 즉 ‘친중, 결일, 연미’는 중국의 ‘반러전선’에 조선을 동원하려는 것이었다. 첫째는 중국을 더욱 힘써 섬기라는 것. “중국이 사랑하는 나라로는 조선만 한 나라가 없다. 중국은 조선을 은혜로써 품어 줄 뿐, 한 번도 그 토지와 인민을 탐낸 적이 없었다.” 일본과는 동맹 수준의 관계를 맺으라고 타일렀다. “그들은 대대로 맡은 바 일에 충실하였다. 조선과 일본은 수레의 바퀴와 축처럼 서로 의지해야 할 형세이니, 작은 거리낌을 없애고 큰 계획을 도모하라.” 미국과는 빨리 수교하라고 재촉했다. “(미국은) 예의로써 나라를 세우고 토지와 남의 인민을 탐내지 않고, …항상 약소한 자를 부조하고 공의를 유지하였다.” 이에 따라 조선은 중국을 더욱더 열심히 섬기고, 일본 군대의 진주를 허용하고, 미국과 수교조약을 맺었다. 그러나 ‘조선책략’은 엉터리였다. 일본은 조선을 삼키려 불과 14년 뒤 청을 공격해 전쟁을 일으켰다. 미국은 20여년 뒤 조선에 대한 일본의 권리를 보장하는 가쓰라·태프트 밀약을 맺었다. 조선책략은 ‘대러 봉쇄’의 일환이었으니, 조선의 생존은 빗나갈 수밖에 없었다. 조선 500년 변함 없이 표방한 외교정책은 사대교린이었다. 그러나 교린은 없이 ‘사대’에 ‘몰빵’했다. 해방 후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친중’(親中)이 ‘친미’(親美)로 바뀌었을 뿐이다. 여기서 ‘친’(親)이란 ‘아버지’(가친 家親)를 뜻한다. 북한과는 열전이고, 중국과 러시아와는 냉전이었으며, 일본은 원수였으니 교린할 대상도 없었다. 옛 소련의 붕괴와 함께 냉전체제가 무너지고 나서야 비로소 한국은 ‘사대’의 틀 안에서 ‘교린’을 추진했다. 미국이 앞장서 탈냉전을 주도했으니 한국이 중국이나 러시아와 수교하는 것을 막을 순 없었다. 그러나 불과 30여년 만에 ‘사대’가 다시 ‘교린’을 뒤틀고 있다. ‘반중 봉쇄’ 압박이 그것이다. ●불과 30여년 만에 ‘사대’가 ‘교린’ 흔들어 중국과의 교역량은 전체의 25%이고 홍콩을 통한 간접무역까지 합치면 40%에 이른다. ‘반중’에 적극적으로 나서면 국가 경제는 포기해야 한다. 하지만 국내의 보수세력은 ‘숭미반중’에 막무가내다. 과거 나라를 파국으로 이끈 것은 ‘숭명반청’과 ‘숭청반외세’의 위정척사론자들이었다. 대한민국의 ‘사대’는 남북 군사적 대치 때문이다. 전시작전권까지 넘길 정도로 미국에 의지했다. 중국은 대북 영향력으로 한반도 정치에 개입하고, 일본은 군비 증강에 열중하고 있다. 군사적 대치를 끝내지 않고는 피하기 힘들다. 이수혁 주미대사는 6월 3일 “대한민국은 이제 선택을 강요받는 나라가 아니라 선택할 수 있는 나라”라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이례적으로 강하게 경고했다. “한국은 이미 동맹을 선택했다!” 7월 23일 국방연구소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한반도 평화는 우리 손으로 이뤄야 한다. 반드시 이루겠다.”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 지금까지는 뭐했을까, 의문도 든다. 논설고문 kbc@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청년부추 & 동학개미/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청년부추 & 동학개미/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경제가 빈사 상태에 놓였다.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국경을 차단하면서 글로벌 공급사슬이 끊기고 유통망이 무너졌다, ‘집콕’해야 하니 소비 역시 기진맥진하다. 생산과 유통, 소비라는 경제 흐름이 동맥경화에 걸린 형국이다. 코로나19 확산→ 실물경제 강타→ 금융시장 악화→ 실물경제 충격을 낳는 악순환을 거듭하는 만큼 코로나 경제의 충격은 실물경제나 금융위기의 차원을 넘어 경제활동이 마비된 복합적 위기다. 여기에 심각한 재정적자, 누적된 기업·가계부채가 결합하면 극심한 경제 합병증을 유발한다. 세계 각국이 돈을 뿌려대지만 ‘언 발에 오줌누기’일 뿐이다. 더 답답한 것은 코로나가 언제 잡힐지 알 수 없는, 스스로 소멸하기를 기다려야 한다는 현실이다. 이 와중에 중국 증시가 숨가쁜 랠리를 펼치고 있다. 상하이 증시는 코로나19 진원지인 후베이성 봉쇄조치가 해제되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4개월간 오름폭은 20%를 넘어서며 빚내서 투자하는 ‘빚투’마저 횡행할 만큼 펄펄 끓는다. 2분기 성장률이 깜짝 플러스로 돌아서는 등 경기회복 기대감도 상승을 부추긴다. 중국 정부가 버블을 우려하며 신용투자 제한과 대출금리를 동결했지만 뜨거워진 증시를 식히기에는 역부족이다. 중국 증시의 상승은 ‘청년부추’(?菜靑年)가 이끌고 있다. ‘부추’는 이른바 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를 뜻한다. 윗부분을 잘라내도 금세 또 자라나는 부추처럼 이들은 전문성과 자금력을 갖춘 기관과 외국인투자자에게 늘상 깨지지만 시장을 떠나지 못하고 이용만 당하는 바람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올 들어 증시에 새로 발을 들이는 부추 가운데 1990년대생이 주도세력으로 등장했다. ‘청년부추’로 불리는 이들이 시장을 뜨겁게 달구는 것이다. 중국 증시는 5년 전 버블 붕괴라는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지금처럼 저금리와 유동성을 재료로 1년 새 150% 치솟으며 최고치를 찍었던 중국 증시는 아직도 반 토막에 머물 만큼 후유증을 앓는다. 당시 경기 침체의 늪에 빠지자 중국 정부가 돈풀기에 나섰고 개인들의 ‘묻지마 투자’가 성행했다. 하지만 정점을 찍은 주가는 곤두박질치며 3개월 만에 시가총액은 5조 달러 이상을 날렸다. 청년부추가 ‘루저’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증권가에는 주가가 개구리나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는 신도 모른다는 말이 있다. 경제펀더멘털과 수급, 금리, 환율, 심리 등 여러 변수가 뒤엉킨 까닭이다. 한 석사논문에 따르면 13년간 200명 이상이 전업 투자에 뛰어들었지만 생존한 이는 고작 2명이 그쳤다. ‘성공’ 확률은 1%도 안 된다. 이들이 실패하는 것은 처음에 푼돈 번 것을 실력이라고 착각하고 대박을 터뜨리는 데 집착하는 탓이다. 초심자는 처음에 조심하고 행운마저 따라 ‘푼돈’을 버는 경우가 많다. 적지만 달콤한 수익을 맛본 이들은 첫 운이 실력인 양 오만해진다. 이때부터 자신의 주식이 떨어지면 온갖 핑계를 대고 자신이 믿는 정보만 받아들이는 확증편향에 빠진다. 증권사 직원의 조언이 잘못됐고, 주식 기사가 엉터리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결국 손해 보고 매도를 해야 할 시기에 손실을 벌충하려고 적금 깨고 카드론까지 당겨 물타기에 나선다.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속죄양을 찾기에 급급하면서 비슷한 실수를 되풀이해 수렁에 빠진다. 이런 일이 청년부추에만 해당하는 일일까. 동학개미도 마찬가지다. 코로나 1차전을 승리로 이끌어 자신감이 붙은 일부 동학개미가 중국 투자를 빠르게 늘린다는 소식이 들린다. 더욱이 서울 증시가 9월에 큰손의 전유물인 공매도를 풀면 그만큼 리스크가 커진다. 동학개미들이여, 이젠 냉정을 되찾을 때다. 2000년 전 한나라 학자 유향(劉向)이 설파했다. “불행은 연달아 오지만 행운은 연이어 오지 않는 법”(禍必重來, 福不重來)이라고. khkim@seoul.co.kr
  • ‘4흘’이라고 쓴 기자들, ‘사흘’과 ‘부결’이 검색어 되는 요즈음

    ‘4흘’이라고 쓴 기자들, ‘사흘’과 ‘부결’이 검색어 되는 요즈음

    처음에는 이게 다 무슨 소리인가 싶었다. 지난 21일 국무회의에서 다음달 1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사흘을 연휴로 쉬게 되자 다음날 실시간 검색어로 ‘사흘’이 올라왔다. 밀레니얼이 시작되기 전에 학교를 모두 마친 이들은 어리둥절했다. ‘아니 그런 것도 몰라’ 싶었던 것이다. ‘사흘’은 ‘3일’을 뜻하는 순우리말인데 일부는 한자어로 잘못 알기도 했다. 급기야 23일 한 조간 신문 오피니언 면의 칼럼에 소개될 정도였다. 수두룩하게 달린 댓글들을 보니 아연 실색할 정도였다. 본인이 잘못 알고 있는 것을 모른 채 함부로 내갈긴 댓글들이 적지 않았다. 물론 장난으로 그럴 수도 있겠다. ‘꼰대들 놀리느라’ 그러는가 싶기도 했다. 그런데 결국 화살은 ‘기레기’에게 날아오고 있었다. 창피해서 말도 못하겠고, 내 가슴에 살이 박히는 것 같다. 아래 사진을 보면 어엿한 매체가 내보낸 기사 제목에도 ‘4흘’ 같은 엉터리 표현이 있다. 이건 무지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과 훈련의 부재’를 드러낸다. ‘4흘’ 같은 제목을 본 이들은 ‘사흘’을 ‘4일’로 오해하거나 혼동했다고 발뺌할 수 있게 됐다. 그러게 ‘삼흘’이라고 썼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큰소리를 치는 이도 있었던 것이다.조금 경우와 정도가 다르지만 잠깐만 인터넷 세상을 살피면 이런 일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22일 ‘공무원 4개월간 월급 모아 1억8천만원 기부’ 제목의 기사가 있었다. 별다른 문제 없어 보이지만 사실은 ‘공무원들’이라고 했어야 오해의 여지가 없는 제목이다. ‘넉달 동안 그 돈을 모으려면 한달에 얼마 모아야 하나’ 머리를 굴려야 하는데 제목은 그 자체로 완벽해야 한다. 하기야 조회 수 늘리려고 꼭 들어가야 할 말을 빼거나 주어와 술어를 부러 일치하지 않게 쓰는 경우도 있다. 23일 ‘세계 최대 컨선’이란 제목도 눈에 띈다. 컨테이너선이란 건데 이렇게 말을 마구 줄이는 현상의 폐해도 심각하다. 말과 글의 뜻과 씀씀이를 파악해 쓰고 최대한 지켜야 할 것들은 지켜야 하는데 이런 걸 가르치려 들면 ‘꼰대’란 비아냥 듣기 딱 좋은 요즘이다. 언론사 내부에 교육하고 훈련하는 일의 중요성보다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기사를 빨리 양산하고 이를 부추기는 문화가 자리잡은 지 이미 오래다. 이것도 바로잡아야 한다. 23일 오후 검색어 상위 순위에 ‘부결’이 떠올랐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탄핵하자는 안이 통과되지 못했다는데 이게 또 검색어로 오르내린다. 지하철이나 버스 타면 책 보는 사람은 없고 모두 휴대전화만 들여다보고, 입시 논술을 파하면 글이란 것을 써보지 않는 영상세대에 벌어지는 현상인가 싶기도 하다. 며칠 전 출판 일에 정통한 선배들과 글과 책 읽는 법을 제대로 훈련시키는 일을 해보자고 뜻을 세우기도 했는데 ‘4흘’이란 만만찮은 벽에 턱 막힌 기분이다. 어찌한단 말인가?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버거킹 이 바보야, 문제는 소들의 방귀가 아니라 트림이야”

    “버거킹 이 바보야, 문제는 소들의 방귀가 아니라 트림이야”

    카우보이 모자를 쓴 소년이 기타를 치며 노래한다. 요들 창법 비슷하게 노래를 부른다. 소들의 방귀가 지구 온난화를 가속시키니 농민들은 레몬그래스를 소에게 먹여 소들의 소화도 돕고 방귀와 메탄 배출을 극적으로 줄이자고 노래한다. 최근 유튜브에 올라와 인기 급상승(?) 중인 패스트푸드 체인 버거킹의 광고다. 200만명 이상이 시청했고 댓글만 수천 개가 달렸다고 영국 BBC가 16일(현지시간) 전했다. 물론 축산농들은 단단히 화가 났다. 버거킹에 소고기 공급을 끊어버리자고 으름장을 놓는 이들도 있다. 이 광고가 “잘난 척하며 위선적”이라고 꾸짖는 이들도 있다. 일부 과학자는 소의 방귀 대신 트림이 더욱 문제라며 버거킹이 과학적으로 결론이 내려지지 않은 연구를 무리하게 인용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캘리포니아대학(UC) 데이비스캠퍼스의 동물과학 학과장인 프랭크 미틀로에너는 트위터에 트림이 훨씬 더 큰 문제인 때 아직도 진행 중인 방귀 연구를 홍보함으로써 “헛다리를 짚었다”고 적었다. 그는 “문제는 소들의 방귀가 아니다. 소들의 내부 메탄은 거의 모두가 트림을 통해 나온다. 이토록 심각한 기후 이슈를 농담거리로 전락시키는 일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로비 단체인 국립목우비육협회는 버거킹이 엉터리 PR 캠페인을 시작해 소비자들에게 쉽게 점수를 따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부터 고객의 건강이나 기후에 미치는 영향 등을 우려해 쇠고기 소비를 줄이는 것이 마땅하다고 버거킹을 소유한 레스토랑 브랜즈 인터내셔널(RBI)에게 압력이 가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버거킹이 내놓는 먹거리가 기후에 미치는 파장을 줄이려는 해결책을 내놓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하기에 이르렀다. 멕시코 국립자치대학과 UC 데이비스는 소들의 새로운 먹거리를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RBI는 소들이 서너달 동안 매일 100g의 레몬그래스를 먹으면 메탄 배출을 평균 33%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근거로 이번 광고를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달부터 미국 내 여러 도시의 점포들에서 레몬그래스를 먹인 소들의 고기로 만든 제품을 먹을 수 있다고도 했다. 소를 직접 기르며 소셜미디어에 ‘팜 베이브(Farm Babe)’를 운영해 인플루언서이기도 한 미셸 밀러는 팔로어들에게 버거킹 이용을 보이콧하자고 했다. 광고를 당장 없애고 마케팅 팀을 해고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어린이들이 방독면을 쓰는 장면은 공포를 부채질하려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버거를 팔아먹는 회사가 이런 광고를 만든 것은 문제라며 “정말 이 행성을 걱정한다면 음식물 쓰레기나 플라스틱 양부터 줄이고 드라이브스루 매장에 늘어선 차들부터 걱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레몬그래스 연구에 관여한 에미아스 케브레앱 UC 데이비스 교수는 BBC 인터뷰를 통해 믿을 만하긴 하지만 여전히 진행 중인 연구라며 광고가 농민들을 깔보는 것처럼 제작된 데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유엔 식품농업기구(FAO)에 따르면 가축들의 온실가스 배출 비중은 14.5%에 불과한데 그 중에 소들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시속 703km로 과속했다고?…伊 황당한 교통위반 통지서 화제

    시속 703km로 과속했다고?…伊 황당한 교통위반 통지서 화제

    비행기와 맞먹는 속도로 달릴 수 있는 자동차가 이 시대에 존재하긴 하는 것일까? 한 이탈리아 여자가 받은 황당한 과속 딱지의 내용이 공개돼 어이없는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이탈리아의 자동차전문사이트 오토파사오나티에 따르면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이 여자는 최근 교통위반 과태료를 내라는 통보를 받았다. 최고속도가 시속 70km로 제한돼 있는 도로를 달리다 과속을 한 게 과속카메라에 잡혔으니 과태료 850유로를 납부하라는 내용. 과태료와 함께 벌점 10점을 깎이게 될 판이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뭔가 이상했다. 단속카메라가 포착했단 최고속도 위반 순간 여자의 주행속도는 시속 703km였다. 이 정도면 비행기와 맞먹는 속도였다. 도대체 어떤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기에 여자는 어마어마한 속도로 달릴 수 있었던 것일까? 여자의 승용차는 포드의 준중형 모델인 포커스. 시속 200km로 달리기 어려운 차다. "비행기도 아닌데 내 차가 시속 703km 속도를 냈다고?" 황당하게 생돈을 날리게 된 여자는 이런 억울한 심정으로 지방교통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했다. 황당한 민원이 제기되자 지방교통위원회는 신속한 반응을 보였다.시의원 출신인인 위원장 지오바니 스톨로고는 전후 사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는 "시속 703km 속도로 자동차가 주행했다는 황당한 과태료 통보는 단속카메라의 오작동에서 기인한 것이 분명하다"고 밝혀왔다. 그는 지방교통위원회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엉터리 통고 사진을 올리고 경찰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경찰이 통고를 발송하기 전 내용을 확인했더라면 운전자에게 이런 엉터리 통지가 가진 않았을 것"이라며 경찰 책임론을 제기했다. 과속카메라의 오작동도 문제지만 '기계의 실수'를 걸러내지 못한 '사람의 실수'는 더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스톨로고는 여자에게 "최고속도를 위반했다는 통보가 무효화되는 데 그칠 일이 아니다. 당국이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스톨로고는 여자에게 "당국이 과속을 취소해주겠다고 제안해도 이를 받아들이지 말고 손해배상을 청구하라"고 권고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이재명 vs 김무성 소주성 설전 “무식 티내지마” “무책임한 포퓰리스트”

    이재명 vs 김무성 소주성 설전 “무식 티내지마” “무책임한 포퓰리스트”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을 “태어나선 안될 괴물”이라고 비판한 미래통합당 김무성 전 의원이 “무식한 티 내지 말라”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공격에 “무책임한 포퓰리스트”라며 맞섰다. 김 전 의원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가 ‘소득주도성장은 태어나서는 안 될 괴물’이라고 했더니 이 지사가 ‘소득주도성장은 적확한 경제해법’이라고 반박했다”면서 “이 지사의 발언을 보니 ‘경제에 대한 무지, 경제 철학에 대한 빈곤, 경제 흐름에 대한 몰이해’를 너무나 극명하게 드러낸다”고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경제정책은 달콤한 감언이설이 아니라 수치로 평가받는다”며 “문 정부가 ‘오로지 분배’만 외친 소득주도성장의 결과 일자리는 줄어들어 실업자는 늘고, 성장은 둔화됐으며, 정부나 가계의 빚만 늘었고, 중산층이 줄면서 사회양극화만 더욱 심해졌다”고 지적했다. 문 정부를 사회주의라고 칭한 것과 관련해서는 “‘자유시장경제’의 원리를 무시하면서 친노동, 반기업 정책의 각종 규제를 남발하기 때문”이라며 “지금 우리가 할 일은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괴물을 없애고 ‘인재, 지식, 혁신’을 중시하는 ‘인재주도성장, 지식주도성장, 혁신주도성장’으로 시장경제에 충실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이 지사를 향해 “‘엉터리 소득주도성장’의 나팔수이자 선동가의 역할을 했다. 성남시장, 경기지사로 재직하면서 오로지 한 일이라고는 국민과 경기도민의 세금으로 자신의 인기를 위해 ‘돈 퍼주기’만 일삼는 포퓰리스트일 뿐이었다”고 공격했다. 이어 “이 지사는 ‘무책임한 포퓰리즘’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아르헨티나를 망친 페론과 베네수엘라를 파탄 낸 차베스를 보는 것 같다”고 적었다. 앞서 김 전 의원은 전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면서는 “반시장 정책을 펴다 보니 결과는 실패”라며 “그러니까 사회주의 국가라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 지사는 해당 기사를 페이스북에 링크하면서 “태어나선 안될 ‘진짜’ 괴물은 국정농단 세력”이라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과거와 달리 수요가 줄어든 작금의 시대에 기존과 같은 공급역량 강화만으로는 경제를 살릴 수 없다”고 진단하면서 “소득주도성장은 수요를 강화해 공급과 균형을 맞추는 적확한 경제해법이다. 재난기본소득 정책만 보더라도 소득주도성장이 왜 필요한지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전 의원을 지목하면서 “진짜 ‘태어나선 안될 괴물’은 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이 아니라 당신들과 같은 국정농단 세력”이라면서 “진짜 ‘나라 거덜낼 일’은 이재명의 기본소득이 아니라 주권자 속이고 온갖 패악질로 국민 희롱한 당신들의 적폐행위”라고 강조했다. 이 전 지사는 또 “‘무식’이 잘못은 아니지만, 국민을 대리하겠다는 정치인이 알면서도 모른 척 하거나 모르는데도 아는 척 하는 것은 파렴치한 국민 기망행위”라면서 “혹시라도 모르신다면 스스로 말씀한 ‘무식’ 티내지 말고 그냥 조용히 계시는 것이 ‘잘못’ 저지르지 않고 사는 방법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논문 121편에 다 같은 사진이”…중국, 논문공장 오명 쓰나

    “논문 121편에 다 같은 사진이”…중국, 논문공장 오명 쓰나

    중국 과학자들이 국제 학술지에 발표한 과학 논문 100여편에서 조작·표절한 정황이 드러나 중국이 ‘가짜 논문 공장’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의 미생물학자이자 이미지 분석 전문가 엘리자베스 비크 박사(전 스탠포드의대 연구원)는 중국의 50여개 도시 소재 병원과 의과대학 소속 연구자들이 지난 4년 동안 발표한 생물학 관련 논문 121편이 적어도 1개 이상의 이미지를 서로 베껴낸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비크 박사는 “많은 논문들이 같은 회사나 ‘논문 공장’(paper mill)에서 생산됐다는 징표”라고 주장했다. 이들 연구자들은 연구 주제나 발간 시기가 서로 다른 논문인 데도 똑같은 세포 사진을 연구 근거로 쓰고 동일한 자료 문구를 쓴 것으로 밝혀졌다. 일부는 다른 논문에 여러 번 나온 사진을 회전시키거나 일부만 잘라 쓰는 방식으로 ‘눈속임’을 하기도 했다. 예컨대 논문 적어도 여섯 편이 세포 이동과 관련해 똑같은 자료 사진을 썼다. 논문 한 편은 이 사진을 위암 관련 사진이라고 설명했지만 다른 하나는 후두암 관련 사진이라고 쓴 식이다. 다른 논문들은 각각 대장암, 전립선암, 폐암 등 관련 연구 결과를 설명하먀 같은 사진을 활용했다. WSJ는 “이들 논문은 명백한 사기성 논문인 데도 국제 학술지 6곳의 심사를 통과했다”고 주장했다. 121편 중 거의 대부분인 113편이 ‘유럽 의약학 리뷰’(European Review for Medical and Pharmacological Sciences)에 게재됐다. 유럽 의약학 리뷰 측은 “문제가 된 논문들을 철회하고 저자들에게 데이터에 관해 문의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들 논문이 다른 연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데 있다. 구글 스칼라(Google Scholar)의 분석에 따르면 문제가 된 논문 가운데 1편은 2017년 이후 무려 50회 이상 다른 연구자들에 의해 인용됐고 다른 3편의 논문들은 20회 이상 인용됐다. 특히 생물학 연구 논문은 코로나19나 각종 질환 치료를 위한 중요 의약품 개발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큰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WSJ는 “이는 잘못된 논문이 다른 연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비크 박사는 “이런 ‘논문 공장’ 생산품들이 과학 연구를 오염시키고 있다”며 “이것이 빙산의 일각일 것으로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과학은 과학 위에서 세워진다. 벽돌을 한장한장 쌓아올려 벽을 세우는 것과 같다. 만약 1개의 벽돌이 좋지 않으면, 벽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비크 박사 등 연구자들이 중국 과학 연구논문들의 신빙성 문제에 주목하게 된 것은 지난 2월이었다. 중국 과학자들이 쓴 논문 400편 이상에 같은 이미지가 사용된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WSJ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과학자들이 커리어를 쌓거나 현금 보상을 위해 논문 게재의 압박을 심하게 받고 있다. 지난해 윈난(雲南)성의 한 의과대학은 유명한 저널에 논문을 게재하면 4만 2000달러(약 5023만원)의 상금을 주겠다고 연구자들에게 제안하기도 했다. 더욱이 논문 게재와 인용 건수는 중국 대학에서 중요한 교수 평가 기준이기도 하다. 이런 인센티브 시스템이 이른바 ‘논문 공장’이 성행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즉 중국 당국과 의료기관이 세계 생명과학계에서 영향력을 넓히려는 목적으로 학술지 게재를 기준으로 연구자 지원금 여부를 결정하면서 편법 경쟁까지 일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타오바오(淘寶)에는 구매자가 연구 주제를 선택하면 가짜 논문을 써주는 패키지 상품인 연구논문 아웃소싱 서비스도 있다. 4200~2만 8000달러를 내면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중국 언론들이 전했다. WSJ은 국제 과학계에서 표절과 엉터리 연구 논문의 문제가 제기된 게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과학자들이 생명을 구할 가능성이 있는 새로운 발견을 서둘러 공유하려는 욕구로 인해 문제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지난 6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의학저널인 랜싯이 코로나 19 관련 논문을 철회했다. 수십 명의 연구자들이 이 논문의 데이터가 의심스럽다는 지적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었다.그러나 이번에 의혹이 제기된 논문을 출간 취소하기는 상당히 까다로울 전망이다. WSJ는 “한번 출간된 논문의 진위를 다시 따져 취소하기까지의 과정은 수년이 걸리기도 한다”며 “학술지가 아예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저널에 실렸다가 철회되는 학술논문들을 조사하는 ‘리트랙션 워치(Retraction Watch)’의 공동설립자 이반 오란스키는 “중국은 ‘논문 발표냐 죽느냐’의 극단적인 버전”이라면서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말레이시아 등 세계 각국의 학계가 비슷한 ‘현금 보너스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근대광고 엿보기] ‘매약상’과 약장수, 약방

    [근대광고 엿보기] ‘매약상’과 약장수, 약방

    매일신보 1915년 5월 20일자 광고에 나온 ‘매약상’(賣藥商)의 모습이다. 매약상은 약을 들고 팔러 다니는 사람으로 매약행상이라고도 한다. 서양과 일본에서 근대 의약품이 들어오고 우리 제약 회사들도 전통 한약에 서양 의학을 접목해 약을 생산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동화약방의 ‘활명수’가 그 효시이고 화평당이나 제생당 등도 여러 종류의 약을 발매했다. 그러나 요즘의 약국과 같은 약품을 유통하고 판매할 조직이 없어 전국 각지를 다니면서 약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사람이 대신했는데 바로 매약상이다. 제약회사에서 매약상을 모집해 경향 각처로 보내기도 했다. 사진을 보면 대학생 모자와 같은 사각모를 썼고 밝은 색 코트를 입었다. 손에는 ‘청심보명단’(靑心保命丹)이라고 적힌 약품 상자를 들었다. 제생당약방에서 만든 청심보명단은 소화제로 둥글고 작은 환(丸)의 형태여서 휴대와 복용이 편리했다고 한다. 매약상과 비슷한 약종상은 진찰할 권한이 있는 반면 매약상은 단지 판매하는 일만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의사를 사칭해 병을 고쳐 주겠다고 침을 놓아 준 다음 비싼 치료비를 요구하는 매약상들이 많았다(매일신보 1918년 7월 14일자). 무면허 매약상들이 날뛰어 환자들이 피해를 보았다. 이들은 주로 의료와 약의 혜택을 받기 어려운 벽지와 시골로 다니며 쇼를 보여 주고 엉터리 약, 가짜 약을 속여 팔거나 강매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어리석은 촌민의 마음을 두렵게 하여 강제로 약을 맡긴 후 두세 사람씩 떼를 지어 가지고 강제로 약값을 징수하며 만약 약값을 내지 않는 사람이 있으면 심하면 구타까지 가하며 그 집안에 있는 물건을 아무것이나 뺏으며 잔인무도한 행동을 하는 터인 바이라.”(중외일보 1928년 1월 31일자) 이런 사기꾼과 같은 ‘약장수’들이 일제강점기에 수천명이 있었다고 하며 1970년대까지도 도시 변두리나 농어촌에서 흔히 볼 수 있었다. 광복 후에도 매약상과 약종상 제도는 유지됐다가 매약상은 1968년에, 약종상은 1971년에 폐지됐다. 약국은 약사가 의약을 조제하거나 판매하는 곳으로 약사법에 규정돼 있다. 매약상이나 약종상 등 의약품 취급업자들은 ‘약방’이라는 이름으로 단지 약을 판매만 할 수 있었다. 약국이 없는 면 단위 이하의 지역에 약품을 팔 수 있도록 하는 제도였다. 매약상과 약종상 제도의 폐지로 약방은 거의 없어졌지만 폐지 전에 개설된 약방은 농촌 마을에 남아 있다. 경남 김해의 경우 현재 약국이 173개 있지만 약방 두 곳도 영업 중이다. 약방은 조제나 의료행위를 할 수 없지만 과거 의사와 약사가 없는 시골에서 불법으로 하기도 했다. 손성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중국 신장에서 수입한 사람 머리카락 13t 美 세관이 압류

    중국 신장에서 수입한 사람 머리카락 13t 美 세관이 압류

    중국 신장에서 수입한 인모(人毛) 제품이 무더기로 미국 세관에 압류됐다. 중국의 서쪽 끝에 위치한 신장은 이슬람을 믿는 위구르인 100만명을 한족으로 흡수하기 위해 거대한 “재교육 캠프”에 수용하고 있는데 이곳에서 어린이와 죄수들을 강제 노역시켜 이 제품을 생산했다는 이유로 뉴욕과 뉴저지주의 항구에서 압수했다고 영국 BBC가 2일 전했다. 브렌다 스미스 미 세관 및 국경보호국(CBP) 대변인은 “이들 제품의 생산에 아주 심각한 인권 침해가 있다”고 압류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에 압류된 인모 제품은 신장에 있는 롭 카운티 메이신 모발회사가 수출해 선적한 13t 물량의 일부이며, 모두 80만 달러(약 9억 5920만원) 이상이라고 했다. 물론 중국은 엉터리이며 악의적인 의심이라고 반박했다. 그런데 미국 쪽은 어린이나 죄수들의 머리카락이라는 것인지, 아니면 그들이 만든 제품이란 것인지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았다고 방송은 전했다. 지난달 미 세관은 이 회사가 생산한 모든 제품에 대해 “구류 명령”을 내렸다. 미국 법률은 해외에서 “범죄 노동”을 통해 만든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스미스 대변인은 “이 명령은 분명하고 직접적인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의도된 것이며 불법적이고 비인간적인 관행들은 미국 공급망에서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미국은 “신장의 무슬림 소수민족을 구금하거나 유린하는 일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믿어지는” 중국 관리들에 대한 비자 발급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또 상무부는 신장의 37개 회사들과 거래하면 안된다고 경고했는데 이 때도 “강제 노역과 인권 유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위구르 인권법안에 서명해 신장에 대한 제재와 미국 기관들이 더 많은 보고를 하도록 규정했다가 최근에 중국과 “중대한 무역 협상의 와중에 있다”며 더 강한 제재를 유보했다. 그는 정치 전문 매체 액시오스에 “협상 한가운데 있는데 갑자기 추가 제재를 던지면 되겠느냐. 우리는 이미 많은 일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최근 BBC는 위구르 인구를 줄이기 위해 한자녀 정책을 신장 지역의 여성과 가정에 강요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단독] 기재부가 공개했던 ‘로또 명당’은 엉터리였다

    [단독] 기재부가 공개했던 ‘로또 명당’은 엉터리였다

    1등 당첨 판매점 현황 실제와 달라기재부 “동행복권이 건넨 원본 문제”오류 인지하고도 수정 등 조치 없어“소극행정으로 간주되면 법적 책임”기획재정부가 처음으로 공개했던 로또 1등 자동당첨 판매점 현황<서울신문 6월 19일자 17면>이 오류투성이인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기재부가 공개했던 것보다 1등 당첨 배출이 많은 판매점이 있었고, 판매점별 1등 배출 횟수도 실제와 다른 경우가 많았다. 기재부는 국민에게 공개한 자료에 오류가 있다는 걸 인지했음에도 수정이나 재공개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1일 기재부와 복권수탁사업자 동행복권에 따르면 기재부의 정보 공개 이후 로또 1등 자동당첨 판매점 현황에 오류가 많다는 걸 파악했다. 이 현황은 기재부 복권위원회 사무처가 지난 5월 중순 정부 자료를 국민에게 개방하는 사이트인 공공데이터 포털에 올린 자료다. 기재부가 로또 판매점별 1등 당첨 횟수를 공식적으로 파악해 공개한 건 처음이라 화제를 모았다. 1회 추첨일인 2002년 12월 7일부터 911회인 올해 5월 16일까지 당첨 현황을 누적 집계해 자동 1등이 많이 나온 308개 판매점의 지역과 상호까지 공개했다. 동행복권이 먼저 자신들이 파악하고 있는 1등 당첨 판매점 현황과 다른 걸 의아하게 여겨 재확인한 결과 오류를 발견했고, 기재부에 뒤늦게 전달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정보공개를 위해 동행복권으로부터 건네받았던 원본 자료 자체에 오류가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재부는 이 사실을 파악한 뒤에도 아직 수정 등의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이날 현재 공공데이터 포털에도 여전히 잘못된 현황이 그대로 게재돼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최근 1년간 현황만 다시 집계해 다음주 중 공공데이터 포털에 올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초 공개했던 현황은 17년치 이상의 집계인데, 1년치만 새로 공개하는 것에 대해선 명확한 해명을 하지 않았다. 1년치만 공개할 경우 새로운 자료를 생성하는 것이라 앞선 오류를 굳이 밝히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기재부가 잘못된 정보를 공개해 혼란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재부 자료에 실린 판매점이 실제 1등 당첨 배출 횟수가 적음에도 ‘명당’이라는 등 거짓 선전을 할 수 있다. 또 이것을 믿은 국민이 이런 판매점에 몰릴 가능성도 있다. 강성국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활동가는 “정부가 오류를 인지하고도 제대로 된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는 건 ‘소극행정’(공무원의 직무태만 등으로 국민의 권익을 침해하는 등의 행위)으로 간주해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의무’ 쏙 빠진 기부금 사용 정보 공개… 기부자 알권리 후퇴

    공개 기간 규정 빠진 채 “공개 노력” 수정모금 활동 투명성 강화 원안 ‘용두사미’ 관련 정보 게시 ‘14일 이상→30일 이상’시행령 위반 법률상 벌칙 조항도 빠져 정의기억연대와 나눔의집 후원금 부실회계 논란을 계기로 기부금 모금활동의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가운데 정작 정부는 스스로 천명한 ‘기부자의 알권리 강화’에서 후퇴한 법령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행정안전부는 기부자의 알권리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기부금품법) 시행령 개정안이 30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로는 기부자의 알권리 강화 관련 내용이 당초 추진했던 원안에서 크게 후퇴한 것이어서 ‘용두사미’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행안부에 따르면 개정안은 모집자가 기부금품 모집·사용 정보를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기간을 현재 14일 이상에서 30일 이상으로 늘리는 내용 등을 담았다. 행안부나 광역자치단체 등 기부금품 모집 등록청도 기부금품 모집 등록·사용 승인 등 내용을 분기별로 공개하도록 했다. 이 밖에 기부금품 모집 관련 서식 표준화 등이 들어었다. 하지만 가장 관심을 모았던 ‘기부자 요청시 사용명세 관련 정보 공개 의무’는 공개 기간 규정 및 벌칙 조항이 다 빠진 채 ‘정보 공개 노력’으로 마무리됐다. 행안부가 기부자의 알권리를 높이는 방향으로 시행령 개정 작업에 착수한 건 2018년부터다. 이른바 ‘어금니 아빠’ 이영학의 후원금 유용과 엉터리 시민단체 ‘새희망씨앗’ 사건 등이 계기가 됐다. 하지만 기부자 알권리 조항에 발목이 잡혀 지난 2년 동안 두 차례나 국무회의 안건 상정에서 빠지는 등 파행을 거듭했다. 행안부는 이달 초 시행령 개정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하겠다고 했지만 막상 국무회의 전날 “조문 수정으로 (개정안이) 국무회의 안건에서 제외됐다”며 발표 계획을 미뤘다. 행안부는 지난해 6월에도 국무회의 안건으로 상정까지 해놓고도 기부금 모집단체 측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더 거치기 위해 일정을 미뤘다며 급작스럽게 안건에서 뺐었다. 행안부가 지난해 6월 국무회의에 제출하려던 시행령 개정안 원안은 ‘기부자가 자신의 기부금품을 접수한 모집자에게 기부금품 모집·사용 내용의 공개를 요청할 수 있고 모집자는 요청을 받은 날부터 7일 안에 관련 내용을 제공해야 한다’고 돼 있었다. 하지만 모집단체 측은 ‘7일 이내 공개’ 규정을 지키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고 위반 시 ‘3년 이하 징역 3000만원 이하 벌금형’은 지나치다며 반발했다. 이후 행안부는 기부금 모집단체 측 의견을 수렴해 ‘7일 이내’를 ‘14일 이내’로 완화한 개정안을 지난해 12월 다시 입법예고했다가 논란이 계속되자 결국 기간 없이 ‘공개를 요청할 수 있다’라고 언급하는 수준까지 후퇴했다. 시행령 위반에 법률상 벌칙 조항을 적용하는 것 역시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난다는 법제처 지적에 따라 빠졌다. 결국 2년이나 시간을 들여 이룬 성과는 강제력이 전혀 없는 ‘노력’뿐인 셈이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이성배 서울시의원 “엉터리 혼잡통행료 징수로 빛바랜 서울시 승용차요일제”

    이성배 서울시의원 “엉터리 혼잡통행료 징수로 빛바랜 서울시 승용차요일제”

    서울시는 도심 교통량을 줄이고 대기 환경을 보존하기 위해 「서울특별시 혼잡통행료 징수 조례」에 따라 특정 교통 혼잡지역인 남산 1·3호 터널을 통과하는 차량으로부터 2000원씩 징수하고 있다. 이곳을 통행하기 위한 차량이 차로로 진입하면, 카메라가 차량번호를 인식하고 통행료에 대한 면제, 감면, 미납 등의 정보를 징수원 모니터로 전송한다. 징수원은 이 정보에 따라 각각의 차량에 통행료를 부과한다. 그러나 감면대상인 ‘승용차요일제’ 차량은 예외적으로 통행료에 대한 정보를 카메라로 인식하지 않고 징수원이 차량에 부착된 요일제 스티커를 육안으로 확인한 후 통행료를 부과하고 있어, 징수 오류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승용차요일제를 신청하고 위반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취소가 되더라도, 전산이 아닌 징수원이 요일제 스티커의 부착 여부만 확인하고 통행료를 부과하다 보니 이를 인지한 운전자들이 스티커만 붙인 채 통행료를 제대로 지불하지 않고 남산1·3호 터널을 이용하고 있다.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이성배 의원은 “현재와 같은 통행료 징수 방식은 혼잡통행료의 엉터리 징수뿐만 아니라, 징수원의 업무 과중까지 발생시키고 있다”라고 지적했다.또한 고속도로의 하이패스 전용차로처럼 교통 혼잡을 줄이기 위해 무정차로 통과할 수 있도록 만든 바로녹색 등록 차량 전용차선이 시스템과 행정상의 이유로 사용이 보류 중인 현 상황을 지적하며, 운전자들의 혼란만 가중시키는 현재의 운영방식을 비판했다. 이 의원은 “2020년 7월 9일부터 승용차요일제는 폐지된다. 승용차요일제와 같은 시민의 자발적 참여로 이루어진 좋은 제도가 관리 미흡으로 인해 시작부터 약 18년간 엉터리로 통행료를 징수하며 세금만 줄줄 새게 만들고, 당초 취지가 빛바랜 채 끝나간다”라며, “교통량 감소, 대기 환경 보존 등 비슷한 목적으로 새롭게 시행되는 서울시 승용차 마일리지 제도는 동일한 과정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빈틈없이 준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성모 마리아 복원하랬더니 아줌마 얼굴로, 스페인 또 ‘명화 망치기’

    성모 마리아 복원하랬더니 아줌마 얼굴로, 스페인 또 ‘명화 망치기’

    스페인에서 8년 전 ‘주책 할머니’의 엉터리 명화(名畵)복원에 버금 가는 명화 훼손 시건이 또 일어났다. 23일(현지시간) 스페인 유로파 프레스 보도를 인용한 영국 BBC에 따르면 17세기 스페인 화가 바르톨로메 에스테반 무리요의 ‘성모잉태’ 복제화가 복원 작업 중 훼손됐다. 이 명화를 소장하고 있던 발렌시아의 수집가는 그림의 때를 벗겨내고 깨끗하게 만들기 위해 가구 복원가에게 의뢰했다. 그는 1200 유로(약 164만원)의 형편 없이 저렴한 비용을 불렀다. 물론 그는 회화 복원에 관한 지식이 전혀 없었다. 그림의 때를 벗겨내려다 그림 속 성모 마리아 이미지마저 지워 버렸다. 그 뒤 이 아마추어 복원가는 두 차례나 수정을 시도하고, 그림을 덧칠했지만 상황을 더 나쁘게 만들었다. 그림 속의 아름다웠던 성모 마리아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우스꽝스러운 여인의 이미지만 남았다. 그림 소유주는 뒤늦게 진짜 회화 복원 전문가에게 작품을 다시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8년 전에도 스페인 북부 사라고사 근처 보르하에서 비슷한 일이 있었다. 마을 성당에 모셔진 20세기 예수벽화 ‘에케 호모’가 훼손되자, 주민들이 복원하겠다고 힘을 합쳤는데 주책 맞은80대 할머니 신도가 본인이 해보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그림 속 예수는 원숭이 얼굴처럼 변하고 말았다.지난해에도 나바레의 한 교회에 있던 16세기 성 조지의 목각상이 복원 와중에 플레이모빌 캐릭터를 연상시키는 얼굴로 바뀌었다. 다행히 이 목각상은 전문기관을 통해 전문가에게 다시 맡겨져 거의 원형에 가깝게 복원됐다. 이번 일을 계기로 스페인에서는 예술작품 복원에 대한 규제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선 현행 법으로는 복원할 기술이 없는 이들이 복원에 참여하는 일을 막을 수가 없다. 스페인의 복원·보존 전문가 협회(ACRE)는 성명을 내 법적 보호가 미비함을 규탄하고 최근의 사건들은 “문화재 파괴”라고 규정했다. 협회는 “규제가 미비해 우리 유산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 복원과 보존 전문가들이 최근 기회가 자꾸 사라져 다른 일로 빠져나간다. 이 직종이 스페인에서는 사라질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ACRE의 마리아 보르하 부사장은 영국 일간 가디언에 “이런 사고는 불행하게도 생각보다 흔하다“며 “비전문가의 개입은 작품 손상을 돌이킬 수 없게 만든다”고 개탄했다. 갈리시아문화재복원학교 페르난도 카레라 교수는 신문에 “약국에서 약을 팔려면 약사 자격증이 있어야 한다”면서 “전문지식이 없는 사람도 예술작품 복원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노태우 장남 “父, 5·18에 무한책임…‘내가 희생되는 게 낫다’”

    노태우 장남 “父, 5·18에 무한책임…‘내가 희생되는 게 낫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인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원장은 23일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아버님께서 (1987년) 6·29민주화선언 며칠 전 가족들에게 ‘다시는 광주(사태)같은 일이 일어나면 안 되고 차라리 내가 희생되는 게 낫다’는 비장한 뜻을 밝힌 기억이 난다”고 했다. 노 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6·29 선언에 광주 5·18의 정신이 씨앗이 돼 녹아있다고 생각하고, 아버님도 6·29 선언을 하겠다고 말씀하시며 ‘이제 더이상 우리 국민들의 뜻을 물리적이거나 강압적인 힘으로 제압할 수는 없다. 그런 때는 지났다’고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아버님은 항상 본인이 역사에 대해서는 무한책임을 갖고 있다고 생각을 했고, 5·18과 관련해서 어떤 역할을 하든지간에 책임을 회피하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다”며 “5·18을 둘러싸고 북한국이 개입됐다든지 하는 사실이 아닌 엉터리 뉴스를 통해서 국론이 분열되는 것에 안타깝다는 표현을 많이 하셨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와 올해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노 원장은 “사실 아버님이 언제 돌아가실지 모르는 상황이 오면서 참배를 하고 사죄의 행동을 옮겨야겠다는 생각은 항상 있었는데 지난해 어느 날 갑자기 ‘더이상 미루지 말고 참배하러 가자’는 생각이 떠올라 무작정 내려갔다”며 “사죄에 대한 아버님의 말씀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게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대신 저와 저희 가족이 나서서 치해와 화해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릴 수 있다면 100번이고 1000번이고 사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여기는 남미] “코로나19로 돈 벌어볼까?”…부정부패에 시름하는 중남미

    [여기는 남미] “코로나19로 돈 벌어볼까?”…부정부패에 시름하는 중남미

    코로나19 사태로 시름하는 중남미에서 공직자가 코로나19를 이용해 주머니를 채운 부정부패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대부분은 의료도구나 장비를 턱없이 비싼 가격에 사들이면서 뒷돈을 챙긴 후진국형 부패사건이다. 에콰도르 검찰은 지난달부터 일단의 보건부 공무원을 상대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공립병원에서 사용할 시신 가방을 사들이면서 정상가격의 13배를 주고 커미션을 챙긴 혐의에서다. 수사가 시작되자 수사선사에 오른 한 전직 보건부 고위 공직자는 경비행기를 타고 에콰도르를 탈출, 페루로 건너가다가 추락사고를 당했다.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진 문제의 전 공직자는 입원치료를 받고 있지만 에콰도르 경찰이 경비를 서고 있다. 에콰도르 검찰은 그가 건강을 회복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에콰도르의 검찰총장 디아나 살라사르는 "의료시스템이 붕괴돼 길에서 사람들이 죽어가는 판국에 코로나19를 이용해 돈을 벌려고 한 건 지극히 비윤리적 범죄"라며 엄중수사를 공개 약속했다. 남미 볼리비아에선 전 보건장관 마르셀로 나바하스가 가택연금 상태로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지자 볼리비아 공립병원에 공급한다며 스페인으로부터 인공호흡기 170대를 긴급 수입했다. 그는 대당 2만8080달러(약 3400만원)를 지불했다. 하지만 그가 수입한 인공호흡기의 실제 가격은 절반을 크게 밑도는 1만1000달러(약 1335만원)에 불과했다. 게다가 수입된 인공호흡기 대부분은 불량품이라 제대로 작동하지도 않았다. 볼리비아 검찰 관계자는 "나바하스 전 장관이 수입중개상과 공모, 엄청나게 가격을 부풀렸다"며 "막대한 뒷돈을 받은 정황이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100만 명을 넘어선 브라질도 예외는 아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브라질에선 적어도 7개 주(州)에서 코로나19 사태를 이용해 예산을 남용한 혐의 공직자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뒷돈 거래가 의심되는 거래에 사용된 예산은 2억 달러(약 2340억원)를 상회한다. 콜롬비아에선 막대한 정치후원금을 낸 기업인 100여 명이 공립병원 의료장비와 도구 납품권을 따내 검찰의 수사가 시작됐다. 페루에선 희석된 저질 손소독제와 엉터리 마스크를 사들여 경찰에 지급한 내무장관과 경찰청장이 나란히 사임했다. 페루 검찰은 두 사람과 납품업체 간 뒷거래가 있었는지 수사 중이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슬기로운 감빵생활?…손세정제로 술 만들어 먹은 스페인 재소자들

    슬기로운 감빵생활?…손세정제로 술 만들어 먹은 스페인 재소자들

    스페인의 한 여자교도소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곳곳에 비치한 손세정제를 부랴부랴 수거하는 소동을 빚었다. 알고 보니 기발한 아이디어(?)로 잔뜩 술에 취한 여자재소자가 속출한 때문이었다. 19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있는 브리안스우노 교도소는 시설 내부에 비치한 손세정제를 긴급 수거했다. 교도소 측이 손세정제를 설치한 지 5일 만이다. 교도소 측은 코로나19 봉쇄가 풀리면서 도서실과 면회실 등에 알코올 손세정제를 비치했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는 가운데 꼼꼼한 손씻기로 위생수칙을 지키자는 취지였지만 이때부터 교도소에선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손세정제 디스펜서가 금세 비어버리는가 하면 어디에서 구했는지 술을 마신 취한 여자재소자들이 눈에 띄기 시작한 것. 교도소 측이 사정을 조사해 보니 재소자들이 마신 건 다름 아닌 손세정제로 만든 엉터리 ‘사제 칵테일’이었다. 일단의 재소자들이 만들기 시작했다는 문제의 칵테일은 쿠바리브레를 흉내 낸 것이었다. 쿠바타라고도 불리는 쿠바리브레는 럼주와 콜라를 혼합해 만드는 칵테일의 하나다.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면서 손세정제가 절대 부족해지자 스페인에선 주류업체들이 술을 만들기 위해 확보했던 알코올을 풀었다. 손세정제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서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재소자들은 교도소 안에 손세정제가 비치되자 손씻기보다는 칵테일을 먼저 떠올렸다. “술을 만들려고 비축했던 알코올이라면 먹어도 되는 거 아냐?” 누군가 이런 아이디어를 냈고, 콜라와 섞으면 맛있는 칵테일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데 일단의 재소자들이 박수를 치면서 가담해 벌어진 사건이라는 게 교도소 측의 설명이다. 교도소 관계자는 “각 구역에 설치한 알코올 손세정제가 하도 빨리 없어지기에 조사를 하다가 재소자들이 손세정제와 콜라를 섞은 엉터리 칵테일을 마시는 현장을 적발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주류업체들이 제공한 알코올을 재료로 손세정제를 만든 건 사실이지만 손세정제는 결코 식용으로 적합하지 않다”며 “재소자들의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일단은 손세정제를 모두 수거했다”고 덧붙였다. 교도소 측은 손세정제 재비치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인천시, 시내버스업체에 혈세 105억 ‘펑펑’

    인천시가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해 혈세 105억원 상당을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16일 이 같은 내용의 인천시 시내버스 준공영제 운용실태 감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인천시는 2009년 8월 준공영제 도입 후 운행 실적에 운송비용과 적정이윤을 더한 표준운송원가에 따라 운송비용을 지급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천시가 버스 업체에 지급한 지원금은 2010년 446억원에서 2018년 1078억원으로 약 2.4배로 늘었다. 버스 준공영제 실시 이후 버스업체에 대한 적자 보전 비용이 크게 늘면서 지자체 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감사를 통해 인천시가 버스업체에 대한 재정지원금이 엉터리로 산정되는 바람에 예산이 낭비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버스업체에 지급하는 재정지원금은 표준운송원가와 운행대수 등에 의해 결정되는데, 인천시가 표준운송원가 및 운행 대수를 과다 산정하고 표준운송원가 결정 방법을 합리적인 분석 없이 변경해 재정 부담을 가중시켰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차감해야 할 통행료를 잘못 산정(1일 대당 972원 적게 기타비용에서 차감)해 2012년 8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총 35억여원을 과다 지급했다. 또 버스업체에 매년 시내버스요금 산정 기준에 따른 적정투자 보수보다 56억원 상당을 초과한 이윤을 지급했다. 타당성 검토 없이 관리직과 정비직 인건비를 인상해 줘 14억여원의 재정지원금을 더 많이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인천시장에게 시내버스 표준운송원가를 결정할 때 잘못 산정하는 등 과다하게 재정을 지원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