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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목욕탕 단상/노주석 논설위원

    몇 년 전 목욕탕에서의 일이다.50줄에 접어든 어느 경제 관료가 “나이가 들면 제일 먼저 살이 빠지는 부위가 어딘지 알아?”라고 뜬금없는 소리를 했다. 무슨 실없는 소린가 했다. 관료 왈 ‘엉덩이’라면서 항상 그 부위를 유심히 살피라고 했다. 팽팽한 그의 엉덩이 아래 한 줄기 주름이 확연했다.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 잊고 지냈다. 그러다 얼마전 TV에서 대중 목욕탕에 몸짱 보디마스크를 쓰고 나타나 주위 남자들을 기죽이는 한 휴대전화 광고를 봤다. 몇 년 전 기억이 고스란히 되살아났다. 정말인지 궁금했다. 다음날 목욕탕에서 몸매 좋은 한 50대의 나무랄 데 없는 앞 모습을 바라보다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그 부위에 눈길이 끌렸다. 주름이 있었다. 나이가 들면 생기는 훈장이려니 했다. 내것도 확인하고 싶어 고개를 최대한 꺾어 거울에 비춰보았다. 잘 보이지 않았다. 불현듯 깨달았다. 앞만 바라보지 말고 가끔 뒤를 돌아보라는 뜻이었다. 자기 주름은 자기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였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시엘과 헤어지는 하루

    시엘과 헤어지는 하루

    눈이 번쩍 떠졌다. ‘시엘 목욕시켜야 해.’ 아침햇살이 창을 열고 들어왔다. 캣타워 위에서 잠자던 시엘이 부스럭대는 소리에 귀찮다는 듯 게슴츠레 눈을 반만 뜬 채 ‘일어났냐?’ 인사한다. 다가가 쓰다듬어 주자 그르릉, 좋다며 몸을 뒤집는다. 어제 신랑이랑 다듬어 짧아진 털이 파마라도 한 듯 곱슬곱슬하다. 오늘 시엘과의 마지막 목욕을 준비한다. 먼저 욕실로 가 넓은 대야에 따뜻한 물을 받았다. 몸을 잔뜩 움츠린 시엘이 도망갈 궁리에 눈을 굴린다. 일단 문부터 꼭 닫은 나는 고양이 전용 샴푸와 린스로 신랑과 함께 시엘을 목욕시켰다. 털을 닦을 땐 변기 뚜껑을 내리고 그 위에 올려 닦는데, 4년 동안 그렇게 했더니 이젠 스스로 뚜껑 위에 올라가 내 어깨에 안기려 한다. 수건으로 갓난아기 감싸듯 시엘을 감싸 안고 궁둥이를 톡톡 두드리며 나왔다. “시엘, 수고했어. 우리 예쁜 아기.” 인터넷 카페를 통해 시엘의 분양 글을 본 나는 광주까지 내려가 시엘을 데려왔다. 고양이에 관한 책을 세 권이나 사 읽고 필요한 용품을 미리 사놓는 등 만반의 준비를 마친 후였다. 시엘은 집으로 오는 내내 이동장 안에서 잠만 잤다. 그 후로 4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시엘은 아기를 낳고, 중성화 수술을 했다. 그러는 동안 새침하고 낯가림 심하던 녀석이 이젠 낯선 손님이 와도 ‘넌 누구냐’라는 눈빛으로 멀뚱히 쳐다만 본다. 나 역시 4년이란 시간 동안 신랑을 만나 결혼을 하고, 개똥이(태명)를 가졌다. 4년 내내 곁에 머물며 고양이를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주던 시엘을, 감히 생각지 못했던 시엘과의 이별을 난 오늘 하려 한다. 날이 무척 화창했다. 시엘을 보내기 위해 인천행 버스를 기다리는 내내 마음이 뒤숭숭하다.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신랑이 손을 꼭 잡아준다. 인천행 버스는 의외로 빨리 왔다. 봄 햇살이 샛노랗게 버스를 채웠다. 시엘은 나랑 처음 만났을 때처럼 잠을 자고 있다. 워낙 조용하고 얌전하지만 눈치 하나는 백단이라 목욕이나 외출하려 움직이면 바로 침대 밑에 숨어 드라이기를 들이대기 전까진 절대 나오지 않는다. 그렇게 영리한 눈치백단 시엘은 소풍이라도 가는 줄 알고 쿨쿨 늘어지게 자고 있다. 바보 시엘. 창 밖을 보다 문득 아전인수란 말이 생각났다. 혹시 모를 아토피 때문에 고양이를 다른 곳으로 보내라는 산부인과 의사가 내게 한 말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눈물을 줄줄 흘렸다. 개똥이도 내 새끼이고 시엘도 내 새끼인데, 뭐가 아전인수란 말인가. 게다가 고양이와 아기의 동거생활을 하는 사람도 많은데. 그 말의 근본적 오류는 시엘을 가족으로 보지 않는 시선에서 출발한다. 그런 말을 듣고도 시엘을 보낼 수 없어 한동안 무척 힘들었다. 시엘과 헤어지기 위함이 아닌 함께 살기 위한 방법을 찾다 문득 시댁어른들의 반대와 고양이를 보낼 수 없는 나 사이에서 힘들어하는 신랑을 봤다. 원래 고양이를 싫어하던 신랑이었는데, 사랑하는 사람이 좋아한다는 이유로 고양이와의 동거를 받아줬다. 나보다 시엘을 더 좋아해 아빠라고, 애묘가가 아니면 비웃는 호칭을 스스로에게 붙이기도 했다. 어쩌면 나보다 더 마음 아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임신한 내가 스트레스 받을까봐 내색도 못하고 힘들어하는 신랑을 보며 너무 내 생각만 했구나 싶어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임신을 하고 시댁의 강요로 고양이를 분양 보낸다는 사람들의 글을 많이 접했었다. 그럴 때마다 난 그들을 비난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아기가 생겼고, 내 신체뿐 아니라 많은 것이 바뀌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동안 목적지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려 시엘 새 엄마를 기다렸다. 10여 분이 지났을까? 시엘 새 엄마가 될 사람이 신호등을 건너며 헤헤 인사한다. 얼굴 가득 담긴 미소가 참 예뻐 보였다. 그냥 보낼 수 없다며 들어와 주스라도 한 잔 하고 가라기에 사양 않고 따라갔다. 무거운 배를 안고 헉헉거리며 도착한 집은 원룸에 아늑했다. 앉자마자 시엘을 이동장에서 꺼냈다. 놀란 눈으로 나와 방을 번갈아보더니 자기 영역이 아님을 알고는 곧장 저자세로 구석진 곳을 찾아 숨어 들어갔다. 집을 찬찬히 둘러봤다. 시엘이 좋아하는 창가에 화초가 가득이다. ‘저 화초들, 시엘이 다 뜯어먹을 텐데…, 말할까 말까.’ 냉장고를 열어 간식으로 가득한 박스를 열곤, 시엘이 어떤 걸 좋아하냐고 묻는다. ‘간식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주면 뚱뚱해지고 이까지 상해 안 좋은데…, 말할까 말까.’ 이것저것 다 괜찮은데도, 말해주고 싶은 것투성이다. 이제 가야 하겠구나, 물 먹은 엉덩이를 살짝 움직이며 반이나 남은 주스를 두 입에 나눠마셨다. 목구멍이 부은 듯 넘어가지 않는 주스를 꾸욱 눌렀다. 나갈 때까지 시엘은 구석진 곳에서 나오지 않았다. 억지로 시엘을 꺼내 사진 한 장을 찍었다. 시엘 새 엄마가 옆에서 부담 갖지 말고 연락 자주 하라며 자신도 그럴 거라고 했다. 참 고마운 사람이다. 버스를 기다리며 강아지를 안고 있는 아이들을 본다. 동물을 대하는 아이들을 보면 간혹 참 잔인한 경우가 많다. 길고양이들에게 아무렇지 않게 돌을 던지고 송곳으로 찌르며 괴롭힌다. 자신보다 약한 생명을 돌보기보단 지배하는 법부터 배우는 아이들은 참 가엽다. 우리 개똥이는 생명을 사랑할 줄 아는 아이였으면 좋겠다. 고양이를 비롯한 자연과 대화하는 법, 그리고 사랑하는 법을 난 개똥이에게 가르쳐주겠다. 시엘이 내게 그랬던 것처럼. 글·사진 박재희 자유기고가   월간 <삶과꿈> 2008년 6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쇠고기 수입중단’ 보장 못받아

    한·미 정부는 20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관련 추가 협의를 갖고 척추의 횡돌기, 측돌기 등 논란이 됐던 쇠고기 부위의 수입을 금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당초 정부가 공언해 왔던 ‘미국 내 광우병 발병 때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내용은 빠져 있고,30개월령 제한을 푸는 전제조건인 강화된 사료조치 역시 언급되지 않아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이같이 발표하고 양국 통상장관들이 합의 내용을 확인하는 서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합의는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김 본부장과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가 서한을 교환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이번 추가협의의 주요 내용은 양국이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20조와 세계무역기구(WTO) 동식물검역협정(SPS)에 따라 국민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권리를 인정한다는 것이다. 또한 양측은 광우병위험물질(SRM)과 관련해 미국이 내수용과 수출용 쇠고기에 대해 동일한 규정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척추의 횡돌기, 측돌기,‘천추 정중천공능선(소 엉덩이 부분 등뼈의 일부)’ 등도 수입이 금지되는 SRM에 포함됐다. 하지만 GATT 20조에 따라 국민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제기한 당사국이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이는 미국에서의 광우병 위험에 대한 근거를 우리 정부가 제시해야 한다는 뜻이다. 국제경제법학회 회장인 경희대 법학과 최승환 교수는 “우리가 미국산 쇠고기가 위험하다는 판단에 따라 수입을 금지했을 때 이에 대한 근거를 미국이 인정하지 않으면 통상마찰은 물론 미국의 무역보복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미국과의 추가 협의가 끝남에 따라 지난 14일 연기했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개정안의 장관고시를 오는 23일쯤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사설] 이젠 쇠고기 넘어 FTA 매듭짓자

    미국에서 광우병이 추가로 발생하면 쇠고기 수입을 중단할 수 있게 됐다. 또 소 척추의 횡돌기, 측돌기, 천추 정중천공능선(소 엉덩이 부분 등뼈의 일부)도 수입이 금지되는 특정위험물질(SRM)에 추가됐다. 지난달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개방하기로 합의하면서 ‘검역주권’ 논란을 유발했던 사안들이다. 미국이 당초 합의문 수정 불가 입장에서 쇠고기 전면 개방이 몰고온 한국내 반미 정서 확대 등을 감안해 융통성을 보인 결과로 이해된다. 우리는 그동안 ‘검역주권’ 명문화를 위한 추가협상을 거듭 촉구했다. 추가 협의결과가 기대 수준에는 다소 미치지 못하지만 광우병 공세를 누그러뜨리는 데 어느 정도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는 어제 청와대 회담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와 쇠고기 수입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심의를 거부했다.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이 대통령은 30개월 이상 소는 수입업자들이 자율적으로 수입을 거부하기로 했고, 일본과 타이완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 결과 형평성에 문제가 있으면 수정보완을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재협상에 준하는 내용으로 봐야 한다. 그럼에도 ‘국민정서법’을 들이대며 한·미 FTA 비준 문제를 꺼낼 분위기가 아니라는 것은 정치지도자로서 취할 태도가 아니다. 한·미 FTA가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다면 반대 당론을 설득하는 것이 리더십 아닌가. 우리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와 한·미 FTA는 별개의 사안인 점을 누차 강조한 바 있다. 미국산 쇠고기의 위생검역에서 미진한 부분은 지속적으로 따지더라도 한국 경제의 사활이 걸린 FTA 비준안은 분리해 논의하는 것이 공당의 책임있는 자세다. 이 대통령도 손 대표의 대국민 사과 요구에 인색할 필요가 없다. 며칠 남지 않은 17대 국회에서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되길 기대한다.
  • [美쇠고기 논란 새국면] ‘부실협상’ 파문 치명타… 사실상 재협상

    [美쇠고기 논란 새국면] ‘부실협상’ 파문 치명타… 사실상 재협상

    정부가 지난달 18일 미국과 합의한 수입위생조건에 ‘검역주권’을 추가로 명문화하기로 한 것은 국내 여론이 ‘위험 수위’를 넘었다는 권력 최고층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이번 협상을 기술적인 문제로 치부하면서 대국민 설득에 나섰으나 협정문을 오역하고 미국보다 낮은 수준의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 기준까지 수용한 사실이 드러나 새 정부의 신뢰성은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상처를 입었다. ●정부 최대위기 정면돌파 승부수 게다가 야권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쇠고기 협상을 연계해 17대 국회에서 FTA 비준안 처리를 거부, 이명박 정부 출범 3개월도 안돼 야당이 정국 운영권을 쥐는,‘예상치 못한 상황’마저 연출됐다. 당정은 다른 해명이나 설득은 역효과만 낸다고 판단,‘정면돌파’로 승부수를 띄웠다. 지난 15일로 예정된 고시 발효를 전격 연기하고 주한 미국 대사관과 주미 한국 대사관 등을 창구로 숨가쁜 재협의에 들어갔다. 미국측도 한국내 여론이 쇠고기 문제에서 ‘반미 정서’로 번지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결국 한·미 두 나라는 ‘검역주권 포기’ 논란을 부른 독소 조항들을 손질하기로 합의했다. 협정문 자체를 고치지 않고 부칙에 추가하기로 했지만 사실상 ‘재협상’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정부가 국민 건강 문제를 안이하게 다뤄 협상이 총체적으로 부실하게 이뤄졌다는 점은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재협의 결과, 핵심 쟁점 3가지 가운데 2가지는 별도 문서로 보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면 우리나라는 수입을 즉각 중단할 수 있게 된다. 앞서 타결된 수입위생조건 5조는 “국제수역사무국(OIE)이 미국의 광우병 통제국 지위를 변경해야만 미 쇠고기 수입을 중단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핵심 3가지 중 2가지 문서화 이로 인해 발표 첫날부터 검역주권 포기 문제가 부각됐고 수입반대 촛불시위로 이어지면서 정치 쟁점화됐다. 정부는 뒤늦게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20조 b항을 근거로 국민들에게 수입중단을 약속했고 미국도 지지를 표명했다. 다만 합의문 5조를 고치기보다 미국이 GATT 조항에 근거해 검역주권을 보장하는 외교문서를 쓰면 정부가 협정문 부칙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합의가 이뤄졌다. 또한 등뼈에서 갈라져 나온 ‘횡돌기와 ‘측돌기’, 소 엉덩이 부분에서 돌출된 뼈인 ‘천추 정중천공능선’ 등도 수입이 금지되는 SRM에 추가된다. 이런 부위들은 미 식품의약국(FDA) 등 미국 내부 규정에 SRM으로 분류됐으나 이번 협상에선 국내 수입을 허용해 논란을 키웠다. 농식품부는 OIE와 유럽연합(EU)이 이런 부위들을 SRM에서 제외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식용이 아니기 때문에 국내로 수입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해부학적으로도 척수 등과 직접적 접촉이 없다고 강조했으나 결국 입장을 양보했다. 다만 30개월 이상 쇠고기의 수입허용 시점을 강화된 사료조치의 ‘공포’로 합의한 조항은 그대로 두기로 했다. 하지만 미국이 관보에서 강화된 사료조치 내용을 ‘완화’했는데도 정부가 ‘강화’한 것으로 오역한 사실이 밝혀져 미국의 사료조치 강화 이행의지에 대한 불신감이 여전히 남아 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자동차 세부모델명 ‘엉덩이 코드’ 트림 어떻게 해석하나

    자동차 세부모델명 ‘엉덩이 코드’ 트림 어떻게 해석하나

    자동차의 이름에도 사람처럼 돌림자가 있고 항렬(行列)이 있다. 한 집안에 형제자매, 손위·손아래가 있는 것처럼 똑같은 모델의 자동차라도 세부 성능과 사양에 따라 각기 걸맞은 이름이 부여된다. 물론 이는 자동차의 가격과 직결된다. 현대자동차의 대형 세단 ‘제네시스’를 예로 들어 보자. 제네시스의 뒤쪽에는 좌우에 두 개의 영문 엠블럼이 붙어 있다. 왼쪽에는 ‘GENESIS’라는 모델명이, 오른쪽에는 ‘BH330’ 또는 ‘BH380’이라는 세부명칭이 표기돼 있다.BH는 제네시스의 개발프로젝트 코드명이고 330과 380은 각각 3300㏄와 3800㏄의 배기량을 뜻한다. 사람으로 치자면 ‘제네시스’라는 집안에 BH를 돌림자로 쓰는 330과 380의 항렬이 존재하는 셈이다. 기아자동차 대형 세단 ‘오피러스’에 붙은 ‘GH270’과 ‘GH330’,‘GH380’에도 똑같은 원리가 적용돼 있다. 이렇게 BH330,GH330처럼 붙는 하위 명칭을 ‘트림(Trim)’이라고 한다. 트림도 차의 모델명과 마찬가지로 특허청에 상표로 등록된다. 트림의 명명에는 크게 2가지 방법이 쓰인다. 프로젝트명을 직간접적으로 활용하거나 ‘퀄리티(품질)’,‘수페리어(뛰어난)’,‘럭셔리(화려함)’ 등 높은 품격을 뜻하는 단어의 영문 머리글자를 조합하는 식이다. 여기에 배기량을 뜻하는 숫자를 앞뒤로 추가하기도 한다. 현대차 ‘쏘나타’는 프로젝트명 NF를 독특하게 활용한 경우다. 배기량 2000㏄급에는 ‘N20’,2400㏄급에는 ‘F24’라는 트림명이 붙는다.N20과 F24에 쓰인 알파벳을 합치면 NF라는 프로젝트명이 완성된다. 현대차 준중형 세단 ‘아반떼’는 각각 ‘에센셜(본질의)’,‘수페리어’,‘익사이팅(흥분되는)’의 영문 머리글자를 배기량(1600㏄)과 조합해 ‘E16’-‘S16’-‘X16’ 순으로 트림명이 정해져 있다. 기아차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하비의 트림명은 서양카드의 ‘잭(Jack)’-‘퀸(Queen)’-‘킹(King)’에서 컨셉트를 따왔다.‘JV300’-‘QV300’-‘KV300’ 순으로 사양이 고급화된다. 각각 3310만원,3750만원,4050만원으로 기본가격이 올라간다. 현대차의 대형 SUV ‘베라크루즈’는 ‘300X’-‘300VX’-‘300VXL’로 구분된다. 앞에 있는 300은 배기량(3000㏄)을 말한다.‘X(크로스컨트리)’는 SUV를 뜻하는 세계 공통의 부호로 뛰어난 험로주행 성능을,‘V’는 VIP를,‘L’은 ‘럭셔리’를 나타낸다. 현대차 소형 SUV ‘투싼´은 ‘JX’(조이풀 크로스컨트리)-‘MX’(모던 크로스컨트리)-‘MXL’(모던 크로스컨트리 럭셔리)의 트림을 지니고 있다. 운전의 즐거움을 표현하는 동시에 젊은층의 사랑을 받고 있는 모델로서 스포티함과 현대적인 멋을 강조했다. 쌍용차는 국산 최고가 승용차인 ‘체어맨W’에 ‘CW700’-‘CW700L’-‘V8 5000’-‘V8 5000L’ 순으로 트림명을 붙이고 있다.CW는 체어맨(Chairman)의 영문약자다.700에서 7은 3600㏄ 엔진의 등급표시이고,00은 불량률 0%의 명품이라는 뜻이다.V8 5000은 국내 최대 배기량인 V8기통 5000㏄ 엔진을 달았다는 의미다.L은 리무진을 의미한다. ‘CX5’-‘CX7’로 구분되는 쌍용차 ‘액티언’의 경우 C는 ‘챌린지(도전)’를,X는 ‘X-스포츠(익스트림 스포츠)’를 뜻한다.5와 7은 각각의 배기량 등급표시다. 르노삼성차는 ‘SM3’,‘SM5’,‘SM7’,‘QMX’ 등 차종별로 ‘PE(프라이드)’-‘SE(센서블)’-‘XE(익스트림)’-‘LE(럭셔리)’-‘RE(로열)’ 등 규칙에 맞춰 가격이 낮은 트림에서 높은 트림 순으로 이름을 붙이고 있다. GM대우는 “모델별로 세부 트림명을 붙이고 있으나 미국 본사 차원의 규칙에 따라 지은 것으로 별다른 의미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자동차업계는 기본 트림 외에도 추가 사양에 따라 차종을 한 단계 더 세분화하는 방법을 쓴다.‘밸류(가치)’,‘디럭스(고급)’,‘프리미어(으뜸)’,‘톱(최고)’,‘플러스’ 등을 개별 트림 뒤에 붙이는 식이다. 이를테면 아반떼 S16 트림의 경우 럭셔리, 프리미어 등 4개의 하위 모델로 다시 나뉜다. 여성층을 겨냥한 모델의 경우는 ‘아반떼 S16 엘레강스’,‘모닝 SLX 뷰티’처럼 기본 트림명에 엘레강스(우아함), 뷰티(아름다움) 등 단어가 붙은 하위 트림을 만든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18일 “대부분 차량의 트림명은 차급, 컨셉트, 고객층 등의 특징을 그대로 드러내는 이름으로 구성된다.”면서 “소비자들이 이해하고 기억하기 쉽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때론 귀엽게… 때론 정장처럼…반바지에 반하다

    때론 귀엽게… 때론 정장처럼…반바지에 반하다

    미니스커트 열풍에 힘입어 자연스레 등장한 쇼트팬츠(반바지). 손바닥만 한 크기로 아슬아슬함을 내뿜는 것은 똑같아도 쇼트팬츠는 발랄·깜찍함까지 겸비한 미니스커트의 아우라에는 못 미치는 듯싶었다. 늘씬한 각선미를 뽐내고 싶어 안달 난 젊은 여성들의 쇼트팬츠 차림을 보면서 ‘나도 입고 싶다.’는 느낌보다 ‘저 뒤태를 어쩌랴.’하는 민망함과 걱정이 쓸 곳 없이 생기기도 했다. 유독 짧고 딱 달라붙어 엉덩이선을 과도하게 드러내는 반바지들이 그다지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았던 것. 하지만 이번 시즌 반바지들이 제법 시선을 붙든다. 품과 길이가 다소 넉넉해진 반바지들이 눈에 띄어 ‘나도 한번?’하는 만만한 마음을 들게 한다.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레깅스 덕에 사계절용으로 대접받기 시작한지 어언 2년. 쇼트팬츠도 연령층을 확대하며 변신을 꾀할 때가 된 것이다. 온라인 쇼핑몰을 들여다보면 최근 어떤 옷에 ‘불이 붙었는지’를 알 수 있다. 가장 잘 팔리는 상품 순위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니 말이다. 오픈마켓 G마켓(www.gmarket.co.kr)에서는 5월 들어 반바지의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수요가 많으니 공급이 따라가는 건 당연. 지금까지 등록된 반바지 건수는 1만 4000여건. 지난 한 주 총 4만여장이 팔렸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60% 증가한 수치로, 미니스커트 판매율보다 6배나 많은 것이다. 어떤 반바지가 사랑을 받고 있을까. 이번 시즌은 섹시한 스타일에서는 잠깐 눈을 떼자.20대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는 올해는 귀엽고 앙증맞은 디자인이 강세란다. 특히 바지 아랫단을 주름 처리한 일명 ‘러블리 호박 반바지’의 인기가 하늘을 찔러 주간 1만 6000여장씩 팔리고 있다. 밑단을 말아 올려 입는 롤업 스타일도 경쟁적으로 쏟아지며 인기를 끌고 있다. 반바지의 경쾌한 매력에 30대 직장 여성들도 슬슬 마음이 동하기 시작했다. 이런 여심을 읽어서일까. 잠시 유행에서 밀려났던 정장 반바지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G마켓 패션사업팀의 이애리 팀장은 “반바지의 인기가 30대 초반의 직장 여성들에게까지 확대됐다.”면서 “민망하지 않은 통과 길이, 고급스러운 소재와 차분한 색상의 반바지들은 출근할 때 입어도 손색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여름 반바지를 살 때는 자연스러움에 포인트를 두자. 디자인이나 소재, 색상 모두 입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 모두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편안한 스타일이 새롭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면에 자연스럽게 광택을 입힌 레이온 코튼, 리넨 혼방 소재의 반바지는 시원해 보여 다가오는 여름에 잘 맞는다. 같은 쇼트팬츠라도 어떤 상의와 매치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확 달라진다. 가볍지 않은 자리에 반바지를 입으려면 상의를 잘 선택한다. 반바지에 면 티셔츠는 누가 뭐래도 찰떡궁합이지만 너무 놀러 온 느낌을 줄 수 있어 피하는 게 좋다. 하늘거리는 블라우스는 부드럽고 단정해보이며, 어깨가 딱 들어맞는 롱재킷을 입으면 세련되고 절제된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사진제공:G마켓, 쿠아, 라코스테, 디젤, 마르니
  • [기고] ‘광화문 동상’ 문인 대표도 세우자/이노근 서울 노원구청장·서울문화사학회 부회장

    [기고] ‘광화문 동상’ 문인 대표도 세우자/이노근 서울 노원구청장·서울문화사학회 부회장

    ‘광화문 광장’ 조성 사업이 최근 첫 삽을 떴다. 내년 6월이면 근사한 광장이 서울 도심에 들어선다.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이곳에 건립하는 동상과 관련해 한마디 하고 싶다. 서울시는 동상 건립을 위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설문조사를 했다. 이순신 장군의 동상만을 배치하는 안과 세종대왕 동상만을 배치하는 안, 두 분을 동시에 배치하는 안이었다. 현재 두 분을 모두 배치하는 것으로 결론이 모아지고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동상을 어떻게 배치하느냐다.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의 동상 배치가 언론에 알려진 상태로 이뤄진다면 적지 않은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우선 이순신 장군 동상은 ‘서있는 자세’(立像)이고, 덕수궁의 동상을 갖다놓는 세종대왕 동상은 ‘앉아 있는 자세’(坐像)다. 이 때문에 세종대왕 동상은 이순신 장군 동상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또 기존 이순신 장군의 동상을 그대로 두고 세종대왕 동상을 그 뒤에 배치하면 마치 신하가 임금을 향해 엉덩이를 보이고 있어 이 또한 이치에 맞지 않는다. 이와 함께 이왕 세종대왕과 함께 이순신 장군의 동상을 세우고 싶다면 역사의 인물 중 문인을 대표하는 인물의 동상도 함께 배치했으면 한다. 필자는 이러한 문제 해결과 대안을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첫째, 세종대왕의 탄생지는 지금의 효자동이다. 세종로라는 거리 지명도 관련이 있으므로 세종대왕의 동상을 배치하는 것은 당연하다. 정중앙에 앉아있는 자세로 남쪽을 향하도록 배치해야 한다. 둘째, 이순신 장군의 동상을 서있는 자세로 경복궁을 바라보며 좌측에 배치하자. 이유는 경복궁 근정전의 품계석(문무백관 도열)을 봐도 임금이 신하를 바라볼 때 우측(서쪽)은 무관을, 좌측(동쪽)은 문관을 배치한다. 셋째, 문인 대표로 정도전을 세우자. 그는 한양(지금의 서울) 천도의 주체자요, 경복궁의 설계공사 책임자이며, 조선 창업의 일등공신이다. 그가 살던 곳도 지금의 종로구청 자리다.‘삼봉길’이란 지명도 이런 이유로 생겼다고 봤을 때,600년 수도 서울과 부합되는 인물이다. 결론적으로 세종대왕을 중심으로 이순신 장군과 정도전, 즉 문인과 무인이 서로 마주 바라보는 ‘삼각형 배치’가 이치에 맞다는 것이다. 아울러 아무 연고가 없는 여의도공원에 있는 세종대왕 동상을 옮겨오자. 그럼 이순신 장군의 동상과 비교해도 크기에서 맞고, 새로 제작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예산 문제도 해소된다. 하지만 일각에서 ‘임금은 세종대왕, 무인과 문인의 대표로 이순신 장군과 정도전을 꼭 고집할 필요가 있느냐.’라는 반문을 제기할 수 있다. 맞는 말이다. 얼마든지 우리 민족의 대표성을 지닌 인물 가운데 고를 수 있으며, 그 누구도 좋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한민족사에서 최대 영토를 확장하고, 고구려의 전성기를 이룬 광개토대왕을 세우는 것을 비롯해 무인과 문인에 대해서도 더 폭넓은 제안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이를 통해 남북통일에 대비하고 한반도를 아우를 수 있는 역사적 인물을 선정해 민족의 광장으로 조성하는 것도 좋다. 세계 어느 나라를 보더라도 그 나라를 대표하는 광장 문화가 발달돼 있다. 따라서 ‘광화문 광장’ 내의 동상 건립과 배치는 역사적 대표성, 지역적 연고성, 이치에 맞는 합리적 원리성 등 세가지를 충족해야 한다. 공청회 등 다양한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광화문 광장을 역사 문화의 중심축이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수도 서울의 랜드마크 광장으로 조성하자. 이노근 서울 노원구청장·서울문화사학회 부회장
  • [씨줄날줄] 스케이트/임태순 논설위원

    스케이트는 굉장히 배우기 어려운 운동 중의 하나이다.1.2㎜의 스케이트 날로 몸의 중심을 잡으면서 미끄러운 얼음판 위를 달려야 하니 그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처음 스케이트화를 신으면 얼음판 위에 서는 것조차 쉽지 않다. 두 발로 빙판 위에 서면 자꾸 오른발과 왼발은 서로 반대방향으로 밀려나가 결국 주저앉게 된다. 얼음판에 서는 것이 익숙해지면 앞으로 지쳐 나가고, 멈추는 동작을 배우게 된다. 가장 어려운 것은 코너를 도는 법이다. 얇은 칼날에 온 몸을 싣고 코너를 도는 것을 익히려면 보통 노력이 뒤따르는 것이 아니다. 스케이트는 두 발로 얼음판에 서지만 경기의 우열은 한발이 좌우한다. 속도를 재는 스피드 스케이팅이건, 아름다움을 측정하는 피겨 스케이팅이건 한발로 빨리 달려야 하고, 한발로 멋진 동작을 표현해야 높은 점수를 받는다. 하체를 많이 사용해 얼핏 하체만 발달할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가 않다. 더 속도를 내고, 우아한 자태를 선보이려면 중심이동이 자유로워야 하고 그런 만큼 상체와 하체가 균형 잡혀야 한다. 엄청난 체력도 뒷받침돼야 한다. 날이 추워 실내에 웅크리고 있기 쉬운 겨울철 야외운동으론 스케이팅만한 것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요즘은 모르겠지만 1980년대 군생활을 할 때는 동계 체력단련을 위해 전방부대에선 부대별 스케이트 대회가 열렸을 정도다. 모든 것이 그렇듯이 스케이트도 진화하고 있다. 스피드 스케이팅과 피겨 스케이팅, 아이스 하키의 전통종목에서 최근에는 기록이 아닌 순위만을 따지는 쇼트트랙이 생겨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롤러 스케이트에서 변형된 인라인 스케이트는 미용에 관심이 많은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을 많이 사용해 종아리와 엉덩이 등 하체 몸매관리에 그만이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 마포에 얼음없는 스케이트장이 개장됐다. 특수 플라스틱 패널에 화학물질을 발라 바닥을 매끄럽게 해 스케이트를 탈 수 있도록 했다. 얼음이 얼지 않는 한여름에, 얼음판이 아닌 곳에서 스케이트를 즐기는 ‘별미’는 있겠지만 맞바람에 하얀 입김을 내뿜으며 타는 겨울철 스케이트 ‘묘미’만은 하겠는가.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주말탐방] 스포츠 서포터스의 세계

    [주말탐방] 스포츠 서포터스의 세계

    박찬호(35·LA다저스)가 지난달 26일 거의 2년 만에 승수를 쌓았다. 승리 뒤 박찬호는 “팬들이 보내준 메일을 읽다가 ‘시범경기 잘 던질 때 투구폼보다 팔이 옆으로 처진다. 팔을 높여보라.’는 지적을 받고 팔을 높이 든다는 생각으로 던지니 좋은 투구가 됐다.”고 말했다. 한 팬의 날카로운 지적이 쇠락하는 듯한 메이저리거에게 통산 113번째, 부활을 예고하는 승리를 안겨준 셈이다. 프로축구 전북 조재진(27)은 5일 동점골을 터뜨린 뒤 상대팀인 수원 서포터스 600여명 앞에 가서 ‘어퍼컷 세리머니’를 펼쳤다. 조재진은 “수원 서동현(23)이 선제골을 넣은 뒤 전북 서포터스 앞에서 춤을 추며 서포터스를 모독한 점을 되갚아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인터넷상 뜨거운 논란을 기꺼이 떠안으면서까지 뜨거운 팬 사랑을 과시했다. 바야흐로 ‘팬들의 시대’다. 개방과 소통, 공유를 통해 각계각층에서 특정인 특정세력만이 아닌,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졌다. 스포츠에도 예외가 없다. 비단 박찬호뿐 아니다. 스타가 팬들에게 인기몰이를 하기도 하지만, 팬들이 감독을 갈아치우기도 하고 선수의 스타일을 바꾸기도 한다. 축구장 한 쪽에 집단으로 자리를 잡고 경기 내내 한 번도 엉덩이를 붙이지 않은 채 목청껏 응원하는 축구마니아들이 있다. 또 야구장의 수많은 ‘재야 감독’들은 통계와 기록표를 꼼꼼히 들여다보고 있다. 농구코트에는 십 수년째 선수들을 쫓아다닌 덕분에 그들의 신상과 개인사, 컨디션을 훤히 꿰뚫는 열성팬들이 존재한다. 이런 이들이 축구, 농구, 야구 동네에 바글바글하다. 생업 탓에 미처 경기장으로 달려가지 못한 이들은 TV중계를 보며 탄성과 환희를 나눈다. 서포터스다. 이들을 따라가본다. 부산·창원 박록삼 임일영기자 youngtan@seoul.co.kr ■ ‘롯데 서포터스 연합회’-“야구장은 거대한 놀이터이자 삶의 활력소” 프로야구 롯데 팬들에게 야구장은 ‘거대한 어른 놀이터´다. LG와의 롯데 홈경기가 열린 지난달 29일도 마찬가지. 직전 27일 삼성에 3-17의 기록적인 대패를 당한 직후이고 평일이었지만 오후 5시 남짓부터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듯 모두가 두 손에 치킨, 피자, 족발 등 먹거리를 잔뜩 싸들고 부산 사직구장으로 모여들었다. 그리고 경기 내내 ‘신문지 갈기´를 흔들었고 경기 막판 즈음에는 주황색 ‘롯데의 봉∼다리´를 머리에 뒤집어 쓴 채 목청껏 소리지르고 맥주를 곁들이며 유쾌하게 흥청거렸다. 직장인들은 아예 부서회식 장소를 사직구장으로 잡는다. 보험영업을 하는 오경석(40)씨는 팀 동료 8명과 함께 야구장을 찾았다. 오씨는 “단합과 스트레스 해소라는 부서 회식 취지에 가장 부합되는 장소라고 생각한다.”면서 “다들 야구를 미치듯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당히 술 먹고 노래 부르고, 춤도 추며 응원할 수 있는 야구장이 딱 좋다.”고 말했다. 일찍이 정수근은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에게 “사직구장은 빅 비어룸”이라고 익살스레 말한 바 있다. 김정환(38)씨는 ‘롯데 서포터스연합회´ 간사다. 자동차 딜러가 본업이지만 홈경기 때는 11개 모임의 300여명에 이르는 회원들과 ‘정모 준비´에 여념이 없다. 김씨는 “사직구장에는 꾸며진 것이 아닌 자발적인 응원 문화가 있고 이는 삶의 활력소다.”면서 “가끔 지나친 음주와 흡연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마니아부터 그냥 즐기는 팬까지 편안하게 공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 광팬 손정빈(45)씨는 지난 1월 아예 사직구장 바로 앞에 호프집을 차렸다. 가게 안은 온통 롯데와 선수들 관련 사진 등으로 장식했다. 이곳이 롯데 팬들의 아지트가 됐음은 물론이다. 시내 중심가에서 사직구장 앞으로 옮겨 비시즌 때 손해가 있음에도 기꺼이 감수할 수 있단다. 팬들이 이 정도니 구단이 이들과 교류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992년부터 꼬박 만 17년 동안 롯데 연간회원이었던 지임용씨는 지난달 22일 76세 나이에 지병으로 숨졌다. 롯데는 2000년 준플레이오프 1차전 시구를 맡기기도 했다. 시즌중이었지만 구단 관계자들이 지씨의 빈소를 대거 찾은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손씨와 김씨, 오씨, 지씨 할아버지는 부산에서 그리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다. 이날 롯데는 LG를 8-0으로 이겼다. 경기가 끝난 뒤 롯데팬들은 손씨의 호프집으로, 야구장 광장 주변에 모여 잔치의 마지막을 만끽했다. 이날 밤 사직구장 앞 광장과 술집 골목길 사이에서는 자정이 넘어가도록 ‘부산 갈매기´와 ‘돌아와요 부산항에´ 노래가 끊이지 않았다. 이들은 롯데가 있어서, 프로야구가 있어서 행복하다. 롯데는 이들이 있어서 행복하다. ■ ‘그랑블루’-“우리는 팀의 승리를 위해 모인 지지자들” 프로축구 수원의 홈경기가 열리면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의 별칭)´는 온통 푸른색 물결이다. 서포터스의 자리인 N석은 통로, 복도까지 빼곡하게 들어찬다. 얼추 4000∼5000명이다. 몽땅 ‘그랑블루´다. 프로축구판 최고 극성, 최대 인원을 자랑하는 수원 서포터스다. 사정이 이러하니 N석은 아무에게나 돌아오지 않는다. 이 자리를 차지하려면 경기 시작 최소 한 시간 반 전에는 와야 한다. 늦으면 어쩔 수 없이 W석 등 다른 자리에 앉아야 한다. 물론, 어린 아들, 딸과 함께라 불가피하게 W석을 찾는 열혈 서포터도 있다. 이렇게 모인 이들은 아무도 강요하지 않지만 꼬박 두 시간 동안 한목소리로 고함 지르고, 노래 부른다. 이런 사람들이 매번 1만 5000명 이상 모인다. 무서운 곳이다. 수원의 성적이 좋지 않을 수가 없다. 수원은 8일 현재 컵대회 포함, 12경기 연속무패(10승2무)다. 지난달 30일. 평일 오후임에도 경남 창원까지 버스를 타고 원정응원을 온 수원 서포터스 ‘그랑블루´ 44명은 마치 페르시아 수만 대군에 맞서는 최정예 전사들 같았다. 이들은 놀랍게도 거의 대부분 휴가를 내고 온 직장인들이다. 보통 주말 원정경기에는 400명 정도가 함께 움직이지만 평일이라 적은 수준이라고. 아니나 다를까. 지난 5일 전북과의 원정경기에는 13대의 버스에 나눠 타고 600여명이 전주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어느 원정경기든 일단 규모면에서 어지간한 홈팀 서포터스를 압도하는 것은 기본이다. 실제 골대 맞은편 스탠드에 자리잡은 경남FC의 서포터스 ‘단디´,‘뉴클리어´ 등은 홈경기임에도 안타깝게 20여명으로 더욱 미미했다. 물론 20대 전후로 구성된 이들의 열정만큼은 ‘×100´을 해도 모자랄 정도로 대단했다. 열정적이고 배타적으로 수원을 응원하는 ‘그랑블루´지만 궁극적으로는 K-리그의 발전과 서포터스 문화의 확대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50여개 서포터스모임의 연합체인 그랑블루를 이끌고 있는 박정혁(33) 회장은 “우리는 모두가 철저히 자발적으로 수원의 승리를 위해 모인 지지자들”이라면서 “다른 구단에도 우리같은 서포터스 문화가 많이 만들어져 프로축구가 질적으로 발전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 공격수 김대의(34)를 좋아한다는 한재준(43)씨는 일본계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한씨는 “원정 응원을 오려면 최소 3만∼4만원은 들어가는데 학생들에게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박하성(35)씨 역시 조퇴하고 원정응원을 왔다. 박씨는 “연간 회원권이 매진된 구장이 수원 한 곳 뿐일 정도로 프로축구 서포터스 문화가 아직 열악하다.”며 미약한 축구팬 저변을 안타까워했다. 밤 10시30분쯤 버스에 올라탄 뒤 자정을 훌쩍 넘겨 수원에 도착한 이들의 축구에 대한 열정은 고스란히 새벽 술자리까지 이어졌다. ■ ‘이상민을 응원하는 사람들’-“십시일반 정성 모아 응원광고 선물했죠” ‘그곳이 어디든… 이상민! 당신이 가는 길이 정답입니다.´ 지난해 7월14일 한 스포츠신문에 실린 전면광고는 스포츠팬에게 잔잔한 감동을 안겼다.10년 동안 몸 담았던 프로농구 KCC를 본의 아니게 떠나 삼성으로 옮긴 ‘영원한 오빠´ 이상민(36)을 격려하기 위해 팬클럽인 ‘이상민을 응원하는 사람들(이응사)´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거둬 광고를 낸 것. 특정 스타를 응원하는 팬들이 신문에 광고를 낸 것은 이때가 처음은 아니었다. 지난 2004년 ‘농구대통령´ 허재(43·현 KCC 감독)의 ‘하야(下野)´에 즈음해 그를 아끼던 팬들이 ‘안녕, 나의 영웅´이란 카피의 전면광고를 실은 것. 이 광고에 감동을 받은 허재는 한 농구잡지에 ‘답 광고´를 싣기도 했다. 한국스포츠 사상 가장 아름다운 스토리로 남을 이 두 사건은 농구의 팬 문화가 다른 종목과는 다르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선수보단 팀에 대한 서포팅이 주를 이루는 야구나 축구와는 달리 농구는 개별 스타에 대한 사랑이 각별한 것. 현역 선수 가운데 가장 뜨거운 사랑을 받는 주인공은 단연 이상민이다.1999년 포털사이트 다음에 개설된 ‘이응사´는 1만 9000여명의 회원을 유지하고 있다. 스포츠 선수 한 사람의 팬클럽으로는 국내 최다. 회원 연령대는 20대 중반에서 30대 중반이 가장 많지만 초등생이나 60대 할머니도 찾아볼 수 있을 만큼 다양하다. 남자 회원비율도 예상을 뛰어넘는 30% 안팎. 가입하려면 클럽장에게 거주지역과 신상정보를 제공해야 하고 이상민에게 전하고 싶은 응원 메시지를 남겨야 한다. 합격률이 70%에 그칠 만큼,‘아무나´ 가입할 수 없는 곳인 셈. 비시즌에 따로 정모(정기모임)는 없지만 시즌 중에는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수시로 뭉친다. 6년 전 이응사에 가입한 뒤 현재 클럽 운영을 맡고 있는 이선영(32·여·회사원)씨는 07∼08시즌 정규리그 54경기 가운데 무려 40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봤다. 잠실에서 열린 27경기는 기본이고,‘반차´를 내고 부산이나 전주 등 지방원정에 나서는 일도 허다했다. 이씨는 “다른 종목과 달리 농구의 팬 문화가 팀보다 선수에 집중되는 현상은 프로농구팀들이 프랜차이즈 스타를 키우고 지키는 데 인색하기 때문”이라면서 “10년 넘게 농구를 지켜본 나같은 사람들, 그리고 그 가족들까지 어차피 오빠가 은퇴하면 자연스럽게 KCC팬으로 남게 된다. 구단 운영에 대한 장기적인 안목이 부족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구단의 마케팅 전략 부재를 꼬집었다.
  • 포드, 테스트용 새 아동용 ‘더미’ 제작

    세계적인 자동차업체 포드(Ford Motor·이하 포드)가 새로운 종류의 자동차 충돌시험 테스트인형을 제작했다. 미국 주요일간지 USA투데이는 “포드가 새로운 종류의 좌석벨트를 개발하기 위해 아동용 더미(dummy·자동차 충돌시험 테스트인형)의 동체 중간부를 재디자인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에 재디자인된 더미는 교통사고시 아동의 심각한 복부 부상을 보호할 안전벨트를 시험하기 위한 것. 아기용 보조의자를 더 이상 쓸 수 없는 평균 4~8세의 아동의 교통사고 부상율을 낮추기 위해 재디자인 됐다. 아동용 더미에 새로이 추가된 핵심 기능은 크게 2가지. 아동용 더미의 복부를 실리콘과 압력 측정 센서들로 만들어 실제 교통사고 시 아동의 복부에 가해질 압력을 조사할 수 있게 했으며 기존의 딱딱했던 플라스틱 엉덩이 뼈가 실제 아이들의 것과 흡사하게 더욱 둥글고 부드럽게 처리됐다. 이처럼 포드사가 기존의 것을 재디자인 한 것은 감소곡선을 그리는 교통사고율 속에서도 아동의 복부부상율은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 특히 아기용 보조의자를 탈 수 없게된 4~8세의 아동은 그보다 더 어린 연령대의 아기들보다도 무려 25배 이상 복부부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나 개발의 필연성을 더하고 있다. 또 어른과 다른 골반구조를 가진 아이들은 기존의 좌석벨트를 착용할 시 벨트가 윗쪽으로 올라가는 경향이 있어 이를 방지할 해결책이 필요했다. 포드의 기술안전요원 프라이야 프라사드(Priya Prasad)는 “재디자인된 아동용 더미가 간단해 보일지 몰라도 개발에만 3년이 걸렸다.”며 “(재디자인된 더미가) 아동용 자동차 테스트인형의 국제표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이춘성의 건강칼럼] ‘예방 척추수술’ 맹신하면 안돼

    수명이 늘어나면서 척추질환으로 고생하는 노인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노인을 괴롭히는 질환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척추관협착증’이다. 협착증은 얼굴에 주름살이 생기는 것과 같은 노화현상의 하나로 조금만 걸어도 엉덩이와 다리가 저리고 아프다. 몸의 다른 부분이 아무리 건강해도 걷는 게 불편하니 무척 괴로울 수밖에 없다. 협착증이 심해서 수술을 하게 되면 몸속에 티타늄으로 만든 ‘척추경나사못’이 들어가는 큰 수술을 해야 한다. 따라서 ‘혹시 협착증이 심해지기 전에 간단한 수술로 미리 예방할 수 없을까.’라고 궁금해하는 환자가 많다. 물론 ‘예방 척추수술’은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결코 권하지 않는다. 신문에서 간단한 맞춤형 수술을 한다는 광고들을 종종 본다. 환자 입장에서는 정말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간단하고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광고가 대부분 사실이 아니듯, 간단한 수술로 척추질환을 고칠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간단한 수술로 좋아질 환자는 수술을 하지 않고도 좋아질 환자들이 대부분이다. 정말로 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간단한 수술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달리 얘기하면 간단한 수술은 불필요한 수술일 가능성이 높다.‘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금언이 척추수술에도 해당되는 것이다. 척추수술이 맹장수술이나 담낭을 떼어내는 일반 외과수술과 다른 점은 수술로 얻는 것과 잃는 것이 함께 생긴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수술로 효과를 보려면 얻는 것이 잃는 것보다 월등히 커야 한다. 얻는 것과 잃는 것이 비슷하거나 반대로 잃는 것이 더 크다면 그 수술은 해서는 안된다. 전문가들이 예방적인 척추수술을 적극 권하지 않는 이유는 수술로 얻는 것이 별로 없거나, 때로는 잃는 것이 더 많기 때문이다. 노인이 되면서 척추관협착증 등의 척추질환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억지로 예방하려고 간단한 예방 척추수술을 하다 보면 오히려 더 큰 부작용에 시달릴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운동으로 척추를 지탱해주는 근육을 강하고 부드럽게 유지하는 것이 좋은 치료법이자, 예방법이다.(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 [UEFA 챔피언스리그] 지성 ‘위기의 맨유’ 구할까

    화끈한 공격만이 ‘모스크바(결승)행 티켓’을 쥐어준다. 30일 새벽 3시45분 올드 트래퍼드로 FC바르셀로나(스페인)를 불러들여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을 치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여러 모로 어렵다.1차 원정경기를 득점 없이 비겼기 때문에 홈에서 1-1이나 2-2 무승부가 되면 ‘원정 다득점 우선’에 밀려 결승행이 물건너간다. 맨유로선 1998∼99시즌 이후 인연을 맺지 못한 챔스리그 결승에 오르기 위해 공격만이 해답이다. 그러나 팀을 둘러싼 악재가 간단찮다. 지난 26일 첼시전에서 디디에 드로그바와 충돌해 치아 한 개가 빠지고 입술 아래를 꿰맨 네마냐 비디치와 엉덩이뼈 부상이 도진 웨인 루니가 28일 오전 훈련에 나오지 못해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여기에 영국축구협회는 첼시전 종료 뒤 패트리스 애브라와 박지성, 폴 스콜스 등이 첼시 스태프와 충돌할 뻔한 사건에 대한 조사에 들어가 분위기를 어수선하게 만들었다. 바르셀로나는 27일 프리메라리가 데포르티보와의 경기를 0-2로 지면서도 ‘축구 천재’ 리오넬 메시, 사뮈엘 에토, 사비 에르난데스 등 공격수는 물론, 주전 수문장 빅토르 발데스까지 아껴 뒀다. 감기 때문에 1차전 후반 10여분만 뛰었던 티에리 앙리가 선발 출전, 메시-에토와 함께 삼각편대를 형성하면 파괴력은 배가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악조건에서 박지성(27)의 활발한 공수 가담 능력은 선발 투입을 점치게 한다. 첼시전에 포지션 라이벌인 나니와 라이언 긱스가 풀타임 활약했음을 감안해도 그렇다. 박지성이 선발 부름을 받을 경우 AS로마와의 8강전부터 네 경기 연속 챔스리그 선발 출전이 된다. 그가 결승에 오르면 아시아 출신 첫 위업을 이룬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살찐 요정’ 브리트니 “다이어트는 힘들어”

    다이어트 하긴 한거야? ’팝의 요정’ 브리트니 스피어스(Britney Spears·26)가 엄청난 다이어트 노력에도 예전의 몸매로 복구(?)되지 않자 언론과 팬들의 우려를 낳고있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인근의 말리부 해변에서 꽉끼는 초미니 비키니를 입고 친구들과 함께 일광욕을 즐기는 스피어스의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당시 스피어스는 가슴과 엉덩이 뒷부분에 하트가 그려진 노랑색 비키니를 착용하고 있었으며 두꺼운 허벅지와 S라인이 사라진 허리가 그대로 노출됐다. 지난 2004년 전 남편 케빈 페더라인(Kevin Federline)과의 이혼 후 스피어스는 급작스럽게 늘어난 몸무게로 다이어트에 집중해 왔으나 이날 포착된 사진은 예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이로써 항간에 퍼진 ‘1개월 사이에 약 20파운드(9kg)를 뺐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으며 한 연예매체는 ‘옛 명성을 찾기 힘들 듯’ ‘갈 길이 멀어보인다’와 같은 반응을 보이며 우려했다. 한편 지난해 9월 신곡 ‘김미 모어’(Gimme More) 발표를 위해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에서 오랜만에 모습을 보인 스피어스는 터질듯한 의상을 입고 배불뚝이로 나타나 팬들의 실망을 산 바 있었다. 현재 스피어스는 전 매니저 래리 루돌프( Larry Rudolph)와 재결합, 음반 녹음 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건강한 노년 보내려면

    노인들은 흔히 움직이는 것조차 벅차다고 한다. 실제로 한 척추전문병원 조사 결과 노인들은 걷기는 물론 가만히 서있기, 편안하게 자기 등 극히 일상적인 활동에서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힘든 활동 ‘걷기’ 노인척추전문병원인 제일정형외과병원이 퇴행성 척추질환을 가진 65세 이상 노인 100명을 조사한 결과, 일상 생활에서 가장 어려운 행동은 ‘걷기’(77.8%)였다. 또 ‘무거운 물건 들어올리기’(55.6%),‘가만히 서있기’(54.2%),‘편하게 자기’(30.6%)의 순으로 어려움을 호소했다. 나이 들수록 걷기가 힘들어지는 것은 굽은 허리와 전체적인 골밀도 감소로 인해 활동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척추관협착증과 같이 척추 질환이 동반된 경우에는 다리가 저리고 마비되는 증상이 나타나 보행에 더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나이 들어 걷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으려면 바른 자세를 익혀두는 것이 좋다. 걸을 때는 우선 배를 집어넣고 엉덩이 근육을 최대한 조이는 것이 좋다. 뒤꿈치부터 바닥에 닿도록 해야 한다. 가능하면 시선은 전방을 향하도록 해야 요통 예방과 근력 강화 효과가 높아진다. ●서있을 때 무릎 운동 반복 습관적으로 허리를 구부리고 작업하는 사람과 자주 무거운 물건을 드는 사람은 요통 발생 위험이 높다. 따라서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허리를 굽히지 말고 앉은 자세에서 다리의 힘을 이용해 드는 것이 좋다. 또 자신의 몸에 물건을 밀착시키고 허리를 편 상태에서 이동해야 한다.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운 물건은 반드시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똑바로 누워 있을 때 허리가 받는 압력을 1이라고 가정하면, 서있을 때는 4, 똑바로 앉을 때는 6, 구부정하게 앉을 때는 7에 달한다. 서있을 때도 허리에 상당한 부담이 생긴다는 의미다. 서있을 때 허리에 미치는 부담을 줄이려면 경직되고 고정된 자세가 지속되지 않도록 무릎을 조금씩 폈다가 구부리는 행동을 반복하는 것이 좋다. 앉아 있을 때는 허리를 편 상태에서 의자에 등을 밀착시켜야 한다. 편하게 수면을 취하고 싶다면 무릎 밑에 베개를 두고 허리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영-실내 자전거 도움 노인은 신체적 특성에 맞춘 운동이 필요하다. 특히 허리 근육과 유연성을 강화하는 운동이 필수다. 허리가 아픈 노인을 위해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대표적인 운동은 수영과 실내 자전거 타기. 두 운동 모두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고, 근력을 강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1주일 이상 허리나 다리에 통증이 계속되면 반드시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제일정형외과병원 신규철 원장은 “활동할 때 통증이 느껴진다면 퇴행성 척추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괴로운 편자 박기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괴로운 편자 박기

    조선시대 문집에서 말에 관한 이야기, 특히 마정(馬政)의 개혁을 주장하는 글이 숱하게 나온다. 하지만 말을 생명의 차원에서 논한 것은 이익의 글이 거의 유일하다. 짐승을 부리되, 고통을 주지 말라는 말은 지금도 여전히 설득력이 있다. 김홍도의 그림 ‘편자 박기’다. 말의 편자를 박고 있다. 편자의 이름은 여럿이다. 말편자, 말굽쇠라고도 하고, 한자어로는 제철(蹄鐵), 영어로는 ‘horseshoe’라고 한다. 나는 말의 편자는 대장간에서 서 있는 말의 발을 들게 하고 박는 줄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 그림을 보면 말의 발을 모두 묶어 땅바닥에 자빠뜨리고 편자를 박고 있지 않은가. 이렇게 하면 말이 무척 괴롭지 않겠는가. ●중국에선 말을 세워둔 채 발굽 갈아 조영석의 그림 ‘편자 박기’ 역시 편자를 박는 것이다. 두 그림을 보건대, 조선시대에는 말의 네 발을 묶어 땅바닥에 자빠뜨리고 편자를 박았던 것이 확실하다. 그러면 말을 타는 모든 문화권에서는 모두 이런 식으로 편자를 박는 것인가. 이게 늘 궁금했는데, 이덕무의 에세이집인 ‘앙엽기’에 편자 박기에 관한 글을 읽고 보다 정확한 사정을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말의 네 다리를 묶어 하늘을 보게 눕히고 칼로 발굽의 바닥을 깎아낸 뒤 못을 박는다. 중국에서는 말을 세워두고 고르지 않은 발굽을 끌로 깎아낸 뒤에 말굽을 들어 무릎에 얹고 못을 박는다.” 중국에서는 말을 세워둔 채 발굽을 갈고 그 뒤에 편자를 박지만, 조선에서는 말 다리를 묶어 하늘을 향하게 하고 박았던 것이다. 말은 발굽이 있는 짐승이다. 발굽은 발가락에 있는 발톱의 한 종류다. 발굽이 있는 짐승은 여럿인데, 말은 발굽짐승 가운데서도 첫 번째, 다섯 번째 발굽은 퇴화하여 없어지고 3번째 발굽만 발달한 짐승이다. 당연히 편자를 박는 것도 3번째 발굽이다. 편자는 발굽이 닳는 것을 막고, 몸의 균형을 잡아, 걷거나 뛰는 데 편리하게 하는 도구다. 편자를 박을 때 쓰는 못을 대갈 또는 다갈,‘징’이라고 한다. ●태종 때에도 편자가 있었다는 기록 편자는 언제 생긴 것인가.19세기의 문헌인 이유원의 ‘임하필기’에 편자(대갈)에 대한 그럴싸한 유래가 있다. 이유원에 의하면,“옛날에는 말의 발굽에 쇠편자를 박지 않아서 얼음 위에서 말이 잘 걷지 못해 칡의 줄기로 말의 발굽을 쌌다.”는 것이다. 그런데 성종 때 윤필상이 여진족을 정벌하러 갔을 때 얼음 언 땅을 말이 디딜 수가 없었으므로 쇠로 발굽 모양의 편자와 편자를 고정시키는 대갈을 고안해 냈다는 것이다. 이 놀라운 기술로 여진족과의 전투에서 이길 수 있었고, 이후 이 방법을 따라 여름이나 겨울이나 말의 발굽에 편자를 붙이고 대갈을 박았다는 것이다. 칡은 한자로 ‘갈(葛)’인데, 그것을 대신하게 되었기에 그 못을 대갈(大葛)이라 부르게 된 것이라고 한다. ‘성종실록’ 10년 윤10월 4일조를 보면 윤필상이 여진족을 정벌하러 떠나기 전에 평안도 관찰사와 절도사에게 전다갈(錢多曷) 2000부(部)를 요구하고 있는 것을 보면 ‘임하필기’의 주장이 그럴듯도 하다. 하지만 이보다 훨씬 앞서 ‘태종실록’ 18년(1418) 3월 21일조에 사헌부에서 진주목사 유염이 백성들에게 군량과 가죽, 마제철 등을 징수한 것을 탄핵하는 기사가 있는 것으로 보아 이미 마제철, 곧 편자는 성종 이전에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다. 편자가 있으면 곧 편자를 고정시키는 못이 있어야 한다. 그러니 대갈이 성종 이전에 있었던 것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편자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인가. 이익은 ‘성호사설’의 ‘마제(馬蹄)’라는 글에서 중국 요동은 우리나라와 접해 있어 우리나라 말의 대갈을 분명 보았겠지만, 대갈을 채용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1832년 청나라에 갔던 김경선은 자신의 여행기인 ‘연원직지’에서 중국의 말에 튼튼한 쇠로 만든 편자가 있었다고 증언하고 또 편자는 전국시대 조나라의 명장인 이목이 고안한 것이라 하였다. 누구 말이 맞는지는 알 수가 없다. 이덕무의 ‘앙엽기’에 의하면 일본에서는 말굽에 징을 박지 않고 짚신을 신긴다 하였다.1811년 통신사로 일본에 다녀왔던 유상필의 ‘동사록’을 보면 5리나 10리마다 말의 짚신을 갈아 신겨야 하기 때문에 짚신을 짊어진 사람이 따라 다닌다 하였다. 편자는 말에 신긴 쇠신발인 셈인데, 과연 이게 말에게 좋은 일이었을까? 이익은 ‘성호사설’ ‘마제(馬蹄)’란 글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말을 기르는 것과 부리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니다. 말을 부리는 일은, 그 뜻이 오직 사람을 편하게 하는 데 있기 때문에 기구들을 아름답게 꾸민다. 재갈이며 굴레, 안장, 뱃대끈, 채찍 따위는 옛날부터 있던 물건이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거기다 편자와 대갈까지 더 박는다. 장사꾼들은 ‘말이 잘 달리는 것은 본래 그런 것이 아니고, 편자의 대갈이 있어 잘 달리는 것´이라고 한다. 말이 길을 잘 가는 것은 편자의 대갈이 그렇게 만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말을 기르는 것으로 말하자면, 모름지기 말을 편하게 해 주어야만 싹이 트듯 자라나는 본성을 잘 길러줄 수가 있는 법이다.‘장자’에 이르기를,‘말에게 해로운 것을 없애야 한다.’고 했는데, 말에게 해로운 것으로 말하자면, 편자의 대갈보다 더 심한 것이 없다. 만약 말에게 물을 수 있고, 말이 대답할 수가 있다면, 반드시 편자의 대갈이 가장 해롭다고 할 것이다. 말이 아무리 튼튼하다 해도 길을 오래 가면, 발굽에 구멍이 나고 발굽에 구멍이 나면 쉬어야 하는 법이고, 사람의 힘으로 도와줄 수가 없는 것이다. 대갈이란 물건이 나오고부터는 가깝거나 멀거나, 춥거나 덥거나, 편하거나 험하거나에 관계없이 며칠도 편히 쉬지 못하니, 말이 어떻게 지치고 여위며 노쇠하지 않겠는가?” 사람들은 대갈로 편자를 고정시켰기 때문에 말이 잘 달린다고 하지만, 이익은 그 일반적 상식에 반대한다. 길을 오래 걸으면 말의 발굽은 닳기 마련이다. 발굽이 다 닳으면 살과 땅이 맞닿으니, 말은 더 이상 걸을 수가 없다. 발굽이 자랄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고, 사람은 발굽이 자라나는 그 기간을 기다려야 한다. 말 역시 쉴 수가 있다. ●말을 쉬지 않고 부릴 수 있게 만든 편자 인간은 자신에게 이익이 되면, 다른 존재의 고통은 고려하지 않는다. 그리고 결국 대상을 파멸시키고, 자신의 이익도 잃고 만다. 말에게서 최대한의 노동을 짜낸다. 곧 “놓아먹이는 말을 보면, 배가 부르면 누워 자는 것이 사람과 다르지 않다. 그런데 말을 몰아 부릴 때면 낮에는 길에서 내달리다가 밤이 되어서야 겨우 여물을 먹으니, 편히 쉬며 잠을 잘 틈조차 없다.”는 것이다. 말을 이렇게 부릴 수 있는 것은 모두 편자와 대갈 때문이다. 이익은 또 말이 채 자라지 않아 힘이 여물기도 전에 무거운 짐을 날라야 하는 것 역시 대갈을 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한다. 조선시대 문집에서 말에 관한 이야기, 특히 마정(馬政)의 개혁을 주장하는 글이 숱하게 나온다. 하지만 말을 생명의 차원에서 논한 것은 이익의 글이 거의 유일하다. 짐승을 부리되, 고통을 주지 말라는 말은 지금도 여전히 설득력이 있다. 끝으로 말편자에 관한 이야기 한 토막. 백사 이항복 선생이 어렸을 때 젊은 대장장이 사내가 살았는데, 어린 눈에도 좀 멍청하게 보인다. 소년 항복은 글방을 다녀올 때 식히느라 늘어놓은 말편자 위에 앉았다가 편자를 엉덩이에 끼고 나온다. 대장장이는 대갓집 도련님에게 말은 못하고 어느 날 불에서 꺼낸 지 얼마 안 되는 말편자 하나를 던져 놓는다. 항복이 모르고 앉았더니 살이 타는 냄새가 난다. 대장장이는 다시는 훔쳐가지 않을 것이라 여겼지만, 여전히 편자는 없어진다. 세월이 흘러 대장간이 망하고 말았다. 밥을 굶고 있는데, 항복이 찾아와 다시 대장간을 열라며 말편자 한 자루를 내놓는다. 깜짝 놀라 물으니, 그렇게 망할 줄 알고, 도와주려고 하나씩 편자를 훔쳤다는 것이 아닌가. 필자는 어릴 적에 짐을 끄는 조랑말을 졸졸 따라다녔다. 그 말은 우리 동네 대장간에서 편자를 박았다. 김홍도의 그림을 보고 있노라니, 어느새 어린 시절로 돌아가 있었다.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 [Local & Metro] 개목줄 안한 죄 900만원 다친 이웃주민 배상 판결

    아파트에서 목줄을 매지 않은 채 애완견을 데리고 다니다 이웃 주민을 다치게 했다면 개 주인이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부산지법 민사 제14단독 임정택 판사는 20일 목줄을 하지 않은 애완견이 달려드는 바람에 넘어져 다리를 다친 A씨가 애완견 주인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B씨는 A씨에게 900여만원을 배상하라.”는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A씨는 지난해 2월 중순쯤 자신의 아파트 7층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고 집으로 가던 중,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서 갑자기 덤벼든 B씨의 애완견 때문에 엉덩이를 찧으며 넘어졌다. 이 사고로 A씨는 넓적다리를 크게 다쳐 나사못으로 뼈를 고정하고 인공관절을 넣는 시술을 받았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내 손목을 쥐여이다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내 손목을 쥐여이다

    신윤복의 그림 ‘손목’이다. 그림부터 꼼꼼하게 살펴보자. 장소는 으슥한 후원이다. 왜냐고? 오른 편에 허물어진 담장이 있지 아니한가. 담장 위에 풀까지 듬성듬성 자라 있다. 이런 까닭으로 사람의 눈길이 닿지 않는 양반가의 으슥한 후원임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왜 양반가인가. 아낙네의 손을 잡아끄는 사내의 얼굴을 보자. 아직 수염도 안 자란 앳된 사내다. 그런데 사내는 사방관을 쓰고 있다. 지난번 ‘우물가의 사랑’에서도 말했지만, 사방관은 점잖은 양반네들이 주로 실내에서 쓰는 관이다. 집 주변은 쓰고 돌아다닐 수 있지만, 그렇다 해서 먼 곳으로 나들이할 때 쓰는 것은 아니다. 이 젊은 사내는 지금 후원 으슥한 곳에서 여자를 꼬드기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자는 누구인가. ●“봄의 생명력은 곧 성적인 힘이다” 여자의 신분 처지를 아는 데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여자의 입성이다. 위에는 흰 저고리를, 아래는 푸른 치마를 입었다. 이 역시 앞의 ‘우물가의 사랑’에서 나온 옷차림이다. 삼회장은 어림도 없고 다만 고름만 자주색으로 했을 뿐이다. 여기에 신발을 보라. 짚신이 아닌가. 입성으로 보아 보잘것없는 양반가의 계집종인 것이다. 하기야 입성을 따지지 않아도 후원에서 남정네에게 손목을 잡힌 사람이라면 알 만하지 않은가. 아무리 간 큰 양반이라 해도 같은 양반 부녀자의 손목을 이렇게 거만한 얼굴로 덥석 잡을 수는 없는 것이다. 여자는 앳되고 고운 얼굴이고, 손목을 잡히자 엉덩이를 뒤로 잔뜩 빼고 얼굴에는 수줍음이 가득하다. 손목을 잡는다는 것은 성적 행위의 시작을 알리는 징표다. 남녀의 사랑은 결국 성행위로 이어지기 마련인데, 그 단계는 어떤 동물보다도 복잡하다. 얼굴을 바라보고 눈을 맞추다가 손을 잡고 어깨에 손을 올리고 껴안고 가슴에 손을 대고, 그리고 최후로는 관계를 맺는다. 즉 손을 잡는 행위는 최후의 행위에 도달하기 위한 최초의 행위다. 말하자면 그것은 애정의 시작이요, 상징이다. 예컨대 이미 상대에게 익숙해진 연인들이 손을 잡고 다니는 것을 보라.‘우물가의 사랑’에서 소개했던 고려가요 ‘쌍화점’은 예외 없이 손목을 잡는 것으로 사랑이 시작되었음을 알리고 있다. 그 첫 부분을 모아서 읽어보자. 쌍화점에 쌍화 사러 가고신댄 회회아비 내 손목을 쥐여이다 삼장사에 불 혀러 가고신댄 그 절 사주 내 손목을 쥐여이다. 두레우물에 물을 길러 가곡신댄 우물 용이 내 손목을 쥐여이다 술 팔 집에 술을 사러 가고신댄 그 집 아비 내 손목을 쥐여이다 과연 사랑은 손목을 잡는 것으로 시작하고 있다. 다시 그림을 보자. 그림의 오른쪽 하단과 왼쪽에는 배롱나무가 붉은 꽃을 피우고 있다. 봄은 일시 죽었던 천지에 다시 생명의 기운을 돌게 하는 계절이다. 봄이 되면 처녀 총각이 바람이 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 그림의 오른쪽 상단의 화제를 옮기면 이런 뜻이 된다.“빽빽한 잎사귀 푸른 빛을 쌓아가고/ 무성한 잎사귀에 붉은 꽃잎 조각조각 떨군다(密葉濃堆綠,繁枝碎剪紅)” 봄의 생명력은 곧 성적인 힘이다. 꽃은 식물의 성기다. 그런 고로 그림 속에 붉은 봄꽃을 그린 것은 성적인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신윤복의 의도에서 나온 것이다. 자, 이제 배롱나무 옆에 있는 거대한 괴석을 보자. 괴석을 정원에 두는 것은 오래된 풍습이지만, 이렇게 거대한 괴석은 쉽게 보지 못하는 것이다. 아니, 그림 속에서 괴석은 터무니없을 정도로 크다. 거기다 괴석은 땅에 뿌리를 박고 위로 치솟아 있다. 직선으로 솟은 것이 아니고, 왼쪽 뿌리 부분이 옆으로 불룩 나와 있다. 그리고 괴석의 윗부분의 몸체는 무언가 흰 액체가 흘러내리는 듯한 느낌이 나게 그려 놓았다. 이미 눈치 챘겠지만, 이것은 남성의 성기다. 그렇다면 이 그림의 의미는 분명하다. 이 그림의 꽃과 괴석은 각각 여성과 남성의 성욕을 상징하는 것이다. ●서얼의 탄생을 알리는 그림 현실로 돌아오면, 양반 남성이 자기 집안의 계집종을 건드리는 것은 허다하게 있는 일이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서자란 그렇게 해서 나는 것이었다. 즉 양반 남성이 정식 아내가 아닌 양인의 여성과 관계하여 자식을 낳으면 서자가 되고, 만약 관청이나 사가의 여성과 관계하면 얼자가 된다. 그 둘을 합쳐서 서얼이라 한다. 조선시대의 무수한 서얼들은 바로 그렇게 세상에 나왔던 것이니, 이 장면은 바로 그 서얼의 탄생을 알리는 그림이기도 한 것이다. 양반들은 계집종을 건드리는 데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았다. 성여학이 지은 ‘속어면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어떤 선비가 계집종을 건드리는 데 능란했는데, 어느 날 아내에게 들키고 말았다. 선비는 계집종을 건드리고 그 흔적을 감추고자 하였으나,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했다. 오래된 친구에게 그 고충을 토로하였다. “한밤중에 종년을 덮치는 것보다 재미있는 것이 없지만, 마누라에게 들킬까봐 이게 가장 큰 걱정이야.” “묘한 방법이 있으니, 한 번 시험해 보지 그래.” “그래, 제발 좀 일러 주어.” “계집종을 건드리는 데 열 가지 격식이 있어. 첫째, 굶주린 범이 고깃덩이를 탐하는 격이니, 계집종을 건드리겠다는 마음을 먹는 단계지. 둘째, 해오라기가 물고기를 엿보는 격이니, 목을 빼고 계집종을 몰래 살피는 단계지. 셋째, 늙은 여우가 얼음 아래 물소리를 듣는 격이니, 마누라가 잠이 들었는가를 살피는 단계지. 넷째, 매미가 허물을 벗는 격인데, 이불 속에서 몸을 빼는 단계지. 다섯째는 영리한 고양이가 쥐를 가지고 노는 격이니, 여러 방법으로 계집종을 희롱하는 단계지. 여섯째는 푸른 매가 꿩을 덮치는 격이니, 재빨리 계집종을 덮치는 단계지. 일곱째는 옥토끼가 약을 찧은 격이니, 그 환희의 순간을 형용하는 단계지. 여덟째는 용이 여의주를 토하는 격이니, 비유컨대 정(精)을 토하는 단계지. 아홉째는 소가 달을 보고 헐떡이는 격이니, 피곤하여 숨을 몰아쉬는 단계지. 열 번째는 지친 말이 집으로 돌아오는 격이니, 몰래 자기가 자던 방으로 돌아오는 단계지.” ●수신 교과서 ‘소학´은 남녀 분리 강조 다음날부터 선비는 이 방법을 써서 다시는 들키지 않았기에 마음속으로 무척 다행스럽게 여겼다고 한다. 다시 신윤복의 그림 ‘봄날’을 보자. 나뭇가지에는 연녹색 잎이 솟아나오고 있다. 그림 왼쪽의 남자와 여자를 보자. 남자가 입고 있는 옷은 철릭이다. 주로 무관이 입던 옷이니, 이 남자는 무반에 속한 양반으로 보인다. 여자는 짚신을 신고 앞치마를 두르고 봄날 나물을 캐러 갔으니, 양반이 아닌 계집종이거나 민간의 여염집 여자다. 그런데 웬일인가. 사내가 나물바구니에 슬쩍 손을 대고 있지 않은가. 사내의 얼굴을 보라. 벌겋다. 이 사내는 낮술에 취해 있다. 봄날 어디서 술을 마시고 돌아오다가 아는 계집종(혹은 동네 여자)을 만났다. 캔 나물을 보자며 말을 붙이고 손을 바구니에 댄다. 여자가 해사하게 웃고 있으니 싫지 않은 눈치다. 이 둘은 이미 감정의 교환이 일어난 상태다. 남녀의 일은 이렇게 해서 시작된다. 조선시대 양반들이 철석같이 믿고 따랐던 수신교과서 ‘소학’은 남자와 여자의 분리를 거듭거듭 강조하고 있었다. 남자와 여자는 물건을 건넬 때도 직접 주고받지 않는다. 남자가 물건을 내려놓고 가면 여자가 와서 그것을 집어가야 한다는 것이 ‘소학’의 주문이다. 한데 어떤가. 이 그림을 보면 양반은 후원에서 계집종의 손을 덥석 잡고, 낮에 술을 마시고 길거리에서 나물 뜯는 아낙네의 바구니에 손을 대면서 수작을 건다. 어떤 것이 양반의 리얼리티인가.‘소학’의 지시를 따라 사는 것이 양반의 실제 모습의 한 축이라면, 그 축이 배제했던 욕망의 지시대로 사는 것도 한 축이다. 다만 나는 후자가 보다 인간의 모습에 가까운 것이라 생각한다. 왜냐? 도덕은 사라질 수 있지만, 인간의 욕망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그림은 그것을 말하고 있다.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 무릎 자주 쑤시면 연골연화증 의심을

    무릎 자주 쑤시면 연골연화증 의심을

    무릎이 쿡쿡 쑤시는 고통은 겪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30대쯤에 무릎 통증이 시작됐다면 40∼50년 동안 고통을 참아야 한다. 특히 남성보다 여성이 무릎 통증에 많이 노출되기 때문에 미리 준비해야 한다. 최근 관절전문 바른세상병원이 2005년부터 2007년까지 3년 동안 18세 이상 성인환자 1만 2900명을 조사한 결과, 만성적으로 무릎 통증을 경험하는 비율은 남성이 22%인 데 반해 여성은 78%에 달했다. 특히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의 90%가 여성인 것으로 조사됐다. 왜 여성이 무릎 통증을 많이 느낄까?가장 큰 원인은 ‘임신’이다. 임신 기간에는 자궁, 복부, 엉덩이의 무게가 늘어나면서 체중이 적게는 7㎏, 많게는 20㎏까지 늘어난다. 체중이 1㎏ 증가하면 무릎에 실리는 하중이 3배 이상 늘어나기 때문에 통증이 생길 위험이 높다. 또 여성은 근육량이 적고 남성보다 골반이 커 무릎이 안쪽으로 많이 휘어지는 등 관절에 부담이 큰 신체 구조를 갖고 있다. 높은 굽의 하이힐도 체중을 발바닥에 고루 분산시키지 못하고 발가락과 무릎 앞쪽 연골에 집중시켜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무릎에 느껴지는 통증이 잦다는 것은 무릎에 이상이 있다는 징조다. 이를 방치하면 연골 표면이 갈라지고 닳아 결국 연골 아래 뼈가 노출되는 ‘연골연화증’이나 ‘퇴행성 관절염’으로 진행할 수도 있다. 퇴행성 관절염이 심해지면 인공관절 수술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미리 운동으로 근육량을 늘리거나 조기검진을 받아야 한다. 바른세상병원 서동원 원장은 “만약 무릎에 과도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평소에 무릎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면서 “가능한 한 빨리 의사의 처방을 받고 이에 맞는 치료를 받아야 인공관절 수술을 피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김수미 박사의 新웰빙 스트레칭] (16) 춘곤증 쫓기

    [김수미 박사의 新웰빙 스트레칭] (16) 춘곤증 쫓기

    봄에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면 어김없이 춘곤증이 찾아온다. 오전 업무를 보면서 굳어버린 근육을 풀고 소화를 돕는 동작을 배워보자. 오후 일과를 시작하는 마음이 달라질 것이다. 동료와 서로 자세를 잡아주면서 진행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양손 위로 뻗어 늘이기 1. 한쪽 발에 체중을 실은 뒤 다른 쪽 발은 뒤로 뺀다. 2. 두 손으로 깍지를 끼고, 손바닥이 천장을 향하도록 팔을 쭉 뻗는다. #무릎 접어 당기기 1. 차렷 자세에서 한쪽 발을 뒤로 접어 두 손으로 잡는다. 2. 가슴을 서서히 펴면서 발을 엉덩이 쪽으로 당겨준다. #의자 잡고 다리 뻗기 1. 양손으로 의자를 잡고 앞으로 살짝 엎드리는 자세를 취한다. 2. 한 발을 의자 위에 놓고 등과 목, 반대편 다리를 일직선으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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