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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한류(韓流)에 한류(寒流)

    신한류(韓流)에 한류(寒流)

    케이팝(K-pop)을 중심으로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신(新)한류가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일본에서 신한류 주역인 걸 그룹을 폄훼하는 만화가 버젓이 유통되는가 하면 타이완에서는 한국 드라마 방영을 제한하는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일본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한국 걸 그룹의 성 상납을 묘사한 ‘K-POP 붐 날조설 추적’이라는 제목의 만화가 급속도로 퍼져 나가고 있다. 만화에는 걸 그룹 소녀시대의 무대의상을 입고 속옷을 노출하거나 카라를 연상시키는 여성들이 옷을 입지 않은 채 엉덩이춤을 추는 장면 등이 포함돼 있다. 작가가 취재를 바탕으로 각색했다고 밝힌 이 만화는 전직 아이돌 출신인 한국인 호스티스가 한국 아이돌의 실상을 전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한국 걸 그룹들이 성 상납을 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가 국책사업으로 한해 1조 6000억엔(약 20조여원)을 투자해 한류를 조장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대해 소녀시대와 카라 소속사는 13일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카라 소속사인 DSP미디어 측은 “만화 내용은 전혀 사실무근이며, 현재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한국 걸 그룹들을 지극히 선정적이고 악의적인 내용들로 표현한 것은 명백한 명예훼손에 해당하므로 사태를 파악한 후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녀시대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도 “일본 측 변호사와 논의한 뒤 강력 대응하겠다.”고 단호히 말했다. 앞서 타이완 국회의원들은 지난 11일 한국 드라마 등 외국 프로그램의 타이완 TV 방영 비중을 40%에서 20%로 제한하는 내용의 ‘유선 라디오 TV법’ 개정안을 입법원(국회)에 제출했다. 지난해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태권도 스타 양수쥔 선수가 실격패한 사건으로 타이완에서는 반한(反韓) 감정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LA타임스는 한국에서는 한류 열풍에 힘입어 연예인이 되고자 하는 어린 소녀들이 ‘노예계약’으로 착취당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획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신한류에 대한 반발 및 견제 심리가 이 같은 현상을 낳은 것 같다.”면서 “문화 흐름이 강제로 막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한류 콘텐츠도 지나치게 한국적인 요소를 부각시켜 다른 나라 국민 정서를 자극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상진 성신여대 문화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한류 붐이 이미 상당히 뿌리내린 만큼 타이완이 법 개정을 하더라도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렇더라도 현지 정서에 맞는 콘텐츠 개발, 합작 프로젝트 시도 등 반한 감정에 적극 대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은주·김정은기자 erin@seoul.co.kr
  • [르포]2011년 코끼리는 예방주사 맞는 중

    [르포]2011년 코끼리는 예방주사 맞는 중

     수은주가 영하 10도까지 내려간 11일 과천서울대공원 제2아프리카관. 아프리카 토착민처럼 블로건(Blow Gun)을 든 사람들이 뛰어다니고 낌새를 차린 동물은 숨기 바쁘다. 영락없는 아프리카 동물사냥을 연상시키지만 실은 이곳의 소중한 동물가족들에게 구제역 예방주사를 놓는 중이다.  50여분 동안 승강이 끝에 바바리양(Barbary Sheep)의 엉덩이에 주사바늘이 꽂혔다. 하지만 세차게 몸을 흔들어대는 통에 주사기가 허망하게 쏙 빠져 버린다. 한번에 3m 이상을 뛰는 용수철 점프력을 갖춘 날쌘돌이 겁쟁이 바바리양은 이번 구제역 예방 접종의 최대 강적이다. 10명이 넘는 사육사가 예방주사 한 방을 놓기 위해 따라다닌지 벌써 이틀째다. 이날도 오전 내내 뛰어다녀 성공한 것은 두마리 뿐이다.  구제역이 사실상 전국을 뒤덮은 가운데 동물원들이 예방주사 놓기 전쟁을 벌이고 있다. 주사 맞기가 무서운 것은 사람이나 야생동물이나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소 100마리를 키우는 목장 한곳에서 구제역 예방 접종을 하는 데 드는 시간은 대략 3시간 정도. 사람 손을 탄 가축들은 시선을 딴 곳으로 모은 후 주사 한방 놓으면 그만이지만 야생동물은 사정이 전혀 다르다.  이번 구제역으로 예방접종을 맞아야 하는 우제류는 서울대공원에 49종 569마리. 꼬박 3일을 작업했지만 여전히 100마리 이상과 숨바꼭질 중이다.  저희들 살리자는 일이지만 어렵게 놓은 주사를 동물들이 빼버리기도 일쑤다. 주사액이 다 들어가려면 최소 10초가량 시간이 필요하지만 야생동물에게 이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특히 목이 긴 기린이나 낙타 등은 아무리 몸 뒷쪽에 주사를 놓아도 입으로 주사기를 뽑아 버린다. 이쯤되면 그야말로 ‘목이 길어 힘든 짐승’이다.  맘 같아서는 직접 다가가 주사를 놓고 싶지만 그럴 수도 없다. 아무리 순한 초식동물이라도 흥분해서 뒷차기라도 하면 그 위력이 상상을 초월한다. 두께 10㎝가 넘는 각목도 말 뒷차기 한방이면 그대로 요절이 난다. 사자 같은 맹수도 말 뒷차기에 제대로 맞으면 죽음에 이른다. 게다가 체감온도가 영하 15도까지 떨어지는 엄동설한에 주사액이 금세 얼어붙는다.  과천서울대공원은 이달 1일부터 일반인 관람을 전면 중단했다. 동물을 버리고 피난을 가야만 했던 1950년 한국전쟁 당시를 제외하면 이런 사태는 국내 동물원 개원 이후 처음이다. 그만큼 구제역이 퍼질 경우 피해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대공원 관계자는 “우제류 중에 희귀동물이 많아 만에 하나 동물원에 병이 돌면 적어도 2년 동안은 정상화가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해 내린 조치”라고 말했다.  야생동물용 예방백신은 소에 접종하는 O형 구제역 백신과 종류는 같지만 항원이 3배나 많다. 한마리씩 피를 뽑아 항체 형성 여부를 확인하기 힘든 만큼 1회 접종만으로 면역력이 형성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그만큼 고농축액이지만 약이 강하다고 위험한 것은 아니라는 게 동물원 측의 설명이다.  요즘처럼 몹쓸 병이 돌 때에는 동물들 먹이 주는 일도 만만치 않다. 채소류부터 과일류까지 모든 먹이는 구제역 발생지역을 피해서 들여 오고 있다. 사료는 동물원 밖에서 완전히 소독된 내부 차량으로 옮겨실어 들여온다. 맹수류와 맹금류에게 주는 소고기는 전면 수입산으로 교체했다. 한덩이 한덩이 멸균 소독을 해서 동물을 먹인다. 여기에 조류독감(AI)까지 퍼지고 있어 하루 200㎏에 이르는 생닭과 계란 공급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철저한 방역을 위해 사육사는 물론 관리요원 등 95명이 일주일째 출퇴근을 하지 못한 채 동물원 내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1930년대 중반 유럽에서는 구제역 바이러스가 대형 동물원까지 번져 코끼리, 물소, 하마, 사슴 등 수십종의 동물들이 죽어나갔다. 모의원 서울대공원장은 “1997년 타이완 타이페이 동물원도 전국에 구제역이 퍼지자 예방접종을 통해 동물원 감염을 막은 사례가 있다.”면서 “발생지역 거주 직원과 비발생지역 직원들을 서로 격리하는 등 최고 수준의 경계를 펼치는 만큼 서울대공원 내에서 구제역이 번지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의 기대가 현실화되기를 바라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中 남부 먀오족은 고구려 후예다”

    “中 남부 먀오족은 고구려 후예다”

    중국이 동이족 수장으로 꼽히는 치우(蚩尤)를 중화 3대 시조로 모시는 것은 만주 등 동북지방에 대한 종주권을 주장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여기에는 남부 산악지역에 살고 있는 먀오(苗)족 문제도 있다. 인구가 1000만명에 이르러 중국 56개 소수민족 가운데 다섯 번째로 크다는 먀오족은 자신들의 조상으로 치우를 내세운다. 그런데 먀오족이 치우의 후손이 아니라 패망한 고구려 유민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김인희 전북대 쌀·삶·문명연구원 전임연구원이 지난 10여년간 중국 남부지역을 현지답사한 결과를 총정리한 ‘1300년 디아스포라, 고구려 유민’(푸른역사 펴냄)에 담긴 주장이다. 김 연구원은 “역사상 최초의 ‘코리안 디아스포라(Diaspora)가 먀오족”이라고 주장한다. 디아스포라는 이산(離散), 흔히 국가 소멸 뒤 세계 각지로 흩어진 유대인을 뜻한다. 코리안 디아스포라는 재일교포나 중앙아시아의 고려인, 카레이스키 등을 지칭한다. 김 연구원의 주장은 구당서, 신당서, 자치통감 등 중국 측 기록에 근거를 두고 있다. 기록에 따르면 당나라 장수 이적은 평양성을 함락한 뒤 668년 보장왕과 함께 20만명의 유민들을 끌고 귀국했고, 이듬해인 669년 이들을 남쪽 공한지(空閑地)에 배치했다. 고구려 핵심 지배층을 고구려 본토와 머나먼 곳에 살게 해서 재기 의욕을 끊고, 포로들을 투입해 변경지역을 개발하려는 의도였다. 중국 문헌에 먀오족에 대한 기록이 일절 없다가 10세기 이후 송나라 시대 때부터 갑자기 “고구려와 풍속이 닮았다.”면서 언급되는 까닭은 이때서야 중국 남부에 자리잡은 먀오족을 중국인들이 인식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먀오족이 고구려 유민이라는 증거로 우선 전통 바지 ‘궁고’를 든다. 고대 복식을 보면 중국 남방지역은 무덥고 습하기 때문에 대개 엉덩이와 허벅다리 뒤쪽을 그대로 노출하는 개방형 바지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먀오족만 유일하게 바지 위에다 또 한번 큰 천을 덧대는 방식의 바지, 궁고를 입고 있다. 이는 고대 흉노족 복식이나 고구려 벽화에서 발견되는 복식과 비슷하다. 종아리 부근은 바짝 조이고, 엉덩이와 허벅지 부분은 통을 크게 넓힌 뒤 그 위에다 바지 천 하나를 덧씌워 두르다 보니 엉덩이 부분은 뾰족하게 솟아나도록 한 모양새다. 이는 추운 곳에서 말을 타야 하는 북방 유목민의 전형적인 복장이라는 것이다. 이외에도 형이 죽으면 동생이 형수와 결혼하는 형사취수(兄死娶嫂) 문화, 장례 전에 집안에 시신을 모셔 두는 풍습, 동명왕 신화처럼 아시아 동북부의 대표적 설화인 난생신화를 가지고 있다는 점 등 다양한 근거를 든다. 결정적으로 먀오족은 옷에다 조상에 대한 옛 기억을 그려 뒀다. 이는 인디언 이러쿼이족 출신 미국 학자 폴라 언더우드(1932~2000)가 ‘몽골리안 일만년의 역사’라는 책을 남긴 것과 비슷하다. 문자가 없던 인디언들은 옛 조상들의 대이주 행렬을 장대한 구전 서사시로 남겨 뒀고, 언더우드는 집안 어른들로부터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적 얘기’라고 들어왔던 이 서사시를 기록으로 남겼다. 먀오족 옷의 그림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여자들의 주름치마에 두 개의 강을, 웃옷 뒤편에는 큰 성을 그려 뒀다. 구전설화에 따르면 이들은 추운 곳에서 적에게 패배해 노란 물과 맑은 물을 건너 남쪽으로 왔다. 이게 바로 황하와 장강을 뜻한다는 것이다. 또 조상들이 머물렀던 곳을 잊지 않기 위해 고향에 두고 온 옛 성을 그려뒀다. 이 성의 문양은 장방형인데, 고대 성곽에서 장방형으로 지었던 성은 고구려 성이 가장 대표적이다. 재미있는 점은 서부 먀오족과 달리 동부 먀오족에게서는 ‘큰 강’에 대한 얘기 대신 ‘동쪽의 해 뜨는 바닷가’ 얘기가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저자는 이를 고구려 패망 뒤 만주 일대에서 남쪽으로 끌려온 이들은 서부 먀오족, 고구려 평양성에서 바다 건너 끌려왔던 이들은 동부 먀오족이라고 해석한다. 동부 먀오족이 서부 먀오족보다 더 반항적이고 남방문화와 비교적 덜 섞여 든 이유와도 연결된다. 한마디로 평양성에 거주했던 고구려의 핵심 지배층이었던 까닭에 서부 먀오족에 비해 문화 자존심이 유달리 강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고구려가 아니라 치우를 조상으로 내세웠을까. 이는 만주족 청나라를 붕괴시키고 한족 중심의 근대국가를 성립시키려 했던 반청 운동가들의 상황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이 저자의 해석이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먀오족을 이민족으로 정벌했던 고구려로 보기보다, 한때 다투었던 형제인 치우의 후손이라고 하는 것이 편했다는 것이다. 문자가 없어 옛 조상에 대한 희미한 기억만 갖고 있는 먀오족 역시 중국과는 조상이 다르다는 민족 자주성 차원에서 이를 받아들였다는 해석이다. 실제 저자는 먀오족의 조상이 치우라는 주장을 주로 한족 학자들이 내놓는 반면, 먀오족 스스로는 치우에 대해 그다지 알지 못한다는 점을 내세운다. 이는 동북공정이 최근 들어와 시작된 것이 아니라 중국 공산당 정권이 들어선 1950년대부터 이미 시작됐다는 학계 일부 주장과 일치하는 대목이다. 마오쩌둥이 꿈꾼 것은 공산주의 정권이 아니라 한족 패권 정부였다는 것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김연아, 초미니스커트 ‘하의실종 종결자’

    김연아, 초미니스커트 ‘하의실종 종결자’

    ‘피겨여왕’ 김연아가 초미니스커트를 입고 ‘하의실종’ 패션에 도전했다. 패션브랜드 ‘쿠아’ 모델인 김연아는 최근 진행된 겨울 화보에서 다양한 스타일을 뽐냈다. 이번 화보에서 김연아는 유난히 긴 다리를 돋보이게 하는 의상으로 완벽한 각선미를 자랑했다. 엉덩이를 약간 덮는 긴 레드 재킷에 흰 초미니 원피스를 매치해 마치 하의를 입지 않은 듯한 ‘하의실종’ 패션을 선보인 것. 여기에 하얀 퍼 머플러로 포인트를 줘 따뜻해 보이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연출했다. 화보 사진을 본 팬들은 “연아는 뭘 입어도 여신” “하의실종 패션 중 최고” “다리가 길고 예뻐서 미니스커트가 잘 어울린다”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번 겨울 시즌 그랑프리 시리즈를 건너뛴 김연아는 오는 3월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세계 선수권대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 = 쿠아 서울신문NTN 오영경 기자 oh@seoulntn.com
  • “어? 다리가 4개?” 페루서 태어난 미운 오리새끼

    멀리 남미대륙에서 ‘미운 오리새끼’가 태어나 화제가 되고 있다. 페루 포르베니르 지역 마을 알토 프루힐로라는 곳에서 다리가 넷인 오리새끼가 최근 태어났다. 주인은 네 다리를 갖고 세상에 나온 오리에게 ‘미운 오리새끼’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그러나 이름과 달리 오리는 마을에서 최고의 사랑을 받는 마스코트로 떠올랐다. 산체스라는 이름을 가진 여주인에 따르면 네 다리 오리는 태어날 때부터 난산(?)이었다. 스스로 알을 깨지 못해 주인 가족들이 오리알 껍질을 부숴줘야 했다. 사람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걸어나온 오리는 엉덩이 쪽에 다리가 2개 더 붙어 있었다. 산체스는 “한동안 성당에 가지 않았는데 어쩌면 종교를 멀리한 데 대해 신이 경고를 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현지 동물병원 관계자는 인터뷰에서 “노란자가 두 개 있는 쌍란이었거나 선천적인 기형일 수 있지만 앞으로 오리가 정상적으로 살아가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서울신문 2011 신춘문예-소설 당선작] 미치가 미치(이)고 싶은/차현지

    [서울신문 2011 신춘문예-소설 당선작] 미치가 미치(이)고 싶은/차현지

    아저씨의 아내가 임신을 했다. 아이는 5개월짜리. 5개월 전에 아저씨의 정액이 아내의 질을 파고들어 거센 산성반응에도 끝끝내 굴복하지 않고 수정란을 착상시켰다. 5개월 전이라면 아저씨와 내가 종로 3가 나이스 모텔 205호에서 새벽 내내 서로의 배꼽 속에 손을 넣었던 때다. 나와 만나기 전날이거나 혹은 다음날에 아저씨는 아내와 같이 잠자리에 들었고 기계적인 성교를 했을 것이다. 아저씨의 아내는 궁색한 가짜 신음소리 내기에 바쁜 여자니까. 아저씨는 여자의 신음소리에 민감하다. 신음소리의 진위 여부를 따지는 것에 편집증 환자처럼 집착한다. 그런 아저씨가 나를 좋아하는 까닭은 단 하나. 나는 가짜 신음소리 따윈 내지 않는다. 오로지 진심. 나는 진짜에게만 연다. 그것이 성대든 밑구멍이든 간에. 오늘 만나. 삐리릭. 교실 한구석에서 체육복을 베개 삼아 누워 있던 나는 문자를 확인하고 곧장 가방을 싼다. 든 것도 없는 가방을 메고 나는 교실 밖으로 향한다. 교문을 빠져나오는 도중에 아저씨에게 한 번 더 문자가 온다. 우리가 만나는 시간과 장소가 적힌, 매우 절약적인 문자. 럭셔리 라운지 모텔 507호. 아홉 시. 아홉 시까지, 아홉 시간이나 남았다. 그날도 여지없이 바람이 불었다. 아저씨와 만나는 날은 어쩐지 모르게 세찬 바람이 분다. 한반도가 원래 이렇게 바람이 많이 부는 곳이었나? 아저씨는 이쑤시개로 이를 쑤시며 말했다. 그러게요. 치마 밑단이 바람에 너풀거렸다. 얘, 허벅지 다 보인다. 아저씨가 말했다. 알아요. 그냥 내버려 두는 거예요. 넌 참 미쳤구나. 그래서 이름이 미치인가 보구나. 아저씨와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갔더니 장례를 다 마친 식구들이 둘러앉아 할아버지에 대한 추억을 하나 둘씩 꺼내고 있었다. 넌 그새 또 어디 갔다 왔니. 그냥 잠깐. 나는 대충 둘러대고 방으로 들어갈 셈이었다. 그런데 할머니. 할머니가 안 보였다. 엄마, 할머니는? 하고 물어보려던 찰나, 내 방 문 틈새로 할머니의 굽은 등이 보였다. 굽은 등은 서서히 몸을 웅크리며 일정한 리듬에 맞춰 떨었다. 할머니는 울고 있었다. 나는 다음날도 아저씨를 만났다. 삼성동 명아장 모텔 313호. 시간은 오후 아홉 시. 나는 근처 화장실에서 교복 와이셔츠를 벗고 보라색 민무늬 원피스를 입었다. 바람이 찼다. 나는 여덟시 오십 오 분에 모텔에 도착했다. 내가 313호의 문을 열었을 때는 이미 아저씨가 다 벗은 몸으로 누워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이. 아저씨가 인사했다. 방에서는 이상할 정도로 쾌적한 향내가 풍겼다. 오히려 첫 번째 갔던 곳이 적당히 촌스러우면서 마음이 편했다. 옷을 못 벗겠어요. 내가 말했다. 아저씨는 보라색 민무늬 원피스를 아래에서부터 위로 벗겨냈다. 그리고는 내 몸 이곳저곳을 꾹꾹 누르듯이 만져댔다.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그냥 참았다. 나는 아저씨가 하라는 대로 몸을 열고 젖히고 오므리고 뒹굴었다. 두툼한 손가락처럼 두툼한 아저씨의 뱃살이 출렁거리며 내 피부에 닿았다. 남의 살을 맞대는 것이 기분이 나빴다. 아저씨의 거죽에 파묻혀 질식할 것 같았다. 물론 아저씨가 그렇게 뚱뚱하지는 않지만 그냥 남의 살결, 살 틈으로 새어나오는 냄새 같은 것이 어쩐지 두려웠다. 한 차례 사정이 끝나고 난 뒤에 아저씨는 모로 누워 담배를 피웠다. 그때까지 나는 아저씨의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했다. 얘, 너 이름이 뭐라고 했더라? 아저씨가 슬쩍 내게 말을 건넸다. 미치. 미치예요. 아아, 그래. 그래서 내가 너에게 미쳤다고 말을 했었지. 네에. 근데 전 미치진 않았어요. 그냥 미치일 뿐이에요. 음, 그래. 하지만 좀 특별한 이름이구나. 네에. 미카엘 같은 거랑 연관된 건 아니에요. 음, 그렇구나. 그렇다면 미치는 무슨 뜻이니? 미치는 그냥 미치인데요. 별 뜻은 없어요. 음, 그렇구나. 아저씨는 다시 담배에 불을 붙이고 대화를 끝내겠단 듯 자세를 고쳤다. 등 돌린 아저씨의 넓은 등짝이 우스워 보였다. 나는 아저씨의 담배를 빌려 등짝에 무어라 쓰고 싶었다. 등신이라고. 그때 아저씨 이름을 물어보면 좋았을 걸. 아직도 나는 아저씨 이름을 모른다. 장씨, 김씨, 윤씨, 최씨. 개중에 하나겠지. 여하튼 내가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성씨일 거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아저씨의 두툼한 손가락과, 출렁이는 뱃살, 수염자국이 난 얼굴피부뿐이다. 정수리 근처가 조금 휑한 거나 금이빨로 된 어금니가 하나 있다는 것, 배꼽부터 무성한 털이 하반신 전체를 뒤덮고 있다는 것과 생각보다 발이 아담한 것, 그리고 오른쪽 팔뚝에 개에 물린 자국 같은 게 있다는 것까지. 아저씨의 흉터는 곧 아저씨의 이름이었다. 아저씨와는 일주일에 두어 번 정도 만났다. 만나는 장소는 서울 전역. 아저씨는 최대한 겹치지 않도록 고심하여 장소를 물색하는 것 같았다. 한 번도 같은 동네, 같은 모텔을 반복해서 간 적이 없었다. 생각보다 서울은 넓었다. 구석구석 늘어선 골목과 로터리가 답답할 정도로 복잡했다. 위로 세우고 벙커를 만들고, 한정된 공간의 쪽수를 넓히거나 한 칸짜리 공간을 좁히거나 하는 식으로 자꾸만 넓어져 가는 서울. 뚝딱뚝딱 완공이 끝나면 어디에선가 증축이 시작되고, 어딘가가 매끈해지면 다시 어딘가가 더럽혀졌다. 더럽혀진 부분을 메우는 동안 또 어딘가가 파괴되고 무너져 갔다. 할아버지는 폭설이 내리던 날, 보도블록에서 미끄러져 죽었다. 피 한 방울 흘리지 않은 채 병원으로 후송된 지 십 칠 분 만에 사망선고를 받았다. 가족들은 오래 살다 가셨으니 여한 없으시리라 판단, 호상이라 여기며 잔칫집처럼 장례를 치렀다. 여기저기서 웃고 떠들고 화투 패를 돌리고 거나하게 취해 노래를 불러대고. 삼일 중 이따금씩 곡소리가 들렸으나 그것도 매우 형식적이었다. 하하호호 웃다가 누군가 곡소릴 내면 얼마간 따라 울어주고, 딸꾹질 멈추듯 뚝 그치면 다시 하하호호하며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처음 보는 광경에 놀란 내가 밖으로 빠져나와 교복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낸 순간, 아버지가 홀연히 담배를 물며 밤하늘을 쳐다보고 있었다. 서울에서 보는 별은 참 폼이 안 나. 아빠는 소주가 담긴 종이컵을 조심스레 한 모금씩 마셨다. 아빠의 왼손에 달린 담배가 빨간 불씨를 태우며 양복바지를 위협했다. 그거 탈 거 같은데. 내가 말했지만 아빠는 듣지 못했다. 염병할 양반. 보도블록에서 고꾸라지기는. 아빠는 색색의 벽돌이 지그재그로 놓인 보도블록을 얼마간 쳐다보다가 가래침을 뱉었다. 카악, 퉤. 아직 녹지 않은 눈에 가닿은 가래침은 희부연 노란빛을 풍겼다. 아빠는 다 태우지도 않은 담배와 함께 종이컵을 집어 던졌다. 소주가 바닥을 치고 튀었다. 아빠는 불콰해진 얼굴을 하고 다시 식장 안으로 돌아가는 듯했다. 나는 담배에 불을 붙이고는 아저씨에게 문자를 넣었다. 아저씨 뭐해요. 그러나 답장은 오질 않았다. 실은 한 번도 먼저 연락해 본적이 없었다. 뭐하냐고. 역시 묵묵부답. 차라리 보내지 말 걸, 두 번씩이나 씹혔다. 쪽팔리게.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문자가 도착했다. 미친이구나. 오늘 만날까? 미친이라니, 내가 분명 미치지 않았다고 했을 텐데. 미친 아저씨. 나는 눈에 젖은 운동화 끈을 고쳐 매고 곧장 아저씨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내가 병원 앞에서 택시를 잡으려고 서성이는 동안 아빠는 병원 건물 귀퉁이 어딘가에서 토를 하고 있었다. 아빠는 대충 토하는 것을 마치고는 보도블록에 그대로 고꾸라졌다. 얼굴 표면이 토사물 범벅이었다. 아빠의 긴 속눈썹에 연주황색으로 변한 실파가 붙어 있었다. 더럽게시리. 나는 다시 대로변으로 눈길을 돌렸다. 택시는 쉽게 잡히지 않았고 나는 얼마간 더 병원 앞에 서 있어야 했다. 한쪽 손을 기계처럼 흔들면서 무심코 하늘을 바라보았다. 아빠 말대로 별 몇 개가 우스운 크기로 떠 있었다. 저게 무슨 별이야. 그러는 사이에 택시가 잡혔다. 어디 가십니까? 하고 물어오는 택시 아저씨에게 별 보러요, 라고 말할 뻔했다. 할아버지의 장례를 치르는 삼일 내내 나는 아저씨를 만났다. 만나서 하는 일이라곤 섹스가 전부였고, 섹스가 끝나고 치르는 비릿하고 울적한 냄새들을 소멸시키는 일에 신경 쓰느라 내 가방 속에 구겨져 있을 교복 같은 건 생각하지 않았다. * 아저씨의 아내가 임신을 했다는 말을 듣고 나는 손가락으로 시트자락을 빙글빙글 말았다가 풀었다가를 반복하면서 어떻게 대꾸를 해야 될까 하는 생각보다는 어떻게 하면 아저씨에게서 아내 얘기를 그만 들을 수 있을까에 대해서 고민했다. 왜 애를 가졌어요? 내가 아저씨 배꼽에 손을 집어넣고 꼼지락거리며 물었다. 아저씨는 간지러웠는지 실실 웃으며 좌우로 몸을 배배 꼬았다. 내가 가진 건 아니고 아내가 가진 거지. 아저씨는 말했다. 그렇지만 아저씨 꺼가 필요하잖아요. 음, 그렇긴 하지만 뭐 그거랑 그거랑 같은 일로 봐서는 좀 그렇지. 그거랑 그거랑 원래 같은 거 아니에요? 그걸 해야지 그걸 할 수 있잖아요. 에이, 하지만 언제나 그걸 하려고 그거 하는 거 아니잖아. 아아, 하긴. 우리도 그거 하려고 그거 하는 거 아닌 것처럼요? 으응, 그래 맞아. 골치가 아픈 일이지, 그거는. 우리는 너무나 많은 그거를 사용했고, 나중에 가서는 굳이 그거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에서까지 그거 타령을 했다. 그러다가 대화의 종반부에서는 그거가 무엇을 뜻하는지, 어디에서부터 그거를 그거로 불렀는지, 그거가 그거가 아닌 다른 그거인 건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부랴부랴 대화를 마치고 다시 등을 돌려 누웠을 때, 아저씨의 등과 내 등이 맞닿았다. 나는 차갑고 아저씨는 뜨겁다. 섹스를 하고 나면 아저씨가 차가워지고 내가 뜨거워진다. 척추를 나란히 두고 우리는 열과 냉을 반복적으로 옮겼다. 열탕과 냉탕을 번갈아 가는 기분이었다. 아저씨도 참 후졌다. 내가 말했다. 아저씨의 등줄기가 움찔했다. 글쎄 내가 만든 게 아니고 아내가 만든 거라니까. 아저씨가 발로 내 종아리를 간질였다. 굳은살이며 티눈이 박인 피부 표면이 까끌까끌했다. 어떻게 하면 애를 낳을 생각을 해요? 너무 구려. 너무 너무 구려. 지금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어떤 시대기는, 잘 먹고 잘사는 시대지. 너무 구려. 태어나는 일 자체가 구린 시대예요, 지금 이 시대는. 미치. 너는 너무 어린데, 너무 많은 걸 봤어. 그러니까 지금 이러고 있잖아요. 씨발. 나는 울먹였다. 아저씨가 발로 장난치는 것을 멈추었다. 다시 몸이 차가워지는 것 같았다. 그 애 낳으면 나 꼭 보게 해줘요. 음, 그래. 그럴 수 있다면 뭐, 그렇게 해보지. 아저씨는 말을 이으며 침대를 빠져나갔다. 어디가요? 똥 누러. 아저씬 왜 만날 그렇게 똥을 싸요? 모르겠어. 난 너만 보면 똥이 마려워. 아내 앞에서는요? 집이건 회사건 똥 싸는 일이 고역인데, 난 너만 보면 똥구멍이 빠져버릴 거 같아. 나는 킥킥대며 웃었다. 똥을 싸고 싶어 재빠르게 화장실로 가는 아저씨의 뒷모습이 사랑스러웠다. 나만 보면 똥이 마렵다는 아저씨. 나는 또 한번 아저씨에 관한 흉터를 진하게 새겼다. 똥냄새를 풍기며 침대로 돌아온 아저씨와 뒹굴다가 말고 문득 할머니 생각이 났다. 여든 여덟의 할아버지와 함께 육십 년을 살아온 할머니. 할머니는 일흔 일곱. 열한 살 연상의 남편을 마주 대하며 겪었을 무수한 고통을 유순한 고집과 무지한 강직함으로 이겨낸 할머니.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삼 년 전에 서울로 올라왔다. 평생 동안 밭을 일구고 소를 키우며 지냈던 고향을 저버린 것은 할머니의 류머티즘 관절염이 심해진 탓이었다. 밭을 안 일구면 되지 않냐, 그냥 일 안 하고 시골에 계속 계시면 안 되냐, 하고 심술을 툴툴 부린 내게 엄마는 꿀밤을 먹였다. 네가 시골에 가서 한 번도 살아보질 못해 이러는구나. 시골에 산다는 것 자체가 일이다. 일을 안 하고 살 수 있다는 개념 자체가 없는 곳이야. 등불이 없는 동굴 같은 곳이라고. 그렇지만 친하지도 않은 어른들과 함께 부대껴 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걱정 마. 따로 모실 거니까. 따로 사는 데엔 나보다 엄마 몫이 더 컸다. 아빠는 미적지근하게 그러지 뭐, 하며 우리 집 근처에 값이 싼 아파트를 골라 전세계약을 했다. 십육 평형 아파트는 지은 지 이십 년이 넘었다. 군데군데 갈라진 틈새며 월마다 꼬박꼬박 작동 점검을 하는 엘리베이터가 기괴하게 느껴졌다. 나는 그것 때문에라도 할머니 집에 잘 가지 않았다. 가끔 식용유나 세제 같은 걸 사들고 가는 아빠에게 거기 귀신 나올 것처럼 음산해, 라고 말하면 아빠는 내 콧잔등을 쿡 치면서 노인네들 잠자리 뒤숭숭하게 함부로 말 놀리지 말라고 대답했다. 그깟 귀신, 어차피 동년배들 아니겠어? 속으로 나는 생각했다. 할머니 집 전세계약이 얼마 안 있어 끝날 참이었다. 재계약 여부에 대해 곰곰이 따지고 있던 엄마는 되레 계약기간 전에 죽어버린 할아버지를 조금은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또 조금 원망하기도 했다. 엄마는 짐들이 가득 들어찬 다용도실을 대충 비워내고 할머니가 덮을 이불을 마련했다. 할머니는 풀지 않은 짐짝처럼 더욱 몸을 웅크리며 집으로 들어왔다. 때때로 자정에 가까운 시간, 내가 비릿한 정액 냄새를 풍기며 집으로 들어오면 건넌방에 있던 할머니가 빠끔히 문을 열고 나를 들여다봤다. 내가 왜요? 라는 기색으로 노려보면 이내 주춤거리는가 싶게 눈을 피하다가는 언제 왔는지 모르게 다시금 내 쪽을 살폈다. 내가 한 번 더 뭘 봐요? 라는 표정으로 찌릿, 눈빛을 쏴주면 그제야 다 알겠다는 듯 체념한 얼굴로 방문을 닫았다. 기분 나빠. 내가 닫힌 방문 틈새로 들릴 만큼 크게 말했다. 그럼 방문 너머로 할머니가 쪼그라든 풍선처럼 한숨을 쉬는 것이 느껴졌다. 그럴 때마다 장례식장에서 보았던 별 몇 개가 눈앞에 아른거렸다. 옹졸하게 쪼그라든 것이 언젠가는 점점 작게, 그보다 더 작게, 그래서 결코 보이지 않을 것처럼 아득해질 것만 같았던 별들. 마치 할머니의 쪼그라든 유방처럼. 너네 엄마니까 네가 알아서 해. 안방에서 언성 높이는 소리가 들렸다. 구질구질한 부부싸움이 또 시작됐다. 카악, 퉤. 아빠의 가래침 뱉는 소리가 들렸다. 이게 어디서 뱉어 진짜? 엄마가 이전보다 한 톤 높게 소릴 질렀다. 카악, 퉤. 카악, 퉤. 의식적으로 가래를 뱉다가 사래 걸린 아빠가 연신 밭은기침을 토했다. 조금 과장이다 싶게. 나는 방밖으로 나가볼까 하다가 귀찮아져서 그냥 침대에 누웠다. 모텔과는 다른 차원의 이불을 손끝으로 매만지다가 말고 할머니가 궁금해졌다. 엄마 아빠는 아무래도 버려진 짐짝처럼 놓인 할머니 따위는 신경 안 쓰는 것 같다. 미친 엄마 아빠. 나는 방문을 열고 건넌방에 있는 할머니를 살핀다. 방문이 미세하게 열려 있다. 아마도 할머니가 직접 살짝 문을 열어 놓았을 터. 문과 문턱이 아귀가 딱 맞게 붙어 있지 않고 약간 틈을 벌리고 있다. 그 미세한 틈처럼 할머니는 숨을 쉬고 있는지 몰랐다. 사방이 막힌 곳에서, 끝없이 유입되는 물세례에 허덕이듯이. 할머니 서럽겠다. 짝이 없으니 얼마나 비참하겠어. 네 아저씨는요? 아저씨의 귓불을 빨면서 내가 물었다. 그건 여자에게만 국한된 일이야. 남자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아예 머릿속에 그런 게 없어. 이 사람 없으면 죽겠다 싶은 그런 게. 결혼 왜 했어요? 내가 묻자 아저씨는 뜸을 들였다. 글쎄, 돈을 모아야 하니까. 그리고 어쨌든 옆에 사람이 있어야 좋지 않겠어? 남자란 게 그래. 챙겨주고 입혀줄 사람이 꼭 필요하지. 좆나 후졌네, 남자들이란. 내가 말을 마치자 아저씨가 깔깔 웃었다. 뭐가 웃긴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기분이 나빴다. 미친 아저씨. 뭐 이런 게 다 있지? 덜 말린 해초처럼 무성한 아저씨의 풀숲을 헤치다 말고 나는 입을 뗐다. 입술에 빳빳한 음모가 달라붙었다. 에이, 좀더 해주지 그래. 아저씨가 눈을 감은 채 말했지만 나는 그냥 일어났다. 반투명한 유리 칸막이로 된 화장실로 들어가 온몸을 빡빡 문질러대며 샤워를 했다. 아저씨가 따라 들어왔다. 에이, 미치. 섭섭하게 왜 그래. 아저씨가 내 팔뚝에 묻은 거품을 닦으면서 품에 안으려 했다. 나는 반사적으로 샤워기를 아저씨 방향으로 틀었다. 뜨거운 물줄기가 아저씨 살갗에 닿았다. 앗 뜨거워. 아저씨는 반사적으로 몸을 움직였다. 오늘은 안 할래요, 피곤해요. 저리 가요. 이제 만지지 마요. 아저씨는 몸에 묻은 물기를 털고 아쉬운 표정으로 나갔다. 내가 샤워를 마치자 아저씨는 침대에 걸터앉아 담배를 태우고 있었다. 미치. 앞으로 삼주 정도 못 봐. 나는 왜냐고 물어보려다 그냥 말았다. 아내랑 여행을 갈지도 모르겠어. 아무래도 애 낳기 전에 좀 돌아다녀야 될 것 같아서. 애가 나오면 피곤해지잖아. 나는 머리카락을 수건으로 매만지며 물기를 닦았다. 외국을 다녀올까 해. 연차랑 휴가 당겨쓰니까 삼주 정도 여유가 생기더군. 나는 대충 로션을 찍어 바르고 옷을 챙겨 입었다. 가방 속에 든 교복을 입을까 하다가 그냥 관두었다. 아내가 더블린에 가고 싶다네. 난 애초에 더블린이 어디 박혀 있는 덴지도 몰랐다니까. 그냥 동남아 일대나 둘러보고 올 것이지, 무슨. 대충 스타킹까지 신었다. 주머니를 쑤셔 담배를 찾았다. 아저씨가 담배를 건넸지만 무시했다. 삼주 뒤엔 웃으며 보자. 내가 널 좋아하는 건 명랑해서야. …… …… 삼주 동안 똥 못 싸서 어떡해요? 그러게. 그걸 생각 못 했네. 아저씨는 정말 진지한 표정으로 고민했다. 그 모습에 어이가 없어 픽 웃었더니 아저씨가 갑자기 나를 들어 침대 중앙으로 눕혔다. 아직 화 안 풀렸거든요? 내가 말해도 묵묵부답. 아저씨가 좋아하는 보라색 원피스가 내 몸에서 멀어졌다, 부득이하게. 아저씨는 이전보다 더 맹렬하게 내 몸 이곳저곳을 들쑤셨다. 그때 처음으로, 진짜 신음소리라는 게 뭔지 알 것 같았다. 다음날 일어나보니 엉덩이에 푸른 멍이 흉터처럼 들어 있었다. 언제고 지워질 것이 빤한 흉터가. * 아저씨는 정말 삼주 넘게 연락을 하지 않았다. 나는 오랜만에 학교엘 갔다. 책상에 엎드려 잘까 하다가 그냥 수업을 들었다. 의자에 등을 펴고 앉아 있었지만 역시 좀이 쑤셨다. 쉬는 시간이 끝나고 수업 종이 쳤다. 삼삼오오 모여 있던 애들이 자리로 가 책상을 정돈했다. 아직 선생이 오질 않았다. 틈을 타 가방을 몰래 들고 빠져 나왔다. 이제 어디든 갈 곳을 찾아야 했다. 버스정류장에 서 있는데 갑자기 누가 말을 걸었다. 쎄미였다. 나도 데려가. 미친년. 귀찮게시리. 우리는 시내로 나가는 버스를 탔다. 어디 갈 건데? 몰라. 뭐야, 시시하게. 그럼 나 따라와. 그러든지. 우리는 번화가 로터리에서 내렸다. 쎄미는 지하철역으로 나를 데려가더니 역사 안 물품보관함에서 옷을 꺼냈다. 초록색 미니 원피스였다. 넌 갈아입을 거 없어? 나는 가방 안에 든 보라색 민무늬 원피스를 꺼내 보였다. 우리는 쌍방울자매처럼 원피스를 맞춰 입었다. 쎄미가 아이라이너와 립스틱을 주었다. 나는 어설프게 아이라인을 그리고 립스틱을 발랐다. 우리는 피시방으로 갔다. 모니터 한 대를 앞에 두고 나는 쎄미가 게임하는 걸 지켜보다가 졸았다. 얼마 안 있어 쎄미가 내 어깨를 툭툭 쳤다. 이제 나가자. 시계를 보니 일곱 시였다. 번화가 로터리는 반짝이고 있었다. 온갖 조명 세례에 비둘기들은 나뭇가지 위로 종적을 감췄다. 보도블록은 연이어 뱉은 껌들과 담배꽁초로 넘쳐났다. 쎄미는 로터리 변방에 있는 건물로 나를 인도했다. 색이 누런 간판에 조명도 시원찮은 것이 딱 학생들이 숨어 술 마시기 좋은 곳이었다. 우리가 안으로 들어가자 짜리몽땅한 할머니가 의자에서 일어나지도 않고 손짓으로 인사를 했다. 쎄미가 샐쭉이 웃어 보이며 익숙하게 소주 두 병과 부대찌개를 시켰다. 할머니는 그제야 태연히 일어서 부엌으로 들어갔다. 나는 가방 안에 있던 담배를 올려놓고 주변을 살폈다. 태반이 고등학생들처럼 보였다. 잘 하지도 못 하는 술을 마시며 저들끼리 신나게 놀고 있었다. 쎄미는 재떨이를 제 앞에 가져다 놓고 그새 담배를 두 대나 피웠다. 나도 라이터를 꺼내 담뱃불을 붙이려는데 어디선가 쎄미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쎄미, 오랜만이다. 쎄미가 남자애 둘에게 알은 체를 하며 나를 쳐다봤다. 옳다구나, 같이 놀자는 소리로군. 나는 담배에 불을 붙이고 어깨를 으쓱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키가 큰 자식이 쎄미의 옆자리로 가 앉았다. 뒤이어 눈썹이 숯덩이처럼 진한 남자애가 내 옆자리에 비집고 들어왔다. 그새 할머니가 전골냄비가 올라간 부르스타를 들고 와서는 퉁명스레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쎄미와 그 옆에 앉은 꺽다리가 계속해서 술잔을 기울였다. 취하려고 작정을 한 것 같았다. 나는 수저를 가지런히 정리하는 숯덩이 눈썹에게 인사를 하고는 다시 담배를 피웠다. 자박한 국물에 퐁당퐁당 빠져 있는 햄 조각과 두부, 콩나물과 양파. 찌개는 어쩐지 팔팔 끓여도 맛있을 것 같진 않았다. 앞에 두 사람이 기어이 취한 척을 하며 서로 부둥켜안을 때쯤 나는 수저를 들어 국물을 맛보았다. 그랬더니 옆의 숯덩이도 냄비에 제 수저를 꽂았다. 나는 맥주에 콜라와 소주를 조금씩 섞어 숯덩이에게 주었다. 숯덩이가 고마워하며 답례로 자신도 타주겠다고 했다. 각자 서로가 타준 폭탄주를 마셨다. 어쩐지 머리가 핑 도는 기분이었다. 쎄미와 꺽다리는 팔짱은 물론 어깨동무며 심지어는 서로에게 입술까지 드밀며 야단이었다. 소주를 일곱 병쯤 마셨던가. 그 와중에도 쎄미가 자리를 뜰까봐 손을 꼭 부여잡으면서 집에 바래다주겠다는 꺽다리가 숯덩이에게 눈질을 보냈다. 무언의 암시 같은. 이곳에 들어오기 전에 거행된 약속이 있었던 듯싶다. 쎄미는 비에 젖은 이불처럼 꺽다리의 팔뚝에 안긴 채 실려 나갔다. 이윽고 숯덩이와 나만 남았다. 숯덩이가 머리를 긁적이며 쭈뼛거렸다. 우리도 일어나지 뭐. 벌써 가게? 그럼 더 있으려고? 시간 별로 없어. 밤은 못 새. 숯덩이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눈을 끔벅였다. 유치한 반응. 어디로 갈 건지는 정했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숯덩이. 아, 이래서 어린애들은 귀찮다. 다 정한 거 알고 있거든. 모텔로 갈 거 아니야? 일 치르곤 만나 해장할 거 아니었어? …… 그리곤 쎄미랑 나랑 누구 가슴이 더 컸는지 낄낄거리겠지, 뭐. 안 봐도 빤해. …… 빨리 계산하고 나와. 너구리굴처럼 피어오르는 담배연기 속을 헤집고 나와 건물 앞에서 숯덩이를 기다렸다. 숯덩이는 쭈뼛거리며 나왔지만 안절부절 갈피를 못 잡았다. 앞장 서. 내가 말했다. 그래도 돼? 어, 원래 이러려고 했잖아. 내가 인상을 쓰자 숯덩이가 이내 내 손을 잡았다. 손은 잡지 마. 숯덩이가 걸음을 멈추었다. 그냥 말자. 숯덩이가 말했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가장 가까운 영화관에 들어갔다. 심야시간대에 하는 할리우드 영화를 보다가 잠시 졸았다. 조는 내내 숯덩이가 내 손목을 만지작거렸다. 박력 없기는. 영화를 다 보고 나와 숯덩이가 팝콘봉지를 쓰레기통에 버릴 쯤에 나는 숯덩이의 팔목을 거세게 붙잡고는 그를 이끌었다. 어디 가려고? 심심한데 그냥 DVD방이나 가든지. 우리는 영화관에서 가장 가까운 DVD방으로 들어섰다. 프런트에서 계산을 하는 숯덩이 몰래 아저씨에게 문자를 보냈다. 그러나 숯덩이와 몸을 섞고 난 뒤에도 아저씨에게선 답문이 없었다. 정말이지 짜증나. 나는 검은 소파에 누워 말했다. 숯덩이가 휴지를 찾아 두리번거리다 말고 멈칫했다. 그리곤 내 쪽을 쳐다보며 눈을 흘긋거렸다. 화면에는 에메랄드빛 바닷물이 출렁거리는 게 비쳤다. 나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 러닝타임이 긴 시리즈물을 선택한 것이 후회가 됐다. 숯덩이가 슬금슬금 내 옆에 드러누웠다. 너 이만 가봐. 싫은데. 그럼 걍 닥치고 가만히 있든지. 어차피 나도 뺑이 치는 거야. 오전 아르바이트하러 가야 되거든. 학교는 안 다니니? 너야말로 학교 다니는 년이 이러고 다니냐? 등신. 너만큼 구린 애 아니거든, 나. 웃기고 있네. 됐다. 그만 말해, 입만 아파. 딱 봐도 사이즈 나와. 나는 뭐 누나들이랑 안 놀아본 줄 아냐. 뭐라고? 나는 울컥 화가 났다. 나는 대충 윗옷을 걸쳐 입고 DVD방을 나왔다. 숯덩이는 자는 건지 자는 척을 하는 건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새벽 다섯 시였다. 거리는 아직 깜깜했다. 추위 탓인지 사람은 별로 없었다. 드문드문 건물 앞 계단에 누워 토사물을 흘리며 잠을 자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으나 거리는 한적했다. 나는 터벅터벅 지하철 역 안으로 들어갔다. 지하철은 아직 운행을 하지 않았다. 나는 내려진 셔터에 기대고 앉아 핸드폰을 꺼냈다. 어쩐지 발가벗은 느낌이 들었다. 숯덩이는 내 몸 이곳저곳을 꾹꾹 눌러주던 아저씨의 손길을 느낀 것일까. 내 몸에 남겨진 아저씨의 냄새를 맡은 것일까. 쪽팔리게, 정말 후지게 자꾸만 눈물이 비어져 나왔다. 아저씨를 만난 건 레코드 가게에서였다. 아담했지만 역사가 오래된 레코드 가게는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꽤 유명했다. 섹션별로 잘 나눠진 음반들은 가게 주인의 손을 거쳐 가지런히 정리되었고 새로운 주인에게로 입양됐다. 주인은 내가 오면 리패키지 앨범이나 베스트 앨범, 내가 모르는 희귀 앨범을 꺼내 들려주곤 했다. 그곳에서 나는 아저씨를 보았다. 존 레넌의 사망주기 30년을 맞아 아저씨는 비틀스의 앨범을 사러 왔다고 했다. 주인은 LP로 된 비틀스의 마지막 앨범을 꺼내주었다. 아저씨는 보물 다루듯 LP를 매만졌다. 그거 복사본 같은데. 내가 다가가 이 말을 전하기 전까지는. 아저씨는 내 쪽을 살피며 무슨 상관이냐는 듯 쳐다보았다. 제가 아는데요. 20년 전에 들어온 건 정식판 거의 없어요. 다 해적판이지. 그리고 진퉁이라 쳐도 몇 억 넘을 걸요? 그냥 작년에 나온 리마스터 앨범 사세요. 저 같으면 그거 안 사요. 내가 말을 마치자 아저씨는 피식 웃으며 LP를 들고 계산대로 향했다. 계산을 마친 아저씨는 앨범을 구경하고 있는 내게 다가와 말했다. 이봐, 진퉁. 같이 나가지? 그리고 우리는 곧장 모텔로 향했다. 미치. 론리하츠클럽이란 밴드 아니? 비틀스 노래 제목이잖아요. 후추상사의 밴드. 물론 한국에 그 제목을 딴 인디밴드가 있단 건 알아요. 아니. 론리하츠클럽이란 밴드가 낸 책이 있어. 그 책에 수록된 단편들은 모두 비틀스의 노래 제목으로 이루어져 있지. 그 속에 든 여자주인공 이름도 역시 비틀스의 노래에서 따온 거야. 루시나 리타 같이. 그런데 정말 신기한 건 이 밴드가 남아프리카 출신들이란 거야. 그래서 번역본을 구하긴 힘들어. 그 튼실한 내용의 책은 읽은 사람들마다 모두 엄지를 치켜든다고 해. 더 신기한 건 뭔 줄 아니? 소속된 밴드 팀원이 단 한 명이란 거야. 뭐야. 나머지는 다 세션이에요? 그 밴드는 공연 안 해요? 응. 그 밴드는 단 한 번도 공연을 한 적이 없어. 그 밴드의 업적이라곤 책 낸 게 끝이야. 그게 뭐가 밴드예요. 그냥 작가지. 그러게. 하지만 그 사람이 우기면 밴드겠지. 마치 네 이름이 미치가 아닌데도, 네가 줄곧 미치라고 우기는 것처럼 말이야. * 아침 7시가 다 돼서야 집에 도착했다. 현관문을 열고 몰래 방 안으로 들어오려는데 어쩐지 고요했다. 방문을 열고 둘러보니 집엔 아무도 없었다. 꺼놨던 핸드폰의 전원을 켜니 아니나 다를까 엄마의 문자가 잔뜩 와 있었다. [미친년. 집에 들어오기만 해.], [네 방에 있는 CD 다 갖다 버리기로 결단 내렸다.], [평생 네 멋대로 하다가 죽어. 여한 없이 그렇게 살아라. 부럽다.], [엄마아빠 오늘 등산 가니까 네가 할머니 밥 좀 챙겨드려. 것까지 안 하면 넌 정말 죽는다.] 나는 할머니 방의 방문을 열어보았다. 할머니는 축 늘어진 미역처럼 장롱에 몸을 기대고 앉아 있었다. 기척도 못 느끼셨는지 내 쪽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내가 큰 소리로 두어 차례 할머니를 부르자 그제야 어깨를 움찔하는 할머니. 저 왔어요. 밥 드셔야죠. 할머니는 나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아차. 원피스를 교복으로 갈아입는다는 걸 깜빡했다. 생각해 보니 허접한 실력으로 그린 아이라인도 엄청 번져 있을 것이었다. 밥 챙겨드릴게요. 좀만 기다리세요, 하고 방문을 닫으려는데 할머니가 허공에 손짓하는 것이 보였다. 오라는 눈치인가 싶어 나는 대충 눈 밑에 번진 아이라인을 손으로 닦고 할머니 앞으로 다가갔다. 가까이서 보니 할머니의 주름이 징그러울 정도로 많았다. 내 어깨보다 한 뼘은 더 작아 보이는 할머니의 어깨는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았다. 할머니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내 손을 잡았다. 할머니의 손은 사람의 피부라기엔 어색할 정도로 꺼끌꺼끌했다. 뭐 해드릴까요? 정적을 깨고자 몇 차례 여쭈어도 할머니는 아무 말씀이 없으셨다. 몇 달 전 백내장 수술을 한 할머니의 눈동자는 부옇게 흐려 보였다. 나는 질문하는 걸 포기했다. 할머니는 다시 장롱에 머리를 기대었다. 할머니는 조만간 부서질 박제나비 같았다. 할머니의 눈가와 손, 입술에 자글자글한 주름이 생각보다 더 깊었다. 할아버지와 함께 계실 때도 이렇게 주름이 많으셨나. 이곳에 와 있는 것이 가뭄처럼 답답하고 숨 가쁠 할머니. 할머니는 아침마다 이렇게 장롱에 머릴 기대고 무슨 생각을 하실까. 살아 있긴 한 걸까. 살아가고 있는 걸까, 살아지고 있는 것일까. 희정아. 할머니가 내 이름을 불렀다. 잘 지내야 된다. 단디 몸 챙기고. 매사 조심하고. 매사 감사하고. 알제. 어쩐 일인지 눈꺼풀이 시큰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 방으로 돌아오니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도대체 왜 우는 걸까? 이해가 안 됐으나 눈물은 더 솟구쳤다. 접을 수 있다면 잠깐 시간을 접어놓고 싶다. 정말 구리고 후지다. 나는 집전화기로 아저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누가 받아도 상관없다. 어떻게든 끝을 내야 한다. 아저씨의 아내가 받는다면 나는 다 폭로할 것이다. 아저씨와 나는 비틀스를 공유한 사이라고요. 론리하츠클럽이란 밴드 아세요? 남아프리카에 있는 원맨밴드를 아시냐고요. 그런 것도 모르면서 임신은 왜 해요? 그렇게 안정적인 게 좋으면 차라리 소파랑 결혼을 하셨어야지. 아저씨는 그런 남자가 아니라고요. 신호가 계속 가는 동안 나는 쉴 새 없이 중얼거렸다. 아저씨가 받는다면 이제 아저씨와는 정말 끝이라고 말해야지. 아저씨의 똥배를 참아주는 것도 한계가 있어요, 라고. 아저씨도 똑같아. 부인 앞에선 똥도 못 눈다면서 여행은 왜 같이 가요? 왜 나한텐 아저씨 이름도 안 알려줘요? 치사하게 산다. 치사 빤쓰다, 정말…… 그리고 달칵. 수화기 너머 누군가가 전화를 받았다. 네, 한창길입니다. 아저씨 목소리다. 한창길이라는 이름은 어색하지만 이건 분명 아저씨의 목소리다. 내가 수없이 핥았던 목에서 나는 그 소리 맞다. 허나 나는 한창길이란 이름을 모른다. 그런 이름일랑 들어본 적도 없다. 말씀하세요, 누구시죠? 그러니까. 저는. 저는요, 아저씨. 저예요, 미치…… 그러나 나는 대답할 수가 없었다. 나는 전화를 끊었다. 그리곤 아저씨의 번호를 지웠다. 아마 얼마 안 있어 아저씨에게 연락이 올 것이다. 내게 시간과 장소를 문자로 보낼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아저씨의 번호를 지웠다. 아뿔싸. 이렇게 깔끔할 수가. 잠을 자는 동안 모든 걸 지워야지. 아저씨의 배꼽이 따뜻했다는 것 정도만 남겨두고. 다른 건 다 열여덟이라는 전투의 군사기밀이라 생각하고 블랙박스에 가두어 사장시켜야지. 나는 보라색 원피스를 입은 그대로 침대에 누웠다. 이윽고 집전화가 요란스레 울리기 시작했다, 한참동안이나. 짜증나게. <끝〉
  • 자동차 시승기 ‘뉴 아우디 A8’

    자동차 시승기 ‘뉴 아우디 A8’

    ‘뉴 아우디 A8’는 국내에 나와 있는 아우디 차량 가운데 최상급 대형차다. 경쟁 모델로 흔히 비교되는 ‘BMW 760’이나 ‘벤츠 S클래스’와 비교해 가격은 저렴한 편이다. 아우디가 젊고 스포티한 감성을 강조하는 만큼 비교 차량에 비해 구매 고객이 대체로 젊은 편이다. 차 내부를 들여다보면 역시 인테리어에서도 감성적인 면이 돋보인다. 아우디 측이 ‘요트를 타고 바다를 달리는 듯한 느낌’이라고 강조할 만하다. 디자인할 때 촉각·청각·후각 전담팀이 각각 운전자가 가장 안락함을 느끼도록 디자인했다고 한다. 운전대를 잡았을 때의 느낌이나 버튼을 누를 때의 느낌은 살짝 무거우면서도 튼튼한 듯하다. 실내 조명으로는 백색 LED를 사용해 은은한 분위기가 감돈다. 눈길이 가는 곳은 기어변속기. 손으로 툭 하고 튕기면 기어가 바뀐 뒤 다시 원위치로 돌아온다. 현재 A8에만 적용된 기능이다. 변속기는 높이가 낮고 둥굴넓적한데 대시보드의 버튼을 누를 때 시야를 가리지 않고 손을 올려놓기에 편하도록 디자인됐다. 시트는 비행기 1등석에 비유할 만큼 편안하다. 상하좌우가 미세하게 조정되고 허리, 허벅지 바깥 부분까지 움직일 수 있어서 고속 주행을 할 때 의자가 몸을 착 잡아주는 느낌을 줬다. 안마 기능도 있어 어깨, 등, 엉덩이까지 두드리거나 눌러주는데, 운전에 방해될 정도는 아니다. BMW 760과 벤츠 S클래스가 후륜 구동인 것에 비해 뉴 아우디 A8는 4륜 구동이다. 눈길이나 언덕길에서도 힘을 잘 받는다. 뒷자리의 안락함도 후륜 구동보다 월등하게 좋다. 다만 엔진이 8기통이어서 12기통인 경쟁 차종보다 엔진 성능은 떨어지지만 변속기는 8단까지 조절이 가능하다. 차체를 만드는 데 철이 아닌 알루미늄을 사용, 무게를 40% 줄여 속도를 내도 가볍게 올라간다는 느낌이 든다. 엔진은 4.2ℓ 가솔린 직분사 방식으로 최고 출력은 371마력, 최대 토크 45.4㎏·m이다. 11월 3일부터 본격 판매되기 시작해 12월 말 현재 400여대가 팔렸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아기 기저귀 속 녹슨 ‘칼날더미’ 파문

    아기들이 사용하는 기저귀 속에서 녹슨 칼날 더미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 동방방송은 “아들이 사용하던 기저귀 안에서 녹슨 금속 이물질을 발견한 부부가 제조업체와 보상금 문제로 마찰을 빚고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지난달 3일 중국 광둥성 포산에 사는 판씨 부부는 태어난 지 38일 된 아들이 계속 울어 기저귀를 확인해 보니 녹슨 칼날 더미를 발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판씨는 “30위안(한화 약 5000원)짜리 기저귀 때문에 내 아들이 다쳤다. 아들의 엉덩이가 이틀 동안이나 빨갛게 부어 있었다. 이번 사고로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들 부부의 주장을 따르면 기저귀 팩 구입당시 단단히 밀봉된 상태여서 이상 여부를 확인 할수 없었고, 녹슨 칼날과 접촉한 아들의 건강이 걱정된다고. 이에 회사의 고객서비스 전문가는 “테이프 컷팅 시스템의 칼날이 사고로 들어갔던 것 같다.”며 “기계가 워낙 빠르게 돌아가기 때문에 직원들이 미저 확인하지 못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회사 측을 따르면 소비자 보호 규정에 따라 보상금은 기저귀 소매 가격의 4배인 120위안밖에 줄 수 없지만 이번 사태에 대해 2000위안(한화 약 35만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한편 판씨 부부는 보상금으로 3만 위안(한화 약 500만원)을 지불하라고 주장하고 있어 이 협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라고.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남자의 눈물에 여성 유혹하는 물질”

    “남자의 눈물에 여성 유혹하는 물질”

    남자의 눈물은 때때로 보호본능을 일으켜 이성에게 호감을 이끌어 낸다. 여기에는 심리적인 이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남자의 눈물에 여성을 본능적으로 유혹하는 물질이 있다는 과학적 사실이 밝혀졌다. 도쿄대학 카주시게 타우하라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쥐 실험을 통해 “남성이 눈물이 이성을 유혹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흥미로운 실험 결과를 학회지 내이처(Nature)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수컷 쥐가 눈을 깜빡일 때마다 생성되는 눈물을 채취해 암컷 쥐의 반응을 알아봤는데 그 결과 눈물을 흘린 수컷 쥐나 쥐들의 우리에 암컷 쥐가 평소 보다 훨씬 더 자주 접근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또 암컷 쥐들은 수컷 쥐의 엉덩이를 찌르거나 꼬리를 위로 말아 올리는 등 행위를 하며 수컷 쥐가 요구하는 짝짓기에 평소보다 3배나 더 적극적으로 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현상에는 수컷 쥐 눈물 속에 다량 함유된 ESP1이란 페르몬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연구진은 보고 있다. 수컷 쥐들은 눈이 마르는 것을 방지하려고 자주 눈물을 흘리는데 이 때 암컷 쥐 콧속의 서골코 기관이 페로몬을 감지해 뇌로 전달하면서 무의식적으로 수컷의 성적 매력을 느끼는 것. 연구진은 “이번 생물학적 발견은 다른 동물들에게도 유사하게 적용될 것”이라고 예상한 뒤 “이 원리를 특정한 동물 종의 개체 수 조절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지난해 미국 필라델피아 모넬화학감각 연구진은 “남성의 겨드랑이에서 나오는 땀에 강한 페로몬이 들어 있어 여성의 긴장감을 풀어주고 성적 매력을 끌어 올린다.”는 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나눔 송년 릴레이 인터뷰] ② 27년간 기부한 류양선 할머니

    [나눔 송년 릴레이 인터뷰] ② 27년간 기부한 류양선 할머니

    서울 지역 아침 기온이 영하 9도까지 내려간 지난 16일 오전 11시. 칼바람이 안쪽까지 들어오는 서울 노량진동 수산시장 젓갈부의 ‘충남상회’에서 노란 옷을 겹겹이 껴입은 작은 체구의 할머니를 만났다. 37년간 젓갈장사를 하며 모은 전 재산으로 책과 장학금 기부를 이어가는 ‘젓갈 할머니’ 류양선(77)씨가 그 주인공. 할머니는 가게 한편에 있는 좁은 구들장 위에 앉아 손님맞이 채비를 하고 있었다. 온기가 도는 바닥과 할머니 앞에 놓은 작은 전기난로 덕분에 그나마 따뜻한 엉덩이와 발을 제외하고는 시장 안까지 불어닥치는 찬바람에 코가 시렸다. 할머니는 전기세가 아까워 기온이 영하 10도 아래로 내려간 이틀 전에야 비로소 난로를 켜기 시작했다. 자신보다 남을 위해 사는 것이 습관이 돼 있는 까닭이다. 류 할머니는 이렇게 ‘입을 것 안 입고 먹을 것 안 먹어’ 모은 돈을 전부 책 사고 장학금 마련하는 데 사용한다. 얼마 전 국어사전 1억여원어치를 구입해 전국의 초·중학교 200여곳에 기부한 것이 알려지면서 할머니의 기부 열정은 또다시 화제가 됐다. 수없이 찾아오는 인터뷰 요청이 귀찮을 법한데도 할머니는 매스컴에 노출되는 것을 흔쾌히 환영했다. 할머니의 선행이 신문과 방송을 통해 널리 알려져야 할머니를 닮은 제2, 제3의 기부 천사가 나올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젓갈이 더 많이 팔려야 더 많은 학생들에게 책을 사줄 수 있다는 생각에 할머니는 가게 벽면에 학생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크게 뽑아 걸어뒀다. 생각 없이 지나가던 사람들도 사진과 기사를 보고 나서는 할머니를 알아보고 젓갈을 구입해 가기도 한다. “장사가 잘돼야 애들 책 한권이라도 더 사줄 수 있다.”고 말하는 할머니의 머릿속에는 온통 학생들 생각뿐인 듯 보였다. 말할 때마다 입에서 김이 나오는 날씨 속에서도 두 시간여에 걸쳐 진행된 인터뷰가 힘들지 않았던 것은 할머니의 트레이드 마크인 노란 옷만큼이나 따뜻한 ‘기부 천사’의 마음씨 때문이었다. 100촉짜리 백열전구 7개가 환하게 비춰 아늑하게 느껴지는 9.9㎡(3평) 남짓한 작은 공간에서 할머니와 인터뷰를 시작했다. →날씨가 추운데 장사하시느라 고생 많으시죠. -날씨가 추워서 문제지. 여기 앉아 있으면 찬바람이 슝슝 들어와. 위아래로 잔뜩 껴입었는데도 춥네.(이날 할머니는 상의로 내복, 티, 양털조끼, 노란색 바람막이, 노란색 점퍼 등 5겹을, 하의로 내복, 기모바지, 방수 재질 바지 등 3겹을 겹쳐 입고 점퍼에 달린 모자를 쓰고 있었다.) 여기 구들장이 있어 엉덩이는 따뜻해. 전기난로 켜놓으면 그나마 낫지. 이것도 한서대학교에서 보내준 건데 잘 틀지도 않어. 젊었을 땐 새벽 4시에도 나왔는데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그렇게 못 나와. 아침 7~8시 사이에 나와서 그래도 제일 늦게까지 장사하지. 밤 8~9시면 닫아. 그런데 어제오늘 날씨가 추워서 손님이 더 없네. →젓갈이 잘 팔려야 기부도 많이 하실 텐데요. -많이 팔아야 하는데. 올해는 완전히 적자야, 적자. 10월 20일부터 며칠 김장철에만 ‘빤짝’하고. 4월에서 9월까지는 정말 손님 없었어. 그전에 모아둔 돈 없었으면 나도 파산할 뻔했지. 임대료랑 창고 사용료 230만원 내고 나면 남는 것도 없어. 난 돈만 있으면 얼마든지 기부할 용의가 있는데 기부도 못 하게 생겼어. →적자가 났는데도 기부는 그치지 않으셨어요. -내가 벌고 남은 돈으로 기부하는 것도 아닌데 뭘. 형편 따라 기부하나? 애들 책 사주고 하려고 적금을 미리미리 들어놓지. 1000만원짜리고 2000만원짜리고, 3년짜리 4년짜리 있어. 그거 탈 때 기부하는 거지. 이번에도 3000만원 3년짜리 그게 만기돼서 그걸로 책 산 거야. 4~5번에 걸쳐서 줄 테니까 미리 책을 보내주실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내가 떼먹을 사람은 아니니까 보내주시더라고. 고맙지. 크는 애기들이니까 얼릉 공부해야 하잖아. 죽기 전에 최대한 많이 (기부) 해야지. 나머지는 1년에 한번씩 계속 해서 갚아야지. (할머니는 지난달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에서 펴낸 ‘한국어대사전’ 201세트, 1억 854만원어치를 구입해 전국의 초등학교, 중학교에 보냈다. 사전 구입비로 3000만원을 내고 나머지 돈은 앞으로 5차례에 걸쳐 고려대 측에 분할 납부하기로 했다.) →처음 기부를 시작하신 건 언제인가요. -(한참을 생각하다가) 처음한 게 1983년도일 거야. 아, 완도. 완도초등학교 애들이 여기에 견학을 왔더라고. 그래서 걔들한테 책을 보냈지. 동화책. 그게 계기가 돼 가지고 책 기부를 시작했지. 어린 애들이 할머니가 보내준 책 잘 읽었다고 편지도 보내고 하니까 참 마음이 좋더라고. 거기도 책 여러 번 많이 보냈지. 나중에는 완도초등학교에서 애들이랑 학교가 같이 감사패도 보냈더라고. 여기서 감사패를 제일 먼저 받았는데 계속 기부하다 보니까 감사패가 나중엔 줄줄줄…지금은 한 100개는 돼. →지금껏 어느 정도 기부하셨는지 가늠하세요. -(손사래 치며) 모르지 그걸 어떻게 기억해. 무조건 주면 그만이지. 그런 걸 뭐라고 일일이 다 적어 놓나? 버는 대로 모이는 대로 족족 주는걸. →기부하시면 어떤 점에서 보람을 찾으시나요. -책 사주고 장학금 보내고 하는 그 자체가 좋아. 그러다 아이들이 고맙다고 편지라도 쓰면 그냥 엔도르핀이 팔구월에 목화송이 피듯 피지. 그런 편지 읽을 때가 제일 행복해. 이번에도 서산 국민학교 6학년 애가 편지허구 장갑허구 봉투에 같이 넣어서 보냈더라고. 할머니따라 기부 천사가 되겠다고 그렇게 썼더라고. 내가 이번에 사전을 그 동네 학교마다 쫙 보냈거든. 그걸 받은 아이가 기사에서 보고 감동을 받았다고 편지를 보낸 모양이야. →할머니 뒤를 이어 기부 천사들이 늘겠어요. -그게 제일 좋은 판단이여. 내가 자식들이 없어. 할아버지는 4년 됐나, 5년 됐나 돌아가셨고. 나 혼자 사는데 내가 준 장학금이나 책 받은 학생들이 자식처럼 손주처럼 찾아오면 반가워. 내가 준 장학금 받은 대학생들도 종종 가게로 찾아와. 젓갈도 사 가고 할머니도 뵙고 그런다고. 할머니가 기부하니께 우리도 같이 기부하는 거라고 젓갈도 더 많이 사 가고 하지. 기부는 누가 하라고 해서 하는 게 아녀. 자기가 스스로 허고 싶어야 허지. 자기가 받아보면 주고 싶은 마음도 더 생기는 법이야. 그래서 내가 어린 친구들한테 더 많이 나눠주려고 해. (인터뷰 도중 할머니는 기자에게 추운 날 고생한다며 간식을 이것저것 꺼내주셨다. 장사를 하다 보면 끼니 때 사이에 배가 고파져 두부, 고구마 등 새참을 드신다고 한다. 이날도 할머니는 따뜻한 김이 올라오는 흰 두부를 잘라 양념간장에 찍어 드셨다. 이 두부는 할머니가 장학금을 기부하는 대학 관계자의 친척이 감사의 표시로 자신이 운영하는 두부공장에서 직접 가져다 주는 것이라고 한다. 두부를 다 드신 할머니는 점심·저녁 밥을 지어 먹는 작은 전기밥솥에서 찐 고구마까지 꺼내 드셨다. 할머니는 “새참은 나눠 먹어야 제맛”이라시며 기자에게도 작은 밤고구마 한개를 건네셨다.) →얼마 전에는 학생들에게 또 사전을 사주셨는데 유난히 책을 많이 사주시는 이유가 있나요. -내가 사주는 건 전부 책이지 뭘. 돈으로 하면 고루고루 가간? 책으로 하면 1학년이 보고 나면 2학년, 2학년이 보고 나면 6학년 다 보잖아. 보고 나면 또 보고, 찢지만 않고 두면 대대손손 물려줄 수 있으니 책이 좋지. 돈은 그냥 쓸데없이 쓰기도 하고 쓰고 나면 없고. 그니께 책 선물이 제일 좋은 거야. 그리고 또 내가 못 배웠응께. 어렸을 때 배워야지. 나 지금도 모르는 거 무슨 소린가 하고 사전에서 찾아보고 그러면 이튿날 보면 다 없어졌어. 어렸을 때 배운 건 지금까지도 아는데. 배움에도 때가 있지. 나무도 어린 나무에 거름을 줘야지 고목나무에 거름 줘봤자 소용없어. →학생들 교육에 관심이 많으신 것 같아요. 원래 꿈은 뭐였나요. -배우고자 하는 애 가르쳐야 혀. 내가 돈 벌면 내 고향에다가 하버드 대학보다 더 좋은 놈 지어서 돈 많은 사람은 돈 받고, 돈 없는 사람은 많은 사람들한테 받아서 주고 그렇게 하는 게 꿈이었어. 그랬는데 돈 많은 부자가 나보다 먼저 짓데. 내가 지으려고 했는데 그 사람이 선수 치네(웃음). 그런 시골은 가난하니까 이런 서울에 와서 공부 못 해. 공부 잘해서 서울대학교에 붙어도 하숙비도 없고 생활비도 없어서 올라오지도 못혀. 그게 내 최종 목표였는데 이미 서산에 대학교가 생겼네. 그래서 내가 이제 거기다가 장학금도 보태주고 땅도 보태줬지. 할머니는 1998년부터 한서대학교에 20억원대의 부동산을 기부하고 현재 한서대학교 ‘류양선 장학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할머니가 기증한 부동산에서 나오는 세는 이 학교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쓰인다. 충남 서산시 해미면에 위치한 한서대학교는 1992년 개교했다.) →보통 사람들은 돈 벌면 자기 자식한테 물려주기 바쁜데 할머니는 어떠세요. -다 그렇지. 난 자식은 없어.(할머니는 28살에 결혼해 3년 정도 함께 산 남편이 두 번째 살림을 차려 집을 나간 뒤 쭉 혼자 사셨다고 한다.) 돈 많은 재벌들도 다 번 돈 자기 자식한테 주려고 하지 뭐. 그런데 그건 잘못된 생각이야. 저 자식들은 뭐 두 손 두 발 붙들어 맸나. 저희들이 벌어서 먹고살아야지. 그러니까 자립심이 없어. →올 겨울에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비리로 기부가 크게 줄었다던데요. -그렇다 하대. 안한다고. 그런 돈을 가져간다냐. 지가 노력해서 먹고살아야지. 아주 못 쓰는 사람들이야, 그 사람들. 그런 사람은 엄중한 처벌을 내려야 혀. 기부가 어그러졌어. 허먼 뭘 혀. 그런 사람들이 다 가져가는걸. 난 그래서 책으로 하지 돈으로 안 해.(이 대목에서 벽에 기대어 앉아 있던 할머니는 등을 떼고 몸을 일으키며 언성을 높였다.) →기부 계획이 더 있으신가요. -건강이 허락해서 장사를 하는 날까지는 천원짜리 하나라도 더 보태줘야지. 우선 얼마 전에 애들 사전 보내준 거, 고려대학에 남은 돈 채워넣어 줘야지. 사전값이 1억 좀 넘는데 처음에 적금 탄 돈 3000만원만 일단 주고 나머지는 차차 갚기로 했어. 장사해서 차곡차곡 돈 모아서 일단 그것부터 갚고. 그 뒤에는 또 학생들 책 사주고 대학교 장학금도 보태주고 할거야. 죽기 전까지 최대한 많이 주고 가야지. 나이는 공짜로 먹다 보니까 어느새 이렇게 많이 들었는데 얼마나 남았을지는 몰라도 죽을 때까지는 열심히 일해서 열심히 기부해야지. 허허.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류양선 할머니는 37년간 노량진서 젓갈장사 서산 한서대에 20억 기증 장학회 이사장으로 활동중 1933년 충남 서산읍(현재 서산시) 양대리에서 5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얼마 안 되는 땅을 가지고 농사를 지었던 부모님 밑에서 자란 류 할머니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더 이상 학업을 잇지 못했다. 류 할머니의 기부가 대부분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과 책 마련에 쓰이는 것은 가난해서 공부를 더 할 수 없었던 본인의 아쉬움 때문이다. 어린 나이부터 집안일과 농사일을 돕다 28살에 남편을 만난 류 할머니는 1972년 고향을 떠나 서울에 자리를 잡았다. 먹고살 궁리를 하던 끝에 ‘장사가 안 돼 오래 두어도 썩지 않는’ 젓갈 장사를 택했다는 할머니는 그 후 지금까지 37년간 서울 노량진동 수산시장에서 ‘충남상회’를 운영하며 수익금의 대부분을 기부와 나눔에 쓰고 있다. 장사를 하면서 차곡차곡 모은 돈으로 27년 전부터 기부를 시작한 류 할머니는 고향인 충남의 양로원, 재활원, 보육원 등을 비롯해 낙도와 지방의 초등학교 등에 책과 물품을 전달해왔다. 1983년 수산시장에 견학 온 완도초등학교 학생들에게 동화책을 보내준 것이 기부의 시작이 됐다. 충남 서산 한서대에도 1998년부터 2008년까지 세번에 걸쳐 20억원대의 부동산(경기 광명시 소재)을 기증해, 현재 한서대 ‘류양선 장학회’ 이사장으로 장학 사업에 힘쓰고 있다. 류 할머니는 돈이 없어 공부를 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고향인 서산에 대학교를 지으려 했던 꿈을 대신해 앞으로도 장학금과 책으로 기부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2010년 세계 최고의 ‘섹시 엉덩이녀’는 누구?

    2010년 세계 최고의 ‘섹시 엉덩이녀’는 누구?

    수많은 섹시 스타들이 선전한 2010년.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엉덩이의 주인공으로 미국 출신의 모델 겸 영화배우인 킴 카다시안(31)이 선정됐다. 할리우드의 대표 스캔들 메이커 중 하나인 카다시안은 현지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된 ‘2010 세계 최고 엉덩이’ 투표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1위를 차지했다. ‘자연산’으로 유명한 카다시안의 엉덩이는 이번 투표 1위에 힘입어 밀랍으로 본뜬 뒤 미국 뉴욕에 있는 ‘마담 튀소 밀랍인형 박물관’에 보존될 예정이라고 영국 일간지 더 선은 전했다. 2009년 역시 더 선이 실시한 온라인 투표에서 ‘2009년 최고의 섹시 가슴’ 4위에도 랭크된 바 있는 카다시안은 이번 1위로 세계 최고의 몸매를 가진 여자 스타 대열에 오르게 됐다. 2위로는 영화배우이자 가수인 월드스타 제니퍼 로페즈가 꼽혔고, 3위는 역시 영화와 가요계의 ‘디바’로 활약중인 비욘세가 차지했다. 뒤를 이어 제시카 비엘과 레이디 가가, 샤키라, 리한나 등이 순위권에 올라 여가수들의 ‘힙파워’를 입증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디자인으로 G20 사로잡다

    디자인으로 G20 사로잡다

    영화 ‘사브리나’에는 와인잔과 관련된 인상적인 장면이 있다. 부유한 남자 주인공이 사브리나를 꼬이려고 와인잔 두개를 바지 뒷주머니에 꽂고 말을 붙이다가 이 사실을 깜박한 채 의자에 앉아 엉덩이를 다친다. 요즘에는 와인 종류뿐 아니라 와인잔도 따지는 와인 애호가들이 많다. 프랑스 식기 브랜드 ‘셰프앤드소믈리에’의 ‘오픈업’(왼쪽)은 디자인이 특이할 뿐 아니라 쉽게 깨지지 않도록 내구성도 강화된 와인잔이다. 오픈업을 만드는 소재인 콱스는 유리와 크리스털의 장점만을 조합해서 개발해 높은 투명도, 영구적인 광채, 뛰어난 내구성을 자랑한다. 또 납이 포함되지 않은 친환경 소재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오픈업이 눈길을 사로잡는 이유는 잔 모양이 둥그스름한 곡선이 아니라 잔 아래 3분의1 지점이 꺾인 형태라는 것. 와인을 오픈업의 꺾인 부분까지 따르면 와인이 잔 내에서 소용돌이치며 흩어져 나가 최고의 맛을 낸다. 또, 잔 입구는 오므려진 모양이라 와인의 향이 집중된다. 오픈업은 와인을 마실 때 와인이 닿는 혀의 위치까지 고려해서 만들어졌다. 콱스 소재를 개발한 프랑스 아크 인터내셔널 측은 10일 “보통의 와인잔은 마실 때 머리가 직립 자세가 되므로 단맛을 느끼는 혀끝 부분에 와인이 닿지만, 오픈업처럼 말려들어 간 모양의 잔은 마실 때 머리가 살짝 뒤로 움직여 와인이 혀의 뒷부분으로 흘러 들어가 와인 특유의 맛을 더 잘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픈업은 얼마 전 열린 ‘2010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프랑스, 독일, 스페인, 러시아, 말라위 5개국 정상이 만찬용으로 사용해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SPC그룹의 떡 브랜드 ‘빚은’도 G20을 통해 한국 떡의 장점을 인정받았다. 미디어센터에 한입에 먹기 편한 ‘핑거푸드’ 형태로 제공된 ‘빚은’의 떡(오른쪽)은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으로 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특히 보기에도 좋은 아름다운 디자인과 색깔로 브랜드 인지도를 세계적으로 높였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선배 “군기 잡는다” 후배들 매질…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구타 파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상급생들이 군기를 잡는다는 명목으로 후배들을 집단 구타해 파문이 일고 있다. 문제가 커지자 9일 학교 측은 가해 학생 징계는 물론 앞으로 폭행사건이 일어나면 관련자를 퇴학시키겠다고 밝혔다. 동국대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예정됐던 경찰행정학과 유도승단심사가 연기됐다. 승단심사를 신청했던 2학년생 40명 가운데 상당수가 아르바이트나 시험 준비 등을 이유로 불참했기 때문이다. 이에 3학년 학생 대표들이 정신교육을 시키겠다면서 이날 오후 6시쯤 1·2학년을 체육관으로 집합시켜 팔굽혀펴기 등 얼차려를 줬다. 또 승단심사에 불참한 학생 등의 허벅지와 엉덩이를 각목으로 때렸다. 맞은 학생들은 허벅지에 2~3주의 치료가 필요한 타박상을 입었다. 이 같은 폭행이 정신교육이나 학과의 특성과 전통이라는 명목으로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한 학생은 “매년 이런 폭행이 1~2차례씩 반복되고 있고 지난여름에도 있었다.”고 말했다. 동국대 측은 가해 학생들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지젤번천, 차 문열고 훌러덩…가슴-엉덩이 노출

    지젤번천, 차 문열고 훌러덩…가슴-엉덩이 노출

    브라질 출신의 세계적인 모델 지젤 번천 (Gisele Carolina Nonnenmacher Bundchen)이 차 안에서 옷을 갈아입는 장면이 파파라치에 포착됐다. 온라인에 급속도로 퍼진 이 사진은 지젤 번천이 야외 화보 진행 중 옷을 갈아입을 곳이 마땅치 않아 차 안에서 급하게 탈의한 상황을 담고 있다. 특히 지젤 번천은 몸매에 자신이 있는 듯 차 문도 닫지 않은 채 옷을 벗어 가슴과 엉덩이 등이 고스란히 포착돼 팬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1995년 스페인 Look Of The Year 대회 4위로 데뷔한 지젤 번천은 ‘세계에서 몸값이 가장 높은 모델’로 꼽히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미국 축구선수인 톰 브래디와 결혼한 번천은 2009년 6월부터 2010년 6월까지 무려 2500만 달러(약 282억 5000만원)를 벌어들였다. 서울신문NTN 뉴스팀 ntn@seoulntn.com
  • 안영미-정경미, 우아+섹시 화보 공개

    안영미-정경미, 우아+섹시 화보 공개

    ‘코믹분장의 지존’ 개그우먼 안영미와 정경미가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했다. 안영미와 정경미는 최근 케이블채널 패션앤(FashionN) ‘우종완 강수정의 소원을 말해봐’ 녹화에서 “세상에서 가장 스폐셜한 화보를 찍고 싶다”는 소원을 들어달라고 요청해 화보 찍기에 나섰다. 두 사람은 본격적인 화보 촬영에 앞서 섹시 화보 속 포즈 따라잡기에서 개그를 발휘하며 코믹한 포즈를 취해 출연진을 폭소케 했다. 특히 안영미는 개그우먼답게 망설임 없이 엉덩이를 내밀어 당혹스런 뒤태를 선보이자 MC 우종완이 모델 김민희와 닮은꼴 몸매라며 극찬하기도 했다. 화보 촬영에 들어간 안영미와 정경미는 KBS 2TV ‘개그콘서트-분장실의 강선생님’을 통해 보여줬던 코믹한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깜짝 놀랄만한 모습으로 변신해 스태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발레리나 콘셉트로 촬영에 임한 안영미는 자신의 쇄골과 옆모습이 섹시하다며 이를 강조해줄 것을 요청해 단발머리를 올백으로 넘기고 상체를 과감하게 노출한 채 화보를 찍었다. 정경미는 눈매를 강조한 화장에 푸들펌을 해 섹시하고 도발적이면서 귀여운 이미지의 히피스타일로 변신해 촬영했다. 방송은 오는 2일 밤 12시. 사진 = 패션앤 서울신문NTN 강서정 기자 sacredmoon@seoulntn.com
  • 오토바이 달고 ‘질질’ 강아지 학대 경악

    이달 초 인터넷에 공개된 20대 여성이 애완 토끼를 엉덩이로 깔고 뭉개는 학대영상의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은 가운데 이번에는 오토바이에 작은 개를 매달고 질질 끌고 다니는 한 남성의 모습이 포착돼 뜨거운 논란에 휩싸였다. 중국 포털사이트 시나닷컴 등 현지 언론매체에 따르면 충칭시 위베이에 있는 도로에서 지난 29일 오전 10시(현지시간)께 오토바이에 탄 남성이 강아지 목줄을 오토바이에 매달아 질질 끌고 다니며 고문을 하는 충격적인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근처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40세 남성은 작은 갈색 개의 목에 짚으로 만든 줄로 단단히 매단 뒤 그 끈을 오토바이 뒷자리에 묶어 끌고 다녔다. 목격자에 따르면 그는 개를 매단 채 최소 300m를 빠른 속력으로 타고 달렸다. 개는 입을 크게 벌려 신음을 토해냈고 몸 곳곳에는 상처가 나 있어 고통을 짐작케 했다. 도로변에 있던 사람들은 이 광경을 동정어린 시선으로 쳐다보긴 했지만 누구 한명 이 남성을 저지하진 않았다. 더욱 충격적인 건 오토바이를 세운 이 남성은 근처 상점에 들어가 쇠막대기를 빌린 뒤 개를 무자비하게 때려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점. 대낮 도로변에서 저지른 충격적인 학대 장면은 지나가던 남성이 촬영해 인터넷에 올려 큰 파장을 일으켰다. 쇠막대기를 빌려줬다는 상인 왕씨는 “사진 찍힌 남성은 평소 많은 개를 기르는 동료 상인”이라고 설명한 뒤 “도로에 피가 흥건할 정도로 끔찍했으며 개는 괴성을 지르며 고통스럽게 죽어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보도 내용을 접한 네티즌들은 “이런 끔찍한 동물학대가 대낮 도심에서 벌어진다니 믿을 수 없다.”고 놀라워 하면서 동물학대에 대한 보다 확실하고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신지수 추가사진…물방울이 핥고 간 싱그러운 그녀

    신지수 추가사진…물방울이 핥고 간 싱그러운 그녀

    탤런트 신지수가 스타화보 추가사진을 공개, 다시 뜨거운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파격노출 화보 사진이 공개되면서 숨겨졌던 섹시한 육감 몸매의 매력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모으자 추가사진을 2차로 공개한 것. 3장의 추가사진 가운데 ‘물방울의 키스’편은 물방울들이 신지수의 어깨에서 허리를 타고 엉덩이로 흐르면서 풍만한 곡선이 강조된 작품이다. 물방울을 즐기는 신지수의 청순한 얼굴과 비키니 육감 몸매의 상상하기 어려운 불일치는 반전몸매의 참멋을 맛보게 한다. 앞서 신지수는 지난 26일 스타화보를 통해 ‘베이비 페이스(Baby Face)’란 주제로 최근 태국 파타야에서 촬영한 파격노출 1차 사진을 공개했다. 신지수는 파격노출 화보를 통해 그간 드라마에서 보여줬던 청순하고 발랄한 아역 이미지의 얼굴과는 다른 숨막히는 반전몸매를 선보였다. 비키니를 통해 드러낸 육감적인 몸매는 여성스러우면서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하는 팜므파탈 모습이다. 파격노출 화보 속의 신지수는 청순한 앞 얼굴과는 달리 완전 개방한 반전패션 란제리 차림으로 풍만한 뒤태를 노출하고있다. 특히 엉덩이 위의 문신은 남심(男心)을 사로잡는 섹시미를 발산하고 있다. 촬영 관계자는 “드라마에서 신지수를 봤을 때는 발랄하고 귀여운 이미지만을 생각했는데 직접 촬영을 해보니 천생 배우였다. 여성스러운 이미지에 표정만으로도 매혹적이고 섹시한 분위기를 연출해내는 깊이 있는 모델이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신지수의 스타화보는 SK텔레콤(**8253+Nate 혹은 통화키)을 시작으로 KT, LG유플러스 모바일 서비스를 통해 공개된다. 사진 = 스타화보 서울신문NTN 뉴스팀 ntn@seoulntn.com
  • 환절기 뼈 쑤시고 아픈데 치료 어떻게?

    환절기 뼈 쑤시고 아픈데 치료 어떻게?

    날씨가 쌀쌀해지면 뼈마디가 쑤시고 아픈 관절통 환자들이 늘어난다. 기압이 낮아지고 찬바람이 불면 평소 음압이던 관절 압력이 높아져 관절 공간이 부풀게 되고, 이때 관절 염증 부위의 부종이 심해지면서 심한 통증을 느끼는 것. 이처럼 고통스러운 관절통,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퇴행성 관절염 퇴행성 관절염이 발생하면 관절이 벌겋게 붓고 열이 나며, 관절이 커지고 아프다. 관절을 손으로 만져보면 무언가 만져지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런 증상은 주로 무릎과 손가락, 고관절(엉덩이관절) 등에 잘 생긴다. 특히 무릎의 경우 심해지면 물이 차기도 하고, 염증이 더 진행되면 다리가 활처럼 휘어 ‘O’자형으로 바뀌면서 절게 된다. 퇴행성 관절염은 나이가 들수록 잘 생기는 질환으로, 주로 60세 이상의 여성 환자가 많다. ●류머티즘관절염 류머티즘관절염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3배 정도 많다. 척추를 제외한 모든 관절에서 염증이 생기지만 환자의 90% 이상이 손가락과 손목에서 증상을 보인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아침에 일어나면 손가락이나 손목이 뻣뻣하게 굳는 ‘아침강직’현상이다. 이런 강직과 통증은 아침에 1시간 이상 지속되며, 병이 심할수록 그 시간이 길어진다. 염증이 혈류를 타고 몸 곳곳으로 옮겨다니며 발생하는 것도 특징이며, 손가락이 굽거나 백조의 목처럼 휘는 ‘백조목 변형’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환자의 60% 정도가 발병 초기에 피로감·식욕부진·근육통 등을 보여 감기로 착각하기 쉽다. ●통풍 통풍은 요산이 관절 부위에 쌓여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여성보다 남성에게 10배나 많으며, 엄지발가락 관절 염증이 흔한데, 증상이 시작되면 통증과 함께 부어오른다. 통증은 일주일 정도 계속되다 한순간에 없어지지만, 이런 발작이 짧게는 1개월에서 길게는 2년 이내에 재발한다. 과음·과식·과로·수술 등 발작 요인이 생기면 다시 심한 통증이 나타나며, 방치하면 만성 결절성 통풍으로 진행하면서 손발과 손·발가락 등에 요산 결절이 나타난다. 이 결절이 터지면 치약처럼 하얀 물질이 나오기도 하는데, 바로 요산 덩어리다. 통풍은 단순히 뼈나 관절이 아픈 질환이 아니라 요산의 대사장애에 의한 전신질환으로, 고혈압이 함께 생기는 경우가 50% 정도이며, 당뇨병·동맥경화 등 성인병이 같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관절통증 완화 방법 통증을 줄이기 위해 사용하는 ‘관절염 패치’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로, 아픈 부위에 직접 약물을 전달해 통증을 완화시키지만 근본적인 치료는 아니다. 흔히 ‘뼈주사’라는 스테로이드 호르몬 주사제는 자주 사용할 경우 고혈압·당뇨병·동맥경화·고지혈증·백내장·녹내장·골다공증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 주로 관절 주사요법으로 사용하고 있다. 관절에 스테로이드를 주입하면 극적으로 통증이 사라지지만 이 역시 근본적인 치료가 아니며, 부작용이 우려되므로 가능한 적게 사용하는 것이 좋다. 장기적으로 뼈주사를 남용하면 먹는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이 그대로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찜질 역시 급성 관절통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관절 부위가 뜨거울 때는 얼음찜질을, 차가울 때는 뜨거운 찜질을 하면 도움이 된다. 일부에서는 혈액순환을 촉진한다며 부항 기구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치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네나 고양이를 약용하는 민간요법도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 무릎 퇴행성 관절염 환자는 운동으로 근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영이나 물 속에서 걷기, 자전거 타기, 요가 등 무릎에 체중이 실리지 않는 운동이 좋다. 조깅이나 등산 등 무릎에 무리가 가는 운동은 연골을 마모시키므로 피해야 한다. 류머티즘관절염 역시 운동을 통해 관절 기능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걷기·수영·자전거타기 등의 유산소운동이 도움이 된다. 하지만 염증이 심할 때는 운동보다 휴식을 취해야 한다. 통풍 환자는 적절한 체중 유지가 중요하다. 식이요법과 함께 매일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 한다. 통풍 발작으로 통증이 심할 때는 체중이 실리지 않는 수영이나 자전거타기 등이 바람직하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중앙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송정수 교수
  • “목숨 걸고 지킬 땅…포탄 날아와도 안 떠나”

    무너지고, 불타고, 바스라지고…. 전체 주민 가운데 약 98%가 피난을 떠난 그곳, 연평도. 어느새 ‘유령섬’이 되어 버린 이 비탄의 섬을, 끝까지 놓지 못하고 지키는 이들이 있다. 바싹 마른 나무와 깨지고 금 간 건물, 잿더미로 변한 가재도구에 가슴 아파하면서. 26일 오후 연평도 서부리. 폐허가 된 건물 옆으로 한 촌로가 느릿느릿 걸음을 옮겼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해병대 마크가 박힌 빛바랜 털모자 아래로 성성한 백발이 눈에 띄었다. ●“주민이 살아야 우리 땅” 나서 지금까지 연평도에서 살아온 신유 택(70)씨. 그는 이날도 평상시와 다름없이 집을 나섰다. 북쪽에서 또 몇 차례의 포성이 울려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주민들이 대피한 이날도 그는 자식처럼 키워 온 개와 돼지들의 먹이를 챙기기 위해 축사로 향했다.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포탄이 떨어지고, 이웃집이 불 탄 그날 이후에도 그는 한번도 섬을 떠나지 않았다. 아니 떠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독도만 우리 땅 아녀. 연평도도 목숨 걸고 지켜야 할 우리 땅이여.” 왜 떠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포탄이 날아와도 난 여기 지킬 거여. 독도 지키려고 사람들이 이사 가고, 막 주소도 옮기고 그러잖어. 서해 5도라고 어디 다른감, 다 똑같지. 군인만 있으면 우리 땅이 아닌 거여. 주민이 살아야 하는 거지.” 연평초·중학교를 졸업한 신씨는 아내 오귀임(70)씨도 이곳에서 만났다. 군대도 해병대(107기)를 나왔다. 자식도 2남 2녀나 뒀지만, 해병대 출신인지라 이곳에서 근무하는 장병들이 친자식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섬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기도 지난 23일 섬을 떠났다가 ‘집 생각’에 결국 다시 섬을 찾은 이도 있다. 부끄럽다며 한사코 이름과 얼굴 공개를 꺼린 김모(52·여)씨. 김씨는 연평도의 자랑인 꽃게 때문에 이곳 사람이 됐다. 7년 전 남편과 꽃게를 먹으러 왔다가 반해 여기를 아예 고향으로 삼은 것. 그는 “섬 특성상 여기서 나고 자란 사람이 많다. 그들에 비해 나는 여기 그리 오래 살지는 않았지만, 이곳을 내 삶의 터전으로 여기고 있다.”면서 “굴 따고 꽃게 잡고, 내가 하던 일이 다 여기 있는데 어떻게 이곳을 떠나겠느냐.”고 말했다. 그래도 무섭고 떨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이런 상태에서 맨 정신으로 있기가 더 힘들어.” 김씨는 팔려고 채집해 둔 굴을 안주 삼아 한 잔, 두 잔 늦도록 술잔을 기울였다. “소주라도 마셔야 잠이 오지. 빨리 끝나야 할 텐데. 혹시 모르니 대피소라도 제대로 고쳐 주면 좋잖아.”라고 정부에 섭섭한 마음도 드러냈다. 술친구는 해병대 상근예비역 아들을 둔 이기옥(50·여)씨다. 이씨도 이곳을 떠나지 않았다. 포격으로 희생된 서정우 하사가 이씨 아들의 입대동기라고 했다. 이씨는 “휴가나갈 때 엉덩이도 두드리고 하던 앤데.”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연평도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차도둑에게서 아기를 지키는 필사의 부모

    차도둑에게서 아기를 지키는 필사의 부모

    아기가 타고 있는 차를 도둑맞는 순간 온몸을 바쳐 아기를 구해내는 부모의 모습을 담은 CCTV 영상이 미국 NBC뉴스에 보도돼 화제다. 22일 밤 9시40분( 현지시각)경 아론 리치먼(22)과 멜라니 리치먼(24)은 콜로라도에서 미주리로 이사하는 중에 캔사스 시티 주유소에 들렸다. 6달된 아기를 잠시 차에 남기고 이사차량에 있는 다른 아이를 보러 간 사이 주차장에 있던 한 남자가 자동차로 올라탔다. 도둑은 차를 몰아 주차장을 빠져나가려고 했고, 아론과 멜라니는 본능적으로 차에 매달렸다. 우측 창문에 매달린 멜라니는 주먹과 팔꿈치로 창문을 부수어 도둑을 잡으려 했지만 바닥으로 굴러 떨어지고 말았다. 멜라니 바로 뒤편에서 매달린 아론은 기적적으로 뒤편 유리창을 통해서 차안으로 들어갔고 도둑을 제압했다. 아론의 공격에 도둑은 주차장 맞은편에 차를 부딪치고는 도망가 버렸다. 도둑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차의 유리가 아기에게 쏟아져 내렸지만 다행이 아기는 무사했고 바닥에 굴러 떨어진 멜라니는 팔과 엉덩이에 상처를 입었다. 아빠 아론은 귀를 다치는 상처를 입었지만 역시 무사했다. 멜라니는 “ 매달리는 내내 내아기 내아기를 외쳤다” 며 “다시는 아기를 두고 차를 떠나지 않을 것” 이라고 말했다. 현재 캔사스 시티 경찰은 CCTV를 공개하고 범인을 찾는 중이다. 사진=CCTV 캡쳐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김경태 tvbodag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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