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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월드챔피언십] 망가진 미셸 위 그래도 위풍당당

    |팜데저트(미 캘리포니아주) 최병규특파원| ‘만신창이가 된 별’과 ‘더 환하게 떠오르는 별’. 10일 발표된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삼성월드챔피언십 1라운드 대진표는 마치 일부러 엮어놓은 듯 얄궂은 맞대결이 줄을 이었다. 그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이제 대학생이 된 미셸 위(18·나이키골프)와 올해 투어 신인왕을 확정지은 안젤라 박(19·한국명 박혜인)의 조합. 둘은 12일 새벽 3시50분 캘리포니아주 팜데저트의 빅혼골프장 캐니언코스(파72·6462야드)에서 열리는 대회 첫날 나란히 티오프한다. 비록 1라운드에서 끝날지도 모르는 ‘적과의 동침’이지만 하나는 ‘1000만달러’의 후광을 등에 업고 질주하다 망가진 별. 또 다른 하나는 단박에 신인왕 타이틀을 거머쥐며 ‘밝기의 등급’을 한껏 끌어올리고 있는 ‘새별’이다. 사실 미셸 위에 대한 언론의 관심은 2년 동안 따라다닌 온갖 구설수에도 불구하고 여전하다.10일 연습라운드가 끝난 뒤 가장 먼저 현지 기자들이 요청한 인터뷰 상대는 미셸 위였다. 물론, 던지는 억양과 논조는 화려한 데뷔전 때와는 사뭇 달랐다. 그러나 미셸 위의 대답은 지금도 한결같다. 그는 “부상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대회 출전을 계속한 건 분명 실수였다.”고 털어놓으면서도 지난 5월 긴트리뷰트 기권과 관련,“초청자인 안니카 소렌스탐에게 사과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엔 “나로 인해 누군가 마음이 상했다면 사과해야겠지만 (소렌스탐에 대해) 내가 뭘 잘못했는지는 모르겠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안젤라 박은 이튿날 요청 인터뷰 명단에도 들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프로암대회 ‘드로 파티’에서 만난 그는 오히려 더 당당했다. 초청받은 미셸 위처럼 ‘무임승차’ 하지 않았다는 자부심의 표현이었을까. 난생 처음 엇갈린 운명 속에 펼쳐질 둘의 샷대결 결과는 누구도 알 수 없다. cbk91065@seoul.co.kr
  • 울진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MTB 라이딩

    울진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MTB 라이딩

    언덕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다. 힘들게 언덕을 오르고 나면 쭉 뻗은 내리막이 기다린다. 고개 넘으면 또 고개, 한 고비 넘기면 또 한 고비가 기다린다. 그래서 산악자전거(MTB. Mountain Bike) 라이딩을 인생에 비유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부침이 심한 인생사와 닮은 꼴이기 때문. 가을이 천천히 내려앉기 시작하는 경북 울진의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를 ’울진 MTB동호회원’들과 함께 돌아 보았다. 길이 넓고 완만해 MTB 초보자도 도전해 볼 만 한데다,‘소나무 원시림의 원형’이라 할 정도로 생태계가 잘 보존돼 있는 지역이다. 글 사진 울진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피톤치드를 마시며 달린다 하늘을 뚫을 듯한 기세로 서 있는 울진 소광리 금강송(金剛松) 숲. 붉은 빛이 감도는 피부를 가진 금강송은 금강산을 비롯한 태백산맥 일대에서 자란다 해서 붙은 이름이다. 색이 붉어 적송(赤松), 늘씬하게 뻗어 미인송(美人松), 봉화의 춘양역에서 운반됐다고 해 춘양목(春陽木), 왕실의 관곽재로 사용돼 황장목(黃腸木) 등으로도 불린다. 붉은 빛 표피는 시간이 흐를수록 딱딱해지며 둥치부터 회색으로 변한다. 나무의 껍질은 점차 육각형으로 갈라지다가 수백년이 지난 후엔 마침내 거북의 등딱지 모양이 된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소나무들 중 유난히 곧고 길어 외래종이 아닐까 생각되지만, 우리 땅에서 우리 민족과 함께 호흡해온 토종 소나무다. 금강송 군락지로 들어설 때 왠지 이국의 산마루와 마주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던 것도 그런 까닭일 게다. 소광리 MTB 라이딩은 울진에서 영주로 향하는 36번 국도와 917번 지방도로가 만나는 곳을 들머리로 삼았다. 차를 가져왔을 경우 자수정영업소 입간판이 세워진 이곳과 금강송 소나무 군락지 입구에 주차하면 된다. 소광천 맑은 계곡물과 길동무하며 7㎞ 남짓 포장도로와 비포장 산길을 번갈아 지나면 삿갓봉으로 오르는 소광천 임도와 만난다.MTB 라이더와 등산객 외에는 입장이 통제된 길이다.20m는 족히 넘어 보이는 금강송과 낙엽송이 그야말로 울울창창한 곳. 험한 산길을 달려온 울진 MTB 동호회원들이 상기된 얼굴로 숨을 몰아쉰다. 그런데도 표정만은 하나같이 밝다. 좋아하는 자전거 타고, 아름드리 소나무가 위용을 뽐내는 숲길을 달리며 피톤치드를 실컷 마셨으니 그럴 법도 하다. ●굳고 곧은 금강송이 사는 숲 “MTB를 타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은 거쳐야 하는 곳이 소광리 일대입니다. 전국에서 소나무 원시림이 가장 잘 보존된 지역이지요. 솔향기와 오염되지 않은 오지의 한적함을 오롯이 느낄 수 있어 좋습니다. 백두대간의 한 줄기여서 산세가 웅장하고 MTB를 타기 적합한 임도도 잘 닦여져 있습니다.”동호회에서 온갖 궂은 일을 담당하고 있는 이엽(47)씨의 소광리 자랑이다. 이씨가 MTB 핸들을 잡게 된 것은 7년 전. 당뇨를 앓던 아내와 함께 운동을 하기 위해서였다.MTB를 꾸준히 탄 덕에 아내의 병세가 놀라울 만큼 호전된 것은 물론, 자신도 초기 1년 동안 몸무게를 무려 11㎏ 감량해 비만이었던 몸을 근육질의 탄탄한 몸매로 바꿀 수 있었다. 이씨가 추천하는 소광리 일대 코스는 두 곳. 금강송 군락지 초입의 550년 된 소나무에서 출발해 대광천∼삿갓재∼소광천∼금강송 군락지로 돌아오는 코스와 덕구온천 인근의 구수곡 휴양림을 출발해 두천리∼12령∼대광천∼솔평지 등을 거쳐 다시 구수곡 휴양림으로 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다. 소광천 임도와 금강송 군락지로 가는 길 오른편으로 나 있는 두천리 임도도 금강송의 아리따운 자태를 만끽할 수 있는 코스.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는 MTB코스로서뿐만 아니라 일반 관광지로도 손색이 없다. 면적만도 1610㏊에 달하는 우리나라 최대의 금강송 군락지. 출입금지된 지 47년만인 지난 해 7월 일반에 개방되면서 이곳을 찾는 관광객 숫자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200∼300년 된 미인송 8만여 그루가 빼곡히 들어차 있다.‘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킨다.’는 속담과 달리 팔등신 미녀의 늘씬한 각선미를 연상케 하는 소나무들이 지키고 선 숲이다. 속리산 정이품송처럼 넓게 팔을 벌린 소나무들에서 유장함과 넉넉함을 느낀다면, 금강송 숲에서는 더할 수 없이 시원함을 맛볼 수 있다. 동호회원 중엔 여성 MTB 마니아도 적지 않다.2년 경력의 도분녀(39)씨는 “뱃살은 물론, 팔과 허리, 등쪽의 살이 줄어 다이어트 효과를 톡톡히 봤다.”며 “힙-업이 되면서 ‘뒤태’가 살아 전체적으로 탄탄하고 균형잡힌 몸매를 갖게 됐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잠시 다리품을 쉰 다음 다시 MTB를 타고 산자락을 질주해 내려가는 도씨와 미인송의 늘씬한 자태가 잘 어울려 보였다. 울진MTB동호회 www.uljinmtb.com (054)782-5557. ●여행 정보 ▶가는 길:중앙고속도로 영주나들목→36번 국도→봉화→울진→금강송 군락지, 또는 영동고속도로→동해고속도로→7번 국도→울진→36번 국도→금강송 군락지. ▶통고산 연합 라이딩:울진MTB동호회는 20∼21일 통고산 일대에서 연합 라이딩 행사를 갖는다. 참가비 1만 5000원에 세 끼 식사가 제공된다. 이엽 011-538-4520. ▶맛집:울진 읍내 남양숯불갈비집에서는 싱싱한 송이요리를 맛볼 수 있다. 송이 시세에 따라 다르지만 전골에 넣어 먹을 경우 4명이 먹을 수 있는 500g에 5만원선. 특상품 송이를 회로 먹을 경우 30만원선. ▶주변관광지:근남면 행곡리 민물고기전시관은 물고기 표본과 살아 있는 민물고기 등을 전시하는 곳. 사라져가는 토착어종과 주요 관심어종을 중심으로 전시되어 있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반드시 찾아봐야 할 곳. 어른 2000원, 중·고생 1500원, 초등학생 1000원.783-9413∼4. 불영계곡을 끼고 있는 불영사(783-5004)와 구수곡 자연휴양림(783-2241), 왕피천, 덕구온천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여행명소들. 울진군청 문화관광과 tour.uljin.go.kr 785-6393.
  • 노벨 물리학상 페르·그륀베르크 성과는

    알베르 페르와 페터 그륀베르크의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은 현재 과학계의 주류로 떠오른 나노 기술 분야에서 탄생한 첫 번째 수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전날 발표된 생리·의학상 역시 생명과학 분야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줄기세포 연구’가 가져간 것을 감안하면, 고전 과학의 패러다임이 급속도로 바뀌고 있다는 점을 증명한 사례로 평가된다. 실제 물리학상을 선정한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거대자기저항(GMR)은 전도가 유망한 나노기술 분야에서 최초의 ‘진정한’ 응용으로 여겨질 수 있다.”고 밝혔다. 페르와 그륀베르크는 지난 1988년 불과 수나노미터 수준인 각기 다른 성질의 박막 세 개를 붙이면 자성에 따른 저항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당시 물리학계에서는 자성이 흐르면 물체의 저항이 달라진다는 점을 알면서도, 일반 물질에서는 저항차가 크지 않아 뚜렷한 연구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겹쳐진 박막 구조를 통해 저항이 극대화되면, 전류를 흘렸을 때 박막 내에 위치한 각기 다른 방향으로 도는 두 가지 전자(스핀-업, 스핀-다운)를 쉽게 구분할 수 있어, 스핀-업과 스핀-다운 전자가 각기 의미하는 디지털 코드(1과 0)를 명확하게 읽을 수 있다. 고등과학원 박권 연구원은 “저항을 극대화시키면서 좁은 공간에 저장된 정보를 뚜렷하게 식별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면서 “워낙 획기적인 발견이었기 때문에 물리학 연구성과로는 드물게 바로 공학과 산업 분야로 이어져 97년쯤 상용화 제품이 등장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저장장치인 하드디스크의 크기가 본격적으로 작아지면서,PC는 물론 노트북 컴퓨터,MP3플레이어 등 IT산업이 급속도로 발달하는 계기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의 발견은 80년대 말부터 90년대 초에 걸쳐 고체물질물리(응집물질물리) 분야에 일대 파란을 일으켰다.IBM을 비롯한 IT업체들이 이들의 발견을 이용한 제품 개발에 속속 뛰어들었고,PC산업의 비약적 발전으로 이어졌다. 초창기 3장만 겹쳐졌던 박막은 나노 기술의 발달로 점차 겹쳐지는 양이 늘어났다. 담을 수 있는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반면 크기는 계속 얇아져 MP3플레이어와 PMP(휴대형멀티미디어플레이어) 등으로 영역을 확대해 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로펌 탐방] 법무법인 율촌

    [로펌 탐방] 법무법인 율촌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섬유센터 건물에 입주한 법무법인 율촌에는 국내 변호사 102명과 외국 변호사 21명 등 모두 123명이 근무한다. 율촌의 역사는 올해로 꼭 10년째다.1970∼80년대에 설립된 김앤장, 태평양, 세종 등 대형 로펌에 비해서는 역사가 짧은 편이다. 규모로 보면 국내에서 여섯 번째로 꼽히지만 율촌은 태평양·광장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2위권 로펌으로 진입한 상태다.2위권 로펌의 한 대표변호사는 “실력으로 따지면 율촌은 2위권 로펌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했다. 아시아 지역 법률전문 월간지 아시아 로가 발표한 올해 국내 로펌 평가에서도 율촌의 부상이 확인됐다.6개 평가 분야 가운데 김앤장이 5개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고, 정보기술(IT) 분야에서 1위는 율촌이 차지한 것이다. 김앤장은 IT 분야에서 3위를 차지했다. 인수·합병(M&A) 분야를 이끄는 우창록 대표변호사와 강희철 변호사는 지난해 영국의 유력 법률잡지(International Financial Law Review)에서 올해의 M&A 전문변호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로펌규모는 국내 6위… 실력은 2위권 율촌의 급부상 비결에 대해 우창록 변호사는 “나는 일류 로펌을 목표로 할 만큼 욕심이 많지 않았는데 마침 실력 있는 변호사들이 찾아와 합류했고, 집중적으로 키운 특정 분야가 시장을 선점해 빠른 성장이 이뤄졌다.”고 설명한다. 우창록 대표변호사가 1997년 김앤장에서 함께 일하던 강희철 변호사, 법무법인 우방에서 일하던 윤세리 변호사, 아시아합동법률사무소에서 활동하던 한봉희 변호사 등과 함께 설립했다. 설립 멤버였던 정영철 변호사는 최근 연세대 법학과 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율촌의 강점은 조세와 공정거래 분야로, 국내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엔 IT와 M&A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낸다. 조세분야는 소순무 변호사가 주도하고 있으며, 소 변호사는 조세법과 관련한 판결을 내릴 때 심층 연구결과를 대법관에게 보고하는 대법원 재판연구관 조세팀장 출신이다. 게다가 서울지법 파산부장을 지내 자타가 공인하는 조세분야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우창록 대표변호사는 M&A와 조세 분야를 함께 맡고 있다. 공정거래와 금융 분야는 각각 윤세리 변호사와 한봉희 변호사가 이끌고 있다. 율촌은 기업자문에 비해 송무가 상대적으로 약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최근 들어 송무분야를 강화하고 있다. ●우수인재 영입 일류로펌으로 성장 올해 초 박해성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박해식 전 인천지법 부장판사, 이상민·강석훈 전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영입했다.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 신성택 전 대법관, 김대환 전 서울고등법원장 등이 송무분야를 맡고 있다. 재정경제부 관료 출신의 신동규 전 수출입은행장과 오성환 전 공정거래위 상임위원이 고문을 맡고 있다. 업계에선 율촌의 우수한 인재 영입 성공을 일류로펌 성장의 배경으로 꼽는다. 신규 변호사 연봉은 국내 최고 수준으로 매년 우수한 연수원생들이 많이 온다. 하지만 우창록 변호사는 “우수한 자원 확보에 그치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들을 훌륭하게 키워내야 법률시장 개방시대의 치열한 경쟁을 이겨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율촌은 매주 목요일 목요 상설강좌와 맞춤형 어학교육, 심화전문강좌, 업무그룹별 내부교육 등으로 구성된 율촌 아카데미를 실시하고 있다. 전문교육을 통해 특정 분야의 전문지식을 배울 수 있어 변호사들로부터 호응이 뜨겁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공직 인맥 열전] (2) 국무조정실

    [공직 인맥 열전] (2) 국무조정실

    국무조정실 심의관은 일반 부처의 국장에 해당한다. 행시 22회부터 33회까지 폭이 넓다. 국무조정실은 대체로 승진이 빠르지만 그만큼 개인차도 심하다는 의미다. ●신정수 심의관, 대인관계 원만 평가 심의관 가운데 신정수(25회) 총괄심의관은 지난 2월 인사에서 조정관 승진 가능성이 점쳐졌다. 막판 아깝게 밀렸지만, 차기 승진 1순위로 꼽힌다. 판단력과 추진력이 남다르고, 대인관계가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요 부서의 총괄과장을 거치는 등 총괄 업무에 정통하다. 이명규(22회) 규제개혁1심의관은 재경부에서 잔뼈가 굵은 경제관료다. 이러한 경험을 살려 재경부·금감위·관세청 관련 규제업무를 매끄럽게 처리하고 있다. 차기 경제조정관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강태옥 노동심의관은 7급 출신이다. 강 심의관은 ‘성실의 표본’으로 불린다. 사무관 때부터 총괄업무를 주로 했다. 나이가 많지만 매너가 좋고 젊게 사는 ‘신사 중의 신사’다. 젊은 심의관 중에 심오택(27회) 정책홍보, 홍윤식(28회) 외교안보, 김성환(33회) 일반행정 심의관, 이호영(29회) 규제개혁기획관 등이 국조실의 차세대 주자로 꼽힌다. 심 심의관은 기획총괄, 총무과장 등 요직을 거치면서 평가·규제 업무와 종합기획 업무에 정통하고, 홍 심의관은 총리실 유일의 통일안보 전문가로서 정확한 일처리가 강점이다. 이 기획관은 장·차관 비서관으로서 의전 역할을 탁월하게 수행한 뒤 청와대 파견업무를 거쳤다. 판단력·추진력이 뛰어나고, 대인관계가 좋다. 국무조정실은 고시 합격 후 공직에 첫발을 내딛는 사무관들에게 선호도 1순위 기관으로 꼽힌다. 조정·총괄 업무의 특상상 정부 각 부처의 업무를 두루 배울 수 있는 데다가 인사 적체가 없어 승진이 빠르기 때문이다. 특히 과장급 이하 공무원들은 행시 성적이 5위권을 벗어나는 이들이 거의 없는 실력파들로 구성돼 있다. 대부분 국조실 확대 개편 이후 충원됐다. ●고시합격후 사무관 선호도 1위 실제로 민지홍(35회) 재경산자과장, 임상준(37회) 홍보기획과장, 김종문(37회) e-평가 과장이 행시 또는 연수원 수석 출신이다. 청와대 파견 중인 윤순희(38회) 과장, 정보통신부로 자리를 옮긴 이용환(34회) 과장도 이들과 마찬가지다. 업무에 있어서는 대체로 이련주(32회·부이사관·민간 기업 파견) 과장, 임찬우(32회·부이사관) 사회총괄과장, 김충호(34회·부이사관) 규제총괄과장, 이정원(36회) 혁신팀장, 임상준·김종문 과장, 김용수(40회) 해양수산정책과장 등이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이련주 과장은 상황판단능력과 기획 업무에 밝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김충호 과장은 뚝심이 있고, 임상준·김종문 과장은 빠른 머리회전이 장점으로 꼽힌다. 이정원 팀장은 기획·조정력, 추진력을 겸비했다는 소리를 듣는다. 권동태(부이사관) 기획총괄과장, 임충연(부이사관) 총무팀장은 국조실에선 매우 드문 7급 출신 과장이다. 권 과장은 남다른 부지런함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신임이 두텁다. 임충연 팀장은 총무·국회 업무에 밝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광주 ‘아시아 문화의 창’ 육성

    광주 ‘아시아 문화의 창’ 육성

    정부가 8일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 종합계획’을 확정하고 이를 알리는 ‘대국민 보고회’를 광주에서 열면서 이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게 됐다. 문화관광부는 2004∼2023년 20년간 모두 5조 3000억원을 들여 이 사업을 마무리하고 광주를 ‘세계속의 아시아 문화 창’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문화부가 지난 3년여 동안 지역주민 의견 수렴과 전문가 용역 등을 거쳐 확정한 이번 종합계획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립 등 4대 역점 추진과제를 담고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핵심 사업 핵심 사업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립은 현장 문화재 발굴 조사 등으로 당초 예정 보다 2년 늦춰진 2012년 준공된다. 5·18민주화운동 32주년 기념일인2012년 5월 18일 개관을 목표로하고 있다. 민주평화교류원, 아시아문화정보원, 문화창조원, 아시아예술극장, 어린이지식문화원 등을 갖추고 ‘아시아의 문화 발전소’ 역할을 담당한다. ●아시아 신과학권등 7대 문화권 조성 시내 일원에 7대 문화권 조성이 중심 내용이다. 문화전당권(동구 옛 전남도청 일대)에는 아시아문화전당과 연계해 예술인공방거리 조성·도심 캠퍼스 유치 등이 추진된다. 아시아문화교류권(사직공원·남구 양림동 일대)엔 문화예술인·인권활동가 체류활동 지원센터·아시아음악타운 등이 들어선다. 또 아시아신과학권(광산구 첨단지구)에는 아시아의 전승 지식과 의학·과학 등을 산업화 할 수 있는 아시아지식·의학 연구소 등이 조성된다. 아시아전승문화권(남구 대촌동)에는 ‘고싸움 놀이’ 등 전승놀이 테마파크, 아시아전승문화아카데미 등이 세워진다. 문화경관·생태환경 보존권(동·북구 무등산, 광산구 황룡강 일대)은 자연과 소통·체험관광을 통해 지속 가능한 삶을 추구하는 공간이다. 영산강 습지생태원, 아시아자연문화연구센터 등이 설립된다. 교육문화권(서구 마륵동)·시각미디어문화권(북구 용봉동 중외공원)에도 각각 교육·연구와 인터랙티브 미디어파크 등이 조성된다. ●예술진흥 지원… 문화관광산업 육성 중외공원 일대에 종합공연예술센터·무대세트보관소 등을 조성해 예술인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한다. 산업 측면에서는 음악, 공예 및디자인, 게임, 첨단영상, 에듀테인먼트 등 ‘5대 콘테트 산업’을 집중 육성한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관 연계한 관광코스를 개발하고, 투자유치와 컨벤션산업 활성화도 지원한다. ●문화 국제교류 역량 강화 문화도시 운영을 위한 인적자원 개발·확충에 주력한다. 아시아 각국의 정부 기관 및 주요 단체와의 연결망을 구축하고, 유네스코·세계관광기구 등과 협력체제를 구축한다.‘아시아문화 저널’창간 등을 통한 정보교류 기반을 조성한다. 김종민 문화관광부장관은 “대통령 공약사업으로 지난해 9월 특별법이 제정된 이 사업은 국가균형발전을 통해 미래형 도시를 만들기 위한 핵심 국책사업으로 5년마다 중간평가를 실시토록 돼 있다.”며 “내년 3월 아시아문화전당을 착공하는 등 현재 기반조성 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서울 北村에 꽃핀 현대미술

    서울 北村에 꽃핀 현대미술

    10월에는 북촌으로!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 소격동, 삼청동, 사간동 일대에 오밀조밀 자리잡은 20여개 화랑과 미술관이 현대미술축제 ‘플랫폼, 서울’을 열고 있다. 새달 4일까지 계속될 이번 축제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전시는 아트선재센터와 금호미술관에서 열리는 ‘투모로우’전. 아트선재센터 건물 유리창에 ‘경고:지각은 참여를 요구한다’는 문구를 크게 붙인 안토니오 문타나스를 비롯해 모두 14개국에서 32명의 쟁쟁한 작가들이 참여했다. 일본의 시마부쿠는 아트선재센터 옥상에서 번쩍이는 은갈치의 반사광으로 미지의 존재와 소통을 시도하는 비디오를 제작했다.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퍼포먼스다. 서도호는 과거의 행동이 다음 생을 결정한다는 동양의 업(業)사상을 표현한 조각작품을, 이불은 실패한 유토피아를 형상화한 설치작품을 내놓았다. 금호아트센터에는 장영혜중공업의 비디오 작업과 오인환의 향으로 만든 글자를 태우는 설치작품이 전시돼 있다. 지난 4일에는 중국의 국제적 미술조직인 ‘대장정 계획’이 남북정상회담에 맞춰 남북 문화전문가들이 회담을 갖는 퍼포먼스 작업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동안 적잖은 해외작가들을 국내에 소개해 주목받아온 국제갤러리는 북촌 일대의 미술제에 맞춰 화랑 개관 25주년 전시를 마련했다. 움직이는 조각 ‘모빌’의 창시자인 알렉산더 칼더의 대형 작품이 화랑앞 보도에 설치됐다. 시가 350억원에 달하는 칼더의 1969년 작품으로 칼더재단으로부터 대여해 온 작품이다. 백남준의 제자로 현재 최고의 비디오 작가로 꼽히는 빌 비올라의 2004년 작 ‘연인들’도 소개된다. 거대한 물살 앞에서 버티는 연인들의 모습이 감동을 주는 작품이다. ‘현대미술의 아이콘’ 데미안 허스트는 캔버스를 턴테이블과 같은 장치 위에 올려놓고 돌리며 그 위에 물감을 뿌려 만든 스핀 페인팅(Spin Painting) 작품을 내놓아 시선을 끈다. 이밖에 도널드 저드, 게르하르트 리히터, 윌렘 드 쿠닝, 조안 미첼, 안젤름 키퍼, 아니시 카푸어, 루이스 부르주아 등 그동안 국제갤러리를 통해 소개된 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총망라됐다. 갤러리 현대는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인 백남준의 전시 이후 처음으로 비디오 작품전 ‘채널1’을 연다. 박준범, 신기운, 류호열, 이진준, 수지 제이 리, 박소윤 등 모두 30대 초반의 젊은 작가 6명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았다. 올해 스페인에서 열린 아르코 아트페어에서 관심을 모았던 박준범의 ‘하이퍼마켓’은 작가의 손이 직접 화면에 나타나 대형 마트를 만들어가는 독특한 형식의 작품이다. 신기운은 작가가 직접 만든 그라인더로 아이팟, 플레이스테이션, 동전, 시계, 아톰인형 등이 분쇄되는 장면을 촬영했다. 현대문명을 대변하는 아이콘들이 그라인더에서 무참히 갈리는 영상은 모든 사물이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간다는 메시지를 전해준다. 북촌예술제가 열리는 동안 작가와의 대화, 필름 상영회 등이 함께 진행되며, 목∼토요일에는 밤 9시까지 전시장이 연장 개관된다. 야트막한 한옥 지붕 사이 골목골목을 누비며 최첨단 현대미술을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02)739-7098.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KIST, 구부러지는 트랜지스터 개발… 미리 본 10년후 IT생활

    KIST, 구부러지는 트랜지스터 개발… 미리 본 10년후 IT생활

    ‘손목에 찬 휴대전화로 통화를 하고, 셔츠 속에 내장된 컴퓨터로 웹서핑을 즐긴다.’ ‘컴퓨터 형사 가제트’,‘마이너리티 리포트’와 같은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볼 수 있던 미래형 IT기기의 등장이 성큼 다가왔다. 모양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LCD와 키보드가 속속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핵심 기술인 ‘구부러지는 트랜지스터’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국내 연구진, 핵심 반도체 기술 선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에너지재료연구단 김일두·홍재민 박사팀은 8일 손목에 감는 휴대전화나 입는 컴퓨터의 실용화에 필요한 플렉서블 트랜지스터를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트랜지스터는 전기신호의 증폭작용을 하는 반도체의 핵심부품으로, 이번에 개발된 트랜지스터는 얇고 유연한 플라스틱 기판 위에 구현돼 휘어지는 각도 조절이 가능하다. 플라스틱 기판을 얇게 만드는 과정에서 기판이 녹거나 변형되는 문제를 해결했고 3차원으로 고집적화가 가능하도록 설계해 제조비용을 크게 절감한 것도 특징이다. 특히 연구팀은 휘어지는 전자기기를 몸에 부착하거나 휴대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꼽혀왔던 사용 전압도 크게 낮춰 상용화를 앞당겼다. 기존에 개발된 플렉서블 트랜지스터는 동작 전압이 10V 이상으로 높아, 인체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된 논란이 끊이지 않아왔다. 그러나 새롭게 개발된 트랜지스터는 3V 이하에서도 작동이 가능해 소비전력의 감소효과와 고전압 사용 위험 방지를 동시에 이뤄냈다. 김일두 박사는 “이번 연구는 절연막 소재 코팅에서부터 트랜지스터 소자 개발에 이르기까지 전세계의 관심을 받아왔고, 응용물리학회지 5편과 미국전자공학회지 등 저명 학술지에 여러 편의 논문으로 소개됐다.”면서 “차세대 산업의 원천기술 확보와 시장 선점을 동시에 노릴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휴대전화와 PC의 개념 바꾼다 업계 전문가들은 플렉서블 트랜지스터가 휴대전화와 PC산업 등 IT기기 제조업의 미래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키면서 10년 이내에 전세계 IT기기 시장의 1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지난 20년간 휴대전화 산업은 통신기능에서는 엄청나게 발전했지만, 소재에서는 외형적인 느낌을 바꾸거나 크기를 줄이는 정도의 변화만 있었다.”면서 “플렉서블 트랜지스터의 등장은 손목시계형이나, 귀고리형, 모자형 등 다양한 형태가 가능하다는 면에서 휴대전화의 개념 자체를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LG전자 모바일연구소 관계자는 “접거나 둥글게 말 수 있는 휴대형 스크린이나 자판, 안테나 등은 이미 개발이 돼 있다.”면서 “내구성 있는 소재의 개발만 뒷받침되면, 빠른 시일 내에 다양한 형태의 제품 개발이 가능하고 주변기기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박건형기자kitsch@seoul.co.kr
  •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41) 마마 전문치료 두의(痘醫) 유상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41) 마마 전문치료 두의(痘醫) 유상

    조선시대에 가장 무서운 병 가운데 하나가 마마였다. 마마는 누구나 평생 한번은 걸려야 한다고 생각했던 병인데, 심하면 죽었고, 가볍게 나아도 얼굴에 흉터가 생겼다. 심하게 얽으면 곰보라고 했는데, 조선시대 초상화를 살펴 보면 얼굴에 얽은 자국이 심한 분들이 많다.‘역사인물초상화대사전’에 200여명의 초상화가 실렸는데,17세기 후반에 태어난 인물들의 얼굴이 특히 많이 얽었다. 예를 들어 16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20년 동안 태어난 분들 가운데 정수기, 박필건, 오명항, 이덕수, 어유룡, 윤봉근, 정현복 등의 얼굴에 마마자국이 심한데, 이들은 숙종과 비슷한 연배이다. 이 시기 인물들의 절반 정도는 마마를 심하게 앓았던 후유증을 평생 지니고 살았던 셈이다. ●왕실이 가장 두려워했던 전염병 마마 마마를 전문으로 치료한 의원이 두의(痘醫)인데, 가장 빠르게 승진했다. 임금들이 두의를 특히 고맙게 여긴 이유는 얼굴에 흉터가 생기면 왕노릇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평생 수많은 신하와 외국 사신들을 만나야 하는데, 성형수술이 발달하지 못했던 당시로서는 얼굴이 심하게 얽은 임금을 만나야 하는 신하도 마음이 괴롭고, 임금도 편치 못했다. 왕과 세자의 마마를 모두 치료해 지중추부사까지 오른 유상(柳 )은 대표적인 두의이다. 왕실에서 마마를 얼마나 두려워했는지, 현종 즉위년(1659) 9월5일 기사에 실린 이야기를 살펴 보자. 인조가 청나라 태조에게 항복한 뒤에 심양에 인질로 끌려 갔던 봉림대군이 돌아와 즉위하자 청나라에 복수할 준비를 했다. 효종은 송시열과 함께 북벌책(北伐策)을 추진했는데, 세상을 떠나던 해인 1659년 3월11일 희정당에서 송시열을 만나 북벌에 관해 의논했다. 몸이 차츰 약해지는 것을 걱정한 효종이 10년을 기한으로 청나라 칠 준비를 하자고 했다.10년이 지나면 효종 자신이 나이 쉰이 되어 기력이 약해지고 송시열도 늙을 테니, 북벌을 실현하기 불가능하다고 했다. 효종은 그러면서 아들의 마마 이야기를 했다. “세자가 매우 현명한데, 비록 부자지간이라 하더라도 어찌 그 장단점을 모르겠는가? 세자는 성품이 온순하고 효성스러운데다 견고한 의지가 있으니, 문치(文治)로 국가를 보존할 임금이 될 것이다. 깊은 궁중에서 자라 병가(兵家)의 일을 알지 못하니, 억지로 어려운 일을 책임지울 수 없다. 아직 마마를 치르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어린아이처럼 보호하고 있다.” 효종은 세자의 마마를 걱정했지만, 정작 그 자신은 두 달 뒤에 종기를 고치지 못해 세상을 떠났다. 쉰이 될까봐 걱정했는데, 겨우 마흔이었다. 효종의 아들인 현종도 마마를 걱정했다. 현종 8년(1667) 2월에 원자를 세자로 책봉하는 책례(冊禮)를 치르기로 했는데, 나중에 숙종이 된 원자는 그때 일곱 살이었다. 그러나 한달쯤 전에 마마가 유행하자 현종은 행사보다 아들의 건강이 더 걱정되었다. 몸이 약해 자주 온천에 다니던 현종은 1월18일에도 침을 맞다가, 영의정 정태화를 불러 명했다. “세자가 책례를 마친 뒤에 사례의 전문(箋文)을 올리는 것은 중요한 의례이다. 그러나 지금 마마가 치성하고 있는데 세자가 연일 외정에서 예를 행하고 있으니 염려스럽다.” 그러나 정태화가 ‘내정에서 하는 것은 너무 구차하니, 동궁 소속 관원들만 외정에서 참여하여 간략하게 치르자.’고 아뢰어 그대로 하였다. 그만큼 마마는 왕에게도 무서운 병이었다. 이듬해 5월17일에 궁인이 마마를 앓자, 현종이 창경궁으로 거처를 옮겼다. 마마는 환자와의 접촉은 물론, 공기로도 전염되었다. 그래서 지엄하신 임금도 피신할 수밖에 없었다. 현종 12년(1671) 2월29일 실록에는 “팔도에 기아, 여역, 마마로 죽은 백성을 이루 다 기록할 수가 없다.”고 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마마를 앓지 않고 왕위에 오른 숙종과 마마 전문의원 유상의 인연이 시작된 것이다. ●숙종 완쾌되자 유상의 품계를 두 계급 이상 올려 명성대비는 숙종이 마마를 겪지 않은 것을 늘 걱정했다. 숙종이 왕위에 오른 지 8년째 되던 1683년 10월에 몸에 두창(痘瘡)이 나자 깜짝 놀라 목욕재계하고 자신이 대신 죽기를 청했는데,11월에 마마가 깨끗이 나았다. 허준이 ‘두창집요(痘瘡集要)’를 편찬한 뒤부터 두창이라는 말이 널리 쓰였는데, 일생에 한번은 걸린다고 해서 백세창이라고도 불렸다. 그랬기에 숙종은 늘 마마를 걱정했으며, 내의원에 두의를 두었다. 한의학에서는 두창이 걸리는 이유를 태독설과 운기설로 설명했는데, 태(胎) 안에 있을 때에 어머니의 나쁜 기운을 물려 받았기 때문에 어린아이가 두창에 걸린다는 것이 태독설이다. 그랬기에 명성대비도 숙종이 어렸을 때에 마마를 앓지 않자 평생 조바심하며 걱정했던 것이다. 명성대비가 기도하여 숙종의 마마가 나았다고 기록되었지만, 실제로 치료한 의원은 유상이다. 10월18일에 숙종의 마마 증상이 시작되었는데, 이틀 뒤에 유상을 불러 진료케 했으며, 의원 일곱 명이 번갈아 숙직했다. 현종이 왕궁을 비워두고 온천에 행차했을 때같이 십며칠 치의 군호(軍號)를 미리 정해 올렸으며, 숙직하는 군사도 새로 뽑지 않고 활쏘기 시범도 중지시켰다. 왕이 마마를 앓기 시작하자 비상사태에 들어간 것이다. 숙종의 증세는 나날이 심해져, 열흘째 날에는 청성부원군 김석주가 안부를 물어도 혼미한 상태로 턱만 끄덕일 뿐이었다.28일에야 비로소 곪은 데가 아물며 딱지가 생기기 시작했다.29일에는 가벼운 죄수들을 석방하라고 사면령을 내렸다. 11월1일에 딱지가 떨어져 완쾌되자, 대비의 수라상에도 고기와 생선이 오르게 되었다.5일에 시약청(侍藥廳)을 해체하고, 군사들의 비상체제도 원상으로 복구했다.10일에 유상을 종2품 동중추부사로 초자(超資)하고, 금관자를 내려 주었다. 상을 줄 때에는 품계를 하나씩 올리는 것이 관례인데, 유상의 경우에는 두 계급 이상 올렸다는 뜻이다.14일부터 의원들에게 지나친 상을 주었다는 논란이 일어나기 시작했지만, 언관들도 유상의 공로는 인정했다.17일에 종묘 사직에 경사를 아뢰었으며, 전 승지 이현석이 ‘성두가(聖痘歌)’를 지어 기쁨을 표현하자, 많은 사람들이 외워 전하였다. 그 정도로 왕의 마마는 큰 사건이었다. 12월4일에 유상을 종4품 서산군수로 임명했다. 그러나 이튿날 “임금의 환후가 평상시 같이 회복되지 않았으므로 멀리 내보낼 수 없다.”고 하여 한양 옆의 고양군수로 옮겨 주었다. 언제라도 불러 들일 수 있는 곳에 둔 것이다. ●감꼭지를 달여 마마를 치료했다는 전설까지 유상이 숙종의 마마를 치료한 비법이 ‘청구야담’에 실려 있다. 유상이 영남관찰사를 따라 책실(冊室)로 내려갔는데, 몇 달 동안 할 일이 없어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관찰사에게 말했다. 금호를 건너 우암창에 이르기 전에, 종이 변을 보겠다고 고삐를 맡겼다. 유상이 채찍을 들어서 한번 치자, 나귀가 깜짝 놀라 달아났다. 하루가 다하도록 멈추지 않다가, 날 저물 무렵에야 어떤 집 마루 앞에 멈춰섰다. 마루에 있던 노인이 아들을 부르더니 “손님이 나귀를 타고 오셨으니, 나귀도 잘 먹이고 손님도 잘 모시라.”고 했다. 인사를 나눈 뒤에 귀뚜라미 소리가 들리자 주인이 긴 칼을 차고 나가면서 “내 책은 보지 마시오.”라고 했다. 유상이 휘장 속을 보니 의서(醫書)가 가득해 아무 책이나 들춰 보았다. 주인이 돌아와 함께 잠자리에 누웠는데, 첫닭이 울자 주인이 “빨리 떠나라.”고 했다. 한낮이 되어 판교에 다다르자, 액정서 아전들이 열댓 명이나 길가에 줄지어 서서 유상에게 빨리 서울로 들어가자고 재촉했다.“지금 성상께서 마마를 앓으시는데, 꿈속에 신령이 나타나서 의원 유상을 부르라고 했다오.” 구리개를 넘어서는데 어떤 할미가 마마에 걸렸던 아이를 등에 업고 있었다. 길 가던 사람들이 묻자 할미가 설명했다.“이 아이는 곪긴 속에 출혈이 심해 숨까지 막혔었다오. 다들 팔짱을 낀 채 죽기만 기다렸는데, 지나가던 스님이 시체탕(湯)을 달여 먹게 해서 효험을 보았지요.” 말린 시체탕은 감꼭지를 달인 약인데, 딸꾹질에 복용했다. 듣고 보니 어젯밤 보았던 의서에도 시체탕이란 말이 있었다. 왕을 진찰했더니, 할미가 업고 있던 아이와 같은 증세였다. 그래서 시체탕을 올렸더니 곧바로 효험이 있어, 신의라고 이름을 떨치게 되었다고 한다. 병균이라는 개념이 없던 조선시대에 두창은 귀신에 의해 생겨났다고 믿었다. 민간에서는 두창신을 중히 여겨 왔으며, 여러 가지 금기(禁忌)가 생겨났다. 그래서 그 귀신을 마마, 손님이라고 높이 받들었던 것이다. 고을마다 여단( 壇)을 쌓아 놓고 전염병이 돌 때마다 여제( 祭)를 지냈는데, 억울한 원혼(魂)을 달래 전염병이 돌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다. 마마가 유행하면 마마배송굿이나 하던 시대에 유상은 숙종뿐이 아니라 1699년에는 세자,1711년에는 왕자와 왕비의 마마까지 모두 치료했다. 더 이상 승진할 수 없을 정도로 분에 넘치는 상을 받았으니, 왕실의 마마를 치료하던 의원은 조선 최고의 전문지식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유상의 아들이 대를 잇지 않았기 때문에, 전설까지 생겨난 그의 의술은 전수되지 못했다. 허경진 연세대 국문과 교수
  • [부산국제영화제] 강한 그녀에 매료되다

    [부산국제영화제] 강한 그녀에 매료되다

    추석 연휴 남자들의 눈물이 극장가를 적시더니 10월 들어 강한 여자들의 유혹이 시작됐다. 자기 나라 대통령을 부끄럽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한 미국 컨트리 그룹 딕시 칙스, 애인을 잃고 난 뒤 사회 정의를 위해 총을 든 라디오 진행자 에리카 베인이 섬세한 근육을 뽐내는 이들이다. ●닥치고 노래나 하라고? 그렇겐 못해! 우리에겐 낯설지만 딕시 칙스는 미국에서 가장 성공했다는 평을 듣는 3인조 여성 컨트리 그룹. 미국의 대 이라크 전쟁이 터진 2003년, 이들은 AP나 AFP 등 외신에서 심심찮게 뉴스거리가 됐다. 부시 미국 대통령을 비판하는 가수들을 언급할 때마다 항상 이들의 이름이 올랐던 것. 대표적인 저항음악인 록이나 랩도 아닌 우리나라로 치자면 ‘흙에서 살리라’ 같은 한가한 노랫말을 읊조리는 컨트리 그룹이 부시 비판이라니. 당시 고개를 갸우뚱했던 당신의 궁금증을 풀어줄 음악다큐멘터리 ‘딕시 앤 칙스:셧 업 앤 싱’이 지난 3일부터 서울 명동 중앙시네마로 자리를 옮긴 스폰지하우스에서 상영 중이다. ‘셧업 앤 싱(shut up and sing)’은 영화 속에서 라디오 DJ가 “이제 그만 닥치고 노래만 했으면 좋겠어요.”하는 데서 따온 것이다. 이들의 가시밭길은 이라크전 발발 직후 런던에서 열린 콘서트에서 메인 보컬 나탈리 메인스가 “부시 대통령이 텍사스 출신인 게 부끄럽다.”고 발언한 데서 시작된다. 당시 부시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했고 표현의 자유가 가장 너그럽다는 미국에서 그 파장은 심각했다. 기의 상황에서 서로를 위로하는 멤버들의 우정과 스태프들이 나누는 사랑은 흐뭇한 광경이다.12세 관람가. ●죄보다 미운 건 사람…그에게 총을 겨누다 지적인 여배우 조디 포스터 주연의 ‘브레이브 원’은 ‘죄는 미워하되 인간은 미워할 수 없다.’는 명제를 정면으로 부인하는 영화다. 대신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는 속설을 용감하게 행동으로 옮기는 여성의 이야기다. 길거리 불량배들의 잔인한 폭력에 애인을 잃고 겨우 목숨을 부지한 에리카 베인(조디 포스터).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녀는 일상에서 걷어올린 소리와 함께 뉴욕 곳곳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라디오 진행자였다. 애인이 저세상으로 간 지도 모른 채 사경을 헤매다 3주 만에 깨어난 에리카의 육체와 정신은 모두 만신창이. 이제 어둡고 비열한 도시의 이면에 새롭게 눈을 뜨게 된 그녀는 복수를 위해 직접 총을 든다. 그리고 법망의 사각지대를 활보하는 범죄자들을 하나씩 처단하기 시작한다. 영화는 악인은 죽어 마땅한가라는 도덕적 딜레마에 빠지게 한다. 하지만 한편으론 통쾌함을 던져 준다. 이는 전적으로 조디 포스터의 열연 덕이다. 에리카를 쫓으면서 지지하는 형사 숀 머서(테렌스 하워드)처럼 어쩔 수 없이 에리카의 손을 들어주게 된다.‘크라잉게임’‘뱀파이어와의 인터뷰’로 유명한 닐 조던 감독의 작품이다.11일 개봉,15세 관람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열린세상] 유럽여왕들이 安東 찾는 까닭은/황규호 ‘한국의 고고학’ 상임편집위원

    [열린세상] 유럽여왕들이 安東 찾는 까닭은/황규호 ‘한국의 고고학’ 상임편집위원

    오는 6∼12일 한국을 방문하는 마그레테 2세 덴마크 여왕이 경북 안동시를 찾을 것이라는 소식이 들린다. 이 무렵은, 중세 그 유명한 스페인 화가의 화풍인 ‘벨라스케스 스카이’보다 더 파란 하늘이 마냥 높고 햇살이 아직은 따사로운 한국의 호시절 가을이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에 이어 두번째로 한국에 오는 유럽 여왕의 이번 가을 행차에서도 안동이 다시 뜰 모양이다. 유럽 여왕들이 서울로 날아와, 굳이 눈길을 보내는 안동은 전통이 넘치는 고장이다. 오늘을 사는 우리네 한국인에게도 진솔한 매무새로 다가오는 원형(原形)의 고향같은 땅이 안동이다. 소백산맥 산자락을 등에 업고, 낙동강 물줄기 한 가닥을 끌어안아 배산임수의 명당이 분명한 마을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마을 큰마당을 노니는 서너 마리의 닭과 삽사리 하나가 보이는 한 폭의 한국화를 상상해도 좋다. 이렇듯 정한(靜閑)한 안동의 전통마을은 고유문화와 자연경관이 한데 어울린 삶의 공동체를 이루었다는 점에서 그 내면세계가 아름답다. 더구나 유학에 무게를 두었다는 뜻에서 추로지향(鄒魯之鄕)으로 일컬었거니와, 실제 걸출한 학자를 숱하게 배출한 인재의 곳간이기도 했다. 그러고 보면, 안동은 유학 중심의 한국 지성사에 큰 획을 그은 인문주의의 고장이다. 이를 모두 관인(官人)과 사대부들이 일구었다고는 하지만, 그들만이 독차지한 공간은 아니었다. 엘리트 그룹의 틈새를 산 서민들에게도 익숙한 생활문화가 전통으로 자리매김한 흔적이 도처에서 드러난다. 이는 한국인의 기층적 정서를 깔고 태어난 안동의 민속과 맞물린 대목이다. 그림씨를 기묘하게 가미한 고유명사 ‘물돌이동(河回洞)’과 여기 고대광실이 즐비한 마을 한복판에서 오랜 세월을 놀았던 ‘하회별신굿탈놀이’가 그 사례일 것이다. 1999년 안동을 들른 엘리자베스 2세는 이 별신굿탈놀이 한 마당을 구경했고, 한국 최고(最古)의 목조건물 등 많은 문화유산을 경내에 둔 봉정사를 찾아 몸소 범종을 울려 청아한 소리를 들었다. 이번에 안동에 오는 마그레테 2세도 거의 같은 코스를 도는 일정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유럽 여왕들이 하늘길도 제대로 닿지 않는 내륙 안동으로 달려가는 까닭은 어디 있겠는가. 이는 바로 한국의 전통문화 때문인 것이다. 이른바 서양문명을 일상으로 누린 유럽인들에게 안동은 동양의 정신세계를 축약한 신비로운 곡두로 다가올 수 있다. 유구한 역사 속에 이루어진 온갖 경험을 내재한 정신능력 내지 그 총량을 전통문화라고 한다. 그러나 전통은 가꾸고 지킬 때 자생력을 유지하는 속성을 지녔기 때문에 고도의 문화정책이 요구되는 것은 물론이다. 이를 위한 문화정책의 하나로 2000년 정부가 설립한 한국전통문화학교가 충남 부여에서 문을 열었다. 그동안 203명의 졸업생이 나오기는 했지만, 고등교육법상 각종학교로 분류되어 여러가지 불이익이 뒤따른다고 한다. 대학 명칭을 쓰지 못하는 터라, 재학생들이 배움의 열정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온다. 더구나 대학원 설립의 길이 막혀 학문적으로 깊이 들어간 전문 연구인력을 키우지 못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세계는 현대와 미래사회의 정신적인 풍요를 전통문화에서 찾는 추세다. 그래서 전통문화 콘텐츠 개발과 더불어 전통문화 재창조에 역점을 두어야 할 시기에 도달했다. 이같은 환경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전통문화 교육을 선택이 아닌 필수의 정책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지난해 발의한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법안’이 여태 국회에 계류 중이고 보면, 답답하다. 안동에서 본 것처럼 한국문화의 세계화는 바로 한국적인 데서 출발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황규호 ‘한국의 고고학’ 상임편집위원
  • 흑곰 권투·원숭이 농구… ‘동물올림픽’ 열려

    최근 중국 충칭(重庆)시에서 2008베이징올림픽을 기념하는 이색 ‘동물 올림픽’이 개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열린 이 동물올림픽에는 흑곰, 오랑우탄, 양, 닭등 총 3백여마리의 동물들이 참가해 ‘올림픽 정신(?)’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실력을 겨뤘다. 여느 올림픽처럼 동물 올림픽에서도 개막식이 열렸다. 오랑우탄이 동물 올림픽을 상징하는 깃발을 들고 입장했고 그 뒤를 따라 150여마리의 닭과 양 등 동물 선수들이 질서정연하게 입장해 사람들을 즐겁게 했다. 대회 종목으로는 ‘흑곰 권투대회’ ‘원숭이 농구대회’ ‘에뮤(emu·오스트레일리아 특산의 대형 주조류<走鳥類>)육상대회’ ‘산양의 원숭이 업고 달리기’ 등 10여개. 특히 30마리의 에뮤가 참가한 200m육상경기에서는 사람 1명도 같이 뛰었지만 12등에 그치는 등 관중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했다. 또 글러브를 끼고 운동복을 입은 흑곰들의 권투시합과 경기 도중 농구공을 안은 채 경기장을 이탈해 조련사를 당황하게 한 오랑우탄의 농구시합도 큰 관심을 받았다. 시민과 관광객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이 이색 동물올림픽은 오는 7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부동산 거래 ‘뚝’… 업계 울상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중개업소, 이삿짐 운반업체, 인테리어업체 등 관련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신규 분양은 물론이고 전세 이동까지 줄어 전반적인 이사 수요가 예년에 크게 못 미친다. 가을 이사철에도 이런 사정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는 총 4312가구로 지난해 12월 1만 3402가구의 3분의1에 그쳤다. 강남·서초·송파 등 서울 ‘강남 3구’는 645건으로 60.7%가 감소했다. 주택매매가 줄면서 많은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빠졌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올해 성사된 거래가 63건에 불과하지만 단지 상가내 중개업소는 35곳이나 된다. 은마아파트만 놓고 보았을 때 올 들어 아홉달 동안 중개업소 한 곳당 1.8건(월 0.2건)밖에는 거래가 안 이뤄졌다는 얘기다. 은마아파트 단지내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두 달에 한 건(월 0.5건)은 거래를 성사시켜야 최소한의 사업유지가 가능하다.”면서 “이대로 가다가는 중개업소들이 줄줄이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중개 전문회사들은 과거 경기가 좋을 때에 비해 크게 줄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올 7월 말 개인 중개업소가 아닌 중개법인(기업)의 수는 전국에 434개로 2005년 말 554개에 비해 21.7%가 감소했다. 이삿짐 운반업체와 인테리어 업체 등도 심각한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 구로구에 본사를 둔 중견 이삿짐 운반업체 ‘OK이사이사’의 경우 지난해 월 평균 150건에 이르던 이사용역 의뢰가 최근에는 월 120건으로 줄었다. 인천 계양구에 있는 도배업체 ‘도배나라’는 월 매출이 지난해 600만∼700만원의 절반도 안 되는 200만∼300만원으로 떨어졌다. 경기도 군포시의 장판·도배업체 ‘나라인테리어’ 관계자도 지난해보다 50% 이상 매출이 줄었다고 전했다. OK이사이사 연규동 사장은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 당초 기대했던 가을철 이사 특수(特需)까지 실종돼 연쇄도산의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수요가 없다 보니 덤핑에 가까운 할인경쟁까지 벌어져 경영난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삿짐 업계에는 영세기업을 중심으로 80%가량이 도산하게 될 것이라는 흉문까지 떠돌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의 주택 리모델링업체 ‘감각인테리어’ 전동설 사장은 “이사가 활발해야 새로 들어갈 집에 대한 리모델링·설비보수 등 요청이 많이 들어오는데 요즘에는 전혀 그렇지 못해 일감이 지난해 이맘때의 70%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전했다.주현진 강주리기자 jhj@seoul.co.kr
  • “北기술 10~ 35년 처져… 전력 분야 등 우선 투자해야”

    “北기술 10~ 35년 처져… 전력 분야 등 우선 투자해야”

    북한산업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는 전력, 석탄, 철도운수, 농업, 금속 등 5대 선행분야에 우선 투자해야 한다는 방안이 제시됐다. 또한 북한의 산업별 기술 수준은 우리나라에 비해 10∼35년 정도 뒤처지고 주민생활과 관련된 생산 능력은 한국의 10%도 안 되기 때문에 실리 중심의 투자와 자원배분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북한 산업의 정상화 전략은 ‘경공업 정상화→중공업 설비 개·보수→수출특구 조성→외국인 합작투자→산업 구조조정’ 등의 순으로 이뤄져야 한다. 아울러 북핵 폐기 이후에는 평양·개성과 인천을 연계시킨 발전 전략을 마련하고 남포지역의 경공업 단지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됐다. 2일 산업은행의 책자 ‘신(新) 북한산업’에 따르면 북한내 산업의 정상화를 위한 기본 방향은 전면적인 경제시스템 개혁이지만 1차적으로는 5대 선행분야가 정상화돼야 하며 이 가운데에서도 특히 전력·석탄·철도운수 등이 최우선 순위의 분야로 꼽혔다. 산업 정상화를 위한 단계별 시나리오는 경공업 제품을 위한 공장 활성화를 시작으로 중공업 설비를 보수, 산업 정상화 기반을 구축하는 게 첫번째다. 이어 개성공단 등 수출특구 개발을 통해 외화 가득률을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외국인 투자를 유치, 산업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한다. 무엇보다 북한의 산업별 기술수준을 감안해 산업연관 파급효과가 크거나 경제성이 높은 분야에 투자할 것도 강조됐다. 북한의 비철금속과 IT 분야는 우리나라의 1990년대 초반과 80년대 후반의 기술을 보유했다. 하지만 자동차·석유화학·타이어·신발 등은 70년대 초반 수준이며 전력·조선·화학섬유·방직·제지 등은 60년대 후반의 기술 수준으로 분석됐다. 북한의 생산능력을 우리와 비교할 때 ▲냉장고는 0.7% ▲TV수상기는 3.3% ▲종이류는 2.5% ▲화학섬유는 6.7%에 그치는 등 주민생활과 직결된 산업이 크게 뒤떨어졌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통합신당, 정상회담 훈풍 업은 경선 흥행의 꿈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이 불법·부정 선거 논란으로 이틀간의 합동연설회가 취소되는 등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무엇보다 남북 정상회담의 ‘훈풍’을 업고, 경선 흥행 ‘태풍’을 일으키려던 꿈은 산산이 흩어지고 있다. 국민들에게 외면받는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하는 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좌초될지도 모를 국면을 맞고 있다. 당 지도부는 2일 전주와 3일 인천에서 열릴 예정이던 합동연설회 일정을 중단키로 결정했지만 대전·충남·전북 경선(6일)과 경기·인천 경선(7일) 강행 방침을 밝혔다. 이에 손·이 후보가 “미흡한 조치”라고 반발하며 정 후보의 사퇴를 공동으로 압박하고 나서는 등 퇴로 없는 극한 대치 양상을 보이고 있어 경선 판 자체가 깨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경선 과정에서 정 후보측과 손·이 후보측 감정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졌다는 점에서 누가 대선후보로 선출되더라도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鄭 “위기를 기회로” 정면돌파 2일 당 지도부의 경선 일정 중단 소식이 알려지자 정 후보측은 오충일 대표 면담을 요청하고 자신들을 배제한 채 내려진 결정이라며 강력 항의하는 등 동요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정 후보측 캠프는 긴급 대책회의를 여는 한편 일부 실무자들은 경선 향방에 관심을 기울이며 촉각을 곤두세우는 등 하루종일 긴박하게 돌아갔다. 정 후보는 이날 합동연설회가 중단됐음에도 자신의 ‘텃밭’인 전주를 찾았다. 그는 이곳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제 막 반환점을 돈 경선에서 판을 깨려는 어떠한 시도도 옳지 않다.”면서 “어떤 경우에도 경선 불복이나 포기는 있을 수 없다. 경선은 국민과의 약속”이라며 선거운동을 지속할 뜻을 분명히 했다. 정 후보는 이어 “하필 역사적 정상회담이 열리는 날이자 한반도 평화협정 시대의 새 날이 펼쳐져야 할 때 작은 이해관계로 인해 당내 갈등이 빚어진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경선 일시 중단이라는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전의’를 나타낸 것이다. 정 후보측 김현미 대변인은 이날 세 차례나 기자회견을 갖고 “판 자체를 중단시켜서는 안 된다.”면서 “(경선 중단 요청은)경선 불복종을 위한 명분 쌓기”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정 후보측은 ‘손(학규)-이(해찬) 연대설’을 다시 꺼내들었다. 정 후보측은 “얼마 전 이해찬 후보는 우리가 ‘손-이 연대’를 제기한 데 대해 강력히 역공을 취했다.”면서 “하지만 (이번 일로)손-이 연대가 가시화되고 있음을 확인해줬다.”며 극도의 경계심을 나타냈다. ●손-이 연대… 2위 후보로 단일화? 정치권 일각에서는 손·이 후보가 이날 새벽 40분간의 회동을 통해 후보 단일화를 합의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두 후보는 현재의 흐름대로 경선이 진행되면 정 후보의 탄탄한 조직력을 극복할 수 없다고 보고 연대설을 모색하기 시작한 것으로 관측된다. 두 후보는 그동안 자신을 중심으로 한 연대를 주장해왔지만 경선 중간 결과에 따라 유리한 고지에 선 상대방 후보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런 관점에서 이번 주말 경선 결과에 따라 2위를 굳히는 후보가 정 후보의 대항마로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손, 이 후보 중 한 명이 이번 경선을 ‘불법선거’로 규정하고 중간 사퇴하는 방법도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두 후보측은 “정 후보측의 물타기”라면서 ‘손·이 연대설’을 부인했다. 손 후보측 우상호 대변인은 “두 분 모두 경선을 완주하기로 했는데 무슨 연대냐.”면서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려는 전형적인 정치 공학적 물타기”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측도 “(회동에서) 연대에 관한 얘기는 없었다.”면서 “다만 정동영 후보 사퇴를 위한 연대는 한시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 지도부 수습 안간힘 당 지도부는 일단 이틀간의 경선 일정 중단카드로 사태 수습을 시도했지만 쉽게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오 대표는 이날 이 후보와 오찬을 갖고 수습 방안을 논의했지만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불·탈법 경선운동 중단과 재발방지를 위한 세 후보간 합의를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경선을 예정대로 치르겠다.”고 말했다. 손·이 후보는 당의 결정이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반발하면서도 당의 성의있는 조사와 응분의 조치, 재발 방지책을 촉구하면서 압박 전략을 구사했다. 손 후보측은 “당 지도부의 조치를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면서도 “이틀간 일정을 취소해서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할지는 회의적”이라는 입장이다.. 이 후보측은 3일 낮 12시 전국의 선거 대책 책임자들의 모임을 갖고 향후 거취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다. 서울 나길회 구동회·전주 박창규기자 kkirina@seoul.co.kr
  • 할인점 알뜰 쇼핑 ‘時테크’

    할인점 전성시대를 맞아 실속있는 쇼핑 방법은 없을까. 업계 관계자는 2일 “저렴하게 구입하고 쾌적한 쇼핑을 원한다면 ‘시(時)테크’가 중요하다.”고 조언한다.30∼40%까지 싸게 살 수 있는 상품이 의외로 많다. 이마트는 보통 하루에 3번(오전, 오후, 폐점) ‘타임서비스’를 실시한다. 제품 신선도에 따라 5∼6회까지 타임서비스 횟수를 늘려 할인가격으로 판매한다. 폐점 1∼2시간 전에 매장에 가면 뜻밖의 ‘횡재’를 할 수 있다. 과일·야채·생선·초밥 등 신선도가 생명인 상품을 30∼40% 싸게 판다. 가전제품은 평일보다 주말에 쇼핑하면 좋다. 평일보다 3∼5% 할인된 에누리행사 품목을 만날 수 있다.TV·냉장고·김치냉장고·세탁기 등 인기상품으로 구성됐다. 심야쇼핑객은 미용실·의원·약국·동물병원 등 클리닉시설을 이용해 볼 만하다. 동네의원과 달리 점포가 문을 닫을 때까지 영업을 한다. 기미·주근깨 등 스킨케어(피부관리)까지 해주는 의원도 있다. 롯데마트는 손님이 몰리는 오후 5∼8시 초밥, 치킨류를 중심으로 타임서비스를 한다.20% 정도 싸게 장바구니에 넣을 수 있다. 폐장시간(밤 11시, 자정)을 노려도 쏠쏠하다. 다 팔리지 않은 신선식품을 ‘떨이가격’으로 살 수도 있다. 토·일요일은 황금찬스다.‘주말봉사상품’이란 명목으로 농·수·축산물과 가공식품 10∼20여종을 20% 정도 할인 판매한다. 매주 목요일에 시작하는 전단행사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기회다. 임대매장인 의원·약국·미용실·가족식당, 서점, 열쇠집 등도 저녁 10시까지는 문을 연다. 홈에버 역시 초밥, 육류 등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폐점시간대에 싸게 판매한다. 하지만 서울 중계점 등 일부 점포의 경우 계산대를 대폭 줄이고 이곳에 매장을 집어넣어 이용하기가 불편하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교포(僑胞)집뜰안에 솟아오른 유전(油田)노다지

    「시카고」에서는 공연이 끝나기가 바쁘게 다시 「로스앤젤리스」로 돌아가야 했다. 27일의 「로스앤젤리스」 「앰배서더·호텔」공연때문. 대륙횡단 비행이란 참으로 지리한 것이다. 더욱 혼자 여행하기는 따분하기 짝이 없다. 누구하고 얘기라도 했으면 좋겠는데 어디 아는 얼굴이 있어야지. 다른 승객들은 저마다 쌍쌍으로 짝 지어 이 고독한 나그네의 말상대 해줄 눈치는 전혀 보이질 않고. 「로스앤젤리스」에서의 공연은 퍽 성공적이었다. 1천5백명 가량의 교포가 모였다. 「후랭키」손(孫)악단의 연주와 한국국악원 출신의 젊은 악사들의 연주가 화려하게 펼쳐졌다. 특히 판소리와 한국무용이 많은 갈채를 받았다. 그곳에서 이로미(李魯美)양을 만났다. 이종철(李鍾哲)씨(코미디언)의 맏딸인 이양이 송민영 악단의 반주로 노래를 불렀다. 「쇼」가 끝난 다음 아래층에서는 다시 김광수(金光洙) 악단의 연주로 새벽2시까지 「댄싱·파티」가 벌어졌다. 망년회를 겸한 오랜만의 모임. 해외에 나와서 맞이하는 망년회「파티」란 무엇인가 각별한 감회를 안겨주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모인 교포들이 모두 한집 식구처럼 오순도순 단란한 분위기. 미국에서도 이「로스앤젤리스」에 가장 많은 한국인이 살고있다 한다. 약 3만명 가량. 「라스베이거스」가 가깝기 때문에 연예인들도 가장 많이 집결돼있다. 그동안 「유럽」순회공연으로 인기를 떨친 유주용(劉胄鏞)·윤복희(尹福姬)부부가 10월20일께 미국에 와서 「로스앤젤리스」에서 활약하고 있다. 「로스앤젤리스」에서 한시간 거리에 송민영(宋旻榮)부부가 「기타리스트」조현과 일하고 있다. 한국에서 「트럼피트」를 불며 「암스트롱」흉내를 잘 내던 장경환, 양철씨등이 역시 큰 인기. 가수 양우석군은 김광수씨와 함께 한국인 경영의 「나이트·클럽」에서 교포들의 향수를 달래주고 있다. 김광수씨 집에는 교포들의 출입이 거의 끊이지를 않았다. 「로스앤젤리스」에 와있는 사람치고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새벽까지 많은 교포들이 모여 굶주렸던 얘기의 꽃을 피운다. 아주머니가 내주는 진짜 김치 맛도 교포들에게 큰 인기. 처음엔 퍽 고생을 했다는 김광수씨는 이제 「비크」8기통을 손수 운전하면서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다. 고국소식 전하며 웃음꽃 각지역 교민회와 유대도 「로스앤젤리스」에는 현재 한국인 경영의 「개솔린·스테이션」이 50군데나 된다고 한다. 낮에는 기름묻은 작업복에 싸여있지만 밤만 되면 1급 멋장이 신사가 된다. 최신형 자가용차를 몰고 유유히 여가를 즐기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되기까지는 숱한 고생들을 했다한다. 이곳 「로스앤젤리스」의 교민회는 다른 도시보다 잘 조직되어 미국 각지의 「센터」역을 하는 것 같다. 각지의 교민회와 연락을 하면서 앞으로 많은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지난번 이미자(李美子)양을 초청했었고, 나도 이들의 초청으로 왔지만 앞으로는 더 많은 연예인들을 초청할 것이라 한다. 사실 나는 12월이란, 가장 바쁜 「시즌」에 와서 손해가 적지않다. 그런데 이곳에 와서 고국소식에 굶주린 교포들을 만나 웃음을 나눠주면서 각 지역 교민회의 유대강화에 도움을 줬다고 생각하니 참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 71년 정초, 나는 「샌프런시스코」로 갔다. 2일 저녁에 새해 최초의 공연. 공연장엔 「밴드」도 없고 가수도 없었다. 「피아노」하나를 갖다놓고 교회 성가대 지휘자에게 반주를 부탁하고 내가 「원맨·쇼」와 노래를 했다. 1시간가량 웃기고 나니 시장기가 들었다. 공연 뒤엔 한국영화 상영이 있었다. 장일호(張一湖)감독의 『황혼의 블루스』. 「토키」가 잘나오지 않아서 감상하는데 고생깨나 했다. 뜰안 손질하다 석유 솟아 이 지방에선 가끔 있는 일 이제 미국에서도 국산영화를 볼 기회가 많아졌다고 한다. 그런데 교포들의 말은 한결같이 『왜 그렇게 눈물 짜는 영화만 만드느냐』는 것이다. 분주한 생활 속에서 즐기기 위한 시간을 영화관에서 갖자는 것인데 눈물이나 짜고 있으니 실망 안할수 없다는 것이다. 어색하고 촌스런「나이트·클럽」장면, 춤추는 「엑스트러」는 어느 영화나 똑같은 인물, 남자 주연이 여자 주연을 때리고, 어린아이를 등장시켜 잔인할 정도로 울리고 - 등등 불만이 많다. 한국서 최고로 멋있다는 모 남자배우의 「무스탕」이 자랑이라도 하려는 듯 앞뒤로 「클로스·업」되지만 사실상 미국서는 학생들이나 몰고다니는 싸구려 자동차. 이왕 해외에 내보내는 영화라면 섣불리 현대문명을 내보일게 아니라 한국만이 가진, 한국 고유의 것을 담은 영화였으면 하는 것이 한 교포의 얘기였다. 대부분의 교포들이 피나는 노력으로 부유한 생활기반을 닦게 되었지만 그렇지 않은 예외도 없지 않다. 그 하나가 자기집 뜰에서 석유가 솟아올라 갑자기 노다지를 잡은 경우. 「로스앤젤리스」의 실업가 이경동씨가 바로 화제의 주인공이다. 그는 어느날 뜰을 손질하다가 이 석유광맥을 잡아 벼락부자가 된 것인데 석유산지인 「캘리포니아」에서는 이따금 일어나는 일이라고. 한국인 많은 「로스앤젤리스」에선 나는 그 잘하는 영어회화 한번도 못해봤다. 그리고 그 흔한 미국음식 한번 못먹었다. 「로스앤젤리스」야 말로 영어 못하는 사람도 살 수 있는 곳이다. 만나는 사람이 모두 한국인이고, 한국 신문에 한국어 방송, 한국음식점, 한국식품점. 식품점에 가면 젓갈, 오징어포등 없는게 없다. 서울서 얼마전 만났던 친구를 만나게 되고 매일같이 교포집에 초대를 받는다. 교포들은 오랜만에 만나는 고국사람을 환영하는 뜻으로 빈대떡이며 콩나물, 김치, 찌개등을 대접한다. 나야 서울서 실컷 먹어온 음식이니까 조금도 귀한 진미가 아니다. 한식요리에, 서울서 지겨울 만큼 들어온 이미자의 노래를 틀어놓고 귀빈대접을 하는데, 그 정성에 싫다할 수도 없었다. 이곳에서 놀날놋자는 감히 상상도 못할 「섹스」영화가 공공연하게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는 점이다. 나도 교포의 안내로 구경을 했다. 「스크린」에 펼져지는 그 질펀한 「무드」에 나는 배 창자가 당기고 숨결이 차서 견딜 수 없었다. 그래서 중간에 퇴장해 버렸다. <계속> [선데이서울 71년 1월31일호 제4권 4호 통권 제 121호]
  • 범여 경선 3대 관전포인트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이 추석 연휴를 끝내고 29일부터 경선을 재개한다.4개 지역 경선을 마친 통합신당은 29일 최대 분수령으로 꼽히고 있는 광주·전남과 30일 부산·경남 경선을 치른다. 지난 20일 인천에서 첫 경선을 치른 민주당도 29일 전북,30일 대구·경북 강원 경선을 각각 앞두고 있다. 범여권의 경선 초반에 나타난 특징과 향후 주목할 관전 포인트를 살펴본다.●대세론 불씨 되살까 통합신당과 민주당의 경선 초반 특징은 ‘대세론’이 무너졌다는 점이다. 경선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던 통합신당 손학규, 민주당 조순형 후보는 경선이 시작되자마자 각각 정동영·이인제 후보에게 일격을 당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손 후보는 경선 초반 4연전에서 밀리자 정 후보측의 ‘동원 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지난 17일과 19일의 TV토론에 불참하고 선대본부를 해체하는 등 ‘벼랑끝 전술’로 대세론 불씨를 살리는 데 애쓰고 있다. 민주당 조 후보도 여론조사에서 다른 후보들을 크게 앞섰기 때문인지 경선을 앞두고도 도서관에 머무는 등 방심하다 인천 경선에서 이 후보에게 고배를 마셨다.●조직의 힘 언제까지 정 후보와 이 후보의 초반 강세는 탄탄한 조직력에서 비롯됐다. 정 후보는 열린우리당 시절 당의장 선거 2번, 대선후보 경선 1번, 총선, 지방선거 등 전국단위 선거를 5번이나 치르면서 쌓아온 조직력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전국에 1만 2000여명의 회원을 둔 지지모임 ‘정통들’이 2002년 ‘노사모’를 방불케 할 정도로 철저한 조직관리에 진력 중이다. 민주당 이 후보도 1997년과 2002년 두 차례 대선을 치르면서 관리하던 조직을 재건, 초반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동정론을 등에 업은 손 후보와 대선 본선 경쟁력을 앞세운 조 후보의 반격도 만만찮아 조직력의 강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주목된다.●민주 후보도 줄사퇴? 2002년 민주당 경선은 7파전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김근태-유종근-한화갑-김중권-이인제 후보가 나란히 중도 사퇴해 노무현·정동영 후보만이 완주했다. 통합신당은 예비경선을 거쳐 10명의 후보를 5명으로 줄여 경선을 시작했다. 그러나 14일 한명숙,15일 유시민 후보가 사퇴해 3명으로 압축된 상태다. 민주당은 아직 첫 경선만 치러 중도하차한 후보가 없지만 경선이 지속될수록 5명의 후보 가운데 득표가 부진한 후보들이 사퇴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에쓰오일대표 ‘화려한 외출’ 왜?

    에쓰오일대표 ‘화려한 외출’ 왜?

    사미르 A 투바이엡(49) 에쓰오일 대표의 바깥 나들이가 부쩍 잦아졌다. 사상 최고 배당 등 화제를 불러일으키면서도 좀체 외부에 얼굴을 내밀지 않던 그다. ●추석 연휴직전 사회복지관 방문 27일 에쓰오일에 따르면 투바이엡 대표는 추석 연휴 직전에 서울 등촌동 사회복지관을 찾았다.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직접 송편을 빚은 뒤 선물꾸러미를 얹어 혼자 사는 노인 등에게 전달했다. 앞서 17일에는 고려대 국제대학원 강당에 섰다.‘산유국과 소비국간의 에너지 안보’를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해외유전 개발은 성공 확률이 극히 낮다.”며 최근 광풍처럼 번지는 국내 기업들의 유전개발 붐을 경고하고 나섰다. 글로벌 행보도 활발하다. 지난 10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태 석유회의(APPEC)때는 전야제를 개최했다. 국내 정유사가 이 행사를 주관하기는 처음이었다. 투바이엡 대표는 회의 참가자들과 일일이 환영 인사를 나누며 에쓰오일의 글로벌 위상을 은근히 강조했다. 그가 에쓰오일 대표로 취임한 것은 2005년 10월.‘정중동’(靜中動)하는가 싶더니, 올 초 주당 8300원이라는 깜짝 고배당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어 곧바로 대대적인 기업 이미지(CI) 교체작업에 돌입했다. 길거리의주유소들이 5개의 노란 햇살로 일제히 바뀌었다. 그가 말끝마다 강조하는 다섯가지 정신, 즉 5S다. 투명경영(Sincerity), 고객만족(Satisfaction) 등이다. 올 상반기에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7094억원)도 냈다. ●아·태 석유회의 전야제 개최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인 투바이엡 대표는 미국 하버드대 경영학 석사(MBA),UC버클리대 공학박사이다. 사우디아람코(사우디 국영 석유회사)의 25년 근무 경력까지 더해져 이론과 실무를 꿰뚫는다는 평가다. 그래서인지 외국인 최고경영자(CEO)임에도 사내 카리스마가 상당하다는 전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투바이엡 대표가 회사의 내실을 충분히 다졌다고 판단, 국내외 이미지 개선 작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日 후쿠다 총리 시대 개막] 후쿠다 새 총리는 누구

    [日 후쿠다 총리 시대 개막] 후쿠다 새 총리는 누구

    |도쿄 박홍기특파원|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는 지난해 9월 자민당 총재선거 때 “나는 스페어(Spare·예비)다.”라며 출마 자체를 포기했었다. 또 “총리에 야심이 없다.70세가 돼 기력도 체력도 쇠약해지고 있다. 총리는 행동력이 없으면 감당해 낼 수 없다.”고도 했다. 그는 지난 14일 총재선거에 등록하면서 “평상시라면 출마하지 않았다. 그렇지 않기 때문에 하지 않으면 안됐다.”고 밝혔다. 상황을 비상사태로 규정, 불과 1년 전과 전혀 다른 상황을 연출할 수밖에 없었던 논리를 폈다. 결국 자민당 내의 9개의 파벌 중 8개파의 전폭적인 지지,‘파벌의 힘’을 등에 업고 총리에 올랐다. 그는 관방장관 시절 ‘그림자 장관’이라는 별칭처럼 튀지 않으면서도 국정을 조정해온 ‘균형감’에 높은 점수를 받았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지난해 총재선거 당시 “본인의 능력, 인간성, 인격 등 모든 것을 감안해, 지금의 시점에서 제일 적임”이라며 후쿠다 전 장관을 추천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그는 71세에 ‘늦깎이 총리’에 취임하면서 최초의 ‘부자(父子) 총리’를 비롯, 일본 정치사에 적잖은 공식 기록을 남기게 됐다. 후쿠다 다케오 전 총리의 장남인 그는 17년 동안 마루젠 석유회사에서 근무하다 1976년 부친의 비서로 뒤늦게 정치에 발을 디뎠다. 승무원을 꿈꾸던 부인 기요코와 결혼할 때 “정치가는 되지 않는다.”라는 약속도 했지만 90년 2월 중의원에 나와 첫 당선된 이래 지금껏 6차례 의원에 선출됐다. h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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