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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팡이츠 ‘무제한 무료 배달’ 파격…배달업계 지각변동 올까

    쿠팡이츠 ‘무제한 무료 배달’ 파격…배달업계 지각변동 올까

    배달 애플리케이션 업계 3위 쿠팡이츠가 쿠팡 멤버십 회원들을 대상으로 ‘무제한 무료 배달’ 서비스를 시행한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배달업계가 역성장하는 상황에서 쿠팡이츠의 파격적인 정책으로 배달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지 주목된다. 쿠팡이츠는 오는 26일부터 쿠팡 멤버십인 ‘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무제한 무료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기존에는 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주문 때마다 음식값을 10% 할인해주는 할인 혜택을 제공해왔지만 26일부터는 배달비 무료로 서비스를 전면 개편한다. 앞으로 와우 회원은 주문 횟수나 금액, 배달 거리와 관계없이 배달비를 내지 않아도 된다. 쿠팡이츠 측은 “별도 쿠폰 등을 적용하면 음식 가격도 추가 할인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단 배달비 무료 서비스는 여러 집을 동시에 배달하는 ‘묶음 배달’ 서비스에 적용되며, 프리미엄 서비스인 한집 배달 서비스는 여전히 배달비를 내야 한다. 배달비 혜택은 수도권과 광역시, 충청, 강원, 경상, 전라, 제주에 적용되며 앞으로 적용 지역을 계속 확대해나갈 계획이다.업계에서는 쿠팡이츠의 이번 조치가 배달업계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승부수로 보고 있다. 현재 배달앱 시장점유율 1위는 배달의민족(배민), 2위는 요기요다. 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배달앱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배달의민족이 2193만 4983명, 요기요 602만 7043명 순이다. 2위와 3위 쿠팡이츠(574만 2933명) 간의 차이는 20만명대에 불과하며 이 마저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 쿠팡이츠의 배달앱 이용 증가는 단연 ‘와우 멤버십’ 덕분이다. 모기업인 쿠팡의 커머스 사업에서 처음 시작한 멤버십 제도로 여기에서 끌어모은 소비자 영향력을 배달시장까지 확장하겠다는 의도다. 현재는 배민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바탕으로 시장의 가격 체계를 주도하고 있지만 쿠팡이츠의 영향력이 계속 커진다면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는 “쿠팡이츠가 배달의민족의 점유율을 따라잡기 위해 사실상 승부수를 띄운 것”이라며 “단기간에 1위로 올라서기는 쉽지 않겠지만 배달 업계 가격 체계도 재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쿠팡 관계자는 “쿠팡이츠 무료 배달을 통해 지역 입점 상인들이 함께 성장하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치킨 먹는데 시뻘건 게 ‘탁’…고인 핏물 보여주자 “설익지 않았다”

    치킨 먹는데 시뻘건 게 ‘탁’…고인 핏물 보여주자 “설익지 않았다”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덜 익어 핏물이 흐르는 치킨을 받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해당 업체 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15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30대 A씨는 14일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을 들러 치킨 반 마리를 주문했다. A씨는 현재 다른 치킨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A씨는 매장에서 치킨 4조각을 받아 허벅지 부위 한 입 깨어 물었는데, 뼈 부분이 너무 차갑게 느껴졌다. 이에 다른 조각들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베어 물자 시뻘건 핏물이 터져 나왔다. A씨는 “치킨이 차갑길래 냉동 닭을 튀기니까 그런가 보다 하고 먹었다”며 “그런데 핏물이 고여 있는 치킨이 있더라. 핏물이 뚝뚝 샐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닭이 덜 익어서 핏물이 터진 것이라 확신한 A씨는 직원에게 항의했다. 그러자 직원은 “죄송하다”면서 “한 조각만 다시 튀겨드리냐”고 물었다. 이후 직원은 “넉넉하게 치킨을 튀겨 드렸다”며 상자를 건넸다. A씨가 집으로 돌아와 상자를 열자 안에는 A씨가 먹다 남은 치킨 1조각과 새로 튀겨준 치킨 1조각, 총 2조각이 있었다. 직원이 언급한 ‘넉넉하게’는 치킨 양이 아닌 ‘시간’이었던 것이다. A씨는 “음료수를 서비스로 주긴 했다”면서도 “직원의 말장난으로밖에 느껴지지 않는 대응이었다”고 전했다. 결국 A씨는 본사 측에 항의했다. 업체 측 “닭 익히는 선 작업 거쳐…문제없다” 업체 측은 ‘해당 치킨의 조리 과정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A씨가 “조리를 하면 핏물도 익혀져야 하는데 탁 터졌다”고 문제를 제기하자, 업체 측은 “(조리닭의) 혈관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다”며 “제품에 하자는 없다”고 답했다. 이어 “점포에서는 제품에 하자가 있다고 하면 소비자기본법에 의거해서 교환 또는 환불하게끔 되어있는데 고객님은 환불을 받으셨지 않냐”고 말했다. 업체는 또 “닭을 도축할 때 피를 빼는 작업이 완벽하진 못했다”면서도 “조리를 해서 닭을 익히는 선 작업을 거쳤고, 업체 지침을 준수했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치킨 상태에 대해서는 “설익은 부분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 전동화 물결 타고… 뜨거워지는 전기차 타이어시장

    전동화 물결 타고… 뜨거워지는 전기차 타이어시장

    완성차업계의 전동화 바람에 맞물려 타이어 업체들도 전기차 전용 타이어 시장에 속속 뛰어들며 뜨거운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인 수요 둔화 시기)을 맞이하긴 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전기차 시장 확대가 예견되고 있는데다, 전기차 판매 증가가 본격화 된지 3년여가 지나면서 타이어 교체 주기가 다가오고 있는 만큼 지금이 시장 진입에 골든타임이라는 분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올해 전기차 전용 타이어 공급 비중을 전체 신차용 타이어 공급의 25%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15%에서 10%포인트 높은 수치다. 한국타이어는 2022년 5월 세계 최초로 전기차 타이어 전용 라인 ‘아이온’을 출시했다. 한국타이어는 최근 SK케미칼, 효성첨단소재 등과 손잡고 순환재활용 패트(PET)를 기반으로 해 지속가능한 원료 비중을 45%까지 끌어올린 아이온을 출시하는 등 제품 차별화에도 나서고 있다. 탄소중립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유럽 완성차 고객사의 친환경 타이어 수요를 포착해 개발에 착수했다는 설명이다. 금호타이어도 전기차용 타이어 브랜드 ‘이노브’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를 토대로 올해 전기차 전용 타이어 공급 비중을 16%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넥센타이어도 현재 ‘로디안 GTX EV’와 ‘엔페라 스포츠 EV’ 등 전기차 타이어를 주요 완성차 업체들에 공급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는 일반 내연기관차 대비 무거운 무게와 높은 출력 때문에 내구성이 뛰어난 전용 타이어가 필요하다. 전기차에 일반 타이어를 장착할 경우 타이어가 금방 마모되거나 파손될 위험이 크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타이어 교체 주기도 통상 3년 내외로 내연기관차보다 빠르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신차 등록 대수는 2020년 4만 6677대에서 2021년 10만 402대, 2022년 16만 4482대로 늘었다. 2021년경부터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전기차 신차의 타이어 교체 시기가 다가오고 있어 전용 타이어에 대한 수요도 함께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내연기관차 타이어의 경우 오랜 역사를 가진 외국 브랜드들이 기존 완성차 업체들과 긴밀한 협업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국내 업체들이 후발주자였지만, 전기차 전용 타이어 시장은 블루오션인 만큼 기술개발로 빠르게 수요를 포착하면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수요 줄고 中 쫓아오는데, 테슬라마저 휘청… K배터리 ‘긴장모드’

    수요 줄고 中 쫓아오는데, 테슬라마저 휘청… K배터리 ‘긴장모드’

    글로벌 전기차 시장 수요 둔화와 중국 업체들의 빠른 추격으로 전기차 업계 ‘큰형님’ 테슬라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테슬라의 매출 성장이 제로일 것이며 내년에는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놨고 주가는 170달러 선 아래로 급락했다. 테슬라를 필두로 한 전기차 시장의 부진으로 후방 산업인 국내 배터리 업계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테슬라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4.54% 떨어진 169.48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테슬라 주가가 170달러 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5월 16일 166.52달러 이후 처음이다. 주가가 급락하며 시가총액도 5397억 5800만 달러로 줄어 테슬라는 시총 12위로 밀려났다. 이날 테슬라의 주가 하락에는 미국 웰스파고 등 주요 증권사가 투자 의견을 하향 조정한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블룸버그와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를 주목하는 48개 증권사 중 웰스파고 등 9곳이 테슬라에 대해 ‘매도’ 혹은 ‘비중 축소’ 등급을 부여했다. 웰스파고의 콜린 랭건 애널리스트는 “이제 테슬라는 성장이 없는 성장주”라고 혹평하며 목표 주가를 200달러에서 125달러로 대폭 깎았다. 여기에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의 공격적인 성장도 위협적이다. 비야디는 지난해 4분기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 기준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라선 데 이어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연간 판매량 9위를 기록했다. 비야디의 저가 공세로 테슬라도 가격 인하라는 승부수를 던졌으나 탄탄한 내수 시장과 배터리 자체생산 능력을 갖춘 비야디의 추가 가격 인하 전략에 양측의 싸움은 출혈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자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전기차 전환에 브레이크를 걸고 나섰다.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해 전기 픽업트럭 생산을 위한 공장 가동을 내년 말로 연기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최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생산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K배터리 업계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몰아친 ‘한파’가 이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시장 수요 둔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저가형 중국산 배터리의 공세에 맞서야 하는 ‘내우외환’에 놓인 까닭이다. 실제로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가까스로 점유율 1위를 수성했지만 2위인 중국 업체 CATL과의 차이가 불과 0.3% 포인트로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북미 등에 증설한 공장 가동이 본격화되며 일시적으로 공급 과잉이 예견되는 상황”이라면서도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 확대 움직임이 계속되는 데다 최근 원자재 가격이 안정되고 있는 만큼 조만간 업황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美 자국기업 보조금 더 주나… 삼성전자, 막판 협상 긴장감

    美 자국기업 보조금 더 주나… 삼성전자, 막판 협상 긴장감

    미국 정부가 이르면 이달 말 삼성전자에 지급할 반도체 보조금 규모를 발표한다. 전체 280억 달러(약 36조 9100억원)에 달하는 반도체 기업 지원 예상 금액 중 미국 인텔과 대만 TSMC가 각각 100억 달러와 50억 달러를 가져갈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삼성전자도 보조금 규모를 늘리기 위해 막판 협상을 거듭하고 있다. 14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상무부는 최근까지 삼성전자 미국 법인과 반도체 보조금 지원 규모를 놓고 협상을 이어 왔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 보도를 통해 인텔과 TSMC에 지원할 보조금 규모가 전해지고 있는데 삼성전자도 상무부 측 최종 승인을 앞두고 있는 상황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도 전날 “이달 말 상무부가 발표하려는 분위기가 있다”면서 “삼성전자가 보조금을 받는 것은 확실하나 규모는 아직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텍사스 테일러에 173억 달러(22조 8000억원)를 들여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을 신설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20억 달러 안팎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상무부가 보조금 규모를 확정한 기업은 영국 BAE시스템스와 미국 마이크로칩·글로벌파운드리 세 곳으로, 뉴욕과 버몬트 공장 신증설에 총 124억 달러를 쓰는 글로벌파운드리가 15억 달러를 보조금으로 받는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미국 첨단 패키징 공장 신설에 15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지만, 아직 공장 부지도 확정되지 않아 이번 보조금 지원 대상 기업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SK하이닉스는 실제 공사에 착수한 이후 상무부와 본격적인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조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반도체 기업에 더 많은 보조금을 줄 것으로 전망되면서 삼성전자가 더 많은 지원금 확보를 위해 추가 투자 계획을 상무부에 밝힐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반도체 기업의 한 임원은 “아직 공식 발표는 아니지만 인텔과 TSMC 모두 미국 투자 총액은 400억 달러로 같은데 보조금 규모는 2배 차이가 난다”면서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에 밀리는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미국 세금으로 외국 기업에 퍼준다’는 비판 여론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반도체 기업들이 600건이 넘는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면서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수십억 달러를 요청하면 ‘절반만 받아도 운이 좋은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 반려견 함께하면… 스트레스 ‘뚝’ 집중력은 ‘업’[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반려견 함께하면… 스트레스 ‘뚝’ 집중력은 ‘업’[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정신없이 바쁜 삶을 사는 현대인은 각종 스트레스에 노출돼 있습니다. 과도한 스트레스가 신체적·정신적 질병의 원인이 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 피츠버그대, 인디애나대, 퍼듀대, 네덜란드 라드바우드대, 영국 보건 과학 아카데미 공동 연구팀은 만성적 스트레스가 심혈관 질환, 암 같은 질병을 일으키고 인지 기능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13일 밝혔습니다. 더군다나 만성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은 지역 사회와 인구 집단 전체, 생태 환경에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수학적 모델링으로 확인했습니다. 이런 연구 결과는 자연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사이언스’ 3월 12일자에 실렸습니다. 염증이 만성화되거나 수치가 높으면 건강한 조직과 장기를 손상하고, 뇌에도 영향을 줘 인지, 감정, 행동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염증 자체는 전염되지 않지만 체내 염증의 근본 원인인 스트레스는 소셜미디어(SNS)를 비롯한 각종 매체를 통해 빠르게 확산합니다. 개인 차원의 분자, 세포, 생리학적 문제가 디지털 수단을 통해 대규모로 사회적·환경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연구팀은 이런 문제를 줄이기 위해서는 불안과 인지 과부하를 일으키는 디지털 매체 접촉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이런 뻔한 조언 말고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데 좀 더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은 없을까요. 한국 과학자들이 이에 대한 답을 내놨습니다. 건국대 연구팀은 반려견과 함께 지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줄고, 함께 하는 활동 유형에 따라 휴식, 이완, 집중력 향상과 관련된 뇌파가 증가된다고 밝혔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 3월 14일자에 실렸습니다. 병원이나 학교 등에서 불안을 줄이고 스트레스를 완화하며 신뢰감을 조성하는 데 반려견 같은 동물을 이용한 매개 치료법이 널리 사용되고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반려동물들과의 어떤 상호작용이 사람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연구팀은 성인 남녀 30명에게 잘 훈련된 반려견과 함께 장난감 갖고 놀기, 사진 찍기, 간식 주기 등 8가지의 활동을 하게 했습니다. 실험 참가자들에게는 뇌전도(EEG) 측정 장치를 착용하도록 하고 반려견과 다양한 상호작용을 하는 동안 뇌의 움직임을 측정했습니다. 또 활동 직후 감정 상태에 대한 설문조사도 했습니다. 그 결과 개와 놀아주고 산책하는 동안은 긴장을 완화시키는 알파파가 증가했고, 털을 손질하거나 마사지 등을 할 때는 집중력 향상과 관련한 베타파가 상대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활동이 끝난 뒤에는 참여자 모두 피로감, 우울감, 스트레스가 감소했다고 답했습니다. 많은 연구에 따르면 꼭 반려견이 아니더라도 집 안에 작은 화분 하나만 있어도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털 알레르기가 있다면 봄을 맞아 파릇한 반려 식물을 한번 키워 보는 것은 어떨까요.
  • 가계대출 11개월 만에↓주담대는 5조 늘었다

    가계대출 11개월 만에↓주담대는 5조 늘었다

    지난달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 잔액이 11개월 만에 줄었다. 그런데도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5조원 가까이 늘어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 규모가 사상 최대 행진을 이어 갔다. ● 명절 상여금으로 대출 상환 늘어 13일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1조 8000억원 줄었다. 지난해 3월(-6조 5000억원) 줄어든 이후 11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구체적으로 주담대가 3조 7000억원 늘며 증가폭이 1월(+4조 1000억원)보다 소폭 줄어든 가운데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5조 5000억원 줄어 전월(-3조 2000억원) 대비 감소폭이 2조원 이상 커졌다. 차주들이 명절에 상여금을 받아 신용대출을 상환하는 등의 영향으로 기타대출 잔액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 주담대 증가폭, 역대 세 번째 기록 가계대출 종류별로는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860조원)이 4조 7000억원 늘었다. 2월 기준으로는 해당 통계 속보치 작성 이후 2020년(+7조 8000억원)과 2021년(+6조 5000억원)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큰 증가폭이다. 반대로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239조 1000억원)은 2조 7000억원 뒷걸음쳤다. 대출자들이 명절 상여금 등으로 신용대출을 상환한 것으로 해석된다. 업권별로는 은행권에서 가계대출이 2조원 늘고 2금융권에서 3조 8000억원 축소됐다. 상호금융(-3조원), 보험(-600억원) 등에서 대출 감소 현상이 뚜렷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주담대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어 가계대출 증가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공동창업, 20년 결혼생활… ‘6조’ 자산가 부부 이혼 소송

    공동창업, 20년 결혼생활… ‘6조’ 자산가 부부 이혼 소송

    권혁빈(49) 스마일게이트 창업자의 이혼 소송과 관련 재산 감정인이 선임됐다. 이혼이 성립될 경우 분할 대상이 되는 재산에 대한 가치평가 절차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서울가정법원 가사3부는 최근 권 창업자 부부 재산 감정을 맡을 외부 감정인으로 대주회계법인을 선정했다. 대주회계법인 측은 앞으로 권 창업자 부부 보유 재산에 대한 가치를 산정한다. 법원이 권 창업자 부부 이혼을 인정하면 감정결과가 재산분할 작업의 기초근거로 활용된다. 권혁빈 창업자 재산은 약 6조 7000억원대로 추산된다. 대부분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주식이다. 권 창업자는 지난해 4월 포브스가 선정한 한국 50대 자산가 순위에서 51억 달러로 4위를 기록했다. 2022년 11월 권 창업자 아내 이모씨는 이혼소송을 제기하며 권 창업자가 보유한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 절반을 요구했다. 이씨는 앞서 권 창업자를 상대로 주식처분금지 가처분을 제기해 인용 결정을 받았다. 법원 결정에 따라 권 창업자는 소송이 마무리될 때까지 스마트게이트홀딩스 주식 3분의 1을 처분할 수 없게 됐다. 권 창업자는 서강대 재학 시절 이씨와 동문으로 만나 지난 2001년 혼인했다. 그는 2002년 6월 이씨와 스마일게이트를 공동 창업했고 지주회사인 스마일게이트홀딩스 대표이사·이사장을 거쳐 2017년에는 공익사업 재단인 희망스튜디오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2020년에는 스마일게이트 비전제시최고책임자(CVO)로도 취임했다. 그는 현재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2006년 출시한 게임 ‘크로스파이어’의 중국 시장 흥행으로 대형 게임사로 성장했다. 2018년에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로스트아크’를 출시했다. 회사가 승승장구하면서 권 창업자는 국내 자산가 순위에서도 매년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부를 쌓았다.이씨는 이번 이혼 소송에서 권 창업자가 유책 배우자라는 입장이다. 반면 권 창업자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에서 이혼 소송 기각을 요청했다. 이씨의 변호인은 “지난 20년간의 결혼생활과 자녀 양육도 해왔다”면서 재산분할 50%를 요구한 배경을 설명했다. 여기에는 이씨가 공동창업자로서 스마일게이트 대표이사를 맡았던 점 등도 고려됐다. 과거 재벌가 이혼소송의 대체로 재벌가 쪽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법원이 특유재산(혼인 전부터 가지고 있거나 증여·상속받은 재산)을 분할 대상으로 봐선 안 된다는 재벌가 측 주장을 대부분 받아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권 창업자 부부의 경우 기존 재벌가 소송과는 다소 성격이 다르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스마일게이트는 두 사람이 공동으로 만든 회사였기 때문이다. 부인 이씨가 창업 초기 대표이사와 이사직을 맡았고 지분도 30% 보유했었기에 권 창업자가 본인 자산을 특유재산으로 주장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 때문에 이씨가 회사 성장에 얼마나 기여했는지가 이혼 소송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권 창업자의 부부의 이혼을 결정할 경우 역대급 재산 분할 규모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한기대-폴리텍대학 ‘지역발전’ 맞손

    한기대-폴리텍대학 ‘지역발전’ 맞손

    한국기술교육대학교(총장 유길상)는 11일 한국폴리텍대학 충남캠퍼스(학장 김현철)와 지역산업 발전인력양성 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는 연구·기술개발 및 산학협력, 교육부 국책사업(RISE 및 글로컬 대학) 추진, 상호 교육 및 취업 지원 등을 담고 있다. 유길상 총장은 이날 “급격한 산업구조 변화와 100세 시대라는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해 업(業)의 전환과 인생 이모작을 지원하는 평생직업능력개발 역할이 확대됐다”며 “충남지역 산업 발전과 인재 육성에 공동 협력함으로써 평생직업능력개발 분야에서 더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현철 학장은 “교육환경 및 제도에 함께 대응해 지역 발전을 위한 대학 협업 모델을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협약식을 마친 후 참석자들은 한기대의 에듀테크(Edutech) 기반 미래 첨단기술 학습공간인 ‘다담 미래학습관’을 찾아 미래형자동차 Lab, 스마트러닝팩토리(관제센터), FMS Lab, ICT(정보통신기술) Lab, 지능형자동차 Lab 등을 견학했다.
  • [포토] 아카데미 레드카펫 빛낸 여신들

    [포토] 아카데미 레드카펫 빛낸 여신들

    미국의 핵무기 개발을 주도한 천재과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전기 영화인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오펜하이머’가 올해 미국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 주요 상을 휩쓸었다. 한국계 셀린 송 감독의 ‘패스트 라이브즈’는 아쉽게도 상을 받지는 못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오펜하이머’는 최고상인 작품상을 비롯한 7개 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아 올해 시상식의 최다 수상작이 됐다. 작품상 외에도 감독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촬영상, 편집상, 음악상이 ‘오펜하이머’에 돌아갔다. ‘오펜하이머’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핵무기 개발을 위한 맨해튼 프로젝트를 이끈 오펜하이머의 삶을 그린 전기 영화로, 전 세계적인 흥행 성적과 평단의 호평을 등에 업고 올해 아카데미상을 휩쓸 것으로 일찌감치 점쳐졌다. 후보로 오른 부문도 13개로 가장 많았다. 놀런 감독은 이날 생애 처음으로 아카데미 감독상도 품에 안았다. 그는 ‘덩케르크’(2017), ‘인터스텔라’(2014), ‘다크 나이트 라이즈’(2012), ‘인셉션’(2010), ‘다크 나이트’(2008), ‘배트맨 비긴즈’(2005) 등 화려한 필모그래피에도 유독 아카데미 감독상과는 인연이 없었다. 남우주연상도 ‘오펜하이머’의 킬리언 머피에게 돌아갔다. 그는 오펜하이머의 천재성과 인간적 고뇌를 생동감 있게 그려냈다고 평가받았다. 수상자를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경합이 치열했던 여우주연상은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가여운 것들’에서 여자 프랑켄슈타인으로 혼신의 연기를 펼친 에마 스톤이 품에 안았다. 스톤에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은 두 번째다. 그는 ‘라라랜드’(2016)로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여우조연상은 ‘바튼 아카데미’에서 미국 명문고 주방장을 연기한 더바인 조이 랜돌프, 남우조연상은 ‘오펜하이머’에서 오펜하이머의 적수 스트로스를 연기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수상했다. 한국계 감독의 작품으로 주목받은 미국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는 작품상과 각본상에 노미네이트됐지만, 수상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각본상은 쥐스틴 트리에 감독의 ‘추락의 해부’에 돌아갔다. 장편애니메이션상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가 수상했다. 미야자키 감독의 장편애니메이션상 수상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2)에 이어 두 번째다. 장편다큐멘터리상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참상을 담은 므스티슬라프 체르노프 감독의 ‘마리우폴에서의 20일’이 받았다. 지난해 시상식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의 독살 시도를 다룬 ‘나발니’가 장편다큐멘터리상을 받은 데 이은 것으로, 러시아에 대한 비판적 정서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 외 국가의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국제장편영화상은 ‘더 존 오브 인터레스트’에 돌아갔다. 영상미가 뛰어난 ‘가여운 것들’은 의상상, 분장상, 미술상 등 관련 부문을 싹쓸이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시상식에 한국 영화는 노미네이트되지 않았다. 한국 영화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2020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까지 4관왕을 차지해 주목받았다. 이듬해 시상식에선 배우 윤여정이 한국계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 [차상균의 혁신의 세계] 엔비디아는 어떻게 반도체 시장을 석권했나

    [차상균의 혁신의 세계] 엔비디아는 어떻게 반도체 시장을 석권했나

    생성형 인공지능(Gen AI)에 대한 글로벌 경쟁이 AI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AI 반도체 시장의 독보적인 리더는 미국의 반도체 회사 엔비디아다.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가 폭증하면서 엔비디아 시가총액은 2조 달러를 넘었다. 작년 6월 1조 달러를 넘어선 뒤 불과 9개월 만의 일이다. 엔비디아가 감당하지 못할 만큼 지구촌의 AI 반도체 수요가 폭증한 덕분이다. 최근 오픈AI가 텍스트로 동영상을 생성하는 소라 서비스를 예고했다. 현재의 챗GPT서비스에 비해 소라는 스케일이 다른 연산 수요를 일으키게 된다. 이 때문에 엔비디아 주가는 당분간 오를 수밖에 없다. 엔비디아 주가가 뛰면서 경쟁사 AMD의 주가도 따라 오르고 있다. 엔비디아 반도체가 많이 팔리면 중앙처리장치(CPU) 칩 수요도 올라가는데, 이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이 인텔과 AMD인 것이다. 특히 AMD는 낙후된 자체의 반도체 생산 라인을 고집해 온 인텔과 달리 일찌감치 생산 파트를 매각하고 대만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 TSMC의 최신 공정을 사용해 왔다. 이 때문에 AMD의 가성비가 인텔에 비해 좋아 x86 기반의 CPU 시장 점유율을 높여 왔다. 엔비디아 수요가 증가하면 AMD 서버용 CPU 수요도 증가한다. 이에 더해 AMD가 엔비디아에 가장 근접한 GPU 제품을 출시하면서 시장 가치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 사실 AI 반도체칩 설계 기술은 이제 대단한 기술은 아니다. AI 연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매트릭스 연산을 병렬적으로 처리하는 코어를 설계하고 이 코어 가까이에 처리할 데이터를 가능한 한 많이 올려놓을 고속 메모리를 배치하는 것이다. 모든 빅테크 회사들이 자체 AI 반도체를 이미 가지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다수의 이런 AI 반도체칩들 위에서 Gen AI 모델을 구동하는 소프트웨어다. 이 소프트웨어는 엔비디아가 2000년대부터 개발해 확산시킨 CUDA가 독보적이다. 이 CUDA 때문에 엔비디아가 독점에 가까운 95%의 시장 점유율을 가지는 것이다. 엔비디아 의존도가 큰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같은 회사들은 AMD 소프트웨어가 CUDA와 근접한 성능을 내도록 도와 왔다. AMD 주가가 빠르게 오르는 것은 AMD가 엔비디아에 근접한 성능을 낼 때가 가까워졌음을 의미한다. 한편 소프트뱅크가 90% 지분을 가진 ARM CPU는 인텔이나 AMD의 x86 CPU보다 같은 일을 할 때 전력이 적게 든다. 빅테크 클라우드 회사에는 x86에 비해 매력적인 솔루션이다. 엔비디아가 한때 인수하려 한 ARM의 주가가 오르는 이유이고, ARM 주식의 상당 부분을 보유한 소프트뱅크 주식이 오르는 이유다. 엔비디아, AMD, ARM CPU 대부분을 TSMC가 생산한다. 이 회사들의 칩 수요가 늘면 TSMC 주가도 오른다. TSMC는 시가총액 7000억 달러로 반도체 업계 2위가 됐다. TSMC의 수요가 늘면 반도체 장비 회사들의 수요도 늘어난다. ASML이 3823억 달러의 시가총액으로 반도체 업체 4위가 됐다. 그다음이 시가총액 3683억 달러의 삼성전자다. 그 뒤를 AMD가 3314억 달러의 시가총액으로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880억 달러로 17위다. 엔비디아는 20여년 전만 해도 게임용 GPU를 공급하는 회사에 불과했다. 그런 기업이 삼성전자 시총의 5배에 이르는 1위 반도체 회사가 된 것은 첫째는 생산을 해 주는 TSMC가 있었기 때문이고, 둘째는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깨달아 게임 외에 CUDA를 개발해 퍼트린 것이다. 그다음은 Gen AI 시대가 올 것을 예상하고 과감한 기술 투자와 우수한 인재를 확보한 것이다. 모두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의 리더십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차상균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초대원장
  • 왕권을 강화시킨 ‘의회 정치’… 국가를 무너뜨린 ‘의회 패싱’[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왕권을 강화시킨 ‘의회 정치’… 국가를 무너뜨린 ‘의회 패싱’[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대헌장으로 불리는 마그나카르타는 1215년 영국의 존 왕이 귀족들에게 무거운 세금을 부과하자 이에 불만을 품은 귀족들이 왕에게 대항해 왕에게서 받아 낸 문서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왕의 독주와 전횡을 막고 백성의 권리와 자유를 쟁취한 문서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러한 기존의 해석에는 놓친 부분이 있다. 존 왕이 헌장 초안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귀족들과 오랜 시간 토의함으로써 그들에게서 화해를 끌어낼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즉 대헌장은 통치자와 귀족들이 긴 시간 협상한 결과물로, 결국에는 통치자의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도운 모범 사례로 꼽을 수 있다. 더 나아가 존 왕은 귀족들과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음으로써 이들이 더는 국정 운영에 방해꾼이 아니라 동반자이자 책임자로 참여하게 했다. 이렇게 해서 대헌장은 훗날 영국에서 왕과 귀족들이 국사를 걱정하고 논의하던 의회를 탄생시키고 대의민주주의가 발전하는 초석을 놓았다.대헌장 제정을 계기로 왕과 귀족의 신뢰가 회복되고 양측이 협치함으로써 정책 의제를 수월하게 입법화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왕들은 의회의 동의를 얻으면 세금을 징수하거나 법률을 제정하고자 할 때 일을 좀더 쉽게 추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점차 깨달았다. 의회를 이용한 통치는 결국 왕권 안정은 물론 국가 재정 수입 증가와 건실한 재정으로도 이어졌다. ●왕이 만든 의회, 왕의 국정 파트너 영국 이외의 유럽 국가들도 의회와 더불어 국정을 운영하는 것이 통치자에게 유리함을 인식하게 됐다. 왕들은 의회를 국가 운영에 매우 유용하고 편리한 장치이자 교두보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프랑스의 필리프 4세는 1302년 삼부회로 알려진 신분제 회의를 소집했다. 전국의 성직자, 귀족, 시민의 대표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아 프랑스 역사상 최초의 의회를 연 것이다. 필리프 4세는 당시 대외적으로 교황 보니파키우스 8세와 대립하면서 위기감을 느끼자 프랑스가 왕권을 중심으로 통합됐음을 과시하려고 의회를 소집했다. 그의 이러한 정치적 실험은 의회가 왕의 정책에 거국적인 지지를 표명함으로써 성공을 거두었다. 영국의 왕이 과세를 하려고 의회의 힘에 의존했듯이 프랑스의 통치자도 의회의 지지를 등에 업고 강력한 군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필리프 4세는 신민의 대표 기구인 의회의 지지를 끌어냄으로써 교황과 벌인 권력 다툼에서 승리했다. 이렇듯 통치자의 위용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하려고 왕국의 대표자들을 소집해 의회라는 기구를 만든 당사자는 바로 통치자 자신이었고, 왕은 의회라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같았다. 하지만 아름다운 음악은 지휘자와 악단의 호흡이 잘 맞을 때 가능한 법이다.성공한 군주는 ‘의회 정치’ 활용의회와의 협상 결과물 英 대헌장 佛 삼부회 지지 얻은 필리프 4세다수결로 왕 선출했던 獨 ‘선제후’의회가 왕권 안정의 교두보 역할의회 협력 없인 왕권도 위험루이 16세 의회제 활용할 줄 몰라佛절대왕정이 대혁명 배경 되기도의회의 힘 무시했던 일부 통치자정치적 역풍 맞아 국정 혼란 초래의회 정치의 또 다른 선진국인 독일에서는 통치자와 신민 대표자가 주종 관계가 아니라 대등한 관계였다. 전통적으로 지방분권적 성향이 유난히 강해서 토착 세력이 중앙정부로부터 독립적이었던 독일에서는 통수권자인 왕조차 지방 호족들 손에 선출됐다. 특정 가문에서 왕위가 세습되던 시기도 있었지만, 이때도 왕위 계승에 대한 귀족들의 동의 절차가 필요했고 왕권의 정통성은 귀족들의 선출로 보장됐다. 이러한 역사적 이유로 선제후들이 왕을 선출하는 금인칙서가 반포(1356)되기도 했다. 왕이 죽으면 왕국을 대표하는 선제후 7명이 모여 다수결로 새로운 통치자를 뽑는 것을 명문화한 것이다. 신임 왕은 자신을 선출해 준 데 대한 답례로 귀족들과 일종의 선거 계약을 해야 했다. 이는 독일어로 ‘발카피툴라티온’(Wahlkapitulation)이라고 하는데 ‘카피툴라티온’(Kapitulation)은 사실 항복이라는 뜻이니 왕권은 귀족권, 즉 통치자는 신민의 대표자들과 타협·협상·협력적 태도를 보여야 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통치자·선제후단은 합의제적 모습을 보여 주었다. 하지만 1356년의 ‘선거법 개정’ 과정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왕과 선제후들이 1년 이상 협의 과정을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양측이 서로 합의해 선거법을 만들었으므로 왕위 계승 과정에서 분쟁이 발생할 여지가 줄어들었고, 동시에 선제후단은 왕국을 대표하는 대의 기구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었다. 흑사병이라는 사상 초유의 감염병에 직면하자 왕과 선제후단은 합심해서 국가의 통일성과 안정성을 확보해 위기를 타개하고자 했다. 양측은 공공선을 지상 목표로 삼아 인내심을 갖고 정치적 대화와 타협으로 국정을 안정화할 수 있었다.●혁명까지 불러일으킨 슬로건 중세 독일에서 가장 강력한 군주로 평가받는 프리드리히 2세는 대귀족들의 요구 조건을 수용하면서 그들의 영지에 동의 없이 과세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러한 의회주의적 전통은 훗날 “대표 없이 조세 없다”는 슬로건에서도 잘 드러난다. 18세기 중반 영국이 북미 식민지에 세금을 부과하자 신대륙에 정착한 영국인은 “국민이 자신들의 대표자를 뽑아 의회에 보내지 않으면 세금을 부과당할 수 없다”며 저항했다. 자신들을 대표할 의회 의원을 선출할 투표권이 없으니 영국 정부에 세금을 낼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영국 정부가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기는커녕 군대를 보내 진압하면서 식민지 주민들의 불만은 최고조에 달했다. 결국 미국 독립전쟁(1775~1783)이 벌어졌고 영국은 미국이라는 거대한 식민지를 잃었다. 마그나카르타의 협상자들이 과세를 둘러싼 팽팽한 기 싸움을 현명하게 해결했지만, 후대의 영국인은 그러지 못했다. 국민을 대표하는 의회를 거치지 않고 국민 여론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바꾸려던 영국 왕실의 정책은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식민지 주민들의 간절한 바람은 자신들의 의견을 대변할 대표, 즉 의회를 구성하는 것이었다. 이들은 당시 영국 왕인 조지 3세에게 희망을 품고 기다렸으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자 통치자에 대한 믿음과 신뢰는 점차 분노로 바뀌었다. 결국 이들은 1774년 ‘대륙 의회’를 구성하고 영국 왕실에서 독립하면서 직접 대안을 찾으려고 했다. 의회와의 관계를 제대로 설정하지 못하는 바람에 정부가 붕괴한 역사적 사례는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1789년의 프랑스 대혁명을 들 수 있다. 1789년 5월 5일 프랑스 절대왕정을 상징하는 베르사유궁전에서 루이 16세는 신분제 회의를 소집했다. 절대왕정이 확립되면서 1614년 이후 단 한 번도 개최되지 않다가 무려 175년 만에 의회가 열렸으니 제대로 운영될 리 없었다. 의회가 열리기 전부터 사람들은 인권·자유와 평등·민주주의적 국가 운영 방식 등에 대한 논의를 활발히 진행했기에 이들의 정치의식은 크게 성장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의회를 소집하라고 요구했으나 왕은 전혀 들으려 하지 않았다.왕이 백성들의 목소리를 직접 경청할 수 있는 ‘민생 행보’를 펼치기 어려웠던 시대였기에 의회를 통해 우회적으로나마 이런 급격한 변화를 읽어 낼 수 있었으면 좋았을 터이다. 하지만 자신의 막강한 공권력에만 의존했던 왕은 신민의 대표 기구인 의회라는 좋은 제도를 활용할 줄 몰랐다. 이처럼 꽉 막힌 정치 상황에서 스스로 주권자로서 인식하기 시작한 국민은 새로운 국회(국민의회)를 구성하고 혁명을 일으켰다. 루이 16세는 몰래 도망치다가 붙잡히는 수모를 당했고, 결국 의회가 내린 사형 결정에 따라 단두대에서 처형됐다. 한 달 뒤면 대한민국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다. 그 결과가 여소야대이든 여대야소이든 대통령은 의회를 국정 파트너로 존중하고 의회와 때로는 타협하고 때로는 협치하며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 유럽에서는 의회를 뜻하는 ‘팔러먼트’(parliament)라는 단어가 13세기부터 사용됐는데, 어원은 중세 프랑스어의 ‘파를레’(parler·말하다)에서 파생됐다. 이처럼 본래 의회는 왕과 신민의 대표자들이 협상을 벌이는 기구였음을 잊지 말자. 영국·프랑스·독일·미국 등 의회민주주의가 발전한 선진국의 역사적 사례가 보여 주듯이 성공한 통치자는 국민의 대의기관인 의회의 정치적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에 상응하는 권한을 부여했다. 국정 운영의 동반자로 격상된 의회는 공동체의 번영을 이루려고 통치자와 기꺼이 협력했다. 하지만 의회를 무시하거나 존중하지 않은 통치자들은 정치적 역풍을 맞아 목숨을 잃거나 심지어 국가에 손해를 입혔다. 역사는 성공한 통치자가 되려면 의회와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양보할 것은 양보해야 함을 말해 준다. 중앙대 교수·작가
  • 신라면 이어 햇반·비비고도 ‘알리’에… 유통가 초저가 경쟁

    신라면 이어 햇반·비비고도 ‘알리’에… 유통가 초저가 경쟁

    초저가 물량 공세를 앞세운 중국 이커머스 강자 알리익스프레스(알리)가 쿠팡과 갈등을 빚고 거래를 중단 중인 국내 1위 식품업체 CJ제일제당과의 협력에 나서는 한편 그동안 무풍지대로 여겨졌던 신선식품으로까지 영토를 넓히면서 국내 유통 온·오프라인 전반이 긴장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10일 “지난 7일부터 알리에서 햇반, 비비고 만두, 비비고 김치, 스팸, 사골곰탕 등 54개 제품의 판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비비고 사골곰탕(500g) 18개가 1만 4760원으로 CJ제일제당이 자체 운영하는 CJ더마켓(1만 7901원)보다 3000원가량 저렴하다. 2022년 11월부터 납품 단가 문제로 햇반 등 주요 제품의 쿠팡 로켓배송을 중단한 CJ제일제당이 새 유통 채널을 확보한 셈이다. ●삼양식품·풀무원도 입점 검토 CJ제일제당 관계자는“제조업체가 새로운 유통 채널을 확보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로 사업 성장은 물론 소비자 선택권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쿠팡과의 문제는 달라진 게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이 선봉에 나서면서 동원F&B, 대상, 삼양식품, 풀무원 등 국내 다른 식품 업체들도 알리 입점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 롯데칠성음료, LG생활건강(코카콜라) 등은 입점한 상태다. ●알리 앱 사용자 수 쿠팡 이어 국내 2위 업체들이 알리와 손을 잡는 것은 쿠팡보다 조건이 좋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부터 한국 브랜드 상품만 따로 모아 판매하는 ‘K베뉴’ 채널을 운영 중인 알리는 이달까지 입점업체 수수료 면제 혜택 등 파격적인 조건으로 영토를 넓혀 가고 있다. 리테일 분석 서비스인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국내 알리 앱 사용자 수는 지난달 818만명으로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종합몰 앱 순위 2위로 급부상하며 1위인 쿠팡(3010만명)을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알리의 공세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최근 딸기, 대저토마토, 육회 등 신선식품까지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국내 대형마트들도 긴장 태세에 돌입했다. 이마트는 지난 1월부터 월 단위 ‘가격 파격’ 행사를 도입해 정상가 대비 최대 50% 싸게 판매하고 있으며 2월부터는 먹거리 등 50여개 상품을 초저가에 제공하는 ‘가격역주행’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롯데마트는 지난 1월부터 식품과 비식품을 총괄하던 상품본부를 식품 중심의 그로서리본부로 일원화했으며 홈플러스는 상품1부문 산하 신선식품본부에 있던 신선식품MD팀을 부문장 직속으로 바꿔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알리가 어느 순간 출혈경쟁을 멈추면 가격 차이가 없어진다”면서 “결국에는 누가 지속적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 [단독] 차출된 공보의 40% 서울로… 일부 보건소 중단돼 지역의료 공백

    [단독] 차출된 공보의 40% 서울로… 일부 보건소 중단돼 지역의료 공백

    11일부터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중보건의사(공보의)가 병원으로 차출되는 가운데 파견 공보의의 40%가 ‘서울’에 집중돼 있어 지역의 의료 대란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공보의가 빠지는 지역에서는 이미 일부 보건소의 업무가 중단되는 등 의료 공백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10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파견 공보의 138명 중 69명(50.0%)은 기존 소속돼 있는 지자체를 떠나 다른 지역에 있는 병원으로 배정된다. 특히 이 69명 가운데 52명은 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병원 등 ‘빅5’ 병원을 포함해 서울에 있는 병원에 배치된다. 전체 파견 공보의 중 37.6%, 소속 지역을 바꾸는 공보의 중에서는 75.4%가 지역사회 의료를 책임지는 대신 서울의 대형병원에서 일하게 되는 것이다.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관계자는 “지역 의료 공백을 메우겠다고는 하지만 차출된 공보의가 가장 많이 배치된 지역은 서울”이라며 “지역의 대형병원도 진료 차질 등이 심각한 상황에서 서울에 가장 많은 인원을 배치하는 것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보건소에서 지역 주민을 진료하는 공보의들이 다른 곳으로 떠나게 되면서 보건소 업무가 중단되거나 중단 예정인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보건의료원과 보건소 의존도가 높은 의료 취약 지역일수록 공보의가 떠나면 의료 서비스 공백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 공보의가 담당했던 일상적인 예방과 보건 사업에도 악영향이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충남 계룡시 보건소는 공보의 파견 등을 이유로 일반 진료, 예방접종, 보건증 발급 업무가 모두 중단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하루 평균 200~300명의 주민들이 이용하는 경남 산청군 보건의료원(2차 병원급)은 공보의 7명 중 3명의 파견이 정해지면서 소아 진료 등 일부 업무가 이미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원이 보건지소에서 근무하던 공보의 3명을 급하게 충원하면서 이들이 맡던 보건지소 6곳도 운영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계약직 국가공무원인 ‘공보의’는 병역의무 대신 3년 동안 농어촌 등 보건의료 취약 지역에서 공중보건 업무를 하게 되는 의사다. 국가공무원 신분이다 보니 정부의 파견 명령에 따라야 한다. 공보의가 기존에 하던 업무와 파견 병원에서 맡게 될 업무가 다르다 보니 의료 현장에서의 혼선도 예상된다. 지역에서 근무하는 한 공보의는 “일부 공보의들은 대학병원 업무 경험이 없거나 일정 기간 근무 경력이 단절됐는데도 하루이틀 직무교육만 받고 당장 투입되는 상황”이라며 “파견 가서 해야 할 업무나 의료 행위에 대한 면책 범위 등과 같은 사안도 전혀 안내받지 못했다. 가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 이복현 엄포도 못 막았다…926조 넘긴 ‘그림자 금융’

    이복현 엄포도 못 막았다…926조 넘긴 ‘그림자 금융’

    국내 비은행권이 보유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부동산 그림자 금융’의 규모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41%를 초과하며 역대 최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022년 취임 일성으로 부동산 그림자 금융을 관리하겠다며 칼을 빼 들었지만, 레고랜드 사태 이후 부실 PF 등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탓으로 분석된다. 자본시장연구원은 10일 국내 비은행권이 보유한 부동산 그림자 금융 규모가 지난해 말 926조 2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분석했다. 2013년 223조 1000억원에서 4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증가세는 이전에 비해 감소했지만 여전히 가파른 수준이다.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은 비은행권에서 거래되는 금융투자상품으로 부동산 그림자 금융에는 PF 대출·보증, PF 유동화증권, 부동산신탁, 부동산펀드와 특별자산펀드 등이 포함된다. 특히 우리 경제 규모에 비해 비은행권 부동산 그림자 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불어났다. GDP 대비 부동산 그림자 금융의 비중은 2013년 15.7%에서 지난해 41.4%로 늘었다. 그림자 금융은 은행에 비해 금융당국의 건전성 규제를 덜 받기 때문에 갑자기 금액이 늘어나거나 부실이 드러날 경우 금융 업권 전체 리스크로 번질 우려가 있다. 대표적인 예가 2022년 부동산 PF 관련 자금 경색 위기를 불러온 레고랜드 사태다. 금감원은 이 원장 취임 후 관련 세칙을 개정해 제2금융권을 대상으로 그림자 금융의 내용을 정기적으로 보고하도록 하고 금융권이 보유한 PF 부실 정리 지원에 나섰지만 전체 규모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은행에 비해 규제를 덜 받는 비은행권 투자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데다 PF 구조조정도 더디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비금융권 PF 한도 규제, 자기자본 100% 규제, 충당금 증가 등 규제가 마련되고 있지만 그림자 금융을 이용한 자금 수요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대출과 보증이 계속해서 늘어나면서 부동산 그림자 금융의 비중도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그림자 금융의 특성상 금융당국이 자금 이동을 파악하기 어려워 예측 또는 대비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비은행 금융기관들이 밀접하게 연계돼 있어 레고랜드 사태처럼 부실이 한번 발생하면 다른 금융 주체들에도 그 위험이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여신전문금융회사가 부동산 PF 투자를 목적으로 여전채로 자금을 조달할 때 그 여전채를 증권사가 담을 수 있는데 이럴 경우 해당 펀드에는 일반 투자자들도 들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림자 금융의 위험이 일반 투자자들에게까지 전가될 수 있다는 의미다. 금융당국이 규제를 마련해도 벗어나려는 시도가 지속적으로 반복된다. 강 교수는 “1금융권에선 부동산 PF 등을 조달하기 어렵다 보니 2금융권을 찾을 수밖에 없다”면서 “금융당국에서 막으려고 하지만 투자자들은 규제 밖 영역을 찾아 나서면서 그림자 금융의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실장은 “시중에 유동자금이 많은 가운데 대체 투자 수요도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규제가 그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대기업 인사담당자 “근로자, 업무 중 평균 1시간 20분 ‘딴짓’”

    대기업 인사담당자 “근로자, 업무 중 평균 1시간 20분 ‘딴짓’”

    국내 주요 기업의 인사관리 담당자들은 근로자들이 하루 근무 시간 중 1시간 넘게 ‘딴짓’을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응답자 10명 중 7명은 ‘사무직 근로자들은 현재 근로 시간이 적당하다며 불만이 크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조사를 의뢰한 주최는 기업집단의 이익을 대표하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다. 10일 공개된 경총의 ‘근로자 업무몰입도 현황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매출 상위 100대 기업(실제 응답은 50곳)의 인사 담당자들은 자사 사무직 근로자들의 업무 몰입도를 평균 82.7점(100점 만점)으로 평가했다. 근로자들이 근무 시간의 17% 정도를 업무가 아닌 사적 활동에 사용한다고 생각한다는 뜻이다. 하루 평균 근무 시간을 8시간으로 할 때 근로자들이 1시간 20분가량 ‘딴짓’을 한다는 주장이다. 업무 몰입도란, 전체 근무 시간 대비 흡연·인터넷서핑·사적외출 등을 제외한 순수 업무 시간을 평가하는 척도다. 이 수치가 높다고 해서 항상 질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내는 것은 아니라고 경총은 설명했다. 근로자의 업무시간 중 사적 활동에 대한 관리에 대해서는 ▲‘잦은 자리 비움 등 눈에 띄는 부분만 관리’(38.0%) ▲‘PC 체크 등을 통한 적극적으로 관리’(26.0%) ▲‘근로자 반발 등의 이유로 거의 관리하지 않음’(16.0%) ▲‘성과관리 시스템이 잘 갖춰져 필요성 없음’(14.0%) 순으로 응답이 높았다. 경총에 따르면 성과관리 시스템이 잘 구축된 기업의 근로자 업무 몰입도가 가장 높았다. 이 같은 시스템이 도입돼 관리를 필요로 하지 않는 기업의 업무 몰입도는 89.4점으로 가장 높았다. 반면 근로자 반발을 이유로 거의 관리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기업의 몰입도는 74.4점으로 가장 낮았다. 인사담당자 10명 중 9명은 인사관리 시스템 개선을 통해 직원들의 업무 몰입도를 향상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인사담당자의 70%는 ‘사무직 근로자들은 현재 근로 시간이 적당하다며 불만이 크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근로 시간의 효율적 활용, 업무시간 내 사적 활동 자제, 성과관리 시스템 구축 등 적극적 인사관리를 통한 노동 생산성 개선이 시급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LG엔솔, 퀄컴과 손잡고 미래 전기차 첨단 BMS 솔루션 개발 나선다

    LG엔솔, 퀄컴과 손잡고 미래 전기차 첨단 BMS 솔루션 개발 나선다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이 글로벌 반도체 기업인 퀄컴과 손잡고 미래 전기차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구축에 나섰다. LG엔솔은 10일 퀄컴과 협력해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될 첨단 BMS 진단 솔루션 개발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LG엔솔의 BMS 진단 소프트웨어와 퀄컴의 ‘스냅드래곤 디지털 섀시’의 특정 기능을 결합해 고도화된 첨단 BMS 솔루션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스냅드래곤 디지털 섀시는 단일 칩 시스템(SoC)을 활용해 인포테인먼트와 운전자 보조 시스템, 자율주행 등 스마트 차량 구현을 위한 기능을 모아 놓은 플랫폼이다. LG엔솔은 스냅드래곤 디지털 섀시에 탑재된 인공지능(AI)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지원하는 BMS 진단 솔루션 개발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전류와 전압, 온도 등 배터리 관련 데이터를 활용해 최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게 하고, 사전에 문제를 감지해 조치할 수 있게 한다. LG엔솔은 이번 협업을 통해 연산 능력을 80배 이상 높여 정교한 배터리 알고리즘을 실시간으로 실행하고 첨단 BMS 기능도 서버와 통신 없이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정혁성 LG엔솔 사업개발총괄 상무는 “전기차 시장 성장에 따라 안전하고 건강한 배터리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 ‘중고차 사업’ 액셀 밟는 현대차그룹… “전기차도 폰처럼 보상판매”

    ‘중고차 사업’ 액셀 밟는 현대차그룹… “전기차도 폰처럼 보상판매”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지난해 10월 시작한 인증 중고차 사업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 현대차는 지난 1일부터 신형 전기차를 구입할 때 기존 차량에 대해 보상 판매를 하는 ‘트레이드-인’ 제도를 도입했다고 7일 밝혔다. 스마트폰처럼 기존 제품을 중고로 반납하면 신제품을 출고가보다 낮은 가격에 파는 방식을 전기차에도 적용한 것이다. 기존에 보유한 차량을 현대차의 인증 중고차 서비스를 통해 매각하고 아이오닉5·6, 코나 일렉트릭 등 현대차 전기차를 신차로 사는 경우에 적용된다. 예컨대 현대차·제네시스 전기차 소유주가 인증 중고차 서비스에 본인 차량을 팔면 매각 대금의 최대 2%까지 보상금을 받고, 새로 구매하는 전기차 가격에서 50만원을 할인받는다. 다른 브랜드를 포함해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차를 팔고 전기차를 구매하는 경우에는 매각 대금의 최대 4%까지 보상금을 받고, 30만원의 전기차 할인도 받는다. 지난해 10월 24일 인증 중고차 사업을 시작해 약 100일 동안 1057대의 중고차를 판매한 현대차는 올해를 시장 안착 단계로 보고 판매 목표도 1만 5000대로 올려잡았다. 현대차는 이달부터 기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인증 중고차 판매 차종을 확대했다. 인증 센터도 확충해 고객 접점도 강화한다. 현재 경남 양산과 경기 용인 등 전국 두 곳에서 운영 중인 인증 중고차 센터를 수도권에 추가로 열기로 했다. 지난달 29일에는 미쉐린코리아, 한국타이어와 각각 ‘인증중고차용 타이어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인증 중고차를 상품화하는 과정에서 신차용 타이어를 장착하기로 하는 등 품질 관리에도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기아도 지난달 29일부터 용인시 기흥구 오토허브에 위치한 기아 인증중고차 용인센터에서 고객이 직접 매장에 방문해 원하는 매물을 살펴보고 전문가로부터 1대 1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오프라인 방문예약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 매달 1회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인증중고차 라이브 커머스도 진행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중고차 시장 확대로 신차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는 셈법이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장 최근 둔화된 전기차 판매에 중고 전기차 시장 활성화가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기차의 경우 내연기관차 대비 높은 감가율이 구매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까닭에 중고 전기차도 제값을 받을 수 있는 시장이 만들어지면 결과적으로 신차 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중고차 시장에서 감가가 적을수록 브랜드를 높이 평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업체 차원에서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중고차 시장을 관리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공사 줄고 중처법 효과… 작년 중대재해 사망 500명대로 감소

    지난해 전체 중대재해 사망자는 500명대로 감소했다. 하지만 50억원 이상 대형 건설 현장과 50인 미만 제조업체 사망자는 외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는 2023년 산업재해 현황 부가 통계(잠정)에서 지난해 재해조사 대상 사고 사망자가 584건, 598명으로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시행 첫해인 2022년(611건·644명)과 비교하면 사망자는 7.1%(46명), 건수는 4.4%(27건) 줄었다. 법 시행 이전인 2021년(683명)과 비교하면 12.4%(85명) 감소했다. 2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 간 것이다. 업종별로는 건설업 303명, 제조업 170명, 기타 125명으로 1년 전인 2022년보다 각각 38명, 1명, 7명 줄었다. 사업장 규모별로 보면 50인(억원) 이상 사업장은 12명 감소한 244명, 올해 1월부터 적용된 50인(억원) 미만 사업장은 34명 줄어든 354명으로 집계됐다. 다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상황이 다르다. 50억원 이상 건설 현장에선 2022년 115명에서 지난해 122명으로, 50인 미만 제조업체에선 82명에서 96명으로 사망자가 늘었다. 다만 2명 이상 숨진 대형 사고는 2022년 20건(53명)에서 지난해 13건(27명)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중대재해 사망이 줄어든 데 대해 노동부는 경기 여건이 좋지 않았고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 추진 효과와 산재 예방 예산 확대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해석했다. 실제로 건설경기 부진 속에 착공 동수와 건축 면적이 전년 대비 각각 24.4%, 31.7% 줄었다. 그럼에도 대형 건설 현장에서 사망 사고가 늘어난 이유는 50억원 이상 대형 공사의 경우 기존 수주 물량이 활발하게 진행된 데 따른 것이다.
  • ‘주 80시간’ 전공의 쥐어짜는 병원… “전문의 늘리고 저수가 개선을”[이참에 뜯어고쳐야 할, 대한민국 기형적 의료체계<3>]

    ‘주 80시간’ 전공의 쥐어짜는 병원… “전문의 늘리고 저수가 개선을”[이참에 뜯어고쳐야 할, 대한민국 기형적 의료체계<3>]

    전공의 절반 “4주째 80시간 근무”최저임금 수준 값싼 노동력 의존대형병원 낮은 수가에도 수익 내“전문의 인력 배치 기준 강화 필요”업계 ‘의사 양성 국가 책임제’ 제시의대 증원은 ‘전문의 병원’ 마중물혼합진료 등 비정상 구조도 손봐야“환자도 고품질 진료비용 감내해야” 주요 100개 수련병원에서 7일 기준 1만 1219명의 전공의가 빠져나갔을 뿐인데 의료 현장은 대혼란에 빠졌다. 그간 대형병원들이 주 80시간 전공의들을 쥐어짜 시급 1만 5200원의 값싼 노동력에 의존해 병원을 꾸려 왔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전공의들이 이탈했다고 국가적 비상 의료 체계를 가동해야 하는 현실이 얼마나 비정상적인가”라며 “전문의 중심으로 인적 구조를 바꿔 나가겠다”고 선언한 까닭이다. 2021년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상급종합병원 전체 의사의 37.8%가 전공의이고 57.9%가 전문의다. 전공의 수련을 마치고 전문의 자격시험에 합격한 의사(전문의)의 비중이 절반을 겨우 넘는다. 전공의는 특별법에 따라 주 80시간가량 일을 시킬 수 있고 연봉도 평균 7000만원 수준이지만, 전문의는 근로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지 않고 연 2억~3억원을 줘야 하니 병원 입장에선 전공의를 활용하는 게 이득이다. 대형병원들이 낮은 수가에도 수익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의사와 간호사 등 보건업이 근로기준법 특례업종이어서 주 52시간제를 적용받지 않은 측면이 크다. 전공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발표한 ‘2022년 전공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공의 절반 이상(52%)이 4주 연속 주 80시간 넘게 근무하고 있으며 특히 필수의료과 전공의 다수가 살인적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흉부외과 전공의 100%, 외과 82%, 신경외과 77.4%가 주 80시간 이상 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공의 연봉이 평균 7000만원 수준이니, 80시간만 일하더라도 주휴 시간을 포함해 시급 1만 5200원 정도를 받는 셈이다. 올해 최저임금인 시간당 9860원보다 5300원 많다. 현실은 주 80시간을 초과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거의 최저임금 수준”이란 자조가 나온 까닭이다. 정부가 자랑해 온 값싸고 질좋은 대한민국 의료의 민낯이다. 박단 대전협 회장도 지난달 수련병원에 사직서를 내며 페이스북에 “주 80시간의 과도한 근무 시간과 최저시급 수준의 낮은 임금 등을 감내하지 못하겠다”는 글을 남겼다. 대형병원들이 전공의 대신 전문의를 채용하도록 강제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 게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전공의 근로 시간부터 실질적으로 줄일 것을 제안했다. 정형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책위원장은 “전공의 노동 시간이 줄면 전문의 중심으로 병원을 운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지난달 전공의 근무 시간을 ‘주 80시간’에서 ‘주 80시간 이내’로 단축하는 전공의 특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개정 전 ‘주 80시간 근무’도 지켜지지 않은 터라 실효성 있는 대체인력 확보 방안을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 80시간 넘게 근무하게 했을 때 병원이 받는 페널티는 과태료 300만원이 고작이다. 정 위원장은 전문의 인력 배치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의가 충분해야 전공의들도 본연의 업무인 수련에 집중할 수 있다. 그는 “지금은 신경외과 전문의 1명만 있으면 심뇌혈관센터를 열 수 있게 해놨다”며 “휴가·학회 가는 전문의들까지 고려하면 적어도 동일 분야에 전문의가 5명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형 병원에서 전임의(펠로)까지 하며 배웠는데도 병원들이 전문의를 고용하지 않으니 취직자리가 없다. 장래성이 없으니 개원가로 향하는 것”이라며 “전문의 5~8명을 채용하지 않으면 심혈관센터를 열 수 없도록 기준을 올리면 병원들도 전문의를 고용하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도 지난달 발표한 필수의료 패키지에서 의사 인력 확보 기준을 고쳐 일일 입원환자 20명당 전공의는 0.5명만 배치하도록 하는 안을 제시했다. 전공의 배치를 줄일 테니 전문의를 늘리라는 얘기다. 다만 인력 배치 기준을 올리더라도 병원이 인건비를 감당할 수 있도록 퇴로는 열어 줘야 한다. 정부는 전문의를 더 채용하는 병원에 지원을 강화한다고 했으나, 어떻게 지원할지 밝히지 않았다. 의료계에선 전공의 수련에 필요한 비용을 국가가 지원하는 ‘의사 양성 국가책임제’를 시행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민간병원 전문의 채용에 세금을 쏟아부을 수 없으니, ‘의사 양성’ 명목으로 전공의 수련비용을 지원하자는 것이다. 수련비용이 절감되면 병원이 전문의 추가 고용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 미국과 캐나다, 일본, 유럽 대부분은 전공의 수련비용을 국가가 부담한다. 장기적으로는 의대 정원 확대가 전문의 중심 병원을 만드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 정형선 연세대 의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전문의 확대는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며 “강제로 의사 월급을 깎아 그 돈으로 추가 고용을 할 순 없는 노릇이다. 다만 의대 정원이 늘면 경쟁이 심화하며 (임금) 단가가 내려갈 가능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의사 월급은 한국의 58% 수준이다.박봉에 실망한 전문의들이 개원가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으려면 개원가의 비정상적 수입 구조도 손봐야 한다. 정부가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물리치료를 하면서 비급여인 도수 치료를 섞는 식으로 비중증 과잉 비급여를 끼워 파는 ‘혼합진료’를 금지키로 한 것도 같은 이유다. 미용 시술 일부를 의사가 아닌 타 직종에 개방하는 방안, 개원 면허 도입 역시 개원 바람을 빼기 위한 방책이다. ‘박리다매 저수가’를 개선해야 전문의가 공들여 환자를 보는 체계가 만들어질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김원영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교실 교수는 “외국은 진찰료가 비싼 대신 전문의 진료가 기본이다. 전문의가 직접 검사 동의서를 받고 설명하다 보니 환자 1명당 진료 시간이 30분 걸린다. 하루에 8~10명밖에 못 보는 구조”라고 소개했다. 반면 “한국은 진찰료가 싸니 속도와 효율을 중시한다. 진료실 3개를 열어 두고서 전공의들이 초진을 봐 두면 전문의가 3분씩 하루에 50~60명을 보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수가가 적은데 환자까지 적게 보면 손해가 나니까 최대한 많이 보려고 전공의에게 허드렛일시켜 가며 병원을 유지해 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뇌질환 수술 관련 수가는 2019년 기준 일본의 20% 수준이다. ‘두개 내 종양적출술’ 수가가 일본 1581만원·한국 245만원(15.5%), ‘뇌혈관 내 스탠트 수술’은 일본 828만원·한국 142만원(17.1%), ‘뇌동맥류 경부 클리핑 수술’ 수가는 일본 1140만원·한국 242만원(21.2%)이다. 정부도 2028년까지 필수의료 수가를 올리는 데 10조원 이상 건강보험 재정을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건강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하다. 김 교수는 “병원도 수익이 안 되니까 전문의를 고용 못 하는 것이다. 지금은 지방의 작은 미용실에서 머리를 하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미용실에서 머리를 하나 가격이 똑같다”며 “고품질 진료를 하는 큰 병원은 비용이 많이 든다는 걸 인정하고 (환자도) 그 비용을 감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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