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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한관계 새 패러다임과 언론역할’ 심포지엄

    한국언론재단과 한국국제정치학회는 2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남북한 관계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언론의 역할’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참석자들은 최근의 대북정책과 언론의 보도행태 등에 관해 집중 토론했다.이날 발제된 논문 가운데 박용규(朴用圭)상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의 ‘90년대 한국언론의 북한보도 실태와 개선방안’과 최영묵(崔榮默) 방송진흥원 선임연구원의 ‘남북한 관계개선을 위한 국내언론의 역할’등 2편을 요약한다. ■90년대 한국언론의 북한보도 실태와 개선방안 90년대 이후 북한의 현실을 정확히 이해하자는 인식에 따라 언론의 북한보도에 어느정도 변화가 생겼다.그러나 북한에 대한 객관적이고 정확한 보도가제대로 이뤄지지 못한다는 비판은 여전하다. 한국 언론이 북한보도를 제대로 할 수 없었던 가장 큰 요인은 정부의 언론통제다.물론 현 정권은 대북 포용정책을 실시하면서 이를 다소 완화했다. 그러나 여전히 ‘특수자료 취급지침’이 존속되고 북한 TV의 공개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북한보도 내용에서 나타나는가장 큰 문제점은 이념적 편향성과 선정성이다.이에 따른 안보상업주의 경향은 통일지향적인 북한보도에 가장 큰 저해요인이었다. 따라서 한국언론이 통일지향적으로 북한보도를 하기 위해선 정부와 언론,그리고 국민 모두의 자세전환과 노력이 요구된다.정부는 자료개방과 규제완화를 실시해 취재보도 활동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 특히 북한관련 1차자료 개방의 폭을 넓혀야 한다.법·제도적 규제도 풀어야 한다.최근 국가보안법 개정이 검토되고 있지만 법 개정 후 북한보도 여건이 실제로 개선될 수 있어야 한다. 북한 관련자료 접근에 제약요인인 ‘특수자료 취급지침’도 폐지해야 한다. 언론 스스로도 상업주의적인 과열경쟁을 지양하고 전문성과 책임의식을 높여야 한다.방북취재가 사세 과시용 ‘교류상업주의’라는 평가를 듣는 점을반성해야 한다. 정부의 북한보도에 대한 통제와 정치적 이용을 막고 언론의 이념적 편향성과 선정성을 극복하기 위해 국민들이 정부와 언론의 감시·견제에 나서야 한다. [朴用圭 상지대교수·신문방송학] ■남북한 관계개선을 위한 국내언론의 역할 우리 언론의 북한·통일에 대한 보도태도에는 냉전의식이 잔재해 있고 화해보다는 대립과 갈등을 부추기는 습성이 짙다.같은 민족이라는 동일성에 대한배려나 이해의 관점이 아니라,다른 체제를 비난하는 흐름이 주류를 이룬다. 물론 언론인들도 남북문제 해결을 위한 자구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언노련등 언론관련 3단체가 ‘평화통일과 남북화해·협력을 위한 보도·제작준칙’을 발표한 것이 그 예다.남북기본합의서가 남북관계의 기본이 된다면 언론 3단체의 이 준칙은 언론의 중요한 가치규범으로 살아나야 한다. 국민에 대한 정신적 테러가 될 수 있는 안보상업주의적 보도를 더이상 반복해선 곤란하다.지난 6월 서해교전사태 때 사재기 파동이 일어나지 않았음을알아야 한다.Y2K를 이야기하면서 냉전논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 언론은 이제 변해야만 한다. 우리 언론은 북한보도에 관한 한 독립성과 자율성을 갖춘 민주적 패러다임에서 이탈,정치이데올로기를 생산·유포·선전하는 기구의 성격을 부인할 수 없다.일반적으로 언론은 정치적 지배질서에 의해 종속되는 성격을 갖는다는 점에서 그 책임을 언론사에만 지울 수는 없다.반공·안보문제가 훌륭한 ‘언론상품’이 되는 한 각 매체는 많은 비판을 감수하면서도 이 상품을 적당하게 포장해 경쟁적으로 판매하려 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시민사회의 자발적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언론매체의 소비자이자 ‘불량 안보상품’의 가장 큰 피해자이기도 한 시민 개개인과 단체가 나서야 한다.이들이 언론개혁을 요구하지 않거나 그것을 실천하지 않는 한 북한·통일관련 보도가 달라질 것을 기대함은 난망한 일이다. [崔榮默 방송진흥원 선임연구원]정리 김성호기자 kimus@
  • 달라진 위상 어디까지 왔나

    만화에 대한 사회의 대접이 달라졌다.청소년 유해매체물로 낙인찍혀 걸핏하면 여론의 뭇매를 맞던 ‘천덕꾸러기’에서 ‘21세기 문화산업의 총아’로떠오르고 있다. 단속만을 일삼던 정부는 지난 3월부터 한달에 한번씩 좋은 만화를 선정해공공도서관에 비치하는 ‘전향적인’태도를 취하고 있다.만화산업을 전략산업으로 채택한 부천시는 지난 4월 ‘만화정보센터’를 세우고,만화산업주식회사 (주)PCN에 대주주로 참여했다.그런가하면 경희대 수원캠퍼스는 도서관에 만화방을 개설했다. 10년 넘게 양자대결 구도를 유지해 온 출판만화시장은 올들어 일대 격변을맞고 있다.서울문화사와 대원이 팽팽하게 맞서온 시장에 시공사가 뛰어들면서 삼파전을 벌이게 된 것.지난해부터 월 평균 15권 안팎의 단행본을 내놓으며 기회를 노려온 시공사는 지난 10일 격주간 순정만화잡지 ‘케이크’창간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시장진입을 선언했다.만화잡지도 우후준숙격으로 늘어나면서 1,000원짜리 상품도 선보였다. 만화에 관한 책들 역시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유럽 8개국의 만화문화를짚은 ‘유럽만화를 보러 갔다’(이동훈)나 일본 만화를 집중 분석한 ‘아니메가 보고 싶다’(박인하 외)‘유쾌한 일본만화 편력기’(이명석)등은 나오자마자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다.만화평론가란 직업도 이제 낯설지않다. 만화를 학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90년 국내 처음으로 공주문화대학에 만화예술과가 개설된 이래 지금까지 30여개 대학에 만화관련학과가생겼다. 그는 “선진국에 비해 늦긴 했지만 만화에 대한 인식이 점차 개선되고 있는점은 다행”이라면서도 ‘만화진흥법’이나 ‘만화진흥공사’등과 같은 정부의 획기적인 지원책이 미흡한 점을 아쉬워했다. 이순녀기자 * 공공박물관 교육강좌 수강생 북적 공공 박물관,문화재청 등 문화재 관련 기관의 문화교육강좌가 인기를 끌고있다.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일반인들의 문화에 대한 관심과 충족욕구가 높아지기 때문이다.문화재기관의 사회교육기능이 강조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국립 중앙박물관은 지난 5일 ‘어린이박물관교실’에 참여할 수강생을 모집했다.당초 아침 9시부터 선착순으로 접수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초등학생들은 새벽 5시부터 부모들 손을 잡고 몰려 들었다.이 때문에 접수도 받기전에 모집인원이 넘어 버려 뒤늦게 온 사람들을 돌려 보내느라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중앙박물관은 또 봄부터 가을까지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실시하는 노인문화강좌와 주부문화강좌의 수강생도 지난해 174명,153명에서 올해는 217명,214명으로 늘렸다.박물관은 이와 함께 ‘오늘은 박물관에’와 ‘대학·대학원생박물관실습’코너를 신설하는 등 프로그램도 다양화했다. 국립 민속박물관도 지난해 여름방학 인기를 끈 ‘청소년 민속문화탐방’프로그램을 올해 더욱 확대했다.400명이던 수강인원을 600명으로 200명 늘렸고 초등학생 저학년과 고학년으로 나누어 고학년생에게는 짚·풀 공예교실로,저학년생에게는 종이로 거북선 등을 만드는 페이퍼 매직으로 세분화했다.또초등학생과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허수아비 만들기,할머니·할아버지와 함께 하는 할머니·손녀 공예교실 등도 준비돼있다. 민속박물관은 앞으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우리문화체험,공예교실 등을 새로 선보일 방침이다. 지난 19일 창경궁에서 처음으로 열린 문화재청의 ‘고궁 청소년 문화학교‘에도 300여명이 참석했다.고궁 청소년 문화학교는 서울시내 5대궁을 둘러보며 고궁의 연혁과 전통건축,조경 등에 대해 배우는 것으로 지난해 여름에는모두 30회 열려 1만638명이 교육을 받았다. 중앙박물관 최무홍 섭외교육과장은 “유물전시는 박물관에 한번 오게 하는데 그치지만 문화강좌를 통해 일반인들의 문화재에 대한 인식이 깊어지면 박물관 찾기가 생활화된다”며 “박물관도 사회교육을 통해 서비스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태순기자 stslim@ * 만화의 상상력 세상을 사로잡다 만화가 문화의 지형도를 바꾼다.90년대 중반이후 대중문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눈에 띄게 높아졌을 뿐더러 영화,드라마,연극,미술 등 전방위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애들 장난’쯤으로 치부해온 만화 기법이 할리우드 첨단 SF영화에 즐겨 차용되는가 하면,‘유치하고,황당하다’고 폄하되던 순정만화스토리가 드라마와 연극의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최근 개봉된 ‘와일드와일드웨스트’를 비롯해 ‘매트릭스’‘맨 인 블랙’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SF물들은 만화적 상상력의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만화에서나 볼 법한 기발한 장면들을 현란한 컴퓨터그래픽으로 현실화시켜 관객을 환상의 세계로 이끈다.이런 영화에 발을 구르며 열광하는 관객층은 대부분 만화를 보며 자란 만화세대들.그렇지 않은 이들은 내용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거나,아니면 ‘말도 안되는 얘기’라며 비웃는다. 지상 최대의 영화공장 할리우드가 만화에 눈돌리는 이유는 뭘까.만화평론가 이명석씨는 “과학의 발달로 영화의 표현영역이 넓어지면서 자연스럽게 풍부한 상상력과 실험적인 형식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분석한다.영화가 기술적인 제약에 묶여있는 동안 저예산 실험장르인 만화는 끊임없이 소재와 형식을 개발해 왔고,수십년간 축적해온 아이디어를 이제 영화에 수혈할 때라는얘기다.만화적 상상력을 첨단 기술력으로 스크린에 형상화하는 할리우드 SF영화의 경향은 앞으로 더욱 심화된다는 게 그의 설명. 국내에서는 TV드라마가 ‘만화 따라하기’에 앞장서고 있다.얼마전 SBS에서 방영된 ‘토마토’는 일본 만화 ‘해피’를 베꼈다는 의혹에 시달릴 만큼등장인물의 캐릭터와 구성이 ‘만화적’이었다.단순함을 넘어 유치하기까지한 이 드라마는,그러나 50%에 가까운 시청률을 올리는 이변을 낳았다.비슷한 시기에 KBS는 황미나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 ‘우리는 길잃은 작은새를 보았다’를 방영했다.지난해에는 허영만의 만화를 기본 뼈대로 삼은 SBS ‘미스터Q’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다. 드라마뿐만 아니다.지난달 말부터 대학로 은행나무소극장에서 장기공연중인 연극 ‘유리가면’은 국내에도 잘 알려진 동명의 일본 순정만화가 원작.단순히 스토리만 빌리는 데서 그치지 않고,만화적 판타지를 무대위에 재연하는데 역점을 두었다.화가 박관욱씨는 이달 초 경복궁옆 현대화랑에서 연 개인전에서 추상화속에 만화주인공 미키마우스를 그려넣은 독특한 작품으로 눈길을 끌었다.이질적이고 낯설지만,고정관념을 가볍게 뒤엎는 기발함이 신선하다는 평이었다. “‘공포의 외인구단’이 영화로 만들어져 반응이 신통치 않았던 80년대와지금은 사회환경이 엄청나게 달라졌다.만화방에서 어른들 몰래 만화를 본 이전 세대와 달리 당당하게 만화책을 사서 보며 자란 지금의 20∼30대는 모든문화에서 만화적 요소를 즐기길 원한다”문화평론가 김지룡씨는 만화에 익숙한 세대가 기성세대의 중심으로 성장한 것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는다. 이같은 배경에는 일본 만화문화의 영향이 크다.익히 알려졌다시피 70년대이후 일본 만화는 애니메이션,캐릭터,영화,드라마,소설 등으로 확대 재생산되며 일찌감치 문화산업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일본이 이미 20년전 개척한 황금산업에 우리는 이제 겨우 손댄 셈이다. 만화 기법 혹은 만화 코드가 장르를 초월해서 확산되는 현상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영화나 드라마,소설 등 타장르가 히트한 만화를 노리는 가장 큰이유는 그만큼 위험부담이 줄어드기 때문이다.김지룡씨는 “남의 인기에 편승하다보면 기초체력이 부실해 질 수 있다”면서 “한쪽에서는 돈을 벌고,다른 쪽에서는 실패할 각오를 하고 다양한 실험에 재투자하는 일본의 문화정책을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어찌됐든 만화가 세상을 움직일날도 그리 먼 미래의 얘기만은 아닌 듯하다. 이순녀기자 coral@
  • [사설] 아직도 이런 사고라니

    경기도 화성군 씨랜드 청소년 수련원에서 일어난 대형화재 사고에 우리는분노를 넘어 허탈감을 느낀다.지난 30일 새벽 이곳에서 일어난 어처구니없는사고로 23명의 어린이가 목숨을 잃었다. 잠결에 불길에 휩싸인 채 엄마·아빠와 선생님을 부르며 울다가 죽어간 어린 새싹들을 생각만 해도 목이 메인다.다행히 화마(火魔)를 피한 어린이들도 지옥을 방불케 했다는 아비규환 속에서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겠는가.희생된 어린 영혼들이 편히 잠들기를 기원하며 이번 사고로 피해를 입은 모든 어린이와 그 가족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정확한 사고원인은 조사결과 밝혀지겠지만 어떤 원인이든 어른들의 잘못에서 비롯된 것이 분명하다는 점에서 자괴감을 느낀다.우선 불이 난 문제의 수련원이 소방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아 화재 당시 비상벨이 울리지 않고 소화전에 물도 없었다니 기가 막힐 뿐이다.500여명이 동시에 묵을 수 있다는 3층 건물에 밖으로 연결되는 통로가 건물 양옆의 비상계단 2개가 전부라는 것은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불이 나자 비좁은 통로에 한꺼번에 많은 어린이들이 몰려 희생자가 더 많이 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말만청소년 수련원이지 컨테이너 창고나 다름없어 보이는 이 건물이 어떻게 건축허가와 준공검사 및 사용승인을 받았는지 궁금하다.혹시 관계당국과 잘못된 유착관계는 없었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이다.이 수련원이 지난해 준공검사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영업을 하다 과태료를 내기도 했다니 불법행위가 계속됐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기왕에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청소년 여름캠프의 문제점을 철저히 분석,개선하고 전국에 산재한 수련시설의 부실관리 및 운영실태도 여름방학이 시작되기 전에 총점검해야 할 것이다. 화재 초기 대응에도 문제가 많았던 듯싶다.화재신고가 늦었다는 주장과 소방차량이 늑장출동했다는 주장이 엇갈리는데 어느 쪽 주장이 옳건 간에 불의의 화재사고에 대한 사전예방 및 안전관리 대책이 너무 허술했던 것이다.특히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301호실의 경우 인솔교사 없이 어린 유치원생들만잠을 자고 있었다는 것은 어린이 교육을 책임진 어른들의 기본 자세를 의심케 하는 일이다.결국 이번 사고도 우리의 고질화된 안전불감증이 빚은 참극이다.영리에만 눈 먼 몰지각한 시설주(업주),사고요인을 방치한 무책임한 당국,설마 하며 안전수칙을 무시한 유치원 관계자 등 총체적 안전의식 부재에서 비롯된 참극이다.언제까지 이런 후진국형 사고가 계속될지 정말 답답하다.
  • 노래방 불법영업 알고도 방치

    14일 밤 10시 중구 무교동의 P노래방.4명의 손님이 들어와 주인과 귀엣말을 나눈뒤 룸으로 들어갔다.이어 주인은 캔맥주와 안주를 갖고 따라들어가 영상반주기를 조작했다.화면은 전라의 여성들로 뒤덮였고 농도가 짙어지는가싶더니 곧 포르노로 바뀌어 1시간여나 계속됐다. 비슷한 시간 인근 S노래방에서는 접대부들이 손님과 어울려 캔맥주를 마시고 춤을 추는 등 단란주점 이상으로 화끈하게 놀고 있었다. 지난달 9일 노래방 관리업무가 경찰에서 각 구청으로 이관된뒤 단속실태가어떠한지를 확인시켜주는 현장이다. 업무이관 뒤 노래방 단속은 구청 문화체육과에서 맡고 있으나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해당부서에서도 이같은 불법·변태영업 사실을 어느 정도 알고있으나 단속경험이 없는데다 인력이 턱없이 모자란다는 이유로 단속을 하지않고 있다. 각 구청의 노래방업무 배정인원은 대부분 1∼2명.행정업무 처리에도 부족한 인력이어서 단속은 엄두도 못내고 있다. 관악·남부·방배 등 3개 경찰서에서 모두 6명이 맡았던 275개의 노래방 업무를 넘겨받은 관악구의 경우 1명이 이 를 전담하고 있다.아직 업주들이 업무가 이관된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아 담당직원은 이관사실과 재등록을 알리는 안내문을 보내는 것이 고작이다. 중구도 178개의 노래방이 있으나 직원은 역시 단 1명뿐.넘겨받은 업무처리만 하고 있을뿐 단속은 생각도 못한다.따라서 중구는 최근 문화관광부와 서울시에 전담직원과 필요한 예산의 배정을 건의했다. 이처럼 단속에 공백이 생기자 경쟁이라도 하듯 불법 변태영업이 번지고 있다.술 판매,접대부 고용,음란물 상영 등 형태도 다양하다. 송파구는 행정관리국 전직원을 동원,지난달 28일 326곳의 노래방에 대해 전수조사를 벌이기도 했다.조사결과 주류판매 업소가 100곳이나 되는 등 업소의 절반가량이 불법을 저지르고 있음을 적발했다. 한 구청 관계자는 “최근 노래방업무 뿐아니라 비디오방,PC게임방,오락실등의 업무가 이관됐고 조만간 무도장업무도 넘어올 예정”이라며 “직원이턱없이 모자라 단속은 엄두도 못내고 업주들에게 불법영업을 하지 말도록 부탁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조덕현기자 hyoun@
  • ‘실패한 경영’ 오너가 무한책임/이건희회장 사재

    삼성자동차 빅딜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막판 걸림돌이던 부채처리 문제가 삼성,대우,채권단 등의 공동부담 방식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급류를 타고 있다.이건희(李健熙) 삼성회장의 사재출연과 채권단의 대출금 출자전환 방식으로 합의점을 찾고 있어 이르면 이번주내주식양수도 합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현재 삼성자동차의 순자산가치는 마이너스 2조8,000억원.이 돈이 문제다. 채권단은 삼성 책임론을 들어 출자전환에 완강히 반대했었다.그러나 금융당국의 종용으로 이 회장이 오너로서 부실경영에 일부 책임진다는 명분아래 5,000억원의 사재출연을 검토하자 잔여부채를 출자로 전환하는 쪽으로 선회한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태도 당초 삼성 계열사,채권단,대우가 부채를 떠맡는 구상을 했으나 여의치 않은데다 금감위 등 정부요구가 의외로 강력하자 이 회장의 사재출연을 검토하기 시작했다.삼성은 당초 이 회장의 사재 출연이 곧 이 회장의 판단착오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셈이 돼 아예 거론조차 하지 않았다.대외신인도에도 손상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도 작용했다.따라서 주주사들인계열사의 부담을 늘리는 것을 마지노 선으로 삼았었다. 정부 입장 금융감독위원회 등 정부 일각에서는 오래전부터 자동차사업을주도한 이 회장이 부채 일부를 책임져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돼왔다.이같은 정서는 비공식적인 통로를 통해 삼성에 전달됐다.최소한 5,000억원정도 내놓아야 한다는 가이드라인까지 제시됐다. 이같은 입장은 형평성 논리에서 출발한다.삼성이 자동차사업에 뛰어든 것이 이 회장의 판단이라는 사실을 다아는 마당에 손실부문 처리에서 이 회장이빠지면 누가 부채처리 방법을 인정하겠냐는 논리다.어느 기업을 막론하고 부실경영을 할 경우 총수까지 무한책임을 묻겠다는 대(對)재계 메시지도 담겨있다.삼성 계열사가 부채처리에 참여할 때 소액주주의 반발 역시 무마할 수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일석삼조(一石三鳥)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채권단 입장 한빛은행 관계자는 “삼성-대우간 삼성차 인수계약이 체결되지도 않은 상태라 출자전환 문제를 거론하기는 이르다”면서 “그러나 총수의사재출연을 내걸고 (출자전환)요구를 해 올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출자전환은 결국 채권단의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채권단간합의도출에 진통이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그러나 다른 관계자는 “이 회장이 사재를 출연하면 기업주가 부실책임을 진다는 측면에서 사회적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고,출자전환을 통한 빅딜도 성사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보상 원하는 대우 삼성차의 부채 일부를 넘겨받을 경우 당연히 보상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대우가 발행하는 전환사채를 삼성이 인수하는 안,삼성생명이 장기저리로 대우에 대출하는 안,삼성증권이 대우자동차 등 대우 주식을장기 보유하는 안 등이 거론될 가능성이 높다. 김병헌 박은호기자 bh123@- 李健熙회장 사재 얼마나 될까 이건희(李健熙)삼성회장의 사재는 얼마나 될까.21일 증권거래소와 재계에따르면 이 회장 보유 상장사 주식은 삼성화재,삼성물산,삼성전자,삼성증권등 4개사에 모두 540만8,341주. 21일 종가를 기준으로 보면 삼성전자 2,485억원,삼성화재 73억원,삼성물산397억원,삼성증권 83억원 등 모두 3,038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연말 시가를 기준으로 1,280억원 상당인 부동산까지 합치면 겉으로드러난 것만 4,318억원에 달한다.삼성생명과 같은 비상장사 주식도 적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개인예금 57억원은 이미 고용안정기금으로 내놓았다. 재계 소식통들은 정확한 규모를 알아내기는 불가능하지만 1조원은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균미기자
  • 국정원 정국 우회적 분석·공개

    국가정보원이 현 경제상황 등에 대한 우회적 진단과 처방을 내놓았다.‘중남미국가들로부터 한국이 배워야 할 교훈 8가지’라는 제목으로 25일 인터넷홈페이지에 띄웠다. 이는 정국 동향에 대한 간접적 분석자료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국정원이이런 류의 자료를 공개하기는 안기부에서 이름을 바꾼 이후 처음이다. 이 자료는 우리 사회 전분야에 걸쳐 문제점을 해부하고 있다.우선 총론에서“1년간 개혁추진에도 불구하고 아직 일부 개혁 저항세력이 상존하고 있고,최근 경제여건 호전으로 개혁에 대한 긴박한 인식이 약화되는 위험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정원은 그 연장선 상에서 “긴장된 자세가 필요하다”는 처방을 내렸다. 특히“개혁 반대세력들이 기업주,노조,관료층 등 곳곳에 포진하고 있음을 정확하게 인식,이들이 대세를 뒤집지 못하도록 끝까지 밀고 나가야 한다”는것까지 주문했다. 이같은 시각이 최근 정부의 강공드라이브에 반영됐다는 관측도 있다.즉 최근 국정원 주도의‘정부합동 보안점검’이나 KAL기 추락사건을 둘러싼단호한 대응 방식 등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국정원은 수위는 높지 않았지만 정치권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즉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지금까지도 정치권의 소극적 태도로 구조조정 입법 지연 등 심각한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나아가 중남미국가의 실패 사례를 예로 들며“정치와 경제의 악순환 고리를 차단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미묘한 이슈인 내각제문제도 슬쩍 건드렸다.“향후 총선과 내각제 논의를 둘러싼 정치권의 갈등이 경제회복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원론적 언급으로 아슬아슬하게 논란의 소지는 피했다. 정경유착 등 부패척결에 대한 나름대로의 대안도 제시했다.“국가생존권 차원에서‘부패방지법’을 조속히 제정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 행자부 김 장관 ‘공무원은 상전이 아니다’ 펴내

    ◎현직 장관 ‘공무원 꾸짖기’ 책 화제/장관확정 10분뒤 명함준비해 놀라/독선 공무원 탓에 간판고친 시민사연 등 국민질책 겸허히 반성 현직 장관이 공무원 내부의 비리를 질타하고 공직 개혁을 촉구하는 책을 펴내 화제다. 金正吉 행정자치부 장관은 13일 ‘공무원은 상전이 아니다’라는 284쪽짜리 에세이집을 출간했다.정치인이던 金장관이 공무원들과 8개월 동안 부대끼며 느낀 공직사회 체험담이라고 할 수 있다. ‘관료들의 장관 길들이기’,‘공무원과의 전쟁’등 작은 제목들에서 알 수 있듯 공무원들의 복지부동,무사안일,불친절,부정부패 등 공직사회의 실상을 가감없이 공개했다. 金 장관은 ‘관료의 장관 길들이기’라는 대목에서 관료집단의 순발력에 관한 일화를 소개했다.청와대로부터 장관으로 결정됐다는 전화를 받은 뒤 10분쯤 지났을 때 행자부 간부들이 장관 취임사와 명함을 준비해 찾아왔다고 회고했다.“이렇듯 상관을 잘 모시는 자세는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다.그러나 그만한 성의를 갖고 국민을 대하려는 자세가 갖춰졌는가,민원인들에게 그런 신속함을 보이고 있는가 하는 점을 생각하면 뒷맛이 개운치가 않다”며 국민을 상전으로 모시자는 무언의 제언을 던졌다.이어 “관료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빈틈 없을 정도로 빡빡하게 장관의 스케줄을 만들어 관리한다.그러면서 방문객의 홍수속에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생각을 장관 스스로 하게끔 만든다.결국 관료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장관을 길들이는 방법이다.”는 언론보도를 인용하며 관료들의 행태를 비판했다. ‘행자부의 두 얼굴’이라는 행자부 인터넷 홈페이지에 오른 글을 읽고서는 “국민들이나 다른 부처 또는 지방의 공무원들이 행자부를 바라보는 시각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하고 새삼스레 느꼈다”며 공직사회의 개혁의지를 다시한번 추슬렀다. 한 주점 주인의 하소연도 소개했다.노래방 스타일의 건전하고 값싼 주점임을 강조하기 위해 ‘파크 노래방 플러스 주점’이라고 했다가 상납을 하지 않아서인지 트집잡는 담당 공무원의 등살에 못이겨 ‘파크 노래방 플러스 주점’으로,또 다시 ‘파크 왕 플러스 주점’으로 간판을 바꾼 사연이다.또 아버지 어머니 심지어 할머니까지 대리 참석하는 ‘코미디’같은 지역 민방위 비상 소집 현장 등 공무원사회 주변의 적나라한 실상도 공개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편한 직업,구청 계장’이라는 제목에서는 지방 공무원들의 무사안일한 태도와 지방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金 장관은 이 대목에서 ‘오전에는 신문보고,오후에는 직원에게 잔소리하고 은행 심부름시키고…,24살에 7급 공채로 들어오면 30살이면 평생 도장만 찍으며 편하게 살 수 있다’며 구조조정의 당사자인 한 지방공무원이 보내온 편지내용을 소개하면서 “목표관리제나 점수제가 정착되면 이런 문제점은 해소되어갈 것으로 기대된다”며 구조조정 추진의 당위성도 곁들였다. ‘투캅스’형 공무원 비리도 고발했다.경찰관이나 구청 공무원들이 유흥업소 업주가 알아서 돈을 주기보다 먼저 찾아가 ‘개업후 1천만원을 채우고 다음달부터 5백만원씩 내라’는 등 노골적으로 상납액수를 정해줬다는 일화였다. 또 울산의 한 호텔이 도청,구청,경찰서 등 관공서에 뇌물을 상납해 온사실을 예로 들며 공직자 비리척결에 개혁의 성패가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 민주열사 열전:10/분신 택시기사 朴鍾萬(정직한 역사 되찾기)

    ◎노동운동 탄압 항거 84년 분신/군사정권 反노동자적 행태에 격분/민주노조 파괴공작 목숨 바쳐 제동 84년 11월30일 오전 11시30분. 조인식 여사(46·국민회의 민원부국장)는 문밖에서 나는 자동차 급브레이크 소리에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남편 회사차였다. “기어코 일을 내고야 말았구나” 세브란스병원 응급실에 들어선 순간 조여사는 눈을 감았다. 시커멓게 그을리고 온몸이 부풀어오른 알몸의 사내는 바로 자신의 남편 朴鍾萬이었다. 물을 달라고 소리지르던 그는 부인을 알아보고는 거듭 “미안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회사에서 할일이 남았으니 퇴원시켜달라고 떼를 썼고,옆에 있던 동료들에게는 빨리 회사로 가 일을 수습하라고 재촉했다. “내 한 목숨 희생되더라도 동료기사들의 희생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며 몸에 불을 붙였던 택시기사 朴鍾萬. 그는 저녁 8시50분 숨을 거두고야 말았다. ○회사 노조어용화 기도 무엇 때문에,누구를 위해서 그는 죽어야 했을까. 노조대의원이었던 朴鍾萬은 소속회사인 민경교통이 노조사무장 이태길씨를부당 해고하자 이에 항의하는 단식농성 끝에 분신자살했다. 당시 이씨는 조합주택 기금 유용 비리의혹을 받고 있는 노조위원장을 대신해 노조를 열성적으로 이끌고 있었고 회사는 사소한 이유를 들어 그를 해고했던 것이다. 그외에도 노사간에는 몇가지 요인으로 갈등이 쌓여 있었고,여기에 노조위원장의 비리의혹과 어용화,노조의 분열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회사는 그 이전부터 3차례에 걸쳐 노조간부를 해고하고 정상적인 성과급 지급을 거부하는 등 상습적으로 부당 노동행위를 자행해 왔었다. 또한 고참기사들 중심인 상조회 회원들을 노조에 가입시켜 노조 분열을 조장하고 노조의 어용화를 기도했다고 한다. 朴鍾萬은 노조위원장도 사무장도 아닌 대의원에 불과했지만 그런 부당해고를 통한 노조파괴공작을 방치할 수는 없다고 보았다. “해고통지서가 게시판에 붙자 鍾萬이는 격분했어요. 그리고 그것은 비단 자신들만이 아닌 전국의 택시기사들이 당하는 문제라고 보았어요”함께 농성에 참여했던 안을환씨(48·개인운송조합 은평지부 차장)의 회고다. 안씨는 그가 숙직실에서 운행일지 뒷면에 무언가를 적고 있어 무얼 쓰느냐며 다가가자 “알 필요 없다”며 찢어 잠바주머니에 넣었다고 말했다. 그때 쪽지 앞부분에 “내 한목숨 희생되더라도…”란 글귀를 분명히 보았으며 안씨는 쓸데 없는 생각 말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가 죽은 후 유서로 보이는 그 쪽지를 찾으려고 잠바를 뒤졌지만 없었다고 했다. 당시 동료들은 朴鍾萬이 유달리 의협심과 동정심이 많았다고 입을 모은다. 동료 일이라면 발벗고 뛰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어려운 일이 생기면 항상 그를 먼저 찾았고 따라서 동료들로부터 ‘대장’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다고 한다. 동료 부인이 중병이 걸리자 아이를 자신의 부인 조씨에게 맡겼고 적금을 깨 급한 일을 당한 동료를 돕기도 했다. 과로로 2개월간 쉬고 나온 동료가 한푼의 월급도 받지 못하자 자기일은 팽개치고 동료일에만 매달려 당사자가 그만두자고 하기까지 했다. ○갖은 회유·협박 물리쳐 회사는 모든 기사들이 따르는 그를 회유하려고 새 차를 우선 배정하기도 했지만 즉각 거절당했다. 역시 함께 농성에 참여했던 배철호씨(48)는 “朴鍾萬은 진실 하나로 조합에 참여한 순박하고 성실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는 사무장의 해고가 결정되기전 전무를 찾아가 ‘해고’가 아닌 ‘자진사퇴’만이라도 허락해달라고 빌었으나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 당시 택시회사에서 해고되면 회사마다 비치돼 있는 이른바 ‘취업카드’에 기록됐고 ‘불순분자’로 찍혀 택시를 몰 수가 없었다. 그는 해고철회를 요구하며 회사정문 앞에 가마니를 깔고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동료기사인 배철호 안을환씨도 곧 합류했다. 다음날 아침 출근하던 한 회사 고위간부는 추위때문에 동료들이 갖다준 담요까지 빼앗아 갔고,“너희들도 오래 못갈 것”이라고 협박했다. 분신은 순식간에 이루어졌다. 함께 농성을 하던 두 동료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그는 노조사무실로 들어가 문을 잠그고 석유를 온몸에 뒤집어썼다. 화장실에서 돌아온 배씨가 낌새를 채고 그를 부른 순간 朴鍾萬은 시뻘건 불덩어리가 되어 창문을 깨고 튀어나왔다. 당시 한 일간지는 사설에서 이 사건의 배경으로 노사대립을 적절히 수렴할 만한 제도적 장치 미흡과 분규 해결과정에서의 기업과 정부의 진지하지 못한 자세를 꼽았다. 그러나 이것은 핵심을 벗어난 ‘점잖은’ 분석이었다. 실은 독재정권 유지의 자양분인 정경유착에 의한 착취구조와 정권의 노동운동에 대한 적대적 시각이 근본 원인이었던 것이다. 정부는 그 이전부터 노동자의 자주권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보여왔다. 정보기관이나 행정관청의 노동운동에 대한 눈에 띄지 않는 감시와 통제,신규노조 설립 신고 반려 및 어용노조 결성 유도,임금인상투쟁에의 경찰 개입 및 민주노조 파괴행위 등이 일상화돼 있었다. 朴鍾萬 열사는 민경교통 노조사무장 이태길씨가 아닌 전국 택시회사의 부당해고와 노조탄압,독재정권의 반노동자적 행태에 항의해 분신했던 것이다. □朴鍾萬 열사 연보 ▲1948년 부산출생 ▲68년 서라벌고교 3년 중퇴 ▲82년 (주)민경교통 입사 ▲83년 노조 복지부장 ▲84년 11월30일 분신 ◎가족·동료들 그후/부인 조인식 여사 민주화투쟁 혼신/동료 이태길씨 충격 딛고목회의 길 朴鍾萬 열사의 죽음이후 부인 조인식여사는 많은 변화를 겪었다. 그가 죽었을때 31살의 평범한 운전기사 아내였던 조여사는 지금 집권여당 민원부국장으로,국민들의 억울한 사연을 듣고 같이 고민하며 해결점을 찾는 일을 하고 있다. 당시 장례식때까지만 해도 기가막히고 경황이 없어 죽음의 의미 같은 것에는 크게 신경쓰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남편을 일산공원묘지에 묻고 돌아오면서 억울함이 복받쳐 올라왔다고. 그때 노동부는 남편 죽음의 배경을 단순한 노조 내분과 朴鍾萬의 개인적인 결함으로 몰아붙였던 것이다. 조합장과 사무장의 실권 장악 다툼에서 희생양이 됐다고 주장하고 朴鍾萬이 전과 3범이라는 사실을 물고 늘어졌다. 그러나 전과라는 것이 하나는 고등학교때 열차역 앞에 있는 자재를 엿바꿔먹은 행위였고,나머지는 간이매점을 운영할때 옆집 사람과 물품인수과정에서 싸움이 붙었던 것,민경교통에서 동료운전사의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 문제로 회사측과 다툼이 있었던 것이었다. 조여사는 그때부터 남편의 명예회복에 직접 나섰다. 같은 처지에 있던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문익환 목사 등과 함께 민주화투쟁 및 노동운동 현장에 악착같이 나갔다. 또 박종만기념사업회를 설립해 추모사업과 함께 운수노동자들의 어려움을 담는 ‘운수노보’를 발행했다. 당시 朴鍾萬과 함께 단식농성을 했던 안을환씨는 그의 죽음이후 노조위원장을 맡아 근무여건 개선에 앞장서다 4년후부터 개인택시를 몰고 있다. 분신의 직접적 원인제공자가 됐던 사무장 이태길씨는 그때 큰 충격을 받았다. 노동 자체가 살기 위해 하는 것인데 그것이 죽음으로 연결됐다는 사실이 그를 평상으로 돌아가게 하지 못했다. 영안실에 朴鍾萬이 내걸었던 요구조건을 내걸다 경찰서 정보과로 붙들려 갔던 그는 1년여 동안 기도원을 돌며 기도에만 열중했다고 한다. 그리고 마흔이 넘어 신학공부를 시작해 지금은 서울 응암동 응암중심교회에서 목회자로 일하고 있다. ◎당시 택시기사 근무여건/회사마다 ‘취업카드’ 비치 노조활동 방해/사납금 과중으로 사고율 다른 車의 4배 당시만 해도 택시기사는 구조적으로 회사측에 한없이 무력했다. 사용자와 근로자의 종속관계에서,‘돈은 주는 대로 받고 일은 시키는 대로 하라’는 전근대적인 의식이 뿌리깊게 박혀 있는 곳중의 하나가 택시회사였던 것이다. 우선 노조원들은 해고 앞에 무력한 경우가 많았다. 가장 큰 이유가 회사마다 비치돼 있던 ‘취업카드’에 ‘해고’라는 단어가 기록되면 택시회사에 취직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朴鍾萬씨처럼 해고가 아닌 ‘자진 사직’을 시켜달라고 애원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또 운전사들,특히 고참 운전기사들이 기업주에 쉽게 굴복하는 것은 대부분 기사들의 꿈인 개인택시에 대한 욕심때문이다. 개인택시를 몰기 위해서는 일정기간 무사고 운전기록등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시켜야하는데 회사측의 협조나 배려가 꼭 필요한 것이다. 또 회사에 노조가 있으면 회사를 팔아먹기도 힘들고,따라서 값도 깎이기 때문에 업주들은 기를 쓰며 노조설립을 막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노조를 통해 업주에게 대항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기사들은 상당히 열악한 조건에서 일을 해야했다. 다른 차량에 비해 교통법규 위반이나 과속, 난폭운전을 많이 하기 때문에 사고빈도가 매우 높다. 당시 조사에 따르면 택시는 다른 차량에 비해 4배 정도 높은 사고율을 보였는데 과중한 사납금이 주요 원인중의 하나였다고 한다. 운전사들은 병도 많아 78.5%가 위장병을 앓고 있으며,시력장애는 40%,신경성 질환 38.5%,성욕감퇴 23.1%라는 조사결과가 있었다.
  • 白堊館 포르노(林春雄 칼럼)

    70년대 후반,지미 카터 대통령 시절이다.카터 대통령의 결혼한 아들과 며느리가 백악관에서 얼마동안 함께 생활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문제가 됐다. 대통령과 부인,미혼 자녀들의 백악관 생활비는 정부가 지불할 수 있으나 결혼한 자녀의 생활비까지 국민의 세금으로 낼 수는 없지 않느냐는 의문의 제기였다.이 문제가 언론의 시빗거리가 되자 대통령이 기자들 앞에 나와 아들 가족의 생활비는 개인적으로 지불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한 식탁에서 밥을 먹은 대통령과 아들의 식비를 어떻게 나누어 냈는지 후문은 전해듣지 못했으나 백악관은 그러고야 무사했다.석유파동때는 겨울을 앞두고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에너지 절약을 호소한 바 있었다.공교롭게도 그해 겨울 백악관 난방비가 전년에 비해 더 많이 지출됐다는 사실이 다음해 봄에 밝혀졌다.대통령은 이 문제에도 공개적으로 사과를 해야했다. ○사생활과 대통령직 수행 백악관이란 그런 곳이다.수백명의 기자들이 24시간 초롱초롱 눈망울을 굴리고 있고 세계의 촉각이 모아져 있는 매우 특별한 곳이다.이런 백악관에서 대통령이 백주,그것도 근무시간에 젊은 여직원과 일을 벌였다.대통령의 도덕성이 문제인 것은 무론(無論)이거니와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판단력이다.그런 일을 하고도 무사하리라고 생각했다면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다수 미국민들은 아직도 대통령의 사생활은 사생활이고 대통령직 수행은 별개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이런 점은 항상 점잖은 한국 사람들로서는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일면이다.미국사람들이 얼마나 실용적인가를 보여주는 실례라 할 것이다.미국의 이같은 실용주의가 과연 언제까지 유효할 것인지 두고 볼 일이다. 이번 사건을 보고 어떤 칼럼니스트는 “미국식 자본주의의 종말”이라고 우려했다.미국의 상업주의가 사태를 이토록 키워놓았다는 것이다.백악관의 그 순결한 이미지는 어떻게 할 것이며 미국의 지도력은 또 얼마나 손상됐는가. 프랑스의 르몽드지는 ‘미국식 지옥’이란 사설에서 클린턴 대통령의 위증을 입증하기 위해 그토록 수치스럽고 혐오스런 성행위 내용을 세밀하게 묘사해야 하느냐고 반문하고 있다.케네스 스타 검사는 이같은 ‘백악관 포르노’를 제작해 내기 위해 물경 400만달러의 국민세금을 추가해 소진(消盡)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악역을 한 것은 역시 언론이다.음란한 용어가 무려 5,000자나 포함된 보고서 내용을 그대로 보도한 것이다.공개하지 않기로 했던 클린턴의 대배심증언마저 끝내는 방송되고 말았다.이런 저런 변명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언론의 추악한 상업성이다. ○위험 천만한 언론 상업성 평소 어느 신문이 이런 유의 내용을 활자화했다면 “비열한 선정주의”라고 필시 펄펄 뛰었을 미국의 권위지들도 대통령의 일이란 이름으로 아무런 죄의식 없이 모든 것을 활자화했다.음란성 표현을 삼가야 한다는 것은 공익 언론의 기초적인 상식에 속하는 일이다.일반의 것은 안되고 백악관의 것은 괜찮을 성질의 일이 아니다. 한국언론도 마찬가지다.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신문윤리 규정을 갖고 있는 한국의 신문들은 한국의 문화적 현실을 고려해 적절치 못한 용어는 다소 완화해 소개한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결국 쓸 것은 다 썼다. 이번 사건이 세계에 전하는 메시지가 적지 않다.특히 상업언론에 주는 경고를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 노동계파업 지상토론/민노총 위원장·경총 회장 인터뷰

    공기업 민영화와 금융산업 개편 등 정부의 구조조정 일정과 노사정위원회 운영방안에 반발,민주노총이 지난 14일 시작한 시한부 총파업이 16일 끝났다.金昌星 경총 회장과 李甲用 민주노총 위원장을 만나 총파업 사태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이갑용 민노총 위원장/“파업때문에 경제 흔들린적 없어 정부 노사정출범때 약속 안지켜”/지금처럼 구조조정 추진하면 ‘부익부 빈익빈’ 현상만 심화/노동강도는 높아지고 임금 낮아져 1,300만 노동자만 희생당해 지난 14일부터 사흘째 파업을 주도하고 있는 李甲用 민주노총 위원장이 16일 농성장소인 서울 명동성당에서 서울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李 위원장은 맨발에 운동화 차림이었다. ­지난 5월의 총파업에 비해 파업의 열기가 훨씬 약한 것 같은데. ▲‘5·27파업’은 전면 파업이었던 반면 이번 파업은 금속연맹과 공공부문 등 일부 산별노조가 주도했다. ­국가신인도 하락과 외자유치 감소 등 막대한 타격이 우려되는데. ▲파업은 10년 전부터 해마다 해왔다.그렇다고 파업 때문에 경제가 흔들린적이있나. ­파업을 무한정 해도 된다는 말인가. ▲1년 내내 하면 결딴 나겠지만,한시적으로 하고 있지 않나. ­노사정위원회에 참여한지 한 달만에 뛰쳐나온 것은 성급한 것 아닌가. ▲아무런 논의도 없이 퇴출은행과 공기업 민영화 등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데 위원회가 무슨 의미가 있나. ­金元基 노사정위원장이 충분한 협의가 부족했다는 점과 위원회 위상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 다시 들어갈 의향은. ▲한번도 그런 사실을 정식으로 통보받은 적이 없다. ­정식으로 통보해 온다면. ▲퇴출기업 문제 등을 재논의하고 일방적 정리해고를 철회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해야 한다.지난 달 2기 노사정 위원회 출범 때 들어와서 얘기하자고 해놓고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 ­정부는 퇴출은행 선정 등은 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인데. ▲노사정위원회 출범 때 모든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한 약속은 무엇인가.우리를 들러리로 생각하는 것 아닌가. ­부실은행은 퇴출시킬 수 밖에 없지 않은가. ▲그러니까 논의를 하자는 것이다.명백한 기준을 제시하며 설득을 하면 될게 아닌가. ­정리해고는 1기 노사정위의 합의 사항인데 이제와서 반발하는 이유는. ▲한국노총은 몰라도 우리는 한번도 합의한 적 없다. ­金大中 대통령이 퇴출기업의 주주나 국민들도 고통을 분담하고 있다며 이해를 촉구했는데. ▲1,300만 노동자가 사실상 소액주주이자 세금 내는 사람이다. ­미국도 80년대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쳐 현재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 ▲지금처럼 구조조정을 추진하면 ‘부익부 빈익빈’ 현상만 심화될 뿐이다.노동강도는 높아지는 반면 임금은 낮아지게 된다. ­노조원을 의식해서 파업을 했다는 시각도 있는데. ▲노조원들이 희생을 당하는데 지도부가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않나. 李 위원장은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정부에 대해 계속 불만을 표출하는 등 격한 감정을 내보였다. ◎김창성 경총회장 인터뷰/“파업은 경제회생 노력에 찬물 해고자 복직요구 초법적 행동”/노동계에선 IMF이후 모든 고통 혼자겪는 것처럼 인식/기업도 하루 수십개씩 도산/노사가 합심해야 위기극복 가능 “하루 빨리 노사정위원회에 복귀해 위기극복에 동참해야 합니다.노동계가 자신들의 잣대로 탈법 기준을 만들어 사업주를 구속하라든지,해고자를 복직시키라고 요구하는 것은 초법적 행동입니다” 金昌星 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양 노총의 노사정위 불참과 파업돌입은 전국민의 경제회생 노력을 무위로 돌릴 수 있는 위험하고 무책임한 결정”이라며 조기복귀를 촉구했다. ­노사관계가 아주 불안해졌습니다.경영계 입장은. ▲노동계의 행동은 외자유치나 대외신인도 제고에 대단히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외국투자자와 신용평가기관들이 외자유치의 가장 큰 걸림돌로 노동시장의 경직성과 투쟁적 태도를 지적해 오지 않았습니까? 노동계는 이 점을 충분히 염두에 둬야 합니다. ­노동계가 공공기관과 금융기관의 구조조정 사전협의,정리해고 철폐 등을 노사정위 참여의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있습니다만. ▲구조조정의 중단이나 퇴출은행과 기업의 노동자 고용승계 보장,정리해고 중단 및 부당 노동행위 기업주 구속,해고노동자 복직,임금체불·일방삭감·단협개악 금지 등은 노사정위 참여나 총파업 철회의 조건이 될 수 없습니다. 현행법이 엄연히 있고 부당노동행위나 정리해고의 탈법소지에 대한 법적 감시기구가 갖추어져 있습니다.고용승계 문제도 해당기업이나 은행이 자율적인 판단으로 해결하는 것이 온당합니다. ­노사가 평행선을 달릴 경우 국가위기재연의 소지가 큰 편인데. ▲국가부도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 국민이 노력해 온 것들이 모두 허사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벌써 국제시장에서 한국물의 가격이 폭락하고 있습니다.자칫하면 제2의 국가부도 위기가 현실화될 수도 있습니다. ­해법을 찾아야 하지 않습니까. ▲현재의 경제위기는 어느 일방의 책임이 아닙니다.따라서 모든 경제주체가 고통분담을 각오해야 합니다.노사가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하루빨리 노사정위원회로 복귀할 때 만이 위기국면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노동계가 대화로 문제를 풀려는 성숙한 자세를 보인다면 경영계도 최대한 노력을 기울일 생각입니다. ­노동계나 정부에 당부하고싶은 말은. ▲구조조정은 노동계가 그동안 끈질기게 요구해 온 사항입니다.고용조정이 싫다고 구조조정에 반대할 수는 없습니다.집단행동으로 반발하게 되면 구조조정은 더 늦어지고 경제소생은 희박해 집니다. 노동계에서는 IMF 이후 모든 고통을 혼자 겪는 것처럼 인식하고 있으나 그렇치 않습니다. 기업도 대기업은 물론,중소기업까지 하루에도 수십개 씩 도산합니다.이러한 고충을 노동계가 이해해 줘야 합니다.정부도 불법파업에 대해서는 엄정한 법집행을 통해 노사관계의 준법질서를 확립해야 합니다.
  • 金 대통령·경제 6단체장 대화록/“5대그룹 경제살리기 외면”

    ◎金 대통령­빅딜성사 간절히 바랐는데… 은행들 아무리 말해도 안들어/金宇中 회장­공장 3교대 돌리면 실업해결.해외합작은 아직 가시화 안돼/金昌星 회장­고용조정 이제는 피할수 없어.외국인들 노조 빨간띠에 몸서리 金大中 대통령은 17일 낮 청와대로 金宇中 차기 전경련회장 등 경제 6단체대표 10명을 초청,오찬을 함께 하며 5대 기업이 경제개혁에 앞장서 줄 것을 거듭 촉구했다. 이날 경제 6단체장 가운데 崔鍾賢 전경련회장은 건강때문에,具平會 한국무역협회장은 미국출장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다. 다음은 朴智元 청와대 대변인이 전한 오찬대화 요지. ▲金대통령=대통령을 해보니 제일 힘드는 게 은행입니다. 아무리 말을 해도 안듣습니다. 과거 정부가 인사 등에 관여할 때는 말을 잘 들었다는데 자율성을 주니 역효과가 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다시 간섭을 해선 안되니 빨리 금융구조 조정을 해 전력을 다하게 해야 하겠습니다. ▲金宇中 회장=일본은행은 365일 연불수출을 인정해주는데,우리 은행은 180일,90일짜리도 매입해 주지 않아 애로가많습니다. ▲朴相熙 중소기업협동조합 중앙회장=대기업을 빨리 전문화해야 합니다. 능력없는 중소기업도 퇴출시켜야 하지만 기업구조 조정의 핵심은 대기업이 돼야 합니다. ▲金宇中 회장=현재 우리는 7,000달러 시대의 기업들인데 선진국과 같은 기준으로 자기자본 비율을 봐선 안됩니다. 우리 대기업은 언제든 문제가 있으면 중소기업과 얘기하자고 했는데, 지금 대기업과 갈등이 있습니까. ▲朴相熙 회장=갈등은 없습니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자산재평가시 부채비율이 훨씬 낮아질 것입니다. 앞으로 기업을 평가할 때는 기술력을 감안해 줘야합니다. ▲金宇中 회장=우리나라 산업시설에 1조달러가 투자돼 있는데 이 시설을 활용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고철덩어리가 됩니다. 시설을 증설할 필요없이 현재 2교대 작업을 3교대로 바꿔야 합니다. 토·일요일까지 일하면 4,5교대도 가능합니다. 그러면 추가적인 시설투자없이 실업문제도 해결되고 수출도 늘어날 수 있습니다. 수출만 늘리면 흑자가 나므로 외채를 갚아 나갈 수 있습니다. 대기업에 대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방향 설정도 필요합니다.섬유도 100억달러 이상 수출합니다. 어느 업종도 사양산업은 없습니다. 열심히만 하면 국제경쟁력이 있습니다. ▲金대통령=우리는 계획경제를 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정부는 우리 경제를 세계 11번째로 이끈 것이 대기업 공로임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을 불러온 것도 대기업입니다. 과거에 기업은 기업능력보다 정경유착으로 발전하려 했습니다. 일부 국민과 노동자는 재벌해체,심지어 처벌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나는 국민과의 TV대화에 나가서도 대기업도 개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방문 결과 경제적으로 큰 성과를 봤다고 나는 말할 수 있습니다. 국외적 환경은 돼 있습니다. 국내적으로 노동계의 협력을 얻기 위해 우리가 얼마나 중요한 고비를 맞고 있습니까. 나는 확고한 태도로 노동자의 권리를 기업주가 침해하는 것도,노동자들이 불법파업하는 것도 용납하지 않겠습니다. 기업에는 수출을 많이 하고 돈벌이를 많이 할 것을 요구할 뿐입니다. 우리는 한배를 탔습니다.노·사·정이 힘을 합쳐 나라를 살리고 5개 항목을 충실히 이행해야 합니다. 기업들이 노력은 하고 있으나 5대 기업이 경제를 살리는 데 앞장서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빅 딜만 해도 나는 간절히 바랐습니다. 대기업도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랐습니다. 몇 분들이 (빅 딜을)얘기를 다하고 도장을 찍으려 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래놓고 (도장을 찍으러)나오지 않았습니다. 은행 부실대출 100조원 가운데 50조원 이상을 정부가 국민세금으로 부담해야 하는 마당에 빅 딜이 잘못돼 또 국민세금으로 갚아줘야 해 분위기가 나빠진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인도네시아,일본 문제도 어려운데,이럴 때일수록 경제를 살리는 데 힘을 합치고 특히 전경련이 앞장서 주십시오. ▲金宇中 회장=아직 가시화 안되고 있으나 선진국 기업들과 합작을 하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대통령께서 열심히 하시니 우리도 돕자고 말하고 있습니다. 잘 안되면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金대통령=IMF를 맞은 지도 반년이 됐습니다. 국민이 눈에 보고 손에 쥐게 해줘야 합니다. 전경련이 결의를 표시해야 합니다. 과거 독재정권 때는 정부가 무슨 말만 하면 지지하고 나서지 않았습니까. 지금 국민의 정부가 기업을 괴롭히거나 무엇을 요구하거나 합니까. 수출하고 돈벌라는 것만 요구하지 않습니까. ▲金宇中 회장=저도 언론인들을 만나 정부가 방향을 잘 잡고 노력한다고,잘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으나 그런 것은 보도되지 않고 다른 얘기만 보도됩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가시화될 것입니다.대통령께서 고생하시는 것을잘 알고 있습니다. 대우만 해도 3월까지 합작관계를 매듭지으려 했는데 늦어지고 있습니다. ▲金대통령=(朴相熙 회장에게)중소기업을 위해 은행·정부와 싸우십시오. 중소기업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이 어떤지 알지 않습니까. 밀어주지 않아도 (중소기업을 위해)싸워야 하는데 밀어주는데 왜 안싸웁니까. 보고를 들으니 모 은행이 중소기업자에게 대출을 해준 후 3일만에 회수한 사례도 있다고 합니다.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실적을 올리기 위해 이런 일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은행이 자율적으로 잘 해줘야 하는데 안해주면 대기업도 중소기업도 스스로 은행이 잘못을 시정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金昌星 한국경영자 총연합회장에게)정부는 기업과 노동자 사이에서 공정한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평생고용제에 익숙해져 있으니 (노동자들의 정리해고제 반발에)金회장이 많이 참아야 합니다. 경제가 살아나면 노동자에게도 정당한 몫을 줘야 합니다. 노동자와 함께 동지적 애국심을 갖고 해줘야 합니다. ▲金昌星 회장=각 기업이 구조조정을 위해 열심히 노력중입니다. 외자도 들여와야 하고 부실기업 퇴출도 해야 하겠지만 고용조정도 피할 수 없습니다. 노동자와 공동운명체로 생각하고 노력하겠습니다. 한국에 투자한 외국기업인을 만나니 노사협의때 노조측이 왜 빨간 띠를 두르고 나오는지 몸서리쳐 진다고 얘기하기도 했습니다. ▲金대통령=노사협의때 노조측에 얘기하십시요. 나도 왜 하필이면 빨간 띠를 두르는지 섬뜩할 때가 있습니다. ▲金昌星 회장=불법 해외노동자들이 벌금 300만원을 납부하지 못해 공항에서 노숙하고 있는데 이것까지우리 (기업)책임입니다. ▲金대통령=(金重權 청와대 비서실장에게)즉시 법무장관에게 알아보고 법개정이 필요하면 개정을 해서라도 출국시키십시오. ▲朴相熙 회장=고금리 부담때문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부동산 담보도 인정해 주지 않으니 신용보증 보험기금에 특례로 중소기업을 위해 5,000억원을 더 배정해 주십시요. ▲金대통령=문제가 있으면 ‘대통령이 그랬다’고 말하고 직접 찾아가 해결하십시오. 마지막으로 부탁컨대 여야 간에 법에 의한 정치자금은 줘도 좋으나 법에없는 자금은 주지 말아야 합니다. 경제계의 이런 협력없이는 내가 깨끗한 정치를 해나갈 수 없습니다. 내 스스로 절약을 위해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참석 때나 미국 방문 때 과거에 비해 40% 이상 비용을 절약했습니다. 워싱턴에서도 6만∼7만달러 드는 동포 리셉션을 대사관저에서 열면서 대사관에서 음식을 만들어 5,000달러로 치렀습니다. 과거엔 정치자금을 줘도 위법이 아니었으나 지금은 위법이 됐습니다. 정치자금 문제로 기업과 정치인 사이에 이상한 소리가 나와선 안됩니다. 깨끗하게 주고 받아야 합니다. 협력해 나라를 살리는데 앞장섭시다. 대기업이 경제를 끌고 왔으니 특히 金宇中 회장께서 잘 해주기 바랍니다. ▲金宇中 회장=대기업 대표들을 불러 이야기도 들어주고 사기도 높여 주십시오. ▲金대통령=전경련 분들을 만나겠습니다.
  • 단죄보다 신뢰회복부터/황성돈 외국어대 교수·정치학(서울광장)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지원 사태를 맞으며 상황이 이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 누구 탓인가를 논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단지 이 시대 많은 분들에게 빚을 지고 사는 지식인의 한 사람으로서,또 한 때 나마 국정에 관여했던 공인으로서 국민과 독자들 앞에 불복하고 이 지면을 빌어 용서를 빌지 않을수 없다.유구무언의 심정으로 필을 절하고픈 심정이다.그러나 ‘위기(Crisis)=위(Risk)+기(Opportunity)’의 뜻을 새기며 이제라도 모두가크게 반성하고 함께 힘을 합쳐 심기일전한다면 이번 IMF위기를 그야말로 위험하지만 그동안 우리 사회에 진하게 배어있던 각종 불합리와 거품들을 걷어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삼을수 있다는 생각에서 부끄러운 마음으로 이글을 쓴다. ○총체적 부실의 산물 무엇보다 먼저 이번 IMF사태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이번 IMF사태를 우리 사회의 경제적 부실로만 이해해서는 문제를 풀 수가 없다.기업과 경제관료들의 방관과 무능,오만과 편견만 해결하면 해결될 성질의 것이아니다.IMF 사태는 오랜 동안 우리 사회 모든부분,대부분 사람들의 일상사에 배어있던 안이함,적당주의,이기주의,편협한 사고,으시댐 이런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빚어낸 우리 사회의 총체적 부실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이점을 인정하는데 아직도 반감과 주저함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문제해결은 실로 요원하기만 하다.아직은 문제가 환율과 주식 가격에서 맴돌고 있지만,조만간 대부분의 문제들은 사회 구석구석의 일상 삶의 현장으로 퍼져나가게 될 것이다.그 때의 문제들은 단순히 경제적 처방으로는 해결하기가 어려운 문제들이 될 것이다.가정문제,범죄문제,부정부패문제,약육강식의 인간관계 문제 등 소위 사회적 스트레스의 가중으로 인한 각종 사회적 병리 현상들이 우리를 덮치게 될 것이다. ○신뢰구조 파산 우려 구태여 공자의 ‘병 제 신’ 순위론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우리나라와 세계 여러나라들의 과거 역사들은 국가의 파산은 경제적,군사적 파산에 있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최종적으로는 자신과 남에 대한,그리고 국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구조 파산에서 비롯된다.따지고 보면이번 IMF사태도 한국의 금융기관과 정부 정책당국자들에 대한 국내인과 외국인에 대한 신뢰 저하에서 비롯된 면이 많다.경제적 어려움이 이런 국가에 대한 신뢰구조의 파산에까지 이르느냐 아니냐는 바로 경제적 위기가 사회적 병리로 이어지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그리고 경제적 위기가 사회적 병리로 이어지느냐의 여부는 그동안 우리 사회 모든 부분의 일상사에 배어있던 안이함,적당주의,이기주의,편협한 사고,으시댐,이런 것들을 얼마나 하루빨리 떨어내느냐에 달려있다. 이 일을 해내는 데에는 현직대통령,대통령후보자,기업인,관료(문제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관료들,그 밖에 있는 관료를 막론하고),기업주,노동자,일반서민의 구분이 있을수 없다.모두가 겸손해져야 하고 시야를 넓혀야 하며,꼼꼼하게 남에 대한 책임을 느끼며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그리고 무엇보다도 따뜻하게 서로를 감싸 안을수 있어야 한다.지금은 단죄의 시점이 아니다. ○시민단체 역할 중요 특히 현직대통령과 대통령 후보자들은 무엇보다도 국민들과 국제사회에 대해 신뢰를 회복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한다.이를 위해서는 구체적이고 설득력있는 정책의 발표도 중요하지만,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처절할 정도로 성실하게 그리고 단호하게 뛰는 모습,그 자체가 지금 시점에서는 더 중요하다.그리고 건전한 시민단체들의 다양한 역할이 그 어느때 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다.임진왜란 때 전국에서 활약했던 민간 의병대와도 같은 역할이 절실한 때다.IMF의 후유증은 고통에 시달리게 될 서민들의 아픈 곳을 감싸안아 주는 시민단체,정책이 표류하지 않도록 정부 안팎을 파수하는 건전한 정책시민단체,우리 사회내에 만연된 각종 거품들을 걷어내는 역할을 하는 시민단체 등 정부가 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을 시민단체들이 담당해야 한다. 이렇게만 한다면 이번의 IMF사태는 오히려 그동안 언제나 가능할지 모르던 우리 사회 합리화 과정의 시기를 대폭 앞당겨주는 기회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 방송으로 하는 선거(송정숙 칼럼)

    TV가 안방을 차지하기 시작했을때 우리는 이 황당하도록 신기한 매체를 “안방에서 함께 살아야 할 새가족”으로 맞아들이면 된다고 생각했었다.그런데 어느날 깨닫고 보니 그는 그냥 ‘식구’가 아니라 전지전능한 신처럼 영향력을 행사하고있다. 신을 규정하는 특징은 사람의 마음속을 마음대로 드나들수 있고 시간과 거리를 초월하여 무소불능하며 복음을 전하는데 있다.오늘의 전파매체가 하는 일이 바로 그렇지 않은가.우리의 온 생활이 TV를 벗어날수 없게 되었으며 지구촌 어느 오지 원시림속의 산간벽지도 TV매체가 닿지 않는 곳이 없게 되었다.그리고 그는 시시각각으로 뉴스를 전한다.‘복음’의 본체는 뉴스다.가족의 일원으로가 아니라 그의 품에 우리를 품고 사는 거대한 ‘능력’으로 TV는 이미 군림하고 있다. 나라를 이끌어갈 대통령감들이 체신없게시리 에이프런에 프라이팬을 들고 우스개짓을 하고 눈물을 뿌려가며 누선을 자극하는 일들이 연예인 코미디언같다는 비판들이 나오고 있다.그렇지만 그또한 무한대로 큰 전파매체의 ‘능력’이 하는일일 것이다.국가경영 능력을 증거하고 정책개발 능력을 검증하는 기능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이 친화력으로 접근하는 일도 후보들을 알아보는 중요한 역할이므로 이런 프로그램이 그렇게 부정적인 기능만은 아니라는 생각도 시정에는 있다.그것도 TV는 할 수 있는 것이다. ○대통령 후보도 좌지우지 이렇게 대통령후보를 입체적이고 다원하게 좌지우지할 능력을 가진 TV가 그 능력을 어떻게 공정하고 공평하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한 일이다.그가 편파로 기울면 사회정의가 기울고 그들이 천박해지면 사회의 품위가 추락한다.시민정신의 전진도 후퇴도 이끌수 있고 모든 판단과 결정에 영향을 미칠수 있다.그러므로 광장에 ‘백만인파’를 모으며 세로 겨루던 고전적 선거운동방식이 퇴화하고 TV가 모든 기능을 수렴할 수 밖에 없어졌다. 오는 12월의 대통령선거를 위하여 벌써 여러번의 방송토론이 있었다.법의 범위안에서 앞으로도 거듭될 것이다.오랜 야당생활로 잘못된 이미지가 형성되었다고 생각되던 후보가 노련한 솜씨로 좌중을 사로잡으며 빛나는 화술을 과시하는 실상도 볼수 있었고 그보다는 서툴지만 새로운 주자가 보여주는 신선함도 접할수 있었다.그 자체가 우리시대의 성숙성을 입증하는 것 같아 시청자의 기분은 흐뭇하다.이 자유와 민주도의 체험을 심화시키는 우리 시대가 소중하다.그 소중함을 훼손시키지 않는 책임이 방송에는 있다. ○시청률 경쟁·상업성 경계 대선주자들의 품위를 생각하는 시청자의 소리도 묵살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시청률 경쟁과 상업주의는 경계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최근 서울에서 열린 한 국제 세미나에서 중국측 참가자는 이런 비판을 했다.“영국이라나 어디서 죽은 왕실여자 이야기에 그렇게 많은 전파를 쓰는 한국 방송이 이해되지 않았다.그보다는 어느 고등학생들이 물에 빠진 어린동생들을 구하고 희생된 이야기가 훨씬 더 많이 보도되어야 하지 않겠는가,요즈음 한국에서는 청소년문제도 심각하다던데…”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의 참가자다운 반응이기는 하지만 그의 말에는 방송의 공공기능을 생각해보게 하는 대목이 들어있다.지진이 났을때 일본의 방송이 보이던 보도태도는 우리를 반성하게 했었다.시신을 발굴하는 현장에 휘장을 치고 단 한번도 적나라한 주검을 비친 적이 없었다.하다못해 흰천이 덮인 관을 즐비하게 늘어놓은 모양도 비친 일이 없었다.유족들의 ‘몸부림’도 보여주지 않았다.희생자들의 ‘품위있는 죽음’의 권리를 철저히 지켜주는 태도가 놀라웠다. ○놀라운 위력만큼 책임도 아직 젊은 매체인 방송은 그 위력의 놀라움에 오랫동안 취해 있는 것같다.잘드는 도끼의 위력을 시험해보기 위해 자르지 않아도 좋을 생나무를 자르는 지각없는 호기심도 없지 않다.대선주자들을 ‘삶의 현장’으로 끌어내는 일이 시청자에게는 그렇게 비칠수 있다.미국에 사는 한인이 흑인과 시비가 붙자 태권도 자세를 취했다가 상대방이 쏜 총에 희생된 사건이 있었다.유족이 총쏜 사람을 고소했지만 재판에선 졌다.태권도는 인명을 살상할 수 있는 격투기이므로 그 자세를 보고 총을 쏜 것은 정당방위라는 것이다.황당한 것 같지만 이런 논리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모든 의견이 있을수 있다. 위력이 놀라운만큼 책임도 크게 따른다.이번 선거가 전적으로 방송매체가 주도하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들 말한다.그 결과에 대한 책임도 방송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뜻도 내포하고 있다.〈본사고문〉
  • 한국 자본주의 정신의 모색/차동세 한국개발연구원장(시론)

    지금 우리경제는 고비용·저효율의 족쇄에 걸려 경쟁력이 떨어지고 성장이 둔화되는 등 여러가지 어려움에 처해 있다.그런데 최근 한보사태 등 일련의 정치·경제 사건들을 살펴보면,우리 사회는 자본주의 정신의 결핍이라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으며,이것이 경제 전반에 걸친 고비용·저효율로 나타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건전한 시장경제의 발전에는 그에 걸맞는 제도 뿐만 아니라 각 경제주체들의 사회적 책임의식과 도덕성의 확립이 필수적인 조건이다.서로 믿는 마음과 약속을 지키겠다는 마음,그리고 시장경제체제 유지를 위한 각자의 역할분담이 없이는 건전한 시장경제가 발전할 수가 없다. 한 나라의 자본주의 정신 내지 가치체계는 그 나라 경제의 성격,양상,발전경로 등을 반영하는 동시에 규정한다.우리사회의 미래의 모습과 장기적 효율성이 자본주의 정신에 달려 있다고 본다면,우리경제의 구조개혁을 논하기 전에 먼저 선진화를 뒷받침할 새로운 자본주의 정신부터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그리고 이는 부의 축적 및 사용에 대한 정당성과투명성을 확보함으로써 기업가와 부에 대한 사회적 신뢰와 존경을 확립하는 노력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부의 축적에 대한 사회의 긍정적 인식과 태도는 자본주의 발전의 밑바탕이 되는 요소이다. 우리는 누구나 부자가 되기를 원하면서도 부의 정당성을 인정하는데는 매우 인색하다.정당하게 얻은 부조차도 사회적 명예와 존경을 가져다 주지 못하는 풍토이다.이는 청빈이라는 유교적 가치와 무관하지 않지만 우리 경제의 발전과정에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인 투기이윤과 정치적 특혜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도덕성 확립이 필수 조건 정치적 끈이나 비생산적 활동을 통해 부를 축적한 일부 사례로 인해 부의 정당성이 의심받게 되었고 부의 사용방식과 상속과정도 부와 명예간의 연계를 약화시켰다.그 결과 부의 축적에 대한 부정적 정서가 뿌리깊게 자리잡게 되었으며 특히 대기업들에 대하여 긍정과 부정,기대와 불신이 뒤섞인 이중적 인식과 시각이 존재하고 있다. 반재벌적 국민정서는 그 옳고 그름을 떠나 우리 사회내에 실재하는 하나의 큰 영향력으로서,이를 바탕으로 대기업의 사업활동,투자지분,사업영역 등에 대한 각종 규제와 제약이 가해져 왔다.대기업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해소되지 않는 한,앞으로도 공기업 민영화,금융산업 구조개편 등의 주요 현안과제에 있어 대기업에 대한 규제완화·철폐는 기대하기 어렵다. 대기업들은 그들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의 해소가 자유기업주의의 창달과 직결되어 있는 절실한 문제임을 인식하고 스스로 이러한 부정적 정서와 불신을 불식시키려는 진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무엇보다도 법을 준수하는 기업활동을 전개함으로써 부의 획득과정의 투명성을 확립하고,과거에는 반대급부를 노리고 정치인에게 주던 정치자금을 이제는 새로운 사회적 책임의식하에 공공목적을 위해 사용해야 할 것이다.나아가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할 수 있는 적정한 소유·지배구조를 모색하는 노력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정부가 해야 할 일도 많다.먼저 공정한 경쟁규칙의 확립,규제개혁 등을 통해 시장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공정한 경쟁 및 그 결과의 승복은 시장경제의 핵심적 작동원칙이다.그러나 우리 사회의 평등주의적 사고방식,경쟁제한적 정책과 관행,정책과정의 불투명성 등이 이 원칙의 확립에 장애가 되어 왔다. 그래서 공정한 경쟁의 결여 및 패배인정을 거부하려는 태도가 여전히 심각한 문제로 남아 있다.정부는 각종 진입 및 퇴출장벽을 제거하고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규칙과 질서를 확립함으로써 모든 경제주체들에게 투명하고 균등한 사업기회를 보장해야 한다.그렇게 하여야만 경쟁의 승자들이 정당성을 인정받을수 있는 것이다. ○공정한 경쟁 규칙 확립을 또한 정부는 부당한 부의 원천을 제거함으로써 부의 획득이 근면,올바른 사업판단,위험감수 등에 대한 응분의 대가로 인식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특히 정치적 특혜의 소지를 제거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정치적 영향력이 개입될 수밖에 없는 공공부문을 최소화하고 공기업을 조속히 민영화해야 할 것이다. 사회적 목적을 위한 부의 사용을 권장하는 반면,부의 포괄적 세습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세제를 개선·집행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이다.투기이득에 대한 철저한 과세와 권력에 의한 특혜를 배제함으로써 부의 정당성을 강화하면서 부가 생산적 활동에 투입되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 제2시내전화 사업권은 누구에게/사업자 선정에 업계 “촉각”

    ◎시장 연3조규모… WLL 등 이용 투자비 절감/데이콤 중심 그랜드컨소시엄 유력후보 등장/케이블TV망 최다보유 한전움직임 큰 변수 제2시내전화사업권은 누구에게 돌아갈 것인가.오는 6월로 예정된 시내전화사업자 선정에 대한 재계의 관심이 뜨겁다. 시내전화는 시장규모가 연간 3조원을 웃도는데다 모든 유·무선통신서비스시장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통신업계의 공룡과 다름없는 존재.2천만명에 이르는 전체 가입자의 10%만 확보해 월 1만원씩의 전화료를 받는다고 가정하면 이론적으로는 매달 200억원의 매출도 보장된다.더구나 제2시내전화사업자는 한국통신처럼 전국에 유선케이블망을 일일히 건설해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무선가입자망(WLL)이나 무선케이블TV망을 이용하면 되기 때문에 투자비를 훨씬 절감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을 안고 있다. 현재 제2시내전화사업자 후보군으로 가장 유력한 대상은 데이콤을 중심으로 하는 그랜드컨소시엄. 이미 오래전부터 시내전화사업을 준비해 온 데이콤은 그랜드컨소시엄을 구성하기 위해 한전을 비롯,대기업들과 협력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데이콤은 한전·도로공사등 자가통신망 보유기업,초고속망사업을 희망하는 기업,한국이동통시냐신세기통신 등 기간통신사업자,케이블TV사업자,중견·중소기업을 모두 끌어들여 자본금 1조원이상의 대규모 컨소시엄을 다음달 25일까지 구성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데이콤은 자신이 동일인 지분한도인 10%의 주식을 갖고 2대주주에게는 7∼8%를,그밖의 컨소시엄 참여업체에 대해서는 3∼5%의 지분을 배정한다는 내부 방침을 세워 놓았다.또 데이콤이 자체적으로 전국 모든 교환국과 통신망을 관리하고 컨소시엄업체에는 연고지의 영업권을 주어 데이콤회선을 재판매하는 형식으로 운영할 계획이다.현재 데이콤컨소시엄에는 효성·대성 등 4∼5개 대기업이 참여할 뜻을 밝혔으며 삼성·현대 등 5∼6개 대그룹이 연합의사를 타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콤의 이같은 구상은 정통부가 제시한 사업자선정기준에 가장 부합되는 것이지만 한전과 대기업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컨소시엄 성사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지난해 개인휴대통신(PCS)사업을 신청했다가 고배를 든 삼성과 현대는 시내전화사업에 강한 집념을 내비치면서도 컨소시엄 참여조건으로 연고지 대도시의 사업권과 통신망소유권을 동시에 보장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데이콤측은 『지역분할 영업방식으로는 한국통신이라는 막강한 경쟁상대와 승산이 없다』는 이유를 내세워 반대하고 있다. 게다가 삼성·현대는 경쟁상대인 LG그룹이 대주주로 있는 데이콤이 시내사업권을 획득할 경우 LG그룹의 힘이 너무 커진다는 점을 무척 경계하는 눈치다. 한전의 향배도 큰 변수다.시내전화사업에 필요한 통신망인 케이블TV망을 가장 많이 가진 한전의 태도는 아직 분명치 않다.한전은 데이콤과 연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안전하게 시내전화사업에 나설 수 있는 길이지만 이 경우 사업주도권을 데이콤에 내줄수 밖에 없다.따라서 한전이 제2대 주주로 있는 회선임대사업자인 두루넷과 케이블TV사업자들을 앞세워 재벌기업들과 함께 별도의 컨소시엄을 구성할 가능성도 있다. 통신업계는 컨소시엄 구성 마감일인 다음달 25일까지 데이콤·한전·대기업위주의 대연합이 이뤄지면 시내전화사업권의 향방이 쉽게 결정나겠지만 한전과 대기업들이 제몫 챙기기를 고집하면 매우 복잡한 양상이 벌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불씨안고 마주앉은 여야/향후 정치권의 향방

    ◎일단 협상 착수… 출발점 달라 난항 예고 정국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여야는 21일 청와대에서 정당간 총재회담을 가졌으나 완전합의 도출에는 실패했다.노동법 재개정을 포함한 모든 문제를 『국회에서 논의하라』는 김영삼대통령의 제의를 야권의 김대중·김종필총재가 거부함으로써 더이상 진전되지 못한 것이다.그러나 국민회의측은 이날 회담을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하고 있어 노동정국은 대화국면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없지않다. 여야 모두 회담이 끝난뒤 『한마디로 만족할만한 결과는 얻지 못했다』고 말한다.이홍구 대표도 곧바로 고위당직자회의를 열어 향후 정국운영 방안을 논의했다.이번주 중으로 당무회의·고문단 회의·의원총회 등을 잇따라 갖고 당의 최종방침을 정할 방침이다. ○당무회의·의총 개최 야권도 여권에 대한 압박을 계속한다는 전략아래 후속 대응책 마련에 들어갈 움직임이다.현재로는 야권공조 등의 방법을 통해 일단 그 강도를 높일 것으로 관측된다. 여야간 총재회담이 이처럼 기대에 미치지 못한 큰 이유는 여야간 정국에 대한 인식차이로 요약된다.여권은 국민여론이 국회에서 재개정을 논의하라는 것으로 읽고 있는데 반해 야권은 처리절차상의 문제점을 꼬집으며 「원천무효」를 요구하고 있다는 주장이다.여권논리의 수용은 곧 국회 처리절차를 정당화시켜준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이해관계 얽혀 지금으로서는 여야간 인식의 폭을 좁힐 해법이 마땅치않다.그 밑바탕에는 오는 12월 대선을 겨냥한 각 당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있는 까닭이다.여권은 임기말 효율적인 국정운영을 포기해야 할 처지이고,야권은 모처럼의 호기를 무위로 돌려야 할 판이다.회담후 신한국당은 『국민앞에서 김대통령의 생각을 야당에게 잘 전달했다』며 야권의 태도변화를 촉구했으나 야권은 『김대통령이 원천무효 자체도 국회에서 논의하라고 한만큼 여권이 응답할 차례』라며 상반된 해석을 내놓은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그렇다고 정국이 총재회담 이전처럼 「제갈길」로 치달을 것 같지는 않다.현시국에 대해 「난국」으로 인식을 같이한데다 김대통령이 파업주동자에 대해 「영장집행유예」의 제안을 내놓는 등 진전으로 평가할 대목이 많다.자민련 김종필 총재와 달리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가 회담결과에 대한 평가를 유보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단 대화기조 형성 이렇게 볼때 여야간 최종합의엔 실패했으나 일단 대화의 큰 틀은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해빙무드 속에 난기류 혼재」의 형국인 셈이다.신한국당은 이같은 인식아래 22일중으로 여야간 총무회담을 공식 제의,먼저 물꼬를 틀 생각이다. 현재로는 야권도 무턱대고 거부만 할 수는 없어 대치전선에 조만간 대화복원 기류가 형성될 전망이다.
  • 이제 국회에서 문제 풀라(사설)

    김영삼 대통령이 여야 지도자와의 청와대회담을 통해 국회에서 노동관계법과 안기부법을 재론하는 것을 줄거리로 하는 시국수습의 큰 방안을 제시했다.대통령은 불법파업주동자에 대한 사전영장집행도 유예시킴으로써 그동안 야당이 주장해온 요구사항을 수용했다.우리는 시국수습을 위한 전기를 마련한 이같은 결단을 높이 평가하면서 야당과 노동계가 이를 흔쾌히 받아들여 국회소집과 파업종식 등으로 국론분열의 혼란을 깨끗이 해소하고 경제난해결에 국민저력을 결집하는 새로운 출발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대통령의 해법은 노동관계법의 재개정불가라는 종전의 여당방침을 수정한 일대양보가 아닐수 없다.야당이 주장해온 청와대회담과 공권력 집행유보,노동법의 재심의도 사실상 전폭적으로 수용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당의 두 김총재가 노동법 등의 무효화와 재심의를 주장하면서 흔쾌한 합의에 도달하지 않은 것은 지나쳤다고 본다.재심의든 재개정이든 중요한 것은 국회에서 재론하여 고칠 것은 고친다는 것이다.이미 공포절차를마친 법의 무효화만 요구하는 것은 항복을 받아내겠다는 자세지 대화와 양보로 사태를 해결하겠다는 태도로 볼 수가 없다.대화는 서로의 양보를 전제하는 것이며 대통령의 양보에 대해 종전주장만 고집한다면 대화로 풀기는 불가능할 것이다. 이런 무리한 주장은 야당이 국가적 차원의 경제난해결에는 관심이 없이 대결정치로 정권을 흔들자는 대선전략에만 집착한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설사 불만이 있더라도 대화의 물꼬를 튼 이상 모든 현안과 장외혼란을 국회로 끌어들여 수습에 동참해야 한다. 지난 4주일간의 파업은 2조6천억원의 조업손실과 2천1백억원의 임금손실을 가져왔다.청와대회담 이후에도 막대한 희생을 가져오는 어리석은 국가적 자중지란을 계속한다면 그 책임과 비난의 화살은 야당과 노동계에 쏠릴 것이다.정상상태 회복을 위한 야당의 결단을 촉구한다.
  • 김 대통령,종교계 지도자 연쇄면담 안팎

    ◎“대화로 시국수습” 수순밟기/정계·사회단체 원로로 만나 의견들을듯/「야당총재와 대화」로 방일전성사 가능성 청와대 관계자들은 19일 김수환 추기경이 전날 정부·여당의 대화의지를 의심하면서 비난한 것에 불편한 심경을 내비췄다.한 관계자는 『김추기경은 지난 17일 김영삼 대통령과 1시간30분동안 충분히 의견교환을 했다.그런데 바로 돌아서서 그럴 수 있느냐』고 말했다.이런 언급은 김대통령의 심기와도 통해 있을 것이다. 김대통령은 「국면전환」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능력을 지녔다.김대통령은 지금 「대화로 시국을 풀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대통령의 다음 행보를 지켜봐야지,「압박」하려는 태도는 문제를 꼬이게 할 수 있다는 게 청와대당국자의 지적이다. 김대통령은 명동성당측 요청에 따라 김추기경을 면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반면 18일 개신교대표 면담에 이은 20일 송월주 조계종총무원장의 청와대 초청은 김대통령이 직접 결정했다.김대통령은 원로로부터 『주로 의견을 듣고 있다』고 한다.난국수습의 해법을 머리에 그리며 수순을 밟고 있는 느낌이다. 일정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김대통령은 정계 및 사회단체 원로도 청와대로 초청,솔직한 시중여론을 청취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국가 원로와의 대화가 여야총재간 회담으로까지 이어질지는 속단할 수 없다. 청와대 당국자는 여야총재간 회담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야당의 태도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야당이 노동법파문을 대통령선거를 향한 정쟁도구로 이용할 의도를 버릴때 청와대회담도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노동법개정에 대해 안을 내놓고,국회내 대화자세를 갖출때 김대통령이 야당총재와의 만남을 꺼릴 이유는 없다. 김대통령은 25∼26일 벳푸 한·일 정상회담이라는 외교행사를 앞두고 있다.벳푸방문을 전후해 자연스럽게 여야총재회담이 성사될 여지가 있다. 노동법 재개정불가,불법파업주동자의 사법처리 등 「원칙론」에 있어 김대통령은 아직 흔들림이 없는 듯 싶다.하지만 김대통령이 「열린 자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야당도 「정권타도투쟁」 등 「진부한 구호」에서 벗어난다면 정국은 의외로 빨리 수습될 수도 있다.
  • “3월까지 「좋은 식단」표본작성 배포”/양상렬 전주시장(인터뷰)

    ◎1200여 음식점에 반찬수 점검 카드 비치/가정서도 덜어 먹는 식생활 문화 가꿔야 「맛의 고장」 전주의 식생활 문화에 비상이 걸렸다.전주시가 지난해 말부터 「음식물쓰레기 50% 줄이기운동」을 펼치면서 음식점의 반찬 수를 줄이도록 강력히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전주의 오랜 음식 문화에 변화의 도전장을 던진 양상렬 전주시장은 『음식물 쓰레기가 전체 생활 쓰레기의 3분의1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매립 비용 절감과 환경오염 방지를 위해 이 운동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식당의 반찬 수를 제한해 「맛의 고장」이라는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요. ▲그 점이 제일 걱정스러웠습니다.그래서 음식 종류 별로 반찬수를 일정하게 제한하기로 내부적인 방침을 정한 뒤 여러 경로를 통해 적정성 여부를 세밀하게 분석했습니다.실제로 지난해 11월 전주의 대표적인 음식인 한정식의 반찬수를 32가지에서 16가지로 대폭 줄이기로 하자 시민들을 비롯,출향 인사들까지 전화를 걸어와 전주의 전통 한정식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 아니냐며 우려했습니다.결국 반찬수는 25가지로 다시 상향조정했습니다. ­전주 지역의 음식물쓰레기 배출 실태는. ▲전체 생활 쓰레기의 31%가 음식물 쓰레기로 하루 평균 200t정도가 배출됩니다.음식물쓰레기는 대부분 수분함유율이 높아 악취와 침출수 발생,해충 번식 등 극심한 환경오염을 일으킵니다.음식물쓰레기에 의한 피해는 다른 쓰레기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큽니다. ­어떤 식으로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운동을 추진할 것인지요. ▲음식물 쓰레기를 효율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업소와 가정이 함께 참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음식점의 경우 이미 대상업소 1천200여곳에 적정 반찬수를 지키는지 지도 점검할 수 있는 카드를 비치토록 했습니다.또 오는 3월까지는 「좋은식단」의 모형을 만들어 각 업소에 내줄 방침입니다.식당업주와 종업원들에 대한 지속적인 홍보와 함께 7월부터는 위반업소에 대해 영업정지 등 강력한 행정처분을 내릴 계획입니다.각 가정에서도 음식재료를 필요한 만큼만 구입하고 조리한 음식은 덜어먹는 습관을 생활화하는 등 식생활의 형태도 새롭게 바뀌어야 합니다. ­지난해 12월15일부터 전주시 호동골 매립장에서 젖은 음식물쓰레기의 반입을 금지하고 있는데 효과가 있는지요. ▲물론입니다.젖은 쓰레기반입을 금지한 뒤 가정과 음식점 등에서 배출되는 생활쓰레기가 줄어드는 추세입니다.일부에서는 아직까지 젖은 쓰레기를 일반 비닐봉투에 담은 뒤 다시 규격 쓰레기봉투에 넣어 버리고 있는데 이는 환경오염을 더욱 가중시키므로 반드시 시정되어야 합니다.
  • 여 노동법 등 단독처리­정부 불법파업 대응

    ◎노동쟁의 대상 벗어나 “강경 대처”/검찰 비상체제 돌입… 주동자 등 대량 구속 불가피 노동계의 총파업 움직임에 대한 검찰 등 사법당국의 분위기는 단호하다.총파업 자체가 불법이므로 주동자나 파업참가자에 대한 사법처리는 당연하다는 것이다. 이같은 방침이 구체화되면 대량 구속사태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검찰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총파업 움직임은 노동쟁의의 범주를 벗어난 명백한 불법행위라고 강조한다. 노동쟁의법은 「노동쟁의」의 대상을 임금,근로시간,후생,해고,대우 등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으로 제한하고 있다.특히 노동쟁의법 제3조는 「쟁의행위」를 동맹파업,태업,직장폐쇄,기타 노동관계 대상자가 주장을 관철할 목적으로 행하는 행위와 이에 대항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다시 말해 노동쟁의는 사용자에게 처분권한이 있는 사항이나 근로조건개선 등을 문제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노동계의 이번 총파업은 노동법 개정과 관련,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실력을 행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용자의 처분권한을벗어났고 노동쟁의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검찰은 이에 따라 파업주동자에 대해서는 형법상의 업무방해죄(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백만원 이하의 벌금)로 처벌하기로 했다.개별사업장의 파업에 적극 가담하거나 이를 지시·선동한 한국노총·민주노총 지도부에 대해서는 업무방해죄의 교사범 또는 공동정범으로 의법처리할 방침이다. 검찰은 27일 노동부·검찰관계자 등 관계기관대책회의를 갖고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이날부터 전국 지검·지청에 대해 비상근무체제에 돌입,관내 주요사업장의 동향을 매일 점검토록 지시했다.특히 노조상급단체 관계자나 개별사업장 노조의 핵심간부,운동권 학생들의 파업선동이나 파업개입행위를 집중감시토록 시달했다.각종 집회에서의 발언내용이나 각종 회의자료도 수집,사법처리에 대비토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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