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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사랑받는 기업, 존경받는 CEO/최성용 서울여대 경영학과 명예교수

    [기고] 사랑받는 기업, 존경받는 CEO/최성용 서울여대 경영학과 명예교수

    최근 한 대기업 총수의 구속은 종전의 집행유예 선고 석방이라는 면죄부 부여의 관행과는 달라 크게 주목을 끈다. 한국의 간판기업인 일부 재벌대기업의 모럴 해저드 현상의 만연과 심각성은 조속히 치유해야 될 병폐다. 한국은 세계 7번째 ‘20-50클럽’에 올라 국제사회에서 선진국 문턱에 진입한 성공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20K)와 인구 5000만명(50M) 이상을 달성한 국가는 지금까지 단 6개국에 불과하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서울대 석좌교수는 “기적의 한국 경제를 배우러 왔다.”고 말했다. 한국경제가 세계 유례 없는 초고속성장을 이룩한 저변에는 삼성의 이병철, 현대의 정주영과 같은 탁월하고 선견적인 경영자들과 이들의 불굴의 기업가 정신이 있었다. 발전의 초석이었다. 근자에 재계에서 연이어 터진 대기업 및 그룹 오너들의 비리와 작태는 더 이상 선대의 모습이 아니다. 형제간 유산상속 분쟁, 자금 유용과 거액 해외 은닉, 저축은행의 고객예금 횡령과 유용 등은 대기업들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초래하는 단초다. 프랑스 기업인들이 ‘부자세’ 신설로 증세를 주장하고, 미국에는 ‘워런 버핏세’로 기업인들이 사회공헌에 앞장서는 모습들과 비교해 볼 때 사뭇 대조적이다. 양(洋)의 동서를 막론하고 자본주의사회의 기업은 그 역할이 매우 크다. 경영의 구루(Guru) 피터 드러커가 “오늘날 자본주의사회에서 기업은 가장 대표적·지배적인 기구”라고 말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사회적 존재로서의 기업과 경제발전의 주역인 공인으로서의 CEO가 본업으로부터 일탈된 행태를 보일 때 대다수 국민들에게 기업 이미지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촉발시키고 사회적 갈등을 더욱 증폭시킨다. 재벌 대기업들은 최대의 지원자이자 최대의 고객인 국민을 존중하며 어렵게 대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재벌 대기업은 권위주의나 비민주적 요소를 청산하고 의식개혁, 도덕성 회복을 통해 기업, 사회 및 국가에 대한 책무를 다해야 한다. 기업의 경영권은 주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이며, 기업이 매출을 많이 올리고 영업이익을 많이 내는 것을 목표로 삼는 시대는 지났다. 더 중요한 것은 기업과 CEO가 국민들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는 것이다. 이윤의 극대화만을 추구해서는 기업의 미래는 없다. 미국의 경우, 사랑받는 기업들의 지난 10년간 평균수익률은 미국 500대 기업 평균 수익률의 9배에 달했다고 하니 사랑받는 기업이 돈도 많이 버는 것임이 분명하다. 미국의 주요 투자기관들이 세계기업들의 매출, 경영관리, 사회공헌도 등을 평가한 바에 따르면 애플이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1위, 삼성전자는 36위에 올랐다. 한국의 재벌 대기업들은 자신들의 창의와 혁신만으로 오늘의 자리에 오른 것이 아니다. 그들의 오늘은 기업주의 노력, 정부의 지원, 국민의 희생, 임직원의 헌신이라는 4자의 공동작품임을 명심하고, 기업과 CEO들이 국민과 사회로부터 사랑받고 존경받는 존재로 거듭나도록 환골탈태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사랑받는 기업, 존경받는 CEO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이때 비로소 한국경제는 세계 속에서 지속 성장과 발전을 이루고 경제강국으로 우뚝 서게 될 것이다.
  • 성인클럽 ‘폴댄스’도 과연 문화 예술일까?

    성인클럽에서 여성 댄서들이 추는 폴댄스(봉을 이용해 추는 춤) 혹은 랩댄스(상대 무릎 위에서 추는 춤)도 과연 문화 예술에 해당될까? 지난 23일(현지시간) 뉴욕주 대법원이 올버니 근교 성인클럽 업주들이 이와 관련해 제기한 비과세 소송을 기각했다. 이들 업주들은 과거 “스트립 댄서들의 연기가 주법에 명시된 ‘예술 연기’에 해당돼 수입을 비과세로 해야한다.” 면서 뉴욕주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뉴욕주 법에 따르면 연극이나 뮤지컬 공연 등으로 벌어들인 수입에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아 성인클럽 업주들은 이를 이유로 뉴욕시 측과 법정 공방을 벌여왔다.   이에대해 재판부는 4대 3의 평결로 업주들의 소송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폴댄스 연기가 운동이나 예술적인 요소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같은 조건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비과세 혜택을 얻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근소한 차이로 소송이 기각되자 성인 클럽측은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클럽측 변호인은 “업주 측과 우리 모두 법원의 판결에 실망했다. 연방대법원에 상고할 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성인클럽 측은 2002년부터 3년 간의 수입에 대한 세금 12만 5000달러(약 1억 4000만원)를 회피하기 위해서 이같은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뉴스팀 
  • 삼성 - 애플, 이번엔 ‘태블릿PC 전쟁’

    삼성 - 애플, 이번엔 ‘태블릿PC 전쟁’

    삼성과 애플의 ‘글로벌 태블릿 전쟁’이 또 한번 본격화될 전망이다. 애플은 삼성의 아성인 7인치대 시장에 보급형 제품을 내놓았고, 삼성도 ‘윈도8’ 운영체제(OS)로 무장한 새 태블릿을 선보이며 애플이 장악한 10인치대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두 회사 모두 상대의 핵심 영역을 노리고 있어 조조와 원소가 서로의 핵심부로 돌격한 ‘관도대전’(삼국지 3대 격전 가운데 하나)을 연상케 하고 있다. ●삼성전자, 11.6인치 태블릿 ‘아티브’ 출시 삼성전자는 24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갖고 지난 8월 유럽 최대 가전행사인 ‘국제가전전시회(IFA) 2012’에 출품했던 ‘아티브 스마트PC’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스크린과 키보드가 분리 가능해 태블릿과 노트북으로 동시에 쓸 수 있는 ‘컨버터블’형이다. 사무실에서는 노트북으로 사용하다가 밖에 나갈 때는 키보드를 떼고 태블릿PC처럼 쓰면 된다. 터치 기반인 ‘윈도8’ OS 사용자인터페이스(UI)에 최적화된 터치 스크린과 ‘갤럭시노트’ 시리즈로 인기를 모은 ‘S펜’도 탑재했다. 여기에 자이로(중력감지장치), 위성항법장치(GPS) 등의 위치 센서를 탑재해 내비게이션, 나침반 등 기능의 활용도를 높였고 800만 화소 후방 카메라도 탑재했다. 가격은 일반형 109만원, 고급형 159만원이다. 삼성은 아티브 스마트PC가 윈도 기반으로 태블릿과 노트북 기능을 겸한 만큼, 새 노트북 수요층의 상당수를 끌어모아 10인치대 태블릿 시장에서 상당한 파괴력을 가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남성우 삼성전자 정보기술(IT)솔루션사업부 부사장은 “(콘텐츠 소비 위주인 기존 태블릿과 달리) 하나의 기기로 콘텐츠 생산과 소비가 모두 가능한 새로운 영역의 제품을 창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애플도 하루 앞서 23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 캘리포니아 극장에서 7인치대 태블릿PC ‘아이패드 미니’를 공개했다. 아이패드 미니는 화면 크기가 기존 아이패드(9.7인치)보다 줄어든 7.9인치이지만, 해상도는 아이패드2와 같은 1024×768이다. 색상은 이전 제품과 마찬가지로 검은색과 흰색으로 출시됐다. 7인치 태블릿 시장은 2010년 삼성전자가 ‘갤럭시탭’을 내놓으며 만들어 낸 시장이다. 고(故) 스티브 잡스 애플 공동 창업주는 7인치 태블릿에 강한 거부감을 가졌지만, 애플 수뇌부는 지속적으로 커지는 시장 수요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었다. ●애플도 7.9인치 ‘아이패드 미니’ 공개 와이파이(무선랜) 전용 제품은 16GB(기가바이트)와 32GB, 64GB 모델로 출시됐으며 가격은 각각 329, 429, 529달러로 책정됐다. 3세대(3G)와 롱텀에볼루션(LTE) 이동통신을 지원하는 모델의 가격은 459~659달러다. 아이패드 미니(와이파이 전용)는 26일부터 예약판매하며 11월 2일 출시된다. 한국은 미국·영국·프랑스·일본 등 30여개국과 함께 아이패드 미니의 1차 출시국에 포함됐다. 애플은 이날 4세대 아이패드와 레티나 화면을 장착한 새 13인치 맥북 프로, 새 아이맥도 공개했다. 4세대 아이패드는 전작 ‘뉴아이패드’의 A5X 프로세서보다 구동·그래픽 성능을 2배 높인 A6X 프로세서를 달았다. 특히 애플은 지금까지의 제품 발표 관행을 깨고 6개월 만에 새 아이패드 제품을 내놓았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스마트기기 시장에서 1년마다 신제품을 내놓는 것이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애플 주가는 전날보다 3.26%(20.67달러) 급락한 613.35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아이패드 미니의 가격이 예상보다 비싼 것으로 드러나면서 주식시장에 충격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사설] 장년 나이 늘어난 만큼 더 일할 수 있어야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 고령화 시대에 맞게 개정돼 엊그제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고령자(55세 이상) 및 준고령자(50~55세 미만) 명칭을 장년으로 변경하고 1년 이상 근무한 장년 근로자는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골자다. 우리나라는 이미 2009년 기대수명이 80세를 넘을 정도로 장수시대에 접어들었다. 보건의료의 발전으로 50대 후반뿐 아니라 60대도 충분히 일할 수 있는 만큼 고령화 사회에 발맞춰 고용 관련 법을 정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한창 일할 수 있는 40대를 가리키는 장년(壯年)이 50대 이상의 장년(長年)으로 개념이 바뀐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 50대 이상은 노동연령이 고령이라는 사회적 고정관념을 걷어내는 것일 뿐만 아니라 65세 이상도 취업의사가 있으면 일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고용연령이 확장된 만큼 건강검진·산업재해·근로조건 등도 합리적으로 정비되어야 할 것이다. 또 장년근로자들에게 15~30시간의 범위에서 근로시간 단축권을 부여하고, 사용자가 대체인력 채용 불가능 또는 사업운영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등의 경우 외에는 받아들이도록 한 것은 고용의 신축성을 부여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장년근로자들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제2의 인생을 대비할 수 있고, 근로시간 단축으로 장년근로자를 채용하면 정부가 고용지원금을 주니 일자리 나누기 효과도 기대된다. 근로시간 단축이 사업주와 근로자 서로에게 도움이 되어야지 고령자 퇴출, 임금 삭감 등의 수단으로 악용되어선 안 된다. 이번 조치로 일할 의지와 능력이 있으면 나이와 상관없이 일할 수 있는 사회분위기가 정착되어야 한다. 기업과 근로자는 머리를 맞대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노동시간 감소로 소득이 줄어드는 대신 정년이 연장되면 노사 모두에 도움이 될 것이다.
  • [사설] 국민연금 올리기 전에 잘못된 것부터 고쳐라

    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그제 국회 국정감사에서 “연금의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고 노후 보장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하려면 보험료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의 지속성과 재정 안정을 위해 5년마다 실시하는 재정추계가 발표되는 내년 3월이면 보험료 인상문제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2008년 추계 당시 국민연금 적립금은 2043년 최고점에 도달한 후 2060년 완전 고갈될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국회 예산정책처는 지난 8월 인구 오류 추계를 바로잡은 결과 국민연금 재정은 2041년 적자로 돌아선 뒤 2053년 완전 고갈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유성 고려대 통계학과 교수는 국민연금 고갈 시점을 2049년으로 예측했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 등을 감안하면 현행 9%인 보험료율을 12~14%까지 단계적으로 올려야 한다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는 것 같다. 국민 노후생활의 젖줄 역할을 하는 국민연금 재정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재정 안정 못지않게 국민연금에만 유독 불리하게 적용하고 있는 불합리한 부분부터 고쳐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국민연금은 공무원연금이나 사학연금과는 달리 전업주부로 신분이 바뀌면 다치거나 사망해도 연금을 한푼도 받지 못한다. 부부가 함께 국민연금에 가입했더라도 배우자가 사망하면 유족연금을 20%밖에 받지 못한다. 한 사람에게 혜택이 집중되는 것을 제한해야 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공무원연금은 삭감비율이 50%다. 월소득 상한액이 389만원으로 묶여 있어 더 내고 더 받고 싶어도 방법이 없다. 반면 공무원연금 상한액은 747만원이다. 게다가 국민연금은 평생 평균소득의 40%(공무원연금은 60%)여서 아무리 많이 받아도 월 120만원 남짓한 수준이다. 생계비에 턱없이 못 미치는 ‘용돈 연금’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따라서 유족연금이나 장애연금처럼 맞벌이 추세에 역행하는 불합리한 지급 제한규정을 비롯, 현실에 맞지 않은 소득 상한액 등을 모두 바로잡은 뒤 여기에 맞춰 재정 추계를 하고 보험료를 조정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라고 본다. 공무원연금이나 사학연금에 비해 가입자에게 지나치게 인색하게 설계돼 있는 국민연금 지급구조도 ‘노후 보장’에 초점을 맞춰 손질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보험료 인상이 지지를 얻을 수 있다.
  • ‘불산’ 복구비 292억 지원 ‘운전중 DMB’ 행위 벌금

    정부는 경북 구미에서 발생한 불산가스 누출 사고에 대한 1차 재해복구비로 예비비 107억원 등 총 292억원을 우선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23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의 2012년도 일반회계 목적예비비 지출안 등을 심의, 의결했다. 산림청은 임산물과 산림 피해 복구에 87억원, 환경부는 피해 농작물 등 폐기물 처리에 15억원, 소방방재청은 생계지원금과 응급·장기구호비로 5억원 등 예비비 107억원을 지원한다. 예비비를 포함한 정부의 1차 지원금은 기정 예산 96억원, 지방비 87억원 등 모두 292억원이다. 또 운전 중에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스마트폰 등의 영상물을 보거나 조작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면 2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도로교통법 개정안도 처리됐다. 강간, 강제추행, 강·절도죄로 벌금형 등을 선고받고 5년이 지나지 않으면 경비원이 될 수 없도록 하는 경비업법 개정안도 의결했다.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한 사업장에서 1년 이상 근무한 50세 이상 장년(長年) 근로자가 주 15∼30시간 범위에서 근로시간 단축을 신청하면 예외사유에 해당되지 않을 경우 사업주가 이를 허용하도록 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캠핑 인구 200만명 시대, 우리 가족 놀러 간 곳도 혹시…

    캠핑 인구 200만명 시대, 우리 가족 놀러 간 곳도 혹시…

    “미리 예약하면 2만 5000원, 현장에서 빌리면 3만원이다.”(충남 태안군 사설 오토캠핑장 업주) “태안해안국립공원에서 운영하는 2곳 외에 개인이 하는 오토캠핑장은 없다.”(가재연 태안군 관광기획계장) 무등록 오토캠핑장이 판치고 있다. 캠핑 인구가 올해 120만여명에 이어 내년에 200만명까지 예상되는 등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면서 오토캠핑장이 마구 들어서고 있으나 관련 법이 부실해 관리가 안 되고 있다. 23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전국 1238곳의 국공립 및 사설 캠핑장 중 등록된 곳은 경기 가평군 자라섬오토캠핑장 등 단 10곳이다. 오토캠핑장은 관광진흥법상 차량 1대당 80㎡ 이상의 주차·휴식 공간과 2차선 이상의 진입로를 확보하는 것 외에 상하수도, 전기, 방송, 공중화장실, 공동취사장을 갖춘 뒤 관할 시·군·구에 ‘자동차 야영장업’으로 등록해야 한다. 김선영 충남 금산군 주무관은 “기준을 충족하는 캠핑장이 없다.”면서 “법이 모호하고 강제 규정이 없어 등록을 하지 않으니 단속은커녕 관리할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주로 산속이나 계곡 등에 캠핑장이 있어 이 같은 기준을 충족하기가 쉽지 않다. 김 주무관은 “오토캠핑장이 불법을 저질러도 영업 정지 등의 제재 수단이 없다.”고 혀를 찼다. 금산군 J오토캠핑장은 주민들이 마을 잔디밭에 60여개 야영 캠핑터를 만들어 하루 1만 5000원을 받고 있다. 간단한 수도·전기 시설과 화장실 등이 전부다. 인근에서도 토지 소유주가 오토캠핑장을 만든 뒤 하루 2만원을 받는다. 제도적으로 정비가 안 된 상태에서 관광농원이나 펜션을 했던 농촌 주민들도 캠핑 붐을 타고 너도나도 영업에 뛰어드는 것이다. 민간업자들이 제도적 허점을 노리고 정화조와 오·폐수 시설을 부실하게 설치하고 비싼 이용료를 받는 등 돈벌이에 열을 올리고 있어 캠핑족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는다. 심지어 정부가 4대강 사업으로 만든 충남 금산군 제원면 인삼골오토캠핑장조차 진입로와 전기시설 등이 없어 등록이 안 됐다. 문화부가 예산을 지원하고 시·군에서 운영하는 오토캠핑장 40곳 중에서도 등록된 곳은 거의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선 시·군에서 오토캠핑장 실태를 파악하지 못하거나 묵인, 방치하고 있다. 태안군만 해도 사설 캠핑장이 10개 안팎에 이르지만 군은 짐짓 딴소리를 했다. 변변한 안전장치도 없다. 보험 가입 의무가 없는 등 법적 규정이 없어 캠핑족들은 안전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사고 시 보상 문제 등에서 속수무책이다. 태안군 소원면 G오토캠핑장 주인은 “보험, 그런 거 왜 들어요.”라며 화를 냈다. 이곳은 하루 2만 5000원을 받고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다. 1999년 6월 대형 화재가 발생해 23명이 목숨을 잃었던 경기 화성시 ‘씨랜드’ 자리에도 캠핑장이 들어서 영업 중이지만 별다른 조치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부 관계자는 “오토캠핑장에 대한 법적 규제는 없지만 쓰레기 투기 시 해당 법으로 처리하는 등 개별법으로 규제하면 된다.”면서도 “(오토캠핑장 관리에) 문제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규제를 강화하도록 법 개정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삼성엔지니어링, 8억 7000만弗 플랜트 수주

    삼성엔지니어링은 22일 사우디아라비아의 루브레프사가 발주한 8억 7000만 달러 규모의 윤활기유 플랜트 프로젝트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얀부 정유 단지에서 진행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기존 윤활기유 생산 플랜트를 확장하는 것으로, 공사가 완료되면 연간 생산량이 28만t에서 71만t으로 대폭 늘어난다. 완공은 2015년 7월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발주한 루브레프사는 삼성엔지니어링의 단골로 세계 최대 국영석유 기업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자회사다. 이번 수주를 통해 삼성엔지니어링이 아람코로부터 따낸 플랜트 공사 규모는 60억 달러에 이른다. 김동운 삼성엔지니어링 부사장은 “사우디 시장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과 기술력을 사업주가 믿어준 것이 수주에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삼성엔지니어링은 설계부터 시운전까지 전 분야를 맡는 일괄턴키 방식으로 이번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최근 전세계적으로 저황, 고점도 등 친환경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중동을 중심으로 이를 생산하기 위한 플랜트 사업의 발주가 늘고 있다.”면서 “이번 프로젝트에서 우리가 정유 플랜트 분야에서 유일하게 경험하지 못한 수소첨가분해 기법에 대한 노하우도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착한 가격 업소’ 고객 만족도 높아

    만원짜리 한 장으로 두 사람이 점심을 해결할 수 없는 시대에 정부가 지정한 ‘착한가격업소’는 직장인들에게 한줄기 희망이 되고 있다. 이용객들은 가격은 물론, 서비스와 품질, 청결도에 대해서도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행정안전부는 22일 “지난해 11월 개인서비스 요금 안정을 위해 처음 도입한 이후 지금까지 6975개 업소가 착한가격업소로 지정됐으며, 지난달까지 이용고객 1405명과 주부물가모니터단 581명 등 318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70.8%가 가격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면서 “이와 함께 서비스 만족도(69.5%), 품질 만족도(69.1%), 청결 만족도(64.7%) 등 가격 외적인 부분에서도 모두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한 착한가격업소가 물가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물음에서는 ‘효과적’이라는 응답이 54.3%를 차지해, 효과 없는 편(12.3%)이라는 응답을 훨씬 상회했다. 해당 업소뿐 아니라 주변 업소의 가격 결정 과정에도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반면 같은 질문을 받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495명 중 41%, 주부물가모니터단 581명 중 44%만이 물가안정에 효과적이라는 답을 내놨다. 한편 업주 705명이 응답한 ‘착한가격업소 지정이 매출에 미치는 영향’ 설문 항목에서는 ‘차이 없다’는 비율(50.4%)이 ‘조금이라도 향상됐다’는 응답 비율(48.0%)보다 더 많아 아직까지 착한가격업소 업주들의 전폭적인 환영을 받지는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올해 7132개가 지정된 뒤 폐업하거나 지정이 취소된 곳을 제외하고 6975개에 이르는 착한가격업소는 서울과 경기에 각각 15.8%, 15.3%로 분포돼 있고, 경북(7.8%), 제주(1.8%)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시·도에 5~6% 비중으로 지정돼 있다. 심보균 행안부 지역발전정책국장은 “업주와 고객의 만족은 물론, 물가안정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정책으로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면서 “앞으로 정기적인 점검을 통해 착한가격업소를 더욱 내실 있게 관리해 나가는 한편, 더 많은 소비자들이 널리 이용할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부패경찰 인터넷 공개 추진

    비위를 저지른 경찰의 신상정보와 내용을 인터넷에 공개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경찰과 유착한 유흥업소 주인이 비위 사실을 자진 신고하면 형량을 낮춰 주는 자진신고자 감면제 도입도 검토된다. 경찰쇄신위원회는 21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권고안을 경찰청에 전달한 뒤 5개월간의 활동을 마무리했다. 쇄신위원회는 ‘이경백 사건’부터 ‘오원춘 사건’까지 경찰이 부정부패에 연루되고 강력범죄가 판치는 일이 거듭되자 경찰청이 “국민의 뜻을 담아 해법을 모색하자.”는 취지로 외부 전문가 17명을 모아 지난 5월 발족했다. 쇄신위는 경찰의 부정부패를 막기 위해 불법 풍속영업 업주와 유착하거나 기업이나 개인에게 사건청탁을 받는 등 비위로 적발된 경찰관 명단과 처벌 내용을 경찰서 홈페이지 등에 일정기간 공개하라고 권고했다. 불법 풍속업소 업주 등도 형사처벌 외에 실명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제안했다. 쇄신위는 또 풍속영업 업주와 단속경찰관 사이의 해묵은 부패 고리를 끊기 위해 경찰과 유착한 사실을 자진 신고하는 업주에 대해 처벌 수위를 낮춰 주는 제도의 도입도 권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 사실을 자진신고하는 회사의 제재 수위를 낮춰 줘 기업들의 자수를 유도하는 ‘리니언시’ 제도와 비슷한 것이다. 또 경찰의 부패가 남성 중심적인 조직문화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고 보고 비위 발생에 취악한 부서에 여성 경찰관을 확대 배치하는 한편 총경 이상은 청렴도를 인사평가에 반영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비위 경찰 정보의 인터넷 공개는 특별법 등을 마련해야 하는 문제여서 국민권익위원회 등 다른 부처와 국회 등과 협의해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경찰 비위 관련 통계 공개 등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적극적으로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임신한 여성변호사 강제 휴직’ 檢 수사 나선다

    ‘임신한 여성변호사 강제 휴직’ 檢 수사 나선다

    임신을 이유로 소속 변호사에게 강제 휴직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진 법무법인 대표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들어갔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이정회)는 남녀 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청년변호사협회에 의해 고발된 J법무법인 임모(47) 대표변호사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21일 밝혔다. 검찰은 조만간 고발인을 불러 고발 경위와 내용을 확인한 뒤 피고발인에 대한 조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출산이나 임신 등을 이유로 회사에서 부당해고를 당한 사건에 대한 수사는 간혹 있었지만 이번처럼 변호사와 법무법인이라는 특수 관계의 사례는 극히 이례적”이라면서 “황 변호사와 법무법인의 업무상 특성 및 고용관계 등을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J법무법인 소속인 황모(31) 변호사는 결혼과 임신 사실을 알린 직후 2차례에 걸쳐 유례없는 업무실사를 당했고 2차 업무실사 일주일 만에 일방적으로 휴직명령을 통보받았다. 그러자 황 변호사는 법무법인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휴직무효확인 청구소송을 제기했고 이어 청년변회가 대표 변호사를 형사고발했다. 현행법상 사업주는 근로자의 교육·배치 및 승진에서 남녀 차별이 금지되며, 이 규정을 위반한 사업주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형사처벌을 받는다. 청년변회는 “임신과 출산을 이유로 한 부당해고, 휴직명령에 대해 앞으로도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위법사실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위를 밝혀 이를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 변호사들에 대한 차별과 부당한 처우는 취업 단계부터 이뤄지고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올 들어 2차례 여성변호사 360명을 상대로 실시한 고용환경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8%가 취업하는 데 남성보다 불리하다고 했다. 출산·육아 등 가정과 일의 양립이 어렵기 때문이라는 대답이 55%로 가장 많았다. 여성 변호사는 가정이 생기면 장시간 근무가 어렵다는 인식과 출산휴가시 대체인력이나 급여에 대한 부담이 여성 변호사 채용을 꺼리게 하는 이유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여성 변호사들은 채용 과정에서 연애·결혼·자녀 계획 등에 관한 질문을 예외 없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변호사에 대한 차별에는 주당 60~80시간 일해야 하는 로펌업계의 근무 환경도 영향을 미친다. 근로시간에 대한 조사 결과 주당 40시간 이상 근무가 절반 정도였지만 60시간 이상 근무한다는 비중도 42.4%로 상당히 높았다. 물론 자신이 맡은 사건은 다른 사람과의 공유가 어렵다는 점 등 고유한 업무 특성 때문에 장시간 근무가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로펌 업계에 자리 잡고 있는 관행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야근과 함께 장시간 근무하는 것이 독하고 능력 있는 변호사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여성 변호사 A씨는 “가정이 생기면 야근도 많이 못하고, 출산은 유급으로 휴가를 줘야 하는 부담 때문인지 채용을 꺼리더라.”고 전했다. 로펌에서 인사 업무를 담당했던 B씨는 “아이 있는 여성 변호사는 처음부터 채용에서 배제했다.”면서 심지어 결혼 예정이라는 것을 알고 채용을 취소한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자궁암 수술을 받은 변호사 C씨는 “출산 휴가 3개월을 쓰고 나서 자궁에 혹이 생겼는데 휴가 직후라 수술한다고 말할 수가 없었다.”면서 “추석 연휴 기간에 몰래 수술받았다. 진짜 이렇게까지 해야 되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하염없이 울었다.”고 털어놨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부고] 첫 LPG사 설립 ‘석유화학산업 큰별’ 지다

    LG 창업고문인 구평회 E1 명예회장이 지난 20일 오전 9시쯤 숙환으로 별세했다. 86세. 구 명예회장은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넷째 동생으로, 1926년 6월 경남 진주에서 태어났다. 1951년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락키화학공업사(현 LG화학)에 입사, 기업인으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럭키화학 뉴욕사무소장·전무, 호남정유(현 GS칼텍스) 사장, LG그룹 부회장, LG그룹 창업고문 등을 역임하며 60년간 이어져 온 LG그룹 성장사의 한 축을 담당했다. 1967년 미국 칼텍스와의 합작을 통해 민간 석유화학공업의 시초인 호남석유(현 GS칼텍스)를, 1984년에는 한국 최초 LPG 전문회사인 여수에너지(현 E1)를 설립해 한국 중화학공업 발전의 토대를 마련했다. 2002년 월드컵 유치위원장을 맡아 한국의 첫 월드컵 개최권을 가져오는 데 기여했고, 한국무역센터 건립도 무역협회장 재직 당시 그의 주도로 이뤄졌다. 구 명예회장은 상훈으로 금탑산업훈장, 국민훈장 무궁화장, 필립 하비브 국제전략지도자상, 페루 대십자훈장, 자랑스러운 서울대인(2007년), 한미우호상(2010년) 등을 각각 받았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문남 여사, 장남 구자열 LS전선 대표이사 회장, 차남 구자용 E1 대표이사 회장, 3남 구자균 LS산전 대표이사 부회장, 딸 구혜원 푸른그룹 회장 등이 있다. 발인 24일 오전 8시. 02-3010-2000. 구평회 명예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0호실에는 각계의 조의가 잇따랐다. 이명박 대통령은 빈소에 조화를 보내 애도의 뜻을 표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전날 조화를 보낸 데 이어 21일 빈소를 직접 방문해 고인의 넋을 기렸다. 철학과를 졸업한 김 전 대통령은 구 명예회장과 서울대 문리대 동기 동창으로 남다른 교분을 쌓아왔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과 권재진 법무부 장관,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남덕우 전 국무총리 등 전·현직 정부 인사들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도 빈소를 찾거나 조화를 보냈다. ‘범(汎) LG그룹’ 창업 1세대 가운데 유일한 생존자로 고인의 친형인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을 비롯해 구본무 LG그룹 회장,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겸 GS그룹 회장,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구자학 아워홈 회장 등 범LG가(家) 인사들도 이날 잇달아 빈소를 찾았다. 한편, 구평회 명예회장이 별세하면서 오늘의 ‘범LG그룹’을 있게 한 1세대들이 서서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창업주인 고 구인회 회장 6형제 가운데 5형제가 유명을 달리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육아 분담” 애 보는 아빠들

    “육아 분담” 애 보는 아빠들

    서울 서초동의 한 중견 정보통신업체에서 차장으로 일하고 있는 권모(38)씨는 올해 초 큰 ‘결단’을 내렸다. 남성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육아휴직을 신청하고 지난 6월 1년 기한의 휴직에 들어갔다. 올해 초 부인이 둘째 아들을 출산했지만 몸이 아파서 아이를 돌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육아휴직 신청절차가 까다롭지 않고 회사에서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 가벼운 마음으로 집에서 아이를 돌보고 있다. 유씨는 “평소 바쁘다는 이유로 잘 놀아주지 못하던 아이들과 더욱 친숙해지는 계기가 됐다.”면서 “다른 사람도 남성 육아휴직을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애 보는 아빠’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4년 새 4배나 늘었다. 성 역할의 변화와 아버지들의 육아 분담 추세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1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육아휴직 제도를 활용한 남성(공무원 제외)은 모두 1351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정도 늘었다. 2008년 355명에 비해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들어 9월까지의 전체 육아 휴직자 4만 8134명 가운데 남성 비중은 아직 2.8%에 불과하다. 하지만 2008년(1.2%)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급증했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증가율도 58.1%로, 같은 기간 여성 휴직자 증가율(25.4%)보다 훨씬 높다. 남성근로자가 육아휴직을 신청하는 주된 이유는 어린 자녀를 맡아줄 주변 사람이 없거나 배우자의 육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다. 아이와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한 목적도 상당하다. 현행 육아휴직 제도는 만 6세 이하의 초등학교 취학 전 자녀를 가진 근로자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다. 부부 관계인 남녀 근로자가 각각 사용할 경우 각 1년씩 총 2년을 쓸 수 있다. 1987년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으로 처음 도입됐으나 임금보전 등 지원책이 없어 유명무실하다가 2001년 11월 육아휴직 급여가 지급되면서 그해 남성 육아휴직자 2명이 나왔다. 이후 2008년 지금의 형태로 신청자격 등이 완화되면서 본격적으로 늘기 시작했다. 육아휴직 기간 중 근로자는 고용센터에서 월 통상임금의 40%(50만~100만원) 정도를 육아휴직 급여로 받을 수 있다. 육아휴직제를 시행하는 사업주에게는 휴직 기간에 맞춰 정부가 월 20만원의 육아휴직 장려금을 지급한다. 대체 인력을 30일 이상 고용하면 장려금과 별도로 월 30만원(대규모 기업 20만원)의 대체인력채용 장려금도 준다. 올해 9월까지 육아휴직 급여는 총 4만 8134명에게 2640억원이 지급됐다. 육아휴직 장려금은 255억원, 대체인력채용 장려금은 60억원 등이다. 신기창 고용부 고용평등정책관은 “스웨덴은 남성 육아휴직 비율이 20%를 넘는다.”면서 “육아를 분담한다는 남성들의 의식 변화와 사업주들의 협조 및 지원이 뒤따라야(우리나라에서도) 남성 육아휴직이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경제민주화 정책 대해부] 기업들 상생 위한 대안은

    [경제민주화 정책 대해부] 기업들 상생 위한 대안은

    대선을 앞두고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경제민주화’의 당위성에는 제법 많은 국민이 공감하고 있다. 다만 ‘기업 때리기’를 우려하고 있는 대기업 중심의 재계도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 대안과 규제의 정도 등을 마련하는 게 관건이다.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 구조에서 빠른 경제성장의 한 축인 대기업집단(그룹)을 무분별하게 해체할 수는 없다고 본다. 그렇지만 왜곡된 기업 하청 구조 개선 등 상생을 위한 현실적인 방안부터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상공회의소 회장단은 17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현안 회의를 열고 경제민주화 선거 공약에 관해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다. 회의에는 손경식(CJ그룹 대표이사 회장) 대한·서울상의 회장과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김반석 LG화학 부회장, 김억조 현대자동차 부회장,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 서민석 동일방직 회장, 김희용 동양물산기업 회장 등 14명이 참석했다. ●합리적 경쟁 여건 만들어야 회장단은 기업 환경의 양극화 해소에는 공감했다. 즉 300만 국내 기업 중 99%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상당수가 경영난을 겪고 있고 잘나가는 일부 대기업과 점점 더 간극이 커지는 현실에 대해서는 해법을 요구했다. 회장단은 “대기업은 투자 확대와 고용 창출로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 사회는 기업의 경쟁 여건을 조성해 주는 방식으로 양극화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기업은 임금피크제 등을 활용해 고용을 연장하고 비정규직과 정규직 간 불합리한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대신 정치권도 정년연장법을 유보하고 비정규직의 고용유연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비합리적인 강제 규제, 반기업 정서 조장 등에는 반대하지만 중소기업 고유 업종 지정과 노동 규정 개선, 불공정 경쟁 규제 등에 대해서는 긍정을 표시한 셈이다. 그러나 정치권이 말하는 경제민주화의 요체는 금산 분리와 함께 순환출자 금지, 출자총액제한제 부활, 지주회사 규제 등이다. 이에 대해 재계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이유는 대부분이 창업주 일가와 대주주, 재벌적 속성 등에 관한 규제이기 때문이다. ●대주주 권한 제한에는 민감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특히 금산 분리(금융업·생산업 분리) 규제 강화에 반대하는 것은 금융계열사의 의결권을 제한할 경우 삼성전자 등 국내 대표 기업이 외국 자본의 적대적 인수·합병(M&A)의 타깃이 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라고 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금산 분리 시행에 따른 비용을 내부 추산하면 삼성생명이 매각하게 될 삼정전자 지분 8.8%를 매입하는 데 드는 비용은 13조원을 훨씬 웃돈다.”면서 “이 과정에서 외국계 투자자본을 상대로 국익에 도움이 안 되는 경쟁을 벌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그룹의 임원은 “지금 거론되는 대로 입법이 된다면 내년 경제 위기를 돌파해야 할 새 정부는 파트너인 기업을 잃은 채 국민과 기업으로부터 외면을 받는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한기 경실련 경제정책팀장은 “구조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경제성장의 혜택이 일부 재벌에게만 쏠렸고 중소기업은 고사되고 있다면 경제나 기업의 구조를 뜯어고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비합리적인 하청 구조의 개선, 고용 문제 등을 우선 해결할 대안으로 제시했다. 현진권 한국경제연구원 사회통합센터 소장은 “모호한 개념의 정책이 대기업을 죽이면 중소기업이 다 산다는 식으로 몰아가고 있다.”면서 “결국 해법은 경제성장이 곧 상생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현 소장은 “삼성과 현대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더 나올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야지, 앞서가는 기업을 막는 것은 옳지 않다.”고 덧붙였다. ●“경제·기업구조 뜯어고쳐야”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민주화는 기업에서도 양극화 문제가 심화되니까 나온 것”이라면서 “중소기업이 클 수 있는 생태계를 마련해야 한다. 우선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에 대한 감시와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희갑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벌에 대한 징벌보다 중소기업의 성장을 돕는 게 중요하다.”면서 “다만 미국의 경우 독점규제법이 나오는 데 꽤 오래 사회적 논의가 있었던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도 “비현실적이고 징벌 위주인 공언은 빨리 버리고 중소기업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덜어주는 방안부터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원 방송통신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용 문제에서 경제민주화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면서 “대기업 정규직과 중소기업 근로자의 부당한 임금 격차가 해소되면 중소기업 근로자가 더 오래 근무하게 되고 숙련도 향상으로 중소기업도 해외를 상대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경찰 신뢰 위해 철저한 자기반성·혁신을”

    “경찰 신뢰 위해 철저한 자기반성·혁신을”

    “위원장으로서 3년 임기 동안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할 과제는 경찰의 부정부패를 뿌리 뽑는 일입니다. 제가 취임하자마자 경찰위원회가 부패 척결에 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경찰법 개정안을 마련한 것도 그런 차원입니다.” 지난 7월 제8대 경찰위원장으로 취임한 성낙인(62)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깨끗한 경찰’이 되기 위한 경찰조직 내부의 철저한 자기반성과 자기혁신을 강조했다. 그게 전제되지 않고서는 경찰의 위상이 절대로 높아질 수 없다고 했다. 경찰위원회는 경찰행정에 대한 심의·의결기관이다. 성 위원장은 16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강남 룸살롱 업주와의 조직적 유착비리 사건 등으로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시선이 매우 곱지 않다.”고 진단하고 “썩은 부분이 있다면 약만 투여하지 말고 메스로 가차 없이 도려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국정감사 등에서 논란이 된 경찰의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사찰 문제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냈다. “경찰이 개인에 대한 불법 사찰을 했다면 그 자체가 구시대적인 발상에서 나온 것입니다. 안 후보가 특정 술집에 드나들었다거나 여자와 데이트를 했는지 등을 경찰이 조사했다는 게 사실이라면 그건 큰 문제입니다. 경찰은 개인의 사생활을 캐라고 있는 조직이 아니니까요.” 대선 후보들에게는 아동 성범죄 등 강력범죄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관심과 구체적인 정책을 주문했다. 그는 “이를테면 대통령 직속 사회안전망구축위원회와 같은 조직을 만들겠다고 대선 후보들이 국민과 약속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성 위원장은 “기본적으로는 경찰이 올바로 서고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후견인 역할을 하겠지만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란 점에서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펜션이 털리고 있다

    한적한 지역에 있는 펜션들이 전문 절도범들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경기 가평경찰서는 최근 펜션에 들어가 1100만원 상당의 현금과 귀금속을 훔쳐온 혐의로 L(31)씨 등 2명을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상습절도)로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9일 밤 가평군 상면의 K펜션에 들어가 투숙객의 귀금속과 현금 125만원 상당을 터는 등 강원 강촌과 양양, 경북 경주와 청도, 인천 강화 일대 펜션을 돌며 지난 6월부터 최근까지 8회에 걸쳐 수천만원 상당의 현금과 귀금속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전과 11범인 L씨 등은 펜션이 인적이 드문 곳에 있고, 술취한 투숙객들이 문을 제대로 잠그지 않는 점을 노렸다. 지난 3월 16일에는 K(32)씨가 가평군 상면의 한 펜션 침실에 들어가 테이블에 있던 스마트폰 2개를 들고 나오는 등 10회에 걸쳐 1880만원 상당의 휴대전화와 현금을 훔치다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인파가 붐비는 여름철 해수욕장 일대 펜션도 안전지대는 아니다. 울산 동부경찰서는 지난 7월 6일 오전 10시쯤 울산 동구의 한 해수욕장 부근 펜션에 들어가 안방에 있던 현금 56만원 등을 훔친 혐의로 O(52)씨를 구속했다. 이에 따라 펜션 업주들은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는 등 절도범 막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가평군 등 지자체들도 주요 도로에 방범용 CCTV를 설치하는 등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제 절도범을 잡는 데 일등 공신은 CCTV였다. 가평경찰서 김중강 강력팀장은 “2500여개 펜션이 산재한 가평에서는 성수기마다 매월 5건 내외씩 절도사건이 빈발하고 있다.”면서 “CCTV 설치와 출입문 잠금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CEO 칼럼] 불황을 즐겨라/방한홍 한화케미칼 대표

    [CEO 칼럼] 불황을 즐겨라/방한홍 한화케미칼 대표

    매일 쏟아지는 각종 경제전망이나 지표를 보면 온통 잿빛이다. 대다수 기업들은 살아남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맨 채 위기가 빨리 지나가기만을 기다리고 있고, 일부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투자를 늘려 미래에 대비하기도 한다. 과연 어느 것이 올바른 결정일까? 필자는 후자가 바람직한 전략이라고 믿는다. 승자 독식의 시대에 경쟁업체들이 투자를 꺼리고 있을 때가 가장 큰 기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때야말로 후발업체가 선발업체를 제치고 선두권으로 올라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고, 선두업체는 후발업체와의 격차를 더욱 벌려 자신의 지위를 공고히 할 수 있는 적기다. 최근 기사에 따르면, 국내 경영학자 대다수가 전 세계적으로 불황인 지금이 기업이 투자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약 82%의 학자가 불황인 지금이 ‘적극적인 투자’, ‘신성장 동력 확보’, ‘연구개발 확대’의 적기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1971년부터 2005년까지 1175개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가 시장점유율과 수익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불황 때 이뤄진 선제적 투자는 호황 때 이루어진 투자보다 시장점유율은 19.8%, 수익률은 25.9% 정도 더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수·합병(M&A)도 마찬가지다. 극심한 침체일 때가 알짜 기업을 인수하기에는 가장 좋다. 호황일 때 비싼 가격으로 M&A를 했던 기업들 가운데 ‘승자의 저주’에 빠져 위기를 겪고 있는 곳이 한둘이 아니다. 이처럼 누구나 어렵다고 말하는 지금이야말로 기업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로,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하는 역발상이 필요하다. 이는 동네식당도 마찬가지다. 장사가 안 된다고 재료비 아끼고 인건비 줄여서 잘 되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 지금 당장은 돈이 드는 것 같아도 좋은 재료를 고집해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고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경쟁식당과 차별화를 꾀하다 보면 성공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하루하루 곳간이 비어 가는 상황에서 이런 이상론을 말하는 게 배부른 소리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냉철하게 따져보자. 기업의 경영 활동이라는 건 결국 성공확률을 높여가는 게임이다. 무엇이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는지는 지극히 자명하다. 경쟁자들이 앞만 보고 달려 갈 때 당장의 어려움과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현재의 자리에 머물게 되면 결국 운명을 걸고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기업에 밀려 사라지게 될 것이다. 생존하기 위해서라도 투자는 꼭 해야 하는 것이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경제는 결국 좋아지게 돼 있다. 1930년대 대공황에서부터 시작해 1, 2차 오일쇼크를 거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회복되지 않은 위기는 없었다. 일본 파나소닉의 창업주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호황도 좋지만 불황은 더 좋다.”고 말했다. 아마 그도 불황을 즐기는 참다운 기업가 정신을 가진 기업인이었을 것이다.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여주인공 스칼렛은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떠오른다.’며 절망의 상황에서도 내일에 대한 희망을 꺾지 않았다. 그녀처럼 이제 절망을 거두고 희망의 씨앗을 뿌릴 때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기회의 여신 ‘오카시오’는 앞머리가 길고 뒷머리는 없는 기이한 모습을 하고 있다. 앞머리가 긴 독특한 자태는 그를 처음 본 사람이 쉽게 알아볼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고, 뒷머리가 없는 것은 그를 지나쳤을 때 다시는 잡을 수 없게 하기 위한 것이다. 기회를 뜻하는 영어 단어 ‘Occasion’은 오카시오에서 나왔다. 경제위기의 두려움으로 인해 머뭇거린 뒤 다시는 잡을 수 없게 된 여신의 뒷머리만 안타깝게 쳐다볼 것인가? 어쩌면 지금 겪고 있는 지독한 불황이 내일을 향한, 다시는 오지 않을 기회일 수도 있다.
  • [삼성·LG ‘40년 전쟁’] 이병철 “우리도 전자산업 할라카네”… 이 한마디로 ‘전쟁’ 불붙다

    [삼성·LG ‘40년 전쟁’] 이병철 “우리도 전자산업 할라카네”… 이 한마디로 ‘전쟁’ 불붙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두 기업인 삼성과 LG는 전자를 중심으로 통신, 화학, 금융 등 주요 사업마다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라이벌 구도를 이어 왔다. 두 그룹의 역사는 상대방과의 전쟁의 역사라 할 수 있을 만큼 지난 40여년간 각 분야에서 한 치의 양보 없는 대결을 펼쳐 왔다. ●구인회 회장, 삼성과 동양방송 동업관계도 끊어 그(이병철 회장)는 삼성전자의 설립 구상 단계이던 1968년 봄, 안양골프장(현 안양베네스트GC)에서 구(인회) 회장을 만났다. “구 회장! 우리도 앞으로 전자산업을 할라카네.” 이 회장은 별다른 생각 없이 지나가는 투로 한 마디 던졌으나 구 회장은 벌컥 화부터 내며 쏘아붙였다. “이익이 남으니까 할라 카는 거 아이가. 사돈이 논을 사믄 배가 아프다 카더마는 옛말이 그른기 하나도 없는 기라.” 이 회장의 지나가는 말 한 마디에 속이 뒤집힌 구 회장은 작별인사도 없이 벌떡 일어서 등을 돌렸고 이 회장은 난감한 표정으로 구 회장의 뒷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서먹서먹하게 돌아선 두 사람은 이후 동양방송(현 KBS2)의 동업관계도 끊고 말았다. -‘삼성가의 사도세자 이맹희’(이용우 저) “그쪽에서 꼭 그리 하겠다면, 서운한 일이지만 우짜겠노? 서로 자식을 주고 있는 처진데 우짜노 말이다. 한 가지 섭한 점이 있다면, 금성사가 지금 어려운 형편에 있는 점을 노려서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자고 덤비는 것 같은 기라. 그러나 나는 내 할 일만 할란다. 나도 설탕 사업 할라카면 못 할기 있나. 하지만 나는 안 한다. 사돈이 하는 사업에는 손대지 않을 기다.” -‘한 번 믿으면 모두 맡겨라’(구인회) 삼성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과 LG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은 어려서부터 함께 자란 죽마고우였다. 동양방송을 공동 설립하고, 사돈까지 맺으며 인생의 오랜 시간을 막역한 사이로 지냈다. 하지만 1968년 삼성이 일본 산요와 합작을 통해 삼성전자 설립을 준비하면서 양측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다. 1958년 금성사를 설립해 첫 국산 라디오 ‘A-501’을 히트시키면서 국내 가전시장을 독점하고 있던 LG로서는 삼성의 도전이 달가울 리 없었다. 당시 LG는 “삼성이 일본 업체를 끌어들여 국내에 막 움트기 시작한 전자산업의 싹을 제거하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정부는 “생산물량 전부를 해외에 수출한다.”는 조건으로 삼성의 전자산업 진출을 허가했다. 흑백 TV 시장에서는 LG가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하지만 삼성은 1981년 컬러 TV 시대 개막과 함께 절전형 프리볼트 TV인 ‘이코노빅’을 내놓아 승기를 잡는다. 전력난에 시달리던 당시 상황과 잘 맞아떨어지는 제품을 내놓으며 삼성은 1984년 국내 TV시장에서 처음으로 1위에 오르게 된다. LG는 이때부터 삼성의 신기술에 발 빠르게 대응하며 서로 물고 물리는 혈투를 벌인다. 1992년 삼성전자가 위성수신 컬러 TV를 선보이자 며칠 지나지 않아 LG도 똑같은 기능의 제품을 내놓았고, 1993년 삼성이 원적외선 바이오 TV를 출시하자 한 달 뒤 원적외선에 음이온까지 발생시키는 TV로 맞대응하는 식이었다. 국민소득이 높아지면서 대형 TV 수요가 생겨나던 1995년 삼성이 ‘명품’이라는 이름의 브랜드를 내놓자 LG는 ‘아트비전’으로 응수했다. ●반도체·금융 분야에서 양사 명암 엇갈려 흑백 TV에서 시작된 양사의 40년 전쟁은 컬러 TV, 액정표시장치(LCD) TV,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 등을 거치며 지금은 전자를 중심으로 거의 모든 분야로 확대됐다. 특히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는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새로운 라이벌전이 시작돼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모두 글로벌 1위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분야도 두 업체가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서 있다. 이렇듯 두 기업은 많은 분야에서 세계 1~2위를 다투며 경쟁하고 있지만, 현재 두 그룹의 매출 규모는 삼성(314조원)이 LG(142조원)를 두 배 이상 앞선다. 2003년 GS, LS, LIG그룹과 분리되고, 외환위기 이후 LG가 반도체 및 금융 사업 분야를 포기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삼성전자가 1983년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64K D램을 개발해 반도체 신화를 써 나가자 LG도 곧이어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며 삼성 추격에 나섰다. 하지만 LG의 반도체 사업은 적자로 어려움을 겪다 외환위기 당시 ‘빅딜’을 통해 현대에 사업을 넘겨주게 된다. 금융 분야도 마찬가지. LG카드는 ‘위기가 기회’라는 판단에 따라 외환위기 당시 100만명의 신규 회원을 확보하는 등 저돌적인 경영에 나서 1998년 카드업계 1위로 뛰어올랐다. 하지만 무리한 확장으로 신용카드 연체가 급증하면서 유동성 위기가 닥쳤다. LG그룹은 이미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마친 뒤여서 LG전자·LG화학 등 계열사의 지원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결국 LG카드 최대 주주인 구본무 회장이 직접 나서 자신이 갖고 있던 LG카드, LG투자증권, ㈜LG의 지분을 담보로 내놓고 나서야 어렵사리 사태를 해결할 수 있었다. LG는 당시 사건을 계기로 금융 분야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삼성이 치고 나가면 LG가 곧바로 따라붙어 삼성과 LG의 최근 양상을 살펴보면 ‘삼성이 먼저 치고 나가면 LG가 곧바로 따라붙는’ 식의 경쟁 구도를 확인할 수 있다. 영국 프리미어 리그 축구팀(첼시-풀럼) 후원과 프리미엄 브랜드 휴대전화(애니콜-싸이언) 개발, 제품별 개별 브랜드 전략을 통한 가전 마케팅(파브-X캔버스)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 vs LG 그들의 전쟁은 계속된다’의 저자인 박원규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는 “브랜드 전쟁에서는 일단 삼성이 판정승을 거둔 셈”이라면서 “외환위기 이후 삼성과 LG의 실적 차이가 마케팅·브랜드 투자의 차이로 이어지면서 격차가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가정이긴 하지만 일부에서는 LG가 외환위기 이후에도 반도체와 금융 분야를 계속 가져가고, 2003년 GS와 LS, LIG 등의 분리를 조금 더 늦췄다면 지금의 삼성과 LG의 구도가 달라졌을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깜짝 인사’ 김용준 前헌재소장&김성주 회장

    ‘깜짝 인사’ 김용준 前헌재소장&김성주 회장

    새누리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게 된 김용준(왼쪽·74) 전 헌법재판소장은 소아마비를 딛고 ‘지체장애인 최초의 대법관’이라는 성공 신화를 일궈낸 주인공이다. 3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지체장애 2급 판정을 받은 그는 어머니 등에 업혀 통학하면서도 서울고 2학년 때 검정고시로 서울대 법대에 합격했다. 법대 3학년 때인 만 19세에 사법시험에 수석합격해 1960년 최연소 판사로 법조인의 길에 들어섰다. 소신판결을 중시 여겨 1963년 당시 박정희 대통령 권한 대행의 대선 출마 반대글을 썼다는 이유로 구속된 송요찬 전 육군참모총장을 구속적부심에서 석방한 일화도 있다. 헌법재판소장 재임 중엔 과외 금지, 군제대자 가산점, 동성동본 혼인 금지, 영화 사전 검열, 미결수 수의 착용 사건 등의 판결에서 기본권을 침해하는 각종 제한을 철폐했다. 그러나 1996년 5·18 특별법 위헌제청 사건에선 위헌 의견을 내 논란이 일기도 했다. ●5·18특별법 위헌의견 내 논란 1988년 대법관에 임용됐고 2000년 제2대 헌법재판소장 퇴임 후엔 청소년참사람운동본부 명예총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등을 맡았다. 현재는 법무법인 넥서스의 고문 변호사다. 공동선대위원장인 김성주(오른쪽·56) 성주그룹 회장은 재벌 2세임에도 밑바닥부터 시작해 국외에서도 인정받는 최고경영자(CEO)로 성장해 국내에서 ‘일하는 여성’의 롤모델로 통했다. 대성그룹 창업주 고(故) 김수근 회장의 막내딸로 태어났지만 부모의 도움 없이 미국 유학을 떠나 학비를 벌어 가며 공부했다. 1979년 하버드대학원 수료 뒤 뉴욕 블루밍데일 백화점에서 18만원의 월급을 받으며 일을 배웠다. ●“여성도 군대 가야” 파격 발언 2005년 독일 매스티지 브랜드 MCM을 인수한 뒤 세계적인 한국 브랜드로 키워 냈다. 2004년 월스트리트저널이 꼽은 ‘주목받는 50인의 여성 기업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된 바 있다. 중소기업과 여성 기업인, 비정부기구(NGO), 불우 이웃을 돕는 데 앞장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기업인으로도 평가받는다. 각 후보 캠프마다 러브콜을 보냈지만 그는 박근혜 후보와 최근 세 차례 만나면서 합류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2010년 전경련 하계포럼 강연에서 “고급호텔에서 점심 때 노닥거리고 있는 상류사회 여성들을 보면 가슴을 치게 된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또 “우리나라 여성도 1년쯤 군대를 가야 한다.”는 파격적인 발언도 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현금지원 미끼 개인정보 수집 스마트폰 불법개통 조폭 적발

    돈이 급한 서민들로부터 개인 명의를 10여만원에 사들여 스마트폰을 개통한 뒤 이를 팔아넘긴 조직폭력배 대원 등 일당이 붙잡혔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휴대전화를 불법 개통해 이동통신사로부터 지원금을 받아 챙긴 뒤 기기는 중고 휴대전화 유통업자에 판 휴대전화 판매업자 정모(35)씨와 중간 브로커인 노모(32)씨 등 5명을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텔레마케터 업주 황모(26)씨 등17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정씨 일당은 서울 강북구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암거래로 사들인 전화번호 명단을 보고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스마트폰을 개통할 이름만 빌려주면 현금을 최대 200만원 줄 테니 인감증명서와 신분증 사본 등을 팩스로 보내라.”고 꾀었다. 고객을 유치하면 이통사로부터 돈을 받는데 이 돈을 나눠갖자는 제안이었다. 또 “휴대전화는 가상으로 개통하는 것이고 3개월 뒤 해지해준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피해자들은 돈을 준다는 얘기에 자신의 신분증 사본 등을 건넸고 실제 15만원을 받았다. 정씨 일당은 이렇게 확보한 개인 정보로 스마트폰 700여대를 개통해 1대당 5만~21만원의 판매 보조금을 통신사들로부터 받아 챙겼고 명의자와 약속한 것과 달리 실제 개통한 스마트폰 단말기는 중고 전화 매입업자에 1대당 70여만원에 판매해 지난 5월부터 9월까지 모두 5억여원을 챙겼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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