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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욕탕 안 밀실에… 아파트서 ‘회원제’ 영업까지

    목욕탕 안 밀실에… 아파트서 ‘회원제’ 영업까지

    “단속당한 뒤로 손님도 없고, 목에 풀칠하려고 문만 연 겁니다.” “손님 많은 것 압니다. 매일 찾아올 거니 빠르게 문을 닫는 게 좋을 겁니다.” 4일 정오 서울 강남구 삼성동 ‘T’ 불법 마사지 업체 앞에서 강남구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인 이영준(41) 주무관과 직원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지난달 19일에 성매매로 단속됐던 곳이다. 이 주무관은 “지난 3월에도 단속됐는데 이행강제금을 물면서 계속 영업 중”이라고 탄식했다. 이진우(54) 특사경 팀장은 “이러면 강제철거밖에 방법이 없다”고 혼잣말을 하며 한숨을 쉬었다. 이곳은 목욕탕 같지만 따로 운영되는 밀실이 11개나 된다. 종업원은 14명으로 24시간 영업했다. 무엇보다 인근 초등학교와 거리가 160m에 불과했다. 구는 지난 2월 27일 ‘도시선진화담당관’을 신설해 32개 성매매 업소를 적발한 뒤 철거와 영업주 퇴출 등 강력한 행정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아직 5개 업소는 총 8900만원의 이행강제금을 물면서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이어 찾아간 논현동 관세청 사거리 인근의 S업소는 문앞 보초가 무전기로 구청 직원의 방문을 알렸다. 내부는 탁자가 2개 있는 술집처럼 보였지만, 벽을 열자 10여개의 밀실이 나타났다. 안에서 들리는 분주한 소리를 감안할 때 ‘긴 밤’을 보낸 고객들이 아직 출근 전이다. 직원은 “주인이 바뀌어 사업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변명했다. 2013년부터 단골로 적발되는 곳이다. 구의 강력한 단속으로 2012년 790개였던 유흥주점은 600여개로 크게 줄었다. 유흥주점은 여성종업원을 둘 수 있는 유일한 술집이다. 불경기도 큰 이유지만 불법 성매매 업소의 단속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성매매 방식은 은밀해졌다. 지난달 삼성동의 한 아파트에서 15평짜리 5채를 빌려 성매매한 사실이 밝혀져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이제 이 아파트에는 다른 세입자가 들어왔지만, 비슷한 영업을 하는 가구가 더 있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다. 아파트 영업은 특사경도 활동 3년 만에 처음 봤다고 전했다. 가학적 성행위나 페티시즘을 테마로 불법을 일삼은 업소도 있다고 한다. 회원제로 운영돼 적발이 어려운데 활동 영역이 논현·역삼·삼성동에서 수서·도곡동 등으로 넓어지고 있다. 특사경에 특정업체를 선처하라고 넌지시 압력을 가하는 외부인사도 있단다. 이진우 팀장은 “성매매업소는 적발돼도 벌금형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 더 적극적인 행정처분으로 적발되면 망한다는 인식을 각인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면접 때 키·몸무게는 묻지 마세요”

    ‘예쁜 아르바이트생을 뽑는다’는 채용공고, 키와 몸무게 등 직무와 무관한 질문이 쏟아지는 면접. 이처럼 근로자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성희롱·성차별 사례는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에 해당한다. ‘여성’ 비서, ‘미혼’ 등 특정 성별에 국한된 조건이나 직무와 무관한 조건을 명시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고용노동부는 최근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사례가 자주 발생한다는 지적에 따라 대기업과 프랜차이즈 기업을 대상으로 권고문을 발송한다고 3일 밝혔다.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르면 사업주는 근로자를 모집·채용할 때 남녀를 차별하거나 직무 수행에 필요하지 않은 용모·키·체중 등의 신체적 조건, 미혼 조건 등을 요구해선 안 된다. 하지만 실제로는 채용공고에 ‘무조건 외모로 뽑는다’고 명시하거나, ‘키 큰 남성 우대’, ‘예쁜 여성만 뽑는다’고 적는 등 법 위반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남성만 채용하거나 임신했다는 이유로 정규직 채용을 거부하는 사업주들이 사법처리되기도 한다. 고용부에 따르면 채용 과정에서 여성을 배제하거나 여성만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 키·몸무게 등 직무상 필요하지 않은 조건을 내세우는 경우 등은 성차별에 해당된다. 채용공고에 ‘연구직(남성)’, ‘병역필한 자에 한함’으로 명시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관리직 남자 0명‘이나 ‘판매직 여자 0명’, ‘키 160㎝, 체중 50㎏ 미만인 여성’ 등의 문구도 성차별에 해당된다. 또 대졸 남성은 3급, 대졸 여성은 4급 등 자격이 같음에도 특정 성별을 낮은 직급으로 채용하는 사례, 면접 등에서 결혼 및 자녀 계획 등을 묻는 사례도 성차별이 된다. 나영돈 고용부 청년여성고용정책관은 “기업이 임의로 정한 불합리한 기준이 위법이라는 인식조차 없는 상황”이라며 “모집·채용상 성차별에 대한 근로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한 자녀’ 폐기한 중국…‘대리모’ 성행하는 이유

    [송혜민의 월드why]‘한 자녀’ 폐기한 중국…‘대리모’ 성행하는 이유

    최근 중국은 지난 35년간 산아제한을 위해 실시해 온 ‘한 자녀 정책’을 폐기하고 자녀를 2명까지 낳는 것을 허용하는 ‘두 자녀 정책’ 도입을 발표했다. 두 자녀 정책이 효력을 발휘하기까지는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있지만, 이미 중국 일부 지역이나 소수민족 사이에서는 두 자녀를 낳는 것이 허용돼 왔다. 두 자녀 정책이 중국의 안정적인 노동인구 증가 및 고령화를 막는 ‘양지(陽地) 출산’의 길이라면, 중국 사회에 깊숙하게 박힌 ‘음지(陰地) 출산’도 있다. 바로 대리모다. 중국 광저우르바오(光州日報)의 지난 2일자 보도에 따르면 정부의 대대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일명 ‘지하(地下)대리모산업’은 여전히 성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을 뜻하는 ‘지하’ 대리모산업계에서 대리모 다음으로 큰돈을 버는 쪽은 바로 중개업소다. 보도에 따르면 광저우지역에서 대리모 중개업이 시작된 것은 이미 10여 년 전 일이다. 약 6년간 대리모 중개업소를 운영한 경험이 있는 리(李, 여)씨는 대리모 중개업을 ‘콰이첸라이’(快錢來)라고 불렀다. 단시간 내에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이라는 것이다. 중국에서 불법 대리모 중개업소가 큰돈을 벌 수 있었던 데에는 이유가 있다. 정부의 삼엄한 감시를 피해야 함은 물론이고, 대리모의 핵심 기술인 배아이식을 가능하게 해 줄만한 전문의를 섭외하는 과정이 쉽지 않기 때문에 ‘부르는 게 값’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전 중개업주가 밝힌 불법 대리모 알선비용은 약 30만~100만 위안, 우리 돈으로 5400만원에서 1억 8000만원에 달한다. 이중 배아이식시술을 한 의사에게는 약 6만 위안(약 1100만원)이, 아이를 임신하는 대리모에게는 18만~20만 위안(약 3200~3600만 원)이 돌아간다. 만약 대리모가 쌍둥이를 임신할 경우 ‘고객’이 의사·대리모·중개소에 지불해야 할 돈은 더욱 많아진다. 분야를 막론하고 대다수의 불법이 그렇듯, 중국 불법 대리모업계에서 ‘활약’하는 의사 중 전문가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를 두고 전 중개업주인 리씨는 “(배아이식을 하는 의사들은) 고객들을 실험실 쥐로 여긴다. 시술과 동시에 ‘실습’을 하면서 돈을 번다”고 주장했다. 이제 막 의사가 된 초보 의사 또는 의사 자격증이 없는 간호인 등이 고난도의 배아이식시술을 진행하고 있고, 여기에는 당연히 위험이 뒤따른다. ◆한 자녀 정책 폐기와 두 자녀 정책 도입, 그리고 대리모 이제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막대한 양의 돈을 쏟아 붓고, 정부의 예리한 감시를 피하고,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불법 대리모 산업에 손을 대는 사람들의 이유 말이다. 광저우르바오와 인터뷰를 한 전 중개업주 리씨는 이렇게 분석한다. “대리모를 원하는 사람들은 크게 3종으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여성(아내)가 아이를 낳지 못하는 불임일 때. 둘째, 전통에 입각해 남자아이를 낳아 대를 잇고 싶을 때. 셋째, 정부 방침과 관계없이 내 핏줄을 가진 아이를 더 낳고 싶을 때 등이다.” 리씨가 내놓은 이러한 분석은 중국의 산아제한정책과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다. 우선 30여 년 간 지속해 온 산아제한정책은 중국의 전통 사상과는 거리가 지나치게 멀었다. 유교문화의 영향으로 남존여비사상과 뿌리 사상이 강한 나라에서 ‘아들‧딸 구별말고 하나만 낳아라’ 라고 강요하는 것은 대가 끊기고 불효할 위험을 감수하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 과거의 산아제한정책(한 자녀 정책)이 전통과 거리가 멀었다면, 새로 시행될 산아제한정책(두 자녀 정책)은 현실과 거리가 멀다. 중국 위생부에 따르면 2010년 출산 가능인구의 불임률은 12.5%로, 20년 전의 3%에 비해 4배 이상으로 높아졌다. 환경오염과 불규칙한 생활습관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더 낳아도 된다고 허가한들 더 낳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현실을 해결할 대안 중 하나가 ‘대리모’라는 데에는 반박의 여지가 없다. 문제는 이러한 일련의 정책이 전통도, 현실도 ‘제때’ 반영하지 못했다는 것에 있다. 중국 산아제한정책의 결말은 현재 한국사회를 통해 예측해볼 수 있다. 한국 역시 산아제한정책을 펼친 역사가 있고, 현재는 출산장려정책을 내놓아도 출산율이 저조하다. 국가는 고령화와 저출산에 허덕이는데, 아이를 갖고 싶어도 갖지 못하는 불임부부는 늘어만 가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자, 중국의 미래일 수 있다. ◆불법 대리모, 중국만의 문제 아니다 중국 사회가 현실과 맞지 않는 정책을 피하기 위해 선택한 불법 대리모는 비단 중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인도는 수 년 전부터 ‘아기공장’이라는 오명을 써 왔다. 가난에 허덕이는 여성들이 아이를 낳지 못하는 서양 부부들을 위한 대리모가 되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 곳곳에는 서양인 부부와 거래를 하거나 배아이식시술을 받고 출산 때까지 안전하게 머무를 수 있는 대리모전용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이곳에는 대리모들의 숙식을 해결할 수 있는 공간은 물론 사무실과 식당 등이 구비돼 있고, 아이를 갖기 위해 방문하는 서양인 ‘고객’들을 위한 불임센터와 선물가게까지 있다. 그러나 이런 사업은 가난한 사람들을 이용해 돈을 벌거나 아이를 사고파는 ‘공장’과 다를 바 없다는 인식이 여전히 강해 여전히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인도에서 대리모센터를 운영하는 나이냐 파텔 박사는 “한 여성이 다른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행위가 바로 대리출산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녀의 말처럼 자신을 닮은 아이를 간절하게 기다리는 누군가에게, 대리모는 어쩌면 마지막 선택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리모를 통한 출산이 동반하는 도덕적 문제를 간과할 수는 없다. 이 같은 현실에서 국가는 아이를 한 명 낳을지 두 명 낳을지를 정해주기 보다, 아이를 낳을 수 있는데도 낳지 않으려는 사람들, 아이를 낳고 싶으나 낳을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정책을 먼저 마련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현장 행정] 역사의 현장 내 퇴폐업소, 이게 말이 됩니까

    [현장 행정] 역사의 현장 내 퇴폐업소, 이게 말이 됩니까

    “강북구는 헌법에 담긴 3·1운동과 4·19혁명의 정신이 살아 있는 근현대사 도시입니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2일 수유동에 내년 3월 완공 예정인 근현대사 기념관에서 청소년들이 우리 역사를 한번에 체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정교과서든 검정교과서든 교과서만으로 역사를 배우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생각에 강북구를 살아 있는 근현대사 역사교과서로 만드는 것이 그의 구상이다. 종로나 중구는 고궁 등 왕의 문화밖에 접할 수 없다면 강북구에서는 민중이 일군 민주주의의 역사를 배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북구에는 동학운동을 이끌고 3·1운동을 구상했던 손병희 선생이 지은 봉황각과 국립 4·19 민주묘지가 있다. 박 청장은 헌법에서 천명한 역사적 정신이 오롯이 살아숨쉬는 강북구에서 동학운동부터 4·19혁명까지 한꺼번에 배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을 제대로 보려면 강북구로 와야 한다는 것이다. 근현대사 기념관과 함께 청소년의 역사 교육을 위해 문화해설사도 교육 중이다. 근현대사 기념관 인근에 가족야영장도 조성하여 역사와 자연을 한꺼번에 익히고 즐길 수 있게 된다. 박 청장의 청소년 교육환경에 대한 깊은 관심은 유례없는 학교 주변 청소년 유해업소 단속으로 이어졌다. 단독주택이 70% 이상일 정도로 좁은 골목이 계획 없이 발달한 강북구에는 여자중학교 앞에 ‘물망초’ ‘물안개’ 등 붉은 등을 켜고 영업하는 불법 찻집이 많다. 2013년 115곳이 지난해 170곳으로 불어났고 결국 경찰, 교육청과 함께 합동단속에 나섰다. 단속 5개월 만에 30개 업소가 문을 닫았다. 건물주도 일일이 만나서 설득해 99명이 불법 찻집과는 임대계약을 맺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 불법 업소는 식당으로 신고한 뒤 퇴폐 주점으로 불법 영업을 하는데 붉은 등을 켜고 야한 복장을 한 여성들이 취객을 꾄다. 일단 손님이 들어오면 셔터를 내리는 바람에 꼼짝없이 바가지를 쓸 수밖에 없는 구조다. 파리가 들어오면 잎을 오므리는 파리지옥 같은 불법 업소를 박 청장은 임기 내에 없애도록 하겠다고 단언했다. 구청, 경찰, 교육청이 함께 한 불법 업소 단속은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한 ‘칸막이 없는 행정’의 대표 사례라고 강조했다. 박 청장은 “옛날 같았으면 불법 업소 업주들이 생존권을 보장하라며 빨간 띠를 두르고 구청에 몰려와 항의했겠지만, 지금은 구청에서 일자리 알선을 해줄 뿐 아니라 기초생활수급권과 같은 복지 혜택을 제공하는 등 오히려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 있는 계기를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감정노동자 우울증도 산재 인정

    고객의 폭언이나 폭력에 노출돼 정신적 충격과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에 시달렸던 감정노동자들이 산업재해 인정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고용노동부는 2일 이런 내용을 담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시행규칙’ 등 관련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산재보험의 업무상 질병 인정 기준에 우울병과 스트레스로 인한 무질서한 행동 형태인 적응장애가 추가된다. 지금까지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만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는 판단 기준으로 삼았다. 이 때문에 텔레마케터, 판매원, 승무원 등 고객 응대 업무를 맡고 있는 노동자들의 다양한 정신질환이 산재로 인정받기 어려웠다. 고용부 관계자는 “우울병은 우리나라 정신질환 중 발병 비중이 가장 높은 질병”이라면서 “적응장애, PTSD까지 포함하면 업무상 인과관계가 있는 대부분의 정신 질병에 대해 산재보험으로 보호가 가능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특수형태업무종사자에 대한 산재보험 적용 대상이 대출모집인, 카드모집인, 회사 소속 대리운전기사 등으로 확대된다. 보험료는 사업주와 노동자가 절반씩 부담한다. 고용부는 대리운전기사 6만여명 등 모두 11만여명이 추가로 산재보험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4대 보험 사각지대’ 시민감시단 뜬다

    4대 보험(건강보험,국민연금, 고용·산재 보험)에서 소외돼 피해를 당했던 학생, 주부, 직장인 200여명이 똑같은 피해자를 더는 만들지 말자며 뭉쳤다. 근로복지공단은 사회보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자 216명의 ‘시민모니터링단’을 구성하고, 30일 공단 서울남부지사에서 발대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조모(22·대학생)씨는 “대학에 입학하고서 4년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4대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곳에서 일해 봤고, 다쳐도 산재보험이 적용되지 않았던 적도 있었다”며 “학생들이 똑같은 피해를 입지 않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생활 주변의 사회보험 미가입 사업장을 공단에 신고하고, 소규모 사업장에 보험료를 지원하는 ‘두루누리 사업’을 홍보한다. 불성실하게 일했다며 사장이 시급을 깎았다는 아르바이트생부터 직장생활을 하며 4대 보험의 필요성을 절실히 인식했다는 주부 등이 시민모니터링단에 참여했다. 이재갑 공단 이사장은 “공공부문의 활동만으로는 사각지대 해소에 한계가 있어 시민모니터링단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나의 10년 외사랑 은행은 뭘 해줬나! 고객들 분노의 클릭

    나의 10년 외사랑 은행은 뭘 해줬나! 고객들 분노의 클릭

    ●기존 서비스 불만 18만명 접속 고객은 냉정했다. 계좌이동제 시행 첫날 ‘계좌 갈아타기’와 ‘해지’를 원하는 은행 고객들이 18만명 넘게 몰려들었다. 신청 사이트는 한때 마비되기까지 했다. 지금 거래하는 은행에 불만이 큰 고객이 그만큼 많다는 방증이다. 막상 뚜껑을 열면 실제 이동 고객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며 내심 자만했던 은행들은 당혹해하는 표정이다. 금융결제원은 자동이체 통합관리서비스인 ‘페이인포’(www.payinfo.or.kr)가 처음 개통된 30일 18만 3570건(오후 5시 기준)이 접수됐다고 이날 밝혔다. 서비스가 개시되자마자 고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서버가 멈춰 서기도 했다. 금융결제원 측은 “계좌이동 서비스가 시작된 아침 9시부터 30분간 6만~7만명이 동시에 접속해 서비스가 지연되거나 중단되는 사태가 한 시간가량 발생했다”면서 “이 정도로 접속이 폭주할 줄 몰랐다”고 해명했다. 이날 주요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서 ‘이대호’(일본 프로야구에서 한국인 최초 MVP를 거머쥔 선수)를 밀어내고 ‘페이인포’가 하루 종일 상위권에 머물렀을 만큼 계좌이동제에 대한 고객의 관심은 뜨거웠다. 회사원 전원규(38)씨는 “10년째 A은행을 이용하며 신용대출(변동금리)을 받고 있는데 B은행이 신규 고객에게 주는 금리보다 (내 이자가) 더 높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단골 고객의 이자를 10원이라도 더 깎아 주기는커녕 ‘호갱’(호구 고객)으로 여기는 A은행의 행태가 괘씸해 이참에 갈아탔다”고 털어놓았다. 전업주부 김미영(49·가명)씨는 “은행을 옮기고 싶어도 휴대전화 요금이니 보험료니 자동이체 걸어 놓은 게 많아 귀찮아서 그냥 있었는데 이번에 자동으로 모두 옮겨진다고 해서 바꿨다”고 말했다. 물론 아직까지는 은행을 갈아타려는 고객보다 기존 계좌를 해지하려는 고객이 1.5배가량 더 많았다. 변경 신청은 2만 3047건, 해지 신청은 5만 6701건이다. ●“주거래은행 변경에 신중” 전망도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상했던 것보다 반응이 뜨거워 놀랐다”면서 “그나마 고객들이 주거래은행 변경에는 신중한 것 같아 ‘집토끼(기존 고객) 사수’ 전략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자위했다. 하지만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아무래도 주거래은행 이동은 각종 우대 혜택을 따져 본 뒤 결정하지 않겠느냐”며 “아직은 서비스 시행 초기라 추후 고객들이 대거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고 걱정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사장님 허가 없어도 육아휴직 가능하게

    직장 여성 남모씨는 사업주가 육아휴직을 필요한 시점으로부터 몇 달 뒤에나 줄 수 있다고 해 결국 회사를 그만둬야 했다. 남씨는 서울시 직장맘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아 ‘육아휴직 미부여’를 이유로 회사를 고용노동부에 신고했고, 회사는 검찰에 기소돼 약식명령까지 받았지만 결국 육아휴직은 사용하지 못했다. 이와 같은 사례를 막기 위해 회사의 허가 없이도 근로자가 원하면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내용의 법 개정안이 마련됐다. 서울시 직장맘지원센터는 28일 새정치민주연합 장하나 의원과 함께 근로기준법 제74조와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에 대한 개선안을 내놨다. 개정안은 근로기준법에 ‘출산 전후휴가를 사용하려는 근로자가 휴가 개시 예정일을 사용자에게 통보하는 경우 사용자는 예정일에 출산 전후휴가를 줘야 한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사용자가 휴가를 주지 않으면 근로자가 통보한 날부터 자동으로 휴가가 시작된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에도 사업주의 의사표시가 없으면 근로자의 육아휴직 신청을 허용한 것으로 본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5년간 2만 6000여명의 근로자가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도중에 고용보험 자격을 상실했다. 서울시 직장맘지원센터는 6422건의 고충 상담 결과 출산 전후휴가 및 육아휴직은 사업주가 허용하지 않으면 법적 처벌과는 별개로 인사권에 가로막혀 사용할 수 없는 ‘제도적 흠’이 있다고 지적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독박(讀博) 육아일기](31) 엄마의 눈으로 본 저출산 대책은 슬펐다

    [독박(讀博) 육아일기](31) 엄마의 눈으로 본 저출산 대책은 슬펐다

    불과 몇 년 전까지, 나는 아이를 세 명은 낳겠다고 말하곤 했다. 세 자매 중 첫째로 자랐다 보니 형제가 있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막둥이를 키우며 부모님이 즐거워하셨던 모습도 강하게 남았다. 나를 닮은 자녀가 많으면 많을 수록 좋을 것 같고, 가족 사진도 다섯 명이 있으면 알차 보이는 것 같았다. 결혼을 하고 보니 일을 하면서 셋을 낳는 것은 무리로 보였다. 상황을 봐서 두 명으로 만족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세상 물정은 모르고 막연한 환상만 가득했던 계획이었다. 어쩌다 엄마가 되고 보니 아이 한 명을 키우는 것도 너무 버겁다. 아이가 주는 기쁨을 생각하면 둘이고 셋이고 많을 수록 좋은 일이지만, 현실에서는 이 한 명 제대로 키워내는 것도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아이를 셋 낳겠다고 장담했던 것은 2006년 무렵부터였다. 그 때 나는 사회복지학을 복수전공했다.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사회복지를 공부하기로 결심한 결정적인 계기이자 공부하는 내용의 핵심 과제였다. 당시 합계출산율은 1.12명이었다. 저출산이 우리 사회에 끼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를 생각하며 내가 엄마가 될 즈음에는 상황이 많이 달라질 것이고, 나 역시 세 명을 낳아 저출산 극복에 이바지하겠다는 다짐까지 했다. 그게 벌써 10년이 다 되어간다. 그 사이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숫자는 1.21로 소수점 뒷자리의 순서만 바꼈다. 약 100조원의 돈을 투자했는데도 좋아진 게 없다는 비판이 여당에서도 나온다. 오히려 달라진 것은 나였다. 나는 엄마가 되었다. 책으로 배웠던 저출산 대책들이 이제 생활이 되었다. 한 줄 한 줄 피부에 와닿는다. 다만 정부의 대책에 영향을 받아 출산을 결정하거나 자녀 계획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현실은 10년 전 학생으로 지켜보던 것보다 더 가혹해졌다. 나는 이제 아이 셋은커녕 하나를 겨우 키우면서도 과연 이 상태로 언제까지 회사를 계속 다닐 수 있을지 외줄을 타는 처지가 됐다. 정부가 10년 만에 대대적으로 저출산·고령화 대책을 발표했다. 무슨 전문가도 아니고 담당 분야를 깊이 취재한 기자도 아니고, 그냥 두 살배기 아이의 엄마로서 접했다. 열심히 만드신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일단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리고 화가 났다. 억울했고 안타까웠고, 또 막막해졌다. 아이를 키우면서 상황이 달라질 거라고 믿었던 작은 기대들이 무너지는 듯해 슬프기까지 했다. 도대체 왜 이런 감정들을 느꼈는지, 부모님의 도움을 하나도 받지 못하면서 맞벌이를 하는 직장맘으로서 간절하게 몇 가지만 알리고 싶다. 다른 것은 다 제쳐두고 ‘보육’ 부분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려고 한다. 정부에서 무상보육을 실시하면서 양육수당을 주거나 어린이집 비용을 지원하는 것은 도움이 된다. 단 몇 푼이라도 돈을 주는데 도움이 안 될 리 없다. 하지만 어린이집 비용을 매달 40만 6000원(만 0세 기준)이나 받으면서도 나는 항상 부족함을 느낀다. 내가 40만 6000원으로 어린이집을 보낼 수 있는 시간은 단 6시간 뿐이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어린이집들이 “아이가 머물기에 적당한 시간”이라며 권장한 시간이다. 조금 더 보내는 엄마들도 오전 9시~오후 5시 전후일 뿐이다. 조금 더 보내자니 눈치가 보인다. 어린이집 교사들이 박봉을 받으며 얼마나 고생하는지를 아는 데다 내 아이를 직접 돌봐주는 분들이기 때문에 최대한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한다. 정부에서는 내년부터 맞춤형 보육을 실시한다면서 “종일반 위주의 어린이집 운영이 부모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하기에 부족한 상황”이라고 꼬집었지만 현실과 다른 이야기다. 정부에서 말하는 종일반이란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12시간 동안 운영하는 어린이집이다. 그런데 이렇게 12시간을 꽉 채워 보내는 부모를 아예 본 적이 없다. 이렇게 문을 여는 어린이집이 없기 때문이다. 12시간 문을 여는 어린이집은 우리 동네에 딱 한 군데, 사회복지법인에서 위탁해 운영하는 국공립 어린이집 뿐이다. 문을 열더라도 어린 아이가 한 곳에 12시간이나 머무는 것은 좋지 않다는 생각때문에 엄마들이 잘 보내지도 않는다. 아무튼 어린이집의 다수를 차지하는 민간이나 가정 어린이집은 ‘반일반 위주’로 운영이 되고 있다. 추가로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꼭 있어야 한다. 특히 나는 친정이나 시부모님의 양육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하기 때문에 베이비시터가 반드시 필요하다. 출퇴근형 160~180만원, 입주형 200만원 이상. 이 비용을 댈 수 없어서 어린이집에 6시간을 보내고 나머지 출퇴근 시간을 합쳐 6~7시간을 같은 아파트에 사는 아주머니로 등하원 도우미 겸 시터를 구했다. 아이를 ‘잘’ 봐주는 사람을 구하기가 워낙 하늘의 별따기이기 때문에 시급은 1만원 안팎으로 월 100만원대 급여를 드린다. 때마다 선물도 하고 과일이나 명절 떡값 정도도 챙긴다. 그걸 따지지 않더라도 내가 일을 하기 위해 아이를 ‘맡기는’ 비용만 벌써 150만원에 달한다. 이렇게 많은 돈을 매달 내면서도 혹시 한 달에 두어 번 회식이 생기면 남편과 서로 시간을 조절하고 혹시 일정이 안 맞으면 이모님에게 아주 간곡히 사정을 해가며 한 두시간을 더 봐달라고 부탁한다. 공휴일이나 ‘샌드위치’ 휴일이 다가올 때마다 가슴을 졸인다. 주중에 있는 달력의 빨간 숫자가 아주 달갑지 않다. 아이가 수족구에 걸렸을 때, 메르스가 유행했을 때에도 아이가 아픈 것보다도 어린이집을 못 보내게 되는 것을 걱정하게 되는 내 자신에게 말할 수 없이 짜증이 났다. 그나마 재택야근이 가능한 부서에 있어서 지금은 매우 상황이 나은 편이다. 이렇게 살면서 월급의 절반 이하를 이모님께 드리고 나머지로 아이의 먹을 것을 비롯해 생활비로 쓴다. 책이나 장난감은 주로 중고를 산다. 남편은 월급의 상당 부분을 아파트 전세 대출 이자와 원금을 갚는 데 쓴다. 지난해 이사한 서울 변두리의 아파트는 1년 사이 전세가가 1억 원이 올랐다. 결혼할 때는 당연히 부모님의 도움 없이 우리 힘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맞벌이니 둘이 열심히 벌고 모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미 출발선부터 뒤쳐져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고, 그걸 따라잡을 엄두조차 안 난다. 이런 상황에서 40만 6000원은 매우 감사한 돈이다. 그런데 이 돈을 좀 제대로 쓸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믿고 맡길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하다는 점은 누구나 인식하고 있다. 시설을 만들면 되고, 교사를 더욱 늘리면 되고, 교사들의 처우를 대폭 개선하면 된다. 그런데 돈이 많이 드니까 이런 문제는 잘 개선되지 않는 것 같다. 그러면 차라리 40만 6000원을 안 받아도 좋으니 내가 원하는 시간 만큼, 정말로 믿고 의지하며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기관이 생길 수만 있다면 좋겠다. 비슷한 맥락으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대신 사설 놀이학교 등을 보내는 엄마들도 많다. 돈을 내는 만큼 질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서다. 예전에는 직장 어린이집이 최선일 거라고 생각도 했고, 지금도 서울 광화문 인근 기업의 직장어린이집에서 아이들 웃음소리가 들리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하지만 정작 어린이집을 만들기 위해 직원들의 수요 조사를 실시해 보면 “이용하겠다”는 의사가 적다고 한다. 결국 “가뜩이나 돈도 많이 들고 성가실 게 뻔한데, 정작 직원들도 원하지 않더라”는 말로 어린이집 설치가 무산되는 듯 하다. 이른 아침 출근 준비를 하면서 아이도 함께 준비를 시키고 시내까지 데리고 나오는 자체도 간단치 않은 일이라서다. 자차를 이용한다면 좀 수월하겠지만 그게 아닌 엄마들은 매일 아이를 데리고 출근길 지옥철에 몸을 실어야 한다. 차라리 아쉬운 대로 부모님에게 아이를 밀어넣고, 집에서 가까운 어린이집에 맡기는 게 나을 수도 있다. 규모가 매우 큰 기업이 아닌 이상 직장 내 어린이집 시설을 갖추는 것도 엄청난 부담이 될 거다. 시설만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좋은 인력과 프로그램도 보장되어야 한다. 한 회사의 힘으로 어렵다면 여러 회사들이 힘을 모아서, 아니면 정부에서 나서서 지역별, 권역별 직장 어린이집을 만들면 좋겠다. 이렇게 회사들이 많이 모인 광화문에 직장 연합 어린이집, 신문사 연합 어린이집 같은 게 생기면 얼마나 좋을지 꿈을 꿔본다. 내가 일하는 근처에서 아이가 지낼 수 있고, 일과 중 가끔씩이라도 아이를 들여다볼 수 있다면, 나처럼 의지할 데가 없는 엄마는 출근길 고통 쯤이야 감수할 수 있다. 그런데 아이가 자랄수록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어린이집이야 지원금도 나오고 시간을 정해 ‘봐주는’ 곳이니 일단 맡길 수는 있으니 말이다. 유치원에 갈 나이가 되면 모든 게 돈이다. 게다가 정규 시간이 오후 2시 안팎으로 끝난다. 이후에는 보충수업이나 특별활동 등의 추가 비용을 부담하며 아이를 머물게 해야한다. ‘좋은’ 유치원에 들어가는 것은 아마 국공립 어린이집에 들어가는 것 만큼이나 바늘구멍일 거다. 나는 아이가 학교 들어가기 직전까지 어린이집에 보낼 생각도 하고 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말귀야 다 알아듣고 자기 혼자 할 수 있는 일도 생기겠지만, 그래도 혼자 두는 것은 여전히 불안한 세상이다. 학교 수업이 12시, 1시에 끝나버리면 그 때부터는 아이를 돌봄교실에 보냈다가 학원 뺑뺑이를 돌려야 한다. 그러면서도 아이를 챙겨줄 ‘이모님’이라도 존재는 10년 가까이 옆에 둬야 하고, 그러면 계속 월급의 일부를 남에게 떼어주면서 아이를 키워야 한다. 아직 두 돌도 안 된 아기의 얼굴을 보며 나는 10년 안에 벌어질 이런 상황들이 너무 미안하기만 하다. 가장 황당했던 것은 정부의 저출산 대책을 비판하면서 내놓은 여당의 아이디어다. “생각의 틀을 바꿔버리자”는 멋있는 제안을 하더니 대뜸 학제를 개편하자니. 아이의 입학 연령을 낮춰서 입직 연령을 앞당기자는 거였다. “아이가 일찍 학교에 들어가면 엄마의 취업률도 더 높아질 것”이라는 말도 있었다. 이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억울함마저 들었다. 모두가 나처럼 아이를 힘들게 키우는 게 아니었구나, 아이를 단 한 시간도 맡길 데가 없어서 발을 동동 굴러본 사람은 나밖에 없었구나. 다들 주변의 도움을 받으며 편하게 아이를 잘 키웠나보다, 허무했다. 직장맘의 가장 큰 고비가 두 차례라고 들었다. 내 생각도 다름 없다. 첫 번째는 아이를 낳아 육아휴직을 한 뒤 복직을 하기 직전, 12개월 전후다. 핏덩이 같은 젖먹이를 떼어놓고 회사로 발걸음을 돌려야 하는 어미의 심정을 과연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까. 정부에서 전업주부들더러 어린이집 이용을 줄이라면서 “가정 양육이 아이에게 가장 좋다”고 말하곤 한다. 그렇다면 직장맘들도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할 수 있도록 그렇게 중요하다던 36개월까지 휴직 기간을 늘려줘야 하는 것 아닌가. 왜 직장맘들은 돌쟁이들을 매몰차게 놔두고 자기 일을 하는 이기적인 사람들로 만들고, 전업주부들은 “할 일 없이 놀면서 애도 안 보고 어린이집을 보내는 한심한” 사람들로 만드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또 겨우 1년 3개월 동안 출산+육아휴직을 꽉 채워 쓰면 그렇게도 온갖 눈치를 주면서 겨우 복직을 하면 “애 보기 싫어서 일하러 나왔다”, “잘 쉬다 왔냐”고 수근거리기도 한다. 두 번째 고비가 초등학교 입학 전후다.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는 순간 ‘보육’의 울타리가 사라진다. 학교마다 방과후 교실이나 돌봄교실이 만들어진 것은 안다. 그래봐야 오후 5시까지다. 지역 아동돌봄센터든 학원이든 아무튼 계속 아이를 어디론가 보내야 한다. 현재 만 6세 아이들도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는 아기나 다름 없다. 선생님에게 화장실에 가겠다는 말도 못하고 참다가 긴장하면 바지에 오줌을 싸기도 하는 나이다. 돈 개념도 아직 없어서 아이 손에 돈을 쥐어주기도 조심스러운 나이다. 그런데 만 5세를 초등학교에 보내놓고 엄마들이 어떻게 일을 할 수 있을까. 학교를 보내 놓은 시간 동안 일을 한다 해도 겨우 몇 시간, 파트타임일 뿐이다. 가뜩이나 치열한 경쟁에 치어가며 힘들게 공부를 하며 자라야 하는 아이다. 여자 아이라 언제 무슨 일을 당할지 늘 불안해 하며 노심초사할 것이고, 혹시나 왕따를 당하지는 않을까, 친구들에게 상처를 주거나 상처를 받지는 않을까. 요즘에는 SNS를 통해서 눈에 띄지 않는 폭력도 허다하다는데 과연 내 아이는 무사할 수 있을까. 정말 말 그대로 별의 별 일들이 다 일어나고 있는 이 곳에서 아이를 자라게 하는 것이 미안하다. 그런데 이 험난한 세상에 1, 2년 더 빨리 뛰어들고, 더 빨리 경쟁해서 어떻게든 결혼하고 애를 낳으라니. 화가 난다. 보육 문제를 통틀어 가장 바꿔야할 것은 사실 너무 근본적인 문제다. ‘아빠의 달’ 인센티브를 한 달에서 3개월로 늘리고 아빠들도 육아휴직을 이용할 수 있도록 장려한다는 내용은 사실 별 도움이 안 된다. 왜 꼭 아빠가 일을 쉬어야지만 육아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지 의문이다. 이건 엄마들도 마찬가지다. 보육 문제가 이토록 해결할 수 없는 고리에 계속 머물고 있는 것은 바로 ‘일’에 대한 전반적 분위기 때문이다. 오후 6~7시에 집에 도착할 수 있는 퇴근시간을 가진 직장이라면 더 이상 하원 도우미를 고용하지 않아도 된다. 나처럼 어린 아이를 키우는 엄마는 아이의 어린이집 일과 시간에 맞춰 일을 하도록 해주면 월 100만원 이상의 추가 비용을 안 써도 된다. 꼭 근무시간이 길어야만 일을 열심히, 잘하는 듯한 분위기가 팽배해져 있는 사회다. 그런데 여기서 아이를 키우는데 긴 근무시간 만큼 , 아이를 봐주는 곳이 없다. 이 자체로도 모순을 느끼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나와 남편, 두 사람이 사랑하는 아이를 한 명 낳았는데 도저히 둘의 힘만으로는 키울 수가 없다. 친정이든 시댁이든 부모님이나 남의 도움을 꼭 더 받아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아이를 더 낳을 생각을 하는 게 오히려 철이 없는 게 아닌가. 몇 달 전, 내가 쓰는 글을 읽고 한 40대 독자가 보내주신 메일에서 나는 눈물이 쏟아졌다. “저보다 한참 어린 기자님의 삶이 저의 지난 삶과 너무 비슷해서, 세월이 이렇게 흘렀어도 일하는 엄마의 삶은 여전히 힘들고 예전의 상황과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음에, 딸 가진 엄마로서 가슴이 미어지네요” 나는 10년 뒤 또 다른 직장맘 후배에게 이런 연민을 느끼지 않을 거라고 장담하지 못하겠다. 그리고 30년 남짓 뒤, 내 딸이 엄마가 되는 시간까지. 나의 눈물과 불안함은 가시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안타깝고 슬프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 (25)아들 딸 구별 말자던 세상, 정말 달라졌을까 (26)가끔은 그냥 ‘나’이고 싶다 (27)1년에 단 며칠인데 뭐가 그리 힘드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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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5회 지방행정의 달인 선정] 대형 로펌과 싸우고, 뿔난 주민 설득하고…민생 위한 ‘바위 깨기’

    [제5회 지방행정의 달인 선정] 대형 로펌과 싸우고, 뿔난 주민 설득하고…민생 위한 ‘바위 깨기’

    제5회 지방행정의 달인에 뽑힌 15명은 ‘계란으로 바위를 깬’ 공통점을 선보였다. 무엇보다 공직자에게 최고 덕목인 주민을 위한 노력은 결코 소홀히 하지 않는다는 교훈을 저마다 일깨운 것이다. 27일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지방행정 달인 선정위원회는 일선 지자체에서 탁월한 아이디어와 높은 업무 숙련도를 바탕으로 국가와 지역사회에 특별히 기여한 공무원을 뽑았다. 지방행정 달인 선정은 서울신문과 행자부가 공동 주최하고 NH농협은행이 후원하는 행사다. 시상식은 다음달 16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다. 백용규(55·서울시 민생사법경찰과·보건5급)씨는 스스로를 ‘미친 사람’이라고 부른다. 특별사법경찰관으로 일하며 때론 목숨을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형사사건이 아니라고 해도 잘못을 뒤덮어야만 하는 흉악한 범죄자들과 맞서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2011년 마황을 이용한 이른바 ‘비방 다이어트 한약’ 제조사범을 검거할 땐 의약품 조제냐 제조냐를 놓고 대형 로펌과 싸워 대법원에서 이겼다. 용의자들이 한의사 명의로 한약국을 개설해 형식적인 전화상담만으로 체질에 맞는 한약이라며 65억여원어치를 판매한 사건이다. 황인수(55·충북 증평군 산림공원사업소·녹지6급)씨는 증평 좌구산 생태문화체험단지 조성사업에 얽힌 에피소드를 잊지 못한다. 토지 편입에 반발한 지주들이 종종 만취해 흉기를 들고 찾아와 그들을 설득하느라 한참 진땀을 뺐다고 한다. 체험단지의 모태인 ‘좌구산’(앉아 있는 거북이 모양을 함)의 이미지처럼 서두르지 않고 우직하게 한결같은 모습을 보인 그에게 적은 없었다. 문병길(56·전남 장흥군 경제정책과·행정6급)씨는 2003년 8월 초등학교 축구대회 결승전 중계방송 때 충격을 받아 고장을 알리는 데 뒤지지 않겠다는 오기를 갖게 됐다. “장흥은 청자로 유명한 강진과 녹차로 잘 알려진 보성의 중간에 위치한 곳”이라고 소개하더란 이야기다. 이후 1960년대만 해도 전남 3대 시장으로 명성을 날렸던 장흥전통시장을 부활시키는 일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점포 리모델링 과정에서 기존 업주들이 2개월에 걸쳐 저녁마다 방문해 위협하던 기억도 뼈아프게 남았다. 또 최규선(43·강원 강릉시 규제개혁추진단)씨는 자신의 이름을 ‘최고의 공무원이 되려면’, ‘규제개혁을 통해야만’, ‘선택을 받을 수 있다’라고 삼행시를 지어 소개한다. 법률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어떻게 하면 업체 진입장벽을 없앨 수 있는지를 해당부서와 끈질긴 협의로 파악해 도움을 주는 적극행정에 앞장섰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생각나눔] 밑지고 뽑아라?…정규직 청년 고용 딜레마

    [생각나눔] 밑지고 뽑아라?…정규직 청년 고용 딜레마

    #1. A 기업은 최근 청년 신입사원들을 당초 계획보다 많이 뽑았다. 지난 7월 정부가 발표한 ‘청년 고용절벽 해소 종합대책’이 솔깃해서다. 우선 지난해보다 늘어난 청년 정규직에 1인당 500만원씩 법인세를 깎아준다. 그런데 조건이 붙어 있었다. 2년간 직원을 해고하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자르면 감면받은 세금을 모두 토해내야 한다. 직원 1인당 연간 1080만원(대기업은 540만원)을 ‘세대 간 상생고용 지원금’으로 받을 수 있지만 이 또한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경우’라는 단서 조항이 붙어 있었다. #2. B 기업도 신입사원을 뽑았다. 그런데 대부분 비정규직이다. 정규직을 바로 뽑는 것보다 비정규직을 뽑아 정규직으로 바꾸는 게 더 ‘이득’이라는 계산이 나와서다. 비정규직 사원을 정규직으로 바꾸면 1인당 200만원씩 법인세를 깎아준다. 고용 유지 의무도 1년으로 정규직 직접 채용보다 짧다. 1인당 연간 최대 720만원씩 정규직 전환 지원금도 나온다. 여기에 정규직 전환 근로자 연봉 인상액의 10%를 법인세에서 추가로 공제받을 수 있다. 정부가 청년 일자리 대책을 급하게 이것저것 내놓다 보니 서로 상충되는 현상이 생겨 정책 목표 실현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업들로 하여금 청년 정규직을 더 많이 뽑게 하는 게 정부 목표인데 정작 지원책은 비정규직을 뽑는 기업에 더 큰 혜택을 주는 모순을 빚어내고 있는 것이다. 국회 예산정책처(예정처)가 26일 내놓은 ‘취업 취약계층 일자리 사업 평가’ 보고서에는 이런 ‘청년 고용의 역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예정처는 우선 청년 정규직에 1인당 500만원의 법인세를 깎아주는 청년고용증대세제의 기업 활용도가 높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사업주 입장에서는 비정규직을 뽑은 뒤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최대 720만원 지원금에 법인세 200만원 감면 혜택을 챙길 수 있어서다. 고졸 이하 청년이나 ‘니트족’(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을 비정규직으로 뽑으면 지원금이 최대 900만원으로 올라간다. 굳이 해고가 어렵고 연봉이 높은 정규직을 뽑을 이유가 없는 셈이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했거나 도입 계획이 있는 기업은 청년 정규직을 채용하면 1000만원이 넘는 세대 간 상생고용 지원금을 받을 수 있어 정규직 채용이 유리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반드시 임금피크제를 도입해야 하고 1년간 직원을 자르면 안 되는 등 요건이 엄격하다. 임금피크제는 30대 대기업들도 도입률이 50%가 채 안 된다. 정부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유도도 정책 목표 가운데 하나라고 반박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청년고용증대세제와 세대 간 상생고용 지원금 제도는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제도로 단기간에 청년들에게 양질의 정규직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유인책”이라고 설명했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에 예산·세제 혜택을 줘서 고용을 유인할 것이 아니라 정부가 고용 할당제 등 직접적인 효과가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 대기업 법인세를 정상화해 늘어난 세금으로 다양한 청년 고용 지원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인천 조폭 ‘크라운파’ 71명 일망타진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7일 인천 폭력조직인 ‘크라운파’ 두목 한모(44)씨 등 11명을 범죄단체 구성·활동 혐의로 구속하고 행동대장 이모(38)씨 등 조직원 6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2010년 2월부터 같은 해 10월까지 다른 폭력조직과의 패싸움에 대비하기 위해 흉기를 지난 채 음식점에 집결하거나, 문신을 보여주며 유흥업소 업주를 위협해 금품을 뜯었다. 또 세를 과시하기 위해 문신을 드러낸 채 축구를 하거나 팬션 등지에서 11차례 단합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타 조직과 전쟁(집단 패싸움) 시는 야구방망이와 회칼을 항상 차에 갖고 다녀야 한다’, ‘조직원이 구속되면 밖에서 도와준다’는 등의 내용의 행동강령을 만들어 실천한 것으로 드러났다.  크라운파는 인천시 중구 신흥동에 있던 ‘크라운나이트클럽’에서 이름을 따 1993년 조직됐다. 주로 신흥동 일대에서 활동하다가 2000년대 중반 이후 세력이 약화하자 2010년 한씨를 두목으로 추대한 뒤 신규 조직원을 규합해 조직의 세를 불렸다. 2011년 10월 경찰의 날에는 인천 구월동 길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간석식구파’와 난투극을 벌이기도 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탄산수’ 소화 잘되고 다이어트 도움? 맹신 마세요

    ‘탄산수’ 소화 잘되고 다이어트 도움? 맹신 마세요

    탄산수가 소화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가 퍼지면서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지만 이는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속설이다. 오히려 산도가 pH 2.7~5 정도의 산성 음료인 탄산수는 몸 안의 칼슘을 배출시켜 뼈를 약하게 할 수 있다. 관리 기준은 오히려 기존 먹는물이 까다롭다. 생수보다 고급스러운 ‘프리미엄 워터’라는 세간의 인식과 달리 탄산수는 콜라나 사이다와 같은 탄산음료 중 하나로 제조, 관리된다. 법률적으로 물로 인정을 못 받고 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는 먹는물을 ‘먹는물 관리법’과 그 하위 법령으로 관리한다. 탄산수에 대한 정의는 이 법에서 찾을 수 없다. 먹는물 관리법 시행규칙 제20조에 ‘먹는 샘물에 함유된 탄산가스의 최종 농도가 0.1% 미만이 되도록 한다’는 언급이 있고, 시행령 제3조와 7조에 ‘샘물 또는 지하수 개발허가 대상과 수질개선 부담금 부과 대상은 탄산수를 제조하기 위해 먹는 샘물 등의 제조설비를 사용하는 자를 포함한다’는 규정이 있을 뿐이다. 즉, 이 조항은 먹는 샘물의 제조 설비를 이용해 탄산수를 제조할 수 있도록 하고, 업주에게 수질 개선 부담금을 부과하려는 것이지 탄산수 관리에 관한 규정이 아니다. 탄산수에 대한 법적 정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행정규칙인 ‘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 등장한다. 이 규칙에 따르면 물에 탄산만 든 것은 탄산수고, 레몬 향 등 식품첨가물이 추가되면 탄산음료다. ‘식품의 기준 및 규격’은 탄산수의 수질 기준을 따로 정하고 있지 않다. 다만 탄산음료의 규격으로 납, 카드뮴, 주석, 세균수, 보존료 등에 대해 간단히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탄산수는 기본적으로 납, 카드뮴 등에 대한 기본적인 검사를 받는다. 반면 먹는물의 수질 기준은 까다롭다. 환경부령인 ‘먹는물 수질기준 및 검사 등에 관한 규칙’의 미생물, 유해 무기물질, 소독제 및 소독부산물질, 방사능 등에 관한 기준에 따라 환경부가 철저하게 검사한다. 식약처가 탄산수를 엄격하게 검사한다고 해도 법이 규정한 검사 항목이 물과 다르다 보니 한계가 있다. 다만 식약처 관계자는 “식품에 사용하는 용수도 먹는물 기준에 따라 수질 검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0년 75억원에 불과했던 탄산수 시장은 2014년 400억원까지 치솟았고, 업계는 올해 800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5일 정기보고서인 ‘이슈와 논점’에서 “탄산수가 건강음료라는 막연한 과대광고에 소비자들이 현혹되지 않도록 허위 과대광고를 철저히 관리하고, 소비자의 안전을 고려해 먹는물과 관리 기준을 통합해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허백윤 기자의 독박육아] 엄마는 항상 ‘을’ 신세…맞춤형 보육은 꿈인가

    [허백윤 기자의 독박육아] 엄마는 항상 ‘을’ 신세…맞춤형 보육은 꿈인가

    21개월 아이가 어린이집 생활을 한 지도 벌써 1년이 됐다. 언제 다시 날지 모르는 빈자리를 얼른 채우느라 10개월짜리를 기관에 들여보냈다. 잊을 만하면 콧물을 달고 오고 놀다 넘어져 이마에 멍이 들어 오기도 한다. 그저께도 얼굴에 반창고가 붙여졌다. 아이들이야 다치는 일이 부지기수지만 이렇게 내가 안 보이는 곳에서 상처를 내 오면 마음이 이루 말할 수 없이 무겁다. 그러나 이번에도 풀 수 없는 속상함을 삼켰다. 남는 건 결국 자책감이다. ●어린이집 보내기 어려워… 태아 때 400번대 대기어린이집 이야기는 언제나 조심스럽다. 굳이 갑을 관계를 따지자면 나는 철저한 을(乙), 아니 ‘병’(丙) 정도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일을 하는 엄마라서 그렇다. 작은 불만 정도는 아예 말도 꺼내지 않는 게 상책이다. 어린이집이 아니면 아이를 맡길 곳이 마땅히 없는 상황이라 더욱 그렇다. 마음에 안 든다고 당장 어린이집을 옮길 수도 없다. 그래서 어린이집을 대하는 시선은 늘 복잡하다. 그저 무한한 신뢰감으로, 내 아이는 잘 지내고 있다고 믿으면서도 어쩔 수 없이 살짝 경계가 되기도 한다. 평소에 나 대신 아이를 잘 돌봐 주는 정말 고마운 존재이면서도 공휴일이 다가오거나 아이가 아프게 되면 발을 동동 구르게 된다. 복잡한 시선은 어린이집의 현실과도 맞닿아 있다. 사실 아기를 낳기 전까지는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임신을 해서 태명으로 어린이집 대기를 걸면서 ‘저출산 국가라면서 왜 이렇게 어린이집 보내기가 어려운 것인가’ 불만이 처음 생겼다. 입소 1순위인 맞벌이인데도 뱃속 아기의 대기 번호가 400번대였던 탓이다. 그마저 지난해 이사를 하면서 새로운 어린이집으로 다시 대기를 올려 물거품이 됐다. 지난해 아기가 5개월 때 걸어 둔 어린이집은 200번대로 시작했다. 이번 주에 58번까지 당겨져 있는 것을 보고 그저 감격스러울 뿐이다. ●어린이집 국공립 비중 5.7%뿐… 훨씬 많아져야 정말 어린이집이 턱없이 부족해서 그런 걸까. 아니다. 지난해 전국 어린이집은 모두 4만 3742곳, 정원은 총 180만 659명이었다. 실제로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들은 149만 6671명이었다. 통계상으로는 전국 시·도 지역에서 모두 어린이집 정원이 현원보다 많았다. 100번대 대기번호를 기다려야 하는 곳은 국공립어린이집이다. 전체 어린이집 4만 3742곳 중에 국공립어린이집은 2489곳(5.7%)에 불과했다. 가정어린이집이 2만 3318곳(53.3%)으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이 민간어린이집(1만 4822곳·33.89%)이었다. 내가 처음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낼 때처럼 지금도 가정어린이집 중에는 상담을 받으면 바로 입소할 수 있는 곳이 많을 것이다. 그러면 아무 데나 보내면 되지 왜 굳이 국공립어린이집을 고집하느냐. 일하는 엄마로서 조금이라도 눈치를 덜 보고 더 믿고 아이를 맡길 수 있지 않을까 해서다. 지금은 가정어린이집에 아이를 오전 10시에 등원시켜서 오후 4시에 데려온다. 나의 출퇴근 시간과 비교해 보면 어림도 없는 시간이라 등하원을 도와주는 베이비시터 이모님을 고용한다. 나는 직장맘이니 내 아이만 더 늦게까지 봐 달라고 말이야 해 볼 순 있다. 그래 봐야 오후 6~7시까지인데 그걸로도 모자라긴 마찬가지다. 더구나 어떻게든 그 시간까지 계속 근무를 해 달라고 하기에는 어린이집 교사들의 업무가 너무 무겁다는 것도 내 아이 한 명을 키우면서 이미 절감했다. 정부의 지원을 받아 설립되고 인증받은 기관에서 위탁해서 운영하는 국공립어린이집이라면 좀 더 안정적인 환경에서 아이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환상이 있다. 오후 8시가 될 때까지 불을 밝히고 있는 집 앞 국공립어린이집은 특히 이 환상을 키워 준다. ●보육료 지원 축소 정부정책 엄마들 바람과 딴판 지난해 육아정책연구소의 ‘유치원·어린이집 운영 실태 비교 및 요구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어린이집 정원은 평균 58.8명인데 교사 수는 7명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국공립과 사회복지법인 어린이집의 교사가 7~9명이었고 민간, 가정어린이집은 4~6명의 비율이 가장 많았다. 교사의 90%가 담임교사를 맡았다. 담임교사들은 평균 오전 9시 16분에 근무를 시작해 오후 6시 50분까지 일했다. 평균 근무시간이 9시간 34분이다. 이렇게 일하고 받는 평균 기본급은 147만 8000원이다. 국공립어린이집 교사는 180만 1000원이었지만 민간은 127만원, 가정은 113만 8000원을 받았다. 일의 강도는 숫자로 표기할 수도 없다. 나는 내 자식 한 명 밥 먹이고 하루 종일 놀아 주는 것도 버거울 때가 많은데, 저마다 특성이 다른 아이들 여럿을 먹이고 재우고 돌보는 일을 10시간 가까이 하는 보육교사들이 120만원도 못 받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보육교사들도 누군가의 엄마이고 직장인인데 더 많은 돈을 받고 더 좋은 환경에서 수월하게 일하는 편이 내 아이에게도 훨씬 도움이 될 것 같다. 하지만 내가 기대하는 방향과는 다르게 보육정책이 움직인다. 정부는 내년 예산에서 영유아보육료를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해 3조 1377억 200만원이던 영유아보육료 지원 사업 예산은 내년도 2조 9617억원으로 줄었다. 정부는 내년부터 ‘맞춤형 보육’을 하겠다고 밝혔다. 전업주부들의 어린이집 이용을 대폭 줄이겠다는 취지다. 전업주부는 12시간 종일반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6~8시간만 어린이집에 보내도록 하겠단다. 이로 인해 전업주부의 어린이집 이용이 20% 줄어 예산이 줄어든다는 논리다. 정작 현실에서는 맞벌이인 나조차 12시간 어린이집을 보내는 것을 꿈도 못 꿔 봤다. 12시간 동안 문을 안 열기 때문에 어린이집들이 권장한 ‘오전 10시~오후 4시’ 등원 시간을 최대치로 여기고 보내고 있다.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12시간을 꽉 채워 보낼 수 있는 시설은 국공립이나 일부 규모가 큰 어린이집뿐이다. 당연히 전업주부들도 12시간은 아예 보내지도 않는다. 지금도 6~7시간을 보내고 있다. 현재와 크게 달라질 것도 없을 텐데 또다시 전업주부와 직장맘들의 편 가르기에 나섰다. 오히려 오후 4시 이전에 전업주부의 자녀들이 우르르 하원하게 되면 내 아이를 비롯한 겨우 2~3명의 아이들만 눈칫밥을 먹게 된다. 그럼 나는 여전히 등하원 도우미에게 의지해 내 아이를 일찍 하원시킬 것이다. 엄마로서 느끼는 진짜 문제는 ‘전업주부’가 아니라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정부의 지원을 받는 국공립어린이집이 훨씬 더 많아져야 한다. 민간·가정어린이집도 전업주부나 직장맘의 비율과 관계없이 모두가 운영 시간을 지키도록 바뀐다면 더 좋겠다. 하지만 그러려면 보육교사들을 더 많이 충원해야 한다. 아이들 돌보는 일을 한 사람이 12시간씩 하라는 것은 너무 가혹하고, 그것은 오히려 아이들에게 역효과만 날 것이다. 대체교사, 야간교사 등 교대 근무도 할 수 있어야 하고 월급도 훨씬 많아져야 한다. 아이들과 씨름하느라 점심 식사도 쪼그리고 앉아 마음 편히 하지 못하는 교사들이 겨우 100만원 안팎의 돈을 받는 환경이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보육교사 처우 개선… 야간·대체 교사 도입 필요 보육교사는 어린 아이들의 정서에까지 깊숙이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육아 전문가다. 아이 보는 일이라고 하찮고 쉬운 일로 여겨져선 안 된다. 어린이집 보내는 엄마들을 이기적이라고 낙인찍고 죄인으로 만들 것이 아니라 필요로 한다면 누구나 좋은 환경에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며 아이를 키워 가는 것이 진짜 맞춤형 보육이라고 감히 생각한다. 그래야 정부에서 그토록 외치는 ‘일과 가정의 양립’도 가능하다. 하지만 갈 길은 너무나 멀어 보인다. baikyoon@seoul.co.kr
  • 정부, 고용위기업종 지정 실업 급여 60일 더 준다

    정부가 국내외 경제 상황 변동 등으로 고용 불안을 겪는 업종을 ‘고용위기업종’으로 지정하고 해당 업종 사업주와 근로자를 지원한다. 정부는 22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제73회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이러한 내용이 담긴 고용위기업종 근로자 지원대책을 확정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폐업, 도산, 경영 위기 등에 따른 실직자는 2011년 50만 3000명에서 지난해 55만 2000명으로 증가했다. 이에 정부는 고용위기업종 대응체계 구축, 지역별 특화 지원, 개별 사업장 고용 위기 신속 대응 등 크게 세 가지 대책을 수립해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우선 경기실사지수(BSI), 주요 기업의 대량 고용변동계획, 기업의 이자보상비율과 신용위험등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고용위기업종을 지정한다. 위기업종으로 지정된 기업이 인력 구조조정 대신 근로시간 단축, 휴업, 인력 재배치 등을 시행하면 고용유지지원금 형태로 임금과 수당을 지원한다. 업종별 지원 수준은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결정된다. 고용위기업종으로 지정된 기간에 실업급여 수급이 종료된 근로자는 60일 범위에서 특별연장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또 근로자의 이직·전직·재취업 지원을 위해 훈련·취업 지원 요건이 완화되고 지원 규모도 확대된다. 이 밖에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등이 협업해 지역 일자리 사업을 개편하고 지역별 집중 업종에 대해 전직·재교육 등을 지원하는 지역별 특화 지원방안도 대책에 포함됐다. 아울러 대량 해고 등이 발생했거나 해고 우려가 있는 사업장에 대해 고용조정 관련 노사협의, 근로자의 고용 유지, 재취업·전직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개별 사업장 고용 위기 대응방침도 마련된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2015 베스트브랜드 대상] 티앤비코리아 ‘누구나홀딱반한닭’

    [2015 베스트브랜드 대상] 티앤비코리아 ‘누구나홀딱반한닭’

    쌈닭전문 오븐치킨&BEER 전문점 ‘누구나홀딱반한닭’(이하 누나홀닭)이 창업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누나홀닭의 창업지원정책으로는 ▲가맹비, 로열티, 교육비, 보증금을 가맹계약 체결 시 전액 면제해주고 재계약 시 로열티를 전액 면제해주는 ‘4無 1 지원 정책’과 ▲인테리어 전문업체와 예비창업주가 직거래가 가능하도록 해 인테리어 평당비용을 110만원으로 본사 수익을 제로화시킨 ‘인테리어 다이렉트 시스템’ 등이 있다. 창업 후 1개월간 누나홀닭 본사는 매주 담당 슈퍼바이저가 가맹점을 방문해 QSC를 점검하고 가맹점별 상권에 맞는 다양한 홍보방안과 행사방안을 제안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오픈 2개월 차부터 정기적인 방문과 더불어 가맹점 운영상 문제 발생 시 수시방문을 통해 가맹점주가 매장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누나홀닭은 ‘사람과 사람이 만들어가는 브랜드, 사람 냄새 나는 착한 프랜차이즈’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이를 실천하는 기업으로 창업지원 정책과 가맹점 지원 관리 체계를 전문화했다. 현재 누나홀닭은 브랜드 광고 집행 시 관행처럼 가맹점에 부과시켰던 광고비를 타 프랜차이즈 본사들과 달리 일절 받지 않고 본사가 모든 마케팅 비용을 부담하면서 가맹점 만족도가 가장 높은 프랜차이즈 본사로도 창업전문가들 사이에서 평가되고 있다.
  • 세방그룹 이의순재단의 지역아동센터 환경개선사업

    세방그룹 이의순재단의 지역아동센터 환경개선사업

    축전지와 항만물류를 주력 사업으로 성장해 온 세방그룹(회장 이상웅)이 설립한 사회복지법인 ‘세방이의순재단’이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을 위한 다양한 활동으로 주목 받고 있다. 창업주인 이의순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이상웅 회장이 이끌고 있는 세방그룹은 ‘로케트배터리’라는 친숙한 자동차 배터리 브랜드로 유명한 국내 중견 그룹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중요시하는 이의순 명예회장의 뜻에 따라 2007년 세방이의순재단을 설립했고 재단의 대표적인 사업으로 ‘희망 스위치 ON’이 있다. ‘희망 스위치 ON’은 재단 초기부터 이상웅 회장 재임 기간인 현재까지 꾸준히 진행된 지역아동센터 환경개선사업이다. 사설 교육기관에 의탁하기 힘든 저소득층 가정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방과 후 활동 지원, 급식 등을 제공하는 지역아동센터는 전문성과 지속적인 관리 체계가 요구됨에도 유지/개선/보수를 위한 비용 확보가 원활하지 못한 일부 센터의 경우 장마철에 비가 새거나 벽에 곰팡이가 생길 정도로 좋지 않은 환경에 아동들이 그대로 노출되는 형편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세방이의순재단은 2008년 ‘희망 스위치 ON’ 사업을 기획해 지역아동센터의 낙후된 환경을 쾌적하고 안전하게 개선하여, 부모들이 아무 걱정 없이 아이들을 맡길 수 있고 아이들이 먼저 오고 싶어하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나섰다. 2015년 현재 ‘희망 스위치 ON’ 사업은 11개 지역아동센터를 대상으로 약 2억 원 규모의 환경개선이 진행되고 있으며, 지난 8년 간 총 75개 지역아동센터가 새롭고 안전한 아이들의 쉼터로 탈바꿈할 수 있었다. 지역아동센터 환경개선사업은 해당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연말에 일시적으로 행해지는 다른 여러 사회공헌 사업들과는 다르게 지속적이고 의미 있는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해당 사업에 참여했던 한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는 “환경개선사업으로 인해 지역 주민의 관심이 높아지고, 가난한 아이들만 모이는 열악한 공부방이라는 선입견을 깨는데도 도움이 되었다”고 하면서 “더 나아진 환경을 통해 아이들의 자존감이 높아진 것이 무엇보다 반갑다”며 소감을 밝혔다. 세방그룹 측은 “이상웅 회장 역시 이의순 명예회장의 뜻을 이어 받아 사회활동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도 ‘희망 스위치 ON’과 같은 사회복지시설 지원사업뿐 아니라, 저소득 소외계층 지원사업, 긴급구호지원 등 세방이의순재단의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세방그룹이 우리 사회와 상생하는 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이상웅 회장과 그룹 및 각 계열사 차원의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독박(讀博) 육아일기](30) ‘도긴개긴’ 韓·日 육아 환경…초저출산국 이유있었다

    [독박(讀博) 육아일기](30) ‘도긴개긴’ 韓·日 육아 환경…초저출산국 이유있었다

    해외에서 ‘독박육아’를 하고 있는 사촌 언니들 덕분에 다른 나라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은 어떤지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했다. 그 중 일본에 사는 언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일본의 육아 환경이 우리와 매우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 나가노현에 사는 언니 김경은(40)은 2006년 일본인 형부와 결혼해 2008년 남자 아이 한 명을 낳아 키우고 있다. “바깥 일은 남자가 하고 아내가 가사와 육아를 책임지는 것”이라는 생각이 깊게 박혀있는 형부와 살다 보니 진정한 ‘독박육아’를 했다고 토로한다. 나와 언니의 경험을 통해 한국과 일본의 보육환경을 비교해 본다. -일본: 일본도 요즘 한국처럼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 아이를 키우는 데 정부의 지원도 부족한 편이고 경제적인 이유와 이혼율이 높아지는 이유 등으로 아이를 많이 낳고 있지 않다. (일본은 저출산 관련 대책 부서까지 마련했다. 지난 7일 아베 신조 총리는 ‘1억 총활약담당상’에 측근을 앉혔다. ‘1억 총활약담당상’은 50년 뒤에도 1억 인구를 유지할 수 있도록 현재 1.4% 수준의 합계출산율을 1.8%로 끌어올리는 특명을 가진 장관이다.)-한국: 한국에서도 오랜 사회 문제다.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1.21명이었다. 갈수록 직장을 잡기 어렵고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결혼과 출산이 미뤄지고 있다. 나는 아이를 낳았지만 둘째는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일본의 보육정책은 어떤가. 한국에서는 주로 아이를 집에서 키울 경우 양육수당을 매달 20만원씩 받고, 어린이집에 보낼 경우 어린이집 비용(0세의 경우 40만 6000원)을 지원받는다. 나는 직장을 다니니 출산과 육아를 하면서 총 1년 3개월 동안 휴직했다. 출산휴가 3개월 중 두 달은 회사에서 기본급을 받았고, 육아휴직 기간 중 6개월은 기본급의 70%를 노동부에서 받았다. 하지만 돈과는 다른 문제인 것 같다. 아이를 맡기고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절실하다.-일본: 여기서는 정해진 출산휴가는 6~8주 정도에 불과하다. 육아휴직은 회사마다 정책이 다르다. 1~2년까지 가능하고, 휴직 급여도 회사마다 지급방법이 다르지만 매달 지급되는 방식이 아니라 대부분 복직한 뒤에 일부를 환급받거나 무급휴직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일본 엄마들은 몇 개월 되지도 않는 어린 아기들을 어린이집에 맡기고 일하러 가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출산을 하면 지역별로 출산축하금을 주는데, 우리 동네의 경우 첫째가 5만엔, 둘째는 10만엔, 셋째는 15만엔이고 넷째 이상은 20만엔을 지급받는다. 또 출산 일시금으로 정부에서 42만엔 정도를 받는데 분만 자체가 보험이 안 되기 때문에 대부분 병원비로 전액 충당한다. 때문에 일부 한국인 부부들은 한국에 가서 출산을 한 뒤 일본에서 출산일시금을 받아 생활비로 충당하기도 한다.정부에서 지급되는 육아수당은 아이 한 명당 월 1만엔이다. 2월, 6월, 10월에 4개월치를 한꺼번에 받는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비용은 첫째 아이는 전액을 다 내야 하고 둘째부터는 할인을 받는다. 각 도시별로 부모 수입에 따라 원비 지원금이 1년에 한 번 나온다. -한국: 아이가 아프거나 기본적인 건강검진, 예방접종은 어떻게 하나. 한국은 필수 예방접종과 영유아 건강검진을 정해진 시기에 무료로 받는다. 나머지는 의료보험의 적용을 받는다. -일본: 지역별로 정해진 병원에서 필수 전염병에 대한 예방접종은 무료다. 영유아 건강검진은 시청 가정복지후생과에서 받는다. 의료비는 기본적으로 의무교육대상(중학생)까지 지원받을 수 있고, 우리 동네의 경우 만 18세까지 무료다. 일단 병원이나 약국에서 의료비를 지출한 뒤 육아수당을 받는 통장으로 환불받는 방식이다. -한국: 나는 아기를 낳고 아는 것이 없는 데다 육아정보를 얻는 것도 너무 어려웠다. 임신과 출산에 관한 정보는 따로 책을 사 읽었고 보건소에서 기본적인 정보를 얻을 수는 있었다. 하지만 더 구체적인 육아정보는 주로 인터넷 육아 관련 커뮤니티에서 다른 엄마들의 경험을 통해 접했다. 아이가 아플 때 병원에서 의사선생님들에게 가끔 물어보지만, 주로 아픈 증상과 관련된 것으로 제한됐다. -일본: 각 지역에서 무료로 육아상담을 받을 수 있고 또래 엄마들끼리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본은 개인주의가 강한 곳이라 ‘내 아이는 내가, 나의 방식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육아로 고민하는 엄마들도 많지만 별로 내색하지 않는다. 가까운 친구에게라도 고민을 잘 나누지 않는다. 주로 시청 상담사나 어린이집 선생님 등 전문가에게 의존하는 편이다. 친한 친구가 잘못된 방식으로 육아를 하고 있더라도 간섭하거나 조언하지도 않는다.-한국: 육아에 대한 어려운 점이나 스트레스를 또래 엄마들과 나누는 것이 정말 큰 도움과 위로가 되었는데 가까운 사이라도 고민을 잘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하니 놀랍다. 일본에서 아이를 키우며 가장 필요했던 것은 무엇인가.-일본: 누군가의 도움이다. 특히 아이를 맡길 곳이 아무 데도 없었다. 친정은 한국에 있고 시어머니는 연세도 많으신데다 멀리 떨어져 계신다. 나는 일을 하고 싶었는데 아이가 유치원을 마치는 시간 전에 퇴근을 해야하고 공휴일이나 주말에도 무조건 쉬어야 한다. 그런데 정규직으로 그런 일자리를 갖기가 어려웠다. 도쿄 같은 대도시에서는 베이비시터를 구할 수 있지만 내가 사는 지역은 베이비시터를 거의 볼 수 없다. 친구나 지인의 집에 맡기는 것도 한 두번이지, 일본에서는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것이 미덕이라 불가능하다. 특히 몸이 아플 때에는 혼자 아이를 돌보며 내 몸을 추스려야했기 때문에 평소보다 두 배 이상 힘들었다. -한국: 남편의 역할은 어떤가. -일본: 일본 남성들은 여전히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가정을 위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다. 최근 들어 남성들도 육아를 돕고 실제로 육아휴직을 쓸 수도 있긴 하지만 극소수에 불과하다. 주말도 없이 일을 하는 경우가 많고 집에 있을 때에도 아이보다는 자신의 휴식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우리 남편이 생각하는 육아란, 엄마가 없을 때 아이를 몇 시간 돌봐주는 게 전부다. 그마저도 게임을 하거나 함께 텔레비전이나 애니메이션을 보는 게 고작이다. 아이와 운동을 하거나 만들기를 하는 것은커녕 아이의 공부를 봐주고 훈육을 하는 것까지 모두 나의 몫이다.-한국: 그럼 더욱 힘들었을 것 같다. 한국에서는 ‘아빠 육아’의 중요성이 점점 크게 인식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일본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출산하면 남편 회사에서 사흘의 휴가가 주어지는 게 다였다. 운이 좋게 아기가 수요일에 태어나면서 일요일까지 닷새를 쉬었다. 지난해부터 ‘아빠의 달’이라는 제도도 도입됐고 아빠들도 법적으로 1년까지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다. 육아휴직 비율이 지난해보다 40% 높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아빠들은 바쁘고, 일에 열중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휴직까지 행동에 옮기는 것은 ‘간 큰’ 일로 여겨진다. 그나마 휴일에는 아빠들도 육아에 많은 참여를 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같다. 아이를 데리고 외출하고 놀아주며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물론 엄마가 느끼기엔 턱 없이 부족하고 함께 하는 것이 아니라 ‘도와주는 것’일 뿐이지만. -한국: 미국이나 호주의 육아경험을 들었다. 서구 국가의 엄마들과 한국 엄마들의 임신·출산·육아에서의 가장 차이점이 뭔지를 물었더니 공통적으로 ‘산후조리’를 꼽더라. 일본은 동양 체질로 한국과 비슷할 것 같은데 출산 이후 어떻게 산후조리를 하나.-일본: 여기도 산후조리의 개념이 별로 없다. 출산 후 일주일 정도는 병원에 입원하지만 산후조리원은 따로 없다. 각자 집에서 한 달 정도 외출하지 않고 있는 경우가 많다. 최근의 젊은 엄마들은 별로 구애를 받지 않고 갓난아기를 데리고 쇼핑하러 가는 것도 많이 본다. 일반적으로는 한 달 정도는 밖에 나오지 않고 생후 1개월 검진을 받으러 병원에 간 뒤에 남자아기는 31일째, 여자아기는 33일째 신사에 절하러 데리고 가는 풍습이 있다. 출산 후에 음식도 아무거나 좋아하는 걸로 먹는다. 찬 것을 바로 먹거나 출산 후 바로 샤워를 하기도 한다. 몸을 따뜻하게 해야한다는 생각도 없다.  -한국: 엄마가 아이를 대하는 점은 한국과 비슷한가. -일본: 아니다. 일본은 가족중심적 사회라기 보다는 개인중심적 사회다. 아이에 대해서도 엄마의 소유물이라거나 강한 모성애를 드러내기 보다는 아이를 한 인간의 개체로 보고 객관적으로 대한다. 특히 아이들과의 스킨십도 한국 엄마들에 비하면 적은 편이다. 특히 아버지와 아이의 스킨십은 아주 드물다. 사람들의 눈이 있는 곳에서는 아이들에게 애정표현을 하는 엄마들도 적다. 우리 아들도 밖에서 뽀뽀를 하거나 꼭 안아주려고 하면 부끄러워하고 하지 말라고 한다. 그만큼 표현을 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나는 아이에게 평소에도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해주고 스킨십도 많이 하려고 노력한 때문인지 다른 일본 아이들보다 엄마에 대한 애정이 더 강한 것 같다.또 일본에는 ‘일하는 엄마’들이 매우 많다. 오히려 내가 보기에 너무 어린 아이를 둔 엄마들이 왜 이렇게 빨리 일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할 때도 있다. 아이들의 인성을 양육하는 중요한 시기에 엄마와 떨어져 있어야만 하는 아이들이 많아 안타까울 때도 있다. 그러나 전업주부로 아이와 함께하든, 일을 하든 남의 가정사이기 때문에 왈가왈부하는 사람은 적은 편이다. 도시에서는 아이를 맡기고 일하는 사람이 많지만, 지방의 경우에는 집에서 아이를 돌보는 경우가 많고, 전업주부로 있는 것을 좋게 인식하는 경향도 있다.-한국: 개인중심이라고 하니 아이와 엄마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궁금하다. -일본: 한국처럼 식당에서 아이가 떠드는데 방치하거나 테이블을 어지럽히고 그대로 나오는 엄마들에 대한 시선이 좋지는 않다. 하지만 누구도 대놓고 주의를 주지는 않는다. 뒤에서 “저 사람 왜저래?”하고 수근거리거나 종업원에게 넌지시 건의할 뿐이다. 한국은 ‘노 키즈존’이 생기기도 한다는데 일본 식당은 손님이 우선이기 때문에 아이를 데리고 오지 말아달라거나 하는 말을 하지 않는다.  일본의 육아 경험을 접했을 때 처음에는 ‘그래도 우리나라가 훨씬 사정이 좋구나’라고 위안을 삼았다. 가장 큰 이유는 남편 때문이었고, 다음으로는 어쨌든 나도 누군가에게 아이를 맡기고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친정엄마가 해외에 살고 있지만 아이를 어린이집에 정부 지원을 받아 보낼 수 있고, 가까이 사는 베이비시터를 구해 아기를 맡길 수 있다. 남편도 집에 늦게 들어오기는 하지만 자기도 육아에 많은 참여를 해야한다는 인식은 크게 하고 있다. 그런데 통계상으로는 우리가 일본보다 나은 점이 없어 보였다. 지난 19일 발표된 OECD ‘2015 삶의 질’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어린이들이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은 하루 48분으로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짧았다. OECD 평균은 151분이다. 특히 한국 아빠가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은 하루 6분(OECD 평균 47분)이었고 아빠가 같이 놀아주거나 공부를 가르쳐 주거나 책을 읽어주는 시간은 고작 3분에 불과했다. 일본은 아빠와 함께 놀거나 공부하는 시간이 하루 12분으로 조사됐다. ‘언니는 도대체 어떻게 버티면서 육아를 했을까’라며 위로를 하던 내가 머물고 있는 현실이 오히려 숫자상으로는 더 암울했다.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24)깜깜한 초보엄마를 깨워줄 길잡이가 필요하다 (25)아들 딸 구별 말자던 세상, 정말 달라졌을까 (26)가끔은 그냥 ‘나’이고 싶다 (27)1년에 단 며칠인데 뭐가 그리 힘드냐고요? (28)좋은 엄마 나쁜 엄마 따로 있나요 (29)1인실 쓰고도 출산비 ′0원′…호주·미국 육아맘에게 물었다 ▶1회부터 23회까지는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허백윤 기자의 독박 육아일기 / ☞블로그
  • 최경환 “근로시간 단축, 잘못하면 교각살우”

    최경환 “근로시간 단축, 잘못하면 교각살우”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근로시간 단축은 우리 경제·사회의 활력 제고와 체질 개선을 위한 특효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한영피엔에스를 방문하고 가진 중소기업 대표·근로자 간담회에서 “정부와 여당이 발의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에는 2017년부터 기업 규모별로 근로시간이 단축된다”며 이처럼 말했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2017년 1000명 이상 사업장부터 시작해 2018년 300~999명 사업장, 2019년 100~299명 사업장, 2020년에는 5∼99명의 소규모 기업까지 단계적으로 근로 시간을 단축할 방침이다. 우리나라의 연간 근로시간(2013년 임금근로자 기준)은 2071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멕시코(2328시간)와 칠레(2085시간)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최 부총리는 “한국 경제가 재도약하고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노동 시장의 이런 낙후된 관행과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근로시간 단축이) 근로자에게는 일·가정의 양립과 삶의 질 향상을, 기업에는 생산성 향상을, 경제 전체적으로는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선순환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교각살우(矯角殺牛·소뿔을 바로잡으려다 소를 죽인다는 뜻)의 우를 범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사업주들은 “근로시간이 줄어도 회사 입장에서는 신규 채용하기가 쉽지 않다”며 “근로시간 특례와 같은 부담 완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건의했다. 노동자들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소득이 줄어드니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걸그룹·모델·비서까지… ‘강남 고액 성매매’ 무더기 적발

    걸그룹, 쇼핑몰 모델, 대기업 비서 출신 등을 고용해 서울 강남의 호텔에서 고액 성매매를 알선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업소 업주 박모(31)씨를 구속하고 다른 업주 10명과 업소 실장 5명, 성매매 여성 11명, 성매수 남 1명 등 2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박씨 등 업주 11명은 강남 지역의 S호텔, R호텔 등 특급 호텔에서 한 번에 60만~150만원을 받고 성매매를 알선했다. 유흥업소 등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었던 이들은 유흥주점에서 파악한 단골들의 전화번호를 바탕으로 성매수 남성들을 회원제로 관리했다. 이들은 인터넷에 ‘레이싱 모델 출신’, ‘2박 3일 비서’ 등 내용으로 광고를 올려 연락해 오는 남성들과 비용을 흥정해 미리 빌려 둔 호텔 객실로 안내해 성매매를 알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알선한 성매매 중에는 여성이 2박 3일 동안 비서처럼 함께 지내며 성접대 서비스를 제공한 경우도 있었다. 성매매 여성들은 전부 20대로 지금도 활동하고 있는 걸그룹의 전 구성원, 연예인 지망생, 전직 대기업 비서, 쇼핑몰과 잡지 모델 출신, 전 무용단원, 여대생 등으로 부정기적으로 성매매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업주들은 연예기획사 등 연예계와는 특별한 관계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경찰은 성매매 비용이 고액인 만큼 성매수 남성들 중 상당수가 고소득 자영업자나 전문직 종사자일 것으로 보고 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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