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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일 3시 학부모 회의 오세요”…맞벌이 부모는 어떻게 가나요

    “평일 3시 학부모 회의 오세요”…맞벌이 부모는 어떻게 가나요

    3~4월은 일하는 엄마·아빠에겐 고난의 계절이다. 학교운영위원회를 선출하는 학부모총회, 담임교사 면담, 학급 부모 모임 등등 쫓아다녀야 할 곳이 많아서다. 교육당국은 맞벌이 부모의 편의를 봐줄 방안들을 마련해 놨다지만 많은 부모들에겐 그다지 쓸모 없는 일이다. ‘아이를 맡겨놓고 어떻게 한번도 찾아가지 않느냐”는 학교와 주위의 눈총이 여전히 따갑기 때문이다.올해 첫째 아이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킨 학부모 김모(38)씨는 29일 “학부모총회를 평일 낮에 열어서 이미 지난주에 휴가를 냈는데 담임교사 면담도 마지막 시간이 오후 4시 30분이어서 또 휴가를 내야 한다”며 “평일 오전에 열리는 학급 부모 모임까지는 못 갈 것 같은데 우리 아이만 소외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학부모 이모(40·여)씨도 “지난주에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의 공개수업에 참가하려고 휴가를 냈다가 급한 업무로 못 가게 됐는데, 밤에 아이를 달래주느라 고생했다”며 “이번 학기에 도서관 책 정리 봉사도 하게 됐는데, 휴가를 낼 수 있을지 벌써부터 걱정”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2011년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운영위원회 회의 일시를 정할 때는 일과 후, 주말 등 위원들이 참석하기 편리한 시간으로 정해야 한다’는 조항을 추가했지만 유명무실하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2015년 4월부터 2년간 야간이나 주말에 운영위를 개최된 경우는 1만 4442건 중 1.3%인 189건에 불과했다. 일선 학교들은 맞벌이 부부들을 제도적으로 배려하는 게 취지는 좋지만 다른 부작용을 만든다고 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관계자는 “야간이나 주말에 운영위나 총회를 개최하면 많은 그 시간에 아이를 봐야 하는 많은 전업주부들이 불만을 토로한다”며 “학부모의 교통·도서관·청소 봉사 등도 교사 한 명이 모든 수업을 책임지는 상황에서 해법이 없다”고 말했다. 제도의 문제보다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학부모 임모(39·여)씨는 “학급 담임교사가 전화 면담도 가능하다고 알려왔는데 고민 끝에 아이를 맡긴 입장에서 얼굴을 내비쳐야지 싶어 무리해 휴가를 냈다”며 “나중에 들으니 전화 면담을 신청한 학부모가 없었다고 하니 오히려 안 찾아갔으면 후회할 뻔 했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마치 교사들이 학부모에게 면담이나 각종 봉사로 부담을 주는 것처럼 비쳐 답답하다”며 “너무 잦은 학부모 모임이나 교육 및 학급 활동까지 간섭하는 식의 도움은 교사 입장에서도 반갑지 않다”고 설명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제약사 회장보다 ‘우리말 광부’ 택한 시인

    제약사 회장보다 ‘우리말 광부’ 택한 시인

    투덕투덕(얼굴이 두툼하고 복스럽게 살찐 모양), 숭굴숭굴(성질이 수더분하고 원만한 모양), 떼걸다(관계하던 일에서 손을 떼다)….국적 불명의 외래어와 정체 불명의 조어들의 홍수 속에서도 그의 시집에는 낯설면서도 감칠맛 나는, 토종의 원형이 생생한 우리말이 풍성하다. 원로 김두환(82) 시인이 최근 펴낸 12번째 시집 ‘영원한 영원을 오르는’(고요아침)에 실린 시들은 마치 우리말 대사전의 용례집처럼 알짜배기 표현들이 흥을 돋운다. 1987년 서정주 시인의 추천으로 문청(문학청년)에서 시인으로 등단한 지 올해 30년을 맞은 그가 쓴 씨는 1837편. 그중 1500편이 순우리말로만 쓴 시다. 이번 시집에는 ‘만발’, ‘보리밭 풍경’, ‘봄바람은 그런다네’ 등 노(老)시인의 고향인 전남 순천의 풍경을 빼닮은 긴 호흡의 연작들을 담아냈다. 김 시인은 28일 “스스로의 상상력을 확인한답시고 밤에 덜 자면서까지 쓰며 고치며 뜯이했던(헌 옷을 빨아서 뜯어 새로 만들다) 소출들이자, 샛별 눈빛 뜨더귀(가리가리 찢어 낸 조각)가 묻어 있는 시집”이라며 순우리말에 대한 아낌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그의 우리말 사랑은 ‘오매 단풍들것네’의 김영랑 시인을 기린 ‘영랑문학상’ 수상으로 이어졌다. 시인의 말은 우리말인데도 그 의미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평생 우리말에 심취해 캐내 온 그야말로 세월이 켜켜이 쌓인 사라진 말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 조계사 인근에 있는 그의 서재 책상 위에는 1991년 11월 28일이라는 인지가 붙은 벽돌 크기의 금성출판사 국어대사전 두 권이 놓여 있다. 늘 들여다보니 손때가 묻어 해질 대로 해졌다. 그동안 너덜너덜해져 바꾼 대사전이 세 질이다. 책상 한쪽에는 깨알 만한 글씨로, 30여년간 수집해 온 우리말을 적어 놓은 노트도 놓여 있다. “우리말로 된 시어 하나를 찾아 사전을 뒤지기도 하고, 고민도 합니다. 우리말이 사장되지 않도록 시를 통해 되살려내는 게 내게 주어진 사명이 아닌가 싶어요.” 김 시인은 성균관대 약대를 졸업한 약사 출신이다. 그가 1964년 서울 낙원동 허리우드극장 인근에 차린 ‘가야약국’에서 제조해 팔던 피부병 연고는 전국적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365일 문전성시를 이뤘다. “가난한 시절이라 피부병이 흔했어요. 군 병원에서 익힌 피부병 치료 경험이 인생을 바꿨죠. 한미약품 창업주인 임성기씨가 당시 동대문에 차린 임성기약국과 함께 서울 3대 약국으로 불렸어요. 제약회사를 설립할까도 고민했지만 이 나이가 되어 보니 제약회사 회장보다 시인의 삶이 더 좋아요. 지금도 시에 취해 살고, 시를 쓰는 기쁨을 만끽하며 살아요.” 그는 2000년 약국을 접고 은퇴한 뒤 시작(詩作)에만 전념했다. 그는 책상 서랍에서 원고지에 육필로 쓴 20여편의 시를 꺼내 들었다. “이번 시집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또 시를 쓰고 있더라구요. 내년에는 그동안 쓴 시 가운데 150편을 추려 시선집을 낼 생각이에요.” 글 사진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해빙기 안전 소홀’ 건설현장 547곳 사법처리

    토사 붕괴 등 중대위험 방치한 사업주·안전 책임자 엄단키로 해빙기 안전조치를 소홀히 한 건설현장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고용노동부는 해빙기 건설현장 안전 점검에서 854곳을 적발해 24억 2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토사 붕괴와 근로자 추락 예방 등 안전조치를 소홀히 한 547곳을 사법처리하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고용부는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전국 1002개 주요 건설공사현장을 대상으로 해빙기 집중 감독을 실시했다. 주요 공사 현장은 대형교량이나 터널·굴착공사 등 영향으로 지반이나 토사붕괴로 대형사고 발생 우려가 큰 곳이다. 고용부는 토사붕괴 등 해빙기 취약요인뿐만 아니라 사망 재해가 많이 발생하는 추락·낙하사고 예방조치 등을 중심으로 점검했다. 그 결과 957개 현장에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실을 적발했다.이 중 547개 현장(1294건)에서 근로자 추락 또는 토사나 작업발판의 붕괴 위험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용부는 급박한 사고 위험이 있는 242곳에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사고위험을 방치한 547곳의 사업주나 안전관리책임자를 사법처리하기로 했다. 근로자 건강진단이나 안전교육을 하지 않는 등 경미한 법 위반 사업장 854곳, 1730건에는 시정지시와 함께 과태료 24억 2000만원을 부과했다. 이번 감독에서 적발된 법 위반 사항의 개선 여부를 계속 확인하기로 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산업재해가 감소함에도 건설현장 사망 사고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고, 올해도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며 “행정역량을 총동원해 건설현장 사고에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서울시의회 김제리의원 “1년 미만 건설근로자도 퇴직공제금 수령 추진”

    서울시의회 김제리의원 “1년 미만 건설근로자도 퇴직공제금 수령 추진”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김제리 위원(더불어민주당, 용산1)은 그간 12개월 미만 일한 건설근로자도 퇴직·사망한 경우 바로 퇴직공제금을 받을 수 있도록 「건설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을 개정할 것을 강력히 건의했다. 현행 법령에 따르면 건설공사를 하는 사업주는 건설공사가 시작되는 시점부터 퇴직공제의 사업자가 되고 건설근로자는 피공제자로 하여 건설공제회에 공제부금을 내고 피공제자가 퇴직할 경우 공제회로부터 퇴직금을 지급받도록 되어 있으나 납부월수 12개월(252일)이상인 피공제자가 퇴직·사망한 경우나 60세에 이른 경우에만 공제부금을 지급하도록 법령에 명시되어 있어 다수 건설근로자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2016년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따르면 실제로 252일 이상 근로기준을 채우지 못한 근로자가 395만명에 이르고 누적부금 또한 7,503억에 이른다고 밝혔다. 김제리 의원은 “건설현장에서 지급조건인 252일 이상 근로를 채우는 것이 실질적으로 쉽지 않고 건설현장 근로자의 경우 퇴직공제금이 더욱 절실히 필요할 것임을 감안 할 때 다수의 사람들이 피해보는 일이 없도록 관련 법령의 조속한 개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찰치사 ‘레드불스’ 재벌 3세, 공소시효 만료 눈앞

    경찰치사 ‘레드불스’ 재벌 3세, 공소시효 만료 눈앞

    법치주의를 강조하며 범죄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태국이 유독 재벌 일가에게는 법의 잣대를 들이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에너지음료 레드불의 공동창업주 찰레오 유비디야의 손자 보라유스 유비디야(31)는 2012년 9월 3일(현지시간) 새벽 태국 방콕 시내에서 자신의 페라리 승용차를 몰다가 교통경찰을 들이받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기소됐다. 하지만 50만바트(약 1800만원)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보라유스는 교통사고 과실치사 혐의의 공소시효인 5년이 거의 만료되어가는 현재까지 아무런 추가조사와 재판도 받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변호사를 통해 병 또는 업무상 해외에 있다는 이유로 수사당국의 대면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다. 세간에서는 그가 해외로 잠적했거나, 변장해서 숨어 있을 것으로 추측하곤 했다. 하지만 28일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보라유스는 레드불 전용비행기를 타고 해외 자동차경주대회를 참관하거나 해외 휴양지에서 휴가를 즐겨온 것으로 확인됐다. AP는 "태국 수사당국이 보라유스를 못잡는 것이 아니라 안잡고 있는 것"이라면서 "법치주의를 요란하게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 태국 당국이 부유계층이 치외법권의 특권을 갖고 있음을 전형적으로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5년 전 사고 당시 보라유스는 경찰관을 200m가량 끌고 다녔고, 현장에서 즉사했다. 보라유스는 뺑소니를 쳤지만 사고 현장에서 그의 집까지 기름이 새어나간 흔적을 경찰이 추적해 그를 체포했다. 그는 교통사고 후 즉사 피해자에 대한 적절한 조치 없이 도주한 혐의로 기소됐다. 레드불은 1984년 오스트리아 국적의 디트리히 마테쉬츠와 태국 국적의 찰레오 유비디야가 손잡고 세운 세계적 에너지 음료 회사다. 유비디야 가문은 회사 지분 49%를 소유, 태국 3위 부자로 꼽히고 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방승언의 삐-급 문화 쪼개기] 폐업 속출…‘먹거리X파일’ 고발당하지 않는 고발프로그램의 횡포

    [방승언의 삐-급 문화 쪼개기] 폐업 속출…‘먹거리X파일’ 고발당하지 않는 고발프로그램의 횡포

    지난 12일 종합편성채널 ‘채널 A’의 시사교양프로그램 ‘먹거리X파일’이 대만식 ‘대왕 카스테라’ 제조과정에 식용유 및 화학첨가제가 사용된다는 점을 들어 비판한 후 소규모 점포의 폐업 속출 등 영세 자영업자들이 생계에 큰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방송에서 지적된 사항들에 대해 다수 전문가들이 큰 문제가 아니라고 입을 모은데 이어 방송이 일부 업체만의 관행을 업계 전반의 문제인 것처럼 부풀렸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고발 프로그램의 전문성 및 윤리관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왕 카스테라’ 정말 문제가 있었을까? 식품 전문가들은 제빵에서의 식용유 사용은 선택의 문제일 뿐 윤리적 문제는 아니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문정훈 서울대 식품비지니스학과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버터보다 식용유가 들어가면 풍미는 떨어지지만, 반죽의 탄력이 올라가는 장점이 있어 식용유를 쓴다”며 “‘제빵시 식용유를 넣는 것은 부도덕하다’는 프레임으로 방송을 만들면 소비자들을 매우 오도하는 것”라고 썼다.비난 여론이 강해지자 먹거리X파일 측은 26일 ‘대왕카스테라 방송 그 후’ 편을 방영, 식용유가 사용된 빵에 ‘케이크’가 아닌 ‘카스테라’라는 이름을 사용한 것은 잘못이라는 주장을 폈다. 그러나 대다수 시청자들은 앞서 지적했던 식용유 사용 관행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속출하자 ‘논점 흐리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다. ●방송 한 편에 무너지는 영세 자영업자의 가정 ‘먹거리X파일’의 이번 방송 내용과 무관한 대왕카스테라 업체들은 크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한 대왕카스테라 업주는 ‘먹거리X파일’ 공식 홈페이지에 쓴 글에서 “매출이 90% 이상 줄어 하루하루 장사를 할수록 오히려 손해 보는 지경이 되었습니다”며 “작가가 쓴 마지막 한 줄, ‘대부분의 업체가 이렇게 만든다’, 이 확인되지 않은 무책임한 당신의 한 줄 끄적임에 저는 억대 빚이 생겼습니다”고 전했다.이번 논란에서처럼 근거가 확실치 않은 보도에 무고한 요식업 종사자들이 치명적인 피해를 입은 사례는 과거에도 적지 않게 발생했다. 이러한 보도행태에 시청자들은 늘 비난의 목소리를 높여 왔지만, 일부 언론들의 태도는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고발언론은 누가 고발하는가 지난 2014년 5월 먹거리X파일(당시 ‘이영돈PD의 먹거리X파일’)은 전국에서 유행하던 먹거리인 ‘벌집 아이스크림’에 파라핀 성분이 함유됐다며 문제 삼았던 바 있다. 이때 방송 측은 이번과 마찬가지로 일부 업체의 문제를 업계 전체의 문제인 것처럼 묘사, 상당수 무고한 사업주에 피해를 입혔다. 특정 영세업체 몇 곳이 심각한 곤경에 빠졌던 사례도 다시 조명되고 있다. 먹거리X파일은 벌집 아이스크림 방송 이후 불과 약 두 달 후인 2014년 7월 비위생적으로 노계(老鷄)를 취급하는 업체를 고발한다며 한 칼국수 음식점을 방송에 내보냈다. 그러나 해당 업체는 닭고기의 식감을 위해 의도적으로 노계를 선택해 위생적으로 처리하고 있었으며, 결국 프로그램을 상대로 2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해 지난해 승소했다. 먹거리X파일의 PD겸 진행자였던 이영돈 PD는 프로그램 하차 후 JTBC에서 진행한 ‘이영돈PD가 간다’에서도 비슷한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이영돈 PD는 한 ‘그릭요거트’ 전문점의 일부 메뉴만을 취재하고는 ‘진짜 그릭요거트를 취급하는 업체가 아니다’고 보도했다가 사실이 밝혀지자 뒤늦게 사과 방송을 내보낸 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女변호사회, 남성 육아휴직 의무화 추진

    한국여성변호사회(회장 이은경)가 남성 근로자 육아휴직 사용을 의무화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을 추진한다. 여성변호사회는 27일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변호사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일·가정 양립 활성화를 위한 정책 심포지엄’에서 이 같은 육아휴직 활성화 방안 등을 담은 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사업주는 남성 근로자에게 최소 60일의 육아휴직을 반드시 쓰게 해야 한다. 이행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1년에 2번, 매회 1억원의 범위에서 이행강제금을 부과한다. 우리나라는 2007년부터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최대 1년의 육아휴직을 쓸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됐지만 확산 속도는 더딘 상황이다. 특히 공공부문에 비해 민간 분야의 활용도는 미미하다. 지난해 육아휴직 사용자 8만 9795명 중 남성은 7616명으로 8.5% 수준에 그쳤다. 독일(32%), 노르웨이(21%) 등 선진국보다 크게 떨어지는 수치다. 전주혜 여성변회 부회장은 “육아가 여성만의 부담이 되면서 출산율이 떨어지고 여성 경력단절 사례도 늘고 있다”며 “이는 직장과 가정 모두에 손해”라고 말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G6 물속 1.5m 방수실험… “주문 밀려 야간작업”

    G6 물속 1.5m 방수실험… “주문 밀려 야간작업”

    국내 출시 LG폰 중 첫 방수기능 배터리 20여 가지 안전검사 꼼꼼 “보래이. 가령 백 개 가운데 한 개라도 불량품이 섞여 있다면 아흔아홉 개도 모두 불량품이나 마찬가진 기라.”지난 24일 LG전자 스마트폰 G6 생산 현장인 경기 평택의 LG디지털파크 G2동 4층에 들어서자 창업주 구인회 회장의 사진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이 사진 밑에는 창업주가 1948년 럭키크림 공장에서 불량품을 발견하면서 했던 얘기가 조그맣게 쓰여 있다. 매일 ‘불량과의 사투’를 벌이는 LG전자가 70여년 전의 기억을 잊지 않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이곳에선 하루 5만대의 G6가 생산된다. 다음달 7일(현지시간) 미국 시장 출시를 앞두고 있어 요즘엔 14개 조립 라인 중 대부분을 G6에 할애해도 모자랄 판이다. LG전자 단말제조팀의 이형주 기성은 “조립 대수는 매일 달라지지만 주문이 밀려드는 날에는 야간에도 조립을 한다”고 말했다. 한 개의 조립 라인은 약 36m 길이로 이 중 절반 이상에선 테스트가 이뤄진다. 국내 출시되는 LG전자 스마트폰 중 처음으로 방수 기능이 적용되다 보니 방수 테스트도 함께 진행한다. 다만 물에 담가 넣고 할 수 없어 폐쇄된 공간에서 공기를 주입시켜 공기의 흐름으로 물이 새는지를 살핀다. 파장이 일정하게 유지돼야 정상 판정을 받는다. 물론 사전에 수만 대의 샘플 제품을 가지고 국제규격(IP68)에 맞게 방수 테스트를 진행한다. 김균흥 LG전자 제품인정실 부장은 “수심 1.5m에서 30분 동안 전원을 켜 놓고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시험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지난해 경쟁사의 배터리 발화 사태 이후 배터리 쪽 안전이 중요해진 점을 의식한 듯 ‘배터리평가랩’을 처음 공개하고, 배터리 설계 안전성 검증 등 성능 시험 전반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국제 기준에는 없지만 필수적인 자체 검사를 추가해 안전성 검사가 20여개에 달한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김성우 LG전자 수석연구원은 “배터리에 불을 붙여 강제로 폭발시켜도 파편이 일정 범위 밖으로 튀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전경련, ‘한국기업연합회’로 새 이름…“본연의 역할에 충실”

    전경련, ‘한국기업연합회’로 새 이름…“본연의 역할에 충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위기에 몰린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이름을 바꾸고 혁신안을 발표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24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허 회장은 “지난해 불미스런 일로 국민께 실망을 안겨드린 것에 깊이 사과드린다”며 “전경련은 앞으로 초심으로 돌아가 경제단체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 조직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혁신안의 핵심은 ▲정경유착 근절 ▲투명성 강화 ▲싱크탱크 강화다. 우선 1968년 이후 지금까지 유지된 ‘전경련’이라는 이름을 ‘한국기업연합회’(한기련)로 바꾸기로 했다. 전경련은 1961년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등 기업인 13명이 주도해 한국경제협의회로 출발한 뒤 그해 한국경제인협회로 개명했다. 전경련은 이날 개명은 경제인(회장) 중심의 협의체에서 ‘기업’이 중심이 되는 경제단체로 거듭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1961년부터 주요 의사결정기구 역할을 해 온 회장단 회의도 이날 회의를 끝으로 폐지된다. 앞으로 전경련의 중요 의사결정은 신설되는 경영이사회에서 이뤄진다. 경영이사회는 기존 오너 중심의 회의체 성격을 탈피해 주요 회원사 전문경영인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멤버는 20여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경제단체로서 회원사의 의견을 수렴하는 공식 창구로 이사회 산하에 경제정책위원회 등 분과별 위원회·협의회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보수단체 어버이연합 지원 등으로 논란이 된 사회협력회계와 관련 조직은 폐지한다. 허창수 회장은 “앞으로 정치적 목적에 이용되거나 관여되는 일이 일절 없도록 하겠다”며 “사회협력 회계와 사회본부를 폐지해 정치와 연계될 수 있는 고리를 원천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전경련은 활동 내역과 재무 현황 등을 홈페이지에 연 2회 공개해 공익법인에 준하는 수준으로 투명성을 높여나갈 방침이다. 조직과 예산은 40% 이상 감축하며, 임원 전원이 낸 사표부터 선별해서 수리할 예정이다. 기존 7본부 체제를 커뮤니케이션본부, 사업지원실, 국제협력실 등 1본부 2실 체제로 바꾼다. 이를 통해 한기련은 위원회·협의회 등을 통한 소통 기능과 한미 재계회의 등 민간경제외교 역할에만 집중하게 된다. 기존 경제·산업본부의 정책연구기능은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으로 이관한다. 한경연은 싱크탱크 기능을 강화한다. 기업 정책연구뿐만 아니라 저출산, 4차 산업혁명 등 국가 어젠다에 대한 연구 등으로 외연을 넓혀나갈 예정이다. 혁신안은 이날 발표 직전 전경련 혁신위원회와 전경련 회장단 연석회의를 통해 확정됐다. 국민 의견 수렴 온라인 창구를 통해 접수된 내용도 혁신안에 반영됐다. 전경련 혁신위원회는 허창수 회장이 위원장을 맡았고 회장단 3명과 외부인사 3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됐다. 혁신위원회는 혁신 세부내용을 마련할 때까지 앞으로도 수시로 개최될 예정이다. 윤증현 전 장관은 “전경련은 그간 한국 경제의 도약에 기여하고 정부와 산업계 간의 소통 창구 및 민간 경제 외교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전경련은 우리나라 경제성장기에 재계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맏형’ 노릇을 하다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과정에서 ‘정경유착’의 고리가 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체 여론에 직면했다. 이 때문에 이날 혁신안 발표에도 불구하고 과연 악화한 여론이 돌아설지는 의문인 상황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신동빈 “중국을 사랑해...사드는 오해, 사업은 꼭”

    신동빈 “중국을 사랑해...사드는 오해, 사업은 꼭”

    롯데그룹 신동빈(62) 회장이 24일자 미국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마트 매장에 대한 영업정지 등 중국 정부의 보복 조치에 대해서는 “일부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 “중국을 방문해 갈등을 풀려고 했지만 (최순실 게이트로) 출국금지를 당해 (해결이) 불가능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드 배치와 관련해서는 “정부가 우리 같은 사기업에 정부정책을 위해 부지를 포기하라고 하면 (어느 기업도) 정부를 거부할 수 있는 여유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중국은 롯데가 50억 달러를 투자하고 2만5000명을 고용하며, 그룹 전체 매출의 10%를 차지하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96) 총괄회장은 그룹의 대표 계열사인 롯데쇼핑의 등기이사에서 46년만에 물러났다. ‘원 롯데 원 리더’ 시대를 맞아 신격호 총괄회장이 퇴장하고, 신동빈 회장 체제로 강화하는 모양새다. 롯데쇼핑은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 빅마켓 내 회의실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이같은 안건을 처리했다.이에 따라 신격호 총괄회장의 사내이사 직함은 롯데자이언츠와 롯데알미늄 등 일부만 남았다. 한편 신동빈 회장의 차녀인 신승은씨가 일본 민영방송인 TBS 아나운서인 이시이 도모히로와 5월에 결혼식을 올린다는 보도와 관련해 네티즌들은 “롯데 애들은 전부 일본인하고 결혼하네..서미경딸도 일본남자와 결혼하고...”라는 반응을 보였다. 서미경(57)씨는 신격회 회장의 셋째 부인으로 일컬어지고 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회의원 중 김병관 1678억 ‘최고’

    20대 국회의원 중 신고 재산이 가장 많은 의원은 벤처기업가 출신의 더불어민주당 김병관(44) 의원으로 파악됐다. 국회공직자윤리위원회가 23일 공개한 ‘2017년도 국회의원 재산변동 신고 내역’에 따르면 김 의원의 재산은 1678억 8563만원에 달했다. 김 의원의 재산 중 대부분은 본인이 이사회 의장으로 활동했던 게임업체 웹젠의 주식 943만 5000주로, 현재 가액이 1410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지난해 8월 20대 국회의원 신규 재산등록 당시 신고했던 총재산 2341억원보다는 662억원가량이 줄었다. 그동안 웹젠 주가가 하락해 평가액이 총 632억원 감소한 탓이 컸다. 김 의원은 배우자 명의의 카카오 주식(18만 6661주)을 전량 매각해 현금화했다. 뒤를 이어 바른정당 김세연(45) 의원이 총재산 1558억 8532만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동일고무벨트 창업주의 손자인 김 의원은 DRB동일 주식(881만주)과 동일고무벨트 주식(193만주) 등 주식 평가액이 1323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토지와 건물 등 부동산과 예금도 수백억원대에 달했다. 건설 전문업체인 원화코퍼레이션 대표이사 출신인 자유한국당 박덕흠(64) 의원(507억 6272만원)과 자신의 이름을 딴 ‘박정어학원’ 원장 출신인 민주당 박정(55) 의원(229억 9298만원)이 뒤를 이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근로시간, 노사가 알아서 정하라는 정부

    근로시간, 노사가 알아서 정하라는 정부

    “근로시간, 외국선 민간 자율고용부, 관련 규제 완화 주장 노조 가입률 겨우 10.1% “노동자가 乙인데 협상 되겠나”연간 2113시간에 이르는 장시간 근로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국회에서 근로기준법 개정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근로시간 규제 완화를 거론해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고용노동부가 최근 출입기자들에게 배포한 ‘주요 국가의 근로시간 규제 방식’ 자료에 따르면 고용부는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 엄격한 근로시간 규제 방식을 채택하고 있지만, 근로시간에 얽매이지 않는 다양한 근로 형태가 발전하고 있어 이런 입법규제가 현실과 부합하지 않는 측면도 상당하다”고 주장했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법정 근로시간을 넘길 경우 사업주에 대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고용부는 이런 강한 규제 대신 노사가 자율적으로 합의해 근로시간을 정하는 방안도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고용부 관계자는 “해외 각국은 노사가 협의해 근로시간 운영을 자유롭게 정하는 방식으로 경직된 근로시간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향후 근로시간 규제 방식과 관련해 산업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영국과 미국, 프랑스는 법정 근로시간 규정은 있지만 처벌 규정은 없다. 독일은 과태료를 부과하고 일본은 초과근무에 대한 할증임금 위반만 처벌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고용부 주장에 허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고용부가 발표한 ‘2016 고용통계’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우리나라 노동조합 가입률은 10.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국 가운데 27위였다. OECD 평균은 27.8%다. 사실상 ‘을’(乙)인 근로자가 회사와 대등한 위치에서 근로시간을 협의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구조인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여객운송, 의료 등 사실상 근로시간 초과가 합법적으로 허용되는 특례업종 근로자가 200만명에 이르러 해외 선진국과 상황이 다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장도 예외다. 프랑스 등 선진국들은 홍수 등 천재지변에 준하는 특수한 상황과 공공 분야에서만 극히 예외적으로 근로시간 초과를 허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근로시간은 멕시코, 코스타리카에 이어 OECD 국가 3위라는 불명예를 쓰고 있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현재도 근로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아 사실상 무법천지로 만들어 놨는데 근로시간을 줄이자는 논의가 나오자마자 규제를 완화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기업도 꺼내지 못할 이야기”라며 “2000시간이 넘는 장시간 근로를 줄이자는 정책과 규제를 완화하는 것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 주 52시간 근로, 일자리 증가로 이어져야

    국회가 주당 최대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줄이는 데 그제 합의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소위는 주당 최대 근로시간을 현행 68시간에서 16시간 단축하되 한시적으로 사업주에 대한 처벌 면제 규정을 두기로 했다. 정치권은 주당 근로시간을 줄이는 데는 합의하고서도 몇 년째 시행 시기와 방법을 놓고 여야가 각을 세워 왔다. 기업 규모에 따라 순차적으로 시행하자는 여당의 주장에 야당은 곧바로 전면 시행하자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대선을 앞둔 여당이 야당안에 동의함으로써 관련 법이 내년부터 시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근로시간 단축은 사회적 공감대가 이미 넓게 자리 잡은 시대 현안이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연간 500시간이나 많은 근로시간을 기록한다. 저출산율, 자살률과 함께 세계 최고를 다투는 부정적인 사회문제로 꼽힌 지 오래다. ‘저녁이 없는 삶’에 찌든 과로 국가여서는 노동생산성을 기약할 수도 없을뿐더러 실업을 해결할 실마리를 찾을 수가 없다. 이번 합의안은 현행 휴일 근로 16시간을 단순 연장근로에 포함하는 것이 골자다. 일자리 확대와 근로자의 삶의 질 개선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자는 고민이 반영됐다. 문제는 기업 부담과 저항이 왜곡된 방식으로 표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업들로서는 생산량을 유지하려면 고용을 늘리든지 그게 여의치 않으면 생산량을 줄여야 한다.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 하락분도 보전해 줘야 하는데, 인건비를 줄이려는 기업들이 편법·불법 운영, 무리한 자동화를 밀어붙일 수도 있다. 지금까지의 휴일 근로에 연장근로 가산금을 소급 적용하는 문제도 기업들로서는 충격이다. 중소기업은 존폐 위기에 몰릴 우려도 있다. 그렇더라도 노동시간 단축은 더 좌고우면할 일이 아니다. 일자리 창출이라는 시대적 대의보다 앞에 놓일 수 있는 사안은 없다. 국회는 기업의 충격을 덜어 주기 위해 처벌 면제 규정도 두기로 했다. 300인 이상 사업장은 2년, 미만 사업장은 4년간 법 적용을 유예한다는 방침이다. 실업 고통을 분담하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노사 합의를 통해 현실적 대안을 찾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 청년실업률은 지난달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업 대책을 입으로만 외치며 고작 알바 일자리나 늘리는 눈속임은 그만둬야 한다. 한발씩 양보하지 않고서는 당장 일자리 창출의 묘수는 없다. 근로시간 단축이 일자리 절벽과 청년 실업을 구제하는 기폭제가 돼야 한다.
  • 백종원, 서초 푸드트럭에 비법 전수 “참 쉽쥬”

    백종원, 서초 푸드트럭에 비법 전수 “참 쉽쥬”

    푸드트럭 운영자를 위한 유명 셰프들의 맞춤형 강연이 서울 서초구에서 열린다.서초구는 오는 24일 케이블 TV 프로그램 ‘집밥 백선생’으로 유명한 백종원씨를 구청으로 초청해 푸드트럭 운영자 40명을 대상으로 강연을 한다고 21일 밝혔다. 이어 27일에는 친환경 건강음식 셰프로 저명한 임지호씨가 연단에 선다. 백 셰프는 푸드트럭 메뉴와 조리법, 맛 비결, 마케팅 및 운영전략을 주제로 본인만의 비법을 전수할 예정이다. 임 셰프는 친환경 재료를 활용한 메뉴 개발 등 자신이 겪었던 에피소드도 공개한다. 앞서 구는 지난해 노점상 정책의 일부로 ‘강남대로 푸드트럭 존’을 설치, 2개월간 운영 실태를 분석한 바 있다. 그 결과 18대 중 12대의 메뉴가 떡볶이 같은 흔하고 단순한 분식 위주로 구성돼 차별성과 운영 노하우가 떨어지는 등 푸드트럭 경쟁력 향상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에 구는 백 셰프 등에게 푸드트럭 존의 설립 취지, 어려움을 설명한 뒤 멘토 역할을 부탁해 흔쾌히 수락을 얻어냈다. 구는 지난해 8월부터 노점상 43곳과 대화를 통해 매대를 철거하고 푸드트럭·부스형 판매대로 전환, 푸드트럭 존 설치 등의 문제를 해결해 왔다. 구는 신용불량 업주에게는 크라우드 펀딩 등 저금리 지원을 안내하고, 24시간 순찰체계 확립 등으로 불법 노점영업을 개선하고 있다. 현재 구에서 운영되는 푸드트럭은 서울시 전역에 운영 중인 푸드트럭의 60%인 18대다. 13대는 이전 노점상 업주들, 5대는 청년 창업가들이다. 구는 푸드트럭 멘토와 실습 지원, 신메뉴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강남대로 푸드트럭 존은 노점상 문제를 해결한 새로운 상생 모델”이라며 “중국 베이징의 ‘왕푸징 거리’처럼 서울을 대표하는 명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알쏭달쏭 건강보험 풀이]

    Q. 건강검진 대상이었는데 검진을 받지 않으면 불이익이 있나. A.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실시하고 있는 건강검진은 본인 선택에 의해 받는 것으로,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검진 대상자 제외 신청이 가능하며 검진을 제때 받지 않았다고 해서 불이익을 주진 않는다. 다만 국가에서 저소득층에 대한 암치료비 지원 사업을 하고 있는데, 지원 대상자를 ‘국가암검진을 통해 암환자로 확인된 경우’로 제한하고 있어 암치료비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또 직장가입자에 한해 산업안전보건법 제72조에 따라 사업주와 근로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 [정치 뒷담화] 선거는 체력전…文 밥심 安 농구 安 조깅 洪 반신욕

    [정치 뒷담화] 선거는 체력전…文 밥심 安 농구 安 조깅 洪 반신욕

    대선 주자들의 건강은 필수자질이다. 평소 건강을 자랑하던 정치인들도 유세 강행군엔 녹초가 되기 십상이다. 1분 1초가 아쉬운 선거 막판이 되면 선거는 곧 체력전이 된다. ‘조기 대선 열차’에 올라탄 대선 주자들의 건강관리 비법을 들어봤다.●밥심이 최고… 문재인·손학규 문재인(64)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식사는 꼭 챙긴다는 ‘밥이 보약’ 스타일이다. 특전사 출신인 문 전 대표는 젊었을 때 지옥 훈련을 여러 차례 받으면서 기초체력을 튼튼히 했던 것을 건강의 밑천으로 삼고 있다. 부인 김정숙 씨가 지역 ‘내조 유세’를 다닐 때는 문 전 대표 스스로 계란 프라이를 부쳐 ‘혼밥’(혼자 먹는 밥)을 해 먹으며 끼니만은 꼭 챙기고 있다. 차량 이동이 잦아 피로가 많이 쌓인 요즘에는 비타민제도 꼭 챙겨 먹고 있다. 평소 등산을 좋아하는 문 전 대표는 최근 바쁜 일정으로 이마저도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6월 히말라야 트레킹을 갔을 때는 3800m 고산지대에서 한 번에 2㎞ 이상을 쉬지 않고 다닐 정도로 강한 체력을 보였다고 캠프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지역을 다니며 많이 걷는 것이 요즘 유일한 건강관리인 셈”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대선 주자인 손학규(70) 전 민주당 대표의 건강관리 비법도 ‘밥심’ 이다. 손 전 대표는 바쁜 일정 중에도 끼니를 거른 적이 없는 대식가다. 강진에서 2년여간 칩거할 당시에는 매일 2시간씩 만덕산을 오르고 한겨울에도 냉수 마찰을 하며 체력관리를 했다. 손 전 대표는 지금도 매일 아침 일어나 30여분간 맨손 체조로 체력을 다지고 있다. ●기초체력이 국력?… 안희정·심상정 안희정(52) 충남지사는 축구, 농구, 탁구, 등산, 골프 등 대부분의 스포츠를 할 줄 아는 ‘만능 스포츠맨’이다. 안 지사는 지난 7일 서울대에서 학보사와 인터뷰를 하기 전 학생들과 잠시 농구를 하기도 했다. 당시 양복 상하의를 입은 채 운동화만 급히 갈아 신었다. 안 지사는 “10분을 뛰었는데 눈앞에 별이 보이는 증상이 와서 안 되겠다 싶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특히 안 지사는 평소 도정 업무를 마치고 배드민턴과 탁구를 지역 동호회 사람들과 즐기거나 2명의 아들과 함께 조깅 하는 것으로 건강관리를 해왔다. 그러나 대선 출마 선언을 한 이후 분 단위로 쪼개지는 스케줄에 짬을 내 운동을 하는 건 어렵기 때문에 그동안 닦아 온 기초체력으로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부인 민주원씨도 안 지사를 돕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고 있고 안 지사의 장남도 캠프에서 활동하고 있어 예전처럼 가족끼리 식사하는 일도 거의 없다는 게 캠프 측의 설명이다. 캠프 관계자는 “너무 쉬지 않고 스케줄에 쫓기다 보면 심신이 지쳐 컨디션이 엉망이 될 수 있어 때로는 30분씩 안 지사 혼자 있을 수 있는 시간을 주며 휴식을 취하게 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정의당 대선후보인 심상정(58) 상임대표도 ‘타고난 건강체질’ 스타일이다. 정의당 관계자는 “정의당 지도부, 국회의원 당직자는 물론이고 전 당원을 통틀어 가장 체력이 강한 사람으로 평가받는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매일 아침 6시 출근하며 러닝과 약간의 근력 운동으로 체력을 유지한다. 체질적으로 뿌리 음식을 먹는 게 좋다는 주위의 조언을 들은 심 대표는 도라지청, 생강차. 홍삼즙 등을 챙겨 먹는다. 심 대표 측 관계자는 “심 대표가 뿌리 음식에 대한 애정이 상당하다”면서 “‘이건 약이니 줄 수 없다’며 굳이 한입 달라고 한 적도 없는 보좌진들에게 철벽을 친다”고 말했다. 심 후보가 국회의원이 된 이후 전업주부로서의 삶을 결심한 남편 이승배씨는 심 대표의 아침 간식을 챙기고 있다. ●달리고 또 달린다… 안철수·남경필 안철수(55) 전 국민의당 대표의 건강관리 비법은 달리기다. 안 전 대표는 부인 김미경씨와 지역구에 있는 중랑천에서 일주일에 서너 차례씩 30여분간 함께 조깅을 하면서 특기를 장거리 달리기로 꼽을 정도다. 부인 김 씨는 안 전 대표와 꾸준히 달리기를 한 덕분에 마라톤 대회에 나갈 정도로 실력이 향상됐다. 안 전 대표는 2012년 대선 때는 매일 아침 1시간씩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기도 했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지난해 무등산을 오른 적이 있었는데 안 전 대표가 굉장히 빨리 산을 올라가 다른 사람들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였다“면서 ”마라톤으로 체력을 관리한 덕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술과 담배를 하지 않는 것도 안 전 대표의 건강관리 비법이다. 안철수연구소 대표 시절에 간염을 앓은 후 20여년간 술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안 전 대표가 간혹 정치인들과 회동에서 술을 한 잔 마신 일이 이례적인 일로 기사화되기도 했다. 바른정당 대선 주자인 남경필(52) 경기지사도 걷고 달리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남 지사는 19일엔 서울국제마라톤에도 참가해 10㎞ 코스를 뛸 예정이다. 남 지사는 자택에선 요가와 필라테스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남 지사는 정신의 건강을 위해 매일 아침 출근 전 명상을 통해 자기성찰의 시간을 갖는 것도 빼놓지 않는다. ●나만의 건강관리… 이재명·홍준표·유승민 이재명(53) 성남시장에게 보약은 곧 ‘쪽잠’이다. 평소 운동을 통해 체력을 기르기보다는 성남시청이나 관저 주변을 틈틈이 산책하며 생각을 정리하고 건강관리를 해 왔다. 하지만 대선 출마 이후 그럴 시간조차 없어져 기초 체력으로 버티고 있다. 이 시장 캠프 관계자는 “행사 이동 틈틈이 차 안에서 잠시 눈 붙이는 것으로 휴식과 체력 관리를 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부인 김혜경씨도 이 시장 못지않게 전국을 돌아다니며 이 시장을 홍보하고 있어 김씨가 예전처럼 이 시장의 건강을 챙길 수도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보좌진들이 이 시장의 끼니를 챙길 때 인스턴트 음식은 최대한 배제하고 제대로 된 식사를 챙기고 있다. 자유한국당 대선 주자인 홍준표(63) 경남지사도 평소 건강관리 비법은 산책이다. 한 주간 도정이나 국정 같은 것을 주말 시간을 이용해 참모들과 장시간 걸으며 대화하는 것을 즐기는 홍 지사는 지난주도 창녕 화왕산으로 등산을 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홍 지사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은 인터넷을 통한 바둑 게임이다. 홍 지사 측 관계자는 “홍 지사는 현재의 정국을 ‘천하대란’이라고 규정하고 바둑을 통해 지혜를 구하고 해법을 구한다”고 말했다. 일을 마친 뒤 집에서 반신욕을 하는 것도 평소 홍 지사의 건강관리 방법 중 하나라고 한 측근은 귀띔했다. 홍 지사는 경남 함양의 산양산삼으로 만든 홍삼 원액을 보약으로 즐겨 마신다. 바른정당 유승민(59) 의원은 특별한 건강관리 비법으로 알려진 게 거의 없다. 대선 행보를 시작하면서 목을 관리하기 위해 약을 먹고, 가끔 홍삼을 먹기도 했지만 꾸준히 챙겨 먹는 스타일은 아니다. 측근들은 “그런 데 좀 무심한 편”이라고 말할 정도다. 대선을 준비하며 분주한 일정으로 제대로 된 휴식을 하지 못해 일부 가까운 의원들은 “며칠이라도 좀 쉬었으면 좋겠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유 의원은 일정이 없는 시간에는 의원회관 사무실로 나와 책을 읽거나 자료를 정리한다. 지난 10일 탄핵심판 관련 기자회견을 한 뒤 주말에 공개 일정을 잡지 않은 동안에도 계속 회관 사무실에 나와 저술 작업 등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의원은 “그게 유 의원에겐 휴식”이라고 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문재인 “고용보험 미가입시 출산수당 150만…육아휴직 급여 인상”

    문재인 “고용보험 미가입시 출산수당 150만…육아휴직 급여 인상”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가 고용보험에 미가입된 여성에게는 국가가 별도로 3개월간 월 50만원씩 출산수당을 지급하겠다고 16일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마포구에서 가진 ‘전국 지역맘 카페 회원들과의 만남’에서 “직장을 다녀 고용보험에 가입된 분들은 출산급여를 받지만 직장에 다니지 않는 전업주부나 다니더라도 비정규직·자영업자 등 고용보험에 가입되지 못한 분들은 출산급여가 없다”며 이같은 공약을 발표했다. 문 전 대표는 또 “엄마도 아빠도 눈치 보지 않고 육아휴직을 당당한 권리로 사용할 수 있게 제도화하겠다”면서 “더더욱 눈치를 보는 아빠에게 육아휴직을 반드시 사용하게 하겠다”고 했다. 그는 현재 월급의 40%인 육아휴직 급여를 최초 3개월간에는 80%로 두 배 올리고 4개월 차부터는 50%로 인상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대선 때 30% 공약을 했던 공립 어린이집 비율을 40%까지 끌어올리겠다”며 “노동자의 법정노동시간을 준수하게 해 휴가를 돈으로 보상하지 않고 다 사용하도록 장려하겠다”고 말했다. 유연근무제 공약도 밝혔다. 문 전 대표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적어도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는 ‘10 to 4’(오전 10시∼오후 4시)로 임금감소 없이 노동시간을 줄이고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겠다”며 “노동시간 단축으로 임금부담이 있는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국가가 적절히 지원하겠다”고 했다. 경력 단절 여성 문제와 관련해서는 “원래 수준의 직장에 갈 수 있게 재취업 알선과 취업 이후도 관리하는 지원센터를 부별로 지자체와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자영업도 따지고 보면 자기 고용 노동자로, 산재·고용보험 가입을 허용해 일하다 다칠 때 제대로 보상받고, 실직하면 급여를 지급해야 한다”며 “일반 노동자처럼 보육비·의료비 등 세액공제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 전 대표는 이날 블라인드 채용제, 여성고용 우수기업 인센티브 등 여성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 젠더 폭력에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기존 약속을 재확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탄원서 제출·계약금지 소송… 깊어지는 여수낭만포차 갈등

    전남도·시의회 “심사 과정 감사” “불법을 저질렀다면 당연히 탈락해야겠지만, 여수시는 재심사 평가지표 공개를 거부하고 있으니 의심이 생기지 않겠습니까.” ‘여수낭만포차 2017년도 재심사’에서 탈락한 A씨는 “암 투병 중인데 빚만 진 운영자를 내쫓는 것은 죽으라는 말과 똑같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서울신문 3월 9일자 12면> 지난해 여수낭만포차 운영자였다가 탈락한 업주 5명은 국가인권위원회에 지난 8일과 15일 두 차례나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0일 광주지법 순천지원에 ‘운영자 선정 및 운영권 부여계약체결금지’ 가처분 신청도 냈다. 전남도는 논란이 확산되자 여수시의 여수낭만포차 심사 과정에 대해 감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여수시의회도 낭만포차 평가 심사 자료를 여수시에 요청했다. 계속 영업이 결정된 여수낭만포차 12곳의 업주와 탈락 업주 5명은 지난 3일과 4일 여수시 행정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동맹 휴업’도 했다. 여수시는 여수낭만포차를 기대하고 방문한 관광객들의 항의전화가 빗발쳤다고 주장했다. 탈락한 업주들의 반발은 ‘낭만포차 재심사 평가기준이 비합리적’이라고 판단하는 탓이다. 여수시가 주요 심사항목으로 내세운 매출은 포장마차가 취급하는 메뉴와 단가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절대평가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만약 매출액이 주요 평가기준이라면 17개 사업장 모두 똑같은 음식을 팔아서 비교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B씨는 “중복 메뉴 금지라는 여수시의 요청을 철저히 따르다가 적자가 심해졌고, 메뉴 교체도 재계약 후에 하라고 해 놓고 매출을 평가항목에 신설하면 어쩌느냐”고 지적했다. 여수시가 5000원 꼬치구이·전 업소와 3만원 삼합 판매 업소의 매출을 단순 비교해 단가가 낮아 매출이 적은 꼬치구이 등 영세업주를 떨어뜨렸다고 탈락자들은 주장한다. 탈락 업소 중에는 다문화가정과 차상위계층이 포함됐다. 김양효 여수시의원은 “운영 8개월 만에 17개 중 5개 업체를 재심사에서 탈락시킨 것은 여수시의 일방적 갑질”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논란에 여수시 관계자는 “일부 업소를 ‘탈락’시킨 것이 아니라 ‘교체’한 것”이라며 “평가를 3차례에 걸쳐 공정하게 진행했다”고 반박했다.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임금 체불 신고도 못하는 특수직 50만명”

    “임금 체불 신고도 못하는 특수직 50만명”

    신분 허점 노려 노동착취 빈번… 각계 보호법 마련 목소리 높아 30대 프리랜서 방송작가 김모씨는 최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임금 체불 신고를 했다가 황당한 답변을 들었다. 임금 체불 조정관은 “방송작가는 ‘근로자’가 아니기 때문에 도와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김씨에게 80만원을 지급하지 않은 외주제작사 대표는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전화를 건 서울청의 조정관에게 “방송작가는 근로자가 아니어서 당신들이 관여할 바가 아니다”라고 잡아뗐다. 마지막 방법은 민사 소송뿐이었다. 김씨는 15일 “임금을 착취당했는데 신고를 받아 주는 곳이 없다”고 하소연하며 고개를 떨궜다. 그는 현재 80만원을 받기 위해 소액 소송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한국노동연구원의 비정규직 통계자료에 따르면 김씨와 같이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는 전국적으로 49만 4000명에 이른다. 전체 비정규직(644만 4000명)의 7.7%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통계에 드러나지 않는 이들까지 합하면 100만~25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방송작가, 보험설계사, 학습지교사, 퀵서비스 배달기사, 골프장 경기보조원(캐디), 방문판매원, 대리운전자, 목욕관리사 등 근로자와 자영업자의 성격을 모두 갖고 있는 이들이다.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해 대표적인 노동 취약계층으로 불린다. 2007년 고용부는 일부 특수직에게 산재보험 가입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기준으로 골프장 캐디 등 6개 직종 산재보험 가입률은 10.9%에 그쳤다. 건강보험(2.3%), 고용보험(4.0%), 국민연금(2.3%) 가입률 모두 5%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법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신분상 허점을 노려 사업주가 노동력을 착취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2015년 서울노동권익센터가 접수한 특수직 상담내용 1위는 임금 체불(51.4%)이었고 2위가 퇴직금 문제(28.6%), 3위는 징계·해고(11.4%)였다. 2013년부터 국민권익위원회, 국회 입법조사처, 국가인권위원회 등이 잇따라 특수직을 근로자로 인정하는 보호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지만 변화는 없었다. 정치권과 정부가 외면하고 재계가 강력 반대했기 때문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등은 “특수직을 근로자로 인정하면 비용 부담 때문에 해고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자유로운 근무가 불가능해져 특수직에게 오히려 손해”라고 주장했다. 참다못한 특수직들이 직접 법의 판단을 받아보려고 나섰지만 법원의 벽은 높았다. 지난해 8월 대법원은 12년 동안 근무하다 퇴직한 뒤 연차수당과 퇴직금 등 3000만원을 요구한 야쿠르트 판매원을 근로자로 인정하지 않고 퇴직금을 받을 수 없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법조계와 노동계를 중심으로 특수직 보호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야쿠르트 판매원 판결에 대해 김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본급 없이 개인의 시간을 돈으로 바꾸는 계약관계에는 야쿠르트 아줌마를 사람이 아닌 기계로 취급하는 비인간성이 녹아 있다”며 “사용자는 관리하지도 않고 알아서 일하도록 하는, 손도 대지 않고 코를 푸는 마법을 일으킨다”고 비판했다.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장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는 근로자의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지만 회사의 지휘·감독을 받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종속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이들 취약계층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양천 ‘토박이’ 30년… 생활 정치 비결은 소통과 공감”

    [자치단체장 25시] “양천 ‘토박이’ 30년… 생활 정치 비결은 소통과 공감”

    “국민은 소통에 목말라합니다. 여성 정치인이든 남성 정치인이든 소통과 공감이 중요합니다. 소통하고 공감해야 어떤 문제든 해결할 수 있습니다.” 김수영(53) 서울 양천구청장의 신념이다. 15일 찾은 김 구청장의 집무실에는 그의 철학이 반영돼 있었다. 구청장과의 소통을 원하는 주민들의 바람이 적힌 ‘포스트잇’이 책상 뒷벽에 가득 붙어 있었다. ‘취임 축하 인사’, ‘일반 행정’, ‘교육·문화’, ‘복지·일자리’, ‘주택·건축·교통’ 등 내용에 따라 일목요연하게 분류돼 있었다. 김 구청장의 하루는 포스트잇 내용을 숙지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주민들께서 구청 1층 로비에 마련된 화이트보드에 민원이나 격려 메시지 등을 적은 포스트잇을 붙여 놓으세요. 매일 출근할 때 가져와 제 사무실 벽에 붙여놔요. 주민들의 목소리를 잊지 않고 되새기기 위해서예요. 해결한 건 아래쪽으로 옮기고 새로운 건 위쪽에 붙여요.”김 구청장의 소통·공감 정치는 ‘감동 행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24일엔 신월동 금하뜨라네아파트 입주민에게 잊을 수 없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선사했다. 금하뜨라네아파트는 건설회사 부도로 2007년 완공 이후 9년이 지나도록 준공 허가가 나지 않았다. 하자보증금, 감리비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총선 직전 하자보증금이 없어도 준공 허가가 날 수 있도록 법이 한시적으로 바뀌었다. 감리비만 해결하면 됐다. 주민들은 십시일반 감리비를 모았지만 부족했다. 김 구청장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는 곧장 조정자로 나섰다. 감리회사를 찾아 사정을 말하고 설득을 거듭했다. 회사 측에서 김 구청장의 중재를 받아들였다. 주민들은 ‘10여년 만에 호적이 생기고 내 집이 생겼다’며 서로 얼싸안고 울었다. “준공 허가가 나지 않았다는 건 무허가 건물에 사는 것과 똑같아요.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도 고치지를 못하고 등기가 안 돼 있어 매매도 못하죠. 주민들이 정말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절로 눈시울이 뜨거워지더군요.”김 구청장은 주민의 개인적인 소망도 잊지 않고 챙긴다. 지난해 11월 29일 목동에서 열린 ‘마을계획단 발대식’을 마치고 행사장을 떠날 때였다. 한 주민이 ‘다음달 우리 아들이 출연한 영화 ‘뚜르: 내 생애 최고의 49일’이 개봉한다. 아들은 죽었다. 영화를 꼭 봐 달라’는 내용이 적힌 쪽지를 건넸다. 김 구청장은 집무실 뒷벽에 쪽지를 붙여 놨다. 잊지 않고 지난달 초 밤늦게 영화관을 찾았다.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희귀 암 말기 판정을 받은 20대 청년이 죽기 전 세계 최고의 자전거 대회 ‘투르드프랑스’에 참가해 49일간 3500㎞를 완주하는 내용입니다. 저를 비롯한 양천구민들이 뭔가를 간절히 이루고자 하는, 영화 속 청년 같은 의지만 있다면 ‘다 함께 행복한 양천’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양천구 문화회관대극장에서 적자를 보더라도 이 영화를 지역민들에게 보여 주려고 합니다.”김 구청장은 지역 내 18개 동을 매주 한 곳씩 찾아 주민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민원이 제기되면 그 어느 지역이든 담당 공무원과 함께 현장을 찾는다. “취임 이후 현장에 중점을 둔 새로운 행정을 보여 주고 싶었어요. 현장에 나가면 주민들께서 동네 문제점을 많이 말씀하세요. 소통에 중점을 둔다고 해서 주민들의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해 주는 건 아닙니다. 안 되는 건 왜 안 되는지 성심성의껏 설명도 하고 설득도 합니다.” 김 구청장은 복지전문가다. 사회복지정책으로 박사학위까지 받았고 대학에서 강의도 했다. ‘복지통’답게 취임 이후 복지전달체계 개편과 복지 정책 마련에 역점을 뒀다.취임 첫해인 2014년 11월 신설한 ‘방문복지팀’은 획기적이다. 사회복지사, 간호사, 구청 직원 등으로 구성된 방문복지팀은 지역 곳곳을 직접 발로 뛰며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찾아낸다. 이름도 모른 채 기억을 잃고 살던 남성을 찾아내 가족을 찾아주는 등 여러 성과를 냈다. “취임 이후 지역민들의 복지체감도를 높여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예전엔 구청에 찾아와야 지원했습니다. ‘송파 세 모녀’ 사건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죠. 찾아가는 복지는 구청이 직접 복지 사각지대 주민들을 찾아 살아갈 의지를 갖게 해 주는 겁니다.” 주민 참여도 이끌어 냈다. 이용·미용사들은 무료 미용봉사를, 식당업주들은 무료 점심을 제공하는 등 자신들의 재능과 물품을 나누며 이웃을 돌보도록 견인했다. 건강음료 배달사원, 가스 검침원 등 방문업종 종사자 1700여명도 ‘이웃살피미’로 나서도록 했다. 명절 결식아동들에게 급식을 지원하는 ‘엄마도시락’은 큰 화제를 모았다. 명절 연휴 기간 문을 열지 않는 식당이 많아 밥을 굶거나 편의점에서 대충 끼니를 때우는 아이들을 위해 직접 도시락을 만들어 배달한다. 김 구청장의 이런 노력은 대외적으로 높이 평가받았다. 지난해 12월 서울시 사회복지사들이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지역 사회 복지 발전과 사회복지사 지위 향상에 기여한 자치단체장에게 주는 ‘복지구청장상’을 받았다. 행정자치부 ‘2016 하반기 기초생활보장사업 평가’에서 우수구에, 서울시와의 협력사업인 ‘2016 찾아가는 복지서울’ 분야에서 2년 연속 ‘우수구’에 선정되기도 했다. 교육특구 작업에도 심혈을 쏟았다. 지난해 자치단체와 학교, 마을교육공동체가 창의적인 공교육을 만들어가는 ‘서울형 혁신교육지구’로 지정됐다. 경력단절 여성들이 강사로 나서는 ‘해누리마을방과후학교’, 초등학교 교과과정과 연계한 실습중심 활동 ‘오감톡톡 스쿨팜’, 전통놀이와 세계 여러 나라 문화를 체험하는 ‘학부모와 함께하는 창의체험활동’ 등 32개의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했다. 학교 안전망도 촘촘히 구축했다. 주거·교육환경안전관리사 협동조합이 주축이 돼 학교 건물 긴급보수, 교구수리 등을 하는 ‘스쿨 맥가이버’,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학교 안전을 지키는 ‘학교안전살피미’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는 양천장학기금을 토대로 양천장학재단을 설립한다. 저소득층 학생, 성적 우수자, 특기자 초·중·고교생과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1동 1도서관 조성’도 빼놓을 수 없다. 김 구청장은 그동안 각 동마다 음악, 미술, 문학, 영어, 다문화 등 특정 주제 아래 동을 대표하는 도서관을 꾸며왔다. 올해는 목1동엔 여행, 목4동엔 음식, 신정4동엔 건강을 주제로 한 도서관을 만든다. 신정3지구 공공청사용지에 양천구 전체를 대표할 도서관도 건립한다. 주민들의 독서 욕구를 충족하고 동별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1동 1도서관은 공약 사항이었어요. 동 주민센터나 적절한 곳에 작은 도서관을 조성하되 조용히 공부하는 곳이 아니라 주민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와 책도 읽고 이야기도 나누는 소통 공간으로 만들었어요. 주민들이 굉장히 좋아하세요. 문학을 주제로 한 신월5동 방아다리도서관은 아이들이 매일 가고 싶어 하는 명소가 됐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지역민들은 김 구청장에 대해 “엄마의 마음으로 지역민들을 보듬는 ‘엄마 구청장’”이라며 “언제 봐도 권위적이지 않고 친숙하고 편하다”고 입을 모았다. “양천에서 애들 다 키우고 30년 넘게 살아서 그럴 거예요. 똑같은 고민을 하며 서로 울고 웃으며 지내왔으니까요. 이웃에게 부끄럽지 않은 구청장이 되고 싶어요. 권위적인 여의도 정치가 아니라 생활 정치의 참모습을 보여 주고 싶습니다. 엄마의 마음으로 전 주민들이 행복한 양천을 만들겠습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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