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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不法파업 발 못 붙이도록

    정부가 불법파업중인 서울지하철노조에 대해 강경 대응키로 한 것은 파업의 확산이 경제회생에 미치는 악영향을 차단하고 향후 법과 원칙에 충실하는노사협상 관행을 정착시키기 위한 조치로 평가된다.정부는 22일 김종필(金鍾泌)총리 주재의 회의를 가진 데 이어 23일 재경·법무·행자·노동부 등 4부 장관 합동담화문 발표를 통해 지하철파업의 즉각 중단을 거듭 촉구하고 주동자 형사처벌,업무 미복귀 직원 면직,손해배상청구 등의 엄중한 대응조치를 취하기로 했다.사전체포영장이 발부된 불법파업 주동자 66명은 전원 검거,처벌하고 26일 오전 4시까지 업무현장에 복귀치 않는 농성 노조원들은 모두면직시키며 사후 복직 등의 구제 조치는 취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이에 따라 미복귀 노조원들의 대량 해고사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예년과 달리 정부가 이처럼 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은 올해 우리 경제상황이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지의 여부가 판가름날 수 있는 중요한 시점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서울지하철노조 파업이 다른공공노조 파업의 확산으로 이어져 산업현장이 악성 분규 회오리에 휘말릴 경우 모처럼 회생 기미를 보이는 경제가 치명적 타격을 받고 대외신인도가추락함은 물론 향후 국정운영의 파행도 어렵잖게 예상되는 것이다.더욱이 지하철노조의 요구는 근로자복지문제와는 관계없는 정부 구조조정 중단 및 정리해고 철회 인데다 현재의 파업도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기간 중 발생한 불법적인 것이어서 결코 용납할 수 없는 것으로 지적된다. 우리는 특히 지하철노조가 IMF 위기극복의 핵심적 정책수단인 구조조정의 중단을 요구하는 것은 분별력을 잃은 처사임을 강조한다.경제위기 발생 이후각계각층의 국민들이 구조조정에 따른 고통을 감수,이제 겨우 모처럼 경제회복에 대한 한가닥 희망을 갖게 된 상태에서 유독 서울지하철만 예외적으로구조조정의 무풍(無風)지대로 남겠다는 것은 그릇된 집단이기주의로 전혀 설득력이 없다.또 노사협상 대상이 아닌 정부의 경제정책을 거론하는 것은 파업 방향을 노정 갈등으로 몰고 가려는 정치성을 띤 것으로 순수한 노동운동과는거리가 멀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지하철뿐 아니라 다른 불법파업의 경우에도 과거 정부는 일시적인 미봉책으로 면직→사후 복직의 바람직하지 못한 협상패턴을 취했었다.그러나 이제는연례 행사 같은 불법파업의 악순환고리를 끊어야 할 때다.지하철의 경우 시간이 걸리더라도 대체 인력을 충분히 확보해서 불법과 적당히 타협하는 노사문화를 청산하고 준법정신의 새 틀 안에서 산업평화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 지하철파업 3일째

    서울지하철 파업이 21일로 사흘째를 맞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와 지하철공사 노조가 파업 참가자들에 대한 설득작업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외부 지원인력을 통해 가까스로 전동차를 운행하고 있는 서울시로서는 한명의 노조원이라도 더 현업에 복귀시켜야 하는 입장이다.다행히 파업에 참가했던 노조원 8,800여명 가운데 이날까지 1,465명이 현장에 돌아오는 등 복귀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어 설득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가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기관사 요원에 대한 설득작업.기관사들은 전체831명 가운데 796명이 파업에 참가했다.그러나 이날까지 4명이 복귀한데다복귀의사는 있으나 노조 집행부를 의식해 주저하고 있는 기관사가 65명에 달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별도의 설득조를 편성하는 등 집중적인 설득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시는 파업 직후 시·구의 6급 이상 간부들을 동원,가정방문·전화접촉 등을 통해 설득에 나섰다.이 방법이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20일부터 지연·학연 등 연고자 중심으로 설득방법을 바꿨다. 서울시장 명의의 전단 5만장을 만들어 각 역사와 서울대·명동성당 등에 배포하기도 했다.특히 400여명의 파업 기관사들이 몰려 있는 명동성당에 대한설득공세를 강화했다. 이에 대한 노조측의 대응도 만만찮다.이날 모 일간지 광고를 통해 시민들에게 파업의 정당성을 호소하는 한편,▲각 소조별 행동통일 ▲항의전화반 조직 ▲회유·협박 거부 등 조합원 행동지침을 전달하고 파업 이탈자들에 대해서는 대의원대회의 결의에 따라 엄중처벌하겠다는 경고 메시지도 내보냈다. 이와 함께 파업 기관사들이 집중적으로 몰려 있는 명동성당에서는 30여명의 노조원들로 규찰대를 조직,10명씩 정문을 지키는 한편,파업참여를 독려하는 역(逆)설득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재순기자 fidelis@
  • KAL 잦은 사고 잘못된 기업문화 탓

    대한항공은 ‘나사’가 완전히 풀렸는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적항공사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밥먹듯 사고를 내면서 대한항공의 안전불감증이 치유불능상태에 이른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툭하면 터지는 사고로 국민들 사이에서는 비행기 타기가두렵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잦은 항공사고 앞에 세계화나 해외관광객유치는 공허한 구호일 수밖에 없다는 탄식도 나온다. 더 이상의 국가신인도 하락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정부가 과감히 나서항공사의 안전불감증에 ‘메스’를 대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두달에 한번꼴인 항공사고 대한항공은 지난해 8월 이후 두달 사이에 무려7건의 사고를 내면서 6개월간 일부 국내노선 운항정지와 국제선 감편이란 중징계를 받았다.지난달 15일에는 포항공항에서 착륙하던 여객기가 활주로를이탈하면서 기체가 동강나 대형 참사를 빚을 뻔했다.최근 2년동안의 사고건수는 모두 12건.두달에 한번꼴로 사고를 낸 것이다. 냉소적인 기업문화 항공전문가들은 대한항공의 잦은 사고가 잘못된 기업풍토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건교부 관계자는 “조직의 비대화·관료화로 일방통행식 지시가 성행하면서 사고가 터져도 최고경영진이 책임지려는 자세를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실제로 대한항공 직원들은 “회사 경영진이 현장을 다녀가면 남는 것은시말서 뿐”이라고 불평하고 있다.모든 책임을 조종사나 일선 직원들에게 떠넘기다 보니 일선 현장의 사기는 떨어질 대로 떨어져 있다는 지적이다. 교통개발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조종사 과실이나 기체결함으로 인한 사고가 분명한데도 돌풍이나 악천후 때문이라고 발뺌하기 일쑤다.정확한 사고원인을 밝혀내려는 철저함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직원들 사이에서는 “공무원조직보다 더 위계질서를 중시하는 풍토 탓에 보고하고 보고받다가 시간을 다 허비한다”는 볼멘소리도 터져나온다. 이같은 경직된 기업문화 속에서 경영진과 직원들간에 감정의 골이 깊어졌고사기마저 크게 떨어져 심지어 일부 직원들은 “대한항공기를 타지 말라”고냉소섞인 말까지 서슴없이하고 다닐 정도이다. 정부의 미온적인 행정처분도 화근 현행 항공법은 주요 과실로 항공기 사고가 났을 경우 면허취소는 물론 1억원 이하의 과징금을 물리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건교부가 면허취소를 내린 적은 한번도 없다.과징금도 미미해 처벌이 형식적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지난 89년 7월 대한항공 DC10기가 리비아 트리폴리에서 80여명이 숨지는 사고를 냈을 때도 노선 면허 1개월 정지가 고작이었다.사고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따지지 않은 것이 항공사들의 안전불감증을 키워주고 있는 것이다. 교통개발연구원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지난 96년 5월 110명의 사망자를낸 벨류젯항공사에 대해 무기한 운항중단조치를 취한 사례를 눈여겨봐야 한다”면서 “항공사의 귀책사유로 인한 사고에 대해서는 면허취소 조치 등의강경 제재와 함께 확실한 경제적 불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말했다. 박건승기자 ksp@
  • [사설]‘아파트 비리’뿌리 뽑아야

    최근 아파트 관리비를 둘러싼 비리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철저한 단속과 제도적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경찰이 지난 7일 아파트 관리 운영비리 특별단속반을 편성하고 수사에 나선 지 10여일 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무려 480여건의 고소와 제보가 접수될 정도로 두드러지게 사회문제화 되고 있다. 경찰이 아파트 관리소의 비리를 내사한 결과 대부분의 입주 가구들이 평수별로 20∼30%가 비싼 2만원에서 12여만원까지 관리비를 더낸 것으로 드러나비리조사를 전국적으로 확대키로 했다고 한다.현재 도시 주민의 대부분이 아파트(공동주택)에서 생활하고 있어 아파트 관리비 비리는 단순한 범죄와 다르다.특히 서민들의 경우 전체 가계비에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높아 아파트 관리비 비리는 시민생활과 직결되는 반사회적 범죄이다. 아파트 관리비 도둑은 부녀회 회장과 자치회장 등 주민대표와 아파트 관리소 소장 및 직원 등 모두 내부인 소행으로 밝혀지고 있다.그 수법을 보면 허위계산서 작성·통장변조·각종 공사 커미션 챙기기 등 다양하고 죄질도 악랄하다.아파트 관리비 비리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은 공사비를 과다 계상해서차액을 챙기는 것이다.한 아파트 관리소장과 자치회장은 노후화된 전기시설과 하수시설을 교체하면서 공사비 중 일부를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아파트 수리공사를 하면서 관리소장과 자치회장에게 공사대금의 5∼10%를 커미션으로 주는 것은 업계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한다. 관리비 비리 가운데 죄질이 더욱 나쁜 것으로는 경리장부 조작이 있다.한아파트관리사무소 경리직원은 자신이 보관해오던 관리소장과 자치회장 도장을 이용해 은행 통장에서 돈을 빼낸 뒤 통장에 기록된 잔액을 칼로 긁어 고치는 등 상습적으로 통장변조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아파트 보험가입 커미션(5∼10%)은 관리소장과 자치회장이 갈라먹기 일쑤이고 아파트 부녀회장은 상인이 아파트 내에 들어와 물건을 팔도록 해주고 사례비로 100만∼500만원까지 받는 등 영세상인까지 울리는 가증스런 일까지 일어나고 있다. 경찰은 이번 아파트 관리비 비리가 뿌리 뽑힐 때까지 수사를 지속적으로 펴 비리를 저지른자 모두가 형사처벌을 받도록하고 아파트 주민들은 수시로아파트 관리비 운영실태를 감사하여 관리비의 누수현상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 자구적 노력이 필요하다.관계당국은 주택관리촉진법·공동주택관리규약·공통주택관리령 등을 고쳐 아파트 관리 주체들이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했을 경우 엄중한 처벌을 받게 해야 할 것이다.
  • [입찰제도 虛와 實](3)왜 제대로 안되나

    ‘최저가낙찰제-부찰제-최저가낙찰제-저가심의제-최저가낙찰제-제한적 최저가낙찰제’ 지난 51년 3월 우리나라에 입찰제도가 정식으로 도입된 이후 무려 17차례나 입찰제도가 바뀌었다.그러나 아직도 우리의 입찰제도는 허점투성이라는 지적이 많다.나름대로 개선된 제도가 있음에도 왜 제대로 시행이 안될까. ●예산절감 위주의 감사 발주기관의 예산집행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때 예정가격보다 가격이 과다하게 계상된 경우는 예외없이 지적,변상조치를 하면서도 관련법규에 따라 예정가격에 당연히 계상되어야 할 비목(고용보험료 등)을 누락한 경우 묵인하는 등 철저히 예산절감 위주로 감사한다.이때문에 대부분 발주기관에서는 합목적적인 집행보다는 예산절감과 감사를 의식,설계가를 부당하게 삭감하는 사례가 보편화돼 있다.발주기관인 건교부 지방국토청의 한 관계자는 “제값을 주더라도 어떻게 하면 부실공사를 막을 것인가에신경쓰는 것이 아니고 어떻게 하면 감사에 걸리지 않을까 고민하면서 감리등 공사감독을 한다”며 예산절감 위주의 감사원 감사를비난했다. ●공무원의 소극적 업무집행 발주기관이 입찰과 관련,문제가 되지 않게 하는 데만 급급한 나머지 담합이나 저가낙찰을 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발주기관은 현행 국가계약법령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공사의 특성에 적합한 낙찰자선정을 위한 세부기준을 마련해 집행해야 함에도 예산절감 등 상부에 잘보이기 위해 낙찰률을 낮추는 등의 소극적인 업무집행을 하고 있다. ●한국의 사회·문화적 요인 발주기관의 공무원들이 상위 법령에서 주어진재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소극적으로 업무집행을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우리나라 특유의 혈연·지연·학연 등에 의한 정실에 얽매이는 문화 때문이다.발주기관에 재량권을 주었을 경우 합리적인 결정보다 정실에 의한 결정이 이뤄질 수 있다.합리적인 결정에도 탈락업체들이 심사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이의를 제기하고 소송도 불사하기 때문에 발주기관은 재량 발휘를 피하고 투명성 확보에 치중하게 된다. ●시공업체의 잘못된 수주관행 건설업체는 손실을 보는 줄 뻔히 알면서 저가 덤핑낙찰을 서슴지 않는다.흔히들 불황기의 건설업은 두 바퀴를 가진 자전거에 비유된다.계속해서 페달을 밟지 않으면 자전거가 쓰러지듯 당장 기업을 끌고가기 위해 덤핑입찰도 마다하지 않는 것이다.A건설업체 B전무는 “요즘 제정신 가지고 입찰에 임하면 단 한건도 수주하지 못한다”며 “공사수주물량이 70∼80% 줄어든 지금 상태에서는 값에 상관없이 ‘무조건 따고보자’는 식이어서 앞으로 2∼3년 안에 건설업체는 거의 망한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업계 수주관행을 지적했다. 박성태- 公共사업 효율화 방안 정부는 공공사업의 효율화를 위해 주먹구구식 사업계획과 늑장 보상,담합·덤핑 입찰,불공정 계약풍토를 중점 수술대상으로 삼고 있다.공공 건설 사업비의 10%만 줄여도 공무원 10만명 감축과 맞먹는 예산절감이 가능하다는 게건교부 분석이다. ●설계비·설계기간 현실화 부실공사를 원천 봉쇄하기 위해 선진국의 30∼50%에 불과한 설계비를 8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설계기간도 선진국의 50% 수준에서 100%로 늘린다. ●공정한 계약문화 정착 우수 업체만을 대상으로 하는 ‘지명경쟁입찰’ 등담합하기 쉬운 입찰을 지양한다.‘공사이행보증제도’를 활성화해 보증사가업체의 능력과 신용도 등을 종합 평가하도록 한다.또 턴키(설계·시공 일괄수주)입찰 확대에 따른 중소업체의 수주난 해소를 위해 대형업체가 전체 사업을 통합 관리하고 중소업체가 공구·공종(工種)별 시공을 전담토록 하는‘주(主)계약형 공동도급제’를 도입한다.대등하고 합리적인 민­관 관계를구축하기 위한 ‘건설공사 계약헌장’을 제정한다. ●선(先)보상 제도 정착 대형 공공사업의 경우 일단 사업에 착수한 뒤에 보상하던 관행을 없애고 보상 없이는 계약 자체가 이뤄지지 않도록 함으로써공기 지연을 막는다.보상비는 사업 초기에 집중적으로 배정한다. ●완공 위주의 집중적인 예산투자 일단 착수한 신규 사업에 대해서는 예산배정 완료 시한을 명시해 반드시 계획 기간 안에 사업을 끝내도록 한다. ●책임지는 공공사업 풍토 조성 건설사업이 끝난 뒤 사후평가를 의무화해 당초 계획대비 사업비·기간·수익 등을 비교 분석토록 한다.평가결과는 신상필벌(信賞必罰)을 적용해 당초 조사·설계 등이 부실한 것으로 판명되면 관계 업체와 관련자를 제재한다. 박건승- [기고]입찰담합 방지를 위한 제언 입찰담합의 직접적인 원인은 사실상 저가낙찰을 유도하는 현행 적격심사제에 있다.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획일적인 중앙집중 발주체계의 틀 속에서 입찰·계약방식의 다양성이 부족하고,발주기관의 전문성이 취약한데다 입찰자에 대한 심사기준이나 항목의 변별력도 없기 때문에 입찰자가 가격을 제외한 자신의 입찰점수를 사전에 짐작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입찰담합을 막기 위해서는 현행 적격심사 체계를 선진국과 같이 ‘선(先)기술 및 경영평가,후(後) 가격경쟁’ 체계로 바꾸어야 한다.전제조건은 기술능력이나 경영상태를 실질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다양한 평가방법을 활용하는 것이다.발주방식별,공종별,공사 건별로 적격심사 항목이나 심사기준을 다양하게 구성해야 한다.적격심사 항목이나 심사기준이 공사 특성에 따라 건별로 다를 경우,입찰자들이 자신의 입찰점수를 미리 알기 어려워 담합이 쉽지않고,공종별로 건설업체의 전문화를 유도할 수도 있다.그러기 위해서는 발주기관의 전문성이 높아야 하고,공사 특성을 감안해 국가계약법령이나 회계예규와 다른 심사기준을 만들 수 있는 재량권이 주어져야 한다. 이같은 방안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공공공사 대부분을 조달청에 위임발주하는 중앙집중 발주체계 대신,수요기관이 공사를 직접 발주하는 분산발주체계로 바꾸어야 한다.중앙집중 발주체계는 획일적인 입찰·계약제도를 불가피하게 하기 때문이다.또 입찰자의 기술능력이나 원가절감노력이 낙찰에 전혀 영향을 주지 못하는 현행 입찰제도 대신 제안형 입찰방식,협상에 의한 계약이나 실비정산계약방식 등 다양한 입찰·계약방식을 활성화하는 것이 담합과덤핑을 동시에 막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이상호 한국건설산업硏 부연구원장 - [기고]”입찰관련 법규 형법으로 일원화 필요” 형법과 건설산업기본법,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등은 각각 입찰담합 행위를 처벌토록 하고 있다. 형법은 입찰담합 행위에 대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건설산업기본법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공정거래법에서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도록 하고 있다.동일 사안에 대해 벌금은 700만원에서부터 2억원까지 29배,징역도 2년부터 5년까지로 천차만별이다. 관련법규부터 일관성이 없으니 획일적인 적용도 어렵고 혼란스럽다.따라서입찰관련 법규는 형법으로 일원화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건설산업기본법은 형법에 일부 내용을 추가한 것에 불과하다.형법을 엄격화·특화시키지도 못하면서 법정형량만 지나치게 높여 놓았다.입찰이 특별히건설공사에만 적용되는 제도가 아닌데도 굳이 건설산업기본법에 규제해놓고건설공사에만 이같이 처벌하는 것은 잘못이며 형평성에도 어긋난다. 공정거래법도 건설산업기본법과 큰 차이가 없는데 벌금은 4배나 무겁다.형법으로의 일원화가 어렵다면 다른 법으로 규제할 필요가 있는 것만 강력 규제해 엄중 처벌하면 된다. 입찰담합 처벌도 ‘위계 또는 위력,기타의 방법으로 다른 건설업자의 입찰을 방해한 자’로 제한해야 한다. 고질적인 시공 무능력업자의 덤핑입찰과 부실시공을 사전에 막기 위한 자율적 협의는 예외로 해야 한다.선진건설기술을 도입해 건설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자율적 협의도 필요하다.공사담합에 대해 정부가 건설업계의 의견을반영해 합리적이고 형평성있는 대안을 마련해 주기를 고대한다. 유명식 동부건설 전무- [인터뷰]崔鍾洙 건교부 건설경제심의관 “건설업계는 더 이상 입찰담합을 합리화해선 안됩니다.단기적인 이윤 확보에 치중하지 말고 특화된 기술을 앞세워 공정경쟁에 나서야 합니다.” 崔鍾洙 건설교통부 건설경제심의관의 입찰담합에 대한 입장이다.시장의 경쟁성과 민주성을 지향하는 우리 사회에서 입찰담합은 절대 용인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崔심의관은 “입찰담합은 공정거래라는 실정법에 위배될 뿐 아니라 시장경제에 따른 가격보다 높은 낙찰가격을 창출해 예산 낭비의 요인이 되고 있다”면서 “건설업계가 담합입찰을 마치 관행인양 감싸고 도는 자세가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건설업체들은 선(先)수주-후(後)생산방식에 따라발주자가 시장을 지배하는 건설산업의 속성상,최저가 우선의 낙찰방식으로는 출혈경쟁이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자율조정행위’를선호하지요.이런 명분은 곧 ‘연고권’이란 전근대적 방식으로 확대 재생산됩니다.결국 담합입찰의 이면에는 경쟁을 회피해 보다 높은 가격에 공사를안정적으로 따내려는 이윤확보전략이 숨겨져 있는 것으로 보면 됩니다.” 崔심의관은 “선진국처럼 발주자가 기술력이 우수한 업체를 먼저 선정한 뒤 최저가격을 써낸 업체에 낙찰되도록 하는 이른바 ‘기술력 평가후(後) 가격경쟁’방식을 도입할 계획”이라며 “공정경쟁의 원칙이 제대로 뿌리내릴 때 건설산업도 존립기반을 인정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朴建昇
  • [입찰제도 虛와 實]高價낙찰은 ‘담합’ 低價땐 ‘부실’우려

    국내 건설업계의 고질적 병폐인 입찰 담합행위는 과연 없어서는 안될 ‘필요악’인가.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국내 굴지의 건설회사들이 가담한 입찰 담합 비리를 적발,26개사에 101억원의 과징금을 물리자 건설업계는 현행 제도아래서는 담합이 불가피하다며 제도의 불합리성을 지적하고 있다.저가 낙찰의 실상과 이를 피하기 위해 담합해야 하는 공공 공사 입찰제도의 문제점을짚고 개선안을 모색해본다. “공사 예정가격의 95%만 넘어 수주하면 무조건 담합으로 몰아붙이니 우리업계는 다 망하라는 소리입니까.” 공정위가 대형 업체 입찰비리를 발표한 지난 3월 5일 오전 대형 건설업체인 A사 입찰담당 부사장실.업계 10위권에 있는 몇몇 대형 업체의 입찰담당 임원 4명이 모여 담배연기를 뿜어내며 “예정가의 95%라도 실제 적정공사비의80% 수준에 불과하다.이를 담합으로 처벌하면 예정가의 65%대의 저가 낙찰을 받아 부실공사를 하라는 얘기”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현행법 체계상 건설업계 담합은 건설업법,형법,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상매우엄중하게 중복처벌하게 돼 있다.국내 상위 100위 안의 건설회사들이 한번쯤 담합혐의로 기소됐지만 특별히 죄의식을 느끼지 않고 있다면 담합행위를 규제하고 있는 법체계나 입찰제도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가 된다. 입찰업무만 25년간 해온 D사의 한 임원은 “발주공사의 예정가격 산정,낙찰자 결정 및 계약보증제도의 모순,담합 처벌 규정의 불합리성,예산절감 위주의 감사원 감사,공무원의 소극적 업무집행 등 현재 입찰제도는 모순 덩어리”라며 “국가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라도 입찰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입찰 담합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세간의 주목을 받고 사회문제화한것은 94년 12월 충남 부여군 백제교 가설공사와 구룡포∼포항간 도로 4차선확장공사의 입찰담합업체들이 형사고발되면서부터다.이 사건으로 96년 5월서울지방검찰청 특수부가 정부공사 입찰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를 벌여 당시건설업체 상위 11개사 대표,임원들을 불구속기소하고 하위 84개사 대표와 임원을 약식기소했다.이어 지난 5일 공정위가 또다시 담합 관련 업체들에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하며 담합관행을 뿌리뽑겠다고 나선 것이다. A건설업체 B임원은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담합은 명백한 불공정행위”라면서도 “그러나 적정 공사비를 확보토록 해 부실공사를 방지하는 긍정적인 측면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담합은 최소한 범위에서 인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95년 말 입찰담합혐의로 불구속기소까지 됐던 C사의 한 관계자는 “낙찰률이 94% 이상이면 담합으로 몰아붙이고 반대로 85% 이하면 덤핑입찰로 간주해 곤혹스러웠다”며 “담합의 정의에 대해 보다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공기업 8곳 부당내부거래 조사 착수

    공정거래위원회는 2일부터 오는 31일까지 한달 동안 한국통신과 한국전력등 8개 정부투자·출자기관과 이들의 자(子)회사에 대해 부당내부거래 조사를 벌인다고 1일 밝혔다. 공정위가 공기업과 자회사간 부당내부거래에 대해 조사하기는 처음이다.공정위는 지난달 초부터 전체 공기업을 대상으로 내사를 벌여왔으며,내부거래규모가 큰 8개 기업을 최종 조사대상으로 정했다. 조사대상 공기업은 한국통신 한국전력 가스공사 농수산물유통공사 도로공사 주택공사 토지공사 지역난방공사 등과 자회사들이다.공정위는 특히 한국통신의 한국통신프리텔과 한국전력의 한국전력기술 등 공기업별로 내부거래 혐의가 짙은 자회사를 2개씩 중점 조사대상으로 선정,집중조사를 벌이기로 했다.조사결과 혐의가 확인되는 공기업에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엄중처벌할 방침이다. 공정위가 집중적으로 조사할 혐의는 ▒자회사에 기업어음·회사채·주식 등 유가증권을 시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파는 행위 ▒자회사에게 돈을 무이자나 저리로 빌려주는 행위 ▒자회사에게 건물 등 부동산을 공짜로 또는 낮은 임대료로 빌려주는 행위 ▒자회사에 결제기일 등 거래조건을 유리하게 해주는행위 ▒공기업(A)소속 직원을 자회사(B)에 파견근무토록 하면서 인건비는 공기업(A)이 부담하는 행위 등이다. 공정위는 부당내부거래 혐의 외에도 공기업이 특정 사업자에서만 거래를 거절하거나 중단하는 행위 등 일반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田允喆 공정거래위원장은 “공기업도 일반 대기업 못지않게 방만한 사업을벌이고 있어 문제가 크다”며 “하루속히 부당내부거래를 근절,주력사업부문을 집중 육성하지 않으면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설 물가 심상치 않다

    설을 보름이나 앞두고 있는데도 벌써부터 제수용품 가격이 크게 올라 걱정이다.명절 때가 되면 제수용품 가격이 오르는 악순환이 계속돼 왔지만 올해는 라니뇨현상과 한·일어업협정 실무협상 결렬로 수산물가격이 오르면서 제수용품 가격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수산물값이 오르자 일부 상인들은 매점·매석까지 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초부터 공공요금이 잇따라 올라 그렇지 않아도 물가동향이 심상치 않은상황에서 제수용품 가격마저 크게 올라 국제통화기금(IMF)사태 이후 소득감소와 실업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들의 가계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제수용품 가운데 농산물은 지난해 수해로 비축량이 감소한 까닭에 오름세를보이고 있다.농산물 도매시장에서 양파가격이 최근 20%,사과 30%,귤이 66%나 올랐다는 것이다. 수산물의 경우에는 라니뇨현상으로 동해안 해수온도가 높아지면서 겨울철에 잘 잡히는 생명태와 오징어 등 수산물의 어획량이 급격히 감소한 데다 한·일어업협정 실무협상이 결렬되면서 우리 어민들이 조업을 하지 못함으로써공급 차질을빚고 있다.공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한 데다 일부 상인들이 수산물을 매점·매석하는 불법행위가 일어나면서 수산물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다.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명태 35%,오징어 25%가 오른 것으로 보도됐다. 다행히 쇠고기와 돼지고기 등 축산물은 보합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산물과일부 농산물은 설이 가까워지면 질수록 값이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정부는 농수산물 가격이 급등하자 29일 물가대책회의를 열고 설때 수요가 많은콩·사과·배·감귤·돼지고기·조기 등 15개 농수축산물과 참기름·식용유·설탕·아동복 등 4개 공산품을 평소보다 최고 3배까지 확대 공급하고 가격담합행위 등 유통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 처벌하기로 했다. 정부가 2월1일부터 15일까지를 설대비 성수품 수급안정대책 기간으로 정하고 비축물량을 확대,방출하기로 했으나 설 물가가 잡힐지는 미지수다.물가안정을 위한 각종 시책이 지방자치단체로 위임돼 중앙정부의 물가안정대책에한계가 있기 때문이다.그러므로 지방자치단체는 경찰 및 세무관서·소비자단체 등과 물가안정대책반을 편성,합동으로 단속을 펴기 바란다.대책반은 매점매석 행위와 불법 계량행위 등 죄질이 나쁜 물가사범에 대해서는 사법처리할 것을 당부한다.특히 해양수산부는 수급이 불안정한 수산물을 조기에 수입하는 등 종합대책을 마련하기 바란다.
  • 529호실 사태 시민진상조사위 결론

    국회 529호실 사건에 대한 시민단체의 ‘판결’이 내려졌다.여야 모두 잘못이 있다는 양비론(兩非論)이었다.시민진상조사위원회(위원장 孫鳳淑)는 15일 기자회견에서 우선 국회 출입 안기부 직원의 활동이 안기부법이 규정한 직무범위를 벗어났다고 지적했다.●야당의원의 거취문제●의원 비리연루 의혹●내각제개헌 동향 파악등은 안기부의 직무에 해당하지 않는 정보수집이라는 주장이다.관련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문책도 요구했다.정부의 재발방지 노력과 제도적 보완책 마련도 촉구했다.진상조사위는 야당의 529호실 강제진입도 단죄했다.그러면서 검찰의 수사형평성 문제도 제기했다.한나라당의 강제진입의 위법성 고발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수사하면서 안기부 직원 활동의 불법성 여부에 대한 수사는 미온적이라고 지적했다.진상조사위는 국회 정상화도 촉구했다.孫鳳淑위원장은 “이 문제가 국회파행을 정당화할 수 있는 사유가 될 수없다”고 강조했다. 국회후생관 기자회견장에는 金文洙 金映宣,權哲賢의원등 한나라당의원들만보이고 국민회의측 의원들은눈에 띄지않아 대조를 이뤘다.崔光淑 bori@
  • 공청회 주제발표 요지-李世中변호사

    ●부정부패 원인 과다하거나 불필요한 규제,행정절차의 불투명성,행정주변의 이익단체와 행정의 유착,선물 및 촌지 수수 관행,전별금,과외,비공식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비합리적인 문화의식과 공무원 윤리 의식의 해이 등이원인이다.●부정부패 통제 강화 및 부패 적발기회 증대방안 중하위직까지 재산등록 의무자를 확대하고,감사원에 공직자 재산등록 실사권을 부여한다.주민감사 청구제 및 집단소송법을 도입한다.●공공부문별 부패척결 대안○정치 정치부패를 조성하는 사회환경 제도를 개선한다.○국방 신체검사 군의관을 실명화한다.사회지도층 인사 및 부유층 자녀의 병역실명제를 도입한다.카투사 선발제도를 개선하고 병무청 상주 모병관제도를 폐지한다.무기도입비리를 없애기 위해 국제무기협상 계약전문가를 채용하고 사업전담책임제를 도입한다.○교육 촌지를 받은 자를 엄중 처벌한다.예체능 특기자 입시부정을 없애기위해 특기자 선발위를 구성하고 공개선발을 원칙으로 한다.○세무 세정(稅政)의 전면적 전산화로 투명성을 제고하고,자율세정으로전환해 세무공무원과 납세자와의 불필요한 접촉기회를 제거한다.○건축 규제를 대폭 개혁하며 건축 공무원의 재량권을 축소한다.건축허가의전산 시스템을 구축한다.○경찰 대민부서 근무 부적격자는 인사조치하며,비리 발생시 지휘관에 대해연대책임을 물어 문책한다.○법조 변호사수를 대폭 늘리고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국선변호인 제도를 강화한다.검찰을 정치권력,금력 등과 같은 사회적 힘으로부터독립시킨다.
  • “529호 난입은 집단 폭력”

    대검은 5일 한나라당의 국회 529호실 강제진입사건을 ‘국회내 집단 폭력사 건’으로 규정,사건을 최대한 신속히 마무리하고 관련자 전원을 엄중처벌키 로 했다고 밝혔다. 대검 공안부에서 사건 수사 지휘를 넘겨받은 任彙潤 대검 강력부장은 “지 금까지는 정치적 민감성을 감안,공안계통에서 이번 사건을 지휘해왔으나 앞 으로는 이 사건을 폭력사건으로 규정,최대한 신속히 그리고 엄정히 처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남부지청 (지청장 鄭烘原)은 5일 사건 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朴모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 8명과 여직원 1명 등 9명 의 신원을 확인,금명간 이들에게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기로 했다.이르면 6일 부터 이들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사건이 일어난 뒤인 밤 11시45분 이후 의사당 밖으로 나온 의원 49 명 및 당원 등 56명의 명단도 확보했다. 검찰은 529호실에서 압수한 문서 216건을 대조한 결과,한나라당측이 복사한 뒤 제자리에 갖다 놓았다고 주장하는 문건 가운데 12건이 누락된 사실을 확 인,한나라당 사무총장 앞으로 이를 제출하라는 임의제출 요구서를 발송했다. 거부하면 한나라당 당사를 압수수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金性洙 張澤東 sskim@ [金性洙 張澤東 sskim@]
  • ‘왕따’ 가해 고교생 첫 구속

    ◎몸아픈 급우 폭행·담뱃불 지지기·침뱉은 술 강요/대구지검 영덕지청 6명 수감·6명 입건 대검찰청은 22일 급우나 선후배를 집단적으로 괴롭히는 ‘왕따’ 학생들을 구속수사하는 등 엄중 처벌키로 했다. 검찰은 이에 따라 몸이 아픈 급우를 상습적으로 괴롭혀온 ‘왕따’ 가해 학생 6명을 구속했다고 발표했다.‘왕따’로 가해 학생이 구속되기는 처음이다. 대검에 따르면 대구지검 영덕지청(成永薰 지청장)은 지난 18일 경북 울진군 P공교 2년 金모군(17) 등 6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6명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金군 등은 지난 3월 울산에서 전학온 金모군(17)이 허리가 아파 자주 결석과 조퇴를 하며 함께 어울리지 않자 지난 4월25일 ‘생일잔치’를 해주겠다며 인근 여관으로 데리고 갔다.이어 ‘생일주’라며 침과 가래를 뱉은 술을 억지로 마시게 하고 ‘생일빵’이라며 번갈아 가면서 주먹으로 때리고 발길질을 했다. 이들 가운데 4명은 담뱃불로 金군의 팔과 다리를 지져 화상을 입히기도 했다.이들은 지난 8월에도 金군을 집단으로 폭행했다. 金군은 계속된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지난 9월23일 가출했다가 검찰과 부모 등의 수소문 끝에 귀가한 뒤 ‘왕따’당한 사실을 털어놓았다.金군은 현재 휴학중이며 다시 전학을 갈 예정이다.
  • 시일야방성대곡 전재(대한매일 秘史:8)

    ◎‘시일야…’ 영문 번역 호외 발행/을사조약 전말도 폭로… 日 침략 서방에 알려/황성·제국신문 정간 횡포/일제 언론 탄압 날로 기승/장지연 구속·신문과정 보도/대한매일 항일 강도 더해 한국주차 일본군 사령관 하라구치(原口兼濟)가 ‘군사경찰훈령’을 공포한 것도 바로 이 무렵이었다.1904년 7월20일에 공포된 이 ‘훈령’은 “집회나 신문이 치안을 방해한다고 인정할 때에는 그 정지를 명하고 관계자를 처벌”함은 물론 “신문은 발행 전에 미리 군사령부의 검열을 받게 하도록”(제2항) 하였다.8월20일에는 황성신문과 뎨국신문의 대표를 불러 검열을 통보하였고,10월9일에는 ‘군정시행에 관한 내훈(內訓)’을 시달하여 집회 신문 잡지 광고 등이 치안을 방해한다고 인정될 때에는 이를 해산·정지 또는 금지시킬 수 있도록 했다.바로 이튿날인 10월10일 헌병사령부는 뎨국신문에 무기정간 명령을 내렸다.이는 한국언론사상 처음 내려진 강제 정간이었고,일본군이 한국 신문에 정간을 명령한 첫 탄압이기도 하였다. 이듬해 1월8일에는 한국주둔 사령관하세가와(長谷川好道)가 ‘고시군령(告示軍令)’19개항을 공포했는데 그 가운데에는 집회 결사 신문 잡지 광고 등 언론에 관한 규제를 강력하게 실시하도록 돼있었다.또한 군령을 위반하는 경우에는 사형 구금 추방 과료(過料) 또는 태형에 처하도록 하는 엄격한 벌칙이 마련되어 있었다. 장지연은 이와같이 엄중한 일본의 군령을 어기고 시일야방성대곡을 게재한 황성신문을 검열받지 않은 채 아침 일찍 배포한 다음에 일본 순사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아침 5시가 되자 일본 순시(巡視)와 순사가 신문사로 와서 장지연을 체포하고 신문은 정간시켰다.따라서 이제 그에 대한 후속기사는 대한매일신보가 알리게 되었다. 대한매일은 11월21일자 1면 머리에 ‘황성의무’라는 제목의 논설을 싣고 장지연의 용기를 극찬하였다.“실로 대한 전국 사회신민의 대표가 되어 광명정직한 의리를 세계에 발현(發顯)하리로다.오호라 황성기자의 붓은 가히 해와 달과 더불어 그 빛을 서로 다투리로다.”고 찬양했다.같은 날짜에 ‘사장피착(社長被捉)’이라는 기사를 실어 장지연의 구속과 황성신문의 정간 사실을 보도하였다. 22일자에 실린 논설 ‘위재한일관계(危哉韓日關係)’는 러일전쟁 이후 일본이 한국의 국권을 탈취하고 가옥과 토지를 강탈할 뿐 아니라 심지어는 인명을 참살하고 재정을 고갈케 하며 학무를 감축하여 교육이 날로 쇠퇴하도록 만든다고 비판하였다.을사조약의 체결도 황제를 비롯,정부관리들과 국민이 모두 반대하자 일본은 병사를 궁궐에 끌고 들어와서 이의 체결을 강요하였다고 논평했다.한국은 비록 작은 나라지만 인구가 2천만인데 2천만이 모두 이에 복종하지 않으면 군대를 가지고 국민을 모두 도륙할 것인가.이날부터 대한매일은 정간 당한 황성신문에 실렸던 「오건조약 청체전말」을 3회에 걸쳐 다시 전재했다. 23일자에는 장지연이 경무청에 구속된 후 일인 경무고문의 심문에 의연히 맞서서 항변한 내용을 게재하였다.일인 경무고문이 “무슨 이유로 검열을 받지 않고 멋대로 신문을 배포하여 치안을 방해하였는가.”라고 심문하니 장지연은 “이른바 치안방해는 내가 알 바 아니다.대저 나라가 있은후에야 치안 여부가 있는 것인데 지금 나라가 없으니 치안을 논할 수 있겠는가.내가 붓을 잡은지 7∼8년에 세상의 공론을 주장하다가 오늘 국가가 없어지게 된 사실을 국민들에게 알린 것이다.”라고 대답하였다.이에 경무고문이 할 말을 잃었다고 보도했다.(1905.11.23,‘사장항변’) 대한매일은 25일자 논설 ‘황성긍린(皇城矜隣)’에서도 정간 당한 황성신문을 속간시키라고 촉구하였고,26일자에는 장지연은 무죄인데도 법률을 어겨가며 구류 중이라고 경무청을 비난했다.법률에 따르면 장지연을 24시간 이내에 평리원이나 한성재판소로 이송하도록 되어있는 데도 이와같이 여러날 동안 가두어 두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1905.11.26,‘시하율법(是何法律)’,또 1906.1.12,‘탄(歎 ),황성구폐(皇城久閉)’에서도 황성신문의 복간을 촉구했다.) 대한매일의 반일 논조는 날이 갈수록 더욱 날카롭고 강도를 더해갔다.11월27일자에 순한문과 영문으로 된 호외를 발행하여 을사보호조약의 부당함을 폭로하였다.이 호외는 한쪽 면에는 한문으로 ‘한일신조약청체전말(韓日新條約請締顚末)’을,다른 한 면은 영문으로 ‘시일야방성대곡’을 번역하고 이등박문의 강요로 을사조약이 체결된 전말도 실었다. 이렇게되자 일본에서 영국인이 발행하던 재팬 크로니클(Japan Chronicle)은 대한매일신보와 코리아 데일리 뉴스가 영문으로 번역한 시일야방성대곡 전문을 게재,일본의 한국침략 사실을 일본에 거주하는 서양사람들과 서방 여러나라에 알렸다.
  • 생산적인 경제청문회 준비/盧成泰 한화경제연구원 원장(대한광장)

    청문회,증인,위증 같은 단어들이 나돌기 시작하면 우선 머리에 떠오르는 두 인물이 있다. 한 사람은 성추문 때문에 탄핵의 위기까지 몰렸던 미국의 빌 클린턴 대통령이고,또 한 사람은 지난해 4월7일부터 25일간 계속된 우리 국회의 한보 청문회에서 거침없는 언변으로 스타의 위치에까지 올랐던 어느 남성 클리닉 의사이다. 이들과 함께 또 한가지 연상되는 것이 로마의 관행이다. 옛날 로마에서는 증인이 선서를 할 때 요즘처럼 오른손을 위로 들거나 성경 위에 얹었던 것이 아니라,오른손을 자신의 몸 주요부분에 대고 진실만을 말하겠노라고 맹세했다고 한다. 만약 추후에 위증임이 밝혀졌을 때는 내시 신세가 되고 마는 중형이 내려졌다고 한다. ○책임소재 명확히 밝혀야 金大中 대통령과 李會昌 한나라당 총재는 그간 개최 여부로 논란이 많았던 경제청문회를 다음달 8일부터 열기로 합의하였다. 세계적으로 기적이라고까지 칭송받던 한국경제가 삽시간에 이렇게까지 주저앉게 된 배경과 원인을 살펴보고 책임소재를 확인하여 또다른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청문회의 의도는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겠다. 그러나 청문회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충분한 사전준비가 없다면 과거와 마찬가지로 별무소득으로 막을 내리고 말아,결국은 국민들의 허탈감과 실망감만을 깊게 해줄 우려가 있다. 준비해야할 일은 우선,사안이 경제에 관한 것이고 증언대에 설 사람들도 경제전문가들이 많을 것이기 때문에 심문에 나설 국회의원들로서도 이에 맞설 수 있을 만큼 이론이나 실무경험을 빌려 무장하고 나와야 할 것이다. 지엽적인 문제나 말꼬리를 잡고 노니느라 핵심을 비켜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다음으로 증인들로 하여금 진실을 말하게 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습득해야 할 것이다. 호통이나 치고 인상이나 써서 실토를 받아내겠다는 태도는 구시대에나 통했을 것이고,지금은 시간낭비에다 국민들의 혐오감만을 불러일으킬 것이기 때문이다. 정보면에서 상대방인 증인보다 훨씬 불리한 상황하에서도 진실을 유도할 수 있는 방법들에 관해서는 경제학 쪽에서도 연구가 이루어져 왔으며,특히 96년에는 이 분야의 연구자 두 명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기까지 하였다. 경제학,심리학등 인간행동에 관한 여러 연구결과를 원용하여 좋은 질문들을 던져준다면 훨씬 생산적인 청문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거짓을 말하는 증인에 대하여는 엄청난 불이익이 돌아가게 함으로써 진실을 밝히는 쪽으로 유도해야 할 것이다. ○위증자 단죄 제도개선 긴요 현행 제도 하에서는 위증한 사람을 고발하기도 어렵게 되어 있는데다 위증에 관한 벌칙도 무겁다고 하기는 어려우므로 증인이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을 실토할 만한 인센티브가 없게 되어있는 것이다. 고대 로마만큼의 중형은 아니더라도 위증자는 반드시 고발되고 엄중한 처벌을 받도록 하는 제도개선이 긴요하다. 마지막으로 청문회의 운용을 감시하고 평가해줄 기관이나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그날 그날 청문회의 결과를 요약하고 잘되고 못된 부분을 강조하여 보여줌으로써 청문회에 임하는 모든 인사들의 자세가 보다 진지해지도록 유도해야 하는 것이다. 자신의 인기만을 의식해 수세에 놓인 증인에게 고함만 질러대며 인권을 침해하는 의원들이나 친분이나 세력관계 때문에 미리 주눅이 들어 질문하는 의원들에게는 가차없는 국민들의 질책이 내려지게 해야 할 것이다.
  • 중하위 비리 상급자 연대문책/행자부

    ◎연말까지 66개반 290명 투입 감찰 행정자치부는 중하위직 공무원의 비리를 뿌리뽑기 위해 연말까지 4차례에 걸쳐 강력한 감찰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감찰인력을 크게 보강,본부의 4개반 34명과 시·도의 62개반 256명 등 모두 66개반 290명을 투입한다. 행자부는 5일 시·도 감사관회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중하위직 공직비리척결 강화대책’을 시달했다. 이번 감찰에서는 대민행정의 6대 취약분야로 꼽히는 △위생 △환경 △소방 △건축 △농지 △산림분야를 중점 감찰대상으로 삼았다. 또 비리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 기관을 집중 감찰하는 한편 주민들로부터 지탄받는 공무원은 밀착감시하고 보직경로도 추적감시하기로 했다. 행자부는 감찰 결과 비리가 적발되면 당사자는 물론 상위감독자를 반드시 연대 문책하고,온정주의적 처벌행태를 없애기 위해 가장 무거운 처벌기준을 적용토록 했다.이같은 징계기준을 따르지 않을 때는 엄중조치하고,인사위원회를 빌미로 부당하게 징계수준을 낮추면 반드시 재심을 청구할 방침이다. 행자부는 특히지방자치단체의 자체 감찰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사정활동에 대한 기관별 비교평가제를 운영하기로 했다.이에 따라 본부는 시·도의 활동상황을,시·도는 시·군·구의 활동상황을 각각 매달 비교평가하여 순위를 매겨 부진한 기관은 경고하고,우수한 기관과 공무원은 표창하게 된다.
  • 의원 면책특권 악용땐 처벌/與圈

    ◎자체징계 강화·관련법 개정 적극 검토 여권은 1일 일부 국회의원들이 국정감사에서 면책특권을 이용해 근거없는 폭로를 하고 있다고 보고 면책특권 악용 방지 대책을 적극적으로 검토키로 했다. 여권은 이에따라 의원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발언 등에 대해서는 국회 윤리위원회 차원의 자체 징계를 강화하는 한편 면책특권에 관한 외국의 사례를 수집해 관련법 개정 등 제도적 보완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국민회의 고위 당직자는 “일부 의원들이 단순한 시중 루머를 근거로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질의와 발언으로 악용하고 있다”며 “의원들의 무책임한 원내발언은 물론 각종 선거에서 자행되고 있는 흑색선전도 정치불신을 가중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으므로 엄중히 처벌하도록 관계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당직자는 “아직 사법처리 선례는 없으나 국회의원의 국정감사 발언이라 할지라도 허위사실로 개인의 명예를 명백히 훼손시켰을 때는 사법처리가 가능하다는게 지금도 헌법학계의 통설“이라고 밝혔다. 정치개혁 참여연대 등 일부시민단체들도 이날 “대의민주주의 활성화라는 면책특권 고유의 역할을 악용하는 의원들에 대해 16대 총선부터 합법적 낙선운동을 보장하는 선거법 개정을 국회와 관계당국에 청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민주열사 열전:13/前경원대생 宋光永(정직한 역사 되찾기)

    ◎‘학원안정법 음모’ 온몸 항거 분신/학생운동 씨 말리려는 악법 제청 항의 선봉에/광주항쟁으로 촉발된 민주화 불꽃 확산 시도 “시상에 죽은 내 아들 광영이를 왜 이리도 무서워한당가.제 몸에 불을 지르고 뛰지도 못하는디.왜들 겹겹이 둘러싸고 문상도 못오게끄럼 막는당가.광영이 몸이사 이제 싸늘하게 식었지만 그 맴이사 어디 식겠어.어림 반푼 없는 소리제.이 에미 가슴 이리 불붙는디.그 맴이 어찌 식겠어…” 85년 10월 21일 서울기독병원 영안실.아들의 주검을 앞에 놓고 한 어머니는 이렇게 울부짖고 있었다.34일 전 학교에서 분신한 경원대 법대생 宋光永의 어머니 이오순 여사(당시 59세·94년 작고)였다.경찰은 한달 이상 1,000여명의 병력을 동원,병원을 두겹 세겹으로 에워싸고 출입자를 통제했다.그러나 그토록 삼엄한 경비와 장례 소동까지 불러온 송광영의 분신은 단 한줄도 보도되지 않았다. ○언론에 단 한줄도 보도안돼 그는 85년 9월 17일 오후 2시30분쯤 경원대 운동장에서 몸에 석유를 끼얹고 분신했다.그날은 학생총회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비로 연기된 상태였다.그러나 그는 시위를 주도하며 몸에 불을 붙였고,뛰어가며 외쳤다.“학원안정법 음모 철회하라” “광주학살 책임지고 전두환은 물러나라” 인근 성남병원과 서울대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은 뒤 서울기독병원으로 옮겨져 한달 이상 사투를 벌이다 끝내 숨졌다. 그가 온몸이 불에 휩싸인 채 몇번씩 쓰러졌다 일어서며 전하고자 한 것은 무엇인가.그것은 독재정권에 대한 저항과 민주화의 희망이었다.그는 자신의 몸을 불살라 광주항쟁으로 촉발된 민주화의 불꽃을 확산시키려 했다.광주민중항쟁은 5공화국 내내 꺼지지 않는 민주화의 불씨로 남아 있었다.군사정권의 강요된 침묵을 깨고 80년 5월 30일 서강대생 김의기가 최초로 광주민주화항쟁의 실상을 폭로하기 위해 투신했다.그의 투쟁은 노동자 김종태의 이화여대 앞 분신과 또 다른 노동자 홍기일의 전남도청 앞 분신으로 이어졌다. 대학가에서도 5공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시위가 점차 가열됐다.위협을 느낀 군사독재정권은 아예 학생운동의 씨를 말리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었다.바로 ‘학원안정법’ 제정 추진이다.골자는 학생의 좌경화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시위학생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하고 일정 장소에 수용시켜 6개월 이내의 선도교육을 받게 한다는 것이었다. 독재정권은 비밀리에 법안을 마련해 국회에서 전격적으로 통과시키려 했다. 그러나 미리 그 내용이 새어나와 한 일간지에 폭로되면서 반대여론이 들끓자 일단 유보됐다.그럼에도 정권은 당시 손제석 문교부장관의 담화문을 통해 ‘학원소요가 계속되면 학원안정법을 연내에 제정하겠다’며 관철의 의지를 버리지 않았다.송광영은 어떻게 해서든지 학원안정법 음모를 깨뜨려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는 분신의 가장 큰 직접적인 동기가 됐다.그는 유서인 ‘양심 선언’에서 ‘결코 총칼이나 학원안정법 따위의 악법으로 복종을 강요할 수 없음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부르짖었다. 그는 70년대 노동운동의 싹을 틔웠던 전태일열사를 가장 존경했다.전태일에 대해 “소외된 민중의 대변인,억눌린 사회에서 참된 인간상을 제시해준 인물”이라고 항상 말했다고 한다.어려서부터 굶주림의 고통을 겪어온 그는 소외된 삶들의 아픔을 나눌줄 알았고 그들을 헌신적으로 사랑했다.중학교를 졸업한 뒤 평화시장 재봉보조원 생활,신문팔이,Y셔츠 장사,돗자리 장사 등 닥치는 대로 밑바닥 삶을 이어갔다.재봉보조원 시절엔 청계피복노조에 적극 참여했다.성격이 활달하고 발이 넓었던 그는 동료들을 취직시켜 주는 일로도 바빴다. 그는 81년 형들이 학교를 마치고 자리를 잡고 나서야 대학에 가기 위해 검정고시 준비를 했다.거기서도 동료학원생이 교통사고를 당하자 학원을 10일씩이나 빠지면서 사고차를 찾아내 보상금을 타 가족들에게 전해주고 초상까지 치르게 해줬다.또 학원에서 탄 장학금을 집에 오는 길에 구두닦이 소년에게 줘버린 자신을 호되게 야단치는 어머니에게 “그래도 우리는 집도 있는데”라며 설득했다고 한다. ○전태일 열사 가장 존경 송광영은 84년 27살의 나이로 경원대 법학과에 입학한다.법학을 선택한 것은 고시에 합격해 어머니에게 효도하고,법관이 돼 사회의 부정부패와 모순을 개선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고시반에 들어가면 장학금을 탈 수 있는 것도 한 이유였다.그러나 그해 가을 어용교수 퇴진시위를 주도하면서 학생운동에 깊이 빠지게 된다.‘실존주의철학연구회’ ‘경제문제연구회’ 등의 학습모임을 만들어 이끌었다.어머니와 형제들이 그만둘 것을 설득하며 생활비를 끊어버리자 교내에서 구두를 닦으며 학교에 다녔다. 그는 학원악법이 통과되면 분신하겠다는 말을 했으나 후배들은 믿지 않았다.그러나 전세금을 빼 학교 등록을 못하던 친구를 등록시키고 분신 열흘 전에는 집에 들러 어머니에게 “호적을 정리하러 왔다”고 말하는 등 마지막 삶을 정리해 나갔다.누나 송영숙씨(49)는 “호적을 정리하려고 한 것은 그의 분신으로 형제들이 피해볼 것을 우려했기 때문인 것 같다”고 회고한다. ‘…난자당하고 처절히 유린된 순백의 종이들이 책상 위에서 울고 있다/이렇게 또 하나의 밤이 사라져가는데/여자는 이제서야 피곤한 육신을 벗어제치고 있다/아! 그날 아침은 교회 종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분신 얼마 전 써놓은 자작시 ‘에필로그 85’이다.송광영열사는 숨지는순간 그가 그토록 듣고 싶어하던 ‘민주의 종소리’를 들었을지도 모른다. □연보 ▲1958:광주에서 출생 ▲74년:서울 경신중 졸업 ▲75∼76년:청계피복노조 활동 ▲82년:고등학교 검정고시 합격 ▲84년:경원대 법학과 입학 ▲84년:실존주의철학연구회 만듦 ▲85년:경제문제연구회 만듦 ▲85년:9월17일 “학원안정법 음모 철회” 외치며 분신 ▲85년:10월21일 서울기독병원에서 운명 ◎학원안정법 파동/5共 ‘시위학생 선도교육’ 등 골자 立法 기도/야당·재야 “제도적 폭력” 강력 반발 저지시켜 광주항쟁에 대한 진상규명 요구가 점차 뜨거워지던 85년 여름,미국의 개입 의혹을 추궁하는 반미 시위가 거센 가운데 공안기관 주도로 중요한 음모가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었다.이른바 ‘학원안정법’ 제정 움직임이었다. 그러나 한 일간지가 공식 발표를 2주 앞두고 ‘학원안정법’ 음모를 폭로했다.시안 내용은 삼청교육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을 주기에 충분했다.학원소요 등과 관련,형사처벌을 받아야 할 대상자들을 형사처벌 대신일정한 장소에 수용시켜 6개월 이내의 선도교육을 시킨다는 것이 골자였다.대상자 선정은 문교부에 준사법적 성격의 ‘학생선도교육위원회’를 설치해 하도록 했다. 교육을 거부하거나 교육장소를 무단 이탈하는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해 학생들에게 극도의 위기감을 불러일으켰다. 정부는 일부 좌경·용공학생들을 격리시켜 학원의 오염과 소요의 본거지화를 막고 선도교육을 통해 건전한 학교생활을 도와주기 위한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하지만 야당과 재야단체들은 학원에 대한 제도적 폭력이라고 즉각 반발했다.대다수 국민도 우려를 나타냈다. 반발이 점차 거세지고 여야 관계가 극도로 경색되자 정부는 ‘국민적 공감대가 아직 미흡하다’며 법 제정을 일단 유보했다.그러나 당시 이원홍 문공부,손제석 문교부 장관은 소요가 계속될 경우 언제라도 법안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하지만 학원안정법은 결국 만들어지지 못했다. ◎분신대책위 김해성씨/“당국 협박속 유가족 설득/분신의 의미 찾고자 최선” 송광영 열사의 가족과 몇몇 민주인사들은 그의 입원 치료와 장례문제로 적지않은 고통을 겪었다.그가 입원하자 문익환 목사를 위원장으로 한 ‘송광영 동지 분신구명대책위원회’가 구성돼 진상규명과 모금활동을 펴나갔다.치료기간중 상태가 좀 호전되기도 했지만 경찰의 철저한 통제속에 가족 이외에는 면회가 금지됐다. 대책위 집행위원장이던 김해성 성남주민교회 전도사(38·현재 성남 외국인 노동자의집 소장)가 얼굴에 붕대를 감고 환자 시늉을 하며 겨우 2차례 송광영을 면회했다. “가족들을 설득해 당국의 회유와 협박에 넘어가지 말고 분신의 진상과 의미를 찾자고 했지요.비슷한 상황을 겪은 다른 가족들과 달리 그의 가족들은 저희와 뜻과 행동을 같이했습니다” 김소장은 이렇게 회고했다. 그는 “송광영이 입원했던 서울기독병원은 79년 여공들이 독재정권과 독점자본에 저항했던 YH사건의 YH무역 건물이었다.송광영이 역사적 민주투쟁의 산실이었던 그곳에 다시 경찰을 불러모아 영혼을 태웠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송광영이 숨지자 대책위는 장례위원회로 바뀌어 사회장을 준비했다.그러나 경찰은 장례 전날 문목사 및 이해학 목사,김소장 등 대책위 관계자들을 모두 연행한 뒤 가족들에게 간결한 장례를 강요했다.또 일방적으로 시신을 강원도 춘성에 매장하려고 했다.그러나 누나 송영숙씨(49·대한생명 근무)가 스카프로 목을 매고 영구차 바퀴 앞에 눕는 등 가족들이 격렬히 저항했다.영구차는 오후 5시가 넘어서야 병원을 출발할 수 있었다.그는 횃불을 밝힌 가운데 금촌기독묘소에 안장됐다.
  • 은행 私金庫化 철저 차단해야(사설)

    재벌의 은행소유문제가 경제계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재정경제부와 한국금융연구원은 21일 공청회에서 현재 4%로 돼있는 1인당 은행 주식보유한도를 원칙적으로 폐지하는 내용의 은행법 개정방향을 제시했다.주식지분 10% 이상을 취득,대주주가 되려는 대기업 자격요건을 계열사 전체 부채비율 200% 이하로 제한하는 등의 내용도 담고 있다.이러한 은행법개정안은 은행의 주인찾아주기로 부실화를 막고 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하기 위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은행소유권을 분명히 함으로써 외부압력등 관치금융의 폐해도 없앤다는 것으로 외견상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할수 있겠다.그렇지만 우리는 어떤 명분을 내세우더라도 금융산업의 핵심체로 공익성이 강한 은행이 재벌들의 사금고(私金庫)가 되는 일은 국가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용납할 수 없음을 강조한다. 비록 민영화방침에 따라 민간 대주주의 등장이 불가피하더라도 운영상의 엄격한 통제와 감독으로 은행돈이 사익(私益)을 위해 마구 유용되는 폐해는 철저히 차단돼야 한다.그러잖아도 재벌기업들은이미 대부분의 금융자금을 독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같은 상황에서 재벌기업이 은행을 장악할 경우 중소기업이나 다른 긴요한 산업생산활동에 대한 효율적 자금지원은 기대하기 힘들게 되고 한정된 금융자금의 재벌 편재(偏在)현상이 심화될 것임은 예측하기 어렵지 않다. 때문에 대기업이 대주주가 될 경우 은행경영에 대한 감독을 더욱 철저히 해서 부실화에 대한 민·형사책임을 엄중히 묻도록 하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은행손실에 대한 대주주의 배상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소액주주들의 대표소송권 행사를 보다 쉽게 할수 있도록 함은 물론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는 법개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감독기관의 직무유기행위도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이번 개정안이 대주주 동일인에 대한 대출등 여신(與信)한도를 줄인다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이러한 규제를 피할수 있는 편법은 현실적으로 매우 많은 실정이어서 실효가 의문시되는 대목이다.또 부채비율이 200% 이하일 때 대주주 자격이 주어지지만 은행운영과정에서 부채비율이더 높아질 경우 소유권 유지문제에 대한 해결방안 등도 구체적으로 명시돼야 할 것이다.은행에 주인이 없어 부실화한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약하다.소유주가 분명한 수많은 재벌그룹이 이미 도산하거나 부실화돼버린 현실이다.소유의 문제가 아니라 경영이 잘못됐기 때문이므로 전문 금융인 육성이 시급한 과제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 교육비리 뿌리 뽑아야(사설)

    우리 교육계가 온통 썩어 문드러진 느낌이다.감사원 부정방지대책위원회가 밝힌 초·중등학교 부조리 실태는 너무 적나라해서 행여 학생들이 알고 이상한 눈으로 학교와 교사를 쳐다 볼까 겁난다.대학입시와 관련된 체육특기생선발 비리는 아이스하키에서 시작해 농구를 거쳐 전종목으로 확산될 기미다.그런가 하면 일부 학교에서는 특별지원금을 타기 위해 실제 존재하지도 않는 위원회를 만들고 회의록을 허위작성해 평가단에 제출하는 등 반교육적 행태를 저지른 것으로 서울시 교육청이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는 밝히고 있다. 마침 프랑스에서는 “교사 없으면 미래도 없다”는 피켓을 들고 교육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항의 시위를 고교생들이 벌이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 우리 교육현실과 착잡하게 대조된다.교육계의 이같은 비리를 뿌리 뽑지 못하면 우리의 미래도 없을 것이다. 물론 최근 보도된 교육 부조리는 일반적인 현상이라기 보다는 일부 타락한 교사와 자기 아이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학부모들의 합작품일 것이다.올해들어 교육계에서 촌지추방 자정운동을 벌이고 있는데다 교육부는 지난 여름교육비리가 줄어 들었다고 밝힌 바 있고 감사원이 발표한 비리 실태는 지난 96·97년 자료라고 하니 크게 절망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교육계는 어느 분야보다 도덕성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잘못에 대한 엄중한 비판과 그에 따른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비록 일부분의 현상이고 액수가 적다고 해도 2세 교육을 담당하는 현장이 부패한다는 것은 그 부정적 영향이 다른 사회비리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다. 더욱이 감사원이 밝힌 초·중등학교 부조리 실태는 교육비리가 구조화·관행화 하고 있지 않나 하는 우려를 안겨준다.상담촌지·행사촌지·당선촌지·수상촌지·내신촌지·물품촌지 등 교사와 학부모간 다양한 형태의 촌지와 교재채택비리·학교공사비리·교사인사비리 등 교장·교사가 관련된 학교 내부의 각종 비리는 사실 해묵은 고질이고 학교장과 교육청의 유착·상납 고리도 오랜 의혹의 대상이었다. 오는 2002년부터 대입무시험 전형이 실시되면 촌지관행은 더욱 극성을 부릴게 뻔하다.감사원의 이번특별감사를 통해 촌지와 비리구조가 철저히 차단되어야 한다.어떤 새로운 대책보다 떳떳하지 못한 돈을 주는 사람이나 받는사람이나 엄중히 처벌하는 것이 고질적인 교육비리를 추방하는 길이라고 본다.다만 가뜩이나 저하된 선량한 교사들의 사기와 학생들에 대한 파급효과를 고려해 비리행위자 색출과 처벌은 단호하되 조용히 이루어졌으면 한다.
  • 인사­청탁·인사고과관련 금품수수 중점/16개 중점 사정대상

    ◎건축­부당 설계변경 등 위법사항 묵인/보건­유흥·공해업체서 정기 상납 조사/세무­과세특례·세금환급관련 비리 추적 법무부가 13일 발표한 중하위직 공무원 사정의 대상은 건축·교통·세무·소방·교육·병무 등 상대적으로 비리의 가능성이 큰 16대 분야이다.분야별 중점 사정대상을 간추린다. ▷인사◁ 승진·전보 등 인사청탁과 시험성적 등 인사고과 관련 금품수수를 조사한다.불합격자 특별임용 등 인사행정 비리도 대상이다. ▷건축◁ 설계변경 허가 지연,부당 설계변경,준공검사 위법사항 묵인 관련 비리와 준공 뒤 무단 용도변경을 단속한다.부실건설공사 근절을 위해 감리 및 설계 변경 관련 비리는 엄단한다. ▷부동산 인·허가◁ 제한구역의 토지형질변경 허가때 재량권을 남용하거나 투기적 토지거래신고를 묵인하면서 금품을 받았는지 여부가 대상이다. ▷공사◁ 설계금액·예정가액 등을 사전에 누설한 행위나 공사감독·준공검사와 관련한 비리를 집중 단속한다. ▷보건·환경◁ 유흥업소나 공해배출업소 등의 인·허가 관련 비리는 물론적발된 업소를 묵인해주고 업소로부터 일정액을 상납받는 비리가 대상이다. ▷교통◁ 사업면허·노선·운임허가 등 관련 비리가 중점 대상이며 음주운전 묵인 및 축소조작과 관련한 비리는 엄중 처벌한다. ▷소방◁ 소방대상물 검사의 생략과 위험물 저장시설 기준의 묵인,유관업체로부터 정기적 금품수수 등이 단속대상이다. ▷노동◁ 사업장 정기감독,신고사건 처리 등과 관련된 금품수수를 없앤다.산업재해 조사와 해외취업 모집업 허가 관련 비리도 조사한다. ▷수사◁ 수사기관의 가혹행위 등 인권침해를 비롯,단속정보 유출과 사건은폐 비리를 척결한다.사건 부당처리와 관련한 금품수수도 대상이다. ▷세무◁ 세무사찰 묵인과 관련한 부정청탁이 대표적인 유형이다.부가가치세 과세특례 및 환급제도,무환수입품 통관,관세환급 등 관련 비리도 대상이다. 납세자의 무지를 악용한 금품수수와 밀수행위의 묵인도 단속한다. ▷교육◁ 학교설립 허가,정원배정업무 등 관련 비리와 대학학사 감사업무를 단속한다.특히 입학시험 부정과 관련한 금품수수는 지속적인 단속으로 뿌리를 뽑는다. ▷병무◁ 징병검사때 학력 허위신고와 정신병환 위장,허위진단서 묵인 등 모든 병무관련 비리가 대상이다. ▷금융◁ 대출커미션 수수와 같은 만연된 부조리와 여신금지업종 대출관련 금품수수 등을 없애 선량한 서민과 중소기업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한다. ▷법조 주변◁ 지금까지 집중 단속한 변호사 선임·알선과 관련한 비리에서 경매관련 부조리까지 확대한다. ▷납품◁ 공용물품 등 조달행위와 관련된 금품수수는 물론,기업간 납품과 하도급 관련 비리를 바로 잡는다. ▷사이비언론◁ 기업체나 단체 등의 약점을 이용한 갈취행위와 광고게재를 강요한 뒤의 금품수수가 대표적이다.행정관청에 인·허가를 청탁하는 등 각종 이권개입도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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