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엄벌
    2026-08-14
    검색기록 지우기
  • 안산
    2026-08-14
    검색기록 지우기
  • 10층
    2026-08-14
    검색기록 지우기
  • 배상
    2026-08-14
    검색기록 지우기
  • 36년 만
    2026-08-1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500
  • 檢 - 法 ‘기싸움’ 어디까지 가나

    檢 - 法 ‘기싸움’ 어디까지 가나

    론스타 경영진의 영장을 법원이 다시 기각해 검찰과 법원의 갈등은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검찰은 세번째로 영장을 청구하겠다며 뜻을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자칫 ‘오기’로 비춰질 수도 있는 이같은 밀어붙이기에 대해 검찰은 불구속기소하면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는 국민의 비난을 받을 것이 뻔하고 검사의 의무를 방기했다는 질책도 받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다만 세번째 영장청구에는 새로운 혐의를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이번 주로 예정됐던 다른 인물에 대한 추가 영장 청구도 미뤘다. 검찰 관계자는 “증거자료 보강, 전문가 의견 보충은 물론 수사과정에서 포착한 유씨의 추가범죄 혐의를 영장에 추가하겠다.”고 밝혔다.3차 영장 심사는 제3의 법관이 맡을 가능성이 있다는 데도 검찰은 기대를 걸고 있다. 법원의 영장기각 사유에 대해서는 여전히 납득할 수 없다고 검찰은 밝히고 있다. 우선 유씨의 주가조작 혐의와 관련해서는 최소 226억원이라는 금액은 금감원 등 전문가들이 계산한 것이고 설령 이득을 본 것이 없더라도 주가조작은 징역 10년 이하를 선고받을 수 있는 중죄라는 것이다. 또 체포영장은 구속이 아닌 소환조사에 필요한 최소한의 강제수사 방식이라고 했다. 검찰 관계자는 엘리스 쇼트 부회장 등이 8일 출석요구에 불응하겠다고 했다면서 “이들은 귀국보장은 물론 검사의 신문사항을 알려달라, 미국에 와서 조사를 하라는 식으로 우리 사법제도에 대해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당장 론스타 수사가 법원의 영장기각으로 벽에 막혔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법원을 압박했다. 검찰 관계자는 또 “범죄의 유무죄를 판단하는 정식 재판도 아니고 수사 중이기 때문에 검찰에서 수사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형사사법 정의가 한국에서 구현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건으로 법원의 협조를 구한다.”고 말했다. 반면 전날 영장을 기각한 이상주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개별적인 사안에 대해 일일이 언급하는 게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상훈 형사수석 부장판사는 “검찰은 몇 개월에 걸쳐 수사한 것을 몇 시간만에 기각한다고 했는데 그럼 검찰을 믿고 무조건 발부하라는 소리냐. 왜 법원에 영장발부 권한이 주어줬는지 형사소송법의 취지를 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영장심사도 엄연한 재판인데 재판당사자가 졌다고 납득 못한다는 표현은 안 된다. 재판 결과를 이해하고 거기에 맞춰 수사계획을 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검찰의 반발에 대해서는 론스타 사건이 투기자본 유출 등 국민들의 의혹 등이 있다는 것은 충분히 알고 있지만 그럴수록 법과 원칙에 충실해야 사법신뢰도가 올라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부장판사는 “검찰의 최종목표는 구속이 아니다. 구속은 수사를 위한 방법 중 하나다. 법정에서 엄벌하면 된다.”면서 “유죄를 받게 하면 되지 수사과정에서 불편하다고 대응하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또 검찰이 수사방해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법원은 그럴 능력도, 의사도 없다면서 “무죄판결을 받은 것도 아닌데, 공판정에서 범죄자를 엄벌에 처해야 하는 것이지 수사과정 중 일부 단계를 갖고 불만을 갖는 것은 이성적으로 안된다.”고 밝혔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휴일 잊은 공방

    휴일인 5일에도 론스타 임원들의 체포·구속영장 기각을 둘러싼 검찰과 법원의 공방이 계속돼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대검 중앙수사부는 이날 오후 브리핑을 열어 법원의 기각 이유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며 공세를 폈다. ●13쪽 반박문 미리 준비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과 주가조작 사건의 주임 검사인 최재경 중수 1과장이 굳은 표정으로 읽어 내려간 반박문은 A4용지로 13쪽 분량이나 됐다. 검찰은 이상훈 형사수석부장판사와 민병훈 영장전담부장판사가 밝힌 영장 기각 사유를 두고 “증권 관여자들이 들으면 모욕적으로 느낄 것”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반박했다. 채 기획관은 브리핑에서 “법원 주장이 맞는지 검찰 주장이 맞는지, 모든 의혹과 진상을 국민에게 정확하게 알려주는 게 이 사건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공익적 판단에서 대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서울중앙지법 민병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도 이날 “검찰이 수사상 오류를 인정하지 않은 채 사건을 이미지화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고 말했다. 채 기획관은 론스타 임원과 유 대표의 혐의가 담긴 ‘외환카드 주가 조작 사건 개요’라는 세 쪽짜리 문건도 언론에 배포했다. 그동안 피의 사실 공표라며 공개하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외환카드 주가조작 명백” vs “본안에서 따질 사안” 검찰은 “주가조작으로 226억원의 불법이익을 얻는다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마사 스튜어트 사건’에서 보듯 미국 등지에서도 이런 범죄를 엄벌한다.”고 설명했다. 엘리스 쇼트 론스타 부회장과 마이클 톰슨 론스타 이사에 대한 체포영장이 기각된 데 대해서도 “미국의 사모펀드와 관련된 수사로, 어떻게 보면 국가간 문제이기도 하다. 어떻게 영장 판사가 범죄인 인도청구와 관련, 실효성 문제를 운운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민 판사는 유회원 론스타코리아 대표의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 “검찰이 제출한 수사자료에서는 주가조작으로 누가 이득을 봤는지가 명확하지 않다. 피의자인 유씨와 이득을 본 자와의 관계 역시 불명확하다.”면서 “검찰은 민·상법 공부를 더 해야 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쇼트 부회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기각한 데 대해서도 “체포영장은 필요할 때 발부받는 것일 뿐 수사성과를 확인해주는 서류가 아니다. 법원은 곧 체포영장 발부기준을 만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수사 영향받는다” vs “국민 감정에 호소말라” 유씨 구속 여부에 검찰이 민감한 것은 유씨를 구속함으로써 론스타 매각 관련 수사가 힘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채 기획관은 “구속 여부에 따른 수사효과 차이가 크다. 유씨를 구속한 뒤 불구속 상태에서 제시할 수 없는 증거자료를 제시, 유씨의 혐의를 밝히는 게 유일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검사 판단은 존중받을 가치가 없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민 판사는 “불구속 수사한 다음날 피의자가 검찰에 결정적인 제보를 한 사례도 있다.”고 달리 말했다. 민 판사는 이어 “주가조작 혐의만 봐도 외환은행 이사였던 유씨의 행위가 5년 이상 징역형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본안에서 다퉈야 할 부분”이라면서 “안되는 것을 갖고 검찰총장이 대한민국 최대 주가조작 사건이라고 하면 영장판사를 모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들이 영장기각 납득하겠나” vs “검찰, 이미지로만 사건보려” 양측의 감정싸움은 여전했다. 검찰은 “주가조작 혐의와 관련, 유씨는 당장 불구속기소를 해도 된다고 판단한다.”는 민 판사의 전날 발언을 공격했다. 채 기획관은 “유씨를 불구속기소하는 정도로 수사를 끝내라는 말을 법원이 할 수는 없다. 국민들이 납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민 판사는 “사실관계에 따질 쟁점이 많았고, 그에 대해 판단한 뒤 영장을 기각했는 데도 검찰은 이미지로만 사건을 보려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홍희경 김효섭기자 saloo@seoul.co.kr
  • [산이 좋아 산으로] 경남 양산 천성산

    [산이 좋아 산으로] 경남 양산 천성산

    가지산∼운문산∼신불산∼취서산으로 이어지는 영남 알프스의 끝자락, 예부터 경치가 빼어나 ‘영남의 소금강산’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천성산(922.2m). 경남 양산시 웅상읍, 상북면, 하북면의 경계를 이루는 천성산엔 지금 억새가 한창이다. 천성산은 사철 끊임없이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봄이면 진달래와 철쭉이 만산홍을 이루고, 내륙에서 가장 먼저 일출을 볼 수 있어 신년 일출 산행지로도 손꼽힌다. 또 20여개의 늪지를 품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로, 특히 화엄늪과 밀밭늪은 희귀동식물들의 서식처로도 유명하다. ‘천성산에 공룡이 살고 있다?’ 이름하여 천성산 공룡능선. 설악산 공룡능선이 포효하는 육식공룡의 거친 모습이라면, 내원사매표소 향하는 길에서 만난 공룡은 유순한 초식공룡의 형상. 공룡능선은 상리천과 성불암계곡 사이에 위치한다. 공룡의 등줄기를 향하는 길. 곧추선 산길의 만만찮은 경사는 시작부터 숨을 거칠게 만들고, 이마에선 줄곧 땀방울이 흘러내린다. 드디어 능선이다. 시원한 가을바람과 조망의 즐거움이 산행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준다. 하지만 즐거움도 잠시, 능선에 올라서면 눈앞에 기다리고 있는 또 다른 바위벽.‘산 너머 산’이다. 바위능선 왼편은 천길 낭떠러지. 공룡능선은 말 그대로 거대한 공룡의 등줄기를 오르내리듯 새로운 봉우리가 쉴 새 없이 기다린다. 무감각한 걸음을 내딛는 사이 집북재에 다다른다. 그 옛날 원효가 화엄강론을 펼치기 위해 흩어져 있던 1000명 제자들을 한 자리에 모으려고 북을 쳤다고 전해지는 곳이다. 천성산 제2봉(812.7m)을 지나 정상으로 향한다. 부드러운 능선길이다. 정상에는 군사시설물이 서 있어 더 이상 올라설 수 없다. 군 시설물을 우회해 내려서면 화엄벌이 광활하게 펼쳐진다. 원효대사가 제자 1000여명을 모아놓고 화엄경을 설법했다는 전설의 화엄벌이다. 이곳은 1999년 발견된 고층습지로 생태계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제 태양은 서서히 밝기를 다하고, 홍룡폭포 쪽으로 하산을 재촉한다. 내원사 주차장을 출발해 공룡능선∼집북재∼천성산 제2봉∼정상을 거쳐 홍룡사로 하산하면 약 6∼7시간 정도 소요된다. 가장 잘 알려진 등산로는 내원사 입구 주차장에서 출발, 내원사계곡을 따라 812.7m봉에 올랐다가 집북재를 거쳐 산하동 계곡이나 성불암계곡으로 내려서는 코스. 특히 산하동 계곡은 골짜기 풍광이 뛰어나다. 산행 시간은 5시간 정도면 넉넉하다. 산 동쪽의 미타암과 법수원 쪽으로 오르면 기암을 보면서 산행할 수 있어 좋다. # 교통정보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경부고속도로 통도사IC로 나와 부산 방면 35번 국도를 따라가다 보면, 천성산 내원사로 가는 길이 나온다. 이정표가 잘 되어 있으며, 진입로에서 산행들머리까지 10분 정도 소요된다. 글 사진 김도훈(월간 MOUNTAIN 기자 www.emountain.co.kr)
  • [재판혁명이 시작됐다] (上) 법정이 진실이다

    [재판혁명이 시작됐다] (上) 법정이 진실이다

    사법부가 공판중심주의를 강화하고 10월부터 검찰도 증거 분리제출 방침을 결정하면서 형사재판에서 본격적인 공판중심주의 시대가 열렸다. 이용훈 대법원장의 구술심리 강화 지시에 따라 민사재판도 획기적인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 닻이 오른 재판혁명을 3회에 걸쳐 살펴 본다. 9월27일 서울중앙지법 5층 한 법정. 지난 4월 공판중심주의 시범 재판부로 지정된 형사1단독 이한주 부장판사의 재판이 열렸다. ●사라진 검찰조서 오전 10시 첫 사건. 위장결혼을 통해 불법체류한 혐의로 기소된 조선족 여성의 속행공판이 열렸다. 증거분리제출 방침에 따라 첫기일에 검찰로부터 재판부가 받은 것이라곤 공소장뿐이다. 피고인이 자백한 것으로 돼있는 검찰조서는 법정에서는 볼 수 없었다. 사라진 검찰조서가 공판중심주의가 가져온 가장 큰 변화다. 검찰은 곧 사실관계를 신문했다. 검찰이 피고인에게 “결혼한 게 맞느냐.”고 묻자 피고인은 “밥도 해주고 같이 생활했다.”고 답했다. 그러자 재판부는 “낮에는 따로 생활해도 밤이면 한 집에서 잠을 잤느냐.”며 보다 구체적으로 물었다. 공판중심주의에서는 법관이 심증을 굳히기 위해 검사와 변호인 못지않게 직접 피고인에게 많은 질문을 하게 된다. ●짧은 질문, 긴 대답 검찰이 “한국에서 얼마를 벌었습니까.”고 묻자 피고인이 “300만원 정도 벌었습니다.”고 답했다. 예전 같으면 이미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국에서 300만원을 벌었죠.”라고 묻고 피고인은 ‘예’,‘아니오’ 가운데 하나만 답하면 됐다. 변호인의 변론 역시 단답형이 아니라 피고인이 직접 자신의 사정이나 사실관계를 진술할 수 있도록 하는 질문이었다. 피고인은 억울한 듯 중국에서 만난 한 남자와 정식으로 혼인신고가 된 줄 알고 한국으로 들어와 식당 등에서 허드렛일을 했던 지난 일들을 풀어놓기 시작했다. 기소내용이나 범죄사실에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사안이지만 일단 피고인의 말을 끝까지 들어 보는 것도 공판중심주의가 바꿔놓은 법정풍경이다. 하지만 몇 군데에서는 검사와 변호사가 서류에 ‘코를 박은 채’ 장황한 질문을 던지는 경우도 있었다. 검찰과 변호인 신문이 끝난 뒤 재판부는 검찰측에 증거목록을 요구했다. 검찰은 참고인들의 검찰진술조서를 증거로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변호인은 당사자들이 조서가 사실과 다르다고 한 만큼 증거로 삼을 수 없다고 맞섰다. 검찰은 “그렇다면 당사자들을 증인으로 신청하겠다.”고 말했다. 공판중심주의 재판에서는 이렇게 검찰조사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 당사자들이 직접 법정에 나와서 진술해야 하는 일이 자주 벌어지게 된다. ●당당한 피고인들 오후 2시 사건으로 마약복용 혐의로 기소된 미군이 피고인석에 앉았다. 이날은 피고인을 검거했던 증인이 법정에 나와 증언할 차례였다. 증인이 안전문제 등을 이유로 피고인과 마주하지 않겠다고 하자 검사와 변호사가 설전을 벌였다. 이때 피고인이 통역을 통해 “민주국가에서 나를 범인으로 지목한 사람과 직접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내 권리”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증인이 거부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변호인도 있고 나중에 묻고 싶은 내용을 재판부를 통해 묻게 해주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피고인은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재판부는 “위험요소 등 제반 사항을 고려할 때 피고인의 주장이 공판중심주의의 취지에도 맞는 말”이라며 증인을 출석시켰다. 검찰과 변호인은 증인이 마약거래가 있은 뒤 6개월이 지나 피고인을 범인으로 지목한 사실이 믿을 만한가를 두고 다퉜다. 현장에서 찍힌 사진이나 폐쇄회로TV 등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 사건이었다. 검찰과 변호사뿐 아니라 피고인도 직접 증인에게 “6개월이나 지나 나를 알아볼 수 있느냐.”며 반박했다. 피고인과 증인과의 설전이 계속되자 검찰이 다음 기일에 하자고 제안했지만 재판부는 “소송지휘는 재판부의 권한”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다음 시간에 예정된 재판당사자들이 재판이 끝났는지 알아보기 위해 법정을 들락날락거렸다. 결국 30분으로 예정됐던 재판은 2시간을 넘겼다. 결국 재판부는 “사건당 30분 정도로 예상했는데 재판이 길어져 죄송하다.”며 양해를 구했다. 재판부가 이날 처리한 사건은 모두 10건. 몇몇 사건은 결심이라 빨리 처리됐으나 수사식 재판이 진행되면서 오전 10시에 시작된 재판은 오후 7시가 돼서야 끝났다. 이 때문에 1∼2시간 동안 재판당사자들이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는 것은 일상이 돼버렸다. ●검찰 주장과 달리 무죄선고 한 건도 없어 시범재판부는 지난 4월부터 지난달까지 모두 181건을 처리했다. 하지만 무죄는 단 한 건도 없었다. 검찰은 공판중심주의 도입으로 법정에서 검찰조서가 인정되지 않는 반면 피고인은 장황하게 거짓말이나 부인 등으로 일관, 범죄를 제대로 처벌하지 못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었다. 시범이긴 하지만 공판중심주의를 통해 범죄를 엄벌에 처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지적이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형사재판 진화는 계속된다 공판중심주의의 키워드는 ‘신뢰’다.‘보이는 재판’을 통해서 재판을 받는 사람은 재판결과에 승복하고 이는 자연스럽게 사법부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공판중심주의=‘보이는 재판’ 그동안의 형사재판은 한 변호사가 “우리나라만큼 서류위주의 재판이 이뤄지는 곳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할 정도로 재판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알기 어려운 재판이었다. 내 의견을 말할 기회도 적고, 어려운 법률용어에다 곳곳마다 “제출된 서류로 대신하겠다.”는 말로 대신해 재판이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이는 재판결과에 승복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과연 재판부가 뭘 근거로 유·무죄를 결정했는지, 혹시 내가 모르는 다른 요소가 개입된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공판중심주의는 재판정에서 직접 이뤄지는 증언과 진술, 법적 공방을 통해 소송 당사자들이 “아, 이렇구나.”라고 재판을 신뢰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다. 이는 “재판은 국민의 이름으로 하는 것”이라며 이용훈 대법원장이 예를 들었던 독일 사례에서도 볼 수 있다. 과거 나치시절 정권에 이용당한 독일 사법부는 2차대전 이후 잃어버린 신뢰를 적극적인 과거사 청산노력과 함께 공판중심주의 등을 통한 공정한 재판으로 회복할 수 있었다. ●공판중심주의는 현재 진행형 당장 다음달부터 검찰의 증거분리제출 전국 확대실시가 되지만 이를 통해 전면적인 공판중심주의가 실현된다고 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현재 국회에서 통과를 기다리고 있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공판중심주의에 가깝다. 사법개혁추진위원회에서 재출한 이 법률은 미국식 공판중심주의에 가깝다. 미국식 재판은 기본적으로 원고와 피고인의 대결이다. 적법한 증거만이 상대방을 공격하는 무기가 된다. 물론 검찰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한 피고인의 위치를 아예 변호인 옆으로 옮겨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한다. 또 공판중심주의를 도입하면서도 사건관계가 단순하고 증거가 명백한 사건은 피고인이 원할 경우 한번 출석한 당일에 선고까지 끝나는 ‘경죄 처리절차’도 도입된다. 내년에도 또 한차례의 변화가 예정되어 있다.2012년 완전도입에 앞서 내년 3월부터 배심·참심 혼합형 국민참여재판이 도입된다. 그동안 법률전문가인 법관이 진행하던 것에서 비록 살인 등 중요 범죄에 한해 매년 100∼200건에 불과하지만 일반 시민들이 재판에 참여하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법률지식이 부족한 일반인들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공판중심주의는 더 강화될 수밖에 없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민사도 구술주의?… 글쎄” 민사재판에 불어닥친 재판혁명은 재판장의 앉은 키만큼 쌓였던 서류뭉치들을 사라지게하고 있다.2002년부터 시행돼 정착되고 있는 신민사소송법에 따라 본격적인 변론 전 준비기일에 원·피고측은 서면공방을 통해 쟁점을 정리하고 있다. 때문에 법정에서 서류뭉치 속에 파묻혀 앵무새처럼 주장만 펼치던 변호사들의 예전 모습은 보기 드물다. 하지만 지난 4월 형사재판에서 공판중심주의 강화에 발맞춰 추진해온 민사재판에서의 구술주의 실현은 아직은 갈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28일 서울중앙지법 5층 어느 민사법정에서는 아파트 앞 도로건설을 두고 벌어진 소송과 관련해 원·피고측 변호인의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변호인은 “당시 도로말고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없는 땅이었죠.”라고 물었다.“예, 그러니까…”라며 증인의 말이 길어지자 재판부는 “대답만 하세요.”라며 면박을 주었다. 그 뒤로도 재판부는 증인의 답이 길어질 때마다 서류만 응시한 채 “예.”라고 하며 말을 끊었다. 민사재판을 진행한 판사들이나 변호사들에게 이런 모습은 낯설지 않다. 서울중앙지법 민사부의 한 판사는 “재판장이 쟁점에서 벗어난 사안이라 중단시켰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민사재판은 준비기일에서 이미 쟁점들을 서면공방에 이어 구술로도 논의하기 때문에 재판부나 변호사들이 법정에서 직접 공방을 벌이는 것을 수고스럽게 여기는 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민사부 판사는 “소송을 제기한 원고측에서 법적 책임을 밝혀야 하고 법적으로 서면제출이 인정되기 때문에 구술주의가 보여주려는 치열한 법정공방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도 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그때 그때 法적용이 달라요

    법원이 사건청탁 명목으로 8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국가정보원 직원에게 공무원 신분을 유지할 수 있는 벌금형을 선고해 “화이트 칼라범죄 엄단이라는 방침이 퇴색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문용선)는 25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국정원 직원 윤모씨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죄질이 나쁘지만 피고인이 전문 브로커도 아니고 이 사건과 관련해 징계를 받았고 받은 돈을 되돌려준 점 등을 감안할 때 공무원 신분을 박탈하는 것은 다소 가혹한 것으로 보인다.”며 선고이유를 설명했다. 국가공무원법상 금고 이하의 형을 받으면 공무원 신분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법원 주변에서는 30만원을 받은 경찰관이 해임된 전례에 비춰 관대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특히 같은 재판부는 지난 5월과 8월 ‘오포비리’와 관련해 공무상 비밀누설죄로 기소된 감사원 공무원과 자문료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대학교수들에게 공무원직을 박탈하는 실형을 선고했다. 비밀누설죄는 법정형이 2년 이하로 변호사법보다 낮고 교수들이 받은 액수는 3000만원이었다. 당시 재판부 “공무원 등이 징역형을 선고받으면 신분을 박탈당하는 점을 고려해 과거에는 법원이 형을 가볍게 정하기도 했으나 요즘은 부패범죄의 경우 국민이 엄한 형을 선고하도록 요구하고 있고 법원에서도 엄벌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게임기 몰수·영업이익 환수” 중앙지법, 사행성 엄벌 방침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사행성게임의 처벌수위와 관련해 서울중앙지법 형사단독재판장들은 4일 회의를 열어 영업이득을 환수하고 게임기를 몰수하겠다는 기본방침을 정했다. 또 사행성논란이 제기된 8월 이후 게임장을 신설한 경우, 더 무거운 책임을 묻도록 했다. 이날 회의에 참여한 재판장 16명은 사행행위 프로그램 개발·공급자, 사행기구 제조·판매자와 서버운영자 등에 대해 전과 여부에 상관없이 엄벌하기로 했다. 특히 사행행위로 취득한 수익은 환수를 목표로 추징과 벌금형을 병과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사행성 기구는 전부 몰수토록 해 동일한 기계·설비로 인한 재범을 방지키로 했다. 재판장들은 개별 게임장 업주들에 대해서는 게임장의 크기, 자금의 규모, 운영기간 등을 살펴 처벌하되 형의 집행을 유예하더라도 사회봉사명령을 부과하기로 했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중국 대륙은 지금 선거중’

    ‘중국 대륙은 지금 선거중’

    |베이징 이지운특파원|9억명이 200만여명을 선출하는 엄청난 규모의 선거가 현재 중국에서 진행되고 있다. 한국의 광역·기초의원격인 현(縣)과 향(鄕) 인민대표의 교체기를 맞아 지역에 따라 이달 1일부터 내년 12월31일까지 투표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역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이번부터 실제로 살고 있는 곳에서 투표하는 거주지 투표제를 도입한 덕이다. 이전에는 본적지가 아니면 투표를 할 수 없었다. 따라서 타향에 사는 이들은 투표를 위해 고향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상당수가 포기하곤 했다. 이런 연유로 현지인 100만여명에 외지인이 500만여명인 광둥(廣東)성 둥관(東)시의 선거는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했다. 새 제도는 농민공 등 최소 1억명 이상 유동인구에게 사실상 새로 투표권을 부여한 셈이다. 유권자 숫자뿐만 아니라 선출되는 인민대표 200만여명도 최대 규모다. 그간 따로 뽑았던 두 인민대표를 이번부터 동시 선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향(鄕)인민대표의 임기가 3년이다 보니,‘첫해는 보고,2년째 일하고,3년째는 교체를 기다리는’ 병폐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임기를 현(縣)대표와 같이 5년으로 바꿨다. 정부는 이번 선거에 민주적 요소를 최대한 가미해 성숙된 민주주의를 과시하고 싶어하는 눈치다. 가능하면 후보자와 유권자의 접촉 기회를 늘리기로 했다. 또 후보자를 당선자 숫자보다 30∼50% 늘려 입후보할 수 있도록 선거 규정을 강화했다. 그러나 이런 시도가 바라는 만큼의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최근 홍콩 명보(明報)에 따르면 광둥성 당국은 후보의 홍보 활동이 부작용을 낳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후보자들에게 면대면(面對面) 홍보를 하지 못하게 했다. 광둥성 인민대표대회 법률위원회 리멍위(李孟昱) 부주임은 “홍보 활동은 경비나 합동유세 등 다른 문제로 파급되고 아직 규정이 완비되지 않아 도입할 시기가 아니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중앙정부 의지를 현실화하기에는 아직 지방정부가 상당히 경직돼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선거 비리도 걱정되는 일 중의 하나다. 지난 2004년 베이징에서는 투표지 1장에 10위안(1200원가량)을 받고 거래한 농민이 붙잡혀 징역 6개월을 살았다.2003년 초에는 저장(浙江)성 출마자가 30만여위안을 들여 공개적으로 투표권을 사모으다 적발된 일도 있다. 그는 지금도 수감돼 있다. 당국은 이번 만큼은 매표 행위를 엄벌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jj@seoul.co.kr
  • 千법무 “탈세범 강력한 형사처벌”

    千법무 “탈세범 강력한 형사처벌”

    서울중앙지검에 탈세사건 전담부가 설치되는 등 조세포탈범에 대한 형사처벌 수위가 높아진다. 검찰의 인권보호 수사준칙도 대폭 개정돼 불필요한 반복 소환 조사 등의 잘못된 수사관행이 규제받게 된다. 천정배 법무장관이 28일 취임 1주년을 하루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법무부 중점과제를 발표했다. 법무부는 이르면 오는 9월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를 ‘금융조세조사 1·2부’로 나눠 1부에서 탈세 사건을 전담하는 직제개편을 할 계획이다. 대검찰청과 국세청간 중앙협의회 운영을 활성화시키는 등 관련 기관간 수사 공조체제도 강화된다. 중장기적으로는 재경부·국세청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탈세사범을 엄벌하는 쪽으로 관련 법령이 개정될 것으로 보인다. 탈세범 엄단 조치는 인권보장과 민생안정, 경제정의 실현을 추구해온 법무부의 행보 끝에 나온 성과다. 세계은행이 추정한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의 세금 신고율은 90%로 OECD 국가 평균 신고율 93.55%에 못미친다. 그만큼 국고가 새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탈세가 적발돼도 형사처벌을 당하는 경우는 드물다. 지난해 전체 형사사건의 불기소율이 48%였던 반면 조세범처벌법 위반 사건의 불기소율은 72%였다. 탈세를 적발하면 돈을 추징하는 게 먼저라는 인식 때문이다. 천 장관은 “지금까지는 세금을 안 내고 걸려도 마땅히 내야 하는 세금을 추징당할 뿐 별다른 불이익을 받지 않았다.”면서 “추징 위주 정책은 후진적”이라고 혹평했다. 현행 조세범처벌법에 따르면 ‘사기 등 기타 부정한 행위’로 탈세를 했을 때에만 처벌이 가능하다. 이 조항 때문에 수백억원을 장부에서 누락한 포탈범도 고의성이 입증되지 않아 형사처벌 대상에서 빠지곤 했다. 결국 탈세를 엄단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규의 개정이 선행돼야 하고, 재경부·국세청 등과의 부처간 협의가 필수적이다. 법무부는 또 한층 높아진 국민의 인권의식에 맞춰 3년 전에 제정된 ‘인권보호 수사준칙’을 전면 개정했다.7월부터 시행되는 준칙은 사건 관계인을 불필요하게 반복 소환하지 못하도록 하고, 자백을 받아내기 위한 수단으로 체포를 남용하지 못하게 했다. 또 체포·구속을 하면 즉시 가족에게 전화통지를 하도록 했다. 이같은 사항을 지키지 않아 신고가 접수되면 내사사건이나 진정사건으로 수리해 처리해야 한다. 한편 정계복귀 시점을 묻는 질문에 천 장관은 “현재 있는 자리에서 목숨을 걸고 싶다.”고 말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정몽구회장 보석

    정몽구회장 보석

    1000억원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횡령하고 회사에 2000억원대의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28일 보석 결정으로 석방됐다. 지난 4월28일 구속된 지 꼭 두 달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김동오)는 이날 보증금 10억원에 정 회장의 보석을 허가했다. 재판부는 “정 회장이 법정에서 비자금 부분에 대해 형사책임을 인정하고 있고 회사 관계자에 대한 조사나 관련자료 등에 대한 압수수색 등이 완료돼 도망치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소멸됐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불구속 재판원칙을 구현하고 피고인에게 충분한 방어권을 보장하여 공판중심주의를 실천하기 위한 조치”라면서 “현대차의 경영공백으로 국민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와 현대차의 경영체질 개선을 위해서 시간이 필요하다는 피고인의 주장과 건강상태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의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하되 신속한 심리를 진행해 유죄로 인정되는 부분은 엄벌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석방된 뒤 곧바로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출신·기수 고른 안배… 안정 택해

    5일 추천된 대법관 후보군 15명의 특징은 ‘파격’보다는 ‘안정’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재조와 재야, 법원과 검찰, 여성계 등을 두루 고려해 안배한 흔적이 엿보인다.●안정성에 무게를 둔 후보군 출신별로는 법원 내부 인사가 10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외에 검찰 출신이 2명, 학계가 2명이었다. 그동안 참여정부에서 임명된 대법관 6명 중 정통법관 출신이 3명뿐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는 신임 대법관 5명 중 최소한 절반 이상은 법원 인사가 돼야 한다는 법원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사법시험 기수로는 11∼19회까지 걸쳐있다.●다양한 성향의 후보 안정성을 감안했다고 평가되지만 후보자들의 성향은 다양하다. 개혁성향으로는 이홍훈 서울중앙지법원장과 전수안 광주지법원장을 꼽을 수 있다. 이 지법원장은 일조권과 산재 소송 등에서 기본권 보호와 사회적 약자를 옹호하는 판결을 내렸다는 평가를 받아 재야와 시민단체 등에서 이미 여러 차례 추천했다. 전 지법원장도 사회지도층, 전문직 범죄, 여성인권 유린 범죄 등에서 엄격한 양형으로 유명하다. 김능환 울산지법원장과 목영준 법원행정처 차장은 법원 내부의 신망이 두텁다. 김 지법원장은 대통령의 사면권이 정치적으로 남용되지 않도록 국민의 비판 대상이 돼야 한다며 정보공개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목 차장은 법리에도 밝고 로스쿨과 배심제 도입 등 사법개혁 작업을 관철하는 등 재판과 행정에 모두 능통하다. 이우근 서울행정법원장은 친화력이 뛰어나고 민ㆍ형사, 환경, 행정 등 여러 분야에서 엄격한 법률 해석을 토대로 한 판결로 유명하다. 차한성 청주지법원장은 서울고법 부장판사,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연구실장 등을 두루 거친 정통 법관으로 분류된다. 박일환 서울서부지법원장은 실무능력이 뛰어다는 장점이 있다. 김종대 창원지법원장도 경남지역 법관으로 지역안배 몫으로 유리하지만 노무현 대통령과 사시 동기로 ‘8인회’ 멤버라는 점은 장점이자 단점이다.●법원 내 깜짝 후보도 법원 내의 깜짝 후보도 눈에 띄었다. 민형기 인천지법원장은 민·형사 사건을 법리적으로 따져 소신껏 판단하는 법관으로, 신영철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은 기존 판례에 얽매이지 않고 선처와 엄벌이 명확하게 구분되는 엄정한 판결로 유명하다. 안대희 서울고검장은 대검 중수부장을 맡아 대선자금 수사하면서 여야를 가리지 않고 원칙대로 대선자금 수사를 지휘했다.김희옥 법무부 차관은 대표적인 학구파로 형사소송법과 언론법 등에 원론과 각론, 판례에 정통하다. 학계 출신인 양창수 서울대 교수는 짧지만 판사로도 활동했고 민법 분야의 전문가다. 채이식 고대 법대 학장은 순수 학계 출신으로 국제해사기구 법률위원회 정부 수석대표를 맡는 등 해상법의 분야의 전문가다. 변호사로는 유일하게 추천된 한상호 변호사는 김앤장에서 언론팀장을 맡고 있으며, 현대오토넷 등에서 사외이사를 맡기도 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김우중씨 징역10년 추징금21兆

    김우중씨 징역10년 추징금21兆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 황현주)는 30일 20조원대 분식회계 및 9조 8000억원 사기대출, 재산 국외도피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김우중(70) 전 대우그룹 회장에게 징역 10년에 추징금 21조 4484억여원,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날 열린 선고공판에서 “기업윤리를 망각하고 편법 행위를 저질러 끝내 대우그룹 도산 사태를 초래, 투자자들과 대출 금융기관, 국가의 대외신인도에 손해를 끼치고 막대한 공적자금 투입으로 국민의 부담을 가중시켜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는 김 전 회장이 만 69세의 고령인데다 심장병과 장폐색증 등 각종 질병을 앓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기존에 취해진 구속집행정지는 취소하지 않았다. 김 전 회장은 7월28일까지 구속집행정지가 허가돼 있다. 한편 김 전 회장이 최기선 전 인천시장에게 뇌물을 건넸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가 선고됐다. 김 전 회장은 이날 링거주사를 꽂은 채 흰색 환자복 차림으로 법정에 나왔다. 선고공판이 끝난 뒤 부축을 받으며 퇴장했다. 김 전 회장측은 “생각 이상의 형량이 선고돼 당혹스럽다. 성장시대의 전환기에 활동했던 김 전 회장의 기여분이 고려되지 않은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며 항소할 뜻을 밝혔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사설] 김우중씨 중형 선고의 교훈

    전 대우그룹 회장 김우중 피고인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은 어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김 피고인에게 징역 10년, 추징금 21조 4484억원을 선고했다. 징역 15년, 추징금 23조 358억원에 이르는 검찰의 구형량을 대부분 인정한 셈이다. 다만 김 피고인이 고령인 점을 감안해 구속집행정지를 취소하지 않았다. 이번 공판을 앞두고 선처를 요구하는 주장도 일부 있었지만 법원이 엄벌의지를 분명히 보였다고 우리는 평가한다. 재판부도 막대한 공적자금 투입에 따른 국민부담을 들어 중형이 불가피했음을 강조했다. 기업윤리를 망각한 채 편법행위를 저질러 대출 금융기관에 손해를 끼치고 부실화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옛 대우그룹에 투입된 공적자금은 29조 7000억원에 달한다. 자산관리공사가 부실채권을 사들이는 데 12조 7000억원이 투입됐고 17조원은 금융회사의 손실을 보전하는 데 들어갔다. 모두 국민의 혈세임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또 대우사태는 외환위기를 불러온 주범 아닌가. 대우그룹 도산으로 아직도 많은 대우가족들이 가슴속의 멍에를 벗지 못한 상황이다. 따라서 법원의 엄단의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본다. 이번 판결은 분식회계 등의 불투명한 방법으로 기업성장을 도모하는 관행에 쐐기를 박았다고 볼 수 있다. 대우도 ‘세계경영’이라는 거창한 구호 아래 양적 팽창만 추구하다 결국 분식회계라는 독약을 뿌렸다. 그럼에도 사회 일각에서 ‘시대의 아픔’ ‘미래를 위해 사려깊은 배려’ 등으로 감싸려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관용을 베풀 경우 제2, 제3의 대우사태가 반복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다시는 그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 [사설] 평택사태 군형법까지 가선 안된다

    미군기지 평택이전을 반대하는 시위대에 대한 군의 대응이 극과 극이다. 지난주 평택 미군기지 이전예정지에 병력을 투입할 때에는 매를 맞더라도 대응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더니 엊그제는 미군기지 이전예정지를 침범하는 시위대에 대해 군형법을 적용하겠다고 엄벌방침을 밝혔다. 국방부가 앞으로 발생하는 시위대에 대해 군형법을 적용하겠다고 선을 그은 것을 보니 엄포만은 아닌 것 같다. 군이 강경대응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은 정부가 불법시위는 엄정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시위대에 대한 대응이 이렇게 춤을 춰서야 어떻게 병사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평택 미군기지터를 침범하는 시위대를 군형법으로 처벌하는 것은 법적으로는 가능하다. 초병을 폭행하거나(55∼59조), 군용시설을 방화·손괴하거나(69∼71조), 초소를 침범(78조)하는 민간인은 군형법을 적용해 처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평택 미군기지터는 군사시설 보호구역 중 민간인 출입이 제한되는 제한보호구역인 만큼 철조망을 끊고 들어가 시위를 벌이면 군용시설 방화·손괴죄를 적용할 수 있다. 우리는 미군기지 이전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추진되는 한 이를 방해하는 불법과 폭력 시위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대처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일과 관련해 무더기 사법처리가 시도되고 군형법 적용 언급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자칫 시위대를 자극할 뿐만 아니라 추후 정치적 부담만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법원도 단순시위자들에 대해서는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 인신구속에 신중을 기하도록 했다. 단호하고 절제된 공권력 행사가 긴요한 시점이다. 시위대도 온정적인 정서에 편승, 불법행동을 해선 안된다.
  • ‘평택 시위’ 10명 구속

    ‘평택 시위’ 10명 구속

    대검 공안부(부장 이귀남)는 7일 평택 미군기지 이전을 막기 위해 불법·폭력시위를 벌이는 적극적인 가담자들을 엄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5일 행정대집행 이후 군이 설치한 철조망을 뜯고 군사시설 보호구역에 침입한 혐의로 연행한 100명 중 23명에 대해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로써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시위가담자는 60명에 이른다. 이 공안부장은 “기지 이전 반대 단체들이 우리 사회에서 용인될 수 없을 만큼 폭력적인 행위로 공권력에 정면도전해 엄정한 사법처리가 불가피하다. 다만 사태가 일단 소강상태로 접어들었고 시위대가 평화시위로 방침을 바꾼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검찰과 경찰은 평택 범대위 핵심 주동자 10여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이들을 전원 검거할 방침이다. 한편 수원지법 평택지원은 지난 4일 미군기지 이전 예정지인 경기 평택시 대추분교에 대한 국방부의 행정대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37명 중 10명에 대해 이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평택에서는 7일 시민단체, 주민과 군·경의 대치가 나흘째 계속됐지만 큰 충돌은 없었다. 수원 김병철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儒林속 한자이야기] (120) 燎原(요원)

    儒林(586)에는 ‘燎原’(화톳불 료/들판 원)이 나오는데,‘燎原之火’(요원지화)의 준말이다.燎原之火는 원래 ‘무서운 기세로 타고 있는 들판의 불길’을 뜻하였으나 오늘날은 ‘오랫동안 억눌린 勢力(세력)이나 主張(주장)이 걷잡을 수 없게 퍼져나가는 狀態(상태)’를 말한다. ‘燎’자는 불 위에 엮어 세운 나무와 흩어지는 불티의 象形(상형)으로 ‘화톳불’ ‘불을 놓다.’의 뜻을 나타냈다.用例(용례)에는 ‘薪燎(신료:땔감),燎亂(요란:흩어져 어지러움),燎衣(요의:옷을 불에 쬐어 말림) 등이 있다. ‘原’은 벼랑 밑에서 솟기 시작한 샘의 뜻에서 ‘근원’의 뜻을 나타냈다.原産地(원산지:본디 생산된 땅),原始(원시:시작하는 처음, 처음 시작된 그대로 있어 발달하지 아니한 상태),原則(원칙:어떤 행동이나 이론 따위에서 일관되게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규칙이나 법칙. 다른 여러 명제가 도출되는 기본 논제),抗原(항원:생체 속에 침입하여 항체를 형성하게 하는 단백성 물질) 등에 쓰인다. 書經(서경)의 盤庚篇(반경편)에 나오는 말이다. 중국 殷(은)나라의 盤庚(반경)은 황하의 홍수 피해에서 벗어나기 위해 首都(수도)를 경(耿)에서 은(殷)으로 옮기려고 하자 반대 輿論(여론)이 들끓었다.雪上加霜(설상가상)으로 일부 반대론자들은 流言蜚語(유언비어)를 퍼뜨리며 수도 이전을 반대하였다. 이에 반경은 유언비어를 捏造(날조)하여 流布(유포)하는 사람은 地位高下(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벌할 것을 闡明(천명)하면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였다. “너희들이 나에게 알리지도 않고서 뜬소문을 퍼뜨려 백성들이 공포와 혼란에 빠져 있다. 유언비어가 번지는 것은 마치 넓은 벌판에 화톳불을 붙여 놓은 것과 같아 너희들 가까이 접근해 와도 끌 수 없을 것이다. 이는 곧 너희 스스로 조성한 불안일 뿐, 내 잘못은 없다.” 우리나라는 오래된 義兵(의병)의 歷史(역사)와 특유한 義兵精神(의병정신)으로 외침에 처할 때마다 決死抗戰(결사항전)을 마다하지 않았다. 의병의 역사에서 가장 현저한 활동을 보여준 때는 壬辰倭亂(임진왜란)과 丙子胡亂(병자호란),朝鮮(조선) 末期(말기)의 의병이었다. 특히 壬辰倭亂(임진왜란)에는 전국에서 신분이나 계급에 관계없이 義兵(의병)이 蹶起(궐기)하였다. 乙巳勒約(을사늑약)으로 우리의 外交權(외교권)을 침탈한 日帝(일제)는 강제로 韓日合邦(한일합방) 조약을 체결하여 植民(식민) 統治(통치)를 시작하였다. 폭압적인 武斷統治(무단통치)가 거세질수록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憤怒(분노)와 抵抗(저항) 또한 高潮(고조)되었다. 高宗(고종)의 因山日(인산일)인 1919년 3월1일, 민족대표 33인의 主導(주도)로 서울을 비롯한 各地(각지)에서 獨立宣言式(독립선언식)을 거행하였다. 독립선언식은 만세시위 운동으로 이어졌다.1907년 2월 중순 大邱(대구)에서는 일본에서 도입한 借款(차관) 1300만원을 갚자는 國債報償運動(국채보상운동)이 시작되었다. 신분과 지위를 초월하여 담배를 끊어 저축한 돈, 장롱 속의 佩物(패물)까지 快擲(쾌척)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았다.2개월 남짓 기간 동안 補償金(보상금)을 義捐(의연)한 사람의 수가 4만을 넘었고 모금액도 230만원을 상회했다. 김석제 경기도군포의왕교육청 장학사(철학박사)
  • 선거범죄 6개월내 신속 판결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법원은 당선 유·무효가 결정되는 선거 범죄는 6개월 안에 처리하기로 했다. 대법원은 1일 ‘전국 선거전담재판장 회의’를 열고 후보자들의 불법행위가 당선 무효로 이어질 만한 중요 사건의 경우 1심과 항소심, 상고심을 각각 2개월 이내에 종결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선거사범 재판은 1심 6개월, 항소심 및 상고심은 각각 3개월로 정해져 있었으나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확정 판결까지 2∼3년이 걸리기도 했다. 이용훈 대법원장은 전국 고·지법 선거전담 재판부장들과의 오찬에서 “당선무효 형을 받은 당선인을 조기에 공직에서 퇴출시키는 것이 법원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원은 당선 유·무효 사건을 모두 ‘적시처리 필요 중요사건’으로 분류해 재판을 신속하게 진행하기로 했다. 특히 선거에서 부패행위를 저지른 형사범은 엄벌키로 했다. 단 한 차례 범죄사실만 인정돼도 당선이 무효되는 매수죄·기부행위위반죄·선거비용초과지출죄·허위사실공표죄 등은 ‘레드카드 범죄’로,2회 이상 적발되거나 선거법 위반 전력 등의 이유를 따져 당선무효가 결정되는 범죄는 ‘옐로카드 범죄’로 구분해 신속 처리토록 했다. 이를 위해 대법원은 ‘선거범죄사건의 신속처리 등에 관한 예규’를 고쳐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한편 대검 공안부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비대납, 공천관련 금품 수수, 공무원의 선거관여 등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선거사범을 집중단속해 신속히 처리하기로 했다. 특히 1996년 총선 이후 10년간 선거사범의 판결문 분석작업 등을 통해 확보한 선거브로커 100명을 기업형, 조직형, 기생형 등으로 분류해 특별관리키로 했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사설] 로비로 국민에 550억 떠넘긴 현대차

    현대·기아차의 불법·비리가 끝없이 불거지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001년과 2002년에 아주금속과 위아 등 2개 계열사의 은행빚 550억원을 불법 탕감받았던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유명 회계법인의 대표를 로비스트로 고용해 정·관·금융계의 고위층에 로비를 벌였으며, 그 대가로 41억 6000만원을 양재동 사옥의 지하주차장 등에서 현금과 수표 등으로 지급했다고 한다. 검찰은 수억원의 뇌물을 받고 채무탕감을 해준 혐의로 산업은행의 전 부총재를 긴급체포했다. 은행빚이 얼마나 무서운가. 서민들은 몇백만원만 갚지 못해도 고율의 연체이자를 물어야 한다. 한번 신용불량자로 낙인이 찍히면 정상적인 사회활동조차 어려워진다. 그런데도 현대차는 거액의 로비자금을 뿌려 550억원이나 탕감을 받았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현대·기아차의 계열사 채권은 신용이 보장되고 그중에서도 담보부 채권은 상환이 보장되기 때문에 할인매각이나 채무조정을 해줄 필요가 없다. 그런데도 탕감해주었다면 거액의 뇌물이 오가지 않고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특히 산업은행이 갖고 있던 위아의 담보부 채권 1000억원은 한국자산관리공사에 넘겨져 자산담보부증권(ABS)으로 시중에 유통중이었는데도 이를 해체해 다시 산업은행에 매각했다고 한다. 산업은행과 자산관리공사는 물론이고 금융감독당국에까지 광범위한 로비가 있었음을 말해준다. 산업은행은 세금으로 설립된 국책금융기관이며, 한국자산관리공사는 부실채권을 관리하는 정부투자기관이다. 이들 기관의 채무탕감은 고스란히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온다. 검찰은 현대·기아차의 불법 로비에 넘어가 부당한 채무탕감을 해준 관련자들을 모두 색출해 엄벌해야 할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이제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불법과 검은 돈에 의존하는 경영에서 벗어나야 한다. 비리에 찌든 경영행태를 계속한다면 국민과 세계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다.
  • [사설] 외환은 매각 ‘네탓 공방’ 꼴사납다

    외환은행의 매각을 둘러싼 의혹들이 감사원 감사와 검찰의 수사를 통해 한꺼풀씩 벗겨지고 있다. 외환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터무니없이 낮춰 부실금융기관으로 만든 다음 론스타에 헐값에 팔아 막대한 국부를 유출시켰다는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헐값 매각의 실상이 하나 둘 밝혀지면서 관련자들을 엄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하지만 매각 결정에 참여한 당국자들은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하고 있다. 외환은행 매각작업에 관여한 당국자들의 ‘네탓 공방’은 한마디로 가관이다. 헐값 매각 의혹의 핵심은 BIS비율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조작이 있었는지와, 최종적으로 매각을 승인하는 과정에서 누가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로 압축되고 있다. 외환은행의 BIS비율 전망치는 매각이 결정되기 수개월 전만 해도 9.14%였으나 매각 직전 6.2%로 낮췄다. 이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이에 대해 금감위측은 금감원의 의견을 존중했다고 하고, 금감원측은 자신들의 결정사항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은행측은 아예 재산정 근거를 모르겠다고 발뺌하고 있다. 매각을 승인하는 과정에 대해서도 금감위측은 “재경부의 협조공문이 고려됐다.”며 재경부로 책임을 떠넘기고, 재경부는 “협조공문은 금감위가 요청해서 보낸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매각 결정에 참여한 당국자들의 이같은 책임 떠넘기기 행태는 참으로 분통이 터질 일이다. 검찰은 외환은행의 헐값 매각 의혹을 낱낱이 파헤쳐 위법이 드러나는 관련자들을 일벌백계로 다스릴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이들보다 훨씬 ‘윗선’의 개입이 있었을 것으로 본다. 그 배후도 철저히 수사해 다시는 이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 鄭회장 비자금조성 지시여부 규명

    鄭회장 비자금조성 지시여부 규명

    검찰의 현대차 수사가 ‘정점’을 향하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8일 새벽 귀국한 뒤 검찰 조사를 받을 준비를 하겠다고 밝혀옴에 따라 정 회장 등 총수일가의 소환이 이번 현대차 비리 수사의 ‘피날레’를 장식할 것으로 보인다. ●檢 “수사 이제 뜸들일 일만 남았다” 검찰은 7일 현대차 수사를 ‘밥을 만드는 과정’에 비유했다. 지난달 압수수색 과정이 논에서 벼를 수확해온 과정이라면, 현재는 수확한 쌀을 가지고 밥을 끓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이 귀국해 검찰에 소환되면 ‘밥뜸’까지 마무리된다는 것이다. 검찰 수사가 순조로운 것은 현대차의 비자금과 경영권 승계과정에 대한 정확하고 방대한 정보가 밑바탕이 되고 있다. 검찰은 글로비스 비자금 내부정보와 압수수색을 통해 이미 현대차 비자금에 대한 정황과 증거를 확보했다. 검찰은 비자금과 정의선 기아차 사장의 주식 차명 매집 과정에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기업구조정전문회사 5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은 정 회장이 귀국하면 곧바로 출국금지 조치를 한 뒤 이르면 다음주 정 회장 부자를 불러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 부자의 조사대상은 크게 2가지. 글로비스 등 계열사를 통한 비자금 조성 지시 여부, 규모, 용처 등 비자금 관련 부분과 경영권 승계과정의 비리 의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우선 그동안 압수수색과 관련자들의 소환 조사 등을 통해 밝혀낸 단서를 바탕으로 정 회장의 비자금 조성 지시 여부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에 하나라도 정 회장이 “부하직원들이 알아서 한 것이고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할 경우 정 회장의 사법처리 가능성은 낮아진다. 그러나 그룹 차원에서 최소한 수백억원의 비자금을 만들고 이를 경영권 승계과정에 사용했다는 혐의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실무선만 처벌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검찰은 비자금의 용처에도 주목하고 있다. 비자금이 누구에게 흘러들어갔는지에 대한 수사는 김재록(46·구속)씨의 로비의혹 수사와도 연결될 수 있는 부분으로, 이에 대한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현대차만 수사하고 있다는 표적수사 논란을 피할 수 없다. 검찰은 이미 정·관계 인사 등 유력인사에게 현대차의 비자금이 흘러들어갔다는 정황을 포착,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례적 부자 동시 소환 가능성? 정 회장이 귀국했다고 해도 바로 소환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진행하던 수사를 마무리한 다음 정 회장 부자를 소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부자가 동시에 소환돼 처벌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두산 비자금 사건 수사 때 검찰은 박용성 전 회장 등 총수일가 7남매 가운데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보통 한 사건에 형제가 연루되면 모두 구속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지만 ‘재벌 봐주기’라는 논란이 일었다. 이후 대법원장이나 법무장관은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한 엄벌을 강조해 왔다. 검찰 관계자도 “재벌이 연루됐다고 해도 사건은 다 다르다. 전례가 어떠했는지는 고려하지 않고 가장 합당한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수뢰 공무원 줄줄이 감형

    관련 법령의 개정으로 수뢰혐의 공무원들에게 잇따라 감형 판결이 내려지고 있어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한 법원의 엄벌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7일 부산고법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개정된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이 지난달 29일부터 시행됨에 따라 수뢰액이 3000만원 이상일 때만 가중처벌을 받게 된다. 종전까지는 1000만원 이상의 뇌물을 받으면 5년 이상의 유기징역형에 처해지는 특가법의 적용을 받았다. 부산고법은 1500만원을 수뢰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6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던 김종규 창녕군수에 대해 6일 특가법이 아닌 뇌물수수죄를 적용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토지분할 허가 등의 편의를 부동산업자에게 제공하고 업자 2명으로부터 2830만원과 250만원을 받은 모구청 공무원 배모(43)씨에 대해서도 특가법이 아닌 뇌물수수죄를 적용해 징역 1년6월을 선고했다. 배씨는 두 수뢰사건을 합쳐 판단한 1심 재판부에 의해서는 특가법으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이밖에 1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6월을 선고받았던 군청 공무원 전모(36)씨도 항소심에서는 특가법이 아닌 뇌물수수죄만 적용받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풀려나는 등 수뢰공무원에 대해 법원이 이전보다 관대한 처벌을 내리고 있다. 법원은 지난 1980년 관련법 개정후 세월이 많이 흐른데다 물가상승과 경제여건의 변화가 있어 이를 고려한 법개정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잇따른 감형 판결은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해 엄단하겠다던 최근의 의지를 무색하게 한다는 지적이다. 법원 관계자는 “특가법 조항은 수뢰액에 비해 법정형이 과도하게 높았던 것을 바로잡기 위해 개정됐으며 그 조항에 따라 판결을 하다보니 감형이 되고 있지만, 사회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한 법원의 엄단의지는 단호하다.”고 말했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