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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일 부시방한 찬·반 집회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방한하는 5일 서울 도심에서는 부시 방한에 반대하는 촛불집회와 보수단체들의 환영 집회가 동시에 열릴 예정이어서 물리적 충돌이 우려된다. 특히 경찰이 이날 집회에서 최루액 물대포와 색소 분사기를 적극 사용해 폭력행위자를 검거하겠다고 밝혀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집회에선 최근 창설된 시위진압 전문 경찰관기동대 9개 중대도 투입된다. 서울경찰청은 4일 “부시 대통령 방한에 맞춰 5일 오전 9시부터 갑호비상 근무체계를 발동해 모든 경찰관서를 비상근무체계로 전환시킨다.”면서 “총 180여개 중대 1만 6000여명의 경찰력을 동원해 불법 시위를 진압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검찰청 공안부(부장 박한철 검사장)도 이날 서초동 청사에서 유관기관 대책회의를 열고 부시 대통령 방한 기간 중 불법 사태에 대비해 전국청에 비상근무체계를 가동하고, 진보·보수 단체를 불문하고 물리적 충돌 등 불법 폭력 시위자는 구속수사키로 했다. 특히 방한행사 방해, 귀빈숙소 또는 대사관·미군기지 앞 기습시위 및 점거 시도, 차량이동 저지 등 국가 이미지 실추 및 외교마찰 유발 행위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가담자 전원을 체포해 엄단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5일 오후 7시부터 청계광장에서 ‘부시 반대 집중촛불문화제’를 열고 종로와 명동일대에서 거리행진을 벌일 계획이다. 장대현 홍보팀장은 “보수단체가 주최하는 ‘부시 환영 집회’와 우리의 집회가 비슷한 시간에 인근에서 열리지만 충돌은 절대 있을 수 없다.”면서 “촛불을 든 시민들이 현명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뉴라이트전국연합, 대한민국재향군인회 등 374개 보수단체로 구성된 ‘부시 환영 애국시민연대’는 이날 오후 6시부터 서울광장에서 부시 대통령의 방한을 환영하는 대규모 집회를 연다. 홍지민 김정은기자 icarus@seoul.co.kr
  • [사설] 먹거리 안전확보, 실천이 문제다

    정부가 어제 ‘선진국 수준’의 식품안전 달성을 목표로 총 6개 항목의 식품안전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식품을 생산하는 현장에서부터 소비자들의 식탁까지 각 과정별로 먹거리의 안전성을 담보하도록 조치를 취함으로써 사전예방적 식품안전관리 체계를 마련한 것이 특징이다. 생쥐머리 새우깡, 곰팡이 즉석밥, 칼날 참치캔 등 열거하기조차 끔찍한 가공식품의 이물질 유입사건에 이어 조류독감과 광우병 파동까지 겹치면서 국민들의 먹거리에 대한 불안은 최고조에 달해 있다. 먹거리와 관련된 각 주체들의 책임의식을 높여 안전을 담보하도록 한 것은 적절한 조치라고 본다. 문제는 실천이다. 종합대책은 안전식품제조업소 인증제를 오는 2012년까지 전 식품의 95%까지 확대하도록 하고, 농약과 항생물질 등 유해물질의 안전기준을 유럽연합(EU) 수준으로 강화했다.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과 관련해서는 2009년 6월부터 쇠고기 이력추적제도를 전면 시행하도록 했다.‘식품안전정보센터’도 설치되고, 식품제조시설의 안전관리 감시에 국민들이 직접 참여하도록 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제도를 마련한들 실천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지금까지 먹거리와 관련된 안전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정부는 엄단 의지를 밝혔고 재발방지를 다짐했지만 비슷한 사건이 되풀이되곤 했다. 따라서 우리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의 집행의지라고 본다. 식품안전 수준이 선진국 수준으로 단번에 높아질 수는 없지만 국민건강을 최우선으로 삼는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 사제단 ‘비폭력의 힘’

    “전쟁터 같은 폐허에 다시 생명의 빛이 비치는 듯합니다.” 서울광장에서 계속되는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를 찾은 천주교 신자들과 시민들은 하나같이 평화로운 표정이었다. 돌멩이와 소화기가 날아다니는 격렬한 시위양상은 찾아볼 수 없었고, 미사가 끝난 뒤 가두시위도 사제단의 요청에 따라 침묵행진으로 이뤄졌다. 지난달 28일 밤 경찰의 강경진압과 시위대의 폭력 양상은 ‘폭력시위-강경진압’의 악순환을 예상케 했다. 시민사회단체는 강경진압을 규탄했고, 검찰이 폭력시위를 엄단하겠다고 밝히는 등 정부도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사제단이 시국미사를 열면서 새로운 양상이 시작됐다. 사제단의 미사가 경찰의 강경진압에 극단적인 분노를 드러내던 시위대의 ‘메마른 마음’을 어루만진 것이다. 촛불시위에 빠짐없이 참가했던 홍모(35·비정규직)씨는 “분노로 얼룩졌던 영혼이 맑아지는 느낌”이라면서 “폭력이 약하고 비폭력이 강력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시위대의 폭력과 강경진압에 피곤했던 경찰들도 내심 사제단의 시국미사를 반기는 분위기다. 현장에 배치된 한 기동대 중대장은 “한 달 넘게 자정 전에 퇴근한 적이 없었다.”면서 “이 분위기라면 우리가 여기 있을 필요도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물론 거리행진 중 일부 참가자가 “청와대로 가자. 우리가 평화행진을 한다고 해서 정부가 들어줄 것 같냐.”라고 소리치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이런 목소리는 대다수 시민들의 눈총에 이내 잦아들었다. 촛불시위가 변질된 것 같아 지난 2주간 집회에 참석하지 않다가 사제단의 미사 이후 다시 광장에 나왔다는 김용훈(39·직장인)씨는 “사제단의 미사와 기독교계의 기도회, 불교계의 법회로 극단적인 대립양상이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모차를 끌고 미사에 참가한 김효정(29·여)씨는 “이제 정부가 원하던 대로 이성적인 대화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말했다.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국가 정체성 도전하는 시위 엄단”

    “국가 정체성 도전하는 시위 엄단”

    이명박 대통령이 불법·폭력시위에 대한 엄단 의지를 밝히고, 검찰과 경찰이 네티즌들의 광고불매운동 등에 대한 본격 수사에 나서면서 두 달째 이어진 쇠고기 정국이 분수령을 맞고 있다. 정부의 불법시위 강경대응 방침에 촛불집회를 주도해 온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와 일부 네티즌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서 이번 주가 쇠고기 파동 정국의 고비가 될 전망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24일 최근 촛불집회와 관련,“정책에 대해 비판하는 시위는 정책을 돌아보고 보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하지만 국가 정체성에 도전하는 시위나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시위는 엄격히 구분해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촛불시위 과정에서 경찰도 많은 고생을 했지만 인명사고가 없었던 것은 큰 다행”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이 전했다. 김경한 법무장관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네티즌들의 광고불매운동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의 신문광고물 압박은 광고주에 대한 공격이다. 이러한 위해 환경에 대한 수사를 강화하겠다.”면서 강한 수사 의지를 밝혔다. 김 장관은 촛불집회 대응방침과 관련해서도 “시위가 일반시민과 분리되는 양상인 만큼 불법시위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구본진 첨단범죄수사부장을 팀장으로 하는 인터넷신뢰저해사범 전담수사팀을 꾸리고 네티즌들의 광고불매운동에 대한 본격 수사에 들어갔다. 어청수 경찰청장도 국무회의에서 “일련의 정부 조치로 일반 시민 참여가 대폭 감소했으나 일부 세력에 의해 대정부 투쟁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보고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유인촌 문화관광부 장관은 국무회의 브리핑을 겸한 정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정부는 민생경제 안정을 위해 불법시위에 대해선 단호히 대처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제 촛불을 끄고 일터로 돌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가족과 국민건강을 위해서 촛불을 들었던 국민들은 마음의 촛불을 켜고 정부를 지켜봐 달라. 국민이 건강한 삶의 감시자가 돼 달라.”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정부 방침에 대해 일부 시민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다음 아이디 ‘mong’은 “극소수 사람들의 폭력 행동을 두고 전체를 폭력시위로 매도하다니 이 정부는 그렇게도 자신감이 없는가.”라고 비난했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 박원석 상황실장은 “검역주권을 내주고 국민 건강을 위협한 정부가 오히려 국가 정체성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을 대통령 스스로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성규 윤설영 이재훈기자 snow0@seoul.co.kr
  • [사설] 재벌 2·3세의 주가조작 철저히 파헤쳐야

    LG그룹 3세이자 레드캡투어 대주주인 구본호씨가 엊그제 주가조작으로 거액을 챙긴 혐의로 구속됐다. 구씨는 2006년 9∼10월 미디어솔루션(현 레드캡투어)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특정인의 차입금을 자기자금으로 속이고, 외국법인이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처럼 허위공시해 7000원이던 주식을 4만원대까지 끌어올려 165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남의 돈으로 떼돈을 번 것이다. 구씨는 투자하는 곳마다 대박을 터트려 업계에서는 ‘미다스의 손’으로 불려왔다. 그는 “운좋게 투자하는 곳마다 투자자들이 따라왔다.”고 항변하지만 일반투자자들이 갖지 못한 우월적 지위를 이용했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모럴 해저드다. 재벌 2,3세들은 투자자들을 끌어 모으기에 유리하다. 자금동원력이 있고 재벌기업의 투자를 기대할 수 있게 만든다. 재벌가의 후광이다. 구씨는 “마음만 먹었으면 더 효과적인 방법으로 주가를 조작했을 것”이라며 결백을 주장했지만 법원은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주가조작사건은 선의의 투자자를 울리고 투자환경의 왜곡을 가져오는 등 폐해가 크지만 이에 대한 처벌은 미약하다. 현행 증권거래법에 따르면 부당이득을 취한 사람은 최고 3배까지 벌금을 물도록 돼 있지만 실제로는 57%에 그치고 있다. 벌금 하한선이 없어서이다. 하루빨리 법이 개정돼 주가조작사범에 대한 책임을 무겁게 물어야 한다. 검찰도 이번 사건을 철저히 파헤쳐 재벌가 후손들의 시장 교란행위를 엄단해야 한다.
  • 경찰 황당질문 억지수사

    #1. 지난달 25일 새벽 촛불집회 뒤 거리행진에 나섰다가 경찰서로 연행된 김모(30)씨는 담당 경찰관의 무성의한 태도에 분통을 터뜨려야 했다. 김씨가 “연행과정에서 경찰이 맨손의 시민을 방패로 때리고 군홧발로 밟았다.”고 항의하자 “세상을 살다보면 자식이 아버지를 때리는 등 더 황당한 일도 많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게다가 “포털 다음에서 사용하는 아이디가 뭐냐.”,“아고라 회원이냐.”,“어느 카페에 가입했냐.”는 등 혐의와는 무관한 질문만 받았다.“현행범이라고 잡아놓고 포털사이트에 써놓은 글이나 검열하려는 것 같았어요.” #2. 세종로 네거리에서 지난 2일 연행된 이모(42)씨는 경찰서에서 “차도가 아닌 인도에서 경찰과 시민이 싸우는 것을 말리다 연행됐다.”고 억울해했다. 하지만 경찰관은 “차도에서 시위대가 경찰차를 불법으로 끌어 당기는 걸 보지 않았냐.”면서 “그걸 보고도 그 자리를 피하지 않았으면 불법집회에 가담한 것”이라는 황당한 논리를 폈다. 이씨가 “나는 잘못이 없으니까 풀어달라.”고 요구하자 경찰관은 “현행범으로 잡혀왔으니 48시간을 채우고 나가야 한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경찰이 촛불집회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한 연행자들에 대해 황당한 질문만 쏟아부으며 긴급체포로 구금할 수 있는 48시간을 짜맞춘 듯 꽉 채운 채 억지수사만 하고 있어 눈총을 받고 있다. 예비군복을 입은 ‘국민오빠’로는 처음으로 지난달 30일 경찰에 연행됐던 조모(31)씨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경찰관은 “예비군 훈련받고 왔나.”,“아고라가 대체 무슨 뜻인가.”라는 등 촛불집회의 추이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질문만 던져댔다. 조씨는 “아고라의 사전적인 의미를 읊어주고 냉소만 지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이 지난 2일 ‘과격 시위자’ 3,4명에 대해 구속영장 신청 방침을 밝혔다가 같은날 밤 긴급히 철회한 속내에도 관심이 모인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오전 “구속영장 신청으로 엄단하겠다.”면서 “공안사건에 대해선 검찰과 경찰의 이견이 없으므로 검찰과 협의해 영장을 신청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은 이날 밤 “폭력 등 과격행위를 하거나 시위를 주도한 정황을 입증하기 어렵다.”며 불구속 지휘를 내렸다. 경찰 관계자는 “버스 위로 올라가 행패부리고 경찰을 폭행하는 모습을 다 채증했는데 왜 영장을 못치는지 모르겠다.”며 당황해했다. 하지만 청와대의 급격한 변화 분위기와 영장으로 인한 민심 악화 등 정치 동향에 민감했던 검찰에 비해 경찰이 한 수 뒤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장형우 황비웅기자 zangzak@seoul.co.kr
  • 靑 “집회 보장, 불법땐 엄단”

    청와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가 가두시위로 격화되며 ‘대정부 투쟁’ 양상을 보이자 해결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에 청와대는 28일 오전 류우익 대통령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회의를 열고 “촛불집회는 보장하되, 불법 가두시위는 엄단한다.”는 원칙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도로를 점거하는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당연히 형사입건을 해야 하지만 법을 적용하더라도 가혹히 구속하지 말고 좀 더 인내심을 갖고 신중히 고려해달라.”는 뜻을 청와대측에 전달했다고 안상수 원내대표가 전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집중 인터뷰] “광우병·AI대처에 국민소통 미흡했다”

    [집중 인터뷰] “광우병·AI대처에 국민소통 미흡했다”

    한승수 총리가 이달 말로 취임 석 달째를 맞는다. 한 총리는 그동안 정부 조직 개편과 총선, 자원외교 순방 등 동분서주하면서 이명박 정부의 안착에 한몫했다. 그러나 최근 광우병 파동과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등을 둘러싸고 국정 혼선이 빚어지면서 ‘총리 책임론’이 불거지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총리로부터 최근 현안과 그동안 국정수행에 대한 소회, 향후 계획 등을 들어 봤다. ▶새 정부 초대 총리로서 짧은 시간이지만 느낀 소회는. -이명박 정부의 국정 틀을 짜는 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총리실도 인원을 절반으로 줄이고, 기능도 ‘국정조력자’로 재조정해 국정을 차질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국내외 경제상황 악화, 쇠고기 협상 등 어려움은 있었지만 대통령이 약속한 ‘선진인류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쉬지 않고 노력해 왔고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다. ▶최근 자원외교를 위한 첫 순방에서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는데. -특히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생각보다 성과가 컸다. 우리가 큰 나라가 아니어서 오히려 비교우위에 있었다고 생각한다. 선진국 못지않은 기술과 인적·물적 자원을 그쪽의 천연자원과 교환하는 상호 호혜적 관계를 맺은 게 주효했다. 이런 외교는 향후 100년 이상 갈 것으로 본다. ▶향후 자원외교에서 예상되는 어려운 점은.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가격 상승과 신자원민족주의의 움직임, 전 세계적인 자원확보 경쟁이 부담이 된다. 이미 주요 자원 부국에는 선진국 자본이 대거 진출해 있고, 기술력도 미국,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에 비해 불리한 상황이다. 그러나 우리의 경제개발 경험을 최대한 활용하고 각국 사정에 맞춘 패키지형 자원외교를 펼쳐 나간다면 충분히 극복해 나갈 수 있다. ▶자원외교에서 특히 어떤 자원 확보에 주력할 계획인가. -석유·가스와 유연탄·우라늄·철·동·니켈 등 6대 전략 광물이다. 국가 기간산업에 필수적이고 안정적 공급이 필요한 자원들이다. ▶유가 폭등으로 서민들의 어려움이 큰데 정부가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유류세 추가 인하 등 모든 걸 포함해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나온 대책과 다른, 실효성 있는 대책을 조만간 발표할 것이다. 정부도 고통을 나누는 방안을 검토하겠지만 국민들도 스스로 기름을 아끼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같은 위기상황은 고통분담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 ▶광우병 파동과 AI 확산 등을 둘러싸고 국정 혼선이 빚어졌다. 원인은 무엇으로 보는가. -각 부처가 소관업무에 최선을 다해 대응하고 있으나 부처간 협조 및 국민과의 소통에 다소 미흡한 점이 있었다. 향후 정책발표 이전에 부처간 사전협의가 원활히 이루어지고, 국민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수 있도록 하겠다. 특히 총리가 각 부처에 대한 지휘·감독을 강화하고 최근 쇠고기 위생검역, 한·미 FTA 비준, 고유가 대책의 사례처럼 필요한 경우 직접 조율하겠다. ▶최근 여권에서 책임총리제 강화, 총리실의 정책조정 기능 복원 등의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 그에 대한 입장은. -대통령중심제 하에서 총리는 최종적으로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보필하는 것이다. 따라서 대통령의 업무를 최대한 도와주는 게 내 역할이라고 본다. 각 부처 통할업무 등 헌법상 총리에게 부여된 책임을 다해 왔다. 각종 장관회의도 주재하고 장관 통솔도 한다. 장관에게 설명지침도 준다. 다만 외부적으로 눈에 잘 띄지 않을 뿐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권위적이지 않으며, 총리가 충분히 일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앞으로 주요 정책에 대한 부처간 이견을 사전에 조율해 나가겠다. ▶촛불집회와 시위를 ‘불법집회’로 보고 엄단하겠다고 했다. 국민정서와 다소 거리가 있는 조치 아닌가. -촛불시위는 정부를 믿지 못하는 데서 비롯됐다. 광우병 소를 금지하겠다고 담화문을 발표했고, 미국도 이를 지지한다고 했다. 그러면 정부를 믿어 줘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촛불시위는 명분 자체가 약하다. 그럼에도 합법적인 촛불시위는 보호해야 한다. 하지만 새벽 5시까지 시위를 하면서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위는 금물이다. 촛불시위를 하지 말라는 게 아니고 평화적으로 하라는 것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17대 국회 비준이 어려울 것 같다. 앞으로의 대책은. -한·미 FTA는 현재 쇠고기 협상문제와 연계돼 국회 비준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국익 측면에서 17대 회기 내에 꼭 비준할 필요가 있다.18대 국회로 넘어가면 원 구성과 재검토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일본·중국 등 경쟁 국가보다 몇 년 빠르게 FTA를 체결해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기후변화대응은 핵심 국정과제다.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내년 말까지로 예정된 ‘포스트 2012’ 국제협상에 대응하는 것이다. 새로운 패러다임과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겠다. 국내 경제를 생각하면서도 국제적 위상을 감안해 최적의 국가협상 전략을 마련 중이다. 아울러 본격적인 온실가스 감축 추진, 기후변화 재난계획 마련, 신성장 동력으로서의 기후산업육성, 금융·세제 개편, 대국민 캠페인 전개 등 범국가적 차원의 대응책을 상반기내 수립할 예정이다. ▶‘포스트 2012’엔 한국도 온실가스 감축 대상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로 인해 우리가 져야 할 경제적 부담은 얼마나 되나. -현재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의 상당부분이 에너지와 산업부문에서 발생함을 감안할 때, 온실가스 감축은 기업의 추가비용을 부담시켜 기업경쟁력 약화 등을 야기할 수 있다. 국민생활에 불편을 초래할 수도 있다. 또 온실가스를 중심으로 한 무역규제가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적극 대응하지 못하면 주력 수출상품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기후변화 대응은 온실가스 배출업체들의 인식전환과 적극적 참여가 중요하다. 기업 유인책이 있나. -정부는 기업과 자발적 협약체결 등을 통해 에너지절약 및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추진하고 있다. 전경련 등 경제단체를 중심으로 업종별 감축목표 설정과 자율 실천을 통해 산업계의 자발적 감축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기후변화 대응이 새로운 시장 창출과 일자리 확대의 기회로 활용되도록 기후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 ▶지난해 평창 겨울올림픽유치위원장으로서 실패에 대해 아쉬웠을 텐데. -작년 총회가 열린 과테말라에 갔었다. 러시아 푸틴의 정치적인 힘을 당해내지 못했다. 아쉽기 짝이 없다. 앞으로 그런 기회가 또 찾아오면 정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할 생각이다. ▶1988년 상공부 장관 이후 주미대사, 대통령 비서실장, 경제부총리, 외교통상부 장관 등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20여년간의 공직생활 중 능력이나 인간성 등에서 아끼는 분이 있다면. -몇 명만 꼽으라면 거명되지 않은 사람들이 섭섭해할 것이다. 그래서 국내 인사 말고 국외 활동하는 사람 중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꼽겠다. 내가 주미대사로 일할 때 등 약 15년 동안 가까이 지내면서 봤는데 일처리는 물론 인격도 훌륭한 분이다. 대담 김민수 공공정책부장 정리 임창용 강주리기자 sdragon@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촛불들 ‘자발적 연행’… 경찰 난감

    촛불들 ‘자발적 연행’… 경찰 난감

    ‘광우병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에 참가하는 시민들 사이에 “차라리 나를 잡아가라.”는 식의 비폭력 저항운동이 일고 있다. 공안대책협의회까지 열며 폭력 시위와 ‘배후 세력’에 강경 대응하겠다던 검·경이 되레 머쓱해진 형국이다. 28일 새벽 서울 시청앞 서울광장에서 거리행진 끝에 체포된 113명의 시민들은 경찰이 체포작전에 들어가자 대부분 아무런 반항 없이 경찰 버스에 순순히 올랐다. 수원에서 왔다는 이동익씨는 “이 시대가 이걸 필요로 한다면 가야 한다. 우리 집회는 불법이 아니었고 평화로운 행진이었기 때문에 나는 당당하다.”며 미소를 지은 채 체포에 응했다. 시민들의 ‘자발적 체포’ 운동은 인터넷 포털 다음의 아고라에서 ‘빨래’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이 ‘함께해요 닭장차 투어’라는 제목으로 제안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아이디 ‘센친구’는 댓글에서 “경찰도 내 아들 내 형제인데 싸우지 말자. 웃으며 경찰서를 꽉꽉 채워서 ‘내가 바로 배후조종자’라고 말해주자. 평화집회, 평화연행 문화를 만들자.”고 했다. 연행되지 않은 시민들도 적극 호응했다. 이날 거리행진 현장에서 만난 자영업자 이영훈(45)씨는 “정부가 탄압할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이게 될 것”이라면서 “나도 젊은 친구들이 자랑스러워 처음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서 유치장이 마냥 넓은 것도 아니고 저렇게 모두 붙잡히겠다고 나서면 경찰로선 난감할 뿐”이라고 털어놨다. ‘배후 세력’ 수사도 난항을 겪고 있다. 검찰은 1,2차 연행자 76명 모두를 불구속 입건토록 수사지휘했다. 검찰 관계자는 “일부 연행자가 경찰관을 폭행했다는 설이 있었지만, 검거 과정에서의 몸싸움 정도로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하기는 힘든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검찰의 이런 조치는 연행자 대부분이 자발적인 단순가담자로 당국이 수차례 엄단 방침을 밝힌 ‘배후 세력’과는 무관하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추가 연행자 역시 이들과 가담 정도가 비슷하기 때문에 ‘무더기 연행→무더기 석방’의 수순이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검·경이 쫓는 ‘배후’의 실체도 명확하지 않다. 검찰 관계자는 “반정부 구호가 나오는 등 심상치 않기 때문에 배후가 있는지, 반체제 세력이 이 기회를 이용하는 것인지 확인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른 검찰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배후가 있는지조차 의심스러운 상황”이라면서 “기껏해야 도로를 점거한 참여자를 연행하는 것인데, 이는 더 이상 사태가 커지지 않게 하려는 의도”라고 귀띔했다. 경찰청 실무자도 “주동자 위주로 채증하는데, 실제 연행된 사람들은 ‘그만하고 가자.’고 해도 말을 듣지 않다가 붙잡힌 것”이라면서 “채증한 인물과 연행자가 달라 곤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밤 청계광장에는 3000여명의 시민이 모여 21번째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광화문 거리 진입을 우려한 경찰이 인근 인도와 차도를 봉쇄했지만 밤 11시쯤 시민 1500명이 한국은행 앞 차도에 진입해 행진했다. 경찰은 27일 연행된 29명의 시민 중 2명을 훈방하고 4명을 즉결심판에 회부했으며 나머지는 불구속 입건했다. 유지혜 이재훈 김정은기자 nomad@seoul.co.kr
  • “촛불시위 연행자 엄단”

    경찰이 25일 새벽 청계천 주변에서 도로점거 시위를 벌이던 촛불집회 참가자들을 무더기로 연행하자, 시민단체와 대학생 등이 경찰의 과잉 진압과 시민 폭행에 반발하는 등 ‘미국 쇠고기 수입’을 둘러싼 당국과 시민사회 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당국은 이날 세종로 사거리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며 밤샘 시위를 하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37명에 대해 불법시위인 만큼 법과 원칙에 따라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시민단체와 대학생 등은 정부의 쇠고기 수입 방침에 반대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막겠다는 의도라며 비난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오후 국민수 2차장 검사 주재로 서울지방경찰청·국정원·서울지방노동청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열었다. 검찰은 연행자를 대상으로 가담 정도나 범위를 조사한 뒤 26일 중 사법처리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검찰은 적극 가담자에게는 형법상 일반교통방해죄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상 해산요구불응 등의 혐의를 적용하기로 했다.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검찰은 “과격 폭력 시위 주동자는 철저한 수사로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민단체 등은 공권력이 과잉 진압 과정에서 시위 참가자들을 폭행하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연행자들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했다. 이날 새벽 시위 해산 과정에서 경찰이 1회용 소화기를 참가 시민에게 뿌렸다는 보도에 대해 국 차장검사는 “마지막까지 설득하다가 불가피하게 몇 명에 대해 조치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대학생과 시민 등 2500여명(경찰추산)은 이틀째 청계광장에서 촛불집회를 갖고 한때 주변 도로를 점거하는 등 경찰의 강제 진압에 항의했다. 앞서 전날 밤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청와대 쪽으로 행진하려다 세종로 사거리 교보문고 앞길에서 경찰이 막자 도로를 점거한 채 시위하다 오전 5∼6시쯤 인도로 밀려나거나 연행됐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사설] ‘네거티브 정치’ 퇴출 법원도 의지 보여라

    또 ‘솜방망이’ 처벌을 할까. 정치인이 연루된 사건에서는 대부분 그래왔기 때문에 우려하는 바다. 실제로 정치인들은 실정법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우선 일을 저지른 뒤 뒷수습을 해도 늦지 않다는 심산이 깔려 있다. 검찰이 아무리 높은 구형을 해도 법원이 깎아주는 데 익숙해진 탓이다. 지금까지 진행된 사건을 보더라도 그렇다.17대 총선 선거사범의 경우 1심에서는 22명이 당선 무효형을 선고 받았다. 하지만 3심에서는 12명만 무효형이 확정됐다.45%인 10명은 법망을 벗어난 셈이다. 선거 때 기승을 부리는 것이 흑색 비방 선전이다. 네거티브 전략은 당장 효과도 나타나 유혹을 떨쳐버리기 쉽지 않다. 그러나 앞으론 낭패 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 같다. 그제 열린 공판에서 민주당 정봉주 의원과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에게 각각 징역 2년, 징역 1년이 구형됐다. 정 의원은 BBK 사건과 관련해 이명박 후보의 연루의혹을 제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진 의원도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측을 비방한 혐의로 법의 심판대에 섰다.18대 총선 당선자인 진 의원은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한다. 이번 검찰의 구형은 네거티브 정치를 근절하기 위한 진일보한 조치라고 우리는 평가한다. 지금까지는 네거티브 관련 고소·고발사건의 경우 선거가 끝나면 서로 취하했던 게 관행이었다. 검찰도 그에 따라 ‘무혐의’ 또는 ‘공소권없음’으로 면죄부를 줘왔다. 이래서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없다. 열린우리당 대선 후보였던 정동영씨는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고 반발했다. 검찰과 법원의 예봉을 무디게 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법원이 강력한 엄단 의지를 보여줄 때 네거티브 정치는 사라질 것이다. 그래서 법원의 판단이 더욱 주목된다.
  • [사설] 中정부, ‘성화 폭력’ 사과해야 한다

    베이징 올림픽 성화 봉송 과정에서 중국인들이 저지른 폭력 행태에 대해 중국 정부가 안이한 인식을 드러냈다. 중국 외교부는 그제 한국인 부상자들에게 위로의 뜻을 표했지만,“선량한 유학생들이 성화 봉송 방해에 분노한 것”이라며 자국민의 잘못을 끝내 인정하지 않았다. 이는 중국이 올림픽에서 국제사회에 알리려는 성숙한 선진민주사회의 모습과는 한참 동떨어진 자세다. 우리는 이번 사태로 양국의 선린 관계에 금이 가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래서 더 큰 외교문제로 번지기 전에 중국 측이 솔직히 사과해야 한다. 그런데도 장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그제 “(중국인 시위대의)의도가 선량했다.”고 강변했다. 자국민이 남의 나라 수도에서 난동을 부린 엄연한 사실에 눈을 감은 채 “연루된 중국인들을 객관적으로 처리하기 바란다.”며 오히려 비호하려 했다. 이런 태도는 국민감정을 자극하는 일이다. 한국을 얼마나 얕잡아 봤으면 이런 어처구니없는 반응이 나올까. 그러나 이럴수록 정부는 의연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본다. 공안당국은 이미 법에 따라 엄정 대처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말로만 그칠 게 아니라 시위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한 중국인들을 철저히 가려내 국내법에 따라 처벌해야 한다. 그러잖아도 새 정부는 공권력을 무력화하는 폭력시위를 엄단하겠다고 공언해 온 터다. 외국인이라고 해서 이런 방침에 예외를 둬선 안 될 것이다. 때마침 방중한 이용준 외교부 차관보가 그제 중국 측에 재차 유감을 표했다. 한승수 총리도 국무회의에서 “이번 사태로 국민의 자존심이 상당히 손실된 측면이 있다.”고 언급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우리의 대응도 어디까지나 국제사회의 보편적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 중국인 폭력 시위자에 대해 현상금을 내걸거나 ‘척살단’을 모집하겠다는 등 일부 네티즌의 감정적 대응도 자제해야 할 것이다.
  • 정부 “폭력 가담자 강제출국 조치”

    정부는 지난 27일 베이징올림픽 성화 봉송 과정에서 폭력 시위를 벌인 중국인들을 철저히 가려내 형사처벌이나 강제 출국 조치하는 등 엄정하게 대처하기로 했다. 검찰과 경찰, 국정원, 외교통상부, 노동부 등 정부 당국자들은 29일 오후 서울중앙지검에서 국민수 서울지검 2차장 검사 주재로 긴급 관계기관 회의를 열고 폭력 시위 현장을 녹화한 필름, 경찰의 채증 자료, 주요 호텔의 폐쇄회로(CC)TV, 시민이 찍은 사진이나 비디오 자료 등을 면밀히 분석해 폭력 가담자를 끝까지 추적·검거하기로 했다. 정부는 한·중간 외교마찰 가능성을 막기 위해 폭력 행위자로 드러난 중국인에 대해서는 우리 국민이 동일한 행동을 저질렀을 때와 같은 형사처벌 수위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이날 오전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한승수 국무총리는 “우리 국민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는 법적·외교적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경한 법무부 장관은 “한·중 우호관계를 최대한 존중하되, 불법에 가담한 중국인에 대하여는 강제출국 등 실정법에 따라 엄단할 방침”이라고 보고했다. 이날 경찰은 사건 당일 서울광장 옆 프라자호텔에서 티베트인을 보호하려던 전경에게 폭력을 행사한 중국 유학생을 추적한 결과 경남 모 대학에 다니는 것으로 확인하고 이 대학에 수사팀을 급파했다. 올림픽공원 앞에서 성화봉송에 항의하던 국내 시민단체 회원에게 주먹을 휘두른 중국 유학생이 부산 모 대학에 재학중인 것도 확인했다. 경찰은 이들을 포함, 중국인 폭력 용의자 4명을 쫓고 있다. 어청수 경찰청장은 정례간담회에서 “국민 감정이 좋지 않기 때문에 서울 남대문서와 송파서에 전담반을 꾸려 중국 유학생들의 불법 폭력행위에 대해 철저하게 수사할 방침”이라면서 “우발적인 행동으로 보고 있지만 혹시 배후가 있는지도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의 강경 대응 방침에도 불구하고 경찰력 8000명을 투입하고도 내국인 단속에 치중해 중국인들의 불법 폭력시위를 방관했다는 지적이어서 ‘뒷북’ 행정이라는 비난도 거세다. 홍성규 이재훈기자 cool@seoul.co.kr
  • “삼성 불법승계에 그룹 차원 공모”

    “삼성 불법승계에 그룹 차원 공모”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배임과 조세포탈, 증권거래법 위반 등 3개 혐의로 기소돼 재판정에 서게 됐다. 이학수 부회장 겸 전략기획실장과 김인주 전략기획실 사장, 유석렬 삼성카드 사장, 최광해 전략기획실 부사장 등 핵심 임원 9명도 함께 기소됐다.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 등을 수사해 온 삼성특검팀은 17일 오후 한남동 특검사무실에서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이 회장을 비롯한 삼성 전·현직 임직원 10명을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및 양도소득세 포탈 등과 관련, 각각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특검팀이 발족한지 99일, 지난해 10월 김용철 변호사가 양심선언을 한지 172일 만이다. 특검팀은 이날 수사결과 발표에서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발행 사건 등이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에게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해 이 회장의 지시로 이뤄진 그룹 차원의 공모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준웅 특검은 “에버랜드 사건, 삼성SDS 사건 등 경영권 불법 승계를 위해 벌어진 사건들은 그룹 비서실(현 전략기획실) 재무팀의 조직적인 개입으로 이뤄졌다.”면서 “이 회장이 이를 지시하거나 계획을 사전에 보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또 계좌 추적 등을 통해 전·현직 임직원 명의의 차명계좌를 확보했지만, 불법 비자금이라는 증거는 찾지 못해 이 회장 개인 재산으로 결론내렸다. 또 이 회장 부인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 고가 미술품을 사는 데 쓴 삼성생명 지분 배당금 등도 이 회장의 차명재산으로 밝혀져, 불법의 소지는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특검팀은 대신 이 회장에게 조세포탈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이번 수사에서 확인된 삼성 임원들의 이름으로 분산 관리되는 자금은 모두 이 회장의 차명재산으로 규모는 삼성생명 지분 2조 3119억여원어치를 포함, 모두 4조 5373억여원에 이른다. 조 특검은 “이 회장이 삼성 전·현직 임원 명의로 소유하고 있는 차명계좌 1199개를 이용, 삼성전자 등 계열사 주식을 거래해 얻은 차익 5643억여원에 대한 양도소득세 1128억여원을 포탈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이 부회장, 김 사장을 공범으로 판단하고 함께 기소했다. 불법 로비 의혹과 관련해서는 김 변호사와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로비 대상자로 지목한 임채진 검찰총장과 김성호 국정원장, 이종찬 청와대 민정수석 등에 대해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하고 내사종결했다. 대선자금 수사 역시 검찰 수사에서 삼성이 정치권에 제공하기 위해 매입한 채권이 5억 2000여만원어치 더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는 데 그쳤다. 보험금 미지급금을 빼돌려 9억 8000만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삼성화재에 대해서는 대표이사인 황태선 사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했다. 조 특검은 “이번 수사는 기업의 지배구조를 유지·관리하는 과정에서 장기간 내재돼 있던 불법행위를 엄단한 것으로 개인적 탐욕에서 비롯된 전형적 배임, 조세포탈 범죄와는 다른 측면이 있다.”면서 “삼성의 경영 공백 등 개별적 특수성을 고려해 구속수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특검에서 기소한 사건을 형사23부(부장 민병훈)에 배당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부처들 ‘코드맞추기’ 전시성 정책 남발

    이명박정부 출범 이후 부처들이 ‘한건주의’ 전시성 발표를 남발하고 있다. 새 정부의 국정지표나 대통령 관심사항 등에 대해 과장되거나 설익은 정책과 대책, 성과 등을 성급히 내놓고 있는 것. 법무부는 지난 1일 가칭 ‘혜진·예슬법’ 제정 추진 등을 담은 ‘아동성폭력사범 엄단 및 재범방지대책’을 국무회의에 보고했다. 이중 13세 미만의 아동을 유사성행위 후 살해한 경우,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는 ‘혜진·예슬법’이 사회적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확인 결과, 현행 ‘혜진·예슬법’은 기존의 성폭력 범죄 관련 법을 일부 개정하는 데 불과했고, 개정 내용도 그다지 획기적이지 않았다.‘성교행위 후 살해한 경우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한다.’는 조항에 ‘유사성교행위’를 추가한 것이 핵심이었다. 이와 관련, 서울고법의 설민수 판사는 법원 내부 통신망을 통해 “이미 대부분의 유사범죄는 사형이 가능하고 최소 무기형 정도를 선고하고 있다.”며 전시효과를 노린 한건주의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법무부 발표는 이명박 대통령이 일산 초등생 납치미수사건을 관할한 경찰서 방문 직후 나온 것이어서 이같은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지난 2일 국무총리실이 내놓은 ‘글로벌 인재 10만 양성’ 관련 발표도 일부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을 받는다. 총리실은 이날 정부와 경제계, 대학이 맺은 ‘글로벌 청년리더 양성 협약식’ 내용과 총리 발언, 정부 후속대책 등을 보도자료에 담았다. 발표에 따르면 한 총리는 이 자리에서 “해외봉사활동에 우수한 청년들이 많이 참여하도록 병역상 혜택을 비롯한 다양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향후 5년간 매년 해외자원봉사자 2만명 양성 등을 위한 종합추진계획을 5월 중 확정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언론들은 ‘해외 자원봉사 병역혜택 추진’이라고 보도해 국민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일부 신문은 사설을 통해 병역혜택 부여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관계부처인 외교통상부에 확인한 결과 총리실 발표는 크게 과장된 것으로 드러났다. 외교부 관계자는 병역 대체가 가능한 국제협력요원 숫자를 120명에서 향후 240명으로 늘릴 계획을 갖고 있을 뿐, 해외봉사활동 참가자에 병역 인센티브를 주는 발언은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선공약과 부처 업무보고 등에서 글로벌 인재 양성을 누누이 강조해 왔다. 지난달 26일 감사원의 공기업 임직원 비위 관련 발표는 조급한 ‘성과주의’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감사원은 31개 공공기관 본감사에 들어간 지 이틀 만에 대한석탄공사와 증권예탁결제원, 산업은행 자회사 등 3개 기관의 인사비리와 부실경영실태 감사결과를 내놓았다. 하지만 5일 뒤 감사 전반에 대한 중간발표가 예정된 상황이어서 갑작스러운 발표는 기자들을 의아하게 했다. 참여정부 때 임명된 공공기관 기관장 사퇴 논란이 계속되고 있던 터라 시점도 미묘했다. 감사원은 이에 대해 “일부 임직원들의 비리와 관련해 수사를 의뢰하는 등의 시급성을 감안해 검찰보다 먼저 발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수사 의뢰를 이유로 감사 중 이를 언론에 서둘러 발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아동 성폭력 살해범 사형·무기징역

    13세 미만의 아동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경우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하도록 하는 ‘혜진·예슬법’(가칭) 제정이 추진된다.13세 미만의 아동 성폭력범 등은 원칙적으로 가석방에서 제외된다. 김경한 법무부 장관은 1일 한승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아동 성폭력사범 엄단 및 재범방지 대책’을 보고했다.김 장관은 이날 “사회 일각에서 성폭력 사범 엄단 방안을 놓고 범죄자의 인권을 거론하지만 안양초등생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범죄자들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만행을 저지르는 현실인 만큼 형이 확정되고 재범우려가 농후한 동종 전과자에 대해선 강력한 대책 마련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대책은 아동 성폭력 사범들의 조기 출소로 인한 재범 방지를 위해 집행유예가 선고될 수 없도록 엄정 처벌하고 철저하게 격리시킨다는 것이다. 현행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13세 미만 아동에 대한 성폭행범을 가중처벌하는 규정이 있지만 상해를 입히거나 살해한 경우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고, 법정형이 낮다는 지적에 따라 오는 9월까지 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오는 10월부터 전자발찌(위치추적 전자장치)제도가 본격 시행됨에 따라 재범 위험성이 있는 13세 미만의 아동 상대 성폭력범죄자 등에 대해 최장 5년간 전자발찌를 부착해 행적을 추적·확인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소아 성기호증 등 정신적 장애로 인한 범죄 예방을 위해서 아동 성폭력범죄자를 형 집행 후 일정기간 계속 수용·치료하면서 주기적으로 재범위험성을 심사해 석방여부를 결정하는 치료감호제를 도입하기로 했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관련기사 8면
  • 빅브러더 꿈꾸나?

    경찰청이 26일 최근 잇따른 부녀자와 어린이 납치·살해 사건을 계기로 실종 사건 종합대책을 내놨다. 법무부도 성폭력 범죄자의 유전자 정보를 채취해 데이터베이스(DB)화한 뒤 수사 등에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CCTV 대당 2000만원… 추가 예산은 어디서 경찰은 어린이들의 신상정보가 내장된 전자 태그를 가방에 부착해 감지 센서가 아이의 이동 경로와 시간 정보를 부모의 휴대전화에 실시간으로 전송토록 하는 시스템 도입을 검토키로 했다. 폐쇄회로(CCTV)에 찍힌 아이의 모습을 전송받을 수도 있다. 경찰은 전국의 놀이터와 공원 1만 3302곳 가운데 4087곳(30.7%)에만 설치된 CCTV를 치안 수요가 높은 곳을 중심으로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한 대 설치에 2000만원 정도 드는 CCTV를 모두 설치하려면 1843억원의 추가 예산이 든다. 결국 지방자치단체 예산에 의존하게 돼 지역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생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자체와 사전 협의가 전혀 없어 현실성도 떨어진다. 공원과 놀이터 이용객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노출돼 사생활 침해 논란도 예상된다. ●실종수사전담팀 신설과 공조수사 강화 경찰은 경찰청과 각 지방경찰청, 전국 경찰서 238곳에 실종사건 수사전담팀을 운영키로 했다. 지방경찰청은 광역수사대장을 팀장으로 해 5명씩, 경찰서는 형사나 수사과장을 팀장으로 해 3명씩 배치했다. 실종 신고가 접수되면 합동심사를 통해 24시간 뒤 수사에 착수하던 것과 달리 전담팀은 신고접수 즉시 수사에 들어간다. 하지만 실적 위주 수사로 인한 경찰의 고질적인 공조 수사 부재 문제를 해결할 구체적인 대책은 없다. 경찰청 송강호 수사국장은 “평가 제도 때문에 공조가 원활치 않은 게 사실”이라면서 “납치사건 용의자 조사사항 등 데이터베이스 공유를 통해 문제를 풀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 국내 휴대전화의 20% 정도에 장착된 위성항법장치(GPS)를 모든 전화기에 장착토록 의무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그러나 원하는 사람만 장착할 수 있도록 보조금을 지급하는 대책이 아니라 의무화만 강요해 천문학적 비용을 휴대전화 이용자에게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있다. ●성폭력범죄자 유전자정보 DB화 한편 김경한 법무부 장관은 이날 검찰에 “아동 성폭력·살해 범죄를 엄단하고 관련 수사체계를 획기적으로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법무부는 성폭력 범죄 등으로 실형이 확정된 수형자나 구속된 피의자에게서 유전자감식정보를 채취해 데이터베이스화해 수사나 재판에 활용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유전자감식정보의 수집·관리에 관한 법률’을 제정키로 했다. 또 아동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살해하는 범죄에 대해선 사형·무기징역 등 법정 최고형을 구형하라고 검찰에 주문했다. 그러나 유전자정보 데이터베이스 관리는 참여정부 초기에도 추진됐지만 인권위원회 등이 인권 침해를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홍성규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사설] 法·檢 선거사범 엄단의지 꼭 실천을

    18대 총선 후보자등록이 오늘 마감된다.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은 그동안 선거사상 유례없는 공천갈등과 내홍을 겪었다. 유권자는 안중에 없는 집안 다툼이었다. 그러다 보니 지역별 후보가 누구인지는 고사하고, 정당별 공약이나 정책방향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는 상황이 계속됐다. 유권자로선 황당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탈법·불법선거가 기승을 부리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건 당연하다. 벌써 특정 지역에선 선거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돈보따리가 발견됐다고 한다. 사법당국의 선거사범 엄단 의지를 다시 한번 촉구하지 않을 수 없다. 검찰은 그제 선거사범의 양형등급제 실시 방침을 밝혔다. 이번 총선부터 죄질에 따라 양형을 등급별로 차별화한다는 것이다. 선거사범을 금품선거, 불법·흑색선전, 선거폭력, 선거비용 사범 등으로 나눠 죄질을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선거사범의 처리에 대한 고무줄 잣대 시비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법원과 검찰의 갈등도 끊임없이 이어졌다. 검찰이 강력한 처벌의지를 밝혔어도, 재판 과정에서 유야무야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상당수의 선거사범이 2심에서 당선무효를 면하는 사례 역시 빈번했다. 이 모두 사법부와 검찰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난맥상이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번 검찰의 양형기준이 기대를 모으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국민들은 법원과 검찰의 공명선거 의지의 실천을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자리잡아 가던 돈 안 드는 선거, 깨끗한 선거의 정착은 법원과 검찰의 의지가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총선에 접어들면서 나타나고 있는 불법·탈법 조짐의 조기차단이 중요하다. 지역주민 상당수가 선거사범이 된 경북 청도의 단체장선거 비리와 같은 후진적인 비극이 더 이상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 법원과 검찰의 깨어있는 자세가 중요하다 할 것이다.
  • [20&30]경찰 체포전담반 추진… 다시 떠오르는 ‘백골단의 추억’

    [20&30]경찰 체포전담반 추진… 다시 떠오르는 ‘백골단의 추억’

    봄 기운이 완연한 요즘,30대 직장인들의 술자리에는 ‘벚꽃 구경’과 함께 ‘백골단’이 단골 메뉴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경찰이 불법 시위 엄단 조치의 하나로 발표한 ‘체포 전담반’이 90년대 중반까지 시위 현장에서 흰색 헬멧을 쓰고 대학생들을 잡아들이던 ‘백골단’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봄과 함께 시작되곤 했던 대학가 시위와 ‘백골단’을 둘러싼 30대들의 추억을 들어봤다. 90학번인 조모(37)씨는 봄만 되면 등줄기가 욱신거린다. 실제 상처가 남아 있다기보단 그저 화인처럼 남아 있는 곤봉 폭행의 상흔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학 1학년이던 90년은 수업에 들어갈 시간조차 없었다. 매일 현장 노동자들이 파업 진압에 픽픽 쓰러지고, 농민들은 시장 개방에 비쩍 말라갔다. 책을 든다는 게 부끄럽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 시절 조씨에게 ‘백골단(白骨團)’은 공포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1991년 봄.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학과 동료를 위해 법원 마당에서 침묵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시위대 앞에 전·의경들이 서 있었고, 경찰 기동대장은 해산을 요구했다.“평화시위를 해산할 이유가 없다.”고 호소한 지 10여분 뒤. 청재킷과 흰 운동화, 몽둥이를 든 백골단이 전·의경 머리 위로 날아오르듯 확 튀어나오더니 시위대를 마구 팼다.“몸집이 참 큰 사람들이었죠. 그저 공포였습니다. 철거예정지에 가면 가끔 조폭들과 연계해 나타나기도 했죠. 대학생들이 왜 정치적인 사건에 개입하냐고 말들 많지만, 배우는 학생들이 주변 문제에 관심을 갖고 일정한 역할을 하는 게 21세기가 원하는 협동심과 리더십을 공유한 사람이 되는 길이죠.” 직장인 이모(36)씨도 봄만 되면 가슴이 울렁거린다. 벚꽃놀이 갈 생각에 설레는 게 아니라 대학 새내기 시절인 91년 봄이 자꾸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해 4월 초 명지대생 강경대씨가 학교 앞 집회에서 백골단이 휘두른 쇠파이프에 맞아 숨졌다. “매일 집회가 계속 됐죠. 쩌렁쩌렁 울리는 스피커 굉음과 강의실까지 스며드는 최루가스가 절 그냥 놔두지 않았어요. 집회가 시작되면 친구들이 하나둘씩 강의실을 빠져나갔습니다. 그 힘이 얼마나 강렬했던지….” 강씨 사망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성균관대생 김귀정씨도 을지로 골목에서 백골단의 ‘토끼몰이식’ 진압에 숨졌다. 이후 대학생들의 분신이 이어졌고, 매일 대규모 집회가 서울시청 주변에서 열렸다.“서울시청 광장을 놓고 백골단·전경과 매일 싸웠죠. 지금 생각하면 다른 장소도 많은데 왜 꼭 서울시청 광장만 고집했는지 모르겠어요.” 이씨는 91년 봄부터 초여름까지 청바지·청재킷에 하얀 헬멧을 쓴 백골단과 명동, 시청, 종로, 을지로 거리에서 숨바꼭질을 계속했다.“백골단은 전·의경과는 상대가 되지 않는 ‘전투력’을 보유했죠. 한마디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날아다니는 경찰이 바로 백골단이었습니다. 두꺼운 진압복을 입은 전·의경은 그저 특정 장소를 지키는 일에 주력했지만, 백골단은 검거가 목적이었죠. 백골단에 잡히지 않으려고 얼마나 뛰었던지….” 최근 경찰이 체포 전담반을 꾸린다고 하자 이씨는 가슴이 벌렁거린다.“지금이 대체 어떤 때입니까. 진짜 과거의 백골단을 다시 만든다는 얘기는 아니겠죠?” ● 일반 시민들에게도 ‘공포의 대상´ 통일운동가 황선(34·여)씨도 씁쓸한 추억담을 털어놨다.92학번인 황씨는 같이 집회에 참가했던 사람들이 백골단에 의해 숨지거나 다치는 모습을 보면서 눈물을 참 많이 닦아냈다고 돌아본다.“87년 민주화 이후에 집회시위는 어느 정도 안정적이고 평화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백골단의 모습은 변한 게 없었죠. 당연히 집회 참가자들은 더욱 분개했고 갈등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민운동가 안진걸(37)씨도 백골단에 대한 ‘추억’ 아닌 ‘추억’을 생각하면 아직도 한숨이 나온다. 안씨는 백골단이 단순히 시위대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에게도 ‘공포의 존재’였다고 말한다.“무작정 잡아먹을 듯한 기세로 달려드는 백골단이 누가 시위대고 누가 시민인지 어떻게 알겠어요. 그냥 몽둥이를 휘두르는 거죠. 이유도 모른 채 다치는 시민들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어디 한군데 하소연할 때도 없었습니다.” 96학번인 대학생 황모(31)씨는 백골단의 끝물을 맛봤다.97년 노동절 집회 때 한양대 근처에서 당한 토끼몰이식 폭행을 아직 잊지 못한다. 당시 집회는 80년대와는 달리 선배의 강압 없이, 자기 생각대로 나가든 말든 결정하는 자리였다. 하지만 경찰은 96년 있었던 한총련 집회 뒤 또다시 강경 진압을 남발했다. 집회에 갔다가 여자 후배 한 명과 함께 백골단에 쫓겼고 여자 후배를 멀리 피신시킨 뒤 자신만 집중 폭행을 당했다.“백골단은 시위대를 공격하기 위해서 생겼던 조직입니다. 해외에도 시위대를 곤봉으로 때리는 경찰들이 있지만 이들은 최소한의 방어선을 유지하다 시위대가 흥분해 주변 시민을 위협하면 그제서야 곤봉을 듭니다. 무조건적인 체포와 폭력진압을 위주로 하는 백골단과는 성격이 다르죠.” 중학교 교사가 된 96학번 이모(31·여)씨는 같은 대학, 같은 학번 노수석씨를 기억한다.96년 초 새내기였던 이씨는 선배들의 권유로 등록금 투쟁에 나섰다. 이씨는 “당시에도 등록금은 치솟고 있었고, 신입생 때는 무엇이든 참여하고픈 생각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남대문에 다다르자 ‘등록금 투쟁’ 구호는 ‘정권 타도’로 바뀌었다. 무언가 이상하다 느낄 무렵 최루탄이 터졌다. 이씨는 남자 동기의 손을 잡고 서울역 방향으로 무조건 뛰었다. 갑자기 사람들이 “백골단이다. 남대문엔 골목이 많다. 큰길로 뛰어라.”고 소리치기 시작했다. 아비규환이었다.“대부분 서울역으로 뛰었죠. 하지만 나중에 들으니 노수석씨를 비롯한 몇몇이 골목으로 뛰었다는 거예요. 골목은 목격자도 없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무도 모르는데….”결국 노씨는 백골단에 폭행당해 숨진 채 발견됐다. 학원강사를 하고 있는 유모(32)씨는 백골단하면 촌스러운 청재킷이 떠오른다.96년 여름, 신분증 검사도 떠오른단다. 하지만 오히려 그들이 측은했다고 말했다.“연세대에서 8월 사태가 있었죠. 그리고 교문을 들어갈 때면 신분증 검사를 해야 했어요. 당시에는 정말 무서웠죠.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위에서 시킨다고 폭력까지 휘둘렀던 백골단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백골단으로 불리는게 너무 싫었어요” 90년대 초반 광주에서 ‘백골단’으로 경찰 생활을 시작했던 전남지방청 소속 한모(44) 경사에게도 그 시절의 기억은 아픔으로 남아 있다.“누가 하고 싶어서 했겠습니까. 당시엔 초임 경찰관 가운데 덩치가 좋고 날렵한 사람들이 대거 검거전담반으로 차출됐죠. 백골단으로 불리는 게 너무 싫었는데…. 진압복도 입지 않은 채 대학생들이 휘두르는 쇠파이를 막느라 생명의 위협까지 느꼈습니다. 더이상 그런 아픔은 없어야 겠죠.” 회사원 이모(32)씨는 98년 말부터 2001년 초까지 서울의 한 경찰서에서 의경으로 복무했다. 그가 기억하는 백골단은 시위를 진압하는 ‘최후의 수단’이다.“의경 입장에서는 하얀 헬멧과 청재킷만 봐도 힘이 났죠. 각목과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대학생들 앞에서 ‘이젠 죽었구나.’하는 생각이 들 때마다 백골단이 얼마나 고마웠던지….” 이씨에게 대학 시절 백골단은 무섭고 혐오스러운 존재였지만, 전·의경 복무 시절 시위 현장에서는 구세주와 같은 존재였다.“갑자기 시위와 관련된 모든 이론이 싫어졌어요. 어떤 생각도 뛰어넘은 평화주의자가 되고 싶었죠.” 사건팀 nomad@seoul.co.kr ■ 백골단을 아시나요? “백골단이요? 알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백골부대를 모르는 사람 있나요.” 백골단이 한창 활동하던 80년대와 90년대 초반.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코흘리개 시절을 보낸 아이들은 벌써 어엿한 대학생과 직장인이 됐다. 그들에게 백골단은 그저 생소한 이름이었다. 갓 대학을 졸업한 회사원 김모(25·여)씨는 백골단을 백골부대의 다른 이름으로 알았다.“백골단, 유명한 부대잖아요. 여자인 저도 아는 걸요. 해골 부대 마크 있고…. 철원에 있잖아요. 백마부대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부대 중 하나 아닌가요.” 백골단은 80∼90년대 활동했던 사복 시위 진압대라고 알려주자 김씨는 몹시 당황했다.“그런 진압대가 있었나요. 처음 들어봅니다. 아무리 그 당시 유치원생이었지만 우리 근대사의 일부분을 모르고 있었다는 게 너무 부끄럽네요. 인터넷에서 좀 찾아봐야겠어요.” 새내기 대학생 정모(19)씨도 백골단을 부대 이름으로 알고 있었다.“글쎄요. 왠지 군대쪽에 관련된 거 같긴 한데…. 학교 다닐 때 백골단에 대해 배운 적이 없고, 아직 대학 입학한 지 얼마 안돼 잘 모르겠네요.” 정씨는 기자로부터 백골단의 의미를 알게 되자 되레 의아해했다.“정말 그런게 있었나요. 진짜 조선시대 이야기 같습니다. 당당하게 경찰복을 입고 진압하지 왜 치사하게 사복을 입고 진압을 했는지 이해가 안 가네요.” 직장인 최모(26)씨도 백골단은 금시초문이었다. 최씨는 광주 5·18민주화운동의 모습을 담았던 영화 ‘화려한휴가’를 본 뒤 관련 책 등을 읽어봤지만 백골단은 난생 처음 듣는 단어였다. “사복경찰이 있었다는 말은 들어봤는데 그들이 백골단이란 이름으로 움직인 조직원들인지는 몰랐습니다. 고작 20여년밖에 안 된 일인데 정부가 교묘히 국민을 탄압했다는 사실에 그저 화가 나네요.”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불법집회서 경찰 폭행 시위자 1년6개월刑 선고

    허가 나지 않은 집회에서 다른 참가자들과 함께 의경을 폭행한 3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새 정부가 ‘불법 집회 엄단’이라는 국정운영 방침을 천명한 가운데 사법부도 불법 시위자를 엄벌하는 판결을 내놓아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이규진)는 불법 집회를 막던 의경을 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양모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민주노동당 당원인 양씨는 지난해 11월11일 경찰이 금지통고한 ‘100만 민중 총궐기대회’의 사전집회인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했다. 당시 집회 참가자 1만 9000여명이 서울 중구 서소문동 프라자호텔에서 숭례문 로터리까지 차로를 점거한 가운데 양씨 등 200여명은 서울광장쪽으로 가려다 경찰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경찰 진압봉을 빼앗아 의경 정모(20)씨의 왼쪽 손목을 여러 번 내리쳐 전치 10주의 상처를 입혔다. 양씨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로 구속기소됐다. 형법 제144조(특수공무방해)는 ‘공무원을 상해에 이르게 할 때에는 징역 3년 이상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양씨는 경찰과 검찰 조사, 구속적부심에서 정씨를 때렸다고 자백했다. 그러나 재판이 시작되자 “사건 현장에 있었지만, 의경을 때리지 않았다.”고 진술을 번복했다.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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