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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투먼市 량수이진 광동제약 옥수수농장을 가다

    中 투먼市 량수이진 광동제약 옥수수농장을 가다

    중국 옌볜 지역은 늦더위가 한창이었다. 옌지공항에서 차로 1시간 넘겨 달려 지린성 투먼 시내를 지나니 광활한 옥수수밭 풍경이 그림처럼 펼쳐졌다. 총 3300만㎡ 규모로, 지평선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너른 들판이었다. ‘민족의 영산’ 백두산과의 거리는 300여㎞로 그리 멀지 않았다. 그만큼 외지인들의 인적이 드물어 ‘청정 지역’으로 불린다. 옥수수들이 수확기를 코앞에 두고 한껏 무르익어 가고 있었다. 이 이역만리 땅에서 국내 대표 차 음료인 광동제약 옥수수수염차의 원재료가 생산되고 있다. 광동제약 최수부 회장이 재중 동포인 남홍준 회장과 합작해 만든 연변광동제약유한회사가 이 중 460만㎡의 옥수수밭을 맡아 계약 재배 중이다. ●국내서 물량 부족해 中서 재배 광동제약은 국내 재배 옥수수의 40%를 사들여 차를 만들기 때문에 ‘큰손’으로 꼽힌다. 하지만 매년 늘어나는 옥수수수염차 수요를 감당하기 벅차 고민이 커졌다. 특히 국내의 경우 기후변화 영향과 재배 면적 축소 등으로 안정적인 원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이 많았다. 실제 2009년 442억 5800만원(9189만병)이었던 옥수수수염차 매출은 지난해 461억 5600만원(9595만병)으로 증가 추세인데 늘 원료 공급 불안에 시달려야 했던 것이다. 고민 끝에 광동제약은 중국에서 활로를 찾았다. 최 회장은 중국 투먼시에서 계약재배와 원료가공을 한다는 아이디어를 냈다. 투먼시의 옥수수밭은 ‘중국산’이라는 수식어가 가진 왜곡된 고정관념을 불식시켜 주기에 충분했다. 광동제약은 농약을 쓰지 않고 친환경 재배를 통해 원액을 만들고 이 원액을 엄격한 검사를 통해 들여와 완제품을 생산한다. 이런 노력 끝에 최근 중국 당국으로부터 안전성을 공인받기도 했다. 투먼시와 시 산하 식품약품감독관리국이 최근 광동제약과 원료 안전성 확보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것이다. 남 회장은 “식품이나 약품의 검열·검수를 책임지는 중국의 식품 당국까지 MOU에 참여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식약청 현지실사 통과 김현식 광동제약 부사장은 “옥수수를 무(無)농약으로 재배하는 현재 수준을 최고 단계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직접 파종하고 재배하는 99만㎡ 농지에 대해선 5년 안에 ‘유기농 인증’을 목표로 생산 등급을 상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특히 투먼시 옥수수밭 바로 옆에 자리 잡은 현지 공장은 이미 2009년 한약재 부문 시설이 중국의 우수건강기능식품 제조기준(GMP) 허가를 통과했으며 지난 7월에는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현지 방문 실사까지 받았다. 옥수수수염차에 대한 연구·개발(R&D)도 끊이지 않고 있다. 광동제약은 한국 농촌진흥청과 옥수수수염에 대한 공동 연구를 통해 항산화·항암성이 매우 강한 물질로 알려진 메이신 성분의 다량 추출법을 특허 출원한 바 있다. 광동제약은 중국을 내수 기지로도 활용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차 문화가 발달한 중국에서 옥수수수염차가 ‘블루오션’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홍규 연변광동제약 총경리는 “현지 슈퍼마켓에서도 옥수수수염차에 대한 인식과 반응이 상당히 좋다.”고 전했다. 글 사진 박상렬기자 sang@seoul.co.kr
  • [열린세상] 법률시장 개방과 한국 로스쿨제의 개혁 방향/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법률시장 개방과 한국 로스쿨제의 개혁 방향/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번 여름 로스쿨 학생 15명을 데리고 홍콩에 다녀왔다. 특별히 방문지로 홍콩을 고른 이유는 그곳에서 영어로 진행하는 단기 법률강좌가 제공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곳 로펌들을 직접 둘러보기 위함이었다.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돼 유럽 변호사와 로펌들의 국내 진입이 기정사실화되었고, 앞으로 한·미 FTA가 비준·발효되면 미국변호사들의 진출 또한 가시화된다. 이런 상황에서 로스쿨에 다니는 학생들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외국계 로펌에 쏠려 있다. 과연 얼마나 경쟁력이 있기에 국내 로펌들이 긴장하고 있는 것일까라는 미래의 경쟁자 입장에서 관찰하려는 학생도 있었지만, 오히려 유럽계 로펌을 한번 일해 보고 싶은 선망의 대상으로 여기는 학생들도 많았다. 2015년 7월이 되면 합작법인 형태로 국내에 진출한 유럽 로펌이 국내 변호사를 자유롭게 고용하도록 허용되기 때문이다. 클리퍼드 찬스(Clifford Chance)의 홍콩지사에서는 이미 한국변호사를 고용해 한국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분을 만찬에 초빙하니, 어떻게 고용될 수 있었는지에 관한 학생들의 질문공세가 끊이질 않았다. 단순히 국내변호사들의 취업기회가 갈수록 어려워지기 때문에 외국계 로펌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도 덩달아 커진다고 단정적으로 볼 수는 없다. 누구보다도 명석한 두뇌와 세계를 품을 것 같은 포부를 지녔건만, 국내 변호사가 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 했던 국제화의 길. 로스쿨 입시준비와 주입식 법학교육 과정에서 국내형 율사로 굳어져 버린 리걸 마인드. 사법시험 준비 경험이 있는 학생들의 경우 고시공부 기간 동안 후퇴해 버린 자신들의 자유로운 영혼까지도 보상받기 위한 관심이리라. 이들에게는 각고의 노력 끝에 국내변호사가 되더라도, 외국 현지에서 처음부터 다시 공부해서 외국변호사 자격을 따야 비로소 외국계 로펌의 문을 두드릴 수 있었던 과거와 결별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요즘 국내 로스쿨에서는 교육과학기술부 시책에 부응해 영어 강의 열풍이 불고 있다. 영어로 강의하는 법학과목의 경우 교수에게 추가 수당을 주고, 엄격한 상대평가제도의 예외를 허용함으로써 학생들에게 학점상의 인센티브를 준다. 그러나 정작 각 로스쿨이 자체적으로 주관하는 신입생 선발과정에서는 국내법 과목을 얼마나 선행 학습했는지와 학부 학점 등이 결정적인 선발기준이어서 국제화 능력은 크게 고려되지 않는다. 얼마나 많은 수의 변호사 시험 합격자를 배출하는가가 로스쿨 운영자의 실제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내년 초 로스쿨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제1회 변호사시험에서 국제법(국제통상법 포함)의 위치는 초라하다. 괜히 시험준비 범위가 넓은 국제법 관련 과목을 선택했다가는 변호사시험 준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에, 수험생들이 국제법 과목 선택을 기피하는 경향이 벌써부터 감지된다. 애초에 변호사 시험에서 국제법을 필수과목이 아닌 선택과목으로 배치한 법무부의 정책결정부터가 문제다. 일본 변호사시험제도를 참조했다고는 하지만 일본 내에서 국제법 선택 기피 경향이 두드러져 대부분의 로스쿨 졸업생들이 국내형 율사로 굳어지고 있는 현실적 문제를 방관한 처사이다. 그 결과, 현재 일본 글로벌 기업들의 국제법무 자문은 영미계 로펌이 도맡아 하고 있다. 국내 시장 지키기에 여념이 없다 보니, 미래 성장분야인 해외 부문을 모두 영미계 로펌에 내준 셈이다. 우리경제는 90%에 이르는 대외무역의존도를 지니고 있어, 20%대인 일본과는 대조적이다. 이것은 일본의 경우와 달리, 국제법무 부문을 모두 외국계 로펌에 내줄 수는 없다는 의미다. 로스쿨이 신입생 선발과정에서 국제화 능력에 대한 평가의 비중을 상향조정토록 정부가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국제법무 과목을 변호사시험 필수과목으로 전환해야 한다. 여전히 인습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제도를 국제경쟁력 있는 변호사를 배양한다는 본래의 취지에 맞게 되돌려 놓아야 한다. 개혁의 시기는 빠를수록 좋다.
  • 한국선 찾기 힘든 ‘할랄 음식점’ 현주소

    한국선 찾기 힘든 ‘할랄 음식점’ 현주소

     지난해 10월 경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한 이슬람 국가 각료들은 상당한 불편을 겪었다.  당시 인도네시아와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각료들의 의전을 맡았던 김은해 유세여행사 부장은 24일 “경주에 할랄(Halal) 음식점이 한 곳도 없어 각료들의 식사를 위해 부산까지 왕복하느라 고생해야 했다.“고 털어 놓았다. 김 부장은 “이들 나라에서도 한류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이 드라마 ‘대장금’에 등장하는 신선로, 구절판 등 궁중음식을 맛보고 싶어한다. 그런데 할랄 고기를 조리하는 한식당이 없어서 관광객들이 실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안타까워했다. ●“할랄 음식점 적어 무슬림 발길 돌려”  할랄은 아랍어로 ‘허용된’이란 뜻이다. 따라서 할랄 푸드(Halal Food)는 알라의 이름으로 엄격한 절차를 거쳐 도축된 소·염소·닭 등 육류를 비롯,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도록 허용된 과일·야채·곡류·어류·어패류 등을 총칭한다. 할랄 고기란 이슬람 율법(꾸란)에 따라 소나 염소, 닭 등을 향해 “디스밀라(알라의 이름으로), 알라후 아크바르(알라는 위대하다)!”라고 외친 뒤 단칼에 정맥을 끊어 도축한 고기를 가리킨다. 할랄 푸드의 시장 규모는 6500억달러(약 703조원)로 세계 시장의 20% 수준이다. 네슬레·맥도널드 등이 할랄 제품을 내놓고 있고 한국이슬람교중앙회는 2009년 4월에 국희땅콩샌드, 콘칩, 빼빼로 등을 할랄 과자로 인정했다.  반면 하람 푸드(Haram Food)는 술과 마약처럼 정신을 흐리게 하는 것, 돼지·개·고양이 고기, 자연사했거나 잔인하게 도살된 짐승의 고기처럼 무슬림에게 금지된 음식을 말한다.  그런데 할랄 음식점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등에 10여곳 있을 뿐, 주요 관광지에서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1994년에 관광특구로 지정된 제주도에도 한 곳 뿐이다. 따라서 최근 중동과 동남아시아에서 일고 있는 한류 열풍을 한국 방문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할랄 음식점을 늘리는 일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6일 오후 7시 30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 취재진이 지난 17일 국내 이슬람의 본산인 한국이슬람교중앙회가 있는 한남동 일대를 돌아봤다. 식료품점에서 만난 파키스탄인 압둘 자발(35)씨는 “할랄 음식을 믿고 살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특히 고기는 구하기 힘들다. 그래서 여기처럼 믿을 수 있는 곳에서만 구입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할랄 음식을 인증, 관리하는 곳은 중앙회 한 곳뿐이다. 이슬람으로 개종한 뒤 30년 넘게 중앙회 1층의 정육점을 운영하고 있는 알리 킴(70·한국이름 김철)씨는 “우리나라에는 할랄 고기를 가공하는 공장이 없다. 특히 시장에 유통되는 닭은 가짜 할랄 고기여서 문제가 되고 있다. 우리 가게에서 도축하는 날엔 선교사가 입회한 가운데 꼼꼼이 검사한다. 때문에 손님들이 믿고 사지만, 혼자서 하기엔 너무 힘들다.”라고 말했다.파키스탄인 칸 무샤라프(38)씨는 “신성한 사원 아래에 있는 정육점 역시 신성한 곳이라 믿는다. 그래서 여기서 구입한다.”고 말했다.  한남동 일대의 할랄 음식점은 태양이 하늘에 있는 동안 금식하는 라마단 기간이라 점심 무렵 텅 비어 있다가 해가 진 뒤에야 손님들로 북적였다. 무이츠(24·말레이시아)씨는 “오늘 첫 끼 식사인데 정말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경주 세계문화엑스포 공연 참가차 들렀다는 파미르(18·터키)씨는 “할랄 고기로 만든 터키 음식이 먹고 싶어 찾았는데 믿고 먹을 수 있어 좋았다.”라고 말했다. ●할랄 등 무슬림 특성에 맞춘 전략 절실  올해는 한국방문의 해이고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에 한국방문의해 위원회가 설치돼 있지만 지난해 세계 인구 69억명의 23.4%를 차지하는 무슬림 인구 13억명 가운데 한해에 얼마나 많은 관광객이 우리나라를 찾는지 통계조차 없다.  문화부는 웹페이지와 책자를 통해 서울의 할랄 음식점들을 소개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김성은 국제관광과 사무관은 “출입국 때 국가별 인원을 확인하지만, 종교별로 구분하지 않는다. 때문에 정확한 무슬림 관광객 파악이 어렵다.”며 “과거에 한국관광공사에서 할랄 도시락을 판매한 적이 있는데 음식이 식어 판매가 부진했다. 이슬람 관광객들은 그만큼 음식에 민감하다. 따라서 체계적인 연구와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은 비영리기구 (NPO)인 일본할랄협회(Japan Halal Association)에서 할랄 식품 인증을 하고 있다. 2009년 10월부터 교토 대학의 구내식당에서 무슬림 학생에게 할랄 음식을 제공하는 등 작지만 의미있는 변화가 일고 있다.  성민수PD globalsms@seoul.co.kr  김인규 인턴 미국 인디애나대학 경영학부  
  • [달구벌 이모저모] 중동판 ‘손기정 선수’… 타국 국기달고 출전

    대구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태어난 나라가 아닌 곳의 국기를 달고 출전하는 선수들이 여럿 있다. 흔하게 볼 수 있는 선수들은 중동의 ‘오일 머니’에 팔려간 아프리카 철각들. 바레인 대표로 남녀 1500m에 출전하는 유수프 사드 카멜(28)과 마리암 유수프 자말(27)은 각각 케냐와 에티오피아에서 태어났다. 카멜은 남자 1500m 2연패, 자말은 여자 1500m 3연패에 도전한다. 여자 멀리뛰기에 출전하는 나이디 고메스(32·포르투갈)는 과거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던 상투메 프린시페에서 태어났다. 여자 세단뛰기의 야밀레 알다마(39·영국)는 ‘홉-스텝-점프’로 이어지는 자신의 주종목처럼 이번에 세 번째 국기를 가슴에 달았다. 쿠바 대표로 1999년 세계대회 준우승을 차지했던 알다마는 2005년에는 수단 대표로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바 있다. 스타디움·마라톤 코스 대기질 양호 대구 스타디움과 마라톤 코스의 대기질이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치의 절반 수준으로 깨끗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마라톤·경보 코스의 공기를 측정한 결과 육상경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WHO 기준치를 크게 밑도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22일 밝혔다. 대구스타디움 주변의 하루 평균 미세먼지(PM-10)는 우리나라 환경기준(100㎍/㎥)보다 훨씬 엄격한 WHO 기준치(50㎍/㎥)의 절반인 25㎍/㎥로 나타났다. 이산화질소와 일산화탄소 등의 오염물질도 WHO 기준치를 훨씬 밑돌았다. ‘하우 투 플레이 스마트’ 캠페인 삼성전자는 ‘하우 투 플레이 스마트’(How to PLAY SMART) 캠페인을 전개한다. 육상을 가장 스마트하게 즐기는 방법을 제시하는 이 캠페인은 삼성전자의 정보기술과 소셜미디어 등을 접목해 다양한 방법으로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25일에는 대구 스타디움에 홍보관인 ‘삼성 스마트 스타디움’을 개관, 체험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28일부터 내달 3일까지 대구시청 벽면에 미디어 아트 작품을 상영하는 ‘삼성미디어아트전’을, 29일부터 내달 3일까지 대구 엑스코에서 싸이, 2NE1 등 가수들이 출연하는 ‘플레이 스마트 뮤직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주민 화합·만남의 축제’ 개최 대구 동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선수촌 아파트 앞 공원에서 22일 ‘주민 화합·만남의 축제’가 열렸다. 광장에는 남녀노소 50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20여명의 농악단이 울리는 꽹과리, 북, 장구 등의 흥겨운 장단에 맞춰 손뼉을 치고 어깨춤을 추었다. 공연이 끝나자마자 주민들이 들고 있던 오색빛깔의 풍선 1700여개를 하늘로 날렸다. 각각의 풍선에는 대회에 참가하는 206개국의 국기가 매달려 있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박근혜 前대표 “대북 안보 굳게 하고 남북 신뢰 재건 해야”

    박근혜 前대표 “대북 안보 굳게 하고 남북 신뢰 재건 해야”

    박근혜(얼굴) 전 한나라당 대표는 한국이 안보 문제에서 북한에 대해 강력한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남북 간 신뢰를 재건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입장이 담긴 기고문을 미국의 외교 전문지 ‘포린 어페어스’에 기고했다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박 전 대표는 오는 30일 발매되는 포린 어페어스 9·10월호에 기고한 2500단어 분량의 ‘새로운 한국: 서울과 평양 간 신뢰 구축하기’라는 제목의 글에서 한국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북한의 파괴적 도발 행위를 더 이상 용인하지 않을 것임을 행동으로 증명해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핵 문제에서도 한국이 국제사회와 함께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한국과 동맹국들이 이 같은 대북 결의를 공고히 하면서도 동시에 북한에 대해 남북 관계에서 새로운 시작을 제안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RFA는 덧붙였다. 만약 집권에 성공할 경우 북한과 적극적인 대화에 나설 가능성을 보인 것으로, 현 이명박 대통령과 대북 문제에서 차별성을 내비친 것으로 RFA는 해석했다. 다만 박 전 대표는 이 경우에도 점진적으로 세밀한 점검 아래 단계적인 방식으로 남북 관계에서 새 시작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혀 급격한 변화 가능성에 관한 우려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한편 RFA에 따르면 포린 어페어스는 “올해 초 박 전 대표 측이 남북 문제에 관한 기고와 관련해 연락을 취해 왔으며 공정하고 엄격한 심사 과정을 거쳐 게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기고] 보험사기는 공공의 적이다/김종국 전주대 교수·전 보험학회장

    [기고] 보험사기는 공공의 적이다/김종국 전주대 교수·전 보험학회장

    ‘일인은 만인을 위하고, 만인은 일인을 위하여’ 존재하는 보험제도는 인류가 고안한 제도 중 최고의 가치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보험제도를 악용한 보험 사기범들이 최근 급증하고 있다. 만인이 알뜰살뜰 모아 놓은 돈이 몇몇 보험 사기범들에게로 줄줄이 새는 것이다. 돈뿐만 아니라 선량한 생명까지도 위협받고 있다. 이러한 폐해 때문에 보험 선진국에서는 보험범죄를 일반범죄보다 무겁게 다스리고 특별조항을 신설할 뿐만 아니라 별도의 기구로 보험범죄수사국을 설치해 엄정하게 대처하고 있다. 보험업계와 금융감독 당국이 많은 인력 투입과 적극적 홍보 활동을 한 결과, 2010년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2009년 대비 4.9% 증가한 3467억원이고, 적발인원은 무려 5만 4994명이나 된다. 경기가 안 좋아 생활고에 지친 사람들이 한순간의 유혹에 쉽게 넘어가 저지르는 생계형 보험사기가 해가 갈수록 증가한다는 점과 사기 유형이 대범화, 기업화, 조직화되고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얼마 전 고액의 보험금을 타내려고 익사사고를 가장한 살인사건이 한 형사의 끈질긴 노력으로 4년 만에 밝혀졌다. 이 보험범죄 피의자는 대범하게도 인터넷에서 대상자를 물색해 위장결혼까지 한 뒤, 휴일사고 보험금을 평일에 비해 1억원을 더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하여 공휴일인 현충일에 살인을 저질렀다. 이러한 흉포 보험범죄는 최근의 보험사기가 인터넷으로 공범자를 모집하거나 사기 방식을 치밀하게 사전 논의해 예행연습까지 하는 등 조직화, 대범화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보험사기는 왜 근절되지 않는 것일까. 보험의 근본 속성인 사행성에 그 원인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일반인들은 다치거나 암 같은 중병에 걸리거나 죽음에 이르는 등 예견치 못한 불행에 경제적으로 대비하는 것으로 보험을 생각하지만, 보험사기를 노리는 사람들은 보험을 적은 보험료를 내고 고액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활용 대상으로 인식한다. 특히 영화나 드라마·소설 등에서 사행성을 부추기는 극적인 내용이 별다른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게 포장되면서, 보험사기는 마치 한번 해볼 만한 한탕주의의 한 형태인 양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답답한 부분은 보험사기 급증에도 변변한 처벌조항이 아직도 없다는 것이다. 특히, 보험제도의 바탕을 이루는 보험업법에서는 보험사기가 무엇이냐는 기본적인 정의마저 없는 형편이다. 이렇다 보니 일반사기보다 보험사기에 더욱 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 선진국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형법상의 사기죄에 준해서만 처벌할 수밖에 없다. 독일형법 제212조에서는 일반적인 고의살인에 대해서는 5년 이상의 징역을 형벌로 규정하고 있는 데 비해 보험금을 목적으로 한 살인에 대해서는 211조에서 무기징역으로 규정하고 있고, 동법 제265조에서는 보험사기에 대한 별도의 처벌조항으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벌금형을 규정하고 있다. 보험범죄에 대한 예방 효과와 선량한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현행 형법상의 사기죄와 차별화된 별도의 형벌조항 도입과 보험사기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요구된다. 보험범죄는 가중 처벌돼야 하는 사회의 악이요, 공공의 적이라는 사회적 합의가 절실하다.
  • 회수권·안내양… ‘서민의 발’ 애환 품고 달려 왔다

    회수권·안내양… ‘서민의 발’ 애환 품고 달려 왔다

    “예전에 10장 한 세트의 회수권을 작게 잘라 11장으로 사용했던 추억이 떠올라요. 직접 회수권을 정교하게 그리는 간 큰 녀석들도 있었죠. 회수권은 학생들의 재산목록 1호였습니다.” (이필식씨·44·서울 서대문구 홍은2동) 통근·통학 회수권을 처음 사용한 1957년도 버스값도 아까워하던 시절의 우리네 풍속도다. 21일 서울시에 따르면 대중교통 수단으로 버스가 도입된 지 올해로 어느새 100년째를 맞았다. 한 세기 동안 서민들의 애환을 싣고 달려온 시내버스의 변천사와 함께 당시의 소비자물가와 시대상을 반추해 볼 수 있다. 과거속 추억의 시간 여행을 떠나 보자. 버스의 조상이라고 할 수 있는 8인승 승합자동차는 일제강점기인 1912년 대구에서 처음 영업을 시작했다. 한 일본인이 승합자동차에 여러 사람을 태우고 다니며 돈을 받은 것이 시초였다. 사업자와 노선이 빠르게 늘면서 경기, 서울 등지에도 상업용 버스가 등장했다. 경성(서울)에 버스 도입이 늦어진 이유는 1927년 당시 서울 인구가 31만여명으로 전차, 자전거, 인력거, 마차만으로도 이동이 원만했기 때문이다. 1927년 6월 서울 최초로 시내버스 운행 신청서가 총독부에 제출됐고 이듬해 1928년 경성부에 시내버스 사업권을 내주면서 우리나라에 본격적인 시내버스 운행 시대가 열렸다. 1928년 첫 운행 당시의 버스 요금은 7전. 반면 전차는 동대문과 서대문, 남대문을 경계로 구역당 5전씩을 받았다. 새로 등장한 버스가 요금 경쟁에서 기존 전차에 밀리자 지금의 전철·버스 간 환승개념이 도입된다. 전차가 다니지 않는 곳에 버스를 배치, 전차와 운행 구간을 분리한 것이다. 적자를 메우려는 나름대로의 고육책이었던 셈이다. 결국 1930년대 요금은 5전으로 내렸다. 5전이면 당시 자장면 한 그릇을 사 먹을 수 있었다. 반면 1920년대 택시 요금은 거리와 관계없이 균일제로 시내요금이 1원이었다. 택시 요금은 1937년 기본 50전, 1949년 200원, 1950년 200원, 1966년 60원, 1970년 90원, 1988년 800원, 1998년 1300원이었다. 1965년 시내버스 요금은 8원. 1970년대는 15~80원, 1980년대 120~200원을 거쳐 현재 900원까지 이어졌다. 반면 1974년 처음 운행된 지하철의 첫 요금은 1구간이 30원에서 시작해 1981년 100원, 86년 200원, 93년 300원을 거쳐 1999년 500원으로 뛰었다. ●1930년대 요금 5전 ‘자장면 한 그릇값’ 버스 요금은 1930년대 같은 가치로 출발한 자장면값이 요동친 것에 비하면 오름폭이 적은 편에 속한다. 물론 왕복 요금을 감안하면 두 배 정도 격차를 보인다. 1960년대 자장면값은 15원, 1970년대 30원, 1980년 초 1000원 고지를 넘더니 1990년 초 2000원, 90년대 말 3000원, 2000년대 4000원대로 뛰었다. 만원 버스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오~라이”라고 외치던 여성 차장. 버스 안내양은 진한 남색 등의 제복과 모자를 착용했으며 엄격한 필기시험과 구술면접을 거쳐 선발됐다. 당시 표를 끊어 주던 안내양의 인기가 엄청나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얻었으며 실제 배우로 발탁되기도 했다. 김경숙(55·북부운수 버스기사)씨는 “면접을 볼 땐 주로 또렷또렷하고 행동이 민첩한 젊은 여성을 뽑은 것 같다. 안전이 최우선이니까 승객들을 책임져야 한다는 사명감이 없으면 견디기 힘든 게 버스 안내양”이라며 웃었다. 앞서 1949년부터 버스 앞쪽에 승차해 기사를 돕는 조수(남성)가 등장했으나 여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비싸고 승객과 허구한 날 살랑이를 벌여 1960년대에 사라졌다. ●남자 조수는 비싸고 실랑이 많아 퇴출 1970년대는 그야말로 버스의 전성 시대. 승객들과 부대끼느라 학생들의 가방끈이 끊어질 정도였다. 차량이 너무 부족해 당시 지각하는 회사원이 하루에 20만명을 웃돌았다고 한다. ‘콩나물 버스’라는 별명도 이때 생겨났다. 경기 북부지역에서 7년간 안내양을 했다는 김경순(55)씨는 “1970년대만 해도 장날이면 버스 안에 120명이 탈 때도 있었어요. 문도 못 닫고 문에 대롱대롱 매달려 갈 때도 많았죠. 당시 요금이 15원이었는데 돈을 받으면 메모지 같은 종이에 적어 주기도 했죠. 승객이 어디서 내린다는 암호 같은 걸 적어 기억했던 게 생각나요.”라고 당시를 떠올리며 웃었다. 급격한 산업화와 경제성장으로 젊은 여성들이 공장으로 몰리면서 버스 안내양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다. 결국 1980년대부터 안내양 없이 승객이 앞문 승차, 뒷문 하차하고 요금을 선불로 내는 시민자율버스 운행이 시작되고 1989년 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을 통해 버스 안내양 고용 의무조항이 삭제됐다. 애환을 함께 나누던 버스 안내양이 역사속으로 사라진 것이다. 이병한 서울시 교통정책과장은 “버스 이용객이 여전히 지하철을 앞지른다.”면서 “지난해 마을버스를 포함한 시내버스 일일 이용객 수가 지하철의 483만명보다 약 100만명 더 많은 572만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정장선 “현역 공천 기득권 없다”

    정장선 “현역 공천 기득권 없다”

    민주당 정장선 사무총장은 19일 “정치 불신이 높아진 만큼 공천부터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며 대폭적인 공천 물갈이를 예고했다. 정 총장은 “국회의원 후보자를 국민이 선출하는 방향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의정 활동을 열심히 하지 않은 사람은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 사무총장은 특히 “현역 의원에 대해서도 엄격한 평가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라며 “특히 예비심사를 강화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는 현역 의원에게 기득권을 주지 않겠다는 취지로 받아들이면 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이와 관련, 경선 절차와 심사 기준을 강화하는 한편 일반 국민을 공천 심사에 참여시킬 방침이다. 현역 의원에 대한 평가 시스템도 마련된다. 지난달 당 개혁특위가 마련한 최종안에는 ▲총선에 출마하는 지역위원장의 총선 120일 전 사퇴 ▲배심원제 도입(내부 경쟁이 치열한 지역) ▲여성 후보자에게 가산점 부여(15~20%)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英 15세 소년, 13세 소녀에 ‘몹쓸짓’

    英 15세 소년, 13세 소녀에 ‘몹쓸짓’

    일주일 넘게 계속되는 영국 폭동의 현장에서 10대들의 범죄행각이 막장까지 치닫고 있다. 10대 소년이 광란의 폭동 속에서 2살 아래의 소녀를 성폭행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청소년들은 ‘왜 범행을 저질렀느냐.’는 질문에는 정작 제대로 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 폭동이 불붙은 런던 동부 울리치 지역에서는 15세 소년이 폭동 현장에서 13살 된 여학생을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고 15일 영국 데일리메일이 보도했다. 이 용의자는 방화와 절도 등으로 혼란이 가중되는 틈을 타 유리파편으로 소녀를 위협한 뒤 범행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소년은 독실한 기독교 가정에서 성장하며 엄격한 윤리교육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간호사인 소년의 어머니는 “결손가정에서 어렵게 자란 것도 아니고 종교적 가치를 배우며 컸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떨어뜨렸다. ●피의자 상당수 평범한 청소년 영국 언론들은 폭동 현장에서 폭력과 절도 등 비행을 저지르는 청소년을 찾는 건 매우 쉬운 일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지금까지 폭동현장에서 약탈과 방화, 폭력 등의 혐의로 체포된 사람은 2800여명이고 이 가운데 1300명이 기소됐다. 피의자 중 상당수는 청소년이다. 더 큰 문제는 붙잡힌 청소년들이 자신의 범행 이유에 대해 적절히 해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규율 없는 학교 vs 빈부차… 원인 분분 이에 대해 보수 진영과 진보 진영이 내놓는 해석은 천양지차다. 보수당 소속인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무책임과 이기심, 엄격한 규율이 없는 학교, 처벌받지 않는 범죄 등이 폭동을 키웠다.”고 주장했다. 반면 노동당 등 야권은 저소득층의 경찰에 대한 깊은 불신과 소득 불균형을 사태의 원인으로 꼽는다. 클리포드 스콧 리버풀대 교수는 “다른 폭도들과 함께 있으면 (군중심리 탓에) 이성을 잃게 된다는 식의 해석은 이번 사태의 근원을 밝혀내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인육캡슐’ 中지린성서 공식조사…결과는?

    ‘인육캡슐’ 中지린성서 공식조사…결과는?

    중국서 만든 ‘인육캡슐’이 국내에 유통된다는 보도가 충격을 일으킨 가운데 유력한 공급지로 추정되는 지린성 위생부가 공식적인 조사를 시작했다. 지린성 연변조선족자치주 위생국 관계자는 11일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인육캡슐과 관련된 조사를 현재 진행 중”이라며 “현 단계에서는 연변은 물론 지린성에서 인육캡슐이 생산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인육캡슐은 아기의 시신과 태반 등을 건조시켜 분쇄시킨 다음 캡슐에 담은 것으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보도되며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방송직후 파문이 확산되자 중국 위생부는 “태아의 사체나 태반의 처리는 중국에도 엄격한 규정이 있다.” 며 “유통과 실태에 관한 전반적인 조사는 지린성 위생부에서 담당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지난 6일 ‘그것이 알고 싶다’는 중국의 일부 병원에서 태반과 죽은 아기를 사들이는 것과 아기의 시신을 분쇄기에 넣어 가루로 만들고 캡슐로 담아내는 영상을 공개해 파문을 일으켰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경찰, 총기 적극사용 하도록”

    조현오 경찰청장은 9일 일부 시민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도주피의자 등에게 총기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매뉴얼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조 청장은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논란이 되는 총기 사용 문제와 관련, “총을 사용할 때와 말아야할 때를 엄격한 규정으로 만들어 지키도록 하는게 시민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정당 가입 현직검사 첫 기소

    현직 검사가 민주노동당과 열린우리당(현 민주당) 당원으로 가입한 혐의로 처음으로 기소됐다. 최근 수도권의 한 검사는 민노당에 가입해 후원금을 내다가 적발되자 사표를 제출, 입건유예 조치된 바가 있다. 부산지검 공안부(최인호 부장검사)는 9일 국가공무원법과 정당법 위반 혐의로 부산지검 동부지청 윤모(33·사법연수원 40기) 검사를 불구속 기소했다. 윤 검사는 2004년 3월 민노당과 당시 열린우리당에 가입하고 나서 올해 6월까지 이중 당적을 가진 혐의를 받고 있다. 올해 2월 검사로 임용된 그는 당시 이들 정당에 인터넷으로 가입하고 나서 계좌이체를 통해 민노당에는 2006년 2월까지, 열린우리당에는 2004년 7월까지 당비를 낸 것으로 밝혀졌다. 부산지검 관계자는 “윤 검사는 검찰 수사가 시작된 지난 6월 탈당계를 냈지만, 사표를 제출하지 않아 ‘검사에게는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는 원칙에 따라 부득이하게 기소하게 됐다.”면서 “10일부터 윤 검사를 업무에서 배제하고, 별도의 징계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윤 검사는 “검사가 되고 싶어 사법시험에 응시했고, 정당에 가입한 것에 대해 별다른 의식을 하지 않았다.”면서 “이런 일로 스스로 검사직에서 물러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지검 공안부는 윤 검사와 함께 민노당에 가입해 당비를 낸 혐의(정당법, 정치자금법, 국가공무원법 위반)로 전교조 교사 64명(국·공립 42명, 사립 22명), 일반 공무원 9명 등 모두 7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유례없는 주민투표에 골치 아픈 선관위

    유례없는 주민투표에 골치 아픈 선관위

    주민발의에 의해 처음 실시되는 서울시의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참여 vs 불참’ 선거운동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선거관리위원회가 중간에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참여 또는 불참을 주장하는 양측 모두가 선관위의 제 역할을 다그치고 있으나 선관위는 불필요한 정쟁에 휘말리고 싶지 않은 탓이다. 주민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는 ‘복지포퓰리즘추방국민운동본부’ 관계자는 9일 서울시선관위를 방문, ‘상대편 측에 투표 불참 운동을 허락한 이유’를 묻는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불참 운동을 하고 있는 ‘부자아이 가난한아이 편가르는 나쁜투표 거부 시민운동본부’를 주민투표와 관련된 상대편 측의 대표 단체로 인정한 것에 대한 불만도 담겼다. 이는 ‘투표를 하지 않겠다.’는 단체를 선거 단체로 인정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뜻이다. 국민운동본부는 앞서 8일 중앙선관위 관악청사를 방문하기도 했다. 서울시도 대변인 논평을 통해 “불참 운동은 참여민주주의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면서 선관위의 엄격한 판단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선관위는 “이미 일관되게 설명한 부분”이라며 곤란한 표정을 짓고 있다. 선관위가 2005년에 ‘투표 불참 운동도 선거 운동의 하나’라는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는 것이다. 불참 운동 진영도 투표에 대한 ‘단순 안내’와 ‘적극 독려’를 놓고 선관위를 곤란하게 만들기는 마찬가지다. 서울시가 현재 진행 중인 투표 안내에 대해 선관위는 사전에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으나, 불참 운동 측에서는 “서울시의 투표 안내도 선거법 위반”이라며 물고 늘어지고 있다. 상대편 측을 고발할 뜻을 내비치며 선관위를 은근히 압박하고 있다. 한편, 서울시의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반대하는 서울시의회 민주당 측이 제기한 ‘주민투표 청구 수리처분 집행정지 신청’ 사건에 대한 법원의 결정이 오는 16일까지는 내려질 전망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 하종대)는 9일 열린 집행정지 신청 사건에 대한 2차 심리에서 “사건에 대해 검토한 뒤 16일까지 결정을 내려 양측에 고지하겠다.”고 밝혔다. 법원은 16일 결정에 앞서 11일까지 양측에 추가 자료를 제출하도록 했다. 법원 관계자는 “투표일(24일)이 임박해 본안사건인 주민투표 청구 수리처분 무효 확인 소송을 진행하는 데 물리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면서 “집행정지 신청 사건 결과에 따라 본안소송이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병철·이민영기자 bckang@seoul.co.kr
  • BERLIN-지금 여기 베를린

    BERLIN-지금 여기 베를린

    베를린은 생물체 같은 역동성이 느껴지는 도시다. 도시 전체가 풍부한 표정을 가진 사람의 얼굴같다고 할까? 파괴와 갈등, 그리고 다시 화해의 역사를 지나온 도시는 한 편의 웅장한 대서사시, 그 자체다. 거기에 베를린 사람들이 그리고 싶어한 세계, 들려주고 싶던 이야기가 엉키고 버무러져 기형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다. 총알자국이 선명하게 박힌 흉측한 건물조차 예술로 승화시키는 이 도시는 지금, 여기, 우리 삶의 현재성을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글·사진 최승표 기자 비극의 도시에서 예술의 섬으로 ‘유럽의 섬’이라 불리는 베를린은 예술가들을 흡인하는 ‘수렴의 섬’인 동시에, 새로운 문화를 생성하고 전파하는 ‘발산의 섬’으로 세계 예술계의 질서를 재편하고 있다. 여긴 독일이 아니다. 유럽도 아니다. 그저 베를린이다. 공간적, 시간적으로 독일 내에 섬처럼 존재했던 베를린은 정신적, 문화적으로도 섬처럼 독특한 생태계를 지니고 있다. 베를린이 예술의 메카로 떠오른 데는 ‘분단’이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열강들의 힘겨루기에 의해 동독 중심부에 위치해 있던 베를린은 차디찬 장벽에 의해 동서로 나뉘었다. 반목과 갈등의 역사를 지나 장막이 무너지자 독특한 문화가 생성되기 시작했다. 약 40년간 분리됐던 문화가 섞여 무한한 시너지를 창출했다는 말들은 피상적인 이야기에 불과하다. 그 이면에는 정부의 강력한 예술 활성화 의지가 있었다. 정부가 나선다 하면 으레 ‘생색내기’식 정책을 양산하거나 개발주의에 매몰돼 도심 한복판에 광장이나 조형물을 뚝딱 만들어내는 것이 익숙한 우리로서는 독일 정부의 세련된 예술 지원책이 여간 부러운 게 아니다. 베를린시는 “베를린이 예술의 장으로서 발전함은 물론 문화적 다양성과 혁신적인 작품활동을 펼치는 예술가들의 생계를 지원해 더욱 좋은 작품을 만들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기금 지원의 목적을 명시하고 있다. 이것이 정치적 레토릭으로 느껴지지 않는 것은 예술가들이 정부의 도움을 피부로 느끼고 있음을 보면 알 수 있다. 1989년 통일 이후, 정부는 전쟁과 분단을 겪으면서 방치된 낡은 동베를린의 건물들을 아티스트에게 무상으로 제공해 주고, 베를린에 작가로 등록만 하면 경제적으로 지원해 주기 시작했다. 저렴한 물가, 넉넉한 예술 공간, 정부의 지원책이 조화를 이뤄 예술가들이 하나둘 운집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말하는 예술가는 미술가부터 작가, 대중음악 연주자, 연극단까지 범주도 넓고 국적도 다양하다. 베를린에는 현재 약 600개의 갤러리가 있으며, 미술가 5,000명, 작가 1,200명, 대중음악 밴드 1,500개, 300개의 연극 극단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베를린시는 기금을 조성해 이들을 후원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연간 2,000만유로(약 300억원)의 기금이 27개의 지원 프로그램에 의해 예술가들에게 지급된다. 이외에도 수많은 기업과 기관이 개별적으로 예술가들을 후원하고 있다. 베를린이 예술가들의 천국으로 불리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사실 베를린은 예술의 도시로서 유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었다. 베를린을 관통하는 슈프레강Spree River에 떠 있는 섬, 뮤지엄 아일랜드Museum Island에는 200여 년을 거치며 박물관들이 하나씩 문을 열었다. 국립회화관, 보데박물관, 구립미술관, 페르가몬미술관, 공예미술관에 대성당까지…. 2차 세계대전 중 연합군의 집중 폭격으로 초토화된 박물관, 미술관들을 동독 정부는 차례로 복원시켜냈다. 포화를 맞은 흔적이라고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기에 치밀하고도 감쪽같은 복원력이 감탄스럽다. 베를린을 새로운 아트씬으로 발전시키는 작업이 통일 독일에 의해 추진됐다면, 전쟁으로 소실된 옛것들의 가치를 원상복구하는 것은 옛 동독의 역할이었던 것. 이념과 시대를 떠나 독일인들이 간직한 예술에 대한 깊은 애착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1 분단이라는 시대적, 공간적 특수성은 베를린에 독특한 예술과 문화를 꽃피운 동력이다. 베를린 장벽에 평화를 기원하는 그림을 새겨놓은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 2 베를린 중심부에 위치한 브란덴부르크 문Brandenburg gate은 통일 독일의 상징이다 3 유럽의 대도시, 독일 주요 도시에 비해 베를린의 물가는 낮은 편이다. 예술가들과 여행자들이 최근 베를린으로 몰려드는 결정적인 이유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길에서 만난 예술, 베를리너들 혹자는 이미 세계 미술계의 축이 베를린으로 이동했다고까지 말한다.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한 고민이 조금이라도 덜하니 예술가들은 비교적 자유롭게 창작활동에 전념할 수 있다. 이 점이 뉴욕, 파리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다. 젊은 예술가들이 운집하기 시작한 1990년대 초부터 자연스레 많은 갤러리와 작품 수집가들도 베를린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베를린에서도 가장 많은 갤러리들이 밀집해 있는 곳은 미테 지구Mitte District다. 베를린 예술에 중독된 여행자가 있다면 열병처럼 그리워할 곳이 바로 여기다. 근현대 엘리트 미술과 고대 유적을 볼 수 있는 뮤지엄 아일랜드와 같은 공간은 사실 런던이나 파리에도 있다. 그러나 언더그라운드 예술가들이 폐허가 된 건물을 예술 공간으로 활용하고, 레스토랑과 카페, 기괴한 분위기의 클럽이 밀집해 있는 곳은 베를린 미테에서만 만날 수 있다. 길을 걷다 마음에 드는 갤러리를 만나면 입장료 없이 들어가 작품을 즐기고, 또 마음에 들면 구매할 수도 있는 이곳. 예술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직접 들고 나와 여행자들과 격의 없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이곳이 바로 베를린이며, 뉴요커보다 파리지엥보다 더욱 신선한 정신으로 무장한 이들이 베를리너Berliner들이다. 여행자 입장에서도 베를린의 가장 큰 매력은 저렴한 물가다. 유럽의 대도시, 다른 독일 도시를 여행하다 베를린으로 건너온다면 저렴한 베를린의 미덕을 더욱 체감하게 된다. 실제로 저렴한 길거리 음식부터, 다국적 음식까지 근사한 맛을 자랑하면서도 값은 싼 편이다.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큰 피자조각을 2유로에 사먹고, 2유로짜리 커피 한 잔까지 즐길 수 있는 유럽의 대도시는 흔치 않다. 짧게 스쳐가는 여행자보다 베를린에서 생활하는 이들이 체감하는 물가의 매력은 더 크다. 집값이 특히 저렴한 까닭이다. 아파트를 빌려 장기 투숙을 하는 여행자들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1 미테 지구에서는 소규모 갤러리를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대규모 미술관이나 전시관에서 볼 수 없는 젊은 예술가들의 참신한 작품들을 도처에서 만날 수 있다 2 유대인 박물관은 나치 시절 유대인들이 당한 고통을 형상화한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폴란드 태생의 유대인 건축가 다니엘 리베스킨트가 설계했다 3, 4 전쟁으로 폐허가 된 건물,타켈레스는 통일 이후 예술가들의 아지트로 새롭게 태어났다. 다국적 예술가 60명이 이곳에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후원금도 좋지만 나무, 철을 보내 달라” 베를린의 예술을 논함에 있어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있으니 바로 타켈레스Tacheles다. 20세기 초, 백화점으로 사용되다가, 전자제품 전시관으로, 나치 당원들이 머물던 건물로, 프랑스 전쟁 포로수용소로 수차례 용도가 변경된 이 건물은 2차 세계대전 중 폭격으로 운명을 다한 듯했다. 그러나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후, 이 건물은 전혀 다른 용도로 거듭났다. 정부는 타켈레스를 재개발하려 했으나, 1990년 세계에서 모여든 예술가들은 이를 반대하며 건물을 무단 점거해 자신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이색 퍼포먼스를 개최하면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결국 정부는 손을 들었고, 이제는 이곳에 상주하는 예술가들에게 지원금까지 주게 됐다. 타켈레스 내부에 들어서자 지구상의 공간이 아닌 듯한 광경이 펼쳐졌다. 건물은 온통 그래피티로 뒤덮혀 있고, 버려진 자동차 등 각종 폐품을 활용한 정크아트 조형물들이 널려 있다. 언뜻 보면 슬럼가 같기도 하고, 가출 청소년들의 아지트처럼 보이는 이곳에는 약 60명의 다국적 예술가들이 기거하고 있다. 자기 작품을 전시한 예술가들은 정부 보조금 외에도 작품을 팔아 생계를 영위한다고 한다. 베를린이 예술의 메카로 떠오른 중요한 대목이 여기 또 하나 있다. 작품이 팔린다는 것. 미테 지구 골목골목에는 액자나 두루마리를 들고 있는 이들이 즐비하다. 모두 현장에서 구매한 작품들이다. 집시처럼 보이는 미술가의 작품이 마음에 들어 말을 걸었다. 터키인 아드난 칼칸치Adnan Kalkanci. 그는 이곳에서 그림을 그리는 생활이 아주 만족스럽다며 달라고 하지도 않은 자신의 그림엽서를 선뜻 건넸다. 군불을 쬐고 있는 젊은 예술가들에게 다가갔다. 베를린 출신의 모리츠라는 친구가 차를 한잔 하고 가라며 먼저 말을 걸었다. 그리곤 1유로밖에 안한다며 동전이 들어 있는 종이컵을 딸랑였다. 조금 의아했다. 그저 집나온 비행 청소년처럼 보이는 이들이 이곳에서 ‘예술가’로서 지원을 받으면서 활동한다는 사실이. 모리츠에게 말했다. “난 한국에서 온 기자다. 네 얘기를 잡지에 실어줄게. 하고픈 말 있으면 무엇이든 해봐.” “하고픈 말? 좋아. 우리를 후원해 달라. 우리가 필요한 건 돈만이 아니다. 나무든 철이든, 뭐든지간에 작품에 쓸 재료들이 필요하다.” “나무? 철?” “재료가 있어야 작품을 만들지 않겠나.” 알고 보니, 보통 친구들이 아니었다. 타켈레스에서는 예술가들끼리 엄격한 기준을 세워 함량미달이면 내보내고, 새로운 아티스트를 받아들인다고 한다. 타켈레스가 배출한 세계적인 아티스트도 많다고 한다. 예술가들의 치열하고도 신성한 삶의 터전이었던 것이다. 5 타켈레스에는 폐품을 활용한 정크아트 작품들이 많다. 예술가들은 후원금도 좋지만 작품에 활용할 소재들이 필요하다가 말한다 6 유대인들은 민족적 우수성을 끊임없이 확인한다. 치욕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아인슈타인은 대표적인 유대인 과학자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반성과 속죄, 끝나지 않은 이야기 베를린의 매력은 역시 길에서 발견된다. 전세계에서 가장 긴 야외 갤러리가 있다면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East Side Gallery일 것이다. 동과 서를 차갑게 갈랐던 장벽은 이제 베를린 중심부, 1.3km 길이의 병풍으로 남아 있다. 1990년 자유와 평화를 기원하며 다국적 화가 100명이 동쪽 벽면에 그림을 그렸다. 20주년을 맞은 지난 2009년에는 옅어진 그림을 덧칠하는 작업이 진행되었다. 기억을 보존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는 것이다. 독일인들의 기억에 대한 집착은 남다르다. 많은 독일인들은 냉전과 분단을 거슬러 올라 나치 시절 조상들의 만행을 지금도 부끄러워하고 있다. 가해자가 속죄의 의미로 박물관을 운영하는 나라가 독일이며, 그 상징적인 공간이 베를린에 있다. 유대인 박물관은 아이러니하게도 아랍인들이 거주하고 있는 주택가에 위치해 있다. 할레쉐스 토어Hallesches Tor역에서 내려 차도르를 두른 아랍계 어린이들이 뛰노는 아파트를 지나자 기괴한 모형의 건축물이 눈에 들어왔다. 박물관에 들어서기 전부터 어지러운 역사의 시공간을 가로지른 듯했다. 2001년 다니엘 리베스킨트Daniel Libeskind가 설계한 박물관은 건물 외관부터 강렬한 인상을 준다. 유대인들이 받은 상처와 고통을 공감적으로 표현한 고도의 설계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와 유대인들이 받은 고통을 형상화한 내부 디자인은 밖에서 보는 것 이상으로 기형적이다. 이토록 강렬한 감정이입을 일으키는 박물관이 또 있을까. 예술로 구현된 집단의 기억은 그 어떤 텍스트보다 강렬했다. 몇 해 전 방문한 예루살렘의 야드바쉠Yad Vashem 홀로코스트 박물관이 생각났다. 야드바쉠이 나치의 잔혹성과 유대인들이 겪은 시련의 역사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베를린 박물관은 유대인의 우수성과 독일과 유대인의 관계에 주목했다. 피해자와 가해자, 용서와 속죄. 그 입장의 머나먼 간극이 예술 속에 은연히 배어 있었다. Travel to Berlin ▶베를린 가는 길 한국과 베를린을 잇는 직항편은 없다. 프랑크푸르트나 뮌헨까지 간 뒤, 항공이나 기차를 이용하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루프트한자항공이 프랑크푸르트에 취항 중이며, 루프트한자는 뮌헨에도 취항하고 있다. 이외에도 유럽의 주요 대도시에서 항공편이 운항되고 있다. 환율 1유로는 약 1,500원(2011년 7월 기준) 시차 우리나라보다 8시간 느리다. 서머타임이 적용되는 여름철에는 7시간 느리다. 전압 독일은 240V 전압을 사용하므로 멀티어댑터를 반드시 챙겨야 한다. ▶베를린 추천 명소 뮤지엄 아일랜드Museum Island 200년 이상의 유서 깊은 박물관과 미술관이 모여 있는 지역으로 199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구립미술관Old Museum에는 프로이센 왕가의 예술품이 수집되어 있으며, 고대 그리스, 로마 유물도 전시되어 있다. 이외에도 구국립 미술관, 이집트 박물관을 비롯해 고대 도시 페르가몬의 유적이 있는 페르가몬 미술관, 비잔틴 예술품들이 수집되어 있는 보데 박물관 등이 있다. U-Bahn 프리드리히슈트라세Friedrichstr역, S-Bahn 하케쉐르 마르크트Hackescher Markt역에서 가깝다. 입장료는 박물관에 따라 5~12달러 수준이며, 베를린 웰컴카드가 있으면 절반 가격에 입장할 수 있다. www.smb.museum 미테 예술 지구Mitte District 소규모 갤러리와 베를린에서 가장 힙한 클럽이 밀집해 있는 지역이다. 타켈레스Tacheles도 이곳에 위치해 있다. U-Bahn 오라니엔부르거 토어Oranienburger tor역, S-Bahn 오라니엔부르거 스트라세Oranienburger Strasse역, 하케쉐르 마르크트Hackescher Markt역에서 가깝다.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East Side Gallery 1990년 100여 명의 화가들이 통일을 기념하고 평화를 기원하는 뜻에서 1.3km 길이의 베를린 장벽에 그린 그림들이다. 오스트반호프Ostbahnhof역 부근에 위치해 있다. www.eastsidegallery.com 유대인 박물관Jewish Museum Berlin 1933년 설립됐으나 폐쇄와 재개장을 반복하다가 지난 2001년 새로운 모습을 선보인 박물관이다. U-Bahn 할레쉐스 토어Hallesches Tor역에서 도보로 갈 수 있다. www.jmberlin.de ▶베를린 아트 씬이 더 궁금하다면 베를린, 젊은 예술가들의 천국 왜 베를린이 예술가의 천국으로 불리는지 현실적으로 접근한 미술 에세이다. 책의 부제도 ‘베를린의 미술과 미술 환경에 관한 에세이’다. 베를린에서 미술사와 젠더학을 공부한 저자는 예술가를 만나면 단도직입적으로 ‘도대체 어떻게 먹고사는지’를 물었다. 결국 저자는 ‘조건과 예술 사이의 접점’을 찾아가기 위해 베를린이라는 도시를 현미경으로 바라본 것이다. 지정학적 위치와 굴곡 많은 역사, 정부의 예술 지원 정책의 어우러짐이 베를린이 가진 ‘천혜의 조건’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조이한 저/ 현암사 다시 베를린 여행기자 이동미 씨가 최근 몇년 새 미술, 건축 등 새로운 문화가 급부상하고 있는 베를린의 다채로운 매력을 소개한 에세이다. 베를린이 왜 파리와 뉴욕의 뒤를 잇는 힙한 도시인지 직접 거리를 누비며, 사람들을 만나며 취재했다. 예술 분야뿐만 아니라 베를린의 패션, 클럽 문화, 먹거리까지 읽을거리가 수두룩하다. 저자는 1990년대부터 스트리트매거진을 통해 도시의 트렌드와 문화를 알려왔으며 <프라이데이 콤마>의 여행팀장을 지낸 이력에 걸맞게 베를린의 구석구석을 맛깔나게 소개했다. 이동미 저/ 미디어블링 베를린 코드 ‘티 나지 않게 사람을 중독시키는 매력을 지닌 도시’, ‘틈새가 많은 도시’, ‘자유롭고 가난하고 섹시한 도시’라고 베를린을 일컫는 저자가 8년간 유학생활을 하며 경험한 베를린 이야기를 전한다. 베를린 아트씬에 대한 내용, 가난한 예술가와 성적 소수자에 대한 이야기부터 독일의 역사와 정치까지 다양한 베를린의 이야기를 읽어볼 수 있다. 저자는 여행안내서보다 더 본질적인 내용들을 다루었고, 일기처럼 사소하고 내밀한 이야기까지 숨김 없이 책에 담아냈다. 이동준 저/ 가쎄 카드 한 장으로 가벼운 여행 베를린 웰컴카드Welcome Card 베를린의 모든 대중교통을 카드 한 장으로 해결하고, 150개의 주요 관광지 입장권까지 절반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웰컴카드는 베를린 여행의 필수품. 관광객 안내센터나 주요 전철역, 호텔에서 구매할 수 있다. 2일권은 16.90유로(약 2만6,000원), 3일권은 22.90유로, 5일권은 29.90유로다. 옵션으로 인근 도시인 포츠담Potsdam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패스도 있다. 베를린관광청 홈페이지(www.visitberlin.de)를 방문하면 웰컴카드를 구매할 수도 있고, 각종 유용한 여행정보를 얻을 수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고전에서 건진 농축된 해학

    ‘좋은 책을 읽는 것은 지난 몇 세기 동안에 걸친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대화를 하는 것과 같다.’(데카르트)/‘다른 사람이 쓴 책을 읽는 일로 시간을 보내라. 다른 사람이 고생을 하면서 깨우치는 것을 보고 쉽게 자신을 개선시킬 수 있다.’(소크라테스) 상상력과 재치 넘치는 옛 사람의 글은 때로 생활의 신선한 자극제로 다가온다. 특히 그것이 시간과 공간에 머물지 않는 보편적인 것이라면 교훈으로서도 손색이 없다. 그래서 훌륭한 고전 읽기는 생활의 지침이요, 길잡이의 방편으로 권장되곤 한다. 안대회 성균관대 한문학과 교수가 엮어 낸 ‘천년 벗과의 대화’(민음사 펴냄)는 옛 글에서 건져낸 재미와 교훈을 현대인의 입장에서 풀어낸 신간이다. 크게 인간관계와 직업, 일상생활, 취미, 꺾이지 않는 양심의 다섯 가지 테마로 나눠 추린 글 53편을 모은 고전 해설집이랄까. 해설을 붙여 쓴 짤막짤막한 글 모음집에는 지금 사람들의 입장에서도 결코 생뚱맞지 않을 듯한 옛 사람들의 흥미로운 사연이 가득하다. ‘기묘한 인연으로 만난 벗이라 할지라도 주고받는 대화가 무료하고 함께하는 행동이 구차하다면 차라리 홀로 책 속에서 벗을 찾는 것이 낫다.’ 연암 박지원이 친구에게 보낸 편지글은 지금의 교우론을 되돌아보게 한다. 명문가의 후예라는 신분에 매이지 않은 채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살아간 심대윤, 동네 좀도둑의 행각을 세밀하게 글로 남긴 선비 남종현, 자신의 솔직한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부끄러운 잘못을 조목조목 기록해 놓았다는 심노승의 일화에는 체면을 벗어던진 인간의 체취가 물씬 풍긴다. 복잡한 지금 세상과는 달리 한가로웠을 것만 같은 옛 사람들의 고민 들추기도 흥미롭다. ‘인생의 만족을 꾀한들 어느 때나 충족되랴. 늙기 전에 한가로움을 얻어야 그게 진정 한가로움이지.’ 투의 한숨 돌리고픈 소망이 있는가 하면 무더위에 부채질도 못하고 공부해야 하는 성균관의 엄격한 규율 속 처지를 ‘썩은 선비 신세’라 쓴 한탄도 보인다. 그런가 하면 아들을 부잣집 딸에게 장가보내 덕을 보겠다는 선비의 익살스러운 시를 보면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의 근본 성정이 다르지 않다. 남녀 간 사랑을 읊은 시를 적잖이 썼다는 백사 이항복처럼 일반인들에겐 생소한, 유명인의 색다른 면모를 발견하는 재미는 덤이다. “고전은 수많은 사람이 연출하는 사연과 메시지로 풍성한 창고이다.” 오랜 세월 고전 문학에 천착해 온 저자의 말마따나 무더운 여름 가볍게 읽어 건져낼 수 있는 묵직한 메시지들이 신선하다. 1만 4000원.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5共 경호실장 故 안현태씨 국립묘지 안장 논의에 반발

    제5공화국시절 청와대 경호실장을 지낸 고 안현태씨의 국립묘지 안장이 논의되면서 5·18 관련 단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4일 5·18 기념재단 등에 따르면 국가보훈처는 최근 두 차례의 국립묘지 안장 대상 심의위원회에서 안씨의 국립묘지 안장 여부를 논의했다. 지난 6월 25일 지병으로 숨진 안씨는 육군 소장으로 예편해 자격은 있지만,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아 위원회의 심사를 거쳐야만 안장될 수 있다. 그동안 위원회는 상습도박·무고죄로 집행유예를 선고받거나 사기죄로 징역형을 받은 국가유공자도 국립묘지 안장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 왔다. 위원회는 논란 끝에 결정을 미루고 5일 다시 회의를 열기로 했다. 5·18 단체들은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어지럽힌 인물을 국립묘지에 안장하는 것은 역사적 죄를 짓는 행위”라며 반발하고 있다. 재단의 한 관계자는 “국립묘지는 애국자와 국가발전에 헌신한 사람 중에서도 국가적으로 존경받는 인물이 안장되는 곳”이라며 “5월 학살을 주도한 전두환 정권의 핵심 인물을 이곳에 안장하는 것은 국민을 모독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안씨는 육군사관학교(17기)를 졸업한 ‘하나회’ 출신으로, 수경사 30경비단장과 공수여단장, 전두환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청와대 경호실 차장 등을 거쳤다. 광주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여군 장교가 민노당비 납부·시위 참석

    군 수사 당국이 4일 여군 중위 등 위관급 장교 2명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해군사관학교 국사 교관인 K 중위가 이적표현물을 소지해 국보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데 이어 군의 안보 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군 관계자는 “최근 여군 중위 1명을 포함해 위관급 장교 2명을 국보법 위반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관련 혐의를 확정해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 내부에선 여군 장교가 국보법 위반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오른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소수만이 선발되는 여군 장교들의 경우 엄격한 신원조회 등을 거치기 때문이다. 대학생 때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에 가입해 활동했던 이 여군 중위는 임관 뒤에는 휴가 기간 진보단체가 주최하는 집회·시위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또 민주노동당 당원으로 가입해 당비를 정기적으로 납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군 수사 당국은 이와 함께 북한 노동당 225국의 지령을 받아 남한에 조직된 지하당 ‘왕재산’ 사건과 관련, 사병 여러 명이 연루된 정황을 잡고 참고인 신분으로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 수사 당국은 이들이 사병 신분인 점 등을 감안해 해당 부대 안에서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군 관계자는 “아직까지 해당 사병들이 왕재산에 가입해 적극적으로 활동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해군사관학교 보통검찰부는 최근 해사 국사 교관인 K 중위가 마르크스의 ‘헤겔 법철학 비판’과 레닌의 ‘제국주의론’ 등의 서적을 소지하고 ‘김일성의 만주항일유격운동에 대한 연구’, ‘조선인민혁명군-기억의 정치, 현실의 정치’ 등 문건을 인터넷으로 내려받아 보관해 온 사실을 적발해 국보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군 검찰 조사 결과 K 중위는 사관생도를 대상으로 한 강의에서는 이적성을 띠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군 검찰에서 확인한 결과 유사 사건에서 대법원이 이미 판례를 통해 국보법 위반으로 인정하고 있어 공소 유지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항공모함’ 메이플라워호 우리 조상도 탔을까?

    ‘항공모함’ 메이플라워호 우리 조상도 탔을까?

    조선 최대의 베스트셀러는 무엇일까. 다름 아닌 족보다. 발달하는 인쇄술이 가장 널리 적용된 곳이 서양에서는 ‘면죄부’였다면, 조선에서는 족보다. 면죄부가 남발됐듯 족보에도 늘 위조의 위험이 따라다녔다. 천한 신분이 아니라는 증명이기 때문이다. 실제 조선왕조실록에는 족보 위조의 위험을 경고하는 논의가 종종 등장한다. 한국만의 문제도 아니다. 서양 족보 연구자들 사이에선 “메이플라워호는 항공모함이었다. 미국 건국사 연구는 선박 제조 기술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농담이 나돈다. 초기 미국 이주자들이 대부분 유럽의 중범죄자나 부랑인이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예외가 있다면 청교도 신앙에 충실한 메이플라워호 탑승자였다. 조상이 부랑자나 중범죄자였길 바라는 사람은 없을 터. 그러니 너도나도 조상을 메이플라워호에 ‘태웠다’. 그 많은 사람을 다 태우려면 결론적으로 메이플라워호는 항공모함이었음에 틀림없다는 게 서양 농담의 배경이다. 그렇다면 조선 족보도 그처럼 쉽게 위조될 수 있었을까. 최양규 한국계보학회 부설 한국계보인물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한국족보발달사’(혜안 펴냄)를 통해 “그렇지 않다.”고 반박한다. 그런데 그 이유가 좀 서글프다. 족보가 등장한 것은 고려 시대. 왕건이 고려를 세운 뒤 지방 호족을 복잡한 혼맥 관계로 중앙정부에 묶어두기 위해 성과 본관을 하사하면서 족보가 시작됐다. 대개의 족보들이 시조를 고려 시대로 상정하거나, 그 이전에 시조가 있다 해도 고려나 조선 시대의 중흥조에서 서술을 시작하는 이유다. 이때까지만 해도 적서 차별, 남녀 차별, 친외손 차별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이게 강퍅해진 것은 조선 태종 들어서다. ‘왕자의 난’으로 왕위를 차지한 태종은 왕위 서열문제를 깔끔하게 정리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우선 이원계·이화 등 태조의 이복 형제들과 정종의 형제들을 제거하기 위해 엄격한 적서 차별을 만들어냈다. 서자를 차별해야 이들이 자연스럽게 제거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왕실족보는 ‘선원록’(직계만 기록), ‘종친록’(태조와 태종의 적자만 기록), ‘유부록’(본처 공주와 후처 소생들 기록) 3가지로 쪼개졌다. 왕실을 모방하는 사대부 가문들도 당연히 이런 차별을 받아들였다. 이후 18~19세기 들어 족보 편찬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요인이 있다고 최 연구원은 말한다. 하나는 양반들의 자기 존재 근거 마련이다. 이는 군역 회피와 연결된다. 군역 면제가 가진 자의 특권이기는 예나 지금이나 매한가지여서 번듯한 양반 가문임을 드러내는 족보가 필요해졌다. 이들은 그간 미처 정리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족보를 다시 편찬한 뒤 관아에 탄원서를 내는 방식으로 군역을 면제받았다. 또 한 가지는 양민 증가다. 양반 특권 사회였던 조선은 양반에게 평등하게 군역을 부담시키기보다 군역을 부담할 수 있는 평민을 늘리는 정책을 썼다. 종에서 신분 상승이 이뤄진 양민들은 양반을 본떠 족보 만들기에 혈안이 됐다. ‘뼈대’를 더 굵게 하기 위해 족보 위조도 일부 시도됐다는 게 최 연구원의 분석이다. 그는 19세기 세도가였던 풍양조씨 족보를 그 예로 들었다. 최 연구원은 “한 권 가운데 일부에 불과했던 별보(別譜·한 집안이라는 근거가 확실치 않아 족보에 완전히 편입시키지 않은 상태의 기록)가 1826년에는 2권으로 늘어났다가 1890년에는 다시 1권으로 줄었다.”면서 “이는 세도가에 붙은 가문들이 크게 늘었다가 다시 구한말 사회 혼란기에 원보에 합쳐졌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조상을 미화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등장했다. 그럼에도 족보 위조는 무시할 만한 수준이라고 최 연구원은 잘라 말한다. 그 이유로 ▲지역 유림사회가 워낙 강고해 족보 위조에 대한 상호 감시가 엄격했고 ▲문중에서 족보를 낼 때 계파 간 상호 견제가 치열했으며 ▲족보에 번호를 매겨 한정적으로 공급한 점을 든다. 이로 인해 유출이나 조작이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최 연구원은 “따라서 왕조실록 같은 거대 사료뿐 아니라 족보 같은 개인 기록 연구를 통해서도 신분제 등 조선조 사회 연구를 수행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사설] 예산 나눠먹기식 국책연구 정비하라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국책연구가 허술하게 진행돼 예산 낭비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어제 국가과학술위원회에 따르면 정부 출연연구기관 등의 연구 사례를 조사한 결과 태양광 분야는 4개 부처 23개 기관, 로봇 분야는 17개 기관에서 유사·중복 연구를 하고 있다고 한다. 재생에너지 기술과 로봇 개발 같은 미래 산업에 적극 투자하는 것을 뭐라 할 일은 아니다. 선진국에 비해 시장규모나 기술수준이 떨어지니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보여진다. 하지만 큰 그림을 그리지 않고 무분별하게 경쟁적으로 연구에 뛰어드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국책연구는 미래의 먹거리를 창출할, 국가전략 산업으로 키울 만한 분야에 인력과 자원을 배분해 국가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것이 취지다. 그런데 지금처럼 몇몇 인기 있는 분야나 ‘돈이 되는 연구’에만 몰린다면 국가 장래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 수익성 제고에 연연할 수밖에 없는 민간 연구기관과 달리 장기적인 관점에서 연구과제를 발굴해야 하는 본연의 임무를 다해야 한다. 국민 세금의 낭비도 문제다. 타당성 검토도 없이 이뤄지는 비슷한 연구 1건당 수억원에서 수백억원씩, 천문학적인 세금이 줄줄 샌다고 봐야 할 것이다. 연구기관별로 특성에 맞게 연구내용 등이 조율되고, 연구기관 간의 연구 융합도 이뤄져야 하는데 지금은 전혀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효율적인 국책연구를 위해 우선 연구비를 지급하는 정부 부처부터 밥그릇 넓히기를 위한 연구 확장을 자제해야 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기초·원천연구’, 지식경제부는 ‘실용·산업화 연구’ 식의 역할 분담이 있어야 한다. 국가과학기술위도 중복연구 등을 걸러내고 연구기관의 통폐합 등 ‘컨트롤 타워’를 맡아야 한다. 국책연구 결과에 대해서도 엄격한 심사·감사가 이뤄져야 한다. 연구비만 휙 던져주고 연구보고서도 제대로 챙기지 않는다면 엉터리 연구가 계속 나올 수밖에 없다.
  • ‘짝퉁’ 벗은 3D 여름 극장가 돌풍

    ‘짝퉁’ 벗은 3D 여름 극장가 돌풍

    3차원(3D) 영화의 바람이 거세다. 지난 주말(7월 29~31일) 흥행 순위에서 3D 영화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 ‘트랜스포머 3’가 각각 3위와 7위를 기록했다. 국내 첫 3D 블록버스터를 표방한 ‘7광구’도 오는 4일 극장가에 합류한다. 3D 영화는 2009년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아바타’ 이후 봇물처럼 쏟아졌다. ‘무늬만 3D’ 논란을 일으킨 작품도 있었다. 그러나 역대 3D 영화 흥행순위 톱5 중 ‘아바타’를 제외한 나머지가 올해 개봉작이란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짝퉁’이 판치던 과도기는 끝나고 제대로 된 3D 영화가 나오는 순간이다. ●올 상반기 매출의 18%가 3D 영화 2009년 국내에서 개봉한 3D 영화는 불과 7편. 관객은 총 184만여명으로 전체의 1.2%에 그쳤다. 매출액도 234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2.2%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해 12월 ‘아바타’(총 1335만명)가 국내에 상륙하면서 시장의 지형을 바꿔 놓았다. 2010년에 수입 개봉된 3D 영화만 26편. 관객도 1676만여명으로 전체의 11.4%를 차지했다. 매출액은 전체의 16.5%인 1898억원이었다. 불과 1년 새 관객은 9배, 매출은 8배 늘어난 것이다. 한국만의 얘기는 아니다. 2010년 미국 할리우드 영화산업 통계자료에 따르면 할리우드 영화매출의 21%가 3D 영화에서 창출됐다. 올 상반기에도 국내에서 19편의 3D 영화가 개봉됐다. 동원 관객수는 825만명(12.1%), 매출액은 940억원(17.5%)이다. ‘아바타’가 맹위를 떨친 지난해 상반기보다는 못하지만 ‘트랜스포머 3’ ‘해리포터’ 등이 포함될 연간 통계에서는 지난해 기록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3D가 대세” vs “필수 아닌 선택일 뿐” 향후 5~10년 내 3D가 대세가 될 것인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다만 새 수익원에 목마른 영화산업 관계자들이 돌파구로 여기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1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트랜스포머 3’를 3D 상영관(4D 포함)에서 본 관객 비중은 52.8%. 하지만 매출 비중은 65.0%였다. ‘해리포터’는 3D 상영관의 관객 비중이 16.5%에 불과했지만, 매출 비중은 27.9%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3D 상영관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지난해 국내 디지털 스크린 1133개 가운데 506개(44.7%)가 3D 상영관이다. 2009년에는 129개에 불과했다. 1년 새 290% 늘어난 셈이다. 영국 리서치업체 스크린 다이제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의 3D 전용 스크린은 2만 2060개. 전체 디지털 스크린의 60.5%에 이른다. 이 중 미국에 7837개가 몰려 있다. 할리우드가 끊임없이 3D 영화를 쏟아낼 수밖에 없는 구조란 얘기다. 현재로선 3D 영화가 앞으로도 ‘교양필수’보단 ‘전공선택’에 가깝다는 의견이 좀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역대 흥행 기록을 보면 3D에 적합한 장르는 제한돼 있다. 북미와 한국 모두 역대 3D 영화 흥행 10위 안에 애니메이션이 5편 포함(표 참조)돼 있다. 애니메이션이 실사보다 3D 입체감을 드러내는 데 유리한 데다 실사영화에서는 당분간 ‘아바타’를 뛰어넘기란 불가능하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애니메이션의 주 소비층이 어린이 관객이란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성인에 비해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감이 적다. 공포와 액션, 공상과학(SF) 등 시각적 쾌감을 중시하는 장르도 3D와 어울린다. 물론 제작비가 문제다. “3D 영화는 대세도 아니고 스쳐 지나가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시각적인 볼거리를 요구하는 장르에 3D라는 매체는 상당히 효과적”이라는 JK필름 대표 윤제균 감독의 설명도 비슷한 맥락이다. ●한국 3D 영화 가능성은 순제작비 100억원, 마케팅 비용을 포함하면 최소 120억원이 투입된 ‘7광구’의 흥행 여부는 국내 3D 영화의 가능성을 판단할 리트머스지가 될 터. 영화 완성 전에 해외 46개국에 팔린 것은 청신호다. 국내 최대 스크린을 가진 CJ가 투자배급사라는 점도 흥행 위험을 더는 요인이다. 특수효과 구현에 불과 50억원을 썼다는 점을 감안하면 ‘7광구’의 기술적 완성도는 나쁘지 않다. 3D 영화는 렌즈가 두 개 달린 카메라로 ‘의도적인 시각 차이’를 만드는 방식이다. 그런데 제작비가 일반(2D) 영화의 10배 정도 들기 때문에 일반 카메라로 찍은 화면을 3D로 변환한 컨버팅 방식도 널리 활용된다. 다만 컨버팅에 엄격한 국내에서는 ‘짝퉁 3D’란 꼬리표가 따라붙기도 한다. ‘7광구’는 녹색 매트를 바탕으로 인물을 찍고 배경 컴퓨터그래픽(CG)에 미리 3D 입체감을 넣어 합성했다. 3D CG 합성이 전체의 70%, 3D로 변환한 분량이 30%를 차지한다. 특수효과를 담당한 장성호 모팩 대표는 “괴생명체 등 CG요소가 전체 화면의 70% 이상이기 때문에 3D로 찍는 건 의미가 없다.”면서 “컨버팅을 부분 활용했지만, 최적의 길을 고민한 결과”라고 말했다. ‘7광구’에 대한 평단 반응은 엇갈린다. 기술적 완성도보다는 캐릭터와 서사의 완성도를 지적한다. 이용철 영화평론가는 “할리우드의 제작비와 기술수준을 좇아갈 수 없는데 충무로까지 3D 블록버스터를 찍어야 하는 까닭을 모르겠다. 숙제를 하듯 의무감으로 만들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7광구’에서 부족한 건 3D 기술이 아니라 이야기”라면서 “캐릭터를 세공하고 서사에 신경을 쓴 것이 그동안 한국영화의 경쟁력을 키운 원동력임을 되새겨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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