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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피터의 원리’에 갇혀 버린 대한민국/이창길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피터의 원리’에 갇혀 버린 대한민국/이창길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요즘 신문을 읽다 보면 몇 년 전 공무원들의 사석에서 우스갯소리로 회자됐던 ‘주사(主事)급 장관’이 생각난다. 부하 직원들 사이에서 “○주사”로 통했던 장관은 장관직을 물러난 뒤에도 그의 능력과 상관없이 또 다른 정부 요직을 차지했다. 그러나 얼마 후 재직 중에 저질렀던 부정비리와 불법행위로 인해 국민들의 원성과 지탄을 받게 됐고, 결국 40여 년의 공직생활을 불명예스럽게 마감했다. 최근까지 우리는 격에 맞지 않는 무능한 고위공직자들의 모습을 여러 차례 목격했다. 각종 사건·사고에 연루되거나 도덕성의 문제로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낙마한 장관 후보자들도 많이 보았다. 우여곡절 끝에 임명된 장관들도 부하 직원이 써 준 연설문을 그대로 읽거나 기자들의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는 무능함을 드러냈다. 전문적 역량보다는 정치적 친분으로 임명된 공공기관의 장, 그리고 정책 관리 역량이 부족한 고위공무원들도 적지 않다. 자신의 능력 이상으로 높은 직위에 올라간 사람들이 끼치는 폐해는 고스란히 정부와 국민에게 돌아온다. 이처럼 사회 곳곳의 높은 자리가 점점 무능한 사람들로 채워지고 있다. 행정 조직뿐만 아니라 정치, 기업, 종교, 학교, 군대 등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를 모르는 리더들도 많다. 그 결과 존경하고 싶은 유능한 지도자를 좀체 찾아보기 어렵다. 안타깝게도 이른바 ‘피터의 원리’가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교육학자 로런스 피터는 모든 사람은 무능력의 한계에 도달할 때까지 승진하려는 경향이 있어 결국 사회 전체가 무능한 사람들로 채워지게 된다는 원리를 발견했다. 처음에는 유능한 부하 직원으로 출발한다고 하더라도 높은 직위로 올라갈수록 무능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훌륭한 부하라고 반드시 훌륭한 지도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일본 소니(SONY) 사에서 10년 넘게 근무하다 퇴직한 직원이 쓴 ‘소니 침몰’이라는 책에서 저자는 “조직에 있는 매니저들의 99%가 보통의 아저씨들”이라고 회고한다. 그는 이들 아저씨가 좋아하고 칭찬한다는 것은 제품이 지극히 평범하다는 반증이라면서 “소니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무능한 상사들이 유능한 인재를 시간을 들여 바보로 만드는 승진 시스템”이라고 설파한다. 그렇다면 피터의 원리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없을까. 첫 번째는 수직적 계층 구조를 수평적으로 바꾸는 것이다. 피터의 원리는 위계적 구조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수평적 조직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계층적 관료 시스템 아래서 개인이 승진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다. 조직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피터의 함정에서 빠져나오기 어렵다. 가장 수평적으로 운영돼야 하는 정당 조직도 위계화가 되면 무능한 사람들이 공직 후보자로 선정되기 쉽다. 두 번째는 상시로 검증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우선 엄격한 검증 과정을 거쳐 자리에 맞는 사람을 선발하고, 선발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공무원은 선발된 후에는 20년 넘게 특별한 검증 과정 없이 승진의 사다리를 타고 올라간다. 고위공무원에 진입하는 단계에서만 역량평가를 하고 있다. 이제 정기적인 역량평가를 통해 스스로 진단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자유로운 질문과 답변, 열띤 토론과 인터뷰를 통해 검증이 다양하게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개개인도 자신의 능력을 정확히 판단해야 한다. 피터 박사는 자신이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무능의 단계에 도달했음을 드러내는 행동이나 증상을 보여 주는 소위 ‘창조적 무능력’을 통해 스스로 승진을 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것이 직장과 개인의 진정한 행복을 찾는 열쇠라고 한다. 또한 신영복 교수는 “자기 능력의 70%를 요구하는 자리에 가는 것이 득위(得位)의 길이고, 그 이상을 요구하는 자리는 실위(失位)의 길”이라고 했다. 옷은 자기 몸에 맞아야 맵시가 난다. 우리 사회에는 자기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사람이 너무 많다.
  • 日직장인 4명 중 1명이 화장실에서 우는 이유

    日직장인 4명 중 1명이 화장실에서 우는 이유

    일본 직장인 4명 중 1명은 회사 화장실에 앉아 동료나 선후배 몰래 울어본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일본 취업정보 사이트인 ‘마이나비’가 405명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약 25%가 적어도 한 번 이상 회사 화장실에서 크게 울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와 부담감, 심리적으로 대하기 어려운 상사와 업무적 결정을 내릴 때 느끼는 압박과 죄의식 등을 꼽았다. 이를 보도한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일본은 일반적으로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문화를 가지고 있으며, 일본의 직장 문화는 의견이 대립되거나 노골적으로 타인에게 자신의 의견을 내미치는 현상이 매우 드문 엄격한 분위기”라고 소개했다. 이어 “이러한 문화 때문에 재미있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감정을 표출할 수 있는 ‘우는 행동’과 관련한 다양한 이벤트와 서비스가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언론이 조명한 ‘울음 이벤트’는 일명 ‘루이카츠’로,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어려워하는 문화 탓에 쉽게 울 수 없는 현대인들이 낯선 사람과 함께 슬픈 영화를 보거나 슬픈 음악을 들은 뒤 눈물과 울음을 ‘공유’하는 것이다. 일본의 ‘이케메소’라는 회사는 눈물을 펑펑 쏟으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며, 꽃미남 남성 직원이 여성 직장인의 눈물을 닦아주는 ‘상품’을 출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 서비스는 여성 직장인에게 한정적으로 운영되며, 1회 요금은 7900엔(약 8만 4000원) 선이다. 여성 직장인이 직접 원하는 스타일의 남성을 고를 수 있으며, 이러한 루이카츠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무형문화재 ‘연등회’ 세계인에게 알린다

    부처님오신날(5월 14일)과 맞물려 진행될 국가무형문화재 제122호 ‘연등회’를 세계에 알리고 자원봉사에 나설 다국적 홍보·봉사단인 ‘2016년 연등회 글로벌 서포터스’가 발족했다. 7일 연등회보존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공연장에서 열린 입재식에 최종 선발된 150명(한국인 75명)의 서포터들이 참석했다. 지난해 40개국보다 9개국 늘어난 49개국에서 300여명이 지원해 2대1의 경쟁을 뚫고 선발된 젊은이들이다. 모두 엄격한 서류 심사와 인터뷰를 거쳤다고 한다. 서포터스의 국적은 미국, 캐나다, 멕시코, 에콰도르와 같은 아메리카권을 비롯해 영국·독일·러시아 등의 유럽권, 중국·인도·싱가포르 등의 아시아권, 가나·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의 아프리카권을 모두 아우른다. 이들은 8일 오후 6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 2층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출범식을 겸한 오리엔테이션을 한다. 이어서 1박 2일 템플스테이(서울 은평구 진관사) 등을 통해 역사·문화 교육도 이수한다. 이들이 두 달간 벌일 주요 활동은 세계인에게 연등회를 알리는 글로벌 홍보와 외국인들을 위한 통역·안내 자원봉사다. 특히 실시간 홍보에 주력할 예정이다. 교육과정과 활동을 페이스북을 통해 알리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일지 작성’을 비롯해 팀 활동 동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리고 ‘후기 콘테스트’도 자체적으로 진행한다. ‘광화문 점등식’에선 깜짝 이벤트로 연등을 모티프로 한 율동 플래시몹을 선보이며 ‘생생문화재 탑돌이’에도 함께 참여한다. 서울노인복지센터에서의 ‘일일 어르신 배식’ 자원봉사도 예정돼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쓰레기 다이어트 뒤 더 살찐 재정…동작구 ‘즐거운 요요’

    쓰레기 다이어트 뒤 더 살찐 재정…동작구 ‘즐거운 요요’

    서울의 자치구들은 쓰레기와 전쟁 중이다. 매년 늘어나는 처리 비용 탓에 아까운 예산이 낭비되기 때문이다. 동작구도 매년 60만~70만t씩 버려지는 생활쓰레기 탓에 골치를 앓았지만 지난해 ‘쓰레기 다이어트’에 성공했다. 구가 그 비법을 공개했다. 구는 지난해 지역에서 배출된 생활쓰레기는 모두 6만 6874t으로 전년(6만 9931t)보다 3057t 줄었다고 4일 밝혔다. 쓰레기를 줄여 절약한 처리 비용은 6억 6000만원이다. 구가 밝힌 쓰레기 다이어트 첫 번째 비법은 ‘수거 보이콧’이다. 생활쓰레기를 많이 버리는 상점, 병원, 대형 쇼핑몰 등 다량배출사업장 10곳을 집중관리하면서 관용 없이 대응했다. 특히 지역에서 쓰레기를 가장 많이 버리는 노량진수산시장에 대해서는 분리수거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명목으로 과태료를 부과하고 쓰레기 수거를 거부하기까지 했다. 구 관계자는 “수산시장 상인들이 한번 사용한 스티로폼 그릇이나 비닐 등을 종량제봉투에 습관처럼 버렸다”면서 “수거 거부 등으로 분리수거 분위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두 번째 비법은 아파트에 가구별 종량기기(RFID)를 보급한 것이다. 이 기기에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면 무게를 측정한 뒤 버린 만큼 가구별로 수수료를 물린다. 구는 지난해 지역 아파트 중 30%에 RFID를 보급했는데 덕분에 음식물 쓰레기가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구민 김도연(45·여)씨는 “음식물 쓰레기를 버릴 때마다 수수료가 얼마인지 알려주니 정신이 번쩍 든다”면서 “요즘은 음식물을 말려서 무게를 최대한 줄여 버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구는 RFID 보급률을 올해 57%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구는 또 산하기관, 지역 대기업 등과 협력해 사무실에서 일회용품 사용 등을 자제하는 ‘쓰레기 제로화 사업’도 벌이고 있다. 최성연 청소행정과장은 “쓰레기 처리 예산을 절약해 구민 복지를 위해 사용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등 구민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경제뉴스 in] ‘특전사 보험사기’ 보험사·금피아도 책임

    [경제뉴스 in] ‘특전사 보험사기’ 보험사·금피아도 책임

    특전사 출신 브로커 ‘대리점’ 차려 맞춤형 상품 개발해 불완전 판매 실적 급급 원보험사는 심사 소홀 금피아, 대리점을 재취업 통로로 감독 소홀로 사기 수법 적발 못해 의료계 “보험료 인상의 주범” 반격 전·현직 군 특수부대원들의 대규모 보험사기 의혹을 둘러싸고 ‘후폭풍’이 만만찮다. 역대 최대 규모의 집단 사기극으로 꼽히는 데다 자체 보험사기전담팀(SIU)을 갖춘 S사, K사, D사 등 대형 보험사가 줄줄이 당해서다. 법인보험대리점(GA)의 ‘묻지마식’ 영업 경쟁과 실적 높은 GA에 끌려다닌 원(原)보험사의 관리 부실이 1차 원인으로 지적된다. GA를 ‘재취업 통로’로 이용하면서 감독에 소홀했던 금융감독원의 2차 책임론도 거세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부산경찰청은 거짓 장해진단서를 발급받아 보험금을 청구한 혐의로 1000명이 넘는 전·현직 특수부대원을 수사 중이다. 특전사 출신 보험 브로커 황모(27)씨가 GA를 차리고 전역을 앞둔 특전사를 끌어들여 사기를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액이 수천억원대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GA는 보험회사를 대리해 보험 모집 및 고객 서비스를 한다. 업계는 ‘마구잡이식’ GA의 영업 방식과 원보험사의 허술한 심사를 시발점으로 지목한다. 보험업계 사정을 잘 아는 한 인사는 “GA를 통한 불완전 판매와 그 수단이 된 ‘오더 메이드’ 상품이 화근이 됐다”고 설명했다. 오더 메이드 보험이란 보험사가 GA로부터 주문을 받아 개발하는 ‘맞춤형 상품’을 뜻한다. 이 관계자는 “황씨가 장해 진단을 받기 쉬운 기존 상품이나 오더 메이드 상품을 주문했는데 영업이 잘되자 보험사들이 엄격한 검증 없이 가입시킨 것”이라고 꼬집었다. 보험사는 수천 건씩 계약을 따내는 대형 GA의 요구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원보험사가 GA의 요구대로 상품을 만들고 가입 자격에 대한 심사(언더라이팅)도 허술하게 했다는 것이다. 이 경우 보험금 지급 때도 심사가 관대해질 수밖에 없다. 감독 당국도 책임을 피해 가기 어렵다. 이번 특전사 건도 당국이 먼저 적발한 것이 아니라 보험사에서 알아채 경찰에 수사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관피아법’(유관 회사에 3년간 취업 금지) 시행으로 재취업 문호가 좁아지자 금감원 출신들은 GA행을 많이 택했다. ‘GA 준법감시인 현황’(2015년 3월 기준)에 따르면 500인 이상 대형 GA 39곳의 준법감시인 가운데 23%(9곳)가 ‘금피아’(금융감독원+마피아)였다. 비싼 보험료 원인을 둘러싸고 보험업계와 각을 세워 왔던 의료계는 ‘반격’ 기회를 잡았다. 보험료 인상의 주범은 의료 쇼핑이나 과잉 진료가 아니라 보험사 내부 통제 기능 상실에 따른 보험금 누수라는 주장이다. 서인석 의사협회 보험이사는 “특전사는 일반인에 비해 위험도가 높은데도 어떻게 보험료 차등 없이 가입이 가능했는지 심사 단계의 (보험사 직원) 비리 여부도 따져 볼 필요가 있다”면서 “보험 가입부터 보험금 지급까지 전반적으로 검증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악마의 발톱’…이름과 달리 관절염 치료에는 ‘천사의 손길’

    ‘악마의 발톱’…이름과 달리 관절염 치료에는 ‘천사의 손길’

    ‘악마의 발톱’이라 불려지는 식물이 있다. 이 식물은 아프리카의 최남단 남아프리카 공화국 바로 위에 위치한 나미비아와 보츠와나에 걸친 칼라하리 사막에 드물게 자생 하는 식물로서 매년 3-4월 우기에 탐스러운 잎사귀와 트럼펫 모양의 대단히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학명은 하르파고피튬(Harpagophytum). 사막의 척박한 토양에서 자라므로 뿌리가 땅속으로 깊이 뻗어 있으며, 초록색의 즙이 많은 잎들이 달린 덩굴손들이 중앙 뿌리 주변에 장미 문양을 이루고 있다. 오래 전부터 아프리카 원주민들은 이 식물을 신경통, 관절염의 치료 및 통증완화, 상처 치유에 사용해왔다. 메릴랜드 대학 메디컬 센터 홈페이지와 미국 국립보건원 홈페이지의 자료에 따르면 유럽 등의 의사들이 관절염, 피부질환 등에 이 식물을 치료제로 사용하고 있다. 나미비아 국가 식물학 연구소와 EU연합 야생 거래 규제(EU Wildlife Trade Regulations) 등에 따르면 이 약초는 보호식물로 지정돼 국가의 엄격한 통제 하에 일년 중 2개월 동안만 부시맨들의 생계를 위해 채취를 허락하고 있으며, 그 채취량도 제한적이며 엄격하다. 이 식물에서 약재로 사용하는 것은 뿌리인데 80-90cm 땅 속에서 발견되며 부드럽고 황색과 흰색이 섞인 형태고 그 맛은 쓰다. 우기 동안 여러 깊이에 있는 괴경에 물을 저장해 강렬한 햇빛이 비치는 건기 동안 천연의 물 저장소로 사용하지만 우기가 다시 돌아오는 9-12개월의 건기 동안 이 식물은 아침, 저녁으로 생성되는 이슬 등의 습기를 흡수하며 스스로를 지탱해나간다. 이 식물의 씨앗들은 손바닥만한 발톱 모양의 씨방 속에 숨겨져 있는데, 이 때문에 ‘악마의 발톱(Devil's Claws)’이라 불리게 됐다. 이 씨방은 가시를 가진 여러 개의 손가락 같은 가지들이 8개 정도는 아래를 향한 장미꽃 모양을 이루고 있고 나머지 8개 정도는 위로 구부러져 있다. 이런 이상한 형태가 건조되면 거칠고 단단하게 돼 어떤 물체가 걸리게 되면 빼내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 실제 가축이나 야생동물들이 그 위를 걷다가 걸리게 되면 스스로 빠져 나오지 못하고 피를 흘릴 정도로 심하게 상처를 입는 경우가 많다. 과거 부시맨들이 수백 년 동안 각종 질병, 보약, 강정제 등의 영약으로 사용하던 것이 서독 약용 식물학자에 의해 개발됐고, 이후 학술적, 임상학적으로 연구 검토된 후 현재 유럽, 일본, 대만 등지에서 약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독일의 경우 내분비 장애로 인한 변비, 산성피부가 그 원인인 거친 피부, 알레르기 등에 활용되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한반도 비핵화·北美 평화 동시에… ‘시진핑 세일즈’

    한반도 비핵화·北美 평화 동시에… ‘시진핑 세일즈’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3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한 제4차 핵안보정상회의를 결산하면서 “시 주석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박근혜 한국 대통령을 만나 중국의 ‘핵심이익’과 북한 핵 문제 해결 방안을 천명한 것도 큰 성과 중 하나”라고 밝혔다. 중국 언론들은 시 주석이 천명한 ‘핵심이익’으로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반대, 항행의 자유를 핑계로 한 미국의 남중국해 분쟁 개입 반대, ‘하나의 중국’ 원칙 유지를 꼽았다. 시 주석은 특히 이번 정상회의 기간에 중국의 북한 핵 문제 해결 방안이 엄격한 유엔 결의 이행과 대화·협상 재개라는 것도 분명히 했다. 종합하면 유엔 대북 제재 결의안을 충실히 이행할 테니 사드를 배치하지 말고 제재로 북한에 일정한 타격을 주고 나면 6자회담과 북·미 평화협정을 위한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논리는 그동안 왕 부장과 외교부 대변인, 관영 매체가 누차 강조해 온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시 주석이 직접 북핵과 관련해 자신의 구상을 밝혔기 때문에 무게감이 훨씬 크다. 특히 시 주석이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 평화협정 동시 진행’이라는 중국의 외교 정책을 세일즈했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 주석은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핵안보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이란 핵 6개국 메커니즘 지도자회의’에 참석해 “이란 핵 문제 해결은 우리에게 적지 않은 시사점을 제공했다”면서 “각국의 정당한 우려도 마땅히 적절하게 해결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록 북핵 문제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이 문제를 염두에 둔 발언이다. 왕 부장은 지난달 8일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은 북한의 합리적인 우려와 관심”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시 주석은 또 북핵을 포함한 세계 분쟁을 해결하는 방법을 설명하면서 “대화·협상은 분쟁 문제를 해결하는 최선의 선택이고 대국(중국과 미국) 간 협력은 중대한 분쟁을 해결하는 효과적인 채널이며 정치적 결단은 협상의 돌파구를 여는 관건”이라고 밝혔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북핵 압박” 한 목소리… 사드 배치 싸고는 美·中 패권 대결 재현

    “북핵 압박” 한 목소리… 사드 배치 싸고는 美·中 패권 대결 재현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한·미·일, 한·일, 한·중 등 연쇄 정상회담에서 4개국 정상들은 공히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긴밀한 공조 체제를 재확인하기로 했다. 한반도 주변국 정상들이 모두 북한의 신뢰할 수 있는 비핵화 움직임을 이끌어 내기 위해 한목소리로 고강도 대북 제재를 전면적으로 이행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한 것이다. 하지만 북핵 문제 외에 지역 현안에 대해서는 철저히 자국의 입장을 내세우며 신경전을 벌였다. 특히 미·중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및 남중국해 문제로 격돌하면서 핵안보정상회의는 G2 간 패권 대결을 재현하는 장이 됐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한·미·일 3국 정상회의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 2270호 및 각국의 독자적 제재 방안 등 고강도 압박을 통해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 낸다는 입장을 다시 확인했다. 2014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3국 정상회의 이후 처음으로 마주한 한·미·일 정상들이 다시 한 번 북핵 문제의 시급성을 공유한 것이다. 특히 이번 회담은 지난해 12·28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타결 이후 처음 이뤄진 것으로 한·미·일 3국 안보협력의 ‘신호탄’이 됐다. 위안부 문제로 대표됐던 한·일 양국의 역사 문제에 관한 갈등이 상당 부분 해소되면서 기존 한·미, 미·일 동맹이 한·미·일 3국 안보 협력으로 확대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이번 회담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의 조기 체결을 거론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박 대통령과 만나 유엔 안보리 제재 2270호의 엄격한 이행 의지를 표명했다. 대북 압박에 있어 중국의 ‘건설적 역할’에 대한 기대감 역시 커진 것이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시 주석은 지역 안보 문제에 대해서는 한·미·일 정상과 시각을 달리했다. 한·미·일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의 방어적 차원에서 도입하려하는 사드에 대해서는 분명한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특히 시 주석이 오바마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사드와 남중국해 문제를 직접 언급한 것은 이에 대한 중국의 예민한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낸 것이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국은 ‘반접근지역거부’ 전략 차원에서 사드와 남중국해 문제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며 “우리 정부는 미·중 대립과 상관없이 우리 안보 차원에서 사드 문제를 중국에 계속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에서도 3국은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미국과 대립하고 있는 중국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부분인 것이다. 시 주석이 오바마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직접 “중국은 주권과 권리를 단호하게 수호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이해된다. 북한은 1일 조선중앙통신에 올린 기고문을 통해 “최근 일부 대국들마저 미국의 비열한 강박과 요구에 굴종하고 서푼짜리 친미 창녀의 구린내 나는 치맛바람에 맞장단(맞장구)를 쳐주는 치사한 사태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대북 제재에 동참한 중국을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군인 멘토, 송중기는 아니네

    군인 멘토, 송중기는 아니네

    군 복무 중인 장병들이 가장 멘토로 삼고 싶은 방송인으로 ‘국민MC’ 유재석(44)을 뽑았다. 29일 국방부에 따르면 국방일보가 지난 1~20일 군 인트라넷을 통해 군 장병 26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장병 별별랭킹’에서 유재석에게 표를 던진 장병은 112명으로 조사 참가자의 42.3%로 나타났다. 이들은 유재석을 멘토로 삼고 싶은 이유로 ‘프로 정신’, ‘배려’, ‘경청’, ‘청렴’, ‘초심’, ‘겸손’, ‘희생’, ‘엄격한 자기 관리’ 등을 제시했다. 장병들이 멘토로 삼고 싶은 방송인 2위에는 김구라(46)가 선정됐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정의당, 해군기지 구상권 청구 맞서 방산비리 2000억 소송 추진

    정의당이 해군의 강정마을 주민 등에 대한 구상권 청구 소송에 맞서 해군의 방산비리 책임을 물어 2000억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의당 김종대 비례대표(2번) 후보는 30일 오전 10시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해군은 총장 이하 전·현직 장성들이 무더기 구속된 방산 비리의 온상”이라며 “해군의 강정마을 구상권 청구에 맞서 해군에 대한 방산비리 책임을 물어 손해배상 청구권을 행사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는 방산비리로 국가안보에 끼친 손실과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라며 “남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자신에게만 관대한 해군은 구상권 청구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해군의 강정마을 주민에 대한 구상권 청구와 같은 법적 논리를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당의 법률조직을 중심으로 앞으로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군사전문지 ‘디펜스21+’ 편집장을 지냈으며, 지난해 8월 정의당에 입당해 국방개혁기획단장을 맡고 있다. 강정마을회는 이날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태풍과 크루즈 선박 접안 여부 확인 등에 따른 제주도의 공사 중지명령 등이 공사지연의 주된 요인인데 힘없는 강정마을 주민들에게만 구상권을 청구했다”고 성토했다. 앞서 해군은 지난 2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해군기지 공사를 방해한 강정마을회 등 5개 단체 120여명을 대상으로 34억원의 공사 지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울산시, 악취방지 종합시책 추진

     울산시는 하절기를 전후해 발생하는 생활악취를 없애기 위해 ‘2016년 악취방지 종합시책’을 수립, 추진한다고 30일 밝혔다. 시책은 3대 추진전략 9개 역점 추진과제로 구성된다. 먼저, 악취 배출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선제적인 악취 배출업소 관리를 통한 악취 저감 추진 실시간 악취 모니터링 및 무인 감시시스템 활용 극대화 악취 배출사업장 맞춤형 기술지원 등의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또, 기업체의 자율적 악취저감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대기오염물질 저감을 위한 자발적 환경관리 협약 사업장 관리 휘발성 유기화합물 300t 저감 및 악취유발 사업장 정기보수 일정을 하절기에서 저온기로 분산 시행 자율적 악취저감 분위기 조성 사업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악취를 예방하기 위한 취약지역 관리도 강화된다. 이를 위해 악취종합상황실 설치운영 상습 감지 우려지역 기업체 자율 환경순찰반 운영 악취관리지역 정기실태 조사 및 대응 등이 함께 추진된다. 울산시는 지난해 악취배출업소 지도점검 247개사, 악취 시료채취 및 오염도 조사 179건을 실시하여 13개사의 위반사항을 적발, 개선명령 12건, 경고 1건 등의 행정조치를 취했다. 또,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악취 다량 배출업소 84개사에 대해 정밀기술진단을 실시하여 총 1015건, 3633억 원의 시설개선 투자를 이끌어 냈다.  울산시 환경보전과 관계자는 “울산지역은 대규모 정유·석유화학·비료·자동차·조선 등 다양한 악취 배출 사업장이 국가산업단지 내에 밀집되어 있어 계절적 영향에 따라 악취 피해를 줄 우려가 있다”면서 “국가산업단지 악취관리 대책을 내실 있게 추진하여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시는 2005년 3월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 온산국가산업단지 등에 대해 전국 최초로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 고시, 다른 지역보다 2배 이상 강화된 엄격한 배출 허용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인터넷뉴스부 iseoul@seoul.co.kr
  • 장병들이 멘토로 삼고싶은 방송인 1위는 ´국민MC´ 유재석

    장병들이 멘토로 삼고싶은 방송인 1위는 ´국민MC´ 유재석

     군 장병들이 가장 멘토로 삼고 싶은 방송인으로 ‘국민MC’ 유재석을 뽑았다.  29일 국방부에 따르면 국방일보가 지난 1~20일 군 인트라넷을 통해 군 장병 26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장병 별별랭킹’에서 유재석을 선정한 장병은 112명으로 조사 참가자의 42.3%로 나타났다.  이들은 유재석을 멘토로 삼고 싶은 이유로 ‘프로정신’, ‘배려’, ‘경청’, ‘청렴’, ‘초심’, ‘겸손’, ‘서번트 리더십’, ‘희생’, ‘엄격한 자기관리’ 등을 제시했다. 이는 무명 시절을 거치며 끊임없이 자신을 단련해 톱스타의 반열에 오른 유재석을 많은 장병이 롤모델로 보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 일부 장병들은 국방TV의 강연 프로그램인 ‘명강특강’ 출연자로 유재석을 섭외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장병들이 멘토로 삼고 싶은 방송인 2위에는 김구라가 선정됐다. 김구라를 선택한 장병은 설문조사 참가자의 16.2%인 43명이었다.  이들은 김구라로부터 삶의 조언을 듣고 싶은 이유로 ‘자수성가 스타일’, ‘우리 아버지 같은 느낌’, ‘탁월한 인맥관리’, ‘실수를 인정할 줄 아는 멋진 멘탈’ 등을 꼽았다.  이밖에 박명수와 신동엽은 각각 19명의 선택을 받아 공동 3위에 올랐다. 박명수는 ‘자신을 낮춰 다른 사람을 빛내주는 모습’이, 신동엽은 ‘인간적이고 솔직한 모습’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제동은 ‘배려와 위로의 아이콘’이라는 평가와 함께 10표를 받아 5위에 올랐고 손석희 앵커와 개그맨 김병만은 각각 8표를 받아 공동 6위였다. 이어 정형돈·노홍철(각각 6표)이 공동 8위, 이경규·백종원·황정민·김성주·유희열·장동민·전현무·유승호와 가수 ‘도끼’(본명 이준경) 등이 각각 3표로 공동 10위였다.  국방일보는 올해 들어 장병들의 소통을 활성화하고자 매월 ‘장병 별별랭킹’이라는 이름의 온라인 설문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지면에 싣고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40]텃밭에 핀 붉은 양귀비꽃, ‘약손’의 비밀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40]텃밭에 핀 붉은 양귀비꽃, ‘약손’의 비밀

    중국과 영국이 벌였던 아편전쟁은 ‘역사상 가장 부도덕한 전쟁’의 하나로 꼽힙니다.  세계 곳곳에 식민지를 확보해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을 일군 영국이 떼돈 좀 벌어보겠다고 중국 전역에 막대한 양의 아편을 풀어 폐해가 속출하자 청나라 황제였던 선종이 아편 교역금지령을 내리고, 특사를 파견해 영국의 아편상들을 척결하도록 했지요. 아편 때문에 나라가 무너질 상황이었으니까요.  그러자 아편을 식민지 교역의 ‘전략상품’으로 내세워 큰 재미를 보고 있던 영국이 엉뚱하게도 자국 무역을 보호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중국에 군대를 출병시켜 벌어진 전쟁, 바로 아편전쟁입니다. 그 아편 바람에 중국이 초토화했고, 중국과 교역을 하던 우리 나라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속절없이 아편의 덫에 걸려 신음해야 했었지요.  결국,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을 구축한 영국의 해군력에 청나라가 굴복해 홍콩을 영국에 할양하는 유명한 난징조약이 맺어졌습니다만, 역사를 바꾼 이 전쟁의 빌미가 된 것이 바로 아편(阿片)입니다.  ‘할양’이라는 용어는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습니다. 한일병탄을 앞두고 우리 나라도 일본에 많은 땅을 할양했고, 이곳을 무대로 일인들은 야금야금 조선을 먹어치웠으니까요. 그 때부터 일본은 우리 나라 곳곳에 ‘작은 일본’을 만들어 식민지 경영을 시작했습니다. 한일병탄 후에야 온 나라가 다 그들 땅이었으니 할양이라는 말을 쓸 이유도 없었지요. 그 때 일인들은 스스로를 ‘내지인’이라고 불러 ‘조센징’이나 ‘반도인’이라며 비하했던 우리들과 차별화했고, 거주지 등 생활권도 따로 꾸렸는데, 이 때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린 말이 바로 ‘혼마찌’나 ‘사꾸라마찌’ 같은 용어들이었습니다. 국권 침탈보다 먼저 이뤄진 할양의 흔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통 효과 뛰어난 아편  아편이라는 말은 아편의 영어 표기인 ‘Opium(오피엄)’에서 따온 차음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 모르핀의 원료이기도 한 아편은 중추신경을 마비시켜 강력한 진통작용은 물론 경련을 진정시키거나 설사를 멈추게 하는 등 활용 범위도 무척 넓었습니다.  그러나 중독성이 강해 한번 습관성에 빠지면 ‘목은 잘라도 아편은 못 끊는다’고 할 정도였답니다. 값도 비싸서 한번 의존성에 빠져들면 살림은 물론 삶 자체가 거덜나기 십상이었습니다. 그러니 중국이 영국을 상대로 아편전쟁을 벌인 게 이상할 것은 없습니다.  우리도 영국이 동인도회사를 통해 인도의 벵갈지방에서 대량으로 재배, 생산해 중국에 퍼뜨린 이 아편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임오군란을 계기로 조선에 출병한 청나라 병사들을 통해 우리나라에도 바로 그 영국산 아편이 퍼졌다니 말입니다.  이런 아편은 우리의 민간에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더러는 의아해 하기도 하겠지만, 약도 의사도 없던 시절에는 아편만큼 요긴한 상비약도 없었습니다.  ●아편 혹은 앵속(罌粟)  마당 한켠의 토담을 끼고 돌면 탱자나무에 둘러싸인 텃밭이 있었습니다. 넓이가 어지간한 집 마당보다 훨씬 넓었으니 아마 너댓 마지기는 됐을 것입니다. 평수로 따지면 1000평쯤 되었겠지요.  집 안쪽으로 이어진 토담을 따라 텃밭 안쪽으로 들어가면 어른 키를 훌쩍 넘을만큼 높다랗게 아주까리며 옥수수가 자라 있었고, 그 옆에는 당귀와 모시풀 등속이 심어져 있었는데, 그 안쪽에서 양귀비가 몰래 자라고 있었습니다. 높다란 흙담에 가려지고, 골목길 쪽으로는 무성한 탱자울에 당귀와 아주까리 등이 숲을 이뤄 밖에서는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는 ‘할머니의 영역’이었습니다.  텃밭에 심은 고추며 채마밭 고랑을 따라 아침, 저녁으로 이곳을 찾은 할머니는 양귀비 꽃이 피면 혼잣말로 “앵속, 참 곱다”면서도 누가 볼세라 꽃잎을 다 따내 버리곤 했습니다. 그 때만 해도 더러 앵속 단속이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등잔 밑이 어두웠던지 단속반이 떠도 주로 외진 산비탈의 뙈기밭이나 뒤지지 마을 가운데 있는 텃밭까지 뒤지지는 않았거든요.  어린 제가 봐도 그 꽃은 참 붉고 예뻤습니다. 텃밭에 살랑∼ 바람이라도 스치면 가는 꽃대궁 위에서 막 꽃망울을 터뜨리고 나온 꽃잎이 하늘거리는 모습이 너무 뇌세적이어서 보고 있노라면 불현듯 목줄기가 타드는 듯한 충동이 일곤 했습니다.  시골에서 살다보면 오래 기억에 남는 색조의 충동이 그것 뿐만은 아닙니다. 빨간 고추잠자리가 무리지어 나는 방죽 너머로 해가 막 넘어갈 때면 노을이 마치 잉걸불처럼 이글거리기도 했고, 이슬이 찬 9월이면 매운 맛이 들어 붉어지는 고추가 또 보기만 해도 화닥거릴 정도로 붉었습니다. 홍시로 익어가는 땡감이야 그렇다 해도 그 감나무 잎에 단풍이 들면 붉은 색조가 한 순간 마당 한켠을 뜨겁게 물들였습니다. 그 뿐이 아닙니다. 옻이 오를까봐 곁에 가지도 않았던 옻나무 잎도 가을이면 정말 다가가 만져보고 싶을만큼 붉어져 길 가다가 한참을 바라보고 서있기도 했습니다.  양귀비 꽃잎은 이런 붉음을 무색하게 할만큼 선연하게 붉었습니다. 붉다 못해 검어 보이거나, 붉은 꽃잎의 가장자리에 흰 테두리를 둘러 붉음이 더 선명하기도 했던 그 꽃잎을 똑똑 따서 버리는 할머니에게 “왜 꽃을 따버리느냐”고 물으면 “글씨, 앵속은 나라에서 못 키우게 하니 그렇지”라고 말하곤 했지요. 그런 말을 들으면서 어렴풋 그 꽃의 정체를 알아갔지만, 그 꽃에서 ‘기막힌 약’이 생산된다는 건 몰랐습니다.  꽃이 피었다 지면 할머니는 대나무를 삐져서 만든 손칼로 통통하게 살이 오른 씨방에 죽죽 칼집을 내곤 했습니다. 그러면 이내 하얀 수액이 칼집을 따라 배어나곤 했는데, 그 이후엔 어떻게 처리를 했는지 잘 모릅니다. 예닐곱 시절의 기억이지만, 딱지치기도 해야 했고, 자치기도 했야 했으니, 그 또래 아이들이 다 그렇듯 저도 나름 바쁜 축이어서 맨날 할머니 치맛자락만 붙잡고 있을 수는 없었거든요.  나중에 할머니가 보리알만 한 아편을 비닐에 싸서 앞닫이 속에 깊숙이 넣어둔 걸로 봐서는 씨방의 상처 자국에서 솟아 적당하게 굳어진 양귀비 수액을 따모아 잘 개어서 보관했던 것 같습니다. 손끝에 따모은 수액을 손으로 개면 이내 검은 고약처럼 변했지요. 마치 옻나무 수액처럼.  ●의사도 없고 약도 없으니  참 아픈 곳이 많았던 시절이었고, 세상이었습니다.  물론, 병원도 없고, 약도 없어 어지간한 고통은 다 참고 견뎠지만, 그러다가 고질이 된 통증이 적지 않았습니다. 나이 든 사람들은 마디마디 관절염과 치통, 결핵에 해소와 천식을 갖지 않은 사람이 드물었고, 아이들은 시나브로 횟배앓이를 하거나 동통이 지독한 몸살에 크고 작은 외상도 많앗습니다.  형제가 많았던 우리도 번갈아가며 배앓이를 하곤 했는데, 배가 한번씩 뒤틀리기 시작하면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나자빠져 뒹굴곤 했습니다. 그럴 때면 어머니는 “얼른 할매한테 가봐라”시며 등을 떠밀었고, 그러면 득달같이 할머니 방으로 달려가 그 ‘명약’을 청하곤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할머니는 윗목 앞닫이를 열고 잘 감춰둔 그 약을 꺼내 손칼 끝으로 깨알만큼 떼어낸 뒤 입안에 넣어주시고는 배를 살살 쓸어주셨습니다.  배앓이에 부대낀 탓인지, 그 약의 효험 때문인지 한동안 뒹굴다가 잠이 들었고, 자고 나면 씻은 듯 고통이 사라져 다시 마당으로 나가 언제 그랬냐는 듯 천방지축 뛰어놀았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절제없는 아편은 ‘마약(魔藥)’  새삼 말하지 않아도 아편은 매우 위험한 약물입니다. 가장 경계해야 할 위험성은 습관성에 빠지는 것이지요. 질병 때문에 몰핀을 자주 사용하는 환자들은 내성도 경계해야 합니다. 그래서 의료용으로 사용하는 몰핀은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으며, 처방이나 사용에도 엄격한 약전 기준을 적용합니다.  물론, 최근 통증의학 분야에서는 이런 진통제를 예전보다 적극적으로 처방하는 추세가 뚜렷합니다. 환자가 극심한 통증 때문에 고통을 겪는 것보다 마약성 진통제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득이 많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이렇게 사용하는 진통제는 비록 아편 성분이 든 마약성일지라도 중독 등 위험 부담이 적습니다. 전문의들이 정해진 기준과 준칙에 따라 적절하게 통제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의사도, 약도 귀했던 예전에는 통증이 반복될 때마다 아편을 쓰다가 중독에 빠져 종국에는 패가망신한 사람이 적지 않았습니다. 통증이라고 하면 단순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거의 모든 질병은 통증을 수반합니다. 특히, 처음에는 통증과 무관하다고 여기는 질환도 마지막은 통증으로 귀결하는데, 암도 그렇고, 고혈압이나 당뇨병도 예외가 아닙니다. 통증의 정도도 다양합니다. 현재 보편적으로 적용하는 통증 척도인 VAS 기준에 따르면, 총 10단계 중 1단계는 통증이 없는 상태, 10단계는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단계에 해당합니다. 통증이 8~9단계 정도에 이르면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여기게 되니까요.  그러니 따지고 보면 고통을 못 견뎌 아편을 쓸 수밖에 없었던 사람 탓이라기보다 그런 고통을 해결해주지 못한 몽매함과 미개함, 거기에서 비롯된 낙후한 의료시스템과 보건안전망의 부재 탓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세상이 다 그랬으니 그걸 탓하는 것도 부질없는 일입니다.  한 때는 우리나라가 ‘마약청정국’이었습니다만, 요즘 들어 갈수록 마약 밀수량이 많아지고, 유통량도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마약은 퇴폐적인 향락의 주술(呪術) 같은 것이어서 마약 밀수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 사회의 건전성이 훼손되는 징후라고도 봐도 틀리지 않습니다. 물론 의료용 마약의 소비는 전혀 다른 차원의 얘기이고, 마약이 인간의 자유의지를 충족시키는 많은 방법 중 하나라는 강변에 동의하지도 않습니다. 인간이 가진 본연의 성정을 왜곡하는 물질인 데다 습관성의 폐해가 치명적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이야 부담없이 되돌아보는 약손의 추억이지만, 거기에는 이런 위험도 있었던 것이지요.  그래서일까요. 할머니는 절대로 한 사람에게 이 약을 두 번, 세 번 잇따라 쓰지 않았습니다. 어제 아팠던 배가 오늘 다시 아파도 할머니는 “약 다 쓰고 없다”며 배만 쓸어 주셨는데, 아마 아편의 중독 위험성을 알고 계셨던 게 틀림없는 듯 합니다.  그런 세상에서 살아남은 수많은 아들과 딸들이 또한 이 세상을 만들어 냈으니, 알아도 모른 척 했던 약손의 효험을 새삼 의심하고 지워버릴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체온으로 전해진 그 약손의 사랑이야말로 지금은 더 이상 누릴 수 없는, 참으로 외경스러운 ‘내리사랑’의 기억이니까요.  jeshim@seoul.co.kr
  • [新국토기행] (65) 전남 해남군

    [新국토기행] (65) 전남 해남군

    대한민국 최남단에 있는 해남은 ‘한반도의 땅끝’이란 브랜드 이미지로 유명하다. 삼면이 바다에 둘러싸인 반도 형태로 동서 간 44.2㎞, 남북 간 54.8㎞, 1013.3㎢ 면적의 전남에서 가장 넓은 지역이다. 특히 면적의 34.5%인 349.5㎢의 광활한 농경지는 전국 최대 규모로 청정 땅끝 바다와 함께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명품 농수산물을 생산하는 것으로 명성이 높다. 전국 12대 고품질 브랜드쌀에 최다 선정된 대표 명품 쌀 ‘한눈에 반한 쌀’을 비롯해 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해남배추, 전국 최초 수산물 유기인증을 획득한 해남김, 지리적 표시제로 품질을 인정받는 전복 등 농수산물은 풍요로운 해남을 대표한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가보고 싶어 하는 땅끝마을, 신비스러운 자연환경과 어우러진 문화유산 등 발길 닿는 곳마다 보석 같은 관광지들이 산재해 있다. 2012년부터 3년 연속 합계 출산율 전국 최고를 기록하면서 최근에는 국내뿐 아니라 미국과 일본, 싱가포르 등 해외 언론까지 비결을 취재하러 오고 있다. 땅끝이란 심리적 거리감이 있지만 교통망이 발달하면서 호남고속철(KTX)을 이용하면 넉넉잡아 3시간 안에 서울에서 닿을 수 있다. 당일로도 오감만족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 볼거리 한반도의 남쪽 끄트머리이자 대륙의 시작인 땅끝마을은 한 해 80여만명의 관광객이 찾아 망망대해 바다에 맞서 또 다른 희망을 담아 간다. 땅끝 바다가 마주 보이는 사자봉 정상에 선 전망대를 통해 아련한 서해의 섬과 오가는 고깃배, 노을 물드는 바다 등 그림 같은 풍광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높이 400여m의 사자봉까지는 바다의 경치를 감상하며 천천히 올라갈 수 있는 모노레일이 운행되고 있어 땅끝의 또 다른 명물이 되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인 46만 2000㎡(약 14만평)에 이르는 매실농원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늘어선 1만 4000여 그루의 매실나무에서 일제히 희고 붉은 꽃을 피워 낸다. 홍매화, 백매화, 청매화 등 각양각색의 은은한 빛을 뿜어내는 아름다운 풍경은 영화 ‘너는 내 운명’, ‘연애소설’ 등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땅끝 주변에는 고운 모래로 이뤄진 유명 해수욕장이 곳곳에 있고 체험어장, 해양자연사박물관 등도 있어 가족단위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다. 송호리 해수욕장 인근에는 땅끝오토캠핑리조트가 조성돼 있다. 캐러밴 10대, 오토캠핑장, 야영장 등 부대시설을 갖췄다. 땅끝에서 북평, 북일면을 잇는 해변도로도 환상적인 드라이브 코스로 알려졌다. 한자리에서 일몰과 일출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다. 두륜산 대흥사 일원은 연간 70여만명이 찾는 해남의 대표 관광 명소로 전남도가 최근 발표한 ‘전남 으뜸경관 10선’에 선정됐다. 두륜산 중턱에 자리잡은 대흥사는 백제시대 창건돼 서산대사의 법맥을 이은 13대 종사와 13대 강사를 배출한 유서 깊은 사찰이다. 1000개의 옥불이 모셔진 천불전과 임진왜란 때 승병을 이끌었던 서산대사의 유품이 보관된 표충사, 조선 차의 중흥기를 만들어 낸 초의선사의 일지암 등 발길 닿는 곳마다 찬란한 문화유산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대흥사까지 오르는 십리 숲길 또한 각양각색의 난대림이 터널을 이루고 있고 계곡과 물이 어우러져 구곡구유의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또한 1.6㎞ 거리의 국내 최장 두륜산 케이블카를 타고 고계봉에 오르면 새순이 돋아나는 두륜산의 봄과 멀리 다도해의 아름다운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날씨가 맑은 날은 제주도 한라산까지 볼 수 있다. 해남읍 연동리에는 국문학의 비조라 일컬어지는 조선시대의 시인인 고산 윤선도의 종가가 있다. 고산 윤선도 고택은 우리나라에서도 대표적인 종택이자 전통 고가로 잘 알려져 있다. 500년 된 은행나무를 배경으로 ‘녹우당’으로 불리는 사랑채와 한때 아흔아홉 칸에 달했던 수백년 된 고택 곳곳은 그 자체로 오랜 역사와 전통의 고즈넉한 멋을 풍기고 있다. 고산 윤선도 전시관에서는 국보 240호인 공재 윤두서의 자화상과 고산의 어부사시사 등 뛰어난 예술적 재능을 지녔던 윤씨가 인물들의 가보들을 둘러볼 수 있다. 고산 문학의 배경이 된 금쇄동과 수정동이 있어 파란만장한 삶 속에서 자연 속에서 은둔하며 살아갔던 고산의 심경을 느낄 수 있는 장소들이 산재해 있다. 2007년 개관한 우항리 공룡박물관은 400여점의 공룡 관련 화석과 희귀전시물들을 갖춘 국내 최대 규모의 공룡박물관이다. 아시아 최초로 전시되는 알로사우루스 진품화석, 높이 21m에 이르는 조바리아, 공중에 재현된 우항리 익룡 등 45점의 공룡 전신화석 등이 갖춰져 있다. 각종 전시물의 거대한 위용은 타임머신을 타고 공룡의 세계에 도착한 듯한 착각을 들게 하기 충분하다. 박물관은 시대별 공룡실, 중생대 재현실, 해양파충류실, 익룡실, 새의 출현실, 거대 공룡실 등 전시실과 공룡 관련 영상을 상영하는 영상실, 어린이 공룡교실 등이 있다. 공룡박물관과 연결된 황산면 우항리는 천연기념물 394호로 세계 최대의 익룡 발자국 등 희귀한 공룡유적으로 가득한 곳이다. 이 일대의 해안가를 따라 5㎞에 이르는 공룡 화석지는 공룡 발자국 등을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는 살아 있는 생물 교과서다. 이곳은 세계 최대 익룡 발자국(25~30㎝)과 세계에서 유일하게 익룡·공룡·새 발자국 화석이 함께 발견된 곳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물갈퀴새 발자국 화석 등 화려한 수식어를 몰고 다니는 세계적인 화석지로 알려졌다. 야외공원에도 실물 크기 공룡들과 놀이시설이 넓게 조성돼 가족단위 관광객과 어린이 체험학습 장소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문내면의 우수영 앞바다는 거센 물살로 인해 조류의 흐름이 우는 소리처럼 들린다고 해 ‘울돌목’이라고 부른다. 울돌목에서 1597년 음력 9월 16일 이순신이 이끌던 조선 수군은 단 12척의 배로 133척의 왜선을 격파해 세계 해전사에 유례없는 대전승으로 기록되고 있는 명량대첩을 이끌었다. 이순신 장군이 강조했던 ‘필사즉생 필생즉사’(살고자 하는 자는 죽을 것이요 죽고자 하는 자는 살 것이다) 전투 장소다. 이를 기념해 조성된 우수영 기념공원에는 명량대첩비와 임진왜란 당시 사용했던 각종 전술 장비들을 보여 주는 전시관 등이 마련돼 있어 소중한 역사체험의 현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인근에는 이순신 장군을 기리는 충무사도 있다. 명량대첩 시기를 즈음해 매년 가을 명량대첩제가 개최된다. 해상전투 재현, 조선시대 문화 체험 등의 행사가 열려 관광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우수영은 임진왜란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중요무형문화재 제8호 우수영 강강술래가 전해 내려오는 고장이기도 하다. 해남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먹거리 한국 대표 하얀 명품쌀… 해풍이 키운 초록 배추… 국민 간식 노란 고구마 <명품쌀> 해남 옥천농협의 ‘한눈에 반한 쌀’은 2003년부터 지금까지 총 10차례에 걸쳐 소비자가 뽑은 전국 고품질 브랜드 쌀에 선정됐다. 13년 연속 전남 10대 고품질 브랜드쌀로 선정된 우리나라 대표 명품 쌀이다. 재배 초기부터 고품질 생산과 품종 혼입 방지를 통한 엄격한 유통관리로 2005년에는 전국 최초 러브미 인증을 받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 영국·독일 등 유럽에 수출을 개시했고 올해는 중국 쌀 수출 가공공장으로 선정되는 등 외국에서도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배추> 해남은 전국 최대 배추 주산지로 겨울배추 기준으로 전국 생산량의 80%를 차지할 정도다. 해남배추는 중부지역의 작기가 짧은 배추에 비해 70~90일을 충분히 키워 내 쉽게 무르지 않고 황토땅에서 해풍을 맞고 자라 미네랄이 풍부하다. 특유의 단맛도 가지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절임배추로 김장 문화가 확산되면서 해남산 절임배추의 인기도 상종가를 보이고 있다. <고구마> 노오란 속살에 달짝지근한 맛으로 늦은 저녁 시간 출출할 때 어른들은 물론 아이들 간식거리로 그만인 게 바로 고구마다. 고구마의 명성을 지켜 온 지역인 만큼 웰빙 자연식으로 영양도 듬뿍 담겨 있다. 해남고구마는 전국 생산량의 12%, 전남 생산량의 52%가량을 차지한다. 생육에 적합한 기후와 토양은 물론 전국 최초 조직배양 무병묘 육성 등 품질 향상을 위한 노력은 해남고구마를 전국 최고의 브랜드로 자리잡게 했다. 해남고구마는 2008년 지리적 표시 42호로 등록됐다. <김> 청정한 땅끝바다에서 나는 김은 오염되지 않은 자연을 담은 바다의 선물이다. 전국 최대 물김 생산지인 해남군은 지난해 8만 9000t의 물김을 생산해 사상 최고액인 660억원의 전체 위판액을 기록했다. 특히 전통 지주식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는 황산면 지주식 김은 2014년산 김이 전국 최초로 친환경 유기수산물 인증을 받은 데 이어 2015년산 김도 인증을 획득하면서 고품질 해남 수산물의 위치를 확인시켜 주고 있다. <토종닭> 해남읍에서 삼산면으로 넘어가는 돌고개를 중심으로 토종닭과 오리 요리 전문점이 단지를 이루고 있다. 이곳은 육회에서부터 불고기, 백숙, 닭죽까지 토종닭을 이용한 코스 요리로 발길을 끌어모으고 있다. 또한 음식점마다 한방전복탕, 닭날개구이, 묵은지 삼계탕, 소금구이 등 다양한 요리법을 개발해 선보이는 해남의 대표 먹거리촌이다. 해남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진땀 뺀 형법·경찰학… “기출로 2차 시험 대비를”

    진땀 뺀 형법·경찰학… “기출로 2차 시험 대비를”

    형법 非판례 지문 늘어 난도 크게 올라 “판례 결론만 암기한 수험생 어려웠을 것” 경찰학개론 최근 2~3년새 가장 어려워 외국인 체류자격 등 새 내용 다수 ‘당황’ “고득점 지름길은 기본서·기출문제 공부” 2016년 1차 경찰공무원(순경) 채용 필기시험이 지난 19일 치러졌다. 수험생들은 이구동성으로 “한국사, 영어 등 필수과목보다 형법, 경찰학개론 등 선택과목이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올해 총 선발인원은 3566명으로 지난해(7626명)에 비해 대폭 줄었다. 1차에서 1449명, 2차에서 2117명을 선발한다. 6만 696명이 몰려 41.8대1의 경쟁률을 나타낸 올해 1차 채용 필기시험에 대한 분석을 박문각 남부경찰학원 강사들에게 들어봤다. 한국사 시험은 대체로 평이했다는 게 중론이다. 이운우 강사는 “‘모두 고르면 몇 개인가’라는 유형의 문제가 늘었고, 지문이 다소 모호하거나 실수를 유도할 만한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험생들이 지난해 시험보다는 약간 어렵게 느꼈을 수 있지만, 난이도는 중간 정도 수준이었다”고 분석했다. 시험 출제 동향을 분야별로 살펴보면 정치사가 55%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문화사 30%, 경제·사회사 15% 정도의 비율로 출제됐다. 출제 범위는 특정 시대에 치우치지 않고 전 시대가 골고루 출제됐다. ●필수과목 한국사 ‘무난’… 영어, 독해가 관건 영어 과목은 지난해 1, 2, 3차 시험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의 난이도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문항별 출제 비중도 문법 3문항, 어휘 5문항, 생활영어 2문항, 독해 10문항으로 기존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 영역별로 보면 고난도 어휘문제는 기출문제 안에서 반복 출제되는 경향이 강했다. 문법은 아주 지엽적이거나, 변별력을 위한 까다로운 문제보다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개념과 그 쓰임새를 묻는 문제가 출제됐으며, 생활영어 역시 대표적인 관용 표현들이 나왔다. 남지해 강사는 “어휘·문법·생활영어 영역 문제들이 평이한 수준이었기 때문에 독해력 차이에 따른 점수 편차가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독해 연습이 부족한 수험생들의 체감 난이도가 더 높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에 비해 난도가 눈에 띄게 올라간 과목은 형법이다. 기존 시험에서는 출제된 80개 지문 가운데 95%가 판례 지문이었으나 올해 시험에서는 판례 지문이 68개, 법조문 관련 지문 9개 등 비판례 지문이 12개 출제되는 등 비율이 달라졌다. 사실의 착오에 관한 학설문제도 출제됐다. 김현 강사는 “판례 위주로 결론만 암기했던 수험생들이 당황했을 것”이라며 “수험생들이 공부를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었던 법조문 관련 지문과 학설문제 등이 출제돼 기초가 약한 학생들에게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 강사는 “85점 이상 얻었다면 고득점”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판례나 법조문과 관련해서는 모두 기출 지문이 나왔다는 점에서 오는 9월 3일 치르는 2차 경찰공무원(순경) 채용 필기시험을 준비할 때 기출 문제를 중요하게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제 비중은 총론에서 9문제, 각론에서 11문제가 나와 기존 시험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형사소송법, 기본 문제·최신 판례 적절히 안배 올해 형사소송법 시험 문제는 전 범위에서 골고루 출제됐다. 김승봉 강사는 “수사·증거 부분의 중요성은 유지하되 과목 전체 내용에서 문제들이 출제됐고, 기본적인 문제와 최신 판례가 적절히 안배됐다”고 평했다. 영역별로 살펴보면 수사(고소, 피의자신문, 현행범체포, 구속, 접견교통권, 체포구속적부심사, 압수수색), 공소(공소시효, 공판 부분에서는 공판준비절차, 증거개시, 공소장변경, 증거조사 부분), 증거(엄격한 증명,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 전문법칙(피의자신문조서, 탄핵증거, 보강법칙 등), 재판 이후(기판력, 재심) 등에서 출제됐다. 수험생들이 한결같이 어렵다고 토로한 경찰학개론에 대해 공병인 강사는 “범죄첩보의 특징, 주차금지 장소, 출입국관리법 시행령상 외국인의 체류자격, 언론중재위원회 등 기존에 출제되지 않던 내용들이 꽤 있었다”며 “최근 2~3년 사이 시험들 중 가장 난도가 높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각 문제 난이도별로 보면 기출문제에서 많이 나오던 평이한 문제가 13문제(경찰분류, 썩은 사과 가설, 치안행정협의회, 임용결격사유, 징계, 경찰장비, 위해성 경찰장비,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가정폭력 범죄, 국가중요시설, 운전면허, 집시법, 간첩망)였고, 문장을 바꿔 출제해 수험생들이 혼동할 만한 문제는 3문제(공무원의 복무, 비밀, 경비업무의 종류), 근래에는 나오지 않던 문제가 4문제(범죄첩보의 특징, 주차금지 장소, 외국인의 체류자격, 언론중재위원회)였다. 출제 비중은 총론 10문제, 각론 10문제로, 총론에서는 경찰학의 기초 2문제, 경찰과 법적 토대 6문제, 경찰관리 1문제, 경찰통제 1문제가 출제됐으며, 한국경찰의 역사와 제도 부분에서는 아예 출제되지 않았다. 각론에서는 수사 2문제, 교통 2문제, 나머지 영역에서 1문제씩이 출제됐다. 또 경찰법, 경찰관직무집행법, 국가공무원법, 경비업법, 통합방위법 등 법률과 관련해 16문제가 나왔고, 수사첩보의 특징과 간첩망, 경찰의 분류, 경찰부패관련이론 등 이론 문제도 4문제가 출제됐다. 공 강사는 “내용이 방대하지만 기출문제가 많이 차용돼 나오므로 기본서나 기출문제에 기반해 공부하면 고득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경제 블로그]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돌직구

    [경제 블로그]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돌직구

    업계 위기에 여신협 압박 선봉…당국 “신용 대란 잊었나” 냉담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최근 “고객에게 카드 한도 증액을 권유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돌직구’를 날렸습니다. 매달 둘째주 화요일 열리는 카드사 사장단 ‘이화회’ 모임에서입니다. 금융 당국에 이런 건의를 해 달라고 여신금융협회에 대놓고 압박을 가한 것이지요. 카드업계에서 이런 ‘소신 발언’을 할 수 있는 최고경영자(CEO)는 거의 드뭅니다. 정 부회장은 카드사 CEO 중 최고참입니다. 2003년 10월부터 10년 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거기다 오너 경영인입니다. 2~3년에 한 번씩 바뀌는 전문 경영인들과는 시쳇말로 ‘급’이 다른 셈입니다. 때로는 이런 차이가 구설을 낳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카드업계가 정 부회장의 발언에 깊이 동조하는 분위기입니다. “5년쯤 뒤에 카드업 자체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과장 섞인 하소연이 나올 정도로 업계가 느끼는 위기의식은 심각합니다. 올해부터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가 큰 폭으로 내려갔습니다. 이로 인해 연간 수수료 수입 6700억원이 사라지게 될 전망입니다. 앞서 2012년 말에도 신(新)가맹점 수수료 체계가 도입돼 수수료가 한 차례 내려갔습니다. 먹거리가 절실한 카드업계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카드 한도 증액입니다. 고객이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로 빌려 가는 한도를 늘려 놓으면 수수료 손실을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란 계산입니다. 그런데 카드사는 2012년 10월 여신전문금융업법이 개정되면서부터 고객에게 한도 증액을 권유할 수 없습니다. 카드사 간 과당경쟁과 가계부채 증가를 우려해서죠. 카드사들은 ‘역차별’이라고 항변합니다. “은행이나 인터넷 전문은행도 중금리 대출에 속속 뛰어들며 고객을 빼앗아 가고 있는데 왜 카드사에만 엄격한 규제를 적용하느냐”는 것이지요. 금융 당국은 2000년대 신용대란을 초래했던 ‘카드사태’가 아직도 생생하다며 냉담한 반응입니다. 대출 자산을 늘려 ‘곳간’을 지키는 것은 당장 입에 달지는 몰라도 그 대가가 혹독할 수 있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새로운 사업 모델을 개척하려는 노력이 더 절실해 보입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열린세상] 무죄와 결백 사이/민만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무죄와 결백 사이/민만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저축은행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어느 유력 정치인에 대한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사건 상고심에서 최근 대법원은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한 바 있다. 해당 정치인은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무리한 수사 때문에 3년 반 동안 탄압을 받아 왔으며, 이와 같은 불행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무죄는 전문 법률용어다.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하는 경우는 피고 사건이 범죄로 되지 아니하거나 범죄 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다. 먼저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경우란 범죄 사실이 모두 증명되더라도 법리적으로 죄가 되지 않는 경우다. 예컨대 만 14세 미만의 어린이가 살인죄로 기소됐다면 설사 살인의 범죄 사실이 인정되더라도 형사미성년자로서 이른바 책임조각 사유에 해당하므로 법원은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 또한 피고인이 남의 집 유리창을 깬 혐의로 기소된 경우 재판 결과 실수 탓인 것으로 밝혀졌다면, 재물손괴죄는 과실범 처벌 규정이 없기 때문에 법원은 역시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 물론 두 경우 모두 민사상 손해배상의 책임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다음으로 법원은 범죄 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 무죄를 선고한다. 범죄 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란 피고인이 당해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음이 적극적으로 증명된 경우뿐만 아니라 그 사실의 존부에 관해 증거가 불충분해 법관이 충분한 심증을 얻지 못한 경우를 포함한다. 피고인은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무죄 추정을 받는다. 또한 ‘의심스러운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형사소송법상의 원칙에 따라 법관이 유죄의 확신을 갖지 못하는 한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 한편 법관이 범죄 사실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리려면 ‘합리적인 의심을 넘어서는’ 정도의 증명이 있어야 하며, 그 입증 책임은 전적으로 검사에게 있다. 따라서 법관은 피고인이 범죄를 범했으리라는 단순한 심증만으로는 유죄 판결을 할 수 없다. 현실적으로 법관이 법정에서 무죄 판결을 내릴 때는 대부분 피고인이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음을 확인해 주는 것이 아니라 범죄를 저질렀다고 볼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선언할 뿐이다. 반면에 결백은 글자 그대로 아무런 허물이나 잘못이 없다는 뜻이 아닌가? 따라서 법률용어인 무죄와는 사뭇 다른 의미다. 무죄는 결백을 포함하지만 단순한 결백 이외의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구성되는 개념이다. 말하자면 결백은 무죄의 부분집합이라고 할 수 있다. 형사 법정에서 많은 피고인이 결백을 주장한다. 하지만 법원은 경우에 따라 무죄를 선고할 뿐이다. 어떤 피고인은 분명히 결백함에도 법원에서 결백을 선언해 주지 않아 억울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살인죄로 기소됐는데 진범이 잡혔다거나, 강간죄로 기소됐으나 DNA 감정 결과 실제 범인과 동일인이 아님이 밝혀진 경우에서처럼 범죄 사실의 부존재가 적극적으로 증명된 경우에는 ‘피고인은 무죄’라는 주문보다 ‘피고인은 결백’이라는 주문으로 판결을 선고할 수 있다면 피고인은 더욱 만족할 것이다. 그간 사회적 이목을 끈 여러 살인 사건 또는 고위 공무원의 뇌물 사건 등에서 최종적으로 대법원의 무죄 선고가 내려져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비교적 최근에만 해도 치과의사 모녀 살인 사건이나 낙지 살인 사건에서 피고인들은 1심에서 모두 유죄를 선고받았지만 항소심과 대법원을 거쳐 무죄 확정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살인과 같은 중범죄에서 법원은 사실 인정에 더욱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 설사 진범을 방면하는 일이 있더라도 행여 만에 하나 억울한 피고인이 나와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다. 미국에서도 20여년 전 프로 미식축구계의 슈퍼스타였던 오제이 심슨이 아내와 아내의 남자 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무죄 판결을 선고받았지만 민사적으로는 살인이 인정돼 거액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아 세간의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한 해 동안 전국적으로 공소 제기된 사건 가운데 무죄율은 1% 이내다. 그렇지만 정작 결백률은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 ‘저주받은 몸뚱이’는 없다, 신진대사가 조금 느릴 뿐

    ‘저주받은 몸뚱이’는 없다, 신진대사가 조금 느릴 뿐

    억울하기 짝이 없다. '저주받은 몸뚱이'라고 스스로 욕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물만 먹어도 살이 찌고, 아무리 운동해도 살이 빠지지 않는다는 사람이 있다. 실제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믿음을 가져야 한다. 꾸준한 사람 앞에 장사는 없다. 적게 먹고 꾸준히 운동하는 사람 앞에 비만 따위는 있을 수 없다. 그에 앞서 우선 자신의 신진대사가 느린 것은 아닌지 따져볼 필요는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체질적으로 살 빼기 어려운 사람이 있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당뇨병·소화기계·신장질환연구소(NIDDK)의 역학·임상연구지사(PECRB) 연구팀은 비만 남녀 12명이 하루 동안 단식하기 전과 후의 신진대사를 비교·측정하는 실험을 시행했다. 그 결과, 참가자 중 일부는 다른 이들보다 신진대사가 체질적으로 더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진대사는 우리 몸이 소비하는 에너지 즉 열량(칼로리)을 의미하는데 이런 대사가 활발할수록 지방연소가 잘 된다. 이후 두 번째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총 6주 동안 식사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엄격한 다이어트를 해야 했다. 그 결과, 일부 참가자는 심지어 나이와 성별, 초기 몸무게, 운동량을 고려한다고 해도 예상보다 체중이 적게 줄었다. 이를 분석해보니 단식할 때 신진대사가 느렸던 이들은 다이어트할 때도 체중 감량이 가장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이들이 ‘절약하는’ 신진대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특정 체질에 따라 체중을 줄이기가 쉽거나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에 참여한 수잔 보트루바 박사는 “뚱뚱한 사람들이 먹는 음식을 줄이면 신진대사는 ‘절약하는’ 신진대사로 대폭 바뀐다”며 “다이어트를 꾸준히 하는 것 등의 요인이 어느 정도 체중에 영향을 주지만 이번 연구는 개개인의 체질을 포함하는 더 큰 그림을 고려해야 함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만일 자신의 신진대사가 떨어진다고 해도 포기하지만 않으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한다. 연구를 이끈 마틴 라인하르트 박사는 “체질이 운명은 아니다. 오랜 기간 균형잡힌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은 체중 감량에 매우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당뇨병저널(journal Diabetes)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알파고, 이세돌 압박에 실수… ‘약점’ 알게 해 줘 고맙다”

    “79수 때 승률 70%였지만 87수 때는 50%로 떨어져 단점 찾는 단계… ‘진화’에 반영” IT업계 ‘과적합’ 가능성 제기 알파고가 처음으로 이세돌 9단에게 승리를 내주면서 패배 원인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구글 딥마인드는 “이 9단의 압박에 알파고가 실수했다”며 향후 패배 원인을 분석하겠다고 밝혔다. 정보기술(IT)업계에서는 기계학습의 한계로 지적되는 ‘과적합’(Overfitting)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네 번째 대국에서 알파고는 85, 87, 89, 97수 등에서 ‘버그’(오류)에 가까운 ‘악수’를 뒀다.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실수’에 무게를 뒀다. 허사비스는 알파고가 87수 때 실수를 하자 자신의 트위터로 “알파고가 혼란스러워했다. 우리는 지금 곤란에 처했다”면서 “79수 때는 승률이 70%였지만 87수 때는 50%로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대국이 끝난 뒤 열린 미디어 브리핑에서 알파고가 실수를 한 것이냐는 질문에 “알파고의 실수가 나중에 묘수로 밝혀질 수도 있다”며 “알파고가 졌으니 그 수들은 실수”라고 설명했다. 지난 3국 동안 무결점 대국을 펼쳤던 알파고가 패배하면서 알파고의 알고리즘도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IT업계에서는 주어진 데이터만을 지나치게 학습하면서 발생하는 ‘과적합’을 원인으로 제시한다. 데이터의 특징을 과도하게 해석하고 일반화해 실제에서는 잘 맞지 않는 현상을 뜻한다. 허사비스는 “한국에서 대국을 펼친 이유는 이 9단 같은 창의적인 수를 두는 사람을 통해 알파고의 한계를 실험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영국으로 돌아가서 시스템 개발에 더 반영할 것”이라며 “다시 한번 고맙다”고 덧붙였다. 인공지능이 시스템 오류와 같은 위험을 내포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알파고 개발을 총괄한 데이비드 실버 박사는 “알파고는 아직 프로토타입으로 단점을 계속해서 발견하는 단계”라며 “의료·보건 영역에 적용한다면 더 엄격한 소프트웨어 시험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창업자가 처음으로 한국을 찾아 대국을 관전했다. 대국이 끝나자 브린은 미디어 브리핑장에 나타나 “이 9단에게는 직접 만나 축하 인사를 건넸다”고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강길부·박대동·김정록…與 현역 3명 공천 탈락

    4·13총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를 비롯한 텃밭 지역, 더불어민주당은 이해찬 의원 등 친노(친노무현) 인사에 대한 공천 문제를 놓고 각각 내부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13일 그동안 공천 결정이 유보돼 왔던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에 대해 경선을 실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서청원·이인제·김을동·안대희 최고위원 등도 단수 추천보다는 경선이 유력시된다. 이에 앞서 공관위는 전날 경선 지역 9곳, 단수 추천 26곳 등 35개 선거구를 대상으로 한 4차 공천안을 발표했다. 공천안에 따라 강길부(울산 울주), 박대동(울산 남을), 김정록(서울 강서갑)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했다. 서울 동대문갑과 경기 성남 수정에서는 허용범 전 국회 대변인과 변환봉 변호사가 각각 단수 추천돼 경쟁 후보였던 장광근·신영수 전 의원이 ‘컷오프’(공천 배제)됐다.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국민의 눈높이에 부응하기 위해 전·현직 의원의 경우 다른 예비후보보다 더 엄격한 잣대를 적용했다”고 강조했다. 아직 공천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은 서울 강남권과 대구 등 여당 강세 지역에서 ‘현역 의원 물갈이’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더민주도 이날 이해찬(세종), 전해철(경기 안산 상록갑) 의원 등 아직 공천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이른바 ‘최후의 7인 현역 의원’에 대한 컷오프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당내 최다선(6선)이자 친노 진영의 상징적 존재인 이 의원은 물론 문재인 전 대표와 각별한 전 의원의 공천 여부를 놓고 친노 성향 유권자들의 반발을 우려하는 측과 인적 쇄신을 요구하는 측이 팽팽히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 측 관계자는 “총선 승리를 위해 이 의원 스스로 용퇴하는 모양새가 최선”이라고 압박했다. 이·전 의원을 포함한 4차 컷오프 결과는 14일쯤 발표될 예정이다. 이미경(서울 은평갑), 서영교(서울 중랑갑), 정호준(서울 중·성동을), 설훈(경기 부천 원미을), 박혜자(광주 서갑) 의원 등도 공천과 컷오프의 갈림길에 놓여 있다. 김성수 대변인은 “7명의 현역 의원들은 공관위에서는 더이상 논의할 게 없다”면서 “비대위에서 (정무적 판단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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