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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 60돌-미래로 세계로] 88올림픽 4위·월드컵 4강의 힘 베이징으로

    [대한민국 60돌-미래로 세계로] 88올림픽 4위·월드컵 4강의 힘 베이징으로

    이 땅에 근대 스포츠가 처음 도입된 건 1900년 이전이었다.19세기 말 개화의 바람이 불어닥칠 무렵 외국인 선교사들은 한 손에는 성경을, 또 한 손에는 축구공과 야구공을 들고 격동기의 조선 땅을 찾았다. 최초의 스포츠 이벤트는 피겨였던 것으로 전해진다.1894년 겨울. 당시 조선 주재 외국인들이 얼어붙은 경복궁 향원정 연못 위에서 고종황제와 명성황후가 지켜보는 가운데 ‘얼음 위를 나는 기술’을 선보였다. ●올림픽과 함께한 60년 최초의 경기장은 향원정, 선수는 스케이트를 신은 외국인, 관중은 고종과 명성황후였던 셈이다. 당시 황후는 남녀가 사당패처럼 발재주를 부리며 손까지 잡았다 놓았다 하는 모양을 보며 매우 불쾌하게 여겼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이후 100년을 훌쩍 넘기고 대한민국의 국호가 60년을 누리는 동안 스포츠는 정치와 사회, 문화는 물론 국민의 정서까지 가늠케 하는 ‘대한민국의 대표 브랜드’로 성장했다. 손에 쥔 것 하나없이 남의 손에 의해 움을 틔운 대한민국의 스포츠는 이제 어엿하게 세계 10위라는 명찰을 단, 아름드리 굵직한 나무로 컸다. 대한민국 스포츠는 국제종합대회인 올림픽과 더불어 성장했다. 한국 체육사는 올림픽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공식 선포한 48년 8월15일 직전(7월29∼8월14일) 열린 런던올림픽에 감격의 태극기를 들고 참가, 복싱과 역도에서 동메달 1개씩을 따는 등의 성적으로 58개국 가운데 24위를 하며 신생독립국가로서 대한민국을 만천하에 알렸다. 먹고사는 것만 걱정해야 했던 60년 전의 것도 더 이상 아니다.88서울올림픽과 한·일월드컵축구대회라는 ‘빅 이벤트’가 한반도를 하나로 묶은 ‘자본주의적 전체주의’의 결과물이었다면 지금은 피겨의 김연아와 수영의 박태환처럼 개인의 강력한 힘이 대한민국의 브랜드력을 강화하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다. 사실 과거 경제개발을 위해 해외 진출에 명운을 걸다시피 했던 그 시대에 세계화를 선도한 것도 스포츠였다. 개발독재가 정당화되던 권위주의 시대에는 스포츠의 국제적 성과가 곧 국위선양이었고, 이는 국민통합과 국가발전의 원동력으로 포장되기도 했다. 서울올림픽을 정점으로 전폭적인 국가적 지원이 스포츠의 ‘내셔널리즘’과 ‘엘리트 지상주의’를 부채질한 건 사실이지만 이것이 민족의 우수성과 대한민국의 ‘브랜드 파워’를 확장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한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 건국 60년 대한민국 스포츠의 ‘화두’는 민족의 자존심과 응집력이었다. 고난과 질곡 속에서 올림픽 현장에서 태극기가 게양되는 순간만큼은 온 국민이 하나가 됐다. 그리고 그 응집력은 정치나 경제, 국제사회 등 다른 현장에서도 민족성을 발휘하게 만든 원동력으로 평가받아 왔다. 손기정이 베를린올림픽에서 나라 잃은 설움을 마라톤 제패로 털어버린 게 72년 전. 태극기 아래에서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몬트리올올림픽의 영웅 양정모의 쾌거도 벌써 32년이 지났다. 이후에도 온갖 시련과 질곡 속에서도 희망을 발견한 건 스포츠 현장에서였다.10년 전 외환위기 속에서 사람들은 박세리의 ‘맨발투혼’에 가느다란 희망을 엿봤고, 한·일월드컵에서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했던 ‘세계4강의 신화’에 몸서리를 치기도 했다.2004아테네올림픽 9위 등 20년 동안 세계 10위권 스포츠 강국이다. ●한국 체육, 새로운 코드는 프랑스의 칼럼니스트 기 소르망은 “스포츠를 통한 세계 진화는 매우 빠르다.”고 했다. 그는 또 “이제 현대의 스포츠는 경제상황이 나쁘다고 흔들리지 않을뿐더러 이념적인 분열이나 대립에 관계없이 전진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그가 강조하는 건 현대의 스포츠는 더 이상 다른 상황이나 권력에 의존하지 않고 충분하게 자주적이고 자생적으로 움직이는 독립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건국을 좇아 60세가 된 지금 대한민국의 체육은 소르망의 말대로 자주적이고 독립적일까. 경제적인 자립은 아직 이르다고 해도 외부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운 독립성을 어느 정도 확보했다는 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러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불균형은 제대로 풀어나가야 할 문제다. 더욱이 서울올림픽을 절정으로 한 스포츠에 대한 국가적 지원은 문민정부와 참여정부를 거치면서 역차별의 홀대를 받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위기는 또다른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베이징올림픽이 한 달 남짓 앞으로 다가왔다.60년을 성장해온 대한민국 체육이 건국 60주년에 열리는 베이징올림픽이라는 또 하나의 이벤트를 통해 더 높은 곳으로 비상하기를 모두는 바라고 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Metro] 평택에 황토 진흙풀장 조성

    도심에서 황토진흙 체험을 할 수 있는 풀장이 선보인다. 경기도는 평택시 고덕면 궁리에 있는 바람새 마을에 9920㎡ 규모의 도심속 황토 진흙 체험풀장을 조성했다고 25일 밝혔다. 내달 13일 개장하는 이 황토 진흙 풀장은 논 3필지를 메워 만든 것으로 한 곳에는 물을 채워 넣어 수영장을 만들었으며 다른 두 곳에는 각각 황토 진흙 등을 넣어 마사지와 갯벌 놀이 등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진흙 풀장 한쪽 편에는 비닐하우스 철재에 애호박과 수세미를 심어 올려 휴식공간을 조성했다. 간이 샤워실과 화장실, 탈의장 등의 부대 시설도 함께 설치했다. 바람새 마을에는 이밖에 가을에 배추심고 김장하기, 겨울에는 얼음조각공원 및 얼음썰매타기, 봄에는 짚깔이 야영 등 계절별 체험행사가 마련된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평택에 황토 진흙풀장 조성

    도심에서 황토진흙 체험을 할 수 있는 풀장이 선보인다. 경기도는 평택시 고덕면 궁리에 있는 바람새 마을에 9920㎡ 규모의 도심속 황토 진흙 체험풀장을 조성했다고 25일 밝혔다. 내달 13일 개장하는 이 황토 진흙 풀장은 논 3필지를 메워 만든 것으로 한곳에는 물을 채워넣어 수영장을 만들었으며 다른 두곳에는 각각 황토 진흙 등을 넣어 마사지와 갯벌 놀이 등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진흙 풀장 한쪽 편에는 비닐하우스 철제에 애호박과 수세미를 심어 올려 휴식공간을 조성했다. 간이 샤워실과 화장실, 탈의장 등의 부대 시설도 함께 설치했다. 바람새 마을에는 이밖에 가을에 배추심고 김장하기, 겨울에는 얼음조각공원 및 얼음썰매타기, 봄에는 짚깔이 야영 등 계절별 체험행사가 마련된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유로2008] 이번엔 ‘5+α골’ 득점왕 나오려나

    경쟁은 이제부터다. 남은 준결승과 결승전에서 유로2008 챔피언이 탄생함은 물론, 득점왕의 향배도 갈린다. 23일 현재 득점왕 경쟁은 스페인 다비드 비야(사진 왼쪽·27·4골), 독일 루카스 포돌스키(가운데·23), 러시아 로만 파블류첸코(오른쪽·27·이상 3골) 등 4강에 오른 각국 대표 킬러들의 ‘삼파전’으로 정리됐다. 또한 눈에 보이지 않는 해묵은 징크스와의 싸움이기도 하다. 비야가 첫 경기 러시아전부터 해트트릭의 골폭풍을 몰아치자 유럽은 들뜨기 시작했다. 이번에야말로 지난 1984년 미셸 플라티니(현 유럽축구연맹 회장)가 세운 역대 유로대회 최다골(9골)이 깨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하지만 비야는 2차전 스웨덴전까지 연속 득점포를 가동했다가 이후 침묵이다. 비야의 뒤를 바짝 뒤쫓는 포돌스키 역시 마찬가지. 폴란드와 첫 경기에서 2골을 몰아 넣어 따끈따끈한 득점왕 경쟁을 원했던 전세계 축구팬들을 흥분시켰다. 하지만 그 또한 2차전 크로아티아전에서 연속경기 득점을 만들더니 세 골에서 멈춰 섰다. 다시 한 번 ‘5골의 벽’ 앞에서 주저앉을 우울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역대 12번의 유로대회에서 득점왕이 5골을 뛰어 넘은 것은 단 두 번이었다. 플라티니에 앞서 1964년 덴마크의 ‘원조 득점기계’ 올레 마드센이 7골을 기록한 바 있다. 나머지 10번의 대회에서는 모두 5골 이하였다. 하지만 비야와 포돌스키가 주춤하며 심기일전을 다지는 사이 ‘러시아의 로망’ 파블류첸코는 야금야금, 그러나 쉼없이 따라왔다. 벌써 3골이다. 스페인과 그리스에 한 골씩 집어 넣은 파블류첸코는 네덜란드와 8강전에서도 어김없이 골망을 흔들었다. 더욱이 파블류첸코의 러시아가 4강전에서 만날 상대는 조별리그 대패의 수모를 안겨준 스페인. 스페인의 비야가 해트트릭 영광 재현을 꿈꾼다면 그는 명예 회복을 꿈꾸고 있다. 지금까지 우승팀에서 득점왕을 배출한 것은 모두 6번이다. 하지만 조별리그와는 또다르게 살얼음판 승부인 토너먼트에서는 승기를 잡았다하면 수비를 꽁꽁 잠그는 전술을 택할 수밖에 없기에 다득점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새로운 스타 탄생을 열망하는 축구팬들이 입맛을 쩝쩝 다신다.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8강전 2국] 철녀 루이,서능욱에 역전승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8강전 2국] 철녀 루이,서능욱에 역전승

    제10보(183∼195) 벼랑 끝에 몰린 여류팀이 루이 9단의 선전으로 일단 한숨을 돌렸다.19일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지지옥션배 연승대항전에서 루이 9단은 서능욱 9단에게 백6집반승을 거두고 여류팀에 한 가닥 희망을 안겼다. 이날 대국에서 루이 9단은 서능욱 9단의 예봉에 밀려 중반까지 패색이 짙었지만, 마무리과정에서 서능욱 9단의 과수를 틈타,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이벤트 기전 참가로 중국에 머물고 있었던 루이 9단은 대국전날 조혜연 7단의 패전소식을 듣고 황급히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시니어팀은 최규병 9단이 다음 선수로 출전한다. 흑185로 단수치고 187로 끊은 것이 흑으로서는 기분 좋은 선수교환. 자체 끝내기로도 제법 이득일 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흑189로 끊어 백을 괴롭히는 수단도 남아있다. 본보에 들어 김기용 4단의 표정에 상당한 여유가 생겼다. 설사 중앙에서 수가 나지 않더라도 흑으로서는 전혀 손해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대로 당하는 입장에서는 한수한수 놓는 것이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가슴 떨린다. 흑191로 뻗었을 때 백192로 공배를 꽉 채운 것이 호착. 만일 백이 <참고도1>백1과 같이 받는다면 흑2,4를 선수한 뒤 6으로 먹여치는 수단이 있다. 여기까지 진행되면 백은 완전히 걸려든 모습.<참고도2>흑3으로 단수칠 때 백은 자충으로 A에 이을 수가 없다. 실전은 백의 선방으로 수가 나지 않았지만, 그래도 흑이 195에 손을 돌려 반면 10집가량의 우세는 부동이다. 최준원 comos5452@hotmail.com
  •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시장 2라운드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시장 2라운드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시장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현재는 루펜, 웅진코웨이, 한경희생활과학의 3파전 양상이다. 서로 신제품을 내놓고 격돌하고 있다. 틈새를 비집고 제4, 제5의 업체들이 시장에 발을 들여놓고 있다. 메이저 3사 중 시장 진입이 가장 늦었던 웅진코웨이는 ‘고급화’로 승부를 걸었다. 최근 클리베 2탄(WM03-F)을 내놓았다. 가격은 55만원으로 경쟁사 제품보다 3배 이상 비싸다. 웅진코웨이 관계자는 20일 “타사 제품들은 음식물 쓰레기를 건조시키는 정도”라면서 “하지만 웅진 제품은 조개껍데기, 과일 씨, 생선뼈, 닭뼈 등 집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를 커피 가루 형태로 분쇄 처리해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제품은 탈취필터가 있어서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고 집안 아무 데나 놓고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시장의 개척자로 꼽히는 루펜리의 루펜은 10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루펜리는 최근 신제품인 루펜 센서블 클래스((LF-S07)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음식물쓰레기가 건조되면 자동으로 작동이 정지된다. 그만큼 절전효과가 있다. 기존 제품보다 전기료를 최대 50%까지 줄일 수 있다.15만 9000원으로 가격 경쟁력도 있는 편이다. 루펜리측은 “일본 쿠라레이사와 공동 개발한 세계 특허의 활성탄 필터 탈취 시스템으로 냄새도 최대 98%까지 잡아주고 광촉매 코팅 바구니로 항균 기능도 강화했다.”면서 “별도의 설치가 필요없이 전원만 연결하면 어디서든 사용이 가능한 데다 음식물을 5분의1 부피로 말려준다.”고 밝혔다. 지난해말 미니(FD-3500·19만 8000원)를 들고 시장에 뛰어들었다가 고전한 한경희생활과학은 신제품 애플(FD-2000)로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한결 세련된 제품이란 평가 속에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가격은 3사 제품 중 가장 싸다.TV홈쇼핑에서 9만 9000원에 팔고 있다. 미니가 온풍분쇄식인 데 반해 애플은 온풍건조식이다. TV홈쇼핑이나 인터넷몰 업계에 따르면 현재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은 루펜이다. 인터넷쇼핑몰 인터파크측은 “전체 판매량 중 루펜, 한경희, 웅진코웨이 등 3사 제품이 70% 정도”라면서 “3사 판매량 중 루펜 매출이 70% 정도 된다.”고 밝혔다. 후발 업체들도 저가 제품으로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제품을 뛰어넘는 특징이 별로 없어 돌풍을 일으키기는 쉽지않아 보인다. 동양매직이 최근 출시한 음식물쓰레기처리기(모델명 FDD-200)는 CJ몰에서의 하루 판매량이 5대 미만이다.FDD-200은 음식물쓰레기를 살얼음 상태로 보관해 악취를 없애는 방식이다. 가격은 19만 8000원선이다. 쿠쿠홈시스, 리홈 등 중견 밥솥 업체들도 10만원대의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속살 드러낸 경북 봉화 청옥산

    속살 드러낸 경북 봉화 청옥산

    경북 봉화의 청옥산(1277m)은 산으로서보다는 휴양림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그도 그럴 것이 1991년 국내 최초로 조성된 휴양림인데다,60여년 전 식재된 낙엽송 군락지 등 연륜만큼이나 우거진 초목들이 깊고 넓은 숲그늘을 만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트레킹 코스로서의 매력도 추가되어야 할 것 같다. 지난달 31일 열렸던 제1회 청옥산철쭉제를 계기로 청옥산은 꼭꼭 숨겨두었던 자신의 속살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그동안 등산단체 등에 제한적으로 개방됐던 ‘타랭이골’코스를 활짝 연 것. 이제 누구라도 ‘푸른 우산’같은 숲속을 거닐며 나무들이 주는 혜택을 마음껏 누릴 수 있게 됐다. # 소로같은 숲길…끝에는 산상 화원 백두대간에서 가지쳐 나간 산자락이 봉화군에서 불끈 치솟아 만든 산이 청옥산이다. 지금은 거의 사라진 산나물 ‘청옥’에서 이름을 따왔다고도 하고, 산아래 옥(玉)광산에서 푸른 옥이 많이 나 이름지어졌다고도 한다.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인근 청량산의 명성에 치이기도 하고, 강원도 동해의 두타산 옆 청옥산과 혼동되기도 하는 등 사람들의 시선에서 한 발짝 비켜서 있었던 것이 사실. 하지만 아는 사람은 안다. 궁궐건축에 쓰여졌던 금강송과 60여년 전 인공조림 사업으로 조성한 낙엽송 등의 침엽수림, 그리고 신갈나무 등의 활엽수들이 어우러져 거대한 숲의 바다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이번에 공개된 곳은 타랭이골을 타고 오르는 코스로, 넛재(현지인들은 ‘늦재’라고 부른다.) 중턱에서 시작된다. 이제껏 몸을 숨겨왔던 탓에 등산로라기보다 소로(小路)를 따라 숲을 헤치며 걷는다는 표현이 정확할 만큼 초목들이 우거져 있다. 산행 내내 동행하는 얼음장 같은 계곡수는 땀을 식히기에 충분하다. 코스를 따라 오르는 동안 번갈아가며 펼쳐지는 낙엽송과 신갈나무, 잣나무 등의 군락지들은 풍경의 덤. 무엇보다 특이한 것은 정상까지 오르는 길에 등산로라면 흔히 있는 소위 ‘깔딱고개’가 없다는 점이다.800m가 넘는 넛재 중턱에서 산행을 시작했다고는 해도 급격한 경사구간없이 정상을 밟는다는 것은 참 독특한 경험이다. 그 덕에 노약자들도 청옥산을 에둘러 돌아가며 어렵지 않게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이상을(56)영주국유림관리소 경영기획팀장은 “장애우들도 정상에 오를 수 있도록 임도를 개방하는 한편, 신갈나무 군락지에서 정상까지 목재 데크를 놓아 이곳을 치유의 숲으로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 해발 1000m의 산상 정원과 신갈나무 숲 다양한 초록의 스펙트럼을 가진 숲속의 소로를 벗어나자 곧이어 산이 숨겨둔 ‘비밀의 화원’이 펼쳐졌다. 그저 ‘고산습지원’이라 불릴 뿐, 아직 변변한 이름조차 갖지 못한 곳이다. 원래 있었던 습지를 원형을 해치지 않은 범위에서 정원으로 가꾼 것. 멀리 키낮은 산들이 겹겹이 펼쳐진 산록에서 만난 화원은 뜻밖의 선물을 받은 어린이처럼 이방인을 달뜨게 했다. 비밀의 화원은 낙엽송 군락지가 왼쪽, 신갈나무 군락지가 오른쪽에 각각 시립하듯 서있는 한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다. 그 안에서 ‘며느리 밥풀꽃’으로 불리는 금낭화며 은방울꽃, 범꼬리, 붓꽃 등 기화요초들이 저마다의 자태를 뽐내고 있다. # 금강송 사이 펼쳐진 산들의 파노라마 이 팀장의 표현에 따르면 ‘외상 구름 없는 곳’이 청옥산이다. 구름이 있으면 으레 비가 내린다는 의미다. 한바탕 시원하게 비가 내린 후 숲은 더할 수 없이 청량한 공기를 뿜어 냈다. 신갈나무 군락지에서 청옥산휴양림 방향으로 2㎞쯤 내려가면 금강송 군락지에 닿는다. 미끈하게 빠진 미인의 종아리를 닮은 금강송 사이로 ‘졸병바위’로 불리는 조록바위, 진대봉, 월암봉 등 장쾌한 산들의 파노라마가 펼쳐졌다. 이곳에 금강송 후계림이 조성되고 있다. 금강송의 생육이 쇠퇴해가는 곳에 ‘후계자’를 식재해 후손들도 금강송의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글·사진 봉화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지역번호 054) ▶가는 길:영주와 태백 등에서 접근할 수 있다. 영주 방면은 중앙고속도로 풍기나들목→5번 국도→영주→36번 국도→봉화 방향→춘양→소천면소재지→좌회전→31번 국도→넛재→금강소나무 생태경영림 순으로 가면 된다. 태백의 경우 중앙고속도로 제천나들목→38번 국도→태백→35번 국도 봉화 방면→금강소나무 생태경영림 순으로 간다. 봉화군청 관광진흥담당 679-6394. ▶잘 곳:청옥산자연휴양림 내 2㎞에 이르는 산책로와 물길 사이에 산림휴양관과 숲속의 집, 야영시설들이 아늑하게 들어서 있다. 입장료 300∼1000원. 주차료 1500∼3000원. 콘도형 산림문화휴양관과 산막형 숲속의 집 모두 4인실 비수기 3만 2000원, 주말과 성수기(7∼8월) 5만 5000원.5인실 비수기 4만원 성수기 7만원.huyang.go.kr,672-1051. ▶맛집:봉성면 봉성리에 봉화 토속음식인 돼지숯불구이단지가 조성돼 있다.1만4000원. 봉성면 동양리 용두식당은 송이솥밥으로 소문난 집.1인분 1만 5000∼2만원.673-3144. ▶주변 볼거리:영주 쪽에서 접근할 경우 부석사와 소수서원을, 봉화군에서는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하던 태백산 사고지가 있던 신라시대의 사찰 각화사 등을 둘러볼 수 있다. 열목어가 살고 있는 백천계곡도 둘러볼 만하다.
  • [화물연대 파업] 북항 장치율 89% 연일 살얼음판

    화물연대의 파업 5일째를 맞은 17일 부산항은 컨테이너 물동량과 차량 운행률이 다소 높아졌지만 컨테이너 화물 처리 지연사태는 계속됐다. 부산해양항만청에 따르면 이날 부산항의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반출입량)은 1만 5679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평상시 3만 4288TEU의 45.6%를 기록했다. 전날 27%와 비교해 크게 높아졌다. 그러나 이같은 물동량 증가가 바깥으로의 반입·반출이 아니라 주로 입항한 선박에서의 하역 및 선적에 의한 것인 데다 반입(8015TEU)이 반출(7664TEU)보다 많은 상황이 지속돼 상황 개선에는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장치율도 부산항 부두 전체로는 76.9%로 한계 상황을 밑돌았지만 주요 컨테이너 처리 항만인 북항의 장치율은 89.1%로 여전히 높다. 부산항만공사는 북항의 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닫자 셔틀용 선박 2척을 투입해 장치율이 51.7% 수준인 신항(장치능력 8만 3892TEU)으로 북항의 적체 화물을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컨테이너 차량 운송률은 군 차량 추가 투입과 일부 운송거부 차량의 현업복귀 등으로 다소 호전됐지만 여전히 장거리 운송은 중단된 상태다. 부두운영사의 한 관계자는 “비상대책으로 하루하루 위기를 넘기고 있지만 임시방편일 뿐 악화된 상황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고 걱정했다. 수도권 수출입 화물 종합터미널인 의왕내륙컨테이너기지(경인ICD)도 이날 위수탁 차량 운전자들이 운송에 나서면서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다. 경인ICD에 따르면 이날 운행을 재개한 차량은 전체 16개 운송사 소속 255대 가운데 35%인 91대(11개사)로 파악됐다. 화물 처리량은 1287TEU로, 전날 804TEU에 비해 60% 늘었다. 경기 평택항은 컨테이너 반출입량이 평소의 20%에 못 미치는 등 물류 차질이 지속되고 있다. 인천항의 반출·반입 물동량도 평소 대비 6.3% 수준으로 물류가 거의 막혔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얼음? 소금?…화성에서 하얀물질 발견

    얼음? 소금?…화성에서 하얀물질 발견

    화성에서 얼음이나 소금일지도 모를 하얀 물질이 발견됐다. AP통신은 18일 “탐사선이 화성 땅을 파내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며 “파낸 땅 속에 하얀 물질 층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5일 화성에 착륙한 미 항공우주국(NASA)의 탐사선 피닉스 마스 랜더 (Phoenix Mars Lander)가 화성 땅 굴착을 시작한 지 3주 만에 흙을 파내는 데 성공한 것. 이곳은 하얀 물질이 발견됐다는 의미로 ‘스노우 화이트’(snow white)라고 이름 붙여졌다. 스노우 화이트의 길이는 약 30cm, 깊이는 약 7.5cm 정도이며 하루정도 더 굴착을 시도할 예정이다. 피닉스가 보낸 사진에 의하면 하얀 물질은 스노우 화이트 윗부분에만 분포해 있는데 이를 두고 과학자들은 “화성 전체에 분포된 물질이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이 물질이 얼음이라면 태양에 노출될 경우 액체 단계를 거치지 않고 기체로 승화돼 없어질 것” 이라며 “앞으로 며칠 동안 이곳의 이미지를 계속 찍어 변화여부를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대학의 과학자 레이 아비드슨은 지난 16일 “이 물질이 없어지는 것을 확인하기 전까지 얼음이라고 장담할 순 없다.”면서도 “현재로선 이것이 얼음이라고 생각한다.”고 조심스레 추측했다. 한편 AP통신은 “만약 이것이 얼음이 아닌 소금이라도 중대한 발견”이라며 “소금은 보통 흙 속 물이 증발했을 경우 생기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사진=NASA 서울신문 나우뉴스 김지아 기자 skybabe8@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6·15선언 기념일 제정 추진키로

    금강산에서 열린 6·15공동선언 8주년 기념 민족통일대회 마지막 날인 16일 남북 및 해외 위원장들은 6·15선언 기념일 제정을 적극 추진키로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또 6·15선언 실천에 장애가 되는 법·제도적 장치를 극복해 나가자고 다짐했다. 이 자리에서는 올해로 제정 60년이 된 국가보안법에 대한 의견도 오고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오종렬 6·15남측위 공동대표는 폐막연설에서 “안타깝게도 남북 당국 관계는 여전히 차가운 얼음 속에 있다.”며 “경색된 남북관계 변화는 6·15선언 후 8년간 이뤄낸 민족적 결실을 존중하고 이를 토대로 민족적 단합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배가해야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안경호 6·15북측위 위원장은 폐막사에서 “이번 대회는 우리 민족끼리 손을 굳게 잡고 하나로 굳게 뭉쳐 6·15선언이 열어준 자주통일 대로를 누구도 돌려세울 수 없다는 점을 실천으로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한편 전날 곽동의 해외위원장의 촛불시위 발언에 대해 백낙청 남측위 상임대표가 항의하자 곽 위원장은 “촛불시위를 바라본 심정을 토로한 것인데 남측위 입장이 어렵게 됐다면 그것은 내 본의가 아니기 때문에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남측 참가자들은 이날 오전 삼일포 공동등산 및 폐막식에 참석한 뒤 군사분계선을 넘어 오후 4시쯤 남측 출입사무소로 돌아왔다. 금강산공동취재단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소설 ‘꽃피는 고래’ 펴낸 김형경

    소설 ‘꽃피는 고래’ 펴낸 김형경

    “고도 산업사회로 진입하면서 우리 사회가 잃어가는 것들에 대해 어떻게 떠나보내고, 슬픔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싶었습니다.” 중견 작가 김형경(48)이 3년만에 장편 ‘꽃피는 고래’(창비)를 펴냈다. 그는 2006년 심리치료 산문집 ‘천개의 공감’을 냈을 정도로 상처를 치유하고 달래는 데 일가견이 있는 섬세한 글솜씨의 작가다. 제목 ‘꽃피는 고래’는 고래잡이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꽃이 핀다.’라는 말에서 빌려 왔다. 고래가 급소에 작살을 맞고 도망가다 지쳐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작살에 급소를 맞았을 때 마치 피를 뿜어내는 듯한 마지막 숨을 뜻한다. “원래 구상은 환경에 대한 소설을 쓰겠다고 생각하고 10년 전부터 자료를 모아왔습니다. 하지만 막상 소설을 쓰려고 하니 환경이라는 주제가 다큐멘터리적 요소가 많아 좀더 구체적인 주제인 고래로 잡았습니다.” 소설은 열일곱살 소녀 ‘니은’이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고 마음의 구멍을 어떻게 메워나가야 할지 몰라 방황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크나큰 상실감을 채울 수 없는 니은은 아빠의 고향 처용포를 찾는다. 울산시 장생포를 모델로 한 허구의 공간인 처용포는 소설 속에서도 국내 유일의 고래잡이 항구가 있는 곳이자 대형 공업단지로 변모하는 장소로 그려진다. 그곳에는 포경 금지령으로 잡지 못하는 ‘신화처럼 숨 쉬는 고래’, 금지령이 풀리기만을 기다리는 장포수 할아버지, 일흔이 넘어 한글을 배우러 다니는 왕고래집 할머니가 있다. 니은은 장포수 할아버지와 함께 배를 손보면서, 한편으론 왕고래집 할머니의 한글교실 숙제를 도와주면서 점점 마음 속 슬픔을 다스리는 법을 알아가게 된다. “주인공 니은뿐 아니라, 소설에 나오는 다양한 세대의 등장인물들 모두 상실의 아픔을 겪고 있습니다. 장포수 할아버지와 왕고래집 할머니 역시 고래잡이에 토대한 삶을 잃어버린 인물이지요.” 부모를 잃는다는 극도의 상실을 경험한 니은은 고래에 대한 수많은 신화와 전설을 잃어버리고 지내던 처용포에서 상실에 대처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그러면서 차츰 키우던 개를 잃은 후 이십년 동안 울지 못한 엄마와 처용포 이야기만 나오면 자못 진지해지는 아빠의 말 못할 상실도 차츰 이해한다는 것이다. 작가는 “고향에서 멱을 감고 얼음배를 타던 강물이 칠팔년 후 흰 거품이 끓고 나쁜 냄새가 나는 더러운 물로 변해버린 데서 느꼈던 상실감도 이 소설의 하나의 모티프가 됐다.”고 털어놨다. 작가는 이번 작품을 바탕으로 이제 다른 이야기를 할 때가 왔다며 다음 작품 구상에 대해 귀띔했다.“전문가의 시대가 되면서 오히려 총체성을 잃어가고 있잖아요. 개인적으로 역학과 풍수, 한의학 등에 흥미를 느껴 조금씩 공부하고 있는데 꽤 재미 있었습니다. 우주와 인간에 달통한 인간인 조선시대의 선비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9800원. 글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시론] 인사의 삼비와 삼정 원칙/문명재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시론] 인사의 삼비와 삼정 원칙/문명재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인사(人事)는 만사(萬事)임과 동시에 망사(亡事)라고 한다.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면 모든 일을 순리대로 풀어나갈 수 있지만 이에 실패하면 실타래 엉키듯 일이 꼬이게 된다는 말이다. 이명박 대통령 정부는 정권 출범을 자축하는 승리의 샴페인을 터트리기가 무섭게 내각과 청와대 등 새 정부 주요직 인사 문제로 혼선을 겪었다. 인재를 발굴하고 검증하는 과정에서 권력 내부의 갈등과 불신이 커지고 인사에 관련된 잡음이 꼬리를 이었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뜨거운 기대감은 소위 ‘고소영 인사’,‘강부자 인사’라는 신조어를 낳으면서 빠르게 냉각되더니 미국산 쇠고기 수입개방 파동을 겪으며 급기야 얼음장으로 변해 갔다. 얼어 붙은 국민의 마음은 이 대통령이 나서서 녹여야 한다. 엉킨 실타래는 중간이 아닌 처음부터 찬찬히 풀어야 다시 엉키지 않는다. 인사망사로 꼬인 실타래를 인사만사로 바꾸는 감동의 인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인사 원칙을 세우고 유능한 인재를 폭넓게 찾아 나서야 한다. 투명한 인재발굴 절차와 철저한 인사 검증시스템을 통해 윤리성, 전문성, 그리고 정치적 감각을 두루 겸비한 숨어 있는 진주들을 찾아 내어야 한다. 비선조직을 통한 음지 인사는 인사의 편향성과 독단의 위험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권력 내부의 갈등과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불신만 키운다. 우리 선조들이 시행한 인사 제도와 인사 원칙도 눈여겨 볼 만하다. 조선 후기 영조는 당쟁을 해소하기 위하여 널리 인재를 등용하려고 탕평책을 펼쳤다. 궁중음식의 하나인 탕평채는 탕평책의 경륜을 펴는 자리에서 나누던 음식이라 탕평채로 불리게 되었다. 탕평채는 청포묵에 여러 가지 야채와 계란 등을 고명으로 섞어 맛을 내는 궁중음식이다. 탕평채의 맛은 널리 인재를 발굴하고 골고루 이들을 등용하고자 하는 탕평책의 인사 원칙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고려와 조선시대에 서경이란 제도도 있었다. 서경은 관원의 인사결정이나 법령을 공표할 때 감찰을 하는 대관(臺官)과 왕에게 간언을 하는 간관(諫官)인 대간(臺諫)의 서명을 받는 제도이다. 다양한 검증절차를 제도화하고 혹시 있을 인사상의 잘못된 판단과 독단을 피하려는 선조들의 지혜가 담겨 있다. 개방성과 균형성을 지향하고 독단적인 인사를 막으려는 옛 선조들의 인사원칙은 되새겨봄직한 기준이다. 최근 여권 인사가 대통령에게 삼비(三非)원칙을 제시했다고 한다. 비(非)영남, 비(非)고려대, 그리고 10억 이상의 재산을 가지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고소영 인사’와 ‘강부자 인사’에 대한 반작용이다. 전직 대통령이 굵은 붓글씨로 젊은 학생들에게 미래의 지도자가 되라고 써준 글귀를 본 적이 있다. 내용은 정지(正知), 정판(正判), 정행(正行)이었다. 국정을 담당할 인재상이 삼정도(三正道)에 함축적으로 담겨져 있다. 바르게 알고, 바르게 판단하며, 바르게 행동할 수 있는 인재를 찾는 삼정(三正)원칙과 여권 인사가 제시한 삼비(三非)원칙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는 이 대통령의 몫이다. 어쩌면 이 대통령이 삼정도를 먼저 마음에 새기고 탕평채의 오묘한 맛을 음미하면서 엉킨 국정과 인사의 실타래를 풀어 가야 하지 않을까. 문명재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 “투르크메니스탄 날씨도 몰라서…”

    “투르크메니스탄 날씨도 몰라서…”

    국제전화를 한 통 걸려면 30차례쯤 시도해야 한다. 이메일은 관공서에서만, 그것도 일주일에 한 번밖에 열어보지 못한다. 수도에 원정팀이 묵을 숙소는 단 한 곳이라 선택의 여지가 없다. 가장 기본적인 날씨 정보조차 오리무중이다. 7일 요르단과의 남아공월드컵 3차예선 4차전을 마친 국가대표축구팀이 12일 새벽(이하 한국시간)까지 터키 이스탄불에 머물며 전력 담금질에 열중한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14일 밤 11시 투르크메니스탄과의 5차전을 위해 하루라도 빨리 수도 아슈하바트에 입성해야 하지만 허정무호가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워낙 현지 사정이 불투명하고 열악하기 때문. 대한축구협회 대표팀지원팀의 전한진 차장이 요르단전 직후 아슈하바트에 들어가 사전답사 중이지만 열악한 통신 사정 탓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가 전달되지 않아 대표팀의 애를 태우고 있다. 최근 개설된 투르크메니스탄 주재 한국 대사관에는 두 명밖에 근무하지 않는데 그나마 한 명이 과로로 쓰러져 축구협회는 정보 수집과 사전 준비에 더욱 곤란을 겪고 있다. 교민도 한 자리 수여서 원활한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다. 지난 2일 원정경기를 벌인 북한 대표팀은 섭씨 45도가 넘는 무더위에 고생했다고 전했으나 인터넷 정보에는 6월 중순 기온이 섭씨 30도 중반에 그치는 것으로 소개돼 있다. 또 이즈음의 수은주가 섭씨 50도까지 치솟는다는 안내도 있어 헷갈리게 한다. 어느 것이 정확한지는 가봐야 알 수 있다. 축구협회에선 여러 차례 투르크메니스탄에 통신 사정 등을 묻는 이메일을 보냈지만 한 번도 답신을 받지 못했다. 경기 공인구도 “아디다스 제품”이라고만 알려줘 축구협회는 2일 북한전 비디오를 돌려보고 ‘팀가이스트 1’일 것으로 짐작, 어렵게 공을 찾아내 비행기에 싣고 다니고 있다. 하지만 이 공이 맞다는 보장도 없다. 이 정도로 투르크메니스탄 원정길은 출발부터가 험난, 힘겨운 경기를 각오해야 한다. 한편 한국 축구의 신성 이청용(21)은 부상이 재발해 투르크메니스탄전 출전이 사실상 힘들어졌다. 허정무 감독은 11일 터키 이스탄불 갈라타사라이 트레이닝센터 팀 훈련에 앞서 “이청용이 골반 부위를 또 다쳤다.”면서 “워밍업 결과를 보고 훈련을 계속시킬지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청용은 동료들이 미니게임 등 훈련을 하는 동안 그라운드 밖에서 골반 부근에 얼음 찜질을 하면서 휴식을 취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박지성 못뛸라 허정무호 ‘화들짝’

    허정무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이 피로 누적으로 오른쪽 무릎에 이상이 온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무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표팀이 10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터키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 공항 근처 갈라타사라이 트레이닝센터에서 이틀째 강도높은 훈련을 실시한 가운데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이날도 그라운드 밖에서 운동화를 신고 가벼운 스트레칭만 했다. 그는 전날에도 최주영 의무팀장과 함께 그라운드 주변을 걸으면서 무릎 상태를 점검하고 가벼운 스트레칭과 얼음 찜질만 받았다. 허 감독은 “2∼3일 더 경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무리를 시키진 않겠다.”고 말해 14일 밤 11시 투르크메니스탄과의 남아공월드컵 3차예선 5차전에 내보내지 않을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지난달 31일 요르단과의 홈경기에서 왼쪽 윙포워드,7일 리턴매치에서 처진 스트라이커로 분전했던 박지성이 피로 누적으로 지난해 5월 수술받은 부위에 통증을 느꼈기 때문에 자칫 무리하다간 큰일이 날 수도 있다고 판단한 것. 신동은(분당 차병원 정형외과) 대표팀 주치의는 “어제보다 상태가 좋아졌다.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허 감독으로선 그의 결장이란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김두현(웨스트브롬)과 김정우(성남) 등을 대체요원으로 기용하면서 공격 전술의 다변화를 꾀한다는 복안이다. 허 감독은 “그가 없어 분위기가 처질 수는 있겠지만 오히려 득이 될 수도 있다.”며 “다른 선수들이 잘해줘 공격 루트가 다양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세트피스에서의 결정력을 높여야 하는 과제를 떠안은 코칭스태프는 프리킥 전담키커로 박주영(서울)을 낙점했다. 두 차례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연속 페널티킥 골을 성공시킨 박주영이 담대한 데다 킥력도 안정돼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요르단과의 홈경기 후반 페널티킥을 안정환(부산)이 차려 했을 때 코칭스태프는 21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단 안정환이 압박감에 실축할까봐 박주영으로 교체를 지시한 바 있다. 임병선기자 연합뉴스 bsnim@seoul.co.kr
  • “실물보다 더 진짜같은 표현은 상상력에서 나오죠”

    “실물보다 더 진짜같은 표현은 상상력에서 나오죠”

    누군가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다는 건 즐거운 일이다. 극사실 화가 박성민(41)이 그 주인공이다. 실물보다 더 진짜 같은 얼음 이미지를 고집하는 그의 붓 끝으로 부쩍 화랑가의 관심이 쏠려 있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 ‘얼음 작가’라는 별명으로 한창 돋을새김되고 있는 그가 근작들을 보여줄 참이다. 12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청담동 박영덕화랑에서 갖는 개인전은 세 번째. 투명한 얼음 덩어리 속에 덩굴 잎이나 딸기 등이 박혀 있는 작가의 전작들을 기억하고 있다면, 이번 전시도 낯설지가 않다. 첫눈에도 고아한 운치가 절로 배어나는 이조백자 속에 각얼음들이 수북이 담겨 있고, 짙푸른 청미래 줄기나 새빨간 딸기가 절규하듯 틈새를 헤집고 나오는 정물화들을 선보인다. 그런데 왜 그의 오브제는 변함없이 얼음일까. “뭐든 그대로 불변의 상태로 담아둘 수 있는 그릇이 얼음이란 생각을 합니다. 생명이 유지되는 상태, 그 자체. 환경문제도 고민해볼 수 있는 훌륭한 오브제이기도 하죠. 생명체의 선도가 유지되는 냉각 상태…. 얼음의 메시지는 무궁무진합니다.” 그는 늦깎이 화가이다. 디자인을 전공하다 방향을 튼 것은 2000년. 뒤늦게 홍익대 미대를 들어가 새까만 동생들과 함께 공부했다. 하지만 작가에겐 그게 더 큰 기회였다.“10년쯤 어린 후배들과 어울린 덕분에 싱싱한 감각을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었다.”는 작가이다. 화랑가의 주목을 한몸에 받은 계기는 지난 2004년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대상을 받으면서. 당시 수상작도 극사실 ‘아이스 캡슐’ 시리즈였다. 사실주의 필법에 대한 작가의 자신감은 대단하다.“요즘 유행하는 사실화들을 그저 단순히 ‘보고 베낀다’는 식으로 폄하하는 시각들이 안타깝다.”는 그는 그래서 더 치열한 작법을 고집한다. 표현할 대상을 카메라로 포착해 화폭에 재현하는 극사실주의의 일반적 기법과는 달리 그의 작품들은 온전히 머릿속 상상에만 기댄다.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얼음, 실제 냉각상태에선 불가능한 각도로 삐져나온 딸기나 청미래 줄기의 표현은 그래서 가능했다. 한국에서 뜨기 무섭게 귀신같이 베껴 먹는다는 중국 작가들도 그의 그림을 복제하지 못하는 건 그 때문이다. 이번 전시에는 얼음덩이를 비집고 나오는 정물들의 ‘순간’을 포착한,‘아이스 캡슐’ 시리즈를 20여점 내놓는다. 작가가 말하는 전시 주제는 간결하다.“껍질을 깨고 나오는 그 ‘순간’이 언제나 가장 아름다운 것”이라는 작가는 내년 2월 독일 뮌헨에서도 개인전을 열 계획이다.(02)544-8481.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스발바르 저장고는

    ‘스발바르 종자저장고’는 유엔 산하 세계작물다양성재단(GCDT)의 주도로 북극 노르웨이령 스발바르 제도 스피츠베르겐섬에 지난 2월26일 완공됐다. 기상이변·핵전쟁 등 인류에 대재앙이 닥쳤을 때 후손들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각종 씨앗을 저장하는 이 창고는 ‘노아의 방주’에 비유되며 ‘최후의 날 저장고(Doomsday vault)’로 불린다. 이 저장고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북극의 얼음이 다 녹더라도 잠기지 않도록 해발 130m 높이에 지어졌다. 갱도 길이는 120m. 추운 지역의 깊은 산 속에 저장고를 건설해 대재앙의 여파로 전기공급이 끊겨도 자연냉동이 가능하다. 최대 450만종의 씨앗들이 보관될 예정이다. 식물 종류에 따라 보존연한이 다르지만, 인류의 주식인 밀과 보리는 무려 1000여년간 냉동해도 발아가 가능하다. 깊이 50m의 동굴 안에 너비와 길이 각각 4.5m, 두께 1m의 강화 콘크리트 벽이 둘러싸여 핵전쟁에도 견딜 수 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건강한 여름나기 이렇게

    건강한 여름나기 이렇게

    몸에 활력이 생기고 활동량이 급격히 늘어나는 계절이다. 여름철에는 건강의 위험 요소도 적지 않다. 미리 여름철 질환의 대비책을 세워 건강한 여름나기에 도전해 보자. 자외선은 투과력이 약해 아무리 많이 쬐어도 피부 아래까지 침투하지 않는다. 따라서 자외선으로 인한 문제는 모두 피부에 생긴다. 자외선에 노출되면 처음에는 피부가 거칠어지고 탄력이 떨어지며 건조해진다. 주근깨나 기미, 잡티와 같은 색소 변화가 생기고 피부 혈관이 확장된다. 피부가 붉어지기도 한다. 얼굴 주름살도 자외선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자외선은 오전 10시∼오후 3시, 그 중에서도 오전 11시∼오후 2시에 가장 강하다. 오후 4시가 되면 자외선량이 12시의 4분의1 수준으로 낮아진다. 자외선이 강하게 내리쬐는 시간대에는 야외활동을 삼가고 옷이나 모자로 피부를 최대한 가려야 한다. 자외선 차단제를 사기 전에 ‘자외선 차단지수’를 꼼꼼히 살피는 것이 좋다. 자외선 차단지수는 자외선A와 관련된 ‘PA지수’와 자외선B와 관련된 ‘SPF’가 있다.PA지수는 PA+,PA++,PA+++ 등 3가지가 있다.‘+’가 많을수록 효과가 높다.SPF도 마찬가지로 숫자가 높을수록 차단 기능이 강하다. 자외선은 눈의 노화에도 영향을 준다. 백내장 등 노인성 안과질환은 자외선과 연관성이 크다. 눈이 약한 노인과 어린이에게 선글라스를 권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서울대병원 안과 권지원 교수는 “선글라스 렌즈는 잘 깨지지 않는 폴리카보네이트를 선택하고 코팅이 골고루 됐는지를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면서 “렌즈가 큰 선글라스가 자외선 차단 효과가 좋다.”고 조언했다. 여름철 에어컨이 가동되는 폐쇄 빌딩에서 지내다 보면 소화불량, 두통, 피곤, 정신집중 곤란 등 냉방병 증상을 한번쯤 경험하게 된다.‘여름 감기’ 증상이 나타나면 에어컨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일단 빌딩에 설치된 에어컨 냉각수가 세균에 오염되면 주변에서 활동하는 모든 사람이 세균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외부온도에 견줘 내부온도가 너무 낮을 때도 몸이 적응하지 못해 경고음을 낸다. 이때는 소화가 안 되고 피곤하거나 두통이 잘 생긴다. 조금 귀찮더라도 환경을 바꾸려고 노력하면 얼마든지 냉방병을 예방할 수 있다. 먼저 에어컨을 정기적으로 청소해야 한다. 가정용 에어컨은 냉각수를 사용하지 않아 세균감염 위험이 작지만,1∼2주일에 한번씩 반드시 내부 청소를 해야 한다. 빌딩 에어컨은 관리 담당자를 정해 정기적으로 냉각수를 점검해야 한다. 환기와 온도차도 중요하다.1∼2시간마다 빌딩 내부공기를 환기시키고, 담배 피우는 사람이 있을 때는 더 자주 환기시켜야 한다. 에어컨 온도는 기본적으로 섭씨 24∼26도에 맞추되 빌딩 밖과 안쪽의 온도차가 5도를 넘지 않도록 한다. 냉방병은 신체리듬과도 관계가 많다. 따라서 꾸준한 운동과 규칙적인 생활이 필수적이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는 “수면시간과 식사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운동을 해야 냉방병을 이길 수 있다.”면서 “특히 밤에 잠을 설칠 정도로 낮잠을 많이 자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열사병(일사병)은 곧바로 치료하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다. 비슷한 병으로 ‘열탈진’이 있는데, 체온이 40도를 넘지 않기 때문에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치명적이지는 않다. 인체에는 ‘체온중추’가 있어 땀 배출이나 호흡을 통해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해준다. 습도가 높은 환경에서 육체 노동을 하면 체온조절 기능에 장애가 생긴다. 이때는 체온이 40도까지 급상승하기도 한다. 특히 수면이 부족하거나 과로했을 때, 신체가 허약해졌을 때 열사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 열사병은 땀이 나지 않아 피부가 마르고 뜨거워지며 혼수나 경련 따위의 증상이 나타난다. 손목을 잡으면 맥박이 빠르면서도 약하게 뛰는 것을 알 수 있다. 열사병 증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얼음물이나 알코올로 피부를 식혀야 한다. 얼음이 없으면 수건을 물에 듬뿍 적셔 마사지를 하거나 물에 젖은 담요를 덮어 체온을 39도 아래로 낮춰야 한다. 열사병을 예방하려면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하며, 땀을 많이 흘렸을 때는 흡수가 빠른 주스나 스포츠 음료를 마시는 것이 좋다. 여름철에는 근육이 경련을 일으키는 ‘열경련’도 잘 생긴다. 주로 축구 선수나 마라톤 선수들이 경험하는 질환이다.1% 비율의 소금물을 먹이면 도움이 되지만 증상이 심하면 정맥주사를 맞아야 한다. 열경련을 막으려면 운동전에 미리 염분과 포도당이 함유된 음료를 충분히 섭취하고, 적당히 스트레칭을 해둬야 한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주말탐방] 전남 신안 병어 위판장을 가다

    [주말탐방] 전남 신안 병어 위판장을 가다

    얼음물 뚝뚝 떨어지는 고기상자, 통통거리는 엔진소리, 탱크에 기름을 채우고 어구를 챙기는 선원들, 경매사와 중매인의 중얼거리듯 빠른 음성과 손놀림, 터지는 웃음소리….5일 남서해안 섬들의 관문인 전남 신안군 지도읍 송도항 위판장 모습들이다. 기름값이 올라 사는 게 팍팍해도 항구는 ‘퍼덕거리는’ 고기처럼 생기가 넘쳐난다. 살이 오른 은빛 병어가 잿빛 시멘트 바닥을 가득 채워 시름에 잠긴 어민들의 희망처럼 빛났다. 송도위판장의 5∼6월 두달치 병어 위판액은 110억원대다. ●중매인 26명이 110억원대 거래 “어이, 모자 번호 잘 보이게 하고, 거기 왜 모자 없어.” 빨간조끼 차림의 경매사(이홍석·55·신안수협유통과장)가 보조경매사 서넛을 대동하고 점령군처럼 위풍당당하게 섰다.“자, 시작하게 모여.”라는 소리에 중매인 26명이 빙 둘러섰다. 보조경매사가 잽싸게 병어상자를 들추어 가며 크기대로 개수를 불렀다.“20미(마리) 3개,30미 6개,40미 17개.” 부른 순서대로 경매가 시작됐다. 중매인들이 손가락을 오므렸다 폈다.“13번,16만원, 더 없어!” 바로 옆 중매인 17번이 손가락 두개를 폈다가 손목을 빠르게 오른편으로 돌렸다 풀었다.16만원에 6000원을 더 낸다는 뜻이다.“좋아! 낙찰 17번!” 바닥에 줄지어 놓인 병어 50여상자가 10분만에 낙찰됐다. 경매된 상자 위로는 낙찰 중매인 번호가 적힌 노란 딱지가 붙여졌다. 요즘 송도위판장의 하루 위판량은 1700여상자로 2억 3000여만원어치다. 지난해 이맘때는 2200상자에 2억 9000여만원이었다. 이 달 중순까지는 날이 갈수록 물량이 더 많아진다. ●하루 2000~3000상자 위판 작년보다 줄어 위판장은 온종일 시끄럽고 붐볐다. 경매는 매일 오전 9시30분∼오후 6시에 이뤄진다. 병어 운반선이 들어올 때마다 수십차례 열렸다. 병어는 신선도가 생명이다. 바다에서 잡자마자 상자에 넣고 얼음조각으로 채워진다. 은빛 비늘에 상처가 없고 어른 두손바닥 합친 크기쯤 돼야 최상품이다. 그래서 병어잡이는 잡는 작업선과 이를 모아 위판장으로 나르는 운반선이 따로 있다. 작업선은 300여척이고 송도항에 드나드는 운반선은 17∼20척이다. 작업선에는 선장을 포함해 4∼5명이 탄다. 작업선 7.9t급 재성호가 미끄러지듯 항구로 들어왔다. 김명수(38) 선장은 “낙월도 앞에서 고기를 잡는데 바닷물이 3월처럼 차갑기 때문에 병어 움직임이 느려 덜 잡힌다. 곧 수온이 높아지면 은빛 고기떼를 만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오후에 잇따라 운반선인 은진호와 JS-61호가 배를 댔다. 은진호 갑판에서 크레인이 들어올린 상자는 20미 38개,30미 12개,40미 8개 등 모두 58개였다. 위판장으로 상자를 나르던 인부들이 “지난해보다 어획량이 줄었다.”고 한숨지었다. 병어가 위판장에 쏟아지는 시기는 5월 하순∼6월 중순 한달이다. 이때 하루에 2000∼3000상자씩 위판된다.20미짜리가 지난해 14만∼15만원에서 올해 16만∼19만원대로 올랐다. 나오는 물량이 달리다 보니 좀 비싸졌다. 제주∼진도를 거친 병어 떼는 지금 임자·비금·허사·안마·낙월도 등 신안과 영광 앞바다에 몰려 있다. ●20마리 한 상자 19만원… 서울서 원정까지 위판장 바로 옆에는 중매인들이 직영하는 직판장이 23개다. 일반인들은 여기서 병어를 산다. 위판장 안팎이 온통 전국에서 몰려든 차량들로 북새통이다. 서울에서 왔다는 노부부는 “병어가 너무 곱고 싱싱하다. 하지만 생각보다 값이 비싸다.”고 말했다. 주부 서넛은 실랑이 끝에 5000원을 깎아 19만원에 1상자를 샀다.“너무 싱싱하고 먹음직스러워 사서 나누기로 했다.”며 웃었다. 여기저기서 병어값이 비싼 편이라고 수군댔고 파는 가게는 남는 게 없다고 응수했다. 중매인 10년째인 장천석(49·지도읍 읍내리)씨는 “하루에 20∼40상자를 경매받아 서울, 경기, 전남 등으로 보낸다. 상자당 경매가에다 5%를 더 붙여 판다.”고 말했다. 중매인 대표인 진미봉(48)씨는 “하지만 올 들어 경기위축 탓에 택배 주문량이 지난해보다 4분의 1가량 줄었다.”고 걱정했다. 동진수산과 미진수산, 해태수산 여주인들은 “병어가 위판되면서 항구에 사람들이 모이고 덩달아 어민들도 얼굴이 밝아졌다.”고 말했다. ●어획량 줄고 기름값 올라 어부들 한숨 이렇듯 송도항은 붐볐다. 운반선은 그렇다 치고 고기잡이를 해야 할 작업선까지 들락거렸다. 이유는 단 하나. 기름값이 더 오르기 전에 기름 탱크를 가득 채우기 위해서다. 작업선 주종인 7.9t배에는 15드럼이 들어간다. 지난달 드럼당 17만 5860원이던 면세 경유는 이달 들어서 20만 2000원으로 2만 6140원이 올랐다. 갑판에서 만난 40대 선장은 “작업선이 하루에 쓰는 경비는 경유(1∼3드럼), 인건비, 식대 등 71만원꼴”이라며 “요즘 하루에 20미 기준으로 6상자(110만원)를 잡지만 이보다 못할 때도 가끔 있다.”고 털어놓았다. 다른 선장들은 기름값 때문에 출어가 버겁다고 입을 모았다. 운반선 강기원(39) 선장은 “조업 중인 허사도 부근에서 고기를 실어오는데 작업선들마다 고기가 안 잡힌다고 아우성”이라고 전했다. 다행히도 병어잡이 기름 걱정을 분홍빛 새우젓이 채웠다. 위판장에는 새우젓 드럼통(300ℓ·42만원)이 600∼1000개가량 즐비하게 늘어섰다. 통안의 비닐자루를 묶어 트럭에 싣는 기사들은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얼굴엔 환했다. 신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강원도 인제서 맛본 New 수상레포츠 ‘리버버깅’

    강원도 인제서 맛본 New 수상레포츠 ‘리버버깅’

    수상 레포츠의 계절이 돌아왔다. 올해는 특히 뉴질랜드에서 도입한 리버버깅(River Bugging)이 눈길을 끈다. 래프팅, 카약 등과 달리 손과 발을 이용해 급류타기를 즐기는 신종 수상 레포츠.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지난해 강원도 인제군 미산계곡에서 시범운영된 뒤, 올해 본격적으로 일반에 공개됐다. # 손과 발 이용… 수심 20∼30㎝만 돼도 손쉽게 즐겨 리버버깅은 장비를 등에 멘 모습이 꼭 ‘벌레´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래프팅이나 카약 등 급류스포츠가 패들(노)을 이용하는 반면 손과 발을 이용해 추진력을 얻고 방향을 잡는 것이 특징. 강은 물론 비좁은 계곡까지 자유롭게 다닐 수 있어 장소 선택의 폭이 넓다.30분 정도 강습을 받으면 누구나 손쉽게 탈 수 있는데다, 래프팅 등과 달리 수심이 20∼30㎝만 돼도 즐길 수 있다. 장비는 리버버그(이하 버그)를 비롯해 체온 및 피부보호를 위한 수트, 손과 발을 보호하고 추진력을 돕는 급류전용 글러브와 핀(오리발), 아쿠아 부츠, 구명조끼, 헬멧 등 총 7가지다. 가장 주요한 장비인 버그는 무게 7㎏, 길이 160㎝의 1인승 공기주입식 급류 보트다.U자형 몸체 밖으로 다리를 내놓고 킥을 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조립과 분해가 가능해 백팩에 넣어 목적지를 찾아 이동하면서 즐길 수 있다. 패들링(노젓기) 역할은 손과 발이 맡는다. 손으로 하는 백패들과 발로 차는 키킹을 통해 추진력을 얻는다. # 1시간 강습 받으면 나홀로 급류타기 OK ‘나홀로 급류타기´를 즐기는 리버버깅은 수트 착용에서 시작된다. 스쿠버 다이버들이 흔히 착용하는 수중복이다. 몸에 꽉 끼는 탓에 다소 불편하게도 느껴지지만, 일단 물속에 들어가면 물 위에 살짝 뜨는 부력을 제공함과 아울러 차가운 계곡수가 몸에 직접 닿는 것을 막아줘 외려 포근하다. 아쿠아 부츠 위에 핀을 덧신고, 헬멧과 구명조끼, 글러브 등을 착용하면 준비 끝. 초보자라면 얇고 긴 상의를 걸쳐 입는 것이 좋다. 햇볕에 심하게 데는 것을 방지하고, 손으로 물을 젓는 과정에서 피부가 버그에 닿아 쓸리는 것을 완화해 준다. 미산계곡 리버버깅 코스는 초급자(2.5㎞)부터 상급자(5㎞)까지 세 단계로 나뉘어 있다. 보기와는 달리 초급자 코스도 물살이 제법 빠르다. 버그에 올라 타서 가장 먼저 배우는 테크닉은 탈출법이다. 급류를 타다 보면 간혹 버그가 뒤집히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거의 유일한 ‘위험’이기도 하다. 대처법은 간단하다. 허리를 감고 있는 안전벨트 고리를 잡아당기면 찍찍이가 떨어지면서 금방 수면으로 올라온다. 모든 참가자들이 물에 빠졌다가 나오는 과정을 반드시 4∼5번 정도 반복해 연습해야 한다. 가이드 김동현(33)씨는 “물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당황하기 쉬운데, 침착하게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열 앞뒤로 항상 두 명의 가이드가 따라붙기 때문에 안전에 대해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좋다.”고 설명했다. # 미산계곡 최적의 장소… 수려한 장관·재미 동시에 이제 출발! 다소 흥분되고 긴장된 상태로 계곡물을 따라 흘러 내려갔다. 대열의 선두와 후미에 선 가이드들이 수신호를 통해 주행 코스와 급류지대 등을 알려 준다. 잔잔한 곳에서 방향전환 요령 등을 연습했지만, 그것이 급류에서도 통할 리는 만무하다. 버그가 방향을 잃고 순식간에 물살에 휩쓸렸다. 거스를 수 없다면 차리리 순응하는 게 온당할 터. 물에 몸을 맏기자 수중바위 아래 와류에서 물속에 푹 잠겼던 버그가 자체 부력으로 인해 가볍게 떠오르면서 다시 균형을 잡았다. 그리고 거센 물살은 곧바로 잔잔한 흐름으로 바뀌었다. 미산계곡이 리버버깅에 적합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급류에 휩쓸렸다가도 다시 균형을 잡을 수 있는 평수 구간이 곧바로 이어진다. 또 급류와 급류 사이의 평수도 지루하지 않을 만큼 이어져 리버버깅을 즐기는 재미가 쏠쏠하다. 급류에서 한바탕 물에 젖고 나서야 ‘항상 수심이 깊고 물살이 빠른 강의 중심부를 따라 이동하라.´는 가이드의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스릴 넘치는 것은 물론이려니와 강 바깥쪽 얕은 지역을 지나다 수중바위나 주변 나뭇가지들과 부딪치는 등 부상의 위험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 보는 물놀이 기구를 신기한 듯 바라보는 여행객들의 시선을 한껏 즐기며 아래로 흘러 내려갔다. 두둥실 물 위에 뜬 채로 바라보는 미산(美山)계곡 풍경이 이름만큼이나 아름답다. 내린천 상류에 위치한 미산계곡은 인제군에서도 대표적인 오지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물줄기를 따라 기암괴석과 원시림이 이어지며 빼어난 풍경을 연출한다. # 모험 레포츠의 천국 인제 인제는 모험레포츠의 천국이라 불릴 만큼 다양한 레포츠 관련 시설들을 갖추고 있다. 특히 내린천은 수상레포츠의 요람. 해마다 20만명이 넘는 수상 레포츠 동호인들이 래프팅, 카약, 카누 등을 이용해 물살을 헤친다. 인북천과 내린천이 만나는 합강정 두물머리 X-게임리조트에서는 63m짜리 우리나라 최고 높이의 번지점프를 비롯, 슬링샷(역번지), 강을 횡단하는 플라잉 폭스 등을 함께 즐길 수 있다.033)461-5216. 남전리주민협의회에서는 수륙양용차 20여대와 사륜오토바이(ATV) 등을 운용하고 있다. 총무 011)9927-9099.8월1∼3일에는 ‘2008 인제 내린천 여름축제’(www.injefestival.com)도 열린다. 글·사진 인제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준비물:선블록, 수영복, 소형 사진기 등을 담을 수 있는 방수팩, 여분의 옷(긴 팔). ▶이용요금:리버버깅(1인) 5만원. 견지낚시 체험(중식 제공) 1만원. 카야킹(가이드 동승) 6만원. 래프팅(1인)3만원. ▶가는 길:양평→홍천→홍천터널→철정검문소→상남방면→상남삼거리→우회전→미산리. ▶잘 곳:미산리 주민 20여호가 민박과 펜션 등을 운영하고 있다.4인 기준 성수기 7만∼8만원, 비수기 5만원. 미산1리 사무장 황광호 011)219-1307. ▶맛집:미산계곡 자락 부린촌은 송어회로 유명한 집. 송어회(2인) 2만 5000원, 초밥(2∼3인) 3만원. 매운탕도 제공된다.463-0127. ▶주변 볼거리 ▲진동계곡:기린면 진동리의 20㎞ 남짓한 계곡. 수없이 피어난 들꽃과 얼음처럼 시원한 물이 자랑이다. 특히 아침가리골(조경동)은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원시림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인근 방동약수와 방태산자연휴양림, 필례계곡 등도 가볼 만하다. ▲인제산촌민속박물관:인제군의 사라져가는 민속 문화를 체계적으로 보존, 전시하고 있다. 산촌 사람들의 생업과 신앙, 음식, 놀이 등을 모형, 실물 등으로 전시했다.460-3085.
  • 화성에 물 존재 가능성 커졌다

    화성에 물이 존재함을 뒷받침할 만한 새로운 증거가 제시됐다. 화성탐사 로봇 ‘피닉스’가 얼음으로 추정되는 사진을 보내온 데 따른 것이다. 피닉스는 지난달 25일 화성 북극 평원지대인 일명 ‘얼음사막’에 안착한 뒤 생명체 흔적을 탐사 중이다. AP통신은 1일 지름 90㎝가량의 얼음덩어리로 보이는 물체가 피닉스 로봇의 다리 세 개 중 하나에 깔려 있는 사진이 지난 31일 전송됐다고 전했다. 워싱턴대 과학자인 레이 아비드슨 교수는 “화성 착륙 당시 피닉스의 자세제어로켓이 얼음을 덮고 있던 먼지층을 날려 보내면서 얼음덩어리가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피닉스호 수석조사관인 애리조나 대학 과학자 피터 스미스는 “물체의 깊이가 30∼50㎝나 돼 작업이 힘들어질까봐 걱정했다.”면서 “다행히 굴착작업이 쉽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물질이 얼음인지 여부를 가려 내는 데는 수 주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초 흑백 사진에 이어 전송된 컬러 근접 사진 분석 결과 얼음이라는 과학자들의 확신이 높아졌다고 통신은 전했다. 그 동안 과학자들은 화성에서 얼음 흔적을 찾아낼 수 있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물의 존재는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했는지 판단하는 단서가 되기 때문이다. 피닉스에 딸린 2.4m 길이의 로봇팔은 며칠 내에 먼지와 얼음층 굴착작업을 시작한다. 발굴된 물체들은 가열 후 얼음 여부를 판명하기 위한 가스성분 테스트를 거칠 예정이다.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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